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글 삭제
    2026-08-16
    검색기록 지우기
  • 7월 발표
    2026-08-16
    검색기록 지우기
  • 절대적
    2026-08-16
    검색기록 지우기
  • 법 개정
    2026-08-16
    검색기록 지우기
  • 풀세트
    2026-08-16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4,039
  • 집갑폭등 항의 글 500여건 靑홈피 ‘광고’오인 한때 삭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아파트값 거품빼기 국민행동’ 회원과 네티즌들은 24일 아파트값 폭등에 항의하는 의미로 청와대 홈페이지(president.go.kr) 자유게시판에서 온라인 시위를 벌였다.이들은 ‘아파트값 거품빼기’를 의미하는 ‘▦↘’ 모양의 기호를 제목에 붙인 항의글 500여건을 게시판에 올렸다. 아이디 ‘si114’는 “분양원가를 공개하고 1가구 1주택 원칙으로 법을 만들어 달라.”고 요구했다.‘freecompr’는 “서민을 위한 국민의 정부만 외칠 게 아니라 정말 서민이 원하는 게 뭔지를 아는 정부가 되어 달라.”고 호소했다. 청와대는 한때 수백건의 항의글이 한꺼번에 올라오자 ‘도배글’로 보고 항의글을 삭제했으나 국민행동의 항의를 받고 곧바로 복구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악의적 도배가 아니고 청와대에 부동산 관련 의견을 전달하기 위해 쓴 것으로 판단해 복구시켰다.”고 해명했다.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 [표류하는 의료법안 (상)] 기나긴 ‘나홀로 싸움’… 집·직장 잃어

    [표류하는 의료법안 (상)] 기나긴 ‘나홀로 싸움’… 집·직장 잃어

    의료사고는 환자의 몸과 마음에 이중의 고통을 안긴다. 사람 일이 으레 그렇듯 의사도 실수를 하지만 의사들이 이를 은폐하려 들면 환자들은 극도로 어렵고 힘든 싸움을 벌여야 한다. 나날이 늘어만 가지만 뚜렷한 대책은 없는 의료사고의 문제점과 법적 쟁점, 대안을 상·하 두차례에 걸쳐 짚어 본다. 대전에 사는 박모(59)씨는 1997년 2월 턱밑이 부어 올라 한 정형외과를 찾아 수술을 받다 왼쪽 목 정맥이 절단당했다. 그러자 병원측은 느닷없이 말기암이라며 수술을 감행했다. 있지도 않은 암수술을 받은 박씨는 편도선 일부를 잘라내 지금 고무줄로 목을 조이는 느낌을 갖고 산다. 보상을 받기 위해 박씨는 병원을 상대로 9년 동안이나 소송을 벌였다. 그동안 의료소송에 전문성도 없는 변호사와 브로커들에게 준 비용만 1억 5000만원이나 된다. 하지만 박씨는 대법원에서 패소하고 말았다. 도장 공사업체를 운영하는 사업가로 집과 땅 등 부동산도 상당히 갖고 있었지만 다 날리고 지금은 영세민아파트에서 살고 있다. 박씨는 “온갖 브로커들에게 속다 보니 이제 믿을 사람이 하나도 없는 것 같은 의심병만 생겼다.”고 했다. 서울신문 취재팀이 만난 의료사고 피해자들은 모두 지칠대로 지쳐 있었다. 의사의 과실로 난 사고를 전문지식이 없는 환자가 입증하기 어려운데다 1·2심 판결에만 평균 3.9년 정도 걸리는 기나긴 소송 과정도 더욱 큰 고통을 주고 있었다. 경기도 남양주시에 사는 천모(60)씨는 5년전 고혈당으로 쓰러져 한 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아내(58)의 몸 속에 1m 가량되는, 고무로 된 의료기기가 들어 있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 의사가 의료기기를 몸속에 둔 채로 수술 부위를 봉합했기 때문이었다. 소송에 필요한 신체감정을 위해 지난해 5월부터 아홉달 동안 법원이 지정해준 대학병원 등에 4번이나 진료기록을 보내 감정을 의뢰했지만 모두 “희귀한 케이스라 판별이 어렵다.”는 이유로 거부당했다. 결국 감정결과 없이 소송에 나섰다가 병원측의 설득에 합의금을 받는 것으로 소송을 끝내고 말았다. 천씨는 개인택시까지 팔아 병원비를 충당해야 했다. 의료사고 전문 이인재 변호사는 “의사 세계가 워낙 좁기 때문에 서로 피해를 주는 감정을 해주지 않으려 해 어쩔 수 없이 대충 합의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울산에 사는 회사원 이모(31)씨는 2001년 10월 출근길에 다른 사람들의 싸움을 말리다가 오른손 검지를 물리는 부상을 당했다.M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며칠이 지나도 통증이 사라지지 않았다.3주가 지나자 고름이 흐르고 썩은 냄새까지 나 다른 병원을 찾았더니 골수염이라고 했다. 결국 2차례 수술 끝에 손가락 한마디를 잘라냈다. 수술받은 병원에선 “1차 치료에서 원인균을 규명하지 않아 잘못된 항생제를 처방했다.”고 말했다.M병원에 항의했지만 묵묵부답이었다. 결국 스스로 민사소송에 나서 직장일을 소홀히 하다 이씨는 5년 동안 세번이나 직장에서 쫓겨나야 했다. 감정을 받더라도 절차가 피해자에게 절대 불리하다. 피해자들이 소송을 제기하면 법원이 대부분의 전문 감정을 대한의사협회에 의뢰하고 의협이 대형병원 등을 통해 감정한 결과를 통보해 주는 방법을 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의협은 2년전 법원에 “의협을 통해야 감정의사가 알려지지 않아 객관적인 감정을 받을 수 있다.”고 자기들 주도의 감정을 의뢰하도록 요청했다. 정부는 실태 파악조차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피해자를 돕거나 객관적인 감정기관을 만드는데는 더 무관심하다. 서울대 의료관리학교실 김윤 교수는 “의술도 결국 인간이 하는 것이라 과오가 분명히 존재한다. 의료선진국인 미국에서도 입원환자 100명당 4명 가까이 의료과오 피해를 보고 있다는 통계를 파악하고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의료기관의 협조도 없고 정부도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 의료정책팀 임종규 팀장은 “관련 법도 없는 상태에서 실태조사를 하기는 불가능하다. 종합병원 한곳에만 연간 환자가 수십만명일 텐데 하나하나 사고인지 아닌지 밝히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이재훈 윤설영기자 nomad@seoul.co.kr ■ 관련법안 4대쟁점 의료사고 관련법안은 1988년 의료계에서 처음으로 제정을 촉구했다. 이후 18년이 흘렀지만 각계의 입장 차이로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채 발의와 폐기를 반복해 왔다. 현재 열린우리당 이기우 의원이 2005년 11월 발의한 ‘의료사고 예방 및 피해구제에 관한 법률’안과 의사 출신인 한나라당 안명옥 의원이 올 5월 발의한 ‘보건의료분쟁의 조정 등에 관한 법률’안이 국회 보건복지위에 올라와 있다. #1 과실 입증책임 전환 현재는 환자가 의료인의 과실을 입증해야 한다. 이 의원안은 의료인이 본인의 무과실을 입증하도록 입증책임 주체를 전환하자는 것이다. 최근 대법원의 판례를 보면 피고측(의료인)에게 무과실을 입증토록 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피해자가 상대방의 과실을 입증하도록 하는 민법의 대원칙을 거스르기 어렵고 의료계가 “의료인에게 과다한 부담을 지운다.”며 반대하고 있다. #2 분쟁조정기구 위원회의 구성과 운영 안 의원안은 모든 의료분쟁에 대해 반드시 조정기구를 거치고 합의에 이르지 못한 사안에 한해서만 소송을 걸도록 하는 ‘필요적 전치주의’를, 이 의원안은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다.”는 이유로 ‘임의적 전치주의’를 주장하고 있다. 법무부에서도 ‘필요적 전치주의’에는 부정적인 입장이다. 조정기구 지휘권 문제와 직결되는 위원회 구성에 대해서도 각계가 요구하는 배정 인원수에 차이가 있다. #3 무과실 책임 보상 의료인의 과실이 없는 것으로 판명된 의료사고에 대해 보상금을 지원하는 것을 말한다. 두 법안이 보상금 지급한도 금액에서 차이가 있다. 그러나 기획예산처가 예산 문제를 들어 부정적인데다 시민단체 측에서도 “무과실 판례가 급증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4 의사의 형사처벌 면책특권 의사가 책임보험에 가입한 경우 경미한 과실에 따른 의료사고는 형사처벌을 면제해 주자는 것. 법무부에서 가장 반대하는 부분이다. 이 의원안은 환자측이 의사의 처벌을 원하지 않을 경우에만 면책권을 주는 ‘반의사불벌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도 의사의 형사처벌은 벌금형 정도가 고작이다. 윤설영 이재훈기자 snow0@seoul.co.kr ■ 코 조직검사받다 시력 잃어 안녕하세요, 저는 52세 김정자라고 합니다. 스물아홉살 된 제 아들은 1급 시각장애인입니다.5년 전 서울의 한 대형병원에서 코 속 조직검사를 받다 불의의 의료사고를 당했습니다.2001년 9월4일이었습니다. 회사원인 아들이 코가 막히고 눈 아래가 당긴다고 해서 서울 종로구의 병원을 찾았습니다. 코 안에 연골육종이라는 혹이 생겼으니 수술을 위해 조직검사를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같은 달 25일 검사를 했는데 멀쩡하게 들어갔던 아들이 1시간 뒤 부축을 받고 나오더군요. 의사는 “피가 많이 나서 조직을 못 떼어 냈으니 약 먹고 쉬다가 오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10월4일의 두번째 조직검사도 이튿날의 세번째 조직검사도 모두 실패했습니다. 그럴수록 상태는 나빠져 갔습니다. 아들이 “눈이 빠질 것 같고 하나도 안 보인다.”고 하자 의사는 “조직검사에 실패해 수술을 못할 것 같다. 다른 병원으로 가라.”고 했습니다. 무책임함에 어이가 없었지만 급한 마음에 앰뷸런스를 요청했습니다. 대여비를 요구하더군요.5만원을 주고 강동구의 한 병원으로 가서 곧바로 혹 제거 수술을 했지만 아들은 결국 시력을 잃었습니다. 의사는 “무리하게 조직검사를 시도하기보다 수술을 먼저 했더라면 실명은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지금 아들은 사람들과 연락을 끊은 채 방에만 틀어박혀 삽니다. 저의 투쟁이 시작됐습니다. 병원에서 진료기록을 떼어 보니 10월 4,5일 문제가 된 검사를 했다는 기록이 삭제돼 있었습니다. 녹음기를 들고 의사를 찾아가 “조직검사를 했다.”는 말을 녹취했습니다. 하지만 호소할 곳이 없었죠. 변호사 사무실을 10군데 정도 돌아다니며 전문지식을 묻는데 30분 상담에 사무장은 3만원, 변호사는 5만원을 요구하더군요. 이듬해 7월 시작한 민사소송 재판에서 문제의 의사는 조직검사를 하지 않았다고 말을 바꿨습니다. 결국 법원은 두세달 간격으로 조정절차를 서너차례 밟더니 공판 한 번에 “조직검사가 시력손상의 직접 이유가 될 수 없다.”며 원고패소 판결을 내렸습니다. 이후 올 2월 고법과 5월 대법원까지 4년 정도 걸렸지만 결과는 변함 없었습니다. 올 8월엔 관할 종로보건소를 찾아갔습니다. 하지만 “법원에서 판결했으니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없다.”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병원 앞에서 두달 동안 현수막을 펼치고 목이 터져라 부당함을 호소했고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장에서 1인 시위를 하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형사고소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서울중앙지검에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고소를 했고 검찰은 지난 9월 벌금 200만원으로 의사를 기소했습니다. 한 걸음이나마 진전된 것이라며 좋아해야 할까요. 사고 후 5년이 흘렀습니다. 병원비와 변호사비로 수천만원이 들었지만 이것이 전부가 아닙니다. 남편과 아들, 그리고 저의 가난하지만 행복했던 생활이 송두리째 날아가 버렸습니다. 의사가 사과 한 번만 했더라면 이렇게 힘든 과정은 시작하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다른 사람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경고를 보내고 싶습니다. 진실을 밝히기 위해 오늘도 팔을 걷어붙이고 집을 나서는 이유입니다. 글 사진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진실이라는 이름의 폭력

