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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꽂이]

    [책꽂이]

    시간(홋타 요시에 지음, 박현덕 옮김, 글항아리 펴냄) 중일전쟁 당시 난징 대학살을 다룬 일본 작가의 소설. 1955년 일본에서 처음 간행된 소설은 아쿠타가와상 수상 작가인 홋타 요시에가 참전 일본인이 아닌 피해자인 중국 지식인의 수기 형식으로 집필했다. 쉼표가 많은 주인공의 독백에서 전쟁의 참상과 인간의 존엄, 역사의 의미를 깨닫게 한다. 264쪽. 1만 5000원.아녜스 바르다의 말(아녜스 바르다·제퍼스 클라인 지음, 오세인 옮김, 마음산책 펴냄) 기성 상업 영화의 관습을 거부한 ‘누벨바그의 대모’ 아녜스 바르다의 생전 인터뷰 스무 편을 실었다. 유년 시절 자주 이사한 덕에 자유의 감각을 얻었다는 일화부터 창작자로서 느끼는 고충과 희열까지 내밀한 이야기가 이어진다. 440쪽. 2만 2000원.5·18 광주 커뮤니타스(강인철 지음, 사람의무늬 펴냄) 5·18 민주화운동 40주년에 부치는 사회학자의 기록. 한신대 종교문화학과 교수인 저자는 ‘리미널리티’(경계·전이·잠재적 상황), ‘커뮤니타스’(사회적 상호관계), ‘사회극’의 관점에서 민주화운동 참여자들이 연대와 헌신의 공동체를 형성해 나가는 과정과 내면적 조건들을 다각도로 분석했다. 468쪽. 2만 5000원.흐르는 것들의 과학(마크 미오도닉 지음, 변정현 옮김, 엠아이디 펴냄) 재료과학자와 함께하는 13가지 액체로 떠나는 여행. 비행기의 원료인 등유의 폭발성, 볼펜의 잉크가 종이 위에 한꺼번에 쏟아지지 않는 이유 등 액체의 특성을 조명했다. 인간과 지구 생명의 근원이 되기도 하고, 동시에 쓰나미가 돼 생명을 위협하기도 하는 액체의 이중성이 흥미롭다. 316쪽. 1만 7000원.십자가와 초승달, 천년의 공존(리처드 플레처 지음, 박흥식 옮김, 21세기북스 펴냄) 그리스도교와 이슬람 대립의 기원을 살펴본 역사서. 두 종교는 모두 유일신을 믿으며 아브라함, 모세 등 성서의 인물들을 경외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그러나 예수와 삼위일체 교리를 갖고 교회와 국가를 분리하는 그리스도교, 철저한 유일신에 제정일치를 꿈꾸는 이슬람은 근본적인 차이로 대립하기 시작한다. 296쪽. 1만 8000원.스마트 베이스볼(키스 로 지음, 김현성 옮김, 두리반 펴냄) 현대 야구를 지배하는 데이터 혁명에 관한 소개서.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ESPN에서 야구 전문 기자로 활동했던 저자는 다승, 타율, 타점, 세이브 등 전통적인 스탯의 결함과 한계를 짚는다. 이어 WAR이나 WPA, wOBA처럼 새롭게 주목받는 스탯들이 왜 나오고 쓰이게 됐는지 알려 준다. 352쪽. 1만 5000원.
  • 마스크 뒤 희망의 숨결 더 뜨거웠다

