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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초 BTS’의 아지트로 오세요

    ‘서초 BTS’의 아지트로 오세요

    ‘서초구의 5060세대 BTS가 되세요.’ 서울 서초구가 운영하는 ‘서초50플러스(+)센터’가 은퇴 후 제2의 인생을 준비하는 5060세대의 아지트로 자리 잡았다. 28일 서초구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개관 후 4개월 만에 4599명이 ‘서울시 50플러스포털’을 통해 서초50플러스센터를 관심 센터로 등록했다. 센터는 50+세대들이 스스로 가르치고 배우는 ‘BTS’(Best Teacher of Seocho)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50+세대 강사 43명이 온라인으로 인문, 사회·과학, 정보기술(IT), 여가 등 다양한 강의를 진행한다. 현재까지 총 39개의 BTS특별강좌에 1680명이 수강했다. 특히 힐링원예와 건강, 서양미술로 풀어가는 트로이전쟁, 추억의 팝송 ‘샌프란시스코’ 강좌가 큰 호응을 얻었다. 센터의 취미여가실인 ‘오락실’은 4차 산업 기술 문화를 접하고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꾸몄다. 오락실에서는 3D프린터, 금속·아크릴·나무 등 재질을 가리지 않고 인쇄가 가능한 자외선(UV)평판프린터 등이 준비돼 있다. 또 머그컵에 나만의 그림을 담을 수 있는 머그컵전사기, 입체 조형물을 내 손으로 직접 만드는 3D펜 등도 갖췄다. 구는 평일에 센터를 이용할 수 없는 50+세대를 위해 토요 강좌를 진행한다. 만화가를 꿈꾸는 50+세대들을 위한 웹툰작가 입문 과정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용법, 파워포인트·엑셀 등을 배우는 ‘50+ 잇(it) 스쿨’을 운영할 예정이다.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변화하는 세상 속에 서초50플러스센터가 5060의 든든한 동반자가 될 것”이라며 “인생 후반전을 함께 달리며 응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서울시, 대기오염물질 무단 배출 145건 적발

    매연저감장치를 무단으로 훼손한 노후 경유차, 대기오염물질 무단 배출 업체 등이 덜미를 잡혔다. 서울시는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까지 대기오염물질 무단 배출 사례 등을 집중단속해 모두 145건을 적발하고 일부는 고발했다고 28일 밝혔다. 시는 주요 물류차고지, 공영 및 사설 주차장 등에서 매연저감장치(DPF)를 부착했던 노후 경유차 373대를 점검한 결과, DPF 무단훼손 등 모두 68건을 적발해 시정명령 및 고발조치했다. 또 장치 클리닝 등 정비가 필요한 차량 52대는 시정명령을 내리고, DPF 훼손 차량 16대는 원상복구 명령 후 미 이행시 검찰 송치 예정이다. 또 건설공사장과 자동차 검사소, 무허가 배출시설 등 생활권 미세먼지 배출원 226곳에 대한 단속에서는 77곳이 적발됐다. 적발된 곳은 질산화물외부배출 위반 민간 자동차검사소 30곳, 휘발성유기화합물질 외부배출 위반 무허가 배출시설 25곳, 건설공사장 17곳, 황산화물 외부배출 위반 금속표면처리시설 5곳 등이다. 시는 특히 자동차 검사소에 설치돼 있는 매연 포집기에서 미세먼지의 발생원인 질산화물 배출을 집중 점검하고, 전국 자동차 검사소의 기존 매연포집기를 미세먼지 흡착처리시설로 교체하기로 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가구와 예술의 경계를 묻다, 구현모·함도하 작가의 도전

    가구와 예술의 경계를 묻다, 구현모·함도하 작가의 도전

    조각이지만 가구이고, 가구이면서도 조각이다. 무슨 말장난인가 싶겠지만 조각가 구현모와 가구 아티스트 함도하의 작품이 그렇다. 한 작가는 조각의 예술성에 쓰임새를 더하고, 다른 작가는 정형화된 가구 형태를 비틀어 위트가 있는 예술 작품을 만든다. 가구와 예술의 경계를 허무는 두 작가의 개인전이 나란히 열리고 있다. 구현모 작가는 서울 삼청동 PKM갤러리에서 개인전 ‘리셈블’(resemble·5월 22일까지)을 펼쳤다. 나무조각들을 퍼즐 맞추듯 재결합해 제작한 탁자, 잘린 나무 기둥을 틀로 떠 황동으로 정밀 주조한 의자, 버려진 나뭇가지의 세밀한 형태를 그대로 살린 금속 조각 등이 전시장을 채웠다. 홍익대 도예과와 독일 드레스덴예술학교 조소과를 나온 작가는 실재와 허구, 원리와 현상 같은 상반된 개념을 넘나드는 작업에 관심을 기울여 왔다. 이번 전시도 “벽에 걸리면 예술이고, 바닥에 놓이면 가구인가“하는 의문에서 조각 같은 가구, 가구 같은 조각 작품을 선보였다고 말했다. “같은 존재도 어떻게 선택되느냐에 따라 운명이 달라지는 게 재밌더라”면서 “흔히 쓸모의 유무로 가구와 예술을 구분 짓는데 그렇게 따지면 사실 예술 작품도 쓸모가 없는 게 아니다. 감동을 준다는 점에서 ‘영혼의 쓸모’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자연과 인공에 대한 개념도 마찬가지다. 나무 기둥 의자 3개 가운데 2개는 실제 모과나무와 황동이 섞여 있고, 다른 하나는 오롯이 황동 주물 작품이지만 구분이 쉽지 않다. 작가는 “자연과 인공의 경계도 인간이 정한 것일 뿐 서로 닮아 있다”고 설명했다.가구 아티스트 함도하는 서울 한남동 BHAK갤러리에서 개인전 ‘나는 가구가 아니다’(5월 15일까지)를 열고 있다. 홍익대 목조형가구과를 졸업한 그는 인테리어와 가구 회사 등에서 실력 있는 가구 디자이너로 이름을 날렸다. 그러다 개인 작업실을 차리면서 평소 하고 싶었던 아트퍼니처로 영역을 넓혔다. 전시장에서 먼저 눈길을 끄는 건 손과 발이 달린 의자들이다. 사람처럼 벌렁 드러누워 있거나 손을 들어 인사하는 의자, 물구나무 선 의자까지 제각각이다. 마치 장난꾸러기 아이 같은 모습들이다. 작가는 “의자마다 캐릭터를 부여해 스토리를 만들었다”면서 “서로 다른 형태의 의자 3개가 여행 중에 만나 친구가 되는 과정을 표현한 것”이라고 말했다. ‘감정이 담긴 가구’, ‘위트가 있는 가구’가 지향점이다. 그는 “가구든 공예든 예술 작품이든 어떤 이름으로 불러줘도 상관없지만 관람객이 제 작품을 보면서 다음에 어떤 감정을 표현해 낼까 기대하는 마음을 갖게 된다면 좋겠다”고 했다. 전통 가구인 머릿장도 그의 손에서 다양하게 변주됐다. 형태는 전통 방식을 그대로 가져오되 화려한 문양과 다채로운 기법으로 현대적인 요소를 가미해 쓰임새뿐 아니라 작품으로 감상하는 재미도 아울렀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대 이어 성매매···악랄한 삼남매 구속 ‘128억 집창촌’

    대 이어 성매매···악랄한 삼남매 구속 ‘128억 집창촌’

    어머니가 운영하던 업소 물려받아…선불금 빌미 성매매 강요2명 구속·보유 재산 68억원 동결조치 어머니가 운영하던 성매매업소를 물려받아 수십 년간 업소 여러 곳을 운영하며, 128억원 상당의 불법 수익을 올린 가족이 경찰에 구속됐다. 28일 경기남부경찰청 생활질서계는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성매매 알선·강요) 혐의로 일가족 5명을 입건해 이중 A씨(40대)와 B씨(50대) 등 2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A씨의 모친은 수원역 부근 집창촌에서 수십 년 전부터 성매매 업소를 운영해왔다. 모친이 사망하자 A씨 남매는 대를 이어 1998년부터 지난 3월까지 23년간 이곳에서 업소 5곳을 운영했다. 수법이 악랄했다. 채무에 시달리는 여성들을 상대로 선불금을 제공해 성매매하도록 유인했다. 또 몸이 아픈 여성 종업원들을 쉬지도 못하게 하며 손님을 받도록 강요했다고 한다. 이들이 올린 불법 수익은 총 128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수사당국은 실제 이들이 해당 업소를 통해 더 많은 수익을 벌어들였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20대 여성 2명이 “수원역 성매매 집결지 내 A씨 등이 운영하는 업소에서 1~2년간 일하며 성매매를 강요당하고 금품을 빼앗겼다”는 내용의 고소장을 수원지방검찰청에 접수하면서 드러났다. 검찰은 사건을 수원서부경찰서에 배당했다. 이후 경기남부청이 사건을 넘겨받아 지난 3월 A씨 등이 운영하던 업소 3~4곳과 주거지 등을 압수 수색을 해 불법 수익 128억원을 확인했다. 현장에선 현금 4800여만원과 황금열쇠 등 7200만원 상당의 귀금속이 쏟아져나왔다. 또 영업장부, 성매매 선불금 차용증 등도 확보해 압수했다. 경찰은 금융계좌 435개를 분석해 이 중 동결 가능하다고 판단한 62억원을 기소 전 추징보전 명령을 통해 동결했다. 추징보전은 범죄 피의자가 특정 재산을 형이 확정되기 전에 빼돌려 추징하지 못하게 되는 상황을 미리 막기 위해 양도나 매매 등 처분 행위를 할 수 없도록 하는 조치다. 한편 경찰과 수원시는 지난 3월 수원시 팔달구 매산로1가 일원 2만 5364㎡를 ‘여성안심구역’으로 지정하고 성매매 집결지 폐쇄를 추진하고 있다. 소방관서와 특별합동점검을 통해 소방안전법 위반업소 6개 업소에 대해 과태료 1550만원을 부과했으며, 수원시와 협의해 여성종사자들의 탈성매매를 지원하고 있다. 경찰은 집결지내 주민대표로부터 올 5월말까지 집결지 자진 폐쇄 약속을 받아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車전지 폭발 예방 반도체 코팅기술 개발…KIST에너지저장연구단 이중기 박사팀

