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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시와 산] (19) 인천 계양산

    [도시와 산] (19) 인천 계양산

    계양산(해발 395m)은 오랫동안 ‘인천의 진산(鎭山)’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있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생태’, ‘환경’이라는 말이 가슴에 와닿는다. 인천 시민들은 계양산 보존 운동을 10년 넘게 이어오고 있다. 인천에서 가장 높은 계양산의 뒷자락 개발이 추진되자 210일간 나무 위 시위, 삼보일배, 촛불집회, 두 차례에 걸친 100일 릴레이 농성 등 환경운동사를 새로 쓰게 할 만한 시민운동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역사성과 유서도 깊어 인천시민들은 계양산에 대한 애정이 더 극진할 수밖에 없다. ●이규보 ‘망해지’서 계양지경 칭송 한강과 주변이 한눈에 들어와 예전에는 군사적으로 중요한 요새 역할을 한 산이었다. 양산 동쪽 기슭 능선에 자리잡은 계양산성(인천시기념물 제10호)은 삼국시대에 축조됐으며 돌로 쌓은 최초의 성이다. 오랜 역사 때문인지 ‘고산성(古山城)’으로도 불린다. 부평도호부(부평의 옛 행정명칭)의 성곽 역할을 해 왔다. 증보문헌비고(增補文獻備考) ‘관방성곽조’에 둘레가 1937보(步)에 달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성 안이 사방으로 노출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지금은 성벽 일부만 남아 있다. 서쪽으로는 조선 고종 20년(1883년) 해안 방비를 위해 부평고을 주민들이 참여해 축조한 중심성(衆心城)이 징매이고개(景明峴) 능선을 따라 걸쳐져 있다. 생태와 환경 외에 역사성도 가미돼 있는 셈이다. 고려시대 대학자이자 문인인 이규보(1168~1241년)가 거처했던 자오당터와 초정지는 유서가 깊은 곳으로 학생들의 훌륭한 교육장소가 되고 있다. 이규보는 ‘망해지’라는 책에서 “길이 사면으로 계양지경에 났는데 오직 한면만이 육지로 통하고 삼 면은 물이다.”라고 계양산을 예찬한 구절이 나온다. 또 백제 초기부터는 현재의 공촌동 지역에서 생산된 소금을 징매이고개를 넘어 서울 신정동 토성을 거쳐 지나던 소금통로 구실도 했다고 한다. 계양산에는 고라니, 너구리, 족제비, 두더지, 도롱뇽, 두꺼비 등의 포유동물과 파충류가 살고 있다. 환경부 조사에 따르면 노린재, 딱정벌레 등 곤충 36종과 황조롱이, 오색딱따구리 등 조류 61종도 서식하고 있다. 인천시는 이들 동물이 계양산과 인근 철마산을 드나드는 것을 돕기 위해 징매이고개에 생태통로(길이 100m,폭 80m)를 만들었다. 이 산에는 또한 이삭귀개, 삼지구엽초, 서어나무 등 진귀한 식물들이 서식하고 있어 도시 속의 원시림이라는 느낌을 준다. 때문에 도시생활에 지친 시민들은 이 산을 즐겨 찾는다. 매일 1만명 이상이 방문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계양산은 가현산-계양산-원적산-만월산-거마산-문학산-청량산을 잇는 인천의 ‘S자 녹지축’의 중심이며, 충북 속리산에서 김포 문수산까지 이어지는 한남금북정맥과 한남정맥의 핵심 축이다. 1988년 인천 시공원 제1호로 출발한 계양산을 중심으로 한 계양공원은 자연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도시민들의 휴식과 생태체험의 장소로 널리 이용된 지 오래다. ●시민들은 개발 방지 파수꾼 도심 속에 있다 보니 계양산은 늘 개발 논란에 휩싸여 왔다. 시민들이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는 덕에 계양산은 여전히 푸름을 자랑한다. 앞서 롯데건설은 목상·다남동 일대 244만㎡에 골프장과 위락시설 등을 갖춘 수도권 최대의 테마파크를 건립한다는 구상을 세웠다. 1990년대 후반부터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지역업체도 1980년대 후반에 계양산 내 29만㎡에 위락단지를 조성하려 했다가 주민들의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 주민들은 개발이 이뤄질 경우 자연 생태계의 질이 크게 악화될 것을 우려한다. 또 인천의 ‘허파’라 할 수 있는 계양산에 특정인들을 위한 골프장 건설은 시민환경권을 박탈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인천지역 45개 시민·사회단체는 2006년 6월 ‘계양산 골프장 저지 및 자연공원추진 인천시민위원회’를 발족시킨 뒤 지금까지 조직적인 반대운동을 펴고 있다. 시민들의 반발이 거세자 롯데 측은 골프장 면적을 95만㎡에서 71만 7000㎡로 줄여 한강유역환경청으로부터 조건부 동의를 받아냈다. 하지만 예정지 3분의1가량이 군사시설보호구역이기 때문에 군부대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군은 거듭 부동의 입장을 밝히고 있어 지난 6월에는 계양산을 사랑하는 시민들이 모여 계양산 골프장을 저지하기 위한 축제한마당을 열었다. 어떤 이들은 가면에 글씨와 그림을 그려서 왔고, 어느 마을모임은 계양산에 살고 있는 생명체들을 노란 천에 그렸다. 시민들은 또 ‘계양산 1평 사기운동’을 펼쳐 ‘내셔널 트러스트’(환경파괴 우려가 있는 지역을 주민들이 사들여 보존하는 운동)의 모범 사례가 되고 있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사통팔달 계양산 계산역서 500m 수도권 어디서든 OK 인천 계양산은 서울 인근 산 가운데 접근성이 가장 뛰어나다. 지하철과 고속도로, 공항철도 등 입체적으로 사통팔달의 교통망을 갖춰 시민들이 찾기에 부담이 없다. 인천지하철을 이용할 경우 계산역에서 계산고 방향으로 500m가량 가면 등산로가 나온다. 여기서 조금 더 가면 경인여대 입구인데 이곳에도 등산로가 있다. 산을 제대로 타려면 아예 400m쯤 더 가 계양문화회관 뒤편으로 형성돼 있는 등산로를 이용해야 한다. 다른 코스가 산 동쪽 능선을 타고 정상을 향하는 데 비해 이 코스는 산 정면을 그대로 치고 올라간다. 정상에 이르면 인천시내는 물론 영종도를 비롯한 인천 앞바다 섬들이 파노라마처럼 눈앞에 펼쳐진다. 또한 서울, 김포, 부천, 과천 등 인근 도시들도 넓게 시야에 들어온다. 서울에서 경인전철을 타고 올 때에는 부평역에서 인천지하철로 환승해야 한다. 고속도로의 경우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계양IC에서 빠지면 계양산까지 1㎞ 남짓한 거리다. 경인고속도로를 탔을 경우에는 서운JC에서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로 빠져 일산 방면으로 3㎞ 정도 가면 계양IC가 나온다. 제2경인고속도로는 안현JC에서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로 빠져 마찬가지로 일산 쪽으로 가야 한다. 공항철도를 이용할 수도 있는데 계양역에서 내려 2㎞가량 걸으면 등산로 입구에 도달한다. 산 뒤편인 다남·목상동 쪽에서 올라가는 코스로 계양산 특징인 생태계가 잘 보존돼 있는 현장을 보면서 산을 오를 수 있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서울신문 다른기사 보러가기] 퇴근하라고 컴퓨터 끄는 사장님 北 “김정운 지략으로 클린턴 방북” 먹는 조루 치료제 프릴리지 약효는 잭슨자녀 대부 마크 레스터 “패리스는 내 친딸” 탈모 예방하려면 머리 감은뒤 수건 두드려 말려
  • [부고]

    ●신현재(CJ 사업총괄 부사장)승재(사업)씨 부친상 8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1일 오전 6시 (02)3410-6901 ●이우영(전 현대산업개발 토목사업본부장·부사장)씨 부친상 8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1일 오전 6시 (02)3410-6917 ●노만우(아트헌터 상무)만영(아트헌터 회장)만수(노만수외과 원장)만택(만택정형외과 원장)씨 부친상 안재헌(충북도립대 총장)정태성(정이비인후과 원장)씨 빙부상 8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0일 오전 10시30분 (02)3410-6915 ●곽노성(동국대 교수·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부담금개혁자문단장)노창(KBS 영상제작부장)노훈(한약제사)씨 부친상 차경애(한국외대 TESOL대학원장)씨 시부상 신동재(사업)최종하(〃)문일영(〃)씨 빙부상 9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1일 오전 8시 (02)3010-2295 ●최규진(전 보람제약 이사)씨 별세 재원(학생)지현(단국대 교수)씨 부친상 김현준(디자인스톰 연구소장)이상언(삼성 유럽본부 차장)씨 빙부상 8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11일 오전 7시 (02)2227-7544 ●정경미(서울 진선여고 교사)원준(승진EMC 차장)재준(KBS창원 보도국 기자)씨 부친상 8일 창원 파티마병원, 발인 10일 오전 6시30분 (055)270-1955 ●전문석(숭실대 정보과학대학원장)씨 부친상 9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1일 오전 8시 (02)3010-2294 ●안주현(자유아시아방송 방콕특파원)씨 별세 8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10일 오전 8시 (02)2227-7599 ●성낙중(KSR인터내셔널 디자이너)원경(우송대 교수)씨 부친상 안덕호(충무병원 부원장)홍동원(글씨미디어 대표)씨 빙부상 9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1일 오전 8시30분 (02)3010-2292 ●김용구(강구성결교회 당회장)용성(중일산업)씨 모친상 김민식(우리은행 부지점장)씨 빙모상 9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11일 오전 7시 (02)2227-7563 ●최승제(동경성형외과 원장)씨 별세 승진(전 가톨릭의대 교수)승호(치과 의사)씨 동생상 8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0일 오전 8시30분 (02)3010-2291 ●변종문(부산 사상경찰서)종후(LG파워콤 부산지사장)씨 부친상 오세용(자영업)강석윤(〃)씨 빙부상 8일 부산 부민병원, 발인 10일 오전 7시 (051)342-7982 ●강경원(동인내과의원 원장)씨 부친상 최용호(건원엔지니어링 상무)이갑중(함내과외과의원 원장)이원식(에프아이엘 대표)씨 빙부상 9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1일 오후 2시 (02)3010-2293 ●김윤혜(KBS 청주총국 아나운서)씨 부친상 9일 충북대병원, 발인 11일 오전 8시 (043)269-7212 ●박영규(사업)준규(회사원)씨 부친상 윤석원(대구일보 편집국장)씨 빙부상 9일 대구의료원, 발인 11일 오전 9시 (053)560-9570
  • 하위권 중1 여름방학 학습비결

