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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순종 조문 온 총독 노렸던 ‘금호문 의거’… 6·10 만세 자극제로

    순종 조문 온 총독 노렸던 ‘금호문 의거’… 6·10 만세 자극제로

    1926년 4월 28일 오후 1시 10분쯤 서울 창덕궁 금호문 앞. 사람 무리 속에서 건장한 청년이 자동차 한 대를 노려보고 있었다. 자동차에는 일본인 3명이 타고 있었다. 금호문을 빠져나온 자동차는 돈화문 쪽으로 갔다가 길이 막혀 다시 금호문 쪽으로 서서히 올라오고 있었다. 군중 속에서 누군가 “사이토 총독이다”라고 수군거렸다. 청년은 비호처럼 뛰어올라 왼손으로 자동차 창을 잡고 날카로운 칼로 가운데 앉은 사람을 찌르려 했다. 왼쪽 사람이 저지하기에 그 사람을 공격하고 다시 가운데 사람을 찔렀다. 빠르기가 전광석화와 같았다. 총독 처단에 나선 주인공은 평범한 조선 청년 송학선이었다.불행히도 가운데 사람은 일본 총독 사이토가 아니었다. 송학선 의사(義士)가 사이토로 오인하고 처단한 사람은 생김새가 비슷한 일본인민회 이사 사토였다. 왼쪽 사람은 경성부협의원(국수회조선본부이사) 다카야마였다. 이들은 순종 황제 빈소에 조문하고 나오던 길이었다. 송 의사는 재동 쪽으로 달아났다. 휘문고보 교문 앞까지 달아나자 경찰 수십명이 추격했다. 일경들은 칼을 휘두르고 돌을 던지면서도 감히 근접하지 못했다. 겁에 질린 헌병 두 명이 권총탄을 서너발 쏘았다. 하지만 의사는 “오냐, 쏘아 죽여라”라고 하면서 두 팔을 떡 벌렸다. 결국 의사는 머리에 상처를 입고 일경들에게 붙들리고 말았다. 의사는 구경하던 학생들에게 “만세를 불러라, 만세를 불러”라고 소리쳤다. 다카야마는 사망했고 총독으로 오인받은 사토는 중상을 입었다. 송 의사가 활극 배우처럼 거사를 일으킨 날은 순종 황제가 굴욕적인 삶을 이어 가다 승하한 13일 후로 백성이 비탄에 빠졌을 때였다. 일제는 송 의사 의거 직후에는 보도를 통제해 5일 후에야 언론을 통해 의거가 세간에 알려지게 되었다. 송 의사의 의거는 ‘금호문(金虎門) 사건’이라 이름 붙여졌다. 비록 오인으로 실패했지만 순수한 청년의 단독 의거는 6·10 만세운동을 일으킨 자극제가 되었다.의사는 1897년 2월 19일 서울 천연동에서 태어났다. 아우들의 이름도 우학선(又學善·또학선), 삼학선(三學善)이었다. 의사가 보통학교 1학년에 다닐 때 아버지의 사업 파산으로 가족이 뿔뿔이 흩어졌다고 한다. 의사도 떠돌이 생활을 했고 16세 때 장사를 하러 갔던 아버지가 돌아와서 가족이 다시 모였다. 19세 때 서울 남대문에 있는 농구(農具) 회사에 취직했다. 집안 살림이 조금씩 나아졌고, 1922년 2월 애오개(아현) 마루턱 북아현동에 오막살이 같은 작은 집을 마련해 이사했다. 그러나 의사는 회사를 그만두게 되었다. 급성 각기병에 걸렸기 때문이었는데 치료를 한 끝에 1925년 봄에 완쾌했다. 송 의사는 고등교육을 받지는 못했지만, 외유내강의 강직한 성품을 지닌 사람이었다고 한다. 의사의 성품과 자질에 대해 송상도의 ‘기려수필’에는 “어려서부터 성품이 과묵하여 일생을 두고 남과 언쟁을 하지 않았다”고 적혀 있다. 의사가 반일 감정을 느낀 것은 어렸을 때부터였다고 한다. 어느 날 진고개에 놀러 갔다가 우연히 안중근 의사의 사진을 보았고 본받아야 하겠다는 생각을 품었다. 일본인 회사에 다니며 차별을 받았고, 병으로 강제 해고당하면서 그런 의식이 더 강해졌을 것이다. 그 후 의사는 조선 총독을 목표로 삼아 거사를 계획했다. 의사는 치밀하게 준비했다. 사이토 총독의 사진을 보고 용모를 머리에 담아 두었다. 틈만 나면 집 뒷산에 올라 칼 꽂는 연습을 했다. 막내아우 송삼학선씨는 월간지를 통해 이렇게 회고했다. “형님은 평소에 남한테 싫은 얘기 한마디 않고 지내던 양순한 사람이다. 내가 놀란 것은 형님이 날카로운 비수를 꼬나쥐고 나무 앞에서 찌르는 연습을 하는 일이었다. 나는 무슨 짓이냐고 물었다. 그럴 때마다 형님은 그저 빙긋이 웃기만 했다. 형님의 칼 쓰는 솜씨는 놀라울 정도로 날카로웠다.” 칼은 집수리를 하던 사진관 부엌에서 주운 서양식 고급 과도였다. 의사는 그때 미장이 일을 하고 있었다. 의사는 “하늘이 주신 것”이라고 기뻐하며 예리하게 갈아 놓았다. 기회가 오자 순하고 불우했던 청년은 단호하게 칼을 휘둘렀다. “나는 주의자도 사상가도 아니다. 다만 우리나라를 강탈하고 우리 민족을 압박하는 놈들은 백번 죽어도 마땅하다는 것만은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총독을 못 죽인 것이 저승에 가서도 한이 되겠다.”그해 7월 15일 의사의 제1차 공판에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법정에는 방청객 500여명이 몰려 재판을 지켜봤다. 의사는 재판장 앞에서 조금도 굴하지 않고 강경한 태도로 진술했다. 일제는 의거를 궁박한 생활을 못 이긴 강도질로 깎아내리려 했다. 재판장이 강도질을 하려고 칼을 주워다 둔 것 아니냐고 묻자 송 의사는 “총독을 암살할 목적으로 가지고 왔었소. 내가 밥을 굶소? 왜 강도질을 하겠소?”라고 당당하게 말했다. 무료로 변론했던 고 이인 변호사는 “의사의 얼굴에는 의연한 태도, 긍지가 보였다. 조국을 위해서 할 일을 했다는 말뿐이었다”고 회고했다. 일제는 처음에 중국에서 온 독립단원일 것으로 추측하고 배후를 캐려고 했지만, 그의 뒤에는 아무도 없었다. 부모도 몰랐던 일이었다. 1심에 이어 1926년 11월 10일 2심에서도 사형선고를 받은 의사는 태연자약한 태도로 “나를 사형에 처해요?”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북아현동 집에서 서대문형무소를 오가며 옥바라지를 하던 모친과 동생은 눈물만 흘릴 뿐이었다. 1927년 5월 19일 오후, 비밀리에 사형이 집행됐다. 의사는 교수대에 오를 때도 태연했다. 일본인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해주고 체포된 지 1년 만에 송 의사는 30세의 젊은 나이에 사형대의 이슬로 사라졌다. 시신은 화장했다. 몸져누운 모친에게는 사형 소식을 알리지 않았다. 사후 92년이 지난 지금, 창덕궁 금호문으로 관광객들이 무심히 드나들고 있지만 의사를 기억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의거 터 표지석도 주변 공사로 어디로 치워 버렸는지 찾을 수 없었다. 북아현동 의사의 집이 있던 자리에는 현재 5층짜리 다세대주택이 들어서 있다. 의사의 집터라는 표식도 없다. 송 의사의 유골은 서울 봉원사에 안치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고 국립서울현충원에 있는 묘소는 가묘다. 장남이던 의사의 사형 집행 후 집안은 풍비박산이 났다. 송 의사는 결혼하지 않아 직계 후손이 없다. 1962년 정부는 송 의사에게 건국훈장 독립장을 추서했지만, 동생들과 그 후손들의 행방도 찾지 못하고 있다. 잊힌 의사의 충혼을 기리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2003년 ‘송학선 의사 기념사업회’가 결성됐고 송주섭(88)씨가 지금까지 회장을 맡고 있다. 송 회장은 송 의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송 의사는 은진 송씨인데 송 회장은 근원이 같은 여산 송씨 종중 대표라는 인연뿐이다. 그러면서도 사재를 털어 기념사업회를 이끌고 있다. 김정배 전 고려대 총장이 명예회장, 송정호 전 법무부 장관이 법률고문을 맡아 송 회장을 돕고 있다. 사업회는 서울 세검정 상명대 아래에 기념관과 동상을 세울 부지 660여㎡를 마련했고 내년 6월 착공할 계획이다. 시가 6억원가량의 부지는 송 회장이 개인 땅을 기부한 것이며 사업비 10억여원도 지방의 송 회장 개인 토지를 처분해 충당할 계획이라고 한다. 송 회장은 “정부에서 한 푼도 받은 적이 없다. 안중근, 김구 선생 같은 분만 지원하려 하지 송 의사 같은 분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며 서운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글·사진 논설고문 sonsj@seoul.co.kr
  • [자치광장] 사람을 키우는 ‘송파쌤’/박성수 서울 송파구청장