    마스크 뒤 희망의 숨결 더 뜨거웠다

    ●공포에 지지 않은 불굴의 대구 “확진자 수가 증폭되기 시작했고, 대구는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무너졌다. 순식간에 우리 매장 고객이 다 증발해 버렸다.” 대구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는 백무연씨는 코로나19 당시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다. 역학조사에서 미용실 직원이 확진자와 접촉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백씨를 비롯해 미용실 직원들도 2주간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백씨는 “세상이 나를 지우는 것 같다”고 토로하지만, 그러면서도 “내일은 내일의 해가 뜬다”며 희망을 놓지 않는다. 코로나19가 맹위를 떨치던 당시를 기록한 서적들이 연이어 출간됐다. ‘그때에도 희망을 가졌네’(학이사)는 코로나19가 가장 기승을 부렸던 대구의 시민 51명이 쓴 글을 모았다. 미용실을 운영하는 백씨를 비롯해 꽃집, 북카페, 음악교습소, 여행사, 식당 등 다양한 업종에서 종사하는 이들과 시민들이 겪은 코로나19 속 일상 변화에 관한 글을 담았다. 엄마를 모셔둔 요양병원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해 어머니의 병원 이동을 멀리서만 바라봐야 했던 딸, 여행사를 하다 문을 닫고 새벽 배송일에 나선 여행사 대표 등의 이야기가 절절하게 다가온다. 4월 10일 ‘확진자 0명’을 기록하기까지 석 달 동안 대구 시민들이 느꼈던 두려움과 공포, 희망의 이야기다.●스스로를 던진 의료진의 피, 땀, 눈물 ‘바이러스와 인간’(글항아리)은 인천 나은병원 호흡기내과 의사이자 중환자 실장인 의사 이낙원씨가 지난 몇 달간 병원 일선에서 기울인 노력을 적은 일기를 모은 책이다. 이씨는 병원 건물 밖에 임시진료소인 천막을 설치하고, 병원 입구에서 방호복을 입은 직원들이 발열 체크를 하는 과정 등에 동참하고 이를 세밀하게 기록했다. 마스크 쓰기를 꺼렸던 자신의 이야기, 한번 입으면 버려야 하는 레벨 D 방호복에 관한 단상 등도 적었다. 1부에는 1월 29일부터 3월 27일까지 쓴 40편의 일기를, 2부에는 미생물과 질병의 관계에 관해 알기 쉽게 썼다.●한국의 대응, 세계 표준이 되다 ‘세계는 왜 한국에 주목하는가’(모시는 사람들)는 코로나19와 이에 따라 재편하는 세계에 관해 20명이 쓴 글을 모은 책이다. 한국의 대응 자세가 세계의 모델이 될 것을 예측하고 일본과 중국의 코로나19 대처의 실수를 짚어낸다. 코로나19를 다룬 언론 보도 행태, 누리꾼들의 반응 등에 문제가 없는지 살핀다. 코로나19 이후 변화하는 일상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코로나19 시대 종교의 의미 등에 관해서도 생각한다. 김유익 화&동청춘초당 대표, 김진경 전 기자, 민지오 감독, 야규 마코토 원광대 연구교수, 윤창원 서울디지털대 교수 등 정치, 경제, 미디어, 의료, 종교, 도덕, 영화 철학의 시각에서 코로나19를 바라본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노론의 화가, 겸재 정선(이성현 지음, 들녘 펴냄) 서양의 르네상스와 유사한 ‘진경시대’를 열었다고 일컬어지는 화가 겸재 정선(1676~1759)을 톺아본 저작. 현역 화가이자 미술학 박사인 저자는 문헌 연구에서 벗어나 작품 중심 연구 풍토하에 인왕제색도를 재조명해야 한다고 말한다. 440쪽. 3만 5000원.스파이의 유산(존 르카레 지음, 김승욱 옮김, 열린책들 펴냄) 스파이 소설의 거장인 영국 작가 존 르카레의 신작 장편소설. 대표작 ‘추운 나라에서 돌아온 스파이’(1963) 이후 50여년이 지난 시점의 이야기로, 은퇴 후 다시 정보부 부름을 받은 늙은 스파이의 일대기를 그렸다. 456쪽. 1만 5800원.청소년 스마트폰 디톡스(김대진 지음, 생각속의집 펴냄) 스마트폰 보급률 95%, 생애 첫 휴대전화를 갖는 나이 평균 10살. 스마트폰 의존도가 심각한 한국의 현주소다. 한국 사회의 중독 문제를 연구해 온 저자가 한창 뇌가 발달할 시기 스마트폰 과의존에 시달리는 한국 청소년들의 실태를 진단했다. 288쪽. 1만 6800원.메이데이(피터 라인보우 지음, 박지순 옮김, 갈무리 펴냄) 노동절 130주년에 읽는 메이데이의 역사. 영국과 아일랜드사, 노동사 등에 대해 다수의 저서를 냈던 미국의 역사가 라인보우는 부자와 권력자들을 두려움에 움츠리게 만들었던 날인 동시에 자본주의와 가부장제, 동성애 혐오, 인종주의 및 전쟁에 대한 경고가 울려 퍼졌던 메이데이를 재조명했다. 320쪽. 1만 8000원.정복왕 윌리엄(폴 쥠토르 지음, 김동섭 옮김, 글항아리 펴냄) 입지전적인 군주 윌리엄 1세를 통해 중세 영국과 노르망디 공국의 역사를 살핀다. 프랑스에서는 영국을 정복한 위대한 군주로, 영국에서는 냉혹한 통치자로 불리는 윌리엄을 학문적 관점에서 살펴봤다. 608쪽. 3만원.어느 날 갑자기 가해자 엄마가 되었습니다(정승훈 지음, 길벗 펴냄) 중학교 3학년 아들이 학교폭력 가해자로 지목되며 소년재판까지 받았던 경험을 계기로 학교폭력 전문 상담사가 된 엄마의 이야기. 학교폭력 당사자들은 물론 부모들에게 현실성 있는 정보를 전달한다. 312쪽. 1만 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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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일전쟁(래너 미터 지음, 기세찬 옮김, 글항아리 펴냄) 제2차 세계대전 당시 8년간에 걸친 중국의 대일항전을 그렸다. 영국 옥스퍼드대의 소장학자인 저자는 제2차 세계대전의 종전을 1945년 8월 15일 일본의 항복 선언으로 본다면, 가장 끝까지 버틴 일본군이 중국과의 전면전에 돌입한 1937년 7월 7일 중국 베이징 근교 루거오차오 총격전을 전쟁의 시작으로 봐야 한다고 말한다. 528쪽. 2만 5000원.슬픈 중국: 인민민주독재 1948~1964(송재윤 지음, 까치 펴냄) 현대 중국의 어두운 역사를 조명하는 ‘슬픈 중국’ 3부작의 제1권. 캐나다 맥매스터대 교수인 저자는 오늘날 중국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국제 사회 지위가 아니라 중국 대륙에서 살아가는 인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말한다. 1권에선 건국부터 인류사 최악의 대기근까지 중국공산당의 인권유린과 정치범죄를 파헤친다. 466쪽. 2만 2000원.무깟디마(이븐 칼둔 지음, 김정아 옮김, 소명출판 펴냄) 튀니지 출신 학자 이븐 칼둔(1332~1406)의 역사서. 그는 이슬람 역사를 바탕으로 마그립(북아프리카 서부)의 문명사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최초로 역사를 학문으로 정립시켰다. 혈연집단 같은 연대의식을 말하는 ‘아싸비야’를 통해 왕권을 설명하고 법의 목적은 문명을 보존하는 것이라고 설파했다. 1124쪽. 4만 8000원.공부, 이래도 안되면 포기하세요(이지훈 지음, 위즈덤하우스 펴냄) 고려대 법대 편입, 사법시험, 칭화대 석사과정 국비 유학 시험 등 어려운 시험에 거듭 합격한 저자의 공부법 소개서. 누적 조회수 700만의 유튜버로도 활동하는 이지훈 변호사는 실용적인 공부법과 함께 마음을 달래고 일상을 지키는 수험생의 멘탈 관리법을 알려준다. 320쪽. 1만 5000원.임계장 이야기(조정진 지음, 후마니타스 펴냄) 지방 소도시에서 공기업 사무직으로 일하다 퇴직한 60세 노동자가 시급 노동의 세계에 뛰어들며 써내려 간 일지. ‘임시 계약직 노인장’의 줄임말인 임계장은 저자가 버스터미널에서 일할 때 붙은 별칭이지만 우리 주변 비정규직의 이름일 수도 있다. 260쪽. 1만 5000원.검은색(알랭 바디우 지음, 박성훈 옮김, 민음사 펴냄) 현대 프랑스 철학을 대표하는 철학자 알랭 바디우의 에세이. ‘검정’(le noir)이라는 단어 아래 군대에서의 춥고 어두운 밤, 유년 시절의 깜깜한 방, 손가락에 묻은 잉크를 지나서 혁명기 프랑스의 검은 깃발에 이르는 검은색에 관한 사유를 펼쳤다. 132쪽. 1만 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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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모스(앤 드루얀 지음, 김명남 옮김, 사이언스북스 펴냄) 미국 천문학자 칼 세이건의 명저 ‘코스모스’ 출간 40주년에 나온 정식 후속작. 함께 천문학을 탐구한 동료이자 배우자였던 앤 드루얀이 썼다. ‘코스모스’ 시리즈의 정신에 입각, 우주의 생명과 기원을 찾는 여행에 뛰어든 과학자들과 과학사에서 잊혀진 영웅들을 소개한다. 464쪽. 2만 2000원.동남아시아사(소병국 지음, 책과함께 펴냄) 고대부터 20세기까지 동남아시아의 변천 과정을 엮어낸 통사서. 인도양과 태평양이 만나는 지역으로 바다와 강, 산악 지형과 밀림 같은 자연환경에 희박하고 분산된 인구 밀도를 가진 동남아 11개국이 어떻게 오늘날의 모습을 띠게 됐는지 그렸다. 그간 잘 다뤄지지 않던 남부 태국과 남부 필리핀의 역사까지 포괄했다. 800쪽. 3만 8000원.한국불교사(정병삼 지음, 푸른역사 펴냄) 불교 전문 역사학자인 정병삼 숙명여대 명예교수가 한국불교 1700년의 흐름을 시대순으로 정리했다. 저자는 불교와 유교·도교·토착신앙과의 관계, 국가와의 관계, 한국 불교의 특성 등을 다룬다. 한국불교를 나라를 지키는 ‘호국’(護國)이나 복을 비는 ‘기복’(祈福) 성격이 강하다고 해선 안 된다고 주장한다. 740쪽. 3만 8000원.철부지 시니어 729일간 내 맘대로 지구 한 바퀴(안정훈 지음, 라온북 펴냄) 고희를 앞둔 나이에 훌쩍 떠난 저자의 729일 배낭여행기. 편도 항공권을 끊어 무작정 러시아로 향했다가 유럽 전역, 아프리카 모로코, 중남미와 캐나다를 거쳐 아시아와 오세아니아 대륙까지 밟았다. 또래 시니어들에게 더 늦기 전에 진정한 여행자의 삶을 느껴볼 것을 추천한다. 353쪽. 1만 7000원.인생의 특별한 관문(폴 터브 지음, 강이수 옮김, 글항아리 펴냄) 아이비리그의 치열한 입시 전쟁과 미국 사회의 교육 불평등을 조명한 저작. 입학사정관, 수험생, 명문대생, 교수, 입시 관계자들의 생생한 증언을 담았다. 빈곤층 출신 학업 우수자들이 대학 입학 후 흔들리는 모습을 담으며 “실력만 좋은 것은 요즘 명문대나 초일류 기업이 원하는 스펙이 아니다”라고 단언한다. 504쪽. 1만 9800원.벤 바레스(벤 바레스·낸시 홉킨스 지음, 조은영 옮김, 해나무 펴냄) 세계적인 뇌신경과학자이자 트랜스젠더인 벤 바레스 스탠퍼드대 교수의 자서전. 2017년 췌장암으로 세상을 떠나기 전 남긴 유일한 회고록이다. 43세에 여성에서 남성으로 성전환을 한 저자는 여성으로서 겪은 경험들이 성차별이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고 학계 성차별 공론화에 앞장섰다. 272쪽. 1만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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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류는 어떻게 역사가 되었나(헤르만 파르칭거 지음, 나유신 옮김, 글항아리 펴냄) 독일 최고 권위의 라이프니츠상을 수상한 고고학자가 쓴 문자 발명 이전 인류의 700만년 역사에 관한 서술. 식량과 거처만 확보되면 더 나은 것을 향한 시도를 거의 하지 않았던 인간이 효율성과 최적화를 추구하기 시작한 석기 시대, 문자가 아닌 다른 의사소통 방식으로 자연이 만든 한계를 넘어서려고 했던 인간의 행보를 담았다. 1128쪽. 5만 4000원.좋은 느낌이 특별한 인생을 만든다(이장민 지음, 이담북스 펴냄) 문화기획자로 활동하는 저자의 ‘치유’ 에세이. ‘느낌’이란 무엇이며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좋은 느낌이 왜 필요한지 심리학과 양자역학 관점에서 풀어놓는다. 특히 좋은 느낌을 깨우는 활동 중 음악을 듣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이유와 음악을 통해 인생을 변화시키는 방법을 제시한다. 281쪽. 1만 5000원.조선인민군(김선호 지음, 한양대학교출판부 펴냄) 역사학자가 쓴 북한군 전문 연구서. 새로 발굴한 자료를 바탕으로 인민군이 창설되고 북한 체제가 형성되는 과정을 분석했다. 인민군이 소련군을 모델로 창설됐다는 통설을 넘어 소련군·중국군·일본군으로부터 다양하게 영향을 받았다는 사실을 실증적으로 보여 준다. 720쪽. 3만 5000원.일주일 만에 사랑할 순 없다(김동식 지음, 요다 펴냄) 2018년 ‘회색 인간’으로 데뷔한 김동식의 신작 소설집. 카카오 페이지 연재 당시 반응이 좋았던 작품과 신작 등 단편 23편을 실었다. 표제작은 SF와 판타지, 스릴러 등을 쓴 작가의 첫 로맨스 소설로 지구 멸망을 일주일 앞두고 사랑에 빠진 남녀의 생존기를 그렸다. 392쪽. 1만 3000원.나는 옐로에 화이트에 약간 블루(브래디 미카코 지음, 김영현 옮김, 다다서재 펴냄) 영국에서 20년 이상 거주한 일본인 보육사가 영국 사회의 밑바닥에서 아이를 키우며 겪은 현실을 기록했다. 중학교에 갓 입학한 아들이 인종, 국적, 계층이 다른 친구를 만나며 겪는 복잡미묘한 사건을 관찰하며 계층 격차와 다문화 문제라는 민감한 이슈를 풀어낸다. 292쪽. 1만 4000원.기울어진 교육(마티아스 도프케·파브리지오 질리보티 지음, 김승진 옮김, 메디치미디어 펴냄) 한국뿐 아니라 미국, 유럽 등에서도 확산되는 ‘헬리콥터 부모’의 기원을 톺아본 저작. 자녀에 대한 개별적인 욕망과 애정의 영역으로 치부되던 양육의 문제를 경제적 변화에 대한 부모의 합리적 반응으로 설명한다. 512쪽. 2만 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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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난과 웃음의 나라(정병호 지음, 창비 펴냄) 20년 동안 10여 차례 방북해 기근 구호 활동을 벌인 정병호 한양대 문화인류학과 교수가 북한 주민의 삶과 북한 체제에 대한 이론적 분석을 균형 있게 서술했다. 당장 구호물품이 아쉬우면서도, 트집을 잡으며 도덕적 우위에 서려는 북한 주민들의 심리를 언급하며 핵폭탄이라는 극단적 카드를 놓지 않는 북한 체제를 고발한다. 376쪽. 1만 8000원.우리 안의 악마(줄리아 쇼 지음, 김성훈 옮김, 현암사 펴냄) 인간 본성의 어두운 면면을 과학적으로 파헤치고 악의 사회·문화적 작동 원리를 살핀다. 사디즘, 마조히즘 등을 이상 성욕으로 치부하기엔 상당히 흔하다거나 소아성애자와 아동 대상 성범죄의 연관성에 대한 도발적인 논의도 과감히 던진다. 352쪽. 1만 7000원.당신의 외진 곳(장은진 지음, 민음사 펴냄) 2019년 이효석문학상을 수상한 작가의 세 번째 소설집. 소설 속 인물들은 중심에서 얼마간 소외됐으면서도, 남들에게 자신이 사는 방식을 좀더 세련되게 보여 주려고 애쓰거나 짐짓 밝아 보이려 하지 않는다. 각자가 겪는 고통과 불안을 딱 그만큼의 크기로 들여다보고, 왜 이런 곤란에 머무르게 됐는지 오래 생각할 뿐이다. 324쪽. 1만 3000원.착취도시, 서울(이혜미 지음, 글항아리 펴냄) 한국일보 기자로 일하는 저자가 지방에서 올라온 자취생, 부동산 투기꾼으로 가장해 취재한 빈곤 르포르타주. 고시원 사람들과 ‘가족 비즈니스’ 형태로 월세 장사가 이어지는 쪽방촌, 스스로는 가난하지 않다고 여기는 대학가의 청년 주거빈곤층을 심층 분석했다. 208쪽. 1만 3000원.바닷마을 인문학(김준 지음, 따비 펴냄) 오랫동안 갯벌과 바다, 섬과 어촌의 가치를 기록해 온 광주전남연구원 김준 박사의 신작. 물때와 바람, 물길과 갯벌 등을 바다를 배경으로 사는 삶을 이해하는 키워드로 제시하고 바다를 터전으로 살아가는 삶의 방식, 전통적인 어업활동 등을 도모한다. 320쪽. 1만 7000원.그림 그리는 사람(다니구치 지로, 브누아 페터스 지음, 김희경 옮김, 이숲 펴냄) 2017년 TV 시리즈 ‘고독한 미식가’의 원작 만화 작가 지로 다니구치가 세상을 떠났다. 그가 죽기 전 인문학자 브누아 페터스와 오랜 기간 대담한 내용을 작고 3주기에 맞춰 책으로 출간했다. 200쪽. 2만원.
  • 손 안의 쉼, 나는 이 한 권만 있으면 충전된다

