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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범죄는 26]파란옷을 입은 살인마, 변태로 위장해…

    [범죄는 26]파란옷을 입은 살인마, 변태로 위장해…

     “접촉한 두 물체 사이에는 반드시 물질 교환이 일어난다.”(에드몽 로카르·1877~1966)  근대 법과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로카르의 ‘교환법칙’은 1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후학들에게 절대명제로 여겨진다. 수사관과 감식반원이 아무것도 나오지 않는 현장을 수십번씩 뒤지고, 부검의가 시신 옆을 쉽게 떠나지 못하는 이유다. 불안감에 떠는 사람들도 있다. 범행현장 또는 시신과 접촉했던 범인들이다.    ●변태성욕자인 척 하고 싶은 좀도둑의 트릭(?)  2007년 1월 8일 새벽 2시 부산의 어느 동네. 가게에 도둑이 들었다는 신고를 받고 달려간 현장. 절도 사건의 목격자를 찾으려고 옆집을 찾아간 김 순경이 마주친 것은 집주인의 시신이었다. 다락방에서 숨진 채 발견된 사람은 식당 주인 A씨(여·당시 62세)였다.  시신은 빨간 겨울 점퍼에 방한바지를 입은 채 전기장판 위에 반듯이 누워 있었다. 겨울 밤 난방이 안 되는 다락방으로 추위가 들어올세라 단단히 채비를 했지만 불청객의 침입은 예상하지 못한듯 했다. 방안은 말끔했다. 범인이 깔끔하게 치운 게 아니라면 피해자가 순식간에 당했다는 얘기다. 노인의 양쪽 눈꺼풀에선 일혈점이, 얼굴에는 울혈이, 목에는 까진 상처가 남아 있었다. 목졸림에 의한 질식사로 보였다. 주름진 손가락엔 반지 자국만 남아있었다. 평소 노인이 끼던 금가락지를 빼간 것이다. 감식을 진행하던 형사가 순간 눈을 찡그렸다. 범인이 사망자의 시신을 훼손했기 때문이었다.  “반장님. 이거 완전 변태 아잉교. 동종 전과자부터 뒤져 볼까예.”  “미리 단정 짓지말그라. 놈이 잔머리 굴리는 걸수도 있다.”  범인이 현장에 접근한 경로는 죽은 노인의 목에 새겨져 있었다. 경찰은 목덜미에 작은 나무가시들이 박혀 있는 것을 발견했다. 나무가시는 식당 뒤쪽 허름한 합판으로 만든 나무 문과 같은 종류였다. 지난밤 범인은 장갑을 낀 채 힘으로 나무문을 밀고 들어왔고, A씨의 목을 조르는 과정에서 앞서 장갑에 묻은 나무가시가 다시 피해자에게 옮겨 간 것이라는 추리가 가능했다. 실제 뒤쪽 나무문은 누군가 강제로 부수고 밀친 흔적이 남아 있었다. 범인은 적어도 가게 구조를 아주 잘 아는 사람. 하지만 한밤엔 주인 눈에 띄지 않도록 몰래 숨어야 하는 관계였다.  피해자가 옷을 입은 상태로 숨진 탓에 감식은 겉옷부터 하나씩 안쪽으로 진행됐다. 테이프를 이용해 세밀하게 미세증거물을 수집하는 과정이다. 노인이 입고 있던 빨간 점퍼에서는 파란색 섬유 몇 올이 발견됐다. 살인 현장에서 발견된 몇 올의 섬유가 범인을 잡는 데 도움이 될까. 답부터 이야기하면 ‘그렇다’다. 섬유는 일상적인 접촉만으로도 생각보다 많은 양의 전이가 일어난다.  예를 들어 외제 오토바이가 탐이 나 누군가 안장에 한번 앉아 봤다고 치자. 인조가죽으로 만든 안장에 뭐가 남았을까 싶겠지만 앉은 자리엔 바지 섬유가 전이된다. 물론 오래 앉아있을수록, 강하고 거칠게 비비며 뽐낼수록 떨어져 나가는 섬유의 양은 늘어난다. 작은 양이지만 무슨 바지를 입은 사람이 안장에 앉아 있었는지 알아내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접촉 조건(면의 거칠기나 접촉 강도)이 같다면 섬유의 길이와 굵기, 직조 방법 및 성분에 따라 전이되는 양도 달라진다. 범행 현장에서 섬유증거가 발견되면 수사관들은 될수록 증거물이 인조섬유이길 바란다. 같은 옷이라도 부위별로 섬유의 굵기, 염색의 정도, 꼬임의 양 등이 천차만별인 천연 섬유보다는 인조섬유 쪽이 증거 능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시신의 손톱 밑에서 미세한 혈흔이 발견됐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조차 DNA가 나올 수 있을지 자신하지 못할 만큼 적은 양이었다.    ●파란 점퍼가 주인의 목줄을 죄다  범행 일주일째. 형사들은 식당 주변에서 탐문조사를 이어가고 있었지만 이렇다 할 소득을 올리지는 못했다. 복잡한 사건에 얽히고 싶지 않은 탓인지 주위 사람들은 말을 아꼈다. 그러던 중 주민 한 명이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동네 건달인 B씨(49)가 최근 “금반지를 팔았는데 돈이 꽤 나가더라.”고 떠벌리고 다닌다는 것이었다. 별다른 직업도, 가족도 없는 그에게 정상적인 방법으로 금붙이가 생길 리 없다는 생각에 동네 사람은 수군댔다. B씨는 죽은 A씨의 집에서 하숙을 한 적이 있어 누구보다 집 구조를 잘 알았다. 경찰은 일단 B씨를 만나보기로 했다.  “어데예. 증거 있습니꺼.”  경찰서에서 B씨는 큰소리부터 쳤다. 일종의 자기방어인 듯했다. 그러나 목소리와 눈빛의 떨림까지 감추지는 못했다. 그의 코에는 손톱자국이 선명히 남아있었다. 예상대로라면 죽은 A씨가 마지막 남긴 방어흔이였다. 하지만 그의 말대로 아직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정황만으로 그를 잡아 놓을 수는 없었다. 경찰은 일단 B씨의 손톱과 타액을 채취하고 일단 그를 풀어 줬다.  다음날 날아온 국과수 감정회보서에는 피해자의 손톱 밑 혈흔과 B씨의 DNA가 일치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용의자는 경찰서를 나오자마자 도망쳤다가 형사들에 잡혀왔다. 그는 여전히 당당했다. 경찰은 용의자의 집에서 찾은 또 하나의 증거를 들이밀었다. 죽은 노인의 몸에 섬유 증거를 남겼던 바로 그 파란색 점퍼였다. 범인은 증거가 남아 있을까 하는 걱정에 옷을 세탁했지만 점퍼엔 여전히 문을 통과할 때 묻었던 나무조각이 남아 있었다. B는 고개를 떨궜다. 곗돈을 탓다는 이야기를 듣고 돈만 훔치려 들어갔다 걸려 얼떨결에 살인을 했다고 했다. 치정살인이나 변태성욕자의 살인으로 가장하기 위해 시신을 훼손했다는 진술도 나왔다.  혈혈단신인 그에게 늘 따듯한 밥 한 공기를 건네며 가족처럼 챙겨줬던 은인을 살해하고 B씨가 챙긴 돈은 11만 8000원과 금가락지 한개가 전부였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노총각 노처녀 기준요? 딱 봤을 때 아줌마 필이면 ‘노처녀’ 아저씨 필이면 ‘노총각’

    노총각 노처녀 기준요? 딱 봤을 때 아줌마 필이면 ‘노처녀’ 아저씨 필이면 ‘노총각’

