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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북선 총통」은 가짜/92년 인양 「별황자」

    ◎골동품상서 구입… 미리 빠뜨려/당시 발굴단장 대령 구속/해군·검찰/국보지정과정 로비여부 등 수사 지난 92년 경남 통영 한산도 앞바다에서 인양된 「귀함별황자총통(국보 제274호)」은 당시 해군 유물발굴단장이 골동품상에서 구입해 바다에 빠뜨린 뒤 건져낸 것으로 밝혀졌다.군과 검찰은 이 총통의 진위감정을 문화재관리국 등 전문기관에 의뢰했으나 가짜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군과 광주지검 순천지청은 18일 이 총통을 발굴한 것으로 거짓발표한 해군 이충무공해전유물발굴단장 황동환 대령(51·해사22기)을 변호사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하고 황대령과 짜고 이같은 조작극을 벌인 당시 발굴단 자문위원 신휴철씨(64·골동품상·경남 창원시)를 문화재관리법 위반혐의로 수배했다고 발표했다. ▷범행◁ 해군과 검찰 등 수사당국에 따르면 황대령은 지난 92년8월10일쯤 신씨를 통해 경남 진해에서 5백만원을 주고 구입한 제조시기와 사용연대가 불분명한 길이 89.2㎝,구경 5.9㎝의 총포를 경남 통영시 한산면 문어포 앞바다 4백50m 수역에떨어뜨린 뒤 같은 달 18일 건져냈다. 당시 해군은 이틀 뒤인 20일 해전유물발굴단이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장군이 일본군과 해전을 벌이면서 거북선에 장착,활용하던 총통을 발굴했다고 발표했다. 황씨는 군 수사기관에서 『당시 해군사관학교 박물관장이던 조모씨(93년 사망)와 공모,지난 89년8월 발족한 유물발굴단이 3년간 발굴실적이 전혀 없어 해체될 것을 우려해 이같은 조작극을 벌였다』고 진술했다. ▷수사◁ 검찰은 수배중인 신씨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한 결과 제조장소와 시기가 불분명한 총통 13점과 총포에 글씨 등을 써넣을 수 있는 음각기구 등을 압수했다.검찰은 이에 따라 해군 발굴단이 지난 6년동안 발굴한 총통·고려청자 등 79종 6백여점의 유물에 대한 진품여부에 대해서도 수사키로 했다. 당시 해군이 거북선에서 사용하던 것으로 발표한 「귀함별황자총통」은 발굴 17일만인 같은 해 9월4일 국보 274호로 지정됐다. 해군과 검찰은 문제의 총통이 진품인지의 여부에 대한 감정을 문화재관리국 등 전문기관에 의뢰하는 한편 이 총통이 지난 92년 서둘러 국보로 지정된 경위에 대해서도 조사키로 했다. 수사당국은 당시 해사 박물관장이던 조씨가 국내에서 이순신연구의 권위자로서 특히 조선수군의 총통에 대해서는 국내 제1인자로 알려져 있는 만큼 문제의 총통이 국보로 지정되는 과정에서 조씨의 로비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조사키로 했다.〈황성기 기자〉 ◎해군,“국민에 사과” 해군은 18일 충무공 유물 인양 조작사건과 관련, 『국민여러분께 깊은 사과를 드리며 수사완료후 그 결과를 하나도 빠짐없이 발표,한점의 의혹도 없게 하겠다』고 밝혔다.
  • 서남해역/고려청자 보고로 부상

    ◎지난달 전남 도리포 앞바다서 1백여점 도 인양/완도 어두리·보령 죽도동 180곳서 인양 신고/가마터 전남북 집중… 수송선 침몰 추정 고려시대의 청자가 전남 무안군 해제면 송석리 도리포 앞 바다에서 대량으로 인양되어 서남해역이 청자의 보고로 떠올랐다(서울신문 지난달 29일자 21면 보도). 서남해안에서 청자가 산발적으로 고기잡이 그물에 걸려 올라와 신고된 해역은 모두 1백80군데.도리포 앞바다도 그 가운데 하나로 지난해 10월 이후 지금까지 5백92점의 유물이 인양되었다. 서남해안에서 고려청자가 본격적으로 인양된 해역은 모두 3군데.도리포 말고도 전남 완도군 어두리 앞바다와 충남 보령시 죽도 앞바다가 있다.완도군 어두리 앞바다에서는 지난 83년과 84년에 걸쳐 자그마치 3만6백72점의 청자를 건져 올렸다.그리고 보령시 죽도 앞바다에서는 40여점의 유물이 인양되었으나 서기 1329년에 해당하는 「기사」라는 글씨가 보여 제작연대를 밝혀주었다. 서남해안에서 많은 청자가 인양되는 까닭은 당시 청자가마와 깊은 연관이 있다.전남의 강진,해남,영광,함평과 전북의 고창,부안 등지에 가마가 집중됐기 때문이다.그러니까 이들 가마에서 구워낸 청자를 해상 수송하는 도중에 배가 침몰하면서 수장된 것이다.완도군 어두리 앞바다에서 인양한 대량의 청자유물은 11세기 후반 전남 강진군 대구면 사당리에서 구워내어 이웃 마량포에서 배에 싣고가다 침몰한 것으로 추정했다. 그리고 이번에 문화재관리국이 도리포 앞바다에서 건진 유물은 보령,죽도 앞바다의 유물과 비슷한 시기인 14세기 전반에 강진 사당리 가마에서 만든 것으로 보고있다.이들 두 해역의 인양유물은 청자가 쇠퇴하는 시기의 것이다.이에따라 전성기에 무척 밝았던 유약의 비색이 조금씩 어두워지는 공통점을 지녔다.그 이유는 무신란 이후의 사회상과도 무관치 않다는 학설도 있다. 이번에 도리포 앞바다에서 건진 청자의 봉황과 용무늬는 이들 그릇이 왕실용이라는 사실을 일러주고 있다.서해를 거쳐 예성강을 따라 고려의 왕실이 있는 개경에 닿기 전에 불행하게 사고를 당한 것이다.원광대 박물관장 윤용이 교수(도자미술사)는 『도리포 앞바다의 청자는 흩어진 채로 여기저기서 발견되어 단순한 해상사고라기 보다는 14세기 서남해안에서 극성을 부렸던 왜구의 노략질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어떻든 서남해안 지역의 물산을 고려의 도읍지로 올기는 데는 전적으로 해로에 의존했다.청자가 서남해안 1백80군데 해역에서 발견된다는 사실도 이를 입증한다.그래서 서남해안에서는 더 많은 청자인양이 기대되는 해저유물의 보고로 각광을 받고있다.
  • 피아니스트 신수정(이세기의 인물탐구:97)

