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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함박꽃나무와 목란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함박꽃나무와 목란

    지난 9월의 어느 날, 학교로 가는 택시 안에서 라디오가 흘러나왔다. 라디오 DJ는 청취자들에게 상품이 걸린 퀴즈 하나를 내고 있었다. “지금 한창 남북 정상회담이 열리고 있는데요. 그래서 드리는 문제입니다. 우리나라의 국화는 무궁화죠. 그렇다면 북한의 국화는 무엇일까요?” 뜻하지 않은 식물 이야기에 반가워하며 나는 마음속으로 정답이라 생각한 함박꽃나무를 외쳤고, 그 순간 DJ는 한마디를 더했다. “식물 이름을 정확히 맞혀주셔야 합니다.” 그리고 몇 분 지나지 않아 DJ는 퀴즈의 답을 안내했다. “북한의 국화는 바로 목란이죠. 정답은 목란입니다.” 나는 의아했다. 목란이 정답이라면 내가 생각한 함박꽃나무는 오답인 걸까. 목란과 함박꽃나무. 무엇이 맞다고 할 수 있을까.사실 목란과 함박꽃나무는 같은 식물이다. 크고 두툼한 흰 꽃잎에 붉은 수술이 많은, 언뜻 보아도 탐스럽고 화려한 함박웃음 같은 이 꽃을 우리나라에서는 함박꽃나무, 북한에서는 목란이라 부른다. 라디오 DJ는 스태프들로부터 정답에 오류가 있다는 신호를 받았는지 잠시 뜸을 들인 후 함박꽃나무도 정답으로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원예학을 함께 공부한 나의 동기들 중에는 정원가나 조경가, 플로리스트와 같이 원예식물을 주로 다루는 직업을 가진 친구들이 많다. 이들 중에는 화려한 색과 형태의 원예식물에 익숙해져 우리나라의 자생식물은 너무 소박하고 잔잔하다는 편견을 가진 이들도 종종 있었는데, 나는 그때마다 그들에게 함박꽃나무 사진을 보여 주며 우리 야생화 중에도 이토록 탐스럽고 화려하면서도 단아한 아름다움을 가진 식물이 있음을 이야기하곤 했다.사람들의 생각은 다 같은 건지, 북한의 김일성은 함박꽃나무의 탐스러운 아름다움에 매료돼 이 식물을 북한의 국화로 지정했다. 가끔 외신에 등장하는 북한 인물 사진 배경에 함박꽃나무 패턴의 벽지나 그래픽이 보이는 건 우리나라의 무궁화처럼 이들이 북한을 대표하는 식물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북한에서는 함박꽃나무를 목란이라 부르고, 되레 우리가 작약이라 부르는 식물을 함박꽃이라 부른다. 이처럼 우리나라와 북한에서 다른 이름으로 불리는 식물은 많다. 최근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에서 우리나라의 국가생물종목록과 북한의 조선식물지의 식물명을 조사했고, 남한과 북한에서 부르는 식물명의 절반이 다르다는 결론이 나왔다. 1속 1종의 개비자나무를 북한에서는 좀비자나무, 쥐똥나무를 검정알나무, 백송을 흰소나무, 라일락을 큰꽃정향나무로 부른다. 이처럼 대개 북한의 식물명은 우리말로 순화한 이름이거나 나한송과 라한송, 연꽃과 련꽃처럼 두음법칙에 의한 차이, 그리고 우리나라의 ‘무궁화’와 북한의 ‘무궁화나무’처럼 식물명 뒤에 ‘나무’나 ‘풀’이 더해지거나 빠지는 경우도 많다. 물론 식물을 연구할 때 국명보다는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과학적 이름인 학명이 주로 쓰이지만, 우리가 북한과 같은 언어를 쓴다는 착각에 식물명도 같을 거라 생각했다면 우리는 서로 다른 식물을 이야기할 여지가 충분하다. 함박꽃과 목란과 작약처럼 말이다. 최근 발효된 나고야 의정서로 식물 주권이 강화되면서 자생식물을 조사·수집하고 연구하는 일이 국가 경제에도 중요한 사안으로 대두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백두산으로부터 이어진 백두대간을 중심으로 식생이 이루어져, 백두산을 사이에 둔 중국과 식물 주권을 겨루게 될 것이다. 이미 나고야 의정서가 발의된 직후 중국은 전국의 식물학자들을 모집해 대대적으로 백두산의 식물을 조사·수집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수 종의 신종과 미기록종이 발견되기도 했다. 이 시점에서 우리와 한반도를 공유하는 북한의 식물명 현실을 인식하고, 긴 시간을 두고 그 간격을 좁혀 나가야 할 것이다.나는 지금 며칠 후에 있을 전시를 위해 전 세계에서 북한에서만 자생한다는 금강인가목을 그리고 있다. 물론 북한의 산과 들에만 분포하기 때문에 내가 실제로 이들의 생체를 관찰해 그리지는 못한다. 다만 100여 년 전 한 식물학자가 북한 금강산에서 반출해 영국 에든버러왕립식물원에 분양·증식한 것을 2012년에 우리나라 국립수목원에서 가져왔고, 그 개체를 찍은 사진을 보고 그릴 뿐이다. 그림을 그리는 내내 차를 타고 몇 시간만 가면 볼 수 있는 거리에 자생하는 이 식물을 100년의 시간을 지나 미국과 영국을 거쳐 우리나라에 온 개체 사진으로밖에 확인하지 못한다는 게 참 아쉬었다. 지금은 직접 생체를 관찰하고 해부해 이 종의 보편적이고 일반적인 특징을 기록해내지 못하지만, 언젠가 직접 이들이 자생하는 곳에 가 더 많은 개체를 관찰해 지금의 기록에서 갱신된 연구 결과를 수정·추가할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
  • [접경지역 균형발전 정책포럼] 행안부 “접경지 지속발전 165개 사업 추진” “장·단기 사업, 투트랙으로 진행해야 효과”

    19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접경(평화) 지역 포럼 종합토론에서 정부와 강원·경기연구원 관계자들은 접경지역 개발방안 및 균형발전 등에 대해 열변을 토했다. 윤후덕(경기 파주시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좌장을 맡았다. 박형배 행정안전부 지역균형발전과장은 “정부는 분단으로 낙후한 접경지역의 지속발전을 위해 2011년부터 2030년 완료를 목표로 18조 8000억원을 들여 165개 사업을 추진한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박 과장은 “남북관계 개선 등 새로운 정책수요를 반영해 남북교류, 협력기반 조성, 균형발전 기반 구축, 생태평화관광활성화 등 4대 전략 10대 추진과제 등 새로운 계획을 마련했으며 향후 추가 변경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향후 정주여건 개선을 위해 문화·체육·복지 등 주민 친화적 시설을 대폭 확충하고 도로·상하수도·LP가스 등 기초생활 인프라도 확충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외희 경기연구원 북부연구센터장은 “접경지역과 관련한 중앙정부와 경기도 정책을 보면 단기적으로 이뤄지기 힘든 사업들이 대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통일경제특구 등 개발사업이 대부분 장기적으로 이뤄진다면 환경·복지 관련 사업들은 단기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 장·단기 사업이 같이 진행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고양·파주·양주 지역은 인구가 증가하나 재정자립도·교통·교육·고용·환경 등 질적인 측면은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경의축은 남북이 적극적인 반면 경원축은 소외돼 왔다“며 “러시아, 중국 등과의 연계를 위해서도 경원축 교통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승각 강원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남북관계 개선 완료 땐 ‘접경지역’이란 단어를 사용하면 안 되므로 강원도는 접경지역을 ‘평화지역’으로, ‘안보관광’을 ‘평화관광’으로 바꿔 사용한다”고 밝혔다. 또 북한이 원산과 금강산관광지대를 연계한다면서 원산~설악산 국제관광자유지대를 유엔 지정 특별지역으로 개발해 동북아 관문으로 발전시키는 전략을 제안했다. 유 위원은 “군사분계선이 관통하는 옛 태봉국 궁터를 남북이 공동 조사, 발굴해 복원한다면 비무장지대(DMZ) 평화지대 대표사업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홍성운 문화체육관광부 국내관광진흥과장은 “DMZ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걷어 내고 평화 이미지를 확립할 필요가 있다”며 “연간 222만명이 찾는 도라전망대와 땅굴 등 안보견학지 18곳 활성화를 위해 내년 42억원의 예산이 확보됐다”며 “앞으로 지역 특색을 살린 관광자원 개발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 판문점 관광 확대를 위해 현재 제한적으로 운영되는 판문점 관광출입절차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접경지에서 제각각 이뤄지는 둘레길행사를 통합 조정하고 폐군사시설을 개선해 숙박시설로 사용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임창용 서울신문 논설위원은 “현 정부 출범 후 급격히 발전한 남북관계를 더욱 진전시키려면 대대적인 접경지역 인프라 확충과 규제완화를 추가로 단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그리운 금강산’과 ‘제주도의 푸른밤’ 어떤 사이냐고? 냠냠 음악이야기