    요즘 결혼 축의금에는 ‘공정가’가 있다. 성수기(4·5·9·10월)에는 3만원, 비성수기에는 5만원이다. 또 친구 부모가 내 이름을 알면 10만원, 모르면 5만원이다. 내 이름을 아는지 모르는지 애매하다면, 일단 봉투에 5만원을 넣고 부모에게 인사한 뒤 내 이름을 부르면 5만원을 더 넣으면 된다. 대한민국 헌법에도 나와 있지 않은 이런 규칙, 누가 정해줬냐고? 바로 ‘애정남’ 최효종(25)이다. ‘애정남’은 ‘애매한 것을 정해주는 남자’의 줄임말이다. KBS 2TV 개그 프로그램 ‘개그콘서트’(개콘)의 ‘애정남’ 코너를 진행하고 있는 주인공이다. 애매한 인간사를 매주 시원하게 해결해주느라 바쁜 그를 지난 5일 서울 여의도동 KBS 신관에서 만났다. ‘애정남’으로 그가 뜨긴 확실히 뜬 것 같다. 인터뷰를 하는 와중에도 광고 섭외 전화가 계속 이어졌다. 인터뷰 다음 날도 그는 지면 광고 촬영 일정이 있었다. 장안의 인기를 실감하느냐는 질문에 그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며 겸손해했다. 가끔 인터넷에서 자신의 이름을 검색했다가 우르르 딸려 나오는 기사에 그저 놀랍기만 하단다. 자신의 인기보다도 코너의 영향력을 실생활에서 자주 느낀다고. “개콘의 또 다른 코너인 ‘생활의 발견’ 팀의 송준근씨가 최근에 결혼했는데 ‘애정남’의 기본 요금을 따라야 한다며 축의금을 3만원 낸 동료 개그맨들이 있다고 하더라고요(웃음).” 네티즌들은 그를 ‘공감 개그의 1인자’라고 부른다. 최근 ‘애정남’ 외에도 ‘사마귀 유치원’ 코너에서 국회의원이 되는 법에 대해 명쾌한 해답을 내놓아 화제가 됐다. 답은 간단하다. ‘집권여당 수뇌부와 친해진 뒤 여당 텃밭에서 여당 공천을 받으면 된다. 당선되려면 평소 가지 않았던 시장에 가서 먹지 않았던 국밥을 먹으면 된다. 선거 공약도 어렵지 않다. 다리를 놔 준다든가 지하철역 개통을 약속하면 된다. 상대후보 진영의 약점을 찾아내는 것도 어렵지 않다. 아내 이름으로 땅 투기를 하지 않았는지 사돈에 팔촌까지 뒤지면 하나는 나온다.’ 시청자들은 그의 국회의원 되는 법을 듣고 시쳇말로 빵 터졌다. 정치인 몇 명의 얼굴이 눈앞에 아른거렸다는 사람들도 속출했다. ‘시사 풍자인 최효종’이란 말도 나왔다. “저는 정치에 관심 없어요. 진보나 보수 어느 쪽도 지지하지 않습니다. 누구를 타깃으로 했다기보다는 전체적으로 정치인에 대해 많이 듣고 봤던 내용을 이야기하면 공감할 수 있겠다 싶어 한 거예요. 책을 쓰는 건 작가의 몫이지만 해석은 독자인 몫인 것처럼 저도 웃음을 드리는 역할을 하고, 의미 부여는 시청자 여러분이 해주시는 거죠.” 인기 비결에 대해서도 그는 자신 있게 말했다. “개그는 일방적인 게 아니라 쌍방향이 돼야 합니다. 그래서 코너를 만들 때도 소통을 가장 중시해요. 시청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것, 그리고 그 속에 웃음이 있는 걸 끄집어내려고 노력합니다. ‘애정남’도 사람들이 차마 말은 하지 못하지만 명쾌하게 답을 내고 싶었던 것에 대해 제가 시원시원하게 말하니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것 같아요.” 그는 자신의 ‘평범함’도 인기에 한몫한 것 같다고 말했다. “만약 제가 명문대를 나왔고, 엄친아(모든 면에서 완벽한 엄마 친구 아들)였다면 잘난 척한다고 느꼈을 거예요. 그런데 시청자들이 보기에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 나와 ‘이런 애매한 상황에서는 이렇게 하자’고 제안하니까 설득력이 가미돼 재밌게 보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바보 같아 보이는 게 좋습니다.” 그는 스스로를 평범하다고 했지만 ‘애정남’은 결코 평범하지 않다. 애정남이 제시하는 기준을 듣고 있노라면 비범함마저 느껴진다. 최효종은 “그건 팀원들의 경험과 시청자들의 제보 힘”이라고 잘라 말했다. 하지만 상당 부분 최효종의 아이디어에 많이 의존한다는 게 주변의 얘기다. 예컨대 ‘이성 친구의 기준은 어디까지인가’ 편도 최효종이 자신의 경험에서 착안해 만든 것이라고. “2년 넘게 열애 중인 여자 친구가 있어요. 그런데 여자 친구의 이성 친구, 솔직히 남자 입장에서 별로거든요. 거기서부터 출발해 결론 내린 것이 교회 오빠, 엄마 친구 아들, 오랜만에 만난 동창 등은 만나선 안 될 남자라고 선을 그었지요. 제 여자 친구를 떠올리며 절절히 진심을 담았달까요. 하하.” 남자 친구와 헤어졌을 때 돌려줘야 하는 금반지 기준 편도 화제가 됐다. 그가 국제 시세까지 언급하며 ‘디테일 개그’를 펼 수 있었던 것은 아버지의 영향이 컸다. 최효종의 아버지는 금은방 주인이다. 최효종 이력에도 ‘○○주얼리 부사장’이라고 적혀 있다. “저는 실생활에서 관찰하는 걸 참 좋아해요. 사람들 대부분은 물의 표면만 보잖아요. 어떤 분은 저 보고 물속에 사는 사람 같다고 해요.” 시청자들의 제보도 큰 도움이 된다. 하지만 너무 개인적인 내용이어서 채택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A대학과 B대학에 동시에 합격하면 어디로 가야 하나요’ ‘오늘 저녁밥으로 무엇을 먹을까요’ 등등. 이런 건 애정남도 정해주기 어렵다며 최효종은 웃었다. 그렇다면 이건? 애정남을 인터뷰한다고 하자 주위에서 물어봐 달라는 질문이 쇄도했다. 그중 하나가 ‘노총각 노처녀의 기준’이다. “하하. 그건 쉬워요. 딱 봤을 때 아저씨 필(느낌)이면 노총각, 아줌마 필이면 노처녀입니다. 나이는 중요하지 않아요.”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지난달 소비자물가 4.3% 상승…스태그플레이션 오나

    지난달 소비자물가 4.3% 상승…스태그플레이션 오나

    9월 소비자물가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4.3% 올랐다. 5%대였던 8월과 비교하면 상승세가 꺾이긴 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인 데다 환율 상승 등을 고려하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4일 통계청에 따르면 9월 소비자물가는 채소, 과일 등 신선식품이 전년 동월 대비 7.4% 떨어지면서 8월의 5.3%보다 1% 포인트 하락한 4.3%를 기록했다. 전월 대비로는 0.1% 올랐다. 기획재정부는 “고춧가루 등 기타농산물과 금반지를 포함한 내구재, 집세 등이 물가상승을 주도했다.”고 설명했다. 금반지와 고추는 전년 동월 대비 각각 36.2%, 38.2% 올랐다. ●금반지 전월대비 36% 올라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지난해 9월과 비교해 3.9% 상승했다. 8월(4.0%)보다 소폭 하락했지만 전월 대비로는 0.2% 올라 11개월째 오름세를 이어나갔다. 7, 8월 물가 상승을 주도했던 농산물 가격과 상관 없이 물가 상승세가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생활물가지수도 전월 대비 0.1%, 전년 동월 대비 3.8% 각각 올랐다. 통계청은 “금반지를 제외하면 전체 물가 상승률은 3.8%”라고 설명했지만 3%대 후반의 물가상승률 역시 소비자들에게는 높은 수준이다. 더구나 최근 환율 상승이 물가에 일부 반영됐다는 점에서 남은 3개월 동안 물가 잡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정부는 올해 물가 상승률을 4% 이하로 억제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1~9월 물가상승률은 4.5%로 4분기에 2.5~2.6%로 물가가 낮아지지 않는 한 목표 상승은 어렵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원 거시경제실장은 “피크는 돌발 사태가 없다는 전제하에 지났다고 보지만 근원물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공공서비스를 포함한 서비스 물가가 상대적으로 덜 올라 물가 상승 압력은 여전히 크다.”면서 “물가는 여전히 불안한 상태이고 이 같은 분위기는 당분간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환율상승 반영… 당분간 물가 불안 아직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나오지 않았지만 높은 성장률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공통된 견해다. 이 때문에 고물가·저성장의 ‘스태그플레이션’이 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점차 커지고 있다. 김동환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성장-물가의 딜레마와 정책 대응’ 보고서에서 “우리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질 우려가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데 이런 우려는 성장동력이 저하되는 현실에서 높은 대외의존도가 구조적인 물가불안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더욱 힘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실장은 “스태그플레이션에 실제로 빠질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한번 빠지면 회복하기 어렵기 때문에 경고 조치는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죄송합니다”… 대책 없는 정부

    “죄송합니다”… 대책 없는 정부

    경제지표들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올 들어 4%대의 고공행진을 하던 소비자물가는 8월에 5.3%로 껑충 뛰었다. 가계부채 연체율은 1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무역수지 흑자는 8억 달러로 간신히 적자를 면했다. 1일 통계청에 따르면 8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5.3% 올라 2008년 8월(5.6%) 이후 3년 만에 가장 높았다. 올해 평균 물가상승률은 4.5% 수준까지 급등했다. 미국과 유럽의 재정위기 등 외부요인 탓에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하향조정할 가능성까지 내비친 상황에서 물가상승과 경기침체가 맞물리는 스태그플레이션이 몰려오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진다. ●배추·무·금 등이 상승 주도 물가 상승을 주도한 것은 지난달에 이어 배추, 무, 고추 등 채소였다. 여기에 세계 경제에 금융불안의 골이 깊어지면서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탓에 금반지 가격이 고공행진을 한 것이 5%대 물가 상승률을 가져왔다. 물가는 전달 대비 0.9% 포인트 상승했는데, 이 가운데 채소와 금반지가 0.65% 포인트 기여했다. ‘장바구니 물가’로 불리는 생활물가지수는 전년동월대비 5.2% 상승했고 이 가운데 식품은 7.3% 올랐다. 채소·과일·생선 등의 가격을 나타내는 신선식품 지수는 올 들어 가장 높은 146.1을 기록, 지난해 8월에 비해 13.8% 올랐다. ●연체율 29개월만에 최고치 박 장관은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열린 물가 관계 장관회의에서 “추석 명절을 앞두고 채소류 가격 상승으로 인해 서민 생계비 부담이 커지고 있는 데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물가안정이 최고의 복지라는 자세로 물가 안정을 위해 정책 노력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7월 말 은행의 가계대출 연체율(1일 이상 원금연체 기준)은 0.77%로 전월 말 대비 0.05% 포인트 올랐다. 이는 지난 2009년 2월(0.89%) 이후 가장 높은 것이다. 금감원은 글로벌 금융불안과 물가급등 영향으로 가계의 채무상환 능력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은행별 연체율 동향을 지속으로 점검한다는 방침이다. 8월 무역수지 흑자는 8억 달러를 기록, 지난해 8월 12억 600만 달러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무역흑자는 줄고 물가는 오르는 지표들을 보면 스태그플레이션의 가능성이 생기고 있다.”면서 “인플레이션과 달리 한번 발을 담그면 빠져 나오기 힘든 만큼 조그마한 가능성에도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나길회·이경주기자 kkirina@seoul.co.kr
  • ‘서울 50년 변화상’ 통계연보