    진실이라는 이름의 폭력

    글 오명근(희망법률사무소 변호사) 대기업에 다니던 A씨(34세)는 최근 자신의 블로그에 올려진 글을 보고 깜짝 놀랐다. 익명으로 올라온 그 글에는 자신이 과거에 여러 여자와 문란한 관계를 맺었고 이로 인해 많은 여자들이 피해를 입었다…라는 악의에 찬 내용이 가득했기 때문이다. 그것도 한두 개가 아니라 수십 개의 글이 한꺼번에 올라와 있었다. 자초지종을 알아보니 누군가 어느 인터넷 사이트에 A씨에 대한 허위 사실을 수차례 올렸던 것이 사건의 발단이었다. 그 내용을 보고 흥분한 네티즌들이 A씨의 블로그에 몰려와 글을 올렸던 것이다. 문제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이 일로 A씨는 약혼자의 집에 불려가 해명을 하느라 진땀을 빼야 했고 파혼까지 염려해야 하는 처지가 되었다. 익명성을 담보로 연예인이나 유명 인사의 사생활과 관련하여 허위적이고 악의적인 사실을 인터넷 게시판에 게시했던 네티즌들이 처벌 받았다는 뉴스를 접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요즘에는 비단 유명인뿐만 아니라 평범하게 살아가는 보통 사람들도 사이버 상에서 무차별적인 공격을 받는 사건이 급증하고 있다. 인터넷의 신속성과 복제의 편이성 때문에 비록 한 사람이 특정한 공간에만 어느 개인에 대한 비방 글을 올렸다 하더라도 이는 쪽지나 메신저, 이메일 등을 통해 순식간에 알려지게 되어 당사자가 해명할 기회도 없이 ‘나쁜 사람’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이버 상의 명예훼손 문제는 꽤 심각하다. 명예훼손은 어떤 사실을 불특정 다수인에게 알리는 ‘공연성’이 있어야 성립한다. 비록 한 사람에게만 알렸다고 하더라도 결국 이 사실이 입소문을 타 많은 사람 사람에게 알려진 경우에는 불특정 다수인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있기에 명예훼손죄로 처벌을 받을 수 있다. 명예훼손과 관련하여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고 있는 내용 중 하나는, 진실에 근거한 사실을 말하면 처벌을 받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진실을 있는 그대로 올렸을 뿐인데 그것이 왜 죄가 되느냐고 억울해 할 수도 있지만 비록 내가 알고 있는 내용이 진실이라고 하더라도 이를 널리 일부러 알리고 퍼뜨려야 할 이유는 없다. 특히나 명예와 직결된 사안에 대해서는 아무리 자신이 피해를 입었다고 해도 공개에 대해서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 A씨의 경우 게시판에 글을 올린 이들을 고소하여 처벌받게 할 수 있으나, 그렇다 하더라도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한번 훼손된 명예를 원래대로 회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명예훼손과 관련하여 또 하나 알아두어야 할 것이 있다. 병원이나 상점 등 대중이 이용하는 시설의 경험담 등을 인터넷 게시판에 올릴 때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자칫하다가는 오히려 상대 측으로부터 고소를 당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간혹 피해 사례가 발생한 경우 감정이 앞서다 보니 1:1 접촉을 통한 해결이나 법적 조치를 강구하기도 전에 무조건 인터넷에 올리고 보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는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도 적당한 방법이 아니다. 개인이 업체에 대하여 안 좋은 글을 올릴 때에는 ‘나는 이러 이러한 일을 겪었는데 다른 사람도 피해를 입을 수 있기에 이용할 때 충분히 주의를 기울이기 바란다’ 식으로 내용으로 쓰고, 자신의 경험을 올리더라도 되도록이면 불필요한 감정적 글을 지양하고 타인에 대한 주의 환기 차원에서 올린 글임을 명시하는 것이 좋다. 이처럼 많은 사람들의 이해관계가 결부되어 있거나 공익적 이유가 있는 경우, 선의의 피해자가 또 다시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함이라는 공익적 이유가 인정된다면 명예훼손죄의 처벌이 면해질 수 있다. 사이버 명예훼손에는 즉각적인 삭제 조치 등 신속한 대처가 생명이다. 일단 신속하게 삭제 조치 등을 행한 후에도 상대방이 계속하여 명예훼손적인 행위를 하는 경우에는 경찰청 사이버 수사대에 수사를 의뢰하거나 정보통신윤리위원회가 지난해 9월 신설한 사이버 명예훼손 피해구제팀에 구제를 요청하면 된다. 월간<샘터>2006.09
  • 세계가 깜박한 왕따들의 스매싱

    60억 인류의 운명을 달랑 탁구대 위에 올려놓는 담대한(!) 상상력이라니. 한술 더 떠 인류의 대표가 결전에 패해 지구가 멸망하게 되는 결말에 이르면 말문이 콱 막힌다. 이 무슨 허무맹랑한 소설이냐 싶겠지만 비주류 인생들을 비주류 문체로 그려내 주류 문단에 파란을 일으킨 소설가 박민규(38)라면 가능한 얘기다. ‘핑퐁’(창비)은 2003년 ‘지구영웅전설’과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으로 두 개의 문학상을 수상하며 혜성처럼 등장한 박민규 작가의 신작 장편소설이다.‘삼미 슈퍼스타즈’에서 프로의 세계에서 1할2푼5리의 최저 승률로 살아가는 아마추어 인생들의 비애를 특유의 경쾌한 톤으로 그려냈던 작가는 이번 작품에선 또다른 마이너리티인 ‘왕따’ 중학생들을 중심에 세운다. 주인공 ‘못’과 ‘모아이’는 ‘치수 패거리’에게 극심한 괴롭힘을 당하는 아이들이다. 돈을 빼앗기고 구타에 시달리면서도 어떤 저항조차 할 수 없고, 고작 제발 죽게 해달라고 기도하거나 핼리 혜성이 지구와 부딪쳐주기를 바라며 하루하루를 버틸 뿐이다. 도와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다수결로 운영되는 사회에서 온갖 악의 요소를 갖춘 치수 패거리는 세계를 대표하는 2%이며,‘다수인 척’ 살아가는 나머지 98%는 이들을 철저히 외면한다. 집단 따돌림 당하는 10대들의 이야기야 이제 낯설 것도, 새로울 것도 없는 진부한 소재. 하지만 탁구공처럼 통통 튀는 작가의 상상력은 이들의 처절하고 눈물겨운 현실을 우주적인 판타지로 전이시킨다. 심하게 얻어맞은 날, 벌판에서 탁구대를 발견한 두 소년은 ‘탁구계의 간섭자’인 세끄라탱을 통해 인류의 역사가 탁구 게임으로 좌지우지돼왔음을 알게 된다.‘세계가 깜박한 존재’인 두 소년은 인류의 대표와 맞선 시합에서 승리하고, 결국 인류를 멸망시키기로 결정한다. 폭력적이고, 부조리한 현실이지만 그렇다 해도 인류를 아예 삭제해버리는 결말은 지나친 비관주의가 아닐까.“나를 포함해서 인류가 이대로는 안 되겠더라고요.2000년동안 전쟁도 할 만큼 했고, 종교분쟁이나 인종갈등 등 해볼 건 다 해봤잖아요. 선진국도 많고, 잘사는 민족도 많지만 왜 사는지 아는 사람은 없어요. 그래서 위기극복이나 희망이 아니라 전부 다 죽이는 이야기에 끌렸어요.” 공익을 위하고, 타인을 배려한다지만 권력을 탐하는 욕구 앞에서는 무력하기만 한 인간에게 더 이상 기대할 바가 없다는 날선 비판이다. 그런데 왜 하필 탁구일까.“맨날 두들겨맞는 중학생 둘이서 할 만한 운동이 별로 없잖아요. 축구나 야구처럼 혼자서 여러 명을 상대하는 경기가 아니라 일대일로 직면하는 운동이라는 점도 작용했고요.” 내용뿐 아니라 소설 형식도 자유롭다. 활자의 크기를 달리하거나 행갈이에 변화를 줬고, 손수 그린 5컷의 점묘 삽화를 넣었다. 의도적으로 ‘박민규식 스타일’을 구축하는 거냐고 묻자 손사래를 친다.“진짜 몰라서 그런 거예요. 산문을 배운 적이 없어서 그렇게 하면 안 된다는 걸 몰랐거든요. 어차피 독학으로 공부해왔으니까 앞으로도 그냥 쓰고 싶은 대로 쓰려고요. 독자에게 어떻게 읽힐 것인가는 별로 관심 없어요. 내가 쓰고 싶은 대로 쓰듯 독자는 읽고 싶은 대로 읽으면 되는 거지요.” 글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 막가는 ‘악플러’ 고삐가 없다

