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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국플러스] 도봉서원 일대 서울시 문화재 지정

    조선 중기 개혁 정치가인 정암 조광조 선생이 즐겨 찾았던 도봉산 계곡의 도봉서원 일대가 서울시 문화재로 지정된다. 서울시는 도봉서원과 서원 앞 계곡의 바위들(각석군)을 시 문화재(기념물)로 지정할 계획이라고 17일 밝혔다. 도봉서원은 1574년 양주목사 남언경이 신진 사림세력을 배경으로 도학정치를 실현하고자 했던 조광조를 기리기 위해 세운 서원이다. 도봉서원은 1871년 흥선대원군의 서원 철폐령에 따라 건물이 헐렸지만 건물의 기단이 남아 있고, 서원 부속 건물인 사당은 1970년 복원됐다. 또 서원 앞 계곡의 바위에는 조선시대 유학자들의 글씨와 시문이 새겨져 있다.
  • 주류업계 여름을 취하게 하라

    주류업계 여름을 취하게 하라

    주류업계가 술 소비가 늘어나는 ‘여름 잡기’에 나섰다. 와인 유통회사인 와인나라는 17일 남미 와인문화 축제를 시작했다. 몬테스 알파, 카탈루냐 등 150여종의 남미 와인을 최대 60%까지 깎아준다. 이 회사 홈페이지(www.winenara.com)에 자신이 좋아하는 남미 와인 이름을 댓글로 남기면 30명을 뽑아 공연 표도 무료로 준다. 이달 30일까지다. 대표적 ‘여름 술’인 맥주도 빠질 수 없다. 하이트맥주는 능력껏 들어옮긴 맥주를 공짜로 주는 이색 이벤트를 벌인다. 야외수영장을 얼음과 맥주로 가득 채운 뒤 각자 자신이 들 수 있는 최대한의 맥주캔을 지정 장소로 옮기면 옮긴 맥주를 그냥 준다. 장소는 서울 이태원 해밀톤호텔 수영장, 행사날짜는 오는 21일이다. 회사홈페이지(www.thehite.co.kr)를 통해 미리 참가신청을 해야 한다. 물론 19세 이상만 신청 가능하다. 벨기에 화이트 비어 호가든은 호가든 생맥주 3잔을 주문하면 전용 육각 잔을 준다. 호가든 전용 잔은 아래로 갈수록 두꺼워지는 육각 글라스로, 손의 열기를 차단해 맥주 맛을 살려준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내달 초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오비맥주는 등산을 통해 어려운 이웃도 돕고 제품 홍보도 하는 ‘만원의 행복’ 행사를 열고 있다. 매주 금요일 이호림 사장 등 오비맥주 본사 직원들이 오비맥주 글씨가 새겨진 조끼를 입고 우면산을 등산, 참여직원 1인당 회사에서 1만원씩 적립해 소외계층을 돕는다. 11월 말까지 계속한다. 샴페인을 주제로 한 이색 전시회도 열린다. 24일부터 30일까지 서울 대치동 크링에서 열리는 ‘페리에주에와 함께하는 영원불멸의 감동’ 전시회다. 샴페인 페리에주에를 주제로 한복 디자이너 이영희씨, 메이크업 아티스트 이경민씨 등 15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소주 ‘참이슬’을 만드는 진로는 매월 첫째, 셋째 토요일마다 ‘청계천 문화축제’를 열고 있다. 서울 청계광장에 특설무대를 마련해 춤, 뮤지컬, 연주 등 다양한 공연과 참이슬 가요제, 즉석게임 등을 진행한다. 10월까지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보내주신 책보고 꿈 이룰게요” 광진구 사랑나눔 답장 받았네

    “보내주신 책보고 꿈 이룰게요” 광진구 사랑나눔 답장 받았네

    #우리 공부방에 제가 좋아하는 책 많이 보내주셔서 감사해요. 저도 제 꿈 이뤄서 아~주, 정~말 좋은 변호사가 돼 남들 많이 도울게요.” “‘7급공무원’이라는 영화를 봤는데 광진구청 공무원 아저씨들도 위험할 때는 권총도 쏘고 잠입도 하나요?” ●감사관실·기획홍보과 편지 받아 지난 8일 광진구 감사담당관실과 기획공보과엔 이런 내용의 편지들이 도착했다. 바로 광진구 공무원들과 자매결연을 맺은 ‘신양 하늘꿈 지역아동센터’ 어린이들이 보낸 ‘선물’이었다. 이날 구청 직원들이 받은 편지는 모두 26통. 저마다 리본이나 스티커로 정성스럽게 장식된 감사의 메시지였다. 어린이들은 편지를 통해 ‘보내준 책 잘 읽겠다.’ ‘공무원 아저씨들 사랑한다.’는 등의 말을 전했다. 삐뚤빼뚤한 글씨에 맞춤법도 맞지 않았지만 공무원들은 순수한 동심이 담긴 편지를 보고 기분 좋은 한 주를 시작할 수 있었다. 17일 광진구에 따르면 감사담당관실과 기획공보과 직원들은 지난달 7일 신양 하늘꿈 지역아동센터를 방문해 직원들이 모금한 책 구입비 50만원을 전달하고 하루종일 어린이들과 어울려 시간을 보냈다. 아동센터는 이날 전달받은 성금으로 어린이 책 48권을 구입했다. 이에 앞서 지난 3월 두 부서는 하늘꿈 지역아동센터와 자매결연을 맺었다. ‘1부서 1복지시설 결연’ 사업의 하나로 구가 지역내 소외계층을 돕기 위한 취지로 마련했다. 두 부서는 어린이들을 위한 가장 효과적인 지원방법을 고민하다 책을 선물하기로 하고 어린이날을 맞아 아동센터에 성금을 전달한 것이다. 어린이들의 편지를 전달한 아동센터 장유리 교사는 “어린이들이 구청 공무원들을 비롯해 많은 이들에게 받은 사랑과 관심을 다른 이들에게 되돌려줄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는 또 하나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광진구는 46개 전 부서와 지역내 복지시설 35곳이 참여한 가운데 ‘1부서 1복지시설 결연’ 협약식을 갖고 본격적인 이웃돕기 활동에 들어갔다. 각 부서는 결연을 맺은 대상시설의 특성에 맞게 후원계획을 세웠다. 참가자들은 급·배식 도우미, 목욕·세탁 보조, 청소 등을 지원하거나 가정방문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다. ●1부서 1복지기관 결연사업 호응 정송학 구청장은 “26명의 아동센터 어린이들의 마음이 가득 담긴, 미안한 마음이 들 정도로 엄청난 선물이 도착했다.”면서 “이번 사례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봉사활동은 단순히 주는 것만이 아니라 얻어가는 것이 더 많은 ‘되로 주고 말로 받는’ 아름다운 행동”이라고 말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살인마 리명박” 강목사 유서 파장 예고

    “살인마 리명박” 강목사 유서 파장 예고

     “지금은 민중 주체의 시대다. 4·19와 6월 민중항쟁을 보라. 민중이 아니면 나라를 바로잡을 주체가 없다. 제2의 6월 민중항쟁으로 살인마 리명박을 내치자”  지난 6일 스스로 목을 매 생을 마친 강희남 목사가 남긴 2장의 유서 가운데 ‘이 목숨을 민족의 재단에’라고 쓴 붓글씨 1장 외에 A4 용지 1장에 남긴 유서의 내용이다.  현재 빈소인 전북대병원 장례식장에 한 켠에 붙어 일반에 공개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유서의 내용은 적지 않은 파란을 예고한다.  ‘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자란다’는 말이 있듯이 근현대사에서 굵직한 민중들의 움직임이 있을 때마다 예기치 못한 죽음이 계기가 되었다.  7일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안기부장, 법무부장관, 검찰총장 등으로 구성된 ‘관계기관대책회의’를 최소 2차례 열어 정부가 조직적으로 은폐 시도를 했다고 밝힌 고문으로 인한 박종철씨의 죽음은 6월 항쟁의 도화선이 됐다.  4·19 혁명 역시 이승만 정부의 부정선거 항의시위에 참가했다가 눈에 최루탄이 박힌 채 발견된 김주열군의 죽음이 전국적인 시위를 끌어냈다.  대학교수와 학생들의 시국 선언이 연이어 계속되는 가운데 선동적인 문구로 자신의 죽음에 의미를 부여한 강희남 목사의 유서가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1400년 된 最古 태극무늬 발굴

