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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뎌지는 논문 표절] 표절이란… 판단 기준은

    표절 문제가 사회적으로 대형 이슈가 된 것은 2006년 8월 김병준 교육부총리가 논문표절 문제에 휘말려 취임 13일 만에 사퇴한 때다. 사퇴하면서 그는 “이 문제를 제기하면 정부에서 살아남을 교수출신들은 없다”는 ‘김병준의 저주’를 남겼다. 김 전 교육부총리는 28일 전화통화에서 “당시 문제가 됐던 논문들은 표절이 아니다”고 주장하고 “언론들이 논문 표절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지만 그 판정은 전문가들이 철저한 자료해석을 통해 결정해야지 함부로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표절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07년 12월 ‘논문 표절 가이드라인’ 모형을 완성했다. 첫째 여섯 단어 이상의 연쇄 표현이 일치하는 경우, 둘째 생각의 단위가 되는 명제 혹은 데이터가 동일하거나 유사한 경우, 셋째 타인의 창작물을 자기의 것처럼 이용하는 경우 등등이다. 하지만 연구만 해놓고 막상 가이드라인은 각 대학에 일임했다. 표절 기준에 대해 명확하게 알려주는 사람도 없다. 석사학위를 가진 한 시인은 “지도교수가 논문의 90%를 남의 연구로 채우고 나머지 10%만 당신 생각을 쓰라고 했는데, 요즘 상황을 보면 나도 석사학위를 반납해야 하는 것 아닌가 싶다”고 자탄했다. 미국에서 학위를 한 대학교수는 “미국에서 표절 여부의 최소 단위는, 관사(a, an, the)와 of와 같은 전치사를 포함해 단어 6개를 연속으로 인용하면 안 된다는 것”이라며 “그 이상 인용하려면 반드시 큰 따옴표(“”)로 인용해야 하고, 출처를 페이지까지 반드시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재인용할 경우에는 원래의 출전을 밝히고, 재인용자를 다시 밝혀야 한다. 흔히 재인용자를 밝히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재인용자가 원 출전을 인용하면서 자신만의 관점을 제시했다면 반드시 재인용도 밝혀야 한다. 미국 인디아나대학에서 제공한 ‘표절 피하기’(http://www.indiana.edu/~wts/pamphlets/plagiarism.shtml)를 보자. 표절은 다른 사람의 생각이나 표현들을 이용하면서 원저자의 공헌을 인정하지 않는 것으로, “표절을 피하려면 다른 사람의 생각, 의견, 이론을 얘기할 때, 어떤 사실, 통계자료, 그래프, 그림들을 이용할 때, 실제로 구두로 쓰인 말이나 적혀있는 말을 그래도 큰 따옴표(“ ”)을 이용해서 쓸 때, 그리고 다른 사람이 구두나 문장으로 발표한 말을 에둘러 표현할 때 반드시 원저자를 인용해야 한다”라고 돼 있다. 인용하는 단어가 40개가 넘으면 작은 글씨체를 적용하는 등의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서울대 이준웅 언론정보학과 교수가 2009년 6월 발표한 논문 ‘표절의 이해’는 그해 가을학기부터 ‘서울대 연구윤리 특강’의 교재다. 이 교수는 논문에서 “표절이 단순히 남의 글을 훔치는 절도행위로 법적 문제를 야기하기 때문에 안 된다기보다 저자의 저작물에 대한 진정성, 진실성, 충실성과 관련된 것으로, 상대방의 기대를 전적으로 배신한다는 점이 문제”라고 밝혔다. 문소영 기자 symun@seoul.co.kr
  • [정보마당] 구청소식·대중음악·공연·전시·영화

    구청소식 ●강남구 28일 오전 11시 논현정보도서관에서 ‘인생에 용기가 되는 따듯한 한마디’라는 주제로 정호승 시인과의 만남을 개최해 책으로만 읽던 시를 작가의 음성으로 직접 들려준다. 문화체육과 (02)3423-5932. 다음 달 1일부터 5세 이상을 대상으로 탄천과 양재천 방문자센터와 학여울습지 등에서 ‘4월 탄천·양재천 하천 생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탄천·양재천 방문자센터 전화 예약 (02)3423-6277. ●강동구 다음 달 22일까지 2013 허브천문공원 프로그램 신청자를 모집한다. 공원 온실 학습장에서 다양한 허브의 종류 및 특성, 활용법을 배우거나 천문대에서 별자리를 관측한다. 초등학생 대상. 허브천문공원 (02)480-1395. ●강서구 치매지원센터는 28일 오후 2시 등촌동 센터에서 손상준 관동대 의대 교수를 초청해 치매 예방 공개 강좌 ‘강.心.장’을 개최한다. 강서구치매지원센터 (02)3663-0943. 2일부터 6월 4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5시 강서지역아동복지센터 아동가족상담실에서 부모 교육 집단 상담인 ‘행복한 양육 날개 달기’가 진행된다. 강서아동복지센터 (02)2662-3485. ●강북구 30일 오후 2시 강북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해설이 있는 발레 갈라 콘서트 ‘발레야 놀자’를 개최한다. 강북구가 주최하고 서울와이즈발레단이 선보이는 이번 공연은 총 60분간 진행될 예정으로, 4세 이상이면 예매를 통해 관람할 수 있다. 문화체육과 (02)901-6232. ●관악구 ‘마음의 울림, 수화를 배우다’ 참가자를 모집한다. 구 수화통역센터에서 기초반, 중급반 등으로 나뉘어 총 20회에 걸쳐 수화 관련 이론, 생활 수화를 배운다. 수화통역센터 (02)865-4466. ●광진구 ‘우리 아이 글 잘 쓰게 하는 방법’ 강의를 27일 오전 10시 구의제3동도서관에서 진행한다. 수강을 신청한 학생 학부모를 비롯한 이용자 누구나 ‘글쓰기 중요성’ ‘생각이 살아 있는 글이란’ ‘논리적인 사고란’ 등의 강의를 들을 수 있다. 교육지원과 (02)454-6294. ●구로구 농촌 지역으로 이주하기를 원하거나 농업 분야에 종사하기를 희망하는 주민을 대상으로 다음 달 3일부터 6월 19일까지 매주 오후 7~9시 귀농·귀촌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28일까지 구 홈페이지(www.guro.go.kr)를 통해 신청하면 된다. 선착순 45명을 모집하며 수강료는 5만원이다. 현장 학습은 궁동 도시농업 실습장에서 진행한다. 지역경제과 (02)860-2860. ●금천구 다음 달 20일까지 독산3동 만수천공원 나무 심기 운동을 진행한다. 등산로 변에는 여름철 흰색 꽃이 아름다운 이팝나무 100여 그루를 심고, 태풍으로 기울거나 쓰러진 나무를 제거한 자리에는 산벚나무, 산철쭉 등 산림 수종 1300여 그루를 심어 생태계를 보존한다. 공원녹지과 (02)2627-1663. ●노원구 집에서 직접 싱싱한 채소를 기를 수 있는 친환경 상자텃밭 가꾸기 참여자를 다음 달 5일까지 모집한다. 전산 추첨을 거쳐 주소가 노원구인 구민 450명에게 한 가구당 4개 이하의 상자텃밭을 나눠 줄 예정이다. 녹색환경과 (02)2116-3216. ●도봉구 29일부터 매월 넷째 주 수요일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한방 약선 음식에 관심 있는 주민을 대상으로 ‘한방 약선 음식 체험교실’을 보건소 7층 대강당에서 진행한다. 서울약령시한의약박물관 소속 학예연구사가 한방 약선 음식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의약과 (02)2091-4655. ●동대문구 발레로 듣는 나무 이야기 ‘나무’를 아동, 청소년을 위한 주말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로 30일 오후 1시 30분 구청 2층 대강당에서 공연한다. 구에 거주하는 아동, 청소년과 가족이라면 누구나 사전 예약을 거쳐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노인청소년과 (02)2127-4245. ●동작구 다음 달 15일부터 26일까지 마을기업 사업을 공모한다. 서울시 사회적경제 홈페이지(se.seoul.go.kr)에 관련 내용을 등록하고 서울시 마을기업 필수교육 및 팀 워크숍을 이수하면 된다. 참여자는 5명 이상이면 된다. 다만 지역 주민 비율이 70% 이상이어야 하며 총사업비의 10% 이상을 투자금으로 확보해야 한다. 5월 말 최종 선정한다. 선정 뒤 5000만원 한도로 사업비를 지원한다. 일자리경제과 (02)820-9591. ●마포구 다음 달 15일까지 ‘제3회 토정 백일장’ 참가자를 모집한다. 마포구의 대표적 역사 인물인 토정 이지함 선생을 기리는 행사다. 지난 수상자, 등단 문인을 제외한 구 소재 직장인, 주민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공보과 (02)3153-8250. ●서초구 다음 달 4일까지 지역 내 거주 외국인과 다문화가정을 대상으로 한국 문화 체험 프로그램 ‘멋따라 길따라’ 참가자를 모집한다. 경복궁, 청와대 사랑채, 효자동 일대 등을 방문한다. 총무과 (02)2155-6168. ●성동구 27일 오후 7시 30분 성동문화회관 3층 소월아트홀에서는 서울시합창단이 헨델의 오라토리오 ‘이집트의 이스라엘인’ 공연을 한다. 소월아트홀 (02)2204-6405. ●성북구 3기 성북구 주민인권학교 참가자를 다음 달 3일까지 모집한다. 인권에 관심 있는 주민이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강의는 4일부터 매주 목요일 오후 7~9시 구청 3층 배움터에서 각계 인권 전문가들이 진행할 예정이다. 인권팀 (02)920-3424. ●송파구 다음 달 2일부터 자전거 이용 활성화를 위해 ‘자전거 이동 수리 서비스’를 시행한다. 동별 지정 장소에서 브레이크, 기어, 펑크 등을 수리해 준다. 녹색교통과 (02)2147-3145. ●양천구 식목일을 맞아 30일까지 주민들이 좋은 수목을 저렴한 가격에 편리하게 구입할 수 있도록 ‘인터넷 수목전시판매장’을 운영한다. 구 홈페이지에서 신청서를 받아 신청한 뒤 다음 달 4~5일 오후 2~4시 안양천 신정교 아래에서 받으면 된다. 공원녹지과 (02) 2620-3592. 27일부터 ‘4월 자전거 교실’ 수강생을 선착순으로 모집한다. 교육은 60세 이하 여성 40명을 대상으로 양천공원에서 15~26일 진행된다. 문화체육과 (02)2620-3418. ●영등포구 신길5동에 공영주차장 27면을 조성해 24시간 연중무휴로 운영한다. 평일 주간은 관리인이 상주하는 유인 시스템으로 운영되며 평일 야간과 주말은 무인 주차 관리 시스템이 가동된다. 10분당 300원이며 월 정기권은 주간 10만원, 야간 4만원이다. 국가유공자는 80%, 경차는 50%, 승용차 요일제 참여 차량은 30%의 요금 할인 혜택이 있다. 주차문화과 (02)2670-3899. ●용산구 27일부터 선착순으로 ‘용산 종합 아카데미’ 수강생을 모집한다. 매주 화·목요일 2시간씩 문학, 음악, 미술, 재테크, 건강 등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전문 강사들이 전한다. 교육지원과 (02)2199-6490. ●은평구 29일 오후 7시 30분 은평문화예술회관 공연장에서 주민을 위한 신춘음악회가 열린다. 도서를 기부하면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문화체육관광과 (02)351-6512. 29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 구청 소나무광장에서 ‘아름다운 하루’ 바자회를 연다. 주민복지과 (02)356-8004. ●중구 28일 오전 10시부터 구청 지하 합동상황실에서 마을기업에 관심 있는 단체나 주민을 대상으로 마을기업 육성을 위한 필수 교육을 실시한다. 취업지원과 (02)3396-8236. ●종로구 7월 31일까지 한국 최초의 서양화가 고희동 화백의 원서동 가옥에서 전시회 ‘세한삼우전’이 열린다. 위창 오세창의 글씨와 서양화가 및 학자들의 인장을 모아 엮은 ‘근역인수’, 육당 최남선이 발간한 잡지 ‘청춘’ 등 진품 자료들을 전시한다. 고희동 가옥은 지상 1층 연면적 250.8㎡로 고 화백이 일본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해인 1918년 직접 설계한 목조 개량 한옥이다. 서양 주거문화와 일본 주거문화의 장점을 조화시켜 한옥에 적용한 근대 문화유산 중 하나다. 수~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개방하며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문화공보과 (02)2148-1800. ●중랑구 29일 오후 7시 구청 대강당에서 ‘해설이 있는 금요 음악회’를 개최한다. ‘청춘들의 공감 이야기-스쿨 오브 락’이라는 타이틀을 내걸었다. 면목중학교 오케스트라, 망우본동 송곡고 3년 이한서(18)군의 색소폰 연주, 인디밴드 ‘고고스타’의 무대가 이어진다. 행사 당일까지 참석자 예약을 받는다. 문화체육과 (02)2094-1833. ●경기 의정부시 의정부시자원봉사센터는 12월까지 활동할 이·미용, 전기, 수도, 보일러, 학습 지도, 예체능 지도 분야 재능 나눔 봉사단 봉사자를 수시 모집한다. 학습 지도의 경우 국어, 영어, 수학 과목 등을 1년 이상 주 1회 봉사할 수 있어야 한다. 기획홍보팀 (031)828-2108. ●고양시 다음 달 10일부터 12일까지 3일간 2013년도 임대주택 140가구 입주자를 모집한다. 신청 자격은 기초생활수급자와 한부모가정이 1순위로, 각 동 주민센터에서 신청받는다. (031)8075-3252. 매월 둘째, 넷째 주 목요일 시청에서 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내 고장 바로 알기 현장 학습’을 실시한다. 시 홈페이지 ‘시민소통란’에 학급별 또는 모둠별로 20~30명씩 예약하면 ‘시청 갤러리 600’과 각 부서를 견학할 수 있다. (031)8075-2094. ●포천시 다음 달 3일 오후 6시 30분부터 2시간 동안 반월아트홀 대공연장에서 지역 고등학생 및 학부모를 대상으로 2014학년도 대입 수시전형 설명회를 연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평가연구소장과 백승한 평가실장이 수시와 정시 모집 요강에 대해 설명한다. 평생학습과 (031)538-2032. 대중음악 ●들국화 콘서트 ‘다시, 행진’ 4월 4~14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 인터파크 아트센터 아트홀. 지난해 14년 만에 복귀해 건재함을 과시한 록의 전설 들국화가 펼치는 10일간의 콘서트. ‘이 땅의 모든 들국화를 위하여, 아침이 밝아올 때까지 행진하라’라는 메시지를 담은 이번 공연에서 들국화는 ‘행진’ ‘그것만이 내 세상’ 등의 히트곡을 들려줄 예정이다. 7만 7000~8만 8000원. (02) 334-7191. ●지드래곤 2013 월드투어 ‘원 오브 어 카인드’ 30~31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4년 만에 여는 그룹 빅뱅의 리더 지드래곤의 솔로 콘서트. 6월 말까지 8개국 13개 도시에서 열리는 월드 투어의 시작으로 마이클 잭슨의 ‘디스 이즈 잇’ 투어 안무와 조연출을 담당했던 트래비스 페인과 당시 함께 안무를 맡은 스테이시 워커가 공동 연출을 한다. 8만 8000~9만 9000원. 1544-1555. 공연 ●음악극 ‘봄·봄‘ 31일까지. 서울 중구 장충동 국립극장 KB청소년하늘극장. 김유정의 소설 ‘봄봄’이 한국의 대표적인 연출가 오태석을 만나 전통 연희가 접목된 음악극으로 태어났다. 1930년대를 배경으로 시골 남녀의 순박한 사랑에 익살, 해학, 장단을 담아 풀어냈다. 3만원. (02)745-3966~7. ●공명 콘서트 ‘위드 시’(With Sea) 29일부터 5월 19일까지. 서울 종로구 동숭동 대학로예술극장 3관. 한국 전통음악 특유의 서정성에 흥겨운 리듬을 더한 월드뮤직그룹 공명이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섬과 바다가 주는 여유를 노래한다. 파도의 기억, 연어 이야기, 심해, 은하수 등을 연주한다. 5만원. (070)8699-0132. ●이효주 피아노 리사이틀 ‘D메이저 앤드 D마이너’ 30일 오후 6시 30분 서울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 스위스 제네바 콩쿠르 2위, 미국 신시내티 콩쿠르 우승 등의 화려한 이력을 쌓으며 한국을 대표할 차세대 피아니스트로 꼽히는 이효주가 독주회를 한다. 바흐의 부조니 샤콘 D단조,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17번,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라흐마니노프 코렐리 주제에 의한 변주곡을 연주한다. 2만~3만원. (02)324-3814. ●빈센트 반 고흐 음악회 29일 오후 8시. 서울 강남구 삼성동 포니정홀. 빈센트 반 고흐의 생애를 그림과 해설, 음악으로 풀어내는 공연. 김근혜(첼로), 강준민(피아노)이 연주하고 김이곤이 해설을 덧붙인다. 3만원. (02)2051-0735. 전시 ●죽봉 황성현 서전 4월 2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한국미술관. 죽봉 선생의 60년 서예 인생을 되돌아보는 전시다. 1970년 이후 40여년간 종로에서 학원를 운영하면서 후학을 양성하고 서예 월간지 창간, 서예 전문 출판사 운영, 서첩 출간 등 다양하게 활동했다. 4년간의 준비 끝에 선보이는 이번 전시에서 황성현은 60여년간 익혀 온 서법을 한자리에서 보여준다. (02)720-1161. ●2013 에르메스 재단 미술상 에르메스코리아는 미술상 후보자로 나현, 노순택, 정은영 작가를 선정했다. 올해 심사위원단은 김애령 서울 예술의전당 전시프로그램 디렉터, 문영민 미국 매사추세츠주립대 애머스트 교수, 박찬경 작가, 우테 메타 바우어 영국왕립예술대학 학장, 기욤 데상쥐 벨기에 라베리에 아티스틱 디렉터였다. 최종 후보 3명은 재단의 후원 아래 새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그 결과물을 전시한다. 이 전시작에 대한 평가로 최종 우승자를 가린다. ●구혜영 ‘김밥의 천국’전 31일까지 서울 신문로 복합문화공간 에무. 시간에 쫓겨 제때 끼니를 해결하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더없이 간편한 먹을거리인 김밥이 죽어 열린 장례식을 전시 공간화했다. 죽음의 의미를 되묻는다. (02)730-5604. 영화 ●지.아이.조 2 감독 존 추. 출연 이병헌, 브루스 윌리스, 드웨인 존슨. 테러 집단인 코브라 군단의 음모로 최대 위기를 맞은 ‘지.아이.조’가 자신들의 명예를 회복하고 세계를 구하기 위해 반격에 나선다는 줄거리다. 전편에 비해 스톰 섀도 역을 맡은 이병헌의 비중이 대폭 강화됐고 히말라야 고공 액션 등의 볼거리도 풍부하다. 110분. 15세 관람가. 28일 개봉. ●피치 퍼펙트 감독 제이슨 무어. 출연 안나 켄드릭, 스카이라 애스틴, 레벨 윌슨. 대학가 아카펠라 동아리의 이야기를 담은 유쾌한 뮤지컬 코미디로 신나는 춤과 노래가 돋보인다. 마돈나의 ‘라이크 어 버진’, 보이즈투맨 ‘아일 메이크 러브 투 유’를 비롯해 팝 명곡부터 최신 팝까지 27곡의 노래로 꽉 채워졌다. 지난해 23개국에서 개봉해 제작비의 10배를 벌어들이는 흥행 대박을 터뜨렸다. 112분. 15세 관람가. 28일 개봉. ●콰르텟 감독 더스틴 호프먼. 출연 매기 스미스, 마이클 갬본. 명배우 더스틴 호프먼의 감독 데뷔작으로 전설적인 음악가들의 집 비첨하우스에 모인 세계 최고의 오페라 가수 4인의 사랑과 우정을 그린 영화. 황혼의 예술가들을 통해 나이 듦을 격조 있으면서도 유쾌하게 그린다. 98분. 12세 관람가. 28일 개봉.
  • [심재억 전문기자의 건강노트] “어지러운 성옥씨”

