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금리인상
    2025-12-21
    검색기록 지우기
  • 육아휴직
    2025-12-21
    검색기록 지우기
  • 노무현
    2025-12-21
    검색기록 지우기
  • 기후위기
    2025-12-21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179
  • 환율 11개월만에 1100원대

    환율 11개월만에 1100원대

    원·달러 환율이 11개월 만에 달러당 1100원대로 하락했다. 외환당국은 구두 개입에 나섰다.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 환율은 22일에 비해 9.40원 내린 달러당 1194.4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이 열리자마자 1200.10원으로 출발해 곧바로 1200원선을 하향 돌파한 뒤 장중 1193.90원까지 내려갔다. 환율이 종가 기준으로도 1100원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10월1일(1187.00원) 이후 처음이다. 올해 최고점(3월2일 1570.30원)과 비교하면 6개월 사이 달러당 400원 가까이 빠졌다. 원화 강세(환율 하락)를 끌어낸 것은 글로벌 달러화 약세, 외국인 주식 순매수 자금 유입, 경상수지 흑자 지속과 외화채권 발행자금 유입에 따른 달러화 공급 우위 등이다. 세계경기 회복세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약해지면서 달러화가 줄곧 약세를 보이고 있어 환율을 끌어 내리고 있다. 규모는 줄었지만 외국인들의 지속적인 ‘바이 코리아’ 행진, 국내 금융기관들의 잇단 해외채권 발행도 환율 하락 요인이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코스피지수가 주춤하긴 했지만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을 순매수했고, 역외세력도 달러를 매도해 환율 하락을 이끌었다.”고 말했다. 싼 달러를 들여와 한국 등 금리가 좀 더 높은 시장에 투자하는 ‘달러 캐리 트레이드’도 환율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환율 향방을 가늠지을 요인으로는 글로벌 달러 흐름과 국내 외환당국의 방어 의지 등이 꼽힌다. 이에 따라 24일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내용을 일단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 자리에서 달러화 약세를 반전시킬 발언이 나올 가능성은 낮다는 게 대체적 견해다.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도 변수다. 윤창용 IBK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한은이 선제적 금리인상을 단행하면 달러 캐리 트레이드를 가속화시켜 환율 하락세를 더 끌어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환당국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최근 환율 하락 속도가 빠르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며 “쏠림현상 등 급격한 변동 요인이 나타나면 적절한 시장안정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당국이 시장개입을 통해 속도 조절을 시도하고 있지만 추세적 하락세를 막지는 못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반면, 환율 상승을 경고하는 주장도 없지 않다. 국내 수출기업들이 민감해 하는 원·엔 환율은 이날 오후 3시 현재 100엔당 1316.87원을 기록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Home&오피스텔·상가] 수도권 오피스텔 1335실·점포 분양… 블루칩 잡아라

    [Home&오피스텔·상가] 수도권 오피스텔 1335실·점포 분양… 블루칩 잡아라

    정부가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확대함에 따라 아파트 이외의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재건축 아파트와 신규 분양 아파트를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는 조짐을 보임에 따라 한동안 죽어 있었던 상가와 오피스텔 시장도 다시 활력을 찾는 분위기다. 오피스텔은 2004년부터 제한됐던 바닥난방이 ‘8·23전세시장안정대책’을 통해 85㎡ 이하에 한해 가능하도록 규제가 풀림에 따라 투자자뿐 아니라 실수요자에게도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오피스텔 바닥난방 허용 호재 부동산 정보업체인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올 연말까지 총 6개 단지에서 1335실의 오피스텔이 분양된다. 오피스텔의 장점은 우선 상업지구에 들어서기 때문에 각종 편의시설을 잘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규제로 바닥난방이 허용되는 85㎡이하 오피스텔은 주거용으로 사용하기에 충분하다. 스피드뱅크 이미영 분양팀장은 “오피스텔 소유자는 신규 분양 아파트에 청약할 때 무주택자로 인정받을 수 있어 임대수익과 가격 차익을 노리면서 찬찬히 청약 가 격을 쌓아 아파트로 갈아타려는 수요자에게 알맞다.”고 조언했다. ●상가 연면적 3000㎡ 이하 대부분 상가는 전국 23곳에서 공급되는 주공 아파트 단지내 상가를 비롯해 하반기에 입주하는 아파트에 맞춰 판교, 용인, 파주, 남양주 등 택지지구에서 상가가 쏟아져 나온다. 주로 연면적 3000㎡ 이하의 중소형 근린시설이 대부분이다. 상가투자정보 제공업체인 상가뉴스레이다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23개 단지 184개의 주공 단지내 상가가 16일부터 23일 사이에 입찰 공급된다. 상가 선택의 제1조건은 좋은 입지와 유동인구 분석이다. 특히 일반 주택과 달리 선분양이 아니라 골조공사의 3분의2 이상이 완료된 이후(금융기관 등으로부터 분양보증을 받은 경우 제외) 후분양을 해야 하는 조건이 있는 만큼 투자여건을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 상가정보연구소 박대원 소장은 “추석이후 인기지역을 위주로 상가분양시장으로 유동자금의 이동이 예상된다.”면서 “지역에 따라 수익성이 다르고, 금리인상 움직임과 함께 여전히 내수가 불안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중장기적이고 안전성을 우선으로 결정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한은법 개정 충돌양상

    한은법 개정 충돌양상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이 한국은행법 개정과 출구전략 시행 시기 등과 관련해 정면으로 충돌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윤증현 재정부 장관과 이성태 한은 총재가 서로 상반되는 발언을 쏟아내며 경제정책 총괄부처와 중앙은행 간 갈등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윤 장관은 17일 오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한은에 단독조사권을 부여하는 내용으로 한은법을 개정하는 데 대해 반대의견을 분명히 했다. 재정부는 이에 앞서 국민경제자문회의 내 한은법 태스크포스(TF)의 보고서를 바탕으로 정부 의견을 마련해 재정위에 제출했다. 윤 장관은 “한은법 개편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관련기관 간 의견 차이가 커서 합의 도출이 어려운 데다 기관 간 협조체제의 문제점을 파악하기 힘든 상황이기 때문에 현시점에서 추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국제 논의가 정돈되고 금융위기 상황이 극복된 이후 충분한 연구 검토와 관계기관 간 논의를 거쳐 추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어 “한은법을 올해 고치지 않으면 안 되는 시급한 상황이라고 보지 않으며 현재 한은법 개정 없이도 기관 간 공조를 해서 잘 대처하고 있다.”면서 “내년 중 금융시스템 보완 논의 과정에서 법 개정 문제를 다루는 게 낫다.”고 밝혔다. 그러나 함께 출석한 이 총재는 한은법 개정안이 반드시 이번 정기국회에서 처리돼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 총재는 “앞으로 고려할 사항이 많이 남아 있지만 1년여 이상 논의한 만큼 현실적으로 합의를 도출할 수 있는 부분은 이번에 처리하고 남겨진 과제는 다음에 논의하자.”고 말했다. 이 총재는 “국민경제자문회의 TF 논의 과정에서 한은 의견을 많이 전달했지만 TF가 정부에 제출한 방안과 상당한 차이가 있다.”면서 “국회 재정위 소위를 통과한 한은법 개정안이 이번 금융위기에 대응하고 수습하는 데 필요한 것을 다 망라하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나름대로 우리가 할 수 있는 여러가지 문제들을 다루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감독당국이 아니라고 해서 감독당국을 뒤따라갈 수밖에 없는 형태로는 중앙은행이 금융권 유동성 지원 등 위기대응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어렵다.”면서 “이 문제는 은행감독 기능이 중앙은행에서 분리되는 순간부터 생긴 문제였지만 그동안 노출되지 않다가 이번 금융위기로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윤 장관은 이날 오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클럽 간담회에서도 금리 인상과 관련해 한은과 반대되는 입장을 나타냈다. 윤 장관은 “적극적 재정정책에는 재정지출 확대, 감세정책 그리고 금융완화가 포괄된 것”이라면서 “금리 인상에 관해 정부로서는 아직 그런 단계가 절대 아니라는 게 확고한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10일 이 총재는 “지금의 기준금리(연 2.0%)가 워낙 낮아 금리를 인상해도 금융완화 기조는 여전히 유지되는 것”이라며 연내 금리인상을 강하게 시사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고금리 무장 ‘장마저축’ 막차고객 유혹