    車전지 폭발 예방 반도체 코팅기술 개발…KIST에너지저장연구단 이중기 박사팀

    국내 연구진이 전기차 배터리로 많이 쓰이는 리튬이온 전지의 폭발 위험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에너지저장연구단 이중기 박사팀은 리튬금속 전극 표면에 반도체 박막을 코팅하는 방식으로 전기차 배터리 화재 원인을 원천 차단할 수 있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재료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ACS 에너지 레터스’에 실렸다. 리튬이온 전지를 충전하면 리튬이온이 음극으로 이동해 리튬금속으로 저장되는데 이 과정에서 ‘덴드라이트’라고 불리는 나뭇가지 형태의 결정이 만들어진다. 덴드라이트는 전극 부피를 팽창시키고 전지성능을 저하시킬 뿐만 아니라 화재나 폭발을 일으키기도 한다. 연구팀은 탄소 60개가 오각형 형태로 연결돼 축구공 모양을 이룬 ‘풀러렌’이라는 전도성 높은 반도체 소재를 리튬금속전극에 코팅해 덴드라이트가 형성되지 않도록 했다. 이중기 KIST 박사는 “이번에 개발된 고안전성 리튬금속전극은 화재나 폭발 위험이 없는 차세대 이차전지 개발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예쁜 쓰레기’ 화장품 용기… 64% 재활용 안 돼 포장재 바꿔야

    ‘예쁜 쓰레기’ 화장품 용기… 64% 재활용 안 돼 포장재 바꿔야

    자원 재활용은 쉽게 배출해 선별 부담을 줄이고 재생원료의 품질이 높아야 활성화가 가능하다. 2019년 12월 제도 도입 후 지난 3월 24일 포장재 재질·구조 등급표시제가 시행에 들어갔다. 내년 1월 분리배출 표시제까지 실시되면 자원 순환의 추진력이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표시제는 재활용 ‘우수’·‘어려움’ 등 정보를 제공해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히고 배출 방법을 안내하는 제도다.재활용 등급이 제품의 친환경성을 평가하는 가늠자로 작용될 수 있기에 입법 과정에서 논란이 일었다. 특히 화려한 디자인에 복합재질이 많아 재활용이 어려운 화장품 용기를 놓고 갑론을박이 있었지만 사회적 분위기에 기업들이 백기를 들었다. 내용물보다 많고 두꺼운 화장품의 과대포장이 공분을 샀다. 화장품 용기는 재활용이 안 되는 ‘예쁘고 아까운 쓰레기’로 인식됐다. 다만 화장품 업체가 직접 용기를 수거해 재활용하고 재생원료 사용을 확대하는 개선안이 제기됐지만 논의가 제대로 진전되지 못했다. 포장재 재질·구조 등급표시는 재활용의무생산자가 포장재의 재질·구조 평가를 거쳐 결과를 포장재 겉면에 표시하도록 한 제도다. 포장재 재활용 확대에 필요한 재질·구조 전환을 유도하기 위한 대책으로, 등급에 따라 재활용이 어려운 품목은 반드시 겉면에 ‘재활용 어려움’을 표기해야 한다. 나아가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 분담금도 20% 할증되는 등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다. 환경부가 한국환경공단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24일 기준 국내 5만 6511개 품목 중 48.0%가 ‘최우수’(446개) 또는 ‘우수’(2만 6682개)로 평가됐다. ‘보통’이 19.2%(1만 863개), ‘어려움’ 품목은 32.8%(1만 8520개)로 나타났다. 화장품 용기의 재활용 어려움은 심각했다. 2019년 출고·수입된 화장품 7806개 품목 중 64.2%(5011개)가 재활용이 어려운 것으로 평가됐다. 출고량(6만 3898t) 기준으로는 74.5%(4만 7700t)에 달한다. 화장품 용기는 이물질이 많이 남고 플라스틱에 유리·금속 등 타 재질이 부착되거나 화려한 색상 등이 더해진 복잡한 재질·구조여서 재활용이 어렵다. 그러다 보니 선별 과정에서 폐기물로 처리되고 더 나아가 함께 배출된 다른 포장재의 재활용까지 저해하고 있다. 녹색연합 등 환경·시민단체가 화장품 용기의 재활용 가능 여부를 모니터링한 결과에서도 확인됐다. 재활용은 용기의 몸통 재질을 기준으로 판단하는데 재질은 페트지만 겉에 도색하면 재활용이 안 되고 두 가지 이상의 성분으로 구성된 용기는 품질이 떨어진다. 유리 용기는 화려한 색상이 입혀져 재활용이 불가능했고 투명한 유리 파운데이션은 금속·플라스틱 등 다른 재질이 섞여 있었다. 해외 고가 브랜드 제품에 일체형 용기가 많아 재활용을 어렵게 했다. 소비자의 친환경 제품 수요가 높아지면서 재활용이 어려운 용기 사용이 제품을 넘어 기업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기업들이 긴장할 수밖에 없게 됐다. 허승은 녹색연합 녹색사회팀장은 27일 “시민의 높은 관심과 참여가 정책에 반영된 의미 있는 결과”라며 “화장품 업계는 재질과 구조를 변경해 지속가능한 포장재로 생산해야 한다는 시민 사회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등급표시제 논의 과정서 불신·소통 부족 논란 끝에 등급표시제가 시행됐지만 입법 과정에서 우리 사회의 불신 및 소통 능력 부족 등이 여실히 드러났다. 환경부가 원칙이나 철저한 준비 없이 제도 개선을 추진하면서 혼란만 가중시켰다는 지적도 피할 수 없게 됐다. 화장품 업계는 재활용 등급 표시에 따른 이미지 및 수출 경쟁력 저하 등을 내세워 표시 예외를 요청했다. 그러면서 ‘역회수’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역회수는 EPR에 따라 업체가 분담금을 내는 간접 참여가 아닌 직접 용기를 수거, 재활용하는 진일보한 방식이다. 환경부는 화장품 용기의 재활용 개선 필요성에 더해 산업계 어려움 및 회수 체계 구축 등을 고려해 표시 예외 인정 기준을 마련했다. 자체 포장재 회수 체계를 갖춰 2023년 15%, 2025년 30%, 2030년 70% 이상 회수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다고 환경부 장관이 인정하면 등급을 표시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러나 시민·사회단체는 예외 인정을 반대했다. 역회수 체계나 재생원료 사용은 이미 추진되던 정책이고 업체들의 준비 부족 등을 지적하며 예외 적용 철회를 주장했다. 자체 회수와 표시 예외를 연계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논란에 기업들이 등급표시를 수용하는 것으로 최종 정리됐다. 표시 예외 적용을 전제로 역회수 계획을 밝혔던 화장품 업체는 48곳에서 최종 3곳으로 급감했다. 이마저도 규모가 적거나 방문판매 등으로 역회수 부담이 적은 일부 업체로 의미가 퇴색했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준비 부족에 대한 책임을 피할 수 없지만 환경과 관련된 사안은 타협이 안 된다”며 “환경부의 회수 목표치 달성을 위해서는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데 특혜 논란이 불거지면서 선택의 여지가 없게 됐다”고 토로했다. 글로벌 경쟁에서 디자인 등 제약이 될 수밖에 없는 ‘한국형 규제’라는 지적도 나왔다. 표시제는 국내 유통되는 국산·수입 화장품에만 적용되고 수출품에는 표시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국내 업체 중 내수·수출을 달리해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이 적은 데다 중국은 내수용과 수출품의 표기가 동일해야 한다. 내수용과 디자인을 달리해 중국에 수출했다 역으로 ‘짝퉁’으로 몰려 신고될 수 있는 상황이 생겨났다.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화장품 수출액은 전년 대비 14.8% 증가한 61억 2200만 달러(약 6조 8100억원)로 집계됐다. 중국 수출액이 절반에 가까운 30억 4600만 달러에 달한다. 학계 관계자는 “화장품 용기에 대한 자원 순환 대책이 필요하지만 재활용 어려움 표기는 실효성이 떨어지고 국산 화장품의 이미지만 나쁘게 만들 수 있다”며 “대체 기술이 없거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면 심각한 규제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6월 중 분리 배출 표시제 개정안 마련 남은 과제는 내년 1월 시행 예정인 ‘분리배출 표시’다. 재활용이 어려운 포장 재질·구조 개선 및 포장재 배출방법 등을 정확하게 안내하기 위한 제도다. 환경부는 몸체에 다른 재질이 혼합·도포·첩합된 제품은 별도 표시해 종량제 봉투에 배출하도록 한다는 계획을 마련했다. 그러나 산업계가 자칫 내용물에 대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도안 수정 및 삭제를 요청하고 있다. 재활용 등급과 함께 분리배출 표시까지 하는 것은 이 중 규제이자 소비자의 역회수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영태 환경부 자원재활용과장은 “분리배출 표시는 규제가 아닌 올바른 배출 및 재활용이 편리한 용기 생산을 유도하기 위한 조치”라며 “이해당사자 등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실효성 있는 개정안을 6월 중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린뉴딜과 탄소중립이 중시되면서 플라스틱으로 대표되는 자원순환의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 포장재 재질·구조 등급평가제 도입 후 먹는 물과 음료류 등에서 쉽게 라벨을 분리하고 페트병 몸체를 유색에서 무색으로 전환하는 변화가 이뤄졌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및 사회적 책임의 일환으로 포장재 역회수에 나서고 지속 가능한 리필 용기 등도 출시되고 있다. 탈플라스틱 사회는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것과 함께 재질과 구조를 바꿔 재사용할 수 있는 포장재로의 전환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면세 쇼핑하러? 올해 무착륙 관광비행 9000명 넘었다