    성옥이는 중학교 친구였습니다. 졸업 후 한두번 봤지만 이내 연락이 끊겼지요. 참 부잡한 아이였습니다. 월요일 책가방으로 일주일을 버티고, 그러니 숙제며 준비물을 갖추지 못해 늘상 벌을 서거나 매타작을 당하곤 했지만 개의치 않고 늘 ‘하던 대로’ 하던 아이. 펜글씨를 쓰던 시절, ‘Gate way’ 영어책이 절반이나 잉크에 절어있었습니다. 잉크를 엎질렀던 모양입니다. 그걸 본 영어 선생님이 화가 나 주먹으로 연신 쥐어박아 따귀가 벌겋게 부풀었지만 쉬는 시간이면 언제 그런 일 있었느냐는 듯 온 교실을 휘저으며 부산을 떱니다. 도시락은 2∼3교시가 끝난 뒤 다 덜어 먹고, 줄 맞춰 놓은 책걸상을 대각선으로 휘저으며 내달려 다른 애와 맞장을 뜨던 아이. 다른 반에서 체육복을 슬쩍 가져다 입고 천연덕스럽게 체육선생님의 복장 검사를 통과하곤 하는 그를 샌님 같은 한문 선생님이 이렇게 불렀습니다. “어지러운 성옥씨.” 품성이 나쁜 아이는 아니었습니다. 고아원에서 다니는 동무의 소풍 도시락을 챙겨다 주는가 하면, 자기 편이다 싶은 애를 누가 건들기라도 하면 좌우 안 가리고 끼어들어 궁지를 벗어나게 하는 아이였지요. 수완도 좋아 누구와 무슨 얘기를 해도 항상 우위에 서고, 그게 맘대로 안 되면 빡빡 우겨서라도 자기 주장을 관철시키는 이른바 ‘무대뽀’스타일. 그래서 처음엔 아무도 그를 가까이 하지 않았습니다. 공부도 못하는 데다 마치 꽁무니에 불 붙인 들쥐처럼 종일 천방지축이니 감당할 자신이 없는 탓이었지만, 이내 자기 세계를 구축하더군요. 아, 그런 거 있지 않습니까. 집단생활에서 바람막이 삼아 완력 있는 친구 하나쯤 가까이 하고 싶은 이기적인 필요성 같은 거 말입니다. 지금 생각해 보니 그 아이가 보인 행동 양태가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의 증상과 너무도 닮았습니다. 하지만 그런 게 병인 줄도 몰랐던 시절, 성옥이는 스스로 어쩔 수 없는 병 때문에 ‘별나고 부잡한 아이’라는 주홍글씨를 새긴 채 상처받고, 힘겨워했겠지요. 이제 나이 들어 가족까지 건사하며 살아갈 그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합니다. jeshim@seoul.co.kr
  • 외환위기·카드대란 신불자 362만명 ‘행복기금’ 등 구제 추진

    외환위기·카드대란 신불자 362만명 ‘행복기금’ 등 구제 추진

    금융당국이 외환위기와 2003년 카드대란 이후 현재 개별 금융기관에 비공식적으로 연체기록이 남은 신용불량자(금융채무불이행자)의 실태 파악에 착수했다. 채무 조정이나 행복기금 흡수 등 채무 유형에 따른 신용 사면 방안을 검토하기 위해서다. 이는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8일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외환위기 때 사업실패 등으로 금융거래 자체가 막혀서 새로운 경제활동을 못하는 국민이 많다”고 지적한 데 따른 조치다. 금융위원회는 20일 “일단 외환위기 이후 지금까지 신용불량이나 저신용 상태로 남아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되는지, 실태가 어떤지를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현황이 파악되면 ▲채무를 조정하거나 ▲금융사별 구제 ▲행복기금 인수 등으로 선별적으로 ‘신용 사면’ 해결책을 제시한다는 복안이다. 이해선 금융위 중소서민금융정책관은 “각각의 유형에 맞게 연체 기록을 삭제하거나 채무를 조정하는 등 다양한 구제책을 생각해볼 수 있다”면서 “그러나 당시 신용불량자라도 현재 사망한 사람도 있고, 신용 회복이 된 사람도 있어 정확한 실태 파악이 우선돼야만 그에 맞는 대책을 세울 수 있다”며 섣부른 판단을 경계했다. 이 같은 금융당국의 조치는 신용불량자에게 단순한 구제를 넘어 경제활동에 참여할 기회를 주려는 박 대통령의 주문과 궤를 같이한다. 실제 외환위기 때 사업실패, 정리해고 등으로 빚을 갚지 못했거나 연대보증 탓에 신용불량자가 된 사람과 관련한 기록은 여전히 ‘주홍글씨’처럼 금융권에 남아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은행연합회 전산망에서는 7년이 지나면 연체 기록이 폐기되지만 개별 금융기관에는 남아 있어 경제활동에 불이익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과거 금융감독위원회(현 금융위)가 집계·보고한 자료로는 외환위기 여진이 본격화한 1998년 말 기준 3개월 이상 금융권 채무를 연체한 신용불량자는 236만명이었다. 또 외환위기에 이어 터진 카드대란으로 신용불량자가 된 다중채무자도 2004년 4월 기준 126만명에 달한다. 금융당국은 이들 가운데 일부가 기존 신용회복 프로그램으로 자활에 성공해 신용 회복이 된 만큼 정확한 수치는 새롭게 조사해봐야 알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 중 상당수는 당시 씌워진 빚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했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시인 안도현 검찰 출두 요구 받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사라진 보물인 안중근 의사의 유묵을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후보가 소장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 안도현 시인이 검찰로부터 출두 요구를 받았다. 전주지검은 18일 진정이 들어와 피진정인 신분으로 안 시인에게 검찰에 출두해 줄 것을 요구했다며 선거법 위반 여부에 대해서는 조사를 해봐야 알 수 있다고 밝혔다. 안 시인은 22일 오전 10시 출두할 예정이다. 안 시인은 이날 자신의 SNS에 “작년 12월 10일 트위터에 올린 글 때문에 검찰에 출두하라는 연락을 받았다. 안중근 의사 유묵과 관련해 사실 관계를 따져 물은 일이 선거법 위반이란다. 박근혜 후보를 당선되지 못하게 할 의도라는데, 이제 정치 쪽에 고개 돌리지 않으려 했는데…”라는 글을 남겼다. 안 시인은 문재인 전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있던 지난해 12월 10일 안중근 의사의 유묵을 박근혜 후보가 소장하고 있다는 의혹과 관련한 글을 자신의 SNS에 올렸다. 당시 안 시인은 “감쪽같이 사라진 보물 제569-4호 안중근의사의 유묵은 1976년 3월 17일 당시 홍익대 이사장 이도영이 박정희 대통령에게 기증했습니다” “도난된 보물 제569-4호 소장자 ‘박근혜’입니다. 2001년 9월 2일 안중근의사숭모회 발간 도록 증거자료입니다” 등 안중근 의사의 유묵 관련 글을 올렸다. 안중근 의사 유묵은 1910년 3월 안중근 의사가 뤼순 감옥에 있을 당시 쓴 글씨로 ‘恥惡衣惡食 者不足與議’(치악의악식 자부족여의) “궂은 옷 궂은 밥을 부끄러워하는 자는 더불어 의논할 수 없다”는 뜻의 글씨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손현주의 계절 밥상 여행] (3) 통영 도다리쑥국

