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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공무원 수당 빼먹기 형사처벌도 검토해야

    정부가 초과근무수당을 부당하게 수령한 공무원에 대해 징계 강화 방침을 밝혔다. 행정안전부가 어제 밝힌 ‘초과근무수당 지급 제도 개선책’에 따르면 이 수당을 부당하게 받으면 징계와 함께 최장 1년간 수당 지급을 중단하고, 부당 수령을 승인한 상급자에겐 성과 상여금 등급을 낮춘다는 것이다. 그러나 부당수령이 그동안 공직사회에서 일상화·집단화·조직화한 점을 고려할 때 이번 방침 또한 미봉책에 그칠 개연성이 높다. 따라서 부당수령 당사자와 승인자에겐 인사 및 형사책임을 반드시 묻고, 기관장에 대해서도 치명적인 불이익을 주는 등 보다 강력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초과근무수당 부당수령은 공직사회에서 공공연하게 저질러져 이제는 죄의식마저 마비됐을 정도다. 한쪽에서 적발돼 처벌받아도 다른 쪽에선 자제하는 시늉조차 안 한다. 그러니 들킨 공무원만 억울하다는 분위기다. 공무원들이 초과근무수당을 당연히 챙겨야 할 돈이고 봉급 보전용쯤으로 인식하는 것은 참으로 문제다. 전자신분증이나 지문인식으로 청사 야간출입을 확인한다지만 교묘한 수법으로 무용지물이 된 지 오래다. 아무리 징계해도 부당수령이 사라지지 않는 것은 솜방망이 처벌이 면역력을 키운 탓이라고 본다. 초과근무는 필요한 경우에 하고, 철저한 관리가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지금처럼 상급자와 하급자가 한통속이면 부당수령을 가려내기가 쉽지 않다. 교육이나 처벌 사례를 통해 부당수령은 세금 도둑질이라는 인식을 공무원들에게 지속적으로 주지시킬 필요가 있다. 그래도 되풀이되면 방법은 딱 하나, 강력한 형사처벌뿐이다. 그런 점에서 행안부가 이번에 마련한 개선책은 너무 미지근하다. 초과근무 실적을 꼼꼼하게 따진다는데, 이는 부당수령이 불거질 때마다 나온 방책이다. 시간외근무 평균을 내서 정원을 배정하고 사무분장을 조정하겠다는 방침도 벌써 수십 차례 동원된 방안 아닌가. 5급 이하 공무원에게 4급 이상의 관리업무수당(기본급의 9%)처럼 초과근무수당을 정액화한다는 발상도 근원적 처방은 아니다. 그보다는 4급 이상의 관리수당을 없애 상하 균형을 맞추는 게 옳다. 혈세 누수를 막으려면 상위직이나 하위직이나 초과근무를 했을 때만 수당을 주는 게 공평한 처사다.
  • 윤리가 규칙이라는 편견 버려라

    그동안 우리에게 윤리, 혹은 도덕은 충분히 고리타분했다. 또한 윤리가 아무리 아닌 척해도 결국은 철학의 자장 바깥을 벗어나지 못했다. 게다가 어렵기는 또 얼마나 어려운가. 프란시스코 J. 바렐라가 쓴 ‘윤리적 노하우’(유권종·박충식 옮김, 갈무리 펴냄)는 윤리란 단순히 규칙을 잘 따르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그저 개인의 윤리적 소양 속에서 몸으로 겪고 배운 판단 능력이 곧 지혜이자 윤리라는 설명이다. 나아가 바렐라는 노홧(Know-What·어떤 것을 아는 것)보다 노하우(Know-How·앎을 아는 과정과 절차 등)의 비중이 훨씬 크다는 사실이야말로 윤리적 앎의 근원적 실체에 가깝다고 얘기한다. 특히 윤리적 행위는 판단체계라기 보다는 존재의 투사라고 생각하는 맹자의 사상과 적극적으로 교직하고 있으며 2500년에 걸쳐 쌓아진 불교, 도교, 유교의 윤리적 숙련성에 대해 긍정적 해석을 풀어간다. 이는 저자의 이력과 무관하지 않다. 칠레에서 태어나 의학을 공부하다가 미국 하버드대에서 생물학 박사학위를 받은 바렐라는 피노체트 군사 쿠데타 이후 망명 생활을 했다. 이후 티베트 불교에 심취, 아예 티베트 불교도가 됐다. 인간이 진짜 윤리적 존재가 된다는 것은, 앎이 아니라 실천이 이뤄지고 있다는 절차의 또 다른 얘기다. 1만 1000원.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한국미술 세계 알리는 대표작가 2인 릴레이 인터뷰] “나와 자연의 만남이 창작 모태”