    면세 쇼핑하러? 올해 무착륙 관광비행 9000명 넘었다

    코로나19 여파로 해외여행 제한이 심화하면서 무착륙 국제관광비행 이용자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27일 관세청 인천본부세관에 따르면 최근 4개월(2020년 12월 12~2021년 4월 18일)간 인천공항을 통해 무착륙 국제관광비행(88편)을 이용한 여행객이 9636명으로 집계됐다. 이용객 1인당 면세품 구매는 평균 1375달러(약 1530000원)로, 이중 48%인 4600여명이 600달러 이상을 구입해 세금을 납부했다. 면세점 구매품목은 화장품(12.1%), 향수류(10.9%), 핸드백(8.6%), 귀금속·보석류(3.4%) 등의 순이며 건당 구매금액은 명품 핸드백 및 시계가 평균 150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항공사별로 대형항공사 이용자가 2694명, 저비용항공사 이용자는 6942명이다. 대형항공사는 무착륙 국제관광비행으로 A380기를 투입해 여행자들이 면세쇼핑보다 탑승 경험을 즐기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인천세관은 무착륙 국제관광비행에 대비해 전용통로 마련 및 전용 검사대 확대 등을 지원한 결과 초기 65분이던 통관소요기간이 현재 38분으로 단축됐다. 이상목 인천세관 공항여행자통관1과장은 “무착륙 여행자도 일반 해외여행객과 마찬가지로 면세한도 초과시 자진신고하지 않으면 가산세 등 불이익을 받게 된다”며 “유관업체와 협업을 통해 구매내역 확인절차를 간소화하는 등 불편을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KOTITI시험연구원, 금속알레르기에 안전한 패션주얼리 유통 선도

    KOTITI시험연구원, 금속알레르기에 안전한 패션주얼리 유통 선도

    KOTITI시험연구원(이사장 김정수)은 지난 8일 ▲익산패션주얼리공동연구개발센터 ▲월곡주얼리산업진흥재단 ▲한국표면처리기능장회 ▲서울장신구사업협동조합 ▲한국폴리텍대학 ▲이랜드와 안전한 무니켈 금속장신구 유통을 선도하기 위한 ‘금속장신구 안전기반 마련’ 협의회 발족 및 다자간 상호협력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이번 협약은 국가기술표준원 R&D사업 지원으로 2020년부터 KOTITI시험연구원에서 구축한 ‘금속장신구 민간자율 인증 제도’ 활성화를 도모하고, 무니켈 금속장신구의 유통을 선도하기 위한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이날 행사에는 KOTTITI시험연구원 및 협약기관을 비롯한 산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했으며, 7개의 협약기관들은 상호협력을 통해 금속장신구 안전인증의 활성화 및 기반구축 협력, 시범인증, 교육 및 홍보, 기술 자문, 정보교환 등을 위한 상호 협력체계를 구축해 나갈 것을 약속했다. 이상락 KOTITI시험연구원 원장은 “안전한 무니켈 금속장신구 유통을 위해 KOTITI시험연구원에서 구축한 금속장신구 민간자율 안전인증이 장기적인 안전 의식의 저변 확대라는 비전을 실현하여, 시장과 함께 뿌리내리는 실질적 인증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는 5월 1일부터 금속장신구의 안전성 증명 및 향상에 기여 하고자 ‘금속장신구 알레르기 안전인증’ 인증신청 및 시범사업에 참여할 기업을 모집한다”고 밝히며 “이번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기업은 안전한 금속장신구 유통의 좋은 선례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반도체 코팅 기술로 전기차 배터리 화재와 폭발 차단한다

    반도체 코팅 기술로 전기차 배터리 화재와 폭발 차단한다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노력 중 하나로 전기차 제작과 사용이 점점 늘면서 전기차 시대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그렇지만 전기차 배터리 폭발이나 화재와 관련한 소식이 심심찮게 들리기도 해 우려가 줄지 않고 있다. 국내 연구진이 반도체 코팅 기술로 전기차 배터리 폭발과 화재를 잡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에너지저장연구단은 리튬금속 전극 표면에 반도체 박막을 코팅하는 방식으로 전기차 배터리 화재 원인을 원천 차단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재료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ACS 에너지 레터스’에 실렸다. 리튬이온 전지를 충전할 때 리튬이온이 음극으로 이동해 리튬금속으로 저장되는데 이 과정에서 나뭇가지 형태의 결정이 만들어진다. 덴드라이트 현상은 전극의 부피를 팽창시키고 전극과 전해질 사이 반응을 일으켜 전지성능을 저하시킬 뿐만 아니라 화재나 폭발을 일으키기도 한다. 연구팀은 탄소 60개가 오각형 형태로 연결돼 축구공 모양을 이룬 ‘풀러렌’이라는 전도성 높은 반도체 소재를 플라즈마에 노출시켜 리튬금속전극과 전해질 사이에 반도체 박막을 만들어 덴드라이트가 형성되지 않도록 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반도체 박막은 전자만 통과시키고 리튬이온은 통과시키지 못하게 해 리튬결정 형성을 원천 차단하는 원리이다. 실제로 이번에 개발된 기술이 적용된 리튬이온 배터리는 1200회 충방전 동안 덴드라이트가 만들어지지 않고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것이 관찰됐다. 특히 500회 충방전시 일반 리튬이온 배터리는 용량의 52%만 유지됐지만 이번에 개발된 기술이 적용된 배터리는 용량의 81% 정도가 유지되는 것도 확인됐다. 연구를 이끈 이중기 KIST 박사는 “이번에 개발된 고안전성 리튬금속전극은 덴드라이트 발생을 억제해 화재나 폭발 위험이 없는 차세대 이차전지 개발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라며 “추가 연구를 통해 재료 및 공정비용을 낮춰 상용화까지 이어지도록 할 것”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속보]1분기 성장률 +1.6%…코로나 이전 수준 회복

    [속보]1분기 성장률 +1.6%…코로나 이전 수준 회복

    민간소비·설비투자 등 증가우리나라 경제 규모를 보여주는 실질 국내총생산(GDP)가 올해 1분기(1~3월)에 코로나19 위기 이전 수준까지 회복했다. 민생 경제는 여전히 어렵지만 일단 수치상으로는 예상을 넘어선 회복세를 보인 것이다. 한국은행은 27일 발표한 실질 GDP 속보치 통계에서 전기 대비 1분기 성장률이 +1.6%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1분기 국내총생산액(시장 가격 기준)은 470조 8467억원으로 코로나19가 터지기 직전인 2019년 4분기(10~12월) 468조 8143억원을 뛰어넘었다. 앞서 한은은 1분기 성장률이 1.3% 정도면 지난해 뒷걸음친 GDP 규모가 코로나19 영향이 없었던 2019년 4분기 수준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는데, 이날 확인된 성장률(1.6%)은 이보다 훨씬 높았다. 1분기 민간소비는 승용차, 가전제품 등 내구재와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 등이 늘면서 1.1% 증가했다. 또 정부 소비는 추경 예산 집행 등으로 1.7% 늘었고, 건설투자는 건물건설이 늘어 0.4% 증가했다. 설비투자는 기계류와 운송장비가 모두 늘어 6.6% 증가했다. 수출은 자동차, 이동전화 등을 중심으로 1.9% 증가했으며, 수입은 기계 및 장비, 1차 금속제품 등이 늘어 2.4% 증가했다. 업종별 성장률은 ▲ 제조업 2.8% ▲ 농림어업 6.5% ▲ 서비스업 0.8% ▲ 건설업 0.4% ▲ 전기가스수도업 6.2% 등으로 집계됐다.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1.8%로, 교역조건 개선 덕에 실질 GDP 성장률(1.6%)을 웃돌았다. 코로나19 여파로 경제가 큰 타격을 받은 지난해 분기별 GDP 성장률은 ▲1분기 -1.3% ▲2분기 -3.2% ▲3분기 2.1% ▲4분기 1.2%였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데스크 시각] 그 시절 열광했던 룰라, 두테르테, 마크롱들/홍희경 국제부 차장