    ◎14살에 데뷔한 모차르트 연주 명인/조기교육 1세대… 초등교부터 각종 콩쿠르 입상/“생명이 있는 연주” “영혼이 깃든 선율”로 청중매료/78년 도미… 지나친 연습에 근육다쳐 한때 연주생활 중단도 「작품에 헌신하고 자기자신을 성찰할줄 아는 사람만이 모차르트를 해석할 수 있다」 이는 알로이스 글라이더가 쓰고 62년 독일 유수의 출판사인 로볼트사가 출판한 「볼프강 아마데 모차르트」에 나오는 마지막 구절이다.「새로운 광채를 만들어낼 뿐 아니라 다이아몬드처럼 차갑게 빛나는 하얀 빛을 발하기 위해서는 모차르트 연주자는 순수한 심성을 지니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이다. 피아노의 마음을 아는 수많은 별중에서도 특히 신수정을 「모차르트 피아노연주의 명인」으로 꼽는 까닭은 「그의 때묻지 않은 동심과 완전에 도달하려는 음악적 몰입,그리고 음악의 본질만을 끌어내는 투철한 예술정신」이 작곡자의 청결과 천진난만과 투명성에 너무나도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 그와 모차르트의 인연은 특별히 남다르다. 56년 1월27일,모차르트탄생 2백주년이 되던 날,서울 안국동 풍문여고 강당에서 그는 「모차르트 피아노협주곡20」을 연주했고 그해 3월,「천재소녀」라는 타이틀과 함께 서울시향의 전신인 해군교향악단과의 협연으로 음악계에 화려하게 데뷔했다.그때 나이가 14살.이후 수많은 리사이틀과 런던필·도쿄필·NHK오케스트등 세계적 오케스트라와의 협연과 지난 91년 모차르트서거 2백주기 기념행사에서도 9회에 걸친 「피아노협주곡 전곡연주」로 그는 모차르트만의 「명징과 영롱」을 거침없이 안겨주었다. ○피아노협주곡 전곡 연주 음악애호가이면 누구나 한번은 모차르트에 빠지거나 그 「낭랑하고 정치하면서도 유연한 음향」에서 쉽게 헤어나지 못하게 된다.특히 창작의 절정기에 씌어진 「피아노협주곡 20번」은 밝고 화려한 다른 곡과는 달리 작곡자의 애환이 담긴 「명작중의 명작」으로 피아노가 분산화음을 뿌리는 알레그로 아사이의 론도와 오케스트라와 피아노의 대화,생동감이 넘치는 D장조로 클라이맥스를 꾸미는 찬란한 종결이 일품이다. 그중에서도 신수정의 연주는 「올바른 클레메이션(낭송)과 자연스러운 칸틸레나(서정적 선율),크레셴도(점강)와 데크레셴도를 절묘하게 구사하여 피아노만이 갖는 투명한 음색으로 곡전체를 아름다운 꽃으로 개화시키는 것」이 특징이다.평론가 한상우에 의하면 「신성한 음향상을 이뤄낸다는 것은 삶을 완성시키는 것만큼이나 어렵고 힘들다는 것을 알고 있는 연주자」다. 이른바 「생명 있는 연주란 작곡자의 탄생과 성장,시대와 개성과 교양의 넓이는 물론 인생에서의 사건과 환경에까지 빈틈없이 파고들어 마음의 소리가 계시하는 바를 쫓아서 자신만의 인터프리테이션(해석적 연주)으로 작품을 재창조한다」는 의지다. 그러나 피아노를 시작하던 어린시절에는 「피아노 없이는 못살겠다」는 소명의식이 없었고 단지 『공부 잘하는 우등생인 만큼 당연히 피아노도 잘쳐야 한다는 선에서 피아노에 열중했을 뿐 혼신을 다해 노력해왔다고는 말할 수 없으며』 그래서 『나자신이 피아노를 선택한 것이 아니라 피아노가 나를 선택했다』고 고백한 적이 있다.또 『모차르트를 사랑하지 않고는 배길 수 없지만그가 지닌 천재성과 경박성이 너무 난해하여 마음껏 양에 차본 적이 없다』고도 했다. 「정열적이면서도 두뇌가 탁월한 연주가」로 왕성하게 활동하던 그가 78년 결혼과 함께 부군(한광열씨)을 따라 도미,한동안의 공백기로 「피아니스트의 영광」을 잃는 것이나 아닌가 우려하는 이도 있었으나 미국에 간 지 4년만인 83년 5월,샌프란시스코 첫독주회에서 그곳에서 발간되는 크로니클지는 「그의 모차르트연주는 천상의 양식」이란 평으로 그의 건재를 과시해주었다.같은 해 8월,KBS교향악단과의 협연을 위해 일시귀국했을 때도 『그동안 아주 즐겁게 살았다.그야말로 삶자체를 속속들이 즐길 수 있었고 새로운 것을 많이 깨우칠 수 있었다』면서 「어느때보다 탁월한 연주와 다이내믹한 긴장감,경쾌한 리듬의 향연」으로 그는 변함없이 청중을 사로잡았다. 그러나 종달새처럼 명랑한 모차르트의 내부에 남모를 애수와 음영이 도사린 것처럼 그는 미국생활동안 지나친 연습에서 온 근육이상으로 1년 넘게 연주를 멈춘 일과 부군과의 자녀 없이 이혼등 전혀 예기치 못한 시련을 겪는 동안 「화려한 소년기와 열정과 오만의 청년기를 지나 자신이 책임져야 하는 가장 중요한 기회」에 도착했음을 깨달을 수밖에 없었다. ○경원대 음대 학장 맡아 따라서 87년 영구귀국하면서 가진 독주회는 「인간적 성숙과 예술적 연륜이 조화를 이룰 때 비로소 음악은 광채를 발하게 된다」는 평대로 「한 음악가가 자신을 완성시키는 결연한 의지」와 「무르익은 경지」를 확인시킨 자리이기도 했다.그때도 여전히 나이와는 상관없이 마모가 보이지 않는 젊은 모습과 「남에게 상처를 주기 싫어하는 따뜻한 마음씨」,맑고 높고 청량한 그의 목소리는 모차르트음악만큼이나 화창하고 투명하여 사람을 반기고 기쁨만을 나눠주었다. 그는 재미 피아니스트 한동일,바이올리니스트 김영욱의 누나인 김덕주와 함께 한국 피아노음악계의 새로운 분기점을 이룬 세대다.그 세대로부터 조기피아노교육붐이 일기 시작했고 음악의 해외유학이 활성화되었으며 국내 음악콩쿠르가 등장한 것도 그 무렵이다. 충북 청주에서 평생 교육자이던 신집호씨(82)와 김석태씨(76)의 4남매중 장녀.옥천과 청주에서 중학교교장으로 있던 부친 덕분에 아무때나 학교의 피아노를 칠 수 있었고 벌써 그 시절에 서울과 청주,청주와 대구를 오가며 피아니스트 1세대인 김하경·이애내 스승에 사사,청주국민학교 6학년때 국내최초의 이화·경향음악콩쿠르와 오스트리아에 유학중 그곳에서 열린 각종 국제콩쿠르에 입상하면서 세계무대를 향한 「음악가의 길」에 들어섰다. 이제는 어엿한 음악계의 중진의 위치에서 각종 음악콩쿠르에서 심사를 맡고 후진을 양성하는 위치지만 그의 어느 구석에도 권위나 거드름이나 관록의 티는 찾아볼 수 없다.92년부터 경원대 음대학장직을 맡아 학교운영에 참여하면서 요즘은 주로 실내악에 관심을 갖고 경원대오케스트라를 일류로 키우기 위해 애정과 열성을 쏟고 있다.어릴때부터 그의 연주를 지켜본 평론가 이상만은 지난 5월초 예술의 전당서 열린 연주에 대해 『그의 선율에는 영혼이 있고 그의 피규레이션(수식)에는 현란함과 온갖 독창성이 있으며 그의 연주는 전아하고 유창하며 거기다가 화려하기까지하다』는 찬사를 보낸다. ○동생가족과 한집 생활 일상생활에서는 여자답고 꼼꼼해서 그의 수첩은 깨알만한 글씨로 그날의 일이 일일이 기록되고 친구를 좋아해서 외국의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가족의 안부까지 묻는 섬세한 면을 지니고 있다. 그동안 살고 있던 청운동의 빌라에서 지난해 방배동주택으로 이사,친구 같은 동생인 화가 신수희씨가족과 아래위층을 나눠쓰고 있다.책과 피아노와 신수희그림 외에 집에는 아름다운 요크셔테리어만 세마리.요즘은 그 모든 캘릭터가 합쳐진 그만의 독특한 색깔과 풍부한 분위기를 지니면서 「중용과 절제미가 보이는 달관의 연주를 성취」하려는 시기다. 「명인」이란 언제나 자기자신과 자신의 생애를 버린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또 「무리를 떠나 혼자 높이 난다는 것은 그만큼의 희생과 노력의 결과」일 것이다.다이아몬드의 영광은 외롭고,영광의 길은 고독하지만 그는 「피아노를 통한 청중과의 대화」로 외로움이나 고뇌의 기미란 전혀 없이 「다이아몬드처럼 차갑게 빛나는 광채」를 내기 위한 상서로운 징조만을오로지 그의 내면에 품고 있는 것 같다. □연보 ▲42년 충북 청주출생 ▲52년 이화·경향음악콩쿠르입상 ▲59년 서울예고졸업 ▲61년 동아음악콩쿠르수석입상 ▲63년 서울대음대졸업,오스트리아유학중 부조니국제피아노콩쿠르(64년)· 베토벤피아노콩쿠르디플롬(65년) ▲67년 오스트리아 빈국립음악예술 아카데미졸업,빈(브람스잘)·도쿄(이이노홀)·서울독주회(시민회관) ▲68년 한국일보주최 서울독주회 ▲69년 런던필등 협연 ▲70년 동아음악콩쿠르 심사위원,베토벤 탄생 2백주년기념 국향협연 ▲71년 동아일보주최 서울독주회 ▲74년 미피바디음대대학원졸업 ▲75년 도쿄독주회 ▲68∼81년 서울대음대교수 ▲77년 영국연수,방콕독주회 ▲78년 세종문화회관개관기념 NHK오케스트라협연,독일연수 ▲83년 샌프란시스코 독주회 ▲87년 중앙일보주최 서울독주회 ▲89년∼경원대교수 ▲90년 쇼팽아벤트(독주회),체코아카데미 목관5중주협연 ▲91·93년 독일뮌헨 국제콩쿠르 심사위원,모차르트 2백주기기념음악회서울시향협연,김민·신수정2중주,모차르트연탄곡전곡 이경숙과 2중주 ▲92·94년 일본 소노다피아노콩쿠르 심사위원 ▲92∼경원대음대학장 ▲95년 김신자·신수정 두오콘서트(미시간주립대),광복50주년기념 「세계를 빛낸 한국음악인」연주등 2중주 3중주 교향악단협연등 수회,일본 국제콩쿠르심사위원 ▲96년 독일 쾰른음대주최 국제피아노콩쿠르심사위원 〈수상〉 대한민국예술원상(78년)대한민국목관문화훈장(95년)
  • 「쉬모」는 누구인가/불 문단 떠들썩

    ◎최근 선풍적 인기소설 「리라는 이렇게 말했다」의 저자 필명/필적감정 등 작가추적 소동/원고만 출판사 전달… 신분 감춰 프랑스 문단이 「쉬모는 누구인가」라는 의문으로 떠들썩하다.쉬모는 최근 발간된 연애소설 「리라는 이렇게 말했다」의 저자 필명이다. 10대 소년과 소녀들의 애정을 다루고 있는 이 소설은 소설화한 경위가 흥미로운데다 저자가 누군가에 대한 궁금증이 겹쳐 폭발적 인기를 모으고 있다.서점가가 고 프랑수아 미테랑의 자서전과 그에 대한 서적으로 「미테랑 신드럼」을 겪고 있는 가운데 「쉬모 선풍」이 몰아치고 있는 것이다. 프랑스 대형 출판사인 플롱사의 올리비에 오르방 편집장은 지난해 12월 자신의 사무실에서 한 신사의 방문을 받았다.변호사임을 자처한 이 신사는 육필로 빼곡히 채워진 학생용 공책 2권을 전해주고는 사라졌다. 오르방 편집장은 공책에 쓰여진 제목없는 글을 읽고 책으로 발간해 내기로 마음을 먹었다.공책에는 「쉬모」라는 저자의 서명이 발견됐지만 프랑스 문단에는 쉬모라는 작가가 없어 필명인 것으로추정되고 있다. 공책 7쪽 상단 여백에 씌어진 「리라는 이렇게 말했다(lila dit ca)」는 글귀가 제목으로 정해졌다.소설의 첫머리는 「그녀는 멈췄다」로 시작된다. 소설은 『그리고 그녀는 나에게 「나는 천사의 얼굴을 가졌고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말해.나의 맑고 푸른 눈은 너의 모든 것을 꺼내줄 정도지」라고 말했다』고 이어진다.16살 짜리 소녀 리라와 19세의 소년 쉬모 사이의 조숙한 연애를 다룬 소설이다. 비평가들은 리라의 성적매력 묘사가 뛰어나고 10대 소녀로서의 순박함과 요염함이 시적으로 표현돼 있다고 찬사를 보내고 있다.비평가들의 이같은 극찬의 이면에는 작가에 대한 궁금증이 깔려 있다. 몇몇 연애소설 작가들의 이름이 「리라는…」의 저자로 오르내리고 있지만 실제 저자가 누구인지는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다.오르방 편집장의 부인이자 소설가인 크리스틴 여사가 실제 작가라는 소문이 나돌기도 했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궁금증이 극에 달하자 작가를 추적하기 위해 공책 글씨에 대한 필적감정이 이뤄졌다.남자의 글씨체이고 문화적인 식견이 높은 사람이며 병적일 정도로 슬픈 감성을 가진 사람이라는 과학적인 추정이 나왔다. 또 꼼꼼하면서도 마조히스트적인 성격의 소유자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과학적 분석 외에 한가지 분명한 것은 작가는 매우 영악한 인물이라는데 이견을 제시하는 사람은 없다. 익명의 소설로 출판사의 관심을 모았고 비평가의 심리를 자극시키는데 성공했다.플롱출판사는 유럽 미국 등지에 판매한 저작권료로 벌써 1백40만프랑(2억1천만원)을 벌어들였고 영화화도 추진되고 있다.〈파리=박정현 특파원〉
  • “정총장 내란방조 4가지 혐의”/합수부「연행 재가서」내용 밝혀져