    ‘그리운 금강산’과 ‘제주도의 푸른밤’ 어떤 사이냐고? 냠냠 음악이야기

    가곡 ‘그리운 금강산’을 작곡한 최영섭 선생은 구순의 나이에도 최근까지 여러 행사에 모습을 드러낼 정도로 건강하다. ‘제주도의 푸른밤’을 작곡한 그룹 ‘들국화’ 멤버 최성원씨의 아버지다. 놀랍지 않은가? 이미 불후의 가곡인 작품과 앞으로도 숱하게 노래방 등에서, 제주를 찾는 이들이 흥얼거릴 대중가요가 부자의 것이란 점이, 최영섭은 아들에 대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고 했다. “난 성원이의 음악적 천재성을 여러 번 관찰했다. 어느날 집에 들어가는데 기타 소리로 바흐의 G장조 미뉴에트가 들려왔다.(중략) 지금 나온 바흐의 음악이 어느 FM 방송에서 나온 거냐고 물어봤더니 성원이가 ‘제가 쳤어요’ 그래서 깜짝 놀랐다.” 요즘은 방송인 겸 배우로 더 낯익은 가수 김창완씨의 노래 가운데 ‘어머니와 고등어’가 있다. 어머니가 말한다. “창완이는 고등어처럼 비린 음식은 잘 못 먹어요.” 아들은 ‘나는 내일 아침에는/ 고등어 구일 먹을 수 있네’라고 들떠 되풀이해 노래하는데 사실과는 거리가 있었던 셈이다. 음악에 간직돼 있는 맛있는 얘기를 요물조물 무쳐낸 책 ‘이홍주의 정말 맛있는 음악 이야기’(아이에스 출간)에 나오는 대목들이다. 때로는 어이없고 때로는 황당한 얘기들이 적지 않다. 지난 30여년 MBC와 KMTV, CJ m-net 미디어에서 수많은 음악프로그램과 공연을 기획, 제작, 연출했던 대중문화평론가 이홍주(56)씨가 오페라, 클래식, 뮤지컬, 대중가요 등 음악 장르를 망라해 재밌고 황당하고 감동스런 얘기 63편을 모아 펴냈다.제목만 살펴도 군침이 돈다. 영화 ‘삼포가는 길’과 노래 ‘삼포로 가는 길’에는 상관관계가 있을까? 싱크로율 95%, 오페라 ‘나비부인’과 뮤지컬 ‘미스 사이공’,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 때 김연아의 쇼트프로그램이었던 ‘어릿광대를 보내주오(Send in the Clowns)’, ‘클레멘타인’이 광부의 노래에서 어부의 노래로 살짝 바뀐 사연, 노래에 살다간 슬픈 디바들-마리아 칼라스 에디트 피아프 이난영 등이다. 아울러 이것도 노래라고 발표를 하나 가곡 ‘명태’의 황당한 비화. 샤워하다가 미끄러져서 저세상으로 떠난 음악가, 구노의 ‘아베마리아’와 흥선 대원군은 어떤 인연, 동양의 신비를 유럽에 알린 판타스틱 오페라 ‘투란도트’, 베르디의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가 초연에서 쫄딱 망한 상상불가의 이유, ‘독도는 우리땅’이 금지곡이 된 끔찍한 사연,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검은 석탄과 ‘백조의 호수’ 극명한 대비와 조화, 이념의 벽을 허문 핑크 플로이드의 베를린 공연 ‘The Wall’, 뮤지컬 영화의 최고 스타 오드리 헵번과 줄리 앤드루스의 뒤바뀐 운명 등도 흥미를 끈다. 이씨는 남북 최초의 대중예술 합동공연 때 남측 공연단장, 1988년 서울패럴림픽 선수촌공연 프로듀서, 뮤지컬 ‘어른이 학교’의 극본 작가, 그리고 약 600편의 뮤직비디오를 기획 제작했으며 MBC 가을맞이 가곡의 밤, 청소년을 위한 팝스콘서트, 어린이 뮤지컬 ‘하늘을 나는 양탄자’ 등의 프로듀서로도 유명하다. 50대와 60대가 공감할 수 있게 꾸몄지만 방송과 공연 현장에서 체험한 뒷얘기들은 젊은 세대에게도 진솔하고도 흥미롭게 다가갈 수 있겠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포토] 남북 철도공동조사를 마친 후 돌아오는 열차

    [포토] 남북 철도공동조사를 마친 후 돌아오는 열차

    남북 철도공동조사에 나섰던 우리측 열차가 18일 오전 경기도 파주 도라산역으로 들어서고 있다. 남북은 지난 30일부터 18일간 경의선 개성-신의주 구간(약 400km)과 동해선 금강산-두만강 구간(약800km)을 공동으로 조사했다. 사진공동취재단
  • 태백산맥부터 금강산·백두산까지…시청역 4번 출구 수놓은 우리강산

    태백산맥부터 금강산·백두산까지…시청역 4번 출구 수놓은 우리강산

    지하철 1호선 시청역 4번 출구로 빠지는 긴 지하보도에 있는 길이 30m의 거대한 작품이 눈길을 붙잡는다. 전체적으로 파란색 느낌을 풍기는데, 찬찬히 들여다보면 산줄기를 이어 붙였다는 게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봉주르 태백산맥’이란 제목을 단 ‘아트월’로 태백산맥부터 금강산과 백두산을 담았다.17일 서울시청에서 만난 작가 정선혜(53)씨는 “분단과 통일, 끊어짐과 이어짐을 고민하고, 보는 각도에 따라 달리 보이는 산을 통해 ‘다르게 보기’와 ‘새롭게 보기’를 시도해 보자는 메시지를 건네고 싶었다”고 말했다. 작품은 항공과 위성사진, 지형 데이터 등을 활용해 산의 높낮이를 조정하고 능선과 골짜기 깊이를 더해 부조의 느낌을 살리는 방식으로 한반도 등줄기를 형상화했다. 1년 6개월 전 구상해 마무리하는 데 9개월이 걸렸다. 1994년 프랑스 파리에 유학한 뒤 줄곧 프랑스를 무대로 활동하는 정씨는 작품활동과 전시기획을 위해 올해만 여섯 차례나 파리와 서울을 왕복했다. 정씨는 “외국에 살다 보니 한국에서 자주 가던 산행 생각을 떠올리곤 한다”면서 “한국의 산과 섬, 바다를 표현한 작품을 여럿 만들었다. 내년 2월에는 파리 소르본대학에서 지금껏 작업한 작품을 전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또 “지난 3월 평창올림픽경기장을 중심으로 한반도 지도를 형상화한 작품을 서울시의회에서 전시할 당시 찾아온 박원순 시장으로부터 한국의 산하를 많은 사람들이 보도록 하면 좋겠다는 제안을 받았다. 마침 그런 준비를 하던 참이어서 착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정씨는 “전시장소 길이와 높이를 고려할 수밖에 없어 원산만 이북은 표현을 못한 게 아쉬워 다음 작품에는 온전한 백두대간을 담겠다. 백두대간을 다 다룬다면 길이 100m, 높이 3m를 웃돌 것”이라고 밝혔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12개 시군 에너지 융복합 도시로 조성” “건설비 편익 산정에 지역 낙후도 반영”

