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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나트륨/임태순 논설위원

    음식도 지역별로 차이가 있다. 북부 지방은 남쪽에 비해 싱겁고 매운 맛이 덜하다. 반면 남쪽으로 내려갈수록 음식 맛이 강해져 짜고 맵다. 남쪽이 북쪽에 비해 더운 만큼 발효음식이 상대적으로 발달하고, 음식이 덜 상하도록 양념도 많이 썼기 때문일 것이다. 겨울이 긴 북한은 음식 부패에 대한 염려가 적어 양념을 덜 써도 되니 담백한 맛이 발달했다. 좀 더 들여다 보면 서울, 경기 등 중부지방은 음식의 간이 짜지도 맵지도 않아 적당한 편이다. 특히 서울은 음식에 색의 조화도 고려하는 등 멋을 부려 화려하다는 평이 있다. 전라, 경상도의 음식은 대체로 간이 세고 매운 편이다. 특히 전라도 음식은 해산물과 젓갈, 고춧가루를 많이 써 자극적이다. 이에 반해 평안, 함경도는 맵지 않아 싱겁다. 그 사이에 낀 황해도와 충청도는 구수하고 소박한 맛이다. 그러나 남한의 경우 지역별 음식 차는 점차 강한 맛으로 통일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듯이 짜고 매운 남도 음식이 중성의 중부 음식을 밀어내고 있다. 점심시간 서울시내 뒷골목 식당가를 가 보면 고춧가루, 고추장, 소금을 듬뿍 친 음식을 땀을 뻘뻘 흘리며 먹는 모습을 쉽게 본다. 웬만큼 자극적이지 않고선 직장인들의 선택을 받을 수 없다. 이에 비해 북한은 음식 맛 전통이 그대로 남아 있는 듯하다. 취재차 금강산, 개성공단에 들렀을 때 맛본 북한 음식은 대체로 싱겁고 자극적이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양념을 많이 넣지 않아 음식 재료의 향취가 그대로 전해진다. 서울에 있는 몇몇 평양냉면 원조집에서 맛볼 수 있는 밍밍한 육수맛이라고나 할까. 회담차 몇 차례 북한을 다녀온 고위 공무원도 담백하고 싱거운 음식 맛에 깜짝 놀랐다며 공감했다. 보건복지부가 2020년까지 우리 국민의 하루 나트륨 섭취를 20% 줄이기로 했다고 한다. 짜고 매운 음식이 고혈압, 뇌졸중, 위암 등 각종 성인병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나트륨 섭취를 4646㎎에서 3000㎎으로 줄이면 연간 의료비를 2조원가량 절감할 수 있다고 하니 식습관만 잘 조절해도 건강을 챙기고 국가경제에도 보탬이 되는 것이다. 사실 짜고 매운 맛은 양념에 많이 좌우된다. 반면 싱겁고 담백한 음식은 맛을 내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양념이나 조미료가 아닌 것으로 맛을 살려야 하니 정성과 손맛이 더 들어가야 한다. 음식 난이도가 더 높다는 이야기다. 웰빙시대에는 강한 맛에서 벗어나 숭늉처럼 구수하고 은은한 맛에 젖어드는 게 좋지 않을까.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 수질오염총량제 위반 지자체 6곳 제재 결정

    환경부는 2004년부터 2010년까지 실시한 1단계 수질오염총량제를 위반한 6개 지자체에 대해 제재하기로 결정했다고 21일 밝혔다. 제재 대상 지자체는 광주광역시, 김제시, 청원군, 나주시, 장성군, 정읍시 등 금강과 영산강·섬진강 수계 6곳이다. 이들 지자체에 대해서는 초과된 오염량이 해소될 때까지 도시개발사업, 산업단지·관광단지개발, 일정 규모 이상의 건축물 신규 승인·허가 등이 제한된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보석의 여왕 다이아몬드, 실험실 주름잡다

    다이아몬드만큼 여성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것이 또 있을까. ‘변치 않는 영원함’을 상징하는 다이아몬드는 희소성과 빛나는 아름다움으로 지구상에서 가장 완벽한 보석으로 그 위치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다이아몬드는 땅속에서 얻어지는 모든 종류의 암석 중 가장 단단하다. 이 때문에 금강석(剛石)으로 불린다. 다이아몬드는 끊임없는 노력의 산물이기도 하다. 아프리카 지역에서 많이 발견되는 다이아몬드 원석은 유리에 가까운 조그마한 돌조각에 불과하다. 이를 찾아내고 연마해 순수한 다이아몬드로 만들기 위해서는 엄청난 시간과 희생이 뒤따른다. 또 독재자들이 내전을 벌이고, 주민들을 무참히 살육하면서 얻은 다이아몬드에 ‘블러디 다이아몬드’(피묻은 다이아몬드)라는 참혹한 이름이 붙여지기도 했다. 보석의 왕인 다이아몬드가 최근 실험실에서도 인기다. 물론 반지로 만들어 끼거나 프러포즈를 하기 위해서는 아니다. 다이아몬드는 지하 200㎞ 이상의 뜨거운 맨틀에서 10억년 이상의 긴 세월에 걸쳐 만들어진다. 이때의 온도는 최소 1500도 이상, 압력은 50kb로 성인남자 4000명의 무게로 밟는 것과 비슷한 수준이다. 맨틀의 마그마가 갑자기 솟아오르면서 킴벌라이트(화산암)에 담겨 지상에 비교적 가까운 곳으로 옮겨지면 이를 캐내는 것이다. 이렇게 전 세계에서 발견되는 다이아몬드는 연간 1억 3000만 캐럿 정도다. 1캐럿의 다이아몬드를 캐내기 위해서는 1500t의 흙을 파내야 한다. ◆매년 인조 다이아 10만㎏ 생산 다이아몬드는 순수한 탄소덩어리다. 탄소 원자들이 전자를 공유하면서 만들어진 정사면체가 연결된 형태다. 물론 탄소가 모였다고 모두 다이아몬드가 되는 것은 아니다. 탄소가 평면 6각형으로 결합되면 새까만 흑연이 된다. 가장 단단한 다이아몬드와 잘 부러지는 약한 물질의 대명사인 흑연이 실제로는 같은 족보를 갖고 있는 셈이다. 이 밖에 차세대 반도체소자로 각광받고 있는 그래핀이나 탄소 원자 60개가 축구공 모양으로 결합된 ‘풀러렌’, 속이 빈 긴 대롱 모양인 탄소 나노튜브 역시 모두 탄소만으로 이뤄진 물질이다. 이처럼 탄소라는 같은 원소로 만들어졌지만, 성질은 전혀 다른 물질들을 동소체(同素體)라고 부른다. ◆감정사도 속을 만큼 감쪽같아 과학사에 다이아몬드가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중세 유럽이다. 이 당시 유럽에서는 실험실에서 금이나 다이아몬드 같은 보석을 만들기 위한 ‘연금술’이 큰 인기를 끌고 있었다. 마술 등 과학적 근거가 없는 방법들이 난무하는 와중에 일부 과학자들은 오늘날 화학과 물리학의 토대가 되는 발견도 우연찮게 얻었다. 예를 들어 1772년 앙톤 라부아지에는 다이아몬드를 높은 온도로 가열하면 검은 흑연을 거쳐 아무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는 점을 발견해 냈다. 800도 이상에서는 다이아몬드를 구성하고 있는 탄소가 공기 중의 산소와 결합하면 연소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다이아몬드의 가장 큰 장점은 역시 ‘강도’다. 지구상에서 가장 강한 물질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20세기 초까지만 해도 다이아몬드를 자를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은 다이아몬드뿐이었다. 이 때문에 각종 공업용 물질의 가공에 보석용으로 쓸 수 없는 공업용 다이아몬드가 대거 사용되기 시작했고, 특히 2차 세계대전 당시 무기 등 군수물자 생산을 위해 다이아몬드 수요가 급증하고 관련 산업이 급성장했다. 다이아몬드를 실험실에서 만들어 내려는 오랜 노력 역시 결실을 맺고 있다. 자유롭게 고온과 고압을 다룰 수 있게 되면서 천연 다이아몬드와 똑같은 인조 다이아몬드를 만드는 것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인조 다이아몬드의 가격은 점차 낮아지고 있고, 감정사들도 알아볼 수 없을 만큼 정교해졌다. 일각에서는 성분과 모양이 똑같기 때문에 ‘인조’가 아닌 ‘양식’ 다이아몬드로 불러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자연이 수십억년에 걸쳐 해낸 일을, 이제 사람은 불과 며칠 만에 더 훌륭하게 해낼 수 있게 된 셈이다. ◆최근엔 스마트폰 등 필수부품으로 물리적인 경도로만 주목받아 온 다이아몬드는 최근 ‘실험실의 여왕’으로 주목받고 있다. 나노(1㎚=10억분의1m) 과학이 각광받으면서 다이아몬드의 새로운 장점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특히 최근 미국 아르곤 국립연구소에서 발표된 실험 결과는 다이아몬드의 가치를 대폭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르곤 연구소의 아니루아 수먼트 박사는 다이아몬드를 나노 단위로 쪼개 얇은 필름을 만들어 특성을 조사했다. 그 결과 다이아몬드 필름은 열 발생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특징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 노트북 등 휴대용 전자기기가 급속도로 발달하면서 학계는 물론 기업들은 ‘더 작은’ 전자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소형화는 ‘열 병목현상’으로 불리는 현상으로 인해 한계에 부딪힌 상태다. 전자의 이동은 열을 만들어 내는데, 부품이 점점 작아질수록 열은 좁은 면적에 집중되게 마련이다. 결국 소형 전자제품은 대형 전자제품에 비해 열이 더 많이 발생해 부품의 오작동을 일으키거나 손상을 입게 되는 문제가 있다. 수먼트 박사팀의 연구는 다이아몬드 필름이 열을 급격히 줄이면서 전체적인 제품의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한 것이다. 수머트 박사는 “다이아몬드가 감당할 수 있는 한계 온도는 800도에 이르지만, 반도체에 사용할 경우 최고 온도는 400도를 넘지 않는다.”면서 “다이아몬드 필름을 활용해 새로운 반도체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르곤 연구소 연구진은 이와 함께 다이아몬드 필름과 질화갈륨을 조합해 고성능 발광 다이오드(LED)를 만들었다. 그 결과 다이아몬드 필름을 조합하는 것만으로도 얇은 LED의 전반적인 온도가 획기적으로 낮은 상태를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이아몬드 필름이 전자학계와 기업들의 고민을 풀어주고 있는 것이다. 전자제품을 만들기 위해 땅을 파야 할 필요는 없다. 인조 다이아몬드 생산량은 매년 10만㎏이 넘는다. 다이아몬드가 선망의 대상이 아닌, 우리 주변의 필수적인 소재로 취급받을 날이 멀지 않았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저자와 차 한 잔] 문화재 환수운동 ‘빼앗긴 문화재를 말하다’ 혜문 스님

