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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프타임/ K리그 경기전 축구부참사 묵념

    프로축구연맹은 천안초등학교 축구부 참사와 관련,어린 선수들의 희생을 추도하는 의미로 30일과 4월2일 열리는 K리그 경기에서 선수 전원이 근조 완장을 착용하고 출전한다고 28일 밝혔다.선수들은 또 경기 전 추도묵념을 한다.
  • 충무로 ‘황산벌’ 오디션 현장“고참배우가 떨면 어떡해”

    “시방 목표가 고구려여?백제여? 워메 헷,헷갈려!” 서울 충무로의 한 영화사 사무실에서 열린 영화 ‘황산벌’의 오디션 현장.‘아유 레디?’‘개판’‘와일드 카드’등에 조연으로 출연한 윤모씨지만 긴장되는 건 어쩔 수 없나 보다.대본을 든 손이 떨리고,대사가 자꾸 씹힌다.“경력도 많은데 너무 떠는 것 아닙니까?”(감독) “8개월 쉬니까 몸이 굳네요.금방 적응합니다.” ‘황산벌’은 삼국시대 신라와 백제가 지금과 같은 사투리를 썼다는 가정하에 대본이 쓰여진 코믹역사극.박중훈·정진영·김선아가 주연을 맡고,‘키드캅’의 이준익 감독이 연출한다.이날 오디션은 조연급 연기자를 뽑기 위한 자리. 감독,촬영감독,제작이사 등 심사위원이 나란히 앉은,5∼6평 남짓한 오디션장은 열기와 긴장감으로 후끈거린다.다음은 한모씨.낯익다 싶더니 다름아닌 임권택 감독의 ‘창’에서 신은경을 따라다니던 그 주인공이다.“대감독님의 주연배우인데 실례는 아닌지요.”(감독) “배우로서 오디션에 참여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배우) 한씨는 대본가운데 가장 길고 어렵다는 백제장수1역을 선뜻 하겠다고 나선다.큰 숨을 들이쉰 그가 가방에서 꺼내든 종이위엔 그림이 빽빽하게 들어있다.“신라군 쪽수가 많다고 쫄아있는 넘들 잘들어.…5만명에서 뺀다.…군대 안갈려고 내뺀 넘들 700빼고…,남의 마누라 건드리고 숨어든 넘들 80빼고….” 줄줄이 이어지는 인물들을 모두 그림으로 그린 정성에 심사위원들의 감탄사가 터진다. 연극배우 출신 최모씨는 들어오자마자 소품용 칼을 꺼내든다.“자랑스런 백제의 아그들아∼” 조근조근 대사로 승부를 건 한씨에 비해 최씨는 강한 카리스마로 휘어잡는다.칼을 들고 심사위원 앞으로 성큼성큼 걸어가 ‘액션’으로 마무리까지.이마에는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혀있다.노모씨는 역시 백제장수1에 도전장을 내민다.감칠맛나는 사투리를 살려내는 게 또 다른 느낌이다.같은 대사지만 제각각 다르게 소화해내는 모습이 꽤 재미있다.배우들에게는 ‘피말리는 경험’이겠지만…. 시나리오·기획을 맡은 조철현 타이거픽처스 대표는 “하루 오디션 참여자 20여명 가운데 눈에 띄는 배우가 3∼5명 정도 있다.”고 귀띔했다.지원자수는 모두 2000명.서류심사를 통과한 200여명 가운데 8일간의 오디션을 거친 20여명이 최종낙점된다. 특이한 건 예상과 달리 ‘꽃미남형’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점.제작사인 씨네월드의 정승혜 이사는 “3년전 ‘아나키스트’오디션 때만 해도 미남들이 많았다.”면서 “개성파 배우들이 인정받는 때문인지 외모보다는 연기를 내세운 지원자들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100번 넘게 오디션장을 기웃거린 ‘오디션 중독자’도 있단다. 최근 한국영화의 제작 편수가 많아지면서 자연스레 오디션 수가 늘었다. 오디션장에는 ‘신데렐라’를 꿈꾸는 지원자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방아쇠’의 주인공 오디션에는 1500여명이 몰렸고,‘여고괴담’시리즈 ‘여우계단’에는 주연 4명에 3000여명이 지원했다.‘태극기 휘날리며’에는 4000여명의 지원자 가운데 서류심사를 거친 350명이 6차까지 오디션을 치렀고,90명이 행운을 잡았다. 오디션은 새로운 배우를 배출하는 등용문의 역할을 한다.‘남자의 향기’의 명세빈,‘장군의 아들’의 김승우·신현준·박상민 등은 모두 오디션을 거쳐 성공한 경우.하지만 오디션이 정착된 뮤지컬에 비해,영화에서 오디션으로 배우를 뽑는 경우는 전체 영화의 20∼30%정도뿐이다.정 이사는 “새 얼굴은 위험하다는 인식 탓에 재능있는 신인보다 스타에 의존하는 관행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소연기자 purple@
  • 대구지하철 대참사/’대구의 슬픔’ 우리 함께 나눠요

    ‘대구 지하철 방화참사’를 함께하려는 전국 각지의 온정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대구시민들처럼 동병상련의 아픔을 겪었던 각종 사고 유족들이 달려와 보은의 활동을 폈으며,자치단체들도 앞다퉈 대구를 찾아 슬픔을 나눴다. 지난해 경남 김해에서 발생한 중국 민항기 추락사고와 대구 개구리소년 실종사건의 피해자 유족 수십명이 사고 이후 누구보다 먼저 달려와 유족들을 위로하느라 밤을 지새우고 있다. 김해 비행기 추락사고의 ‘희생자가족 대책위원회’는 경황이 없는 유족들에게 사고수습에서부터 피해보상 절차 등을 알려주고 자질구레한 일들을 도맡아 처리하고 있다.‘대구 개구리소년 유족회’ 김현도(57)씨는 “회원들이 생업 때문에 자원봉사에는 참석지 못했지만 십시일반으로 성금을 모아 21일쯤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 95년 대구지하철 가스 폭발사고 때 오른팔을 크게 다쳤던 하지민(53·여·한의사)씨는 우연히 이번 사고현장을 지나다 구조작업에 뛰어든 뒤 생업을 접어두고 유족 곁을 한순간도 떠나지 않고 있다. 포항제철은이날 대구시청을 방문해 성금 5억원을 전달했으며,대한의사협회도 5000만원을 내놓았다.광주 조선대,전남대 교직원과 학생들도 유가족을 돕기 위한 모금운동에 들어갔다.조선대 총학생회와 동아리연합회는 광주 번화가인 광주우체국 앞에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모금운동을 벌이고 있다.이 대학 교수와 교직원들은 따로 2000여만원을 모아 사고대책본부에 21일 전달하며,전남대는 일주일 모금액을 모아서 보내주기로 했다. 서울시 이명박 시장은 이날 분향한 뒤 유족들에게 위문금 1억 5000만원을 전했다. 또 서울지하철 5∼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 도시철도공사는 전력공급용 전기선 등 1500만원 상당의 지하철 자재를 긴급지원했다. 서울 강남구는 이미 의료지원반을 급파했으며,관악구는 성금 800만원 이외에 구청 등에 모금 창구를 만들었다.서대문구는 전 직원이 ‘근조’ 명찰을 달고 모금에 들어갔다. 김혁규 경남지사도 사고대책본부와 합동분향소를 각각 방문해 유족들에게 조의를 표하고 위문금 5000만원을 전달했다.경남도에서는 지난 19일에도 장인태 행정부지사가 위문금 1000만원을 전달한 바 있다. 박태영 전남지사는 유족들을 위로하고 도민들이 모은 성금 2000만원을 전달하고 도내 22개 시·군도 모금운동에 나섰다.박광태 광주시장도 오는 28일까지 청사에 애도 현수막을 내걸고 추모 리본을 달도록 했으며,성금 1000만원을 21일 전달한다.박맹우 울산시장도 유족들을 위로하고 2000만원을 전했다.대전과 충남도도 21일 성금 1000만원씩을 사고대책본부에 전달할 계획이다. 한편 대구시민회관에 마련된 지하철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에는 추모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전국 곳곳에서도 안타까운 죽음을 위로하는 추모행사가 이어졌다. 침통한 표정의 추모객들은 “다시는 어이없는 비극이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며 고인의 넋을 위로했다.대구에 연고를 둔 동양 오리온스 농구단 소속 선수 10여명도 분향소를 찾아 헌화했다.벽안의 외국인들도 끔찍한 사고가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추모행렬에 동참했다. 대구 경실련 등 20여개의 지역 시민·사회단체는 이날 저녁 중앙로역 주변에서 촛불 추모식을 가졌다.중앙로역 입구에 헌화한 시민들은 촛불을 켜들고 고인들을 위로했다.이들은 오는 22일까지 촛불추모제를 계속할 예정이다. 네티즌들도 추모물결에 동참했다.각종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지하철 참사와 관련된 사이트가 수십개씩 개설됐고,인터넷에서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는 검은 리본을 달자는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특별취재반
  • 대구 지하철 참사/사고 차량 찾은 유족들