    [자치광장] 사람을 키우는 ‘송파쌤’/박성수 서울 송파구청장

    구청장이 되고 나서 자주 받는 질문이 있다. “어떻게 하면 우리 아이도 공부를 잘할 수 있을까요?” 그럴 때마다 공부를 잘한다는 것에 대한 근원적인 고민을 하게 됐다. 송파에 필요한 교육이란 무엇일까. 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교육의 초점을 바꾸는 것이었다. 성적, 대학 진학에 맞춰져 있던 기준을 아이들의 잠재력, 흥미로 돌려봤다. 그랬더니 줄을 세울 이유가 사라지고, 교육의 폭은 더욱 넓어졌다. 낙오자가 없는 교육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렇게 송파교육모델이 시작됐다. 송파교육모델은 올바른 교육이 이뤄지도록 돕는 지원체계다. ‘송파쌤’(SSEM)이라고 이름 지었다. ‘Songpa Smart Education Model’의 첫 글자를 따 ‘제자들의 학업을 세심하게 이끌어주는 선생님’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역할은 크게 3가지다. 우선 안내자 역할이다. 공부에 흥미가 있는 아이들에게는 더 잘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그렇지 않은 아이들에게는 잘할 수 있는 분야를 찾도록 도울 것이다. 두 번째는 처방 역할이다. 유아, 청소년, 성인, 노인 등 대상별로 마치 약사가 환자에게 약을 처방하듯 맞춤형 교육을 지원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교육공동체 역할이다. 지역에서 활동하는 전문가 및 유명 인사를 발굴해 지식과 지혜를 공유하고, 지역사회가 하나의 교육공동체가 되도록 이끌 것이다. 이를 위해 관내 1400여개의 교육프로그램을 살펴보고 있다. 체계적으로 다듬어 올 연말쯤 ‘송파쌤’ 취지에 맞는 세부 교육안을 만들 계획이다. 플랫폼 역할을 할 송파미래교육센터도 곧 문을 연다. 이곳은 특별히 청소년들을 위한 코딩, 3D프린팅, 드론 등의 다양한 과학기술 체험과 영어토론, 유엔 모의회의 등 글로벌리더 양성을 위한 창의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주민들이 지역의 유명 인사들과 직접 만나 소통하는 ‘인물도서관’도 추진할 예정이다. 교육은 사람을 키우는 일이라 했다. ‘송파쌤’의 궁극적인 목표도 같다. 성적이 아닌 미래를 위한 사람을 키우는 것이다. 현재 송파의 학령기 아이들이 7만 5000명이니 이들이 첫 제자가 될 것이다. 벌써부터 기대된다. 머지않아 ‘송파쌤’이 키운 7만 5000가지의 재능과 장점이 곳곳에서 우리의 미래를 힘차게 이끌 것이다.
  • [이광식의 천문학+] 우주는 120억년 전 어떻게 ‘물’을 만들었을까?

    [이광식의 천문학+] 우주는 120억년 전 어떻게 ‘물’을 만들었을까?

    삼라만상을 이루고 있는 다양한 물질 중에서 가장 경이로운 존재가 무형으로는 빛, 유형으로는 물이 아닌가 싶다. 지구 표면의 71%를 뒤덮고 있는 물은 수백만 종에 이르는 지구상의 생명들을 빚어냈고, 오늘날에도 뭇생명들은 물에 의지해 생을 영위해나가고 있다. 우리 몸 역시 70%가 물로 이루어져 있다. 따라서 물을 마시지 않고는 단 며칠도 버틸 수 없다. 이처럼 물은 생명에 필수적인 요소이다. 물이 산소와 수소로 이루어진 화학물질이라는 사실을 최초로 밝혀낸 사람은 200여 년 전 프랑스 화학자인 앙투안 라부아지에였다. 1783년 라부아지에가 이 같은 사실을 발표했을 때 사람들은 크게 놀랐다. 왜냐하면 그때까지만 해도 사람들은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가 주장한 대로 물이 세상을 이루는 기본적인 물질인 원소라고 믿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리스토텔레스의 까마득한 선배격인 탈레스는 ‘물이 만물의 근원’이라는 일원설(一元說)을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세상 사람들보다 더욱 놀란 사람은 그 같은 사실을 알아낸 라부아지에 자신이었다. 수소는 불을 붙이면 폭발하는 기체이고, 산소 역시 불에 무섭게 타는 기체이다. 그러나 이 둘이 결합하면 불을 끄는 물이 된다는 사실을 최초로 알았을 때 라부아지에는 자연의 신비에 전율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이 물은 언제 어떻게 우주에 나타나게 된 것일까? 아주 최근의 따끈한 발견에 의하면 물은 우주가 탄생한 지 10억 년 남짓 지났을 무렵인 120억 년 전부터 우주에 등장했다고 하며, 인류는 그것을 직접 눈으로 확인까지 했다는 보고가 나왔다.2011년 7월 초거대블랙홀 천체인 퀘이사 APM 08279+5255라는 활발한 은하 부근에서 천문학자들은 거대한 우주 저수지를 발견했다. 그곳 구름에는 지구 바닷물 양의 140조 배 이상의 물이 포함되어 있었다. 상상을 초월하는 어마무시한 수량이다. 그렇다면 물은 우주 초창기부터 아주 풍부하게 우주에 존재했다는 얘기가 된다. 이토록 많은 물은 어떤 경로로 만들어졌을까? 그 경로를 한번 따라가보도록 하자. ​ 빅뱅의 우주공간은 수소 구름의 바다였다 138억 년 전 빅뱅으로 우주가 출발한 직후, 태초의 우주공간은 수소와 헬륨으로 가득 채워졌다. 수소와 헬륨의 비율은 약 10대 1 정도였는데, 그 비율은 오늘날까지 거의 변하지 않고 있다. 130억 년 이상 별들이 수소를 태웠지만 우주 전체 규모로 봤을 때는 미미한 양이기 때문이다. 현재 우주의 물질 구성은 수소와 헬륨이 99%를 차지하며 다른 중원소들은 1% 미만이다. 어쨌든 수소와 헬륨 외의 90여 가지 원소들 중 원소번호 26번인 철 이하는 모두 핵융합하는 별 속에서 만들어졌으며, 그 이후 우라늄까지의 중원소들은 모두 거대 항성이 종말을 맞는 방식인 초신성 폭발 때 만들어졌다. 폭발 때의 엄청난 온도와 압력으로 인해 핵자들이 원자핵 속을 파고들어 금이나 우라늄 등 중원소들을 벼려냈던 것이다. 이런 엄청난 고온이나 압력은 지구상에서는 도저히 재현해낼 수 없는 것으로, 옛날 연금술사들이 온갖 방법으로 금을 만들어내려던 것은 사실상 헛고생에 지나지 않은 셈이다. 그 연금술사 속에는 인류 최고의 과학천재 뉴턴도 끼어 있다. 초신성이 터질 때 별 속에서 만들어졌거나 또는 폭발시에 벼려졌던 모든 원소 가스와 별먼지가 우주공간으로 내뿜어진다. 이 별먼지가 바로 성운으로 다른 별을 만드는 재료로 쓰인다. 이른바 별의 윤회인 셈이다. 그러나 별을 만드는 데 사용되지 않은 원소들은 우주공간에 떠돌다가 다른 원소들을 만나 결합한다. 산소 원자 하나가 수소 원자 두 개를 붙잡으면 H2O, 바로 물분자가 되는 것이다. ​이들이 행성이나 소행성들이 만들어질 때 합류한다. 지금도 우주를 떠도는 수많은 소행성, 혜성들은 이 물분자가 만든 얼음덩어리로 되어 있다. 우주에서 물이 생성되는 과정을 축소하여 태양계 버전으로 살펴본다면, 내부 태양계가 물을 수용할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로, 하나는 위 그림에 나오는 설선 안에서 물 분자가 먼지 입자에 들러붙는 것이고(말풍선 그림), 다른 하나는 원시 목성의 중력 영향으로 탄소질 콘드라이트가 내부 태양계로 밀어넣어지는 것이다. 이 두 가지 요인에 의해 태양계가 형성된 지 1억 년 안에 물이 내부 태양계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과학자들은 보고 있다.우주공간에서 만들어진 물은 태양과의 거리에 따라 다른 양태로 존재하게 되는데, 따뜻한 내부 태양계에서는 외부 태양계에 비해 얼음이 안정되지 않은 상태로 있는 데 반해, 푸른색의 외부 태양계는 얼음이 안정된 상태다. 그 경계선을 설선(雪線)이라 한다. 지구 바다는 소행성이 가져다준 것 그렇다면 물의 행성이라 불리는 우리 지구의 바다는 어디에서 온 것일까? 대부분의 과학자들은 지구의 바다가 원래 지구에 있던 물에서 비롯되었다고 보지 않고 있으며, 태양계 내의 어디로부터 온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지구 바다의 기원은 종래 소행성과 혜성이 지목되었지만, 최근의 연구에 의하면 거의 소행성의 소행으로 굳어져가는 추세다. 지구 바다의 근원을 결정짓기 위해 과학자들은 수소와 그 동위원소인 중수소의 비율을 측정했다. 중수소란 수소 원자핵에 중성자 하나가 더 있는 수소를 말한다. 우주에 있는 모든 중수소와 수소는 138억 년 전 빅뱅 직후에 만들어진 것으로, 그 비율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물에 있는 이 두 원소의 비율은 그 물이 만들어진 때의 장소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그래서 외부 천체에서 발견된 물의 중수소 비율을 지구의 물과 비교해봄으로써 그 물이 같은 근원에서 나온 것인가, 곧 같은 족보를 가진 것인가를 알아낼 수 있는 것이다. 중수소는 지구상에서는 만들어지지 않는 원소이다. 이 중수소의 비율을 측정해본 결과, 지구 바다의 물과 운석이나 혜성의 샘플이 공히 태양계가 형성되기 전에 물이 생겨났음을 보여주는 화학적 지문을 갖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러한 사실은 적어도 지구와 태양계 내 물의 일부는 태양보다도 더 전에 만들어진 것임을 뜻한다. 유럽우주국(ESA)이 67P 혜성 탐사를 위해 띄운 로제타호가 이온 및 중성입자 분광분석기(Rosina)를 이용해 혜성의 대기 성분을 분석한 결과, 지구의 물과는 다른 중수소 비율을 가진 것으로 밝혀졌다. 중수소의 비율은 물의 화학적 족보에 해당하는 것으로, 지구상의 물은 거의 비슷한 중수소 비율을 갖고 있다. 이 같은 로제타의 분석은 혜성이 지구 바다의 근원이라는 가설을 관에 넣어 마지막 못질을 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는 또한 우리 행성에 생명을 자라게 한 장본인은 소행성임을 증명하는 것이기도 하다. 물 분자들은 태양과 그 행성들을 만든 가스와 먼지 원반에 포함된 물질이었다. 그러나 38억 년 전의 원시 지구는 행성 형성 초기의 뜨거운 열기로 인해 바위들이 녹아버린 상태여서 물이 존재할 수가 없었다. 지구의 모든 수분은 증발하여 우주로 달아나고 말았던 것이다. 그후 원시 지구는 한때 가혹한 소행성 포격 시대를 겪었다. 이들 천체는 거의 얼음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어느 정도 식은 원시 지구에 대량 충돌해 바다를 만들었다고 과학자들은 생각하고 있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北 “南 관여 말라”… 中에 중재역할 맡기나