    지난 15일 국내 최대 포털인 네이버에 한 50대 남성이 귀갓길 여고생을 강간한 뒤 살인·암매장했다는 기사가 뉴스사이트 첫머리에 올랐다. 경악할 만한 반인륜적 사건이었는데도 지역감정을 조장하거나 피해자를 욕하는 어처구니없는 댓글이 줄줄이 달렸다. ‘강제로 하니까 그랬지…ㅉㅉ. 돈 줘가면서 살살 꼬셨으면 저랬겠어?(아이디 a모)’‘저놈 부럽네…. 아 나도 어떻게 한번?(n모)’‘얼마나 못생겼기에 그 놈 차에 탔지?(r모)’‘남자가 여자를 원했고, 그것은 음양의 이치와 같죠.(b모)’‘이게 다 전라도사람들 때문임(b모)’●지역감정 조장·악의적 인신 모욕도 하루 수십∼수백만명이 보는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상식 이하의 악플(악의적 댓글)이 여전히 판을 치고 있지만 포털과 정부가 미온적인 대처로 문제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신고제도’를 도입했지만 신고 뒤에도 방치되고 처리 기준도 들쭉날쭉해 네티즌들의 비난을 사고 있다. 실제로 기자가 직접 ‘얼마나 못생겼으면 그놈 차에 탔냐.’는 등 피해자를 모욕하는 내용을 두 차례에 걸쳐 올린 아이디 r모를 신고했지만 12시간 동안 아무 변화가 없었다. 네이버는 “운영원칙에 어긋나는 댓글이라면 모니터링단의 신고가 들어오는 즉시 삭제한다.”고 주장했다. 네이버의 운영원칙에는 ‘타인을 비방하거나 모욕하는 글’은 삭제한다고 나와 있다. 미디어 다음도 사정은 비슷하다. 다음은 ‘개인정보 유포로 명예훼손 및 초상권을 침해하는 내용’을 올리면 삭제와 함께 아이디의 제한, 정지, 박탈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 사람이 여러 개의 아이디를 새로 만들어 글을 올릴 수 있어 유명무실하다. 정부는 실질적인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정보통신부 산하 정보통신윤리위원회는 불법 정보를 발견하거나 신고가 들어오면 그때그때 사업자에게 조치 명령을 내릴 뿐 운영 제도는 손을 대지 않고 있다. 최근 국회에서 ‘인터넷실명제법안’이 발의됐지만 실효성은 미지수다. 네이버의 경우 로그인 때 실명을 확인하고 글쓴이의 블로그를 공개하는 ‘반실명제’가 실시되고 있지만 문제는 여전하다.●일관성있는 리플 관리기준 마련해야 전문가들은 인터넷 게시판에 일관성있는 관리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민경배(경희사이버대 교수) 함께하는 시민행동 정보인권위원은 “악플 판단 기준이 제각각이어서 합리적인 게시판 정화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정부와 포털사업자들이 함께 게시판 운영 기준 및 리플 관리기준을 마련해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포털이 ‘인기를 위해 악플러를 방치한다.’는 비난을 피하려면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안진걸 희망제작소 연구원은 “포털측에서 네티즌들에게 악플의 불법성과 폐해를 ‘안내’ 수준에 그치지 말고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 문제가 심각해진 만큼 담배 경고문구처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마초 ‘e럴수가’

    인터넷에서 여성들을 덮어놓고 비하하는 일부 남성들의 ‘사이버 마초’ 행각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 여성들이 자주 이용하는 인터넷 사이트를 음란물과 욕설로 도배질하고, 이것이 대단한 일인 양 영웅심리를 드러내 보이기도 한다. 여성들을 허영심 많고 생각없는 존재로 몰아간 ‘된장녀’ 등 사이버 공간에서의 여성 비하가 급기야 성폭력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여성 네티즌 120명 집단 고소 여성전문 포털 마이클럽(miclub.com) 게시판에 아이디 ‘kimhangmoon(김항문)’을 쓰는 네티즌이 글을 올린 것은 지난달 21일 새벽. 여성의 항문이 드러난 사진과 여성 비하 글 80여개를 올렸다. 단순히 야한 사진이나 농담 수준이 아니라 입에 담을 수 없는 표현으로 여성들을 욕되게 하는 내용들이었다. 이 게시물은 이날 오전 10시쯤 운영진이 출근해 삭제할 때까지 그대로 사이트에 올라 있었다. 마이클럽 회원을 비롯한 여성 네티즌들은 극도로 흥분했다. 몇몇 네티즌들은 각자 거주지 인근 경찰에 신고를 했다. 고소건을 취합해 수사하고 있는 서울 동작경찰서 관계자는 “누가봐도 신고할 만하다는 생각이 들 만큼 심각한 사이버 범죄였다. 음란물 유포죄는 물론 성폭력특별법 위반 혐의 적용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여성 비하 테러 후 영웅 대접 여성 네티즌들은 특정 사이트에서 ‘김항문’의 행동이 영웅시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더욱 분노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IP 추적 결과 ‘김항문’은 지난달 중순 만들어진 ‘남성가족부(norway.goalibaba.com)’ 사이트에서 활동하는 사람으로 밝혀졌다. 그는 자신을 ‘된장녀 게임’을 만든 사람이라고 소개하고 이곳에서 여성가족부 홈페이지, 마이클럽 등 자신의 ‘테러 성과’를 자랑하고 있었다.‘김항문’을 고소한 주부는 “몹쓸 짓을 한 그가 일부 남성들로부터 영웅 대접을 받고 있었다. 여성 비하를 영웅시하고 포르노에 익숙해져 자기들의 행동이 나쁘다는 것을 전혀 모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주부는 “예전에는 마초라고 해봤자 고리타분한 가부장적 사고 방식을 가진 정도였지만 젊은층이 대부분인 사이버 마초들의 행동은 도를 넘어섰다.”면서 “본보기를 보인다는 차원에서라도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단순한 사회적 불만 표출 수준 넘어서” ‘인터넷상 남성우월주의’란 개념에서 출발했던 사이버 마초는 점차 광범위화, 만성화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여성 권익과 관련된 기사나 주의·주장 등에는 어김없이 여성을 비하하는 댓글이 오른다. 여성 공중화장실 비율을 남성의 1.5배로 하는 것을 의무화한다는 기사 댓글에는 ‘여자들한테 돈쓰지 마라.’‘치마와 요강이면 되는 것 아니냐.’‘쓰레기 같은 여자들 너무 싫다.’ 는 등 욕설들이 넘쳐난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여성 비하나 ‘된장녀’ 파문과는 다르다는 분석이다. 취업난이 심해지고 여성 지위가 높아지면서 발생하는 역차별에 대한 불만을 넘어 구체적인 공격으로 드러났다는 것이다. 숭실대 정보사회학과 배영 교수는 “된장녀 논란은 일부 남성 네티즌들이 투덜거리는 정도였다면 이번 사건은 공격 대상을 특정 사이트로 구체화했다는 점에서 더 심각하다.”면서 “사이버상에서 주목을 끌기 위한 영웅 심리까지 더해져 공격 강도가 한층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마초(macho) 에스파냐어로 ‘남자’를 뜻하며 라틴아메리카에서는 ‘성적 매력을 물씬 풍기는 남성’이란 의미로 쓰인다. 인터넷에서 회자되는 ‘마초’는 이런 남성적 기질을 지나치게 강조하고 여성을 비하하는 ‘마초증후군’과 같은 의미로,‘성차별주의자’ 또는 ‘남성우월주의자’의 의미를 갖는다.
  • “온라인 시비 말고 진짜 싸워라”

    인터넷에서 시비가 붙은 사람끼리 실제 만나 싸움을 벌이는 ‘현피(현실PK)’를 조장, 현장 폭력을 즐기고 이를 확산시키는 일부 네티즌의 그릇된 행태가 도마에 올랐다. ‘현피’는 ‘현실’의 앞글자인 ‘현(現)’과 PK(Player Kill)의 앞글자인 ‘P’의 합성어다. 온라인에서 같이 게임하던 사람을 직접 찾아가 폭력을 행사하는 등의 행위를 일컫는다. 게임 이외에도 온라인상에서 시비가 붙은 사람들이 실제로 만나 폭행하는 행위를 뜻하기도 한다.●`현피(現 Player Kill)´ 부추기는 행태 도마에 18일 디씨인사이드에 따르면 지난 13일 자사 패션갤러리 게시판에서 옷을 흥정하던 두 명의 고등학생이 말싸움을 벌이자 주변의 네티즌들이 “그러지 말고 진짜 만나서 제대로 싸우라.”며 폭력을 조장하는 내용을 올렸다. 당사자들은 14일 “혼내주겠다.”며 이날 오후 9시 강남역에서 만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네티즌들은 자신들도 현장에 따라나가겠다고 환호했고, 특히 한 네티즌은 아예 e포스터까지 제작해 배포하는 황당한 행태를 보이기도 했다. 특히 게시판에 올려진 문제의 포스터에는 ‘(싸움에)지면 게시판을 떠나야 한다.’는 등의 자극적인 내용도 포함됐다. 분쟁 당사자인 2명의 고교생은 이날 약속장소에 나타나 10∼20명의 네티즌이 지켜보는 가운데 주먹을 휘둘렀고 5분가량 난투극을 벌였다. 게시판에서 활동하던 한명의 구경꾼이 이들을 말려 싸움이 끝나자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자신들이 찍은 사진을 곧바로 인터넷에 올려 네티즌들을 놀라게 했다. 이와 관련, 디씨인사이드 패션갤러리 관리자는 “15일 오전 1시부터 약 5시간 동안 관련 사진과 글이 지속적으로 올라와 웹사이트에 접속장애가 발생할 정도였다.”면서 “게시판의 접속시도가 폭주해 이후 수 만건의 글을 삭제했다.”고 밝혔다.●“억압된 폭력 본성 대리만족 하려는 것” 하지만 여전히 관련 글과 사진이 다수 게시돼 있다. 디씨 뉴스란에도 여과없이 게재돼 논란은 더욱 확대됐다. 특히 해당 사진과 글은 대형 포털사이트에 옮겨져 실시간 검색순위 상위권에 들기도 했다. 포털사이트 네이버는 해당 게시물이 관련 인물의 명예를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14일 오후 관련 검색단어를 검색순위에서 제외시켰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네티즌의 ‘현피’ 조장에 대해 “사회환경에 의해 억압된 폭력적 본성을 대리만족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곽 교수는 “인터넷에서는 익명의 다수 속에서 개인성이 사라져 개인의 도덕성마저 무감각해진다.”며 “이같은 군중심리는 책임감을 분산시키고 더욱 과격해진 개인은 폭력을 조장하는 것도 서슴지 않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중계석] ‘대학 학문 정책 개선’ 긴급토론회

