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 최호진, 최강 린단 깼다
제5회 동아시안게임에서 최대 이변이 일어났다.
배드민턴 국가대표로 처음 발탁된 무명의 최호진(24·대한배드민턴협회)이 13일 홍콩 퀸엘리자베스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남자단식 결승에서 지난해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명실상부한 세계 최강인 린단(27·중국)을 2-0(21-19 21-18)으로 격파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태극마크를 달고 처음 국제무대에 출전한 최호진은 이날 경기 초반부터 공격적인 플레이로 코트의 주도권을 잡았다. 코트 구석구석을 찌르는 날카로운 스트로크로 린단의 발을 잡았고 기회 때는 어김없이 강력한 스매싱으로 포인트를 쌓았다.
1세트를 21-19로 이긴 최호진은 2세트에서도 공격적인 플레이를 이어가며 린단의 막판 추격을 21-18로 뿌리쳐 짜릿한 승리를 낚았다.
린단은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세계랭킹 1위 자리를 지킨 중국의 자존심. 최근 국제대회 출전이 많지 않아 랭킹 2위가 됐지만 여전히 부인할 수 없는 세계 배드민턴계의 최강자다.
반면 최호진은 지난 10월 상무에서 제대한 뒤 내년 1월 당진군청에 입단할 예정으로 현재 소속 팀조차 없는 무명선수. 174㎝, 74㎏으로 배드민턴 선수로는 체격조건이 빼어나지는 않지만 체력이 좋아 안정된 플레이를 펼치는 선수로 평가된다. 경기 뒤 최호진은 “상대가 워낙 유명한 선수라 한수 배운다는 자세로 경기에 들어갔는데 의외로 공격적인 플레이가 잘 먹혔다.”고 설명했다.
한편 제5회 동아시안게임은 13일 중국의 특별행정구인 홍콩 콜리세움에서 한국과 중국, 일본, 홍콩, 타이완, 북한, 마카오, 몽골, 괌 등 9개국 선수와 임원이 참석한 가운데 폐막식을 열고 4년 뒤 중국 톈진에서 다시 만날 것을 기약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39개와 은메달 45개, 동메달 59개를 획득해 중국(금 113, 은 73, 동 46)과 일본(금 62, 은 58, 동 70)에 이어 5회 연속 종합 3위가 됐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