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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광장] ‘학종’ 직업사전부터 만들라/황수정 논설위원

    [서울광장] ‘학종’ 직업사전부터 만들라/황수정 논설위원

    가뜩이나 시원찮은 물건을 자꾸 건드리면 동티가 난다.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이 지금 그런 처지다. 대입 절대평가를 도입해 학종을 확대하겠다니 ‘깜깜이’에 ‘금수저’ 전형이라는 삿대질은 갈수록 심하다. 교육부로서는 귀를 닫고 앉았을 수가 없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학종을 어떻게든 손보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지난주 취임 100일 기자 간담회에서 “자기소개서(자소서)와 교사추천서를 축소 또는 폐지하겠다”는 요지의 계획을 밝혔다. 자소서와 교사추천서는 티 안 나게 꾸미고 부풀리는 것 말고는 용빼는 재주가 없는 장치다. 학종의 신뢰도를 깎아 먹는 주범이 그 둘이라고 교육부는 판단한 모양이다.그런데 학원가는 잠잠하다. 정책이 잔기침만 해도 학부모들을 몸살로 드러눕게 부추기는 사교육 시장이 조용한 이유가 있다. 대세에 지장이 없는 처방이라서다. 교사추천서는 애초에 요식 서류였다. 자소서를 손대는 것은 한계가 빤하다. 학종 자체를 폐지하거나 축소 쪽으로 방향을 틀지 않는 한 주요 정성평가 장치인 자소서를 대수술할 묘수는 없다. 말 많은 특목고 입시가 눈앞이다. 외고 입시 설명회에 들렀다가 깜짝 놀랐다. 정부가 없애겠다고 으름장을 놓는 학교에 여전히 학부모들이 목을 빼는 현실에 먼저 놀랐다. 더 놀라운 것은 학교 비전을 자랑하려고 무대에 오른 재학생들의 꿈이었다. 다양한 동아리, 독서 활동 등 왁자한 스펙을 쌓고 있다는 학생 셋 중 둘의 희망 직업이 공무원, 교사였다. 일찌감치 꿈을 ‘기획’해 치열한 경쟁을 뚫고 모인 특목고생들조차 너도나도 공무원이 꿈이라니. 이건 짚어 볼 문제다. 학종을 확대하겠다면 교육부가 더 늦추지 못할 작업이 있다. 직업사전 만들기다. 학종의 근간인 학교생활기록부의 얼개를 한번 뜯어 보자. 학생부의 도입부를 차지하는 것이 다름 아닌 학생의 희망 직업이다. 희망 직업을 중심에 놓고 동아리·독서·봉사 같은 비교과 활동의 지도를 누가 더 자주적으로 치밀하게 그렸는지 저울질하는 게 학종의 핵심이다. 비교과 활동을 살뜰히 챙겨 준다는 특목고의 우등생들 선망 직업이 공무원이라면 일반고 사정은 짐작하고도 남는다. 자소서의 어디를 어떻게 손봐서 학종의 불신을 제거하겠다는 것인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학생들에게 자기주도 역량으로 다양한 미래를 준비하게 하자는 것이 학종의 취지다. 취지를 제대로 살리려면 직업사전은 진작에 절실했다. 부모 재력으로 컨설팅을 받지 않는다면 미래 직업을 실패 없이 가늠할 수 있는 학생이 대체 얼마나 되겠는가. 학종이 근원적 불신을 받는 진짜 배경이다. 진학을 위해서는 하루라도 빨리 ‘가짜 꿈’이라도 설정해야 한다. 중도에 희망 직업을 바꾼 흔적이 학생부에 남았다가는 낭패다. 맞춤으로 준비했던 동아리, 독서 활동이 물거품이 되는 건 물론이다. 입학사정관들 앞에서 칠칠치 못하게 꿈을 왜 바꿨는지 진땀 흘리며 해명해야 한다. 정성평가인 학종에서 뭔가를 옹색하게 설득하는 상황은 그 자체가 자살골이다. 불확실한 장래 희망은 학생부 근처에도 얼씬 못하게 하는 것이 학종의 불문율. 4차 산업혁명으로 세상이 통째로 바뀐다는데, 고릿적 직업들만 꿈꾸고 있는 간단한 이유다. “잘된 정책”이라며 정부가 자화자찬하는 자유학기제 역시 마찬가지다. 실속 없다는 현장 비판은 여전히 높다. 지필고사 없이 체험학습으로 미래 직업을 탐구하게 하자는 취지를 살릴 재간이 사실상 없다. 부모, 학생이 알고 있는 직업 세계는 얄팍하다. 태생적 한계가 명백했다. 입시 정책을 맡은 공직자를 만날 때마다 직업사전을 제안했다. “고용노동부와 추진하면 가능한 사업”이라는 답변만 똑같이 했다. 답답할 뿐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판이 바뀔 직업 지형도의 근사치라도 보여 줘야 한다. 학생들에게 알고 있는 직업이 몇 개나 되는지 교육부는 당장 설문조사를 해 보라. 국정 교과서 단죄, 특목고 폐지보다 현실적으로 몇 배나 더 갈급한 일이다. 누가 봐도 실질을 챙기는 위원회 하나 어떤가. 가칭 ‘학종 직업사전 편찬위원회’. sjh@seoul.co.kr
  • [기고] “바람 속 촛불 되지 않도록 정부, 시민사회 의지 흡수 헌법 등 구조적 개혁 나서야”/임채원 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

    [기고] “바람 속 촛불 되지 않도록 정부, 시민사회 의지 흡수 헌법 등 구조적 개혁 나서야”/임채원 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

    이른바 ‘촛불혁명’ 1주년에 대한 다양한 평가가 쏟아지고 있다. 최근 ‘1000만 촛불 시민’이 독일 프리드리히 에베르트 재단의 인권상을 수상하면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진 상황이다. 그 관심이 확산돼 촛불시민이 노벨평화상이나 유엔 인권상을 수상하게 되길 기대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국내가 아니라 해외에서의 평가는 어떨까. 촛불민주주의에 대한 해외의 관심과 연구는 이제 막 닻을 올렸다. 촛불민주주의에 대한 해외 학자들의 연구와 평가를 소개한다. 미국 포드햄대 호세 알레만 교수는 ‘글로벌 사건, 언어, 분위기에 대한 데이터’ 분석에서 “1979년 이래 한국의 정치 투쟁사와 비교했을 때 촛불집회의 강도가 셌다고 볼 순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지속성 측면에서는 세계적으로 유래를 찾아보기 힘들고, 실제 한국 헌법재판소가 대통령의 탄핵을 결정하기까지 100일간 보여준 모습은 2000년 세르비아에서 있었던 대통령 퇴진 비폭력 저항 운동에 버금간다”며 그 역사적 의의를 평가했다. 싱가포르국립대 김혜진 교수는 “촛불혁명이 일어나게 된 근본적 원인은 한국에서 회자되고 있는 ‘금수저’, ‘흙수저’와 같은 ‘수저론’에서 비롯된 불평등 문제에 있다”고 봤다. “수저론 현상은 전 세계적으로 번진 부의 불평등 추세에 대한 한국 사회의 반응을 보여주며, 이 용어에 대한 연구를 통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요구한 촛불시위를 촉발시킨 분노를 이해할 수 있다”는 게 김 교수의 시각이다. 해외 학자들은 또 촛불혁명의 과정에 대해 소셜미디어, 스마트폰 앱, 인터넷 서비스 등 신종 미디어가 큰 역할을 했다고 보고 있다. 네덜란드 네이메헌 대학 닉 얀코프스키 교수는 “한국에서 벌어진 ‘촛불민주주의’로 표현되는 대규모 집회 시위와 같은 정치적 사건에서 이런 소셜미디어들이 대중의 커뮤니케이션과 행동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뉴질랜드 와이카토대 고하르 칸 교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분석을 통해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촛불집회를 ‘촛불난동’으로 묘사하고, 촛불집회 찬성자의 메시지는 ‘촛불혁명’으로 표현하는 등 양극화되고 있음을 실증적으로 제시했다. 미국 펜실베니이아대 저스틴 귀차드는 “헌법재판소의 탄핵 판결문에 명시된 내용은 거리 시위대가 주장하는 내용 사이에는 괴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헌재의 결정이 시위대의 촛불을 꺼버렸다고 생각한다”면서 “촛불집회에서 대규모 시민의 조직화 이면에 존재했던 희망을 실현하는 것과 동시에 좌절시켰다”고 분석했다. 이어 “헌재가 대통령 탄핵 요구에 동의했지만, 그런 결론을 도출하는 데 있어서 촛불 운동은 삭제됐다고 본다”면서 “원인은 한국 헌법 민주주의에 대한 보수적, 엘리트적 해석에 뿌리를 둔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해외 학자들은 촛불혁명 이후에 대한 전망을 어떻게 하고 있을까. 한양대 칼 사세르 교수는 “‘한국의 민주주의는 어디로 가는가’라는 과제는 이제부터 시작”이라면서 “시위가 성공했지만 필요한 정당제도 변화와 헌법 개정 등 구조적·제도적 문제는 여전히 다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촛불혁명 이후 ‘바람 속의 촛불’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설명했다. 호주 디킨대 데이비드 훈트 교수는 “과거 한국 정부는 대규모 시위 세력의 일부인 시민사회의 의지를 체제 내부로 편입시켜 왔다”면서 “그러나 박근혜 정부에 대한 시위에서는 시민 사회의 변화 의지를 내부화하는 정부의 역량이 감소했을 뿐만 아니라 사실상 고갈됐다”고 비판했다. 이어 “촛불혁명 이후 정부는 시민사회와 새로운 관계를 설정하고 그 의지를 흡수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뉴질랜드 빅토리아대 로버트 베데스키 교수는 정치인류학적 시각에서 촛불혁명 이후를 전망했다. 그는 “촛불민주주의 이후 국가의 한 패러다임이 종식됐고, 새로운 패러다임이 시작됐다”면서 “향후 20~30년 동안은 신흥 권력 세력이 부상할 것이고, 이들은 본인들이 대중의 정서와 가치를 대표한다고 주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현 권력에 의해 새로운 법이 도입될 것이고 사회·경제적으로 국가의 개입이 확대될 것”이라면서 “(문재인 정부는) 패러다임 단계의 시작과 종말을 잉태한 씨앗을 심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채원 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
  • ‘이명박 아들’ 프로필 삭제된 이시형, 래퍼 더블케이와는 가족?