    “하노이 노딜 책임 돌리고 입지 강화” 관측 북한 외무성이 27일 한국은 비핵화 협상에 관여하지 말라며 돌연 과거의 통미봉남(通美封南)식 입장을 밝혀 그 의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외무성 권정근 미국담당국장은 담화에서 “조미(북미) 대화의 당사자는 우리와 미국이며 조미 적대관계의 발생 근원으로 보아도 남조선당국이 참견할 문제가 전혀 아니다”라며 “조미 관계는 우리 국무위원회 위원장 동지와 미국 대통령 사이의 친분관계에 기초하여 나가고 있다”고 했다. 이어 “우리가 미국에 연락할 것이 있으면 조미 사이에 이미 전부터 가동되고 있는 연락 통로를 이용하면 되는 것이고 협상을 해도 조미가 직접 마주 앉아 하게 되는 만큼 남조선 당국을 통하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라며 “남조선 당국자들이 지금 북남 사이에도 그 무슨 다양한 교류와 물밑대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처럼 광고하고 있는데 그런 것은 하나도 없다”고 했다. 노동당 통일전선부 산하 조국통일연구원 실장도 대남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와의 문답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북유럽 순방 당시 북한에 대화 재개를 촉구한 데 대해 “남조선 당국은 책임을 우리에게 넘겨씌우기에 급급하면서 미국의 장단에 맞장구를 치고 있다”면서 “지난해 온 세계 앞에서 민족자주와 민족자결을 이야기하던 남조선 집권자(문 대통령)의 당당하던 모습은 도대체 어디에 갔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난했다. 이런 동시다발적 비난은 북한이 지난 2월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원인을 평가하는 과정에서 문 대통령이 미국의 요구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최근 북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중재자 역할을 한국에서 중국으로 넘기는 전략적 변화를 꾀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한국도 중국도 모두 중재자·촉진자 역할을 원하고 있으니 김정은 위원장이 이를 이용해 자신의 입지를 강화하려는 의도”라고 했다. 정부는 북한의 대남 비난에도 최근 북미 협상 재개 분위기를 유지하고자 ‘로키’로 대응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북한 외무성의 입장에 대한) 청와대의 입장도 기존과 변함이 없다. 조속한 북미 대화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가시돋친 북 외무성 “북미대화에 남측 참견말라…제집일이나 똑바로”

    가시돋친 북 외무성 “북미대화에 남측 참견말라…제집일이나 똑바로”

    한반도 비핵화를 둘러싼 북미대화가 다시 열릴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 가운데 북한 외무성이 미국과 남측을 향해 강경한 태도의 담화문을 내놨다. 미국에는 협상 재개를 원한다면 온전한 대안을 들고 오라며 압박했고, 남측에는 북미대화에 참견하지 말고 제집일이나 똑바로 챙기라고 면박을 줬다. 27일 조선중앙통신 보도에 따르면 권정근 북한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은 이날 이런 내용의 담화를 발표했다. 권 국장은 “미국과 대화를 하자고 하여도 협상 자세가 제대로 되어있어야 하고, 말이 통하는 사람과 협상을 해야 하며, 온전한 대안을 가지고 나와야 협상도 열릴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북미협상 재개 시한은 연말까지라고 못 박으면서 “미국이 지금처럼 팔짱을 끼고 앉아있을 작정이라면 시간이 충분할지는 몰라도 결과물을 내기 위해 움직이자면 시간적 여유가 그리 많지는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권 국장의 이번 담화는 북미정상 간 친서외교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 등으로 북미 대화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미국을 압박하려는 속셈으로 풀이된다. 권 국장은 북미협상 중재자를 자처한 남측에 대해 냉소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는 “조미 대화의 당사자는 말 그대로 우리와 미국이며 조미 적대관계의 발생근원으로 보아도 남조선당국이 참견할 문제가 전혀 아니다”라고 말했다. 특히 “조미관계는 우리 국무위원회 위원장 동지와 미국 대통령 사이의 친분관계에 기초하여 나가고 있다”며 “우리가 미국에 연락할 것이 있으면 조미 사이에 이미 전부터 가동되고 있는 연락통로를 이용하면 되는 것이고 협상을 해도 조미가 직접 마주 앉아 하게 되는 것만큼 남조선당국을 통하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권 국장은 이어 “남조선당국자들이 지금 북남 사이에도 그 무슨 다양한 교류와 물밑대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처럼 광고하고 있는데 그런 것은 하나도 없다”며 “남조선당국은 제집의 일이나 똑바로 챙기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북한 외무성 “남조선, 북미대화에 참견 말라”

    북한 외무성 “남조선, 북미대화에 참견 말라”

    북한이 북미 간 대화의 당사자는 북한과 미국이라면서 “남조선 당국이 참견할 문제가 전혀 아니다”라면서 그동안 북한 비핵화 협상의 중재자 역할을 자처한 우리 정부를 비판했다. 권정근 북한 외무성 미국담당국장은 27일 담화를 통해 “한마디 하고 싶다”면서 “조미 대화의 당사자는 말 그대로 우리와 미국이며, 조미 적대관계의 발생 근원으로 보아도 남조선 당국이 참견할 문제가 전혀 아니다”라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권정근 국장은 “조미 관계는 우리 국무위원회 위원장 동지와 미국 대통령 사이의 친분 관계에 기초하여 나가고 있다”면서 “우리가 미국에 연락할 것이 있으면 조미 사이에 이미 전부터 가동되고 있는 연락 통로를 이용하면 되는 것이고, 협상을 해도 조미가 직접 마주 앉아 하게 되는 것만큼 남조선 당국을 통하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날 공개된 연합뉴스와 세계 6대 뉴스통신사(영문명 알파벳 순으로 AFP, AP, 교도, 로이터, 타스, 신화)와 서면 인터뷰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북미 양국 간 3차 정상회담에 관한 대화가 이뤄지고 있다”면서 “남북 간에도 다양한 경로로 대화가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권 국장은 “남조선 당국자들이 지금 북남 사이에도 그 무슨 다양한 교류와 물밑 대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처럼 광고하고 있는데 그런 것은 하나도 없다”면서 “남조선 당국은 제집의 일이나 똑바로 챙기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 국장은 미국을 향해서도 “미국과 대화를 하자고 해도 협상 자세가 제대로 돼있어야 하고, 말이 통하는 사람과 협상을 해야 하며, 온전한 대안을 가지고 나와야 협상도 열릴 수 있다”면서 “미국이 쌍방의 이해관계에 다같이 부합되는 현실적인 방안을 마련할 생각은 하지 않고 대화 재개를 앵무새처럼 외워댄다고 하여 조미(북미) 대화가 저절로 열리는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미 대화가 열리자면 미국이 올바른 셈법을 가지고 나와야 하며 그 시한부는 연말까지”라며 “미국이 지금처럼 팔짱을 끼고 앉아 있을 작정이라면 시간이 충분할지는 몰라도 결과물을 내기 위해 움직이자면 시간적 여유가 그리 많지는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김승환 전북교육감 “자사고가 불공평한 교육 원인”