    고금리 무장 ‘장마저축’ 막차고객 유혹

    금융권이 장기주택마련저축(장마저축)의 막차 손님을 잡는 데 분주하다. 기획재정부가 내년부터 폐지하기로 했던 장마저축 소득공제를 3년간 연장키로 함에 따라 올해 말 가입자까지는 세제 혜택을 보장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 입장에서는 ‘막차’로 몰릴 고객들을 저마다 회사로 모을 일만 남은 셈인데, 벌써 금리인상 등 유치 경쟁이 치열하다. ●우리銀, 장마금리 최대 0.2%P 인상 일부 은행은 금리를 상향 조정하는 등 마케팅에 적극적이다. 16일 우리은행은 장마저축상품인 ‘프리티우대적금’ 기본형(7년 만기)과 회전형(1년 만기) 장마저축 금리를 각각 0.1%포인트와 0.2%포인트씩 올렸다. 이에 따라 기본형은 연 3.8%에서 3.9%로, 회전형은 연 3.5%에서 3.7%로 금리가 높아졌다. 우리은행 개인영업전략부 관계자는 “시장 상황을 봐서 (금리 등) 마케팅 수위를 재조정할 계획”이라면서 “다만 기존 가입자가 125만명에 이를 정도로 이미 대중화된 상품이어서 신규 수요가 얼마나 될지가 변수”라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다음달부터 장마저축에 우대금리를 적용하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칠 계획이다. 이 은행 관계자는 “구체적인 인상 폭은 실무 부서끼리 조정해야 할 부분이어서 아직 말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면서 “늦어도 10월부터는 은행마다 장마저축 마케팅이 봇물처럼 쏟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신한은행도 “지난 주까지만 해도 올해 장마저축 마케팅은 끝났다는 분위기였지만 급히 마케팅 계획을 세워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7년이상 장기때 혜택… “중도해지 적어” 보험업계도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금융당국의 경고 이후 지난 주 이후 ‘한시적 판매 중단’을 결정했던 일부 생명보험사들은 빠른 시일 안에 장마저축의 재판매에 돌입할 예정이다. A보험사 관계자는 “불완전 판매 가능성이 제기돼 부작용을 막기 위해 최근 장마저축 상품 판매를 전면 중단한 상황이긴 하지만 정부 방침이 확정된 것이라면 조만간 판매를 재개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달 들어 일부 보험사는 대리점을 중심으로 무리한 장마저축을 판매하다 금융당국으로부터 경고 메시지를 받았다. 입법 예고 과정인 장마저축 결과를 예측해 무리한 영업을 하면 불완전 판매 가능성이 높다질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또 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최근 금감원이 대리점 관계자들을 직접 모아 놓고 불완전 판매를 경고해 은인자중(隱忍自重)하는 분위기였는데 방침을 굳힌 거라면 상황은 전혀 달라진다.”면서 “보험사의 장마저축은 은행에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고금리라는 점이 결국 마케팅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금융권이 막차 손님 맞이에 바쁜 것은 장마저축이 갖는 특성 때문이다. 장마저축은 7년 이상 장기로 돈을 묶어 둬야 온전히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한번 가입하면 중도 해지하는 일도 적다. 예치금액 규모도 그만큼 커질 수밖에 없다. 하나은행 마케팅 담당자는 “많은 수의 장마고객을 유치한다는 것은 장기간(7년) 낮은 이자로 안정적인 자금 융통을 할 수 있을뿐더러, 다른 상품도 판매 할 수 있는 잠재 고객이 커진다는 일거양득의 의미가 있다.”면서 “이런 점을 고려하면 연말까지 금융권에서 치열한 고객 유치전이 벌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근 3분의1 수준으로 떨어졌던 장마저축 신규 가입자도 남은 기간 급반등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 신한, 우리, 하나 등 4개 시중은행 장마저축 일일 신규 가입자 수는 8월까지 391명이었지만 혜택 폐지 방침이 나온 이후 이달들어 지난 9일 기준 136명으로 3분의1 수준까지 떨어졌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윤 재정 “기준금리 인상 시기상조”

    윤 재정 “기준금리 인상 시기상조”

    아슬아슬하던 정부와 한국은행의 출구전략(Exit Strategy) 이견이 수면 위로 표출됐다. 양측은 출구전략의 핵심인 금리 인상 시기를 둘러싸고 분명한 시각차를 드러냈다. ●정부·한은 출구전략 이견 표출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1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국제적 논의로 볼 때 기준금리 인상은 시기상조라고 생각하느냐.”는 배영식 한나라당 의원의 질의에 “그렇게 본다.”고 답변했다. 윤 장관은 이어 “금융통화위원회 위원들이 여러 상황을 감안해 현명한 판단을 하리라는 기대와 희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출구전략 시기와 관련해서도 “현재 단계에서 시기를 예단하기 어렵다.”고 전제한 뒤 “다만 이달 하순 미국 피츠버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 출구전략이 논의되는 만큼 국제공조 하에서 출구전략을 준비하는 데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국제공조를 거듭 강조함으로써 우리나라만의 독자적 출구전략을 차단하려는 의지로 읽힌다. 이는 지난 10일의 이성태 한은 총재 발언과 상당히 배치된다. 이 총재는 “지금의 기준금리(연 2.0%)가 워낙 낮아 금리를 인상해도 금융완화 기조는 여전히 유지되는 것”이라며 연내 금리인상을 강력히 시사했다. 출구전략 국제공조와 관련해서도 “나라마다 처한 위치와 상황이 다른 만큼 어떤 조치를 언제 얼마만한 강도로 실행하느냐는 어차피 각국 중앙은행이 결정할 수밖에 없다.”며 국제공조 하의 독자성을 강조했다. 또 “(청와대·재정부 등) 각자 처한 위치에서 말할 수 있겠지만 최종 결정은 우리 몫”이라며 정부 입김 개입 가능성을 차단했다. 이 총재는 15일부터 이틀간 서울 남대문로 한은 본관에서 열리는 한·캐나다 중앙은행 콘퍼런스에 앞서 이날 내놓은 축사에서 “세계화 이해부족이 금융위기를 불렸다”며 “세계화로 인해 통화정책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금리, 신용, 환율, 자산가격 등 금융시장 지표들이 국외요인 때문에 국내 여건과 괴리되는 현상이 나타나 통화정책 파급경로를 교란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2005년 10월부터 2008년 상반기까지 한은이 정책금리를 올려 시중자금을 흡수했음에도 해외자금이 계속 들어오면서 국내 유동성(현금흐름)이 오히려 크게 늘어났던 사실을 대표적 예로 꼽았다. ●장마저축 소득공제 3년연장 검토 한편 윤 장관은 국회 답변 과정에서 “법인세 인하는 예정대로 추진할 것이며, 장기주택마련저축(장마저축) 소득공제 혜택은 과세연도 당시 총급여가 얼마 이하일 경우를 기준으로 2012년까지 3년 정도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금융위기 1년 지금 세계는] 금융위기 키운 국내외 3대 악재

