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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 지키기 범대위, 13만명 서명 탄원서 대법원 제출

    이재명 지키기 범대위, 13만명 서명 탄원서 대법원 제출

    ‘경기도지사 이재명지키기 범국민대책위원회’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항소심에서 당선 무효형을 선고받은 이재명 지사의 무죄 선처를 구하는 시민 13만여명의 탄원서를 20일 대법원에 제출했다. 범대위 측은 “사법부의 잘못된 판단으로 이재명 지사가 지사직을 내려놓는 불행한 일은 결코 있어서 안 된다”며 “그동안 전국 각지에서 모아온 탄원서를 취합해 상고심 재판부가 있는 대법원에 냈다”고 밝혔다. 이날 제출한 탄원서는 서초동 촛불시위 현장에서 받은 탄원서(6만9521명)와 지역별 탄원서(3만8061명), 직능별 탄원서(2만179명), 이메일 등으로 접수한 탄원서(8921명) 등을 취합한 것으로 13만6682명이 참여한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범대위 측은 “종이 서명의 중복 여부는 파악 자체가 어려운 점이 있으며 종이 서명부에 글씨체와 주소, 번호가 동일한 사항은 한 사람이 가족 명의로 서명한 것으로 판단해 다른 가족의 인원은 서명자 현황 집계에서 제외했으나 100% 다 걸렀다고 장담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범대위 관계자들은 이날 오후 트럭으로 싣고 온 탄원서가 담긴 23개 상자를 한 상자씩 들고 옮겨 법원 민원실에 접수했다. 범대위는 지난 9월 25일 출범한 후 1차 발기인(1184명)과 2차 발기인(2243명) 명단을 발표하고 이 지사 선처를 구하는 서명을 받아왔다. 범대위 측은 “탄원 활동은 이 시점에서 멈추지만, 개별적으로 보내오는 탄원서는 취합해 대법원에 추가로 접수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박원순 서울시장, 김경수 경남지사 등 전국 14개 시도지사는 지난 15일 대법원에 이재명 경기지사에 대한 선처 탄원서를 우편 제출했으며, 지난 18일에는 변호사 176명도 이재명 경기지사에 대한 선처 탄원서를 대법에 제출했다. 수원고법 형사2부는 지난 9월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지사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친형 강제입원’ 사건과 관련한 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 무죄 부분을 파기하고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강희정의 아시아의 美] 시는 그림같이, 그림은 시같이

    [강희정의 아시아의 美] 시는 그림같이, 그림은 시같이

    당나라의 유명한 시인이자 화가인 왕유(王維ㆍ699~759)는 “그림은 소리 없는 시, 시는 소리 있는 그림”(畵卽無聲詩 詩卽有聲畵)이라 했다. 그는 당대 최고 문인 중 하나로 서정시를 형식적으로 완성했다는 평을 들었고, 후에 남종화의 시조로 받들어졌다. 북송의 소식(蘇軾ㆍ1036~1101)은 왕유의 그림을 보고 “시 속에 그림이 있고, 그림 속에 시가 있다”(詩中有畵 畵中有詩)고 찬사를 보냈다. 문인화의 바탕이 된 이론이다. 문인화는 사물을 똑같이 그리는 사실주의적인 태도보다 자기 자신의 뜻을 드러내는 표현 수단으로서의 그림을 중시했다. 겉으로 드러나는 외형보다 내면의 뜻이 우선이라고 할까?중국의 회화이론은 그림과 글씨의 근원이 같다는 ‘서화일치론’(書畵一致論)에서 출발했다. 이는 붓과 먹으로 이뤄지는 그림과 글씨의 붓놀림이 같다는 데서 나왔다. 서예를 평가하는 방식으로 그림을 평가하고 그림의 예술적 가치가 높다고 인정하게 된 것도 여기서 시작했다. 이미 4세기부터 서예가 높이 평가되던 현실에서 점차 그림도 그 못지않은 자리를 차지하게 된 것이다. 이를 발달시켜 그림과 글씨의 근원이 같다는 ‘서화동원론’을 주장한 것이 조맹부다. 하지만 ‘시 속 그림, 그림 속 시’라는 말은 서예가 아니라 시를 겨냥한 것이다. 그림이 단지 붓놀림의 문제가 아니라 그림에서 시를 연상시킬 만큼 문학적 소양과 학식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모름지기 화가는 ‘소리 없는 시’를 그릴 수 있을 정도로 지적 수양을 쌓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냉정하게 말해 이 이론은 시와 그림, 서예를 통해 여가를 즐기던 문인들의 선민의식이 배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조맹부(趙孟?)의 ‘사유여구학도’(謝幼輿丘壑圖ㆍ1286?)에서는 시적 정취가 물씬 배어 나온다. 화면 한가득 옅은 녹색의 구릉이 펼쳐지고, 띄엄띄엄한 나무와 강, 강가 둔덕과 바위는 공중에 떠 있듯 비현실적이다. 가늘고 세밀한 붓질, 녹색과 갈색만을 쓴 화면은 평온하고 절제됐다. 당대 산수화처럼 바위나 산의 표면 질감을 나타내기 위한 붓놀림(준법)도 전혀 보이지 않는다. 보는 이의 감정을 자극하는 어떤 표현도 없다. 그저 고졸하고 몽환적인 구릉 사이에 탈속한 듯이 사유여가 느긋하게 앉아 있을 뿐. 이 그림은 4세기의 사대부 사유여, 즉 사곤(謝鯤ㆍ281~323ㆍ자 유여)의 일화를 묘사한 것이다. 사유여는 죽림칠현처럼 세속에 구애받지 않고 은둔한 인물이다. 당시 동진의 명제가 은거 중인 사유여에게 조정의 대신 유량과 유여 자신을 비교해 보라고 했다. 이에 사유여는 산중에서 낚시하는 즐거움을 아는 자신이 출사한 유량보다 한 수 위라고 답했다. 은일의 즐거움을 빗댄 답이었다. 같은 시대 화가 고개지는 언덕과 구릉[丘壑] 사이에 앉아 있는 사유여의 모습을 그렸다고 한다. 탈속과 세속의 선택을 고민하는 사대부들에게 유명한 일화였던 것이다. 몽골족의 원나라에서 여느 한족 사대부와 달리 출사를 택했던 조맹부 역시 사유여를 통해 은둔에 대한 자신의 동경을 담담하게 그렸다. 옛 그림의 화법을 되살려서 말이다. ‘사유여구학도’ 속에 펼쳐진 ‘시의 행간’은 넓기만 하다. 어느덧 한 해는 저물어 가고 내년 총선 준비로 분주하다. 사유여를 좇을 것인가, 조맹부를 따를 것인가로 번잡한 세밑을 맞는 이들이 적지 않을 듯싶다. 누구를 표방하든, 무엇을 좇고 따르든 탈속은 못 하더라도 시도 그림도 없는 삶만은 경계하고 또 경계할 일이다.
  • 산 좋아하는 이라면 꼭 봐야 할 이호신 생활산수전 ‘북한산과 도봉을 듣다’

    산 좋아하는 이라면 꼭 봐야 할 이호신 생활산수전 ‘북한산과 도봉을 듣다’