    서울에서 의료시설이 반세기 동안 2078개에서 1만 5571개로 7.5배나 늘었다. 특히 치과 병·의원이 16.5배 증가해 눈길을 끌었다. 바뀐 식생활과 함께 인구 노령화로 인해 치과가 실버 산업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서울시가 28일 발간한 ‘2011 서울 통계연보’에 따르면 2010년 12월 31일 현재 일반병원이 7.2배, 한방의원이 6.5배 증가했다. 시는 1960년 통계를 기준으로 이듬해 첫 연보를 펴냈다. 지난해 시내에는 일반의원이 7355개로 47.2%를 차지하며 가장 많았다. 치과 병·의원 4539개(29.2%), 한방 병·의원 3373개(21.7%), 종합병원 58개(0.4%), 일반병원은 246개(1.6%)로 나타났다. 1960년 244만 5000여명이던 인구는 50년 만에 4.3배 증가, 1057만 5000여명이 됐다. 면적은 268.35㎢에서 336.90㎢(125.5%) 증가한 605.25㎢로 2.3배 늘었다. 국토면적(10만 33.1㎢)의 0.6%다. 1960년 1만 1411대에 불과하던 자동차는 지난해 말 1000명당 282대가 됐다. 지난 5월엔 처음으로 300만대를 돌파했다. 도로 길이는 8142㎞로 1960년 1337㎞보다 6.1배 증가했다. 소비자 물가지수는 지난해 115.5로 처음 집계한 1965년(3.7)보다 31.4배 상승했다. 2000년 물가지수와 비교해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것은 금반지로 338.4%였다. 자장면의 물가지수는 지난해 119.2로 4.85였던 1975년보다 24.6배 올랐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新 골드러시] “한 돈 얼마?” 5분마다 문의전화… 금값 찾는 사람들

    [新 골드러시] “한 돈 얼마?” 5분마다 문의전화… 금값 찾는 사람들

    “금값이 더 뛸 거라는 기대만 가득합니다. 사려는 사람도, 팔려는 사람도 없는데 문의 전화만 빗발칩니다.” 금값이 지붕 뚫린 듯 연일 치솟자 금은방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겼기 때문이다. 12일 오후 서울 종로3가의 귀금속점이 밀집한 거리에는 상점 10곳당 손님이 한두 명에 불과했다. 금을 비싸게 내다 팔려는 사람이 몰리지 않을까 하는 예상은 빗나갔다. 일부 금을 팔기 위해 귀금속점을 찾은 시민들은 금을 팔 생각은 하지 않고 주인과 치열한 눈치싸움만 벌이고 있었다. 하지만 상점마다 전화벨은 끊임없이 울렸다. 금값 문의 전화는 5분에 한번 꼴로 걸려 왔다. 손님이 없어 썰렁한데도 묘하게 떠들썩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전화는 금값이 언제까지 오를지를 묻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A금은방을 운영하는 김윤영(36)씨는 “‘지금 한 돈에 얼마예요. 금값 언제까지 오를 것 같아요’라고 묻는 전화가 하루에 수십통씩 걸려 온다.”면서도 “실제 거래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B금은방 주인 김현수(55)씨는 “지금 순금 돌반지 하나에 26만~27만원인데 누가 사겠나.”라면서 “기껏해야 1g짜리 금반지를 7만~8만원에 사 가는 사람만 간혹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금 도매상 김관식(46)씨는 “지금 매입하면 우리로선 손해이기 때문에 매입을 거부하기도 합니다. 금값이 적당히 떨어지기를 기다려야죠.”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해 금값이 뛰었을 때 대부분 금을 팔아 치웠기 때문에 지금 내놓을 금이 없어서 손님이 뜸한 것이라고 말하는 주인도 있었다. 소비자들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금 목걸이와 금 반지를 신문지에 싸서 핸드백에 담아 종로 귀금속 거리로 나선 김순옥(57·여)씨는 “내일 금값이 더 오를까 싶은데 어떡하죠. 팔까요 말까요.”라며 머뭇거렸다. 종로구 인의동 세운스퀘어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던 이모(27·여)씨와 그녀의 남자친구는 “예물반지 가격이 너무 비싸서 살 엄두가 안 나지만 9월 결혼을 앞두고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사야 할 상황”이라며 울상을 지었다. 반면 치솟는 금값에 아랑곳하지 않는 이들도 있었다. 종로2가의 귀금속점을 찾은 정모(29)씨는 여자친구와 커플반지를 고르는 데 여념이 없었다. 그는 “금값이 역대 최고치인 만큼 제 사랑도 크다는 것을 여자친구에게 보여주기 위해 반지를 사러 나온 것”이라며 “비싼 만큼 더 소중하게 여기고 오래 간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도 바뀌고 있다. 도매상 이모(42)씨는 “결혼을 앞둔 예비 부부들은 예물 세트 대신 반지 하나만 구입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면서 “18k 대신 14k를 맞추거나 은으로 대신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졌다.”고 전했다. 회사원 김민경(24·여)씨는 “금값이 비싸서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 있는 주얼리숍에서 금 대신 은으로 된 커플링을 맞췄는데 아쉽지만 만족한다.”며 웃었다. 치솟는 금값과 달리 은값은 오히려 떨어졌다. 두달 전 7000원을 초과했던 은 한돈 가격은 이날 살 때 5400원, 팔 때 4800원에 거래됐다. 도매상 송만근(52)씨는 “주가가 떨어지면 안전자산인 금값은 오르지만, 은은 원자재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국제시세 하락과 함께 저렴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영준·김진아기자 apple@seoul.co.kr
  • 금과 채권의 역설

    금과 채권의 역설

    “금값이 오르면 뭐합니까. 거래가 없는데….” 9일 금 도매상가가 몰려 있는 서울 종로3가를 찾았다. 금값이 치솟는데도 손님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A 금은방 사장 최모(53)씨는 “몇 시간 단위로 금값이 바뀌어서 얼마에 금을 사야 하는지, 팔아야 하는지 가늠하기 어렵다.”면서 “금을 팔겠다는 사람들은 하루에 10여명 정도 전화로 문의하지만 실제 거래는 없다. 앞으로 금값이 더 오를 거라고 보는 것 같다.”고 전했다. 한국귀금속판매업중앙회 관계자는 “하루에 한번 국제 금값을 반영해 도·소매 금값을 정했는데 이달 들어서는 하루에도 2~3차례 금값을 바꾸고 있어 상인들이 혼란스러워한다.”며 현재 분위기를 설명했다. 그는 “금값이 올라도 상인들은 달갑지 않다. 금반지 등을 비싸게 매입한 뒤 이를 녹여서 골드바로 만들어도 살 엄두를 내는 소비자가 없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금의 몸값이 그야말로 ‘금값’이다. 미국발 쇼크로 금융시장이 불안해지면서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의 가치가 오르고 있는 것이다. 국제 및 국내 금값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거래는 실종된 상태다. 또 다른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도 가격이 오르고 있다. 미국의 신용등급이 70년 만에 강등되는 수모를 겪었는데도 국채의 인기는 오히려 올라가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금지금업체 한국금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국내 금 소매가는 3.75g(1돈)당 24만 3200원(부가가치세 10% 제외)으로 하루 만에 1만 1200원이 올랐다. 이 업체는 오전 금값을 전날보다 8900원 오른 24만 900원으로 정했다가 국제 시세가 계속 오르자 오후에 2300원을 더 올렸다. 국내 금값은 지난 7일 22만 5500원이었는데 이틀 만에 1만 7700원이나 오른 것이다. 국제 금값도 상승세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물 금 선물가격은 한국시간으로 이날 오후 1시 30분 1769.40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다. 미 국채는 안전 자산으로서의 가치를 입증하고 있다. 8일(현지시간) 오후 2시 50분 기준으로 뉴욕시장에서 미국 국채 10년 만기물의 금리는 지난 주말보다 0.21% 포인트 하락한 2.35%를 기록했다. 채권 금리는 사려는 사람이 많을수록 내려가는데 금리 하락은 곧 국채 가격의 상승을 의미한다. 시장에서는 금을 제외하고 미 국채를 대체할 안전 자산을 찾기 어렵기 때문에 국채의 인기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본과 유럽, 중동 등 미 국채를 다량 보유한 나라들도 변함 없는 신뢰를 보여주고 있다. 국내 채권 금리도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6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 갔다. 이날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3.57%로 전날보다 0.03%포인트 하락했다. 외국인 매도세로 연일 폭락 중인 주식시장과 대비되는 모양새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20일 TV 하이라이트]

    ●6시 내고향 20주년 특별생방송(KBS1 오후 5시 20분) 안방에 고향의 풍경과 넉넉한 인심을 전달해 온 농어촌 프로그램 ‘6시 내고향’이 20주년을 맞았다. 그동안 전국 지역국을 연결하여 각 지방의 특산물이나 볼거리 등을 소개해 왔다. 20주년을 맞아 우리 고향의 추억을 돌아보고, 고향의 내일을 생각하는 이벤트로 스무살 생일잔치를 시청자들과 함께 하고자 한다. ●VJ특공대(KBS2 밤 9시 55분) 400여개의 금은방이 몰려있는 두바이 금시장 골드수크. 금 사재기를 하는 인도 갑부들과 전 세계 여행객들로 연일 호황이다. 세계 최대 크기를 자랑하는 63㎏ 금반지와 수억원 대의 초호화 귀금속만 취급한다는 로열패밀리 전용가게는 물론이고, 세면대·휴지통·문고리·천장까지 모두 금으로 만들어졌다는 황금 호텔도 최초로 공개된다. ●남자를 믿었네(MBC 밤 8시 15분) 경주와 강우의 사이를 알게 된 남기는 집에 들어오지 않고, 술을 마시며 방황한다. 진헌 어머니는 인희의 도움 없이 진헌과 현수의 도움만으로 제사를 준비하고, 장보기가 막막한 현수는 경미에게 도움을 청한다. 한편 화경과 만난 남기는 강우와 경주의 일을 캐묻고 뒤이어 등장한 강우와 경주의 모습에 자리를 박차고 나가는데…. ●당신이 궁금한 이야기(SBS 밤 8시 50분) 지난 5월, 충북 청주의 한 편도 3차선 도로에서 ‘이상한’ 뺑소니 사고가 발생했다. 흰색 차량 한 대가 시속 80㎞ 속도로 약 200m를 내달려 벽으로 돌진한 것이다. 그런데 문제의 운전자, 전날의 사고도 전혀 기억에 없다는데…. 마치 단기 기억상실증에 걸린 사람처럼 자신이 한 행동을 기억하지 못하는 남자를 만나 본다. ●인생 후반전(EBS 밤 10시 40분) 서편제 길과 진도아리랑 길로 더욱 유명한 슬로시티 전남 청산도. 그곳에는 선착장에서 내린 관광객들에게 긴 머리 휘날리며 청산도를 알리는 생태문화해설가 김성호씨가 있다. 펜션을 방문하고 가는 손님들이 청산도가 참 좋다고 얘기할 때 보람을 느낀다는 그의 고향 예찬을 ‘인생 후반전’에서 만나 본다. ●콘서트 울림(OBS 밤 10시) OBS의 ‘콘서트 울림’은 장르와 세대의 벽을 허물고 음악 본연의 울림을 시청자에게 전해 온 라이브 음악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에 ‘하림, 집시 앤 피쉬 오케스트라’가 출연한다. 자유로운 영혼을 노래하는 하림과 집시의 뜨거운 열정을 연주하는 집시 앤 피쉬의 감성, 그리고 월드뮤직의 흥겨운 시간을 가져 본다.
  • [英 윌리엄 왕자-케이트 미들턴 웨딩마치] 천상의 어머니 핑크빛 금반지에 로열키스