    ‘이명박 아들’ 프로필 삭제된 이시형, 래퍼 더블케이와는 가족?

    이명박 전 대통령의 네이버 인물정보 검색에서 ‘아들 이시형’씨 정보가 삭제돼 조작·은폐 의혹이 이는 가운데 이시형씨와 래퍼 더블케이(본명 손창일)의 관계가 27일 화제다.이시형씨와 Mnet ‘쇼미더머니 시즌6’에 출연한 더블케이는 매형-처남 관계다. 2014년 10월 이시형씨는 더블케이의 누나 손진아씨와 신라호텔에서 비공개로 결혼식을 올렸다. 손씨는 시형씨와 미국 유학 시절 인연을 맺고 10여 년 간 교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씨는 고교시절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미 동부지역 소재 대학에서 디자인을 전공했고, 시형씨는 연세대를 다니다가 중퇴하고 펜실베니아 주립대로 유학을 갔다. 더블케이는 아버지가 서울 소재 대학병원에서 일하는 의사로, 어머니가 부동산 재력가 집안 출신으로 알려지며 ‘힙합계 금수저’로 불리기도 했다. 한편 이명박 전 대통령의 네이버 ‘인물정보’ 검색에서 아들 시형씨가 삭제된 이유는 이 전 대통령 측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드러났다. 네이버 관계자는 26일 “이 전 대통령 측이 시형씨에 관한 내용을 네이버 인물정보에서 제외해달라고 요청해와 이를 반영한 적이 있다”면서 다만 해당 요청이 이뤄진 시기나 정확한 요청인이 누구인지 등은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정준모의 영화속 그림 이야기] 위대한 컬렉터를 만든 나눔과 베풀기

    [정준모의 영화속 그림 이야기] 위대한 컬렉터를 만든 나눔과 베풀기

    요즘 부의 집중과 계층 간의 소득격차에 대한 염려가 가득하다. 자본주의가 발달할수록 부가 편중되면서 부의 재분배를 위한 많은 장치가 고안되고 담론들이 등장하지만, 문제 해결에 그리 유용해 보이지는 않는다. 우리나라에서도 분배에 대해 말은 무성하지만 실제로 작동되는 대책은 하나도 없는 것처럼 보인다.‘페기 구겐하임-예술중독자’는 미술품 수집을 통해 당대의 문화와 예술을 육성하고 발전시키는 동시에 부를 재분배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실례를 잘 보여 주는 다큐멘터리 영화다. 리사 이모르디노 브릴랜드 감독이 연출한 영화에는 미술관과 컬렉션에 관한, 이전에 공개되지 않았던 생생한 그의 인터뷰와 주변 인물들의 증언이 담겼다. 또한 20세기 미술사를 장식하는 기라성 같은 화가들의 이야기가 씨줄과 날줄로 엮였다.페기 구겐하임(1898~1979)을 수식하는 말은 너무나 많다. ‘미술중독자’를 비롯해서 ‘모더니즘의 여왕’, ‘현대미술시장을 만든 사람’, ‘화가가 아님에도 미술사에 이름이 오른 사람’, ‘미술의 수도를 파리에서 뉴욕으로 옮겨온 사람’ 등등. 미국의 유대인 출신 광산 부호인 구겐하임가의 아버지와 금융 부호인 셀리그먼가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페기는 뉴욕 솔로몬 구겐하임미술관을 세운 솔로몬의 조카딸이기도 하다. 그녀는 성인이 되던 1919년에 아버지의 유산을 상속받았는데 지금 돈으로 환산하면 약 3억 4500만 달러(약 3900억원)에 달하는 큰돈이었다. ‘금수저’를 물고 태어났음에도 페기는 전위적인 예술서점인 선와이즈 턴에서 점원으로 일하면서 새로운 문화와 예술을 흡수했다. 1920년 당시 미국인들의 로망이던 프랑스 파리로 건너가 많은 예술가와 친교를 쌓았다. 특히 그녀를 촬영한 사진가 만 레이, 콘스탄틴 브란쿠시, 마르셀 뒤샹 등과 가까이 지내면서 다다이즘과 입체주의, 초현실주의 등에 경도됐다.24세가 되던 1922년 조각가인 로렌스 바일과 결혼해 아들 마이클과 딸 페긴을 두었지만 결혼생활은 순탄치 않았다. 폭력적이고 타고난 술꾼인 바일이 바람이 나면서 결국 6년 만에 이혼하고 만다. 그 후 페기는 작가이자 평론가인 존 홈스와 동거하며 그에게서 예술에 대한 통찰력을 배운다. 1938년 런던으로 건너가 구겐하임 죈이라는 상업화랑을 열고 본격적인 작품 컬렉션에 나선 페기는 당시 유럽 현대미술가들의 중요한 후원자이자 친구이며 동시에 연인으로 뜨겁게 살았다. 소설가 제임스 조이스의 비서로 일하면서 그와 가까웠던 사뮈엘 베케트를 만나 사랑에 빠지기도 하고 브란쿠시의 작품이 탐나 그와 결혼을 생각할 정도였다. 엄청난 적자에 1년 만에 화랑을 접고 파리로 간 그녀는 미술관을 열 계획을 하고, 아무도 그림에 관심 없던 전쟁통에 ‘1일 1작품’을 사들이기 시작한다. 하지만 2차 세계대전이 터지면서 미술관은 무산되고, 독일이 파리를 침공하자 유대인인 그녀는 프랑스를 떠나야 했다. 애인이었던 막스 에른스트와 1940년 12월 돈을 써서 가까스로 미국으로 돌아온 그녀는 시인이자 초현실주의 미술 평론가이기도 했던 앙드레 브르통은 물론 많은 유럽 아티스트들의 미국 망명을 돕는다. 이들 망명 예술가들에 의해 뉴욕은 현대미술의 황금시대를 맞게 되는 것이다. 뉴욕에 다시 자리잡은 페기는 전쟁이 끝나지 않은 1942년 금세기미술 화랑(Art of This Century Gallery)의 문을 열고 유럽에서 수집해 온 현대미술품들을 선보였다. 이곳은 뒤샹, 에른스트, 만 레이, 달리, 레제, 로베르토 마타, 자코메티, 이브 탕기 등 전쟁을 피해 미국으로 온 예술가들의 집합소였다. 동시에 미국의 젊은 미술가들에게 기회를 제공해 독자적인 미국 미술의 모더니즘을 태동시킨 장소이기도 하다. 로버트 마더웰, 한스 호프만, 윌렘 데 쿠닝, 마크 로스코, 클리퍼드 스틸, 알렉산더 칼더 등 소위 ‘뉴욕화파’라고 하는 추상표현주의의 대가들이 개인전을 연 곳도 여기였다. 또 당시 무명작가였던 잭슨 폴록을 발굴, 지원해 ‘액션 페인팅’이 등장할 수 있었다. 하지만 새로운 미술을 찾는 컬렉터는 페기 외에는 없던 시절이라 화랑을 운영할수록 적자만 늘어났다. 1947년 페기는 화랑을 접고 뉴욕을 떠나 이탈리아 베니스로 향한다. 그리고 18세기 중반의 건축가 로렌초 보스체티가 설계한 팔라초 베니에르 데이 레오니를 매입해 1979년 사망할 때까지 30여년간을 이곳에서 살았다. 1948년 베니스 비엔날레에 그녀의 컬렉션이 전시되어 큰 반향을 일으켰고 영국국립미술관 테이트, 뉴욕의 구겐하임 그리고 2차대전 당시 페기컬렉션의 보관을 거절했던 프랑스 루브르에서까지 전시를 열어 유명세를 떨쳤다. 페기의 죽음과 함께 컬렉션이 누구 손에 들어갈 것인가는 세계적인 관심거리였다. 테이트와 베니스시가 피 말리는 유치전을 벌였으나 결국 ‘페기컬렉션’은 1976년 자손들이 아닌 뉴욕의 솔로몬구겐하임 재단에 귀속됐다. ‘컬렉션은 바로 컬렉터 자신’임을 잘 알았던 페기가 컬렉션이 흩어지지 않고 그대로 남기를 희망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녀의 저택은 페기구겐하임 미술관이라는 이름으로 오늘도 관람객을 맞고 있다. 그녀는 부유했지만, 행복한 삶을 누리지는 못했다. 아버지의 죽음이 가져온 부성 결핍으로 아버지 같은 남자를 찾았지만, 그들은 모두 아버지가 아닌 아들 같은 남자뿐이었다. 다행이라면 그들이 모두 지적이었다는 것. 페기가 뛰어난 컬렉터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안목과 감각을 타고나서가 아니라 주변 사람들의 말을 경청하는 태도 때문이었다. 또한 유대인 태생으로 푼돈에는 인색하기 그지없었지만, 기부와 후원에는 누구보다 통이 컸다. 베니스 여행객들에게 필수 코스인 페기구겐하임 미술관은 이렇게 만들어졌다. 한 부자의 나눔과 베풀기 그리고 예술에 대한 사랑의 산물인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이런 사례를 찾기 어려운 것은 왜일까. 부자들 탓도 있지만, 외국에 비하면 턱없이 미미한 세제 혜택이나 기부에 대한 제도적 장치가 없기 때문이다. 문득 나오시마의 기적을 이룬 후쿠다케의 경영 이념이자 행동철학인 ‘공익적 자본주의’라는 말이 떠오른다. “나만 잘살면 뭐하는 겨?”
  • 남경필·이재명 대리전 청년 정책 ‘뜨거운 감자’

