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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상파 하이라이트]

    ■생명 최전선(KBS1 밤 10시 55분) 최근 3년간 겨울철 빙판길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무려 254명에 달한다. 일반 도로에서 일어난 교통사고 치사율보다 12%나 높다. 또한 낙상 사고로 병원을 찾는 환자 역시 다른 계절에 비해 2~3배가 많다. 프로그램은 빙판길 교통사고와 낙상 사고 환자들의 사고 경위를 추적하고, 그들의 생명을 구하기 위한 의료진의 사투를 다룬다. ■꼬마신선 타오(KBS2 오후 3시 25분) 숲 속 생태조사를 나간 아이들. 동굴 안에 있는 커다란 꽃을 발견한 타오는 별 생각 없이 꽃을 건드리며 장난을 친다. 이때 꽃의 위험함을 알아챈 샤오밍이 다가오다가 타오 대신 영원의 잠에 빠져들고야 만다. 죄책감을 느낀 타오는 샤오밍의 깊은 잠을 깨우려고, 다른 친구들과 함께 신선봉 꼭대기 정신의 샘물을 찾아 나선다. ■도전 발명왕(MBC 오후 6시 20분) 세면기 물은 위에서 아래로 떨어져야만 한다는 고정관념을 버려라. 아래에서 위로 물을 뿜어내 씻을 곳에 바로 물을 뿌려주는 신개념 ‘분수 세면기’의 등장이다. 편리함은 물론 피부 자극도 덜어주어 세수할 때도, 아이를 씻길 때도 효과 만점이다. 그 밖에도 다양한 발명품이 등장해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꾸러기 탐구생활(SBS 오후 4시 30분) 꾸러기 탐구대와 떠나는 교과서 여행. 건전지는 어떻게 전기를 만들어내는 것일까. 건전지를 넣으면 움직이는 물건들을 이용해 작은 건전지가 전기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과정을 확인한다. 건전지의 산화 환원 반응에 대해서도 알아본다. 이 시간에는 빙판길이 왜 미끄러운지 탐구하면서 안전하게 걷는 방법을 찾아본다. ■세계테마기행(EBS 밤 8시 50분) 예전에는 아마존 열대우림의 일부였던 볼리비아 산타크루스에는 아직 아마존의 흔적이 남아 있다. 이곳 산타크루스에서 라파스로 이동하면 대륙 융기의 증거를 만날 수 있다. ‘달의 계곡’이라 불리는 지형이 바로 그것이다. 마치 달의 표면과 비슷하다 해서 이런 이름이 붙은 지형은 진흙으로 이뤄져 있는데…. ■경찰 25시(OBS 밤 11시 5분) 성인 PC방, 안마방 등 밤낮을 가리지 않고 성행하고 있는 변종 성매매 업소. 합법과 불법 사이를 아슬아슬 줄타기하듯 운영되는 이곳에서 불법 성매매가 이뤄진다는 제보가 들어왔다. 일반 성매매 업소와 달리 변종 성매매 업소에서는 낮에도 암실에서 은밀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그 때문에 변종 성매매 업소에 접근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다.
  • 숨 막힌다, 미술계 일등주의

    숨 막힌다, 미술계 일등주의

    “‘일품주의’가 한국 미술계를 망쳤습니다. 이를테면 겸재 정선 이외의 그림은 산수화로 취급조차 하지 않는 식이죠.”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실장 출신인 정준모(57) 평론가가 미술계에 쓴소리를 던졌다. 다양성을 상실한 채 과도한 명품 강박증에 빠진 미술시장이 스스로 침체의 길을 걷고 있다는 이야기다. 지난 14일 서울 인사동에서 만난 정 평론가는 “미술시장에선 ‘이제 팔 것이 없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박수근·이중섭 등의 작품이 아니면 다루려 하지 않는 데다, 이 작품들이 재벌가 등 ‘좋은 집’에 들어가면 좀처럼 (시장에) 다시 나오지 않아 작품을 볼 수 없다”며 안타까워했다. 반면 ‘안 불러주니까 못 나섰던’ 훌륭한 작가의 작품들은 새로운 기풍과 시대정신을 반영했음에도 사장되고 있다고 자조했다. 그는 김경, 김주경, 안상철, 이규상, 이종무, 장운상, 정규 등 91명의 작품 108점을 간추려 최근 ‘한국 근대 미술을 빛낸 그림들’(컬처북스)을 펴냈다. 박수근, 이중섭 등의 작품도 포함됐지만 어디까지나 초점은 미술사적 ‘맥락’을 이룬 잊혀진 작가들에 맞췄다. 정 평론가가 바라보는 국내 미술계는 구매자와 컬렉터 모두 명품 편식증에 빠진 비정상적 구도를 띠고 있다. 그는 “예능프로그램 ‘1박 2일’이 알려준 국내의 절경처럼, 국내 미술품에도 알려지지 않은 명작이 많다는 사실을 책을 통해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예컨대 서화계의 대부인 김규진(1863~1933년)의 ‘총석정’은 구한말 조선황실의 위엄을 드러낸 수작이지만 창덕궁 희정당에 벽화 형태로 걸려 있어 일반인은 접근조차 어렵다. 또 지난해 타계한 한국화가 박노수(1927~2013년)의 ‘선소운’은 일반 수묵화와 달리 옷의 주름을 흰 여백으로 표현하는 등 새 기풍을 드러낸 작품이다. 여인의 엉덩이가 의자 끝에 살짝 걸려있는 비정형적 구도로 화제가 됐지만 요즘 사람들은 잘 알지 못한다. 안상철(1927~1933년)의 ‘전’의 경우 작가의 초기 특성을 잘 드러낸 작품이지만 한동안 행방이 묘연했다. 수소문 끝에 찾아낸 작품은 개인 소장자의 방에 신문지처럼 둘둘 말려 보관돼 자칫 세상에서 잊혀질 뻔했다. 책은 국립현대미술관 재직 시절 근대미술 100점을 선정해 전시한 ‘한국 근대회화 100선, 1900~1960’이 바탕이 됐다. 그는 “우리나라도 미국의 모마나 영국의 테이트모던 같이 특색 있는 미술관을 가져야 하는데, 아직 경영자의 의식이 여기까지 이르지 못한 것 같다”면서 “국립현대미술관이 관람객을 위한 소장품 도록조차 발간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공인중개사·감정평가사와 같은 미술사 자격증 도입과 미술품 기부 세제 혜택에 대해서도 거침없이 의견을 개진했다. “저도 예전에 집에 식모가 있었지만, 화랑가 아주머니들(사장들)은 정말 심합디다. (중소 화랑에서) 일하는 큐레이터들을 종 부리듯 합니다. 관련 자격증을 만들고 의무고용하도록 해야 실업난도 해결하고 함부로 대하지도 못하지요.” 아울러 박물관과 미술관이 기부금품을 모집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기부 미술품을 법정기부금으로 인정해 감세 혜택을 줘야 한다는 주장은 그간 미술계의 요구를 반영한 것이다. “미국 등에서 왜 기부가 활성화된 줄 아십니까. 세금 혜택이 정답입니다. 현행법상 국내 국공립미술관은 기부행위를 요청할 수 없고 관련 규정이 복잡해 실제 혜택받는 기증자 사례가 전무합니다.” 미술교육에 대한 비판도 잊지 않았다. “김환기 화백의 이름조차 모르는 미대생들이 국내외 유명 미술관 몇 군데만 돌면 미술을 다 알게 된 것처럼 이야기합니다. 작품에 담긴 시대의 미감과 역사적 맥락에 대해선 생각조차 하지 않더군요.” 정 평론가는 “누구나 ‘첫사랑’을 찾는 심정으로 스스로 그림을 보도록 노력해야 창의적인 눈을 갖게 된다”고 강조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어린이 책꽂이]

    [어린이 책꽂이]

    모두가 아픈 도시(백은하·최형미 지음, 김종민 그림, 뜨인돌어린이 펴냄) 서울에서 시골마을 ‘깨끗리’로 전학 온 아이 둥둥이는 자꾸만 온몸을 긁어댄다. 빛을 향해 돌진하는 새 떼와 암으로 죽어가는 사람들이 속출하는 도시가 있다. 대체 지구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국내와 세계에서 벌어지는 환경 미스터리를 풀어나가는 환경탐정단을 통해 환경 재앙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운다. 1만 2000원. 회사 괴물(조미영 지음, 조현숙 그림, 주니어김영사 펴냄) 예솔이와 불록 쌓기를 하던 엄마가 갑자기 나타난 회사 괴물에게 잡혀갔다. 할머니와 종일 재미있게 놀아도 엄마가 언제 돌아올지 불안한 예솔이. 저녁에 집으로 돌아온 엄마는 회사가 괴물이 아니란 사실을 조근조근 들려준다. 아침마다 엄마와 떨어지기 싫어 발을 동동 구르는 아이와 죄책감을 느끼며 일하는 엄마의 마음을 세심하게 짚어낸 그림책. 1만원. 아킴 달리다(클로드 K. 뒤브와 지음·그림, 청어람미디어 펴냄) 평화로운 아이의 일상을 송두리째 앗아간 어른들의 전쟁. 거리를 온통 메운 포화와 총성, 전쟁이란 폭력 속에서 아킴이 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은 오로지 내달리는 것이다. 선 하나 하나로 거칠게 빚어낸 연필화가 전쟁의 황폐한 세계와 그 속에 놓인 아이의 공포를 실감나게 전한다. 1만 1000원.
  • ‘무한상상 자연 놀이터’ 숲으로 간 TV 유치원