    [英 윌리엄 왕자-케이트 미들턴 웨딩마치] 천상의 어머니 핑크빛 금반지에 로열키스

    ‘웨이티 케이티’(기다리는 케이티)의 기다림은 끝났다. 영국 왕실이 350년 만에 맞은 평민 신부 케이트 미들턴이 21세기 신데렐라로 탄생하는 순간, 전 세계가 숨을 죽였다. 1997년 다이애나비의 장례식으로 무거운 침묵에 휩싸였던 웨스트민스터 대성당은 14년 뒤인 29일(현지시간) 아들 윌리엄 왕자가 오랜 연인을 신부로 맞아들이는 축제의 장으로 변했다. “친구가 되어 줄 수 있는 사람과 결혼해야 한다.”고 아들에게 당부했던 다이애나비의 소원이 이뤄진 순간이었다. 이날 결혼식에서 두 번째 울려퍼진 성가 ‘주여, 나를 인도하소서, 오, 당신은 나의 위대한 구세주’는 다이애나비의 장례식 때 나왔던 곡이다. 영국 언론들이 “엄마(mom)가 자랑스러워할 것”이라는 제목을 뽑아냈듯, 윌리엄 왕자의 결혼식에 등장한 반지, 마차 등을 보며 세계인들은 다이애나비를 함께 추억했다. ●웨스트민스터, 슬픔의 장소에서 축제의 장소로 왕실 가족이 등장할 때마다 터져나온 관중들의 함성은 오전 11시 얼굴 가득 미소를 띤 미들턴과 아버지 마이클이 탄 롤스로이스 팬텀Ⅵ가 웨스트민스터 대성당 입구로 미끄러져 들어오자 극에 달했다. 시할머니인 엘리자베스 2세의 다이아몬드 티아라를 쓴 신부의 미소는 베일 속에서 환하게 빛났다. 은방울꽃, 수염패랭이꽃 등으로 꾸며진 소담한 부케가 그의 손에 꼭 쥐여져 있었다. 초 단위로 짜인 결혼식은 세인트제임스궁이 발표한 것처럼 철저히 영국 왕실 전통을 엄수하며 진행됐다. 영국 성공회 수장 로언 윌리엄스 대주교 아래 나란히 서서 윌리엄이 미들턴의 손에 핑크빛이 도는 웨일스산 금반지를 끼워 주면서 평생을 약속했다. 이 반지는 엘리자베스 여왕 모후의 1923년 결혼식에 이어 1981년 다이애나비의 결혼식에 쓰였던 금반지로 만든 것으로 다이애나비가 아들에게 물려준 유품이다. 50개국 정상을 포함해 팝 스타와 외국 왕족 등 1900여명의 하객들이 결혼 서약의 증인이 되어 줬다. 75분간의 예식을 마치고 왕자비가 된 미들턴은 윌리엄 왕자와 함께 웨스트민스터 대성당에서 버킹엄궁까지 런던의 주요 명소를 두루 거치는 퍼레이드에 나섰다. 세기의 결혼식을 방해하지 않으려는 듯, 소나기에 천둥까지 예고됐던 이날 날씨는 거짓말처럼 맑게 갰다. 이들이 탄 마차는 30년 전 찰스 왕세자와 다이애나비가 결혼식 퍼레이드 때 탔던 것으로, 1902년 제작된 ‘스테이트 랜도’다. 이날 런던은 유니언잭(영국 국기)이 일렁이는 거대한 바다로 돌변했다. 특히 버킹엄궁 발코니에서 펼쳐질 새 왕실 부부의 키스 장면을 놓치지 않기 위해 수십만명에 이르는 군중의 물결이 더 몰 거리를 따라 버킹엄궁으로 향하는 진풍경이 빚어졌다. 오후 1시 25분. 버킹엄궁 발코니에 등장해 대규모 인파를 목격한 미들턴의 첫마디는 ‘와우’(wow)였다. 이제 캠브리지 공작부인이 된 아내와 두 차례의 짧은 키스를 나눈 윌리엄 왕자의 볼이 발갛게 달아오르자 군중의 함성은 더욱 커졌다. 이제 버킹엄궁에 신·구세대 왕실 가족이 나란히 자리하게 된 것처럼, 2차 대전 당시 위용을 떨쳤던 구세대 전투기인 랭커스터 폭격기와 스핏파이어, 신세대 전투기인 타이푼, 토네이도 등이 차례로 런던 상공을 가로지르며 분열식을 펼쳤다. 1923년부터 시작된 왕가 결혼식의 전통이다. ●영국 육군 제복으로 전우애 드러낸 윌리엄 윌리엄 왕자는 네이비 블루의 공군 정복 대신 육군의 진홍빛 코트 제복을 결혼식 예복으로 입은 모습을 드러냈다. 이 제복은 아프가니스탄전에 참가하고 있는 영국 육군 ‘아이리시 가드’ 보병연대 명예 대령 계급의 복장으로, 지난해 아프간전 참전 도중 숨진 전우 3명을 기리는 전우애가 담겨 있다고 AFP 등 외신이 보도했다. 이날 런던은 온통 유니언잭(영국 국기)의 물결로 일렁였다. 도심의 주요 명소마다 결혼식을 눈앞에서 지켜보려는 ‘노숙 관광객’이 수천명이 몰려들어 ‘국제 캠핑장’을 방불케 했다. 영국 전역 5500여곳에서 왕실 결혼을 축하하는 흥겨운 거리 축제가 벌어진 가운데, 1600여명의 육·해·공군과 5000여명의 정복 및 사복 경찰이 도심 곳곳에 배치돼 삼엄한 경계를 이어갔다. ‘짝퉁 신부’들도 등장했다. 윌리엄 왕자의 열성 여성 팬들은 미들턴이 약혼식 발표 당시 입고 나와 화제가 됐던 ‘로열블루 원피스’나 웨딩드레스를 입고 거리로 몰려나와 웃음을 자아냈다. ●언론 “경제에 눈 돌려라” 쓴소리도 영국 언론들은 역사적인 왕실 결혼에 대해 여러 평가를 쏟아냈다. 텔레그래프는 “새 부부의 관계는 영국 왕실 가족이 먼 길을 여행해 왔다는 증거”라면서 “오늘 일어난 사건은 영국과 영국 왕족의 새로운 역사를 쓴 것”이라고 전했다. 더타임스도 왕실 결혼을 가리켜 “영국 군주 정치에는 새 시대를, 버킹엄궁과 국민들 사이에는 새로운 관계를 열었다.”고 평가했다. 나라의 암울한 경제 상태에 눈을 돌려야 한다는 쓴소리도 잊지 않았다. 가디언은 사설을 통해 “수백만 영국 국민에게는 힘든 시기”라면서 “새 왕자비를 미친 듯이 숭배할 때가 아니다. 현실의 세계로 다시 들어서야 한다.”고 꼬집었다. 정서린·유대근기자 rin@seoul.co.kr
  • [나와 통일] (9) 현정화 前 탁구국가 대표팀 감독