    1400년 된 最古 태극무늬 발굴

    지금까지 발견된 것 중 가장 오래된 태극 무늬가 그려진 목제품이 발굴됐다. 이와 함께 국내 최초로 봉함목간(封緘木簡)이 출토됐다. 봉함목간은 관청에서 기밀을 필요로 하는 문서나 물건을 운송할 때 사용한 목간으로 중국, 일본 등에서 봉검(封檢)이라고 불리며 발굴된 바가 있으나 국내에서는 발견된 바가 없었다. 최고(最古)의 태극무늬 목제품과 최초의 봉함목간 등이 한꺼번에 나온 곳은 바로 영산강 고대문화권역의 중심지인 전남 나주 복암리 고분군(사적 제 404호)이다. ●역·오행 관련… 민족 고대사상의 소중한 근거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 김성범 소장은 3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공개설명회를 갖고 “복암리 유적은 지난해 발굴조사에서 출토된 3점을 포함한 31점 으로 지금까지 백제지역 중 목간 출토량이 가장 많은 부여 능산리사지(37점) 다음으로 많은 수량”이라면서 “백제의 지방통치제도 연구에 중요한 자료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태극 무늬 목제품 한 쌍은 칼 모양의 나무판에 새겨져 있었다. 함께 출토된 백제 기와, 토기 등 유물의 연대를 감안했을 때 7세기 초로 판단된다. 이는 지금까지 가장 오래된 태극문양으로 알려졌던 경주 감은사지 장대석에서 발견된 태극무늬(682년)보다 앞서는 것으로 ‘역(易)’, ‘오행(五行)’ 등 백제의 도교사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백제를 비롯한 우리 민족의 고대 철학사상사 연구에 소중한 근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백제의 농업생산·지방행정 운영 연구 토대될 듯 또한 목제품, 목간 등은 모두 지름 5.6m, 깊이 4.8m의 백제 사비시기(538~660년)의 대형 원형수혈유구에서 나왔다. 특히 충분히 판독이 가능한 목간이 13점에 이르러 백제의 사상사·산업사는 물론 농업 생산, 지방 행정 운영 등 다양한 백제 연구의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31점 중 길이 60.8㎝, 너비 5.2㎝, 두께 1㎝ 크기의 목간은 지금까지 국내에서 출토된 목간 중 가장 길고, 가장 큰 것으로 확인됐다. 총 57자의 글씨 중 ‘수미지(受米之)’, ‘공지(貢之)’ 등이 쓰여 있는 것으로 봤을 때 지방 관청에서 공납과 그 과정을 기록한 행정문서 목간으로 판단되고 있다. 또한 백제의 촌락문서 격인 목간에는 대사촌(大祀村)의 인명, 가축의 실태와 수전(水田), 백전(白田), 맥전(麥田) 등 토지의 경작 형태와 토지 단위인 ‘형(形)’, 소출량을 가리키는 ‘72석(石)’, 관직명(率, 德率) 등이 기록돼 있어 백제 농경제 산업사를 비롯한 당시 사회 운영의 일면을 밝혀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 소장은 “나주 복암리 일대가 영산강 유역의 7세기 백제 지방 통치의 중심지였음을 짐작하도록 한 자료”라면서 “문헌사료가 부족한 백제사 연구에 새로운 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10년차’ 배수빈 “이승기는 프로페셔널한 배우” (인터뷰②)

    ‘10년차’ 배수빈 “이승기는 프로페셔널한 배우” (인터뷰②)

    (인터뷰①에 이어) 드라마의 성공요인 중 하나로 촬영장 분위기를 꼽는 이들이 많다. 이는 배우들과 제작진이 너나 할 것 없이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촬영이 진행됐을 때 시청률은 자연히 따라온다는 속설이 있기 때문. 전국시청률 30%를 눈앞에 둔 SBS 주말드라마 ‘찬란한 유산’의 인기 역시 여기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찬란한 유산’의 네 남녀 주인공, 이승기 한효주 배수빈 문채원 역시 찰떡궁합으로 불릴 만큼 환상의 호흡을 자랑하고 있었다. 맏형 배수빈은 “드라마를 촬영하러 현장에 가는 자체가 즐거워요. 갈 때마다 좋은 에너지를 받고 있어 행복해요.”라며 화기애애한 현장분위기를 전했다. -함께 출연하는 배우들과 호흡은 어때요? “정말 좋아요. 세 명은 비슷한 또래들이고 제가 나이가 제일 많으니까 책임감을 느끼는 부분도 있지만 다들 정말 잘 하고 있어요. (이)승기는 나이가 어린데도 완벽을 추구하는 프로페셔널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죠. 연기 경험이 많지 않은데도 프로적인 냄새를 느낄 수 있어요. 또 (한)효주는 리액션이 강한 친구예요. 함께 연기하기가 정말 좋죠. 또(문)채원이는 지난 번 ‘바람의 화원’ 때도 그랬지만 자주 부딪히는 신이 없네요.(웃음) 채원이는 (‘바람의 화원’에서 맡았던) ‘정향’의 이미지를 벗어나서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열심히 하고 있어요.” -평소에 굉장히 조용한 스타일인 것 같은데. “(재차 확인하며) 그렇게 보이세요? 전 평소에 정말 재밌게 살아요. 하는 게 되게 많거든요. 워낙에 산을 좋아해서 취미가 등산이에요. 낚시도 좋아하고 혼자 스쿠터타고 여행도 다녀요. 촬영이 없을 때는 밖으로 계속 돌아다녀요. 저를 많이들 부러워하시더라고요. 이것저것 나가서 하는 게 많다고. 제가 원래 집에 있으면 못 견디는 스타일이라 시간을 그냥 집에서 보내면 너무 아깝더라고요. 그래서 오히려 촬영 없을 때 더 바쁘죠.(웃음)” -배우의 길에 입문하게 된 계기가 독특하던데. “전 사진도 찍고 음악도 하고 싶어 아티스트가 되고 싶었어요. 물론 지금도 변함은 없지만 일단은 저에게 주어진 재능으로 일을 하게 됐죠. 그 재능을 제일 먼저 발견하신 게 어머니고요.” “사실 전 이쪽 일에 관심이 없었어요. 그런데 저희 어머니께서 저에게 배우가 되면 어떻겠냐고 권해주셨어요. 그 말씀을 들은 후 화면에 나오는 제 자신이 궁금해지더라고요. 배우가 되고 싶었던 생각이 전혀 없었는데 정말 신기하게도 이 일을 시작한지도 벌써 10년이 됐네요.” - 데뷔 후 달라진 게 있어요? “전혀 그렇지 않아요. 이전과 변한 게 없어요. 먹는 거 입는 거 다 똑같잖아요.(웃음) 물론 사람들이 저를 알아본다는 게 변했지만 그 외에는 없어요. 저를 바라보는 시선은 궁금하고 신기한 것에서 비롯되는 거죠. TV에서 보던 사람을 실제로 보는 신기함이랄까. 모든 직업은 프로페셔널해요. 다만 배우는 얼굴이 알려졌을 뿐 특별한 건 없어요. ”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다는 꿈이 있다면. “언젠가 배우가 감정의 노동을 하는 거란 말씀을 들은 적이 있어요. 저는 제가 표현할 수 있는 창조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굳이 ‘노동’이라고 표현하면 하고 싶지는 않고요. 배우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직업이잖아요. 작가분들이 텍스트에 담아낸 이야기를 좀 더 섬세하게 표현하고 싶어요.” “제가 1999년에 처음 연기를 시작해서 올해로 10년 됐어요. 사실 초반에는 잘 모르고 시작했지만 이제는 일 자체를 사랑하고 즐기다보니 창조적이고 재밌는 일이 됐어요. 대본에 박힌 글씨를 제가 카메라 앞에 서서 표현해낸다는 사실이 너무 행복해요. 앞으로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연기를 하고 싶어요.” “서울신문NTN 김예나 기자 yeah@seoulntn.com / 사진=유혜정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5080] 배움의 즐거움 찾은 사례들

