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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국대 한문교육연구소, 고문헌 한자 90% 인식 ‘AI 개발’

    단국대 한문교육연구소, 고문헌 한자 90% 인식 ‘AI 개발’

    “고문헌 속 한자 90%를 인식할 수 있는 인공지능 개발로 조선왕조실록·일성록(日省錄) 등을 빠르게 연구할 수 있는 길이 열렸습니다.” 단국대학교는 부설 한문교육연구소가 자율형블록체인융합연구소와 흘림체 글자 등 복잡한 한자에 AI 기술을 적용해 한자를 자동으로 분할하고 인식하는 모델 개발에 성공했다고 9일 밝혔다. 이 모델은 3억 자 이상 한자의 이미지를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해 전체 한자의 90% 이상을 판별할 수 있다는 것이 단국대의 설명이다. 프로그램은 한자 이미지를 자동으로 분할하고, 이후 추출된 한자 자형 이미지에 맞는 한자 유니코드를 부여해 검색과 활용이 쉽게 정보 데이터베이스에 구축된다. 연구소는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위해 개인 문집류 1259종과 조선왕조실록, 일성록 등에 표기된 1만593종의 글자를 확인했고, 이를 통해 3억 80만여 자의 한자 자형 이미지 추출에 성공했다. 프로그램은 금속활자본, 목활자본, 목판본, 납으로 만든 연활자본 등 다양한 판종을 기준으로 개발됐다. 정제된 필사본에 대해서는 뛰어난 해석 성능을 보였지만, 초서나 행서 등 흘림서체에 대해서는 일치율을 높여야 하는 과제는 남아 있다. 이 프로젝트는 단국대 한문교육연구소의 ‘한국 역대 한자 자형 자전(字典) 데이터베이스 구축 및 활용’ 과제로 수행됐고 2019년부터 2022년까지 3년간 한국학중앙연구원의 지원금 10억 5천만 원이 투입됐다. 김우정 소장은 “우리 민족의 지식 자산을 우리 기술로 처리하고 관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단국대는 한국학중앙연구원의 허가를 받아 포털에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 [씨줄날줄] 파르테논 마블스의 귀환/이순녀 논설위원

    [씨줄날줄] 파르테논 마블스의 귀환/이순녀 논설위원

    그리스가 오스만튀르크의 지배를 받던 1799년 영국 외교관 토머스 엘긴 경은 대사로 발령받아 아테네로 향한다. 고대 유물 애호가였던 그는 기원전 5세기에 지어진 파르테논신전에 매혹돼 1802년부터 10년간 대리석 벽면과 기둥, 조각품 253점을 떼어내 영국으로 실어 날랐다. 자신의 저택을 꾸밀 목적이었지만 막대한 비용 소요로 파산하게 되자 엘긴 경은 영국 정부에 유물 매입을 제안한다. 당시에도 남의 나라 유물을 제멋대로 약탈한 엘긴 경의 행위에 비난이 쏟아졌다. 하지만 1816년 영국 의회는 유물을 구입해 ‘엘긴 마블스’라는 명칭으로 대영박물관에 이전하는 법을 통과시켰다. 200년 넘게 대영박물관의 대표 소장 유물로 자리잡은 ‘파르테논 마블스’가 마침내 고국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세계 각국이 진행 중인 약탈 문화재 반환 협상 가운데 가장 상징적이고 유명한 파르테논 마블스의 귀환과 관련해 대영박물관이 4일(현지시간) “건설적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처음으로 인정하면서 귀추가 주목된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완전 반환이 아닌 장기 대여 형식이며, 다른 고대 그리스 보물들을 빌려오는 방안이 협의되고 있다고 한다. 유물을 돌려받기 위해 오랫동안 노력해 온 그리스로서는 어느 때보다 협상 타결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영국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는 최근 여러 국가가 약탈 문화재를 자발적으로 원 소속 국가에 반환하는 흐름과 무관치 않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달 바티칸 박물관이 소장 중인 파르테논 신전의 조각품 3점을 그리스에 돌려주겠다고 발표했다. 독일은 아프리카의 옛 베닌 왕국 유물 20점을 나이지리아 정부에 반환했고, 미국은 2300년 전 사제의 관인 ‘황금관’과 ‘녹색관’을 이집트에 돌려줬다. 약탈, 기증 등 여러 이유로 국외에 있는 우리 문화재는 약 21만여 점이다. 병인양요 때 약탈당했던 외규장각 의궤는 프랑스 정부와의 20년 협상 끝에 2011년 대여 형식으로 돌려받았다. 반면 프랑스 국립도서관이 보관 중인 세계 최고 금속활자 인쇄본 ‘직지’의 경우 약탈이 아닌 거래여서 반환 협상이 불가능하다. 재작년 11월 우리 정부가 프랑스에 한국 전시를 요청했으나 진전이 없다. 그리스가 새삼 부럽다.
  • 우리나라 해외공관들 “직지 사랑해요”

    우리나라 해외공관들 “직지 사랑해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인 ‘직지’의 영인본이 우리나라 해외 공관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영인본은 원본을 사진이나 기타 방법으로 복제한 인쇄본을 말한다. 25일 청주시에 따르면 현재 80개 해외공관에 직지 영인본이 보급돼 있다. 2017년 해외공관 요청으로 보급사업이 시작돼 그해 26곳, 2018년 10곳, 2019년 7곳, 2020년 11곳, 2021년 14곳에 공급됐고, 올해 세르비아·체코·스페인 등 12개 대사관 등에 전달됐다. 영인본은 스페인 라스팔마스대학 도서관, 라트비아 국립도서관 등 각국 주요 도서관 등에 전시되고 있다. 대사관이 주최하는 한국문화 체험행사에도 적극 활용되는 등 지구촌 곳곳에서 한국 기록문화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있다. 시는 내년에도 해외공관 신청을 받아 영인본 보급사업을 이어갈 예정이다. 1377년 청주 흥덕사에서 인쇄된 직지는 고려 말 승려 백운화상이 편찬한 책이다. 서양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 활자본인 구텐베르크 성서보다 78년 앞서 간행됐다. 2001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됐다. 상하 2권 중 상권은 없고 하권 1권만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보관돼 있다.
  • 한지 연구에 매달린 공무원 “현재 한지는 200년 전 보다 질떨어져”

    한지 연구에 매달린 공무원 “현재 한지는 200년 전 보다 질떨어져”

    한지 연구에 매달려온 공무원의 논문이 국회 학술지에 실렸다. 박후근 국민통합위원회 지역소통과장이 전통한지 정책을 분석한 논문이 국회입법조사처의 학술지인 ‘입법과 정책’에 1일 게재되어 주목받고 있다. 박 과장은 한지 정책에 대한 연구뿐 아니라 7년 이상 한지 제조 현장을 다니면서 실증적인 활동도 펼쳤다. 그는 ‘전통한지정책의 현황과 문제분석’이란 논문을 통해 전통한지 업체 수가 1996년 64개에서 2021년 19개로 줄었고, 한지 생산량도 2017년 10만여 장에서 2018년 9만여 장으로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우리 전통한지는 세계 최초의 목판인쇄본인 무구정광대다라니경과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 인쇄본인 직지심체요절로 제작되어 뛰어난 보존성을 입증했다.하지만 창덕궁을 비롯한 4대 궁궐 창호지도 한지를 거의 사용하지 않았고, 2017년부터 약 5년간 341억원의 예산이 한지에 집행됐지만 전국 19개 한지지정 업체에서 한지 구입비용으로 받은 금액은 7억원에 못 미쳤다. 또 과학적 분석 결과, 현재 제조한 최고 품질의 한지는 200년 이상 된 정조 친필편지 한지보다도 밀도, 내절강도 등 품질이 떨어진다고 박 과장은 설명했다. 그는 한지정책의 대안으로 전통한지를 법률로써 국내산 닥나무를 사용해 손으로 만든 것으로 한정해 품질표준화의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요기록물이나 문화재 등에는 보존성이 뛰어난 한지 사용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과장은 상훈담당관으로 일하면서 공무원들에게 수여되는 포상, 임명장 등에 전통한지가 많이 사용될 수 있도록 애쓰기도 했다. 그는 “전통한지 업체가 활력을 되찾고 전통한지 품질이 고려나 조선시대 수준으로 좋아질 때까지 정책연구를 계속하고 싶다”고 말했다.
  • ‘종로의 이야기꾼 전기수’ 청와대 둘레길 걸으며 역사 여행

