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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언대] 금연 좋지만 흡연자 배려도

    우리 국민은 지금 세계에서도 손꼽을 만큼 높은 흡연율을 기록하고 있다.적어도 성인남자의 절반 이상이 흡연인구로 파악되고 있다. 정부는 1995년부터 국민건강증진법 및 그 하위 법령을 제정해 흡연을 법으로 규제했다. 그러나 담배문제는 그리 간단한 것이 아니다.공해나 환경문제처럼 복잡하고도 어려운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우선 눈으로 판독하는 기관지 사진에서와같은 역기능만 있는 것인지 아니면 현대인의 만병의 근원이라는 스트레스 해소에 따르는 순기능은 없는 것인지 등등.그리고 그 경우 인간이 정신적 존재임을 감안하면 담배의 건강에 대한 순기능과 역기능간의 우열과 그 정도가어떠한지도 불분명하다.또한 담배산업에는 어렵고 힘들게 살아가는 담배경작 농민과 중소 소매상들의 생계가 달려 있다.담배에 부과되는 각종 세금은 정부 예산의 중요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문제 외에도 일상에서 겪는 흡연자의 고통은 곧 국민의 갈등을 상존케 한다.애연가의 흡연권과 비흡연자의 혐연권은 그 모두가 헌법상행복추구권에 뿌리를 두고 있다.그러니 같은 뿌리에서 상호 배척적인 권리가 도출되고 있는 것이다.양자의 기본 이익이 본질적으로 침해되지 않는 범위내에서 합리적인 조화점을 찾는 것이 헌법 이론이기도 하다.현행 국민건강증진법도 양자의 조화를 이루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기는 하다.그러나 하위 법령인 보건복지부령에서는 예컨대 항공기 내에서의 금연조치 등 전면적인 금연구역을 상위법의 근거 없이 규정하고 있고 또 흡연구역은 시설이용자의 수에 비례해 설치하고 환기시설을 두어야 함에도 그렇지 않은 곳이 태반이다. 담배를 배우지 않음은 좋은 것이다.청소년이나 임산부에 대한 흡연의 피해도 알고 있고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담배를 피워야 한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이 점에서 당국이 청소년 등의 흡연예방에 힘쓰는 것에 찬동한다.그러나 당국은 기왕 배워서 끊지 못하는 국민을 위한 배려도 잊어서는 안된다./최영흥 변호사.법학박사
  • 독립의 봄 찾아 수십년간 피의 투쟁/지구촌 민족·종족 분쟁

    *쿠르드 4,000년간 나라없는 유랑민족 터키정부의 쿠르드인 지도자 압둘라 오잘란의 체포로 쿠르드인 문제가 국제사회의 초점이 되고 있다.4,000여년동안 나라없는 슬픔을 겪고 있는 쿠르드인은 지구촌 최대의 유랑민족.‘중동의 집시’라는 별명에 걸맞게 2,200만명으로 추산되는 이들은 터키(1,200만명)를 비롯,이란(400만명)·이라크(400만명)·시리아(100만명)·아르메니아 등에 흩어져 살고 있다.쿠르드어를 사용하고 있으며,99%가 이슬람교를 신봉하고 있다. 해발 3,000m의 고원·산악지역에 위치한 쿠르드인 집단거주지 ‘쿠르디스탄’의 대부분이 터키 영토에 속하는 탓에 이들의 독립 요구는 터키 정부의 최대 현안이었다.수천년동안 오스만 터키제국 등 이민족의 지배를 받아온 쿠르드인은 1차대전 이후 우드로 윌슨 미국 대통령의 ‘민족자결주의’에 힘입어 독립국가 건설에 대한 희망을 가졌다.1920년 연합국과 오스만제국이 맺은세브르조약에서 쿠르디스탄을 국가로 승인한다고 규정한 탓이다. 그러나 23년 터키가 다시 군사강국으로 부상,이 조약은휴지조각이 돼 악연이 시작됐다.터키는 쿠르드인을 ‘산악 터키인’으로 부르며 쿠르드어 사용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주요 도시에서 쿠르드인의 고유의상을 입는 것까지도금지하는 등 철저히 탄압,쿠르드인의 증오심을 키웠다.이 때문에 74년 오잘란을 중심으로 쿠르드노동당(PKK)이 결성돼 반(反)터키 독립투쟁을 벌였다.PKK는 84년 이후 본격 무장투쟁을 전개,이 과정에서 3만명 이상의 희생자와 30만명 이상의 난민이 발생해 유럽 전역으로 퍼져 나갔다. 쿠르드인의 끈질긴 추구에도 불구하고 독립국가 건설 전망은 밝지 않다.쿠르드인 내부적으로 분열된 데다 열강들도 자국의 이익에 따라 쿠르드인을 교묘하게 이용할 뿐,독립국가 건설에 미온적이다. *코소보 '분리독립'요구에 학살로 대응 새해 들자마자 신유고 연방의 세르비아 공화국은 남쪽 코소보주에서 분리독립을 외쳐온 알바니아계 주민들을 무자비하게 학살했다. 수십명의 무고한 양민이 처참히 살해된 이 사건은 지난해 10월 가까스로 체결됐던 세르비아 정부측과 알바니아계 주민 간의 휴전협정을 일거에 무효화하면서 코소보 ‘피의 역사’가 진행중임을 여실히 입증했다.발칸반도의 새화약고 코소보 민족분쟁은 1389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당시 막강 대국의 오스만 터키 제국은 세르비아 왕국의 근원지인 코소보를 점령,이곳에 이슬람교도인 자국내 알바니아계 주민들을 정착시켜 인구의 90%를 차지하게 했다. 그러나 20세기초 터키 제국의 지배가 끝난 뒤 코소보는 다시 기독교 신앙의세르비아에 편입됐고 이때부터 끊임없이 인종·종교 갈등을 겪게 됐다. 특히 지난 89년 ‘대(大)세르비아’를 주창한 밀로셰비치(현 신유고 대통령) 당시 세르비아 대통령이 코소보의 자치권을 박탈하고 알바니아어 사용까지 금하자 이곳 주민의 분리독립운동도 거세지기 시작했다.96년 알바니아계 무장단체 코소보해방군(KLA)의 등장은 이후 세르비아 정부군과의 유혈충돌을불러오는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국제사회의 ‘무력 중재’로까지 이어진 코소보 사태는 지난 한해에만 2,000여명의 알바니아인들을 희생시켰는가하면 수십만명을 난민으로 떠돌게 하는등 참혹의 도를 더해갔다.방관적이던 국제사회도 프랑스 랑부예로 양측을 불러들여 평화회담을 벌이도록 종용하지 않을 수 없었다. *동 티모르,印尼서 내년 1월 독립허용 시사 23년간 인도네시아의 압제에 신음했던 동티모르에 최근 봄 소식이 잇달았다.그러나 독립의 진짜 봄이 올지는 아무도 장담하지 못한다. 지난 10일 인도네시아 정부는 92년 수감했던 동티모르 독립운동 지도자 사나나 구스마오를 석방했다.이어 11일 하비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2000년1월에는 더 이상 동티모르 문제로 시달리기 싫다”면서 동티모르 독립허용을 시사했다.석방된 구스마오는 가택연금 상태지만 인도네시아 정부와 독립문제를 협상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동티모르가 독립을 달성하기까지는 아직도 넘어야할 산이 많다.인도네시아 내에는 야당지도자 메가와티를 비롯한 강한 정치세력이 동티모르 독립을 반대하고 있어 인도네시아의 정세에 따라 현재의 분위기가 급변할 수있다. 인도네시아 동쪽 끝에 있는 동티모르는 400년 동안 포르투갈 식민지배를 받아오다 1975년 독립했으나 1년도 안돼 인도네시아의 27번째주로 강제 합병됐다. 이때 동티모르인 70만명 중 20만명이 학살당했다.인도네시아 정부의 심한인권유린이 자행되는 가운데 91년 180명이 희생된 ‘산타크루즈 대학살’과같은 독립투쟁이 이어졌다. 지난 96년 인도네시아의 만행을 국제사회에 고발한 카를로스 벨로 주교와호세 라모스 호타의 노벨평화상 수상을 계기로 국제사회는 동티모르에 주목하게 됐으며,지난해 수하르토정권 축출 후 독립운동이 한층 거세졌다. *세계 주요 민족 분쟁 지역 [티벳]90년대부터 중국 자치구에서 분리독립하려는 움직임 표출.클린턴 미 대통령98년 중국방문 중 망명중인 달라이 라마와 대화를 할 것을 장쩌민 주석에게호소. [카슈미르]47년 인도,파키스탄 분리 후 귀속을 둘러싸고 2번 전쟁.89년후 분쟁격화 1만2천명 사망. [스리랑카 내전]인도 남부에서 이주한 힌두교의 타밀족 83년부터 분리독립 무장투쟁.5만명사망. [보스니아]4년간 20만명 사망한 내전이 95년말 협정체결로 종식됐으나 세르비아계 강경파 지도층 득세중. [바스크]이민족 스페인으로부터 분리독립을 요구해온 과격파 ETA(바스크 조국과 자유)가 지난해 말 30년만에 무기한 정전 선언. [체첸]러시아 정부와 분리독립 전쟁으로 3만명 사망.96년말 2001년까지 정전 합의. [나고르노·카라바흐]아제르바이잔 공화국 안에 섬처럼 있는 아르메니아족 거주지역.88년부터 아르메니아 공화국 귀속 투쟁. [키프로스]그리스계 80%,터키계 20%.83년 북부에 터키 승인한 독립국 생긴 후 그리스,터키 긴장고조. [르완다]94년 후투족 50만명 투치족 학살.200만명 난민. [브룬디]93년 이후 다수파 후투족과 소수파 투치족 항쟁 격화.97년 투치족 군사쿠데타 집권.
  • 북한서 전쟁방지 협력땐 인센티브주는 정책줘야