    [5080] 배움의 즐거움 찾은 사례들

    논어에는 ‘배우고 때에 맞춰 익히니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學而時習之 不亦說乎)’라는 구절이 나온다. 나이가 들어도 그에 맞는 학습의 즐거움이 있다는 걸 뜻한다. 책상머리에 앉아 하는 딱딱한 공부가 아니더라도 자신의 흥미에 맞는 것을 찾으면 배움도 충분히 즐거울 수 있다. 경기 수원에 사는 정상우(63)씨는 지난해 이맘때 ‘한자 1급’ 자격증을 취득했다. 한 중견 식품기업의 이사로 퇴직하고 하릴없이 집에만 있길 수개월, 정씨는 평소에 관심을 가졌던 서예를 배우기로 결심했다. “마침 동네에 조그만 서예학원이 있었어요. 나이 지긋한 어르신이 가르치는 곳이라 부담 없었죠.” 매일 서예학원에 나가 붓글씨를 배웠다. 한자 공부도 함께 시작했다. 대부분의 노년층이 그렇듯, 한자에는 자신있었지만 생각보다 모르는 한자가 많아 쉽지 않았다. 매일 학원에서 1시간, 집에서 30분씩 공부해 한번만에 자격증 획득에 성공했다. 정씨는 “붓을 잡고 있을 땐 마음이 정화되면서 스트레스도 풀리는 것 같다.”며 “가훈을 붓글씨로 써서 액자로 걸어놓을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서울 홍제동에 사는 최숙자(61·여)씨는 ‘퀼트공예’를 배우고 있다. 젊었을 때부터 손재주가 남달랐던 최씨는 뜨개질, 꽃꽂이 등 못하는 게 없다. 친구집에 놀러가서 본 ‘퀼트 쿠션’에 한눈에 반해 시작하게 됐다. 집 근처 복지관에서 30~40대 주부들과 수업을 들으며 3개월만에 수준급에 올랐다. 쿠션, 지갑, 가방 등 못 만드는 게 없는 정도다. 최씨는 “딸이 결혼해서 아기를 낳게 되면 이불을 만들어 주고 싶다.”며 “공부라면 딱 질색이었는데 퀼트에 관해서는 모르는 게 없는 박사다.”며 웃었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노 前대통령 국민장] “대통령 할아버지, 아빠가 행복했대요”

    추모의 열기는 덕수궁 돌담길에 나부낀 벽보와 봉하마을 등 분향소의 방명록에 고스란히 남았다. ‘인터넷 대통령’답게 애도의 물결은 온라인 세상을 노랗게 물들였다. 봉하마을을 방문한 6살 예원이는 “착한 대통령 할아버지. 엄마, 아빠가 행복했대요. 보고 싶어요. 사랑해요.”라고 삐뚤삐뚤한 글씨로 써 붙였다. “그대가 죽음으로 지키려 했던 것들을 기억하겠습니다(강한나·부산 해운대구)” “우리가 등 돌리고 있을 때 당신은 일어나셨습니다. 사랑했습니다. 그리고 모른 척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다시 뜨겁게 사랑합니다.” “당신을 원망한 적이 없습니다. 다만 당신의 힘 없음은 원망했습니다. 힘없는 ‘바보 대통령’, 원망하고 사랑합니다.”라며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노 전 대통령을 끝까지 지지하지 못한 미안함도 곳곳에서 묻어났다. “민주주의가 완성된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무관심했습니다. 그리고 당신을 죽음으로 내몰았습니다. 우리가 당신이 못다 하신 꿈을 이루겠습니다. (당신의 영원한 지지자가)” 서울 대한문 정문 앞에 시민들이 마련한 분향소에 모여든 추모객은 덕수궁 돌담에 절절한 그리움을 붙였다. “노무현 당신은 아직도 우리의 희망입니다. 사랑합니다.” “영원히 가슴 속에 잊지 않을게요. 평생에 너무나도 과분하신 대통령님 만나서 행복했습니다.”라고 말했다. 봉하마을과 서울역 분향소에도 뜨거운 추모의 글이 방명록을 가득 채웠다. 초등학생 이현아양은 “나중에 뵈면 우리가 민주주의를 어떻게 지켰는지 자세히 말씀 드릴게요. 우리 곁을 떠나신 게 아니라 새 길을 열어 주신 거로 생각해요.”라고 썼다. 한 추모객은 “벌써 보고 싶습니다. 아직도 믿기지 않습니다. 그러나 당신은 영원히 우리 심장 속에 살아 계실 겁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김연수씨는 “항상 국민을 생각해 오신 당신을 지켜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라며 안타까워했다. 온라인 세상도 그의 떠남을 슬퍼하는 글로 넘실댔다. 노 전 대통령의 공식 홈페이지인 ‘사람 사는 세상’에는 ‘슬픔이 너무도 커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이렇게 슬플까, 이보다 더 슬프다면 정말 참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산속에피는꽃)”라는 글이 올라왔다. “온 국민이 얼마나 대통령님을 사랑하는지 하늘나라에서는 아시겠지요(하면된다 할수있다)” “이제야 당신의 길들을 따라 걸어봅니다. 몰랐습니다. 당신의 깊은 사랑과 이 땅과 우리 국민의 대한 애정을…. 하늘나라에서 다시 뵈면 따뜻하게 감사했다고 수고하셨다고 안아 드리겠습니다.”(hannah515) 김해 박성국 서울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노 前대통령 국민장] 평장식 납골묘… 비석 함께 세울듯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해가 경남 김해 봉화산 정토원에 봉안되면서 49재(齋·7월10일) 이전까지 조성될 장지의 위치와 봉분, 비석 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의 유해는 29일 경기 수원 연화장에서 화장을 마치고 30일 새벽 봉하마을로 내려와 곧바로 초재(初齋)를 봉행한 뒤 정토원에 임시 안치됐다. 권양숙 여사 등 유족과 장의위원회, 비석건립위원회는 아직 장지와 봉분 형태, 비문 내용을 최종 결정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유해는 49재를 지내는 7월10일까지 정토원에 모셔지다 장지로 옮겨질 예정이다. 따라서 장례를 치른 뒤 사흘 만에 지내는 삼우제(三虞祭·6월1일)는 공식적으로는 하지 않기로 했다. 장지는 지난 26일 유족과 지관이 함께 둘러본 사저 근처 야산(660㎡)이 여전히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저에서 서쪽으로 50m 가량 떨어진 야산은 지관의 분석처럼 사저·생가와 가까운 데다 따뜻한 남향으로 전망이 좋다. 봉하마을 입구에 위치한 선영도 양지 바르고 시야가 확 트여 검토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집 가까운 곳에 아주 작은 비석 하나만 남겨라.’는 노 전 대통령의 유언을 고려할 때 사저에서 가까운 곳으로 결정될 공산이 크다. 봉분과 비석의 크기는 소박하게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 봉분은 불룩한 형태가 아니라 평평한 무덤인 ‘평장식(平葬式) 납골묘’로 가닥을 잡았다. 묘지가 있는 곳에 비석을 세울 것으로 알려졌다. 유골은 가로 35㎝, 세로 25㎝의 북미산 향나무 유골함에 담겼다. 하지만 유골을 산골(散骨)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비석은 건립위원회가 위치와 크기, 비문, 글씨체 등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비문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을 지낸 황지우 시인의 책임 아래 고인의 업적과 추모글을 담을 것으로 예상된다. 비문에는 국민통합과 지역감정 타파 등 고인의 통치철학이 담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비석의 크기는 작고 검소하게 만들되 전직 대통령의 품위를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노 전 대통령의 장지 관리는 국가나 유족 중에 누가 맡을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국가보훈처 관계자는 “국립현충원에 모셔진 역대 대통령은 국가에서 관리하고 있지만, 노 전 대통령의 경우 고향마을에 장지가 조성되기 때문에 관리 주체가 누가 될지 아직 모르겠다.”면서 “윤보선 전 대통령은 국립현충원 밖에 묘소가 있기 때문에 유족들이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해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 [특파원 칼럼] 노무현과 베레고부아/이종수 파리특파원