    “12개 시군 에너지 융복합 도시로 조성” “건설비 편익 산정에 지역 낙후도 반영”

    17일 황기연(왼쪽·도시공학과) 홍익대 교수를 좌장으로 펼쳐진 동서균형발전 종합토론에서 류종현 강원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중부권 동서균형발전의 대전환을 이루려면 중부경제권과 거시적·통합적 관점에서 철도와 항만 고속도로를 갖춘 12개 시·군 에너지 융복합 북방경제권 도시 조성을 위한 전략적 접근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특히 북방자원에너지경제권 및 북방자원에너지 물류클러스터 구축을 통해 새로운 국토발전 틀을 모색하고 보강경제 게이트웨이 선도적 확충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송영관(가운데) KDI경제전략연구부 연구위원은 “국가균형발전정책은 한국경제의 조화롭고 포용적 성장을 위해 매우 중요한 정책으로 헌법에 명시된 국가의 의무임에도 광역시와 제주도를 뺀 8개 광역지자체 중 충북·강원도의 발전은 미흡하다. 지역 발전을 위해 도로와 철도 등 교통 인프라 확충이 중요하지만 현재 제천~삼척 동서고속도로와 서산~울진 동서횡단철도 건설엔 각 4.7조원과 6조원이라는 천문학적 비용이 들 것으로 추정돼 이를 상회할 편익 확보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를 위해 지역 낙후도가 반영되고 장래 교통수요를 추정하는 방법론, 관광수요, 주말 수요를 어떻게 반영할지가 관건이다”고 덧붙였다. 이용욱 국토교통부 도로정책과장은 “평택~삼척 간 250㎞ 고속도로는 동서 6축에 해당하는 것으로 평택~제천 127㎞ 구간은 2002~2015년 단계적으로 개통해 운영되고 있지만, 제천~삼척 구간 123㎞에 대한 사업도 추진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2016~2020년 추진되는 제1차 고속도로 건설계획 수립 때 제천~영월 구간을 중점 추진 사업으로 선정해 올 10월 기획재정부에 예비타당성조사 대상 사업으로 신청했다”고 말했다. 또 “지금까지 고속도로 예비타당성 조사는 경제적 타당성을 중심으로 평가했지만 경제성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국토균형발전 요소가 많이 반영돼 사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기재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 등과 계속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후삼(오른쪽·제천·단양,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예비타당성 제도의 정책 취지로 이 사업을 판단했다면 KTX 호남선은 도입되지 못했을 텐데 막상 도입한 이후 3년 운영한 결과 영업이익은 연평균 26.3%에 달했다. 우선공급을 하니 수요를 창출한 대표적 사례다. 대한민국에 KTX가 도입된 국민의 정부 때(2004년)만 해도 좁은 국토에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으나 이젠 KTX를 뺀 대한민국 철도 시스템을 상상조차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문재인 정부 들어 지난해 발표한 국정 운영 5개년 계획엔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인 H축을 포함하면서 북한 금강산과 함경남도 단천, 함북 청진, 나선 경제특구 등이 언급됐다. 이런 계획의 실천을 위해 동서 6축 고속도로는 꼭 필요한 국가 기간산업망이다”고 말했다.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북 철도조사단 “두만강까지 시속 30㎞…동해선 상태 별로”

    북 철도조사단 “두만강까지 시속 30㎞…동해선 상태 별로”

    북한의 철도 실태를 파악하고 돌아온 우리측 철도조사단이 동해선 북측 궤도 상태가 썩 좋지 않아 급속 운행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남북 철도공동조사 남측 공동단장인 임종일 국토교통부 철도건설과장은 17일 동해선 북측 철도 800㎞ 구간 조사를 마치고 귀환한 뒤 취재진을 만나 “두만강까지는 (운행) 시속이 30㎞ 내외”라고 전했다. 임 과장은 “(함경북도) 나진이나 청진을 넘어갈 때는 조금 빠르게 속도가 나올 수 있는데, 그전까지는 선로의 종단구배(기울기)가 굉장히 급하고 낮다”며 “전체적으로 경의선과 대동소이한 선로상태”라고 설명했다. 동해선 조사단원들은 금강산역에서 안변역까지는 버스로, 안변역에서 두만강역까지는 열차로 이동하며 동해선 북측 철로와 시설 등을 살펴봤다. 임 과장은 버스로 조사가 이뤄진 금강산∼안변 구간에 대해서는 1997년도에 궤도 공사를 한 뒤 20년이 지나 노후화가 많이 됐다며 “특히 교량이나 터널 10㎞ 부분 정도가 굉장히 노후화돼 있는 것 같다”고 소개했다. 해당 노선에서는 일부 구간에서 필요할 때만 열차가 다닐 수 있는 상황이라고 들었다고 그는 덧붙였다. 임 과장은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5일까지 진행된 경의선 약 400㎞ 구간 조사와 동해선 조사에 모두 참여했다. 임 과장은 향후 계획에 대해 “내년 초부터 구체적인 추가 조사나 정밀 조사가 필요하다는 것에 (북측과) 서로 공감했다”고 말했다. 공동취재단·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남북, 오늘 北 철도 공동조사 완료…26일 착공식 준비 돌입

    남북, 오늘 北 철도 공동조사 완료…26일 착공식 준비 돌입

    남북의 경의선·동해선 철도 북측 구간에 대한 공동조사가 오늘(17일) 모두 종료된다. 지난 8일 방북해 열흘간 동해선 공동조사에 참여했던 남측 조사단원 28명은 조사를 마무리하고 오늘 돌아올 예정이다. 조사단원들은 북측 관계자들과 동행해 금강산역에서 안변역까지 버스로, 안변역에서 두만강역까지 열차로 총 800㎞ 구간을 이동하며 동해선 북측 철로와 시설 등을 살펴봤다. 이들은 두만강역에서 열차로 다시 강원도 원산까지 내려온 뒤 버스를 타고 남측으로 돌아올 계획이다. 조사에 사용된 남측 열차는 조사단원들과 따로 복귀한다. 평라선(평양∼나진)을 타고 북한을 동서로 가로질러 평양으로 간 후 개성을 거쳐 내려온다. 남측 열차가 동해선 금강산∼두만강 구간을 운행한 것은 분단 이후 처음이다. 이번 현지 조사는 그동안 남측에 알려지지 않았던 동해선 북측 철도 실태를 직접 확인하는 데 의미가 있다. 남북의 북측 철도 공동조사는 지난달 30일 경의선 남측 조사단원들이 발전차·유조차·객차·침대차·사무 및 세면차·식수 적재차 등으로 구성된 열차를 타고 북측으로 향하면서 시작됐다. 이번 공동조사 과정에서 남측 열차가 달린 북측 철도 구간은 경의선·동해선 조사와 중간 이동 거리를 합쳐 총 2천600㎞에 달한다. 남북의 이번 공동조사는 남북 정상이 합의한 철도 연결 및 현대화 사업을 위한 첫걸음이다. 공동조사를 마친 남북은 오는 26일 개성 판문역에서 열리는 남북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 준비에 들어간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황성기의 시시콜콜]남북 철도·도로 착공식이 진짜 착공 되려면