    金大中대통령은 19일 “우리는 철저한 안보태세로 전쟁을 방지하면서 북한이 협력해오면 인센티브를 주는 정책을 써야 한다“면서 “북한도 처음엔 우리를 의심했으나 이제 언제든 대화를 하겠다고 나서는 등 조금씩 변하고 있다”고 밝혔다.金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국민회의 朴定洙의원 등 방미의원단과 조찬을 함께 하며 의원외교활동 결과를 보고받은 뒤 “북한의 핵과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 문제가 등장할 때마다 대처할 게 아니라 이들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며 일괄타결을 거듭 강조했다고 朴智元 청와대대변인이 전했다. 또 “북한엔 여론도 야당도 없기 때문에 시간을 끌면 북한이 유리하나 북한에도 식량부족과 경제난의 해결책을 찾으려는 세력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朴의원 등 여야 방미의원단은 金대통령에게 보고서를 통해 “웬디 셔먼 미국무부 자문역(고문)이 면담에서 ‘미국은 한국의 대북 포용정책을지지하고 있지만 동시에 북한의 도발행위에 대비한 비상대응책도 마련해둬야 한다는 것이 기본입장’이라는 뜻을전했다”고 보고했다. 梁承賢 yangbak@
  • 테마조명 외청장 24시-李建春국세청장

    대한매일은 새해 들어 각 부처 장관들의 ‘새해 설계’를 내보낸 데 이어행정부 외청장들을 순방하는 기획특집을 연재한다.다음달 9일로 취임 1년을맞는 李建春 국세청장은 좀처럼 공개석상에 나서지 않는 성품이다.항상 뒤에서 조직의 큰 틀을 챙기고 직원들을 추스르는 역할에 만족한다.그러나 새 정부가 추진하는 국세행정 개혁을 완수하기 위해서는 온몸을 던지기로 작정한것 같다.‘제11대 국세청장 李建春’보다는 ‘국세행정 개혁의 완성자 李建春’으로 남으려는 생각이 엿보인다.18일 대한매일 鄭鍾錫 경제과학팀장이서울 수송동 집무실에서 李청장을 만났다. ▒국세행정 개혁은 어떻게 진행됩니까. 지난해 세풍사건의 와중에서 국장급 이상 간부 전원이 교체됐습니다.이중절반은 용퇴했고 6급 이하 직원의 70%가 자리를 옮겼습니다.과거의 모든 폐단과 폐습을 털어버리고 국민과 납세자로부터 신뢰와 사랑을 받는 국세청으로 거듭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만드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국세행정의 업무체계,제도,조직,관행 등 모든 부문이 총체적으로개편됩니다.시민단체,학계,경제단체,법조계 등에서 18명의 민간인 전문가가 ‘국세행정개혁및 평가위원회’로 위촉됐습니다.민간 주도의 국세행정 개혁을 뜻합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소개해 주시죠. 납세자 중심의 세정체제 구축,부조리 소지의 근원적 차단,건전한 납세문화의 고양,국세행정의 중립성·전문성 확보,불합리한 제도의 개혁 등 5개 개혁과제를 선정,구체적인 개혁방안을 마련중입니다.상반기까지는 개혁의 결과가가시화될 것입니다.3월초 열리는 전국 관서장회의를 통해 큰 그림을 제시,의견을 수렴한 뒤 공청회 등을 통해 구체화하겠습니다.새로 태어나는 국세청의 새 모습을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납세자 중심의 국세행정조직 개편이란 무엇을 뜻합니까. 현재와 같은 부가세과,법인세과 등 세목별 조직으로는 원활한 세정운영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습니다.단순한 세금징수기관에서 납세자가 납세의무를 잘이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서비스기관으로 탈바꿈하려는 시도입니다.세목별 조직을 신고,징수,조사 등 기능별 조직으로 전환하고 궁극적으로는 납세자중심 조직으로 바꾸고자 하는 것입니다.1만7,000여 국세청 전 직원이 동참,국민을 기쁘게 하는 납세서비스를 준비중입니다. ▒뿌리깊은 세무비리를 척결하기 위해서는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만. 자체 사정을 통해 투명성이 상당 부분 제고됐습니다만 아직도 일부 비리가상존하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근절될 때까지 자체 사정활동을 지속적으로 실시하면서 제도 개선을 병행하겠습니다.자율신고제나 신고센터 확대설치도 같은 맥락에서 시작된 것입니다.특히 6개 광역시의 66개 세무서에 신고센터를설치,사업자가 사전 간섭 없이 자율적으로 신고하는 신고관행을 확립하고자꾀했습니다.개인적으로는 국민의 정부 출범 이후 단 한건의 자의적인 세무조사도 없었다고 자신있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국민들의 납세의식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국세청에서 거둬들이는 세금의 93%는 납세자가 자진해서 납부한 자납세수입니다.7%가 조사 등을 통한 고지세수입니다.납세의식이 매우 높은 편입니다. 국민들이 기쁘게 세금을 내는 납세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국세청 공무원들의몫입니다. ▒지난해 음성탈루소득자에 대한 조사성과가 매우 높았다고 들었습니다. 5,984명에 대해 1조4,106억원의 탈루세액을 추징하는 성과를 거뒀습니다.97년 972명에게 2,331억원을 추징한 데 비하면 6배 이상의 실적입니다.올해는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입니다.특히 고의부도,기업자금 변태유출 등으로 개인재산을 증식하는 부도덕한 기업주와 소득에 걸맞지 않은 호화 사치생활자,무분별한 해외여행 등으로 사회적 지탄을 받는 자 등에 대해 조사를 집중하겠습니다. ▒올 세수전망은. 세수여건은 지난해의 마이너스 성장에서 벗어나 소폭의 플러스 성장 전망을보이고 있어 부가가치세와 세율인상 효과가 기대되는 교통세 등 간접세 부문은 다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그러나 경기침체에 따른 기업의 채산성악화로 종합소득세,법인세 등 직접세 부문은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세수의 어려움을 무차별적인 세무조사를 통해 보전하는 방법은 사용하지 않겠습니다.다만 음성·탈루소득자,IMF체제로 득을 본 환차익기업,공기업등을 3대집중관리대상으로 지목,세원관리를 강화해 부족세수를 메워 나갈 생각입니다. 李청장의 별명은 ‘공주 불곰’이다.충남 공주가 고향인 데다 강직한 성격을 빗댄 표현이다.그러나 일선 서장,본청 과장,국장시절 보여준 앞뒤 가리지 않는 저돌성만 떠올리면 큰 오산이다.우직한 추진력과 함께 심사숙고하는조심성을 동시에 갖고 있다. 지난해 불어닥친 ‘세풍(稅風)’이 조직을 송두리째 흔들었지만 위기를 슬기롭게 넘길 수 있었다.李청장의 노련함과 치밀함이 만들어낸 작품이라는 평가다. ▒대담┑鄭鍾錫 경제과학팀장정리┑魯柱碩 joo@
  • ‘경제원론’ 교과서 틀 바꿀 경제학 등장

