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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일 20돌 맞는 中 톈안먼 사태]쇠울타리로 광장 봉쇄… ‘톈안먼’ 여전히 금기

    [4일 20돌 맞는 中 톈안먼 사태]쇠울타리로 광장 봉쇄… ‘톈안먼’ 여전히 금기

    │베이징 박홍환특파원│마오쩌둥(毛澤東) 주석은 여전히 엷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양 어깨에는 ‘중화인민공화국 만세’ ‘세계인민 대단결 만세’라는 엄청난 구호를 짊어진 채 그는 여전히 톈안먼(天安門) 광장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톈안먼 사태 20년, 지금의 톈안먼에는 20년전 광장을 가득 메웠던 청년학생들의 민주화 열기는 온데간데없고, 중국 전역과 세계 각지에서 몰려든 관광객들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톈안먼 사태 20주년 기념일을 나흘 앞둔 지난 31일 오후, ‘혹시나’ 하는 기대와 함께 향했던 톈안먼 광장행은 ‘역시나’로 막을 내렸다. 20년전인 1989년 5월의 마지막날 중국의 청년학생들은 중난하이(中南海·중국 고위관리 집무 지역)를 향해 민주개혁을 요구하는 뜨거운 목소리를 토해 내고 있었다. 하지만 2009년 5월의 마지막날 톈안먼 광장에는 함성은커녕 조용한 목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깃발’을 따라 움직이는 국내외 관광객들은 ‘그날’의 의미를 되새기기보다는 톈안먼에 내걸린 마오쩌둥 초상화를 배경으로 사진찍기에 여념이 없었다. 단오절 연휴를 맞아 후난(湖南)성 창사(長沙)에서 올라왔다는 왕청(王誠·24)은 톈안먼 사태를 지칭하는 ‘6·4’에 대해 물어보자 “들어보긴 했지만 아주 어릴적 일이라 잘 알지 못한다.”며 손사래를 쳤다. 지금 중국에서 ‘톈안먼’은 철저히 봉쇄돼 있다. 광장 전체를 쇠울타리로 둘러치고, 출입자에 대한 삼엄한 소지품 검사를 진행하는가 하면 곳곳에는 공안(경찰)과 무장경찰이 배치돼 눈을 번득이며 수상한 거동자를 찾기에 여념이 없다. 톈안먼 사건은 이미 금기어로 지정돼 있다. 인터넷 검색어로 ‘톈안먼 사건’과 ‘6·4’를 입력하면 “검색 결과 법규와 정책에 맞지 않아 보여줄 수 없다.”는 메시지만 뜬다. 하지만 강요된 침묵은 오래갈 수 없고, 원천봉쇄 역시 있을 수 없는 법이다. 중국의 네티즌들은 ‘6521공정’(건국 60주년, 티베트 봉기 50주년, 톈안먼 사태 20주년, 파룬궁 금지 10주년을 지칭) ‘20주년’ 등의 검색어를 이용해 관련 내용을 찾아볼 수 있고, 진실을 알리려는 배달부들은 그 허점을 파고들고 있다. 지난달 10일 베이징에서는 톈안먼 사태 재평가와 관련된 학술토론회가 비공개로 열렸다. ‘6·4 민주운동 토론회’로 명명된 이날 토론회에는 베이징대와 중국사회과학원 교수, 작가, 유가족 등 수십명이 참석했다. 마침 당일은 중국의 ‘어머니날’이기도 해 참석자들은 토론회 시작에 앞서 모두 일어나 20년전 소중한 아들딸을 잃은 어머니들에 대한 위로의 마음을 담아 3분간 묵념했다. 첫번째 발표자로 나선 베이징대 첸리췬(錢理群) 교수는 “20년전 많은 학생들이 중국 민주화를 위해 목숨을 바칠 때 교수로서 그들을 보호하지 못한 것이 지금까지 큰 한으로 남아 있다.”며 “정치가들은 ‘6·4’를 재평가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학자들이 나서서 ‘6·4’에 대한 역사적 재평가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사회과학원의 쉬유위(徐友漁) 연구원은 ‘1989년부터 2009년까지’라는 제목의 발표 논문에서 “당대 중국 역사와 정치, 그리고 사상의 분수령이었다.”