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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행이 인터넷은행 대주주면 BIS 비율 8% 넘겨야

    인터넷전문은행 대주주가 은행일 경우 BIS비율(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이 8%가 넘어야 한다. 또 인터넷은행이 원칙적으로 금지된 대면 영업을 하기 위해서는 금융감독원에게 사전에 보고해야 한다. 금융위원회는 2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은행업 감독규정을 입법 예고했다. 이번 감독규정은 인터넷은행의 대주주 요건을 구체화하고 대면영업 사전보고 절차를 규정하기 위해 마련됐다. BIS 비율이 8%로 결정된 것은 현행 은행업 감독 규정에서 정하고 있는 요건을 준용한 것이다. 또 인터넷은행은 취약계층 보호와 휴대전화 고장 등 불가피한 경우에 대면 영업을 할 수 있다. 단 금융감독원장이 정하는 보고서 서식에 따라 사전 보고 절차를 거쳐야 한다. 한편 앞으로 무연고자가 사망하면 장례비용 지금 목적에 한해 지방자치단체, 복지기관이 사망장의 예금을 통장이나 인감이 없이도 인출할 수 있게 된다. 현재는 무연고자의 통장과 인감이 없으면 그가 보유한 예금을 인출하지 못해 장례비용을 지자체 등이 부담하고 있다. 이 밖에도 성실 상환 중인 가계 채무 재조정 여신에 은행이 여신건전성을 ‘정상’으로 상향 조정하는 것도 허용하기로 했다. 채무조정 개시시점에 ‘요주의’ 여신으로 분류됐어도 6개월 이상 정상 상환이 이뤄진 것으로 ‘정상’으로 분류하는 식이다. 금융위는 다음달 정례회의 의결을 후 내년 1월부터 개정안을 시행할 계획이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데스크 시각] 금융도 산업이다/전경하 경제부장

    [데스크 시각] 금융도 산업이다/전경하 경제부장

    내년 2월이면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통합법)이 시행 10주년이 된다. 자본시장통합법 시행 시기는 이명박 정부 출범 직후였다. 전 정권인 노무현 정부에서 ‘동북아금융허브’라는 목표를 세워 자본시장통합법을 제정한 결과물이다. 이 법은 증권, 펀드, 선물 등 금융투자업 간의 칸막이를 없애 투자은행(IB) 출범의 단초를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동북아금융허브라는 목표가 처음 나왔을 때 생뚱맞다는 느낌이 컸지만 어찌 됐건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이명박 정부는 미소금융과 녹색금융에 집중했다. ‘대통령이 미소금융 외에는 관심이 없다’는 농담이 나오기도 했지만 미소금융재단이 만들어졌다. 이 재단은 지금 서민금융진흥원이 됐고 신용회복위원회와 함께 서민들의 금융생활을 지원하고 있다. 반면 금융사의 지배구조는 ‘4대 천왕’으로 만신창이가 됐다. 우리금융지주의 이팔성, 산은금융지주의 강만수, KB금융지주의 어윤대, 하나금융지주의 김승유. 이들의 말로는 그리 좋지 않다. 녹색금융은 사라졌다. 박근혜 정부를 상징하는 금융은 창조금융과 청년희망펀드다. 창조금융은 그 실체가 불분명했고, 금융권 등에 강제 할당된 청년희망펀드는 현재 청년희망재단의 자금이 됐다. 금융권의 보은 인사 논란은 여전했는데, 홍기택 전 산업지주 회장이 대표적이다. 현 정부의 집권세력인 진보 진영은 금융정책과 금융감독 분리를 꾸준히 주장해 왔고 일부 관료도 이에 동의하고 있지만 아직 이렇다 할 움직임은 없다. 지향하는 금융의 형태는 경제적 이익보다는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사회적 금융에 가깝다. 금융감독과 금융정책의 분리는 심판이 선수로 뛰면 반칙인 원리와 비슷하다. 외환위기 이후 금융 관련 정부 부처는 금융감독위원회와 당시 재정경제부의 금융정책국이었다. 이명박 정부 들어 두 조직을 합쳐 금융위원회가 됐다. 금융감독은 건전성과 투명성, 소비자 보호를 목표로 한다. 금융정책은 금융산업 발전과 이에 따른 경제 기여가 목표다.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 임명에서 보듯 현 정부는 정책보다는 감독에 훨씬 높은 가중치를 두고 있다. 금융정보는 상대적으로 비대칭적이라 소비자가 금융사보다 불리하다. 금융은 특성상 다른 산업과 연관돼 있고 정부의 인허가 대상이다. 그래서 공공성을 높이기 위해 감독 기능이 중요하다. 소비자도 때론 금융사보다 유리할 때가 있다. 개별 계약자의 정보는 본인이 가장 잘 안다. 금융사도 돈을 벌어야 하고 주주가 있는 회사다. 얼마 전 만기환급형 즉시연금 일괄구제를 둘러싼 논란이 대표적이다. 계약자들을 소그룹으로 나눌 수 있는데 일괄구제를 금감원은 주문했다. 금융사들은 수천억원을 이사회 결정으로 지급했을 경우 이사회가 주주로부터 배임 소송을 당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계는 정책을 만드는 기획재정부나 산업통상자원부보다는 감독과 규제를 하는 공정거래위원회와 환경부의 움직임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더 직접적이고 현재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논란에서 보듯이 금감원은 모든 기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금융감독에 초점을 둘 거면 감독과 정책을 분리해야 한다. 그래야 두 정책이 견제와 균형을 갖출 수 있다.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는 저서 ‘새로운 금융시대’에서 금융은 사회적 도구이자 성장의 주춧돌이라고 썼다. 성장의 주춧돌이 되기 위해서는 금융도 발전해야 한다. 금융도 돈을 벌어야 고용을 늘리고 세금을 많이 낼 수 있다. lark3@seoul.co.kr
  • [사설] 실손보험금 자동청구 의료계가 미적거릴 이유 뭔가