    영국의 권위있는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97년 한 서평에서 “세계 ‘경제원론 교과서’의 틀을 바꿀 획기적인 경제학 책이 나왔다”고 보도했다.이코노미스트가 찬사를 아끼지 않은 책은 그레고리 맨큐 하버드대교수(40)의 ‘Principles of Economics’다.그 책이 ‘맨큐의 경제학’이라는 제목으로 교보문고에서 발간됐다.(김경환·김종석 옮김 2만9,000원)경제학 원론은 그동안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새뮤얼슨 MIT 교수의 ‘경제학’(Economics)이 중요 모델이었다.이 책은 4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됐다.미국과 우리나라를 비롯,세계 각국에서 가장 많이 읽혔다.1948년 초판이 나온 후 400만권 이상 팔렸다. 이 책을 기본 틀로 한 경제학 원론 교과서들은 경제를 단순히 분야별로 구분해 설명하고 기술적 이론을 중시한다. 그러나 맨큐는 경제이론보다 응용과 정책분석을 강조한다.경제현상에 대한이해와 실생활 응용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다.‘맨큐의 경제학’은 새뮤얼슨의 ‘경제학’이 나온 후 반세기만에 그의 책을 대체,미국을 비롯한 많은나라에서 경제학 교과서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맨큐는 140만달러의 선금을받고 이 책을 썼다.그의 역작인 ‘거시 경제학’이 높은 인기를 끌자 출판사가 미리 돈을 주고 책을 써달라고 부탁했다. “‘맨큐의 경제학’은 교과서는 지루하고 딱딱하다는 고정 관념을 깼다.즐기며 배울 수 있는 책이다.그러나 단순히 교과서의 역할만 하는 것은 아니다.세상 일을 합리적으로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삶의 지혜를 주는 교양서이기도 하다”고 역자인 김경환 서강대교수는 말한다. 이 책에는 많은 여백이 있어 질리게 하지 않는다.다양한 컬러 그림·도표·사진 등이 이해를 돕고 있다.간결하고 깔끔하여 친근감을 준다.그러나 이 책이 돋보이는 근원적 이유는 겉치장이 아니라 내용에 있다. 맨큐는 케인즈 경제학을 바탕으로 일상생활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사례를통해 경제학을 쉽게 이해하도록 한다.‘뉴스 속의 경제학’이라는 난을 만들어 신문에 보도된 내용을 발췌,경제원리를 설명하기도 한다. 그는 비교우위 원리를 미국의 위대한 운동선수인 마이클 조던을 활용해 설명한다.“미국 프로농구 NBA 최고 스타 조던이 자기집 잔디를 깎는데 2시간걸린다고 하자.또 그 2시간에 광고에 출연해 1만달러를 벌 수 있다고 하자.옆집의 제니퍼양은 조던 집 잔디를 4시간에 깎을 수 있다고 하자.그녀는 그시간에 맥도널드에서 일하고 20달러를 벌 수 있다고 하자.조던은 제니퍼에비해 잔디 깎는 일에 절대우위에 있다.그러나 비교우위는 제니퍼가 가지고있다.잔디 깎는 일의 기회비용은 제니퍼가 더 낮기 때문이다.조던은 잔디 깎는 일을 제니퍼에게 부탁하고 광고에 출연해야 한다.조던이 제니퍼에게 20달러 이상 1만달러 이하의 돈을 지불하면 두사람 모두 이익이다”. 맨큐는 ‘암표상의 존재 논리’ ‘경제원리를 활용한 환경오염방지’등 우리의 일상생활 속에서 경제원리를 찾아가고 있다.그는 말한다 “‘경제학은인간의 일상생활을 연구하는 학문이다’라는 19세기 경제학자 마샬의 정의는 오늘도 유효하다”.李昌淳 cslee@
  • 금지문화 금지인생 이제야 말한다(17회)-’해방전후사의 인식’

    역사는 늘 권력을 잡은 자의 기록이 되기 쉽다.권력자는 때로 역사를 왜곡해 왔다.그 결과 세계사의 적지 않은 부분이 정직하지 못한 역사로 얼룩져있다.한국의 현대사도 독재권력에 의해 왜곡됐다.그러나 엄혹한 독재상황에서도 민족의 일그러진 역사현실을 극복해 보려는 의식있는 지식인들의 행동은 끊이지 않았다. ‘해방전후사의 인식’이라는 책을 낸 것도 진실을 밝혀 역사의 시계가 제대로 돌아가게 하는데 작은 동력이 되고자 하는 시도였다.송건호 선생 등 12명이 쓴 이 책은 1979년 10월 15일 한길사에서 펴냈다.당시 시대상황에서 이러한 책을 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김언호 한길사 대표는 “독재권력은 해방후 역사의 진실을 제대로 쓰지 못하게 했다.그러나 어려운 시대의 어둠을 논리적으로 밝히는 일이 필요했다.올바른 역사를 기록해야 한다는 책임감으로 ‘해방전후사의 인식’이라는 책을 내기로 했다”고 그 때의 상황을 설명했다. 송건호 선생은 ‘8·15의 민족사적 인식’이라는 글에서 분단의 비극을 안타까와 했다.민족의 비극이분단으로부터 왔다고 생각하는 그에게 분단의 현실은 극복의 대상이었다.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남북갈등과 막강한군사력의 대립으로 언제 또 6·25보다 더 파괴적인 동족상잔이 빚어질지 모르는 불안하고 긴장된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민주주의는 시련을 겪고 민족의 에너지는 새로운 군사력을 위해 소모 되고 있는 암담한 상황이 이른바 해방된 이 민족의 현실이다”. 그는 친일파가 다시 권력의 전면에 등장하는 부끄러운 현실과 분단을 권력유지에 이용하는 독재권력을 비판했다.“친일파 사대주의자들이 득세하여 애국자를 짓밟고 일신의 영달을 위해 분단의 영구화를 획책하여 민족의 비극을 가중시키고 있다”. 그는 또 역사의 주체로서 민중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민족의 참된 자주성은 광범한 민중이 주체로서 역사에 참여할 때에만 실현되며 바로 이러한 여건하에서만 민주주의는 꽃피는 것”이라며 대중이 역사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송건호 선생의 글을 비롯한 이 책의 내용 대부분은 해방후 역사현실을 식민사관이나 독재권력의 ‘분단고착화’ 시각으로 보지 않고 분단을 악용하는독재권력,친일파 숙청작업의 좌절 등 해방전후의 역사적 사실과 그 전개과정을 사실적으로 썼다.그것은 현대사에 대한 새로운 접근으로 역사인식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일이었다. ‘해방전후사의 인식’이 세상에 나올 때는 유신독재가 말기현상으로 사회적 긴장과 불안을 고조시키며 비극적 몰락의 길을 재촉하고 있던 상황이었다.책이 나온 다음날 부마사태가 터졌다.유신정권의 억압이 한계상황에 도달한 것이다.불안한 긴장 속에 책은 빠르게 팔려나갔다.열흘만에 초판 5,000부중 4,500부가 팔렸다.사회과학서적이 그것도 500쪽이 넘는 책이 이처럼 폭발적으로 팔린 것은 놀라운 일이었다. 그러나 유신독재가 10월26일 궁정동의 총성으로 비극적인 막을 내리며 이책도 비운을 맞았다.계엄령이 선포되고 모든 출판물이 군의 검열을 받게됐다.당연히 군 당국은 이 책을 판매금지시켰다. 김언호 대표는 당시의 상황을 이렇게 회고한다.“79년 10월 28일 문공부로호출됐다.‘당신을 구속해야 하지만 처음이니까 관용을베풀겠소.다시는 이런 책 내지 마시오’라고 계엄사에서 파견된 한 문관이 말했다”. 판매금지 사유는 현실 왜곡·부정이었다.그러나 현실을 왜곡한 것은 책이아니라 독재권력이었다.역사를 제대로 보자는 책을 현실 왜곡·부정이라는억지 이유로 ‘금서’로 규정하는 현실은 일그러진 현대사의 부끄러운 한 단면이었다. 이 책은 80년 ‘서울의 봄’이라는 짧은 민주주의 실험때 판매금지에서 해제됐다.민주주의 실험은 강경 군부의 등장으로 광주민중항쟁이라는 또 하나의 비극의 역사를 만들어냈다.그러나 ‘광주의 비극’과 그 이후의 민주화투쟁은 민주주의라는 찬란한 결실을 맺었다.80년대 민주화투쟁 과정에서 이 책은 대학생들이 올바른 역사인식에 눈을 뜨는데 큰 도움을 주었다.“많은 대학생들이 이 책을 찾았다.베스트셀러가 됐다.80년대 30만부나 팔렸다”고 김언호 대표는 말한다. 한국 현대사에서 1970년대는 민족적 자각이 지식인 사회에서 크게 고양되는 시대였다.깨어있는 지식인들은 한반도의 모든 비극의 근원적 원인은 민족의 분단 때문이라고 인식했다. 분단현실은 남북의 군사대결로 우리 민족의 엄청난 에너지를 낭비하게 만들었다.친일파들은 반공이데올기라는 가면을 쓰고 다시 권력의 핵심으로 복귀했다.친일파와 기회주의자들이 활개치는 현상은 민족의 양심을 파괴하고 가치관의 혼란을 가져왔다.독재권력은 분단을 권력유지에 악용했다.독재로 민주주의는 꽃피지 못했다.의식있는 지식인들은 친일파와 독재권력이 이러한반역사적이고 반민족적인 것을 분단으로 합리화하려 했다고 비판했다. ‘해방전후사의 인식’은 올바른 역사인식을 확산시키는데 큰 역할을 한 책이라고 할수 있다.독재정권은 집권동안 이러한 역사인식을 박제하여 낡은 역사의 창고에 강제로 묻어두려 했다. 그러나 독재권력도 무너지고 그들이 왜곡했던 역사의 진실도 하나씩 밝혀지고 있다.한 때 판매금지됐던 ‘해방전후사의 인식’도 해방전후 역사의 진실을 밝히는데 도움을 주었다. 한 시대를 올바르게 정리해야 그 이후의 역사도 정직하게 씌여진다.정직한역사를 통해 역사의 시계가 정상적으로 돌아가게 해야 한다.
  • 검사회의 이후의 과제