    ‘종로의 이야기꾼 전기수’ 청와대 둘레길 걸으며 역사 여행

    오랜 유적과 골목이 고스란히 남아 있어 역사의 지문과도 같은 서울 종로의 골목골목을 누비며 조선 후기에 활동한 거리의 이야기꾼 ‘전기수’가 2022년 종로 도심에 다시 돌아온다. 종로구는 이달 31일부터 11월 9일까지 ‘2022년 종로의 이야기꾼 전기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16일 밝혔다. 각 분야 명사들이 현대판 전기수로 활약하며 지역 구석구석을 참여자들과 함께 걷고 장소마다 깃든 옛 이야기를 들려줄 예정이다. 올해는 청와대 개방에 맞춰 주변 관광코스와 연계해 기획했다. 전기수 프로그램은 이달 31일 시작해 9월 14일과 28일, 10월에는 12일과 26일, 11월 9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진행한다. 프로그램은 총 6회 차로 ▲역사여행작가 박광일의 ‘청와대 둘레길1-백사실, 비밀의 숲’ ▲9월 14일 과학탐험가 문경수의 ‘청와대 둘레길2-탐험가의 시선으로 본 백악’ ▲9월 28일 한옥컨설턴트 전상진의 ‘청와대 옆 동네 한옥 짓고 살기’ ▲10월 12일 수도문물연구원 오경택 원장의 ‘운종가의 재발견, 2021 금속활자’ ▲10월 26일 사진작가 김동우의 ‘청와대 둘레길3-사진작가와 함께 걷는 삼청동길’ ▲11월 9일 동부아역사재단 신효승 박사의 ‘청와대 둘레길4-고종의 경복궁 건천궁과 경무대’ 순으로 이어진다. 관심 있는 누구나 프로그램 시작일 3주 전부터 구청 누리집을 참고해 신청하면 된다. 회차별 25명을 선착순 모집하며 참가비는 무료다. 정문헌 구청장은 “청와대 둘레길을 명사와 걸으며 교양을 쌓는 유익한 시간이 될 것”이라며 “종로의 풍부한 역사·문화 자원을 활용한 관광 프로그램 내실화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 뭐, 별거 없슈… 먹을 만해유[이우석의 미시(微視) 여행]

    뭐, 별거 없슈… 먹을 만해유[이우석의 미시(微視) 여행]

