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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울하거나 훈훈하거나… 지구촌 곳곳 성탄주말 두 표정] “푸틴 퇴진”… 모스크바 수만명 시위

    혹한에도 불구하고 모스크바를 비롯한 러시아 주요 도시에서 24일(현지시간) 수십만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민주화시위가 열렸다. 지난 4일 총선 이후 시위가 3주째로 접어들고 최근 정부가 민심 수습책까지 발표했지만 시민들의 분노를 가라앉히기엔 역부족이었다. 이날 모스크바 북쪽 사하로프 대로에선 경찰 추산 최소 2만 8000명, 주최 측 추산 12만명이 모여 지난 4일 치러진 총선 무효와 재선거,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 퇴진을 촉구했다고 BBC방송과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들이 전했다. 집회장 주변에 배치된 경찰과 대테러부대 요원들이 혹시 모를 테러에 대비해 금속탐지기를 통과하도록 하는 것을 빼곤 별다른 제재를 가하지 않으면서 시위는 충돌 없이 평화적으로 개최됐다. 집회 연사로 등장한 22명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끈 사람은 단연 유명 인터넷 논객 알렉세이 나발니였다. 시위 과정에서 경찰에 체포돼 15일간 구류를 살고 석방된 그는 야권 인사들을 서방 세력에 놀아나는 ‘원숭이’에 비유한 푸틴 총리를 비난하면서 다음 시위는 백만명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우리는 평화적인 세력이지만 도둑과 사기꾼들이 계속 거짓말을 한다면 원래 우리 것이었던 권력을 쟁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집회 주최 측은 내년 대선에 출마한 푸틴 총리에게 투표하지 말 것, 총선 무효화와 총선 부정 조사 등 요구사항을 담은 결의안도 채택했다. 결의안에는 이 밖에 시위 과정에서 체포된 야권 인사 즉각 석방, 중앙선관위원장 사퇴, 비공식 야당 공식 등록, 민주적 선거법 채택, 공정하고 개방된 총선 재실시 등이 포함됐다. 거센 시위 열기에도 불구하고 푸틴 총리 대변인 드미트리 페스코프는 BBC방송 인터뷰에서 시위대를 소수집단으로 묘사하면서 “러시아 국민 대다수는 푸틴 총리를 지지한다.”고 강조해 인식차이를 드러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푸틴 총리가 내년 3월 대선에서 압도적으로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은 이날 현지 라디오방송 ‘모스크바 에코’와의 인터뷰에서 푸틴 총리에게 정계은퇴를 거급 촉구했다. 그는 “푸틴 총리에게 지금 떠날 것을 권고한다. 그는 이미 대통령 두 번과 총리 한 번 등 임기를 세번이나 거쳤다. 세번이면 충분하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한편 모스크바 시위 현장에는 저항을 상징하는 흰색 풍선과 반푸틴 구호가 적힌 배너들 이외에 흰색 콘돔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앞서 푸틴이 시위 현장의 풍선을 콘돔인 줄 알았다고 말한 것을 빗대 시위대가 아예 콘돔을 들고 나왔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反푸틴” 소련 붕괴후 최대 시위… 러시아의 ‘봄’ 이끄나

    “反푸틴” 소련 붕괴후 최대 시위… 러시아의 ‘봄’ 이끄나

    지난 4일 실시된 하원 총선을 둘러싼 각종 부정 의혹에 대한 러시아 국민들의 분노가 10일(현지시간) 절정에 달했다. 러시아 국민들의 확고한 지지를 자신했던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가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이날 모스크바에서만 경찰 추산 3만명, 시위대 추산 4만~10만명이 결집해 “푸틴 없는 러시아” “통합러시아당은 도둑·사기 당” 등의 구호를 외치며 부정 선거를 규탄했다. 이 같은 시위대 규모는 1991년 소비에트연방 붕괴 이후 최대라고 AP, AFP 등 외신들이 전했다. 야권 지지자들과 시민단체 등이 주축이 된 시위대는 오후 2시 30분부터 약 3시간 동안 크렘린궁 인근 광장에서 항의집회를 열었다. 다양한 연령대의 시민들은 선거 결과 취소, 부정 선거 수사 및 책임자 처벌, 공정한 선거 재실시 등을 요구했다. 집회 참가자 수를 최대 300명으로 제한해 왔던 모스크바 시당국은 이날 이례적으로 대규모 집회를 허용했다. 경찰은 집회장 입구에 금속탐지기를 설치한 뒤 시위 참가자들을 입장시켰으며, 시위대가 정부 건물에 접근하는 것을 차단할 뿐 별다른 통제를 하지 않아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이날 모스크바 외에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7000여명이 참석한 집회가 열린 것을 비롯해 전국 60여개 도시에서 항의 시위가 잇따라 열렸다. 야당 당수인 일리야 야신 등 시위 참가자들을 무차별 체포했던 경찰의 이 같은 태도 변화는 강경 진압이 시위대를 오히려 자극할 수 있으며, 시간이 지나면 시위대의 기세가 약화될 것이라는 기대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야당을 무시하거나 폄하해 온 국영 TV가 모스크바를 비롯한 6~7개 도시의 시위 상황을 이례적으로 방송한 점도 같은 맥락이다. 푸틴 총리의 언론담당 비서인 드미트리 페스코프는 오후 늦게 성명을 내고 “우리는 시위대의 주장을 존중한다. 그들의 주장을 듣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들을 것”이라며 유화 제스처를 취했다. 이날 시위는 사상 최대 규모일 뿐 아니라 자유주의자에서 공산주의자, 극우민족주의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의 정치세력을 끌어 모았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민족주의 지도자 콘스탄틴 크릴로프는 “통합러시아당이 우리 모두를 단합하게 하는 기적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야당은 2주 뒤인 오는 24일 한 번 더 대규모 항의 집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이 기간 동안 시위대의 사기가 가라앉지 않도록 야당이 추동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 또 푸틴 정부가 시위 확산에 큰 역할을 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대한 탄압을 어느 정도 가할지 등이 향후 사태의 변수로 꼽힌다. 야권 활동가로 변신한 블라디미르 밀로프 전 에너지장관은 “시위대의 에너지를 지속시킬 전략이 없으면 시민들은 지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11일 부정선거설에 대한 조사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부정선거 규탄과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 퇴진 요구 시위에 동조할 수 없다며 정부에 모든 투표 조작설을 조사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수능 부정행위도 첨단시대?

    수능 부정행위도 첨단시대?

    10일 실시된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도 부정 행위를 시도하려던 수험생들이 적발됐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의 한 시험장에서 언어영역을 치를 예정이던 장애인 수험생 1명이 초소형 무선이어폰, 휴대전화, 중계기 등을 지닌 채 시험장에 들어가려던 것을 적발해 격리 조치했다. 이 수험생은 몸에 붕대를 감고 무선이어폰 등을 숨겼으나 복도 감독관의 X레이 금속탐지기에 걸렸다. 해당 수험생은 일반 수험생에 비해 시간이 1.5~1.7배 더 길게 주어지는 점을 이용해 외부에서 답안을 불러주면 받아 적는 형태로 부정 행위를 하려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평가원 측은 “이 수험생은 1교시 시작 전에 적발됐으며 본인이 부정 행위를 할 의도가 있었음을 시인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교과부 측은 “며칠 전에 이 같은 내용의 제보가 접수돼 언론 등에 대한 시험지 공개 시간을 최대한 늦췄으며, 시험 관리에도 만전을 기했다.”고 말했다. 이 수험생은 교과부 수능부정행위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중대한 부정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판단될 경우 내년 1년간 수능 응시자격이 박탈된다. 교과부는 또 시험이 실시되는 도중 트위터에 수험생을 자처하는 성명 불상 사람의 글이 실시간으로 오르는 사건이 발생해 진상 파악에 나섰다. 트위터 이용자 ‘spacei****’는 수능 시험이 시작되기 직전 “시험장에 들어가서도 트위터를 계속할 거다. 지켜봐 달라.”는 글을 트위터에 게재한 뒤 “마킹은 다 하고 자겠다.”, “주관식 두 번째 답은 14.”, “한국지리 모의고사 때 나오던 3차원 표가 또 나왔다.”라며 시간대별로 시험장 분위기를 생중계하는 식의 글을 잇따라 올렸다. 네티즌들은 위법성을 제기하기도 했으며, 이 이용자가 ‘봇’(트위터 메시지를 컴퓨터에 미리 저장해 놓은 뒤 정해진 시간에 자동으로 전송하는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있을 것이라는 등 다양한 의견을 내놓았다. 교과부는 “해당 학생의 트위터 게시 글은 봇을 이용한 것으로 실제 시험상황을 전송한 것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경기 군포경찰서는 수능 시험 종료 직후 이 학생을 불러 조사했지만 단순 장난 성격으로 보고 업무방해 혐의로 입건하지 않기로 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실종 박영석’ 빙하 틈 집중수색