    실손의료보험의 보험금 청구 절차가 대폭 간소화돼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절차를 밟기 귀찮아 소액의 보험금은 청구 자체를 포기하는 탓에 빛 좋은 개살구일 때가 많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실손의료보험은 보험 가입자가 질병이나 상해로 입원 또는 통원 치료 과정에서 실제 부담한 의료비를 보상받는 건강보험이다. 3300만명이나 가입해 ‘국민보험’으로 불릴 정도다. 그런데도 진단서와 진료비 계산서 등 서류를 일일이 직접 떼서 보험금 청구서와 함께 우편이나 팩스로 보내야만 하는 번거로움 때문에 이를 포기하는 사례가 심각하다. 보험연구원 등의 조사에 따르면 자기부담금을 제외한 소액의 보험금은 불편한 절차로 청구하지 않는 사례가 보험 계약자의 30%나 된다. 이런 현실이라면 보험사만 이윤을 챙기도록 계속 덮어만 둘 수는 없는 노릇이다. 며칠 전 국정감사에서도 ‘잠자는’ 실손의료보험금이 도마에 올랐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보험 운영의 불합리성이 지적되자 “실무협의체를 만들어 불편 해소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개선안을 밝혔다. 병원들이 전산 시스템으로 직접 서류를 제공하고 보험금을 청구해 주는 장치가 도입되면 환자들의 불편은 일시에 해소된다. 전산으로 병원비가 엄격히 심사된다면 병원들의 부당 청구나 과잉 진료 등 고질적인 부작용도 저절로 개선될 수 있다. 보험사들도 내심 반긴다. 당장은 소액의 지급액이 늘어나더라도 병원 진료비가 체계적으로 공개되고 심사가 강화되면 병원들의 비급여 과잉 진료를 막아 장기적으로는 보험금 지급액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버티는 쪽은 의료계다. 비싼 비급여 진료비가 고스란히 노출되면 과잉 진료 비판에다 진료수가 인하 요구에 휩싸일까 봐서다. 이런 의료계를 설득하지 못해 쩔쩔매는 보건복지부도 딱하다. 제3자인 병원이 보험금을 전산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들이 국회에 계류돼 있다. 이런저런 애로가 있더라도 다수 국민이 절대적인 혜택을 보는 방안이라면 하루빨리 도입하는 것이 해답이다.
  • ‘소비자’만 10번 강조한 윤석헌… “가입만 쉽고 보험금 받긴 어렵다” 쓴소리

    즉시연금 미지급금 문제로 보험사와 갈등을 빚은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취임 후 처음 보험사 최고경영자(CEO)를 만난 자리에서도 쓴소리를 날렸다. 특히 약관이 불명확하고 어려워 분쟁이 끊이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즉시연금 사태에서 물러설 뜻이 없음을 분명히했다. 윤 원장은 7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34개 보험사 대표를 만나 소비자 권익 보호를 강조했다. 이날 윤 원장은 인사말씀에서만 ‘소비자’를 10차례나 언급했다. 윤 원장은 “보험 가입은 쉬우나 보험금 받기는 어렵다는 소비자들의 인식이 여전히 팽배하다”면서 “보험 약관을 이해하기 어렵고, 심지어 약관 내용 자체가 불명확해 민원과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험사들이 만기환급형 즉시연금 상품을 팔면서 만기환급금 재원 마련에 대한 설명을 부실하게 한 점을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 윤 원장은 이어 “보험은 미래의 불확실성을 보장하고, 보험금액이 사후에 확정·지급되는 고유한 특정 떄문에 정보의 비대칭성이 크다”며 “소비자로부터 신뢰를 얻기위해 다른 산업보다도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금감원은 소비자중심 경영패러다임을 확립하기 위해 다음주부터 ‘보험 혁신 TF’도 가동한다는 방침이다. 상품 개발 및 심사 단계에서부터 모집, 가입, 지급, 분쟁처리 등 보험 전 과정을 살펴보고 개선 방안을 마련하려는 취지다. 한편 윤 원장은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17)에 대비해 보험사들이 자본확충 등 건전성 강화에 노력해달라 당부했다. 윤 원장은 “시가평가에 따른 변동성 확대에 대비해 지급여력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리스크관리 역량 강화 노력이 필요하다”며 “새로운 회계기준 도입을 위해서 결산시스템 구축 작업도 철저히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대비도 주문했다. 윤 원장은 “인슈어테크(Insure-tech)의 출현 등으로 보험산업의 구조도 재편되고 있다”며 “보험업계는 IT기술 활용능력을 제고하고 새로운 유형의 리스크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동안 보험 가입이 어려웠던 유병력자를 상대로 한 보험상품을 ‘포용적 금융’의 사례를 꼽고 취약계층을 포용하는 금융시스템 구축을 주문했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사사건건] 막아라, 은행 ‘재벌 사금고’ 될라… 허하라, 시대착오적 강제규제다

