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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국경 장벽서 떨궈진 어린 자매, 뉴욕 사는 부모 만난다

    美 국경 장벽서 떨궈진 어린 자매, 뉴욕 사는 부모 만난다

    밀입국 브로커들이 국경장벽 아래로 떨군 에콰도르 국적 자매가 곧 뉴욕에 있는 친부모와 상봉한다. 7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는 스페인어 방송사 텔레문도 보도를 인용해 미국 뉴멕시코주 사막과 멕시코를 가르는 국경 지역에서 구조된 5살, 3살 자매가 조만간 친부모와 재회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미국 휴스턴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은 7일 국경장벽에서 구조된 자매의 친부모 소재를 파악했다고 밝혔다. 대사관 관계자는 “미-멕시코 국경장벽에서 발견된 에콰도르 국적의 어린 자매 야스미나(5), 야렐리(3)가 뉴욕에서 친부모와 재회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 5일 영상통화로 만난 소녀들은 아주 건강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현재 뉴욕에 거주 중인 것으로 알려진 자매의 부모는 불법 이민자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이들 자매는 지난달 31일 미국과 멕시코를 가르는 국경장벽 아래에서 미 국경순찰대에 구조됐다. 당시 감시카메라에는 밀입국 브로커들이 자매를 4m 높이 국경장벽 아래로 떨군 뒤 도망가는 장면이 포착돼 충격을 안겼다. 상황을 실시간으로 지켜본 국경순찰대 엘패소 지구대장 글로리아 차베즈는 “밀입국 브로커들이 아무 잘못도 없는 아이들을 잔인하게 떨어트린 것에 충격을 받았다”며 “순찰대원들이 발견하지 못했다면 아이들은 사막의 혹독한 환경에 노출됐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관련 기관 보호를 받고 있는 자매는 이제 부모와 만날 날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지난 2일 자매의 근황 사진을 공개한 차베즈 대장은 “자매는 현재 관련 기관에서 보호 중으로 건강에 문제없이 잘 지내고 있다. 구조 후 사무실에 와 배가 고프다고 말해 바나나와 주스 등 먹을 것을 줬다”고 설명했다.최근 미국과 멕시코가 만나는 국경에서는 부모를 동반하지 않은 미성년 이민자가 일평균 500명 유입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가 가족 동반 입국자는 본국으로 돌려보내지만, 혼자 온 미성년자는 수용시설에 머물도록 하기 때문이다. 지난 1일 미국과 멕시코 국경을 흐르는 리오그란데강 인근에서도 니카과라 국적의 10살 이민 아동 한 명이 구조됐다. 직접 국경 순찰대 차량 쪽으로 다가온 소년은 무슨 일이냐고 묻는 순찰대원에게 “같이 온 사람들이 나를 버렸다.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다”고 흐느꼈다. 현지언론에 따르면 현재 미국 보건복지부와 세관국경보호국(CBP) 국경 시설에 수용 중인 미성년 이민자는 1만6000여 명에 달한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국대 지도자로 뭉친 여자농구 전설들, 올림픽 영광 위해 쏜다

    국대 지도자로 뭉친 여자농구 전설들, 올림픽 영광 위해 쏜다

    전주원(49)과 이미선(42). 이름만으로도 찬란한 한국 여자농구의 두 ‘레전드’ 언니들은 요즘 휴식기 아닌 휴식기를 보내고 있다. 예년 같았으면 여자프로농구 시즌이 끝나고 편히 쉬어야 할 시간이지만 오는 7월 개막하는 도쿄올림픽에 진출한 여자농구 국가대표팀 감독과 코치를 맡아 올림픽 준비에 분주하기 때문이다. 6일 서울 성북구 소재 우리은행 체육관에서 만난 전주원 대표팀 감독은 “휴가 기간인데도 통화도 자주 하고 벌써 오늘로 다섯 번째 만난다”는 말로 이미선 코치와 함께 바쁘게 보내고 있는 근황을 전했다. 한국 여자농구가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4강 신화를 쓸 때 주역으로 활약했던 전 감독과 이 코치에게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계획과 각오에 대해 들어 봤다.국대 감독·코치로 재회 구기종목 첫 女지도자 콤비 지난 1월 대한민국농구협회는 전 감독과 이 코치를 여자농구 대표팀 감독과 코치로 확정, 발표했다. 두 레전드에겐 올림픽 단체 구기종목 최초의 여성 지도자 콤비라는 타이틀이 붙었다. 각각 현역으로 뛰었던 구단에서 이들의 등번호를 영구 결번으로 남겼을 만큼 선수로서 굵직한 발자취를 남긴 두 사람은 지도자로서도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게 됐다. 전 감독과 이 코치는 나이 차이가 꽤 있다. 현역 시절 전 감독은 신한은행(전신 현대산업개발 포함), 이 코치는 삼성생명에서만 뛰어 소속팀도 달랐다. 지도자로서도 우리은행 코치, 삼성생명 코치로 팀이 겹치진 않는다. 그럼에도 두 사람이 국가대표 감독과 코치로 함께할 수 있을 정도로 깊은 사이가 된 것은 현역 시절 국가대표팀에서 룸메이트로 함께한 인연 덕분이다. 이 코치는 “처음에 언니랑 같이 방을 썼는데 나이 차가 나는데도 편안했다”고 회상했다. 전 감독은 “먹는 것도 잘 맞고 한 3~4년 미선이가 방졸을 했는데 나쁜 기억이 없다”며 웃었다. 서로 잘 맞다 보니 전 감독이 이 코치에게 올림픽 대표팀 사령탑 러닝메이트를 제안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었다. 전 감독은 “미선이가 선수로서도 영리했고 은퇴 후에도 바로 코치를 하고 있어 충분히 도움이 될 것 같았다”며 파트너를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 코치는 “나는 고민할 것 없이 언니를 믿고 가는 것”이라며 돈독한 신뢰를 자랑했다.화려한 ‘라떼 시절’의 경험 선수들에게 더 와닿을 것 국가대표 감독과 코치가 되면서 두 사람은 소속팀 코치 역할 이외에도 국가대표 지도자로서의 역할도 생각해야 했다. 엄마의 마음으로 선수 누구 하나라도 다칠까 노심초사하고 분석하면서 상대 선수를 같은 팀보다 더 눈여겨보기도 했다. 전 감독은 “비디오를 본다든가 중계를 볼 때 다른 팀 선수들을 많이 살피게 되더라”며 웃었다. 이 코치는 챔피언결정전에서 만난 박지수(23·KB)의 상태가 신경 쓰였다. 이 코치는 “지수가 챔피언결정전에서 한 번 다친 적 있는데 크게 다친 것처럼 보여서 안 다쳤으면 싶었다”고 했다. 전 감독도 “나도 TV를 보면서 ‘지수 다치면 안 되는데’라고 생각했다”고 거들었다. 두 사람이 다른 국가대표 지도자보다 더 많은 기대를 받는 까닭은 화려한 현역 시절을 보냈고, 올림픽을 직접 경험했으며 프로 무대에서 코치로 우승을 차지하는 등 성공한 농구인생을 살아왔기 때문이다. ‘라떼(나때)는 말이야’라며 꺼내는 옛날 이야기가 결코 공허한 잔소리가 되지 않는 이유다. 전 감독도 “올림픽을 직접 나가서 경험했으니 우리 얘기가 선수들에게 훨씬 와닿지 않을까 한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국 여자농구가 13년 만에 나서는 올림픽 본선 무대에서의 선전을 위해 두 지도자가 공통적으로 꼽는 과제는 팀워크다. 전 감독은 “시드니올림픽 때 뛰는 선수나 안 뛰는 선수 가릴 것 없이 팀워크가 좋았다”면서 “당시에도 성적에 대한 기대감이 낮았는데 잠깐씩 뛰는 선수들까지 자기 역할을 하며 팀이 하나가 돼 하다 보니 좋은 성적을 냈다”고 했다. 이 코치도 “시드니 때 막내여서 언니들을 응원했는데 서로 얘기도 많이 하고 희생을 많이 했다”면서 “팀워크에 하나 더 보태자면 베이징올림픽 때는 수비에도 많이 신경을 써서 성적을 냈으니 그 부분이 필요한 것 같다”고 했다.대표팀 주축 전성기… 올림픽 농구 13년 갭이 변수 여자농구 대표팀은 다음주 최종 명단이 확정된다. 가장 고민하는 포지션은 가드다. 정통 포인트가드의 역할을 하는 선수가 부족하고 여러 선수가 각자의 경쟁력이 있다 보니 고민이 깊다. 같은 조 상대팀 전력이 만만치 않은 문제도 있다. 한국(19위)은 스페인(3위), 캐나다(4위), 세르비아(8위)와 함께 A조다. 1승조차 거두기가 쉽지 않은 환경이다. 비디오 분석을 통해 살펴본 상대팀은 더 무서웠다. 전 감독은 “세르비아와 스페인이 하는 경기를 봤는데 세르비아가 만만치 않았다”면서 “유럽 선수들이 신장도 있는데 스피드까지 갖췄다”고 말했다. 같은 조 국가 중 세르비아가 세계 랭킹이 가장 낮지만 전 감독은 “세르비아가 4년 전 정도부터 두각을 나타내 랭킹이 낮은 거지 지금 실력만 보면 유럽에서 3위 안에 든다”면서 “세르비아가 그래도 낫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어서 슬프더라”고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한국은 박지수를 비롯해 대표팀 주축 선수들이 전성기를 맞았다는 희망적인 부분도 있다. 지난해 12년 만에 올림픽 진출 티켓을 따낼 수 있었던 원동력이기도 하다. 전 감독은 “지금 대표팀에 나갈 선수들이 올림픽 티켓을 따낸 것만 해도 잘해주고 있다고 볼 수 있어 고무적”이라면서 “다만 역대 전력과 비교했을 때는 올림픽에서 13년의 갭이 있어 경험이 없는 것이 많은 변수가 될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실패의 가능성이 훨씬 큰 자리지만 두 지도자는 마음을 다잡았다. 지도자가 불안해하면 선수들이 더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전 감독은 “안 될 수도 있다는 걸 알더라도 부딪쳐 보는 게 도전”이라며 “지금 대표팀 선수들은 이제 시작하는 단계이니 성과를 내지 못하더라도 실패라기보다는 경험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초의 여성 지도자란 타이틀이 달리지 않아도 국가대표 감독은 책임감이 정말 큰 자리”라면서 “영광스러운 자리이니 가진 모든 걸 쏟아부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여자농구 대표팀을 통해 두 지도자는 국민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고 소망했다. 이 코치는 “누가 봐도 박수쳐 줄 수 있는 경기를 준비하고 싶다”면서 “코로나19로 많은 사람이 힘든 상황에서 스포츠를 통해 힘을 받을 수 있게 해 주고 싶다”고 다짐했다. 글·사진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배고파요” 美 국경 장벽서 짐짝처럼 떨궈진 아이들 그후…