    “와 문이 다 닫혀 있노.그렇게 열어달라고 애원했는데 꽉 닫아놔서 우리 아들이 죽은 거 아이가.이제라도 문 좀 활짝 열어두고….” 19일 대구 달서구 월배 차량기지를 찾은 사고 유가족들이 시커멓게 그을린 전동차를 살펴보다 끝내 한맺힌 울음을 토해냈다.굳게 닫힌 문 너머로 얼핏 보이는 전동차 안은 아비규환 그 자체였다. 유족들은 마치 화풀이라도 하듯 전동차 쪽으로 달려들었다.차량을 에워싼 채 엄숙한 표정으로 서 있던 경찰들의 눈시울도 붉어졌다.콧등으로는 시큰한 한 줄기 눈물도 떨어졌다.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운 유족 300여명은 이날 새벽부터 차량기지로 몰려들었다.그러나 현장 훼손을 우려한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소측이 회의를 거듭한 탓에 오전 10시가 넘어서야 기지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딸 미희(21)씨를 잃은 정인호씨는 “유품이라도 찾아보려고 했는데 모두 녹아버렸으니 네 마지막 흔적조차 찾을 길 없구나.”며 흐느꼈다.경일대 2학년에 재학 중인 미희씨는 대학편입 시험을 준비하느라 중앙로의 학원에 가던 길이었다. 사고 당일 아침 부산에서 올라온 박지혜(24·여)씨는 영남대 병원에 진찰을 받으러 가는 길에 변을 당했다.아버지 박성열씨는 “그날 따라 딸 아이가 부지런을 떠는 바람에 평소보다 일찍 대구에 도착했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한 유족은 “불이 옮겨붙은 차량에 탔던 한 학생이 대구역을 막 출발할 즈음 ‘중앙로역에 불이 났다.’는 전화를 받았다.”면서 “중앙로역으로 향하던 승객들도 미리 화재 사실을 알았는데 왜 전동차 기관사는 차를 멈추지 않았느냐.”고 오열했다. 유족들은 껍데기만 남은 전동차를 살펴본 뒤 구내식당에 모여 전동차 내부를 촬영한 모습을 지켜봤다.잿더미 속에 뒤엉킨 시신을 본 이들은 가족의 이름을 부르며 통곡했다. 특별취재반 ◆안타까운 사연들 안타까운 사연들 달구벌은 온통 눈물바다였다.실종자 가족들은 달서구 월배차량기지로 몰려가 사고 차량이 녹아내린 모습을 지켜보다 실신했고 병원 장례식장은 유족들의 오열로 뒤덮였다. ●“사진의 주인공이 내아들이다” 허우석(48)씨는 화재 발생 직후 한 승객이 전동차 안에서 찍은 사진이 언론에 공개되자 “손수건으로 입을 막고 있는 사람이 바로 내 아들”이라며 울부짖었다.허씨가 집에서 가져온 사진을 본 다른 유족들도 “객실에 앉아 있는 젊은이의 모습과 똑같다.”고 입을 모았다. 허씨는 “사진을 찍은 사람은 탈출했는데 왜 우리 아들은 실종됐느냐.”면서 “기관사와 역무원들이 안내방송을 제때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울분을 터뜨렸다. ●일가족 참사에 할 말 잃어 두돌을 막 넘긴 아들 생일에 아내와 아들,장모를 모두 잃은 서원우(33)씨는 가족의 죽음이 믿기지 않는 듯 멍한 표정이었다. 서씨의 아내 강은숙(26)씨와 아들 민수(2)군,어머니 박춘지(58)씨는 사고 당일 여동생 정숙(25)씨의 졸업식에 참석하려던 길이었다.민수군의 생일까지 겹친 겹경사에 가족들 모두가 오후에 왁자지껄한 가족모임을 갖기로 계획을 세워 놓고 있었다. 그러나 이들은 지하철의 화마에 희생되고 말았다.정숙씨만 간신히 살아났지만 3대가 모두 싸늘한 시신으로 변해 집안이 쑥대밭이 됐다. ●대학동창이 변을 당해 대구 가톨릭대 체육과의 서동민(23)·김종석(23)씨와 입학을 앞둔 새내기 김택수(20)·방민휘(20)씨가 한꺼번에 목숨을 잃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순직직원 분향소 대구지하철공사는 19일 전동차 방화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직원 4명의 넋을 기리기 위해 안심기지 2층 교육장에 합동 분향소를 설치했다. 통신역무사업소의 정연준(37),최환준(35)씨는 불이 나자마자 역사로 달려가 승객 10여명을 지상으로 안내해 목숨을 구했지만 자신들은 끝내 숨졌다.검수팀 장대성(35),김상만(31)씨도 사고당시 시설을 점검하다 변을 당했다.지하철공사 직원 1200여명은 합동장례식날까지 검은색 ‘근조’리본을 달기로 했다. 특별취재반
  • 풋풋하고 담담한 ‘순수표’사랑 ‘마들렌’

    풋풋하고 담담한 ‘순수표’사랑 ‘마들렌’

    신세대 아이콘 조인성·신민아를 주인공으로 세운 영화 ‘마들렌’(제작 프리시네마·10일 개봉)은 스무살 언저리에 걸쳐있음직한 풋풋한 사랑을 그린 청춘멜로.‘몽정기’‘색즉시공’‘품행제로’등이 청춘군상의 왁자한 수다를 풀어놨다면,이 영화는 두 남녀를 구심체로 조근조근 낮은 목소리로 사랑이야기를 펼친다. 운명이라고 밖에는 설명하지 못할 극적인 만남.영화는 멜로물의 익숙한 한 전형을 빌려 시작한다.소설가를 꿈꾸는 국문학도 지석(조인성)은 신문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는 고학생으로 매사에 신중하다.그가 머리를 자르러간 데가 하필이면 중학교 동창 희진(신민아)의 미용실.지석과 희진은 너무 많이 다르다.만난 지 며칠만에 “한달만 사귀어보자.”며 당돌하게 제안하는 희진은 경쾌하고 개방적이다.빠르게 다가서는 희진,수줍게 멈칫거리는 지석의 사이에 영화는 지석의 첫사랑 성혜(박정아)를 밀어넣어 갈등을 만든다.첫사랑에게 지석은 새삼 이끌리고,밴드의 리드싱어로 멋진 여대생이 된 성혜에게 희진은 질투와 소외감을 느낀다. 그 어떤 자극적인 장면도,죽거나 헤어지는 강렬한 설정도 없이 영화는 그저 담담한 ‘무공해표’다.한창 주가오르는 신세대 주인공들 말고는 신세대 관객 취향을 정조준한 대목은 없어 뵌다.‘뽀송뽀송한’화면의 예쁜 영화인 것만은 틀림없다.그러나 단순한 삼각관계의 갈등에 속절없이 느린 호흡,지나치게 순진한 문어체 대사가 부담스럽다.짭짤한 조연으로 정평난 김수로가 지석의 곁에서 사랑의 용기를 북돋우는 인정많은 이웃 형으로 나온다.지난 98년 ‘퇴마록’으로 데뷔한 박광춘 감독의 두번째 작품. ●황수정기자
  •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피아니스트