    ■ 美FRB 모기지론 과소평가 “집값 거품 아닌 포말” 2007년 9월 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CBS방송에 나왔다. 미국 내 2위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론 업체 ‘뉴 센트리 파이낸셜’이 파산한 직후여서 위기감이 잔뜩 고조돼 있던 상황. 그러나 그린스펀은 “주택시장에 낀 것이 큰 거품이 아닌 자그마한 포말들이기 때문에 경제 전반에 큰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벤 버냉키 현 FRB 의장도 지난해 12월 “서브프라임 모기지 론과 관련된 주택 문제와 금융시스템 간 인과 관계가 워낙 복잡해 예측하기 어려웠다.”고 시인했다. 서브 프라임 모기지 론(신용도가 낮은 사람에게 높은 이자로 제공된 비우량 주택담보 대출)의 과열과 부실화는 금융위기의 가장 근원적인 문제로 지적된다. FRB는 글로벌 경기침체 조짐이 나타나자 2001년부터 기준금리를 지속적으로 내렸다. 2000년 말 연 6.5%이던 금리는 2003년 6월 1.0%로 떨어졌다. 그러자 사람들이 너도나도 주택 구입에 나섰고 집값이 폭발적으로 상승했다. 이 과정에서 신용등급 최하위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서브프라임 모기지 론 비중이 비정상적으로 팽창해 2006년에는 전체 주택담보 대출의 5분의1을 차지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부작용을 막기 위해 FRB가 금리 인상에 나섰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2006년부터 서브프라임 모기지 론 관련 부실채권이 폭발적으로 늘어 2007년 여름 이후 미국 금융시장은 사실상 통제하기 힘든 국면으로 치닫고 있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리먼 파산직전 금리인상 “유동성 위기 가능성 낮다” 지난해 8월7일 서울 남대문로 한국은행 본관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실. 몇몇 금통위원이 물었다. “최근 외환보유액이 감소하고 국내 은행의 외화차입 여건이 악화되는 등 9월 위기설이 시중에 나도는데 한은 집행부의 판단은 무엇이냐.” 대답은 이랬다. “유동외채 등 각종 지표들이 양호하고 9월 만기 도래 외국인 채권 투자자금의 이탈 규모도 크지 않아 외화유동성 위기가 현실화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 그러고 나서 이성태 한은 총재는 의사봉을 두드렸다. 그 달 기준금리를 연 5.0%에서 5.25%로 0.25%포인트 인상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불과 한 달여 뒤 리먼 브러더스가 파산했고, 우리나라는 ‘씨가 말라버린 달러’ 앞에서 그 어느 나라보다 지독한 위기를 겪어야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금융회사의 투자전략부장은 “당시 이미 9월 위기설이 팽배했음에도 한은은 금리를 올리는 어처구니없는 결정을 내렸다.”면서 “한치 앞도 내다보지 못한 명백한 판단착오였다.”고 비판했다. 1년간 동결 상태이던 금리를, 글로벌 금융위기 코앞에서 사상 최고치로 끌어올린 ‘결과’를 놓고 한은은 지금도 무참한 표정이다. 그렇다고 할 말이 없는 것은 아니다. 당시 의사결정에 참여했던 한은 간부는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차단하는 게 시급했다.”고 항변했다. 실제 지난해 5월 5%대로 올라선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 동월 대비)은 그 해 7월 5.9%까지 치솟았다. 정부 추천의 한 금통위원만 “경기 둔화 우려”를 들어 금리 동결을 주장했을 뿐, 다른 위원들은 한은 집행부의 판단에 동조했다. 한 경제연구소 연구원은 “부동산 광풍이 몰아쳤던 2005년 10월의 금리 인상이 너무 늦었다면 2008년 8월의 금리 인상은 너무 성급했다.”면서 “한은이 과거에서 교훈을 얻었는지, 아니면 똑같은 실수를 되풀이할지는 이번 출구전략이 말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일단 연내 금리 인상 신호를 던져놓은 상태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대기업들 무리한 M&A…9곳 재무개선약정·4곳 위기 “외환위기 때 ‘건전성’을 배웠다면, 이번 금융위기에서는 ‘유동성’을 배운 것 같다.” 지난 1년을 지켜본 금융당국 관계자의 말이다. 외환위기 당시 기업 퇴출이 이어지자 대기업들은 빚 줄이기에 총력을 다했다. 한때 300~400%대에 이르렀던 10대 그룹 상장사 부채비율은 2007년 말 84.3%까지 떨어졌다. 그럼에도 금융위기 와중에서 대기업들은 흔들렸다. 무리한 인수·합병으로 자금사정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대우건설을 집어삼켰다가 오너 갈등 사태로 번진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대표적이다. 자신보다 덩치가 더 큰 하이마트를 인수했던 그룹과 세계적인 건설중장비 제조업체 밥캣을 사들인 그룹 등도 한때 휘청거렸다. 결국 지난 5월 45대 대기업그룹 가운데 9개 그룹은 주채권은행과 재무구조개선 약정(MOU)을 체결해야만 했다. 최근에는 이들 그룹 외에 4개 그룹이 추가 MOU 체결 위기에 몰렸다. 채권단이 올 6월 말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재심사한 결과, 불합격 판정을 받은 그룹들이다. 산업은행이 주채권은행인 조선사 1곳과 항공이 주력인 그룹 1곳, 우리은행이 주채권은행인 조선사 2곳이 거론된다. 이 때문에 기업별로 힘쓸 곳과 힘뺄 곳을 명확히 해 합리적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금리인상 올해안에? 내년초?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놓고 금융가가 시끄럽다. 인상 시기를 연내로 앞당긴 곳이 있는가 하면, 종전 내년 초 전망을 고수한 곳도 적지 않다. KB투자증권은 11일 한은의 금리 인상 시기를 오는 11월로 점쳤다. 기존 ‘연내 동결’ 관측을 수정한 것이다. 주이환 KB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주택시장 과열에 대한 한국은행의 강력한 경고가 (전날 이성태 한은 총재의 발언을 통해) 확인됐다.”면서 “이사철이 임박해 주택시장이 냉각되기 어렵고, 하반기 국내외 경기회복세도 유지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수정 배경을 설명했다. 현대증권과 하이투자증권 등도 기존 전망을 수정, 한은이 올해 안에 금리를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한동욱 현대증권 연구원은 “당초 2010년 1분기 후반을 금리 인상 시기로 예상했지만, 연내 인상 가능성이 높아졌다.”면서 “현재 2.0%인 기준금리가 3.00%까지 점진적으로 올라갈 것”이라고 관측했다. 반면 우리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등은 기존 전망대로 금리 인상 시기는 일러야 내년 1분기가 될 것이라고 맞섰다. 박형중 우리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해외 경기가 회복 초입 국면이고, 국내 경기 회복세도 충분치 않은 데다 집값 외에 인플레이션 압력도 높지 않은 만큼 연내 금리 인상은 어렵다.”며 “이 총재의 발언을 너무 경직되게 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이정범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통화 당국이 우려하는 주택담보대출 증가와 주택가격 상승이 한계치를 넘지 않는다면 금통위는 경기 회복을 확인한 뒤 금리 인상을 시작할 것”이라면서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등 미시적 정책수단이 주택가격 상승도 당분간 억제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금리가 연내 인상될 경우 주식시장 등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주이환 이코노미스트는 “한은이 금리를 올리더라도 연속적으로 인상하기는 어려운 만큼 금융시장이 받을 타격도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곽병열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채권시장은 연내 금리 인상을 사실상 수용하는 모습이고, 금리가 인상되면 주식시장도 큰 폭의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연내인상 시그널… 시기는 집값에 달려

