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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꽂이]

    [책꽂이]

    건축의 표정(송준 지음, 글항아리 펴냄) 도시 르네상스의 선두에 선 영국, 우아하면서도 사람들에게 편안함을 안기는 영국의 도시 풍경이 어떻게 탄생했는지 건축과 역사를 균형 있게 넘나들며 조망한다. 444쪽. 1만 8500원. 인간의 섹스는 왜 펭귄을 가장 닮았을까(다그마 반 데어 노이트 지음, 조유미 옮김, 정한책방 펴냄) 일부일처제, 일부다처제, 일처다부제 등 다양한 방식으로 사랑하고 섹스를 나누는 동물들의 행태가 인간의 사랑과 얼마나 닮았는지 위트 있게 풀어냈다. 224쪽. 1만 3800원. 홈랜드(코리 닥터로우 지음, 아작 펴냄) ‘학자금 대출’, 젊은이들의 인생을 담보로 하는 기업과 정치인들의 추악한 거래를 밝혀내는 17세 소년의 뜨거운 분투기. 496쪽. 1만 4800원. 엉덩이 친구랑 응가 퐁!(정호선 그림·지음, 푸른숲주니어 펴냄) 아기가 기저귀를 떼고 스스로 용기를 내 배변할 수 있도록, 건강한 성장을 응원하는 그림책. 36쪽. 1만 1000원. 대한민국의 5차 산업혁명(이학렬 지음, 대양미디어 펴냄) 이학렬 전 고성 군수가 일자리도, 기회의 균등도 없는 4차 산업혁명 대신 미생물, 동식물, 유전자 등 생명산업에 뿌리를 둔 5차 산업혁명으로 한국의 미래를 열자고 제안한다. 296쪽. 1만 3000원. 셰익스피어의 이해(박용목 지음, 화산문화 펴냄) 셰익스피어 서거 300주년을 맞아 셰익스피어 희곡 37편을 압축해 그 안에 깃든 인간사에 대한 영민한 통찰을 전한다. 494쪽. 1만 8000원.
  • 꽃을 사랑한 日무사들…벚꽃놀이의 숨은 진실

    꽃을 사랑한 日무사들…벚꽃놀이의 숨은 진실

    식물도시 에도의 탄생/이나가키 히데히로 지음/조홍민 옮김/글항아리/256쪽/1만 5000원1594년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나라의 요시노 산에서 지방의 영주 격인 다이묘 이하 5000여명을 모아 놓고 ‘요시노 산 벚꽃놀이’를 연다. 명분이야 임진왜란 당시 조선에 출병한 병사들의 기분전환을 내세웠지만 사실 자신과 가문의 위세를 과시하려는 목적이 더 컸을 것이다. 1598년에는 자신의 후계자 탄생을 명분으로 교토의 다이고 사에서 ‘다이고 벚꽃놀이’를 연다. 요시노 산은 지금도 일본 내 벚꽃 명소로 꼽히고, 다이고 벚꽃놀이는 이후 일본 벚꽃축제의 원형으로 자리잡게 된다. 새 책 ‘식물도시 에도의 탄생’은 이처럼 센코쿠와 에도 막부 시대를 주름잡았던 무장들과 식물의 관계를 독특한 관점에서 풀어내고 있다. 당대의 권력자였던 오다 노부나가와 도요토미 히데요시, 도쿠가와 이에야스 등은 하나같이 식물을 사랑했다. 이들의 식물에 대한 애정은 곧 가문의 문장으로 이어졌다. 도쿠가와 가문의 문장은 제비꽃이 모티브였고, 오다는 모과를 문장으로 썼다. 도요토미 가문의 오동꽃 문장은 현 일본 총리실의 문장으로 쓰이고 있다. 하급 무사들도 ‘승리의 풀’로 불리는 벗풀을 문장으로 쓰는 등 당시 식물은 여러 면에서 무인들과 영향을 주고받았다. 사실 식물학자가 쓴 책이니 그대로 읽으면 그만이다. 하지만 아무리 자연의 이야기라 해도 정치인과 연관돼 있다면 한국인의 입장에서 이를 액면 그대로 읽기란 무리다. 원예를 사랑한 무장들의 이야기라기보다 무장들이 원예에까지 정통했다는 인식의 단면이 느껴지니 말이다. 도요토미에서 비롯됐다는 벚꽃놀이 역시 비슷한 시각에서 읽힌다. 당대의 최고 권력자가 벚꽃놀이를 여는데 참여하지 않을 사람들이 누가 있을까. 진나라의 환관 조고가 그랬듯, 설령 권력자에게 지록위마의 봉변을 당하는 한이 있더라도 가야 했을 터다. 식물을 좋아했던 도쿠가와는 에도 막부를 연 뒤 성 안에 전용 꽃밭을 마련하고 식물을 수집했다. 쇼군(將軍)의 취미는 그대로 아래로 이어졌다. 다이묘들은 꽃을 즐기는 자신의 ‘보스’를 위해 진귀한 식물을 재배한 뒤 이를 수확해 바쳤다. 혼돈의 시대가 끝나고 평화가 찾아오자 할 일이 없어진 무사들도 원예에 눈을 돌렸다. 특히 홋카이도에 펼쳐진 광활한 밭, 아오모리현 쓰가루 지역의 너른 사과밭, 차의 산지로 이름 난 시즈오카의 아름다운 차밭 풍경 등을 일군 이들이 무사들이었다는 건 정말 놀라운 일이다. 무사들은 여러 꽃을 키우며 부수입을 얻기도 했다. 나팔꽃 재배가 유행할 당시엔 이들이 개량한 변종 나팔꽃이 1000여종에 이르렀다고 한다. 책은 이 밖에도 성을 쌓거나 싸움을 하는 데 식물을 활용했던 무사들의 다양한 면모를 전하고 있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5월 대선, 역대 가장 격렬한 네거티브戰 될 것”

    “5월 대선, 역대 가장 격렬한 네거티브戰 될 것”

    “민주화 이후 첫 대통령직선제인 1987년 13대 대선 이후 이번 19대 대선이 역대 가장 격렬한 네거티브(흑색선전) 선거가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공직선거법 58조에 따르면 선거운동은 ‘당선되거나 되게 하거나 되지 못하게 하기 위한 행위’를 말한다. 네거티브 캠페인은 특정 후보를 ‘당선되지 못하게 하기 위한 행위’다. 국내 네거티브 캠페인의 미시사와 그 양면성을 다룬 ‘네거티브 아나토미’(글항아리)의 저자 배철호(왼쪽) 메르겐 대표컨설턴트와 김봉신(오른쪽) 데이터컨설턴트는 이번 대선에 대해 그야말로 “창고 대방출 수준의 온갖 네거티브가 극렬하게 전개될 것”이라고 6일 전망했다. ●가짜 뉴스·여론조사로 진화… 팩트체크 중요 역대 대선에서 네거티브는 늘 작동해 온 계책이다. 1987년 민주화 이후 대선은 ‘지역 균열’인 ‘동서 투표’와 ‘이념 균열’인 ‘남북 투표’가 극심했고, 최근에는 ‘계층 균열’인 ‘상하 투표’와 ‘세대 균열’인 ‘노소 투표’가 뚜렷해지는 양상이란 게 두 컨설턴트의 진단이다. 거기다 스마트폰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발달로 디지털로 포장된 네거티브는 후보자에 대한 정보 감별 자체를 어렵게 하는 ‘가짜뉴스’와 ‘가짜 여론조사’ 현상으로 진화되고 있다. 저자들은 특히 “크고 작은 거짓말을 뒤섞어 버전을 달리하는 가짜뉴스는 진영 내 폐쇄적인 네트워크(온라인 카페와 단톡방)에서 그 품질을 확인한 후 대중에게 확산된다”며 “선거 기간이 짧다 보니 소기의 목적(상대 흠집내기)을 달성하고 나면 실수였다고 오리발을 내밀면 끝”이라고 지적했다. 공신력 있는 주요 미디어의 ’팩트 체크‘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본다.●촛불과 태극기 자기장에 갇힌 선거 우려 정치인들을 손쉽게 혐오하는 표현인 ‘코스프레’도 강력한 네거티브 수단이다. ‘서민 코스프레’부터 ‘착한 사람 코스프레’는 갖다 붙이면 특별한 설명조차 필요 없게 된다. 후보들이 추구하는 가치와 상관없이 깍아내려지기 때문이다. 배철호씨는 “이번 대선은 촛불이 촉발한 광장의 대선으로 촛불의 요구가 무엇인지라는 근원적 성찰을 통해 국가의 새로운 기초를 다지는 ‘정초 선거’(Founding Election)의 시대정신을 찾아야 한다”면서도 “하지만 현실은 촛불과 태극기(보수)의 자기장에 ‘갇힌 선거’로 가고 있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저자들은 네거티브 선거가 반드시 나쁘다고 주장하지 않는다. 인사청문회보다도 못한 지금과 같은 대선 후보들의 검증으로는 뽑지 말아야 할 후보를 걸러내기 어렵다고 본다. 김봉신씨는 “선거 기간이 짧다 보니 물리적으로 후보를 검증할 시간이 부족하고, 각 후보들의 정책마저도 ‘가운데’로 수렴되다 보니 투표일이 다가올수록 각 캠프도 결정적 ‘한 방’을 노리게 될 것”이라고 봤다. 두 저자는 철저한 후보 검증을 위해서는 능력과 자질, 도덕성이 부족한 후보를 정당하게 비판하는 방식의 네거티브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대선 후보들이 미디어의 후보 검증을 ‘근거 없는 폭로전’으로 비난하며 외면하는 건 잘못된 것이며, 유권자 역시 네거티브에 대한 안목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물론 전제는 사회의 보편적 윤리와 가치에 부합하고, 품격과 원칙이 있는 네거티브다. 배철호씨와 김봉신씨는 “함량 미달의 후보를 선택한 결과는 역사적으로 참담하기 짝이 없다”며 “네거티브 검증을 각 정당 내부에서 제도화하고, 언론의 책임 있는 검증, 그리고 사전·사후 규제를 엄격히 해 공동체 가치를 저해하는 언동에 대해서는 강력히 제재하고 퇴출하는 사회적 합의를 실현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장가가려는 왕·도망가는 양반 딸… 조선 왕비 간택 프로젝트의 전말

