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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총학생회장 선거 무효 ‘도미노’

    총학생회장 선거 무효 ‘도미노’

    대리추천 의혹, 상대방 후보 탈락시키기, 선거규정 위반에 따른 후보등록 취소, 선거방해…. 대학 학생회장 선거가 기성 정치판보다 못할 만큼 떳떳치 못한 부정행위들로 얼룩지고 있다. 학생들은 후보들의 이런 선거 행태에 거부감을 느낀 나머지 선거를 외면해 투표율이 50%를 밑도는 대학이 한둘이 아니다. ●학생들 거부감… 투표율 50%이하 속출 성균관대의 경우 지난달 29,30일로 예정됐던 총학생회장 선거가 중단됐다. 출마한 두 후보의 자격이 박탈되어 선거가 무효로 됐기 때문이다. 투표 전날인 지난달 28일 A후보는 게시판에 홍보물을 붙이는 선거 규정과 관련된 조항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후보 자격을 박탈당했다. 상대방 후보측에서 이의제기를 한 것이다. 다음날 선거는 B후보를 단일후보로 내세워 찬반투표로 변경됐지만 투표 진행 도중 선거 무효가 선언됐다.B후보의 추천자 명단에 추천하지도 않은 학생 8명의 이름이 오른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성대 선관위측은 회의를 열어 이달 8일부터 4일간 재선거를 치른다는 결정을 내렸지만 학생들은 게시판에 선거 행태를 비난하는 글을 잇따라 올리고 있다.‘대성대인’이라는 아이디를 쓰는 학생은 “초등학생 회장선거도 이보다는 낫겠다.”고 꼬집었다. ●선거관리 부실 지적 되레 징계하기도 결선투표를 앞두고 있는 서울대 총학생회장 선거에서도 선거의 공정성 문제가 제기되는 등 잡음이 일고 있다. 선거시행세칙상 투표함은 서로 다른 선거본부가 추천한 최소 2명의 관리위원이 관리해야 하는데 한 후보가 추천한 관리위원 1명만이 관리하는 가운데 투표가 강행됐다. 또 학생증을 확인하지 않고 투표하거나 관리위원이 없이 투표함을 방치한 사례 등에 대한 문제가 제기됐다. 한 후보측이 게시판을 통해 이런 문제를 제기하자 선관위측은 오히려 글을 삭제하고 징계를 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충남대 역시 학생회장 선거에서 투표방해 등의 말썽이 빚어진 끝에 지난달 15일로 예정돼 있던 선거가 취소되고 내년 3월 재선거를 치르기로 했다. 선관위는 선거 전날 경고누적을 이유로 한 후보의 자격을 박탈해 선거는 단일후보를 놓고 치러졌다. 그러나 선거날 일부 학생들의 휴대전화에 선거 하지 말자는 문자메시지가 나도는 투표방해 행위가 적발됐고 결국 투표율이 저조해 선거가 무산됐다. 경북대 역시 학생회장 선거에서 한 공대생이 게시판에 총학 선거 투표함이 자물쇠로 봉해지지 않아 쉽게 열리는 것을 보여주는 사진을 올린 뒤 공정성 문제가 불거져 선거가 중단됐다. 상지대 정대화 교수는 “총학생회가 관료화·직업화하는 경향에 따라 수단이 목적을 앞서 가 어떻게든 이겨야 되겠다는 무리가 생길 수 있다.”면서 “무관심으로 인해 감시의 영역과 강도가 줄어드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중앙대 신광영 교수는 “학생들의 참여가 저조해지면서 투표에 참가하는 일부 학생들을 놓고 경쟁을 하다 일어나는 행태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김준석기자 hermes@seoul.co.kr
  • [논술 첫걸음] (끝) 논술 단단하게 다지기-첨삭

    9회에 걸쳐 논술의 개념과 접근 방법을 소개했다. 마지막으로 첨삭의 필요성과 유의점을 소개하는 것으로 ‘논술 첫걸음’을 마무리하려 한다. 아이들의 글은 아직 완벽한 단계에 있는 글이 아니기 때문에 글쓰기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첨삭이 필요하다. 첨삭을 통해 올바른 사고와 가치관을 가질 수 있도록 돕고,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과 문제 해결 능력도 향상시킬 수 있다. 그러나 다른 사람의 글을 첨삭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또한 논술문은 대부분 논쟁의 성격이 강한 글이며 수학문제처럼 정해진 답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첨삭을 도와주어야 하는 부모의 입장에서는 중요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선뜻 나서기가 어렵다. 1. 첨삭을 하기 위한 준비 부모들이 자녀의 글을 첨삭할 때 가장 주의할 것은 아이들도 한 사람의 인격체이며 첨삭이 평가를 위한 것이 아니라는 인식을 갖는 것이다. 부모의 의견을 일방적으로 강요하거나 잘못된 점만을 지적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렇게 되면 첨삭의 기본 목적을 잊게 되기 쉽다. 아이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해야 하며, 첨삭을 할 때에도 빨간색과 같이 확연하게 드러나는 색보다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색깔의 펜으로 첨삭을 해 주는 것이 좋다. 아이들과 함께 공부한다는 마음가짐을 가지면 좋겠다. 2. 기본적인 첨삭의 방법 첨삭이라는 말은 첨가하고 삭제한다는 뜻이다. 주제와 관련성이 적어 불필요한 부분이나 중복된 부분은 삭제하고 글의 구성상 빠진 부분과 보충해야 할 부분을 첨가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다. 덧붙여 글의 순서가 바뀌었거나 흐름을 방해하는 부분은 바로잡는다. 글 전체에 대해 다시 한 번 점검하는 과정으로 이해해야 한다. 그래서 내용적인 면과 형식적인 면을 함께 살피게 되는데, 형식적인 면에서는 단락이 알맞게 구성되었는지, 단락이 서로 긴밀한 연관관계를 갖고 있는지 살핀다. 내용면에 있어서는 우선 논제를 잘 파악하고 그에 알맞은 주장을 밝혔는지, 알맞은 근거와 타당한 이유를 들었는지 살핀다. 서론과 본론, 결론의 관계와 분량도 적당한지 살핀다. 3. 세부적인 사항 첨삭하기 문단은 생각의 단위이다. 하나의 문단에는 하나의 생각이 들어가 있는지 확인하고 가능하면 의문이나 감탄형의 문장은 쓰지 않도록 한다. 문체는 간결하게, 문장의 길이는 짧은 것(띄어쓰기 포함 50자 내외)이 좋다. 문장이 길어지면 문장의 호응이 잘 안되거나 뜻이 애매해진다. 긴 문장은 나누도록 하고 넘어가기 쉬운 맞춤법과 띄어쓰기도 정확한지 살펴야 한다. 4. 첨삭의 마무리 첨삭은 잘못된 점을 고쳐 더 좋은 글을 쓰기 위한 과정이라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때문에 구체적이고 자세한 첨삭이 직접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리고 잘못을 지적했으면 반드시 그 대안을 밝혀줘야 한다. 마지막으로 글에서 잘된 점을 찾아 꼭 칭찬을 해 주어야 한다. 부모가 첨삭을 지속적으로 도와주는 경우는 아이의 글이 얼마나 어떻게 좋아지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으므로 발전된 부분에 대한 칭찬도 해 준다. 자신의 의견을 근거를 밝혀 글로 표현하는 일은 어려운 일이다. 좋은 글을 쓰기는 더 어렵다. 모든 면에서 배우고 익히고, 생각을 넓혀가는 과정에 있는 아이들이 더욱 성장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기 위해서는 부모나 교사의 관심과 배려가 필요하다. ■ 한우리 독서문화운동본부 전문강사 황복순
  • “아프리카인 김일성 추앙은 왜곡”