    [저자와 차 한 잔] 문화재 환수운동 ‘빼앗긴 문화재를 말하다’ 혜문 스님

    2012년 2월 13일 창덕궁 앞 석등이 사라졌다. 멀쩡하던 석등이 왜 없어졌을까. 창덕궁에 달려 있는 우리 문화재로 착각했던 그 석등이 실은 일본풍 장식물이었다. 그렇다면 일제가 설치한 것일까. “1970년대 궁궐 주변 정비를 위해 설치한 펜스의 일부인 것으로 추정된다.”는 문화재청의 기가 막힌 대답. 석등의 오류를 지적하고 철거를 이끌어 낸 ‘문화재 제자리 찾기’의 대표 혜문 스님이 얼마 전 ‘빼앗긴 문화재를 말하다’(작은숲 펴냄)를 출간했다. 강탈당한 우리 문화재의 환수를 주도하는 활동가답게 책은 시종 우리의 신물(神物)인 문화재에 대한 무관심, 문화재를 지켜 내야 할 당국의 무신경을 콕콕 집어낸다. 창덕궁 석등과 비슷한 사례가 일본식 석등을 어깨에 인 청와대 정문(사진①)이란 게 혜문 스님의 주장이다. 그는 “석등은 조명을 위한 도구가 아니라 사자(死者)의 영혼을 위로하거나 부처님께 공양을 하기 위한 법구(法具)로 우리나라에선 사찰이나 능묘에서만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본 신사에서나 있을 법한 석등은 남산에 있던 조선총독부의 그것(②)과 놀랄 만큼 유사하다.”고 분개한다. 청와대에는 지난 2월 하순 석등 철거에 관한 요청이 접수됐다고 한다. “어떻게 처리할지는 모르지만 돌아오는 광복절 전까지 청와대가 철거하지 않으면 행정소송을 내겠다.”고 밝혔다. 2004년 ‘문화재 제자리 찾기’ 운동에 뛰어든 혜문 스님은 평생 50가지 일을 하고 싶다고 했다. “조선왕조실록 환수를 포함해 16가지는 이뤘다.”는 그는 남은 34가지 중 우선적으로 해결할 ‘4대 목표’를 소개했다. 조선 왕실에서 전래되던 제왕의 투구, 이천 오층석탑과 평양 율리사지석탑, 고려시대의 사리와 사리구, 금강산 종이다. 제왕의 투구는 일본 도쿄의 국립박물관, 두 석탑은 도쿄의 오쿠라호텔 정원, 사리구 등은 미국 보스턴 미술관, 금강산 종은 중국 다롄에 있다. “남의 나라 왕실의 투구나 석탑, 사리를 그들이 가지고 있을 이유가 없잖아요. ” 우리 것이 제자리를 잡도록 찾아와야 한다는, 듣다 보면 너무나도 당연한 일인데 지금까지 왜 아무런 자각이 없었을까 슬그머니 부끄러워진다. 제자리에 있어야 할 게 없거나 엉뚱한 자리에 있는 것들이 유난하게 잘 보이는 신묘한 눈을 가졌냐고 물었더니 “이 일을 하다 보면 법력이 생겨 절로 보인다.”며 웃는다. 끊임없이 공부하고, 눈을 부릅뜨고, 발로 뛰어 확인해야만 가능한 일일 것이다. 서울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5번 출구의 일본식 배열을 한 석등, 환구단의 일본풍 석등, 비틀어진 광화문 등 그가 지적하는 문화재 오류는 손가락으로 꼽기 힘들다. 그렇다 보니 우리 것을 찾아내고 갈고 닦아 제대로 후손에 전해 줘야 할 문화재청을 비롯한 전문가 집단의 권위적이고, 한편으론 태평한 태도에 화가 날 수밖에 없다고. “보통 사람이 알기 힘든 전문적이고 기술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아닌 것을 그렇다고 하는 고집이 우리 문화재의 오류, 오해를 낳는다.”고 쓴소리도 잊지 않는다. “과연 가능할까 했던 조선왕조실록과 조선왕실의궤의 환국이 현실이 된 것처럼 다른 나라에 있어서는 안 될 우리의 문화 유산은 찾아와야 하고 찾아올 수 있습니다.”는 혜문 스님. 제자리를 찾는다는 환지본처(還至本處)의 뜻을 새삼 되새기게 한다. 글 황성기기자 marry04@seoul.co.kr 사진 이호정기자 hojeong@seoul.co.kr
  • [김문이 만난 사람] ‘합창지휘계의 대부’ 윤학원 인천시립합창단 예술감독