    [한국미술 세계 알리는 대표작가 2인 릴레이 인터뷰] “나와 자연의 만남이 창작 모태”

    긴 생머리를 뒤로 질끈 매고 검은 옷을 입은 한국 여성이 걸어오는 대규모의 군중 앞에 그냥 서 있다. 시부야의 일본인들은 그가 있는 듯 없는 듯 지나치지만, 델리와 카이로의 인도인들은 궁금해하며 그의 옷을 만져보기도 한다. ●신사동 에르메스 ‘지수화풍’ 3월28일까지 김수자(53)는 영상 작품 ‘바늘여인’에 대해 “아직 결정적인 완성작이 나오지 않았다.”며 “끝은 없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시리즈가 계속될 것이라는 얘기다. 수많은 인파 앞에서 김수자의 몸은 보따리가 되어 인간들을 싼다. ‘바늘여인’을 찍기 전에 도쿄를 한 시간 동안 끝없어 걸었던 김수자는 시부야에 도착하는 순간 ‘악’ 소리가 내부에서 났고 꼿꼿이 그 인파 앞에 설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많은 설명이 필요없는, 시적이면서 영감을 주는 미술 작품으로 지난 10년간 한국보다 외국에서 더 바빴던 ‘보따리 작가’ 김수자. 3월28일까지 서울 신사동 에르메스 매장 3층 아틀리에에서 열리는 ‘지수화풍(地水火風·Earth-Water-Fire-Air)’은 인간에 대한 연민을 넘어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탐구한다. ●‘바늘여인’은 아직 미완… 시리즈 계속 지난해 스페인 카나리아 군도 란자로테 섬의 사화산과 과테말라 파카야 활화산을 촬영한 자연풍경은 그 자체로 관객을 압도한다. 파도가 절벽을 때리자 무지개가 생겨났다 사라지고, 부글부글 타는 용암은 서서히 회색의 재로 변한다. 그의 예술적인 강렬한 에너지의 근원은 “바늘 끝을 처음 천에 댔을 때”다. 어머니가 바느질하는 모습을 보고 우주적 에너지의 충격을 느꼈다는 김수자는 인간의 몸, 주변, 이불보, 보따리 등을 사용한 기존의 작업도 “나와 자연의 만남”이었다고 설명했다. 2009년에만 김수자는 모스크바 비엔날레, 후쿠오카 비엔날레, 그리스 테살로니키 비엔날레, 시드니 페스티벌 등에 참여했다. 이번 신작 역시 스페인 란자로테 비엔날레와 에르메스 재단이 공동 제작했다. 지난해 비엔날레를 너무 많이 해서 올해는 좀 쉬엄쉬엄할 생각이다. ●“검정 안에 있을 때 편해… 예술 자체가 철학” 지난 10년간 한국에서 전시회를 하지 못할 정도로 전 세계 비엔날레에서 앞다퉈 김수자를 찾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시를 제작한 에르메스 재단 측은 “동양적인 것을 드러내지 않고 인간의 기본적인 삶을 다른 방식으로 다루기 때문에 서구에서 김수자의 작업에 훨씬 흥미로움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철학적인 작업을 하지만 작가는 지난 10년간 책을 거의 읽지 않았다고 밝혔다. “나는 지식이 있는 사람도 아니고 단지 본질적인 인간의 질문, 세계에 관한 질문을 하다 보니 스스로 나 자신의 ‘콘텍스트(문맥)’를 갖게 됐다.”며 “예술하는 자체가 철학의 행위와 분리하려야 분리할 수 없지 않을까요? 모든 것이 자신과 세계에 관한 질문이니까요.”라고 검은 옷을 입은 김수자는 수도자처럼 자근자근 말했다. 항상 검은 옷을 입고 다니는 것으로도 유명한 김수자는 “검정 안에 있을 때 편안함을 느낀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수많은 원색이 섞이면 결국 검정이 된다고도 했다. 스님과 선문답을 하는 듯한 김수자와의 인터뷰를 끝내고 신사동 명품거리로 나서자 역설적이게도 ‘지수화풍’이란 뷰티숍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무기중개 수수료 5%이하로 제한