    7월, 이번엔 바다가 소개될 줄 알았겠지만 명백히 틀렸다. 반대도 정반대다. 대한민국 내륙의 중심도시 충북 청주 이야기다. 내륙 중에서도 내륙이다. 가까운 바다가 약 2시간 거리 보령시(대천과 무창포)일 정도로 멀다. 유감스럽게도 늘 ‘바다 결핍증’에 시달리는 서울과 수도권 여행자들이 청주에 붙인 별명이 ‘노잼도시’(재미없는 도시)다. 비슷한 위치의 대전시, 심지어 바다도 있는 울산시와 함께 날 선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편견과는 달리 청주에는 곳곳에 알찬 재미가 숨어 있다. “뭐 별거 없슈.” 충청도 특유의 정서를 닮은 양, 내색을 안 해서 그렇지 볼거리, 체험거리, 먹을거리가 빼곡하게 들어앉았다. ‘숨은 꿀잼’들이 절로 쏙쏙 나온다. “숨긴 누가 숨었다 그랴. 지들이 모른 거쥬.” 청주는 호서(湖西)의 중심도시다. 이때 호(湖)는 제천 의림지 또는 호강이라 불리던 금강을 뜻한다고 한다. 충청도(忠淸道)는 충주(忠州)와 청주(淸州)의 앞 글자를 따서 붙인 이름이다. 충청남도는 이 두 고을의 명성에 비켜 있었다. “뭐가 많어유. 서울에 대면 쬐끄만 동네쥬.” 말은 이렇지만 지금도 충북도청 소재지이자 최대 도시다. 인구 85만여명의 대도시로 호서 제2대 도시로 꼽힌다. 광역시인 대전을 제외하면 충청도 최대 도시다. 시 인구가 도 전체 인구(약 160만명)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당연히 충북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중심도시이며 교육도시로도 명성이 드높다. 교통도 좋다. 철도와 도로가 사방을 연결한다. 경부와 중부고속도로가 뻗쳐 있으며 오송역에선 경부선과 호남선이 갈린다. 국제공항이 위치해 있어 해외와도 연결된다. 서울, 수도권과도 가깝고 영남, 호남, 강원, 해외를 모두 가까이 둔 ‘이동의 최소공배수’다. 역사를 살펴보자. 이름도 잘 안 바꾼다. 백제의 상당현(上黨縣)과 신라의 서원소경이 지금도 그 이름 그대로(상당구, 서원구) 남아 있다. 청주로서 이름을 남긴 것은 1395년 조선이 건국되면서 명명한 청주목부터다. 청주는 2014년 청원군과 통합되면서 지금의 위상을 갖췄다. 통합 이후 면적은 서울의 1.5배 이상으로 넓어졌지만 인구밀도는 높아 여전히 복작거린다. 비수도권 일반 시 인구 2위, 실은 2010년 창원특례시의 마창진 통합 전까지 1위를 수성하고 있었다(조용한 청주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청주는 분지다. 도심과 신구 시가지를 중심으로 서쪽엔 부모산이 있고 동쪽엔 우암산 등 온통 산악 지형이다. 중심엔 무심천이 관통하고 있다. 내륙의 바다로 불리는 대청호까지 품어 산수가 모두 좋은 곳이다. 청주 시내에는 산단과 석교 등 육거리가 유독 많다. 심지어 칠거리(내덕)도 있다. 운전을 하다 보면 내비게이션 패널에 그려진 낯선 별 모양의 지도에 당황하게 된다. 구도심은 옛 청주읍성 안에 있던 성안길. 유럽의 성안(burgh) 마을인 셈이다. “시내 가유” 하면 이곳이다. 대구 동성로처럼 쇼핑가와 음식점들이 오밀조밀 모여 있는 상권이다. 청주에는 신시가지가 많다. 종합버스터미널이 위치한 가경동과 하복대 일대는 많은 이들이 오가는 떠오르는 상권이다. 율량동, 산남동, 동남지구 등의 상권이 있으며 일명 충대중문(충북대중문)은 젊은층이 나이트 라이프를 즐기기 위해 즐겨 찾는 곳이다. “헐 건 허고 살어유.” 청주에는 문화 관광 시설이 꽤 많다. 전국 지자체 중 인구 대비 미술관 수가 가장 많다. 박물관도 두 번째나 많다. 인구 10만명당 도서관 수도 3위에 이르는 교육문화 친화 도시다. 청주 국제공예비엔날레가 2년마다 열리고 세계 최고(最古) 금속활자본으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직지심체요절이 청주 흥덕사에서 나온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닌 셈이다. 인구 구성 중 학생층이 많아 여느 도시보다 젊은 것도 이 같은 분위기에 한몫했다. 문화 관련 시설로 가장 돋보이는 곳은 문화제조창이다. 원래는 담배를 만들던 전매청의 국내 최대 연초제조창이었는데 지난 2004년 폐쇄된 이후 2019년 문화의 향기를 펄펄 피우는 문화제조창으로 바뀌었다. 시내 한복판에 약 8만 4000㎡(약 2만 6000평)의 거대한 건물이 청주 문화 관광의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 무기공장을 탈바꿈시킨 중국 베이징 다산쯔798, 화력발전소였던 영국 런던 테이트모던, 철도역이었던 프랑스 파리 오르셰 미술관과도 견줄 만큼 외형이나 콘텐츠가 튼실하고 알차다. 랜드마크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높은 담배 굴뚝을 가운데 두고 3개 영역으로 나뉜 건물 중 공장 자리에는 국립현대미술관(MMCA)이 들어섰다. 1층은 세련된 분위기 속 맛있는 음식을 즐길 수 있는 카페, 레스토랑, 패션몰 등 상가가 있고 위로는 청주시청 문화 관련 부서와 미술관 측이 기획한 다양한 전시를 관람하고 체험할 수 있는 전시실이 있다. 현재 청주공예비엔날레 아카이브전 ‘20년 공예의 향연’을 비롯해 ‘불꽃, 봄꽃이 되어 다시 피어나리’, ‘평범의 세계: 이로운 공예’ 등이 열리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은 작품 수장고를 둘러볼 수 있는 수장형 미술관으로 더욱 의미 있다.미술관과 이어진 본관에는 도서관,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전시장 등이 있다. 담뱃잎을 보관하던 동부창고 자리에는 문화 공연장, 문화 교육센터, 커뮤니티 플랫폼 등이 있어 시민과 관광객의 쉼터 역할을 한다. 맞은편에는 청주시 임시청사가 있는데 이곳도 좋다. 각 부서들과 청주시가 지원하는 스타트업 입주기업, 북카페 등도 이곳에 터를 잡았다.문화제조창 인근에는 우암산이 있다. 피란민이 내려와 살던 산자락 ‘달동네’ 수암골은 명소로 거듭났다. 층층 언덕을 따라 좁은 골목을 헤집고 들어가면 작은 가정집들이 블록을 이루고 있다. 이곳 낡은 담벼락을 캔버스 삼아 공공미술 프로젝트로 벽화와 메시지를 그려 넣었다. 벽화도 좋지만 이곳에서 바라보는 청주 시내 풍경이 압권이다. 그래서 전망대와 대형카페가 들어서며 핫플레이스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중 베이커리 카페인 ‘풀문’과 ‘오지’가 야경명소로 인기가 높다. 오지 카페는 270도 파노라마 전망이 펼쳐지는 야외 테라스도 갖춰 탁 트인 청주시내의 풍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전혀 ‘오지’ 같은 느낌이 아니다.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 촬영지로 알려져 여지껏 순례객을 모으고 있는 ‘영광이네 분식’은 우동과 돈가스, 고로케 등을 잘하기로 소문났다. 시 외곽에는 상당산성과 대청호 주변 문의문화재단지, 청남대 등이 흩어져 있다. 상당산성은 충남 공주 공산성처럼 백제 토성으로 처음 지었다가 조선대에 석성으로 쌓아 올린 산성이다. 발음하기 상당히 어렵지만 고즈넉한 산성을 따라 녹음 속을 산책하기에 딱 좋다. 시내와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도 않고 가파르지도 않아 선선한 아침저녁에 찾아 힐링하기 좋은 코스다.대청호 안에 잠겨 있는 문의면의 유물을 그대로 옮겨 놓은 문의문화재단지도 돋보이는 곳이다. 문산관 등 고건축물 10여동과 장승, 연자방아, 성황당 등을 가져와 조성한 지도 벌써 25년. 이젠 어색하지 않고 고색창연한 작은 마을로서 흐르는 세월 속에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얼마 전 민선 8기 김영환 충북지사가 취임식을 이곳에서 열 정도로 대표 관광 자원으로 활용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세종충북지사가 지정한 강소형 잠재관광지로도 꼽힐 정도다. 정부의 청와대 개방에 따른 청와대 관광이 최근 인기인데 ‘원조’까지 봐야 퍼즐이 맞춰진다. 대통령 전용별장이었다가 2003년 개방한 청남대는 남쪽의 청와대란 뜻이다. 대자연 속 조경까지 아름다워 인기가 높다. 대청호를 바라보는 풍경도 좋고 분수대가 있는 메타세쿼이아 숲도 아름답기로 소문났다. 메타세쿼이아 숲보다 더 유명한 곳이 바로 청주 시내와 오송을 잇는 가로수길. 국도 36번 길에 위치한 플라타너스 가로수는 푸른 이파리로 터널을 이루며 수㎞ 이상 짙은 녹색의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이 길을 따라 청주를 방문한다면 청주시 컬러가 왜 녹색인지 금세 알 수 있다.“먹을 만해유.” 보통 충청도 양반 청주 사람들에게 뭔가 맛집을 물어보면 당최 맛있다는 게 없다. 삼겹살거리나 ‘짜글이’가 있잖으냐고 물으면 “뭐 딴 덴 없시유?” 하고 시니컬한 반응이 돌아온다. 여러 번의 경험에 비춰 봤을 때 음식 맛에 대한 청주 사람들의 최고 극찬은 ‘먹을 만해유’다. ‘아주 맛있다’거나 ‘진짜 맛 좋다’고 말하진 않는다. 청주에서 ‘먹을 만한 것’만 소개해도 정말 끝이 없다. 우선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에서 공식 인정한 ‘삼겹살거리’가 서문시장 변에 있다. 삼겹살을 파는 곳이야 전국 어디나 있지만 이렇게 한데 모여 있는 곳도 드물다. 특색이라고 하자면 간장에 적셔 굽는다는 점이 다르다. 이곳 삼겹살집들은 저마다 특제 간장 소스를 만들어 간장삼겹살을 판다. 청주는 예전부터 돼지고기로 유명한 곳이다. 조선 영조 때 편찬된 여지도서에도 청주에서 해마다 돼지를 진상했다는 기록이 있다. 삼겹살이 전국적 인기를 끌기도 전인 1960년대 이미 삼겹살을 ‘시오야키’(소금구이의 일본어 표현)로 구워 먹었다. 1970년대 초부터는 간장 소스에 담가 철판에 구워 먹는 방식으로 전환됐다 한다. 특히 대파를 채썰어 양념에 버무리는 ‘파조리개’가 이곳에서 처음 나왔다고 하니 ‘삼겹살의 원조’로 주장하는 데 무리가 없어 뵌다. “돼지 혀?” 돼지고기 요리로는 ‘짜글이’도 있는데 김치와 돼지고기, 감자 등을 자작하게 지져 먹는 음식이다. 청주 시내 곳곳에 짜글이 맛집이 있다. ‘빨간고기’도 빼놓을 수 없다. 냉동 앞다리살을 빨간 양념에 굽다가 볶아 먹는 청주식 돼지불고기다. 매운 양념이지만 기름기와 적절히 섞여 식사를 겸한 안줏거리로 딱이다. 이 외에도 돼지 한 마리에서 딱 한 덩어리 나온다는 울대(목갈비)와 특수부위를 넣고 끓여 낸 울대찌개도 있고, 짬뽕에도 해산물보다는 고기가 잔뜩 들어가니 역시 내륙(內肉)은 내륙(內陸)이다. 만두도 소문났다. 화교가 많이 사는 부산과 대구 등 타 도시와는 달리 중국식 만두가 아닌 한국인이 좋아하는 매운 만두로 유명하다. 그냥 매운맛이 아니라 혀가 얼얼할 정도로 매운 소로 채운 만두를 곳곳에서 판다. 이 정도로 차별화된 맛이라면 ‘청주식 만두’라 불러도 될 듯하다. 노포에서 단일메뉴로 팔아 온 고추만둣국도 매콤한 맛으로 인기가 높다. 해장 걱정도 없다. ‘양평해장국’처럼 어디선가 들어본 듯 귀에 익은 전국구 명성의 남주동해장국이 청주에서 출발했고 현재도 영업 중이다. 소고기와 선지를 듬뿍 넣은 역시 매콤한 맛의 해장국이다. 매운맛이 싫다면 올갱이국(다슬기국)을 찾으면 된다. 우거지 배추와 다슬기를 된장 국물에 푹 끓여 낸 국 한 그릇이면 간밤의 숙취가 단번에 풀린다. 다슬기의 쌉쌀한 맛을 중화시키고 씹는 맛을 보강하기 위해 콩가루 반죽을 입혀 뚝배기에 한소끔 끓여 낸다. 서문시장 앞에 몇 집 모인 골목이 있다가 재개발로 한두 집씩 사라지고 있다. ‘먹을 만할’ 뿐 아니라 찾아 ‘가볼 만하기도’ 하다. 특히 요즘처럼 성수기, 바다에 인접한 휴가지에 갈라치면 이른바 ‘골드 시즌’ 물가 탓에 많은 시간과 비용을 지불해야 하지만 ‘내륙’ 청주만큼은 그로부터 그나마 자유롭다. 교통도 좋고 숙소도 많은 까닭이다. “갈 만혀유.” ‘노잼도시’ 청주여행은 이처럼 편견을 벗고 꿀잼을 찾아나서는 ‘선입견 지우기’로부터 시작한다. 어찌 괜찮쥬? 놀고먹기연구소장 ■ 여행수첩 간장삼겹살=서문시장 터주 격인 함지락은 삼겹살 골목을 지키고 있는 명소다. 구울 때 옅은 간장물을 끼얹어 두꺼운 삼겹살의 느끼함을 잡고 속살의 풍미를 돋운다. 곁들인 파조리개(파절이)도 즉석에서 무쳐 신선하다. 짬뽕=분평동 청풍루는 진정한 ‘고기짬뽕’ 맛집이다. 가늘게 썬 돼지고기가 수북이 들었다. 칼칼한 양념이라 느끼한 맛은 덜하다. 기름기와 매운맛을 선호하는 청주 토박이들은 군만두를 국물에 푹 적셔 먹는다. 와규=율량동 이화연가는 호주산 블랙앵거스 숙성 와규를 야키니쿠식으로 구워 먹는 집이다. 살짝 양념한 고기를 부위별로 차례로 익혀 먹는 방식이다. 모둠구이를 주문해도 우삼겹과 부채살, 채끝살 등 푸짐하게 준다. 빨간고기=봉룡불고기. 기사식당으로 출발한 고깃집. 처음부터 빨갛지는 않다. 고기를 굽다가 양념국물을 부어 익힌 후 물을 빼고 양념을 넣고 볶아 먹는다. 양을 다소 줄이고 저렴하게 파는 기사 메뉴가 따로 있다. 닭발=가경동 로얄닭발. 매콤하게 볶아 먹는 닭발이 주메뉴인 포차로 새벽까지 인기를 끄는 집. 두툼한 닭발을 철판 볶음 형식으로 볶아 먹는데 맵싸한 양념에 소주병이 끊이지 않는다. 올갱이국=서문동 상주집. 콩가루에 굴린 다슬기와 우거지 배추로 끓인 된장 베이스 ‘올갱이국’이다. 구수하고 시원한 국 안에 다슬기가 푸짐하게 들었다. 남주동해장국=칼칼한 양념에 존득한 선지와 소고기를 넣고 끓여 내는 해장국 노포다.
  • 고려 청양 장곡사 금동약사여래좌상 국보 됐다