    연내인상 시그널… 시기는 집값에 달려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10일 ‘연내 금리 인상’ 쪽으로 한발 더 다가섰다. 시기가 문제일 뿐 금리 인상 결심은 이미 굳혔으니 시장에 준비하라는 신호로 읽힌다. 변수는 역시 부동산 시장이다. 금리 인상이 단행되더라도 인상 폭은 소폭에 그칠 전망이다. 초저금리에서 저금리로의 전환인 셈이다. 올해는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구두 엄포의 수위만 계속 높이고 실제 액션(금리 인상)은 내년 초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여전하다.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장이기도 한 이 총재는 이날 금통위를 열어 이달 기준금리를 연 2.0%에서 동결했다. 지난 2월 이후 7개월째 동결이다. ●기준금리 2.0%… 7개월째 동결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총재는 “당분간 금융완화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전제한 뒤 “지금의 금융완화 기조는 상당히 강하다.”고 말했다. 이어 “금리가 내려가고 올라가는 것만 보고 긴축이다, 완화다 평가할 수 없으며 경우에 따라 일부 인상되더라도 여전히 완화 상태라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금이 워낙 초저금리 상태이니 설사 금리가 소폭 올라가더라도 여전히 저금리 상태, 즉 금융 완화 기조가 유효하다는 얘기다. “금리 흐름이 인상 쪽으로 잡혀 있다.”던 지난달 금통위 발언보다 수위가 더 강해졌다. ‘매파’적 발언이 전해지면서 국고채 등 시장금리는 큰 폭으로 올랐다. 이는 개인·기업 등 경제주체들과 시장을 향해 “앞으로 돈 줄을 본격 조이지는 않겠지만(긴축 기조 전환) 금리를 소폭 올릴 수도 있으니 마음의 준비를 하고 대비하라.”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와 정부 쪽에서 흘러나오는 ‘출구전략(금리인상) 시기상조론’과 관련해서도 이 총재는 “각자 처한 위치에서 의견을 개진하는 것”이라며 “그러나 최종 판단과 결정은 결국 우리(한은) 몫”이라고 의미심장한 말을 던졌다. 이 총재가 금리 인상 신호를 높인 저변에는 나아진 경기 인식이 깔려 있다. 금통위는 지난달의 ‘경기 개선 움직임’이라는 표현을 이달에는 ‘경기 개선 추세’로 바꿨다. 반짝 개선이 아닌 추세적 개선으로 선언한 것이다. 7월 제조업 생산이 전기 대비에 이어 전년 동기 대비로도 플러스(0.8%)로 돌아선 점 역시 오는 11~12월 금리인상설에 힘을 실어준다. 하지만 한은은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다.”는 단서를 여전히 달아놓음으로써 성급한 예단을 경계했다. 이 총재는 “최근 감독당국의 억제 노력에도 불구하고 주택담보대출이 최근까지 큰 폭 증가세를 이어가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다만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규제가 강화된 지 얼마 안 된 만큼 주택시장 추이를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금리인상 시점은 부동산가격에 달렸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일부선 “집값상승 억제 엄포용” 임지원 JP모건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이 총재의 발언은 금리가 오르더라도 금융완화 기조를 포기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는 점과, 시장에 미리 준비하라는 시그널을 준 데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며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이 지난달보다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한은으로서도 DTI 효과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는 만큼 무리하게 서두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형중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DTI 효과를 판단하려면 4개월 정도는 있어야 한다.”며 “주택가격 상승을 억제하려는 구두개입 성격”이라고 해석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주요국과 보조 맞춰 금리인상 가능성

    주요국과 보조 맞춰 금리인상 가능성

    한동안 잠잠하던 출구 전략(Exit Strategy)에 대한 논의가 다시 불붙을 조짐이다. 정책당국이 국제적인 공조를 통해 점진적으로 출구 전략을 시행한다는 방침을 밝혔기 때문이다. 다만 당장은 유동성 회수와 재정 지원 축소 등 지금까지 해 왔던 미시적인 정상화 정책을 강화하는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외국과 보조를 맞춰 금리 인상 등을 단행할 여지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출구전략에 대한 논의를 공식화, 시장이 이를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줘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시적인 출구전략 강화될 듯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31일 서울파이낸셜포럼 주최 조찬 강연을 통해 “이달 20일 열리는 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서 거시경제정책 공조와 관련해 경제상황에 따라 단기 출구전략과 중장기 성장 공조 방안이 논의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유동성 공급 등 위기 극복을 위한 확장적 재정·통화정책 필요성이 강조됐던 작년 11월과 올해 4월의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때와 달리 각국이 최근 세계 경제가 정상화 과정에 접어들었다는 인식을 같이 하고 있다는 뜻이다. 윤 장관은 “위기극복을 위해 시행된 정책이 시장을 왜곡하는 것을 막으려면 출구전략에 대한 국제공조가 필요하다.”면서 “우리도 경기 회복 가시화 정도에 맞춰 시장과 원활한 소통을 통해 출구전략을 점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단기 출구전략은 정부가 재정정책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개입했지만 장기적으로 지속될 수 없는 방안들을 정상화한다는 것”이라면서 “세계 정상들이 정상화 쪽으로 방향을 설정했다는 것 자체가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에 대한 외화자금 공급 ▲외화채무 지급 보증 등 유동성 보강 부분과 ▲중소기업 대출 만기연장 ▲세무조사 유예 ▲희망프로젝트 등 대규모 일자리 사업 등 경제 회복을 위한 미시 정책은 축소되거나 중단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7월 광공업생산이 전년 동월 대비 기준으로 10개월 만에 플러스(0.7%) 성장하는 등 객관적인 경제 상황도 출구 전략의 필요성을 높이고 있다. ●금리 인상 시그널 필요 그러나 기준금리 인상은 시기상조라는 정책 당국의 입장은 여전하다. 윤 장관의 발언은 출구전략 대신 ‘단기’, ‘점진적’이라는 단어에 방점이 찍혀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재정부 관계자는 “우리가 (다른 나라보다) 먼저 금리를 올리면 외국 자본이 대규모로 유입되고, 이는 위기의 원인인 거품을 더욱 키우는 결과를 낳는다.”면서 “금리 상승은 모든 이들에게 고통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도 신중히, 그리고 맨 마지막에 써야 하는 정책”이라고 말했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장도 “미시적인 조정은 한국은행에서 이미 시행하고 있는 만큼, (본격적인 출구 전략은 시기상조라는) 정부의 입장이 바뀐 것은 아니다.”라면서 “금리 인상을 거론하기에는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국제 공조를 전제로 한다면 금리 인상 등 적극적인 출구전략으로 정책 변화를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실제로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24일 금리를 올린 이스라엘에 이어 우리나라를 ‘금리 인상 선발 주자’로 손꼽기도 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금리 인상 등)출구전략을 시장이 긴축으로 받아들이니까 일부러 정부가 부인하고 있지만 연 2%에 불과한 기준 금리는 언젠가 정상화할 수밖에 없다.”면서 “정부가 시장 충격을 덜기 위해 미리 정책 전환 가능성에 대한 시그널을 보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뉴스&분석] 경기 앞지르는 자산시장… 처방 논란