    [데스크 시각] 그 시절 열광했던 룰라, 두테르테, 마크롱들/홍희경 국제부 차장

    한국은 1초라도 먼저 태어나는 게 유리한 나라라지만, 그래도 그때를 맞춰 산 게 다행이다 싶은 시기가 있다. 세기말, 그것도 밀레니엄의 세기말에 20대로 살았던 경험은 가끔씩 삶에 무모한 용기를 던져 준다. 그 시절엔 마치 다음이란 없다는 듯 ‘과감한 시도’들이 감행됐다. 온갖 장르의 ‘탑골가요’들이 나왔고, 야하면서 쇼킹한 세계관의 영화가 쏟아졌다. 고 신해철은 당시의 문화적 풍요를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고루 경험한 세대가 입은 수혜’라고 고고하게 표현했지만, 실상 아날로그는 퇴색하고 디지털은 아직 먼 시절의 진공 상태가 과감함을 이끈 동력이 아니었을까 싶다. 과감한 시도는 곧 실패로 연결되기 쉽기에 망작과 괴작이 유독 많았던 것도 이 시절의 특징이다. 예컨대 그 시절 대작이라는 어떤 소녀의 재림에 관한 영화를 극장에서 내 돈 내고 끝까지 보며, 과감한 시도란 얼마나 쉽게 허무하게 귀결될 수 있는지 처절하게 배웠다. 이후엔 망각의 연속이었다. 누군가의 과감한 시도에 파블로프의 개처럼 들떴고, 그 끝이 허무일 수 있음을 번번이 잊었다. ‘밀레니엄 버그’(Y2K)란 지구적 재난에 함께 가슴 졸였던 유대감 탓이었을까.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가 번번이 집단적으로 들떴고, 함께 망각했다. 특히 그들의 지도자에 관한 문제에서 그랬다. 밀레니엄 직후엔 브라질의 룰라가 정말 좋았다. 그와 함께 인기를 끈 브라질 펀드에 물려 계좌의 잔고가 줄어도 룰라를 싫어할 수 없었다. 구두닦이, 금속노조원 출신으로 ‘다른 세계는 가능하다’던 2003년의 대통령. 8년 뒤에도 지지율 87%의 룰라였으나, 퇴임 뒤엔 수뢰 혐의로 수감됐다. 그리고 최근 수사 절차상 하자가 인정돼 처벌의 족쇄에서 풀려난 룰라는 내년 대선을 준비 중이다. 76세인 그가 직접 등판하는 이유는 뒤를 이을 정치인이 없기 때문. 결국 룰라의 ‘다른 세계’엔 후계가 없다. 룰라가 수사로 무너지던 2016년 필리핀에선 두테르테가 당선됐다. 가난을 끊어 내려면 ‘스트롱맨’뿐인가 싶었지만, 임기를 마치는 내년까지 두테르테가 필리핀의 부흥을 이끌기는 어려워 보인다. 그는 코로나19를 타개하지 못했다. 날 선 엄포에 비해 치안 성과는 미미하다. 무엇보다 두테르테는 미국과 중국 양쪽 모두에서 획기적인 이권을 확보해 내지 못했다. 냉전 시대 스트롱맨 중에선 이례적으로 ‘아시아의 네 마리 용’ 같은 성과를 일군 사례가 있었지만, 이제 같은 방식이 통하기엔 복잡한 역학구도가 조성돼 버렸다. 2017년 프랑스의 마크롱은 ‘스트롱맨 전성시대’를 뚫고 등장했다. 프랑스 대선 때마다 극우 정당이 파란을 일으키고, 기성 정당은 속수무책인 상황을 대안 정당을 만들어 돌파했던 그다. 재임 중엔 실용적 관점에서의 노동·사회 개혁을 추진했다. 그러나 내년 재선에 도전하는 마크롱의 여전한 고민은 극우 정당과의 경쟁이다. 처음 대안 정당을 만들 때의 고민에서 벗어나지 못한 셈이다. 스페인 포데모스 등 유럽의 다른 대안 정당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 ‘처음에는 비극으로, 다음에는 희극으로.’ 몇 년 동안 열광할 새 대상을 찾을 때마다 마르크스의 이 말을 떠올렸었다. 룰라에게 케인스를, 두테르테에게 리콴유를, 마크롱에게 케네디를 투사했었다. 달라진 시대와 기술을 무시한 채 무턱대고 클리셰만 따르다간 망작이나 괴작으로 전락할 수 있음을 망각했던 것이다. 허무한 끝맺음들에 지쳐 2022년 대선부턴 ‘낡은 것은 가고 새것은 아직 오지 않았다’던 그람시의 말을 떠올리려 한다. 과감했으나 낡은 영웅들에게 작별을 고한다. saloo@seoul.co.kr
  • “철기시대 켈트족 전사들, 패배한 적 무기 훼손”…독일서 고대 무기고 발견

    “철기시대 켈트족 전사들, 패배한 적 무기 훼손”…독일서 고대 무기고 발견

    철기시대 켈트족 전사는 패배한 적의 무기를 의도적으로 망가뜨려놓는 풍습이 있었다는 점을 시사하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독일 베스트팔렌-리페 지역협회(LWL) 고고학 연구진은 독일 서부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빌젠베르크 산에 있는 언덕 위 성채 잔해에서 발견한 고대 무기고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자우어란트라는 구릉지에서 가장 높은 곳 중 하나인 해발 658m의 빌젠베르크 산에서 발견된 유물 중에는 무뎌진 창과 기병창의 촉, 의도적으로 부서진 방패 중앙 돌기 등이 있다. 연구진은 이들 유물이 기원전 300년에서 기원후 1년쯤까지 이 무기고에 묻혀 있었지만, 정확한 연대는 측정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이들 무기가 한 차례 대규모 전투 뒤 보관된 것인지 아니면 몇 세기에 걸쳐 보관된 것인지는 불분명하다. 이에 대해 LWL 소속 고고학자 미하엘 발레스 박사는 “이 무기고는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에서 가장 큰 규모로 자우어란트 지대와 철기시대 유럽의 복잡한 역사에 관한 관계를 보여준다”면서 “손상된 무기는 철기시대 전사들이 패자 측의 무기고를 어떻게 취급했는지를 밝혀준다”고 설명했다. 동료 고고학자인 마누엘 차일러 박사도 “현재 조사에서는 빌젠베르크 주변 지역에서 전쟁이 벌어졌었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연구진은 이들 무기의 손상 정도를 근거로 의도적으로 파손한 것으로 생각한다. 이런 풍습은 사실 고고학자들에게 널리 알려졌다. 프랑스의 구르네와 리베몽쉬르앙크르 유적에서 조사를 진행하는 연구진은 켈트족 문화는 정복한 적의 무기를 의식적으로 파괴한다고 지적했다. 빌젠베르크 산에서 무기가 발굴된 시점은 1950년대가 처음으로 창과 기병창의 촉은 무뎌져 있고 두 검은 구부러져 있었다.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간 지역 역사학자 마티아스 딕하우스는 금속 탐지기를 사용한 탐사를 통해 지금까지 약 100여 점의 켈트족 유물을 발굴했다. 이중에는 일반 창 또는 기병창의 촉 40여 개, 방패 돌기 파편, 각종 도구, 허리 띠 훅, 말에게 착용하는 마구의 일부 그리고 전차를 끄는 말을 조종하는 데 사용한 매우 특이한 형태의 고삐 일부가 포함돼 있다. 유물은 모두 지표면에서 매우 가까운 곳에 묻혀 있었다. 전문가들은 훼손된 무기들이 땅에 방치돼 있다가 몇 세기가 지나면서 서서히 묻혀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사진=베스트팔렌-리페 지역협회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재활용 어려운 플라스틱을 사용 가능 연료로…美 연구진 기술 개발

    재활용 어려운 플라스틱을 사용 가능 연료로…美 연구진 기술 개발

    재활용하기 어려운 플라스틱을 사용할 수 있는 연료로 분해하는 과정을 미국의 과학자들이 알아냈다. 델라웨어대 플라스틱혁신센터 연구진은 비닐봉투나 물티슈, 커피컵 또는 일회용품은 현재 제조되는 모든 플라스틱의 70%를 차지하는 다목적 플라스틱인 폴리올레핀을 연료 분자로 바꾸는 방법을 발견했다.폴리올레핀은 재활용하기가 어려워 매년 몇백만 t이 쓰레기 매립지에 버려진다. 그런데 이를 감자를 구울 때보다 좀 더 뜨거운 온도인 250℃에서 몇 가지 처리 과정을 거치면 몇 시간 만에 사용할 수 있는 연료로 만들 수 있다는 것. 연구 주저자인 디오니소스 블라호스 델라웨어대 화학·생체분자공학과 교수는 “이런 화학적 전환은 플라스틱 쓰레기와 싸우기 위한 가장 다재다능하고 강력한 접근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에서 연구진은 고체 상태의 플라스틱을 더 작은 탄소 분자로 분해한 뒤 수소 분자를 첨가해 결과적으로 발생하는 물질을 안정화하는 수소화분해(hydrocracking)라고 불리는 화학적 과정을 사용했다. 연구진은 또 경수 연화제나 가정용 세제 등에 사용하는 제올라이트와 제산제로 사용되는 혼합 금속 산화물인 산화마그네슘을 결합한 촉매제를 사용해 플라스틱을 탄소 분자로 분해했다. 이에 대해 블라호스 교수는 “각 촉매만으로는 불충분하지만, 이 조합은 마치 마법처럼 작용해 플라스틱을 녹여 플라스틱을 남기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후 수소 분자를 첨가해 결과물을 안정시켜 제트 연료나 디젤 연료 또는 윤활유를 만드는데 사용할 수 있는 물질로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 과정은 빠르고 탄소 중립적이며 다른 기술들보다 약 50% 적은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게다가 이 과정은 서로 다른 종류의 플라스틱에도 적용할 수 있다. 제올라이트와 금속 산화물은 모두 풍부하고 상당히 저렴하지만, 블라호스 교수는 연구소에서 얻은 결과를 현장에서 실용화하려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이들 재료는 보기 드문 것이 아니므로 우리는 이 기술의 사용 법을 곧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델라웨어대/사이언스 어드밴시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역세권 편리함 누린다…경기도 오산 ‘세마역 아피체 더 봄’ 주목