    내년 6·13 지방선거를 8개월 앞두고 19일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는 유력한 여야 경기지사 후보인 남경필 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 간 ‘대리전’ 양상을 보였다. 여야 의원들은 먼저 경기도와 성남시의 청년복지정책을 놓고 충돌했다.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은 “남 지사의 청년정책은 지나치게 소수선발 경쟁구조다. 경기도 청년 300만∼400만명중(혜택을 보는) 1만명은 0.3%로 바늘구멍 들어가기다. 제조업체 11만명으로 수혜자를 늘리더라도 9%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남 지사가 금수저로 엘리트코스를 밟아 약자·탈락자의 애로를 모른다는 지적이 있다. 그래서 (경기도의 청년복지정책은) 로또, 사행성 얘기가 나오고 다음 선거에서 유리하게 하려는 정치인 남 지사로서 도박 아니냐”고 몰아 세웠다. 이에 남 지사는 “갑자기 하는 정책이 아니라 여야가 합의를 이뤘고, 문재인 정부 들어 보건복지부와 사전 협의해서 아무런 수정없이 추진되고 있는 정책”이라고 반박했다. 그러자 자유한국당 장제원 의원은 자리에 없는 이 시장을 겨냥했다. 장 의원은 “이 시장이 성남시의 3대 무상복지(청년배당·공공산후조리원·무상교복)에 대한 경기도의 소송을 ‘박근혜 정부의 청탁에 의한 청부소송’이라고 해 실소를 자아냈다”며 남 지사에게 소송 제기 경위를 물었다. 남 지사는 “대통령도 법을 어기면 탄핵된다. 법과 절차를 어겼다고 판단해 제소하게 됐다”고 답했다. 민주당 이재정 의원은 “도합 2억 2027만원을 유용한 경기도경제단체연합회 전 사무국장이 남 지사의 최측근으로 알려졌고 경기도일자리재단 상임감사에 감사 경력이 없는 인물이 선임됐다”며 “경기도의 책임이 무겁다”고 지적했다. 남 지사는 “인사 채용은 법이 정한 절차를 따랐지만, 정치적 책임은 있다”고 답했다. 한국당 박성중 의원은 성남FC 구단주인 이 시장을 겨냥해 “성남FC 광고에 서민부채탕감이 본연의 사업인 ‘희망살림’이 2년간 39억원, 병원 용지를 업무시설로 용도변경해 공시지가의 5배 이상 차익을 본 두산이 2년간 44억원을 지원했다”며 경기도 차원의 조치를 요구했다. 한편 민주당 김영호 의원이 “한국당에 복당해 출마할 가능성이 있느냐”고 묻자, 남 지사는 “8개월 후 일을 누가 알겠나. 지금의 정치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는 국민은 별로 없는 것 같다”고 답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의약대생 53%가 ‘금수저’…‘SKY’는 62% 달해”

    “의약대생 53%가 ‘금수저’…‘SKY’는 62% 달해”

    주요 대학 의대와 약대 학생의 절반 이상이 고소득층 자녀인 것으로 분석됐다.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안민석 의원(더불어민주당)은 한국장학재단에서 받은 ‘2015∼2017년 8개 주요 대학 의약계열 재학생 국가장학금 신청자 소득분위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이들 대학의 올해 의·약대생 53%가 고소득층 자녀로 조사됐다고 19일 밝혔다. 이 비율은 월 소득 982만원 이상인 소득분위 8∼10분위와 등록금 부담이 별로 없어 국가장학금을 신청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되는 인원을 합친 것이다. 반면,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부터 소득 2분위까지 저소득층 학생은 22%로, 고소득층 학생의 절반에도 훨씬 못 미쳤다. 조사 대상 8개 대학은 고려대, 부산대, 서울대, 성균관대, 연세대, 이화여대, 전남대, 한양대다. 이들 8개 대학의 고소득층 학생 비율은 2015년 52%에서 2017년 53%로 1%포인트 올랐으나, 서울·고려·연세대 등 이른바 ‘SKY’ 대학은 이 기간에 58%, 60%, 62%로 증가 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올해 SKY 대학은 의·약대생 1877명 중 1168명(62%)이 고소득층 자녀로 나타났으며, 월 소득 1300만원이 넘는 10분위 학생이 전체의 38%(751명)를 차지했다. 기초생활수급자 학생은 2.7%(51명)뿐이었다. 안 의원은 “로스쿨처럼 의·약대생 고소득층 쏠림 현상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며 고소득→사교육→명문대 엘리트→고소득이라는 심각한 부의 대물림, 교육의 양극화 문제”라고 지적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금수저 베이비’

    ‘금수저 베이비’

    18세 이하 4만여명도 5조원대 돌도 채 지나지 않은 만 1세 미만의 유아 300여명이 1인 평균 5000만원에 가까운 재산을 부모 등으로부터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18일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9년 동안 재산을 물려받은 만 18세 이하 미성년자는 4만 6542명으로 모두 5조 2473억원을 넘겨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1인 평균 1억 1274만원이다. 연령대별로 보면 만 1세 미만 304명은 모두 150억원을 받았다. 1인 평균 4934만원이다. 만 2세 이하의 경우 3988명이 3338억원을 물려받아 1인 평균 8370만원으로 나타났다. 어린이집을 다니는 만 3~5세 5274명의 1인 평균 증여액은 1억 136만원으로 집계됐다. 초등학생인 만 6~12세 1만 6047명은 1인 평균 1억 1052만원을 받았다. 중·고등학생인 만 13~18세 2만 1233명은 부모 등으로부터 2조 6053억원을 증여받아 1인 평균 증여액이 1억 2270만원에 이르렀다. 취학 전 아동이나 초등학생보다 증여 규모가 컸다. 자녀가 중·고교생일 때부터 본격적으로 증여가 이뤄지는 셈이다. 재산을 물려받은 미성년자들은 1인 평균 2359만원을 세금으로 납부했다. 증여세 실효세율은 20.9%다. 박 의원은 “부모가 정당하게 재산을 늘리고, 법의 테두리에서 자녀에게 증여를 하는 것은 비판받을 일이 아니다”라면서도 “하지만 부모가 누진세율을 피하기 위해 자녀에게 재산을 분산시키거나 편법증여 등의 목적으로 악용하는 것은 엄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특파원 생생 리포트] 드롭 더 비트! 中공청단의 ‘힙합 정신’

    [특파원 생생 리포트] 드롭 더 비트! 中공청단의 ‘힙합 정신’