    “배고파요” 美 국경 장벽서 짐짝처럼 떨궈진 아이들 그후…

    미국으로 밀입국하기 위해 국경 장벽 아래로 떨궈져 충격을 안긴 어린 자매의 근황이 공개됐다.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폭스뉴스 등 현지언론은 에콰도르 국적의 3살과 5살 자매의 근황을 담은 사진을 입수했다면서 사건 후 근황을 전했다. 공개된 사진을 보면 미 국경순찰대에 구조된 두 소녀가 바나나 등 간식을 먹는 뒷모습이 보이며 그 옆에는 엘패소 지구대장인 글로리아 차베즈가 서있다. 차베즈는 지난 1일 현지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두 소녀들은 현재 관련 기관에서 보호 중으로 건강에 문제없이 잘 지내고 있다"면서 "구조 후 사무실에 와 배가 고프다고 말해 바나나와 주스 등 먹을 것을 줬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들이 어디가 부러지거나 심하게 다치지 않은 것이 감사할 따름"이라고 덧붙였다. 큰 논란을 일으킨 이번 밀입국 사건은 지난달 31일 미국 뉴멕시코주 사막과 멕시코를 가르는 국경 지역에서 발생했다. 당시 밀입국 브로커들은 어린 자매 2명을 데리고 약 4m 높이의 장벽에 걸터앉은 후 아이들을 그 너머로 떨구고 그대로 달아났다.먼저 미국 영토 쪽으로 떨어진 첫 번째 아이는 땅에 닿자마자 충격으로 앞으로 고꾸라졌으며 두번째 아이도 엉덩방아를 찧은 뒤 10초 뒤에 벽을 손을 짚고 일어섰다. 특히 위험천만한 이 장면은 미 순찰대의 감시카메라에 촬영돼 언론에 공개되면서 큰 공분을 자아냈다. 당시 이 장면을 영상으로 지켜 본 차베즈는 "영상이 너무나 무섭고 섬뜩해 아이들이 너무나 걱정됐다"면서 "만약 순찰대원들이 발견하지 못했다면 아이들은 사막의 혹독한 환경에 그대로 노출됐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보도에 따르면 조 바이든 행정부는 이처럼 미성년자들이 보호자 없이 국경을 넘는 사례가 급증해 이를 막기위해 안간힘을 쓰고있다. 미 세관국경보호국(CBP)은 올해 보호자 미동반 이주자들이 국경을 넘는 수가 18만 명 이상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SF=男들의 영역’ 편견 깬 두 여자, 소외된 존재를 그린다

    ‘SF=男들의 영역’ 편견 깬 두 여자, 소외된 존재를 그린다

    한국 작가 최초로 미국 SF 웹진 ‘클락스월드’에 단편 소설을 발표하고, 미국 최대 출판그룹 하퍼콜린스와 판권을 계약한 소설가. 1만 부도 팔리기 쉽지 않다는 요즘, 첫 소설집(‘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으로 20만 부 돌파를 목전에 둔 작가. ‘SF의 불모지’라던 한국에서 움튼 김보영·김초엽 작가의 현재다. 이들은 2004년(김보영), 2017년(김초엽) 데뷔 이래 지난해 역대 최다 판매량을 기록한 ‘SF 전성시대’를 견인하는 여성 작가들이다. 전직 게임 시나리오 작가 및 기획자(김보영), 포스텍에서 생화학 석사 학위를 받은 과학도(김초엽)라는 정체성에서도 이들이 걸어온 결연한 길이 느껴진다. 먼저 가고 따라가다 이제는 함께 가는 두 작가를 서울 중구 정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근황이 궁금합니다. 코로나19로 ‘SF적인 시국’에 어떻게 지냈나요. 김보영 사실 소설가는 가장 타격을 덜 입은 직종이라, 지금 고생하시는 분들 생각하면 뭐라고 할 말이 없어요. 제 일상은 변화가 없고 강원도 집(평창)에서 계속 쓰고 있어요. 서울에서 사소한 일로 부르는 일이 많았는데, 이제는 그런 게 없어져서 오히려 작업할 시간이 늘어 편한 게 있어요. 김초엽 동료 작가 중에 강연 많이 하시는 분들은 타격이 크더라고요. 저도 주위 상황을 보면서 마음이 안 좋았고요. 원래 카페나 공용 작업실에서 글을 쓰다가 지난해 하반기에 원룸을 구해서 작업실로 쓰고 있어요.-한국 SF 문학계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두 분인데요. 처음 SF를 만난 순간을 떠올려 본다면요. 김초엽 어렸을 때 과학에 빠졌는데 과학 논픽션 작가들이 SF를 레퍼런스로 많이 다루더라고요. 한국 SF 소설을 접한 건 고등학교 2학년 때 배명훈 작가의 ‘타워’가 처음이었어요. 제가 SF 소설에 갖고 있던 생각처럼 진지하거나 심각하지 않고 유쾌하더라고요. 그 무렵 세계 천문의 해 기념으로 나온 앤솔러지 ‘백만광년의 고독’에서 김보영 작가님 작품도 보게 됐어요. ‘지구의 하늘에는 별이 빛나고 있다’를 보고 완전 감동받았죠. 김보영 너무 감동이네요. 눈물 날 거 같아(웃음). 제가 어릴 때는 한국에 SF라는 명칭을 단 책이 거의 나오지 않았고, 인터넷도 없었어요. 그런데 초등학교 들어가니 방학숙제로 과학도서 독후감이 있더라고요. 서점에 가 보니 매대 근처에 ‘SF’라고 쓰인 책이 몇 권 있었어요. 해문사에서 나온 아동용 SF 시리즈였는데 그 책을 사서 독후감을 냈더니 선생님이 받아 주더라고요. 어느 시점부터 그 책들이 다른 책에 비해 미친 듯이 재밌었어요. 생각해 보면 사실 그 이전부터 저는 환상 소설을 좋아했어요.-SF를 직접 쓰게 된 건요. 김초엽 그건 훨씬 더 나중이었어요. 재밌게 읽다가 학교(포스텍)에서 SF를 다루는 수업을 들었어요. 그때 ‘나 SF 좋아했었지’라는 생각이 되살아났고요. 교내 공모전도 몇 번 열렸었는데 그게 소설을 직접 써 보는 계기가 됐어요. 김보영 어릴 때부터 썼는데, 어른들에게 보여 줄 용도로 동화를 쓰고 아무도 안 보여 줄 용도로 SF를 썼어요. 사실 저는 우리가 어릴 때 접하는 작품이 다 기본적으로 환상이나 SF라고 생각해요. 한국에서는 SF와 판타지가 확연하게 두 언어인데, 사실은 중국에서도 ‘과환’이라고 하죠. 우리는 휴고상을 SF에 주는 상으로 인식하는데 ‘해리포터’도 휴고상을 탔어요. 그래도 왜 판타지가 아니라 SF를 쓰느냐면 현대의 환상은 과학이니까요. 제 안에서 나오는 가장 기본적인 형태의 소설을 썼을 때 SF였어요. -김보영 작가님은 게임 시나리오 기획자였고, 김초엽 작가님은 생화학을 전공한 과학도입니다. 둘 다 한국에서는 남성의 영역으로 여겨지는데 SF도 기실 그런 측면이 있죠. 지나온 시간을 회상해 본다면요. 김초엽 제가 대학 다니던 때가 페미니즘 리부트 시기와 겹쳐서…. 제 또래 여학생들은 대부분 페미니즘 전사로 거듭났어요. 막상 작가가 되니까 여기는 생각보다 괜찮더라고요. 아무래도 여성들이 많은 분야이기도 하고 ‘미투’ 등 성폭력에 대한 문제제기가 많이 일어난 이후에 작가로 데뷔해서 그런 거 같아요. 오히려 이공계 대학에 있을 때 차별을 많이 겪었죠. 여학생은 공대의 꽃, ‘아름이’ 취급하는 분위기가 강해서 사소하게는 조별 과제를 할 때도 여성은 떨어뜨려 배치하는 식의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많았고요. 학내에 성폭력 사건이 많아도 화제가 잘 안 됐어요. 김보영 회사에서 게임 기획자 여럿 중에 혼자 여자였는데, 다른 기획자보다 네 배를 일해도 승진은 안 되고 월급도 안 오르더군요. 회사가 커지고 다들 이사가 됐는데 저 혼자만 대리 직급이더라고요. 게임에 들어가는 텍스트 전부를 저 혼자 썼는데도…. 그래도 객관적으로 판단했을 때 ‘열 배를 하면 팀장이 되고, 내 게임도 만들 날이 오리라’는 생각이 들기는 했어요. 그런데 내가 남보다 열 배를 할 만큼 게임을 사랑하나 생각해 봤는데 그건 아닌 거예요. 그때 다 내려놨던 것 같아요. 소설을 쓰면 돈은 못 벌어도 혼자 하는 일이니 내 성취가 오롯이 내 것이 되기는 할 것 같았어요. 하지만 성별 차별을 인식하는 것은 복잡한 문제예요. 내가 모든 것을 다 잘했다는 확신을 하고, 그런 확신을 하는 내가 정신이 멀쩡한 사람인지 점검하고, 그래서 온전한 자기 확신 속에서 내가 차별받을 조건을 다 제해서 남은 것이 없는데도 상황이 기이하다 싶으면, 그때 비로소 성별을 생각하게 돼요. 차별은 내가 가진 모든 것에서 오니까요. SF를 남성의 영역으로 보는 시각에 대해 말하자면 온라인 서점 알라딘이 독자 성비를 공개하고 있거든요. 독서 인구의 80%가 여성이고, 그중에서 SF는 남성이 약간 많은 장르이긴 해도 여전히 웬만한 책이 여자 7 남자 3 수준이에요.(알라딘 통계 기준 2010~2020 SF 여성 독자의 비중은 63.2%.) 다른 분야에 비해 약간 남자가 많다는 이유로 SF를 남성의 영역으로 속여 왔던 거죠. -그에 못지않게 ‘한국은 SF의 불모지’라는 말도 클리셰에 가까워요. 실제 김보영 작가님은 2004년 데뷔 후 첫 단편집을 내려고 했을 때 출판사로부터 “한 번도 국내 작가의 단독 SF 단편집을 출간한 적이 없다”는 말을 들었다면서요. 김보영 그 당시만 해도 한국에서 SF를 출간할 수 있다는 기대는 한 점도 없었어요. 듀나(1997년부터 SF 소설집을 출간한 ‘얼굴 없는’ 작가)는 있었는데 듀나는 듀나인 거죠. 그래서 인터넷에 올리는 것으로 만족하자고 생각했는데 그해 공모전(2004년 제1회 과학기술 창작문예 중편소설 부문)에서 당선이 됐어요. 사실 기반 없이 공모전만 생긴 거여서 책을 낼 수 있는 출판사도 없었어요. 그래도 공모전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실감을 한 게 어쨌든 작가를 만들었기 때문에 그들이 살려고 뭐든 해서 지금의 환경을 만들었던 거 같아요. 사실 저는 SF가 아닌 다른 것을 하려고 했지만 써지지가 않았어요. SF가 제게는 소설의 원형적인 형태였으니까요. 뭐가 안 되는 것도 무언가가 되는 길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김초엽 저도 데뷔하고 나서 SF 지면이 거의 없다는 게 고민이었어요. 한정된 SF 지면이었지만 기회가 주어져 책을 빨리 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당시 한국문학 분위기가 바뀌어서 예전에는 SF를 싣지 않았을 법한 곳에서 지면을 준다든지, 순문학을 출간하던 출판사에서 먼저 연락이 와서 단행본 계약을 하기도 했죠. 한국 문학계도 예전보다는 재밌고 잘 읽히는 이야기들을 선호하면서 독자 친화적인 환경으로 바뀌지 않았나 싶고요. 그러면서도 가볍게만 보지 않고 그 안에서 의미를 찾아내는 분위기가 있는 게, 제 활동 시기랑 맞아떨어졌던 거 같아요. 김보영 사실은 김초엽이 분위기를 바꾸고 문을 연 것이 크지요. 그래서 이후의 작가들도, 실은 이전의 작가인 저도 그 열린 문으로 갈 수 있었고요. 그 점에서 참 고맙죠. 두 작가가 만드는 SF 세상에서는 지금껏 조명되지 않았던 존재가 서사의 중심에 선다. 사이보그의 몸을 한 여성 우주인과 할머니 과학자(김초엽), ‘합성신체’를 통해 성전환이 가능해진 사회, 사람의 몸에 들어간 인공지능(김보영) 등이 그렇다. 광활한 우주에 백인 남성이 등장해 때려 부수는 미국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SF의 전부가 아님을 알게 한다. -두 분의 소설은 소외된 존재를 향합니다. 여성 서사에 대한 조명도 두드러지고요. 그래서인지 한국의 SF는 ‘올바른 장르’라는 느낌이 드는데요. 김초엽 SF가 그러한 장르적 특성을 갖고 있다기보다는 독자들의 선택에 의해서 추려진 거 같아요. 사실 SF라고 해서 윤리적이진 않아요. 예전 SF 작품들 보면 백인 남성을 기준으로 제국주의적인 면모가 많이 드러나죠. 현대로 넘어오면서 다양성을 더욱 추구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리얼리즘 문학에 비해서는 작가의 사상이 좀더 선명하게 구현되는 장르예요. 현실에 비해 차별을 재현하더라도 선택적으로 보여 줄 수 있으니까요. 한국의 SF가 그렇다기보다는 동시대 SF가 다양성을 추구한다고 생각하고요. 한편으로는 걱정이 되는 게 어떤 소설에 윤리적이라는 프레임이 붙어버리면 무결함에 대한 강요가 될 수 있어요. 비판받을 지점이 있다 하더라도 사회적 맥락에서 읽혀야 하고요. 지금 같은 경우는 아무래도 독자들이 지친 게 있다 보니 이 작품이 ‘클린하다’, ‘여성 서사다’라고 말씀하시는 경향이 있죠. 김보영 셰릴 빈트(SF 학술지 ‘과학소설연구’ 편집장)가 쓴 ‘에스에프 에스프리’라는 비평서에서 ‘SF는 세 종류가 있다’고 해요. 흔히 생각하는 스페이스 오페라처럼 모험을 떠나는 작품, 미래 세상이 어떻게 변할 것인가를 과학적으로 탐구하는 작품, 새로운 윤리나 철학을 실험하는 작품이 있다고요. 셋은 굉장히 다른데 모두 SF로 묶이고 있다는 말로 책이 시작되는데요. 한국에는 이들이 전부 다 균형 있게 들어오지 않아서 일률적으로 보이는 듯해요. 사실 지금은 종류별로 다양하게 나오고 있고 독자들이 선호하는 작품이 가시적으로 드러나고 있다고 생각해요. 말하자면 지금 한국 독자들이 저 세 SF 중에서 세 번째를 선호하고 있다고 봐야 하는 거죠. 어쨌든 한국 SF의 초창기에 듀나가 있었고 저도 있었고요. 정세랑·김초엽·천선란·문목하 작가 같은 분들이 계셔서 ‘이 역사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봐요. 그런 생각을 하면 기분이 좋아요.
  • 진짜 여자가 된 ‘남자 바비인형’의 근황 공개