    논문 중복게재 등 파문으로 김병준 교육부총리가 자진사퇴 의사를 밝힌 가운데 전국교수노조가 3일 ‘최근 교육부총리 사태를 계기로 본 대학 및 학문 정책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긴급토론회를 열었다. 서울 정동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교육장에서 열린 토론회의 박거용·강남훈교수 발제문을 요약정리한다. ■ “학자 양심 더럽히지않을 대학풍토 조성” 박거용 상명대 영어교육 교수 현 정권의 다섯번째 교육부총리가 취임한 지 보름을 못 넘기고 사퇴하고 말았다. 부총리의 자진 사퇴를 불러온 논문 파문은 대학 전체의 문제로 봐야 한다. 정량(定量) 중심의 평가 지상주의에 기초한 교수업적 평가와 업적 부풀리기를 부추기는 ‘대학 종합평가인정제’가 불러온 결과라고도 할 수 있다. 학과, 단과대학, 대학 종합평가는 개인간 경쟁뿐 아니라 대학간 경쟁도 불러 일으켰다. 업적 부풀리기는 공공연한 비밀이 되어버렸다. 이 사건을 계기로 학자의 양심을 더 이상 더럽히지 않는 대학의 풍토를 만들어야 한다. 그동안 김영삼 정권의 5·31 교육개혁안 이후 대학 관련 주요 정책들은 대학설립 준칙주의, 국립대학 특별회계 도입, 교수계약제 시행, 대학정원 감축, 학과간·대학간 통폐합 등 거의 모두 대학의 ‘운영’에 관련된 것이었다. 대학의 ‘교육’에 관한 정책은 극소수였고,‘학문’에 관한 것은 거의 전무하다시피했다. 대학이 학문적 비전 없이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하다. 학문적 종속 상태를 벗어나 자생적 학문을 발전시켜야 한다. 그 전제가 되는 첫번째 조건은 ‘사학비리의 척결’이다. 우리 대학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사립대학이 아직도 전근대적인 세습과 족벌경영 체제에 의해 운영될 때 그 미래는 없다. 둘째,‘고등교육 재정’이 선진국 수준으로 확보돼야 한다. 선진국에 버금가는 교육환경을 마련하지도 않고서 선진국과 경쟁할 수 있는 결과만을 요구하는 것은 언어도단이다. 셋째로 대학의 자율과 자치가 보장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교육부의 위상 재조정이 필요하다. 국가 차원에서 학문정책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면 교육부는 조삼모사식 정책 수립과 수정, 그리고 시행에 급급하게 된다. 대학 역시 여기에서 자유로워질 수 없다. 학문의 미래를 구상하는 국가차원의 조직이 필요한 이유다. ■ “학술윤리강령부터 만들어야” 강남훈 한신대 경제학 교수 이번 김병준 교육부총리 논문파문을 계기로 현실성 있는 대안 마련이 절실하다. 우선 지난해 말 ‘황우석 사태’ 이후 서울대가 했던 것처럼 대학별로 학술윤리강령을 만들어 선포하고 대학별 혹은 국가 차원에서 표절을 감시하고 신고받아 판정하는 기구를 설치해야 할 것이다. 중복게재가 많았다고 알려진 BK21 사업에 대해서는 특별조사가 필요하다. 중복게재된 논문은 교수 업적에서 삭제해야 한다. 중복게재된 논문을 업적평가, 승진, 채용, 연구결과 신청서, 연구결과 보고서 등에서 의도적으로 활용한 것이 드러나면 적절한 제재를 가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중복게재로 연구비를 받았거나 대학평가 등에서 중대한 혜택을 입었다면 이로인한 이득을 환수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동안 학술진흥재단의 학술지 평가정책으로 표절이 상당부분 근절됐고 논문의 질도 높아졌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재단에 의해 관리되지 않는 학술지, 특히 교내 학술지에는 문제가 있을 수 있다. 따라서 모든 학술지에 중복게재 금지 규정을 명시하고 외부심사를 의무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앞으로 등재지가 될 가능성이 없는 교내 학술지는 폐간을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학부시절부터 표절에 대한 교육을 철저히 할 필요가 있다. 인터넷으로 인해 학생들의 리포트 표절이 심각하다. 대학별로 신입생 글쓰기 시간 등을 활용해 표절교육을 철저히 할 필요가 있다. 한글 표절감시 프로그램을 개발, 배포해 학생들의 리포트를 체크하는 데 활용하도록 한다. 불리한 권력관계에 놓여 있는 연구자들의 문제도 해결해야 하며 연구비 배정에서 과도한 ‘선택과 집중’ 원칙을 지양하고 관료주의적 연구비 지원을 근절해야 한다. 그래야만 기초연구에 소홀한 현실을 바꿀 수 있다.
  • ‘엘프녀’가 한순간에 ‘오크녀’로

    ‘엘프녀’가 한순간에 ‘오크녀’로

    전국을 휩쓴 2006 독일월드컵 응원 열기의 중심에 길거리 응원이 있었다면 그 한쪽에는 인터넷 여론을 주도한 네티즌들의 힘이 있었다. 하지만 빛나는 광장 뒤에 숨은 익명의 군중들은 힘모아 ‘대∼한민국’을 외치다가도 의견이 다르면 상대를 불문하고 달려들어 막무가내로 공격하고 상처내는 그릇된 행태를 보였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지난 25일 한국에서 연맹 홈페이지(www.fifa.com)에 접속하는 것을 봉쇄했다. 스위스전 오심 시비와 관련해 한국 네티즌들이 봇물처럼 항의를 해대는 데 대한 맞대응이었다. 그러자 한국 네티즌들은 곧장 ‘우회접속’에 나섰다. 우회접속은 우리나라에 배당되지 않은 제3국의 인터넷망으로 발신처를 변경한 뒤 접속하는 것. 네티즌들은 ‘IT강국의 힘을 보여주자.’면서 포털사이트 등을 통해 이 방법을 빠르게 퍼트리고 있다. 이에 대해 ‘국제적 망신이니 억지 좀 그만 부리라.’고 만류하는 네티즌들도 생겨나고 있다. 네티즌들은 사진 한 장으로 손쉽게 스타를 만들어 냈다. 토고전 길거리 응원 사진으로 유명해진 ‘엘프녀’가 대표적이다. 게임에 등장하는 늘씬한 미모의 종족인 ‘엘프’를 닮았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엘프녀’는 모델 한장희씨로 밝혀졌다. 하지만 한씨 신원이 밝혀지자 일부 네티즌들은 그의 고등학생 때 사진을 유포하고 ‘성형수술을 했는지 얼굴이 너무 다르다.’면서 게임과 소설에 등장하는 괴물 종족 ‘오크’를 본따 ‘오크녀’라는 이름으로 부르기 시작했다. 자기들 마음대로 외모만 보고 스타로 만들었다가 트집을 잡아 바닥에 내팽개친 것이다. 결국 한씨는 사진 출처인 미니홈피를 폐쇄하고 잠적했다. 스위스전 패배 이후에는 국가대표 선수들의 ‘싸이월드’ 미니홈피도 공격대상이 됐다. 김진규 선수가 이호 선수의 미니홈피 ‘일촌 한마디’ 코너에 ‘○○○, 니나∼나나∼축구 그만둘 때까지 욕먹겠다∼신경쓰지 말자∼수고했다 칭구야∼∼열심히 했자나’라는 글을 올리면서 두 선수의 미니홈피는 그야말로 초토화가 됐다. 방명록의 글들은 언어 사용의 부적절을 지적하는 것을 넘어 ‘(두 선수 선발이)이번 월드컵의 최대 오류’‘싸이질할 동안 연습이나 하라.’는 등 비방성 공격으로 이어졌다. 이호 선수는 결국 미니홈피를 폐쇄했다.26일 다시 열었지만, 방명록 메뉴는 삭제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지단, 아데바요르, 프라이 등 상대팀의 에이스급 선수들은 말할 것도 없고 자기들이 좋아하는 선수를 기용하지 않았다며 아드보카트 감독에게까지 욕설과 저주를 퍼부었다. 이들을 두고 ‘국빠’라고 비난하는 네티즌들도 있었다.‘국가대표 팬’을 뜻하는 ‘국빠’는 자기가 대표팀 감독이라도 되는 양 전술과 선수에 대해 무조건 흠을 잡으려는 ‘악플러’(악성댓글 작성자)들을 비꼬는 신조어다. 전문가들은 인터넷 문화의 취약점이 월드컵이라는 극적인 계기를 맞아 심각하게 나타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앙대 사회학과 신광영 교수는 “인터넷상에서는 억지를 쓰고 화를 내는 등 부정적인 정서를 매우 쉽게 표출할 수 있으며, 개인의 감정이 집단화되기 쉽다.”면서 “월드컵에서 이런 부작용이 여실히 드러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영화 ‘강적’서 박중훈과 투톱 열연 천정명