    영화는 인간의 꿈을 담는 그릇일 때가 많다.하지만 때로는 처연한 역사를그 어떤 다큐멘터리보다도 신랄한 시선으로 복기하는 역사서이기도 하다.올해 칸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피아니스트’(The Pianist·내년 1월10일 개봉)는 후자 쪽에 드는 가슴 뻐근한 휴먼드라마다. 배경은 제2차 세계대전 중의 폴란드.유태계 폴란드인으로,실제로 어린 시절 나치의 가스실에서 어머니를 잃은 감독은,작심한 듯 전쟁의 광기를 스크린에 고발했다.이야기는 2차대전 당시 유태인 강제수용소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피아니스트 블라디슬로프 스필만의 실화에 근거했다.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를 점령한 독일군은 유태인들을 철조망으로 둘러친 게토에 강제로 격리수용한다.유태인은 반드시 완장을 차야 하며,어디든 출입금지다.젊은 피아니스트 블라텍(애드리언 브로디)에게 한 여인이 다가오지만 얼어붙은 현실에서 사랑은 채 싹을 틔울 수 없다. 처음엔 전장에서 꽃핀 예술혼이나 절절한 연애담을 펼쳐놓겠거니 싶다.그러나 영화는 이내부드러운 호흡을 싹 걷어낸다.전쟁의 광기가 화면을 점령하고,이어 살아남고자 몸부림치는 나약하고도 강인한 인간의 불가해한 본성이 싸늘히 전개된다. 영화의 얼개는 생존투쟁을 벌이는 블라텍의 고독하고 숨가쁜 행적 자체.사랑하는 여자에겐 접근조차 못하고 급기야 부모형제마저 학살현장으로 떠나보낸 그는 일용 노무자로 불안한 하루하루를 보낸다.목숨 걸고 수용소를 탈출하지만 나아진 게 없다.숨어지내는 빈집의 창 너머로 보이는 건 불타는 시체,들리는 건 나치의 총성뿐이다. 감독의 뼈아픈 기억 때문일까.담담하다 못해 퉁명스러울 만큼,얄팍한 감상주의를 멀리했다.전쟁의 살의(殺意)앞에서 스러지는 인간의 존엄과 예술혼,실낱같이 꿈틀대는 인간애 등이 고통스럽게 화면을 비집고 다닌다.촉망받던 피아니스트는 총구의 공포에 늘 겁먹은 소시민적 ‘목격자’이지,용기백배한 ‘행동가’가 되지 못한다. ‘쉰들러 리스트’를 위시해 홀로코스트(유태인 대학살)를 고발해온 일련의 작품 속에서 이 영화가 갖는 매력은 오히려 거기에 놓여 있다. 한 인간의 기적적인 생존기를 영웅담으로 윤색하지 않았다는 점.그토록 간절하던 피아노를 눈앞에 두고도 총탄이 날아올까봐 건반 두드리는 시늉만 내거나,통조림 깡통을 따다 말고 살아남기 위해 독일군 장교 앞에서 쇼팽을 연주하는 장면 등에서는 감동이 곱절로 불어난다. 유령처럼 텅 비어가는 도시를 홀로 버티는 주인공의 생존기록 말고 촘촘한 드라마 구도는 없다. 끄트머리에 독일군 장교와의 기막힌 우정과 인연이 짧은 소재로 끼어든 정도. 감독의 미술적 감식안은 놀랍다.폭격에 쑥대밭이 된 도시,그 하늘의 이지러진 달,누더기의 피아니스트가 등을 돌리고 혼자 걸어가는 장면 등을 모노톤으로 묘사한 종결부가 오래 잔상으로 남을 듯하다. 영락없이 동유럽인처럼 생긴 주인공은 ‘씬 레드라인’‘썸머 오브 샘’ 등에 출연한 할리우드 배우다. 황수정기자 sjh@
  • 지하철은 사랑을 싣고…지하철 미팅사이트도 등장

    출근길 지하철에서 청춘 남녀가 데이트를 즐길 수 있는 이색 사이트가 나와 인기를 끌고 있다. 인터넷 전문 벤처기업인 ㈜엔지넷은 ‘지하철 데이트 매칭 사이트’(www.Everydate.co.kr)를 개발,12일 서비스에 들어갔다. 이 서비스 개시 하룻만에 서버가 다운되는 등 폭발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 서비스는 예를 들어 오전 8시 지하철 2호선 잠실역에서 시청까지 가려는 남성이 이 사이트에 접속,‘오전 8시,잠실역,시청역’을 입력하고 신상명세서를 올려 놓으면 여성쪽에서 같은 출근조건의 남성 리스트를 보고 만날 장소와 인상착의 등을 입력,지하철안에서 만나게 되는 것이다. 엔지넷은 “신상정보를 누르면 위치 플랫폼,머리 색깔,들고 있는 신문종류등 특정 메시지가 나오기 때문에 상대방을 쉽게 찾을 수 있다.”면서 “점심시간과 퇴근시간을 이용한 다자간 런치미팅은 물론 고속버스 및 열차미팅도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의(02)402-0365. 정은주기자
  • 장갑차사건과 SOFA/기고/SOFA개정 발등의 불