    진짜 여자가 된 ‘남자 바비인형’의 근황 공개

    바비인형의 남차친구 '캔'이 되고 싶어서 무려 150회나 성형수술을 감행했던 지구인 '로드리고 알베스' 기억하시나요?  로드리고 알베스가 이제는 '제시카 알베스'가 됐다고 하는데요! 숱한 성형과 시술로 외모를 바꾸더니, 급기야 성별까지 바꾸고 진짜 여자가 된 로드리고 알베스. '썸' 탈 생각에 들뜬 나날을 보내고 있다는 알베스의 달라진 모습을 포착했습니다.  이전보다 더 충격적이지만 누구보다도 행복하다는 '제시카'의 근황, [지구인극장]에서 지금 바로 확인하세요!!  구성·출연 송현서 / 촬영·편집 박소현
  • “조금만 뭘해도 시끄러워”…김제동, 욕먹는 이유가 뭐예요?[이슈픽]

    “조금만 뭘해도 시끄러워”…김제동, 욕먹는 이유가 뭐예요?[이슈픽]

    ‘고액 강연’ 논란 이후 첫 대외 활동전문가 7인과의 인터뷰 책으로 펴내기본소득 도입 필요성 강조 ‘눈길’유재석·이효리 언급 “미안하다” 고액 강연료 논란으로 공식 활동을 중단했던 방송인 김제동이 신간 발매를 기념한 온라인 북토크 행사로 약 2년 만에 대중앞에 섰다. 김제동은 자신이 쓴 신간 ‘질문이 답이 되는 순간’의 출간 기념행사로 열린 유튜브 공원생활 채널에서 “최근에 포크레인 자격증(건설기계 조종사 면허)를 땄고, 다음달에는 지게차 자격증을 준비하고 있다”며 “재봉틀도 배워서 올해 말까지 세례 받을 때 대부를 서준 박용만(두산그룹 회장) 대부님께 목도리 60개를 만들어 드리기로 했다”고 근황을 전했다. 김제동은 “이번 책은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하면 조금 더 행복하고 재미있게 살 수 있을지에 대해 여러 사람과 만나 물어보며 쓴 책”이라며 “각자 답은 달랐지만 그분들에게 많은 답을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효리, 촌에 있어서 괜찮다고” 김제동은 이날 추천사를 써준 방송인 유재석과 이효리를 언급했다. 그는 “이런데서 솔직하게 이야기해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제가 뭘하면 시끄럽다. 좋아해주시는 분들도 많지만 제가 무슨 일을 하면 그것 자체가 다른 의미로 읽히는 경우가 많다”며 “이 책은 그런 분들까지 포함해서 이야기해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만들었다)”고 밝혔다. 김제동은 “그런 과정에서 추천사를 써준 이효리 씨한테 시끄럽게 해서 미안하다. 주위 사람들한테 피해가 갈까봐 늘 미안하고 고민이 되는 경우가 많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이효리에게) 전화해서 ‘괜히 나 때문에 너까지 시끄럽게 해서 미안하다’ 했더니 ‘여기 촌이라서 잘 안 들려. 걱정하지마’라고 했다”며 “자주 만나지 못해도 위안이 되는 사이가 있고, 그런 말 한마디로 살아갈 만한 힘을 주는 사이가 있지 않나. 저는 이 책이 여러분에게 그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제동, 책 통해 ‘기본소득의 필요성’ 강조 김제동의 신간 ‘질문이 답이 되는 순간’은 이 시대 가장 주목받는 전문가 7인을 만나 나눈 인터뷰를 담은 책이다. 물리학자 김상욱 경희대 물리학과 교수, 건축가 유현준 홍익대 교수, 천문학자 심채경 한국천문교육원 우주과학본부 선임연구원, 경제전문가 이원재 LAB2050 대표, 뇌과학자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 이정모 국립과천과학관 관장, 대중문화전문가 김창남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와의 대담을 담았다. 김재동은 이원재 대표와의 인터뷰를 통해 느낀 기본소득의 필요성도 강조하기도 했다. 김제동은 “정치인들은 젊은 사람에게 기본소득을 주면 게을러질 거라고 하는데 그건 실생활을 안 해봐서 그런 것”이라며 “기본소득을 헌법의 기본권과 연결지으면 투표권 만큼 경제적 주권이 있어야 자기가 사는 세상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관심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당장 도입이 어렵다면 10~30대를 대상으로 먼저 적용하는 것도 방법이 될 것”이라고도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90분에 1550만원” 김제동 고액 강연료 논란, 뭐길래? 김제동은 지난 2019년, 대전 대덕구청 초청으로 2시간에 1550만원짜리 강연을 한다고 알려져 논란을 샀고, 이후 활동을 중단했다. 당시 대덕구의회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의원들은 재정자립도 16%대의 열악한 지자체인 대덕구가 2시간에 1550만원짜리 강연을 여는 건 “상식에 맞지 않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물론 고액의 강연료를 받는 건 김 씨뿐만은 아니다. 많은 연예인들이 기업이나 지역자치단체의 요청을 받아 고액을 받고 강연을 한다. 이들이 받는 강연료는 적게는 수백만원, 많게는 수천만원 수준으로 일반인들의 시각으로 봤을 때 높은 금액이다. 하지만 김제동은 단순히 받는 액수를 떠나 그의 그간 정치적 발언 등이 함께 언급되며 논란을 샀다는 평가다.탁현민 “김제동, 욕먹는 이유 이해 할 수 없다” 김제동의 ‘지자체 고액 강연료’ 논란과 관련해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의 발언 역시 화제가 됐다. 당시 탁 의전비서관은 MBC라디오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에 출연해 “김씨가 욕을 먹는 이유를 저로서는 이해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 주최 연사 초청 강연에는 강사료가 정해져 있고 소위 특1급 강사가 시간당 최대 40만원’이라는 지적에 대해 “그런 강연은 (대상이) 현직 공무원이거나 말 그대로 강연회를 기획하는 데 있어서의 비용에 대한 가이드라인일 것”이라며 “그 비용이면 대한민국에서 강연할 수 있는 사람은 연예인 중에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대로 시간당 10만~20만원을 받고 본인의 스케줄을 조정해 공무원들 앞에서 이야기할 만한 그런 연사를 찾기는 어렵다”며 “김씨 같은 경우 지자체에서 주최하고 기획사가 주관하는 행사였을 것”이라고 밝혔다. 탁 자문위원은 “30만~40만원을 주고 어떤 강사를 불러서 30~40명 공무원 또는 관계자들이 강연을 들었을 때의 만족감·밀도·가치와 김씨에게 1500만원을 주고 4000~5000명의 시민이 앉아서 그 토크쇼를 볼 때의 가치를 비교해볼 필요가 있다”며 “무조건 총액이 많다는 문제만 따질 게 아니다. 지자체 강연료가 높다고 하고 그게 문제라고 해도 그게 김씨가 욕을 먹을 일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김제동은 평소 사회 전반적인 문제에 대해 날카로운 지적을 해온 인물이다. 하지만 고액 강연료 논란 당시 별다른 발언없이 침묵했다. 또 그는 과거 정유라 입시 비리와 관련해 “열심히 공부하는 청소년들의 의지를 꺾었으며 아빠 엄마들에게 열패감을 안겼다면 헌법 제 34조 위반이고 내란이다”며 강력하게 일침을 날린 것과 달리,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켰다. 이런 이유로 당시 일각에서 “지자체, 편향된 연예인에게 고액 지불”, “여권에서 밀어주는 연예인”, “좌파 연예인이 거액 받는다”는 의견 등이 나온 것이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방시혁 홀쭉해진 근황… 건강한 다이어트법 8가지 [헬스픽]

    방시혁 홀쭉해진 근황… 건강한 다이어트법 8가지 [헬스픽]

    16년간 빅히트를 이끌어온 방시혁(49) 의장이 최근 다이어트에 성공한 모습으로 등장해 화제다. 방시혁은 지난 19일 ‘하이브(HYBE)’로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자리에서 “음악, 아티스트, 엔터테인먼트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더 많은 영역에서 경계없이 음악의 변주를 시도하고 있다. 저희가 하는 일을 설명하기에 빅히트 엔터테인먼트라는 이름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빅히트의 조직 변화만큼이나 방시혁의 변화된 모습도 관심을 모았다. 방시혁은 한때 살이 많이 찐 모습으로 팬들의 걱정을 샀다. 방탄소년단 멤버들도 시상식에서 “다이어트 꼭 성공하시라. 오래오래 건강하게 함께하자는 약속지켜달라”며 당부했던 만큼 방시혁의 건강해진 모습을 두고 다행스럽다는 반응이 이어졌다.체중을 감량하면 에너지와 활력이 생기고 전체적인 컨디션도 좋아진다. 그렇다면 건강한 다이어트를 하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이 있을까. 뻔한 이야기지만 절대 배신하지 않는 원칙 8가지를 소개한다. ① 신진대사 증가시키기신진대사는 에너지 소모량을 조절한다. 신진대사가 증가되면 더 많은 칼로리를 소모하게 된다. 따라서 쉽게 살이 빠지는 체질로 변한다. 중간 강도의 운동을 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물을 마시고 신진대사를 증가시키는 식품을 챙겨 먹어야 한다. 카옌 페퍼, 시나몬, 녹차, 아보카도, 코코넛 오일, 자몽, 마늘 등이 신진대사를 높이는데 도움을 준다. ② 포만감 주는 음식 먼저 먹기배고픔을 자주 느낀다면 포만감을 주는 음식 먼저 먹어 보자. 이렇게 하면 적은 양을 먹어도 포만감을 느낄 수 있다. 과일 스무디, 야채 파이, 콩류, 견과류 (튀기거나 소금 첨가된 것은 제외), 아마씨 또는 치아씨, 통곡물 등 섬유질이 풍부한 식품을 먹는 것이 도움이 된다. ③ 물 많이 마시기평소보다 물도 더 많이 마셔야 한다. 포만감이 생길 뿐만 아니라 섬유질 소화도 더 잘 된다. 많은 사람들이 배가 고프다고 생각하지만 이때 물을 마시면 배가 고픈 것이 아니라 목이 말랐다는 것을 깨닫는다.④건강한 지방 선택하기저지방 식단은 효과가 없다. 오히려 건강한 지방을 챙겨 먹어야 한다. 단, 품질이 좋은 지방이어야 한다. 건강한 지방을 섭취하면 신진 대사가 가속화된다. 건강한 지방이 풍부한 식품은 코코넛 오일, 올리브 오일, 아보카도, 견과류, 씨앗류, 달걀 노른자, 버터 등이 있다. ⑤고품질 단백질 섭취하기단백질도 잘 챙겨 먹어야 한다. 단백질은 신진 대사를 활발히 만들고 운동 이후 근육량을 증가시켜 체지방량을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 단백질은 고기에만 있는게 아니다. 생선, 달걀, 유제품, 콩류,말린 견과류나 씨 등을 섭취해 식물성 단백질과 동물성 단백질을 골고루 먹어야 한다. ⑥탄수화물 적게 먹기건강하지 않은 탄수화물을 많이 먹는 경향이 있다. 빵, 파스타, 피자 등의 음식이 전부 탄수화물이다. 탄수화물 섭취량은 줄이고 대신 영양가가 많은 현미, 오트밀, 퀴노아, 메밀, 고구마, 바나나 등을 먹는 것이 좋다. ⑦꼭꼭 씹어 먹기꼭꼭 씹어 먹어야 소화가 잘 되고 영양분도 더 잘 흡수된다. 또 더 빨리 포만감을 느낄 수 있어 덜 먹게 된다. 다이어트를 위해서는 빨리 먹는 습관을 고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사무실이나 스트레스를 받는 곳, 긴장되는 곳에서는 가급적 식사를 피하는 것이 좋다. ⑧ 즐겁게 먹기즐겁게 식사해야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할 점이다. 그래야 더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고, 좋은 기분을 유지할 수 있다. 기분이 나쁘거나 우울해졌을 때 먹지 말아야 할 음식을 먹게 되기 쉽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내 머릿속의 모든 것 글로 남기고 떠날 것”

