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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뮤지컬로 태어나는 ‘직지대모’

    뮤지컬로 태어나는 ‘직지대모’

    ‘직지대모’로 불린 서지학자 고(故) 박병선(1929~2011) 박사의 이야기가 뮤지컬로 다시 태어난다. 프랑스에 약탈당한 외규장각 도서를 145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오게 한 박 박사의 일대기를 담은 뮤지컬 ‘145년 만의 위로’다. 박 박사는 1967년부터 프랑스 국립도서관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면서 고서적 창고에서 외규장각 의궤를 발견했다. 박사는 또 직지심체요절이 세계 최고(最古)의 금속활자본이라는 것을 5년에 걸쳐 고증해 냈다. 빼앗긴 한국 문화재를 찾고 세계사를 바꾼 ‘작은 거인’은 지난해 11월 영면의 길로 들어섰다. 연출가 박하민은 “공연을 통해 박 박사가 일생 동안 노력한 그 모습이 가장 진정성 있는 형태로 보이길 원한다.”면서 “외규장각 도서를 음악으로 위로하는 의식과 같은 공연”이라고 설명했다. 공연은 13개 연주곡과 5개 합창, 8개 무용작품이 녹아 있는 복합음악극이다. 프랑스 도서관에 잠들어 있던 외규장각 도서들이 부르는 ‘세상 끝에 내가’는 단조로 시작되는 남성 합창과 배우의 절규 같은 춤이 조화를 이룬다. 따뜻한 바람이 부는 고국을 그리워하며 박 박사가 부르는 ‘바람의 노래’, 병상에서 마지막 숨을 쉬는 그가 던지는 최후의 메시지 ‘마지막 10월’ 등 잔잔한 음악은 외규장각 의궤가 가진 굴곡진 역사를 되살린다. 작곡가 이재신과 ‘유려하고 서정적인 여성 앙상블의 묘미’라는 평을 받은 앙상블 콰르텟 수가 웅장하면서도 신비로운 음악을 선사한다. 극단 무빙이미지그룹 반달이 제작하고 경기문화재단과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후원한 이 공연은 19~21일 경기 성남아트센터 앙상블씨어터에서 열린다. 3만~7만원. 1544-1555.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소지섭 “언제까지 ‘소간지’일수는 없잖아요?”

    소지섭 “언제까지 ‘소간지’일수는 없잖아요?”

    어딘지 모르게 우수에 찬 눈빛은 시린 가을의 느낌과 닮아 있다. 올해로 배우 데뷔 16년차. 이제는 뻔뻔해질 때도 됐건만 여전히 내성적인 성격의 배우는 연기가 마음대로 안 될 때 어디론가 숨고 싶다고 말했다. 새 영화 ‘회사원’으로 돌아온 소지섭(35) 이야기다. 그는 배우들 중에서도 유독 말수가 적기로 유명하다. 4년 전 ‘영화는 영화다’로 인터뷰를 했을 때 과묵한 그의 성격 때문에 애를 먹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하지만 지난 12일 서울 삼청동에서 만난 소지섭은 예전에 비해서는 말주변도 늘었고 훨씬 솔직해졌다. “어느 순간 제 성격이 주변 사람들을 불편하게 한다는 것을 알게 된 뒤 조금씩 바뀌었어요. 처음에는 연예인이 적성에 잘 맞지도 않았고 다른 사람들에게 왜 잘 보여야 하는지도 몰랐죠. 지금도 속마음은 그대로예요. 낯가림도 있고 평소엔 말을 많이 하려고 애쓰지 않는 편이고요.” 패션 모델 출신으로 빼어난 옷 맵시로 ‘소간지’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소지섭. 그가 정장을 차려입고 멋진 액션을 하는 모습은 누구나 한 번쯤 상상을 해볼 만하다. 이런 기대감 때문인지 11일 개봉한 영화는 4일 만에 50만명이 넘는 관객을 모으면서 흥행에 청신호를 보이고 있다. 그는 이 작품에서 금속 제조회사로 가장한 살인청부회사에 다니는 지형도 역을 맡았다. “영화 설정이 독특하고 재밌어서 출연을 하게 됐어요. 회사원이라는 제목이 주는 어감이 왠지 모르게 무겁고 슬펐어요. 회사원들이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영화적인 요소가 있기는 하지만 어둠에서 활동하는 멋있는 집단이 아니라 평범한 회사원의 모습으로 그려지는 점이 매력적이더라고요.” 영화 속 형도는 냉정함과 차분함으로 회사 내에서 인정받는 사원이다. 하지만 10년 동안 회사를 집이자 학교로 여기고 앞만 보고 달려온 그는 몸과 마음이 지쳐 있다. 어릴 적 자신의 모습과 닮은 아르바이트생 훈(김동준)을 만나 회사의 뜻을 거스른 뒤 회의를 느껴 사직서를 가슴에 품고 다니지만 그 역시 뜻대로 되지 않는다. 자유로운 연예인으로 살아온 그가 회사원의 비애를 공감할 수 있었을까. “어렸을 때 수영 선수로서 12년 동안 단체생활을 하면서 조직을 경험해 본 적이 있어요. 어떻게 보면 더 큰 의미의 직장을 다니고 있는 것 같아요. 일반 직장보다 더 많은 사람들을 신경 써야 하고 무언의 하지 말아야 할 것들도 엄청나게 많고요. 휴대전화에 카메라가 달려 나오는 순간부터 신경 쓰이는 게 많아졌죠. 아무리 시대가 변했다고 하지만 처음부터 스캔들이나 가십 기사가 나면 안 된다고 배워서 덜 자유스러운 면이 있는 것 같아요.” 영화 속 소지섭은 ‘살인이 곧 실적’인 회사에서 살인도 지극히 사무적으로 처리한다. 검은색 정장을 입고 무표정하게 절도 있고 고난도의 액션 연기를 펼치는 그의 모습은 상당히 인상적이다. 남자 배우 원톱 주연에 화려한 액션을 선보인다는 점 때문에 원빈의 ‘아저씨’와 종종 비교되기도 하지만, 소지섭은 절대 멋있어 보이려고 애쓴 작품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사실 옷도 화려하지 않은 단벌이고, 자세히 보면 멋스러운 양복이 아니라 약간 펑퍼짐하고 헐렁한 느낌으로 지친 회사원의 느낌을 표현하고자 했어요. 액션은 감정이 별로 없고 간결하고 묵직하게 그리고자 했죠. 영화를 보신 분들은 분명 ‘아저씨’와는 다른 매력이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하실 겁니다.” 소지섭이라는 배우를 떠올릴 때 고독하고 어두운 캐릭터를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다. 이 때문에 그에게 매번 비슷한 연기를 한다는 지적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잘된 작품이 없어서 기억을 못하실 뿐이지 데뷔 이후 아침 드라마 빼고 시트콤은 물론 전 장르의 드라마에서 별의별 역할을 다 해 봤어요. 많은 분들이 연기 변신을 안 하느냐고 물으시는데, 저는 캐릭터에 확 빠지기보다는 역할을 제 스타일화해서 연기하는 편이거든요. 작품 안에서 조금씩 변화를 시도하면서 나중엔 처음과 다른 표정이 나오도록 애씁니다.” 특히 그는 이번 작품에서 한때 자신이 좋아했던 가수였지만 작은 공장에서 미싱사로 일하는 훈이 엄마 유미연(이미연)과 아련하고 설레는 멜로 연기를 선보였다. “형도가 미연에게 느끼는 감정은 사랑일 수도 있지만 팬심, 연민, 안타까움 등이 뒤섞인 복잡한 감정인 것 같아요. 함께 연기한 이미연 선배님은 정말 아우라와 카리스마가 느껴졌어요. 기존에 해 왔던 것들을 포기하고 이번 영화를 선택하기 힘들었을 텐데 내려놓으려고 애를 많이 쓰셨죠. 후배들에게도 많이 주려고 한 점들이 참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많은 사람들이 소지섭이 데뷔 초부터 승승장구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의 배우 생활이 처음부터 평탄했던 것은 아니다. 모델로 데뷔해 드라마 ‘발리에서 생긴 일’, ‘미안하다 사랑한다’ 등으로 ‘소간지’라는 별명을 얻으며 스타덤에 오르기까지 9년의 시간이 걸렸고 이듬해 군 입대를 하면서 배우 생활에 공백이 생기기도 했다. “요즘은 2~3년 안에 승부가 나는데, 배우가 9년이나 걸려서 빛을 봤으니 오래 걸린 편이죠. 그 사이 오디션에 수없이 떨어지기도 하고, 일이 없어 수입도 적다 보니 그만두고 싶은 생각이 든 적도 한두 번이 아니었는데 잘 버틴 편이죠. ‘소간지’라는 별명이 붙고 나서 한편으로는 고민이 되기도 해요. 비주얼만 보이는 것은 아닌지, 연기도 나쁜 것은 아닌지 헷갈리기도 하고요. 연기 못한다는 이야기는 정말 듣기 싫거든요” 가장이었던 관계로 돈 때문에 시작한 배우 생활이지만 지금은 연기의 묘한 매력에 빠져 있다는 소지섭. 그는 “요즘엔 배우라는 직업이 연기 하나만 잘해서 되는 것이 아닙니다. 모범적이어야 하고 비즈니스도 잘해야 합니다. 솔직히 연기자는 범죄 빼고 뭐든지 경험해 봐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제약이 많은 편”이라는 고민도 털어놨다. 영화 속 형도는 자신이 번 전 재산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줄 만큼 순정적이고 헌신적이다. “저 역시 정말 그 사람을 사랑한다면 돈이든 마음이든 올인하는 스타일입니다. 저는 남녀 관계에서 믿음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계산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요. 그래서 밀고 당기기를 하는 편도 아니죠. 이상형은 저의 직업을 이해해 주는 사람입니다. 사랑이라는 단어는 아름답지만 정말 필요한 것은 희생과 배려인 것 같아요.” 당분간 박스오피스에서 이병헌·장동건 등 대선배들과 경쟁을 펼쳐야 하는 그는 자신도 그 결과가 궁금하다면서 미소를 지었다. 항상 목표를 손익분기점으로 삼고 큰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는 소지섭은 의외로 빨리 40대가 되고 싶다는 속내를 털어놨다. “세월이 주는 느낌은 절대로 연기로 커버가 안 되는 것 같아요. 특히 큰 스크린에서는 배우가 서 있는 것만으로도 아우라가 풍겨야 되거든요. 영화 데뷔작 ‘도둑맞곤 못 살아’ 이후 한동안 영화를 하지 않았던 것도 너무 빈틈이 많이 보였기 때문이었어요. 언제까지나 ‘간지’ 이야기를 들을 수는 없지 않겠어요? 외적인 것들이 다 버려진 뒤의 제 모습이 궁금해요.”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한국 언론, 쓰나미 상흔 후쿠시마 원전을 가다

