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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강남3구·용산 초고가 아파트 5가구 중 1가구 ‘LTV 40%’ 넘었다

    [단독] 강남3구·용산 초고가 아파트 5가구 중 1가구 ‘LTV 40%’ 넘었다

    금융감독 소홀한 지방 상호금융권 연결 정부 규제망 피해 사업자대출 편법 악용 30억짜리 집 팔면 수수료 3000만원 챙겨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아파트에 사는 A씨는 지난해 6월 같은 단지 아파트 한 채를 36억원에 샀다. 서초구는 투기지역이라 주택담보대출 담보인정비율(LTV)이 40% 이하로 제한된다. 하지만 A씨는 새 아파트를 담보로 집값의 65.7%인 23억 6458만원을 대출받았다. 보험사에서 12억 7458만원(35.4%), 대구의 한 새마을금고에서 10억 9000만원(30.3%)을 빌렸다. 은행 관계자들은 A씨가 새마을금고로부터 사업자 대출을 받아 집을 사는 데 썼을 것으로 추정했다. LTV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 사업자 대출이 초고가 아파트 구입 통로로 악용되고 있었다. 6일 서울신문이 서울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와 용산구 초고가 아파트 10개 단지의 지난해 1~10월 실거래 598건을 조사한 결과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5가구 중 1가구는 LTV 40%를 초과했다. 법인을 뺀 195가구가 주택담보대출을 받았는데, 38가구(19.5%)가 LTV 4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LTV가 88.0%인 가구도 있었다. 등기부등본에 나온 근저당권 최고 채무액을 시중은행에서 빌렸다면 대출액의 110%, 2금융권과 SC제일은행 등에서 빌렸다면 120%로 잡아 대출액을 추산한 결과다. 서울 아파트의 경우 정상적인 주택담보대출로는 LTV 40%를 넘길 수 없다. 2017년 ‘8·2 부동산 대책’에서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에 대해 LTV 규제를 40% 이하로 강화해서다. 집값을 잡으려는 정부의 LTV 규제가 무력화된 이유는 사업자 대출 때문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지난해 ‘9·13 대책’부터 주택임대사업자에게도 LTV 40% 규제를 적용했지만 임대업 외 업종은 사업자 대출에 LTV 규제가 없다”며 “금융사가 사업 목적 자금이라고 판단하면 LTV 40% 초과 대출을 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이런 편법 악용 가능성을 알고도 손을 쓰지 않아 대출로 얼마든지 서울 초고가 아파트를 살 길을 열어 준 셈이다. 이 수법은 주로 강남과 용산의 부동산중개업자나 은행 자산관리사(PB)가 투기꾼이나 우수(VIP) 고객에게 소개한다. 특히 1금융권이 아닌 지방 새마을금고나 단위농협, 신협, 산림조합 등을 알선한다. 새마을금고는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아닌 행정안전부의 감독을 받아 관리가 허술하고, 금융당국의 레이더망이 지방 상호금융권까지 미치지 않는다는 점을 노렸다. 은행 관계자는 “중개업자는 이런 수법으로 30억원짜리 집을 팔면 매도자와 매수자로부터 0.5%씩만 받아도 직장인 연봉인 3000만원을 챙긴다”며 “지방 2금융권은 이런 식으로 대출 실적을 올리는 것”이라고 귀띔했다. 부동산시장 관계자는 “은행 PB들이 직접 지방 상호금융권을 알선해 주지는 않지만 이런 수법을 컨설팅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LTV 40% 초과 가구가 대출을 받은 금융사를 보면 중복 대출을 포함한 총 48건 중 23건(48.0%)이 상호금융권이었다. 새마을금고가 15건(31.3%)으로 가장 많았고, 신협이 6건(12.5%), 2금융권인 단위농협과 산림조합이 각 1건(2.1%)이었다. 상호금융사 소재지는 지방이 13곳(56.5%), 서울 강남·용산 외 지역이 8곳(34.8%)으로 총 21곳(91.3%)이나 됐다. 특히 대구 소재 새마을금고 대출이 8건, 서울 금천에 있는 금천신협 대출이 5건이나 됐다. 이 13건 대출 모두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있는 아크로리버파크와 반포자이, 래미안퍼스티지 3개 아파트 단지에서 일어났다. 반포동의 몇몇 부동산중개업소에서 대구 새마을금고와 금천신협에 대출을 알선했을 가능성이 높다. 상호금융중앙회 관계자는 “일부 지방 지점이 대출 실적을 올리려고 위험을 감수하며 사업자 대출을 감행한 것으로 보인다”며 “중앙회 차원에서 점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총 208가구(법인 포함)의 은행별 대출액을 보면 SC제일은행이 374억 4108만원(51건)으로 가장 많았다. 새마을금고가 320억 8083만원(28건), 국민은행 143억 8309만원(21건), 우리은행 135억 8090만원(23건), 기업은행 118억 7345만원(15건), 신협이 105억 6000만원(10건) 등으로 뒤를 이었다. 서울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세종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조사 어떻게 10개 단지 선정… 598건 실거래 조사 ‘금수저 갭투기판 된 강남 아파트’의 데이터 분석은 KB국민은행이 시세 파악을 위해 선정하는 ‘선도 아파트 50’ 중에서 전문가들의 조언을 거쳐 지역 및 가격, 아파트 특성별 대표성을 갖는 초고가 아파트 10개 단지를 선정해 표본을 정했다. 표본 단지는 서울 강남구(래미안대치팰리스1차·압구정 신현대·개포래미안블레스티지) 3곳, 서초구(반포아크로리버파크·래미안퍼스티지·신반포3차·반포자이) 4곳, 송파구(잠실 리센츠) 1곳, 용산구(서빙고 신동아) 1곳 등이다. 지난해 1~10월 10개 단지에서 총 598건의 실거래가 있었고, 부동산등기를 모두 발급받는 방식으로 매수자의 연령과 대출 현황, 국적 등을 파악했다. 598건의 실거래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들여다본 부동산등기는 약 8000건에 이른다.
  • 10개 단지 선정… 598건 실거래 조사

    ‘금수저 갭투기판 된 강남 아파트’의 데이터 분석은 KB국민은행이 시세 파악을 위해 선정하는 ‘선도 아파트 50’ 중에서 전문가들의 조언을 거쳐 지역 및 가격, 아파트 특성별 대표성을 갖는 초고가 아파트 10개 단지를 선정해 표본을 정했다. 표본 단지는 서울 강남구(래미안대치팰리스1차·압구정 신현대·개포래미안블레스티지) 3곳, 서초구(반포아크로리버파크·래미안퍼스티지·신반포3차·반포자이) 4곳, 송파구(잠실 리센츠) 1곳, 용산구(서빙고 신동아) 1곳 등이다. 지난해 1~10월 10개 단지에서 총 598건의 실거래가 있었고, 부동산등기를 모두 발급받는 방식으로 매수자의 연령과 대출 현황, 국적 등을 파악했다. 598건의 실거래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들여다본 부동산등기는 약 8000건에 이른다.
  • [단독] 31세 혜선씨, 대출없이 27억 집 샀다… 생활비는 ‘아카·엄카’로