    김승환 전북교육감 “자사고가 불공평한 교육 원인”

    전주 상산고의 자립형사립고(자사고) 재지정을 취소한 김승환 전북도교육감이 “불공평한 교육이 발생하고 학습포기자를 만들어내는 것이 특수고(특수목적고)와 자사고”라면서 자사고가 교육과정의 정상적인 운영을 방해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전북교육청은 지난 20일 상산고가 자사고 재지정 평가에서 79.61점을 얻어 기준점인 80점에 미달했다며 자사고 취소 결정을 내렸다. 김승환 교육감은 26일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자사고에 입학하지 못하는 것이 패배라는 인식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이런 부조리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고교 체제 개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 교육감은 또 “초중고 등 교육과정의 정상적인 운영을 방해하는 서열화된 입시를 개편해야 한다”면서 “학생들의 수평적 이동 및 다양화를 위한 일반고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논란이 된 상산고의 자사고 재지정 취소에 대해 김 교육감은 “상산고 한 학년 숫자가 360명인데 재수생을 포함해 275명이 의대로 간다”면서 “잘못돼도 한참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도 이날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평가를 통한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은 소모적인 갈등과 논쟁을 부추길 뿐 근본적 해결책이 되지 못하고 있다”면서 “국회와 교육부가 고교 서열화 해소를 위한 근원적인 개선 방안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했다.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전북도교육청의 결정에 대해 “다른 모든 시도교육청은 (평가 기준점수가) 70점인데 전북만 80점이라는 문제 제기에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최종적으로 평가기준을 정하는 것은 교육감의 권한”이라고 말했다. 자사고 지정 취소 결정은 해당 학교를 상대로 한 청문회와 교육부 장관 동의를 거쳐 확정된다. 유은혜 부총리는 “자사고가 대학 입시 경쟁을 조장하며 교육 과정 자체를 왜곡되게 운영됐던 게 문제”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교육부가 전면적으로 개편해 일괄적으로 자사고를 일반고로 전환하는 방향의 추진 계획은 갖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이재무의 오솔길] 참회록

    [이재무의 오솔길] 참회록

    어린 날에도, 청년기에도 나는 빨리 늙고 싶었다. 내게 젊음은 가난, 실패, 좌절, 외로움, 적의 등의 어둡고 음습한 정서만을 안겨다 주는 날들의 연속이었으므로 젊음을 벗는다는 것은 고통과 불안에서 벗어난다는 것을 의미했다. 새털처럼 많은 날이 흘러 바야흐로 간절히 원했던 나이에 이르게 됐다. 나는 아직도 누구나의 로망인 젊음이 싫다. 실의만을 안겨다 준 시절로 돌아가고 싶지 않은 것이다. 나는 살아온 날들보다 살아갈 날이 훨씬 더 짧은 나이에 이르렀지만, 아직도 빨리 늙고 싶다. 내게 산다는 것의 의미는 죄의 세목을 늘리는 일에 불과하므로 어서 주어진 적량의 나이를 다 살고 미련 없이 현생을 벗어나고 싶은 것이다. 나는 세월이 빠르게 나를 다녀가기를 바란다. 인간의 살과 피 그리고 오욕칠정으로부터 멀어진 뒤 하나의 나무토막 혹은 한 무더기의 흙덩이 같은 무정물로 남고 싶은 것이다. 얼마 전 춘사(椿事)를 겪었다. 음악을 평생의 업으로 삼고자 하는 아들과의 오랜 불화로 인해 크게 다투면서 해서는 안 될 폭언에 손찌검까지 하게 됐다. 만취한 상태에서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자책, 자괴, 자학으로 몇날 며칠을 불면에 시달려야 했고 달포가량 지독하게 후유증을 앓았다. 사고를 저지른 다음날 나는 아들 볼 면목이 없어 아내의 양해를 구한 다음 당분간 가족과 떨어져 살기로 하고 마포 집에서 멀리 떨어진 노원구 중계동 불암산 자락에 임시 거처를 구했다. 조석으로 산을 오르내리며, 평생 오체투지로 살아오면서 불지불식간 내 안쪽에 고인 불안과 울분을 토해 내고 나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기 위해 일부러 산 근방에 거처를 정한 것이다. 그리하여 산을 오르고 내리는 동안만은 산의 향기에 취해 마음의 안정을 취할 수 있었다. 하지만 위안은 금세 휘발돼 늦은 밤 오지 않는 잠을 청하며 무늬 없는 천장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온갖 상념과 회한이 들끓어 머리가 어지러웠다. 어디까지 가야 강물은 바다에 이를 수 있을까? 다 큰 자식과 불화하여 멀쩡한 집 놔두고 집 밖에 집을 구해 홀로 방에 누워 있자니 바위처럼 무거운 죄가 가슴을 짓눌렀다. 헛살았다, 헛살았다. 돌아가신 엄니의 한숨소리가 천둥처럼 크게 들렸다. 집 나오고 난 후 아내를 만나 실로 오랜만에 깊은 대화를 나눴다.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할 줄 아는 사람만이 타자를 올곧게 사랑할 수 있다는 것, 자신을 인정하지 못하는 사람은 타자에게 자신의 욕망을 투사, 집착하고 그로 인해 타자를 소유하려 하거나 억압하려 한다는 것, 그것을 사랑이라 착각한다는 것 등이 아내가 내게 준 충고였다. 자아의 고집에서 벗어나 참자유인으로 살아가자는 당부와 함께 과거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 현재의 자신에게 충실할 것을 요구했다. 그럴 때 근원적으로 아들과의 불화도 해결될 수 있다고 했다. 당분간 떨어져 살면서 자신의 내면을 응시하는 시간을 갖자는 아내의 말을 수긍할 수밖에 없었다. 어릴 적 나는 성인이 되면 가부장제하에서 전제권력으로 가족 위에 군림하며 융통성 없이 고지식하게 사신 아버지처럼은 절대 살지 않겠다고 거듭 맹세하고 다짐했다. 한데 지금 나는 반면교사로 삼고자 했던 아버지의 생을 반복하고 있지 않은가. 적수공권으로 상경해 주소가 긴 집에서 가난으로 점철된 생활을 하다 여자를 만나 아이 낳고 집도 장만했지만, 그러느라 몸도 마음도 지쳐 버렸다. 가족에게 못할 짓 참 많이 했다. 아들과의 화해를 기대하며 졸시 ‘돌과 여울’을 읽는다.“급하게 흐르는 여울이 큰 돌을 만나 아프다고 소리칩니다. 안쓰러운 나머지 돌에게 원망이 들고 여울을 위해 저 돌을 꺼내야겠다고 마음을 먹습니다. 그러다가 순간 여울 때문에 돌은 또 얼마나 부대끼고 고되었을까를 떠올리니 이번엔 여울에 시달려온 돌이 안돼 보이고 그의 생이 불쑥 서러워졌습니다. 따지고 보면 우리 모두는 서로에게 돌이거나 여울입니다. 어제는 여울이었다가 오늘은 돌이고 오늘은 돌이었다가 내일은 여울인 셈이지요. 여울은 돌을 만나 여울 빛이고 돌은 여울을 만나 돌 빛입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스미어 만든 빛깔인 셈이지요.” 나는 왜, 내 시 속 화자의 진술에 미치지 못하는 삶을 사는 것일까. 시와 보폭이 나란한 삶을 살고 싶다.
  • 교총 회장에 하윤수 현 회장 재선 성공

    교총 회장에 하윤수 현 회장 재선 성공

    하윤수 한국교육단체총연합회(교총) 회장이 차기 회장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했다.21일 교총에 따르면 교총은 10~17일 우편으로 진행한 제37대 회장 선거에서 하 회장이 투표자 10만 3432명(투표율 81.8%) 중 46.4%(4만 6538명)의 표를 얻어 정성국 후보(31% 득표)와 이상덕 후보(22.6% 득표)를 누르고 당선됐다. 하 회장은 부산교대 총장과 초등교원양성대학교 발전위원장, 전국교원양성대학교 총장협의회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부산교대 교수로 재직 중이며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상임의장과 3.1운동·임시정부수립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 등을 맡고 있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 조영종 천안오성고 교장, 조정민 목포부주초 교사, 김갑철 서울보라매초 교장, 임운영 경일관광경영고 교사, 권택환 대구교대 교수 등 5명을 부회장 러닝메이트로 삼아 출마했다. 하 회장은 이른바 ‘교권 3법’(교원지위법·아동복지법·학교폭력예방법) 개정을 성과로 내세웠다. 하 회장은 “스쿨리뉴얼을 통해 교단이 안정되고 학생지도가 근원적으로 이뤄져 교육현장에 웃음꽃을 다시 피우겠다”고 밝혔다. 교총 회장 임기는 3년이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장상기 서울시의원 “학교 내 수영장, 주차장 운영 문제”