    [사사건건] 막아라, 은행 ‘재벌 사금고’ 될라… 허하라, 시대착오적 강제규제다

    “은행이 재벌의 사금고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보유 한도를 낮춰야 한다. 대주주가 된 기업의 부실이 은행에 전이되면 금융시스템 안정성에도 치명적이다.” “국내 은행의 경쟁력을 높이려면 산업자본도 은행에 진출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대주주에 대한 우려가 있다면 검사·감독 기능을 강화하면 된다.”‘은산분리’를 둘러싼 논쟁은 늘 비금융주력자(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소유를 어디까지 허용할 것이냐는 문제로 귀결된다. 한쪽에서는 재벌은 은행의 대주주가 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또 다른 한쪽은 강제적인 지분 제한은 금융산업 발전을 가로막는 규제라고 말한다. 이 과정에서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보유 한도를 둘러싼 다양한 숫자들이 등장한다. 4%가 우리나라 은산분리 규정을 상징하는 숫자라면 9%·25%·34%·50% 같은 숫자는 산업자본의 은행 진출 길을 터 주기 위한 제각각의 대안이다.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은산분리를 완화하자는 논의가 끝내 마무리되지 못하고 9월 국회로 넘어온 만큼, 당분간 이 암호 같은 숫자들은 온갖 함의를 머금은 채 계속해서 사람들 입에 오르내릴 것이다. ●기업 주주권 행사 막으려‘ 5%보다 낮은 4%’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보유 한도에 대한 규정은 은행법 16조의 2에 있다. 일명 ‘은산분리 조항’으로 ‘비금융주력자는 은행의 의결권 있는 발행 주식 총수의 100분의4를 초과해 은행의 주식을 보유할 수 없다’고 돼 있다. 즉 산업자본은 은행의 주인이 될 수 없고 설령 지분을 갖더라도 4%까지만 허용하겠다는 것이다. 4%는 1994년 은행법이 개정되면서 처음 등장했다. 당시 법 개정 과정에서 제시된 재무위원회 검토보고서를 보면 “과점 주주의 담합에 의해 산업자본이 은행을 지배할 가능성과 상법상 5% 이상을 소유하면 ‘주주총회 소집 청구권’ 및 ‘이사해임청구권’ 등을 행사해 은행 경영을 주도할 가능성을 감안했다”는 대목이 나온다. 상장사 지분 5%를 소유할 경우 주주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여러 방법이 생긴다. 이에 따라 감독당국도 5% 이상을 보유하면 공시를 의무화하고 이후 지분 변동에 대해 신고하도록 하고 있다. 즉 산업자본이 주주권 행사를 통해 은행 경영에 간섭하는 것을 막으려는 고민 끝에 5%보다 낮은 4%가 제시된 것이다. 고동원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1982년 제정된 은행법이 8% 제한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 절반으로 정치적 타협이 이뤄진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의 경우 통상 5%, 10%, 25% 등 5의 배수로 한도가 정해지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나라는 독특한 4% 규정을 20년 넘게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9%때 은행지분 늘린 곳 없어… 실효성 논란 은산분리의 상징처럼 여겨지던 ‘4%’가 잠시 흔들렸던 때가 2009년이다. 당시는 이명박 정부 2년차로 규제 완화의 바람이 한창 불던 때였다. 결국 국회에서는 산업자본의 은행 소유 지분 한도에도 손을 대면서 상한선을 9%로 높였다. 다만 당시 제출된 법안들을 보면 대부분 한도를 10%까지 설정해 뒀다. 은행법이 비금융주력자(산업자본)가 아닌 일반 동일인에게는 10%까지 은행 지분을 가질 수 있도록 했기 때문에, 비율을 조정해 양측을 똑같이 대우하자는 취지였다. 그러나 은산분리에 반대하는 측과 기존 4%의 두 배인 8%로 올리자는 주장 등이 뒤섞이면서 9% 한도를 설정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4년 뒤인 2013년 국회에서 다시 은산분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커지면서 4%로 한도가 재설정된다. 경제민주화를 내세운 박근혜 전 대통령은 공약에서 이미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보유 한도 축소를 약속했고,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이 중심이 된 당시 야당 의원들도 은산분리 강화에 앞장섰다. 은산분리 9% 규칙이 4년 동안만 유지된 채 폐기된 이유다. 또 9%로 지분 한도가 잠시 늘어난 기간에도 은행지분을 늘린 산업자본이 없었던 것으로 나타나면서 법의 실효성 논란도 제기됐다. 2013년 이후 잠잠하던 은산분리 논쟁은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가 설립된 2017년 전후로 다시 불거졌다. 다만 이때부터 지분 한도를 둘러싼 대안은 모두 인터넷전문은행에만 적용되는 것일 뿐 일반 은행의 ‘4% 한도’와는 무관하다. 2일까지 국회에 발의된 관련 법 중 가장 낮은 지분 한도를 제시한 것은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의 안이다. 산업자본이 최대주주가 아닌 경우에 한해 25%까지 은행 주식을 갖게 하자는 게 골자다. 당초대로 금융자본이 1대 주주자리를 갖는다면 산업자본은 경영 간섭은 제한되지만 증자에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 ●“美, 무조건 25%미만 보유 가능한 것 아냐 ” 이 25% 한도는 미국의 은산분리 규제를 차용한 측면이 크다. 미국은 은행지주회사법에 따라 산업자본이 은행을 지배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25% 미만으로 지분을 보유할 수 있게 해놨다. 이에 대해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은 5~25% 사이에서는 당국이 들여다보고 판단하겠다는 것”이라면서 “무조건 25% 미만으로 보유 가능하다고 해석하는 것은 오류”라고 설명했다. 실제 미국은 산업자본이 은행 지분의 5%가 조금 넘는 지분을 갖더라도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다고 판단되면 규제에 들어간다. ●국회 문턱 못 넘은 인터넷은행법 향방 주목 지난 8월 임시국회 논의 과정에서 여야가 지분 한도 34%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입법에는 실패했다. 다만 34% 한도가 25%, 34%, 50% 규칙 중 중간에 위치하고 금융위원회도 긍정적인 입장을 보여 여전히 합의 가능성이 높은 비율로 여겨진다. 민주당 정재호 의원과 바른미래당 김관영 의원이 대표발의한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에 등장하는 34%는 산업자본에 2대 주주 자리를 보장해 최소한의 경영권을 인정하면서 1대 주주의 독단적인 의사결정을 견제할 수 있는 수준이다. 실제 상법에 보면 주주총회의 특별결의가 3분의2(66.66%) 찬성으로 의결되기 때문에 산업자본이 3분의1(33.33%)에 1%를 더한 34% 지분을 갖게 되면 특별결의에 언제든지 비토권을 행사할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특별결의는 회사의 운명을 가르는 인수합병(M&A)이나 정관을 바꾸는 것처럼 큰 결정을 말하기 때문에 지분 34%를 확보해 비토권을 갖는다는 것은 매우 큰 의미”라고 전했다. 한편 자유한국당 강석진·김용태 의원이 제시한 50% 지분 한도는 사실상 산업자본이 단독으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수준이다. 별도 지분보유 규제 없이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해 관리감독을 하고 있는 유럽연합(EU)의 규제안과 유사하다. 이 중 김 의원 안을 보면 모든 비금융주력자에게 은행 대주주가 되는 길을 열어 주면서도 대주주를 대상으로 한 신용공여는 차단해 뒀다. 진입 규제보다는 사후 규제에 방점을 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국회에 출석해 “34%든 50%든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이 인터넷은행의 경영권을 확실히 가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이 8월 국회의 문턱은 넘지 못했지만 인터넷은행 활성화를 위해 산업자본의 지분 한도를 늘려야 한다는 점엔 여야가 공감하는 만큼 올해 국회 통과는 유력한 상황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은산분리 대원칙을 지키면서 인터넷전문은행이 운신할 수 있는 폭을 넓혀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한 국회 관계자는 “최종 합의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지분 한도 논의도 원점에서 다시 시작될 것”이라며 “아예 은산분리 완화에 반대하는 의견도 많아 어느 선에서 정리될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캐피털사 CEO 만난 윤석헌 “서민 외면하는 고금리 우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현대·KB·하나 등 10곳의 캐피탈사 CEO와 만난 자리에서 가파른 가계대출 증가폭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또 대출금리 결정을 두고 산정체계가 합리적인지 점검하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31일 ‘여신금융전문회사 CEO 간담회’에 참석한 윤 원장은 “은행권 대출이 어려운 서민과 중소기업을 외면하고 차주의 위험도에 비해 (여전사들이) 지나치게 높은 대출 금리를 적용한다는 우려가 있다”면서 “시장원리를 존중하겠지만 금리산정에 합리성이 결여돼 있는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올해 5월말 기준 여전사들의 가계신용대출 금리는 평균 19% 수준이다. 여전사는 은행 예금과 같은 수신기능 없이 대출업무만 전문으로 하는 금융사로 신용카드사와 캐피털사가 대표적이다. 윤 원장은 이어 올해 상반기 카드사를 포함한 여전사의 가계대출 증가폭이 커진 부분도 지적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여전사들의 지난해 1~7월 가계대출 규모는 전년 동기대비 2조 5000억원 느는데 그쳤지만, 올해는 4조 4000억원이 늘어 증가폭이 두 배 가까이 확대됐다. 이에 따라 여전사의 순이익 규모는 매년 들어 2016년 1조 5000억원에서 지난해 1조 9000억원, 올해는 상반기까지 1조 1000억원을 기록했다. 윤 원장은 “가계대출의 빠른 증가세는 경제는 물론 여전사의 건전성에도 위협요인이 될 수 있다”며 “10월부터 시행되는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제도를 통해 상환능력 범위 내에서 대출을 하는 관행이 정착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윤 원장은 다음달 7일에는 즉시연금, 암보험금 등 쟁점이 가장 많은 보험업계 CEO와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윤석헌, 삼성생명 종합검사 가능성 시사