    계단을 오르자 별이 뜬다. 조금 더 오르면 산봉우리가 보인다. 그리고 산자락이 눈에 들어온다. 계단을 다 올라 시선을 왼쪽으로 돌리면 북한산의 전모가 드러난다. 정민 한양대 국문과 교수가 ‘처음으로 전모를 들킨 도봉의 영봉과 북한의 기경(奇景)’이 펼쳐진다고 상찬한 ‘북한산과 도봉을 듣다-이호신 생활산수전’이다. 서울 종로구 혜화파출소 오른쪽 골목에 접어들어 옛 서울시장 공관 향해 오르다 보면 왼편에 돌올한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재능문화재단이 일본의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타다오에게 설계를 맡겨 지은 JCC아트센터 1층에서 2층을 오르는 계단 위 담에 자리한 ‘북한산의 밤’이란 작품이다. 별이 반짝반짝 쏟아진다. 가만히 들여다보니 붉은별, 노란별, 흰별 등 온갖 빛깔로 빛난다. 현석(玄石, 검돌) 이호신(62) 화백은 도무지 빈틈이 없다. 세상에나, 크레파스로 별을 그린 다음 먹을 써서 농담(濃淡)을 달리 표현했단다. 기가 막히다. 산자락의 섬세함은 또 어떻고, 소나무 등 나뭇가지는 힘차고 생기가 돈다. 살아있다. 계절을 가늠할 수 없는 하늘색 덕에 산은 눈인지 운무인지 모를 여백을 오롯이 품고 있다.엘리베이터 타고 4층부터 올라가자. 앞의 ‘북한산의 밤’과 마찬가지로 올해 그린 ‘북한산과 도봉산’이 눈에 훅 들어온다. 마치 드론을 띄운 것 같다. 정릉 국민대 앞쪽에서 띄운 드론이 백운대와 저멀리 인왕까지 굽어보는 데 골골이 표현 안되는 것이 없다. 시선을 오른쪽으로 돌리면 송추로 뻗어나간 계곡 좌우로 상장능선, 우이령 옛길과 오봉, 선인, 자운, 만장에다 멀리 사패능선까지 다 들어온다. 그리고 골골에 숨은 사찰이며 암자, 사람 사는 아파트며 건물까지 세세하다. 이 그림을 돌아가면 2014년에 그린 ‘사패산에서 본 도봉과 북한산’이 나온다. 앞의 그림이 담지 못한 뒷모습을 엿보는데 널따란 바위 위에 이호신 화백이 그림을 그리고 있고, 아웃도어를 폼나게 입은 등산객들이 스틱을 들어 어딘가를 가리키며, 이 화백의 북한, 도봉 산행에 앞장 선 시인 청산(聽山) 이종성의 모습도 보인다. 얼마나 적요(寂寥)해야 산이 들려주는 소리를 들을까 싶은데 이 시인의 작품 ‘사패산에서’가 멋들어진 글씨로 천지개벽하는 것 같은 하늘에 쓰여 있다.와! 감탄은 금물이다. 이제부터다. 뒤를 돌아보자. 북한산과 도봉산을 시원하게 조망한 큰 그림들이 주변에 죽 둘러 처져 있다. 그리고 다시 입구 쪽으로 나오면 이 모든 작업들의 밑바탕이 됐던 화첩에 들어간 몇 점이 유리 전시관 안에 자리하고 있다. 이 화백이 직접 연필로 봉우리 이름을 적고 봉우리 특징들을 갈파한 밑그림들이다. 3층으로, 2층으로 내려오면서 작품들은 조금씩 세세해진다. 나무나 풀, 사찰, 바위 등등이다. 그리고 1층 어둑한 전시실 안에 들어와 화초 몇 점 보고 자리에 앉아 동영상을 바라보는데 이 화백과 이 시인의 인터뷰, 그리고 대금 연주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이번 전시회에 나온 작품 위주로 사계를 나눠 보여준다. 누구나 생각과 느낌이 다르겠지만 기자는 이 방법이 전시를 가장 오롯하게 느끼는 순서라고 생각한다. 이 화백은 2014년과 이듬해 한달에 한 번씩 서울에 올라와 이 시인과 함께 두 산을 다녔다. 그리고 지리산 자락 산청 집의 작업실에서는 밥 먹는 것 빼놓고는 매달렸다고 했다. 이 화백은 “붙어야 한다”고 했다. “산에 붙어야 산을 그리고, 그림에 붙어야 그림을 그릴 수 있다. 문화유산에 붙어야 문화유산을 그릴 수 있다. 그리고 이왕에 시작했으면 누구도 따라 할 수 없는 경지를 개척하기 위해 열심을 다한다”고 했다. 옛 선인들이 그랬듯 시와 그림을 일치시키는 노력을 하면서도 오늘날 이 산에 깃들어사는 이들의 즐거움과 슬픔을 그림에 담는 것이 자신의 의무요 사명이라 했다.그의 작품을 미리 본 이들은 말한다. “제가 본 북한산의 풍광과 조금 다른데요.” 이 화백은 겸재나 단원의 진경(眞景)이란 사물을 있는 그대로 베끼는 것이 아니라 자연과 인간이 어떻게 교유하고 느낌을 공유하는지 그 마음마저 담아내는 것이라고 했다. 해서 아웃도어 같은 알록달록함도 이 시대의 우리가 즐기는 산행 문화로서 그림에 들어가는 것이 생활산수, 또는 도서출판 다빈치가 펴낸 도록집 ‘북한도봉 인문진경’에 또렷이 드러난 개념이라고 했다. 이미 책을 많이 낼 정도로 필력도 빼어난 그의 말을 옮기면 “인문과 지리, 유산과 풍광을 시인은 쓰고 화가는 그렸다”고 했다. 한국화 화가인데도 빈센트 반 고흐의 말을 들려주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화가는 보통 사람이 보고도 보지 못하는 것을 간파해 일러주어야 할 의무가 있다.” ‘여성봉 바위에서 본 오봉과 북한산의 밤’ 역시 바위 바닥에 누워 바라본 풍광을 담은 것인데 사람들은 그 바위 앞에서 바라보면 그 장면 안 나온다고, 딴소리를 한다고 했다. 그가 멀리 산청에서 한달에 한번 상경해 산을 타고 내려가는 일정을 하게 된 것은 40년 서울살이 할 때 했어야 했던 일을 미룬 죗값을 한 것이라고 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의 이해를 구해 남들이 가지 못한 곳을 조금 빠르게 다녀와 시간을 아낄 수 있었다. 화첩만 무려 13권이라니 얼마나 많이 그리고 그렸는지 짐작도 되지 않는다. “돈도 안 되는 그림들”을 그린 뒤 “내 죽은 뒤에나 진가를 알아주면 다행”이라고 여기고 있었는데 그의 다른 작품들을 여럿 소장하고 있는 이화여대 박물관과 이배용 전 총장의 배려로 JCC아트센터 귀한 공간을 얻어 북한과 도봉을 그린 150점 가운데 겨우 40점만 내걸게 됐다.지독한 사람이다 싶다. 바닥에 엎드려 작업하고, 그러다 한 번 작품을 들어 펼쳐 보고 전모를 본 다음 다시 바닥에 엎드려 작업한다고 했다. 까마귀처럼 하늘을 빙 돌고, 다시 지상에 내려와 부분을 보는 경지다. 정민 교수는 이를 ‘대관소시(大觀小視)’라고 표현했다. 전북 남원 실상사에 있는 부처와 사찰, 주변 풍광을 모두 표현했는데 도법 스님이 그냥 떠나겠다는 그의 발길을 붙잡고 일주일만 더 있어 보라고 해 그랬더니 일주일 만에 벼락처럼 깨치듯 전체가 부분으로, 부분은 전체로 맥이 뚫려 일거에 작업했다고 했다. ‘북한도봉 인문진경’ 책을 짠 박성식 다빈치 대표는 “선생이 얼마나 대단한가 하면 산청 대원사 작품을 보고 직접 가서 장독대 숫자를 세봤다. 하나도 틀리지 않았다”고 했다. 이 화백에게 그 얘기를 했더니 “쓸데없는 소리”라고 뚝잘랐다. 상투적으로 앞으로의 계획을 물었다. 그는 우리 문화유산을 화폭에 옮기는 작업을 하고 있으니 그걸 잘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 정신은 법고창신(法古創新)의 붓길이길 희망한다고 했다. 전시회 구경을 마치고 점심을 드는데 전북 정읍에 내려가 노모 모시며 농사 짓는 틈틈이 작업한다는 ‘영원한 토지 그림 그리는’ 박정렬(73) 화백을 만났다. 그의 거칠고 투박하며 끝이 뭉툭하게 돌아간 손가락 마디들이 자꾸 눈에 밟힌다.이 화백의 그림이 어떤 점이 좋냐고 물었더니 그의 답이 이랬다. “하늘이나 나무를 보면 생명이 솟음치는 기운 같은 게 느껴진다. 생각대로 쉽게 되는 일이 아니다. 이 작품만 봐도 하늘에 영기(靈氣) 같은 게 느껴진다. 이 화백은 붓질을 한번에 긋는데 거기에 생명과 약동하는 기운이 있다.” 박 화백에게 꼭 보라고 권할 만한 작품을 꼽아달라고 하니까 도록집을 한참이나 꼼꼼이 뒤져 3층 계단 바로 앞의 ‘영봉에서 본 인수봉’을 찾아냈다. 지난 15일 막을 올려 내년 1월 31일까지 월요일과 성탄절, 설연휴만 빼고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마침 북한산 형제봉 능선 아래 내처 내려가면 성곽길 나오고 조금 더 내려가면 전시관에 이른다. 북한과 도봉을 사랑하는데 아직 눈이 어두워 산의 전모를 발견하지 못한 이들이 이참에 눈과 귀를 확 떴으면 좋겠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알쏭달쏭 건강보험 풀이]

    Q. ‘사전연명의료의향서’는 꼭 본인이 직접 작성해야 하나. A. 원칙적으로는 본인이 직접 작성해야 한다. 하지만 작성자가 한글을 모르거나 몸이 불편해 글씨를 쓸 수 없을 땐 녹취나 녹화로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이 자신의 뜻임을 증명하면 된다. 이런 경우에 한해 대필을 허용하고 있다. 녹취, 녹화 파일을 관리기관에 전달하면 서식에 작성자의 서명이 없어도 본인에 의한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으로 인정한다.
  • ‘나의 나라’ 양세종X우도환X김설현X장혁, ‘왕자의 난’ 이후 끝나지 않은 위기

    ‘나의 나라’ 양세종X우도환X김설현X장혁, ‘왕자의 난’ 이후 끝나지 않은 위기

    ‘왕자의 난’에 맞서는 왕의 복수가 시작된다. JTBC 금토드라마 ‘나의 나라’(연출 김진원, 극본 채승대·윤희정, 제작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나의나라문화산업전문회사) 측은 13회 방송을 앞둔 15일, ‘왕자의 난’ 이후 아직 끝나지 않은 서휘(양세종 분), 남선호(우도환 분), 한희재(김설현 분), 이방원(장혁 분)의 위기를 포착해 궁금증을 높인다. 지난 방송에서는 이방원의 살아남으라는 포효와 함께 마침내 ‘1차 왕자의 난’이 시작됐다. 누이 서연(조이현 분)을 잃었던 서휘는 이방원의 칼이 되어 남전(안내상 분)의 세상을 끝내며 복수에 성공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자신의 앞을 막아선 친우 남선호를 베야만 했다. 아버지인 남전의 세상을 무너뜨리고 그를 역적으로 만들고자 했던 남선호는 서휘의 칼에 찔렸고, 평생 애증했던 남전의 죽음을 눈앞에서 목도했다. 이방원은 끝까지 자신을 시험하려던 이성계(김영철 분)와의 길을 끊어내고 왕으로 향하는 새로운 길을 냈다. 결국 방석의 주검을 마주한 이성계에게 “전하의 욕심 때문에, 옥좌를 지키시려고 자식들을 싸우게 하셨고, 그 싸움을 즐기셨고, 그 결과가 이것”이라고 비난하는 이방원과 “너는 모든 이의 저주 속에서 홀로 죽을 것이다”라고 저주하는 이성계의 대면은 잔인하고 비정한 권력의 속성을 드러냈다. 이방원과 이성계는 물론 서휘, 남선호, 한희재의 운명을 송두리째 바꾼 ‘1차 왕자의 난’은 그렇게 어두운 밤 속으로 사라졌으나, 아직 끝나지 않은 피의 전쟁이 예고되고 있다. ‘왕자의 난’으로 모든 것이 정리됐다고 생각했을 때 이들 앞에 다른 길이 열린다. 그 중심에는 아들에게 또 다른 아들을 잃은 이성계가 있다. 분노가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활을 겨눈 이성계. 시위가 향하는 곳에는 이방원이 서 있다. 두 팔을 벌리고 아비의 분노를 온몸으로 받아내는 이방원의 표정엔 흔들림도 두려움도 없다. 이미 수차례 이성계에게 실망하고 좌절했던 이방원은 차가운 눈으로 권력을 잃은 아버지의 얼굴을 마주할 뿐이다. ‘왕자의 난’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데 기여한 서휘와 한희재에게도 위기는 찾아온다. 공개된 사진에는 갑자기 습격당한 이화루의 모습이 담겨있다. 등에 피를 흘린 채 쓰러진 한희재의 고통스러운 얼굴과 이를 목격한 서휘의 흔들리는 눈빛은 위기를 짐작게 한다. 이방원이 일으킨 왕자의 난이 성공하면서 남선호에게는 역적의 자식이라는 주홍글씨가 붙게 된다. 포박된 채 피를 흘리는 남선호는 이방원 앞에서 날카로운 눈빛을 부딪쳐 보지만, 이미 권력은 이방원의 손에 들어있다. 많은 이들이 죽고 피를 흘려야 했던 ‘왕자의 난’은 거센 후폭풍을 몰고 온다. 1차 왕자의 난으로 뒤집힌 세상을 다시 손에 넣기 위해 왕의 복수가 시작된다. 이미 삼군부와 도당은 이방원이 장악했지만 새 나라를 연 이성계의 힘을 간과할 수는 없다. 사정문 앞에서 금군을 습격한 서휘와 이성계의 회궁길을 막아선 한희재가 이성계의 진노를 피할 수 있을까. 당장의 생존이 불투명해진 남선호는 어떻게 살아남을까. 앞서 공개된 예고편에서는 “방간을 이용해 방원을 친다”고 말하는 남선호의 모습이 그려져 더욱더 궁금증을 증폭한다. 이방원과 이성계의 전쟁이 끝나지 않은 가운데 세 남녀의 운명이 궁금증을 증폭한다. ‘나의 나라’ 제작진은 “1차 왕자의 난은 또 다른 사건의 도화선이 된다. 여기에 이방원을 견제하는 이방간도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하며 절대 변수로 작용하게 된다”라고 전하며 “종영까지 4회를 남겨두고 있다. 끝까지 숨 가쁘게 몰아칠 예정이니 지켜봐 달라”고 기대를 당부했다. ‘나의 나라’ 13회는 오늘(15일) 밤 10시 50분 JTBC에서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모던 패밀리’ 임지은♥고명환, 2세 계획 질문에 ‘19금’ 응수