    장가가려는 왕·도망가는 양반 딸… 조선 왕비 간택 프로젝트의 전말

    조선 국왕 장가보내기/임민혁 지음/글항아리/336쪽/2만원부와 명예, 권력 삼박자를 갖춘 조선시대 국왕은 양반가 처녀들이 바라는 최고의 남편상이었을까. 당시 국왕은 전국에 금혼령을 내린 뒤 왕실이 제시한 규정에 맞는 처녀의 이름을 쓴 처녀단자를 제출하도록 했다. 하지만 양반들은 딸의 나이를 늘리고 줄이거나 금혼령이 미치지 않는 지역으로 피해 결혼을 시키는 등 온갖 방법을 동원해 처녀단자 제출을 피했다. 간택에 참여하는 데 상상 이상으로 많은 돈이 드는 데다가 궁궐에 평생 갇혀 지내야 하는 삶이 녹록지 않았기 때문이다. 세 차례에 걸친 간택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선택된 여성은 별궁 생활을 거쳐 왕과 혼례를 올렸다. 국왕의 결혼에 관한 일을 맡았던 가례도감과 내수사에서 사용한 국혼 예산은 현재 가치로 따지면 모두 6억 8000만원에 달했다고 한다. 책은 왕비 간택부터 결혼식, 조현례(왕실의 웃어른을 차례로 알현하는 의례), 후궁 가례까지 조목조목 들여다본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욕설·외설투성이 랩이 시와 한 몸이라고?

    욕설·외설투성이 랩이 시와 한 몸이라고?

    힙합의 시학/애덤 브래들리 지음/김봉현·김경주 옮김/글항아리/300쪽/1만 4000원‘힙합이 시와 한 몸’이라면? 재깍 얼굴을 찌푸릴 준비를 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욕설, 조롱, 음담패설, 여성 혐오 발언 등이 넘쳐나는 힙합 가사를 들이밀며 말이다. 하지만 1999년 데뷔 앨범에서 “랩은 시예요! 유남생?”이라고 외쳤던 드렁큰 타이거의 랩처럼 랩은 알고 보면 시의 미학을 무궁무진하게 품고 있는 ‘길거리의 시’다. 책은 래퍼들의 라임북이 왜 시가 만들어지는 공간인지, 랩과 시가 어떻게 닮은꼴인지, 랩 속에 시의 묘미가 어떻게 발화되는지에 대한 정교한 논리로 가득하다. 미국 콜로라도대 영문학과 교수로 대중문화 연구자인 저자는 우리에게 익숙한 수많은 랩 가사와 유명 시인, 학자, 래퍼들의 발언들을 씨줄날줄로 엮어 이를 차근차근 증명해 나간다.영국 시인 에이드리언 미첼은 말했다. “대부분의 사람이 시를 외면한다. 대부분의 시가 사람들을 외면하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랩은 거대한 대중 예술이자 요즘 시대에 가장 각광받는 현대 시가 돼 마트, 쇼핑센터, 경기장 등 늘 주위를 맴돌며 우리의 의식 속으로 침투한다. 책 속의 시가 정색한 얼굴을 하고 우리 일상과 멀찌감치 떨어져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랩의 뿌리를 따라가다 보면 랩이 구전 문학 전통에서 배태된 것임을 알 수 있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시를 ‘타 말레’(ta male)라고 불렀는데 이는 ‘노래로 불리기 위한 시’라는 뜻이었다. 저자는 리듬, 라임, 언어유희, 스타일, 스토리텔링, 설전 등 힙합을 이루는 핵심 요소 여섯 가지를 분석하면서 랩이 어떻게 시와 이어져 있고, 어떻게 같고 다른지를 통찰한다. ‘랩이 곧 시’라는 명제에서 가장 논쟁적인 부분은 랩 가사의 선정성, 공격성 등이다. ‘왜 힙합 가사에는 욕설과 은어, 여성 비하 혹은 모욕, 마약과 외설, 폭력 등 금기 표현들이 즐비하냐’, ‘불쾌함을 일으키는 가사가 어떻게 시일 수 있느냐’는 반문이다. 여기에 합당한 대답을 내놓는 게 랩의 영원한 숙제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저자는 랩이 길모퉁이에서 탄생한 예술이자 길거리 언어라는 점을 주지시킨다. 힙합이 “쓸모없는 인간의 소외된 표현”(힙합 역사학자 윌리엄 젤라니 콥)으로 진화해 왔다는 ‘맥락’을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랩은 밑바닥 계층이 써 온 관습적인 표현들인 만큼 자신의 환경에서 잉태된 고유의 언어를 창조한 것이다. 이 때문에 저자는 일부 랩에 등장하는 성차별, 동성애 혐오, 폭력은 제재해야 하지만 거친 가사가 흑인들의 고된 현실을 왜곡 없이 담을 언어라는 점은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책은 ‘시와 랩이 배다른 형제’라고 생각하는 김봉현 힙합 저널리스트와 김경주 시인이 함께 번역했다. 김경주 시인은 “랩은 가장 현대화된 고백 양식이며 현대의 시 낭독이 비트 위에서 출렁거릴 때 그것은 랩이기도 하고 이미 시이기도 하다. 시와 랩의 어울림은 그렇게 눈치 보지 않고 출렁거릴 때 매혹적”이라고 했다. 갖가지 힙합 용어들과 무수한 랩 가사들이 용례로 포진돼 수월하게 읽기는 힘든 책이다. 하지만 ‘어째서 랩이 시와 같으냐’는 처음의 항변은 수그러들지 모른다. 그리고 이 말에 어느새 고개를 끄덕이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지도. ‘지난 30여년 동안 랩은 위대한 시인보다 더 많은 위대한 래퍼를 배출했다. 이제 우리가 그들의 노력이 빚어 낸 ‘랩의 시학’에 보답할 ‘위대한 관객’이 되어 줄 차례다.’(29쪽)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마지막 의식(이르사 시구르다르도티르 지음, 박진희 옮김, 황소자리 펴냄) 대학 내 잔혹한 살인사건을 중세 흑마술, 마녀사냥, 북유럽 신화 등으로 대담하게 직조한 추리소설. 500쪽. 1만 4800원. 제2차 세계대전(앤터니 비버 지음, 김규태·박리라 옮김, 글항아리 펴냄) 인간 본성의 최선과 최악을 보여준 전쟁의 본질과 그 안의 인간 서사를 치밀하게 되살린 전쟁사의 역작. 1288쪽. 5만 5000원. 라멘의 사회생활(하야미즈 겐로 지음, 김현욱·박현아 옮김, 따비 펴냄) 일본인의 ‘소울푸드’ 라멘의 진화를 통해 일본의 사회사, 일본인들의 집단 기억을 들여다본다. 304쪽. 1만 6000원. 낯선 시선(정희진 지음, 교양인 펴냄) ‘부끄러움을 모르는 시대’로 요약되는 이명박·박근혜 정권의 주요 사건들을 여성의 언어로 새롭게 규정한다. 304쪽. 1만 4000원. 희망의 도시(서울연구원 엮음, 최병두 외 12명 지음, 한울 펴냄) 인문, 지리, 도시계획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자본의 폭력에서 벗어난 새로운 도시의 가능성을 탐색한다. 544쪽. 2만 9000원. 고사리밭에 공룡이 살까?(류정희 지음, 자정 그림, 문화기획달 펴냄) 지리산 소년 동이는 고사리밭에서 공룡을 봤다는 할머니의 이야기에 기대에 부푼다. 지리산에 깃들어 사는 여자들이 짓고 그린 소담한 그림책. 32쪽. 1만 3000원.
  • [북마크] ‘책 읽기’가 막막한가요…당신을 위한 어떤 조언

