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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병목은 언제나 위쪽에 있다(우홍제 칼럼)

    ○본격적 위기는 이제 시작 “총체적 위기 불감증에 걸린 것 아닌가” “아니 벌써 위기를 잊었나” 극심한 불황의 모습으로 나타날 본격적 경제위기는 이제 시작일 뿐인데 요즘들어 우리사회의 위기의식이 실종된 것 같다는 말이 자주 들린다.세계적 컨설팅회사인 메킨지를 비롯,무디스 신용평가사,주한미대사관 등의 보고서들은 한국경제가 지난 연말이후 겪고있는 어려움은 달러중심의 외환 유동성부족에 따른 것일 뿐 본격적인 위기는 올 상반기를 기점으로 실물부문의 대규모 도산과 대량실업 발생으로 닥쳐올 것이란 견해를 공통적으로 밝히고 있다. 그렇다고 당장의 외환부족상태도 해결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지난 1월 13개 선진국그룹(G­13)이 약속했던 80억달러의 외자는 도입시기가 마냥 늦춰지고 있으며 정부보증에서 제외된 1천억달러의 민간기업 외채도 원리금상환이 힘겨워짐에 따라 새로운 환란발생이 우려되는 것이다.해외여건 역시 인도네시아사태와 중국 위엔화 평가절하 가능성 등 외화조달이나 수출과 관련해서 악재가 많은 상황이다. 그러면 우리사회의 실상은 어떤가.고실업,고금리,고물가로 대표되는 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를 맞아 대부분의 저소득 서민층은 허리띠를 졸라 매고 있다.직장근로자는 언제 닥칠지 모를 실직의 공포와 함께 명목임금이 삭감된 데다 고물가때문에 실질소득까지 줄어 들었다.현재 하루평균 100개의 기업이 부도나고 실업자가 1만명씩 쏟아져 나온다고 하지만 시행 60일전 통보토록 된 고용조정(정리해고)이 러시를 이룰 5∼6월쯤에는 대량실업사태와 이에 따른 사회문제가 더욱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실직과 파산으로 자살이 잇따르고 빚에 쪼ㅈ긴 가장들이 지하도에서 노숙한다는 보도는 이미 구문에 속한다. ○부유층의 몰지각한 소비 이처럼 IMF체제 100일을 맞는 동안 서민계층이 겪고 있는 뼈저린 아픔과는 거리가 멀게 위기실종설이 끊이질 않는 까닭은 무엇인가.두말할 나위없이 ‘너무 많이 가진’ 일부 부유층의 과시적 소비행태가 IMF이전으로 회귀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국가부도라는 미증유의 위기앞에서 아무 소리 않고 숨죽인채 눈치만 보던일부 고소득계층이 오랜기간 관행으로 굳어버린 무분별한 소비벽을 재가동하기 시작한 것 아닌가.백화점에서 부유층이 즐겨 찾는 샤넬화장품 매출이 IMF이전보다 20%나 늘어나자 샤넬측은 이러한 매출호조와 환율폭등을 이유로 화장품가격을 크게 올린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서울강남 유흥가의 고급 살롱에선 “IMF이전엔 어중이 떠중이가 몰려 말썽이 많았지만 요즘은 올만한 사람만 와서 오히려 수금도 잘 되고 속 편하다”는 반응을 보인다고 한다. 그렇지 않아도 부유층은 연 20%에 이르는 고금리구조에서 은행이자등 각종 금융자산소득이 종전에 비해 훨씬 많이 늘어났을 뿐 아니라 금융실명 종합과세의 무기한 연기조치로 지난해까지만 해도 최고 44% 물었던 이자소득세가 올부터 22%로 절반이 줄어드는 엄청난 특혜를 입게 됐다.빈부의 간극이 가위의 양날처럼 점점 더 크게 벌어지는 협상격차를 이뤄가고있는 것이다.이를 시정할 보완적인 소득 재분배정책이 기필코 있어야 할 것이다. ○빈부격차 심화 시정돼야 물론 합리적 소비행위는 내수진작에 도움을준다.그러나 정도 가지나친 소비는 계층간 위화감을 심화시킨다.없는 자에게 정신적 박탈감을 느끼게 하고 또 이러한 피해의식을 보상받기위한 모방적 소비풍조를 만연시킴으로써 사회전반의 검약분위기를 해치고 국민적 합의로 이뤄진 국난극복 의지를 약하게 만드는 해악을 저지른다. ○상류층이 개혁 저항세력 부유층과함께 사회 상층부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정치권도 과연 위기의식을 제대로 갖고 있는지 강한 의구심이 든다.일반서민들이 IMF의 고통으로 찌든 삶을 보내고 있는 터에 국민대표인 국회의원들이 의원회관에서 상습적으로 거액 화투판을 벌였다는 게 웬말인가.한참 잘못된 정치권모습이다. 사회의 하부구조를 형성하는 근로자들은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정합의에 의해 제목을 자르는 정리해고를 수용했다.그러나 재벌의 구조조정은 두드러진 성과없이 지지부진하고 정치권의 경제발목잡기는 예전과 달라진게 없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게다가 일부 부유층의 “내돈 내가 쓰는데 무슨 참견이냐”는 식의 낭비적 소비행태는 고통분담의 대타협 정신을 여지없이 훼손하고 있다.이들의 본질은 결국 개혁의 저항세력이다.장애물,애로의 문제를 가리키는 병목은 언제나 위쪽에 있다.그래서 사회지도층과 부유층의 자각과 반성,위기극복의 솔선수범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다.
  • ‘한국과 일본,왜곡과 콤플렉스의 역사’ 출간

    ◎왜곡으로 얼룩진 한일역사/‘칠지도’ 논쟁 등 54가지 주제 해부/춘추필법 정신살려 객관적 고찰 한·일 관계를 역사적으로 살펴보면 한국과 일본은 고대의 적극적인 국가교류에서 중세의 소극적인 접촉,근세의 상호교린,근대 이후의 갈등과 대립의 관계로 변화해왔음을 알 수 있다.그 관계는 가히 숙명적이라고 할 만큼 여러 방면으로 깊숙히 얽혀있다.그러나 두 나라 국민의 역사인식의 벽은 영원히 넘을 수 없을 정도로 견고하고 높다. 최근 도서출판 자작나무에서 펴낸 ‘한국과 일본,왜곡과 콤플렉스의 역사’(전2권,한일관계사학회 지음)는 한일간의 역사적 쟁점을 객관적 시각에서 다룬 역사교양서로 주목할 만하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논쟁적인 주제는 모두 54가지.이 가운데 하나가 헌상품인가 하사품인가를 놓고 논쟁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칠지도 문제다.특히 칠지도를 둘러싼 미스터리는 최근 TV방송을 통해 집중 조명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칠지도는 일본 나라현 텐리시의 이소노카미 신궁(석상신궁)에 보관돼 있는 일본의 국보다.이 칠지도에대해 대부분의 일본학자들은 백제 조정의 헌상품이라는 주장을 편다. 그 배경에는 ‘일본서기’ 신공황후조의 삼한정벌 기록을 사실로 뒷받침하려는 의도가 숨어 있다.칠지도의 진실은 무엇일까.이와 관련,이 책의 공동저자인 이영식 교수(인제대)는 칠지도에 새겨진 61자의 금상감 명문에 대한 해석을 토대로 이렇게 결론을 내린다.“4세기 중·후엽 백제는 왜와 우호관계를 맺기 위해 이전까지 왜에서는 볼 수 없었던 특수한 모양의 칼을 만들어 보냈다” 이 책은 또한 그 제작자와 제작 장소를 놓고 오랜 논쟁에 시달려온 우리나라의 금동반가사유상과 일본의 국보 1호인 고류지(광륭사) 보관 반가사유상,임진왜란때 조선에 귀화한 왜장 김충선의 실존여부를 둘러싸고 일본 학계에서 벌어진 논란에 대해서도 소상히 살핀다. 일본 교토의 우즈마사(태진)에 있는 고류지라는 절에는 나무로 만든 2구의 불상이 안치돼 있다.침울하게 우는 듯한 모습을 하고 있어 ‘우는 불상’이라고 불리는 1구의 미륵반가상과,이와는 달리 소박하고 단순한 모양이지만 한일 고대 불교미술사에서 많은 논쟁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또 다른 1구의 미륵반가상이 그것이다.그런데 이 반가사유상은 우리나라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된 국보 83호인 금동미륵반가사유상과 마치 쌍둥이처럼 닮아 논란을 빚고 있다. 일본 것은 나무이고 우리 것은 금동이라는 재질의 차이가 있을 뿐 그 양식이나 조형적인 감각이 너무 비슷하다. 이 책은 이런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먼저 720년에 완성된 일본의 역사서 ‘일본서기’를 비롯한 문헌에 대한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그런 다음에 백제 제작설이나 신라 제작설,그리고 한국의 금동반사유상을 일본이 본떠 만들었다는 모작설 등이 규명돼야 한다는 것이다. 조선에 귀화한 항왜의 한 사람인 김충선을 둘러싼 논란도 관심을 끌만한 대목.본명이 사야가인 김충선은 임진왜란 때의 왜장 가토 기요마사(가등청정) 휘하의 좌선봉장으로 조선을 침략했다가 귀화한 인물이다.그는 조선인이 된 뒤에는 여진의 침구를 막아내고 이괄의 난과 호란 때도 공을 세우는 등 조선을 위해 충성을 다했다.현재 대구 우록동에는 그의 후손들이 집성촌을 이루어 살고 있으며,우록서원은 후손들의 배움터 구실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의 야마지 조이치(산도양일)·가와이 히로타미(하합홍민)·아오야기 츠타나로(청류강태랑) 등 일본의 사가들은 김충선의 저서인 ‘모하당집’은 위작이며 사야가는 매국노라고 강변한다. 이 책은 김충선의 사후 행해진 일본의 엄청난 역사왜곡상을 빈틈없이 소개,우리들로 하여금 일제 식민지 시대를 새로운 눈으로 보게 한다. 이 책은 최근 한일간의 쟁점이되고 있는 일본의 일방적인 어업협정 파기에 대해서도 언급한다.요컨대 한·중·일 3국이 공동으로 연안국주의,즉 조업단속 권한을 어선의 소속국이 아닌 연안국이 갖는 원칙을 채택하자는 것이다. 부산에서 대마도까지의 최단거리는 53㎞.맑은 날이면 부산에서 대마도의 산이 보일 정도로 가깝다. 그러나 고구려 광개토왕비에서 최근의 어업분쟁에 이르기까지 한국과 일본 사이에는 여전히 갈등의 골이 깊이 패여 있다.이것은 한일관계의 역사적 문제를 객관적으로 이해함으로써만해결될 수 있다.이 책의 미덕은 무엇보다 한일관계에서 특히 빠져들기 쉬운 국수주의적 역사관을 버리고 춘추필법의 정신을 살려나가고 있다는 점이다.
  • CB발행 38개기업 ‘풋옵션’ 비상

