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금값
    2026-03-07
    검색기록 지우기
  • 테헤란
    2026-03-07
    검색기록 지우기
  • 국내선
    2026-03-07
    검색기록 지우기
  • 아토피
    2026-03-07
    검색기록 지우기
  • 건설사
    2026-03-07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971
  • 케이트 모스, 30억원 ‘순금 동상’으로 제작

    세계적인 모델 케이트 모스가 ‘순금’으로 다시 태어나 전시된다. 영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젊은 작가 마크 퀸(Marc Quinn)은 케이트 모스를 모델로 약 50㎏ 무게의 금상(金像)을 완성했다고 BBC 등 영국언론들이 보도했다. 지난 2006년에도 케이트 모스의 요가 포즈를 동상으로 표현한 ‘스핑크스’라는 작품을 발표했던 마크 퀸은 같은 모델로 ‘고대 이집트식’ 금상을 시도했다. 들어간 ‘금값’만 약 150만 파운드(약 29억 8000만원) 정도. 이집트 유물에서 모티브를 딴 이번 작품은 데미언 허스트, 안토니 곰리 등 주목받는 현대미술 작가들의 작품과 함께 대영박물관(the British Museum)에서 전시된다. 오는 10월 4일부터 내년 1월 25일까지 전시를 준비하고 있는 대영박물관측은 작품 공개에 앞서 이번 작품의 얼굴부분 일부를 확대한 사진 만을 언론에 제공해 기대를 모았다. 한편 지난 13일까지 한국에서 열린 개인전을 통해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퀸은 1991년부터 자신의 피를 뽑아 냉각해 만든 두상 ‘셀프’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작가로 ‘yBa(young British artists)’의 대표 주자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박성조 기자 voicechord@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46) 짜트, 과연 신의 선물인가

    (46) 짜트, 과연 신의 선물인가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자동차로 하루가 꼬박 걸리는 곳으로 여행을 할 때다. 세 명의 에티오피아 친구들과 동승을 했는데 길가에서 풀잎사귀를 한 다발씩 사더니 다들 가는 내내 그 이파리를 뜯어 씹는 게 아닌가. 한번 씹어보라며 내게도 몇 잎 떼어 주는데 씹어보니 쓰기만 하고 영 무슨 맛인지를 몰라 퉤, 하고 뱉어냈더니 다들 박장대소를 한다. 나중에 알았는데 그게 바로 ‘짜트Qat(Chat, Jaad, 혹은 Khat)’라는 거였다. 짜트(학명 Catha edulis)는 에티오피아, 소말리아 등 동아프리카 일부와 예멘을 비롯한 남아라비아반도에 은밀하게 보급되고 있는 마약류성 식물이다. 짜트에는 케친cathine과 케치논cathinone이라는 알칼로이드 성분이 들어있는데, ‘유엔 향정신약에 관한 조약(United Nations convention on Psychotropic Substances)’에 따르면 두 가지 모두 복용이 금지되는 품목들이다. 미국, 캐나다, 스위스, 스칸디나비아, 그리고 예멘을 제외한 중동 대부분의 지역에서 짜트는 법적으로 강하게 규제하고 있다. 의외로 영국에서 짜트의 인기가 높다고 하는데 그 이유는 다른 마약류에 비해 비교적 안전하며, 짜트가 알코올이나 서구에서 취급되는 마약류의 대용품 역할을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란다. 마약류성 식물이라고는 하지만 짜트는 마리화나나 코카인과 비교했을 때 그 작용이 그리 세지 않다고 한다. 담배처럼 중독성도 없고, 짜트를 씹지 않는다고 해서 금단증세가 있는 것도 아니라 에티오피아에서는 짜트가 합법적으로 거래되고 있다. 게다가 졸림방지와 정신을 집중하는데도 뚜렷한 효과가 있다고 한다. 현지에서 만난 외국인들 중에 짜트 매니아들을 심심찮게 만날 수 있었는데 주로 장거리 운전할 때나 야근이 필요할 때 짜트를 씹는다고 한다. 짜트의 기원에 대해서는 설이 많지만 현재까지는 에티오피아라는 설이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짜트는 커피와 마찬가지로 짜트의 각성작용에 일찍 눈을 뜬 이슬람 신비주의자들에게 애용되기 시작했다고 한다. 씹으면 잠이 안 오고 기도할 때 집중할 수 있기 때문에 짜트는 신의 선물로 간주되어 에티오피아, 예멘, 아라비아 반도에 널리 보급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커피가 17세기 이후 유럽에 크게 유행한 것과 비교해 볼 때 짜트는 아직까지 커피만큼 그 세력을 확장하지 못하고 있다. 짜트는 신선할 때 그 효과가 나타나는데 건조보존이 가능한 커피와는 다르게 유럽이나 먼 지역까지 신선한 상태로 짜트를 운반하는 일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 대안으로 짜트를 말려 파우더 형태로 만들어 수출한다는 얘기를 현지인한테 들었는데 실물은 본 적이 없다. 에티오피아에서는 커피를 마실 때 독특한 의식을 치르며, 이를 ‘커피세러모니’라고 부른다. 에티오피아에서 커피세러모니는 단순하게 커피를 마시는 행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회통합적인 기능까지 담당하고 있다. 커피세러모니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연령, 성별, 종교, 빈부의 격차없이 모두가 한자리에 앉아 그 공간과 시간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짜트도 커피와 마찬가지로 ‘짜트세러모니’라는 게 있으며, 짜트를 함께 씹으면서 공동체의식을 느끼고, 이렇게 형성된 연대감이 어려운 일이 생겼을 때 서로를 하나되게 만든다고 한다. 이런 사회문화적인 배경과 함께 짜트는 에티오피아에서 환금성작물로 크게 주목받고 있다. 손이 많이 가는 커피와 다르게 짜트는 농사가 비교적 수월하며, 고품질 짜트의 경우 커피가격의 몇 배 이상으로 판매가 가능하다. 국제커피 가격이 널뛰기를 하는 통에 커피농가가 마음 편할 날이 없다는 뉴스를 본 적이 있는데 최근 에티오피아에서는 커피를 대신해 짜트를 심는 농가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에티오피아에서는 커피, 양가죽, 콩종류의 곡식에 이어 현재 짜트도 합법적인 수출품목으로 대접받고 있다. 그러나 짜트에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한참 씹으면 입안이 진한 녹색으로 물들어 미관상 별로 좋지 않다는 것이다. 감각이 예민해지고, 정신집중에 도움이 된다고는 하지만 잎을 따서 씹는 행위자체도 영 폼이 안 난다. 그리고 짜트를 심은 땅은 금방 토질이 나빠져 다른 농사를 짓기가 힘들다고 한다. 그럼에도 커피 농사를 관두고 다들 짜트 농사에 나서는 추세라면 에티오피아산 커피가 금값이 될 날도 이제 얼마남지 않았다. 일본의 경우 짜트는 마약류이기 때문에 법적으로 강력하게 규제하고 있지만 현재 학술적인 차원에서 짜트를 약용으로 상품화 할 수 있는 방안에 관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마른 잎이든 파우더 형태든 현재까지 우리나라 법으로는 짜트를 소지한 채 인천공항을 통과할 수 없다. *참고: United Nations Convention on Psychotropic Substances [유엔 향정신약에 관한 조약] 1961년 마약에 관한 단일조약이 채택되고 난 뒤 10년 후인 1971년 2월 [유엔 향정신약에 관한 조약]이 채택되었다. 이 조약은 단일조약이 규제의 대상으로 하고 있는 물질(마약, 아편, 대마) 이외의 환각제, 진통제, 각성제, 수면약, 정신안정제 등의 남용을 방지하기 위하여 지금까지 규제가 없었던 이러한 물질에 관해서도 국제적 규모에서의 통제를 도모할 필요가 있다는 인식하에 체결된 것이다. (출처: (재)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http://www.drugfree.or.kr/)         <윤오순>
  • [심재억 기자의 짧은 몽골 체류기](상편)

    [심재억 기자의 짧은 몽골 체류기](상편)