    ‘모던 패밀리’ 임지은♥고명환, 2세 계획 질문에 ‘19금’ 응수

    임지은이 결혼 5주년을 맞아 시댁 식구들의 ‘서프라이즈’ 선물을 받고 눈시울을 붉힌다. 15일 방송하는 MBN ‘모던 패밀리’(기획 제작 MBN, 연출 송성찬) 38회에서는 고명환과 임지은이 양가 어머니를 모시고 다 같이 김장을 담그는 와중에 뜻밖의 선물을 받고 감동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김장하러 모인 바로 다음 날이 ‘임고’ 부부의 다섯 번째 결혼기념일인 것을 안 시댁 식구들이 깜짝 축하 파티를 연 것. 고명환의 어머니, 누나, 조카 등은 예쁜 케이크를 안기면서 “결혼 축하합니다~”라며 합창한다. 특히 시어머니가 손글씨로 정성스레 적은 편지를 받은 임지은은 목이 메어서 입을 닫는다. 이후 조용히 편지를 읽어내려 가고, 임지은의 시어머니와, 바로 옆에 자리한 임지은 모친은 따스하게 미소지어 감동을 더한다. 나아가 고명환의 누나는 “촛불을 시원하게 한 번에 끄면 아이가 생기지 않을까?”라며 소원 미션을 제안한다. 임지은과 고명환은 힘차게 촛불을 끄며 2세를 향한 의지를 불태운다. “결혼기념일에 뭐할 거냐?”는 질문에는 고명환이 19금(?) 대답을 내놓아 양가 부모님을 흡족케 한다. 스튜디오에서 임고 부부의 VCR을 지켜보던 임하룡은 “김장하는 날 원래 애가 잘 생긴다”며 덕담을 한다. 제작진은 “고명환-임지은의 양가 어머니들이 사돈이지만 워낙 친해, 김장을 하면서 많은 이야기들이 오갔다. 사별한 남편과의 추억을 이야기할 때는 모두가 깊은 그리움을 웃음으로 유쾌하게 승화시켰다. 소탈하고 정이 깊은 임고 부부의 김장 이야기에 많은 시청자들이 공감하실 것”이라고 전했다. 임고 부부의 김장 이벤트 외에도 임하룡이 설운도를 만나 가수 도전의 의지를 불태우는 모습이 펼쳐져 폭풍 웃음을 선사할 예정이다. 불금의 ‘실검 제조’ 예능 MBN ‘모던 패밀리’ 38회는 15일(오늘) 밤 11시 방송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식품 광고에 ‘천연’ ‘최초’ 함부로 못 쓴다

    성적 호기심 유발 그림·문구도 금지 규정 위반 땐 최대 10년 이하 징역형 앞으로 식품 광고에 ‘슈퍼푸드’, ‘천연’, ‘최초’라는 문구를 함부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 또 물이 아니면 음료수에 ‘○○수’ 같은 제품명을 붙여서는 안 되고, ‘키스하고 싶어지는 젤리’와 같이 성적 호기심을 유발하는 문구도 쓰면 안 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식품에 표시해서는 안 되는 광고 문구 등을 구체적으로 예시한 ‘식품 등의 부당한 표시 또는 광고의 내용 기준’을 제정했다고 13일 밝혔다. 고시에 따르면 식품업자는 객관적·과학적 근거가 충분하지 않은 용어를 사용해 소비자를 혼란하게 해서는 안 된다. 예를 들어 슈퍼푸드, 당지수 같은 용어를 쓰면서 자사 제품이 타사보다 우수하다는 식의 홍보를 해서는 안 된다. 특히 ‘최초’를 입증할 수 없는 경우 ‘국내 최초로 수출한 회사’ 같은 문구를 사용하는 것도 금지된다. ‘다른 제품과 달리 이 제품은 ○○을 첨가하지 않습니다’와 같은 타사 비방성 문구도 허용되지 않는다. 먹는물과 유사한 음료에 ‘○○수’, ‘○○물’, ‘○○워터’ 등 먹는물로 오인할 수 있는 제품명을 표시해서도 안 된다. 단 14포인트 이상의 글씨로 ‘탄산수’ 등 식품유형을 표시하는 경우에는 허용된다. 소비자를 기만하는 광고도 금지된다. 고춧가루에는 원래 고추씨가 들어가지 않는데도 ‘고추씨 무첨가’라고 표시하거나 원래 타르 색소 사용이 금지된 면·소스·장·커피 등에 ‘색소 무첨가’라고 광고해서는 안 된다. ‘환경호르몬’ 등 범위를 구체적으로 정할 수 없는 인체 유해물질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광고나 자연 상태의 농·임·수·축산물에 ‘천연’ 또는 ‘자연’ 등의 용어를 쓰는 것도 금지된다. 나체 표현 등 성적 호기심을 유발하는 그림, 사진, 문구의 사용도 마찬가지다. 이를 어겼다가 적발되면 최대 10년 이하의 징역, 1억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
  • 이범수, 소다 남매와 함께한 생일파티 “많이 컸네” [EN스타]

    이범수, 소다 남매와 함께한 생일파티 “많이 컸네” [EN스타]

    배우 이범수가 행복한 생일을 보냈다. 이범수의 아내 이윤진은 13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어제는 범아빠의 생일이었어요. 소다는 SURPRISE 준비 중”이라는 글과 함께 여러장의 사진을 게재했다. 공개된 사진 속에는 이범수 몰래 이범수의 생일 파티를 준비 중인 가족들의 모습이 담겼다.이범수는 소다남매의 서프라이즈 이벤트에 활짝 미소를 지었다. 특히 삐뚤빼뚤한 글씨로 적은 아들 다을 군의 편지가 눈길을 끈다. 한편 이범수와 이윤진은 지난 2010년 결혼해 슬하에 1남 1녀를 두고 있다. 사진 = 서울신문DB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20년 억울한 옥살이했는데…“감사하다”는 화성 재심 청구자 윤씨