    ◎환율 폭등으로 현금상환 요구땐 자금난 심각/올 풋행사 가능액 8억불… 환차손 9,000억원 해외 전환사채(CB)를 발행한 기업에 ‘풋(Put)옵션’ 비상이 걸렸다.주가폭락과 환율 폭등이 겹쳐 대부분의 해외 투자자들이 CB를 주식으로 전환하지 않고 달러화 상환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풋 옵션’은 전환사채 발행후 일정기간이 지나면 투자자가 주식 전환은 물론 현금상환도 요구할 수 있도록 약정을 맺은 것을 말한다.지난 번 뉴욕외채협상에서 일정 기간이 지나면 채무자가 고금리의 빚부터 빨리 갚을 수있도록 한 ‘콜 옵션’의 반대개념이다. 26일 재정경제원과 업계에 따르면 주로 지난 93년 이후 해외에 발행된 CB가운데 올해중에 투자자들의 풋 행사가 예상되는 물량만도 두산건설의 1천만달러 등 모두 38개기업 8억5천5백40만달러에 이른다.이를 달러로 현금상환할 경우 자금난이 우려되는 것은 물론 발행 당시에 비해 환율이 2배 이상 폭등해 예상되는 환차손만 8천억∼9천억원에 이른다.지난 1월말 현재 우리 기업이 발행한 해외CB는162건 61억달러로 대부분 상환을 앞두고 있어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96년까지 집중적으로 발행된 해외BW(신주인수권부사채)도 13건 8억달러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IMF사태가 오기 전인 지난 해 하반기에는 일부기업이 차환발행으로 위기를 넘겼으나 주가가 바닥수준이 된 올해는 상황이 크게악화돼 현금상환을 요구해 올 것”이라고 말했다.CB를 발행한 대부분의 기업들도 풋 행사를 예상하고 있다.동양석판은 지난 95년 6백70만달러의 CB를 발행,오는 3월 7일 풋이 걸릴 예정이었으나 환율이 더 오를 것으로 보고 지난연말 ‘콜 옵션’에 따라 아예 조기상환해 버렸다.오는 4월 6일 BW 5천만달러의 풋기간이 닥치는 삼양사도 현금상환을 계획하고 있다.신용도가 좋은 대우전자마저 오는 5월 18일 7천만달러가 같은 조건에 걸려있으나 “롤 오버가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신용도가 낮은 기업들의 사정은 더욱 딱하다.진로,쌍방울,태일정밀 등 부도를 냈거나 화의를신청한 기업도 끼여 있어 사정이 더욱 어렵다. 지난 해에는 영원무역(1천만달러)과 고려합섬(2천6백90만달러),대우전자(2회 총8천3백60만달러) 등이 그나마 차환발행했으며 전환가격 4만900원인 농심만 1천만달러 전액을,성신양회가 일부를 주식으로 갚았다. ◎풋옵션 이란 전환사채 발행후 일정기간 지나면 투자자가 주식전환은 물론 현금상환도 요구 할 수 있는 약정
  • 판사 38명 전원 교체/금품받은 9명 징계

    ◎대법원,의정부지원 비리조사결과 발표 대법원은 20일 의정부 지원 판사들의 금품수수 사건과 관련,변호사들로부터 금품수수 사실이 확인된 9명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하고 한상호 의정부 지원장을 포함,의정부지원 판사 38명을 모두 교체키로 했다. 현직 판사가 금품수수 비위로 징계위원회에 회부되고 특정 지역 법원 판사 전원이 교체되기는 사법사상 처음이다. 현직 판사 9명은 김모·진모 판사 등의정부 지원 소속 판사 8명과 의정부지원에서 북부지원으로 옮긴 서모 판사다. 안용득 법원행정처장은 이날 하오 의정부 지원 법관들에 대한 조사결과를 밝히는 기자회견에서 “변호사로부터 금품수수 사실이 확인된 11명의 전·현직 판사 가운데 변호사 개업을 한 김모·양모 변호사 등 2명을 제외한 서모판사 등 현직 법관 9명 전원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키로 했다”고 밝혔다. 안법원행정처장은 “9명 가운데 1명은 해외연수 중이어서 귀국하는대로 조사할 예정이며 이들 모두를 재판 업무에서 배제시키는 한편 상처입은 법원의 면모를 일신하기 위해 참신한 법관들로 의정부 지원을 재편키로 했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이에 따라 한지원장을 오는 23일자로 수원지법 부장판사로 전보발령한데 이어 나머지 의정부지원 판사 37명도 오는 3월1일자로 다른 법원으로 발령한다. 나아가 판사와 변호사간의 유착관계를 근절하기 위해 법관윤리강령에 세부 행동지침을 마련,징계의 기준으로 삼는 한편 근무평정에 청렴성 평가의 비중을 높이기로 했다.아울러 법관의 비위를 상시 감독할 감찰기구도 신설하고 오는 3월 전국법원장 회의를 열어 사법부의 신뢰회복 대책을 논의키로 했다.대법원은 그러나 비리 법관들에 대한 검찰 수사 의뢰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혀 재야 법조계의 반발이 예상된다. 법관들이 징계위원회 회부돼 견책·감봉·정직 등 징계를 받으면 대한변협은 징계 내용을 토대로 이들이 사직한 뒤 변호사 등록을 신청하더라도 등록을 일정기한 제한할 방침이다. 대법원 조사단(단장·고현철 인사관리실장)에 따르면 서판사는 이순호 변호사로부터 96년 10월 전세자금 명목으로 1천7백만원,97년 8월 은행대출금상환을 위해 5백만원 등 2차례에 걸쳐 2천2백만원을 빌린 뒤 97년 1월과 12월 이자없이 모두 갚았다. 나머지 8명은 명절 인사 등의 명목으로 의정부 지원 관내 6∼7명의 변호사들로부터 40만∼3백만원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김·양 변호사는 의정부지원 판사로 재임하다 퇴직을 전후해 개업자금 명목으로 이순호 변호사로부터 각각 1억원과 5천만원을 빌린 뒤 갚았으며 김변호사는 이자없이 빌린 것으로 드러났다.
  • 작년 임금상승률 사상 최저/노동부 발표

    ◎70% 올라 1인당 월 146만원 IMF사태 및 경기침체 등의 여파로 지난 해의 근로자 1인당월평균 임금상승률이 70년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19일 노동부가 발표한 ‘97년도 임금 근로시간 및 고용동향’ 자료에 따르면 전 산업의 1인당 월평균 임금총액은 1백46만3천원으로 96년의 1백36만8천원에 비해 7% 상승했다.이는 96년의 전년 대비 상승률 11.9%보다 4.9%포인트 낮은 것으로,임금통계가 시작된 7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또 지난 해의 소비자물가(4.5%)를 감안하면 실질임금상승률은 2.4%로 96년의 6.7%보다 4.3% 포인트 낮아졌다. 정액급여는 1백1만2천원으로 전년보다 9.4% 늘었으나 초과급여와 성과급·상여금 등 특별급여가 각각 1.4%와 2.4% 늘어나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제조업 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총액은 96년보다 5.2% 늘어난 1백32만6천원이 었다. 월평균 근로일수는 24.2시간으로 전년보다 0.2일 줄었으며,주당 근로시간도 46.7시간으로 0.6시간 줄었다. 10인 이상 사업장의 근로자 숫자도 5백19만4천명으로 전년보다 2.4% 줄었다.남성근로자는 전년보다 2% 줄어든 3백75만4천명,여성 근로자는 3.4% 줄어든 1백44만명였다. 직종별로는 생산직이 1백51만9천명으로 5% 감소한 반면 사무직은 92만8천명으로 2.7% 감소했다. 한편 남성 근로자 대비 여성근로자의 임금 비율은 62.1%로 96년의 60.9%보다 1.2% 포인트 높아졌다.
  • 대기업과 재무개선 약정(사설)

    금융기관과 대기업간에 체결될 재무구조개선 약정시안이 17일 해당기업에 통보됨에 따라 약정체결이 본격화되었다.6대 시중은행은 금융권여신 2천5백억원 이상인 30대기업으로부터 부채 비율감축계획·자구계획 및 차입금상환계획·계열사채무보증해소계획·계열사구조조정계획·지배구조개선계획 등 계획서를 제출받아 이달말까지 약정을 완료할 방침이다. 6대 시중은행은 지난 13일 은행감독원으로부터 약정체결 지침을 전달받은 뒤 자체적으로 세부시안을 마련,해당기업에 전달한 것이다.이번 약정체결은 대기업의 무분별한 차입경영을 막고 구조조정을 활성화하는 동시에 부실채권 누적으로 인한 금융기관의 부실화를 막는데 그 목적이 있는만큼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그러므로 각 주거래은행은 향후 5년간 부채감축계획과 계열사 채무보증해소계획 등 모든 계획을 엄정하게 심사,대기업이 계획을 차질없이 이행할 수 있게끔 약정을 체결해야 할 것이다.채무기업은 이번 약정서가 얼마후에는 흐지부지 될 것이라는 나름대로의 계산에 따라 계획서를작성,주거래은행에 제출할 소지가 다분히 있다. 특히 대기업은 정부가 강력한 의지를 갖고 추진하려는 그룹오너 책임경영제와 관련,되도록 오너 책임을 최소화는 방향으로 약정서를 체결하기 위해 최대의 노력을 기우릴 것으로 보인다.또 선단경영의 꿈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대기업들은 기업인수·합병 사항도 임기응변식으로 마련,제출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법적인 보장장치를 완벽하게 구비하도록 해야할 것이다. 주거래은행은 이번 약정결과가 끝난다음 어느 기업과는 느슷하게 약정을 하고 어느 기업과는 과도하리만큼 엄격하게 했다는 등 형평성시비가 일어나지 않도록 객관적인 기준을 수립,특정기업 특혜시비가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약정내용 중 인수·합병과 같이 사전에 비밀이 알려져서는 안되는 사항에 대해서는 보안에 철저를 기해야 한다.주거래은행은 이번 대기업약정제 실시가 금융기관 책임경영의 전기임을 인식,여신 심사기능과 신용조사기능의 선진화에 박차를 가해야 하겠다.
  • 제2,제3환란 대비하자(우홍제 칼럼)