    ‘무한상상 자연 놀이터’ 숲으로 간 TV 유치원

    풀과 꽃, 돌과 흙, 나무와 바람이 아이들의 숨겨진 놀이 본능을 자극한다. 최근 ‘숲 유치원’이 부모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며 그 수가 1년 새 2배나 늘었다. 다양한 생태 체험을 통해 아이의 성장을 돕는 숲. 다음 달 2~3일 오후 3시 55분 방송되는 KBS 2TV ‘TV유치원’이 개편을 맞아 그간 유아 프로그램의 배경인 스튜디오를 버리고 무한한 상상의 놀이터, 숲으로 간다. 아이들에게 숲은 신나게 달리고 마음껏 상상할 수 있는 자연 놀이터다. 떨어진 낙엽도 아이들의 손이 닿으면 소꿉놀이 장난감이 되고 시냇물 위를 떠다니는 배가 된다. 아이들은 저마다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발휘해 투박한 자연물도 형형색색의 장난감 못지않은 놀잇감으로 탄생시킨다. 숲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동식물은 모양과 질감, 소리, 향기가 모두 제각각이어서 아이들의 오감을 자극한다. 이러한 이유로 요즘 숲 유치원이 부모들 사이에서 교육의 장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새 코너 ‘다같이 야호호’는 아이들이 직접 숲으로 가 자연을 보고 듣고 만지며 숨은 상상력과 창의력을 맘껏 내보일 수 있도록 한다. 매회 동행하는 숲 해설가가 진행자 역할을 하며 아이들에게 주제를 던진다. 아이들은 ‘지붕 없는 교실’에서 마음껏 뛰어놀고 자연을 보며 떠올린 상상을 친구들과 조근조근 나눈다. 새 프로그램에서는 다양한 생물들의 작은 움직임까지 포착하는 촬영 기법이 동원돼 동·식물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5~7세 아이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부모들에게는 숲에서 아이와 재밌고 유익하게 노는 법을 일러준다. 떨어진 낙엽을 엮어 목걸이를 만들던 아이는 “엄마에게 줄 선물”이라고 말한다. 아이들은 나무의 이름을 지어 주며 자연과 친구가 되어갔다. 평소 조용하고 차분하기만 했던 아이도 숲에 오자 맘껏 뛰어놀며 맨손으로 송충이를 잡아 촬영장을 웃음바다로 빠뜨렸다. 아이들은 오히려 어른들이 미처 보지 못하고 지나가는 동식물의 흔적을 기막히게 찾아내 제작진을 놀라게 했다. ‘TV유치원’ 조경숙 PD는 “기획 단계에선 실내 생활에 익숙한 아이들이 과연 숲에서 잘 놀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섰지만 녹화에 들어가자 아이들은 제 세상을 만난 듯 마음껏 뛰어놀았다”고 말했다. 이렇게 아이들은 다양한 자연물로 장난감을 만들며 창의력과 상상력을 키우고, 숲 속 생물들을 찾아내거나 이들이 자라는 과정을 보며 탐구력과 집중력을 기르게 된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옛 남친 감성 품고 2AM이 돌아왔다

    옛 남친 감성 품고 2AM이 돌아왔다

    ‘감성돌’ 2AM이 추운 겨울에 어울리는 감성 발라드를 들고 8개월 만에 돌아온다. 발라드 아이돌 그룹으로서 자존심을 지켜 온 이들은 오는 27일 미니 앨범 ‘녹턴’(NOCTURNE)을 발표한다. 이번 앨범의 콘셉트는 고요한 밤에 어울리는 서정적인 연주를 담았다는 뜻에서 ‘야상곡’이다. 야상곡처럼 잔잔하고 진한 울림을 선사하겠다는 취지다. 전체 프로듀싱은 ‘죽어도 못보내’ 등을 내놓은 작곡가 방시혁이 맡았다. 그러나 최근 각광받는 신진 뮤지션들이 작업에 투입돼 다양한 음악적 변화가 느껴진다. 새 음반의 타이틀곡 ‘후회할 거야’는 연인을 떠나보낸 뒤 후회로 가득한 심정을 노래한 곡으로 가사는 직설적인 반면 기타, 건반, 베이스, 드럼을 이용한 편곡은 간결하다. 멤버들의 하모니와 후렴구의 고조되는 감정이 돋보이는 정통 발라드다. 지난 19일 선공개한 ‘그냥 있어줘’는 싱어송라이터 라디(Ra.D)와 디어(D.ear)가 공동 작곡한 곡으로 라디의 감성과 2AM의 목소리가 어우러졌다. 조근조근 이야기하는 듯한 가사 전개와 창법이 눈길을 끈다. 가사는 연인 때문에 힘들어하는 친구와 그 친구를 사랑하는 한 남자의 심정을 노래했다. ‘볼수록 예뻐’는 2AM의 앨범에서 쉽게 볼 수 없는 미디엄 템포 록 스타일로 친구에게 갑자기 사랑을 느끼게 되는 달콤한 순간을 펑키한 기타 사운드로 완성시켰다. ‘천사에게’는 솔로 활동을 통해 록에 대한 열정을 보여 준 정진운의 자작곡이다. 그는 “대중적인 멜로디로 사람들이 편하게 들을 수 있는 음악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창민의 자작곡 ‘너뿐이야’는 가스펠을 연상시키는 악기 편성이 인상적인 곡으로 팬들을 향햔 사랑과 감사의 마음을 담았다. 멤버들은 2AM의 색깔을 “옛 남친 콘셉트”라고 설명했다. ‘죽어도 못 보내’처럼 이별한 남자의 입장에서 헤어진 연인을 그리워하며 노래하는 곡들이 많기 때문이다. 지난 19일 공개된 콘서트 연습실 현장에서 조권은 “발라드를 부르는 입장에서 ‘옛 남친 콘셉트’가 감정을 잡기에 가장 좋다”고 말했다. 한편 2AM은 이번에는 방송 활동을 하지 않을 계획이다. 대신 다음 달 7~8일 서울 올림픽공원 SK핸드볼경기장에서 ‘녹턴:야상곡’이라는 제목의 콘서트로 관객들을 만난다. 멤버 정진운이 지난달 교통사고로 발목 골절상을 입어 통원 치료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창민은 “이번 앨범을 녹음하면서 가장 성숙한 멤버는 정진운”이라며 “녹음할 때 이미 다친 상태였다. 형들에게 미안해했지만 심적으로는 다져지는 기회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콘서트에서는 미니 앨범에 수록되지 않은 이창민의 자작곡 ‘나쁜 사람 아니야’를 비롯해 엑소의 ‘으르렁’, 마이클 잭슨의 ‘빌리진’ 등 다채로운 스페셜 무대를 선보일 계획이다. 멤버들은 “2AM으로는 다들 아름다운 하모니를 내려 노력하지만, 개개인은 좋아하는 스타일과 장르가 다 달라요. 공연에서는 그런 모습을 보여 드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필리핀 초강력 태풍 하이옌… ‘연락두절’ 한국인 40여명으로 늘어나

    필리핀 초강력 태풍 하이옌… ‘연락두절’ 한국인 40여명으로 늘어나

    초대형 태풍 ‘하이옌’으로 1만여명이 숨진 필리핀 중부 레이테 섬에서 연락 두절된 한국인의 수가 40여명으로 늘어났다. 주필리핀 한국대사관은 11일 태풍 하이옌의 직격탄을 맞은 타클로반 등 레이테 섬 태풍 피해지역에 거주하거나 여행 중인 한국인 가족과 친지를 찾아달라는 신고가 잇따라 접수되고 있다고 밝혔다. 인근 사마르 지역에도 한국인 여행자가 있을 가능성이 있어 연락두절 상태인 사람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한국대사관은 이날 현지에 영사와 행정원을 파견하고 대사관 직원 1명을 추가로 급파해 이들의 소재 파악에 나설 계획이다. 외교부 역시 신속대응팀을 피해지역에 보낼 것으로 알려졌다. 타클로반에는 현재 공항이 폐허로 변해 항공편 운항이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전력과 통신 등이 모두 끊긴 상태다. 이와 관련, 한국 정부는 이르면 오는 13일쯤 타클로반 피해지역에 의료지원단과 구조대를 파견할 계획이다. 한국은 이들이 이용할 교통편과 숙박시설 등을 확보하기 위해 필리핀 당국과 실무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태풍 하이옌으로 타클로반에서만 약 1만명이 숨진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인근 사마르 섬에서 300여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되는 등 인명피해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사마르 지역에서는 2000여명의 실종자도 발생했다. 그러나 사마르 섬의 일부 피해지역에는 접근조차 이뤄지지 않아 인명피해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레이테와 사마르 등 피해 현장을 둘러본 관리들은 태풍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1만명을 훨씬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어린이 책꽂이]

    [어린이 책꽂이]

    뭘 써요, 뭘 쓰라고요?(김용택 지음, 엄정원 그림, 한솔수북 펴냄) 38년간 교단에서 ‘어린 시인’들을 키워낸 섬진강 시인 김용택이 “뭘 써요?”라고 묻는 어린이들에게 마음을 글로 옮기는 법을 일러준다. 글쓰기의 시작은 관심을 가지고 바라보는 것이라 말하는 시인의 글쓰기 철학에 어린이 21명의 말갛고 천진한 시가 포개져 있다. 1만 2800원. 돼지 이야기(유리 지음·그림, 이야기꽃 펴냄) 세상의 돼지 가운데 흙을 밟고 사는 돼지는 열의 하나도 채 안 된다. 폭 60㎝, 길이 2m의 사육틀에 갇혀 지내고 태어나 3주 만에 어미와 헤어진다. 평생 갇혀 살던 돼지들은 구제역 사태로 흙구덩이에 산 채로 굴러 떨어진다. ‘그것이 처음이자 마지막 외출이었다’는 글귀와 극사실적인 그림이 다른 생명을 다루는 인간의 태도에 뼈아픈 반성을 남긴다. 1만 3500원. 효재 이모와 전통 놀이 해요(채인선 지음, 김은정 그림, 살림어린이 펴냄) 성북동 담벼닥에 기대앉은 동생과 나는 머리를 곱게 묶어 내린 ‘분홍 바구니 아줌마’를 만난다. 일상에서 전통을 되살리는 이효재 아줌마가 개나리실로 매듭을 짓고, 꽃잎 모양의 보자기를 엮는 법을 조근조근 일러준다. 동화작가 채인선이 이효재와 2년간 소통해 만든 전 5권 시리즈의 첫 편으로, 2014년 말 완간된다. 1만 2000원. 올깃쫄깃 찰지고 맛난 떡 이야기(양혜원 지음, 한상언 그림, 미래아이 펴냄) 고약한 시어머니를 견디다 못해 무당을 찾아간 며느리. 무당은 시어머니가 좋아하는 인절미를 날마다 찧어 시어머니에게 먹이면 100일 만에 죽을 거라고 예언한다. 매일 인절미를 해다 바치는 며느리의 정성에 시어머니는 어떻게 변할까. 떡을 소재로 한 6편의 옛이야기가 구수하고 쫀득하다. 1만 4000원.
  • ‘꽃배달’ 주아플라워, 창업기술 전수 나섰다

