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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전문구 대신 과학기술·인재양성 구호… 평양은 변화의 중심”

    “선전문구 대신 과학기술·인재양성 구호… 평양은 변화의 중심”

    한반도 평화와 서울·평양 교류 협력 위한 지자체 역할은 지난달 4~6일 민관방북단 160명이 10·4선언 11주년 행사를 위해 평양을 찾았다. 노무현(1946~2009) 전 대통령과 김정일(1942~2011) 국방위원장이 2007년 10·4선언에 합의한 후 남북 공동으로 기념행사를 갖긴 처음이다. 방북단엔 서울 자치구 중 이창우 동작·박성수 송파·오승록 노원구청장도 동참했다.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에서 근무한 인연으로 묶였다. 이들은 평양에서 무엇을 보고, 무엇을 느끼고 왔을까. 서울신문은 지난 19일 서울 중구의 한 한식당에서 송한수 사회2부장 사회로 좌담을 갖고 이들의 방북 소회를 들었다. 2007년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두 번째 방문한 이 구청장과 오 구청장은 평양의 확 달라진 모습에, 첫 방문인 박 구청장은 평양시민들의 밝은 모습에 깜짝 놀랐다며 맞장구를 쳤다. 세 구청장은 2시간 넘게 한반도 평화 정착, 서울·평양 교류협력 관련 지방자치단체의 역할 등 남북 관계 전반에 대해 열변을 토했다. 결론으로 이번에 쌓은 신뢰를 바탕으로 남북 사이에 ‘불가역적 역사’를 만들어야 하며 여기에 한몫을 하겠다는 각오도 빼놓지 않았다. 정리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이번 방북이 여러모로 뜻깊을 것 같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이하 오) 11년 만에 목격한 평양 거리는 굉장히 많이 변해 있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집중적으로 고층건물이 새로 들어섰다고 한다. 대동강 쑥섬에 있는 과학기술전당은 2년 만에 지었다고 들었다. 예비타당성조사부터 기본설계, 실시설계 등을 거쳐야 하는 우리로선 상상할 수 없는 속도전이다. 아파트 외벽이 회색에서 다양한 색깔로 바뀐 것도 눈에 띄었다. 평양 시민들 표정도 자유로워져서 예전만큼 통제가 심하지 않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이창우 동작구청장(이하 이) 순안공항에서 평양으로 들어가는 데까진 30~40년 전 우리 농경사회를 보는 느낌을 받았다. 그런데 시내에 들어서니 11년 만에 도시가 이렇게 천지개벽할 수 있나 싶었다. 북측 안내인에게 그 얘길 했더니 ‘그렇지요? 우리도 마음먹으면 할 수 있습니다’라고 대답하더라. 11년 전엔 우리와 얘기하는 걸 꺼린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이번엔 표정도 밝아지고 스스럼없이 농담도 하는 게 느껴졌다. 그때나 지금이나 남쪽 정치 상황을 우리보다도 더 잘 꿰고 있는 건 다르지 않았다. -박성수 송파구청장(이하 박) 방북 며칠 전 여론조사업체인 리얼미터에서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는 물론이고 부산 지역 현안까지도 알고 있었다. 자신감과 자부심이 표정에 드러났다. 사실 나는 개성과 금강산만 가봤고 평양 방문은 처음이었다. 가기 전에는 선입견이랄까, 뭔가 어둡고 낙후됐을 것 같은 이미지가 있었는데 막상 평양 시민들을 만나 보니 생각했던 것과 너무나 달랐다. 15년 전 개성공단에서 본 이북 사람들은 (체격적으로) 마르고 어두운 옷만 주로 입어서 한눈에 봐도 이북 사람인 줄 알 수 있었는데 평양 시민들만 봐서는 얼굴에 살도 붙고 옷도 밝아져서 구별이 쉽지 않았다. -이 만찬장에서 나이가 굉장히 많이 들어 보이는 북측 인사와 옆자리에 앉았는데, 소개 인사를 나누고 보니 비슷한 연배였다. 이분은 내가 40대 초반인 줄 알았다면서 과거 베이징에서 겪었던 얘길 해 줬다. 국제회의가 열린 호텔에서 걸어가는데 뒤쪽에 있던 남쪽 여성 2명이 자기들끼리 ‘진짜 키 작고 빼짝 말랐다. 먹을 게 정말 없나 봐’ 하는 얘기를 하는데 심한 모욕감을 느껴서 싸울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우리가 그동안 너무 고통을 받았고 먹을 것도 부족했다. 인정한다. 하지만 앞으로는 달라질 것이다’라는 얘기를 했다. -오 2007년엔 평양 곳곳에 ‘미제 책동에 맞서자’는 선전문구가 참 많았다. 이번에 차를 타고 평양 시내를 다니면서 선전문구를 유심히 살펴봤는데 미제란 말은 거의 못 본 것 같고, 김일성·김정일 표현도 쉽게 찾아볼 수 없었다. ‘자기 땅에 발을 붙이고 눈은 세계를 보라’는 구호가 있었는데 기억에 많이 남는다. CNN이나 BBC 같은 외신에선 지금도 미사일이라든가 군사행렬, 반미구호만 자료화면에 나오지만 지금 평양 모습과는 괴리가 컸다. -박 ‘과학으로 비약하고 교육으로 미래를 담보하자’는 구호도 인상적이었다. 과학기술과 인재양성을 통해 세계 속에서 우뚝 서겠다는, 그러면서도 중심을 잡겠다는 의지를 함축했다. 우리도 그렇지만 표어 하나 정하는데도 참 고민을 많이 해야 한다. 겉모습뿐 아니라 사상 측면에서도 국제사회에 뛰어들어 바꿔 나가겠다는 모습이 보였다. 그런 변화가 남북 정상회담에서 북측이 보여 준 대집단체조 ‘빛나는 조국’ 공연에서도 나타났다. 과거엔 제국주의에 맞선 혁명을 강조하는 식이었다면 이번엔 현재와 미래에 초점을 맞췄다. -오 자연사박물관에 가 봤는데 전시품 수준은 남쪽보다 떨어졌지만 종교의 영향을 받지 않아서 그런지 전시 내용이나 구성은 훨씬 자유롭고 다채로웠다. 대집단체조도 정말 감동적이었다. 북측 관계자들이 경제발전 수준은 떨어진다고 인정하지만 문화예술 수준이 떨어진다는 얘기는 절대 하지 않는데, 과연 그럴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서울시나 자치구 차원에서 북측과 어떻게 협력할지 각자 구상이 있을 것 같다. -오 평양직할시에는 18개 구역과 2개 군이 있다. 사실 이번 평양 방문에서 평양의 한 구역, 혹은 군과 자매결연이라든가 교류협력을 제안하려고 준비를 했다. 평양을 방문해서 얘길 나눠 보니 일단은 서울과 평양이 전체적인 교류를 시작해 물꼬를 트면 거기에 발맞춰 서울시 자치구와 평양시 구역을 연결시키도록 협력의 실마리를 만들어 가는 게 맞겠다는 생각을 했다. 자치구 차원에서 정치나 경제교류를 하는 건 맞지 않겠지만 문화, 체육, 의료 분야 교류는 충분히 가능하지 않겠나 싶다. 가령 노원구 합창단이나 보건소 등을 활용할 수 있다. -박 기초자치단체 차원에서 교류협력을 할 수 있는 영역이라면 자매결연을 통한 상호방문, 체육문화교류가 대표적일 것으로 생각한다. 다만 혹시라도 노파심에서 얘기한다면, 남북 화해협력 시대가 열렸다는 기대감 때문에 너도나도 중구난방으로 어수선하게 되면 안 된다고 본다. 통일부를 비롯한 중앙정부에서 적절하게 관리하고 지원도 곁들여서 체계적이고 질서 정연하게 교류를 추진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나 싶다. -이 중앙정부가 지자체 교류협력을 관리하는 방식보다는, 상호 보완하며 교류협력을 심화시키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중앙정부는 중앙정부로서 할 일이 있는 법이고, 지자체는 중앙정부에서 다 할 수 없는 빈틈을 보완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국제정세 영향을 덜 받는 지자체가 더 교류협력에 속도를 낼 수 있다. (어렵게 여기지 말고) 이런 방식은 어떨까. 휴전선(군사분계선·MDL) 기준으로 (지도상으로 보아) 남북을 접어서 서로 연결되는 지역끼리 교류협력을 해 나가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우리 동작구는 대동강 정남쪽에 자리를 잡은 평양 낙랑구역과 자연스럽게 교류협력을 하게 된다. -박 이번 방북단에 동행한 이화영 경기도 평화부지사는 2007년에도 방북한 것을 비롯해 북측과 계속 교류를 해 왔다고 한다. 그 관계를 바탕으로 산림녹화, 경제교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구체적으로 진척시키고 있다. 평양에서 이 부지사가 자신감을 갖고 다양한 교류협력사업을 얘기하는데 ‘저게 다 될까’라고 생각했다. 솔직히 ‘긴가민가’했는데 북측에서 얼마 전 대표단이 경기도를 방문했다. 북측은 시간을 오래 두고 꾸준히 쌓아 온 신뢰관계를 중시한다는 걸 다시 한번 느꼈다. 한마디로 ‘관계’, 중국어로는 ‘관시’가 필요하다. -오 중앙정부만 바라본다거나, 북·미 관계가 풀릴 때까지 기다린다는 식으로는 남북 간 교류협력은 부지하세월일 수밖에 없다. 중앙정부가 항공모함이라면 자치구는 구축함이다. 국제 정세에 영향을 받지 않는 틈새에서 적극적이고 신속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본다. -박 풍부한 체육기반시설을 갖춘 송파구는 한성백제 500년 도읍지이기도 하다. 이런 특성을 잘 살리면 북한 지자체와 교류할 끈을 만들 수 있다. 