    [황성기의 시시콜콜]남북 철도·도로 착공식이 진짜 착공 되려면

    남북이 오는 26일 개성 판문역에서 ‘경의선·동해선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을 가진다. 당초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과 연계해 착공식을 가지려고 했으나 북측에서 ‘고민이 많이 된다’며 부정적 뜻을 표명해, 사실상 답방이 물 건너가면서 남북 정상이 참석하지 않는 조촐한 행사로 치러질 전망이다. 남북은 지난 13일 개성 공동연락사무소에서 가진 실무회의에서 ‘착공식에 양쪽 100명씩 참석’만 정했을 뿐 세부 사항은 추후 협의하기로 했다. 말이 착공식이지 대북 제재로 인해 실제 공사에 들어가지는 않는다. 문재인 대통령은 그를 두고 ‘착수식’이라고 에둘러 표현했다. 다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위원회의 제재면제 결정이 아직 나지 않아 100% 행사를 치른다는 보장은 없다. 그러나 제재를 주도하는 미국이 남한의 강력한 뜻을 무시하고 첫 삽만 뜨는 행사조차 반대할 것 같지는 않다. 올해 가파르게 전개되어 온 남북과 북·미 관계를 감안할 때 지난 여름만 해도 4·27 판문점 선언에서 합의한대로 제대로 된 착공식이 열릴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했다. 그러나 북·미 협상이 본격화하고 비핵화 핵심 사항인 핵 신고 리스트, 핵·미사일 반출과 제재완화라는 요구 조건이 부딪히면서 지난 7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3차 방북 이후 반년 가까이 교착상태에 빠졌다. 참다 못한 듯 북한 매체가 속내를 드러냈다. 조선중앙통신은 13일 ‘시간은 미국의 어리석음을 깨우쳐 줄 것이다’라는 제목의 개인 논평에서 “우리는 미국이 제 정신으로 돌아올 때를 인내성 있게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면서 “출로는 우리가 취한 상응한 조치들로 계단을 쌓고 올라옴으로써 침체의 구덩이에서 벗어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즉 북한이 핵·미사일의 발사 중단과 미군 유해송환 등의 조치를 취했으니, 미국은 제재압박을 풀어야 한다고 노골적으로 요구한 것이다.2차 북·미 정상회담이 내년 초 개최되려면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최선희 외무성 부상의 실무협의를 거쳐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의 고위급회담이 열려야 한다. 당초 11월 8일 뉴욕에서 개최될 예정이던 고위급회담은 북한이 연기를 통보한 뒤로 한 치의 진전도 없다. 미국이 대북 제재를 완화하는 ‘상응조치’를 보이기는커녕 인권탄압을 이유로 지난 10일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 등을 제재대상으로 추가하는 등 압박 수위를 낮출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현재는 북한이 대화의 셔터를 닫았다고 봐야 한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도 말했듯 미국이 20여차례나 연락을 취했으나 북한 대답이 없는 상황이다. 이런 교착이 계속된다면 남북이 제재완화를 전제로 구상한 철도·도로 연결은 고사하고 개성공단이나 금강산관광 재개도 불가능하다. 지금의 판은 아무리 뜯어봐도 미국의 비핵화 기대치가 북한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높다. 북한이 ‘미국이 제 정신으로 돌아올 때를 인내성 있게 기다린다’고 한들 북한의 액션이 없이면 ‘제 정신’을 차리기는 어려운 판이다. 즉 북한의 추가적인 양보조치로 미국이 번뜩 ‘제 정신’을 찾게 하는 것 말고는 뾰족한 수가 보이지 않는다. 조선중앙통신이 미국을 비난하면서도 개인명의의 논평 형식을 취한 것은 협상 자체는 깨지 않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미 국무부도 이런 북한 비난에 대해 “우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약속이 이행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받아넘겼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마찰에서 우리가 목도했듯 시진핑 국가주석은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한 태도를 보고는 한 발 물러서는 자세를 보였다. 힘이 달리는 것은 미국이 아닌 중국이고 그게 냉엄한 국제정치 현실이다. 북·미도 마찬가지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 조야의 암반처럼 딱딱한 대북 여론을 누그러뜨리고 제재를 풀기 위해서는 김정은 위원장이 한 발 더 나간 조치를 내놓아야 할 시점에 도달했다. 기다려서 아쉬울 것은 미국이 아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정상회담은 예정대로 내년 초 개최되는 게 비핵화 일정상 순리다. 베트남이 2차 북·미 정상회담 유치 의사를 한국 정부 측에 전달했다고 미국 CNN이 보도했다. 2019년 1, 2월 베트남이든 어디든 북·미 정상회담이 열려 김 위원장이 지금껏 밝히지 않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일부 반출 같은 획기적인 제안을 세상에 공표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워싱턴·평양 연락사무소 설치와 제재완화를 발표한다면 그 이상 좋은 그림은 없을 것이다. 진짜 남북 철도연결 착공식은 그제서야 가능하다. 논설위원 marry04@seoul.co.kr
  • “동해항을 남북교류협력 허브항으로”

    “동해항을 남북교류협력 허브항으로”

    평화·경제 선순환 구조 구축돼야 일회성 아닌 지속가능 사업 공감 광물자원 전용물류센터 조성 제안 남북경협 컨트롤타워 역할 기대도4·27 남북 정상회담 이후 남북 교류협력 사업은 해운 물류 거점의 최적 입지 여건을 갖춘 강원 동해항을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강원도와 동해시는 12일 동해현진관광호텔 컨벤션홀에서 시민·사회단체 등 2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남북 교류협력과 강원도 동해안의 역할’을 주제로 ‘2018 동해포럼’을 열었다. 포럼은 강원도와 동해시가 주최하고 재단법인 북방물류연구지원센터가 주관한 행사로 한국광물자원공사 남북자원개발사업단,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항만물류연구본부, 통일연구원, 강원연구원, CJ대한통운 등이 참가했다. 이번 포럼에서는 남북 교류협력 사업을 위한 자치단체의 준비와 동해항 활용에 대해 집중 논의됐다. 특히 남북화해와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평화와 경제의 선순환 구조 구축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지속가능한 사업모델 발굴이 필수적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승환 남북교류협력지원협회장은 기조 강연에서 “남북 협력사업에서 창출된 수익이 단위 협력사업에 재투자되는 지속 가능하고 선순환되는 사업 모델 발굴이 중요하다”며 “일회성 사업에 대한 과도한 집중은 배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남북 교류협력은 우리 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할 뿐 아니라 평화·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통해 북핵문제 해결에도 기여할 것”이라면서 “중앙정부가 교류협력의 토대를 만들지만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사업은 민간과 지방자치단체에서 맡아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주제발표에 나선 이인우 남북자원개발사업단장은 “북한의 주요 광물들이 집결하는 북한의 단천, 청진 등과 가까운 동해항은 북한 광물자원의 물류 거점이 되기에 최적지”라고 지적하며 “동해항을 북한 에너지·자원의 거점으로 육성하기 위해 민관이 참여하는 에너지·자원협의체를 구성하고 항만주변에 광물자원 전용물류센터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성우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항만물류연구본부장은 “북한의 열악한 육상물류 환경을 고려하면 남북한 물류망 연결에는 해운과 육운을 결합한 해상 복합물류 네트워크의 구축이 필요하다”며 “동해항이 북한의 항만을 활용할 경우 시베리아횡단열차(TSR)를 이용해 유럽까지 연결되는 물류네트워크 구축이 가능하고, 환동해권 물류망 구축과 별도로 남북한과 러시아 연해주, 일본, 중국, 대만, 필리핀을 연결하는 환동해권 사계절 크루즈 역시 매력적인 사업이다”고 말했다. 행사를 주최한 심규언 동해시장은 “1998년 금강산 관광의 첫발을 내디딘 곳이 동해항”이라며 “금강산 관광객을 싣고 갔던 그 배들보다 더 크고 더 많은 배들이 동해항에서 시멘트와 건설 기계들을 싣고 가 북한의 도로와 다리와 항구와 주택을 건설하는 데 도움을 주고, 북한의 광물자원과 수산물을 국내로 반입하며 높은 부가가치 제품을 만드는 데 기여하는 그런 일들이 실현될 수 있도록 지자체 차원에서 준비해갈 것”이라고 밝혔다. 엄광열 북방물류연구지원센터장(한국관세학회장)은 “강원도는 그동안 동북아지사성장회의, 환동해거점도시회의, 광역두만강개발계획(GTI) 회의 및 박람회 개최 등을 통해 축적된 경험과 노하우가 풍부하다”며 “판문점회담과 북·미회담 등 남북 해빙 무드에 편승해 전국 17개 광역지자체가 남북 경협이라는 특수효과 정책 마련에 골몰하는 가운데 동해 묵호항과 동해항의 컨트롤타워 역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동해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남북 철도·도로 연결 착공식 예정대로 연내 추진