    [단독] 31세 혜선씨, 대출없이 27억 집 샀다… 생활비는 ‘아카·엄카’로

    3040 금수저 ‘불패신화’ 강남·용산 선호 혜선씨 집 4개월 만에 6억 6000만 껑충 2살 민석이, 23억 아파트 지분 17% 보유 “핵심은 절세… 은행 VIP들 방법 잘 찾아” 자사고 옥죄자 학군 좋은 대치동 상한가 “학제개편·대출규제, 금수저에겐 새 기회”아파트. 사전적 의미는 ‘한 건물 내에 독립된 여러 가구가 거주할 수 있도록 지은 5층 이상의 공동주택’이다. 좀 덧붙이면 한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주택 형태다. 하지만 한국 사회에서 아파트는 단순히 ‘주거 공간’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어디에 사세요”라는 질문의 답에 따라 사회·경제적 신분이 드러난다. ‘부의 승계’와 ‘자산 증식’의 중요한 매개체이기도 하다. 서울신문은 5회에 걸쳐 강남3구로 상징되는 한국 부동산의 현실과 문제점, 대책 등을 짚어 본다. #1. 1988년생 김혜선(가명)씨는 지난해 6월 서울 서초구 반포동의 ‘아크로리버파크’ 전용면적 84㎡(14층) 아파트를 27억 4000만원에 구입했다. 부동산등기에는 대출 기록이 없었다. 아크로리버파크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의 수혜 단지로 떠오르면서 지난해 10월 34억원에 거래가 이뤄져 전용 3.3㎡당 1억원을 찍었다. 김씨가 아파트를 매입한 지 불과 4개월 만에 6억 6000만원이나 뛰었다. #2. 2018년에 태어난 이민석(가명)은 두 살이지만 서울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아파트 전용 124㎡(18층)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1976년생인 그의 아버지는 지난해 6월 이 아파트를 23억원에 대출 없이 매입해 지분을 본인 47%, 부인 36%, 민석 17%로 나눠 가졌다. 민석이가 아파트 지분을 취득하면서 증여받은 금액은 산술적으로는 3억 9100만원으로 약 6200만원의 세금을 내야 한다. 하지만 당시 시세대로 전세 8억원을 끼고, 조부로부터 2000만원(증여세 면세 기준)의 현금 증여를 받았다면 민석이가 이 아파트 지분을 사면서 낸 증여세는 약 3100만원으로 줄어든다. 6일 서울신문이 지난해 1~10월 서울의 초고가 아파트 10개 단지에서 실거래 598건의 부동산등기를 확인한 결과 미등기와 법인 매입 등을 뺀 505건의 소유자 891명(공동소유 포함) 중 30~40대 비율은 69.3%로 집계됐다. 이는 전국 평균(49.1%)보다 20.2% 포인트 높은 것이다. 30~40대가 지난해 서울 초고가 아파트를 쓸어 담았다는 뜻이다. 1987년생 캐나다 국적인 A씨는 20억 3000만원에 용산 서빙고 신동아(전용 140㎡)를 샀고, 1988년생 B씨는 부모와 공동명의로 잠실 리센츠(59㎡)를 14억 4500만원에 샀다. 그렇다면 이들은 왜 강남과 용산의 초고가 아파트를 사들였을까. 전문가들은 ‘익숙함’과 ‘강남불패 신화’에서 그 이유를 찾는다. 실제 개인 매수자 891명 중 518명(58.1%)은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 출신이었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 전문위원은 “원래 강남과 용산의 부촌에 살던 금수저들이 자신들에게 익숙한 곳에 집을 산 것으로, 이 동네는 이미 그들만의 리그가 됐다”고 분석했다. 개발사 관계자는 “강남의 금수저 30~40대는 어렸을 때부터 강남에 살면서 부모들이 부동산으로 자산을 늘리는 것을 눈으로 본 사람들이 대부분”이라면서 “강남 집값은 계속 오른다는 신화가 누구보다 강하다”고 말했다. 매수자 대부분이 30~40대인 까닭은 뭘까. 전문가들은 ‘증여세’가 결정적이라고 본다. 서초구의 한 세무사는 “강남·용산 같은 부촌은 50대부터 증여를 시작하는데, 여기서 핵심은 증여세를 어떻게 줄이는가로 보면 된다”면서 “30~40대의 경우 경제 활동을 하기 때문에 부모로부터 받는 증여액을 줄이기가 수월하고, 대출원리금 상환을 부모가 해 줘도 자신이 하는 것으로 속이기 쉽다”고 말했다. 초고가 아파트 구매자 중 20대(9명)와 미성년자(2명) 비율이 1.2%에 그친 것도 탈법·편법적인 증여가 쉽지 않아서다. 이는 전국 평균 20대·미성년자 거래(4.7%)의 4분의1 수준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VIP 고객의 핵심 상담이 절세”라면서 “은행에서 탈법적인 방법을 알려 주지는 않지만 알아서들 잘 한다”고 귀띔했다. 실제 강남·용산의 금수저들은 결혼하고 독립한 이후에도 ‘아카·엄카’(아빠·엄마 신용카드)로 생활하는 게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정부가 현실을 모른 채 정책을 펴다가 초고가 아파트에 대한 투기를 부채질 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 정부가 자립형사립고와 외국어고 등 특수목적 고교를 폐지하기로 하면서 학군 지역으로 분류되는 강남 대치동의 래미안대치팰리스 1차는 30~40대가 매수자의 90% 수준이었고, 전셋값도 껑충 뛰고 있다. 대치동 부동산 중개업자는 “금수저 사이에선 학제 개편과 대출 규제가 ‘또 다른 기회’라는 이야기까지 나온다”면서 “분양가 상한제 이후에 신축 가격이 뛰는 것도 대표적인 풍선효과”라고 비판했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서울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단독] 강남, 3040 금수저 갭투기판 됐다

    [단독] 강남, 3040 금수저 갭투기판 됐다

    개인 대출 없는 310건… 업계 “갭투자” 3040이 전체 세대중 거래 69%나 차지 초강력 부동산 대책 무력화 수단 악용지난해 수억원씩 폭등했던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의 초고가 아파트시장이 ‘금수저’ 30~40대의 갭투기판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20억~30억원짜리 아파트를 빚 없이 사들였고, 이렇게 쓸어 담은 아파트들은 수개월 만에 수억원씩 뛰었다. 지난달 정부가 시세 15억원 초과 아파트에 대한 주택담보대출을 전면 금지했지만, 이처럼 ‘갭투자 우회로’를 통하면 정부 대책이 무력화될 것으로 보인다.6일 서울신문이 지난해 1~10월 거래된 강남3구 아파트 9개 단지와 용산구 아파트 1개 단지에서 실거래 신고가 이뤄진 598건의 부동산등기를 전수조사한 결과 미등기와 법인 소유 등을 제외하고 개인이 매수한 505건 중 대출이 없는 아파트는 310건(61.4%)으로 집계됐다. 주택 매입 자금조달계획서가 강화된 이후 자산가들도 현금으로만 집을 사는 경우가 적어 업계에선 대출 없는 거래를 갭투자로 본다. 구입 세대별로는 40대(41.6%)와 30대(27.7%)가 전체의 69.3%를 차지했다. 금수저 30~40대가 강남 갭투자의 핵심이라는 얘기다. 조사 대상 아파트는 강남구 3곳(래미안대치팰리스 1차·압구정 신현대·개포래미안블래스티지), 서초구 4곳(반포아크로리버파크·래미안퍼스티지·신반포 3차·반포자이), 송파구 1곳(잠실 리센츠), 용산구 1곳(서빙고 신동아) 등이다. 이들 단지의 평균 거래가는 24억 4000만원이었다. 대출 규모는 집값이 비쌀수록 적었다. 전용 3.3㎡당 9981만원인 래미안대치팰리스 1차는 대출 없는 거래가 75.7%로 가장 높았다. 반면 서빙고 신동아(전용 3.3㎡당 4838만원)와 압구정 신현대(7064만원)는 각각 55.9%, 54.3%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61.4%가 대출 없는 초고가 아파트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지난달 정부가 내놓은 ‘12·16 부동산 종합대책’의 핵심인 ‘시세 15억원 초과 아파트에 대한 대출 금지’ 규제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센터장은 “강남 신축 아파트들은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이 50%를 넘는 곳이 많다”면서 “담보인정비율(LTV)이 40%로 묶여 있어 오히려 전세를 끼고 사는 게 유리해 갭투자를 막는 것이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김성달 경제정의실천시민연대 부동산건설개혁본부 국장은 “매수자금 조성 과정에서 불법 증여 등은 없는지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서울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판깨스트]‘무노조 삼성’에 균열낸 재판부 “19세기 자본가 시선 안 돼”

    [판깨스트]‘무노조 삼성’에 균열낸 재판부 “19세기 자본가 시선 안 돼”

    ‘삼성 2인자’ 이상훈 의장, 법정구속미전실 출신 강경훈 부사장도 실형그룹 차원 비노조 경영 방침에 매여조직적 노조 활동 방해로 결국 처벌삼성 입장문, 건강한 노사문화 약속“재판부로서도 가슴아픈 일입니다.” 지난 17일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와해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삼성 임직원들이 실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부장 유영근)는 이상훈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 등 7명에 실형을 선고하면서 법정구속했습니다. 유영근 부장판사는 “피고인들이 법정에서 보인 태도, 항소심에서 증거인멸 우려나 도주 우려를 감안했을 때 법정에서 구속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그 이유는 피고인 스스로 잘 알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날 재판에서 주목해야 할 인물은 강경훈 삼성전자 인사팀 부사장입니다. 강 부사장은 그의 상사인 이상훈 의장과 함께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습니다. 그런데 강 부사장은 지난 13일 ‘삼성에버랜드 노조 와해 사건’에도 연루돼 징역 1년 4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은 바 있습니다. 강 부사장이 두 사건에 모두 관여된 이유는 그의 이력과 관련 있습니다. 그는 삼성 미래전략실(미전실) 인사지원팀 전무, 부사장을 지냈습니다. 두 재판부 모두 미전실 차원에서 조직적인 노조 활동 방해가 있었다는 점을 인정했고, 그 중심에 강 부사장이 있었다고 본 것입니다. 에버랜드 노조 와해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의 손동환 부장판사는 지난 13일 “미전실이 삼성 전 계열사 내 최고 의사결정기구”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미전실 인사지원파트는 비(非)노조 경영 방침을 고수하고자 사령탑 역할을 하면서 각 계열사 노사 문제를 수시로 확인, 점검했다”면서 “그룹 차원에서 노조 설립 저지나 무력화를 통한 비노조 경영 방침을 계속 유지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와해 사건 재판부도 “미전실에서 그룹의 비노조 경영 방침에 따라 2011년 6월 복수노조 도입에 대응하기 위해 ‘노조가 설립될 경우 비상상황실을 설치하고 즉시 와해전략을 구하고, 실패하더라도 지연전략을 구사하며 고사화시킨다’는 그룹 노사전략을 마련했다”고 했습니다.대체 삼성의 비노조 경영 방침이 뭐길래 삼성 임직원들이 이렇게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노조에 대해 강경 대응을 했을까요. 삼성의 맏형격인 삼성전자의 ‘2010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비노조정책에 대한 설명이 나옵니다. “노사관계는 종업원과 회사가 서로 협조하며 공동 발전을 추구하는 공존공영, 상생상화의 관계가 돼야 한다.” “삼성전자는 종업원들의 요구가 있기 전에 종업원들이 좋은 환경과 조건에서 안전하게 근무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2011년 보고서에도 비슷하지만 조금 다른 표현이 나옵니다. “삼성전자는 다른 경쟁사에 비해 우수한 근로환경을 조성함으로써 전 임직원이 자주적으로 노동조합을 조직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문자 그대로 해석하면 직원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노조가 없어도 회사가 알아서 직원들을 챙겨준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직원들이 노조를 조직했을 때 이를 와해시킨다는 의미는 아닐 겁니다. 에버랜드 노조 와해 재판에서 검찰과 삼성 측은 비노조 경영을 놓고 설전을 벌였습니다. 검찰은 “비노조 경영이 (삼성의) 실질적 강령”이라고 한 데 대해, 삼성 측은 “노조 필요성이 없는 경영 환경을 조성한다는 의미”라고 반박했습니다. 노사 전략에 대해서도 검찰은 “구속력 있는 지침”이라고 했지만, 삼성 측은 “구속력 없는 아이디어 차원이며 전파되거나 실행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일단 1심은 검찰의 주장에 힘을 실어줬습니다. 에버랜드 재판부는 “우리 헌법은 근로자가 자주적 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을 가진다고 선언한다”면서 어느 누구도 헌법 위에 설 수 없다고 했습니다. 이어 “강 부사장 등은 에버랜드 내 노사관계의 건강한 발전을 막은 것은 물론 에버랜드가 우리 사회의 건강한 기업으로 올바로 자리매김하지 못하게 했다”고 일침을 놓았습니다. 이 재판부는 강 부사장 등에 대한 주문에 앞서 찰스 디킨스의 소설 ‘어려운 시절’의 한 대목을 인용했습니다. 이 소설은 19세기 산업 사회의 이념을 정면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1854년 가상의 공업도시 코크타운을 배경으로 한 이 소설에서 자수성가한 자본가 바운더비는 런던에서 온 신사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이 도시에서 일하는 일손들이라면 남자든 여자든 어린아이든 할 것 없이 인생의 궁극적인 목적을 한 가지 갖고 있습니다. 바로 황금수저로 자라수프와 사슴고기를 먹는 것이지요. 그런데 그들은 절대 황금수저로 자라수프와 사슴고기를 먹을 수 없습니다.” 재판부는 “(강 부사장 등) 21세기를 사는 피고인들이 소설 속 인물과 같은 생각을 하지 않았나 의심이 든다”고 했습니다. 노사관계를 바라보는 시선이 여전히 19세기 자본가의 관점에 머물러 있지 않느냐는 지적입니다. 디킨스는 “엔진에는 신비가 없지만 일손들은, 가장 보잘 것 없는 사람에게도 헤아릴 수 없는 신비가 있다”면서 노동자들 개개인의 존엄을 옹호했습니다.노조 와해 사건에 관여된 삼성 임직원들에 대한 처벌만으로 삼성의 노사관계 변화를 기대하긴 어려울 것입니다. 재판부가 디킨스 소설을 굳이 인용한 것도 노동자들에 대한 삼성의 시선이 바뀌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기 때문일텐데요. 삼성은 지난 18일 삼성전자·삼성물산(에버랜드) 명의로 입장을 내고 재판부의 주문에 화답했습니다. “과거 회사 내에서 노조를 바라보는 시각과 인식이 국민의 눈높이와 사회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음을 겸허히 받아들인다. 앞으로는 임직원 존중의 정신을 바탕으로 미래지향적이고 건강한 노사문화를 정립해 나가겠다.” ‘삼성의 2인자’로 불린 이상훈 의장까지 구속되면서 삼성은 어쩌면 디킨스의 소설처럼 ‘어려운 시절’에 처해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삼성과 우리 사회가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다는 것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대출 막혀 집 포기” vs “분수 맞게 살아라”… 둘로 갈라진 30대