    이 책에 눈길이 간 건 이 문장 때문이었습니다. “현실은 각양각색의 방법으로 우리에게 아낌없이 찬물을 끼얹는다.” 대만 작가로, 중화권의 대표적 지식인인 탕누어의 신간 ‘마르케스의 서재에서’(글항아리)의 한 구절입니다. 당대의 시대상을 짚거나 어떤 통찰에서 나온 말은 아닙니다. 자신을 ‘프로 독서가’로 자부하는 그가 독서가 얼마나 어려운지 그 나름대로 불평한 글이거든요. 책 담당 기자인 저도 보탤 말은 있습니다. 친애하지만 (무척) 시끄러운 (혹은 활기찬) 신문사 편집국의 이웃 부서 동료들과 수시로 울려 대며 사유를 방해하는 사무실 전화와 휴대전화 문자, 톡 등 ‘스마트한 방해꾼’들은 독서가 ‘업무’인 제게는 불친절한 존재들입니다. 네. 썩 잘 쓰지도 못하는 제 서평 기사에 대한 핑계입니다. 전쟁터에서도 베개 밑에 넣어 둔 호메로스의 ‘일리아드’를 읽었다는 알렉산더 대왕과 비교할 바가 아니지요. 탕누어의 책은 ‘우리가 독서에 대하여 생각했지만 미처 말하지 못한 것들’이라는 부제대로 책 읽기에 대한 그의 사유와 지혜를 담은 일종의 독서론입니다. 다음 증상을 가진 분은 손드세요. 1. 책을 읽어도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2. 읽은 책이 기억나지 않아요. 3. 책을 어떻게 고르죠. 탕누어는 1번 증상에 대해 그게 책의 본질이라고 말합니다. 책은 태어나기를 이질적이고 생소한 세계의 군집이며, 마치 9일 만에 7개국을 돌아보는 ‘초저가 해외여행’처럼 곧잘 방향감각을 잃게 한다는 것입니다. 그는 문득 깨달음이 올 때까지 기다려 보라고 합니다(물론 맘 떠난 여인처럼 안 올 수도 있어요). 2번. 그는 흰 건 종이고 검은 건 글자인 책은 고도의 사유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읽는 순간 자동으로 몸에 기억된다고 말합니다. 이른바 “무자비한 힘”입니다. 3번 답변은 “다음 책은 지금 이 순간 읽고 있는 책 속에 있다”입니다. 독서는 “끊임없는 동류(同類)의 호명과 확장”이라는 그의 생각, 그럴듯하지 않나요. 그의 조언이 독서를 부담스럽게 여길지 모를 여러분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편안하게 만들면 좋겠습니다. 지난달 출간된 일본의 지성 다치바나 다카시가 쓴 ‘다치바나 다카시의 서재’(문학동네)도 추천합니다. 아시아 두 지성의 닮은 듯 다른 독서론을 음미할 수 있습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당신의 책]

    [당신의 책]

    ●역관상언등록연구(이현주 지음, 글항아리 펴냄) 조선 인조 15년(1637)부터 숙종 18년(1692) 사이에 역관(譯官)들이 작성한 문서와 지방 수령이 중앙정부에 올린 보고서인 ‘역관상언등록’(譯官上言謄錄)의 첫 완역본. ‘상언’은 신하가 임금에게 글을 올리는 일을 뜻한다. 17세기 역관의 인사 이동과 처우 개선 문제, 조선을 둘러싼 동아시아 정세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당시 중국에서는 후금이 청나라를 세우면서 명나라를 압박하고, 일본에서는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후손들이 권력을 세습하고 있었다. 저자는 책이 제작됐을 당시의 시대적 배경과 역관의 세계를 소개한 뒤 문서 65건을 빠짐없이 번역했다. 468쪽. 2만 5000원. ●우리는 아이들을 믿는다(리처드 벡 지음, 유혜인 옮김, 나눔의집 펴냄) ‘맥마틴 유치원 아동학대 사건의 진실’이라는 부제가 달린 이 책은 미국 현대사의 기상천외한 사건으로 꼽히는 아동학대를 다뤘다.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아동학대 사건의 방대한 기록을 조사하고, 핵심 인물 수십 명을 인터뷰함으로써 사건의 진실을 파헤쳐 나간다. 아동학대 사건은 그 자체로 선정적이고 자극적이어서 언론과 수사기관 모두 ‘악마 찾기’에 몰두한다. 그러다 보니 아동학대 자체가 진실과 상관없는 집단 패닉을 낳고, 공포 분위기를 조성한다는 게 저자의 인식이다. 개별 사건 측면을 넘어 문화적 측면까지 저자는 분석해 낸다. 452쪽. 1만 7000원. ●농촌(마이클 우즈 지음, 박경철·허남혁 옮김, 따비 펴냄) 우리는 흔히 농촌을 어촌, 산촌과 함께 분류되는 지역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어촌이나 산촌에 사는 사람 역시 대부분 어업이나 임업 등을 농사와 병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농촌은 생각보다 광범위하다. 이 책은 다양한 기능과 상반되는 이미지가 교차하는 농촌을 9개의 주제로 다룬다. 영국 농촌지리학자인 저자는 지리학과 사회학에서의 농촌 연구를 개괄하고 경제적 공간, 자본주의 농촌 변화, 소비 공간으로서의 농촌을 탐색한다. 농촌이 생산 공간일 뿐 아니라 관광과 레저의 소비 공간으로 글로벌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자연과 문화유산 등의 가치도 재평가되는 등 학제적 통찰의 필요성을 제시한다. 400쪽. 2만 2000원.
  • 유발 하라리부터 황석영까지… 기대작이 쏟아진다

    유발 하라리부터 황석영까지… 기대작이 쏟아진다

    올해 출판계는 독자들의 요구에 응답하기 위해 벼러 온 기대작이 적지 않다. ‘브랜드 파워’를 가진 국내외 스타 작가들의 신작이 줄줄이 대기 중이다. # ‘사피엔스’ 열풍 이을 ‘호모데우스’ 지난해 인류의 역사를 조망한 ‘사피엔스’ 열풍을 일으킨 유발 하라리 예루살렘히브리대 교수의 후속작 ‘호모데우스’(김영사)가 출간될 예정이다. 전작이 인류의 탄생과 진보를 다뤘다면 호모데우스는 생태학적 관점에서 인류의 미래를 풀어낸다. 국내에 초역되는 미국 인류학자인 애슐리 몬터규의 ‘터칭’(글항아리)은 1971년 초판이 나온 대작이다. 피부 접촉이 인간의 감각적 성장과 정신세계, 인간관계와 사회관습에 미친 영향과 상호작용을 문학, 인류학, 의학 등 온갖 텍스트를 통해 통합적으로 살피고 있다. 출판사는 “인류사에 남을 걸작 중 하나”로 자신한다. # 日 대표 지성 ‘다치바나 다카시의 서재’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과학 저술가로 꼽히는 ‘이기적 유전자’의 저자 리처드 도킨스의 에세이 작품도 예정돼 있다. 오는 21일에는 서울 한남동 북파크 카오스홀에서 도킨스의 첫 방한 특별 강연이 열린다. 올해 출간작 가운데는 전 지구적 정치·사회·문화 지형 변화를 탐구한 책들도 적지 않다. 마르크스주의 지식인인 데이비드 하비의 신작 ‘데이비드 하비의 세계를 보는 눈’(창비)은 독창적 시선으로 세계의 작동 원리를 날카롭게 분석한 그의 지적 이력을 드러낼 것으로 기대된다. 국제관계 전문가 파라그 카나가 급변하는 지정학적 역학 관계와 그에 따른 인식 구조의 변화를 전망한 ‘커넥토그래피’(사회평론)와 일본의 대표 지성인 다치바나 다카시가 약 20만권에 달하는 장서로 웅장한 자신의 서재를 소개하는 ‘다치바나 다카시의 서재’(문학동네)도 이목을 끈다. 한길사는 레비스트로스의 ‘신화학 3’를 9년 만에 선보인다. 총 네 권으로 이뤄진 방대한 저서 중 3편으로 큰 주제는 ‘식사예절의 기원’이다. 지난해에 이어 페미니즘 열풍을 이어갈 책도 기대된다. 페미니스트 정치철학자인 낸시 프레이저의 역작인 ‘페미니즘의 역습’(가제·돌베개)은 페미니즘 운동의 맹점과 딜레마, 21세기의 새로운 길을 모색한다. # 유홍준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서울 편’ 국내 저자로는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이 서울의 5대 궁궐과 종묘, 숨은 이야기를 쓴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서울편’(전 2권·창비)을 펴낸다. 서양사학자인 주경철 교수가 15~18세기 유럽의 다양한 인물을 통해 역사의 이면을 탐색한 ‘주경철의 유럽인 이야기’(전 3권·휴머니스트)도 출간된다. 실학자이자 한글학자인 유희가 쓴 ‘물명고’(物名攷·한길사)는 표제어만 1600여개인 일종의 어휘 사전으로, 우리 조상들의 세계관을 엿볼 수 있다. # 김주영 “마지막 장편 같다”… ‘뜻밖의 생’ 문단에서는 지난해 한강의 ‘채식주의자’와 시집의 인기가 불러일으킨 ‘한국문학 붐’이 올해도 이어질지가 관심사다. 황석영, 김주영 등 굵직한 서사에 능한 노장들부터 구효서, 공지영, 김영하, 공선옥, 이기호, 편혜영, 김애란, 황정은, 윤고은, 정지돈 등 중견 및 젊은 소설가들의 신작이 출간된다. 황석영 작가는 민주화운동, 방북과 수감 등 자전적 이야기를 오는 4월 장편 ‘수인’으로 펴낸다. 김주영 작가는 스스로 “마지막 장편 소설이 될 것 같다”고 말한 ‘뜻밖의 생’을 3월 출간한다. 천진한 소년이 지혜로운 노인이 되기까지의 여정을 담은 작품이다. # 오랜만에 소설집 내는 김영하·김애란 이외수 작가는 2005년 ‘장외인간’ 이후 12년 만에 장편 ‘보복전문대행주식회사’(가제)를 상반기에 발표한다. 김영하 작가는 2012년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작인 ‘옥수수와 나’, 2015년 김유정문학상 수상작인 ‘아이를 찾습니다’가 포함된 소설집을 7년 만에 낸다. 김애란 작가는 2013년 이상문학상 수상작인 ‘침묵의 미래’를 수록한 신작 소설집을 5년 만에 발표한다. 시단에서는 정호승, 나희덕, 심보선, 이병률, 이원, 신용목, 김언, 박준, 유희경 등 중장년층부터 젊은층까지 폭넓은 팬덤을 가진 시인들이 문학과지성사, 창비 시선집 등을 통해 새 시집을 낸다. 움베르토 에코, 오르한 파무크, 베르나르 베르베르 등 해외 인기 작가들의 신작들도 포진해 있다. 지난해 2월 84세로 세상을 떠난 움베르토 에코의 유작 소설 ‘창간준비호’,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새 장편 ‘잠’과 첫 희곡 ‘웰컴 투 파라다이스’가 선보인다. 7월 여름시장을 겨냥해 나오는 오르한 파무크의 새 장편 ‘빨간 머리카락의 여인’은 국내에서 3년 만에 선보인 소설인 데다, 터키에서 3개월 만에 20만부가 팔린 베스트셀러라 기대를 모은다. 이 밖에도 우리말로 처음 옮겨지는 보르헤스 논픽션 전집(4권) 출간도 보르헤스 팬들에겐 반가울 소식이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나’로부터 ‘우리’까지 희망 읽기