지자체마다 특성을 살려서 중앙정부 차원에서 하지 못하는 다양한 교류를 할 수 있다. 무엇보다 북측 사람들과 자주 만나야 신뢰가 형성되고 인식이 바뀐다. 일반 시민들이 평양을 자유롭게 다녀올 수 있는 상황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경제개발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하는데, 평양에서도 그런 분위기가 느껴졌는지. -오 평양에서 만난 북측 관계자들이 ‘이제 남북, 북·미 관계만 제대로 풀리고 경제발전에 집중한다면 10년 안에 중국을 따라잡을 수 있다’는 얘기를 하나같이 했다. -이 확실히 자신감이 높아졌다. 북한엔 사실 희토류를 비롯해 지하자원이 풍부하다. 교육을 잘 받은 우수한 노동력도 굉장히 매력적인 요소다. 핵무기 개발에 투입했던 인력과 자원을 경제에 쏟아부을 수 있다면 엄청난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앞으로 남북 관계를 발전시키는 데 걸림돌이 있다면. -오 북쪽에서 통일을 바라는 열기는 남쪽 사람들의 상상을 초월한다. 진심으로 통일으로 바라는 게 느껴진다. 그런데 과연 우리에겐 그만한 준비가 돼 있을까. 평소 통일에 대해 얼마나 깊이 고민을 했을까 반성을 하게 됐다. 우리는 아직도 북한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한다. 선입견만 가진 채 ‘사람’이 살지 않는 곳으로 알고 있는 이들도 있다. 많은 서울시민들이 평양을 가보고 싶어 하는데 대부분 단순한 호기심에 머물러 있다. 이런 마음으로 북측을 만나면 이질감이 클 수밖에 없다. 우리도 평양으로 올라갈 준비, 통일에 대한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이 사실 남북 관계라는 게 온갖 걸림돌을 조금씩 뚫고 나가는 과정의 연속이다. (내가 청와대 제1부속실 선임행정관이던) 2007년 정상회담만 해도 어려운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처음엔 8월에 열기로 했는데 당시 청와대에서 그걸 보고하는 자리에 있었다. 드디어 노 전 대통령이 한반도에 새 역사를 만드는구나 싶었다. 그런데 북측에서 수해를 이유로 일방적으로 연기하자고 통보했다. 당시 ‘정상회담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언론보도가 숱하게 쏟아졌는데, 사람 마음이란 게 그런 얘길 자꾸 듣다 보니 나조차도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당시 청와대 의전담당 행정관으로 일했던) 오 구청장이 노 전 대통령 부부가 직접 (군사분계선 남쪽 30m 지점에서 하차한 뒤) 분계선을 넘어 같은 거리를 걸어서 방북하도록 기획해 상도 받았던 게 떠오른다. -오 사실 남북 정상회담 기간에도 아슬아슬한 순간이 여러 번 있었다. 평양 방문 첫날엔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못 만나고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대화했는데 거의 벽을 보고 얘기하는 느낌이었다. 노 전 대통령이 막막해했다. 둘째 날 오전 회의에서 김 위원장을 만났는데 그때도 분위기가 썩 좋진 않았다. 점심으로 옥류관에서 냉면을 먹으면서 노 전 대통령이 ‘상대방 입장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얘길 했다. 나는 그게 김 위원장에게 던진 메시지였다고 본다. 오후 때부터 급속도로 합의돼 한시름 덜었다. -박 북측으로선 성장의 역설을 극복하면서 경제발전과 체제 안정을 유지하는 게 중요한 목표다. 개혁·개방을 통한 경제발전이 너무 잘 되다 보면 체제 안정에 장애요소가 될 수도 있다. 우리도 그걸 이해해 주고 인내심을 갖고 개혁·개방과 체제 안정을 돕고 견인해 주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그런 노력을 끊임없이 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주체적으로 한반도 문제를 함께 풀어 가는 것이라고 본다. 그런 열정이 있다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 대내외 변수에 흔들리지 않고 교류를 계속할 수 있는 게 중요하다. 거기에서 지자체 역할이 중요하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어떻게 평가하나. -박 당장 평가하기엔 이르다. 향후 5년, 10년 뒤 북한 모습이 어떻게 변하느냐에 따라 김 위원장의 지도력이 제대로 평가받지 않을까 생각한다. 북한이 개혁·개방을 통해 인민들 삶의 수준이 높아진다면 입증될 것 같다. -오 김 위원장 시대 이후 확 바뀐 평양 모습은 김 위원장의 개혁적인 의지와 지도력을 보여 주는 걸로 평가한다. 4·27 판문점 3차 남북 정상회담 때 김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을 대접하는 동선을 보면 11년 전과 확연히 달랐다. 순안공항에서 평양으로 오면서 카퍼레이드를 한 것을 비롯해 거의 모든 일정을 문 대통령과 함께했다. 문 대통령이 능라도 대집단체조 때 평양시민들을 상대로 연설을 할 것이라곤 전혀 생각조차 못했다. 김 위원장이 결정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고, 김 위원장 시대를 맞아 북한이 달라진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 -이 김 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을 주제로 북측 인사와 얘길 해봤다. 북측에선 혹시라도 신변에 위험이 발생하지 않을까 걱정을 많이 한다. 나는 ‘물론 반대하는 사람이 없는 건 아니지만, 서울까지 귀한 걸음을 한 손님을 최선을 다해 대접할 것’이라고 대답해 줬다. →세 구청장은 남북 교류에 큰 의지를 갖고 있다. 중앙정부와 서울시에 바라는 점을 밝힌다면. -이 남북교류에 관한 모든 권한을 중앙정부가 틀어쥐려고 하지 않았으면 한다. 지자체 교류를 비롯해 다양한 분야 교류에 제한을 두지 말아야 한다. 서울시와 관련해선, 남북 사이에 지방행정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서울시가 주도적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다. 서울시와 자치구가 함께 남북 교류를 고민하고 협력할 수 있는 협의체를 만들면 어떨까 싶다. 아울러 서울시가 남북 교류협력에 대비한 기금을 설치하는 게 어떠냐는 제안을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했는데 고민해 보겠다고 하더라. -박 아까도 얘기했지만 어느 정도는 중앙정부와 서울시, 자치구가 상호 조율을 하면서 남북 교류를 해나가는 게 필요하다. 서울시는 서울시 나름대로 차근차근 교류 협력을 해나가는 게 필요하다. 자치구에서도 적극적인 의지를 갖고 함께할 것이다. 송파구는 남북교류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조례도 제정했다. -오 결국 서울시가 맏형 구실을 해야 한다. 협의체를 만들자는 제안은 시의적절하다. 미리 공부하고 미리 틀도 갖춰야 한다. ●오승록 노원구청장 연세대 부총학생회장과 국회 비서관을 거쳐 2003년 2월~2008년 2월 참여정부에서 청와대 의전담당 행정관으로 일했다. 비(非)외교관 출신으로 대통령 해외순방 행사를 총괄한 것은 처음이었다.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남북 정상회담 방북 당시 노란색 군사분계선에 직접 발을 내딛는 행사를 기획한 공로로 훈장을 받았다. 2010년부터 서울시의원으로 일하다 지난 6·13지방선거에서 당선됐다. 현장·주민 중심 행정으로 ‘소확행’을 실천하고 있다. ●이창우 동작구청장 20대이던 1997년 더불어민주당 전신인 새정치국민회의 당직자로 정계에 뛰어들었다. 김대중·노무현 두 대통령을 가까이에서 보좌했다. 2003년 3월~2008년 5월 청와대 선임행정관, 민주당 전략기획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지내며 정치·행정 경험을 두루 갖췄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 전국 최연소(당시 44세) 당선자에 이름을 올린 데 이어 올해 재선에 성공했다. 보육과 교육에 집중 투자해 ‘사람의 가치를 높이는 동작’을 일구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성수 송파구청장 올해 지방선거 때 18년 만에 민주당 출신 송파구청장에 당선돼 ‘보수 텃밭’이란 고정관념을 깼다. 정도(正道)를 걸으며 옳다고 믿는 건 소신껏 밀어붙인다. 송파를 대한민국 지자체 성공 모델로 만들어 ‘서울을 이끄는 송파’를 넘어 세계적인 도시로 격상시키는 게 목표다. 검사(사법시험 33회) 출신으로 20년 공직생활을 통해 행정력과 정치력을 겸비했다는 말을 듣는다. 2005년 9월~2008년 2월 청와대 민정수석실 법무행정관, 법무비서관을 지냈다.
  • “극우 세력 통치해 갈 길 멀어… 20년 집권해야”