    [특파원 칼럼] 노무현과 베레고부아/이종수 파리특파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는 프랑스 교민 사회에도 큰 충격을 던지고 있다. 주 프랑스 한국대사관과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대표부, 한인회관 등에 마련된 분향소에는 고인을 추모하는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노 전 대통령 서거 뒤 한국에서는 프랑스 정부 수반인 총리를 지낸 뒤 자살한 피에르 베레고부아의 삶이 눈길을 끌었다. 두 사람의 극적인 인생이 너무 닮아서다. 물론 한국과 프랑스의 정치·문화 맥락은 다르다. 그래서 노 전 대통령과 베레고부아의 삶을 단순히 비교하는 것은 무리일 수 있다. 그러나 베레고부아의 삶을 찬찬히 뜯어보면 어느 사회에서나 존재하는 ‘기막힌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1993년 5월1일. 프랑스를 발칵 뒤집은 사건이 발생했다. 중부 도시 네베르의 시장이던 피에르 베르고부아 전 총리가 운하를 산책하다가 자살을 시도했다. 권총으로 자기 머리를 쏘아 혼수 상태이던 그는 헬리콥터로 파리 병원으로 이송되던 도중 숨졌다. 베레고부아의 삶은 ‘노동자 출신의 총리’로 압축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 이민자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고교를 다니던 중 아버지의 병이 위독하자 공부를 접고 기계공 자격증을 따서 16세 때부터 직물공장 직공으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국립철도회사에서 일하다 2차대전 때 레지스탕스로 활동한 뒤 전후 프랑스 사회주의 운동의 주역으로 떠올랐다. 이후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거쳐 재정경제부 장관 등을 거쳐 1992년 4월 총리에 오른다. 그야말로 자수성가의 대명사였다. 또 재경부장관을 지낼 때까지 자기 집 한 채도 갖지 않은 청렴한 정치인으로 프랑스인들의 존경을 받았다. 그러나 1993년 2월 풍자 전문 주간지 ‘르 카나르 앙세네’가 베레고부아의 부도덕성을 꼬집는 기사를 보도하면서 불운이 시작됐다. 신문은 그가 재경부장관이었던 1986년에 사업가인 친구 로제 파트리스 펠라에게 무이자로 100만프랑(당시 환율·약 1억 4000만원)을 빌려서 파리 16구의 아파트를 샀다고 전했다. 베레고부아는 원금을 나눠서 갚았지만 언론은 무이자로 돈을 빌린 것이 자신의 직위를 이용한 특혜였다고 거세게 몰아붙였다. 3월 총선을 앞둔 우파 야당은 이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다. 결국 사회당은 577석 가운데 97석만 건지는 최악의 성적으로 참패했고 베레고부아는 예상보다 1년 앞서 총리직에서 물러났다. 그리고 두달 뒤 자살했다. 베레고부아의 자살은 큰 파문을 던졌다. 미테랑 대통령은 추모사에서 야당·언론·판사 등을 개에 비유하면서 베레고부아의 명예와 삶을 앗아갔다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이를 계기로 사회당 정권과 언론의 전면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베레고부아의 자살을 보는 시각은 다양하다. 혹자는 자신의 정당함을 입증하려는 ‘도덕적 항거’로 본다. 총리 취임식에서 ‘부패와의 전쟁’을 선언할 정도로 도덕성을 강조한 그에게 부패혐의는 견딜 수 없는 ‘주홍글씨’였을 거라는 시각이다. 또 총선 패배에 대한 자책감과 가족을 옥죄어 오는 수사 때문에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견해도 있다. 지인들의 말에 따르면 베레고부아는 총선 패배로 몹시 우울했고 당시 수사판사는 펠라에게서 각각 돈과 선물을 받은 혐의로 베레고부아의 딸과 아내를 조사했다. 기자는 베레고부아 기사를 쓰기 위해 자료를 찾다가 몇가지 ‘불온한 상상’을 하게 됐다. 그 가운데 하나가 프랑스에 흐르고 있는 주류의 비주류에 대한 보이지 않는 ‘선긋기’다. “베레고부아의 성(姓)에 ‘드’(De, 귀족 출신을 상징)가 들어갔더라도 야당이나 언론이 그렇게 몰아붙였을까?” 혹은 “그가 프랑스 엘리트의 산실인 그랑제콜 출신이었어도 그토록 궁지에 빠트렸을까.” 이종수 파리특파원 vielee@seoul.co.kr
  • [노 前대통령 국민장] ‘작은 비석’ 어떤 내용 새길까

    노무현 전 대통령이 유서를 통해 부탁했던 ‘작은 비석’은 이르면 노 전 대통령의 사십구재인 7월10일쯤 사저 주변에 세워질 것으로 보인다. 유족과 측근들은 28일 노 전 대통령의 비석을 세우기 위한 건립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추진위원장으로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을 확정했다. 천호선 장의위원회 대변인은 이날 “가능한 한 사십구재까지는 비석을 건립할 계획이지만 늦어질 경우 고인의 생일인 음력 8월6일(양력 9월24일)에 맞출 수도 있다.”면서 “비석 위치는 묘소와 사저, 생가, 마을회관 중에서 선정하되 유족의 뜻을 최대한 존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문에는 시민들의 추모글을 최대한 많이 반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 덕수궁 대한문 시민분향소에서 3일째 묘비 건립기금 모금을 벌이고 있는 시민들은 비석에 새겨질 글에 대한 의견을 속속 내놓고 있다. 건립추진위는 이날 1차 예비회의를 갖고 비석의 위치와 크기, 비문, 글씨체 등을 논의했다. 건립추진위는 유 전 청장을 비롯해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 안병욱 진실·화해위원장, 황지우 시인, 건축가 정기용·승효상씨, 비석디자인 전문 조각가 안규철씨 등 6명으로 구성됐다 잠시 미뤄졌던 노 전 대통령 기념관 건립도 곧 시작된다. 노 전 대통령 국민장 장의위원회 공동위원장인 한명숙 전 국무총리는 “노 전 대통령의 영결식이 끝나면 어떤 형태로든 노 전 대통령의 기념사업이 추진된다.”고 밝혔다. 한 전 총리는 이날 봉하마을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전국 시민·정부 분향소, 종교계 분향소 등에 있는 리본, 벽보, 방명록, 사진 등 모든 것들을 그대로 수거해 기념관에 보관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해 이재연 유대근기자 oscal@seoul.co.kr
  • [공초문학상] “詩는 질투 많은 연인… 무릎 꿇어야 좋은 작품 보답”

    [공초문학상] “詩는 질투 많은 연인… 무릎 꿇어야 좋은 작품 보답”

