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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끝내… 불운에 운 ‘스키 여제’

    끝내… 불운에 운 ‘스키 여제’

    8년 만의 올림픽 金 도전 좌절 22일 오후 눈발이 거세게 날리는 강원 정선알파인스키센터. 복합(활강+회전) 경기 중 회전 마지막 22번째 주자로 스타트라인에 선 ‘스키 여제’ 린지 본(34·미국)도 8년 만의 올림픽 금메달 도전이어서인지 또렷이 긴장한 표정이었다. 깊은 심호흡을 몇 차례나 되풀이했다. 이어 힘찬 출발과 함께 빠르게 기문을 통과했다. 하지만 마음이 급했다. 기문 하나를 놓치고 말았다. 망연자실한 순간 잠깐 서 있다가 천천히 슬로프를 내려오며 손을 흔들었다. 이어 동료와 뜨겁게 포옹했다. 스키 여제의 안타까운 생애 마지막 올림픽 레이스였다.본이 또 불운에 울었다. 지구촌 시선이 쏠린 터에 회전을 완주하지 못했다. 앞서 오전 활강에서 1분39초37로 결승선을 끊어 출전자 중 가장 빨랐다. 금메달이 손에 잡히는 듯했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2014년 소치올림픽 직전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했전 불운을 평창에서도 비끼지 못했다. 그나마 전날 활강에서 동메달을 따 불행 중 다행으로 여길 만했다.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 여자 최다승(81승)에 빛나는 본이 2006·2010·2018년 세 차례 출전한 올림픽에서 거둔 메달은 고작 금 1개와 동 2개다. 본은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회전 경기를) 어떻게 운영해야 하는지 아는데도 몸이 안 따라 줬다. 그래도 난 최선을 다해 싸웠다”고 아쉬워했다. 미셸 지생(25·스위스)이 합계 2분20초90으로 ‘깜짝 금메달’을 안았다. ‘스키 요정’ 미케일라 시프린(23·미국)이 2분21초87로 은메달을 땄다. 동메달은 2분22초34를 찍은 웬디 홀드네르(25·스위스)에게 돌아갔다. 시프린은 “두 개의 메달은 황홀한 기분”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앞선 활강 경기에서 실수가 있었지만 연연하지 않았다”며 “페이스를 조절하며 경기에 집중을 더했다”고 설명했다. 올림픽을 앞두고 본과 시프린의 대결은 ‘평창 스타워스’로 불리며 관심을 모았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올림픽 육상 4관왕(100m, 200m, 400m 계주, 멀리뛰기)에 빛나는 제시 오언스와 칼 루이스가 한 팀에서 뛰는 것과 같다고 비유했다. 그러나 대결이 쉽게 이뤄지지 않았다. 날씨 시샘으로 일정이 꼬이면서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은 시프린이 결국 활강과 슈퍼대회전을 포기했다. 당초 세 차례 대결에서 복합 경기 단판 승부로 바뀌었다. 그리고 소문난 잔치엔 먹을 게 없었다. ‘세기의 대결’엔 구름 관중이 몰렸다. 팬들은 둘로 갈려 좋아하는 선수를 응원했다. 애비 셀바우세크(18·여·미국)는 “둘이 공정한 경쟁을 했으면 좋겠다”며 “본이 지난 21일 활강 경기에서 메달을 땄는데 오늘도 그가 우승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고급 카메라를 준비했다는 그는 “본이 부상을 털고 재기한 만큼 마지막 무대의 감동을 간직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휴가를 내고 한국을 찾았다는 마크 로웬(54·미국)은 “옛 여왕과 새 여왕의 싸움이 기대된다”며 “본이 오늘은 이길 것 같다. 누가 이기든 모두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시프린을 응원한다는 앤드루 맥기(35·미국)는 “그의 패기와 공격적인 레이스가 우승으로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정선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정선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노메달’ 부진 씻은 男… ‘불운’ 겹친 세계 최강 女

    ‘노메달’ 부진 씻은 男… ‘불운’ 겹친 세계 최강 女

    金3ㆍ銀1ㆍ銅2 소치보다 성적 좋아 남자대표팀 金 1개 등 메달 4개 4관왕 노린 최민정 2관왕에 그쳐 여자는 계주 2연패 자존심 지켜 한국 쇼트트랙이 평창동계올림픽에서 2% 모자랐다. 남자는 2014년 소치 대회의 ‘노메달’ 부진을 털어냈지만 여자는 불운이 겹쳐 아쉬움을 곱씹었다. 쇼트트랙 대표팀은 평창에서 금 3, 은 1, 동메달 2개로 소치 대회(금 2, 동 2)보다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기대했던 금메달 5~6개까지는 이르지 못했지만 나름 선방했다.남자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소치 대회에서 단 하나의 메달도 따지 못해 망신을 자초했지만 평창에선 반등했다. 지난 10일 남자 1500m에서 임효준이 ‘금빛 질주’의 첫발을 상큼하게 뗐다. 17일엔 서이라가 1000m 동메달로 바통을 이어받았다. 22일엔 한국 쇼트트랙의 ‘취약 지대’인 500m에서 황대헌과 임효준이 각각 값진 은메달과 동메달을 따냈다. 2006년 토리노 대회 이후 12년 만에 500m 포디엄에 올랐다. 다만 두 대회 연속 5000m 계주에서 메달을 수확하지 못한 건 옥에 티였다. 선수마다 “(함께 시상대에 오르는) 계주 금메달을 가장 따고 싶다”고 했지만 안방에서조차 이루지 못했다. 남자 대표팀은 금 1, 은 1, 동메달 2개로 모두 4개의 메달을 거느렸다. 서이라는 “소치 대회 때보단 메달이 많이 나왔는데 마지막날 이렇게 아쉬운 성적이 나와 죄송스럽다”며 고개를 떨궜다. 이어 “뭔가 실력으로 진 게 아니고 운이 따라주지 않아 이렇게 된 것 같다. 4년 동안 더 열심히 준비해 마지막까지 멋진 모습을 보여 드리겠다”고 다짐했다. 여자 쇼트트랙은 소치 대회보다 메달 수가 줄었다. 금메달 둘에 그쳐 ‘세계 최강’이라는 명성에 부족한 성적이었다. 최민정은 월드컵 500m, 1000m, 1500m 세계 랭킹 1위로 한국 선수 최초의 올림픽 4관왕을 노렸지만 2관왕(1500m, 3000m 계주)에 그쳤다. 500m에선 두 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했지만 충격적인 실격 판정을 받았다. 최민정과 ‘투 톱’인 심석희가 개인 종목에서 전혀 힘을 쓰지 못한 것도 뼈 아팠다. 500m에선 현격한 기량 차를 드러냈고 주 종목인 1500m에선 경기 초반 미끄러져 예선 탈락했다. 1000m에서는 추월하던 최민정과 충돌하는 최악의 사고를 냈다. ‘맏언니’ 김아랑도 실력에 비해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그나마 전날 3000m 계주에서 2연패를 달성해 한국 여자 쇼트트랙의 자존심을 지킨 것이 위안거리였다. 1992년 알베르빌 대회에서 쇼트트랙이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여섯 번째 계주 금메달이었다. 김선태 쇼트트랙 대표팀 감독은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국민들이 많은 응원을 보냈는데 (경기) 마지막날 아쉽게 넘어지는 일들이 속출해 죄송스럽다. 하지만 제 입장에서는 힘든 훈련을 견뎌 낸 선수들이 대견하다. 우리는 충분히 챔피언 자격이 있고 앞으로 더욱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강릉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文대통령, 쇼트트랙 경기장서 “대~한민국”

    文대통령, 쇼트트랙 경기장서 “대~한민국”

    페북엔 “모두 수고 많으셨습니다” 메달 못 딴 선수들도 일일이 거명 구내식당선 자원봉사 격려 만찬 “세계 최강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 여러분, 수고 많으셨습니다. 메달을 딴 최민정 선수, 서이라 선수뿐 아니라 김아랑 선수, 임효준 선수, 심석희 선수, 황대헌 선수 모두 잘해주었습니다.”문재인 대통령은 18일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글을 올려 전날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에서 혼신의 레이스를 펼친 남녀 국가대표 선수들을 격려했다. 문 대통령은 남녀 쇼트트랙에서 각각 금·동메달을 딴 최민정(여 1500m), 서이라(남 1000m) 선수에게는 별도로 축전을 보냈다. 문 대통령은 “여러분의 뜨거운 숨결과 체온을 직접 보고 느꼈다”면서 “올림픽에 출전하기 위해 4년 동안 얼마나 많은 땀을 흘리고 좌절을 이겨 냈을지 더 깊이 느낄 수 있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특히 “(남자 1000m 결승에서 헝가리 및 대표팀의 임효준 선수와 뒤엉켜 넘어졌던) 서이라 선수가 다시 일어나 역주를 펼칠 때는 관중과 함께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고 적었다. 통상 과거 대통령의 올림픽 격려 메시지가 메달리스트에 집중됐던 것과 달리 문 대통령은 아쉽게 탈락한 선수들까지 일일이 거명한 점이 눈에 띈다. 문 대통령은 전날 밤에는 김정숙 여사,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일부 청와대 참모와 함께 쇼트트랙 경기가 열린 강원 강릉 아이스아레나를 찾아 ‘대~한민국’을 외치며 응원했다. 앞서 경기장 구내식당에서 자원봉사자 및 대회 관계자 등 300여명과 쌀밥에 불고기, 냉채, 미역국을 곁들인 저녁을 먹었다. 문 대통령은 인사말에서 “스켈레톤을 비롯해 쇼트트랙에서도 메달을 많이 딸 것으로 생각하지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자원봉사자들”이라고 말했다. 이어 “날씨는 춥고 숙소는 멀고, 출퇴근 시간이 오래 걸려 더 고생을 많이 하지 않았나 싶다”면서 “한때 식사가 부실하다고 해서 가슴 아팠는데 오늘 나오는 것을 보니 괜찮아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끝까지 최선을 다해 주실 것이지요? 식사 맛있게 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고 인사말을 마무리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하루 8끼, 스쿼트 역기 240㎏… 황제의 탄생은 험난했다