    외국에서 무기체계를 구매하는 군을 중개하는 국내 무역대리점(무기중개상)은 올해부터 5% 이상의 수수료를 받지 못한다. 변무근 방위사업청장은 14일 국방부 브리핑룸에서 발표한 올해 중점추진 업무계획을 통해 “국외 무기체계 제작자와 직거래체계 확립을 위해 무역대리점의 개입을 배제할 계획”이라며 “다만, 무역대리점을 활용할 경우에는 무역대리점이 (중개) 수수료를 공개하고 신고토록 하되 5% 이하로 제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해 9월 ‘무기구매 리베이트만 받지않아도 국방예산 20% 감축이 가능하다.’고 지적하는 등 그동안 무기구매와 관련해 비판했던 것에 대한 대책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에는 560여개의 무기중개업체가 활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변 청장은 “주요 무기체계 사업의 무역대리점 개입을 배제해 무기중개상과 연관된 비리가 근원적으로 차단되도록 조치할 것”이라며 “앞으로 국외 군수무관과 방산협력관을 활용한 현지구매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변 청장은 “국세청과 관세청, 물가조사기관 등과 공조체계를 구축해 수입과 국내 가격 검증, 납세자료와 원가자료 대조 등의 방법으로 무역대리점과 방산업체의 비자금 조성을 차단할 계획”이라며 “원가의 70~80%인 재료비 부풀리기도 막겠다.”고 설명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세종시수정안 발표]“설 이전까지 민심 잡아라”

    청와대와 정부가 세종시 수정안 홍보전에 ‘올인’하고 있다. 청와대 핵심 참모들과 총리실 실무자들이 경쟁하듯 앞다퉈 언론 인터뷰에 나서며 수정안의 당위성을 알리고 있다. 국회 통과를 비롯한 수정안의 성패는 결국 여론의 향방에 달렸다는 판단에서다. 다음달 설연휴 이후 여론이 고착될 것으로 보고, 수정안이 발표된 이후 ‘속도전’에 나선 형국이다. 박재완 국정기획수석은 12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 세종시의 ‘블랙홀 논란’에 대해 “나라 전체적으로 미래의 먹거리를 창출하는 윈·윈 전략이 될 수 있고, 블랙홀이라기보다 ‘화이트홀’이 되도록 하자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박형준 정무수석도 11일과 12일 잇따라 TV와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와 세종시 관련법안 처리방안 등을 설명했다. 박 수석은 당내 친박계 설득과 관련, “세종시 발전방안을 놓고 당이 근원적으로 분열하는 것은 바라지 않는다.”면서 “처음부터 ‘양시론(兩是論)’으로 접근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정치적 약속과 신뢰를 강조하는 부분도 일리가 있고 타당성이 있다.”고 밝혔다. 정부 쪽에서는 권태신 총리실장과 세종시 실무기획단장인 조원동 총리실 사무차장이 바빠졌다. 권 실장은 수정안을 발표한 11일 밤 TV 뉴스 프로그램에 출연해 “(세종시 수정안은) 과거지향형 행정중심도시에서 미래지향형 첨단경제도시로 바꾸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 차장은 12일 오전에만 세 차례 라디오 방송과 인터뷰를 가졌다. 그는 “원안보다 수도권 비대화 가능성을 막고 균형발전에도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세종시에 대한 우호적인 여론을 확산시키기 위해 소책자 발간, 광고, 공무원교육 등을 할 계획이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전국플러스]

    부산 야간유치원 10곳 운영 부산시교육청은 남부교육청 등 5개 지역교육청에 2곳씩 모두 10곳의 유치원을 ‘야간돌봄 거점 유치원’으로 지정해 오전 7시부터 밤 9시 이후까지 시범 운영한다고 12일 밝혔다. 야간돌봄 거점 유치원은 일반 유치원보다 1시간 일찍 문을 열고, 원하는 학부모가 있으면 밤 10시까지 운영된다. 야간돌봄 거점 유치원은 인접한 3~5개 유치원과 연계, 거점 유치원이 아닌 유치원에 다니는 아동도 오후 7시 종일반을 마친 뒤 거점 유치원에서 보살핌을 받을 수 있다. 유치원 교사가 거점 유치원으로 아동을 데려다 준다. 울산 비리 1회 공무원 해직 울산시가 공직사회의 부정부패를 근원적으로 막기 위해 올해부터 ‘원 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를 도입한다. 12일 시에 따르면 올해를 ‘반부패, A+ 청렴 울산’으로 만들기 위해 ▲반부패·청렴 행정기반 확립 ▲청렴 문화 확산 및 의식함양 ▲시민 참여와 감시 통한 청렴 분위기 조성 ▲청렴 저해자 신상필벌 등 4개 분야를 중점 추진한다. 시는 원 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를 도입, 공금횡령이나 유용, 금품·향응 수수 등 단 한번의 비위라도 적발될 경우 지위에 관계없이 직위 해제 등 강력한 징계를 내리기로 했다. 시는 또 인허가·지도 단속 담당공무원 등 부패에 취약한 업무를 하는 공무원에 대해 수시로 개인별 청렴도를 평가하기로 했다. 제주해군기지 새달5일 기공 제주해군기지사업단은 다음달 5일 제주 해군기지(민군복합형 관광미항) 기공식을 개최한다고 12일 밝혔다. 기공식은 정운찬 국무총리와 김태영 국방부장관, 마을 주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해군기지가 들어서는 서귀포시 강정마을에서 열린다. 해군은 2014년까지 9600여억원을 들여 함정 20여척의 기동전단급 부대와 15만t급 크루즈 선박 2척의 계류가 가능한 해군기지를 건설할 예정이다. 해군 관계자는 “해군기지가 완공되면 군 장병과 가족 등 7000여명이 상시 거주하게 돼 서귀포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 성적이 나빠도… 9년간 팬사랑 독식