    “대출 막혀 집 포기” vs “분수 맞게 살아라”… 둘로 갈라진 30대

    부동산 시장 ‘큰손’ 30대 빈부 격차 갈등 주택 보유자 “강남 진입할 사다리 걷어차”무주택자는 “분수에 맞게 살라는 것” 찬성 시가 9억원 이하 아파트 가격 상승 조짐정부가 지난 16일 발표한 역대급 집값 안정화 정책을 둘러싸고 최근 부동산 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른 30대 사이에 날카로운 전선이 형성됐다. 서울을 비롯한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에서 시가 15억원을 초과하는 아파트를 살 때 주택담보대출을 받지 못하도록 한 것을 주제로 격론이 벌어졌다. 30대는 40~50대보다 부양가족 수가 적어 가점 위주의 서울 청약 시장에서 소외된 세대다.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가 많아 상대적으로 대출 규제가 덜하고, 증여 등 ‘부모 찬스’로 내 집 마련을 하는 데 큰 거부감이 없는 세대이기도 하다. 지난 10월 한국감정원의 ‘연령대별 아파트 매입 비중’에 따르면 30대의 서울 아파트 매입 비중은 31.2%로 전 세대 중 가장 높았다. 이들은 주로 결혼 초기 자녀의 학군을 많이 고려하지 않아도 되는 비강남권에서 시작해 자녀가 성장하면 강남이나 목동 등으로의 입성을 노린다. 정부의 15억원 초과 아파트 대출 규제에 30대가 특히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30대에서 벌어지는 ‘부동산 공방’은 빈부 격차에 따른 갈등 성격이 짙다. 주택 보유자들은 “정부가 강남 3구로 진입할 사다리를 걷어차 버렸다”며 깊은 한숨을 내쉰다. 2017년 부모의 지원과 대출을 바탕으로 성동구에 매매가 8억원짜리 24평형 아파트를 구매한 대기업 사원 김모(37)씨는 “현재 아파트 가격이 13억~14억원으로 올랐고 대출을 더 받아 강남 3구로 한번 들어가 보려 했는데 이번 대출 규제로 포기할 수밖에 없게 됐다”고 말했다. 회사원 이모(32)씨는 ‘보유세 폭탄’에 대해 “일찌감치 대기업 생산직에 취업해 열심히 모아 집을 마련했는데, 정부가 집값을 2배로 올려놓고선 유주택자를 죄인 취급하며 세금 징벌을 때리고 있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반면 정부의 부동산 대책을 환영하는 30대도 적지 않다. 이들은 대체로 무주택자들이다. 직장인 강모(35)씨는 “은행에 수백만원 월세(대출 원리금)를 20년씩 내는 것을 감수하면서 집을 사려는 건 허세에 불과하다”며 “정부의 대출 규제는 자기 분수에 맞게 살라는 조치”라고 반겼다. 직장인 유모(32·여)씨는 “30대가 무슨 15억원짜리 집이냐. 극히 소수의 ‘금수저 30대’만 대출 규제에 반대하지 30대 대다수는 찬성한다”면서 “비강남권에는 10억원 이하 아파트가 널렸는데 강남에 살지 못하면 다 실패한 인생이냐”고 반문했다.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30대의 60%는 비수도권에 살고 있고, 15억원을 초과하는 아파트를 사려는 서울 거주 30대는 고작 1%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정부의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시가 9억원 이하의 아파트 가격이 상승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서울 성북구의 한 아파트에선 시세보다 3000만~4000만원 인상된 가격의 매물이 잇따라 나왔다. 한 부동산 중개인은 “정부가 9억원 초과 15억원 이하 주택의 담보대출비율(LTV)을 기존 40%에서 20%로 낮추자 이에 따른 반사 효과로 40% 대출이 가능한 9억원 이하 아파트들이 ‘9억원’이라는 상한선을 목표로 오름세를 보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대출 막혀 집 포기” vs “분수 맞게 살아라”… 둘로 갈라진 30대

    “대출 막혀 집 포기” vs “분수 맞게 살아라”… 둘로 갈라진 30대

    부동산 시장 ‘큰 손’ 30대 빈부 격차 갈등집 보유자 “강남 진입 사다리 걷어차” 불만무주택자는 “분수에 맞게 살라는 것” 찬성시가 9억원 이하 아파트 가격 상승 조짐 정부가 지난 16일 발표한 역대급 집값 안정화 정책을 둘러싸고 최근 부동산 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른 30대 사이에 날카로운 전선이 형성됐다. 서울을 비롯한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에서 시가 15억원을 초과하는 아파트를 살 때 주택담보대출을 받지 못하도록 한 것을 주제로 격론이 벌어졌다. 30대는 40~50대보다 부양가족 수가 적어 가점 위주의 서울 청약 시장에서 소외된 세대다.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가 많아 상대적으로 대출 규제가 덜하고, 증여 등 ‘부모 찬스’로 내 집 마련을 하는 데 큰 거부감이 없는 세대이기도 하다. 지난 10월 한국감정원의 ‘연령대별 아파트 매입 비중’에 따르면 30대의 서울 아파트 매입 비중은 31.2%로 전 세대 중 가장 높았다. 이들은 주로 결혼 초기 자녀의 학군을 많이 고려하지 않아도 되는 비강남권에서 시작해 자녀가 성장하면 강남이나 목동 등으로의 입성을 노린다. 정부의 15억원 초과 아파트 대출 규제에 30대가 특히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30대에서 벌어지는 ‘부동산 공방’은 빈부 격차에 따른 갈등 성격이 짙다. 주택 보유자들은 “정부가 강남 3구로 진입할 사다리를 걷어차 버렸다”며 깊은 한숨을 내쉰다. 2017년 부모의 지원과 대출을 바탕으로 성동구에 매매가 8억원짜리 24평형 아파트를 구매한 대기업 사원 김모(37)씨는 “현재 아파트 가격이 13억~14억원으로 올랐고 대출을 더 받아 강남 3구로 한번 들어가 보려 했는데 이번 대출 규제로 포기할 수밖에 없게 됐다”고 말했다. 회사원 이모(32)씨는 ‘보유세 폭탄’에 대해 “일찌감치 대기업 생산직에 취업해 열심히 모아 집을 마련했는데, 정부가 집값을 2배로 올려놓고선 유주택자를 죄인 취급하며 세금 징벌을 때리고 있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반면 정부의 부동산 대책을 환영하는 30대도 적지 않다. 이들은 대체로 무주택자들이다. 직장인 강모(35)씨는 “은행에 수백만원 월세(대출 원리금)를 20년씩 내는 것을 감수하면서 집을 사려는 건 허세에 불과하다”면서 “정부의 대출 규제는 자기 분수에 맞게 살라는 조치”라고 반겼다. 직장인 유모(32·여)씨는 “30대가 무슨 15억원짜리 집이냐. 극히 소수의 ‘금수저 30대’만 대출 규제에 반대하지 30대 대다수는 찬성한다”면서 “비강남권에는 10억원 이하 아파트가 널렸는데 강남에 살지 못하면 다 실패한 인생이냐”라고 반문했다.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30대의 60%는 비수도권에 살고 있고, 15억원을 초과하는 아파트를 사려는 서울 거주 30대는 고작 1%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정부의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시가 9억원 이하의 아파트 가격이 상승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서울 성북구의 한 아파트에선 시세보다 3000만~4000만원 인상된 가격의 매물이 잇따라 나왔다. 한 부동산중개인은 “정부가 9억원 초과 15억원 이하 주택의 담보대출비율(LTV)을 기존 40%에서 20%로 낮추자 이에 따른 반사 효과로 40% 대출이 가능한 9억원 이하 아파트들이 ‘9억원’이라는 상한선을 목표로 오름세를 보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인턴씨, 인사 좀 하지” 과장님이 지적한다면