    ‘실종 박영석’ 빙하 틈 집중수색

    히말라야 안나푸르나(8091m)에서 실종된 박영석 원정대를 찾아 나선 구조대가 이들이 거대한 ‘크레바스’(빙하 틈)에 빠진 것으로 추정됨에 따라 집중 수색에 나섰다. 대한산악연맹은 실종 나흘째를 맞은 23일 박 대장과 강기석, 신동민 대원이 안나푸르나 남벽 출발점인 해발고도 5800m 인근의 깊이 30∼40m, 폭 4~5m의 균열에 빠진 것으로 보고 집중 수색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연맹은 24일 진재창(46)·강성규(45)·구은수(41) 등 3명을 현지에 급파하기로 했다. 진 대원은 에베레스트 남서벽에 ‘코리안 루트’를 개척했고 강 대원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히말라야의 난벽인 탈레이사가르 북벽에 올랐다. 강 대원은 실종된 박 대장과 함께 수차례 히말라야를 등반했다. 또 현재 수색 대원들이 체력 저하와 피로 누적을 호소함에 따라 김재수(50) 연맹 이사와 김창호(42) 대학산악연맹 이사를 추가로 네팔로 보내기로 했다. 구조대의 요청에 따라 고성능 금속탐지기도 보낸다. 카트만두 현지 사고 대책반은 이날 오전 헬기 2대를 이용, 실종 추정 지점을 살피기 위해 출발했다. 구조대는 전날 수색결과 박 대장 일행이 안나푸르나 남벽과 빙하가 맞닿은 지점에 형성된 ‘베르크슈룬트’에 갇혔다고 판단했다. 눈사태로 쏟아진 눈이 이 균열 속으로 들어가고 있으며 주변 지역에는 눈사태 여파가 거의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박 대장은 지난 18일 오후 캠프와의 마지막 위성 전화에서 남벽을 거의 다 내려왔지만 눈사태 탓에 우회해야 할 것 같다고 말해 벽 밑의 균열이 유력한 실종 지점으로 추정되기도 했다. 연맹은 “큰 위험이 따르지 않는다면 구조대원들이 직접 안으로 들어가 수색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연맹은 “균열에는 아직도 크고 작은 눈사태가 발생하고 낙석이 떨어지는 등 위험이 있어 구조대원들이 매우 신중하게 움직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WHO&WHAT] 현대 고고학의 레이저 레이더·로봇에 존스 박사 ‘깜놀’

    [WHO&WHAT] 현대 고고학의 레이저 레이더·로봇에 존스 박사 ‘깜놀’