    꽃배달 전문기업인 주아플라워는 8일 전국의 가맹점을 통해 꽃집 창업을 하려는 희망자에게 꽃꽂이 등 창업기술 전수에 나섰다. 또 이 날부터 꽃바구니와 관엽화분, 경조화환 등의 할인 판매에 들어갔다. 서울 등 수도권을 비롯해 영남권, 호남권, 강원권, 제주도 등 40여곳에 가맹점을 두고 있다. 할인 품목은 꽃바구니와 축하 및 근조 화환, LED 화환, 쌀 화환은 물론 관엽식물과 동·서양난, 공기정화식물, 분재, 꽃다발, 숯공예, 꽃상자 등이다. 개업, 생일, 출산, 영전, 병문안, 장례 등 선물 목적에 따라 맞춤형 디자인으로 준비했다. LED 화환은 젊은층에게 인기있는 품목이다. 백정현 대표는 “화환 관련 분쟁의 발생 원인은 재활용업체 등에 위탁하는 꽃집에서 사용한 화환 등을 재사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면서 “주아플라워는 꽃과 화환이 배달되면 주문 고객에게 휴대폰으로 배송사진을 전송해 준다”고 말했다. 회원 적립금제도 운영하고 있다. 전화 1600-0549(주아플라워). http://flower.jua.co.kr/ 정기홍 기자 hong@seoul.co.kr
  • ‘아빠 성폭행 거짓고발’ 딸, 16년만에 참회,이유가…

    1997년, 약물 중독 증상을 앓던 엄마의 강요에 못 이겨 아빠가 자신을 성폭행했다고 거짓 진술하여 아버지가 16년을 넘게 감옥살이를 하게끔 한 딸의 뒤늦은 참회와 사연이 미국 국민들의 아연하게 하고 있다고 미 언론들이 19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미 NBC 방송은 18일 지금은 24살이 된 케니야 겔리가 9살이던 지난 1997년, 그의 아버지가 자신을 성폭행했다고 진술한 것은 어머니의 강요에 못 이겨 거짓 진술한 것이라는 인터뷰를 방영했다. 이 인터뷰에서 겔리는 “자신의 아버지는 자기의 몸을 만지지도 않았으며 엄마가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때리겠다고 위협해 그렇게 진술했다”고 밝혔다. 이 인터뷰에서 겔리는 오히려 당시 어린 나이였던 자신은 남녀의 주위 부위의 명칭도 몰랐는데 조사 과정에서 이러한 성적 지식을 습득했었다고 말해 시청자들을 놀라게 했다. 더구나 사건 발생 후 몇 년이 지나 엄마가 약물 중독으로 구속되자 겔리는 그의 할머니에게 자신이 거짓말을 했음을 털어 놓았고 할머니는 이를 녹화해 재판부에 청원했으나, 오히려 강요에 의한 진술일 수 있다는 이유로 무시되었다고 밝혔다. 당시 경찰 조사 기록에서는 경찰이 겔리의 아버지가 약물 중독인 아내가 꾸민 일이라고 일관되게 무죄를 주장했지만, 경찰은 겔리의 옷과 몸에서 정액이 발견되었다고 주장하면서 그를 몰아세웠다고 언론은 보도했다. 하지만 이러한 증거 불충분에도 불구하고 겔리의 진술을 받아드려 배심원들은 겔리의 아버지에게 최소 20년에서 최고 40년 형을 선고했었다고 언론은 전했다. 이후 겔리는 자신의 아버지에 대한 접근조차 허용되지 않았으며 16년이 지난 올해 1월 감옥에서 자신이 갓 낳은 아들과 함께 아버지를 면회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겔리의 아버지는 당시 그녀의 등을 두드리면서 “너에게는 아무 잘못이 없다. 너를 사랑한다”고 말했다고 겔리는 전했다. 딸의 거짓 진술을 강요했던 겔리의 어머니 샤레이드 겔리도 지금은 약물 중독 증상이 거의 치료되었으며 이날 같은 방송 인터뷰에 출연하여 “내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며 자신의 약물 중독 증상을 원망했다. 또한, 자신의 무죄에 대한 거듭된 청원에도 불구하고 16년째 감옥 생활을 계속하고 있는 겔리의 아버지 데럴 겔리도 해당 방송에 출연하여 “내가 형기를 다 채운다 하더라도 나의 무죄가 증명되지 않는다면 진실은 밝혀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뉴욕주의 관할 경찰국은 이번 사건의 무죄 청원에 대해 재조사가 계속 진행 중이라는 답변만을 거듭하고 있다고 NBC 방송은 전했다. NBC 방송은 당시 해당 사건 관련 경찰관이나 조사관들에게 당시 사건에 대한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언급하기를 거부했다고 덧붙였다. 사진 : 미 NBC 방송에서 자신의 과거 거짓 진술을 고백하는 겔리 (NBC방송 캡처) 다니엘 김 미국 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옴부즈맨 칼럼] 북섹션, 피서 특집 마련했으면…/김성회 CEO리더십 연구소장

    [옴부즈맨 칼럼] 북섹션, 피서 특집 마련했으면…/김성회 CEO리더십 연구소장

    ‘여름은 ○○의 계절’. 이 동그라미 안에 어떤 단어를 채우고 싶은가. 7080세대는 ‘여름은 사랑의 계절, 젊음의 계절’과 같은 유행가 후렴구를 콧노래로 흥얼거릴지 모르겠다. 필자에게 ‘여름은 독서의 계절’이다. 불볕 더위에 사람들과 부대끼며 에너지를 충전하기는커녕 방전하기 십상인 피서지보다 서늘한 냉방시설이 된 커피전문점, 혹은 도서관이나 서점 등에서 책장을 넘기며 보내는 ‘독서휴가’가 필자에겐 최고의 호사이고, 피서법이다. 이는 수치로도 방증된다. 출판계 관계자에 따르면 여름에 다른 계절보다 책 판매량이 15% 정도 늘어난다고 한다. 흔히 가을을 등화가친(燈火可親) 운운하며 “책을 가까이하기에 좋은 계절”이라 말하지만 착각이란 지적이다. 가을엔 산으로 들로 소풍가기에 바빠 여름에 오히려 책을 많이 읽는다고 한다.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해 리더들과 CEO의 여름휴가 계획엔 ‘다섯 수레’ 정도까진 아니지만 ‘한 보퉁이 책보따리’를 챙겨 읽겠다는 계획이 빠지지 않는다. 현명한 리더들은 아예 휴가를 독서 목적으로 활용하기도 했다. 세종대왕은 촉망받는 젊은 인재들이 독서에 전념할 수 있도록 ‘사가독서’(賜暇讀書)제도를 시행했다. “각자 맡은 직무로 인해 독서에 전심할 겨를이 없으니, 지금부터 본전에 나오지 말고 집에서 글을 읽고 성과를 내어 내 뜻에 맞게 하라.” 일명 독서휴가제다. 완전 ‘공짜 휴가’는 아니어서 월과라고 독서 휴가보고서를 제출하도록 했다. 영국의 빅토리아 여왕은 고위 공직자들에게 3년에 한 번꼴로 유급 독서휴가인 ‘셰익스피어 휴가’를 줬다. 한 달가량 쉬면서 셰익스피어 작품 다섯 편을 정독해 독후감을 제출해야 한다. 다양한 인간관계가 잘 묘사된 셰익스피어 작품을 통해 민중의 심리를 엿보는 통찰력을 얻으라는 의미에서였다. 서울신문 주말판 북섹션 ‘책읽는 당신’은 필자가 제일 먼저 반갑게 펼치는 면이다. 수없이 쏟아져 나오는 ‘신간의 바다’에서 나름의 ‘전문가’ 혜안으로 걸러진 양서를 고르고 출판의 트렌드를 읽을 수 있다는 점에서다. 톱기사로 다뤄진 책뿐 아니라 ‘당신의 책’에 다뤄진 3~6줄의 신간 소개들도 귀중한 정보를 전달해 준다. ‘저자와의 차 한잔’은 비하인드 스토리를 저자에게 직접 조근조근 듣는 듯 감칠맛이 있다. 애독자로서 바라는 점은 북섹션도 피서, 방학 같은 시류를 반영한 특집을 마련했으면 하는 것이다. 비록 세종대왕에게 ‘독서휴가’를 받은 홍문관의 학자는 아니지만 휴가나 방학은 ‘집중’해서 정독할 수 있는 모처럼의 ‘싱크 위크’(Think Week)이다. 이 기간엔 신간뿐 아니라 심도 있는 독서 길잡이로서 역할을 해줬으면 한다. 청소년 자녀들과 함께 읽고 토론할 독서, 아니면 각계 전문가들이 부문별로 권하는 ‘피서철 추천도서’도 좋다. 경제경영부문은 평소 지면 배정이 인색한데 이때 특집을 배정해도 좋을 것이다. 제한된 지면에 ‘구간’(舊刊)을 소개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신간 소개 때 관련 도서, 같이 읽을 만한 책을 소개하는 것도 유용한 길잡이가 될 것이다. 또 ‘월과’와 같이 독서감상문 내지 보고서를 독자들로부터 온라인으로 받아 디지털 백일장을 여는 것도 ‘한여름 독서 삼매경’으로 인도하는 즐거운 축제의 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여름축제 하면 록페스티벌뿐 아니라 북페스티벌도 함께 연상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북섹션이 앞장섰으면 한다.
  • 한진희 ‘손자상’에 급히 촬영장 떠나… “7살 밖에 안 됐는데”

    한진희 ‘손자상’에 급히 촬영장 떠나… “7살 밖에 안 됐는데”