    □상편=그곳에 칭기즈칸은 없었다 □중편=“이제는 ‘전사’가 아니라 ‘시민’이고 싶다.” □하편=잊혀진 제국에도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 ■몽골-문명과 전근대가 만나는 곳=상편 거친 황무지는 가도가도 끝이 없었다.지평선에서 떠오른 태양이 다시 지평선으로 지는 나라.그 불모지에는 생명이 없는 듯 보였다.멀리서 보면 눈부신 초록의 초원이지만 가까이 다가가보면 이미 살아있는 땅이 아니었다.바짝 말라붙은 대지 위에는 만지면 바삭거리며 부서지고 마는 사막의 마른 초지식물들만 군데군데 자리를 잡고 있을 뿐 들쥐 한마리도 눈에 띄지 않았다.‘초록의 초원’은 햇볕을 견뎌내지 못하고 죽은 ‘풀의 미라’가 남긴 착시일 뿐이었다. 생명의 흔적은 오직 하늘에만 있었다.까마귀 무리는 나무 한 그루 남아있지 않은 야트마한 구릉 위를 힘겹게 날고 있었고,들 가운데 앉은 독수리의 눈빛은 황무지의 끝없는 갈증을 말해주고 있었다.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지금도 여전히 태양은 작열하고 있었고,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었다.황무지 몽골의 이런 풍경이 이방인에게는 한없이 낯설고 막막해 보였다. 11일 이른 오후.공익법인 아시아 사랑나눔회(ACC·Asia Children Charity·회장 김종구)가 꾸린 카톨릭의료봉사단원과 봉사요원 등 30여명은 몽골의 항공 관문인 칭기스칸 공항에 도착해 이곳에서 멀지 않은 수도 울란바타르 시내로 곧장 이동했다. 차창 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울란바토르의 교외 풍경은 혹독한 자연 조건이 인간의 삶을 통째로 지배하는 모습 그대로였다.곳곳이 웅덩이처럼 패인 도로 위를 마치 야생마처럼 질주해 가는 버스,그 버스 뒤를 자욱하게 뒤덮는 흙먼지와 바람,그런 것들로 몽골은 이미 내게 아주 낯설게,그러나 아주 가까이 다가서고 있었다. ■유목의 도시 울란바토르 이런 풍경은 울란바토르 시내도 크게 다르지 안았다.사람이 좀 더 많이 모인 곳일 뿐 그곳도 틀림없는 사막이었다.도심의 낮고 낡은 건물,덕지덕지 가난이 묻어나는 빈민들의 지향없는 배회와 그들의 삶을 무질서하게 비집고 오가는 차량들.그런 차량이 내뿜는 매연과 경적 소음은 우리의 개발연대를 돌이키게 하기에 충분했다.그곳에서는 우리가 거쳐온 과거가 고스란히 재현되고 있었다. 차선도 없는 거리를 열에 들뜬 듯 내달리는 차량은 태반이 한국산이었다.그게 한국에서 폐차된 차량을 가져온 것인지,아니면 도난 차량인 지는 알 길이 없지만 틀림없는 것은 이런 풍경이 항용 그렇듯 우리가 예전에 겪어온 어두운 잔상,예컨대 배고픔과 풍요에 대한 열망,소음과 무질서,더러움과 절망감,전통적 가치의 붕괴와 새로운 것에 대한 막연한 기대 등속을 떠올리게 했다. 호텔에 들어서는 순간,앞으로 닥칠 고난이 예견됐다.파리가 들끓는 로비에는 한국말이나 영어를 아는 직원이 단 한명도 없었다.냉방 대신 호텔 현관에 설치된 에어 커튼이 전부였다.방에 들어서자 더 막막했다.벌써 콧잔등에 땀방울을 매달고 있는데 냉방이 되지 않았다.살펴보니 객실에 아예 냉방기 송출구가 보이지 않았다.에어컨 시설이 없는 것.목을 축일 요량으로 물을 찾았으나 흔한 물 한병도 비치되지 않았다.그러니 객실에 냉장고형 미니바가 없는 것도 당연했다.도리없이 훌훌 벗어부쳤다.답답한 호텔방에서 이 더위를 이기려면 우선 씻는 게 상책이라고 여긴 까닭이었다.그러나 고난은 욕실까지 이어졌다.깔깔한 비누를 문대가며 씻긴 했는데 이번엔 물이 바닥에 고여 빠지지 않았다.프론트에 알릴 요량으로 전화기를 들었으나 수화기에서 들리는 소리는 “%##!@P&###*!%$”였다.난감했다. 다음날 아침까지 욕실 바닥엔 고인 물이 첨벙거렸다. 일행 중 누군가가 말했다.“그래도 이 방은 오후엔 햇볕이 비치지 않으니 다행이네.” 하기야 몽골에서 호의호식하려 했던 건 아니니 다 감당해야 할 몫이었다.한낮의 햇볕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20∼25도나 뚝 떨어지는 일교차가 만드는 밤의 추위와 먼지바람을 피할 수 있으니 이런 방도 천국이려니 여기기로 했다. 다행인 것은 해가 지자 금세 기온이 떨어져 창문을 열어두면 오싹 추위를 느낄 만큼 서늘해졌다는 점.‘엎어진 김에 자고 간다.’고 잘 됐다 싶어 현관문과 창문을 마주 열어놓으니 제법 시원한 바람이 방을 쓸고 지나갔다.그러나 거기에도 문제는 있었다.‘꺅!’하는 비명과 함께 옆방에 짐을 푼 일행 한명이 놀라 뛰어왔다.가보니 열어둔 창문으로 몸통이 엄지손가락만 한 나방들이 날아들었다.보기에도 흉칙했지만 어찌 할 수가 없었다.저게 뭔지 모르니 두고 볼 밖에.전등불빛을 보고 달려든 크고 작은 나방이 걸려 잠을 청할 수 없었다.그렇다고 뾰족한 수가 있는 것도 아니어서 이불을 뒤집어 쓰고 잠을 청했다.다행인 것은 사막지대라 모기가 없다는 것이었다. 울란바타르 시내는 걷기가 힘들 정도로 매연이 심했다.몽골 전체 인구 300만명 중 100만명이 몰려 사는 이 도시는 사막이라는 혹독한 자연조건을 이기기 위해 도심 곳곳에 석탄을 때는 화력발전소를 건설해 가동하고 있었다.우리의 체험으로 보자면 이 화력발전소라는 게 전력 생산량은 신통치 않으면서도 매연으로 인근을 서서히 죽음의 땅으로 만드는 것 아닌가.그 굴뚝에서 쉼없이 뿜어져 나온 매연이 자욱하게 도시를 뒤덮고 있었다.거기에 원래 있었던 사막의 먼지바람과 차량의 배기가스가 더해져 숨길을 턱턱 막아댔다. 옛적 칭기스 칸이 물길 좋은 평원(분지)에 터(울란바타르)를 닦고서 “이곳에서 하늘을 보며 동과 서로 멀리 땅 끝까지 나아갈 것을 다짐했노라.”고 되내었던 제국의 심장이 이미 아니었다.끝없이 쇠락해가는 옛 영화의 상징일 뿐이었다. ■의료봉사-일회성이 아쉬운 ‘아름다운 베풂’ 어디에서든 지평선이 보이는 나라,대지를 달구는 태양이 살아있는 모든 것들의 삶을 억압하고,정의하고,설명하는 곳. 이곳에 여장을 푼 의료봉사단은 생각보다 진료가 어려울 것이라는 데 전망이 일치했다.우선 아직도 여전한 유목 생활 때문에 주민들이 한 곳에 정주하지 않아 의료봉사가 있다는 정보를 전달하기조차 쉽지 않았다.많은 봉사인력이 초음파 진료기기 등 무거운 장비를 갖고 끝없는 초원을 옮겨다니며 진료를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고작 200만명의 주민들이 광활한 몽골 초원 곳곳에 흩어져 살기 때문에 집단 취락지를 대상으로 할 수 밖에 없는 봉사단으로서는 현지 국가기관의 협조를 바랄 수밖에 없는 처지였다.게다가 뜨거운 태양이 봉사단의 걸음을 막았다.습도가 10%에 불과한 건조한 사막기후 때문에 햇빛 아래서는 여지없이 살갗이 따갑게 졸아드는 느낌이었다.낮기온이 36∼38도가 예사였지만 걱정만큼 땀이 많지는 않았다.그렇지만 햇빛과 건조한 기후에 피부가 겪는 고통은 상상을 초월했다.햇빛에 노출된 살갗이 금세 지직거리며 타드는 것만 같았다. 그래서 사전에 몽골 ACC를 통해 진료 대상 지역과 대상자를 선정했지만 걱정이 없는 건 아니었다.과연 그들이 문명세계의 의료를 이해하고 모여줄 것인가에 대한 확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은 기우였다.첫날 울란바타르 시내 항올지구에서 진료가 실시되자 기다렸다는 듯 진료 희망자들이 줄을 이었다.종일 접수창구에서는 아우성과 소란이 끊이지 않았다.진료희망자들 가운데는 공무원과 이 징역 보건소 및 병원 관계자의 가족들이 적지 않았다.이런 진료 티켓을 얻는 것도 그들에게는 잡기 어려운 특권으로 통하는 듯 했다.그러니 미리 진료를 받겠다고 신청한 저소득층 주민들이 특권층의 새치기를 보다 못해 왁왁대며 고함을 질러대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의료진은 가능한 최대한 많은 인원을 진료하기로 했고,이튿날까지 연인원 800여명이 내과(김예원·주승행) 외과(이용배) 소아과(김예원·주승행) 피부·비뇨기과(신민석) 산부인과(이용오) 정형외과(이용배) 신경외과·통증의학과(김광희) 및 진단방사선과(양우진) 진료를 받았다.의료진들이 한국에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강행군을 한 결과였다.김광 김지은 노미란 김혜선 박정옥 이명숙 김민주 김삼단 박미리 최종숙 김은자 문미래 손송희씨 등이 약사 및 간호사와 안내 등 진료 보조업무를 맡았다.여기에 이승구(안드레아) 신부와 행정지원팀 배용민,방송취재팀 3명 등이 동행했다. 한 의사가 푸념을 했다.“한국에서 진즉 이렇게 진료를 했으면 벌써 빌딩을 사도 여러 채 샀을 건데….” 진료 후 의료진들이 털어놓은 후일담은 몽골의 현실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다.환자들 대부분은 만성 성인병 질환자들이었다.육식을 주로 하는 섭생 특성상 피할 수 없는 일이었다.그들에게는 상대적으로 비싼 채소류와 곡류보다는 양고기 등 육식을 하는 게 쉬운 일이었고,그런 까닭에 비만,고혈압·뇌졸중 등 순환기계 질환과 근골격계 질환이 많았다.이런 몽골인들의 비만이 머잖아 당뇨 대란으로 이어질 것임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일이었다. 비만은 그들의 문화가 낳은 고질이지만 최근들어 특히 심해지고 있었다.과거처럼 힘겨운 유목생활을 하면서 육류를 섭취하는 게 아니라 도시에 정주(定住)하면서 육식을 즐기는 탓에 잉여 열량이 고스란히 비만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비만은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두드러졌다.적지 않은 주민들이 초음파를 포기해야 했다.두꺼운 복부 지방 때문에 초음파의 영상이 잡히지 않아서였다. 의외로 피부질환과 알레르기 질환이 많은 것도 특이했다.서울중앙클리닉 신민석 원장은 이런 견해를 내놓았다.“사막지대의 뜨거운 햇볕과 건조한 기후,강한 바람과 20도를 넘나드는 일교차 때문에 아무리 적응했다 해도 피부질환이 없을 수 없을 것이다.알레르기 질환도 마찬기지로 보인다.아마 이곳에 자생하는 식물류의 꽃가루가 원인일텐데 이런 질환을 한번의 진료나 처방으로는 치료하기 어렵다.그래서 생활수칙을 반드시 일러주곤 했는데 그게 얼마나 먹힐지는 모르겠다.” 산부인과팀이 털어놓은 고충도 간단치 않았다.물이 부족한 까닭에 대다수 환자들이 기본적인 청결을 유지하지 못해 심각한 부인과 질환을 갖고 있다는 것이었다. ■문명의 덫에 걸린 몽골 전사들의 비육지탄 그리고 가난 노마드의 유전자를 가진 그들이 허벅지에 군살이 붙고,불거져 나온 배를 보며 어찌 비육지탄의 소회가 없겠는가.그러나 그들은 지금 변하고 있다.말들은 피빛 땀을 쏟으며 초원을 가로질러 달릴 일이 없고,큰 눈을 내리 깐 채 초지에 누워 뒹구는 낙타들 역시 무거운 짐을 지고 사막을 건널 일이 없으며,사람들도 더는 절박한 생의 고통을 감당하기 위해 고비사막의 모래바람을 헤치고 나아가려 하지 않는다. 초원 가운데 자리잡은 소도시 쫑머드의 진료 현장에서 만난 노인 두르그발(71)씨는(사진 참조)은 “개방 이전만 해도 몽골에는 옛 전통이 남아 유목생활이 전혀 이상하지 않았으나 지금은 많은 유목민들이 이 일을 힘들다고 여긴다.머잖아 초원이 텅 빌 것”이라며 “몽골 사람이 초원을 버리면 초원도 몽골을 잊을 것”이라는 아쉬움을 토로했다.어디가 불편해 진료를 받으려 하느냐고 묻자 “아픈 곳은 없다.모르는 병이나 생기지 않았는지 알아보려고 왔다.”고 했다.깡마른 얼굴에 골 깊은 주름의 이 노인에게 사진을 찍어도 되겠느냐고 묻자 “그러자.”며 흔쾌히 진료를 위해 벗었던 전통 쇠가죽 옷과 말장화를 껴신는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이방인을 낯설어 하면서도 그의 얼굴에는 순수함이 그득 배어있었다. 기후가 역사를 만든다는 말은 몽골에서 극명하게 입증되고 있었다.연간 강우량이 100∼150㎜에 불과한 몽골에서 저소득층 주민들이 우리처럼 샤워를 일상화한다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특히 이들에게 피부 질환이 많은 것은 이 때문이었다.의료진이 한 가정에서 조사한 결과 이 집의 아이들은 1년 동안 고작 한두번 씻고 산다고 했다.아이들의 몸통에는 땟국이 엉겨 켜를 이루고 있었다.전신에 부스럼이 생겨 고통을 받고 있었지만 청결하게 해서 그걸 낫게 하기는 애당초 어려워 보였다.그만큼 물이 귀했다. 울란바타르 시내에도 수돗물이 공급되는 곳은 도심지역 뿐이고 외곽 빈민촌에는 아예 수도나 배수시설이 없었다.그들은 땟국에 전 물통을 들고가 한 통에 10토그르기씩을 주고 물을 사서 먹는다.물값이 금값이니 벌이가 없는 빈민들이 씻지 못하는 사정이 이해되기도 했다.비교적 고소득층의 한달 급료는 25만 토그르기(한국의 25만원 정도)이지만 그나마 일할 곳이 없어 저소득층은 유리걸식이 예사다.집 지을 경제력을 갖지 못한 그들은 꾸역꾸역 울란바토르로 몰려들어 외곽의 구릉지에 몽골의 전통 가옥인 게르를 짓고 산다.집 짓는 것보다 비용이 훨씬 적게 들기 때문이다. 옛날 같으면 게르에는 젖과 마유주(말젖을 발효시킨 전통술),양고기가 있었을테지만 우리가 찾은 빈민촌의 낡은 게르에는 ‘약에 쓸려도’ 양고기 한 조각이 없었다.이미 초원을 떠나 도시생활을 시작한 까닭이다.벌써 몇달째 거리에서 주워 온 뼈를 삶은 물만 먹고 산다고 했다.피골이 상접한 그들을 지켜보자니 가슴 깊은 곳이 동통처럼 아려왔다. 보다 못해 ACC 김종구 회장이 나섰다.그는 몽골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각별했다.벌써 10여년 동안 몽골,필리핀,인도네시아 들을 오가며 어린이 돕기와 황무지 나무심기 사업 등을 계속해오고 있다.울란바토르 시장은 그런 김 회장의 공로를 인정해 외국인으로는 처음으로 그를 ‘울란바토르 홍보대사’로 임명하기도 했다.그런 김 회장이 “안 봤으면 모르지만 저걸 보고 어떻게 발길을 돌리느냐.”며 직접 게르를 지어주는 사람을 찾아나섰다.울란바토르 시내를 뒤진 끝에 한 게르 업자를 만났다.새 게르 한 채를 짓는데 150만 토그르기가 필요하다고 했다.우리돈 150만원 가량이다.봉사단원들의 경비도 빠듯한 터에 거기에서 150만원을 덜어낸다는 것이 무모해 보였지만 김 회장은 “뒷일은 우리가 감당하자.”며 그 자리에서 게르 비용을 전액 지불해 버렸다.거기에다 따로 50만 토그르기를 전해 우선 먹을 식량과 가재도구 등을 준비하도록 했다.봉사단원들이 직접 시장을 돌며 침구 등 가재도구와 먹을 것을 챙겨줬다. 처음엔 봉사단의 방문을 의아해 하던 게르의 여주인도 한참 나중에야 자신에게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알아차린 듯 “고맙다.”며 눈물을 그치지 않았다.처음엔 경계하던 그가 직접 아이들을 불러 몸통이며 팔다리 곳곳에 번지고 있는 부스럼을 의료진에게 보여주기도 했다. 이런 몽골 주민들의 고통은 우리가 과거에 겪었듯 근대화의 피할 수 없는 여정인지도 몰랐다.울란바타르 등 몽골의 곳곳에서는 사회주의적 개방정책 이후 서구형 근대 문명과 전통의 유목정신이 치열하게 충돌하고 있는 현장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예컨대 좀 부유하게 사는 사람이라면 번듯한 서구형 저택에 산다.하지만 이게 전부가 아니다.그들의 전원에는 어김없이 전통가옥인 게르가 지어져 있다.여름 더운 철에는 게르에서 생활을 하는 게 그들에게는 새로운 습속이 됐다.그들이 집안에 게르를 따로 짓는 이유는 간단하다.서구식 문명에 적응하지 못한 탓이다.달리 말하면 아직도 전통의 유목 습성을 그리워 한다는 방증 아니겠는가. (‘중’편에 계속)
  • ‘골드 러시’ 끝났다?