    하위권 중1 여름방학 학습비결

    중학생들에게 여름 방학은 시험과 숙제의 부담을 잠시 벗는 ‘신나는’ 시간이기도 하지만, 2학기 성적 역전을 ‘꿈꾸는’ 시간이기도 하다. 특히 초등학교를 갓 졸업하고 새로운 환경에서 친구 사귀랴, 시험에 적응하랴 정신없었던 중1 학생들에게 여름방학은 더없이 소중하다. 아직 중학교 공부에 적응하지 못한 하위권 학생들이 여름방학 공부짱으로 거듭날 수 있는 비결을 중학생 인터넷강의사이트 수박씨닷컴(www.soobak.com) 학습지원과 신가혜 연구원과 함께 알아본다. ① 공부 리듬 유지하라… 목표 학습량 달성 꾸준히 ‘오늘 걷지 않으면 내일 뛰어야 된다.’는 말처럼, 한 박자 쉬어가는 여름방학 때 가장 놓치기 쉬운 것이 공부 리듬 유지다. 반드시 명심해야 할 것은 방학 중 장기간 공부와 멀리한다면 그 다음 공부감 찾기가 2배 이상 어려워진다는 점이다. 여름방학 동안 공부 주의보의 핵심은 ‘학교 다닐 때처럼 매일 일정 시간 공부하자.’이다. 학습량의 큰 변화 없이 꾸준한 공부를 이어가기 위해선 확실한 ‘목표-계획-실천-피드백’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계획을 세울 땐 공부할 목표 학습량을 명확히 하는 것이 좋다. 책상 앞에서 몇 시간 공부했다는 절대적 시간보다는 목표 학습량을 얼마나 ‘완수’했느냐가 실천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또 계획을 실천하지 못했을 때 그것을 보완할 수 있는 ‘여유 시간’을 계획표 안에 넣어두는 것도 효과적인 방학 계획을 세우는 한 방법이다. ② 1학기 성적표 분석하라… 취약과목 집중 보완을 성적표는 한 번 보고 끝나는 것이 아니다. 1학기 성적표를 통해 상승 요인과 하락 원인을 파악해 성적 하락 과목에 집중 보완을 할 필요가 있다. 특히 국영수와 같은 주요과목 중 성적 하락을 보이는 과목에 대해선 그 원인을 꼼꼼히 분석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미 학기가 지나갔다고 해서 다시 보지 않아도 된다는 마음가짐은 2학기 공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교과 내용이 서로 연관될 때 깊이 있는 심화 학습이 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교과 진도가 나가지 않는 방학은 자신의 취약한 부분을 보완하고 성적을 역전시킬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취약 과목에 대한 자신감을 얻는 것만으로도 성공적인 여름방학을 보낼 수 있다. 열심히 노력했지만 기대 이하의 성적을 받았다는 판단이 들면 자신의 공부 방법에 대한 점검을 통해 효율적인 공부 습관을 만들어가야 한다. ③ 시기별 계획 세워라… 총정리→분석→선행학습 속이 꽉찬 방학을 보내기 위해선 방학을 크게 3기의 시기별로 나눠 실천 계획을 짜는 것이 필요하다. 방학 ‘초기’에는 1학기 성적 분석을 통해 1학기 공부를 총정리하는 기간으로 삼아보자. 공부 총정리는 주요 과목 위주로 교과서 앞 쪽 목차를 훑어본 뒤 무엇을 공부했었는지 잘 기억이 안나는 단원을 체크해 둔다. 그 다음 그 단원이 시작하는 페이지를 펼쳐 단원의 학습 목표를 읽고, 굵은 글씨 위주로 교과서를 읽어본다. 여기서 시험에 틀렸던 부분을 꼼꼼히 정리하고, 문제집의 해당 단원에서 다시 문제를 풀어볼 것을 권한다. 방학 ‘중기’에는 취약과목을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자신의 취약 과목을 찾고, 왜 자신없는 과목이 되었는지 원인을 적어보고, 해당 과목에 대한 공부 습관을 점검해 봐야 한다. 더불어 방학 중기에 남보다 한 발 앞서 더 큰 내공을 쌓고자 하는 학생은 자신이 잘 하는 과목과 연관된 ‘공인 시험’을 준비하는 것도 좋다. 방학 ‘말기’에는 2학기 선행학습이 필요하다. 선행학습의 진도는 2학기 중간고사 범위 정도면 충분하다. 중요한 것은 욕심을 부려 진도를 빨리 끝내기보다는 차근차근 ‘자기 것’으로 만드는 것이다. 재미와 효율을 높이기 위해 문제집과 인강을 병행하는 것이 자기주도 학습력을 키우는 데도 도움이 된다. 정리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도움 수박씨닷컴
  • 태안 앞바다 유물 한자리

    태안 앞바다 유물 한자리

    보물선의 바다, 태안 앞바다의 발굴성과를 종합하는 전시회가 열린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와 전남 강진군은 28일부터 9월6일까지 국립고궁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고려청자보물선 특별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수차례 고선박을 포함한 유물 발굴로 주목을 받은 태안 앞바다 발굴현장에서 수습한 유물 740여점을 선보인다. 그동안 태안 지역 유물 일부가 테마전이나 지역민을 위한 소규모 전시에 모습을 드러낸 적은 있었지만 전체를 한눈에 살필 수 있는 기회는 이번이 처음이다. 주로 2007~2008년 청자운반선과 함께 수습했던 청자와 목간(木簡·붓글씨를 쓴 나무조각) 등이 전시된다. 최근 태안 마도에서 발견된 유물들은 보존처리와 유물 관련 연구가 끝나지 않아 빠졌다. 전시는 3부로 구성됐다. 900년 전 강진 가마터에서 태안 안흥량 바닷길을 거쳐 개성으로 가다가 풍랑을 만나 바다 밑에 가라앉았던 강진의 고려청자들은 1부 코너에 전시된다. 청자운반선의 10대1크기 모형과 함께 목간, 청자사자모양향로, 두꺼비모양벼루, 참외모양주전자 등 고려인의 예술혼이 담긴 작품 630여점이 모습을 드러낸다. 2부는 고려시대 최고급 도자기를 생산하던 강진을 테마로 했다. 강진에서 청자가 생산되는 데에서부터 운반돼 왕실에서 사용되기까지의 과정을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전시했다. 3부는 목간 쓰기, 청자무늬그리기 등 체험 코너다. 전시를 기획한 해양문화재연구소 박예리 학예연구사는 “고려시대의 최상품 도자기의 모습과 그 생산과 유통 과정은 물론 고려인들의 기록문화도 한눈에 이해할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배경인지, 사람인지… ‘투명인간’ 예술가

    벽이 나인지, 내가 벽인지… 붉은 글씨가 적힌 벽 한켠이 마치 입체사진처럼 울퉁불퉁하다. 자세히 보니 벽 앞에는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완벽하게 ‘투명’해진 사람이 서 있다. 착각할만큼 감쪽같다. 사진 속 남성은 자신의 몸을 캔버스 삼아 작품을 만드는 중국의 행위예술가 류보린(劉勃麟·36)이다. 배경과 사람이 하나인 독특한 작품을 만드는 그는 중국 뿐 아니라 전 세계를 ‘배경’ 삼아 활동하고 있다. 아무 생각 없이 작품 앞을 지나치는 사람들 대부분은 그를 알아채지 못해 ‘투명인간’이라는 별명이 생겼다. 그러나 정작 그는 “소설이나 영화에 등장하는 가상 인물이 아닌 가장 현실적인 면을 보여주는 예술가”라고 소개했다. 그만의 독특한 작업은 2005년부터 시작됐다. 당시 중국 정부는 ‘현대 예술의 흐름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많은 예술가들의 작업실과 전시회를 폐쇄했다. 류보린은 통제를 피해 도시 곳곳에 숨어 작품을 만드는 예술가들에게서 영감을 얻었다. 예술을 등한시 하는 타인의 관점에서 예술가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려는 의도도 있었다. 그는 “당시 예술가들은 작품 활동을 하지 못해서, 나는 일자리를 찾지 못해 방황했다. 이 사회에는 우리가 설 곳이 없다고 느꼈다.”면서 “어떤 인간적 관계나 보살핌도 없는 사회의 어두운 면을 맛본 뒤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 사회가 만든 도시는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보여주고 싶다.”면서 “앞으로 중국 발전의 현재를 반영하는 작품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中버스, 비상탈출 망치 대신 ‘벽돌’ 비치

