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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ㆍ사립 사대생들의 갈등(사설)

    「학교선생님」을 지망한 인력들이 국ㆍ사립간에 치열한 대결을 벌이고 있다. 그들을 비호하는 교수들까지도 배후세력으로 공방전 양상을 띠고 있다. 이와 같은 양상이 정책결정에 앞선 활발한 의견개진이나 건전한 토론의 과정으로 진행되는 것이라면 얼마든지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지금 벌어지고 있는 갈등은 그런 것이 아니다. 피차에 집단이기주의의 관철을 위해 평행선을 달리며 벼랑 끝을 향하고 있는 꼴이다. 이 일의 발단은 헌법재판소가 국립사범대와 교육대 졸업생들의 교원우선임용을 규정한 교육공무원법이 위헌이라는 결정을 내린데서 비롯된다. 국가가 우수한 교육인력을 양성하기 위하여 설치됐던 관계제도를 기계적인 법이론에 적용하여 일도양단으로 재단해 버리는 경직성에는 의문이 든다. 특히 94학년도 임용에 해당하는 현재의 1학년부터는 국립출신도 공개전형에 의해 임용한다는 것이 기정사실이었으므로 교원의 국ㆍ사립간 차등임용문제는 확실하게 해소되어갈 전망이었다. 그런데도 위헌시비를 서둘러 일파만파를 일으킨 것은 성급했다는생각이 든다. 교육에 관한 문제가 원색적인 시비를 벌이며 사회에 노출되고 예비교사가 길거리에 누워 민생질서를 차단하는 사태가 벌어진다는 것은 국ㆍ사립을 초월하여 전체 교권 위신과 신뢰성을 실추시키는 일이다. 극한투쟁의 사이에 껴서 진퇴가 유곡인 상태에 있는 문교부가 31일에야 단안을 내놓은 것은 국립 출신에 경과기간을 인정하고 기왕의 교사임용계획을 확대하여 적체해소를 서두른다는 데 있는 듯하다. 경과기간을 둔다는 것은 모든 제도에서 자연스런 관례이고 특히 국가가 우선 임용한다고 약속한 것을 믿고 입학한 현재의 2∼4학년은 입학과정에서 예비적인 선발관문을 거친 셈이므로 국가에 대한 신뢰이익의 보장이라는 점에서 타당하다고 생각된다. 법리적 해석도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의 2∼4학년에 한해 국립 70%를 우선 임용하는 대신 30% 공개채용의 대상이 된 사립대 출신의 임용능력을 확대하여 기왕의 3천5백명보다 1천5백명 늘려 수용하고 해마다 같은 수준으로 확대해 간다는 계획도 문교부안에 포함되어 있다. 이번 사태가양성된 교원인력의 적체현상이 너무 심각한 데서 일어난 현상임을 감안하면 근원해결에 좀더 접근하기를 당부하지 않을 수 없다. 사회적으로 커다란 물의를 빚고 나서야 적극적인 해결책이 나오므로 사회의 모든 구성원의 행동이 극단화하게 된다. 교육의 문제까지 예외가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입증한 셈이어서 유감스럽다. 문교부의 대안이 양쪽에 모두 미흡한 것이어서 당장의 소요나 갈등을 소화할 수 있을지도 의심스럽다. 그러나 이 일은 어떤 경우라도 상대방의 불이익을 전제로 아리를 주장하는 결과밖에 다른 묘수가 없다는 것은 서로가 식지하고 있을 것이다. 출발은 비록 국립과 사립으로 갈려서 했지만 넓은 의미의 동료인 것이 예비교사들이다. 실제로 언제 어디서 어떤 형태로 만날지 모른다. 교육자의 길이라는 숭고한 사명을 선택한 동료끼리 장래의 어린 제자와 그 부모들 앞에서 땅뺏기 싸움을 벌이는 듯한 험한 몰골을 더는 보이지 않는 것이 좋겠다. 교육의 문제는 그 해결도 교육적이어야 한다는 기본원리를 생각해서 관련된 모든 사람들의 현명한 해결에 합심해주기를 간곡히 당부한다.
  • 무장봉기까지 노리는 세력(사설)

    무장봉기를 통해 이 땅에 사회주의 국가를 건설할 목적으로 활약해온 방대한 조직이 안기부에 의해 적발되었다. 「남한사회주의 노동자연맹」,이른바 「사노맹」이다. 민주화로 가는 과도기를 거치면서 우리는 이와 유사한 많은 불법,불순세력을 보아 왔기 때문에 웬만한 일에는 불감증적 증세를 보이게까지 되었다. 더구나 정권안보용으로 조작되었다는 혐의를 면치 못할 사례까지 없지 않았으므로 「당국의 발표」를 의심없이 바라보는 일조차 허락되지 않아왔다. 그러는 동안 반체제 세력에는 대단히 관용스럽고 공안당국에는 가혹한 시각을 체질화시키게까지 되었다. 그런 체제로 보아도 이번의 「사노맹」사건은 규모가 방대하고 조직의 뿌리가 깊음을 알게 한다. 국가를 유지하는 대표적인 산업체에 침투하여 「혁명의 요새화」를 위한 근거지를 확보하였고,전국의 유수한 산업체 공장들에 혁명의 둥지를 틀어놓고 노동자라는 달걀을 혁명소조원으로 부화시켜왔다. 무장봉기를 위해 폭발물 개발도 하고 무기탈취계획도 세웠으며 특히 「혁명과정 수행도중」실패할 경우를 생각해서 자살용 독극물까지 개발하도록 했다고 한다.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는 누구나 스스로 신봉하는 이념을 가질 수 있고,이념을 가진 이상 그 이념을 확산하고 이념조직의 세력에 보다 많은 동참자를 가담시키고 싶어 할 수 있을 것이다. 자기가 신봉하는 이념에 맞는 사회가 건설되기를 희망하며 노력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이념을 관철하기 위해 불법적인 방법으로 사회를 붕괴시키려고 획책하는 일은 범죄행위다. 이런 위험세력이 존재하며 확장되는 일은 엄격하게 방지되어야 한다. 그런데도 이렇게까지 방치해 왔다는 일이 충격스럽다. 또 이 일이 우리에게 주는 정작 큰 충격은,이 환상적 혁명놀이에 전국적으로 1천6백여명이나 되는 거대한 조직원이 가담하여 활약해 왔다는 사실이다. 체제에 흡수되기를 거부하면서 밑으로부터의 사회혁명을 갈망하는 많은 재야정치 세력이 있으므로 「사노맹」도 그중의 하나로 규정할 수 있다. 그러나 드러난 것에 의하면 이들은 구체적으로 무장봉기를 목표로 삼아 계획했으며 정파를 달리하는 다른 재야세력을 약화 내지 제거하기 위해 조직원을 침투시키기도 했다. 우리 사회가 아무려면 그들 한줌의 세력에 의해 그렇게 무너지거나 뒤집혀지겠는가. 그들도 그것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요하게 환상을 버리지 못한 것은 그 증세가 깊기 때문이거나 아니면 배후에 다른 커다란 세력이 있어서 「남한」을 교란하는 역할만이라도 끊임없이 하도록 지령하기 때문이라고 추측할 수밖에 없다. 갖가지 혁명획책의 수단이나 표방하는 이념,논리와 용어까지도 학습받은 듯 활용하는 행적들로 보아 심증은 더욱 굳어진다. 이런 세력이 이렇게도 많이 침투되어 끊임없이 세포분열을 시키고 있다는 사실에 우리는 신중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순수하고 열정적인 운동권들이 직ㆍ간접으로 그들을 거드는 결과가 되고 있다는 것을 깨닫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불순한 둥지를 틀려고 틈을 엿보는 세력에는 사회의 건강하고 건전한 체질이 근원적인 방어력을 지닌다는 점을 거듭 명심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된다.
  • 우리강산 깨끗이 깨끗이/환경오염 추방 캠페인에 부쳐(사설)

    우리 강산은 너무 더러워져가고 있다. 청소만 잘하면 옛모습을 되찾을 정도의 표피적인 불결이 이미 아니다. 강토를 썩어들어가게 해서,그 소출인 곡물이나 푸성귀를 먹으면 병을 얻을 지경이 되었고,하천을 부패시켜서 거기 사는 생물이 죽어나가게 하고,그걸 먹는 사람을 살아 남지 못하게 하고 있다. 온갖 썩지 않는 쓰레기가 강산을 쓸어 덮어서 숨을 쉬지 못하게 하고,산업폐기물 때문에 도저히 회생하지 못할 지경으로 못쓰게 되어가고 있다. 물도 공기도 성한 게 없다. 이것은 죽음으로 가는 길이다. 온국민이 사활을 거는 노력으로 나서야할 심각한 시점에 이르렀다. 서울신문은 이런 움직임이 실질적인 국민운동으로 불댕기기를 염원하며 캠페인을 시작한다. 『우리 강산 깨끗이 깨끗이』­. 실상은 암담하지만,그래도 팔을 걷어 붙이고 나서면 개선할 수는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것이 「죽음의 위기」라는 것을 인식하는 일이다. 우리 강산이 이렇게 더러워졌다는 것은 우리가 도덕적으로 타락한 것과 깊은 관계가 있다. 정책에 참여한 사람들의 무능이나 나태 때문만도 아니고,경제를 주도하는 사람들의 부도덕함에만 기인하는 것도 아니다. 만드는 사람,파는 사람,쓰는 사람,처리하는 사람에게 똑같이 책임이 있다. 책임을 똑같이 분담해야 하듯이 피해도 똑같이 입는다. 경제개발만을 우선으로 환경문제를 염두에 두지 못했던 단견한 정책이나 쓰레기란 도시에나 있지 농촌의 쓰레기는 「거름」일 뿐이라는 생각으로 현실을 제대로 보지 않았던 나태한 정책이,강산을 돌이킬 수 없이 부패시켰고 상업주의에 눈이 어두워 산업쓰레기까지 수입해다가 바다와 땅을 더럽히고,공해시설을 만들고도 불법적인 방법으로 상수를 오염시키기에 서슴지 않아온 크고 작은 기업들 모두가 가해자이고 범인이다. 원시림이 들어찬 깊은 산 계곡이건,도심의 수림이건 닥치는 대로 짓밟으며 쓰레기로 더럽혀 놓고,치우는 사람은 따로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 시민의 어리석음은 똑같은 정신구조에서 연유된 것이다. 우리가 그만큼 타락했음을 뜻하는 것이다. 그냥 버리면 우리를 병들게 하는 쓰레기지만 버리기 전에 갈무리를 잘하면 자원이 된다. 이 생각을 실천하지 못한 것에 잘못이 있었다. 이 생각을 실천하는 것이 병에서 나아 살아남는 길이다. 이 「생각」을 우리의 「행동」으로 연결하는 것이 우리의 운명공동체가 승리하는 길이다. 그러나 이것은 국민학교 어린이들이 나무젓가락을 들고 휴지나 줍는 방법으로는 근원치료가 되지 않는다. 중요한 시기를 거의 다 잃고서야 환경정책이 제도적 면모를 갖추게 된 것이 우리의 불행이기는 하지만,이제 그런대로 기본골격은 갖추었다. 세부 시행세칙이나 실천전략에 미흡함은 있지만 의지는 확고하다고 보여진다. 이제 절실해지는 것은 시민의 참여다. 그러나 시민이란 단순한 개인의 추상적인 집합일 뿐이다. 이 집합이 집단의지를 가지고 어떤 덕목을 실천하기를 바란다는 것은 환상이다. 동기를 부여하고 행동으로 옮기기까지를 유도하는 주체가 없다면 그냥 우중일 뿐이다. 이 우중을 의식화시켜 지탱해 나갈 「뜻」을 가진 지도부가 있어야 한다. 그런 기능을 할 수 있는 조직체들이 우리에게는 얼마든지 있다. 우선 주부상대의 여성단체들을 들 수 있다. 자녀보호가 천부적 사명인 어머니들은 먼저 이 일을 해야 한다. 기왕에도 하고 있지만 그것으로는 모자란다. 주부단체들이 연합해서 역할을 분담해가며 철저하게 실천하고 감시해야 한다. 다음으로 우리가 기대하는 조직은 종교단체다. 종교란 시민의 정신적 생활을 관장하는 주체다. 도덕적 의지를 실천하게 하는 정신적 동기를 마련하는 일은 종교의 주기능인 것이다. 엄청난 교세로 종교재벌을 구축하고 있는 우리의 종교현실을 생각해 보면 강산이 썩어들어가도록 방치되어 있는 우리 형편이 수수께끼같이 여겨진다. 최근 가톨릭 평신도협회와 수도기관이 참여하여 사목차원에서 공해추방운동에 참여하기로 했다고 한다. 우리가 감동을 가지고 이 운동에 기대하는 것은 「자연환경은 창조주 하느님의 피조물이므로」 신의 뜻대로 보전되어야 한다는 신학적 입장이다. 모든 기독교 공동체가 참여할 명분이 여기에 있다. 불교의 종교적 이념 또한 여기서 벗어나지 않는다. 모든 생명 있는 것에는 부처님의 자비가 있다는 것이 불교적 경전의핵심이다. 모든 종교지도자들이 당장에라도 행동을 개시해서 이 운동을 지원해 주어야 하리라고 생각한다. 『쓰레기 줍는 것도 신앙생활의 일부다』라는 말 한마디로 1백만명의 집회 뒤끝이 휴지 한장 없어진 예가 얼마든지 있는 것이다.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으로 우리는 우리 강산을 살려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우리는 몰라도 우리 아이들은 살아남지 못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 공해배출 처벌 강화/최고 징역5년으로