    [손현주의 계절 밥상 여행] (3) 통영 도다리쑥국

    파닥파닥. 경남 통영 앞바다에 내려앉은 금속성 볕은 사람을 무장해제시키기에 충분했다. 근육을 푼 흙, 툭툭 터져 오르는 기운들. 남녘은 완연한 봄이다. 이즈막, 납작모자에 옷깃을 닭 벼슬처럼 세우고 통영 거리를 어슬렁거린다는 것은 잠시 묻어놓았던 내면의 풍류와 객기를 끌어내는 것이며 가슴속에 낭만을 채우는 일이다. “도다리 쑥국 한 그릇 먹어야지.” 언제부터인가 우리의 봄은 통영 도다리쑥국에서부터 시작됐다. 된장 살큼 푼 말간 국물에 통영의 그 푸른 기운처럼 동동 뜬 쑥과 도다리의 흰 살점. 국에서 파란 바다냄새가 난다고 해두자. 딱 두 달이다. 이때를 놓치면 다시 한 해를 기다려야 하는 애타는 봄 국. 그래서 통영의 봄은 가게마다 폼 잡고 양반글씨로 써 내려간 ‘입춘대길, 도다리쑥국’이 팔자걸음처럼 내걸리며 활기를 얻는다. 첫새벽. 시락국 집은 밤새 다찌에서 술을 마셨거나 서호시장 4시 경매를 끝낸 사람들이 아린 속을 움켜잡고 몰려드는 ‘해장 성지’다. 서성서성 포장마차에서 콩국과 빼대기로 허기를 때우는 모습도 흔히 만난다. 그 먹먹한 서민의 시간. 도다리쑥국과 멍게 비빔밥을 시켜놓고 객지의 아침을 맞는다. 그러거나 말거나 주방 노란 냄비에서는 국물이 새벽잠처럼 끓고 토막 친 도다리가 아무렇지도 않게 국물 속으로 던져진다. 쑥을 넣고 한 소큼 끓여 익숙하게 퍼내는 손놀림이 재봉틀 실 땀처럼 빈틈없다. 앞자락에 김 모락모락 오르는 도다리쑥국이 놓였다. 잠시 눈을 감아본다. 향긋한 해쑥 향이 멀미처럼 올라온다. 쑥을 수저로 지그시 누르고 국물부터 떠먹는다. 입 안 가득 향긋한 초록이 넘실댄다. 봄이다. 어느 한 곳으로 치우치지 않는 담박함이 온몸을 편안하게 다스려준다. 여린 쑥은 씹히는가 싶더니 목젖으로 넘어가고 수저로 편편하게 뜬 도다리 살점은 달다. 절로 시원하다는 소리가 나온다. 이래서 통영 사내들은 복이 많다. 종일 술독을 끼고 살아도 속 다스려 줄 해장국이 넘쳐나니까. 두부와 무쳐낸 톳나물이며 통멸치 젓갈, 간이 센 남도 김치가 국에 밀려 그대로 남았다. 30년간 맑은 국을 끓여왔다는 사내는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음식을 추억하기에 바쁘다. “도다리쑥국은 말 그대로 도다리와 쑥만 들어가야 합니다. 콩나물이나 묵은지를 헹궈서 넣기도 하는데 재료의 향긋한 맛을 즐기는 것이 봄 밥상이잖아요? 쌀뜨물에 된장을 약간 풀기도 하지만 도다리가 비린 생선이 아닌데다 향긋한 쑥이 들어가니 맨 물에 끓여도 비리지 않아요. 바다와 육지의 오묘한 향이 어우러집니다.” 말마따나 통영 도다리쑥국은 바다를 건너온다. 봄이 이른 욕지도나 한산도, 소매물도 등 섬에서 해쑥이 들어오기 때문이다. 그러니 가격도 제법 나가서 한 그릇에 1만원을 훌쩍 넘는다. 하지만 맛을 아는 토박이 미식가들은 “2월 쑥국은 이르다”고 말한다. 도다리 살이 얇기 때문이다. 먼 바다 살집 두터운 도다리로 끓여야 국물 맛이 깊은데 2월 도다리는 뼈째 썰어먹는 ‘세꼬시’용이다. 육지에서 늦은 쑥이 나오는 4월 초순 도다리가 더 뭉근한 맛이 나온다는 얘기다. “살갗이 거칠거칠한 옴도다리가 최고지요. 지금은 비싸기도 하거니와 구하기 힘들어요. 바닥부터 싹 쓸어 올리는 고대구리 배로 조업할 때는 싸고 많았는데, 이 옴도다리로 끓인 쑥국의 깊은 맛은 궁중음식 부럽지 않습니다.” 4월로 가야 하는 이유 중 또 하나는 멍게 때문이다. 이때가 돼야 멍게가 속이 차기 시작하니 도다리쑥국과 더불어 멍게 비빔밥을 맛봐야 통영이 시리게 다가올 테니까. 거개는 멍게 비빔밥이 생물인 줄 알지만 제법 알려진 주방에선 속과 향이 그렁그렁한 ‘그해 5월 것만’ 쓴다. 숙성해놓고 1년을 사용한다. 그러지 않으면 특유의 향이 적다. 갓 건져낸 멍게는 미끌미끌하여 밥과 겉돌아 비벼지지 않는다. 간을 하여 숙성시키면 참기름만 얹어 내도 그 향이 몇 시간 입안에 머문다. 멍게 비빔밥에 유곽을 넣는 곳도 있다. 유곽 얘기가 나오자 커피 집에서 만난 최진혁(62)씨의 눈빛이 촉촉해진다. 어머니 손맛이 떠올랐던가 보다. “유곽은 손이 많이 가서 예로부터 제법 사는 집이 아니면 해먹지 못하던 음식이에요. 개조개를 다져 된장에 물기 없게 볶아 내지만 본래는 개조개 외에도 돼지고기나 소고기, 게살을 함께 썰어 넣었어요. 여기에 방아이파리가 들어가야 합니다. 다시 개조개 뚜껑에 담아 숯불에 구워 낸 것이 정통이에요. 그런데 그렇게 해내는 집이 없어요.” 도다리쑥국 나오는 집은 어김없이 졸복국을 낸다. 졸복은 크기가 작아 독을 손질하려면 애통 터지는 생선이다. 한 입 크기다. 하지만 속 달래는 데 미나리 넣고 시원하게 끓여낸 졸복국만한 것이 없지 싶다. 또 통영 대표음식 시락국은 장어머리를 푹 고아 시래기와 된장을 넣고 끓여낸 건강식이다. 방아이파리나 부추를 듬뿍 얹어 먹는다. 500원에서 시작한 시장밥상이었으나 지금은 4000원이다. 밥 말아 뚝딱 비우게 되는데, 혼자라도 외롭지 않은 밥상이다. 서호시장의 시락국 전통은 반찬이 뷔페식이다. 찬 통에서 스스로 덜어 먹는데 가짓수가 10여개는 된다. 그 외에도 어부들의 점심이었던 충무김밥이며 우짜, 꿀빵 등 종일 입에 달고 다닐 만한 ‘한 끼형 간식’이 수두룩하다. 먹을 것 천국이다. 배를 꺼트리기 위해 산책을 나선 길은 곳곳이 ‘꽃 편지’다. 통영의 바람은 너무나 달아서, 동백꽃처럼 붉어서 사랑도 피우게 되었으니 먼저 간 풍류객들 동선을 따라 가는 것도 봄날의 애상이지 싶다. ‘미역오리같이 말라서 귤껍질처럼 말없이 사랑하다 죽을 듯’한 그녀 ‘경련’을 기다린 백석의 시가 핀 충렬사 계단이나 청마 유치환이 ‘정운’의 맘을 얻기 위해 5000여통의 시를 부쳤다는 중앙우체국에서 ‘행복’이라는 시비를 읽어보는 일은 애잔한 즐거움이다. 잠시 스쳐간 사랑의 상처로 동네사람들에게 미움을 사 끝내 명정동에 안기지 못한 박경리의 아리고 쓸쓸한 이야기들이 골목마다 숨어있는 곳이 통영이고 보면 도다리쑥국 한 그릇에도 연정이 묻어난다고 우겨도 될 법하다. 해는 길어지고 도다리는 살찌고 있다. 글· 사진 손현주 음식평론가 marrian@naver.com
  • [저자와의 차 한잔] 역사소설 ‘담징’ 펴낸 원로 언론학자 김민환