    지난 10일,두 여중생이 미군 궤도차량에 압사당한 사건에 대해 법무부가 주한미군당국에 1차적 형사재판관할권 포기를 요청했다.1966년 주한미군지위협정이 체결된 이래 처음이다. 그런데 책임자로 고소된 캠프 하우즈 부대장은 이미 출국했고,더구나 미군당국으로부터는 은근히 형사재판권 포기 관례를 만들 수 없다는 말이 흘러나오고 있다. 새삼 그간의 형사재판권 포기 관례를 돌아보지 않을 수 없다.미군당국은 매년 수백건의 공무외 범죄에 대해 주한미군지위협정상 형사재판권 포기 조항에 따라 한국 정부에 재판권 포기를 요청했고,한국 정부는 이를 호의적으로 고려해 재판권을 포기해 왔다. 그 결과 한국의 형사재판관할권 행사율은 1999년에 3.7%이다.이 해에 재판권이 포기된 511건의 처리결과를 보면,한국의 호의적 고려가 미군 범죄자에게 얼마나 큰 혜택이었는지가 분명하다.교통사범 395명은 입건도 되지 않았고, 폭력,절도범 등은 240명이 견책·주의,14명이 사역·금족,6명이 급료 몰수,2 8명이 강등,4명이 불명예제대 조치됐다. 미군사법원에기소돼 형사처벌된 사건은 단 1건도 없었다.이것이 미군당국이 미군의 규율 유지를 위하여 취한 조치이다.공무외 범죄에 대한 한국의 형사 재판권 포기는 수십년 동안 변함없는 관례였고,미국은 미군범죄자들을 감싸고 도는데 이 조항을 이용해 왔다. 사실 형사재판권을 포기하라는 한국의 요구는,협정을 호혜적으로 적용하자는 것 외에 별다른 것이 아니다. 그간 한국이 미군당국에 보여준 호의적 고려의 실상을 상기하면,미군당국은 협정의 형사재판권 포기조항이 자신들에게도 적용된다는 점을 시인하고,이 사건에 대해 마땅히 1차적 형사재판권을 포기해야 한다. 다시 이 사건을 돌아보면 주한미군지위협정의 문제점이 뚜렷하다.미군들은 한국 경찰에 신고도 하지 않았고,경찰은 사고 운전병에게 접근조차 하지 못했다.한국측이 공무중 범죄인지 여부와 그 중요성 등을 올바로 판단하기 위해서라도,최소한 재판권행사 문제가 확정되기 전까지는 한국측이 수사할 수 있어야 한다. 공무중 사건이라면 무조건 수사할 엄두도 내지 않는 수사기관의 관행도 문제이지만,차제에 미군범죄에 관해 한국측이 즉시 초동수사를 벌이고 필요한 수사를 진행할 수 있도록 구체적 근거규정을 마련하여야 한다. 주한미군지위협정 중 미군범죄자의 신병인도 관련 조항이 2001년 어렵사리 개정됐으나,미군당국이 1차적 재판권을 가진 이 사건에는 적용되지 않는 것이어서,한국 정부는 확정판결이 있을 때까지 사고 운전병 등을 구금할 수도 없다. 나토 협정이 이러한 제한을 두지 않고 기소시 구금이 가능하도록 한 것과 비교하면,우리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 협정은 또 미군피고인이 무죄판결을 받거나 항소하지 않을 경우 검사는 항소할 수 없고,미군피고인은 1심보다 더 중한 형을 선고받지 않는다고 정한다. 그러나 이는 우리 형사법과 다른 체계를 가진 미국법에 따른 것으로,우리와 법체계가 유사한 독일과 일본 협정에는 이런 규정이 없다.더구나 미국 정부 대표가 참여하지 않을 경우 피의자의 진술을 유죄의 증거로 쓸 수 없다거나 미국 군대의 위신에 합당하는 조건이 아니면 재판을 거부할 수 있다는 등의 불평등한 조항들이 존재하는 한 대한민국의 사법주권은 제 모습을 찾을 수 없다. 주한미군지위협정의 재개정은 더 이상 미뤄둘 문제가 아니다.열 네살 두 아이들에게 일어난 비극이 다시는 되풀이되지 않도록 근본적인 개선책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 이정희 변호사
  • 노후보측 위기감 고조/ “이인제·이한동 反盧연대 경계”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측의 위기감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노 후보의 급락한 지지율을 만회할 만한 호재가 마땅치 않은 상태서 그동안 노 후보를 적극 지지해온 고위·핵심관계자들조차 노 후보에 대한 회의론을 입에 올릴 정도다. 특히 11일 총리직을 물러난 이한동(李漢東) 의원이 노 후보의 ‘대안’으로 강력하게 거론되기 시작하면서 노 후보 진영의 위기감이 더해지고,이에 따라 ‘친노(親盧)진영’내부의 균열징후가 일부 감지되기도 했다. ‘대안론(제3후보론)’에 대해 노 후보의 한 핵심측근조차 “이 전 총리가 재·보선뒤 민주당에 합류할 경우 이인제(李仁濟) 의원과 함께 반노(反盧)의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다.”면서 “노 후보가 공언한 재경선과 맞물리면 걷잡을 수 없는 혼란이 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통령후보 경선과정부터 노 후보를 지지했던 한 중진 의원도 “노 후보가 개혁의지 등 장점이 많긴 하지만 막말을 자주하고,가벼운 언사 등 대선후보로서의 자질면에서 한계를 속속 드러내고 있어 문제”라며 “노 후보가 당측이쏟아부은 노력을 한꺼번에 까먹는 문제 때문에 회의가 일 때가 많다.”고 말했다. 이처럼 당내 불안감이 확산되자 노 후보는 12일 오후 서울시내 한 호텔에서 대선기획단 핵심관계자와 후보 특보단,당 대변인,기조위원장 등 전략팀을 총망라한 전략기획 회의를 처음으로 가졌다. 연말 대선을 앞두고 장단기 대선전략 전반을 백지상태부터 점검한 것이다. 노 후보측은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회의에 대해 “후보 진영의 결속을 다지는 일종의 수련회”라며 “현안에 대응하는 모임이 아니다.”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회의에선 대선 선거대책위원회 구성의 시기와 방법을 집중 논의하는 등 각종 현안에 대해 심도있는 논의가 있었다고 정동채(鄭東采) 후보비서실장이 전했다. “이대로는 안된다.”는 절박한 처지에 몰려있는 노 후보가 이날 회의 결과를 토대로 신당창당이나 당명개정 등 파격적 구상을 내놓을 것인지 주목된다. 이춘규기자 taein@
  • 선택 6.13 표밭현장/ 섬만 25개… 옹진군수 후보들 ‘악전고투’