    중견배우 한진희씨가 드라마 촬영 중 손자의 사망 소식에 급히 병원으로 향해 주위를 안타깝게 만들었다. 6일 한씨가 출연중인 SBS 아침극 ‘두 여자의 방’ 관계자 등에 따르면 5일 한씨의 손자가 백혈병으로 세상을 떠났고, 한씨는 6일 새벽 2시쯤 드라마 세트 촬영 중 급히 현장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한씨의 손자는 태어났을 때부터 몸이 약해서 고생을 했고 아직 7살 밖에 되지 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나 주위 사람들이 더욱 안타까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드라마 관계자는 “한진희씨가 6일 손자의 사망 소식을 접했고 드라마 촬영을 마친 뒤 빈소로 향하려 했으나 촬영이 계속 지연되면서 어쩔 수 없이 새벽에 급히 장례식장으로 향했다”고 전했다. 손자상이라는 비보에 한씨가 참여하고 있는 드라마 관계자들이 근조화한이라도 보내려고 했으나 한씨는 장례식장 장소도 알리지 않았다고 한다. 한씨는 현재 SBS ‘두 여자의 방’과 MBC 주말극 ‘금나와라 뚝딱’에 동시 출연하고 있다. 또 최근 통신사 광고를 통해 코믹한 연기를 선보여 더욱 인기를 얻고 있다. 이 같은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도 “한진희 손자상 비보 너무 안타깝다”, “한진희, 손자 잃고 급히 드라마 촬영장을 떠났을 슬픈 마음이 느껴진다”는 등 위로를 보내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고국의 거리서 스러진 고려인 마지막 길만은 외롭지 않았다

    고국의 거리서 스러진 고려인 마지막 길만은 외롭지 않았다

    “먼 나라 우즈베키스탄에서 그 어느 나라에도 소속되지 못한 채 소수 민족으로 살아가야 했던 고려인. 당신이 한국에 도착해 겪었을 아픔과 슬픔, 그리고 외로움에 미리 손 내밀어 주지 못해 미안합니다. 질병 속에서 고통받을 때 도움의 손길을 요청할 수 있도록 치엔씨의 얼굴을 마주한 채 마음의 문을 열어 주지 못해 미안합니다.” 2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동신병원 장례식장. 조근조근한 말투의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이 조사를 낭독했다. 주변에는 서대문구, 우즈베키스탄 영사관, 한국이주노동재단 관계자들만 보였다. 장례식이라면 응당 눈에 띄어야 할 격렬하게 울어 대는 유족이 없다. 그도 그럴 게 치엔(57)씨는 살아서도 혹독하게 외로웠을, 그리고 죽어서도 배웅하는 이 하나 없이 떠나야 하는 무연고 사망자다. 원래 무연고 사망자는 장례절차 없이 화장된다. 연고자가 나타날 것에 대비해 화장 뒤 10년간 안치하고 그다음 집단 매장된다. 이렇게 이승에 흔적 하나 남기지 못한 채 하나의 물건처럼 ‘소각 처리’될 치엔씨에게 온당한 죽음의 형식을 갖춰 준 것은 지난 5월 출범한 마을장례지원단 ‘두레’다. 두레는 서대문구 사회복지협의회, 동주민센터의 지역사회복지협의체, 교원라이프, 동신병원 등이 함께 출범시켰다. 두레는 장례뿐 아니라 두레를 처음 기획했던 3월 13일을 기념해 매년 이날에는 무연고 사망자들을 위한 ‘추모의 날’도 운영할 계획이다. 장례에서 화장, 유골 안치는 물론 제사까지 치러 준다. “병원에서든 빈민촌에서든 외롭게 홀로 죽어 가는 사람을 방치하는 사회는 급속히 자멸하는 사회”라며 “죽음의 공동체만이 사랑의 공동체를 가능하게 해 준다”는 어느 철학자의 외침을 떠올리게 한다. 서대문구가 세브란스병원에서 치엔씨에 대한 사망처리 의뢰를 받은 것은 지난 18일. 지난 3월 한국에 방문취업으로 입국한 뒤 경기 안산에서 살았던 치엔씨는 지난달 10일 은평구 길에서 쓰러진 채로 발견, 세브란스병원으로 이송 직후 숨졌다. 조사 결과 치엔씨는 고려인으로 밝혀졌다. 1937년 스탈린의 소수 민족 이주정책에 따라 중앙아시아로 끌려간 17만 조선인의 후예였다. 그러나 우즈베키스탄으로 되돌아갈 수도 없었다. ‘방문취업 고려인 무연고 동포’여서다. 법무부는 2007년부터 모국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중앙아시아 국가 고려인들을 대상으로 국가별 쿼터에 따른 입국을 허용하고 있다. 고국 땅에서 무연고자로 죽어야 했던 치엔씨는 강제이주 때문에 우즈베키스탄에서도 무연고자였던 것이다. 그래서 서대문구와 두레는 고려인 치엔씨에게 한국식 장례를 치러 주기로 했다. 그렇게 치엔씨는 일산 화장장을 거쳐 파주 추모의 집으로 갔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인사]

    ■산업통상자원부 ◇과장△섬유세라믹 김일호△통상정책총괄 안성일△총괄기획 안병화△국내대책 최호천◇팀장△남북경협 전제구△산업물류 이병갑◇기술표준원△국제표준협력과장 정기원△기술규제서비스과장 임헌진△전기통신제품안전과장 송양회△계량측정제도과장 최미애 ■국토교통부 ◇과장급 전보 <과장>△토지정책 김명운△항공정책 박성진△해외건설지원 박병석<지방국토관리청>△원주 관리국장 이용호△대전 건설관리실장 하태옥△부산 관리국장 지영호<홍수통제소장>△금강 김성수<국토관리사무소장>△홍천 김용환△충주 박근호△광주 이승길△대구 박명주△포항 김지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운영지원팀장 이원모△뉴미디어정보심의팀장 박종훈△조사연구실 연구위원 최광호 ■해양경찰청 ◇총경급 <담당관>△창의성과 조준억△인사교육 김용진<과장>△운영지원 이원희△수색구조 구자영△해상안전 오상권△수상레저 김병로△정보 남상욱△외사 김진욱△전략사업 윤성현△항공 김인창<동해청>△경무기획과장 김효민△상황담당관 박상춘<남해청>△정보수사과장 박재수<해양경찰학교>△총무과장 최재평<해경서장>△인천 박성국△속초 류춘열△동해 정덕시△태안 황준현△울산 김종욱△여수 김상배△제주 오윤용<교육>△경찰대 윤병두 임근조 최정환 ■울산시 ◇승진 <3급>△환경녹지국장 김규섭△종합건설본부장 김도헌<4급>△항만수산과장 박규훈△여성가족청소년과장 김종경△대중교통과장 송성찬△도시디자인과장 김성석△종합건설본부 도로부장 이권재△상수도사업본부 급수부장 김승곤△용연하수처리장장 김상만△온산하수처리장장 이경재◇전보△의회사무처장 이기원△기획관리실장 조기수△도시국장 최광해△공보관 이상찬△회계과장 박계완△산업진흥과장 박순철△건축주택과장 박희철△회야정수사업소장 김용윤◇인사교류△울주군 부군수요원 한진규 ■서울시 소방재난본부 ◇서장급 승진 및 전보△종합방재센터 상황실장 김시철<소방서장>△강서 권병용△중부 강성동△중랑 성재만 ■한국장학재단 ◇승진△경영기획실장 박승렬△미래전략부장 강성곤△대학장학지원부장 주영팔◇전보△감사실장 김형진 ■도로교통공단 △대전·충청남도지부장 서성익△건설단장(TF) 김기석△태백운전면허시험장장(직무대리) 김문겸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예술진흥본부장 이한신 ■농림수산식품기술기획평가원 ◇본부장 신규△사업관리 유이현△사업개발 우윤명 ■한국식품연구원 △산업지원연구본부장 김명호△우수식품인증센터장 이용환 ■한국개발연구원(KDI) △부원장 김동석△수석이코노미스트 조동철(거시경제연구부장 겸임) 유경준(인적자원정책연구부장 겸임) 문형표(재정·복지정책연구부장 겸임)△금융경제연구부장 강동수△경쟁정책연구부장 임원혁△산업·서비스경제연구부장 김주훈△미래전략연구부장 우천식△북한경제연구부장 고일동△경제정보센터소장 조병구 ■아시아투데이 ◇승진△편집국장 박종훈△산업부장 이규성◇전보△성장기업부장 민병오△출판국 기획취재부장 이승우 ■코리아타임스 ◇편집국△뉴미디어부 부국장대우 심재윤△미래성장부장 김지수 ■KBS미디어 △콘텐츠서비스본부장 김진권 ■부산대 △기획부처장 박상후△대외교류부본부장 오정은 ■고려대 △사범대학장(교육대학원장 겸임) 한용진 ■미래에셋증권 ◇승진 <상무>△전략기획본부장 류혁선<상무보>△스마트인프라본부장 김정우△브랜드전략실장 윤자경<이사>△코리아리서치센터장 류승선 ■하나대투증권 ◇본부장 선임△법인영업본부장 김선영◇전보△준법지원실장 홍성진<부장>△WM 박선태△랩운용 위상식△업무개발 최일만<지점장>△신촌 조일환△덕수궁 신현△신림역 장윤석△미금역 전찬훈△원주 이정철△서광주 김형수△남천동 최현웅△중앙 김태성△서초 박정관△서면 홍성곤△강서 김영훈 ■한맥투자증권 ◇상무 신규△채권금융본부 윤덕용 ■동부화재 ◇승진△직판영업1부장 박정원△진주사업단장 김세희◇전보△신사업지원파트장 박월웅◇동부CNS <전보>△CNS서울상담센터장 변등섭△CNS전주상담센터장 이중호 ■알리안츠생명 ◇신규 선임 <전무>△인적자원실장 김상욱 ■한화생명 ◇지역단장△명동 권봉섭△부평 정창영△의정부 김정욱△광진 김영구△경북 황병훈△마산 김미성△울산 이영찬△남울산 박순갑△수성 황덕환△해운대 김경익 ■한화솔라원 ◇상무보 승진 <팀장>△구매 프랭크 구보△모듈제조 진봉길△기획 박승덕 ■대한전선그룹 ◇계열사 대표이사△TEC건설 류진렬△TEC&R 임영선△파인스톤 최승현 ■한국아스트라제네카 △최고재무책임자(CFO) 존황
  • Ethiopia 커피보다 깊고 진한 이야기 ①Axum악숨, Lalibela 랄리벨라