    [나와 통일] (9) 현정화 前 탁구국가 대표팀 감독

    1991년 4월 29일 남북한 7000만명의 시선이 지름 40㎜짜리 흰색 공 하나에 집중됐다. 일본 지바에서 열린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 남북단일팀 ‘코리아’로 출전한 리분희·유순복(이상 북한), 현정화팀의 여성단체전 결승전. 3시간 40분에 걸친 숨막히는 접전 끝에 우승 금메달을 따낸 이 시합은 아직도 탁구사(史)의 명승부로 꼽힌다. 20년이 지난 2011년 그날의 감동과 선수들의 우정을 영화로 제작한다. 영화 ‘코리아’의 시나리오 작업부터 출연배우들의 연기지도까지 애정을 아끼지 않고 있는 현정화 당시 국가대표 선수를 만났다. 그는 금메달을 땄을 때 “아, 우리가 작은 통일을 이뤘구나.”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영화배우 하지원이 본인 역을 맡는다고 했을 때 기분이 어땠나. -하지원씨는 내가 추천했다. 시크릿 가든이 막 끝날 때쯤이었는데, 하지원씨의 연기가 마음에 들었었고, 주변에서도 “너랑 닮은 것 같다.”고 했다(웃음). 리분희 역할은 배두나씨다. →영화에서 새로 드러나는 에피소드가 있나. -영화에는 연애 에피소드가 추가됐다. 북한 남자선수와 남한 여자선수의 애정전선이 형성되지만, 대회가 끝나면서 남북으로 갈라진다. 그러나 실제로 그런 일은 없었다. →벌써 20년 전 일인데 영화로 만든다고 하니까 감회가 새로울 것 같다. -당시 영상을 다시 봤다. 경기하던 장면, 리분희 선수와 만났을 때와 헤어지던 모습 등을 다시 보니까 가슴이 울컥했다. 불현듯 리분희 선수도 보고 싶고. →리분희 선수를 마지막으로 본 게 언제인가. -1993년 국제대회에서 보고 못봤다. 최근에 듣기로는 2010 광저우 장애인 아시안게임에 왔다고 한다. 장애인 스포츠 지도자 활동을 할 것 같다는 얘기를 들었다. 자녀가 뇌성마비여서 이쪽으로 더 관심을 가졌다고 들었다. →리분희 선수를 만나면 하고 싶은 얘기는. -세월이 20년이나 흘렀고 너무 많은 변화가 있었다. 각자 결혼을 했고, 아이들도 낳았고, 지도자를 했다. 다시 만나면 수많은 얘기를 쏟아놓을 것 같다. 도움을 줄 수 있는 게 있는지 물어보고 도와주고 싶다. →리분희 선수와 원래 친했나. -1986년 국제대회에서 처음 만났다. 워낙 라이벌이었지만 내가 언니라고 부르며 따랐다. 만날 때 카세트테이프나 한국 드라마 테이프를 건네주곤 했다. 한국이 어떻게 사는지, 가요, 드라마에 관심이 많았다. 돈은 얼마나 버는지도 궁금해 했다. 당시에도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영화 ‘코리아’는 남북 단일팀의 합숙기간 30일, 시합 16일 등 총 46일간의 기록이다. 남북한 선수들은 46일 동안 함께 생활하면서 때로는 동료로 때로는 형제, 자매처럼 살가운 시간들을 보냈다. 긴 시간 함께 지내면서 에피소드도 많았을 것 같다. -사실 여자 선수들은 드라마틱한 에피소드가 없었다. 각자 방에 찾아가서 놀고 수다를 많이 떨었다. 이십대 초반의 여자들이다 보니 남자 친구가 공통의 화제가 됐다(웃음). 리분희 선수는 동료선수인 김성희와 사귀고 있는데 결혼할 거라고 했고, 나는 김성만 선수와 결혼할 거라고 했다. 둘만 아는 비밀이었다. 마지막 날에 엄마가 챙겨주신 반지를 줬다. 내 이름이랑 리분희 선수 이름이 쓰여진 한 돈짜리 금반지다. 영화에서는 내가 끼고 있던 반지를 주는 것으로 나온다. →일본에서의 합숙생활은 어땠나. -일본은 매우 미묘한 곳이다. 우리 덕분에 처음으로 민단과 조총련이 만났다고 했다. 우리가 일본의 여러 지역을 돌아다니면서 합숙을 했는데 지역마다 민단과 조총련이 환영회, 환송회를 열어주었다. 헤어질 때는 늘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불렀다. →가장 긴장했던 순간은 언제인가? -중국과의 결승전 게임스코어 2대2였다. 경기 전에 유순복 선수한테 가오쥔을 이길 자신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자신이 없다고 했다. 그래서 ‘아, 이젠 졌구나.’라고 생각했는데, 유순복 선수가 1세트를 19점으로 이기고 2세트에서도 21대 19로 아슬아슬하게 이겼다. →이겼을 때 기분은 어땠나. -이번에 영상을 보니 탁구 테이블 하나에 쏠린 관중석의 눈들이 보이더라. 한꺼번에 환호하고, 이긴 순간 기자들이 확 뛰쳐 나오는 것도 보였다. 감회가 새로웠다. 그땐 너무 많이 울어서 또렷하게 기억이 난다. 경기하면서 한번도 운 적이 없었는데 그때는 가슴에서 뭔가 뜨거운 것이 치밀어 오르는 것이 느껴졌다. →왜 그렇게 울었나. -내가 경기를 끝냈으면 그렇게 안 운다. 여러 가지 복합적인 게 있었던 것 같다. 남북한 7000만 동포가 지켜보고 있었고, 기자들이나 단장님, 남북 관계자들이 그런 사실을 많이 주입시켰었다. 특이한 상황이기 때문에 ‘우리가 해냈구나!’ 그런 느낌이었다. →시상식 때 아리랑이 나왔는데 기분이 어땠나. -아리랑이 사실은 가락이 매우 슬픈 노래다. 희비가 교차했다. 기쁘다기보다는 슬프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게 끝나면 우리는 헤어질 것이고 단일팀은 연속적으로 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았다. 약간 미묘한 감정이 있었다(당시 남북 합의 하에 국기는 흰 바탕에 파란색 한반도가 그려진 ‘한반도기’, 국가는 ‘아리랑’을 연주하기로 합의했다). →당시 보도를 보면 ‘하나된 남북이 세계 정상에 섰다.’고 대서 특필을 했다. -그 시합을 계기로 남북한 스포츠 교류가 활발하게 이뤄질 거라고 기대했다. 정말로 ‘아, 통일이 되는구나.’ 했다. 그러나 남북 청소년 축구 단일팀이 단 한번 이뤄진 후 그 다음부터는 교류가 없었다. 나중에서야 정치적으로 반짝했던 이벤트였구나 생각했다. 나중에 리분희 선수를 다시 남북한 선수로 만났다. 나는 태극기, 그쪽은 인공기를 달았다. 나는 남북 단일팀 당사자였기 때문에 당시에 우리가 하나라는 것을 느꼈었다. 그런데 다시 적으로 맞붙게 되니까 기분이 미묘했다. 나는 남북 분단을 몸으로 느낀 것이나 다름없다. 우리 아이들한테는 그런 고통을 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치적인 이벤트를 할 바에야 차라리 단일팀 같은 거 하지 말고 각자 국가를 인정하고 사는 게 낫다는 마음이 굳혀졌다. →아이들한테도 그런 얘기 하나. -우리 딸이 11살인데 이런 얘기는 잘 모른다. 이번에 영화가 나오면 통일에 대한 교육이 자연스럽게 이뤄지기를 내심 기대하고 있다. 젊은 세대는 통일을 잊고 사는 세대 아닌가. 나는 통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 세대지만 아이들 세대는 나름의 인생계획이 있고, 그 삶을 방해받고 싶어하지 않아 하는 세대다. 누구를 도와주고 끌고 가겠다는 생각이 부족하다. 그런 생각을 하게 해주는 영화였으면 좋겠다. 그건 영화사도 마찬가지다. →영화 제작은 어떤 계기로 하게 됐나. -1년 전쯤 감독님한테 영화 얘기를 들었다. 이 소재를 가지고 영화를 만든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매우 감사했다. 전쟁영화를 만들 수도 있지만 직접적인 아픔을 주는 것이고 문화적인 소재는 간접적이지만 더 깊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 것 같다. →영화에 어떻게 참여하고 있나. -시나리오 작업에 참여했고, 남북 선수로 나오는 20명에게 매일 3시간씩 탁구를 가르치고 있다. 앞으로도 탁구 장면을 찍을 때 디테일한 기술적인 면 등 모든 것들을 가르쳐 줄 예정이다. →통일이 되기를 바라나. -나는 사실 반반이다. 원하는 것도 있고 그냥 ‘안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있다. 북한 사람들을 생각하면 무조건 도와줘야 한다고는 생각한다. 그러나 정치적으로 통일이 되는 것은 어려울 것 같다. 장기적으로는 준비를 해서 통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더 나빠져서 손을 댈 수 없는 상황이 되기 전에 도와줘야 한다. 정말로 손을 떼어버리는 상태까지 가면 안 되지 않나. →통일에 기여하고 싶은 꿈이 있다면. -스포츠만큼 (남북 간)물꼬를 트기에 좋은 게 없다. 정치적 배경 없이 순수하게 교류하고, 남북을 오가면서 시합을 하다 보면 종목도 늘어나고 자연스럽게 대화가 되지 않겠나. 스포츠도 이제는 마케팅이다. 관심 있는 기업도 생기고, 북한을 도울 수 있는 길도 생긴다. 북한 친구들은 실력은 있는데 돈이 없어 대회에 못 나온다. 차비가 없어 스무 시간 넘게 차를 타고 중국 대회밖에 못 나가고 있다. 도움을 줄 수 있는 상황이 되면 무조건 돕겠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현정화 “1991년 세계탁구 金 따고 작은 통일 느껴”

    현정화 “1991년 세계탁구 金 따고 작은 통일 느껴”