    중국에서 비상 탈출용 망치 대신 벽돌을 비치한 버스가 등장했다고 중국 런민르바오(人民日報) 온라인판이 보도했다. 버스에 설치된 망치는 사고가 발생할 경우 승객들이 유리창을 깨고 밖으로 탈출할 수 있도록 마련된 것. 그러나 망치가 빈번히 분실되기 때문에 버스 회사들이 골머리를 앓는 가운데 헤이룽장성 하얼빈시의 대중교통버스가 색다른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바로 망치 대신 노란색으로 칠한 벽돌을 비치한 것. 벽돌 양면에 빨간 글씨로 ‘응급’이라고 적혀 있어 만일의 경우 쉽게 발견할 수 있게 했다. 운전석 뒤쪽과 버스 뒷부분 두 군데에 비치된 이 벽돌은 지난 15일부터 하얼빈 시내를 운행하는 일부 버스 노선에 시험적으로 도입했다. 버스회사 측은 “지금까지 망치가 매일같이 도난당했다.”며 “이제 벽돌을 훔치려는 사람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승객들의 반응이 좋을 경우에 산하 버스 700여 대 모두에 비상 탈출용 벽돌을 비치하겠다.”고 덧붙였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문설주기자 spirit0104@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교과교실제·졸업인증제·국제반… 차별화 운영

    교과교실제·졸업인증제·국제반… 차별화 운영

    자율형사립고는 수업과정의 절반은 독자적으로 운영한다. 교과교실제, 특성화 교육도 가능하다. 교육당국은 이를 장점으로 꼽고 있다. 단점도 분명하다. 등록금은 일반계고의 3배 안팎까지 올려 받는다. 경제력에 따른 교육격차 심화가 우려된다. 이런 저런 논란 가운데서도 각 학교들은 저마다 차별화된 교육과정 운영계획을 발표했다. 특징을 소개한다. ●경희고 수학·과학 과정을 특성화한다. 교과교실제와 영재반도 운영한다. 1∼2학년들에게는 태권도 교육을 실시한다. 인성지도를 위해 교사, 학생, 학부모가 함께 하는 봉사활동도 준비하고 있다. 수준별 수업과 수준별 평가문항을 준비하고 방과후 맞춤형 수업도 할 예정이다. ●동성고 천주교 재단이 운영하는 학교다. 예비신학생 과정을 따로 운영한다. 일반학생은 일본어와 중국어 가운데 한 과목을 들어야 한다. 예비신학생은 라틴어와 그리스어를 이수해야 한다. AP과목(대학에서 학점을 인정받는 과목)도 이수할 수 있다. ●배재고 선택중심 교육과정을 활성화할 계획이다. 수학·과학 수업은 각각 2단위씩 늘리고 기술·가정은 축소한다. AP교과목도 운영하고 과제연구 중심으로 수업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교과 성적 하위 15% 이하 학생에게는 성적 향상 맞춤형 계획을 세워 목표를 달성하도록 한다. ●세화고 영어회화 과목을 신설한다. 국제과정을 마련해 유학을 목표로 하는 학생들은 따로 교육할 계획이다. 국어과목 군에 고전문학의 감상과 비평, 시창작 활동 등 전문교과를 도입한다. ‘1인 1악기’ 교육을 실시하고 반드시 1개 이상의 동아리 활동을 의무화했다. ●숭문고 독서와 작문지도를 활성화할 계획이다. 3학년 이수단위를 축소해 남는 시간에는 자율적으로 공부할 수 있도록 한다. 수시로 수요를 조사해 개설하는 선택교과목을 바꾼다. 기타, 펜글씨, 농구, 테니스, 미술감상 가운데 2개를 반드시 선택해야 한다. 졸업인증제를 실시해 졸업 전까지 일정 수준 이상의 한자, 정보, 영어능력을 갖춰야 한다. ●신일고 영어특성화 학교로 운영할 계획이다. 영어과 5개 과목을 필수로 지정해 모든 학생이 반드시 이수토록 한다. 국제반도 운영한다. 특별활동, 기술가정, 사회, 국사, 과학 교과 단위 수를 줄이고 논술, 과제연구, 교양특강 등 창의적 재량활동을 늘린다. 제2외국어를 필수선택으로 지정해 중국어, 일본어, 러시아어 중 한 과목을 들어야 한다. ●우신고 국어와 제2외국어 수업을 늘리고 인문사회과정, 어문과정, 이학공학과정으로 나눠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우수학생은 조기졸업이 가능하도록 특별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1∼2학년을 대상으로 특수학교와 연계해 장애우돕기 봉사 프로그램, 사제동행 국토순례, 생활관을 이용한 예절교육 프로그램 등을 운영한다. ●이대부고 국사와 과학 수업을 늘리고 도덕·기술·가정을 줄인다. 독일어, 프랑스어, 중국어, 일본어 등 다양한 외국어 과목을 개설한다. 인문과정, 이공과정, 음악과정, 미술과정으로 나눠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과목별로 기초학력부진, 보통, 양호, 우수, 심화 5단계 맞춤형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화여고 국어, 국사, 사회, 수학, 과학 과목을 강화하고 교과교실제와 무학년제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희망과목을 최대한 개설해 소수자의 과목 선택권을 보장하고 수준별 이동수업도 확대할 방침이다. ●중동고 국사 수업을 늘리고 과학과 기술가정을 다소 줄인다. 재량활동을 편성하지 않고 대신 특성화교과(글로벌 리더십연구, 창의성 연구)를 운영한다. 학력·창의성 신장 프로그램, ‘나눔과 봉사’ 교육프로그램 등 다양한 특별활동 과정을 운영한다. 영어몰입수업을 진행한다. 학습부진아에 대해서는 ‘공부개조팀’을 운영할 예정이다. ●중앙고 국사와 사회·과학을 늘린다. 국제계열과 과학계열을 따로 운영한다. 특성화교과로 과학사(1학년), 자율전공(2학년), 예체능(2학년-태껸·사물놀이·서예 택1) 등을 개설한다. 인성교육프로그램과 과학탐구를 중심으로 하는 중앙과학아카데미코스를 운영한다. ●한가람고 능력별 교과선택 제도를 도입해 영어· 과학 교과의 경우 일정 수준 이상이면 수업을 이수한 것으로 인정한다. 전 과목 교과교실제로 운영하고 개인 과제 연구를 필수과목으로 지정해 전 학생이 듣도록 했다. 과목별 ‘유급제’를 도입해 교과별 학업 성취 기준이 80% 미만이면 교과 이수를 인정하지 않는다. ●한대부고 이공·의약과정, 국제인문과정, 예체능과정으로 나눠서 운영한다. 수학과 영어 교과를 늘리고 기술·가정을 줄인다. 학기 집중이수제를 도입해 학기별 수강과목도 줄인다. 유네스코 협동학교로 다양한 국제교류행사를 개최한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서울신문 창간 105주년 “서울신문의 혼을 새기다”

    17일 서울신문 창간 105주년을 맞아 새김(전각) 아티스트인 고암 정병례 선생이 서울신문의 다짐을 새겼다.정 선생은 지난달 30일 오전 11시30분부터 오후 4시30분까지 꼬박 다섯 시간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 있는 새김아트에서 혼신의 힘을 다해 작업에 임하는 성의를 다했다.그는 곱돌에 생동감과 유연성을 강조한 특유의 고암체로 ‘바른 보도로 미래를 밝힌다’는 서울신문의 다짐을 새긴 뒤 ‘서울신문은 바른보도로 미래를 밝힌다 공공이익과 민족화합에 앞장선다’를 작은 글씨로 새긴 뒤 화목할 화(和)를 형상화한 그림를 완성했다. 글·사진 / 서울신문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영상 / 서울신문 나우뉴스TV 손진호기자 nasturu@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한시 통해 자연에 사는 맛 느껴보세요”

    “한시 통해 자연에 사는 맛 느껴보세요”

    한시를 시인이나 학자가 아닌 스님이 풀어내면 어떻게 될까. 한시에세이 ‘맑은 바람 드는 집’(아름다운인연 펴냄)을 출간한 흥선(53) 스님은 시구 하나하나에 매달리지 않았다. 14일 서울 인사동에서 만난 스님은 “한시는 매개일 뿐 그저 내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책을 낸 소감을 밝혔다. 책은 77편의 한시와 함께 에세이를 실었지만, 시가 주는 낭만적 흥취 정도에 머무르지 않는다. 꽃을 이야기면서도 ‘어찌 하면 / 임께 드려 / 고래들을 / 모두 베어 / 천하를 편케 할까’(유호인, ‘검’) 같은 구절을 인용하고는 몰상식한 정치를 뒤집을 ‘상식의 칼’에 대해 논하는 식이다. 책은 그가 11년째 관장 소임을 맡아온 직지사 성보박물관 홈페이지에 올린 글 중 뽑아 묶은 것이다. 그는 “출판홍수 속에서 의미있고 가치있는 책이 얼마나 될까 생각하면 두렵다.”고 말하지만 7년 반 동안 쓴 170여편 중 일부만 골랐으니 정수를 뽑아낸 셈이다. 스님의 한시 사랑은 출가와 동시에 시작됐다. 승가에 들어오자 한문과 선시를 자연스럽게 접하게 됐는데, 개인적인 취미와도 맞아 가까이 두고 읽기 시작한 게 벌써 30년이 넘었다. 그는 “한시를 늘 접하지 못하는 건 번역이나 작품선정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그래서 책에는 쉬우면서도 좋은 시, 특히 도시생활을 하는 사람들에게 자연에 사는 맛을 전할 수 있는 작품을 골랐다고 한다. 춘하추동(春夏秋冬) 계절에 따라 4개로 나눈 것도 이 때문이다. 실린 작품들도 매화, 대나무, 봄, 눈 등을 노래한 게 많다. 무엇보다 책의 백미는 스님이 직접 쓴 단아한 글체의 한시와 펜글씨로 쓴 번역시. 스님은 “기계가 발달하면서 우리는 손의 기능을 점점 잃어가고 있다.”면서 “손의 의미를 되돌아보고 싶어서 인터넷에 올릴 때부터도 펜글씨를 함께 써 올렸다.”고 말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찬송가 표지 글씨체의 주인공 서예가 김기승 탄생 100주년