    ‘골드 러시’ 끝났다?

    달러화 약세와 개발도상국의 수요 급증이라는 양 날개를 타고 고공 행진하던 국제 금값이 꺾이고 있다. 달러화가 강세로 돌아서고 세계 경제 전망이 악화되면서 국제 금값이 연중 최저치로 떨어졌다. 국내에서 거래되는 소매가도 최근 두달 만에 15%나 빠졌다. 외국에서는 ‘골드러시가 끝났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달러화 강세가 지속되기 어렵고 금값과 연동되는 국제 유가가 올 하반기에 반등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다시 상승곡선을 탈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하고 있다. ●달러 강세·세계경제 전망 악화 영향 1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2월 인도분 금 가격은 지난주 종가에 비해 36.5달러(4.2%)나 급락한 온스당 828.3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12월24일 이후 가장 낮은 가격이다. 특히 지난 3월17일 온스당 1033.90달러에 비해서는 200달러 넘게 떨어지면서 약세장에 들어섰다. 국내 금 가격 역시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한국귀금속판매업중앙회에 따르면 12일 현재 한돈쭝(3.75g) 당 순금 소매가는 12만 7000원.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라 최고 수준을 기록했던 지난 6월 말의 14만 6000원에 비해 15%인 2만원 정도 빠진 수치다. 이번 달 들어서도 8000원이나 떨어졌다. ●골드러시 끝났다 vs 다시 반등할 것 올 초만 해도 ‘온스당 2000달러를 넘길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왔던 금값이 추락하고 있는 것은 세계 경제의 침체 우려 때문이다. 서브프라임모기지론(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미국 경제가 하반기 들어 더 악화될 수 있는 데다 유럽과 일본의 경기침체 우려도 나오면서 국제 금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뜻이다. 여기에 유럽과 일본의 경제 악화로 미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그동안 달러 약세에 따른 인플레이션 회피 수단으로 선호된 상품 투자의 매력이 사라지고 있는 것도 원인이다. 이에 따라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들은 상품시장 전문가들의 말을 빌려 “모든 큰손들이 금과 은 등 상품시장에서 빠져나가면서 금값 상승이라는 ‘파티’가 끝났다.”고 전했다. 일부에서는 온스당 780달러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국내 전문가들은 금값 하락이 단기간에 그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신한은행 상품개발부 황재호 과장은 “국제유가가 최근 수요 하락에 따라 내리막길을 걷고 있지만 동절기에는 유류 수요가 늘어나고 이란, 나이지리아 등 산유국들의 주변 정세가 불안하다는 점 때문에 다시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면서 “유가가 금값과 추세를 같이하는 만큼, 금값 역시 반등할 여지가 크다.”고 말했다. 삼성증권 이석진 연구원도 “최근 일본과 유럽 경제가 침체로 접어들면서 상대적으로 달러화가 혜택을 보고 있지만 미국의 무역적자가 커지고 있고 금융위기가 여전한 탓에 조만간 달러가 다시 약세로 돌아설 것”이라면서 “금 가격이 장기적으로 다시 올라갈 여지가 높아 저점에 해당하는 요즘이 오히려 금 투자에 나서는 적기일 수 있다.”고 밝혔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그림이 있는 조선풍속사](26) 활쏘기를 연습하는 사연