    “극우 세력 통치해 갈 길 멀어… 20년 집권해야”

    “정책 뿌리내리려면 더 오랜 기간 가야”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25일 “정책이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20년 아니라 더 오랜 기간 (집권해서) 가야 한다”며 ‘민주당 20년 집권론’을 거듭 강조했다. 이 대표는 서울 동작구 대방동 서울여성플라자에서 열린 ‘중구난방- 더불어민주당의 미래를 생각하는 당원토론회’에서 “독일, 영국, 스웨덴의 사회통합정책이 보통 20년씩 해서 뿌리내린 정책인데 우리는 극우적인 세력이 통치해 와서 가야 할 길이 굉장히 멀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다시는 절대 정권을 뺏겨선 안 된다고 강조하는 이유가 10년을 (집권)해봤자 무너뜨리는 건 불과 3, 4년밖에 안 걸린다”며 “금강산(관광사업)과 개성(공단사업)이 무너지고 복지정책도 무너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조대왕이 돌아가신 1800년 이후에 제대로 된 개혁 민주세력이 집권해 본 건 딱 10년밖에 없다”며 “218년 중에서 국민의 정부(김대중 전 대통령) 5년, 참여정부(노무현 전 대통령) 5년 외에는 한 번도 민주·개혁적인 정치세력이 나라를 이끌어 가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70년 분단사에서 얼마나 많은 왜곡된 정치를 해 왔느냐”며 “이승만 독재, 박정희 독재, 전두환 독재까지 쭉 내려오고 10년을 우리(민주당)가 집권했지만 바로 정권을 빼앗겨 이명박 전 대통령이 다 도루묵을 만드는 경험을 했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우리나라는 자본주의가 충분히 잘 발전하지 못한 상황에서 계층적, 지역적 불균형이 심한데 우리 당이 중심이 돼 잘 이끌어 가야 한다”며 “우리 당이 아니면 집권해 개혁진영의 중심을 잡아 나갈 역량이 어디에도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이어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되고 지방선거를 이겨서 제대로 할 수 있는 상황이 왔다”며 “반드시 내후년 총선에 압승을 거둬서 2022년 대선에서 압승을 거둘 수 있는 준비를 잘하도록 당 현대화 계획을 세워 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혜경궁 김씨’ 논란에 빠진 이재명 경기지사의 거취 문제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그는 ‘이 지사가 페이스북에서 문 대통령의 아들인 준용씨 특혜채용 의혹부터 해소해야 한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는 질문에 대해 “내용을 잘 모른다”며 “기자간담회에서 말을 다 했다”고 답변을 거부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임종석 “연내 철도 착공식 가능… 경의선 타고 中동계올림픽 응원 갈 수도”

    임종석 “연내 철도 착공식 가능… 경의선 타고 中동계올림픽 응원 갈 수도”

    남북관계의 중대한 전기가 형성될 때마다 목소리를 내온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25일 남북 철도 연결 공동조사 사업이 유엔안전보장이사회로부터 제재 면제를 받은 것과 관련해 입장을 밝혔다. 임 실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제재 면제와 관련해 “남북의 합의와 인내, 한·미 간 긴밀한 공조를 통해 이룬 소중한 결실”이라며 “올해 안에 남북 철도 연결 착공식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특히 “우리가 연결하게 될 철도와 도로는 남북을 잇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라며 “요녕, 길림, 흑룡강의 동북 3성은 지금 중국 땅이지만 장차 한반도와 하나의 생활권으로 연결될 것이다. 2억이 훌쩍 넘는 내수 시장이 형성되는 것이고, 육로를 통해 대륙으로 사람이 나가고 대륙의 에너지망이 한반도로 들어오는 것”이라고 했다. 동북 3성(1억 875만명)과 남북한(7500만명) 등 남북 철도 연결에 영향을 받는 인구를 합치면 하나의 거대 시장이 형성된다는 논리로, 철도 연결을 경제적 측면에서 인식하고 있음을 드러낸 셈이다. 남북 철도 연결 구간은 개성에서 신의주까지 경의선 430㎞, 금강산에서 나진·선봉 러시아 국경까지 동해선 800㎞ 구간이다. 철로로 서울~개성~평양~신의주, 북·중 접경 지역이자 경제특구인 나진·선봉을 잇는다면 문재인 대통령이 구상한 한반도 신경제지도구상이 현실화될 수 있다. 임 실장이 언급한 철도 연결의 장밋빛 미래는 한반도 신경제지도구상의 한 단락을 이야기한 것으로 보인다. 임 실장은 또 “비핵화와 함께 속도를 낸다면 당장 2022년(베이징 동계올림픽 개최)에 경의선을 타고 신의주까지 가서 단둥에서 갈아타고 베이징으로 동계올림픽 응원을 갈 수도 있을 것”이라며 “상상력을 활짝 열어야 한다. 과거의 틀에 우리의 미래를 가두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남북공동선언 이행추진위원장을 겸임하고 있는 임 실장은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 직전 여야 대표의 방북 동행을 제안하고 지난달 17일엔 강원도 철원 소재 화살머리고지를 방문하는 등 중요한 순간마다 눈에 띄는 행보를 해왔다. 지난 9월 3일 대북특사단 파견을 앞두고는 “결국 내일을 바꾸는 건 우리 자신의 간절한 목표와 준비된 능력”이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를 두고 야권에서는 차기 대선주자로 꼽히는 임 실장이 ‘자기 정치’를 한다고 비판해왔다. 하지만 청와대에서는 임 실장이 워낙 남북문제에 관심이 많고 비핵화와 평화체제를 재임 중 완결 짓고 싶어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이해찬 “MB가 다 도루묵 만들어…20년 이상 집권해야”

    이해찬 “MB가 다 도루묵 만들어…20년 이상 집권해야”

    전당대회 당대표 경선 때 더불어민주당의 ‘20년 집권’ 계획을 밝혔던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25일 열린 당원토론회에서도 “다시 정권을 뺏겨서는 안 된다”면서 “20년이 아니라 더 오랜 기간 가야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 동작구 대방동 서울여성플라자에서 열린 ‘중구난방-더불어민주당의 미래를 생각하는 당원토론회’에 참석해 “독일, 영국, 스웨덴의 사회통합정책은 보통 20년씩 뿌리내린 정책인데 우리는 아주 극우적 세력에 의해 통치돼 왔기 때문에 가야 할 길이 굉장히 멀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다시 정권을 뺏겨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는 이유가, 10년을 (집권)해봤자 (성과를) 무너뜨리는 데는 불과 3~4년밖에 안 걸린다”면서 “금강산과 개성이 무너지고, 복지정책도 무너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승만·전두환·박정희 독재까지 쭉 내려오고 10년(김대중·노무현 정부) 우리가 집권했지만 바로 정권을 빼앗겨 이명박 전 대통령이 다 도루묵을 만드는 경험을 했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정조대왕이 돌아가신 1800년부터 지금까지 218년 중 국민의 정부(김대중 전 대통령) 5년, 참여정부(노무현 전 대통령) 5년 외에는 한번도 민주·개혁적인 정치세력이 나라를 이끌어가지 못했다”면서 “이제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되고 지방선거에서 이겨 제대로 할 수 있는 상황이 왔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나라 자본주의가 충분히 발전하지 못한 상황에서 계층·지역적으로 불균형이 심한데, 제대로 잡으려면 반드시 우리 당이 중심이 돼 끌고 나가야 한다”면서 “우리 당이 아니고선 집권해 개혁진영의 중심을 잡아나갈 역량이 어디에도 없다”고도 했다. 같은 날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 등 야3당이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거대양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적극적인 동참을 촉구했다.야3당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운영되고 있지만 거대양당(민주당·한국당)의 무책임과 방관이 계속되고 있다”면서 “비례성이 낮은 선거제도로 자신들의 지지도보다 더 많은 의석 수를 가지려는 욕심이 개혁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국회의원 몇 석을 더 가지려는 ‘소탐’은 민심과 개혁을 잃는 ‘대실’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란 선거에서 각 정당의 득표율만큼 의석 수를 배분하자는 제도로, 한 지역구에서 국회의원 한 명만 뽑는 지금의 소선거구제 중심의 선거제도, 즉 승자독식 선거제도에서 발생하는 사표를 최소화하고 민심을 제대로 반영한 정치구조를 만들자는 취지에서 제안되고 있다. 야3당은 “특히 민주당의 무능과 무책임을 강력히 규탄한다”면서 “연동형 비례대표제 개혁은 민주당이 국민께 드린 약속이기도 하다. 문재인 대통령과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책임 있는 답변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한국당 역시 제1야당의 책임 있는 자세로 선거제도 개혁에 임해야 한다”면서 “한국당이 선거제도 개혁에 나서겠다고 밝힌 그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이해찬 “극우 세력 통치해 갈 길 멀어…20년 집권해야”

    이해찬 “극우 세력 통치해 갈 길 멀어…20년 집권해야”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25일 “정책이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20년 아니라 더 오랜 기간 (집권해서) 가야 한다”며 ‘민주당 20년 집권론’을 거듭 강조했다.이 대표는 서울 동작구 대방동 서울여성플라자에서 열린 ‘중구난방- 더불어민주당의 미래를 생각하는 당원토론회’에서 “독일, 영국, 스웨덴의 사회통합정책이 보통 20년씩 해서 뿌리내린 정책인데 우리는 극우적인 세력이 통치해 와서 가야 할 길이 굉장히 멀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다시는 절대 정권을 뺏겨선 안 된다고 강조하는 이유가 10년을 (집권)해봤자 무너뜨리는 건 불과 3, 4년밖에 안 걸린다”며 “금강산(관광사업)과 개성(공단사업)이 무너지고 복지정책도 무너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조대왕이 돌아가신 1800년 이후에 제대로 된 개혁 민주세력이 집권해 본 건 딱 10년밖에 없다”며 “218년 중에서 국민의 정부(김대중 전 대통령) 5년, 참여정부(노무현 전 대통령) 5년 외에는 한 번도 민주·개혁적인 정치세력이 나라를 이끌어 가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70년 분단사에서 얼마나 많은 왜곡된 정치를 해 왔느냐”며 “이승만 독재, 박정희 독재, 전두환 독재까지 쭉 내려오고 10년을 우리(민주당)가 집권했지만 바로 정권을 빼앗겨 이명박 전 대통령이 다 도루묵을 만드는 경험을 했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우리나라는 자본주의가 충분히 잘 발전하지 못한 상황에서 계층적, 지역적 불균형이 심한데 우리 당이 중심이 돼 잘 이끌어 가야 한다”며 “우리 당이 아니면 집권해 개혁진영의 중심을 잡아 나갈 역량이 어디에도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이어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되고 지방선거를 이겨서 제대로 할 수 있는 상황이 왔다”며 “반드시 내후년 총선에 압승을 거둬서 2022년 대선에서 압승을 거둘 수 있는 준비를 잘하도록 당 현대화 계획을 세워 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혜경궁 김씨’ 논란에 빠진 이재명 경기지사의 거취 문제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그는 ‘이 지사가 페이스북에서 문 대통령의 아들인 준용씨 특혜채용 의혹부터 해소해야 한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는 질문에 대해 “내용을 잘 모른다”며 “기자간담회에서 말을 다 했다”고 답변을 거부했다.  이 대표는 지난 23일 기자간담회에서 이 지사 문제와 관련해 “사건의 수사과정, 검찰의 공소과정, 법원의 재판과정을 보고 이야기할 사안”이라며 “정무적으로 판단할 단계가 아니라고 본다”고 선을 그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전북도 철새도래지 5곳 방역 강화