    ‘나’로부터 ‘우리’까지 희망 읽기

    문화계 인사들이 각자 가슴에 품고 있던 ‘말’과 그들이 추천한 한 권의 ‘책’을 통해 새해 첫 책면을 나누고 싶습니다. 이들이 꼽은 올해 화두는 ‘나’로부터 출발해 ‘우리’로 나아갑니다. 영화 ‘내부자들’을 연출한 영화감독 우민호, 베스트셀러 저자이자 생태학자인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 책 전문가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 최근 일본군 위안부를 다룬 장편소설 ‘한 명’을 펴낸 소설가 김숨, 지난해 유일한 천만 영화 ‘부산행’을 연출한 영화감독 연상호, 시인이 시를 골라 주는 책방 ‘위트앤시니컬’ 주인장인 유희경 시인, 원조 스타PD로 유명한 주철환 서울문화재단 대표,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출신의 프리마 발레리나 김주원의 화두에는 성찰과 우리 사회를 치유하고픈 소망이 담겨 있습니다. 미래를 만들어 가는 힘은 확신이 담긴 말과 그리고 고집스러운 실천일 것입니다. 절망에 맞서는 한 방법은 누군가에게 희망을 주는 것입니다. 그 희망은 결국 나의 희망이 될 것입니다. 희망은 그렇게 시작되지 않을까요.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희망] ‘내부자들’ 우민호 감독 ‘제5도살장’ 커트 보네거트 지음/정영목 옮김/문학동네 커트 보네거트는 미국의 풍자가이자 휴머니스트이며 소설가이자 에세이스트이다. 이 책은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다가 독일 드레스덴 폭격에서 살아남게 된 작가가 쓴 자전적인 반전 소설로 부조리와 모순을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다. 거대한 변혁을 겪고 난 주인공이 아침에 눈을 뜨고 일하러 나가고 저녁에 다시 집으로 돌아와 가족과 함께 밥을 먹고 잠에 드는 하루하루의 일상이 얼마나 소중하고 행복한지를 이야기하는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면 희망은 큰 곳에 있는 게 아니라 일상에서 찾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어떤 한 개인의 삶이 행복하려면 일상이 파괴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일상이 무너지는 순간 한 인간의 행복은 무너지기 시작한다. 요즘 우리 국민들의 일상이 무너져 내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일상이라는 게 얼마나 소중한지, 또 그 일상에서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소중한지 말해 주는 책이다. 우리나라도 나름의 일상이 있을 텐데 그 일상으로 돌아갔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대선] ‘부산행’ 연상호 감독 ‘송곳’ 최규석 지음/창비 최규석 작가는 우리 시대 청춘의 모습을 그린 ‘습지 생태보고서’, 이주 노동자의 이야기를 담은 ‘공룡 둘리에 대한 슬픈 오마주’, 우리 현대사를 다룬 ‘대한민국 원주민’과 ‘100℃’ 등 여러 작품에서 사회 부조리를 파헤쳐 온 작가다. ‘송곳’은 부당 해고에 맞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섬세하면서도 날카롭게 다루고 있다. 다음달부터 마지막 5부의 연재가 시작되는데 단행본으로는 3권까지 나온 상태다. 드라마로도 만들어졌는데 이 책을 이 시점에서 추천하는 까닭은 우리 사회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할 노조에 대한 이야기이고, 지금 시국 상황에 다시 읽어 보면 또 다른 의미와 느낌으로 다가오지 않을까 싶어서다. 대학 동창인 최 작가와는 맥주 한 캔을 놓고 밤새도록 창작 이야기를 할 정도로 막역한 사이다. 첫 장편 ‘돼지의 왕’을 비롯해 ‘사이비’ 그리고 지난해 ‘서울역’에서 캐릭터 원안, 디자인 등을 맡아 줬다. 영화 ‘부산행’의 마지막에 흐르는 ‘알로하오에’도 최 작가가 추천했다. [다양성] 최재천 이대 석좌교수 ‘문명의 붕괴’ ‘국가는 왜…’ 재러드 다이아몬드 지음/강주헌 옮김/김영사 대런 애스모글루·제임스 로빈슨 지음/최완규 옮김/시공사 ‘총, 균, 쇠’로 풀리처상을 수상한 UCLA 지리학과 교수 재러드 다이아몬드의 ‘문명의 붕괴’는 인류 문명의 탄생과 발전을 총, 균 그리고 쇠로 재분석한 전작과 달리 문명 사회가 어떤 이유로 붕괴했는지를 분석한 책이다. 그는 크게 다음의 다섯 가지 이유를 들었다.?인간이 환경에 끼치는 악영향, 기후 변화, 우방의 부재, 적대적 이웃 국가의 출현, 무너진 정치 시스템과 문화 인프라. 지금 우리가 처해 있는 정국을 총체적으로 경고하고 있는 것 같아 섬뜩하기까지 하다. 여기에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의 분석은 우리를 더 두렵게 한다. 경제학자와 정치학자인 두 저자가 찾아낸 국가가 망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포괄성이다. 국가 행정과 경제 사회가 포괄적(inclusive)인 국가는 융성했고 반대로 폐쇄적(exclusive)인 국가는 망했거나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저자들은 대한민국과 북한을 가장 극명한 예로 들어 설명한다. 하지만 우리 사회의 많은 결정도 점점 더 폐쇄적으로 이뤄지는 걸 본다. 이런 역주행을 과감히 끊어내야 한다. [공화]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 ‘비통한 자들을 위한…’ 파커 파머 지음/김찬호 옮김/글항아리 자율. 자기 행동의 서사를 스스로 창조하고 실천하다. ‘촛불’과 함께 민주주의가 우리 스스로에게 명령되었다. 자율적 주체인 시민을 통치의 대상인 신민으로 여기는 어떠한 정치사회 시스템도 연대를 통해 곧바로 무력화할 것임을 선포했다. 아고라에서 자율적으로 평화를 이룩한 성숙한 시민의식에 바탕을 두고, 더이상 대의제 선거에만 의존하지 않는 공화(共和)의 원리를 국가와 사회 전반에서 시험할 때다. 이 책은 정치의 새로운 얼굴을 그리려는 사람들에게 생각의 지렛대를 제공한다. 저자는 비통한 자들을 위한 공동체가 생겨날 수 있도록 시민들 개개인의 마음을 일일이 살피는 공론장(느리고 비효율적이지만 흔하게 기적을 일으키는)을 만들자고 제안한다. 자기 나라 안에서 난민이 되면서 마음이 부서진 이들에 주목하고, 그 찢긴 마음을 서로 공유하여 공감을 일으킴으로써 치유를 바느질하고 연대를 생성하자는 것이다. 이것이 민주의 참된 토대이자 공화로 가는 오솔길이다. 사회의 뿌리로부터 꽃을 향해 분출해 올라가는 소통의 흐름을 원활히 하면서도, 이를 자율적으로 조절하고 필요한 일에 집약할 줄 아는 미시 정치의 실현이 촛불의 교훈이다. 독서공동체와 같이 일상에서 성찰적 토론에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시민 공동체를 고민할 과제가 우리 앞에 있다. [리셋] 유희경 시인 ‘나는 세상을 리셋하고 싶습니다’ 엄기호 지음/창비 어지러운 시절을 보내고 있다. 도대체 무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지경에 이르게 된 것 같다. 마땅한 귀결처럼 패배감과 허무가 유령처럼 우리 곁을 떠돈다. 그리고 지친 우리는 자신도 몰래, “이러느니 다 망했으면 좋겠어”라고 내뱉고 만다. 이른바 ‘리셋 증후군’에 시달리게 된 것이다. 리셋은 필요하다고, 나는 믿는다. 그러나 앞도 뒤도 대책도 없는 ‘처음’은 바라서도 이야기해서도 안 된다. 그것은 리셋이 아니라 실패다. 엄기호의 ‘나는 세상을 리셋하고 싶습니다’는 낙담과 포기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한국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역사 위에서 진단한다. 그리고 그 다음을 위한 논의를 “처방”한다. 다시 역사의 위로 올라서, 우리가 더 나아지고 있음을 확신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이 책을 통해 확인해 보았으면 좋겠다. 포기는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한다는, 어쩌면 뻔한 ‘진리’를 우리는 너무 쉽게 잊고 마는 것은 아닌지. 진정한 리셋은 지속할 힘을 찾아내는 노력에 달려 있다. [그래도] 주철환 서울문화재단 대표 ‘겐샤이’ 케빈 홀 지음/ 민주하 옮김/ 연금술사 마음이 ‘우물’이면 말은 ‘물’이다. 더러운 우물에서 맑은 물을 퍼 올릴 순 없다. 내가 사는 동네 인근에 ‘윤동주 시인의 언덕’이 있다. 시인이 젊은 날 머물던 하숙집터도 있다. 하기야 시인에겐 늙은 표정이 없다. 서른이 되기도 전에 총총히 떠나버려 영원한 청년의 얼굴로 남았다. 딱 백 년 전에 태어난 윤동주에겐 별이 말이었다.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마디씩 불러’,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를 새겨 넣었다. 이제라도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가슴에 품고 싶다면 얇은 책 ‘겐샤이’에서 방법을 익히자. 고대 힌디어 ‘겐샤이’는 어느 누구든 스스로를 작고 하찮은 존재로 느끼도록 대해선 안 된다는 뜻이다. 말 한마디에도 다 정신이 깃들어 있다. 정신없이 살다 보면 정신없는 날을 맞게 된다. [윤리] 소설가 김숨 ‘나와 너’ 마르틴 부버 지음/표재명 옮김/문예출판사 윤리 의식의 부재는 어디서 오는가. 그것은 지난 가을과 겨울 내내 내게서 떠나지 않던 질문이었다. 본질적으로 그것은 인간의 존엄성을 망각한 데서 나오는 태도, ‘너’라는 타자를 존귀하게 여기지 않는 태도에서 기인하는 것이 아닐까. 태어나는 순간부터 ‘나’는 수많은 ‘너’를 만나고, 어떠한 관계를 맺는다. 그 과정에서 너를소유나 도구로 대하기도 한다. ‘나와 너’는 유대인 철학자 마르틴 부버의 책이다. 너와 나의 관계에 대한 깊고 신비로운 성찰을 담고 있다. “근원어 ‘나―너’는 오직 온 존재를 기울여서만 말해질 수 있다…. ‘나’는 너로 인하여 ‘나’가 된다. ‘나’가 되면서 ‘나’는 ‘너’라고 말한다. 모든 참된 삶은 만남이다.” 나와 너의 관계 회복은 자연스럽게 윤리 의식의 회복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너와 나의 만남은 은혜로 이루어졌다”는 문장을 새해 첫 문장으로 심장에 새긴다. [성찰] 발레리나 김주원 ‘살아갈 날들을 위한 공부’ 톨스토이 지음/이상원 옮김/조화로운삶 여러 가지 이유로 우리에게 중요한 2017년을 위해 누군가에게 조언을 얻을 기회가 생긴다면 나는 망설임 없이 톨스토이의 책을 권할 것이다. 모두가 갈구하는 행복은 가까운 데서 찾을 수 있다. 가장 중요한 순간은 내가 존재하고 있는 현재이며 가장 소중한 사람은 지금 내가 만나고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살아갈 날들을 위한 공부’는 톨스토이가 생전에 펴낸 마지막 저서다. 그의 지혜와 성찰이 담긴 잠언집으로 그가 느낀 행복과 사랑, 삶과 죽음 등에 대한 통찰이 담겨 있다. 다른 사람의 말이나 책을 보면서 지식을 얻게 되지만 실제 나의 것이 되지는 않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에서는 진짜 스스로 발견한 진리, 지혜롭게 살아갈 수 있는 진리에 대해 깨달을 수 있다. 인생의 마지막 2년을 남겨 두고 있던 러시아 대문호가 쓴 주옥 같은 유산들은 나침반과 같은 존재가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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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의 책]