    ‘아프리카인들은 김일성을 위대한 근대적 지도자라고 생각한다.’는 동국대 장시기 교수의 글에 대해 주한 남아프리카공화국 대사관이 18일 인터넷 홈페이지와 보도자료를 통해 “현실왜곡”이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국내 정치적으로 파문이 일고 있는 사안과 관련, 주한 외국공관에서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힌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어서, 외교통상부 관계자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이다. 대사관측은 이날 낮 한글과 영문 자료를 통해 “(장 교수의 글 중)‘아프리카인들은 남한보다 북한을 더 친근하게 생각한다.’,‘1960년대 이후 아프리카 나라들의 독립에 가장 걸림돌 역할을 한 나라는 미국이다.’ 등의 내용은 사실과 다른 잘못된 가정”이라면서 “어떻게 남아공에 체류한 지 2개월밖에 안된 학자가 현실이 왜곡된 내용으로 남아공인과 아프리카인의 입장을 대표하는 발언을 할 수 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앞서 남아공 케이프타운 대학에 연구교수로 체류중인 장 교수는 지난 13일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홈페이지에 ‘김일성은 위대한 근대적 지도자이다.’란 제목의 칼럼을 게재, 논란을 일으켰다. 그러나 대사관측은 일부 언론에 관련 내용이 보도된 뒤 오후에 홈페이지의 글을 돌연 삭제했다.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교통민원 접수 두달간 ‘뺑뺑이’

    교통민원 접수 두달간 ‘뺑뺑이’

    대학원생 이보라(26·연세대 심리학과·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씨는 외출 때마다 집 앞 횡단보도에서 달리기를 한다.20년 이상 이 동네에 살면서 숱하게 건넜던 횡단보도가 요즘 들어 유난히 길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이씨는 올초 지하철 분당선 확장 공사로 압구정동 G백화점 앞 도로가 6차선에서 8차선으로 넓어졌지만 신호등 주기는 그만큼 길어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느긋한 마음으로 길을 건너다 보면 신호등은 어느새 빨간불로 바뀌고 눈 앞에서 버스들이 씽씽 지나가는 아슬아슬한 상황이 속출했다. ●“신호주기 늘려달라” 구청 첫 방문 참다 못한 이씨는 지난 8월 초 강남구청 홈페이지에 신호등 주기를 길게 해달라는 글을 올렸다. 글을 남기고 5분 뒤, 구청 담당자로부터 전화가 왔다. 담당자는 “강남경찰서 도로교통과의 소관”이라며 이씨의 글을 삭제했다. 강남경찰서에 전화를 건 이씨는 서울지방경찰청에 문의해야 한다는 답을 들었다. 슬슬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서울경찰청에서는 더 황당한 답을 들었다. 담당자는 “강남교통센터에서 공문을 보내줘야만 신호주기를 늘릴 수 있는 근거가 생긴다.”고 했다. 이씨는 다시 한번 강남교통센터에 전화를 걸었고 이런 내용을 설명한 뒤 서울경찰청에 공문을 보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2개월이 지나도록 신호등 주기는 그대로였다. ●“소관 아니다” “공문이 와야” 황당 답변 도로확장 공사를 해놓고 보행자 신호등 주기를 그대로 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판단한 이씨는 관계기관을 직접 찾아다니며 민원을 해보기로 결심했다.4일 이씨가 찾은 곳은 강남구청. 안내데스크에서는 구청 별관 2층 교통지도과로 문의하라고 알려줬다. 교통지도과에서는 다시 안내데스크에게 물어보라고 되돌려 보낸다. 화가 치밀어 오른 이씨가 또 다른 공무원을 붙들고 사연을 설명하자 이번에는 강남경찰서에 문의해야 한다고 일러줬다. 담당자는 “구청에서 민원을 해봐야 결국 결정은 경찰서에서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강남경찰서 교통민원실을 찾아간 이씨는 시설반에 문의하라는 답을 들었다. 시설반에서는 “신호등 주기를 변경할 수 있는 곳은 서울지방경찰청”이라며 이씨의 민원 내용을 서울지방경찰청 홈페이지에 접수시켰다. 이리저리 돌아다니느라 부산만 떨었지 애초에 강남구청 홈페이지에 글을 올렸을 때와 똑같은 상황. 이씨는 서울경찰청 교통안전과 교통계를 찾아갔다. 그곳에서 이씨는 교통관리과 관제2계에 문의하라는 답을 들었다. 관제2계에서는 신호운영실로 가라고 했다. 무려 두달 동안 10여곳을 전화통화와 발품팔이를 한 끝에 결국 이씨는 ‘담당자’를 만날 수 있었다. 그는 “특정 횡단보도만 신호주기를 바꿀 경우 전체 차량소통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도로교통안전관리공단 전문가들의 자문을 구한 뒤에 변경할 수 있다.”면서 “조금 기다려달라.”고 말했다. 똑같은 말을 수십차례 반복한 끝에 얻은 답변치고는 너무 허탈했다. ●“공무원 찾아가는 서비스 아쉬워” 이씨는 “이래 갖고서야 어떻게 일반인이 관공서를 찾아가 민원을 할 수 있겠느냐.”며 한숨을 쉬었다. 이씨는 “우리나라 공무원들의 서비스가 겉으로는 나아진 것 같지만 민원인을 탁구공처럼 이리 저리 떠넘기는 행태는 여전하다.”면서 “민원인을 찾아가는 진정한 서비스정신은 아직 멀었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이씨의 민원에 대한 서울경찰청의 답변이 언제쯤 올지 두고 볼 일이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사이버 범죄 작년 20만건 넘었는데 인터넷 포털 대책 ‘뒷짐’

    사이버 범죄 작년 20만건 넘었는데 인터넷 포털 대책 ‘뒷짐’

    인터넷 포털업체들의 ‘사이버 폭력’ 책임론이 여론의 도마에 오르고 있다. 국정감사에서는 물론 시민단체에서도 피해확산 방지 및 구제 시스템 마련을 주문하고 나섰다.‘개똥녀 사건’ 등에서 보듯 익명성을 악용한 사이버 여론재판과 명예훼손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지만 업체들은 ‘뒷짐’만 지고 있다는 것이다. 서비스면에서도 온라인 포털임을 무색케 할 만큼 권리침해 신고는 이메일로 되지 않고 편지로 해야 하며, 포털고객센터도 오후 7시 이후엔 되지 않는 반쪽짜리 서비스라는 지적이다. 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사이버 범죄 건수는 2002년 11만 8868건,2003년 16만 5119건에 이어 지난해에는 20만건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에는 연예계 X-파일, 철사마, 개똥녀 등 익명성을 악용한 사이버 여론재판과 명예훼손도 잇따르고 있다. 서혜석 열린우리당 의원과 ‘포털사이트 피해자모임(포피모)’ 변재희 대표는 4일 “포털들은 오직 상업적 목적인 클릭 수와 수익에 급급할 뿐 인터넷 윤리에는 관심이 적다.”면서 “인터넷 명예훼손 여부를 판단하고 조치를 취하는 ‘인터넷 가처분제’ 도입이 시급하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전화 안 되는 포털고객센터 포털 사이트는 24시간 업데이트 체제이지만 고객센터 전화상담은 오후 7시까지만 받고 있다. 이 시간 이후에 명예훼손 게시물이 올라왔을 때 다음 날 아침까지는 무방비로 방치된다. ‘포피모’의 변 대표는 “인터넷에 의한 피해는 짧은 시간에 급속도로 퍼지기 때문에 초기 단계에서 포털 담당자와의 연락이 아주 중요하다.”고 지적한 뒤 “포털은 전화통화를 원천적으로 막고 있다.”고 말했다. ●명예훼손은 편지로… 주요 포털사이트는 권리침해신고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명예훼손 등의 민원은 우편과 방문 접수만 하고 있다. 서 의원은 “네이버의 경우 권리침해센터 담당자와 전화연결시켜 주지 않았으며, 미디어 다음도 경찰에 낸 고소장을 함께 제출해야 접수를 받아준다.”며 “같은 사안에 대한 접수 기준도 서로 다르다.”고 지적했다. 서 의원은 “정통부가 이런 운영 시스템을 방치했기 때문에 사이버 폭력이 확산된 측면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네이버 관계자는 “우편과 방문 접수는 저작권법에 의해 규정돼 있다.”고 말했다. 변 대표는 “게시물 삭제를 우편으로 요청하면 ‘정확한 URL을 적어 보내라.’고 답한다.”며 “수천, 수만개가 복사돼 인터넷에 돌아다니는데 일일이 어찌 다 적어 넣느냐?”고 항변했다. 그는 포털업체가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4조 2항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는 정보의 삭제 등의 요청을 받은 때에는 지체없이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이를 즉시 신청인에게 통지해야 한다.’는 규정을 위반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털업체 관계자는 “법률상 이해가 침해됐다고 판단될 경우에만 이 규정이 적용된다.”고 해명했다. ●범법자 양산 방조하는 포털 음원저작권 서비스 대행업체는 지난 8월 네이버와 다음 회원 3만여명을 저작권 침해 혐의로 고발했다. 이들은 자신의 미니홈피에 배경음악으로 깔아둔 음악이 불법이란 것이다. 네이버의 한 회원은 “범법 행위였는지 몰랐다.”며 “이런 것은 창으로 띄워 공지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네이버와 엠파스의 경우 디지털 카메라로 사진을 찍으면 자신의 블로그에 자동으로 올라가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 이것도 다른 사람의 초상권을 침해해 분쟁을 일으킬 우려가 높은 서비스다. 네이버 관계자는 “하루 24시간 감시를 통해 평균 이용자 아이디 300∼400개를 징계하며,7000∼8000건의 글을 삭제한다.”며 “사이버 명예훼손 예방을 위해 모니터링을 전사적으로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왜 언론개혁이 필요한가? ‘X파일’이 답했다