    [그림이 있는 조선풍속사](26) 활쏘기를 연습하는 사연

    조선 사람들의 생활과 의식 속에서 활은 엄청나게 중요한 것으로 자리를 잡고 있었다. 활쏘기는 출셋길의 하나였기 때문이다. 사정에서 활을 쏘는 사람을 한량이라 한다. 활쏘기를 연습하는 것은 취미가 아니라, 무과에 응시하기 위해서다. 김홍도의 ‘활쏘기’는 활쏘기를 연습하는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그림 왼쪽에는 한 무관이 시위를 당기고 있는 사내의 자세를 잡아주고 있다. 그림의 오른쪽 사내는 한쪽 눈을 감고 화살이 굽어 있는가를 살펴보고 있다. 앞에 놓인 것은 화살을 넣는 전동이다. 화살에는 종류가 퍽 많지만, 대개 연습용 화살은 유엽전이란 화살을 많이 쓴다. 유엽전은 화살촉이 버드나무 잎처럼 생겨서 붙은 이름이다. 아래의 사내는 쪼그리고 앉아 활에 힘을 주어 교정을 하고 있다. 활은 사용하지 않을 때는 시위를 얹지 않고 풀어두고, 사용할 때 시위를 건다. 이때 힘을 주어 자신이 쓰기에 알맞게 형태를 잡아 주는 것이다. 강희언의 ‘활쏘기’는 활 쏘는 장면에 집중하고 있을 뿐 김홍도의 그림과 대동소이하다. 그림 속의 활을 쏘는 장소는 활터, 한자말로 하자면 사정(射亭)으로 아마도 조선시대 서울 곳곳에 있던 사정 중 하나일 것이다. 땅값이 금값이 된 지금 누가 활을 쏠 너른 터를 그냥 두겠는가. 근대 이후 서울의 사정은 멸종을 하고 말았다. 겨우 남아 있는 것이 인왕산 기슭의 황학정이니, 관심 있는 분들은 산보 삼아 찾아가 볼 것을 권한다. 황학정은 고종의 명으로 경희궁 안에 지어진 것인데,1922년 일제가 경희궁을 헐 때 지금 장소로 옮긴 것이다. ●활쏘기는 무과 급제의 제1덕목 서울에는 사정이 많았다. 나라에서 세운 사정은 대개 군사 훈련용이다. 동대문 운동장은 조선시대에 군사를 훈련하던 훈련원 터다. 따라서 당연히 사정이 있었다. 또 충융청과 같은 군영에도 자체 사정이 있었다. 창경궁 후원의 춘당대도 사정이다. 하지만 사정은 민간에 더 많았다. 서울은 인왕산 기슭의 서촌(우대), 지금의 동대문 운동장 일대를 하촌(아래대)라 하는데, 전자에는 풍소정·등룡정·등과정·운룡정·대송정의 오정이 가장 유명하였고, 아래대에는 석호정·좌룡정·화룡정·이화정 등이 있었다. 이 외에도 곳곳에 사정이 있었다. 황학정은 등과정이 있던 터에 세운 것이다. 이들 사정 사이에는 서로 시합을 하는 것이 있어서 그것을 ‘편사놀음’이라고 불렀다. 지금은 메달이 걸린 활쏘기 시합이란 양궁 일색이다. 전통적 활인 국궁은 일반의 관심에서 멀어진 지 오래다. 하지만 불과 일백 수십 년 전을 거슬러 올라가면 모든 활은 국궁이고, 조선 사람들의 생활과 의식 속에서 활은 엄청나게 중요한 것으로 자리를 잡고 있었다. 활쏘기는 출셋길의 하나였기 때문이다. 사정에서 활을 쏘는 사람을 한량이라 한다. 소과에 응시하는 자를 유학이라 한다. 문인으로 벼슬하지 아니한 사람, 소과에 합격하지 않은 사람을 유학이라 하듯, 무반 쪽으로 무과를 준비하는 사람, 무과에 합격하지 않은 사람을 한량이라 하였다. 활쏘기를 연습하는 것은 취미가 아니라, 무과에 응시하기 위해서다. 무과의 과목 중 가장 중요한 것이 활쏘기였기 때문이다. 무과 초시의 시험과목은 ‘경국대전’에 의하면, 목전(木箭)·철전(鐵箭)·편전(片箭)·기사(騎射)·기창(騎槍)·격구(擊毬)였다(영조 때 만들어진 ‘속대전’에 오면, 기사·기창·격구가 기추(騎芻)·유엽전(柳葉錢)·조총·편추(鞭芻)로 바뀐다). 복시도 목전·철전·편전·기사·기창까지는 동일하고 격구가 병서(兵書)를 잘 알고 있는가를 테스트하는 강서(講書)로 바뀔 뿐이다. 마지막의 전시는 기격구(騎擊毬)와 보격구(步擊毬)가 시험 과목이 된다. 일별하여 ‘전(箭)’ 자 그리고 ‘사(射)’ 자가 많이 들어가 있는 것에서 알 수 있듯, 활쏘기는 절대적으로 중요한 과목이었다. 무과는 문과처럼 간지에 자·오·묘·유가 들어가는 해, 즉 식년에 치르는 정기시험인 식년시가 있고, 문과처럼 증광시·별시·알성시 등의 비정기시험이 있다. 식년시를 중심으로 무과를 간단히 개괄해 보자. 무과도 문과처럼 초시·복시·전시가 있다. 초시는 식년 한 해 전에 서울의 훈련원과 각 도의 병마절도사 관할 하에 치른다. 훈련원에서 70명, 각 도에서 모두 120명을 선발한다. 이 190명을 그 이듬해 서울의 병조와 훈련원에서 병서와 무예 시험을 보여 28명을 선발한다. 이것이 무과 복시다. 그리고 28명을 다시 등수를 정한다. ●숙종때 만명씩 선발… 조선 붕괴 빌미 하지만 이것은 법률상의 원칙일 뿐이다. 무과는 훨씬 많은 사람을 선발했다. 오죽 했으면 무과를 만 명을 뽑는다 하여 만과(萬科)라고 했을까. 무과가 무질서하게 된 것은 무엇보다 임진왜란, 병자호란이란 미증유의 전쟁 때문이다. 광해군 12년에 처음으로 무과 만과를 베풀었다. 내용은 자세하지 않으나,‘변경 방어’에 그 목적이 있었다고 한다. 만과는 적지 않은 문제를 낳았다. 시험장에 가지 않았는데도 합격자 명단에 이름이 오른 경우가 있었으니, 말해 무엇 하겠는가? 합격자에게 어사화와 합격증서인 홍패지(紅牌紙)를 마련하게 하는가 하면, 차사(借射) 대사(代射)로 부정을 한 사람이 많아 처벌 대신 무명 100필씩을 받기도 하였던 것이다. 만과는 한마디로 조선의 국가제도가 붕괴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정적 증거였다. 숙종 1년 10월19일조의 ‘실록’을 보면 환관이 무과에 응시한 것을 계기로 하여, 모의장(毛衣匠) 등의 공장(工匠)도 무과 응시를 요구하였다. 숙종 2년에 윤휴 등의 건의로 만과를 베풀었는데, 응시자가 너무 많아 서울에서 치지 못하고 중신을 각도에 보내어 선발하게 하였다.2만명에 가까운 합격자가 나오자 발령 낼 자리가 턱없이 부족했다. 합격자는 모두 서울에 몰려들어 벼슬을 바라지만 벼슬자리 자체가 모자라니, 원망이 없을 수 없다. 서울의 쌀값도 이들 때문에 올랐다는 것이다. 이들을 군대에 졸병으로 집어넣자 아니나 다를까 반발했고 그로 인해 민심까지 흉흉해졌다. 북벌을 외쳤던 이완 대장은 당시 만과를 이렇게 비판했다.“우리나라는 조총이 장기인데, 만일 만과를 베풀면 사람들이 모두 총을 버리고 활을 택할 것이다.” 임진왜란 때 조총의 위력을 경험했으면서도, 조선조 말까지 조총이 별달리 개량되지 않았고, 군대가 총포를 위주로 편성되지 않았던 것은, 바로 무과가 활쏘기란 시험과목을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조선후기 과거의 문란에 대해서는 알려질 만큼 알려졌지만, 대개는 문과에 대한 것이지 무과에 관한 것은 별로 알려져 있지 않다. 그런데 무과는 문과보다 더 타락했다. 숙종조의 명상 남구만은 이렇게 말한다.“문과는 3년 동안 33명이 합격하는데 이것은 단지 먼 시골의 글을 못하는 사람을 위로하는 도구일 뿐이다. 무과는 화살 한두 발이면 합격하여 낫 놓고 기역자도 모르는 자가 전후로 이어져 그 끝을 모를 정도다.” 문과 무과 모두 비판한 것이지만, 사실상 무과가 더 심했던 것이다. ●도심 유흥계도 장악… 한량 노는 것 연상 이것은 조선후기 내내 그러하였다. 조선시대 전체를 통계하면 무과 합격자는 문과 합격자의 10배나 되었다. 하지만 관직의 수는 무과가 문과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였다. 숙종조의 재상 최석정은, 현재 무신 당상관의 자리는 300개인데, 전직 당하관이 약 1000명에 가깝고, 무과에 합격해 아직 벼슬길에 들어서지 아니한 사람이 수천 명이나 된다고 지적한다. 이런 사람들의 원망이 어찌 없겠느냐는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근본적인 대책은 서지 않았다. 요즘 사람들이 존경해 마지않는 정조의 치세를 보자.1784년에 세자 책봉을 경축하는 경과(慶科)를 쳤는데, 합격한 무사가 무려 2676명이었다. 정조는 이들 중 선전관으로 발령을 낼 사람을 지방 사람이라 차별하지 말고 골고루 지시한다(‘정조실록’ 8년 11월18일). 선전관은 임금을 가까이서 모시며 호위하고 임금의 명을 전하는 등의 임무를 맡는 무반의 요직이다. 선전관을 거쳐야만 무신으로 출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선전관청의 정식 선전관은 20명, 겸직 선전관이 50명이니, 그 많은 합격자 중 극소수만 무반으로 출셋길을 잡을 뿐 나머지는 모두 합격증만 안고 살아야 할 뿐이다. 무과를 준비하는 사람을 한량이라 부른다. 그런데 19세기 자료에 의하면 “아무런 하는 일이 없는 사람을 무한량(武閑良)”이라 하였다(조재삼의 ‘송남잡지’). 사정에 활을 쏘러 다니는 대부분의 사람은 정말 하는 일 없이 놀러 다니는 사람들이었던 것이다. 그래서인가? 이들은 서울 시내의 유흥계를 장악하고 있는 사람들이기도 하였다. 한량이라 하면 노는 것을 연상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강명관 부산대 한문학과 교수
  • 사치성 소비 ‘확’ 줄었다