    찬송가 표지 글씨체의 주인공 서예가 김기승 탄생 100주년

    디자이너나 예술가들을 생각보다 알아주지 않는 사회다. 익숙하고 흔한 글씨와 그림인데도 누구의 작품인지 모르고 지나치는 수가 허다하다. 원곡(原谷) 김기승(金基昇·1909~2000년)은 서예를 하는 사람들 사이에는 이름이 널리 알려져 있지만, 일반인들은 잘 모른다. 그러나 ‘찬송가’ 표지 글씨를 쓴 사람이라고 한다면, ‘아!’하고 감탄사를 던지며 “나도 그 글씨를 안다.”고 할지 모르겠다. 교회를 나가지 않더라도 한번쯤은 봤음직한 글씨이기 때문이다. ‘원곡체’라고 불리는 그 서체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던 김기승 선생의 종교생활이 반영되듯 ‘성경전서’ 등 성경 표지뿐 아니라 ‘새문안교회’ ‘충현교회’ ‘수표교교회’ 등 교회 간판에 많이 사용됐다. ‘국어대사전’의 표지서체는 물론, 체인음식점 간판인 ‘서울삼겹살’ 등 간판용으로도 두루 활용되고 있다. 이는 서예체로서는 드물게 ‘일중체(궁체폰트)’의 김충현 선생과 함께 출판디자인용 한글 서예체(산돌체 폰트)로 수용된 덕분이다.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에서 17일부터 8월16일까지 김기승 탄생 100주년을 맞아 ‘말씀대로’ 전시를 연다. 이번 전시에는 한글, 국한혼용을 비롯한 전서, 예서, 행서, 해서 등 한자 각체와 묵영(墨映·먹의 농담을 활용한 그림) 등 김기승의 글씨 150점과 김돈회, 김구, 오세창, 김기창, 이응로, 손재형 등 교우관계에 있었던 이들의 작품 30점, 원곡상 수상작 30점 등이 전시된다. ‘원곡체’에 대해 서예박물관의 이동국 서예팀장은 “대담하면서도 끊어질 듯 획을 활용한 대담낙필(大膽筆)로서, 소전 손재형을 사사한 흔적이 지속되다가 62세되던 1971년부터 원곡체를 완성해 이후 30여년 간 유지해 왔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일각에서 ‘평생 똑같은 글씨만 써왔다.’는 비판이 있지만, 대중성과 예술성을 이미 획득한 후에 다시 변화를 요구하는 것은 예술에 대해 이해가 부족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승은 서예와 관련해 ‘글씨는 손으로 쓰는 것이 아니라 뇌로 쓰는 것이다.’라고 하거나, 또는 ‘붓끝에 써지는 글씨가 붉은 꽃송이로 내 혈관에서 나오는 혈서인 양 착각을 느낄 때 (십자가에 못박혀 피를 흘리는) 예수님을 상기한다.’고 말했다. 서예가 기예로 취급되는 요즘에 다시 돌아볼 만한 생각이다. 관람료 5000원. (02)580-1660.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씨줄날줄] 네이밍 vs 라벨링/진경호 논설위원

    이미지로 먹고 사는 정치에서 상대를 누를 가장 위력적인 무기는 라벨링(labeling), 딱지 붙이기다. 한 번 가슴에 주홍글씨가 찍히면 제아무리 용을 써도 지워지지 않는다. 주차위반 스티커처럼 갖다 붙이긴 쉽지만, 이걸 떼려면 수십배의 노력을 쏟아부어야 한다. 2004년 17대 총선을 앞두고 등장한 ‘차떼기당’은 ‘보수세력=부패집단’이라는 공식을 낳은 대표적 낙인이다. 지하주차장에서 불법 대선자금을 차로 실어나른 한나라당을 향해 열린우리당이 붙인 ‘차떼기당’이라는 이 오명은 전시(戰時)도 아니건만 한나라당으로 하여금 천막당사로 달려가게 만들었다. 광복 직후의 ‘친일파’나 ‘빨갱이’에서 보듯 사실 우리 정치는 차떼기당 말고도 오랜 낙인정치의 뿌리를 지니고 있다. 좌파 진영이 ‘좌익’ 대신에 ‘진보’라는 모자를 쓰고 있는 것도 남북 분단의 대치 구도에서 ‘좌익=친북=척결대상’이라는 낙인으로부터 비켜서려는 몸짓이라고 할 수 있다. 낙인의 저주는 정치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미국산 쇠고기가 단적인 예다. 소비자들이 미국산 쇠고기를 기피하면서 한때 100여개에 이르던 수입업체들이 줄줄이 도산하고, 해외로 덤핑 역수출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검찰이 MBC PD수첩의 보도가 과장·왜곡됐다는 수사 결과를 내놓았으나 한 번 각인된 ‘미 쇠고기=광우병’이라는 일반의 부정적 인식까지 말끔히 해소하지는 못한 듯하다. 이명박 정부 들어 라벨정치가 더욱 기승을 부린다. ‘강부자 내각’ ‘고소영 내각’으로 시작해 ‘MB 5대 악법’ 등 갖가지 딱지들이 난무한다. 대부분 집권세력을 공격하기 위해 야권이 동원한 라벨들이다. 한나라당도 이에 질세라 비정규직 해고사태를 ‘추미애 실업’으로 명명하며 딱지 붙이기에 여념이 없다. 이 같은 정치판의 라벨링은 언뜻 마케팅의 네이밍(naming)과 비슷해 보인다. 하나 정반대다. 네이밍은 자기 제품의 핵심을 내보이려는 노력, 즉 자기를 부각시키려는 노력인 반면 정치판의 라벨링은 거짓과 왜곡으로 상대를 죽이려는 노력이다. 상대 얼굴에 침 뱉는 라벨링 정치 말고, 좀 짙더라도 제 얼굴에 화장하는 네이밍 정치를 보고 싶다. 진경호 논설위원 jade@seoul.co.kr
  • 우루무치 불법 집회·시위 전면 금지령

    우루무치 불법 집회·시위 전면 금지령

    │우루무치·투루판(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 박홍환특파원│우루무치(烏木齊)시 공안(경찰)당국은 12일 유혈사태 발생 일주일을 맞아 한족 희생자들의 장례식이 집중적으로 치러지는 것과 관련, 추가 소요사태 방지를 위해 모든 불법 집회를 금지했다. 시 공안국은 “폭력 사태 이후 경찰이 기본적으로는 상황을 통제하고 있지만, 여전히 몇몇 지역에서 산발적인 불법 집회와 시위가 발생하고 있다.”며 “공공질서 유지, 시민의 생명과 재산 보호를 위해 앞으로 도로 또는 옥외 공공장소에서의 모든 불법 집회와 행진, 시위를 금지한다.”고 밝혔다. 민족단결을 통한 사회안정을 강조하는 선전 홍보활동도 강화되고 있다. 앞서 중국 정부가 신장(新彊)위구르자치구 전역에 인민해방군 병력을 대거 투입하고 있는 사실이 확인됐다. 지난 10일 밤 신장 자치구와 간쑤(甘肅)성을 연결하는 유일한 국도인 312번 국도에서는 병력을 가득 실은 군 트럭이 끊임없이 우루무치 등 베이장(北彊·북부 신장)과 카스(喀什) 등 난장(南彊)지역을 향해 움직이는 모습이 목격됐다. 우루무치 동남쪽 2시간30분 거리인 투루판(吐番)까지 가는 도중에 목격된 군용 트럭만 200여대에 이른다. 섭씨 40도가 넘는 폭염 속에서도 많은 트럭이 포장을 내린 채 군 병력 수송 사실을 은폐하기도 했다. 투루판 주민들은 “우루무치 사태 이후 군 병력이 계속해서 하미(哈密) 쪽에서 서부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날 간쑤성 둔황(敦煌)에서 투루판까지 이동한 한국인 관광객들도 50여대의 군 트럭 행렬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군 트럭의 이동은 11일 낮에도 계속됐다. 트럭들은 대부분 번호판을 뗀 상태였으며 일부 트럭은 란저우(州)군구 소속임을 알리는 ‘蘭×-××××’ 글씨가 쓰여 있었다. 삼엄한 검문도 이어졌다. 우루무치에서 투루판까지 톨게이트 두 곳에서 공안과 무장경찰의 집중 검문을 받았다. 특히 공안들은 운전자가 위구르인인 경우 차 트렁크까지 샅샅이 수색하는 등 수배자 색출에 주력하는 모습이었다. 반대 여정의 한국인 관광객들을 태운 버스도 여러 차례 검문을 받았다. 23명의 단체관광객을 인솔하고 있는 여행사 대표 이모씨는 “작은 마을의 입구에도 무장 병력이 배치돼 있는 등 신장 자치구에 들어서면서부터 분위기가 살벌하게 변했다.”고 말했다. 군 병력은 강성 위구르인 밀집 지역인 카스 등 난장 쪽에 집중 배치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신장자치구에 머물며 사태수습을 책임지고 있는 저우융캉(周永康) 정치국 상무위원은 11일 카스와 허톈(和田) 등을 방문, 사태가 확산되지 않도록 선무활동 및 예방에 철저를 기하라고 지시했다. 한편 이번 사태 희생자 숫자가 모두 184명으로 늘었다. 당국은 “중상자들 가운데 일부가 치료 도중 추가로 생명을 잃었다.”고 밝혀 희생자 숫자는 더 늘 것으로 보인다. 희생자 184명의 민족별 분포는 한족이 137명(여성 26명 포함), 위구르족 46명(여성 1명 포함), 회족 1명 등이다. stinger@seoul.co.kr
  • 경찰 “장자연 자살원인 복합적” 결론