    “내 머릿속의 모든 것 글로 남기고 떠날 것”

    “죽음은 누구에게나 두렵고 불안한 것이죠. 하지만 ‘어제 내가 세상을 떠났으면 오늘 내가 하는 것을 못하게 됐을 것이다’라고 생각하면 죽음을 앞둔 사람은 그 어느 때보다 진실한 하루하루를 보내게 될 겁니다. 인간은 죽는 순간까지 자신이 몰랐던 것을 배우는 존재거든요.” ‘한국 지성사의 산증인’ 이어령(87) 전 문화부 장관은 끝자락까지 지성의 끈을 놓지 않으려는 듯 보였다. “한 사람의 죽음으로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것은 본인이 아니라 주변 사람들”이라면서 “건강이 다할 때까지 머릿속에 들어간 모든 것을 마지막 한 자까지 글로 남기고 떠나려 한다”는 말엔 한국을 대표하는 석학으로서의 책임감이 묵직하게 느껴졌다. 이 전 장관은 서울신문을 포함한 언론사 논설위원과 문학 평론가·대학교수 등을 두루 거쳤고 행정가로서도 활약했다. 2017년 암 선고를 받은 뒤 치료를 마다한 채 기력을 다해 집필 활동을 이어 가고 있다. 최근에는 9년 전 암으로 세상을 떠난 딸 이민아 목사를 추모하는 에세이 ‘딸에게 보내는 굿나잇 키스’(열림원) 개정판을 출간했다.외부와의 접촉을 자제하는 이 전 장관은 지난 22일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처음엔 민아 생전에 서로 못다 한 말들이 남아 이 책을 썼다”면서 “민아의 10주기가 가까워지면서 그가 남긴 사랑의 자취를 돌아보며 죽음이 끝이 아니라는 생각과 슬픔을 참았던 것을 아름답게 승화시키는 의미에서 다시 책을 냈다”고 밝혔다. “내가 딸의 10주기인 내년까지 살 수 있을지 불투명해 출간 일정을 앞당겼다”고 덧붙였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검사와 변호사로 일했던 이민아 목사는 첫아이를 먼저 하늘로 보낸 아픔을 겪은 뒤 목회자의 길을 걸었다. 위암 판정을 받고 영면에 든 때가 2012년 3월이다. 책은 이 과정을 따라가는 각각 단편 에세이와 편지를 엮어 동시대 부모 마음을 애틋하게 대변한다. 굿나잇 키스를 기대하며 서재 앞을 서성이던 딸을 안아 주지 못했던 아픈 기억이, 책 제목에 녹아들었다. 이 전 장관은 2015년 4월에 낸 책의 초판 서문에 “사랑하는 이를 잃은 세상 모든 이에게 바친다”고 썼다. 이번 개정판 서문은 깊은 슬픔을 달래지 못한 그때에서 벗어나 감내하고 기꺼이 표출하는 느낌이랄까. “네가 돌아왔구나. 널 잃고 황량했던 내 가슴에 꽃으로 새로 돌아왔구나. 민아야 이제 눈치 볼 것 없이 엉엉 울어도 된다.” 그는 “슬픔보다 새로 발견한 죽음의 문제, 그리고 그동안 오랫동안 생각했던 딸과의 문제에 초점을 두고자 했다”고 소개했다. 초판에 실렸으나 이번 개정판에서 빠지게 된 시들은 저자가 새로 쓴 시들과 함께 내년에 시집으로 출간할 예정이다. 이 전 장관은 “딸이 ‘시험이 싫지만 아버지의 사랑을 받고 싶어 시험공부를 열심히 했다’고 인터뷰한 것을 뒤늦게 알고 가슴이 아팠다”고 떠올렸다. “아이가 외로웠는데 물질적 환경이 나아지면 행복을 줄 것으로 생각했지. 죽음을 앞뒀을 때 죽음을 통해 서로의 마음을 알게 된 겁니다.” 이 전 장관에게 가족은 어떤 의미일까. “개인을 비행기로 보면 가족은 사회로 나가고 들어오는 일종의 활주로와 같아요. 긴 활주로는 떠날 때도 돌아올 때도 속도를 늦춰 줄 때까지 받아 주는 너그러움이 있는 거죠.” 무신론자였던 이 전 장관은 독실한 신자 민아의 영향으로 기독교에 귀의했다. 그는 “종교를 믿는 순간 가정이 회복되고 사랑이 회복되고 용서하게 된다”면서 “기독교에선 사랑보다 용서가 더 큰데, 증오와 갈등으로 뒤덮인 지금은 온 사회가 용서할 만큼 마음이 너그럽지 않다”고 우려했다. 그는 “신이 실제로 존재하느냐, 우리가 어려울 때 신이 왔느냐고 묻는 사람들이 있는데, 신은 오는 게 아니라 맞이하는 것”이라며 “신이 있느냐를 묻기 전에 내가 남을 용서하고 사랑할 수 있느냐고 물어야 한다. 남을 용서할 수 있다면 신이 존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장관은 한국 현대사에서 문화적으로 전환점이 됐던 순간으로 1988년 서울올림픽과 2002년 한일월드컵, 2016년 인공지능(AI)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국을 꼽았다. 그는 “AI 혁명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가 천차만별로 달라지기 때문에 ‘알파고의 추억’이라는 책을 집필 중”이라고 근황을 전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나랏밥 먹으려거든 염치를 알라”

    “나랏밥 먹으려거든 염치를 알라”