    조선 최고의 문장 이덕무를 읽다(한정주 지음, 다산초당 펴냄) “홀로 깊이 탐구해 독창적인 조예에 이르렀고, 진부한 것은 결코 좇아 배우지 않았다”(연암 박지원). 대표적 북학파 실학자이자 ‘책만 읽는 바보(간서치)’로 알려진 18세기 조선 지식인 이덕무의 삶과 철학을 온전히 되살려냈다. 조선 최고의 문장가로 평가받는 이덕무가 남긴 시와 산문, 문예비평, 백과사전적 연구서 등 다양한 글을 고전연구가인 저자가 여덟 가지 시선으로 재구성했다. 이덕무 평전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이 책은 그의 호쾌한 문장론과 삶의 자세를 마주하게 한다. 또 그와 교류했던 당대 지식인들의 문장과 내면세계를 탐구하며 18세기 조선의 지성사를 생생히 복원했다. 548쪽. 2만 5000원. 인생의 발견(시어도어 젤딘 지음, 문희경 옮김, 어크로스 펴냄) 유럽의 대표적인 역사학 지성인 저자가 인류의 영원한 화두인 ‘행복하게 살기 위한 길은 어디에 있는가’를 성찰하며, 세상의 모든 지혜를 연결하는 지적 모험을 한다. 거대한 주제를 다루지만 모호하거나 진부하지는 않다. 역사 속 여러 인물들의 삶을 교차하면서 28가지의 질문을 던지며 독자의 생각을 자극한다. 모두 우리가 인생에서 소중히 여겨야 할 것들이 무엇인지, 더 나은 삶을 위해 가져야 할 물음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만드는 질문들이다. 저자는 우리가 과거를 새롭게 발견하고 풍성하게 재맥락화할수록 현재와 미래에 관한 선택지가 넓어진다고 말한다. 알랭 드 보통은 이 책을 ‘모든 젊은이들에게 권하는 책’으로 꼽았다. 448쪽. 1만 6800원. 제3의 식탁(댄 바버 지음, 임현경 옮김, 글항아리 펴냄) 저자인 댄 바버는 ‘농장에서 식탁으로’를 의미하는 ‘팜 투 테이블’(Farm-to-table) 운동을 펼치고 있는 미국의 유명 요리사. 그는 뉴욕에서 자동차로 한 시간 거리에 있는 농장 겸 레스토랑 ‘블루 힐 앳 스톤 반스’를 운영하면서 주변에서 나는 질 좋은 식재료로 만든 음식을 선보이고 있다. 이 책은 서양 음식과 농업의 최근 역사를 토대로 우리가 지금까지 어떻게 식탁을 차려왔는지 살핀다. 저자는 주어진 재료를 조화롭게 활용하여 식탁에 올리는 일 중에서도 ‘농장 전체를 활용한 요리’ 이른바 제3의 식탁을 말한다. 저자는 “제3의 식탁은 관습을 따르기보다는 재료를 공급하는 환경을 보존하는 데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맛을 조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672쪽. 2만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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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세기, 인문의 기원(펑샹 지음, 박민호·박은혜 옮김, 글항아리 펴냄) 히브리어 성서는 1000년에 걸쳐 집필과 편찬이 이뤄졌다. 그 시작인 ‘창세기’는 경전인 동시에 서양 문화와 정신의 근간을 이루는 역사와 철학의 시원이다. 베이징대와 하버드대, 예일대에서 고대·중세문학과 법학을 전공한 저자는 창세기의 복잡한 텍스트를, ‘인문의 기원’으로 펼쳐 놓는다. 저자는 성서의 수많은 조각들을 해체해 윤리적·존재론적 고찰로 확장한다. 독일어와 그리스어, 영어, 프랑스어, 히브리어부터 헬라어 위경과 탈무드, 중세 밀교의 문헌까지 연구한 저자가 동양적 맥락 속에서 ‘창세기 읽기’를 시도한다는 점에서 이채롭다. 저자의 지적 확장이 세계와 연결되는 경험을 느끼게 한다. 692쪽. 3만 2000원. 나이듦을 배우다(마거릿 크룩생크 지음, 이경미 옮김, 동녘 펴냄) ‘늙어간다는 것’에 대해 건강, 정치, 인문, 페미니즘, 문화 분석까지 총체적으로 묶어 근본적인 문제 제기를 하는 책. 저자는 늙음을 배우려면 생물학적 측면보다는 문화적 측면과 사회 제도에 의해 결정되는, 일련의 삶의 경험을 인식하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우리의 삶이 어떤 식으로 조작되는지, 어떻게 사회적으로 구성되는지에 대한 통찰을 통해 우리 경험을 지배하는 노화에 대한 문화적 편견을 깨자고 말한다. 특히 저자는 여성의 노화에 세밀한 분석을 들이대며, 페미니스트 관점에서 사회에 내면화된 연령차별주의를 설명해 낸다. 512쪽. 2만 3000원. 세계 예술마을은 무엇으로 사는가(이상 지음, 가갸날 펴냄) 경기 파주의 헤이리 예술마을 사무국 책임자로 1997년 헤이리 만들기를 위한 회원을 모으고, 마을의 청사진을 그려 온 저자가 세계 곳곳의 예술마을들을 담아낸 답사기. 도시와 건축으로서의 예술마을을 담기 위해 각국의 역사적인 건축 프로젝트를 섭렵했다. 헤이리 예술마을에 투영시킬 철학과 지혜를 모색하는 여정도 그리고 있다. 중국 베이징의 798예술구부터 생폴드방스, 피스카스, 구라이자와 등 통상적인 개념의 마을을 넘어 현대 도시와 예술의 트렌드를 관찰해낸 책이다. 답사 여행에 헤이리 회원 100명 이상이 참여해 10여년에 걸쳐 각 예술마을의 발자취를 좇으며 정리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 310쪽. 1만 5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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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의 책]