    손 안의 쉼, 나는 이 한 권만 있으면 충전된다

    설 연휴에 누군가는 고향에 가고, 누군가는 그간 떨어져 지낸 가족과 친지를 맞을 채비를 할 겁니다. 또 누군가는 혼자만의 시간을 보낼 수도 있습니다. 무엇을 하든 혹시 계획 안에 ‘책 한 권쯤’ 들어 있다면 여기를 보세요. 국립도서관장들이 읽어 볼만한 책을 추천해 줬습니다. 지난해 발행한 책 중에 놓쳤을지도 모를 책, 다시 읽어 봄직한 책을 다양하게 준비했습니다. 친지나 친구들을 위한 선물을 준비한다면 이 책들을 참고하세요. 정리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가족에게… 명절 갈등 대신 일상 속 차별·역사 돌아보기 ●서혜란 국립중앙도서관장책과 도서관에 대한 아름다운 헌사인 ‘도서관의 삶, 책들의 운명’(수전 올리언 지음, 박우정 옮김, 글항아리)으로 설 연휴를 열어도 좋겠다. 1986년 4월 29일 로스앤젤레스 공공도서관이 불탔다. 이 화재로 책 40만권이 잿더미가 됐고, 70만권이 훼손됐다. 저자는 화재 당시 근무 중이던 사서들과 경비원, 화재 진압에 나섰던 소방관들, 그리고 수많은 자원봉사자와 방화 용의자의 숨은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풀어낸다. 500쪽에 가까운 분량이지만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32개 장으로 잘게 나눠 교차편집해 연휴 동안 속도감 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명절이면 으레 가족 간 갈등이나 스트레스가 사회문제로 등장한다. 우리 사회엔 얼마나 많은 차별이 존재하는지, 다른 사회는 어떤 차별이 있는지 진단한 책이 ‘선량한 차별주의자’(김지혜 지음, 창비)다. 생각보다 흔하고 일상적이고 구조적이며 은폐된, 그래서 우리가 무심히 동참하는 차별을 이야기한다. 내가 미처 깨닫지 못한 차별을 누군가가 지적했을 때 변명하기보다 겸허한 마음으로 수용할 수 있을까, 자신을 들여다볼 수도 있겠다.소설 ‘해녀들의 섬’(리사 시 지음, 이미선 옮김, 북레시피)은 일제강점기부터 2008년까지 제주해녀 영숙과 미자, 그리고 주변인의 삶을 그렸다. 해방과 전쟁, 4·3사건, 군사독재의 시대를 관통하면서 개인의 삶은 굴절되고 우정은 돌이킬 수 없는 상처가 된다. 참담한 비극과 슬픈 사연이 끝없이 펼쳐지지만, 근현대사의 거친 파도를 온몸으로 헤쳐 나가는 해녀들의 강인한 생명력이 경외감을 느끼게 한다. 저자는 중국계 미국인이지만 숨비소리, 불탁 등 우리에게도 낯선 제주 고유 언어와 해녀들이 부르는 노동요 등 풍속에 대해 세밀히 묘사함으로써 치밀한 사전조사를 했음을 짐작하게 한다.혼설족에게… 초연결 사회 속 인간관계·희망 메시지 ●이신호 국립세종도서관장우리는 다양한 사회적 채널을 통해 수많은 타인과 연결되는 이른바 ‘초연결’ 사회에서 살고 있다. ‘사회성이 고민입니다’(장대익 지음, 휴머니스트)는 인간 본성이 지닌 사회성을 과학자의 관점에서 연구하고 실험하며 풀어간다. 자신을 ‘외로운 과학자’라고 한 저자는 강연에서 서로 고민을 나눈 결과를 6개의 장으로 구성해 인간관계에 대해 상담하듯 풀어낸다. 설 연휴는 올바른 인간관계에 대해 고민해 보는 때이기도 하다. 혼자만의 시간은 필요하지만, 혼자이기 싫은 이들, 소중한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맺고자 노력하는 이들에게 추천한다.설 연휴에 가볍게 읽을 과학책으로 ‘과학의 품격’(강양구 지음, 사이언스북스)을 권한다. 책은 다양한 과학기술 이야기를 실었는데, 과학 이론과 원리를 설명하는 전문서는 아니다. 과학기술 시대에 어떻게 사회관계를 맺을 수 있는지에 관한 ‘사회 속 과학’ 이야기다. 과학 현상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과학 지식만으로는 어렵다. 예컨대 천체물리학을 소재로 한 영화 ‘인터스텔라’를 보려면 물리학보다 철학이 더 필요하다. 인문학적으로 과학기술에 접근한다면 우리 삶은 다채롭고 풍요로울 것으로 기대한다.‘무엇이든 가능하다’(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지음, 정연희 옮김, 문학동네)는 미국 작은 마을 앰개시에 사는 인물들을 단편소설로 그려낸 소설집이다. 가난, 불안정한 결혼 생활, 타인과의 관계 등 우리 삶 어딘가에 있는 아홉 가지 이야기를 통해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은 있다’, ‘우리는 그 속에서 배운 교훈들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다. ‘무엇이든 가능하다’라는 제목이 희망적으로 다가온다. 절망적인 일을 겪은 이들이라면 희망의 메시지를 발견하리라 믿는다.친척들에게… 뉴스 근원의 오류·AI 시대 화두를 ●정기애 국립장애인도서관장디지털 세상은 생활양식과 사고의 패턴을 변화시키고 옳고 그름의 판단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최근 등장한 가짜뉴스와 인공지능이라는 화두가 바로 여기에서 출발한다. ‘만들어진 진실’(헥터 맥도널드 지음, 이지연 옮김, 흐름출판)은 모든 사안이 여러 측면의 진실을 품고 있고 그중 어느 부분을 골라 이야기할지는 발언자의 마음에 달렸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단어의 정의나 잘못 이해한 통계 숫자들이 제대로 된 맥락 없이 서로 꿰이다 보면 편집된 역사와 전혀 다른 허구의 세상이 만들어질 수 있으며,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의 디스토피아 같은 세상도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설날에도 가짜뉴스를 주장하는 친척이 있다면 팩트로 따지지 말고 침착하게 뉴스 근원의 오류를 설명하면서 화제를 돌려 보길 권한다.‘에이트’(이지성 지음, 차이정원)는 인공지능이 세상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지, 인공지능 사회를 위한 선진국의 기업과 학교의 혁신 사례를 소개하면서 아직 우리 사회가 새로운 세상을 맞이할 준비가 미흡하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한다. 컴퓨터가 아무리 똑똑해지더라도 그들이 학습할 충분한 데이터를 준비하지 못하면 어쩔 수 없이 빈 깡통일 뿐이다.넘쳐나는 디지털 정보의 홍수는 비장애인과 장애인 간 정보 격차를 더욱 벌려 놓는다. 청각장애가 시각장애보다 정보 습득에서 유리할 것으로 생각하지만, 현실은 오히려 반대다. ‘우리는 코다입니다’(이길보라·이현화·황지성 지음, 교양인)는 농인 부부 사이에서 태어난 청인을 가리키는 ‘코다’에 관한 이야기다. 우리 모두 함께 살아가는 것에 동의한다면 디지털 이면에 가려져 있는 그들의 아픔에 좀더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가족들과 함께 설 연휴에 읽어봄 직하다.10대 조카에게… 음식·경제·환경 지식 선물을 ●조영주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장먹고 돌아서면 배고픈 십대들에게 먹는 일은 참 중요한 문제다. 그런데 맛있게 먹는 것이 아닌 ‘잘’ 먹는 게 어떤 건지 생각해 본 적 있는가. 책은 우리가 매일 먹는 음식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몸, 사회 그리고 지구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려 준다. ‘십대들을 위한 맛있는 인문학’(정정희 지음, 맘에드림)은 패스트푸드의 등장으로 멀어진 밥과 국, 우리 음식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음식 문화사를 청소년의 시선에서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편안한 문장으로 이끌어 준다. 십대 조카에게 설 연휴 선물해 주기 딱 좋은 책이지 싶다.십대 조카에게 자신의 미술 지식을 자랑하고픈 이들이라면 ‘그림이 보이고 경제가 읽히는 순간’(태지원 지음, 자음과모음)을 권한다. 청소년들이 경제에 쉽고 재미있게 다가갈 수 있도록 그림에 얽힌 경제적 의미를 설명한다. 예컨대 세상에서 가장 비싼 그림으로 희소성을, 결혼식 장면이 담긴 그림으로 기회비용을, ‘독일 어린이들이 굶고 있다’라는 그림으로는 인플레이션을 알려 준다. 널리 알려진 미술작품을 청소년들의 눈높이에서 설명하면서 중요한 경제 개념을 쉽고 흥미롭게 풀어간다.소비는 환경의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렇다고 이 문제가 온전히 소비자만의 잘못일까. 당장 소비를 멈춘다고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인간의 욕망과 약한 노동자를 이용하는 기업, 기업을 규제하고 환경을 지켜야 하는 국가, 그리고 소비자로서의 ‘나’가 서로 책임을 다해야만 해결할 수 있다. ‘환경과 생태 쫌 아는 10대’(최원형 지음, 방상호 그림, 풀빛)는 환경과 생태의 관점에서 컵라면, 바나나, 아보카도, 생수병, 휴대전화 등 여덟 가지 소비 행동을 살펴본다. ‘환경과 생태 쫌 아는 어른’으로 보이고 싶다면 일독하길 권한다.
  • 설날에는 이 책 어떠세요…국립도서관장들이 추천한 12권