    현지조사 결과 따라 연기 가능성도 김정은 답방 때 KTX 이용 힘들 듯 오영식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사장이 11일 전격 사퇴함에 따라 정부가 연내 개최를 목표로 한 ‘남북 철도·도로 연결 착공식’은 남측 실무 책임자인 코레일 사장의 부재 속에 이뤄질 가능성이 커졌다. 수장 공백 사태가 길어질 경우 코레일 안전 관리는 물론 남북 철도 연결 등 신규 사업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앞서 오 사장은 취임 직후 사장 직속으로 남북대륙사업처를 꾸리는 등 남북 철도 협력 사업에 역점을 뒀다. 지난 9월 평양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에 공식 수행원으로 동행한 오 사장은 리룡남 북한 내각 부총리 등 북측 당국자들과 철도 교류·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우리나라가 지난 6월 북한의 찬성표를 얻어 국제철도협력기구(OSJD) 정회원으로 가입하는 과정에서도 오 사장의 공이 컸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이 과정에서 전문성이 없는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을 받아 온 오 사장이 정치적 사안에만 치중한다는 비판도 나왔다. 코레일의 잇단 열차 사고와 별개로 남북 협력 사업은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이번 강릉선 KTX 탈선 사고가 남북 관계에 악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다”라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 시 거론되는 (KTX를 이용한) 동선이나 교통 수단 등에 변수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통일부는 북측과 철도·도로 연결 착공식에 대한 협의를 진행해 연내 개최 계획을 구체화하기로 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착공식을 하면 철도와 도로 현지조사를 끝내고 하는 게 가장 이상적인데 사정에 따라서는 조금 늦춰질 수도 있다”며 내년 초로 연기될 가능성도 열어놨다. 착공식 장소로는 판문점과 개성, 도라산역 등이 거론된다. 정부는 미국과 착공식의 대북 제재 위반 여부도 협의 중이다. 동해선 철도 공동조사를 진행 중인 남북 조사단은 오는 17일까지 금강산역~두만강역 구간 800㎞에 대한 선로 상태와 터널, 교량 등의 상태를 점검한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성탄시즌 ‘천상의 하모니’ 시린 가슴에 울려 퍼진다

    성탄시즌 ‘천상의 하모니’ 시린 가슴에 울려 퍼진다

    서울모테트합창단 ‘메시아’ 이어 파리나무십자가·빈소년합창단 등 천사들의 합창무대 연말연시 달궈연말연시 대규모 단원들이 함께 무대에 올라 더욱 훈훈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합창 공연이 연이어 관객을 찾는다. 크리스마스 시즌의 대표적인 공연인 헨델의 ‘메시아’는 올해도 계속된다. 서울모테트합창단은 오늘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메시아’ 공연을 갖는다. 총 3부 53곡에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부터 수난, 부활에 이르는 과정을 담은 ‘메시아’는 영국 런던 초연 당시 2부 마지막곡인 ‘할렐루야’를 듣고 감동한 국왕이 자리에서 일어났다는 일화로 유명하다. 그라시아스합창단은 오는 21~23일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크리스마스 칸타타’ 공연을 선보인다. 러시아 공훈예술가 보리스 아발랸의 지휘로 크리스마스 캐럴과 유명 뮤지컬곡, 헨델 ‘메시아’ 발췌곡 등을 무대에 올린다. 서울 공연에 앞서 전국 19개 도시에서도 같은 공연이 진행 중이다. ‘천사들의 합창’으로 불리는 세계 유명 소년합창단의 내한공연도 예정돼 있다. 111년 전통의 파리나무십자가 소년합창단은 오는 19~20일 서울 예술의전당 무대에 오른다. 모차르트 ‘자장가’, 카치니 ‘아베마리아’ 등 클래식 곡부터 유명 캐럴, 마이클 잭슨의 ‘위 아 더 월드’와 같은 유명 팝송 등을 변성기가 오지 않은 소년들의 맑은 목소리로 들을 수 있다. 세계적 명성의 빈 소년 합창단은 내년 1월 26일 같은 장소에서 신년음악회를 연다. 1969년 첫 내한 이후 140회가 넘는 내한공연으로 한국 팬들의 사랑을 받은 빈 소년 합창단은 이번 공연에서 멘델스존의 ‘노래의 날개 위에’, 요들송 ‘뻐꾸기’, 민요 ‘아리랑’과 가곡 ‘그리운 금강산’ 등을 들려준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투자의 귀재’ 짐 로저스를 사외이사로 영입한 아난티는 어떤 기업

    ‘투자의 귀재’ 짐 로저스를 사외이사로 영입한 아난티는 어떤 기업

    국내 리조트 전문개발 업체 아난티가 세계적인 투자가인 짐 로저스를 사외이사로 영입해 화제다. 코스닥 상장사인 아난티는 27일 열리는 임시 주주총회에 짐 로저스 사외이사 선임 건을 상정한다고 10일 공시했다. 짐 로저스는 워런 버핏과 조지 소로스와 함께 세계 3대 큰손 투자자로 꼽힌다. 특히 북한 투자에 대해 여러 차례 관심을 보였다. 아난티는 금강산에 골프리조트를 보유한 유일한 민간 기업이다. 지난 2007년 12월 금강산 관광지구 고성봉에 ‘금강산 아난티 골프 & 온천 리조트’를 완공했다.북한이 현대아산에 빌려준 168만 5000㎡(51만 평) 대지를 50년간 재임대해 18홀 규모의 골프코스를 만들고 프라이빗 온천장까지 겸비한 리조트다. 아난티는 금강산 리조트를 2008년 5월 개관했다. 그러나 두달 뒤 금강산 관광을 갔던 민간인 박왕자씨가 북한군의 총격에 사망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금강산 관광길이 닫혔고 리조트 운영도 중단됐다. 아난티는 최근 남북관계가 개선되는 상황에 힘 입어 금강산 관광이 재개될 것으로 기대한다. 로저스가 처음으로 국내 상장사의 사외이사를 맡기로 한 것도 최근의 한반도 정세와 대북 투자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서천~군산 잇는 동백대교 10년만에 개통

    충남 서천과 전북 군산시를 잇는 동백대교가 오는 27일 개통될 전망이다. 2008년 9월 공사를 시작한지 10년 3개월 만이다. 7일 익산국토관리청에 따르면 동백대교 건설공사가 현재 97%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차선도색, 가로등 설치 등 일부 작업만 남겨 놓고 있어 오는 27일 개통에는 차질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동백대교는 충남 서천군 장항읍과 전북 군산시 해당동을 연결하는 총연장 3.18㎞, 왕복 4차로의 교량이다. 총사업비 2372억원이 투입됐다. 동백대교가 개통되면 서천~군산간 운행거리와 시간이 대폭 단축된다. 금강하굿둑을 우회하는 것 보다 거리는 14㎞에서 3㎞로 11㎞ 줄어들고 시간은 30분에서 5분으로 25분 단축된다. 또 서천과 군산지역 관광산업이 활성화 되는 등 양 지역이 상생·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주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달빛에 비친 겨울철새 실루엣…금강하구에 내 마음을 포개다