    한국 언론, 쓰나미 상흔 후쿠시마 원전을 가다

    일본에서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일어난 지 1년 7개월 만에 도쿄전력이 처음으로 지난 12일 한국 특파원단에 원전 내부를 공개했다. 청명한 가을 날씨가 무색하게 후쿠시마 원전은 여전히 땅 위에선 방사능, 땅 밑에선 물과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일본 국가대표 축구팀 훈련시설인 후쿠시마 J빌리지에 모인 공동 취재단은 취재에 앞서 체내 방사선량을 측정했다. 현장 취재 후와 비교하기 위해서다. 취재단은 방독면, 면 장갑에 두 겹의 비닐 장갑, 이중 비닐 덧신을 착용하고 방호복까지 입었다. J빌리지를 떠날 때 시간당 2.0마이크로시버트(μ㏜)를 기록한 방사능 측정기는 30여분 뒤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정문에 이르자 7.5μ㏜로 껑충 올라갔다. 원전 3호기 앞 바다 쪽에 접근하자 버스 내에서 방사능 측정기를 들고 있던 도쿄전력 직원이 “800μ㏜입니다.”라고 다급한 목소리로 알렸다. 버스가 3호기 5m 앞까지 다다르자 방사선량은 1000μ㏜에 이르렀다. 버스 내 기자들이 웅성거리는 등 긴장감이 역력했다. 이 수치는 서울 0.11μ㏜, 도쿄 0.047μ㏜의 1만배가 넘는 고선량이다. 4호기 앞에는 대지진 당시 쓰나미로 떠밀려 온 트럭, 승용차, 각종 연료 탱크 등이 꾸겨진 채 뒤엉켜 처박혀 있었다. 도쿄전력 직원에게 “왜 치우지 않느냐.”고 묻자 작업원들의 피폭 위험 때문에 잔해를 쉽사리 치울 수 없다고 했다. 원전 부지 측면에 버스가 다다르자 대지진 시 15m의 쓰나미가 들이닥친 흔적을 보여주듯 언덕 허리 일부가 잘려 있었다. 사고 당시 정기 검사 중이어서 가동을 멈췄던 4호기 앞에 취재진이 내렸다. 방사능 수치가 여전히 높아 취재 시간은 10분 정도로 제한됐다. 건물 앞에는 지난 8월에 꺼냈다는 직경 10m의 노란 격납 용기 뚜껑이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폭발로 지붕이 날아간 4호기 건물을 올려다보니 표면의 벽이 군데군데 무너지고 구멍 나 철골이 그대로 드러나 있는 상태였다. 4호기에서는 원자로 건물 내에 보관 중인 폐연료봉 철거 작업을 위한 가설 공사가 한창이었다. 4호기 수조에는 1535개의 사용 후 폐연료봉이 보관돼 있다. 건물 파손으로 폐연료봉에서 나오는 방사능이 그대로 공기에 노출되고 있었다. 무인 초대형 크레인 3대가 동원돼 무선을 통한 가설 작업대 설치가 이뤄지고 있었다. 바로 옆 3호기도 구부러진 철골들이 뒤섞여 있어 사고 당시의 참상을 보여줬다. 이번 취재에서는 사고 당시 폭발한 1호기와 다량의 방사성물질을 내뿜은 2호기의 정면 쪽도 처음으로 공개됐다. 버스가 이 부근을 지날 때 방사선량은 800~900μ㏜를 기록했다. 원전 부지 곳곳에는 아직도 많은 쓰레기가 남아 있었다. 콘크리트와 금속 잔해, 벌채목 등이 10만㎥ 넘는 ‘산’을 이뤘다. 산등성이 쪽으로 버스가 올라가니 넓은 부지에서 오염수를 처리하기 위한 ‘다핵종 제거’ 정수 시설 공사의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었다. 세슘 등을 제거한 물에서 다른 방사성물질을 추가로 제거하기 위한 장치다. 사고 이후 원자로 냉각수로 사용한 20만t 넘는 오염수가 1000여개 탱크에 나뉘어 보관되고 있었다. 원전의 바깥 기온은 섭씨 25도로 비교적 선선했지만 취재단은 방호복을 입고 마스크를 착용한 탓에 온몸이 땀으로 얼룩졌다. 이날 오전 10시 20분부터 오후 1시 50분까지 3시간 30분 정도 원전 내에서 활동한 공동 취재단 기자들의 피폭량은 52~58μ㏜로 측정됐다. 후쿠시마원전 공동취재단·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백금 없는 연료전지 개발

    백금 없는 연료전지 개발

    유종성(53) 고려대 신소재화학과 교수는 14일 “백금 등 귀금속을 사용하지 않고 연료전지 전극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화학 분야 권위지인 ‘미국화학회지’ 최신 호에 실렸다. 연료전지는 수소를 공기 중의 산소와 화학반응시켜 전기를 생산하는 차세대 에너지원이다. 에너지 밀도가 높고 소음 및 공해물질이 거의 없어 석유자원을 대체할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하지만 전극에 값비싼 백금이나 희귀 금속을 사용해야 해 연구와 실용화에 한계가 있었다. 유 교수 연구팀은 금속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무수히 많은 구멍을 가진 탄소 구조체로 전극을 만들었다. 실험 결과 다공성 탄소 구조체 전극은 기존 백금 전극에 비해 더 빠른 반응을 보이는 등 성능 면에서도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 교수는 “다공성 탄소 전극은 장기안정성과 내구성이 우수하고 저온에서도 활용이 가능해 저가 연료전지 개발 및 상용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2012 대선후보 심층분석] (10) 문재인 쟁점행적(하)