    검찰 사상 처음 일어난 일선 검사들의 연판장사태가 가닥을 잡아가고 있는것 같다.2일 간부급 검사회의에 참석한 평검사 대표들은 밤샘 난상토론 끝에 이성적인 결론을 도출했다.‘평검사 대표 일동’명의로 된 합의문은 대전법조비리 수사결과가 불가피했음을 인정하고,“검찰조직은 金泰政총장을 중심으로 단결하여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검찰이 되기 위해 노력한다”고 밝혔다.검찰조직의 동요를 막고 사태를 올바른 방향으로 풀어가는 단초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우리는 일선 검사들이 주장한 수뇌부 사퇴론을 받아들일 수 없음을 이미 밝힌 바 있다.난마같이 얽힌 현 사태의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제도와 관행을 그대로 놓아둔 채 사람만 바꾼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오히려 金총장은 남은 임기 동안 허심탄회한 심경으로 검찰이 거듭나기 위한 작업의 초석들을 하나하나 놓아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다. 이번 사태는 대전 법조비리의 본질과 검찰의 정치적 중립이라는 근원적 문제가착종(錯綜)돼 있다.따라서 국민은 이번 일선 검사들의 연판장사태를 부정적인 면과 긍정적인 면,양쪽으로 보고 있다.먼저 부정적 측면이다.떡값이나 전별금 등을 관행으로 보면서 동시에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내세운 것은논리적 모순이다.일선 검사들이 보기에는 일부 간부들의 사표와 징계 등이가혹하게 비칠지 모르나 국민이 보기에는 검찰의 수사결과와 조처가 턱없이미흡하다.떡값이나 전별금 등 과거의 관행으로부터 아무도 자유롭지 못한 상황에서 누구는 처벌하고 누구는 처벌하지 않을 바에야 수뇌부가 총체적 책임을 지고 물러나라는 주장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자칫 검찰 조직이기주의로비칠 뿐이다.또한 수뇌부 사퇴주장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주장과도 배치된다.총장 임기제 그 자체는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보장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이기 때문이다. 한편,이번 일선 검사들의 집단행동이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확보라는 중요한 문제를 사회적 쟁점으로 부각시킨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해야 할 것이다.검찰이 ‘정치권력의 시녀’로 복무해 왔음은 국민이면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젊은 검사들이 일신상의 불이익을 돌보지 않고 이 문제를 정면으로 제기한 것 자체는 높이 평가돼야 한다.이제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하는 문제는 수뇌부 몫으로 넘겨졌다.검찰 수뇌부는 사회 각계와 이마를 맞대고 지금까지 거론된 각종 개혁안을 깊이 검토함으로써실효성 있는 방안을 찾아내야 한다.그러자면 무엇보다 기득권의 포기가 앞서야 한다.
  • 검찰개혁의 올바른 길

    대전 법조비리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결과 발표에 대해 서울·부산·인천지검 등의 일선 검사들이 강력히 반발하며 검찰수뇌부의 사퇴와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 마련을 요구하는 건의문을 작성,서명작업에 나섰다고 한다.沈在淪고검장의 ‘항명 파동’에 이은 이번 일선 검사들의 집단행동으로 검찰이 위기를 맞은 느낌이다. 우리는 검찰사상 유례가 없는 이같은 집단행동을 자제할 것을 일선 검사들에게 당부한다.검사동일체 원칙과 상명하복(上命下服)의 위계질서를 생명으로 하는 검찰조직에서 일선 검사들의 집단행동은 자칫 조직 자체의 동요로연결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국가형벌권의 행사 주체인 검찰의 동요는 곧바로 국가기강의 동요를 의미한다는 점에서 극히 경계해야 할 일이다.일선 검사들의 집단행동이 설사 검찰의 위상 제고를 위한 충정(衷情)에서 나왔다 하더라도,사발통문식으로 건의문을 돌리는 행위는 온당한 처사가 아니다.일선검사들이 검찰조직을 위해 할 말이 있으면 공개적인 토론을 거쳐 의견을 수렴해서 상부에 건의하는 게옳다. 이번 대전 법조비리 사건은 李宗基변호사의 개인비리나 대전지방 법조에 한정된 비리가 아니라 법조계 전반에 만연되어 있는 비리라는 데 그 본질이 있다.따라서 국민들은 이번 李변호사 사건이 법조계에 깊고 넓게 뿌리박힌 고질적인 비리를 근원적으로 척결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랐다.그러나 검찰의 수사와 법적 조처는 국민들이 보기에는 턱없이 미흡한 수준이다.그럼에도 일선 검사들이 검찰의 수사와 조처에 집단적으로 불만을 나타내는 것은 국민 일반의 정서와 너무나 동떨어진다.더구나 검사들이 변호사들에게서 떡값이나전별금을 받는 것은 오래된 관행이라는 주장은 말이 되지 않는다.그 잘못된관행을 단절하자는 데 이번 수사와 조처의 목적이 있는 것이다. 한편 법무부가 발표한 전관예우(前官禮遇) 방지 10개 대책과 사건브로커 근절 8개 대책은 변호사법 개정 사항과 법무장관의 특별지시사항으로 나눠지고 있는데,입법사항은 빠른 시일 내에 국회에 제출하고 나머지 대책은 즉각 시행해야 할 것이다.특히 직무와 관련한 위법행위로 퇴직한 판·검사의 변호사등록 거부제도,특정변호사 선임사건에 대한 검사의 회피제도 강화,떡값·전별금 등의 수수행위에 대한 징계,‘싹쓸이’ 수임방지 등의 내용은 그동안만연되었던 관행적 비리를 척결하는데 효과적인 대책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이번 법조비리 대책은 다분히 대증적 요법에 그친 감이 없지 않다.따라서 법조의 보수적 폐쇄성을 극복하는 판·검사 충원방식의 다양화,로스쿨 제도의 도입 검토와 함께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제도적으로 강화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해주기 바란다.
  • 검찰위상 재정립 계기로