    마지막 목격자들(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지음, 연진희 옮김, 글항아리 펴냄)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저자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구소련 벨라루스의 ‘전쟁고아클럽’과 ‘고아원 출신 모임’ 101명을 인터뷰해 복원해 낸 비극적인 역사. 벨라루스는 나치 독일의 소련 침공 전초지로 삶이 철저히 파괴된 지역으로, 인구 4분의1이 사망하고 전쟁 고아는 2만 5000명에 달했다. 책은 참극 속에서 가장 작고 무기력한 존재였던 어린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그들이 증언하는 소름끼치는 전쟁의 악은 부서져 사라지지 않고 여전히 기억과 역사로 남아 있었다. 그 점에서 이 책은 작가의 고국 벨라루스와 소비에트연방 현대사의 독특한 한 장을 써내고 있다. 420쪽. 1만 6000원. 쫓겨난 사람들(매슈 데스먼드 지음, 황성원 옮김, 동녘 펴냄) 미국 하버드대 사회학과 교수의 빈곤 현장연구 기록물이다. 저자는 수년 동안 밀워키 지역 도시 빈민들과 함께 살며 빈곤의 풍경을 세밀하게 묘사해냈다. 여덟 가정의 도시 빈민층 이야기를 통해 대도시의 주거 정책이 어떻게 가난과 불평등을 야기하며 지속하는지를 보여 주는 ‘빈곤, 불평등 연구의 전범’으로 평가된다. 저자는 주거 문제가 빈곤의 주요 원인이며 여성이나 흑인과 같은 소수자일수록 퇴거에 더 취약하다는 점을 질적·양적 연구를 통해 드러낸다. 저자는 ‘게을러서 가난’한 게 아니라 가난한 이들은 게으름을 통해 하루하루의 생존 전쟁을 치러내기 위한 에너지를 분배하는 것으로 해석한다. 540쪽. 2만 5000원. 1%를 위한 나쁜 경제학(존 F.윅스 지음, 권예리 옮김, 이숲 펴냄) 주류 경제학의 문제점과 새로운 경제학의 가능성을 제시한 책. 자유 시장, 수요 공급, 국가 부채, 세계화 등 주요 주제에 대한 주류 경제학의 이론과 주장이 내포한 허구를 실증적으로 파헤치고 1%의 부자들에게 봉사하는 경제학이 어떻게 99%의 대중을 불행하게 했는지를 제시한다. 특히 임계점을 넘어버린 소득격차와 양극화, 심화되는 계급 간 갈등과 대립으로 미래가 불투명한 우리 현실에 대한 효과적 제안과 자료를 담고 있다. 저자는 경제 체제가 다수를 위해 작동하는 사회에선 어느 누구도 빈곤선 아래로 내려가지 않게 소득을 공평하게 분배하는 정책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344쪽. 1만 6000원.
  • [당신의 책]

    [당신의 책]

    숨길 수 있는 권리(대니얼 솔로브 지음, 김승진 옮김, 동아시아 펴냄) 미국 조지워싱턴대 법학대학원 교수인 저자는 정부가 국가 안보를 이유로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할 수 있느냐고 묻는다. 그의 논쟁 지점은 안보 대 사생활 논쟁에서 ‘숨길 게 없다면 두려워할 것도 없다’는 안보강화론자들의 주장을 분석하고 오류를 짚는다. 이 논리는 사생활이란 잘못을 숨기는 것이라는 잘못된 전제로, 사생활의 개념을 협소하게 파악하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사생활이 개인에만 이익이 되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 사회적 가치가 있다고 주장한다. 사생활을 희생한다고 더 안전해지는 것도 아니고 모든 안보 조치가 사생활을 침해하는 것이 아니라는 게 핵심이다. 308쪽. 1만 5000원. 강간은 강간이다(조디 래피얼 지음, 최다인 옮김, 글항아리 펴냄) 제목은 당연한 명제이지만 여전히 문명 사회에서 피해자는 부인되고, 힐난받으며 호도당한다. 강간 피해자들의 절박한 생존의 분투는 사회에 의해 ‘암묵적 동의’로 둔갑하고, 가해자를 단죄하고 삶을 재건하는 과정에서조차 피해자는 역비난과 무지의 폭력이라는 2차 가해에 시달린다. 법학자인 저자는 강간 가해자의 범행과 사실 부정, 피해자에 대한 인터뷰를 통해 강간 부정은 반복돼 온 사회적 현상임을 드러낸다. 저자는 ‘데이터가 말하게 하라’는 신념에 따라 신뢰 가능한 데이터를 동원하고, 폭력의 특징과 그 배후의 여성 혐오, 2차 가해를 고발한다. 저자는 강간은 여러 사람의 공조 속에 탄생한다고 지적한다. 340쪽. 1만 5000원. 존 나이스비트 힘의 이동(존 나이스비트·도리스 나이스비트 지음, 허유영 옮김, 알에이치코리아 펴냄) 세계적 미래학자인 저자가 ‘메가트렌드 차이나’ 이후 6년 만에 내놓은 신작이다. 서방 선진국의 시대가 막을 내리고,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등 변방의 세계가 새로운 경제 동맹을 맺으며 세계를 다중심 구조로 재편한다는 향후 50년 동안의 지구촌 미래상을 조명한다. 나이스비트는 2030년 무렵 아시아 국가가 경제력, 인구, 군비 지출, 기술 투자 규모에서 북미와 유럽 국가를 넘어 세계 중산층 인구의 64%가 아시아에 거주할 것이라고 예견한다. 아울러 도시 간 경쟁과 갈수록 커지는 민주주의 위기에 대해서도 지적한다. 360쪽. 1만 9000원.
  • 中 문혁은 진행형… “20세기 냉전사의 일부”

    中 문혁은 진행형… “20세기 냉전사의 일부”

    혁명후기/한사오궁 지음/백지운 옮김/글항아리/ 408쪽/2만원 1966년 8월 8일. 중국공산당 11차 중앙위원회 전체회의는 ‘무산계급 문화대혁명에 관한 결의’(약칭 ‘16조’)를 통과시켰다. ‘16조’는 이렇게 규정한다. “우리 목적은 자본주의의 길을 걷는 당권파를 무너뜨리고 자산계급의 반동적 학술 권위주의를 비판하며 자산계급과 모든 착취계급의 이데올로기를 비판하는 것이다.” 본격적인 문화대혁명의 시작이었다. 중국공산당에 의해 정치적 과오로 규명됐으며 ‘10년 대동란’, ‘좌경적 오류의 극치’로 불리는 문화대혁명이 종결된 지 40년이 지난 지금에도 논란은 끊이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문혁을 악인들의 소행이라거나 일종의 비이성적 정치 광란으로 간주하지만 중국 문학의 거장으로 꼽히는 한사오궁은 ‘혁명후기’에서 문혁을 역사적 복합성 속에서 불가피하게 도출된 현상으로 바라본다. 한사오궁은 책에서 서구 ‘문혁학’의 오류들을 지적한다. 맥파거 하버드대 종신교수는 문혁을 마오쩌둥 개인 책략의 결과라며 그의 범상치 않은 권위의식, 포퓰리즘 등이 이 운동의 방법과 성격 그리고 모든 과정을 결정했다고 결론 짓는다. 그러나 한사오궁은 마오쩌둥이 가장 영향력 있고 가시성이 큰 인물로 주요한 책임이 있지만 지나치게 화려한 궁정 이야기와 우연한 계기로 가득찬 이 역사는 제도와 문화를 검토하는 것을 잊게 만든다고 지적한다. 문화혁명이 마오가 권력을 탈환하려고 발동한 운동에 불과하다고 본 시몬 레이스의 분석도 당시의 중국 정치 상황에 대한 무지에서 온 견해라고 지적한다. 앤드루 월더의 책 ‘베이징 홍위병 운동’이 온갖 정치적 입장이 당사자의 사회적 이익의 제약을 받았다고 한 점은 장족의 발전이지만 역시 상대적, 동태적, 다양한 시각이 결핍돼 있다고 분석했다. 저자는 이같이 비판을 하는 이유를 “‘문혁학’이라는 흙탕물을 여과하고 궁정화, 도덕화, 하소연하기 같은 서사의 거품을 걷어내어 국민에게 정치권력 및 이익의 분포와 그 유동에 대한 약도, 조금이라도 알기 쉬운 생활의 실상을 돌려주기 위해서”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면서 “문화혁명은 불가해한 광기의 분출이 아니라 20세기 냉전사의 지극히 정상적인 일부이며 나아가 전체 자본주의 역사의 불가피한 이면”이라고 평한다. 문화혁명을 생생하게 경험한 그에 따르면 도시와 농촌, 부자와 가난한 자, 농민·노동자·관료와 지식인 등 복잡하게 얽힌 이익관계 속에서 각자 자신의 이익을 위해 ‘문혁’을 방치했다. “언제 다시 올지 모르는 광기와 폭력을 경계한다”는 그는 “문혁은 회고적 화제라기보다 미래에 관한 의제이며 중국에 국한된 화제라기보다 인류의 현대 역사 경험에 전적으로 열려 있는 광범한 시야”라고 강조한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당신의 책]