    “공직자들은 스스로 부끄러움을 느끼는 ‘염치’를 회복해야 합니다. 직책을 통해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에 선한 영향을 끼쳐야지요. 그럴 자신이 없으면 높은 자리를 맡으면 안 됩니다.” 23일 서울 마포 한 카페에서 만난 한재훈(50) 연세대 국학연구원 연구교수는 상투를 틀어 올린 머리에 유건(儒巾)을 쓴 조선시대 선비 차림이었다. 하지만 그 역시 우리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었다. 컴퓨터그래픽 강사였던 아내와 함께 네 살 아들의 교육 문제를 고민하고, 위정자들의 ‘내로남불’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부동산 투기에 분노했다. 요즘 근황을 묻자 “코로나19로 시민 등을 대상으로 한 동양고전 강좌를 비대면으로 전환했는데, 퇴계 이황의 ‘고경중마방’(마음 닦는 글) 등을 강의하고 있다”고 했다. 서당에서 한학을 공부하고 검정고시를 통해 고려대에 입학해 동양철학 박사 학위를 받은 독특한 이력을 가진 그는 요즘 세상 돌아가는 것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눈에 띄는 한복 차림이다. 주위 시선이 불편하지 않나. “저를 그저 ‘옛날 사람’으로 보는 이들이 있다. 학계에서도 퇴계 철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학자인 저를 그저 한문 공부를 한 사람 정도로 여기곤 한다. 그래서 가끔 어느 곳에도 속하지 않은 ‘경계인’이라는 생각도 든다. 현대 사회를 거부하거나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으로 보는 시선도 있다. 제가 활동하는 동양철학계나 전통 학문 분야에서 이런 선입견이나 편견이 더 심하다. 하지만 이 모습으로 살아가는 것이 왜 ‘고집’으로 받아들여지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제가 불편한 것은 ‘한복’이 아니라 한복 차림에 대한 선입견과 편견이다. 저는 조선시대 사람이 아니라 21세기를 살고 있는 현대인이다. 우리나라는 사상과 종교의 자유가 보장된 나라다. 중요한 것은 외모가 아니라 그 사람이 무엇을 바라보고 어디를 지향하느냐다.” ●15년 한학 공부… 검정고시로 대입 치러 -서당에서 15년 동안 한학 공부를 할 때 어려운 점은 없었나. “한학 공부 자체보다 자신에게 ‘나는 왜 이런 공부를 하고, 또 해야만 하나’에 관해 스스로 납득시켜야 했는데, 그게 더 어려운 과제였다. ‘진정한 인간이 되는 공부’가 중요하다는 아버님(한양원 전 한국민족종교협의회장)의 뜻에 따라 우리 삼형제는 정규 교육을 받지 않고 서당에서 ‘논어’, ‘맹자’ 등 고전을 배웠다. 아버지의 교육철학은 ‘교육은 배우는 사람에게 어떤 직업을 갖도록 하려는 데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어떤 일이든 ‘된 사람’이 그 일을 하게 하려는 데 목적이 있다’는 것이다. 제대로 된 사람이 아닌 사람이 농사를 지으면 그 농산물을 먹을 수 없고, 그런 사람이 만든 공산품은 쓸 수 없는 물건이라고 하셨다. ‘직업 교육’ 이전에 ‘인간 교육’이 먼저라는 것이다.” -서당 공부 이후 대학에 진학한 이유는. “우리 삼형제 중 한 사람 정도는 대학에 가서 현대 학문을 겸해 보는 것도 좋지 않겠느냐는 아버지의 권유에 따른 것이다. 서당에서 공부한 우리의 철학과 사상, 역사와 문화를 다른 사람에게 전하려면 우리 사회에서 통용되는 말과 글, 생각을 정리·해석하는 기법을 배워야 했기 때문이다.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굴로 들어가야 한다는 속담과 같은 맥락이다.” ●기성세대 위한 서당 적극 도입해야 -일반인과는 다른 삶을 살면서 추구하는 가치도 다르게 보인다. “우리 모두 생김새가 다르듯이 할 수 있는 일이 다르고, 그 일로 인해 보람과 가치를 느끼는 것도 다르다. 우리의 전통 속에 묻혀 있는 철학과 사상을 여러 사람들에게 알려 우리 사회에 좋은 영향을 끼치고 싶다. 우리 전통에 대한 이해가 부족할 뿐 아니라 심각하게 왜곡된 측면도 있기 때문이다. 서양에만 눈을 돌릴 게 아니라 우리 전통 안에서 좋은 길을 찾아야 한다. 제 강의나 글이 사람들에게 새로운 ‘생각의 길’을 찾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오늘날 서당 공부가 무슨 의미가 있는가. “서당은 우리의 전통 사유가 스며들어 있는 하나의 ‘문화’다. 단순히 ‘논어’, ‘맹자’를 읽는 데서 그치는 게 아니라 선인들이 다양한 문제 상황들을 해결해 온 경험의 축적을 음미하고 그러한 경험 및 가치를 통해 지금 우리가 직면한 문제에 새로운 해결의 단초를 찾아보는 데 의미가 있다. 과거 서당은 어린아이들에게 한자를 가르치면서 동시에 인성교육과 예절교육도 병행했다. 지금도 이런 교육을 서당이 담당해야 한다. 나아가 고령화 시대에 걸맞게 자신이 살아온 삶을 회상하고 정리하는 기성세대를 위한 서당을 적극 도입할 필요가 있다.” -우리 교육의 문제는. “현재 교육은 모든 것이 경제 논리에 수렴되는 것 같다. 초중고 시절 배워야 할 지식과 지혜, 경험이 있는 법인데 이런 것들을 모두 무시하고 좋은 대학에 진학해 연봉 높은 직장을 구하는 게 교육의 목적이 됐다. 저의 경우 서당에서 공부한 것은 너무 많지만 노량진에서 대입 학원을 다닐 때는 무엇을 배웠는지 모르겠다. 현 교육 시스템은 오로지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것만 가르친다. 학교 교육이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해선 안 된다.” ●배움의 길 열어주는 동양고전의 충만함 -현대인들이 동양고전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동양고전은 ‘나를 위한 학문’, 즉 ‘위기지학’(爲己之學)의 길을 열어 준다. 배움을 통해 앎을 얻게 되고, 그 앎으로 인해 나의 관점과 사유가 성장하고, 그 결과 보다 넓고 깊고 높은 차원에서 생각할 수 있게 된다. 제 강의를 듣는 분들로부터 ‘동양고전을 읽다 보면 교회나 성당, 절에서 좋은 말씀을 듣는 것과 같은 충만함을 느낀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 배움은 새로운 것을 만나서 나를 변화시키고 성숙시키는 과정이다.” -고전 중 가장 좋아하는 문장은. “‘논어’ 옹야 편의 ‘고불고(不)면 고재고재(哉哉)아?’라는 공자 말씀이다. ‘모난 술잔인 고()가 모가 나지 않았다면 고()라고 할 수 있겠는가?’라는 뜻이다. 세상의 모든 것에는 이름이 있다. 자신의 이름뿐 아니라 아버지, 어머니, 남편, 아내, 친구 등 수많은 관계 속에서 이름을 갖게 된다. 각각의 이름에는 나름의 역할이 부여돼 있다. 어떤 이름을 붙였을 때 그 이름에 걸맞은 역할에 충실해서 그 이름값을 하는 게 중요하다.” -이름값 못 하는 사회지도층의 인사 비리나 LH 사태를 어떻게 보나. “요즘 고위 공직자 및 정치권 인사들을 보면 충격을 받는다. 인사청문회에서 장관 후보자들이 법률적 책임을 지지 않으려고 도덕적인 흠결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을 많이 봤다. 지도자는 법률적 책임을 떠나 도덕적 문제에 대해서도 책임을 통감해야 하는 자리다. LH 직원 땅투기도 마찬가지다. 우리 사회가 돈만 많이 벌면 된다는 경제 논리에 매몰되다 보니 잘못을 저질러도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 -요즘 나라가 시끄럽다. 고전에서 어떤 지혜를 배울 수 있나. “우리 사회의 갈등 표출 방식이 갈수록 과격해지고 수준이 낮아지는 것 같다. 특히 각종 갈등의 중심에 선 지도층 인사들이 ‘(내 행위가) 법적으로만 문제 없으면 된다’면서 도덕적 자존감을 스스로 내팽개치는 듯한 모습을 보면 좌절감을 느낀다. 무엇보다 ‘염치’(廉恥)를 회복해야 한다. 염치는 ‘어디까지는 해도 되고 어디서부터는 하면 안 되는지’를 가르는 기준선이다. 이 기준은 스스로 정하는 것이다. 외부 평가와 무관하게 스스로 자신에게 실망하는 자율적인 부끄러움이다. 염치를 느낀다는 것은 양심이 건강하다는 증거다. 염치가 살아 있으면 사회 갈등은 많이 줄어들 것이다.” -동양고전에서 ‘좋은 정치’란 무엇인가. “최우선 순위를 국민에 두는 정치를 말한다. 하지만 요즘 정치인과 관료를 보면 그렇지 않다. 이들에게 무엇보다 ‘자존감’이 필요하다. 스스로 잘났다는 자존감이 아니라 자신이 맡은 직책을 통해 우리 사회와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정확히 인식하는 자존감이다. 장관이라는 자리는 사익을 추구하거나 명예를 누리는 자리가 아니라 그 자리를 통해 자신의 생각·철학을 실현하는 수단이 돼야 한다. 공직을 대할 때 최선을 다해 다른 이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럴 자신이 없으면 공직을 맡지 말아야 한다.” 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 ●한재훈은 누구 서울에서 태어나 일곱 살 때부터 전북 남원의 한 서당에서 15년 동안 사서삼경 등 한학을 공부했다. 그후 검정고시를 거쳐 고려대 철학과에 입학, 긴 머리를 땋고 학교를 다녀 ‘지리산 댕기동자’로 불렸다. 학부에서 동서양 철학 사상을 공부하고 대학원에서 퇴계 철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연세대 국학연구원 연구교수로 재직하며 성공회대 등에 출강하고 시민·교사 등을 대상으로 동양철학과 동양고전을 바탕으로 인문학 강연을 하고 있다. 경기도 이천에서 ‘도립서당’을 운영하는 훈장인 형을 도와 학동들을 지도하기도 한다. 저서로 ‘서당공부, 오래된 인문학의 길’ 등이 있다.
  • [인터뷰] 이어령 “내 모든 것 글로 남기고 떠날 것...죽음은 끝 아냐”

    [인터뷰] 이어령 “내 모든 것 글로 남기고 떠날 것...죽음은 끝 아냐”

    “죽음은 누구에게나 두렵고 불안한 것이죠. 하지만 ‘어제 내가 세상을 떠났으면 오늘 내가 하는 것을 못하게 됐을 것이다’라고 생각하면 죽음을 앞둔 사람은 그 어느 때보다 진실한 하루하루를 보내게 될 겁니다. 인간은 죽는 순간까지 자신이 몰랐던 것을 배우는 존재거든요.” ‘한국 지성사의 산증인’ 이어령(87) 전 문화부 장관은 끝자락까지 지성의 끈을 놓지 않으려는 듯 보였다. “한 사람의 죽음으로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것은 본인이 아니라 주변 사람들”이라면서 “건강이 다할 때까지 머릿속에 들어간 모든 것을 마지막 한 자까지 글로 남기고 떠나려 한다”는 말엔 한국을 대표하는 석학으로서 책임감이 묵직하게 느껴졌다. 이 전 장관은 서울신문을 포함한 언론사 논설위원과 문학 평론가, 대학 교수 등을 두루 거쳤고 행정가로서도 활약했다. 2017년 암 선고를 받은 뒤 치료를 마다한 채 마지막 기력까지 다해 집필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9년 전 암으로 세상을 떠난 딸 고 이민아 목사를 추모하는 에세이 ‘딸에게 보내는 굿나잇 키스’(열림원) 개정판을 출간했다. 외부와의 접촉을 자제하는 이 전 장관은 22일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처음엔 민아 생전에 서로 못다 한 말들이 남아 이 책을 썼다”면서 “민아의 10주기가 가까워지면서 그가 남긴 사랑의 자취를 돌아보며 그의 죽음이 끝이 아니라는 생각과 슬픔을 참았던 것을 아름다운 것으로 승화시키는 의미에서 책을 다시 냈다”고 밝혔다. 이어 “나 자신도 딸의 10주기인 내년까지 살 수 있을지 불투명해 출간 일정을 (9주기로) 앞당겼다”고 덧붙였다.이 전 장관의 딸 고 이민아 목사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검사와 변호사로 일했다. 첫 아이를 먼저 세상에 떠나보내는 아픔을 겪은 뒤 기독교 목회자의 길을 걸었다. 위암 판정을 받고 영면에 든 때가 2012년 3월이다. 책은 이 과정을 따라가는 각각의 단편 에세이와 편지를 엮어 동시대 부모 마음을 애틋하게 대변한다. 굿나잇 키스를 기대하며 서재 앞을 서성이던 딸을 안아주지 못한 일은 고스란히 저자의 아픔으로 남았고, 저자는 “네가 태어난 순간 나도 아버지가 됐다”고 고백한다. 이 전 장관은 2015년 4월에 낸 책의 초판 서문에 “사랑하는 이를 잃은 세상 모든 이에게 바친다”고 썼다. 이번 개정판 서문은 깊은 슬픔을 달래지 못한 그때에서 벗어나 감내하고 기꺼이 표출하는 느낌이랄까. “네가 돌아왔구나. 널 잃고 황량했던 내 가슴에 꽃으로 새로 돌아왔구나. 민아야 이제 눈치 볼 것 없이 엉엉 울어도 된다.” 그는 “슬픔보다 새로 발견한 죽음의 문제, 그리고 그동안 오랫동안 생각했던 딸과의 문제에 초점을 두고자 했다”며 “단순히 딸을 잃은 사사로운 감정이 아닌, 개인의 체험이 집단의 보편적 체험이 될 것으로 생각하고 썼다”고 했다. 초판에 실렸으나 이번 개정판에서 빠지게 된 시들은 저자가 새로 쓴 시들과 함께 내년에 시집으로 출간할 예정이다.이 전 장관은 “딸이 ‘시험이 싫지만 아버지의 사랑을 받고 싶어 시험공부를 열심히 했다’고 인터뷰한 것을 뒤늦게 알고 가슴이 아팠다”고 떠올렸다. “아이가 외로웠는데 물질적 환경이 나아지면 행복을 줄 것으로 생각했지. 죽음을 앞뒀을 때 죽음을 통해 서로의 마음을 알게 된 겁니다.” 이 전 장관에게 가족은 어떤 의미일까. “개인을 비행기로 보면 가족은 사회로 나가고 들어오는 일종의 활주로와 같아요. 긴 활주로는 떠날 때도 돌아올 때도 속도를 늦춰줄 때까지 받아주는 너그러움이 있는 거죠.” 그러다 이 사회의 큰어른으로서 “최근 저출산 고령화로 가족이 붕괴하는 상황을 보고 있다”는 걱정도 덧댔다. 무신론자였던 이 전 장관은 독실한 신자 민아의 영향으로 기독교에 귀의했다. 그는 “종교를 믿는 순간 가정이 회복되고 사랑이 회복되고 용서하게 된다”면서 “기독교에선 사랑보다 용서가 더 큰데, 증오와 갈등으로 뒤덮인 지금은 온 사회가 용서할 만큼 마음이 너그럽지 않다”고 우려했다. 그는 “신이 실제로 존재하느냐, 우리가 어려울 때 신이 왔느냐고 묻는 사람들이 있는데, 신은 오는 게 아니라 맞이하는 것”이라며 “신이 있느냐를 묻기 전에 내가 남을 용서하고 사랑할 수 있느냐고 물어야 한다. 남을 용서할 수 있다면 신이 존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장관은 한국 현대사에서 문화적으로 전환점이 됐던 순간으로 1988년 서울올림픽과 2002년 한일월드컵, 2016년 인공지능(AI)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국을 꼽았다. 그는 “AI 혁명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가 천차만별로 달라지기 때문에 ‘알파고의 추억’이라는 책을 집필 중”이라고 근황을 전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목 뒤틀리거나 눈 감겨”…‘난치병’ 이봉주 원인은[이슈픽]