    Ethiopia 커피보다 깊고 진한 이야기 ①Axum악숨, Lalibela 랄리벨라

    수백만년 전 유인원 루시Lucy가 직립보행을 시작했으며, 모세가 신으로부터 받은 십계명 돌판이 지금도 보관돼 ‘있다는’ 나라. 전설과 신화, 역사가 뒤엉킨 에티오피아 북부 지역을 여행했다. 흡사 장대한 스케일의 대하소설 속을 유랑하는 것만 같았다. 랄리벨라에 있는 암굴교회. 에티오피아 정교회 수도사의 모습 곤다르 교회의 천장에 새겨진 천-사들의 얼굴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Axum악숨 에티오피아의 처음을 더듬어 보다 와인처럼 깊은 향기가 매혹적인 예가체프Yirgacheffe 커피를 제외하고는 에티오피아에 대해 별다른 호감이 없었다. 가난과 기근, 현대문명을 거부한 채 살아가는 원시 부족들, 고통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사람들. 이런 장면을 취재하기 위해 수많은 나라를 제쳐두고 굳이 에티오피아를 여행할 이유란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에티오피아인들의 문화적, 역사적 자부심을 몰랐을 때의 이야기였다. 고대에는 동아프리카와 아라비아 일대에서 강대국으로 군림했으며, 아프리카의 어떤 나라보다도 기독교를 일찍 받아들여 찬란한 문화를 꽃피웠고, 아프리카에서 유일하게 19~20세기 열강의 침략을 뿌리친 나라. 이처럼 화려했던 에티오피아의 과거를 더듬어 보는 여행은 다른 아프리카 국가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것이다. 에티오피아의 문화유적을 둘러보는 이번 여정은 수도 아디스아바바Addis Ababa에서 출발해 북서쪽으로 방향을 잡아 바하르다르Bahar Dar, 곤다르Gondar, 악숨Akxum, 랄리벨라Lalibela를 거쳐 다시 수도로 돌아오는 일정이었다. 그러나 에티오피아의 기원을 만날 수 있는 곳부터 이야기를 풀어가는 것이 좋으리라. 하여 악숨을 그 출발점으로 삼았다. 사실 악숨은 에티오피아에서 가장 눈이 심심한 도시였다. 가는 곳마다 유적은 폐허였거나 발굴 중이었기에 ‘볼거리’ 측면에서 영 시덥지 않았다. 그러나 시바Sheba 여왕과 성경에 얽힌 전설 혹은 신화(그들은 ‘역사’라 한다), 악숨왕국의 명성 등은 여행자로 하여금 무궁한 상상력을 불러일으켰고, 여행 후에도 그 잔상은 오래 남았다. 구약성서에도 등장하는 시바는 기원전 10세기경 아라비아와 동아프리카 일대를 다스렸던 나라로, 시바의 여왕이 이스라엘의 솔로몬과 사랑에 빠져 낳은 아들이 바로 에티오피아 최초의 황제로 일컬어지는 ‘메넬리크Menelik’다. 시바 여왕과 메넬리크는 에티오피아에서는 단순히 국가의 시조라는 의미를 넘어선다. 이들에 얽힌 신화는 주변국인 수단, 에리트리아, 예멘 등도 공유하고 있지만 에티오피아는 자신만의 역사로 편입시키며 국가의 뿌리로 주장하고 있다. 그런 이유로 그러한 역사가 서린 악숨은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역사학자들은 시바 여왕의 존재를 여전히 수수께끼처럼 여기지만 악숨에는 여왕의 궁전터와 목욕탕 등이 남아 있다. 물론 진위 여부는 알 수 없지만 악숨에 사는 사람들은 해마다 시바 여왕의 목욕탕에서 세례의식을 치르며 그녀를 잊지 않고 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1 악숨에 자리한 시온의 성 메리 교회. 바로 옆에 있는 ‘구교회’에는 이스라엘에서 가져온 모세의 법궤가 있다고 한다 2 정교회에서는 에티오피아 고대어인 ‘기즈어’로 쓰인 성경을 본다 3 교회 앞마당, 보라색 꽃이 핀 자카란다 나무 아래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휴식을 즐기고 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모세의 법궤에 얽힌 수수께끼 신화가 서린 도시 악숨에서도 가장 믿기 힘든 이야기는 모세가 신으로부터 직접 받았다는 법궤, 그러니까 유대교와 기독교 역사에서 각별한 십계명이 새겨진 돌판이 이곳에 있다는 것이었다. 이야기는 역시 시바 여왕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어느날 메넬리크는 아버지 솔로몬을 만나고자 예루살렘으로 갔고, 부자는 감격적인 해후를 나눴다. 솔로몬은 메넬리크에게 왕권을 물려주길 원했으나 메넬리크는 고심 끝에 거절하고 에티오피아로 발길을 돌렸다. 이를 아쉬워 한 솔로몬은 유대교 사제 64명과 1만2,000명의 젊은이들을 함께 보내 줬다. 그런데 한 신실한 사제가 신의 법궤와 절대 떨어질 수 없다며, 그것을 훔쳐 왔고 법궤의 힘으로 메넬리크와 무리는 ‘순식간에’ 악숨까지 이동해 왔다고 한다. 이스라엘은 솔로몬 사후, 주변국에 점령을 당해 수천년간 비참한 국운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법궤를 잃은 탓이라 한다. 법궤는 지금까지도 악숨의 ‘시온의 성 메리 교회St. Mary of Zion Church’에 보관되어 있다고 한다. 이 교회는 4세기 무렵 악숨의 이자나Ezana 왕이 세운 것으로, 아프리카 최초의 기독교 교회로 추정된다. 그러나 이 법궤를 볼 수 있는 사람은 단 한 명의 *정교회 수도사뿐, 그것도 1년에 단 한차례 지성소 안에 들어가서만 볼 수 있다고 한다. 교회 옆, 오래된 박물관에는 고대, 중세 왕들의 화려한 금관을 비롯해 다채로운 유물이 전시되어 있다. 19세기 말, 이탈리아 군대가 이 유물들을 갈취하러 왔다가 법궤의 기운에 압도되어 접근조차 할 수 없었다고 한다. 만화 같은 전설들을 결코 우습게 여길 수 없었던 것은 이런 이야기들이 지금의 에티오피아를 떠받치는 힘이기 때문이다. 악숨에는 신약성서에 등장하는 에티오피아 내시에 관련된 유적도 있다. 예수 사후, 초대 기독교의 지도자였던 빌립으로부터 세례를 받은 에티오피아 내시는 이스라엘에서 고향으로 돌아와 기독교를 전파하고 직접 세례터를 만들었다고 전해지는데, 실제로 십자가 모양으로 만들어진 다수의 세례터가 악숨에서 발견됐다. 시온의 성 메리 교회 주변에는 오벨리스크Obelisk 수십 개가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높이 30m, 무게 500톤이 넘는 화강암 덩어리로 만들어진 오벨리스크만으로도 강력했던 당시 권력을 가늠할 수 있다. 오벨리스크 아래 묻혀 있던 유물들은 모두 도굴되었다고 한다. *에티오피아 정교회 4세기 악숨의 이자나 왕 시절에 전파됐다. 예수의 ‘인성’을 부인하는 단성론을 믿으며, 20세기 초까지 이집트 콥트교회의 분파였다가 독립된 체제를 갖추게 됐다. 에티오피아 국민들의 43% 가량이 정교회 교인으로, 에티오피아를 떠받치는 강력한 사회문화적 토대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Lalibela 랄리벨라 천사가 함께 만든 암굴교회 에티오피아 영토에서는 다양한 국가가 명멸을 거듭했다. 고대에 위세를 떨쳤던 악숨 왕국은 홍해와 아라비아 지역의 무역 중개권을 무슬림에 빼앗긴 뒤 붕괴됐고, 이후 수백년간은 암흑기로 역사가 남아 있지 않다. 이후 12세기에 이르러 악숨에서 400km 가량 남쪽에 위치한 랄리벨라Lalibela 지역에 기독교를 기반으로 한 자그웨 왕조Zagwe Dynasty가 들어섰고, 건축사적으로 각별한 의미를 갖는 독특한 암굴교회를 남겼다. 랄리벨라 공항에 내려 암굴교회를 찾아가는 길은 흡사 인디애나 존스가 법궤를 찾아가는 여정을 연상시켰다. 해발 2,800m, 산악지대에 건설된 도시는 모래먼지가 휘날리며 황량한 분위기를 연출했고, 눈에 띌 리가 없는 암굴교회는 미로 속을 헤짚어야 나올 것만 같았다. 다행히 가이드의 안내를 받아 찾아간 교회는 마을 중심가에서 멀지 않았고, 입구에는 유럽에서 온 성지순례 여행객들로 바글거렸다. 순례객들은 11개의 교회를 둘러보면서 연신 ‘언빌리버블!’을 외치기에 바빴으니, 이는 기이한 건축물의 위용에 압도된 것도 있겠지만 약 천년 전 교회가 만들어진 과정도 믿기 힘든 마술 같은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이슬람이 위세를 떨치던 12세기, 랄리벨라 왕은 예루살렘을 방문하고 난 뒤 자신의 땅을 ‘제2의 예루살렘’으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하여 왕은, 눈에 띄지 않으면서도 무슬림에 공격을 당하더라도 화재의 위험이 없는 암굴교회를 짓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약 4만명을 동원해 23년에 걸쳐 11개의 교회를 완공했다. 유럽의 중세교회 하나를 짓는 데 수십년에서 100년 이상 걸린 것을 감안하면 ‘눈 깜짝할 사이’라 할 만하다. 전승에 따르면 인부들이 일을 하다가 잠을 자거나 쉬는 사이에 천사들이 하늘에서 내려와 공사를 도와줘 시간이 단축됐다 한다. 천사가 일꾼들이 깨지 않도록 조용히 바위를 쪼개가며 30m 이상의 깊이로 바위를 파내가며 예술적인 요소까지 놓치지 않고 11개의 교회를 완공했다는 이야기는 믿거나 말거나 불가사의한 건축물임에는 틀림 없다. 11개의 교회들은 각기 다른 디자인으로 만들어졌다. 한덩이의 암석으로 이뤄진 교회가 있는가 하면, 몇 개의 거대 암석을 덧대어 만든 것도 있고 동굴 형태도 있다. 가장 큰 규모의 ‘메드하네 알렘 교회Bet Medhane Alem’는 한덩이 암석으로 72개의 기둥을 갖췄을 정도로 세밀하게 고안됐는데 형태는 악숨의 건축양식을 따라 지어졌다. 가장 유명한 교회는 정교회의 십자가 모양으로 건축된 ‘성 조지 교회Bet Giyorgis’다. 언덕에서 내려다본 교회는 그리스 정교회의 십자가형으로, 어느 방향에서 보아도 형태가 완벽히 보존돼 있다. 실내는 다른 교회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데, 화살촉 문양의 창문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햇볕이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남쪽의 ‘아바 리바노스 교회Bet Abba Libanos’는 랄리벨라 왕의 부인이 천사들과 함께 하루 만에 만들었다고 하는데 그 모습이 요르단의 페트라를 연상시킨다. 11개의 교회들은 크게 북쪽 그룹과 남쪽 그룹으로 나뉘어 있는데, 중간에 흐르는 강은 예수가 세례를 받은 ‘요단강Jordan river’, 교회 곁을 지키고 있는 야트막한 산은 예수가 거룩한 모습으로 변했던 ‘다볼산Mt.Tabor’으로 불린다. 메드하네 알렘 교회 내부에는 아브라함, 이삭, 야곱의 무덤이 꾸며져 있어 ‘제2의 예루살렘’을 꿈꿨던 랄리벨라 왕의 신앙심 혹은 기지를 확인할 수 있다. 11개 교회에는 지금도 수많은 정교회 수도사들이 생활하고 있는데 이들에게 사진을 요청하거나 귀중품을 보여 달라고 하면 대부분 친절하게 안내해 준다. 수도사들에게 정중하게 팁을 건네는 것은 최소한의 에티켓이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1 랄리벨라 11개 교회 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성 조지 교회. 정교회의 십자가 모양으로 암석을 위에서 파내려가며 만들었다 2 정교회 수도사들은 친절하게 여행객을 맞아준다3 교회 내부에는 예수의 제자들과 정교회에서 추앙하는 성자들을 새겨 기념하고 있다4 랄리벨라는 유럽 성지순례 여행객들에게 인기가 많다. 에티오피아는 아프리카 최초로 기독교를 받아들여 지금까지 그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까닭이다 글·사진 최승표 기자 취재협조 주한에티오피아대사관 02-790-9766, 에티오피아항공 02-733-0325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앤젤스 셰어’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앤젤스 셰어’