    고려 청양 장곡사 금동약사여래좌상 국보 됐다

    고려 후기 유일한 금동약사불상인 ‘청양 장곡사 금동약사여래좌상과 복장유물’이 23일 국보로 지정됐다. 청양 장곡사 금동약사여래좌상은 같은 시기 불상 중에서도 뛰어난 예술적 조형성을 지닌 작품으로 평가됐다. 온화하고 자비로운 표정, 비례감이 알맞은 신체, 섬세한 의복의 장식 표현 등은 14세기 불상 조각의 전형적인 양식을 보여 준다. 조성발원문 또한 역사·학술적 가치가 높은 자료로서 주목된다. 발원문을 통해 불상이 1346년에 제작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1117명에 달하는 시주자와 발원자의 이름이 적혀 있는데 이는 고려 시대 단일 발원문으로서는 가장 많은 인명을 담은 것이다. 특히 발원문을 지은 승려 백운은 세계 최고(最古)의 금속활자본이자 ‘직지’로 잘 알려진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을 편찬한 백운경한(1298~1374)과 동일한 인물로 추정돼 그의 행적을 밝힐 수 있는 또 다른 자료로서 매우 의미가 깊다. 이와 함께 조선왕조의 기틀을 담은 법전인 ‘경국대전’ 3종과 정조의 한글 편지, 천문도의 일종인 ‘신·구법천문도’, ‘안중근의사 유묵’ 등 총 10건이 이날 보물로 지정됐다.
  • 세계유산 직지, 국제사회가 세계화

    국제사회가 세계기록유산인 직지심체요절을 재조명한다. 충북 청주시는 유네스코 국제기록유산센터, 미국 유타대와 함께 추진하는 프로젝트인 ‘직지에서 구텐베르크까지’(From Jikji to Gutenberg)가 미국 국립인문재단의 기금사업으로 선정돼 내년까지 7만 5000달러의 연구비를 지원받는다고 5일 밝혔다. 우리나라가 참여하는 사업이 이 기금을 지원받기는 처음이다. 이 프로젝트에는 미국 의회도서관, 프린스턴대 도서관, 독일 구텐베르크 박물관 등 세계의 영향력 있는 기관 25곳이 참여한다. 1965년 설립된 미국 국립인문재단은 연방정부 차원의 인문학 진흥기금을 운용하는 기관이다. 시 관계자는 “직지와 구텐베르크 성경으로 대표되는 동서양의 기록유산에 관한 포괄적인 연구가 이뤄질 예정”이라며 “첨단 과학 기술이 접목돼 동서양 인쇄술과 활자술의 기원, 원리 등에 관한 새로운 사실이 밝혀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1377년 청주 흥덕사에서 인쇄된 직지는 현존하는 금속활자본 가운데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책이다. 구텐베르크 성경보다 78년 앞서는 것으로 유네스코는 2001년 직지를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했다. 상·하 2권으로 인쇄된 ‘직지’ 원본은 우리나라에 없고, 하권만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보관돼 있다.  
  • 수원시 “경국대전 국가지정문화재 보물지정 예고”

    수원시 “경국대전 국가지정문화재 보물지정 예고”

    수원화성박물관 소장 ‘경국대전(經國大典)’이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 예고됐다. 4일 경기 수원시에 따르면 문화재청이 보물 지정을 예고한 ‘경국대전’은 조선의 통치체제를 규정한 최고의 성문법전이다. 세조는 즉위년(1455년)부터 노사신(盧思愼)·최항(崔恒)·서거정(徐居正) 등에 “새로운 법전을 편찬하라” 명했고, 몇 차례 수정과 증보를 거쳐 1485년(성종 16년)에 ‘경국대전’이 완성됐다. 을사년(乙巳年, 1485)에 완성돼 ‘을사대전(乙巳大典)’이라고도 불린다. 수원화성박물관 소장본은 16세기(중종~명종 연간)에 금속활자로 간행된 경국대전으로, 권4(병전, 兵典)·권5(형전, 刑典)·권6(공전, 工典)의 내용이 2책에 걸쳐 수록돼 있다. 금속활자로 간행된 경국대전 (을사대전) 중에서 권4~6에 해당하는 국내 유일본으로 역사적 가치가 크다. 경국대전은 2016년 11월 보물로 지정된 수원화성박물관 소장 조선경국전(朝鮮經國典)과 더불어 조선시대 법제사와 제도사 연구의 핵심이 되는 문헌이다. 금속활자 연구에도 귀중한 자료적 가치가 있다. 30일 간 국가지정문화재 보물지정 예고 기간 이후인 오는 6월 초, 최종 심의를 거쳐 보물지정 확정 고시가 이뤄질 예정이다.
  • 양반의 고장 충북의 향기는...충북도 지역특화향 개발

    양반의 고장 충북의 향기는...충북도 지역특화향 개발

    ‘충북만의 고유한 향이 있다면 어떤 향기일까’  충북도는 지역 특화향 개발과 향기연구소 설립을 추진중에 있다고 19일 밝혔다.  특화향 개발은 상품기획 및 제조, 향기원료 개발, 책임판매 등을 전문으로 하는 민간기업 3곳과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 충북테크노파크 등이 손을 잡고 진행중이다. 지역특화향은 3가지로 개발될 예정이다. 솔향이 첨가된 소나무향과 미선나무 원액이 가미된 미선나무향, 직지향 등이다. 직지향은 직지와 직접적 관련이 없지만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인 직지가 청주에서 인쇄된 역사적 사실을 함께 알리기 위해 이름이 붙여졌다.  도는 이 3가지 향을 오는 10월 열리는 오송화장품박람회를 통해 기업과 일반인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반응이 좋으면 화장품업체나 식품회사들이 이 향을 이용해 제품을 생산하도록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도는 내년에 충북향기연구소도 설립하기로 했다. 향기연구소는 청주 오송 첨복단지 안에 위치한 화장품임상지원센터에 입주할 예정이다. 향기연구소는 각종 향을 개발하고 고가의 원료추출 장비 등을 중소 화장품업체에 대여해주는 사업 등을 벌인다는 계획이다. 대형업체들은 모든 장비를 갖추고 있지만 중소업체들은 고가 장비가 없는 경우가 많다.  도 관계자는 “향기연구소가 관련 업체들의 사랑방 역할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기술공유와 자문이 이뤄질 것”이라며 “이를 통해 천연향기원료가 조합된 화장품과 디퓨저 등이 개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가 향기연구소 설립을 추진하는 것은 국내 향기산업 시장을 개척하기위해서다. 2019년 기준 국내 향기산업 시장은 약 3조원으로 이후 연평균 10%이상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전체시장의 80%를 외국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다.
  • 양조장·車전시장 명소화로 관광상품화 한다