    [2012 대선후보 심층분석] (10) 문재인 쟁점행적(하)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는 지난 10일 전북 완주에서 열린 전북 지역 당원 필승 결의대회에 참석해 “나는 털어도 먼지 안 나는 사람”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네거티브전도 거뜬하다.”고 자신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문 후보의 과거 행적에 오점이 적지 않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한 야권 의원은 11일 “현재 흐름상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에 비해 행적 측면에서 어느 정도 비교 우위에 있지만 그 역시 각종 의혹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고 지적했다. 특히 새누리당은 문 후보에 대한 본격적인 검증을 벼르고 있다. 참여정부 시절을 제외한 문 후보의 행적 가운데 쟁점이 될 만한 사항들을 짚어봤다. 문 후보의 경남 양산시 매곡동 자택 매입 논란이 최근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새누리당은 이를 문 후보에 대한 검증 대상으로 부각시키고 있다. 문 후보는 청와대 대통령 비서실장직에서 퇴임하기 전인 2008년 1월 23일 매곡동 부동산을 8억원에 매입했지만 소유권 이전 등기 시점은 2009년 2월로 돼 있다. 문제는 거래 시점이다. 문 후보가 퇴임 전인 2008년 1월 23일에 부동산을 매입했다면 퇴직공직자 재산 신고 내역 미제출로 공직자윤리법을 위반한 것이 된다. 부동산 매입 후 소유권 이전 등기를 2009년 2월까지 1년 남짓 늦췄다면 부동산등기법 위반이다. 부동산 소유권 이전 등기는 거래 완료 후 60일 이내에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문 후보가 양도세를 절세 혹은 탈세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2008년 초 이미 1가구 2주택을 보유하고 있었고 매곡동 자택까지 추가하면 1가구 3주택이 된다. 이 경우 주택을 양도하게 되면 60%의 중과세가 부과되기 때문에 이를 피하려 등기 일자를 바꿨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문 후보가 2008년 2월 퇴직 시 신고한 재산 총액은 8억 7340만원이다. 매입 자금 출처에 대해 문 후보 측 진성준 대변인은 “서울 평창동에 있던 집을 팔아 마련한 4억 2000만원과 은행에서 대출한 4억원을 더해 매입했으며 이후 부산 금정구 장전동의 집을 팔아 은행 대출을 갚았다.”고 설명했다. ●文측 “8억, 평창동 집 팔고 대출” 매곡동 자택 매입 논란은 앞서 지난 5일 국토해양부 국정감사에서도 도마에 올랐다. 이노근 새누리당 의원은 “양산시 매곡동 30번지에 주택 세 채가 있는데 그중 한 채가 미등기된 무허가 건물이었고 그 주인이 문 후보였다.”면서 국토부 장관에게 “왜 등기가 안 됐는지, 문제는 없는지 확인해 달라.”고 요구했다. 문 후보를 둘러싼 논란 중에는 그가 2008년 18대 총선에서 공천헌금을 수수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서청원 친박연대 전 대표를 변호한 행적도 있다. 정치권은 이 일이 문 후보에게 도덕적 흠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반부패를 외치고 원칙주의자 이미지가 강한 그가 정치 비리 사건 피고인의 변호를 맡았다는 이유에서다. 문 후보는 당시 서 전 대표의 상고이유서를 재판부에 제출하기도 했다. 서 전 대표는 결국 2심에서 내려진 1년 5개월형이 2009년 5월 확정돼 의원직을 상실했다. 문 후보의 서 전 대표 변호 논란은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도 불거졌다. 경쟁자였던 손학규, 김두관 당시 경선 후보는 “반칙과 특권이 없는 세상을 지향하는 ‘노무현 정신’의 계승자라고 자임하는 문 후보가 불의의 편에 서서 언행 불일치의 모습을 보였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문 후보 측은 “당시 공직선거법 개정으로 서 전 대표가 받은 자금의 성격을 두고 법률적 논쟁이 있었을 뿐이며 문 후보가 변호한 것은 사실관계가 아니라 법리 다툼에 관한 것이었다.”고 항변했다. 문 후보가 30대 변호사였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면 이와 유사한 일이 또 발견된다. 문 후보는 1988년 부산에서 인권·노동 변호사로 이름을 날렸지만 당시 방위산업체인 풍산금속 노동자들에게는 그들 인권의 반대편에 선 사측 고문 변호사로 기억된다. 노태우 정권 시절이던 1988년 7월 경북 풍산 안강공장에서 폭발 사고로 한 노동자가 숨졌다. 당시 노동자들은 살인적인 노동 강도와 산재 사고를 없애기 위해 노조를 만들었다. 하지만 회사 측과 공권력은 1989년 1월 2일 새벽, 경찰 4500명을 안강공장에 투입해 노조 간부들을 체포, 구속했다. 1990년 9월 11일 새벽에는 경찰 2300명을 부산 동래공장에 투입해 농성 노조원 300명을 연행했다. 이 밖에도 사측은 노조지부장 선거유세에 참가한 노조원에게 무노동, 무임금을 적용하는가 하면 노조가 파업하기도 전에 전면 휴업을 선언하기도 했다. 이때 문 후보는 풍산금속 사측 변호사를 맡았다. 당시 부산대 운동장에서 열린 풍산 동래공장 살인 진압 규탄 집회에 참석한 문 후보는 한 관계자에게 “우리 ‘노변’(당시 노무현 변호사의 애칭)께서 풍산의 자문 변호사라서 저희가 이번 사건의 사측 변호를 맡을 수밖에 없습니다. 양해해 주세요.”라는 말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법과 원칙을 강조하는 문 후보가 이해 관계에 따라 사측의 편에 서서 사건 해결에 나섰던 것이다. 문 후보 측은 “문 후보가 사측 고문 변호사였던 건 맞지만 노동자를 상대로 사측을 변호한 적은 없었다.”고 반박했다. 문 후보의 아들 준용(30)씨의 특혜 채용 의혹도 논란거리다. 문 후보가 청와대 정무특보였던 2007년 당시 노동부 산하 한국고용정보원에서 5급 일반직을 뽑으면서 채용 공고에 ‘연구직 초빙’이라고만 밝혔고 준용씨 1명만 응모해 합격했다는 것이다. 당시 권재철 고용정보원장이 문 후보 밑에서 청와대 행정관을 지낸 데다 권 전 원장이 쓴 ‘대통령과 노동’이라는 책에 문 후보가 추천사를 쓴 사실이 드러나면서 특혜 의구심도 가중됐다. 고용정보원 측은 “준용씨는 국내 기업 주최 광고 공모전에서 세 차례 수상한 경력이 있고 토플(CBT) 점수도 250점으로 충분한 자격을 갖췄다.”고 해명했다. ●해군기지 등 정권따라 ‘말바꾸기’ 문 후보 아들 특혜 채용 의혹은 지난 4·11 총선의 공천 개입 논란으로 이어진다. 문 후보가 당시 한명숙 당 대표에게 권 전 원장을 서울 동대문갑 지역 후보로 공천해 줄 것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아들 특혜 채용에 대한 보답이 아니냐.”는 비판과 함께 ‘친노(친노무현) 인사 배려’ 논란이 일었다. 주요 국정 현안에 대한 말 바꾸기 논란도 문 후보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제주 해군기지 건설에 대한 입장이 줏대 없이 정권에 따라 바뀌었다는 것이다. 한·미 FTA 협상이 타결된 2007년 4월 청와대 비서실장이었던 문 후보는 협상에 반대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해 10월에는 “세상에 무슨 이런 조약이 다 있나.”라고 비판했다. 2005년 참여정부가 제주 해군기지 건설을 추진할 때 시민환경단체들의 반발이 심했다. 그럼에도 청와대 민정수석이었던 문 후보는 해군기지 건설에 찬성했지만 이명박 정부 들어서는 반대 입장으로 돌아섰다. 이 같은 문 후보의 말 바꾸기는 대선 후보 경선 과정과 최근 선대위 구성에서도 일부 엿보인다. 문 후보가 자질론에서는 국정 경험을 내세워 정치 경험이 풍부한 후보라고 주장하면서도 정치 개혁 부분에서는 때묻지 않은 정치 신인임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다. 문 후보는 “친노(친노무현)는 실재하는 프레임이 아니라 보수 언론이나 반대 세력 측에서 우리를 분열시키기 위해 사용하는 프레임”이라고 비판했지만 저서인 ‘사람이 먼저다’에서는 “친노 딱지를 떼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포스코 계열사 통·폐합 확대