    성적이 나빠도… 9년간 팬사랑 독식

    아직도 식당에서 편안하게 밥 먹기가 힘들다. 모여드는 팬들 때문이다. 사인 공세에 ‘오빠’ 비명소리까지. 벌써 20년째 계속 되는 일이다. 세월이 흐르고 강산이 변했지만 오빠사랑은 흔들리지 않는다. 프로농구 삼성 이상민 얘기다. 이상민은 올해 서른여덟이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애가 둘이나 있는 유부남이다. 올시즌엔 성적도 초라하다. 27경기에 나서 3.5득점 3.4리바운드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전성기 때와는 비교가 안 된다. 이쯤 되면 팬들 관심에서 멀어질 만도 하다. 그러나 팬들은 여전히 그에게 열광한다. 이상민은 2009~10시즌 프로농구 올스타전 투표에서 9시즌 연속 최다득표자가 됐다. 총 투표수 10만 96 73표 가운데 5만 3891표를 얻었다. 베스트5에도 12시즌 연속 이름을 올렸다. 비결이 뭘까. 이상민 인기의 근원에는 팬클럽 이응사(이상민을 응원하는 사람들)가 있다. 회원수 2만명이 넘는다. 연세대 시절 그를 따르던 소녀팬들이 함께 늙어가며 아줌마팬으로 변신했다. 이들의 열정은 예전 그대로다. 이상민의 생일이면 라디오 프로그램에 “오빠의 생일을 축하해 주세요.” 사연을 보낸다. 지난 2007년 KCC에서 삼성으로 이적할 땐 돈을 모아 일간지에 이상민 응원 광고를 게재하기도 했다. 그들에게 이상민은 어릴적 추억 이상이다. 평생 간직할 ‘순수한 오빠’의 이미지다. 이런 오빠 이미지는 그의 외모와 성격 덕에 만들어졌다. 하얀 얼굴에 순진한 표정. 세월이 지났지만 이상민의 얼굴은 별로 변한 게 없다. 팬들은 “조각 같이 잘생기진 않았지만 여전히 모성본능을 자극한다.”고 했다. 수줍음을 많이 타는 성격도 그를 신비롭게 보이게 한다. 이상민은 다른 사람에게 쉽게 말을 건네지 않는다. 은근슬쩍 뒤로 숨는 듯한 느낌도 준다. 팬들은 살짝 베일에 가린 듯한 그의 모습에 매력을 느낀다. 특유의 성실함으로 추문 한번 없었다는 점도 작용했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대검 중수부 군납·금융비리 칼대나

    새해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라는 칼이 움직일까. 지난해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수사기능이 올스톱됐지만 중수부는 특수수사의 사령탑이라는 점에서 그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다. 지난해 8월 김준규 검찰총장 취임 뒤 예비군 체제로 전환한 중수부는 지난해 12월 첫 소집된 뒤, 8일 집합연수를 통해 팀워크를 다지는 등 워밍업을 이어간다. 김 총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군납비리나 국부유출 수사를 강하게 거론했다. 대검은 공식적으로는 ‘통상적 발언’이라며 무게를 두지 말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검찰 관계자는 7일 “총장이 신년사를 다듬는 데 2주 가까이 공을 들이는 등 나름대로 신경을 많이 썼다.”고 전했다. 포석을 깐 언급이란 뜻으로 읽힌다. 이미 물밑으로 쌓아둔 각종 범죄첩보도 상당하다. 이를 통해 가닥을 잡고 있는 수사의 큰 두 줄기가 있다는 게 검찰 주변의 얘기다. 하나는 군납비리 수사다. 이명박 대통령이 이미 “군납 관련 리베이트만 없애도 예산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지적과 함께 ‘근원적 처방’이라는 화두를 던진 상태다. 법무부도 대통령 업무보고를 통해 방산업체 비리 척결을 주요 과제로 내세웠다. 다른 하나는 경제사범이다. 특히 금융권이 타깃으로 부각될 전망이다. 지난해 금융위기 때 금융권이 서민지원이나 기업구조조정에 몸을 사리는 대신 ‘머니게임’에 몰두한 것이 아니냐는 부정적 여론에 검찰은 수사의욕을 보이고 있다. 몇몇 은행지주회사들을 중심으로 검찰이 첩보를 수집하고 있다는 얘기가 구체적으로 나온다. 증시나 사채업자에 대한 수사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중수부가 나설 만큼의 큰 그림이 되는 사건이 없어 당분간 관망세를 이어갈 것이란 관측과 중수부가 첩보를 생산한 뒤 각 지검에 넘겨주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중수부가 실력행사를 할지, 관망세를 보일지는 다음달로 예정된 검찰 인사에 달려있다. 인사에 따른 라인업에 맞춰 ‘수위’가 조절되지 않겠느냐는 얘기다. 검찰 인사가 주목되는 이유다. 조태성 장형우기자 cho1904@seoul.co.kr
  • “다른지역 10배 장려금” “강남구 파격적 지원 왜?