    하루 8끼, 스쿼트 역기 240㎏… 황제의 탄생은 험난했다

    체중 15~16㎏ 늘려 속도 올리고 팔굽혀펴기 1000개로 근육 다져2014년 2월 16일 흑해 북동부 해안에 자리한 러시아 소치의 산키슬라이딩센터 출발선. 한 청년의 스파이크화 뒤축에 적힌 ‘보고 있나’라는 네 글자가 카메라에 잡혔다. 그는 “한국에 있는 가족과 친구들을 향해 써 놓은 것”이라고 털어놨다. 비인기 종목인 스켈레톤 국가대표 선수로서 아쉬움을 표현한 것인지 모를 일이다. 그는 스켈레톤에 입문한 지 2년도 안 돼 첫 출전한 소치동계올림픽에서 1~4차 시기 합계 3분49초57의 기록으로 세계 16위에 올랐다. 한국 스켈레톤의 개척자인 강광배의 올림픽 최고 성적(20위)을 가볍게 뛰어넘었다.그로부터 4년 뒤, 2018년 2월 16일 대한민국 강원 평창슬라이딩센터. ‘아이언맨’ 헬멧을 쓴 한 청년이 4차 시기 마지막 20번째 주자로 다시 출발선에 섰다. 4년 전과 다르게 가족과 친구뿐 아니라 전 국민과 세계가 보고 있었다. 그리고 힘차게 썰매를 밀고 달려나갔다. 50초 뒤 환호하는 관중석을 향해 두 손을 번쩍 들어 올렸고 국민을 향해 설날 ‘금(金) 세배’를 올렸다. 그가 바로 대한민국에 썰매(스켈레톤·봅슬레이·루지) 종목 사상 첫 금메달을 안긴 윤성빈(24)이다. 그는 ‘준비된 황제’였다. 소치에서 큰 무대를 경험한 이후 각종 세계 대회에서 승승장구했다. 2014~15시즌 월드컵 동메달과 은메달을 따냈고 2015~16시즌엔 마침내 월드컵 금메달을 획득해 ‘스켈레톤 신성’의 등장을 세계에 알렸다. 2016~17시즌부터 ‘원조 황제’ 마르틴스 두쿠르스(34·라트비아)와의 경쟁에서 조금씩 우위를 가져가더니 2017~18시즌엔 그를 2인자로 밀어내고 세계 랭킹 1위를 꿰찼다. 올 시즌 7차례 치른 월드컵에서 금메달 5개, 은메달 2개를 따냈다. 결국 마지막 남은 올림픽 금메달을 이보다 완벽할 수 없는 기록(1~4차 시기 합계 3분20초55)으로 일궜다. 과정은 험난했다. 스켈레톤에 막 입문했을 땐 몸무게를 늘리기 위해 하루 8끼씩 폭식했다. 썰매 종목의 경우 몸무게가 많이 나갈수록 속도에 유리하다. 팔굽혀펴기를 하루 1000개 이상 했다. 허벅지 근육을 단련하기 위해 240㎏ 스쿼트 역기를 들었다. 스타트 신기록을 낸 비결이다. 그는 “가장 힘들었던 때인 듯하다. 거의 기절할 만큼 운동하면서 몸무게를 15∼16㎏ 늘리는 건 결코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게 끝이 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며 벌써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을 바라본다. 또 “아직 앞으로 가야 할 길이 많이 남았다. 누구에게도 (황제의 자리를) 양보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용 봅슬레이·스켈레톤 총감독은 “향후 10년은 윤성빈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두쿠르스가 세운 각종 기록을 갈아치울 날이 머지않았다는 얘기다. 윤성빈은 스켈레톤 ‘신황제’로서 다시 출발선에 섰다. 평창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4년 전 소치에서 ‘보고 있나’ 물었던 윤성빈...전국민이 평창에서 ‘금메달 봤다’고 답했다

    4년 전 소치에서 ‘보고 있나’ 물었던 윤성빈...전국민이 평창에서 ‘금메달 봤다’고 답했다

    2014년 2월 16일 러시아 소치의 산키슬라이딩센터 출발선. 한 청년의 스파이크화 뒤축에 ‘보고 있나’라는 네 글자가 카메라에 잡혔다. 그는 “한국에 있는 가족과 친구들을 향해 써 놓은 것”이라고 털어놨다. 비인기 종목인 스켈레톤 대표 선수로서 아쉬움을 표현한 것인지 모르겠다. 그는 스켈레톤에 입문한지 2년도 안 돼 첫 출전한 소치동계올림픽에서 1~4차 시기 합계 3분49초57의 기록으로 세계 16위에 올랐다. 한국 스켈레톤의 개척자인 강광배의 올림픽 최고 성적(20위)을 가볍게 넘어섰다. 평창올림픽이 더욱 기대됐다. 그로부터 정확하게 4년 뒤, 2018년 2월 16일 대한민국 강원 평창슬라이딩센터. ‘아이언맨’ 헬맷를 쓴 한 청년이 4차 시기 마지막 20번째 주자로 다시 출발선에 섰다. 4년 전과 다르게 가족과 친구만이 아닌 전 국민과 세계가 보고 있었다. 그리고 힘차게 썰매를 밀고 달려나갔다. 50초 뒤 환호하는 관중석을 향해 두 손을 번쩍 들어올렸고, 국민을 향해 설날 ‘금(金) 세배’도 했다. 그 청년이 바로 대한민국에 썰매(스켈레톤·봅슬레이·루지) 종목 사상 첫 금메달을 안긴 윤성빈(24)이었다. 윤성빈이 강원 평창 슬라이딩센터에 열린 남자 스켈레톤에서 아시아 출신 최초의 올림픽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1~4차 시기 모두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합계 3분20초55를 기록했다. 전체 30명 출전자 중 압도적인 1위로, 홈 이점까지 얻은 윤성빈은 그야말로 ‘넘사벽’이었다. 전날 1·2차 시기 합계 1분40초35로 1위였던 윤성빈은 이날 3차 시기에서도 50초18로 선두를 유지했다. 4차 시기에선 50초02로 자신이 전날 두 차례나 경신한 트랙 신기록(50초07)을 세 번째로 갈아치우는 괴력을 발휘했다. 은메달을 차지한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AR) 니키타 트레구보프(3분22초18)와의 격차가 1초63초이나 된다. 1000분의1초를 다투는 스켈레톤에서 1초 이상의 격차는 대학생과 고등학생 선수간 기록 차이다. 동메달은 전날 최고 속도 기록(130.4㎞)을 세운 돔 파슨스(3분 22초20·영국)에게 돌아갔다. ‘원조 스켈레톤 황제’ 마르틴스 두쿠르스(3분22초31·라트비아)는 4위에 그치면서 메달 획득에도 실패했다. 김지수(3분22초98)가 6위로 선전해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의 전망을 밝게 했다. 이용 봅슬레이·스켈레톤 총감독은 “향후 10년은 윤성빈 시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나라가 더 이상 스켈레톤 불모지니, 낙후됐다느니 이런 말은 나오지 않을 것”이라면서 “올림픽에서 1위와 6위를 배출한 한국이 스켈레톤 최강국”이라고 강조했다. 윤성빈은 2017~2018시즌 이미 두쿠르스를 넘어서며 세계 랭킹 1위에 올랐다. 올시즌 일곱 차례 월드컵에 출전해 금메달 5개, 은메달 2개를 따냈다. 평창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다시 만난 너…이번엔 나야