    포스코 계열사 통·폐합 확대

    포스코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계열사 구조조정의 폭을 확대하고, 시기도 당초보다 앞당긴다. 국내 기업집단(그룹)의 ‘문어발 확장’에 대한 우려가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포스코가 자회사 통·폐합에 나서면서 비슷한 처지에 있는 다른 기업들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11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스테인리스강 계열사인 포스코AST는 우선 포스코NST를 인수, 내년 1월에 합병회사로 출범하기로 했다. 포스코AST는 또 다른 관련 업종 자회사인 뉴알텍, 포항·광양·군산SPFC도 곧 합병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다른 대표 계열사인 포스코에너지, 포스코엠텍, 포스코P&S 등도 부실 자회사 인수를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플랜트 관련 상장사인 성진지오텍은 지난해 569억원의 적자를 냈지만 유망 분야인 만큼 포스코플랜텍을 흡수해 덩치를 키우기로 했다. 포스코는 연말까지 71개 계열사(손자회사 포함) 중 자본잠식이나 단기순손실 상태에 있거나 업무가 중복된 10여곳을 정리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그 정리대상 기업을 16~18개로 늘리고, 조정 시점도 조금 앞당기기로 한 것이다. 한편 세계 철강업계는 장기불황의 여파로 지난 1일 일본 내 1위 철강사 신일본제철과 3위사 스미토모금속공업이 전격적으로 사업체를 통합하고 ‘신일본제철스미토모㈜’로 새롭게 나섰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한국 古목판화 채색 없어… 中·日은 17·18세기에 발달

    한국 古목판화 채색 없어… 中·日은 17·18세기에 발달

    “중국은 17세기부터 채색판화가 발달했고, 중국의 채색판화를 받아들여 일본이 18세기 중엽부터 다색판화와 우키요에 등으로 가장 화려하게 발전시켰다. 반면 조선에서는 남송의 문인화 위주의 수묵화를 선호하다 보니 판화도 채색 판화가 없는 것 같다.” ‘한·중·일 목판화 특별전과 국제학술대회’를 기획한 한선학 명주사 주지이자 고판화박물관관장은 지난 8일 서울 인사동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한·중·일 3국의 판화를 이렇게 비교했다. 이런 비교 분석을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강원도 원주 신림면 황둔리에 있는 명주사 고판화박물관은 오는 12일부터 올 연말까지 ‘아시아 목판화 삽화 특별전’을 연다. 특히 12~14일 3일 동안에는 ‘제3회 원주 고판화 축제’라는 이름으로 ‘한·중·일 국제학술세미나’와 ‘한·중 전통 판화시연회’ 등의 프로그램이 추가된다. 아시아 목판화 삽화 특별전은 아주 특별한 전시인데, 이 박물관이 소장한 아시아 고판화 유물 4000여점 중 목판화 원판과 삽화 200여점을 골라 선보인다. 몽골과 티베트의 목판 작품도 선보이는데, 국내에서 처음이라는 설명이다. 이번 특별전에서 주목할 만한 작품은 일본 에도시대 소설 삼국지와 초한지 등의 목판화 원판 각각 14점과 2점 등 모두 16점과 현대 만화의 효시가 된 목판화 화가 호쿠사이(1760∼1849)의 다색 화보 삽화 등이다. 특히 호쿠사이는 유럽에 ‘우키요에’를 널리 알리며 19세기 모네·고흐 등 인상파 작가들의 작품에도 큰 영향을 미친 일본 작가 중 하나다. 일본의 목판화 삽화를 보면 일본이 왜 디자인과 미술 쪽에서 강세를 보이는지를 잘 알 수 있단다. 일본 에도시대의 삼국지는 일본 대중들이 쉽고 재밌게 읽도록 간간이 삽화를 넣었는데, 그 섬세함이 극치를 이루고 있다. 목판은 금속활자판과 달리 많이 사용하면 마모되기 때문에 돌배나무나 자작나무 등과 같이 단단한 나무를 깎아서 만든 목판화 원판으로 보통 책을 3000~5000부 정도 찍었다고 한다. 국내에 유일한 오륜행실도 목판도 선보인다. 이 목판은 지난 2006년 한 관장이 입수해 공개한 유물인데, 일제강점기 때 제 모습을 잃고 가운데 부분이 두 쪽으로 나뉜 채 4각의 일본 화로용 목함으로 변형된 상태다. 유물훼손의 사례로도 활용되는데 가장 아름다운 한글체가 오륜체였기 때문에 훼손됐더라고 그 가치는 유효하다. 한 관장은 “다색판화가 아닌 흑백판화는 국내에서도 19세기 중엽부터 언문반각본으로 많이 나왔다고 알려지고 있다. 200여개의 소설을 찍었다면 소설당 50개의 목판이 필요했고, 약 1만 장의 목판 원판이 존재해야 하는데 전쟁 중에 다 소실됐는지 여성의 분곽으로 변형된 유충렬전 목판이 유일하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에는 흔히 ‘조 대비’로 널리 알려진 신정왕후(1808∼1890)의 칠순잔치를 기록한 진찬의궤 목판도 나온다. 한 관장은 “해인사가 고려시대 목판을 소장했다면, 명주사는 조선시대 목판과 아시아의 목판을 가지고 있다.”면서 “템플스테이까지 겸해서 역사 속으로 푹 들어가보라.”고 권유했다. 명나라 때 단색 판화로 만들어진 관세음보살과 관련한 그림도 아름답다. (033) 761-7885. 글 사진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불길 커지는 여수 화력발전소 반대

    전남 여수 시민사회단체들이 여수국가산업단지 안에 화력발전소 건설이 추진되는 것과 관련해 대책위를 결성하고 건설 반대를 주장하고 나섰다. 여수수산인협회, YMCA, 경실련, 참여연대, 환경운동연합 등 여수지역 14개 시민사회단체는 8일 여수시청 앞 광장에서 여수지역 석탄화력발전소 건설반대공동대책위 출범식을 가졌다. 대책위는 출범선언문에서 “최근 한양과 한국동서발전 등 2개 회사가 여수산단 안에 각각 1000㎿급의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들 발전소가 건설된다면 광양만권의 대기와 바다의 오염을 가중시켜 환경재앙을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책위는 “발전소에서 배출되는 온배수는 주위 해수 온도보다 7~9도 높아 해양생태계에 심각한 피해를 발생시킬 것”이라며 “산성비 등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와 발전소 굴뚝을 통해 수은, 비소 등 발암물질과 유해 중금속 배출로 주민과 산단 근로자들의 건강을 위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책위는 “여수산단 주변의 낙후된 지역의 지역발전 전략은 화력발전소 건설이 아니라 지역 사회구성원과 정부, 여수산단이 공동으로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오는 25일까지 여수시와 여수시의회에서 매일 1인 릴레이시위를 하기로 했다. 한편 한양은 17만㎡에 2조원을 들여 발전소 1기를 2014년 착공, 2018년 완공할 계획이다. 한국동서발전도 62만㎡에 2조 5000억원을 들여 한양과 비슷한 시기 건립할 방침이다. 여수 최종필기자 choijp@seoul.co.kr
  • 신의 분노? 방전현상?… ‘번개 미스터리’

    신의 분노? 방전현상?… ‘번개 미스터리’