    대전 변호사 수임비리 사건에 연루돼 사표 제출을 종용받았던 沈在淪대구고검장이 검찰 수뇌부의 퇴진을 요구하고 나와 검찰 안팎으로 큰 충격파를 일으키고 있다.이번 ‘폭탄발언’은 상명하복(上命下服)을 생명처럼 여기는 검찰 역사상 초유의 항명(抗命)사건이라는 점에서 과거 사법파동 이상의 검찰파동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없지 않아 우려된다. 이번 항명사건과 관련,우리는 다음 몇 가지 사항을 강조하고자 한다.첫째,대전 수임비리 사건은 이번 항명파문과는 별개로 엄정한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검찰 수뇌부는 대전사건에 대한 빗발치는 여론과 내부 반발 사이에서 운신의 폭이 좁겠으나 원칙대로 수사를 하고 조속히 마무리지어야 한다.이번폭탄발언으로 대전 수임비리사건 수사가 가려지거나 흐지부지되는 일이 있어서는 결코 안된다. 둘째,대전수임비리 사건이나 이번 항명사건도 따지고 보면 변호사와 검사의 뿌리깊은 유착관계,이른바 떡값·전별금·수사비 등 관행화된 금품수수 비리와 전관예우(前官禮遇) 등이 원인이었다.따라서 차제에 법조비리를근원적으로 척결하는 방안을 강구해 나가야 할 것이다.이를 위해서는 변호사법 등관계법 개정을 통해 갖가지 사건 알선 비리는 물론 전관예우 등 잘못된 관행도 발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동시에 대가성 여부가 입증돼야 뇌물죄가 성립되는 관계법을 보완해 떡값 명목의 뇌물이 더는 통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셋째,검찰의 정치적 독립성을 강화하고 총체적 개혁을 통해 국민의 신뢰를받는 검찰로 거듭나야 한다.그러기 위해서는 내부의 모든 문제를 공개해 국민의 참여 속에 개선책을 찾아내는 일이 중요하다.치부를 감춘 채 미봉으로끝내면 이같은 파동이 재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검찰은 과거 ‘정치권력의시녀’로 전락했다고 지탄받았던 과오를 자성해야 한다.그리고 비록 沈고검장의 처신은 잘못됐다고 하더라도 “권력이 요구하지 않아도 스스로 권력의시녀가 되기를 자처해 왔다”는 그의 언급은 되씹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당부하거니와 이번 항명사건으로 검찰 내부가 동요해서는 안된다.검찰 스스로 흐트러진 조직 질서를 바로잡고국가형벌권 행사의 주체로서 체통을 지켜야 한다.그런 점에서 이번 항명사건의 장본인은 소정의 책임을면할 길이 없을 것이다.이번 사건과 관련해 일부 일선 검사들이 집단행동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그러나 법 집행의 보루인 일선 검사들이 이러한돌출행동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하는 것은 바람직한 처신이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 ‘99자치행정 핫이슈-비리척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올해 공직사회의 비리척결을 위해 그 어느때 보다강력한 대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지방자치제도가 시행된 이후 각종 행정서비스 개선 등으로 공무원들의 근무자세가 몰라보게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나 강력한 사정활동에도 불구하고 부정 부패와 관련해서는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치단체들도 올해 정부의 공직자 부패방지법 제정 추진 등에 발맞춰 비리의 근원이 되고 있는 각종 규제를 철폐,완화하는 한편 건축·건설 등 비리취약분야에 대한 자체 감시 활동을 대폭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대부분의 자치단체들은 주민 신고제도나 주민 감사청구제를 적극 도입할 계획이다. 대표적으로 서울시는 올해부터 모든 민원인에게 ‘시장이 직접 받는 부조리신고엽서’를 보내 민원처리과정에서의 공무원비리를 신고받도록 했다.시는지난 22일 이 신고엽서를 민원인들에게 발송했다.또 시청 민원조사과에 부조리신고센터를 설치하고 전화·PC통신 등으로 신고받는다. 대구시와 울산시,경기도,충남도 등은 직소민원,시민제보 및 시민청원 등을바탕으로 시민이 참여하는 공개감사제를 실시할 계획이다.정기 종합감사를받는 기관의 감사일정을 미리 공개해 시민들로부터 감사 희망사항 및 공직자 비리신고 등을 접수받아 감사에 적극 반영한다는 것이다.취약 및 제도개선이 필요한 분야에 대해서는 기획정밀감사를 실시할 방침이다. 인천시는 오는 3월부터 일반시민이 감사를 청구할 수 있는 ‘시민감사청구제’를 실시한다.이를 위해 시는 감사관·교수·전문가 등 9명이 참여하는시민감사청구 심의위원회를 구성했다. 자치단체들은 또 감시와 처벌을 대폭 강화할 방침이다. 서울시와 강원도는 앞으로 비리공직자가 발생하면 감독소홀의 책임을 물어부서장이나 상급자들까지도 연대 처벌하기로 했다. 서울·대전시는 이제까지 금품수수에 대해 금액에 따라 징계수위를 달리했으나 앞으로는 금품수수 행위가 적발되면 액수의 고하를 막론하고 무조건 중징계하기로 했다.서울시는 서류상 부조리에 대해서도 ‘3진아웃제’를 엄격히 적용,파면 또는 해임하기로 했다. 이밖에도 각 시·도는 비리를 뿌리뽑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특히 서울시는 ‘규제가 비리를 양산한다’고 보고 비리의 원천이 되는 각종 규제를 철폐하기로 했다.법령에 없는 규제는 모두 없애고,법령에 근거한규제라도 중앙부처와 협의해 폐지 또는 완화하기로 했다. 대구시는 서울시에 이어 비리예방 차원에서 이달중 건축,위생,환경,보건 분야 근무자 중 한곳에서 3년이상 근무한 공무원에 대해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를 단행할 계획이다. 부산시는 올해 시무식 때 비리척결을 위한 자정결의대회를 가진데 이어 공무원가족 1만6,200여명과 39개 유관단체에 비리 고리 차단을 위한 협조서한을 발송했다. 경남도는 실·국·사업소 및 시·군별 사정의지를 평가,감사에 반영할 계획이다.매 분기마다 비위발생빈도를 분석하고 사정활동을 평가해 취약기관에대해서는 기관경고하고 특별감사를 실시할 방침이다. 그러나 자치단체들의 이같은 감사활동 강화에 대해 일부 공무원들은 “작년한해 동안 벌인 감사만도 50여차례가 넘었다”면서 “부정부패방지를 위한사정활동이 너무 지나쳐 소신껏 일하는 분위기가 사라지고 있다”고 불편한심기를 드러냈다. 또 일부에선 자체 사정활동들이 비록 강화되긴 했지만 겉핥기식으로 하거나 적발되도 ‘솜방망이 처벌’로 일관해 실효를 거두지 못하는 사례가 많았던 과거 전철을 다시 밟을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강원개발연구원 金柱元박사(40)는 “현재의 감사제도로는 자치단체의 내무감사를 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전제,“비밀보장에 대한 법적 제도적 장치를 입법화한 뒤 내부고발제도를 활성화하고 시민단체들이 개입하여 감시,감독할 수 있도록 행정을 개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부산대 사회학과 李成海교수는 “비리근절을 위해서는 우선 사회 지도층 인사들이 본분을 되찾는 일이 시급하다”며 공직사회의 도덕성 회복을 강조하고 “비리행위 처벌 강화와 함께 보다 철저한 감시망이 확립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黨政, 野집회 대응 어떻게

    여권은 한나라당의 마산집회에 관해 지역정서를 정략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시각이다.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지역정서에 뿌리를 둔 3김정치는 악의근원이라며 3김극복을 외쳐놓고 그럴 수 있느냐”고 격앙했다.그는 “우리도 장외집회를 했으나 언제 광주나 전주에서 한 적이 있느냐”고 반문했다. 국민회의와 자민련도 야당의 성숙한 자세를 촉구하면서 지역감정 선동과 유언비어 날조에 대한 강경대처 방침을 거듭 확인했다. 여권은 그러나 현시점에서는 영남민심을 바로 잡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판단,사법적인 대응과 함께 민심수습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구상이다.청와대는 이미 정무수석실과 법무비서관을 통해 청와대 차원의 대응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현안이 생길 때마다 가동되는 ‘유언비어 제조창’이 아직도 정치권에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서 출발하고 있다. 아울러 金鍾泌국무총리를 비롯,경제부처 장·차관 등이 영남지역을 방문해현정부가 결코 영호남 차별정책을 쓰지않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킬 계획이다.金총리는 30일 대구를 방문할 예정이며,장·차관들도 이번주 중으로 경남북지역을 돌며 경제정책의 공정성을 널리 알린다는 복안이다. 국민회의와 자민련도 일간지 광고로 대국민호소문을 발표한데 이어 오는 27일 대구에서 정책토론회를 갖는 등 총력을 기울일 태세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영남민심을 비관적으로 보고있지 않다”면서 “빅딜이 정리되고 유언비어에 대해 정부가 실상을 설명하면 곧 정리될 것”이라고 내다봤다.梁承賢 yangbak@
  • 제네바 4자회담 이모저모

    ┑제네바 秋承鎬특파원┑4자회담 분과위 가동 첫날인 20일 평화체제구축분과위가 오전에,긴장완화분과위가 오후에 각각 열렸다.▒긴장완화분과위에 참여한 한·중·미 현역 고위 군당국자 3명은 모두 군복이 아닌 양복 정장차림으로 회의장에 등장했다.외교통상부 당국자는^252국제외교상 군복차림은 관례에 어긋나기 때문”이라고 그 배경을 설명.▒이에 앞서 19일 열린 4자회담 본회담에서 의장을 맡은 북한 金桂寬대표는각국 대표의 인사말 순서를 소개하면서 우리측 朴健雨대표를 ‘대한민국 대표단장’으로 처음 정식 국호를 넣어 호칭했다.북한은 남북기본합의서 등 공식 문서에서 대한민국 호칭을 인정한 것과 달리 국제회의에서는 ‘남측대표’ ‘박대사 선생’등으로 불렀다. 화기애애했던 본회담 분위기는 북한이 기조연설에서‘일촉즉발의 위기상황’,‘미국의 대북 적대정책이 원인’운운하면서 한때 얼어붙었다.오후에 속개된 본회담에서 미국은 “인도적 차원의 식량 및 중유를 지원하는데 무슨 대북 적대정책이냐”고 북한을 공박. 우리도”한반도에서는긍정과 부정적 상황이 공존한다”면서”금강산관광이 대표적인 긍정적 상황이며 부정적인 것을 지양하는 것이 4자회담의 목적 아니냐”고 지원사격.▒중국은”쉬운 것부터 해결해 나가자”는 뜻에서 ‘구동존이(求同存異·의견이 같은 것은 추구하고 다른 것은 놔둔다)’를 들고 나왔다.이에 북한은” 쉬운 문제부터 먼저 해결하자는 게 그럴싸하게 들리지만 그래서는 한반도의 근원적 문제를 풀 수 없다”고 반박했다.chu@
  • 리뷰-국립발레단 김용걸-김지영 2인무

    국립발레단과 무용단이 무대를 함께한 ‘99,1월의 춤’ 공연이 국립중앙극장에서 16,17일 펼쳐졌다. 입석까지 포함해 매일 1,800여명의 관객이 대극장 홀을 메웠다.이번 공연의 꽃은 지난해 11월 파리 국제발레 콩쿠르에서 듀엣부문 대상을 차지한 김용걸-김지영 2인조의 춤이었다.파리 콩쿠르에서 상을 탄 뒤 국내 무대에 처음서는 김-김 듀엣 조는 일반 관객들의 탄성을 되풀이해 자아냈다.7개의 작품을 모아 짠 프로그램은 이 듀엣의 출몰을 기본 축으로 삼고있어 관객들의 호기심을 미리 계산한 통속성이 엿보였지만 이 편성은 묘하게 기승전결의 울림을 가지고 전개되었다.시간이 갈수록 김­김의 개별적인 춤솜씨가 아니라 춤이란 ‘야릇한’ 현상 자체에 매혹되는 것이다. 70분 발레공연의 첫 작품인 ‘차이코프스키 파드되’에서 듀엣의 첫 춤은관객들이 금방 리듬을 타기엔 너무 강력하고 자신만만해서 조금 떨어져 해답을 구해보고 싶은 수수께끼처럼 보이는 데 그쳤다.두번째 등장 작품인 돈키호테 중 ‘결혼식 그랑 파드되’에서 관객들은 그 근원을 알아챌 듯 싶으면서도 도무지 알 수 없을 듯한 김용걸의 파워에 압도당해 한가하게 수수께끼운운할 틈을 갖지 못한다.동시에 김지영의 물처럼 부드럽게 공간에 스며들고 날카로운 칼처럼 시간을 파는 다리 동작에 휩쓸려 어디론지 떠내려 가고 마는 것이다.듀엣의 마지막 출연작인 ‘파키타’는 긴 데다 군무가 자주 뒤섞여 산만한 감을 면치 못했다.그러나 일반 관객들은 동작이 결코 자연스럽다고 할 수 없는 발레에 대해 공연 전보다 더 너그러워지고 더 알고 싶어하는그런 표정이었다.
  • 코소보사태 전면전 가능성