    다시 만난 너…이번엔 나야

    올림픽은 축제장이면서 냉혹한 전쟁터다. 살아남기 위해 선수들은 4년이란 시간 동안 힘든 훈련을 견딘다. 이 과정에서 라이벌은 선수들에게 도전정신을 자극하는 ‘촉매제’다. 평창동계올림픽 개막과 함께 선수들은 피할 수 없는 승부를 눈앞에 뒀다. 9일 서울신문이 특히 뜨거운 싸움을 벌일 라이벌 경기를 꼽아봤다.빙속 여제 이상화, 고다이라를 넘어라 ‘빙속 여제’ 이상화(29)의 올림픽 3연패는 고다이라 나오(32·일본)를 뛰어넘어야 손에 넣을 수 있다. 이상화는 이번 시즌 월드컵 1~4차 대회에서 7차례 모두 고다이라에게 졌다. 지난 7일 고다이라는 연습경기에서 37초05를 기록해 2014년 소치올림픽 당시 이상화의 올림픽 기록(37초28)을 무너뜨렸다. 하지만 대회를 거듭하며 이상화의 컨디션이 살아나고 있다. 시즌 초반 기록에서 크게는 고다이라와 1초 차이나 됐지만 마지막 대결에서 0.2초대로 다시 좁혔다. 1000분의1초 차이로 승부가 엇갈리는 종목이라 명승부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이승훈 vs 크라머르, 장거리 1인자는 이승훈(30)은 오는 24일 주 종목인 매스스타트에 출전한다. 세계 랭킹 1위로 스타일을 구기지 않겠다며 벼른다. 하지만 5000m와 1만m에는 장거리 황제 스벤 크라머르(32·네덜란드)가 굳게 버티고 있다. 크라머르는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열린 국제빙상연맹(ISU) 세계선수권대회 5000m에서 부상으로 불참한 2011년을 제외하고 우승을 놓치지 않은 강호다. 2010년 밴쿠버, 2014년 소치에 이어 3연패를 겨냥한다. 이승훈은 지난 시즌 참가한 월드컵 대회 5000m에서 입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2010년 밴쿠버 올림픽 때 은메달과 같은 깜짝 소식도 기대할 만하다. 하뉴 위협하는 ‘점프 괴물’ 네이선 천 피겨스케이팅 남자 부문은 ‘동계올림픽의 꽃’으로 불린다. ‘피겨 왕자’ 하뉴 유즈루(24·일본)가 아시아 선수 최초로 2연패에 도전한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연습 도중 넘어져 오른쪽 발목을 다쳤고, 올림픽 일정에 맞춰 회복 중이다. 반면 라이벌인 ‘점프 괴물’ 네이선 천(19·미국)이 무서운 상승세여서 주목된다. 지난해 4대륙 선수권에서 하뉴와 정면 승부를 펼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실전에서 4회전 점프 5종(러츠·플립·살코·루프·토루프)을 모두 선보인 최초의 선수다. 시니어 데뷔 2년 만에 올림픽 우승 후보로 급부상했다. 메드베데바 vs 자기토바, 첫 도전 피겨 여제 김연아의 은퇴 이후 피겨의 가장 높은 자리는 비어 있다. 많은 선수들이 여왕에 도전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의 예브게니야 메드베데바(19), 알리나 자기토바(16)가 이번 대회 금메달을 겨룰 것으로 보인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도핑 문제로 러시아 국가 이름 사용을 불허하면서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AR) 소속으로 출전한다. 메드베데바는 김연아의 세계신기록(228.56점)을 넘어 241.31점을 받은 실력을 뽐낸다. 하지만 신예 자기토바도 2018 유럽선수권대회에서 238.24점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발등 부상을 당한 메드베데바는 자기토바보다 5점이나 뒤졌다. 모두 생애 첫 올림픽 금메달을 넘본다. 윤성빈의 무서운 질주, 끝까지 쭉~ 남자 스켈레톤 종목에서 올 시즌 월드컵 랭킹 1위인 윤성빈(24·강원도청)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윤성빈은 2017~18시즌 월드컵 7번 출전에 금메달 5개와 은메달 2개를 얻었다. 평창 올림픽슬라이딩센터에서 반복 훈련을 거듭해 코스 적응력을 키운 것도 이점이다. 반면 2009~10시즌부터 10년 가까이 랭킹 1위 자리를 지켰던 마르틴스 두쿠르스(34·라트비아)는 4위로 밀려나 주춤한 상태다. 세 번째 올림픽을 맞은 그는 2010년 밴쿠버대회와 2014년 소치대회에서 나란히 은메달에 머물렀다. 따라서 노골드 인생을 끝내려는 각오가 대단하다. 원윤종·서영우, 홈에서 독일 꺾나 2015~16시즌과 2016~17시즌 각각 랭킹 1위와 3위를 차지했던 원윤종(33·강원도청)-서영우(27·경기도BS경기연맹)가 함께 나서는 남자 봅슬레이 2인승은 프란체스코 프리드리히-토르스텐 마르기스(독일) 조를 반드시 넘어서야 한다. 지난해 3월 ‘올림픽 전초전’으로 불린 평창월드컵 8차 대회에서도 독일이 금메달을 가져갔다. 하지만 홈 이점이 큰 썰매 종목이기 때문에 결과를 섣불리 판단할 수 없다. 이용 봅슬레이스켈레톤 대표팀 총감독은 봅슬레이 남자 2인승을 금메달 종목으로 꼽기도 했다. 삿포로 2관왕 이상호, 설상 첫 메달 도전 스노보드는 훈련 동료들 사이의 전쟁이다. ‘배추보이’ 이상호(23·한체대·세계 랭킹 10위)는 2010년부터 라도슬라프 얀코프(28·불가리아·2위)와 훈련팀 ‘코브라’(KOBRA)를 만들어 함께 훈련하고 있다. 별명은 고랭지 배추밭에서 처음 스노보드를 탔다는 데서 유래했다. 객관적인 기량에선 얀코프가 우위에 있지만, 안방 이점을 살린다면 이상호가 얀코프를 꺾을 가능성도 충분하다. 이상호는 2017 삿포로동계아시안게임에서 평행대회전, 평행회전에서 2관왕에 올랐다. 이젠 한국의 올림픽 설상 종목 첫 메달을 바라본다. 하프파이프의 별, 황제냐 천재냐 황제의 귀환이냐 천재 보더의 황제 등극이냐를 두고 관심이 쏠린다. 자신의 이름을 딴 비디오게임이 있을 정도로 스노보드계의 슈퍼스타인 숀 화이트(32·미국)는 2006년 토리노, 2010년 밴쿠버에 이어 세 번째 금메달을 노린다. 지난 8일 기자회견에선 “아직 내 인생 최고의 경기는 나오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지난달 월드컵 대회에서 생애 두 번째로 무결점 스코어(100점)를 받았다. 화이트와 띠동갑인 히라노 아유무(20·일본)는 처음 출전한 2014년 소치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땄고, 월드컵에서 통산 3번 우승했을 정도로 상승세다. 미국 vs 캐나다… 결승 상대, 또 너냐 남북 단일팀으로 관심을 모으는 여자 아이스하키에서 미국과 캐나다가 금·은메달을 다툴 것으로 보인다. 여자 아이스하키가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1998년 이후 미국이 1회(1998), 캐나다가 4회(2002·2006·2010·2014) 우승했다. 미국은 유독 올림픽 금메달과 멀었지만 세계선수권 8차례 중 7차례를 우승할 만큼 세계선수권에 유독 강해 세계 랭킹 1위를 달린다. 캐나다는 2위다. 양강 구도는 앞으로도 쉽게 깨지지 않을 듯하다. 이번 대회 캐나다 주장을 맡은 마리 필립 폴린(27)은 지난 7일 기자회견에서 “미국과의 경쟁은 오래 지속됐고, 승부는 매번 치열해진다”며 라이벌 의식을 감추지 않았다. 스토흐 올림픽 2연패 향해 점프! ‘인간 새’ 대결인 남자 스키점프에서는 2014년 소치올림픽 노멀힐·라지힐 챔피언인 폴란드 국민영웅 카밀 스토흐(31)가 2연속 2관왕에 도전한다. 올림픽 일정이 시작된 지난 7일 연습경기에서 세 차례 점프를 모두 1∼3위로 마치며 좋은 출발을 보였다. 스토흐는 “올림픽 2연패에 대해선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오직 최고의 점프를 선보이며 내 경기력을 펼치고, 올림픽을 즐기러 왔다”고 말했다. 스토흐는 2017~18 국제스키연맹(FIS) 시즌 월드컵 개인전 첫 7개 대회에서 한 차례도 우승을 못 했지만 8~10차 대회까지 3연속 챔피언을 꿰찼다. 경쟁자인 리하르트 프라이타크(27·독일)는 시즌 초반 세 차례 우승 등 정상권 실력을 유지했지만 올림픽을 앞두고 10위권 밖으로 밀려나는 등 컨디션 난조를 보였다.월드컵 7승 vs 통산 53승 ‘미녀 새’ 마렌 룬드비(24·노르웨이)와 다카나시 사라(22·일본)의 여자 스키점프 대결도 주목을 받는다. 룬드비는 최근 월드컵 9개 대회에서 우승 일곱 번, 준우승 두 번이라는 놀라운 성적을 거두며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떠올랐다. 룬드비는 올림픽을 앞두고 남자 대표팀에 합류해 강도 높은 훈련을 꾸준히 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녀 새’로 불리는 다카나시는 개인 통산 53승으로 현재 남녀 통틀어 최다우승 타이기록을 갖고 있다. 1승만 추가하면 단독 1위로 올라선다. 금메달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소치올림픽에서는 아쉽게 4위로 마쳤다. 대기록 수립 부담감을 떨치고 메달을 목에 걸지 관심이 쏠린다. ‘스피드’는 본… ‘기술’은 시프린 알파인스키 활강·슈퍼대회전에서는 ‘미녀 스타’들의 대결이 눈에 띈다. 월드컵 역대 여자 최다승 기록 보유자 린지 본(34·미국)과 소치올림픽 알파인스키 회전 최연소 금메달리스트로 떠오르는 차세대 주자인 미케일라 시프린(23·미국)이 승부를 벌인다. 본은 활강과 슈퍼대회전 등 스피드 종목에, 시프린은 대회전과 회전 등 기술 종목에 주로 출전해 맞대결을 구경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시프린이 지난 시즌 활강 종목에서 월드컵 우승을 한 데 이어 이번 대회에서 슈퍼대회전까지 출전하며 본의 아성을 넘본다. 본은 마지막 올림픽 무대로 삼은 이번 대회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는 게 목표다. 스키크로스 세계 1·2인자 맞짱 프리스타일스키 스키크로스에서는 세계 랭킹 1위와 2위가 맞짱을 뜬다. 1위 마르크 비쇼프베르거(26·스위스)는 2006년 알파인스키로 데뷔했지만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자 2012년 프리스타일스키 스키크로스로 종목을 바꿨다. 2015년 프랑스 발 토랑스 월드컵에서 정상에 오른 것을 빼면 오래 20∼30위권을 맴돌았다. 하지만 이번 대회를 앞두고 개인 통산 두 번째 월드컵 정상에 오르며 복병으로 떠올랐다. 올림픽 출전은 처음이다. 2위 장 프레데리크 샤퓌(29·프랑스)는 소치올림픽 챔피언이다. 최근 부진한 성적으로 슬럼프에 빠졌다는 우려를 샀지만 올 시즌 FIS 월드컵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올림픽 2연패 기대를 높였다. 쇼트 심석희·최민정 집안싸움 여자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21)와 최민정(20)은 한 살 차이의 언니, 동생 사이이지만 빙판 위에서는 강력한 맞수다. 최근 성적에선 최민정이 한발 앞선다. 최민정은 500m·1000m·1500m·3000m 계주 모두에서 세계 랭킹 1위에 올라 있다. 무엇보다 탁월한 순발력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덕분에 한국이 약한 500m에서도 우승 후보로 거론된다. 심석희는 소치올림픽 때 3000m 계주 금메달과 1500m 은메달, 1000m 동메달을 목에 건 전력을 자랑한다. 풍부한 경험뿐 아니라 체력과 폭발적인 스퍼트도 장점이다. 어릴 때부터 라이벌인 이들은 이번 올림픽에서 경쟁하는 동시에 한국 여자 쇼트트랙 최초로 전 종목 석권을 위해 힘을 모을 예정이다. 바이애슬론 金 사냥, 또 푸르카드? 유럽인들이 유난히 열광하는 남자 바이애슬론에서는 세계 랭킹 1위 마르탱 푸르카드(30·프랑스)와 개인 통산 4개의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건 에밀 헤글레 스벤센(33·노르웨이)의 라이벌 대결이 평창을 뜨겁게 달굴 전망이다. 2014년 소치대회 남자 개인과 추적에서 금메달을 딴 푸르카드는 최근 6시즌 연속 국제바이애슬론연맹(IBU) 월드컵 랭킹 1위를 달성하며 유력한 다관왕 후보로 손꼽히고 있다. 스벤센은 동계올림픽에서 메달 10개(금 4개, 은 1개, 동 5개)를 손에 넣었다. 스벤센 역시 최대 5개 세부종목에 출전할 수 있어 동계올림픽 최다 메달리스트인 올레 아이나르 비에른달렌(노르웨이)의 기록을 깨뜨린다는 각오로 나선다. 비에른달렌은 1994년 릴레함메르대회부터 2014년 소치 대회까지 여섯 번의 올림픽에서 메달 13개(금 8개, 은 4개, 동 1개)를 휩쓸었다. 러시아 저지 나선 하키 종주국 캐나다 동계올림픽 최고로 인기를 끄는 종목인 남자 아이스하키는 캐나다와 러시아가 결승전에 진출해 불꽃 튀기는 대결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러시아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러시아리그(KHL) 출신 스타 선수들로만 대표팀을 꾸려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라는 평가를 듣는다. 러시아의 독주를 막을 강력한 후보는 ‘하키 종주국’ 캐나다다. 2010년 밴쿠버올림픽과 2014년 소치올림픽에서 2연패를 달성한 캐나다는 지난해 9월 열린 월드컵에서도 압도적인 실력으로 정상에 올라 올림픽 3연패 신화를 꿈꾼다. 러블리 캐나다·신예 프랑스 댄스댄스 피겨 아이스댄스에서는 테사 버추(30)·스콧 모이어(32·캐나다)와 가브리엘라 파파다키스(23)·기욤 시즈롱(24·프랑스)이 평창에서 금메달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사랑스러운 연기로 유명한 버추·모이어는 2010년 밴쿠버대회 금메달, 2014년 소치대회 은메달 등 화려한 성적을 자랑한다. 이들에 맞서는 파파다키스·시즈롱은 첫 올림픽 출전이지만 세계선수권 2회, 유럽선수권에서 4회나 우승했다. 지난달 유럽선수권에서도 203.16점으로 세계신기록을 작성하는 등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히고 있다. 스노보드 올림픽 강자 대 월드컵 강자 여자 스노보드 크로스에선 두 설상 스타의 금메달 경쟁이 펼쳐진다. 린지 자코벨리스(32·미국)와 에바 삼코바(25·체코)다. 자코벨리스는 올해를 포함해 FIS 세계선수권 5회 우승, 모델 활동 등 누구보다도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스노보드계의 슈퍼스타다. 삼코바는 2014년 소치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 이번 평창대회에서 2연패에 도전한다. 평창 전초전인 2017~2018시즌 FIS 월드컵 성적은 자코벨리스가 앞서지만, 2016~2017시즌에서는 삼코바가 자코벨리스와의 대결에서 4승2패로 앞서며 시즌 챔피언에 올랐다. 섣불리 평창 금메달의 주인공을 낙점할 수 없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코드명 ‘첫 金’