    장상기 서울시의원 “학교 내 수영장, 주차장 운영 문제”

    서울특별시의회 장상기 의원(더불어민주당, 강서6)은 지난 17일 서울특별시의회 제287회 정례회 교육위원회에서 서울특별시 조희연 교육감을 상대로 한 질의에서 학교 복합화시설 중 대표적인 공립학교 수영장과 주차장의 미흡한 관리운영 실태를 지적하며 개선을 주문했다. 교육청으로부터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수영장의 경우 총 48개 중 관리주체가 교육청 직영은 3개교, 자치구 1개교, 개인사업자 위탁운영은 32개교다. 주차장은 총 38개 중 8교만 학교가 관리 주체고 나머지 30개교 중 26개교가 자치구 공단직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각 시설은 최소 3000만원에서 최대 5억원, 총 66억원의 사용 수입을 나타내고 있다. ​이에 장 의원은 “위탁운영 허가를 받은 개인사업자는 최대한의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다른 민간수영장 시설 대비 비싼 이용료를 받고 있다”며 “수영지도사 등의 관련 인력도 충분히 확보하지 않아 공익성의 목적이 저해되고 이용하는 학생들과 주민들의 이용 서비스 질이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 의원은 대안으로 교육청 직영이나 각 자치구에 있는 시설관리공단을 활용하여 운영하는 방안을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에게 제시했다. 자치구와 업무협약을 통해 자치구가 운영할 경우, 공공성과 관리 책임 확보로 양질의 서비스 제공이 가능할 것이라는게 장 의원의 주장이다. 이에 조 교육감 또한 “장 의원의 의견에 적극 동감한다”고 말하며 “근원적으로 관리방식 변경이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충북 농가 과수화상병 ‘비상’

    충북 농가 과수화상병 ‘비상’

    과수화상병이 확산돼 충북지역 농가에 비상이 걸렸다. 과수화상병은 발생하면 주변 과수까지 매몰 처분해야 하는 치명적 전염병이라 ‘과수구제역’으로 불린다. 발생원인과 감염경로 등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잎이나 열매가 갈색처럼 타 들어가는 게 대표적 증상이다.12일 충북도 등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충주시 산척면 송강리 농가에서 의심신고가 접수된 이후 올들어 현재까지 도내에서 충주 21건, 제천 8건 등 총 29건이 과수화상병으로 확진됐다. 의심신고 접수된 34건이 정밀진단중에 있어 확진건수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이는 전국에서 가장 심각한 수준이다. 타 지역은 충남 천안 7건, 경기 안성 5건 정도다. 충북에 집중되고 있는 이유는 오리무중이다. 과수화상병으로 확진되면 해당 과수원 나무들은 뿌리까지 뽑아 생석회와 함께 모두 매몰처리된다. 과수원 출입도 금지된다. 사람과 농기구 등을 통해서도 전파 가능성이 있을 수 있어서다. 도는 종합상황실과 시·군 지역담당관제를 운영하는 등 과수화상병 확산을 막기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충북농업기술원 송용섭 원장은 “확산을 막기위해 농가 자율예찰 강화와 확진농가의 신속한 매몰을 당부하고 있다”며 “농촌진흥청 등과 발병 경로 역학조사를 정밀하게 진행해 근원적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과수화상병은 2015년 국내에 처음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병원균이 수년간 잠복해있다가 발병환경이 좋아지면 발현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외부기온이 25~29도 이거나 비료 과다투입으로 나무 조직이 약화됐을때 병원균이 활성화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매몰 처분된 과수농가는 농촌진흥청 손실보상금 기준에 따라 보상을 받게된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i.co.kr
  • [이상열의 메디컬 IT] 맞춤 식사를 위한 디지털 헬스케어

    [이상열의 메디컬 IT] 맞춤 식사를 위한 디지털 헬스케어

    사람의 건강과 안녕은 자신이 섭취한 음식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식사와 영양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당신은 당신이 먹은 음식으로 이루어진다’(You are what you eat)는 말을 들어 보았을 것이다. 한국을 비롯한 여러 아시아 국가에도 이와 유사한 ‘의식동원’(醫食同源·음식을 먹는 것과 병을 치료하는 것은 인간이 건강을 유지하도록 하므로 그 근원이 같다는 뜻)이라는 표현이 있다. 하지만 음식을 연구와 분석 대상으로 삼기에는 상당한 어려움이 있다. 특정 음식 섭취가 건강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한다고 가정해 보자. 인종·문화·국가별 생활양식이 다르고, 식재료 가공과 조리 방법이 달라서 일관된 자료를 수집하기 어렵다. 게다가 사람은 보통 한 끼니에 여러 종류의 음식을 먹는다. 따라서 어떤 음식이 건강에 영향을 미친 것인지 파악하기 어렵다. 특히 이런 연구를 하려면 수년에서 수십년 이상의 기간이 걸리는데, 그동안 사람들이 한 가지 음식만 먹고살 리는 없다. 실제로 특정 식사가 건강에 효과적인지 연구로 입증한 사례는 매우 드물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최근 디지털 헬스케어와 빅데이터 등 기술 발전으로 식사와 영양에 대한 이해가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 특히 당뇨병·비만과 식사의 연계성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다. 최근 발표된 인상적인 연구를 보면 연구자들은 당뇨병이 없는 수백명의 참여자에게 표준화된 음식을 제공하면서 5분마다 혈당을 측정할 수 있는 연속혈당측정 센서를 사용해 일주일간의 혈당 변화를 관찰했다. 그 결과 특정 음식에 대한 각 개인의 혈당 반응은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이는 같은 음식을 먹더라도 어떤 사람은 혈당이 많이 올라가지만, 어떤 사람은 혈당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연구자들은 빅데이터 분석으로 개인의 장내 세균을 구성하는 박테리아 종류가 개인별 차이를 일으키는 중요한 요인임을 확인했다. 그리고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개인의 혈당 변화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만들고, 혈당 변화를 개선할 수 있는 맞춤 식사를 제안했다. 아직 여러 한계로 혈당 변화 이외의 다른 임상 지표 변화에 대한 개인별 맞춤 식사 연구는 폭넓게 이루어지지 않았다. 장기간의 맞춤 식사가 실제로 당뇨병이나 다른 질환에 대한 예방 효과가 있는지, 이미 만성질환이 있는 사람들에게도 맞춤 식사가 효과적인지, 맞춤 식사가 약제나 다른 치료 방법보다 얼마나 효과적인지, 비용 대비 효과는 어떠한지 등에 대한 연구 역시 부족하다. 하지만 관련 분야에서 의미 있는 진전이 계속 이뤄지고 있어 주목된다. 한국인의 음식 문화를 고려한 고유의 맞춤 식사를 제안할 수 있는 연구가 꼭 필요하다. 누구나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실천할 수 있는 ‘한국인을 위한 개인별 맞춤 식사 가이드’의 제작은 필자의 큰 꿈이기도 하다. 이를 통해 국민 건강에 기여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
  • 황교안이 구세주라는 유림 양반, 그 보수의 뿌리는 제대로 아시오?

    황교안이 구세주라는 유림 양반, 그 보수의 뿌리는 제대로 아시오?