    달빛에 비친 겨울철새 실루엣…금강하구에 내 마음을 포개다

    여행을 즐기기에 최고의 계절은 아니다. 팔도강산을 수놓았던 단풍은 끝물마저 지났고 설경을 찾아나서기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 대신 어느 계절에 찾아도 만족할 만한 숨은 여행지들을 골라갈 좋을 시기다. 겨울 철새가 모여들기 시작한 금강 하구의 충남 서천은 이제부터 방문하면 좋을 여행지다. 논산에는 지난달 정식 오픈한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세트장이 드라마의 감동과 새로운 볼거리를 찾는 사람들을 맞이한다.서천의 서쪽 끝자락 마량리에서 여정을 시작한다. 서울에서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춘장대IC로 나와 서쪽으로 25여분 더 달리면 황해를 향해 갈고리처럼 튀어나온 마량리에 닿는다. 이곳에는 서천 제일의 바다 풍광을 볼 수 있는 동백나무숲이 있다. 최고 수령 500년 등 동백나무 80여 그루가 야트막한 언덕 위로 옹기종기 모여 있는 곳이다. ●서천 제일의 바다 풍광을 볼 수 있는 동백나무숲 언덕 위로 난 돌계단을 밟는다. 양쪽으로 심긴 동백나무의 반질반질한 잎 사이로 손톱만 한 꽃망울이 돋아 있다. 봄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할 때나 돼야 빨간 꽃을 피우겠지만 한겨울 추위를 버텨낼 봉오리가 옹골차다. 언덕 위 동백정에 오르니 발아래로 바다가 펼쳐진다. 정면에 보이는 외딴섬은 오력도다. 이곳 안내원에 따르면 섬의 까마귀들이 왜구를 물리치는 데 도움을 줬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오력도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동백나무숲을 빠져나와 인근 마량포구로 발걸음을 옮긴다. 쌀쌀해진 바람을 아랑곳하지 않고 방파제를 따라 늘어선 낚시꾼들, 사방으로 낚싯대가 삐져나온 앞바다의 작은 배들이 한가로운 어촌 풍경을 그린다. 포구에서 멀지 않은 공원에는 서양의 돛단배와 한국의 판옥선 모형이 나란히 조성돼 있다. 진짜 배는 아니지만 성경이 국내로 최초 전해진 곳이 마량포구라는 의미를 담은 조형물이다. 마량포구와 공원에서 각각 5분 정도 거리에 위치한 성경전래지기념관은 기독교인이 아니더라도 잠시 둘러볼 만하다. 1816년 조선 해역을 측량하던 영국 군함 알세스트호의 함장 머리 맥스웰이 마량진에서 수군첨절제사였던 첨사 조대복을 만난다. 말과 글이 통하지 않아 의사소통은 할 수 없었지만 맥스웰이 조대복에게 건넨 것이 조선 최초의 성경이었다는 설명이다. 옛 서적과 사진자료, 인물 모형 등 전시물이 제법 알차다. 2016년 9월 문을 연 기념관은 현재 서천군기독교연합회에서 서천군의 위탁을 받아 운영하고 있다. 입장료 어른 2000원, 어린이 600원. ●금강하구 일대 40여종 철새… 수백·수천 마리 ‘장관’ 마량포구에서 차로 45분쯤 달려 금강하굿둑 부근으로 간다. 이맘때 서천을 찾은 가장 큰 이유는 겨울 철새를 보기 위해서다. 겨울이면 금강 하구 일대에는 검은머리물떼새, 큰고니, 청둥오리 등 40여종의 철새가 날아든다. 금강하굿둑에서 상류로 10여㎞ 떨어진 신성리갈대밭 부근까지 물새떼가 헤엄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운이 좋으면 수백, 수천 마리가 무리를 지어 이동하는 장관도 볼 수 있다. 붉게 물들었던 하늘이 어둑해질 무렵 새들도 조용히 강 위로 내려앉아 분주했던 하루를 정리한다. 하굿둑을 따라 노란 조명이 들어올 때면 하얗게 빛나는 달이 오락가락하는 새들의 까만 실루엣을 비춘다. 논산에서 이튿날 여정을 이어 간다. 논산의 이름난 절 관촉사는 논산역이 있는 구시가지, 논산시청이 있는 신시가지에서 그리 멀지 않아 돌아보기 수월하다. 논산은 지명에 산이 들어가지만 금산, 완주와의 경계에 있는 대둔산을 제외하면 넓은 평지가 주를 이루는 고장이다. 관촉사 역시 야트막한 언덕에 위치해 있다. 그 유명한 은진미륵, 즉 석조미륵보살입상을 보기 위해 가는 길이 힘들지 않다. 언덕 위에서 논산을 인자하게 내려다보고 있는 은진미륵은 거대한 얼굴, 파격적인 비율이 특징이다. 사진으로만 봐도 개성 있는 외관에 눈길이 가지만 실제로 마주하면 실로 감탄이 나온다. 고려 광종 때인 970년 승려 조각장 혜명의 주도 아래 제작됐다고 전해진다. 불상의 얼굴과 몸매에서 이상적인 아름다움보다는 어딘가 푸근한 느낌이 전해온다. 김경란 문화관광해설사에 따르면 전체 높이 18m의 거대한 불상은 왕권 강화 목적으로 건립됐다고 한다. 높은 건물이 없던 과거에는 평지인 주변 어디에서나 언덕 위에 우뚝 서 있는 불상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은진미륵은 불교 미술사에서의 중요성을 인정받아 지난 4월 국보 제323호로 지정됐다.●논산 관촉사 은진미륵… ‘미스터 션샤인’ 세트장 있는 선샤인랜드 관촉사가 논산이 내세우는 전통의 명소라면 연무대에 새로 지어진 선샤인랜드는 새로운 핵심 관광지다. 밀리터리 체험관, 1900~1950년대 드라마·영화 세트장, 그리고 인기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세트장이 한데 모여 있다. 그중 ‘미스터 션샤인’ 세트장은 숱한 화제를 낳은 드라마의 인기 덕에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관광객으로 붐빈다. 외국인 개별 관광객들도 먼저 알고 찾아온다. 고애신(김태리)과 유진 초이(이병헌)가 자주 마주치던 다리 아랫길로 드라마에서처럼 전찻길이 나 있다. 고애신이 살던 저택, 쿠도 히나(김민정)가 운영하던 호텔 ‘글로리’, 추노꾼들이 세운 만물상점 ‘해드리오’ 등 건물들이 빼곡히 들어차 실제 마을 같은 느낌을 준다. ‘불란셔 제빵소’에서 빵과 빙수를 팔고 있지 않다는 것 정도만 아쉬울 뿐 드라마의 여운을 만끽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입장료 어른 7000원, 어린이 3000원. 밀리터리 체험관 등은 무료 입장. 글 사진 서천·논산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관가 블로그] 환경부에 인사 ‘훈풍’…조직 빠르게 안정