    환경처는 기업의 고질적인 환경오염행위를 뿌리뽑기 위해 현재 3개조 12명으로 구성,운영중인 중앙특별기동단속반을 연말까지 40개조 1백20명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환경처는 이와함께 오염행위를 근원적으로 예방할 수 있도록 오염방지시설의 비정상가동과 무허가시설에 대한 처벌기준을 징역 3년에서 5년으로,벌금은 1천5백만원에서 3천만원으로 강화하기로 했다.
  • 호화생활자 70여명 세무조사/국세청,「10ㆍ13담화」 후속조치

    ◎과소비ㆍ투기 등 추방/관련업소ㆍ가족재산 등 추적/음성ㆍ불로ㆍ탈루소득엔 중과 국세청은 사회에 만연한 과소비ㆍ향락풍조를 뿌리뽑기 위해 호화생활자 및 이를 조장하는 업소,기업의 접대비 과다지출,부동산투기 등에 대해 대대적인 추적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국세청은 이를 위해 지방청별로 조사국ㆍ직세국ㆍ간세국을 총동원한 특별조사반을 편성,운영한다. 이와 관련,국세청은 최근 해외여행에서 지나치게 많은 돈을 쓴 사람등 호화생활자 70여명과 관련기업 30여곳을 상대로 세무조사를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서영택 국세청장은 17일 전국지방청장회의를 긴급소집,노태우대통령의 「10ㆍ13담화」에 따른 후속조치를 발표하면서 『과소비,퇴폐ㆍ향락 및 투기행위의 근원인 음성ㆍ불로ㆍ탈루소득에 대해 세법과 조세범처벌법에 정한 국세행정의 모든 기능을 동원,과세권을 철저히 행사하라』고 지시했다. 서청장은 호화생활자 및 투기자가 사업체를 갖고 있을 경우 영리ㆍ비영리를 막론,업체에 대해 특별세무조사를 실시하고 가족 전체에 대해서도 재산 및소득상황을 조사하라고 시달했다. 이와 함께 죄질이 나쁜 사람은 사직당국에 고발,조세범으로 처벌하도록 지시했다. 서청장은 과소비ㆍ향락행위자 및 그 유형으로 ▲가족수대로 승용차를 가진 사람 ▲퇴폐ㆍ향락업소를 자주 출입하는 사람 ▲내기골프 ▲해외유학 자녀에게 과다한 송금을 하는 사람 ▲상습도박 및 마약상용 ▲해외에서의 회의ㆍ행사등을 빌미로 자주 해외나들이를 하면서 고가품을 밀반입하는 사람 등을 들었다. 서청장은 『과소비 및 퇴폐ㆍ향락업소와 사치성물품 판매업소에 대해서는 소득세ㆍ부가가치세 등 모든 분야에서 최대한 불이익을 가해 이들 업소가 더이상 손쉬운 돈벌이의 대상이 되지 않게 하라』고 강조했다. 이런 업소로는 ▲퇴폐적인 쇼나 외국무희를 출연시키는 곳 ▲호화사우나 ▲호화가구ㆍ고급의류취급점으로서 과다한 광고로 사치를 조장하는 곳 ▲성인오락실 ▲고급빌라 건축업자 등이 제시됐다. 국세청은 이에 따라 수도권 등 6대 도시 지역의 해당업소에 대해서는 부가세 신고창구를 별도로 마련하는 등 관리를 강화키로했다. 또 심야영업 등으로 적발된 업소도 특별관리 대상에 포함시키는 한편 국세청조사에서 법규위반이 드러난 업소는 해당기관에 통보하기로 했다.
  • 「대결청산」방안 서울ㆍ평양 시각차 여전

    ◎강영훈총리 기조연설 요지/“상호 실체인정… 도와주고 도움받는 관계로”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서로 상대방 체제를 인정하고 존중해야 하며 상대방 내정문제에 간섭하지 않는다는 합의의 토대가 이룩되어야 한다. 우리는 이와 같은 토대위에서 교류협력과 정치 군사적 신뢰구축,그리고 균형있는 상호 군축을 실행하고 민족화해와 평화정착을 이룩하고자 한다. 남북 쌍방은 다각적인 교류협력 분야 중에서도 1천만 이산가족들의 문제해결에 특히 관심을 가져야 한다. 또한 남북 쌍방은 남북간의 물자교류와 경제협력을 적극 추진해 나가야 한다. 남북간에 통행ㆍ통신 및 경제교류 협력에 관한 합의서가 하루빨리 채택되어야 함을 강조하면서 이에 대한 우리측의 제안을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남북통행에 관한 제안=①남북의 주민이 육로ㆍ해로ㆍ공로를 통하거나 또는 외국을 경유하여 남북을 왕래하는 절차와 준수해야 할 의무 등 필요한 사항을 정한다. ②남북을 왕래하는 자는 자기측 당국이 상대지역 방문을 허가하는 증명서와 방문지역의 당국이 발행한 방문허가증명서를 소지한다. ③남북의 당국은 통행을 위하여 쌍방의 합의에 따라 통과지점 및 통행로를 지정한다. 육로의 경우 우선 「장단」과 판문점을 통과지점으로 하며 경의선 철도와 문산ㆍ개성간의 도로를 연결한다. ④상대측 지역을 방문하는 자는 방문하는 동안에 필요한 물품과 일정한 한도를 초과하지 아니하는 선물을 휴대할 수 있다. ⑤남북의 당국은 자기측 관할지역에 들어오는 인원에 대한 교통수단을 제공한다. ⑥상대측 지역을 방문하는 자는 상대측의 질서와 안내에 따른다. ⑦남북의 당국은 자기측 지역을 방문하고 있는 자에게 불의의 사고가 발생하면 긴급 구제조치를 취한다. ⑧남북의 당국은 자기측 지역을 방문하고 있는 자에게 허가된 목적 수행을 위한 활동을 보장하고 신변안전과 무사귀환을 보장한다. ⑨통행에 따르는 제반문제를 협의ㆍ조정하기 위하여 남북통행위원회를 설치ㆍ운영한다. ⑩통행에 따르는 실무문제를 관장하며 행정지원 및 연락업무 수행과 남북통행위원회로부터 위임된 사무를 처리하기 위하여 서울 평양 판문점에 공동연락사무소를 설치ㆍ운영한다. ◇남북(통신)에 관한 제안=①남북간 상호 우편ㆍ전기통신의 교류에 필요한 사항을 정한다. ②남북의 우편당국은 상대측의 주민이 수신으로 되어 있는 우편물을 수집하여 상대측에 전달하며,우편물을 전달받은 측은 자기측의 정상적인 방법으로 수신인에게 배달한다. ③남북한 우편물의 교환장소는 판문점으로 하고 주1회 교환을 원칙으로 하되 필요한 때에는 남북의 당국간 합의로 따로 정할 수 있다. ④남북의 당국은 남북간 전기통신 교류를 원활히 하기 위하여 필요한 시설을 갖추어야 하며 남북간 전화통화는 교환대를 통하여 연결하고 이를 점차 자동화한다. ⑤남북으로 교환되는 우편 전기통신 요금은 남북 당국이 협의하여 결정한다. ⑥남북의 당국은 남북으로 교류되는 우편 전기통신에 대하여 비밀을 보장하며 어떠한 경우에도 이를 정치적 군사적 목적에 이용하지 않는다. ⑦남북간 통신교류에 수반되는 제반문제를 협의ㆍ조정하며 남북간 통신교류의 확대ㆍ발전을 도모하기 위하여남북통신위원회를 설치ㆍ운영한다. ⑧남북간 우편ㆍ전기통신 교류의 기술적 문제를 해결하고 남북간 통신기술의 통일적 발전을 도모하며 남북통신위원회로부터 위임된 사무를 처리하기 위하여 남북통신기술단을 설치ㆍ운영한다. ⑨남북의 당국은 우편ㆍ전기통신 교류에 관한 국제적 협약을 존중한다. ◇남북경제교류 협력에 관한 제안=①남북 당국은 상호간의 물자교류 및 경제협력 사업을 원활하게 추진하기 위해 필요한 사항을 정한다. ②남북간의 물자교류 또는 경제협력사업의 당사자는 품목별 또는 사업별로 쌍방이 각각 지정하는 해당기관으로 한다. ③교류대상 품목은 상호보완의 원칙에 따라 정한다. ④교류양은 쌍방의 수급사정을 감안하여 연간 교류규모를 조정한 후 품목별로 교류당사자간 상담을 통해 결정한다. ⑤교류물자의 가격은 국제시장가격을 고려하여 교류당사자간 합의에 의하여 결정한다. ⑥거래방식은 청산결제 방식으로 하되 경우에 따라 다른 방식으로 할 수 있다. ⑦결제사무는 쌍방이 지정하는 남과 북의 은행이 직접 담당하도록한다. ⑧결제통화는 스위스 프랑화로 한다. ⑨상호간의 물자교류는 민족내부교역 차원에서 추진하며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다. ⑩교류물자의 수송방법은 교류물자의 특성ㆍ중량ㆍ운송비 등을 감안하여 교류당사자간에 상호 협의하여 정하되 철도ㆍ자동차ㆍ선박ㆍ항공기를 합리적으로 이용한다. ⑪남북간에 자원의 공동개발ㆍ합작투자 등 제반경제협력을 실시하며 경제분야에서의 공동대외 진출과 공동대외협력 사업을 추진한다. ⑫경제협력사업의 규모,실천방법 및 조건,실시시기 등에 관하여는 경제협력사업의 당사자간의 협의를 통하여 정한다. ⑬남북간의 물자교류와 경제협력을 실현하며 경제적 유대를 회복하고 민족경제의 공동발전을 도모하기 위하여 쌍방의 부총리급을 위원장으로 하는 남북경제협력 공동위원회를 설치ㆍ운영한다. 이상과 같은 다각적인 교류협력 실시와 정치 군사적 대결상태 해소방안에 대한 협의를 진전시키기 위하여 부문별 협의회를 구성ㆍ운영할 것을 제의한다. 합의된 의제에 따라 교류협력협의회와 정치 군사협의회의 두 부문별협의회를 구성ㆍ운영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도 다음과 같은 3개항의 당면과제에 대해 귀측의 성의있는 태도 표시가 있기를 거듭 촉구한다. 첫째로 조국의 평화와 평화통일을 앞당기기 위해서는 남북 관계개선과 화해협력의 새시대를 열어야 한다. 둘째로 분단으로 야기된 민족적 고통을 하루속히 덜어주어야 한다. 셋째로 남북 동포들이 다같이 잘살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평화통일이 이룩되기 이전이라도 남북이 공존공영을 도모해야 한다. ◎연형묵 총리 기조연설 요지/“분열지향 자세 벗어나 주체통일 모색을” 제1차 회담 때에 제기된 쌍방의 제안들을 비교하여 보면 근사한 점도있고 차이점도 있다. 근사하다고 하는 것은 첫째로 의정과 관련된 기본문제 토의에 앞서 서로 공동의 기초로,출발점이 될 수 있는 원칙적인 문제에 대하여 합의를 보자는 점이다. 둘째로 의정에 따르는 방안들을 기본적으로 정치ㆍ군사ㆍ다방면적인 협력과 교류의 세가지로 구분하여 제기하고 있는 점이다. 셋째로 근사한 점은 매개 방안들에 전개되어 있는 부분적인 항목들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쌍방의 제안들에는 이상과 같은 근사한 점들이 있는 반면 신중한 토의를 요하는 본질적인 차이점들도 있다. 첫째로 문제해결의 선후차와 관련된 것이다. 즉 우리는 정치 군사적 대결상태를 해소하는 문제에 선차성을 부여하면서도 이와 병행하여 다방면적인 협력과 교류를 실현해 나갈 것을 제기하고 있는 반면에 귀측은 협력과 교류문제에 선차성을 부여하면서 군축문제를 차후의 과제로 제기하고 있다. 둘째로 군사문제 해결의 단계설정과 관련된 문제이다. 즉 우리는 군사문제들의 해결을 하나의 통일적 과정으로 보고 있으나 귀측에서는 군사적 신뢰구축 단계와 군축단계를 서로 구분하고 있다. 셋째로 미군과 그의 핵무기의 철수와 관련된 문제이다. 넷째로 쌍방의 제안들이 부분적인 근사점은 있으나 총체적으로는 그 성격이 다르다는 것이다. 쌍방이 차이점을 극복하는 데서 중요한 문제는 첫째로 나라의 통일문제 해결에서 주체를 철저히 세우는 것이다. 둘째로 우리들의 제안에서 나타나고 있는 차이점을 극복해나가는 데서 중요한 것은 쌍방이 다같이 통일지향적인 자세를 가지는 것이다. 셋째로 중요한 것은 북남 사이의 불신에 대해서 같은 인식을 가지고 그 해결 방도를 바로 찾는 것이다. 우리는 「민족대교류」니 「60세 이상 노부모들의 고향방문」이니 하는 일시적 미봉책으로 갈라져 사는 겨레의 간절한 염원을 달래려고 할 것이 아니라 정치 군사적 대결상태를 해소함으로써 호상 불신을 근원적으로 제거하고 인도주의문제와 협력ㆍ교류문제도 적극적으로 철저히 해결해야 한다. 넷째로 중요한 것은 통일문제 해결의 가장 가깝고도 합리적인 길을 모색하는 것이다. 상대방을 없앨 것을 전제로 하는 단일제도에 의한 통일의 길이 아니라 서로 먹거나 먹히우지 않고 통일하는 길,두 제도,두 지역 정부를 그대로 두고 하나의 국가,하나의 민족으로 통일하는 길을 택해야 한다. 쌍방의 제안 가운데서 보다 전진적이고 실천적 의미가 있는 합의문서를 작성ㆍ발표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며 그러한 역사적인 문건으로서 다음과 같은 남북 불가침에 관한 선언을 채택ㆍ발표할 것을 제의한다. ◇북남 불가침에 관한 선언(초안)=북과 남은 조선반도에 조성된 긴장상태를 가시고 전쟁을 방지하며 나라의 평화와 평화통일을 이룩하려는 일치한 염원으로부터 출발하여 7ㆍ4 공동성명에 밝혀진 자주ㆍ평화통일ㆍ민족대단결의 조국통일 3대원칙을 재확인하고 철저히 준수하며 상대방에 존재하는 사상과 제도를 인정하고 존중하며 상대방의 내부문제에 간섭하지 않을 데 대하여 합의하면서 다음과 같이 엄숙히 선언한다. 제1조,북과 남은 하나의 민족으로서 어떠한 경우에도 상대방을 반대하여 무력을 사용하지 않으며 무력으로 상대방을 침해하지 않는다. 제2조,북과 남은 있을 수 있는 의견상이와 분쟁문제들을 대화와 협상을 통하여 평화적으로 해결한다. 제3조,북과 남 사이의 불가침 경계선은 1953년 7월27일부 조선군사 정전에 관한 협정에 규정된 군사분계선으로 한다. 제4조,북과 남은 호상 불가침에 관한 약정을 확고히 담보하기 위하여 군비경쟁을 중지하며 무력을 단계적으로 축감한다. 제5조,북과 남은 당면하여 우발적인 무력충돌과 그 확대를 방지하기 위하여 쌍방 군사당국자 사이에 직통전화를 설치ㆍ운영한다. 제6조,이 불가침선언은 북과 남의 합의에 의하여 수정 보충할 수 있다. 제7조,이 선언은 북과 남이 각각 발효에 필요한 절차를 거쳐 이를 상대방에게 알리는 통고문을 교환한 날부터 효력을 발생하며 어느 일방이 폐기를 통고하지 않는 한 조국통일이 실현되는 날까지 효력을 가진다. 다음으로 이번 회담에서 우리들이 결속을 짓고 넘어갈 문제는 우리가 제1차회담에서 긴급문제로 제기한 바 있는 유엔 대책문제와 「팀스피리트」 합동군사연습 중지문제,방북인사 석방문제이다. 첫째로 쌍방은 남북고위급회담 본회담과 대표접촉에서 유엔 대책문제를 통일위업에 이롭게 협의ㆍ해결 하기 위하여 공동으로 노력한다. 둘째로 쌍방은 본회담과 대표접촉에서 유엔 가입문제와 관련한 합의를 이룩할 때까지 그에 대한 토의를 계속한다. 셋째로 쌍방은 남북고위급회담에서 유엔 대책문제를 합의하기 전에는 어느 일방도 먼저 유엔에 가입하지 않는다. 방북인사 석방문제도 남북대화 분위기에 맞게 시급히 해결되어야 한다.
  • 「범죄와의 전쟁」 이기는 길을 찾는다(질서있는 사회로:2)