    지난달 13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경북 안동을 방문했다. 그를 맞은 건 영남지역 종손 모임인 영종회 회원, 경북향교재단 관계자 등, 영남 종가와 유림의 간판이라 할 면면이었다. 종가의 권위가 ‘봉제사 접빈객’에서 나온다 했으니, 나름 법도에 충실했다. 문제는 ‘접빈객’의 내용이었다. “1세기마다 사람이 하나 난다고 하는데 건국 100년, 3·1운동 100년을 맞아 (정치 혼란 상황에서) 나타난 사람이 바로 황교안 대표다.”(박원갑 향교재단 이사장) “보수가 궤멸해 가는 이 어려운 처지를 건져 줄 우리 희망의 등불이요 국난 극복을 해줄 구세주.”(김종길 선비문화수련원장) 요즘 막말로 상종가를 치는 한기총 전광훈 회장이 지난 3월 예방한 황 대표에게 했다는 ‘칭송’을 연상시켰다. “위기 상황에서 우리 하나님께서 일찍이 준비하셨던 황교안 대표님을 자유한국당의 대표님으로 세워주시고….” 지난해 12월 “마음만 연합하면 문재인 저놈을 끌고 나올 수 있다”고 했던 인물이다. 시민의 반발이 없을 수 없다. 고성 이씨 문중인 임시정부 초대 국무령 석주 이상룡(고성 이씨) 선생의 증손자 이항증씨는 이렇게 개탄했다. “말 같지도 않은 행동을 하니까 시민들로부터 유림이 욕을 얻어먹는다.” 서애 유성룡의 14세손 유돈하씨는 18일 1인 피켓 시위를 했다. “어찌 선비가 되어 속유나 부유가 되어 소인배를 따르는가.” 24일 이런 펼침막이 안동 곳곳에 걸렸다. “안동 선비 어데 가고 아첨쟁이 넘쳐나노.” 오늘 펼침막은 더 걸린다. 이 꼴을 퇴계 이황, 학봉 김성일, 서애 유성룡, 경당 장흥효, 대산 이상정, 정재 유치명, 서산 김흥락, 석주 이상룡 등이 보고 있다면 무어라 할까. 목에 칼이 들어와도 허언을 하지 않던 이들이었고, 직언에 목숨 거는 걸 영광으로 알던 이들이었다. 사실 더 부끄러운 건 만천하에 드러난 ‘무지’였다. 지금의 이른바 ‘보수’는 제헌헌법부터 지금까지 헌법 전문에 명기된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을 부정하려 했다. 일부 족벌신문과 함께 8월 15일을 ‘건국절’로 해야 한다고 주장한 게 그들이다. ‘임시정부의 법통’도, 이 나라 건국의 초석이 된 항일독립운동의 의미도 지우려 했다. 선비의 기개와 항일독립운동의 기백은 안동 자존심의 두 축이다. 안동은 지자체 차원에서 처음으로 독립운동기념관을 세웠다. 안동의 독립운동가들은 의성 김씨, 고성 이씨, 진성 이씨, 전주 유씨 등 안동 명문가 출신이 대부분이다. 민족학교의 효시였던 협동학교도 이들의 지원 속에서 설립됐고, 협동학교는 혁신유림의 산실이었다. 밀양에 약산 김원봉이 있다면 안동엔 하구 김시현(안동 김씨)이 있었다. 김시현은 영화 ‘밀정’ 주인공의 모티프가 된 인물로, 황옥 경부를 의열단으로 끌어들였다. 이승만을 처단하려다 체포돼 9년간 옥살이를 했다. 그런 김시현을 두 번씩이나 국회의원으로 뽑아준 것이 바로 안동 시민이었다. 물론 서인-노론의 경화세족, 세도가가 돼 조선을 망국으로 이끌고, 병탄 뒤엔 일제에 빌붙어 작위와 은사금을 챙긴 가문도 있지만, 그들은 소수다. 근대사의 이런 기백은 목숨 걸고 조선을 개혁하려 했던 사림의 전통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성리학의 도통은 정몽주(경북 영천)에서 길재(경북 선산)-김숙자(경북 선산)-김종직(경남 밀양)-김굉필(대구 달성), 정여창(경남 함양)으로 이어졌다. 조광조(경기 용인) 이후 영남의 이언적(경북 경주), 이황(경북 안동), 기호의 이이(경기 파주), 성혼(서울), 호남의 기대승으로 분화되지만 영남과 안동은 사림의 원류를 이뤘다. 김종직에서 조광조에 이르기까지 사림은 훈신과 척신의 전횡을 극복하고 조선의 정치를 혁신하려 했다. 훈척이 일으킨 무오사화, 갑자사화. 기묘사화로 지도자들이 극형에 처해졌지만, 이들의 결기는 결국 선조에 이르러 공론정치에 기초한 사림의 시대를 열었다. 특히 조광조의 기개는 사림의 귀감이었다. 훗날 훈척의 길을 택한 기호와 달리 영남은 조광조의 길을 따랐다. 조광조가 위훈삭제를 놓고 중종, 훈척과 맞섰던 상황은 사림의 기개를 보여 준 조선 역사 최고의 명장면 가운데 하나였다. 조광조는 중종의 절대적 신임 속에 초고속 승진해 출사 후 불과 3년 만인 1518년 사헌부 대사헌에 올랐다. 그사이 향약을 보급해 지방의 자율성을 높이고, 균전제와 한전제를 관철했다. 당시 ‘송곳 하나 꽂을 땅조차 없었다’던 농민에게 땅을 돌려주기 위한 것이었다. 무엇보다 공론정치의 기틀을 마련해 훈척의 농단을 막으려 했다. 현량과를 관철해 과거제를 혁신했다. 조광조 개혁의 마지막 승부처는 왕권마저 위협하던 훈척을 정리하는 것이었다. 중종 14년(1519년) 10월 25일(음력) 조광조는 칼을 빼 들었다. “정국공신에 폐주(연산군)의 총신이 많으며, 반정에 공이 없는 자도 많습니다. 공신을 중히 여기면 공과 이익을 탐내어 임금을 죽이고 나라를 빼앗게 됩니다.” 그는 편전까지 따라가 박원종, 유자광, 성희안, 유순정, 강혼, 유순, 구수영, 권균 등을 일일이 거론하면서 공신 명부에서 삭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종은 “이익의 근원을 어찌 한꺼번에 막을 수 있는가”라며 거부했다. 중종도 완강했지만, 조광조는 더 완강했다. 중종실록은 그로부터 30일까지 위훈삭제를 둘러싼 논란만 기록하고 있다. 왕은 두려웠다. 왕의 면전에서도 눈을 부라리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던 박원종, 유순정, 성희안 등 반정공신의 얼굴이 떠올랐다. 이들은 이미 죽었거나 늙고 병들었지만, 그 자식, 친척들이 눈에 불을 켜고 그를 지켜보고 있었다. 이들은 나라의 병권을 쥐고 있었고, 심지어 사병까지 거느리고 있었다. 11월 8일 밤이 돼서야 중종은 한발 물러섰다. 3사의 수장을 사정전으로 호출했다. “70여 인을 어찌 삭제할 수 있겠는가. 공의가 시끄러운 자라면 개정해도 되겠다.” 9일 검토가 시작됐다. 왕과 조광조, 대간 사이에 105명 가운데 지목된 76명 전원의 삭제를 놓고 입씨름이 벌어졌다. “전에는 뚜렷이 드러난 자를 개정하자고 청하고서 이제는 모두 개정하자고 하니, 어찌 전후가 다른가.” 왕은 역정을 냈다. 10일 다시 회의가 열렸다. 왕은 76명 삭제를 거부했다. 조광조가 나섰다. “어찌하여 다들 옳다고 여기는데 뜻을 고집하십니까. 임금의 뜻이 어딘가 매인 곳이 있는 것 아닙니까.” 대사간 이성동이 나섰다. “조금이라도 사사로운 뜻이 있다면 크게 두려운 일입니다.” 대제학 정광필이 따졌다. “어찌하여 우리의 말이 전후가 다르다고 하십니까.” 왕은 궁지에 몰렸다. “전후가 다른 것을 그르게 여기는 것이 아니라….” 12일 결국 중종은 전지를 내렸다. “이효성, 유순 등 76인의 외람된 것을 추가로 바로잡아서 공권을 맑게 하라.” 위훈삭제 후 불과 사흘 뒤 훈척의 친위쿠데타가 일어났다. 왕은 호랑이 같은 훈척이 싫었다. 하지만 물러설 줄 모르고 채근하는 사림파보다 이들이 차라리 편했다. 조광조와 사림은 역도로 몰려 숙청되고 처형됐다. 기묘사화였다. 사후 초기 그에 대한 평가는 인색했다. 마음으로부터 조광조를 섬겼던 퇴계조차 “타고난 기질은 아름다웠으나 학력이 충실치 못하여 하는 일이 지나침을 면치 못했기 때문에 마침내 실패했다.” 그러나 이 평가는 오래지 않아 바뀐다. “그로 말미암아 선비들이 학문의 지향할 바를 알게 되었으며, 나라의 근본이 더욱 드러나게 되었다…. 한때 사림의 화는 애석하지만, 선생이 도를 높이고 진정한 학문의 뜻을 높인 공로는 후세에 큰 영향을 미쳤다.” 조광조의 학문과 자세는 이황을 통해 영남 사림으로, 이이를 통해 기호 서인으로, 그리고 훗날 이황을 사숙한 성호 이익을 통해 채제공, 정약용, 이가환 등 기호 남인으로 이어졌다. 성호 이후 남인은 보수적인 영남 성리학파와 진보적인 남인 실학파로 분화됐지만, 구한말 노론 훈척들이 일제에 몸을 던질 때 이들은 한결같이 구국운동과 항일무장투쟁의 선봉에 섰다. 민주국가에서 주군은 국민이고, 대의는 국민을 지키고 보호하는 것. 아무리 염량세태라지만, 최순실과 그가 조종하던 로봇 대통령에게 신명을 바쳐 출세 가도를 달렸던 사람을 두고 이 나라 보수의 구세주라고? 지금 그가 대표한다는 ‘보수’의 뿌리가 가까이로는 친일매판, 멀리로는 영남 남인을 봉쇄했던 ‘훈척 사림’이었다는 것을 알기나 하는 걸까. 퇴계와 학봉과 서애가 사당 문을 박차고 나올 일이다. 논설고문 kbc@seoul.co.kr
  • 영국BBC “한국, 강아지가 미세먼지 마스크 쓰는 나라”

    영국BBC “한국, 강아지가 미세먼지 마스크 쓰는 나라”