    ○망치소리를 들려주자 “당신의 채권자가 새벽이나 밤늦게 당신의 망치소리를 듣는다면 빚갚는 기한을 흔쾌히 늘려 줄 것이다.그러나 이와 반대로 술집에서 흥청대며 놀거나 소란을 피우는 당신 목소리를 듣는다면 그는 이튿날 아침 찾아와서 빚독촉을 해대며 당신이 미처 준비할 겨를이 없는데도 자기 돈을 찾아가려 할 것이다.” 미국의 유명한 벤저민 프랭클린 연설문 ‘젊은 상인에게 주는 조언’에 실린 말이 생각나는 것은 우리의 상황을 그대로 압축한 듯한 메시지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남의 돈을 빌어 장사하는 사람이 모름지기 취해야 할 태도와 그러하지 않을 경우의 결과를 한마디 비유로 잘 그려내고 있다. 우리는 지금 과연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 1이 훨씬 넘는 1천5백억달러 외국빚을 갚으려고 모두가 망치를 두드리고 있는가.안타깝게도 그렇질 못하다.지난달 말 외채협상은 위기 해소가 아니고 시간벌기로 아슬하게 위험한 순간을 피한 데 불과하다.그럼에도 마치 이제는 큰 걱정 안해도 된다는 식의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아니면 그동안 별쪼들림없이 잘 놀고잘 쓰던 타성을 미처 떨쳐내지 못해서 아직 국제통화기금(IMF)종속체제의 쓰라림을 느끼지 않는 탓인지. 강성 노동운동단체인 민노총의 총파업 위협과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각종 개혁입법의 국회표류는 도저히 국가 파산의 치욕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 벌어질 수 있는 현상으로는 받아들일 수 없는 것들이다.우리가 외국채권단에게 단기외채 상환의 조건으로 수락한 것은 크게 노동시장 유연성제고·기업구조조정·부실금융기관정리 등 세가지다.이 가운데 고용조정을 통한 노동시장 유연성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외국자본의 직접투자유치 및 대외신인도 회복노력은 물거품이 될 것이다. ○파업위협·국회표류 유감 게다가 정부지급보증이 안된 민간기업의 1천억달러 가까운 외채는 언제 또다른 외환위기를 촉발시킬지 모를 화약고같은 요인이다.3월말 결산을 앞둔 일본은행들의 자금상환압력과 인도네시아 사태 등 해외의 악재도 도처에 도사리고 있다.그러니 한창 해외의 호의적인 반응을 끌어내고 있는 노·사·정 대타협을 뒤집는 것은 망국을재촉하는 행위에 다름아닌 것이다. 이처럼 흐트러지기 쉬운 우리사회의 외채경각심을 부단히 일깨워 주고 환란의 재발을 막기 위해선 이번 사태를 총체적으로 분석하고 외채의 실상을 국민앞에 낱낱이 공개하는 ‘외채 백서’도 만들어야 한다. ○외채백서 만들어 공개하자 외채도입 금융기관이나 기업체명단은 물론 외채가 어떤 목적으로 제대로 쓰였는지,아니면 받을 길없이 떼어 먹히거나 중복·과잉투자로 헛되이 낭비되었는지 등을 소상히 밝혀야 마땅하다. 마지막에 가서 외채상환의 부담을 지는 최종 채무자가 바로 국민이기 때문이다.과거 70,80년대에도 외채 망국론이 거세게 일었던 때가 있었다. 그렇지만 당시만 해도 외채는 일부 부정적인 요소에도 불구하고 국가경제발전을 뒷받침하기 위해 중요한 생산적 기능과 역할을 담당했던 종자 돈으로 평가받을 수 있었다. 국내에 이렇다 할 부존자원이 없고 자본축적도 미약했기 때문에 외채부담은 불가피한 선택일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그러나 90년대 들어서는 금융기관·재벌은 물론 국민들까지 외채불감증의 행태에 휩쓸려 해외여행 한번 안가본 사람은 팔불출로 치부되기도 했다.확고한 철학과 목표설정없는 세계화의 왜곡현상이 만연했던 탓이며 이를 시정해야 할 당국은 문제의식없이 방관한 책임을 통감해야 할 것이다.이제 앞으로 정부나 기업·가계·근로자 등 모든 경제주체들은 잠재적인 성장나르시즘의 틀을 과감히 깨뜨려야 한다. ○성장 나르시시즘 깨자 막연히 “우리경제는 괜찮아 질 것”이라고 과거 고도성장에의 향수나 기대를 갖는 것은 금물이다.국내시장이 협소한 우리경제의 대외지향발전전략은 차라리 숙명적인 것이다.그리고 이 전략의 핵은 주로 미국 달러로 대변되는 외환이다.풍족한 외환보유만이 국난해결의 수단이다.모든 국민들의 단합된 힘이 실린 망치소리에 외채상환의 길이 열리고 채권단의 빚독촉도 미뤄져서 제2,제3의 외환위기를 무사히 넘길 수 있다.
  • 과소비추방본부 정책회의 김용서 교수 주제 발표

    ◎정치·행정·문화 과소비가 더 문제 과소비추방범국민운동본부는 11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4가 대한상공회의소 상의클럽에서 ‘IMF경제 극복을 위한 종교·시민단체 대표 정책회의’를 열고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이화여대 김용서 교수가 ‘과소비추방 국민운동의 올해 목표와 전략’을 주제로 발표한 내용을 간추린다. ○국가위기 책임자 처벌을 온나라가 총체적으로 붕괴된 IMF시대를 맞았다.이는 우리사회에 만연한 자기기만과 자체모순의 결과이다.따라서 지난 날의 잘못을 반성하고 새로운 앞으로의 과제를 정확히 인식하는 합리적 과소비추방 국민운동의 전략수립이 절실히 요구된다. 우선 우리는 왜 이러한 국가적 위기가 조성됐는지를 철저히 점검,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 부패와 부정,무능과 허세로 참담한 결과를 초래한 권력자들에 대한 처벌을 하지 않는다면 사회기강이 제대로 설 수 없다.이와함께 권력이나 지위를 가지지 않은 사람들이라도 거짓이나 허영에 넘친 생활을 했거나 위선과 허위의 권력에 동조했다면 그만큼 책임을 분담해야 한다. 또 과소비 추방운동의 경험을 돌이켜 지난 날의 운동방향에 문제가 없었는지도 살펴야 한다. 그간의 우리 운동은 시야가 좁고 소극적이었다.정치적·행정적·문화적 과소비의 문제가 더욱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지나치게 사치성과 소비 추방에만 초점을 맞춰 왔다. 과소비 추방운동을 우리사회의 전반적인 구조개혁으로 한 차원 높여 사회구조를 총체적으로 개혁해야 한다. ○사치 추방 위주 벗어나야 그런 면에서 우리 국민이 오래 전에 스스로 했어야 할 일을 못하니까 외부의 IMF가 강제로 실현시켜 준다는 국민적 인식의 형성도 필요하다.외국 자본이 국내 기업을 매수하여 합리적으로 경영하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면 그것도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평등화와 분배 우선주의보다는 철저한 경쟁논리와 생산성 중심의 원리를 도입하는 일도 중요하다. 그동안 경영자 우선주의보다 노동자의 인권과 복지화를 앞세우는 바람에 업적의 많고 적음에 대한 구별이 없어졌고,생산성을 무시한 인권주의적 임금상승을 정치적으로 수용해 왔다.외형은 자본주의지만 내실은 사회주의와 정치의 논리가 지배해 온 것이다. 과소비 추방운동이 단순한 현상만이 아니라 과소비의 토대가 되는 구조적 측면을 분해,근본적인 논리나 원리를 개선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를 위해 성공과 실패의 책임을 개인·기업 등 행위 주체자에게 국한시키는 원칙을 제도화하도록 해야 한다. ○구조개혁으로 발전해야 합리화운동과 금욕적 훈련을 통해 모든 분야에 자본주의적 논리가 자리잡게 해야 한다. 국회의원을 2백여명으로 줄이고 지구당을 폐지하는 등 정치권부터 구조개혁과 정리해고가 솔선수범돼야 사회의 기타 분야에서 합리화 운동을 강력하게 추진할 수 있다. 우리는 현 위기상황을 결코 안이하게 생각해서는 안된다.얄팍한 인기주의나 민족주의적,또는 민중주의적 방식으로 해결을 시도해도 큰 실패를 면치 못할 것이다. 이같은 방법을 갖고 전 국민이 지역별·직장별로 활발한 토론을 벌이고 생활화를 통한 개혁이 이루어지도록 국민운동을 전개해야 할 때이다.
  • 낯선 외국펀드 ‘무차별 상륙’

    ◎주가폭락 호재에 적대적M&A 빗장 풀려/모두 17개사서 기업지분 5% 이상 보유/투자성격 모호… 재계 경영권 방어 비상 적대적 인수·합병(M&A)의 빗장이 예상보다 일찍 풀리면서 재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원화절하와 주가폭락이라는 금상첨화의 조건을 놓칠세라 지난해 연말부터 물밀듯이 들어오기 시작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한국행 발걸음이 한결 빨라질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어떤 펀드들이 들어와 있나=현행법상 어떤 펀드가 얼마만큼의 주식을 사들였는지 알수 있는 길은 공식적으로 ‘5%지분신고’밖에 없다.한 펀드가 여러개의 상장사 주식을 매집하더라도 5%를 넘지 않는 한 알 도리가 없다.5일 현재 특정 외국 펀드나 기업 1인이 5% 이상의 주식을 취득했다고 증권거래소에 신고된 상장사는 25개에 달한다. ‘5%지분신고’를 통해 드러난 외국 펀드나 기업은 모두 17개.이 가운데 세계적인 뮤추얼펀드인 템플턴이나 헤지펀드인 타이거펀드를 제외한 나머지는 국내에 거의 알려진 바가 없는 신생 펀드들이다.이중 아팔루사펀드와 제네시스 펀드,오크마크 인터내셔널 펀드 등은 최근 가장 저돌적인 투자로 시선을 끌고 있다.아팔루사펀드는 지난달 대우통신 주식 9.03%를 매집해 이 회사의 최대주주가 된데 이어 잇달아 효성 T&C,한국타이어,SKC의 주식을 5% 이상씩 사들였다.제네시스 펀드는 웅진출판 6.12%,에스원 6.02%,서흥캅셀 7.40%을 소유하고 있다.또 오크마크 인터내셔널 펀드도 태영과 롯데칠성,금강의 주식을 5% 이상 보유중이다. 이밖에 영국계인 킹덤 펀덤,스위스계인 블루워터홀딩스,미국계인 베어스턴스 증권사,매튜인터내셔널 펀드 등도 주식을 집중 매집하고 있다. ◇어떤 성격인가=일반적으로 펀드는 성격에 따라 국내 투자신탁과 비슷한 장기성 투자자금인 뮤추얼펀드,단기 차익성 펀드인 헤지펀드,직접 투자도 하면서 다른 회사의 투자관리도 대행해주는 투자관리 펀드 등으로 나뉜다.현재 국내에 들어와있는 펀드들의 대다수는 미국계 연기금 등 뮤추얼펀드로 추정하고 있다.템플턴 펀드가 대표적인 예. 아팔루사펀드는 헤지성이 강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지난 96년 골드만삭스 출신들이 모여 미국 뉴저지주에 세운 이 펀드의 연간 자산운용규모는 1백억∼2백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국내에는 지난해 12월8일 처음 들어왔으며 투자규모는 1억5천만∼2억달러선.최근 4∼5명의 전문가를 한국에 파견해 우량기업들을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 IMF 혹한속 농촌현장을 가다