    ◎「시해 현장」 대기·총성파악 미흡 등 적시/「유신비판론」 등 관련 주변향도 담아 12·12 당시 합수부가 작성한 정승화 육군참모총장 연행에 대한 재가문서의 실체가 27일 10차 공판에서 밝혀졌다. 당시 합수부 수사국장이던 이학봉 피고인은 이날 변호인 반대신문에서 자신이 이를 작성했다고 시인했다. 이피고인은 지난 79년 12월6일 전두환 합수본부장으로부터 재가문서를 만들라는 지시를 받았다. 이에 앞서 10월28일과 11월8일,이피고인은 전본부장에게 정총장의 내란방조 혐의에 대한 수사내용을 보고했다.『정총장의 구속수사가 불가피하다』는 건의도 곁들였다. 문서는 12월11일 작성했다.형식은 A4 용지 크기에 「정총장 연행의 필요성에 관한 보고서」라는 제목을 붙였다.밑에는 「합동수사본부」라고 적고,표지 오른쪽 상단에 대통령의 결재란을 만들었다.보고서는 12∼13쪽 분량으로 글씨를 크게 써 보고시간이 15분 정도 걸리도록 했다. 목차는 ▲정총장의 내란방조 혐의점 ▲군 내부의 동향 ▲김재규사건 공판 관련 동향 ▲합수부의 의견 순이었다. 내란방조의 주요 내용은 정총장의 박정희대통령 시해현장 대기,총성파악 미흡,불법 병력동원,김재규 구속수사시 미온적 행동 등이다. 정총장의 유신비판 발언과 3김씨 비토론에 대한 군부내 동향,외신이 본 군부내 쿠데타 동조세력 가능성,세간의 정총장 의혹에 대한 반향도 담았다. 결론적으로 정총장을 연행해 조사하겠다는 의견을 붙였다. 12일 하오 6시30분 전본부장이 이를 최대통령에게 보고했다.전본부장이 내용을 하나 하나 설명하면 최대통령이 보고서를 찬찬히 읽어 내려갔다고 이피고인은 진술했다.〈박선화 기자〉
  • 러 적발 북 위조달러/「캄」서 압수된 것과 유사

    ◎본지모스크바지국 입수… 러 금융기관 감식/1990년판 모사… 감별기도 구별 못해/주러대사관도 입수… 서울보내 정밀감식 지난 4월 모스크바주재 북한 공관원이 낀 미위조달러화 대량유통사건(본지 4월11일자 단독보도)과 관련,북한인들이 유통시킨 것으로 추정되는 1백달러 지폐가운데 한장이 입수돼 정밀분석중이라고 모스크바주재 한국대사관의 한 고위관계자가 26일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번 사건과 관련된 위폐 1백달러짜리 한장을 지난 17일 입수,서울의 관계기관에 보내 현재 정밀분석중에 있다』고 말했다.이 관계자는 『1990년도판을 모사한 이들 위폐가 북한에서 제작·유포된 것인지에 대해 현재 러시아 연방보안국(FSB)도 정밀검색중』이라고 밝혔다.그는 『현재단계에서 출처,특징 등은 말할 단계가 아니다』고 말하고 있으나 이 위폐가 지난 3월 캄보디아에서 북한외교관 차량으로 베트남으로 싣고가다 적발된 것과 같을 경우 북한의 위조달러 직접제조의혹이 더욱 커질것 같다. 공관측이 입수한 위폐는 지난 4월 모스크바주재 북한공관원 안모영사가 데리고 온 북한인 사업가 3명이 중국 교포상인들을 상대로 약 1백만달러를 루블화로 바꿔간 달러가운데 한장이다.당시 중국교포상인 이모씨(40)는 북한인들에게 6만달러를 환전해주며 1백달러짜리 지폐를 받았으나 거의 가짜인 것으로 드러났었다.FSB의 한 관계자는 이날 수사진척과 관련,『이번 위조사건수사는 중국과의 공동수사문제로 시간이 다소 걸려 2개월가량이 지나야 대체적인 윤곽이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본지 모스크바지국도 우리 공관과는 별도로 북한인들의 유포경로를 추적,이 위조달러 한장을 긴급 입수,러시아내 일부 은행 등을 통해 간이감식을 시행해봤다.이 감식결과 지금까지 밝혀진 바로는 캄보디아주재 북한외교관 차량에서 대량으로 발견된 위조달러의 특징을 그대로 지니고 있으며 미재무성이 북한 또는 이란이 대량으로 위조,유통시키고 있는 것으로 추정중인 위폐인 일명 「슈퍼K」의 특징을 상당 부분 담고 있어 주목된다. 이 위폐도 「슈퍼K」처럼 1990년판을 모사하고 있고 은행창구에서 쓰이는 위조감별기를 그대로 통과하는 특징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빛에 비추면 숨은 그림이 나타나고 프랭클린 초상화를 둘러싼 둥근테 안에도 2백미크론에 해당하는 작은 글자가 진짜처럼 선명하게 담겨 있다.또 위폐감별테 안에도「USA100」이란 글씨가 선명해 화학적 분석없이는 진위 여부를 구별하기 힘들 정도라고 환전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진폐와 다른 점으로 전문가들은 그림과 그림사이가 진폐보다 선명하다는 점,진폐보다 부드럽다는 점,지폐의 바탕색상이 진짜보다 약간 희고 진폐 여부를 가리는 너비 1밀리미터의 테안 글자들이 진짜의 것보다 희미하게 보인다고 말하고 있다.〈모스크바=류민 특파원〉
  • 이대위 소지품/대부분 낡고 품질 조잡

    ◎50년대 제품들 교체안돼 경제난 반증/표면 긁힌 헬멧빛가리개 앞 안보일 정도/양말 모자라 발싸개 사용… 권총은 최신형 북한 공군 이철수 대위(30)가 귀순 당시 휴대하고 있던 소지품은 북한 창군 60돌 기념시계 등 모두 24종 58점에 이른다. 이들 소지품은 한결같이 북한의 심각한 경제난을 반영하기라도 하듯 50년대 제작,보급된 것이 상당수 있는가 하면 최근 제작된 것이라도 품질이 조악했다.한국 공군의 한 관계자는 『현대전 무기의 총아인 전투기를 모는 조종사의 소지품으로는 수준 이하』라면서 『이같은 장비로 실전을 치를 수 있을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조종사의 핵심 소지품이라 할 수 있는 여름철 조종사복이나 G슈트,헬멧,라이너(헤드폰이 부착돼 있으며 헬멧 안에 착용한다) 등은 실전에서 사용할 수 있을 지 의문시될 만큼 낡아 있었다. 구 소련제 헬멧의 빛가리개는 30년 이상 대물림으로 사용한 탓인지 전방주시가 어려울 만큼 표면이 긁혀 있었고,급가속때 자동으로 몸을 감싸줘 혈액의 쏠림을 막아주는 G슈트도 작동이 의심될 만큼 노후화 돼있었다. 인상적인 소지품은 광목으로 만든 발싸개.보급사정 악화로 양말을 지급받지 못해 양말 대신 북한군에서 널리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군 수사당국은 분석했다. 이날 공개된 소지품 가운데 우리 공군에 전술적으로 도움이 되는 것은 조종교범을 담은 이대위의 수첩.가로 7㎝·세로 12㎝ 크기의 수첩에는 미그기 조종교범을 이대위가 자필로 옮겨 적은 듯 깨알같은 글씨로 각종 상황에 따른 대응요령이 적혀 있었다. 이와 함께 이대위는 평양 전역과 북한 전역·남한 전역을 담은 비행지도 4장도 있었으며 북한 전역지도에는 평양시 상공이 비행금지구역 표시인 붉은 선으로 그려져 있었다. 우리 공군과는 달리 북한 공군은 이착륙 숙달훈련 때도 무장을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이대위가 소지한 백두산권총은 북한군관용으로 84년 제작됐으며 북한에서 최신형이다. 한편 이대위는 부인 이성옥씨(27),아들 명진군(5),딸 명심양(3)과 함께 찍은 흑백 가족사진 2장을 소지하고 있었는데,이들 사진에는 「영원히 추억 속에」라는 문구가 씌어 있었다.〈황성기 기자〉
  • 기술개발의 요람 이스라엘 공대(G7으로 가는 길:26)