    1991년 4월 29일 남북한 7000만명의 시선이 지름 40㎜짜리 흰색 공 하나에 집중됐다. 일본 치바에서 열린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 남북단일팀 ‘코리아’로 출전한 리분희·유순복(이상 북한), 현정화팀의 여성단체전 결승전. 3시간40분에 걸친 숨막히는 접전 끝에 우승 금메달을 따낸 이 시합은 아직도 탁구사(史)의 명승부로 꼽힌다. 20년이 지난 2011년 그날의 감동과 선수들의 우정을 영화로 제작한다. 영화 ‘코리아’의 시나리오 작업부터 출연배우들의 연기지도까지 애정을 아끼지 않고 있는 현정화 당시 국가대표를 만났다. 그는 금메달을 땄을 때 “아, 우리가 작은 통일을 이뤘구나.”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영화배우 하지원이 본인 역을 맡는다고 했을 때 기분이 어땠나? -하지원씨는 내가 추천했다. 시크릿 가든이 막 끝날 때쯤이었는데, 하지원씨의 연기가 마음에 들었었고, 주변에서도 “너랑 닮은 것 같다.”고 했다.(웃음) 리분희 역할은 배두나씨다.   이번 영화에서 새로 드러나는 에피소드가 있나? -영화에는 연애 에피소드가 추가됐다. 북한 남자선수와 남한 여자선수가 애정전선이 형성되지만, 대회가 끝나면서 남북으로 갈라진다. 그러나 실제로 그런 일은 없었다.   벌써 20년전 일인데 영화로 만든다고 하니까 감회가 새로울 것 같다. -당시 영상을 다시 보게 됐다. 경기하던 장면, 리분희 선수와 만났을 때, 헤어지던 모습 등을 다시 보니까 가슴이 울컥했다. 불현듯 리분희 선수도 보고싶고.   리분희 선수를 마지막으로 본 게 언제인가? -1993년 국제대회에서 보고 못봤다. 최근에 듣기로는 2010 광저우 장애인 아시안게임에 왔다고 한다. 장애인 스포츠 지도자 활동을 할 것 같다는 얘기를 들었다. 자녀가 뇌성마비여서 이쪽으로 더 관심을 가졌다고 들었다.   리분희 선수를 만나면 어떤 얘기를 하고 싶은가? -세월이 20년이나 흘렀고 너무 많은 변화가 있었다. 각자 결혼을 했고, 아이들도 낳았고, 지도자를 했다. 다시 만나면 수많은 얘기를 쏟아놓을 것 같다. 도움을 줄 수 있는 게 있는지 물어보고 도와주고 싶다.   리분희 선수와 원래 친했나? -1986년 국제대회에서 처음 만났다. 워낙 라이벌이었지만 내가 언니라고 부르며 따랐다. 만날 때 카세트 테이프나 한국 드라마 테이프를 건네주곤 했다. 한국이 어떻게 사는지, 가요, 드라마에 관심이 많았다. 돈은 얼마나 버는지도 궁금해 했다. 당시에도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영화 ‘코리아’는 남북 단일팀의 합숙기간 30일, 시합 16일 등 총 46일간의 기록이다. 남북한 선수들은 46일 동안 함께 생활하면서 때로는 동료로 때로는 형제, 자매처럼 살가운 시간들을 보냈다. 긴 시간 함께 지내면서 에피소드도 많았을 것 같다. -사실 여자 선수들은 드라마틱한 에피소드가 없었다. 각자 방에 찾아가서 놀고 수다를 많이 떨었다. 이십대 초반의 여자들이다보니 남자 친구가 공통의 화제가 됐다.(웃음) 리분희 선수는 동료선수인 김성희와 사귀고 있는데 결혼할 거라고 했고, 나는 김성만 선수와 결혼할거라고 했다. 둘 만 아는 비밀이었다. 마지막 날에 엄마가 챙겨주신 반지를 줬다. 내 이름이랑 리분희 선수 이름이 쓰여진 한 돈 짜리 금반지다. 영화에서는 내가 끼고 있던 반지를 주는 것으로 나온다.   일본에서 합숙생활은 어땠나? -일본이 매우 미묘한 곳이다. 우리 덕분에 처음으로 민단과 조총련이 만났다고 한다. 우리가 일본의 여러 지역을 돌아다니면서 합숙을 했는데 지역마다 민단과 조총련이 환영회, 환송회를 열어주었다. 헤어질 때는 늘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불렀다. 학생들이 한반도기 모양의 수를 놓아서 가져오거나 한반도 모양의 떡을 만들어 가져오면 잘라서 먹고 웃고 좋아했던 기억이 난다. 1991년 2월 12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체육회담에서 남북단일팀을 구성하기로 했다. 분단 후 46년만에 처음이었다.   당시 탁구 단일팀이 어떻게 구성됐나? -어떻게 구성하게 됐는지 그 배경은 모른다. 통일부에서 주선해서 급하게 진전된 것으로 알고 있다. 아마 스포츠 교류를 통해 물꼬를 트려고 했던 것 같다.   가장 긴장했던 순간은 언제인가? -중국과의 결승전 게임스코어 2대2였다. 마지막 게임에서 유순복 선수가 가오준 선수를 이길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경기 전에 유순복 선수한테 가오준을 이길 자신이 있냐고 물었더니 자신이 없다고 했다. 그래서 ‘아, 이젠 졌구나.’라고 생각했는데, 유순복 선수가 1세트를 19점으로 이기고 2세트에서도 21대 19로 아슬아슬하게 이겼다. 얼마나 가슴이 조마조마했는지 모른다.   이겼을 때 기분은 어땠나? -이번에 영상을 보니 탁구 테이블 하나에 쏠린 관중석의 눈들이 보이더라. 한꺼번에 환호하고, 이긴 순간 기자들이 확 뛰쳐 나오는 것도 보였다. 감회가 새로웠다. 그 땐 너무 많이 울어서 또렷하게 기억이 난다. 경기하면서 한번도 운 적이 없었는데 그 때는 가슴에서 뭔가 뜨거운 것이 치밀어 오르는 것이 느껴졌다.   왜 그렇게 울었나? -내가 경기를 끝냈으면 그렇게 안 운다. 여러가지 복합적인 게 있었던 것 같다. 남북한 7000만 동포가 지켜보고 있었고, 기자들이나 단장님, 남북 관계자들이 그런 사실을 많이 주입시켰었다. 특이한 상황이기 때문에 더 잘해야 하는구나라고 생각했는데, “우리가 해냈구나!” 그런 느낌이었다.   시상식 때 아리랑이 나왔는데 기분이 어땠나? -아리랑이 사실은 가락이 매우 슬픈 노래다. 희비가 교차했다. 기쁘다기 보다는 슬프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게 끝나면 우리는 헤어질 것이고 단일팀은 연속적으로 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았다. 약간 미묘한 감정이 있었다. (당시 남북 합의 하에 국기는 흰 바탕에 파란색 한반도가 그려진 ‘한반도기’, 국가는 ‘아리랑’을 연주하기로 합의했다.)   당시 보도를 보면 ‘하나된 남북이 세계 정상에 섰다.’고 대서 특필을 했다. -그 시합을 계기로 남북한 스포츠 교류가 활발하게 이뤄질 거라고 기대했다. 정말로 “아, 통일이 되는구나.” 했다. 그러나 남북 청소년 축구 단일팀이 단 한번 이뤄진 후 그 다음 부터는 교류가 없었다. 나중에서야 정치적으로 반짝했던 이벤트였구나 생각했다. 나중에 리분희 선수를 다시 남북간 선수로 만났다. 나는 태극기, 그쪽은 인공기를 달았다. 나는 남북 단일팀 했던 당사자였기 때문에 당시에 우리가 하나라는것을 느꼈었다. 그런데 다시 적으로 맞붙게 되니까 기분이 미묘했다. 나는 남북 분단을 몸으로 느낀 것이나 다름없다. 우리 아이들한테는 그런 고통을 주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치적인 이벤트를 할 바에야 차라리 단일팀 같은 거 하지 말고 각자 국가를 인정하고 사는 게 낫다고 마음이 굳혀졌다.   아이들한테도 그런얘기 하나? -우리 딸이 11살인데 이런 얘기는 잘 모른다. 이번에 영화가 나오면 통일에 대한 교육이 자연스럽게 이뤄지기를 내심 기대하고 있다. 젊은 세대는 통일을 잊고 사는 세대 아닌가. 나는 통일을 해야한다고 생각한 세대지만 아이들 세대는 나름의 인생계획이 있고, 그 삶을 방해받고 싶어하지 않아 하는 세대다. 누구를 도와주고 끌고가겠다는 생각이 부족하다. 그런 생각을 가르쳐주는 영화였으면 좋겠다. 그건 영화사도 마찬가지다.   영화 제작은 어떤 계기로 하게 됐나? -1년전쯤 감독님한테 영화 얘기를 들었다. 이 소재를 가지고 영화를 만든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매우 감사했다. 전쟁영화를 만들 수도 있지만 직접적인 아픔을 주는 것이고 문화적인 소재는 간접적이지만 더 깊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 것 같다.   영화에 어떻게 참여하고 있나? -시나리오 작업에 참여했고, 남북한 선수로 나오는 20명에게 매일 3시간씩 탁구를 가르치고 있다. 앞으로도 탁구 장면을 찍을 때 디테일한 기술적인 것 모든 것들을 가르쳐 줄 예정이다. 하지원씨가 운동신경이 좋아서 자세도 좋고 잘 따라온다. 당시 촌스러웠던 내 커트머리를 그대로 했다.(웃음)   통일이 되기를 바라나? -나는 사실 반반이다. 원하는 것도 있고 그냥 ‘안했음 좋겠다.’는 생각도 있다. 북한 사람들을 생각하면 무조건 도와줘야 한다고는 생각한다. 그러나 정치적으로 통일이 되는 것은 어려울 것 같다. 장기적으로는 준비를 해서 통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더 나빠져서 손을 댈 수 없는 상황이 되기 전에 도와줘야 한다. 정말로 손을 떼어버리는 상태까지 가면 안되지 않나.   스포츠인으로서 통일에 기여하고 싶은 꿈이 있다면? -스포츠만큼 (남북간)물꼬를 트기에 좋은 게 없다. 정치적 배경없이 순수하게 교류하고, 남북을 오가면서 시합을 하다보면 종목도 늘어나고 자연스럽게 대화가 되지 않겠나. 스포츠도 이제는 마케팅이다. 관심있는 기업도 생기고, 북한을 도울 수 있는 길도 생긴다. 북한 친구들은 실력은 있는데 돈이 없어 대회에 못나온다. 차비가 없어 스무시간 넘게 차를 타고 중국 대회 밖에 못나가고 있다. 도움을 줄 수 있는 상황이 되면 무조건 돕겠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성폭행 후 빼앗은 휴대전화 반환은 강도죄?… 엇갈린 판결

    성폭행 전에 피해자의 휴대전화와 반지를 빼앗았다가 성폭행 후 돌려줬다면 강도죄가 성립할까. 절도죄로 징역 1년 6개월을 복역하고 2009년 11월 출소한 장모(27)씨는 지난해 2월 인천에서 밤늦게 귀가하던 A(22·여)씨를 인근 공원 벤치로 끌고 갔다. A씨의 90만원짜리 스마트폰이 계속 울리자 장씨는 이를 빼앗아 품속에 넣었다. 끼고 있던 금반지도 강제로 빼려다 A씨가 직접 빼서 건네주자 이를 바지 주머니에 넣었다. 이후 장씨는 A씨를 성폭행하고 휴대전화를 수건으로 닦아 돌려줬다. 금반지도 함께 돌려준 장씨는 곧 현장을 떠났다. A씨는 모멸감과 충격 때문에 정신과 상담을 받는 등 후유증에 시달려야 했다. 이후 장씨는 검찰에서 “성폭행한 것은 사실이지만 휴대폰은 손도 대지 않았다.”고 진술했고, 법정에서도 “금반지와 휴대폰을 뺏었는지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1심 재판부는 강도죄를 무죄로 판단, 강간죄만 적용해 징역 4년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강도죄가 성립하려면 남의 물건을 불법적으로 처분하거나 이용하려는 의사가 있어야 하는데, 장씨는 A씨가 휴대폰과 반지를 돌려달라고 하지 않았는데도 돌려줬다.”면서 “강도죄 성립에 필요한 의사가 있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부족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강도죄를 유죄로 인정, 원심보다 높은 징역 6년형을 선고했다. 서울고법 형사11부(부장 강형주)는 “불법적으로 처분하거나 이용하려는 의사를 피고인이 부인하는 경우 정황 사실을 참고해야 한다.”면서 “여러 증거에 따르면 장씨가 휴대폰과 금반지를 뺏을 당시 불법적인 의사가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장씨가 휴대폰과 금반지를 뺏은 이유나 목적에 대해 아무런 설명을 하지 않고 있고 ▲피해자에게 “내가 돈이나 바라고 그러는 거냐.”라고 한 말은 과장된 언사이거나 강간의 목적을 드러내는 말이며 ▲스스로 돌려준 것도 범죄 발각이나 처벌에 대한 두려움에서 한 행동이며 ▲상습 절도로 집행유예 1회, 실형 2회를 선고받은 전과가 있어 절도의 습관이 인정된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장씨는 판결에 불복해 상고했다. 이제 최종 판단은 대법원의 몫이 됐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2월 물가 4.5%↑ 27개월만에 최고