    “인턴씨, 인사 좀 하지” 과장님이 지적한다면

    “우리 인턴씨는 말수가 원래 적은가 봐요? 인사 정도는 해줘도 될 텐데….” 당신은 취업 전쟁 속에 ‘스펙’을 쌓아 가며 가까스로 일자리를 찾았다. 신분은 인턴. 정직원이 되려면 수습 기간 한 달을 거쳐야 한다. 부서 단체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김 과장이 이런 질문을 던졌다. 당신이 건넬 수 있는 답은 세 가지. ①답장 좀 못할 수도 있지. ②안녕하세요. ③죄송합니다. 모바일 게임 ‘메신저 신드롬’은 이렇게 시작한다. 무엇을 고르겠는가. 비정규직이나 인턴, 자취생 등의 애환을 담은 모바일 게임이 1030세대 사이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 말 출시돼 10만명 이상이 내려받은 ‘메신저 신드롬’이 그중 하나다. 인턴사원이 모바일 메신저로 대리에서 부장에 이르는 상사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정규직에 도전하는 설정이다. 일상에서 도피할 수 있는 박진감 넘치는 액션이나 환상적인 세계관은 없다. 역으로 지극히 현실적인 상황이 인기 요인이다.1.열망 게임에서라도 취직해 정규직 되고파 사회 초년생인 김지혜(28·가명)씨는 “게임을 하면서 선배에게 무심코 했던 말들이 건방지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면서 “사내 정치는 남의 일인 줄 알았는데 평소에 더 조심해서 말을 해야겠다”고 말했다. 취업준비생 박민준(26·가명)씨는 “게임 속 주인공과 비슷한 상황에서 퇴사했는데 그때 생각이 나서 게임을 하는 내내 심란하고 화가 치밀었다”고 말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과거 세대는 거대한 왕국을 만들고 왕이 되는 등 현실 세계와 동떨어진 게임을 즐겼지만 지금 세대는 지극히 현실적이고 사회를 풍자하는 게임을 만들고 즐기는 모습”이라면서 “답답한 현실의 탈출구이자 실패담까지 드러낼 수 있는 소신이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2. 현실 ‘업무미숙’ ‘겸업금지’ 게임에서도 해고 직장 생활을 다루는 게임들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 3~4년 전에는 계급 상승의 열망을 담은 게임이 쏟아졌다. 2015년 출시된 모바일 게임 ‘내 꿈은 정규직’은 구글 플레이스토어 기준으로 100만명 이상이 다운로드를 받았다. 취업 준비생이라는 출발점은 ‘메신저 신드롬’과 비슷하지만, 사장까지 승진이 가능한 점이 다르다. 물론 쉽지 않다. 작은 잘못에도 권고사직당하기 일쑤다. 서류에 ‘0’ 한 자만 잘못 써도 ‘업무미숙’이라는 이유로 잘리고, 월급이 적어 알바를 하다 걸리면 ‘겸업금지’로 잘린다. 모바일 게임 ‘자취생 게임’에는 시골에서 부모님 반대를 무릅쓰고 상경한 대학생이 플레이어다. 게임에서도 현실의 벽은 높다. 이른바 ‘인서울’(서울에 있는 대학에 합격하는 것)만 하면 탄탄대로일 줄 알았건만 등록금과 집세를 내기도 빠듯하다. 알바를 해서 돈을 벌거나 수업을 열심히 들어 장학금을 타야 하는데, 너무 그 일에만 매달리면 체력이나 재미가 줄어든다. 또 고통 지수가 올라가면 모든 욕구가 바닥나 병원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의욕적으로 일에 몰두하던 사람이 극도의 피로감을 호소하고 무기력해하는 ‘번아웃 증후군’과 비슷하다.3. 씁쓸 아등바등 뛰어도 ‘서민몬’ ‘산재몬’ 계급을 노골적으로 풍자하려고 과장된 설정을 쓰는 모바일 게임도 있다. ‘서민몬스터’는 ‘서민몬’을 잡으면서 물려받은 회사를 키워 나가는 ‘금수저 경영 시뮬레이션’을 콘셉트로 내세웠다. 산업재해를 당한 노동자 캐릭터는 ‘산재몬’이다. 게임은 “일을 하다 다치게 됐지만 제대로 보상받지 못했고 심지어 전처럼 빠르게 일하지 못한다며 해고를 당해 억울함이 많다”고 소개했다. ‘거지키우기’는 주인공 ‘거지’가 한푼 두푼 모으고 다른 사람을 고용하며 재산을 불리는 게임이다. 값비싼 미술품을 구입하거나 행성까지 정복하는 ‘사장 거지’가 될 수도 있다. ‘거지키우기’는 여러 시리즈로 출시됐는데 시리즈마다 다운로드 건수가 평균 50만회를 넘는다. 게임의 변화는 사회적 관심의 변화를 보여 준다. 4~5년 전에는 압축 성장이 끝나면서 경제적 불평등에 대한 관심이 컸다. 2016년 말 출시된 모바일 게임 ‘비 내리는 단칸방’은 비가 내리는 허름한 방 안에 혼자 있는 상대방에게 말을 걸거나 집을 꾸며 주는 게 전부였다. 최근 들어서는 직장 문화 개선과 개인의 심리적 안정 및 만족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담은 게임이 출시되고 있다. 박창호 숭실대 정보사회학 교수는 “흙수저, 금수저 같은 용어가 등장할 때의 게임은 계급 상승에 대한 욕구를 많이 반영했다”면서 “지금은 직장 내 갑질 문화에 대한 반발이 커지면서 인권에 대한 고민을 반영한 게임이 늘었다”고 짚었다. 김헌식 대중문화 평론가는 “이런 게임은 자신의 현실을 투영하고 소극적으로 저항하면서 대리만족을 느끼는 기능이 있다”고 평가했다.4. 공감 빗속 나홀로 캐릭터를 보며 왠지 위로 실제 게임 이용층은 30대보다는 대체로 10~20대가 많은 편이다. 게임 ‘비 내리는 단칸방’ 개발자는 “전체적으로 여성 이용자 비율이 높고 10~20대 이용자가 가장 많다”고 했다. 2년 전 고등학교 3학년 때 이 게임을 즐겼다는 대학생 이유정(21·가명)씨는 “빗속에서 혼자 앉아 있는 게임 속 주인공의 말을 들어 주면서 위로를 얻었다”고 말했다. 게임 개발자들이 대부분 본인의 삶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는 점도 특징이다. ‘내 꿈은 정규직’ 개발자는 수차례 실직을 겪은 뒤 이 게임을 개발했다. ‘메신저 신드롬’을 개발한 김명진(24) 피모뎁 공동대표는 처음 취업한 게임회사에서 주 90시간 넘게 일하면서 번아웃 증후군을 겪었다. 그는 퇴사를 결정하면서 회사에 대한 트라우마를 녹인 게임을 구상하게 됐다.5. 저항 게임에서라도 직장 갑질과 싸워 주길 문제의식이 게임 속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게임에서 무력감을 느끼는 경우도 적지 않다. 직장인 오종민(26·가명)씨는 “게임 속에서 정규직이 되기가 매우 어려웠고 수십 가지 이유로 사직을 당하기 일쑤였다”면서 “현실에서는 정규직이라는 것에 안도하면서 게임을 지웠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2월 공공 분야 갑질 근절 가이드라인을 내고 7월에는 직장 내 괴롭힘을 금지하는 내용으로 근로기준법(직장 내 괴롭힌 금지법)을 개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시민단체 ‘직장갑질 119’에 따르면 법 시행 후 직장인 10명 중 6명은 괴롭힘이 줄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특히 일반 사원급에서는 10명 중 3명만 변화를 느꼈다. 박점규 직장갑질119 운영위원은 “사회생활 게임을 하는 젊은이들이 많다는 것은 정규직 되기가 하늘의 별 따기인 사회의 슬픈 단면”이라면서 “20대 사원과 50대 부장이 서로를 이해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정부와 회사가 더 적극적으로 조직 문화를 개선해 가야 한다”고 꼬집었다. 개임 개발자들도 현실이 바뀌기를 바란다. ‘메신저 신드롬’에서 첫 관문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③죄송합니다’를 골라야 한다. 그 후에도 살아남으려면 끊임없이 선택을 해야 한다. 직장 상사의 비위를 맞추기만 하거나 순간적인 감정에 따라 행동하기만 하면 정직원이 되지 못하고 ‘게임 오버’가 된다. 주인공을 괴롭히는 아첨꾼 ‘이 과장’뿐만 아니라 사회 부조리에 관심 없는 ‘이 차장’과 묵묵히 자기 일만 하면서 직장 내 괴롭힘을 모른 척하는 ‘김 과장’까지 모든 등장인물이 ‘반면교사’다. 게임에는 조직원 모두가 적극적으로 직장 문화를 바꿔야 한다는 메시지가 녹아 있다. 김 대표는 “유저들은 불합리하다고 느끼면서도 정직원이 되려고 사회가 강요하는 답을 고르곤 한다”면서 “더 높은 지위와 권한을 가졌을 때 사회의 부조리함을 바꾸려고 노력해야 하고, 그 선택은 스스로의 몫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데스크 시각] 김우중과 최태원의 공통점/백민경 산업부 차장