    ◎모든 연구성과 산업체에 기술이전/산학협동 긴밀… 일부학생 기업프로젝트에 참여/벤처기업 시설·인력 등 지원… 기술·생산까지 지도/재학생 학비·기숙사·용돈제공… 조기졸업 특혜도 이스라엘 공과대학(일명 테크니온)은 세계 10대 공과대학중 하나로 꼽힐만큼 쟁쟁한 실력과 전통을 갖고 있다.사막을 옥토로 바꾼 세계적 신화의 수자원 관리기술,적에게는 한치의 양보도 없는 이스라엘의 첨단 국방기술,식의약품·컴퓨터·전자등 이스라엘의 주요 산업 기술이 모두 테크니온에서 비롯됐다고 할수 있다.이스라엘 최초의 대학으로서 72년의 역사를 가진 테크니온은 지금까지 이스라엘 전체 과학기술자의 75%를 배출,「국가건설의 초석」으로 불리기도 한다. 그같은 테크니온이 「경제 전쟁」이라는 새 국제질서를 맞아 새로운 변신을 꾀하고 있다.「평화 협상」과 「경제 발전」이라는 양대 전략을 세운 국가의 요청에 부응,대학에 기업가 정신을 접목시키고 있는 것이다. 사실 이스라엘은 유별난 교육열과 우수한 두뇌에 힘입어 과학기술 연구 분야에서 세계선두그룹을 형성해 왔다.미국 과학잡지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지가 95년 세계 유명 과학기술계 학술지 3천3백종에 발표된 논문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국민 총생산당 논문 발표 건수 1위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이처럼 우수한 과학기술력을 수출산업에 효과적으로 연계시키지는 못했다.95년 1백억2천만 달러에 달한 무역 적자는 이같은 상황을 단적으로 증명한다. 테크니온의 변신은 대학이 더 이상 과학기술자의 우수한 두뇌와 뛰어난 창의력,하이테크 혁신능력을 실험실 속에 가둬 놓고 있어서는 안되겠다는 자각에서 출발한다. 이에따라 테크니온은 학생과 교수진의 창의력을 최대한 개발하기 위해 경쟁분위기 조성에 나섰다.또한 모험 자본(벤처 캐피틀),정부,기업의 문을 직접 두드리며 연구 개발 성과의 상품화에 나서고 있다.뿐만아니라 뛰어난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은 누구나 대학과 공동으로 창업 연구를 할수 있도록 다양한 기회를 제공한다. ○1년내 20∼25% 탈락 최우수 과학 영재를 뽑아 학비일체와 기숙사비,용돈까지 제공하며 조기졸업등의 특혜를 제공하는 특수 과학영재 프로그램.93년 10월부터 시작된 이 프로그램은 우월성(Ecellence)과 경쟁의 원리,기업가 정신을 지향하는 테크니온의 최근 변화를 엿볼수 있는 대표적인 프로그램이다. 학생들은 엄격한 테스트와 치열한 경쟁을 거쳐 선발되지만 입학 1년 후면 20∼25%가 탈락되고 새 학생이 충원된다.수준 유지를 위한 불가피한 「관리」라는 설명이다.뿐만아니라 학생들은 학문적인 자극 외에 산업체의 동향에 익숙하도록 유도된다.이 프로그램의 담당교수 니모로드 모이세예프 교수(화학)는 『첨단 산업체와 우수 학생을 만나게 하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한 주요 목적』이라고 말하고 있을 정도다. 테크니온이 87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부설기관 「디모테크」는 보다 직접적인 기업 지향 프로그램이다.디모테크는 테크니온의 연구개발 프로젝트를 기업체,해외 투자자,전략적 제휴자들과 연결시켜 상품화할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고 있다.디모테크 안에는 실제로 이렇게 해서 탄생한 작은 기술개발 회사들이 테크니온의 연구진들과 함께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이곳의 연구개발 정보 조정역 루스 보겔씨는 『현재 의료 컴퓨터 전자 생물공학 농업 에너지등 분야에서 22개 기업,2백80명이 입주해 있다』고 설명했다.이 회사들이 개발한 상품은 부러진 뼈를 붙이는데 쓰는 바이오 풀,손과 몸의 동작을 감지해 글씨를 인식하는 펜 컴퓨터,수면상태 감지기와 같은 첨단 아이디어 제품들이다.디모테크는 이 회사들에게 회사설립 절차 안내,정부 지원금제도 이용,테크니온 연구진 소개,재정·판매 관련 정보,투자자 물색등 부대 서비스도 제공한다. 디모테크는 또 특허위원회를 구성,심의를 통해 대학 연구진의 우수한 연구개발 성과를 무료로 특허화해주는 일도 맡고 있다.아울러 대학측과 발명자가 50대 50으로 수입을 나누는 조건으로 특허기술 판매도 알선해 준다. 디모테크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테크니온 창업 보육회사」(TEIC)라는 또다른 자회사를 설립해 산·학 연계를 한층 강화시켜 나가고 있다.이 회사는 원래 91년 소련 해체 이후 대규모로 유입된 러시아계 유태인 과학기술자들의 창업을 지원하기 위해 통산부의 협력을 받아 만들어졌다.그러나 현재는 독창적인 아이디어나 발명품을 가진 기술자나 기업인들이 누구나 이용할수 있는 시설로 문호를 활짝 열어놓고 있다. ○특허기술 판매도 알선 TEIC는 기술을 바탕으로 기업을 해보겠다는 사람들을 위한 창업 공간이다.테크니온은 기술을 가진 사람들에게 제품화를 위한 기본 시설은 물론 정부 지원,기술인력을 연결해주고 기술개발·생산·판매 단계마다 전략적 제휴자나 투자자를 연결해 주거나 대학 연구진들의 지도를 받게 해 튼튼한 기업으로 성장할수 있도록 돕는다.테크니온 대변인 아미르 즈모라씨는 『현재 TEIC에는 12개 회사에 52명의 직원이 개발에 땀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최고의 공업도시인 하이파에서 이스라엘의 국가 건설에 한몫을 해온 테크니온.테크니온은 과거 이스라엘 「건국의 초석」에서 이제 「수출기술 개발의 요람」으로 새로운 입지를 굳혀 가고 있다.최근 1년새 이스라엘에서는 1천8백개의 하이테크 기업이 새로 창업을 했다.테크니온의 변신은 현재 일본등 선진국을 바짝 긴장시키고 있는 이스라엘의 하이테크 돌풍을 더욱 거세게 할것이 분명하다. ◎전문가 인터뷰/과학영재 프로그램 제안 모이세예프 박사/“능력별 차등교육으로 경쟁심 자극”/2년만에 석사끝내고 박사과정 입학도 『창의력과 상상력이 뛰어난 학생들을 일반 학생들과 똑같이 교육하는 것은 불공평한 일입니다.과학 영재 특별프로그램은 이들에게 능력을 맘껏 확장시킬 수 있는 기회를 줘 평등한 교육을 실천하고 일반 학생들에게도 경쟁심을 자극해 대학 전체에 활기를 유지하자는 두가지 목적에서 시작됐습니다』 테크니온의 화학과 교수로서 93년 대학당국에 이 프로그램의 필요성을 강력히 제안,이를 관철시킨 니모로드 모이세예프 박사.그는 『학생중에는 1년만에 대학과정을 마치거나 2년만에 학사와 석사과정을 끝내고 박사과정에 들어간 학생등이 나와 벌써부터 캠퍼스에 새바람을 불어넣고 있다』고 말했다. 모이세예프 박사에게 들어본 테크니온의 과학영재 프로그램은 융통성과 과감성이 단연 돋보인다. 먼저 학생선발 과정이파격적이다.보통 테크니온의 학생들은 이스라엘 고3 학생들에게 실시되는 수학능력 시험과 자체 입학시험 결과에 의해 선발되지만 이 프로그램 학생들에겐 이것이 거의 무시된다.높은 시험 점수는 신속한 두뇌 회전과 인지 능력을 의미하지만 그것이 곧 탐구력과 창의력을 입증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대신 이 프로그램은 까다롭기로 유명한 3단계 테스트를 실시한다.먼저 전국의 과학수재중에서 서류전형을 통해 영재 활동 참가 실적,각종 과학경시대회 입상 경력,개인 발명 실적등이 뛰어난 학생 1백명을 골라내고 이들을 대상으로 논문발표 및 토론회,개별 면접을 차례로 실시하는 것이다. 이와같은 관문을 통과한 최종 합격자 15명은 일체의 학비 지원과 함께 개별 지도,조기졸업,전공 파괴등 각종 혜택을 받는다.다른 전공과목을 수강하거나 도중에 전공을 바꾸는 것은 아주 쉬운 일. 학생들은 또 입학 첫해부터 연구프로젝트 참여를 권장받게 되는데 이는 연구활동만이 개인의 창의력과 상상력을 담아낼수 있는 방법이 되기 때문이다.이에따라 약 35%의학생이 1학년때부터 연구에 가담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학생들은 이밖에도 국제학회지 논문 발표,국제 학술대회,산·학협동 연구,저명 과학자와의 대화등 각종 활동에 참가한다. 이같은 활동의 대부분이 개인단위로 이루어지는 것도 이 프로그램의 특징이다.학생들은 평소에는 소속 과에 흩어져 일반 학생과 함께 수업을 받으며 특별한 결정이 필요할때만 프로그램 담당자와 상의한다.이때문에 일반 학생들도 이들과 함께 수업하면서 학업에 자극을 받게 된다는 것. 그러나 영재 학생들 또한 기대했던 「영재성」이 발휘되지 않으면 일반 학생으로 전환되는 비운을 맞을수 있다.『실제로 20∼25%의 학생이 입학 1년6개월만에 과정에서 탈락되고 새 학생으로 보충된다』고 모이세예프 교수는 설명했다. 창의력을 촉진하는 데는 고도의 과단성과 유연성,경쟁의 원리 도입이 필수적임을 이 프로그램은 강력히 시사하고 있다.
  • “싼값판매”그림잔치기획전/한국화랑·고미술협회 5월1일∼13일까지

    ◎화랑협회­전국 83개 화랑서… 최저 30만원선/고미술협­문화재급 회화·도자기 등 1,800점 한국화랑협회(회장 권상릉)와 한국고미술협회(회장 정찬우)가 나란히 대규모 그림염가 판매행사를 기획,시대를 막론한 그림잔치가 전국을 수놓게 됐다. 한국화랑협회는 5월1일부터 5일까지 서울·부산·대구·광주·마산·진주·제주 등 전국 83개 화랑에서 「5월 미술축제­한집 한그림 걸기」를 펼친다.지난해 「미술의 해」를 기념,1백만원이하의 그림들로 「한집 한그림 걸기」행사를 펼쳐 미술애호가들의 큰 호응을 얻은 화랑협회가 이에 힘입어 연이어 마련한 것. 이 미술축제는 특히 「특수계층의 전유물」로 인식돼 있는 한국의 현대미술을 다루는 화랑협회 회원들이 자신들에게 쏠리는 부정적 인식을 씻기 위해 『출품작을 엄선하고 작품값을 최대한 낮춘다』는 각오를 보이고 있어 기대를 가질만 하다. 그림값은 지난해보다 융통성을 두기 위해 다양한 그림크기에 30만∼3백만원선으로 정했다. 그림값을 1백만원으로 한정시키면 이름있는 작가들의 작품은 고작 엽서크기만한 1호짜리에 국한될 가능성이 많아 이를 보완한 것이다. 출품작가는 국내외 작가 4백여명.화랑마다 인연을 맺어온 작가가운데 일부 대가로부터 이미 입지를 굳힌 중진·중견에 미래가 밝은 유망작가까지 망라됐다. 한편 한국고미술협회는 5월6일∼13일 서울 종로구 공평동 공평아트센터(733­9512)에서 「한국 고미술 사료전」을 개최한다.한국고미술협회 전국 8백여회원들이 내놓은 애장품 1천8백여점이 나오는 이 특별전은 한 단위박물관을 연상할만큼 방대한 분량의 고미술품이 출품되는 문화유산전의 성격을 띤다. 18세기작으로 추정되는 혜원 신윤복의 걸작 「야의도」, 조선조 진경산수의 대가 겸재 정선의 뛰어난 필치가 구사된 회화 「수치탁족도」와 「산수도」등 문화재급 회화를 비롯 도자기분야에 고려상감청자와 조선시대 분청사기와 조선백자의 명품들이 자리를 빛내게 된다. 이 전시회는 고미술에 관심이 있어도 진품 구입에 회의를 갖는 이들에게 수많은 종류의 고미술 진품을 한 자리에서 비교·감상하고 구입할 기회를 제공한다는점에서 큰 의미를 둘 수 있다. 가격분포는 최하 3만원대로부터 최고 3천만원까지.고가의 작품도 있지만 1천8백여 출품작가운데 절반이 넘는 1천점 정도가 5백만원대 이하로 문턱을 낮추고 있다. 출품작들은 석기·청동·토기 2백17점,목기 3백18점,민속공예 4백31점,도자기 5백53점,서화 93점,글씨 30점,민화 68점,초상화 8점,전적 8점등이다.〈이헌숙 기자〉
  • “예술·학술적 업적 다채롭게 재평가/「위창 오세창전」을 보고