    서울 강남구에서 여섯번째 아이를 낳으면 3000만원의 출산장려금을 받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강남구는 둘째 아이 출산 때부터 지급되는 출산장려금도 다른 자치단체보다 적게는 2배, 많게는 10배가 넘는 파격적인 액수를 내걸고 있다. 영유아의 어린이집 보육료를 전액 지원하는 등 다자녀 가정에 대한 다각도의 지원을 펼치면서 출산장려를 적극 유도하고 있다. ●“저출산 문제 해결에 앞장” 강남구가 이처럼 ‘아이 낳고 싶은 환경’ 조성에 적극적인 까닭은 무엇일까. 지난 2008년 출산율이 0.82명으로 전국 230개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부산 서구와 광주 동구에 이어 꼴찌에서 세번째를 기록해 저출산의 근원지로 지목된 데서 비롯됐다. 이후 맹정주 구청장은 저출산 문제 해결의 물꼬를 트겠다며 앞장 서서 파격적인 지원책 마련에 나섰다. 미혼 남녀의 만남에서부터 결혼·임신·출산은 물론이고 보육·교육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이다. 강남구는 올해 240억원을 저출산 해소 예산으로 편성했다. 올해 총예산은 지난해보다 1200억여원(17.2%) 줄었지만 저출산 해소 예산은 지난해보다 오히려 76억원이나 늘렸다. ●미혼남녀 중매까지 나서 출산장려금은 물론이고 다자녀 가정 영·유아들의 어린이집 보육료와 양육수당, 보육시설 확충, 불임시술비 등이 모두 포함된 금액이다. 강남구 관계자는 “저출산 대책이 시행된 지 8개월여밖에 되지 않아 그간의 성과를 명확히 파악하기는 힘들지만 출산율 제고에 도움이 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면서 “향후 저출산 대책을 좀 더 세밀히 보완해 갓 태어난 아이의 울음이 그치지 않는 자치구를 만들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사설] 지방선거 공천배심원제로 정치쇼 말라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공천배심원단과 시민공천배심원제를 각각 도입하는 내용의 당헌 당규 개정안을 마련했다. 당 공천심사위원회가 고른 후보에 대해 제3자로 구성된 배심원들이 한번 더 심사함으로써 밀실 공천 가능성을 배제하겠다는 게 도입 취지다. 선거 때면 끊이지 않는 공천 장사 논란과 불공정 시비 등을 차단하기 위해 나름대로 고심 끝에 내놓은 방안이지만 근본적인 공천 개혁과는 거리가 멀다. 정당이 기초선거 공천권을 유지하는 점에서 그들만의 밥그릇을 지키기 위한 정치쇼에 그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공천 배심원제도는 영국에서 모델을 찾을 수 있다. 완전 경선으로 후보를 뽑는 상향식과 중앙당의 일방통행식 심사로 후보를 선출하는 하향식을 절충한 방식이다. 한나라당은 지난해 4·29 재보선 때 서울 광진구 시의원 후보를 선출하면서 선보였다. 국회의원 5곳, 기초단체장·광역·기초의원 9곳 중 유일하게 승리를 거두다 보니 그 의미가 좀 더 크게 와닿는 모양이다. 하지만 4년 전 5·31 지방선거 때는 어떠했나. 당시 민주당 광주광역시당에서 도입했다가 시민배심원들이 특정 후보에게 돈을 받고 표를 몰아줬다는 매표 논란이 일었다. 한나라당 안을 보면 배심원단은 공심위에서 확정한 후보의 적격 여부를 심사한다. 그것도 3분의2 이상이 부적격이라고 판단해야 공심위 결정을 뒤바꿀 수 있다. 민주당 안에 따르면 공심위가 추천한 복수 후보 중 1명을 시민배심원들이 최종 결정한다. 엄정한 잣대를 적용해 운영의 묘를 살린다면 중앙당의 밀실공천 폐해를 보완할 수도 있겠지만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은 문제다. 시민배심원단을 공평무사하게 구성하는 것부터 적잖은 난관이다. 일반 시민은 어떻게 선정하고, 전문가는 어떻게 뽑을 것인가. 그 과정에서 또다른 줄대기가 성행할 가능성이 상존한다. 우리 정치 문화를 불신한 탓인지 몰라도 브로커들이 끼어들 소지도 다분하다. 배심원제는 공천 불복 논란과 공천장사 시비를 근원적으로 차단하기 어렵다. 따라서 우리는 누차 밝혀온 대로 지방선거 공천 개혁의 핵심은 정당의 공천권 포기임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양당은 최고위원회나 당무위원회 등 통과 절차가 남아 있으니 지금이라도 재검토할 것을 촉구한다.
  • [밴쿠버 별을 향해 뛴다] 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 샛별 이승훈