고 톈안먼 사태를 평가한 뒤 “비록 중국의 정치제도를 바꾸지는 못했지만 정치제도 변화를 준비하는 사상적 조건에 대해 말한다면 ‘6·4’는 정치제도 변화의 시작점이라고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발표된 논문들은 블로그를 통해 비밀스럽게 인터넷상에서 유통되고 있다. 강요된 침묵을 비집고 솟아나오는 이런 ‘반발력’을 중국 정부가 과연 끝까지 통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stinger@seoul.co.kr
  • 너무도 솔직히 性을 말하다

    너무도 솔직히 性을 말하다

    최정원·전수경·이경미. 흥행 뮤지컬 ‘맘마미아’의 주역들이 다시 뭉쳤다. 20년 경력의 베테랑 뮤지컬 여배우 3인방이 의기투합한 작품은 연극 ‘버자이너 모놀로그’(이브 앤슬러 작,이지나 연출). 뮤지컬이 아닌 연극인 데다 성에 관한 거침없는 내용으로 공연 때마다 화제를 불러 일으킨 작품이란 점에서 이들의 선택이 궁금했다. 8일 오후 서울 대학로 연습실에서 만난 이들은 한결 같이 “여배우로서 선뜻 결정하기 쉬운 작품은 아니지만 여성에게 꼭 필요한 연극”이라고 입을 모았다. 여성의 성적 주체성을 주제로 하는 ‘버자이너 모놀로그’는 성기를 뜻하는 금기어는 물론 꽁꽁 감춰 왔던 성에 관한 이야기를 공개적으로 발언해야 하는 난관이 놓여 있다. “처음엔 이런 얘기를 무대에서 할 수 있을까 두렵고 겁이 났어요. 하지만 여성은 생명의 근원이잖아요. 자신의 몸을 아끼고 존중하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하니 거리낄 게 없더라고요.”(최정원) “유교사상이 강한 우리나라에선 특히 여성의 성에 대한 금기와 편견이 심한데 이 연극이 그걸 깨는 기회가 되면 좋겠어요.”(이경미) “사실 우리 셋 다 40대여서 가능한 일일지도 몰라요. 세상의 편견 따위에 휘둘리지 않을 정도로 연륜이 쌓인 덕이라고 할까요.(웃음)”(전수경) 이번 공연은 2001년 초연 이후 4번째 버전이다. 연극배우 서주희와 장영남의 1인극으로 널리 알려졌지만 초연 때는 이경미와 영화배우 김지숙, 예지원이 나란히 무대에 섰었다. 일관된 스토리가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개의 에피소드가 나열되는 형식이어서 외국에서도 1인극과 3인극 등 다양한 형식으로 공연된다. 눈빛만 봐도 맘이 통하는 절친한 사이인 이들은 이번 무대를 토크쇼처럼 편안하고 자유로운 분위기로 이끌어 갈 계획이다. 한 배우가 3~4개의 에피소드를 번갈아 공연하는데 막간마다 자신들의 실제 경험담을 솔직하게 털어 놓을 작정이다. 이지나 연출은 “세 배우의 찰떡 호흡이 빛을 발하는 유쾌한 공연이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16일~2월28일 서울 대학로 SM스타홀. (02)2051-3307.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너무도 솔직히 性을 말하다

    너무도 솔직히 性을 말하다

    최정원·전수경·이경미. 흥행 뮤지컬 ‘맘마미아’의 주역들이 다시 뭉쳤다. 20년 경력의 베테랑 뮤지컬 여배우 3인방이 의기투합한 작품은 연극 ‘버자이너 모놀로그’(이브 앤슬러 작,이지나 연출). 뮤지컬이 아닌 연극인 데다 성에 관한 거침없는 내용으로 공연 때마다 화제를 불러 일으킨 작품이란 점에서 이들의 선택이 궁금했다. 8일 오후 서울 대학로 연습실에서 만난 이들은 한결 같이 “여배우로서 선뜻 결정하기 쉬운 작품은 아니지만 여성에게 꼭 필요한 연극”이라고 입을 모았다. 