    ◎날뛰는 흉악범… 설 땅을 주지말자/때ㆍ장소 안가리는 「충동범죄」 급증/강도ㆍ살인ㆍ강간등 매일 20여건 발생/투망순찰등 24시간 방범체제 갖춰야 살인ㆍ강도ㆍ강간 등 강력범죄가 판을 치고 있다. 때와 장소도 가림없이 사건들이 잇따라 시민들을 불안에 떨게 하고 있다. 공원ㆍ아파트단지 안에서 산책하던 젊은이들이 폭행을 당하고 귀가길의 여학생들이 차량으로 납치돼 봉변을 당하는가 하면 주택가에도 밤낮없이 살인강도가 뛰어든다. 치안본부 집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에만도 벌써 4천2백여건의 강력범죄가 발생,지난해보다 3.5%나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전국적으로 날마나 24건씩의 강력범죄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 가운데 특히 살인과 강간 등 흉악범이 기승을 부려 살인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나 늘어난 2백36건이었으며 강간은 5.3%가 늘어난 1천4백43건이었다. 이에반해 단순강도는 2천44건으로 6.9%가 줄어들어 범죄자들이 갈수록 잔인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최근의 강력사건은 뚜렷한 원한관계나 범행동기도 없이마구 저질러지고 있다는데서 심각성이 더하다. 예전 같으면 단순절도범이나 좀도둑에 그칠 범죄자들도 걸핏하면 흉기를 휘두르고 인명을 가볍게 여기는 것이다. 14일 상오4시30분쯤 서울 구로구 독산동 신모양(23) 집에 침입한 강도만 하더라도 그저 장롱을 뒤지고 있다가 신양이 깨어나자 갑자기 흉기를 휘둘러 중상을 입히고 달아났다. 또 지난6일 부산 진구 부전2동 S식당에서 김광식씨(20) 등 6명은 식사도중 김모양(23) 등 6명이 그저 쳐다본다는 이유만으로 마구 때리며 이웃 여관으로 끌고가 욕을 보이기까지 했다. 3일 하오11시50분쯤 대전 은행동 H회관 앞길에서는 이모씨(20) 등 15명이 길가던 고모씨(23) 등 3명과 시비를 벌인 끝에 각목과 깨진 유리병 등을 마구 휘둘러 2명을 그자리에서 숨지게하고 1명에게는 중상을 입혔다. 강력사건들은 이와함께 주택가건 도심지건 장소를 가리지 않고 일어나고 있다. 시장이나 상가는 물론 이제 학교나 교회,사찰에까지도 강력범이 날뛰고 있다. 걸핏하면 터지는 강도ㆍ강간 등의 흉악범죄는 또한 갈수록 연소화 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4일 부산 부산진구 계금동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는 허모군(18) 등 7명이 부모뻘이나 되는 박모씨(48)와 서모씨(46ㆍ여)가 산책하는 것을 보고,박씨를 마구 때려 실신시킨뒤 서씨를 욕보이는 만행을 저질렀다. 치안본부의 한 수사관계자는 『시민들은 그렇다치고 이제는 범인들마저 경찰을 우습게 안다』고 개탄했다. 전문가들은 우리 사회에 팽배한 한탕주의ㆍ배금사상ㆍ인명경시풍조 등이 가치관의 혼란을 가중시켜 범죄발생을 부채질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우리사회가 이같은 범죄로부터 안전해지려면 경찰력의 강화가 시급하며 그보다 앞서 시민 스스로 자경의식을 갖추는 일이 무엇보다 우선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범인을 잡는 것은 경찰의 일이지만 보다 빨리 범인을 검거하려면 시민들의 신고가 그만큼 신속해야 하고 범죄의 예방에는 무엇보다도 스스로의 경계가 가장 효율적이라는 논리이다. 모든 시민이 범죄자를 주시할 때 범죄자들은 설 땅을 잃어버리게 된다는 것이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의 한 검사는 『경찰의 수사력을 높이는 것은 단기적인 방법』이라면서 『근원적으로는 사회가 안정되고 범인은 반드시 잡힌다는 의식이 확산돼야 범죄로부터 자유스러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 「범죄와의 전쟁」 이기는 길을 찾는다(질서있는 사회로:1)

    ◎「자경무장」… 범죄홍수의 방파제로/「사건」 폭증… 경찰력 보강 앞질러/“스스로 지키자” 새 풍토조성 시급/국민방범시대 노태우 대통령의 10ㆍ13특별선언은 이 땅에서 갈수록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갖가지 사회악을 뿌리뽑고 법질서를 확립하며 일하는 풍토를 조성하는 등 새로운 질서 속에 새생활을 실천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서울신문은 이같은 노 대통령의 선언이 본격적인 국민운동으로 확산되기를 바라며 우리 사회 고질병의 현장을 찾아 실태를 진단하고 대책을 모색하는 특집 기획시리즈를 마련,이 운동에 앞장서기로 했다. 13일 상오 서울시경 강력과에는 고교생 4명이 포함된 17∼18살짜리 청소년 9명이 부녀자를 폭행한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었다. 이들은 죄책감은 커녕 수사경찰의 질문에 쿡쿡 웃음을 터뜨리는가 하면 자기들끼리 손가락으로 찌르고 어른도 상상하지 못할 갖가지 폭행장면을 꺼리낌없이 재연해 보였다. 지난 8월부터 새벽에 도서관에서 귀가하는 여고생 등 부녀자 6명을 폭행하고도 피해자들이 수치심 때문에 신고를 하지못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달아나지도 않고 있다가 동네 만화방과 다방 등에서 붙잡힌 청소년들이었다. 불과 2∼3년 사이 우리 사회는 밤거리를 마음놓고 다닐 수 없는 「무서운 범죄사회」가 되고 말았다. 납치ㆍ강간ㆍ인신매매범 뿐만 아니라 「공중전화살인」에 유괴살인 사건과 각종 보복범죄까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우리 사회를 피폐시키고 모든 범죄의 근원이 되는 마약사범도 더욱 확산되고 있다. 최근에는 남미의 코카인 밀매조직과 국내조직의 연계가 드러나 충격을 주었다. 치안본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동안 모두 44만2천2백72건의 사고와 범죄가 발생,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5%나 늘어났다. 그러나 국민들의 범죄공포증은 통계로 나타난 수치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 특히 경찰통계에 따르면 강력범죄라고 일컬어지는 살인ㆍ강도ㆍ강간ㆍ방화사건의 50%가 미성년자들이 저지른 것이고 갈수록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영화광고를 비롯한 각종 선정적인 포스터,성적인 충동을 부추기는 각종 월간잡지,음란ㆍ폭력비디오,한탕주의를 가르치는 갱영화,청소년들에게 거의 개방돼 있으면서도 규제를 받지 않는 퇴폐유흥업소와 이발관 등 이들 범죄를 부추기는 사회환경이 도처에 넘치고 있다. 이에 반해 현재의 경찰력과 형사사법제도는 빈약하기 짝이 없다. 먼저 경찰관의 숫자부터 태부족이다. 미국은 경찰관 한사람앞 담당시민이 3백54명,영국은 3백95명,프랑스는 2백57명,일본은 5백55명인 데 비해 우리나라는 6백7명이다. 더구나 걸핏하면 시위진압과 주요 건물경비에 동원되기 때문에 경찰고유의 업무인 방범과 범인검거에 전력할 수가 없다. 지난 3일 동안 서울시경은 그동안 방범활동에 투입했던 기동대 3천여명을 보라매집회 경비에 내보내야 했다. 경찰의 사기도 크게 뒤떨어져 있다. 한 고위경찰관은 순경공채시험에 합격해 교육을 받다가도 기업체의 경비요원시험 등에 응시해 떠나가 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요즘 분위기를 털어놓기도 했다. 거리의 법 집행자인 경찰의 사기가 낮을 때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것은 국민이라는 점에서도 급여인상 등 경찰의 위상과 사기를 높이는 방안이 강구되어야한다. 이밖에 지문감식 등 과학수사장비와 범죄의 기동화시대에 따른 차량지원 등도 강화되어야 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형사 사법적으로는 전과자들의 관리가 특히 문제가 되고 있다. 경찰집계에 따르면 강력범죄의 40% 이상이 전과자들의 소행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들도 국민들 대로 경찰력만으로는 범죄를 막는데 한계가 있는 만큼 「국민방범시대」라는 말에 걸맞게 어느 정도 자경시설과 방범의식을 갖추어야 한다는 게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경찰관들은 적어도 금융기관과 금은방 고급저택 등은 자신의 비용으로 경비시설 등을 갖추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민생치안을 확립하기 위해서는 입시경쟁위주에 물질만능주의로 물든 우리의 학교ㆍ가정교육과 범죄를 유발하는 각종 사회적 분위기와 제도를 개선하는 등 다각적인 처방이 있어야 한다.
  • 노대통령 「새질서ㆍ새생활 실천」 호소 전문