    중국 공산당 간부의 요람인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의 변신 노력이 눈물겹다. 맞선을 주선하는가 하면 힙합 그룹 지원에 나서기도 한다. 시진핑 국가주석으로부터 “사지가 마비됐다”는 비판을 당한 이후 존폐 위기에 몰리자 젊은이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발버둥치고 있는 것이다.공청단은 중국 공산당이 운영하는 14~28세 청소년 조직으로 단원 수가 8746만명에 이른다. 후야오방 전 당 총서기와 후진타오 전 국가주석, 리커창 총리 등을 배출해 온 막강한 정치 세력이었다. 그러나 2012년 시 주석 집권 이후에는 개혁 대상으로 몰렸다. 공청단 핵심 인물인 링지화 전 중앙판공청 주임이 2015년 부패 혐의로 구속된 게 몰락의 결정타였다. 전체 조직의 수장인 친이즈 중앙서기처 제1서기는 지난달 20일 국가질량감독검험검역총국 부국장으로 좌천되는 수모를 겪었다. 리커창 총리 등 전임자들이 제1서기 역임 뒤 지방정부의 1인자로 옮겨가 차기를 기약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예산은 반으로 줄었고, 직속 고등교육기관인 중국청년정치학원은 사회과학원에 흡수됐다. 시 주석은 2015년 공청단을 비판하며 관료화와 귀족화를 문제 삼았다. 대중과 유리된 ‘금수저’들이 모여 출세할 궁리만 한다는 것이다. 공청단은 청년 대중과의 소통을 고심하던 끝에 ‘중매’를 생각해 냈다. 부동산 폭등과 실업난으로 독신자가 늘고 결혼정보업체들의 사기 행각이 끊이지 않자 공청단이 중매를 보증하고 나선 것이다.공청단은 “사랑과 결혼이 사회주의 핵심 가치와 결합해야 한다”는 가이드라인도 발표했다. 공청단 저장성 위원회는 지난 6월 결혼 중매를 위한 전담부서를 만들어 대규모 블라인드 데이트 행사를 열고 5000여명의 독신 남녀를 끌어모았다. 공청단의 영향력 아래에 있는 각종 회사의 공회(노조)와 부녀연합회에도 맞선 주선을 독려했다. 하지만 부작용이 더 컸다. 독신자들은 “일도 바쁜데 공청단과 노조가 맞선에 나가라고 종용하고 있다”면서 “행사장에 가지 않으면 결근 처리된다”며 반발했다. ‘중매 프로젝트’가 흥행에 실패하자 공청단은 젊은층이 열광하는 힙합 그룹과 손을 잡았다. 토종 힙합 그룹 ‘톈푸스볜’은 공청단의 지원을 받아 최근 ‘붉은 군대’, ‘이것이 중국’ 등 애국심에 호소하는 랩 음악을 발표했다. 공산당 19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앞두고 중국 정부가 드라마, 영화까지 동원해 시 주석의 업적을 찬양하는 와중에 나온 공청단의 ‘힙합 프로젝트’는 신선해 보였다. 톈푸스볜의 리더 리이제는 “낡은 선전 방식만 고집하면 젊은층은 더 멀어진다”고 말했다. 그러나 공청단의 힙합 지원 사업에도 비판의 목소리가 들린다. 저항의 상징인 힙합마저 관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시 주석 집권 이후 체제 비판적인 힙합 밴드가 모두 사라졌다”며 “젊은이가 좋아하는 인터넷과 대중문화를 철저히 통제하면서 젊은이들이 공청단과 호흡하길 바라는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변혁의 사랑’ 강소라, 최시원 목말 탄 강소라 ‘몸무게는?’

    ‘변혁의 사랑’ 강소라, 최시원 목말 탄 강소라 ‘몸무게는?’

    ‘변혁의 사랑’ 강소라가 슈퍼주니어 최시원과 연기한 소감을 전했다. 12일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 아모리스홀에서 열린 tvN 토일드라마 ‘변혁의 사랑’ 제작발표회에서 최시원은 “촬영 중 여러가지 에피소드가 있었다. 몸 개그라기보다 배우들과 호흡 맞추는 자체가 매 순간이 에피소드다. 진부한 답변이다. 잘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하이라이트 영상에서 최시원이 강소라를 목말 태웠다. 이에 대해 최시원은 “강소라가 ‘오빠 힘들어서 어떡해’하고 걱정 했는데 정말 가벼웠다”라며 “마음 같아서는 스쿼트 한 번 해볼까 싶었다. 다음날 촬영이 있어 거기까지 했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강소라는 “최시원이 평소에 사이클도 많이 하셔서 몸이 좋으시다. 목말을 타는데 핏감이 좋았다”라고 칭찬했다. 최시원은 “드라마는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하는 시너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매 순간이 새롭고 소중하다”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한편 ‘변혁의 사랑’은 백수로 신분 하락한 생활력 제로의 재벌3세 변혁(최시원 분)과 고스펙의 생계형 프리터족 백준(강소라 분), 그리고 금수저를 꿈꾸는 엘리트 권제훈(공명 분) 등 세 청춘이 그리는 성공, 좌절, 사랑과 우정의 이야기다. ‘또 오해영’ 송현욱 감독과 ‘욱씨남정기’ 주현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오는 14일 밤 9시 첫 방송된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마지막 2차 합격자 55명…사법시험, 올해 끝으로 역사의 뒤편으로

    마지막 2차 합격자 55명…사법시험, 올해 끝으로 역사의 뒤편으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이 출범하기 전까지 법조인의 유일한 등용문이었던 사법시험이 최후의 2차 합격자 55명을 남기고 곧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마지막 관문인 3차 면접시험이 남아있긴 하지만, 2차 합격자의 상당수가 통과한다는 점에서 사법시험은 이제 사실상 폐막을 앞두고 있다. 사법시험은 올해 12월 31일 폐지된다.법무부는 11일 제59회 사법시험 제2차 시험에서 186명의 응시자 중 55명이 합격했다고 발표했다. ‘희망의 사다리’라고 불린 사법시험은 1947년에 시행된 조선변호사시험을 시초로 지난 70년 동안 존속해 왔다. 각종 연고주의가 뿌리내린 한국 사회에서 ‘줄 없고 빽 없는’ 서민도 공정한 경쟁을 통해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을 유지해 준 제도로 평가받아온 것이 사법시험이었다. 고(故) 노무현(사법연수원 7기) 전 대통령이 고졸 학력으로 사법시험을 통과해 인권변호사로 활동하다가 대통령에까지 당선된 것이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성공 신화’ 못지않게 수많은 ‘고시 낭인’들을 만들어내며 사회적 비용을 키운다는 문제가 있었다. 또 알려진 것과 달리 사법시험은 공평한 제도가 아니라는 지적도 제기돼 왔다. 한 법조인은 “사법시험을 오랫동안 준비한 수험생들은 같은 기간에 다른 일을 준비하지 못한다. 똑같이 열심히 공부했는데 수십만명의 고시 낭인이 생기고 몇 명만 법조인이 되는 방식의 선발 제도는 진정한 의미의 기회 균등이 아니다”라면서 “수십만명의 고시 낭인이 생긴다는 것은 결국 법조인이 특권 계층으로 여전히 남아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법조인은 특권층이 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또 교육을 통해 전문 법조인을 양성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2009년부터 전국 로스쿨이 문을 열었고, 이 영향으로 사법시험의 입지는 갈수록 줄어들었다. 하지만 사법시험의 폐지를 앞두고 사법시험 존폐를 둘러싼 논란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사법시험 폐지를 반대하는 쪽에서는 로스쿨이 부유층·권력층 등 이른바 ‘금수저’ 자녀들에만 배움의 기회를 제공한다고 비판한다. 여기에 평균 2000만원 안팎의 비싼 학비 때문에 수험 준비와 학업 기간을 감당할 경제력이 없는 저소득층이나 취약계층은 아예 입학이 어렵다는 지적도 많다. 결국 다양한 경험과 배경을 지닌 법조인을 선발해 교육을 통해 양성·배출한다는 설립 취지가 왜곡돼 운영되고 있다는 것이다. 법조계에서는 로스쿨 체제가 새로운 법조인 양성의 대세로 자리 잡았다고 보면서도 사법시험 존속을 주장하는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로스쿨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로스쿨이 ‘다양한 경험과 소양을 지닌 법조인 양성’을 기치로 내걸었지만, 실제 다수 재학생을 보면 ‘학점 좋은’ 젊은 대학 졸업생이거나 주요 대학 법대 출신이 많고, ‘구색 맞추기용’으로 일부 제한된 사회 취약계층이 있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앞서 박상기 법무장관은 인사청문회에서 “공정한 기회 제공과 ‘희망의 사다리’가 필요하다는 의견에 귀를 기울여 로스쿨 문호를 경제적 약자에게 더 확대할 필요가 있다”면서 “사회 각계로부터 로스쿨 제도 개선에 관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현행 로스쿨 및 변호사 시험 제도의 문제점과 개선책을 살펴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1억원 이상 ‘주식 금수저’ 110명