여성의 성적 주체성을 주제로 하는 ‘버자이너 모놀로그’는 성기를 뜻하는 금기어는 물론 꽁꽁 감춰 왔던 성에 관한 이야기를 공개적으로 발언해야 하는 난관이 놓여 있다. “처음엔 이런 얘기를 무대에서 할 수 있을까 두렵고 겁이 났어요. 하지만 여성은 생명의 근원이잖아요. 자신의 몸을 아끼고 존중하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하니 거리낄 게 없더라고요.”(최정원) “유교사상이 강한 우리나라에선 특히 여성의 성에 대한 금기와 편견이 심한데 이 연극이 그걸 깨는 기회가 되면 좋겠어요.”(이경미) “사실 우리 셋 다 40대여서 가능한 일일지도 몰라요. 세상의 편견 따위에 휘둘리지 않을 정도로 연륜이 쌓인 덕이라고 할까요.(웃음)”(전수경) 이번 공연은 2001년 초연 이후 4번째 버전이다. 연극배우 서주희와 장영남의 1인극으로 널리 알려졌지만 초연 때는 이경미와 영화배우 김지숙, 예지원이 나란히 무대에 섰었다. 일관된 스토리가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개의 에피소드가 나열되는 형식이어서 외국에서도 1인극과 3인극 등 다양한 형식으로 공연된다. 눈빛만 봐도 맘이 통하는 절친한 사이인 이들은 이번 무대를 토크쇼처럼 편안하고 자유로운 분위기로 이끌어 갈 계획이다. 한 배우가 3~4개의 에피소드를 번갈아 공연하는데 막간마다 자신들의 실제 경험담을 솔직하게 털어 놓을 작정이다. 이지나 연출은 “세 배우의 찰떡 호흡이 빛을 발하는 유쾌한 공연이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16일~2월28일 서울 대학로 SM스타홀. (02)2051-3307.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김수영 미발표 작품 대량 발굴

    김수영 미발표 작품 대량 발굴

    “누가 평화를 원하지 않는 자 있으랴마는/오늘도 나 거리에서 끝없이 싸운다./거리는 나의 화원이다./반공, 닭털 파는 소녀, 장타령,○○… 속에서/나는 세포를 조직하는/붉은 용사가 아니다.”(‘네거리’ 중에서) ‘풀’의 시인 김수영(1921∼1968)의 미발표 시와 일기·메모 등 미수록 산문들이 무더기로 발굴됐다. 계간 ‘창작과비평’ 여름호에 실릴 이번 미발표 작품은 1954년 1월에서 1961년 5월 사이의 미발표 시 15편과 일기·메모 등 30여편. 날짜를 명기하지 않은 번역 원고와 번역을 위한 영시 필사본 등도 포함돼 있다. 이 자료들은 시인의 부인 김현경씨가 소장하고 있던 것으로, 원고지뿐 아니라 각종 봉투와 광고지·엽서, 심지어 시멘트 포대 종이 등에 시인의 육필로 쓰여 있다. 해제를 맡은 문학평론가 김명인 인하대 교수는 시의 경우 청서(淸書)돼 있는 ‘결별’(가제)과 ‘김일성만세(金日成萬歲)’ ‘연꽃’ 등 3편을 제외하면 초고의 형태로 돼 있어, 아직 완성되지 못했거나 시인이 불만족스러워 발표하지 않은 작품들로 보인다고 말했다. 50년대 작품 중에는 시인 특유의 발랄하고 전격적인 상상력이 돋보이는 ‘대음악(大音樂)’, 주체성과 자존심을 다시 발견한 자로서의 긍지가 두드러진 ‘나의 피’, 엄숙한 선언적 울림을 담고 있는 ‘결별’ 등이 포함돼 있다. 시인의 시 제3기에 속하는 1960년작 ‘김일성만세’와 1961년작 ‘연꽃’은 금기어를 사용한 정치적 문제작으로 현실인식과 그 시적 변용 두 측면에서 기존에 알려진 시들과는 다른 면모를 보인다. 특히 ‘사회주의 동지들’에게 혁명은 계속될 것이므로 안심하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형식으로 된 ‘연꽃’에는 ‘사회주의 동지들’이라는 만만찮은 금기어가 등장해 주목된다. 또한 남한의 언론자유를 ‘강변’한 시 ‘김일성만세’는 논란의 여지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문학평론가 김종회 경희대 교수는 “‘시인이 고인’이라는 단서가 없다면 실정법상 논란이 있을 수 있다.”면서 “시 자체의 예술적 가치나 이념적 정당성에는 높은 점수를 줄 수 없다.”고 평가절하했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혁명의 시간/알렉산더 라비노비치 지음