    [밴쿠버 별을 향해 뛴다] 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 샛별 이승훈

    “더 놀라운 일을 하고 싶어요. 스피드 스케이팅 역사에 한 획을 긋겠습니다.” 스피드 스케이팅 장거리의 샛별로 떠오른 이승훈(22·한국체대)이 이야기하다 말고 갑자기 진지해졌다. 아이돌 부럽지 않은 잘생긴 외모에, 몇 마디 만에 기자를 ‘누나’라고 부르는 싹싹함을 갖춘 막내동생 같은 그였다. 올림픽 다녀오면 인기몰이 좀 하겠다는 농담에 “팬클럽이 있긴 있어요.”라며 수줍어하던 모습은 ‘꿈’을 말하는 순간 깡그리 사라졌다. ●쇼트트랙에서 스피드 국가대표로 “아시아에서 다시는 나올 수 없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이승훈이 주력하는 5000m는 그동안 서양선수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종목. 이승훈은 작년까지 쇼트트랙 선수였다. 2005년 대표팀 막내로 세계쇼트트랙선수권에 출전, 세대교체의 선봉에 섰다. 2009 하얼빈 동계유니버시아드에서는 한국에 금메달 3개(1000m·1500m·3000m)를 안겼다. 하늘이 또 다른 재능을 알려주고 싶었던 걸까. 이승훈은 지난해 4월 쇼트트랙 대표선발전에서 탈락했다. 충격적이었다. “선발전 첫 경기에서 넘어졌어요. 이건 꿈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진짜더라고요. 하늘이 무너진다면 바로 이런 느낌이겠다 싶었죠.” 대표선발전이 끝나고 세 달 동안 마냥 쉬었다. 너무 간절했던 태극마크였기 때문에 스케이트를 신을 생각조차 못할 정도로 절망했다. 대표가 되려면 꼭 1년 뒤인 4월 선발전까지 기다려야 했다. 그러기엔 너무 힘들었다. 올림픽에 꼭 나가고 싶었다. 방황하는 이승훈에게 새 기회가 찾아왔다. “주변에서 스피드 대표선발전이 10월에 있으니까 그냥 운동하는 셈 치고 스피드를 타 보라고 하시더라고요. 7월부터 쇼트트랙하고 스피드 스케이트를 번갈아 신으면서 마음을 비우고 훈련했죠.” 처음엔 이렇게 잘할 줄 몰랐다. “국가대표만 되자는 마음이었어요. 근데 대표가 되니, 올림픽에 가고 싶은 거예요. 올림픽 대표로 선발되니, 꿈이 더 커지더라구요.” 내심 메달권도 기대한다는 소리. 갈 데까지 가 보자는 심정이란다. ●탈 때마다 역사가 된다 실제로 이승훈의 신기록 행진은 멈출 줄 모른다. 지난해 10월 월드컵 파견선수 선발전에서 대회기록(6분49초78·2006년 최근원)을 1초78 앞당기며 화려하게 태극마크를 달았다. 이후 2009~10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 스케이팅 월드컵 시리즈에서 무려 세 개의 한국신기록을 갈아치웠다. 한 달간 월드컵 시리즈를 치르면서 6분29초99였던 기록이 6분14초67까지 줄었다. 월드컵 1차 대회 직후 디비전A로 승격해 이후 3개 시리즈 연속 ‘톱10’에 들었다. 단거리에선 이규혁(32·서울시청)과 이강석(25·의정부시청)이 1위를 다투지만, 5000m에서 아시아선수가 ‘톱10’에 든 건 이승훈이 최초. 아시아 선수에게 ‘넘을 수 없는 벽’으로 치부되는 장거리를 선택한 이유는 뭘까. “가진 게 체력뿐이다.”라며 겸손을 떨었다. 작은 트랙을 쉴 새 없이 도는 쇼트트랙에서 다져진 몸이 스피드에서도 통한다나. “쇼트트랙을 하다 보니 코너워크에서 훨씬 유리하다. 악명 높은 체력훈련을 해온 것도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는 설명. ‘첫사랑’ 쇼트트랙이나 ‘현 애인’ 스피드 스케이팅 중 하나만 선택하기는 힘들단다. “쇼트트랙은 상대선수를 제치고 나가는 쾌감이 있다면, 스피드는 ‘자신과의 싸움’이라는 점이 마음에 든다. 정정당당하고 신사적이라는 것이 편안하다.” ‘첫사랑’에 대한 미련이 진하게 남아 있지만, 이젠 “스피드 장거리에서 이례적인, 아시아에서 다시는 찾기 힘든 선수가 되고 싶다.”는 야망을 품었다. “저보다 잘 타는 선수를 정신없이 쫓아가다 보면 기록이 줄어 있던데요.”라고 웃는 모습은 마냥 천진난만하다. 한바탕 얼음을 질주하고도 팔팔한 이승훈의 기록행진이 밴쿠버까지 쭉 이어질 수 있을 것 같다. 글 사진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이대통령 신년연설] 선진화·외교·친서민 강조… ‘더 큰 대한민국’ 연다