    발칸반도의 화약고 코소보 사태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나토와 신유고연방의 전면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신유고정부는 18일 윌리엄 워커 유럽안보협력기구(OSCE)코소보주 휴전감시단장을 ‘외교적 기피인물’로 선언,48시간내 유고 철수를 통보했다.또 OSCE 조사단을 이끌고 입국하려던 구유고 전범재판소 소속 루이스 아보어 검사일행의 입국을 거부했다. 이는 14일 발생한 코소보주 라차크 마을의 알바니아계 양민 45명에 대한 집단 학살사건 관련 국제사회의 진상조사 요구를 정면 거부한 것이다. 잇따라 코소보 양민학살 관련 긴급회의를 가진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와유럽안보협력기구(OSCE),유엔안보리 등은 유고측의 이날 결정에 대해 강력한 유감을 표명,지난해 10월 유고-코소보 휴전협정으로 잠정 유보된 나토의 유고 공습재개 가능성을 시사했다. 게다가 라차크를 둘러싼 지역에서 신유고연방 세르비아 경찰병력은 소총과수류탄 휴대용 로켓 발사기 등으로 라차크를 포함한 주변 3개 마을을 공습하고 코소보 해방군(KLA)이 반격하는 등 양측의 교전이 격화되고 있다.알바니아 의회도 나토의 군사개입을 촉구,긴장감을 더하고 있다. 특히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은 18일 밀로세비치 대통령에게 ‘심각한 실수’를 저지르지 말라며 세르비아 영토에 대한 보복공습을 경고했다. 최근 코소보 사태는 지난해 3월초 코소보 자치주의 알바니아계 반군이 세르비아 경찰을 공습하면서 본격화됐다. 역사적 뿌리는 138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원래 세르비아 왕국의 근원지인 코소보를 오스만 터키 제국이 점령하면서 이슬람계인 자국내 알바니아인들을 코소보주에 이민시켜 인구의 90%를 차지하게 만든 것.20세기초 터키 제국의 지배가 끝나고 코소보는 세르비아에편입됐으며 이후 끊임없는 인종·종교적 갈등을 겪어왔다. 최근 1년간 세르비아 경찰의 ‘인종 청소’로 2,000여명이 사망했고 27만5,000명의 난민이 발생했다.이들은 국경경비가 허술한 이탈리아와 동유럽을 통해 스위스 독일 영국 등에 밀려들어 유럽 각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해 10월 나토의 공습 일보직전,밀로셰비치 대통령의 세르비아 경찰철수약속과 OSCE 감시단 파견 등을 내용으로 하는 휴전협정 체결로 한때 평화가 오는 듯했다.그러나 이번 사태는 코소보갈등이 여전한 ‘시한폭탄’임을입증해주고 있다.
  • 내고장 단체장 새해 설계-申喆宙 북제주군수

    북제주군은 행정체제의 정보화 등 올해 10대 핵심시책을 정해 군정을 꾸려나갈 방침이다. 군이 제시한 핵심시책은 ●문화예술 진흥 ●관광산업 발전 ●감귤 경쟁력확보 ●선진 수산환경 조성 ●축산업 발전 ●환경시설 확충 ●완벽한 복지대책 ●여성지위 향상 ●군민역량 결집 등이다. 다만 어려운 재정여건을 감안,신규사업을 지양하는 대신 기존 투자사업과시책을 내실있게 마무리하는 것이 목표다. 申喆宙군수는 “올해는 지방행정 체제를 일신하는 21세기형 신 행정문화 정착의 해로 삼겠다”고 말하고 “읍·면공무원의 이(里)사무소 파견제 확대등 군민에 대한 친절서비스 행정과 조직의 구조조정을 지속적으로 추진,경쟁력 있는 지방행정조직으로 육성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각종 위원회의 여성 참여율을 올안에 25%로 확대,군정 추진과정에 주도적역할을 부여하려는 것도 주목받을만한 일이다. 申군수는 “여성공무원 수도 20% 수준으로 높이고 여성이 창업하거나 운영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창업자금과 운전자금을 우선 지원하는 등 여성지위를한껏 높이겠다”고 말했다. 1차산업분야는 그동안의 농업용수 개발사업과 농로 포장사업 등 밭기반 정비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전천후 영농기반을 구축하고 농산물포장센터와간이집하장시설 등 유통시설을 크게 확충할 계획이다.수산부문도 최첨단 육상양식 수출단지 조성사업과 소규모 어항개발 사업,지역특화산업 육성을 통해 경쟁력 있는 산업으로 키워 나갈 방침이다. 도시와 농촌이 조화롭게 기능을 하고 동·서지역을 균형있게 발전시키는 것,하수종말처리장과 축산분뇨 처리시설 등 환경 기초시설을 권역별로 확충해배출오염원을 근원적으로 차단하는 일 모두 申군수가 올해 할 일이다. 申군수는 특히 관광문제와 관련,“돌박물관을 중심으로 제주종합문화공원조성사업을 본격적으로 착수해 고산 선사유적지와 당처물동굴,항몽유적지등과 함께 관광자원화하고 들불축제와 해변축제를 세계적인 축제로 발전시키는등 올해를 문화관광 개발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 정부, 對北 새 대화창구 모색

    정부는 金大中대통령이 4일 국가안전보장회의에서 올해 중 남북당국간 대화 재개 의지를 강력히 천명함에 따라 조만간 공식·비공식 채널을 망라해 북 한당국에 대화 추진 의사를 타진할 것으로 5일 알려졌다. 정부는 특히 이 과정에서 필요할 경우 북한내에서 새로운 인물들과 막후 대 화 창구를 개설하는 데 주력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고위 소식통은 5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등 냉전시대의 대남 투사들만을 상대해선 획기적 남북관계 개선이 어렵다”며 이같이 시사했다. 이 소식통은 또 “정부는 그동안 남북간 공식적 회담을 추진해 왔으나 필요 하다면 비공식 회담도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해 남북간 막후 접촉도 가능하 다는 입장도 천명했다. 정부의 다른 당국자는 이날 당국자 회담 재개 방향과 관련,“앞으로 긴급구 호차원의 지원보다는 북한 식량문제의 근원적 해결을 위해 농업구조 개선을 돕고,농자재를 지원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또 이산가족 문제에 언급,“다각적인 방안을 강구하되 북한이 호응할수 있는 방안으로부터 시작하자는 게 기본 방침”이라고 말해 서독이 동독에 경제적 반대급부를 주면서 이산가족 상봉사업을 심화시켰던 동서독 방식을 적극 원용할 뜻을 내비쳤다. [具本永 kby@]
  • 美,이라크 전격 공습­군사작전 배경