    영국 공영방송 BBC가 한국에 대해 “강아지도 미세먼지 방지 마스크를 쓰는 나라”라고 9일(현지시간) 소개했다. BBC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를 인용해 한국은 전 세계에서 공기의 질이 좋지 않은 나라 중 하나라면서, 오염된 공기에서 자신을 보호하려고 미세먼지 마스크를 착용하던 사람들이 이제 반려견의 건강을 고려해 강아지용 미세먼지 마스크를 이용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2분 남짓한 영상에는 두 사람의 견주가 출연해 강아지에게 미세먼지 마스크를 씌우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한 견주는 “사람과 마찬가지로 강아지에게도 미세먼지가 좋지 않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미세먼지가 심하다고 몇 날 며칠 동안 산책하러 나가지 않을 수는 없어서 강아지에게 전용 미세먼지 마스크를 씌우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미세먼지는 사람뿐 아니라 강아지 건강에도 안 좋은 영향을 끼친다고 전문가는 전했다. 나응식 수의사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개들은 몸무게(㎏) 당 들이마시는 공기가 사람보다 많고 더 낮은 곳의 공기를 마시기 때문에 사람보다 쉽게 미세먼지에 노출된다”면서 “게다가 털에 묻은 미세먼지를 집까지 갖고 들어오게 되면 집에서도 미세먼지를 2차로 흡입하는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강아지들은 미세먼지 마스크를 불편해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또 다른 견주는 “간식을 줘가며 마스크를 씌우긴 했지만 아무래도 적응하는 게 쉽지는 않은 것 같다”면서 “내 가족인 강아지를 위해 해줄 수 있는 게 이것밖에 없는 상황인데 강아지들의 건강을 고려한 상품들이 다양하게 나오면 좋겠다”고 말했다. 나 수의사에 따르면 강아지용 미세먼지 마스크가 아무것도 착용하지 않는 것보다는 나을 수 있지만 아직까지 효과가 검증된 것은 아니다. BBC는 지난 4일에도 ‘한국의 공해: 미세먼지의 근원은 중국인가’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한국의 대기오염 문제를 다뤘다. 그린피스가 지난 3월 글로벌 대기오염 조사기관 에어비주얼이 출간한 ‘2018 세계 대기질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한국은 OECD 회원국 중 초미세먼지 오염도 2위를 차지했다. OECD 회원국 도시 중 대기질이 가장 나쁜 100개 도시에는 국내 도시 44개가 포함되며 미세먼지 오염의 심각성을 드러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열린세상] 국부의 원천, 과학기술에 투자하라/이은우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사무총장

    [열린세상] 국부의 원천, 과학기술에 투자하라/이은우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사무총장

    18세기 영국에서 시작된 제1차 산업혁명이 가져온 기계화와 공장화는 노동시장의 판도를 급격히 바꿔 놓았다. 당시 직물산업에 방적기와 역직기가 사용되기 시작하면서 일자리를 빼앗긴 노동자들은 자본가의 착취에 맞서 기계를 파괴하는 러다이트운동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렇게 혼란스러운 시대적 배경에서 글라스고대학의 교수였던 애덤 스미스는 1776년 ‘국부론’을 출간했다. 이 책에서 그는 한 국가의 부는 개인의 이익(personal profit), 자유 시장(free market), 그리고 사회적 공익 프레임(The frame of the common good of society)에 의해 결정된다고 갈파하였고, 시장경제의 우수성을 주장했다. ‘국부론’이 출간된 지 240여년이 지난 지금 4차 산업혁명이 들불처럼 일어나 특정 기술이나 제품 또는 서비스가 플랫폼을 형성하고, 그 분야 시장의 프레임을 완전히 바꿔 버리는 혁신이 일어나고 있다. 스미스의 국부 창출의 세 가지 요건이 현대사회에도, 특히 과학기술 분야에도 여전히 유효할까? 먼저 사람은 개인의 이익에 따라 움직인다는 일반적 명제에 따라 돈과 명예가 과학기술인의 연구개발 노력을 이끌어 내는 가장 큰 동인이라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두 번째로, 자유시장이 국부의 근원임은 구소련의 붕괴가 증명해 주었다고 생각된다. 개인이 개발한 기술의 특허권을 법적으로 보호하면서 자유 경쟁을 보장했기 때문에 과학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사회적 공익 프레임은 오늘날에 와서 더욱 중요해진 가치다. 최근 ‘카풀’이나 ‘타다’ 등 공유경제를 둘러싼 갈등을 보면 사회적 공익을 최대화하는 프레임이 작동하기보다는 집단 이익을 내세우며 양보 없는 격돌로 치닫고 있는 양상이다. 모두가 손해 보는 암울한 미래로 치닫고 있는 것이 아닌가 걱정이 된다. 이제는 ‘제로섬’ 게임에서 ‘플러스섬’ 게임으로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파이를 공정하게 나누는 노력과 함께 파이를 크게 키우는 전략이 병행돼야 할 때다. 파이를 키울 수 있다면 그리고 나누는 방법에 지혜를 모으면 모두가 필요로 하는 만큼의 파이를 나눌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사회의 파이를 크게 만드는 원천은 바로 사회적 공익 프레임인 과학기술이다. 황금은 땅속보다 인간의 생각 속에서 더 많이 채굴된다고 한다. 인간의 머릿속에서 황금을 채굴하는 것이 과학기술이요 연구개발이다. 세계 수준의 국내 반도체 산업은 초기 기술개발 단계부터 기업과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 덕분에 국부 창출에 지대한 공헌을 하고 있다. 또한 최근 미중 무역분쟁으로 국제사회의 긴장감이 돌고 있으며 첨단기술 및 신산업 선점을 둘러싸고 국운을 건 싸움이 치열하다. 부존자원이 없고 강대국 틈에 낀 한국의 생존과 번영은 과학기술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배경에서 오는 7월 4일 과총이 주최하는 국내 과학기술계 최대 포럼인 2019 대한민국과학기술연차대회의 주제를 ‘대한민국 미래, 과학기술에 달렸다’로 정했다. 다가온 미래가 현재이고 지나간 미래가 과거다. 원시시대 수렵채취 시대의 사람들에겐 인류의 역사 전체가 미래였다. 다가올 미래도 우리 후손에게는 지나간 미래가 될 것이다. 우리는 미래에 투자해야 한다. 국부가 충만한 풍요로운 미래를 만들기 위해서는 독보적인 과학기술력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길이다. 그래서 국가의 연구개발 투자는 당장 가시적인 성과를 얻기보다는 국가의 지속가능한 미래가 보장될 수 있도록 이루어져야 한다. 올해 정부의 연구개발(R&D) 투자 예산은 지난해 대비 약 4.1% 늘어나 사상 처음 20조원을 넘어섰지만 정부 전체 예산 증가율인 9.5%에 비하면 한참 낮은 수치다. 과거 정부 연구개발 예산 증가율은 2000년대 초 10%대 수준이었다. 이후 2010년대에 들어서면서 10% 선이 무너졌고, 2016년부터는 연간 1~4%대에 머물고 있다. 매년 이맘때쯤 정부는 다음 연도 국가연구개발예산(안)을 수립한다. 복지, 문화 등 타 분야에 대한 투자도 중요하지만, 국부 창출의 원천인 국가 연구개발 예산만큼은 적어도 전체 예산의 평균 증가율 이상으로 늘어나기를 바란다.
  • 부산분뇨처리시설 현대화 청신호...KDI 예타 통과

    부산 분뇨처리시설 현대화사업에 청신호가 커졌다. 부산시는 분뇨처리시설 현대화사업이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다고 6일 밝혔다. 부산 분뇨처리시설 현대화사업은 1973년 건립된 사상구 감전동 부산환경공단 위생사업소 분뇨처리시설을 를 철거하고, 첨단 분뇨처리시설을 지하에 건설하는 사업이다. 기존 분뇨처리시설이 오래돼 안정성 저하되고 환경오염 가중 등 시설의 현대화가 시급한 실정이다.또 인근 주민들은 악취 등으로 많은 불편을 겪고 있다. 부산시는 오는 2020년 착공에 들어가 2023년 완공 계획이다.시설 건립에는 1139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될 예정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이번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함에 따라 사업이 본격화될 것”이라며, “악취를 근원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첨단시설로 건립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주력산업 경쟁력 강화 지원… 선제 규제 완화로 창업붐 일으켜야”

    제조·서비스업 신기술 조속 적용에 성패 신산업 창출 실패땐 성장률 더 낮아질 것 ‘3저’(저성장·저물가·저금리)의 늪으로 빠져드는 한국 경제를 끌어올리려면 단기적으로는 적극적 재정·통화 정책, 장기적으로는 산업 경쟁력 강화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선제적인 규제 완화로 신산업과 창업붐을 이끌어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현재 빠르게 진행 중인 경기 하강에 제동을 걸지 않으면 이른바 ‘뉴 노멀 시대’로 진입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4일 “경기 하강을 그대로 놔두면 경제 전반에 충격이 커질 것”이라면서 “저성장으로 가는 상황을 막기 위해선 정부가 재정·통화 정책을 확장적으로 가져가야 한다”고 밝혔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실장도 “금리를 한 번 정도 낮춰야 한다”면서 “이미 시기가 늦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주력산업의 경쟁력 강화도 빼놓을 수 없는 과제로 꼽힌다. 일본 소니의 경우 최근 게임과 소프트웨어(SW)로 부활했지만, 1990년대 이후 사업 구조 변경 과정에서 제조 부문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통하기도 했다. 이신두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는 “주력산업의 경쟁력이 유지되지 않으면 경제는 물론 사회가 단기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면서 “미래 먹거리를 찾는 것 못지않게 저성장 국면에서 ‘수비수’ 역할을 할 주력산업의 경쟁력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식어 가는 성장엔진의 온도를 다시 올릴 수 있는 대책을 선제적으로 내놔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강태진 서울대 공대 명예교수는 “성장의 근원적 동력은 기술이 바탕이 된 제조업과 서비스업 경쟁력이고, 이런 신기술을 얼마나 빨리 산업에 적용할 수 있는지가 성패를 가른다”면서 “각종 규제로 신기술이 산업에 적용되기 어려운 상황이 바뀌지 않으면 성장률은 더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도 “젊은층이 창업에 뛰어들 수 있도록 진입 장벽을 없애 줘야 경제가 활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서울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염색체 복제 오류로 인한 암 발생 원리 밝혀냈다