    왜 언론개혁이 필요한가? ‘X파일’이 답했다

    ‘판도라의 상자’로 불리는 안기부 X파일이 공개된 지난달 22일 이후, 언론 역시 들끓었다. 사건 자체도 충격이지만 직·간접적으로 연루된 언론이 이 사건을 어떻게 다룰지도 관심거리였다. 특히 X파일에 사주가 그대로 노출된 중앙일보의 보도 태도가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많은 언론이 그랬듯이 중앙일보의 보도 또한 자기변호에 급급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런 와중에 중앙일보는 언론 개혁 내용을 담은 개정 신문법·언론중재법 발효에 대한 비판 기사를 비중있게 실어 눈총을 받기도 했다.X파일 사건 이후의 중앙일보 보도 태도와, 이와 관련된 언론개혁의 문제 등을 짚어본다. ●‘물귀신 작전’인가,‘사건화 막기’인가’ 사건이 불거진 초기 X파일 사건 보도에 매우 소극적이던 중앙일보가 사건을 크게 거론한 것은 지난 달 25일자부터.1면에 사과 글과 함께 “입 열면 안 다칠 언론사 없다”,3·4면 “조선·동아 지금 제정신 아니야…역겨워”,“왜 특정기업·언론사 것만 나도나” 등의 기사를 대대적으로 내보냈다. 언론계 일각 에선 이에 대해 이른바 ‘물귀신 작전’이라는 눈총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태도는 지금까지도 크게 변하지 않고 있다. 중앙일보는 사건의 의미 부여도 남달랐다.26일 1면은 노무현 대통령과 김종빈 검찰총장의 발언을 인용해 “불법도청으로 만든 정보공개, 공개안된 것과 형평문제 우려”,“불법으로 수집된 자료로 수사하는 것 옳지 않아”로 채워졌다. 여기에다 이날 “불법도청에 대한 대통령 인식 옳다”는 사설도 실었다. 검찰의 수사 착수 이후부터는 도청테이프 자체의 ‘신뢰도 떨어뜨리기’ 태도를 보인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28일자 1면은 “도청테이프 조작 가능성”을 제목으로 내세웠고 3면에서 “기아차 인수 지원 DJ약속이 이회창씨 발언으로 둔갑”,4면에서는 “DJ관련 부분은 삭제된 채 나돌아”라는 한나라당의 주장을 비중 있게 처리했다. ●이런 와중에 신문법 재개정? 재미있는 점은 이런 와중에서도 지난달 28일 개정 신문법·언론중재법이 발효되자 중앙일보는 이에 대한 비판 기사를 2개면에 걸쳐 실었다.28일자 1면에 조그만 안내기사와 6·7면 2개면을 털어 개정법안을 비판했다. 언론 관계자들은 이번 사건으로 언론개혁의 필요성이 증대되는 가운데 중앙일보가 오히려 그 반대의 태도를 보였다고 지적한다. 더구나 한나라당 심재철 의원이 지난달 26일 개정법안에 위헌적 요소가 많다며 재개정법안을 내놓은 것에 대해서도 비난이 일고 있다. 일단 재개정법안 전문을 읽어보면 상당히 세련되고 다듬어졌다는 점이 눈에 띈다. 가장 큰 특징은 ‘공익’이라는 단어를 철저히 배제했다는 점과 신문·방송간 겸영을 허용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 가운데 겸영 허용은 중앙일보의 주장 가운데 하나다. 창경궁 만찬으로 거센 비난을 받았던 세계신문협회(WAN) 총회는 홍석현씨가 중앙일보 회장 시절 유치한 행사로 내용적인 면에서 사실상 신문·방송 겸업허용이 주된 이슈였다는 비판을 들어야 했다. 심 의원의 재개정안은 이 부분을 긁어주고 있다. ●“언론권력과 정치세력의 결합은 현재진행형” 심 의원의 재개정안은 지난달 28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X파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라는 토론회에서도 집중적으로 비판받았다. 발제에 나선 동의대 신태섭 교수는 “해외의 경우 시청취율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여론의 다양성이 보장되는 한도 내에서 겸영을 허용한다.”고 지적했다. 신문·방송 겸영이 허용된다면 신문시장에서 영향력이 큰 조·중·동은 당연히 제외돼야 한다는 것이다. 성공회대 김서중 교수 역시 “미국 FCC가 개혁방안이랍시고 추진한 신문·방송 겸영 허용 관련 조항들이 법원에서 줄줄이 무효가 됐다.”고 말했다. 그래서 “지금 신문법 재개정안을 보면 언론권력과 이를 도와주려는 정치세력간의 결합이 X파일에 드러난 97년도의 상황이 아니라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라는 점을 일깨워 주고 있다.”라고 성토했다. ●결국 문제는 사주다 결국 모든 문제는 ‘편집권 독립’과 ‘사주 문제’로 요약된다. 이 때문에 신문법 개정과정에서 당론채택과 여야합의 때문에 제외됐던 사주지분제한, 편집위원회 의무화 등의 조항이 되살아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열린우리당 정청래 의원은 지난달 28일 이 조항들을 되살린 재개정법안을 만들었다.“X파일 사건의 핵심은 언론사주의 전횡”이라고 진단한 정 의원측은 ▲사주 지분 30%제한(초과분은 의결권 제한) ▲편집위원회·독자권익위원회 설치 의무화 ▲일간지 발행인·편집인의 재산공개 권고 등의 내용을 담았다. 언론노조 신학림 위원장은 “원래 가야할 길을 빙 둘러서 가는 격”라고 평가한 뒤 “‘사주’문제에 대해 공개적이고도 진지하게 논의할 때가 왔다.”고 말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사설] 언론의 신뢰성과 인터넷 가짜뉴스