    [김문이 만난 사람] ‘합창지휘계의 대부’ 윤학원 인천시립합창단 예술감독

    ‘나는 환상 속에서 모두 정직하고 평화롭게 사는 세상을 봅니다. 나는 떠다니는 구름처럼 항상 자유로운 영혼을 꿈꿉니다.’ 넬라 판타지아(Nella Fantasia)는 이탈리아어로 ‘내 환상 속으로’란 뜻이다. 1986년 영화 ‘미션’의 주제곡으로 유명하며 엔니오 모리코네가 작곡했다. 합창곡으로 널리 불리기도 한다. 합창은 말 그대로 여러 사람이 함께 부른다. 제각기 목소리가 다르지만 아름다운 화음을 내기에 가히 환상적이다. ‘천상의 하모니’라고 하는 까닭이기도 하다. 14일 오후 2시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에서는 보기 드문 합창 무대가 열렸다. 합창 지휘계의 대부로 알려진 윤학원(73)씨가 ‘그리운 금강산’을 작곡한 스승 최영섭씨를 무대로 초청, ‘이야기가 있는 커피 콘서트’를 가져 주목을 끌었던 것. 이 시대의 걸출한 음악인으로 자리 잡은 두 사람이 숨겨 둔 이야기와 깊이 있는 음악 얘기를 곁들여 가며 훈훈한 추억을 관객들에게 선사했다. 특히 최씨가 작곡한 ‘그리운 금강산’과 ‘사랑의 날개’ ‘아리랑 환상곡’ 등을 합창할 때는 다들 기립 박수로 감동의 무대를 함께했다. 윤 씨는 현재 인천시립합창단 예술감독 겸 지휘자를 맡고 있으면서 합창을 대중화하는 한편 합창의 선진국이라는 미국과 유럽 등에서 순회 연주 등을 통해 우리의 합창 예술의 수준을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다. 특히 그는 ‘남자의 자격-청춘합창단’의 멘토 역할로 국민적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했다. 지난 9일 오후 서울 강서구 발산동에 위치한 연습실에서 올해로 ‘합창지휘 인생 50년’을 맞는 윤 감독과 만났다. 백발이었지만 청춘 같은 목소리가 ‘열정의 50년’을 단박에 느끼게 한다. 그는 자리에 앉으면서 “지금 막 커피를 직접 내리고 온 것이라 일반 커피와 맛이 좀 다를 것”이라며 커피를 한 잔 권했다. 먼저 스승 최씨와의 인연에 대해 얘기를 꺼냈다. “고등학교 2학년 때인가 그래요. 당시 아버지 말씀에 따라 인천공고에 진학했지만 음악에 대한 생각을 접을 수가 없었지요. 작곡 공부를 하기로 마음먹고 있던 중 그분이 우리 동네와 가까운 곳(인천)에 살고 있다는 걸 알고 무작정 찾아가 몇 달 동안 집중적으로 작곡 공부를 했습니다.” 이후 둘은 연주회 장소에서 서로 만나면서 스승과 제자의 인연을 깊이 쌓아 갔다. 그럴 때마다 최씨는 훌륭한 지휘자가 된 윤 감독을 자랑스러워했다. 그러다가 이번 무대에서 소중한 만남의 기회를 갖게 됐던 것이다. 윤 감독 또한 후배 제자들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 매주 토요일이면 연습실에서 이들과 만남의 시간을 어김없이 갖는다. 애제자 우효원, 오병희, 이현철, 안효영씨 등이 주축이 된 젊은 작곡가 양성을 위한 프로그램은 한국 합창 음악의 산실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여기에서 만들어진 곡으로 2010년 2~3월 미국합창지휘자협회(ACDA)의 초청을 받아 전국 순회 공연 가진 일은 지금도 음악계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순회 공연 이후 미국 대학 교수들과 각종 대학 합창단이 ‘합창클리닉’을 받겠다고 몰려왔습니다. 작년에는 컨커디어 대학 합창단이 70명의 단원을 이끌고 한국에서 합창 클리닉을 받고 돌아갔지요. 메나리, 아리랑 등 우리가 직접 작곡한 곡으로 말입니다. 컨커디어 대학 합창단은 영국 BBC 방송 및 각종 언론에서 최고의 찬사를 받고 있습니다.” 이 같은 일이 있기까지에는 윤 감독의 열정과 실험 정신이 많은 역할을 했다. 다음은 윤 감독이 술회하는 3년 전 상황을 재구성한 것이다. ‘2009년 3월 7일 오클라호마시티 중심가에 있는 시빅센터 뮤직홀 3000여석을 세계 각국에서 온 합창 지휘자들이 가득 메웠다. 윤 감독은 인천시립합창단원들을 세 군대로 나누었다. 한 팀은 무대에, 또 한 팀은 객석 왼쪽, 그리고 다른 한 팀은 객석 오른쪽에 배치했다. 이윽고 객석의 불이 꺼졌다. 윤 감독은 서서히 손짓을 했다. 화음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무대와 객석 양쪽에서 아름다운 하모니를 이룬 노래가 흘러나오자 관객들이 깜짝 놀라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미국 사람들로서는 이런 형태의 연주가 처음 접하는 광경이었다. 마침내 세 군데서 나오던 소리가 한 군데로 모이고 특이한 한국적 화음과 울림을 이루었다. 객석에서 노래하던 단원들이 무대를 향해 노래를 부르며 천천히 올라가는 장면은 전율 그 자체였다.’ “첫 곡이 공간 음악으로 만든 ‘메나리’였는데 이 곡이 끝나자마자 3000명이 한꺼번에 일어나서 소리를 지르며 기립 박수를 치더군요. 두 번째 곡은 미국 사람들도 어려워하는 ‘다윗이 그 소리를 들었을 때’였습니다. 18성부나 되는 현대 화성의 어려운 곡을 거침없이 연주해 내자 다들 놀라워하더군요. ACDA 메코이 회장이 무대 뒤로 달려와 ‘미국 ACDA 컨벤션 50년 사상 첫 곡부터 기립 박수가 나온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며 흥분하던 일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한 국의 합창 수준과 강렬한 인상을 미국 합창계에 남긴 계기가 됐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이는 한국적인 것으로 승부하겠다는 열정의 결과였다. 윤 감독은 그때나 지금이나 ‘한국적일 것’, ‘세계화할 수 있을 것’, ‘현대적일 것’ 등 세 가지를 늘 강조한다. 이 가운데 ‘팔소성’이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다. 팔소성은 8가지 웃음소리로 표현한 곡으로 ‘아리랑’, ‘메나리’와 함께 공간 음악의 으뜸으로 평가받는다. 여기에다 세계에서는 드물게 18성부까지 만들어 내는 창조성이 보태진다. “16년 전만 하더라도 우리의 합창 음악은 외국에 비해 200년 정도 뒤져 있었습니다. 지금은 세계가 인정합니다. 그것은 바로 한국적인 것으로 공간 음악을 만들어 냈기 때문이지요. 합창을 하면서 8가지 웃음을 소리로 내본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다들 박수 칠 수밖에 없습니다.(웃음)” 청춘합창단의 김태원씨와는 어떻게 해서 인연을 맺었을까. “방송국에서 저에게 멘토를 맡아 달라고 해서 승낙했지요. 얼마 뒤 경희대에서 청춘합창단 멤버 오디션이 있던 날 김태원씨를 처음 만났습니다. 그런데 선글라스를 쓰고 있더군요. 지휘자는 단원들과 눈을 마주치며 지휘를 해야 하는데 걱정이 되더라구요. 뭐 불량스러운(?) 지휘자라고나 할까요.(웃음)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상대방을 배려하는 그의 겸손한 태도와 따뜻한 말투가 보기와는 달라 아주 친근감이 생겼습니다. 특히 참가자들의 열정은 대단했습니다. 합창 정신은 곧 열정과 배려이거든요.” 이 대목에 이르러 윤 감독의 목소리가 높아진다. 합창의 요체는 하모니라고 강조한다. 아무리 뛰어난 목소리를 가진 사람도 주위와 조화를 이루지 못하면 합창단원으로는 실격이라는 것이다. 자기 소리를 책임 있게 내면서도 다른 사람의 소리를 잘 듣고 융화하는 것이 합창의 근본이기 때문이다. “요즘 문제가 되는 학교폭력이 왜 생겨났는지 아십니까. 바로 예체능을 없애고 입시 위주로 변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학교 내에서의 합창반이나 반 대항 합창이 많았는데 거의 없어졌습니다. 아이들이 다른 아이들의 소리를 듣고 같이 화음을 내는 경험을 한다고 해 보십시오. 적어도 동료 아이들을 때리거나 왕따시키는 일은 절대 없습니다.” 윤 감독은 이런 현실을 매우 안타까워했다. 그래서 일을 하나 벌이고 있다. 전국적으로 퍼져 있는 자신의 제자들에게 어린이합창단을 만들 것을 엄명했다. 윤 감독 자신도 최근 모 방송사와 이 같은 사업을 함께 하기로 계약을 맺었고, 이미 서울과 부산, 대구, 대전, 수원 등에서 24개의 어린이합창단을 만들었다. 이에 대한 그의 의욕은 대단하다. “올해 최소 30개의 어린이합창단을 만들 예정이며 3~4년 내에 수백개의 합창단을 만들어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합창의 매력과 정신을 심어 줄 생각입니다. 제자들도 이 뜻을 잘 이해하고 있습니다. 항상 새로운 곡으로 합창단을 이끌어 나가도록 격려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를 계기로 아마추어 합창 운동이 펼쳐지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윤 감독은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음악가가 되겠다고 결심했다. 손풍금을 든 선생님한테 노래를 잘 부른다는 얘기를 듣고 나서였다. 이후 비록 음악의 천재는 아니었지만 끊임없는 노력과 특유의 열정으로 차근차근 감동을 연출하면서 오늘에 이르렀다. 그의 아들 의중씨는 서울대 음대를 나와 창원시립합창단에서 지휘를 하고 있으며, 딸 혜경씨도 서울대 음대를 나와 외국인학교에서 합창 지휘를 하고 있다. 부인도 성악을 전공했다. 이런 분위기여서 그런지 손자 또한 지휘 공부를 하는 중이다. 식구끼리 만나면 항상 음악으로 이야기꽃을 피운다. “합창을 하면 삶의 만족도가 올라갑니다. 더불어 사는 사회가 얼른 가까워집니다.” 선임기자 km@seoul.co.kr ●윤학원 예술감독은 황해도 옹진 출신이다. 인천공고와 연세대 작곡과를 졸업했다. 이후 인천문화원어린이합창단(1962~67), 극동방송소년소녀합창단(1965~68), 한국마드리갈합창단(1969~83), 선명회어린이합창단(1970~2003), 대우합창단(1983~88), 서울레이디스싱어즈(1989~2000) 등에서 지휘자를 역임했다. 또한 중앙대 음대교수(1979~2004), 세계합창경연대회 심사위원(1997~2010), 세계합창연합회 이사(1989~97), 한국합창총연합회 이사장(1988~92) 등을 지냈다. 현재 인천시립합창단 예술감독 겸 지휘자, 한국합창지휘자아카데미 원장, 윤학원코랄 단장 겸 지휘자를 맡고 있다. 주요 수상은 월간음악상(1973), 세계합창경연대회 최우수상 및 지휘자상(1978), 한국음악평론가협회 음악상(1999), 옥조근정훈장(2004) 등이있다.
  • 강릉 경포대~주문진 송동영춘(送冬迎春) 도보여행