    설날에는 이 책 어떠세요…국립도서관장들이 추천한 12권

    설 연휴에 누군가는 고향에 가고, 누군가는 그간 떨어져 지낸 가족과 친지를 맞을 채비를 할 겁니다. 또 누군가는 혼자만의 시간을 보낼 수도 있습니다. 무엇을 하든 혹시 계획 안에 ‘책 한 권쯤’ 들어 있다면 여기를 보세요. 국립도서관장들이 읽어 볼만한 책을 추천해 줬습니다. 지난해 발행한 책 중에 놓쳤을지도 모를 책, 다시 읽어 봄직한 책을 다양하게 준비했습니다. 친지나 친구들을 위한 선물을 준비한다면 이 책들을 참고하세요. ●서혜란 국립중앙도서관장책과 도서관에 대한 아름다운 헌사인 ‘도서관의 삶, 책들의 운명’(수전 올리언 지음, 박우정 옮김, 글항아리)으로 설 연휴를 열어도 좋겠다. 1986년 4월 29일 로스앤젤레스 공공도서관이 불탔다. 이 화재로 책 40만권이 잿더미가 됐고, 70만권이 훼손됐다. 저자는 화재 당시 근무 중이던 사서들과 경비원, 화재 진압에 나섰던 소방관들, 그리고 수많은 자원봉사자와 방화 용의자의 숨은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풀어낸다. 500쪽에 가까운 분량이지만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32개 장으로 잘게 나눠 교차편집해 연휴 동안 속도감 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명절이면 으레 가족 간 갈등이나 스트레스가 사회문제로 등장한다. 우리 사회엔 얼마나 많은 차별이 존재하는지, 다른 사회는 어떤 차별이 있는지 진단한 책이 ‘선량한 차별주의자’(김지혜 지음, 창비)다. 생각보다 흔하고 일상적이고 구조적이며 은폐된, 그래서 우리가 무심히 동참하는 차별을 이야기한다. 내가 미처 깨닫지 못한 차별을 누군가가 지적했을 때 변명하기보다 겸허한 마음으로 수용할 수 있을까, 자신을 들여다볼 수도 있겠다. 소설 ‘해녀들의 섬’(리사 시 지음, 이미선 옮김, 북레시피)은 일제강점기부터 2008년까지 제주해녀 영숙과 미자, 그리고 주변인의 삶을 그렸다. 해방과 전쟁, 4·3사건, 군사독재의 시대를 관통하면서 개인의 삶은 굴절되고 우정은 돌이킬 수 없는 상처가 된다. 참담한 비극과 슬픈 사연이 끝없이 펼쳐지지만, 근현대사의 거친 파도를 온몸으로 헤쳐 나가는 해녀들의 강인한 생명력이 경외감을 느끼게 한다. 저자는 중국계 미국인이지만 숨비소리, 불탁 등 우리에게도 낯선 제주 고유 언어와 해녀들이 부르는 노동요 등 풍속에 대해 세밀히 묘사함으로써 치밀한 사전조사를 했음을 짐작하게 한다. ●이신호 국립세종도서관장우리는 다양한 사회적 채널을 통해 수많은 타인과 연결되는 이른바 ‘초연결’ 사회에서 살고 있다. ‘사회성이 고민입니다’(장대익 지음, 휴머니스트)는 인간 본성이 지닌 사회성을 과학자의 관점에서 연구하고 실험하며 풀어간다. 자신을 ‘외로운 과학자’라고 한 저자는 강연에서 서로 고민을 나눈 결과를 6개의 장으로 구성해 인간관계에 대해 상담하듯 풀어낸다. 설 연휴는 올바른 인간관계에 대해 고민해 보는 때이기도 하다. 혼자만의 시간은 필요하지만, 혼자이기 싫은 이들, 소중한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맺고자 노력하는 이들에게 추천한다. 설 연휴에 가볍게 읽을 과학책으로 ‘과학의 품격’(강양구 지음, 사이언스북스)을 권한다. 책은 다양한 과학기술 이야기를 실었는데, 과학 이론과 원리를 설명하는 전문서는 아니다. 과학기술 시대에 어떻게 사회관계를 맺을 수 있는지에 관한 ‘사회 속 과학’ 이야기다. 과학 현상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과학 지식만으로는 어렵다. 예컨대 천체물리학을 소재로 한 영화 ‘인터스텔라’를 보려면 물리학보다 철학이 더 필요하다. 인문학적으로 과학기술에 접근한다면 우리 삶은 다채롭고 풍요로울 것으로 기대한다. ‘무엇이든 가능하다’(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지음, 정연희 옮김, 문학동네)는 미국 작은 마을 앰개시에 사는 인물들을 단편소설로 그려낸 소설집이다. 가난, 불안정한 결혼생활, 타인과의 관계 등 우리 삶 어딘가에 있는 아홉가지 이야기를 통해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은 있다’, ‘우리는 그 속에서 배운 교훈들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다. ‘무엇이든 가능하다’라는 제목이 희망적으로 다가온다. 낙담한 일을 겪은 이들이라면 희망의 메시지를 발견하리라 믿는다. ●정기애 국립장애인도서관장디지털 세상은 생활양식과 사고의 패턴을 변화시키고 옳고 그름의 판단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최근 등장한 가짜뉴스와 인공지능이라는 화두가 바로 여기에서 출발한다. ‘만들어진 진실’(헥터 맥도널드 지음, 이지연 옮김, 흐름출판)은 모든 사안이 여러 측면의 진실을 품고 있고 그중 어느 부분을 골라 이야기할지는 발언자의 마음에 달렸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단어의 정의나 잘못 이해한 통계 숫자들이 제대로 된 맥락 없이 서로 꿰이다 보면 편집된 역사와 전혀 다른 허구의 세상이 만들어질 수 있으며,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의 디스토피아 같은 세상도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설날에도 가짜뉴스를 주장하는 친척이 있다면, 팩트로 따지지 말고 침착하게 뉴스 근원의 오류를 설명하면서 화제를 돌려보길 권한다. ‘에이트’(이지성 지음, 차이정원)는 인공지능이 세상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지, 인공지능 사회를 위한 선진국의 기업과 학교의 혁신 사례를 소개하면서 아직 우리 사회가 새로운 세상을 맞이할 준비가 미흡하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한다. 컴퓨터가 아무리 똑똑해지더라도 그들이 학습할 충분한 데이터를 준비하지 못하면 어쩔 수 없이 빈 깡통일 뿐이다. 넘쳐나는 디지털 정보의 홍수는 비장애인과 장애인 간 정보격차를 더욱 벌려놓는다. 청각장애가 시각장애보다 정보습득에서 유리할 것으로 생각하지만, 현실은 오히려 반대다. ‘우리는 코다입니다’(이길보라·이현화·황지성 지음, 교양인)는 농인 부부 사이에서 태어난 청인을 가리키는 ‘코다’에 관한 이야기다. 우리 모두 함께 살아가는 것에 동의한다면 디지털 이면에 가려져 있는 그들의 아픔에 좀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가족들과 함께 설 연휴에 읽어봄직하다. ●조영주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장먹고 돌아서면 배고픈 십대들에게 먹는 일은 참 중요한 문제다. 그런데 맛있게 먹는 것이 아닌 ‘잘’ 먹는 게 어떤 건지 생각해 본 적 있는가. 책은 우리가 매일 먹는 음식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몸, 사회 그리고 지구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려준다. ‘십대들을 위한 맛있는 인문학’(정정희 지음, 맘에드림)은 패스트푸드의 등장으로 멀어진 밥과 국, 우리 음식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음식 문화사를 청소년의 시선에서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편안한 문장으로 이끌어준다. 십대 조카에게 설 연휴 선물해주기 딱 좋은 책이지 싶다. 십대 조카에게 자신의 미술 지식을 자랑하고픈 이들이라면 ‘그림이 보이고 경제가 읽히는 순간’(태지원 지음, 자음과모음)을 권한다. 청소년들이 경제에 쉽고 재미있게 다가갈 수 있도록 그림에 얽힌 경제적 의미를 설명한다. 예컨대 세상에서 가장 비싼 그림으로 희소성을, 결혼식 장면이 담긴 그림으로 기회비용을, ‘독일 어린이들이 굶고 있다’라는 그림으로는 인플레이션을 알려 준다. 널리 알려진 미술작품을 청소년들의 눈높이에서 설명하면서 중요한 경제 개념을 쉽고 흥미롭게 풀어간다. 소비는 환경의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렇다고 이 문제가 온전히 소비자만의 잘못일까. 당장 소비를 멈춘다고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인간의 욕망과 약한 노동자를 이용한 기업, 기업을 규제하고 환경을 지켜야 하는 국가, 그리고 소비자로서의 ‘나’가 서로 책임을 다해야만 해결할 수 있다. ‘환경과 생태 쫌 아는 10대’(최원형 지음, 방상호 그림, 풀빛)는 환경과 생태의 관점에서 컵라면, 바나나, 아보카도, 생수병, 휴대전화 등 여덟 가지 소비 행동을 살펴본다. ‘환경과 생태 쫌 아는 어른’으로 보이고 싶다면 일독하길 권한다. 정리=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책꽂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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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당신의 평온을 깼다면(패티 유미 코트렐 지음, 이원경 옮김, 비채 펴냄) 한국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입양된 ‘나’는 다른 미국 가정에 입양된 동생의 자살 소식을 듣고 그의 마지막 날을 추적한다. 이 자전적 소설로 작가는 미국독립협회 금상, 화이팅어워드, 반스앤드노블 디스커버상 등 독립출판물에 주는 거의 모든 상을 휩쓸며 영미권에서 주목받는 작가로 성장했다. 248쪽. 1만 3800원.세습 중산층 사회(조귀동 지음, 생각의 힘 펴냄) 90년대생의 불평등 문제를 분석한다. 책은 80년대 학번을 가진 60년대생이 학력과 노동시장의 지위를 기반으로 외환·금융 위기를 거쳐 학번 없는 60년대생과 다중적인 격차를 벌리고 이를 90년대생 자녀 세대에 물려주면서 ‘세습 중산층의 2세대’가 만들어졌다고 주장한다. 312쪽. 1만 7000원.성과지표의 배신(제리 멀러 지음, 김윤경 옮김, 궁리 펴냄) 성과 측정지표의 허와 실을 폭로했다. 성과 수치화에 집착한 나머지, 측정 자체가 목적이 된 현상을 저자는 ‘측정 강박’이라 부른다. 이 사회가 측정 강박에 시달리는 이유는 조직 규모가 커져 경영진들이 판단을 제대로 내리기 어려워진 탓이다. 276쪽. 1만 7000원.미국, 제국의 연대기(대니얼 임머바르 지음, 김현정 옮김, 글항아리 펴냄) 미국은 왜 이렇게 강력해졌을까. 미국 노스웨스턴대학의 소장학자인 저자는 이 물음에 ‘영토’ 개념으로 접근한다. 미국을 법적 규준을 준수해야 하는 영토와 그렇지 않은 영토 등으로 나눴다. 전자는 미국 본토, 후자는 다수의 미국령이다. 미국은 이들 미국령에 등에서 자원을 얻고, 그곳을 기지로 전 세계를 무력 제압해 오늘날의 미국을 건설했다. 720쪽. 3만 5000원.빛의 마녀(김하서 지음, 자음과모음 펴냄) 아이를 잃은 죄책감과 상실감에 시달리는 두 여성이 공감대를 이뤄가는 이야기. 타인의 몰이해와 편견 속 스스로가 “사람들의 두려움과 경멸에도 끈질기게 살아남은 마녀”일지도 모른다고 확신하는 주인공과 비현실적인 상황의 충돌을 통해 한 편의 잔혹 동화를 빚어냈다. 272쪽. 1만 3000원.서울, 권력 도시(토드 A 헨리 지음, 김백영 외 3명 옮김, 산처럼 펴냄) 일제강점기 서울의 역사를 다룬 해외 연구서. 경복궁 터, 남산의 신토(神道) 신사 등 식민지 시기 서울의 공공 공간을 분석하면서 일제의 식민지 동화 프로젝트가 전개된 양상을 정신적, 물질적, 공중적 세 가지 측면으로 나눠 살핀다. 484쪽. 2만 8000원.
  • [2000자 인터뷰 27]노윤선 “일본 혐한 5단계 중 4단계 위험수위, 방치해선 안 돼”

    [2000자 인터뷰 27]노윤선 “일본 혐한 5단계 중 4단계 위험수위, 방치해선 안 돼”