    [데스크 시각] 김우중과 최태원의 공통점/백민경 산업부 차장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별세가 안타까운 점은 두 가지였다. ‘노오력’ 없이 부(富)를 물려받은 일부 재벌 3·4세가, 각종 ‘오물’(마약·갑질·폭행)을 금수저에 묻히는 것을 보고 있자니, 맨손으로 기업을 일군 그의 개척정신이 새삼 대조돼 보여서. 두 번째는, 그럼에도 결국 위기관리 실패로 수많은 가장을 실업자로 만들고 국민의 혈세를 끌어다 썼던 그의 ‘남겨진 부채’가 떠올라서. 공교롭게도 김 전 회장의 별세를 비롯해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재산분할 문제까지 최근 재계를 달군 두 가지 소식에는 공통점이 있다. 김 전 회장이 평범한 샐러리맨으로 시작한 것은 맞다. 하지만 그는 돈이 아닌, 물려받은 ‘부친의 인연’ 덕을 봤다. 그가 500만원으로 시작해 훗날 삼성과 어깨를 견주는 기업으로 대우그룹을 성장시키는 데 그의 아버지 김용하 전 제주도지사와 박정희 전 대통령의 관계가 다리가 됐다. 박 전 대통령은 김 전 지사의 대구사범학교 제자였다. 그 끈을 바탕으로 박 전 대통령은 김 전 회장이 사회생활을 시작할 때 멘토 역할을 했다. 박 전 대통령의 아들인 박지만 EG 회장이 지난 11일 김 전 회장의 빈소를 찾아 “(김 전 회장은) 아버지 박정희 대통령이 너무 좋아했던 기업인이라 자주 뵀다”고 말했던 것도 그런 맥락이다. 정부의 수출 진흥 정책과 중화학공업 육성 정책에 힘입어 대우그룹이 외연을 확장했던 것도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한강의 기적’이라는 고속성장 속에서 김 전 회장의 공로를 말할 때, 정경유착의 고리를 그 빛에 감춰진 그림자로 꼽는 게 이런 이유다. 결은 다르지만, 최태원 회장도 비슷한 배경을 갖고 있다. 최 회장은 2017년 부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게 이혼을 청구했는데 이를 반대해 오던 노 관장이 지난 4일 맞소송과 함께 재산분할을 청구하면서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두 사람은 서울올림픽이 열린 1988년, 노 관장의 부친인 노태우 전 대통령이 재임 중이던 청와대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SK그룹의 전신인 선경그룹이 정부가 선정하는 이동전화 사업자로 뽑혔다가 ‘사돈 선물’ 논란으로 사업권을 반납했던 일화도 유명하다. 그 시절 선경은 급속한 성장을 이뤘지만 동시에 ‘특혜 시비’ 꼬리표를 달고 다녀야 했다. 이를 반영하듯 노 관장은 남편의 재산 형성에 대한 자신과 친정의 기여도를 근거로 최 회장의 SK 지분 중 42.3%(1조 4000억원 상당)를 ‘재산분할 청구액’으로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대통령이 SK그룹의 재산 증식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공론화했다는 얘기다. 결국 노 관장이 ‘정권의 힘’으로 대변되는 ‘아버지의 도움’을 얼마나 입증하느냐에 따라서 소송 과정 중에 정경유착의 실체가 드러날 수 있다. 당시 국가 주도의 개발 전략을 펼쳤던 정치 상황을 떠올리면 기업가에게만 책임을 물을 일은 아니지만, 한국 재벌 역사의 어두운 단면이 일정 부분 공개된다는 의미라 입맛이 쓰다. 한 전직 장관은 김 전 회장을 이렇게 회상했다. “한국경제 발전 초창기에 혜성같이 나타나 홀로 기업을 일군 개척자이지만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도 ‘시스템’이 아니라 ‘개인’이 끝까지 기업을 끌고나갔던 것이 문제였던 것 같다”고. 여기서 우리는 선택할 수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생전 김 전 회장이 강조했던 “두려워 말고 새로운 길을 찾으라”던 그 말처럼. 그의 굴곡진 삶에서 어느 입김에도 휘둘리지 않고 경영의 정도를 걷는 길을 배울지, 시스템이 아닌 관계에 의존한 ‘정경유착’이라는 지름길을 배울지. 선택은 남아 있는 우리의 몫이다. white@seoul.co.kr
  • ‘머니게임’ 고수 스틸컷 공개 “조각 외모 뚫고 나오는 단단 눈빛”

    ‘머니게임’ 고수 스틸컷 공개 “조각 외모 뚫고 나오는 단단 눈빛”

    tvN 새 수목드라마 ‘머니게임’의 주인공 고수의 첫 촬영 스틸이 공개됐다. 이와 함께 고수가 촬영 중반부를 넘어선 ‘머니게임’ 현장의 분위기를 직접 전해 이목을 집중시킨다. 2020년 1월 첫 방송 예정인 tvN 새 수목드라마 ‘머니게임’(연출 김상호, 극본 이영미, 제작 제이에스픽쳐스, 기획 스튜디오드래곤)은 대한민국의 운명이 걸린 최악의 금융 스캔들 속에서 국가적 비극을 막으려는 이들의 숨 가쁜 사투와 첨예한 신념의 대립을 그린 드라마. ‘봄이 오나 봄’, ‘아랑사또전’, ‘화정’ 등 다양한 장르에서 연출력을 인정받은 김상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데 이어 ‘반박불가 연기파 배우’ 고수(채이헌 역)-이성민(허재 역)-심은경(이혜준 역)이 의기투합하면서 2020년 포문을 열 믿보드라마의 탄생을 기대케 하고 있다. 이중 고수는 대한민국 최고 경제학자의 아들이지만 스스로 인정받기 위해 금수저임을 숨기고 묵묵히 소임을 다하는 경제관료 ‘채이헌’을 맡아 강직한 카리스마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이 가운데 ‘머니게임’ 측이 12일, 고수의 첫 촬영 스틸을 공개해 이목을 집중시킨다. 공개된 스틸 속 고수는 소신파 경제관료 ‘채이헌’으로 완벽하게 변신한 모습. 자로 잰 듯한 슈트핏이 고수의 조각 같은 외모를 한층 돋보이게 만든다. 무엇보다 고수의 강렬한 눈빛이 보는 이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는다. 뜨겁고 단단한 ‘내면의 힘’이 고수의 두 눈을 통해서 고스란히 전해지는 것. 이에 깊이 있는 연기로 매 작품 시청자들의 기대치를 뛰어넘어온 고수가 ‘머니게임’을 통해 어떤 모습을 선보일지 관심이 집중된다. 한편 올 여름부터 ‘머니게임’ 촬영에 매진하고 있는 고수는 “드라마 내용이 정말 좋고 촬영을 하면 할수록 재미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주어진 씬을 더 재미있고 의미있게 소화할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촬영에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고수는 “채이헌 캐릭터를 연기할 때 허구적인 인물이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사람으로 느껴질 수 있도록 신경을 쓰고 있다. 나아가 애국심과 책임감, 확고한 신념이 있는 멋진 사람이자 소신 있는 관료 ‘채이헌’을 보여드릴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해 ‘머니게임’을 기다리는 시청자들의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렸다. 2020년의 포문을 강렬하게 열 드라마 tvN ‘머니게임’은 2020년 1월에 첫 방송 될 예정이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VIP’ 장나라 표예진, 1대1 엘리베이터 대치 현장 포착 ‘긴장감 UP’

    ‘VIP’ 장나라 표예진, 1대1 엘리베이터 대치 현장 포착 ‘긴장감 UP’

    ‘VIP’ 장나라-표예진이 점입가경 ‘1대 1 엘리베이터’ 대치 현장으로 긴장감을 드리운다. 장나라-표예진은 SBS 월화드라마 ‘VIP’에서 각각 ‘당신 팀 남편 여자’의 실존 여부를 알아차리고 지옥행 흑화를 선택한 나정선 역과 부사장(박성근)의 혼외자식으로 밝혀지면서 흙수저 인생에서 단박에 금수저 로드를 밟게 된 온유리 역을 맡았다. VIP 전담팀 차장, 막내 사원으로 만났던 두 사람은 프라이빗 스캔들로 인해 아슬아슬한 상하 관계를 선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지난 방송에서 나정선은 박성준(이상윤) 차량 블랙박스를 통해 ‘당신 팀 남편 여자’가 온유리라는 것을 알아차리게 됐던 상태. 이후 나정선은 중차대한 업무를 맡았지만, 부족한 업무 실력에 죄송함을 전하는 온유리에게 부사장의 혼외자식이라서 얻게 된 특혜라는 것을 꼬집었다. 이어 “착한 사람까지 하고 싶은 거 같은데 그런 거 그만하죠. 더 불편해서요”라며 서슴없는 일침을 날렸고, 또한 부사장 내외와의 식사에서 박성준, 온유리의 관계를 폭로하는 예측 불가 행보를 그렸다. 이와 관련 장나라-표예진이 1평 남짓 공간에서 일촉즉발 기싸움을 펼친다. 극중 나정선과 온유리가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치는 장면. 두 사람만이 존재하는 공간에 숨 막히는 정적만이 흐르는 가운데, 나정선은 온유리가 입을 떼자 뒤돌아 얼굴을 마주한다. 이어 서슴없는 독언을 쏟아내는 나정선, 이전과는 달리 이를 반박하고 나선 온유리가 불꽃 튀는 공방전을 펼치면서 두 사람이 나눈 대화가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장나라-표예진의 일촉즉발 엘리베이터 장면은 지난 8월 경기도 고양시 일산에 위치한 세트장에서 진행됐다. 엘리베이터 안과 밖에 각각 위치해 리허설을 진행하던 두 사람은 문이 열릴 때마다 서로에게 각종 애교와 표정을 지어 보여 현장을 화사하고 훈훈하게 물들였다. 이어 촬영이 시작되자 두 사람은 직전에 보여줬던 자매 케미는 잠시 넣어둔 채 캐릭터가 처한 격정적인 감정을 터트리며 범접할 수 없는 분위기를 내뿜었다. 이후 감독의 OK 사인이 떨어지자, 장나라는 표예진의 흐트러진 머리를 정돈해주는가 하면 눈물을 닦아주고 위로, 두 사람의 열연에 숨죽이고 있던 현장의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제작진 측은 “장나라, 표예진은 극한의 감정을 토해내는 어렵고 힘겨운 캐릭터를 두 사람의 깊은 신뢰에서 뿜어내는 최강 합으로 이뤄냈다”며 “어김없이 휘몰아치는 전개력을 펼칠, 9일 방송될 11회에도 많은 기대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SBS 월화드라마 ‘VIP’는 매주 월, 화요일 밤 10시에 방송된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씨줄날줄] 공기업의 무개념 홍보/장세훈 논설위원