    한국 근현대사와 1917년 러시아 ‘10월 혁명’은 깊은 인연을 맺고 있다. 일제강점기 러시아에까지 흘러 들어간 조선인들은 일본의 시베리아 침공 소식을 듣자마자 내전 초기부터 볼셰비키 편에서 반혁명에 맞서 싸웠다. 독립군 대장 홍범도 장군은 볼셰비키 당원이었고, 레닌에게 받은 권총을 평생 소중히 간직했다.1980년대 젊은이들은 군사독재에 맞서 싸우는 이론적 틀로서 러시아혁명을 숨어서 공부했다. 인연의 깊이에 비해 러시아혁명은 우리에게 오랜 기간 금기어였다. 특히 볼셰비키 ‘10월 혁명’에 초점을 맞춘 국내 연구서는 번역서조차 흔치 않았다. 근래에 번역된 존 리드의 ‘세계를 뒤흔든 열흘’과 트로츠키의 ‘러시아 혁명사’가 명저로 꼽히나, 전자는 혁명의 현장을 기록한 저널리스트의 르포르타주 성격이, 후자는 혁명 주체가 쓴 혁명옹호 성격이 강한 글로 엄정한 학술서와는 거리가 있다. ‘혁명의 시간’(알렉산더 라비노비치 지음, 류한수 옮김, 교양인 펴냄)은 박진감 넘치는 르포 형식을 띠면서도 객관적 사료에 기반한 학술서란 점에서 가치를 인정받을 만하다. 미국 인디애나대 역사학과 명예교수인 알렉산더 라비노비치가 냉전의 절정기인 1976년에 쓴 이 책은 ‘10월 혁명’을 ‘볼셰비키로 대표되는 극소수 무자비한 혁명가들의 권력 탈취 쿠데타’로 규정해온 서구 역사학계의 통설을 뒤집는 대담한 주장을 담고 있다. 저자는 혁명의 성공요인을 대중의 요구를 민감하게 포착한 볼셰비키의 현실 인식과 토론과 논쟁이 거침없이 이뤄진 볼셰비키 내부의 민주적 논의구조에서 찾는다. 이는 볼셰비키 집권요인을 당의 권위적 위계에서 찾는 서구 학계와 레닌의 탁월한 지도력을 강조하는 구 소련의 관점을 모두 뒤집는 해석이다. 볼셰비키의 탄압을 피해 미국으로 망명한 유대계 러시아인 집안 출신인 저자는 혁명 당시의 신문기사와 관련 문서, 회고록 등 1차 사료들을 광범위하게 활용해 ‘10월 혁명’의 성공 요인을 재규명했다. 그의 학설은 이후 서구 학계가 러시아 혁명을 재평가하게 만든 계기가 됐고,70년대 보수적 역사해석에 반발해 등장한 수정주의적 관점을 형성하는 데 선구적인 역할을 했다. 구 소련 비밀문서 해제 후 수정주의가 도전받고 있는 지금도 저자는 “새로운 자료가 내 분석을 더욱 날카롭게 만들었지만 결론까지 바꾸지는 못했다.”고 주장한다.2만 9000원.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버자이너’로 모노극 도전 장영남

    12년차 배우 장영남은 요즘 단어 하나와 씨름중이다. 지금껏 한번도 입밖에 내지 않았던, 아니 낼 수 없었던 사회적 금기어를 일상어처럼 자연스럽게 발음하는 연습에 진을 빼고 있다. 여성의 음부를 가리키는 두 음절의 그 단어가 바로 연극 ‘버자이너 모놀로그’(The virgina monologues)의 무대를 열고 닫는 키워드이기 때문이다. 1996년 뉴욕 오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한 ‘버자이너 모놀로그’는 미국의 극작가이자 사회운동가인 이브 엔슬러가 각계 각층의 여성 200명을 인터뷰한 내용을 토대로 쓴 생생한 ‘성(性)보고서’다. 적나라한 제목에서 드러나듯 금기를 깨는 파격적인 묘사와 도발적인 메시지로 전세계 여성 관객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으며 10년째 장수하고 있는 흥행작이다. 