    윤석헌, 삼성생명 종합검사 가능성 시사

    즉시연금 지급 권고 거부에 강경대응 “소비자가 부당 대우받은 것 수용 못해 ‘약관 내용 부실’ 작성자인 생보사 책임 韓 보험만족도 꼴찌… 금융 선진화해야” 금소연은 “생보사 8곳에 새달 내 소송”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16일 즉시연금 미지급금 지급 권고를 거부한 삼성생명에 대한 종합검사 가능성을 처음으로 시사했다. 삼성생명이 가입자를 상대로 채무부존재 소송을 제기한 지 사흘 만인 이날 소비자들도 생명보험사들의 책임을 묻는 공동 소송에 나서기로 했다. 윤 원장은 이날 취임 100일을 맞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소비자들이 부당하게 취급받는 것은 감독자로서 수용하기 어렵다는 것이 공식 입장”이라면서 즉시연금 미지급금 피해자에 대한 일괄 구제 원칙을 재확인했다. 특히 윤 원장은 오는 4분기(10~12월)에 부활하는 금융회사 종합검사의 첫 대상이 삼성생명이 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즉시연금도 소비자 보호 문제이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생각되면 (종합검사를) 욕을 먹어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국회 업무보고 당시만 해도 “즉시연금 소송을 빌미 삼아 금감원이 보험사를 검사하거나 불이익을 가할 수 없다”고 했던 윤 원장이 발언 수위를 대폭 끌어올린 것이다. 여기에는 금감원 권고를 거부한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의 결정에 대한 질타의 의미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윤 원장이 “보험 가입 시 사업비를 차감하는 것을 문제 삼는 것이 아니라 만기 보험금 지급 재원을 차감한다는 내용이 약관에 없는 게 문제”라면서 “상법에 따르면 약관이 모호할 경우 약관 작성자가 책임을 지게 돼 있고 자살보험금 사태에도 ‘작성자 불이익 원칙’이 적용됐다”고 지적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윤 원장은 또 프랑스의 컨설팅 회사 캡 제미니가 2016년 발표한 보험 소비자 만족도 조사에서 한국이 30여개 나라 중 꼴찌를 한 사례를 들어가며 “이래서 어떻게 금융 선진화가 되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금융소비자연맹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즉시연금과 관련해 보험사 8곳을 상대로 다음달 안에 공동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소송 대상은 삼성·한화·NH농협·IBK·BNP파리바·교보·AIA·동양생명이다. 현재 ‘집단 소송’은 증권 관련 사건만 가능해 보험사를 상대로는 공동 원고단에 이름을 올려야만 소송 결과를 적용받을 수 있다. 금소연 관계자는 “보험료 1억원을 납부했을 때 돌려받아야 하는 보험금이 334만~743만원으로 조사됐다”면서 “삼성생명이 가입자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것은 소비자를 대하는 태도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은산분리’ 산업자본 지분한도·총수기업 투자제한 장벽 넘나

    ‘은산분리’ 산업자본 지분한도·총수기업 투자제한 장벽 넘나

    산업자본 지분 4%→“최대 50%로” ‘25%로 제한’ 박영선 의원 발의 변수 재벌 사금고화 막을 안전장치 과제 ‘10조룰’ 유지 땐 ‘카뱅’ 자격에 문제 ICT 기업은 예외 등 여러 방안 논의8월 임시국회가 16일 개막한 가운데 은산분리(산업자본의 은행 소유 금지) 규제를 완화하는 인터넷 전문은행 특례법 처리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산업자본의 지분 보유 한도, 대주주의 자격 제한, 사금고화 방지 대책 등 쟁점이 적지 않아 진통이 예상된다.이날 국회와 금융권에 따르면 국회 정무위원회는 다음주 중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어 은산분리 완화 관련 법안 심사에 돌입한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이 금융 혁신을 위한 규제 완화를 강조하자 여야는 8월 임시국회에서 인터넷 전문은행 특례법 처리에 합의했다. 은산분리는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보유를 4%로 제한해 경영 참여를 막는 규제다. 특례법은 이를 34% 또는 50%로 올려 혁신적인 정보기술(IT) 기업이 인터넷 전문은행을 경영할 수 있도록 길을 터주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이 최근 규제 완화의 폭을 줄인 법안을 발의하면서 변수가 생겼다. 박 의원의 법안은 지분 보유 한도를 25%로 높이되 상장 시 15%로 낮추는 내용을 담고 있다. 34%를 ‘하한선’으로 간주하는 업계와 시각차를 드러낸 셈이다. 또 다른 쟁점은 ‘재벌의 사금고화’를 막기 위한 안전장치 마련이다. 여당은 삼성, 현대차, SK, LG 등 재벌기업은 규제 완화 대상에서 제외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특례법에 ‘개인 총수가 있는 자산 10조원 이상 대기업 집단’은 배제한다는 내용을 담을 계획이다. 이와 관련,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시작 시점에서 (규제 완화를) 너무 넓게 가는 것은 부담스럽다”고 밝혔다. 정무위 관계자도 “인터넷 은행의 사금고화를 막기 위해 대주주 자격 심사를 꼼꼼하게 하고 대주주와 여신(대출) 거래를 차단하는 방안 등도 담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경우 김범수 의장이 총수로 지정돼 있는 카카오는 카카오뱅크의 대주주 자격을 얻기 어려워진다. 현재 자산이 8조 5000억원 규모이고 빠른 성장 속도를 감안할 때 내년엔 10조원을 넘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제3의 인터넷 전문은행 후보로 꼽히는 네이버도 자산이 7조원대로 참여의 길이 막힐 수 있다. 이에 따라 정무위 여야 간사단과 금융위원회는 대주주 자격 문제를 해결할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카카오와 같은 정보통신업 분류 기업은 예외로 두는 방안, 자산 기준을 10조원에서 더 올리는 방안, 기존 출자 기업들은 예외로 인정해 주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사설] 국회, 특활비 항소 접고 해외출장 의원 명단 공개하라

    피감기관의 돈으로 외유성 해외출장을 다녀와 일명 ‘김영란법’(청탁금지법) 위반 의심을 받는 국회의원 38명에 대해 국회가 어제 명단을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해당 피감기관의 자체 조사 결과가 나오면 그에 따라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회부해 징계 여부를 결정하겠단다. 참으로 해괴하고 후안무치한 태도가 아닐 수 없다. 국회가 자신의 위법행위를 피감기관더러 조사해 고발까지 하라고 요구하기 때문이다. 어떤 피감기관이 자신의 목줄(예산)을 쥔 국회의원들을 조사해 수사의뢰할 수 있겠나. 국회는 “국민권익위원회가 명단을 통보해 추가 조사를 하라고 한 곳은 피감기관”이라며 “국회는 이를 조사하거나 명단을 밝힐 권한이 없다”는 이유를 내세웠다. 하지만 이는 다분히 아전인수식 해석이다. 권익위는 지난달 26일 김영란법 위반 가능성이 있는 국회의원 38명이 포함된 공직자 96명의 명단을 한국국제협력단 등 해당 피감기관과 감독기관 모두에게 통보하면서 추가 조사를 통해 청탁금지법 위반이 확인되면 징계나 수사의뢰를 하도록 했다. 권익위 측은 이 같은 조치 요구가 피감기관과 감독기관 모두에 해당한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특수활동비를 공개하라는 법원 판결을 무시하는 국회의 뻔뻔함도 비판받아 마땅하다. 지난달 1심 법원이 20대 국회의 특수활동비 내역을 공개하라고 판결했음에도 국회는 이를 거부한 채 오늘 항소장을 접수시키기로 했다. 이미 18·19대 국회의 특수활동비 내역이 대법원 판결로 공개되는 마당에 현 20대 특활비는 공개하지 않겠다는 심보가 놀랍다. 가능한 한 대법원까지 끌고 가 시간을 벌겠다는 속셈이다. 방어권의 부적절한 남용이자 사법 자원 낭비가 아닐 수 없다. 국회가 의원들의 김영란법 위반을 모르쇠로 일관하는 것이나 특수활동비 공개를 거부하는 것이나 모두 ‘제 식구 감싸기’에서 비롯됐다고 본다. 국회는 얼마 전 똑같은 해외출장 문제로 낙마한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 사례를 벌써 잊었나. 2명의 전직 대통령이 특활비 문제로 치도곤을 당하는 현실이 보이지 않는가. 남의 잘못은 결사적으로 들추어내면서 자신의 흠은 어떻게든 감추고 합리화하려는 국회의 ‘내로남불’ 구태에 신물이 난다. 국회는 피감기관 지원으로 해외출장을 다녀온 의원 38명을 김영란법 위반 사항이 없는지 꼼꼼하게 자체 조사해야 한다. 법 위반 의원들 명단을 공개하고 징계나 수사의뢰 조치를 밟아야 한다. 또한 지금이라도 특활비 공개 판결에 대한 항소 의사를 접고 특활비 내역을 공개하길 촉구한다.
  • “30억 줬는데 MB 족속들 파렴치”…이팔성 비망록 법정서 공개