    혐한, 전 미디어 통해 급격히 확산 중 일부 극우의 일탈행위를 넘어서 주일대사도 혐한의 문제 지적 국내 인식 확산, 국제무대 공론화돼야 일본의 한국 혐오, 즉 혐한(嫌韓)의 역사와 뿌리는 생각보다 깊다. 도쿄의 책방에 가보면 혐한 서적이 널려 있고, 코리아타운이 있는 도쿄, 오사카 등지에서는 툭 하면 헤이트스피치(증오발언)로 가득찬 혐한 시위가 열린다. 뿐만 아니다. 신문과 방송, 인터넷, 주간지 등 미디어를 통해 혐한이 보통 일본인들에게 스며드는 속도도 빨라졌다. 일본의 혐한을 현지에서 체험하고 있는 남관표 주일한국대사가 우려하는 것처럼 혐한은 이제 강 건너편의 불로 인식하고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게 됐다. 이런 와중에 일본 혐한의 뿌리와 전개과정을 잘 엮은 책이 나왔다. 본격적인 혐한 연구로는 제1호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2019년 12월 초 ‘혐한의 계보’(글항아리 출판)를 펴낸 저자 노윤선씨는 고려대학교에서 ‘일본 현대문화 속의 혐한 연구’로 올해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고려대 강사로 재직하고 있다. 책은 박사논문을 기반으로 썼다. 그의 결론은 “일본의 혐한은 5단계 중 위험수위인 4단계에 와 있으며,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저자를 만나 혐한의 현주소를 물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내용.Q. 일본의 혐한을 정의하면. A. ‘K-Hate’라 새롭게 명명하고 싶다. K-Wave인 한류와 K-Hate인 혐한의 상관관계가 존재한다. 부정적 의미라도 상응하는 용어가 있어야 한다. 혐한에 대한 영문표기가 제각각이어서 더욱 그렇다. Q. 혐한의 뿌리, 확산 경위는. A. 먼저 알아야 할 게 있다. 일본의 출판시장 규모는 우리보다 훨씬 크다. 일본 출판계에서 혐한을 부추기는 문학작품들이 다수 등장하는데, 혐한은 출판뿐만 아니라 방송, 애니메이션, 영화, 온라인 등 일본 사회 전 분야에 걸쳐 나타나고 있다. 그 뒤에서는 일본 정치권이 같이 움직인다. 일본의 민족주의를 강화하려는 일본 국내 정치 상황이 문화계에 한쪽 방향으로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쌍방향으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스펙트럼을 넓혀가고 있다. 일본의 역사를 보면, 자국의 내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웃인 우리나라를 공격한 사례가 다수 있다. 신라 침공계획, 임진왜란, 정한론, 관동대지진 당시 조선인 6000여명 대학살, 버블경제 붕괴 이후의 혐한 등이 그 예이다. 1990년대 일본군 ‘위안부’가 전면에 노출됨으로써 일본과 한국 언론에서 혐한 문제가 대두되기 시작했다. 1991년 8월 14일 일본군 ‘위안부’였던 김학순 할머니가 피해를 증언한 이후, 1992년 2월 10일에 발매된 일본의 종합 월간지 ‘분게이슌주’(文藝春秋) 1992년 3월호에 실린 특집 대담 기사가 한국 일간지에 실리고, 이것이 다시 일본 일간지에 게재됨으로써 일본 언론에서 현재까지 혐한 담론이 반복적으로 재생산되고 있다. Q. 2019년말 현재, 일본 속 혐한은 어떤 상태인가. A. 혐한 용어는 현대에 등장했다. 그러나 증오의 피라미드인 1, 2단계에 해당되는 선입견과 편견으로 인한 한국인에 대한 증오는 과거와 현재가 다르지 않다. 지진이라는 사건을 중심으로 바라보았을 때, 관동대지진 당시 1, 2단계인 선입견과 편견을 바탕으로 결국 5단계인 조선인 학살까지 일어났다. 2011년 동일본대지진 이후에도 2단계에 해당되는 유언비어(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넣었다는 식의)와 함께 여전히 한국인에 대한 선입견과 편견에 바탕을 두고 3, 4단계인 차별과 폭행이 행해지고 있다. 이미 일본의 혐한은 4단계이다. 마지막이 5단계인 제노사이드(의도적·제도적 민족말살)인데 어떤 일을 계기로 나올지는 알 수 없지만, 그런 5단계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즉 일본 미디어의 ‘혐한 장사’와 거리로 나선 인터넷 우익, 직접적인 공격 행위들을 일부 극우 집단의 일탈로만 바라볼 수 없는 상황이 되고 있는 것이다. Q. 혐한을 고바야시 요시노리의 만화, 요코이야기, 반딧불의 무덤, 그리고 햐쿠타 나오키의 저작과 함께 그것과는 대칭적인 작품 ‘초록과 빨강’을 분석 대상으로 삼고 있다. 이들의 저작을 분석대상으로 삼은 이유는. A. 가장 대중적인 소재를 분석 대상으로 삼아보고자 했다. 또한 일본 정치권에서 주도적으로 제작한 작품들을 우선적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작가 햐쿠타 나오키는 아베 신조 총리와도 가까울 뿐만 아니라 일본 국영방송인 NHK에서 요직을 맡은 인물이다. 혐한 뒤에 일본 정치권이 있다고 생각해서 분석대상으로 삼았다. 햐쿠타의 작품 ‘영원한 제로’와 ‘해적이라 불린 사나이’는 영화와 드라마, 만화책으로까지 제작됐다. 영화의 경우 야마자키 다카시 감독이 두 작품의 연출을 맡았다. 햐쿠타 작품의 영화 연출을 맡은 야마자키 감독은 2020년 동경 하계올림픽의 개막식과 폐막식의 총감독을 맡게 된 인물이다. 이는 일본의 정치와 현대문학, 영화산업이 상호 영향을 주고받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 주는 사례일 것이다. 혐한을 정치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아베 정권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햐쿠타의 작품 속에서 활용된 가족애가 애국정신의 수단으로 응용되고 있는데, 가족애라는 주제를 소재로 삼고 있는 ‘반딧불이의 무덤’과 ‘요코 이야기’를 분석대상으로 삼았다. 태평양전쟁을 배경으로 하는 작품들 속에서 가족애와 함께 전쟁배경에 관한 언급과정에서 나타난 전쟁 가해 책임의 희석을 중심으로 분석했다. 일본에서는 일본군 ‘위안부’의 존재를 부정하는 담론 형성의 장으로서 언론 뿐 아니라 인터넷 등 서브컬처의 비중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특히 일본군 ‘위안부’와 관련된 서브컬처의 발단을 1990년대 초반에 고바야시 요시노리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만화로 그리기 시작한 이후로 분석할 수 있다. 이때 형성된 일본군 ‘위안부’ 담론들이 현재 혐한 논자들의 기반이 되고 있다. 즉 지식인들이 특정한 사안에 대해 일정한 시각에서 이를 규정하고 담론을 생산한 뒤에 유통시킨 지식 담론이 권력을 생산해낸 것이다. 혐한 시위와 관련하여 외교부가 처음으로 2013년 10월 30일에 공개한 주일 공관별 전수조사에 의하면, 2011년의 동일본대지진 이후 혐한 시위 건수가 늘어났음을 알 수 있다. 2009년 30건에 불과하던 혐한 시위 건수는 2010년에 31건, 2011년에는 82건으로 늘어나더니 2012년에는 301건을 기록하였다. 3년 사이에 10배가 급증한 것이다. 이러한 2013년의 혐한 시위를 작품의 배경으로 한 후카자와 우시오의 ‘초록과 빨강’을 증오의 피라미드 구조에 대입하여 분석했다. Q. 일본 사회에서 혐한을 배척하기 위한 자정노력은 있다고 보는가. A. 2013년 일본에 카운터스(Counters)라는 시민단체가 등장했다. 카운터스는 일본의 혐한 시위나 혐오 발언에 반기를 들고 행동으로 나선 사람들을 칭한다. 최근에 다큐멘터리 영화로도 제작되어 이들의 활동상이 대중에게 알려졌다. 혐한 시위대를 반박하는 시위도 최근 들어 자주 일어나고 있다. 그러나 일본은 우리나라에 비해 시민단체의 활동이 약하고, 혐한 뒤에는 일본 정부가 있는 이상 근본적으로 해결되기는 어렵다고 본다. Q. 가와사키시에서 헤이트 스피치 처벌 조례를 만든 것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A. 장족의 발전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입법이 아닌 조례에 불과하다는 점으로 보아 여전히 일본 정부에서는 이를 방관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혐한은 그 자체가 언어폭력인 동시에 물리적 폭력을 유인한다는 점에서 단순한 표현을 넘어서는 위험성을 내포하는 만큼 이러한 조례들을 더욱 더 확대하고 궁극적으로는 일본에서 처벌조항을 제정하여 입법으로 이어져야 된다고 생각한다. Q. 일본에서 혐한시위,헤이트 스피치에 대한 법률에 의한 제재가 확산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 때문이라고 생각하는가. A. 혐한은 일본의 정치권과 밀접한 관계를 지닌다. 그들에게 한국은 국내 정치의 난관을 돌파시켜주는 중요한 수단이다. 일본 정치는 매우 보수적인 성향을 띠고 있으며, 선진국임에도 불구하고 모순된 점을 많이 지니고 있다. 일본 정치가 천지개벽하지 않는 이상 혐한에 대한 법률 제재가 확산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여진다. Q. 이대로 혐한을 방치하면 관동대지진 한국인 학살 같은 제5단계 제노사이드가 현대 일본에 재현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가. A. 만약 일본에서 관동대지진급의 재난이 발생했다고 생각해보자. 지금까지 일본 정치권이 걸어온 방향으로 볼 때 가장 손쉬운 한풀이 대상은 누구라고 보는가. 물론 현대 사회에서 제노사이드 같은 극단적인 사태가 일어나기는 쉽지 않지만 일본 국민들에게 혐한이 구호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물리적 행동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본다. Q. 바람이 있다면. A. 혐한 연구가 연구로만 그쳐서는 안 될 것이다. 일본의 혐한 문제에 대해 한국에서 공론화가 되어야 한다. 그래서 일본의 정화운동을 유도해야 하며, 나아가서는 국제무대에서 공론화될 수 있게 노력해야 한다. 황성기 평화연구소장 marry04@seoul.co.kr
  • 1000년 혐한의 뿌리, 그 증오의 피라미드