    [이대통령 신년연설] 선진화·외교·친서민 강조… ‘더 큰 대한민국’ 연다

    집권 3년차를 맞는 이명박 대통령은 4일 신년연설에서 ‘더 큰 대한민국’의 길을 열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전대미문의 경제위기를 극복한 만큼 새해에는 우리나라의 국격(國格)을 높이면서 한 단계 더 도약하는 기틀을 마련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유치, 첫 원자력발전 수출 성공,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로의 전환’ 등에서 비롯된 자신감이 바탕에 깔려 있다. 이 대통령은 특히 올해를 ‘임기중반’을 통과하는 해로 규정하고, ‘일로영일(一勞永逸·지금의 노고를 통해 이후 오랫동안 안락을 누린다)’의 자세로 임하겠다고 밝혔다. 일이 어렵다고 회피하지도, 힘들다고 포기하지도 않겠다는 점도 강조했다. 집권 후반기로 접어들면서 생길 수 있는 권력 누수를 미리 막고, 정치적 외풍에 흔들리지 않고 국정 현안을 차근차근 풀어나가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구체적으로 올해 3대 국정운영기조로 ▲글로벌 외교 강화 ▲선진화 개혁 ▲친서민 중도실용을, 5대 국정과제로는 ▲경제회생 ▲교육개혁 ▲지역발전 ▲정치선진화 개혁 ▲전방위 외교 및 남북관계 변화를 각각 제시했다. 특히 일자리 창출을 통한 경기회복, 사교육비절감 등 교육개혁, 남북 관계의 전기(轉機) 마련에 무게가 실려 있다. 경제살리기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첫번째 국정과제로 꼽혔다. 일자리를 더 많이 만들어 경기회복이 일자리 창출로 선순환되도록 하겠다고 이 대통령은 강조했다. 올해 정부를 ‘일자리 정부’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이를 위해 매달 ‘국가고용전략회의’를 열어 정책을 발굴하고, 점검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경제살리기를 거듭 최우선 과제로 강조한 것은 최근 경기가 살아날 조짐을 보이면서, 자칫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교육개혁을 강조한 것도 눈에 띈다. 집권후 사교육비 절감을 목표로 공교육 정상화를 강조했지만, 기대했던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현 정부 들어 대학입시 자율화, 학교경쟁체제 도입, 취업후 학자금대출 등 다양한 교육정책을 내놓았지만, 국민의 불신은 여전히 높다. 국민들에게 믿음이 가는 교육개혁이 되도록 하겠다고 이 대통령이 밝힌 것도 이를 방증한다. 이 대통령은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고도 원하는 대학을 갈 수 있는 환경을 꼭 만들겠으며, 대통령이 직접 챙기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신년 연설 뒤 가진 기자간담회에서도 “교육정책은 많이 변화돼 가는데 학부모들의 신뢰가 안 생기고 있다.”면서 “입학사정관제가 공정할지 의심이 많은데 굉장히 공정할 것이며, 서울대도 (입학사정관제가) 굉장히 성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 아마 올해 입학사정관제로 (신입생을) 많이 뽑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논란이 끊이지 않는 4대강 살리기 사업에 대해서는 “지역의 일자리와 소득창출을 위한 획기적인 전기가 될 수 있도록 지역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 반영하겠다.”고 약속했다. 선거제도 개혁도 반드시 올해 완수해야 할 과제로 제시했다. 청와대 이동관 홍보수석은 “선거제도 개혁은 과거엔 시기가 턱 밑에 와서야 여야 정치타협으로 이뤄져 근원적 개혁이 불가피하다.”면서 “지난해와 달리 올해에는 (선거개혁이) 구체적인 진전이 이뤄지도록 (대통령이) 힘을 실어 독려하고 챙기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또 G20 정상회의 개최를 계기로 전방위 외교를 통해 국격과 국가브랜드를 한 단계 높이고,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개발원조위원회(DAC) 가입에 따라 성숙한 세계국가로서의 책임과 기여도 역설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점프 코리아 2010-G20시대를 열다] 기업선진화 제고방안 전문가 3인 지상대담