    10여년 전, 런던 피카디리역 근처의 극장에서 켄 로치의 ‘해맑은 열여섯살’을 보았다. 영화가 시작되고, 스크린 위로 특이한 문구가 보였다. 로치 왈, 15분 정도만 영어 자막을 제공하겠다는 거였다. 주인공인 스코틀랜드 소년과 주변 인물의 영어 발음은 런던 사람들의 그것과 비교해 확연하게 달랐다. 그런데 왜 일부 자막만 제공한다는 걸까. 감독의 의도는 듣지 못했으나 짐작은 가능했다. 16살 생일에 출소하는 어머니와 살고 싶어서 돈을 모으려 애쓰는 소년은 하층민이다. 소년은 문제아로 취급받지만, 감독의 눈에 그는 풋풋하고 착한 열여섯살 소년이다. 로치는 다음과 같이 말하는 듯했다. “소년을 타인으로 보지 말 것이며, 소년의 말을 귀 기울여 들을 것이며, 소년의 마음 가까이 먼저 다가섰으면 좋겠다.” ‘해맑은 열여섯살’의 제작 당시 영화의 제목을 딴 ‘식스틴 영화사’가 설립됐다. 영화와 인물을 사랑하는 마음이 담긴 회사명인 셈이다. 이후 식스틴 영화사는 로치의 영화를 전담하고 있으며, 신작 ‘앤젤스 셰어: 천사를 위한 위스키’도 마찬가지다. 각본을 쓴 폴 래버티는 로치와 15년 넘게 동료로 활동 중인 작가이자 스코틀랜드인이다. ‘앤젤스 셰어’는 서로 훌륭한 동반자인 두 사람이 오랜만에 스코틀랜드로 돌아가 만든 작품이다. 영화를 본 일부 평자는 로치의 영화가 유쾌해서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는데 멍청한 소리가 아닐 수 없다. 그들은 언제나 사회정치적인 영화를 만드는 로치의 영화가 무조건 딱딱하고 무거울 거라는 선입견만 가졌을 뿐, 정작 그의 영화가 줄곧 따뜻한 휴머니즘을 품어왔다는 사실을 모르는 모양이다. 경범죄를 저지른 사람들과 사회봉사 중이던 로비는 연인 레오니의 출산 소식을 듣고 병원으로 달려간다. 그녀의 아버지와 오빠는 그가 밑바닥 범죄자라는 이유로 몰매질을 하고 접근조차 막는다. 로비는 사랑하는 레오니, 아기와 함께 오순도순 살고 싶다. 하지만 사회는 그의 마음을 몰라준다. 얼굴의 상처를 본 사람들은 그를 채용하는 것을 꺼리고, 사이가 틀어진 패거리 녀석들이 계속해서 시비를 건다. 몰래 런던으로 도망칠까 고민하다 마음을 바로 세운 로비는 사회봉사 관리자의 도움으로 위스키의 세계에 매료된다. 어느덧 위스키를 취미로 삼아 즐기던 그와 말썽쟁이 친구들은 급기야 근사한 사고를 치기로 작당한다. 영화의 제목은 ‘위스키를 보관하는 오크통에서 자연 증발되는 분량’을 뜻하는데, 로치는 극중 도난당하는 희귀 위스키에 같은 의미를 부여해 로비 일당을 천사의 지위에 올려놓는다. 그렇다면 로치는 도난을 정당화하는 것일까. 아니, 그가 도난을 축복할 리 만무하다. 자연이 위스키의 2퍼센트를 가져가듯, 나눔은 신과 자연의 섭리와 다름없다. 즉 로치는 로비와 친구들이 거머쥔 돈이 루저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응당 돌아갔어야 할 몫이라고 생각한다. ‘해맑은 열여섯살’의 소년과 ‘앤젤스 셰어’의 친구들은 일을 하고 싶어도 일할 곳이 없다. 그들을 대변해 로치는 아무에게도 상처 주지 않는 작은 마법을 베푸는 것으로 정치적인 목소리를 낸다. ‘앤젤스 셰어’는 분배에 공평하지 않은 사회에 따진다. “일자리도 안 주면서 범죄를 저지르지 않기를 바란다면 어쩌란 말인가.” 하긴 그들이 누군가, 로빈 후드의 후예 아니던가. 영화 평론가
  •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십이령을 넘나드는 원상들 중에는 정한조가 행수 노릇하고 있는 소금장수 행수 상대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곽전(藿田)에서 매수한 미역이나 건어물을 지고 십이령을 넘는 건어물 상단이 있었는데, 15~16명을 헤아리는 그 상단의 행수는 울진 토박이로 조기출(趙基出)이란 사람이었다. 그 역시 사십대 중반의 나이로 정한조와 같은 접소의 공원이었다. 울진 봉화 보부상 관할 지역은 대개 삼척부 울진현의 흥부장과 매야장, 안동부 내성현(奈城縣)의 내성장과 현동장, 장동장을 손꼽았다. 조기출을 행수로 하는 건어물 상대는 이들 장시에서 고포 미역과 김 그리고 건어물로 거래를 트고 있었다. 조기출은 원래 명색이 책상물림으로 궁반 출신이었다. 그는 임오년에 있었던 군란 이후에 반명을 하는 선비들도 상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허용한 후부터 과감히 투필하고 늦깎이로 원상의 신표를 받았다. 수하에 거느린 행중들 역시 가근방 출신들이 많았다. 선비 출신답게 길미를 노리는 수완이 출중하고 시세를 읽는 안목도 탁월하다는 소문이 있었다. 허우대는 책상물림답게 금방 씻은 배추같이 멀쑥하게 생겼으나, 괴이하게도 목소리는 왕방울로 퉁노구를 가시는 듯 요란스럽고 시끄러워 듣기에 거북했다. 원래는 언사가 순박하고 조근조근했으나 장시에서는 목소리 큰 놈이 대접받는다는 어떤 쓸개 빠진 구실아치의 조언을 듣고 그를 좇은 까닭이었다. 글줄깨나 읽은 이력이 있어 원상들이 관아에서 쟁송이라도 생기면 앞장서길 인색하지 않았으나, 장시의 우락부락한 무뢰배들과 대치라도 할라치면 일찌감치 가위가 질려 대차게 헤집고 나가는 담대함이 모자랐다. 아직 큰 풍상을 겪지 못해 마음이 모질지 못하고 술도 배움술이라 많이 먹어야 두 잔이었다. 그도 임방에선 공원의 직책을 얻어 행세하지만 곧잘 도감인 정한조를 찾아와 도움을 청했다. 성품도 무던해서 행중 식구들로부터 걸핏하면 양반 행티 너무 마시라는 핀잔을 들었지만, 마음에 새겨두지 않았다. 좀먹은 탕건에 책상다리하고 뼈빠지게 글을 읽어도 오직 허황될 뿐 이렇다 할 소득이 없었던 궁반 시절과 견주어 보면, 만리 행역 눈보라에 부대껴 육신은 더없이 고단하지만, 마음은 편해서 일찌감치 신표를 얻게 된 것이 천만다행이라는 생각이었다. 임오년 난리 이듬해인 계미년(1883년)부터 조정에서는 경상, 전라, 강원, 함경도 연안의 조업권을 일본에 허가해 버렸다. 그런 연유로 연안 어업이 위축되고부터 덩달아 건어물의 수확도 줄어들었다. 생업을 걸었던 상대들도 하나둘 내륙의 상대로 이탈하고 말았다. 야거리배만으로는 종선까지 몰고 다니는 일본 선단의 위세당당한 조업을 당해 낼 재간이 없었다. 해촌의 어부들은 끽해야 팔을 뻗으면 손이 육지에 닿을 것 같은 연안을 맴돌면서 생선 몇 뭇* 낚아 말리거나, 곽전에서 수심곽*과 오들곽*을 걷어 내는 일에 생계를 의존했다. 고포리 해안선을 따라 10여 리에 형성된 바위 밭의 돌곽 미역은 얕은 수심에서 햇볕을 보고 자라 검푸른 색을 띠고 잡벌레가 없을뿐더러 국을 끓이면 그 향기가 온 방안에 퍼졌다. 동짓달에 시작해서 이듬해 4월 사이에 채취한 미역은 크기도 일반 미역이 따르지 못해 고려시대부터 진상품으로 명성이 자자하였다. 1월부터 4월까지는 정어리나 청어, 오징어, 임연수어 같은 어종들이 잡혀 그나마 내륙으로 가져가면 길미가 쏠쏠하였다. 꼭두새벽에 말래 도방에서 발행한 소금 행상들이 샛재에 당도한 것은 산기슭에 서 있는 마른 자작나무 가지들이 우수수 설레는 그날 해거름 무렵이었다. 말래부터 바릿재를 넘어 샛재까지 노정에는 벼룻길과 잔도와 치받이길이 계속되었다. 때문에 발새 익은 길이라지만 욕심껏 걸어도 노정 줄이기가 수월치 않았다. 당도하고 보니 미역 짐과 건어물 짐을 진 조기출 행중들이 먼저 당도해서 맞은편 숫막의 봉노를 지키고 있었다. 숫막이 세 군데나 있어 20여 명의 행중이 한꺼번에 들이닥쳐도 봉노가 비좁은 경우는 없었다. 비좁다 하더라도 서로 빗장거리하듯 어슥버슥 누우면 그대로 곯아떨어졌다. 서로 막역한 사이인 두 떨거지들이 왁자하게 떠들어 대는 와중에, 정주간에서 뒤트레방석을 깔고 앉아 군불을 지피던 월천댁이 정한조가 이끄는 소금 상단 행중이 당도한 것을 얼른 알아채고 봉당 쪽마루에 널린 도깨그릇들을 서둘러 치우고 나서 앉으라는 눈짓을 보냈다. *뭇: 열 마리가 한 뭇. *수심곽: 잠녀들이 깊은 물에 들어가서 채취한 미역. *오들곽: 얕은 물에서 낫대로 건진 미역.
  •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샛재로 되짚어 갔다는 만기 일행이 말래 도방으로 되돌아온 것은 술시가 가까운 시각이었다. 월천댁은 병자의 부러진 다리에 버드나무 껍질을 벗겨 지지대를 붙이고 감발로 싸 동여 놓았다. 만기 일행은 어찌나 황망히 길을 줄였던지 그 한절에도 온몸에 땀이 비 오듯 하였다. 그들은 행수가 누울 아랫목 자리에 병자를 뉘었다. 월천댁의 알뜰한 구완에 병자는 얼추 기신을 차린 듯하였으나 어찌 된 셈인지 감긴 눈은 제출물로 뜨지 못했다. 얼굴이 죽장같이 부어올랐기 때문이었다. 다시 옷깃을 차근차근 뒤져 보았으나 역시 본색을 알아차릴 만한 증거는 찾을 수 없었다. 동무하는 행중이 푸념하였다. “기필코 궐자의 본색을 알아서 무엇하겠습니까. 정신 차리고 일어나면, 제 가던 길을 찾아가겠지요. 우리도 그만하면 도리를 할 만치 했지 않습니까.” “생선과 나그네는 사흘만 되면 냄새가 나는 법인데… 이 위인은 우리들이 업어 온 날짜만 되어도 사흘이나 되는데 도무지 본색을 모르겠네요.” “활인했으면 되었지, 구태여 본색은 알아서 뭣하겠나.” 모두 중구난방으로 한마디씩 거드는 말을 가만히 듣던 행수가 손사래치며 나직하게 말했다. “구완했다는 생색내려 하지 말고 정신이 돌아올 때까지 잠자코 기다리는 게 도리일세.” 부기가 얼추 가라앉아 어섯눈을 뜨고 묻는 말에 대꾸할 만하게 된 것은, 의원이 당도하여 꼬박 뜬눈으로 구완하며 밤을 새운 그 이튿날 해질 무렵이었다. “이제 기신을 차릴 만하오?” 병자는 알아들었다는 듯 희미하게 웃었다. “십이령 비알진 기슭에서 노형을 발견하였소. 함자는 무엇이고 생업은 무엇으로 연명하오?” 위인이 내키지 않는 듯 한동안 대답을 주저하는 기색이더니 끙 하고 반 몸을 비틀어 가까스로 몸뚱이를 일으키고는 입을 열었다. “남행하는… 길이었습니다… 날이 저물자 초행길이라 조바심 나서 용수 걸린 집을 찾아 천방지축으로 헤매던 중에 험구를 만나 실족하고 말았습니다. 비알진 기슭에서 어찌나 곤두박질하였던지. 정신이 올지갈지해서 다른 것은 도무지 생각이 나지 않습니다. 초행길이라 하더라도 어째서 이곳으로 노정을 고쳐 잡게 되었는지, 도무지 기억에 없습니다… 신세를 졌습니다. 필경 길송장이 되어 개호주에게 물어뜯기거나 까마귀밥이 될 초개 같은 목숨을 성의를 바쳐 활인하여 주셨으니 그 은공 평생 잊지 않으리다….” “낯을 내자고 활인한 것은 아니오만, 입성이며 온몸에 어혈 자국이 낭자하니, 노형의 처지가 범상치 않음이오. 몸에서 누린내까지 나는 걸 보면 실족을 당했을 뿐만 아니라, 싸다듬이로 된불조차 맞은 듯한데, 산속 길을 헤매던 중에 적변을 당했거나, 악소 패거리들을 만나 대판 시비가 붙었던 것은 아니오?” “….” “우리들은 울진 포구에서 검은 돌 마을 거쳐 현동 저자나 내성으로 가는 십이령길을 수시로 넘나드는 원상들이오. 댁의 본색을 알려고 아득바득 파고드는 것을 섭섭하게 생각하지 마시오. 이 십이령길에서 어떤 작폐가 일어나든, 그 내막을 속속들이 알고 있어야 할 처지가 아니겠소. 적변이 있었다면, 그 패당들을 소탕해야 할 것이고, 무뢰배들이 숨어 있다가 길손들을 등쳐 먹고 행리를 탈취한다면, 그 작폐 또한 저지시켜야 할 것입니다.” “시생은 원상도 아니고 농투성이도 아닙니다… 남도 쪽에 시생의 인척이 있어 찾아가는 길이었습니다. 그 도중에 이런 환난을 겪게 되었으나, 박이 터진 것처럼 도무지 기억이 희미할 뿐입니다.” 위인의 말투는 조근조근했으나 겪은 사연이란 내막이 허황되고 동에 닿지 않아 본색을 숨기려 한다는 것은 틀림없었다. 그러나 굳이 기억에 없다고 모르쇠로 버틴다면, 더이상 파고들 빌미가 없었다. 박을 다쳐 기억상실이 되었다면, 사매질로 다스리지 못하는 이상 그대로 믿는 수밖에 용뺄 재간이 없었다.
  •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그는 마침 내성 장시에 들렀다가 회정해서 찾아온 행수를 맞이하며 앉은자리에서 굽도 떼지 않고 엉덩이를 들썩하는 시늉만 하였다. 정한조가 내성 장시 일대를 휘어잡고 있을 정도로 면목이 단단하고 배짱이 드센 위인이라는 것을 익히 알고 있기에 그나마 예의를 차린다는 것이 그 모양이었다. 그는 우선 시절부터 물었다. “시절은 봄이라 하는데… 십이령길은 아직도 한절이나 다름없을 테지?” “아닙니다. 회정하는 샛재길에서 눈밭을 헤적여 보았더니… 눈밭 속에 노란 복수초가 빼식하게 웃으며 꽃잎을 틔우고 있었지요.” 침울하던 안색이 갑자기 밝아진 송석호가 혼잣소리로 푸념하였다. “평생을 젓국내만 등천하는 포구에만 틀어박혀 엉덩이에 두께살이 앉다 보니, 시절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도무지 가늠할 방도가 없다네.” “만에 하나 누가 염전을 떠메고 줄행랑을 놓을까 심기가 불편한 게지요?” 반은 농인 것을 알아차린 포주인은 배시시 웃음 띠고 나서 말했다. 그 나이에 볼따구니에 가뭇가뭇 검버섯이 피어 있었다. 평소 섭생을 소홀히 한 탓이었다. 정한조가 해야 할 흥정은 않고 객담부터 늘어놓았다. “적잖이 식산하였는데… 출타를 삼가시니 입성을 고쳐 가지는 것은 내키지 않더라도 섭생이나 제대로 하시지요. 이제 그만하시면, 냉골을 지키고 앉아 기한에 떨고 누추한 입성으로 신산을 겪지 않아도 될성부른데요.” “홀몸으로 살아가자니, 그게 어디 손쉬운가.” “그 연세에 걸맞은 수절 과수댁이라도 얻어 살면, 얼굴에 검버섯 피는 것은 모면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홀아비로 사는 게 여간 골몰한 게 아니지 않습니까.” “모기도 처서가 지나면 입이 삐뚤어진다 하였네. 임자 알다시피 이 나이에 섣불리 계집 얻어 살송곳 박아보겠다고 진땀 흘려가며 몸부림치다가 일만 그르치고 불알에 똥칠만 할 게 아닌가. 어디 그뿐인가. 성깔 사나운 계집에게 귀싸대기나 얻어맞는 환난을 겪게 될 게야.” 온당한 말이라 생각하면서도 못 들은 척하고 너스레를 떨었다. “찾아보면 용모도 가무잡잡하고 삭신도 노골노골한 까막과부도 없지 않습니다. 아무리 콧등이 센 계집사람이라 할지라도 사내 행세 서툴다 해서 언감생심 하늘 같은 남편에게 손찌검을 하겠습니까.” “여색을 멀리한 지 오래되었다네. 뿐만 아니라, 숨이 턱에 와닿은 내 나이를 몰라서 그러나? 삶은 팥에서 싹이 날 것을 기다린다는 것은, 도깨비 방귀를 잡겠다고 설치는 것과 다름 아닐세.” “여색을 밝히라는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남정네란 가솔을 갖추고 살아야 천수를 누릴 수 있다는 뜻이지요. 길고 긴 겨울밤에 질화로 가운데 놓고 마주앉아 조근조근 얘기할 상대라도 있어야 일찍 늙지 않습니다.” “그 말 듣고 보니 눈물이 나려 하네…. 그러나 임자 하는 말을 다시 씹어 보면 내가 측은해서 하는 말인지 임자 스스로 심기를 달래려는 말인지 분간을 못 하겠네. 내 걱정은 말고 임자 오지랖이나 챙기게.” “혹시 이 말은 들어본 적이 있는지요?” “그게 뭔데?” “털은 있고 이빨은 없으되 곶감 씨를 빼물고 있는 짐승이 있는데 그게 무슨 짐승인지 아십니까?” 또 무슨 흰소리인가 해서 귀를 기울였던 포주인은 안색이 돌변하며 이죽거렸다. “예끼 이 사람, 버르장머리하구선. 묵어서 쉰내나는 그 소리 벌써 몇번째인가. 고얀 사람. 임자 오지랖부터 챙기라니깐 농지거리가 기탄이 없네 그려.”
  • [다시 개천에서 용 나는 사회를] “영화 보려면 40분 가야 하는 시골 벗어나 넓은 세상 볼 수 있는 시야 키웠더라”

