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대통령 APEC 행보이모저모
◎고어 “DJ는 민주주의 영웅”/미 부통령에 “공정무역 의지” 강조/정상들과 민속문화 등 화제로 환담/장쩌민 주석과 농담 주고 받아
【콸라룸푸르 梁承賢 특파원】 金大中 대통령은 17일 하루동안 하워드 호주 총리,크레티앵 캐나다 총리,프레이 칠레 대통령,고어 미국 부통령 등과 연쇄회담을 갖는 한편 APEC정상회의 공식 환영식에 참석하는 등 숨가쁜 정상외교를 펼쳤다.
○3대과제 협조 요청
▷리셉션 및 만찬◁
金대통령은 부인 李姬鎬 여사와 함께 이날 저녁 만다린 오리엔탈호텔에서 열린 마하티르 말레이시아 총리가 주최한 APEC 정상회의 참석 정상내외를 위한 기념리셉션 및 만찬에 참석,각국 정상들과 민속문화,날씨,자연 등을 화제로 환담했다.金대통령은 이에 앞서 마하티르 총리의 안내로 환담장에 들어서 각국 정상들에게 18일 정상회의에서 제안할 재정확대,금리인하,금융지원 등 3대 과제에 대해 설명한 뒤 협조를 요청했다.
만찬장 입구에서는 간단한 말레이시아 전통 환영행사가 열렸으며,정상들의 만찬자리는 무대를 향한 U자형 테이블이었다.金대통령 내외는 APEC 의전 서열에 따라 8번째 자리에 앉아 말레이시아 민속공연을 관람하면서 만찬을 들었다.
정상들은 이 자리에서 각국의 전통문화와 경제상황 등을 화제로 2시간여동안 화기애애한 대화를 나눴다.
○“방중 성공적 평가”
▷정상회의 의제설명 및 기업인 자문위원과 대화◁
金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15분부터 POGH호텔 유니티룸에서 열린 정상회의 의제설명에서 각국 정상들과 만나 상견례를 겸한 인사를 나눴다.
金대통령은 장쩌민 중국 국가주석에게 “우리 국민들이 이번 방중을 성공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장주석의 도움이 컸다”고 거듭 감사했으며,베이징정상회담때 서로 노래를 한 것을 상기하면서 “정말 노래를 잘하더라”고 농담을 주고 받았다.
장주석이 “한국과 중국은 모두 가무을 좋아하는 민족 같다”고 하자 金대통령은 “맞다.양국은 문화의 뿌리를 공유하는 면이 많으며, 이런한 점이 수교 6년 만에 양국관계를 이만큼 발전시켰다”고 말했다.
金대통령은 다음 방문지인 홍콩의 통치화 행정수반과 눈이 마주치자 인사를 건넸으며,퉁치화수반은 “한국의 개혁이 현저한 성공을 거둔 것을 높이 평가한다”고 치하했다.
金대통령은 다시 베트남 카이 총리에게 눈길을 주며 “오랜 전화에도 국민들이 단결,어려움을 극복했다”고 치하한 뒤 “이제 더 큰 국가발전을 기원한다”고 인사했다.
○이라크사태도 논의
▷고어 부통령 접견◁
이날 오후 POGH호텔에서 金대통령을 만난 고어 부통령은 ‘틈만 나면’ 한국 철강업계에 대한 정부의 보조금지급 의혹,기후변화협약에 따른 한국의 배기량 감축노력 등 미국의 이해가 걸린 구체적인 ‘문제 제기성’ 현안을 내밀었다.그때마다 金대통령은 단호하게 공정무역 의지를 강조했고 고어 부통령은 “대통령의 설명을 듣고나니 이해가 많이 된다”고 한발 물러섰다.
두 사람은 또 이라크사태 등에 대해 얘기를 나누면서 서로 ‘민주주의의 영웅’‘21세기지도자’로 치켜세웠다.고어 부통령은 “金대통령은 진정한 민주주의 영웅이라고 생각하며,만날 때마다 배우는 기분”이라며 극찬했다. 金대통령도 “고어 부통령을 보면 미래비전이 확실한 지도자,정보화를 여는 21세기 지도자,환경에 정성과 성의를 가진 지도자라는 생각이 든다.고어 부통령의 정치적 장래에 행운이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