    ◎“민주ㆍ번영 이룰 국민정신 발현을”/범죄추방 성과 미흡땐 「특단의 대책」/범행신고ㆍ법정증언 시민 안전 보장 오늘 국민 여러분과 함께하는 이 모임은 우선 사회가 겪어온 전환기적 상황을 이제는 분명히 매듭짓고 나라와 민족의 희망찬 미래를 가꾸어 가는데 국민적 의지와 역량을 한 데 모으기 위한 것 입니다. 민주주의의 시대를 열어 온 지난 3년 동안 우리는 뼈저린 체험을 통해 이 사회가 안고 있는 모든 문제를 분명히 인식하였습니다. ○제자리 찾는 사회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고 우리 사회를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 나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국민적 합의도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그동안 흐트러졌던 우리 사회가 올들어 점차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는 것을 여러분도 피부로 느끼고 있을 것 입니다. 이 시점에서 우리가 해야 할 시급한 일은 안정의 바탕을 굳건히 하는 것 입니다. 그리하여 지난 3년간 국민 모두가 인내로 치른 희생이 진정한 민주사회와 더 큰 번영으로 결실 맺도록 하는 것 입니다. 우리가 맞고 있는 시대적 상황 또한 지금이 우리에게 얼마나 중요한 역사의 분기점인지… 우리가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분명히 제시해 주고 있습니다. 저는 오늘 세계의 격변 속에 번영과 통일의 길을 열기 위해 우리 사회 내부의 도전을 극복해야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밝히는 국민 여러분의 동참을 호소하고자 합니다. 국민 여러분이 직접 뽑아주신 대통령으로서 임기후반을 맞은 저는 국민 여러분의 여망에 부응하여 다음 세 가지 일에 정부의 역량을 집중적으로 투입할 것 입니다. 첫째,저는 우리의 공동체를 파괴하는 범죄와 폭력에 대한 전쟁을 선포하고 헌법이 부여하는 대통령의 모든 권한을 동원해서 이를 소탕해 나갈 것 입니다. 둘째,민주사회의 기틀을 위협하는 불법과 무질서를 추방할 것 입니다. 셋째,과소비와 투기ㆍ퇴폐와 향락을 바로잡아 「일하는 사회」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 나갈 것 입니다. 정부는 이를 위해 사회 각계의 지혜와 힘을 결집할 것이며 실천과 행동으로 이 사회의 모든 과도기적 현상을 매듭지을 것 입니다. 정부는 검찰과 경찰력을 총동원하여 범죄와 폭력에 단호히 대처할 것 입니다. 조직폭력배와 강력범ㆍ마약조직을 단기간 내에 소탕하고 인륜을 저버린 가정파괴범ㆍ인신매매범과 유괴범도 그들이 설 자리가 없다는 것을 스스로 깨닫게 할 것입니다. 범죄에 대한 감시활동을 강화하고 범죄의 발생을 최대한 억제하겠습니다. 모든 외근 경찰관을 무장시켜 범죄와 폭력에 대해 정면대응하도록 하겠습니다. 범죄와 폭력에 대한 전쟁은 일과성 조치로 끝나지 않을 것이며,국민 여러분이 그 불안에서 벗어날 때까지 지속될 것입니다. 이러한 노력이 소기의 성과를 거두는 데 미흡하다면 특단의 대책도 강구할 것입니다. 정부는 이와 병행하여 치안능력을 높이고 범죄의 근원을 제거하는 대책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민생치안을 강화하기 위해 경찰관을 계속 증원해 갈 것이며 기동력과 장비도 더욱 보강할 것입니다. 범죄를 제압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경찰관이 범죄자에 대해 보다 적극적이고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합니다. 갱생이 어렵고 범죄를 되풀이 하는 자는 상당기간 이 사회에서 격리되어야 합니다. 이제 범죄 피해자의 인권과 이 사회의 안전을 위해 흉악범과 누범자에 대해서는 온정주의적인 형사정책을 전환해야 합니다. 저는 이와 관련한 입법과 법률집행에 있어 국회와 법원의 적극적인 협조를 기대합니다. 정부는 교도소가 또 다른 범죄를 배우고 모의하는 곳이 되지 않도록 재소자에 대한 교정과 갱생대책을 강화할 것입니다. 우리는 또 청소년 범죄의 심각성을 간과할 수 없습니다. 강ㆍ절도 사건의 절반이,그리고 폭력사건과 성범죄의 상당비율이 자라나는 청소년들에 의해 저질러지고 있습니다. 청소년 범죄가 더 이상 확산되는 것을 막고 우리의 다음 세대가 비행의 어두운 길로 빠져들지 않도록 국민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범죄 제어력 절실 「범죄없는 사회」를 만드는 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공동체가 범죄에 대한 제어력을 가져야 하는 것입니다. 불의를 참지 않는 시민정신이 발휘되어야 합니다. 국민 모두가 범죄의 감시자가 되어야 합니다. 정부는 범죄를 신고하고 증언한 시민에 대해 안전을 보장하고 보복을 막는 조처를 취할 것입니다. 이 자리에는 이웃에 든 강도를 잡다가 부상을 당한 시민 두분이 와 계십니다. 저는 이분들의 용감하고 정의로운 행동에 경의를 표합니다. 정부는 이 분들처럼 의로운 일에 앞장선 분들에게 국가유공자에 준하는 예우와 보상을 해주도록 법적조처를 강구할 것입니다. 질서있는 사회를 이루어야 할 책임은 우리 모두에게 있고 그 혜택 또한 우리 모두에게 돌아오는 것입니다. 민주사회의 근본은 바로 법과 질서 입니다. 정부는 법이 그 권위를 바로 세우고 주어진 기능을 다하도록 정당한 공권력의 행사를 주저하지 않을 것입니다. 단속하는 교통경찰을 차에 매달고 질주하는 것과 같은 무법행위를 용납할 수 있겠습니까. 정부는 어떠한 불법행위도 엄정히 다스려 나갈 것입니다. 그동안 모든 국민이 불법과 무질서의 피해자였습니다. 날마다 교통질서의 문란으로 우리 모두가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무엇이든 자신에게 이익이 된다면 차례나 다른 사람을 돌보지 않는 이기적 행동으로 우리 사회와 거리는 웃음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수많은 인파가 밀려나간 지난 여름 휴가철에 우리의 아름다운 자연은 짓밟히고 쓰레기 투성이가 되었습니다. 질서야말로 정부만이 아니라 사회 각계와 온 국민이 참여하여 함께 이루어야 할 일입니다. 서울올림픽을 통해 보여준 우리 국민의 높은 문화시민의식은 세계의 찬사를 받았습니다. 지금이야말로 다시 한번 민주시민의 높은 의식을 발휘하여 이 사회에 새로운 질서를 세울 때 입니다. 우리가 지향하는 새로운 질서는 강요되는 획일적인 질서가 아니라 국민 모두의 자율과 참여를 통해 다양성이 조화되는 민주질서입니다. 이제는 국민 모두가 민주시민으로서의 책임을 나누어 갖고 자발적인 실천을 통해 우리 사회가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도록 해야 합니다. 오늘의 우리를 있게 한 원동력은 우리 국민의 근면과 성실입니다. 우리가 열심히 일하지 않고 더 잘사는 나라를 만들 길은 없습니다. 그러나 최근 우리 사회는 다소의 여유가 생겼다 하여 힘든 일을 꺼리고 국민소득 5천달러의 나라가 마치 2만달러의 부유한 나라가 된 것처럼 일하기보다 즐기려 하는 풍조가 만연하고 있습니다. ○일 즐기는 풍토로 과소비ㆍ사치ㆍ퇴폐향락 풍조가 번지고 불로소득을 노리는 투기심리가 꺾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러한 풍조는 우리 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려 국제수지의 악화를 초래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또한 우리 사회의 갈등을 심화하고 범죄를 늘리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페르시아만 사태로 인하여 18달러 하던 국제원유가가 최근 40달러까지 치솟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우리 경제는 연간 약 70억달러의 석유값을 추가로 부담해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 사회 어디에서도 허리띠를 졸라매고 밤늦도록 일하며 이 어려움을 극복하려는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우리에게 지금 절실한 것은 새로운 각오로 더욱 열심히 일하고 절약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다시 한번 근검절약이 소중한 덕목이 되고 근로가 존중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우리가 어려움을 이기고 발전의 길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누구보다 사회지도층과 공직자가 솔선수범해야 합니다. 과소비와 사치를 추방하고 공동체의 화합을 이루는 데 앞장서야 합니다. 정부는 퇴폐ㆍ향락을 조장하는 서비스 산업의 팽창을 억제하고 제조업이 건실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모든 정책적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성실하게 사는 국민에게 좌절을 안겨주고 경제의 흐름을 왜곡하는 부동산투기를 근절하겠다는 저의 의지는 어떠한 상황에도 후퇴하는 일이 없을 것입니다. 정부는 경제발전의 열매가 주택ㆍ의료ㆍ교육ㆍ생활환경개선의 혜택으로 국민 모두에게 골고루 돌아가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자기의 일터에서 묵묵히 일하는 사람이 그 보람을 찾는 「희망의 사회」를 다함께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기업인과 근로자,그리고 국민 모두가 번영의 숨결이 고동치는 「일하는 사회」를 만드는 데 다시 한번 흔연히 일어서 주시기 바랍니다. 이제 국민 모두가 참여하고 실천하여 우리 사회의 잘못된 풍조를 바로 잡아가야 합니다. 우리 스스로가 연 민주주의 속에 우리 모두가 나서 새로운 질서를 세워야 합니다. 우리 사회 곳곳… 모든 부문에서,자발적인 힘이 뭉쳐 질서와 창조의 민주공동체를 이루는 운동이 전개되고 있는 것은 참으로 반가운 일입니다. 저는 이같은 운동이 온 국민의 마음 속에 창조의 불을 지펴 이 땅에 민주ㆍ번영ㆍ통일을 이룰 원동력으로 승화되기를 기대합니다. ○각계 적극 참여를 위대한 시대에는 그 시대를 이룩한 높은 국민정신이 있었습니다. 우리 모두가 이루려는 나라는 물질적인 풍요를 누릴 뿐만 아니라 도덕의 가치가 생활과 사회 속에서 실현되는 나라입니다. 저는 스스로 일어난 이 시대의 국민운동이 산업화ㆍ민주화된 우리 사회가 요청하는 참된 가치체계와 도덕성을 구현하는 차원으로 발전되기를 바랍니다. 「범죄의 두려움이 없는 사회」 「질서 있는 사회」 「일하는 사회」에서 만이 보통 사람들은 거리낄 것 없는 삶을 영위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 국민 모두의 자유와 행복을 보장하는 바탕입니다. 이 일을 이루는데 온 국민과 사회 각계각층의 적극적인 참여를 호소합니다.
  • 한강에 홍수조절댐 증설 추진/건설부