    “30억 줬는데 MB 족속들 파렴치”…이팔성 비망록 법정서 공개

    MB “산은총재 등 생각하니 기다리라”청탁 이뤄지지 않자 “배신감”기록도지난달 말 서울대병원에 입원해 진료를 받았던 이명박(77) 전 대통령이 퇴원 이후 출석한 재판에서 “이 전 대통령 측에 2007년 대선 자금, 2008년 총선 공천 헌금을 건넸다”는 진술이 낱낱이 공개됐다. 검찰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정계선) 심리로 7일 열린 이 전 대통령의 속행 공판에서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2008년 1~5월 작성한 비망록 사본을 공개했다. 비망록에는 2007년 1월부터 이 전 대통령의 사위인 이상주 변호사와 친형인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에게 거액을 건네면서 인사 청탁을 한 과정이 담겼다. 이 전 대통령은 2007년 1월부터 2011년까지 이 전 회장으로부터 22억 5000만원의 현금과 1230만원어치의 양복값을 뇌물로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전 회장은 금융감독원장 등 자신이 원하는 자리에 인사 청탁이 잘 받아들여지지 않자 2008년 3월 28일 “이명박과 인연을 끊고 다시 세상살이를 시작해야 하는지 여러 가지로 괴롭다. 나는 그에게 약 30억원을 지원했다. 옷값만 얼마냐”면서 “그 족속들이 모두 파렴치한 인간들이다. 고맙다는 인사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이 전 대통령을 향한 원망을 쏟아냈다. 이 변호사를 향해선 “왜 이렇게 배신감을 느낄까. 정말 어처구니없는 친구다. 소송을 해서라도 내가 준 8억원 청구 소송할 것”이라고 적었다. 이 전 회장은 또 이 전 대통령 취임 직전인 2008년 2월 23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다시 한번 인사 청탁을 했을 때 이 전 대통령으로부터 “금융위원장, 산업은행 총재, 국회의원까지 생각하고 있으니 긍정적인 방향으로 조금 기다리라”는 답을 들었다고도 기록했다. 앞서 이날 오전 재판에서는 이 전 대통령의 ‘집사’였다가 검찰 수사 과정에서 ‘폭로자’가 된 김백준 전 총무기획관이 공천 헌금 전달 과정을 기록한 자필 진술서가 공개됐다. 김 전 기획관은 지난 1월 30일 작성한 자술서에서 “2008년 3월 김소남 전 한나라당 의원에게 ‘이명박 대통령께 부탁해 비례대표 공천을 받게 해 달라’는 말을 듣고 이를 이 전 대통령에게 전달했다”면서 “청와대 앞 도로에서 김 전 의원과 만나 5000만원씩 네 번에 걸쳐 2억원을 받아 이병모 청계재단 사무국장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어 “2008년 3월 청와대 집무실에서 ‘김소남이 공을 들이고 있다’고 했더니 이 전 대통령이 고개를 끄덕여 긍정의 의미로 받아들였다”고도 했다. 그는 검찰에서 “김 전 의원이 여러 가지 면에서 부족해 비례대표 7번으로 공천해 줄 이유는 없었다”고 털어놨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前 우리금융지주 회장>
  • KT·카카오, 인터넷銀 자본 확충 길 열어…시민단체 “거대 자본 통제 어렵다” 반발

    자본금 부족·은행 지분 4% 제한에 ‘휘청’ 은산 분리 완화 땐 자본 확충 가능해져 이낙연 총리 질타 후 금융당국 입장 변화 인터넷은행 추가 인가도 탄력 붙을 듯 문재인 대통령이 7일 강조한 ‘규제 혁신’의 첫 시험대로 인터넷 전문은행의 ‘은산 분리’(산업자본의 은행 소유 금지) 완화 문제가 떠올랐다. 인터넷은행 도입 당시만 해도 시중은행의 안이한 ‘이자 장사’에 변화의 바람을 몰고 올 것으로 봤다. 그러나 기대했던 ‘메기 효과’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규제에 발목이 잡혀 현실은 ‘고사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사실 은산 분리 규제 완화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 온 것은 정작 정부였다. 그러나 이낙연 국무총리가 이 문제 등을 질타하며 지난 6월 27일 예정됐던 규제개혁점검회의를 전격 취소한 이후 금융 당국의 태도는 180도 바뀌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은산 분리 완화는 금융 발전의 필요조건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던 윤석헌 금융감독원장 역시 지난달 25일 국회 업무보고에서는 “은산 분리 완화를 통한 인터넷은행 활성화가 국가의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지난해 4월 출범한 인터넷은행은 1년여 만에 사업 확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 자본금으로는 대출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케이뱅크는 자본금이 부족한 탓에 대출 상품마다 월별 한도를 정해 놓고 중단과 재개를 반복하는 실정이다. 은행권에 불어넣은 바람도 급격히 잦아들 수밖에 없는 이유다. 현행 은산 분리 규제하에서는 인터넷은행의 대주주가 대규모 증자를 하고 싶어도 불가능하다. 모든 주주가 지분율대로 증자에 참여하거나 새로운 투자자를 유치해야 한다. 이 때문에 케이뱅크는 주주 간 이견으로 증자 때마다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해 8월 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겨우 마친 케이뱅크는 지난 5월에도 1500억원 규모의 증자를 추진했지만 정작 300억원을 확충하는 데 그쳤다. 은산 분리는 산업자본에 대해 의결권이 있는 은행 지분을 4% 이상 가질 수 없도록 한 규제다. 이를 34~50%까지 올리자는 관련법 5건이 국회에 제출된 상태다. 은산 분리가 완화되면 케이뱅크는 KT, 카카오뱅크는 카카오를 통해 수월하게 자본을 확충할 수 있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도 신용대출 외에 주택담보대출 시장 등에도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금융위원회가 추진하고 있는 인터넷은행 추가 인가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재벌의 사금고화’를 우려하는 시민단체의 반발이다. 문 대통령이 인터넷은행 규제 혁신을 위해 현장 방문을 한 이날 정의당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참여연대 등은 ‘은산 분리 규제 완화의 문제점 진단 토론회’를 열어 맞불을 놓았다. 발제자로 나선 박상인(경실련 재벌개혁위원장)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2013년 동양그룹 사태를 예로 들며 은산 분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 교수는 “만약 동양은행이 있었다면 부실 전이와 파급효과는 더 엄청났을 것”이라면서 “금산 분리의 중요성을 보여 주는 전형적인 사례”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대주주의 자격을 제한하고 대주주와의 거래를 금지하는 등 보완 장치를 두면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거대 산업자본의 규제 준수 능력을 통제하기 어렵다”면서 “영업점이 없는 비대면 거래 활성화로 고용을 촉진하겠다는 발상도 허구적”이라고 비판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MB 측근 이팔성, 비망록 공개…뇌물 받고 모른척한 MB 원망