    서울 예술의 전당 서예관에서 지난 7일까지 열린 「위창 오세창전」(서울신문사·예술의전당 공동주최)은 서화계에서는 물론,근대사학계에서도 크게 환영된 매우 뜻깊은 기획전시였다.이번처럼 학술적이고 본격적인 규모와 내용의 위창전 조직이 일찍이 없었기 때문이다.더구나 여러 연구가와 전문가의 서문 및 논문,그리고 작품해설이 곁들여진 도록이 간행되기까지하여 관람자들의 호응이 연일 대단했다고 한다. 그러한 반응은 말할 것도 없이 위창의 다채로운 역사적 생애와 빛나는 업적에 대한 각계의 인식과 평가가 그만큼 넓혀져 있음을 반증한 것이다.전시내용은 위창의 고격한 전서와 예서 중심의 글씨를 비롯하여 전각의 탁월한 경지를 보여주는 여러 형태의 돌도장및 그 실인과 인보들,그리고 한국 서화사 연구의 가장 빛나는 선구적 업적인 「근역서화미」(1928년 간행)의 초고 원본,그밖에 필적 등으로 구성됐었다.그 전시품들은 대부분 유족들이 보존하고 있는 것들이었으나,사회각계와 개인의 귀한 소장품들이 나온 것도 상당수였다. 한편으로 사람들이 익히 알고있는 위창의 선친인 역매 오경석 형제들의 문인적인 서화 유품들과 역관으로 청국을 왕래하며 관심갖게 되었던 역매의 금석학 연구 실적의 「삼한김석녹」원본 등도 전시되어 눈길을 끌었다.관람자들은 위창의 글씨·전각·금석학 및 한국 서화사 연구가 그러한 가문의 배경과 깊이 연관된 것임을 알았을 것이다. 그러나 위창에 대한 더 폭넓은 관심을 가진 이들은 이번 전시를 통해 한층 각별한 감동과 어떤 사회적 요망을 느꼈을 것으로 생각된다.유족측이 적극 협조하여 예술의 전당이 꾸몄던 이번 위창 재조명의 전시품들이 소장자들에게 되돌려지면,앞으로 또다른 특별전시 기회가 없는한 보기 어렵다.그것이 사회적으로 안타까운 것이다. 위창은 앞의 전시내용 이상으로 두드러지고 다채로운 역사적 활동과 예술적 내지 학술적 업적으로 빛나는 근대 한국의 뚜렷한 인물이다.국운이 기울던 구 한국시대에는 언론인,개화사상가,우국지사,민족계몽가로 활약했다.일제에게 국권을 빼앗긴 뒤의 3·1독립운동 때에는 33인의 민족대표에 가담하여 선두에섰다.그로인해 옥고를 치른 뒤에는 고매한 서예와 전각 및 명품 고서화 감식의 권위로 생활하면서 한편으로 역대 서화가 기록 및 작품의 조사정리와 연구에 전념하였다. 그는 1921∼1936년의 민족사회 서화협회전람회에서는 상징적 구심점이 되어 해마다 참가하기도 했다.그 사이,이미 언급한 최초의 한국서화가사전인 「근역서화미」출간외에 「근역인누」(역대 서화가와 문인이 사용한 동장의 날인(날인)을 방대하게 모은 자료.현재 국회도서관 소장,1968년 출판),진필편화 수집첩인 현재 서울대학박물관 소장의 「근역서휘」(37첩)와 「근역화휘」(천·지·인 3첩),그밖의 또다른 수집서화첩인 「근묵」(34권) 등이 위창의 필생의 서화연구 업적물들이다. 위창 생애의 그 역사적 전모와 공적을 사회적으로 깊이 칭송하는 「위창 기념관」,아니면 어느 미술관의 상설특별실이라도 없어진다면 사회교육적으로 의미가 클 것이다.그런 생각을 이번 위창전에서 많은 사람이 했을 법하다.나의 마음도 그렇다.
  • 대북 감시 수준 1단계 강화/국방부/군사도발 감행땐 단호히 응징

    국방부는 4일 북한의 군사분계선 및 비무장지대 임무포기 선언과 관련,대북감시활동(워치컨)의 강도를 한단계 올리는 것을 검토하기로 했다. 국방부는 또 이날 성명을 내고 『북한측 발표는 정전협정을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새로운 군사도발을 감행하겠다고 선언하는 것으로 우리는 이를 절대로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성명은 이어 『만약 북한이 정전협정을 위반해 어떠한 도발행위라도 감행한다면 우리는 한미연합 방위태세에 의거해 즉각적이고 단호하게 응징할 것』이라고 엄중경고했다. ◎북 경비병 완장 안해 한편 국방부는 『북한의 정전협정파기위협 선언이 나온 1시간 뒤인 이날 하오 6시부터 판문점 북한군 경비병력이 완장을 착용하지 않고 근무를 서는 것이 관측됐다』고 밝혔다. 현행 정전협정은 북한군은 빨간색 바탕에 흰색 글씨로 「경무」라는 완장을,우리 군은 검정 바탕에 흰색 글씨로 「헌병」이라는 완장을 착용하도록 하고 있다.
  • 검정 캔버스에 숫자만 쓰는 괴짜/폴란드 거물작가 로만 오팔카전

    ◎갤러리이즘­가인화랑서 24일까지 난해한 현대미술 가운데에도 무척이나 설명이 어려운 작업을 하는 외국의 한 거물작가가 아시아 지역에서는 처음 서울에서 전시회를 갖고 있다. 폴란드의 대표작가 로만 오팔카(65).지난달 25일부터 오는 24일까지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갤러리이즘(517­0408)과 가인화랑(518­3631)에서 작품을 발표하고 있는 그는 검정색 바탕 캔버스위에 숫자만을 기록하는 희귀한 작업의 주인공이다. 희한한 이 작업은 지난 65년 196×135㎝ 크기의 캔버스위에 숫자 1부터 기록하면서 시작 됐다.1 22 333 4444등 수많은 숫자가 깨알같이 기록되는 세부화에서 숫자는 점점 커져가고 매번 쓰여지는 같은 크기의 검정 캔버스는 하나씩 늘어날 때마다 바탕색에 흰색이 1%씩 추가됐다. 이렇게 반복되는 바탕색과 숫자글씨는 언젠가 완전한 백색에 도달하게 될 것이며 거기에 이르는 작업과정이 바로 작가가 추구하는 시간과 실존의 정서이다. 오팔카는 그 시간이라는 현상을 보여주기 위해 숫자쓰기의 작업을 매일 같이 계속하고 그날 작업을마치면 자신의 얼굴을 사진으로 남긴다. 한마디로 「괴짜」라고 밖에 볼 수 없는 이 작가는 자신의 죽음만이 자신의 작품을 완벽하게 완성할 수 있다고 믿고 그날이 올 때까지 숫자를 써내려간다는 것이다. 이토록 해석이 어려운 작가이지만 지난해 베니스비엔날레에서는 가장 주목받는 작가였으며 국제적 권위의 여러 비엔날레 수상경력 6회에 뉴욕 구겐하임,파리 국립현대미술관등 세계유수의 30개 미술관에 작품이 소장돼 있다.〈이헌숙 기자〉
  • 경남 창녕 관용사 돌장승(한국인의 얼굴:67)