    사치성 소비 ‘확’ 줄었다

    5월 소비자물가가 4.9%로 치솟는 등 물가가 외환위기 수준으로 올라가자 사치성 소비와 교육비 지출이 줄고 있다. 또 10년 만에 다시 금을 파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물가가 오르자 생활이 어려워진 국민들이 소비를 줄이는 한편 환금성 자산을 매각하고 있는 것이다. 비씨카드에 따르면 올 1월부터 4월까지 카드 고객들의 사용 패턴을 분석한 결과 사치성 소비가 건수·금액 모두 큰 폭으로 줄었다. 귀금속 구매는 액수 기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1% 감소했다. 피부 미용실 이용은 11.3%, 고가 시계 구입은 13.8%, 헬스클럽 이용은 8.5% 줄었다. 이·미용실 이용은 15.6%, 여성복 구매는 5.2%, 남성복 구매는 13.6% 감소했다. 사교육비 지출도 줄어들고 있다. 컴퓨터학원비 지출은 6.3%, 요리학원이나 자동차학원 등 전문기술학원비는 11.7%, 전문서적은 12.4%, 초·중·고 학원비는 13.2%나 감소했다. 서울 남대문의 한 금은방에는 최근 금을 팔겠다는 손님들이 부쩍 늘어 하루에 10명 가까이 찾고 있다. 주로 주부들이 찾고 있는데 순금 팔찌나 목걸이, 반지 등을 팔고 간다고 업주측은 밝혔다. 근처의 또 다른 금은방 주인은 “국제 금값이 오름세를 보이니까 전화 문의가 하루에 10차례 이상 들어온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이 지난 5월 행정안전부와 함께 펼친 ‘동전 모으기’ 운동에는 5월23일 현재 126억원어치의 동전이 모였다.500원짜리 63억원,100원짜리 53억원,10원짜리 3억 5200만원 등이다. 예상보다 훨씬 많은 동전이 교환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은 발권국은 “최근 국제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동전 제조원가가 크게 올랐는데 동전모으기 운동을 해서 국가적인 비용을 절감하게 됐다.”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동전모으기 실적이 좋은 것은 생활고를 반영하는 것”이라면서 “1998년 저금통에서 잠자던 동전들이 시중에 유통됐던 것을 기억나게 한다.”고 했다. 그러나 물가 급등과 경기 침체의 상황이 빠른 시일 안에 호전되지 않을 것으로 보여 고통받는 서민들을 우울하게 만들고 있다. 국제유가는 140달러에 육박하고 있어 6월 소비자물가도 심상치 않다. 따라서 정부의 특단의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부는 지난 3∼4개월 동안 국제유가 상승분을 취약계층에 전가해 왔다.”면서 “성장보다 물가를 먼저 잡겠다는 확실한 의지를 보여주지 않으면 기대 인플레이션으로 물가는 더욱 올라 서민들의 삶은 피폐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고유가 상황에서는 환율을 하향 안정화시키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함평 나비엑스포 관람객 100만명… 90억 수입 대박

    함평 나비엑스포 관람객 100만명… 90억 수입 대박

    ‘2㎝ 나비’가 ‘유료 관람객 100만명 유치’ 초읽기에 들어섰다. 주말인 31일 100만명을 돌파할 것이 확실시된다. 지방축제 사상 유료 관람객이 가장 많이 찾은 기록이다. 나비·곤충엑스포를 개최 중인 전남 함평군은 30일 유료 입장권(어른 1만 5000원)을 구입해 행사장을 찾은 관람객 숫자가 이날 현재 96만여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올해 행사는 4월18일 시작돼 6월1일 대장정의 막을 내린다. 입장료 수입은 현재 87억원을 기록,90억원을 너끈하게 넘길 전망이다. 지난해 유료 관람객 8만여명, 입장료 수입 3억여원과 비교하면 크게 늘었다. 인구 3만 8000여명의 미니 지자체가 나비로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한 보기 드문 사례다. ●한 명이 만원만 써도 100억… 지역경제 ‘효자´ 입장료 외에 관람객이 쓴 돈은 엄청나다.1명이 1만원을 쓴다고 가정하면 100억원,5만원이면 500억원을 이 지역에서 쓴 셈이다. 함평을 친환경 농산물 지역으로 알린 ‘무형의 가치’는 수천억원대로 평가된다. 연휴가 낀 지난 11일에는 군민의 두 배가 넘는 7만 7159명의 유료입장객이 행사장을 찾았다. 이날 함평읍에는 2만 5000여대의 차량이 채워졌고, 함평읍의 왕복 2차선 도로는 행사장을 찾는 인파로 메워졌다. 평소엔 2만∼4만명이 찾는다. 자녀를 동반한 40대 주부(서울)는 “표 끊는데 시간이 걸렸지만 나비생태관 등을 너무 아름답게 꾸며 찾길 잘했다.”고 만족해했다. 김정혁(35·제주시 노형동)씨도 “감동이었다.”고 털어놓았다. 관람객이 붐비는 이유가 무엇일까. 군청측은 행사를 아홉번 치르면서 쌓은 경험을 가장 먼저 들었다. 처음에는 ‘잘될까, 행사를 크게 벌인 것이 아닌가.’ 등 걱정거리가 많았다.1년이 5년이 되고,10년 성상을 앞두면서 행사 개최에 자신감이 생겼다. 콘텐츠도 좋았다는 평가다. 산 나비와 곤충이란 독특한 소재가 궁금증을 자아냈고, 관람객을 동심으로 되돌려 놓았다. 자연히 가족 단위 관람객이 늘었다. 이러다 보니 “입장료가 아깝지 않더라.”는 소문이 입으로, 인터넷으로 퍼졌다. 군청 관계자는 “무엇보다 부녀회·노인회 등 지역민의 자원봉사가 힘”이라고 설명했다. ●총 353억 들여 수천억원 ‘무형 가치´ 창출 함평군이 엑스포 개장에 들인 돈은 모두 353억원이다. 군비 147억원, 도비 135억원, 국비 71억원이다. 이 돈으로 4시간 걸리는 행사장(109만㎡)에 20개 전시관을 꾸몄다. 행사장에서 만난 이순영(57) 군 농업기술센터소장은 “엑스포에 맞춰 가을 국화를 봄에 꽃피게 하려고 직원들이 큰 고생을 했다.”고 공을 돌렸다. 군청 직원 김오선(37·7급)씨는 “전국을 뒤져 200여개 전통식물을 찾아 행사장에 심었다.”고 고생담을 전했다. 행사 진행을 돕던 군청의 한 직원은 “순금 162㎏(55억원)으로 만든 황금박쥐관이 금값만 따져도 두 배 이상 올랐다.”며 또 다른 대박을 자랑했다. 함평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단독]나비의 힘! 함평 나비엑스포 유료 관람객 100만명

    [단독]나비의 힘! 함평 나비엑스포 유료 관람객 100만명

    ‘2㎝ 나비’가 ‘유료 관람객 100만명 유치’ 초읽기에 들어섰다. 주말인 31일 100만명을 돌파할 것이 확실시된다. 지방축제 사상 유료 관람객이 가장 많이 찾은 기록이다. 나비·곤충엑스포를 개최 중인 전남 함평군은 30일 유료 입장권(어른 1만 5000원)을 구입해 행사장을 찾은 관람객 숫자가 이날 현재 96만여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올해 행사는 4월18일 시작돼 6월1일 대장정의 막을 내린다. 입장료 수입은 현재 87억원을 기록,90억원을 너끈하게 넘길 전망이다. 지난해 유료 관람객 8만여명, 입장료 수입 3억여원과 비교하면 크게 늘었다. 인구 3만 8000여명의 미니 지자체가 나비로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한 보기 드문 사례다. ●한명이 만원만 써도 100억… 지역경제 ‘효자´ 입장료 외에 관람객이 쓴 돈은 엄청나다.1명이 1만원을 쓴다고 가정하면 100억원,5만원이면 500억원을 이 지역에서 쓴 셈이다. 함평을 친환경 농산물 지역으로 알린 ‘무형의 가치’는 수천억원대로 평가된다. 연휴가 낀 지난 11일에는 군민의 두 배가 넘는 7만 7159명의 유료입장객이 행사장을 찾았다. 이날 함평읍에는 2만 5000여대의 차량이 채워졌고, 함평읍의 왕복 2차선 도로는 행사장을 찾는 인파로 메워졌다. 평소엔 2만∼4만명이 찾는다. 자녀를 동반한 40대 주부(서울)는 “표 끊는데 시간이 걸렸지만 나비생태관 등을 너무 아름답게 꾸며 찾길 잘했다.”고 만족해 했다. 김정혁(35·제주시 노형동)씨도 “감동이었다.”고 털어놓았다. ●주민 자원봉사·콘텐츠·행사 노하우가 성공 원동력 관람객이 붐비는 이유가 무엇일까. 군청측은 행사를 아홉번 치르면서 쌓은 경험을 가장 먼저 들었다. 처음에는 ‘잘될까, 행사를 크게 벌인 것이 아닌가.’ 등 걱정거리가 많았다.1년이 5년이 되고,10년 성상을 앞두면서 행사 개최에 자신감이 생겼다. 콘텐츠도 좋았다는 평가다. 산 나비와 곤충이란 독특한 소재가 궁금증을 자아냈고, 관람객을 동심으로 되돌려 놓았다. 자연히 가족 단위 관람객이 늘었다. 이러다 보니 “입장료가 아깝지 않더라.”는 소문이 입으로, 인터넷으로 퍼졌다. 군청 관계자는 “무엇보다 부녀회·노인회 등 지역민의 자원봉사가 힘”이라고 설명했다. ●총 353억 들여 수천억원 ‘무형 가치´ 창출 함평군이 엑스포 개장에 들인 돈은 모두 353억원이다. 군비 147억원, 도비 135억원, 국비 71억원이다. 이 돈으로 4시간 걸리는 행사장(109만㎡)에 20개 전시관을 꾸몄다. 행사장에서 만난 이순영(57) 군 농업기술센터소장은 “엑스포에 맞춰 가을 국화를 봄에 꽃피게 하려고 직원들이 큰 고생을 했다.”고 공을 돌렸다. 군청 직원 김오선(37·7급)씨는 “전국을 뒤져 200여개 전통식물을 찾아 행사장에 심었다.”고 고생담을 전했다. 행사 진행을 돕던 군청의 한 직원은 “순금 162㎏(55억원)으로 만든 황금박쥐관이 금값만 따져도 두 배 이상 올랐다.”며 또 다른 대박을 자랑했다. 함평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국내산 金돼지냐 수입 美쇠고기냐