    “시가 없이도 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시를 버린다는 건 삶을 포기할 때나 가능한 이야기겠죠.” 제17회 공초문학상을 수상한 신달자(66) 시인은 평생 곁에 두고 살아온 시에 대해 “질투가 많은 연인”이라며 이야기를 꺼냈다. 시인은 “한때는 소설을 쓴 적도 있고, 에세이도 쓰고 있지만 역시 제게는 시뿐이며 나의 존재보다 시의 존재가 더 크다.”고 말했다. ●“어머니 생각하며 쓴 작품” “시는 자기만 바라보고 무릎을 꿇어야 좋은 작품을 내보여 준다.”고 말하는 그는 지금까지 열한 권의 시집을 냈다. 1972년 ‘현대문학’으로 재등단한 이후 37년 동안 한순간도 놓지 않고 꾸준히 시를 써온 셈. 본격적인 활동을 하지 않았지만 애초 ‘여상’에서 1964년 등단했던 것에 습작기까지 치면 50년이 훌쩍 넘는다. 시인은 여고생 시절 학교대표로 경남백일장에 참석해 상을 받고 그렇게 국문학을 전공하면서 자연스럽게 시와 인연을 맺었다. 오래 시를 쓰며 이제는 피할 수 없게 된 세월의 무게를 글로 쓴 것이 수상작 ‘헛 눈물’(현대시학 2009년 3월호)이다. 수상작은 눈물이라는 소재를 명료하면서도 절제된 언어로 다듬어 내며 삶의 본질을 노래한 작품. “세월이 지나며 여성성을 상실해 가는 어머니를 생각하며 쓴 작품이지요. 어릴 때는 어머니가 했던 말들이 참 싫었지만 어느날 새벽에 일어나 앉았는데 갑자기 눈물이 후두둑 흐르더라고요. 예전 내 어머니처럼요.” 시인이란 이름으로 오래 지냈지만 스스로도 시인의 삶은 한 없이 외롭다고 한다. “시인은 스타도 아니고, 좋은 시를 위해서는 언제나 혼자여야 하고, 또 스스로를 고통스럽게 만들어야 하고, 그렇다고 독자들이 그 고통스러운 결과물을 열심히 보지도 않지요.” 시를 쓰기 위해 고통 속에서 많은 것을 포기했지만, 또 “시가 있었기에 삶의 고통을 이겨 낼 수 있었다.”고 말한다. 대학 시절까지는 오만했지만 문학에 눈을 뜨고부터는 자기존재를 잠식하는 시가 두려웠다고 한다. 하지만 남편과 시어머니의 오랜 투병, 남편과의 사별, 홀로 된 외로움 속에서도 그 곁을 지켜 준 건 바로 시였다. 원로시인이지만 그 역시 슬럼프가 많았을 터. “젊을 때 고통과 상처를 받다 보니 시가 관념적으로 변했습니다. 또 상처를 숨기기 급급하다 보니 시가 공감을 얻기 힘들었죠. 그러다가 그걸 확 터뜨려 보이자 시가 좋아졌다는 얘기가 나오더군요.” ●“숨겨진 상처 터뜨리니 시 좋아져” 생전 공초에 대한 기억은 한 컷의 그림으로만 남아 있다고 한다. 옛날 학생 때 명동의 한 주점에 들어 갔는데 담배 피우는 공초를 보면서 ‘괴팍한 예술가’의 모습을 연상했다. 산다는 게 무엇일까. 누구나 궁금해진다. 시인은 “외롭게 사는 게 사는 재미”라고 했다. 그러면서 고정희(1948~1991) 시인의 시구절 하나를 인용한다. ‘외롭기로 작정하면 어디든 못 가랴.’ 가끔 집 주변에 있는 탄천을 산책하고 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그 외 시간은 강연과 글쓰기 등으로 보낸다. 지난해 에세이집을 냈고, 곧 새로운 시집을 준비하고 있다. ‘종이’를 소재로 인간 정신의 근원을 노래할 50편 정도의 연작시도 책으로 낼 예정이다. 글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사진 이호정기자 hojeong@seoul.co.kr 헛 눈물 슬픔의 이슬도 아니다 아픔의 진물도 아니다 한 순간 주르르 흐르는 한줄기 허수아비 눈물 내 나이 돼봐라 진곳은 마르고 마른곳은 젖느니 저 아래 출렁거리던 강물 다 마르고 보송보송 반짝이던 두 눈은 짓무르는데 울렁거리던 암내조차 완전 가신 어둑어둑 어둠 깔리고 저녁 놀 발등 퍼질 때 소금끼조차 바짝 마른 눈물 한 줄기 너 뭐냐? ■ 약력과 낸 책 ▲1943년 경남 거창 출생 ▲숙명여대 국문학과 및 동대학원 졸업 ▲1972년 ‘현대문학’으로 등단 ▲1989년 대한민국 문학상 수상 ▲1997년 명지전문대 문예창작과 교수 ▲2001년 시와시학상 수상 ▲2004년 한국시인협회상 수상 ▲2007년 현대불교문학상 수상 ▲2008년 영랑시문학상 수상 ●시 집 ‘봉헌문자’, ‘겨울축제’, ‘아가’, ‘황홀한 슬픔의 나라’, ‘백치슬픔’, ‘아버지의 빛’, ‘열애’ 등 ●산문집 ‘백치애인’, ‘아버지의 빛’, ‘어머니, 그 삐뚤삐뚤한 글씨’ 등 ●소 설 ‘물 위를 걷는 여자’
  • 삼성전자 60만원대 ‘연아의 햅틱’폰 출시

    삼성전자 60만원대 ‘연아의 햅틱’폰 출시

    삼성전자는 슬림한 미니 디자인에 블로그처럼 편집 가능한 다이어리 기능을 가진 풀터치스크린폰 ‘연아의 햅틱(SCH-W770, SPH-W7700/W7750)’을 25일 출시한다고 밝혔다.  ‘연아의 햅틱’은 ‘피겨여왕’ 김연아가 삼성전자 애니콜 모델로 광고하는 첫 번째 폰으로 출시 전부터 ‘김연아폰’으로 많은 관심을 모았다.  이 제품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마이 다이어리’ 기능으로 스케줄 관리를 위한 투데이, 일상을 기록하는 일기장, 맛집, 영화정보 등을 저장하는 기록장 등 3가지로 구성돼 있다.또 3개 배경화면 테마, 다양한 글씨체, 스티커, 사진 등으로 블로그처럼 자신만의 스타일로 다양한 편집이 가능하다.일기장과 기록장은 내·외장 메모리에 별도 저장은 물론 MMS(멀티미디어 메시지 서비스)로도 전송 가능하다.  ‘연아의 햅틱’은 손에 쏙 들어오는 컴팩트한 사이즈로 그립감을 높였으며 후면에 메탈 소재의 배터리 커버를 채용해 고급스러움을 강조했다. ‘햅틱팝’처럼 다양한 디자인의 배터리 커버를 추가로 별도 판매한다.  휴대폰과 얼굴 거리에 따라 자동으로 터치 잠금·해제가 돼 통화 중 문자나 ARS 번호 입력시 사용이 편리한 근접센서 기술을 적용했으며 300만 화소 오토포커스 카메라, 셀프촬영, 지상파DMB, SOS 기능 등 다양한 기능을 탑재했다.스노우화이트, 스위트 핑크, 노블블랙 3가지 컬러로 출시되며 가격은 60만원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 제품은 누구나 편리하고 재미있게 사용할 수 있는 풀터치스크린폰으로, 풀터치스크린폰 시장의 대중화를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제품 출시에 앞서 2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엠존(m.zone)에서 ‘김연아팬 초청 광고 시사회’를 진행했다. ‘연아의 햅틱’ TV CF 및 메이킹 영상 공개, 팬들에게 전하는 연아의 행사 축하 메시지, 연아 응원 메시지 촬영, 제품 및 연아 관련 퀴즈 등 다양한 이벤트가 진행됐다.  삼성전자는 6월말부터 ‘연아의 햅틱’ 구매자 대상의 ‘연아 패턴’ 배터리 커버 제공 및 위젯, 배경화면, 음원벨 등 다양한 ‘연아 UI’를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이벤트도 진행할 예정이다.  자세한 사항은 오픈 예정인 삼성모바일닷컴(www.samsungmobile.com)내 ‘연아의 햅틱’ 사이트 참조하면 된다.   ■ ‘연아의 햅틱’ 주요 제원  -사이즈:104.9×53.6×12.6(mm)  -LCD:26만 컬러 TFT 3.0인치  -카메라:300만화소 AF, VGA 카메라(셀프 촬영 지원)  -DMB:지상파DMB  -애니콜 SOS:사이렌, 셀프통화, SOS 메시지  -센서:근접센서, 가속도센서, 조도센서  -특장점:마이다이어리, 메탈 배터리커버 인터넷서울신문 최영훈기자 taiji@seoul.co.kr
  • 고종·백범의 묵향이 한눈에