    “존스 박사. 우리 대학은 당신에게 테뉴어(종신 교수)를 부여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아니. 나만큼 명성을 떨친 고고학자가 어디 있습니까? 최소한 1억명이 넘는 사람들이 내 활약을 지켜봤어요. 고고학이라는 학문이 알려진 것도 순전히 내 공인 것 같은데요.” “물론 지금의 고고학이 당신에게 빚진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테뉴어 심사가 강화되는 추세라 어쩔 수가 없어요. 논문도 없고, 강의 일수도 다 못 채워서 교수평가는 바닥이에요. 특히 젊은 교수들을 중심으로 당신에 대한 비판이 많아요. 더 이상 ‘채찍’의 시대가 아니라고들 하던데요.” “보물지도를 찾고 악당과 싸우는 게 뭐가 나쁩니까.” “그래서 당신은 학자가 아닌 탐험가에 불과하다는 겁니다. 고고학자들은 더 이상 오지를 무작정 탐험하지도, 피라미드를 부수고 들어가지도 않아요. 훨씬 과학적인 수단들이 많이 있다고요.” “결국 내 시절은 갔다는 얘기인가요?” “아니죠. 당신 같은 유명인을 놓치는 것은 우리에게도 엄청난 손실인걸요. 당신의 모험심과 열정에 현대의 기술을 살짝 얹어보는건 어떨까요. 한 가지 더. ‘주인공은 죽지 않는다’는 자만심은 버리셔야 할 겁니다. 당신 아들이 등장한 마당에 아버지가 죽고 그 아들이 복수를 하는 시나리오도 언제든지 나올 수 있는 거 아닐까요. 일단 고고학 연구실을 한번 둘러보면 생각이 달라지실 수도 있습니다.” “흠. 썩 내키지는 않지만, 저를 밀어낸 첨단 기술이라는 게 뭔지 궁금하기는 하군요. 이왕 이렇게 된 거, 한번 보기나 합시다.” 이번 주 가상 인터뷰 ‘후 앤드 왓’(Who&What)은 인디애나 존스 박사의 현대 고고학 연구실 탐방을 따라가봤다. 열심히 뛰는 것만이 진실과 역사에 가까이 가는 것이라 믿고 있던 늙은 고고학자의 앞에 놓인 문화적 충격은 어떤 것일까. 큐레이터 어서오세요, 박사님. 학교 측에서 연락 받고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전 이 박물관에서 학생들을 안내하는 큐레이터입니다. 박사님께서 기술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시니, 최대한 쉽게 설명해 드리죠. 먼저, 이쪽 방으로 들어가시면 됩니다. 여긴 미라를 연구하는 곳이죠. 존스 오. 이건 고대 이집트의 미라군요. 그런데 겉을 감싼 천이나 관 장식을 봤을 때 왕이나 왕비의 것은 아닌데, 뭘 이런 걸 쌓아놓고 연구를 하는 거죠. 큐레이터 이 이집트 미라의 주인공은 기원전 1580년에서 1550년 사이에 살았습니다. 10대에 죽은 걸로 추정되죠. 그리고 사인은 심장병인 것으로 보입니다. 존스 어떻게 그런 걸 알 수 있나요. 혹시 기록이라도 찾은 건가요? 큐레이터 이 컴퓨터단층촬영(CT) 장비를 이용하면 알 수 있습니다. 치아 구조나 뼈 크기 등을 통해 나이를 알 수 있고, 각종 질환의 유무도 알 수 있습니다. 굳이 미라를 훼손하지 않아도 되고요. 이 옆에 있는 시료는 중세 피렌체 귀부인의 묘에서 채취한 DNA입니다. DNA를 분석하면 이 여인이 누구의 조상인지, 어떤 가문인지도 알 수 있죠. 이탈리아에서는 같은 방법으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 주인공으로 추정되는 리자 게라르디니를 찾고 있습니다. 존스 그럼 혹시 미라가 아니라 뼈만 있어도 분석이 가능합니까. 큐레이터 박사님은 해골을 들고 뛰거나 무기로 쓰시겠지만, 요즘 고고학자들은 해골의 목소리를 듣습니다. 뼈에서 질소나 탄소 함량을 분석하는 것만으로 그 사람이 어떤 환경에서 자랐는지, 당시의 영양상태는 어땠는지를 쉽게 알 수 있어요. 심지어 어떤 물을 마셨는지도요. 특히 이런 작업을 반복하다 보면 사람들의 식습관이나 국가 간의 교류 여부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스페인에 묻혀 있는 유해의 출생지가 이탈리아였다는 점을 밝혀낼 정도까지 데이터베이스가 쌓였습니다. 존스 그럼 혹시 사람이 아니라 동물이나 식물이 언제 죽었는지도 알 수 있나요? 큐레이터 물론이죠. 방사성탄소연대측정법을 이용하면 됩니다. 식물이 광합성을 할 때 대기 중의 탄소를 흡수하고 동물은 그 식물을 섭취하기 때문에 모두 탄소가 쌓이게 됩니다. 그중 탄소14는 방사성물질이기 때문에 시간이 흐르면 그 양이 반씩 줄어드는 반감기가 생깁니다. 과거의 동물이나 식물은 모두 현재의 것들과 조성이 비슷하기 때문에 탄소14가 얼마나 남아있는지를 측정하면 시간의 경과 정도를 알 수 있는 원리죠. 너무 많은 걸 들어서 얼떨떨하신 것 같은데, 다음 방으로 가시죠. 존스 앗, 여기 이렇게 뱀처럼 꿈틀거리는 것들은 뭐죠? 큐레이터 박사님. 만약 처음 보는 커다란 무덤이 있다면 어떻게 하실 건가요. 존스 일단 들어가봐야죠. 큐레이터 채찍 하나 들고요? 영화에서처럼 박혀 있는 창칼이 날아올 수도 있고, 뱀이 가득할 수도 있잖아요. 거기에 발을 디뎠다가 물리면 누가 책임지죠? 그래서 만들어진 것들이 이 로봇들입니다. 존스 그럼 얘들이 대신 들어가나요? 고작 이런 조그만 것들이 뭘 할 수 있죠? 큐레이터 조그만 틈만 있으면 기어들어가서 내부가 어떤지를 생생하게 찍어 올 수 있죠. 위험은 없는지 미리 살필 수도 있어요. 그뿐이 아닙니다. 무덤이나 건물을 무너뜨리지 않고도 구멍을 넓혀서 사람이 들어갈 수 있도록 하고, 오랜 기간 갇혀 있던 내부 공기가 사람에게 유해하지는 않은지도 판단할 수 있습니다. 내부에 거대한 강이 흘러도 얘들은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거든요. 아직까지는 사람이 조종을 해야 하는 단계지만, 앞으로는 스스로 판단하고 움직이는 로봇도 등장할 겁니다. 존스 위험을 다 제거하고 사람은 그 후에 움직인다는 거네요. 정말 재미없는 일이군요. 앞에 어떤 원시부족이 튀어나올지, 어떤 기관이 작동할지 모르는 상태에서 목숨 걸고 들어갈 때의 짜릿함을 한번 맛보면 확실히 생각이 달라질 텐데 말이죠. 큐레이터 사실 저도 박사님의 활약상은 잘 알고 있지만, 그런 생각으로 고고학을 대하시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박사님이 성배도 찾고, 누르하치 유골도 찾았지만 그게 결국 남아 있나요? 좌충우돌하시다가 다 없어지거나 묻어 버렸잖아요. 그리고 자기 조상의 것을 지키려는 원시부족이 타도해야 할 대상인가요? 그럼 잉카문명을 멸망시킨 스페인의 피사로와 박사님이 다를 게 없는 것 아닐까요? 존스 (외면하며)그나저나 여기에 보물지도도 있나요? 큐레이터 안 그래도 그 방으로 모시려고 했어요. 이쪽 방은 보물지도를 그리는 곳입니다. 존스 누가 그려 놓은 보물지도를 찾는 게 아니라 지도를 그린다고요? 큐레이터 ‘지구의 끝’ ‘세 개의 바다가 만나는 곳’ 뭐 이런 식의 지도는 더 이상 필요 없습니다. 지구 어디든, 사람이 쉽게 범접할 수 없는 태초의 원시림이나 폭포 속까지도 이젠 들여다볼 수 있고 그려낼 수 있거든요. 대표적인 것이 최신 기술인 LIDAR입니다. 레이저 레이더라고도 하죠. 레이저를 대기중에서 발사해 반사돼서 돌아오거나 퍼지는 모습을 보고 지형을 3차원 입체영상으로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지도를 그리기 위해 연필을 들고 측량을 하는 것은 옛날 얘기입니다. 하늘을 날면서 이 장치를 쓴다면 거대한 나라도 몇 년 내에 완벽하게 그려낼 수 있죠. 지난 5년간 잉카와 마야문명이 자리잡았던 중앙 아메리카 지역의 3차원 지도도 완벽하게 구현해 낸 상태입니다. 존스 그런데, 그런 지도가 실제로 길을 찾거나 유적을 찾는 데 효과가 있나요? 땅 위에서 벌어지는 구체적인 일은 알기 힘들 것 같은데 말이죠. 큐레이터 그래서 저희는 위성 이미지를 함께 사용합니다. 현재의 위성기술을 이용하면 지상 40㎝ 위에서 보는 것과 같은 선명도로 전세계 곳곳을 살필 수 있습니다. 극지를 탐험하거나 밀림을 헤치고 지나갈 때, 오늘 무슨 일이 앞서 일어났는지도 다 알 수 있죠. 말 그대로 지구를 ‘스캔’하는 겁니다. 전설속의 아틀란티스 대륙이 최소한 지상에 존재하지는 않고, 얕은 바다에는 없다는 것도 위성으로 확인할 수 있었죠. 이런 기술들을 적절하게 사용하면 지구 속의 모습까지 알 수 있습니다. 표정을 보니 문화적 충격이 크신 것 같군요. 오랜 시간 고고학계에 몸 담으셨는데, 시대의 흐름에도 좀 민감하셔야죠. 존스 원래 인디애나 존스는 그렇게 생겨먹은 캐릭터라고 해 둡시다. 채찍이 아니라 금속탐지기를 들고 모래밭이나 헤매는 나한테 누가 열광하겠어요. 이미 과거처럼 모험을 떠나기에는 앉은 자리에서 알 수 있게 된 것들이 너무 많긴 하군요. 결국 난 과거 속에서 살아야 하는 존재인가 봅니다. 이곳을 둘러보니 더욱 그런 생각이 드네요. 큐레이터 그럼 이 새로운 기술들을 배우지 않을 생각이신가요? 존스 그건 스필버그 감독에게 물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사실 스필버그가 처음 날 탄생시킬 때 지나치게 강인한 고고학자의 이미지나 원시부족과의 싸움 같은 부분을 못마땅하게 생각했다는 얘기가 있긴 하죠. 혹시 또 압니까. 나이 들어서 은퇴 후에 첨단 과학기기로 무장한 인디애나 존스 박사의 모험이 만들어질 수도 있겠죠. 어차피 전 영화 속에서 사는걸요.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참고문헌 이노베이션뉴스데일리 2011년 6월 10일 ‘고고학의 10가지 현대식 기술’ 서울신문은 매주 1회 독특한 포맷의 가상 인터뷰 [WHO&WHAT(후 앤드 왓)]을 1개면에 걸쳐 연재하고 있습니다. 일반 신문기사로는 다루기 힘든 동서고금의 지식과 역사의 정수들을 만남 또는 대담의 형식을 통해 알기 쉽고 재미있게 소개하는 지면입니다. 청소년, 어른 모두에게 즐겁고 색다른 지식의 장이 될 것으로 자부합니다. 특히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는 훌륭한 논술교재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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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알몸투시기 검색기준 엄격히 적용해야

    김포·제주공항에서 알몸투시기 검색을 받은 여성이 남성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국토해양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올 7월까지 김포공항에서는 남성이 205명, 여성은 남성보다 무려 10배나 많은 1963명이 검색을 받았다. 제주공항에서도 남성(573명)의 1.7배나 되는 952명의 여성이 투시기를 통과했다. 여성이 남성보다 잠재적 범죄 가능성이 높다고 본 것이나 마찬가지여서 인권침해 소지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알몸투시기는 국가인권위원회가 “인권침해 소지가 크다.”며 설치 금지를 권고했을 정도로 논란이 컸다. 여성의 가슴과 남성의 성기 형태 등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우여곡절 끝에 테러 방지를 위해 도입된 만큼 검색 대상을 보다 명확히 하고,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야 마땅하다. 인천공항은 국내외 보안기관 등에서 사전 통보받은 사람 등 검색 대상을 세 가지로 규정해 엄격하게 적용해 왔다고 한다. 반면 김포·제주공항은 모호한 기준을 편의대로 적용해 여성을 타깃 삼은 꼴이 된 것이다. 공항공사 측이 “김포·제주 공항은 일본과 중국 여성 단체관람객이 많아 주로 복대나 피어싱 등이 문형 금속탐지기에 걸리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원래의 목적인 테러 방지용이 아닌 밀수 적발 등을 위해 알몸투시기를 들이대고 있다고 자인한 셈인데, 분명 잘못된 일이다. 지금 전 세계적으로 알몸투시기는 퇴출되는 분위기다. 영국 런던 히스로 공항에서는 이달 초 사생활 보호에 친화적인 투시기를 도입했다. 미국도 미 하원이 전신 스캐너 전면 교체를 위한 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킴에 따라 올가을까지 알몸투시기를 없애 신체 이미지가 노골적으로 드러나지 않도록 한다고 한다. 테러방지와는 관계없는 일을 위해 마구잡이로 남의 몸을 들여다보는 일은 분명 범죄행위다.
  • 로봇이 ‘먹는 물’ 관리