    [씨줄날줄] 공기업의 무개념 홍보/장세훈 논설위원

    공기업들이 홍보를 위해 내놓은 광고가 잇따라 도마에 오르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이른바 ‘흙수저·금수저’ 논란을 부추기는 옥외 광고로 비판을 받았다. 광고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대화 형식을 빌려 한 사람이 “너는 좋겠다. 부모님이 집 얻어 주실 테니까”라고 하자, 다른 한 사람이 “나는 네가 부럽다. 부모님 힘 안 빌려도 되니까”라고 답하는 내용이 담겼다. 애초 취지는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게 공급하는 공공임대주택인 행복주택을 홍보하는 데 목적이 있었다. 하지만 온라인을 중심으로 금수저 청년이 흙수저 청년을 조롱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졌다. 논란이 확산되자 LH는 지난 3일 사과와 함께 해당 광고물을 모두 철거했고 새 광고를 제작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달 말에는 한국관광공사가 내놓은 홍보 영상이 일제강점기 미화 논란에 휩싸였다. 관광공사의 일본 오사카 지사는 일본 관광객 유치를 위해 1900년대 초 개화기 시대 서울의 모습을 배경으로 한 홍보 영상을 제작했다. 현지에서 유행인 ‘뉴트로’(새롭다는 단어 NEW와 복고를 뜻하는 RETRO의 합성어)를 반영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영상에 등장하는 ‘경성’이라는 간판과 ‘해방촌 108계단’ 등이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경성은 일제강점기에 일본이 지은 서울 이름이고, 해방촌 108계단은 일제가 신사 참배를 위해 조성한 길이기 때문이다. 논란이 커지자 관광공사 측은 결국 해당 영상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물론 논란과 파격의 광고 캠페인으로 주목받는 민간기업도 적지 않다. 광고 자체가 화젯거리가 되기도 한다. 전 세계적으로 베네통이 대표적이다. 다양한 인종의 남녀 누드모델들이 서로 팔짱을 낀 장면, 에이즈로 죽어가는 환자와 가족, 흑인 여성의 젖을 먹는 백인 아기, 오염된 바다에서 기름으로 범벅이 된 물새, 연인처럼 키스하는 이명박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합성사진 등 파격적인 이미지의 효과를 극대화해 유명하다. 이러한 광고 캠페인은 베네통의 기업 가치 상승으로 연결되기도 했다. 반대로 최근 ‘위안부 조롱’ 논란을 낳은 일본 의류 기업 유니클로의 광고는 일본 제품 불매 운동에 기름을 붓는 역할을 했다. 공기업과 민간기업을 동일 선상에서 비교할 순 없는 일이다. 민간기업과 달리 공기업의 소유권자는 정부로 대표되는 국민이다. 국민 생활의 기초재가 주요 사업 분야다. 공기업으로서는 사회적 가치가 그만큼 중요할 수밖에 없다. 흙수저·금수저 논란, 일제강점기 미화 논란 등은 철저히 피해 가야 할 가치다. 광고에 파격보다 절제를, 논란거리보다 진솔함을 담아내야 한다. shjang@seoul.co.kr
  • ‘99억의 여자’ 조여정 VS 오나라, 부부동반 식사 포착 ‘묘한 텐션’

    ‘99억의 여자’ 조여정 VS 오나라, 부부동반 식사 포착 ‘묘한 텐션’

    첫 방송을 앞둔 ‘99억의 여자’에서 조여정과 정웅인, 그리고 오나라와 이지훈 두 커플의 수상한 만남을 포착했다. 오늘 12월 4일 오후 10시 첫 방송되는 KBS 2TV 수목드라마 ‘99억의 여자’(극본 한지훈, 연출 김영조)는 99억을 손에 쥔 여자가 세상과 맞서 싸우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 극 중 조여정은 99억을 손에 쥔 여자 ‘정서연’ 역을, 정웅인은 그의 남편이자 피해의식에 사로잡혀 아내를 괴롭히는 ‘홍인표’ 역을 맡았다. 또한 오나라는 정서연의 친구이자 모태 금수저 운암재단 이사장인 ‘윤희주’ 역을, 이지훈은 그의 남편이자 재벌가 사위로 살아남기 위해 실속을 챙기는 인물 ‘이재훈’ 역을 연기한다. 공개된 사진에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 은근한 서늘함이 느껴지는 네 사람의 모습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식사자리를 함께하는 네 사람 속에서 홍인표만 연신 밝은 표정으로 희주부부에게 말을 건네는 반면, 옆자리의 서연(조여정 분)은 불편한 듯 안색이 어둡다. 그런 서연과 인표를 바라보는 희주와 재훈의 모습도 수상하다. 새침한 표정으로 은근한 미소를 유지하는 희주의 표정에 묘한 긴장감이 느껴진다. 오늘 1회 방송을 앞두고 공개된 조여정-정웅인-오나라-이지훈 두 커플의 묘한 텐션이 느껴지는 의미심장한 만남은 극중 두 부부의 관계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 일으키며 오늘 첫 방송에 대한 기대감을 증폭시킨다. KBS 2TV 수목드라마 ‘99억의 여자’는 오늘, 12월 4일 수요일 오후 10시 첫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조여정X김강우X오나라 ‘99억의 여자’, 첫방 앞두고 관전포인트 공개

    조여정X김강우X오나라 ‘99억의 여자’, 첫방 앞두고 관전포인트 공개

    KBS2TV 새 수목드라마 ‘99억의 여자’가 4일(오늘) 오후 10시 첫 방송을 앞두고 기대감을 고조시키는 관전포인트를 공개해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드라마 ‘99억의 여자’(극본 한지훈, 연출 김영조)는 우연히 현금 99억을 손에 쥔 여자가 세상과 맞서 싸우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 조여정, 김강우, 정웅인, 오나라, 이지훈 등 연기라면 믿고보는 배우들의 합류로 뜨거운 화제를 모았으며, ‘개와 늑대의 시간’ ‘불야성’ 등 선 굵은 작품들을 집필한 한지훈 작가와 ‘신데렐라언니’ ‘장영실’ ‘오 마이 금비’ 등을 연출한 김영조 감독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았다. 첫 방송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드라마 ‘99억의 여자’의 관전포인트를 살펴보자. # 99억의 여자, 제목부터 궁금해! 왜 99억일까? 먼저 ‘99억의 여자’라는 제목이 시선을 끈다. 무엇보다 현금 99억이라는 돈이 호기심을 자극하며 ‘100억도 아닌 왜 99억일까?’에 대한 궁금증이 드라마를 지켜보게 만든다. 매주 많은 사람들이 로또를 사고 인생 역전을 꿈꾸지만 당첨 확률은 희박하다. 하지만 사람들은 단 1%의 희망을 꿈꾸며 로또를 사고 행운을 기대한다. 여기, 희망 없는 삶을 버텨가던 한 여자에게 로또 따위 비교 되지 않는 기회가 찾아온다. 그 기회를 손에 넣는 인물이 바로 극중 조여정이 연기하는 ‘정서연’이다. 그녀의 손에 주어진 누구나 부러워할 단 한번의 기회, 현금 99억이라는 돈의 실체는 무엇인지, 현금 99억을 둘러싸고 일어나는 스릴 넘치는 사건들이 드라마를 더 지켜보게 만드는 첫 번째 관점 포인트다. # 역대급 믿고 보는 배우들의 캐릭터 일체화 2019년 하반기 최고의 기대작으로 ‘99억의여자’가 주목받는 것은 연기내공이 탄탄한 믿고 보는 배우들이 합류했기 때문. 조여정, 김강우, 정웅인, 오나라, 이지훈 등 주목받는 연기파 배우들을 비롯해 길해연, 김병기, 서현철 등 관록의 베테랑 배우들이 대거 출동한다. 조여정은 절망적인 현실과 싸우며 강해져야 하는 여자 ‘정서연’을 맡아 전작들과는 색다른 연기변신을 보여준다. 김강우는 ‘미친소’라는 별명으로 불리던 전직형사로 동생의 죽음의 비밀을 파헤치는 남자 ‘강태우’로 변신해 섬세하면서도 카리스마있는 연기를 보여줄 예정이다. 또한 정웅인은 전작의 악연연기를 뛰어넘는 강렬한 인물 ‘홍인표’ 역을 맡아 ‘악역의 진수’를 보여줄 예정이며 오나라는 모태 금수저 ‘윤희주’역을 맡아 전작에서는 볼 수 없었던 얼음처럼 냉정한 인물을 연기한다. 이지훈은 재벌가 사위로 생존을 위해 상황에 따라 변하는 카멜레온 같은 인물 ‘이재훈’ 역으로 변신할 예정이어서 더욱 이목을 집중시킨다. 이처럼 이름만으로도 기대감을 높이는 배우들이 극중 존재감들이 확실한 캐릭터들을 통해 어떤 연기를 보여줄지 지켜보는 것만으로 ‘99억의 여자’를 보는 재미가 배가될 것이다. #스릴 넘치는 사건 전개, 공감가는 스토리 ‘99억의 여자’는 첫 회부터 스펙타클한 전개가 이어질 예정이다. ‘99억의 여자’는 현금 99억을 손에쥔 후 절망을 견디며 살던 여자가 비로소 비루한 현실과 맞서고, 비정한 욕망을 직시하며, 적폐를 소탕해나가는 통쾌하면서도 가슴저린 이야기가 스펙타클하게 펼쳐진다. 평생 뼈저리게 고독했고 누구에게도 사랑받지 못했던 한 여자가 99억을 지키는 싸움을 통해 스스로 강해지고 거듭나는 이야기를 통해 시청자들은 그녀에게 공감하고 통쾌한 카타르시스를 느끼며 아낌없는 응원을 보내게 될 것이다. KBS 2TV 새 수목드라마 ‘99억의 여자’는 12월 4일 수요일 오후 10시에 첫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금수저도 부러워하는 행복주택? LH 광고 논란