    사이버 폭력이 횡행하는 가운데 이제는 기존 언론매체와 기자의 명의를 도용한 가짜 뉴스까지 인터넷상에서 줄을 잇는다고 한다. 그렇지 않아도 무차별적인 소문 확산으로 개인의 명예를 치명적으로 훼손하고 기업에도 실질적인 피해를 주는 등 인터넷의 악용이 위험수위를 넘어선 지 오래이다. 그런데 이처럼 가짜 뉴스까지 동원해 여론을 조작하는 것은 엄연한 범죄로서 우리사회가 묵과할 수 없는 행위라 하겠다. 더이상 번져나가기 전에 뿌리를 뽑는 특단의 대책이 나와야 한다. 사이버상의 가짜 뉴스에 대한 일차적인 책임은 역시 포털사이트와 인터넷 언론매체에 있다고 할 수밖에 없다. 책임 문제가 거론되면 포털사이트 운영업체는, 언론사가 아니고 인터넷 공간만 제공할 뿐이기 때문에 책임질 수 없다는 식으로 해명한다. 그러나 자신이 제공한 수단으로 인해 피해자가 속출한다면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는 것이 최소한의 기업윤리이다. 최근 결성된 ‘포털사이트 피해자를 위한 모임’이 왜 주요 포털사이트들을 가해자로 지목하고 소송을 준비하는지 고민하기 바란다. 인터넷 언론도 비판에서 벗어날 수 없기는 마찬가지이다. 최근의 예만 봐도 인터넷 신문 두 군데가 ‘덮녀’의 어머니를 사칭한 글을 기사화했다가, 글을 올린 네티즌 스스로가 장난 글임을 밝히는 바람에 해당 기사를 삭제하고 해명기사를 별도로 싣는 해프닝을 벌였다. 기존 언론매체건 신생 인터넷 매체건 언론의 생명은 신뢰성에 있다. 일부 인터넷 언론이 지금처럼 화제성에만 경도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기사를 마구 올린다면 머잖아 인터넷 언론 전체가 큰 부담을 떠안게 될 것이다.
  • 인터넷 ‘가짜 뉴스’ 기승

    인터넷 ‘가짜 뉴스’ 기승

    특정 대상을 비난하기 위해 ‘가짜뉴스’를 만들어 여론을 조작하는 신종수법이 등장해 피해자가 잇따르고 있다. 경찰은 이런 정체 불명의 가짜뉴스는 개인과 기업에 큰 피해를 줄 수 있는 심각한 불법행위인 점을 중시, 철저히 추적해 범인을 가려내기로 했다. ●가공의 인터뷰기사 비난 빗발 얼마 전 이화여대 여성학과 장필화 교수는 자신이 하지도 않은 가짜 인터뷰 기사가 인터넷에 유포되고 있는 것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기사 속에서 장 교수는 “출산·가사 등 여성들의 과중한 부담에 비해 남성의 병역은 오히려 부담이 적고 편한데 남성들이 왜 군 복무에 대해 혜택을 원하는 것인지 이해가 안 된다.”면서 “나약한 남성들을 믿고 기대온 한국 여성들이 안쓰럽다.”고 남성들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물론 장 교수는 이런 말을 한 적도, 인터뷰를 한 적도 없다. 하지만 가짜기사가 인터넷 포털사이트는 물론 블로그와 여성가족부 게시판까지 순식간에 퍼져 나가면서 밀려오는 비난에 시달려야 했다. 네티즌들은 “남자가 그렇게 증오스러우면 너희들끼리 나라 하나 만들어서 국방까지 다 책임져라.” “페미니스트들이 제 정신이 아니다.”라고 마구잡이로 욕설을 퍼부어댔다. 장 교수는 경찰에 신고해 가짜기사의 작성자를 찾아내는 것도 검토했지만 끝내 해당 사이트에 해당 글의 삭제를 요청하는 수준에서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업계에서는 최근 ㈜넥슨이 ㈜메가엔터프라이즈의 신작 게임 ‘콩콩 온라인’을 자사 유명게임 ‘카트라이더’를 표절한 혐의로 고소하기로 했다는 허위 기사가 유포돼 업계 관계자들이 진위 여부를 확인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가짜기사는 뉴스제공업체와 기자이름까지 과감하게 도용했다. 당시 카트라이더가 일본 게임을 모방했다는 논란에 시달리던 때여서 해당사는 적반하장이라는 비난에 시달렸다. 넥슨 관계자는 “최근 표절·모방 논란은 물론 PC방 요금제와 관련해 우리측에 불만을 가진 네티즌이 기사를 조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연예인·기업·주식까지 급속도로 확산 가짜기사의 내용은 게임부터 연예인, 주식, 기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지난 주말에는 인터넷에 일제히 영화배우 J씨와 탤런트 C씨의 결혼설이 나돌아 이들의 소속사가 해명하는 등 소동을 빚기도 했다. 지난 5월말 모 방송사 게시판에는 “주말드라마 ‘사랑찬가’를 조기 종영하고 대신 ‘제5공화국’이 방송된다.”는 엉뚱한 글이 올랐다. 작성자는 기사내용에 해당 방송사 드라마 국장의 실명을 거론하며 신뢰도를 높이려 했다.2003년 유명 혼성그룹 K의 S양은 “마약검사에서 양성반응이 나왔다.”는 얼토당토않은 가짜기사에 시달려야 했다. 기사는 거짓으로 판명났지만 근거없는 소문은 그대로 이어졌다. 또 비슷한 때 유명 발라드 가수 S씨는 새 음반을 발매하자마자 ‘은퇴설과 프로듀서 데뷔설’에 대해 해명해야 했다. 이 역시 가짜기사 때문이었다. ●단순한 장난 아닌 분명한 범법행위 사이버상 명예훼손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올 4∼6월 사이버 폭력행위를 집중 단속한 결과 명예훼손 등과 관련,3221명을 검거해 295명을 구속했다고 11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1949명보다 63.3% 늘어난 것이다. 유형별로 보면 개인정보 침해가 전체의 26.8%로 가장 많았고 명예훼손 20.3%, 협박·공갈 14.0%, 성폭력 13.5% 등 순이었다. 이중 명예훼손은 인터넷 게시판이나 카페(88.1%)를 통해 이뤄지는 것이 가장 많았고 이메일 및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8.7%), 게임·채팅(3%) 순이었다. 특히 30∼40대에서 명예훼손 적발이 가장 많아 인터넷을 통한 허위사실 유포나 비방이 젊은층에서 장년층으로 급속히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경찰청 관계자는 “최근 안티 문화의 변종으로 이런 가짜기사가 증가하는 추세”라면서 “유포한 사람에겐 장난일지 몰라도 피해 당사자에게는 명예훼손, 기업에는 재산적 피해를 줄 수 있는 만큼 심각한 범법행위”라고 지적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교장, 교육감 과잉영접’글 배후지목 교감 자살

    교육감 방문 준비에 소홀했다며 교장에게 질책을 받고 이 사실이 인터넷에 올려진 것과 관련, 교육청 등으로부터 추궁을 받아오던 충북 옥천군의 모 여중 교감이 아파트에서 투신, 자살했다. 6일 오전 5시쯤 대전시 동구 인동 H아파트 110동 뒤쪽 잔디밭에서 이 아파트에 사는 O여중 교감 김모(61)씨가 숨져 있는 것을 아파트 경비원 송모(57)씨가 발견했다. 김씨는 이 아파트 13층 옥상에서 투신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옥상에는 김씨의 슬리퍼가 남겨져 있었다. 김씨는 지난달 24일 김천호 충북도교육감이 학교를 방문한 것과 관련, 같은 학교 정모(49) 교장으로부터 “화장실에 왜 수건을 비치하지 않아 교육감이 본인의 손수건을 꺼내 손을 닦도록 했느냐.”며 질책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학교 교사 조모(48)씨는 같은달 30일 옥천신문 홈페이지에 ‘교육감 대왕님 학교에 납시다.’라는 제목으로 이같은 사실을 띄웠다. 김씨는 내년 8월 정년퇴직을 앞두고 있었다. 전교조 충북지부와 옥천교육청은 같은달 31일 진상조사에 나섰다. 김씨의 아들(29)은 “글이 인터넷에 실린 뒤 아버지가 배후 조종한 것으로 오해를 받아 몹시 괴로워했다.”며 “외압에 시달리다 못해 교사 집을 찾아가 밤을 새우며 삭제를 요청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정 교장은 “김 교감과 갈등이나 수건사건 등 얘기는 과장된 부분이 있다.”면서 “책임을 통감하지만 가타부타 얘기하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깔깔깔]