    ◎둥글납작 큰 코… 장난기 물씬/삐죽 드러낸 송곳니에 천진함이… 돌장승이나 나무장승을 통틀어 장승의 얼굴에서 정형의 틀을 찾아내기는 어렵다. 얼굴이 제각각이다. 굳이 공통요소를 뽑아 내라면 형태가 다를지라도 눈이 왕방울만하고 송곳니를 드러내보인 정도다.무서워보이라고 부러 한짓이다.사람얼굴을 닮은 석룸에 신격을 불어넣자니 별 도리가 없었던 모양이다. 장승의 눈은 클뿐더러 대체로 둥글었다.그런데 눈이 크고 둥근 것까지는 좋았으나 코도 거의 둥글어 보이는 장승이 있다. 경남 창녕군 창녕읍 옥천리의 관용사 돌장승 한쌍 가운데 수장승의 그러했다.그냥 둥그렇게만 보이는 코는 실상 콧방울과 콧날을 구분했다.그러나 둥그란 이파리 네 개를 끝끝이 포갠듯 한 모양이어서 전체적인 인상은 둥글다.코허리도 작은 동그라미를 돋을 새김한 원을 이루었다. 그러니까 얼굴에서 미우 중요한 눈과 코가 한복판으로 동글동글 몰렸다.마치 도안화한 어떤 문양을 연상시켰다.그럿은 풀과 꽃을 주제로 디자인한 초화문 마스크였다.또 코허리를 몸통으로삼아 세깨의 방울을 단 삼두령이 붙여놓은 얼굴같기도 했다.눈썹은 눈자위를 깊이 파고 관자놀이 쪽으로 삐쳐 만들었다.관자놀이 쪽으로 눈썹을 휘어붙인 까닭은 좀 무섭게 보이도록 하기 위함이었을 것이다. 입은 지극히 단순하게 표현하고 입위로 송곳니를 빼냈다.위아래 입술을 통틀어 한쪽밖에 없는 입술위에 송곳니를 삐죽 드러냈다고 해서 위협적인 것은 아니다.턱마저도 둥글어 귀신으로 보이기에는 역부족이다.오히려 돌장승 얼굴은 장난기가 흠씬 밴동자상 정도로 다가왔다.이 관용사 절장승은 표현방법이 전혀 다르기는 했지만 경북선 산군 산동면 도중리 돈자석 돌장승에 보이는 천진난만한 그늘이 어렸다. 그래도 벙거지처럼 생긴 관모를 갖추었다. 관모와 이마를 구분하기 위해 오목새김으로 선을 두그로 관모에 주름한 줄을 잡아 멋을 부렸다. 풍화가 막심한 것으로 미루어 오랜세월을 버티어 온 돌장승인 듯 싶다. 동쪽의 암장승을 바라다 보기만 하면서 자신을 후세에 알릴 아무런 흔적을 남기지 않았다. 새김글씨 명문이 없는 것이다. 이 돌장승을 지나 절로 가다 보면 돌무지가 나온다.그 옆에는 당간을 받쳐주었던 버팀돌기둥 지주가 서있다.다만 그 당간지주에는 건융38년 게사 10월이라고 쓴 글씨가 나온다.건융 38년은 1773년이다. 돌장승과 당간지주가 다절이 소유한 것이고 풍화정도가 서로 비슷하다는 점에서 돌장승도 같은 시기에 세웠을 가능성은 있다. 지난 1938년에 경상남도 민속자료로 지정 받았다. 이 절장승이 있는 관용사에는 석조여래좌상등 2점의 보물급 문화재가 소장되었다.훌륭한 북상을 모셔두고도 돌장승을 세운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그것은 민중들의 기층신앙과영합하지 않을 수 없었던 시대 상황이 아닌가 한다.
  • 장터·목욕탕까지 돌며“한표부탁”(4·11총선 개인유세 이모저모)

    ◎넝마부대 구성 거리청소하며 관심유도/단상연설때 단하선 타후보 홍보물 배포/미녀 3총사가 연설내용 수화통역 “눈길”/“원전 들어서면 의원 사퇴후 할복” 공약도 등록이 27일 일제히 끝나며 총선후보들은 시장이나 대로변,목이 좋은 광장이나 대단위 아파트단지등에서 공약을 제시하며 본격 표밭누비기에 나섰다. 곳곳의 유세장에는 특별히 주문해 첨단장비를 갖춘 유세차량이 동원됐고 선거운동원들이 자전거를 타고 골목길을 돌며 밀착 유세전을 펼치기도 했다.또 넝마차림으로 골목청소를 해주며 유권자의 환심을 낚기도 했고 일부 후보는 대중목욕탕에서 유권자들과 「알몸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멀티비젼 홍보전 ▷서울◁ ○…서울 종로의 신한국당 이명박 후보는 상오 7시30분쯤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앞에서 출근하는 시민들에게 악수를 청하며 『정치1번지 종로에 변화의 바람을 몰고 올 인물』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뒤 정당연설회가 열리는 종묘공원으로 이동. 국민회의의 이종찬 후보는 하오 2시 평창동사무소 앞에서 60여명이 모인 가운데가진 연설회에서 『03시계를 차고 다니는 사람과 신한국당 운동원을 하는 사람은 정말 간큰사람』이라며 신한국당을 비난. 민주당의 노무현 후보는 상오 7시쯤 숭인동 제일아파트 입구에서 자신을 『깨끗한 정치인』이라고 소개하며 지지를 호소. ○…서울 송파갑의 신한국당 맹형규 후보는 27일 상오 9시쯤 송파구 삼전동 다성회관 앞 유세에서 『장학로씨 뇌물수수 사건은 역사바로세우기와 개혁작업에 찬물을 끼얹는 용서할 수 없는 배신행위』라고 성토. ○서울 강서갑의 민주당 박계동 후보는 대형 멀티비전을 설치한 차량을 동원,지난해 10월 자신이 국회에서 노태우 비자금 사건을 폭로하는 장면을 계속 틀며 지지를 호소. 서울 노원갑의 국민회의 고영하후보는 상오 6시쯤 석계역 입구에서 유세용 차량에 설치된 멀티비전을 통해 전날 성북역에서 가졌던 개인연설회 장면을 보여주며 얼굴 알리기에 주력. ○…서울 강동갑의 민주당 이부영 후보는 상오 10시쯤 강동구 암사3동 양지마을에서 주민 30여명을 상대로 개인연설회를 갖고 『선거기간 중 다른 후보에 대한 비방이나 흑색선전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 ○…서울 강북 갑의 신한국당 정태윤 후보는 개인연설회에 얼굴에서 「I LOVE 정태윤」「태윤,파이팅」등의 홍보 문구를 적은 20대 운동원들을 동원.빨강·파랑색 글씨 중간에는 하트무늬로 장식했다. 송파 갑의 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상오 9시쯤 지하철 성내역 부근 식당에 들러 손님들에게 『모래시계의 홍준표』라며 『국회의원이 되면 역사 바로 세우기와 부정부패 척결의 선봉이 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남 갑의 신한국당 서상목 후보가 상오 11시쯤 논현동 나산백화점 앞에서 연 개인 연설회에는 흰색 티셔츠 차림의 대학생 자원봉사자 8명이 산악용 자전거를 타고 나와 눈길. ▷수도권◁ ○…인천 남구을에서 출마한 신한국당 이강희후보의 연설회에는 청각장애인을 위해 연설내용을 수화로 전달하는 여성들이 등장해 눈길.팔등신의 미녀 3총사가 이후보를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며 유세내용을 수화를 전달하자 유권자들은 『이후보의 연설보다 세미인이 마음을 끈다』며 깊은 관심. ▷중부권◁ ○…강원도 원주시 쌍다리 풍물시장의 개인 연설회장에서는 시장의 소음을 틈타 다른 후보측이 선거운동을 펼쳐 선거전의 비정함을 엿보게 했다. 원주을선거구에서 출마한 국민회의 박전하 후보가 트럭위에 올라 『산소 같은 남자,시원한 정치를 하겠다』고 목청 높이는 사이 단상의 바로 밑에서는 민주당 안재윤 후보와 자민련 박우순 후보의 여자 운동원들이 명함판 선거홍보물을 돌려 단상의 박후보 선거운동원으로 착각케 했다. ○…충남 보령에서 신한국당으로 출마한 최일영후보는 개인유세를 가지면서 공군 비행사 출신임을 내세우기 위해 「빨간마후라」를 변형시킨 로고송을 방송하며 유권자의 관심을 끌었다. 최후보는 자민련 텃밭임을 의식,『김종필 총재는 휼륭한 분』이라고 짐짓 치겨세운뒤 지역발전을 위해 집권당 후보인 자신을 밀어달라고 호소. 무소속의 안갑원후보는 웅천시장 곳곳을 누비며 상인과 주민을 상대로 얼굴 알리기에 안간힘. ○…강원도 속초·고성·양양·인제 선거구에 출마한 국민회의 최정식후보는 출신지역인 고성 거진읍 일대의 개인 연설회에서 원자력발전소 건설에 주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는 것을 의식해 『당선된후 원전이 들어서면 국회의원을 그만두고 할복하겠다』고 공약.신한국당 송훈석후보는 속초 중앙시장 입구에서 자원봉사자 30여명과 함께 거리유세를 벌였고 민주당의 조영두후보는 젊음과 패기를 강조하며 다른 후보와의 차별성을 부각시키기에 주력. ○상복차림 참석도 ▷호남권◁ ○…광주에서 본격 득표활동에 들어간 각 정당은 내년도 국고지원 대상에서 제외된 현안사업을 득표전에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하느라 부산. 신한국당은 국고지원 대상에서 제외된 5·18묘역 성역화를 위한 묘지 이장비 지원을 공약으로 내세울 것을 검토하고 있고 새정치국민회의와 민주당등도 이와 관련된 공약으로 유권자의 지지를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광주시의 한 관계자는 『최근 각 정당의 선거대책본부가 국고지원 대상에서 제외된 사업중 시급한 사업과 이유를 알려달라는 주문이 심심치 않게 들어오고 있다』며 『선거 바람에 지역발전이 앞당겨질 것같다』며 기대. ○…전남 보성·화순 선거구의 이용식 신한국당후보는 이날 벌교역 광장에서 열린 정당 연설회에 검정색 일색의 상복차림으로 뒤늦게 참석해 동정섞인 박수를 받았다. 14대 총선때 광주·전남지역 최고 득표율(45%)을 기록하며 근소한 차이로 낙선했던 이후보는 『선거운동을 돕다가 불의의 교통사고로 숨진 막내동생의 출상일과 겹쳐 동생을 묻고 곧바로 돌아오는 길』이라고 눈시울을 붉혀 유권자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한편 국민회의탈당과 함께 이지역에서 무소속 출마를 시사했던 유준상의원은 이날 불출마의사를 밝히며 『2차례나 자신과 싸웠던 이후보의 정치적 영광을 군민과 함께 기도한다』고 지지성 발언을 해 눈길. ○유권자 알몸대화 ○…울산 중구에 출마한 민주당 송철호 후보는 이날 새벽부터 반학동의 한 목욕탕에서 목욕온 주민 10여명과 인사를 나누며 지지를 호소하는 「알몸 유세」를 전개.『알몸으로 인사하는 것만큼 유권자와 친해질 수 있는 방법이 없을 것』이라며 『요즘 대기업에서 유행하는 「알몸회의」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신한국당 김태호 후보와 무소속 정갑윤 후보는 상오6시부터 지역 최대의 표밭인 현대자동차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출근길 길목인 효문동 동천교앞과 병영동에 각각 진을 치고 악수공세를 펴며 「눈도장」을 찍느라 분주. ○…경남 마산·합포에 출마한 박정규 후보(민주)는 한표를 부탁하는 글자가 새겨진 어깨띠를 두른 20명의 대학생 자원봉사자와 함께 자전거를 타고 시장골목을 누비며 공략에 나서는 「자전거 행렬」유세를 전개했다. 또 무소속의 이중 후보는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인기만화가 이현세씨에게 부탁해 만화 주인공 「까치」와 자신이 함께 벼를 심는 그림을 뒷면에 그려넣은 명함을 배포해 눈길. 마산·회원의 박재혁 후보(민주)는 기동성있는 차량이 효과가 있는 1백25㏄ 오토바이를 선거 유세차량으로 등록하기도 했다. ○…부산 영도 선거구에서는 신한국당의 김형오 후보와 무소속의 김용원후보가 내세운 캐치 프레이즈를 놓고 표절시비가 한창.신한국당 김후보는 「영도가 키울 인물,영도를 빛낼 사람」이라고,그리고 무소속 김후보는선거용차량에 「영도가 키운 인물,영도를 빛낼 이름」이라고 거의 같은 문구를 캐치 프레이즈로 내세워 후보측은 물론 유권자마저 어리둥절케 하고 있다. 각 후보는 『자신들이 먼저 이같은 문구를 생각해 낸 원조』라며 상대방이 몰염치하게 도용했다며 이전투구. ○…대구 서을선거구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한 김천희후보는 대학생 선거운동원 20여명으로 「넝마부대」를 구성해 거리를 청소하고 다니며 유권자의 관심을 유도. 김후보는 기호와 얼굴이 담긴 홍보물을 붙인 넝마를 짊어지고 길거리와 시장·아파트단지의 쓰레기를 청소하고 다니며 인물 알리기에 열중. ○동시에 5분 유세 ○…5일장이 열린 경북 의성에서는 5명의 후보 가운데 4명이 동시에 나타나 제비뽑기로 순서를 정한뒤 각 후보마다 5분씩 유세를 하기도. 먼저 연설에 나선 신한국당 우명규후보는 『낙후된 의성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30여년동안 공직생활을 통해 풍부한 행정경험을 쌓은 인물이 당선되어야 한다』고 호소했고 민주당 이왕식 후보는 『농산물 제값받기등 농촌의 여러 문제를해결하겠다』고 공약.무소속 김동권후보는 치적론을,무소속 김진욱 후보는 세대교체론을 피력. ▷제주권◁ ○…시장 상인만도 1천2백여명에 이르고 이용객이 하루 3만여명을 넘어 얼굴 알리기에는 더없이 좋은 제주시 사라봉공원앞 오일시장은 각 후보의 선거유세로 하루종일 북새통. 신한국당의 현경대 후보가 이날 상오 10시쯤 모습을 나타낸 것을 시작으로 상오11시쯤에는 신두완 후보(민주당)와 양승부 후보(무소속)가 잇따라 나타나 상인과 시민을 상대로 악수공세를 펴며 지지를 호소.이어 곧바로 정대권 후보(국민회의)는 기다렸다는 듯이 가두 연설회를 가졌다.〈전국 종합〉
  • 전북 순창 남계리 돌장승(한국인의 얼굴:66)