    경찰이 탤런트 장자연씨 자살의 원인을 ‘복합적’이라는 애매한 말로 결론을 내리고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수사가 지난 3월14일 시작된 지 118일 만이다. 경찰은 “장씨의 전 소속사 대표 김모(40)씨가 장씨에게 술시중을 강요한 점이 인정된다.”며 김씨에게 강요와 폭행, 협박, 업무상횡령, 도주 등 다섯 가지 혐의를 적용했다. 경기 분당경찰서는 10일 “수사대상자 20명 중 구속 1명, 사전구속영장 1명, 불구속 5명 등 총 7명을 사법처리하고 13명은 불기소 또는 내사종결 처리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사법처리된 피의자는 구속된 김씨와 장씨의 전 매니저 유장호(30)씨, 그리고 금융인 2명, 기획사 대표 1명, 드라마 PD 2명이다. 또 경찰은 강요죄 공범 혐의로 입건 후 참고인중지된 5명 중 술자리 동석이 불분명한 금융인 1명과 기업인 1명을 제외한 3명에 대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은 구속된 김씨의 경우 장씨와 함께 여러 차례 술자리에 동석한 신인 여배우 A씨의 증언을 토대로 장씨에게 술시중을 강요했다는 진술을 충분히 확보했다고 말했다. 한풍현 분당서장은 “전속계약금 300만원의 33배에 이르는 위약금 1억원과 계약해지 때 활동비 20%를 지불해야 하고 행사 불참이나 방송사고 때 모든 책임을 연예인이 져야 하는 등 불공정한 계약으로 고인은 저항할 힘도 없이 일방적으로 당했고, 페트병 폭행 및 욕설 등도 사실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또 “장자연 문건은 유씨가 소속사 연예인들이 김 대표와 소송 중인 상황에서 위약금을 내지 않고 소송에 이기기 위해 장씨에게 문건 2장, 4장 등 총 6장을 작성토록 한 것으로 확인됐으나 장씨가 숨지기 전 사전에 유출한 것은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건을 본 장씨 유족이 (작성한 지 1주일 지났는데도) 인주가 번지더라고 진술한 점 등으로 미뤄 유씨가 가족에게 보여준 문건과 나중에 유씨 사무실 앞 쓰레기통에 버려져 언론에 유출된 문건은 대필 문건이고 원본은 유씨가 폐기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경찰은 장씨의 자살경위에 대해 “김 대표와 갈등 심화로 인한 심리적 압박, 갑작스런 출연 중단으로 인한 우울증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 같다.”고 했다. 다음은 이명균 경기지방경찰청 강력계장과의 일문일답. →장자연 문건의 진위는. -유장호씨는 고인이 작성한 문건을 서울 삼성동 봉은사에서 태웠다고 했는데 인주가 번지고, 고인 언니가 고인의 글씨체가 아니라고 해 이를 긴급히 만든 대필문서로 추정하고 원본을 찾으려고 노력했지만 못 찾았다. →장씨에게 성 접대 강요는 없었나. -문건에 ‘잠자리 강요’라는 말이 한 번 나오는데, 성 접대는 은밀성 때문에 목격자가 없어 입증이 힘들었다. →내사중지자에 대한 조사 결과는. -전 대표 김씨를 조사해 다른 정황이나 강요 혐의가 나와야 하는데 (특별한 정황이나 혐의가) 나오지 않았다. →내사중지자 중 언론인은 조사했나. -안 했다. →스포츠신문 인사가 장씨와 저녁식사를 한 사실은 확인했나. -처음엔 전혀 기억을 못 했는데 장씨 사망사건이 나고 난 다음 기억이 났다고 진술했다. 여러 사람이 모인 자리여서 강요 혐의는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유씨와 김씨를 대질신문했나. -유씨가 거부했다.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특파원 칼럼] 우루무치의 비극/박홍환 베이징특파원

    [특파원 칼럼] 우루무치의 비극/박홍환 베이징특파원

    위구르 처녀 누르지안의 깊은 눈은 금세 눈물로 가득 찼다. 생소한 위구르어를 섞어 가며 하소연했지만 내용은 대충 알아들을 수 있었다. “도대체 왜 아무런 잘못 없는 아빠와 오빠를 잡아갔나요?” 목소리에는 절망감이 가득했다. 중국 언론들이 위구르인들의 사연에 대해 침묵하고 있는 까닭에 수천㎞ 떨어진 이국에서 온 기자를 그녀는 마지막 희망으로 여기는 듯했다. 그날 오후 한(漢)족들의 표정에는 분노가 가득했다. 손에는 몽둥이와 쇠파이프, 심지어 서슬퍼런 칼까지 들려 있었다. 이틀전 위구르인들에게 당한 피해를 고스란히 되갚아 주겠다는 결의가 서려 있었다. 동료들과 위구르인들을 찾아나섰다는 한족 청년 쉬웨이민(許爲民)은 “이런 식으로라도 가족들의 생명을 지켜야 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우루무치(烏木齊)의 비극은 끝나지 않았다. 사회는 급속히 일상으로 돌아가겠지만 깊게 파인 위구르족과 한족간 갈등의 상처는 결코 쉽게 치유될 수 없을 것처럼 보인다. 우루무치 거리에 일제히 걸린 ‘민족단결’ 플래카드는 공허한 메아리처럼 들려왔다. 현지에서 만난 많은 위구르 사람들과 한족 사람들 사이에는 인식의 차이가 극명했다. 서로 믿지 못하고, 서로에 대해 분노하고, 서로를 무서워하는 두 집단의 공존. 우루무치의 비극은 거기서부터 잉태된 것이 아닐까. 156명의 생명을 앗아간 유혈시위 사태 당시 위구르인들의 최초 집결지였던 인민광장. 시위진압을 위해 파견된 무장경찰 부대의 지휘본부가 차려진 이곳에는 10여m 높이의 거대한 조형물이 세워져 있다. ‘중국 인민해방군 진군 신장 기념’이라는 금색 글씨가 선명하다. 1949년 인민해방군의 진군으로 신장 지역 통합에 성공한 중국은 이후 우루무치를 비롯한 신장 지역 곳곳에 중국 문화, 한족 문화를 심는 데 주력했다. 베이징과 지리적으로 두 시간의 시차가 남에도 불구하고 ‘베이징 시간’을 강요했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위구르인들은 이슬람 사원에서의 예배 등 자신들의 행사에는 저녁 8시가 돼도 해가 지지 않는 베이징 시간 대신 ‘신장 시간’을 고집한다. 시차를 인정하지 않는 베이징의 의식이 바뀌지 않는 한 우루무치의 통합은 요원해 보인다. 그래서일까. 한족으로 뒤덮어 우루무치를 억지로 통합하겠다는 생각인 듯 우루무치를 한족의 도시로 만들어 버렸다. 현재 인구 200만명인 우루무치의 한족과 위구르족 비율은 75%대 24%. 위구르족과 몽골족 등 10여개 소수민족의 도시였던 우루무치는 60년 사이에 한족의 도시로 바뀌었다. 우루무치에서 만난 위구르인들은 평등과 자유를 갈망했다. 중국 정부는 부인하지만 그들은 취업 등에서 차별을 받고 있다고 얘기했다. 시장에서 양꼬치 가게를 운영하는 30대 중반의 위구르인 메메티장은 “위구르인들이 취업할 수 있는 곳이라곤 신장 요리 전문점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학생들도 미래에 대한 절망감으로 가득했다. 우루무치 의과대학에서 만난 아리무장은 “많은 위구르 대학생들이 졸업후 대학원에 진학한다.”며 “대학원은 취업이 안 되기 때문에 선택하는 일종의 도피처”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민족 문제에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한쪽이 무너지면 도미노처럼 50여개의 소수민족으로 파급될 수 있다며 민족 문제에 관한 한 강경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이 직접 나서서 이번 사태 주동자들에 대한 엄벌을 강조했을 정도이다. 하지만 강경대응으로 과연 민족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까. 그들의 요구가 무엇인지, 무엇을 갈망하는지 귀를 열지 않는 한 민족 문제는 중국의 영원한 딜레마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 우루무치 취재에서 내린 결론이다. 박홍환 베이징특파원 stinger@seoul.co.kr
  • 죽음·미신 대해부 책 2권