    “목 뒤틀리거나 눈 감겨”…‘난치병’ 이봉주 원인은[이슈픽]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 선수가 최근 한 방송사 예능 프로그램에 나와 근육긴장이상증으로 고통을 겪는 근황을 전하자, 충남 천안시 공무원과 시 체육회 직원들이 이 선수 돕기에 나섰다. 22일 천안시에 따르면 박상돈 천안시장은 최근 이 선수가 극심한 통증 등을 겪으며 투병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천안시 체육회 관계자들과 만나 이 선수를 돕기로 합의했다. 박 시장을 비롯해 시 간부 공무원, 천안시청공무원노동조합, 천안시 체육회 임직원들도 동참하기로 했다. 이들은 조만간 이 선수를 위한 천안 시민 모금 운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또 ‘이봉주 마라톤 대회’도 함께 구상 중이다. 박 시장은 “이 선수는 천안 출향 인사로 천안시가 중심이 돼 이 선수를 도와야 한다”며 “마라톤 대회는 이르면 올해부터 여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남교 천안시체육회장은 “대한민국 마라톤 영웅이자 천안 출신 대표적인 체육인인 이 선수가 난치병으로 고통받고 있다니 안타깝다”라며 “천안시체육회가 앞장서 ‘이봉주 돕기 후원회’를 결성하겠다”고 밝혔다. 목 비틀리거나 눈 감긴다, 근육긴장이상증 뭐길래? 이봉수가 앓는 근육긴장이상증은 뇌 신경에서 근육으로 전달되는 명령체계에 문제가 생겨 의지와 무관하게 근육이 스스로 긴장, 수축하는 질환을 말한다.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신경외과 허륭 교수는 “근육이 과긴장 상태가 돼 본인 의도와 달리 근육이 움직여지기도 하고 이상자세가 일어나기도 한다”며 “여러 근육에 침범해 무도병(몸이 자신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흐느적거리듯 움직이는 병)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 전신성이 있고 특정 부위에 발생하는 국소성이 있다”고 말했다. 목 부위에 나타나는 경우 ‘사경’이라고 하는데 머리의 비틀림, 경련, 머리 떨림, 목 통증 등이 주요 증상이다. 허 교수는 “눈 주변에 오면 ‘안검연축’이라고 해서 본인 의지와 관계없이 눈이 자꾸 감긴다. 얼굴 밑으로 입 쪽까지 퍼지게 되면 ‘메이지 증후군’이라고 한다. 팔, 다리 근육에도 올 수 있고 드물게 허리 근육에도 나타난다”고 말했다.특정 근육을 많이 사용하는 연주가나 작가, 운동선수가 겪기도 한다. 허 교수는 “음악가가 특정 손가락이 안 움직여진다든지, 작가가 글씨를 못 쓰기도 한다. 작업성으로 오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가수 장재인도 과거 이 진단을 받고 활동을 중단하기도 했다. 이봉주 선수의 경우도 정확한 원인은 알 수 없지만 “오래 달리면서 자극을 많이 받아 역설적으로 그런 증상이 나타났을 수 있다”며 “복부와 뒷 근육 등 여러 부분의 근육이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고 허 교수는 추정했다. 이봉주 선수는 등과 허리가 굽은 모습으로 방송에 출연한 바 있다. 근육긴장이상증은 증상이 어떻게 변한다는 정확한 패턴이 없다고 한다. 허 교수는 “대개 6개월에서 1년까지 나타나는데 자연스럽게 그냥 좋아지는 경우도 있고, 아주 심하게 왔다가 약해지는 상태로 유지되기도 한다. 약하게 왔다가 더 심해지는 경우도 있다”며 “목 근육에만 있다가 얼굴 쪽으로 올라가기도 하고 주변 근육으로 퍼지는 양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콕 짚을 만한 원인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허 교수는 “스트레스성인 경우가 많고, 두부 외상 등에 의해서도 발생한다”며 “뇌성마비 환자에 오는 이차성도 있는데, 일차성으로 오는 건 원인이 정확하게 없다”고 말했다. 특정 연령층에만 발생하는 것도 아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이 병으로 치료받은 환자는 2019년 기준 3만9731명 정도로 추산된다. 특별한 전조 증상은 없지만 사경증의 경우 목에 통증이 느껴지고 뻣뻣한 느낌이 올 수 있다. 갑자기 목이 돌아가기도 한다. 원하지 않는데 특정 방향을 보게 되거나 눈이 감기는 등 움직임이 이상하다면 의심해볼 수 있다. 허 교수는 “중풍으로 생각해 병원에 오거나 디스크가 심해서 그런 줄 알고 찾는 환자도 있다”고 말했다. 제때 치료받으면 효과를 볼 수 있다. 증상이 심하지 않은 초기엔 약물치료나 근육신경을 차단하는 보톡스 주사를 쓴다. 허 교수는 “국소성인 경우 근육에 보톡스 주사를 놓으면 효과가 좋지만, 반복적으로 맞으면 항체가 생겨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며 “뇌심부자극술로 치료하면 개선 효과가 좋다”고 설명했다. 뇌심부자극술은 초소형 의료기기를 뇌에 삽입해 특정 부분에 전기 자극을 주는 것이다. 허 교수는 “이 병은 환자의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는 질환 중 하나”라며 “심하면 대인기피증이나 우울증으로도 이어질 수 있어 적절한 진단을 거쳐 치료받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신경 써야 했는데 내 몸에 대해 너무 자만했던 것 같다” 천안 출신인 이 선수는 1996년 제26회 애틀란타 올림픽 마라톤 은메달,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 마라톤 금메달 등 많은 국제대회에서 수상했으며, 2009년 대전 전국체전 마라톤 대회에서 우승한 뒤 은퇴했다. 최근 이 선수가 1년 전부터 원인 불명의 근육 긴장 이상증을 앓고 있는 근황이 전해져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 선수는 지난 15일 방송된 TV조선 ‘스타다큐 마이웨이’에 출연해 투병 근황을 공개했다. 당시 방송에서 등과 허리가 굽은 모습으로 등장한 이 선수는 “예전부터 약간 허리가 구부정한 상태였다”며 “신경을 써야 했는데 내 몸에 대해 너무 자만했던 것 같다”라고 고백했다. 그는 “지난해 1월 갑자기 허리를 펼 수 없었다”며 “원인을 찾을 수 없고, 수술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1년 동안 병원을 찾아다녀 근육 긴장 이상증이라는 병명을 진단받았다”라고 밝혔다. 한편 현재 이 선수는 꾸준한 치료와 재활에 전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코로나 비웃다 2주간 사라졌던 탄자니아 대통령 62세 일기로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코로나 비웃다 2주간 사라졌던 탄자니아 대통령 62세 일기로

    코로나19 감염병은 실재하지 않는다고 조롱하다 2주 전 공개 석상에서 사라져 건강 이상설이 나돌았던 존 마구풀리 탄자니아 대통령이 62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사미아 술루후 하산 부통령은 17일(이하 현지시간) 국영 텔레비전에 나와 마구풀리 대통령이 수도 다르에스살람의 한 병원에서 심장 합병증으로 생을 접었다고 말했다. 2주 동안을 국가추모일로 정하고 관공서들은 조기를 게양하도록 했다. 툰두 리수를 비롯한 야당 정치인들은 고인이 코로나19에 감염돼 케냐의 한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는다고 주장하기도 했지만 정부는 이날 부고를 전하면서도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확인해주지 않았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생전의 그는 아프리카 대륙에서도 손꼽히는 코로나 회의론자 중의 한 명이었다. 그는 바이러스를 맞서기 위해 기도를 열심히 하면 되고 허브 증기를 쐬어 치료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27일 공석에 나타난 것을 마지막으로 모습을 감췄는데 카심 마자리와 총리는 지난주에도 대통령이 “건강하며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근황을 전했다. 그는 대통령의 건강을 둘러싼 소문이 나도는 것은 해외에서 살고 있는 “미움에 가득 찬” 탄자니아인들이 퍼뜨린 것이라고 비난했다. 경찰은 지난 15일 대통령에 대한 소문을 소셜미디어에 올린 4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탄자니아 헌법에 따르면 하산 부통령이 차기 대통령 취임 선서를 하게 되며 지난해 재선에 성공한 마구풀리의 5년 임기 가운데 나머지를 채우게 된다. 1959년 차토에서 태어난 마구풀리 대통령은 다르에스살람대에서 화학과 수학을 전공한 뒤 교사로 일하다 1995년 의회에 입성, 5년 뒤 내각 각료가 됐으며 또 5년 뒤 대통령에 처음 선출돼 자신의 56번째 생일 날 취임했다. 지난해 6월 이 나라를 코로나 청정지대로 선언했으며 ‘마스크는 써봤자’라고 조롱했다. 코로나 검사 키트도 의심스러워했으며 감염병을 막기 위해 봉쇄 조치를 취한 이웃 나라들에게 그럴 필요 없다고 했다. 탄자니아는 지난해 5월 이후 코로나 확진자 집계도 하지 않고 있으며 정부는 백신 구입도 마다하고 있다. 부패 공직자를 엄단해 많은 지지를 얻은 그가 그렇게도 완강하게 부인했던 코로나19 때문에 스러진 것이 맞다면 동부 아프리카 여러 나라에 퍼져 있는 코로나19 회의론으로부터 벗어나게 할 수 있었다는 점은 지독한 역설이라고 BBC는 지적했다. 또 인권을 억압한다고 비판하던 이들도 그가 탄자니아 발전을 이끌었다는 평가에 동의한다. 그는 대규모 인프라 건설에 투자해 이웃나라들과 철도, 고속도로, 버스 체계를 연결해 다르에스살람을 교통 허브로 만들었다. 전력 생산량을 비약적으로 늘려 배급제를 덜 실시하도록 했다. 하지만 이런 공적에도 코로나 문제를 등한시 해 결국 동부 아프리카에서도 가장 위험한 나라로 만든 책임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나발니 “카메라가 ‘1984’처럼 감시… 1시간마다 깨워”

    나발니 “카메라가 ‘1984’처럼 감시… 1시간마다 깨워”

    “별이 빛나는 밤, 짧게 깎은 머리의 까칠한 느낌, 위압적인 명령이 여전히 낯선 채로 나는 ‘친절한 강제수용소’에 있습니다.”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가 15일(현지시간) 자신의 수감 근황을 인스타그램으로 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최대 정적인 나발니가 한 달 전쯤 이감된 러시아 블라디미르주 파크로프 제2교도소에서 변호사 접견을 한 뒤 인스타 포스팅이 올라왔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그의 글 그대로 짧은 머리를 한 나발니의 사진도 첨부됐다. 나발니는 인스타에서 “(시베리아가 아니라) 모스크바에서 100㎞ 떨어진 곳에 진짜 강제수용소를 구축한 러시아의 교도소 시스템에 놀랐다”고 비꼬았다. 그는 “끝도 없는 규칙이 주어지고, 모든 곳을 카메라로 감시하고 있다”면서 “윗선에서 조지 오웰의 소설 ‘1984’ 속 비인간화를 구현해 보자며 만든 곳 같다”고 했다. 1984는 전체주의 체제 속에서 ‘빅브러더’에게 모든 시민이 감시받는 디스토피아를 그린 소설이다. 그의 도주를 우려, 교도소에선 한 시간에 한 번씩 나발니를 깨워 카메라 앞에 세운다고 한다. 나발니는 “그럼에도 나는 나를 기억하고, 결코 잊지 않을 사람들이 있다는 생각을 하며 침착하게 잠들었다”면서 “모든 것을 유머로 대하면 살 수 있다”고 자조했다. 또 “아직 폭력은 목격하지 못했으나 죄수들이 긴장한 모습을 보면, (교도소의) 잔혹성에 관한 소문들을 믿게 된다”고 위축된 감정을 털어놓기도 했다. 나발니가 있는 교도소는 수감자들이 가장 기피하는 러시아 내 4대 교도소 중 한 곳이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푸틴과 러시아 정부 고위 인사들의 부정부패를 고발해 온 나발니는 지난해 8월 비행 중 중독 증세로 쓰러져 독일 베를린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올해 1월 17일 귀국하자마자 공항에서 체포된 나발니는 2014년에 받았던 징역형의 집행유예 취소 여부를 가리는 재판을 받았다. 러시아 전역에서 열린 나발니 석방 요구 집회에도 불구, 러시아 사법부가 나발니의 형 집행유예를 취소하면서 나발니는 2년 6개월 동안의 수감 생활을 하게 됐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배고픈 형제에게 치킨 내어준 사장님…배달매출 기부 [이슈픽]