    ◎후보지로 홍천ㆍ영월지역 꼽아/올 수해입은 16마을 6백81가구 내년 이주 정부는 지난달 집중호우로 침수돼 큰 피해를 당한 충주댐상류 11개마을과 고양군 5개마을등 16개마을의 6백81가구에 대해 내년중 안전지역으로 집단이주 시키기로 했다. 이와 함께 한강수계의 근원적인 치수대책의 일환으로 한강상류에 홍수조절용 댐을 추가로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건설부는 8일 상오 당정협의를 거쳐 이번 집중호우 피해복구계획을 최종 확정,주택ㆍ농경지구복구등 민생관련 부분과 도로ㆍ하천 등 공공시설을 긴급복구하기 위해 1차소요액 5백69억원을 이날부터 긴급지원키로 하는 한편 내년중에 이재민들의 집단이주단지를 조성,고양군 5개 마을은 내년 장마철이전까지,충주댐상류 11개마을은 내년말까지 이주시키기로 했다. 또 한강수계의 근원적인 치수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올해안에 15억원의 용역비로 홍수조절용 댐 추가건설의 필요성여부 및 후보지에 대한 타당성조사에 나설 계획이다. 한강 상류에 홍수조절용 댐을 추가건설할 경우 강원도 홍천이나영월지역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8일부터 긴급방출되는 수해긴급복구비 5백69억원은 정부가 책정한 전체 수해복구비 6천64억원 가운데 일부로,이재민구호 및 특별생계보조비로 74억원,농경지복구비로 1백5억원,도로 및 하천복구비로 2백36억원,농작물복구 및 무상 양곡지원비로 1백6억원 등이 쓰여진다.
  • “전격인사”… 정부ㆍ정치권의 표정

    ◎사의표명 전 경질 결심한 듯 청와대/“민간인 보호” 발표 오류 시인 국방부/“책임자만 교체는 미봉” 주장 야권 보안사의 민간인 사찰 의혹사건의 파장을 조기에 수습키로 방침을 정한 여권은 8일 상오 국방부장관 및 보안사령관에 대한 청와대의 전격적인 경질발표와 이날 낮 노태우 대통령과 김영삼 민자당 대표 최고위원의 오찬회동에서의 정국 대응 논의 등으로 사태진정의 물꼬를 잡아가는 듯한 분위기다. 당초 이번 사태가 예상외로 큰 충격파를 던지며 일파만파로 확대될 조짐을 보여 여권 고위관계자들도 관계장관 등에 대한 문책인사는 불가피할 것으로 점쳤으나 그 시점은 군사기 등을 고려,이번 사건에 대한 군수사가 마무리 되는 이번주 중반쯤 국방장관의 사퇴형식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었다. 그런 만큼 이날 기습인사에 대해 다소 의외라는 반응들. ◁청와대▷ ○…이수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상오 전격적인 인사와 관련,『노태우 대통령이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그때 그때 즉각 책임소재를 가리겠다는 의지를 거듭 확인한 것』이라며 지난달 중부지방의 수해대책 및 농어민 후계자 대회 파동 등과 관련,농림수산부 장관과 건설부장관을 전격 교체 했던 사실을 상기. 노 대통령은 이날 상오 9시 청와대에서 이종구 신임국방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 뒤 강영훈 국무총리와 신임 이 장관을 자신의 서재로 불러 티타임을 가지며 이번 사태의 수습 및 군기강 확립ㆍ군사기 진작 방안 등에 대해 다각적으로 지시ㆍ당부함으로써 노 대통령이 이번 사태를 보는 입장을 시사. 그러나 이 자리에서 노 대통령이 이번 사태의 특정부분이나 사안에 대한 잘못이나 미비점 등의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다고 이 대변인이 전언. 노태우 대통령은 이에 앞서 7일 저녁 노재봉 대통령 비서실장을 통해 이상훈 전임 국방장관이 강영훈 국무총리에게 사표를 제출한 사실을 보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는 데 이 보고에 앞서 이미 장관경질을 결심한 것으로 안다고 청와대의 한 관계자가 설명. 한편 이날 상오 신임 장관발표에 앞서 민자당 수뇌부에서는 이춘구 민자당의원(육사14기)이 후임 장관으로 임명될 것이라는 전문이 나돌았는데 이는 노재봉 청와대 비서실장이 박준병 당 사무총장과의 전화통화 과정에서 다소 착오가 있었던 것으로 나중에 확인. ◁정치권▷ ○…사건발생 초반부터 보안사의 민간인 사찰 행위를 「있을 수 없는 일」로 규정,진상규명과 관련자 인책 및 보안사에 대한 제도개혁을 요구해 온 민자당은 이날 정부측의 인책조치를 크게 환영하는 분위기. 민자당은 그러나 국방장관 및 보안사령관에 대한 인책만으로는 악화된 국민감정과 사태를 진정시키기에는 미흡하다는 판단에 따라 「군이 민간인을 사찰하는 방식의 정치개입 행위를 근원적으로 차단 할 수 있는 제도개혁」에 주력할 방침. 이날 박희태 대변인은 김영삼 대표최고위원 주재로 열린 확대 당직자회의 결과를 발표하면서 『보안사의 본래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문제점이 있는 것은 고쳐야 한다』고 촉구하면서도 『그러나 약간의 양면성이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검토하여 잘 보완해야 할 것』이라며 공식적으로는 신중론을 제기. 한편 보안사의 정치사찰자료 폭로 직후부터 이상훈 국방장관과 조남풍 보안사령관에 대한 파면을 요구해온 평민당은 인책인사를 당연한 일로 받아 들이면서 『보안사를 해체하고 정치적 중립을 엄격히 지키는 각군의 독립된 방첩부대 체제로의 환원없이 단순히 인사조치만 하는 것은 문제의 본질을 호도하는 것』이라며 정부측에 대한 비난 공세를 강화. 김대중 평민 총재는 『정부는 국방부와 보안사의 책임자 인사조치로 국민을 호도하려 하나 악의 체제를 그대로 둔 채 일부 책임자만 교체하는 것은 일시적인 미봉책이요 국민기만의 눈가림에 불과하다』고 주장. 민주당도 인책 인사를 당연한 처사로 받아들이면서 대통령의 대국 민 사과와 재발방지책 마련을 촉구. ◁국방부▷ ○…이종구 전 육군 참모총장이 신임 국방부 장관에 임명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국방부 직원들은 국방부 업무를 잘 아는 분이 장관이 되어 매우 다행한 일이라고 환영하는 분위기. 국방 관계자들은 신임 이 장관이 수방사와 보안사 등 2개의 중요 사령관을 역임하고 2군 사령관을 지냈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보안사 업무에 밝아 앞으로 긍정적인 방향으로 개편돼 나가지 않겠느냐고 기대. 한편 이상훈 전임 장관은 7일 『이등병 한사람이 기밀서류를 훔쳐서 탈주한 사실만해도 보안을 생명으로 하는 보안부대의 실책』이라며 『이런 사실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장관인 나도 몰랐다』고 밝혀 정치적인 책임을 질 것을 시사. 국방부 관계자들은 이 사건발생 직후 『유사시 불순세력으로부터 차단 보호하기 위한 것』이며 법리상으로도 이런 사찰이 가능하다고 했던 발표문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시인하고 이번에는 솔직히 사과하고 책임을 지는 방향으로 자세를 정했다. ○…구창회 신임보안사령관의 임명에 대해 군 내부에서는 「수방사령관 다음 보직코스」로서 보안사령관 임명은 전에도 종종있어 수긍하는 분위기이며 앞으로의 보안사 위상에 관심을 집중. 한편 물러나는 조남풍 전 사령관에 대해서는 순수 야전군 출신인 그가 취임할 때만 해도 기구축소와 함께 개혁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결국 프로 근성이 있는 대공ㆍ수사요원들을 제대로 장악하지 못한 것이 아니냐는 풀이를 하기도.
  • 허리띠 졸라매야「고물가」넘는다/안충영 중앙대교수ㆍ경제학(서울시론)

    ◎석유절약형으로 산업구조 개편해야 내과병원을 찾아오는 환자에게 의사는 제일 먼저 체온을 측정한다. 만성적 중병인가 혹은 급성 이상증세인가를 판단할 수 있는 바로미터를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 경제의 건강은 무엇보다도 물가에 의해 진단될 수 있다. 지금 우리경제는 치유하기 힘드는 지병의 증상을 물가를 통하여 드러내기 시작하고 있다. 대증요법으로는 다스리기가 힘들며 근원적이고 장기적 대응이 필요하게 되었다. 올들어 9월말까지 소비자 물가는 9%,도매물가는 5.5%나 상승했다. 9월 한달동안만도 소비자 물가는 0.8%나 뛰었다. 페르시아만 사태로 인한 나프타 석유화학 핵심제품가격이 급등하고 중부지방의 수재와 추석특수가 함께 작용한 것이다. 한편 개인서비스요금은 올들어 12.8%나 올랐으며,쇠고기 및 돼지고기 등 농축산물은 25%나 뛰어 소득계층에 따라 체감물가는 훨씬 높게 느껴지기도 한다. ○「두자리수 인상」 불보듯 석유의 평균도입단가가 27달러 수준에 이를때까지는 인상요인을 석유사업기금과 추경편성 등으로 흡수할수 있지만 현재와 같이 국제현물시장 유가가 35∼37달러 이상 지속되면 이나마 손을 들고 만다는 것이 전문연구기관의 예측이다. 금년도의 물가상승이 두자리 숫자대로 접어 든다는 것은 불을 보듯 이제 뻔하게 된 것 같다. 우리경제를 이끌어 오던 제조업과 수출은 부진한채 국내건설과 소비형 서비스산업으로 성장의 견인차가 바뀌어진 지금의 경제체질에 물가마저 급등하게 되면 일파만파의 부작용과 함께 경제는 명실상부하게 총체적 위기국면으로 몰입될 것이다. 우선 공무원 봉급을 두자리 숫자로 인상한다는 정부의 발표가 있었다. 여기에 물가가 두자리 숫자로 뛰면 내년 봄의 노사간 임금협상은 20% 미만대의 두자리숫자로 낙착될 공산이 크다. 임금이 오르면 기업의 채산성은 더욱 악화되고 이는 또 제품가격으로 전가되어 우리상품의 대외경쟁령은 더욱 떨어지게 된다. 물가인상→임금인상→물가상승의 가장 악성적 경제체질이 점차 굳어가게 된다. 물가상승으로 인한 국제경쟁력 약화와 더불어 또하나의 두려운 사실은 인플레경제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실물선호 풍조이다. 인플레경제에서는 부동산등 실물자산의 보유가 훨씬 유리하기 때문에 부동산투기를 만연케 하고 집값과 전세값을 올리게 된다. 그동안 노사갈등의 근원적 원인이 되어 왔던 가진자와 못가진자 사이의 분배격차는 더욱 벌어지게 된다. 작금 진행되고 있는 물가상승은 국지적이고 일과성 대책으로 다스릴 수 없다. 물가안정에 대한 통치권적 차원의 확고한 의지로 물가를 근원적이고 입체적 차원에서 다스려가야 한다. 물가가 한나라 경제상태를 종합적으로 표현한다는 말 속에는 실물과 금융에서 수급불균형을 입체적으로 다스릴때 물가가 안정될 수 있다는 뜻이 포함되어 있다. 비축생필품의 추가공급,매점매석의 발본색원 등의 일과성 응급대책으로 지금의 인플레체질 징후를 교정할 수가 없다. 경제적 변수는 물론 비교경제적 요인까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현재의 물가불안은 다각적 경제대책 이상의 처방을 요구하고 있다. 우선 통화관리와 총수요관리를 확고하게 동시 추진하여야 된다. 생산부문으로 자금이 흘러가는 보장이없이 올들어 월평균 22% 이상이나 되는 총통화 증가율에 또다시 돈을 더 풀게 되면 직접적으로 물가상승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간접적으로 국민의 인플레 심리를 자극하게 된다. 이와 같이 당장 물가문제가 심각한 만큼 돈을 추가로 풀기보다는 비생산적 부문에 잠겨있는 돈이 생산쪽으로 흘러들어 오도록 물꼬를 트는데 정책의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1986년에서 작년까지 지속한 국제수지흑자로 늘어난 자산증대에 힘입어 정부소비는 물론 민간소비가 크게 헤퍼져 수요견인의 물가상승을 부채질 하고 있다. 수입자유화의 진행과 더불어 고가수입품이 점차 일상재로 바뀌어 가고 있다. 따라서 개인의 일상거래용 현금보유가 높아지고 있다. 시중에 돈은 풀었는데 돈은 어디에 있는가라는 질문을 제기 시키고 있다. 들뜬 소비풍조를 진정시키고 허리띠를 졸라매는 운동이 민간소비에서 일어나야 한다. 과열 민간소비를 자제시키는데는 정부가 솔선수범하여야 한다. 그런데도 내년도 총예산 규모는 올해 예산대비 28.6%로 정부는 확정하여 놓고 있다. 팽창예산으로 정부사업이 가져오는 플러스 효과보다 총수요확대가 부추기는 물가상승의 부정적 효과가 이 시점에서는 더욱 크다. 정부의 전시형사업은 당연히 연기되거나 취소되어야 한다. 과열된 국내건설이 지금 자재난과 건설인력의 인건비를 크게 올리고 있다. 여기에 정부가 불요불급한 토목사업으로 물가의 고삐를 풀어서는 안된다. 과소비와 해외여행 등으로 지금 잔뜩 부풀어진 민간소비를 진정하는데 정부의 솔선적 절약과 긴축재정이 효험을 발휘할 수 있다. 경제의 공급측면에서 볼때 이미 제조업의 공동화의 징후를 보이고 있는데 인플레 무드 아래서 제조업은 활력을 찾을 수 없다. 물가가 오를 때일수록,그리고 제조업이 저성장에 잠겨 있을 때일수록 기업으로 하여금 합리화 투자와 기술개발에 전념하여 생산성 증대를 도모할 수 있는 정책유인에서 물가를 궁극적으로 다스릴 수 있는 궁리를 하여야 된다. ○정부도 예산팽창 자제를 특히 제2차 석유파동 이후 일본의 절대 석유소비량은 13%나 축소되었으나 우리는 33%나 늘어났다. 그동안 석유절약형 산업구조 개편에 게을리 하였던 결과 페르시아만 사태의 파장에 우리는 누구보다 전전긍긍하고 있다. 산업조정의 과제 또한 물가수속과 직결되어 있다. 경제적 요인 못지않게 사회적 분위기도 인플레를 진정시키는 방향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당리당략에서 혼미를 거듭하는 정국불안,흩어진 민심,극단의 이기주의가 불러오는 질서의식의 실종,떼강도ㆍ인신매매 등의 사회불안이 제거되어야 한다. 정부ㆍ기업인ㆍ근로자ㆍ소비자 모두가 자기욕구를 자제하고 경제의 내실을 다진다는 결의가 없다면 우리 경제는 스태그플레이션의 긴 터널속에 방황하고 말 것이다. 추석의 긴 연휴가 과소비로 이어지지 않도록 우리 모두 자성하면서 물가 오름세를 극복해가야 할 것이다.
  • “평화시대 도래”ㆍ“새강국등장”…엇갈린축하와 우려/「통독」각국반응