    양조장·車전시장 명소화로 관광상품화 한다

    자동차 전시장, 양조장 등 산업시설이 관광명소화 된다. 경기도와 경기관광공사는 산업관광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는 42개소를 선정해 올해부터 산업관광 사업을 추진한다고 25일 밝혔다. 산업관광은 문화적, 사회적으로 가치 있는 산업시설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새로운 관광모델이다. 공장을 방문해 식품 가공공정을 견학하거나 전통 수공업 제품을 직접 만드는 체험 등이 대표적이다. 도내에는 고양시 일산서구에 국내 최대 체험형 자동차 테마파크인 고양 현대모터스튜디오가 있다. 아시아 최대 규모의 유가공 공장인 서울우유협동조합(양주), 금속활자 인쇄술을 체험할 수 있는 활판인쇄박물관(파주), 우리 술의 맛과 향을 재현한 좋은술양조장(평택), 쓰레기 소각장과 재활용 시설을 갖춘 구리자원회수시설 및 구리타워(구리), 화장품 제조기업인 코비카(의정부) 등도 산업관광 명소로 선정됐다. 이 밖에도 킨텍스, 테마박물관, 도예요장, 친환경농장, 농촌체험마을 등도 포함됐다. 도는 2월부터 주변 관광지와 연계한 관광상품과 홍보 콘텐츠를 개발해 소개할 계획이다. 또 여행업계 대상 팸투어도 코로나19 방역조치 단계에 따라 소규모 단위로 탄력적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 거문고 샛별의 고뇌 “거문고만으론 안 돼… 살려면 바뀔 수밖에”

    거문고 샛별의 고뇌 “거문고만으론 안 돼… 살려면 바뀔 수밖에”

    “거문고 연주자로 살아남으려면 거문고만으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거문고 연주자 박다울(29)은 요즘 문화계에서 가장 ‘핫’한 인물 중 하나다. JTBC ‘슈퍼밴드2’ 출연 당시 서울대 국악과 출신에 KBS 국악대경연 장원이라는 화려한 이력으로 주목받았고, 전통 악기에 현대 음악을 접목한 자작곡으로 심사위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연주 중간에 돌연 거문고 줄을 끊어버리는 파격적인 퍼포먼스로 신선한 충격을 안기는가 하면 루프 스테이션을 활용해 음을 차례차례 쌓아 나가며 “거문고도 재밌다”는 걸 몸소 증명했다. 최근 그는 밴드 ‘카디’(KARDI) 멤버로서 콘서트와 앨범을 준비하는 것은 물론 거문고 연주자로 국내 문화재를 알리는 데도 앞장서고 있다. 지난달 국립고궁박물관의 인사동 출토유물 공개전을 맞아 창작 음악 ‘뿡’을 선보였고, 지난 11일엔 국립무형유산원이 주최한 송년 공연에도 참여했다.끊임없이 자신의 세계를 창조해 나가는 박다울은 최근 서울신문과 만나 TV 출연 이후 가장 달라진 점으로 “엔터테인먼트 시장과 순수 음악 시장의 차이를 깨달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거문고 연주 영상이라도 전통적으로 했던 음악과 현대의 감성을 덧입힌 작업물의 조회수가 현격하게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이름이 조금씩 알려지며 사람들의 반응도 신경 쓰게 됐다. 그는 “음악을 만들면서 내가 대중으로부터 너무 멀리 떨어져 있는 게 아닐까 고민하게 된다. 음악과 사람들의 시각 사이 합의점을 찾아 나가는 게 어렵더라”고 설명했다. ‘뿡’은 이런 고민을 한층 더 안긴 작업이었다. 이 곡은 지난 6월 인사동에서 무더기로 나온 조선 전기 금속활자와 주야 겸용 시계인 일성정시의를 바탕으로 만든 것이다. 출토된 활자 중에 있던 글자를 제목으로 따왔다. 박다울은 “작사·작곡에 한 달 가까이 걸렸을 정도로 고심했다”고 털어놨다. 드라마에서도, 음식과 의복에서도, 무엇이 우리 것인지를 놓고 중국과 갈등이 이어지는 요즘 상황을 무시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그는 “출토된 금속활자를 당대에 어떻게 읽었는지는 알 수 없어 나름대로 방법을 찾아야 했는데, 소리 내보니 중국어처럼 들리더라”며 “혹시라도 우리 문화재의 가치가 훼손될까 봐 걱정스러웠다”고 했다. 논란이 될 수 있는 분야에서 잘못하면 사실관계는 상관없이 불똥이 튈 수 있기에 노심초사했다는 이야기다. 박다울은 거문고가 더 많은 사랑받을 수 있게 미래에 대해 고민하며 변화를 추구하는 음악가다. 술대 대신 바이올린 활을 이용하거나, 손으로 두드리며 타악기처럼 연주하는 것도 대중에게서 멀어지는 전통 악기에 대한 관심을 위해서다. 그는 “생존하려면 바뀔 수밖에 없다”며 “국악계에서도 노력하고 있지만 여전히 ‘정통’이 중시되는 분위기를 무시하기는 어렵다. 기본을 바탕으로 하되, 그 세계를 스스로 깨고 나와야 한다. 그 과정을 이겨 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슈퍼밴드2 박다울 “중국과 다른 우리 문화, 음악으로 보여주고파”

    슈퍼밴드2 박다울 “중국과 다른 우리 문화, 음악으로 보여주고파”

    “거문고 연주자로 살아남으려면 거문고만으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거문고 연주자 박다울(29)은 요즘 문화계에서 가장 ‘핫’한 인물 중 하나다. JTBC ‘슈퍼밴드2’ 출연 당시 서울대 국악과 출신에 KBS 국악대경연 장원이라는 화려한 이력으로 주목받았고, 전통 악기에 현대 음악을 접목한 자작곡으로 심사위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연주 중간에 돌연 거문고 줄을 끊어버리는 파격적인 퍼포먼스로 신선한 충격을 안기는가 하면 루프 스테이션을 활용해 음을 차례차례 쌓아 나가며 “거문고도 재밌다”는 걸 몸소 증명했다. 최근 그는 밴드 ‘카디’(KARDI) 멤버로서 콘서트와 앨범을 준비하는 것은 물론 거문고 연주자로 국내 문화재를 알리는 데도 앞장서고 있다. 지난달 국립고궁박물관의 인사동 출토유물 공개전을 맞아 창작 음악 ‘뿡’을 선보였고, 지난 11일엔 국립무형유산원이 주최한 송년 공연에도 참여했다.끊임없이 자신의 세계를 창조해 나가는 박다울은 최근 서울신문과 만나 TV 출연 이후 가장 달라진 점으로 “엔터테인먼트 시장과 순수 음악 시장의 차이를 깨달았다는 것”을 꼽았다. 같은 거문고 연주 영상이라도 전통적으로 했던 음악과 현대의 감성을 덧입힌 작업물의 조회수가 현격하게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전통 기악독주곡인 거문고산조와, GD와 태양의 ‘굿보이’를 재해석한 곡을 비교해보면 너무 달라요. 물론 장르 자체도 다르지만, 연주하면서 몸을 쓰는 방식이나 사람들의 반응도 그래요.” 이름이 조금씩 알려지며 대중의 시각도 더 신경 쓰게 됐다. 그는 “음악을 만들면서 사람들로부터 너무 멀리 떨어져 있는 게 아닐까 고민하게 된다. 내 음악과 대중 사이 합의점을 찾아 나가는 게 어렵더라”고 설명했다.‘뿡’은 이런 고민을 한층 더 안긴 작업이었다. 이 곡은 지난 6월 인사동에서 무더기로 나온 조선 전기 금속활자 1600여점과 주야 겸용 시계인 ‘일성정시의’를 바탕으로 만든 것이다. 출토된 활자 중에 있던 글자를 제목으로 따왔다. 박다울은 “작사·작곡에 한 달 가까이 걸렸을 정도로 고심했다”고 털어놨다. 드라마에서도, 음식과 의복에서도, 무엇이 우리 것인지를 놓고 중국과 갈등이 이어지는 요즘 상황을 무시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출토된 금속활자를 당대에 어떻게 읽었는지에 대한 기록은 없어요. 저 나름대로 방법을 찾아야 했는데, 한글인데도 소리 내보니 중국어처럼 들리는 거예요. 혹시라도 우리 문화재의 가치가 훼손될까 봐 걱정스러웠죠.” 논란이 될 수 있는 분야에서 잘못하면 사실관계는 상관없이 불똥이 튈 수 있기에 노심초사했다는 이야기다. 특히 이 곡이 듣고 끝나는 음악이 아닌, ‘기록’으로서의 역할을 하길 바랐다고 전했다. 그는 “시간이 켜켜이 쌓인 땅 사이에서 수백년 전 글자가 나왔는데, 그 글자가 아직도 읽히는 게 신기했다”며 “하지만 요즘엔 무언가에 대해 진정한 가치를 알기는 힘들다. 이 조그마한 활자 하나를 자세히 보기엔 정보가 너무나도 많고 시간이 빠르다는 걸 나타내고 싶었다”고 말했다.박다울은 거문고가 더 많은 사랑받을 수 있게 미래에 대해 고민하며 변화를 추구하는 음악가다. 술대 대신 바이올린 활을 이용하거나, 손으로 두드리며 타악기처럼 연주하는 것도 대중에게서 멀어지는 전통 악기에 대한 관심을 위해서다. 그는 “국악에서 창작이 생존 수단으로 사용된 지 오래고, 모든 연주자가 새로운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 나 혼자 특별한 게 아니다”라고 민망해하면서도 “살아남으려면 바뀔 수밖에 없다”고 강하게 얘기했다. “뭔가 만든다는 건 현실로부터 벗어나려는 자유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해요. 국악계에서도 노력하고 있지만 여전히 ‘정통’이 중시되는 분위기를 무시하기는 어렵죠. 기본기를 바탕으로 하되, 그 세계를 스스로 깨고 나와야 돼요. 그 과정을 이겨 내야만 살아남을 수 있어요.”
  • [씨줄날줄] ‘직지’ 반환 보증/서동철 논설위원