    20년 억울한 옥살이했는데…“감사하다”는 화성 재심 청구자 윤씨

    수감 생활·출소 후 도움 준 인사 일일이 거명재수사 나선 경찰에 대해서도 “백프로 믿는다”박준영 변호사 “이춘재 자백은 새로운 증거”소아마비 장애인 가두고 구타해 허위자백 받아 “저는 무죄입니다. 오늘은 너무 기분이 좋습니다. 큰 도움을 주셔서 깊이 감사드립니다.” 화성연쇄살인 8차 사건의 범인으로 붙잡혀 20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했다고 주장한 윤모(52)씨가 13일 사건을 다시 재판해 달라며 재심을 청구했다. 윤씨는 재심을 도와줄 박준영 변호사와 법무법인 다산의 김칠준, 이주희 변호사와 함께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었다. 화성 8차 사건은 1988년 9월 16일 경기 화성 태안읍 박모(당시 13세)양의 집에서 박양이 성폭행 당하고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다. 범인으로 검거된 윤씨는 20년을 복역하고 2009년 가석방 됐다. 하지만 화성연쇄살인사건의 피의자 이춘재가 8차 사건도 자신이 저지른 것이라고 자백하면서 윤씨의 재심 청구 여부가 주목받았다.윤씨는 당시 경찰의 강제 수사로 억지 자백을 한 것이라며 결백을 주장했다. 기자회견에서 눈길을 끈 건 윤씨가 가지런한 글씨로 직접 써온 자필 입장문이었다. 억울한 누명을 쓰고 20년간 옥살이를 한 사람답지 않게 처음부터 끝까지 도움을 받아 감사하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윤씨는 긴 수감 생활 기간, 출소 후 도움을 준 인물들을 하나씩 언급하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는 “박종덕 교도관님은 인간적으로 대화해주시고 상담도 잘 해주시고 항상 많은 도움을 주셨다”며 “종교 위원님, 힘들고 외로울 때 많은 것을 주시고 가르침을 주셨다”고 말했다. 화성 사건 재수사에 나선 경찰에 대한 감사도 잊지 않았다.윤씨는 “광역수사대 박일남 반장님 및 김현수 경사님께 감사드린다”며 “저에게 희망을 주시고 꼭 일을 해결하시겠다고 말씀하셨다”며 “지금 경찰은 백프로(퍼센트) 믿는다. 끝까지 최선을 다해주세요”라며 신뢰를 나타냈다. 듣는 사람들의 마음을 울린 건 윤씨가 돌아가신 어머니를 언급한 대목이다. 그는 “어머님께 감사드린다. 어머님은 모든 것에 희망을 주시고 인간답게 살라고 하셨다”며 “어머님을 무척 존경한다. 아픈 다리 재활에 신경을 써 주셨고 남들처럼 살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윤씨는 연락이 끊긴 외가 친척들을 다시 만나고 싶다고 했다. 윤씨는 “어머님 존함은 박금식이다. 고향은 진천이다. 아시는 분은 연락을 달라”며 “여기 오신 기자님들이 도와 주시면 일이 잘 될 것 같다”고 말했다.윤씨의 변호인인 박준영 변호사는 “이번 재심 과정은 단순히 승패 예측에 머물지 않고 당시 사건 진행 과정에서의 경찰과 검찰, 국과수, 재판, 언론까지 왜 아무도 합리적 의심을 제기하지 않았는지 돌아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재심 청구의 의미를 밝혔다. 박 변호사는 이춘재가 8차 사건 피해자의 집 대문 위치, 방 구조 등을 그려가며 침입 경로를 진술한 점은 재심 사유인 ‘새롭고 명백한 무죄 증거’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또 윤씨가 범인으로 검거된 주요 증거인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감정서가 취약한 과학적 근거에 기반했고 주관이 개입된 점 역시 문제라고 박 변호사는 짚었다.무엇보다 당시 경찰이 소아마비 장애인인 윤 씨를 불법적으로 체포, 감금했으며, 구타와 가혹행위를 저지른 것 역시 재심 사유인 ‘수사기관의 직무상 범죄’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박 변호사는 당시 경찰이 초등학교 3학년을 중퇴, 글씨가 서툴고 맞춤법을 잘 모르는 윤씨에게 자술서에 적어야 할 내용을 불러주거나 글을 써서 보여주며 작성을 강제했다고 주장했다. 박 변호사는 끝으로 윤 씨가 1∼3심까지 모두 국선 변호인의 조력을 받지 못했다며 재심사유를 판단할 때에 이런 점을 고려해달라고 요구했다.박 변호사는 “재심 청구를 통해 20년 동안 억울한 옥살이를 겪은 윤 씨의 무죄를 밝히고, 사법 관행을 바로 잡는 계기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며 “인권 수사, 과학수사 원칙, 무죄 추정 원칙, 증거재판에 관한 원칙 등이 좀 더 명확하게 개선돼야 하고, 재심의 엄격함을 보다 완화하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말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안동시 전용 서체 개발…경북 시·군 처음

    안동시 전용 서체 개발…경북 시·군 처음

    경북 안동시는 도내 시·군 가운데 처음으로 전용 서체를 개발해 무료 배포한다고 13일 밝혔다. 안동의 정체성을 담아낼 수 있는 월영교체와 깜찍하고 발랄한 느낌인 엄마까투리체 두 가지다. 각각 한글 2350자와 영문 94자, 약물 986자로 구성했다. 엄마까투리체는 안동 대표 캐릭터인 엄마까투리 귀여운 이미지에 부드러운 손글씨 느낌을 표현했다. 월영교체는 관광 명소이자 국내에서 가장 긴 목책 인도교인 월영교를 모티브로 만들었다. 전용 서체는 공공저작물로 출처를 표시하면 상업·비상업 용도를 구분하지 않고 누구나 자유롭게 쓸 수 있다. 다만, 이를 불법으로 변형해 사용하거나 유료로 양도·판매하는 등 상업적 행위는 금지한다. 시 홈페이지(https://www.andong.go.kr) 안동소개 게시판에서 전용 서체를 내려받을 수 있다. 안동시 관계자는 “전용 서체는 안동 정체성을 확립하는 문화 콘텐츠로 각종 홍보물이나 다양한 시각 매체에 두루 활용해 도시 브랜드 가치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강남순의 낮꿈꾸기] 불편함을 거부하는 교육, 미래는 없다

    [강남순의 낮꿈꾸기] 불편함을 거부하는 교육, 미래는 없다

    매 학기 강의가 시작되는 첫날, 나는 학생들에게 ‘배움이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강의를 한다. 인문학적 배움은 여러 가지 정보를 습득하고 암기하거나 또는 선생이 지닌 지식을 그대로 학생들이 전수받는 것으로는 불가능하다. 진정한 배움을 가능하게 하는 데에 필요한 우선적인 과정은 ‘불편함의 경험’이다. ‘비판적 사유’를 배우는 것을 주요한 교육 목적으로 하는 인문학적 수업을 하면서 학생들의 마음이 즐겁고 편하기만 했다면, 선생이나 학생이나 실패한 것이라고 나는 수업 시간마다 강조한다. 그래서 수업이 끝나고 강의실을 나가면서, “닥터 강, 오늘 수업 중에 내 마음이 심히 불편했습니다”라고 말하는 학생들이 종종 있다. 그 말은 나에게 ‘오늘 많이 배웠다’는 고마움의 표현을 의미하는 ‘선생과 학생 사이의 암호’가 되곤 한다. 배움이란 새로운 정보의 습득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배움이란 자신의 고유한 관점이 형성되고 그러한 관점이 타자를 보는 방식, 인생관, 세계관 등 나의 삶의 방향성을 규정할 수 있는 가치관을 구성하게 하는 것이다. 따라서 인문학적 분야의 수업을 통해서 무엇인가 배운다는 것은, 즐겁고 마음 편한 경험만으로는 불가능하다. 지금 우리가 사는 사회에서 드러나는 현상들을 그저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게 하는 수업을 통해서는, 새로운 배움이란 없기 때문이다. 비판적 사유를 동반하는 새로운 배움에는 몇 가지 필요한 구성 요소가 있다. 첫째, ‘탈자연화’의 과정이다. 변할 수 없는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실제로는 사회적으로 구성된 것이라는 사실에 대한 인식 과정이다. 둘째, 이러한 탈자연화가 가능하려면 ‘뿌리 질문’이 필요하다. ‘뿌리 질문’이란 당연하다고 생각되는 것에 물음표를 붙이는 것이다. 이러한 뿌리 질문은 어떤 관습이나 현상에 대해, 애초에 왜 그렇게 되었는가라는 근원으로 돌아가서 생각하게 하는 질문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는 곳곳에서 보이는 또는 보이지 않는 차별과 불공평이 숨쉬는 공기처럼 많은 이들의 삶을 파괴하고 깨어지게 하고 있다. 따라서 지금 눈에 보이는 차별과 배제의 현실 세계가 어떻게 구성됐으며 무엇이 문제이고 어떻게 하면 변화할 수 있는가 하는 근원적인 ‘뿌리 질문’을 하는 것은 인문학적 배움이 지닌 책임적 과제이다. 이러한 뿌리 질문을 통한 탈자연화의 과정을 거쳐서, 비로소 우리는 우리가 몸담고 살아가는 이 사회에 어떠한 방식으로 모든 사람들의 평등, 다양한 형태의 정의를 확산하는 데에 기여할 수 있는가라는 책임적 시민으로서의 과제를 인식하게 된다. 우리가 현재 살아가고 있는 사회, 문화, 관습과 전통 등은 그저 ‘주어진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과제’로서 다가온다. 인문학적 과제 중의 하나는 우리가 물려받은 다양한 전통들에 대한 해석만이 아니라 그 전통들이 지닌 다층적 문제들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고, 그 문제들을 해결하고 극복하기 위한 책임적 개입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사회의 책임적 구성원으로 성장하기 위한 교육과정에서 인문학 분야를 가르치는 교사들은, 보다 정의롭고 평등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변화의 주체가 되도록 학생들을 교육시켜야 하는 책임이 있다. 지금 자연스럽고 당연하다고 생각되는 현상들에 대해 ‘왜’를 묻게 하고 대안적 세계를 상상하게 함으로써 현실의 다양한 ‘문제’를 ‘문제로 보기 시작하는 것’에서 새로운 배움, 새로운 변화의 첫걸음을 내디딜 수 있다. 차별과 배제의 문제가 있는데 그것을 전혀 문제로 보지 못할 때, 우리 사회가 ‘모든’ 이에게 보다 정의롭고 평등한 사회로 변화되는 것은 불가능하다. 문제를 문제로 보는 배움은 ‘불편함’의 시간을 거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 학생들을 즐겁게 웃게만 하는 인문학적 수업시간에, 진정한 배움이 불가능한 이유이다. 광주의 H중학교에서 ‘성윤리 단원 수업’ 평등 교육을 담당해 학생들을 가르치던 한 도덕 교사가 직위해제를 당하고 검찰에 기소됐다. 그 교사의 이름은 배이상헌이다. 몇몇 학생들이 그 교사가 가르치는 수업에서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고 7월 4일 광주시교육청에 신고했다. 교육청은 이 신고를 ‘학교 내 성희롱 및 성폭력 고발’로 접수하고 ‘피해자’와 ‘가해자’를 분리시켜야 한다는 ‘스쿨미투 매뉴얼’에 따라 신고받은 지 20일 만인 7월 24일 ‘성비위 사건’으로 규정하고 그 교사를 직위해제했다. 뿐만 아니라 광주 남부경찰서는 ‘아동복지법 위반’ 등의 이유로 9월 23일 그 교사를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교육청은 어떤 ‘피해’와 ‘가해’인가에 대한 포괄적이고 엄밀한 검증 과정을 축소한 채 한 교사에게 ‘가해자’ 표지를 붙이고 ‘직위해제’를 해 버렸다. 교사에게 ‘가해자’ 표지가 붙은 ‘직위해제’라는 것은 한 개인과 그 가족의 경제적 생존권만이 아니라 도덕적이고 사회적인 생존권을 박탈하는 총체적 박탈조치이다. 도대체 그 교사는 무슨 잘못을 한 것인가. 나는 이 사건에서 중요한 문제로 제기된 11분짜리 단편영화 ‘억압받는 다수’와 이 단편영화의 감독인 엘레오노르 푸리아가 만든 98분짜리 ‘나는 쉬운 남자가 아니다’를 모두 보았다. 이 영화들은 ‘미러링’ 장치를 차용하면서 여성에 대한 성차별의 심각성을 인지시키는 영화이다. 이론으로 아무리 가르치려 해도 선뜻 이해 못 하는 여성 차별의 현실을, 거꾸로 ‘남성 차별의 현실’로 만들면서 비로소 이해하게 돕는 영화이다. 내가 이 두 편의 영화를 보고 내린 결론은, 성차별적 현실세계의 불평등성과 그 폭력성을 구체적이면서도 실감 나게 인지하게 하는 ‘매우 효과적인 교재’라는 것이다. 여성들이 차별당할 때는 ‘자연스럽게’ 보이는 장면들에 여성 대신 남성이 들어서니 ‘부자연스럽게’ 보이고 지독한 불편함과 수치심까지 느끼게 될 수도 있다(예를 들어 웃옷을 벗고서 조깅하는 여자, 지나가는 남자에게 성희롱하는 여자 등). 당연하게 받아들이던 현실세계가 뒤집어져서 거꾸로 재현될 때 사람들의 우선적 반응은 지독한 불편함이다.그런데 11분짜리 단편영화를 수업시간에 보고 ‘불편함’과 ‘수치심’까지 느꼈다는 몇몇 학생들의 경험에 기반해서, 학생들이 경험하는 모든 ‘불편함’ 자체를 가해·피해의 단순한 프레임에 넣는 것, 그것이 곧 선생의 학생에 대한 ‘가해’라는 결론을 내리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다. 그 ‘불편함’의 정체가 무엇인가를 복합적으로 조명하는 가장 중요한 교육적 검증 과정이 부재하기 때문이다. 몇몇 학생이 ‘불편함’을 느끼게 된 이유가 선생의 고의적이고 부당한 가해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현실에서 ‘자연스러운 것’처럼 간주되는 차별과 불평등의 문제를 문제로 보게 하려는 특정한 교육적 의도와 장치에 의한 것인지를 면밀하게 분석하고 판단해야 한다. 면밀한 정황 조사나 교육적 함의를 총체적으로 분석하는 과정을 생략한 채 성평등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가르치려고 했던 한 도덕 교사에게 ‘가해자’라는 주홍글씨를 붙이고서 직위해제는 물론 검찰에 기소까지 함으로써 ‘잠재적 범죄자’로 만드는 교육청의 행동은 그 무엇으로도 정당화되기 어렵다. 약자를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오히려 약자를 생산하는 전체주의적 교육행정의 전형일 뿐이다. ‘미러링’ 장치를 통한 성차별적 현실에 대한 문제의식의 고양이라는 수업의 목적은 간과한 채 단지 ‘남성 교사·권력자·가해자’ 대 ‘학생·약자·피해자’라는 단순 도식을 작동시키면서, 성차별적 현실에 대한 배움의 가능성을 근원적으로 차단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불편함’이 생략된 교육과정에서 현실세계가 담고 있는 무수한 차별과 배제의 문제를 문제로 인식하고 새로운 변화를 만드는 ‘변화의 주체’로서 이행하는 진정한 평등 교육은 불가능하다. 진정한 배움은 학생들에게 익숙한 인식 세계를 깨고 새로운 관점으로 주변 세계의 문제들을 보게 함으로써 상투적이고 무비판적인 인식을 깨는 ‘불편함’의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인식의 지평을 확장하는 배움이 가능하다. 특정한 학습 장치를 통해서 단지 ‘불편함을 주었다’는 이유로 교사를 징계하고 ‘가해자’라는 표지를 붙이는 행위를 “매뉴얼대로 했다”는 교육을 용인하는 사회에, 현상유지만 가능할 뿐 ‘보다 나은 미래’란 없다. 글 텍사스 크리스천대, 브라이트 신학대학원 교수 그림 김혜주 서양화가
  • [사고] 서울신문 신춘문예 새달 4일까지 접수