    전북도가 조류 인플루엔자(AI) 예방을 위해 철새 도래지 5곳에 대한 예찰 검사와 방역을 강화한다. 전북도는 금강하굿둑, 만경강, 동진강, 동림지, 조류지 등 5곳을 대상으로 26일부터 5주간 방역을 실시한다고 23일 밝혔다. 올해 도내에서는 철새도래지인 만경강, 금강, 동진강 유역의 철새 분변에서 저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 4건이 검출됐다. 매주 실시되는 검사와 방역은 철새 이동 시기 등을 감안, 연장도 검토하고 있다. 이번 강화 대책은 농림축산식품부와 환경부에서 실시하는 야생조류 예찰검사와 중복되지 않는 지류 및 소하천을 중심으로 하는 것이어서, 촘촘한 방역 안전망이 형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검사 결과 조류 인플루엔자 항원이 검출되면 고병원성 여부 판명이 나기 전에 신속하게 방역대를 설정하고 방역대 안의 가금류를 모두 검사할 방침이다. 조선기 전북도 동물위생시험소장은 “철새가 몰려오는 시기인 만큼 농장에 철새 차단을 위한 그물망을 설치하는 등 긴장의 끈을 조여달라”고 당부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NPS 국민연금 개혁] “보험료, 경제성장·고령화와 연동 결정…노후소득 보장 다층화를”

    [NPS 국민연금 개혁] “보험료, 경제성장·고령화와 연동 결정…노후소득 보장 다층화를”

    전문가들은 국민연금 보험료 인상과 관련한 소모적 논쟁을 막기 위해 보험 재정 결정구조를 선진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또 국민연금, 기초연금, 퇴직연금 등 3대 공적연금을 동시에 강화해 ‘다층 노후소득 보장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김상균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명예교수는 22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보험료율 변화를 법으로 규정한 스웨덴의 사례를 들었다. 김 교수는 “스웨덴 같은 선진국들은 국가의 상황에 맞게 자동적으로 보험료와 같은 수치가 변하도록 법을 만드는 추세로 가고 있다”며 “예를 들어 경제성장률, 고령화 속도, 국민소득 변화를 공식으로 집어넣으면 바로 내년도 소득대체율, 보험료율이 나오도록 하는 제도”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회에서 싸울 필요가 없고 대통령이 공약을 지키나, 안 지키나 확인할 필요가 없는 선진사회”라면서 “쓸데없는 낭비가 사라지니 가장 현명한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단기간에 제도 변화를 이끌어내기는 힘든 만큼 우선 제도 개선에 대한 공론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스웨덴은 10년에 걸쳐 이런 제도를 만들었다”며 “당장 완벽하게 제도를 만들기는 어렵겠지만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국회에서 개선 방안을 마련해 줬으면 한다”고 조언했다.●선진국 보험료 자동결정제도 마련 10년 걸려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도 “우리는 연금을 얼마 줄 것인지 약속하는 데 방점을 찍지만 독일, 일본, 스웨덴은 전체적인 재정 지출에 중점을 둔다”며 “평균수명이 늘고 출산율이 줄어들면 자동으로 연금액을 깎아버린다. 정치적 판단을 완전히 배제하는 안전 장치를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운영위원장은 “단기적으로 적정 수준의 보험료 인상은 불기피한 상황”이라면서도 “하지만 앞으로는 장기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향후 30~40년간의 보험료율 로드맵을 국민들에게 보여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기금 고갈’ 프레임에서 벗어나기 위해 정부가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정해식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공적연금연구센터장은 “매번 주변 사람들이 ‘연금을 정말 받을 수 있나’라고 물어본다”며 “보험료를 언제 올려야 하는지 설명하고 논의해야 하는데 늘 기금 고갈에 묻혀버린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연금은 보험료를 좀 적게 내지만 그것을 적립하고 수익을 내서 그것으로 인구 고령화의 파고를 넘도록 설계한 제도”라면서 “언젠가 어떤 이유로 올려야 한다고 말해 줘야 하는데 절대로 기금 고갈부터 먼저 꺼내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다층 노후소득 보장 체계의 한 축인 퇴직연금은 직장인들이 외면해 정상적인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퇴직연금의 연간 수익률은 평균 1.88%에 그쳤다.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최고 2.25%)에도 못 미치거나 비슷한 수준이다. 그런데도 자금 운용 수수료가 평균 0.45%에 이른다. ‘정부가 사실상 직장인의 노후 보장에 손을 놓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그래서 대다수 직장인이 퇴직연금 제도를 신뢰하지 않는다. 퇴직연금 적립금은 올해 3월 기준 169조원에 이르지만, 연금 형태로 받는 직장인은 거의 없고 해마다 ‘일시불’ 수령 비중이 98%에 이른다. 많은 전문가들이 퇴직연금의 기능 강화를 노후 소득보장의 중요한 과제라고 꼽았다. 주은선 경기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퇴직연금이 노후보장 기능을 제대로 못 하고 있다”며 “시장과 기금만 있고 자산운용사들 배만 불려 주고 국민에게는 좋은 점이 하나도 없는 제도”라고 비판했다. 양재진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는 “보험료를 더 안 내고 예산을 투입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전문가나 지도자나 왜 알 만한 사람들이 그런 얘기를 하는지 모르겠다”며 “국민연금만 얘기하지 말고 퇴직연금을 연금답게 만드는 걸 얘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직장가입자가 2000만명쯤 되니까 직장가입자의 노후부터 탄탄하게 만들어야 하지 않겠나. 그럼 다른 비용을 들일 필요가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3대 연금·개인연금 강화로 노후 보장 가능 국민연금, 기초연금, 퇴직연금 등 3대 공적연금과 개인연금을 동시에 강화하면 적어도 노후 소득보장이 가능해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김상균 교수는 “연금제도로 은퇴 전 소득의 50%를 보장해 주면 된다고 본다”며 “국민연금, 기초연금, 퇴직연금, 주택연금, 개인연금으로 노후소득 보장을 다층화하는 것이 대세다. 국민연금 하나로 해결하는 시기는 이미 1960년대쯤에 끝났다”고 말했다. 정용건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 집행위원장도 “국민연금이 큰 줄기를 잡고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이 보완하는 형태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지만 세간에 노후소득 보장 다층화에 대한 의견만 분분할 뿐 정부는 아직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노동계가 과거 퇴직연금 기금화에 반대하면서 제도를 활성화할 타이밍을 놓친 부분도 있다. 김상균 교수는 “현재는 다층 노후소득 보장 체계에 대한 중·단기 계획이 만들어져 있지 않다”며 “이걸 제대로 준비하려면 정부가 다층화를 위한 연구를 해야 하고 그 토대에서 법을 만들어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주문했다.●세대 간 형평성 국민에게 묻고 의견 구해야 정책의 일관성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많이 나왔다. 현재는 가장 중요한 보험료 인상과 관련한 논의가 벽에 부딪히면서 개혁을 위한 첫걸음도 떼지 못한 상태다. 김용하 순천향대 IT금융경영학과 교수는 “보험료에 대해 국민 눈높이가 맞지 않는다고 하는데 사실 연금개혁을 좋아하는 국민은 없다. 개혁하자는데 국민들이 환호하고 환영하는 나라도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각계에서 의견을 수렴하고 정책을 마련했다면 추진해야 하는데, 보험료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제동을 거는 것은 지금까지 준비해 온 방향성과 맞지 않다”고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현 세대가 미래 세대를 책임질 수 있도록 정부와 정치권이 국민들을 설득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국민연금 제도를 비판하는 이들이 적지 않지만 회피하지 않고 현재 상황에 대한 이해를 구하고 설득하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오로지 받는 금액만 높이고 보험료를 올리지 않으면 그 부담이 미래 세대에 고스란히 넘어가게 된다. 김용하 교수는 부모와 자식의 관계를 예로 들며 “우리 국민들이 그렇게 이기적인 분들은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자녀에게 빚을 떠넘기고 죽고 싶은 부모가 어디 있겠느냐”면서 “‘빚을 안 남기고 조금이라도 재산을 남기고 싶다’고 한다면 개혁을 무조건 거부할 분들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윤 위원은 “미래 보험료 부담은 젊은층의 시각에서 봐야 한다”며 “퇴직을 앞둔 사람들은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으니까 소득을 강화해 달라는 요구가 분명히 있다. 그렇지만 그건 한쪽의 목소리일 뿐 모든 사람의 의견을 들어 최대공약수를 찾아가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가도 어떨 때는 국민들이 듣기 싫은 얘기도 해야 한다”며 “아직 우리 사회가 건강하기 때문에 100년 대계를 생각해 세대 간 형평성이나 한계에 대해 국민들에게 정직하게 묻고 의견을 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통도사 가는 길 - 양산 통도사(通度寺)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통도사 가는 길 - 양산 통도사(通度寺)