    1000년 혐한의 뿌리, 그 증오의 피라미드

    피차별 부락민 혐오역사서 기원 극우 세계관 만나 인종차별 확산 일본 미디어·문화계 폐악 부추겨 재일동포 6세대 폭력 고통 반복 아베 정부의 우경화가 끝 모를 지경으로 치닫고 있다. 그와 맞물려 일본의 혐한(嫌韓) 수위도 위험 수준에 도달했다. 시위 현장에선 ‘한국인 쫓아내라’, ‘좋은 한국인도 나쁜 한국인도 모두 죽여라’ 같은 발언이 쏟아진다. 혐한은 어떻게 시작됐고 왜 이 지경일까. 노윤선 고려대 강사는 ‘혐한의 계보’를 통해 혐한의 궤적을 세밀하게 추적해 눈길을 끈다.지난해 10월 문화체육관광부가 공개한 ‘2018년도 국가이미지 조사보고서’는 일본의 혐한 정도를 가늠하게 한다. 16개국 8000명 대상의 조사에서 한국을 가장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나라는 일본이었다. 긍정적 답변 20%에 비해 부정적인 응답은 절반에 가까운 43.4%나 됐다. 부정적인 답변 0.4%, 긍정적인 응답 96.4%인 인도네시아와 비교하면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 그 혐한은 어디서부터 시작됐을까. 일본의 혐한 연구로는 맨 처음 박사 학위를 받은 저자는 1000년간 이어져 온 피차별 부락민 혐오와 극우 세계관에서 뿌리를 찾고 있다. 일본에서는 ‘에타’(穢多), ‘히닌’(非人)처럼 28종이나 되는 ‘불가촉천민’을 엄격히 분류해 사회제도며 언어 관습을 통해 삶을 옥죄 온 역사가 깊다. 저자는 이 대목에서 “2000년대 이후 확산 중인 혐한 담론에서 ‘불결하다’, ‘저능하다’, ‘추하다’, ‘범죄가 많다’는 등 생물학적 인종주의가 관찰되는 게 이런 역사와 무관하지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 극우 세계관은 지금의 혐한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는 게 저자의 해석이다. 패전 이후 5년간 미군정 지배 아래 있었던 일본은 경찰예비대 창설, 보안대 설치, 자위대 발족 등으로 보수 우익의 목소리가 부상하기 시작했다. 1960년대 초반엔 안보 파동 여파로 좌익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됐고 자민당을 비롯한 우익은 조직폭력단과 결탁했다. 결국 20세기 이후 일본에선 정당과 폭력조직, 사회단체가 트라이앵글을 이루며 평화헌법 가치에 반하게 일본사회를 우익화, 군국주의화해 왔다고 저자는 풀어내고 있다. ‘혐한’ 용어가 처음 등장한 건 1992년 3월 4일자 마이니치신문을 통해서다. 저자는 ‘혐한’ 신조어는 현대에 등장했지만 그 양상은 예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1923년 간토대지진 때 조선인 학살과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무렵 혐한 시위의 유사성은 대표적이다. 간토대지진 발생 이튿날부터 일본에선 ‘조선인이 폭동을 일으킨다’, ‘폭탄을 소지한 채 방화하고 우물에 독극물을 집어넣고 있다’는 소문이 떠돌았다. 군대, 경찰과 함께 각지에서 조직된 자경단이 죽창, 일본도 등으로 무장해 조선인을 무려 6000여명이나 죽였다. 동일본대지진 때도 비슷했다. ‘조센진(朝鮮人)을 죽이자’, ‘학살하자’는 구호까지 등장했다. 외교부가 주일 공관별로 전수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009년 30건에 불과한 혐한 시위는 동일본대지진이 발생한 2011년 82건으로 늘었고 2012년엔 301건으로 3년 새 10배나 급증했다. 저자는 “도쿄는 아직도 90년 전의 트라우마에 사로잡혀 있다”며 “살육에 대한 기억은 억압되고 위험한 조선인의 이미지만 남아 있지만 간토대지진 당시의 학살이 일어나지 않으리라 단정할 수 없다”고 경고한다. 책에서 특히 눈여겨볼 대목은 혐한을 부 추기는 일본 미디어와 문화계의 폐악이다. 아베 신조 정권과 두터운 관계인 작가 하쿠타 나오키의 ‘영원한 제로’와 ‘해적이라 불린 사나이’는 영화와 드라마, 만화책으로 제작되며 혐한의 최전선에 서 있다. 특히 두 작품의 영화는 2020년 도쿄올림픽 개·폐막식 총감독인 야마자키 다카시 감독이 연출을 맡았는데 이는 정치와 현대문학, 영화산업이 긴밀히 얽혔음을 보여 준다고 저자는 말한다. 일본 속 혐한을 저자는 “증오의 피라미드는 현재 재일코리안 6세대에 걸쳐 일어나고 있으며 차별의 공포와 폭력의 고통을 되살아나게 해 차세대에까지 평생 반복될지 모른다는 절망감을 수반하고 있다”고 결론 짓는다. 아울러 “독일의 혐오발언 규제조항이 극우 정치가에게도 적용되는 것처럼 혐한도 엄격한 법률조항을 제정해 금지시킬 필요가 있다”며 “일본의 근현대사에서 생략된 내용이 교육으로 실천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싱가포르, 스마트 국가의 최전선(켄트 E 콜더 지음, 이창 옮김, 글항아리 펴냄) 영국·독일·일본에 앞서는 1인당 국민소득 세계 8위, 세계은행 등이 꼽은 ‘세계에서 가장 기업 하기 좋은 곳’. 말레이반도 끝자락 한적한 어촌에 불과했던 싱가포르의 번영 비결을 45년간 아시아를 연구했으며 그중 15년은 이 지역에 거주한 저자가 분석했다. 388쪽. 1만 8000원.희망이 삶이 될 때(데이비드 파젠바움 지음, 박종성 옮김, 더난출판 펴냄) 촉망받던 스물다섯의 예비 의사가 희귀병 선고를 받고 스스로 치료법을 찾아 나서는 내용의 자전적 에세이. 비전형적 림프절 증식을 특징으로 하는 희귀질환 캐슬만병에 걸린 의대생 데이비드는 그 분야의 최고 권위자를 찾아 자신의 몸을 일종의 실험체로 삼기를 자원한다. 360쪽. 1만 5000원.천하무적 세계사(모토무라 료지 지음, 서수지 옮김, 사람과나무사이 펴냄) ‘마흔이 되기 전에 갖춰야 할 역사지식’이라는 부제가 붙은 역사서. 도쿄대 명예교수인 저자는 세계사의 문맥을 파악하는 능력과 통찰력이야말로 리더가 되기 위한 필수 조건이라고 말하며 관용, 동시대성, 결핍, 대이동, 유일신, 개방성, 현재성이라는 7가지 코드로 인류사를 사유한다. 324쪽. 1만 7000원.작별 인사는 아직이에요(김달님 지음, 어떤책 펴냄) 조손 가정에서 자란 작가가 남들보다 빨리 맞게 된 부모의 늙음 앞에서 써내려 간 문장들. 생애 처음으로 할머니, 할아버지의 보호자가 되어 주치의 앞에 앉았을 때의 막막함처럼 준비 없이 맞이한 시간들. ‘사랑받은 기억이 사랑하는 힘이 되는 시간들’로 바꾸는 일에 대해 담담히 써내려 갔다. 256쪽. 1만 3800원.우리는 모두 형제다(박경서·오영옥 지음, 동아시아 펴냄) 국제적십자사연맹 탄생 100주년을 맞아 적십자 인도주의 사업의 과거와 현재를 조명하는 책. 박경서 대한적십자사 회장과 스위스에서 역사를 공부한 그의 부인 오영옥씨가, 사업에 실패하고 노숙자 같은 삶을 살며 평화 운동에 앞장선 적십자 창시자 앙리 뒤낭의 생애 후반기를 조명했다. 248쪽. 1만 5000원.안간힘(유병록 지음, 창비 펴냄) 김준성문학상, 내일의 한국작가상을 수상한 시인의 첫 산문집. 어린 아들을 먼저 떠나보내고 감당하기 어려운 슬픔 속에서 써내려 간 치유의 기록이다. 가혹한 이별에 영영 주저앉지 않고, 소중한 것을 다시 잃지 않기 위해 내딛는 시인의 걸음걸음이 생과 사의 의미를 다시금 깨닫게 한다. 212쪽. 1만 3500원.
  • 연민 없는 세상은 정의로울 수 없다

    연민 없는 세상은 정의로울 수 없다

    정치적 감정/마사 누스바움 지음/박용준 옮김/글항아리/684쪽/3만 2000원‘누구나 차별 없이 행복하게 사는 세상’, 그런 세상을 흔히 ‘정의로운 사회’라 부른다. 인간은 유사 이래로 끊임없이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지만 그 완전한 이상향은 아직 세워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거꾸로 가는 상황이다. 그 역주행의 근본 원인은 개개인의 사적 이익과 뿌리깊은 편견이다. 인간은 정의로운 사회를 영영 만들 수 없을까. 미국의 저명한 법철학자 겸 정치철학자인 마사 누스바움 시카고대 에른스트 프룬드 법윤리학 종신교수가 쓴 책 ‘정치적 감정’은 그 정의로운 사회를 앞당길 해법을 제시해 눈길을 끈다. 핵심 요인은 바로 사랑, 특히 정치적 사랑이다. 새로울 게 없는 뻔한 이야기로 들릴 터이지만 구체적인 수단·방법이 흥미롭다. 끊임없이 예술의 힘과 상징성, 황홀감을 인정하라고 외친다. 저자는 먼저 사회적 불행을 초래하는 극단적 입장 두 개를 지적한다. 하나는 훌륭한 정치적 원칙들을 뒷받침하는 애국심이나 여타 감정들의 함양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태도이고, 다른 하나는 불화나 비판을 허용하지 않는 독재적이고 강제적인 방식으로 감정을 함양하는 방식이다. 지나치게 독단적인 방식으로 감정의 동질성을 추구했던 장 자크 루소나 오귀스트 콩트보다는 풍부한 감정 교육의 중요성을 주장하면서도 비판 정신과 자유를 지지한 존 스튜어트 밀이나 타고르 쪽에 가까워 보인다.그 입장대로 저자는 시와 음악, 동서양의 다양한 고전 텍스트를 넘나들며 사랑과 동정, 연민의 공감력을 끝까지 주장한다. 그중에서도 가장 강조한 건 모차르트의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1786)이다. 책도 ‘고통과 광기와 어리석음의 나날들-오직 사랑만이 행복과 기쁨을 가져다주리니’라는 ‘피가로의 결혼’ 대사로 시작한다. 프랑스 혁명에서 핵심역할을 했던 보마르셰의 연극에 바탕을 둔 ‘피가로의 결혼’은 봉건주의에서 민주주의로의 전환을 그린 작품이다. 저자는 이 작품 속 백작부인을 증오보다는 포용으로 세상을 바꾼 ‘정치적 사랑’의 핵심 열쇠로 주목한다. 앙시앵레짐의 권위적인 목소리를 대변했던 남편과 달리 부인은 동정을 구하는 요청에 ‘좋아요’라고 말하며 새로운 체제를 위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인간 존재의 허약함에 대해 보이는 동정적이고 너그러운 태도가 공적 문화의 핵심이다.’ 저자는 타인의 불행에 눈감지 말고 따뜻한 연민을 품자고 거듭 외친다. 소포클레스의 비극 ‘필록테테스’ 속 필록테테스는 동정과 연민을 받아야 할 대표적 상징으로 소개된다. 이 작품은 자신의 잘못보다는 우발적 사건에 얽매여 고통과 굶주림에 빠진 필록테테스에게 잘못이 없음을 끊임없이 밝힌다. 결국 누구나 똑같은 고통에 빠질 수 있는 만큼 가련한 필록테테스에게 따뜻한 연민을 품자는 것이다. 책을 읽다 보면 이런 의문을 갖게 된다. ‘시민들의 아량, 연민, 공정한 마음이 먼저일까, 아니면 법제도의 확립이 우선일까.’ 저자는 “대중의 노력과 정서적 뒷받침 없이는 좋은 법이 나타나기 어렵고 안정적으로 유지되기도 어렵다”고 잘라 말한다. 이 대목에서 차별금지법을 통과시키기에 앞서 ‘사회적 인종 간의 조화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던 한나 아렌트의 관점을 오류라고 비판한다. ‘진짜 사랑이 없어도 사랑이 있는 것처럼 행동하라.’ 영국 소설가 아이리스 머독이 소설에 등장시킨 ‘며느리에 화가 난 시어머니’는 그 미담의 대표적 교훈이다. 당돌하고 저속한 며느리를 사랑하지 않으면서도 공평한 감정으로 보려는 노력을 통해 마침내 성공한 시어머니의 사례에 얹어 강조한 ‘애국심’의 중요성도 빼놓지 않고 있다. “애국심은 타인에 대한 희생을 포함해 소중한 것들을 위한 버팀목이 될 수 있다”는 저자는 한국어판 서문에 뼈 있는 메시지를 남겼다. “한국은 몇 년 전 국정교과서를 만들려는 시도를 했고 당시 대통령은 ‘올바른 역사 교과서를 통해 우리 아이들에게 대한민국의 자부심과 정통성을 심어줄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조국에 대한 사랑의 감정은 진실성과 비판의 자유라는 서로 양립 가능한 개념을 필요로 한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책과 늙어가고 기억을 만들고…인간의 삶 닮은 도서관 연대기