    지하에 묻혀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수도 관망 관리에 첨단 로봇이 투입된다. 환경부는 5일 연구사업의 하나로 개발된 상수관망 관리 로봇을 올해 태백시 등 현장에 시범 적용한 뒤 전국으로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사업을 위해 환경부는 지식경제부와 로봇 시범사업 양해각서(MOU)를 교환했으며, 향후 3년간 70억원을 투입한다. 국내 최초로 상수도 관망 분야에 로봇 시스템을 접목하는 이 사업은 정보기술(IT), 환경기술(ET), 로봇기술(RT)을 융합한 기술로 국내 상수도 관망 관리에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에는 금속탐지기나 누수 음파탐지기 등을 이용해 상수도 관망을 조사해 단순 경과 연수(21년 이상) 자료를 토대로 관망 교체를 결정했다. 하지만 로봇을 이용할 경우 지하에 매설돼 조사하지 못했던 관 내부의 노후 상태나 누수지점 등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로봇은 소구경용과 중구경용으로 위치탐사·누수탐사·세척/갱생용 등 5개 종류 12대가 제작되고 있다. 특히 상수관이 매설된 위치를 파악하지 못해 보수공사에 어려움을 겪는 문제도 로봇으로 정확히 확인할 수 있다. 현재 국내 전국 상수도 관망의 총연장은 15만 4435㎞에 이른다. 이 가운데 21년 이상된 노후 상수도 관망은 3만 5635㎞(23.1%)인 것으로 추정된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데스크 시각]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박찬구 국제부 차장

    [데스크 시각]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박찬구 국제부 차장

    묵묵히 제 임무를 처리하던 병사였다. 전역을 한 해도 채 남겨놓지 않은 그해 늦여름, 그는 느닷없는 굉음 속에 헬기로 후송됐다. 대인지뢰를 밟았다. GOP 철책선 너머에서 철조망 작업을 하던 중이었다. 병사의 바로 옆에서 철조망을 끌던 중대장의 하계 전투복은 온통 피범벅이었다. 육사 출신 대대장의 일성은 이랬다. “죽었어, 살았어?” 한 해를 훨씬 넘긴 뒤 민간인통제구역 바깥에서 그를 만났다. 묵묵한 표정은 여전했지만, 간혹 애써 짓는 미소와 음식점으로 걸음을 옮길 때 규칙적으로 무너지는 오른쪽 몸이 생경했다. 대인지뢰는 그의 오른쪽 다리 무릎 아래를 앗아가 버렸다. 그의 인생을 한순간에 바꿔버린 대인지뢰는 우리 측 공병이 북측의 남침에 대비해 설치해 놓은 것이라는 사실이 조사 결과 밝혀졌다. 여름철 빗물에 유실됐다고 했다. 인간이 발명한 무기 가운데 대인지뢰만큼 비인간적이고 잔인한 것은 없다고 감히 얘기할 수 있다. 목숨을 앗아가기보다 병사에게 중상을 입혀 다른 병사로 하여금 부축하게 만드는, 그래서 전투력을 곱절로 저하시키는 무기, 그것이 대인지뢰다. 총과 총을 맞든 전쟁터라면, 어떤 무기인들 못 쓰겠냐고 할 수 있다. 일견 수긍이 간다. 하지만 무고한 시민과 어린이, 나와 우리의 가족을 겨냥한 대인지뢰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그것도 비인간적인 살상무기에 대한 경종이 울릴 만큼 울린 21세기에 말이다. 모하메드 투르고멘. 54세. 25년 전 그는 리비아 군대에서 폭발물 처리반으로 근무했다. 지금은 리비아 서부 지역에서 반군으로 활동하고 있다. 투르고멘은 리비아군과 반군이 치열하게 대치한 미스라타 교외에서 대인지뢰 550여개를 찾아냈다. 낙타가 지뢰를 밟아 발견할 수 있었다.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는 “낙타의 불운으로 리비아군의 가장 큰 지뢰밭을 찾아낼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금속탐지기는 소용없었다. 플라스틱으로 만든 지뢰였다. 투르고멘은 다른 두 사람과 함께 당구 막대기를 사용해 지뢰를 하나 둘 탐지했다고 한다. 그러곤 경고 팻말을 남겼다. 흥밋거리로 넘길 수 없는 얘기다. 투르고멘은 “플라스틱이라니, 이전에 못본 지뢰들이다. 어린이와 가족들이 이 땅에서 지낸다고 생각하면 끔찍하다.”라고 몸서리를 쳤다. 알자지라는 민간인의 생명을 앗아갈 수 있는 대인지뢰의 설치가 대다수 국가에서 금지되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켰다. 앰네스티 인터네셔널도 발끈했다. 카다피군은 로켓 발사기에 반군이 접근하는 것을 막는다는 이유로 지뢰를 매설했다고 한다. 인간의 야만성, 전쟁의 몰가치성은 어디까지 흐르는 것일까. 알자지라를 읽어내려가다 1980년대 후반 한반도 중서부 지역 전방 부대에서의 기억을 떠올린 것은 대인지뢰가 지닌 야만성, 그리고 그 대인지뢰가 21세기 중동에서 민간인을 타깃으로 작심하고 있었다는 섬뜩함 때문이었을 테다. 리비아에서는 클러스터 폭탄을 만지작거리다 두 팔을 잃은 어린이가 병원에 실려가기도 한다. 지난해 오슬로 조약으로 사용과 제조가 금지됐지만, 리비아에서 이 폭탄은 리본까지 단 채 어린이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고 외신은 보도한다. 시공(時空)에 따라 전쟁은 이상과 가치를 발현하는 무대가 될 수 있다.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반(反)파시스트 의용군에 참여한 경험을 담아 “나 또한 인류의 일부이니, 어떤 이의 죽음도 나 자신을 멸하는 것이다. 그러니 묻지 말라,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느냐고, 종은 바로 그대를 위해 울리는 것이다.”라고 갈파했다. 사람과 세상을 죽이기 위한 전쟁이 아니라 인류와 이상을 살리기 위한 전쟁을, 실천적 지식인이 뛰어드는 전쟁을, 헤밍웨이는 장편소설에서 묘사하고 있다. 하지만 플라스틱 대인지뢰와 클러스터 폭탄이 난무하는 땅, 리비아에서는 야만의 전쟁, 전쟁의 야만을 뺀다면 무엇이 카다피를 기억할 것인가. 무고한 어린이와 민간인의 주검 위에서, 과연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릴 것인가. ckpark@seoul.co.kr
  • [한국戰 전사자 유해발굴] 첨단장비 총동원… 60년전 묻힌 ‘무명용사 恨’ 풀어주다

    [한국戰 전사자 유해발굴] 첨단장비 총동원… 60년전 묻힌 ‘무명용사 恨’ 풀어주다

    지난 15일 오전 11시쯤 충남 연기군 금남면 대평리 감성초등학교 뒤 야산. 61년 전 6·25전쟁 당시 북한군에 밀려 퇴각하던 국군이 북한군의 공격을 받아 전사하거나 부상을 당한, ‘대평리 전투’가 벌어졌던 85고지다. 한낮 32도가 넘는 무더운 날씨에도 아랑곳없이 100여명의 장병들이 야산 일대를 샅샅이 파헤치고 있었다. 군사작전을 하듯 한 손에는 무전기를 들고 상황을 실시간 전달하고, 다른 손에는 금속탐지기나 삽, 곡괭이 등을 들고 산 곳곳을 물샐 틈 없이 훑어가고 있었다. ●전쟁 아픔 간직한 산의 비밀 찾아 이들은 충남 공주 일대의 향토 방어를 담당하는 32사단 기동대대 장병 100명과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소속 장병들이다. 20살을 갓 넘긴 앳된 얼굴부터 쉰살을 넘겨 흰머리가 보이는 장병이 함께하고 있지만, 6·25전쟁과의 거리는 멀어 보인다. 하지만 목소리만큼은 그 날을 기억하듯 비장함과 함께 굳은 신념이 배어 있다. 이곳에서 만난 이성현 이병은 “일주일째 발굴작업에 참여하고 있다.”면서 “힘이 든다기보다 (선배들의) 작은 (유해나 유물)하나라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흘러내리는 땀을 훔쳐냈다. ●발굴·감식 능력 세계 최고 감식단 한쪽에선 노트북을 이용해 지형에 대한 정보를 입력하고, 다른 한쪽에서 파낸 흙을 채로 걸러내는 작업을 반복했다. 주경배 발굴과장은 “작은 치아 하나라도 찾아내기 위한 과정”이라면서 “자료를 노트북에 입력해 모두 기초자료로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해발굴감식단의 자료 축적은 세계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국방부 상설 기구로 유해발굴감식단이 처음 설립된 미국보다 뛰어난 기초 자료를 확보하고 있으며, 발굴 실력도 더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미국과 함께 영국, 호주의 국방 무관들도 우리 군의 유해발굴 감식 기술을 배우기 위해 수시로 방문하고 있다. 낮 12시가 다 될 무렵 감식단 장병들이 산 정상의 넓은 교통호를 줄과 플라스틱 못을 이용해 바둑판 모양으로 구역을 나눴다. 개인용 참호보다 유해나 유물이 나올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교통호를 정밀하게 탐색하기 위해서다. 얼마 뒤 무전기 너머에서 점심 식사를 위해 집합하라는 연락이 왔다. 장비를 정리해 산 아래로 내려가 32사단 장병들과 감식단 장병들이 뜨거운 태양볕을 피해 감성초교 운동장 한편에 주저앉아 식판을 들고 허겁지겁 밥을 먹었다. 밥을 먹은 장병들은 발굴 현장으로 서둘러 나갈 준비를 했다. 점심시간을 맞아 운동장으로 나온 아이들이 줄을 맞춰 이동하면서 군인아저씨들에게 장난스레 ‘충성’하며 거수경례를 했다. 이들의 발굴작업은 오후 4시까지 이어졌지만 특별한 성과를 거두진 못했다. 개인호 150개를 찾아 파냈을 때 유해 한 구를 찾을 수 있다는 감식단 관계자의 말처럼 무더위 속에 앞으로도 3주간의 지루한 싸움이 계속될 예정이다. 검게 그을린 장병들의 얼굴이 60여년 전 자유를 지키기 위해 85고지를 넘던 무명 용사의 얼굴들과 다르지 않아 보인다. ●기록으로 80%·제보로 20% 발굴 실제로 국군의 유해는 6·25 전쟁 기록에 나온 전투 지역을 유해발굴감식단이 직접 찾아 발굴하는 경우가 80%에 이른다. 지역 주민 등의 제보로 이뤄지는 경우는 20%에 불과하다. 그래서 감식단은 노출된 유해를 신고할 경우 20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제도를 악용하는 사례도 있다. 제보자 일부가 ‘유해파라치’로 변했다는 것이다. 최근 최고 70만원까지만 보상금을 지급하고 있는 까닭이다. 하지만 유해파라치는 또다시 진화해 여러 구의 유해를 나눠 신고하기도 한다. 글 연기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 高경위가 ‘제 발로’ 유치장 들어간 까닭은