    ◎연지·곤지 찍고 수줍은듯 내민 혀/넓다란 눈두덩에 타원형 눈동자는 독특 전북 순창은 교통의 요지로 평야지대에 자리잡은 고을이었다.그래서 농업생산의 중요한 터전이 되었지만 지정학적으로는 도읍지에서 먼 변방이었다.또 거기서 흙과 더불어 살아온 사람들은 노동의 고뇌를 곱씹는 가운데 보다 나은 삶을 고대했다.그들은 우선 자신들 삶의 터전이 축복받는 땅이기를 갈구했는지 모른다. 오늘날 순창군 순창읍 남계리에 남아있는 돌장승에서 그런 사연을 읽을 수 있다.이 돌장승은 순창읍에서 남원으로 가는 도로로부터 1백여m 떨어진 둑에 서 있지만 본래의 자리는 옛 길가였다.순창 사람들은 자신들의 고을이 평야지대에 자리한 탓에 북방이 허해서 기가 흐트러진다는 생각을 했다.그래서 허한 곳을 막아주는 비보의 필요성을 느낀 사람들은 동쪽과 북쪽에 돌장승을 세웠다.그러니까 동쪽의 장승이 남계리 돌장승인 것이다. 이 돌장승은 선돌(입석)모양의 자연석을 곧추세운 형상을 했다.돋을새김으로 돌 표면에 얼굴과 손을 만들었다.키는 1백75㎝나 되어 꽤 큰 편이나 새김글씨가 없어서 언제적 장승인지는 알 길이 없다.그저 허한 곳을 막아주는 비보장승 정도로 이해할 뿐 애력을 밝혀내지 못했다. 그래도 값어치가 높게 인정되어 이웃 충신리 돌장승에 바로 이어 국가가 중요민속자료 102호로 지정하는 등 제대로 대접을 받고있다. 이마에 제법 크게 릴리프한 동그라미 백호가 인상적이다.불교요소가 습합한 돌장승은 확실하지만 이를 뒷받침할만한 이름은 구전하지 않았다.그러나 다른 지역에서 더러 돌장승에서 미륵신앙을 곁들이는 것으로 보아 이 돌장승 역시 미륵신앙의 요소가 깔려있을 것이다.자고 깨면 고된 농사일이 기다릴 뿐 어떤 신분상승을 기대할 수 없었던 평야지대의 농민들.장차 세상 땅에 내려올 것이라고 믿은 미래불 미륵의 하생은 그들의 희망이자 염원이기도 했다. 이 돌장승은 백호 말고도 양쪽 볼에도 돋을새김한 큰 점이 있다.여인이 마치 연지를 찍은 것처럼 보였다.양볼의 점을 연지로 본다면 이마의 점은 곤지로 여겨도 좋을 것이다.오늘날도 더러 치르는 전통혼례 때 신부화장에 나타나는 연지곤지를 찍은 것 같은 희한한 얼굴이다.하기야 고구려 벽화무덤인 평북 용강 쌍영총채색 그림에도 연지화장한 여인들이 등장한다.그러고 보면 조선시대 돌장승에 연지 흔적이 보인다고 해서 깜짝놀랄 일은 아니다. 눈두덩은 아예 넓고 길게 자리를 잡아놓고 약간 튀어나오게 돋을새김했다.그리고 나서 눈두덩 안에 오목새김으로 타원형 선을 그었다.타원형의 선각이 눈동자다.이 장승의 눈은 양볼의 점과 더불어 다른 지역 대부분의 장승과 구분되는 독특한 표현양식인 것이다.돌장승은 혀를 날름 내밀었다.턱은 둥근 선을 둘러 표시하고 그 밑에 주름 두 개를 더 잡았다.손가락 다섯 개가 분명한 추상적인 손,엉뚱한 자리에 부호처럼 새긴 발바닥은 매력적이다. 옛날에는 정월대보름날 장승고사를 지냈다.요즘은 고사풍습도 사라져버려 거저 허한 구석을 막아주고 있다.
  • 문구업체 「세아실업」/특허품 「라이트 펜」 개발(앞선 기업)

    ◎볼펜·플래시 결합… 어두운곳서 기록가능/작년 수출액 200만달러… 해외주문 쇄도 「볼펜이 눈을 떴다」.문구업체 세아실업 김통환사장(40)이 회사 특허품인 「문라이트펜」 「반디펜」을 홍보하기 위해 서울 종로구 내수동 사무실에 붙여놓은 광고문구다.업계에선 라이트 펜으로 알려져 있으나 세아의 특허품이라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라이트 펜은 볼펜과 플래시를 결합한 상품으로 어두운 데서 볼펜불빛으로 글씨를 쓸 수 있게 고안됐다.김사장이 90년 교통사고를 처리하는 경찰관이 어두운 데서 목과 어깨사이에 손전등을 끼고 기록하는 것을 보고 상품개발에 착안했다.4년여동안 7억원의 돈을 투자해 94년말 성공했다. 판매는 대성공이었다.수출 첫해인 지난해 2백만달러어치를 해외에 내다판 데 이어 올들어 2달동안 60만달러어치를 수주할 만큼 수요가 폭발적이다.7월까지 주문량이 밀려있다.해외에선 개당 9∼10달러,국내에선 개당 3천5백원에 팔릴 정도로 부가가치가 높다.건전지와 볼펜의 촉은 채산성 문제로 수입해 쓴다.국산화율은 95%.지난해 회사매출은 40억원으로 이중 절반 이상을 「플래시 볼펜」이 기여했다. 김사장은 주문량 쇄도를 자동화로 이겨내고 있다.『자동화가 아니면 살아남을 수가 없다』는 생각에서 대당 수억원 하는 기계를 도입하고 시설확장도 추진 중이다.합정동의 도시형 공장을 독립문으로 이전,월 40만개인 생산능력을 1백만개로 늘릴 생각이다. 김사장은 단돈 2만원으로 사업에 뛰어든 자수성가형 사업가다.호신용 가스분사기가 그의 첫 작품이다.87년 자신이 제작한 제품의 성능시험을 위해 자기얼굴에 쏜 탓에 시력이 나빠졌다.가스 분사기 등 경찰장비는 매출액이 얼마되지 않지만 20여가지를 취급한다.수갑,방탄·방검재킷은 특허품이다.어려서 고생할 때 경찰관의 도움을 많이 받아 경찰장비는 애착이 많이 간다고 했다. 김사장은 올해부터 소량이지만 내수도 할 생각이다.문제라면 라이트펜이 잘 팔리자 문구업계 대기업인 M사가 유사상품으로 시장에 뛰어든 것.시장이 연간 40억원에 불과해 한판 승부를 내야 할 형편이다.그는 우선 지적재산권 보호를 위해 이 회사를상대로 지적재산권 침해소송을 냈다.그리고 끊임없이 제품개선에 몰두하고 있다. 김사장의 최대 목표는 세계 최고의 라이트펜을 만들어 5년안에 회사를 공개하는 것이다.매출액 대비 두자리 숫자의 개발비를 쏟아붓는 것도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서다.아동용 공작기구도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검토중이다.〈박희준 기자〉
  • 신라 금동사리함 발굴/경주 나원리 5층석탑서