    [당신의 책]

    김영삼 평전(김삼웅 지음, 깊은나무 펴냄) 한국 현대인물 평전의 대가 김상웅 전 독립기념관장이 쓴 김영삼 대통령 평전. 임기 말 ‘제2의 국치’라는 IMF 환난을 막지 못하고 쓸쓸히 퇴임했지만 민주주의 회복을 갈망하는 현실에서 ‘40대 기수’로서 거침없이 격동의 현대사에서 대도무문을 걸어왔던 ‘정치 지도자 김영삼’에 대한 방대한 통사적 기록이다. 저자는 지난해 11월 서거한 김 대통령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현재진행형이라고 말한다. 전체 6부로 나눠 정치입문 시기와 야당 정치인으로서의 위상을 갖추는 과정, 40대 기수론, 3당 합당, 문민정부의 전광석화 같은 정치개혁, 서거까지 김 대통령의 공과와 그에 대한 정치사적인 의미를 되짚어 본다. 696쪽. 3만 3000원. 약속의 땅 이스라엘(아리 샤비트 지음, 최로미 옮김, 글항아리 펴냄) 이스라엘에서 태어난 저명한 칼럼니스트이자 작가가 쓴 이 책은 시온주의가 한계에 봉착했다는 전제하에 ‘왜 이스라엘이어야 하는가’, ‘무엇이 이스라엘인가’, ‘이스라엘은 존속할 것인가’ 등 세 가지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저자는 자신의 증조부가 영국에서 배를 타고 이스라엘로 건너와 정착한 1897년부터 미국과 이란이 핵 협상을 타결한 2015년까지 120여년간의 역사를 시간순으로 돌아본다. 그는 이스라엘과 유대인이 생존을 위해 피로 얼룩진 길을 걸어왔다고 자평한다. 저자의 가족사뿐만 아니라 심층 면담, 일기와 편지, 각종 문헌 등 개인적 사건들을 통해 현대사를 재구성했다. 696쪽. 3만 2000원. 지금, 호메로스를 읽어야 하는 이유(애덤 니컬슨 지음, 정혜윤 옮김, 세종서적 펴냄) 이 책은 ‘호메로스는 어디에서 왔으며, 왜 호메로스가 중요한가?’라고 묻는다. 문명이 태동한 순간에서 원전이 구전되고 번역되고 서양 정신을 형성하기까지 4000년의 시간을 관통하고 있는 작가 호메로스에 얽힌 수수께끼를 풀어나간다. 저자는 호메로스를 둘러싼 오해와 진실들을 추리소설처럼 추적하면서 문학사적 가치를 탐구한다. 문학, 역사, 예술, 고고학, 지리학, 신화학을 넘나드는 광범위한 서술을 바탕으로 욕망, 광기, 명예, 폭력, 사랑, 죽음, 모험, 비극, 복수 등 서양 문학을 규정하는 가치들의 원형을 탐색해냈다. 저자의 박식함과 신중함이 돋보인다. 488쪽. 1만 9500원.
  • 차별에 맞선 여성 ‘소수자의 희망’ 되다

    차별에 맞선 여성 ‘소수자의 희망’ 되다

    노터리어스 RBG/아이린 카먼·셔나 크니즈닉 지음/정태영 옮김/글항아리/272쪽/2만 3000원 미국 연방대법원 대법관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83). 그녀는 변호사 시절부터 임금차별, 부당한 처우, 이중 잣대, 임신중절 금지, 사회보험 등 여러 분야에서 양성 평등과 여성 및 남성의 해방을 일관되게 주장해 왔다. 수많은 청년 페미니스트와 진보주의자가 그의 이름으로 자유와 평등을 외쳤고 그가 내놓는 소수 의견에 열광했다. 그에게는 일명 악명 높은 반대자, 즉 ‘노터리어스 RBG’라는 별명이 붙었다. 로스쿨 재학 시절 그녀에게 바치는 텀블러 블로그 ‘노터리어스 RBG’를 만들어 세계적인 열풍을 일으켰던 셔나 크니즈닉과 MSNBC 기자로서 RBG를 직접 인터뷰하고 취재했던 아이린 카먼이 공동 집필한 이 책은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의 평전이다. 베일에 싸인 그녀의 삶을 통해 차별을 딛고 일어선 한 여성이 어떻게 세상을 바꾸었는지, 그리고 어떻게 여전히 자신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지 보여준다.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를 ‘노터리어스 RBG’로 만든 것은 일련의 사건들과 그것을 용인하고 방관한 그의 시대다. 그가 코넬대에 입학했을 때 남학생과 여학생의 비율은 4대1이였지만 사람들은 그들이 속한 캠퍼스를 “남편감 찾기 좋은 곳”이라는 말로 깎아내렸고 이 같은 분위기에 억눌려 여학생들은 스스로의 총명함을 숨기고 능력을 감춰야 했다.  하버드대 로스쿨에 진학했을 때도, 컬럼비아대로 옮겼을 때도 루스는 캠퍼스 내 여자 화장실 위치를 외워야 했고 교지 편집진 파티도 즐길 수 없었다. 로스쿨을 공동 수석으로 졸업한 뒤에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남학생 전용’이라는 라벨이 붙은 입사지원서가 수두룩했지만 여성이라는 이유로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고 심지어 럿거스대에서는 여성이고, 남편이 더 많이 번다는 이유로 그에게 더 낮은 강의료를 제안했다. 둘째 아이를 가졌을 때는 임신 사실을 들켜 교수직에서 물러나야 할까 봐 방학이 올 때까지 몸에 맞지 않는 옷으로 한 학기를 버텨야 했다.  이런 경험들 속에서 그는 미국시민자유연맹에 여성권익증진단을 공동 출범시켰고 그곳에서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놓였던 수많은 여성들을 만났다. 1993년 빌 클린턴 대통령은 여성으로는 두 번째로 그를 연방대법원 대법관에 지명했지만 그는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이 주체가 된 사건을 변호하면서 성차별이 여성은 물론 남성에게도 해롭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애썼다.  책에는 버지니아군사대학이 여성의 입학을 허락할 경우 설립 이념이 뿌리부터 흔들린다며 입학을 거부한 연방정부 대 버지니아 사건 등 RBG의 이름을 빛나게 한 변론과 판결문, 소수의견이 쓰인 맥락 및 훗날 밝힌 그녀의 소회와 함께 소개된다. 진보의 수호자로 불리지만 법정에서 줄곧 견해를 달리했던 보수파 대변인 스캘리아와 사석에서 둘도 없는 친구일 정도로 타인의 다양한 인격적 특성을 입체적으로 보려고 노력한 이가 바로 RBG였다. 그가 궁극적으로 추구한 목표는 포용이었는지도 모른다.  전설적인 래퍼 노터리어스 BIG를 오마주하며 그의 노랫말에서 따온 각 장의 제목이 상당히 재치 있다. 이 밖에도 패션지 커버를 장식한 대법관의 스타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의 만찬까지 물리치고 열정을 쏟는 스쾃과 팔굽혀펴기의 비결, ‘연방 대셰프’라고 불리는 남편 마티 긴즈버그의 요리 레시피 등 RBG에 관한 소소한 읽을거리도 눈길을 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신화·상상의 그곳, 역사의 ‘빈 공간’ 중앙亞·라틴아메리카 문명의 복원