    [저자와의 차 한잔] 역사소설 ‘담징’ 펴낸 원로 언론학자 김민환

    문학도의 꿈은 쉬 접히지 않는 모양이다. 너무 깊이 빠져들까 봐 50년 가까이 부러 소설과 시에 거리를 뒀지만, 은퇴와 함께 결국 마음 저 아래 깊이 쟁여 놓았던 문학적 감수성을 퍼올렸고 첫 소설을 내놓았다. 한국언론사 연구의 개척자로 꼽히는 원로 언론학자이지만 문단에서는 신인이나 다름없어 뿌듯하면서도 설레고, 걱정도 된다. 고려대 언론대학원 원장, 한국언론학회 회장 등을 역임하고 2010년 8월 정년 퇴임한 김민환(68) 전 고려대 교수의 얘기다. 역사소설 ‘담징’(서정시학 펴냄)을 발표한 김 교수를 이달 초 서울 중구 태평로 서울신문에서 만나 소설가로 인생 제2막을 사는 ‘맛’에 대해 들었다. “학자 생활 29년 6개월 동안 공저를 포함해 18권의 책을 냈지만, 첫 소설이 가장 뿌듯하다”고 했다. 최근 역사소설을 쓴 원로 학자나 언론인이 늘고 있어 왜 역사소설인가부터 물었다. “대학(고려대) 다닐 때부터 소설 쓰는 게 꿈이었다. 그런데 학생운동을 하면서 ‘감상적’이라는 건 치명적인 한계였고, 그때부터 문학적 감수성을 억눌러왔다”면서 문학도로서의 오랜 꿈에 대해 먼저 운을 뗐다. 이어 “한국 언론사 전공이어서 역사에 대한 관심이 많았던 것이 담징으로 이끌었다”는 말로 답을 내놓았다. 일본서기에서 서기 610년 한국 종이에 대한 기록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 고구려 승려인 담징(579~631)이 국사로 일본으로 건너가 종이와 채색화, 맷돌, 연자방아를 처음 보급했다는 기록이 있었다. “학승이었던 담징은 수행 중에 욕(欲), 특히 애욕을 떨치기 위해 무단히 노력했고, (1949년 불타 없어졌지만) 호류지의 금당벽화에 철학이 녹아있는 미륵불을 그렸을 것으로 추정하면서 이야기를 풀어갔다”고 했다. 이야기는 담징이 일본 여인과의 사이에 낳은 아들이 아버지 담징의 행적을 추적하는 것으로 시작해 “아버지께서는 (미륵불의)부드러움과 기품이 미래세에 중생을 구원할 것으로 믿으셨고 나도 믿는다”는 깨달음으로 맺는다. 그는 “정한숙의 소설 ‘금당벽화’에 나오는 담징은 민족주의자로 묘사돼 있지만, 나는 담징이 코즈모폴리턴일 것이라고 생각했다”면서 “어디 가서든 자기 역할만 하면 된다는 것이 바로 미륵정토”라고 강조했다. 소설 ‘담징’은 당초 시나리오로 시작됐다. “평소 친하게 지내던 임권택 영화감독과 만나 담징에 대해 얘기를 했더니 시놉시스를 만들라며 관심을 보였다. 우리 시대의 감독이 관심이 보인다면 시나리오 작가를 해보자고 생각해 퇴직후 보길도로 내려가 거의 1년을 매달렸다. 그런데 사정이 여의치 않아 소설로 방향을 바꿔 다시 2년을 ‘투자’했다.” 일본 나라 지역을 세 번 다녀왔고, 가톨릭 신자지만 불교 서적 40~50권은 족히 읽었다고 한다. 문제는 둔감해진 감정을 되살리는 것. “남녀 간의 애정을 느껴보려 했지만 쉽지 않더라. 도종환의 ‘접시꽃 당신’, 정호승의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최동호의 ‘불꽃 비단벌레’ 등 시집들을 여러 번 읽으면서 서서히 감성이 살아났다고나 할까(웃음).” 제일 어려웠던 건 최고 학승의 연애를 어떻게 표현하느냐였다. 임 감독으로부터 “교수들은 섹스를 이렇게 싱겁게 하냐”는 핀잔을 받은 뒤 격을 유지하면서도 “담징은 훨씬 야한 스님이 되었다”고 했다. 하지만 읽어보면 ‘에이 이 정도 갖고 뭘’이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최동호 고려대 교수와 서지문 교수가 소설을 쓰는 데 많은 도움을 줬다. 경희대 서하진 교수는 원고에 붉은 글씨로 과감하게 첨삭을 해준 ‘족집게 과외교사’였다고 한다. 김 전 교수는 자신의 소설이 일회성 화제에 그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욕심을 갖고 있다. 그래서 일면식도 없는 평론가 서울대 방민호 교수가 쓴 “일본의 이노우에 야스시가 저 사라진 나라 누란의 이야기를 되살려 놓았듯이… 담징의 삶을 오늘에 새롭게 살려놓았다”는 추천글이 과하지만 고맙다. 앞으로 “1921년 한국 독립군과 러시아 적군이 교전했던 ‘자유시사변’을 모티브로 1920~30년대 만주를 배경으로 다양한 민족과 이념을 앞세운 세력들이 각축한 이야기, 우리 역사에서 제일 슬픈 드라마가 있는 사람들 얘기를 쓰고 싶다”는 계획도 밝혔다. 고희를 앞둔 김민환 전 교수에게 글쓰기란 무엇이냐는 질문에 “은퇴자들, 우리 사회 신화를 일군 사람들이, 자기 이야기를 쓰는 것으로 제2의 인생을 써나가는 붐을 일으켰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균미 문화부장 kmkim@seoul.co.kr
  • “낙태 원하는 여자는 없어”… 수술대 위 그녀들 ‘인권’은 없었다

    “낙태 원하는 여자는 없어”… 수술대 위 그녀들 ‘인권’은 없었다

    “제 인생에서 가장 큰 슬픔이었던 것 같아요. 낙태(落胎)를 하고 싶은 여자는 아무도 없어요.” 25명의 여성이 지난달 20일 출간된 ‘있잖아…나, 낙태했어’(한국여성민우회 지음)에서 마음 한구석에 숨겨놨던 쓰라린 기억을 끄집어냈다. 어렵게 용기를 낸 이유는 낙태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현실을 꾸밈없이 말하고 싶어서다. 한국에서 낙태는 객(客)들의 논란거리다. 사회가 강요한 ‘주홍글씨’ 탓에 낙태를 경험한 여성들은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 윤리나 생명과 결부된 주제이기에 논란도 끊이지 않는다. 태아도 생명이냐, 그럼 몇 주째부터 인간이냐, 그렇다면 낙태는 살인이냐로 이어지는…. 하지만 여성들은 ‘낙태 찬반론’에만 매몰되지는 말아 달라고 외친다. 이들은 “낙태에 대한 논의는 본질적으로 한 인간이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에 대한 질문에서 시작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여성에게 있어 출산에 대한 결정은 곧 인생에 대한 결정과 동등한 무게라는 얘기다. 낙태를 하고 싶어서 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육체적 고통에 정서적 악영향까지 있어 모두들 수술을 망설였다. 그리고 그 기억은 여전히 여자들을 옥죄고 있다. 미영(40대 초반·학원 강사)씨는 낙태의 기억을 평생 잊을 수 없을 거라고 했다. “아기를 죽였다는 죄책감 있잖아요. 안 좋은 일이 생길 때마다 그게 떠올라요. ‘내가 죄를 지어서 벌을 받는구나’ 하는 느낌? 아마 죽을 때까지 안 잊히겠죠.” 대학교 1학년 때 아이를 지운 윤정(20대 후반·사무직)씨도 고통 속에 산다. “기억이 없어지지도, 지워지지도 않아요. 수치심, 분노, 죄책감 같은 오만 감정이 합쳐진 채 계속 가는 것 같아요. 몸이 기억을 하고요. 시간이 약이란 말이 여기엔 안 통해요.” 그러나 여자들은 수술대에 올랐고, 지금도 오르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전국 가임기(15~44세) 여성 4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2011년 발표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가임기 여성 1000명당 낙태 건수를 뜻하는 ‘임신중절률’은 2010년 15.8건이었다. 당시 가임기 여성 수(약 1071만명)를 고려하면 그해 약 17만명의 태아가 세상 빛을 못 보고 목숨을 잃은 셈이다. 낙태는 원칙적으로 불법이다. 모자보건법 제14조에 따라 ▲유전적 장애나 전염성 질환 ▲강간, 준강간에 의한 임신 ▲혈족, 인척 간 임신 ▲임신부의 건강을 해칠 우려가 있는 때에 한해 임신 24주까지만 낙태가 허용된다. 낙태를 하면 여성과 의료진 모두 처벌받는다. 그러나 낙태를 경험한 여성들은 “낙태 수술을 안 한다는 병원은 한 곳도 없더라”고 말했다. 낙태를 범죄화한다고 해서 줄어드는 게 아니라 오히려 더 비싼 값에 은밀하고 위험하게 수술받는다고도 했다. 은미(30대 후반·회사원)씨에게 그날 산부인과에서의 기억은 끔찍할 만큼 또렷하다. 떠올리지 않으려 발버둥칠수록 악몽 같은 기억이 그림자처럼 따라온다. 그녀에게 꽂히는 모든 시선이 불편했고 의사의 사소한 손짓에도 위축됐다. “전신 마취 주사를 맞고 다리를 벌린 채 누워 있는 상황이 끔찍했어요. 혹시 마취가 깰까 봐 그랬는지 팔다리를 묶었는데, 무슨 개구리 해부하듯이…. 되게 치욕스러웠어요.” 낙태하는 여자는 철저히 ‘을’(乙)이다. 수현(30대 후반·번역가)씨는 “병원은 돈벌이로 생각하는지 부르는 게 값이었어요. 그러면서도 귀찮은 일을 처리한다는 듯 티를 내는데 정말 그렇게 치욕적일 수가 없었어요”라고 회상했다. 혜진(40대 초반·운동선수)씨는 “의사가 ‘애가 잘 서는 몸이면 조심해야지’라는 거예요. 내가 무슨 섹스에 환장한 여자인 것처럼 야단을 쳤어요. 죄송하다고 하면서도 화가 나더라고요. 내가 공짜로 수술하는 건가 싶기도 하고”라고 했다. 그렇다면 여성들은 왜 낙태를 결심했을까. 많은 사람들이 낙태를 ‘성적 방종’의 결과물로 치부하지만 전체 낙태의 57%는 기혼자 차지다. 많은 기혼자가 양육에 들어가는 돈을 감당하기 어려워 수술을 결심했다. 희영(40대 중반·사무직)씨는 연년생 두 자녀에 이어 생긴 셋째 아이를 지웠다. “보육료, 기저귀, 분유 등에 매월 250만원이 들었어요. 일 때문에 아이들을 다른 사람 손에 맡겼는데 그것도 마음 아팠고요. 경제적으로도 타격이 있어서 난감했죠.” 유진(30대 후반·주부)씨는 “중소기업에 다니는 남편이 한 달에 300만~400만원을 버는데 애들 두 명도 감당하기 버거웠다”면서 “세 명까지 먹이고 입히고 공부시킬 자신은 없었다”고 말했다. 미혼 여성들은 아기를 가진 ‘처녀’에게 쏟아질 수군거림이 두려웠다고 고백했다. 민정(30대 초반·학원 강사)씨는 어느 누구에게도 도저히 임신 사실을 털어놓을 수 없었다고 했다. “결혼 전에도 섹스를 해요. 임신한 사람이 특별히 헤프거나 문란하게 산 건 아닌데 미혼이 임신을 하면 죄의식을 갖게 한단 말이죠. 성에 대한 인식이 보수적이고 변태적이다 보니까 임신했다고 하면 ‘그동안 얼마나 섹스를 한 거야?’ 이렇게 보잖아요.” ‘아비 없는 자식’으로 손가락질받으며 자랄 아이 걱정도 있었다. 혜란(40대 중반·공무원)씨는 “아기는 누구라도 소중하다는 인식이 있으면 누가 수술을 하겠어요. 우리 사회는 아이 부모가 누군지, 어떻게 임신했는지, 혼인 여부, 성적 취향, 학력 등등에 따라 태어나면서부터 차별을 하잖아요”라고 꼬집었다. 정민(40대 중반·사무직)씨도 “인프라도 없고 미혼모에 대한 의식 변화도 없이 무조건 낳으라고만 하면 어떡해요”라면서 “그건 아기와 엄마 모두에게 무책임하고 잔인한 말”이라고 했다. 성에 대한 보수적인 사회 인식과 실체가 없는 성교육(피임법)이 낙태를 양산하기도 한다. 결혼 전 낙태를 했던 미영씨는 자연 피임을 했다가 임신했다. “콘돔을 끼라는 말을 하기가 민망했어요. 성관계를 염두에 두고 먼저 준비한 걸로 보일까 봐. 싸게 보인다거나 경험 많다고 생각할까 봐 남자한테 말을 못 했어요.” 현숙(40대 중반·공무원)씨도 비슷한 경우다. 학창 시절 1, 2차 성징과 남녀 생식기를 배우다 수정, 착상으로 건너뛰는 교과서적인 성교육만 받아 온 터라 성관계나 임신에 대한 개념 자체가 없었단다. 그는 “남편이 알아서 하겠다고 했어요. 콘돔은 느낌이 싫다면서. 배란 주기를 따져서 몸 밖에 사정을 하는 거였는데 결국 임신했죠”라고 했다. 지난해 8월 헌법재판소는 낙태 시술자(의사)를 처벌하는 형법 제270조 1항에 대해 ‘합헌’ 판결을 내렸다. 사익(私益)인 임부의 자기결정권이 태아의 생명권이라는 공익(公益)에 비해 결코 중하다고 볼 수 없고, 낙태를 처벌하지 않거나 가볍게 제재한다면 낙태가 만연하고 생명 경시 풍조가 확산될 것이란 이유에서였다. 관련 활동가들은 “제대로 된 양육을 할 수 있는 사회적 조건, 미혼이라거나 장애아·여아를 낳아도 차별받지 않는 사회적 토대가 마련되기에 앞서 낙태를 법으로 처벌하겠다는 정부 시책은 폭력”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낙태는 임신한 당사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의 구조 문제라고 강조했다. 김두나 한국성폭력상담소 활동가는 “여자들이 아기를 낳아서 기르는 대신 울면서 수술대에 오르는 이유를 찬찬히 따져봐야 한다”면서 “경제적 여유가 없다거나 미혼모에 대한 편견이 두렵다거나 직장에서 해고된다는 등 낙태의 이유는 정말 다양하다”고 꼬집었다. 이화영 한국여성의전화 소장도 “우리나라는 ‘낙태가 살인이냐’라는 지엽적인 담론에만 갇혀 있다”면서 “자기 몸과 인생에 대해 결정하는 여성 인권의 문제로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태아가 생명이냐, 언제부터 인간이냐 하는 논쟁보다는 깊고 폭넓은 논의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이 점에서는 낙태를 반대하는 쪽도 비슷한 맥락이다. 최정윤 낙태반대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생명 경시 풍조, 양육의 금전적 어려움, 미혼모·부에 대한 시선 등이 겹쳐 낙태를 결심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아이를 낳아서 건강하게 키울 수 있는 사회적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기사 속 이름은 모두 가명이며, 사연은 책을 재구성한 것임을 밝힙니다.
  • 그림에서 읽어낸 삐딱한 철학 이야기