    ▷강대국◁ 부시 대통령은 3일 독일은 지난 40여년동안 민주주의에 대한 헌신을 우방들에 보여줬다고 칭찬했으며 제임스 베이커 미 국무장관은 『신시대가 독일에서,또 유럽에서,그리고 우리가 진실로 바라건대 전세계에서 열리고 있다』고 선언했다.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은 『슬픔을 극복하고 과거의 피해를 기억하며 죽은자들을 기리면서 편견과 위협에 굴복하지 않고 독일문제의 평화적이고 가치있는 해결을 위해 노력한 소련ㆍ독일의 모든 국민에게』감사한다고 말했다. 독일과 함께 패전국이 됐던 일본의 가이후 도시키(해부준수) 총리는 독일통일이 『새로운 질서를 잡아가는 유럽역사의 전환점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말했으며 일본의 아사히신문은 『유럽인들중 독일의 재전쟁 도발가능성을 우려하는 사람들은 극소수』라고 보도했다. 한편 프랑스 정계지도자들은 공식적으로는 통독에 대해 박수를 보냈지만 프랑스 바로 옆에 정치ㆍ경제적 거인이 존재한다는 것이 다소 꺼림칙하다는 반응. 영국의 대처 총리는 통일독일에 대해 「따뜻한 축하」를 전달했으나 언론들은 독일에 대한 감시의 필요성을 주장. 중국 관영 신화사통신은 분석기사를 통해 독일통일은 미소의 약화로 인한 다원적세계의 발전에 더욱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 그러나 파업과 데모,기업파산,실업 등이 「사회적 대변동」을 야기할 경우 독일은 유럽에서 불안정의 근원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경고. ▷주변국◁ 2차대전 당시 6백만명의 사망자를 낸 폴란드의 보이체흐 야루젤스키 대통령은 『이 역사적인 순간,나는 독일이 세계 모든 국가들의 독일에 대한 신뢰,특히 주변국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하고 『독일 통일이 유럽 대륙의 새로운 시대를 개척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 바츨라프 하벨 체코슬로바키아 대통령은 통독을 「전쟁의 최종적 마무리」라고 지칭하고 『부자연스러운 독일의 분단은 유럽의 동서 양분과 같이 이제 과거의 문제가 됐다』고 선언했다. 또 나치치하에서 엄청난 피해를 당했던 네덜란드의 루드 루버스 총리는 통독이 유럽공동체(EC)의 힘을 강화시키는 것은 물론 동서간의 긴장을 완화시킬 것이라고 말하고 『우리가 전쟁후 유럽민주주의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기 때문에 역사의 반복을 막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낙관.
  • 행정력 총동원,뿌리 뽑는다

    ◎강력사범 교통사범 공해사범/유흥가ㆍ우범지역에 경찰력 집중/「추석절특별방범기간」도 설정/공해단속공무원에 사법권 부여 정부는 10월부터 연말까지 3개월동안 민생치안의 정착,교통질서의 확립,쓰레기 및 공해추방 등 3대 시책을 강력히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내무부는 26일 전국 시도지사 및 경찰국장연석회의를 열어 이같은 지침을 시달하고 연말까지 모든 행정력과 경찰력을 동원해 각종 치안사범 및 위반업소 등에 대한 단속을 집중적으로 벌이도록 지시했다. 안응모내무부장관은 이날 훈시를 통해 『정부의 지속적인 노력과 단속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이 느끼는 「체감치안」은 아직도 미흡하다』고 지적하고 『범죄와 무질서 추방을 내무행정의 최역점시책으로 추진해 법질서와 공권력확립의 확고한 바탕을 다짐으로써 올해 민생치안과 준법질서를 확립하는 해가 되도록 하라』고 강력히 지시를 했다. 안장관은 또 교통질서 확립을 위해 시ㆍ군ㆍ구 공무원에게 주정차단속권을 주고 환경오염사범을 효율적으로 단속하기 위해 환경담당공무원에게 사법권을 부여,강력히 단속을 해나가라고 시달했다. 내무부는 이날 회의에서 민생치안의 정착을 위해 범죄취약시간 및 장소에 대한 유동순찰을 강화,범죄발생근원을 차단하고 수배자 및 조직폭력배의 리스트를 작성,책임검거제를 실시하도록 했다. 특히 오는 10월8일까지를 추석절특별방범기간으로 정해 은행ㆍ보석상ㆍ슈퍼마켓 등 현금취급업소와 역ㆍ터미널ㆍ백화점 등 인파가 몰리는 취약지역에 가용인력을 집중배치,날치기 소매치기 강ㆍ절도 등을 예방ㆍ단속토록 했다. 내무부는 또 교통질서확립을 위해 주정차단속요원 6백89명을 다음달 20일까지 임용해 이들과 함께 일반직공무원들도 불법주정차를 단속토록 했다. 지금까지 고속도로와 자동차전용도로에서만 단속하던 안전띠 미착용도 도로교통법의 개정에 따라 오는 11월부터는 일반도로에서까지 단속을 확대하도록 했다. 이밖에 내무부는 쓰레기 및 공해추방을 위해 10월말까지 계도 및 홍보활동을 벌인뒤 11월부터는 마을별ㆍ도로별ㆍ지역별로 책임단속반을 편성,낚시터ㆍ야산ㆍ하천ㆍ도로변 등에 쓰레기를함부로 버리는 행위를 단속하도록 했다. 또 산 쓰레기방지를 위해 내년부터 국ㆍ도립공원 등 오염이 심한 계곡ㆍ산 정상 등에 대해 3년간씩 윤번제로 출입을 금지시키는 「자연휴식년제」를 실시키로 했으며 전국의 자연공원 66곳에 대해서는 오는 11월부터,국민관광지 1백8곳에 대해서는 내년4월부터 지역내에서의 취사행위를 전면금지시키기로 했다.
  • 민생치안확립에 “총력전” 선언/정부의 “발본” 천명 안팎

    ◎연말까진 밤거리 활보 가능하게/상반기 범죄 10% 감소… 「체감치안」 정착 주력 26일 안응모 내무부 장관이 소집한 전국 시도지사 및 경찰국장 연석회의는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각종 범죄와 무질서를 연말까지는 기필코 뿌리뽑겠다는 정부당국의 의지를 다시한번 천명했다는 점에서 뜻이 깊다. 특히 이번 회의는 노태우 대통령이 「시국안정에 관한 5ㆍ7특별담화」에서 국민에게 연말까지 사회안정기반을 다지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남은 3개월 동안 내무치안행정의 모든 역량을 쏟아붓기로 하는 등 어느 때보다 강도 높은 결의를 보임으로써 올 하반기중에는 치안확립이라는 기본목표 달성에 상당한 성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내무부는 지난 상반기중 범죄대응역량 극대화조치와 함께 심야영업 제한 및 노상적치물 단속 등 일련의 시책을 중점적으로 추진해 이제 법질서와 공권력 확립의 실마리를 잡아가고 있으나 아직도 유괴살인ㆍ인신매매 등 각종 범죄가 활개를 쳐 국민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그동안 당국이 심혈을 기울여온 심야 유흥업소에 대한 단속은 적지 않은 저항이 있을 것이라는 당초의 예상과 달리 국민 대부분의 적극적인 호응 속에 많은 성과를 올려 각종 범죄의 온상을 제거했으며 범국민적으로 전개했던 「안전띠매기」도 대부분의 운전자가 습관화할 만큼 생활 속에 정착돼가고 있다. 특히 지난 3월 안응모 장관이 취임하면서 시행되고 있는 「파출소 중심의 인력 및 장비운영」은 범죄예방 및 검거에 있어서 매우 성공적인 조치로 평가되고 있다. 이는 파출소의 인력과 장비를 대폭 보강하면서 C3제도(112신고 즉시 출동체제)의 도입,가시적 방범활동의 강화,범죄다발지역의 집중단속 등으로 민생침해사범의 발생률이 감소되고 범죄분위기도 크게 위축시켰다는 것이 경찰의 분석이다. 그러나 청소년범죄와 마약범죄는 계속 증가추세에 있을 뿐만 아니라 각종 범죄의 유발요인이 되고 있는 유해업소가 상존하고 있고 각종 풍속사범도 끊이지 않는 만큼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체감치안」은 아직도 미흡한 실정이다. 이날 회의도 이처럼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체감치안」을 확고히 정착시키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이와 함께 역점을 두기로 한 사항이 교통질서의 확립. 특히 주ㆍ정차질서를 정착시키기 위해 일반직 공무원에게도 단속권을 부여키로 한 것이 눈길을 끈다. 또 그동안 자가용 차량만을 중점적으로 단속함으로써 교통경찰의 부조리가능성이 지적되고 있음을 감안,도심의 교통질서를 문란시키는 요인은 역시 영업용 차량이라는 판단아래 버스와 택시 등에 대한 단속을 집중적으로 벌이기로 한 것도 공감이 가는 방침으로 여겨진다. 이날 회의에서 최근 들어 심각한 사회문제로 제기되고 있는 생활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는 행위를 적극 단속키로 한 것도 시의에 맞는 조치다. 더욱이 하천 오염의 근원이 되고 있는 공해물질 배출업소에 대해서는 지역단위로 특별단속을 실시키로 하는 한편 단속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환경담당공무원에게 사법권을 부여함으로써 정부당국의 공해추방의지가 얼마나 단호한가를 보여주고 있다. 단속에서 적발될 경우 허가취소 또는 영업정지의 행정조치와 함께 신병을 확보,형사입건하고 언론에 명단을 공개하는 등의 강력한 조치를 취하기로 해 지금까지의 공해방지시책과는 새로운 양상을 띠게 될 것이 분명하다. 한편 이날 내무부가 밝힌 상반기중의 주요범죄 단속실적을 보면 민생치안사범은 총 7만2천8백92건 10만1천4백8명 검거에 1만9천6백69명 구속,조직폭력배는 76개파 8백명 검거에 6백9명 구속,도난차량은 총 1만4천2백45대에 1만1천2백19대 회수(78.8%)로 밝혀졌다. 상반기 주요 범죄 발생은 10만7천1백59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1만9천7백83건에 비해 10.5% 감소했으며 특히 4월부터 C3제도 운영 이후 112신고에 따른 현장에서의 범인검거율이 크게 늘어났는데 3월 7천1백19건이던 것이 8월에는 2.7배인 1만9천2백99건으로 증가됐다. 도난차량의 경우도 상반기중의 발생이 전년에 비해 20% 감소한 반면 회수는 22%가 증가했다. 또 지난 1월부터 실시한 심야 영업단속은 대상업소 41만3천5백73곳 가운데 5만5천5백33곳(13%)을 적발,36%를 영업정지시키고 15%를 고발조치했으며 나머지 49%는 경고 등의 행정처분을 내렸다.
  • 공개기업 사전심사 대폭강화/「서류감리」지양,「실지감사」위주로 전환