    월드컵축구대회 한국-폴란드전이 벌어진 4일 각 후보들은 대형 전광판 주변 등에서 선거운동을 펴거나 아예 선거운동을 접고 응원에 열을 올렸다. ●선거가 중반으로 들어서면서 수원시장 후보들이 상대후보 흠집내기 등 과열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한나라당 김용서 후보는 이날 개인연설회에서 현직 시장인 무소속 심재덕 후보를 겨냥,“지난해 3월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돼 7개월동안 시정을 돌보지 못했으나 시민들에게 공식사과가 없었다.”고 비난. 민주당 유용근 후보도 “심 후보는 개정된 지방자치법에 따라 당선이 된다 하더라도 다음달 1일부터 취임은 물론 출근조차 못하게 되어있어 시정 공백이 우려된다.”는 내용을 집중 홍보.심 후보는 “시장 재임 당시 ‘클린 시티’를 주창해 왔는데 만약 뇌물을 받았다면 후보로 나올 수 있겠느냐.”며 자신의 무죄를 주장. ●이날 강원도 태백시 태백청년회의소에서 열린 태백시장 후보초청 정책토론회에서 한나라당 홍순일 후보와 민주당 김영규 후보가 태백관광개발공사와 오토레이스장등 지역현안을 놓고열띤 설전. 홍 후보는 태백시의 관광개발공사 설립과 관련,“결국 현금 출자는 관철될 것이며 국비인 석탄가격 안정지원금의 현금출자가 어렵다면 강원랜드 투자이익금 등으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강조. 이에 김 후보는 “산업자원부가 이미 현금출자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는데도 태백시가 현금이냐 현물이냐 사이에서 왔다갔다하다가 시기를 놓쳤다.”며 “강원랜드처럼 제3섹타 방식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 인천 옹진군수에 출마한 후보들이 관내 전체가 섬으로만 이뤄진 특성때문에 선거운동에 난항.전체 유권자가 1만 4000여명에 불과해 인천 도심의 1개 동보다도 적지만 25개 섬을 순회하려면 선거운동기간 16일이 턱없이 부족.특히 여객선 항로가 7개 면별로 따로 육지와 연결돼 1개 면에서 선거운동을 벌인 뒤에는 인천으로 되돌아왔다가 다시 다른 면의 섬으로 이동해야 하는등 큰 불편. 현 군수인 민주당 조건호 후보는 “한 섬에 들어갔다가 기상악화로 며칠씩 발이 묶이면 선거운동에 치명타를 입게 돼 날씨에 신경을 곤두세우고있다.”고 어려움을 하소연. ●충북 제천시 천남동 현재의 시청사와 청전동 옛청사가 이번 제천시장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의 재이전 논란으로 뜨거운 이슈로 부상. 무소속 김전한 후보는 “청전동 옛 청사로 이전후 현 청사에 대형 종합병원을 유치하면 인구 유입이나 일자리 창출,지역경제 활성화 등이 기대된다.”며 자신이 제일 먼저 주장한 청사 재이전 문제를 다른 후보들이 써 먹고 있다고 주장. 한나라당 엄태영 후보는 “옛 청사나 현 청사에 국립 암센터나 국립재활원,노인전문병원 등 대형 국책병원을 유치하겠으며 이를 이회창 대선 후보의 공약으로 채택되도록 하겠다.”고 역설. 민주당 정운학 후보는 “시민의 의견을 수렴한 뒤 옛 청사로 재이전하는 것이 바람직한데 현 시청사에는 종합병원을 유치해야한다.”고 강조. 경북 경주시장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은 일제히 5일장이 열리는 곳을 따라 돌며 장터 민심잡기에 총력. 무소속 이원식 후보는 이날 경주 안강읍에서 열린 5일장을 찾아 “평소 노인복지사업에 꾸준히 힘쓴 결과 농촌지역 여론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것으로 안다.”고 주장하며 지지를 호소. 한나라당 백상승 후보는 지난달말부터 장날을 순회하며 “한나라당 후보를 찍어 현 정권의 부정부패를 심판하자.”며 한표를 부탁. 미래연합 박헌오 후보 역시 “장터민심이 당락을 가르는 주요 변수”라며 장터 공략에 집중. ●제주지사 후보들은 이날 제주지방개발공사가 생산하는 먹는 샘물 ‘제주 삼다수’의 기업 가치를 놓고 공방. 한나라당 신구범 후보는 “세계적으로도 수질이 좋기로 유명한 제주 삼다수를 프랑스 ‘에비앙’을 능가하는 세계 일류기업으로 육성하겠다.”면서 “삼다수의 기업 가치가 5000억원 정도인데 주식시장에 상장해 지분 49%를 매각,2000억원의 자금을 조성한 뒤 기업 가치를 7000억원의 대기업으로 키우겠다.”고 주장. 민주당 우근민 후보는 “신 후보가 제주 삼다수의 기업 가치를 5000억원으로 주장했으나 이는 매출성장률이 과대 추정됐고 매출 원가 대비,제조원가 비율이 비현실적으로 계상되는 등 엄청나게 부풀려 진 것”이라고 지적. ●광역단체장 후보로 출마한 대학교수가 바쁜 선거운동 일정에도 불구,학과 수업을 빠지지 않고 학기 마지막 수업까지 모두 마쳐 화제. 민주노동당 부산시장 후보로 나선 김석준 부산대 일반사회학과 교수는 이날 오전 11시 제1사범관 402호에서 일반사회교육학과 학생 60여명을 대상으로 ‘지역 사회학’ 수업을 진행하고 1학기를 종강.그는 앞서 지난주에도 ‘사회조사 방법론’과목의 수업을 마쳐 이번 학기에 자신이 맡은 2개 과목 수업을 모두 소화.김 후보는 “지방선거 후보로 나섰더라도 맡은 바 의무는 다해야 한다.”며 “지방정치는 생활정치라는 사실을 유권자인 청년학생들에게 직접 보여 줄 수 있게 돼 뜻깊게 생각한다.”고 한마디. 특별취재단
  • 홍업씨 내주쯤 소환

    ‘이용호 게이트’ 관련 의혹을 수사중인 대검 중앙수사부(부장 金鍾彬)는 2일 김홍업(金弘業) 아태재단 부이사장의 고교 동기인 김성환(金盛煥)씨를 소환,밤샘 조사했다.김씨는 이날 오후 2시 검찰에 출두했다. 김씨는 98년 7월 M주택 전무 송모씨에게 “당신과 홍업씨의 고교 및 ROTC 동기인 회사 대표 박모씨가 구속됐으니선처받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청탁과 함께 5000만원을 받고,2000년 10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H건설 대표 신모씨로부터 서울 방배동의 시유지 5500여평을 불하받게 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3억 2000만원을 받는 등 6개 업체로부터 8억 2000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김씨가 자신이 운영하던 서울음악방송 등에서 20억원 이상을 가로챈 단서를 포착,김씨를 긴급체포했으며,3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의 알선수재와 횡령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계획이다. 검찰은 김씨를 사법처리한 뒤 아태재단과의 금전거래 규모와 경위,김홍업씨의 정치자금을 관리해 왔다는 의혹을조사할 계획이다. 검찰은 김홍업씨가 김성환씨로부터 청탁을 받고 이권사업에 개입했거나 금품을 받은 단서가 포착될 경우 이르면 다음 주말쯤 김홍업씨를 소환할 예정이다.검찰 관계자는 “김성환씨가 출두한 만큼 김홍업씨 관련 의혹을 차근차근조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장택동기자 taecks@
  • 장의용품 ‘바가지’ 극성

    국내 병원들의 장례식장이 각종 장의용품을 고시가의 수십배까지 받는 등 ‘바가지 상혼’이 극성을 부리고 있다. 감사원은 2일 일부 국립대 병원들이 장의용품 판매에서최고 20배까지 폭리를 취한 사실이 감사결과 드러났다고밝혔다.일반병원에서는 최고 30배의 가격대가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당국의 전면점검 및 대수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정신 못차리는 국립대 병원=지난해 11∼12월 부산대 등4개 지방국립대 병원 운영실태에 대한 감사원 감사 결과,J병원은 10원에 구입한 상장리본과 근조리본을 각각 200원과 100원에,위패는 구입가(730원)의 18배인 1만 3000원에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이 병원은 또 구입가 15만원에 불과한 수의를 70만∼80만원에,26만원과 40만원에 구입한 목관은 각각 90만∼120만원과 150만원에 판매했다. 감사원은 해마다 대학병원의 잘못을 적발해 왔지만 철저한 사후관리를 못했다는 지적이다. ◆대형병원보단 중소병원이 문제=서민이 주로 이용하는 중·소병원에서 장의용품의 폭리가 심하다.최근 중소병원의경영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대부분의 중소병원은 고시가의 3∼30배 가량 비싸게 파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상당수 중소병원은 비싼 한두개 품목만 구비해 놓아 선택의 여지가 없다. 또 값싼 중국산 수의를 국산으로 속여 최고 4∼5배로 부풀린 가격대로 파는 경우도 많다.지난해 말 모친상을 치른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박모씨는 “인근 동네병원에서 90만원에 수의를 구입,장례를 치렀는데 최근 친구 상가에서가보니 45만원선에 비슷한 수의를 팔았다.”면서 “사정을 알아보니 중국산으로 가격차가 천차만별이었다.”고 말했다. 강서구 등촌동 최모(38)씨도 “지난해 서대문 모 병원에서 수의를 구입하지 않으면 계약할 수가 없다는 말을 듣고 50만원을 주고 샀다.”면서 “최고 400만원대까지 부르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현행 ‘가정의례에 관한 법률’에는 빈소·예약실 사용료를 내면 장의용품을 자유롭게 반입할 수 있으나 이를 지키는 경우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전문가들은 대부분의 병원에서 영안실과 수의업자가 독점계약을 맺고 있는데서 문제가 생긴다고 지적했다. 정기홍기자 hong@
  • [충무로 산책] 관객 200만 돌파 ‘집으로‘ 성공비결