    ◎탑·불상 등 장엄구 갖춰 경북 경주시 현곡면 나원리 국보 제39호 「월성 나원리 오층석탑」에서 서기 7세기경 통일신라시대의 것으로 보이는 금동사리함이 발견됐다.이 사리함은 풍경과 영락 등 탑의 장식구가 그대로 달려있는 금동탑과 불상등 지금까지 발견됐던 사리함과는 다른 장엄구를 갖추고 있고 그 보존상태도 양호해 학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문화재관리국은 월성 나원리 오층석탑 보수를 위해 석탑을 해체하던 지난 15일 석탑의 3층 옥개석 부분에서 가로 세로 각각 32㎝,깊이 25㎝크기의 밀봉된 사리공을 발견,그 안에서 가로 세로 각 15.5㎝,높이 14.4㎝,두께 0.2㎝의 금동 사리함을 수습했다고 18일 발표했다. 문화재관리국에 따르면 발견당시 사리공과 사리함 사이에는 가로 세로 각 28㎝,두께 3㎝의 목판이 끼워져 있었으며 사리함은 뚜껑 윗면에 연화당초문,사방 측면에 사천왕상이 정교하게 새겨져 금빛이 찬연하고 일부에만 푸른 녹이 남아있을 정도로 보존상태가 양호했다.사리함 내부에는 금속제 탑과 나무·종이 등 부식물이 쌓여있었고벽면에는 먹을 갈아 쓴 묵서글씨의 일부가 남아있는 종이편이 붙어있어 X선 촬영결과 사리함안에 10㎝크기의 금동탑 1기,7㎝크기의 금동탑 3기,4㎝크기의 불상 1구가 봉안돼 있음이 확인됐다.
  • 중 군사훈련 최근접지 마조도를 가다

    ◎공항활주로 대공포 배치 “전쟁전야”/부두선 군인이 승객 체크… 주민 피란행렬/상가 모두 철시… 집총군인들만 거리 누벼 중국인민해방군의 대규모 합동군사훈련이 시작된 18일낮.20인승짜리 쌍발 프로펠러기를 타고 내려다본 대만해협은 모든 선박의 출항이 중지된 탓에 배한척 눈에 띄지 않는 「죽음의 바다」같았다.대북시 송산비행장을 이륙한 비행기는 비안개를 헤치고 50여분만에 아슬아슬하게 마조도의 북간공항에 착륙했다. 기자와 영국의 BBC방송,대만TV를 비롯한 외국기자 10여명과 마조도에 근무하는 대만관리등 모두 15명안팎의 승객을 위해 대만항공이 마련해준 소형 프로펠러기였다.일반민항기는 16일부터 운항이 대부분 중단됐다. 본토의 복건성에 거의 턱밑에 위치한 마조도는 18일 시작된 중국인민해방군의 훈련지역에 가장 가까운 대만영토이다.남간도 북간도 동인도 여광등 모두 4개의 큰섬과 나머지 부속섬으로 이루어진 군도로 행정구역상은 마조현.특히 여광섬은 중국군 훈련지역에서 북쪽으로 불과 18㎞밖에 떨어지지 않은 그야말로 대만영토의 최전방이다. 비행기가 내린 북간공황은 활주로를 대공포들이 거의 에워싸다시피해 전쟁전야 같은 긴박감을 보여주고 있다.북간도에서 다시 여객선을 타고 20여분이 걸려 행정수도인 남간도에 도착했다.부두에서는 군인들이 서서 타고내리는 사람을 일일이 체크한다.전날부터 출항을 삼가하라는 현정부의 지시탓으로 선박들이 모두 항구에 닻을 내리고 있다. 하오 3시30분.남간도항에서는 전날 미처 해군선을 타지 못한 주민 30여명이 소형여객선에 몸을 싣고 있었다.모두들 작은 여행가방을 하나씩 들고 조금씩 긴장한 표정으로 배안에 자리를 잡고 있다.이들의 행선지는 대만본섬의 북동쪽 기융항. 마조현의 조상순 성장이 부두에 나와 떠나는 주민들을 안심시키느라 열심이다.그는 『정부에서 모든 대비를 갖추고 있으니 아무 걱정말라』『곧 사태가 진정될테니 다시 만나자』는 등 열심히 위로의 말을 건네고 있으나 정작 주민들의 표정은 그렇게 낙망스러운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조상순 성장은 이들을 떠나보낸 뒤 곧바로 소형여객선으로 여광섬의주민들을 대피시기기 위해 떠났다.중국군 훈련지역에서 북쪽으로 불과 18㎞밖에 떨어지지 않아 어느곳보다도 긴장이 더한 곳.지난 이틀사이에 5백여명의 주민중 3백명이상이 대만본섬의 북동쪽에 있는 기융항을 거쳐 대북 등 큰도시로 피난을 떠났다.18일에도 남은 주민들을 피난시키는 작업이 계속되고 있었다. 마조도는 주민 5천6백명에 주둔군인수가 2만명을 넘는 군사지역으로 그야말로 대만의 최일선인 셈이다.학교도 17일부터 이른 봄방학에 들어갔고 사람이 없으니 상가도 모두 철시했다. 마조현 수도인 남간섬에서도 민간인은 거의 떠났고 집총한 군인들만 간혹 거리를 누비고 있다.마을 곳곳에 붉은글씨로 돌에 새긴 「독립작전」「정부수호」「자력갱생」등의 구호가 섬의 분위기를 그대로 보여주는 듯하다. 마조도에 있는 초등학교 8개와 중등학교 1개가 모두 조기 봄방학에 들어갔는데 마조현정부의 장이덕비서(36)는 『학부모들이 모두 애들을 본섬으로 데리고 나가려고 조기방학을 원했다』고 말했다.그는 남은 주민들에게는 『실제 전투가 일어날 경우 소총이 지급된다』고 말하고 물론 그전에 주민들을 대부분 대피시킬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했다. 그는 마조도의 분위기에 대해 『최전방이기 때문에 평소에도 방공대피훈련등은 수시로 실시하게 때문에 지금 특별히 준비하는 것은 없다』고 말하고 주민들도 각자 집에 비상식량등을 확보하고 있다고 했다. 재미있는 것은 밖으로 드러난 이런 긴장감과는 달리 주민들중 실제로 전쟁이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찾아볼 수 없었다.기자가 묵은 호텔주인 여씨는 주로 고기잡이를 하는 이곳 주민들은 큰바다에서 중국본토 어부들과 수시로 만나 친해진 사람이 많고 『중국어부들과 국제전화로 수시로 안부도 전하곤 하는 탓인지 중국본토에 대한 두려움은 크게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이었다. 한 주민은 『고기잡이 나가 중국어부들과 이런저런 물건들을 사고파는데(불법무역)훈련이 시작되고부터는 이것을 못해 수입에 지장이 있다』는 말도했다.〈마조도=이기동 특파원〉
  • 조기위암/이종철 삼성의료원 소화기내과 과장(전문의 건강칼럼)

    ◎초기에 절제 수술하면 완치율 95% 넘어/특이한 증상없어도 정기 내시경 검사를 5년전의 일이다.필자의 뇌리에 너무도 생생한 당시의 기억이 남아 간추려 본다. 58세된 선배 한분을 우연한 기회에 위내시경검사를 실시한 일이 있었다.이 분은 수년에 걸쳐 기관지 천식으로 고생을 하고 있었는데,증상이 있을적 마다 투약을 해왔다고 하며,기관지약을 복용하면 으레 속쓰림이 수반하여 제산제를 상용하였다고 한다. 약 1년전 위내시경을 시행한 일이 있으며,당시 별 특이한 증상은 없었으나 위내시경 소견상은 만성위염이 있었다.그때로부터 한 해가 지난 셈이다.병원 주차장에서 우연히 그 선배를 만나게 되어,무심코 한 얘기다.「선배님,내시경검사 한지가 1년이 지났는데 새로 하셔야 할텐데요」 다음날,위내시경검사를 실시하게 되었다.내시경소견은 약3∼4㎝ 길이의 푹 패인 진행성 위암이었다.위투시도 실시하고 컴퓨터검사도 병행하였으나 결과는 역시 진행성 위암이었다.내가 알고 있는 지식을 근거로 한다면 1년전 실시한 위내시경검사시 내가 오진하였을가능성이 많았다.당시 필자가 받은 정신적인 고통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강의를 할적이나 글을 쓸적마다 필자는 40세 이후엔 1년에 한번정도 위내시경검사를 받기를 권하였고,이는 조기위암을 발견하기 위함이라고 역설하였기 때문이다.상당기간 우울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는데 약 2주후 그 선배에게서 편지 한장이 도착하였다.방금 중환자실에서 일반병실로 옮겨 이제사 글을 쓰게 되었다며 보내온 소식이다.도쿄의 모 병원에서 수술을 받았으며 그곳에서도 진행성위암으로 진단하고 수술을 시행하였으나,절제위에서의 최종 판정은 조기위암이라고 한다.우연히도 위궤양이 겹쳐 병소가 깊게 패여 보였다는 설명이다.잠시나마 후배를 원망하여 미안하다는 그 선배의 편지는 방금 중환자실을 나온 환자의 필체라 글씨를 알아보기가 힘들었지만,필자에게는 무척이나 반가운 편지였다. 5년이 지난 지금에야 지난날을 회상함은,이제야 그 병에서 해방되었기 때문이다.암치료 결과를 얘기할 때 5년 생존율을 말함이 여기에 있다.최근 보고된 보사부 통계에 의하면 암에의한 사망의 원인중 위암이 약 30%로 절대적 수위를 차지하였으며 그 발생연령이 50대를 전후하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을 보고한바 있다. 위암은 결코 건강한 위에선 발생하지 않는다.중요한 사실은 비록 증상이 없더라도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우리가 먹는 자극적인 음식,술,담배 등 기호품,매일매일 받는 스트레스 등에 의하여 위도 나이가 든다는 사실이다.더욱이 위암으로 진행하는 전단계인 만성위축성 위염과 장형화생 등과 같은 병변은,별 증상없이 지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사실이다.결국 위암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서는 위내시경 검사를 정례화하는 길밖에 없다.조기위암은 위절제수술로 완치율이 95%를 넘는다.그러나 일단 진행된 위암의 경우는 5년 생존율이 20∼30%를 넘지 못한다.요컨대 위암은 그 자체에 특이한 증상이 없지만 초기에 병을 발견하기만 하면 완치가 가능하다.
  • 대동은 직원것 추정 당좌수표 지문 발견/한은 사기사건

    【구미=한찬규 기자】 한국은행 현금인출사기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경북 구미경찰서는 23일 범행에 사용된 당좌수표에서 대동은행 구미지점 직원것으로 보이는 지문 2개를 발견,경찰청 감식과에 정밀감식을 의뢰했다. 경찰은 이와함께 당좌수표 앞면 9억원의 글씨와 뒷면 배서인의 글씨체를 확보,대동은행 구미지점 전·현직 직원 25명과 한국은행 구미사무소 직원 2명 등 27명의 필적에 대한 감정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의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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