    책과 늙어가고 기억을 만들고…인간의 삶 닮은 도서관 연대기

    1986년 4월 29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공공도서관에 화재가 발생했다. 처음엔 대수롭지 않은 규모였다. 하지만 불은 맹렬히 타올랐고, 책 40만권을 재로 만든 뒤 7시간 38분 만에 진화됐다. 훼손된 책은 무려 70만권. 당시 일반도서관 15개의 소장 도서를 전부 합친 것과 맞먹는 양의 손실을 입은, 미국 역사상 최악의 공공도서관 화재였다. 그런데 이 참사는 세간에 거의 알려지지 않은 채 조용히 묻혔다. 그리고 8년 가까운 시간이 지난 뒤 LA도서관은 다시 문을 열었다. 알려진 팩트는 대략 여기까지였다. 도서관 화재사건은 시나브로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졌고 역사 속으로 조용히 묻히는 듯했다. 하지만 새 책 ‘도서관의 삶, 책들의 운명’의 저자는 달랐다. 지역 신문에 실린 1단짜리 기사를 단초로, 이면에 감춰진 거대한 비밀들을 곧잘 캐냈던 저자는 이번엔 LA도서관 화재사건의 이면에 포커스를 맞췄다. 책은 잿더미 위에서 과거를 복원해 내고 있다. 도서관 화재와 연관된 사건들을 씨줄로, 도서관과 관련된 이들의 삶과 인생을 날줄로 도서관 연대기를 구축해 간다.가장 궁금했던 인물은 역시 유력한 방화범으로 꼽혔던 해리 피크였다. 자신이 방화범이라고 자백했지만, 증거불충분 등으로 결국 무죄방면됐던 인물이다. 저자는 이미 사망한 해리 피크의 주변 인물들을 만나 그의 ‘몽타주’를 하나하나 완성해 나가는 한편 그와 관련된 새로운 이야기들을 발굴하는 수확도 올렸다. 저자는 4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이 사건에 매달렸다. 도서관 화재사건에 연관된 인물들이라면 ‘흥신소 직원’처럼 어떻게든 찾아가 인터뷰했다. 그 과정에서 만난 인물들의 도서관 속 삶은 책의 큰 줄기 중 하나가 됐다. LA 공공도서관은 1873년에 문을 열었다. 당시엔 회비가 비싸 부자들만 이용할 수 있었고 여성들은 ‘숙녀용 열람실’에서 선별된 잡지만 읽을 수 있었다. 이 같은 봉건적 도서관 문화를 바꾸기 위해 고군분투한 사서 메리 포이, 다양한 책을 도서관에 들여놓으려다 “악마와 바람이 났다”는 구설수에 오른 테사 켈소, 여성이라는 이유로 해고 소송에 휘말린 도서관장 메리 존스, 인간 백과사전이라 불렸던 C J K 존스, 비범한 재능을 갖췄지만 과학 서적에 독극물 경고 도장을 찍는 등 돌출행동을 일삼았던 찰스 러미스 등이 과거에서 소환돼 도서관 연대기를 이어 간다. 복구 과정의 이야기도 흥미롭다. 수천 명의 자원봉사자가 꼬박 사흘 동안 불에 그슬리고 물에 젖은 70여만권을 손에서 손으로 전달해 냉동고로 옮겼다. 저자는 이 순간을 “LA 시민들로 살아 있는 도서관을 이룬 것 같았다”고 했다. 영하 56도의 창고에서 2년을 보낸 책들은 해동, 건조, 소독, 보수 등의 과정을 거쳐 다시 제본됐다. 그리고 1993년 10월 3일, LA 공공도서관에서는 책 200여만권을 꽂는 ‘책 꽂기 파티’가 열렸고 5만명이 넘는 사람이 모여 도서관의 부활을 축하했다. 공교롭게도 그해 4월, 동성애자였던 해리 피크는 에이즈 합병증으로 사망했다. 저자가 말하려는 건 결국 도서관은 한낱 콘크리트 건물이 아니라는 것이다. 수많은 사람들, 수많은 책들과 함께 늙어 가며 수많은 기억을 만들고, 공유하고, 저장하는 유기체, 그게 바로 도서관이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북극곰이 울고 있다… 지금 당장, 음식물 쓰레기부터 줄여라

    북극곰이 울고 있다… 지금 당장, 음식물 쓰레기부터 줄여라

    플랜 드로다운/폴 호컨 지음/이현수 옮김/글항아리 사이언스/644쪽/3만 6000원 예상하지 못했던 폭염과 혹한, 상상을 초월하는 폭우와 폭설, 그리고 그 이변으로 인한 이재민과 좀처럼 회복할 수 없는 극도의 상실…. 매일같이 지구촌 곳곳에서 이상기후 현상과 그로 인한 대규모의 피해 소식이 들려오면서 지구 멸망의 위기론이 풍성하다. 그런 절박함 속에 세계 각국은 해결책을 제시하고 연대의 운동에도 함께 나서 보자고 외치고 있지만 이렇다 할 실천은 별로 없는 형편이다. 이대로 닥쳐 오는 지구 멸망을 바라만 보고 있어야 할까. 아니면 각자가 뭔가를 해야만 할까. 신간 ‘플랜 드로다운’은 기후변화의 암울한 징후들이 쏟아지는 가운데 지금 바로 각자가 제 위치에서 뭔가를 해보자는 방법을 제시해 눈길을 끈다. 미국의 기업가이자 환경운동가인 폴 호컨이 22개국의 세계적인 기후·환경 전문가 70명과 머리를 맞대 도출해 낸 현실적인 대응책이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우리는 지구온난화가 왜 일어나는지 이미 알고 있으며,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두려워한다.” ‘사람들은 이미 현실에서 숱하게 겪고 있는 이상 현상의 원인을 충분히 알고 있다’고 지적한 이 책은 탄생부터가 예사롭지 않다.저자인 폴 호컨은 20여년 전부터 지구온난화를 막고 정상으로 되돌리기 위해 무엇을 할지를 전문가들에게 묻곤 했다. 번번이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이라는 허망한 답변만 되돌려받던 중 22개국 70명의 연구진으로 구성된 ‘프로젝트 드로다운’을 가동하기 시작, 마침내 기후변화를 막을 100가지 대책을 마련하는 데 도달했다. 그 대책들을 묶은 게 이 책이다. ‘드로다운’(drawdown)이란 온실가스가 최고조로 달한 뒤 매년 감소하기 시작하는 시점을 가리킨다. 가장 도드라진 점은 기후온난화의 위험성 지적에 그치지 않고 희망을 잃지 않을 과학적 근거를 제시했다는 데 있다. 에너지, 식량, 여성, 건축과 도시, 토지이용, 교통체계, 재료 및 원료 등 광범위한 부문에 걸쳐 우리가 할 수 있는 일과 지침들을 소개한다. 각 솔루션에 대한 소개로 시작해 2050년까지 달성 가능한 온실가스 배출 절감 효과도 추산한다. 그러면서 각 분야에서 탄소 저감에 가장 효과적인 매뉴얼이 무엇인지 소상하게 들려 준다. 이 책에서도 지구온난화의 주범은 역시 화석연료다. 화석연료는 트랙터, 어선, 수송, 가공, 화학 처리, 포장, 냉동, 슈퍼마켓, 부엌에 연료를 공급한다. 그래서 에너지에 관해서 화력발전을 대체하는 기술과 전략을 집중적으로 다룬다. 풍력, 지열, 태양광, 파력, 조력 등 다양한 에너지원의 가능성이 들어 있다. 저자는 특히 식품과 음식에 큰 방점을 찍고 있다. 농업에서 삼림 벌채, 음식물 쓰레기에 이르기까지 모든 식품 관련 배출에 축산까지 보태면 우리가 먹는 음식이야말로 지구온난화의 가장 큰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음식물 쓰레기를 최소화한다면 2050년까지 70.53Gt(기가톤)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피하고, 채식 위주의 식단으로 66.11Gt의 배출을 피할 수 있다고 추산한다. 1Gt은 40만개에 달하는 올림픽 규격 수영장에 물을 가득 채웠을 때의 양이다.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비행기와 자동차 등 수송 체계의 대전환도 중요하다. 잘 알려졌듯이 수송 부문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23% 정도를 차지한다. 지금 예상대로라면 도시 대중교통 이용률 감소는 21%까지 향상된다. 하지만 연구진은 2050년까지 이를 40%로 높인다면 자동차에서 배출되는 6.6Gt의 이산화탄소를 줄일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한다. 실제로 전기자동차 사용이 2050년까지 총여행 거리의 16%까지 늘어난다면 연료 연소로 인한 10.8Gt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막을 수 있다. “불가항력적인 게 아니라 변화를 이루고, 혁신하고,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세계로의 초대장”이라고 지구온난화를 정의한 폴 호컨은 이렇게 못박고 있다. “지구온난화 그것은 진보의 의제도, 보수의 의제도 아닌 인간의 의제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75년前이나, 지금이나 반복되는 일본의 과오