    高경위가 ‘제 발로’ 유치장 들어간 까닭은

    경찰청 수사과 고유석(30) 경위. 그는 지난 19일 ‘죄 없이’ 유치장에 감금됐다. 앞서 오전 10시 40분. 그는 ‘제 발로’ 서울 수서경찰서 유치장을 찾았다. 담당 경찰관에게 입감의뢰 요청을 한 뒤 유치인 보호관과 신체검사실로 이동했다. 이곳에서 ‘간이 신체검사’를 받았다. 통상 유치실에 들어가기 전에 죄질 등에 따라 옷을 전부 벗고 가운을 입은 뒤 신체 곳곳을 확인하는 ‘정밀 검사’나 속옷 상태에서 위험물 소지 등을 점검하는 ‘간이 검사’, 옷을 입은 채 소지품을 체크하는 ‘외표 검사’를 받는다. 이어 11시 20분. 금속탐지기를 거친 뒤 곧장 유치실 3호실로 입감됐다. “쾅” 하는 소리와 함께 철문이 닫혔다. 어두운 실내 조명과 쇠로 된 잠금장치 소리에 위축되는 느낌마저 들었다. 답답하고 처량했다. 가림막이 설치된 변기에 앉기가 수치스러워 용변도 보지 못했다. 식사로 나온 단무지, 김치, 콩나물국, 쌀밥도 먹는 둥 마는 둥 했다. 이를 닦은 뒤에는 오후 4시까지 20㎡가량의 유치실 내부를 서성거리며 시간을 보냈다. 도대체 그는 왜 이곳에 와 있는 걸까? 이 이색 체험은 전국 유치장 개선방안의 하나로 마련됐다. 유치장의 대대적인 진화를 앞두고 실제 정책 입안자가 직접 불편한 점을 도출하기 위해 경험해 본 것이다. 이 경험은 고스란히 이번 개선안에 반영됐다. 서울신문이 입수한 경찰청의 ‘인권친화적 유치장 운영 개선 계획안’에 따르면 앞으로는 고 경위처럼 신임 경찰관들이나 간부후보생 등도 이 같은 유치장 체험 프로그램을 거쳐야 한다. 이달까지 전국 경찰서 139개 유치장 시설 등도 전면 업그레이드될 예정이다. 계획안에 따르면 우선 유치실 내부가 밝아진다. 침침하고 어두울수록 심리적 불안정을 부를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유치실 조도를 200룩스(lx) 수준으로 밝게 조정하기로 한 것이다. 자해를 막기 위해 날카로운 쇠창살도 둥근 안전창살로 교체한다. 문을 여닫을 때 마찰음이 심했던 출입문 쇠철봉도 소음 없는 자물쇠로 바꾸기로 했다. 또 유치장 1, 2층 사이에 가림막을 설치해 보온·단열 효과도 높이기로 했다. 유치인 면회 절차도 개선된다. 면회인이 유치장을 쉽게 찾아갈 수 있도록 동선을 고려한 안내표지판을 설치하고 약도도 제공한다. 교육용 유치장도 생긴다. 경찰청은 경찰교육원이나 수사연구원에 올 하반기까지 유치장을 설치하고, 교육과정에 유치장 체험 프로그램도 포함시키기로 했다. 현재섭 경찰청 수사과장은 “최대한 유치인 입장을 배려해 이 방안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100년 된 ‘다이아반지’ 꿀꺽한 애완견 화제

    100년 된 ‘다이아반지’ 꿀꺽한 애완견 화제

    100년 이상 대물림하며 내려온 다이아몬드 반지를 잃어버린 여자가 과학수사(?) 끝에 반지를 되찾았다. 소중한 반지를 없앤 범인은 3개월 된 애완견이었다. 최근 영국 노팅엄셔 트럼프턴의 한 가정에서 벌어진 사건이다. 카렌이라는 한 여성이 항상 끼고 있던 다이아몬드 반지를 화장실에 갔다가 잠깐 벗어둔 게 사건의 발단이다. 반지가 감쪽같이 사라졌다. 반지는 보통 반지가 아니었다. 100년 이상 대를 이어가며 내려오는 가보(?)였다. 집안이 발칵 뒤집힌 건 당연한 일. 카렌은 집안을 구석구석 확인했지만 반지의 자취는 묘연했다. 찾다 지쳐 곰곰히 기억을 되짚어보는 그에게 남편이 기발한(?)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 금속탐지기로 개를 한번 살펴봅시다.” 부부는 집에 있는 낡은 금속탐지기를 가져다 애완견을 검사했다. ”삐~ 삐~” 바로 개의 몸속에 무언가 금속이 들어 있다는 신호가 왔다. 두 사람이 서둘러 개를 안고 동물병원으로 달려갔다. 병원에선 “반지도 반지지만 수술을 하지 않으면 개의 생명이 위험하다.”며 서둘러 반지를 꺼내야 한다고 했다. 다행히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나 개는 건강하게 회복 중이다. 반지를 되찾은 카렌은 “수술이 성공해 애완견이 회복 중인 건 다행이지만 (개가) 즐기던 산책을 하지 못해 슬퍼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통신원 손영식 voniss@naver.com
  • 美 킴벌리, 타임캡슐 행방불명 ‘난감’

    美 킴벌리, 타임캡슐 행방불명 ‘난감’

    ”묻긴 묻었는데 어디였더라?” 타임캡슐을 묻은 뒤 이런 질문을 하며 고개를 갸우뚱한다면 얼마나 황당할까. 이런 일이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 곳이 있다. 미국 위스콘신 주 킴벌리에서 타임캡슐을 찾지 못해 당국이 초조해하고 있다. 지역행사에 맞춰 25년 전 묻은 타임캡슐을 파내기로 했는데 묻힌 장소가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는 것. 킴벌리 당국이 묻은 타임캡슐은 범용 플라스틱 PVC로 제작된 것으로 길이 60cm짜리다. 정확히 25년 전인 1985년 시청사 부근에 깊이 파묻혔다. 타임캡슐에는 동전, 신문스크랩, 뉴코크 병 등이 들어 있다. 시 건물은 1997년 재단장됐다. 유력한 가설(?)은 당시 공사가 진행되면서 타임캡슐이 파내졌다는 것이다. 현지 언론은 지역 관계자 말을 인용해 “당시 파낸 타임캡슐을 다시 묻었는지, 묻었다면 어디에 묻었는지가 명확하지 않다.”고 전했다. 킴벌리 당국은 금속탐지기까지 동원해 타임캡슐을 찾고 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통신원 손영식 voniss@naver.com
  • “산타 되고 싶어? 무범죄 증명서 제출해”