    ◎상장 뒤의 경영상태도 주간사에 책임 공개기업에 대한 사전심사와 사후관리가 대폭 강화될 전망이다. 증권당국은 최근의 대도상사 부도사태와 관련해 현재까지 서류감리 위주인 공개예정 기업에 대한 사전심사를 앞으로 실지감사 위주로 전환한다고 26일 밝혔다. 당국은 이와 아울러 공개절차를 끝내고 상장된 뒤에도 일정 기간 동안은 이들 신규공개 기업의 경영상태에 대해 공개주선 증권사가 책임을 지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개예정 기업에 대한 심사는 이들 기업이 제출한 회계장부 및 감사보고서의 서류심사가 이제까지의 관행이었다. 대도상사 부도 이전에도 이같은 서류감리만으로는 공개요건을 맞추기 위한 장부조작 및 회계분식을 모두 적발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어 왔다. 증권당국은 지난 3월 자본금규모등 공개요건을 강화하면서 이같은 서류감리 위주를 보완하기 위해 실지심사제도를 포함시켰으나 실행상의 어려움을 들어 서류감리 위주의 종전 관행을 되풀이해 왔다. 장부상의 재고상태 등을 실제로 조사ㆍ확인하는 실지 심사제가 공개심사제로 바뀔 경우 부실기업의 공개 가능성은 훨씬 줄어들게 된다. 당국은 사전심사 강화에 이어 신규 공개기업이 자금난으로 부도위기에 몰릴 경우 일정기간에 한해서는 공개를 주선한 주간증권사가 자금을 지원,이들 기업이 경영위기를 극복할 수 있게 하는 제도적 장치의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기업공개를 주선한 증권사들은 공개후 발행가유지를 위한 6개월내의 시장조성 의무 및 기업의 재무상태를 부실분석한 경우에 한하여 제재를 받는 정도의 책임만 부여되고 있다. 이에 대해 자본시장의 공신력을 높이고 부실기업의 공개를 근원적으로 예방하기 위해서 기업공개와 관련한 증권사의 주선 책임을 현재보다 무겁게 해야한다는 지적이 제기되어 왔다.
  • “한­소 수교는 한반도통일 역행”/대소 항의 「김영남비망록」 내용

    ◎“북한­소 동맹조약 유명무실화” 경고/“소련제 무기 수입 중단” 거센 반발도 북한은 지난 2일 김영남­셰바르드나제 소 외무장관회담때 한­소 수교가 「두개 한국」의 존재를 법적으로 인정하는 통일역행 행위이며 지난 61년 7월 체결된 북­소 동맹조약을 유명무실한 것으로 되게할 것이라고 강력하게 항의한 것으로 정무원 기관지 민주조선 19일 자가 보도했다. 내외통신에 따르면 이 신문은 김영남­셰바르드나제간 회담에서 한­소 수교문제와 관련해 논의된 내용을 공개하면서 이 자리에서 김영남은 한­소 수교가 ▲한반도 분단현실을 인정하며 ▲소련이 북한과 첫 외교관계를 수립한 국가이고 한반도 분열에 책임있는 나라로서 한반도에 「두개 한국」이 존재함을 법적으로 인정하고 ▲한국의 북방정책을 실현시켜 북한을 국제적으로 고립시키고 ▲소련과 한­미간의 「3각 결탁관계」를 형성하며 ▲북­소 동맹조약을 유명무실화 할 뿐 아니라 ▲한국민들의 통일의지를 막는다는 점을 들어 강력히 항의한 것으로 전했다. 김영남은 특히 한­소 수교시 소­북한간 동맹조약에 의거해 소련의 지원을 받아온 무기를 『자체로 마련하는 대책을 세우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라고 강조,소련으로부터의 무기수입 중단을 경고한 것으로 이 신문은 덧붙였다. 북한은 김영남의 이같은 항의내용을 비망록으로 작성,회담이 끝난 후에 소련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조선지는 소련 정부기관지 이즈베스티아 최근호(12일자)가 한소 수교는 『한소 양국 뿐 아니라 북한에도 이로운 일이며 소련은 자주국가 이므로 북한의 허락을 받을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밝힌데 언급,이는 『소련이 두개 조선 조작책동에 말려드는 것』 『자기의 이익을 위해서는 다른 나라,다른 지역 동맹국의 이익마저 침입하면서 일 없다는 식의 사고방식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라고 맹렬히 비난했다. 김영남이 셰바르드나제에게 전달한 6개 항목의 비망록 전문은 다음과 같다. 첫째 실로 소련이 남조선과 외교관계를 설정하면 조선의 분열된 현실을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다. 조선반도에서의 긴장상태와 북남사이의 불신과 오해의 근원은분열상태 그 자체에 있다. 따라서 조선의 분열을 조장시키는 것은 통일의 전제조건으로 되는 평화와 긴장완화에 도움을 주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대결과 긴장격화를 초래하게 된다. 둘째로 소련이 남조선과 외교관계를 가지는 것은 다른 나라들이 남조선과 외교관계를 가지는 것과 근본적으로 다르다. 소련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과 함께 조선을 분열시킨데 책임있는 나라이다. 또한 소련은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이 창건되었을때 맨 처음으로 우리 공화국을 조선 민족의 유일한 합법적 국가로 인정한 나라이다. 그러한 소련이 이제와서 남조선과 외교관계를 맺는다면 그것은 조선에 「두개 조선」이 존재한다는 것을 법적으로 인정하는 분열주의,명실공히 통일에 역행하는 행동으로 된다. 셋째로 소련이 남조선과 외교관계를 설정하는 것은 남조선 당국자들의 북방정책을 실현시켜주는 것으로 된다. 북방정책의 본질은 남조선이 소련을 비롯한 사회주의 나라들과 외교관계를 맺음으로써 우리를 국제적으로 고립시킬 뿐 아니라 미국의 전략대로 「교차승인」을 실현하여 조선을 영원히 두개 조선으론 분열시키려는 것이다. 소련이 이것을 모를리 없음에도 불구하고 남조선과 외교관계를 설정하는 데로까지 나가는 것은 공공연히 통일에 역행하는 것으로 된다. 넷째로 소련이 남조선과 외교관계를 설정하면 우리나라에서의 사회주의제도를 뒤집어 엎으려는 미국과 남조선의 공동음모에 가담하여 「3각 결탁관계」를 형성하는 것으로 된다. 이렇게 되면 남조선 당국자들은 소련이 저들의 편에 가담한 것을 코에 걸고 더욱 우쭐하고 교만해져서 우리를 독일식으로 흡수ㆍ통합하려 할 것이다. 이것은 통일을 위한 북남대화를 파탄에로 이끌고 남북대결을 가일층 격화시킬 것이다. 다섯째로 소련이 남조선과 외교관계를 맺으면 조­소 동맹조약은 스스로 유명무실한 것으로 되게 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동맹관계에 의거했던 일부 무기들도 자체로 마련하는 대책을 세우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다. 이것은 조선반도에서 군비경쟁을 격화시키게 되고 조선반도 정세를 극도로 첨예화시키게 한다. 더 나아가 아시아­태평양지역의 전반적인 정세를 첨예화시키게 될 것이다. 여섯째로 전체 조선인민들,특히는 남조선 인민들의 통일의지를 막는 것으로 된다. 남조선 인민들 속에서 그 어느 때보다 통일열망이 고조되고 있는 시기에 소련이 남조선과 외교관계를 설정하면 그것은 통일에 대한 조성의 열망에 찬물을 끼얹고 어두운 그림자를 던지는 것으로 된다. 이상에서 보는 바와 같이 소련이 남조선과 외교관계를 맺는 것은 매우 나쁜 일이라는 것이 명백함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강행한다면 조선반도에서의 긴장완화와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의 평화와 안전의 견지에서 보다 조­소 두나라 인민의 이익의 견지에서 보나 그 누구에도 좋은 결과를 가져다 주지 못할 것이다.
  • “수방 한계상황”… 하수에 잠긴 수도/서울 내수처리 현황과 문제점