    코드명 ‘첫 金’

    황대헌·임효준·서이라 男 1500m 출격 소치 금메달리스트 샤를 아믈랭이 ‘변수’ 쇼트트랙 ‘태극전사’들이 평창 ‘금맥’ 뚫기에 나선다.쇼트트랙 남자 대표팀은 평창동계올림픽 개막 이튿날인 10일 대한민국 첫 금메달에 도전한다. 한국은 안방 올림픽에서 금메달 8개로 역대 최고인 종합 4위를 노린다. 그 중책을 떠안은 최강 쇼트트랙의 첫발이 선수단 전체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김선태 총감독도 “첫 종목 1500m에 따라 흐름을 가져올 수 있다. 생각대로 풀리면 나머지도 좋은 기운을 받을 수 있어 꼭 메달을 따고 넘어가야 하는 종목”이라고 강조했다.첫 금 사냥에는 황대헌(왼쪽·19·부흥고), 임효준(가운데·22·한국체대), 서이라(오른쪽·26·화성시청)가 나선다. 이들은 이날 오후 7시 강원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리는 1500m에 출격한다. 예선과 준결승을 거쳐 오후 9시 30분 대망의 금 레이스를 펼친다. 남자 1500m는 한국의 주력 종목이다.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대회부터 새로 추가된 이후 2006년 토리노에서 안현수(러시아·빅토르 안), 2010년 밴쿠버에서 이정수가 금을 캤다. 하지만 4년 전 소치대회 땐 ‘노메달’ 굴욕을 당해 이번에 금메달로 명예 회복을 다짐한다.가장 주목받는 선수는 ‘무서운 막내’, ‘괴물 고교생’ 등으로 불리는 황대헌이다. 이번 시즌 네 차례 월드컵 1500m에서 금 2개, 은메달 2개를 목에 걸며 네 차례 모두 시상대에 섰다. 현재 이 종목 세계 1위다. AP통신,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SI) 등 외신들도 그의 2관왕을 점쳤다. 황대헌은 강인한 체력을 자랑한다. 안현수와 이정수 등 한국 선수들은 대체로 초반 뒤에서 상대를 탐색하다 후반 치고 나오는 전술을 구사한다. 하지만 황대헌은 경기 시작부터 앞자리를 차지한 뒤 끝까지 선두를 내달리기 일쑤다. 강인한 체력으로만 가능한 전략이다. 몸싸움에서도 밀리지 않아 기대를 더욱 부풀린다. 경험 부족이 단점으로 꼽히기도 하지만 패기로 이겨낼 태세다. 임효준도 금 후보로 처지지 않는다. 지난해 9월 헝가리월드컵 1차 대회 1500m에서 당당히 우승했다. 그는 ‘차세대 에이스’로 불렸지만 지금껏 지긋지긋한 부상에 시달리며 성적을 내지 못했다. 선수 생활 동안 무려 7차례나 수술대에 올랐다. 임효준은 안현수처럼 막판 뒤집기를 이끌어내는 폭발적인 스피드를 앞세운다. 허리 부상에서도 탈출해 어느 때보다 정상 기대치가 높다. 1500m가 주종목이지만 최근 단거리인 500m와 1000m에 더 자신감을 보인다. 이 종목 세계 6위 서이라는 풍부한 경험과 관록으로 깜짝 활약이 기대된다. 그러나 1500m에는 녹록잖은 경쟁자가 많다. 특히 이 종목 소치대회 금메달리스트이자 한국 선수들에게 여러 차례 좌절을 안긴 샤를 아믈랭(캐나다)이 평창에서 유종의 미를 벼른다. 소치 500m 은메달리스트 우다징(중국)도 금메달 후보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미리 보는 메달리스트] 재기 나선 금발 머리 “평창 金보름 될래요”

    [미리 보는 메달리스트] 재기 나선 금발 머리 “평창 金보름 될래요”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매스스타트 국가대표 김보름(사진ㆍ25·강릉시청)의 트레이드 마크는 금색 머리다. 기분 전환으로 머리를 물들였는데 금메달을 많이 따면서 징크스가 됐다고 한다. 김보름은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매스스타트에서 금메달을 반드시 목에 걸겠다고 다짐한다. 또 입버릇처럼 “올림픽에서 금(金)보름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한다.김보름은 초등학교 5학년 때 쇼트트랙에 입문했다가 2010년 고교 2학년 때 스피드스케이팅으로 바꿨다. 김보름은 그해 밴쿠버올림픽에서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이승훈이 활약하는 모습을 보고 도전할 마음을 먹었다고 한다. 이승훈 역시 쇼트트랙에서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종목을 바꾼 뒤 밴쿠버올림픽에서 금메달 1개, 은메달 2개를 획득했다. ●쇼트트랙 입문 뒤 고교 때 빙속 전향 김보름은 전향 이듬해인 2011년 아스타나·알마티(카자흐스탄) 동계아시안게임 3000m 은메달을 땄고, 2014년 소치올림픽 3000m에선 13위로 역대 한국 선수 최고 순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무릎 부상으로 5000m를 포기했고 팀 추월에서도 8위에 그치면서 슬럼프를 겪기도 했다. 김보름을 수렁에서 건진 게 바로 매스스타트였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은 스피드스케이팅에 쇼트트랙 요소를 가미한 매스스타트를 2013~14 시즌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5·6차 대회에 시범 채택했다. 매스스타트는 ?최대 24명이 뒤섞여 출발해 400m 트랙을 16바퀴 도는 경기다. 쇼트트랙처럼 순발력과 지구력을 동시에 요구하며, 같은 팀 선수를 밀어주고 다른 팀 선수를 견제하는 등 조직력과 판단력이 매우 중요하다. ●부상 슬럼프… 지난달 월드컵 銅 회복 김보름은 2014~15시즌 월드컵 매스스타트에 처음 출전해 단숨에 랭킹 8위를 기록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2016~17시즌 월드컵에선 금메달 3개, 동메달 2개를 따며 랭킹 1위에 올라섰다. 김보름은 그해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5000m에서 금메달을 땄지만, 매스스타트에서는 일본의 다카기 나나(26)·미호(24) 자매, 사토 아야노(22)의 조직적 견제에 밀려 동메달에 그쳤다. 매스스타트로 비상하던 김보름은 평창올림픽을 3개월 앞둔 지난해 11월 ISU 월드컵 1차 대회 예선에서 넘어져 허리와 허벅지를 다치면서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2차 대회를 건너뛰고 국내에서 회복한 김보름은 지난달 3차 대회에서 11위, 4차 대회에서 동메달을 차지하며 재기에 나서는 모습이다. 김보름은 평창올림픽에서 다카기 자매의 조직적 견제뿐 아니라 프란체스카 롤로브리지다(27·이탈리아)의 거센 도전에도 맞서야 한다. 인라인스케이트 선수 출신으로 민첩성과 과감성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 롤로브리지다는 2017~18시즌 월드컵에서 직전 시즌 김보름이 차지했던 랭킹 1위를 빼앗은 주인공이다. 김보름이 평창에서 설욕할 차례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양천 “금요일엔 金 캐요”