    2월 소비자 물가가 4.5% 오르면서 2년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가는 12.8% 급등했고, 농·축·수산물 등 신선식품지수는 25.2% 뛰었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2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소비자 물가는 지난해 2월보다 4.5% 상승해 2008년 11월(4.5%) 이후 가장 높았다. 전월 대비 0.8% 올랐다. 흔히 장바구니 물가로 불리는 생활물가지수는 지난해 2월보다 5.2% 올라 2008년 9월(5.5%) 이후 가장 높았다. 이외에도 생선·채소·과실류 등 신선식품 지수는 지난해 2월에 비해 25.2% 상승했다. 부문별로 농·축·수산물이 17.7% 급등했고, 공업제품도 석유류(12.8%)의 상승세에 따라 5% 올랐다. 품목별로 농·축·수산물 중에서 배추(94.6%), 파(89.7%), 마늘(78.1%), 고등어(44.6%), 돼지고기(35.1%) 등의 상승률이 높았다. 공업제품은 금반지가 19.9% 올랐고, 등유(19.3%), 경유(14.6%), 휘발유(11.1%) 등이 크게 올랐다. 전세(3.1%)와 월세(1.9%)도 상승세였으며 특히 전세 상승률은 2004년 2월(3.3%) 이후 7년 만에 가장 높았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고삐 풀린 물가 설 이후 잡힐까

    고삐 풀린 물가 설 이후 잡힐까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3개월 만에 4%대로 복귀했고 구제역과 이상 기온의 여파로 농수산물 등 신선식품 지수는 30.2%나 급등했다. 정부의 전방위 물가안정대책이 단기적인 효력은 발휘하지 못한 셈이다. 정부는 설 수요가 없어지고 물가대책이 본격적으로 효력을 발휘하는 2분기부터는 물가 상승이 3%대로 둔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경기호전기에 물가상승에 대한 심리적 확산을 막지 못하면 올해 3% 수준의 물가 안정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통계청은 올 1월 소비자물가가 지난해 1월에 비해 4.1% 상승했다고 1일 밝혔다. 지난해 10월 물가 상승률 4.1%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전월과 비교해도 0.9% 올라 2개월 연속 증가세다. 식료품 등 생활물가지수도 지난해 1월보다 4.7% 올랐다. 특히 유래 없는 한파를 겪으면서 신선식품 지수는 지난해 1월 대비 30.2%나 급등했다. 배추와 파는 각각 151.7%, 108.2% 폭등했고, 무(84.9%), 마늘(82.3%), 고등어(63.6%), 사과(43.1%), 토마토(31.1%), 콩(58.0%) 등도 크게 올랐다. 돼지고기(11.7%)는 구제역의 여파로 가격이 상승했다. 부문별로는 농산물(24.4%)과 수산물(13.7%)의 가격이 뛰어 올라 농축수산물이 17.5% 올랐고 공업제품은 4.3% 상승했다. 서비스 부문은 2.2%, 공공서비스는 1.1%, 개인서비스와 집세는 각각 2.6%의 상승률을 보였다. 공업제품 중에서는 국제 금값 급등에 따라 금반지가 21% 올랐고 국제에너지가격 오름세에 따라 등유(15.3%), 자동차용 LPG(11.7%), 경유(11.4%), 휘발유(9.6%) 등도 상승세를 보였다. 전세(3.0%)와 월세(1.6%)는 비수기임에도 상승세를 보였다. 반면 이동전화통화료(-3.1%)와 국산 쇠고기(-6.4%) 등은 하락했다. 윤종원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한파, 구제역, 국제유가 상승 등 공급 쪽의 충격이 예상보다 컸다.”면서 “올해 1분기까지는 농산물 가격이 안정되기 어려우며 4월 이후 공급 부분의 요인들이 해소되면서 물가가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신선식품 물가는 당분간 고공비행을 할 것으로 보인다. 배추는 겨울배추의 작황부진으로 3월 이후 수급이 불안한 상황이다. 고등어의 경우 지난해 할당관세로 수입한 1만t이 시판하기 어려울 정도로 품질이 낮고 어획량도 계속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집트 사태로 인한 국제 유가 상승과 곡물가 급등, 중국의 물가 상승 등 대외변수도 국내 물가 상승세를 부추길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결국 상반기에 물가상승 심리의 확산을 막는 것이 관건이 될 것”이라면서 “하반기에 국내 유가 인하, 농산물 계약재배면적 증대 등의 정책들이 실효를 거두면서 하반기 물가를 2%대에 묶으면 연중 3% 수준의 물가 안정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주·황비웅기자 kdlrudwn@seoul.co.kr
  • 금값폭등, 돌반지 金한돈 ‘20만원’↑…체감 가격 상승

    금값폭등, 돌반지 金한돈 ‘20만원’↑…체감 가격 상승

    국제 금값이 사상 최고치로 치솟으면서 ‘돌반지’ 가격이 20만원을 웃돌것으로 예고됐다. 갑작스런 체감 가격 상승에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현지시각으로 14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12월 인도분 금값은 전날보다 24.60달러(2%) 상승한 온스당 1271.70달러였다. 이는 2%가량 증가한 것으로 국제 금값 사상 최고 기록이다. 상승폭과 상승률로는 올 2월 16일 온스당 29.49달러, 2.70% 급등이후 최고. 은값 역시 2008년 3월 14일 이후 온스당 28센트, 1.4% 오른 20.43달러를 기록해 동반 급등했다. 다방면의 원인을 추적하는 가운데 현재 달러약세, 안전 자산 선호 추세, 미일금리차 축소기대, 유로존 경기둔화 우려의 영향 등이 폭등 이유로 지목되고 있다. 치솟는 금값에 따라 국내에는 ‘금떴다방’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금 매입업자가 저인망식 영업에 나서면서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성행하던 떴다방 시스템이 강북과 지방 대도시로 확산된것. 시간이 흐름에 따라 순금 한돈짜리 반지를 주던 돌반지 선물 풍토도 빛을 잃고 있다. 현재는 가격부담을 던 금 중량 4분의 1돈(0.93g) 반반 돈 금반지로 돌반지의 의미를 대시하는 것이 유행이다. 한편 국제 유가는 사흘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의 10월 인도분을 기준으로 봤을때 39센트(0.5%) 하락한 배럴당 76.80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사진 = 한국금거래소 서울신문NTN 전설 기자 legend@seoulntn.com ▶ ’키스커플’ 원빈-신민아, 사랑의 클라이맥스를 말하다▶ 이유진, ‘한살 연하’ 남친 공개프러포즈 성공…’10월 결혼’▶ ’영웅호걸’ 서인영 vs 가희, 오피스룩 대결…’섹시+당당’▶ 한예슬, ‘섹시 쇄골’ 한껏 드러내며 ‘아찔한 시선’▶ 아데노바이러스 유행…예방백신·치료제 따로 없어
  • 졸업반지 추억속으로…금값 폭등에 숙대 등 제작중단

    손마디에 남은 희미한 반지 자국을 허전하게 바라보던 한 여성이 모교에 전화를 걸었다. 숙명여대 홍보실이었다. “아끼던 졸업반지를 잃어버렸는데, 재학생들과 같이 주문할 수 있을까요?” “어떡하죠? 졸업반지 사업이 올해부터 중단됐는데요.” 안타깝다는 말이 돌아왔다. 학교 게시판에도 공문이 올라왔다. 입학 후 4년 동안 등록금에 포함돼 매년 2만~3만원씩 걷었던 졸업반지 비용을 환불해 준다는 내용이었다. 치솟는 금값에 여대에서 ‘졸업 반지’ 전통이 사라지고 있다. 숙명여대를 비롯해 서울여대 등은 2010학년도 졸업생을 마지막으로 반지 제작사업을 중단했다. 통상 여대생들은 졸업 기념으로 1돈쭝(3.75g)가량의 학교 로고가 박힌 금반지를 받는데, 금값 폭등에 못이겨 사업이 폐지된 것이다. 서울여대도 비용을 완납한 2006학번까지만 반지를 나눠주고, 내년부터는 졸업반지 제작을 접기로 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값 20%이상 뛴 22품목중 19개가 농수산물