    [뉴스&분석] 경기 앞지르는 자산시장… 처방 논란

    “닮아도 너무 닮았다.” 요즘 정부와 한국은행 관계자들이 자주 내뱉는 말이다. 지금의 경제상황이 2005년 복사판이라는 얘기다. 이 말의 이면에는 “2005년 악몽이 되풀이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깔려 있다. 경기 판단의 오류와 이에 따른 뒷북 처방으로 위기를 키웠던 ‘잘못’을 가리키는 말이다. 같은 실수를 저질러서는 안 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자칫 또 다른 실수를 범할지 모른다는 경계도 팽팽하다. “2009년 상황은 2005년과 다르다.”는 논리에 기반해서다. ●무엇이 닮았나 위기 뒤 상승세를 보이는 경기 국면부터 닮았다. 신용카드 대란 후유증으로 1년간 0%대(전기대비) 성장을 해온 우리 경제는 2005년 2·4분기(1.5%) 1%대 성장을 기록했다. 바닥 논란이 불붙었다. 올해 우리 경제가 1분기 0.1%, 2분기 2.3% 성장하며 바닥 통과론이 확산되는 것과 흡사하다. 이 과정에서 자산가격이 들썩이고 버블(거품) 논란이 커지는 것도 똑같다. 최근 주가와 부동산가격은 2005년 못지않게 급등세다. 자산가격 버블을 경고하는 주장과 국지적 현상이라는 반론이 부딪치고 있다. 한은 총재가 부동산 문제를 자주 입에 올리는 것도 닮았다. 금리도 사상 최저 수준이다. 한은은 카드 사태로 경제가 비틀대자 연 5.25%이던 콜금리(지금의 기준금리)를 2004년 11월11일 3.25%까지 끌어내렸다. 당시로서는 사상 최저였다. 이듬해 10월11일 금리를 다시 올릴 때까지 개인·기업 등 경제주체들은 1년 가까이 초저금리 시대를 향유했다. 올 2월 2.0%까지 다시 떨어진 기준금리는 반년째 요지부동이다. ●끝은 다르다? 2005년 정부와 한은은 경기 바닥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 오르는 집값도 국지적 현상이라고 봤다. “좀 더 지켜보자.”며 주저하던 사이 집값은 걷잡을 수 없이 치솟았고 결국 정부가 먼저 결단을 내렸다. 종합부동산세 도입 등의 8·31조치가 나왔다. 한은은 그러고도 두 달이나 뒤에 금리를 찔끔(0.25%포인트) 올렸다. 이듬해 3월 전세 임대소득 과세, 담보인정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강화 등을 내건 3·30대책이 나왔다. 하지만 한은은 그 해 4월 총재 이·취임식 등으로 넉 달 동안이나 금리를 추가 인상하지 못했다. 당시 DTI 강화는 투기를 잡으려는 특단의 대책이었지만 “서민들은 집을 사지 말란 말이냐.”는 저항도 엄청났다. ‘윤증현 경제팀’이 DTI 추가 강화를 망설이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한은은 2005년 악몽 재현을 우려하며 금리인상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다만 시기 선택에 신중한 모습이다. 한은 고위 관계자는 24일 “경기 불확실성이 남아 있지만 좋아지는 추세인 것만은 분명하고, 부동산 급등세는 지금까지는 대응을 요구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이제부터가 문제”라고 말했다. 정부와 한은 모두 모니터링을 바짝 강화하는 모습이다. 전효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2005년과 2009년이 닮긴 했지만 다르다.”며 “2005년에는 경기가 지금처럼 나쁘지 않았고 부동산도 2005년처럼 확 뜨기에는 힘에 부쳐 보인다.”고 진단했다. 따라서 “금리 인상보다는 DTI 강화 등 부분 처방으로 부동산 문제에 대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서울신문 다른기사 보러가기] 대입 수시모집 전형 주의할 점은 한·미 어린이 국산 애니 ‘뚜바뚜바’ 동시에 본다 서울 마포대교 아래 ‘색공원’ 시민안전 ‘빨간불’ 덜 뽑는 공공기관 더 뽑는 대기업 “은나노 입자, 폐와 간에 치명적” ‘통장이 뭐길래’ 지자체 임기제한 추진에 시끌 ‘휴대전화료 인하’ 이통사 저울질
  • [사설] 가계부채 402조, 제2 카드대란 우려된다

    주택담보 대출이 급증하면서 가계의 부실화와 신용 위험이 가속화하고 있다. 이런 추세가 지속될 경우 2003년 ‘카드 대란’이 재현될 수 있다는 경고음도 나온다. 7월 말 현재 은행의 가계대출은 402조원을 넘었다. 주택담보대출은 올 7월까지 사상 최대치인 22조 6000억원이 늘었다. 올 2·4분기의 가계대출 증가율(전년 대비 9% 증가)이 계속될 경우 가계신용 위험지수가 올 3분기에 1.36, 4분기에는 1.56에 이른다고 삼성경제연구소가 밝혔다. 이는 신용카드 버블 붕괴 때인 2004년 1분기(1.55)와 비슷하다. 사태가 이렇게 악화된 것은 개인과 정부, 금융권의 이해관계가 묘하게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정부는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금리를 낮추면서 부동산 규제도 대폭 풀었다. 은행들은 상대적으로 안전한 주택담보대출을 선호했고 가계 역시 주택가격 상승을 예상해 마구잡이로 은행돈을 빌렸다. 하지만 가계대출의 90% 이상이 변동 금리형이라는 점은 사태를 악화시키는 요인이다. 최근 양도성 예금증서(CD) 금리가 급등하면서 벌써부터 이자부담이 가중되는 실정이다. 미국경제의 위기가 과도한 가계부채에서 시작됐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미국인들은 앞다퉈 이자가 싼 은행돈으로 집을 샀다가 금리인상과 함께 부동산 버블이 빠지면서 위기에 처했다. 이자를 갚지 못할 정도의 가정경제의 몰락이 은행권의 부실과 경기침체로 이어진 것이다. 우리 역시 금리 상승과 집값 하락이 맞물릴 경우 내수경기 위축과 은행의 부실화로 진전될 개연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가계대출 증가율을 5% 이내로 억제하고 가계대출 구조를 고정금리로 전환할 것을 권고한다. 개인 스스로도 규모에 맞는 선제적 부채 조정에 나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부 역시 금융기관의 위험관리를 강화하고 실효성 있는 부동산 정책으로 전환해야 할 것이다.
  • [사설] 기준금리 동결 자산시장 버블 안 되도록

    기준 금리가 6개월째 묶였다. 어제 금융통화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기준금리의 2% 동결을 발표했다. 국내외 경기회복의 일부 불확실성을 이유로 기존 통화완화 정책기조를 유지키로 한 것이다. 그러나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경제지표가 예상외로 괜찮은 모습을 나타냈다. 2·4분기의 플러스 경기개선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3분기 경기흐름을 지켜보면서 4분기 또는 내년 1분기 정도에 금리인상 등 금융정책 변화를 모색하겠다는 의미다.기준금리 동결 발표로 출구전략(유동성 환수) 논란이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경제 여건은 정상화로 가고 있는데 통화정책은 불황을 전제로 완화정책 기조를 따르기로 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런 현실과 정책의 온도차가 인플레이션의 최상 조건을 배양하고 있다는 점이다. 경제주체들이 고정금리를 제공하는 채권보다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시장으로 몰려갈 가능성이 크다. 투자처를 찾지 못한 개인 부동자금이 지난 10개월 사이에 30%나 늘어나 10조원을 돌파했다. 이들 초단기 자금들이 어느 쪽으로 움직일지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금융당국이 부동산 시장에 대해 강한 경계를 보인 것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주택담보 대출과 주택가격 상승은 상당히 경계심을 가지고 지켜보겠다.”는 이 총재의 발언은 일종의 경고를 담고 있다. 하지만 시장이 정부의 정책을 농락한 사례는 한두 번이 아니다. 특히 부동산 시장은 쉽게 통제되지 않는 특성이 있다. 지난 7월 수도권의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낮췄지만 부동산 과열에 얼마나 실효가 있었는지 묻고 싶다. 부동산 정책은 집행의 시기선택과 완급 조절이 절실하다. 시기를 놓쳐 일부 지역의 버블이 들불처럼 전국으로 확산됐던 과거의 교훈을 되새겨야 한다.
  • “출구전략 일부 이미 시행 집값 투기심리 확산 경계”