    신화·상상의 그곳, 역사의 ‘빈 공간’ 중앙亞·라틴아메리카 문명의 복원

    중앙아시아 인문학 기행/연호탁 지음/글항아리/648쪽/3만 2000원문명의 보고 라틴아메리카를 가다 1·2/정수일 지음/창비/520~552쪽/각 권 2만 7000원 수많은 제국과 문명이 명멸했지만 세계 문명사의 변방으로 취급받는 곳이 중앙아시아와 라틴아메리카다. 신화와 상상으로만 여겨지던 그곳 역사의 ‘빈 공간’을 복원해 제국과 문명의 흥망성쇠를 써 내려간 두 문명학자의 인문 기행서가 나왔다. 두 여행자 모두 풍성한 입담을 자랑하는 문명의 이야기꾼들이다. 언어학자이자 중앙아시아사 박사인 연호탁 가톨릭관동대 교수가 쓴 ‘중앙아시아 인문학 기행’과 문명교류학자인 정수일 한국문명교류연구소장이 펴낸 ‘문명의 보고 라틴아메리카를 가다 1·2’ 모두 ‘역사’를 날줄로, ‘인문지리’를 씨줄로 삼아 촘촘하면서도 다양한 무늬를 책에 짜 넣어 담았다. 연 교수는 책에서 자신은 초원을 달리는 한 마리 야생마의 심정으로 몽골 초원부터 흑해까지 훑었다고 밝힌다. 책을 읽다 보면 부럽기도 하다. 그가 여행한 곳이 바로 중앙아시아 연구자로서 꿈꿔 온, ‘문명의 오해를 넘어 인식의 지평을 넓힐 수 있는 경계’이기 때문이다. 연 교수는 특히 종족적 기원조차 거의 전해지는 바가 없는 ‘월지’라는 유목 집단의 여정을 뒤좇는다. 2200여년 전 서쪽으로 이동한 월지족의 흔적을 따라 기록상에서 사라진 고대의 대초원 역사를 재현해 놓는다. 이 책은 그래서 단순히 감상을 적은 여행기가 아니다. 수천년의 문명을 압축해 놓은 오래된 이야기책 같다. 저자의 글이 빚어내는 ‘문명의 풍경’은 생생하고 입체적이다. 고고학적, 인류학적 지식과 언어학적 근원이 잘 버무려진 글맛에다 현지의 풍습과 문화가 생생히 녹아 그와 함께 ‘지적 모험’을 하는 기분이다. 월지족은 중국 간쑤성 치롄산맥에 살던 유목 집단이다. 연 교수는 월지족을 인류사의 판도를 바꾼 숨은 주인공으로 꼽는다. 로마제국의 멸망과 서양 중세의 서막으로 불리는 게르만 민족의 대이동에 앞서 이미 월지족이 흉노에게 쫓겨 서쪽으로 대거 이동했으며, 이는 세계사의 흐름을 바꾸는 또 다른 문명의 이동이었다는 게 연 교수의 시각이다. 저자는 중앙아시아와 한반도의 문명 접촉의 흔적을 좇아 역사의 실마리를 찾아 나간다. 월지족 중 동쪽으로 이주한 이들의 한반도 유입 가능성도 제기한다. 삼한시대 백제의 모태가 된 마한 54개 부족국가 중 하나의 이름이 월지국인 점도 그에게는 밝혀내야 할 역사의 퍼즐이다. 요나라 소손녕이 고려 서희와 담판할 때 거란족이 신라 박씨의 후손이라고 밝힌 점이나 ‘양천 이씨’의 조상이 색목인, 즉 돌궐인이라는 점도 한반도와 중앙아시아를 가깝게 하는 역사적 맥락이다. 연 교수가 ‘동서 문명의 교차로’인 중앙아시아 대초원의 고대 흔적을 찾아 나갔다면 정 소장은 아시아와 유럽 간 교역로로만 국한됐던 실크로드를 라틴아메리카까지 대담하게 확장해 나간다. 정 소장은 남미 최남단 우수아이아에서 북단 멕시코와 쿠바에 이르기까지 해상 실크로드의 흔적을 좇는다. 콜럼버스와 마젤란 등 대서양 항로를 개척한 인물들의 여정을 따라 문명 간 교류의 흔적도 수집한다. 그는 해상 실크로드가 지구의 동반구와 서반구, 북반구와 남반구를 잇는 ‘환 지구적 교통로’로 역할을 했다는 사뭇 도발적이고 논쟁적인 주장을 내놓는다. 정 소장이 라틴아메리카를 걸으며 발견한 건 신·구대륙 간 교류의 흔적뿐 아니라 서구 식민주의자들에게 짓밟히고 수탈돼 온 남미 근현대사의 그늘이다. 이는 체 게바라와 볼리바르, 네루다 등 독립 영웅들의 삶을 조명하고, 서구 열강에 의해 단절되고 소외돼 온 라틴아메리카의 문명사를 그의 시각으로 복원하는 동력이 된다. 정 소장은 “열강들의 관점으로만 쓰인 역사, 아메리카 원주민과 그들의 문화를 ‘선진 문명’의 대척점에 놓는 인식에 익숙해진 우리에게 균형 잡힌 역사관과 현실 인식을 복원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점을 일깨운다”고 말한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그 책속 이미지] 공존… 소와 동고동락하는 아프리카 딩카족

    [그 책속 이미지] 공존… 소와 동고동락하는 아프리카 딩카족

    딩카/캐럴 벡위스·앤절라 피셔 지음/안지은 옮김/글항아리/224쪽/5만원 아프리카 오지 수드의 딩카족 목부(牧夫)들은 한 해 중 건기인 넉 달 동안 나일강의 습지대로 이동한다. 딩카족은 낮에는 소를 돌보고 밤에는 소 옆에서 자며 소와 함께 살아간다. 어린 목부 소년들은 해질 무렵이면 기이한 곡선의 뿔을 가진 수천 마리의 소떼와 함께 밤을 준비한다. 자신의 소를 구별하기 위해 목부는 뿔이 원하는 방향으로 자랄 수 있도록 자르기도 하며 독창적 모양을 만들어 낸다. 카메라에 담긴 딩카족의 모습은 자연과 동물 그리고 인간 사이의 뗄 수 없는 유대와 조화 그리고 소속감이 엿보인다. 글항아리 제공
  • [당신의 책]

    [당신의 책]

    폴 리쾨르의 철학(정기철 지음, 시와진실 펴냄) 생존 당시 자크 데리다(1930~2004), 위르겐 하버마스(1929~)와 더불어 ‘살아 있는 3대 철학자’로 불렸던 폴 리쾨르(1913~2005)의 방대한 사상을 인간·해석·윤리라는 세 가지 핵심 주제 맞춰 체계적으로 해석했다. 리쾨르는 서양 고대 철학, 독일 관념론, 실존주의, 현상학, 해석학, 구조주의, 정신분석학, 기독교 신학 등 현대의 모든 사상의 흐름을 소화하면서도 독특한 변증법으로 융합해 왔다. 이 책의 장점은 리쾨르 사상의 배경과 동기를 궁금해하는 독자들에게 친절히 설명해 준다. 특히 리쾨르가 어떻게 그의 철학적 사색의 출발점인 ‘악 문제’를 종말론적 용서 윤리로 극복했는지 보여 주는 4부가 흥미롭다. 624쪽. 3만 8000원. 마르지 않는 붓(자유칼럼그룹 지음, 두리반 펴냄) 언론인, 문필가, 외교관, 의사, 화가 등 각 영역에서 활동 중인 글쟁이들이 힘을 모아 쓴 대한민국의 지난 10년 이야기다. 자본, 권력, 인연 등의 구속을 벗어나 자유롭게 글을 쓴다는 취지로 2006년 시작된 ‘자유칼럼그룹’이 쓴 3000여편의 글 중 74편을 추렸다. 총 5부로 구성된 책은 1부에서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 대한 통찰을 담았고, 2부는 각각의 저자가 경험한 ‘나와 내 주변의 소소한 이야기’를, 3부는 ‘대한민국의 초상과 우리의 위치’, 4부는 특별한 인연들을 소개한다. 마지막 5부는 미래에 대한 비전을 함께 나눈다. 저자들은 이 책을 통해 우리의 과거와 미래를 동시에 읽을 수 있다고 자신한다. 340쪽. 1만 4000원. 제1세계 중산층의 몰락(폴 크레이그 로버츠 지음, 남호정 옮김, 책공방초록비 펴냄) 미국의 경제학자이자 독립 언론인인 저자가 글로벌 경제 체제에서 제1세계로 불리는 선진 경제권의 빈곤 문제가 왜 번져 가고 있는지, 유럽 국가의 정치·경제적 혼란을 실증적 방식으로 진단한다. 로버츠는 주류 경제학자들이 떠받드는 글로벌리즘이라는 ‘신경제’의 동력인 ‘규제 철폐’와 ‘역외 이전’이 제1세계에는 중산층의 몰락을, 제3세계에는 환경파괴와 빈부격차를 가져오고 있다고 경고한다. 특히 저자는 주류 경제학의 실패한 이론들이 막대한 규모의 정책 실패를 불러일으켰으며, 오늘날의 경제학은 제1세계와 제3세계를 막론하고 전 세계를 파탄시키고 있다고 비판한다. 308쪽. 1만 5000원. 책을 읽을 때 우리가 보는 것들(피터 멘델선드 지음, 김진원 옮김, 글항아리 펴냄) 프랑스 소설가 마르셀 프루스트는 눈이 하는 가장 정신 나간 짓이 ‘독서’라고 했다. 하지만 이 책은 독서삼매에 빠진 우리가 어떻게 책 읽는 행위를 하는지 그 최대한의 상상치를 실감 나게 그리고 있다. 그래픽 디자이너인 저자는 책을 읽을 때 일어나는 과정을 낱낱이 해부한다. 책 읽는 사람은 각자 고유의 방식으로 책을 연구하지만 저자는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세부 과정을 이미지와 타이포그래피 디자인으로 구현해 설명한다. 독서를 풍부한 방식으로 분해하면서 우리의 독서가 삶을 풍요롭게 하는 비법을 터득할 수 있다. 책을 읽듯 세상도 읽어 내는 능력을 키우면 어떨까. 444쪽. 1만 9000원. 조선을 탐한 사무라이(이광훈 지음, 포북 펴냄) 2018년은 일본에서 메이지유신이 일어난 지 150주년이 되는 해다. 이 책은 일본 근대화의 중심이 된 고장인 야마구치현과 가고시마현의 사무라이들을 분석한다. 저자는 현지 유적 탐방과 자료 조사를 통해 상투를 자르고 미래를 위해 투신한 사무라이 정신이 근대화의 뿌리가 됐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특히 요시다 쇼인을 주목한다. 그를 사사한 인물 중 한 명이 이토 히로부미였다. 저자는 “초야의 이름 없는 사무라이들이 근대화를 향한 열정으로 목숨을 던졌고, 그 죽음으로 나라는 살았다”며 “조선은 일본과 같은 치열한 내부적 갈등과 혁신의 몸부림이 상대적으로 매우 약했다”고 말한다. 500쪽. 1만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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