    ◎사료·기름값 폭등… 축산·원예 농민 신음/축산농 ‘기를수록 손해’ 인식 확산,존폐 위기/지자체들 농가살리기 지원대책 마련 부심 【전국 종합】 우리 농촌이 온통 울상이다. IMF 한파 이후 사료값과 기름값 등이 크게 오르면서 축산 및 채소 원예 농가가 시간이 지날수록 더해 가는 적자폭에 신음하고 있다. 10여만원에 사육하던 소와 돼지를 팔아 치우거나 아예 폐기처분하는 일까지 일어나고 있다.IMF 시대 50여일만의 농촌 실정을 심층보도한다. ▷호남◁ 전남에서는 한우 51만3천마리,젖소 3만6천마리,돼지 68만2천마리,닭 9백32만6천마리 등을 키우고 있다. 그러나 지난 연말 이후 3차례 사료값이 폭등하면서 ‘기를 수록 손해’라는 인식이 농촌에 퍼지고 있다.소 사료는 가장 싼 등급을 기준으로 부대당(25㎏) 5천510원에서 7천910원(43.6%),돼지는 6천850원에서 1만900원(59.1%)으로 각각 올랐다. 돼지 1천여마리를 키우는 순천시 송천리 김동철씨(43)의 경우,마리당 3만1천800원씩 한달에 1백33만5천600원씩 손해를 보고 있다. 김씨는 “20㎏짜리새끼를 120일 정도 키워 100㎏이 되면 14만9천원에 파는데 사료값 13만800원 새끼값 5만원 등 원가는 18만800원에 이른다”면서 “전기세 50만원과 2명의 인건비는 아예 계산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달 133만원 손해 농가도 시설원예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1천8백여평에 토마토 농사를 짓는 화순군 도곡면 천암리 문원주씨(42)는 “지난 2개월동안 기름값 2천만원에 인건비 5백만원 묘목값 1백60만원 등 2천7백10만원이 들었다”며 “궁여지책으로 하우스 온도를 18℃에서 15℃로 낮췄으나 품질이 나빠져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전남 전북도는 축산농가에 축산경영자금 5백만원씩을 긴급 지원키로 하는 방안을 강구중이다. 전북도의 경우,5백50여억원의 자금을 확보하고 기간 1년에 연리 5%의 조건으로 대출하기로 했다. ▷경남·경북◁ 함안군에서 젖소 30마리를 키우는 정덕현씨(60 칠원면 오골리)의 경우,맥주공장에서 맥주 찌꺼기를 한달 10t정도 구입해 소에게 먹이고 있다. 정씨는 “하루 사료가 25㎏들이 12포대 정도 필요하지만 돈이 있어도 살수가 없다”고 말했다. 젖소 70마리를 기르던 중 사료난으로 사료량을 줄인 이상곤씨(32)는 착유량이 종전 하루 평균 마리당 25ℓ에서 2∼5ℓ씩 줄어들자 걱정이 태산이다. ○사료량 줄여 착유량 가소 마산에서 국화를 재배하는 김성동씨(37 진동면 요장리)는 기름값을 줄이기위해 하우스내 온도를 낮추는 바람에 국화 성장속도가 늦어져 큰 손해를 입게 됐다. 김씨는 “3월 예정인 출하시기가 5월 이후로 연기됐다”며 “지난해 6천만원의 소득을 올렸으나 올해는 1천만원도 건지기 힘들게 됐다”고 말했다. 군위군 의흥면 수서리에서 돼지 450여마리를 사육하던 권모씨(37)는 지난 9일 사료값 폭등과 외상값 독촉을 견디다 못해 돼지 400마리를 헐값에 처분하고 고향을 떠났다.미처 처분하지 못한 새끼돼지 50여 마리는 굶어 죽은 채 발견됐다. 이같이 농가의 어려움이 가중되자 경남도는 수출 농산물 계약 재배농가에 연료비 5억원을 지원키로 했다. 특히 가지를 일본에 수출하는 부산 근오물산은 10㎏들이 상자당 1만6천원씩 농가에서 사들이던 것을 상자당 500원씩 값을 올려 농가돕기에 나섰다. 예천군은 최근 당근 사과껍질 등과 볏짚 암모니아를 섞어 만든 사료를 긴급 지원하고 있다. ▷강원◁ 축산농가는 모두 4만2천70가구(한우 11만2천,젖소 2만4천,돼지 28만2천,닭 4백49만 마리)에 이른다.하루 1천184t으로 연간 432t에 이르는 사료값은 지난 연말 3억1천8백만원이었으나 요즘 4억5천7백만원으로 급등했다. 이에 따라 한우 30마리를 사육할 때 연간 4백68만원,돼지 1백마리는 연간 4백만원,닭은 1천마리에 2백19만원을 더 부담케 됐다. 이 때문에 축산농가들은 앞다퉈 물량을 출하,값이 지난해의 3분의 1 이하 수준으로 뚝 떨어지고 있다. 춘천시 남산면에서 닭 12만마리를 키우는 이모씨(33)는 최근 산란계 3만마리를 마리당 200원에 급히 팔아치웠다. 10년째 젖소를 키우는 김모씨(41 철원군 김화읍 청양1리)는 이달 들어 사료량을 30% 줄였으나 착유량이 절반 이하로 떨어져 진퇴양난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더욱이 농기계에 대한 부가세 부과와 함께 인건비와 물류비 상품포장비 등이 오를 것으로보여 농촌경제에 멍이 들 조짐이다. ○설탕품귀 양봉업 큰 타격 화천군내 꿀벌사육농가들 역시 위기를 맞고 있다.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원당 가격이 대폭 인상되는 바람에 설탕값 폭등과 품귀 현상이 발생,양봉업자들이 설탕을 구하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화천지역 양봉업자들은 15㎏짜리 설탕 1포대가 종전 보다 값이 70% 오른 1만7천원에 팔리지만 이나마 공급부족으로 설탕을 구입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농가에서는 진달래꽃이 피는 한달 가량 꿀벌의 먹이가 부족해 한 군에 3㎏정도의 설탕을 주고 있다. 20년 이상 양봉업을 하고 있는 김모씨(61)는 “설탕값 폭등과 품귀현상으로 국내 양봉업이 존폐의 위기를 맞고 있다”고 말했다. ▷충청◁ 높은 사료값에 축산농가들이 사육두수를 줄이거나 아예 축산을 포기하는 일이 늘고 있다. 또 사육소를 앞다퉈 내다파는 탓에 최근 500㎏짜리 암소가격이 2백8만7천원에서 1백93만5천원으로,숫소는 2백26만7천원에서 2백15만9천원으로 떨어졌다. 한우의 사육두수도 지난해 9월 19만7천마리에서 현재 18만8천마리로 9천마리가 줄었다. 양계농가 역시 사육 규모를 줄이고 있다. 사육마리수는 지난해 9월 6백4만2천마리에서 지난 연말 5백42만9천마리로 격감했다. 공주시는 송아지 사육 지원을 위해 2억1천6백만원의 장려금을 확보,1마리당 9만원의 장려금을 주기로 했다. ◎공주시 웅비농장 서해중씨/음식쓰레기 사료화로 IMF 이긴다/발효사료 만들어 한우 50마리 사육/비용 크게 줄고 소 건강하게 잘자라 【공주=이천열 기자】 “최근 사료값이 껑충 뛰어 축산농가가 존폐의 위기에 몰려 있지만 어려움을 이겨내고자 하는 의지와 지혜만 있으면 이 상황을 얼마든지 기회로 바꿀 수 있습니다” 사료값 폭등 등 국제통화기금(IMF)한파를 음식물찌꺼기 사료로 거뜬히 이겨내고 있는 충남 공주시 장기면 하봉리 172 웅비농장(0416­857­1866) 대표 서해중씨(46). 음식물찌꺼기로 발효사료를 만들어 한우 50마리를 기르는 서씨는 “비싼 배합사료를 쌓아놓고 있는 집을 보면 안타깝다”면서 “IMF한파가 전혀 두렵지 않다”고 말한다. 서씨는 음식물쓰레기 사료를 만들기 위해날마다 트럭을 몰고 시내 고기집과 함바(공사장 인부 식당)를 돌며 음식찌꺼기를 걷는다. “IMF시대라 그런지 잔밥량이 줄어 종전에는 식당을 3곳만 돌아도 됐지만 요즘은 5곳을 돌고 있지요” 음식찌꺼기에 물을 부어 염분을 씻어내고 옥수수가루 한약찌꺼기 왕겨 톱밥 깻묵 쌀겨 등을 섞어 사료발효기에 넣으면 ‘사료만들기’가 대충 끝난다.이 사료발효기에서 발효되는 양은 한번에 4백㎏에 이르러 이틀간 전체 소를 먹일 수 있다. 이렇게 사료를 만드는 데 드는 비용은 25㎏에 고작 3천원. 25㎏짜리 배합사료가 보통 7천∼8천원하는 것에 비하면 3분의 1 수준이다. 더욱이 배합사료를 먹일 때 보다 소가 더욱 잘자라고 건강해 서씨 얼굴에는 웃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서씨가 사료발효기로 사료를 만들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7월부터. 85년 서울의 직장생활을 그만 두고 귀향,젓소를 키우다 1차 실패하고 한우로 방향을 돌린 직후였다. 자신의 자금 1천7백만원에 시가 지원해준 2천8백만원을 보태 2천5백만원짜리 대형 사료발효기를 구입했다. 서씨는 “어려운 시대에서 살아날 수 있는 사람은 전문인 밖에 없다”며 “앞으로 사육두수를 100마리로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영욱 농림부 유통국장/배합사료 안정적 공급 최선/소 부화뇌동 출하땐 생산기반 붕괴/온실 에너지절감 설치비 적극 지원 “최악의 상황은 지났습니다.환율이 더 이상 오르지 않으면 어려움은 곧 극복될 것입니다” IMF사태로 어려워진 농심을 살피고 대책을 마련,추진하고 있는 농림부 김영욱 유통정책국장은 “환율인상분이 사료와 기름 값에 반영된데다 사재기 단속으로 재고가 늘고 있다”고 했다. ­소·돼지 값이 ‘개 값’인 데. ▲산지 소 값은 최근 보합세고 돼지 가격은 상승세다.돼지는 출하가 줄고 있다.소 값 안정차원에서 수매를 계속할 방침이다. ­사료 사정은. ▲신용장 개설이 늘고 가수요가 진정돼 재고량이 늘고있다.12월말 사료원료 재고량이 1백98만t(37일분)이었으나 1월24일 현재 2백32만5천t(43일분)이다.배합사료 생산량도 하루 5만3천t으로 전년동기보다 0.1%가 늘었다. ­문제가 없다는 얘기 같은 데. ▲현금부족으로 축산농가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정책자금의 원리금 상환연기와 돼지고기 비축자금 지원에 이어 축산경영지원자금을 2천억원 늘린 7천2백억원으로 확대했다.배합사료 추가인상 계획을 철회토록 하고 무리한 현금판매를 자제토록 하고 있다. ­어쨋든 소 돼지를 처분하는 게 현실이다. ▲문제는 소 출하다.배합사료에 대한 부가세 영세율 적용과 경영안정자금지원,볏짚 등 조사료로의 전환정책을 펴고 있다.지금 소를 내다 팔 경우 손해를 볼 가능성이 크다. ­파동이 우려된다는 말인가. ▲부화뇌동해서 팔 경우 생산기반이 붕괴되고 여파로 산지 소값이 뛸 수 있다는 얘기다. ­시설원예 쪽은 어떤 가. ▲온실에너지 절감설치비 등을 지원하고 있다.시설원예농가의 자금상환도 6개월 연장조치했다.면세유도 당초보다 17만㎘가 늘어난 2백46만㎘를 확보했다.
  • 환란 규명 특감 철저하게(사설)