    염색체 복제 오류로 인한 암 발생 원리 밝혀냈다

    국내 연구진이 생명체 유지와 유전정보 전달을 위한 필수 대사과정인 염색체 복제에 관여하는 단백질의 핵심 작동원리를 밝혀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유전체 항상성 연구단과 울산과학기술원(UNIST) 생명과학과 공동연구팀은 염색체 복제가 끝나면 DNA와 결합하는 PCNA라는 단백질이 결합되고 분리되는 메커니즘을 분자수준에서 밝혀내고 기초과학 및 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3일자에 발표했다. 염색체 복제는 DNA 생성에 관여하는 단백질들이 DNA와 결합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특히 고리형태의 PCNA 단백질은 바늘구멍에 실이 꿰어진 형태로 DNA와 결합해 염색체를 복제하고 손상된 염색체를 복구한다. 이 과정이 끝나면 PCNA와 DNA는 분리된다. 그러나 이 때 PCNA와 DNA가 분리되지 않고 계속 결합된 상태로 머물러 있게 되면 염색체에 돌연변이가 발생한다. 연구팀은 이런 염색체 돌연변이는 암이나 각종 유전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고 앞선 연구를 통해 밝혀냈다. 그렇지만 PCNA와 DNA가 분리되는 정확한 원리는 파악하지 못했다.그런데 연구팀은 PCNA와 DNA의 결합, 분리를 추적할 수 있는 실험방법과 실시간으로 결합과 분리를 관찰할 수 있는 ‘단분자 형광 이미징‘ 기술을 활용해 관찰했다. 그 결과 ATAD5-RLC라는 단백질이 PCNA 단백질의 고리를 열어 DNA를 분리시켜 염색체 복제 과정을 종료시킨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ATAD5-RLC 단백질의 구조까지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염색체 복제 과정, 손상복구 과정이 정상적으로 종료되지 않으면 유전정보의 변형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분자적 수준에서 처음으로 밝혀낸 것이다. 명경재 IBS 유전체 항상성 연구단장은 “이번 연구는 생명체 필수 대사과정인 염색체 복제를 이해하기 위한 중요한 정보를 파악함으로써 생명의 근원을 이해하는데 한걸음 더 다가가게 해줬다”라며 “염색체 복제 오류는 암 같은 질환을 유발시키는 만큼 유전정보 이상으로 발생하는 병의 근본 원인을 규명하고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부고] 김동우씨 모친상, 최광호씨 모친상, 이홍원씨 모친상

    ●김동관(전 청주시 국장)·동우(YTN 충청본부장) 모친상, 3일 오전 11시 50분, 청주시 참사랑병원장례식장 백합실, 발인 5일 오전 9시. 043-298-9200 ●최광호(한화건설 도시개발 대표이사 사장)·광진씨 모친상, 3일,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5호실, 발인 5일 오전 7시. 02-3010-2295 ●이홍원(신성대 대외협력처 팀장)·이근원씨 모친상, 김현주씨 시모상, 이승준씨 조모상, 2일 오후 13시께, 빈소 대전성모병원 장례식장 1층 VIP실, 발인 4일 오전 9시, 장지 충남 금산군 금성면 선영. 042-220-9980
  • “김포시 문화예술업무 독립·인원충원 절실… 생활예술·전문예술 사업 나눠 추진해야”

    “김포시 문화예술업무 독립·인원충원 절실… 생활예술·전문예술 사업 나눠 추진해야”

    “김포시 문화예술조직의 독립성과 인원충원이 절실하고, 생활예술과 전문예술영역 사업을 분리해서 제대로 추진해야 합니다.” 오강현 경기 김포시의회 의원은 3일 열린 제192회 김포시의회 정례회 본회의에서 ‘김포시 문화정책에 대한 제언’을 주제로 한 5분발언에서 이같이 제안했다. 2021년쯤 김포시는 인구 50만 시대에 접어드는데 가장 큰 관심사는 문화라고 강조했다. 오 의원은 현 시점에서 문화소통이 얼마나 체계적이고 실질적으로 이뤄지고 있는지 궁금해 했다. 현재 김포시 집행부 조직은 총 6국 체제로, 이 중 문화관광과는 독립적인 부서가 아닌 경제국내 문화와 관광을 함께하고 있는 문화관광과에서 문화예술을 맡고 있다. 이에 오 의원은 “문화예술 업무 독립적 조직개편과 인원 충원이 절실하다. 지난해 9월 조직 개편된 문화관광과, 출발한 지 4년차의 문화재단, 이제 2년차가 된 김포아트빌리지, 김포문화원이 김포시의 문화를 중심적으로 담당하고 있다”며, “김포시 문화정책의 생활예술영역과 전문예술영역 사업을 구분해 거시적 담론과 미시적 담론까지를 상호 유기적 관계 속에서 제대로 호흡을 맞추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제기했다. 또 “문화담당기관 간 소통 시스템과 민간단체·지역 예술단체, 활동가들과 소통이 정기적이고 상시적으로 이뤄지고 있는지도 묻고 싶다”고 덧붙였다. 오 의원은 민선 7기가 시작된 지 1년이 다가오고 이제는 민·관이 유기적으로 김포 문화예술을 위해 진정성을 갖고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할 때라며 시에 몇가지 제언했다. 먼저 오 의원은 “시민 세대별 문화예술 요구와 문화 담당층 요구가 무엇인지를 조사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포시 인구는 소수의 원주민에 비해 다수 이주민으로 이뤄져 있다. 다문화 가정이 많은 것도 특징이다. 따라서 문화적 다양성 사업이 활성화돼야 한다. 지역별·세대별 문화예술적 요구사항이 무엇인지 확인해보는 게 우선”이라고 전했다. 그다음 “김포시의 랜드마크 조성을 위한 5개년 계획이 제대로 세워져야 한다”는 의견이다. 5개년 문화 계획은 시민과 전문가, 학생과 주부, 농민과 노동자, 청년 등 다양한 구성원들의 의견이 반영돼야 하며, 이러한 과정을 통해 수립된 문화 계획은 문화담당기관에서 적극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김포의 콘텐츠 개발 및 정책 수립, 인프라 건립 예산 반영이 이행될 수 있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현재 김포시에서 발견된 유물·유산이 상당수 있으나 실상 지역의 유물과 유산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박물관이 없다. 10만 도시에도 자긍심과 애향심의 근원인 박물관은 있다. 자라나는 아이들이 많은 젊은 도시 김포에 지역 박물관 하나 없다는 것은 우리가 깊이 생각해 볼 문제라고 지적했다. 현재 김포시의 문화예술 관련 본예산은 경기도 31개 시·군 중 1.45%로 22위에 불과하다. 주변 지자체인 부천시가 5.01%, 고양시 2.06%이며 이 밖에 수원시 2.13%, 성남시 2.22%, 군포시 3.21%, 가평군의 1.82%보다도 낮다. 그러면서 “경기도 전체 중 하위권에 가까운 김포시 문화예술 예산은 반드시 증액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오 의원은 “김포시가 문화도시 지정을 받기 위해 적극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도시의 문화계획을 통한 사회발전 프로젝트를 본격 추진할 것을 주문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역문화진흥법 제 15조에 근거해 문체부장관이 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2019년 5개 지자체 내외, 2022년까지 30개 내외 문화도시를 지정할 계획이다. 모든 도시는 특별하다는 관점 하에 역사전통과 예술, 문화산업, 사회문화 중심형 및 지역 자율형으로 유형을 구분해 종합지원하고 지역이 중심적으로 추진하려는 사업과 추진전략 등을 근거로 해 분야를 정하고 문화도시 지정 신청을 받고 있다. 이에 오 의원은 “문화도시 지정 후 5년간 총사업비 최대 200억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며, “정부지원으로 김포시가 시민이 문화적 삶을 실현하는 사회적 장소로 문화도시를 육성하고 지원하는 정책이 현실화되는 자자체가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끝으로 오 의원은 “민선 7기 문화예술 정책에 대한 변화를 요구하는 시민들과 문화예술 담당층의 불만의 목소리가 임계치에 다다르고 있다”며, “변화하는 현실과 다가오는 50만, 60만 시대의 김포, 김포가 고향인 우리 딸들과 우리 아들을 위해 시가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대응해 주길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오강현 의원은 고촌읍과 사우동, 유네스코 문화유산이 있는 풍무동을 지역구로 하고 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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