    흔히 복권에 당첨될 확률을 떨어지는 번개(낙뢰)에 맞을 확률에 비교한다. 그만큼 일어나기 힘든 일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낮은 확률에도 불구하고 거의 모든 복권에 (때로는 여러 명이 한꺼번에) 당첨자가 나오듯 낙뢰로 인한 사고 역시 끊이지 않는다. 지난 6일 스리랑카에서 봉사활동을 하던 한국 청년 2명이 낙뢰사고로 목숨을 잃는 등 전 세계적으로 매년 수만명이 낙뢰로 인한 피해를 입는다. 그리스·로마 신화에서 주신인 제우스(주피터)의 무기로 설정될 정도로 오래 전부터 사람들은 번개에 경외심과 두려움을 갖고 있었다. 전 세계 어느 곳에서나 ‘번개는 신의 분노’라고 여기는 전설이 존재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번개는 아주 흔하게 일어나는 자연현상이다. 디스커버리 뉴스에 따르면 매일 평균 전세계에서 4만 4000건의 폭풍이 발생하고, 초당 100개의 번개가 지상으로 떨어지는 낙뢰가 발생한다. 이런 번개의 정체가 자연현상이라는 것이 밝혀진 것은 18세기에 이르러서다. 미국의 과학자이자 정치가인 벤저민 프랭클린은 1750년 ‘번개는 전기의 일종’이라는 가설을 세우고 이를 입증하기 위한 실험 계획을 발표했다. 1752년 프랭클린은 천둥과 번개가 치는 날 금속열쇠를 매단 연을 하늘에 띄우는 이른바 ‘연의 실험’을 실행에 옮겼다. 프랭클린은 이 방식으로 번개에서 발생한 전기를 ‘라이덴병’(전기를 저장할 수 있는 유리병)에 가둠으로써 자신의 가설을 입증했다. 프랭클린은 이 원리를 이용해 번개가 땅으로 떨어지지 않게 지상의 전기를 끊임없이 방전시키는 피뢰침을 최초로 발명하기도 했다. 피뢰침은 ‘프랭클린의 막대’라는 이름으로도 불린다. 과학이 발전하면서 인류는 번개의 실체에 도전하기 시작했다. 물리학과 기상학자들이 생각하는 원리는 이렇다. 번개와 천둥은 적란운으로 불리는 소나기구름에서 발생한다. 두께가 6~8㎞에 이르는 두꺼운 적란운은 낮은 쪽은 물방울, 꼭대기 쪽은 얼음알갱이로 이뤄진다. 지표면이 가열되면 구름의 물방울은 상승기류로 인해 파열되고, 파열된 물방울은 양(+)전기의 성질을 띠고(대전), 주위의 공기는 음(-)전기 성질로 바뀐다. 양으로 바뀐 물방울은 구름 속에서 위로 올라가는데, 이 과정에서 구름 속에 있는 양전기(+)와 음전기(-)가 서로 충돌하거나 구름의 아래쪽에 남아 있는 음전기가 지면의 양전기와 서로 부딪치면서 번개를 만든다. 구름과 구름 또는 구름과 대지 사이에서 일어나는 방전현상이 곧 번개다. 번개가 치면 순간적으로 온도가 3만도 가까이 상승하는데, 이 열 에너지에 의해 주위의 공기가 급격히 가열돼 부피가 팽창하면서 나는 소리가 바로 번개의 짝인 천둥이다. 하지만 피뢰침의 발명에도 불구하고 번개를 막거나 피하는 기술은 완벽하지 않다. 이는 아직까지 번개에 대해 과학자들이 밝혀내지 못한 부분이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물리학자들은 번개의 원리를 잘 알고 있다고 믿지만 번개의 실체에 대한 근본적인 3가지 질문의 답을 여전히 찾지 못하고 있다. 우선, 구름이 어떻게 거대한 에너지를 갖게 되는지가 의문이다. 양전기와 음전기가 상호작용해 전기가 발생하는 것은 확실하지만 물방울과 얼음에 불과한 구름이 번개를 뿜어낼 수 있을 정도로 전기를 충전할 수 있는 원리는 현재 인류가 이해하고 사용하는 발전이나 충전 기술로는 설명할 수 없다. 현재 과학자들은 우주에서 쏟아지는 ‘우주선’(Cosmic rays)이 구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전하를 가진 우주선이 구름 속에 파고들면서 양전기와 음전기의 대전 현상을 가속화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역시 입증되지 않은 가설일 뿐이어서 과학자들은 번개를 ‘무유도 저항 충전메커니즘’이라고 부르고 있다. 중학교 물리시간에 배운 ‘패러데이의 원리’에서 알 수 있듯이 유도작용이 없는 저항이나 전기발생은 불가능하다는 관점에서 구름의 충전은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번개는 어떻게 시작되는가’ 역시 답이 없다. 전기가 번개와 같은 형태로 방출되기 위해서는 구름 내에 형성된 거대한 자기장이 지속적으로 매우 불안정한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하지만 과학자들이 인공번개를 만들어 실험한 결과 끊임없이 움직이는 구름 속에 형성되는 자기장은 번개를 방출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또 인공번개의 경우 형성된 자기장 안에 ‘스파크’를 주는 방식으로 만들어지지만 구름 속에서 왜 번개로 이어지는 스파크가 생겨나는지도 밝혀지지 않았다. 마지막 미스터리는 번개가 어떻게 그 힘과 빛을 유지하며 수십㎞ 이상의 거리를 날아갈 수 있느냐이다. 구름 속에는 전기의 길을 만들어주는 절연체나 안내장치가 없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은 번개의 실체를 파악하면 물리학의 영역이 크게 넓어질 것으로 믿고 있다. 번개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인 조 다우어 미국 플로리다기술연구소 박사는 “10년 전 학자들은 번개에서 이전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X선과 감마선이 나온다는 사실을 발견했고, 몇 년 전에는 번개와 폭풍우를 인공적으로 만들기도 했다.”면서 “번개의 정체에 점점 다가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연간 2~3억 적자 나지만 한식 세계에 계속 알릴 것”

    “연간 2~3억 적자 나지만 한식 세계에 계속 알릴 것”

    “아버지는 1950년대에 저렴하고 속을 든든하게 채울 설렁탕을 내놓았고 저는 21세기 한국의 여유를 담은 수준 높은 퓨전 한식을 내놓고자 합니다.” 오청(47) ‘시·화·담’ 대표는 5일 한정식 레스토랑 시·화·담 개관 1주년을 맞아 그동안 선보인 한국 요리를 소개한 푸드 스토리 화보집 ‘아름다운 한국 음식 세계를 향해 날다’를 선보이는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 시·화·담은 전국에 직영점 42개를 보유한 중견기업 ‘신선설농탕’으로 유명한 한식 전문 외식기업 쿠드가 지난해 8월 문을 연 레스토랑으로, 서울 이태원 본점과 인사동 분점이 있다. 시·화·담이 개발한 요리에 이야기를 입혀 내놓은 이번 화보집은 눈으로 보기에도 즐겁고 먹으면 입도 즐거운 음식 100가지가 들어 있다. 도다리로 만든 어만두 요리를 소재로 섬진강 매화꽃 풍경을 그려낸다거나 깊은 산속 풍경에 산양산삼과 토종 벌꿀을 담아내는 식이다. 한국 도자기에 서양 입맛을 고려한 퓨전 한식이 주 메뉴이다 보니 서양 바이어를 접대하기 위해 시·화·담이 주로 활용된다. 오 대표는 이번 화보집을 모두 3000부 발행해 1000부는 주한 외국 대사관, 해외 한국 대사관과 문화원 등지에 일부 무료로 배포할 예정이다. 국내에 판매하는 초판 500부에는 ‘시·화·담’ 서울 인사동점에서 사용할 수 있는 3만 5000원 식사권을 넣었다. 한양대 금속공학과를 졸업한 뒤 가업을 잇기 위해 조리사자격증을 취득했다는 오 대표는 신선설농탕 체인에서 벌어들인 수익으로 시·화·담의 매달 2000만~3000만원의 적자를 메우고 있지만 “한식을 세계에 널리 알리기 위해서는 누군가 이런 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 사진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국감 브리핑]