    1억원 이상 ‘주식 금수저’ 110명

    한미약품 손자녀 1~7위 차지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주식을 1억원어치 이상 보유한 미성년자 ‘주식 부자’가 100명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한국거래소는 유가증권시장의 만 18세 이하 대주주·친인척 등 특수관계인의 주식 보유 현황을 조사한 결과, 110명이 1억원어치 이상 주식을 가진 것으로 집계됐다고 9일 밝혔다. 지난달 29일 종가 기준으로 보통주 보유분만 산출한 집계다. 주식 평가액이 100억원 이상인 미성년자도 10명에 달했다. 임성기 한미사이언스 회장의 손자녀들이 1~7위에 차례로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한미사이언스가 지주회사로 전환한 2012년 주식을 증여받거나 이 회사의 무상 신주를 취득했다. 임 회장의 친손자 임모(14)군의 주식 보유액이 617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다른 손자녀 6명은 각각 602억원씩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허창수 GS회장의 친인척으로 알려진 허모(16)군이 GS 주식 548억원을 보유해 뒤를 이었고, 그의 동생(13)이 217억원으로 다음 순위에 올랐다. 2014년 태어난 정연택 디씨엠 회장 손자는 이 회사 주식 8만주(약 10억원)를 보유해 가장 어린 주식 부자로 파악됐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황금빛 내인생’ 신혜선, 재벌가 딸 아니었다 “시청자도 충격”

    ‘황금빛 내인생’ 신혜선, 재벌가 딸 아니었다 “시청자도 충격”

    ‘황금빛 내 인생’ 신혜선과 함께 시청자도 경악했다. 막판 엔딩 5분에서 신혜선이 어릴 적 다친 발 상처의 시기와 해성그룹 딸 최은석의 실종 시기가 다르다는 것을 깨달은 것. 이에 엄마 김혜옥의 ‘친딸 바꿔치기’ 판도라의 상자가 열리는 11회 엔딩이 공개되면서 안방극장에 충격을 선사했다. 이처럼 빠른 LTE 전개는 없었다. 제대로 된 한 방이었다. 지난 7일 방송된 KBS 2TV ‘황금빛 내 인생’(극본 소현경, 연출 김형석) 11회에서는 서지안(신혜선 분)이 해성어패럴 복귀와 함께 해성그룹 맏딸 최은석으로 훌륭하게 적응해가는 모습이 그려졌다. 특히 방송 말미 자신이 해성그룹 딸 최은석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깨닫고 충격에 빠진 지안의 모습이 시청자들의 관심을 집중시키며 안방극장을 소름 돋는 긴장감으로 뒤덮었다. 이 날 지안은 마케팅팀 발령과 동시에 동료들의 뜨거운 환영 속에 해성어패럴 창립 40주년 오감만족 프로젝트 담당자로 낙점됐다. 지안의 계약직 시절 당시 직원 대상으로 진행된 이벤트 아이템 공모에서 그녀의 기획안이 당선된 것은 물론 프로젝트 담당자를 결정하는 내부 회의에서 ‘금수저 낙하산’ 윤하정(백서이 분)을 당당히 꺾고 최종 승자가 된 것. 계약직으로 일하던 지안이 그토록 염원했던 해성그룹 정직원 생활은 하루하루가 벅찬 순간의 연속이었다. 또한 해성그룹 입성과 함께 자신에게 찾아온 황금빛 기회를 선의의 경쟁과 멋진 결과로 만들어내는 지안의 모습은 시청자들의 격한 지지를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그런 지안에게 예상치 못한 일촉즉발의 상황이 발생했다. 각계각층 VIP의 친목 도모로 이뤄진 미술관 모임 도중 최은석을 찾았다는 사실을 폭로하는 홍여사(이영희 분)의 도발과 이에 궁지에 몰린 노명희(나영희 분)가 지안을 미술관으로 소환한 것. 1시간이라는 명희의 단호한 호출에 지안은 당황했지만 그녀에게는 든든한 오빠 최도경(박시후 분)이 있었다. 지안은 곧바로 도경에게 연락을 취해 자초지종을 설명했고 상황의 긴급함을 파악한 도경은 기지를 발휘해 그녀를 머리에서 발 끝까지 변신시키는데 성공했다. 특히 해성그룹 맏딸 최은석으로서 첫 공식석상에 서게 된 지안이 두려움과 걱정에 노심초사하자 도경은 “할 수 있어”, “너 하고 싶은 대로. 너 하고 싶은 대로 하면 그게 정답일 거야”라고 말하며 그녀를 향한 무한 믿음과 함께 끊임없이 용기를 북돋아줬다. 도경의 아낌없는 격려에 힘입은 지안은 미술관에 도착함과 동시에 모임 멤버들의 A to Z 검증을 완벽하게 거쳤고 자신의 예상을 뛰어넘는 지안의 활약에 만족한 명희는 그녀의 뺨을 어루만지며 “역시 내 딸이다. 1시간에 어떻게 이렇게 바뀌어서 와? 다 잘했지만 오빠한테 전화한 게 제일 잘한 일이야”는 말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지안이 해성그룹 입성 후 명희에게 처음 받는 완벽한 칭찬의 순간으로 그녀의 웃음에 시청자들까지 덩달아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이번 비밀 작전을 계기로 도경-지안의 우애가 점점 깊어지려는 찰나 지안은 그와 편의점에서 회포를 풀던 중 자신의 발 상처와 함께 문득 떠오른 과거의 기억에 경악했다. 지안의 회상 속 자신이 발을 다친 시기는 1991년 갓 돌 지난 후며 최은석 실종은 1992년인 것. 이에 “내 돌이면 91년인데? 최은석 실종은 1992년 8월 3살. 내가 91년에 이 발을 다쳤다면 나는 최은석이 아닌데?”라고 곱씹는 지안의 경악 표정이 쫄깃한 긴장감을 자아내며 앞으로 그녀가 어떤 행동을 할지 궁금하게 했다. 11회가 끝난 후 공개된 12회 예고에는 해성그룹 진짜 딸 최은석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지안의 모습이 담겨 있어 기대감을 높였다. 예고 속 지안은 “오빠 나 어렸을 때 기억나요?”라는 질문에 “지수 얼굴이 좀 다른 거 같더라고” 말하는 서지태(이태성 분)의 대답을 듣고 미궁에 빠진 듯 혼란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어 예고편만으로 안방극장에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강렬한 긴장감을 선사했다. 그런 가운데 신혜선의 탄탄한 감정 연기는 시청자들을 단숨에 빨아들였다. 신혜선은 자신이 놓인 상황에 따라 눈빛부터 발끝까지 온 몸을 사용하며 당참, 떨림, 짠함, 경악 등 서지안의 감정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롤러코스터 같은 짜릿한 연기를 선보였다. 이에 시청자들은 신혜선의 연기에 감정 이입을 하며 공감과 호평을 보냈다. ‘황금빛 내 인생’은 매주 토,일요일 오후 7시 55분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中 축의금 논란…청첩장은 빨간 벌금 고지서?

    中 축의금 논란…청첩장은 빨간 벌금 고지서?

    중국 네티즌들 사이에 때아닌 축의금 액수가 화제다. 올해 10월 1일부터 9일까지 계속되는 중국의 중추절 연휴는 국경절이 겹친 ‘슈앙절’(双節)로 불린다. 이번 연휴에 대해 ‘길일 중의 길일’이라는 평가가 만연하면서 이 시기 혼인하는 부부의 수가 급증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온라인상에 등장한 한 네티즌은 이번 휴일 동안 자신이 지출한 축의금 명세서를 첨부, 휴일이 시작된 1일부터 8일까지 매일 한 차례씩 진행된 결혼식 축의금으로 총 4400위안(약 88만 원)을 지출했다고 토로했다. 중국의 4년제 대학교 졸업 사회 초년생의 평균 월급 수준이 4000위안대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이런 지출은 적지 않은 금액이라는 설명이다. 또 다른 네티즌은 “10월 한 달 동안 총 16쌍의 지인으로부터 결혼 초대장을 받았다. 다수의 언론이 보도한 대로 3년 만에 온 길일이라지만, 해도 너무하다”고 불만을 호소했다. 일부 네티즌은 “결혼식 초대장은 곧 빨간 고지서 또는 빨간 폭탄과 같다”고 비유했다. 붉은색 봉투에 결혼식 초대장을 넣어 전달하는 것을 가리킨 표현이다. 문제가 불거지자, 급기야 인터넷상에는 전국 각 지역에서 평균적으로 지출하는 축의금 수준을 그려 넣은 ‘축의금 지도’가 생겨났다. 지도에 따르면, 축의금 비용이 가장 높은 지역은 저장성, 상하이 일대로 결혼식 1회당 평균 1000위안(약 20만 원)을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장쑤성, 베이징, 산둥성 등의 지역이 800위안(약 16만 원)이었으며, 가장 적은 금액을 지출하는 지역으로는 광둥성, 윈난 일대로 평균 100위안(약 2만 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해당 ‘축의금 지도’를 보도한 현지 유력 언론 시나닷컴은 광둥성 일대의 평균 축의금 100위안이라는 수치에 대해, “현실적으로 100위안이라는 금액 이외에 약 400~500위안에 달하는 금수저 또는 금팔찌 등 현물을 선물하는 것을 미덕으로 여겨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며느리를 죽게 만든 악랄한 시어머니 인수대비···‘정치적 음모’로 만들어진 이미지”