    ■마감 2019년 12월 4일 (당일 도착 우편물까지 유효) ■모집 부문 및 상금 ●단편소설(80장 안팎) 500만원 ●시(3편 이상) 300만원 ●시조(3편 이상) 250만원 ●희곡(90장 안팎) 250만원 ●문학평론(70장 안팎) 250만원 ●동화(30장 안팎) 250만원 ※원고량은 200자 원고지 기준 ■보내실 곳 (우편번호 04520) 서울 중구 세종대로 124 서울신문사 3층 편집국 문화부 신춘문예 담당자 앞 ■당선작 발표 2020년 1월 1일자 서울신문 지면 ■응모 요령 -응모작은 기존에 어떤 형태로든 발표되지 않은 순수 창작물이어야 합니다. 같은 원고를 타사 신춘문예에 중복 투고하거나 표절로 확인될 경우 당선을 취소합니다. -한 번 제출한 원고는 다른 원고로 바꾸거나 수정이 불가합니다. -컴퓨터로 작성한 원고는 반드시 A4 용지로 출력해 우편으로 보내십시오. 팩스나 이메일 원고는 받지 않습니다. -겉봉투에 ‘신춘문예 응모작 ○○ 부문’이라고 붉은 글씨로 쓰고 이름(반드시 본명), 주소, 연락처(집·직장 전화, 휴대전화)는 A4 용지에 별도로 적어 원고 뒤에 첨부해 주십시오. -응모작은 반환하지 않습니다. ■문의 서울신문 문화부 (02)2000-9192~8
  • 하나경, 데이트 폭력 여배우 인정 “사랑한 죄” 뭐라고 했나?

    하나경, 데이트 폭력 여배우 인정 “사랑한 죄” 뭐라고 했나?

    하나경이 ‘여배우 데이트 폭력’ 사건의 장본인임을 인정하면서도 억울함을 호소했다. 최근 하나경은 아프리카TV 개인 채널 ‘춤추는 하나경’을 통해 ‘여배우 데이트 폭력’ 사건에 대해 해명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8단독 변성환 부장판사는 특수협박, 특수폭행, 명예훼손 등으로 기소된 여배우 H씨에게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H씨는 지난해 연인 사이였던 20대 남성이 자신과 헤어지려고 하자 여러 차례 폭행하고, 해당 남성을 비방하는 글을 지인들에게 퍼뜨린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H씨는 남자친구를 향해 승용차로 들이받을 것처럼 돌진하거나, 이 남성이 승용차 보닛 위로 올라간 상황에서도 승용차를 그대로 출발시켜 피해자가 도로에 떨어지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여배우 데이트 폭력’이라는 이름으로 실시간 검색어가 등장했고, ‘배우H’에 대해 관심이 높아졌다. 이런 가운데, 하나경이 ‘배우H’라는 의혹이 불거졌다. 하나경은 이날 오후 개인 채널을 시작할 당시 이 소식을 접하지 못한 듯 보였다. 팬들이 대화창에 “뉴스가 많이 나오고 있다”, “기사 보셨느냐” 등의 이야기를 꺼내자, 하나경은 “내가 뉴스에 나왔느냐. 요즘 인터넷을 하지 않고 있어서 보지 못했다”라며 잠시 방송을 중단한 후 재개했다. 이후 다시 등장한 하나경은 “그 기사는 내가 맞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기사가 과대포장 돼서 여러분들이 오해할 수 있는 부분을 말씀드리려고 한다”고 입을 열었다. 하나경은 “2017년 7월에 호스트바에서 전 남자친구를 처음 만났다. 제가 놀러 간 건 아니고, 아는 여자 지인이 오라고 해서 갔다”라며 “이후 남성과 교제를 하게 됐고, 2017년 11월부터 전 남자친구와 동거를 했다. 외로웠다”고 이야기했다. “전 남자친구를 너무 사랑했다. 월세도 내가 더 많이 냈고, 2018년 1월 중국으로 어학연수를 가고 싶다고 해서 연수 비용도 도와주고 마사지나 먹는 것도 도와줬다”고 덧붙였다. 특히 폭행과 협박에 대해 억울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기사처럼 2018년 10월 식당에서 말다툼을 했다. 그 후 전 남자친구가 나갔고, 전화도 안 받아서 집으로 갔다. 그런데 그 친구가 택시에서 내렸고, 나는 그에게 차에 타라고 했다. 하지만 무시하고 가길래 쫓아갔다. 그때 그가 돌연 내 차 앞으로 와서 급정거를 했다. 그랬더니 씨익 웃으면서 놀란 척 연기를 하더라”며 “이후 집에서 전 남자친구를 만나 이 상황에 대해 실랑이를 벌였다. 경찰에 신고하려고 하길래 하지 말라고 하면서 다툼이 있었고, 경찰이 오니까 할리우드 액션을 했다. 그래서 나는 해명했고, 경찰에 블랙박스 영상도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또 하나경은 “나는 한 번도 때린 적이 없다. 그 사건이 왜 집행유예가 나왔는지 모르겠다. 그 사람은 증거를 하나도 제출하지 못한 게 팩트다. 기사에 나온 단톡방은 더이상 피해자가 없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전 남자친구의 여자 손님들을 단톡방에 초대해 그 사람이 내게 한 짓을 설명했다. 집행유예가 나온 게 많이 억울하다. 분하다”라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오히려 내가 폭행당했다. 저는 그 사람한테 맞은 동영상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 친구를 너무 사랑하고, 결혼할 사람으로 생각해서 고소를 안 했다. 저는 사랑한 죄밖에 없다”며 또 한 번 눈물을 흘렸다. 한편 하나경은 지난 2005년 MBC드라마 ‘추리다큐 별순검’을 통해 데뷔했다. 이후 ‘주홍글씨’ ,‘근초고왕’, ‘전망 좋은 집’, ‘레쓰링’, ‘처음엔 다 그래’ 등에 출연해 얼굴을 알렸다. 최근 아프리카TV BJ로 전향한 하나경은 지난 5월 배우 강은비와 설전을 벌이며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사진 = 서울신문DB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조계종, 한국 불교 최초 ‘동안거’ 수행 진행