국내에서도 2001년 김지숙, 예지원, 이경미 등 여배우 3명이 토크쇼 형식으로 초연했고, 이후 두번째 공연부터 서주희가 단독으로 출연하는 모노극으로 각색돼 2004년까지 매년 재공연될 정도로 화제를 모았다. 장영남에게 이번 출연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혼자서 무대를 책임져야 하는 모노극은 처음인 데다 선배 배우의 명성이 짙게 드리운 작품이라 두려움과 부담감이 컸다. 안주하고 싶은 마음과 도전하고 싶은 욕구 사이에서 고민을 거듭한 끝에 결국 모험을 택했다. “예전에 서주희 선배가 공연하는 ‘버자이너 모놀로그’를 봤는데 무척 신선하고 충격적이었어요. 민망한 대사가 많아서 킥킥 웃었던 기억도 나고…. 무엇보다 선배의 연기가 너무 뛰어나서 한시도 눈을 뗄 수가 없었어요.” ‘잘해야 본전’일 수도 있는 공연이지만 “젊을 때 깨져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에 용기를 냈다. 대학로에서 가장 주목받는 여배우중 한명인 장영남은 전형적인 외유내강형 배우다. 가녀린 외모로만 보면 멜로드라마의 여주인공이 딱일 듯싶은데 무대위에서 보여지는 모습은 늘 어딘가 어긋나 있거나 비일상적인 면이 강한 캐릭터다. 백상예술상 신인연기상을 받은 연극 ‘분장실’에선 정신이 온전치 못한 단역배우역을 맡았고,‘맥베스’를 각색한 연극 ‘환’에선 광기와 색정에 휩싸인 게이 왕으로 분해 묘한 매력을 발산하기도 했다. “실제 성격은 보수적인 편인데 이상하게도 무대에선 강한 역할에 끌려요. 현실에서 하지 못하는 걸 연기하면서 푼다고 할까요.” 70대 할머니부터 어린 소녀까지 1인9역을 소화해야 하는 ‘버자이너 모놀로그’도 그런 점에서 장영남의 마음을 흔들었다. “아직은 남 앞에서 대사를 하는 것이 부끄럽고 낯설다.”는 그녀. 하지만 “연습을 할수록 누구도 말하려 하지 않는 금기를 수면위로 끄집어내 관객과 함께 알아가는 과정에 호기심이 발동한다.”며 웃었다.‘버자이너 모놀로그’에서 그녀가 보여줄 모습이 기다려진다.9월15일∼11월12일 대학로 두레홀3관.1544-1555.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기고] ‘반미’가 왜 문제인가

    미국과의 관계를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는 우리에게 대단히 중요한 문제다.아니 오늘날 이 세상의 모든 나라에 미국과의 관계를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는 대단히 중요한 문제다.이 관계를 풀어가는 기준은 ‘우리의 이익’이다.이 기준 위에서 대개의 나라는 ‘친미’와 ‘반미’를 적절히 버무린 정책을 펼쳐간다.그런데 우리는 어떤가? 오랫동안 우리 나라에서는 ‘반미’라는 말 자체가 일종의 금기어였다.그것은 ‘친북’과 같은 뜻으로 여겨졌다.미국은 북한의 침공으로부터 우리를 구해준 은인이고,이런 미국을 반대하는 것은 결국 북한을 이롭게 하는 것이다.그러나 역대의 독재정권이 모든 국민에게 강요한 이 엉터리 논리는,미군이 점령군으로 우리 나라에 들어왔다는 역사적 사실,미군이 세계적으로 유례가없는 불평등협정을 통해 우리 나라에서 막대한 이익을 취하고 있다는 사실,그로 말미암아 전국 곳곳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무려 반세기가 넘는 세월 동안 이루 말로 다 할 수 없는 고통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깡그리 무시하는 것이었다. 이승만부터 노태우까지 무려 44년에 걸쳐 이어진 역대 독재정권은 근본적으로 정치적 정당성을 결여한 잘못된 정권이었다.그들은 태생적으로 가지고 있지 못한 정치적 정당성을 미국의 도움으로 보완하려 했다.그러므로 역대의 독재정권 아래서 ‘반미’는 사실상 ‘반정권’과 같은 것이었고,바로 이 때문에 그들은 ‘반미’를 ‘반국가’로 호도해서 막으려고 했던 것이다.