    강릉 경포대~주문진 송동영춘(送冬迎春) 도보여행

    그 길은 화사했습니다. 햇빛 듬뿍 빨아들인 바다는 파란 하늘과의 경계를 허물었고, 귓불을 스치는 바람은 촉촉하고 포근했습니다. 굳이 이름 붙여 부르지 않더라도 그 길엔 낭만이 넘쳤습니다. 강원 삼척에서 속초를 잇는 ‘낭만가도’입니다. 그 가운데 강릉의 경포대에서 주문진에 이르는 ‘경포 중심 낭만가도’ 50리길을 걸었습니다. 발길 따라 봄바람 난 바다와 빼어난 풍경들이 줄곧 동행했지요. 춘분(春分·20일)이 코앞입니다. 겨울을 보내고 봄을 맞는 송동영춘(送冬迎春)의 갈림목입니다. 겨울의 시샘이 남아 있지만, 강릉의 바다 위엔 봄기운이 펄떡이고 있었습니다. ●봄바람 난 바다, 봄바람 난 발걸음 봄바람이 난 게다. 바다가 저토록 화사한 빛깔로 치장할 수 있을까. 불과 얼마 전만 해도 차다 못해 시린 결기가 느껴지던 바다였다. 경칩이 지난 지금은 전혀 다르다. 동해의 쪽빛 바다는 분명 봄을 잔뜩 머금었다. 해변은 흰빛으로 빛난다. 말 그대로 백사장이다. 파란 바다와 흰 모래가 부둥켜 안고 떨어지길 반복하며 희롱하고 있다. 화창한 초봄, 이런 난리가 없다. 이 길의 이름은 여럿이다. ‘해파랑길’이라고도 하고 ‘낭만가도’(漫街道)라고도 한다. ‘관동팔경길’, ‘바우길 12구간’이라고도 불린다. 제각기 나붙은 표지판을 보면 헷갈릴 지경이다. 분명한 건 없던 길을 새로 내지는 않았다는 것. 해파랑길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조성하고 있는 부산 오륙도~강원 고성 간 688㎞의 탐방로를 말한다. 관동팔경길은 해파랑길의 4개 테마 가운데 하나로, 경북 울진에서 고성까지의 구간을 일컫는다. 바우길은 한 사설단체가 강릉 지역의 산과 바다를 여러 테마로 묶어 연결한 길이다. 이 길은 그 가운데 ‘12구간’에 속한다. 낭만가도는 강원도에서 삼척~속초 사이 7번 국도를 중심으로 조성 중인 길이다. 그러니 강릉에서 주문진에 이르는 길은 ‘해파랑길’이자 ‘바우길 12구간’이며 동시에 ‘낭만가도’인 셈이다. 이름은 많아도 길은 하나다. 길이 줄곧 바다를 따라갔으면 좋으련만, 중간중간 풀 방구리에 쥐 드나들 듯 들고 나야 한다. 하지만 회색빛에 갇혀 살던 도시인에겐 그마저 더없이 ‘낭만적’이다. 경포호를 휘휘 돌아 주문진으로 난 바닷길로 방향을 잡는다. 전체 거리는 18㎞가량. 5시간은 족히 걸린다. 하지만 경포대에서 사천항까지는 다소 번잡한 7번 국도를 따라 걸어야 하는 만큼, 사천에서 주문진까지 12㎞ 구간만 걷는 사람도 많다. 순포해변, 순긋해변을 차례로 지나면 뒷불해변이다. 사천항 뒤편에 초승달 모양을 하고 있는 작고 예쁜 해변이다. 공식명칭은 사천진해변. 하지만 단순히 지명에서 따온 이름보다는 오래전부터 불려온 뒷불해변이 더 정겹고 친근하다. 해변 초입, 거대한 알 모양의 바위가 객들을 맞고 있다. 교문암(蛟門岩)이다. 이무기가 용이 되어 승천할 때 바위가 두 쪽으로 쪼개졌다는 전설이 담겼다. 우리 땅 대부분의 이무기가 용 되는 꿈을 꾸다 실패담만 남긴 것에 견줘, 이 바위는 드물게 해피 엔딩의 이야기를 품고 있다. ●해다리 바위 가족단위 여행객에 인기 교문암에서 한 굽이 돌면 사천진해변이다. 하평해변과 합쳐져 무려 1.3㎞에 달하는 곧고 너른 해변을 형성하고 있다. 해변의 랜드마크는 해다리(海狗) 바위다. 오래전 물개들이 많이 서식해 이름지어졌다. 해변에서 해다리 바위까지는 남도의 노둣길처럼 큰 바윗돌을 쌓아 연결했다. 길 가운데는 둥글게 바위를 쌓아 작은 수영장처럼 꾸며 놓았다. 노둣길과 해다리 바위 사이엔 작은 교량도 만들어 뒀다. 어린이들이 특히 좋아해 가족 단위 여행객들이 즐겨 찾는다. 해다리 바위는 멀리서 보면 작고 볼품없다. 하지만 발을 딛고 서면 제법 크고 장쾌하다. 마주하는 바다의 크기 또한 가슴에 담기 벅차다. 이어지는 곳은 솔향 가득한 연곡해변. 해송숲으로 이름난 곳이다. 수평으로 이어진 바다만 보다가 수직의 나무 세상에 드는 맛이 각별하다. 다소 차가운 바닷바람과 숲그늘 탓에 몸은 움츠러들어도, 코를 간질이는 솔향은 더없이 풋풋하다. 솔숲을 지나면 길은 다시 바다로 이어진다. 영진해변이다. 소금강에서 흘러내린 연곡천이 바다와 만나는 곳. 바다에 어둠이 찾아들면 주문진 등대 불빛과 항구의 불빛이 어우러져 그림 같은 풍경을 만들기도 한다. 바로 이쯤부터 해변에서 유난히 많은 커피집들이 눈에 띄기 시작한다. 횟집들이 늘어선 여느 해안가 풍경과 확연히 대비된다. 특히 영진해변 초입은 거의 ‘한 집 건너 커피집’이다. 장혜실 문화관광해설사는 “중소도시 강릉에 ‘커피의 장인’들이 운영하는 커피 전문점만 100여개나 된다.”며 “전국의 이름난 바리스타들이 강릉으로 이주하면서 생긴 독특한 지역문화”라고 설명했다. 그 가운데 가장 명성을 얻고 있는 곳이 영진해변 뒤쪽의 ‘카페 보헤미안’이다. 재일교포 출신의 바리스타가 직접 내려주는 핸드드립 커피로 이름났다. ●소돌아들바위공원의 기묘한 갯바위들 커피향을 뒤로하고 다시 바닷가로 나서면 빨간색과 하얀색의 등대가 눈길을 끈다. 주문진항이다. 강원도의 대표 수산시장. 주말이면 발 디딜 틈 없이 북새통을 이룬다. 이제껏 해변을 따라 서정과 낭만을 즈려밟고 걸었다면, 주문진항에서는 날것 그대로의 질펀한 삶과 마주할 수 있다. 주문진항에서 북쪽으로 조금 더 올라가면 소돌아들바위공원과 만난다. 잘 가꿔진 수석전시장에 온 듯한 느낌을 주는 해상공원이다. 공원에 들면 29세에 요절한 가수 배호(1942~1971)의 노래 ‘파도’가 은근하게 울려퍼진다. 환경 기금 조성을 위해 마련된 돌저금통에 500원짜리 동전을 던지면 노래가 나온다. 일종의 주크박스인 셈. 공원의 갯바위들은 하나같이 형태가 기묘하다. 아들바위, 코끼리바위, 소바위 등 독특한 형태의 바위들이 널려 있다. 아들바위의 기원이야 단박에 알 수 있다. 아들을 원하는 부부가 기도를 하면 소원을 성취한다는 뻔한 얘기다. 코끼리바위와 소바위는 붙어 있다. 둘은 어떻게 이런 형상이 만들어졌을까 싶을 만큼 기이한 모습을 하고 있다. 전남 목포의 갓바위를 연상하면 알기 쉽다. 바위 표면이 마치 촛농이 흘러내리다 굳은 듯하다. 게다가 여기저기 구멍이 뚫려 있어, 신비로움을 더하고 있다. 소돌아들바위공원에서 한 굽이 돌면 주문진해변이다. 경포 중심 낭만가도의 종착지다. 소돌아들바위공원과 주문진해변을 연결한 집라인(Zipline, 와이어를 타고 공중을 이동하는 레포츠)이 인상적이다. 집라인 탑승대에 올라서면 너른 주문진 앞바다가 한눈에 담긴다. 글 사진 강릉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33) 가는 길 영동고속도로 강릉 나들목을 나와 경포대 이정표를 따라 우회전하면 강릉 시내를 거치지 않고 곧장 경포대로 연결된다. 종합관광안내소 640-4414, 4531. 주문진관광안내소 640-4535. 맛집 주문진항 시장은 먹거리 천국이다. 요즘 많이 잡히는 생선은 열기. 12마리에 1만원선이다. 붉은 대게로 불리는 홍게는 큰 놈 5마리가 10만원선, 문어는 4만~12만원이다. 주문진수산물종합판매장 내 원영생선구이는 다양한 생선구이로 입소문 났다. 662-0203. 영진해변 뒤 커피숍 ‘보헤미안’은 월·화·수요일은 영업을 하지 않는다. 662-5365. 경포호 옆에 초당순두부마을이 있다. 잘 곳 영진해변 뒤편의 노벰버(662-6642), 경포대 안쪽의 비치호텔(643-6699)이 가격 대비 시설이 뛰어난 곳으로 꼽힌다. 양반들의 잠자리가 궁금하다면 선교장(646-3270) 한옥체험도 좋겠다.
  • [총선 D-30 비수도권 판세] 여야 “25곳중 15곳 우리 것”… 충청 초박빙

    [총선 D-30 비수도권 판세] 여야 “25곳중 15곳 우리 것”… 충청 초박빙

    4·11 총선에서 충청권과 강원, 제주는 이슈 대결이 벌어질 전망이다. 충청권은 ‘세종시’ 공방, 강원은 남북정책, 제주는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 논란이다. ●강원, 지역경제 악화 야권 두각 결정적인 순간 때마다 ‘캐스팅 보트’를 쥐어 온 충청권은 그야말로 초박빙의 대결이 예상된다. 현재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대전·충남·충북 등 25개 지역구에서 각각 15곳으로 똑같이 우세 또는 경합우세를 점치고 있다. 대전에는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각각 중구, 유성에서 자신들이 우세하다고 강조했다. 새누리당은 대덕, 민주당은 서갑·을에서 자신들이 유리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전 중구에는 강창희 새누리당 전 의원이, 유성에는 이상민 민주당 의원이 현역 프리미엄을 갖고 있다. 세종시 공방은 충남이 가장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천안함 침몰, 연평도 포격 등 악화된 남북관계에 최대 영향을 받고 있는 강원은 원래 전통적인 새누리당을 지지하는 보수 강세 지역이었으나 금강산 관광 중단 등으로 인해 지역 경제가 나빠지면서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 새누리당은 강릉, 동해·삼척, 홍천·횡성, 철원·화천·양구·인제 등 4~6곳에서 의석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했다. 민주당은 춘천, 원주갑·을, 속초·고성·양양, 태백·영월·평창·정선 등 4~6곳에서 이길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제주, 해군기지 논란 野 싹쓸이 전망 제주 강정마을의 해군기지 건립 논란으로 연일 시위가 벌어지는 제주는 민주당의 ‘싹쓸이’가 예상된다. 새누리당은 현재 제주갑·을, 서귀포에 대해 모두 열세로 분류했으며, 민주당은 재선인 강창일·김우남·김재윤 의원이 제주 해군기지 파동으로 3선이 무난할 것으로 예상했다. 강주리·황비웅기자 jurik@seoul.co.kr
  • 화이트데이 공연 선물이 딱이죠! 달콤 ·신선한 ‘아르츠 콘서트’등 女心 매혹 ‘OK’