    유기농 무공해 영화 ‘집으로…’가 개봉 한달도 못돼 관객 200만을 돌파했다.이 소식을 반길 이들이 홍보사 직원만은 아닐 듯 하다.이유야 어찌됐든 흥행을 좇아 조폭에,코미디에 줄대기 바빴던 충무로,나아가 문화계 전반에 던지는 시사점이 녹록하지 않다. 첫째,무르녹아야 ‘작품’이 나온다.‘미술관옆 동물원’이후 쏟아져 들어왔을 수많은 러브콜을 나몰라라 하고 이정향 감독은 5년을 푹 쉬었다.세간의 북새통이 잦아들 무렵에야 한장한장 촬영일지를 넘겼지만 흥행 조바심은 어느 갈피에서도 찾기 어렵다.단지 가슴속 오래 쟁여둔 이야기를 둑터치듯 쏟아부은 게 오그라든 관객 가슴들을 활짝 펴준 것. 둘째 푹 삭일수록 쉬워진다.‘집으로…’는 누구나 가슴한자락에 품고 있을 큰 사랑에의 부채감에 젖줄을 대고 있다.낡을수록 버릴 수 없는 우리의 유년에다 말을 건네는영화는,7세부터 77세까지 누구의 가슴이든 조근조근 적신다.소월의 진달래가 국민적이듯 ‘집으로…’가 구사하는보편 언어는 난무하는 액션 틈을 뚫고 만인의 가슴으로 흘러간다. 이보다는 희미하지만 더 귀기울여 들어둬야 할 목소리도섞여 있다.‘집으로…’는 보편적인 게 결국 현대적이란걸 새삼 일깨워준다.이미 적잖은 평론가들이 이 평범한 영화에서 조용한 ‘여성주의’를 읽어내렸다.손자에서 어머니로,외할머니로 거슬러 올라가는 그 거대한 사랑의 수원(水源)이 큰소리 한번 내지름 없이 모계 혈통주의를 웅변한다. 그뿐 아니다.영화는 현대사회가 휘몰아치듯 잘라내버린 ‘통과의례’ 체험을 정중앙에 복원시켜 낸다.컴퓨터 게임판에 코박고,할머니가 얹어준 김치를 밀쳐내고 햄 통조림을숟가락 채 퍼먹는 상우는 ‘발효’를 모르는 아이다.그런상우가 친구네 다녀오는 길에 미친 소에 쫓겨 무릎이 까지면서 그 내면은 성큼 야물어진다.우리가 아이들에게 물려줘야 할 사랑이 쏟아지는 인스턴트 지식과 인스턴트 간식이 아니라,어려움을 견뎌낸 성장체험임을 이만큼 낙낙한어조로 얘기한 화면이 있었던가. 그래서 결국은 되돌아온다.피와 살이 되는 보편성,그게 결국은 상업적인 것이라고.‘집으로…’는 잘 팔리는코드를 찾아 이리저리 밖을 헤매다니는 영화계에,제자리에 앉아제 속을 먼저 들여다보라고 일러주고 있다. 손정숙기자
  • 野 “권력핵심 36명 비리 연루”

    한나라당이 26일 여의도 공원에서 대규모 정권 규탄 장외집회를 갖고 장외투쟁 일정을 시작했다.한나라당의 서울장외집회는 지난해 8월 언론세무조사 등과 관련해 개최한시국강연회에 이어 8개월여만이다. 이날 행사에는 당원 등 7000여명이 참석했으며,행사장 곳곳에는 ‘세 아들 비리 특검제로 수사하라’ 등의 현수막이 내걸렸고,‘근조(謹弔) DJ(김대중 대통령)’라는 자극적 만장도 눈에 띄었다. 박관용(朴寬用) 총재권한대행은 연설에서 “특검제를 도입하고 비상내각을 구성하는 것이 대통령과 세 아들의 불행을 막는 길”이라며 “민주당 어떤 후보가 무슨 말을 해도 부패정권의 대변자이고 DJ의 후계자”라고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고문을 겨냥했다. 이재오(李在五) 총무는 “이 정권들어 대통령 친인척 12명,신승남(愼承男) 전 검찰총장 등 16명의 고위공직자와권력핵심자,아태재단 관계자 8명 등이 비리에 연루됐다.”면서 “민주당과 아태재단은 즉각 해체해야 하며 아태재단의 모든 재산은 국고에 환수해야 한다.”고 압박했다.그는 최성규(崔成奎) 전 총경의 도피와 관련,“미국은 더이상한국 권력 비리의 보호처나 피난처가 아니다.”라며 미국측에 최 전 총경의 추방을 요구했다. 홍준표(洪準杓) 의원은 “대통령 가족 및 청와대 관련 비리가 29개나 되는 데다 앞으로 조(兆) 단위의 비리가 터질 것”이라고 목청을 높였고,안상수(安商守) 의원은 “이런 의혹을 축소·은폐·조작한다면 제2의 6월항쟁 같은 국민적 저항운동이 일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여준(尹汝雋) 의원도 연사로 나서 “민주당 설훈(薛勳) 의원을 지구 끝까지 쫓아가서라도 책임을 물을 것이니 지금이라도 의원직을 떠나고 국민에게 백배사죄하라.”고 촉구했다.윤 의원은 집회 직후 8일간의 철야농성을 풀며 “‘진실은 이미 밝혀진 만큼 향후 투쟁을 당에 맡겨 달라.’는 당지도부의 요청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날 대회에는 이명박(李明博) 안상수(安相洙) 손학규(孫鶴圭) 서울·인천·경기지사 후보와 수도권 기초단체장 후보들이 참석해 얼굴 알리기에 나섰으나,이회창(李會昌) 최병렬(崔秉烈) 이부영(李富榮) 이상희(李祥羲) 대선 경선후보는 27일 전북대회에 앞서 전주를 방문하느라 행사에참석하지 못했다. 참석자들은 대회를 마친 뒤 행사장인 여의도 공원에서 국회 앞까지 “대통령도 조사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가두행진을 했다. 이지운기자 jj@
  • 한나라당 내분사태 격화

    홍사덕(洪思德) 의원이 이부영(李富榮) 부총재에 이어 11일 이회창(李會昌) 총재의 즉각적인 당무 퇴진을 요구하고나서는 등 한나라당의 내분사태가 심화,확산되고 있다. 최근 서울시장경선 출마를 포기한 홍 의원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최근 당의 분열이 계속되면서 집권 가능성이 심각하게 손상받고 있다.”며 이 총재 퇴진과 5월 전당대회에서의 집단지도체제 도입 등을 촉구했다. 홍 의원은 특히 “이 총재는 일본에서 복안을 정리해 귀국하길 바란다.”고 말하고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때는 (거취를)심각하게 검토하겠다.”고 강조,탈당과 서울시장선거 독자출마 가능성을 강력 시사했다. 10일 총재단 총사퇴를 요구했던 이 부총재도 이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 총재 측근들의 자세가 안이하다.”며 총재단 사퇴와 비상대책기구 구성,대선후보경선 연기 등을거듭 요구했다. 최병렬(崔秉烈) 부총재는 “당내에 공식라인과 이 총재비선조직이 공존해 있어 많은 당내 인사들이 소외감을 느낀다.”며 총재 측근조직을 정비할 것을 주문했다. 이에대해 한나라당 주류측은 이날 저녁 긴급 부총재단·당3역 연석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했으나 대선전 집단지도체제 도입에 대해서는 대다수가 부정적 견해를 피력한것으로 알려졌다. 이 총재의 측근인 윤여준(尹汝雋) 기획위원장은 “집단지도체제는 대선 후에 도입키로 당 공식기구에서 결정된 사항이며 (비주류측과)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 의원들도 많다.”며 홍 의원 등의 요구를 일축했다. 한편 홍 의원에 이어 비주류 김덕룡(金德龍) 의원은 이총재가 일본 방문을 마치고 귀국하는 13일 직후 거취를 밝히겠다고 말해 한나라당의 내분사태는 이번 주말 최대 고비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은 특히 당내 개혁세력일부와 함께 동반탈당,개혁신당을 만드는 방안을 모색하고있는 것으로 알려져 ‘박근혜 신당’과 함께 정계개편이가속화할 전망이다. 진경호 이지운기자 jade@
  • [CLEAN 3D] 클린사업장·구직희망자 연결