    조계종, 한국 불교 최초 ‘동안거’ 수행 진행

    오는 11일부터 조계종 총무원장을 필두로 무연, 성곡, 진각, 호산, 심우, 재현, 도림, 인산 총 아홉 명의 승려들이 3달간 천막 법당에서 동안거 수행을 진행한다고 7일 밝혔다. 동안거는 승려들이 음력 10월 보름에서 이듬해 정월 보름까지 3달 간 외부와의 출입을 끊고 참선수행을 하는 것을 말하며 한국 불교 역사상 처음으로 진행된다. 불교계는 이를 통해 수행 기풍을 진작시키고 대중들의 관심을 끌어 모아 불교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어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 지난 11월 4일, 경기도 하남시 위례신도시 건립 예정지 내에 있는 종교부지에서 천막 법당인 상월선원(霜月禪院)의 봉불식 및 현판식이 진행됐다. 상월선원 글씨는 조계종 종정 진제 스님이 썼다. 이날 행사에는 원행 조계종 총무원장을 비롯해 스님 200여 명과 신도 등 2,500여명이 참석했다. 봉불식 및 현판식 및 개회에 이어 삼귀의와 반야심경, 내빈과 정진대중 소개(상월선원 총도감 혜일스님), 취지 및 경과(화엄사 주지 덕문스님), 고불문(정진대중 진각스님), 치사(총무원장 원행스님), 축사(중앙종회의장 범해스님), 인사말씀(선덕 정묵스님), 축가(봉은합창단), 발원문(중앙신도회장 이기흥), 상월선원 현판 제막 순으로 법회가 진행됐다.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은 “탈종교의 시대에 불교 위기를 새롭게 극복해 낼 수 있는 커다란 희망을 위례 천막불사에서 찾고자 한다. 상월선원 천막결사는 우리 불교계와 사회에 던지는 큰 울림이다”라고 강조했다. 중앙종회의장 범해 스님은 “출가 수행자 본연의 모습을 통해 불교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높이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조계종 중앙신도회 이기흥 회장은 “국민을 화합하는 불교의 등불이 피어나도록 몸과 마음으로 하나 되어 지키며, 부처님 제자의 삶을 살아가겠다”고 발원했다. 천막 결사에 동참하는 스님들을 대표해 봉은사 진각스님이 낭독한 고불문에는 서슬 퍼런 결의가 담겨 있다. “첫째, 하루 14시간 이상 정진한다. 둘째, 공양은 하루 한 끼만 먹는다. 셋째, 옷은 한 벌만 허용한다. 넷째, 양치만 허용하고 삭발과 목욕은 금한다. 다섯째, 외부인과 접촉을 금하고, 천막을 벗어나지 않는다. 여섯째 묵언한다. 일곱째, 규약을 어길 시 조계종 승적에서 제외한다는 각서와 제적원을 제출한다.” 진각 스님은 “내 몸은 말라버려도 좋다. 가죽과 뼈와 살이 녹아버려도 좋다. 어느 세상에서도 얻기 어려운 저 깨달음에 이르기까지 이 자리에서 죽어도 결코 일어서지 않으리라. 저희의 맹세가 헛되지 않다면, 이곳이 한국의 붓다가야가 될 것이다”라며 천막 법당에서 동안거에 들어가는 스님들의 각오를 전했다. 동안거에 들어가는 11월11일 월요일 오후 2시에는 천막법당을 일반인들에게 공개할 계획이다. 이후 3달 간의 안거가 끝날 때까지 천막 법당 문은 굳게 닫힌다. 조계종은 천막 법당 옆에 일반인들이 수행할 수 있도록 임시로 열린 법당을 만들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장애인 예술가에 대관 꺼려… 전용 극장 절실”

    “장애인들이 공연한다고 하면 극장 측은 무대나 건물이 파손될 수 있다고 꺼립니다. 대관료도 비싸고 객석 채우기도 어려워 비용 부담도 크죠. 장애인 예술가들도 편하게 대관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주거나 장애인 극단을 위한 전용극장을 세워주면 좋겠습니다.” 서울시의회는 9월 의정모니터링 시민 의견 심사회의에 접수된 69건 가운데 김영주씨의 ‘장애인이 공연장을 많이 대관할 수 있게 해주세요’를 포함한 10건을 우수 의견으로 선정했다고 4일 밝혔다. 김씨는 “훌륭한 장애인 예술인들이 많지만 대학로 같은 곳도 장애인들이 들어갈 수 있는 공연장이 거의 없다고 한다”며 장애인들이 예술적 기량과 창의성을 마음껏 펼 수 없는 현실을 안타까워하며 지원책을 요구했다. 김치휴씨는 서울 도심 버스정류장 시설물에 표기된 노선표의 글씨 크기가 작고 야간에는 조명 반사로 읽기가 더욱 어렵다며 개선을 촉구했다. 김씨는 “노선표 글씨체 크기를 키우고 노선표를 현재의 ⊃ 형태가 아닌 ㄹ자 형태로도 배열하면 글씨를 넉넉하게 배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야간에는 광고 조명 밝기가 노선표 읽기를 방해하지 않도록 조명 위치와 밝기도 조절해달라”고 제안했다. 시의회는 의정 발전과 선진 의회 구현을 위해 20세 이상 시민 237명을 모니터로 위촉해 시 정책이나 의정 활동에 대한 의견을 매달 듣는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실종자 가족 “독도 헬기 ‘펑’하며 추락한 영상 봤다”

    실종자 가족 “독도 헬기 ‘펑’하며 추락한 영상 봤다”

    소방당국·해경 “그런 영상 없다” 반박 블랙박스 등 담긴 꼬리 날개 부분 발견 실종자 5명 수색은 별다른 진척 없어독도 인근 해상에서 응급환자 이송 도중 추락한 소방헬기 사고 원인 조사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실종된 5명의 수색은 별다른 진척이 없었다. 동해지방해양경찰청은 청해진함이 인양한 사고 헬기 동체를 김포공항으로 옮겨 원인조사에 나설 계획이라고 4일 밝혔다.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 조사위원회는 사고 발생 직후 조사관 5명을 투입, 사고 배경 조사에 착수했다. 문제는 소방헬기의 블랙박스를 수거하는 일이다. 제병렬 해군 특수전 전단 참모장은 이날 오후 “블랙박스와 보이스 레코더는 꼬리 날개 부분에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그는 “중앙 119구조본부라고 적힌 글씨 중 119라고 써 있는 부분에 블랙박스, 보이스레코더가 있는 것”이라며 “오늘 야간에 무인잠수정(ROV)으로 탐색해 실종자부터 수습한 이후 꼬리 날개 부분을 인양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해군은 이날 오후 9시 30분쯤 현장에 도착할 청해진함의 무인잠수정을 활용해 5일 아침까지 실종자 수습에 주력할 방침이다. 동체가 김포공항으로 옮겨지면 비상부유장치 작동 여부 등 기체 결함 가능성에 대한 정밀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실종자 5명을 찾기 위한 수색도 닷새째 이어졌다. 동해해경 등 수색 당국은 이날 오전 7시 30분부터 추락 지점 반경 55㎢에 함정 14척과 항공기 6대, 드론 2대를 투입해 해상 및 수중 수색을 진행했다. 그러나 남동 방향으로 35㎞가량 떨어진 해상에서 동체 일부가 발견된 것 외에 별다른 진전은 없었다. 황상훈 동해해경 수색구조계장은 “해군 무인잠수정은 물론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이 보유한 음파탐지장비인 사이드스캔소나 등 가용 장비와 인력을 총동원해 실종자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이종후(39) 부기장과 서종용(45) 정비실장이 안치된 대구 동산병원 백합원과 해군이 실종자 가족에게 수색 관련 브리핑을 한 대구 강서소방서에는 오열과 한숨만 가득했다. 한 유족은 사고 며칠 전 아들이 올린 손자 생일 사진을 보며 울먹였다. 강원 원주시에서 급히 올라온 이 부기장의 아버지는 아들을 데려간 하늘이 야속한 듯 눈시울을 붉히며 말을 잇지 못했다. 실종자 배모(31)씨의 가족은 “수영을 잘하는 아들이 어디선가 나타나지 않을까” 하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울릉도를 떠나지 않고 있다. 한편 이날 일부 실종자 가족이 ‘펑’ 소리 후 소방헬기가 추락하는 영상을 수색 당국이 보여 줬다는 주장을 제기해 논란이 일었다. 이들은 강서소방서에서 “사고 초기 다 함께 모인 장소에서 동영상을 보여 줬다”며 “헬기가 하늘 위로 날다가 갑자기 기울고 곧이어 ‘펑’ 하는 소리와 함께 바다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중앙119소방본부 관계자는 “‘펑’ 소리가 나는 영상이 있다는 말은 전혀 듣지 못해 실종자 가족들 진술에 대한 확인이 불가능하다”며 “출처가 다른 얘기로 보인다”고 말했다. 해경 관계자도 “저희가 제공한 추락하는 영상은 전혀 없다”며 “KBS에서 찍은 영상도 이륙 전까지가 전부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동해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자폐증 아들의 생애 첫 질문…”사람들이 날 좋아할까요?”

    자폐증 아들의 생애 첫 질문…”사람들이 날 좋아할까요?”