    ●실천하기 어려운 것들 * 동네 가게에서 물건을 사고 받은 거스름 돈에서 100원을 더 받았다고 말하며 돌려주기. * 버스 요금을 모두 10원짜리 동전으로 내기. * 선생님이 열변을 토하는 수업 시간 중에 화장실 가고 싶다고 손들기. * 처음 짝이 된 급우에게 책을 같이 보자고 하기. * 자신이 인터넷에 올린 글에 대해 무지막지한 악성 리플이 달려도 대꾸하지 않기. * 전철 종착역에서 잠들어 있는 아주머니를 깨워 주기. * 짝사랑하던 그 애의 홈페이지에 몰래 들어갔다가 이벤트가 당첨됐는데도 당황하지 않기. * 모두들 가기 싫다고 하는 콘서트나 영화도 보고 싶으면 혼자서라도 가기. * 행운의 이메일을 받고도 연연해하지 않고 삭제하기.
  • “中현대사 관통하는 삶을 소설로”

    최근 국내 출간된 장편소설 ‘굶주린 여자’와 ‘영국 연인’(한길사)의 저자 훙잉(43)은 현재 중국에서 가장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작가중 한명이다. 지난해 중국 베이징만보가 선정한 10대 인기작가에 뽑힐 만큼 대중적인 명성을 누리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선 신작을 내놓을 때마다 각종 소송이 끊이지 않는 ‘문제작가’이다. 런던대 교수인 남편과 함께 영국에 거주하면서 창작활동중인 그녀가 홍보차 한국을 방문했다.17일 만난 그는 “나는 소설속에서 사는 사람”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대표작 ‘굶주린 여자’는 100% 자전소설이다. 가난한 집 사생아로 태어나 길거리에서 잠을 자야 했던 힘겨운 유년시절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소설은 문화대혁명과 기아의 시대, 톈안먼사태라는 중국의 첨예한 현대사를 정면으로 관통하고 있다. 그는 “내 또래 여성들이 겪어야 했던 인생 역경과 그런 삶을 살게 했던 왜곡된 시대를 있는 그대로 기록한 소설”이라면서 “아무리 어려워도 개인의 운명과 역사를 바꿀 수 있다는 희망을 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1996년 타이완에서 출판된 ‘굶주린 여자’는 25개국 언어로 번역될 정도로 인기를 누렸다. 하지만 정작 중국 본토에서는 3만자가 삭제된 채로 출판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영국 연인’은 촉망받는 영국 청년시인과 중국 여인의 비극적인 사랑을 진한 에로티시즘으로 묘사해 화제를 모은 책. 여주인공을 실존인물에 빗대 음란하게 묘사했다는 죄목(음란죄)으로 4년간의 지루한 법적공방 끝에 향후 100년간 중국내 출판 금지와 공개사과라는 패소 판결을 받았다. 그는 “동서양 문화의 차이를 연구하는 과정의 중간 결산같은 작품”이라며 “성애의 갈망, 즐거움, 사랑하고 사랑받는 권리를 다룬 소설”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스스로를 “글쓰는 사람보다는 이야기하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사투리를 섞어가며 맛깔나게 이야기하던 어머니의 영향으로 어릴 적부터 타고난 이야기꾼이었던 그녀는 유럽 독자들이 자신의 소설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도 이 때문인 것 같다고 풀이했다. 루쉰 문학원과 상하이 푸단대학에서 문학수업을 받은 그는 1980년부터 창작을 시작해 ‘굶주린 여자’‘영국연인’‘아난’ 등의 베스트셀러를 잇달아 발표했다. 현재 ‘상하이왕’ 3부작을 집필중이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논술이 술술] 걸리버 여행기/글쓴이:조나단 스위프트

    스위프트의 ‘걸리버 여행기’를 읽어보지 않은 사람은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어렸을 때 책으로든 만화로든 또는 만화영화로든 대부분의 사람들이 거인국과 소인국을 여행한 걸리버의 이야기를 친숙하게 접하며 자라왔다. 하지만 막상 ‘걸리버 여행기’의 전체 내용을 직접 책으로 읽은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다. ‘걸리버 여행기’를 책으로 직접 읽으면 그 내용이 우리가 알고있던 것과는 사뭇 다르다는 사실에 놀라게 된다. 당시 사회와 인간 문명에 대한 신랄한 풍자와 비판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이 소설은 1726년 처음 출판될 당시부터 선동적 명예훼손죄로 제소될 위험 때문에 많은 우여곡절을 겪어야 했다.1735년 더블린에서 처음 완성본이 출판될 때에도 정치적으로 너무 위험하다고 일부분이 삭제되는 불행을 겪어야 했다. 스위프트는 1667년 아일랜드의 더블린에서 태어났다. 성공회 목사였던 그는 영국 지배에 대한 반발로 1724년에 일어난 아이리시 저항 운동의 지도자로 활동하기도 했다. 스위프트는 지금도 아일랜드에서 국가 영웅으로 존경을 받고 있다. 그는 다양한 정치 활동에 참여하며 영국의 아일랜드 지배와 당시의 사회 현실을 비판하는 글들을 많이 남겼다. 이 책의 큰 특징은 작가가 스위프트 자신이 아니라, 레뮤엘 걸리버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스위프트는 책 머리에 ‘발행자가 독자에게’,‘선장 걸리버가 사촌 심프슨에게 보내는 편지’를 붙여서 마치 이 책이 실제로 걸리버 자신이 쓴 여행 기록처럼 보이도록 했다. 걸리버의 입을 빌려 당시 사회를 마음껏 풍자하기 위한 장치라고 볼 수 있다. ‘걸리버 여행기’는 모두 4부로 구성되어 있다.1·2부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작은 사람들의 나라 릴리퍼드와 큰 사람들의 나라 브롭딩낵 이야기다.3부는 하늘을 나는 섬의 나라인 라퓨타와 그 밖의 지역에 대한 여행기이며,4부는 말들의 나라인 휴이넘을 다루고 있다. 이 가상의 여행기들은 모두 인간 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의 칼날을 품고 있다. 이는 비단 당대의 현실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오늘날의 현실까지도 되돌아보게 하는 힘을 지닌다. 동화처럼 읽었던 소인국의 이야기는 명분과 이념에만 사로잡힌 채 당파와 파벌, 부패와 부조리에 휩싸여 있는 정치 현실을 되돌아보게 한다. 사색과 연구에 몰입하여 아무런 생산도 하지 않고 언제나 쓸데없는 생각과 연구에 세월을 바치고 있는 하늘을 나는 섬 라퓨타 이야기에서는 현대의 기술주의에 대한 비판을 읽을 수 있다. 나아가 걸리버의 입을 통한 비판은 제국주의의 식민지 지배와 귀족, 사법, 종교 등 사회의 모든 영역을 대상으로 한다. 걸리버의 여행이 실제로는 인간 사회의 비뚤어진 현실에 대한 탐색과 여행이었음을 깨닫게 한다. 스위프트는 이 책의 목적을 걸리버의 입을 빌려 “영국에서 살고 있는 야후들의 악덕에 가득 찬 사회를 그래도 좋은 방향으로 개선하려는 희망을 가지고”라고 표현한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걸리버의 또 다른 기록처럼 단지 영국 사회만이 아니라, 인간 문명 전체를 되돌아보게 만드는 힘을 지니고 있다. “주인은 우리를 아주 작은 분량의 이성을 부여받은 동물이라고 하였다. 하지만 우리는 이성을 좋은 일에 사용하지 않았다. 오히려 부정을 더욱 악화시키고, 자연이 우리에게 부여하지 않았던 새로운 잘못을 만드는 일에 이성을 사용하였다는 것이다. 자연이 우리에게 부여한 좋은 능력을 잃어버리게 됨으로써 인간의 단점들은 더욱 늘어나게 되었으며, 아무런 소용도 없는 발명품에 의해 자신의 단점을 메우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유니드림 대학입시연구소(www.unidream.co.kr) ■ 생각해보기 -풍자와 해학의 차이에 대해서 구체적인 예를 들어 써보자. -“우리에게는 서로 사람을 미워하게 만들기에 충분한 종교는 있지만, 서로 사랑하게 만드는 종교는 없다.”는 걸리버의 말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써보자. -최근 텔레비전 프로그램 가운데 실생활의 법률 문제를 소재로 일반인과 변호사들에게 법률적 판단을 묻는 프로그램이 있다. 이를 보면 일반인들의 상식과 법률적 판단이 상당히 다르다. 이처럼 법률 체계가 일반인들의 상식적 판단을 벗어나 전문화, 복잡화되는 원인은? 이는 바람직한가? ■ 독서 지도시 참고사항 -대상 학년:중1∼고3 -관련 교과:고등국어·사회, 윤리와 사상, 세계사, 정치, 경제, 사회문화 -함께 읽어 볼 책: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톨스토이)1984(조지 오웰), 멋진 신세계(올더스 헉슬리), 모모(미카엘 엔데) -기출논제:전남대 2000학년도 정시 논술, 이화여대 2000학년도 정시 논술
  • [다시불거진 인터넷 익명성 논란] 운영자·네티즌 설문조사