    죽음·미신 대해부 책 2권

    과학이 발달하고 사람들은 점차 이성과 논리성으로 중무장하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고민을 풀고 마음의 안정을 찾기 위해 점쟁이나 영매를 찾고 굿을 벌이기도 한다. ‘전설의 고향’이나 ‘엑소시스트’ 같은 영매·심령 이야기를 다룬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초자연적인 현상을 다룬 TV시리즈 ‘엑스파일’이나 ‘슈퍼내추럴’에 열광하는 사람들도 많다. “세상에 설명할 수 없는 일은 없어.”라며 냉정하고 합리적인 인간임을 과시하지만, 막상 4와 13이라는 숫자와 마주치면 왠지 기분이 찜찜하다. 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인간사의 이면, 죽음과 미신을 다룬 책에 끌리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죽음에 관한 다큐… 300여가지 사망 원인 담아 일단 경고부터 하고 들어가야겠다. ‘이 책은 무지 흥미롭지만 심장이나 기(氣)가 약한 분들은 적나라한 사진에 깜짝깜짝 놀라고, 자다가 가위에 눌릴 수도 있으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죽음에 관한 다큐멘터리’라고 해도 좋을 ‘파이널 엑시트’(마이클 라고 지음, 이경식 옮김, 북로드 펴냄)에는 무려 300여가지의 사망 원인이 들어 있다. 저자는 뉴욕시경 소속 형사였던 아버지에게 다양한 살인사건 얘기를 들으며 자랐다. 자연히 죽음에 관심을 갖게 됐고, 10여년간 관련 자료를 수집했다. 의학지식, 통계 등 400개가 넘는 자료를 근거로 이 책을 지었다. 교통사고, 방화, 지진, 익사, 전염병 등은 이 책에서는 평범한 사망 원인이라고 할 정도다. 몸에 좋다는 물이 죽음을 부르기도 한다. 2000년1월 마약검사를 피하려던 한 여성은 13ℓ의 물을 단번에 마셨다가 혈액 속 나트륨 농도가 낮아져 뇌와 폐가 부풀어 올라 죽었다. 맛있는 중국 음식을 먹다가 비명횡사한 사람도 있다. 2003년 뉴욕 퀸스에서 중국 음식을 먹던 남자는 땀을 흘리며 바닥을 뒹굴다 밖으로 달려나가 버스에 치여 사망했다. 표면적인 사인은 무단횡단. 직접적인 원인은 맛을 돋우기 위한 글루타민산나트륨(MSG)으로, MSG가 단백질 합성을 돕지 못하고 반작용을 하면서 뇌와 신경세포에 손상을 입었다. 일명 ‘중국음식 증후군’이다. 고인에게는 미안하지만 실소를 자아내는 사례도 있다. 차가 벽에 부딪히면서 터진 에어백 때문에 운전자가 사망했다. 충돌 충격이 크지 않았기에 경찰은 사인을 약물 중독쯤으로 봤지만, 부검 결과 당시 운전자가 입에 물고 있던 막대사탕이 기도 안으로 들어가 질식해 숨졌다. ‘운전 중에는 막대사탕을 먹지 마시오.’라는 경고 문구를 만들어낸 사건이다. 회색곰을 너무 사랑한 한 남자는 알래스카 카트마이 국립공원에서 회색곰과 여름휴가를 보내려다 그대로 먹혀 곰의 일부가 됐고, 머리가 잘린 채 얼마나 오랫동안 의식을 유지하는지 알고 싶던 18세기 프랑스 과학자는 자신의 몸을 직접 실험 도구로 삼았다. 그 과학자는 단두대에 머리가 잘린 뒤에도 20번이나 눈을 깜빡이며, 머리와 몸이 분리돼도 최소 20초는 뇌가 살아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아침마다 아이들을 보내는 학교도 안전하지 않다. 미국에서 1992~1999년에 296명이 학교에서 사망했다. 1999년 컬럼바인고교 사건을 비롯해 상당수의 학교에서 172명이 총격사고의 희생자가 됐다. 1981년 자신의 요트로 여행하던 중 원인을 알 수 없는 익사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나탈리 우드, 시체가 완벽하게 방부처리된 상태라는 소문이 있는 마릴린 먼로, 죽어 가면서도 가장 아름다운 음악을 남긴 재즈계 거물 등 유명인의 사망도 다룬다. “죽음이 무엇인지 직시하고 경계해야 한다.”는 게 저자가 수많은 죽음을 통해 하고 싶어 하는 말이다. 3만원. ●미신도 문화, 그러나 따라 하면 곤란하다 호프만 크라이어가 쓴 ‘독일미신사전’에는 미신을 ‘종교 교리에 근거를 두지 않은 초자연적 힘의 존재와 그 영향력’이라고 정의한다. 보통은 ‘잘못된 믿음’ 정도로 생각하지만, 그렇게 넘겨버리기에는 미신의 역사는 길고 공고하다. 이번에 독일 프리랜서 작가 발터 게를라흐가 내놓은 ‘미신사전’(정명순 옮김, 을유문화사 펴냄)은 시대를 뛰어넘어 사람들 사이에서 널리 퍼진 미신의 역사와 종류를 소개한다. 코가 가려우면 새 소식을 듣는다든가(가려움·코), 손바닥에서 미래를 본다든가(손금 보기), 글씨를 쓴 종이나 글자 모양의 빵을 구워 먹으면 기억력이 좋아지고(문자 마술), 검은 고양이와 검은 개는 악마의 전령이라 불길하다(검은 고양이)는 미신은 익숙하다.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별자리’에 대한 이야기가 흥미롭다. 우주의 힘에 기대 사람의 성격이나 운명을 예측하려는 바람이 녹아든 별자리는 1960~70년 문화현상에도 영향을 주었다. 정치혼돈에 따른 환멸에 대응하기 위해 전지구적 복리를 지향한 사고의 전환도 점성술에 근거하고 있다. 물고기자리 시대를 버리고, 물병자리의 새 시대를 맞이하자고 주장한 ‘뉴 에이지’이다. ‘마녀’는 미신의 대명사인 만큼 4쪽에 걸쳐 소개하고 있다. 마녀는 두려움의 대상이지만 한편으로는 당대의 강하고 현명한 지식 여성을 일컫기도 했다. 1970년대 말 본격적으로 시작된 페미니스트 운동을 두고 ‘마녀가 돌아왔다.’고 한 것은 마녀 전통의 연장선이라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민간의학 중 일부는 우습기까지 하다. 부러진 다리에 의자 다리를 부목으로 대면 더 빨리 아물고, 귀통증이 있을 때 교회 탑에 올라가 가장 큰 종에 푸른 분필로 이름을 적으면 낫는다는 것은 애교 수준이다. 눈병, 복통, 성병 등을 낫게 하려고 따라 했다가 병이 낫기 전에 죽을 수도 있겠다. 유럽 중심으로 소개돼 있어 한국의 전통과는 다소 거리감이 있지만, 미신의 역사와 문화를 살피는 데는 도움이 된다. 1만 2000원.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그래픽 이혜선기자 okong@seoul.co.kr
  • [진우석의 걷기좋은 산길] 관악산 무너미고개