    “함께 금 캐러 가실래요?” 서울 양천구는 오는 11월까지 매월 넷째 주를 ‘금 캐는 날’로 지정하고, 폐소형가전·폐건전지를 수거한다고 22일 밝혔다. 양천구는 “폐건전지를 소각하면 유해물질이 발생해 대기를 오염시키고, 땅에 묻으면 토양과 수질을 오염시킨다”며 “폐건전지 재활용은 환경오염도 줄이고 철, 아연, 니켈 등 첨단산업에 유용한 금속자원도 회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구 청소행정과와 동주민센터에서 매달 금 캐는 날 폐소형가전이나 폐건전지를 수거한다. 연말에 수거 실적 우수 부서와 동 주민센터를 정해 상금 480만원을 수여한다. 구는 지난해 금 캐는 날 지정을 통해 폐휴대전화 2166개를 비롯해 폐소형가전·폐건전지 60여t을 수거했다. 이는 서울시에서 정한 폐건전지 수거 목표치보다 1.1t이나 더 많은 양이다. 한국전자제품자원순환공제조합(KERC)에서는 소형가전제품 외에도 TV,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같은 대형 생활폐기물도 무료로 수거한다. 김수영 양천구청장은 “모든 구민이 작은 관심을 갖고 노력하면 폐자원 재활용률을 높일 수 있다”며 “쉽게 버려지는 폐자원에 대해 좀더 관심을 갖고 환경보전에 함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평창기대주] 스피드스케이팅 매스스타트 김보름

    [평창기대주] 스피드스케이팅 매스스타트 김보름

    “지켜보세요. 2018 평창올림픽에서는 꼭 금(金)보름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한국 여자 스피드스케이팅(이하 빙속) 매스스타트의 김보름(25·강원도청)은 쇼트트랙으로 빙상에 입문한 뒤 2010년 빙속으로 전향했다. 이후 쇼트트랙 기술이 가미된 ‘매스스타트’ 선수로 변신하면서 숨아있던 자신만의 ‘재능’을 활짝 피웠다.김보름은 평창동계올림픽 한국선수단이 목표로 내건 8개의 금메달 가운데 당당히 한 몫을 해낼 주인공으로 꼽힌다. 쇼트트랙에서 다져진 코너링 기술이 매스스타트에서 여지없이 빛을 발하면서 김보름은 자연스럽게 ‘평창 금빛 1순위’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2016~17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매스스타트에서 랭킹 1위를 차지한 강자다. 5차례 월드컵 시리즈에서 3차례나 우승을 따내고, 두 차례 동메달을 목에 걸면서 전 세계의 매스스타트 ‘일인자’로 대접받고 있다. 그러나 순탄치만은 않았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쇼트트랙을 시작했지만 성적이 신통치 않자 고교 2학년 때 빙속으로 갈아탔다.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승훈(대한항공)의 영향이 컸다. 사실 김보름에게 이승훈은 대선배이자 ‘멘토’이기도 하다. 과연 김보름은 빙속 장거리 종목에서 빛을 발했다. 2011 아스타나·알마티 동계아시안게임 3000m에서 은메달을,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 3000m에서 13위(4분12초08)를 차지해 이 종목 역대 한국 여자 선수 올림픽 최고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두 번째 변신의 기회가잡은 건 지난 2014년이었다. ISU는 자칫 지루할 수 있는 빙속 경기에 재미를 주기 위해 ‘매스스타트’를 2013~14 시즌 5, 6차 월드컵 때 시범적으로 도입했다. 최대 24명이 선수가 레인 구분 없이 출발해 400m 트랙을 16바퀴 도는 레이스다. 기록 경기가 아닌 순위 싸움인 만큼 치열하게 선두를 지키는 게 중요한 종목으로 쇼트트랙과 비슷한 점이 많다. 김보름은 2014~15시즌부터 매스스타트 종목에 출전했고, 데뷔 시즌에 월드컵 랭킹 8위를 차지하며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재능이 폭발한 것은 2016~17 시즌. 김보름은 금메달 3개와 동메달 2개를 따내며 당당히 세계랭킹 1위로 올라섰다. 2017~18시즌 초반 레이스 도중 넘어져 허리를 다친 김보름은 현재 월드컵 랭킹 10위로 밀려있지만 서서히 탄력을 받고 있는 중이다. 매일 8시간에 가까운 엄청난 운동으로 지난 시즌 전성기로 돌아가고 있다. 김보름은 “지금 컨디션은 60% 수준이지만 올림픽 개막 전까지 최대치로 끌어올릴 것이다. 평창에서는 반드시 금(金)보름이 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한국, 金 7·銀 3으로 종합 6위 예상”

    쇼트트랙 5·빙속 2개 金 전망 한국 목표, 金 8개 등 종합 4위 동계올림픽 개최국 한국이 종합 순위 6위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 데이터 전문업체 ‘그레이스노트’는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을 31일 남긴 9일 종목별 메달 전망을 업데이트해 내놓았다. 한국은 금메달 7개, 은메달 3개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했다. 금 8, 은 4, 동 8개를 따내 종합 4위에 오른다는 한국의 목표치에 다소 모자란다. 해당 업체는 예측 근거로 세계선수권, 월드컵 등 국제대회 성적을 반영했고 최근 대회 성적에는 가산점을 부여했다. 종목별 메달을 보면 남자 1000m 서이라와 여자 1000m 최민정, 남자 1500m 신다운, 여자 1500m 심석희, 여자 3000m 계주 등 쇼트트랙에서만 금 5개를 휩쓸 것으로 예상했다. 쇼트트랙에 걸린 금메달(8개)의 절반 이상을 한국이 가져갈 것이라는 계산이다. 다만 데이터 정확도에 의문을 품을 수 있어 아쉽다. 신다운은 국내 선발전을 통과하지 못했음에도 금 후보로 전망했다. 올 시즌 월드컵 6차례 출전에 우승 4회, 2위 2회라는 뛰어난 성적을 올린 스켈레톤 간판 윤성빈을 은메달로 내다본 점도 아쉽다.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500m 3연패에 도전하는 이상화와 쇼트트랙 여자 1500m 최민정도 은메달로 점쳐졌다. 또 스피드스케이팅 남녀 매스스타트 이승훈과 김보름이 나란히 금메달을 목에 걸 것으로 평가됐다. 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메달 전망을 업데이트하고 있는 그레이스노트는 지난해 11월 전망치에서는 한국을 금 7, 은 2, 동 1개로 예상했다. 11월과 견주면 당시 금메달 후보로 꼽힌 이상화가 은 후보로 밀렸고 은메달을 딸 것으로 점쳐졌던 김보름은 금 후보로 격상됐다. 동메달로 평가받던 윤성빈은 최근 월드컵 호조로 은 후보로 한 계단 올라섰다. 한편 독일은 금 14, 은 12, 동 14개로 1위, 노르웨이는 금 14, 은 11, 동 13개로 2위, 프랑스는 금 10, 은 8, 동 6개로 3위에 랭크됐다. 중국은 금 6개로 9위, 일본은 금 4개로 10위에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관심 종목인 아이스하키 남자부에선 캐나다, 피겨스케이팅 남녀 싱글에선 하뉴 유즈루(일본)와 케이틀린 오스먼드(캐나다)를 각각 우승자로 내다봤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金보다 구리·원유 등 국제원자재 투자 유망”

    “金보다 구리·원유 등 국제원자재 투자 유망”

    구리 경기 회복 타고 작년 30%↑ 증산 한계… 가격 상승 가장 클 듯미국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최근 올해 투자 수익률을 전망하면서 원자재는 10%, 원유는 15%에 이를 것으로 봤다. 전 세계적으로 장밋빛 경기 전망이 이어지면서 전문가들은 원유, 구리 등 원자재 가격이 지난해에 이어 강세를 지속할 것으로 분석했다. 반면 금에 대한 투자 매력도는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WTI 작년 60弗 돌파… 12.5% 올라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원유는 세계 경기 회복세와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중심으로 한 산유국 감산 합의에 힘입어 올해 상승세를 이어 갈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지난해 최고점인 배럴당 60.42달러로 마지막 거래를 마쳤다. 지난 한 해 동안에는 12.5% 상승했다.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도 유가 상승 원인으로 작용했다. 서태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셰일오일 업체들의 증산 여부, OPEC과 비OPEC 국가들의 감산 이행률 등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원자재 시장에서 구리가 가장 많이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원유의 경우 유가가 오르면 미국 셰일업체들이 몇 달 만에 증산에 나설 수 있지만 구리는 생산량을 늘리는 데 최소 2년 이상이 필요하다”면서 “구리 수요가 늘어 가격이 올라도 공급업체들이 빠르게 공급량을 늘릴 수 없기 때문에 수익률이 높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구리 현물 가격은 t당 715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2016년 말 5501달러에 비해 한 해 동안 무려 30.1%나 올랐다. ● 가격은 작년보다 소폭 하락 예측 반면 금은 투자 매력도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본격적인 금리 인상 행보에 나서면서 별도의 이자 소득이 없는 금은 가격이 하락할 전망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폐장일인 지난달 28일 금 시장은 온스당 1291.96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2016년 말과 비교하면 12.4% 상승했지만 20% 넘게 오른 주식시장에 비해 큰 관심을 끌지 못했다. 구경회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평균 금 가격은 온스당 1250달러로 지난해 1258달러에 비해 약간 낮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금속은 팔라듐이다. 주로 휘발유 자동차의 매연 감축 촉매로 쓰인다. 전 세계적으로 매연 감축 기조가 강해지면서 지난 한 해 동안 가격이 50% 넘게 치솟았다.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가 집계한 ‘글로벌 상품 시장 가격’에 따르면 팔라듐 현물 가격은 온스당 1040달러로 약 670달러였던 전년 말 대비 55% 급등했다. 이재선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산업용 금속 중에서 전기차 배터리에 쓰이는 니켈의 수요가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고, 중국 내 환경 규제에 따라 생산량이 줄어든 알루미늄도 주목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신의 스키, 패럴림픽 첫 金 꿈꾼다