    금수저도 부러워하는 행복주택? LH 광고 논란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논란이 된 행복주택 광고를 빠른 시일 내에 교체하겠다고 밝혔다. LH는 지난 1일 서울 시내 대학가 버스정류장에 행복주택 광고를 시작했다. 행복주택이 청년과 신혼부부 등 주거약자를 대상으로 하는 공공주택 정책인 만큼 광고는 젊은 층의 관심을 끄는 SNS 대화로 구성됐다. A는 “너는 좋겠다. 부모님이 집 얻어 주실 테니까”라고 말하고 친구 B는 “나는 네가 부럽다. 부모님 힘 안 빌려도 되니까”라고 답하는 내용이다. 광고는 “내가 당당할 수 있는 家! 행복주택. 대한민국 청년의 행복을 행복 주택이 응원합니다”라는 문구로 마무리된다. 반응은 냉담했다. 광고가 노출된 지 하루 만에 주요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이 광고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네티즌들은 “금수저도 부러워하는 흙수저의 행복주택” “멕이는거 아니냐” “‘너는 그런데나 살아야지’ 같은 느낌이다” 등의 댓글을 달았다. 광고를 만든 이의 의도가 불쾌하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그 중에는 행복주택조차 수천만원의 전세 보증금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한 네티즌은 “월세 6만원이라고 홍보하지만 전세 2000만~4000만원을 껴야 그 정도다. 부모 힘을 빌리지 않을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18세가 부모 돈으로 강남 11억 집 샀다… 532건이 ‘금수저 증여’

    18세가 부모 돈으로 강남 11억 집 샀다… 532건이 ‘금수저 증여’

    친족 6명 1억씩 분할 증여… 세금 낮춰 8~9월 매매 계약 중 1536건 대상 조사 강남 4구·마용성, 의심사례 절반 육박 편법 증여 의심, 국세청 통보 세부 검증 내년 2월 상시조사팀 실시간 모니터링 #1. 올해 18세 미성년자인 A는 지난 8월과 9월 사이에 11억원 상당의 서울 서초구 아파트를 장만했다. A는 원 집주인에게 임대보증금 5억원에 세를 준 뒤 부모와 조부모 등 친족 6명으로부터 각각 1억원씩 총 6억원을 분할 증여받아 대금을 치렀다. 그러나 A에 대한 증여가 사흘에 걸쳐 순차적으로 진행됐다는 사실이 실거래 합동조사팀의 조사 결과 포착됐다. 조사팀은 실제로는 부모가 6억원 전부를 A에게 증여한 것이지만 다른 친족을 동원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6억원을 증여할 때 증여세율은 30%이지만 1억원으로 쪼개지면 세율은 10%로 낮아진다는 점을 노렸다는 것이다. 조사팀은 A가 편법·분할 증여와 투기 목적으로 아파트를 구입했다고 보고 국세청에 통보했다. #2. 40대 남성 B는 같은 기간 서울 용산구의 고급 주상복합 아파트를 26억원에 매입했다. 부모가 다른 주택을 담보로 받은 개인사업자 대출 6억원을 빌려 자신 명의의 은행 대출 11억원 등을 더해 자금을 마련했다. 문제는 부모가 6억원을 사업 용도로 빌렸다는 점이었다. 조사팀은 부모가 대출 용도를 어긴 것으로 보고 국세청과 금융위원회 등에 통보해 대출 관련 내용을 조사하도록 했다. 대출금을 원래 목적과 다르게 유용한 것으로 최종 확인되면 대출약정 위반으로 대출금이 회수된다. 28일 국토교통부와 행정안전부, 금융위원회, 서울시, 금융감독원 등으로 구성된 실거래 합동조사팀이 올해 8, 9월 서울의 아파트 거래를 집중 조사한 결과 565건의 증여세 탈루와 대출규정 위반 의심 사례를 적발했다. 이들은 국세청과 금융위 등의 추가 조사를 받게 된다. 이번 조사는 8, 9월 서울에서 이뤄진 아파트 거래 2만 8140건 중 편법 증여 등이 의심되는 거래 2228건을 추린 뒤 매매 계약이 완결된 1536건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위반 의심 사례 565건의 대다수인 532건은 부모와 친인척으로부터 편법으로 돈을 물려받는 등의 방법으로 아파트 구입 자금을 조달한 사례였다. 정부는 이들 사례를 국세청에 통보해 세무 검증이 이뤄지게 할 방침이다. 이 밖에 대출 규정에 어긋나거나 과태료를 피해기 위해 계약일을 속인 사례가 각각 23건, 10건이었다. 편법증여 532건을 지역별로 살펴보면 송파(53건), 서초(51건), 강남(38건), 강동(26건) 등 강남 4구가 168건(31.6%)에 달했다. 마포(29건)·용산(27건)·성동(32건) 등 ‘마용성’ 지역은 88건이었다. 강남 4구와 마용성에서 통보된 건만 전체의 48.1%인 256건이었다. 집값 상승세가 만만찮은 동작(38건), 양천(35건) 등에서도 통보 건이 많았다. 금액별로는 1536건 중 570건(37.1%)이 9억원 이상으로 나타났다. 이번에 적발된 사례의 대부분은 부모와 형제 등으로부터 수억원의 자금을 무이자로 빌린 것이었다. 세무 당국은 가족 간에 주택 구입 자금을 보태 주는 것은 엄연한 증여 행위이기 때문에 국세청에 신고하고 증여세를 내야 한다는 입장이다. 부모·자식 간에도 차용증을 쓰고 시장 수준에 맞는 이자도 주고받아야 국세청에 차용 관계를 소명할 수 있다. 김영한 국토부 토지정책관은 “이번에 조사를 마치지 못한 의심 거래에 대해선 내년 초까지 조사를 마무리할 것”이라면서 “내년 2월부터는 실거래상설조사팀을 구성해 실시간으로 거래 상황을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정시 확대하며 수업 혁신은 모순… 따뜻한 아이스 커피 마시는 격”

    “정시 확대하며 수업 혁신은 모순… 따뜻한 아이스 커피 마시는 격”

    교사들 “공교육, 문제풀이 학원 전락” 교총 “학종 의미 퇴색… 교육활동 위축” 입시업체 “강남권 정시 확대 환영할 것” 취약계층 학생들 수능 준비 어려워질 듯 학부모단체 “정시 50%까지 더 늘려야”“학생부종합전형(학종)의 공정성이 확보될 때까지 정시 확대는 불가피하다. 하지만 고교학점제는 변함없이 추진된다.” 28일 교육부의 ‘대입 공정성 강화 방안’ 발표를 본 한 교육대학 교수는 “‘따뜻한 아이스아메리카노’ 같다”고 촌평했다. 학종과 수능 중 어느 게 더 ‘금수저’ 전형인지 판단하기 어렵다면서도 학종 공정성의 문제를 들어 정시를 확대하고, 그러면서 ‘수업 혁신’을 논한다는 일련의 발표 내용에 모순이 아닌 지점을 찾기 힘들다는 것이다.정시 비율을 50% 가까이로 끌어올리는 이번 방안은 학종 축소와 학생부 교과전형 확대와 맞물려 있어, 사실상 대입제도의 틀을 수능과 내신성적 중심으로 재편한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 주요 대학에 한정’, ‘전형 간 균형’이라는 교육부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교육계에 던지는 ‘정시 확대’의 신호는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의 한 일반고 교장은 “최근 입학설명회에서 정시가 확대돼도 30%에서 소폭 늘어나는 것이어서 우리 학교로 진학해 학종에 대비해도 기회는 충분하다고 홍보했다”면서 “정시가 40% 이상으로 확대된다니 학부모들을 설득할 방법이 사라졌다”고 토로했다. 현장 교사들로 구성된 교원단체들은 이날 정부 대책을 일제히 비판했다. 정시 확대와 학종 축소로 수업 혁신이 위축되고 학교가 문제풀이 수업으로 내몰릴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논평을 통해 “교육계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정시 확대를 결정한 것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면서 “토론과 협력의 학교 문화를 만들어 온 소중한 노력을 무위로 돌리는 퇴행적 결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시 확대에 손을 들었던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조차 “학종의 의미를 퇴색시키고 학생의 다양한 교육 활동을 위축할 대입 개편”이라며 “지난해 공론화 결정을 파기하고 정권의 입맛에 따라 대입제도를 흔들었다”고 비판했다.반면 정시 확대를 줄곧 주장해 온 학부모단체들은 “40%는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정시확대추진학부모모임은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무늬와 말로만 정시 확대일 뿐”이라면서 “학종을 폐지하고 자유한국당이 발의한 ‘정시 50% 이상’ 법안을 통과시켜라”고 주장했다. 공정사회를 위한 국민모임도 “당장 정시 비중은 50%까지 확대하고 중장기적으로는 80% 이상으로 늘려야 했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이날 수능과 학종 중 어느 방식이 지역과 소득, 고교 유형 등에 따라 불공정한지에 대한 판단을 유보했다. 그러나 정시 확대가 수능 사교육에 불을 지피고 대치동 등 ‘교육 특구’로 학생들을 몰리게 한다는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입시업계에서는 정시 확대로 수능 사교육이 ‘호황’을 맞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시 확대가 자사고와 외고에 대한 선호도를 높이고 학종 등 수시에 집중하는 일반고 선호도를 낮출 가능성도 높다. 교육부는 ‘금수저에게만 유리한 입시안을 뜯어고치겠다’고 공언했지만 정작 저소득층·농어촌 및 지역의 학생들에게는 별 실익이 없다는 분석도 있다. 사교육을 받기 어려운 취약계층 학생들은 수능 대비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다. 정부는 대학별 기회균형전형 비율을 10% 이상으로 의무화하겠다고 했지만 현재도 9~11% 선이다. 학생부 교과전형이 일반고에 비교적 유리하다는 점에서 지역균형선발을 교과전형으로 운영하도록 했지만, 내신 성적이 ‘전교권’인 학생들만 지원 자격을 얻을 수 있어 내신 사교육에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의 학생들만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근본적으로 문재인 정부가 출범 뒤 세 차례나 대입을 개편하면서도 별다른 교육 철학 없이 여론에만 휩쓸렸다는 게 가장 비판받는 지점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국정과제로 수능의 힘을 빼는 ‘수능 절대평가화’를 내걸었다. 하지만 불과 2년여 만에 ‘조국 사태’로 악화된 여론을 달래기 위해 수능에 힘을 실어 줬다. ‘대학 서열화 해소’를 국정과제로 내세웠던 문 대통령과 교육부가 직접 ‘서울 주요 대학’을 꼽으면서 사실상 대학 서열을 인정하는 모순에 빠지기도 했다. 논의 결정 과정이 철저히 베일이 가려졌던 점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많다. 이번 논의는 당정청 협의회와 여당 내 교육 공정성 강화 특위가 주도했다. 협의체 내에 현직 교사 등 공교육계 인사는 없는 반면 사교육업계 스타 강사이자 대형 학원의 2대 주주였던 인물이 포함되면서 일각에서는 정부가 공교육은 ‘패싱’한 채 사교육업계의 논리에 휩쓸린 게 아니냐는 비판까지 나온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VIP’ 신재하. 표예진 이어 반전의 주인공 ‘금수저 부모’