    “산타 되고 싶어? 무범죄 증명서 제출해”

    남미 브라질에서 산타 클로스의 옷을 입기가 까다로워지고 있다. 전과가 있으면 가짜 산타 클로스 노릇도 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연말을 앞두고 산타 클로스로 변장해 어린이들을 안아줄 아르바이트생을 뽑고 있는 브라질의 백화점들이 ‘전과자 제외’ 원칙을 세우고 지원자들에게 무범죄증명서 제출을 요구하고 있다. 적당히 풍채가 있고 인상만 좋으면 될 것 같은 산타 클로스 자격조건에 무범죄 조건이 붙은 건 최근 백화점 내에서 발생하는 범죄가 늘고 있기 때문. 산타 클로스로 분장한 범죄 경력자가 혹시나 강도로 변할 수도 있다고 백화점 업계가 내심 걱정하고 있는 셈이다. 브라질의 대형 백화점인 ‘센트랄 프라자 쇼핑’의 관계자는 “산타 클로스는 물론 연말연시 백화점 아르바이트생 전원에게 무범죄 증명서를 요구하고 있다.”면서 “최근 백화점에서 범죄가 다발하고 있어 불가피하게 이런 요구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브라질 현지 언론 G1 등에 따르면 최근 상파울로 백화점 등에선 보석상 등을 노린 무장강도사건이 여럿 발생했다. 백화점에 무기탐지기(금속탐지기) 장치의 설치를 의무화한다는 내용의 법안이 상파울로 의회에 발의될 정도로 백화점 내 치안이 불안해지고 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통신원 손영식 voniss@naver.com
  • 수능 D-2 수험생 주의사항

    수능 D-2 수험생 주의사항

    교육과학기술부는 18일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보는 수험생을 위한 유의사항을 15일 안내했다. 교과부가 제시한 수험생 유의사항은 수능 시험 예비소집일인 17일 수험표와 함께 배부된다. 교과부 관계자는 “수능 시험에서 자신의 실력을 최대한 발휘하기 위해 지금까지 공부한 내용을 정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수능시험 실시요령, 시험장 확인, 수험표 및 신분증 등을 미리 점검해 시험일에 당황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수험생들은 예비소집일인 17일부터 사실상 ‘수능 모드’에 돌입하게 된다. 수험표를 발급받고 시험장·시험실 위치를 확인하는 게 수험생들의 주요 임무가 된다. 수험표에는 수험번호와 이름 등 신상명세와 함께 선택영역·선택과목이 써 있다. 수험생들은 선택과목이 응시원서에 쓴 그대로 돼 있는지 확인하고, 시험장 위치를 미리 확인하면 좋다. 단, 예비소집일에는 수험교실 안에 들어가 볼 수 없다. 수험표를 분실했을 때에는 응시원서에 붙인 사진과 같은 원판으로 인화한 사진 1장을 지참해 시험장 관리본부에 신고하면 재발급 받을 수 있다. 시험일인 18일 오전 8시까지 수험표 재발급이 이뤄진다. 수험표와 함께 사진 1장을 함께 챙겨 두는 게 좋다. ●시험장 위치 미리 확인해야 예비소집일에 귀가한 수험생들은 수능 시험장에 갖고 갈 물품을 챙겨 놓게 된다. 이때 시험실 반입 금지물품과 휴대 가능물품 등을 알고 챙기면, 다음날 시험장에서 반입 금지물품을 맡기는 번거로움을 줄일 수 있다. 시험을 볼 때 갖고 있을 수 있는 물품은 신분증·수험표와 흑색 연필, 지우개, 답안 수정용 테이프, 컴퓨터용 사인펜, 샤프연필심, 시각표시와 교시별 잔여시간 표시 이외의 기능이 부착되지 않은 일반 시계 등이다. 컴퓨터용 사인펜과 샤프펜은 시험실에서 일괄적으로 지급하는데, 이 두 가지 펜을 제외한 개인 필기구는 가져가면 안 된다. 단 돋보기처럼 신체조건이나 의료상 가져가야 할 물품은 매 교시 감독관의 사전 점검을 거친 뒤 휴대할 수 있다. 휴대전화를 포함한 전자기기는 시험장에 들고 갈 수 없다. 디지털카메라, MP3, 전자사전, 카메라펜, 전자계산기, 라디오, 휴대용 미디어 플레이어, 스톱워치나 문항표시 기능이 부착된 시계는 갖고 갈 수 없다. 이런 기기를 갖고 시험을 치러 가더라도 1교시 시험이 시작되기 전에 감독관에게 제출해야 한다. 전자 기기를 갖고 시험을 보다 적발되면 부정행위로 처리될 수도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2010학년도 수능시험에서 적발된 부정행위자는 96명으로 시험성적이 무효로 처리됐다. 항목별로 4교시 선택과목 미준수(42명), 휴대전화 소지(34명), MP3 소지(9명), 종료령 이후 답안 작성(6명), 기타 전자기기 소지(4명), 본령 전 문제풀이(1명) 등으로 집계됐다. 시험장에서는 감독관의 지시를 따르는 게 좋다. 매 교시 예비령이 울리면 감독관이 답안지에 서명·수험번호·필적확인란에 표기하도록 지시하고, 준비령이 울리면 문제지를 배부한다. 준비령 단계에서 수험생들은 문제를 풀면 안 된다. 대신 1교시 언어(16면), 2교시 수리 가형(16면)·수리 나형(8면), 3교시 외국어(8면), 4교시 사회탐구(44면)·과학탐구(32면)·직업탐구(68면), 5교시 제2외국어 및 한문(24면) 등의 시험지 면수를 확인한다. 듣기평가와 함께 시험을 시작하는 1교시 언어, 3교시 외국어 시간에는 시험 시작을 알리는 본령 없이 듣기평가와 함께 시험이 시작된다. ●4교시 선택과목 기재 스티커 책상 부착 4교시에는 수험생의 선택과목 수에 따라 문제지 배부 시간이 달라진다. 수험생들은 자신이 선택하지 않은 과목의 시험지를 받지도, 풀지도 말아야 한다. 이와 관련해 교과부는 올해부터 책상에 붙이는 스티커에 4교시 선택과목을 추가로 기재하도록 해 감독관과 수험생의 혼동을 줄이도록 조치했다. 답안 작성을 끝냈더라도 수험생은 매 교시 시험이 끝나기 전에 시험실 밖으로 나갈 수 없다. 화장실을 갈 때에는 감독관의 허락을 받아야 하고, 이때 복도 감독관이 휴대용 금속탐지기로 소지품을 검사한다. 복도 감독관은 화장실까지 동행해 수험생이 이용할 칸을 지정한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서울 G20회의] 伊·아르헨 정상 숙소 보안책임자 24시간 단독 동행취재