    MB 측근 이팔성, 비망록 공개…뇌물 받고 모른척한 MB 원망

    “통의동 사무실에서 MB(이명박 전 대통령) 만남. 내 진로에 대해 금융위원장, 산업은행 총재, 국회의원을 얘기하고 긍정적 방향으로 조금 기다리라고 했음.” “왜 이렇게 배신감을 느낄까. 이상주(이 전 대통령 사위), 어처구니없는 친구다. 소송해서라도 내가 준 8억원 청구 소송할 것이다.” “MB와 인연 끊고 다시 세상살이 시작해야 하는지 여러 가지 괴롭다. 옷값만 얼마냐.” 이팔성(74)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이 전 대통령 측에 인사 청탁을 목적으로 거액을 건넨 기록을 담은 ‘비망록’을 법정에서 공개됐다. 검찰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정계선) 심리로 7일 열린 이 전 대통령 공판에서 이 전 회장이 MB 정부 인수위 시절인 2008년 1월부터 5월까지 작성한 비망록 사본을 공개했다. 이 전 대통령은 2007~2011년 친형 이상득 전 의원과 사위 이상주 변호사 등을 통해 이 전 회장으로부터 22억 5000만원의 현금과 1230만원 어치 양복을 뇌물로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 전 회장이 산업은행 총재, 금융감독원장 등의 자리나 국회의원 공천을 노리고 적극적으로 이 전 대통령 측에 청탁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이 공개한 총 41장 분량의 비망록에는 이 전 회장이 인사 청탁을 위해 이 전 대통령 측과 접촉하고 금품 등을 건넸다는 내용이 소상히 담겼다.이 전 회장은 기대했던 것과 달리 KRX(한국거래소) 이사장, 금융감독원장 자리에도 자신이 임명되지 않자 “MB가 원망스럽다. 사람을 어떻게 이렇게 취급하는지”며 허탈한 감정을 적기도 했다. 그는 이상득 전 의원을 만나는 자리에 “1. KDB(산은), 2. 우리”라고 인사 청탁 내용이 적힌 메모지를 가져가기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비망록에 대해 “도저히 그날그날 적지 않으면 불가능하다고 보일 정도로 고도의 정확성을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 전 회장은 비망록에서 이상주 변호사가 금전적 지원에도 자신의 인사 문제를 도와주지 않는다며 화를 표출하기도 했다. 유명 정장 디자이너를 삼청동 공관에 데려와 이 전 대통령에게 정장을 맞춰준 내용도 비망록에 담겼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법 위의 국회… 의원 38명 ‘김기식 출장’ 즐겼다

    법 위의 국회… 의원 38명 ‘김기식 출장’ 즐겼다

    권익위 전수조사서 공직자 261명 적발 수사 의뢰·징계 권고…실명은 빼 논란2014~2015년 외유성 해외 출장 논란 등으로 금융감독원장에 임명된 지 18일 만에 낙마한 김기식 전 의원처럼 피감기관 돈으로 부당하게 해외 출장을 다녀온 국회의원이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에도 38명이나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야당 의원들이 김 전 의원을 손가락질했지만 사실상 ‘내로남불’이었던 셈이다. 이들을 포함해 공직자 261명이 피감기관이나 민간기관의 지원을 받아 부당 해외 출장을 다녀왔다. 국민권익위원회는 기획재정부, 교육부, 행정안전부 등과 범정부점검단을 구성해 청탁금지법이 시행된 2016년 9월 28일부터 올해 4월 말까지 1년 7개월간 1483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해외 출장 지원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이렇게 확인됐다고 26일 밝혔다. 점검 결과 22곳의 피감·산하기관이 국회의원 등 감독기관 공직자에게 공식행사 외에 해외 출장비를 댔다가 적발됐다. 걸린 사례는 51건이었다. 이들로부터 지원받은 공직자는 96명이나 됐다. 국회의원 38명, 보좌진·입법조사관 16명, 지방의원 31명, 상급기관 공직자 11명이 포함됐다. 피감·산하기관은 아니지만 밀접한 직무 관련성이 있는 민간기관이나 단체로부터 지원을 받아 해외 출장을 간 공무원과 공공기관 직원도 165명이나 됐다. 권익위는 이들이 청탁금지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보고, 위반 사항이 확인되면 수사 의뢰나 징계를 하도록 했다. 또 법령 개정을 통해 직무 관련이 있는 기관이나 단체로부터 지원받는 해외 출장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기로 했다. 다만 권익위는 국회의원 명단이나 공공기관별 인원 등 구체적인 사항을 공개하지 않아 ‘반쪽짜리 공개’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번 조사는 김 전 의원의 금감원장 낙마를 계기로 ‘국회의원 해외 출장을 전수조사하자’는 청와대 국민청원에서 비롯됐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최종구 금융위원장 “수수료 인하 카드사 신사업 허용 검토”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25일 소상공인의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와 관련해 “매출세액공제를 확대하는 방안을 기획재정부와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 위원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수수료 인하 방안에 재정을 투입할 계획이냐”는 민주평화당 장병완 의원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최 위원장은 “카드를 사용하면서 세금이 더 걷히는 게 5조~6조원 정도 되고 매출세액이나 소득공제로 돌려주는 게 3조원 규모”라면서 “정부도 이익을 얻는 부분이 있으니 영세 사업자를 돕기 위해 정부가 부담할 여지가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 위원장은 영세·중소 상공인 대상 카드 수수료를 0%대로 크게 내리는 대신 카드사에 새로운 사업 영역을 허용하는 ‘빅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도 했다. 최 위원장은 구체적으로 카드사의 신용평가업 진출 방안에 대해 “카드사들이 빅데이터를 토대로 검토해 볼 만한 사업”이라면서 “카드사 의견을 들어 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한 카드사 관계자는 “이미 신용평가업계에 플레이어들이 자리잡은 상황에서 새로 카드사가 진출해 수수료만큼 이윤을 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즉시연금 미지급 관련 대책과 관련해 “16만명의 가입자가 대부분 유사한 사례이고 금액도 적지 않아 일괄 구제를 추진하고 있다”고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1조원 규모의 즉시연금 과소 지급 논란의 분수령이 될 삼성생명 이사회를 앞두고 윤 원장이 피해자 일괄 구제 원칙을 강조하면서 생명보험사들을 다시 한번 압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지급액이 약 4300억원으로 가장 큰 삼성생명은 26일 이사회에서 일괄 지급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다른 생보사들은 삼성생명의 결정을 일단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윤 원장은 인터넷 전문은행에 한해 은산 분리 규제를 완화할 수 있다는 입장도 내놨다. 윤 원장은 “은산 분리 완화를 통해 인터넷 전문은행 활성화가 국가의 중요한 과제”라고 했다. 윤 원장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은산 분리 완화는 한국 금융 발전의 필요조건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여야는 물론 금융 당국까지 규제 완화로 뜻을 모으면서 산업자본이 인터넷 전문은행 지분을 최대 34%까지 보유하도록 하는 특례법이 올해 안에 국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커졌다. 한편 최 위원장과 윤 원장이 나란히 출석한 첫 업무보고 자리인 만큼 양 기관의 엇박자 행보도 도마에 올랐다. 김성원 자유한국당 의원은 “시장에서는 금융위의 지휘 통제를 받는 금감원이 월권하는 것이냐, 아니면 실세 금감원장이 와서 금융위원장의 영이 안 서는 것 아니냐는 말이 있다”고 지적했다.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금융위가 금융산업정책, 감독정책을 둘 다 해야 하는 현 체제하에서는 갈등이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감독 체계 개편을 언급했다. 이에 대해 최 위원장은 “견해가 다르게 나타난 점이 분명히 있다”면서도 “근로자추천이사제에서 보던 것처럼 금감원장의 생각을 잘 아는 만큼 앞으로는 같은 점을 찾아 가겠다”고 말했다. 윤 원장도 “그동안 감독원 입장을 많이 생각했던 것 같다”면서 “금융위가 정책과 감독을 모두 아울러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문제가 줄어들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뉴스 in] 자영업 매출세액공제 확대 검토