    고종·백범의 묵향이 한눈에

    경기가 불황에 빠지면 고서화가 뜬다고 한다. 연초 갤러리 학고재가 기획한 ‘한국 근대서화의 재발견’은 만원사례였다. 몇년 전부터 남몰래 조선시대 고서화 기획전을 준비했던 우림화랑 임명석 대표는 살짝 김이 샜다. 그래서 임 대표가 두 손을 놓고 있다는 소문이 들렸는데, 느닷없이 대규모 서화전을 연다고 연락해 왔다. 서울 관훈동 우림화랑은 19일부터 6월3일까지 ‘묵향천고(墨香千古)-신록의 향연’전을 연다. 1층부터 4층까지 전관에 전시한다. 이번 전시에는 고종황제와 명성황후, 추사 김정희, 백범 김구의 서예작품 55점, 오원 장승업의 ‘화조도’, 소치 허련의 ‘산수도’, 단원 김홍도의 ‘강상한취도 등 75점이 전시된다. 모두 130여점에 이르는 물량이다. 이중 겸재 정선과 현재 심사정 등 일부 작품은 개인 소장자에게 빌린 것으로 판매하지 않고, 도록에도 올리지 않았다. 전시 작품 중 40% 정도가 개인소장품으로 오랜만에 외출한 것들이다. 임 대표는 “조선 말기인 1902년 이전 출생자들을 중심으로 작품을 선정했다.”면서 “KBS ‘진품명품’의 감정위원으로도 활약하는 문우서림의 김영복씨가 작품을 선정하고, 김규선 선문대 교수가 한글 해설을 붙였다.”고 말했다. 임 대표는 “이번 전시에서 처음 공개되는 작품들도 많다.”면서 “현대미술의 뿌리가 고서화에 있다는 것을 재삼 확인하고, 5~6월에 수천년간 유지되는 묵향을 여유작작하게 즐기고자 한다.”고 말했다. 임 대표는 2층 전시실 정면에 고종의 ‘청학정’ 편액과 명성황후가 조카의 결혼을 축하하면서 써보낸 ‘오언축시’, 대원군과 의친왕 강의 글씨 등 왕가의 글씨를 한 데 모아놓기도 했다. 추사의 글씨는 6족자나 나와 있다. 행서체로 써내려간 ‘오직 도서(圖書)와 고기(古器)를 사랑하고 보리(菩提)에 들게 할 뿐이다.’ 내용의 족자는 유난히 힘이 넘쳐 보인다. 출품작 중 그림으로는 임자년(1560)과 계축년(1561년)생인 10개 문중의 선비 11명이 1610년 계모임을 연 기념으로 시를 짓고 그림을 그린 ‘임계계회도(壬癸契會圖)’, 표암 강세황의 산수도도 4작품이나 나왔다. 오른쪽 어깨 관통상의 후유증으로 일견 어눌해 보이기까지 한 백범 김구의 글씨 ‘서산대사시’도 좋은 구경거리다. 지하 1층에는 청전 이상범의 안개낀 듯한 풍경 ‘강촌어주도’, 소정 변관식 ‘무창춘색도’ 등 수묵화가 각각 여러 폭 걸려 있다. (02)733-3788.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서울광장] ‘10급 공무원’들의 이유 있는 항변/노주석 논설위원

    [서울광장] ‘10급 공무원’들의 이유 있는 항변/노주석 논설위원

    공무원 직제상 ‘10급 공무원’은 실재하지 않는다. ‘기능직 ○급 공무원’이 공식 명칭이다. 없는 직급을 들먹이는 이유는 따로 있다. 당사자들이 ‘기능직’이라는 명칭에 치를 떨기 때문이다. 1963년 처음 생긴 이래 이 용어는 기능직 사회에서 차별이나 멸시와 동의어처럼 쓰였다. ‘주홍글씨’이거나, ‘한국판 카스트제도’쯤으로 여겨졌다. 왜 그럴까. 세금을 내는 국민 입장에서는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다. 지방공무원법 제2조를 보면 일반직 공무원은 기술·연구·행정업무를 담당하며, 기능직공무원은 기능적인 업무를 담당한다고 규정돼 있다. 일반직과의 업무분장이 모호하다. 사무, 운전, 방호, 교환, 간호조무 등 40가지가 넘는 세부 분야가 있다. 우리나라 전체 공무원은 94만 5230명. 기능직 공무원은 13%를 상회하는 12만 4000여명에 이른다. 1∼9급까지 일반직 공무원이 ‘정규’ 공무원이라면, 기업의 골칫거리인 비정규직처럼 기능직 공무원들은 자신들을 ‘비정규’ 공무원쯤으로 비하한다. 10급 공무원이라는 명칭도 그래서 나왔다. 공직사회가 일반직과 기능직으로 갈려 수상쩍은 분열조짐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심각성을 알아차린 행정안전부가 지난달 말 ‘기능직 공무원의 인사제도 개선방안’을 내놓았다. 시대에 뒤떨어지고 공무원의 자긍심을 깎아내리는 명칭을 바꾸고, 기능직도 5급까지 승진할 수 있도록 보장하며, 자연감소와 명퇴 등으로 자리가 비면 기능직의 일반직 전환을 보장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발표되자 난리가 났다. 평소 많아야 검색건수 1000여건에, 댓글은 거의 달리지 않던 행안부 홈페이지가 이날은 검색횟수 1만 1548건에, 댓글 636개가 달렸다. ‘눈 가리고 아웅’식 개선안을 조목조목 따지거나, 기능직이 겪는 압박과 설움을 눈물로 하소연했다. ‘하늘의 별 따기’ 같은 기능직 승진의 불합리성을 지적했다. 현실을 외면한 ‘맹탕 개선책’에 기능직들이 들고 일어난 것이다. 기능직이 처한 현실을 보면 이방, 형방, 호방으로 불리던 조선시대 아전(衙前)이 떠오른다. 아전들은 두보(712∼770년)의 시구 ‘강류석부전(江流石不轉)’을 좌우명으로 애용했다고 한다. 사또는 왔다가 가 버리면 그만이지만 아전은 바닥돌처럼 남는다는 뜻이다. 남명 조식(1501∼1572년) 같은 이는 “전정(田政)·군정(軍政)·환정(還政) 등 삼정(三政)을 유발한 아전 때문에 나라가 망한다.”고 땅을 쳤다. 다산 정약용(1762∼1836년)은 ‘아전론’에서 목민관의 경계대상 1호로 아전을 지목했다. 상당수의 기능직 공무원이 배우자, 자식, 친지에게 자신의 신분과 직급을 떳떳하게 밝히지 못하고 있다. 콤플렉스와 무기력증에 빠져있다. 20년 넘게 근무해도 갓 들어온 일반직 9급 공무원의 아랫자리에 앉아 지시를 받아야 하는 현행 기능직 공무원제도를 그대로 뒀다간 혹여 ‘현대판 아전’이 재현될까 걱정스럽다. 이미 일부 자치구 기능직공무원이 장애인 보조금 등 복지비에 손을 댔다. 신임 이달곤 행안부 장관은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장, 한국행정학회장, 한국지방행정연구원장을 역임한 자·타칭 ‘행정의 달인’이다. 한국협상협회를 이끈 갈등해결 전문가이기도 하다. 국회의원에 이어 장관직을 맡으면서 ‘현실에 다가서려고 작심했다.’고 했다. 그런데 공무원 사회를 갈라놓는 갈등에는 눈을 감고 입을 다물고 있다. 이보다 더 중요한 현안이 또 있는지 사뭇 궁금하다. 노주석 논설위원 joo@seoul.co.kr
  • 친환경·전자교실 선점 잰걸음