    수백개 단어로 된 책 한 권보다 그림 한 장이 더욱 강렬한 인상을 심을 때가 있다. “철학자의 지성은 미술가의 감각에 비해 느리고 철학자의 구상은 미술가의 상상력에 비해 공허하다. (중략)그래서 철학자는 미술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이유로 철학자는 화가의 그림을 시대적 상황과 삶의 관점에서 사유하고, 자신들의 입을 통해 그림을 해석해낸다. 그 생각의 연결고리를 엮어 풀어낸 것이 ‘철학자가 사랑한 그림’(김범수,·김성우 등 11명 지음, 알렙 펴냄)이다. 책은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1844)에서 사마천과 공자를 떠올리면서 시작한다. ‘세한도’는 단정한 추사의 글씨와 거친 붓놀림, 나무 두 그루,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구도를 가진 집채가 어우러진 그림이다. 이것이 명작으로 손꼽히는 것은 추사의 정신이 오롯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제주로 유배온 자신에게 귀한 책을 보내준 역관이자 제자인 이상적에게 감사와 칭찬을 담아 추사는 그림의 발문에 이렇게 썼다. “태사공(사마천)이 이르길 ‘권세와 이익으로 만난 관계는 권세와 이익을 다하고 나면 사귐 또한, 끝난다’라고 했다.(중략) 태사공의 말이 틀렸단 말인가?” 발문에서 또 “공자께서 이르시길 ‘날씨가 추워진 뒤에야 소나무와 잣나무가 늦게 시든다는 것을 알게 된다’고 하셨다. (중략)한갓 늦게 시드는 굳센 절개 때문만이 아니라 또한 날씨가 추워진 뒤에 감동한 점이 있어서일 것이다”라고 했다. 추사의 그림은 감내해야 할 곤궁하고 혹독한 ‘세한’이지만 “온 세상이 어지러워진 뒤에야 비로소 깨끗한 선비가 드러”난다는 속뜻을 품고 있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영국 현대화가 베이컨의 왜곡된 얼굴(‘자화상’)에서 프랑스 현대 사상가 들뢰즈는 자신의 존재론을 완성했고, ‘구두 한 켤레’를 두고 반 고흐는 예술을 말하고 하이데거는 사물을 떠올리기도 했다. 화풍과 철학 사조에 따라 읽기 난이도에 차이가 있지만, 전반적으로 소재와 풀이가 흥미롭다. 1만 7000원. 최여경 기자 kid@seoul.co.kr
  • [지금&여기] 국회에도 ‘왕따’가 있다/이현정 정치부 기자

    [지금&여기] 국회에도 ‘왕따’가 있다/이현정 정치부 기자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은 최근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가 미국 중앙정보국(CIA)에서 자문위원으로 활동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 후보자의 ‘CIA이력’ 논란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다른 야당도 가세해 맹공을 펴고 있지만, 이 의원실이 관련 자료를 냈던 당시만 해도 반응은 그리 뜨겁지 않았다. “왜 하필 이석기 의원이…”라고 난색을 표하는 야당 의원도 적지 않았다. 콕 집어 말은 하지 않았지만 하필이면 ‘반미’(反美)를 외치는 통합진보당에서, 그것도 ‘종북’ 논란의 중심에 섰던 이 의원이 김 후보자와 CIA와의 관계를 밝혀내 신뢰성을 떨어뜨리냐는 볼멘소리로 들렸다. 언론도 다르지 않았다. “취재하면서도 뭔가 꺼림칙하다”는 얘기도 나왔다. ‘팩트’는 맞지만 마음 한편에선 뭔가 의도성을 가진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든다는 것이다. 이 의원에게 찍힌 ‘종북’ 낙인은 청문회를 준비하는 의원들이, 그리고 기자들이 신봉하는 ‘팩트’를 압도할 만큼 컸다. 뿌리 깊은 편견이 시야를 가린 셈이다. 같은 당 김재연 의원은 얼마 전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에 대한 공동발의를 요청하기 위해 한 야당 의원을 찾아갔지만 거절당했다. 김 의원이 발의한 법안은 고액 기부에 대한 세금 부여를 없애 기부 문화를 활성화시키겠다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 공동발의를 거절한 이 야당 의원은 “법안 내용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공동발의는 좀 그렇다”며 돌려보냈다고 한다. 올해 들어 통합진보당을 제외한 여야 의원들이 발의한 법률안 가운데 이·김 의원이 공동발의한 법안은 5건을 넘지 않는다. 다른 통합진보당 의원들이 공동발의자로 참여한 법안도 찾아보기 어렵다. 노회찬 진보정의당 공동대표는 여야 의원 152명의 동의를 받아 ‘통신비밀보호법 개정안’을 내면서 이·김 의원에게는 아예 동의를 요청하지도 않았다. 학교에서나 벌어질 법한 ‘왕따’가 대한민국 국회에도 있다. 성향이 다른 것은 어쩔 수 없다. 가급적 거리를 두고 싶어 하는 야당 의원들의 마음도 이해한다. 하지만 적어도 인사청문, 법안 발의 등 의정활동만큼은 ‘주홍글씨’에서 자유로워져야 하지 않을까. hjlee@seoul.co.kr
  • 소녀상, 매춘부로 합성해 유포 네티즌 “이게 인간이 할 짓인가”

    소녀상, 매춘부로 합성해 유포 네티즌 “이게 인간이 할 짓인가”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 있는 일본군 위안부 소녀상을 매춘부로 묘사한 합성사진이 인터넷 상에 등장해 우리 여론을 자극하고 있다. 특히 일본 시마네현이 22일 ‘다케시마(일본의 독도식 표기)의 날’ 행사를 강행하면서 반일 감정은 더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최근 일본의 한 인터넷 사이트 게시판에 올라온 이 사진은 소녀상의 얼굴에 성인잡지 모델의 몸을 합성한 것이다. 사진 속 소녀상은 담배를 입에 물고 속옷에 돈을 낀 매춘부로 묘사됐다. 특히 소녀상 사진 주위에는 ‘날조’, ‘종군위안부’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고, 합성사진 주위에는 ‘진실’, 군대를 따라다니던 매춘부라는 뜻의 ‘추군(追軍) 매춘부’라는 단어가 적혀 있다. 이 사진은 일본의 국수적 성향 누리꾼인 이른바 넷우익(右翼)이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는 포털사이트에 개설된 일부 친일성향 카페 등을 통해 유포됐다. 사진이 퍼지자 네티즌들은 “이게 인간이 할 짓이냐. 섬나라에서는 모든 게 다 저렇게 보이는가 보다. 반성할 줄 모르는 일본의 수준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노했다. 특히 “우리 정부가 위안부 문제를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이런 조롱을 당한다”며 정부를 성토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한편에서는 “문제의 친일 카페 회원이 한국인일 경우 같은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법적 처벌을 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 [깔깔깔]

    ●수취인 확인 어떤 부인이 은행 출납계에 가서 수표를 바꿔 달라고 했다. 은행 직원이 부인에게 말했다. “수표 뒷면에 성함과 전화번호를 적어 주세요.” 당황한 부인이 말했다. “수표 발행자가 제 남편이란 말이에요.” “아, 네. 그렇습니까? 그렇지만, 확인 절차를 위해서 수표 뒷면에 이서하셔야 해요. 그래야 나중에 남편께서 이 수표를 누가 현금으로 바꿔 갔는지 아시게 됩니다.” 그제야 알아들었다는 듯 부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부인은 반듯반듯한 글씨로 수표 뒷면에 다음과 같은 내용을 적었다. “여보 나예요.”
  • 새 학기부터 초등 1~2학년 교과과정 확 바뀐다

    새 학기부터 초등 1~2학년 교과과정 확 바뀐다

    다음 달 새 학기부터 초등학교 1, 2학년과 중학교 1학년 교과서가 확 바뀐다. 2009년 개정 교육과정이 올해 처음으로 적용되기 때문이다. 특히 초등 1~2학년에서는 기존의 국어, 사회, 도덕, 수학, 과학, 실과, 체육, 음악, 미술, 영어 등 모두 10과목이었던 교육과정이 국어, 수학, 통합교과 등 3과목군(群)으로 대폭 줄었다. 통합교과는 기존의 ‘바른 생활’ ‘슬기로운 생활’ ‘즐거운 생활’ 등이 단일 과목으로 합쳐진 것으로, 주제별로 구성된 교과서로 배우게 된다. 과목 수가 크게 줄어들면서 어려운 개념을 일부 생략하고 실생활과의 연계율을 높여 학생들의 흥미와 수업 체감도를 높이는 것이 개정 교육과정의 취지다. 올해 초등 1~2학년이 배우게 될 국어, 수학, 통합교과 교과서의 특징을 살펴보고 대비책을 알아보자. 바른 생활, 슬기로운 생활, 즐거운 생활 과목을 하나로 합친 통합교과는 3월부터 12월까지 1년 단위의 교육과정 일정에 맞춰 각각 다른 주제로 개념 학습과 탐구, 실험, 놀이까지 골고루 배우고 경험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학교 ▲가족 ▲이웃 ▲우리나라 ▲봄 ▲여름 ▲가을 ▲겨울 등 모두 8가지 주제로 구성돼 각 주제마다 한달 정도씩 배우게 된다. 예를 들어 4월에 배우게 될 ‘봄’ 교과서에서 초등 1학년은 ‘봄맞이와 새싹’, 2학년은 ‘봄 날씨와 생활’ ‘봄 나들이’ 등 봄과 관련된 다양한 개념을 배우게 되는 것이다. 기존의 3과목을 주제별로 통합하는 것이 개정 교육과정의 특징인 만큼 주제별 교과서마다 바른 생활, 즐거운 생활, 슬기로운 생활 교과서에 담겼던 개념과 체험 활동들이 골고루 통합돼 있다. ‘학교’라는 주제의 교과서를 배울 때는 교통 규칙을 지켜 안전하게 등교하기(바른 생활), 교실의 종류과 이름·기능 알아보기(슬기로운 생활), 운동장에서 닭 잡기 놀이·학교 그리기(즐거운 생활) 등의 활동이 포함되는 식이다. 학생과 학부모가 알아보기 쉽도록 각각 주황색, 연두색, 분홍색으로 나뉘어 표시된다. 과목별 구분에서 주제별 구분으로 교과서의 개념이 달라지면서 학생들의 공부법 또한 변화할 필요가 있다. 월별 교과서 주제에 따라 탐구와 놀이, 실험활동 등을 스스로 정할 수 있으므로 자기 주도적인 학습 능력을 키워야 한다. 전문가들은 “기존의 국어, 수학, 사회, 과학 등의 교과가 모두 독립된 과목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각 교과의 개념을 다른 과목에도 적용시켜 보는 통합적인 사고방식을 길러 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통합교과의 핵심이 주제별 학습인 만큼 학부모가 자녀와 함께 해당 주제와 관련된 책을 읽거나 주제를 탐구할 수 있는 장소를 찾아 체험 활동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2009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국어 수업의 중요성이 대폭 확대됐다. 초등학교 1학년을 기준으로 국어 과목에 배당된 수업 시간이 한 해 448시간에 이른다. 수학의 256시간에 비해 2배 가까이 많다. 시간만 늘어난 것이 아니라 수업 내용도 강화됐다. 국어 과목은 주 교과서인 ‘국어’와 보조 교과서에 해당하는 ‘국어활동’으로 구성돼 한 학기당 국어 2권, 국어활동 2권 등 총 4권의 교과서를 배우게 된다.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 등 네 가지 언어 활동을 모두 한 교과서에서 배울 수 있게 구성됐다. 예를 들어 한 학생이 친구에게 자신의 나쁜 버릇을 고치기 위한 조언을 구하는 편지를 교과서에 싣고 이를 읽은 뒤 ▲글을 읽으며 친구의 경험 상상하기 ▲글에 대한 생각을 친구들과 말하고 듣기 ▲자신의 생각을 문장으로 쓰기 등의 과제를 차례로 해결해야 한다. 1학년 신입생의 경우 무엇보다 글자를 바로 익혀 글씨를 바르게 쓰도록 하는 것이 1차적인 목표이지만 자신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을 짧은 글로 표현하는 연습도 자연스럽게 함께 하게 된다.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이 이처럼 복합적인 언어 활동에 익숙해지기 위해서는 일상생활에서 자연스럽게 완성된 문장을 쓰고 말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국어 교과서 집필자인 이형래 서울사대부설초 교사는 “언어 활동에 익숙해지려면 자신의 일상 경험을 바탕으로 주제를 정한 뒤 말하기와 쓰기 등 다양한 활동을 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자신의 경험을 주제로 3~4문장의 짧은 글을 써 보거나 부모와 함께 그 경험에 대한 의견을 묻고 답하는 연습을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주말에 가족 나들이를 할 경우 어디에 가서 무엇을 하고 왜 하고 싶은지에 대해 대화를 나눠 학생들이 스스로 자기 의견을 풍부하게 표현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 좋다. 종전 교과서에 비해 교과 내용이 20% 정도 줄어들게 된 수학 과목은 학년별 교과 수준이 쉽게 조정되고 다양한 교구를 활용한 수업이 늘어날 전망이다. 개정 초등학교 수학 교과서에서는 ‘사각형의 포함관계’ ‘선대칭·점대칭 위치에 있는 도형’ 관련 내용이 삭제된다. 또 2학년이 배우던 ‘세 자릿수의 덧셈과 뺄셈’ ‘분수’는 3학년 때 배우게 된다. 김성여 서울 대곡초 교사는 “과학, 체육, 음악 등 서로 다른 교과목을 수학 시간에 접목하는 방식으로 수업이 진행될 것”이라면서 “가정에서도 아이들에게 수학 개념과 공식을 외우게 하거나 주입시키는 것은 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방학동 간송 선생의 생가 일대 공원으로