    [뉴스 in] 자영업 매출세액공제 확대 검토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25일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소상공인의 매출세액공제를 확대하는 방안을 기획재정부와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영업자들의 신용카드 매출액에 대해 세금을 깎아주는 제도로 정부는 당초 올해 말 종료할 예정이었으나 내년에도 연장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또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특례법 형태로 인터넷 전문은행에 대해 은산 분리(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보유 제한) 규제를 완화하는 데 반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특별법 추진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 증권사 CEO 만난 윤석헌 “내부 통제 못해 불신 커져”

    증권사 CEO 만난 윤석헌 “내부 통제 못해 불신 커져”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취임 후 첫 업계 행보로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을 만나 “잇단 내부 통제 실패로 증권업계에 대한 불신의 골이 깊어졌다”고 질타했다. 지난 4월 삼성증권 배당착오 사건에 이어 5월 골드만삭스의 무차입 공매도 논란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시장의 신뢰를 잃었다는 판단에서다. 윤 원장은 1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권용원 협회장 및 32개 증권사 CEO와 간담회를 갖고 “우리 사회가 자본시장에 요구하는 첫 번째 과제가 내부 통제 시스템 개선”이라며 “근본적인 개선을 위해서는 임직원의 자발적인 노력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이에 권 회장은 “몇 년 전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업계 스스로 내부 통제에 노력하고 있다”면서 “감독 이전에 업계 스스로 선제적으로 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원장은 첫 만남인 점을 의식한 듯 이번 주 초 금융감독혁신 과제에서 내놓은 종합검사 방침에 대한 언급은 자제했다. 윤 원장은 또 “최근 미·중 무역분쟁 심화 영향으로 국내외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리스크 관리 강화를 당부했다. 우발채무 현실화, 채권 평가손실 위험, 파생결합증권 손실 위험이 윤 원장이 꼽은 3가지 위험 요인이다. 자본시장의 모험자본 공급 활성화에 대한 주문도 있었다. 그는 “자본시장과 증권업계가 우리 경제의 혁신성장을 위해 발 벗고 나서야 한다”며 “특히 투자은행(IB)은 충분한 자본력을 갖춘 만큼 혁신기업에 모험자금을 공급하는 본연의 금융 중개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금감원 제재심에서 직무정지 3개월 조치가 내려진 구성훈 삼성증권 대표는 불참했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윤석헌이 콕 집은 ‘암보험·즉시연금’…보험사 긴장

    하반기 대응할 분쟁 현안 언급 암 요양병원 입원비 민원 많아 업계 “명확한 기준 없어 못 준다” 금감원 “‘직접 치료’ 범위 구체화” “암보험, 즉시연금 등 사회적 관심이 높은 분쟁 현안의 경우 소비자의 입장에서 공정하게 처리하겠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의 이러한 언급에 보험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수천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어 보조를 맞추는 게 쉽지 않아 냉가슴만 앓고 있다. 한 보험사 임원은 10일 “(전날) 금감원 발표 이후 다른 보험사가 어떻게 대응하는지 눈치만 보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금감원이 제기한 암보험 관련 분쟁은 환자가 요양병원에 입원할 때도 보험사의 입원비 지급 의무가 있는지가 핵심이다. 가입 상품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암환자 입원비는 20만원 안팎으로 일반 환자보다 비싸기 때문에 보험사 부담도 커진다. 금감원은 우선 ▲말기암 환자의 입원 ▲집중 항암치료 중 입원 ▲암수술 직후 입원 등 3가지 경우 보험사가 요양병원 입원비를 지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암에 대한 직접 치료를 받는 것으로 인정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금감원 관계자는 “요양병원이 급증하면서 암환자 입원비 분쟁도 많아졌다”며 “암환자의 치료 범위를 폭넓게 인정하는 판례들도 보험사들과 공유한 상태”라고 전했다. 실제 대법원은 2016년 생명 연장을 목적으로 항암치료를 받은 환자에 대해 ‘직접 치료 목적의 입원’에 해당한다고 판결했다. 금감원은 ‘암 직접 치료’의 범위를 구체화하는 약관 변경 작업에도 나설 계획이다. 반면 보험사는 명확한 기준이 없는 현 상황에서는 입원비를 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 보험사 직원은 “암 환자들이 직접 치료 이외 목적으로 요양병원에 머무는 사례도 많다”면서 “직접 치료의 범위를 지나치게 넓히는 것도 약관 취지에 어긋난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또 보험사가 보험금을 적게 지급한 것으로 분쟁조정위원회 결정이 나온 ‘만기환급형 즉시연금’에 대해서도 피해자를 일괄 구제하겠다는 입장이다. 미지급 보험금만 7000~8000억원(12만 7000여건)으로 추산된다. 만기환급형 즉시연금은 가입자가 낸 보험료에 이율을 곱해 산출한 이자를 매월 연금으로 주고, 만기 때 원금을 모두 돌려주는 상품이다. 보험사들이 당초 약속한 최저보증이율(약 1.5~2.5%)에도 못 미치는 보험금을 지급한 것으로 드러나 민원이 이어졌다. 그러나 조정 대상에 오른 보험사 관계자는 “분쟁조정위 조정이 맞는지 법률 검토 중”이라며 “피해 구제는 최종 결정이 난 후 이뤄질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감사원, 장난주 국장 중징계 요구