    ●“놀이터 30% 발암성 중금속 검출” 전국 어린이 놀이터의 약 3분의1에서 발암성 중금속 물질이 기준치 이상으로 검출됐다. 10곳 중 1곳은 기준치를 100배 이상 초과했다. 무소속 심상정 의원이 4일 환경부로부터 받은 ‘2009~2011년 어린이 활동 공간 안전관리 조사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국 1195개 놀이터 중 칠(페인트)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발암성 중금속 물질이 검출된 곳이 34.8%인 416개로 나타났다. 규정상 납, 카드뮴, 수은, 6가크롬 등 4가지 중금속 함유량 합계가 페인트 총질량의 0.1%를 넘으면 안 된다. 초등학교 놀이터가 239곳 중 156곳(65.3%)으로 가장 비중이 높았고 공원 놀이터 115곳 중 40곳(34.8%), 아파트 놀이터 416곳 중 138곳(33.2%), 유치원 놀이터 185곳 중 37곳(20%), 보육시설 놀이터 230곳 중 45곳(19.5%) 순이었다. ●“구글지도에 軍시설 무방비 노출” 구글 위성지도에 우리 군의 시설이 무방비로 노출됐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김광진 민주통합당 의원은 5일 국방부 국정감사에서 “2001년 6월 11일 ‘어스뷰어’로 시작된 구글의 위성지도서비스로 군부대 위치와 건물 배치현황, 전투기 등의 무기체계까지 10여년 넘게 노출되고 있다.”고 밝혔다. ●“日순시선, 올 71회 독도근해 출현” 일본 순시선이 올 들어 9월까지 71회에 걸쳐 독도 근해에 출현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합동참모본부가 5일 국회 국방위 소속 정희수 새누리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일본 순시선의 독도 근해 출현은 2008년 94회, 2009년 87회, 2010년 95회, 2011년 93회 등 최근 5년간 440회에 달했다.
  • 크레타섬 상공서 ‘금속성 UFO’ 포착

    크레타섬 상공서 ‘금속성 UFO’ 포착

    그리스 크레타 섬 상공에서 금속성의 미확인비행물체(UFO)가 우연히 포착돼 화제가 되고 있다. 3일(이하 현지시각) 캐나다 매체 디지털저널 등의 보도를 따르면 그리스를 여행하던 한 독일인 커플이 지난 8월 19일 에게해 남단부 중앙에 있는 그리스령 크레타섬 발로스 비치에서 촬영한 사진을 살펴보던 중 우연히 UFO를 발견했다. 공개된 사진을 보면 이 커플은 UFO를 주 피사체로 삼지 않았으며 해변가에 있던 염소들을 촬영한 것으로 보인다. 현지 언론인 ‘디펜스 넷’에 따르면 이 커플은 아이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해당 사진을 찍었으며, 당시 어떠한 소음도 듣지 못했고 사진을 다시 보기 전까지 UFO가 찍혔단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또한 본인들조차 그 이상한 형체를 믿을 수 없어 정체가 무엇인지 서로 의논해봤지만 어떠한 결론도 얻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이들은 지금까지 이러한 이상한 사건을 겪어 본 적이 없다고도 밝혔다. 이들은 단서가 될 지는 모르지만, 당시 하늘은 따뜻할 정도로 햇빛이 나는 맑은 날이었지만 강한 북동풍이 불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디펜스 넷’은 해당 사진은 포토샵 등으로 조작된 흔적이 없으며 원본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한편 크레타 섬은 신혼 부부들에게 인기가 높은 유명한 여행지로, 그리스 신화에서는 올림포스의 주신(主神)인 제우스의 고향이자, 그가 황소로 변신해 사랑하는 여인 에우로파를 등에 태우고 도망쳐온 곳으로 잘 알려졌다. 사진=디펜스 넷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꿈의 소재’ 그래핀 특성 일반 현미경으로 파악하는 기술개발

    ‘꿈의 소재’ 그래핀 특성 일반 현미경으로 파악하는 기술개발

    국내 연구진이 ‘꿈의 신소재’로 불리는 ‘그래핀’의 특성을 일반 광학현미경으로 파악할 수 있는 원천기술을 개발했다. 차세대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개발을 가속화할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로 주목된다. 이영희(57) 성균관대 에너지과학과 교수팀은 “탄소나노물질인 그래핀 조각의 경계면과 크기의 분포를 일반 광학현미경으로 동시에 관찰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세계 최고 권위의 과학전문지 ‘네이처’ 최신호에 실렸다. 그래핀은 탄소 원자 한 층으로 구성된 판(板) 형태로 두께는 나노미터(㎚·10억분의 1m)에 불과하지만 다이아몬드보다 강도(强度)가 세고 전기 전도성이 높은 데다 자유롭게 구부러지는 성질을 가진 물질이다.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연구비가 투입되고 있는 분야로 꼽힌다. 그래핀은 구리 등의 금속판 위에서 작은 그래핀 조각들을 키우고 이어붙여 디스플레이나 터치스크린, 반도체 등에 사용할 만한 넓이로 합성한다. 그러나 그래핀을 대면적으로 만들면 전기저항이 10배 이상 커져 전기 전도성이 크게 떨어진다. 이는 그래핀 조각들이 서로 맞물릴 때 경계면을 정확하게 살필 수 없어 생기는 5각형, 7각형 모양의 경계면이 전기저항의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일부 연구진들이 대당 수십억원이 넘는 투과전자현미경으로 경계면 구조를 파악해왔지만 볼 수 있는 범위가 좁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 교수팀은 습도를 조절한 공기를 자외선에 노출시킨 뒤 구리 기판에 위에 놓인 그래핀 조각들에 닿게 하는 방법으로 경계면과 맞닿은 구리 기판을 동시에 산화시켰다. 이 구리 기판은 얇은 그래핀과 달리 일반적으로 널리 사용되는 광학현미경으로도 관측이 가능했다. 이 교수는 “이 기술을 이용하면 광학현미경을 소유하고 있는 중소형 실험실이나 산업체 등에서도 비교적 쉽게 그래핀을 대량 합성할 수 있다.”면서 “경제적인 효과가 큰 기술”이라고 밝혔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도로 달리던 차량 내리친 ‘불벼락’ 포착

    도로 달리던 차량 내리친 ‘불벼락’ 포착

    도로를 달리던 차량에 갑자기 벼락이 내리치는 희귀한 장면이 포착돼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달 17일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 이 영상은 최근 러시아에서 차량용 블랙박스에 찍힌 것이다. 공개된 영상을 보면 비 오는 도로를 달리던 차량 중 한 앞차 위로 갑자기 붉은 섬광 줄기가 내리치는데 화면 전체가 거의 하얗게 변할 정도로 가까운 거리라 아찔함마저 느껴진다. 최초 게시자에 따르면 당시 피해를 입은 차량은 토요타의 SUV 차량인 랜드크루져로 알려졌으나 탑승자의 안전 여부에 대해서는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을 듯하다. 전문가들을 따르면 벼락을 맞은 차량은 겉면에 약간의 손상을 입을 수는 있겠지만 탑승자들은 모두 안전할 것이다. 이는 패러데이의 ‘새장 효과’라는 원리 때문이다. 이 원리는 금속성의 도체 혹은 도체 그물로 둘러싸인 구조가 외부의 정전기장을 차단하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비행기나 자동차와 같이 금속으로 이뤄진 전자 장치는 번개나 기타 방전으로부터 보호되기 때문에 탑승자들은 모두 안전하다고 한다. 사진=유튜브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스펙터클하고 다이내믹… 인간의 삶, 쇠구슬로 꿰다