    화이트데이 공연 선물이 딱이죠! 달콤 ·신선한 ‘아르츠 콘서트’등 女心 매혹 ‘OK’

    2월 밸런타인데이의 보답과도 같은 화이트데이가 다가왔다. 14일 화이트데이를 더욱 빛나게 할 공연들이 눈에 띈다. ●송영훈·김정원 3개도시 순회 연주 세기의 음악가와 화가, 불멸의 연인을 명화와 명곡으로 조명한 ‘아르츠 콘서트 폴 인 쇼팽(Fall in CHOPIN)’은 스타 연주자 송영훈(첼로·왼쪽)과 김정원(피아노·오른쪽)의 만남으로 꾸몄다. 여기에 위대한 음악가 쇼팽과 소설가 상드, 낭만주의 화가 들라크루아를 덧대 기대감을 높였다. 송영훈과 김정원의 연주로 2개의 폴로네이즈, 4개의 프렐류드, 피아노와 첼로를 위한 소나타 g단조를 듣는다. 이와 함께 미술해설가 윤운중의 해설로, 들라크루아의 낭만적 화풍에 담긴 쇼팽과 그의 연인 델피나 포투카, 마리아 보진스키 등을 만날 수 있다. 10일 부산문화회관, 11일 대구수성아트피아에 이어 14일 서울 예술의전당 무대에 오른다. 3만~7만 7000원. (02)2658-3546. ●빈필 플루트 거장 발터 아우어 첫 내한 공연 빈필하모니의 플루트 수석 발터 아우어가 첫 내한공연을 연다. 크레모나 콩쿠르, 뮌헨 ARD 콩쿠르 등에서 입상하며 유럽 음악계의 주목을 받은 인물이다. 아우어는 여자경의 지휘로 프라임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이베르의 플루트 협주곡, 글루크의 오페라 ‘오르페오와 에우리디체’ 중 ‘정령들의 춤’을 협연한다. 프라임필하모닉은 베를리오즈의 환상교향곡 등도 연주할 예정. 공연은 14일 군포문화예술회관, 17일 서울 예술의전당으로 이어진다. (031)392-6429. 탱고의 본고장 아르헨티나에서 결성된 탱고 듀오 오리엔탱고가 14일 경기 성남아트센터에서 ‘화이트데이 콘서트’를 연다. 데뷔 후 10년동안 발표한 인기곡과 영화 ‘여인의 향기’의 주제곡 ‘간발의 차이로’(Por Una Cabeza), 영화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의 주제곡 등 탱고 명곡을 들을 수 있다. ‘엄마야 누나야’, ‘진도 아리랑’ 등 한국 음악과 특별한 접목도 선사한다. 2만~5만원. 070-8742-4918. ●주옥같은 명곡 ‘커피콘서트’도 볼만 ‘화이트데이’ 타이틀을 걸지는 않았지만 주목할 만한 공연이 하나 더 있다. 불후의 명가곡 ‘그리운 금강산’을 만든 최영섭 작곡가와 ‘남자의 자격 청춘합창단’ 멘토 윤학원 지휘자가 함께 꾸미는 ‘커피콘서트’이다. 14일 인천 구월동 종합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열리는 이 공연에서는 ‘쿰바야’(아프리카), ‘소나무’(독일) 등 해외 민요와 ‘그리운 금강산’ 등 최 작곡가의 주옥같은 명곡을 듣는다. 윤 지휘자와 최 작곡가의 추억을 더듬는 시간도 마련됐다. 1만원. 1588-2341.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북 핵개발 중단 선언] 민주 “2013년부터 남북정상회담 정례화”

    민주통합당은 1일 천안함 사건 이후 취해진 5·24 대북제재조치를 철회하고 2013년부터 남북정상회담을 정례화하는 내용의 대북정책 3대 전략과 10대 과제를 4·11 총선 공약으로 내놓았다. 한명숙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잃어버린 평화, 남북대화 실종, 북핵문제 방치, 안보 무능, 북한의 중국 의존도 심화 초래가 이명박 정부의 5대 대북정책 실패”라고 평가한 뒤 “정부의 대북정책을 보면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둠의 터널을 지나는 두려움을 느낀다.”며 정부의 대북정책 전환을 촉구했다. 민주당 3대 대북전략은 ▲북한과의 평화협정 체결과 남북한 4강 교차승인을 통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남북경제공동체를 기반으로 중국·러시아·유럽을 연결하는 북방경제시대 개막 ▲동북아 협력 외교 강화다. 민주당은 6·15 정상회담의 합의사항 총괄이행기구로 총리회담을 가동하고 남북 국회회담 추진을 위해 국회 안에 남북국회회담추진특위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6자 회담 재개를 통한 한반도 평화협정 논의와 북핵문제 해결과 남북 군사관리기구 구성을 통한 우발적 충돌 방지 방안도 제시했다. 아울러 금강산 이산가족 면회소를 즉시 가동하고 국군포로와 납북자 송환도 추진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또 제2·제3 개성공단 확충과 대륙철도 연결, 남·북·러 가스관 연결, 아시안 하이웨이(고속도로) 연결 등 3대 사회간접자본(SOC) 사업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19대 국회에서 남북관계 발전법, 남북교류협력법을 개정해 지방자치단체의 대북교류협력을 허용하기로 했다. 또 식량·비료·보건의료 등 인도적 지원 재개도 추진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한반도에 자연재해 등이 발생할 경우 인적, 물적 상호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장래 발생 가능한 백두산 폭발 등에 선제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정부·민간 합동재해조사단 구성 문제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충남 관광개발 5개년 계획 확정 발표

    충남도가 관광객 1억명 시대를 맞아 해양도서, 내포문화, 역사온천, 백제금강, 녹색유교 등 5개 권역으로 나눠 관광개발에 나선다. 도는 29일 이런 내용을 담은 ‘제5차(2012~16년) 충남권 관광개발계획’을 발표했다. 해양도서권은 서해안을 끼고 있는 태안, 보령, 서천지역으로 태안군 가로림만 태양광에너지단지·서천군 유부도 동아시아 철새생태관광지 조성 사업이 포함됐다. 보령시에는 삽시도 등 7개 섬의 경관 정비 사업이 추진된다. 내포문화권은 백제 불교전래지와 천주교 성지 등이 많은 서산, 당진, 예산, 홍성지역으로 인물, 종교, 민속자원과 연계해 역사·문화관광지로 육성된다. 서산시 마애삼존불 정비 및 예산군 황새마을 조성 사업이 있다. 당진시 신평·우강면에 슬로관광루트 등으로 꾸며진 휴먼투어랜드가 조성되고, 홍성군 홍양저수지에 수영장, 캠핑장도 만들어진다. 역사온천권은 아산, 천안지역으로 문화·휴양관광지로 꾸며진다. 천안시 삼거리공원에 애국열사 조형물 등이 있는 명소가 들어서고, 아산시 도고온천에 메디컬센터 등 의료관광단지가 조성된다. 백제의 옛수도 공주, 부여와 청양 등 백제금강권은 역사·생태관광지로 가꾼다. 부여군 백제저수지에 황토펜션, 카누연습장, 체험공방 등이 들어서고, 청양군 까치내가 관광·휴양단지로 만들어진다. 녹색유교권은 계룡, 논산, 금산지역이다. 계룡시 향적산에 등산로와 군문화체험장 등 테마파크가 조성되고, 논산시 탑정호는 관광지로 개발된다. 금산군 남이면 개삼터에 인삼·약초체험단지가 들어선다. 이 일대는 기호학파의 산실이자 쾌적한 산림환경을 갖췄다. 충남도는 이를 위해 올해 5105억원을 시작으로 국비 1400억원, 도 및 시·군비 1976억원, 민자 7588억원 등 모두 1조 964억원을 연차적으로 투입한다. ” 이재원 도 주무관은 “이번 계획은 복지, 휴양, 산업 등까지 포괄적으로 담아 관광개발사업 방향을 제시한 것에 특색이 있다.”고 말했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충남 안면도 개발 ‘탄력’

    컨소시엄 구성 업체 변경으로 논란을 빚어온 충남 태안군 안면도 관광지 개발사업이 본격화된다. 충남도는 28일 서울 충무로에 있는 ㈜에머슨퍼시픽에서 실무협의회를 갖고 사유지 보상 및 사업추진 일정 등을 논의했다. 양측은 오는 5월 교통 및 환경영향평가 용역을 끝내고 11월까지 관광지 조성 계획변경 고시를 하기로 했다. 정영기 도 안면도개발계장은 “이번 만남은 컨소시엄 변경 문제 등을 끝내고 사업 추진을 위한 행정 절차와 지원 등을 본격 논의한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에머슨퍼시픽이 구성한 컨소시엄 인터퍼시픽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추진한 이 사업은 2010년 말 미국 모건스탠리와 삼성생명이 투자 포기를 선언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이 때문에 2016년 완공이 2020년으로 늦춰졌고, 개발 콘셉트도 관광 흐름으로 바뀌고 있다며 골프장과 수상 스포츠 중심의 유럽 지중해식에서 친환경 고급 휴양지로 수정했다. 인터퍼시픽은 6성급 호텔을 건립하고 안면도의 절경과 낙조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에 전망대를 짓는다. 바다 절벽 위에는 일본풍 해수온천장이 만들어진다. 요트계류장, 해양수족관, 사계절 실내외 공연장과 전시장, 문화·여가·레저·쇼핑이 어우러진 테마파크와 아웃렛, 기업 연수마을, 골프 코스 등도 조성된다. 승마·수영·영어 등을 가르치는 교육 아카데미, 미술관, 승마장, 병원, 오토캠핑장 등 기존 국내 휴양지와 차별화된 시설도 들어선다. 공원, 목장, 염전에코테마파크 등 매력적인 옛 전원풍 소도시도 이곳에 재현된다. 도는 ‘안면송’으로 유명한 소나무숲과 구릉을 최대한 살리고, 건물의 건폐율도 10%로 제한해 자연과 어우러지도록 저층 단독형으로 짓도록 할 계획이다. 안면도관광지 개발 사업은 1조 474억원을 들여 안면읍 승언·중장·신야리 일대 381만 5000㎡를 관광지로 개발하는 것으로 남해 힐튼리조트, 금강산골프장 운영 업체인 에머슨퍼시픽(지분 60%)과 일본 부동산펀드 파이썬(30%), 국민은행(10%)이 참여하고 있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김정은 “개방이라는 말 사용말라”