    [다시불거진 인터넷 익명성 논란] 운영자·네티즌 설문조사

    건전한 비판은 ‘OK’, 그러나 익명제는 ‘NO’. 서울신문이 실시한 설문조사에 응답한 주요 공공기관 홈페이지 운영자들의 일반적인 생각이다. 운영자들은 익명이 보장되는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이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하는 창구로 한몫하고 있지만 관리의 어려움이 많아 실명제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에 응한 정부부처, 정당, 구청, 경찰서, 언론사 등 공공기관 홈페이지 운영자 52명의 92.3%는 자유게시판을 통해서 네티즌들에게 건전한 비판을 받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운영자 84% “악플에 곤란 겪은 적 있다” 이들 기관의 99%가 네티즌 또는 소속 구성원들에게 열린 자유게시판을 운영하지만 이중 55.8%는 실질적인 실명제를 실시하고 있었다.26.9%는 실명제 도입을 고려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홈페이지 운영자들이 실명제를 선호하는 이유는 바로 플레이밍 현상과 훌리건들 때문이다. 운영자의 84.6%는 홈페이지 관리자라는 책임 때문에 불특정 다수를 비방하거나 상대를 인신공격하는 글이 게시판에 올라왔을 때 난처한 일을 겪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중 78.8%는 게시물을 삭제하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한다고 밝혔다. 한 경찰 관계자는 “인기가수의 음주 운전 뺑소니 사건과 같은 이슈가 생기면 네티즌들이 게시판을 욕설로 도배하기 때문에 홈페이지 업무가 사실상 마비될 정도”라고 말했다. 한 대학 관계자는 “익명으로 운영하던 학교 홈페이지를 3년 전 실명으로 바꾼 이후로 훌리건들의 플레이밍 행위가 거의 사라졌다.”면서 “현재는 자체적인 기준에 근거해 비방성·광고성 글을 삭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티즌 79% “악플 단적 없다” 반면 네티즌 100명의 설문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네티즌들은 운영자들이 염려하는 플레이밍 인구는 상대적으로 소수라고 주장한다. 응답자의 78.8%는 익명이든 실명이든 관계없이 인터넷 게시판에 글을 남길 때 부적절한 용어를 사용하거나 무자비하게 답글을 달거나 인신공격을 한 적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인터넷 익명성에 대한 의식에서도 운영자와 네티즌들은 약간의 차이를 보였다. 홈페이지 운영자와 네티즌들은 모두 인터넷 게시판이 다양한 의견이 분출되고 어우러지는 공간이라는 데는 동의했다. 그러나 인터넷 익명성에 대한 가치 판단은 엇갈렸다. 네티즌들은 인터넷상의 글이 얼마나 현실성이 있느냐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반면 운영자들은 누가 글을 썼느냐를 중요하게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운영자는 ‘글쓴이’ 네티즌 ‘내용’ 우선 네티즌 응답자의 87%는 공공기관, 언론사, 커뮤니티 등의 자유게시판 또는 게시물의 답글을 믿을 때도 있고 믿지 않을 때도 있다고 답했다. 본인을 떳떳하게 밝힌 네티즌이 쓴 글이라도 게시물의 내용이 현실성이 없으면 믿지 않는다는 것이다. 반대로 글쓴이를 밝히지 않더라도 내용이 논리적이고 현실성이 있으면 파급력은 커질 수 있다. 반면 홈페이지 게시판 관리자들의 57.7%는 네티즌들이 남기는 글의 사실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는 점을 매우 심각한 문제로 인식하고 있었다. 홈페이지 운영자들은 게시물 작성자를 알 수 없다는 것과 게시물의 사실 여부를 파악할 수 없다는 점을 네티즌들보다 더욱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온라인 세상에서 오가는 담론에 대해서 공공기관 홈페이지 운영자들이 네티즌들보다 더 경직된 시각을 갖고 있음을 뜻한다. 이효연 나길회기자 belle@seoul.co.kr
  • [누드브리핑] 과유불급 ‘이명박팝업’

    서울시가 행정수도 건설에 대해 개인적 느낌을 밝힌 이명박 시장의 글을 공문까지 보내가며 각 구청 홈페이지에 싣게 해 눈길을 끌고 있다. 서울시 몇몇 자치구 홈페이지를 방문하면 접속과 동시에 ‘행정수도에 관해 저 이명박이 말씀드립니다’ 라는 제목의 글이 팝업(pop-up)창으로 뜬다. 이 글은 지난달 24일 이명박 시장이 시 홈페이지에 올린 것으로 이보다 이틀 앞서 노무현 대통령이 청와대 게시판에 올린 글에 대해 반박형식으로 작성됐다. 이 시장은 노 대통령의 글이 개인의 소회를 밝히는 형식인 점을 감안해 자신도 철저히 자신의 심경을 피력하는 방식으로 글을 작성했다. 이 때문에 글 제목도 ‘서울시장 이명박’이라는 표현보다 ‘저 이명박’이라는 문구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글은 A4용지 11장의 방대한 분량이며 또 비교적 강한 어조의 단어를 동원, 대통령의 논리를 비판했다. 때문에 행정수도 이전을 두고 ‘盧-李’갈등이 심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 시장은 공식인터뷰를 요구하며 시장실을 찾은 기자들에게 “개인적 느낌을 밝힌 것뿐”이라며 “따라서 공식 인터뷰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노 대통령이 청와대 홈페이지에 글을 올린 것처럼 자신도 서울시 홈페이지에만 담담하게 글을 올린 것뿐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서울시가 보여준 조치들은 ‘단지 개인적 글’이라는 이 시장의 발언을 무색케 했다. 시는 각 구청 상황실에 ‘긴급팩스’까지 보내 이 시장의 글을 홈페이지에 팝업창으로 뜨도록 조치했다. 더군다나 ‘긴급팩스’가 발송된 날은 공무원들이 쉬는 넷째주 토요일이었다. 이 때문에 일부 구청의 관계자는 부랴부랴 출근해 서울시의 ‘업무협조’를 처리하기도 했다. 구청의 한 관계자는 “표현은 ‘업무협조’내지는 ‘요청’이었지만 받아들이는 사람은 거의 ‘지시’로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에서 보낸 공문내용 등 일부 사실 확인을 위해 기자가 몇몇 구청에 전화를 거는 도중, 일부 구청에서는 취재소식을 접하고 팝업창을 삭제하기도 했다. ‘개인적인 글’을 강조하며 공식인터뷰까지 거절했던 이 시장은 서울시가 ‘긴급팩스’까지 보내 구 홈페이지에 자신의 글을 게시하도록 한 사실을 알았을까. 과유불급(過猶不及)은 이같은 일들을 두고 하는 말이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KBS ‘시사투나잇’ 일본해 표기 지도사용 ‘물의’