    신의 스키, 패럴림픽 첫 金 꿈꾼다

    역시 신의현(37·창성건설)이었다.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의 강력한 금메달 후보인 신의현이 올림픽 전초전인 시즌 첫 월드컵 대회에서 총 3개(은 1개, 동 2개)의 메달을 따냈다.신의현은 18일(한국시간) 캐나다 캔모어에서 열린 장애인노르딕스키 월드컵 대회 마지막 날 바이애슬론 남자 좌식부문 12.5㎞에서 동메달을 추가했다. 그는 44분39초30을 기록해 러시아의 고르브카 이반(42분55초20)과 미국 노슨 대니얼(44분30초10)에 이어 3위에 올랐다. 앞서 그는 지난 15일 바이애슬론 15㎞에서 동메달, 17일 바이애슬론 7.5㎞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특히 이 종목의 강자인 러시아 선수들이 대거 참가한 가운데 메달을 딴 것이어서 평창패럴림픽의 메달 전망을 밝게 했다. 다만 러시아 선수들은 도핑 스캔들로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로부터 자격 정지 징계를 받아 IPC 소속으로 출전했다. 같은 종목에 출전한 원유민은 56분45초9로 16위에 자리했고 이정민은 실격 처리됐다. 우리나라가 역대 패럴림픽에서 따낸 메달은 총 2개. 2002 솔트레이크시티 대회에서 알파인스키 한상민과 2010 밴쿠버 대회에서 휠체어컬링 대표팀이 각각 은메달을 목에 건 게 전부다. 평창패럴림픽 목표는 금 1개, 은 1개, 동 2개로 종합 10위 이상이다. 신의현에게 의존하는 바가 크다. 패럴림픽 사상 첫 금메달뿐 아니라 최대 3개의 메달을 기대하고 있다. 그는 휠체어농구에서 노르딕스키로 전환한 지 1년여 만에 국제 대회에서 입상하는 뛰어난 능력을 보여 줬다. 지난 3월 강원 평창알펜시아에서 열린 장애인노르딕스키 월드컵 대회에서는 크로스컨트리 15㎞ 금메달, 바이애슬론 7.5㎞ 은메달, 크로스컨트리 7.5㎞ 동메달 등 3개의 메달을 따냈다. 배동현 평창패럴림픽 선수단장은 “시즌 첫 월드컵에서 3개의 메달을 획득해 평창 준비는 어느 정도 마쳤다. 앞으로 컨디션 조절과 부상 방지에 집중해 최상의 컨디션으로 패럴림픽에 참가하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씨줄날줄] 가상화폐 거래소/박건승 논설위원

    [씨줄날줄] 가상화폐 거래소/박건승 논설위원

    ‘튤립버블’은 1630년대 네덜란드에서 발생한 튤립에 대한 과열투기 현상이다. 사상 최초, 사상 최대 거품경제라 불러도 무방할 듯하다. 당시 튤립은 뿌리 하나가 우리 돈으로 1억 6000만원까지 치솟았다니 그 심각성을 짐작할 수 있다. 그 후 400년이 지나 튤립버블의 데자뷔 논란과 함께 세계경제 무대에 화려하게 복귀한 것이 바로 가상화폐다. 한국은 국제통화기금(IMF) 환란 직후인 2001년부터 2011년까지 세계 1위 파생상품(선물·옵션)시장의 왕좌를 지켰다. 2011년 주가지수 선물 거래의 하루평균 계약금은 45조원을 크게 웃돌았다. 다른 해외시장과 달리 개인들도 국내 파생시장에 뛰어들었다. 수천만원으로 수백억원대 자산을 일군 ‘○○○미꾸라지’, ‘○○○세발낙지’ 등의 고수들이 활약하던 전설의 시절이었다.그런 파생시장이 올 들어 얼굴을 싹 바꿔 전국을 휘몰아치고 있다. 이른바 비트코인 열풍이다. 컴퓨터 등에 정보 형태로 남아 사이버상으로만 거래되는 일종의 ‘인터넷 금(金)’쯤으로 보면 된다. 가상화폐는 각국 정부나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일반 화폐와는 다르다. 처음 고안한 사람이 정한 규칙에 따라 가치가 매겨진다. 나라별로 다르지만 실제 화폐와 교환될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비트코인이나 비트코인캐시, 이더리움, 이더리움 클래식 등이 주종을 이룬다. 가상화폐 거래소인 빗썸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어제 1000만원을 돌파했다. 연초만 해도 코인당 100만원 수준이었지만 지난 21일에는 900만원을 돌파했다. 이에 힘입어 빗썸의 월간거래액은 이날 40조원을 넘어섰다. 디지털 신호에 불과한 비트코인이 어쩌다 ‘금보다 귀하신 몸’이 됐는지. 그리고 금을 대체하는 인터넷상의 주축 화폐가 될 수 있을 것인지. 여전히 의문은 남는다. 국내에 가상화폐 거래소가 우후죽순 생겨나지만 규제 장치가 없어 글로벌 투기판이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크다. 미국 기업과 손잡고 120개가 넘는 가상화폐를 취급하는 거래소가 지난달 문을 열었다. 일본 기업과 합작한 거래소는 얼마 전 개소식을 했다. 중국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는 다음달 국내 시장에 진출한다. 한국이 ‘파생 왕국’ 때처럼 ‘규제 무풍지대’이기 때문이다. 통판매업자로 등록만 하면 누구나 문을 열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서버 용량이 부족한 상태에서 거래 화폐를 늘렸다가 접속 장애가 생기는 사례도 적지 않다. 정부는 대책팀을 꾸린 지 두 달이 됐는데 아직 별다른 성과가 없다. 이런 무법운전은 글로벌 투기판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한국에서 21세기판 ‘튤립버블’이 재현됐다는 소리를 듣고 싶은가. ksp@seoul.co.kr
  • 평창 리허설 ‘금빛 질주’

    평창 리허설 ‘금빛 질주’

    쇼트트랙 女계주 압도적 우승 남녀 金3 등 8개 ‘최다 메달’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에서 한국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이 나란히 승전고를 울렸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출전권을 걸고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총출동한 가운데 거둔 쾌거다.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12일 중국 상하이에서 치러진 2017~18 ISU 쇼트트랙 월드컵 3차 대회 여자 3000m 계주 결승에서 4분5초792를 기록하며 중국(4분5초824)과 이탈리아(4분6초126)를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최민정(19)이 19바퀴를 남기고 선두를 꿰찬 이후 압도적 기량을 뽐내며 한 차례도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최종 주자로 베테랑 심석희(20)가 나서 안정감 있는 레이스를 펼치며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심석희는 전날 여자 1500m과 함께 대회 2관왕에 올랐다. 남자 대표팀은 5000m 계주에서 은메달을 보탰다. 경기 내내 선두를 지키다가 최종 주자로 나선 박세영(24)이 결승선을 앞둔 마지막 코너에서 미국의 J R 셀스키(27)에게 추월을 당했다. 박세영은 결승선에서 ‘날 들이밀기’를 시도했지만 0.024초 늦었다. 미국은 6분29초052로 세계신기록을 세웠다.남녀 쇼트트랙 대표팀은 이날 막을 내린 ISU 월드컵 3차 대회에서 참가국 중 가장 많은 메달 8개(금 3, 은 3, 동 2)를 목에 걸며 내년 2월 열리는 평창 대회에서 역대 최고 성적인 종합 4위를 노리는 한국 선수단의 메달 전망을 밝혔다. 나머지 5개의 금메달을 중국과 캐나다가 각 2개, 미국이 1개씩 나눠 가졌다.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맏형 이승훈(29)은 이날 네덜란드 헤이렌베인에서 열린 2017~18시즌 첫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에서 매스스타트 금메달을 목에 걸며 대회 2관왕을 차지했다. 경기 중반까지 중위권에서 기회를 엿보던 이승훈은 세 바퀴를 남기고 선두권으로 치고 나가며 노련하게 레이스를 운영했다. 결국 마지막 코너에서 안쪽으로 파고들어 조이 맨티아(31·미국)를 제친 뒤 주먹을 불끈 쥐었다. 함께 출전한 정재원(16)도 첫 월드컵에서 세계적인 선수들을 제치고 깜짝 동메달을 보탰다. 이승훈과 정재원은 전날 팀 추월에서도 김민석(18)과 한 조를 이뤄 3분40초20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이승훈은 “막내 (정)재원이가 잘해 줘 팀 추월 금메달로 이어질 수 있었다”며 “남은 월드컵에서도 좋은 결과를 엮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간판 이상화(28)는 여자 500m 2차 레이스에서 라이벌 고다이라 나오(31·일본)에게 뒤져 은메달을 안았다. 마지막 조인 10조에서 고다이라(37초33)와 맞대결을 벌였지만 37초53을 기록하며 0.2초 밀렸다. 막판까지 팽팽한 승부를 벌였지만 뒷심이 부족했다. 다만 이번 월드컵 500m 1차 레이스(37초60)보다 0.07초를 앞당긴 점에서 아쉬움을 달랬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특파원 생생 리포트] 한국 여행 가실래요? 간단한 운반 알바예요 주부님들 대환영입니다