    대한매일과 노동부·한국산업안전공단이 공동으로 시작하는 ‘클린 취업투어’는 작업환경 개선과 인력난 극복이라는 ‘클린 3D’사업 본래 취지에 따라 새로 조성되는 클린 사업장을 중심으로 구인-구직자를 연계하는 것이다.내달초 클린 사업장 100호 탄생을 기점으로 이들 사업장에 희망 구직자들을 직접 방문시켜 사용주와의 즉석 면접 등을통해 취업을 주선하게 된다. ◆클린 취업 투어란=올 연말까지 클린 3D 사업을 통해 모두 1만개의 클린 사업장이 새롭게 조성된다.최고 3,500만원까지 무상으로 지원,근로자 50인 미만의 영세사업장 작업환경을 개선하는 이 사업을 통해 기존의 3D 업체들은 자동화 작업시설 설치 등 획기적 변화를 겪게 된다. 구직자들이 무조건 외면하는 3D업체가 아닌,‘비전있고깨끗한 사업장’으로 변모되는 만큼 적지않은 구직자들이클린 사업장의 문을 두드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따라 취업을 원하는 구직자들의 접수를 받아 노동부·산업안전공단이 공동으로 구직 희망자들을 직접 클린 사업장으로 안내,구직자가 원하는 직종별로취업을 알선하게 된다.구인을 원하는 클린 사업장 역시 노동부·산업안전공단 또는 대한매일에 원하는 구인자 수와 자격을 신청하면 된다(신청접수 연락처는 추후 게재).대한매일은 매주연재되는 클린 3D코너에 구인 희망 클린 사업장 명단과 주소·전화번호를 게재,구직자들에게 생생한 취업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어떻게 시행되나=근로자 50인 미만 영세업체 가운데 클린 사업장으로 최종 결정된 업체를 중심으로 클린 취업투어가 시행된다.서울,경인,충청,대구·경북,부산·경남,광주·호남 등 6개 권역별로 각 지방 노동청과 한국산업안전공단 본부·지도원이 중심 역할을 하게 된다. 열악한 작업환경으로 취업을 기피하는 이른바 3D업종의달라진 모습을 구직자들이 피부로 실감하도록 프로그램을짜고 있다.전국의 고용안정센터에 접수된 구직자들을 연계하는 방식도 추진된다.또 구직자들이 직접 클린사업장을방문,사용주들과 직접 면담이 이뤄지도록 할 방침이다. 노동부 송지태(宋智泰) 산업안전국장은 “그동안 우리의영세 사업장들은 열악한 작업환경과 구인난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렸지만 클린 3D사업이 본 궤도에 오를 경우 이들사업장을 외면했던 적지않은 구직자들이 마음을 바꾸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일만기자 oilman@ ■올 사업계획은. 지난해 9월부터 기초를 닦은 ‘클린 3D 사업’은 지난 연말 1호 사업장 탄생을 기점으로 올초부터 더욱 가속화될전망이다.클린 사업장 조성과 맞춤형 안전보건 기술지원및 건강 도우미 사업 등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당초 목표를 향해 순항하고 있다. ◆클린 사업장 조성=‘클린 사업장 만들기’는 참여 사업장에 대해 1,000만원 한도에서 전액 무료 지원하고 추가로 소요되는 비용에 대해서는 각 보조 사업별로 1,000만원한도내에서 설비자금의 50%까지 지원된다. 50인 미만 제조업의 경우 신청 사업장을 대상으로 인정심사 완료 후 보조금을 지원한다.다만 5인 미만 사업장에 대해 1,000만원 한도에서 클린사업장 인정과 관계없이 투자를 완료할 예정이다. ◆맞춤형 안전 기술지원=최근 2년간 안전보건 조치 소홀로 재해가 발생한 제조업 사업장을 중심으로 분기별 1회(연4회) 기술지원이 실시된다.1회는 유해·위험성 파악에 주력하고 2회는 개선활동 중심의 기술지원을 하는 등 매회마다 기술지원의 방식을 세분,궁극적으로 산재율을 낮출 예정이다. ◆건강도우미 운영=간호사,운동처방사 등으로 구성된 건강도우미들이 10인 미만 사업장의 신청을 받아 작업관련성질환 예방 및 사후관리를 현장 지도하는 사업이다. 오일만기자. ■건강관리·재해예방 요령. 노동부가 최근 동절기 대형 안전사고 예방 작업에 착수하면서 클린 3D 추진 사업장에 대한 점검도 더욱 강화하고있다.겨울철 기후변화에 따라 지하 매설물의 동파,질식,화재 사건 등 대형사건이 급증하는 가운데 근로자들의 건강관리 및 재해 예방 요령을 알아본다. ◆혹한시 건강관리=작업 전 충분한 체조로 몸의 긴장을 풀고 작업을 실시한다.장시간 작업시 동상의 우려가 있으므로 작업 중 수시로 손과 발,귀를 마사지한다.작거나 꼭 맞는 장갑·신발을 착용하지 말고 습기가 찰 경우 즉시 교체할 여분의 양말과 장갑을 준비한다. 혹한기 장시간전기톱,브레이커 등 진동기계·공구를 사용할 경우 손이 저리고 아픈 ‘백랍증’이 발생하기 쉬우므로 작업시간을 조절한다. 혈관수축 등으로 뇌·심혈관 질환 발생이 우려되므로 충분한 휴식과 방한복 지급·따뜻한 음료 제공 등 적절한 예방대책을 강구한다. ◆폭설·결빙방지 대책=거푸집·철근조립 후 눈이 쌓인 경우 물로 녹이면 결빙으로 하중이 증가하고 콘크리트 품질에도 문제점이 발생한다.산간지역 건설현장에서는 비상용유류,통신시설,비상식량 등을 확보한다. ◆추락·붕괴 예방=철골공사의 경우 적설량이 시간당 1㎝이상이 되면 작업을 중지한다.0도 이하의 경우 물·골재가열 및 보온양생을 하며,영하 3도 이하는 위의 조치와 더불어 급열양생으로 콘크리트 소요의 온도로 유지한다. 동결되거나 빙설이 혼입된 골재 사용을 금지한다.쇠로 된 거푸집의 경우 목재보다 열전도율이 높아 외부 온도에 영향을 받기 쉬우므로 보온조치에 특히 유의한다. 류길상기자 ukeljin@
  • 교전중 2시간 차이로 英 SAS, 빈라덴 놓쳐

    영국의 공군특수부대(SAS)가 9·11테러의 배후로 지목된오사마 빈 라덴을 간발의 차이로 놓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의 주간지 메일 온 선데이와 선데이 타임스의 2일 보도에 따르면 SAS대원 60명은 아프가니스탄 남부 칸다하르의 남동부 하다산맥에 있는 동굴에서 탈레반과 치열한 전투를 벌였다.이 과정에서 탈레반 병사 18명이 사살됐으며SAS요원 4명도 부상당했다. 메일 온 선데이는 SAS가 포로들을 심문하는 과정에서 2시간 차이로 빈 라덴을 놓친 사실을 알게 됐다고 보도했다. 빈 라덴은 전투가 시작되자마자 탈주한 것으로 파악됐다. 두 신문에 따르면 지상군의 아프간 배치결정이 내려지자마자 SAS는 빈 라덴과 탈레반의 지도자 모하마드 오마르를 색출하는 임무를 맡았다.선데이 타임스는 현재 SAS가 아프간 동부 산악지역의 지하요새에 대한 공격준비 명령을받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독일 일간지 디 벨트는 1일 빈 라덴의 전 부인을 인용,그가 심각한 편집증과 당뇨병으로 고생하고 있다고 전했다.지난 10월 3명의 자녀들과 아프간에서 아랍에미리트연합으로 탈출한 사비하 빈 라덴(45)은 현재 미국과 영국정보기관의 보호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비하에 따르면 빈 라덴은 아무도 믿지 못해 말할 때도암호로만 말해 측근조차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미국 정찰위성이 자신의 위치를 알아낼 것을 우려해 배터리가 장착된 시계는 차지 않는 등 극도로 예민한 상태다.또빈 라덴은 심한 당뇨로 피로감에 시달리고 있으며 미국의아프간 공습이 시작된 뒤 냉동 인슐린의 보급이 중단돼 고통을 겪고 있다. 전경하기자 lark3@
  • [건강칼럼] 중년의 위험신호 가슴통증