민주화운동의 과정에서 미국에 대한 비판적 인식이 커지고,급기야 ‘반미’로까지 이어졌던 데는 이런 역사적 정황이 자리잡고 있다.‘반미’의 핵심은 평등한 한·미 관계를 이루는 것이고,이런 점에서 ‘반미’가 민주화운동의 한 축이 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1980년대 말에 일본에서는 이시하라 신타로 등이 쓴 ‘노라고 말할 수 있는 일본’이라는 제목의 책이 출간돼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켰다.일본은 무조건 미국을 추종할 것이 아니라 ‘노’라고 말할 수도 있어야 한다는 것이 그 책의 핵심적인 요지였다.최근에 독일의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는 미국의 이라크 공격에 대해 단호히 반대한다는뜻을 밝혔다.비판의 목소리에 대해그는 ‘친구 사이에 견해 차이가 있다고 해서 우호관계가 손상되는 것은 아니다.’며 반박했다고 한다.이시하라 신타로가 좌익인가? 슈뢰더가 ‘반미주의자’인가? 물론 그렇지 않다. ‘친미’가 ‘우리의 이익’을 위한 하나의 방법이라면 ‘반미’도 마찬가지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나라에서는 오랫동안 ‘친미’만이 올바른 방법인 것처럼 여겨졌다.‘친미’라는 이름으로 사실은 ‘친미 지상주의’ 혹은 ‘친미 사대주의’가 판쳐왔던 것이다.바로 이런 잘못된 상황이야말로 우리 나라에서 ‘반미’가 나타난 구조적 원인이다.이제는 분명히 국민적 현상으로 자라난 ‘반미’는 무려 반세기도 넘게 이어져 온 불평등한 한·미 관계의 이면이다.‘오만한 제국’ 미국은 물론이고 ‘친미 지상주의’를 외쳐대는 이 땅의 엉터리 ‘친미파’나 ‘지미파’들도 이 사실을 결코 모르지 않을 것이다. ‘반미’가 왜 문제인가? 불평등한 한·미 관계를 바로잡지 않는 한,우리는 미국에 대해 반대하지 않을 수 없다.미군이 한강에 독극물을 펑펑 쏟아부어도 처벌할 수 없는 현실,미군이 여중생들을 압살하고도 태연할 수 있는 현실,미군이 전국에서 수천만평의 땅을 제멋대로 사용해도 아무런 제재를 할 수없는 현실,미국이 덕수궁 터에 고층빌딩을 짓겠다고 우기는 것을 막기 어려운 현실,이런 끔찍하게 불평등한 현실이야말로 우리가 해결해야 하는 시대적 과제다. ‘반미’가 왜 문제인가? 우리가 미국을 반대해야 하는 이유는 너무나 많다.모든 국민이 다 잘 알고 있는 이 명백한 사실을 부인하는 것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것과 같다.불평등한 한·미 관계를 바로잡아 ‘우리의 이익’을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는 날로 높아지고 있다.누가 이 목소리에 귀를 막고 있는가? ‘오만한 제국’ 미국과 이 땅의 ‘친미파’ 혹은 ‘지미파’는 하루빨리 귀를 열고 잘못을 반성해야 한다. 홍성태 상지대 교수 사회학
  • [김삼웅 칼럼] 변화와 위트를 모르는 국회

    “하늘 아래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란 명제는 변증법철학의 본질이다.불교철학도 생로병사라는 변화의 법칙을 기조로 삼는다.“나날이 새롭다”는‘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의 동양철학도 변화의 원리를 말한다. 지난 총선 때 ‘바꿔’의 열풍은 변화를 바라는 시대의 요구였다.그런데 거의 변하지 않은 것이 우리 국회의 행태인 것같다.변할수록 옛모습을 닮는다더니 숫제 변하지 않음으로써 옛모습을 닮는다.다른 나라의 의회라면 6·15선언, 특히 ‘남북연합과 낮은 단계의 연방제’ 등 국가적 대사가 발생하면의사당에 불을 켜고 밤을 새워서 토론하고 전문가를 불러 대책을 마련할 것이다.