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도개혁으로 경제체질 강화/경제장관회의서 드러난 정책 방향
◎물가·임금안정 유지… 「특단조치」는 배제/토지 등 행정규제 풀어 투자의욕 촉진
새정부의 경제정책기본방향은 「제도개혁을 통한 경제체질개선」으로 요약할수 있을 것같다.
이경식 부총리겸 경제기획원장관이 3일 김영삼대통령에게 보고한 「경제상황진단과 대응과제」의 내용은 경기부양책을 기대했던 업계에서는 일견 실망스러울 수 있는 내용들이다.이부총리는 경제활성화대책을 앞으로 마련,시행해나가되 기본적으로 물가안정을 유지함으로써 임금·금리인하를 유도,투자의욕을 살려나가겠다고 그 원칙을 밝혔다.이는 그동안 정부가 추진해왔던 「제조업경쟁력 강화대책」과 큰차이를 발견하기 어렵다.다만 경영여건을 개선할 수 있는 제도의 개혁을 통해 장기적으로 국민경제의 체질과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점에 초점이 맞춰져있고 이 부분이 새정부 경제정책의 큰 줄기가 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해야할 것이다.
이부총리는 경제활성화대책은 각분야별로 토의가 끝나는 대로 집행하며 모양을 내기위해 무리를 해가면서까지 「종합대책」을 발표하지는않겠다고 말했다.비록 오는 20일 규제완화방침을 확정발표하는 과정에서 금융개혁등 경제활성화대책이 부분적으로 마련되겠지만 업계가 기대하는 「조치」나 「특단의 경기대책」은 기대하기 어려운 분위기다. 이부총리는 경제활성화대책의 각론으로 물가와 임금의 악순환단절,금리의 하향안정,경제규제완화,성장잠재력이 큰 분야의 설비 및 기술투자확대,중소기업애로타개지원,공공사업의 조기집행,대외통상 및 환경문제 능동대처등 7가지를 제시했다.이들 분야에서 구체적인 대책을앞으로 마련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이날 보고는 새정부가 추진할 5개경제개혁과제에 대해 더 무게를 실은 인상을 주고 있다.
금융개혁의 경우 금융실명제의 실시방안과 시기를 5월중에 확정하고 금리자유화,금융산업자율화,금융국제화를 추진대상으로 열거하고 있다.당초 금리부문은 실세금리가 하향안정세를 보이고 있음을 중시,공금리 추가인하를 검토했으나 금리에 여유가 있을때 금리자유화를 하는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받아들여져 2단계금리자유화의 조기실시쪽으로 정책방향을 잡은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토지이용제도개혁은 경직적인 토지제도의 개선에 초점이 맞춰졌다.농지 및 산지의 이용이 지나치게 어려운점을 완화하고 수도권정비계획법도 완화한다는 방침이다.그러나 이럴경우 부동산투기가 재발될 가능성이 큰만큼 예방조치의 마련에 같은 체중이 실려있다.
행정규제완화도 각 부처별로 완화대상을 선정한뒤 이를 종합,단계별로 시행토록 했다.기획원은 이를 비공개로 취합,한꺼번에 공개하는 형식을 취하지 않고 의견이 올라오는대로 공개,여론검증과정을 거치는 공개주의원칙을 검토하고 있다.
교육과 인력양성제도개혁은 입시위주 교육에서 벗어나 기술 및 기능교육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과감히 개혁」하는 것으로 보고됐다.이러한 개혁이 입시제도 자체에까지 영향을 미칠지는 알 수 없으나 과감한 개혁이 강조되고 있음은 기대되는 바 크다.
또 재정은 5년동안의 중기개혁방안을 마련키로 했고 세제개혁은 형평성제고에 중점을 두겠다고 보고했다.
이날 정부의 보고는 모두 과제를 열거하는 선에서 그쳤다.국민의 기대에 눌려 충분한 검토없이 조급한 시책을 내놓기보다는 시간을 갖고 최선의 안을 도출하려는 새경제팀의 업무스타일이라고 볼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