    ‘VIP’ 신재하. 표예진 이어 반전의 주인공 ‘금수저 부모’

    신재하가 이상윤의 동영상을 보고 경악했다. 26일 SBS 월화드라마 ‘VIP’(극본 차해원/연출 이정림)에서 VIP 전담팀 신입사원 마상우로 열연 중인 신재하가 금수저로 밝혀졌다. VIP 전담팀 사고연발 신입사원 마상우는 알고보니 VIP 고객을 부모로 둔 금수저였다. 마상우는 행사장을 찾아온 부모에게 “아는 척하지 말라”고 당부했고, 부모는 “네가 무슨 홍길동이냐? 아버지를 아버지라고 부르지 못하게? 박팀장은 알 텐데? 팀장은 인사기록 봐서 알 수 있지”라고 말했다.마상우는 그런 부모를 “아무튼 빨리 가세요. 사람들 보기 전에”라며 등 떠밀고 박성준(이상윤 분)을 만나러 갔다. 박성준이 자리를 비우고, 박성준의 컴퓨터만 켜져 있자 마상우는 본인의 인사기록이 있는지 알아보려 그 컴퓨터를 뒤지다가 동영상 하나를 발견했다. 마상우는 “팀장님 남자네”라며 동영상을 보다가 경악했다. 마상우가 박성준의 컴퓨터에서 발견한 영상의 정체에 궁금증이 실렸다. 이어 마상우는 같은 차량을 탄 박성준 나정선(장나라 분) 부부에게 의미심장한 시선을 던지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이날 박성준이 나정선과 당신 팀 남편 여자로 추측되는 인물의 문자를 동시에 받은 가운데, 결국 운전대를 돌려 만나러 간 사람이 ‘당신 팀 남편 여자’ 온유리(표예진)라는 사실이 밝혀지며 극 전체를 뒤흔들었다. 사진 = 서울신문DB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사설] 끊어진 계층 사다리에 국민 절망 깊어 간다

    열심히 살면 내일이 오늘보다 나을 것이라는 희망은 강건한 사회를 만드는 씨앗이다. 그런 맥락에서 통계청의 ‘2019 사회조사’ 결과를 보자면 암담함을 떨치기 어렵다. 자식 세대의 계층 상승 이동 가능성에 대해 ‘더 높아질 것’이라고 답변한 사람은 28.9%에 그쳤다. 우리 국민 10명 중 7명이 자신의 자식이 계층 상승을 할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금수저, 흙수저 등의 자조 섞인 말들이 괜히 확산한 게 아니었다. 이번 조사에서 자식 세대의 계층 이동 가능성에 대한 긍정 답변은 2년 전보다 0.4% 포인트 줄었으며, 10년 전보다는 무려 20% 포인트나 급감했다. 아무리 노력한들 자식들이 나보다 더 잘살 수 있다는 기대를 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자신이 상층이라고 생각할수록 본인과 자식 세대의 계층 이동 가능성을 높게 봤고, 그 반대 경우는 낮게 봤다. 현실만큼이나 인식에서도 ‘수저계급론’이 빠르게 뿌리내리고 있다는 방증이다. 끊어진 계층 이동 사다리는 사회의 활력을 심각하게 저해시킨다는 점에서 방치할 수 없는 사회악이다. 젊은이들 사이에서 ‘헬조선’이라는 용어가 일상 언어로 굳어지는 세태야말로 노력의 결과를 얻을 수 없어진 우리 사회의 한 단면으로 읽어야 한다. 부모의 경제력이 그대로 자식의 미래를 결정짓는 참담한 실제 사례들이 사회지도층 인사들 사이에서 끊임없이 불거지고, 치솟는 아파트값과 부동산 광풍 속에서 ‘부동산=사다리’라는 인식이 팽배한 현실이다.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는 현상은 계층 이동 사다리가 무너진 실상과 결코 동떨어진 이야기일 수 없다. 통계청의 현실 조사는 정부의 정책에 다각도로 스며들어 계층 고착화를 완화하는 장치로 활용돼야 의미가 있다. 정부와 정치권은 사회 양극화를 해소할 정책을 개발하고 추진하는 데 전력해야 한다. 사다리가 복원된 사회여야 희망을 말할 수 있다.
  • 국민 28%만 “자식세대, 사회·경제적 지위 상승” 무너지는 계층 사다리… 확산되는 ‘수저 계급론’

    국민 28%만 “자식세대, 사회·경제적 지위 상승” 무너지는 계층 사다리… 확산되는 ‘수저 계급론’

    낙관적 전망, 10년 전보다 19%P 급감 48% VS 21%… 금수저·흙수저 격차도“내 자식만큼은 나보다 더 잘 살겠지….” 부모라면 누구나 갖고 있기 마련인 희망사항이다. ‘계층 상승의 사다리’는 개인에게는 당장의 고된 삶을 버티게 하는 원동력이자 사회가 건강하게 굴러 돌아갈 수 있는 요인이다. 그러나 ‘자식 세대의 계층 상승 가능성이 높다’고 본 이들이 10년 전 절반 수준에서 지금은 4분의1가량으로 쪼그라들었다. ‘개천용’에 대한 희망이 줄어든 자리를 체념이 채우는 사회적 병리 현상이 그만큼 커졌다는 뜻이다. 통계청은 25일 이런 내용의 ‘2019 사회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복지·사회참여 등 10개 사회 지표를 5개씩 나눠 2년 주기로 조사한다. ‘자식 세대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응답한 비중은 28.9%를 기록했다. 가장 최근 조사였던 2017년(29.5%)보다 0.6% 포인트 하락했다. 2009년 48.3% 대비 19.4% 포인트 급감했다.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자식 세대에 대물림된다는 ‘수저 계급론’이 확산된 결과로 보인다. ‘본인 세대에서 계층 상승 가능성이 높다’고 본 비중은 2년 전과 동일한 22.7%를 기록했지만 10년 전(37.6%) 이후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른바 ‘금수저’일수록 미래를 낙관적으로 본 반면 ‘흙수저’일수록 비관적으로 여기는 비율이 높았다. 스스로 ‘상층’이라고 답한 응답자 중 48.6%는 ‘자녀 세대에서 계층 상승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답했다. 반면 이 비율은 ‘중층’에선 33.1%, ‘하층’에서는 21.5%로 급락했다. 이런 추세는 최근 부동산 가격 폭등 등으로 자산 격차가 커지는 동시에 소득 격차도 더욱 벌어지면서 자포자기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는 점을 반영한다. 실제로 소득 상위 20%(5분위) 가구의 평균 소득을 소득 하위 20%(1분위) 가구의 평균 소득으로 나눈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3분기 기준으로 2015년 4.46배에서 올해 5.37배로 벌어졌다. 김진방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는 “계층별 격차가 벌어질수록 계층 간 이동도 어려워진다”면서 “교육 기회와 재정의 재분배 기능 확대 등으로 소득을 재분배하려는 노력이 더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 사회의 생활 여건이 좋아졌다’는 응답은 48.6%로, 2017년(41.1%)보다 7.5% 포인트 높아졌다. ‘사회보장제도가 좋아졌다’는 응답이 2년 전 45.9%에서 올해 60.8%로 크게 늘었다. 문재인 정부의 포용적 복지정책에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다만 최근 경기 부진을 반영하듯 향후 경기 전망에 대해선 부정적이었다. ‘내년에 가구의 재정 상태가 나빠질 것’이라고 응답한 이는 22.2%로, 2년 전보다 2.8% 포인트 증가했다. ‘좋아질 것’이란 응답은 23.4%로 3.1% 포인트 줄었다. 일과 삶의 균형을 우선하는 인식도 강화되는 추세다. ‘일을 우선한다’는 응답 비중은 42.1%로 2년 전 조사(43.1%)보다 1.0% 포인트 낮아졌다. ‘가정을 우선한다’는 비율도 13.7%로 0.2% 포인트 줄었다. 반면 ‘둘 다 비슷하다’는 답변 비중은 44.2%로 1.3% 포인트 상승해 ‘워라밸’을 선호하는 이들이 ‘일을 우선한다’는 이들보다 처음으로 많아졌다. 이 밖에 올해 처음 조사한 우리 사회에 대한 신뢰도 항목에서 ‘우리 사회에 대해 믿을 수 없다’고 응답한 이들이 50.9%로, ‘믿을 수 있다’는 응답(49.1%)을 소폭 상회했다. 불신 풍조가 그만큼 만연해 있다는 뜻이다. 서울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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