    [진우석의 걷기좋은 산길] 관악산 무너미고개

    ●서울·과천·시흥·안양 아우르는 불꽃산 서울의 조산(朝山)인 관악산(632m)은 전형적인 화산(火山)이다. 서울, 과천, 시흥, 안양 등 어느 곳에서 바라봐도 불꽃처럼 펼쳐진 웅장한 산세를 볼 수 있다. 주릉, 팔봉능선, 육봉능선 등 관악산이 거느린 산줄기는 예외 없이 바위가 발달해 어느 등산로를 택하든지 험한 암릉을 만나게 된다. 하지만 관악산은 예상 외로 시원한 계곡이 흐르는 부드러운 길을 숨기고 있는데, 그곳이 무너미고개다. 험준한 관악산이 무너미고개를 품은 모습은 마치 무뚝뚝한 사내가 애틋한 순정을 가슴 고이 간직한 것처럼 느껴진다. ●관악산과 삼성산을 이어주는 무너미고개 무너미고개는 관악산과 삼성산(478m)이 연결되는 꼭짓점이다. 지도를 보면 관악산과 삼성산은 남북으로 평행선처럼 우락부락한 암릉을 늘어뜨리면서 슬그머니 오른손과 왼손을 내밀어 서로 맞잡고 있다. 관악산은 알아도 삼성산을 모르는 사람이 많은데, 아우 격인 삼성산은 삼막사를 품은 명산으로 관악산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마치 북한산이 옆에 있는 도봉산 덕분에 더욱 화려해 보이는 이치와 같다. 무너미고개는 서울 관악구와 경기도 안양을 이어주는데, 고갯마루를 정점으로 양편 모두 시원한 계곡이 이어져 여름철 산행으로 그만이다. 특히 이 길은 비탈이 거의 없고 안양 쪽으로 서울대 수목원이 자리 잡아 가족 단위 생태 산행 코스로 각광받고 있다. 산행 코스는 서울대 옆의 관악유원지에서 시작해 안양예술공원으로 넘어가는 게 정석이다. 서울대 입구의 관악유원지는 시원한 계곡과 호수공원, 다양한 등산로가 펼쳐져 등산객뿐 아니라 시민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주차장과 식당 건물이 들어선 광장에서 ‘관악산 공원’이라 쓰여진 커다란 일주문을 들어서면서 산행이 시작된다. 일주문을 지나자마자 ‘야생화 학습장’이 나오는데, 연꽃·여우꼬리·노루오줌 등이 꽃을 피웠다. 여기서 15분쯤 가면 호수공원 입구에서 길이 갈린다. 삼성산은 직진, 무너미고개로 가려면 왼쪽 호수공원으로 들어가야 한다. 호수공원은 옛 수영장 부지에 약 800평 규모로 조성된 인공호수다. 정자에서 내려다 보는 공원의 모습이 그럴 듯하다. 호수공원을 지나면 시원한 계곡길이 이어진다. 계곡은 제법 수량이 많아 아이들은 물놀이 재미에 푹 빠지고, 어른들은 발을 담그며 피서를 즐긴다. 이어지는 완만한 계곡을 따르면 아카시아 동산을 지나 널찍한 공터인 제4야영장에 닿는다. 여기서 길이 갈리는데, 왼쪽은 연주대 방향으로 대부분 사람들은 그곳으로 간다. 무너미고개로 이어지는 길을 따르면 인적도 뚝 끊겨 호젓하기 그지없다. 삼막사 길이 갈라지는 삼거리 약수터에서 목을 축이고 15분쯤 가면 무너미고개 정상에 닿는다. 관악유원지에서 여기까지 가파른 길 하나 없이 그야말로 구렁이 담 넘듯 고갯마루에 오른다. 고개 정상은 참으로 볼품없다. 옛사람들이 오가며 쌓아놓은 서낭당 돌무더기도, 잠시 숨을 돌린 작은 공터도 없다. 이곳을 통해 관악산과 삼성산이 연결된다는 것이 놀라울 뿐이다. 어쩌면 두 산이 만나면서 서로 자신을 낮추었기에 그런 것은 아닐까. ●관악산이 만든 한양의 풍경 고개 정상에서 5분쯤 내려오면 징검다리가 놓인 널찍한 계곡을 만난다. 다리를 건너면 삼거리다. 왼쪽 길은 팔봉능선, 오른쪽 큰길이 하산 코스다. 여기에서 잠시 관악산에서 가장 바위미가 좋다는 팔봉능선의 제1봉에 들르는 것이 좋겠다. 왼쪽을 따라 5분쯤 가면 팔봉능선을 타게 되고, 10분쯤 가파른 오르막을 오르면 암반이 나타나며 제1봉에 올라붙는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전망이 일품이다. 동쪽으로 관악산의 넉넉한 품이 일품이고, 서쪽 계곡 건너편 삼성산의 수려한 암릉도 예사롭지 않다. 북쪽으로는 하늘과 맞닿은 북한산 아래로 서울 도심이 유감없이 펼쳐진다. 관악산이 서울에 미친 영향은 생각보다 지대하다. 조선왕조 건국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무학대사에게 관악산은 눈엣가시였다. 새 도읍지로 한양만한 곳이 없었으나 남쪽으로 한강 너머에 자리 잡은 관악산의 기가 너무 셌다. 다행히 북한산의 기가 관악산보다 웅혼했기에 한양 천도를 결정할 수 있었다. 그래도 마음을 놓지 못한 무학은 관악산의 화기를 누르고자 관악산 정상 일대에 연못을 팠고, 광화문 옆에 해태상을 세웠다. 또한 불로 불을 제압하는 원리로 음양오행설에 따라 불을 상징하는 ‘례’자를 써서 사대문 중의 남쪽 문을 숭례문이라 이름 지었다. 그리고 숭례문 현판 글씨가 불에 잘 타도록 세로로 달았다. 이러한 모든 노력이 관악산에서 비롯된 것이다. 다시 삼거리로 내려와 휘파람이 절로 나는 길을 30분쯤 따르면 서울대 수목원 뒷문을 만난다. 수목원은 예약제로 운영하는 관계로 대개 문이 닫혀 있는데, 운이 좋으면 문이 열리기도 한다. 수목원 오른쪽으로 우회하는 산길을 따라 다시 20분쯤 내려오면 안양예술공원에 닿는다. 관악유원지∼무너미고개∼안양예술공원 코스는 약 7㎞, 3시간쯤 걸린다. 중간에 팔봉능선을 다녀오는 시간은 1시간쯤 잡는다. <여행전문작가> ●가는 길과 맛집 지하철 2호선 서울대입구역 3번 출구에서 서울대행 버스를 타고 관악유원지에 하차한다. 안양예술공원은 1호선 관악역에서 걸어서 15분 걸린다. 하산 지점인 안양예술공원에는 맛집도 많다. 3대째 자리를 지킨 봉암식당(031-471-7428)은 백숙을 잘하고 장비빔국수(031-472-7978)는 간단히 막걸리 마시기 좋다.
  • 무기수들이 보내온 편지

    세상에 널린 게 신문이다.지하철 선반 위에는 역 입구 등에서 공짜로 나눠주는 신문이 나뒹군다.정보가 넘쳐나는 시대라 방송이다 인터넷이다 해서 옛날 위세만 못하다. ‘공짜인데 좀 받아가면 안되나.’란 뜻을 얼굴에 나타낸 이들에게 손사래를 치고 출근길 서두르는 이들도 적지 않다. ‘잉크 냄새 싫어.’ ‘에이 그렇잖아도 골치 아픈데.’ ‘공짜가 다 무어냐.’ 등등의 짜증이 얼굴에 스치는 건 물론이고.  그런데 ‘한순간의 실수로’ 영어(囹圄)의 몸이 된 무기수들에겐 이 신문이 간절한 그리움과 희망으로 가슴에 선명한 잉크 자국을 내는 모양이다.어떤 이는 돌아가신 아버지가 신문을 펼치던 모습을 떠올리며 애틋해 하고.  서울신문사가 SK에너지와 법무부 교화위원 등의 후원을 받아 전국 46개 교도소에 수감 중인 무기수 333여명에게 무료로 서울신문을 구독하게 하고 있다.지난 달부터 시작해 1년 동안 계속 구독할 수 있도록 했다.현재 무기수는 1150명 정도로 알려져 3.5명 가운데 1명꼴로 서울신문을 통해 바깥 세상 소식을 접하는 셈이다.  신문을 읽으며 창살밖 세상을 향한 간절함을 달래던 무기수들이 꾹꾹 눌러쓴 감사의 편지가 여러 통 전달됐다.어떤 이는 정말 정갈한 글씨체를 자랑했고 다른 이는 맞춤법은 엉성하지만 진솔한 문장으로 읽는 이의 가슴을 친다.모두 다섯 통에 담긴 수인들의 마음을 간추려 봤다.   ●’신문 접할 때 하늘에 계신 아버님 대하듯’  대구교도소에서 14년을 복역 중이며 현재 우량수 사동에서 생활하고 있다는 서모 씨는 정갈한 서체가 우선 눈에 들어왔다.그는 ‘인생의 가장 밑바닥이라 하는 이곳에서 이런 글을 드린다는 것조차 부끄럽지만 특별히 고맙고 감사한 마음 전해드리고 싶어 용기를 내어본다.’며 글을 열었다.그는 ‘어렸을 때부터 선친께서 애독자이셨는데 귀사의 신문을 접할 때마다 마치 하늘나라에 계신 아버님을 대하는 것처럼 반가운 마음’이라고 전했다.  세상 돌아가는 것을 볼 수 있는 유일한 게 신문이라고 설명한 서 씨는 ‘음지에 (귀사 신문을) 무료배포하여 주심으로 희망과 한 줄기 빛을 볼 수 있도록 하여 주심에 깊은 감사를 드리며 끝으로 귀사의 모든 가족분들과 더불어 애독자분들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한다.’고 마무리했다.  대전교도소에 수감 중인 백모 씨는 ‘신문은 봐야지 생각을 하면서도 경제적으로 어렵다는 핑계로 계속해서 후에 구독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서울신문사에서 후원을 해준다며 구독을 하겠냐는 말에 감사히 구독을 하겠다고 말씀을 드렸다.’고 털어놓았다.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밝힌 그는 ‘큰 힘은 못되겠지만 이곳에서 나름 서울신문을 선전하겠다.’면서 ‘기회가 허락한다면 후에는 제 돈을 드려서(들여서) 구독하겠다.’고 약속했다.  세상과 단절된 지 벌써 13년이 되고 있다고 한 같은 교도소의 조모 씨는 ‘가족 이외의 다른 사람에게 편지를 쓰는 일이 거의 없다 보니 무슨 말을 해야 될지 머리가 하얗게 되어버리는 것 같다.’고 글을 연 뒤 ‘서울신문을 읽을 수 있는 행운이 찾아와 기쁘면서도 당황스럽다.이 행운이 9월 광주에서 열리는 전국기능경기대회 입상의 행운으로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고 적었다.이어 ‘저뿐만 아니라 많은 동료들이 행운을 누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 수 있도록 관심과 사랑을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스포츠 신문만 정독하다시피 했다고 밝힌 역시 대전교도소의 변모 씨는 ‘스포츠를 제외하고는 거들떠 보지도 않은 제 자신이 경제나 정치 기사까지 눈여겨 보는 게 문득 신기하기까지 하더라.’고 적었다.그는 ‘이곳에선 사회와 단절돼 세상 일에 조금만 게을러도 문외한이 되는 것은 순식간’이라며 ‘’버블 세븐’ 같은 곳에 새롭게 눈을 뜨게 해준 서울신문사에 조건없이 감사의 글을 드리고 싶었다.’고 털어놓았다.’읽을 때마다 정말 속이 꽉 찬 신문이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는 칭찬도 빠뜨리지 않았다.   ●’고아라 여유 없는데 출소 때까지 볼 수 있었으면’  무기수가 아닌 이도 어떻게 알았는지 편지를 보내왔다.청송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며 아직 1년을 더 지내야 출소한다고 밝힌 이모 씨는지난달 22일 쓴 편지에서 ‘아직 많지 않은 나이라 앞으로 많이 배우고 싶고 또 알고 싶은 것도 많이 있다.’며 ‘고아로 자라왔기에 남들보다 배우지도 못해 부끄럽기도 하지만 염치불구하고 부탁하고자 펜을 들었다.’고 썼다.출소 후에 사회 적응이 되지 않으면 어떡하나 걱정이 많다는 그는 ‘지금 갇혀 지내는 이 시간 그 누구보다 사회 실정을 알아야 함에도 누구의 손길조차 받지 못해 마음에 상처가 많이 남아있다.’며 ‘이곳에 있는 저에겐 더없이 중요하고 필요한 신문을 1년이라도 구독할 수 있도록 배려해 달라.’고 호소했다. 서울신문사는 지난 1일부터 이씨가 신문을 받아볼 수 있게 했다. 인터넷서울신문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태안 앞바다서 보물선 2척 ‘햇빛’