    국내산 金돼지냐 수입 美쇠고기냐

    광우병 파동과 조류 인플루엔자(AI) 발생으로 식품 안전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돼지고기가 금값 대우를 받고 있다. 게다가 돼지고기 수입마저 감소, 산지가격은 1년 전보다 무려 34%나 급등했다. 하지만 미국 쇠고기 수입 물량이 증가할 경우 돼지가격은 진정될 것으로 예측됐다. 향후 축산시장 동향이 국산 돼지와 미국산 쇠고기의 한판 승부로 갈릴 전망이다. ●AI 여파 돼지고기값 1년새 33%↑ 27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축산관측에 따르면 AI 발생 이후 돼지고기 소비가 7.3% 증가하면서 지난 23일 현재 돼지 100㎏짜리 산지가격은 5월 평균 29만 7000원까지 치솟아 1년 전보다 33.8%나 급등했다.23일 거래가격은 31만원을 넘어섰다. 앞서 4월 평균 산지가격도 27만 3000원으로 25.2% 증가했다. 연구원은 올 들어 4월까지 돼지고기 수입은 8만 5000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2%나 줄어, 가격 상승 요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돼지고기 수입 감소에는 미 쇠고기 수입이 예상되면서 국내 업체가 주문을 줄인 것이 적지 않은 요인으로 작용했다. 또한 중국에서 대지진과 돼지 질병이 발생하면서 자체 생산량이 줄었고 올림픽 특수를 맞아 중국에서 돼지고기 수요가 늘자 한국 등으로의 수출 여력도 떨어졌다. 연구원은 사료 값 증가로 국내 돼지 출하량이 계속 감소할 것으로 예상돼 6∼8월 돼지의 산지가격은 28만∼30만원에서 형성될 것으로 예측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최고 23%나 높은 수준이다. 다만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이 재개돼 소비가 늘면 한육우와 함께 돼지고기 가격도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결국 돼지고기 인기도는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국내 소비자의 선택에 달렸다는 뜻이다. ●美쇠고기 24만여t 유입 예상… 격돌 예고 한우는 쇠고기 수입량이 1∼4월 6만 8000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9% 줄었는데도 산지가격은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한우 600㎏짜리 수소의 경우 지난 23일 산지가격은 378만원으로 1년 전보다 17.3%, 암소가격은 449만원으로 6.3% 떨어졌다. 연구원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 논의 이후 산지가격이 5차례에 걸쳐 하락했다고 덧붙였다. 올해 쇠고기 수입물량을 24만∼28만t으로 예상할 경우 올해 한우의 산지가격은 지난해보다 암소가 5.7∼14.2%, 수소가 4.6∼11.4% 하락할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미국산 쇠고기의 국내 반입이 없었음에도 농가의 불안감 고조로 하락 폭이 확대된 점을 감안할 때 한우의 조기출하를 자제하면 하락 폭이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한우 고급육은 산지가격 하락에도 보합세를 유지, 미국산 쇠고기의 ‘대항마’로 제시됐다. 한편 AI 발생으로 닭고기 값은 ㎏당 1200∼1300원에서 형성되고 있으며 6월에도 약보합세로 전망됐다. 하지만 AI가 진정되고 소비가 정상적으로 회복되면 공급 부족에 따라 9월 이후에는 닭고기 값이 강세로 반전될 것이라고 연구원은 밝혔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울고 웃는’ 화폐들

    “내가 1988년에 120만원대에 샀는데, 20년이 지난 현재 가격이 겨우 50만원 오른 170만원밖에 안 된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 화폐 전문거래업체인 화동양행의 최은정 팀장은 ‘88올림픽 기념주화세트’를 팔겠다고 문의를 하던 고객들의 전화상담을 하다가 난감해진다. 화동양행에서 비싼 가격에 팔아넘긴 물건도 아닌데, 고객들이 판매가격을 묻고는 벌컥 화를 내고 전화를 뚝 끊어버리기 때문이다. 돌아보면 1차 88올림픽기념주화가 발행될 때는 전국민들이 주화를 사기 위해 길게 줄을 서는 등 엄청나게 인기가 있었다. 당시 프리미엄이 잔뜩 붙은 비싼 가격에 샀지만 되팔 때 최소 서너 배는 더 받겠지 생각했다. 그러나 88올림픽 기념주화 가격은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큰 차이가 없다. 그나마 170만원까지 오른 데에는 최근 폭등한 금값의 힘이 컸다. 달러 약세로 국제 금값이 1온스당 900∼1000달러까지 치솟았기 때문에 판매가격도 약 150만∼170만원대까지 올랐다는 것이다. 88년 사립대 등록금이 65만∼75만원 사이였던 점을 감안하면, 당시 88올림픽기념주화는 두 학기 등록금이었다. 즉, 현재 사립대 한 학기 등록금 400만원을 적용할때 유통가격이 최소 700만∼800만원은 돼야 당시의 가치가 보존되는 것이다.88년 올림픽 기념주화 7종 세트는 액면가가 9만 8000원.1온스인 금화가 5만원,0.5온스인 금화는 2만 5000원, 은화 1만원,5000원, 니켈화 2000원, 백동화 1000원 등으로 구성됐다. 그러나 당시 판매가격은 정부가 경비조달 목적으로 프리미엄을 높게 붙여 액면가의 12∼13배인 115만원이었다.1온스 금화 1개 가격도 액면가의 15.4배인 77만원에 판매됐다. 화동양행 최은정 팀장은 “88년 올림픽 기념주화는 당시 5차례에 걸쳐 약 100만개 이상 찍었기 때문에 희소성이 크게 떨어진다.”면서 “최근 6종세트의 가격이 170만원 선에 거래되는 것도 국제 금값 덕분”이라고 말했다. 현존하는 최고가의 기념주화는 정부가 1970년 발행한 금화 6종, 은화 6종으로 구성된 ‘대한민국 5000년 영광사’. 독일 제조업체가 이탈리아에서 대행시킨 제품이라 당시 판매 가격은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지만,‘금화 3종, 은화 3종’의 현 판매가격은 3300만원대를 웃돈다. 한국은행이 75년 처음으로 액면가 100원으로 발행한 ‘광복 30주년기념’은 현재 30∼40배가 오른 3000∼4000원에 거래된다고 한다.500만개를 발행했는데 거의 사라졌다는 것.95년 ‘광복 50주년 기념’으로 발행한 액면가 1만원 주화는 현재 10만원에서 15만원에 거래된다고 한다. 발행량이 7만개 정도로 적었던 것이 가격 상승을 부추긴 것으로 보인다. 경비마련 차원에서 발행되는 기념주화 중 유일하게 100% 가까이 가격이 상승한 것은 ‘제14회 아시아경기대회 부산 2002년 기념주화’ 6종세트다. 당시 130만원대에 팔렸고, 현재 시세는 250만원에 이른다. 화동양행 측은 “당시 판매 대행사가 부도가 나면서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던 탓에 희소성이 있다.”고 말했다.2006년 발행한 ‘한글날 국경일제정 기념 은화’는 액면가 2만원인데 시중 유통가격이 7만∼8만원이다.2007년에 ‘전통민속놀이 기념주화(탈춤)’도 액면가가 2만원이었으나 1년만에 시중에서는 4만 4000∼5만원에 거래된다. 두 종 모두 발행 수량이 5만 1000개에 불과한 덕분이다. 서울 충무로 회현상가의 화폐천국 권순모 사장은 “기념주화는 말 그대로 기념으로 모아야지, 그것이 언젠가 큰 수익을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하면 한국적 상황에서 곤란하다.”면서 “취미로 모았는데 나중에 가치도 오른 경우가 행운인 것”이라고 조언한다. 한편 한국은행은 발행된 기념주화에 싫증난 사람들이 되팔기를 원할때 언제라도 ‘액면가’로 교환해 주고 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쇠고기시장 개방된다는데] 올 美산 수입땐 산지가 11.8%↓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가시화되면서 ‘금값’이었던 한우 가격은 물론, 호주산 쇠고기의 가격 하락이 현실화되고 있다. 특히 한우 값은 10% 이상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결국 서민층 소비자들에게는 이득이 된다. 21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등에 따르면 소갈비를 포함한 미국산 쇠고기가 올해부터 수입된다고 가정했을 때 한육우 산지가격은 두당 474만원에서 올해 말 424만원(-11.8%),2013년 418만원(-13.4%)까지 떨어질 전망이다. 미국산 쇠고기가 시장을 빠르게 잠식할 돼지고기 역시 두당 22만 1000원에서 연말 20만 1000원(-9.9%)까지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가격하락 효과는 이미 나타나고 있다. 이날 충남 홍성의 600㎏ 암소가격은 449만 7000원으로 지난 16일 461만 3400원에 비해 11만 6400원이 내려갔다. 다만 유통구조를 개선하려는 정부 노력이 뒤따르지 않으면 산지의 한우값은 내려도 소매가는 계속 상승, 소비자들은 가격 하락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기현상이 반복될 수 있다는 지적도 뒤따르고 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무소속 금배지들 ‘금값’