    [서울 G20회의] 伊·아르헨 정상 숙소 보안책임자 24시간 단독 동행취재

    ●11일 오전 10시 서울 삼성동 파크하얏트 호텔 1층. “아르헨, 이동 30분 전.” 한 보안요원이 손에 든 10㎝가량의 검은색 무전기에서 긴급한 메시지가 흘러나왔다. 비즈니스 서밋에 참석하는 아르헨티나 대통령의 이동 일정이 20분 가량 당겨진 것. 순간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귀에 무전기 이어폰을 꽂은 사복 경찰들의 움직임이 분주해졌다. 정문 유리문이 손으로만 열 수 있게 수동으로 전환됐다. ‘총’이 든 가방을 손에 쥔 비밀요원이 주차장 한편에 자리를 잡았다.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과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의 숙소 경비·경호·보안업무를 총 지휘하는 이창원(46·수서경찰서 형사과장) CP장(지휘소장)의 낯빛도 굳어졌다. 용수철이 튀듯 몸을 움직인 그가 재빨리 24층으로 향했다. 이어 한층한층 아래를 훑으며 내려오기 시작했다. 근무자들 얼굴도 일일이 확인했다. 1층에 도착한 뒤에는 방사능탐지기와 금속탐지기 작동여부를 눈으로 모니터링했다. ●10시 41분 대통령 등장. 이 과장이 차량 경호 강화와 이동동선 엄호를 무전기로 지시했다. 수십여명이 순식간에 차량 주위를 에워쌌다. 마침내 VIP 이동 완료. 이마에 송글송글 땀이 맺힌 이 과장이 호텔 15층에 마련된 CP실에 상황종료를 보고했다. 바짝 얼어있던 기자도 그제서야 한숨이 놓였다. 국가 대사인 G20회의를 맞아 행사장을 비롯해 각국 정상과 최고경영자(CEO)등 ‘VIP’ 숙소에 철통같은 보안 대책이 마련됐다. 서울신문은 정상들이 머무는 숙소의 경비·보안 시스템을 살펴보기 위해 현장상황 책임자를 이날 24시간 단독 동행취재했다. 보안 문제로 경호처 등에서 우려가 많았으나, VIP관련 정보를 기재하지 않는다는 조건과 긴 설득 끝에 취재가 가능했다. ●오전 12시 “이탈리아 총리 50분 뒤 도착합니다.”보고가 접수됐다. VIP 도착 전 주차장 등 동선 체크는 필수. 경찰들이 차량하부검색기라고 불리우는 일명 ‘차량 엑스레이’로 통행 차량의 내부를 샅샅이 훑는 중이었다. 이경수 수서파출소 주임이 “차량 데이터가 저장돼 있어 부착물이나 이상물질이 있으면 바로 발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방사능탐지기, 스캐너, 금속검색기에 이어 차량 엑스레이까지 각종 장비에 눈이 번쩍 뜨였다. ●오후 4시 아르헨티나 정상의 자국 기자회견이 열리는 동안 헬기장이 있는 옥상으로 향했다. 몇 개의 기둥 위에 철제 구조물로 얼기설기 얽어놓은 형태라 아래를 쳐다보기만 해도 아찔했다. 비까지 내려 바닥도 미끄러웠다. 설상가상 강풍에 몸까지 흔들렸다. 의연함을 유지하던 이 과장이 순간 “어, 어”소리를 지르며 난간을 붙들었다. 그 모습에 점검에 나선 요원들이 웃음을 터뜨렸다. 1층으로 이동 뒤 각 출입구에 VIP 관련 주의사항을 전달했다. 기피인물 사진과 동향을 알려주고 철저한 검문을 지시했다. ●오후 7시 정상들이 만찬장으로 이동한 뒤 잠깐의 휴식이 찾아왔다. 하루 중 처음으로 자리에 앉는 듯 했다. 1분이나 지났을까. 시위대가 삼성역으로 이동한다는 첩보가 들어왔다. 다시 비상 모드로 반전됐다. 지하철역 주변 경비인원 확충과 비상 대기인력 가동 명령이 떨어졌다. 오전 내내 했던 숙소 및 계단·주차장 상황과 인원 점검도 끝없이 이어졌다. 12시간 가까운 강행군에 다리가 후들거렸다. ●오후 9시 정상들 숙소 도착. 한숨 돌리는가 싶다가 다시 밖으로 향했다. 야간 경비 점검 뒤 새벽시간 경비인력들이 머무는 외부 숙소까지 둘러보니 어느새 동이 터왔다. ●12일 오전 9시 업무 인수인계를 앞두고 마침내 정상들의 회의장 이동과 최종 순찰 등 모든 상황이 무사히 마무리됐다. 240시간으로 느껴질만큼 고됐던 24시간이었다. 물샐 틈 없는 경호대책에 숨겨진 이 정성을, 정상들은 알기나 할까 싶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서울 G20회의-비즈니스 서밋] 양극화 지적땐 분위기 숙연… ‘갤럭시탭’ 신기한듯 시연도

    [서울 G20회의-비즈니스 서밋] 양극화 지적땐 분위기 숙연… ‘갤럭시탭’ 신기한듯 시연도

    전 세계 34개국 120여명의 글로벌 최고경영자(CEO)들은 서울에서 열린 G20 비즈니스 서밋 총회에 참석, 열띤 토론 분위기 속에서도 우의를 다졌다. 무역투자와 금융, 녹색성장, 기업의 사회적 책임 등 다소 어렵고 무거운 주제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글로벌 경제의 발전을 위해 때로는 웃고 때로는 신경전을 펼치며 힘 있는 토론을 벌였다. 서울신문은 비즈니스 조직위의 허가를 받아 서밋 총회장에 들어가 글로벌 CEO들의 다양한 모습을 살펴봤다. ●세계 경제의 미래 함께 고민 11일 오전 10시 30분. 비즈니스 서밋 총회인 ‘라운드테이블’이 열린 서울 광장동 쉐라톤 워커힐 호텔은 세계를 움직이는 CEO들이 한자리에 모여 있는 만큼 공항 검색대를 방불케 할 정도의 경비 태세를 갖췄다. 방문객은 금속탐지기를 무사히 지나도 노트북과 가방 등 소지품을 엑스레이 투시기에 통과시켜야만 행사장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가족 혹은 친구들과 함께 호텔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접근금지선 밖에 서서 이 광경을 신기한 듯 지켜봤다. 오전 10시 40분. 호텔 3층에 자리 잡은 코스모스홀. 비즈니스 서밋의 4개 분과 중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분야를 논의하는 자리였다. 오전 11시부터 압둘라 귈 터키 대통령이 참석하기로 돼 있어 미리 자리를 잡은 터키 취재진이 뜨거운 취재 경쟁을 펼쳤다. CEO들은 첫 번째 세션을 마치고 20분간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이들은 모두 냉엄한 비즈니스의 세계에서 명운을 건 ‘판매 전쟁’을 치러야 하지만, 이날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공유하러 나온 만큼 밝고 부드러운 분위기를 만들려고 애쓰는 모습이 역력했다. 박용현 두산그룹 회장은 터키 원전건설과 관련한 한국·터키 정부 간 협약을 앞두고 있어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한 상황이었지만, 틈틈이 옆자리에 앉은 영국의 세계적 자원개발회사인 ‘앵글로아메리칸 PLC’의 스타 CEO 신시아 캐럴과 농담을 주고받으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그는 지난해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100명’ 가운데 4위를 차지했다. CEO들이 앉은 자리에는 탄산수와 해양심층수 한 병과 삼성전자의 태블릿PC인 갤럭시탭이 놓여 있었다.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이 신기한 듯 갤럭시탭에 손가락을 갖다 대자 곧바로 화면에 그의 얼굴이 캐리커처 형태로 나타났다. 그가 갤럭시탭의 카메라 기능을 활성화시킨 뒤 가로, 세로로 돌려 가며 사진을 찍자 옆자리에 앉아 있던 미우라 아키오 신일본제철 회장과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도 어린아이처럼 따라하며 즐거워했다. ●신동빈 부회장 ‘시험 치른 듯’ 절레절레 오전 11시 정각에 두 번째 세션이 시작됐다. 귈 터키 대통령이 입장하자 어수선했던 분위기가 곧바로 조용해졌다. 국내외 취재진의 플래시 세례를 받으며 단상에 올라 선 귈 대통령은 기조연설을 통해 “세계 경제가 기존의 위기를 극복하고 또 다른 위기에 잘 견디는 체제를 갖추려면 민·관 협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세계 경제의 양극화를 지적하며 “자본은 글로벌화했지만 부(富)는 글로벌화하지 않았다.”고 밝히자 한순간 분위기가 숙연해졌다. 아시아 최대 제약사인 일본 다케다 제약의 하세가와 야스치카 회장도 태블릿PC로 자료를 검색하며 귈 대통령과의 토론을 차근차근 준비해 나갔다. 이들 모두 비즈니스 서밋의 핵심 논의내용을 담은 ‘워킹그룹 보고서’가 G20 정상들에게도 보고된다는 사실에 큰 책임감을 느끼는 모습이었다. 토론 자리에선 한 사람당 발언 시간이 2분으로 제한돼 있었지만, 대부분 시간을 넘겨가며 활발한 토론을 펼쳤다. 한 시간의 회의를 마치고 오찬장인 워커힐 극장으로 향하는 CEO들의 얼굴에서는 다소 지치긴 했지만 뭔가 보람이 느껴졌다. 토론을 마치고 나온 신 부회장에게 회의 내용을 묻자 마치 어려운 시험을 치르고 나오는 학생처럼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는 “구체적인 토론 내용은 컨비너(분과별 의장)가 잘 정리해 발표할 것”이라며 오찬장으로 향했다. 금융분과 라운드테이블을 마치고 나오던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역시 열띤 토론에 힘들어하기는 마찬가지. 김 회장은 “기업의 녹색성장 시장 개척에서 정부의 지원이 필수적이라는 요지의 이야기를 했다.”면서 “앞으로도 좋은 성과가 있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김승연 회장 “좋은 성과 기대” 오찬을 마친 CEO들은 곧바로 단체사진을 찍으며 토론 열기를 식혔다. 12개 워킹그룹별로 줄지어 연단에 올라간 CEO들은 만면에 웃음을 띤 채 단상 앞을 가득 메운 취재진 앞에 섰다. 카메라 앞에 선 CEO들은 마치 동창 모임에 참석한 듯 한결같이 밝고 장난기 넘치는 표정이었다. 120여명이나 되는 세계적 기업의 대표들이 한자리에 모여 사진 촬영을 한 것은 전무후무한 일이라는 게 조직위의 설명이다. 한 CEO는 사진촬영이 끝나고 퇴장하면서 “세계에서 가장 몸값이 비싼 모델들이 아니겠느냐.”며 웃음을 지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G20 정상회의 D-1] 취재진도 금속허리띠 해부하듯 검색