    북한의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당 간부들에게 ‘개방’이라는 말의 사용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북한 노동당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직후 당 간부들에게 남북 경제협력 추진을 지시한 문건이 공개돼 북한이 개혁·개방을 둘러싸고 혼선을 빚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도쿄신문은 26일 북한 노동당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김 부위원장이 자신의 생일인 지난 1월 8일 노동당의 사업을 결정·지도하는 중앙위원회 정치국의 고급 간부들에게 국가 운영과 관련, “개방이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는 편이 좋다.”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김 부위원장은 “군사 우선의 선군정치를 계속 견지하고 세계를 주시하면서 독특한 사회주의를 최후까지 고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부위원장의 발언은 김 위원장의 국가 운영 방침을 재확인한 것으로, 심각한 경제난 극복을 위한 독자적인 새로운 정책이 나올 가능성은 당분간 낮아 보인다는 해석을 낳고 있다. 반면 마이니치신문은 북한 노동당 지도부가 지난 1월 6일 당 간부들에게 배포한 ‘강성대국 건설을 위한 조선노동당의 경제노선과 임무’라는 제목의 내부 문서에서 한국과의 관계와 관련, “북남 경제협력은 우리의 일관된 입장”이라며 중단된 금강산 관광에 대해 “(협력 추진은) 북남의 공동 이익에 부합한다.”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또 2007년 남북 정상회담에서 설치하기로 했으나 휴면 상태인 남북경제협력공동위원회의 활동을 정상화하기 위한 대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문서가 배포된 직후인 지난 1월 9일 송일호 북·일 국교정상화 교섭담당 대사가 중국에서 일본의 나카이 히로시 전 납치문제담당상 겸 공안위원장과 접촉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수질오염물질 총량 초과 배출 20개 지자체 개발사업 제한

    환경부는 수질오염 총량관리제로 할당된 오염물질 배출량을 초과한 지방자치단체에 대해 각종 개발사업 인허가를 제한할 계획이라고 23일 밝혔다. 수질오염 총량제는 지자체들이 오염물질 배출 총량을 할당받은 목표량 이하로 유지토록 하되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페널티를 주는 제도이다. 환경부는 최근 수질오염 총량관리제 1단계(2006∼2010년) 시행 평가를 한 결과 지자체 20곳이 목표량을 초과 배출한 것으로 나타나 행정 제재를 할 방침이다. 대상 지자체는 광주광역시, 전남 나주시, 전북 익산시 등 대부분 영산강과 금강 수계에 있는 곳들이다. 한강 수계에 있는 지자체는 내년부터 총량 관리가 의무화돼 평가에서 제외됐다. 오염 부하량을 초과한 지자체의 경우 산업·관광단지 개발, 일정 규모 이상의 건축물 설치 등에 대한 승인·허가를 제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제재를 받는 지자체들은 수질오염물질 배출량을 목표치 이하로 줄인 다음 개발 사업에 대한 신규 승인·허가를 받을 수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오염물질 배출량을 추가로 삭감한 지자체의 경우 배출량을 다시 산출해야 되기 때문에 제재를 받는 지자체 수(10곳 정도)가 줄어들 수 있다.”고 밝혔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기획]최고경영자=⑦대한농산(大韓農産)「그룹」박용학(朴龍學)씨