    방학동 간송 선생의 생가 일대 공원으로

    간송 전형필 선생은 일제 강점기에 사재를 쏟아부어 민족문화유산을 온갖 정성으로 관리하고 지켜냈다. 그가 평생에 걸쳐 지켜낸 훈민정음 해례본 원본, 추사 김정희 글씨, 신윤복 화첩 등은 지금도 간송미술관에 남아 누구나 함께 향유할 수 있다. 그의 자취가 깃든 생가와 묘역이 공원으로 새롭게 태어난다. 도봉구는 방학동 간송 가옥이 최근 문화재로 등록된 것을 계기로 간송 생가를 새롭게 보수 정비하고 일대를 공원으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6일 밝혔다. 100년 이상된 한옥 건물과 묘역이 함께 자리하고 있어 그 문화적 가치와 의미가 남다르다. 이 밖에도 구에서 오랫동안 공들인 숨어있는 문화유산 찾기 노력이 최근 속속 빛을 발하고 있다. 서울시 지정보호수인 ‘방학동 은행나무’ 역시 문화재 지정을 앞두고 있다. 조선 전기에 식재된 것으로 추정되는 방학동 은행나무는 연산군과 그의 비 신씨의 합장묘 아래에 위치해 지역의 역사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을 뿐 아니라, 생장상태가 양호하고 수형 또한 아름다워 문화재적 가치가 큰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서울에 남아있는 유일한 서원인 도봉서원 복원사업도 착공을 앞두고 있다. 또한 함석헌 기념관 건립사업이 서울시 주민참여예산으로 본격 추진되는가 하면, 김수영 문학관은 금년 개관을 목표로 한창 진행중이다. 이 밖에도 흥미로운 역사 이야기가 숨어있는 연산군묘와 은행나무길을 비롯해 무수골 왕족묘역길, 도봉서원과 바위글씨 길, 도봉 현대사 인물길 등 ‘스토리가 있는 도봉 역사문화길’ 7곳이 개발돼 구의 문화적 정체성을 높이는 데도 한몫하고 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설 연휴 테마파크·리조트 행사

    설 연휴 테마파크·리조트 행사

    유독 짧은 설이다. 연휴 동안 가족들과 먼 여행지를 다녀오자니 부담스럽고, 집에만 있자니 아이들의 성화가 더 부담스럽다. 이럴 땐 테마파크와 리조트가 대안이 된다. 업체마다 민속놀이와 다양한 볼거리 등 참여형 체험 이벤트를 풍성하게 준비했다. [테마파크] 롯데월드는 8~11일 가든 스테이지에서 ‘까치까치 설날’ 공연을 펼친다. 100명이 넘는 연기자와 수백명의 관객이 함께 초대형 박을 터뜨리며 새해 복을 기원하는 퍼포먼스다. 흥겨운 사물놀이와 역동적인 상모 돌리기가 흥을 돋우고, 분위기가 절정에 이르면 모든 연기자와 관객들이 초대형 박을 터뜨리며 복을 기원한다. 매일 오후 3시에는 퓨전 마당극 ‘최진사댁 셋째딸’이 펼쳐지며, 제기 차기 등 ‘민속놀이 한마당’도 연휴 기간 내내 이어진다. 설날 당일 오후 6시에는 ‘외국인 장기자랑’이 펼쳐진다. 우대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연휴 기간에 한복을 입고 방문하면 동반 3인까지 자유이용권을 1만 5000원에 살 수 있다. 주한 외국인에게도 자유이용권을 최대 40% 할인해 준다. (02)411-2000. 에버랜드는 9~11일 ‘민속 한마당’ 행사를 연다. 카니발 광장에서 윷놀이 등 12종의 민속놀이를 체험할 수 있고 한복을 입은 에버랜드 캐릭터들과 사진도 찍을 수 있다. 전통 가오리연과 떡 등을 만드는 시간도 마련된다. 실내 공연장인 그랜드 스테이지에서는 태권 타악 퍼포먼스 ‘비가비’(飛歌飛) 특별 공연이 오후 1시 30분과 3시 30분 하루 2차례 열린다. 동물원 이벤트홀에서는 ‘뱀 특별전시’가 열린다. 길이 2.5m, 무게 15~20㎏에 이르는 ‘알비노 미얀마 비단구렁이’ 등과 만날 수 있다. 뱀띠 고객과 주한 외국인에게는 입장료를 55~60% 할인해 준다. (031)320-5000. 서울랜드에서도 설 연휴 내내 삼천리 동산에서 외줄 타기, 팽이 치기 등의 체험 행사가 풍성하게 차려진다. 가족이 퀴즈로 서로에 대해 알아보는 ‘우리 가족 한마음’ 등의 이벤트와 뮤지컬 ‘성냥팔이 소녀의 꿈’도 준비돼 있다. 서울랜드 캐릭터 인형들이 신명 나게 풍악을 울리는 풍물 로드쇼도 펼쳐진다. 뱀띠 고객과 주한 외국인에게는 자유이용권을 최대 50% 할인해 준다. (02)509-6000. 한화 아쿠아플라넷 여수는 8~12일 ‘벨루가 윷놀이’를 진행한다. 마린라이프에서 커다란 윷을 수조에 던지면 흰 돌고래 벨루가가 물어오는 놀이다. (061)660-1111. 아쿠아플라넷 제주는 수조 안의 아쿠아리스트와 수조 밖의 관람객이 제기 차기 대결을 펼치는 ‘도전! 수중 제기 차기’ 이벤트를 진행한다. (064)780-0900. 코엑스 아쿠아리움은 9~11일 ‘정어리와 함께하는 수중 민속 놀이’를 딥블루광장 정어리 수조에서 진행한다. 공연은 낮 12시 30분, 오후 2시 30분, 오후 4시에 각각 진행된다. (02)6002-6230. 키자니아는 설 연휴 기간 어린이 1명당 어른 1명에게 무료 입장 혜택을 준다. 개관 3주년을 맞아 3월 3일까지 축하 글을 남기면 추첨을 통해 2인 가족 초대권을 준다.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어린이 300명에게는 팝콘도 준다. 1544-5110. 웅진플레이도시(경기 부천)는 ‘엄마 또는 아빠 공짜’ 이벤트를 마련했다. 3명 이상 가족이 워터파크·스파 혹은 스키·보드를 이용하면 한 사람은 무료다. 톨게이트, 철도, 버스, 항공 등 귀성 교통편 영수증을 제시하면 장당 2명까지 50% 할인된다. 1577-5773. 베어트리파크(세종시)는 설 연휴 동안 가족 방문객 중 60세 이상 어른 1명의 요금을 50% 할인해 준다. 입구에 마련된 복주머니에서 반달곰 인형, 뱀 인형, 쿠키 등의 선물도 고를 수 있다. (044)866-7766. [리조트] 한화리조트는 전국 12개 사업장별로 설날 이벤트를 벌인다. 설악에서는 가훈 써주기, 전통 떡메 치기, 돌고래 마라톤, 가족 장기자랑, ‘클래식 작은 음악회’가 펼쳐진다. 또 워터피아 이벤트홀에서는 매일 3회 타악 퍼포먼스인 잼스틱 공연도 열린다. 양평에서는 투호놀이 등 민속놀이와 떡메 치기 체험을 할 수 있다. 1588-2299. 대명리조트는 델피노, 쏠비치, 변산 등 전국 10개 사업장에서 민속놀이 체험, 가훈 써주기, 노래자랑 등 행사를 연다. 1588-4888. 제주에선 패키지 상품 2종을 한정 출시했다. 대명리조트 객실과 ‘아쿠아플라넷 제주’ 입장권(2장)을 묶어 최저 12만원에 파는 등 가격을 낮췄다. (064)780-5023. 곤지암리조트는 9~10일 죽마 타기 등 각종 민속놀이를 즐긴 뒤 스탬프를 모아 오면 객실 이용권과 미타임패스 리프트권 등 풍성한 경품을 준다. 1661-8787. 파인리조트는 9일 떡메 치기 체험 행사와 전통소리 공연을 연다. 10일엔 ‘토정비결 이벤트’를 준비했다. 설 연휴 내내 ‘느린 우체통’ 이벤트도 벌인다. 올 설날에 희망 엽서를 적어 보내면 내년 설날에 받아볼 수 있다. 1588-4888. 휘닉스파크는 설날 합동 차례를 진행한다. 제주 휘닉스아일랜드는 무료 숙박권, 식사권 등을 선물하는 ‘행운복권 이벤트’를 마련했다. 1577-0069. 하이원리조트는 설날 오전 11시~오후 5시 스키하우스와 강원랜드 호텔에서 토정비결과 타로점 이벤트를 마련한다. 1588-7789. 한국관광공사는 ‘내 고향 맛자랑’을 주제로 설 연휴에 가 볼 만한 곳을 선정했다. ‘한옥의 따사로움이 깃든 푸짐한 맛, 전주 한정식(전북 전주)’ ‘한 마리로 즐기는 다양한 맛, 창원시 진해 대구(경남 창원)’ ‘숯불에 구운 전통 소갈비와 삽다리 곱창(충남 예산)’ ‘서민 입맛 사로잡은 춘천 닭갈비(강원 춘천)’ ‘삶의 애환이 깃든 의정부 부대찌개(경기 의정부)’ ‘인절미처럼 차진 숭어회와 세발낙지(전남 무안)’, ‘복어 장인들의 손끝에서 태어난 새로운 맛(대구)’ ‘돼지가 간장 소스에 빠진 날(충북 청주)’ 등 8개 지역이다. 관광공사는 또 7~16일 서울 청계천로 본사 지하 1층 관광안내전시관에서 내·외국인 관광객이 함께 즐기는 문화체험행사를 개최한다. 민속놀이마당과 함께 한복 입고 사진 찍기 체험행사를 진행한다. 복된 새해를 기원하는 복주머니 접기 프로그램도 열린다. 11~16일엔 서예작가가 가훈을 붓글씨로 써준다. 참가비는 없으며, 현장등록 순서대로 진행된다. 손원천 여행전문 기자 angler@seoul.co.kr
  • [명사가 걸어온 길] 3. 한국 경제의 산증인, 박승 前 한국은행 총재(상)

    [명사가 걸어온 길] 3. 한국 경제의 산증인, 박승 前 한국은행 총재(상)