    역세권 편리함 누린다…경기도 오산 ‘세마역 아피체 더 봄’ 주목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수도권에서 분양해 순위 내 청약을 마감한 13개 단지 대부분이 역세권 입지를 갖춘 것으로 나타났다. 불과 3개 단지를 제외한 10개 단지가 역 인근에 위치하거나 신설 노선 계획을 갖춘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신규 분양을 앞둔 주거상품 가운데서도 역세권 입지를 갖춘 단지가 주목받고 있다. 1호선 세마역 초역세권 입지에 공급되는 ‘세마역 아피체 더 봄’이 대표적이다. 경기도 오산시에 위치한 ‘세마역 아피체 더 봄’은 지하 5층~지상 20층, 전용면적 34㎡·52㎡, 총 171실 규모로, 타입 선택에서부터 소비자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전용면적 34㎡ A·B타입, 52㎡ A·B·C타입 등으로 평면을 다채롭게 구성했다. 특히 호실 대부분이 동향 및 남향·서남향으로 영구 조망권을 갖출 예정이다. 주목할 만한 요소는 52㎡ 타입에 화장실을 2개소 적용하는 등 희소성 높은 평면 설계다. 먼저, 일반 아파트의 수성 페인트 외장마감과의 단가 차이가 10배 이상 높은 외단열 금속판넬을 적용, 외관 디자인 특화는 물론 내부 단열재 없이도 단열 성능을 강화하는 특화설계로 실사용 면적을 더 넓혔다. 3bay 평면설계 적용으로 통풍과 채광 효과를 높인 전용 52㎡ 타입에는 화장실을 2개 만들고 안방에 드레스룸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밖에 34㎡ 타입도 통짜 원룸형태가 아니라 별도 침실과 주방, 건조기를 기본 적용한 세탁공간 등 기능별로 공간 구획이 명확하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또 거실과 각방에 에어컨이 기본 제공되며, 세대당 1대 이상의 주차공간이 마련돼 주거가치를 더한다. 지역냉난방 시스템을 적용해 전반적인 관리비 절감효과가 기대된다. 아울러, 지상 18층~20층의 스카이 커뮤니티 시설, 단지 옆 광장과 연계 가능한 친환경 야외 휴게공간 ‘봄길’(가칭)도 조성할 계획이어서 입주만족도 역시 극대화될 전망이다. 주변 생활 인프라도 잘 갖췄다. 도보권에 지하철역과 관공서, 상업시설, 시립 어린이집, 각급 학교 등이 포진해 있어 편리한 주거가 가능하다. 향후 ‘세마역 아피체 더 봄’ 상업시설 공급이 완료되면, 원스톱 라이프 구현이 가능한 ‘슬세권’ 단지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인근에는 지역 내 명문고로 손꼽히는 세마고등학교가 위치해 있다. 세마고등학교는 지난 2018년 대입 수능에서 만점자를 배출해 화제가 된 학교이자 과학중점학교로 지정된 학교다. 이밖에도 광성초등학교를 비롯해 세마중학교 등 초·중·고 각급 학교를 도보로 통학할 수 있다. 다양한 스포츠 활동을 할 수 있는 6만 5140㎡ 규모(부속시설 포함)의 ‘죽미체육공원’이 위치해 있고 죽미령 평화공원, 여계근린공원, 고인돌공원, 문헌근린공원 등 주변 녹지공간이 풍부해 쾌적하면서도 건강한 주거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교통여건도 우수하다. 지하철 1호선 세마역이 도보 5분 거리에 위치해 있으며 세마역을 통해 서울 용산역까지 약 1시간, 수원역까지 10분대, 지제역까지 20분대에 이동이 가능하다. 인근에 도로망도 촘촘히 형성돼 차량 이용도 편리한 입지다. 북오산IC가 가까워 경부고속도로 진입이 용이하고 나아가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 및 국도 1호선, 오산-화성고속도로와 평택-파주고속도로 접근도 편리해 수도권 전역을 손쉽게 오갈 수 있다. 미래가치도 높게 평가된다. 올해 12월 세교지구와 동탄신도시를 잇는 필봉터널 개통이 예정돼 있다. 터널이 개통되면 동탄신도시 주민은 1호선 전철역 접근성 개선 효과를 누릴 수 있고, 세교지구 주민은 동탄역SRT 이용이 편리해지는데다 동탄신도시 생활권 공유가 가능하다. 단지 인근에 산업단지가 다수 포진해 있어 직주근접 특징도 장점으로 꼽힌다. 세마일반산업단지, 오산가장1·2일반산업단지, 동탄일반산업단지, 삼성전자(기흥·화성) 사업장, LG디지털파크 등 종사자 수요층이 풍부하고 한신대, 오산대 등 인근 대학교 종사자 및 대학생 수요까지 거느릴 수 있다. 세마역 아피체 더 봄의 견본주택은 경기 오산시 세교동에 마련됐다. 입주는 2023년 9월 예정이다. 코로나 펜데믹 여파로 사전예약 후 견본주택 방문이 가능하며, 홈페이지를 통해 입지와 상품 특장점 등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있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41년 전 계엄위반 유죄 판결, 늦었지만 바로 잡겠습니다

    41년 전 계엄위반 유죄 판결, 늦었지만 바로 잡겠습니다

    檢, 민주화 운동 형사처벌 피해자 조사“재심 청구 소식을 듣는 순간 수도경비사령부 법정에 서 계시던 어머니가 떠올라 가슴이 먹먹했습니다.” 전태일 열사의 동생 전태삼(71)씨는 이달 초 서울북부지검으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다. 1980년 12월 6일 어머니 고 이소선 여사가 계엄보통군법회의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은 데 대해 재심을 청구하겠다는 이야기였다. 당시 군정은 계엄포고 위반 혐의로 이 여사를 법정에 세웠다. 이 여사는 같은 해 5월 4일 고려대 학생 500여명에게 평화시장 노동자들의 처참한 노동환경을 알렸고, 9일에는 서울 영등포구 한국노총회관에서 금속노조원 600여명과 함께 전두환 군부에 노동3권 보장과 민정 이양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 여사는 이후 도피 중 검거돼 서울 필동 수도경비사령부에서 29일간 조사받고 서대문구치소에 수용됐다. 선고 6일 만인 그해 12월 12일 이 여사는 형 집행 면제를 받아 석방됐다. 전씨의 동의를 받아 서울북부지검은 지난 21일 서울북부지법에 재심을 청구했다. 전씨는 “고문을 받은 어머니처럼 많은 사람이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겪은 고초로 인한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면서 “하루빨리 재심 날짜가 잡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같은 날 고 김모씨에 대한 재심도 청구했다. 숙명여대에 재학 중이던 김씨는 1980년 6월 11일 군사정권에 반대하는 내용이 담긴 유인물을 사전 검열을 받지 않고 불법 출판한 혐의로 1981년 1월 계엄보통군법회의에서 선고유예 처분을 받았다. 당시 김씨와 ‘공범’으로 재판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았던 양모(62)씨는 함께 재심을 받게 된다. 양씨는 “김씨는 판결문에 기재된 것 이상으로 민주화운동에 기여한 학우”라면서 “의식화 서클에서 활동하며 24시간 담당 형사의 감시를 받아 선두에 서지 못했지만 뒤에서 일을 도맡았다”고 회상했다. 김씨는 풀려나자마자 공장에 취업해 노동운동에 뛰어들었다. 양씨는 “군부독재를 끝내기 위해 김씨는 밑바닥 운동이 필요하다고 여겼다”고 떠올렸다. 그러나 김씨는 수년간 병마와 사투를 벌이다 1987년 6월 항쟁을 보지 못하고 1986년 세상을 떠났다. 당시 그의 나이는 27세였다. 양씨는 자신에 대한 재심 청구에 동의한 것도 “친구를 위해서”라고 했다. 그는 “젊은 나이에 떠난 친구에 대한 채무감이 가슴 한편에 남아 있었다”며 “재심을 통해 조금이나마 친구의 명예가 회복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씨에 대한 전산 자료가 남아 있지 않아 재심에 동의해 줄 유족을 찾는 과정도 힘겨웠다. 서울 중랑구 상봉1동주민센터 김대근 주무관은 며칠 동안 지하서고에 보관된 수기장부를 뒤진 끝에 김씨의 개인별 주민등록표를 찾았다. 김씨의 오빠는 “가족들이 어린 나이에 세상을 떠난 동생을 가슴에 묻고 서로 입 밖으로 내지 못하고 지냈다. 잊지 않고 챙겨 줘 고맙다”고 말했다. 서울북부지검 형사5부(부장 서인선)는 1980년 전후 민주화운동에 참여하다 형사처벌을 받은 피해 사례를 조사하던 중 이 여사와 이들의 이름을 발견했다. 검찰은 지난달 12일과 지난 21일 두 차례 서울북부지법과 서울고등법원에 5명(4건)에 대한 재심을 청구했다. 1980년 6월 29일 ‘불온 유인물’을 검열 없이 출판한 혐의로 징역형을 받은 이모씨와 같은 해 5월 1일 정부를 비방하는 시위를 벌인 혐의로 항소심에서 선고유예 처분을 받은 조모씨도 재심 절차에 들어간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41년 전 계엄위반 유죄 판결… 늦었지만 바로 잡겠습니다