    [기획]최고경영자=⑦대한농산(大韓農産)「그룹」박용학(朴龍學)씨

     72년도 수출실적 4천8백만불(약 2백억원)로 국내 제4위 금성(金星)방직·태평(太平)방직에 이어 옛 삼호(三頀)방직까지 인수, 총 26만5천추를 확보해 우리나라 방직시설의 4분의 1을 차지한「메머드」기업이 바로 대한농산(大韓農産)「그룹」이다. 방직업 외에도 수산·제분·관광·백화점·해운업에까지 손을 뻗치고 있는 박용학(朴龍學·58)씨. 해방되던 해 빚 8만원을 받으러 서울에 왔다가 영영 고향에 돌아가지 못하고만 우체국장님이기도 하다.   부실한 태평(太平)·금성(金星)방직 맡으며 강자(强者)로 껑충  박용학(朴龍學)씨가 재계의 강자로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68년 운영난에 허덕이던 금성(金星)방직과 태평(太平)방직을 인수하면서부터였다. 소위『영락(永樂)교회그룹』으로 불린 월남 기업인들 중 박용학(朴龍學)씨가「그룹·리더」로 등장하기 시작한 것.  지난 해 대한농산(大韓農産)「그룹」의 총 외형 거래액은 약 3백억원. 이 중 3분의 2가 수출로 벌어들인 돈이다. 모회사(母會社)인 대한(大韓)농산은 수출입업이 전문. 공칭 자본금은 1억1천만원에 불과하지만 참치어선 7척을 갖고 있는 고려(高麗)수산이 수산부로 통합되어 있다.  대한(大韓)농산「그룹」의 주축을 이루고 있는 태평(太平)방직의 공칭 자본금은 42억5천만원. 예전 금성(金星)방직과 태평(太平)방직을 합친 것으로 안양(安養)·청주(淸州)·대구(大邱)에 공장을 갖고 있으며 옛 삼호(三頀)방직 대전(大田)공장 등을 인수한 합동(合同)방직까지 합하면 모두 26만5천추의 생산 능력을 갖고 있다.  여기에「프랑스」와 50대 50의 합작 투자로 세워진 태평(太平)특수섬유(부평(富平)에 공장)가 한해 4백80만「타스」의「팬티·스토킹」을 만들어「유럽」「홍콩」등지에 팔고 있다.  부산(釜山)에 있던 부국제분, 서울의 공성제분 등 3개 공장을 사들여 통합한 한일제분은 한해 8백36만부대의 생산능력을 갖고 있다.  올 9월부터 직영 백화점으로 다시 문을 열 미도파백화점도 박용학(朴龍學)씨 소유. 한양「호텔」신축을 검토 중인 미도파관광도 박(朴)씨의 소유이며 이밖에 대한(大韓)선박(이정림(李庭林)씨와 50대 50 투자)·신동아(新東亞)화재해상보험(최성모(崔聖模)씨와 합작)·강원(江原)은행·충북(忠北)은행·「그레이·하운드」등에도 투자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이 불과 5년 사이에 이루어진 것이고 보면 박(朴)씨의 재계에서의 성장도가 얼마나 경이적이고 엄청난 것인가를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재계 표면에 나타난 것이 5년 사이일뿐 그 전부터 박(朴)씨의 재력은 차곡차곡 쌓여 왔다는 게 박(朴)씨를 아는 주위 사람들의 얘기다.  『장사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이 자기가 쓰는 사람을 믿는다는 것입니다. 믿으면 결코 배신당하지 않아요. 일을 맡기면 그 사람을 믿고 그 사람이 안심하고 일할 수 있게 가정생활까지도 보살펴 주어야 하는 게「보스」의 책임이지요. 그래서 전 간부급 직원들의 가정 형편은 물론 건강에까지 신경을 씁니다. 피곤해 하면 쉬게 해야죠. 무슨 골치아픈 일이 생기면 제가「어드바이저」가 되어 주어야 합니다』  이게 박(朴) 사장의 경영철학 제1조다. 정실 인사를 없애고 10년전 뽑아 쓴 서울대 상대(商大), 공대(工大) 출신이 지금은 대한(大韓)농산을 움직이는 주축 인재로 자라났다는 것도 박(朴)사장의 자랑. 신용을 지켜야 한다든가, 부지런해야 한다든가, 여행을 자주해 세계경제의 움직임에 민감해야 하는 것 등은 모두『믿고 맡길 수 있는 사람』이 있은 다음에 필요한 것이라고.  다음은 종교다.  『사람이란 항상 약하고 자기 앞에 놓인 함정을 모르기 마련입니다. 신앙을 가진 사람만이 재기의「찬스」를 잡기 마련입니다. 사업 하는 젊은이들에게 적극 권하고 싶어요』  자신이 독실한「크리스천」인 것은 물론 박(朴)씨의 부인은 거의 영락(永樂)교회서 살다시피 한다고.  박(朴)씨의 고향은 지금은 이북인 강원도 통천(通川)군 임남(臨南)면. 총석정(叢石亭)이 있는 통천(通川)은 원산(元山)과 금강산(金剛山)의 중간쯤에 자리잡고 있다. 원산(元山)공립상업학교를 졸업하고 첫 취직한 것이 섬유회사다.  『그래서 지금도 방직업이 주축이 됐는지는 모르겠다』는 것이 박(朴)씨의 회고다.  한 3년 월급장이(쟁이)를 하다 한(韓)·만(滿) 국경인 신의주(新義州)로 옮겨가「삼창산업」이란 자그마한 무역회사를 처음 차렸다. 면직물을 수입해다가 국내에도 팔고 만주에도 수출했다. 소위「대동아전쟁」이 터지면서 전쟁통에 톡톡히 재미를 보기도 했다.  그러나 제 2차대전이 말기에 접어드면서 일제(日帝)는 한반도에도 통제 경제를 실시하기 시작, 박(朴)씨도 장사를 집어치우고 고향인 통천(通川)으로 돌아왔다.   첫 출발 섬유회사 사원… “신앙 있으면 찬스는 쉽게”   고향에 돌아온 박(朴)씨가 소일(消日)거리 삼아 맡은 것이 우편국장. 서울지방체신국 관할이던 임남(臨南)우편국장(지금의 별정(別定)우체국)으로 고등관 대우를 받다가 해방을 맞았다.  45년 10월15일 서울 체신국에 돈 8만원을 받을 게 있어 이웃 우편국장 3사람과 함께 38선을 다녀온 것이 영영 고향에 돌아가지 못하게 된 것. 고향에서는 소련군을 보지 못했는데 38선 근처에 와서 처음으로 소련군으로 보았으며 동두천(東豆川) 근처에선 총소리도 들었다고. 서울에 도착한 것은 3일만인 10월27일.  서울 체신국에서 받은 돈 9만원과 그 해 12월말께 가족들이 배를 타고 동해(東海)로 월남하면서 가지고 나온 돈 20만원이 박(朴)씨의 장사 밑천 전부였다. 박(朴)씨는 그 돈으로 지금의 외환은행 본점 건너편에 있던 옛「스즈끼」자전거 도매상(적산)을 사들였다. 당시 경성(京城)방직에서 만들어 내던 광목을 받아 파는 광목도매상을 차렸다. 당시로선 광목이 최고 인기품목. 꽤 돈을 모을 수 있었고 이 돈으로 오양산업을 차리고 도량형기를 만들어 내는 대한계기주식회사를 차리기도 했다.  좀 자리가 잡힐만하니까 6·25 동란이 터졌다. 부산(釜山)에 피난 가서 대한(大韓)비료란 비료 수입회사를 차렸다.  『장사하다가 이때 처음 크게 실패했죠.「이탈리아」서 비료를 싣고 오는 중인데 그만「달러」환율이 바뀌었어요. 엄청난 손해를 봤지요』  그후 수출산업에 손을 대 새우·오징어 등을 수출하는 부산(釜山)냉동을 세웠고 다시 참치잡이 어선 12척(당시로선 우리나라 전체 원양어선 30% 차지)으로 고려수산을 세웠다. 이때부터 박(朴)씨의 재산은 눈덩이 굴려 커지듯 불어나기만 했다.  3개 제분공장을 인수해 한일제분을 세우면서 재산은 더욱 커졌고 68년 금성(金星)방직을 인수하면서부터 재계의 「다크·호스」로 등장, 이제는 어디 내놓아도 나무랄 데 없는 재벌로 성장하기에 이르렀다.  『면방업이 지난 해 하반기부터 빛을 보기 시작했는데 앞으로 3~5년 동안은 이 경기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노동 집약적인 사업이라 인건비가 싼 우리나라 여건에 알맞죠』  그러나 박(朴)씨의 사업 의욕은 이제 면방업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중화학·전자공업까지 뻗어가고 있다.  『지난 번 여행에서 서독(西獨)의 대「메이커」와 중화학공업의 합작 투자에 합의를 보았읍(습)니다. 올해 하반기에 착공해 74년부터는 수출을 시작할 생각입니다』  중화학공업은 석유화학계열이 될 것이란 얘기. 제품은 서독(西獨)의 합작선에 전량 수출한다는 조건이라고. 또 전자공업도 전량 수출의 합작투자인데 TV와 같은 기존 제품이 아닌 정밀기계분야이며 석유화학·전자공업을 합친 수출 규모가 한해 2억불을 넘는 어마어마한 규모가 되리라고.  또 방직업도 74년까지는 50만~60만추의 규모로 확장할 계획이며 대한(大韓)해운의 규모도 지금의 2배인 30만t 규모로 늘릴 계획.   서독 메이커와 합작 투자…전자·중화학 공장 곧 건설   9월에 새로 문을 열 미도파백화점은 1백% 직영으로 하는 한편 외국인「쇼핑·코너」를 새로 두어 관광 수요를 메우겠다고. 또 올해 안에 5곳에「슈퍼·마케트」「체인」을 만들겠다는 등 국내시장 판로 개척에도 크게 열을 올리고 있다.  『예전에 아침 6시면 꼬박꼬박 일어나지던 게 이젠 7시가 되어야 깨는군요. 나이 먹은 탓인지···』  그래도 박(朴)씨는 부지런한 것으로 소문나 있다. 대개 오전 중에는 필동(筆洞) 자택에서 집무하고 오후에는 회사로 나오거나 공장을 둘러본다.  슬하에 1남3녀를 두고 있는데 맏아들 영일(泳逸·29)씨는 대한(大韓)농산의 수석 부사장으로 현재 최고경영자의 수습「코스」를 밟고 있다. 큰 따님은 대한(大韓)「그룹」설경동(薛卿東)씨의 아드님(원봉(元鳳)씨)에게 출가했고 두 따님은 미국 유학중.  『취미요? 사업하는 틈틈이 머리를 식힐 겸 화초를 가꾸죠』  그러고 보니 자택 정원은 물론 30평이 넘는 응접실도 구석구석에 화분이 놓여 있다.  4~5급 실력인 바둑은 호남(湖南)정유의 서정귀(徐廷貴)씨가 호적수이고 을지로(乙支路)4가에 있는 우래실(又來室)의 불고기와 냉면은 20년래의 단골이라고.  『어려서 먹어본 음식이라 그러지 제일 좋기는 기름이 자르르 흐르는 참가자미를 숯불에 구워 소금쳐 먹는 거죠. 그 맛이 최고예요. 어디서 구했는지 용케 구해왔더군. 오래간만에 맛있게 먹어요』  <김창웅(金昌雄) 기자>   ◇박용학(朴龍學)씨 약력◇  ■1915년 10월=강원도 통천(通川)서 출생  ■1935년 3월=원산(元山)공립상업학교 졸업  ■1955년 10월=대한농산(大韓農産) 대표이사  ■1967년 3월=진흥(進興)기업 회장  ■1967년 6월=대한(大韓)선박 회장  ■1967년 9월=유풍(裕豊)「사일로」사장  ■1967년 11월=금강(金剛)장학회 부이사장  ■1968년 3월=금성(金星)·태평(太平)방직 사장  ■1968년 4월=고려(高麗)수산 사장·전경련(全經聯)·방협(紡協) 이사  ■1968년 5월=대한(大韓)화섬 감사  ■1969년 2월=한일(韓一)제분 사장  ■1969년 4월=무역협회 부회장  ■1970년 7월=태평(太平)특수섬유 사장 한미면업(韓美棉業) 이사  ■1971년 5월=미도파백화점 회장  ■1972년 2월=제분협회·홍보협회 이사 신동아(新東亞)화재보험 이사   대한면방(大韓綿紡)통상 사장 [선데이서울 73년 2월18일 제6권 5호 통권 제227호] ●이 기사는 ‘공전의 히트’를 친 연예주간지 ‘선데이서울’에 39년전 실렸던 기사 내용입니다. 기사 내용과 광고 카피 등 당시의 사회상을 지금과 비교하면서 보시면 더욱 재미있습니다. 한권에 얼마냐고요? 50원이었습니다. ●이 기사에 대한 저작권, 판권 등 지적재산권은 서울신문의 소유입니다. 무단 전재, 복사, 저장, 전송, 개작 등은 관련법으로 금지돼 있습니다.
  • 세종시 관문 금강2교 준공

    세종시 관문 금강2교 준공

    대림산업은 행정중심복합도시(세종시)의 관문 역할을 맡을 금강2교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준공 승인을 받았다고 21일 밝혔다. 금강2교는 대전 방향에서 세종시로 진입할 때 마주하는 교량으로, 충남 연기군 남면 나성리와 근남면 대평리를 잇는다. 세종시에 새롭게 들어설 7개 교량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다. 사장교 340m 구간과 접속교 540m를 합해 총 길이가 880m에 이른다. 왕복 6차선 도로와 자전거 도로, 보도로 이뤄졌다. 100m 높이의 금강2교 주탑은 만년필의 펜촉을 닮은 독특한 모양을 자랑한다. 국내 처음으로 양방향 3차원 곡선 콘크리트로 설계됐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내륙첨단산업권 사업 잡아라”