    [씨줄날줄] ‘직지’ 반환 보증/서동철 논설위원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파리에서 로즐린 바슐로 프랑스 문화부 장관을 만났다. 황 장관은 인류의 가장 오랜 금속활자 인쇄본인 ‘직지‘의 한국 전시를 요청했고 바슐로 장관은 압류 우려가 없다면 적극 검토해 보겠다고 했다. 서산 부석사 관음보살좌상의 사례가 바슐로 장관의 뇌리에 떠올랐을지 모른다. 2012년 도둑이 일본 대마도에서 훔쳐 온 고려시대 불상을 두고 제기된 소송에서 1심 법원은 왜구의 약탈품으로 인정해 부석사의 손을 들어 주었고, 2심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직지’, 곧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은 콜랭 드 플랑시를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그는 1886년 조선과 프랑스 간 ‘조불수호통상조약’의 비준 문서를 교환하는 임무를 띠고 처음 한국에 왔다. 이듬해 초대 주한프랑스대리공사에 임명돼 1891년까지 서울에 머물렀고, 1895년 다시 총영사 겸 주임공사로 부임해 1906년까지 한국 생활을 했다. 플랑시가 한국에서 수집한 서적과 도자기는 매우 방대한 규모로 현재 서적은 프랑스국립도서관과 국립동양어대학, 도자기는 세브르국립도자박물관, 국립기메동양박물관, 루앙도자박물관이 나누어 소장하고 있다. 플랑시가 서울에서 한국 자료를 수집하는 과정의 일단은 프랑스 지리학자 샤를 바라의 기록이 남아 있어 짐작할 수 있다. 플랑시가 조선에서 생산된 모든 물건의 견본을 구입하고 있다는 소문을 퍼뜨리자 상인들이 아침부터 떼를 지어 몰려들었고, 오후에는 플랑시가 프랑스어를 가르치는 조선인 비서들과 서울 거리를 누비며 민속적 가치가 있는 물건을 눈에 띄는 대로 사들였다는 내용이다. 황 장관이 자신 있게 “‘직지’가 압류되는 일이 없도록 정부 차원에서 보증할 것”이라는 취지로 대답할 수 있었던 것도 플랑시의 수집 방법이 적어도 ‘무력으로 빼앗는 방식’은 아니었기 때문일 것이다. ‘직지’의 한국 전시가 성사된다면 그 자체로 매우 뜻깊다. 그럴수록 ‘직지’의 가치를 세계인에게 널리 알리는 일종의 확장성도 고민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황 장관은 바슐로 장관에게 “2024년 파리에서 하계올림픽이 열리는 만큼 두 나라 주도로 올림픽에서 각국 문화를 체험하는 ‘컬처림픽’을 개최하자”고 제안했다고 한다. 한국 출판 문화의 깊이를 알릴 좋은 기회다. 파리에서는 ‘직지’를 포함한 한국 인쇄 및 서적 문화 자산을 총동원한 대규모 특별전을 가졌으면 좋겠다. 파리에 이어 유럽 및 미주의 문화 중심지에서 순회 전시회를 갖고 ‘직지’의 고향 청주에서 피날레를 장식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그렇게 ‘직지’의 의미가 세계인에게 각인됐을 때 ‘직지’가 한국에 있어야 할 당위성도 극대화될 것이다.
  • [열린세상] 임영웅도 좋지만, 인문문화 영웅도 살피자/최준식 이화여대 명예교수