    “며느리를 죽게 만든 악랄한 시어머니 인수대비···‘정치적 음모’로 만들어진 이미지”

    한가위 명절을 맞아 시어머니와 며느리 간의 좋은 관계뿐만 아니라 이혼까지 이르는 고부 갈등이 심심잖게 들린다. 이런 고부 갈등의 대명사로는 조선 성종의 모후인 인수대비(1437~1504)가 꼽힌다. 인수대비는 조선시대 왕실의 여인들 가운데 며느리를 죽게 만들어 가장 악랄하다는 평을 받고 있지만 실제로는 역사적 오해에서 비롯된 ‘악평’ 내지는 ‘정치적 음모’라는 역사서가 나와 주목을 끈다.한희숙 숙명여대 역사문화학과 교수가 낸 ‘인수대비’는 조선왕실 최고의 여성 지식인이었던 그녀의 야망과 애환에 대해 역사적 사실에 저자의 식견을 더한 역사서로, 소설적 상상력을 자극한다. 인수대비는 우리나라 여성 최초의 저술가로, 여성의 교육과 덕성 함양의 필요성을 역설한 책 ‘내훈’을 냈던 지식인이다. 한 교수가 낸 인수대비는 전문적인 학술연구에 바탕을 두고 있지만 딱딱한 논문 형식을 탈피하면서 그동안 잘못 알려진 역사적 ‘상식’을 바로잡아 줘 재미를 더한다. 300여쪽이지만 한번 잡으면 끝까지 다 읽게 만드는 마력이 있다. 예컨대 인수대비의 둘째 아들 성종의 두번째 부인인 폐비 윤씨(함안 윤씨)가 사가에 위폐되었을 당시 “임금이 내시를 보내어 염탐하게 했더니, 인수대비가 그 내시를 시켜 ‘윤씨가 머리 빗고 낮 씻어 예쁘게 단장하고서 자기의 잘못을 뉘우치는 뜻이 없다.’ 대답하게 했다. 임금은 그 참소를 믿고 죄를 더 주었던 것이다”는 글이 대표적이다. 이는 김욱이 1638년에 쓴 ‘기묘록’을 이긍익이 ‘연려실기술’이 인용하면서 드라마나 소설에서 인수대비의 악독한 시어머니 이미지를 만드는 역할을 했다. 하지만 윤씨 폐비 사건은 1477년 시작되어 1483년(성종 13년) 윤씨의 죽음으로 끝난다. 궁중의 내밀한 이야기를 당대의 대신들도 몰라 성종에게 해명을 요구했던 사안인데, 150년이 지난 시점에서 김욱은 고증없이 전해오는 이야기를 기록한 것이다. 이는 여성 차별을 당연시하고, 여성의 정치개입을 금기시했던 17~18세기, 성종의 잘못보다는 인수대비의 잘못을 강조하려는 정치적 의도가 숨어 있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양반 남성 지배 이데올로기를 강조하려는 정치적 음모가 스며 있다는 것이다.인수대비는 이름이 여러 가지다. ‘금수저’ 집안에서 출생한 그는 수양대군의 맏며리가 되어 왕가의 사람이 되었다. 시집살이 초에 계유정난을 일으켜 수양대군이 세조가 되면서 인수대비는 정빈, 수빈, 인수왕비, 인수왕대비, 인수대비, 덕종비, 죽어서는 소혜왕후로 불렸다. 왕실에서 단종, 세조, 예종, 성종, 연산군의 시절을 보내면서 권력의 피 비린내 나는 냉혹함을 경험했다. 남편의 죽음으로 21살에 청상과부가 됐고, 세지빈 자리를 물러났다. 천신만고 끝에 어린 둘째 아들을 왕(성종)으로 만들면서 왕실에 복귀해 최고의 어른이 된다. 죽어서는 연산군에 의해 장례식이 대비가 아니라 ‘세자빈’으로 격하되기도 했다. 인수대비의 치열한 삶에서 저자가 주목한 부분은 한국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책을 냈다는 점이다. 당시 글을 아는 여성이 적었고, 책을 낸다는 것은 하나의 프로젝트 같은 과업이었다. 3권 4책으로 된 내훈은 열녀, 소학, 명감 등의 고전에서 필요한 부분만 발췌했다. 성종은 여성편력이 심해서 태종 다음으로 많은 부인(12명)을 두었다. 내명부의 질서를 위한 지침서가 필요했을 것이다. 내훈에 대해 저자는 ‘칼과 풀’로 만든 책이며 인수대비가 직접 한 말은 없다고 소개했다. 여성 뿐만 아니라 남성에게도 요구되는 덕성을 많이 소개하고 있다. 아내를 내쫓을 수 있는 7거지악과 함께 내쫓을 수 없는 3불거 즉 시부모 3년상을 치른 아내, 천한 지위에서 결혼후 부귀해진 경우, 돌아갈 친정이 없는 경우라고 설명한다. ‘옥 같은 며느리를 얻고자’ 내훈을 쓴 2년 뒤 시기와 질투로 폐비 윤씨 사건이 발생한다. 이기철 기자 chuli@seoul.co.kr
  • ‘변혁의 사랑’ 강소라, 만능 알바걸 변신 ‘눈길 끄는 각선미’

    ‘변혁의 사랑’ 강소라, 만능 알바걸 변신 ‘눈길 끄는 각선미’

    코믹반란극 ‘변혁의 사랑’ 강소라가 핵사이다를 장착한 만능 알바걸 백준으로 통쾌한 웃음과 공감저격에 나선다. ‘명불허전’ 후속으로 오는 10월 14일 첫 방송될 tvN 새 토일드라마 ‘변혁의 사랑’(연출 송현욱 이종재, 극본 주현, 기획 글Line, 제작 스튜디오드래곤, 삼화네트웍스) 측은 22일 강소라의 차원이 다른 걸크러쉬 매력이 담긴 스틸컷을 공개해 기대를 높인다. ‘변혁의 사랑’은 백수로 신분 하락한 생활력 제로의 재벌3세 변혁(최시원 분)과 고학력·고스펙의 생계형 프리터족 백준(강소라 분), 그리고 금수저를 꿈꾸는 엘리트 권제훈(공명 분) 등 세 청춘이 세상을 바꿔나가는 코믹 반란극이다. 제대 후 드라마로 복귀하는 최시원과 흥행퀸 강소라의 꿀조합을 탄생시키며 하반기 최고의 기대작으로 떠올랐다. 강소라는 생존에 최적화된 만능 알바걸 백준을 연기한다. 백준은 정규직은 거들떠보지도 않는 고학력·고스펙의 생계형 프리터족. 아무리 스펙을 쌓아도 난공불락의 성과 같은 정규직 진입이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자 아르바이트를 천직 삼아 살아간다. 긍정에너지를 장착한 무한 직진녀이자, 불의와 갑질은 참을 수 없는 할 말 하는 핵사이다 슈퍼 알바걸이다. 생활력 만렙의 백준이 살고 있는 낙원오피스텔에 정체불명 사고유발자 변혁이 불시착하면서 그녀의 인생도 꼬이기 시작한다. 공개된 사진에는 그 어떤 일도 30년 근속 장인처럼 완벽하게 소화해내는 백준의 능력치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한 치의 실수도 허용하지 않는 똑 부러진 얼굴로 당당한 아우라를 발산하는 비주얼은 슈퍼 알바걸 캐릭터에 관한 궁금증을 증폭시킨다. 생수통을 들어 올려 누군가를 향해 당장이라도 한 방 내려칠 것 같은 강소라의 포스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주차안내 유니폼을 입고 매서운 눈으로 어딘가를 주시하는 모습 또한 호기심을 자극한다. 짠내 폭발 청춘의 현주소를 대변하는 백준의 통쾌한 한 방이 만들어낼 사이다 같은 활약이 벌써부터 기대감을 높인다. ‘변혁의 사랑’ 제작진은 “건강한 매력에 탄탄한 연기력을 지닌 강소라와 핵사이다 걸크러쉬 알바걸 백준 캐릭터의 싱크로율은 그야 말로 상상 이상”이라며 “유쾌, 상쾌, 통쾌한 매력의 역대급 사이다 캐릭터가 탄생할 예정이니 기대해도 좋다”고 밝혔다. 한편 ‘변혁의 사랑’은 신드롬을 불러일으키며 큰 사랑을 받은 ‘또 오해영’의 송현욱 PD와 ‘욱씨남정기’를 통해 공감과 사이다를 유발하는 통통 튀는 필력을 인정받은 주현 작가가 의기투합해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극하는 드라마의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명불허전’ 후속으로 오는 10월 14일 밤 9시 tvN에서 첫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차주혁, 눈물 호소 ‘명품시계+억대 스포츠카 일상 봤더니..’

    차주혁, 눈물 호소 ‘명품시계+억대 스포츠카 일상 봤더니..’