    충남도 등 5개 시·도가 초광역개발 내륙첨단산업권 사업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 초광역 내륙개발 종합계획은 해안 중심의 개발계획에서 소외된 내륙지역의 연계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정부가 2008년 12월부터 추진했다. 국토해양부 산하 산업연구원은 22일 충북발전연구원에서 대전시, 충남·북도, 강원도, 전북도 등 5개 시·도 관계자 및 발전연구원 연구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각 지자체의 사업계획을 들어보는 자리를 마련한다. 산업연구원은 5개 시·도로부터 3개씩 모두 15개 사업계획서를 받아본 뒤 연계 추진할 수 있는 사업에 대해 토론을 벌인다. 또 연계사업을 선정하는 기준 등을 마련하는 논의 과정도 있다. 국토부는 오는 6월까지 이들 15개를 포함한 시·도 간에 연계 추진할 수 있는 사업 중 3개를 최종 선정한 뒤 내년부터 사업에 착수, 2015년 완료할 계획이다. 최종 선정된 사업에는 300억원에서 최대 500억원 정도의 국비가 각각 지원된다. 도는 이날 기호유교 문화자원 공동 발굴 및 지역 연계사업, 백제문화를 활용한 멀티미디어 문화콘텐츠 창작 및 세계화사업, 충남·북과 전북에 걸친 금강권 문화·관광사업육성 등 3개 사업을 제안한다. 대전시는 엑스포과학공원 HD드라마타운을 중심으로 한 첨단문화산업진흥거점 구축, 충남 장항·전북 군산을 연계한 내륙근대문화유산 보존 활용, 충북 오송생명과학단지·충남 천안을 연결하는 내륙권 의료관광벨트 기반 구축방안을 내놓는다. 대전 이천열·청주 남인우기자 sky@seoul.co.kr
  • ‘4대강’ 민·관 합동점검단 27일 출범…인적 구성 놓고 벌써 ‘잡음’

    ‘4대강’ 민·관 합동점검단 27일 출범…인적 구성 놓고 벌써 ‘잡음’

    올해 상반기 전국 16개 보(洑)의 준공을 앞두고 구조적 안전성을 담보하기 위한 민·관 합동 점검단이 오는 27일 출범한다. 그러나 정부의 의지와 달리 점검단의 인적 구성을 놓고 벌써부터 잡음이 나온다. 점검단 93명 가운데 민간 몫인 44명이 정부 산하 공공기관과 4대강 사업 참여업체, 우호적 교수들로 채워졌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탓이다. 국토해양부 권도엽 장관은 20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오는 4~6월 순차적으로 준공되는 보와 수문, 바닥보호공, 하상유지공 등 주요 시설물에 대한 안전점검 계획을 발표했다. 권 장관은 “사전 점검을 27일부터 다음 달 16일까지 19일간 한강·금강·영산강·낙동강 등 수계별로 진행하되 여건에 따라 연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점검대상은 보 누수와 바닥보호공 유실 등이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 문제가 제기됐거나 유지·관리 단계에서 문제가 불거질 수 있는 사항은 미리 철저히 검사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이철재 환경운동연합 실장은 “4대강 사업에서 연일 크고 작은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자, 국토부는 대표적인 4대강 찬동 학자를 단장으로 한 ‘무늬만 점검단’을 꾸렸다.”면서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주장했다. 즉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등 4대강 사업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업체 관계자가 19명(43.2%)으로 다수를 차지했고, 한국수자원공사·한국토지주택공사(LH)·건설기술연구원·한국시설안전공단 등 공공기관이나 국책연구소 직원도 9명(20.4%)이나 됐다는 것이다. 나머지 16명(36.4%)은 교수들로 꾸려졌는데, 대부분이 성향상 4대강 사업에 찬성해 온 인사들이라는 것이다. 예컨대 단장급 6명 가운데 총괄단장과 한강점검단장, 금강점검단장, 낙동강2권역 점검단장 등 5명은 지난해 시민단체가 발표한 ‘4대강 사업 찬동인사 인명사전’(2차)에 올릴 177명 명단에 포함된 학자들로 확인됐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임태희 이달초 베이징서 北관리 접촉설

    임태희 이달초 베이징서 北관리 접촉설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이 이달 초 중국 베이징을 방문, 북한 관리들을 만났다는 설이 돌면서 남북 간에 모종의 물밑 대화가 이뤄지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그러나 임 전 실장은 북 접촉설을 전면 부인했다. 16일 베이징의 소식통에 따르면 임 전 실장이 지난 3~5일 북한 전문가 겸 사업가로 알려진 유모씨와 함께 베이징을 방문, 북한대사관의 참사관 2명을 만났다는 얘기가 돌았다. 임 전 실장은 실제로 자신의 페이스북에 2박 3일간의 베이징 방문 사실을 공개했고, 귀국 후에는 북한대사관 사진도 함께 올렸다. 임 전 실장이 북한 인사들과 만나 북한 측이 개성공단, 금강산 등의 문제와 관련해 유연한 입장을 보이면 서로 운신의 폭이 커질 수 있다는 요지의 얘기를 했다는 설도 전해졌다. 임 전 실장은 지난 2009년 10월 노동부 장관 시절 싱가포르에서 김양건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장과 비밀회동을 하고 남북정상회담 추진 문제를 논의한 적이 있기 때문에 이번에도 북한 측 실무인사를 먼저 만나고 추후 ‘상부인사’와 만나려 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돌았다. 이 같은 소문이 확산되자 임 전 실장은 “전혀 사실 무근”이라며 접촉설을 전면 부인했다. 임 전 실장은 현재 대한배구협회 회장으로, 스위스 로잔에 살고 있는 중국인인 웨이지중 국제배구연맹회장과 친분을 갖고 있는데, 웨이 회장이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위원으로 우리나라가 평창 동계올림픽을 유치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줘서 감사의 뜻을 표하기 위해 그가 베이징을 방문하는 날인 지난 4일 중국을 방문, 이날 점심식사를 함께했다는 것이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멋쟁이들은…컬러전쟁

    멋쟁이들은…컬러전쟁

    동장군의 기세가 여전해서인지 올봄 유독 패션 신상품들이 ‘컬러풀한 향연’을 벌이고 있다. 봄꽃 색을 입은 제품들의 출현에 추위로 움츠려진 어깨가 절로 펴지는 듯하다. 내노라하는 청바지 브랜드들이 이번 시즌 알록달록한 ‘컬러진’들을 전면에 내세웠다. 컬러진의 인기는 지난해 미국과 유럽을 휩쓸었다. 파파라치 사진에 등장한 알렉사 청, 니키 힐튼, 미란다 커 등 해외 유명 스타들이 컬러진을 입고 멋스럽고 경쾌하게 활보하는 모습이 국내 멋쟁이들을 조바심나게 했을 듯. 이들의 염원에 부응하고자 국내에도 컬러진들이 상륙했다. 리바이스를 비롯해 캘빈클라인, 트루릴리전 등 청바지 브랜드들은 이번 시즌 각양각색의 데님들을 대거 쏟아내고 있다. 리바이스의 ‘컬러 앵클 스키니진’은 색도 색이지만 발목 길이로 경쾌함을 준다. 토마토 레드, 블루, 네이비, 베이지 등 총 네가지 색상으로 나왔다. 가볍고 신축성 좋은 스트레치 원단을 사용해 활동성을 높였을 뿐 아니라 자연스럽게 몸에 밀착돼 다리가 가늘고 날씬해 보인다는 설명이다. 또한 허리부터 엉덩이까지 들뜨거나 눌리지 않도록 디자인된 것도 특징이다. 게스는 제품 바지 전체가 아닌 일부분에 튀는 색상으로 포인트를 준 ‘네온진’으로 승부한다. 청바지 브랜드뿐 아니라 갭, H&M, 포에버21 등도 매장에 ‘색깔 있는 바지’를 대거 진열하고 봄을 재촉하고 있다. 금강제화의 캐주얼 브랜드 랜드로바의 ‘캔디 컬렉션 2.0’은 지난해 인기에 힘입어 두 번째 시리즈로 나왔다. 레드, 그린, 퍼플, 옐로 등 발랄한 색상과 가벼운 착화감으로 옷차림에 포인트를 주고 싶은 여성들을 혹하게 할 만하다. 이번 시즌 제품들은 트렌드를 반영해 웨지힐 스타일로 선보였다. 무난한 옷차림에 가방과 스카프 등 소품만 달리해도 화사해진다. 올리비아로렌은 롤리팝을 모티브로 핑크, 옐로, 블루를 기본으로 한 가방과 스카프를 선보였다. 고급 핸드메이드 핸드백 브랜드인 콴펜도 ‘다일리아백’을 핑크와 블랙 두 가지 색상으로 출시했는데 봄을 맞아 핑크 색상 제품을 주력으로 밀고 있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고법 “영산강 살리기 사업 정당”

    정부의 영산강 살리기 사업이 정당하다는 광주고등법원의 항소심 판결이 15일 나왔다. 앞서 지난 10일 부산고등법원이 낙동강 살리기 사업이 위법하다면서도 사업이 거의 마무리됐다는 점을 들어 청구를 기각한 ‘사정판결’을 내린 지 닷새 만이다. 정부는 이번 판결로 금강, 한강을 포함해 4대강 수계별 2심 소송에서 모두 승리하면서 그동안의 논란을 사실상 종식시켰다는 입장이다. 광주고법 전주 행정1부는 4대강 사업의 위헌·위법 여부를 가리기 위해 국민소송단이 국토해양부 장관 등을 상대로 낸 4대강 종합정비기본계획 및 하천공사 시행계획 취소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이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영산강 사업에서) 국가가 예비타당성 조사를 하지 않았더라도 원칙적으로 예산편성 자체의 절차상 하자일 뿐 이런 하자가 이 사건 처분에 승계된다거나 영향을 미쳐 위법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설사 예산편성의 절차상 하자 때문에 예산상의 재원으로 집행 예정이던 이 사건 처분마저 위법하게 된다는 원고들의 주장을 받아들인다 하더라도 보의 설치와 준설 등에 대해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치지 않은 것이 국가재정법을 위반한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반면 지난 10일 부산고법은 “낙동강 사업은 총사업비 500억원 이상이 투입되는 국책사업에 해당돼 경제성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쳐야 하는 국가재정법을 위반했다.”면서 “다만 공공복리에 반하는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사정판결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국토부 측은 “낙동강 사업은 재해 예방사업으로 관련 법 시행령에서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어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한편 국민소송단 측은 이날 “국민들의 기대를 저버린 재판부에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광주 최치봉기자·서울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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