    41년 전 계엄위반 유죄 판결… 늦었지만 바로 잡겠습니다

    “재심 청구 소식을 듣는 순간 수도경비사령부 법정에 서 계시던 어머니가 떠올라 가슴이 먹먹했습니다.”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 고 이소선 여사의 아들 전태삼(71)씨는 이달 초 서울북부지검으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다. 1980년 12월 6일 이 여사가 계엄보통군법회의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은 데 대해 재심을 청구하겠다는 이야기였다. 당시 군정은 계엄포고 위반 혐의로 이 여사를 법정에 세웠다. 이 여사는 같은 해 5월 4일 고려대 학생 500여명에게 평화시장 노동자들의 처참한 노동환경을 알렸고, 9일에는 서울 영등포구 한국노총회관에서 금속노조원 600여명과 함께 전두환 군부에 노동3권 보장과 민정 이양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 여사는 이후 도피 중 검거돼 서울 필동 수도경비사령부에서 29일간 조사받고 서대문구치소에 수용됐다. 선고 6일 만인 그해 12월 12일 이 여사는 형 집행 면제를 받아 석방됐다. 전씨의 동의를 받아 서울북부지검은 지난 21일 서울북부지법에 재심을 청구했다. 전씨는 “고문을 받은 어머니처럼 많은 사람이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겪은 고초로 인한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면서 “하루빨리 재심 날짜가 잡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같은 날 고 김모씨에 대한 재심도 청구했다. 숙명여대에 재학 중이던 김씨는 1980년 6월 11일 군사정권에 반대하는 내용이 담긴 유인물을 사전 검열을 받지 않고 불법 출판한 혐의로 1981년 1월 계엄보통군법회의에서 선고유예 처분을 받았다. 당시 김씨와 ‘공범’으로 재판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았던 양모(62)씨는 함께 재심을 받게 된다. 양씨는 “김씨는 판결문에 기재된 것 이상으로 민주화운동에 기여한 학우”라면서 “의식화 서클에서 활동하며 24시간 담당 형사의 감시를 받아 선두에 서지 못했지만 뒤에서 일을 도맡았다”고 회상했다. 김씨는 풀려나자마자 공장에 취업해 노동운동에 뛰어들었다. 양씨는 “군부독재를 끝내기 위해 김씨는 밑바닥 운동이 필요하다고 여겼다”고 떠올렸다. 그러나 김씨는 수년간 병마와 사투를 벌이다 1987년 6월 항쟁을 보지 못하고 1986년 세상을 떠났다. 당시 그의 나이는 27세였다. 양씨는 자신에 대한 재심 청구에 동의한 것도 “친구를 위해서”라고 했다. 그는 “젊은 나이에 떠난 친구에 대한 채무감이 가슴 한편에 남아 있었다”며 “재심을 통해 조금이나마 친구의 명예가 회복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씨에 대한 전산 자료가 남아 있지 않아 재심에 동의해 줄 유족을 찾는 과정도 힘겨웠다. 서울 중랑구 상봉1동주민센터 김대근 주무관은 며칠 동안 지하서고에 보관된 수기장부를 뒤진 끝에 김씨의 개인별 주민등록표를 찾았다. 김씨의 오빠는 “가족들이 어린 나이에 세상을 떠난 동생을 가슴에 묻고 서로 입 밖으로 내지 못하고 지냈다. 잊지 않고 챙겨 줘 고맙다”고 전했다. 서울북부지검 형사5부(부장 서인선)는 1980년 전후 민주화운동에 참여하다 형사처벌을 받은 피해 사례를 조사하던 중 이 여사와 이들의 이름을 발견했다. 검찰은 지난달 12일과 지난 21일 두 차례 서울북부지법과 서울고등법원에 5명(4건)에 대한 재심을 청구했다. 1980년 6월 29일 ‘불온 유인물’을 검열 없이 출판한 혐의로 징역형을 받은 이모씨와 같은 해 5월 1일 정부를 비방하는 시위를 벌인 혐의로 항소심에서 선고유예 처분을 받은 조모씨도 재심 절차에 들어간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집안에 강아지털 감촉 밖에서 느낀다...텔레햅틱 기술 개발

    집안에 강아지털 감촉 밖에서 느낀다...텔레햅틱 기술 개발

    SF에서는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들끼리 서로 손을 맞대고 촉감을 느끼는 장면들이 나오곤 한다. 실제로 국내 연구진이 미국에서 한국에 있는 강아지를 쓰다듬어 부드러운 털의 느낌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텔레햅틱 기반 기술을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지능형센서연구실, 한국교통대 전자·전기공학부, 미국 텍사스주립대 공동연구팀은 최대 15m 떨어진 곳에서도 물체를 만져보고 느껴볼 수 있는 원격촉감(텔레햅틱) 기술을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재료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에 실렸다. 텔레햅틱은 원격이나 가상에서도 현실과 같은 생생한 촉감을 느끼게 하는 기술로 가상증강현실의 몰입감을 높이고 원거리에서 촉감으로 의사소통이 가능하게 해주는 기술이다. 연구팀은 30마이크로미터(㎛) 두께의 압전복합체를 이용해 압전센서를 만들고 1㎜ 정도의 액추에이터를 제작했다. 이를 통신기술과 구동드라이버를 결합시켜 텔레햅틱 기술을 개발했다. 이번에 개발한 압전센서와 액추에이터를 이용하면 두드리거나 누르는 위치는 물론 표면 거칠기, 마찰 등 질감 정보도 제대로 전달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압전소재는 사람이 인지하지 못할 만큼 빠르게 반응하고 구부리거나 누르면 전하가 발생해 전원 없이도 100V(볼트) 이상의 순간전압을 만들 수 있다.연구팀은 이번에 개발한 텔레햅틱 기술을 이용해 ‘ETRI’라는 글자를 모스 부호로 전달해 원격으로 메시지를 전달했다. 또 15m 떨어진 곳에서도 금속, 플라스틱, 고무 같은 촉감을 느끼는데 성공했다. 특정 재료의 표면을 긁거나 만졌을 때 상대방도 재질의 단단함, 거친 정도, 부드러움 등을 느낄 수 있게됐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추가 연구를 통해 한국에 있는 반려견을 미국에서 쓰다듬으며 털의 부드러움까지 느낄 수 있게 하는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ETRI 김혜진 지능형센서연구실장은 “가상·증강현실용 텔레햅틱 기술은 원격으로 촉감은 물론 질감, 소리까지 전달할 수 있기 때문에 제품 구입할 때 매장을 방문하지 않고도 제품을 만져보고 느낄 수 있게 해줄 수 있다”라며 “가상공간인 메타버스 기술의 실현은 물론 장애인 재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쓰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영국 요크셔주 들판서 금속탐지기로 로마황제 흉상 발견

    영국 요크셔주 들판서 금속탐지기로 로마황제 흉상 발견

    영국 요크셔주에서 약 1900년 된 로마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청동 흉상이 발굴됐다. 21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 등 현지매체 보도에 따르면, 높이 약 13㎝의 이 로마 황제 흉상은 보존 상태가 매우 뛰어나 화려하게 말린 머리카락과 수염이 여전히 잘 표현돼 있다. 발굴지에서는 이밖에도 그리스로마 신화 속 전쟁의 신 마르스가 말을 타고 있는 청동상과 말의 일부 모습으로 만든 검자루 그리고 건축용 측량 도구로 쓰인 것으로 추정되는 다림추도 발견됐다.사실 네 개의 이 유물들은 지난해 노스요크셔 레이데일에 있는 한 들판에서 제임스 스파크와 마크 디드릭이라는 두 보물 사냥꾼이 금속 탐지기를 사용해 발견한 것이다. 그런데 이 놀라운 수집품들이 다음 달 20일 영국 더비셔주 에트월에 본사를 둔 경매업체 핸슨스 욕셔니어스를 통해 경매로 판매될 예정이다. 낙찰 예상 금액은 총 9만 파운드(약 1억4000만 원)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 대해 핸슨스 옥셔니어스의 역사학 책임자인 애덤 스테이플스는 “이들 물건 덕에 우리 업체는 개인 수집가들과 박물관들 양측 모두로부터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면서 “이번 경매는 이 물건들을 소유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책임자는 또 “이들 물건은 2000년 정도나 된 것으로 잘 보존돼 있다. 분명히 정교하게 만들어졌다”면서 “이는 고고학적 발견임과 동시에 예술 작품으로 예술로도 인정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들 수집품은 함께 있어야 더 가치가 크므로 개별 판매가 아니라 묶음으로 판매될 것이다. 우리는 이 물건들이 로마의 종교적 과정의 일부분으로 신에게 바치는 제물로 매장됐다고 생각한다”면서 “발굴자들을 알고 있고 그들은 이번 경매에 들떠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이들 유물이 아우렐리우스의 통치 시작 직전 해인 서기 160년쯤 로마의 종교 의식 일부분으로 신들에게 제물로 바치기 위해 묻혀진 것으로 보고 있다. 수집품 중 가장 큰 아우렐리우스의 흉상은 경매에서 가장 큰 관심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아우렐리우스의 흉상은 1900년 전쯤 한 고위 군 지휘관이 소유한 화려한 지팡이의 끝에 부착한 장식품이었을 가능성이 크다.이들 유물은 금속 탐지기에 의한 발견을 기록하는 대영박물관의 고고유물 연감인 ‘포터블 앤티크 스킴’(PAS·Portable Antiquities Scheme)에 의해 진품으로 인증됐다. 하지만 이들 수집품을 발굴한 스파크와 디드릭은 익명을 요구한 토지 소유자와 판매 금액을 나눠야 한다. 한편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로마제국의 제16대 황제(재위 161~180)로 5현제(賢帝)의 마지막 황제이며 후기 스토아파의 철학자로 ‘명상록’을 남겼다. 당시 경제적·군사적으로 어려운 시기였고 페스트의 유행으로 제국이 피폐해 그가 죽은 뒤 로마제국은 쇠퇴했다. 사진=제임스 스파크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검찰, ‘노동운동’ 이소선 여사·군사정권 반대 여대생 유죄판결 바로 잡는다