    친환경·전자교실 선점 잰걸음

    리바트의 사무가구 브랜드 ‘네오스’가 전자칠판을 포함한 전자교실 시스템 구축에 잰걸음을 내고 있다. 지난해 출시한 ‘V-스튜디오 전자교실 시스템’이 좋은 반응을 얻은 데서 힘을 얻었다. 칠판에서 사진을 편집하고 동영상을 보고 바로 글씨를 쓸 수 있는 전자칠판 시스템은 현재 전국 초·중·고교에 시범설치·운영 중인데 이어 2010년까지 전국 100여개 학교가, 2013년에는 전국 모든 학교가 채택할 예정이다. 네오스가 교구를 전자업계와 가구업계 전반의 시장을 확대할 ‘틈새’로 본 이유가 여기에 있다. 네오스 전자칠판은 지난달 말 정부가 주관한 조달물자 박람회에서 호평을 받았다. 경쟁업체가 모니터 등 전자칠판 자체를 만드는 데 주력한 반면, 네오스 전자칠판은 기존 칠판 기능 등을 그대로 살려 슬라이딩 방식의 패브릭 게시판과 화이트보드·칠판보드를 좌우에 둔 점 때문이다. 네오스 가구 생산지인 안성공장 황재호 부장은 10일 “U-러닝 교육환경에 적합한 기술력을 기본으로 디자인 단계에서부터 사용자가 쓰기 편하도록 고안했다.”고 말했다. 초음파 인식이나 압력인식 방법이 아니라 카메라를 통해 좌표를 인식하는 방식을 채택해 전자칠판의 터치 스크린 반응속도가 빠르고, 고장이 났을 때 수리하기도 편하다는 설명이다. 72인치 스크린의 표면은 무반사 강화유리로 제작, 멀리서도 잘 보이고 잔손상을 줄였다고 덧붙였다. 전자교실은 칠판뿐 아니라 선생님이 쓰는 교탁과 책상이 모두 멀티미디어 강의에 적합하게 갖춰졌을 때 완성된다. 리바트는 19인치 터치 스크린 모니터와 통합 제어 기능을 갖춘 교탁과 책상을 선보였다. 지속적으로 친환경 경영에 힘써왔다는 점도 리바트가 교구 시장 점유율 확대를 자신하는 이유이다. 리바트는 새가구 증후군의 원인으로 지목된 접착제 포름알데히드를 쓰지 않고, 친환경 도료만을 활용한다. 분해가 가능한 자재 비중을 높이고, 제품 무게를 줄였다. 공장에서 버리는 물품을 최소화해 재활용한다. 용인 국유림지 등에 나무를 심는 캠페인도 벌였다. 경규한 대표는 지난해 출범한 친환경 CEO포럼 초대회장이기도 하다. 리바트 관계자는 “지금까지 리바트는 유해하지 않은 좋은 가구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만으로 친환경적인 제품 생산 시스템을 구축해왔다.”면서 “이제는 시장에서도 친환경 제품이 선택받는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고 자신했다. 이미 이 회사는 건전한 재무상태와 제품의 신뢰성을 바탕으로 건설경기가 최악이었던 올해 1·4분기 매출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2% 늘리는 저력을 발휘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길섶에서] 어긋남/박재범 논설실장

    온 몸이 뻐근했다. 붓글씨를 대략 한시간여 쓴 뒤였다. 목 뒤며, 어깻죽지가 뻣뻣했다.이렇게 정성껏 뭘 해본 게 도대체 언제였던가. 자탄이 절로 나왔다. 지인의 소개로 서너해 전부터 서당에 다녔다. 말이 다닌 것이지, 실제는 한달에 두어차례 논어풀이 등을 귀로 흘려듣는 수준이었다. 얼마 전 선생님이 스스로 필사해 봐야 남는 게 있다는 말씀에 붓을 잡았다. 쉽지 않았다. 안평대군이 쓴 글을 교본 삼아 무작정 베꼈다. 베낀 게 아니라 그렸다. 일본산 세필에, 중국산 벼루며, 국산 한지 등 나름대로 문방사우 구색을 갖췄으나 글씨는 온통 삐뚤빼뚤했다. 어느새 붓 잡은 오른쪽 손과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갔다. 이러니 허리가 휘고 온 몸이 뻑적지근할 수밖에. 허리를 똑바로 갖는 게 이처럼 어려운 일인 줄 처음 알았다. 붓을 잡은 오른쪽과 빈 왼손의 어긋남. 바로 이게 허리를 지키지 못한 원인이었다. 제 몸통에서 뻗어난 두 갈래이건만 남 탓하듯이 타박하는 이 어리석음을 어찌 해야 할까. 박재범 논설실장 jaebum@seoul.co.kr
  • [현장 행정] 마포구 경로당 컴퓨터 교실

    [현장 행정] 마포구 경로당 컴퓨터 교실

    “오늘은 한글 프로그램 중에서 글자 스타일 바꾸는 방법을 배울 겁니다. 여기 이 문장을 드래그(drag)한 다음 마우스 오른쪽을 클릭하시고….” 지난 6일 오후 마포구 성산2동 대우경로당. 머리가 희끗한 최윤기(76) 할아버지가 강사의 설명을 들으며 독수리 타법으로 열심히 자판을 두드렸다. 강사 역시 나이 지긋한 김정오(78) 할아버지다. 돋보기를 눌러쓴 김 할아버지는 수강생인 최 할아버지와 불과 두살 차이다. 김 할아버지는 이날 최 할아버지에게 1시간가량 글씨 크기 바꾸는 법, 문자색 변환 등을 5~6번씩 반복해 가며 가르쳤다. 사실 강사인 김 할아버지도 4년 전까지는 인터넷의 인자도 모르던 ‘컴맹’이었다. 그랬던 김 할아버지가 컴퓨터 강사로 바뀔 수 있었던 것은 바로 2005년 마포구가 운영했던 ‘구민 정보화 교육’ 덕분. 그는 3개월 간 진행된 교육기간 하루도 빠짐없이 강의를 녹음해 가며 컴퓨터 공부에 집중했다. 그 결과 지난해 10월엔 마포구 ‘구민 정보화 교육생 경진대회’에서 어르신 부문 최우수상을 받았다. 이제 그는 친구들 사이에서 ‘컴퓨터 도사’로, 지역 내 경로당에선 소문난 컴퓨터 강사로 통한다. ●월 20만원 강사료 받아 지난달부터 2주간 교육을 받은 최 할아버지도 이젠 이메일을 매일 확인하는 수준에 도달했다. 예전엔 일일이 손으로 작성해 방문·제출했던 노인회 경로당 회원 명단도 지금은 한글 프로그램으로 작성해 이메일로 직접 보낸다. 그는 “컴퓨터를 배우고 세상이 더 넓어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교육이 끝나면 내가 배운 것처럼 다른 노인들을 가르쳐 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처럼 마포구 경로당이 때아닌 ‘컴퓨터 삼매경’에 빠졌다. 마포구가 지난 4월부터 대표적 정보 소외계층인 노인들을 대상으로 ‘경로당 컴퓨터 교실’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구는 지난해까지 지역내 경로당 70곳에 서울 정보기술(IT)희망나눔뱅크로부터 지원받은 중고 PC를 전달했다. KT신촌지사를 통해 인터넷도 설치했다. ●10월까지 70개 경로당서 컴퓨터 교실 구는 또 올 초 경로당 컴퓨터교실 강사로 활동할 60세 이상 노인 30명을 모집, 지난 3월까지 2개월간 인터넷 기초, 문서 편집, 한글 작성 등 컴퓨터 기초이론 등을 강의했다. 구가 2005년부터 운영한 노인 정보화교육을 1~2년간 받았던 노인 가운데 28명이 컴퓨터 강사 교육을 받았다. 노인 컴퓨터 강사들은 10월까지 경로당 1곳을 맡아 2개월 간 순회 강의를 한다. 주 3회 2시간가량 교육하며, 월 20만원의 강사료도 받는다. 구는 현재 주로 경로당·자치위원회장 등을 위주로 강의하지만, 차차 교육 대상을 넓혀 나갈 계획이다. 10월엔 경로당 컴퓨터 교실 수강생들을 대상으로 정보화 경진대회도 열기로 했다. 신영섭 구청장은 “비슷한 나이대의 강사가 경로당에서 눈높이에 맞게 컴퓨터 교육을 해주기 때문에 이해도 빠르고 자극도 돼 교육효과가 더 높다.”면서 “경로당 내 새로운 IT 문화를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컴퓨터 교실 사업을 계속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소나무 스치는 바람 그 속에 빠져든다