    벌써 수 년된 일이다.학교동창이 진료실로 찾아온 적이 있었다.이야기를 들어보니 최근 수개월동안 가슴 중앙부위에통증이 느껴져 아무래도 검사를 받아야 되겠다고 생각해 온것이라고 했다. 증상으로는 가슴통증이 주로 새벽녘에 느껴지지만 한밤중에 자다가도 통증으로 깨는 경우가 종종 있고 때로는 낮에휴식중에도 통증이 느껴지는데 운동이나 계단 오르는 것과는 별로 관계가 없는 것 같다고 하였다.담배는 한 갑 이상하며 술은 다소 마시는 편이고 다른 질환은 없었다. 여러 검사를 시행한 결과 심장근육 혈액순환이 안 좋아져서 흉통이 발생하는 혈관연축성 협심증으로 보였다.이 경우에는 협심증 치료약제인 지구성 니트로글리세린제와 칼슘길항제가 비교적 잘 듣기 때문에 치료를 시작하면서 담배와술을 끊을 것을 강하게 권유하였다. 그후 동기는 치료를 받아 흉통은 많이 적어졌다고 했으나담배도 계속 피우고 술도 끊지 못했다고 해서 다시 한번 주의를 주었다. 그러던 차에 흉통이 줄어들면서 다소 치료에 방심하게 된동기는 약을 거르는 상태가 한동안 계속되었고 사업 의논차술을 들던 중에 갑자기 심한 흉통이 발생하면서 쓰러졌고구급차를 불러 부랴부랴 병원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숨을거둔 뒤였다.한참 일할 나이에 갑자기 죽어 너무 애석한 일이었다. 40대 후반부터는 주위 사람이 이렇게 갑자기 쓰러져 급사하는 경우를 종종 경험하게 되는데 급사의 대부분은 관상동맥질환에 의한 심장마비가 원인이다. 협심증은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동맥경화증으로 내부가 좁아져 심장근육에서 요구하는 만큼 혈액공급이 안될 때 심장근육에 쥐가 나듯이 아픈 상태를 뜻한다. 자주 가슴통증을 느낄 경우 전문의에게 증상을 자세히 이야기하는 것이 협심증 판정에 가장 도움이 된다.여기에 운동부하 심전도 검사,24시간 심전도 검사,심초음파,동위원소를 이용한 심근조영 등의 검사로 진단이 가능하고,혈관치료를 고려하는 경우에는 관상동맥촬영을 하여 확진할 수 있다. 협심증은 예방이 무엇보다 가장 중요하다.흡연을 중지하고혈압, 혈당,콜레스테롤을 정상으로 유지하는 것이 좋은 예방법이며 적당한유산소 운동 및 식이요법이 권장된다.최근에는 치료법도 많이 발전되어 풍선도자술이나 스텐트삽입술등 비교적 쉬운 수술로 우리나라에서도 매년 수 천건 이상시술되고 있으므로 전문의와 상의하여 치료한다면 급사 가능성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박정의 성대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 설악산 산사태로 훼손 심각

    국립공원 설악산이 탐방객들의 무분별한 훼손과 잦은 산사태 등으로 제모습을 잃어가고 있다. 12일 국립공원 설악산관리사무소에 따르면 설악산은 지난 10년간 7번에 걸친 크고 작은 산사태로 1만1,300㎡에 달하는 면적이 무너져 내렸으며 수많은 희귀 식물군들도 사라졌다. 최근에는 계속된 폭우로 천불동 계곡내 우측 산비탈에서 수백t의 낙석으로 설악산 천당폭포 밑 소(沼)의 상당부분이 메웠졌다. 또 울산바위 북동사면은 지난해 암반 수백여t이 떨어져 폭 30m,길이 100m 크기로 깊게 파였고 주변 3,000㎡도 돌더미와 흙더미로 추가 붕괴 우려마저 낳고 있다.대청봉 남동능선 500m 지점은 98년 폭10m,길이 50m 규모로 붕괴된 채방치돼 있으며 희귀 식물과 야생화가 자생하는 설악골은 99년 폭 20m,길이 100m 정도 무너져 내렸다. 국립공원 관리공단은 등산로 주변으로 토사유출이 많은 비선대 앞을 2003년쯤 복원하는 것을 제외하고 나머지 6곳은접근조차 어렵거나 공사때 위험성이 높아 자연복원을 유도하고 있는 실정이다.산사태 발생지역의 자연복원은 적어도수십년이 걸린다. 속초 조한종기자 bell21@
  • 한강하류 상수원 보호 시급

    1,000만 서울 시민들의 수돗물 안전성에 대한 관심이 날로높아지는 가운데 현행 팔당호 중심의 상수원 보호대책이 잘못됐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는 팔당호 물로 알고 마시고 있는 서울시 수돗물 대부분이 실제는 팔당호 아래 한강 하류에서 취수되고 있기 때문으로 상수원 보호대책의 중심점을 바꿔야 할 것으로 보인다. 10일 수자원공사와 서울시 등에 따르면 현재 광역자치단체인 서울시가 사용하고 있는 팔당 물은 1일 50만t 규모로 나머지 100만t 이상을 한강 하류인 풍납·구이·암사취수장 등 7개 취수장에서 끌어 사용하고 있다.한강 하류에는 이들 취수장 말고도 성남과 인천지역에 물을 공급하는 대형 취수장이 함께 들어서 있어 팔당호 아래 한강하류의 상수원 가치가 한층 높아졌다. 이같이 팔당물에 대한 수요가 감소한 것은 수자원공사에서공급하는 팔당 광역상수도 원수 사용료가 t당 125원44전임에 비해 자치단체가 취수장을 마련할 경우 비용이 t당 평균 25원∼30원 정도로 크게 싸지는 데서 비롯됐다.서울시의 경우자체 취수장을 늘리면서 94년144만8,000여t이었던 팔당물사용량을 99년 110만t,2000년 80만t,올해는 50만t으로 급격히 줄였다.팔당호보다는 오히려 한강하류가 서울을 포함한수도권 주민들의 수돗물 젖줄 역할을 맡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한강 하류지역에는 팔당호와는 달리 상수원을 보호하기 위한 대책이 크게 미흡한 실정이다. 상수원 코앞에 모터보트장과 수상스키,윈드서핑장이 들어서 있고 둔치에 마련된 휴식공간과 주차장에서 낚시를 하거나휴식나온 주민들이 많은 쓰레기를 버리는 등 각종 오염원에노출돼 있다.아예 일반인들의 접근조차 금하고 있는 팔당호와는 아주 대조적이다.팔당물의 중요성 감소로 팔당호를 기반으로 한 광역상수도사업의 예산낭비 현상도 심각하다. 주로 서울지역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1일 260만t 공급규모의 광역상수도 1·2단계사업은 615억여원을 들여 80년 6월완공됐으나 서울시의 사용량 감소로 폐쇄위기에 놓였다.또 1조원이 넘는 경비로 99년 완공한 광역상수도 3·4·5단계도일부 자치단체들이 자체 예산으로 별도의 취수장과 관로를개설하는 바람에 중복투자의 지적을 면치 못하고 있다.3,000여억원을 들여 오는 2005년 완공예정인 광역상수도 6단계사업 역시 마찬가지.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상수도사업이 지방은 환경부 인가사항,광역은 건교부로 이원화되어 있어 이같은 중복투자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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