    삼성의 ‘드림클래스 방학캠프’에 다녀온 장주현(원이중 2년)군의 어머니 심권자(41)씨는 아들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새삼 놀랐다. 평소 공부에 열심이고 행동거지도 반듯해 늘 대견했지만, 부모 품을 떠나 고작 3주간 서울생활을 하고 왔는데 부쩍 자라서 돌아왔기 때문이다. 장군의 꿈은 신학자. 목회자인 아버지의 영향으로 초등학교 5학년 때 일찌감치 꿈을 정했다. 어머니와 평소에도 조근조근 수다 떨기를 좋아하는 장군이 가고 싶은 신학대, 관련 전공 등에 대해 꽤 진지하고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을 보며 심씨는 내내 흐뭇했다. “3학년 새학기를 앞두고 있어서 ‘성적이 눈에 띄게 향상됐다’는 말은 아직 이르지만 확실히 시야가 넓어진 건 분명해요.” 장군의 가족이 사는 곳은 충남 태안 원북 마삼리. 농사가 주민들의 생업인 이곳은 피자집, 치킨집이 있는 것만 해도 감사할 정도로 외지다. 영화 한편 보려면 시내까지 40분 차를 타고 나가야 한다. 몇 년 전 인근에 한국전력이 들어와 그나마 수영장, 스포츠센터 등 생활편의 시설이 갖춰진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그러나 사교육은 언감생심. 돈도 돈이지만 교육 인프라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한전이 들어서면서 그곳에서 근무하는 직원들 자녀를 대상으로 과외를 하긴 하는데 한 과목당 40만~50만원이에요. 서울 등 대도시보다야 싸겠지만 이곳에서도 고액 과외죠.” 이런 가운데 지난가을 장군이 다니는 학교에서 날아온 공문은 희소식이었다. 원이중학교는 2학년 반이 1개반(30여명)일 정도로 작다. 시골에 살지만 아이들을 데리고 1년에 두 번씩 서울에 올라가 인사동, 낙원동 악기상가 등을 둘러볼 정도로 교육열이 남다른 심씨는 사실 드림클래스에 대해 편견이 있었다. “대기업이 기름유출 사고를 무마하기 위해서 하는 줄 알았죠. 그런데 기업이 시늉이 아니라 진정성을 가지고 이런 프로그램을 마련했다는 것에 감동을 받았어요.” 참가 학생 한 명당 들어가는 캠프 비용은 200만원. 심씨는 “만약 우리가 200만원을 들여서 사교육을 시켰다면 엄청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이라면서 “아이나 학부모에게 여유를 가지고 더 넓은 세상을 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줘서 참 고마운 일”이라며 웃었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MB 특사’들 출소하던 날… 교도소앞 풍경 너무나 달랐다