    “나는 왜 통도를 ‘通道(통도)’로 알았을까?” <민음사, 조성기, 통도사 가는 길. 1996> 대부분 눈치채지는 못할 듯 하다. 경상남도 양산에 위치한 통도사의 현판을 보고 있자면 가운데 글자인 ‘도’는 길을 뜻하는 ‘道(도)’가 아니라 법이나 단위, 수준, 경지를 뜻하는 ‘度(도)’를 사용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러니 '통도'는 일반 중생들 지레짐작의 ‘길이 통한다’라는 의미보다는 결국 승려가 되고자 하는 자가 ‘부처가 다다른 수준, 즉 해탈의 경지에 이르고 싶다’라는 출가 발원(發願)을 되짚는 말이다. 이리하여 통도사는 일반인의 상식에서 벗어나 다시금 반전의 의미를 갖게 된다.국내에 위치한 사찰들은 각기 나름대로의 고유한 성격과 특징 및 가람배치를 통하여 절집으로서의 개성을 잘 드러내고 있다. 이중에서 삼보사찰의 경우 이러한 성격을 더욱 더 잘 나타내고 있다. 즉 양산에 위치한 통도사는 부처님의 진신사리와 가사를 봉안한 불보(佛寶)사찰로 유명하며, 합천 해인사는 부처님의 말씀(法)인 팔만대장경을 간직하고 있는 법보(法寶)사찰로, 순천의 송광사는 보조국사 이래로 총 열여섯 분의 국사를 배출한 승보(僧寶) 사찰로 이름나 있다.이중 통도사는 석가모니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신 사리탑이 있는 제1 적멸보궁이기에 대웅전에는 불상이 없는 사찰로도 유명하다. 여기서 적멸보궁이라 함은 석가모니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봉안한 전각을 일컫는 말로 우리나라에는 5대 적멸보궁이 있다. 그 중 통도사가 으뜸인 셈이다. 통도사 법당의 모양도 무척이나 특이하다. 하나의 법당이지만 방향에 따라 다른 이름을 품고 있다. 동쪽방향으로 법당에 들어가면 대웅전이 되고, 남쪽으로 올라서면 금강계단이라 부르며, 서쪽으로는 대방광전의 이름으로, 북쪽은 적멸보궁의 현판을 걸고 있다. 이리하니 예로부터 통도사는 부처님 진신사리를 품고 있다는 자신감에 여느 사찰에서나 즐겨 사용하는 흔한 가람배치 형식은 취하지 않고 스스로의 개성을 확실히 갖추고 있다.여기서 또 한 번 관람객의 호기심을 살짝 흔드는 글자가 통도사에 숨어 있다. 흔히들 통도사에는 유명한 금강계단이 있다고 한다. 그러니 여기저기 계단이 어디로 올라가야 하는지 묻는 장면도 종종 목격된다. 흔히들 계단이라 하여 ‘오르내리는’ 용도를 생각하기 십상이지만 통도사 금강계단(金剛戒壇)의 ‘계단’은 승려가 ‘계를 받는 제단’을 의미한다. 즉 부처님 진신사리가 봉안된 장소에서 ‘금처럼 굳센 계율을 새로이 승려가 되는 사람이 받는 제단’이라는 뜻으로 대웅전의 또다른 이름이기도 하다.통도사의 역사는 신라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646년(신라 선덕여왕 15) 자장이 창건하였다고 전해지는 데 이때 자장이 당나라로부터 643년 귀국할 때 가지고 온 부처님 사리와 가사, 대장경 400여 함을 우리나라 역사상 최초로 봉안한 곳이 통도사다. 자장은 계단(戒檀)을 쌓고 난 뒤 승려를 배출하고자 노력하였다.하지만 임진왜란 당시 사찰이 전부 소실되어 현재 우리가 만나는 통도사의 건물들은 1645년(인조 23) 우운(友雲)이 중건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는 것들로 조선 중기 건축 양식을 고스란히 보존하고 있다. 따라서 대웅전을 비롯하여 보광선원, 응진전, 명부전, 삼성각, 산신각, 관음전, 용화전, 대광명전, 세존비각, 일주문, 천왕문, 불이문(不二門) 등 조선의 시간과 더불어 통도사 만의 깊은 시간을 넉넉히 느낄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통도사에 대한 여행 10문답> 1. 꼭 가봐야 할 정도로 중요한 여행지야? - 우리나라 삼보사찰 중의 하나다. 한 번은 가 볼만한 곳이다. 2. 누구와 함께? - 가족 단위, 연인들. 늦은 가을. 3. 가는 방법은? - KTX울산(통도사)역에서 13번 시내버스를 이용. (첫차 07:12 / 막차 21:13 / 운행횟수 16회) 소요 시간은 30분정도. 택시 이용시 소요 시간은 20분정도이며 택시요금은 25,000원정도. 4. 감탄하는 점은? - 대웅전, 금강계단. 영축산의 놀라울 만큼 아름다운 늦가을 풍광. 5. 명성과 내실 관계는? - 주말이면 인산인해. 주중도 방문객이 많다. 6. 꼭 봐야할 장소는? - 금강계단, 대웅전, 세존비각, 명부전 7. 토박이들이 추천하는 먹거리는? - 산채비빔밥 ‘경기식당’, 조촐한 시골 분식 ‘달맞이꽃 분식’, 홍합밥 ‘동심’ 8. 홈페이지 주소는? - http://www.tongdosa.or.kr/kor/index.php 9. 주변에 더 볼거리는? - 작지만 있을 것은 다 있는 놀이공원 ‘통도 환타지아’, 동래 범어사, 금정산성 10. 총평 및 당부사항 - 통도사는 큰 절집이다. 일주문에서 불이문, 대웅전까지 일직선으로 뻗은 가람배치와 더불어 진신사리를 품고 있다는 시찰의 자부심이 한껏 느껴지는 대형 사찰이다. 늦은 가을이 제격인 사찰.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 기자 vieniame2017@gmail.com
  • 폼페이오 “비핵화, 남북관계보다 뒤처져선 안돼”… 속도조절 우회 압박

    폼페이오 “비핵화, 남북관계보다 뒤처져선 안돼”… 속도조절 우회 압박

    ‘2인용 자전거’ 표현 쓰며 병행과정 강조 AP “개성공단 등 남북경협 시기상조”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20일(현지시간) 북한의 비핵화가 남북 관계 진전보다 뒤처져서는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미가 공식 출범시킨 워킹(실무)그룹 첫 회의 직후에 나온 이번 발언은 남북 관계의 속도조절을 우회적으로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워싱턴DC 국무부 기자회견에서 ‘남북 간 협력을 진행하고 있는 한국 정부를 미 정부는 어떻게 보고 있느냐’는 질문에 “어떻게 진행해야 하는가라는 점에 대해 우리와 한국 간에 완전한 합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한·미 두 나라가 서로 딴소리를 하고, 서로 알지 못하거나 생각을 전할 기회를 얻지 못한 채 각자 독자적인 행동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힐 수 있는 과정을 공식화하는 워킹그룹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것이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이끄는 워킹그룹의 목적”이라고 덧붙였다. 폼페이오 장관은 “우리는 그것들(비핵화와 남북 관계 증진)이 나란히, 함께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2인용 자전거로, 중요한 병행과정으로 보고 있다. 워킹그룹은 이런 방식을 계속 유지해 나간다는 것을 분명히 하기 위해 마련됐다”면서 “특히 우리는 한반도 평화와 북한 비핵화가 남북 관계 증진에 뒤처지지 않는다는 것을 확실히 하기 원한다는 것을 한국 측에 분명히 밝혀왔다”고 강조했다. 이날 폼페이오 장관의 남북 관계 속도조절론 발언은 한국에 대한 ‘경고성’ 의미도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해석했다. AP통신은 “미 정부는 문재인 정부가 북한과 대화를 통해 이산가족 상봉과 휴전선 최전방 경비 초소 일부 폭파 등 군사적 긴장감을 완화시키는 것에 대해 반대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개성공단·금강산관광 등 남북 경협은 아직 이르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이 제재 해제를 요구하고 있지만 미국은 계속해서 경제적 제재를 강화하고 있다”면서 “북한이 비핵화를 완료할 때까지 제재 강도를 누그러뜨리지 않을 것”이라며 기존의 ‘선 비핵화, 후 보상’ 원칙도 강조했다. 한·미 워킹그룹 참석을 위해 방미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이날 특파원들에게 “북·미가 고위급회담 일정을 잡기 위해 물밑 협상을 계속 진행 중”이라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 정부는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지를 최대한 빨리 선정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이 본부장과 비건 특별대표는 한·미 공조를 강화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워킹그룹 회의를 열기로 합의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남북 철도 ‘그린 라이트’ 켠 美… 제재 예외 합의 땐 연내 착공식