    ◎클린턴 탄핵표결 시간벌기/“명백·현실적 위협 즉각 대처” 성명 불구/대부분 “타이밍에 의문” 고개 갸우뚱/정치위기 근원적 해결은 어려울듯 【워싱턴 崔哲昊 특파원】 “정책은 옳으나 공격타이밍 이해할 수 없다” “영화 왝더독(wag the dog)을 옮겨놓은 것 같다”. 16일(현지시간)미국이 이라크를 전격적으로 공격한 것을 두고 의회 인사들을 비롯,미국의 대부분 언론들이 밝힌 첫 마디들이다. 그만큼 클린턴의 이라크 공격은 자신의 탄핵일정과 연계돼있다는 의혹의 눈길을 받고 있다. 임박한 탄핵표결을 연기시켜 시간을 벌려한다는 비난인 것이다. 클린턴 자신은 공격 약 1시간뒤 밝힌 대국민 성명에서 “명백하고도 현실적인 위협”에 즉각 대처한 것이라고 공격배경을 설명했다.민주당 모든 의원들도 “시의 적절하고 옳은 판단이었다”며 여론 환기에 애를 쓰고 있다. 그동안 이라크의 태도를 볼때 언젠가 또 한차례 미국의 공격이 있을 것이란 판단이 상존해온 게 사실이다.외부로부터 긴장이 주어져야 생존할 수밖에 없는 사담 후세인의 정치기반에서 그들의 군사력과 무기증강은 필수이다.사찰은 그들에게 쉽게 허락할 상황이 아닌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사찰에 대한 미국내 여론과 국제사회의 견해는 이미 합치된 상태이다.클린턴이 지난 11월15일 한차례 군사공격을 취소한뒤 대부분의 군사력을 그대로 남겨두고,“다음에는 경고없이 공격한뒤 논의하겠다”고 이날의 공격기반을 다져놓았다. 심지어 아랍국가들까지도 생화학무기는 물론 핵무기 개발에 혈안인 이라크를 제재해야 한다는 인식이 깔려 있을 정도이다. 그러나 꼭 16일이었어야 했나에 대해서는 고개를 갸우뚱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국가전시상황하에 대통령 명령에 초당적 지지는 보낸다는 트렌트로트 상원원내총무(공화)는 “그러나 타이밍에는 의문이 간다”며 강력히 지적했다. 의도성이 있건 없건 클린턴은 17일로 예정된 하원탄핵 표결이 연기되는 이득을 얻고 있다.하원은 장기적인 표결연기는 않겠다고 밝혀 그리 긴 시간은 벌 수 있을 지는 미지수이다.만일 그가 의도성을 갖고 공격을 감행했고 사담후세인에 대한 공격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다면 그는 여론환기에 상당한 성공을 거둘 수도 있다. 그러나 이것이 그의 정치적 위기를 근원적으로 해결해준다고 보기는 어렵다.공격이 잠잠해지면 의회는 언제든지 탄핵문제를 다시 들고나올 것이기 때문이다. ◎각국 반응/불·중·러 비난… 일선 환영 미국의 이라크 공격에 대한 각국의 반응도 엇갈렸다.프랑스와 중국 러시아는 아랍권 국가들과 함께 이라크 공습을 비난한 반면 일본은 환영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프랑스 외무부는 16일 공격을 초래한 일련의 사태와 이라크 국민들이 겪을 고통에 대해 유감을 나타내며 “이라크 지도부가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에게 약속한 대로 전적인 협조를 하지 않은 것에 안타까움을 표시한다”고 밝혔다.중국과 러시아는 강도 높은 비난과 함께 공격의 즉각적인 중지를 촉구했다.특히 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은 17일 “미국과 영국의 이라크 공격에 대해 분노와 큰 우려를 느낀다”고 밝힌 뒤 항의표시로 이고르 세르게 예프 국방장관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본부방문 계획을 취소시켰다. 중국도 이날 미국의 군사공격을 강력 비난하면서 덧붙여 미국이 북한 지하 핵사찰문제와 관련,북한에 무력을 사용하지 않기를 바란다는 뜻을 표명했다. 쑨위시(孫玉璽) 중국 외교부대변인은 정례 뉴스브리핑에서 “우리는 미국의 대 이라크 군사공격으로 충격을 받았다”면서“미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승인 없이 일방적으로 무력을 사용한 것은 유엔헌장과 국제규범 위반이며 이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반면 일본은 “이라크의 유엔 사찰단에 대한 불성실한 대응은 유엔 안보리 결의의 중대한 위반”이라며 미국의 대 이라크 군사공격에 지지를 보냈다. ◎이라크 사태 일지 ●90년 8월2일:이라크군 쿠웨이트 침공 ●91년 1월17일:걸프전 시작.다국적군 바그다드 공습 및 쿠웨이트의 이라크군 축출작전 개시 ●91년 2월28일:다국적군 승리로 걸프전 종전 ●93년 1월:미국,이라크가 지대공 미사일 제거를 거부하자 바그다드 폭격 ●93년 6월:미국,이라크가 조지 부시 대통령 암살계획에 착수했다는 첩보입수후 바그다드 재 폭격 ●97년 10월23일:안보리,이라크에 새로운 경제제재조치 결의 ●97년 10월29일:사담 후세인 이라크대통령,유엔 사찰단에 철수 요구 ●98년 8월5일:이라크,유엔 무기사찰단에 협력 거부 ●98년 10월31일:미국·영국 이라크에 대한 공격 경고 ●98년 11월14일:이라크,아난총장에게 무기사찰 재개허락 서한 전달 ●98년 11월15일:클린턴 대통령,이라크 공격 명령취소 ●98년 12월16일:유엔 무기사찰단,이라크의 비협조를 이유로 바그다드 철수 ●98년 12월16일:미국·영국 이라크 공격.
  • 불법감청 근절방안 내놔라/법사위 전체회의

    ◎與,제도적 장치 요구/野,“긴급감청제 폐지” 16일 열린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는 정부와 의원 입법으로 각각 발의된 통신비밀보호법을 놓고 여야 의원들이 공방전을 펼쳤다. 이날 심의에서는 긴급감청과 불법감청 문제가 주로 다뤄졌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심도 있는 논의를 위해 법안심사소위로 넘겼다. 한나라당 李揆澤 의원은 서면질의를 통해 “정부가 제출한 통신비밀보호법 개정안은 미봉책에 불과하다”면서 “긴급감청의 사후영장 발부시한을 48시간에서 36시간으로 줄이고,장부를 비치한다고 해서 긴급감청의 폐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정부입법의 ‘맹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번거로운 보조적 수단보다는 긴급감청제도 자체를 폐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당 의원들도 불법감청을 어떻게 제도적으로 막을 수 있는지 朴相千법무장관에게 집중적으로 따졌다. 국민회의 趙贊衡·朴燦柱 의원은 “수사기관 직원과 통신기관 직원이 짜고 불법감청을 했을 때 이를 과학적으로 적발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느냐”고 묻고 “정보통신부에 알아보았더니 고위관계자도 달리 방법이 없다는 말을 했다”며 근원적인 대책을 요구했다. 이에 朴장관은 “수사·통신기관이 짜고 불법감청을 했을 경우 적발해 내기가 대단히 어려운 것은 사실”이라고 전제,“그러나 해당 직원 혼자만 알수 있는 게 아니고 여러사람의 입을 막아야 하기 때문에 불가능한 것만도 아니다”라고 답변했다. 그러나 법안 발의자로 나온 한나라당 金炯旿 의원은 “지난번 국정감사 당시 반포전화국에 가서 확인해본 결과 불법감청을 기본적으로 막을 방법이 없었다”고 소개하고 “불법감청하겠다는 것을 누가 파악하고,감독할 수 있겠는가”라고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 99년 지구촌 전망/분쟁·경제난 등 ‘가시밭길’ 예고

    ◎정치­유엔총장 “이라크 가장 심각… 阿·발칸도 우려”/경제­美·日 등 저성장… 泰國·말聯은 플러스성장 전환 99년의 지구촌 앞날은 세계 경제위기,대결과 분쟁 등으로 얼룩졌던 올해 못지않게 험난한 가시밭길을 헤쳐나가야 할 것 같다. 이라크 사태,아프리카의 종족 및 종교 분쟁,발칸반도의 민족 분규 등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고 금융위기의 골이 깊어 국제 경제도 회복세를 보이기에는 역부족이다. 코피 아난 유엔사무총장은 14일 송년 기자회견에서 이같은 우려를 감추지 못했다. ▷국제 정세◁ 아난 사무총장은 이날 국제 사회가 평화에 대한 노력을 배가(倍加)시키지 않는 한 99년 지구촌은 이라크·아프리카·발칸반도 등의 지역에서 최악의 사태를 맞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세계 경제의 근원적인 왜곡과 불균형이 시정되지 않을 경우 인류 사회는 더 많은 난관과 다루기 힘든 분쟁들을 맞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무기 사찰을 둘러싼 이라크와 코소보에서 당분간 전면전을 피할 것으로 보여 다행스럽지만,이라크 사태가 매우 심각한 상태라고 강조했다. 아난 사무총장은 이들 지역에서 평화공약이 지켜지지 않고 평화적 타결을 위한 노력을 집중하지 않으면 99년은 최악의 사태를 맞을지도 모른다며 특히 이라크 사태는 미국과 이라크가 타협할 준비가 돼 있지 않을 경우 수개월내 군사적 충돌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국제 경제◁ 미국과 일본 경제는 내년 각각 1.5%,0.2%의 저성장이 예상돼 요동칠 가능성이 높다고 OECD가 이날 전망했다. 아시아 경제의 버팀목인 중국도 99년 7.5%의 성장률이 기대돼 올해보다 부진할 것 같다. 홍콩과 타이완(臺灣)도 정체되거나 둔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동남아 국가들의 경우 경기침체가 완화되고 있지만 예전처럼 역동성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태국과 말레이시아는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설 공산이 크지만,인도네시아는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 저질 프로그램 실상:上(방송 이대로는 안된다:2)