    ‘MB 특사’들 출소하던 날… 교도소앞 풍경 너무나 달랐다

    ■최시중, 형기 31%만 채우고 ‘LTE급’ 석방 한 남성 지폐 던지며 항의… 崔 “국민께 죄송” 이명박 대통령의 ‘멘토’ 최시중(76)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이 대통령의 오랜 친구 천신일(70) 세중나모여행 회장이 31일 설 특별사면으로 출소했다. 파이시티 인·허가 청탁과 함께 8억원을 받은 최 전 위원장과 세무조사 무마 청탁 대가로 47억원을 받은 천 회장은 각각 수감 276일, 337일 만에 자유의 몸이 됐다. 두 사람은 징역 2년 6개월과 징역 2년형을 선고받았었다. 특히 최 전 위원장은 형기의 31%만 채운 채 사면되면서 ‘LTE급 사면’(속도가 빠름을 비유)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두 사람의 출소가 예정된 오전 10시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 정문 앞은 70여명의 취재진과 출소자의 지인 등으로 북새통을 이뤘다. 10시 15분쯤 비상등을 켠 구급차 한 대가 정문으로 내려오면서 술렁이기 시작했다. 차량 유리가 짙게 코팅돼 신원을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한 남성이 얼굴을 가린 채 누워 있었다. 보조석에 탄 남성은 “빨리 병원에 가야 하니 비켜 달라”고 소리쳤지만 취재진은 “신원만 확인해 주면 비켜 주겠다”며 맞섰다. 얼굴을 가린 남성은 결국 천 회장으로 확인됐다. 보조석의 남성은 “뒤에 바로 최 전 위원장의 차가 내려오고 있다”며 취재진의 관심을 돌린 뒤 황급히 현장을 떠났다. 검은색 에쿠스를 타고 구급차를 뒤따르던 최 전 위원장은 취재진이 막아서자 차에서 내려 사과의 뜻을 밝혔다. 최 전 위원장은 취재진이 일순간 뒤엉키자 “시간을 충분히 드릴 테니 포토라인을 정리해 달라”며 여유 있는 모습도 보였다. 최 전 위원장은 “국민께 큰 심려를 끼쳐 드려 죄송하다”면서 “지난 9개월간 인간적인 성찰과 고민을 했다. 사죄하는 마음으로 국민께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사전에 사면에 대해 들은 적이 있느냐’, ‘청와대 측과 교감을 통해 대법원 상고를 포기한 것 아니냐’는 등의 질문에는 “제가 언급할 성질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 건강을 추스르면서 여러 생각을 하겠다. 황혼의 시간을 좀 더 유용하게 쓸 수 있도록 고민하겠다”는 말을 남기고 차에 올랐다. 한편 이날 한 남성은 구급차 탑승자를 최 전 위원장으로 오인, 차량 앞유리에 두부와 함께 1000원권 지폐 수십장을 던지며 특별사면에 거세게 항의했다. 지폐에는 ‘최시중씨, 대한민국 공공의 적이 돼 석방된 것을 축하드립니다’ 등의 비난 문구가 적힌 쪽지가 붙어 있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용산 철거민 이충연씨 4년만에 부인과 포옹 “두부는 죄인이 먹는것… 새정부 진상규명을” 31일 오전 10시 경기 안양시 호계동 안양구치소 앞. 꽃다발을 들고 남편 이충연(39·용산4구역 철거민대책위원장)씨를 기다리던 정영신(40)씨는 연신 종종거렸다. 누군가 “두부는 사왔어?”라고 묻자 정씨는 “두부는 죄인이 먹어야지. 우리가 그걸 왜 먹어”라고 받아쳤다. 용산참사 당시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구속됐던 이씨는 이날 오전 10시쯤 대통령 특별사면으로 출소했다. 남편과 4년 만의 포옹. “고생했어”란 담담한 말을 주고받은 부부는 눈물을 글썽였다. 축제 분위기였지만 정씨 가슴에 달린 ‘근조(謹弔), 여기 사람이 있다’는 검은 색 리본은 2009년 용산의 아픈 기억을 떠올리게 했다. 그해 1월 19일, 정씨는 남일당 옥상 망루에서 시아버지 고 이상림씨를 잃었다. 마이크를 잡은 이씨는 말했다. “오늘은 따뜻하네요. 망루에 올랐던 그날은 영하 10도였습니다. 제 아버지와 동지 네 분이 돌아가셨죠. 이명박 정부가 절 사면할 권한이 있을진 몰라도 용서할 권한은 없습니다. 용산 참사에 대한 진상규명을 약속한 박근혜 당선인의 공약이 꼭 지켜지길 바랍니다.” 6년의 열애 끝에 결혼한 부부는 신혼 8개월 만에 생이별을 했다. 분노, 원망, 죄책감이 뒤섞인 복잡한 감정이 4년 내내 들끓었다. 남편은 “망루에서 뛰어내려 혼자 살았다는 죄책감에 죽고 싶었는데 그럴 수도 없더라”고 흐느꼈고, 정씨는 “내가 당신을 지켜주겠다”고 약속했다. 서로에게 서로가 유일한 탈출구였다. 정씨는 매일 편지를 썼고, 한 달 다섯 번의 면회를 부지런히 챙겼다. 4년은 길었다. 평범한 가정주부였던 정씨는 시민운동가가 됐다. 희망버스를 타고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을 만나러 갔고 제주 강정마을, ‘작은 용산’으로 불린 홍대 두리반을 열심히 찾아다녔다. 그는 “40년의 삶보다 용산참사 이후 4년이 내 삶을 바꿨습니다. 다른 사람을 통해 살아갈 힘을 얻었으니까요”라고 했다. 이날 용산참사 관련 수감자 김창수(39·순천교도소), 김성환(57·여주교도소), 김주환(49·춘천교도소), 천주석(50·대구교도소)씨 등도 가족 품에 안겼다. 이원호 용산참사진상규명위 사무국장은 “측근 사면에 대한 비판을 피하려고 우리를 방패막이로 쓴 것 같아 불쾌감이 있다”면서도 “어쨌든 사면은 기쁘고 앞으로도 남경남 전 전국철거민연합회 의장의 사면과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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