    [관가 블로그] 환경부에 인사 ‘훈풍’…조직 빠르게 안정

    전임 장관의 ‘무원칙 인사’ 바로잡기 지방 발령·좌천 직원들 본부로 복귀 3개월 공석 실·국장 한 달 안 돼 해소조명래 환경부 장관 부임 후 조직이 빠르게 안정되고 있습니다. 지난 9월 환경부 장관 교체설이 수면 위로 떠오른 뒤 3개월가량 이어졌던 본부 실·국장 공석이 장관 취임 한 달도 안 돼 해소됐습니다. 조 장관은 지난달 27일 기자간담회에서 구성원 간 신뢰 회복을 강조한 바 있습니다. 전임 장관의 비정상적 인사를 의식한 듯 “인사를 갖고 개혁한다거나 근본적으로 뜯어고치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최근 인사를 보면 비어 있는 자리를 채우는 차원을 넘어 전임 장관 때 코드가 맞지 않아 지방으로 밀려난 ‘역전의 용사’들이 본부로 속속 복귀하고 있습니다. 시계제로 인사로 ‘뒷말’이 끊이질 않았던 김은경 전 장관 때와 달리 내부에서는 “인사 자체가 환영 행사”라고 즐깁니다. 인사 하이라이트는 상하수도정책관으로 컴백한 황계영 국장입니다. 그는 지난 8월 국립생물자원관 생물자원활용부장으로 발령나 직원들의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었습니다. 본부 국장이 소속기관으로 밀려난 사례가 김 전 장관 때 반복됐기에 충격이 덜했지만 그래도 배경을 놓고 설왕설래가 끊이질 않았습니다. 사실 황 국장은 지난해 10월 자연보전정책관에 임명된 지 3개월 만에 환경경제정책관으로 옮긴 뒤에도 지방청장 좌천설 등이 나돌았습니다. 앞서 지난 3일에는 쓰레기 재활용 정책을 놓고 김 전 장관과 이견을 보여 본부를 떠났던 김동진 금강환경관리청장이 복귀했습니다. 지난달 17일에는 개방형 감사관 임기를 10개월이나 남겨 놓고 옮겼던 주대영 국립환경인력개발원장이 정책기획관에 임명됐습니다. 모두가 ‘무원칙 인사’ 논란의 단초가 됐던 간부입니다. 관심은 지난해 11월 상수도정책관에서 국립환경과학원 환경자원연구부장으로 발령된 이영기 국장과 본부 과장(3급)에서 직급을 한 단계 낮춰 유역환경청으로 밀려난 김원태 과장에게 쏠리고 있습니다. 최근 분위기로는 본부 복귀가 확실하고 어느 시점에 오느냐만 남은 듯합니다. 환경부 간부는 “조 장관이 전임 장관의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의지가 분명한 것 같다”며 “조직에 신뢰의 시그널을 보내면서 분위기가 예전과 사뭇 다르다”고 기대를 드러냈습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김정은, 남북 철도 착공식 참석 가능성 높아”

    “김정은, 남북 철도 착공식 참석 가능성 높아”

    정부가 연내 남북철도 연결 착공식 개최를 목표로 공동조사를 진행 중인 가운데 남측 조사단이 동해선 북측 구간을 조사하기 위해 8일 방북한다. 김정렬 국토교통부 2차관은 “착공식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참석할 가능성이 높다”고 6일 밝혔다.김 차관은 이날 세종정부청사 인근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외적으로 대북 투자가 허용되기 전에 남북 간 실질적인 협력관계를 공고히 구축할 필요가 있다”며 “그런 측면에서 남북철도 착공식은 유의미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김 위원장 답방을 확인한 것은 아니며 국토부에서 알 수도 없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통일부에 따르면 남측 조사단의 동해선 조사는 8일부터 17일까지 진행된다. 이를 위해 조사단은 8일 오전 4시쯤 서울에서 출발해 오전 9시쯤 북측으로 넘어갈 예정이다. 동해선 조사단은 8일부터 10일간 동해선 금강산역~두만강역 약 800㎞ 구간을 이동하며 철로와 시설 상태 등을 살펴볼 예정이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조선을 사랑했지만 지워진 일본화가들

    조선을 사랑했지만 지워진 일본화가들

    일제강점기는 우리 근대 미술계에 참 난감한 시간이다. 기억하자니 친일이 돼버리고, 잊자니 40년 공백으로 남는다. 그래서 애써 이를 부정하곤 한다. 이 부정의 시간을 어떻게 풀어내야 할지 우리에게 여전히 큰 과제다.‘일본 화가들 조선을 그리다’는 근대 미술계의 공백으로 남은 일제강점기 일본 화가들에 관한 책이다. 황정수 미술연구가가 20년 동안 발로 찾아다니며 챙긴 일본인 화가 30여명의 작품과 생애가 담겼다. ‘도화서’로 대변되는 조선 미술계는 일제강점기 때 ‘개화’라는 이름의 새로운 미술 세계를 마주하고 일본 미술과 서양 미술에 자리를 내준다. 3·1운동 이후 일제는 식민지인을 계도한다면서 이른바 ‘문화정책’을 펼친다. 1922년부터 1944년까지 23년 동안 열린 조선미술전람회가 바로 그 대표적인 통로였다. 전람회는 많은 미술가를 배출하는 순기능이 있었지만, 미술계가 조선 총독부의 의도에 맞춰 왜색을 띠게 된 계기이기도 했다. 출품·입선한 그림은 빼어난 작품이 많았지만, 현재 전하는 작품은 그다지 많지 않다. 특히 일본 화가가 그린 작품은 불태워졌거나 이름을 바꿔 유통되는 사례가 대부분이다. 한국 화가 조석진이 그린 것으로 알려진 ‘조선 사찰 풍경’은 그 대표적인 사례다. 그림 좌측 위쪽에 ‘1925년 초봄에 조석진이 봉운사를 그린 작품이고 ‘매애’(梅涯)라는 사람이 글을 썼다’는 설명이 붙었다. 조석진의 화풍과 전혀 다른 데다가 그림에 글이 지나치게 과하다고 생각한 저자는 그림의 인장에서 ´산본’(山本)을 보고 글자를 맞춰 본다. 이렇게 나온 ‘산본매애’(山本梅涯)는 일제강점기에 한국에 와서 활동했던 유명 일본 화가 ´야마모토 바카이´였다. 그의 그림이 마치 조석진의 작품처럼 팔린 셈이다.저자는 일제강점기 그림 가운데 이런 사례가 비일비재하며, 오히려 근대 미술계를 왜곡시킨다고 지적한다. 그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조선 총독부가 이른바 왜색 짙은 작품에 상을 주고, 한국 미술계가 거기에 맞춰 흘러간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면서도 “당시 조선이라는 공간에서 한국 화가와 일본 화가가 교류했다. 한국의 유명 화가가 일본인 교사에게서 그림을 배우기도 했는데, 우리가 이를 부끄럽게 여겨 부정해버리면 우리 근대 미술은 결국 반쪽밖에 남질 않는다”고 강조했다.실제로 이들의 그림은 굉장히 한국적인 색채를 띤다. 한국을 누구보다 사랑한 가토 쇼린의 ‘마포풍경’은 한국의 시대상을 잘 드러낸다. 마포 쪽에서 한강 마포나루를 바라보며 종이에 수묵담채로 그린 이 그림은 조선 평민의 애환을 그대로 담았다. 조선 총독부가 조선미술전람회에 간섭하는 것을 반대한 가타야마 탄 역시 누구보다 한국적인 주제로 그림을 그렸다. 특히 한복을 입은 조선 여인이 어린 딸을 데리고 집으로 돌아가는 그림 ‘구’는 김기창의 ‘엽귀’와 비슷한 소재와 구도의 작품으로 유명하다. 두 작품은 1935년 조선미술전람회에서 나란히 출품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또 금강산을 사랑한 화가 도큐다 교쿠류는 그 누구보다 금강산을 빼어나게 그렸다. 그의 그림은 2004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었던 ‘그리운 금강산’전에서 허백련의 제자인 임신의 그림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744페이지 방대한 분량의 책에는 400점의 도판을 실었다. 이 가운데 120점은 지금껏 알려지지 않은 그림이다. 저자가 20년 동안 찾고 5년에 걸쳐 정리한 책은 사료로서도 가치가 있다. 일본 화가들이 그린 그림임에도, 그들이 애정을 가지고 그린 한국의 인물과 풍경을 보노라면 우리 미술계가 너무 무관심했던 것은 아닐까 돌아보게 된다. 예술에는 이념도 국경도 없다. 애써 부정하기보다는 다시 돌아보고 냉정하게 평가해야 할 때가 아닐까.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전통주 갤러리, 12월 시음주는 ‘전하고 싶은 우리 술’ 선정