    대만·홍콩에서 밀반입 한국, 중간 경유지 역할 소량 운반에 광고 활용 “간단한 운반 아르바이트입니다.” “연령·성별 불문. 한국 여행을 가지 않겠습니까?” 인터넷 게시판에서 이 같은 권유 문구가 눈을 잡아 끈다. 이에 미혹당한 사람들은 소량씩 분산한 금을 몰래 운반하는 밀수꾼들의 하청을 맡는다. ‘산탄 방식’으로 불리는 이 방법은 마약 밀수 등에 사용되더니 최근 일본으로 유입되는 금 밀수에 활용되고 있다. 금 밀수 급증에 일본 세무당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시세 차익을 노리고 일본으로 들여오는 금 밀수가 늘고, 수법까지 날로 교묘해지고 있다. 한국 여행 권유가 최근 일본의 금 밀수 과정에 자주 등장한 것은 한국이 대만이나 홍콩 등에서 몰래 들여온 금을 일본으로 운반하는 중간 경유지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평범한 주부들에게 “한국 여행도 시켜 주고 약간의 수고비도 준다”면서 금 밀수 과정에서 운반 심부름을 시키는 일도 적지 않았다. 지난 6월 아이치현 경찰이 주부국제공항을 통해 금을 밀수하려던 60대 여인을 잡고 보니 평범한 주부였다. 이 주부는 “아르바이트를 한다는 생각이었다. 보수로 20만엔(약 196만원)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일본 입국 검사에서 금을 밀수하다 적발된 5명도 40~70대 일본 주부들이었다. 속옷과 신발 밑창 등에 숨긴 금은 시가 1억 3000만엔어치에 달했다. 조사 결과 이들도 단순 심부름 정도로 여겼다. 평범한 이들을 유혹해 금 운반 심부름을 시킨 배후에는 야쿠자 등 범죄 조직 등이 도사리고 있다. 세관 관계자들은 “보수는 1㎏당 2만엔 정도”라면서 “안이하게 하청받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고 밝혔다. 금에 소비세 8%를 붙이는 일본에서 이에 대한 차익을 노린 밀수는 계속될 전망이다. 금에 세금을 매기지 않는 대만, 홍콩 등에서 금을 밀수해 일본에서 팔면 소비세 8%만큼 이익을 볼 수 있는 구조다. 소비세가 5%에서 8%로 인상된 2014년 이후 금 밀수가 3.6배가량 급증한 것도 그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2018년부터 소비세를 10%로 올릴 계획이어서 더 커질 차익을 노린 금 밀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 등에서는 밀수한 금을 전량 몰수하지만 일본은 벌금만 부과하고 몰수품은 돌려줘 벌칙이 너무 무르다는 지적도 많다. 금 밀수 증가세에 놀란 일본 재무성은 지난 7일 긴급 대책을 발표했고, 현행 법률을 고쳐 벌금을 대폭 높이겠다는 계획을 포함시켰다. 재무성은 ‘1000만엔 이하 벌금’으로 규정돼 있는 관련법 조항을 고쳐 1000만엔 이상 벌금도 물리게 할 계획이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한국, 金15개·종합7위로 실내무도AG 마무리

    한국, 金15개·종합7위로 실내무도AG 마무리

     한국이 종합 7위로 아시가바트 실내무도 아시안게임(AG)을 마무리지었다. 한국은 27일 투르크메니스탄 아시가바트에서 막을 내린 제5회 실내무도AG에서 금메달 15개, 은메달 11개, 동메달 15개로 종합순위 7위를 기록했다. 2013년 인천에서 열렸던 제4회 대회 때 기록한 종합 2위(금21·은·27동·19)에 비해 순위가 낮아졌다. 당시엔 홈 경기인데다가 121명의 선수가 참가했지만 이번에는 67명이 출전했던 것을 고려하면 선전한 것으로 평가된다.  1위는 메달 245개를 쓸어담은 개최국 투르크메니스탄(금89·은70·동86)에게 돌아갔다. 투르크메니스탄은 전통레슬링(금23)과 벨트레슬링(금39)에서만 금메달 62개를 따내는 괴력을 발휘했다.  2·3위는 중국(금42개)과 이란(금36개)이 차지했다. 일본은 금메달 2개에 그쳐 20위로 처졌다. 북한은 역도 종목에만 1명의 선수를 파견했으나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다.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가 창설해 4년 주기로 열리는 아시아실내무도경기대회는 이번이 5회째를 맞이했다. 역대 최대 규모인 65개국 4000여 명의 선수단이 참가해 지난 16일부터 12일간 21종목 341개 세부종목에서 기량을 겨뤘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관가 와글와글] 金요일 조기 퇴근제 100일…여유 좀 생겼습니다 내겐 남 얘기입니다

    [관가 와글와글] 金요일 조기 퇴근제 100일…여유 좀 생겼습니다 내겐 남 얘기입니다

    #1. 사회부처에 근무하는 A 사무관은 지난 5월부터 한 달에 한 번 금요일 늦은 오후 ‘패밀리 데이’를 갖는다. 한번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느긋하게 저녁 식사를 한 뒤 오후 8시에 시작하는 클래식 공연을 봤다. 지난달에는 영화관을 찾은 데 이어 이번 달에는 호텔 패키지도 예약해놨다. A 사무관은 “주중에는 초등학교 4, 2학년인 아이들과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이 없었지만, 금요일 조기퇴근제가 시작되면서 한결 여유가 생겼다”면서 “공직뿐 아니라 민간에도 확대된다면 업무 효율성이 더욱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2. 또 다른 사회부처의 B 사무관은 요즘 종종 유연근무를 신청한다. 오전 6시에 조기 출근하고 오후 3시에 퇴근하는 시차 출퇴근형이다. 이제 막 돌을 넘긴 둘째 아이의 육아를 돕기 위해서다. 아무리 처가에서 육아를 도와준다고 하더라도 첫째가 아직 손이 한창 많이 갈 세 살에 불과하다. B 사무관은 “육아 문제에는 사무실 분위기가 관대한 편”이라면서 “동료에게 부담이 되지 않도록 평소에도 업무를 미리미리 처리하는 습관이 몸에 배게 됐다”고 말했다. 정부 부처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금요 조기퇴근제가 최근 시행 100일을 맞았다. 금요 조기퇴근제는 당초 도입 목적이던 내수 활성화 못지않게 효율적 업무 환경 개선의 방향으로 공직 사회의 분위기를 바꾸고 있다.# 프리미엄 프라이데이… 집안 분위기 굿~ 금요일 조기퇴근제는 지난 4월 14일 인사혁신처가 처음 시행한 이후 5월부터는 전 부처가 ‘프리미엄 프라이데이’에 참여하고 있다. 한 달에 한 번 주 중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매일 30분씩 업무를 더 하는 대신 금요일에는 2시간 일찍 퇴근할 수 있다. 일선의 반응도 좋은 편이다. 정부세종청사 경제부처의 한 과장급 공무원은 “가족들과 함께 세종시로 이주했지만 정작 가족들은 여기에 연고가 없어 적응에 애를 먹고 있었다”면서 “하지만 금요일에라도 일찍 귀가해 같이 운동을 하게 되면서 집안 분위기도 한결 좋아졌다”고 말했다. 정부서울청사 부처의 한 공직자도 “우리 부가 쉬는 매달 마지막 주 금요일이면 과장 등 필수 인력을 제외하고 모두 4시에 ‘칼퇴근’하는 분위기”라면서 “지금 같은 추세라면 국정감사 등 업무가 한꺼번에 몰릴 때에도 평소에 효율적인 업무 처리를 통해 금요 조기퇴근제가 지장을 받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 고위직은 스탠바이… 종종 일요일 출근도 부정적인 의견들도 있다. 특히 고위직으로 올라갈수록 ‘스탠바이’해야 할 시간이 긴 만큼, 금요일이라도 조기 퇴근을 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정부세종청사에서 만난 한 국장급 공무원은 “금요일이면 회의다 뭐다 해서 서울에 올라와 있는 경우가 대다수이고, 금요일이라고 회의가 일찍 끝나진 않는다”면서 “업무가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조기 퇴근은 나에게는 먼 나라 이야기”라고 말했다. 또 다른 세종청사의 과장급 공무원도 “업무가 몰리면 당장 금요일에는 일찍 퇴근을 하더라도 일요일에는 사무실에 나오는 경우가 허다하다”면서 “금요 조기퇴근은 제도의 취지는 좋지만, 야근과 휴일근무를 없애는 방향으로 공직 사회 문화가 바뀌지 않는 한 내수 활성화와 효율적 업무라는 원래 취지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꼬집었다. # 유연근무 3만명 중 시차 출퇴근형 2만명 최다 2010년 도입된 유연근무제는 지난해 전 부처에서 3만 7301명이 이용했다. 교사와 교대직 근무자 등을 제외한 유연 근무가 가능한 전체 국가직 공무원의 22.0%에 해당하는 규모다. 2015년 2만 7257명 대비 36.8%인 1만 44명이 늘었다. 유형별로는 시차 출퇴근형이 2만 8033명으로 가장 많았다. 주 40시간 5일 근무를 하되 1일 근무시간을 4~12시간으로 조정하는 근무시간 선택형은 5329명, 1일 근무시간을 10~12시간으로 조정해 주 40시간 근무를 하는 대신 날짜는 3.5~4일로 줄이는 집약근무형은 366명이 이용하는 등 유연 근무제의 활용도 다양해지고 있다. 인사혁신처 관계자는 “지난해 중앙부처 공무원 5만 548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4.4%(중복 가능)가 ‘삶의 질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66.9%가 ‘업무성과와 생산성 제고에 효과가 있다’고 답변하는 등 대부분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 중앙부처 공무원 74% “삶의 질에 긍정적” 다만, 아직까지는 유연근무제를 이용해 본 이들(42.1%)보다는 이용해 본 적이 없는 공직자(57.9%)가 더 많다. 유연근무제를 이용하지 않는 이유로는 ‘업무시간 변경이 어렵다’(44.1%)거나 ‘상사·동료의 부정적 인식’(16.7%)이 주된 이유로 꼽혔다. 한 경제부처 과장급 공직자는 “사무관 시절 일찍 출근하고 일찍 퇴근하는 유연근무제를 신청했다가 정작 업무가 밀려 결과적으로 업무 시간만 늘어나는 경험을 한 뒤 유연근무제를 신청한 적이 없다”면서 “공직 사회에서도 부처별로 탄력적 근무가 ‘그림의 떡’인 경우가 많은데 민간에까지 유연근무제가 확산되기를 기대하는 건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은행 지하에 300조원어치 금괴가 있다고?