    감사원이 30일부터 재정경제원과 한국은행을 상대로 실시하는 외환 특감은 외환위기의 원인과 책임소재의 규명에 역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국가경제를 부도위기로까지 몰고간 외환위기의 진상조사는 해당자 처벌 위주로 진행되어서는 안된다. 외환위기 여부를 평가하는 데는 국민총생산대비 총외채비율·수출대비 총외채비율·경상외환수입대비 외채원리금상환비율 등 학술적 기준들이 많이 있다.그럼에도 이것들이 지난해 들어 관심밖으로 사라지고 3개월분의 수입에 필요한 약 3백60억달러의 외환만 보유하고 있으면 된다는 이론상 납득할 수 없는 주장을 외환당국이 펴온 이유부터 세밀하게 조사되어야 한다. 지난 96년 6월 이미 국민총생산대비 총외채비율에 이상신호가 나타났고 연말에는 경상수지 적자가 2백37억달러로 전년보다 무려 3배가량 증가,위험수위에 근접했는데도 당국이 간과한 이유가 중점적으로 규명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외채가 92년말 4백28억달러에서 97년 11월말 1천5백69억달러로 5년새 무려 4배로 엄청나게 늘어났는데도 외환당국이 무엇을 했는지 궁금하다.97초부터 민간경제연구소에서 외채상태가 심상치 않다고 발표했는데도 이를 묵살한 원인 역시 면밀하게 조사할 것을 촉구한다. 한 민간경제연구소는 97년 1월3일자 보고서를 통해 “경상수지 적자확대와 자본수지 악화 등으로 총외채가 증가하는 등 외환위기의 가능성이 대두하고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외환위기 도래 징후가 지난해 연초부터 나타났는데도 당국이 이를 묵과한 이유가 밝혀져야 한다. 두번째로는 외환위기가 실제로 발생했는데도 보고가 왜 늦어졌는지,그렇지 않다면 어느선에서 보고를 은폐하거나 축소 조작을 했는지를 가려내야 할 것이다.다음으로는 외환위기를 과연 언제 알았으며 왜 ‘국가부도’ 직전까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가 부도직전에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했는지에 대한 의혹이 소상하게 규명되어야 할 것이다. 동시에 구제금융의 실기로 인해 외채협상과 국민경제면에서 얼마나 손실을 입었는지도 밝혀낼 것을 촉구한다.감사원은 이번 특감이 환란이 재연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교훈을 얻기 위해서 실시되고 있다는 점을 명심,밀도 있고 엄정한 감사를 진행하기 바란다.
  • 김원길 국민회의 정책위의장 문답

    ◎“주력부분 초일류로 육성계획 제시를”/개혁 수준 못미치면 기업유지 어려울것/사재기증 등 성의표시 국민 신뢰 얻도록 국민회의 김원길 정책위의장은 21일 여의도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대기업들의 보다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촉구했다.다음은 일문일답요지. ­대기업 구조조정중 미흡한 점은. ▲우선 적자 계열사만 잘라내고 수지맞는 부분은 남기려는 것이다.이는 적자부문을 국민부담으로 떠넘기려는 하지하책이다.발표된 내용중 상당수는 입법사항으로,기업들이 하고 말고할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것들이다. ­김대중 대통령당선자도 부실기업을 빨리 정리하라고 하지 않았나. ▲부실기업만 정리하라는 뜻은 아니었다.일부 기업은 신문사만 내팽개 쳤다.대우자동차가 미국 GM사의 50억달러를 들여와 세계적인 자동차회사를 만들겠다는 게 얼마나 좋은 일인가. ­구조조정안에 보완할 사항은. ▲주력부문을 세계 초일류기업으로 육성하는 프로그램이 제시되면 좋을 것이다.여기에 국민의 믿음을 얻을 자발적인 성의표시가 있다면 금상첨화다. ­자발적인 성의표시란. ▲기업주가 돈이 있다면 자기 기업을 위해 증자를 하거나 채권을 매입할 수 있다.그러나 보다 중요한 것은 국제경쟁력 강화 프로그램이다. ­구체적 방안은 공개를 꺼리는데. ▲김당선자나,기밀유지를 전제로 비상경제대책위에 설명하면 된다. ­기대에 못미치면 어떻게 할텐가. ▲결합재무제표 도입 등 법률적 사항은 입법화하면 된다.그렇지 않은 부분은 어떻게 할 수 없지만 재벌이 어물어물해서는 구조조정을 못해낼 것이다.그렇게 되면 기업구조조정법의 내용과 처리에 영향이 미칠 것이다. ­제재도 가할 것인가. ▲제재는 가하지 못한다.세무사찰은 박정희 정권 때의 것이다.그러나 원하는 수준대로 못가면 결국 그 기업은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다. ­김당선자 뜻이 업계에 전달됐나. ▲개인적으로 문의해 온 분들께는 얘기해 줬다.지금의 계획을 그대로 두면 재벌 폐해를 고치는 게 아니라 거꾸로 강화하는 결과만 빚는다. ­현대의 사외이사제에 대한 평가는. ▲소유주가 경영에서 철수하고 사외이사로만 참여하는 것은 대환영이다.가이드라인을 넘는 수준이다.
  • 한은 새달부터 금 매입/시중은행 통해

    ◎수출상품이외 보유분 왼환고 계상/재경원,은행서 금상품 매매 활성화 정부는 다음 달부터 개인이나 기업이 갖고 있는 금을한국은행을 통해 사들이기로 했다.한은이 금을 사들이면 그대로 외환보유고로 계상된다.또 고객들은 은행에서 금 상품(골드바)를 사거나 팔 수도 있는등 금상품의 매매가 활성화 된다. 재정경제원은 19일 이같은 내용의 금 대책을 마련해 다음달 부터 시행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요즘 불고있는 ‘금 모아 수출하기’도 필요하지만 모든 금을 수출하는 것은 문제가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재경원의 한 관계자는 “금은 전략상품이므로 국내에 있는 금을 모두 수출하는 것보다는 일부는 수출하지만 나머지는 필요한 기업이나 고객들이 활용하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다음 달부터 고객들이 은행 창구를 통해 금을 팔면 은행들은 한국은행에 팔거나 외국의 업자에게 빌려줘 수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외국의 업자에게 빌려준 금은 언제든지 회수할 수 있다. 고객들은 은행에 금 상품(골드바)을 팔 수도 있고 맡길수도 있도록 금 상품거래가 활성화 된다.금 상품을 맡기면 연 1∼2%의 이자도 받고 필요할 때현물로 그대로 받을 수 있다.은행들은 고객들로부터 받은 금 상품을 한은에 처분해 현금화하거나 외국의 업자에게 빌려줘 수수료도 받는 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고객이 맡긴 금을 팔았을 경우에는 고객이 돌려달라고 할 때 반환해주면 된다.지금 일부 은행들은 금 수입업자로부터 골드바를 판매 대행하는 단순한 일만 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금 상품의 매매가 본격적으로 활성화되는 셈이다. 재경원이 이같이 한은에서 금을 사들이고 금 상품거래를 활성화하기로 한것은 외환보유고를 확충시키려는 면이 강하다.이와 관련 임창열 부총리겸 재경원장관은 “개인이 금을 갖고 있으면 외환보유고로 잡히지 않지만 한은의 보유고로 되면 외환보유고로 된다”고 밝혔다.
  • 기대 못 미친 재벌 개혁안(사설)

    현대·LG 두 재벌그룹이 재계에서는 처음으로 19일 구조조정방안을 발표했다.특히 이들 두 그룹의 발표는 얼마전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의 1백60억원 개인재산 출자로 다른 재벌총수의 반응에 대한 갖가지 억측이 나도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더욱 관심 대상이 됐다.그러나 이날 밝혀진 두 그룹의 구조조정방안을 결론부터 말하자면 구체적인 이행스케줄보다는 총론적인 계획을 언급한 데 그친 것으로 평가할 수 있겠다. LG의 경우 한계사업 정리·차입금상환 등 일부 재무구조개선 부문에서 비교적 상세한 이행계획을 밝히고 있다.현대도 일관제철사업 등 신규사업 착수를 유보하고 문화일보 경영에서 손을 뗀다는 방침이 시선을 끈다.그렇지만 두 그룹의 다른 구조조정 내용은 사외이사제 도입·결합재무제표 작성·중소기업과의 협력강화 등 원론적인 범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아쉬움을 주고 있다. 때문에 이러한 강도의 구조조정 방안으로는 재벌개혁이 효과적으로 이뤄질 것이란 기대를 갖기 힘든 게 아니냐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물론 구체적인 계열사 통·폐합이나 매각방안 등 과거 경영관행에 비춰볼 때 아직은 대외적으로 공표하기 어려운 세부적 사안이 적지 않을 것이다.그러나 이제는 과거와 달리 기업경영의 투명성이 어느때보다 높게 요청되고 있음을 인식하고 가능한 범위안에서 특화업종,통·폐합대상 기업의 명단 등을 구체적으로 밝힘으로써 개혁의지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형성에 앞장 설 필요가 있다.이같은 관점에서 우리는 앞으로 재벌그룹들의 후속 개혁조치에 보다 알맹이 있는 내용들이 담길 것을 기대한다. 특히 재벌총수들이 주식외에 별도 개인재산은 없다는 식으로 사재관련 개혁수위를 조절하는 인상마저 주고 있음은 유감된 일이다. 어떤 희생을 감수하고라도 무한책임 차원에서 고강도의 고통분담의지를 국민앞에 보여 줄 때 위기극복과 경제회생 시기가 앞당겨 질 수 있을 것이다.
  • 시련인가 기회인가 IMF체제:하(눈높이 경제교실)