    [G20 정상회의 D-1] 취재진도 금속허리띠 해부하듯 검색

    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COEX). 전날 차관회의를 시작으로 사실상 주요 20개국(G20) 서울회의가 막을 올린 가운데 행사장 내부가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특히 4200여명의 취재진이 등록한 미디어센터는 역대 G20회의 가운데 최대규모라는 게 G20 정상회의 준비위의 설명이다. 삼중의 방벽으로 보호된 ‘철옹성’이 구축될 것이라던 예상과는 달리 아직은 일상의 모습을 간직한 채였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정상회의 개막을 하루 앞둔 10일 저녁 코엑스 주변에 방호벽을 설치했다. 당초 사흘 전부터 방호벽을 설치할 계획이었지만, 기습적인 집회·시위 등의 위험이 크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코엑스 건너편 한국전력 강당에 마련된 G20 정상회의 등록센터에는 이른 아침부터 전세계에서 찾아온 외신기자들과 국내 취재진들이 ID카드를 수령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ID카드를 수령한 뒤 코엑스 동문으로 들어서자 게이트에 설치된 카메라들이 출입자의 신분을 확인하기 위해 자동으로 셔터를 눌러댔다. 사전에 등록된 얼굴과 일치하는지 1차 대조작업을 펼쳤다. 그 다음 금속탐지기가 설치된 검색대가 기다리고 있었다. 금속 허리띠 등 의심이 가는 대목은 해부하듯 꼼꼼하게 확인했다. 끝으로 메인프레스센터(MPC) 앞에서 등록센터에서 받은 무선주파수 인식시스템(RFID)으로 신원을 확인하고서야 비로소 미디어센터에 발을 들일 수 있었다. 지난 6월 부산 재무장관회의나 10월 경주 재무장관회의 때보다 보안은 강화된 반면, 출입자들의 불편은 덜했다. 코엑스 1층에 마련된 미디어센터는 1330석의 메인프레스센터(MPC), 방송사들의 132개 부스가 들어선 국제방송센터(IBC), IT체험관, 통역안내센터 등이 자리잡고 있었다. 정상회의를 이틀 남겨놓고 있어서인지 MPC의 부스는 30~40% 정도 만이 주인을 찾았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금속탐지기만으로 로마동전 5만개 발견한 영국男

    금속탐지기만을 들고 산야를 탐사하던 아마추어 보물사냥꾼이 영국사상 최대로 많은 로마시대 동전을 발견해 화제다. 화제의 인물은 영국 윌트셔에 사는 올해 63세의 데이브 크리스프. 1988년부터 일주일에 하루는 금속탐지기를 들고 산야를 헤매던 그에게 지난 4월 서머셋 프롬지역에 한 농장주가 자신의 농장을 탐사할 것을 부탁했다. 농장을 돌아다니던 중 금속탐지기에서 특이한 신호가 울렸다. 금속탐지기가 반응하는 땅을 손으로 판 크리스프의 손에 손톱크기만한 동전이 잡혔다. 30cm 정도를 파내려가자 단지하나가 보였다. 범상치 않음을 느낀 크리스프는 서머셋 지역 당국에 신고를 했고, 영국 박물관의 고고학자가 본격적인 발굴을 했다. 발굴 결과 놀랍게도 지름 45cm 무게 160kg 되는 단지 안에는 동전 52,500개가 들어있었다. 많은 동전들 중 760개의 동전이 286년에서 293년 동안 영국을 지배한 로마황제 카라우시우의 이름과 얼굴이 새겨져 있어 이 동전들이 3세기경 동전임을 알아냈다. 영국 박물관의 샘 무어헤드는 “이 단지는 지역주민들이 신에게 바치기 위해 모은 동전을 담아논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발견은 영국 역사상 발굴된 로마시대 동전으로는 최대로서 그 가치만해도 25만 파운드(약 4억5600만원)에 이르고 고고학적 가치는 그 이상이다. 크리스프와 농장주인은 1996 보물관리법에 의거에 정부의 보상금을 나누게 된다. 크리스프는 “가족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언젠가 큰 발견을 하리라 생각했지만 이정도의 발견을 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말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통신원 김형태 tvbodaga@hanmail.net
  • 공항 ‘알몸투시기’ 인권침해 논란 분석

    공항 ‘알몸투시기’ 인권침해 논란 분석

    미국 텍사스주(州) 댈러스 공항. 탑승을 기다리던 한 승객이 소리친다. “이런 검색보다 테러 용의자를 분류하는 데 신경써야죠. 이건 돈 낭비, 시간낭비일 뿐이라고요!” 다른 승객이 반박한다. “안전을 위해 당연한 일 아닌가요? 9·11 같은 끔찍한 테러가 발생할지 모르는데!” 최근 미국의 교통안전청(TSA)에서 전국 공항에 전신 스캐너(Whole Body Scanner) 도입을 결정하자 말이 많다. 알몸의 세세한 윤곽까지 보여주는 일명 ‘알몸투시기’가 인권 침해 논란을 낳고 있는 것. MBC 다큐멘터리 ‘세계와 나 W’는 26일 오후 11시50분 그 논란을 짚어 본다. 댈러스 공항의 승객들은 일단 금속탐지기 검사를 통과한 뒤 커다란 기계 안에 들어가야 한다. 문제의 전신 스캐너다. 20초간 두 손을 들고 서 있던 남자의 뼈 안에서 철심이 나타났다. 알몸도 알몸이지만 승객들의 몸 속에 숨겨진 비밀들이 한눈에 보인다. 지갑과 열쇠, 속옷 아래 감춰진 뱃살, 심지어 가슴성형 보형물까지…. 전신 스캐너 사용의 가장 큰 쟁점은 신체비밀의 노출을 견뎌야 하는 불쾌함과 그로 인한 인권침해다. 몸에 금속을 박거나 보형 기구를 장착한 사람은 십중팔구 스캐너 앞에 서야 하고, 20명당 한 명씩 무작위로 선정되는 사람들 또한 자신의 속을 낱낱이 드러내야 한다. 혹시 있을지도 모르는 테러범과 모두의 안전을 위해 대다수 시민들이 알몸 노출의 수치심과 불쾌감을 감수해야 하는 것이다. “얼굴과 신체 주요 부위를 흐릿하게 처리한다.”는 해명도 그다지 설득력이 없다는 게 제작진의 설명. 제작진이 확인해 본 결과 사진은 얼굴과 성기부위에 특수처리를 했음에도 수치심을 느낄 만큼 적나라했다. 문제는 미국에 이어 최근 영국, 캐나다를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전신 스캐너 도입이 추진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나라도 검토 중인 사안이다. 이 논란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금속탐지기 통과 플라스틱 흉기 유통

    금속탐지기를 무용지물로 만드는 플라스틱 흉기류가 국내에 대거 유통되고 있다. 오는 11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미국 C사 등이 제조한 10여종의 플라스틱 흉기류가 서울 인사동 등 지역의 도검판매업체와 인터넷에서 유통되고 있다. 문제의 플라스틱 흉기류는 실제 금속 흉기와 똑같은 모양으로 폴리프탈아미드(PPA) 계열의 유리섬유 강화플라스틱으로 만들어졌다. 플라스틱 재질이라 금속탐지기에 반응하지 않는다. 하지만 강도 및 살상력은 금속 흉기 못지않다. C사 홈페이지 동영상 등에서는 플라스틱 흉기로 합판 너댓 장을 한번에 관통하고 통조림 캔도 손쉽게 뚫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한국공항공사 보안팀 관계자는 “비금속 무기류는 기존 감시장비로 적발할 수 없다. 몸 안에 숨길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몸 구석구석을 더듬는 촉수검사를 하지만 충분한 대책이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유통을 막고 단속할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플라스틱 흉기류가 금속 재질이 아니라는 이유로 도검소지 허가 없이 사고팔수 있는 가검(모의칼)류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플라스틱 흉기 판매와 소지를 금지하고 유통되는 흉기도 철저히 회수해 폐기하도록 관련 법규를 고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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