    영화 ‘강적’서 박중훈과 투톱 열연 천정명

    2005년 ‘태풍태양’이란 작은 영화에서 사람들은 천정명을 기억하기 시작했을 것이다. 세상에 절규하듯 인라인 스케이트를 휘몰아 타던, 반항과 우수로 완강했던 청춘의 눈빛. 오목조목 깎아놓은 것같은 이국풍 이목구비. 홍콩에서 수입해온 신인(홍콩배우라는 오해를 실제로 많이 받았단다.)이 아닐까, 영화가 끝나자마자 배우 프로필을 뒤져본 기억이 기자에게도 있다. 그리고 1년. 그는 몰라보게 세졌다.22일 개봉하는 ‘강적’(제작 미로비젼)은 천정명의 영화이다. 열네살 연상의 대선배 박중훈과 투톱을 이뤘지만 드라마의 추동력은 그에게 쏠렸다. 살인누명을 쓴 게 억울해 감방에서 도망나온 탈옥수. 여자친구와 포장마차를 꾸리며 폭력세계를 벗어나려 몸부림쳤으나 꼬이기만 하는 청춘. 박중훈이 든든한 맏형처럼 깔아놓은 멍석 위에서 판이 비좁다며 활개를 치는 주인공이 다름아닌 그이다. “전체 촬영분에서 10%쯤 삭제됐을 뿐 찍은 장면들이 거의 다 나왔어요. 꿈을 위해 끝까지 안간힘을 쓰는 캐릭터가 마음에 들었죠. 내가 봐도 심심하지 않고, 재미있게 배울 점이 많았던 영화라는 데 아주 만족해요.” 자동차에 치이는 장면 빼고는 난이도 높은 액션장면들을 거의 대역없이 찍었다.“뭔가 새롭게 도전해볼 수 있다면 그게 즐거움 아니냐?”며 “5m쯤 등 뒤에서 자동차가 폭파되는 장면을 직접 찍을 때는 정말이지 짜릿했다.”고 한다. 스물일곱의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수줍은 웃음. 단답형의 느리고 어눌한 말투. 입심 좋고 민첩한 요즘 젊은 스타들과는 한참 거리가 있는 이미지이다.“낯을 가리는 성격 탓인지 연예계 친구가 없다.”는 그는 “영화든 드라마든 촬영 초반에는 수줍음 때문에 애를 많이 먹는다.”고 씨익 웃는다. 박중훈과도 생초면. 붙어다니는 장면들로 채워지다시피 한 버디무비였으니 고충이 적잖았을 것이다.“선배와는 촬영을 앞두고 처음 만났어요. 감독, 제작사 대표와 넷이서 만난 첫날 선배님이 제안하더라구요. 형이라 부르라고. 큰형처럼 편해서 대선배란 부담감을 까맣게 잊고 촬영할 수 있었어요.” 신인같은 풋내가 여전하다. 하지만 따져보면 그도 연예계 밥을 먹은 지 10년이 다 됐다.‘길거리 캐스팅’돼 고2때(97년) 처음 찍은 CF가 샤니 호빵. 몇편의 CF를 더 찍었으나 쉽게 인기세례를 받지는 못했다. 영화 ‘아 유 레디’(2002년)와 단편 ‘이공’(2004년)을 찍었어도 반응은 신통찮았다. 짧지 않은 무명세월을 거치며 만사엔 다 때가 있다는 여유를 배울 수 있었다.‘태풍태양’을 찍고나니 TV드라마, 시나리오가 갑자기 쏟아져 들어왔다.“드라마 ‘패션 70´s’‘굿바이 솔로’를 찍고 난 뒤 인기란 걸 비로소 실감할 수 있었다.”고 한다. “NG를 내고도 주눅들지 않고 연기내공을 쌓아가는” 자신을 발견하는 요즘이 즐겁다. 천정명이란 이름이 들어간 기사들은 일일이 직접 스크랩해서 챙길 만큼 부지런을 떨기도 한다. 인생 뭐 있어?(영화 속 대사) 누군가 이렇게 물으면 영화속에서 그랬던 것처럼 똑같이 대답해줄 생각이다.“인생 뭐 있다!”고.“나중에 꼭 하고 싶은 게 있어요. 친구들이랑 스포츠센터를 차리는 거요. 학교다닐 때 꿈(체육학과 출신)이었는데 이룰 수 있을 것 같죠?” 꽉찬 인생에는 욕심이 많아야 할 것이다.“고만고만한 로맨틱 코미디는 싫고, 심심하지 않고 평범하지 않은 진한 사랑영화를 찍고 싶다.”고 한다. 글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사진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 탈옥수와 인질 타락형사 잃을것 없는 두남자 우정 형사와 탈옥수. 대각선 꼭짓점에 맞서야 할 인물들이 한 배를 타게 되는 이야기 구도는 한국 액션치고는 그리 흔치 않은 설정이다.‘정글쥬스’로 참신한 작법을 인정받았던 조민호 감독의 신작 ‘강적’은 상반된 두 주인공 캐릭터가 빚어내는 격렬한 파열음으로 꽉 채워진 ‘쎈’ 액션물이다. 투병 중인 어린 아들의 병원비를 마련하기 위해 삼류 건달들의 뒷돈까지 넘보게 된 강력계 형사 하성우(박중훈). 엉겁결에 탈옥수 수현의 인질이 되자 차라리 순직수당이나 타내자는 오기로 수현에게 바짝 다가가고 그러는 사이 수현이 억울한 누명을 쓰고 있다는 사실을 직감한다. 더이상 잃을 것 없이 추락한 두 남자의 우정을 그리기 위해 영화는 타락한 형사와 탈옥수라는 극단적 카드를 뽑아들었다. 한때 몸담았던 폭력조직의 음모로 살인누명을 쓰게 된 수현이 억울함을 벗으려 탈옥하는 과정 등 출발부터 영화는 긴장의 고삐를 틀어쥔다. 경찰과 폭력조직에 동시에 쫓기며 막다른 궁지에 몰리는 수현, 아들의 병원비를 받는 대가로 인질범의 누명을 벗겨주기로 작정한 성우는 밑바닥 청춘의 비애와 뿌리칠 수 없는 부성애로 시종 관객의 감정선을 건드린다. ‘정글쥬스’만큼의 선도를 기대한다면 실망의 여지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드라마와 액션을 균형있게 섞어 감상하고 싶은 관객에겐 크게 흠잡을 데 없는 작품이다. 박중훈의 변함없이 안정된 연기를 밑천으로 월드컵 기간에 개봉엄두를 냈을 만큼 대중성과 완성도를 적절히 갖췄다는 평가들이다.15세 이상 관람가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美도 미니홈피 보고 사람 채용

    미니 홈피나 온라인 커뮤니티에 무심코 올린 글들이 당신의 앞길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된다면? 미국의 적잖은 기업들이 사원을 채용할 때 대상자의 홈피나 페이스북과 같은 네트워킹 사이트, 즉 온라인 커뮤니티를 이 잡듯 뒤진다. 구글, 야후에서의 검색은 물론 기본이다. 때문에 장난기를 갖고 올린 글이나 사진 때문에 취업 길이 영영 막힐 수 있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11일 몇가지 사례와 함께 이같은 사실을 전했다. 여름 인턴을 모집 중인 시카고의 한 컨설팅회사 사장 브래드 카슈는 일리노이대를 막 졸업한 한 취업희망자의 페이스북을 검색했다. 페이스북은 미국판 싸이월드로 친목을 위한 웹사이트. 이 대상자는 페이스북에 본인의 관심사가 마리화나를 채운 시가 피우기, 사람 사격, 도를 넘어선 성행위라고 속어로 적어놓았다. 카슈 사장은 “이 사람은 어떤 가치기준을 가졌냐?”며 당장 일리노이대 졸업생의 채용을 단념했다. 페이스북, 마이스페이스, 장가, 프렌드스터처럼 재미있는 사진이나 음주, 마약, 섹스에 대한 자극적인 논평 등 지극히 개인적인 사생활을 기록한 네트워킹 사이트가 기업들의 사원 채용시 참조할 만한 이력서가 되고 있다. 캘리포니아대 로스앤젤레스 캠퍼스(UCLA) 4학년인 티엔 응웬은 캠퍼스를 방문한 기업의 채용담당관에게 인터뷰를 신청했지만 면접을 보러오라는 곳은 거의 없었다. 친구 제안으로 구글에서 본인의 이름을 검색한 결과 ‘최고가 되기까지 거짓말 하는 법’이란 자신이 쓴 풍자 에세이가 링크돼 있는 것을 발견했다. 에세이 링크를 없애달라고 한 뒤 응웬은 면접을 보러오라는 제안을 비로소 받을 수 있었다. 페이스북과 마이스페이스에는 수백만명의 젊은이들이 자신의 매력을 과시하기 위해 참여하고 있다. 페이스북에 등록하려면 대학에서 제공한 이메일 주소가 있어야만 한다. 때문에 학생들은 페이스북에 담긴 사생활이 보호될 것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기업은 갓 대학을 졸업한 인사담당자나 대학생 인턴을 활용해 페이스북에 접근해서 후보자의 정보를 얻어낸다.경력 상담 교사들은 “고용주들이 보기에 부적절한 사진이나 글은 페이스북과 같은 개인 사이트에서 삭제하라.”고 조언했다. 또한 네트워킹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사생활 보호 기능을 잘 활용하라고 덧붙였다.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박대표 피습 자작극’ 동영상 수사 의뢰

    이번 5·31 지방선거에서는 대폭 강화된 선거법 등으로 위반행위가 크게 줄었으나 여전히 구태를 벗어나지 못한 사례도 줄을 이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30일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 피습 사건이 한나라당의 자작극이라는 내용의 인터넷 동영상과 게시글에 대해 각각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수사의뢰했다고 밝혔다. 선관위는 박 대표 피습 사건이 현재 수사 중인 사안임에도 선거일을 눈앞에 둔 시기에 선거에 영향을 미칠 목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인터넷에 유포시킨 것은 선거법 제250조의 허위사실공표죄를 위반한 혐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선관위는 이와 관련, 각 포털사이트 등을 대상으로 해당 동영상을 삭제하도록 조치했다. ID가 ‘소년 탐정’인 네티즌이 29일 조국통일범민족청년학생연합(범청학련) 남측본부 게시판에 올린 ‘커터칼의 비밀’이라는 제목의 플래시 애니메이션 동영상은 탐정인 주인공이 박 대표 피습 사건과 관련된 용의자들을 만나본 뒤 사건의 배후가 한나라당임을 밝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선관위는 이와 함께 이번 사건과 관련해 ‘열린우리당이 배후’라는 내용으로 각종 인터넷 게시판에 올라와 있는 글 17건에 대해서도 같은 혐의로 경찰에 수사의뢰했다. 이런 가운데 이번 선거운동기간에 발생한 선거법 위반행위는 2002년 제3회 지방선거 당시에 비해 절반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선관위는 공식 선거운동 기간인 18∼29일 경고 등의 조치를 취한 건수는 모두 968건으로 2002년 2145건에 비해 54%가 감소했다고 30일 밝혔다. 조치건수가 감소한 주요인은 2004년부터 도입된 ‘과태료 50배 규정’과 최고 5억원의 포상금 제도로 일반인의 신고가 증가한 때문으로 선관위는 분석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열린세상] 신문은 국어 교과서다/박강문 대진대 통일대학원 초빙교수