    ◎언제쯤 끝날까/“회복국면 거쳐 최장 5년 소요” 중론/우리 노력하에 따라 조기조업 가능 IMF체제를 졸업하는 데는 최장 5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하는 전문가들이 많다.이같은 전망은 우리 경제가 IMF요구에 따른 경제 운용체제를 경제 주체들이 받아들이는 데 2년 정도 걸리고 3년 정도의 회복국면을 거칠 것으로 본데서 나왔다. 그러나 기간의 길고 짧음은 정해진 것이 아니라 우리의 노력여하에 달려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치된 지적이다. IMF의 자금지원을 받은 멕시코와 영국의 전례는 퍽 대조적이다.지난 82년 8월 채무불이행을 선언했던 멕시코는 불과 1년 남짓만에 이른바 ‘데킬라 위기’를 극복했다.위기의 원인이 된 방만한 재정지출을 삭감,재정적자를 국내총생산(GDP)의 17.6%에서 8.6%로 줄였다.경상수지 개선에 전력을 다해 82년 65억8천4백만달러 적자에서 83년엔 55억5천만달러의 흑자로 반전시켰다.영국은 어떤가.70년대 초 IMF로부터 일정한도에서 아무제한 없이 자금을 쓸 수 있는 ‘스탠바이(Stand­by)차관’을 쓰고도 막강한 노동조합의 기세에 눌린 노동당 정부의 무능으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임금상승률이나 복지수준이 생산성을 앞지르는 정책을 편 결과 경제 위기를 벗어나지 못하다 80년대 ‘철의 여인’ 대처수상이 집권하며 가까스로 불안을 벗었다. ◎IMF체제 위기극복 어떻게/만기 외채의 ‘장기’ 전환 급선무/이행프로그램 부문별 실천사항 준수 현재 우리가 처해 있는 외환 금융 기업의 3개 부문의 위기를 극복하고 국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첫 출발은 어디부터 해야 할까. 먼저 위기의 원인을 제거해야 한다.단기적으로는 끊임없이 만기가 돌아오는 단기외채를 장기로 순조롭게 전환해 나가야 한다.정부는 JP모건은행 등 미국의 채권은행단과 협상에 들어갔다.올 1·4분기에 만기가 돌아오는 단기 외채규모만도 모두 3백억달러에 이른다.1월 1백22억달러,2월 50억달러,3월 43억달러 외에 지난 해 만기를 연장한 단기 외채도 있다. 대외 신인도 회복도 시급하다.외국 자본의 국내 유입을 위해서는 지난 해 부실채권인 ‘정크본드’수준으로 떨어진 신용도를 반드시 회복해야 한다.베트남과 같은 수준으로 신용이 추락한 나라에 투자할 기업은 없다.다행히 환율이 안정을 찾아가는 추세이고 무디스나 S&P(스탠더드 앤 푸어스)등 국제 신용평가기관이 은행 등 관련기관을 방문,조사를 마쳐 조만간 신용등급의 상향조정이 기대되고 있다. IMF 이행프로그램의 부문별 실천도 확실하게 이뤄져야 한다.약속 사항의 실천을 게을리하거나 말을 뒤집는 다면 문제는 바로 꼬인다.IMF 등의 자금유입이 끊기는 것은 물론,외국인투자자금의 회수로 이어질 우려도 없지 않다.지난 해 11월 불과 한달 사이에 2백억달러가 썰물처럼 빠져나간 것도 신용하락에 따른 단적인 예다.외국자본의 회수 뒤에는 주가폭락과 환율폭등이 따르게 마련이다. IMF의 개혁요구를 거부하다 모라토리엄(대외채무 지불유예)위기에 까지 몰린 인도네시아의 예는 우리에게 교훈이다.인도네시아는 재협상 끝에 결국 백기를 들고 상처만 받았다. 이런 점을 고려해보면 IMF가 가장 강도높게 요구하는 노동시장의 유연성 확보와 부실 금융기관정리 등에서 빨리 성과를 보여주는 일이 필요하다.‘노사정위원회’의 출범을 계기로 각계 각층이 고통분담을 위한 국민적 합의도 이끌어내야 한다.새 정부의 정치적인 리더십이 요청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경제주체가 갈길 ○가계­과소비 지양·국산 애용 자세 확립 범국민운동으로 번지고 있는 ‘나라사랑 금모으기 운동’에서 보듯 전 국민이 한마음으로 단결하면 IMF체제의 극복은 어렵지 않아 보인다.‘소비자 파산’은 IMF시대에 쉽게 접할 수 있는 용어다.때문에 절제는 IMF체제 극복을 앞당기는 방안의 하나다. 연간 술로 마셔버리는 돈이 9조8천억원,음식물쓰레기로 8조원,과다혼수 등 혼례비용이 25조원 등 사치와 과소비 행태는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다.에너지 절약 등 쉬운 것부터 실천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달러를 들여 수입해야 하는 외제품의 사용은 자제될 수 록 좋다.기름 한방울 나지 않아 불가피하게 수입해야 할 원유대금만 연간 2백50억달러 내외에 이른다. IMF체제에 들어가면서 국민들의 인식이 달라지고는 있다.그동안 줄곧 적자를 보여온 여행수지가 크게 줄면서 무역외 수지가 바로 흑자로 돌아선 것이 이같은 영향 때문이다.해외여행자 수의 급감에서 보듯 IMF체제가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준 것만은 분명하다. 엄봉성 한국개발연구원(KDI)부원장은 “기름 값이 크게 오르자 차량운행이 현저히 줄어들고 해외여행을 자제하고 있어 개인 차원의 소비절약을 굳이 강조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국민의식이 성숙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소비를 죄악으로 보는 시각은 경계돼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급여가 줄고 물가가 오르는 점을 감안하면 소비수준을 종전의 70% 수준으로 줄여야 하지만 무턱대고 모든 소비를 줄이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은 전체 국가경제를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는 얘기다.자칫 물건이 팔리지 않아 장사가 안되면 기업의 자금흐름이 악화되고 이에 따라 투자가 위축돼 감원을 불러오고 결국 경기침체를 심화시키는 악순환이 일어날 수 있다.절약하되 ‘적정한 정상소비’는 오히려 필요하다는 것이다. ○기업­국제적 경영·회계 기준 갖춰야 기업은 IMF개혁 프로그램의 한가운데에 놓여 있다.새롭게 태어나야 할처지다.개혁의 대상이면서도 경제를 부흥시키는 주역이 기업이다. 새 정부와 대기업 총수들이 기업의 경쟁력 확보 등 5개항에 합의하고 경제계도 이를 지지해 기업 경영의 새로운 이정표가 제시됐다고 할 수 있다. 기업으로선 이제 경쟁력 확보가 최우선 목표다.과다차입 해소나 결합재무제표의 도입은 이를 위한 전제 조건이다. 자동차회사인 미국 GM사의 경쟁력 확보과정은 우리 기업들도 본받아야 할적절한 사례다.포춘지 ‘글로벌 500’의 세계최대 회사인 GM.GM은 96년말 기준 1천5백80억달러의 매출과 50억달러의 이익을 내는 종업원 64만7천명의 거대회사다.이 회사는 81년부터 10년간 리스터럭처링을 했지만 수박겉핥기에 그쳐 91년부터 3년연속 적자를 내자 ‘진짜 개혁’에 들어갔다.일본기업에 비해 자동차 개발기간은 2배나 걸리고 조직간 알력으로 자동차 제품수가 200여종에 이르는 등의 각종 낭비요인을 찾아냈다.사외이사들이 주축이 돼 최고 경영진을 교체하고 24개의 공장 폐쇄와 6만명의 인력감축 등 슬림화(몸집줄이기)와 철저한 원가관리로 96년에는 매출액 이익률 3.2%의 경쟁력을 갖춘세계 1위 제조업체로 복귀했다. 한강의 기적을 일궈 낸 ‘한국식 경영’도 이제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IMF가 요구하는 상호지급보증 해소,결합재무제표 도입 등은 미국식 경영을 도입하라는 요구에 다름아니다. ○정부­정책 운용 경제논리로 풀때 새 정부는 공정한 경쟁을 통한 민주적인 시장경제를 지향하고 있다.문민정부는 말로만 개혁을 외치다 실패하고 말았다는 게 지배적인 평가다.경제문제는 어떠한 경우라도 경제논리로 풀어가는 정책운용 기조가 정착돼야 한다. ◎졸업요건/해외 패키지론 상환·경제 회복 관건/조명환 서울신문 경제부차장 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는 우리에게 ‘고통’을 요구하고 있다.많은 국민들은 벌써 ‘고물가 고실업 저성장’의 삼중고를 체감하고 있다. IMF체제가 본격 가동되면서 소비 등 각 부문의 거품도 급속도로 걷히고 있다. 강요당하고 있는 IMF 체제에서 하루빨리 벗어나려면….우선 외채상환이 순조롭게 이뤄져야 한다.IMF 등으로부터 빌려오는 자금도 마찬가지다. IMF2백10억달러를 비롯,아시아개발은행(ADB) 40억달러와 세계은행(IBRD) 1백억달러,G7국가 2백억달러 등의 패키지 론이 바로 그것이다.그렇지만 우리경제가 구조적으로 경상수지 흑자를 내야 하며,이를 통해 외채 규모를 줄여나가야 한다. 중·장기로 전환된 외채도 언제가 상환부담으로 돌아온다. 경제체질이 개선돼 흑자규모가 커지면 경제는 안정을 찾게 될 것이고 IMF와의 혐의아래 이행프로그램이란 이름의 ‘규제’를 예정보다 앞당겨 벗어날 수도 있다. ◎돌파구는/수출 증진·절약만이 회생 지름길 IMF체제는 경제를,나라를 다시 일으켜 세울 것을 요청한다.다시 일으켜 세우는 일은 산업쪽에서의 수출과 절제뿐이다.부존자원이 없는 수입의존적 산업구조상 모든 것을 수출에 걸 수 밖에 없다해도 과언이 아니다.수입대금 등 대외지출을 빼고도 빚을 갚을 만큼 열심히 벌어들여야 한다는 얘기다.한 해 1백억달러씩 남긴다해도 IMF 등에 진 빚 5백50억달러를 갚는 데 무려 5년반이 걸린다는 단순 계산이 나온다. 민간연구소들이 내놓는 경상수지 전망을 보면 이같은 목표를 차질없이 달성하는 데 문제가 없지 않다.이들 연구소들은 내년에 경상수지 30억달러 적자에서 90억달러 흑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 ‘사회적 합의로 위기극복’ 7국사례