    [열린세상] 임영웅도 좋지만, 인문문화 영웅도 살피자/최준식 이화여대 명예교수

    요즘 국내의 막장 정치판과는 다르게 한류의 인기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충분히 알려져 있으니 더이상 언급할 필요가 없겠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인들은 한국이 전 세계로부터 세계적인 문화국으로 숭앙받고 있는 줄로 착각마저 하는 것 같다. 물론 그렇게 생각하는 외국인도 있겠지만 그것이 전반적인 추세인 것 같지는 않다. 그러니까 한국인이 노래와 춤을 잘하고 드라마를 잘 만든다고 해서 한국을 문화적인 선진국으로 인정하는 것 같지는 않다는 것이다. 특히 선진국의 지성인들은 이 사실을 인정하는 데에 인색할 것이라 본다. 어떤 나라가 문화적으로 선진국인지 아닌지를 가릴 때 우리는 그 나라가 노래나 춤, 드라마 그리고 스포츠를 잘하는지를 따지지 않는다. 그보다는 그 나라가 사상(종교)이나 역사·문학 같은 인문학, 그리고 과학이 얼마나 발전했는가를 가지고 판단한다. 이렇게 볼 때 한국은 특히 인문학이 턱없이 약하다. 이 분야에서는 도무지 세계에 내놓을 인물이 보이지 않는다. 이것은 한국인이 그동안 인문학을 백안시했기 때문에 생긴 자연스러운 결과다. 한국인들은 그동안 인문학에 대해 아주 기이한 태도를 보였다. 인문학의 요람이라 할 수 있는 대학에서는 인문학이 취직하는 데에 도움이 안 된다고 죽이기 바빴던 것에 반해 사회에서는 인문학적인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으니 말이다. 아니, 대학에서 인문학이 죽어 가는데 어떻게 사회에서 인문학이 살아날 수 있겠는가.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한국이 인문문화적으로 미천한 나라로 비칠까 하는 노파심 때문이다. 혹시 외국의 지성들이 한국인을 두고 ‘당신들은 노래와 춤, 드라마밖에 잘하는 것이 없지 않으냐’고 힐문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럴 때 한국인은 적절하게 응대하지 못하지 않을까. 그건 자국의 문화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국은 대단한 인문문화를 갖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앞선 문자인 한글에 대한 모든 것을 기록한 ‘훈민정음 해례본’과 한국인의 대단한 기록 정신을 보여 주는 ‘고려대장경’과 ‘조선왕조실록’, 그리고 현존하는 세계 최고(最古)의 금속활자 인쇄본인 ‘직지심체요절’과 같은 세계사적인 서책을 갖고 있다. 이것들은 모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돼 있으니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것이다. 한국인들은 아직도 이 유물들이 얼마나 대단한지 잘 모른다. 내가 거론하고자 하는 것은 유물 자체가 아니라 유물들이 우리에게 전해 내려온 경위다. 이것들은 종이 아니면 나무로 돼 있어 불에 취약하다. 따라서 전란이 나면 다 없어지기 마련인데 이것들이 우리에게 남아 있다는 것은 기적에 가깝다. 이것은 우리에게 문화 영웅이 있어 가능한 일이었다. 예를 들어 ‘해례본’을 구입해 끝까지 지킨 전형필, 6·25 때 미군의 해인사 폭격 명령에 목숨을 걸고 ‘대장경’을 지킨 김영환 대령, 임진왜란 때 단 한 질밖에 남지 않은 ‘실록’을 사수한 손의와 안흥록, ‘직지’를 발견하고 금속활자로 인쇄됐다는 것을 사력을 다해 증명한 박병선이 바로 우리의 영웅이다. 나는 최근에 박병선을 중심으로 이분들에 관한 책을 냈다. 그런데 이 책을 쓰면서 크게 놀랐던 것은 이분들에 관한 연구서가 하나도 없다는 것이었다. 이 사실을 발견하고 분개하며 어이가 없어 시쳇말로 ‘멘붕’이 됐다. 이 책에서 나는 박병선을 주로 다뤘는데 그가 ‘직지’(그리고 ‘조선왕조의궤’)를 발견하고 그것이 금속활자 인쇄본이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어떤 고초를 겪었는지를 추적했다. 그런데 문서 자료가 별로 없어 박병선의 강연이나 인터뷰를 모아 쓸 수밖에 없었다. 다른 분은 사정이 더 열악했다. 전문적인 연구 자체가 없었다. 그래서 그때 ‘한국인들 정말 큰일 났구나. 이런 문화 영웅들을 이렇게 홀대하다니’ 하면서 자탄 어린 푸념을 얼마나 했는지 모른다. 자고로 조상을 돌보지 않는 민족은 흥할 수 없는데, 이분들은 그저 그런 사람이 아니라 영웅들 아닌가. 트로트의 임영웅만 있는 게 아니라 한국인에게 진정한 영웅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다. 그래야 한국인들이 전 세계에 ‘우리는 연예만 능한 민족이 아니라 높은 인문문화를 갖고 있다’고 외칠 수 있다.
  • [씨줄날줄] 피맛골 유물/임병선 논설위원

    [씨줄날줄] 피맛골 유물/임병선 논설위원

    서울지하철 1호선 종각역 2번 출구를 나와 의금부터 지나면 ‘열차집’이 보인다. 원래는 지금의 D타워 자리에 있었다. 술꾼들이 빈대떡에 어리굴젓, 굴전을 안주로 막걸리 퍼넘기며 세상을 다 가진 듯 웃고 떠들던 곳이다. 옆에는 생선구이 가게들이 즐비해 피맛(避馬)골에 들어서면 연기가 자욱했다. 조선 태종이 광화문 네거리부터 동대문까지를 육의전 상점 거리로 만들었다. 대로를 다니다 양반 행렬 마주치면 고개를 조아리고 붙들려 있어야 했다. 먹고살기 바쁜 평민들은 말 행차 피하려고 골목에 숨어들었고, 자연스레 허기를 면하게 하는 음식점들이 모여 들었다. 열차집 뒤편 골목에 ‘삼경원’이 있었는데 안주인은 늦은밤 술꾼들이 들이닥쳐 뭘 먹고 싶다고 성화를 해대면 뚝딱 내왔다. 피맛골 안쪽, 현재 그랑서울 자리에 해장국으로 유명한 청진옥과 홍어삼합이 유명한 목포집이 있었다. 청진동이란 이름은 한성 중부 8방 중 징청방(澄淸坊)과 수진방(壽進坊)에서 한 자씩 따붙였다. 연로한 문신들의 친목과 예우를 위해 설치한 기로소(耆老所)가 이 동네에 있었다니 낙원동과 탑골공원에 어르신들이 많은 것에는 오랜 내력이 있는 셈이다. 피맛골 일대는 1980년대 도심재개발지역으로 지정됐고 2003년 서울특별시 건축위원회에서 재개발을 허가했다가 공사터에서 조선시대 유물이 무더기로 나오고, 사람 사는 맛이 밴 전통의 거리를 없앤다는 비판이 거듭 제기돼 종로 2가에서 6가까지 수복재개발구역으로 지정됐다. D타워와 르메이에르 빌딩이 들어서 길이 잘렸고, 지금은 서울YMCA 건물 오른편부터 흔적이 남아 있다. 어제 서울 광화문 국립고궁박물관에서 막을 올린 ‘인사동 출토 유물 공개전’을 다녀왔다. 유난히 더웠던 지난 6월 종로구 인사동 79번지에서 출토된 세종 때의 금속활자 1632점과 총통, 천문 관측 장비 등이 아주 짜임새 있게 전시돼 있다. 유물들이 쏟아져 나온 항아리를 실제로 보니 가슴이 뭉클해졌다. 전시회장 출구 쪽에서는 동영상이 나오고 있었는데 발굴 관계자들이 도기항아리를 처음 발견했을 때 얼마나 흥분했는지 들려주고 있었다. 항아리 윗부분은 파손돼 있었는데 흙을 걷어내니 총통 조각들, 일정성시의(日星定時儀)와 금속활자들, 물시계 부속품 주전(籌箭)의 일부가 나오더란 것이다. 인쇄본으로만 전해지던 갑인자(甲寅字) 활자가 600년을 견뎌내 오롯이 모습을 드러냈다. 몇몇 활자는 돌인지 흙인지 모를 것들과 뭉쳐 있었다. 구텐베르크가 인쇄하던 시기보다 이른 활자와 인쇄본을 동시에 보유하는 엄청난 의미를 지닌다. 그렇게 자랑하는 고려 때 직지심체요절은 활자도 없고, 인쇄본도 프랑스에 있는 멋쩍음을 조금은 덜게 됐다. 고궁박물관을 나와 인사동 79번지까지 걸었다. 광화문 맞은편 의정부터, YMCA 바로 뒤 승동교회 일대도 발굴 작업이 한창이다. 79번지는 예전보다 발굴 면적이 한결 넓어져 있었다. 한성 중부 견평방(堅平坊)에 속하던 곳으로 세종의 여덟째 아들 영웅대군의 집, 순조의 딸 명온공주가 머무르던 죽동궁, 어용 상설시장인 시전행랑(市廛行廊)이 있었다. 이렇게 소중한 유물을 누가 언제 어떤 이유로 이렇게 보관했을까 궁금해지는데 연구자들이 답을 찾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자본과 재개발의 논리에 힘겹게 맞서며 조상의 얼과 지혜를 찾아내고 있으니 적이 안심이 된다. 이곳에 유물 전시관이 들어설 계획이라니 기대가 되기도 한다.
  • 구텐베르크보다 빠른 ‘조선 금속활자’ 오늘 공개