    KBS2TV 시사정보프로그램 ‘생방송 시사투나잇’이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한 지도를 사용해 물의를 빚고 있다.‘시사투나잇’은 22일 새벽 ‘독도 영유권 문제와 한·일어업협정’에 대한 방송을 내보내면서 동해 대신 일본해(Sea of Japan)로 표기된 지도를 사용했다. 방송이 나가자 시청자 게시판에는 “정말 한심하기 짝이 없다” “정말 뭐라 말할 수 없이 황당하다.”는 등 시청자들의 항의가 잇따랐다. 항의가 계속되자 제작진은 게시판에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컴퓨터 그래픽 작업과정에서 한 인터넷 사이트에 게시된 영어판 지도를 (그대로) 사용하면서, 실수로 일본해 표기를 삭제하지 않은 채 방송을 내보냈다.”며 사고경위를 설명했다.
  • 기상청 또 망신살

    후쿠오카 지진 늑장 대응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기상청이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한 지도를 방송사에 제공,MBC가 이를 수정없이 방영해 물의를 빚고 있다. 21일 기상청에 따르면 기상청은 20일 일본으로부터 통보받은 지진 발생 현황 컴퓨터 화면에 ‘일본해(SEA OF JAPAN)’로 표기된 지도가 나타났으나 이를 수정없이 MBC에 제공했다. 기상청이 일본에서 제공받은 화면은 영국에서 제작된 세계지도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고 있는데 이 소프트웨어가 동해를 ‘SEA OF JAPAN’으로 표기하고 있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었다. 기상청의 늑장 대응에 분통을 터뜨렸던 네티즌들은 다시 한번 기상청 홈페이지로 몰려들어 독도문제로 민감한 시점에 벌어진 기상청의 무신경을 비판하는 글을 쏟아냈다. 뒤늦게 일본해 표기를 삭제한 자료를 제공한 기상청은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렸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열린세상] ‘민주주의 증진법’에 대한 우려/임춘웅 언론인

    미국이 민주주의와 자유를 세계적으로 확산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는 ‘민주주의 증진법’(advance democracy act of 2005)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월초 상, 하원에 동시에 상정됐고 공화당과 민주당 의원들이 공동으로 발의한 법안이므로 통과되리라는 것은 의문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따라서 우리는 이 법이 미국이 말하는 비 민주국가들에는 물론 여타 세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인지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왜냐하면 이 법은 법안 초안단계에서도 몇 차례의 진통을 겪었듯이 그 법의 실행의지와 추진방식에 따라서는 상당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법안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2기 취임사에서 강조한 ‘자유와 민주주의의 확산’이란 외교목표를 뒷받침하는 것이다. 이 법안의 당초 초안은 ‘독재종식과 민주주의 지원법’이란 이름 아래 45개 비 민주국가를 명시해 민주화를 추진할 계획이었으나 해당 국가들의 반발을 의식해 국가 이름은 삭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신 법안은 전세계 국가들을 ‘완전 민주국가’ ‘부분 민주국가’ ‘비 민주국가’로 분류하고 부분 민주와 비 민주국가들에 대해서는 미 국무장관이 매년 해당 국가의 민주주의 진척도에 대한 연례보고서를 작성하며 민주화를 위한 행동계획서를 만들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니까 미국이 세계의 모든 국가들에 대해 민주화 정도를 판단하고 민주화가 덜 된 나라에는 민주화를 추진한다는 것이다. 19세기 중엽, 미국이 서부로 서부로 영토를 확장해 나가던 때 ‘데모크라틱 리뷰’지의 주필이 1845년 이 잡지에 미국이 미 대륙 전체로 영토를 확대해야 할 우리(미국 백인)의 운명은 신이 정해준 것이란 글을 실었다. 이후 그가 쓴 백인의 ‘명백한 운명’(manifest destiny)은 미국 영토 확장의 명백한 운명이 되고 말았다. 이후 태평양을 건너 하와이와 필리핀으로 영토를 넓힐 때 그것은 ‘백인의 책무’(whiteman’s burden)였다. 키플링의 시 제목에서 따온 이 말은 미국뿐 아니라 서구열강이 아시아·아프리카로 식민지를 확대해 나갈 때도 식민지배의 명분으로 이용됐다. 문명한 서구 선진국이 비 문명사회인 아시아·아프리카 지역을 점령해 개화시키는 것은 백인의 의무라는 논리다. 민주주의는 완벽한 정치형태가 아니다. 비록 비효율적이지만 민주주의보다 좋은 대안이 현재로는 없기 때문에 민주주의를 하자는 것이다. 민주주의라고 해도 그 내용은 나라마다 조금씩 다른 것 또한 현실이다. 그런데 미국이 부분 민주인지, 비 민주인지를 판단하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행동계획을 만들어 밀고 나가겠다고 한다. 누가 미국에 그런 권한을 준 것일까. 신이 정해준 명백한 운명이 아니고서는 가능한 얘기가 아니다. 아니면 운명적으로 지워진 ‘미국의 책무’일까. ‘자유’가 미국의 국가 이익을 확대하는 수단이 되고 ‘민주주의’가 미국의 무기가 되면 다른 나라의 주권과 권익은 어떻게 되는 것인가. 미국이 당초 법안에서 지적한 45개국은 언제 이라크의 운명을 되풀이하게 될지 전전긍긍하고 있을 것이다. 민주화 과정에 있는 나라 들에서 가끔 혁명적인 방법으로 민주화를 성취해 나가는 경우가 있다. 한국의 4·19나 6·10항쟁이 그런 케이스다. 그러나 민주화가 어느 강대국의 힘에 의해 강요되게 되면 그것은 명백하게 비민주적 제국주의가 된다. 다행히 이 법안은 그 실행을 위한 구체적인 실천계획은 명시하지 않고 있다. 잘만 운용되면 세계에 민주주의와 자유를 촉구하는 상징적 역할을 할 수도 있다.‘민주주의 증진법’이 민주화 도상에 있는 나라들의 국내 민주화 세력에 정신적 힘이 되고 그런 국가 지도자들에게 자극제가 되는 경우라면 이 법은 여러 우려와는 달리 순작용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집트가 최근 스스로 민주화를 추진하겠다고 천명하게 된 것은 고무적이다. 임춘웅 언론인
  • 음악 파일 ‘숨바꼭질’

    음악 파일 ‘숨바꼭질’