    차주혁의 일상이 재조명됐다.마약류 관리 법률위반,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치상) 등에 대한 항소심이 진행 중인 차주혁이 눈물을 흘리며 재판부에 선처를 호소했다. 차주혁은 21일 열린 항소심에서 “최근 아버지가 교통사고를 당했다”며 “아버지께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지 못하고 걱정만 끼쳐드려 불효를 저지른 것이 마음이 아프다. 앞으로 밝고 의미있는 삶을 살고 싶다”고 말해 선처를 호소했다. 그룹 ‘남녀공학’ 출신인 차주혁은 지난해 4월 지인으로부터 구입한 마약류를 투약한 혐의로 기소됐다. 불구속 기소되기 직전 그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someday”라는 이름으로 근황을 알렸으며 음주운전 사고로 추가 기소되기 하루 전날에도 디제잉 영상으로 올리며 “웨이팅 2년”이라는 글과 함께 고가의 외제차에 탑승한 사진을 올렸다. 차주혁은 금수저 집안 출신으로 잘 알려졌다. 평소 자신의 SNS를 통해 화려한 일상을 했다. 이밖에 명품시계를 강조한 모습, 골프, 주짓수 등 일상공개로 비난을 받은 바 있다. 비난이 빗발치자 SNS 계정을 삭제하기까지 했다. 한편 차주혁은 과거에 아이돌 남녀공학에서 열혈강호라는 멤버로 활약했었다. 데뷔 후 논란이 붉어지자 남녀공학은 해체하고 열혈강호에서 차주혁으로 이름을 바꾸면서 연기자로서의 변신을 시도했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자치단체장 25시] 교수, 원어민이 초등생에 코딩·영어 수업… ‘공교육 선도 마포’

    [자치단체장 25시] 교수, 원어민이 초등생에 코딩·영어 수업… ‘공교육 선도 마포’

    “지금처럼 어깨에 힘이 빠진 청년층이 고용 안정성만 보고 공무원시험에 몰려들어서는 나라에 희망이 없습니다. 앞날이 창창한 청년들이 금수저·흙수저 등 수저 계급론을 운운하는 세태를 보며 기초자치단체장으로서 무얼 할 수 있을지 고민한 결과 답은 자라나는 청소년에 있었습니다.”민선 3기, 5기에 이어 6기 막바지에 접어든 박홍섭 서울 마포구청장은 19일 구청 9층 집무실에서 진행된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혔다. 마음이 하고자 하는 대로 해도 어긋나지 않는다는 나이인 ‘종심’(從心)을 훌쩍 넘긴 그의 민선 6기 행보를 뒷받침하는 설명이다. 교육과 문화는 ‘박홍섭호(號)’가 지향해온 두 축이다. 수저 계급론이 싹튼 데는 실제로 개천에서 용 나기 어려워진 현실이 자리잡고 있다. 그는 부모의 경제적 격차와 상관없이 교육의 기회가 평등하게 돌아가는 사회에 희망이 있다고 믿는다.박 구청장은 “재정력이 된다면 각종 정책과 지원 사업을 통해 청년들이 마음 놓고 도전할 수 있도록 하고 싶지만 구청장 자율로 편성할 수 있는 예산 규모가 200억원 안팎인 게 현실”이라면서도 “청소년이 자립심을 갖고 자라날 수 있도록 지역 사회 차원에서 무너지고 있는 공교육을 바로 세우는 데 힘을 보태야겠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머리를 맞대니 적은 예산으로도 청소년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나왔다. 바로 관학협력이다. 박 구청장은 서강대에 협조를 구해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컴퓨터공학과 교수진의 코딩 수업을 했다. 코딩은 4차 산업혁명 시대 가장 중요하다고 손꼽히는 과목이다.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처음 있는 시도였다.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결로 인공지능(AI)에 세간의 이목이 쏠리기 전이었다.그는 “21세기를 살아갈 청소년이 자립하려면 필요한 게 무엇일지 한동안 골몰했다”면서 “프로그래밍의 기본이 되는 코딩과 영어 이 2가지 역량”이라고 했다. 마포구는 여름·겨울 방학 손이 비는 사립학교 원어민 강사를 초빙해 영어캠프를 시작했다. 수업 진행을 도울 조교는 전 세계 각국에서 자원한 네이티브 봉사자를 뽑아 인건비를 줄였다. 사교육 시장에서 수백만원을 호가할 양질의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가 학부모들 사이에 자자히 퍼졌다. 박 구청장은 “단순히 대학 진학률을 높이기 위한 게 아니다”고 힘줘 말했다. “간혹 왕래하던 주민들이 안 보이면 자녀의 고등학교 진학을 위해 목동, 일산으로 이사를 갔다고 합니다. 구청장으로서 마음이 언짢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죠.” 한강변을 따라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선 마포는 이른바 ‘신흥 부촌’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여전히 자녀 교육을 위해 마포를 떠나는 주민이 적지 않다. 뛰어난 입지를 살려 계속해서 발전해온 마포에 취약점으로 지목되는 게 있다면 학군이다. 박 구청장의 오랜 근심거리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그는 “청소년에게 진짜로 필요한 것은 훌륭한 대입 성적이 아니다”면서 “남과의 경쟁보다는 자기 자신과 싸워 극복할 힘을 길러주는 교육이 필요하다. 혁신과 변화의 중심에 서는 건 결국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오는 11월 문 여는 마포중앙도서관 건립은 박 구청장이 가진 철학의 연장선에 있다. 앞으로 마포지역 청소년활동의 허브가 될 청소년교육센터를 갖췄다. 애니메이션, 그림, 무용, 피아노, 성악 등 청소년 누구나 원하는 공부를 할 수 있는 곳이다. 구청에서 센터 임대료를 지원하기에 수강료도 저렴하다. “도서관 하나 지었다고 청소년이 공부에 흥미를 갖거나, 잘하게 될 것이라 기대하지 않습니다. 다만, 칠흑같이 어두운 방에 들어가 무대에 올라가야 하는데, 누군가 촛불 하나를 들고 있다면 방 전체를 밝히진 못해도 길잡이 노릇 정도는 할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도서관이 청소년에게 기댈 수 있는 쉼터, 마중물 정도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도서관 4층 로비 바닥엔 세계지도가 그려졌다. 박 구청장이 직접 주문한 사항이다. 평소 TV프로그램 ‘명견만리’를 즐겨 봤다는 그는 “얼마 전 미국 유명 투자가 짐 로저스가 나왔는데, 집 안에 딸들을 위한 지구본 7개가 있었다”면서 “세상이 넓다는 사실을 마포의 청소년에게도 알려주고 싶다”고 했다. 청소년이 1800년대 이후 우리나라 근대사를 보고 느낄 수 있는 박물관 건립을 추진하지 못한 것에 대해 박 구청장은 아쉬움을 표했다. 그가 ‘아소정’(我笑亭) 복원을 화두로 꺼내온 지는 꽤 됐다. 아소정은 마포구 염리동 서울디자인고교가 들어서 있는 자리에 있던 흥선대원군의 별장이다. 대원군이 을미사변 직전까지 머물던 곳이다. 그는 “과거 중국 상하이 시청 지하 박물관에 가보니 아편전쟁으로 중국이 쇠망해 가는 과정이 적나라하게 담겨 있었다”면서 “두 번 다시 역사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듯한 당시 관람 중이던 청소년들의 눈빛이 잊혀지지 않는다”고 했다. 5대째 마포에 거주해온 박 구청장은 어린 시절, 폐허가 된 아흔아홉 칸짜리 아소정과 대원군 묘에서 친구들과 뛰놀던 기억이 선명하다고 했다. 아소정을 복원해 대한제국이 몰락해 간 과정을 볼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실행되지는 못했다.지난해 4월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을 문 연 데 이어 올해 경의선 책거리 조성, 도서관 건립 등으로 정신없이 달려왔다. 특히 장애인 특수학교 설립을 둘러싸고 주민의 극심한 반대로 갈등이 극화되고 있는 강서구와는 달리 마포구 상암동에 들어선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은 병원의 수영장 등 인프라 시설을 주민에게 개방하고, 주민과 적극 소통해 ‘님비’(특정 시설이 자기 지역에 들어오는 것을 반대하는 일) 현상을 극복한 모범사례로 회자되고 있다. 박 구청장은 민선 5기 때부터 지역에 사회적 지도자로서의 책임의식을 강조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확산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는 “우리 사회가 경제적 수준은 좋아졌으나, 서로에 대한 배려와 이해가 부족한 게 사실”이라면서 “갑질 논란도 상대방을 이해와 배려의 대상으로 보지 않고, 상하관계로 파악하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회가 된다면 이런 관행, 인식 등을 격파하는 운동을 벌여보고 싶다”고도 덧붙였다.홍대입구역 6번 출구 앞에 250m 길이로 조성된 ‘경의선 책거리’는 문화 향유를 통해 품격 있는 시민의식이 조성됐으면 하는 박 구청장의 바람이 담겼다. 서강대, 서울대 국문학과 교수들의 추천을 받아 소년, 청년, 장년이 읽어야 할 책 100선씩을 추리는 작업도 했다. 책거리는 오는 11월 문을 연 지 1주년을 맞는다. 그동안 40만명이 다녀갔다. “‘문화는 심장과 같다’는 오드레 아줄레 프랑스 문화부 장관의 한마디가 뇌리에 남아 수첩에 적었습니다. 자라나는 청소년에게 어떤 DNA를 심어줄 것인지 고민한 문화 정책은 조금 다르지 않겠습니까.”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박홍섭 구청장은 누구 5대째 마포토박이 1세대 노동운동가 서울 마포구에서 5대째 거주해온 토박이로 숭문중, 숭문고, 성균관대 법대를 졸업한 후 한국노동조합총연맹에서 노동운동을 시작한 1세대 노동운동가 출신이다. 한국노총 홍보실장을 거쳐 통일민주당 창당발기인으로 정치에 뛰어들었다. 통일민주당 노동정책연구소 상임부위원장, 근로복지공단 이사장 등을 지냈으며, 민선 3기에 이어 민선 5~6기 마포구청장을 역임하고 있다.
  • 남성군인도 하루 1시간씩 육아 허용