    남북 교류 ‘美 제재 고수’ 장애물 제거 이산상봉·산림협력 조율도 가능해져 이도훈 “기술적인 문제만 남아있다” 철도 공동조사 제재 예외 뜻 모은 듯 미국 정부가 20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개최된 한·미 워킹그룹 1차 회의에서 남북 철도 공동조사에 대해 전폭적인 지지 의사를 밝힌 것은 남북 교류협력 사업의 큰 장애물 하나가 치워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동안 미국의 대북 제재 고수 방침에 막혀 초보적인 남북 교류협력이 좀처럼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고, 남북 관계 개선을 통해 북·미 관계 개선을 견인하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복안도 정체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현재 유엔 및 미국의 대북 제재는 더이상 제재할 게 남아 있지 않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강력해 미국이 양해하지 않는다면 현실적으로 남북 간 교류가 활성화될 수 없는 상황이다. 본격적인 대북 제재 완화는 북·미 비핵화 협상에 따라 결정되겠지만, 일부 초보적인 남북 교류에 한해 미국이 유연한 입장을 취한 만큼 향후 남북 교류에 한해 대북제재 예외의 폭이 넓어질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21일 “미국이 철도 공동조사에 대한 한국 측의 설명을 듣고 ‘그린 라이트’를 켠 것과 같다”며 “워킹그룹에서 철도뿐 아니라 이산가족, 산림협력 등 모든 남북 교류사업에 대해 언급하기 때문에 한·미 간에 남북 교류와 관련해 원활한 의견 조율이 가능해졌다고 보면 된다”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이번에 유연성을 발휘한 것은 역설적으로 한국의 운신의 폭을 미국의 통제권 아래 두기 위한 타협책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 정부의 요구를 일정부분 수용하는 대신 한국이 미국과 협의 없이 앞서가는 상황은 허용치 않는 기조를 합의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 관계자는 “워킹그룹은 미국의 허가를 받고 안 받는 기구가 아니라 의견을 나누는 곳”이라고 선을 그었다. 남북은 지난 8월 경의선 철도 북측 현지 공동조사를 하려 했으나, 유엔군사령부가 군사분계선 통과를 승인해주지 않아 불발된 바 있다. 당시 미국이 철도 공동조사의 대북 제재 위반 가능성을 우려하고, 남북 관계 진전이 북·미 비핵화 협상과 보조를 맞춰야 한다고 판단해 공동조사에 제동을 걸었다는 해석이 제기됐다. 이도훈 한반도교섭본부장이 “철도 문제는 기술적 문제만 남아 있다”고 언급한 것도 한·미가 철도 공동조사를 대북 제재 예외로 하는 데 대략의 뜻을 모은 것으로 풀이된다. 제재 예외가 최종 합의되면 연내 공동조사와 착공식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다른 정부 관계자는 “1차 워킹그룹 회의에서 남한 정부가 남북이 합의한 산림, 보건의료, 체육협력과 이산가족 상봉 문제를 미국 정부에 충분히 설명했다”고 말해 전방위적으로 남북 교류협력 사업의 초보적 단계에 그린 라이트가 켜질 전망이다. 남북 산림협력의 경우 양측은 양묘장 현대화 사업 추진 등에 합의했지만 이를 위한 기자재의 북한 반출이 제재 위반이라는 지적이 나오면서 후속 이행에 난항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금강산관광 재개나 개성공단 재가동은 한·미 간 협의 테이블에 오르는 데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을 재개할 경우 국제사회에 잘못된 신호를 보내 대북 제재의 단일대오를 흐트려 놓을 수 있는 만큼 한국 정부가 북·미 비핵화 협상 성과가 가시적으로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이 문제에 대해 미국의 협조를 요구하는 것은 부담스러울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관가 인사이드] 대북 제재에 막히고 여론 눈치… 일선 부처 남북협력 연구 ‘쉬쉬’

    [관가 인사이드] 대북 제재에 막히고 여론 눈치… 일선 부처 남북협력 연구 ‘쉬쉬’

    환경부 설악·금강평화공원 추진 등 연구 국감서 공개되자 “아이디어 차원” 경계 산림청 양묘장 조성 사업 탄력과 ‘대조’ 제재 위반 비판 부담… 부처들 사업 머뭇 전문가 “제재 해제 대비 연구 속도 내야”남북 협력이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최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가까운 장래에 열릴 2차 북·미 정상회담과 4차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정상 간 약속이 전면적으로 실천되고 이행 단계에 들어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국감을 계기로 정부의 대북 사업 아이템이 세간에 알려지기도 했다. 그러나 각 부처는 “유엔 제재 탓에 남북 협력 사업이 연구 수준에 머물 수밖에 없고, 그 연구도 여론의 눈치를 봐야 하는 실정”이라고 토로한다. ●유엔제재 때문?… 합법적 연구도 조심조심 지난 10월 환경부 국감에서는 국립공원연구원이 작성한 자연환경분야 남북협력방안 연구 문서가 공개됐다. 이 문서는 100페이지가 넘는 분량으로 세간의 관심을 끌 만한 내용으로 채워져 있었다. 연구원은 남북 협력을 추진할 수 있는 사업 16개를 선정했는데, 여기에는 비무장지대(DMZ) 생태평화공원 조성과 남북 생태관광 활성화 등 기존 계획뿐 아니라, 한반도 생물다양성 통합정보 구축과 설악산~금강산 국제평화공원 지정 등 새로운 것들도 많았다. 남북이 손을 잡고 제대로 추진한다면 세계적 반향을 일으킬 수 있는 것들이었다. 실제로 환경부를 비롯한 다수 부처가 남북 협력 방안을 연구 중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18년 남북 문화교류협력 발전방안 연구 명목으로 예산 2억원을 편성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도 우리나라와 북한의 과학기술 협력을 위해 백두산에 남북 공동연구센터를 세우자는 제안을 내놨다. 통일부도 부처별로 유엔 제재가 풀린 뒤 추진할 수 있는 대북 사업들을 취합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연구사업을 진행하는 부처들의 반응은 매우 조심스럽다. 환경부 관계자는 국감에서 남북 협력 방안 연구 문서가 공개되자 “아이디어 수집 차원에서 진행한 것일 뿐”이라며 과도한 해석을 경계했다. 실제 대북 협력 사업으로 이어 갈 계획은 없다는 뉘앙스였다. 환경부 관계자는 “유엔 대북 제재 등 여러 가지 변수가 있기 때문에 실제 사업으로 진행하려면 통일부와의 협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대북 사업 나선 산림청… 법제처는 본격 연구 반면 자신들의 사업이 유엔 제재에 해당하지 않아 합법적으로 남북 협력을 진행하는 곳도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외청인 산림청이 대표적이다. 산림청의 남북 협력 사업은 지난 9월 ‘평양선언’으로 큰 힘을 받았다. 당시 남북한은 산림협력분과 회담을 열어 양묘장 현대화와 임농복합경영, 산불방지 공동 대응, 사방사업 등을 논의했다. 최근에는 대북 지원용 종자 생산을 위한 양묘장 조성을 추진하는 단계까지 도달했다. 산림청은 내년까지 양묘장을 완공해 연간 5t의 조림사업용 종자를 북한에 지원할 계획이다. 이처럼 산림청이 순조롭게 대북 사업을 진행할 수 있었던 것은 대북 교류가 없었을 때에도 관련 연구에서 손을 떼지 않았기 때문이다. 산림청 관계자는 “남북 관계가 소원하던 시절에도 협력사업을 위한 연구 부서는 활발하게 활동했다”면서 “북한에 황폐화된 산림 규모가 284만㏊라는 사실을 바로 공개할 수 있었던 것도 국립산림과학원이 관련 연구를 꾸준히 해 왔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다른 부처들도 대북 협력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 당시 통일부와 통일법제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법제처는 과거보다 한발 더 앞으로 내딛는 모양새다. 법제처는 내년 초 통일법제 담당 연구원을 채용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격월로 한 번씩 열리는 남북법제연구위원회 회의를 전문화하겠다는 판단이다. 이 밖에도 유엔 제재에서 벗어나 있는 문화 분야도 대북 협력에 적극적이다. 문화재청은 남북 간 문화재 교류와 협력을 위해 내년에 97억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문체부도 남북 문화체육교류 예산으로 56억원을 준비했다. ●시민사회 “정부, 대북 협력 연구 주저 말아야” 부처들이 연구 단계에서도 남북 협력 사업을 주저하는 것은 자칫 “유엔 제재를 어긴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오히려 유엔 제재가 풀릴 때를 대비해 좀 더 적극적이고 공개적으로 남북 협력 사업 연구를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봉영식 연세대 통일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유엔 제재가 풀리지 않았다고 해서 남북 협력 사업 연구를 소극적으로 이어 갈 것이 아니라 오히려 미래를 대비해 ‘마중물’로서 연구를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도 통일이 필요하다고 말했지만 준비를 전혀 하지 않아 기회가 와도 이를 살리지 못했다”면서 “남북 협력 사업은 때가 되길 기다리지 말고 서둘러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금강호 주변 야생조류서 AI 바이러스 검출

    금강호 주변 야생조류 분변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가 검출되자 방역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20일 전북 군산시에 따르면 지난 13일 채취한 야생조류 분변에 대한 임상예찰에서 H5N3형 AI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이에따라 군산시는 검출지 반경 10km 내에서 가금류 이동을 제한하는 한편 금강호 일대에 대한 방역을 강화했다. 시는 광역방제기를 동원해 검출지점, 가금류 사육농가, 금강 철새도래지에 대한 1차 소독을 마쳤으며 축협 공동방제단과 함께 추가 소독작업을 하고 있다. 이번에 검출된 바이러스의 고병원성 여부는 1~2일 후에 나올 예정이다. 한편, AI바이러스 검출지 주변 10㎞ 안에서는 2개 농가가 토종닭 2만2000여마리를 사육 중이지만 아직 별다른 이상징후는 없는 상태다. 국내 최대 철새도래지인 금강호에는 최근 하루 1000마리 가량의 철새가 날아와 월동하고 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박지원 “대통령 지지율 하락 ‘이영자 현상’…반문연대 옳지 않아”

    박지원 “대통령 지지율 하락 ‘이영자 현상’…반문연대 옳지 않아”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이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이 하락한 것과 관련, ‘이영자 현상’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박지원 의원은 20일 MBC 라디오 ‘심인보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현재 문 대통령 지지율이 20대, 영남, 자영업자에서 굉장히 낮게 나오고 있다”면서 “이것은 ‘이영자’(20대·영남·자영업자) 현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대통령이 지지도를 생각할 필요가 없다. 대통령은 출마를 안 하실 분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오히려 야권 일각의 ‘반문(반문재인) 연대’ 움직임에 대해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현재 비핵화, 경제, 노동, 적폐 청산, 사법 등 5개 부분에서 굉장한 파장이 몰려오고 있고, 대통령은 이를 국회·국민과 소통하며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선 “이런 대통령을 두고 일을 못 하게 반문연대를 구성하자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금강산 관광 20주년 기념 남북 공동행사 참석을 위해 북한을 다녀온 박지원 의원은 북측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답방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그는 “(김정은 위원장이) 답방했을 때 어떤 일이 있겠는가 하는 문제에 대해 (북측이) 나에게 물었다”면서 “내가 정부를 대표하는 것은 아니기에 개인적 의견을 나눴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더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비핵화를 위해서나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 반드시 김정은 위원장은 답방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그래야) 약속을 지키는 지도자로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약속을 지키라’는 정치적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현정은 “금강산관광 올해는 어렵지만 곧 재개”