    “USKI 방문학자 거래성 메일 감사원 간부 처신으로 부적절” 고등징계위, 곧 징계 결정할 듯 감사원은 홍일표 청와대 행정관의 부인인 장난주(47) 감사원 국장이 미국 존스홉킨스대 한미연구소(USKI)에 ‘자신을 방문 학자로 뽑아 주면 남편이 연구소를 도와줄 것’이라는 취지의 이메일을 보낸 의혹을 확인하고 중징계를 요구하기로 했다고 25일 밝혔다. 감사원은 “장 국장이 지난해 1월 24일 방문연구원 선정을 위해 구재회 USKI 소장에게 이메일을 보내 자신의 배우자가 몸담은 국회의원실에서 USKI에 지적한 문제를 해결하도록 도와줄 수 있다고 (일종의 거래를) 제안한 것은 감사원 간부의 처신으로 부적절하다”며 “이는 국가공무원법 제63조 품위유지 의무 등을 위반한 것으로 중징계를 요구한다”고 설명했다. 감사원은 조만간 고등징계위원회를 열어 장 국장의 징계 수위를 결정한다. 중징계는 특별한 감경 사유가 없으면 파면(공무원 신분 박탈+5년간 공무원 임용 불가)이나 해임(공무원 신분 박탈+3년간 임용 불가), 강등(1계급 강등+정직 3개월), 정직(1~3개월) 등이 내려진다. 앞서 장 국장은 지난해 1월 USKI에 방문 연구원으로 지원하면서 남편이 청와대 행정관이라는 사실을 알리고 이를 통해 USKI가 지적받은 문제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취지의 이메일을 보냈다. 장 국장의 배우자인 홍 행정관은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의 19대 의원 시절 보좌관이었다. 지난 4월 이태규 바른미래당 의원은 해당 메일을 입수해 언론에 공개했다. 해당 메일에는 “제가 아는 한 남편과 김 전 의원(김기식 전 금감원장)은 USKI에 대해 같은 방식으로 생각하고 있지 않다”며 “김 전 의원 행동이 USKI에 어려움을 주고 있다면 제 남편이 이를 중재하고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당시 이 의원은 “한국 정부의 예산을 받는 기관의 예산을 감시하는 감사원과의 관계까지 언급하며 자신을 방문 학자로 뽑아 달라고 주장한 것은 매우 위협적인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여성 행시 출신 1호 감사관’으로 유명한 장 국장은 경남 사천 출신으로 진주제일여고, 서울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1996년 행정고시 39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1998년 행시 출신 여성 공무원으로는 처음 감사원으로 전입해 공공기관 감사국 감사관과 산업금융감사국 과장 등을 맡았다. 지난해는 감사원 개원 68년 만에 첫 여성 국장(고위 감사공무원)으로 승진해 화제가 됐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삼성증권 사고는 단기 성과 중시 때문”

    “삼성증권 사고는 단기 성과 중시 때문”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4월 발생한 삼성증권의 배당 착오 사태를 두고 “금융기관 내부 통제 수준의 민낯을 드러낸 부끄러운 사건”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단기 성과를 중시하는 경영진의 인식이 사고 원인”이라며 금융사 임원들을 직접 겨냥했다. 윤 원장은 20일 ‘금융기관 내부 통제 혁신 태스크포스(TF)’ 첫 회의에 참석해 잦은 금융기관 사고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을 강조했다. 국민들에게 충격을 안긴 삼성증권 사태, 2012년 카드사의 개인정보 유출은 말단 직원의 부주의를 넘어 부실한 사내 시스템이 빚어낸 사고라는 게 윤 원장의 판단이다. 윤 원장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삼성증권 배당사고는 물론 농협은행 뉴욕지점이 미국에서 제재금을 부과받은 사례까지 언급하며 “내부 통제에 대한 금융기관 임직원의 관심과 책임의식이 상당히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2월 미국 뉴욕주 감독청(DFS)은 농협은행 뉴욕지점에 대해 자금세탁방지시스템 미흡을 이유로 민사제재금 1100만 달러(약 121억원)를 부과한 바 있다. 자금세탁방지 업무를 비용으로 여기는 인식 탓에 준법감시 인력의 전문성이 떨어지는 등 경영진의 관리 소홀로 벌어진 일이었다. 아울러 윤 원장은 “내부 통제 기준을 엄격하게 준수하는 조직문화가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합리적인 보상·책임 부과 체계도 마련해 달라”고 TF에 당부했다. 금감원은 TF가 제출하는 혁신 방안은 대부분 수용한다는 계획이어서 올해 안에 금융사 내부통제 정책에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혁신TF는 객관성·공정성을 위해 금감원이나 금융회사 관계자 참여 없이 외부 전문가 6명으로만 구성됐다. 위원장은 고동원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맡은 가운데 9월 중 최종안이 나올 전망이다. 고 위원장은 지난해 금감원 내부 혁신을 위한 TF에서도 위원장을 맡았다. 고 위원장은 “내부 통제는 사실상 금융기관 업무 전반에 걸쳐 있고 지배구조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으므로 내부 통제라는 자구에 얽매이지 않고 종합적으로 검토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檢 ‘외유성 출장’ 김기식 前금감원장 소환 조사

    피감기관의 지원으로 외유성 출장을 다녀온 의혹을 사고 있는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이 15일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 김종오)는 이날 오전 9시 김 원장을 정치자금법 위반과 뇌물수수 혐의로 소환해 조사했다. 김 전 원장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19대 국회의원이었을 때 피감기관의 자금으로 여러 차례 해외 출장을 다녀온 의혹을 받고 있다. 2015년 5월 25일부터 9박 10일 동안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의 부담으로 미국 워싱턴DC, 벨기에 브뤼셀, 이탈리아 로마, 스위스 제네바 출장을 다녀오기도 했다. 자유한국당과 시민단체는 김 전 원장을 뇌물수수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지난 4월 수사에 착수한 검찰은 수십명의 참고인 조사와 압수수색 자료 분석을 진행한 뒤 두 달 만에 김 전 원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검찰은 김 전 원장이 해외출장을 다녀오게 된 시기와 횟수, 배경, 출장 비용 처리 주체 등을 확인하는 데 주력했다. 특히 출장 당시 국회의원이던 김 전 원장과 피감기관 사이의 대가성, 직무 관련성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앞서 검찰은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을 포함해 한국거래소(KRX) 부산 본사, 서울사무소,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더미래연구소 등을 압수수색하고 회계자료와 증빙서류, 내부 문서 등을 확보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우리은행, 한국거래소 직원 등 피감기관 관계자들과 해외출장에 동행한 김 전 원장 비서 등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아울러 검찰은 자금 유출입과 회계 처리 과정 등을 들여다보기 위해 계좌추적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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