    18대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킨 무소속 당선자들의 주가가 치솟고 있다. 친박연대·친박 무소속을 제외한 ‘순수’ 무소속 당선자들에 대해 여야가 치열한 영입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한나라당은 과반 의석인 153석을 얻었지만 안정적 국정 운영을 위해 여전히 몸집 불리기에 목말라 있는 상태다. 강재섭 대표가 안정적 수치로 제시한 157석이 일차 목표다.30∼40여명에 이르는 당내 친박계 의원들과 친박연대, 친박무소속연대 등 범친박계의 세력화도 ‘순수 무소속’ 영입에 집착하는 이유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순수 무소속 4사람만 영입해도 157석”이라면서 “무소속 당선자들도 여당 소속일 때의 유리함을 알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강길부(울산 울주), 김광림(경북 안동), 김세연(부산 금정), 송훈석(속초·고성·양양), 최욱철(강릉) 당선자 등을 언급했다. 특히 김진재 전 의원의 아들인 김세연 당선자는 영입 1순위 대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록 인명진 윤리위원장이 이날 “153석이면 과반수인데 뭐가 아쉬워서 원칙에 어긋나는 일을 하느냐.”며 무소속 영입 시도를 질타했지만 대세를 거스를 수는 없는 분위기다. 통합민주당 역시 호남 지역 무소속 당선자들 영입에 나설 태세다. 호남 지역 31석 가운데 무소속 당선자는 모두 6명이다. 당 안팎에선 “당연한 수순 아니냐.”는 목소리가 많다. 당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호남 무소속들은 민주당과 한식구라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 남이라고 생각해 본적이 없다.”고 말했다. 실제 일부 호남 무소속 후보들은 공식 선거전을 치를 당시부터 민주당으로의 복당을 공약으로 내걸기도 했다. 전남 목포의 박지원 당선자는 지난 9일 기자회견에서 “민주당은 50년 민주평화 세력의 정통성을 가진 당이다. 기필코 돌아간다.”고 복당 의사를 분명히 했다. 광주 남구의 강운태 당선자도 “민주당이 먼저 입당 제의를 해 올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부정적 여론도 만만치 않다. 차기 당대표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정세균 의원은 “호남의 탈당 무소속 당선자들의 복당은 정치 도의와 원칙에 맞지 않다.”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는 이어 “과거 여당일 때는 국정을 책임있게 뒷받침하기 위해 의석수가 대단히 중요했지만 지금은 의석을 늘리는 것보다 원칙을 지키는 게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18석을 얻은 자유선진당은 무소속 영입에 당력을 집중하고 있다. 원내교섭 단체 구성을 위해 2명의 의원이 더 필요하기 때문이다. 의사협의 과정에서 발언권을 확보하고 분기마다 10억원이 넘게 지원되는 국고보조금을 받기 위해서라도 교섭단체 구성이 절실하다. 선진당은 한나라당과 송훈석·최욱철 당선자 영입 경쟁을 벌이고 있다. 최연희(동해·삼척) 당선자도 ‘작업’ 대상이다. 심지어 당내 일각에서는 이인제(논산·계룡·금산) 당선자의 영입설도 일고 있다. 국민중심당 출신 인사들의 강력한 반발로 성사 가능성은 낮아 보이지만 선진당이 의석 확보에 얼마나 집착하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선진당은 박병석(대전 서구), 양승조(충남 천안) 등 충청권 민주당 당선자들에게도 ‘충청 맹주 정당’임을 내세워 영입을 시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한상우 박창규기자 cacao@seoul.co.kr
  • [Metro] “부평 미군기지 근처에 금광”

    최근 금값이 폭등하는 가운데 인천 도심에 금맥이 있을 것이라는 소문이 돌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1일 인천시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A씨 등 2명이 부평구 산곡동 부평미군기지 근처에 금성분이 있는 광물이 매장돼 있다며 시에 채굴허가를 요청했다. A씨가 금성분이 있는 광물이 묻혀 있다고 주장하는 곳은 일제시대 병참기지가 있던 곳으로 이 병참기지는 일본의 미츠비시사가 건설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실제로 주민들 사이에서는 1945년 일본 패망 이후 군부대 및 군수기업들이 급히 철수하면서 그동안 모아놓은 금을 가져가지 못하고 미군기지 인근에 매장했다는 소문이 한때 돌았었다.1999년에는 인근 산곡동 육군부대가 있던 곳에서 일제시대 때 군수품 수송로로 사용했던 것으로 보이는 대형 지하터널이 발견돼 금 매장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이 증폭됐다.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씨줄날줄] 블루 골드/육철수 논설위원

    물과 공기와 햇빛을 전통 경제학에선 자유재(free goods)로 분류해 놓았다. 지천에 널려 있어 대가를 지불할 필요가 없고, 먼저 차지하는 사람이 임자란 얘기다. 물은 지구상에 14억㎦나 있다. 모든 땅덩어리를 2.7㎞ 깊이에 잠기게 할 만큼 어마어마한 양이다. 이 가운데 97%는 바닷물이다. 인간이 쓸 수 있는 물은 담수호와 하천·지하수를 합쳐 900만㎦에 불과하다. 쓸 만한 물은 1%도 안 되는 셈이다. 그래도 아까운 줄 모르고 펑펑 써온 게 물이다. 이젠 사정이 달라졌다. 지구촌 곳곳에서 수자원의 고갈과 오염으로 인류는 치명적 식수난을 겪고 있다. 강과 호수를 둘러싼 국지적 물분쟁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며, 전쟁과 방불하다. 산유국에 떼돈을 벌어다 준 석유를 ‘검은 진주’(black pearl)라 했듯, 물은 지금 ‘푸른 기름’(blue oil),‘푸른 금덩어리’(blue gold)로 불릴 만큼 위상이 확 달라졌다. 나라마다 머리를 박고 싸우는 이유가 다 있는 것이다. 머잖아 ‘산수국’(産水國)이 등장해 세계의 부(富)를 움켜쥘지도 모를 일이다. 물이 금덩어리란 말은 생수시장을 보면 실감한다. 백화점에선 웰빙바람을 타고 깨끗한 물과 프리미엄 물이 날개돋친 듯 팔린다.500㎖들이 1병에 몇천원은 약과다. 힐튼호텔 상속녀이자 배우인 패리스 힐튼이 들고 다녀 유명해진 ‘블링H2O’는 750㎖ 1병에 무려 35∼40달러(3만 5000∼4만원)다. 서울의 수돗물(1t=100만㎖당 358원)은 1원이면 3000㎖를 살 수 있다. 수돗물보다 수천∼수만배 비싼 돈을 주고 좋은 물을 마시려는 세태이니 물은 드디어 금값 대접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물은 자유재에서 공공재(public goods)를 거쳐 생수처럼 점차 경제재(economic goods)로 바뀌어 갈 것이다. 이름깨나 있는 기업들이 앞다퉈 물을 산업화하는 것은 수자원의 미래 희소가치를 내다봤기 때문이다. 우리 국민은 마시고 씻고 음식 만드는 일에 하루 1인당 400ℓ의 물을 사용한다. 공짜로, 싼값에 공급된다고 해서 물을 우습게 여기거나 마구 낭비할 때가 아니다. 오늘은 유엔이 정한 제16회 ‘세계 물의 날’이다. 일년 열두달 물의 존귀함을 마음에 새기는 첫날이 되었으면 한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못쓰는 금니도 귀금속

    못쓰는 금니도 귀금속

    ●종로 보석상서 금니 거래 #1 서울 종로3가에서 D귀금속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서모(42·여)씨는 최근 황당한 경험을 했다. 한 60대 남성이 찾아와 팔고 싶다며 자신의 금니를 불쑥 들이밀었기 때문이다. 얼떨결에 받아 순도 측정을 했지만 이물질이 함유돼 있어 순금 값보다 약간 낮춰 돈을 내줬다. 서씨는 “가게 운영 7년 만에 금니를 팔겠다고 온 손님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사당동의 A치과에선 지난해 말부터 금니를 교체하는 손님에게 치아에서 제거된 금을 되돌려주고 있다. 예전엔 새 금니에만 신경쓰고, 쓰던 금니는 돌아보지도 않던 손님들의 태도가 돌변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금니 값이 올라 최근엔 충치 치료를 차일피일 미루는 사람들도 생겨나고 있다. ●폐휴대전화 1만원에 삽니다 #2 이촌동에 사는 회사원 이모(32)씨는 지난 14일 휴대전화가 고장나 새 전화기를 구입하다가 희한한 경험을 했다. 쓰던 전화기를 반납하면 새 전화기 가격에서 1만원을 빼주겠다는 제안을 휴대전화 가게 직원으로부터 들은 것이다. 이유를 묻자 “휴대전화 반도체에 금이 들어 있는 등 돈 되는 부품들이 있다. 금값이 폭등하면서 보상가격이 높아졌으니 꼭 그렇게 해달라.”고 했다. 휴대전화 12만대를 모으면 순도 99%의 금이 1㎏ 나온다. 중고 컴퓨터를 팔면서 프린트 기판은 되돌려 달라고 요구하는 사람들도 늘었다. 기판에 끼워져 있는 부품에 금이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국제시세 폭등에 밀반출도 국제 금값이 21일 온스당 900달러를 넘어서고 국내 금값도 3.75g(1돈)당 12만원을 훌쩍 넘어서는 등 금값이 폭등하면서 새로운 세태들이 나타나고 있다. 인천공항세관에선 지난 3년 동안 빈번하던 금 밀수입은 쏙 들어가고 단 한 건도 없던 밀수출이 부쩍 늘었다. 올 들어 금괴를 밀반출하다 적발된 건수는 모두 21건으로 금액으로는 27억원(108㎏)에 이른다.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동안 단 한 건도 없었던 점에 미뤄보면 이상현상인 셈이다. 이는 중국과 홍콩, 싱가포르 등의 국제 금값이 국내 금값보다 더 빨리 올라 ㎏당 시세 차익이 100만원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밀수출에는 다양한 수법이 동원되고 있다. 지난 12일엔 주부 김모(40)씨가 1㎏짜리 금괴 세 덩이를 복대 속에 숨겨 출국하려다 공항 보안검색 엑스레이에 딱 걸렸다.10일엔 라모(27·여)씨가 187g짜리 금괴 1점을 담뱃갑에 숨겨 출국하려다 덜미를 잡혔다. 계산기, 여성용 구두 뒷굽에 숨기거나 금괴를 은색으로 도금하는 등 기발한 방법도 동원된다. 이재훈 이경주 김정은기자 nomad@seoul.co.kr
  • 뛰는 환율·원자재값…물가 직격탄