    배고픈 형제에게 치킨 내어준 사장님…배달매출 기부 [이슈픽]

    배고프지만 돈이 없었던 형제에게 따뜻한 치킨을 내어줬던 사장님. 형제에게 온정을 베푼 치킨집은 영업이 힘들 정도로 주문이 폭주해 잠시 문을 닫기도 했다. 사장님은 손편지로 감사의 마음을 전한 형제들을 다시 만나지는 못했지만 결식 아동을 위해 기부하며 선한 영향력을 이어갔다. 치킨 프랜차이즈 철인7호 홍대점 박재휘 대표는 15일 “형제들을 아직 찾고 있는 중”이라며 결식 아동을 위해 600만원을 기부했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언론 보도 이후 전국 각지에서 셀 수 없이 정말 많은 분들의 응원과 칭찬도 모자라, 하루에도 감당하지 못할 만큼의 많은 관심으로 말 그대로 꿈만 같은 날들로 바쁘게 지내고 있다”라고 근황을 전했다. 이어 “결코 어떠한 대가를 바라며 행한 일은 아니었기에 지금 제가 받고 있는 관심과 사랑이 솔직히 겁도 나고 큰 부담으로 느껴지는 부분도 있는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1년 가까이 지나, 잊지 않고 저라는 사람을 기억해 주고, 제 마음에 답해 준 형제에게 오히려 제가 더 감사하고 고마운 마음뿐이다”라며 “언젠가 허락한다면 꼭. 다시 만나고 싶다. 연락이 오기만을 기다릴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너무 늦지 않게 조금 늦더라도 꼭 좋은 소식 전해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배달앱을 통해 생긴 매출은 결식아동을 위해 기부했다. 그는 “지난 2월 25일부터 현재까지 배달앱을 통해 전국 각지에서 후원 목적으로 넣어주신 주문으로 발생된 매출 약 300만원, 후원금 약 200만원(소액봉투 및 잔돈 미수령) 및 저도 많은 금액은 아니지만 100만원을 보태 총 600만원을 3월 15일 마포구청 복지정책과 꿈나무지원사업(결식아동 및 취약계층 지원금)으로 기부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건 분명 제가 하는 기부가 아니다. 전국에 계신 마음 따뜻한 여러분들이 하시는 기부다. 제가 이렇게 여러분을 대신해 좋은 일 할 수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라고 덧붙였다.치킨집 형제 “열심히 공부해서 은혜 갚을게요” 형제는 프랜차이즈 본사에 직접 쓴 손편지를 보내 감사의 뜻을 전했고, 손편지를 썼던 형은 유튜브 댓글로 또 한번 마음을 전했다. 본명으로 댓글을 단 형은 “사장님 덕분에 치킨집 나오고 엄청 울었습니다. 세상에 이렇게 좋은 분이 계신다는 게 저한테는 정말 기뻤어요. 그날 오랜만에 동생의 미소를 봤습니다. 할머니께서도 동생이 웃는 걸 보고 기분 좋으셨더라고요. 열심히 공부해서 사장님께 은혜 갚겠습니다”라고 댓글을 달았다. 아르바이트하면서 생계를 유지하고, 공부도 열심히 하고 있다며 근황을 알린 형은 언제가 될진 모르겠지만 치킨집에 꼭 다시 들르겠다고 했다. 형제에게 후원을 하고싶다는 댓글에는 “인터넷상이라곤 하지만 아직 세상이 어두운 것 같지마는 않다는 사실을 알려주셨다. 후원 내용은 정말 감사하지만 마음만 받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형은 “주변에 많은 분이 저희 가족에게 도움을 주고 계신다. 대신 저 말고 다른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있다면 그들을 도와달라”고 말했다. 프랜차이즈 대표가 SNS를 통해 공개한 편지에 따르면 고등학생인 A군은 어릴 적 부모를 잃은 뒤 할머니, 7살 어린 동생과 함께 살며 가장 역할을 해야 했다. A군은 치킨이 먹고 싶다는 동생을 데리고 집 근처 가게를 전전했지만 주머니에는 5000원뿐이었다. 이 때 홍대점 점주는 가게 앞에서 쭈뼛거리는 형제를 가게로 들어오라고 했고, 2만원어치 치킨을 대접한 뒤 돈을 받지 않았다. 점주는 A군 동생이 형 몰래 몇 차례 더 찾아올 때마다 치킨을 대접하고, 미용실에서 머리도 깎아줬다. 점주는 ‘배달의 민족’ 공지글을 통해 “누구라도 그렇게 하셨을 것이라 믿기에 많은 관심과 사랑이 부끄럽기만 하다. 소중한 마음들 평생 새겨두고 선한 영향력을 주는 사람이 되겠다”고 말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이용녀, 보호소 화재 후 신문지 깔고 견사 생활…“사죄하는 마음”

    이용녀, 보호소 화재 후 신문지 깔고 견사 생활…“사죄하는 마음”

    운영 중인 유기견 보호소 화재 후 견사 생활 중인 배우 이용녀(65)의 근황이 공개됐다. 15일 방송된 TV조선 ‘스타다큐 마이웨이’에서는 오는 22일 월요일 방송분 예고편을 통해 신스틸러 배우이자 유기견의 대모로 불리는 이용녀의 견사 생활 근황을 공개했다. 이용녀는 지난달 그가 운영하며 지내고 있는 포천 유기견 보호소 화재로 지낼 곳을 잃었다. 이용녀는 “까만 찐득한 연기가 뭉클하게 확 올라오더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이용녀가 견사에서 유기견들과 함께 생활하는 근황이 공개됐다. 오현경이 “오늘도 여기서 주무신다고요?”라며 놀라서 묻자 이용녀는 “신문지 깔고 하면 습한 게 덜 올라온다”고 답했다. 이용녀는 “사죄하는 기분으로… 얘네들 명 다할 때까지 만이라도 지켜주고 싶다”고 유기견들을 향한 애착을 드러냈다.앞서 지난달 28일 오전 0시 10분쯤 포천시 신북면 소재 이용녀의 유기견 보호시설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유기견 8마리가 폐사하고 견사 일부와 이씨의 생활 공간, 가재도구 등이 소실돼 2961만원(소방서 추산)의 재산 피해가 났다. 당시 이용녀는 “약 60마리를 데리고 있었는데, 입양을 가지 못해 오랫동안 보호하고 있던 유기견들이 이번에 희생됐다”면서 “갑자기 불이 번져 소방차가 도착하기 전에 소화기를 썼는데도 생활 공간까지 다 타버렸다”고 밝혔다. 이후 다 타버린 생활 공간과 가전제품 등으로 최소한의 일상생활도 영위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이용녀가 개들과 함께 견사에서 생활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온라인 상으로 모금 운동이 일기도 했다. 이용녀는 사비로 경기 하남에서 13년간 유기견을 보호해오다가 4년여 전 포천으로 옮겨와 유기견들을 돌보고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이봉주, 1년 넘게 원인 불명 허리 경련 “평생 갈까 걱정”

    이봉주, 1년 넘게 원인 불명 허리 경련 “평생 갈까 걱정”

    대한민국 대표 마라토너 이봉주가 TV조선 ‘스타다큐 마이웨이’에 출연해 근황을 공개한다. 이봉주는 1991년 전국체전 마라톤 종목에서 우승하고, 1993년 전국체전에서는 2시간 10분 27초로 체전 신기록 우승 및 MVP까지 거머쥐며 뛰어난 실력을 선보였다. 이후 국가대표가 되어 1996년 제26회 애틀랜타 올림픽 마라톤 은메달,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 마라톤 금메달, 2001년 제105회 보스턴 마라톤 우승 등 여러 대회에서 상을 휩쓸며 대한민국 ‘대표 마라토너’로 자리 잡았다. 2009년 대전 전국체전 마라톤에서 우승한 뒤 만 39세의 나이로 은퇴하고, 이후 방송과 자선 활동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했다. 그러던 중 이봉주는 지난해부터 원인불명의 통증으로 허리조차 펴지 못하게 되면서, 주위 사람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1년 넘게 이유도 모른 채 극심한 허리 경련과 통증에 시달리는 이봉주는 유명한 병원이라는 곳은 모두 찾아다니며 꾸준한 치료와 재활 훈련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좋다고 하는 병원 찾아다니고 해도, 정확한 원인을 어느 누구도 내놓지 못하니까... ‘이 몸으로 평생 가야 되면 어떡하나’ 그런 생각도 들고 때로는 좌절할 때도 많았다”라고 힘들었던 시간을 떠올렸다. 아내 김미순 씨도 “‘왜 하필이면 이런 난치병이지? 도대체 문제가 뭐지?’ 하면서 많이 힘들어했던 것 같다”며 맘고생을 털어놓았다. 아내만큼 이봉주의 상황을 안타까워한 사람은 바로 그의 어머니다. 아들과 같이 산책하던 어머니는 “엄마는 지팡이를 안 짚는데 아들이 지팡이를 짚고 다니니... 아픈 거나 얼른 나으면 되는데 그게 엄마 걱정이지 다른 걱정 없다”고 말했다. 이어 “금방 나을 것”이라며 아들에게 힘을 실었다. 이봉주의 특별한 인연들도 함께한다. 바로 ‘프로야구 레전드’ 전 야구선수 양준혁과 얼굴, 인성, 실력을 모두 갖춘 전 국가대표 배구선수 김요한이 이봉주를 응원하기 위해 뭉친 것. 세 사람은 자선 야구 대회로 만난 뒤, 이후 같은 프로그램에도 출연하며 ‘동고동락’한 사이다. 선수 시절에 강도 높은 훈련으로 몸이 망가져 고생을 해봤기 때문에, 이봉주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다고 한목소리로 말하는 그들의 만남이 방송에서 공개된다. 한편, TV조선 ‘스타다큐 마이웨이’는 15일 오후 10시 방송된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도전과 노력의 소용돌이…차지연 “행복한 살리에리 되고 싶다”

    도전과 노력의 소용돌이…차지연 “행복한 살리에리 되고 싶다”