    스펙터클하고 다이내믹… 인간의 삶, 쇠구슬로 꿰다

    스펙터클하고 다이내믹하다. 스테인리스로 만들어진 다양한 크기의 구슬을 꿰어 보배를 만들어 내기 위해 노심초사했다. 10월 24일까지 경기도 용인 마북동 한국미술관에서 열리는 심영철 작가의 ‘매트릭스 가든 - 영혼의 소리, 빛의 꽃으로 피어나는’ 전이다. 가령 ‘빛의 꽃’ 같은 작품은 700개의 구를 이용해 높이로만 6m에 이르도록 마치 포도송이처럼 구성해 둔 작품이다. 쇠로 만든 장대한 작품이다 보니 미술관 쪽에서는 천장에 무리가 갈까 전전긍긍했다는 후문이다. 광섬유까지 달려 있어서 빛이 변함에 따라 그 빛을 서로가 서로에게 반사해 나가면서 묘한 풍경을 그려 낸다. 작품 ‘비상’ 역시 572개의 쇠구슬을 천장에 꿈뜰거리듯 배치해 뒀는데 날아갈 것 같은 형상에다 쇠구슬끼리 부딪치면서 소리까지 내니 비상에 대한 열망이 고스란히 전달되는 듯하다. 그 움직임과 소리를 관객들과 함께하기 위해 전시물을 관람객들이 직접 만져 볼 수 있도록 했다는 점도 이색적이다. ‘비상’의 경우 관람객들이 밑에 들어가 누워 볼 수 있도록 했다. 작가가 쇠구슬에 집중하는 이유는 광택과 반사다. 그는 “쇠구슬이라는 게 부드럽게 모든 것을 품으면서 다시 반사해 내기도 하고 부딪침이 드문데, 이런 쇠구슬을 건드리고 만져 보는 과정 자체에서 인간의 삶이란 저러해야 하는 것이라는 위안을 많이 얻었다.”고 했다. 원래 반구, 그러니까 버섯 머리 모양의 작업 때문에 버섯 작가로 이름을 얻은 작가가 쇠구슬로 방향을 튼 이유다. 작가는 예전부터 가든 시리즈를 선보여 왔다. 일렉트로닉, 모뉴멘털, 시크릿에 이어 매트릭스 가든에 도달한 것이다. 시리즈 이름에서 보듯 가든이면 가장 자연스러운 상태를 말하는 것일 텐데 작가는 철저하게 차가운 금속성 소재를 썼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관람객이 손을 대면 다른 파장을 선보이는 플라스마나 터치스크린은 물론 관람객이 보는 각도에 따라 각기 다른 형상을 보여 주는 홀로그램 작품도 있다. 그나마 이번에는 많이 자제한 것이라고 한다. 작가는 “예전에는 의욕이 넘쳐서 약간 과하다 싶을 정도로 기계적인 요소를 많이 가져다 썼다. 이번 작품부터는 기계적인 것을 최대한 자제하려고 한다.”면서 “기계적인 면을 최소화함으로써 영적인, 비시각적인 세계를 더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이전 시리즈까지 함께 선보인다.(031) 283-6418.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구미공장 폭발… 유독가스 대량 유출 ‘2차 피해’

    구미공장 폭발… 유독가스 대량 유출 ‘2차 피해’

    경북 구미국가산업단지 내 한 화장품 제조공장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해 4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 부상자 중에는 중상자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사망자가 더 늘어날 수 있을 전망이다. 특히 폭발 과정에서 인체에 치명적인 화학물질인 불산(불화수소산)이 공기 중에 대량 유출돼 주민들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불산은 뼛속까지 침투하면 신체를 절단해야 하는 굉장히 유독한 산이다. 27일 오후 3시 43분 구미시 산동면 봉산리 구미산단 4단지 내 화학제품과 화장품을 제조하는 ㈜휴브글로벌에서 폭발이 일어났다. 이로 인해 이모(40)씨 등 4명이 숨지고 이모(48)씨가 부상으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또 인근 공장의 근로자 구모(21)씨 등 6명과 주민 1명이 폭발로 새어나온 유독가스를 마셔 병원으로 이송됐다. 공장 주변에 사는 주민 서영환씨는 “꽝, 꽝 하는 폭발음이 연이어 두번 울렸다.”고 말했다. 공장 측은 “근로자들이 20t짜리 탱크로리에서 불산을 공장 작업장으로 공급하기 위해 호스를 연결하던 중 원인 모를 폭발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독성물질로 금속에서 녹물을 제거하거나 반도체 실리콘 웨이퍼의 불필요한 부분을 녹이는 데 탁월한 효능을 지닌 불산은 산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피부에 침투하고 인체에 유입될 경우 신경계를 교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북대 화학과 정종화 교수는 “불산은 인화성이 강한 용액은 아니지만 공기 중으로 확산될 경우 인체에 치명적인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경찰은 “불산이 든 탱크로리가 폭발하는 바람에 근로자들이 변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찰과 관계 당국은 아직 정확한 폭발지점을 확인하지 못했다. 20t짜리 탱크로리에서는 사고가 난 지 수시간이 지났는데도 유독가스가 계속 나와 인근 주민들의 2차 추가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경찰 등은 폭발 현장에서 300여m 떨어진 마을 314가구 주민 535명을 긴급 대피시켰다. 또 인근 공장과 원룸 8개동의 출입문과 창문을 닫고 대피하도록 조치했다. 공장 근로자와 일부 주민한테는 인근 양포동사무소에 보관 중인 방독면 700개를 배부했다. 소방서는 군 제독부대 등에도 구조를 요청하는 한편 살수차를 동원해 유독가스 중화에 힘을 쏟고 있다. 구미시도 사고 현장의 유독성 잔여물이 낙동강으로 흘러들지 않도록 방제작업을 벌이고 있다. 소방서 관계자는 “소방관 등 유독 가스를 마신 사람들이 두통 등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휴브글로벌 주변에는 유독가스가 계속 퍼져 방독면을 쓰지 않고는 접근할 수 없을 정도다. 구미소방서는 사고가 나자 119구급차 4대, 소방차 3대, 소방대원 20명을 동원해 구조 작업을 벌였다. 구미시는 사고 직후인 오후 4시쯤 봉산리 인근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경찰은 회사 관계자를 불러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한편 사고가 난 탱크로리는 최근 중국에서 수입한 제품인 것으로 알려져 불량품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구미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향토방위에 나이가 무슨…” 열혈 ‘兵 예비군’

    “향토방위에 나이가 무슨…” 열혈 ‘兵 예비군’

    “우리 동네를 지키는 데 나이가 무슨 상관입니까. 요즘 예비군들이 훈련에 열정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아 안타까울 따름이죠.” 나이도 잊고 오랫동안 예비군 임무를 성실히 수행하는 사람들이 있다.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예하 향방소대장 중 최연장자인 강성호(58)씨와 33년이라는 가장 오랜 세월 동안 이 직책을 수행해 온 김영창(56)씨가 주인공. 향방소대장직은 자신이 거주하는 동을 방위하기 위해 편성된 예비군 소대 병력을 감독하는 일로 정해진 보수를 받지 않으며 연령 상한이 없다. 26일 육군에 따르면 서울 강동구 기동대 소대장 강성호씨는 최근 제주도에서 시작한 민박 사업 때문에 제주도와 서울을 오가며 바쁘게 살고 있지만 예비군 훈련에 단 한 번도 불참한 적이 없다. 강씨는 7년간의 군 생활을 거쳐 1982년 중사로 전역했다. 전역 이후 1983년 부산 부곡동에서 향방소대장 임무를 처음 시작한 그는 1985년 서울 강동구로 이사하면서 길동·천호동 소대장을 거쳤다. 33년간 향방소대장을 맡은 김영창씨는 예비군들에게 엄격한 ‘호랑이 소대장’으로 통한다. 김씨는 생업인 금속가공업으로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으나 1년에 두 차례 있는 예비군 훈련에는 모든 일을 접고 한걸음에 달려가기로 유명하다. 1980년 병장으로 전역한 이후 서울 마포 토박이로서 바로 공덕 2동 향방 소대장 임무를 맡았고 현재 아현동 소대장을 맡고 있다. 이들이 오랜 세월 향방소대장직을 수행한 동기는 군대가 좋아서다. 강씨는 “7년의 군생활을 마치고 나오니 뭔가 아쉬움이 남았다.”면서 “전쟁이 나면 총을 들고 싸울 수 있다는 데 자부심을 느끼고 살아왔으며 여건이 허락하면 할 수 있을 때까지 이 일을 맡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처음에 우리 후배들을 위해 열심히 도와주겠다고 나선 것이 어느덧 33년이 됐다.”면서 “훈련 군기가 해이해진 예비군들이 내 고장은 내가 지킨다는 생각을 갖도록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종훈기자 artg@seoul.co.kr
  • “환동해권 중심·북방진출 거점 기대”