    현정은 “금강산관광 올해는 어렵지만 곧 재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19일 “지금 시점에서 보면 올해 안에 (금강산) 관광이 재개되기는 어려운 상황이 됐지만 머지않은 시기에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금강산관광 시작 20주년 기념 남북공동행사 참석차 전날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현 회장은 이날 강원도 고성 동해선출입사무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북한에서 금강산관광 기념행사가 열린 것은 2014년 16주년 행사 이후 4년 만이다. 지난 8월 금강산에서 열린 고(故) 정몽헌 회장 15주기 행사에서 “올해 안으로 금강산관광이 재개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지만 최근 북미 관계 등으로 미뤄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점을 시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방북 기간에 북측과 금강산관광 재개 등 남북경협 관련 논의가 있었느냐는 질문에도 “구체적 논의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앞서 현 회장은 지난 18일 금강산호텔에서 가진 방북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미국의 (대북)제재만 풀리면 바로 (시작)하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 회장은 관광 준비 상황과 관련해서는 “시설 점검, 안전 보강, 직원 선발 및 교육 등에 3개월 정도 걸릴 것”이라며 “북측은 우리보다 마음이 급하다. 빨리하고 싶어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금강산관광 중단의 계기가 됐던 박왕자씨 피격 사망 사건 이후 안전 우려에 대해 “당시 3대 선결 조건(진상 규명·재발 방지 약속·신변 안전 보장)에 대한 문서도 만들었다”면서 “안전에 대한 확실한 보장이 있으면 국민도 납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단독] “국민연금 덜 내고 더 받을 묘수 없다”

    [단독] “국민연금 덜 내고 더 받을 묘수 없다”

    전문가 43% “보험료 인상이 우선” 국민연금 전문가들은 ‘국민 눈높이’에 맞추기보다 적정 보험료 인상을 우선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 눈높이’에 맞춰 보험료 인상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취지를 밝혔지만 전문가들은 적정 수준의 보험료 인상을 통한 재정 안정화가 시급하다고 진단한 것이다. 보험료를 조금만 더 내고 미래에 더 많은 연금액을 받는 방식에 동의하는 전문가는 없었다. 19일 서울신문이 국민연금 제도발전위원회,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소속 국민연금 개혁특위 등에 참여한 국민연금 전문가 14명에게 심층 의견 조사를 한 결과 개혁안에 재정 안정화를 위한 ‘보험료 인상을 우선 시도해야 한다’는 의견이 절반에 가까운 42.9%(6명)나 됐다. 반면 노후 소득보장을 위한 ‘소득대체율 인상이 우선’이라는 의견은 21.4%(3명)에 그쳤다. ‘동시 인상이 필요하다’는 견해는 14.3%(2명)였고, 나머지 21.4%(3명)는 의견을 밝히지 않았다. 소득대체율을 높이면 미래에 받을 수 있는 연금액이 늘어난다. 그러나 보험료를 제대로 올리지 않고 소득대체율만 높이면 국민연금 재정이 고갈된다. 문 대통령으로부터 퇴짜를 맞고 정부가 현재 검토하고 있는 개혁안인 소득대체율을 현행 45%에서 50%로 높이는 대신 보험료율은 9%에서 10%로 1% 포인트만 높이는 방안에 대해 실현 가능하다고 여기는 전문가는 한 명도 없었다. 김연명 청와대 사회수석도 과거 이런 방식이 가능하다고 밝혔다가 최근 입장을 철회했다.■보험료율 20년간 9%…전문가 “연금 개혁 설득하고 지급 명문화” 전문가들은 교착상태에 빠진 국민연금 개혁을 진전시키려면 국민들에게 현실을 왜곡하지 않고 그대로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보험료 인상을 앞세운 국민연금 개혁은 1997년부터 2013년까지 네 차례나 무산됐고 보험료율은 1998년부터 20년 동안 9%로 고정된 상태다. 현 상황이 유지되면 저출산과 인구고령화 등으로 보험 재정은 2042년부터 적자로 돌아서고 2057년에 적립기금이 소진된다. 뒤늦게 재정을 정상화하려면 미래 세대의 부담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게 된다.19일 서울신문이 국민연금 개혁과 관련해 전문가 의견을 심층 조사한 결과 현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로 ‘보험료 인상 등 개혁 당위성 설득’을 거론한 비율이 57.1%(8명)로 가장 많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7일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으로부터 제4차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안에 대해 보고를 받은 뒤 “국민들의 의견이 보다 폭넓고 충실히 반영될 수 있도록 수정 보완하라”고 밝힌 바 있다. 당시 복지부는 현행 45%인 소득대체율을 40~50%로 조정하는 세 가지 시나리오를 내놨다. 보험료율은 9%에서 12~15%로 인상하는 방안을 중점 검토했다. 보험료율이 높다는 이유로 정부안을 전면 재검토하게 됐지만 전문가들은 보험료 인상은 더이상 피할 수 없는 과제라고 강조한다. 양재진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는 “보험료 올리는 것을 좋아할 사람은 없겠지만 그대로 두면 미래 세대가 (보험료를) 더 많이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보험료를 인상하지 않는 것은) 정의롭지 못한 방안”이라며 “지도자가 국민을 설득하고 양해를 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도자가 국민 설득하고 양해 구해야” 노무현 정부는 2003년부터 국민연금 개혁을 준비했지만 국민적 반발에 부딪혀 보험료율 인상에 실패했다. 2006년 유시민 당시 복지부 장관은 보험료율을 9%에서 12년 동안 점진적으로 12.9%로 올리고 소득대체율은 60%에서 50%로 낮추는 방안을 제시했다. ‘더 내고 덜 받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 방안은 결국 이듬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폐기됐다. 대신 보완책으로 마련됐던 기초연금제도는 국회에서 통과됐다. 유 전 장관은 “국민연금제도 개정이 입에 쓰기 때문에 일단 사탕(기초연금)하고 같이 넣은 건데 약사발(보험료 인상)은 엎어버리고 사탕만 먹어버렸다”고 비판하고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결국 2007년 7월 국회에서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합의한 안은 보험료율은 9%로 그대로 두고 소득대체율만 당시 60%에서 다음해 50%로 즉시 낮추고 2028년까지 40%로 점진적으로 완화하는 ‘미완의 개혁’으로 정리됐다.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모든 개혁 논의 과정을 지켜봤던 문 대통령이 이번에도 여론의 역풍을 크게 의식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연금 수령 시기를 5년 늦추는 방안을 추진하다 80%대 지지율이 60%대로 추락했다. 니콜라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과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도 정권 교체라는 후폭풍을 무릅쓰고 연금 수령 시기를 늦추는 개혁을 밀어붙였다. 국민연금 제도발전위원장을 맡았던 김상균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명예교수는 “연금 개혁은 70년을 내다봐야 하기 때문에 정권에서 가까운 사람들 이야기는 가급적 멀리해야 한다”며 “최소한의 선보다 더 후퇴하면 미래 세대 부담이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더 큰 우려는 ‘조금만 더 내고 많이 받는 방식’의 개편에 쏠린다. 산술적으로 불가능한 데다 개혁에 역행하는 방식이지만 문 대통령이 대선에서 소득대체율 50%를 공약했고 보험료 인상에 반발하는 여론이 높아 추진 가능성이 높다. 현실적으로 국민연금 보험료를 크게 인상하지 않고 소득대체율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은 기초연금액을 인상해 노후 소득을 보완하는 방식뿐이다. 이번 조사에서도 전문가 14.3%가 ‘기초연금 등 다층 소득보장체계 강화’를 가장 중요한 과제로 꼽았다. 국민들의 불만은 공무원연금, 군인연금 등 특수직연금과의 형평성과도 연결돼 있다. 이 연금들은 국가가 지급보장을 해 적자를 세금으로 메우는 반면 국민연금은 국가 지급보장 규정이 없다. 그래서 성난 민심을 달래기 위해 우선 국민연금의 국가 지급보장 명문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절반을 넘는 57.1%였다. 문 대통령과 박 장관도 국민연금 지급보장 명문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 국민을 설득할 수 있는 묘안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 국민연금 제도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꾸준한 설명과 ‘책임 의식’을 강조하는 방법뿐이다.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운영위원장은 “국민 부담이라는 표현 대신 ‘우리 세대의 책임’이라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며 “부담이라고 선을 그어버리니까 보험료 인상을 꺼내기 어려워진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성난 민심 달래려면 지급 명문화 필요” 논쟁이 이어지는 우리나라의 ‘적립식’ 연금과 독일의 ‘부과식’ 연금은 대부분의 전문가가 전환 가능성이 있다고 여겼다. 적립식은 보험료를 받아 재정을 쌓아올려 연금을 지급하는 방식이고 부과식은 그해 노동자에게 보험료를 걷어 바로 노인에게 제공하는 방식이다. 김연명 청와대 사회수석은 학자 시절 과도한 적립금을 쌓는 대신 부과식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조사에서 즉각 부과식 전환을 논의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전문가는 한 명도 없었다. 부과식으로 전환하는 즉시 보험료율이 급등할 수 있어 시도 자체가 연금개혁 논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독일은 10년에 걸쳐 적립식 연금을 부과식으로 전환했지만 현재 보험료율이 18.7%로 우리의 두 배가 넘는다. 국민연금 부과식 전환이 아예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전문가도 한 명 있었다. 비판 여론이 이어지자 논쟁의 중심에 선 김 수석은 최근 “(국민연금 지급방식을 부과식으로 전환하는 것은) 앞으로 60~70년 뒤에나 나올 문제여서 현재 논의는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논쟁에서 한발 물러섰다. 오 위원장은 “현세대가 문제를 회피하기 위해 부과식을 거론하고 있어 서구권과 딴판”이라며 “보험료 부담이 크지 않아야 하고 앞뒤 세대의 보험료 부담이 비슷해졌을 때 점진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제도”라고 강조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설문조사에 참여하신 분(14명) 김상균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명예교수, 김용하 순천향대 IT금융경영학과 교수, 노대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미래전략연구실장, 박재근 대한상공회의소 상무, 양재진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운영위원장,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 윤홍식 인하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이승용 한국경영자총협회 사회정책팀장,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 정용건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 집행위원장, 정해식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공적연금연구센터장, 주은선 경기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최영준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
  • [포토] 금강산관광 시작 20주년…북한 예술단의 축하공연