    전통주 갤러리, 12월 시음주는 ‘전하고 싶은 우리 술’ 선정

    전통주 갤러리(관장 남선희)는 2018년 마지막 달의 술로 5종을 선정하였다. 이번 테마는 12월의 우리말인 매듭달로 마음을 가다듬는 한 해의 끄트머리 달로, 만나고 싶은 사람, 전하고 싶은 우리 술이라는 내용이다. 선정된 5종은 다음과 같다. 막걸리 부분으로 선정된 ‘영일만 친구’는 알코올 함유량이 6%다. 경북 포항의 영일만 친구 막걸리는 햅쌀 100%와 포항 특산물인 우뭇가사리를 넣은 술이다. 우뭇가사리는 한천의 주요 원료로 다이어트식품으로도 자주 사용되었다. 영일만 친구라는 이름은 조용필 씨의 ‘돌아와요 부산항에’, 이난영 씨의 ‘목포의 눈물’ 과 같은 지역과 소통하는 노래로 최백호 씨가 불렀는데, 흔쾌히 이름에 대해 무상사용을 허락해줬다고 한다. 전체적으로 달콤함과 가벼움이 있는 맛으로 이 영일만 친구라는 막걸리는 포항의 동해 명주와 포항 합동 주조장에서 공동브랜드로 사용하고 있다. 충북 옥천 이원 양조장의 우리 밀 100% 막걸리 ‘향수’는 알코올 함유량 9%다. 우리 밀인 금강밀로 디딘 누룩과 우리 밀입국으로 빚으며, 인공감미료를 넣지 않은 담백하고 드라이한 탁주로 90년 전통의 이원 양조장에서 빚고 있다. 밀 특유의 진한 맛이 일품인데 얼음을 넣어서 온더록스로 마시거나 탄산수와 즐기는 방법도 추천할 수 있다. 이원 양조장은 현재 농식품부 찾아가는 양조장으로 지정되어 있어 다양한 체험도 함께 하는 곳으로, 방문하는 길에 금강휴게소에 들려 도리뱅뱅과 함께 즐길 수 있다. ‘천안연미주’는 충남 천안 입장주조에서 빚고 있는 알코올 도수 13%의 약주다. 2011년도 우리 술 품평회 약청주 부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1766년 증보산림경제에 실린 백화주법을 현대화한 술로, 천안의 브랜드 쌀 흥타령 쌀을 곱게 갈아 발효시킨다. 생약주 특유의 상쾌함과 향긋함이 그대로 느껴진다. ‘소호’는 경기 평택의 밝은 세상 영농조합법인 36.5%의 증류식 소주다. 이곳은 호랑이 배꼽 막걸리라는 독특한 막걸리를 만드는 곳으로 유명한데, 특징이라면 현미의 배합률이 높아 고소한 맛이 살아있다는 부분이다. 그리고 이 호랑이 배꼽 막걸리를 증류한 술이 바로 이 소호라는 소주다. 기존의 소주와는 다른 현미 특유의 풍미가 느껴진다. 호랑이 배꼽 막걸리라는 이름은 이 평택이 위치상 한반도의 배꼽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소호는 웃는 호랑이를 뜻한다. 항아리에서 최소 1년 이상 숙성해서 출시하며, 2018년 올해의 찾아가는 양조장으로 선정되어 다양한 체험이 가능하다. 경기도 양평의 아이비 영농조합법인에서 만드는 알코올 도수 8도의 벌꿀 와인이다. 경기도지사 G 마크와 미국 FDA 인증으로 검증된 국내산 벌꿀이 주원료다. 향을 풍부하게 하기 위해 진피(귤껍질)을 조금 넣어 빚는데, 이러한 향으로 감귤와인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경기도 농업기술원에서 기술 개발을 했으며, 2013년부터 2018년 우리 술 품평회 기타주류 부분 5년 연속 수상하는 등 맛으로 인정받는 술이다. 감미로운 맛과 상큼한 후미로 디저트주로 알려지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경의선 남북공동조사 남측 조사단 귀환…“북 철도 2007년 수준서 유지”

    경의선 남북공동조사 남측 조사단 귀환…“북 철도 2007년 수준서 유지”

    경의선 철도 북측 구간 400㎞에 대한 남북공동조사를 진행한 남측 조사단원들이 5일 오후 조사를 마치고 귀환했다. 남측 조사단원 28명은 이날 평양으로 복귀, 점심식사를 한 뒤 북측 버스를 타고 내려와 오후 북측 개성 남북출입사무소(CIQ)에 도착했으며, 이후 남측 버스로 갈아타고 귀환길에 올랐다. 남측 조사단원들은 이날 오후 5시 11분쯤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를 통해 귀환했다. 지난달 30일 조사단원들은 도라산역을 출발, 북측으로 들어갔다. 6일 동안 남북 조사단원들은 개성부터 신의주까지 약 400㎞ 구간을 따라 이동하며 경의선 철도 상태를 점검했다. 이를 위해 남측 열차 6량과 북측 기관차 및 열차 5량 등 총 11량가량의 철도 차량을 연결했다. 남북 조사단원들은 이 열차에서 숙식을 하며 함께 조사를 진행했다. 북측에서는 남측에 대한 편의 제공 등을 위해 남측 조사단보다 조금 더 많은 수의 인원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단 공동단장인 박상돈 통일부 남북회담본부 회담2과장은 귀환 후 기자들에게 “제약된 범위 내에서 내실 있게 조사하려고 노력했다”면서 “노반이나 터널, 교량, 구조물과 철도 운영을 위한 시스템 중심으로 보려고 했다”고 전했다. 조사에는 육안 검사 및 휴대용 기기를 통한 구조물 테스트 등의 방법이 사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청천강 교량 구간을 지날 때에는 비가 내려 미끄러운 가운데서도 남북 조사단원들이 800m 길이의 교량을 함께 걸어가면서 철로의 상태를 상세히 살펴보기도 했다고 또 다른 공동단장인 임종일 국토교통부 철도건설과장이 전했다. 이동 속도는 평양 이남 구간의 경우 좀 더 느리고, 국제열차가 운행하는 평양 이북 구간은 상대적으로 빨랐는데 시속 20∼60km 정도였다고 임 과장은 밝혔다. 그는 이번에 살펴본 경의선 철로 상태에 대해서는 “과거 저희가 갔을 때(2007년 공동 조사)와 많이 다른 것은 없었고, 그 수준으로 계속 운영이 돼왔던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요구되는 개·보수 수준은 “전문가가 20여명이 갔기 때문에 개인적인 소견보다 유관기관이나 전문가가 합동으로 논의할 부분”이라면서 최종적으로는 향후 추가 조사, 정밀 조사가 수반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연내 착공식에 대해서는 ‘해야 되겠다’는 공감대 차원에서만 이야기가 나왔고, 구체적인 논의는 아직 진전된 바 없다고 밝혔다. 조사 기간 중 북측 관계자들이 비교적 협조적으로 임했다고 조사단 관계자들은 평가했다. 박상돈 과장은 “북측도 현지 공동조사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준비를 많이 한 것 같다”며 “11년 만의 조사다 보니 처음에는 협의할 부분이 많았는데 동해선에서는 그런 부분들이 원활하게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북측이 마련한 열차 중에는 식당칸도 있어서 남북 조사단원들이 번갈아 가면서 이용하기도 했다. 북측은 지난 4일 조사단이 조사 구간 최북단인 신의주에서 예정대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소식을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연락관 접촉을 통해 전해온 바 있다. 경의선 조사에 이용된 열차는 남측 조사단과 함께 귀환하지 않고 평양에서 평라선을 이용해 곧바로 강원도 원산을 거쳐 안변까지 이동, 오늘 8일부터 시작하는 동해선 조사에 투입된다. 동해선 조사에 참여할 남측 조사 인원은 약 3분의 2가 바뀌며, 버스를 이용해 북측으로 이동하면서 금강산역에서 안변역까지 철도 구간을 살펴보고 안변역부터 열차에 탑승해 조사를 시작할 계획이다. 북측에서는 경의선 때와 동일한 관계자들이 동해선 조사에도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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