    뛰는 환율·원자재값…물가 직격탄

    달러당 1000원 시대가 코앞에 다가왔다. 환율 급등이 수출에는 좋은 영향을 미치겠지만 수입물가의 상승으로 국내 물가에 대한 상승 압력은 그만큼 커진다. 또 오는 18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에서 추가로 연방기금금리를 최소 0.5% 포인트 인하하면 달러 약세가 가속화되고 이에 따라 국제 원자재 가격은 더욱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고 달러 약세가 원화 강세로 이어지는 것도 아니고 원·달러 환율은 국제적 흐름과 거꾸로 가고 있다. 결국 국내 물가는 환율상승과 국제 원자재 가격의 상승이라는 이중 압력을 받고 있는 것이다. ●하늘로 치솟는 국제 원자재 가격 달러 약세로 연일 국제유가와 금값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중질유(WTI)는 장중 한때 배럴당 111달러까지 치솟으며 110.33달러로 마감됐다. 사상 최고치로 1년 전에 비해 무려 90%나 급등한 상태다. 또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국제금값도 신용시장 혼란과 달러 가치 하락의 영향으로 이날 처음으로 장중 온스당 1001.5달러를 기록하면서 금값 1000달러 시대를 열었다. 달러 가치 하락으로 1유로화의 가치는 1.5624달러까지 치솟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엔화도 달러당 100엔 시대로 3년 만에 복귀했다. 이같은 달러 약세는 이달 초부터 옥수수 가격을 지난 연말 455.5센트에서 560센트까지 22.9% 밀어올렸다. 소맥은 연말 885센트에서 1280센트로 44.6% 올랐다. 구리 가격도 t당 6641달러에서 8775달러까지 32.1% 올랐다. 알루미늄도 t당 2358.25달러에서 3189.25달러로 35.2% 상승했다. 미국이 달러 약세를 허용하면서 전세계에 인플레이션을 확산시키며 저성장 고물가의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를 높이고 있다. ●6% 성장하려면 우선 물가를 잡아야 반면 원화는 달러에 유일하게 약세를 보이면서 지난해 말 930.76원에서 14일 현재 997.30원으로 7.14%나 가치가 하락했다. 원자재 가격은 상승하는데 화폐가치가 더 하락했으니 그만큼 더 물가상승을 부추긴다고 할 수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권순우 수석연구원은 “현 정부가 성장을 제1의 목표로 세웠다면 그 성장을 달성하기 위해서라도 물가상승 압력을 낮춰야 한다.”면서 “따라서 환율상승을 통해 경상수지 적자폭을 줄이는 것보다 환율하락을 통해 물가를 잡는 쪽에 우선 순위를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환율상승에 따른 자산의 가치하락 등도 문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한편 권 수석연구원은 “달러 약세는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비우량주택담보대출)에 대한 미국 금융권의 부실 규모가 확정되고 미국 주택가격 하락이 멈추는 시점에 멈출 것”이라면서 “일반적으로 달러 강세 전환은 하반기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금융 ‘트리플 약세’

    세계적인 신용경색 우려로 원-엔 환율과 원-달러 환율, 금리가 폭등하고 주가는 급락하는 등 원화와 주가, 채권이 ‘트리플 약세’를 보였다. 엔-달러 환율은 1995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1달러당 100엔대가 붕괴됐다. 또 국제금값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사상 처음으로 온스 당 1000달러에 도달했다. 엔-달러 환율은 13일 런던 외환시장에서 1달러당 99.88엔까지 내려가며 재정환율인 원-엔 환율의 급등을 초래했다. 원-엔 환율은 전날보다 100엔당 37.20원 폭등한 980.40원으로 상승했다.100엔당 980원대의 환율은 2005년 2월7일 983.40원 이후 처음이다. 원-엔 환율의 급등으로 은행에서 엔화대출을 받은 중소기업 등은 막대한 환차손을 볼 수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달러당 11.10원 급등한 982.4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2006년 1월20일 986.80원 이후 2년 2개월만에 최고 수준이다. 환율이 10거래일 연속 상승한 것은 1990년 3월 이후 처음이다. 한편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43.21포인트(2.60%) 떨어진 1615.62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 지수도 전날보다 9.48포인트(1.50%) 내린 621.81에 마감,620선을 간신히 지켰다. 이날 주가는 세계적인 투자기업인 미국 칼라일 캐피털의 부도가 임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낙폭을 키웠고, 외국인들의 매도가 늘면서 오후 장중 한때 1610선을 밑돌기도 했다. 또 이날 5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날보다 0.10%포인트 뛰어오른 연 5.31%로 마감했다.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 5.27%로 0.11%포인트 올랐다.문소영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금값 입학금’ 편입생도 봉

    ‘금값 입학금’ 편입생도 봉

    올해 서울의 한 사립대학에 편입한 김모(27·여)씨는 등록금 고지서를 보고 깜짝 놀랐다.7년 전 이전 학교에 들어갈 당시 납부했던 입학금을 다시 내야 한다는 것도 문제였지만, 신입생과 입학금이 똑같이 책정돼 있어 등록금을 빼고도 납부해야 할 입학금이 무려 100만원이나 됐다. 최근 신입생이 등록금과는 별도로 납부하는 ‘금값 입학금’이 문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편입생의 입학금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대학이 편입생에게도 신입생과 똑같은 입학금을 걷고 있기 때문이다.(서울신문 2월28일자 10면 보도)2008학년도 서울 주요 사립대학의 신입생 입학금은 1인당 90만∼100만원에 이른다. 편입생 수가 매년 3만∼4만명에 이르고 있어 전국에서 매년 걷히는 편입생 입학금의 규모는 300억∼400억원으로 추산된다. 대학은 편입생 입학금을 당연히 받아야 한다는 반응이다. 서울의 한 사립대 관계자는 “편입생도 이전 대학에 다닌 것과는 별개로 우리 학교에 들어온 신입생”이라면서 “신입생에게 입학금을 받는 것과 마찬가지로 편입생에게 입학금을 받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 돈이 편입생을 위해 쓰이고 있는지 대해서는 뚜렷한 답변을 하지 못했다. 그러나 편입생에게 신입생과 똑같은 입학금을 적용시키는 것은 앞 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수익자 부담 원칙’을 이유로 가장 오랜 기간 혜택을 받을 신입생에게 높은 등록금 인상률을 적용시키고 높은 입학금을 받아야 한다던 대학이 편입생에게 똑같은 입학금을 받는 것은 모순이다. 대학의 논리대로라면 편입생은 2년만 대학을 다니기 때문에 대학이 주장하는 ‘수익자 부담 원칙’을 적용하면 입학금의 절반만 납부해야 한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수익자 부담 원칙을 따진다면 당연히 편입생의 입학금은 신입생 입학금의 절반 수준이 돼야 한다.”면서 “대학이 입학금을 많이 받기 위해 신입생에게는 수익자 부담원칙을 적용하고, 편입생에게는 대학에 다닐 기간과 상관없이 신입생과 똑같은 입학금을 요구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쌀값, 너마저도…”

    “쌀값, 너마저도…”

    국제곡물 가격이 급등하는 가운데 2월 쌀값마저도 6.0%나 상승했다. 밀가루 가격 급등으로 ‘쌀라면’ ‘쌀국수’가 대체재로 제기됐으나 주식인 쌀값마저 크게 흔들리고 있어 서민들의 고통이 커질 전망이다. 1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월 생산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는 전년 동월보다 6.8%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4년 11월의 6.8% 이후 최고 상승률이다.3년 3개월만이다. 생산자물가는 지난해 8월 1.7%를 저점으로 9월 2.1%,10월 3.4%,11월 4.4%,12월 5.1%, 올해 1월 5.9% 등으로 오름폭이 점차 커지며 6개월 연속 상승하고 있다. 구체 항목으로 농수산물이 대체로 하락한 가운데 쌀값은 전년 동월보다 6.0% 상승했다. 지난해 9월과 10월 2.5%,0.8% 각각 가격이 하락했던 쌀 가격은 11월 2.7%,12월 4.5%, 올 1월 6.3% 등 4개월째 상승해 왔다. 콩은 66.4%, 감자는 32.4% 상승했다. 한은은 “2007년 쌀농사 경작면적이 크게 줄어서 공급이 줄었고, 때문에 출하가격이 상승한 것”이라면서 “2006년 가을부터 정부가 추곡수매를 하지 않기 때문에 경작지가 축소돼 그뒤 쌀값이 불안하게 움직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산품으로는 밀가루가 43.2% 폭등한 가운데 라면이 12.7%, 두부가 19.1%, 스낵과자는 15.1%, 아이스크림은 9.9%, 과자빵이 11.5% 상승했다. 금값도 지난해에 비해 41.1% 급등했다. 옥수수 등 국제 곡물가격의 상승으로 양돈배합사료는 29.2%, 양계용배합사료는 37.4%, 비육우용배합사료는 31.4%가 급등해 축산농가의 시름도 더 커지고 있다. 한은은 “원유와 곡물, 비철금속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의 상승으로 공산품의 가격 상승 폭이 컸던 데다 일부 서비스 요금도 인상됐기 때문”이라면서 “특히 소비자 가격 상승으로 곧바로 전가될 수 있는 공산품의 경우 가격상승률은 전년 동기보다 9.7% 상승해 3∼4월 물가관리에 비상이 걸렸다.”고 말했다. 달러 약세로 원자재 가격이 상승했지만,‘나홀로 원화 약세’로 환율완충 작용이 일어나지 못하는 것도 물가급등의 원인이 되고 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유가 104.52弗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산유량을 동결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국제유가가 배럴당 104달러를 돌파해 사상 최고치를 다시 갈아 치웠다. 5일(현지시간)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된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는 전일 종가보다 5달러 상승한 배럴당 104.52달러로 장을 마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들이 전했다. 이날 유가 폭등은 미국의 원유 재고가 예상과 달리 8주 만에 첫 감소세를 보인 데다 유로화에 대한 달러의 가치가 최저치로 떨어지고 남미 산유국인 콜롬비아와 베네수엘라간의 긴장 고조로 수급 불안이 우려되는 등 악재들이 겹쳤기 때문이다. OPEC 13개 회원국은 오스트리아 빈에서 회의를 열고 “원유 공급이 충분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산유량을 차기 회의가 열리는 9월9일까지 하루 3200만배럴 정도인 현 수준에서 동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동결 이유에 대해 “2분기에는 석유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유가 배럴당 100달러시대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금값도 다시 급등세를 보였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금가격은 장중에 온스당 995.20달러까지 치솟아 이틀 만에 다시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한편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서브프라임모기지론(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위기로 주택시장 침체가 가속화되면서 소비와 투자 심리가 위축돼 경제가 약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