    “환동해권 중심·북방진출 거점 기대”

    ■ 최명희 강릉시장 “동계올림픽 개최와 함께 강릉의 지역경제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키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최명희강원 강릉시장은 동해안권 경제자유구역 지정에 대해 상대적으로 낙후됐던 강릉을 포함한 영동권이 환동해 경제권의 중심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반겼다. 옥계지구(1.07㎢)는 마그네슘과 티타늄, 지르코늄, 리튬 등의 비철금속소재를 바탕으로 한 첨단소재융합산업의 글로벌 연계망을 구축하게 된다. 최 시장은 “지척에 있는 옥계 1·2일반산업단지와 강릉과학산업단지가 서로 연계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해 내면서 국가 경제의 주요 축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고 말했다. 인근에 포스코 측이 마그네슘 제련공장을 단계별로 진행 중이어서 연관산업부터 유치할 계획이다. 옥계지구 인근에는 동계올림픽 특구를 지정해 관광과 휴양지로 개발된다. 구정지구(1.11㎢)는 산업단지 형식이 아닌 경제자유구역에 투자하는 외국인들의 주거와 교육,문화,상업지구지로 개발해 글로벌 정주여건을 갖추게 된다. 그는 “구정지구는 녹색도시로 개발해 강릉이 갖고 있는 탄소제로 도시와 예향의 도시에 걸맞은 공간으로 꾸며 세계인들이 찾아 즐기고 머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최 시장은 “열악한 사회간접자본(SOC)과 미흡한 제도 등으로 강릉 등 동해안권이 도약의 기회를 갖지 못했지만 이번 경제자유구역 지정을 계기로 핵심 전략산업들이 발전의 선순환 고리를 찾는 계기가 되면서 지역경제가 살아나는 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강릉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심규언 동해시장 대행 “동해항을 중심으로 북극항로를 포함해 ‘환동해권 교역 비즈니스 거점’으로 육성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심규언강원 동해시장 권한대행은 이번 경제자유구역 예비 지정이 항만 물류거점 네트워크 조성과 첨단수출입 항만·물류기지 복합개발, 북방진출거점으로 새롭게 조명되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있다. 심 권한대행은 “송정동 일대 4.61㎢ 넓이에 조성되는 국제복합산업(ICI)지구는 첨단부품산업과 물류비즈니스,국제복합업무를 볼 수 있게 만들어진다.”면서 “수도권에 비해 물류비용이 3분의 1로 단축되는 만큼 동해항을 북극항로 시대에 대비한 물류 거점지로 조성하고 비철금속 육성을 위한 환동해 자원협력 네트워크 구축도 갖출 전망이다.”고 말했다. 원주~강릉복선전철과 동해선 철도가 연계되고 동해항~일본 사카이미나토~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항로를 통해 북방항로 개척을 위한 동해항 배후지역의 다양한 인프라가 구축되면 환동해로 진출하는 해양 중심도시로 우뚝 자리 잡게 된다는 계산이다. 그는 또 “경량소재산업이 동해안에 집적되면 동해안권은 국내외 관련기업들이 찾는 글로벌 비철금속 소재부품 산업클러스터로 발전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이와 함께 망상동 일대(1.82㎢)에는 사업비 1976억원이 투입돼 관광과 레저, 치유, 화훼수출이 결합된 신개념 복합관광모델의 망상 플로라시티도 조성된다. 심 권한대행은 “국제복합산업지구와 망상 플로라시티를 첨단 녹색소재산업과 청정자연과 연계해 지역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동해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6개 경제자유구역 ‘개점 휴업’인데 강원·충북 또 지정 “대선용 포퓰리즘” 눈총

    6개 경제자유구역 ‘개점 휴업’인데 강원·충북 또 지정 “대선용 포퓰리즘” 눈총

    정부가 동해안과 충북에 경제자유구역을 지정한 것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미 지정된 6개 구역의 사업이 지지부진하기 때문이다. 대선을 앞두고 민심 달래기라는 눈총마저 받고 있다. 지식경제부는 25일 제52차 경제자유구역위원회를 열고 강원 옥계와 충북 청주 일대를 ‘경제자유구역 지정 후보지역’으로 선정했다. 이로써 경제자유구역은 인천, 황해(경기·충남), 대구·경북, 부산·진해, 광양만권(전남·경남), 새만금·군산 등 6곳에 강원과 충북이 추가됐다. ●추가 2곳 사업비 4조원 넘어 동해안 경제자유구역은 망상과 옥계 등 8.61㎢로 2023년까지 국비와 지방비, 민간자본 유치를 통해 1조 509억원이 투자될 예정이다. 또 충북 경제자유구역은 청주와 청원 등 11.50㎢로 2020년까지 2조 9366억원이 투자된다. 지경부는 강원권은 첨단소재(비철금속), 충북은 친환경 바이오정보기술(BIT) 융·복합을 집중적으로 유치해 육성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개발 면적의 경우 2년간의 민간평가 및 자문을 거치면서 당초 계획 대비 50% 이상 축소 조정해 성공가능성을 높였다고 강조했다. 이번에 예비 지정된 강원과 충청 경자구역은 중앙해정기관 협의 이후 경제자유구역위원회의 추가 심의·의결을 거쳐 오는 12월이나 내년 1월 중 공식 지정된다. 이에 대해 임성훈 건국대 무역학과 교수는 “경제자유구역의 본래 취지는 슈퍼스타급 글로벌 기업의 지역본부를 유치하는 등 중국 상하이와 홍콩 등 주변의 경쟁 도시처럼 한 차원 높은 외국인의 투자를 받자는 것”이라면서 “외국인 학교와 병원, 카지노 유치 지원이 아니라 체계적인 투자와 과감한 인센티브로 제대로 된 글로벌 기업을 유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6개 경제자유구역 가운데 성과를 내는 곳은 하나도 없다. 모범적이라는 인천경제자유구역도 처음 목표였던 글로벌 기업의 아시아태평양 지역본부 유치는 거의 없다. ●“글로벌기업 유치방안 등 내야” 오히려 과도한 아파트 건설로 부동산 투기만 부채질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또 일부 경제자유구역에서는 주민들에 대한 과도한 재산권 규제로 민원이 끊이지 않아 지정이 해제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정부가 대중국 무역 전진기지로 키우겠다던 황해경제자유구역(YESFEZ)을 애초 계획보다 70% 이상 줄였다. 또 지난해 3월에는 12개 단위지구 90.4㎢를 공식 해제하기도 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우즈베크 “韓 IT전문가 차관급 초빙 희망”

    우즈베크 “韓 IT전문가 차관급 초빙 희망”

    이명박 대통령은 20일 청와대에서 이슬람 카리모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간 중요한 대규모 프로젝트의 이행을 촉진키로 합의했다. 양국 정상은 공동성명을 통해 “양국의 경제·통상·투자·금융 및 기술분야 협력이 강화됐다.”면서 “2006년 3월 체결한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기초해 양국 관계가 꾸준히 확대되고 내실화됐다.”고 밝혔다. 두 정상은 또 현재 진행 중인 ▲수르길 우스튜르트 가스화학공장 건설 ▲나보이 산업경제특구 개발 사업 ▲나보이 공항 국제 복합물류센터 건설 분야에서 협력과 지원을 높이 평가하고 최대한 협력하기로 했다. 카리모프 대통령은 안그렌 산업특구 사업에도 한국 기업의 참여를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나보이 공항 사업에 대해 “미래지향적이고 안목 있는 사업”이라면서 “지금 잘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양국에 모두 도움이 되니 잘해 나가자.”고 말했다. 카리모프 대통령은 “한국은 신뢰할 수 있는 국가”라면서 “현재 양국간 진행 중인 석유·가스 분야 협력 이외에 금속광물, 정보기술(IT), 전자정부 등에서도 협력이 긴밀하게 이뤄지기를 바란다.”면서 “한국의 IT 전문가를 우리 정부의 차관급 인사로 초빙하고 싶다.”고 요청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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