    소나무 스치는 바람 그 속에 빠져든다

    한국화가 문봉선(48) 홍익대교수의 수묵화에서는 바람이 흐른다. 폭풍우를 동반해 소용돌이치는가 하면 잦아드는 흐느낌도 있다. 버드나무 이파리 하나만 살짝 떨구는, 그러면서 부는 듯 마는 듯한다. 특히 그의 ‘소나무’에는 언제나 모질게도 불어대는 바람을 온몸으로 지탱해내는 불굴의 의지가 담겨있다. 바람 덕분에 그의 수묵화는 한여름 무더위의 지루함도 한방에 날려버릴 기세다. 종잡을 수도 없고 다 좇을 수도 없는 바람의 유혹에 넋을 잃는 재미가 매력이다. 바람 많은 제주도 출신이어서 그럴까. 바람은 그의 그림의 바탕이자 근본이다. ●16일까지 인사동 선화랑에서 전시 문 교수가 6~16일 서울 인사동 선화랑에서 ‘동정지간(動靜之間)-비어 있는 풍경 또는 차 있는 풍경’이라는 이름으로 전시한다. 한국화 또는 동양화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과 애정이 엷어지고 있고, 그나마 대학을 졸업한 전공자들도 서양화로 돌아서는 상황에서 꾸준히 작업을 멈추지 않는 문 교수나 그의 전시를 여는 화랑이나 다소 용기가 필요할 수도 있겠다. 현대미술로의 쏠림현상이 심화된 데다 화랑측에서 봤을 때 그의 그림값이 제자리(?) 걸음이기 때문이다. 잦은 야외 스케치 탓인지 눈빛이 부리부리하고 얼굴이 갈색으로 그을린 문 교수는 기자 간담회에서 “지금까지 수묵화에 천착해 왔기에 그만둘 수가 없다.”고 한국화를 끼고 사는 이유를 간단히 설명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소암(素菴) 현중화(玄中和·1907~1997) 선생에게 서예를 오랫동안 배웠으며 전각(관상용 도장)은 김양동 선생에게 15년 동안 익혔다. 그가 대학에서 동양화 전공을 한 것은 당연한 귀착일 것이다. 최근에는 현대미술의 조류를 이해하기 위해 서양화도 2년여 공부했다. 수묵화는 100호 안팎의 넓은 한지에 그리고, 전각은 엄지 손톱만 한 돌에 새겨야 하는 것이니 서로 판이하게 다른 듯하면서도 닮았다. 기운생동(氣韻生動)의 교집합이다. 그는 “손톱만 한 돌을 새기다 보면 100호 크기의 그림을 그리는 것은 식은 죽 먹기”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자신감은 나이 40에 중국에서 초서를 익힌 후에 나타난 현상이다. 서예가들 사이에서 초서는 글씨가 아니라 서양의 추상화처럼 예술가적인 기질을 마음껏 발산할 수 있는 영역으로 인식된다. 문 교수는 “초서를 배운 뒤에야 글씨나 그림에 자신감이 생겼다.”고 고백했다. 예술가로서의 자신의 기량을 속필로 써내려가야 하는 초서가 완성되자 그의 수묵화는 ‘단칼에 베듯이’ 망설임 없이 그려나갈 수 있게 된 것으로 이해된다. 그림을 그리는 데는 약 10시간이 걸린다. 목욕재계하고 붓들을 잘 빨아서 가지런히 늘어놓고, 텅빈 화선지 앞에서 마음을 가라앉히고 먹을 갈면서 화면을 구상한다. 이렇게 9시간의 준비가 끝나면 1시간 만에 진경을 바탕으로 한 심상의 그림을 일필휘지로 그려낸다. 그가 가장 염두에 두는 것은 그림을 시작하는 첫 호흡이 끊기지 않은 상태에서 완성해내는 것. 붓 끝을 일단 떼어낸 자리에는 객칠이나 다른 수정을 꺼려한다. ●‘실경추상’ 수묵화 매력 물씬 이번 전시회에서 보여주는 ‘실경추상’ 수묵화는 이런 맛이 물씬 풍긴다. 그는 왜 추상화냐는 질문에 “풍경을 쥐어 짰다.”고 말한다. 하지만 실물과 닮도록 충실히 그려내는 것보다, 약간 덜 그리면서 여백을 남기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느낀다고 한다. 그래서 이번 추상화에 가까운 현대 수묵화는 임진강에서 스케치를 하고 그 풍경에 심상을 담아서 ‘덜’ 그려내려고 노력했다. 운무가 끼기 좋은 비오는 날 스케치를 나가면, 자연은 어디를 덜 그려야 하는 지를 스스로 보여준다. 그래서일까. 그의 수묵화에는 흐느끼는 듯한 바람과 유려한 강물이 흐른다. 농담의 조절만으로 갈대숲이 보였다 사라졌다 한다. 환영처럼 말이다. 그 강렬함은 관람객 스스로 각자의 안목으로 그림 앞에서 느낄 수밖에 없겠다. (02)734-0458.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책꽂이]

    ●영어공부 이 한 권으로 끝내기 (야쿠시인 히토시 지음, 신동수 옮김, 궁수자리 펴냄) 제목과 달리 영어학습서가 아니다. ´세계표준=영어’의 공식에서 벗어나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면서 인문 상식을 소개한다. 일본의 사례지만, 우리의 상황도 되돌아볼 수 있다. 영어회화 실력이 늘지 않아 좌절하는 이에게는 희망이 되리니. 1만 2000원. ●슬로비의 미루기 습관 탈출기 (박현수 지음, 타임스퀘어 펴냄) ‘그때 할 걸….’이라는 후회를 많이 하는 사람이 읽어야 할 책. 말을 더듬고 글씨를 못쓰는 등 치명적인 결점 때문에 교사의 꿈을 이루지 못했던 저자가 생활 습관을 바로 잡으며 꿈을 이루기까지 겪었던 생생한 이야기가 담겼다. 1만 2800원. ●프랑켄슈타인의 글쓰기(김성수 지음, 글누림 펴냄) 남의 글 복사하기와 붙여넣기로 글 짜깁기의 고수가 된 프랑켄슈타인들에게 저자는 ‘살아 있는 글쓰기’의 요령을 알려 준다. “좋은 글이란 백일장 심사위원이나 출제자의 의도에 맞춘 글이 아니라 자기 영혼이 감당하는 글”이라는 철학이 반영된 실용서. 1만 2000원. ●위기의 부동산(이정우 외 지음, 후마니타스 펴냄)부제 ‘시장 만능주의를 넘어서’가 암시하듯 세계 금융위기의 본질을 도외시하고 부동산 경기부양으로 위기탈출을 시도하는 정책을 비판한다. 저자들은 보유세, 주거복지정책 강화를 주장했던 학자로 노무현 정부와 이명박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비교 분석했다. 1만 3000원. ●일하는 엄마는 죄인인가(실비안 지암피노 지음, 허지연 옮김, 열음사 펴냄)일하는 엄마는 아이에게 해롭다, 아이에게 엄마만한 존재는 없다 등을 모성애에 대한 편견이라고 지적한 뒤, 이런 환경이 엄마들에게 만들어 내는 죄의식을 꼼꼼히 비판했다. 문제상황을 극복할 비결도 제시. 1만 2000원. ●김인식의 위대한 도전(임진국 지음, 북오션 펴냄) 경기에서 위기에 처했을 때 감독의 선택은 치밀한 작전을 세우든지, 선수를 믿어 버리는 것이다. 야구감독 김인식은 늘 후자를 택해서 세계 야구계에 한국 야구의 기개를 떨쳤다. ‘한국 야구계의 히딩크’인 김인식의 리더십을 파헤쳤다. 1만 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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