    한국은행 총재, 건설부 장관 등을 지낸 박승 중앙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여전히 젊다. 공정 사회에 대한 갈망이 그 누구보다 강하다. 이메일·전자파일 등 정보기술기기를 다루는 데도 능숙하다. 세상에 대한 호기심도 여전히 많아 천문학과 사진을 배우고 싶어한다. 그의 회고록 ‘하늘을 보고 별을 보고’는 이 같은 소망을 담은 책 제목이다. 1936년 전북 김제에서 태어난 박 교수의 집은 가난했다. 소작농이었지만 아버지는 한글 초서 개발에 매진한 학자였다. 아버지가 농촌에서 농사에 전념하지 않는 “반거충이”다 보니 어머니가 농사일을 전담했다. 아버지는 박 교수의 모교인 백석초등학교 설립을 주도했다. 아버지의 한글 초서연구 결과인 ‘한글씨’는 독립기념관에 보존돼 있다. 소년… 수업료 못 내 시험도 못 봐 하루에 14㎞를 걷고, 기차를 타고 이리공업중고등학교를 다녔지만 수업료를 제때 내지는 못했다. 중간·기말고사 때는 교문 앞에서 수업료 납부 여부를 체크해 수업료를 낸 사람만 시험을 볼 수 있게 했다. “내가 공부를 못해서 성적이 나쁜 것은 내 잘못이지만 수업료를 못내 시험을 못 봐서 성적이 나쁜 것은 누구의 책임인가 고민했지요. 이때의 고민이 나를 성숙시켰습니다.” 지난달 초 태국으로 출국하기 전 서울신문기자와 만난 박 교수는 당시를 이렇게 회고했다. 그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계층 간 유동성을 보장하는 것이 교육이기 때문에 교육은 빈부와 관계없이 사회가 공동으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생각은 그때 경험이 영향을 주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기차 통학을 같이한 사람들은 10여명이었다. 중학교 3학년 때 한국전쟁이 터지면서 박 교수보다 나이가 1∼2살 많았던 6명은 공산군 점령하에 청년대로 차출됐다. 수복이 되고 난 뒤에 그들은 빨치산이 돼 경찰서 습격사건을 벌이다 죽었다. 2명은 국군, 1명은 인민의용군으로 나가 전사했다. 박 교수는 “나는 나이가 어려서 살아 남았으니 이 또한 운명”이라면서도 “한국전쟁은 동족끼리 서로 죽인 가장 더러운 전쟁”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중학교 2학년 때부터 매일 일기를 썼다. 일기장은 갈색 종이를 사서 직접 만들어 썼다. 그중 일부는 아직도 보관하고 있다. “일기가 내 일생의 성장에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이 그의 평가다. 일기에는 그날그날 일어난 일도 썼지만 느끼고 반성해야 할 일도 담았다. 그래서 일기는 매일매일 뉘우치고 기도하는 장소였다. “어려울 때 용기를 주고 잘나갈 때는 겸손을 줬다”며 “어려운 환경 속에서 내가 나름대로 성장할 수 있는 데는 일기의 힘이 컸다”고 회고했다. 박 교수는 지금도 간략하게 그날의 일과를 기록한다. 어머니… 베틀북, 개똥 옆에 떨어진 감 박 교수가 어렸을 때 그의 집안에 감나무 두 그루가 있었다. 가난한 집안에 먹을 것도 귀했던 시절인지라 그는 일어나면 감나무 밑으로 뛰어가 떨어진 감을 주워 먹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주 맛있게 생긴 감이 개똥 바로 옆에 떨어졌다. ‘맛있게 보이기는 한데 먹자니 찜찜하고 그렇다고 버리자니 아깝고….’ 이런 고민 끝에 그는 감을 어머니에게 줬다. “이렇게 좋은 감은 너가 먹어라”는 어머니 말씀에 자초지종을 얘기했더니 어머니는 파안대소하더란다. “지금도 그때 생각을 하면 내가 부모를 나처럼 모신 것이 아니고 개똥 옆에 떨어진 감처럼 대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부모가 돌아가신 뒤 더욱 그 느낌이 강했다. 지금도 그의 서재에는 어머니가 쓰던 유품을 모아놓은 궤짝이 있다. 서재 곳곳에는 작은 유품들도 놓여 있다. 사진 촬영을 위해 각종 기념품이 있는 서가에서 물건을 하나 들어달라는 사진기자의 부탁에 그는 망설임 없이 베틀북을 들었다. 어머니가 길쌈할 때 쓰던 도구다. 어머니가 짠 베를 염색한 뒤 그걸 교복으로 만들어 입고 다녔단다. 박 교수는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해군사관학교에 진학했다. 어려서부터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경제학을 공부하기를 원했지만 가난하기에 공부할 수 없는 처지였다. 해사를 고른 이유는 학비가 없어도 공부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문제는 당시 병약한 부모와 나이 어린 여동생이 농사를 지어야 하는 문제로 이어졌다. 결국 가족회의를 거쳐 1년간 농사를 짓고 공부하면서 서울대 상대 진학시험을 보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대학생… 한 손엔 책, 한 손엔 농기구 1년 뒤인 1955년 서울 상대로 시험보러 가던 길에 대한 기억이 지금도 뚜렷하다. 서울 역전과 남대문 일대는 전쟁으로 여전히 폐허 상태였다. 종로 네거리를 지날 때 눈에 띈 간판은 곰탕집, 복덕방 등이었다. “곰탕집은 곰고기를 파는 곳, 복덕방은 무슨 떡집”이라고 생각했다. 당시 그의 점심은 어머니가 싸준 찐 고구마 다섯 개였다. 합격은 했지만 공부만 할 수 있는 처지는 아니었다. 결국 평소에는 농사를 짓고 시험 볼 때만 학교에 나타나는 학생이 되었다. 서울에 머무는 동안은 고모집 신세를 졌다. 농사를 지으러 내려갈 때는 도서관에서 10여권의 책을 빌려가고, 학교에 있을 때는 친구의 공책을 보면서 경제학을 배웠다. 그래도 대학 4학년 때 동아일보에 매주 실렸던 대학생 논단에 환율, 농촌 개발 등 경제 현안에 대해 3차례나 칼럼을 썼다. 주경야독이었지만 실력은 뒤지지 않았던 것이다. 어느 날은 집에 내려갈 차비가 없었다. 김제까지 걸어갈 수도 없고. 이런저런 궁리 끝에 서울역에서 개찰을 담당하는 사람을 찾아가서 사정 이야기를 했다. 개찰 담당 직원인 김진성씨는 그를 여객 전무한테 데려가서 설명을 하고 인계했다. 그 뒤로 여객 전무의 도움을 받아 몇 번 기차를 타고 왔다. 박 교수는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 그분을 찾으러 서울역에 갔으나 행방을 찾지 못해 아직도 감사의 말씀을 전하지 못하고 있다”며 아쉬워했다. 한국은행… 새 인생을 열다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경제학을 배웠고 이를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싶었다. 그러려면 교수가 돼야 하고 유학이 필요했다. 가정 형편상 유학을 갈 수 없었던 박 교수는 공부를 계속할 수 있는 곳으로 한국은행을 선택했다. 1961년 한국은행 입행으로 박 교수는 안정과 도약의 기회를 얻었다고 했다. “한은에 들어오면서 직장에서 열심히 노력하고 공부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갖게 됐지요.” 한은에 합격한 기쁨에 일기장에 ‘쾌재!’라는 단어를 세 번이나 썼다. 한은에서 국민소득추계의 정확성을 높인 공로를 인정받아 1967년 상을 받기도 했다. 그러던 1968년 박 교수는 중앙정보부에 끌려갔다. 당시 서봉균 재무부 장관을 초청해 환율을 크게 올려야 한다는 정책 건의를 했는데 이것이 다음 날 아침 동아일보 1면에 환율이 큰 폭으로 오르는 것처럼 보도가 됐다. 발설자를 찾기 위해 한은 부총재를 포함해 10여명이 끌려들어가 심문을 당했다. 그러나 발설자는 나오지 않았다. 결국 자료를 만들고 보고한 박 교수가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발설한 셈이 된다고 해서 그가 징계를 받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그러나 나중에 발설자가 드러나면서 한은 내부에서는 그에게 뭔가 보상을 해줘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그러던 1970년 한은에 해외 학술연수제도가 생기면서 박 교수에게 기회가 주어졌다. 당시 36세였다. 2년 동안 석사를 취득하는 조건이었으나 그는 박사까지 따기로 마음먹었다. “내 인생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라고 생각한 박 교수는 “전쟁하듯이” 공부를 했다. 보통 박사학위 취득에 시간이 많이 걸리는 부분은 논문 작성이다. 박 교수는 한은 조사부에서 근무한 경력을 살려 ‘노동력 과잉 경제에 있어서 외국자본의 경제개발 효과’라는 논문을 썼다. 논문 작성에 걸린 시간은 6개월. 하지만 이 같은 방법을 다른 사람에게는 권하지는 않는다. 박 교수는 “그건 나처럼 시간이 한정된 사람이 어쩔 수 없이 하는 선택”이라며 “모든 것을 포기해야 하고 깊이 있는 공부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경제학 교수… 나의 꿈, 나의 길 경제학 박사가 돼 한국은행에 복귀하니 두 군데에서 일자리 요청이 왔다. 대통령 경제수석실에서 같이 일하자는 제안과 경제기획원이 제안한 사우디아라비아 경제개발자문단이었다. 우리나라와 반대 조건인 나라가 궁금했던 박 교수는 사우디아라비아를 선택했다. 한국에 어머니와 세 자녀가 남고, 사우디아라비아에 아내와 두 자녀가 동행하는 이산가족 신세가 1년간 계속됐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돌아온 뒤 한은에 잠시 머물다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가 됐다. 평생의 꿈을 이룬 것이다. “꿈을 실현했으니 굿판의 무당처럼” 신나게 가르쳤다. 대학 교수로 일한 시간은 총 26년. 학기가 끝날 때마다 학생들의 평가를 받았다. 지금은 보편화돼 있지만 30여년 전에는 낯선 시도를 한 것이다. 시험 채점도 조교에게 맡기지 않고 두번씩 직접 점검해서 점수를 매겼다. 신문에 글을 쓰고 방송에 나가 강연하는 활동도 열심히 했다. 서울신문 비상임 논설위원으로 1977년부터 3년간 경제 관련 사설을 쓰기도 했다. 당시는 유신 말기라 정치나 사회 쪽 사설은 쓰기가 어려웠다. 경제로 관심이 쏠리면서 매주 4∼5회 사설을 썼다. 박 교수는 ‘서울신문 100년사’에 “신문 사설을 쓰기 전에는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 실감하지 못했다”며 “내가 쓴 사설에 정부, 기업, 경제단체들이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을 보고 그 중요성을 점차 깨달았고 이 때문에 큰 보람과 함께 무거운 책임감을 느꼈다”고 적었다. 1986년에는 한은 금융통화위원으로 임명돼 활동했다. 당시 금통위원은 비상임이라 매주 목요일에만 한은으로 출근했다. <하편에 계속>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박승 前 한은 총재는 1936년 전북 김제 출생 1942~1948년 김제 백석초등학교 1948~1954년 이리공업중고등학교 1955~61년 서울대 상과대학 경제학과 1961~1976년 한국은행 조사부 근무 1972~1974년 미국 뉴욕주립대 경제학 석사 및 박사 1974~1975년 사우디아라비아 경제개발자문단장 1976년 9월~2001년 2월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 1977~1979년 서울신문 논설위원 1986년 1월~1988년 2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1988년 2~12월 대통령실 경제수석비서관 1988년 12월~1989년 7월 건설부 장관 1993~1996년 주택공사 이사장 1997~1998년 교통개발연구원 이사장 2001년 2월~2002년 3월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민간위원장 2001년 3월~ 중앙대 명예교수 2002년 4월~2006년 3월 한국은행 총재
  • [DB를 열다] 1963년 서울 치룽 둘러멘 넝마주이들

    [DB를 열다] 1963년 서울 치룽 둘러멘 넝마주이들

    버려진 폐지나 빈 병 등을 주워서 파는 사람을 넝마주이라고 부른다. 넝마란 원래 낡고 해어져서 입지 못하게 된 옷이나 이불 따위를 이르는 말이다. 사진에서 보듯이 싸리나무나 대나무로 엮어 만든 큰 망태기를 등에 짊어지고 다니면서 집게로 폐품을 주워서 담는다. 큰 망태기의 올바른 우리말은 ‘치룽’이다. 아이들은 옷을 남루하게 입고 집게를 휘두르며 다니는 넝마주이를 싫어하고 무서워했다. 아이들이 말을 안 듣고 보채면 “망태기 할아버지 부른다”며 겁을 주었다는 넝마주이를 망태기 할아버지에 빗대어 이야기하기도 했다. 넝마주이들은 행인들에게 시비를 거는 등 범죄를 저지르기도 해 기피 대상이 되었다. 당국은 밑바닥 계층인 이들의 자활을 유도, 성실하게 살아가는 사회 구성원으로 끌어들이려 했다. 5·16 이후 넝마주이 직업제도를 만들어 등록제를 실시하고 집단합숙소를 만들었으며, 복장을 지정하고 작업구역도 정해 주었다. 당시 등록한 넝마주이는 882명에 이르렀으며 신분증도 만들어 주었다. 등록하지 않은 사람까지 더하면 서울에 1000명이 넘는 넝마주이들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당국은 지역마다 근로재건대를 만들었는데, 1963년 1월 18일 촬영한 사진에는 ‘근로재건대 남대문지대’라는 간판 글씨가 희미하게 보인다. 근로재건대는 나중에 자활근로대로 바뀌어 1980년대까지 있었다. 손성진 국장 sonsj@seoul.co.kr
  • 무허가에 계약금 떼먹고 환불도 거부