    “출구전략 일부 이미 시행 집값 투기심리 확산 경계”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출구전략은 이미 일부 시작됐다.”고 밝혔다. 출구전략은 경기침체 때 썼던 각종 비상조치들을 거둬들이는 것을 뜻한다. 한은이 부분적이나마 출구전략 착수를 인정한 것은 처음이다. “시장금리가 너무 앞서 (올라)갔다.”면서도 경기에 대해서는 상당히 긍정적인 진단을 내놨다.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다시 고개를 드는 이유다. ●금통위, 기준금리 연2.0% 유지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8월 기준금리를 연 2.0%로 유지하기로 했다. 지난 3월부터 6개월째다. 기준금리 동결은 이미 시장이 기정사실처럼 여겨 더 이상 뉴스가 아니었다. 시장의 모든 촉각은 금통위 뒤 열린 이 총재의 기자회견에 쏠렸다. 지난달과 비교해 눈에 띄는 변화는 경기 진단 부분이다. 선진국들의 경기회복 지연 가능성과 신통찮은 국내 고용사정 등 불안 요인을 여전히 언급했지만 전체적으로는 낙관 쪽으로 한 걸음 더 옮겨가 있었다. 이 총재는 “정부 정책에 의한 성장 추진력은 약화되겠지만 민간 부문의 회복세가 조금씩 나오고 있어 2·4분기부터 시작된 경기 개선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총재는 “예상보다 높게 나왔던 2분기 성장률(속보치 기준 전기 대비 2.3%)이 좀 더 높게 나올 것 같다.”면서 “앞으로도 플러스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의 3분기 마이너스 성장 전망을 일축하는 발언이다. 이 총재는 금리인상 가능성도 좀 더 열어놓았다. “당분간 금융완화 기조를 유지하되 3분기(7~9월) 몇 달이 어떻게 움직일지 면밀히 관찰하겠다.”고 했다. 앞서의 긍정적 경기진단과 연결시키면 3분기 지표를 본 뒤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총재의 옅어진 물가 우려(“최소한 금년 말까지는 2% 중반에서 움직일 것”)를 들어 앞서간 해석이라는 반론도 있다. ●4분기 금리인상 시사… 우려도 팽배 이 총재는 “위기 때 공급한 외화 유동성(달러)은 거의 회수했다.”면서 “포괄적 의미에서 출구전략은 이미 일부 시작됐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가장 큰 출구전략’이라고 표현한 금리는 건드리지 않고 있다. 대신 집값 경고 수위를 올렸다. 부동산 가격과 관련해 지난달 ‘소폭 상승세 지속’이라고 표현했던 금통위는 이달 ‘소폭’이란 표현을 삭제했다. 당분간 금리 동결로 경기 회복세를 뒷받침하되 그로 인해 생길 수 있는 자산가격 거품(버블)을 견제하려는 포석이다. 한은에도 은행권 대출 담보 대상에서 주택을 제외하는 등의 집값 제재 수단(한은법 28조 15항)이 있지만 이 카드를 동원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전효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당초 금리인상 시기를 내년 초로 예상했으나 이르면 올 4분기(10~12월)도 가능해 보인다.”고 이 총재의 발언을 해석했다. 이어 “수출 의존도가 큰 우리나라로서는 선진국 경기회복 지연 변수도 감안해야 한다.”며 연내 금리인상은 시기상조라고 주장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변동형 주택대출 금리 2개월만에 0.01%P ↑…금리인상 신호탄?

    은행권의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오름세로 돌아서고 있다. 변동금리 기준이 되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올랐기 때문이다. 대출금리 인상의 신호탄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기존 대출자들은 긴장에 빠졌다. ●주택대출 고정금리 7%대 진입 9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의 변동금리형 주택대출 고시금리는 연 2.68~4.38%로 최근 0.01%포인트 올랐다. 이 은행의 변동금리가 올라간 것은 지난 6월8일 이후 두 달 만이다. 신한과 우리은행도 최근 변동금리를 0.01%포인트 올려 각각 연 3.22~4.52%, 3.32~4.62%로 고시했다. 지난 두 달 동안 2.41%로 요지부동이었던 3개월 CD 금리는 2.42%로 0.01%포인트 높아졌다. 고정금리형 주택대출 금리 상승폭은 더 크다. 지난주 국민은행의 주택대출 고정금리는 1주일 동안 0.23%포인트 올랐다. 금리는 넉 달 만에 최고 7%대로 진입했다. 신한은행도 4주간 0.36%포인트 올랐고, 우리은행은 2주 만에 0.48%포인트 높아졌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7월 말 금융권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337조 2000억원 규모다. 금리가 0.01%포인트만 오른다고 해도 가계의 이자 부담이 연간 340억원가량 늘어난다. 신규 대출자 부담은 더욱 크다. 국민은행의 신규 대출 적용 금리는 변동금리 연 4.92~5.42%, 고정금리 연 7%대 초·중반으로 고시금리에 비해 최고 2.24%포인트 높다. 신한과 우리은행도 각각 신규 대출자에게 1.30%포인트와 1.60%포인트 높은 금리를 받고 있다. ●대출한도 축소… 신규 대출 부담 신한과 우리은행도 신규 대출자에 대해서는 기존 대출자에 비해 금리를 최고 1.30%포인트와 1.60%포인트 올려 받고 있다. 주택을 담보로 생활비 등을 대출하기가 더욱 어려워진 셈이다. 최근 우리, 신한, 농협 등은 모기지신용보험을 활용해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늘리는 대출 상품을 없앴다. 사실상 방 1칸당 지역별로 1400만~2000만원씩 대출금액이 줄어든 셈이다. 신한은행, 농협 등은 이달 초부터 모기지신용보험 연계 주택대출을 중단했다. 국고채 금리 등 국내 실세 금리도 일제히 상승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표금리인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지난 6일 연 4.49%로 4.50%까지 육박했다. 이는 전저점인 지난달 13일 연 3.91%에 비해 0.58%포인트 급등했다. 같은 기간 국고채 5년물 금리는 연 4.95%로 0.54%포인트 상승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서울광장] 한국개발연구원의 용기 있는 반란/박정현 논설위원