    은행 지하에 300조원어치 금괴가 있다고?

    세계에서 가장 많은 금(金)이 있다는 미국 뉴욕의 연방준비은행 지하금고에 대해 미 언론이 음모론을 제기해 주목받고 있다. 13일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정말로 어마어마한 금을 보관하는 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있다. 은행은 금고에 총 2400억∼2600억 달러(약 275조∼298조 원)에 달하는 6200t의 금이 보관돼 있다고 설명한다. 금고는 맨해튼의 화강암반에 기초를 지표에서 24m 아래에 있다. 위를 지나는 지하철 철로에서는 10m 아래다. 금고로 오가는 문은 하나. 높이 2.74m, 90톤에 달하는 철제 실린더 형태다. 금고안에는 누군가 갇히더라도 1명이 72시간 생존하기에 충분한 산소가 공급되며, 12㎏이 넘는 금괴를 떨어뜨릴 경우를 대비해 직원은 마그네슘 신발 커버를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 이 신문은 보관된 금의 대부분은 외국 정부 소유이며 미국이 가진 110억 달러(약 12조 원) 규모의 금 보유고 중 5%가량이 이 금고에 있다고 덧붙였다.이 곳은 영화 ‘다이하드 3’에서 테러리스트 일당이 금괴를 털어간 곳으로 유명하다. 이에 대해 은행측은 한번의 침입시도도 없었다며 일축한다. 하지만 실제로 이 금고에 금이 있는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귀금속 애널리스트인 로넌 맨리는 이 신문에 “(금고에) 접근 권한을 지닌 연방준비은행 직원들을 제외하면 거기에 금이 다 있는지 아무도 확신할 수 없다”며 “연방준비은행이 역사상 한 번도 증거를 제시한 적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하금고에 보관된 금괴는 실은 금 도금을 한 모조품이라는 설부터 금융당국이 금 시세를 조작하기 위해 외부 기관에 금괴를 몰래 빌려주고 있다는 음모론까지 다양한 주장이 있다. 이런 음모론은 연방준비은행의 지난치 보안때문에 생기는 측면도 있다. 금괴가 언제 들어오고 나가는지 공개하지 않는 것은 물론, 회계감사관과 계좌 소유자를 제외하고는 단 한 명의 외부인도 금고 안에 들이지 않고 있다.WSJ가 정보공개요청을 통해 입수한 문서를 보면 금을 옮기거나 심지어 금고 내 전구를 교체할 때에도 반드시 3명의 직원이 함께 들어가야 한다.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지난 3월 ‘다이하드 3’에서 지하철 터널을 통해 금고에 침입한다는 설정에 대해 “설득력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금고 투어를 하는 방문객도 오직 샘플 전시만 볼 수 있을 뿐이다. 금 관리회사 ‘골드머니’의 공동창립자 제임스 터크는 “당신이 볼 수 있는 전부는 맨 앞줄의 금괴뿐”이라며 보관된 금괴의 상당수는 다른 곳에 빌려줬거나 담보로 잡혀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이때문에 실제 보관된 금은 공식 설명보다 훨씬 적다는 주장이다. 특히 일부 금본위제 지지자들은 연방준비은행이 달러 가치를 보호하려는 목적으로 보유한 금을 외부에 빌려줘 가격 상승을 억제하고 있다는 주장도 한다. 연방준비은행 측은 이같은 음모론을 일축한다. 은행 대변인은 WSJ에 “뉴욕 연방준비은행에 보관된 금은 외부에 빌려주는 등의 어떤 용도로도 사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편 이 지하금고에 있는 금을 더욱 투명하고 객관적으로 감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랜드 폴(공화·켄터키) 상원의원은 미국 회계감사원(GAO)이 연방준비은행의 금고를 감사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한 상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슈 포커스] 스마트폰 金추출량 금광석의 30배…국내서는 재활용 6%대 ‘지지부진’

    [이슈 포커스] 스마트폰 金추출량 금광석의 30배…국내서는 재활용 6%대 ‘지지부진’

    삼성전자가 지난해 발화 사건으로 회수한 스마트폰 ‘갤럭시노트7’에 대해 이달 중순부터 ‘친환경 처리’에 들어갔다. 스마트폰을 분해해 디스플레이, 메모리 반도체, 카메라 등은 재활용하고 금, 은, 구리 등 부속에 쓰인 20여종의 광물을 추출해 내는 작업이다. 300만여대의 스마트폰이 세계 각국의 삼성전자 법인에서 처리되며 광물 회수량은 총 157t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이번 친환경 처리에서 주목받는 것은 157t에 이르는 광물이다. 광물자원의 재활용이란 관점에서 각별한 의미를 갖기 때문이다. 해마다 세계적으로 15억여대의 스마트폰이 생산되고 교체 주기도 2년 2개월(미국 기준)에 불과하다. 광물자원 매장량은 한정돼 있는데 희귀 광물을 공급하는 아프리카에는 일부 광물에서 비롯되는 방사능 피폭, 토지 황폐화 등의 문제가 심각하다. 이미 선진국은 환경 문제와 미래 자원전쟁에 대비해 폐가전제품, 자동차 등에서 광물을 추출하는 ‘도시광산’을 집중적으로 육성해 왔다. 24일 한국전자제품자원순환공제조합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스마트폰 수거율은 목표치(1348t)의 6.5%(88t)에 그쳤다. 대형 가전제품은 목표의 115.6%, 중형과 소형은 각각 90.4%, 89.3%가 회수됐다. 올해 상반기에는 사정이 더 심각해 단 27t만 회수됐다. 지난해 상반기(38t)보다도 28.9%(11t)가 줄었다.공제조합 관계자는 “폐냉장고 같은 대형 제품의 회수 문의는 많지만 스마트폰은 중고로 판매할 수 있고 부피가 작아 서랍 등에 넣어 놔도 부담이 없는 데다 일반 인터넷 기기로 이용할 수 있어 잘 버리지 않는 경향이 있다”며 “폴더폰에서 스마트폰 시대로 넘어오면서 회수량이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폐스마트폰은 도시광산의 측면에서 ‘노다지’로 통한다. 금광석 1t을 가공해 봐야 고작 5g의 금이 나오지만 스마트폰 1t에서는 금 150g, 은 1.5㎏이 나온다. 그린피스에 따르면 2014년 판매된 스마트폰에는 총 2만 8851t의 알루미늄과 1만 9665t의 구리가 사용됐다. 마그네슘(7213t), 코발트(7002t), 주석(1573t)을 포함해 20여종의 광물이 사용됐다.우리나라와 사정이 비슷한 일본은 자국 내 도시광산 활성화를 위해 아시아 지역 폐스마트폰 수입을 활발히 하고 있다. 2001년 ‘순환형 사회형성추진기본법’을 도입한 일본은 도시광산에 40조엔(약 416조원) 규모의 광물이 저장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서 금을 모두 추출할 경우 세계 매장량의 16.4%에 이른다. 유럽연합(EU)도 폐전기전자제품의 최소 수거율을 현재 45%에서 2019년부터 65%로 높인다. 도시광산의 중요성은 환경이나 인권 문제와 연결돼 있다. 스마트폰 인쇄회로기판에 쓰이는 은의 경우 납아연 광석에 들어 있기 때문에 아프리카 광산 근로자와 주변 주민에게 납중독을 유발한다. 납아연의 주요 생산지였던 잠비아 카브웨는 환경보호단체인 미국 블랙스미스 연구소가 선정한 세계 10대 유독물질 위험지역 중 하나다. 우리 정부도 도시광산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금속 수입 의존도는 99.6%로 사실상 전량 수입하고 있다. 반면 국내 폐금속 자원의 경제적 가치는 46조원이나 된다. 도시광산의 재자원화 규모는 연 19조 6000억원으로 국내 금속 수요(89조 5000억원)의 21.9%에 이른다. 미래 자원전쟁은 불가피하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금의 가채연수는 18.7년이다. 은 20.9년, 구리 38.5년, 철 57.2년, 코발트 57.3년, 탄탈륨 83년 등 길게 잡아도 2100년이면 고갈될 것으로 추정된다. 폐휴대전화에서 금속 등을 추출하는 기술은 선진국의 84%까지 따라왔지만 도시광산 산업은 아직 영세하다. 종업원 10인 미만 업체가 58.1%(483개)인 반면 종업원 101명 이상인 업체는 5.9%(49개)에 불과하다. 업계 관계자는 “한때 미래 유망산업이라는 전망에 연평균 10%씩 업체가 늘면서 과열경쟁 양상까지 나타났지만 원자재 가격 하락과 수익성 저하로 기업들이 줄줄이 사업에서 철수했다”고 말했다. 실제 LS니꼬동제련의 자회사 리싸이텍코리아는 지속된 손실로 자본잠식이 일어나자 2015년 초 다른 자회사와 합병됐다. 포스코엠텍도 2014년 11월 1100억원의 손실을 본 뒤 도시광산사업부를 청산하기로 결정했다. 도시광산업계는 내년부터 시행되는 자원순환기본법에 기대를 걸고 있다. 유용자원을 단순 소각하는 기업에 재활용 비용에 버금가는 부담금을 부과하고 기업마다 자원순환목표를 달성하면 재정적·기술적 인센티브를 준다. 신현돈 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광물자원의 수요가 높지만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할 수 있는 석유·석탄과 달리 소재 분야의 자원은 유한하다”며 “도시광산 산업을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관리하고 육성할 정부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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