    자폐증을 가진 아들이 태어나 처음으로 건넨 질문에 어머니는 몰래 눈물을 훔쳐야만 했다. 미국 플로리다에 거주하는 케리 블로흐(61)와 그녀의 남편은 살면서 아들과 제대로 대화해 본 적이 없었다. 아들 데이비드 블로흐(21)가 자폐증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데이비드는 불임 판정을 받은 케리가 어렵게 얻은 자식이었다. 그녀는 1일(현지시간) 한 인터뷰에서 “마흔 살에야 겨우 얻은 아기였다. 의사들이 애를 낳지 못할 거라고 했기에 더욱 귀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아들은 4살 무렵부터 심각한 자폐증 증세를 보였다. 스스로 말하기를 멈췄고, 여러 번 말을 시켜야 겨우 단어 하나 내뱉는 수준이 됐다. 의사소통은 불가능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선천적 희소병인 중증면역결핍증까지 겹쳤다. 면역체계가 제 기능을 못했고, 사람들과 떨어져 격리나 다름없는 생활을 해야만 했다.외톨이나 다름없던 데이비드는 풋볼 경기에만 몰두했다. 태어나 처음으로 내뱉은 완성된 문장이 “나는 재규어(풋볼팀 ‘잭슨빌 재규어스’)를 사랑한다”였을 정도다. 케리는 “뇌졸중 때문이긴 했지만 그나마 함께 살던 할머니마저 1년 전 돌아가시고 아들에게 남은 유일한 친구는 나와 남편뿐이었다”라고 설명했다. “홀로 사는 아들을 보며 늘 마음이 아팠다. 아들에게 친구가 생기기를 간절히 기도했다”고 설명했다. 제대로 된 대화는 어렵지만, 친구가 있었으면 한 건 데이비드도 마찬가지였나보다. 21년 인생 최초로 던진 질문에 그런 데이비드의 외로움이 묻어났다. 케리는 지난달 30일 자신의 SNS에 “자폐증을 가진 21살짜리 아들은 의사소통 능력이 없다”면서 “(그런 아들이) 오늘 태어나 처음으로 내게 질문을 던졌다”고 밝혔다.데이비드가 했다는 최초의 질문은 다름 아닌 “사람들이 나를 좋아할까요?”였다. 케리는 자신을 좋아할 사람이 있을지 묻는 아들을 보면 눈물을 쏟을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아들은 사랑을 받고 싶어 하고, 친구를 원하는데 정작 친구 만드는 법을 모른다”며 울컥했다. 데이비드의 간절함이 전해진 걸까. 얼마 후 수백 명이 친구를 자처하고 나섰다. 현지언론은 케리의 SNS를 통해 데이비드의 사연을 접한 사람들이 지지를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데이비드에게 런던에 친구가 있다고 전해달라, 사랑을 보낸다”라거나 “안경을 조립하는 일을 하는 서른 살짜리 내 아들도 자폐다. 데이비드를 사랑한다”라는 등 1만 개에 달하는 응원이 쇄도했다. 케리는 “아들과 함께 답글 하나하나를 일일이 보고 있다”면서 “별다른 말은 하지 않았지만 예쁘다, 좋다는 단어를 반복하며 미소짓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내 평생 아들이 그렇게 웃는 걸 본 적이 없다”고 기뻐했다.이들 모자는 몇 달이 걸릴지 모르지만 메시지를 보내준 모든 이들에게 답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데이비드는 며칠 후 삐뚤빼뚤한 글씨로 쓴 메시지로 일단 감사를 전했다. 케리는 이번 일이 사람들에게 온라인 세상도 아름다울 수 있다는 걸 알려주기를 바라고 있다. 그녀는 “사람들은 늘 SNS가 끔찍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건 우리 하기 나름이라고 말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한편 데이비드의 부모는 자신들이 영원히 아들 곁에 있을 수 없다는 걸 알고 있다면서, 훗날 데이비드와 함께해 줄 누군가가 옆에 있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했다. 그들은 부모가 죽고 난 후에도 아들이 새로운 친구들에게 사랑받으면서 행복하고 안전하게 지내길 바랄 뿐이라고 덧붙였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조의문 보내고 찬물 끼얹은 김정은…군 “北, 미상 발사체 발사”

    조의문 보내고 찬물 끼얹은 김정은…군 “北, 미상 발사체 발사”

    해빙 무드 기대에 미사일로 답한 김정은전날 文에 “깊은 추모와 애도” 조의문日방위성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문재인 대통령이 눈물을 흘렸던 모친상 마지막날인 31일 북한이 동해 방향으로 미상 발사체 2발을 발사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부의를 알리지 않은 문 대통령에게 먼저 “깊은 추모와 애도”를 표하는 조의문을 보내와 얼어 붙은 남북관계에 해빙 무드가 오는 게 아니냐며 기대했지만 청와대 발표 수시간 만에 찬물을 끼얹은 셈이 됐다. 합동참모본부는 31일 “북한이 오늘 오후 평안남도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미상 발사체 2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합참은 “우리 군은 추가 발사에 대비해 관련 동향을 추적 감시하면서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2일 원산 북동쪽 해상에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3형’을 발사한 지 29일 만이다. 북한은 올해 들어 이번까지 12번째 단거리 발사체 및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다. 한미 군 당국은 북한이 발사한 발사체의 기종을 정밀 분석하고 있다.육상에서 해상으로 발사한 것으로 미뤄 SLBM이 아닌 초대형 방사포나 신형 전술지대지미사일 가능성 등이 거론되고 있다. 북한은 지난달 10일 오전 초대형 방사포 2발을 발사했으나, 한 발은 내륙에 낙하해 실패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날 일본 방위성은 북한으로부터 탄도미사일로 보이는 것이 발사됐다고 발표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일본 해상보안청도 “북한으로부터 미사일이 발사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고 NHK가 보도했다. NHK에 따르면 해상보안청은 이날 오후 4시40분 해상보안청이 이런 항행 정보를 발표하고 항행 중인 선박에 대해 향후 정보에 주의할 것을 요청했다.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문 대통령 모친 강한옥 여사의 별세에 손글씨로 쓴 조전을 보내왔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춘추관 브리핑에서 “고(故) 강한옥 여사 별세에 대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30일 문 대통령 앞으로 조의문을 전달해왔다”면서 “김 위원장은 조의문에서 강 여사 별세에 대해 깊은 추모와 애도의 뜻을 나타내고 문 대통령께 위로의 메시지를 전했다”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조의문은 전날 오후 판문점을 통해 전달받았고, 같은 날 밤늦은 시각에 빈소가 차려진 부산 남천성당에서 문 대통령에게 전달됐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모친의 3일장을 지낸 뒤 안장식까지 마치고 청와대로 복귀했다. 다음달 1일부터 정상근무한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싸이코패스 다이어리’ 작가 “윤시윤 최적의 배우, 착해보이지만..”

    ‘싸이코패스 다이어리’ 작가 “윤시윤 최적의 배우, 착해보이지만..”

    올 하반기 기대작 tvN ‘싸이코패스 다이어리’를 집필한 류용재 작가가 배우 윤시윤-정인선-박성훈에 대한 강한 믿음을 드러냈다. tvN 새 수목드라마 ‘싸이코패스 다이어리’(연출 이종재, 극본 류용재, 김환채, 최성준, 제작 스튜디오드래곤, 키이스트)는 어쩌다 목격한 살인사건 현장에서 도망치던 중 사고로 기억을 잃은 호구 육동식(윤시윤 분)이 우연히 얻게 된 살인 과정이 기록된 다이어리를 보고 자신이 싸이코패스 연쇄살인마라고 착각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드라마 ‘백일의 낭군님’을 연출한 이종재 감독과 드라마 ‘라이어 게임’, ‘개와 늑대의 시간’ 등을 집필한 류용재 작가가 의기투합한 작품으로 기대를 높이고 있다. 이 가운데 류용재 작가가 신선한 설정이 매력적인 ‘싸이코패스 다이어리’ 탄생 배경을 밝혀 이목이 집중된다. 그는 “아이템 회의 중 기억상실에 걸린 싸이코패스 연쇄살인마에 대한 아이디어가 나왔다. 처음엔 무거운 스릴러로 이야기를 풀다가 문득 ‘그 모든 게 착각이라면? 재밌겠다’ 싶었다”며 “이후 ‘싸이코패스 같은 인간이 성공하는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라면 그들과 같은 괴물이 되어야만 할까?’라는 주제를 출발점으로 시작하게 됐다”고 덧붙여 극에 대한 흥미를 자극했다. 이어 류용재 작가는 “윤시윤-정인선-박성훈 모두 재능 있고, 성실한 배우들이다. 무엇보다 선한 사람들인 점이 좋다”며 주연배우들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육동식 역을 맡은 윤시윤에 대해 “윤시윤씨는 착하고 어리숙해 보이지만, 우직하고 속이 아주 단단하다. 자신의 연기에 대해 누구보다 치열하게 고민하는 모습이 좋은 배우”라고 밝혔다. 이어 류용재 작가는 “허술하지만 인간미 넘치는 호구 동식과 스스로를 싸이코패스로 착각하고 매섭게 변하는 동식, 둘 다를 연기할 최적의 배우라 생각한다”며 강한 신뢰를 드러내 관심을 높였다. 심보경 역을 맡은 정인선에 대해서는 “정인선씨는 굉장히 어른스럽고 겸손하다. 하지만 선한 눈웃음 뒤에 아역시절부터 다져진 내공을 숨기고 있다”라며, “동네 경찰로 주어진 현실에 충실하려 노력하지만, 결국 억눌러온 수사 본능을 따라 포식자를 쫓게 되는 심보경이라는 인물을 인선씨라면 잘 해낼 거라 믿는다”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동시에 류용재 작가는 “극중에 영화 ‘살인의 추억’이 언급되는 장면들이 있는데, 마지막 장면에 아역으로 등장했던 인선씨의 배경을 알고 보시면 더 재미 있으리라 생각한다”며 시청 팁을 전하기도. 이와 함께 류용재 작가는 서인우 역을 맡은 박성훈의 노력과 열정에 감탄을 표하기도 했다. 그는 “박성훈씨는 차별화된 싸이코패스 ‘서인우’ 역을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연구하고 있다. 그의 노력이 작품에 어떻게 녹여질지 기대가 된다”고 전했다. 또한 류용재 작가는 “극중 싸이코패스의 다이어리는 왼손을 이용해 남들이 쉽게 알아볼 수 없는 독특한 방법으로 쓴다는 설정이다. 오른손잡이가 왼손으로 글씨를 쓰는 건 보통 힘든 일이 아닌데, 성훈씨는 연습을 거듭한 끝에 극중 소품인 다이어리를 ‘서인우’스러운 유려한 글씨체로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다 써내는 열정을 보여주기도 했다”며 감사의 뜻을 전해 훈훈함을 전파했다. 더불어 류용재 작가는 극중 박성훈이 맡은 순도 100% 싸이코패스 ‘서인우’ 캐릭터에 있어 영화 ‘아메리카 싸이코’의 살인마 캐릭터가 도움이 됐다고 밝혀 귀를 쫑긋하게 했다. 그는 “서인우는 ‘아메리칸 싸이코’ 속 살인마와 비슷한 배경을 가진 인물이지만, 연쇄살인마로서 조금 더 뚜렷한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면서, “사회적 약자들만 골라 죽이며 스스로를 포식자라 칭한다. 겉으로는 젠틀하고 매력적인 성격의 소유자로 보이지만, 약자에 대한 혐오감과 강자로서 받고 싶은 인정 욕구를 살인으로 푸는 지독한 인물”이라고 밝혀 섬뜩한 서인우 캐릭터를 더욱 기대케 했다. 그런가 하면 류용재 작가는 ‘싸이코패스 다이어리’를 집필하는 데 있어 가장 신경 쓰고 있는 부분을 묻자 “마감입니다”라며 유머러스한 대답을 전해 웃음을 유발했다. 이에 더해 류용재 작가는 “지금까지 했던 작품들 중 가장 명랑한 작품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밝혀, 그의 유머와 재치가 녹아들 극에 대한 기대감이 치솟고 있다. 끝으로 류용재 작가는 “‘뼈있는 농담, 그런데 그 뼈까지 맛있는 작품’으로 기억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애정과 관심으로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tvN 새 수목드라마 ‘싸이코패스 다이어리’는 ‘청일전자 미쓰리’ 후속으로 오는 11월 20일 수요일 밤 9시 30분 첫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조선의 심장서 만난 고려 영웅·미당의 삶… 가슴 시린 ‘천년 역사’