    [서울광장] 한국개발연구원의 용기 있는 반란/박정현 논설위원

    헷갈린다. 출구전략을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미국에서도 “출구전략은 시기상조”라는 주장과 “출구전략을 검토할 시점”이라는 주장이 엇갈린다. 미국과 중국은 전략경제대화에서 출구전략에 유보적인 입장을 확인했지만, 유럽에서는 “출구전략을 명확히 해야 할 때”(장 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 총재)라는 발언이 나온다. 국내도 마찬가지다. 출구전략은 자칫 일본식 장기불황에 빠트릴 수 있다는 경고가 한편에서는 나온다. 다른 쪽에서는 오히려 출구전략의 때를 놓치면 일본식 장기불황에 빠져들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1988년 경기 회복 이후 일본 중앙은행이 낮은 금리를 정상화하지 못하는 정책 실패에 빠진 탓에 부동산 버블이 초래됐다는 것이다. 누구의 말이 맞는지 혼란스럽다. 경제위기를 극복하려고 뿌려놓은 돈줄을 조이는 출구전략의 핵심은 금리인상이다. 엇갈리는 주장에 가계들은 어떻게 대비를 해야 할지 갈피를 잡기 어렵다. 국내에서 출구전략 주장을 편 곳으로는 국책연구소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유일하다. 낙관적인 경기진단을 하는 곳이 KDI뿐일까. 기획재정부는 얼마 전 민간경제연구소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갖는 자리에서 ‘출구전략’ 관련 보고서를 내지 말아달라고 주문했다고 한다. ‘출구전략을 검토해야 할 때’라는 보고서를 준비하던 민간경제연구소는 곧장 보고서를 폐기처분한 것으로 알려진다. 출구전략이라는 단어는 금기가 됐다. 며칠 뒤 KDI는 ‘경제환경 변화와 정책방향’이라는 보고서에서 이런 금기를 깨고 말았다. KDI는 보고서에서 ‘출구전략’이라는 단어 하나 사용하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금리인상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사실상 출구전략을 공론화했다. KDI 연구위원은 “응급실에서 환자에게 부착했던 산소호흡기를 이제는 뗄 상황이 됐다는 얘기”라고 말한다. KDI는 현재 2.0%의 금리는 충분히 낮은 수준이고 부분적인 금리 인상이 이뤄진다 해도 긴축기조로의 전환이라기보다는 부양 강도의 조정 정도로 이해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금리정책 변화의 시기에 대해서는 “당장 금리정책 변화를 요구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불확실하다.”며 자산시장의 위험 증대를 들어 하반기쯤 금리인상 가능성을 예고한 것이다. 엄밀하게 말해 시장에서 미세적인 출구전략은 이미 시작됐다고 봐야 한다. 한국은행은 경제위기 이후 시중에 공급한 27조원의 유동성 가운데 17조원을 이미 회수했다. 그럼에도 정부는 출구전략을 검토한다는 선언이 살아나는 경기의 불씨를 꺼트릴까 노심초사하고 있는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현재는 출구전략보다 확장기조를 이어갈 시점”이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쓸 돈은 이미 바닥났다. 정부의 히든 카드는 2차 추경이지만 늘어난 국가 채무를 감안하면 2차 추경도 쉽지 않은 일이다. 재정확장정책은 한계점에 이르렀다는 얘기다. 688조원이나 되는 부채를 끌어안고 있는 가계들은 금리가 인상되면 파탄날 수 있다. 빚 내서 아파트 사고 주식에 뛰어든 이들은 엄청난 고통을 감내해야 할지 모른다. 우리 경제가 더블딥에 빠질지, 출구전략 시기를 앞당길 정도로 빠른 속도로 회복할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하지만 KDI는 현 시점에서 출구전략에 무게를 두고 대비하라는 메시지를 경제주체들에 보내고 있다. KDI가 금기를 깨면서 보낸 경고음을 허투루 넘겨서는 안 될 것이다. 박정현 논설위원 jhpark@seoul.co.kr
  • 제조업 체감경기 14개월만에 최고

    제조업 체감경기 14개월만에 최고

    소비심리에 이어 기업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도 호전되고 있다. 기업들은 그러나 “금리 인상 등의 출구전략은 아직 이르다.”는 반응이다. 한국은행이 제조업체 2154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해 28일 발표한 ‘7월 기업경기조사 결과’에 따르면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81로 나타났다. 전달보다 4포인트 올랐다. 2월 이후 다섯달째 상승세다. 지난해 5월(85) 이후 1년2개월 만의 최고치이기도 하다. 하지만 여전히 기준치 100에는 못미친다. 지수가 100을 밑돌면 경기를 나쁘게 보는 기업이 좋게 보는 기업보다 많다는 뜻이다. 100을 웃돌면 그 반대다. 다음달 업황 전망치는 이달 업황지수보다 1포인트 낮은 80으로 집계됐다. 장영재 한은 통계조사팀 과장은 “원자재 가격이 올랐지만 제품 판매 가격 상승(6포인트)으로 채산성이 나아지면서 이달 업황 지수가 높게 나왔다.”고 분석했다. 장 과장은 그러나 “매출이나 생산 BSI가 늘지 않아 기조적 상승세를 유지하기에는 제약이 따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매출과 생산 BSI는 각각 85로 전달과 같았다. 인력사정 BSI는 97로 전달보다 오히려 1포인트 떨어졌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업종별 매출액 상위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8월 BSI 전망’ 결과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99.8로 전달에 조사했던 7월 전망치(98.7)보다 약간 높았다. 전망 지수가 5월(103.8) 100을 넘어섰다가 다시 내려온 점을 감안하면 경기 불확실성이 투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전경련 측은 “금융시장 안정과 실물지표 개선 등 경기 회복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지난달 미국 실업률이 9.5%로 치솟고 상업부동산 부실이 표면화되는 등 위험 요인도 상존한다.”면서 “더욱이 하반기에는 그동안 경기를 떠받쳐온 정부 재정 역할이 축소될 것으로 보여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금리인상 등의 출구전략이나 감세 유보, 비과세 감면 축소 등을 추진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주장했다. 고용 전망 BSI(99.4)도 비정규직법 개정안 국회 처리 무산 등의 여파로 100 아래로 다시 떨어졌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출구전략 시기상조… 추가 경기부양 고민을”

    “지금은 출구전략을 생각할 게 아니라 제2의 경기부양을 이끌 여력이 있는가를 고민해야 한다.” 대한상공회의소가 23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개최한 ‘제주포럼’에 참석한 국내외 경제 전문가들은 한국이 경제위기를 빨리 극복하고 있다는 데 공감했다. 하지만 위기 극복 과정을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손교수 “올 한국성장률 -2.4% 예상” 손성원 미 캘리포니아주립대 경제학과 석좌교수는 ‘위기 이후 세계경제와 한국경제 과제’란 주제 발표에서 “10년 전 외환위기를 극복한 경험이 있는 한국이 재정확대, 인프라 투자, 감세, 금리인하 등을 적절히 구사해 세계위기 속 ‘별천지’처럼 위기를 극복해 나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손 교수는 “해외 경제전문가들은 한국인이 낙관하는 것만큼 한국 경제를 낙관하진 않는다.”면서 “금리인상을 통한 유동성흡수 등의 ‘출구전략’을 펴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손 교수는 특히 “1920년대 미국, 1990년대 일본이 섣부른 출구전략을 써 대공황과 ‘잃어버린 10년’을 자초했다.”면서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들은 한국이 추가로 경기부양책을 쓸 수 있는 여력이 과연 있느냐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세계적으로 유동성이 상당히 풍부해졌지만 아직 은행들의 소극적인 대출로 자금 회전율이 낮다.”면서 “자금이 활발하게 돌기 전까지는 인플레이션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2014년쯤이나 돼야 각국이 유동성 흡수 전략을 쓸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 교수는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올해 마이너스(-)2.4%, 2010년 2.0%, 2011년 2.5%로 예상했다. ●노대래 차관보 “위기이전 회복 아냐” 토론자로 참석한 노대래 기획재정부 차관보는 “성장률이 상승국면으로 돌아섰다고 해서 위기 이전으로 회복됐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면서 “상반기 성장은 정부가 이끈 만큼 이젠 기업들이 투자에 나서야 잠깐 성장하다 더 깊은 침체가 오는 더블딥에 빠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주현 현대경제연구원장은 “중국을 위시한 동북아경제권의 부상, 녹색경제 등 시대의 조류에 잘 어울려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제주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출구전략 두 목소리