그런데 우리 국회는 단독처리와 농성으로 세월을 축내던 관행에서 크게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영국의사당의 빅 벤(Big Ben)종소리가 울리고 템스강변의 의사당에 불이 켜져 있으면 국민은 편안히 잠자리에 든다는 것은 중학생도 다 아는 상식이다. 그런 영국의회는 논의를 연설(speech)이라 하지 않고 토론(debate)이라 한다.민주정치의 본질은 토론이기 때문이다.우리국회는 ‘토론’이 실종되고 ‘연설’만이 난무한다.비인격과 욕설이 뒤섞인 연설로 국정을 어지럽힌다. 영국의원들은 흔히 쓰이는 ‘거짓말쟁이’라는 말도 금기어가 되어 ‘정직성의 부족’이란 대용어를 사용한다.“당신은 거짓말쟁이다”라고 표현할 수없기에 결국 “당신의 정직성이 부족하다”라고 표현하는 것이다.얼마 전 서영훈 민주당대표의 ‘개판’발언도 “귀하나 없는 대인(大人)같은 정치판”이라 했으면 위트가 있었을 것이다.(犬字를 뜯어보면 귀가 하나뿐인 大人이된다) 웃으면서 토론하고 절제된 언어, 상대방의 자존심과 명예를 해치지 않고서도 뜻을 관철할 수 있는 국회가 우리에게는 불가능한가. ■해학과 여유의 전통 우리 조상들처럼 해학과 여유를 가진 민족도 흔치 않을 것이다.그런데 우리는 왜 이렇게 각박해지고 해학을 잃고 정치인들은 만나면 싸움질인가. 수나라가 30만 병력으로 고구려를 침략하여 평양성에 진격할 때 을지문덕장군은 적장 우중문(于仲文)에게 시 한편을 보냈다.“당신의 신기한 책략은하늘의 이치를 다하고(神策究天文)/ 오묘한 계획은 땅의 이치를 다했노라(妙算窮地理)/전투마다 이겨서 그 공이 높으니(戰勝功旣高)/만족함을 알면이제 그만두기를 바라노라(知足願云止)”란 내용이다. 마지막 구절의 ‘知足願云止’는 ‘노자(老子)’에 나오는 “만족할 줄 알면 욕을 안보고 멈출줄 알면 위태롭지 않다(知足不辱 知止不殆)”의 글귀를요약해서 만든 시구다.적군과 치열하게 대치된 상황에서도 도가(道家)의 글을 시로 써서 적장을 나무라는 을지문덕의 지혜가 돋보인다.이러한 ‘기세(氣勢)의 싸움’에서 고구려는 막강한 수나라 대군을 물리칠 수 있었다. ‘하회탈놀이’의 대사를 살펴보자.선비와 양반이 누가 지체와 학식이 높은가를 따지는 대목이다. ▲선비:지체란 높은 것이 제일인가? ▲양반:그럼 또 뭐가 있겠는가?▲선비 :첫째 지식이 있어야지.나는 사서삼경(四書三經)을 다 읽었네. ▲양반:뭐 사서삼경, 나는 팔서육경(八書六經)도 읽었네. ▲선비 :도대체 팔서육경이 뭐냐. 이때 양반의 하인 초쟁이가 “나도 아는 육경 그걸 몰라요.팔만대장경, 중어바람경,봉사안경,처녀월경,약국길경,머슴쇄경”하고 뇌까린다. 조선조의양반과 선비의 부조리를 통렬하게 고발하는 한마당을 보고 백성들은 손뼉을치며 용기를 얻는다.(‘해학과 우리’,시공사) 걸핏하면 매카시적 발언이나 일삼고 뚱딴지 같은 행동으로 국회를 파행으로몰아가는 일부 의원들의 행태는 그야말로 ‘개판’정치의 한심한 수준을 말해준다.요즘의 정치권을 두고 “여당은 남북문제로 내정(內政)을 덮으려 하고 있고 야당은 내정문제로 남북문제를 희석하려는 지도부의 논리가 국회파행의 주요 원인”(김석준 이화여대 교수)이란 분석은 정곡을 찌른다. ■유머와 풍자의 국회상을 야당의원이 처칠 총리의 연설을 방해하고자 소란을 피우자 처칠은 “가마밑에서 가시나무 타는 소리같아 나는 아무렇지도 않소이다”라고 했다.야유했던 의원이 조사해보니 ‘구약성서’전도서의 말씀에 “어리석은 자의 웃음은 가마밑에서 타는 가시나무 소리와 같으니 이 또한 헛되도다”라고 되어있었다.크게 한방 먹은 것이다.변화와 위트와 풍자의 국회상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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