    값 20%이상 뛴 22품목중 19개가 농수산물

    통계청이 소비자물가 지수 산정에 활용하는 489종의 상품 및 서비스 가운데 48개 품목의 가격이 지난 1년 동안 10% 이상 올랐다. 전체 물가 상승률이 2.6%였으니 10%가 올랐다는 것은 평균보다 얼추 4배쯤 더 뛰었다는 얘기다. ●48품목 평균 물가상승률의 4배 연간 20% 이상 오른 품목은 22개였다. 이 중 19개(86%)가 무, 배추, 토마토, 오징어 등 농수산물이었다. 여행 등 레저 관련 서비스의 전년 대비 가격도 큰 폭으로 올랐다. 학원수강료 등 고질적으로 가계경제의 발목을 잡아온 교육비 가격은 비교적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9일 서울신문이 지난해 7월부터 올 7월까지 품목별 소비자 물가 등락률을 분석한 결과 전체 489개의 66%인 322개 품목의 가격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 상승폭이 가장 큰 품목은 107.1%가 오른 무였다. 1000원짜리 무가 1년 새 2071원이 됐다는 얘기다. 마늘이 70.0%로 두번째였고 배추 61.5%, 부추 52.4%, 시금치 47.0% 순이었다. 오징어(27.8%), 조개(18.8%), 고등어(15.3%), 꽁치(15.1%), 갈치(11.4%), 명태(9.2%) 등 반찬용 해산물들의 가격 상승률도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20% 이상 오른 항목 중 농수산물이 아닌 것은 자동차용 LPG(30.1%)와 취사용 LPG(27.4%), 금반지(21.7%) 등 3가지뿐이었다. 자동차용 LPG와 취사용 LPG는 전년에 각각 29.3%와 23.1% 하락한 영향이 컸다. 지난해 7월에는 전년 대비 등락률(2008 7월~2009년 7월 비교)이 20% 이상인 품목이 27개였으며 이 중 농수산물의 비중은 17개(63%)에 불과했다. 올해 유난히 농산물 가격이 급등한 것은 봄철 저온현상에 따른 냉해와 재배면적 감소로 생산량이 크게 줄어든 탓이다. 해수 이상 저온 등으로 어획량도 급감했다. ●보습학원비 4.3%↑… 예년보다 상승 둔화 해마다 고공행진을 하며 부모들의 가슴을 답답하게 했던 교육비 가격은 상대적으로 안정된 흐름을 보였다. 보습학원비는 4.3% 올라 전체 평균을 웃돌았지만 2007년(5.9%), 2008년(6.7%)보다는 안정된 모습이었다. 2007, 2008년 각각 전년 대비 6.1% 상승했던 대입 단과학원비는 지난해 1.5%에 이어 올해에도 2.2% 올라 평균을 밑돌았다. 사립대(1.3%), 국공립대(0.9%), 전문대(0.7%) 등 대학 등록금과 가정학습지(0.0%), 학교보충학습비(0.7%) 등도 인상률이 미미했다. 교육계 관계자는 “사교육비 인상이 억제된 데는 정부의 심야학원 단속과 고액과외 수강료 규제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극도로 위축된 모습을 보였던 국내외 여행도 경기회복을 타고 가격이 크게 뛰었다. 국내 단체여행은 13.9%, 해외 단체여행은 8.5% 올랐고 호텔숙박료도 10.3% 상승했다. 정기윤 하나투어 홍보팀장은 “2008년부터 2009년까지 해외건 국내건 손님이 너무 없어 가격을 깎아 판 것이 올해 기저효과로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컴퓨터 본체가격은 21.3% 내려 전체 489개 품목 중 116개는 가격이 내렸다. 컴퓨터본체(-21.3%)를 비롯해 섬유연화제(-16.3%), 노트북컴퓨터(-16.0%), TV(-15.6%), 부침가루(-13.3%), 기록매체(-12.4%), 모니터(-9.7%), 캠코더(-9.4%), 전자사전(-9.3%), 여자학생복(-9.1%), 김치냉장고(-8.7%), 전기면도기(-8.1%) 등 공산품이 하락 품목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2008년 워낙 많이 올랐던 데 따른 반작용으로 지난해 18.3% 하락에 이어 올해에도 17.7%가 내린 밀은 국제 밀 가격이 급등하고 있어 곧 가파른 상승이 예상된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전세계 중앙은행들 ‘金 사재기’ 바람

    전세계 중앙은행들 ‘金 사재기’ 바람

    금값이 1년 새 26%나 올랐다. 돌잔치에 금반지가 사라질 만큼 ‘금값’이 된 것은 비단 우리만의 일은 아니라는 얘기다. 22일(현지시간) 런던금시장연합회(LBMA)의 온스당 금 현물 가격은 1199.5달러다. 온스당 1250달러를 웃돌았던 6월 말보다는 주춤하지만, 여전히 강세인 것만은 틀림없다. 10년 전(2000년 7월 279.3달러)에 비해 329%, 1년 전(2009년 7월 948.3달러)과 비교해도 26%가 올랐다. 달러나 유로 등 기축통화에 대한 불신으로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데다 주요 선진국이 제로금리에 가까운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는 것도 금값 상승을 부채질했다. 하반기 세계경제의 불확실성 탓에 일부 분석가들은 올해 안에 온스당 1325~1500달러 오를 것이란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유럽은 외환보유고 비중 50% 웃돌아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금 보유량을 늘리는 것도 금값 오름세에 한몫하고 있다. 23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세계 중앙은행이 보유한 금은 지난해 1분기 2만 9652t으로 1948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한 이후 증가세로 돌아섰다. 올 1분기에는 3만 463t으로 1년 새 2.7%(811t) 늘었다. 특히 금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중국과 인도, 러시아 중앙은행의 금 보유량은 2000년의 두 배 수준으로 늘었다. 3개국의 금 보유량은 2000년 1137t에서 올 1분기 현재 2276t까지 늘었다. ‘블랙홀’처럼 시장에 나오는 금을 쭉쭉 빨아들였다. 기축통화나 다름없는 유로화를 쓰는 유럽국가들은 외환보유고 중 금의 비중이 50%를 웃돈다. 독일(68.1%)과 프랑스(65.6%), 이탈리아(67%) 등이 대표적이다. 외환보유액을 쌓아놓을 필요가 없을뿐더러 과거 금본위제 당시 보유하고 있던 금을 상당부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신흥국들은 외환보유고 급증으로 금의 비중이 과거에 비해 외려 낮아졌다. 인도(7.5%)와 타이완(4.3%), 중국(1.6%)은 모두 한 자릿수다. ●한국 금 보유량은 바닥 수준 특히 한국의 금 보유량은 바닥 수준이다. 외환보유액은 2800억달러로 세계 6위권이지만, 금의 비중은 0.02% 수준이다. 14t이 조금 넘는다. 적정 외환보유액도 산출하기 어려운 마당에 적정 금 보유비중이란 게 존재할 리 없다. 다만 올 1월 세계 외환보유고의 10%가 금인 것을 감안하면 금 보유 비중이 적은 것만은 틀림없다. 오정석 국제금융센터 상품시장연구부장은 “서유럽 중앙은행의 금 매각 축소로 공급은 줄어드는 반면 수요는 신흥국 중심으로 꾸준히 늘어 수급이 타이트해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장기적으로 수급불균형을 초래해 가격 상승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장안동 성폭행범 “술 취해…”

    서울 장안동 초등생 성폭행 사건을 수사 중인 동대문경찰서는 구속된 양모(25)씨를 상대로 여죄 등 추가조사를 벌인 뒤 20일쯤 현장검증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18일 밝혔다. 범인 양씨는 지난달 26일 낮 12시20분쯤 장안동 주택가 골목에서 놀던 초등학생 A(7)양을 비어 있던 A양 집으로 데려가 성폭행하고, 금반지와 베트남 지폐 4만동(2500원) 등을 훔친 혐의로 지난 17일 구속됐다. 범인은 서울 북부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서 범행 일체를 시인했다. 당초 양씨는 범행 현장에서 찾은 음모(陰毛)와 자신의 유전자정보(DNA)가 일치한다는 판정결과를 듣고도 범행을 계속 부인했었다. 동대문서 관계자는 “영장 실질심사에서는 술에 취해 범행했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단, “절도는 인정했지만 성폭행과 관련해서는 ‘성추행은 했지만 직접적인 성폭행은 없었다.’고 진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찰 조사결과 범인은 지난달 26일 오전 강남구 논현동에서 지인들과 밤새 술을 마시고 귀가하다 범행 현장 인근의 옷수선 업소와 음식점에서 각각 옷가지와 오토바이를 훔쳤다. 훔친 오토바이를 타고 장안동 일대를 누비다 자신이 사는 곳에서 불과 500m가량 떨어진 곳에 사는 A양을 발견, 집으로 데려가 성폭행하고 금품을 훔쳤다. 경찰 수사망이 좁혀오자 압박감을 못 이겨 목을 매 자살을 기도했다가 실패하고 흉기로 손목을 그어 자해한 범인은 이전에도 자해를 한 적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고위공직자 재산공개] 억대 패물에서 스쿠터까지 다양…별별 재산

    고위 공직자 재산에는 전통적인 귀금속부터 도자기, 병풍 등 예술품까지 눈길을 끄는 품목이 적지 않았다. 또 지식 재산권이 부각되면서 저작물을 신고한 이들도 눈에 띄었다. 유천호 전 인천시의회 부의장은 10억 400만원에 이르는 예술품을 신고했다. 석기시대 석검부터 신라 석좌불, 고려청자, 조선백자까지 소형 박물관 수준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송영수 작가의 조각품 ‘곡예’와 ‘소녀상’ 등 5점을 부인 명의로 신고했다. 작품 가격은 5500만원. 김구 선생 손자인 김양 국가보훈처장은 김구 선생의 유묵 11점과 피카소의 유화 3점을 갖고 있다. 그러나 시장가가 형성돼 있지 않아 0원으로 등록됐다. ☞고위직 공무원 재산공개 더 보기 전통적인 귀중품인 ‘롤렉스’ 시계와 금반지, 다이아몬드를 신고한 공직자도 많았다. 이영숙 부산시의회 의원은 롤렉스 시계 6점과 1∼3캐럿 다이아몬드 반지, 목걸이 등 2억 5000만원 어치의 패물을 신고했다. 김희옥 헌법재판관은 ‘형사소송법 연구’ 등 단독 또는 공동저술한 11건의 형사소송법 서적을 지적재산으로 등록했다. 유인촌 장관은 스쿠터 sm125 2008년식(80만원), 스쿠터 scr 2006년식(150만원) 등 2대를 신고했다. 조희문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은 영화 카메라와 1920년대 영사기를 보유했다. 하지만 가치를 알 수 없어서 신고액은 0원이었다. 박한철 서울동부지검장은 지난해 11월 노인요양시설을 건립 중인 불교계 재단을 위해 서울 서초구에 있는 본인 명의 9억 6800만원짜리 아파트 한 채를 기부했다. 남상헌기자 kiz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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