    조선의 심장서 만난 고려 영웅·미당의 삶… 가슴 시린 ‘천년 역사’

    서울신문이 서울시,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19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제27차 관악산 아랫마을’ 편이 지난 26일 관악구 남현동과 인헌동, 봉천동 일대에서 2시간 동안 진행됐다. 서울미래유산을 사랑하는 참석자 40여명은 이날 오전 10시 사당역 6번 출구 앞 관악 예술인마을에서 집결했다. 남현동이라는 지명에서 남태령을 떠올리긴 쉽지 않지만 이곳은 서울에서 과천으로 넘어가는 해발고도 183m, 길이 6㎞에 이르는 남태령고개의 시발점이다. 일행은 서울시립 남서울생활미술관으로 변신한 옛 벨기에영사관~서울 유일의 백제 도자기 가마터~효민공 이경직 묘역을 둘러봤다. 미당 서정주의 삶이 오롯이 담긴 봉산산방과 서울에 남아 있는 고려의 영웅 강감찬(948~1031) 장군이 태어나고 자란 생가터, 사당(안국사)이 있는 낙성대공원을 탐방한 뒤 일정을 마무리했다. 관악산 아랫마을은 2시간의 짧은 여정 동안 백제~고려~조선~근대~현대의 흔적을 두루 느낄 수 있는 함축적 역사공간이었다. 이날의 서울미래유산은 미당 서정주의 집 봉산산방이 유일했다. 해설을 맡은 황미선 서울도시문화지도사는 깊어 가는 가을의 정취와 역사의 향기를 만끽할 수 있도록 푸짐한 코스와 꼼꼼한 해설을 참가자들에게 선물했다.서울을 세계의 여느 다른 도시와 차별화하는 자연환경적 특징은 산으로 겹겹이 둘러싸여 있다는 점이다. 서울은 인문지리학적으로 4개의 내사산(백악산-낙산-남산-인왕산)과 4개의 외사산(삼각산-용마산-관악산-덕양산)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세계 유일의 역사도시다. 이는 정치지리학적 관점에서 서울을 가장 돋보이게 하는 특징이기도 하다. 남산(262m)이 옛 서울(한양)의 남쪽 경계라면 한강 너머 관악산(629m)은 강남을 품은 현대 서울의 남쪽 경계를 이루고 있다. 관악산이야말로 서울의 진정한 앞산(남산)이라고 할 수 있다. 관악산은 서울 관악구 및 금천구와 경기 과천시 및 안양시에 걸쳐 검붉은 바위기둥이 타오르는 불길을 닮은 형상으로 우뚝 솟아 있다. 옛 선비들이 갖춘 의관의 관처럼 생겼다고 해서 말할 때는 ‘갓뫼’(갓산)라고 하고, 글로 쓸 때는 관악이라고 썼다. 산세가 험하고 경관이 뛰어나 개성의 송악, 가평의 화악, 파주의 감악, 포천의 운악과 함께 ‘경기 5악’에 꼽혔다.관악산 주봉 ‘연주대’라는 지명은 망한 고려왕조에 지조를 지킨 ‘두문동 72현’ 가운데 태조비 신덕왕후 강씨의 오라비 강득용이 은거, 개경을 바라보며 왕을 그리워했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동생 세종에게 왕위를 넘겨준 효령대군이 기거하면서 연주대라는 글씨를 새겼다. 그 덕분에 연주암 효령각에 효령대군의 영정이 모셔졌다. 강득용의 묘역은 정부과천청사 뒤, 양녕대군의 사당 지덕사와 묘역은 동작구 상도동 사자산 아래, 효령대군의 사당 청권사와 묘역 또한 서초구 우면산 북서쪽 기슭에 각각 자리를 잡아 죽어서도 관악산과의 연을 놓지 않았다. 관악산 주봉으로 올라가는 길은 사당역~관음사, 낙성대길, 서울대입구~도림천길, 삼성산길, 시흥동 호압산길, 과천 자하동길, 안양 석수역 유원지길 등 여러 갈래다. 관악산 자락 삼성산은 신라 때 고승 원효·의상·윤필이, 고려 때 지공·나옹·무학이 각각 수도했고, 삼막사는 조선 때 무학·서산·사명대사가 도를 닦은 유서 깊은 도량이다. 전국 어디에 가도 이만한 내력을 품은 산이나 사찰은 보기 드물다. 삼각산이 서울의 조상산이라면 관악산은 아침마다 알현하는 신하산이다.고려의 명신 강감찬 장군의 탄생지는 봉천동 218-14에 있다. 북두칠성 중 네 번째 별이자 문운을 관장하는 문곡성이 떨어진 곳, 낙성대다. 빌라와 단독주택이 빽빽하게 둘러싼 주택가 한가운데에 손바닥만 한 소나무공원이 남아 있다. 유허비와 향나무 한 그루가 땅의 역사를 말하고 있다. 장군과 함께 자랐고 이후 1000년 동안 집을 지킨 ‘강감찬 향나무’는 1969년 고사했다. 높이 17m에 둘레 4.2m의 향나무는 살아생전 서울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나무 중 하나였다. 생가터의 주인이 바뀌면서 잘려 나갔으나 2004년 수소문 끝에 두 갈래 밑동 중 하나를 찾아 낙성대공원 안 강감찬전시관에 전시 중이다. 현재의 향나무는 170년 묵은 후계목이다. ‘진짜 낙성대’는 서울시기념물 제3호로 지정돼 있다. 서울시기념물 제4호 ‘낙성대 삼층석탑’이 있던 자리에는 ‘강감찬장군낙성대유허비’ 한 점이 달랑 놓여 있다. 생가터인 낙성대와 안국사 사당이 있는 낙성대공원을 헛갈리면 안 된다. 인위적으로 성역화한 낙성대공원은 생가터에서 약 400m 떨어진 봉천동 228에 있다. 1974년 박정희 당시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영정을 모신 사당을 현재의 낙성대공원에 지었다. 이때 낙성대공원으로 옮겨진 삼층석탑은 절이 아닌 사람의 집에 세워진 탑이라는 점에서 매우 희귀하다. 불탑을 닮은 이 석탑 때문에 더러 안국사를 사찰로 착각하곤 한다. 13세기에 높이 4.5m의 화강암으로 지어진 삼층석탑은 임진왜란 때 탑 꼭대기 장식이 훼손됐다.왜 비석이 아닌 탑을 세웠을까. 두 가지 추측이 가능하다. 첫째, 현재의 봉천동과 금천구 시흥동 일대는 고려시대 금주(금천)지역에 뿌리내린 금천 강씨의 지배지역이었다. 태조 왕건을 도와 후삼국 통일에 공을 세운 개국공신이었던 부친(강궁진)에 이어 나라를 구한 안국공신을 기리는 가문의 기념물로 탑을 세웠다는 것이다. 둘째는 불교 왕국답게 비석이 아닌 석탑을 세웠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강감찬은 신라의 김유신, 고려의 윤관·최영, 조선의 남이·임경업 장군과 함께 탄생설화와 전설, 전기소설 등으로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을지문덕의 살수대첩, 이순신의 한산대첩과 함께 우리나라 3대 대첩 중 하나인 귀주대첩의 주인공이다. 35세 늦깎이로 과거에 장원급제, 최고관직 문하시중에 오른 고려의 명재상이었다. 또 금천 호족 출신답게 남경(고려시대의 서울)을 다스리면서 호환을 일으키는 호랑이를 쫓아내는 등 전국에 걸쳐 화려한 설화를 남기고 있다. 올해는 귀주대첩 1000년이 되는 뜻깊은 해이기도 하다. 현재 낙성대공원 안국사에 모셔진 공의 영정은 모사화다. 1974년 월전 장우성 화백이 그린 표준영정은 1998년 1월 10일 도난당한 뒤 행방이 묘연하다. 문화재청은 도난당한 가로 110㎝, 세로 200㎝ 규격의 영정을 도난문화재로 공시 중이다. 낙성대는 인헌초등학교 후문 쪽에 있고, 낙성대공원은 인헌초등학교 정문 쪽에 있다. 관악구에서는 인헌초·중·고교를 비롯해 인헌동, 인헌시장 등 공의 호를 딴 지명과 은천동, 은천로 등 공의 아명을 딴 지명을 쉽게 접할 수 있다. 빌라 이름 등 상호에도 ‘강감찬 마케팅’이 활용되고 있다. 조선의 심장 서울에서 만나는 고려의 전설, 강감찬 장군의 유적은 감흥을 준다. 낙성대 생가터가 서울시기념물 3호이고, 낙성대공원 안 삼층석탑이 서울시기념물 4호인 것만 봐도 그 존재감을 알 만하다. 강감찬 장군 탄생지인 ‘낙성대’는 볼품이 없지만 서울 2000년사의 절반인 서울 1000년을 증언하는 대단한 역사 현장이다. 으리으리하지만 혼이 없는 ‘낙성대공원’과 비교할 바가 아니다. 글 노주석 서울도시문화연구원 원장사진 김학영 연구위원 ■다음 일정 : 제28차 서울의 대중가요3(단장의 미아리고개) ■집결 장소 : 11월 2일(토) 오전 10시 우이신설선 솔샘역 1번 출구 ■신청(무료) : 서울미래유산 홈페이지(http://futureheritage.seoul.go.kr) ■문의 :㈔서울도시문화연구원(www.suci.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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