    ◎멕시코­국민협정 도출… 2년만에 IMF 탈출/스웨덴­임금인산폭 등 조정… 실업 1∼2% 유지/호주­물가·임금 안정 3차례협약 경기 회복 주요 선진국들이 사회적 합의를 통해 경제위기를 극복한 사례를 소개한다. ▷스웨덴◁ 20년대에 지속된 극심한 노사분규에 대한 염증과 노사문제는 대화로 해결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38년 경영자협회와 노총이 자율적으로 노사협조체제를 구축한다는 내용의 ‘기본협약’을 체결했다. 국가경쟁력 제고를 위해 임금상승율 등에 합의함으로써 서구에서는 드물게 1∼2%의낮은 실업율을 유지하고 있다. ▷오스트리아◁ 신탁통치에서 벗어난지 2년만인 57년 노총과 노동회의소,상공회의소,농업회의소,정부대표 등 4자대표로 구성된 임금물가 관리위원회가 구성돼 이념이나 계층간·정파간 대립보다 임금 물가 등 주요 경제현안을 먼저 해결하기로 합의,지속적인 경제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네덜란드◁ 노·사·정·공익대표들은 50년 사회경제협의회를 법적 기구로출범시켰다. 82년에는 경제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고용확대·임금안정 등을 내용으로 하는 사회협약을 체결하는 등 경기회복에 크게 기여했다. 각 부처 장관은 주요현안에 대해 협의회의 자문을 구해야 하고 협의회는 별도로 정부에 건의안을 낼 수 있다. ▷호주◁ 호주노조협의회(ACTU)는 83년 자유당 정부가 인플레와 실업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년간 임금동결 조치를 취하자 야당인 노동당에 사회협약체결을 제안했다. 이후 노동당이 집권하면서 최초의 사회적 합의를 도출했다. 수상,주지사,주요 각료,ACTU집행부,경영자단체임원,중견정치인,경제계 지도급인사 등이 참여한 사회적 합의를 83년,85년,92년 체결하여 물가및 임금안정으로 노동비용 하락을 유도했다. ▷이탈리아◁ 77년 임금안정과 노사관계제도 개선에 관한 노사 2자협약을 체결한데 이어 83년과 93년에도 두차례 협약을 체결해 물가및 임금불안을 해소했다. ▷스페인◁ 79년 중앙노사단체(UGT와 CECO)는 중앙협약을 체결했으며 80∼83년 사이에는 3개항의 기본협약을 체결했다. 81∼84년에는 노·사·정이 사회경제협약을 체결,고용·임금·물가안정에 기여했다. ▷멕시코◁ 멕시코는 95년 IMF 금융지원 이전에도 노·사·정·농 대표들이 87년,88년,92년 세차례에 걸쳐 경제안정을 위한 사회협약을,92년 5월에는 경제성장을 위한 사회협약을 체결했다. IMF 이후에는 95년 10월 경제회복을 위한 국민협정,96년 10월 경제성장을 위한 동맹 등 사회적 합의를 도출했다. 그결과 2년만에 IMF체제에서 벗어나게 됐다. 이밖에 독일과 일본도 노·사·정대표들이 참여하는 비공식 사회적 합의를 통해 경제위기를 극복했다.
  • 일시적 현금 부족으로 ‘추락’/나산 왜 쓰러졌나

    ◎패션 유통 부진·오피스텔 미분양사태 겹쳐/대대적 구조조정 물거품… 불황의 희생자로 90년대 신화중 하나였던 신흥재벌 나산그룹이 불황의 골을 넘지 못하고 무너졌다. 13개의 계열사를 거느린 나산은 초등학교 출신의 안병균 회장이 탁월한 부동산 감각과 기업인수·합병실력을 바탕으로 맨손으로 일군 그룹이다.거평·신원그룹과 함께 자수성가한 중견그룹으로 주목받아왔기 때문에 ‘나산의 몰락’은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더욱이 지난해부터 패션 건설 유통을 그룹 주력사업으로 삼아 조직슬림화를 단행하는 등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해왔음에도 현금 유동성 부족에 발목잡혀 무너졌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준다. 나산의 몰락은 패션과 유통 부문이 경기침체로 부진했던데다 일산 분당 등을 중심으로 한 오피스텔 사업이 미분양사태로 차질을 빚은 것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여기에 최근의 금융사태 불안에 따른 종금사·신용금고 등의 계속적인 상환요구도 자금압박을 가중시켰다. 나산은 증시에 악성루머가 나돌때마다 거론되던 ‘문제기업’이었다.지난 11월말 현재 총차입금 5천2백76억원 가운데 금리가 비싼 제2금융권에서 빌린돈이 3천6백억원으로 70%나 된다.부채비율이 1천%를 넘고 차입금이 매출액을 초과하는데다 금융비용부담율도 11.8%에 이를 정도로 계열전체의 재무구조도 취약하다.여기에 광주방송의 대주주인 대주건설을 인수하고 프로농구단을 창단하는 등 최근 2년간 7개의 계열사를 늘렸으며 강남 수서지역에 고급백화점을 짓는 등 무리한 사업확장을 벌인 것도 부실화를 재촉했다.엎친데 덮친 격으로 주력기업인 (주)나산의 매출도 지난해 30%가량 감소했다. 지난해 한보부도 사태이후 제2금융권의 집중적인 자금상환요구에 시달린 안회장은 기업확장을 중단하고 내실다지기로 전환했다.먼저 손댄 것이 계열금융사인 한길종합금융.안회장은 지난해 4월 대전의 한길종합금융을 인수,10개월만에 9백20억원에 팔아치웠다.그룹의 힘을 금융 등 패션과 관련없는 분야에 분산하기 보다 패션 건설 유통 등 그룹내 3개 업종에 주력,당분간 내실경영 체제로 전환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뿐만 아니라 7월에는 나래이동통신 보유주식 18만주를 재무구조개선을 위해 추가 매각,1백29억원의 현금을 마련하는 등 피나는 노력을 했다.부동산도 서둘러 팔았다. 서울 천호동 백화점 부지와 목동·동대문 상가 부동산을 수백억원이나 밑지고 정리한 데 이어 서울 논현동 그룹 건물을 잇따라 매각하는 등 돈댈 만한 것은 모조리 팔아 2금융권 빚을 갚았다. 지난해 11월에는 (주)나산과 나산실업,나산종합건설 등 3대 주력계열사의 임원을 29% 줄이고 팀제를 도입하는 등 대대적인 조직 슬림화도 단행했다.특히 나산과 나산실업에 대해서는 전 임원진이 일괄 사퇴한뒤 백지상태에서 최적임자를 앉히는 ‘제로베이스 인사’를 시행하고 3개 계열사의 임원 28명중 8명을 감원하기도 했다. 그러나 피나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말부터 불어닥친 IMF한파로 인한 자금경색은 나산이 넘기에 너무나 높은 벽이었다.
  • 시련인가 기회인가 IMF체제:중(눈높이 경제교실)