    검찰, ‘노동운동’ 이소선 여사·군사정권 반대 여대생 유죄판결 바로 잡는다

    검찰이 ‘노동자들의 어머니’ 고 이소선 여사와 군사정권을 반대하며 민주화 운동을 한 여대생 등에 내려진 잘못된 유죄 판결을 바로 잡기 위해 직권으로 재심을 청구했다. 22일 서울북부지검은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 이소선 여사가 1980년 계엄포고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징역 1년을 선고한 계엄보통군법회의 판결에 대해 지난 21일 재심청구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같은해 군사정권을 반대하는 유인물을 출판해 선고유예를 받은 당시 숙명여대 재학생 고 김모씨에 대해서도 같은 날 재심을 청구했다. 아들 전태삼씨 “노동3권 외치다 끌려간 우리 어머니 생각에 먹먹 ”이 여사의 아들이자 전 열사의 동생인 전태삼(71)씨는 이달초 검찰로부터 전화를 받던 순간 “어머니와 끌려가 고문을 받던 시절부터 시민운동을 한 최근까지 40년간 세월이 스쳐지나가며 가슴이 먹먹해졌다”면서 입을 열었다. 이 여사는 1980년 5월 4일 고려대에서 열린 시국성토 농성 연설에서 학생 500여명에게 노동자들의 비참한 생활을 알리며 청계피복노조를 결성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같은 해 5월 9일에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노총회관에서 금속노조원 600여명과 “노동3권 보장하라. 민정을 이양하라. 해고자를 복직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시위에 앞장섰다. 그 뒤 이 여사는 수도경비사령부로 끌려가 조사를 받고 서대문구치소에 수용됐다. 그는 같은해 12월 선고받은 징역 1년 집행을 면제받은 뒤에도 노동운동과 민주화 운동에 헌신했다. 전씨는 “많은 사람들이 5·18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희생되거나 감옥에 갔고 지금도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면서 “전두환으로부터 진정한 사과를 받지 못하는 시점에서 이런 소식을 듣게 돼 감격스럽다”고 덧붙였다. 1980년 ‘공범’, 2021년 재심청구… “민주화 기여한 학우 명예회복을“ 1980년 당시 21세이던 고 김모씨는 같은 숙명여대 재학생 양모(62)씨와 학생 의식화 서클에서 활동했다. 담당형사가 24시간 김씨를 따라다니며 감시하던 시절이었다. 결국 6월 11일 이들은 군사정권을 반대하는 유인물을 만들어 배포했다는 이유로 재판에 섰다. 1년을 선고받고 함께 재심청구 대상자로 이름을 올린 양씨는 “김씨는 판결문에 기재된 것 이상으로 민주화 운동에 기여한 학우”라면서 “감시가 심해 김씨는 선두에 나서지 못했지만 뒤에서 우리의 ‘총사령관’으로 여성·환경·노동 등 학내외에서 운동을 도맡아 이끌었다”고 회상했다. 김씨는 1981년 1월 선고유예로 풀려나자마자 공장에 취업해 노동운동에 뛰어들었다. 양씨는 “계엄포고로 학생운동이 어려워지면서 군부독재를 끝내기 위해서는 밑바닥 운동이 필요하던 때였다”고 했다. 그러나 수년간 병마와 사투를 벌이던 김씨는 1987년 민주화를 보지 못하고 1986년 세상을 떠났다. 당시 그의 나이는 27세였다. 양씨는 이번 자신에 대한 재심청구에 동의한 것도 김씨를 위해서라고 했다. 양씨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 참혹한 시기였지만, 젊은 나이에 떠난 학우에 대한 채무감은 항상 가슴 한켠에 남아 있었다”면서 “재심을 통해 조금이나마 친구의 명예가 회복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고 김씨에 대한 전산자료가 남아있지 않아 재심에 동의해줄 유족을 찾는 과정도 힘겨웠다. 서울 중랑구 상봉1동주민센터 김대근 주무관 등은 며칠 동안 일일이 지하창고에 보관된 수기장부나 재적등본을 뒤진 끝에 김씨의 개인별주민등록표를 찾았다. 김씨의 오빠는 “우리 가족은 어린 나이에 세상을 떠난 동생을 가슴에 묻고 서로 입 밖으로 내지 못하고 지냈다. 잊지 않고 챙겨줘 고맙다”고 전했다. 검찰 “헌정질서 수호는 무죄…잘못된 과거사 재심청구” 서울북부지검 형사5부(부장 서인선)는 지난 2월부터 1980년 5·18 민주화운동를 전후해 신군부를 반대하다 형사처벌을 받은 피해사례를 조사하던 중 이 여사와 이들의 이름을 발견했다. 지난달부터 서울북부지법과 서울고등법원에 총 5명(4건)에 대한 재심을 청구한 상태다. 1980년 5월 1일 정부를 비방하는 시위를 하고, 같은 해 6월 27일 ‘불온 유인물‘을 사전 검열없이 출판했다는 이유로 각각 선고유예와 징역(장기 8월 단기 6월)을 선고받은 조모씨와 이모씨도 대상자에 포함됐다. 서 부장검사는 “헌법의 존립과 헌정질서를 수호하기 위한 정당행위는 범죄가 아니므로 무죄가 선고돼야 한다”면서 “명예회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녹슬지 않는 백년 디자인의 탄생