    ◎‘보도·교양’마저 선전성 경쟁/가치관 바로잡기보다 오도/드라마·오락은 ‘화날 정도’/시사·고발프로가 ‘고발대상’ ‘시청률과 관련해 비난받아야 할 것은 시청률 자체라기보다는 시청률 지상주의라고 하는 것이 정확할 것이다. 또하나 경계해야 할 것은 시청률을 높이는 방법으로 선정적이거나 자극적인 소재 또는 화면을 남발하려는 경향이다.’ 최근 모방송사가 발간한 방송가이드라인에 나오는 내용이다. 시청률에 관한 모범답안이라 할 만하다. 그러나 요즘 각 방송사의 프로그램을 들여다보면 금방 이같은 말이 구두선(口頭禪)에 불과함을 알수 있다. 앞에서는 ‘시청률이 전부가 아니다’라며 짐짓 점잔을 빼지만 돌아서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 시청률의 노예가 돼버리는 것이 요즘 우리나라 방송사의 실상이다. IMF 이후 방송사간 시청률 경쟁이 더 격화되면서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저질 프로그램의 영역은 이제 연예·오락뿐만 아니라 보도·교양 부문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부문별 프로그램의 문제점을 사례중심으로 알아본다. ▷드라마◁ “이 드라마만 보면 화가 치밀어요. 도대체 왜 이 드라마엔 정상적인 사람이 하나도 안나오는 겁니까.”(lamia) 모방송사 아침드라마를 보고 한 시청자가 PC통신에 올린 글이다. 요즘 TV를 보면 이같은 말이 절로 나올 법한 드라마가 한두개가 아니다. 부동의 시청률 1위를 자랑하고 있는 MBC의 ‘보고 또 보고’는 겹사돈을 둘러싼 두 집안의 갈등으로 시민모니터단체와 일부 시청자들로부터 ‘꼬고 또 꼬고’라는 비판을 받았다. ‘사랑과 성공’은 이보다 더한 경우. 현대판 콩쥐팥쥐 아니냐는 당초 우려대로 회를 거듭할수록 계모의 구박과 질시가 더하고 있어 주말 저녁 가족들이 오붓하게 둘러앉아 보기에 민망할 정도다. SBS의 아침드라마 ‘포옹’도 마찬가지다. 한 유부남이 자신의 아기를 키우는 옛 연인 근처를 배회하고,그의 부인은 첫사랑 남자의 아이를 가진 채 결혼하는 등 부도덕한 관계로 점철돼 있다. KBS도 얼마전 종영된 ‘야망의 전설’이 지나치게 폭력적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매체비평 통신동우회 ‘매비우스’는 지난주 펴낸 방송프로그램평가보고서에서 “지난 2월 방송사들이 남녀간의 선정적이며 비정상적인 사랑타령만을 일삼는 드라마의 내용과 편수를 지양하겠다고 선언했으나 이 말이 무색할 정도로 옛 모습만 지향했다”고 지적했다. 또 줄이겠다던 드라마 편수도 ‘드라마 걸작선’이라는 이름으로 아침과 심야시간대에 재방송하는가 하면 10월 이후에는 각 방송사가 손쉽게 제작할 수 있는 시트콤류 드라마를 여러편 신설(KBS2 ‘사관과 신사’ ‘싱싱 손자병법’,MBC ‘아니 벌써’,SBS ‘나 어때’)해 결과적으로 과거와 비교해 달라진 점을 찾기가 힘들다고 꼬집었다. 방송 모니터 단체들은 “어려운 현실을 극복해 나가며 열심히 생활하는 서민들의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가 좀더 많아져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방송비평가들은 “MBC 드라마 ‘전원일기’가 장수하는 비결을 드라마 제작자들은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다. 불륜과 선정성이 없이도 얼마든지 좋은 드라마를 만들 수 있다는 주장이다. ▷보도·교양◁ 시청률 경쟁은 사회현상을 정확히 전달해야 할 뉴스와 시사고발프로그램마저 선정성으로 물들게 하고있다. 얼마전 KBS와 SBS는 화가가 음란 몰래카메라를 찍었다는 뉴스를 내보내면서 화장실에서 여성이 옷을 추스르는 모습과 여자 탈의실의 모습을 허술한 모자이크로 처리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지난 9월에는 SBS가 ‘내가 포르노 스타’‘충격고백 14살 마약 파트너’ ‘인터걸 성업’ 등 ‘성’을 주제로 한 내용을 잇달아 내보내 물의를 빚었다. MBC의 경우 ‘사람잡은 소방차’‘노래방 접대부’‘승강기의 비명소리’‘단속할테면 해봐라’‘낮엔 선수,밤엔 강도’ 등 선정적인 제목과 충격적인 화면을 사용했다. 시사고발 프로그램은 한술 더 뜬다. ‘고발’이라는 미명 아래 ‘매춘 아르바이트’ ‘원조교제­10대 신종아르바이트’ ‘러브호텔’ ‘65세 고개드는 성’ 등 삼류 음란잡지 목차로나 어울릴 법한 소재들을 잇달아 방송했다. 기획의도야 물론 사회 일부계층의 그릇된 윤리의식을 폭로하고 가치관을 바로잡겠다는 것이지만 그보다는 일단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해 눈길을 끌어보겠다는 속셈이 훤히 드러난다. KBS가 공영방송이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개혁프로그램을 편성하거나 사회적 쟁점을 보도하는 데 경쟁사에 비해 소극적인 입장을 보인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KBS의 ‘개혁리포트’는 연기 또는 재편집하는 우여곡절 끝에 겨우 전파를 탈 수 있었다. 金賢柱 광운대 교수는 지난달 한 세미나에서 ‘한국방송의 문제와 지향점’이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한국방송의 보도프로그램은 저널리즘이라는 고유의 사명보다는 방송사의 상업적 이해관계에 종속되는 장르로 위상이 격하됐다”며 “한 사회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기획기사·심층취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국민들에게 비전을 제시하는 교양 프로그램이 절실한 때라는 진단이다. ◎93년이후 시행 어떻게/옴부즈맨제 운영 ‘시늉만’/KBS·MBC 홍보수단 전락/SBS는 그나마 올초 폐지/모두 ‘시청 사각시간대’ 편성 시청자의 불만과 의견을 수렴해 더 나은 방송을 만든다는 취지로 지난 93년 10월 첫 도입된 각 방송사의 옴부즈맨 프로그램. 시청자가자신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유일한 창구인 이 프로그램은 그러나 실상 방송사의 찬밥신세로 천덕꾸러기 취급받기 일쑤다. 현재 옴부즈맨 프로그램은 KBS의 ‘시청자 의견을 듣습니다’와 MBC의 ‘TV속의 TV’가 전부. SBS는 지난 3월 개편때 ‘TV를 말한다’를 아예 폐지해버렸다. 이 프로그램들이 찬밥신세라는 것은 편성시간대만 봐도 당장 드러난다. ‘시청자 의견을 듣습니다’는 일요일 오전 7시30분부터 30분간,‘TV속의 TV’는 토요일 오후 1시부터 1시간 동안 방영된다. 모두 시청시간의 사각지대에 편성됐다. ‘TV속의 TV’는 얼마전까지 일요일 오전 6시35분에 방영되다 그나마 운좋게 자리를 옮겨왔다. 그러나 정작 더 큰 문제는 이 프로그램들이 당초 편성 취지인 ‘자사 방송에 대한 발전적인 비판’이 아니라 단순 홍보수단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비교적 강도 높은 비판을 유지해온 ‘TV속의 TV’의 경우 최근 사내의 강한 압력으로 비판의 강도가 많이 약해졌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방송 관계자들은 원인을 구조적인 한계로 돌린다. 대부분 3∼4년차 신참 프로듀서가 만드는 이 프로그램들이 한솥밥을 먹는 고참 선배들을 비판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MBC는 이같은 문제점 때문에 MBC프로덕션에 외주를 맡겼지만 크게 다를 바가 없다. 이에 따라 외주제작을 하더라도 일반 프로그램의 외주보다 훨씬 까다로운 단서조항을 둘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관련,언론 시민단체가 제작에 참여하고 방송사는 시설대여 및 기술 지원만하는 시스템도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방송개발원 朴雄振 연구원 인터뷰/“프로그램 평가 새기준 시급”/시청률 경쟁 폐해 커/질적 판단잣대 갖춰야 “방송도 하나의 산업이라고 볼때 시청률에 비중을 두는 것 자체가 나쁜건 아닙니다. 그러나 요즘 우리나라 방송은 시청률만 높으면 모든 것이 용서되는 풍토로 변했습니다.” 한국방송개발원 방송프로그램연구실의 朴雄振 연구원(30)은 ‘시청률 지상주의’가 만병의 근원이라고 잘라 말했다. IMF 직후 드라마와 오락프로그램을 폐지·축소하는 등 잠시 자숙하는 분위기를 보여줬던 방송3사는 올들어 광고수입이 격감하자 생존권 차원에서 더욱 치열한 시청률 경쟁에 나서고 있다. 그는 “방송사간 무분별한 시청률 경쟁의 가장 큰 폐해는 시청자가 방송의 주인이 아니라 객으로 내몰린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방송사는 시청자보다는 광고주의 눈치를 더 살핀다. 그 프로그램이 시청자에게 해악이 될지 도움이 될지는 관심 밖이다. 오로지 시청률만 올라가면 된다. 이쯤되면 광고주가 방송의 주인으로 격상되고,시청자는 광고를 따내기 위한 도구로 전락하고 만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문제는 민영방송뿐 아니라 시청료로 운영되는 공영방송도 이 시청률의 올가미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이다. 朴연구원은 “공영방송은 상업 정크 방송에 싫증난 관객을 끌어들이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시청료를 올리더라도 공영방송은 공익을 추구하는 본연의 임무에 충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청률만 좇다보니 프로그램의 질은 자연히 낮아질 수밖에 없다.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소재와 화면으로 시청자의 말초신경을자극하거나 10대 위주의 프로그램 편성으로 채널 선택권을 제한한다. 타방송사의 잘 나가는 프로그램을 모방하거나 일본 인기 프로그램을 그대로 베끼는 경우도 허다하다. 朴연구원은 “프로그램의 평가 기준을 지금처럼 시청률에만 둔다면 우리나라 방송의 발전은 요원할 것”이라며 “프로그램에 대한 질적인 평가를 병행하는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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