    저작권법이 개정됨에 따라 사용료를 내지 않는 다운로드를 막으려는 업계와 파일공유를 주장하는 네티즌의 ‘숨바꼭질’이 계속되고 있다. 개정법이 지난달 17일 발효되고 단속이 강화되자 네티즌은 외국 사이트 등 ‘탈출구’를 찾고 있고, 일부 네티즌과 시민단체는 ‘불복종 운동’을 벌이는 등 신경전이 한창이다. 편법을 동원한 불법 음악파일 공유는 여전하다. 흔한 방법은 확장자명 바꾸기.‘노래제목.MP3’라는 파일을 ‘노래제목.NP3’ 또는 ‘노래제목.HWP’ 하는 식으로 교묘히 바꿔 단속을 피하는 것이다. 확장자명을 원위치 하면 파일은 손상없이 재생된다. 외국의 공유사이트를 이용하는 사례도 크게 늘었다.E,W 등 외국사이트는 서비스 운영권이 해외에 있어 국내에서는 단속할 방법이 없다. 최근 한국인 이용자가 크게 늘면서 최신가요도 어렵지 않게 다운받을 수 있다. 친구·동료들끼리 이메일이나 메신저로 은밀히 주고받기도 한다. 대학원생 이모(27)씨는 “동아리 친구들끼리만 공유하다 보니 파일 수는 제한적이지만 꺼림칙하지 않다.”고 말했다. 유료·무료 공유사이트에서는 파일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사람의 아이디를 알리는 ‘친구등록’방법이 유행하고 있다. 음반 하나를 10∼30원이면 다운로드할 수 있고, 다른 사용자가 다운로드를 많이 받아갈수록 내 포인트가 늘어나기 때문에 일부는 불법음원을 공개하는 위험도 감수한다.S공유사이트 게시판에는 17일 이후에도 아이디를 공개하며 “음악파일을 교환하자.”는 글이 300여개나 올라와 있다. ●저작권자 가짜파일 올려 제지 안간힘 저작권자들은 대행업체를 통해 수천개의 가짜 파일을 공유사이트에 올려 ‘물타기’하는 등 공짜 다운로드를 제지하는데 골몰하고 있다.30초쯤 재생되다 끊어지는 가짜 파일을 대량 살포하면 진품을 찾기가 어려워 불법 다운로드를 귀찮아할 것이라는 심리를 노린다. 또 자동으로 아이디를 추적하는 장치를 개발해 공유중지문도 발송한다. 네티즌은 단속에 승복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한국콘텐츠산업연합회가 지난달 18∼20일 10∼39세의 네티즌 32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4%는 콘텐츠 공유를 ‘무조건 허용’하거나 ‘가급적 허용’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반면 ‘금지’는 10%에 불과했다. 법 개정 이후 콘텐츠 공유 양상도 90%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불복종 분위기가 확산됨에 따라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카페 ‘No music,no blog’는 문화관광부에 항의글 쓰기, 검은리본 달기 등으로 저항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저작권법을 다시 개정하자는 적극적인 움직임도 있다. 정보공유연대 등 31개 시민사회단체는 법 재개정을 위한 인터넷 서명운동에 들어갔다. ●카페선 검은 리본달며 ‘불복종운동’ 그러나 음반협회는 “삭제 요청을 했음에도 음원을 지우지 않는다면 법적 조치에 들어갈 것”이라고 강도높은 대응방침을 굽히지 않고 있다. 한편 창작과 동시에 복제권과 전송권을 자동으로 부여하는 현행법에 대한 문제제기도 활발해지고 있다. 저작권자 스스로 이용과 개작 범위를 표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보공유연대는 영리적 사용과 개작의 허용범위를 저작권자가 명시하는 ‘정보공유라이선스’를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홍성태 상지대 사회학과 교수는 “정보공유라이선스는 저작물을 다른 사람이 이용할 수 있도록 저작권자가 범위를 표시하는 적극적 의사표현”이라면서 “저작권법이 정보를 사유화하기 위해 만들어진 법이라면 정보공유라이선스는 다른 사람과 자유롭게 정보를 공유하기 위한 약관”이라고 설명했다. 문화관광부 관계자도 “개정 저작권법이 자리잡으려면 ‘저작권이용허락표시제도’ 등의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유영규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 “자오熱 막아라” 인터넷도 통제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자오쯔양(趙紫陽·85) 전 공산당 총서기의 사망을 둘러싸고 중국 네티즌들과 중국 당국 사이에 ‘숨바꼭질’이 한창인 가운데 자오 전 총서기의 장례 규모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7일 오전 9시9분쯤(현지시간) 관영 신화통신의 첫 사망 보도 이후 신화(新華), 시나(新浪·sina)와 써우후(搜狐), 첸룽(千龍)왕 등 유명 인터넷에는 네티즌들의 추모의 글이 쏟아져 나왔다. 네티즌들은 ‘진정한 민주 전사, 실사구시의 인물’,‘때를 잘못 만난 비운의 정치가’,‘곧은 성격 때문에 최고지도자에 오르지 못한 인물’ 등으로 평가하며 자오의 생애를 기렸다. 하지만 사전 보도통제의 지침을 받은 듯 중국 당국은 곧바로 네티즌들의 대글들을 완전히 삭제했다. 중국 당국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자오의 사망 소식이 중국 대륙으로 번지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방송과 신문에 이어 인터넷까지 통제하고 나선 것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자오쯔양 전 당총서기의 장례 절차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중국 소식통들은 “관계 당국자들이 현재 사회단체나 정치단체 지도자들과 만나 자오 전 총서기에 대한 장례식 수준 등을 놓고 협의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홍콩의 명보(明報)는 베이징 소식통을 인용,“중국 지도부는 자오쯔양 장례를 위한 위원회를 구성하고 있으나 내부 행사의 소규모 장례식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oilman@seoul.co.kr
  • “카페 올린 음악파일 모두 지워야”

    “카페와 블로그에 올린 음악파일은 예전 것까지 모두 지우고, 저작권 계약을 맺은 유료 제공 서비스만 이용하세요.” 오는 16일 개정 음악저작권법 시행을 앞두고 네티즌 사이에 비상이 걸렸다. 개정법은 인터넷 등으로 저작권이 있는 음악파일을 동의없이 이용하는 것에 법적 책임을 묻는다. 포털 사이트의 카페와 블로그, 미니홈피 등에서는 네티즌들이 이미 전송한 음원을 삭제하는 등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카페 등 인터넷 모임이나 개인블로그의 운영자·회원은 모든 게시물에서 음악파일을 삭제할 것을 권고하면서 “본인이 올린 자료는 본인이 책임지라.”고 경고하고 있다. 일부 음악 모임에서는 “15일 모든 음악파일을 삭제할 테니 그 전에 필요한 음악을 모두 다운로드하라.”며 ‘시한부 전송’을 감행하고 있다. ●무료 배경음악 삭제 법석… 16일 이전 전송도 해당 다음과 네이버, 싸이월드 등 포털사이트도 일제히 “저작권이 명확지 않은 음원파일을 삭제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긴급히 알리는 글을 띄웠다. 개정법에는 온라인상 ‘전송행위’에 대해 ‘저작인접권자’인 가수·연주자 등 실연자와 음반제작자가 ‘전송권’을 갖는다는 규정이 신설됐다. 이는 전송권 보유에 대한 규정이 명확하지 않아 논란이 됐던 현행법을 보완한 것으로, 작곡·작사자 등 창작자뿐 아니라 가수나 음반사도 전송에 대한 권리를 주장할 수 있게 됐다. ‘전송행위’는 음악 파일을 인터넷에서 링크, 업로드, 다운로드, 공유하는 행위와 실시간으로 음악을 재생하는 스트리밍 등을 포함한다. 카페에 배경음악을 깔거나 게시물에 음악파일을 삽입하는 등 저작권 계약을 맺지 않고 음원을 전송하는 모든 행위에 대해 개인에게 법률적 책임을 묻게 된다. 이는 16일 이전의 전송행위에도 적용된다. 하지만 ‘실연자와 음반 홍보’라는 본래 목적을 유지하고 있는 팬카페는 단속대상에서 제외된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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