    녹슬지 않는 백년 디자인의 탄생

    베를린에 살면서 가장 좋은 순간은 기대를 뛰어넘는 멋진 작품과 예술을 접할 때이다. 특히 그 예술과 작품이 삶과 동떨어져 있지 않고 일상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을 때 진정한 힘을 느낀다. 베를린에서 그렇게 느끼는 예술을 꼽으라면 바우하우스를 빼놓을 수 없다. 1919년 바이마르에서 시작해 1933년까지 운영된 예술 학교인 바우하우스는 건축과 디자인, 사진, 공예 등 많은 예술 분야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하나의 양식이 됐다. 지난 1년간 연재해 온 글은 이번 바우하우스를 마지막으로 마무리를 짓게 됐다. 베를린을 이야기하면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주제였기에 더 늦지 않고 쓰게 된 것을 다행이라 생각한다. 17회에 이르기까지 읽어 주시고 응원해 주신 모든 독자들께도 마지막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내 일상으로 들어온 바우하우스 2019년은 바우하우스 100주년이었다. 바우하우스의 100년 역사가 재조명되면서 많은 사람의 관심을 끌었고 나 역시 단편적으로만 알고 있던 바우하우스의 역사와 이념 등에 대해 좀더 자세히 배울 수 있었다. 그해 바우하우스 역사의 중요한 현장이었던 바이마르와 데사우, 베를린에서는 많은 기념 전시와 행사도 열렸다. 좋은 점은 바우하우스와 관련된 공간과 전시를 지금도 꾸준히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2월까지 한 갤러리에서 열렸던 ‘뉴 바우하우스 우먼’ 사진 전시도 바우하우스 시대의 작품과 당대 익명의 여성들에 대해 경의를 표하는 새로운 작업이었다. 내가 바우하우스를 직접 접하게 된 건 5년 전 베를린에 있는 ‘바우하우스 아카이브 박물관’에서였다. 바우하우스 학교를 설립한 건축가 발터 그로피우스가 설계한 이 박물관은 건축 외관부터 매우 독특하다. 순백색의 건물 지붕 꼭대기는 톱날 모양으로 늘어서 있고 어느 면에서 봐도 시선을 압도한다. 마치 거대한 하나의 조형 작품을 보는 기분이 드는데, 1997년에는 베를린 건축 문화재로도 지정됐다. 내부로 들어가면 아카이브의 공간답게 바우하우스 사조와 관련된 방대한 문서와 자료들이 보관돼 있다. 바우하우스 시대의 마이스터(교수이자 명인)들과 학생들이 만든 대표 작품들도 있다. 모든 자료와 작품은 바우하우스의 교육 방법과 건축, 디자인으로 분야를 나눠 전시되고 있지만 해마다 보관해야 할 자료들이 늘어나면서 현재는 신축 건물을 공사 중이다. 2018년에 공모를 통한 공사가 시작됐고 2022년에 완공 예정이다.(때문에 100주년 때에도 이곳에서는 아무런 행사가 열리지 못했다.) 새로 지어지는 건물은 본래의 건물 앞쪽에 5층짜리 타워형 유리 건물이다. 기존 건물과 강가 쪽을 향한 산책로, 안뜰이 있는 지하 공간 등도 새로 보수하고 확장된다. 내년이면 벌써 공사가 끝나는 해인데, 베를린에서는 신공항도 그렇고 제때 완공된 건물이 거의 없어서 오픈이 가능할지는 좀더 두고 봐야겠다. 아카이브 박물관 내에 있던 아트숍은 현재 베를린 서쪽 크네제베크 거리로 옮겨 한시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바우하우스 시대를 대표하는 제품과 엽서, 디자인 포스터, 그리고 기능적이면서도 단순한 디자인의 아이디어 제품과 공예 작품 등이 다양하게 판매된다. 3년 전 이곳에서 바우하우스 시대를 대표하는 조명을 샀다. 바겐펠트의 테이블 램프(Wagenfeld Table Lamp WG24)다. 서울의 유명 편집숍에서 100만원이 훌쩍 넘게 팔리지만, 베를린에서는 60만원대에 살 수 있다.바겐펠트 조명은 두 가지 버전이 있다. 오팔 유리와 니켈 금속으로 디자인된 제품은 막상 진열장에서 꺼내 보니 검은 전선이 투박하게 램프 기둥에 붙어 있었다. 다른 종류는 전선이 기둥 선반 아래로 숨어 있어 좀더 깔끔해 보이기도 했다. 30분 넘게 망설이다 나이 든 직원을 불렀다. “램프를 사려고 하는데 결정을 못 하겠어요. 오팔 유리의 은은한 초록색이 더 마음에 드는데, 이 검고 두꺼운 전선이 왠지 눈에 거슬려서요. 옆의 은색 원반은 선이 안 보여서 더 깔끔한 것도 같고.” “이 오팔 유리 조명이 먼저 만들어진 제품인 건 아시죠? 바우하우스 시대에는 이 검은 선이 나와 있는 부분까지 예술적인 것으로 봤어요. 기술적인 부분을 감추는 것이 아니라 드러냄으로써 아름다움을 찾으려고 한 것이 바우하우스 시대의 정신입니다. 오리지널리티를 찾는다면 이 오팔 유리 조명을 추천하고 싶네요.” 직원의 설명 덕분에 더이상 고민하지 않고 원래 사려던 오팔 유리 조명을 샀다. 그리고 한국까지 애지중지 들고 왔다. 내 일상에 바우하우스 제품을 들인 첫 순간이었다. 매일 밤 켜는 은은한 조명 빛은 시간이 갈수록 더 근사하고 마음에 들었다. 그런데 램프를 산 지 2년도 안 돼서 다시 베를린으로 이사를 했다. 베를린에서 언제든 살 수 있는 조명을 또 갖고 오는 건 무모한 일이었다. 서울 집을 정리하면서 자식 떠나 보내는 심정으로 조명을 팔았다. 가지고 있던 물건에 이런 애착을 느낀 적도 처음이었다. 오리지널이 갖는 힘이 이런 것일까 하고 그때 잠시 생각했다. ●현대 건축과 디자인의 기초 아트숍 직원의 설명처럼, 바우하우스는 ‘예술과 기술의 새로운 통합’을 위해 달려온 시대였다. 하지만 학교가 설립된 초창기부터 바로 시행된 것은 아니었다. 초기의 바우하우스는 “건축가, 조각가, 화가들은 모두 공예로 돌아가야 한다”고 외쳤다. 제각각 흩어져 있던 미술 분야를 통합하고 공예가와 화가, 조각가들이 기술을 결합해 함께 프로젝트를 수행하는데, 이 모든 창조 활동의 궁극적인 목표는 건축을 위한 것이었다. 바우하우스 선언문에서도 분명히 밝히고 있지만, 초창기부터 건축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지진 못했다. 1차 세계대전에서 패배하고 카이저 황제가 퇴임하는 혼돈의 상황에서 교육을 위한 재정 여건이 부족했기 때문이었다. 바우하우스는 학생들을 교육할 공간과 재료가 여유롭지 못한 탓에 특별한 시설이 필요 없는 이론 과목과 이념 교육에 집중했다. 그로피우스가 가장 중요시하던 건축 교육은 1927년이 돼서야 시작할 수 있었다. 바이마르 도시에서 문을 연 바우하우스는 1925년 데사우로 이전하면서 전성기를 맞았다. 귀족적이고 고전적인 미술과 공예는 보다 확실하게 산업디자인으로 옮겨왔고, 일상생활 제품과 가구에서 공간까지 디자인이 확대됐다. 데사우에서는 그로피우스가 유리 정면과 철골 구조로 이루어진 새 바우하우스 건물도 완성할 수 있었고, 바우하우스 학생들과 협동해 지은 건축물도 여럿 있었다. 1928년에는 스위스 건축가인 하네스 마이어가 그로피우스의 후임 교장으로 선출됐으나 다른 교수들과 예술 이념의 차이로 2년 만에 해임됐다. 이후 독일 건축가인 미스 반 데어 로에가 마지막 교장이 돼 학교를 다시 베를린으로 옮겼으나 나치의 탄압과 감시 속에 결국 1년도 못 버티고 문을 닫고 말았다. 독일에서 바우하우스가 존재한 건 총 14년뿐이었다. 하지만 미술 교육에 미친 영향은 가히 혁명적인 것이었다. 오늘날 세계 각지의 미술대학들은 바우하우스 교육과정에서 그 기초를 따르고 있으며, 현대 건축과 디자인에도 바우하우스는 획기적인 영향을 주었다. 바우하우스 디자인의 특징은 기능을 위해 꼭 필요한 요소만 남기는 형태미를 추구한 것이다.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는 말처럼 최소한의 장식과 단순화된 디자인, 기능적 형태미를 중요시했으며 이는 전 세계 산업디자인의 시대를 열어 주었다. 때문에 바우하우스는 우리 생활 전반의 모든 공간과 디자인에도 변화를 몰고 왔다. 우리가 지금 앉아 있는 의자부터 책상 위에서 쓰는 독서용 조명, 공동주택에 이르기까지 살고 있는 모든 것의 모양을 바꾸어 놓았으며, 그것은 일상 깊숙이 스며들었다.바우하우스 시대에 발명된 작품은 많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마르셀 브로이어의 바실리 체어와 마리안네 브란트의 MT49찻주전자, 빌헬름 바겐펠트의 조명 등이 대표작으로 꼽힌다. 베를린에서 네 달 넘게 열렸던 ‘오리지널 바우하우스’ 전시에서는 바우하우스가 존재했던 14년 동안 발명된 14개의 핵심 작품을 소개하면서 그 작품의 원형에 대해서도 알 수 있었다. 전시를 통해 개인적으로 흥미를 가졌던 것은 ‘바우하우스와 여성’에 관한 관점이었다.바우하우스는 1900년대 초 독일에서 여성에게도 배움의 기회를 제공한 몇 안 되는 교육기관 중 하나였다. 때문에 교육을 받고 싶어 하는 많은 여학생들이 바우하우스에 지원했고, 1919년 여름학기에는 여학생 수가 87명으로, 79명인 남학생 수보다 많을 정도였다. 그렇다고 여학생들의 바우하우스 생활이 순탄했던 것은 아니었다. 교육의 기회만 주어졌을 뿐 여성에 대한 차별이 여전히 큰 시대였다. 바우하우스의 많은 여학생들은 여자들의 고유 영역으로 여겨지는 직물 공방에 당연스레 배정됐다. 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인 여학생들도 있었지만 반기지 않는 여학생들도 있었다. 마리안네 브란트가 대표적인 인물이었다. 그는 남학생들이 주로 작업하는 금속 공방으로 가길 원했다. 어렵게 배정받은 그곳에서 브란트에게 주어진 작업은 매우 단순한 것이었다. 투박한 금속 덩어리를 몇 날 며칠 동안 두들겨서 만질만질한 공의 형태로 만드는 것. 하지만 그는 이 단순하고 하찮게 여겨지는 일을 끝까지 그만두지 않았다. 이 단순한 작업으로 어떤 특별한 작업을 할 수 있을까, 브란트 스스로도 회의적인 순간이 많았겠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그는 결국 바우하우스 시대의 가장 유명한 작품으로 인정받는 MT49찻주전자를 탄생시켰다. 삼각형의 구멍이 나 있는 원형 모양의 재떨이나 전 세계에 8개밖에 없는 이 찻주전자는 모두 그가 매일같이 두들겨 댄 원형의 형태에서 탄생한 것이었다. ●기능주의 고전 을 만든 ‘불멸의 디자인 ’ 바우하우스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던 교수진 중에서도 여성은 많지 않았다. 바우하우스 시대에 가장 독창적인 직물가로 평가받은 군타 슈츨만이 그나마 이름을 알렸는데, 그마저도 대중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이름이다. 이처럼 바우하우스에는 당시 차별적인 시대 상황 때문에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도 익명으로 남은 여성들이 많았다. 마르셀 브로이어의 바실리 체어에 앉아 가면을 쓰고 있는 여성은 후에 그런 익명의 여성들을 대표하는 이미지가 됐다.전통적인 목재로 가구를 만들던 당시 마르셀 브로이어가 발명한 바실리 체어는 매우 획기적인 디자인이었다. 무겁고 옮기기도 어려운 나무 대신 금속이나 천, 가죽을 이용해 만든 그의 의자는 큰 주목을 받았는데, 강철과 가죽을 이용해 만든 바실레 체어는 기존 의자의 상식을 깨는 혁신으로 훗날 모던 가구의 아이콘으로 꼽혔다.바실리 체어의 명성에 가려진 것 중엔 사진 속 여성이 입고 있는 민소매 원피스도 있었다. 팔다리를 드러내는 모습은 바우하우스 내에서도 이미 급진적이었고, 1920년 당시 상황에서는 혁명적인 것이었다. 패브릭 디자인을 맡았던 리스 바이어가 민소매 원피스를 제작했고, 의자에 앉아 있는 사람도 그였지만 당시 이 여성이 누구인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누구나 이 여성이 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었다. 바우하우스의 한 축을 이루었으나 드러나지 못하고 익명으로 남은 여성들을 들여다보는 것도 바우하우스 100년 역사에서 매우 흥미로운 주제였다.바우하우스는 전혀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우수한 표준을 만드는 교육 현장이었다. 바우하우스를 통해 기능주의의 고전이라 불리는 불멸의 디자인들이 탄생했다. 100년이 지난 지금까지 ‘생활 속의 디자인’으로 사용되는 것들은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 바우하우스 전시에서 들었던 도슨트의 마지막 말은 왜 바우하우스가 지금까지 존재할 수 있는지에 대한 대답이었다. “바우하우스의 오리지널이 발명된 이래 100년 동안 작품들이 재생산되고 복제품도 생겨났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오리지널을 보러 찾아옵니다. 오리지널은 절대 구식이 되지 않죠.” 여행작가 dongmi0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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