    구텐베르크보다 빠른 ‘조선 금속활자’ 오늘 공개

    1450년대 독일 요하네스 구텐베르크의 인쇄 시기보다 10여년 앞선 조선 전기 금속활자 ‘갑인자’(甲寅字)의 실물이 발굴 다섯 달 만에 일반에 공개된다. ‘인사동 출토 유물 공개전’이 서울 광화문 국립고궁박물관에서 3일부터 다음달 31일까지 열린다. 지난 6월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서 출토된 유물 1755점을 만날 수 있는 전시회는 1부 ‘조선 전기 금속활자’, 2부 ‘조선 전기 천문학’으로 구성됐다. 인사동에서 쏟아진 금속활자 1632점 가운데 현재까지 304점의 주조 시기가 확인됐다. 작은 한자 활자 48점은 1434년 주조한 갑인자로 판명됐다. 또 중간 크기 한자 활자 42점은 1455년 주조한 을해자, 크기가 다양한 한글 활자 214점은 1465년 제작한 을유자로 확인됐다. 갑인자의 경우 ‘火’(화) 자와 ‘陰’(음) 자가 갑인자로 찍은 1435년판 ‘근사록’(近思錄)과 서체·크기가 일치했다. 을해자와 을유자로 각각 확인된 활자는 ‘능엄경’(1461년)과 ‘원각경’(1465년)에 찍힌 글자와 동일했다. 현존하는 세계 최고(最古) 금속활자본은 고려 시대인 1377년 출간된 ‘직지심체요절’이다. 조선 시대 들어 인쇄술이 꾸준히 발전해 ‘계미자’(1403년), ‘경자자’(1420년)가 도입됐는데 이 활자들은 인쇄본으로만 전해진다. 이번 갑인자의 실물 발굴로 한국은 구텐베르크 인쇄 시기보다 이른 금속활자와 인쇄본을 처음으로 동시 보유하게 됐다. 이상백 국립고궁박물관 학예연구사는 “갑인자는 장영실을 비롯한 세종 시대 유명 과학자들이 주조해 하루 인쇄량이 10장 미만에서 40여장으로 늘어났을 만큼 정교한 활자”라며 “조선 전기 인쇄술의 혁신적 발전을 확인했다”고 평가했다. 과학사의 중요 유물로 평가되는 ‘일성정시의’, 물시계 부품인 ‘일전’, 휴대용 무기인 ‘승자총통’ 등 과학 유물도 전시된다. 일성정시의는 세종 연간인 1437년 중국에서 전래한 천문시계를 소형화하고 기능을 향상시킨 주야 겸용 시계다. 그동안 기록으로만 전하고 실물은 없었으나, 이번에 고리 부분이 출토됐다.
  • [서울포토]조선시대 전기 금속활자 ‘갑인자’

    [서울포토]조선시대 전기 금속활자 ‘갑인자’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인사동 출토유물 공개전’에 조선시대 전기 금속활자 ‘갑인자’가 전시돼있다. 지난 6월 서울 인사동에서 무더기로 출토된 조선시대 전기 금속활자와 과학 유물 1천755점은 전시를 통해 오는 3일부터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된다. 1434년에 만든 갑인자(甲寅字), 1455년에 주조한 을해자(乙亥字), 과학사 분야에서는 매우 중요한 유물로 평가되는 ‘일성정시의’(日星定時儀) 등 유물을 만나볼 수 있다. 2021.11.2
  • 국내 가장 오래된 무예교과서 ‘무예제보’ 보물된다.

    국내 가장 오래된 무예교과서 ‘무예제보’ 보물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무예교과서로 알려진 ‘무예제보’가 국가지정문화재 보물이 된다. 문화재청은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무예서로 알려진 ‘무예제보’(武藝諸譜)를 비롯해 고려·조선 시대 전적 및 불교조각, 괘불도 등 7건을 국가지정문화재(보물)로 지정 예고했다. ‘무예제보’는 1598년(선조 31년) 문인 관료 한교(1556~1627)가 왕명을 받고 편찬한 무예기술에 대한 지침서이자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무예서다. 당시 조선은 임진왜란(1592)과 정유재란(1597) 등 일련의 전쟁을 치르면서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군사훈련이 필요한 상황으로, 이를 위한 지침서 간행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이에 명나라 군대의 전술을 참조해 조련술과 무기 제조법을 군인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그림과 함께 한글로 해설을 붙여 간행한 것이 바로 ‘무예제보’다. 곤봉·방패·창·삼지창·장검 등 다양한 무기의 제조법과 조련술을 한문·한글·그림 등으로 설명했다.1598년 첫 간행된 ‘무예제보’ 초간본은 수원화성박물관과 프랑스동양어대학 두 곳에만 소장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지정 예고된 수원화성박물관 소장 ‘무예제보’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남아 있는 조선 전기 무예 관련 서적으로 희소성과 역사성을 인정받았다. 이 책은 1610년 최기남이 한글로 발행한 보물 ‘무예제보번역속집’과 1790년에 이덕무·박제가가 중심이 돼 펴낸 ‘무예도보통지’ 등 후대 무예서에 영향을 미쳐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이외에도 문화재청은 ‘대승기신론소 권하’, ‘초조본 아비달마대비바사론 권175’, 강진 무위사 ‘감역교지’, 강릉 보현사 ‘목조문수보살좌상’, 울산 신흥사 ‘석조아미타여래좌상’, 서울 흥천사 ‘비로자나불 삼신괘불도’ 등도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 대구 용문사에 있는 ‘대승기신론소 권하’는 당나라 승려 법장이 저술한 ‘대승기신론소’를 저본(底本)으로 삼아 1461년 간경도감이 만든 목판으로 찍은 책이다. 대승기신론소는 1434년 제작한 금속활자인 갑인자로 1457년에 만든 책과 1528년, 1572년에 간행된 목판본 등만 있어 용문사 소장본이 유일한 1461년 목판본으로 알려졌다.‘초조본 아비달마대비바사론 권175’는 11세기에 완성된 고려 초조대장경 중 200권으로 구성된 경전 ‘아비달마대비바사론’의 한 권이다. 소장처는 중랑구 법장사이며, 12세기 전후에 찍은 것으로 추정된다. 초조대장경 목판 조성 성격과 경전 유통 상황을 알려주는 유물이어서 가치가 있다고 문화재청은 설명했다.
  • 프랑스 약탈 베냉 문화재 돌려주기 전 마지막 전시, 우리 ‘직지’는요?

    프랑스 약탈 베냉 문화재 돌려주기 전 마지막 전시, 우리 ‘직지’는요?

    프랑스가 130년 전 식민지로 경영하던 서아프리카 베냉에서 군인들이 약탈한 문화재들을 베냉에 돌려주기 전에 마지막으로 국내 전시하고 있다. 26일(이하 현지시간)부터 31일까지 파리의 케 브랑리 국립박물관에서 이들 문화재 26점을 대중에 공개한다. 이들 문화재는 프랑스가 1892년 다호메(베냉의 옛 이름) 왕국에 있던 아보메 왕궁에서 약탈한 보물들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가 실현됐다. 마크롱 대통령은 2017년 연설에서 과거사를 바로잡겠다며 아프리카 문화유산이 프랑스에 있는 것을 더는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프랑스는 베냉 문화재 26점, 세네갈 문화재 한 점을 반환하는 법률을 만들어 시행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검 한 자루는 미리 세네갈 육군박물관으로 돌아갔고 베냉 문화재 26점이 다음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공식 유물 인수서는 다음달 9일 파리에서 서명된다. 며칠 뒤에 베냉으로 돌아가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 포스트는 전했다. 베냉 퀴다 역사박물관의 칼릭스테 비아 큐레이터는 “반환 절차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베냉은 반환되는 문화재를 소장하기 위해 프랑스의 일부 지원을 받아 따로 박물관을 신축하고 있다.앞서 독일도 1897년 영국이 베닌 왕국(현 나이지리아 남부 에도주 베닌시티)에서 약탈한 청동 문화재의 반환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유럽에서는 박물관들을 중심으로 이런 움직임을 경계하는 시선도 눈에 띄고 있다. 영국은 제국주의 시절에 약탈한 파르테논 신전의 대리석 조각 ‘엘긴 마블’을 두고 그리스와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대표적 반대파인 영국박물관은 문화재 반환의 물꼬가 터져 서구 박물관들을 텅텅 비우게 될 수도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프랑스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로 인쇄된 책인 ‘직지심체요절’(직지)을 비롯한 한국 문화재도 2900점 정도 보관하고 있다. 직지는 해외에 있는 대다수 한국 문화재와는 달리 약탈이나 도난을 당한 것이 아니라 구한말에 프랑스인이 적법하게(?) 사들인 것으로 전해진다. 로슬린 바셸로 프랑스 외무부 장관은 베냉 문화재 반환이 법적인 선례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바셸로 장관은 프랑스 법률은 반환할 문화재 27점을 의도적으로 적시해 다른 문화재들도 반환해야 한다는 요구를 피하기 위한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프랑스 박물관들이 문화재를 계속 보유할 권한에 의문을 제기할 소지는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프랑스가 이번에 반환하는 문화재 27점은 프랑스 박물관들이 보유한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문화재 9만여점과 비교하면 시쳇말로 ‘새 발의 피’다. 전문가들은 프랑스의 아프리카 문화재 반환이 과거 식민지 국가들과의 관계를 고려한 지정학적 고려의 일부일 뿐이라고 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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