    무허가에 계약금 떼먹고 환불도 거부

    #1. 주부 김민전(42·가명)씨는 지난해 여름 황당한 일을 겪었다. 지난해 6월 A어학원을 통해 여름방학 기간 동안 11박12일 일정으로 제주도 영어캠프를 신청했다. 이를 위해 239만 6000원을 송금했다. 며칠 뒤 이 업체가 교육청에 등록되지 않은 무허가 업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교육시설 역시 철거 명령을 받은 상태였다. 김씨는 업체 측에 계약 해지를 요구했지만 업체는 자체 약관을 내세워 ‘60만원을 떼고 주겠다’고 통보했다. 김씨는 “무허가 업체라는 게 발각됐는데도 깨알 같은 글씨의 약관을 들이밀며 되레 배짱이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2. 주부 박수영(40·가명)씨는 2010년 1월 391만원을 내고 초등학교 4학년 아들을 필리핀의 6주 영어캠프에 보냈다. 2주 뒤 어학원 측으로부터 “아이를 되돌려 보낼 테니 인천공항에서 데려가라”는 황당한 전화를 받았다. 귀국한 아이를 통해 들은 전후 사정은 더 기가 막혔다. ‘아들이 현지인 선생님과 갈등을 겪자 캠프에서 나가라고 했다’는 것이었다. 박씨는 남은 기간의 비용을 돌려달라고 요구했지만 업체는 ‘캠프가 시작되면 환급이 불가능하다’며 거절했다. 박씨는 “지루한 소송 끝에 대금을 일부 돌려받았지만 그 뒤로 영어캠프는 쳐다보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28일 공정거래위원회와 교육계 등에 따르면 영어캠프 시장 규모는 2011년 기준 500억원 정도다. 장기간의 현지 어학연수 대신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영어 사용 능력을 키우려는 학부모와 학생들의 수요가 늘면서 최근 몇 년 사이 시장 규모가 부쩍 커졌다. 어학원이나 유학원 등 민간업체뿐 아니라 특목고와 대학 등 교육기관, 정부 부처, 언론사 등도 가세하면서 시장은 더 커질 전망이다. 교육과학기술부 등에 따르면 2011년 기준 영어캠프 수는 361개로 2만 1661명의 학생이 참가했다. 1인당 참가비는 131만 2000원이다. 김경회 성신여대 교육학과 교수는 “영어캠프와 연수 간의 구분이 쉽지 않은 데다 캠프를 운영하는 주체들이 다양해 교과부 등 소관 부처들도 제대로 실태 파악조차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필리핀·캐나다 등 해외에서 진행하는 영어캠프가 늘면서 피해 유형도 다양해지는 추세다. 대표적인 사례가 옥스포드교육이 운영하는 제주국제영어마을이다. 옥스포드교육은 광고와 다르게 영어캠프를 운영하는 등 사업자의 책임이 드러났는데도 30만원의 등록비를 돌려주지 않아 지난해 3월 공정위로부터 시정 권고를 받았다. 3개월 뒤에는 과태료 500만원과 함께 시정명령에 처해졌다. 캠프 전용 숙소가 8인 1실 기준이라는 광고와 달리 12~14명의 학생이 함께 숙박했고, 전용 식당도 갖추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겨울에 온수가 나오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한국소비자원 조사에 따르면 피해 유형 가운데 소비자들의 청약 철회나 계약 해지 요구에 부당하게 거부하는 사례가 전체의 71.1%로 가장 많았다. 계약 내용과 다른 부실한 서비스 제공도 19.1%다. 전문가들은 공정위의 영어캠프 표준약관 제정과 더불어 소비자들이 계약서와 약관 등을 충분히 이해한 뒤 계약을 체결하는 등 스스로 피해를 줄이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이진숙 한국소비자원 피해구제1국 서비스팀장은 “검증이 제대로 된 대학 부설이나 대형 교육기관, 지자체 등이 운영하는 영어캠프를 주로 이용하고, 해외 캠프의 경우 사전에 충분한 정보를 입수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범죄자 딸이래”…예비 범죄자 낙인에 멍드는 수감자 자녀 7만명

    [주말 인사이드] “범죄자 딸이래”…예비 범죄자 낙인에 멍드는 수감자 자녀 7만명

    “배가 너무 아파요. 콕콕 쑤시고 조이고….” 6년 전 A(11)양은 유치원 차에서 내리다가 경찰에 잡혀 가는 아빠를 목격했다. 강도살인 혐의였다. 다섯살이던 A양은 그날 이후 급격히 말수가 줄었다. 유치원도 그만둬야 했다. 범죄자의 딸과 함께 내 아이를 공부시킬 수 없다는 다른 부모들의 민원 때문이었다. 몇 년이 지났지만 아빠가 체포되던 그날만 오면 A양은 심한 복통을 호소한다. 부모의 범죄로 인해 원치 않은 ‘주홍글씨’를 새기고 살아가는 수감자 자녀. 정부는 부모의 수감으로 가난과 심리적 고통을 떠안아야 하는 아이들을 약 7만명으로 추정한다. 정확한 통계는 없다. 법무부는 매년 200만건 이상의 범죄가 발생하며 이들 가운데 전국 50개 교정시설에 매년 10만명 정도가 새로 입소한다고 본다. 이들 절반 정도가 기혼으로 파악되며 기혼 수형자의 70%가량이 최소 1명 이상의 미성년 자녀를 둔다고 추정한다. 장기 수용자 자녀에 새로 입소하는 자녀들까지 더하면 수감자 자녀들은 나날이 증가하는 추세다. 7만명이면 미성년 인구 100명당 0.5명으로 결코 적은 수가 아니다. 문제는 사회의 차가운 시선 속에 아이들이 속수무책으로 방치되고 있다는 점이다. 방치되는 배경엔 사회의 편견도 한몫한다. 아이들은 부모가 교도소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예비 범죄자’, ‘나쁜 종자’라는 손가락질을 받는다. “‘범죄자의 딸’이래요. 내가 교도소 갈 짓한 것도 아닌데…왜 죄인 취급을 받아야 해요?” B(16)양은 지난해 아빠가 교도소에 갔다는 사실을 알고부터 삐딱선을 탔다. 사춘기 소녀는 세상의 편견도, 아빠에 대한 원망도 주체할 수 없었다. 결국 선택한 것이 ‘엇나가는 삶’이었다. 싸움박질도 했고 일진들과 어울리며 학교에서 도둑질도 했다. 같은 잘못을 해도 손가락질은 B양에게 쏠렸다. “애들이랑 다같이 지갑 한번 훔친 건데 걔네 엄마들이 제가 애들을 물들였다고 몰잖아요. 진짜 짜증났어요.” B양은 지난해 학교를 그만뒀다. 학자들은 부모에게서 받는 충격과 배신감에 사회적 편견이 화학작용을 일으켜 범죄가 대물림되는 악순환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신연희 성결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우리 사회는 가족성원들을 단위로 보는 공동체 문화가 강한 까닭에 수감자의 범죄와 가족을 분리하지 못하는 분위기가 만연해 있다”면서 “이런 문화적 배경에서 가족들은 주위의 낙인을 피하려 숨어 버리려고만 한다”고 말했다. 수감자 자녀들도 죄를 진 부모와 자신을 분리하지 못했다. 신 교수는 “상담 결과 아이들이 ‘나는 범죄자 자식인데 뭘 할 수 있을까’ 등 병에 가까운 심리적 고통을 앓는다”면서 “불안정한 가정환경과 정서적 문제, 학교 부적응은 결과적으로 가출과 탈선, 비행으로 이어지는 일이 많다”고 했다. 부모가 수감됐다는 사실을 알아버린 아이들은 저마다 큰 충격을 받고 있었다. 기혼 남녀수용자 566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수용자 가족방문 실태 및 그 효과· 2009)에 따르면 ‘아이가 말이 없어짐’, ‘매사에 의욕이 없고 기가 죽었다’는 응답이 각각 40%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양육환경도 매우 불안정해진다. 수감자 자녀 중 30%는 부모의 입소 뒤 2번 이상 보호자가 바뀌었다. 보호자가 없어 아이 혼자 살고 있는 경우도 20%가 넘었다. 자연스럽게 공부와도 담을 쌓게 된다. 부모의 입소 후 공부에 관심이 없고 성적이 떨어졌다는 대답은 25%, 학교를 결석하거나 무단 이탈을 하는 아이도 11%를 차지했다. 학교를 중퇴해 버리는 아이도 7%에 달했다. “돈이 없어 학교를 못 다닐 것 같아요. 오빠는 가출했고 엄마는 매일 울어요.” 부도로 인해 아버지가 수감된 뒤 C(17)양의 가정은 붕괴됐다. 어머니 역시 건강 때문에 일을 할 수 없자 가세는 형편없이 기울었다. 한살 터울인 오빠는 옷가지만 챙겨 집을 나갔다. C양은 고등학교 등록금이 없어 학교를 그만뒀다. 수감자 자녀 대부분은 절대 빈곤 상태에 놓인다. 한쪽 부모가 남아 있다고 하더라도 가계소득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고 여기에 재판에 따른 비용, 수용생활 지원 등으로 인한 비용손실은 경제적 어려움으로 직결된다. 한 수감자(50·무기징역)는 “가족들이 경제적으로 어려워 지원을 받았으면 하지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도, 주려는 곳도 없다”고 했다. 하지만 이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많다. 법을 잘 준수하고 사는 사람들도 경제적인 어려움이 큰데 세금으로 범죄자 자녀까지 도울 필요가 있느냐는 시각이다. 비슷한 이유로 미국 등 선진국에서도 수감자 자녀의 경제 지원 등은 민간단체가 맡는 일이 많다. 교정위원인 노병란 목사는 “부모의 죄값을 그 자녀까지 치르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라면서 “아이들만 생각하는 인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의 관심도는 낮은 편이다. 지금껏 수감자 자녀 수조차 공식적으로 헤아려 본 적이 없다. 보고서도 2007년 ‘수형자 가족관계 건강성 실태조사 및 향상방안 연구’라는 이름으로 내놓은 단 1건이 전부다. 당연히 별도 예산도 없다. 수감자 자녀 지원 프로젝트인 ‘가족사랑캠프’는 소요 비용이 1일 기준으로 150만원 안팎이지만 별도 예산은 없다. 박선영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은 “법무부 등에서 2011년 10월부터 위기가족 지원 등을 한다지만 수감자 자녀 대상으로 실질적 지원이 이뤄지고 있지 않다”면서 “지금 위기청소년 지원 예산 안에 포함된 것만으로는 수감자 자녀 지원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가장 필요한 일은 수감자 자녀 통계를 잡는 것”이라면서 “수감자 자녀를 교정통계의 주요 항목으로 포함시켜 정기적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정책 자료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감자 자녀들을 보듬어 줄 시설도 많지 않다. 서울시의 한 관계자는 “생활이 어려운 아이들을 친인척이나 일반 가정에 위탁해 신체적 보호를 해주는 가정위탁 제도를 실시하고 있지만 수감자 자녀만을 위한 것은 아니다”면서 “우리나라의 경우, 일반 위탁이 보편화돼 있지 않아 대부분 양육시설로 보내지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박영숙 성산효대학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현재 법무부는 수감자 교정만 신경을 쓰고 있다”면서 “복지 마인드를 가진 사회복지사를 많이 늘리고 수감자 자녀와 수감자가 관계를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 미술·심리치료 등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D(30)씨는 가정폭력이 심한 아버지 밑에서 자랐다. 아버지는 술만 마시면 인사 불성이 돼 주먹을 휘둘렀다. 참다 못한 어머니는 잠자던 아버지의 목을 졸라 죽였고 7년형을 선고받았고 D씨는 홀로 됐다. 여든이 넘은 할머니는 D씨의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 인근 교회로 보냈고, 그곳에서 D씨는 원로목사의 지속적인 사랑 속에 자랐다. 그는 현재 인천의 한 고등학교에서 국어 교사로 재직 중이다. 전문가들은 수감자 자녀를 위한 지원이 제대로 이뤄진다면 D씨와 같은 사례가 많이 나올 수 있다고 말한다. 김혜란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범죄자의 자녀가 범죄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식의 논의들이 이뤄지는 걸 많이 보는데 이조차 낙인이 될 수 있다”면서 “수감자 자녀 지원에 논의의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신 교수는 “사람들은 위기와 시련의 상황에서 이를 극복해 내는 탄력성을 가지고 있다”면서 “스스로 일어서기 힘든 수감자 자녀에게도 사회가 사랑의 손을 내밀어 이들이 건강한 구성원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할 때”라고 말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이번엔 글씨체… 대학들 ‘저작권 홍역’

    수업용 저작물 복사 문제로 소송에 휘말린 대학들이 이번에는 홈페이지에 사용하는 글씨체(폰트)의 저작권 때문에 홍역을 치르고 있다. 21일 대학가에 따르면 전국 360여개 대학 홍보 관계자로 구성된 한국대학홍보협의회는 23~25일 제주도에서 열리는 세미나에서 글씨체 저작권 문제에 대한 공동 대응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윤디자인연구소, 산돌커뮤니케이션 등 폰트 제작업체들은 최근 각 대학에 ‘저작권료를 내지 않으면 소송을 제기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폰트 업체들은 대학들이 인터넷 홈페이지와 통합이미지(UI), 인쇄물에 자신들이 공들여 만든 글씨체를 무단 사용한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한양대, 한양사이버대, 한양여대는 지난해 10월 윤디자인연구소와 폰트 사용권 계약을 했다. 건국대와 동국대, 동신대, 전남대 등도 최근 정식으로 사용권을 얻었다. 폰트 사용료가 컴퓨터 1대당 100만원 수준이어서 전산 업무나 홈페이지 구축 등 관련 부서에서만 최소화해 사용하고 있다. 한 대학 관계자는 “폰트 업체가 법무법인을 끼고 ‘무단으로 글씨를 사용해 저작권을 훼손했다’며 일방적으로 통보해 당황스러웠다”면서 “그동안 쓴 것에 대한 손해배상까지 청구한 상태라 법률 대응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다른 학교 관계자는 “사익을 목적으로 하는 기업도 아닌데 너무 깐깐하게 저작권을 따지니 아쉽다”면서 “저작권 업체들의 지나친 횡포에 대해서는 정부에 대책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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