    출구전략 두 목소리

    출구전략(Exit strategy)이 다시 화두로 떠올랐다. 출구전략이란 경기 침체 때 썼던 각종 비상정책에서 빠져 나가는 전략이다. 풀었던 돈을 금리인상 등을 통해 거둬들이고 중소기업 대출 전액 지급보증 같은 비정상적 조치들을 해제하는 것 등이다. 출구전략이 필요하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그러나 이행 시기를 둘러싸고 “때가 됐다.”는 진영(독일 등 유럽권)과 “아직은 아니다.”라는 진영(미국·일본 등)이 나뉜다. 우리나라도 두 목소리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출구전략을 쓸 때”라고 주장하고, 한국은행은 “시기상조”라고 맞선다. 출구전략의 필요성을 맨처음 언급해 파장을 일으켰던 정부는 정작 말을 아낀 채 관망 중이다. 22일 새벽(한국시간)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 경제인들의 시선은 미국 하원 재무위원회에 출석한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입에 집중됐다. 출구전략에 대한 언급이 있을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버냉키 의장은 “미국경제가 회복의 초기 징후를 보이고 있다.”며 “시중에 과도하게 풀려 나간 자금이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가능성에 대비해 적절한 타이밍에 맞춰 통화량을 흡수하는 출구전략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완화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앞으로 상당 기간 적절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덧붙여 출구전략이 당장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당분간은 경기 부양에 초점을 맞춰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이 발언에 주식시장은 실망했고, 채권시장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금 등 주요 상품가격도 소폭 떨어졌다. 이성태 한은 총재의 지난 9일 금융통화위원회 때 발언과 비슷하다. 이 총재는 이달 기준금리(연 2.0%)를 동결하면서 “경기 하강세에서 벗어났으나 아직은 불확실성이 커 통화정책 기조를 바꿀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난 17일 은행장들과의 금융협의회 자리에서도 “출구전략을 본격 거론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거듭 쐐기를 박았다. 이 총재나 버냉키 의장이 경기 회복세를 인정하고 내부적으로는 이미 출구전략 검토를 마쳤으면서도 ´꺼내 드는´ 것을 한사코 미루는 것은 민간 부문의 경기회복 자생력을 확신할 수 없어서다. 장병화 한은 부총재보는 “설비투자와 민간소비 등 자생적 회복 징후가 나타나지 않는 한, 섣부른 정책기조 변화는 경기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고 밝혔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민간소비에 이어 설비투자 증가율도 2·4분기(4~6월)에 전기대비 플러스(+)로 나올 가능성이 있지만 설사 그렇더라도 이를 의미있는 자생 신호로 해석하기에는 이르다.”고 말했다. 비관론자인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도 지난 21일 “미국 경제가 매우 볼품없이(ugly) 성장할 것”이라며 ´더딘 회복´을 재차 경고했다. 그렇다고 정부나 한은이 출구전략을 전혀 쓰지 않고 있는 것은 아니다. 한은은 지난해 가을 리먼 브러더스 사태 이후 시중에 공급한 27조여원 가운데 약 17조원을 이미 거둬들였다. 정부도 주택담보인정비율(LTV) 하향 조정에 이어 주택거래신고지역 확대를 검토 중이다. 소리없이 출구전략을 조금씩 쓰고 있는 셈이다. 다만 출구전략 착수라는 ´선언´과 핵심카드인 금리 인상을 유보하고 있을 따름이다. 조동철 KDI 선임연구위원은 “지금부터 금리를 조금씩 올려도 시장이 이를 경기부양 기조의 포기로 받아들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황인성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자칫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며 “아직 금리를 올릴 때가 아니다.”라고 반박한다. 정부의 태도 변화도 관건이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4월 “과잉 유동성”을 언급하면서 출구전략의 필요성을 처음 시사했다. 시장이 요동치자 “정책기조 변화는 없다.”며 물러섰고, 지금껏 그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한 금융권 인사는 “경기 회복기미에 성급하게 금리를 올렸다가 ‘잃어 버린 10년’을 맞은 일본의 실패 사례를 누구보다 잘 아는 재정부와 한은으로서는 경기 불확실성이 여전한 현 시점에서 훗날 책임 소재를 따지게 될지도 모를 출구전략 카드를 성급하게 꺼내 들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 봤다. 하지만 예상보다 경기 회복 속도가 빨라지고 있고, 내년 총선 일정 등을 감안할 때, 올 연말이나 내년 초 소폭의 금리 인상이 단행될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사설] 신버블 조짐 단계적 출구전략 있어야

    경기회복의 조짐이 보이면서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시장의 움직임이 빨라졌다. 부동산 시장은 금융위기 이전의 수준으로 회복되고 있으며 증시도 5개월 새 46%나 급증했다. 코스피 지수는 1500 탈환을 목전에 두는 상황이다. 800조원이 넘는 단기 유동성 자금을 바탕으로 버블 가능성이 자산시장 전방위로 확대되는 시점이다. 금융위기 해결 과정에서 풀린 800조원의 단기 유동자금이 자산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측했지만 그 속도가 생각보다 빠르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가 됐다.이런 상황에서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경제환경 변화와 정책방향’이란 보고서를 통해 출구전략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출구전략이란 위기 이후에 대비한 유동성 회수 전략을 통칭한다. 지금의 저금리 상황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부동산 버블 등 더 큰 부작용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한 것이다. 물론 반론도 만만치 않다. 한국은행은 경제가 침체에서 조금씩 벗어나고 있지만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는 시점에서 출구전략 논의가 빠르다는 입장이다. 경제계 역시 내수와 수출 등의 지표가 부정적인 상황에서 섣부른 출구전략은 더블딥 등의 위험을 가져올 수 있다는 주장이다.그럼에도 우리는 시중에 떠도는 유동자금이 실물경제로 흘러들지 않는 자금순환 구조를 볼 때 지금이야말로 출구 전략이 시급하다고 생각한다. 전면적인 정책기조를 바꾸는 것은 현 상황에서 더 큰 부작용이 따른다. 금리인상 등의 거시정책 변화보다는 버블이 생기는 부분에 대한 미시적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담보인정비율(LTV)이나 총부채상환비율(DTI) 등의 규제를 적절하게 활용해야 한다. 경제 지표들의 변화를 예의주시하면서 단계적으로 출구 수위를 높이는 전략이 보다 합리적이다.
  • 美 재정적자 사상 첫 1조달러 넘었다

    美 재정적자 사상 첫 1조달러 넘었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미국의 올해 재정적자가 1조달러(약 1290조원)를 돌파했다. 미 재무부는 13일(현지시간) 2009 회계연도(2008년 10월~2009년 9월)의 재정적자가 올 6월 말 현재 1조 860억달러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한해 재정적자 규모가 1조달러를 넘어선 것은 사상 처음이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2859억달러)과 비교할 때 무려 3.8배나 폭증한 것이다. 6월 한달간 재정적자도 943억달러를 기록, 월간 적자 규모로는 지난 1991년 이후 최대이다. 이에 따라 미 백악관의 예산관리국(OMB)은 2009 회계연도의 전체 재정 적자가 1조 841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불과 두달전인 지난 5월의 1조 7500억달러보다 1000억달러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2009 회계연도 재정적자 추정치는 미 국내총생산(GDP)의 13% 수준으로, 21.5%까지 급증했던 2차 세계대전 마지막 해인 1945년 이후 최대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2008 회계연도의 재정적자 규모는 4550억달러로 GDP의 3.2% 수준이었다. 미국의 재정 적자가 급증한 것은 경기부양 예산의 집행과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공적자금 투입, 제너럴모터스와 크라이슬러 등 자동차 업체들에 대한 공적자금 투입, 경기침체에 따라 실업수당 등 각종 사회안전망 관련 예산 지출은 증가하는 데 반해 법인세와 개인소득세 등 세수는 크게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6월까지 법인세는 1019억달러가 걷혀 전년 같은 기간(2365억달러)에 비해 57%나 급감했다. 개인소득세도 8778억달러에서 6855억달러로 22%나 줄어들었다. 따라서 미국의 총국가채무가 11조 5000억달러에 이르면서 이 기간 지급된 이자만 3207억달러로 재정적자를 확대시킨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경제학자들은 아직까지 재정적자 급증에 따른 금리인상 조짐은 보이고 있지 않지만 결국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경제회생 노력을 어렵게 하고 달러화 가치하락과 실세금리의 상승, 이에 다른 인플레이션 우려 등이 가시화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편 오바마 행정부는 2010년과 2011년 재정적자 전망치도 각각 1조 2600억달러와 9290억달러로 추정해돼 올해보다는 다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미 재무부는 2010 회계연도에는 재정 지출 규모가 3조 5900억달러로 축소되는 데 비해 세수는 2조 3300억달러로 늘어 재정 적자가 1조 2600억달러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오바마 행정부는 2010회계연도까지 경기를 회생시키기 위해 7870억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마련, 시행중이다. kmkim@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