    학생들에게 기사 작성 연습을 시키면서 보면, 신문이 나쁜 교과서 노릇을 하고 있다. 기성 기자들이 잘못 쓰는 것을 학생들이 따라 쓴다. 그래서 기자들에게, 그리고 기자들이 쓰니까 맞겠거니 여기는 사람들에게 몇 가지 예를 일러 주고 싶다. 요즘 자주 나오는 ‘사법처리’가 맞게 쓰이는 말일까.“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에 대한 검찰의 사법처리 결과 발표가 임박한 26일 현대차그룹은 폭풍전야를 방불케 할….” “정몽구 회장 부자의 사법처리 여부가 검찰총장의 고심만 남겨놓았다.” ‘사법처리’는 사법부, 즉 법원에서 할 수 있는 것이고, 판결로써 해야 할 일이다. 검찰이 해 버리고 나면 법원은 뭘 할까. 구속영장 신청할까 말까 한다는 이야기를 꼭 이렇게 어렵게 해야 하나. 관청이 쓰는 말을 그대로 기자가 받아써서 굳어 버린 말들로는 지난 시절의 것이지만 ‘원천봉쇄’가 있다. 독재 정권이 민주화 요구 시위를 막던 때 걸핏하면 경찰 수뇌가 ‘원천봉쇄하겠다’고 으름장 놓았다. 기자들 스스로 기사 쓸 때도 별 생각 없이 썼지만, 따져보면 우스운 일이었다. 시위의 원천이 바로 독재정치였으니까. 선거철이 다가오면 ‘던지는’ 사람들이 나온다.“오세훈 전 의원이 드디어 출사표를 던졌다.” “통영에도 민주노동당 후보가 시의회의원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 “올해 갓 대학을 졸업한 20대 열혈청년이 출사표를 던졌다.”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이 5일 정동극장에서 서울시장을 향한 ‘보랏빛’ 출사표를 던졌다.” ‘출사표’는 옛날 제갈공명이 출정하면서 임금인 유현덕에게 올린 글이다. 군대 끌고 전장에 나가면서 임금께 아뢰는 글을 적어 신하가 던질 수 있나. 이제 나라의 주인이 국민이니까 국민에게 아뢰는 것으로 치더라도, 던지지 말고 공손하게 올려야 할 것이다. 낡아빠진 이 말은 다시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스포츠나 연예 기사에 흔하게 나오는 ‘유명세’는 ‘有名稅’다.‘유명하기 때문에 당하는 불편이나 손해’를 뜻하므로 ‘유명세를 치렀다’고 써야 하는데도 기자들은 ‘有名勢’로 잘못 알고 ‘유명세를 탔다’고 쓰기 일쑤다.“지난해 김 감독은 꼴찌 후보 한화를 포스트시즌까지 진출시키면서 유명세를 탔다.” “덕분에 그(김명곤씨)는 대통령과 총리에 이어 세번째로 높은 연봉을 받는 공무원으로 유명세를 탔다.” 다음은 제대로 쓴 기사다.“안해경의 미니홈피가 해킹을 당하면서 개인 휴대전화 번호를 비롯한 개인정보가 노출됐고, 개인 사진 1800여장이 삭제됐다. 프리랜서 선언 후 드라마와 CF에서 승승장구하던 안혜경이 유명세를 톡톡히 치렀다.” ‘사사’(師事)라는 말도 자주 잘못 쓰인다. “유희경 전 이화여대 교수에게 복식이론을 사사했다.” “루슬란 나크미비다 코치에게 발차기를 집중적으로 사사했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에게 지휘와 작곡을 사사했다.” 모두 틀렸다.‘스승으로 섬겼다’라는 뜻의 ‘사사했다’ 앞에는 목적어로서 사람이 와야 한다. 다음 것은 바로 썼다.“이씨는 이탈리아 요리학교를 졸업한 뒤 궁중요리 전문가 황혜성씨와 일본요리전문가인 구리하라 하루미 등을 사사했다.” 가끔 ’사사‘(師事)를 ’사숙‘(私淑)과 혼동하기도 한다.‘사숙’은 ‘직접 가르침을 받을 수 없는 어떤 분을 늘 마음속에 두고 그 분을 본 삼아 스스로 공부하는 것’을 뜻한다. 쉬운 말인데도 틀리게 쓰는 것도 있다. 가령,“강원도내 택시요금이 10일부터 운송원가를 기준으로 평균 18.3% 인상된다.” 같은 예가 그렇다.‘10일부터’라면 이날부터 날마다 또는 분초마다 평균 18.3%씩 인상된다는 뜻이 되고 만다. 신문은 기자 지망생뿐만 아니라 신문을 읽는 온 국민의 국어 교과서다. 기자가 자신도 잘 모르는 말을 쓰지 말고 쉬운 말로 기사를 쓰면 독자가 읽기에 좋다. 물론 쉬운 말도 잘 살펴서 써야 한다. 박강문 대진대 통일대학원 초빙교수
  • 네이버 “1인당 하루 10개” 댓글 규제

    ‘악플’을 허용하지 않는다. 네이버는 한 명당 하루 뉴스 댓글 개수를 10개로 제한하는 등 댓글 시스템을 전면 개편했다고 7일 밝혔다. 특정 이용자가 다수의 악성 댓글, 광고성 댓글을 쏟아내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10개는 총량제 개념으로, 이용자는 전에 쓴 댓글 하나를 삭제하면 다른 댓글을 쓸 수 있다. 뉴스 외의 글은 제한 없이 댓글을 쓰면 된다. 또 댓글 작성자 ID를 클릭하면 해당 회원이 뉴스에 쓴 다른 댓글도 같이 볼 수 있어 악성 댓글을 전문적으로 쏟아내는 ‘악플러’를 쉽게 가려낼 수 있도록 했다. 이용자가 특정 뉴스 기사와 관련해 자신의 블로그에 글을 쓰고 해당 기사에 블로그의 글을 링크시키는 ‘트랙백’ 기능, 댓글 작성자의 블로그를 바로 찾아가는 기능 등을 적용해 블로그와 댓글의 연계성을 강화한 것도 눈에 띈다. 네이버는 “이번 개편으로 악성 댓글이 줄어들고 합리적이고 깊이 있는 의견 교환이 늘어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5·31지방선거 인터넷 실명제

    오는 5·31 지방선거에서는 익명으로 인터넷에 선거와 관련한 글을 올릴 수 없다. 중앙선관위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인터넷 실명제를 도입한다고 26일 밝혔다. 인터넷 실명제는 지난 2004년 4·15총선을 앞두고 통과된 선거법 개정안에 포함됐으나 인터넷 언론사 등의 거센 반발로 논란을 빚다가 실질적으로 시행되지는 못했다. 선관위는 그러나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위반 사업자에 대해 이행명령을 내리고 불응하면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 엄격 적용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일부 인터넷 언론 등은 헌법상 표현의 자유와 언론의 자유를 침해한다면서 여전히 반발하고 있어 시행과정에서 또다시 논란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선거운동 기간에 인터넷 언론사나 포털 사이트의 게시판·대화방 등에 정당·후보자에 대한 지지·반대 의견을 실으려면 정부의 실명인증을 통해 본인 여부를 확인받아야 한다. 관련 사이트 운영자는 실명 인증을 거치지 않은 글이 게시되면 곧바로 삭제해야 한다. 이를 어길 경우 1000만원 이하 과태료를 물게 된다. 이에 대해 인터넷신문협회 관계자는 “인터넷 실명제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사전 검열행위”라고 반발했다.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실속만점 여가활용 문화회관