    ◎어떻게 되나/환시안정이 금리안정에 ‘최대변수’ IMF와 합의한 경제지표도 1개월 남짓 사이에 수정할 수 밖에 없었다. 환율과 금리가 예상과 달리 높게 형성되는 등 당초 의도대로 움직이질 않았기 때문이다. 경제현상이란 게 워낙 복잡해 그 해법이 간단치 않음을보여준 것이다. ○물가 하락요인 불구 9%선 예상 ▲물가=IMF와의 합의 이후 환율이 예상보다 높은 달러당 1천700원 내외에서 움직였다. 환율급등으로 원유나 액화천연가스(LNG) 설탕 밀 등 원자재의 도입단가가 올라 소비자물가가 매우 불안해졌다. 휘발유 값만해도 원유도입가가 높아진데다 정부가 세수확대를 위해 교통세마저 올려 l당 1천1백원까지오르게 됐다. 기름이나 가스 값 인상은 버스 등 교통요금 인상으로 이어진다. 물론 경기위축에 따른 서비스 요금의 하락과 임금상승률 둔화라는 물가하락요인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상쇄요인을 감안해도 물가는 9%까지 오를 것이란게 정부와 IMF의 생각이다. ○‘금융기관 급전’ 콜금리 30%로 뒤어 ▲금리=재정과 통화긴축은 고금리를 낳는다.시중에 돈이 덜 풀리니 돈값인 금리가 뛸 수밖에 없다. 금융기관이 급전으로 쓰는 콜(Call) 금리는연 30%선이다. 일반은행의 예금금리와 대출금리도 20% 내외에서 움직이고 있다. IMF요구에 따라 최고 연 25%였던 이자제한도 풀어졌다. 사채시장에서는 최고 50∼60%까지 간다고 한다. 통화긴축에다 연쇄부도 여파로 사채시장의 전주들이 자금을 보수적으로 운용한 탓이다. 은행들은 IMF요구에 따라 국제결제은행(BIS)의 자기자본비율을 맞추려고 대출을 꺼리고 대기업들도 구조조정의 한파에서 살아남기 위해 현금을 틀어쥐고 있어 시중에 돈은 더귀해졌다. 멕시코의 경우도 상업은행간 인수합병이 이뤄졌던 95년 상반기 단기금리가 연 18.5%에서 75%까지 급등했다. 이후 20% 대로 안정됐다. 따라서 금리는 외환사정이 풀려야 안정세를 찾을 전망이다. ○대기업·금융기관서 실업자 쏟아질듯 ▲실업=지난해까지만해도 불명예스럽게 생각했던 ‘명예퇴직’.그러나 이제 명예퇴직도 감지덕지해야 할 상황이 됐다. 기업들의 연쇄도산으로 매달 수천명의 실업자가 쏟아진다.그동안은 중소기업에서 실업자가 많이발생했지만 이제는 대기업과 금융업종에서 많이 나오게 됐다.특히 2년간 시행이 유보됐던 정리해고제가 전업종에 도입되면 실업자가 급증,1백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정부와 IMF는 실업률은 당초 3.9%로 보았지만 이보다높은 4.7%에 달할 것같다. 정부가 실업급여 지급기간을 현행보다 30일 더 늘려 150일로 하기로 한 것도 실업급증 대비책이다. ○서시경제지표 1달러=1,400원 기준 ▲환율=당분간 고환율시대가 이어질 것같다. 그러나 정부의 위기극복노력과 금융기관 부실정리 등으로 대외 신인도가 높아지면 외채만기가 연장되고 신규차입이 이뤄져 외화가 유입될 전망이다. 채권·주식시장 개방도외화 유인책이다. 외화유입이 늘면 환율은 안정된다. 연구기관마다 다르지만 낮게는 달러당 1천100원선에서 1천300∼1천400원까지 보고있다. 정부와 IMF도 달러당 1천400원 내외로 보고 거시지표를 조정했다. ○경상흑자 수출증가로 30억달러선 ▲경상수지=올 경상수지는 애초 43억달러 적자로 보았으나 저성장에 따른투자축소와 환율급등에 따른 수출촉진,수입감소 여파로 30억달러 내외의 흑자가 예상된다. 경상수지는 개선추세다. 지난해 12월에 월간기준으로 사상 최대인 36억4천만달러의 흑자가 났다. 수출이 잘되고 해외여행이 줄어든데다 교포송금 등이 많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연간 경상수지 적자도 88억5천만달러로 전년보다 1백48억7천만달러가 개선됐다. 경상수지 개선만이 IMF 관리체제에서 벗어나는 길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이나 경쟁력 강화가 아닌,급격한 환율상승의 결과라는 점에선 씁쓰레하다. ○채권·주식시장 핫머니 유입 불안요인 ▲자본시장=현재 외국인투자자가 상장기업의 주식을 55%까지만 살 수 있으나 연내 100%로 확대된다. 외국인들은 아직 대그룹 계열사들이 상호지급보증으로 얽혀있어 선뜻 주식매집에 나서지않고 있다. 그러나 공정위가 대기업들의 상호지급보증의 철폐시기를 앞당길 계획이어서 이 문제가 풀리면 외국기업들의 국내 기업사냥(M&A)이 본격화될 것같다. 이제 국내 채권·주식시장이외국의 투기성자금(핫머니)의 유출입으로 매우 불안해지게 됐다. 따라서 핫머니 유출입과 외국투자자들의 국내기업 인수·합병에 대한 대비책이 강구돼야 한다. ○자동차·반도체업체 구조조정 ‘회오리’ ▲산업=자동차 반도체 등 주요 산업의 구조조정도 한층 발걸음이 빨라지게 됐다. 그렇지 않아도 미국과 일본은 한국업체들의 확장적인 기업투자에 못마땅해 왔다. 특히 미 자동차업체들은 한국의 자동차시장 개방문제로 한차례 마찰을 빚은데다 대우자동차의 폴란드 FSO사 인수 등에서 참패해 ‘복수의 기회’를 노려왔던 터다. 때문에 자동차산업에 대한 여신제한 등을 촉구,자동차업계의 구조조정을 유도할 공산이 크다. 기아자동차 인수에 포드가 관심을 갖는 것도 하나의 사례다. 또 수입선다변화의 조기해제로 일본자동차의 국내 상륙이 본격화될 경우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된다. ◎구체적 요구 뭔가/예산 삭감·금융산업 구조조정 주문/자본시장 개방 통한 환시안정 촉구 IMF는 우리나라에도 예의 강도높은 긴축를 요구했다.나라살림을 좀 줄이고(예산삭감) 써야할 돈도 부실채권 정리 등 금융기관을 건실하게 하는 데 쓰도록 했다. 방만한 적자 경제구조를 건실한 흑자경제 구조로 만들라는 주문이다. 재정긴축은 성장률 둔화→세수감소로 이어진다. 환율급등에 따른 기업들의 환손실 증가와 기업들의 연쇄부도로 그렇지 않아도 법인세에 ‘구멍이 크게 생긴’ 상황이다. 그러나 불요불급한 예산을 줄이더라도 사회간접자본이나 농어촌투자는 지속해야 해 세수확보차원에서 휘발유 등에 부과하는 교통세를 올리기로 IMF와 합의했다. IMF는 또 기축기조 차원에서 한은이 시중에 돈을 덜 풀도록 했다. 이 여파로 시중에 돈이 귀해져 금융기관끼리 빌려쓰는 단기금리(하루짜리 콜금리)가 연 30%를 오르내린다. 통화량 축소에 따른 일시적인 금리상승은 감수해야 한다는 게 IMF입장이다. 금리가 올라야 금리 차를 겨냥한 외국의 투자가들의 뭉치돈(달러화)이 들어오고 그래야 환율이 안정된다는 논리다. 고금리정책을 씀으로써 빚에 의존하는 한계기업들을 퇴출시킨다는 측면도있다. 정부가 기업의 연쇄부도를 우려해 통화고삐를 너무 죄지 말 것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질않았다. IMF는 돈을 풀면 일시적으로 자금사정이 나아질지 모르지만 기업구조조정이 늦어진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IMF는 특히 금융산업의 구조개편에 대해 주문이 많았다.“외환위기를 가져온 원인 중 하나가 금융기관의 부실이다. 부실 금융기관을 정리하지 않고는 외화차입이 더욱 어렵게 돼 외환위기를 구조적으로 치유하기 어렵다. 부실 종금사들을 하루 빨리 정리하고 은행의 부실채권을 줄여 자기자본비율을 높여야 한다” 등등…. 금융기관들로서는 고통이 따르는 일이지만 반대할 명분이없는 요구사항들이다. IMF는 외국인 주식투자자들이 국내 증권시장에 상장돼 있는 기업의주식을 제한없이 살 수 있게 하고 채권에도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게 자본시장 개방 폭을 확대하도록 했다. 이는 IMF를 실제 움직이는 미국의 입김이 많이 작용한 결과지만 외국인투자자금(달러화)의 유입을 촉진시켜 하루빨리 외환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한 조치의 하나다. 채권시장도 완전 개방했다. 주식투자 한도확대 시기를 좀 더 늦추고 채권시장 개방폭도 최소화하려고 했지만IMF요구가 워낙 거세 ‘안방’을 많이 내주어야 했다. 정부와 IMF는 밀고당기는 협의끝에 올 경제성장률을 지난해의 절반수준인 3%이내로,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 이내,경상수지 적자목표는 국내총생산(GDP)의 1% 이내인 43억달러 적자로 설정했다.지난해 12월 3일의 일이다. ◎까다로운 조건 왜 다나/국제통화·수지 불안 방어가 목적 국제통화기금(IMF)은 외환위기에 처한 우리에게 달러를 주었다.그러나 아무런 조건없이 주지는 않았다. 은행이 자금난을 겪는 기업에 돈을 빌려주면서 “무리한 투자를 하지 말고 부동산을 팔아 재무구조를 건실하게 하라”고 요구하듯 IMF도 까다로운 조건을 붙였다. 개인이나 기업이나 국가나 돈거래라는 차원에선 다르지 않은 것이다. IMF는 전통적으로 자금지원 조건으로 강도높은 긴축정책과 구조조정을 요구한다. 멕시코에 그랬고,태국에 대해서도 금융기관 폐쇄 등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촉구했다. 이는 국제통화 안정과 국제수지 균형 추구라는 IMF의 설립목적에 부합되는 일일뿐더러 지원자금을 상환받기 위한 담보적장치로 볼 수있다. 때문에 IMF는 한꺼번에 돈을 다 주지않고 이같은 요구조건들의 이행상황,다시말해 해당국의 노력상태를 점검해가며 단계별로 자금을 나눠 지원한다. 우리나라에 지원되는 자금에는 IMF 자체자금 외에 아시아개발은행(ADB)과 세계은행(IBRD),G­7국가들로부터 지원되는 ‘협조융자’가 있다. 이들 자금역시 IMF가 주도적으로 유도해낸 것이다. 따라서 자금지원 조건에는 미국 일본 등 G­7 국가들의 요구도 들어있다.
  • 올 임금상승률 0%/재경원,기금 수입은 적자

    정부는 올해 임금상승률을 0%로 내다보고 있다.이에 따라 세수가 감소하는 것 이외에 임금총액을 기준으로 조성되는 사회보장기금 수입도 1조5천억∼2조원 가까이 줄어 통합재정 수지가 1조원 이상 적자를 기록할것으로 보인다. 10일 재정경제원에 따르면 성장률 둔화에 따른 세입부족액 8조∼9조원은 세금감면 축소와 10조원 안팎의 세출삭감으로 보전할 수 있으나 기금수입 감소는 자체 기금에서 빌려 쓰더라도 통합재정수지 측면에서는 고스란히 적자요인으로 나타난다. 국민연금의 경우 올해 9조3천억원 수입을 예상했으나 근로자 수와 월급여의 감소로 1조원 이상이 감소될 것으로 보인다.고용보험기금도 당초 1조2천억원 수입을 예상했으나 2천억원 이상 줄 것이 확실시 된다.
  • “차입금 의존방식 해결은 곤란”/소로스 이한 인터뷰

    조지 소로스 미 퀀텀 펀드 회장은 5일 “한국의 위기는 유동성 부족만이 아니라 차입에 의존하는 구조적인 문제에서 발생됐다”고 지적하고 “주식자본 유입과 경제 전반의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그는 “한국투자를 위해 이달 안에 전문가로 구성된 조사팀을 파견하겠다”고 덧붙였다.다음은 이한에 앞서 가진 기자회견의 일문일답이다. ­지금 한국에 투자하고 있나. ▲지금으로서는 전혀 투자가 없다. ­앞으로 신정부의 정책에 따라 투자를 확대할 계획인가. ▲그렇다.그것은 기업이 자본기반을 어느정도까지 늘리는 가에 달려있다. ­재금융공사의 아이디어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데.꼭 필요한가. ▲내가 답할 사항이 아니라고 본다.신정부가 무엇을 그리고 어떤 형태로 할 것인가를 정하게 될 것이다. ­기업의 전환사채에 대해 정부보증을 권고했나. ▲전환사채는 올바른 해결책이 아니다 전환사채도 이자가 붙는다.현시점에서는 주식투자가 필요하다. ­어떤 주식투자를 말하나. ▲추가적인 주식발행을 말한다.현재 한국기업은 자본대비 부채비율이 너무 높다. ­민간부채에 대해 정부가 책임져야 하나. ▲핵심은 한국은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차입금에 의존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유일한 해결은 투자자본 확대다.이는 기본적으로 재벌의 구조변화를 요구한다. ­환율변동이 소로스씨의 투자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 ▲환율의 안정은 전반적으로 모든 투자에게 매력적인 요인이다.환율하락은 투자가들에게는 바람직하지 않다.원화의 환율은 이미 한국기업이 경쟁력을 확보하고도 남을 만큼 충분히 올랐다.물가앙등과 임금상승으로 그 효과가 감소되지 않는다면 한국은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다. ­마하티르 총리는 당신을 동남아 금융위기를 촉발시킨 국제 투기꾼이라고 비난했다.그럼에도 지금 한국에서는 ‘해결방안’으로 간주되고 있다. ▲김 당선자와 마하티르가 상반된 견해를 갖고 있으니 둘중 하나는 틀릴 것이다. ­한국에 투자를 꺼리는 이유는. ▲문제는 부채다.부채의 내용을 알수 없다는 것이다.상호보증 등이 뒤섞여 있어 재무제표만으로는 기업을 평가할 수 없다는 점이 있다.기업의 투명성이 제고될 때까지는 한국의 어느기업이 투자대상인지 가늠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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