    ◎한강수위의 상승따라 배수막혀 침수/배수장펌프 역부족… 인재 아닌 천재 수도서울이 「수도」로 변했다. 시간당 40∼50㎜의 집중호우로 서울시내 많은 지역이 침수되는등 도시기능이 마비돼 흡사 수중도시를 방불케 했다. 지난 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한강종합개발사업을 완료,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했지만 폭우를 감당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시는 특히 지난 84년 망원동 수재이후 수방대책에 힘써 왔지만 한강수위 상승에 따른 제방 안쪽의 내수처리대책은 근원적인 해결책을 마련하지 못했다. 이번 수해는 지난 9일 새벽부터 내리기 시작한 폭우가 11일 하오 11시 현재 4백86.2㎜를 기록,외형상으로 볼 때 어쩔 수 없는 천재인 것만은 사실이다. 더욱이 경기·강원지역인 한강 상류의 폭우로 팔당댐의 방류량이 계속 늘어 한강대교의 수위가 위험수위를 넘어선 데다 시내 전역에 시간당 40∼50㎜의 장대비가 쏟아져내려 어쩌면 서울의 물난리는 당연한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서울시내 곳곳에 상습침수지역이 그대로 남아있고 하수도망이 용량미달이라는 데 있다. 특히 이번 비에 큰 수해를 입은 성동구 송정동 66·73·713일대는 전날 밤부터 계속 내린 비로 하천수위가 높아지면서 하천으로 흘러들어가던 하수가 역류되는 현상을 보였다. 서울시가 자체 분석한 내수침수예상지역은 45개 지역 2백85㏊로 특히 마장동·사근동·행당동·상암동·도림 2동·신길 6동·노량진 2동 등 상습침수지 1백15㏊는 무방비상태에 놓여 있다. 하천물이 역류할 수 있는 지역도 중랑천·여의천·고덕천변 등으로 제방이 없어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이번 물난리의 가장 대표적인 지역인 성내천의 경우 6백50마력 5대,9백마력 1대,8백마력 3대 등의 펌프를 가동했으나 유입량을 감당하지 못하고 뒤늦게 상류 하남시 유입량을 농경지로 돌려 수재는 수재대로 당하고 농경지는 농경지대로 침수피해를 냈다. 서울시는 홍수때에 대비,총 55개소의 우수배제펌프장에 2백69대의 펌프를 설치,1분에 4만9천5백24t의 물을 퍼내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우수배제펌프 용량은 폭우때면 역부족이다. 시는각종 수방시설을 30년에 한번 기록될 정도의 예상 최대강우량에 대비한 규모라고 밝히고 있지만 일시에 많은 비가 쏟아질 경우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하수도는 간선의 경우 10년 빈도의 강수량인 시간당 70㎜,주택가등 지선의 경우 5년 빈도인 시간당 57㎜의 강우량으로 설치돼 집중호우땐 처리용량 부족으로 저지대엔 일시에 많은 물이 차게 된다. 이는 1년에 며칠만 사용하기 위해 막대한 수방시설을 투자하는 것이 비효율적이라는 데 근거를 두고 있으며 이는 세계적인 추세로 알려지고 있다. 또 하수관내 오물과 토사 준설도 올해 목표 13만t중 8만여t밖에 하지 못한 것도 내수침수요인으로 작용했다. 시는 이를위해 하수도 준설을 민간에 맡기기로 하고 일부 구를 대상으로 시범실시하고 있으나 민간업체의 시설이 크게 부족한 실정이다. 아무튼 이번 수재는 외형상 어쩔 수 없는 천재인 것만은 사실이나 최악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1백년 앞을 내다보는 장기적인 수방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조명환기자〉 □주요 수해 일지 명 칭 기 간대 규 모 최 대 인 명 재 산 피 해 강우량 (억원) 을 축 년 25.7.11 전 국 370 571 1,371 대 홍 수 ∼9. 8 태풍 사라 59.9.15 영 호 남 269 750 6 ∼17 제 주 안양 시흥 72.8.18 서울 경기 313 301 1,496 수 해 ∼20 강원 충북 태풍 어빙 79.8.16 전 국 402 153 1,834 주 디 ∼26 집중 호우 80.7.21 충 남 북 302 180 1,637 ∼23 경기 강원 84년 84.8.31 서울 경기 314 189 1,686 대 홍 수 ∼9. 3 강 원 태풍 셀마 87.7.15 부산 경남 299 345 4,020 ∼17 전남 경북 중부 호우 87.7.21 강 원 637 167 3,385 ∼24 충 남 북 영 호 남 89.7.25 전 남 북 599 128 1,706 호 우 ∼27 경 남 북 태풍 주디 89.7.28 전 남 408 20 691 ∼29 경 남 북
  • 하루빨리 정치력을 복원하라/정기국회 개회에 즈음하여(사설)

    정치인들에 있어 9월과 더불어 다가온 가을은 그야말로 정치의 계절이다. 정치인들의 정치활동에 관한한 여름은 너무 길고 지루하다. 그 여름에 밀려 하한정국이 된데다 여야 정치인들은 지난 초여름 임시국회에서 빚어진 변칙과 소란으로 더욱 무더운 여름을 보내야 했다. 80명의 야당의원 전원이 의원직 사퇴서를 제출하고는 보따리를 싸들고 의원회관을 떠나기까지 했다. 그런저런 모습들이 국민들에겐 한심하게 비춰졌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 가을이다. 훨씬 높아진 하늘이 정치와 정치인들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속상한 눈도 조금 맑게 해 줄 것이고 정치인들도 이제 상심과 투정을 풀고 그들이 스스로 떠났던 정치의 마당으로 되돌아와야 한다. 우선 정기국회가 열린다. 그에앞서 야당의원들이 무책임하게 내던졌던 사퇴서도 반려됐다. 또 그보다 앞서서 지난 6일 밤엔 남북 총리회담 대표들을 위해 국회의장이 베푼 만찬에서 여야 정치지도자들이 모처럼 자리를 함께 한 바도 있었다. 구태여 따지자면 우리 정치인들은 그들 스스로의 힘으로가 아니라남북회담의 힘으로 자리를 함께 할 수밖에 없었다는 얘기도 된다. 정기국회 개회와 더불어 이제 새로운 정치가 전개돼야 한다. 여야 정치인들은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우선 퇴색할 대로 퇴색한 정치력을 복원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야당은 무조건 국회에 복귀하고 여당은 겸허한 자세로 이들을 맞아야 한다. 여당은 특히 지난 임시국회에서 수의 힘을 빌려 밀어붙임으로써 지나치게 「의욕적」이라는 지탄을 면치 못했던 파행적인 국회운영에 대해 자책사과해야 한다. 그리고 야당은 이를 허심탄회하게 받아들여 본회의장의 제자리로 찾아가야 한다. 여야는 우선 대화부터 해야 한다. 북한과도 대화와 교류를 해 나가는 마당인데,여야간의 대화는 몇달째 단절된 채로 방치된 상태였다. 우리는 대화조차 두절됐던 저간의 정치판을 지켜보면서 과연 정치는 누구를 위한 것이며 여야 정치인들은 국민을 조금이라도 안중에 두고 있는지를 따져보지 않을 수 없다. 탈냉전과 긴장완화,군축과 평화라는 새로운 세계정세 속에서도 지금 중동지역 한 곳에서는 벌써 한달 이상이나 급박한 전쟁상황이 빚어지고 있다. 남북한 대화 역시 기대한 만큼 성과를 거두지는 못하고 있다. 내외정세가 이처럼 급박하게 돌아가고 할 일은 태산같은데 정치인들은 무엇을 하는가. 어째서 그들은 당리당략과 사리 앞에서 소모적인 힘겨루기와 지분 싸움에만 골몰하고 있는지 납득할 수 없는 것이다. 국회가 열리고 야당의원들 사퇴서가 반려된 시점이니 만큼 다시 강조하고자 한다. 민주정치란 국민이 주인이 되고 국민을 위하는 정치이다. 그러니 정치인들은 무척 겸손해야 한다. 서로 대화하고 타협하며 여론을 읽고 이견을 조정하는 과정을 성실하게 걸어야 한다. 민주ㆍ의회정치를 해나가는데 있어서는 반드시 지켜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이 바로 준법정신이다. 반민주적 권위주의 체제에서와 달리 민주주의는 우선 법의 지배를 받아들이는 제도이다. 민주주의의 공개된 광장인 의회에서 법안상정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것도 안되지만 그를 빌미로 이른바 날치기식 변칙통과를 해도 괜찮다고 하는 자세도 준법정신과는 거리가 멀다. 지난 여름 이래정치판의 정치부재는 거기서 비롯됐다. 그런 일이 다반사로 벌어지는 자리는 민주주의의 광장이 될 수 없고 그런 일을 예사로 하는 사람들은 민주주의를 할 자격이 없는 사람들이다. 하한기가 아니었더라도 지금 정치권이 황폐화한 상태가 돼 있고 민심이 정치권을 떠나있는 것은 결국 정치인들의 자격과 역량미달을 입증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정기국회가 할 일은 참으로 많다. 새해 예산심의는 물론이거니와 선거법개정이나 지자제실시 논의,각종 문제법안,남북문제 접근 등 정치적 현안들이 산적해 있다. 크게는 개헌논의도 부각될 것이다. 과거의 경험과 정치적 현실에 비추어 현안들중 어느 것 하나 여야의 원만한 대화와 타협으로 처리될 것 같지도 않다. 또한 그 정치적 현안들에 대한 국민들의 평가와 인식이 어떤 것인가를 정치인들이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지도 의문이다. 정치에 대한 더 이상의 국민적 불신과 지탄을 면하려거든 여야는 하루속히 본연의 자세를 찾아 대화와 타협의 정치력을 복원해야 한다. 민주정치의 묘미는 타협과 양보에 있다. 그런데이 나라 정치인들은 그 묘미와 멋을 모른다. 아예 알려고도 하지 않고 그런 훈련을 쌓지도 못했다. 또한 의회에서는 어떤 경우라도 토론과 함께 대안제시의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지난번 국회의 행태와 전말을 살피면 과거 흔히 보아온 단순한 여야 정쟁의 차원이 아니라 우리 정계의 구조적이고 근원적인 문제점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지금 우리정치는 위기상황에 직면해 있다. 지난 몇달동안 정치인들은 이를 인식하지 못했거나 수수방관해 왔다. 정치가 내팽개쳐졌고 방치됐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들은 책임져야 하는 것이다. 계속되는 정치부재와 위기정국의 실태를 지켜보면서 우리가 특히 강조하고자 하는 것은 외압이 무거운 때에 내부가 흩어진다면 그로부터 야기되는 일의 그르침에 대해서는 여야할 것 없이 모든 정치인에게 그 책임이 돌아간다는 사실이다. 지금은 정치인 개개인이나 정당간의 이해타산으로 국가적 과제를 소홀히 할 때가 아니다.
  • 아직도 횡행하는 「특권층」 망령(사설)

    우리 사회에 가장 뿌리깊은 부조리는 「특권층」으로부터 연원된다. 법과 제도를 초월하여 무슨 일이든지 할 수 있는 계층이 부정과 부조리의 근원노릇을 하던 시절이 우리에게는 있었다. 그런 힘에 한번 맛들인 사람은 그것을 좀처럼 체념하기가 어렵고 그 약점을 노리는 범죄자는 그 수법을 집요하게 반복한다. 「청와대」를 사칭하고 「정치자금 헌납」의 명목을 이용하여 땅사기를 한 일당이 또 잡혔다. 아직도 「청와대」는 사칭하기에 효과가 있고 「정치자금」은 어두운 거래를 필요로 하고 있다는 것을 믿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깨닫게 하는 사건이다. 흔해빠진 사기여서 그 자체는 오히려 별 게 아니게 보인다. 문제는 이런 수법이 어째서 아직도 이렇게 먹혀들고 있는가 하는 문제다. 더구나 전직 대학교수니 현직 특수신문 간부같은 멀쩡한 신분의 남녀가 이같은 사기행각을 벌이고 있는 일도 어처구니 없지만 상당히 착실한 회사경영자가 그 말에 솔깃해서 사기수법에 말려들었다는 사실이 더욱 한심하다. 탈법한 방법이라야 한목에이득을 볼 수 있다는 잠재된 욕심이 사기꾼의 유혹에 아주 쉽게 넘어간 것이다. 그렇다고 그를 나무랄 수만도 없다. 분명히 그런 유혹에 약해질 수밖에 없는 풍토가 우리에게는 있었고 그것의 체질유전현상이 아직도 우리에게는 남아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많은 사람들은 현재도 「특권층」은 있고 그 능력은 옛날보다 못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금비로 산성화한 토양을 바꾸기 위해서는 적어도 3년이상 땅을 묵혀가며 토질을 바꾸는 노력을 기울여야 지력을 복원시킬 수 있다고 한다. 사람이 사는 사회는 그 보다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할 것이 당연하다. 땅의 지력회복을 위해 산성화시키는 화학비료를 일체 금하는 것이 전제되듯이 「특권층」의 횡포같은 부조리가 일체 없어지고서야 사회적 토양의 건전한 변화노력도 가능한 것이다. 국방부가 병무부조리를 막기 위하여 「특권층」 자녀들을 추적관리하면서까지 전방에 배치하기로 하는 병무행정 쇄신방안을 발표했다. 병무청 검열결과 저명인사나 부유층 자제들이 특혜 배치된 사례가드러났기 때문에 취해지는 방책이라고 한다. 이것으로 미루어 보아도 사회안에 특권층의 망령이 아직도 횡행할 이유가 충분히 있음을 짐작하게 한다. 생각해보면 저명인사나 부유층의 자제가 특혜를 받는 것이 부당하듯이 특별히 불이익을 당하는 것도 온당한 일은 아니다. 그런데도 이런 방책이 실시되어야 할 만큼 무성한 오해를 받아온 것도 사실이다. 더러는 신검에 불합격될 수밖에 없는 약점을 감추기 위하여 장병후보 자신이 내는 소문까지 적지않아서 케이스에 따른 「공정가격설」까지가 끊임없이 유포되어 왔던 것이 우리의 현실이었던 것이다. 병사업무는 특히 대규모의 수가 개입되므로 유혹도 집요하고 비리를 꾀하는 나쁜 지혜도 발달되고 소문 또한 확대 재생산된다. 단호하고 엄격하고 지속적이지 않으면 비리는 척결되지 못한다. 어떤 일이 있어도 추방되어야 할 것은 「특권층의 망령」이다. 이것이 깨끗이 소탕되지 않는 한 토양오염은 개선되지 않는다. 오염된 토양은 언젠가 우리 모두를 살 수 없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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