    실속만점 여가활용 문화회관

    구민회관과 문화체육센터의 극장이 시민들의 좋은 휴식공간이 되고 있다. 저렴하고 가까운 것이 장점이다. 온 가족이 시내 개봉관이나 공연장을 찾으려면 일정을 맞추기 어렵고 저녁 식사까지 생각하면 시간과 비용도 만만치 않다. 그러나 자치구 문화시설을 이용하면 비용도 시간도 절약할 수 있다. 실속을 챙기면서 부담없이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내용도 알차다. 문화 담당 직원들이 직접 최근 막을 내린 영화들을 보고 인기있는 작품을 고르고 대학로 연극 공연장을 직접 돌아다니며 볼 만한 작품을 선택한다.맞벌이 부부와 학원과 독서실에서 밤 늦게까지 공부하는 학생들이 많다. 우리 가족들의 모습이다. 일상에서 벗어나 주말 오후를 보람있게 보내고 싶다면 가까운 구민회관이나 문화체육센터를 찾아가 보자. 이곳에는 영화와 연극이 있고, 아이들의 맑은 목소리가 있고, 젊은이들의 발랄함이 있다. 어르신들의 여유로운 발걸음도 발견할 수 있다. 보너스로 사람들의 표정과 옷차림에서 봄이 성큼 다가왔음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 식탁에 둘러앉아, 보고 듣고 느낀점을 이야기 하다 보면 풍성해진 우리들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글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마을 가듯 손쉽게 공짜같은 싼값에 문화생활 즐겨요 “친구들이랑 함께 큰 화면을 통해 보니까 집에서 볼 때보다 훨씬 생동감이 느껴지고 푹 빠지게 돼요.” 서울 동대문구 이문체육문화센터는 매달 둘째·넷째 금요일에 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어머니와 함께 볼 수 있는 가족영화를 보여준다. 지난 10일 80여석 되는 자리가 거의 찼다. 대부분 5∼7살 되는 어린이들과 어머니가 함께 왔다. 이날 상영된 영화는 ‘이웃집 토토로’. 숲을 다스리는 동물인 토토로가 착한 어린이를 돕는 영화이다. 앞쪽에 앉은 어린이들이 “나무가 커진다.”면서 두 손을 번쩍 들고 의자위로 올라섰다. 토토로가 순식간에 나무를 크게 성장시키자 아이들은 무척 신기한 표정이었다. ●어린이들에겐 감동… 어른들은 여가 활용 토토로가 어려움에 처한 자매에게 선행을 베풀자,“토토로 정말 착하다.”면서 눈물을 글썽이는 어린이도 있었다. 마지막에 토토로가 손을 흔들자, 대부분 어린이들이 일어나 “토토로 안녕”하면서 손을 흔들며 같이 인사를 했다. 영화가 끝난 뒤 불이 켜지자, 어린이들의 얼굴에는 진한 감동을 받은 표정이 역력했다. 이날 아들과 함께 찾은 김경미(35)씨는 “요즘 어린이들이 텔레비전에서 나오는 드라마를 보고 정서가 왜곡될까봐 걱정도 되는데 체육문화센터에서 상상력을 풍부하게 하는 애니메이션을 볼 기회를 마련해 줘 다행”이라고 말했다. 서윤정(35)씨는 “아이들은 낮선 사람이 많고 음향이 큰 시내 영화관을 꺼리는 경향이 있는데 이 곳엔 유치원에 같이 다니는 친구들도 있고 스피커도 울리지 않아 아이들이 마음 편히 볼 수 있어 자주 올 생각이다.”고 말했다. 유승영 문화사업팀장은 “어린이 정서에 도움되는 영화를 보여주는데 신경을 쓰고 있다.”면서 “최근 상영할 때마다 빈 자리가 거의 없는 등 반응이 좋다.”고 전했다. 서울 양천구 목동 문화회관은 주말을 맞아 ‘태풍’을 상영하고 있었다. 지난 10일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구민 200여명이 가족단위로 영화관을 찾았다. ●영화관보다 더 큰 스크린… 음향시설도 최신식 이들은 문화회관의 영화상영이 주민들의 주말 여가를 즐기는데 한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달에 두 차례 정도 가족과 함께 온다는 조강옥(45)씨는 “문화회관에서 보면 개봉관에서 종료된 영화를 봐야 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집 가까운 곳에서 적은 비용으로 온 가족이 부담없이 볼 수 있는 장점이 더 크다.”고 말했다. 김정희(44)씨는 “둘이 합쳐 5000원도 안 되는 비용으로 남편과 가끔 데이트할 수 있는 괜찮은 곳”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이 문화회관 영화관은 연일 표가 매진돼 입장권을 구할 수 없을 정도로 인기였다. 하지만 올해부터 입장료를 1000원 더 올려 2000원을 받자 관객 수가 좀 줄었다고 한다. 안병준 양천문화원 사무국장은 “스크린 크기가 11m×7m로 일반 영화관보다 더 크고 음향시설도 최신식이어서 시내 영화관 대신 저렴한 비용으로 즐길 수 있는 이 곳에 오는 구민들이 많은 것 같다.”면서 “주민들이 여가로 즐기는데 만족도가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대학로 극단 배우 직접출연… 수준높은 무대 일부 문화체육센터에서는 영화 대신 연극을 무대에 올리기도 한다. 서울 도봉구 창동문화체육센터는 지난 7∼9일과 13∼14일 각각 ‘똥 이야기’와 ‘라이방’을 올렸다. 대학로 극단의 배우들이 직접 출연했다. 하지만 가격은 대학로의 3분의 1 수준인 5000원. 권혜진 공연담당은 “대학로 극장에 비해 대관료가 싸고 보조금을 주기 때문에 극단이 저렴한 가격에 출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직접 연극을 본 뒤 많은 구민들이 즐길 수 있는 재밌는 연극을 신중하게 고른다고 설명했다. 관람객인 김수현(42)씨는 “인근에 문화공간이 없어 10년 동안 살면서 거의 문화생활을 못 했는데 최근 대학로까지 가지 않고 연극을 즐길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최근 많은 자치구가 영화와 연극 등 문화행사를 여는 것에 대해, 김태영 경희대 행정학과 교수는 “요즘 자치구는 단지 찾아오는 민원인을 친절하게 대하는 것에서 벗어나 직접 서비스를 개발, 제공하는 입장으로 변했다.”면서 “구민에게 다양한 문화행사를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는 것은 새 시대에 맞는 지자체의 바람직한 변화다.”라고 평가했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어떤 작품 어떻게 고르나? 개봉되는 수많은 영화 가운데 자치구의 구민회관이나 문화체육센터는 어떤 기준으로 영화나 연극을 고를까. 또 구민이 예정작과 시간, 장소 등 관련 정보를 빨리 접하는 길은 무엇일까. 동네에서 영화와 연극을 즐기는 방법과 정보를 모았다. ●저학년·학부모등 배려 상영 영화를 고를 때 가장 고려되는 부분은 어린이를 포함한 온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지 여부다. 왜냐하면 구민회관과 문화체육센터 영화관을 가장 많이 이용하는 구민이 유치원·초등학교 저학년생과 학부모들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상영 영화 가운데 전체 관람가 혹은 12세 이상 관람가인 영화가 많다. 가령,‘우리 형’과 애니메이션 영화 등이다. 김동흔 강북구 삼각산 문화예술회관 계장은 “어린이와 어머니가 함께 오는 경우가 가장 많고 10대 후반부터 30대 초반 등 젊은 층은 시내 개봉관을 더 좋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음으로 최신작인지 여부와 흥행성을 함께 고려한다. 김 계장은 “직원들이 종료된 영화 가운데 가장 최신작들을 살펴본 뒤 이 가운데 재미있는 것을 고른다.”고 말했다. 서울 시내 다른 자치구의 구민회관과 문화체육센터도 비슷한 방식으로 상영 영화를 정한다. ●영화정보 온·오프라인서 제공 영화 홍보에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양쪽 방식이 모두 쓰인다. 먼저 주요 사거리 등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 상영 영화와 시간, 장소 등이 적힌 현수막을 건다. 한편 해당구청 공보실은 보도자료나 소식지 등을 통해 주민에게 알린다. 구민회관이나 문화체육센터 홈페이지 등 온라인 방식을 이용하기도 한다. 관심있는 주민들은 지역신문이나 해당 홈페이지 등을 통해 쉽게 정보를 구할 수 있다. 양천구민회관은 연락처를 아는 관객들에게는 새 영화가 시작되면 문자메시지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회원 가입하면 각종 혜택 양천문화회관과 강북구 삼각산 문화예술회관 등 일부 회관은 붓글씨와 단전호흡 등 해당 회관이 운영하는 프로그램에 등록한 회원에 한해 이벤트 등을 통해 영화를 더 싸게 볼 수 있는 혜택을 마련해 준다. 양천문화회원은 연회비 2만원을 낸 회원에게 2000원 짜리 영화표 10장을 무료로 준다. 강북구 삼각산 문화예술회관은 이 회관에서 다른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회원이 영화를 볼 경우 한 달에 한 차례 정도 3000원짜리 영화를 2000원에 관람하게 해 준다. ●연극은 어린이 대상 많아 공연할 연극을 고르는 기준도 상영 영화를 택하는 기준과 비슷하다. 연극도 영화와 마찬가지로 어린이와 학부모가 가장 많이 오기 때문에 이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어린이 대상 연극을 우선시한다. 신데렐라와 피터팬 등을 들 수 있다. 또 담당 직원은 여러 연극을 대학로 등에서 직접 보고 관객이 많이 모이고 재미있는 연극을 고른다. 영화와 다른 특징은 연말과 연초에 회관에서 많이 연극 공연을 연다는 점이다. 보통 때는 연극은 한 달에 한 차례쯤 하는데 12∼2월엔 한 달에 두 차례 이상 한다. 대학로에 있는 극단들이 관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이 시기를 놓치지 않고 공연을 많이 하기 때문에 구민회관이나 문화체육센터가 그만큼 고를 영화가 많다는 것이다. 연극 관련 정보는 영화와 마찬가지로 해당 홈페이지와 지역신문 등을 통해 얻을 수 있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이러시면 안됩니다 “문화 에티켓을 지킵시다.” 일부 관람객들이 자치구에서 운영하는 극장에서 에티켓을 지키지 않아 다른 관람객이 불편해하는 일이 생긴다. 기본적인 예절을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초등생이 성인물 보겠다는데… 구민·문화회관에서 상영되는 영화는 주로 ‘전체 관람가’나 ‘12세 관람가’가 많다. 하지만 마땅한 영화가 없으면 ‘15세 이상 관람가’도 상영한다. 대부분 규정을 잘 지키지만 가끔 초등생들이 보겠다는 경우가 더러 있다. 입장이 안 된다고 제지하면 “우리는 조숙해서 이 정도쯤은 볼 수 있어요.”라며 따지기도 한다. 안병준 양천문화원 사무국장은 “‘15세 이상 관람가’의 경우 부모와 함께 오지 않고 학생 혼자 오면 입장이 안 된다.”면서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직원들이 미리 영화를 본 뒤 문제의 소지가 될 장면이 있으면 삭제한다.”고 말했다. ●연극 배우 “사진 찍지 마세요” 관람객이 공연 장면을 촬영하거나 관람중에 휴대전화가 울리면, 배우는 집중력이 흐트러진다. 연극 ‘똥 이야기’배우 장은화(33)씨는 “카메라 플래시가 터지면 놀라서 대사가 안 나올 때도 있다.”고 말했다. 또 “공연중에 휴대전화 벨이 울리면, 일부 관객은 ‘누구야’라며 짜증을 내는 소리도 들린다.”고 지적했다. ●음식 냄새 풍겨 공연 관계자들은 일부 관람객이 음식물을 몰래 가지고 들어가는 것을 안타까워한다. 권혜진 창동문화체육센터 주임은 “음식물 반입이 금지됐는데도 숨기고 들어가는 사람이 있다.”면서 “커피 등이 새 카펫에 쏟아지면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김범중 강남구청 문화담당주임은 “‘김밥 등 음식 냄새가 난다.’는 민원이 들어올 때도 있다.”고 말했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선생님과 함께하는 초등논술] (7) 논술 쓰기 과정

    국어 공부는 듣기·읽기와 같은 이해 영역과 말하기·쓰기와 같은 표현 영역을 학습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런데 제7차 교육과정에서는 국어교육의 목표를 ‘창의적인 국어사용 능력 신장’으로 세워서 말하기·쓰기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쓰기의 한 종류인 논술은 대학 입시의 한 과정이 되면서 초등학생들에게도 매우 중요한 학습활동으로 자리잡게 되었고 쓰기 활동을 어려워하는 학생들에게는 몹시 두려운 공부가 되었다. 하지만 논술을 많이 접해 논술에 대해 알게 되면 논술에 대한 두려움에서도 벗어나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 그래서 논술은 어떤 글인지 알아보고 논술 쓰기 과정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다. ●글쓰기 앞서 개요부터 작성 논술은 주어진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는지 보여 주는 글쓰기다. 예를 들어 한 학생이 눈병이 났는데 눈병이 난 눈에 반창고를 붙이거나 소독약만 바른다고 눈병이 치료돼서 정상적인 눈으로 되돌아 올 수 있을까? 눈병이 생겼을 때 제대로 치료하지 않는다면 눈병이 깊어져서 결국 실명할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우선 눈병을 치료하는 안과에 가서 원인을 발견하고 원인에 따른 치료를 해주어야 한다. 이처럼 논술도 우리가 살아가는 생활 주변에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문제 상황을 발견하여 이에 따른 원인을 살펴보고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과정을 글로 쓰는 것이다. 이 때 같은 유형의 문제라도 시대나 환경에 따라 그 해결 방법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창의적 발상으로 새로운 방안을 찾도록 하는 것이 좋다. 모든 글쓰기에 쓰기 전 활동, 글쓰기, 쓰기 후 활동이 있듯이 논술 쓰기에도 일련의 과정이 있다. 논술 쓰기 전 활동으로 논술 스케치를 하면 효과적이다. 특별한 양식이 없는 논술 스케치는 문제점을 의문문으로 만들어 기록하고 의문문에 대한 해답을 생각해서 간단하게 적으면 된다. 다음에는 논술 스케치를 바탕으로 문제 상황의 해결방안이 나오기까지의 사고 과정을 보여주는 개요를 작성하면 초고 쓰기를 쉽게 할 수 있다. 왜냐하면 논술 쓰기 전의 개요는 집짓는 데 필요한 설계도와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퇴고도 중요한 논술 과정 논술은 대개 서론, 본론, 결론의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서론은 무슨 내용에 관한 글인지를 정확하게 밝히는 곳이다. 글 전체에 관한 안내를 하는 서론의 처음 부분에는 읽는 사람의 호기심과 흥미를 유발하는 관심 끌기 문장으로 주제를 인식시켜야 하고 또, 앞으로 전개될 내용을 암시적으로 안내하면서 본론의 방향을 제시하면 된다. 본론은 논술의 핵심 부분으로 글쓴이가 말하고자 하는 주장을 효과적으로 밝히는 곳이다. 또 읽는 사람을 설득시킬 수 있는 주장에 대한 타당하고 논리적인 이유를 밝히고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제시하여야 한다. 결론은 본론에서 밝힌 요지를 간추려 보이는 곳이어서 미처 본론에서 읽지 못한 사람이라도 그 요지를 쉽게 알 수 있게 간추려 제시하는 곳이다. 다시 말하면 결론은 본론의 내용을 조목별로 간결하게 서술하고 끝맺으면 된다. 논술이 완성되면 우선 논술 주제가 제대로 설정되었는지 훑어본 후에 서론, 본론, 결론을 제 기능에 맞추어 썼는지 문단을 살펴보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글이 매끄러운지, 빠진 말은 없는지, 같은 말이 중복되었는지를 살펴보며 단어를 삭제하거나 첨가하는 등 고쳐 쓰기를 여러 번 하는 것이 논리적인 논술 쓰기의 과정이다. 서울교육대학교 부설초등학교 교사 김경신
  • “e기업들, 돈 앞에 영혼 팔았다”