    배우 차지연에게는 유독 도전과 새로움이라는 수식어가 자주 붙는다. 1인극, 젠더 프리, 공연 영상 등 지난해 그가 선 무대만 해도 그렇다. 연극 ‘그라운디드’로 혼자 무대를 가득 채웠고, 네 번째 시즌을 함께 올린 서울예술단 창작 가무극 ‘잃어버린 얼굴 1895’은 공연 영상이 지난달부터 전국 CGV 영화관에서 상영 중이다. 뮤지컬 ‘더데빌’, ‘광화문 연가‘에서 젠더 프리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았던 그는 지난해 11월 개막한 연극 ‘아마데우스’에서 살리에리로 열연했다. 다음달부터 방영되는 SBS드라마 ‘모범택시’로 이번에는 드라마에도 출연한다. 최근 기자들과 온라인으로 만나 근황 이야기를 나눈 차지연은 지난달 28일 막을 내린 ‘아마데우스’ 속 살리에리로 자신의 이야기를 꺼냈다. “저도 살리에리 같은 사람이에요. 제가 저를 믿지 못해요. 그래서 작품마다 너무 무서워하고 겁내고 두려워해요.” 이미 최정상으로 꼽히는 뮤지컬 디바인데, 너무 겸손한 것 아닌가 싶지만 그는 몇 차례나 같은 표정과 같은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10년 넘게 (뮤지컬을) 했으면 이제 조금이라도 자신감을 갖고 ‘오케이, 이 작품은 편하게 할 수 있겠지’란 생각이 들어야 하는데 단 한 작품도 그런 적이 없어요.”그러면서 어떻게 새로움에 부딪힐 수 있는 용기가 나오느냐는 물음에 그는 “그게 저의 모순”이라며 웃기도 했다. “저를 못 믿기도 하면서 새로운 걸 시도하면서 깨뜨려 나가는 것에 대한 쾌감이 너무 크다”면서 “희한한 사람이죠”라고 했다. 무대를 준비하기까지 끊임 없이 고민하고 쉴 새 없이 연습하며 ‘소용돌이’에 빠져들고는 관객들의 뜨거운 박수소리가 터져 나오면 어느덧 성장해 있는 스스로의 모습을 보게 된다는 것이다. 늘 자신이 없어 연습과 땀으로 부딪히는 대신 어떤 작품을, 어떤 캐릭터를 만나도 항상 겸손하게, 스스로와 타협하지 않으며 최선을 다할 수 있다는 것도 최고가 될 수 있던 비결이었다. 그가 말한 소용돌이는 그야말로 노력의 시간들이었다. “그냥 연습 과정부터 공연 마치기까지 단 한 순간도 허투루하지 않고, 여러 차례 한 작품이어도 늘 처음 만나는 것처럼 성실하게 임해요. 그러다 보니 작품을 대한 태도나 마인드를 예뻐해주시고 믿어주시지 않나 하는 생각이 강해요.”코로나19로 잠시 공연이 중단되기도 했지만 ‘아마데우스’ 무대에 오르기 전 매번 혼자 1막 1장부터 2막 엔딩까지 모든 대사를 혼자 읊으며 연기를 해보고 관객들과 만났다고 한다. “마지막 공연까지 한 번도 빼놓지 않고 했다는 게 저의 자부심이자 자랑거리”라고도 덧붙였다. 살리에리라는 실존 인물을, 그것도 젠더 프리로 연기하게 될 거라고는 상상도 못해봤다면서 몇 차례나 출연을 고사했다고 털어놨다. “과연 살리에리 캐릭터로 무대에 섰을 때 관객들께서 저를 받아들일 수 있을까, 혼자 다른 곳에 있는 것처럼 보이지 않을까, 작품 자체와 결이 안 맞진 않을까 너무 걱정했어요. 그리고 절실하게 연습만 했죠.” 그리고 ‘차지연 살리에리’는 무대 위 카리스마와 묵직한 연기로 큰 호평을 받았다. “모차르트나 살리에리 중 선택하라면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라는 물음이 나오자 차지연은 환하게 웃으며 “행복한 살리에리”라고 답했다. “1인자가 되고 싶은 욕심도, 이것도 저것도 내가 해야지 하는 욕심도 없어요. 가진 것에 감사하고 맡겨주신 걸 잘 해내고 싶을 뿐이에요.” 그렇게 앞으로 드라마, 예능 등 여러 장르에서 새롭고 다양한 모습으로 또 도전하고 노력할 것이라고 말하며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고 이지은 아들, 어머니 영화 ‘파란대문’ 댓글로 조문에 답례

    고 이지은 아들, 어머니 영화 ‘파란대문’ 댓글로 조문에 답례

    ‘느낌’ ‘젊은이의 양지’ 등 드라마와 영화 ‘금홍아 금홍아’ ‘파란대문’에서 강렬한 연기를 선보였던 배우 이지은(50)의 사망 소식이 9일 전해지자 유튜브 등에서는 그녀의 옛 명연기를 찾아보는 이들이 늘었다. 특히 고 김기덕 감독의 영화로 이지은이 주연을 맡았던 영화 ‘파란대문’의 유튜브 리뷰 영상에는 그의 아들이 직접 댓글을 달아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한다. 1998년 개봉한 영화 ‘파란대문’에서 이지은은 여인숙에서 일하는 창녀를 연기했다. 평범한 여대생이 창녀가 된다는 파격적 설정임에도 아름답고 처연한 느낌의 영화 속 장면들은 프랑스 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하게 한다는 평이 많다. 고 김 감독은 프랑스에서 3년 동안 독학으로 회화를 공부했다.이지은의 아들은 “여배우들의 무덤 김기덕 영화. 그의 욕정을 소재로 한 영화 중 작품성을 떠나 촬영장에 무슨 일이 있었는 지는 몰라도 정상적으로 오래 활동하는 여배우가 없음”이란 댓글에 지난해 12월 “저기 나오신 제 어머니는 저 낳으시고 바로 은퇴 하셔서 활동이 좀 짧으시네요 ㅎㅎ..”란 답글을 달았다. “어머니가 누구신지..?”란 질문에 “이지은입니다”라며 어머니가 미인이시란 칭찬에 “2001년생 맞아서 내년에 군대 가요..ㅠ 어머니는 잘 지내십니다”란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아들이 직접 전한 어머니의 근황에 팬들은 “이지은 배우님 너무 좋아했어요. 이렇게 소식 전해주셔서 감사하구요.^^” “어머님 당대의 패셔니스트 스타셨는데.. 그 시절 세련된 스타일과 외모로 당대 패션의 아이콘이셨던 것은 아실라나 ^^ 충분히 자랑스러워 해도 될 정도로 빅스타셨습니다 ^^”라며 줄줄이 이지은의 전성기를 회고하는 글을 올렸다. 한편 이날 알려진 부고 소식에 팬들은 위로의 글을 썼고, 아들은 “감사합니다 아침에 군대에서 나와서 장례 치르고 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라며 눈물어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쓸쓸히 떠나보낸 청춘스타…배우 이지은 사망에 애도 물결

    쓸쓸히 떠나보낸 청춘스타…배우 이지은 사망에 애도 물결

    ‘느낌’·‘젊은이의 양지’ 등 활약2000년 결혼 이후 활동 중단1990년대 인기 드라마에서 활약했던 배우 이지은(50)의 사망 소식에 애도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9일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전날 오후 8시쯤 서울 중구의 자택에서 숨진 상태로 발견됐다. 경찰은 이씨가 연락을 받지 않는다는 지인의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 이씨는 함께 지내던 아들이 군에 입대한 후로 자택에서 홀로 생활했다. 현재까지 이씨 자택에서 외부 침입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고 이씨한테서도 외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현장에서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이씨의 사망 원인 규명을 위해 부검을 검토하고 있다. 이지은의 사망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매력 넘치던 배우”, “보이시한 매력이 돋보였던 배우”라며 그를 추억했다. 또 “잘 살고 있나 궁금하던 배우”, “유니크한 매력이 있었는데 안타깝다”며 고인을 애도했다. 1994년 KBS 특채 탤런트로 데뷔한 이지은은 김민종, 손지창 등이 출연한 KBS 드라마 ‘느낌’(1994)과 ‘젊은이의 양지’(1995)를 통해 청춘 스타로 인기를 모았다. 이후에도 ‘며느리 삼국지’(1996), ‘컬러’(1996), ‘왕과 비’(1998) 등에 출연했으며 영화 ‘금홍아 금홍아’(1995), ‘러브 러브’(1998), ‘파란 대문’(1998) 등에도 출연했다. 특히 ‘금홍아 금홍아’는 제34회 대종상영화제 여우신인상, 제6회 춘사영화예술상 새얼굴연기상, 제16회 청룡영화상 신인여우상, 제15회 영평상 신인연기상 등을 안겨주기도 했다. 이지은은 2000년 벤처 사업가와 결혼하며 이후 활동을 중단했다. 2007년 9월 방송된 tvN ‘이뉴스’에서는 이지은이 어린이 미용실을 운영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지만, 최근 근황은 알려지지 않았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여보 거긴 어때?” 바람만이 답하는 日 이와테현의 공중전화

    “여보 거긴 어때?” 바람만이 답하는 日 이와테현의 공중전화

    “여보세요. 나야 여보. 거긴 어때?” “ ” 애초에 전화선도 연결 안돼 있어 답을 들을 수 있다고 공중전화 부스에 들어가 수화기를 든 것이 아니었다. 바닷가라 거친 바람 소리만 돌아올 뿐이다. 그저 다른 누구의 눈치도 살피지 않고 하늘로 떠난 지 10년이 된 아내에게 속깊은 얘기를 털어놓고 마음껏 울고 그리워할 수 있어서다. 일본 이와테현 오츠치 마을의 구지라 산 중턱 벚나무 정원 가운데 흰색 공중전화 부스가 놓여 있다. 2011년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과 쓰나미(지진해일)에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이들이 참사 10주기를 맞아 못다 나눈 얘기를 실컷 해보라고 지난달 27일 첫 선을 보인 ‘바람의 전화’를 로이터 통신이 5일 소개했다.사사키 가즈요시(67)는 쓰나미에 세상을 등진 아내 미와코의 핸드폰 번호를 조심조심 눌렀다. 그는 얼마나 많은 날 아내의 행적을 찾기 위해 헤맸는지부터 설명했다. 대피센터와 시신안치소들을 샅샅이 뒤졌다. 밤에 집에 돌아오면 쓰레기들로 엉망이었다. “모든 게 한 순간 일어났지. 지금도 잊을 수가 없어.” 벌써 훌쩍이기 시작했다. “내가 있던 곳을 알리는 메시지를 당신에게 보냈는데 보지 않았더군. 집에 돌아와 하늘을 올려다보니 수천 개의 별이 내려다보고 있었어. 마치 보석함을 보는 것 같았지. 난 울고 또 울었어. 그때 쯤에야 난 수많은 이들이 스러졌다는 것을 알았어.” 이때 목숨을 잃은 사람과 실종자는 2만명이 넘는다. 오가와 사치코(76)는 44년 동안 부부의 연을 쌓고 속절없이 먼저 떠난 남편 도이치로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동안 무얼하고 지냈지부터 남편에게 물었다. “외로워요.” 결국 목소리가 갈라지고 말았다. 수화기를 내려놓으며 남편에게 가족들을 지켜봐달라고 부탁했다. “이제 끊어요. 나도 곧 갈게요.” 오가와는 남편이 저쪽에서 말하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렇게 느끼니 조금 낫더라”고도 했다. 그녀는 친구들로부터 언덕 정원에 이런 전화가 있다는 얘기를 들어 알게 됐다며 가끔은 두 손자도 데려와 할아버지와 얘기를 나누게 한다고 했다. 그의 손자 다이나(12)는 “할아버지, 벌써 10년이 됐네요. 이제 곧 중학교 들어갈 거에요”라고 자랑했다. 할머니와 두 손자 모두 부스 안에 들어갔다. “이번에는 새 바이러스 때문에 또 많은 사람들이 죽고 있어요. 우리 모두가 마스크를 쓰고 있는 이유죠. 하지만 우리 모두 잘 지내고 있어요.”도쿄에서 북동쪽으로 500㎞ 떨어진 이 마을의 공중전화 부스를 만든 이는 정원 주인 사사키 이타루(76)다. 그는 동일본 대지진 몇달 전 암으로 사촌을 잃은 아픔을 겪었다.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작별 인사를 건네지도 못했다. 더 이상 얘기를 나눌 기회가 없을 것이란 점을 알았다면 많은 가족들이 무슨 말이라도 건넬 걸 그랬다고 후회하곤 한다”고 ‘바람의 전화’를 만든 이유를 설명했다. 이제는 공중전화 부스가 많이 알려져 일본 전역에서 찾아온다. 쓰나미 생존자들만 아니라 질병과 극단적 선택으로 가족과 친척을 잃은 사람들까지 찾는다. 같은 제목의 영화로도 제작될 예정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몇달 전 사사키에게는 영국과 폴란드에도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사랑하는 이를 잃은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는 전화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제의가 왔다고 했다. 사사키는 “참사처럼 팬데믹도 갑작스럽게 찾아왔고 죽음이 갑작스럽게 닥치면 가족들이 경험하는 트라우마는 한층 길어지게 마련”이라고 말했다. 사사키 가즈요시는 아내 미와코를 중학교 때 처음 만나 사랑한다고 고백했다가 퇴짜를 맞고 10년 뒤 다시 사귀자고 해 첫 데이트를 했다고 했다. 그 뒤 결혼해 네 자녀를 뒀다. 그는 최근에 임시 주택을 나와 막내아들이 지은 새 집으로 이사해 손주들과 지내고 있다고 아내에게 전했다. 전화를 끊기 전 최근 체중이 빠졌더라고 근황을 전하기도 했다. “내 몸은 내가 챙겨야지. 약속할게. 우리가 만난 것에 감사하고 있어. 고마워. 우리는 할 수 있는 일을 다했어. 응, 빨리 말해봐.” 밖에는 거센 바람이 몰아치고 있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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