    제2의 태안 보물선일까. 충남 태안 앞바다에서 보물선으로 추정되는 고선박 2척이 발견됐다.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소장 성낙준)는 2일, 올 4월부터 지난달까지 진행한 태안 마도 해역의 수중발굴조사 과정에서 바다밑에 매장된 2척의 선체를 확인하고 도자기 380여점을 인양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2008년 조사한 ‘I구역’과 올해 3월 유물이 나온 ‘II구역’으로 나눠 수중촬영 및 탐사가 진행됐다. 그 결과 I구역에서는 배밑 5단과 좌우 외판 2단만 남은 채로 바다밑에 매몰돼 있던 선체가 발견됐다. 연구소측에 따르면 여기에는 청자잔 60여점이 선적돼 있었고, 석탄 덩어리와 볍씨 등도 나왔다. 또 수중발굴로는 처음으로 죽간(竹簡·글씨를 쓴 대나무판)이 출토됐으나 판독은 어려운 상태다. 특히 II구역에서 시대와 국적이 다른 도자기 300여점이 나왔다. 이곳에서는 11~14세기 후반의 다양한 고려청자는 물론 15세기 분청사기, 17~18세기 백자 등 조선시대 도자기도 발견됐다. 또 명나라 청화도자기를 비롯, 청나라 백자발(白磁鉢) 등 송대부터 원·명·청대에 이르는 당시 도자기도 나왔다. 이들 중 일부에는 묵서명(默書名)이 남아 있다. II구역에서 발견된 고선박도 역시 외판 2단만 남아 있을 뿐이지만, 닻에 매달아 사용했던 닻돌이 5개나 발견됐다. 연구소측는 이 다량의 닻돌이 선박 난파가 잦았던 곳임을 알려 주는 자료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 뱃사람들이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작은 항아리와 철제 솥, 맷돌, 수저 등도 발견됐다. 연구소 수중발굴과 진호신 학예연구사는 “이 지역은 역사적으로 계절풍을 이용한 여송민간무역은 물론 사신선이 자주 다니던 곳”이라면서 “이번 발굴로 이곳이 동북아 무역의 중심지이자 종합적인 국제 무역의 중간 기착지라는 사실이 입증됐다.”고 밝혔다. 마도 주변 지역의 옛별명은 ‘난행량(難行梁)’으로 빠른 조류에 안개, 암초, 게다가 조석간만의 차도 큰 탓에 선박 침몰 사고가 빈번했다. 신안 앞바다에 이어 최근 문화재의 보고로 떠오른 태안 앞바다에서 2007년 고려청자 2만여점과 함께 보물선이 발굴된 사례는 있었지만, 마도 지역에서 고선박이 발견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문화재청은 앞으로 선체 인양작업 등을 통해 보물선의 베일을 벗겨낼 예정이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서화사 거두 오세창 ‘근묵’ 완역 출간

    서화사 거두 오세창 ‘근묵’ 완역 출간

    한국 근대 서화사의 거두인 위창 오세창(1864~1953)의 ‘근묵(槿墨)’이 66년 만에 완역출간됐다. ‘근묵’은 고려말 정몽주, 길재부터 조선조 정도전, 성삼문, 이황을 비롯해 대한제국 말기 이도영에 이르기까지 1136명의 서간류와 시 등 소품을 모은 글씨첩으로 1943년 완성됐다. 1964년 위창의 유족에게서 ‘근묵’을 양도받아 소장해온 성균관대박물관(소장 조선미)은 29일 “34첩 첩장본의 원본 크기와 질감을 그대로 살려 촬영하고, 알아 보기 힘든 초서를 탈초(정자체로 쓰기)·번역해 전 5권으로 출간했다.”고 밝혔다. 박물관은 1981년과 1995년 두차례 영인본을 낸 적이 있으나 축소 판형에 일부만 출판하는 등 미흡한 점이 많았는데 이번에 전체 실물 크기의 영인본에 한글 번역과 해설을 충실히 덧붙여 서예 전공자뿐 아니라 일반인도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했다. ●“34첩 첩장본 원본 크기·질감 그대로 살려” ‘근묵’은 서예와 전각에 능하고, 고서화 감식에도 탁월했던 위창이 수십년 간 모은 서체의 결과물이다. 이보다 30여년 앞서 나온 위창의 또 다른 필첩 ‘근역서휘’(서울대박물관)와 더불어 600년 서예사를 집대성한 귀중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위창은 민족 대표 33인의 한 사람으로 3·1운동에 앞장섰다가 투옥되는 등 독립운동가로 활약했고, 해방 이후에는 서울신문 사장을 지내기도 했다. ‘근묵’에 실린 묵적은 서체별로 행서가 595점, 초서가 468점으로 행초서가 대부분이다. 문장별로는 편지가 724점으로 3분의2를 차지하고 있는데, 격식과 제약이 없는 서간의 특성을 보여 주듯 글쓴이의 개성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자유분방한 서체가 눈길을 끈다. 다만 이번 번역 과정에서 박은, 안평대군 등 고려와 조선 초기 몇몇 작가의 필적은 신빙성에 의문이 제기돼 주석을 따로 달았다고 하영휘 가회고문서연구소장이 밝혔다. 서간의 내용을 통해 당시 의식주와 생활상, 감상 등을 들여다 볼 수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 추사 김정희는 아내를 잃은 지인에게 쓴 편지에서 “아내는 하루라도 없어서는 안 되는 것으로 차군(대나무)과 같다. 나는 일찍이 이런 상황에 익숙해진 적이 있기 때문에 그 단맛과 쓴맛을 잘 안다.”면서 ‘삿갓을 쓰고 나막신을 신고 산색을 보고 강물 소리를 들으며 방랑하는 것이 제일’이라고 위로한다. 조선 개국 공신 정도전은 한 편지에서 “오랜 침상에 누워 날마다 고통에 신음하고 있어 다시 일어나 사람이 될 가망이 전혀 없다. 사는 것이 정말 괴롭다.”고 하소연했다. 또한 정조가 친척에게 보낸 편지에는 내원에서 재배한 담배가 맛이 좋다는 자랑이 포함돼 있어 당시 창덕궁 후원에서 담배를 재배했음을 짐작하게 한다. ●새달 29일까지 특별 전시회 서간 외에 사제 간, 선후배 간, 친구 간에 전별하면서 지은 시고(詩稿)와 서(序), 기(記), 발(跋) 등의 작품도 대부분 유일한 기록들인 경우가 많아 문학사적인 의미가 크다. 이밖에 시대에 따른 편지지의 변화와 피봉의 형식, 전각의 종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자료적 가치가 높다. 성균관대박물관은 이번 완역출간을 기념해 이날부터 7월29일까지 ‘근묵’ 원본과 영인본, 위창의 글씨 등을 모은 특별전시회를 연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노 前대통령 ‘작은 비석’ 자연석으로

    노 前대통령 ‘작은 비석’ 자연석으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지에 세워질 ‘아주 작은 비석’은 높이 40㎝, 가로·세로 각 2m 크기의 평평한 너럭바위 모양의 자연석으로 건립된다. 노 전 대통령의 아주 작은 비석 건립위원회(위원장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는 29일 화장한 노 전 대통령의 유골을 지하에 석곽을 만들어 안장한 뒤 그 위에 강판으로 된 받침대를 설치하고 받침대 위에 널따랗고 평평한 자연석을 얹어 봉분 겸 비석으로 삼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녹슨 것처럼 보이는 옅은 붉은색 강판으로 된 받침대는 가로 2.5m, 세로 4m, 두께 9㎜ 크기다. 받침대 중앙에 가로 1.5m, 세로 1.2m 크기의 사각 구멍을 뚫어 비석 아래 지하에 석곽을 설치하고 유골을 안장할 수 있도록 한다. 비석 건립위 측은 노 전 대통령의 유골이 안장되는 석곽은 권양숙 여사 사후에 합장도 감안해 설치된다고 덧붙였다. 비석에는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이 글씨를 쓴 ‘대통령 노무현’ 6자를 새긴다. 또 비석 받침대 앞쪽에는 노 전 대통령의 어록 가운데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 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입니다.”라는 문장을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가 글씨를 써 새기기로 했다. 비석 건립위는 비문으로 새기는 문장은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하기 직전까지 포기하지 않은 믿음 가운데 하나이며 민주주의를 언급할 때 자주 강조한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비석 주변 사방에는 박석(얇은 돌)을 깔아 관광객 등이 지나다닐 수 있도록 한다. 건립위는 비석으로 알맞은 자연석을 구하기 위해 전국 20여곳 채석장에 주문을 해 놓았다고 밝혔다. 김해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서울신문 다른기사 보러가기] 사무기능직 5000명 일반직 된다 10·11월 상장 ‘알짜’ 공기업 3곳은? 내년 공무원 임금격차 더 커진다 한국은행 속여 85억 챙긴 간 큰 조폐공사 1초에 17음절 ‘아웃사이더’ 미 주지사와 불륜 아르헨 여인 “누군가 이메일 해킹” 입 연 미네르바 “올 하반기도 불황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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