    굴지의 인터넷 기업들이 중국 당국의 검열 요구에 잇따라 무릎을 꿇자 미국 의회와 인권단체, 누리꾼들이 ‘영혼을 팔아먹은 장사꾼’에 빗대며 비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미 하원 인권위원회는 15일 청문회를 앞두고 1일(현지시간) 인터넷 기업의 검열 동조 실태를 브리핑한 자리에서 “미국의 4개 인터넷 기업이 언론자유보다 이윤을 앞세웠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의 톰 랜토스 의원은 “성공한 하이테크 기업들은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앞서 마이크로소프트는 중국측 요구를 받아들여 뉴욕타임스 베이징 주재원 자오징의 블로그에서 공산당을 비판한 글을 삭제했다. 야후도 지난해 9월 해외단체에 이메일을 보낸 중국 기자 스타오의 신상 정보를 공안에 제공해 그의 체포를 도왔다. 구글은 ‘천안문 사태’ 등 중국이 규제하고 싶어하는 단어로 검색할 수 없게 한 뒤 지난달 서비스를 시작해 누리꾼들의 해킹 협박을 받고 있다. 한발 나아가 네트워크 장비업체 시스코는 중국 정부에 검열 시스템 및 웹사이트 차단 장비를 판매했다. 이들은 청문회 참석을 거부하면서 “중국에 맞설 힘이 없다.”고 반박했다. 거대 시장을 포기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포천은 지적했다. 룩셈부르크의 ‘스카이프’도 중국에서 무료 국제전화 사업을 하기 위해 ‘파룬궁’과 ‘달라이 라마’ 등 검색 단어를 걸러내는 데 동의했다고 홍콩 명보가 2일 보도했다.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클릭 이슈] 게시판 글 삭제권 부여공방

    [클릭 이슈] 게시판 글 삭제권 부여공방

    정보통신부가 정보통신망법을 개정해 도입하려는 ‘선한 사마리아인’을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정통부의 취지는 포털사이트의 도덕적 의무 이행에 대해 책임을 면제해 주자는 것이다. 정통부는 건전한 사이버 환경 조성을 위해 인터넷 실명 확인을 골자로 하는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개인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최근 확정했다. 이르면 내년 상반기부터 네이버·다음 등 대형 인터넷 포털사이트를 대상으로 시행할 예정이다. 개정안은 실명제 대상으로 선정된 뒤 이용자의 본인 확인절차를 소홀히 한 포털사이트에 대해서는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릴 수 있게 했다. 또 인터넷 게시판에 게재된 정보로 명예훼손이나 모욕 등의 피해를 본 사람이 삭제를 요청하면 인터넷 포털사이트 운영자가 정보를 올린 당사자의 동의없이 삭제할 수 있도록 했다.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조치가 ‘선한 사마리아인’ 조항이다.‘선한 사마리아인’은 도덕적 의무를 이행하다가 예기치 않은 피해가 생기더라도 고의나 중대한 과실이 없을 경우 민·형사상 책임을 면제해주는 것을 의미한다. 포털사이트 사업자가 명예훼손이나 언어폭력 등에 대해 당사자의 동의없이 선의로 게시판 글과 정보를 삭제할 경우 배상 책임이 경감되거나 면제된다는 것이다. 이를 제안한 황승흠 성신여대 교수는 “(포털사이트)사업자가 사이버 명예훼손, 언어폭력 등으로 인한 피해 구제에 적극 나서기 위해 선한 사마리아인 조항을 적극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연방통신품위법(CDA) 제230조에도 정보서비스제공자(ISP·포털사이트사업자)의 책임을 제한하고 있다. 정부가 법제화하려는 ‘선한 사마리아인’ 조항은 불쾌한 정보를 임시조치로 블라인드(보이지 않게) 처리한 뒤 중립적인 제3의 기관이 심의해 30일 이내에 영구 삭제 여부를 판단하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찬반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김성호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사무국장은 “게시된 정보의 불법 여부에 대한 사법기관의 최종 판단없이 기업이 자의적인 해석에 따라 이를 삭제할 수 있느냐는 게 문제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포털사이트 피해자 모임’ 변희재 대표는 “포털이 자사에 불리한 것만을 선별적으로 삭제하는 등 네티즌의 표현의 자유를 일부 침해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선한 사마리아인’ 조항은 정보의 사전 검열과 표현의 자유 위축 등과 같은 부작용이 있을 수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NHN 관계자는 “포털에서 실명제를 도입하고 있지만, 이 조항은 누리꾼에 대한 사전 검열 등으로 표현의 자유를 저해하거나 침해할 우려가 매우 크다.”고 말했다. 더욱이 대형 포털들의 게시판이 사실상 언론사와 비슷한 기능을 하기 때문에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사이버 사전 검열을 조장할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다음 관계자는 “‘선한 사마리아인’ 조항은 포털 등 인터넷 기업들이 자율적으로 운영해 오던 것을 법제화하겠다는 것”이라며 “강제가 아닌 자율규제를 원칙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정부 방안대로라면 결국 정부에 의한 사전 검열, 네티즌들의 표현의 자유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자극적인 게시판이 방문자수로 연결되면서 수익과 직결되는 상황에서 포털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자율 규제를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인터넷 공간에서 욕설과 험담이 난무하면서 ‘인격살인’이 벌어지기도 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총학생회장 선거 무효 ‘도미노’

    총학생회장 선거 무효 ‘도미노’

    대리추천 의혹, 상대방 후보 탈락시키기, 선거규정 위반에 따른 후보등록 취소, 선거방해…. 대학 학생회장 선거가 기성 정치판보다 못할 만큼 떳떳치 못한 부정행위들로 얼룩지고 있다. 학생들은 후보들의 이런 선거 행태에 거부감을 느낀 나머지 선거를 외면해 투표율이 50%를 밑도는 대학이 한둘이 아니다. ●학생들 거부감… 투표율 50%이하 속출 성균관대의 경우 지난달 29,30일로 예정됐던 총학생회장 선거가 중단됐다. 출마한 두 후보의 자격이 박탈되어 선거가 무효로 됐기 때문이다. 투표 전날인 지난달 28일 A후보는 게시판에 홍보물을 붙이는 선거 규정과 관련된 조항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후보 자격을 박탈당했다. 상대방 후보측에서 이의제기를 한 것이다. 다음날 선거는 B후보를 단일후보로 내세워 찬반투표로 변경됐지만 투표 진행 도중 선거 무효가 선언됐다.B후보의 추천자 명단에 추천하지도 않은 학생 8명의 이름이 오른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성대 선관위측은 회의를 열어 이달 8일부터 4일간 재선거를 치른다는 결정을 내렸지만 학생들은 게시판에 선거 행태를 비난하는 글을 잇따라 올리고 있다.‘대성대인’이라는 아이디를 쓰는 학생은 “초등학생 회장선거도 이보다는 낫겠다.”고 꼬집었다. ●선거관리 부실 지적 되레 징계하기도 결선투표를 앞두고 있는 서울대 총학생회장 선거에서도 선거의 공정성 문제가 제기되는 등 잡음이 일고 있다. 선거시행세칙상 투표함은 서로 다른 선거본부가 추천한 최소 2명의 관리위원이 관리해야 하는데 한 후보가 추천한 관리위원 1명만이 관리하는 가운데 투표가 강행됐다. 또 학생증을 확인하지 않고 투표하거나 관리위원이 없이 투표함을 방치한 사례 등에 대한 문제가 제기됐다. 한 후보측이 게시판을 통해 이런 문제를 제기하자 선관위측은 오히려 글을 삭제하고 징계를 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충남대 역시 학생회장 선거에서 투표방해 등의 말썽이 빚어진 끝에 지난달 15일로 예정돼 있던 선거가 취소되고 내년 3월 재선거를 치르기로 했다. 선관위는 선거 전날 경고누적을 이유로 한 후보의 자격을 박탈해 선거는 단일후보를 놓고 치러졌다. 그러나 선거날 일부 학생들의 휴대전화에 선거 하지 말자는 문자메시지가 나도는 투표방해 행위가 적발됐고 결국 투표율이 저조해 선거가 무산됐다. 경북대 역시 학생회장 선거에서 한 공대생이 게시판에 총학 선거 투표함이 자물쇠로 봉해지지 않아 쉽게 열리는 것을 보여주는 사진을 올린 뒤 공정성 문제가 불거져 선거가 중단됐다. 상지대 정대화 교수는 “총학생회가 관료화·직업화하는 경향에 따라 수단이 목적을 앞서 가 어떻게든 이겨야 되겠다는 무리가 생길 수 있다.”면서 “무관심으로 인해 감시의 영역과 강도가 줄어드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중앙대 신광영 교수는 “학생들의 참여가 저조해지면서 투표에 참가하는 일부 학생들을 놓고 경쟁을 하다 일어나는 행태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김준석기자 hermes@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