    [포토] 금강산관광 시작 20주년…북한 예술단의 축하공연

    금강산관광 시작 20주년을 기념하는 남북 공동행사가 18∼19일 북측 금강산 국제관광특구에서 열린 가운데 남북공동행사에서 북한 평양 통일예술단이 18일 축하공연을 하는 모습이 공개됐다. 한편 북한에서 금강산관광 기념행사가 열린 것은 지난 2014년 16주년 행사 이후 4년만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현정은 “금강산 관광, 연내 재개 어렵지만 머지않은 시기에 될 것”

    현정은 “금강산 관광, 연내 재개 어렵지만 머지않은 시기에 될 것”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올해 안에는 어렵지만 금강산 관광이 머지않아 재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강산 관광 시작 20주년 기념 남북공동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18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현정은 회장은 19일 강원도 고성 동해선출입사무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 시점에서 보면 올해 안에 금강산 관광이 재개되기는 어려운 상황이 됐지만 머지않은 시기에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8월 금강산에서 열린 고 정몽헌 회장 15주기 행사에서 “올해 안으로 금강산 관광이 재개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던 현정은 회장은 최근 북미 관계 등을 놓고 볼 때 연내 재개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점을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방북 기간에 북측과 금강산 관광 재개 등 남북경협 관련 논의가 있었냐는 질문에도 “북측에서도 빠른 재개를 희망하고 있는 것은 확인할 수 있었으나 구체적 논의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현재 상황에서 전망하는 재개 시점에 대해서는 “민간기업으로서는 어떤 입장을 밝히기는 곤란한 측면이 있다”면서 “미국에서 (대북) 규제를 풀어주면 곧바로 남북경협 사업이 재개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정은 회장은 “금강산 관광을 시작으로 민족이 화해하는 길을 개척한 현대는 앞으로 남북이 함께 만들어 갈 평화롭고 새로운 미래에도 중심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남북 ‘금강산 관광 20주년’ 교류 활기… 현정은 회장·여야 의원 등 대규모 방북

    남북 ‘금강산 관광 20주년’ 교류 활기… 현정은 회장·여야 의원 등 대규모 방북

    北 ‘금강산 워터파크’ 투자 유치 나서 관광 재개 기대감엔 “아직 제재 유효”금강산관광 시작 20주년을 기념하는 남북 공동행사가 18일 이틀간의 일정으로 북측 금강산에서 막을 올렸다. 2014년 16주년 행사 이후 4년 만에 열리는 것이다. 최근 한반도 평화 무드에도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유효한 상황이라 이번 행사 동안 현대그룹의 금강산관광 재개 문제가 구체적으로 거론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참석자들 사이에서 남북 간 경협과 교류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눌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현대그룹과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아태)가 공동 주최하는 이번 행사는 이날 금강산문화회관에서 열린 기념식을 시작으로 기념식수, 축하공연, 만찬에 이어 이튿날 현지 참관 등으로 이어진다. 1998년 금강산관광을 시작한 현대그룹은 이듬해인 1999년 고 정몽헌 회장이 해상 경로를 통해 방북, 금강산에서 1주년 행사를 열었다. 2008년 관광객 박왕자씨 피격 사망 사건으로 금강산관광이 중단되면서 그해 금강산 행사는 취소됐다. 이후에도 2010년을 제외하고는 2014년까지 금강산에서 기념식이 열렸지만 남북 관계 경색 등으로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중단됐다. 올해 기념행사에는 남측에서 현정은 회장을 비롯한 현대그룹 임직원 30여명과 취재진 등 100여명이, 북측에서 아태 관계자 등 80여명이 각각 참석했다. 남측에서는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과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 등 현직 여야 의원 6명이 방북했다. 임동원·정세현·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 김성재 전 문화관광부 장관, 최문순 강원도지사 등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민간 행사로는 상당한 규모다. 앞서 지난 3∼4일에는 남측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와 북측 민족화해협의회가 금강산에서 ‘판문점선언과 9월 평양 공동선언 이행을 위한 남북 민화협 연대 및 상봉대회’를 열었다. 이달 들어서만 벌써 두 차례나 금강산에서 남북 공동행사가 열린 만큼 금강산관광 재개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북한의 금강산국제여행사 사이트인 ‘금강산’은 이달 초 강원 고성군 온정리에 대규모 워터파크인 ‘금강산수용관’을 건설할 계획이라며 투자 유치에 나선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장 현실적인 재개 가능성은 높지 않다. 유엔 등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제자리인 데다 북한 비핵화를 둘러싼 북·미 협상도 당초 기대와는 달리 난항을 거듭하고 있어서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금강산은 민간 차원의 본격적인 남북교류 확대를 이끌었으며 이를 통해 남북 신뢰 구축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면서 “10년간 관광이 중단되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역사적 소명의식을 갖고 묵묵히 준비해 온 만큼 조속히 정상화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금강산관광 4년만에 18-19일 기념행사…재개 언제쯤 될까

    금강산관광 4년만에 18-19일 기념행사…재개 언제쯤 될까

    금강산관광 시작 20주년을 기념하는 남북공동행사가 18일 이틀간의 일정으로 북측 금강산에서 막을 올렸다. 지난 2014년 16주년 행사 이후 4년 만에 열리는 것이다. 최근 한반도 평화 무드에도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유효한 상황이라 이번 행사동안 현대그룹의 금강산관광 재개 문제가 구체적으로 거론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참석자들 사이에서 남북간 경협과 교류 방안에 대한 의견 교환이 있을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현대그룹과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아태)가 공동 주최하는 이번 행사는 이날 금강산문화회관에서 열리는 기념식을 시작으로 기념식수, 축하공연, 만찬에 이어 이튿날 현지 참관 등으로 이어진다. 1998년 금강산관광을 시작한 현대그룹은 이듬해인 1999년 고(故) 정몽헌 회장이 해상 경로를 통해 방북, 금강산에서 1주년 행사를 열었다. 2008년 관광객 박왕자 씨 피격 사망 사건으로 금강산관광이 중단되면서 그해 금강산 행사는 취소됐다. 이후에도 2010년을 제외하고는 2014년까지 금강산에서 기념식이 열렸지만 남북관계 경색 등으로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중단됐다. 올해 기념행사에는 남측에서 현정은 회장을 비롯한 현대그룹 임직원 30여명과 취재진 등 100여명이, 북측에서 아태 관계자 등 80여명이 각각 참석한다. 남측에서는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과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 등 현직 여야 의원 6명이 방북한다. 임동원·정세현·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 김성재 전 문화관광부 장관, 최문순 강원도지사 등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민간 행사로는 상당한 규모다. 앞서 지난 3∼4일에는 남측 민족화해협력 범국민협의회(민화협)과 북측 민족화해협의회가 금강산에서 ‘판문점 선언과 9월 평양 공동선언 이행을 위한 남북 민화협 연대 및 상봉대회’를 열었다. 이달 들어서만 벌써 두 차례나 금강산에서 남북공동행사가 열린만큼 금강산관광 재개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북한의 금강산국제여행사 사이트인 ‘금강산’은 이달 초 강원도 고성군 온정리에 대규모 워터파크인 ‘금강산수용관’을 건설할 계획이라며 투자 유치에 나선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장 현실적인 재개 가능성은 높지 않다. 유엔 등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제자리인데다 북한 비핵화를 둘러싼 북미 협상도 당초 기대와는 달리 난항을 거듭하고 있어서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금강산은 민간 차원의 본격적인 남북교류 확대를 이끌었으며, 이를 통해 남북 신뢰 구축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면서 “10년간 관광이 중단되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역사적 소명의식을 갖고 묵묵히 준비해온 만큼 조속히 정상화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한·미 비핵화·대북제재 워킹그룹 내주 출범

    한·미 양국이 비핵화, 대북 제재, 남북관계 등을 협의할 워킹그룹을 다음주에 출범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관계자는 15일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스티븐 비건 미 대북특별대표와의 협의를 위해 워싱턴 방문일정을 조율 중”이라며 “이것을 계기로 한·미 워킹그룹 첫 회의를 개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양측은 19∼20일쯤(현지시간) 첫 회의를 여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북·미 비핵화 협상과 남북 교류 진전의 속도 차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상황에서 발족하는 한·미 워킹그룹은 비핵화, 대북 제재, 남북협력 등을 수시로 조율하는 협의체다. 연내 종전선언을 포함해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대한 미국의 상응 조치도 논의된다. 2차 북·미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공조도 필요하다. 한·미 수석대표는 이 본부장과 비건 특별대표다. 한국 측 워킹그룹 구성원에 대해 외교부 관계자는 “관련 부처 간 협의를 했고 구체적으로 참여자 명단을 받고 있다”고 했다. 한편 통일부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을 포함해 107명이 금강산 관광 20주년 행사에 참석하고자 오는 18~19일 북한을 방문하겠다는 현대그룹의 신청을 승인했다. 다만 이번 방북은 금강산관광 재개와 연관성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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