    75년前이나, 지금이나 반복되는 일본의 과오

    일본 제국 패망사/존 톨런드 지음/박병화, 이두영 옮김/글항아리/1400쪽/5만 8000원 “짐의 선량하고 충성스런 국민에게. 오늘날 세계 대세와 일본 제국의 실태를 깊이 고려해 본 후 짐은 비상 조치를 취함으로써 현 상황을 타개해 나가도록 결정했다….”1945년 8월 15일 라디오를 통해 흘러나온 카랑카랑하고 비현실적인 ‘학’(일왕을 상징)의 목소리를 들은 수백만명의 일본인은 동시에 눈물을 흘렸다. 수년에 걸친 태평양전쟁도 이렇게 막을 내렸다. 태평양전쟁은 미국과 일본의 전쟁이었지만, 우리와 절대 무관하지 않다. 조선인 수십만명이 징용돼 머나먼 타국으로 끌려갔다. 젊은 여성들은 일본군의 성 노리개가 되는 수모를 겪었다. 이후 75년이 지났지만, 전쟁의 상흔은 완전히 지워지지 않았다. 일본은 가해 사실에 대해 사과는커녕 외면하고 있고, 강제 징용에 대한 피해자 배상을 요구하자 우리에게 경제보복을 하고 있다. 일본의 이런 행태를, 그들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친 태평양전쟁을 통해 가늠할 만한 책이 나왔다. 1970년 출간했지만 이제서야 한국에 번역 출간된 세계적인 전쟁사학자 존 톨런드(1912~2004)의 ‘일본 제국 패망사´에 손이 간 이유다. 책은 1936년부터 일본이 패망한 1945년까지 10년 동안을 무려 1400쪽에 이르는 분량에 담았다. 만주사변 이후 이어진 중일전쟁, 삼국동맹 조약, 미 교섭 결렬, 나치의 유럽 침공, 진주만 기습 전야부터 이후 벌어진 전쟁의 양상을 관통해 서술했다. 이어 일본의 말레이반도와 필리핀 상륙, 싱가포르 함락, 자바섬 장악, 미드웨이 해전, 사이판·레이테섬·이오섬 전투, 오키나와 사투, 도쿄 공습,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원자폭탄 투하, 일왕의 항복 등에 이르기까지 일본 제국의 상승과 쇠망을 다룬다. 저자는 일본이 일으킨 태평양전쟁을 ‘기묘한 전쟁´이라 말한다. 연합함대 사령관이자 해군의 실질적인 총수였던 야마모토 이소로쿠 해군 대장은 미국과의 개전을 앞두고 “처음 6개월에서 1년 정도는 우세하겠지만, 그 뒤는 장담할 수 없다”면서 전쟁을 반대했다. 그럼에도 전쟁을 감행한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는 방대한 자료와 인터뷰, 관련 인물들의 적극적 협조를 바탕으로 답을 찾는다. 당시 어전회의와 연락회의의 기록들, 타다 남은 부분으로 추정되는 고노에 전 총리의 일기, 육군 원수 스기야마의 1000쪽짜리 메모, 그리고 주요 전범과의 인터뷰 등으로 역사를 재구성했다. 일본이 대미 전쟁을 결정한 배경엔 나치 독일의 승리에 편승해 한몫 챙길 수 있을 것이라는 기회주의적인 욕심, 어떻게든 되리라 생각한 수뇌부의 판단 오류 등이 조합된 결과라고 봤다. 결국 300만명이 넘는 사상자를 내고 패했다. 책은 방대한 분량이지만, 사건에 관한 세밀한 설명과 인물에 관한 탁월한 묘사, 대화체 형식 구성으로 페이지를 술술 넘기게 한다. 예컨대 2·26 당시 군부의 오카다 총리대신 살해 미수 사건은 마치 소설을 읽는 느낌마저 든다. 원자폭탄 개발 과정과 히로시마·나가사키 원폭 투하 장면, 그리고 이후 참상도 생생하다. 특히 원폭 투하 당시의 상황은 피해자를 옮겨 가며 오히려 담담하게 묘사한 것이 오히려 오싹하다. 원폭 투하 이후 도쿄 최상층부에서 일왕을 두고 벌이는 암투 역시 드라마를 보는 듯하다. 저자는 책을 쓴 이유를 두 가지 들었다. 우선 태평양전쟁 당시에 관한 새롭고 중요한 기록들이 1970년대 나왔다는 점, 과거사에 대한 일본의 태도가 바뀌었다는 점을 들었다. 당시 다나카 가쿠에이 총리는 “일본 측은 전쟁을 통해 중국인에게 저지른 심각한 피해에 대한 책임을 날카롭게 알아채고, 스스로 깊게 책망한다”고 중국에 사과했던 때다. 그러나 책이 세상에 나온 뒤 일본의 태도는 분명히 후퇴했다. 우경화가 가속하고, 과거사를 문제 삼았다는 이유로 경제보복을 서슴없이 해대는 지금의 일본을 본다면 저자는 무슨 생각을 할까.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씨줄날줄] 소리 없는 재난, 폭염/이지운 논설위원

    [씨줄날줄] 소리 없는 재난, 폭염/이지운 논설위원

    리콴유 싱가포르 총리는 인류 최대의 발명품으로 ‘에어컨’을 꼽았다. 그의 자서전에서 이 대목을 접하고 잠시 황당했던 기억이 있다. 그러나 폭염(暴炎)이 일상화된 요즘 그의 생각에 상당히 동조하게 된다. 2003년 여름 폭염으로 유럽 전역에서 2만명가량 사망했을 때 프랑스에서만 75세 이상 노인 1만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노부모를 두고 바캉스를 떠난 뒤 벌어진 일이었다. 파리에 시체 안치소가 모자라 시신 썩는 냄새가 진동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프랑스 보건부 장관은 “폭염이 프랑스 사회의 가장 약한 사람들을 덮쳤다”고 했고, 프랑스 응급의사회는 “정부가 국가적 재난인 폭염에 대책을 세우지 않았다”며 “8월의 학살”이라고 주장했다. 폭염을 재난(災難)시하게 된 것은 대략 미국 ‘시카고의 1995년 여름’ 이후부터다. 그해 7월 14~20일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부검으로만 485명으로 집계됐고, 뒤에 역학조사 결과 평소 대비 초과 사망자 수가 739명 더 많은 것으로 정리됐다. 시카고시는 대규모 위원회를 꾸려 폭염에 대한 ‘사회적 부검’을 실시했다. 시민들을 죽음에 이르게 한 역학적, 사회학적 측면을 파고든 것이다. 이 과정에서 미국인들은 허리케인이나 지진, 토네이도, 홍수와 같은 극단적 재난으로 인한 사망자 수를 전부 합친 것보다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훨씬 많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폭염을 재난으로 인식하지 못한 이유는 대부분의 희생자가 노인과 빈곤층, 소외계층인 탓이다. 사회학자 에릭 클라이넨버그가 그의 저서 ‘폭염사회’(글항아리)에서 ‘말 없고 눈에 띄지 않는 사람들의 목숨을 소리 없이 앗아가는 재난’으로 폭염을 규정한 근거다. 이런 일을 보고도 1만명 이상의 노인을 숨질 때까지 방치했으니, 프랑스 폭염 피해를 ‘학살’이라고 한 것도 무리는 아니다. 폭염이 사회적으로 재난시될 때, 주제는 필연적으로 ‘기상 이변’으로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단번에 건너뛰면 많은 것을 놓친다. 시카고시가 비싼 대가를 지불하고 얻어 냈던 것은 고립의 해소와 사회관계망 복원과 같은 사회적 대안이다. “혼자 사는 것이 사망률을 배가시켰다”거나 “허약한 건강 상태에서”, “주민들과 고립된 사람들이 가장 위태로웠다”고 한다. “나이 든 남성일수록 사회관계망의 핵심적 부분을 잃거나 지원을 받지 못하는 경향”이 있었다. “무연고 폭염 사망자의 80%는 남성”이라니 경계해야 한다. TV가 분수대 앞에서 ‘한가하게’ 날씨 예보를 하는 것도 심각성을 무디게 한단다. 폭염은 재난뉴스로 다뤄야 한다는 얘기다. 연일 35도 안팎이다. 잘 있겠지 방심 말고 부모와 친척, 친구, 이웃을 살필 때다. jj@seoul.co.kr
  • 오피니언 필진이 더 젊고 더 다양해집니다

    오피니언 필진이 더 젊고 더 다양해집니다

    서울신문 오피니언 면이 창간 115주년을 맞는 18일 자부터 더 젊고 더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냅니다. 월요 특별칼럼에 이윤경 캐나다 토론토대 사회학과 교수가 노동 분야를 ‘이윤경의 노동을 묻는다´로, 이해영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가 외교 안보 분야를 ‘이해영의 쿠이 보노(Qui Bono)´라는 기명칼럼으로 찾아갑니다. 화요 기명에세이에 시인 안도현 단국대 문예창작과 교수가 ‘안도현의 꽃차례´로, 일본 도쿄에 거주하는 박철현 테츠야공무점 대표가 ‘이방사회´(異邦社會)로 새로 합류합니다. 화요칼럼에 이은혜 글항아리 편집장이 ‘책 사이로 달리다´를, 이의진 서울 누원고 교사가 ‘교실풍경´을 통해 각각 출판계와 고등학교 교실의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수요 에세이에 김주대 시인 겸 문인화가가 ‘방방곡곡 삶’을 집필합니다. 열린세상에는 30대 필진으로 남시훈 명지대 국제통상학과 교수와 장애인권법센터 대표인 김예원 변호사가 참여해 각각 국제통상과 장애인 인권 분야에서 인식도를 높여줄 글을 선보일 것입니다. 또 이승선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가 표현의 자유와 소셜 미디어 시대의 언론 역할을, 황금주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경영 혁신 방향을 제시할 것입니다. 곽민수의 ‘고대 이집트 기행’은 애초 월요일에서 화요일 기명칼럼으로 옮겼습니다. 문화마당에는 송정림 드라마작가가 참여합니다. 과학오피니언 면에는 이민호 경희대 환경공학과 교수의 ‘환경 탐구’와 엄상일 카이스트 수리과학과 교수의 ‘수학자의 시선’, 백종우 중앙자살예방센터장의 ‘마음 의학’ 등이 연재됩니다.
  • [책꽂이]

    [책꽂이]

    유럽 도시 기행 1(유시민 지음, 생각의길 펴냄) ‘알쓸신잡’을 통해 남다른 여행법을 뽐냈던 저자의 유럽 답사기. 문명의 빅뱅이 일어난 아테네, 그렇게 탄생한 문명이 가속 팽창을 이룬 로마, 약 3000년에 가까운 오랜 기간 국제도시였던 이스탄불, 보잘것없는 변방에서 문명의 최전선이 된 파리까지 ‘콘텍스트’(맥락)를 파악하기 위해 부지런히 누볐다. 324쪽. 1만 6500원.마음의 여섯 얼굴(김건종 지음, 에이도스 펴냄) 우리는 왜 우울하고 불안하며, 미치고 사랑하는 것일까? 십수년간 정신과 의사로 일해 온 저자가 우울·불안·분노·중독·광기를 살피며 이들 감정이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감정 중 하나인 사랑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탐색한다. 248쪽. 1만 6000원.나무의 모험(맥스 애덤스 지음, 김희정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약 16만㎡의 삼림지를 사들인 고고학자의 숲속 생활 수기. 아담과 이브가 에덴동산에서 선악과를 따 먹는 바람에 추방되는 일화부터 1765년 미국 급진주의자들이 보스턴 항구 느릅나무에 영국 정부 대표를 상징하는 인형을 매달아 교수형에 처하기까지 더 나은 세상을 향한 인간의 노력에는 늘 나무라는 상징이 뒤따랐다. 388쪽. 1만 6000원.심슨 가족이 사는 법(윌리엄 어윈 외 엮음, 유나영 옮김, 글항아리 펴냄) 30여년 간 미국 시트콤 및 애니메이션 사상 최장 기간 방영 기록을 매 시즌 갈아치우고 있는 ‘심슨 가족’으로 보는 철학 이야기. 불우한 가정환경에서 자랐음에도 삶을 사랑하는 순수한 얼간이 호머 심슨, 가족 내에서 유일한 지성인이지만 반지성주의가 팽배한 공동체에 어울리지 못해 외로운 리사 심슨 등 현대사회의 다양한 면면을 철학 이론과 결부시켜 풀어냈다. 492쪽. 2만 2000원.널 만나러 왔어(클로이 데이킨 지음, 강아름 옮김, 문학동네 펴냄) 시름시름 앓는 엄마와 자신을 괴롭히는 학교 친구 때문에 회피와 포기가 더 빠른 소년, 열두 살 빌리. 물속에서 한창 수영 중인 빌리 앞에 말하는 고등어 한 마리가 나타난다. 영국 출신 작가는 이 데뷔작으로 브랜퍼드 보스 상 최종 후보, 카네기 메달상 후보 등에 올랐다. 360쪽. 1만 3800원.밀양을 듣다(김영희 외 지음, 오월의봄 펴냄) 한국 사회에서 처음으로 탈원전을 사회적 이슈로 만들었던 ‘밀양 할매’들의 이야기를 담은 구술집. 밀양 송전탑 건설 반대 운동을 학술적 담론의 장으로 끌어들인 연구자, 활동가, 운동의 주도 세력인 마을 주민들의 말을 함께 실었다. 2014년 출간된 ‘밀양을 살다’의 후속 격이다. 656쪽. 3만 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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