    남성군인도 하루 1시간씩 육아 허용

    ‘연소득 5억’ 병역 특별관리 李총리 고 백남기씨에 사과 여군에게만 허용되던 육아시간을 남성 군인도 쓸 수 있게 됐다. 또 고등학생 이하 자녀를 둔 남녀 군인을 대상으로 자녀 돌봄 휴가가 새로 도입된다.정부는 19일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을 심의, 의결했다. 군대에서도 일·가정 양립이 가능하도록 하고 가족 친화적 군 문화를 조성하려는 취지에서다. 육아시간은 생후 1년 미만 유아를 가진 경우 하루 1시간씩 허용된다. 근무시간 앞, 뒤 또는 중간에 활용해 단축근무가 가능해진다. 자녀 돌봄 휴가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학교에서 공식 주최하는 행사 또는 교사 상담에 참여할 때 연간 2일 범위에서 주어진다. 이른바 ‘금수저’로 불리는 고위공직자 자녀와 연예인, 프로·아마추어 스포츠 선수, 고소득자 및 그 자녀 등의 병역을 특별관리하는 병역법 개정안이 오는 22일부터 시행됨에 따라 고소득자 범위를 구체적으로 정한 시행령 개정안도 의결됐다. 개정안은 고소득자를 ‘종합소득 과세표준별로 적용되는 세율 중 최고 세율(42%)을 적용받는 사람’으로 규정했다. 연간 종합소득 5억원 초과인 자가 이에 해당한다. 정부는 “종합소득 5억원 초과 고소득자와 자녀 가운데 현재 3000명 정도가 병역 특별관리 대상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 이 총리는 오는 25일 백남기 농민 1주기와 관련해 “국민의 생명과 생활을 보호해야 할 국가의 기본적 임무를 공권력이 배반한 사건으로, 정부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며 “고인과 가족, 국민에게 정부의 과오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검찰은 사건을 철저히 수사하고 엄정한 사법 절차를 밟아 불법을 응징해 달라”고 지시했다. 세종 박찬구 선임기자 ckpark@seoul.co.kr
  • 강소라, 다리길이 1m의 위엄 ‘고속도로 각선미’

    강소라, 다리길이 1m의 위엄 ‘고속도로 각선미’

    강소라의 근황이 화제다.최근 강소라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열심히 회복중입니다. 오늘도 열일~”이라는 글과 함께 근황을 공개한 바 있다. 사진 속 강소라는 짧은 핫팬츠를 입고 8등신 미모를 자랑해 보는 이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한편 강소라는 오는 10월 방송 예정인 tvN 새 주말드라마 ‘변혁의 사랑’에 출연해 최시원, 공명과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 ‘변혁의 사랑’은 백수로 신분 하락한 생활력 제로의 재벌3세 변혁(최시원 분)과 고스펙의 생계형 프리터족 백준(강소라 분), 그리고 금수저를 꿈꾸는 엘리트 권제훈(공명 분) 등 세 청춘이 세상을 바꿔나가는 코믹 반란극이다. 함께 출연하는 최시원의 전역 후 첫 복귀작으로 기대를 모은 바 있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열린세상] 양극화를 해소하려면/최광해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부소장

    [열린세상] 양극화를 해소하려면/최광해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부소장

    지난주 우리나라를 찾은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요즘 말로 금수저다. 그녀는 수업료만 연간 3만 달러가 넘는 미국 사립고등학교에 다녔다. 그녀가 양극화 해소를 강조하는 것은 흥미롭다. IMF는 시장경제를 신봉하고, 분배 문제는 침묵하거나 방관했기 때문이다. 홍콩이 10년 전 최저임금을 도입하려 했을 때 반대한 것이 좋은 예다. 양극화는 그런 점에서 IMF 개혁 이슈이고 그녀가 앞장서고 있다. 2016년 미국 연례 협의 결과를 직접 발표하면서 인구의 15%인 4700만명이 가난에 시달리는 현실을 개선하지 않는다면 미래가 없다고 직격했다. 그녀가 끄집어낸 해법은 최저임금 인상이었다. 이 문제는 글로벌 이슈로 진화했고, IMF는 지난해 우리나라의 위기도 진단했다. 계층 이동이 어려워지고 노인들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가난하게 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회복지비가 OECD 평균의 절반 이하인 10%에 수년째 머물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도 덧붙였다. 고도성장으로 분배도 빠르게 개선됐던 것을 기억하는 사람은 성장 활력을 회복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주장할 것이다. 규제 완화와 감세를 통해 기업이 힘을 내도록 하는 것이 주된 해법이다. 성장은 언제나 중요한 일이지만 삼성전자가 분기 이익만 14조원을 달성했다는 발표에도 냉소적 시각이 팽배하다면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 우리나라는 2016년 2.8%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올해에도 IMF는 2.7%로 전망하고 있다. OECD 36개 회원국 중 2016년에는 10위였고 OECD와 G20 양대 기구 모두의 멤버인 G7과 호주 등 11개국으로만 좁혀 보면 두 번째다. 우리 국민은 만족하지 못하지만 국제사회가 부러운 눈으로 우리를 바라보는 이유다. 잠재성장률이 3% 이하로 내려앉은 현실에서 성장률만 높이는 시도는 긍정적인 효과보다는 대기업과 수출 중심의 경제구조 왜곡을 가속화할 가능성이 크다. IMF가 사회안전망을 확충해 내수 기반을 확대하라고 권고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 새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최저임금의 인상, 아동수당의 도입, 노인 기초연금 인상,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등의 조치들은 시의적절하다. 사회적 공감대를 주장하는 목소리는 새삼스럽다. 선거 과정에서 충분히 논의됐고, 경제력 등을 고려하면 오히려 때늦은 감마저 있다. 실업수당의 확대, 고교 무상교육과 실질적인 반값 대학등록금도 미룰 이유가 없다. 포퓰리즘 시비에서 벗어나려면 재원 조달 방안을 마련하면 된다. 이미 발표된 초대기업과 고액소득자에 대한 법인세와 소득세의 세율 인상은 첫걸음이다. 낮은 조세부담률 수준을 고려하면 추가적인 부담 증가도 합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복지지출 확대가 중산 이하 계층의 소득 수준을 높이게 되면 세수 증가가 뒤따를 것이다. 재정건전성도 어려운 숙제만은 아닌 것이다. 이보다 서둘러야 할 일도 있다. 지출 구조의 획기적인 전환이다. 우리나라의 재정지출 규모는 2015년 국내총생산(GDP)의 32%로 OECD 국가 중 하위권 수준(30위)이다. 복지 확대를 위한 여력도 낮지만 그나마도 경제활동 지원에 기울어져 있다. 사회보장, 교육 등 사회적 지출의 비중은 OECD 국가 중 꼴찌인 반면 경제 활동비는 상위권에 속해 있다. 경제 관련 지출은 기업 활동 지원과 연계돼 있어 양극화 해소와는 갈등 요소를 안고 있다. 경제 관련 지출을 사회적 지출로 전환하면 정부 활동이 양극화를 해소하는 방향으로 바로 서게 될 것이다. GDP의 1%만 돌리더라도 연간 10조원 이상의 재원을 기대할 수 있다. 실질적인 수혜 계층이 대기업이나 부유층이라면 사회적 지출로 바꾸는 것이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300개가 넘는 공공기관의 활동도 면밀히 검토해 중산 이하 계층 지원에 초점을 맞추도록 해야 한다. 지출 구조를 전환하는 문제도 이해관계의 대립과 갈등이 수반될 수밖에 없다. 성장론자가 염원하는 노동시장의 유연성 확대, 가격 자율화를 통한 성숙한 시장경제도 배 아픔을 해소해야만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패러다임 체인지를 과감하게 추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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