    [점프 코리아 2010-G20시대를 열다] 기업선진화 제고방안 전문가 3인 지상대담

    유례없는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기업 선진화 방안에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 기업 재무 및 경영진의 회계책임을 강화하고 경영자 감시 및 규율과 관련된 내부 지배구조의 개선, 사외이사 제도 등 외부지배 구조의 개선이 주요 내용이다. 황인학 전국경제인연합회 산업본부장과 김진방 인하대 교수, 한상완 한국경제연구원 산업전략본부장의 지상(紙上) 대담을 통해 기업선진화와 투명성 제고방안을 들어봤다. 참여자들은 기업의 자정노력을 강조하는 한편 지배주주의 배타적인 지배를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업 투명성이 필요한 이유는 김진방 교수 기업의 투명성은 기업의 자금 조달비용을 낮추기 위해서라도 꼭 필요하다. 투자자의 신뢰를 얻어 더 낮은 이자의 채권이나 더 낮은 가격의 주식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기업의 투명성은 특정 시점이 아니라 언제나 필요하다. 앞으로 투자 확대와 자금 조달이 더 많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한상완 본부장 서브 프라임 금융위기의 본질은 기업에 대한 감시장치가 부재했기 때문이다. 기업의 욕심은 규제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한 파생상품을 만들어냈다. 신용파산스와프(CDS·채무자가 파산해도 채권자가 부채를 보장받는 파생상품)는 보험상품에 가깝다. 규제가 강하다 보니 파생상품으로 포장한 셈이다. 기업 스스로 투명성을 높이려는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 황인학 본부장 기업 운영의 투명성은 시장에서 기업을 평가하는 척도다. 불투명한 경영으로 기업 평가가 왜곡돼 기업의 실제 가치보다 시장평가가 낮다면 언제든지 인수합병(M&A)을 통해 경영진이 교체되는 등 위험이 있기 때문에 기업 스스로가 투명한 기업 운영을 필수적이라고 느끼고 있다. →현재 대기업 경영구조에 대한 평가는 김 교수 경영구조보다 지배구조가 문제이다. 현재 우리 대기업 경영자는 지배주주의 이익에만 봉사하는 경향을 보인다. 기업 가치를 극대화하기보다는 지배주주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에 목표를 두고 있는 것이다. 이는 이사회가 지배주주의 뜻대로 구성될 뿐만 아니라 그 지배주주가 적지 않은 지분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소유지배 구조에서 경영자가 제 기능을 하기 어렵다. 한 본부장 요즘 같은 경영 환경에서는 현재의 대기업 구조가 장점이 더 많다. 대주주가 존재하기 때문에 장기 성장동력을 찾는 투자에 더 과감할 수 있다. 전문경영인들의 사리사욕을 사전에 막을 수 있다. 다만 대주주 경영구조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염두에 두고 기업들도 자성해야 한다. 과거의 관행이 없어졌다면 적극 알리고, 후진적 관행을 답습하고 있다면 경영 투명성을 높여야 할 것이다. 황 본부장 외국에서는 우리나라가 대규모 해고사태 없이 금융위기를 극복한 요인으로 오너경영 체제를 꼽고 있다. 반면 전문경영인 체제가 주류였던 미국은 금융위기의 진원지가 됐고 경기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리나라 기업 지배구조의 장점이 발휘됐다고 할 수 있다. →기업투명성(혹은 선진화)의 걸림돌은 김 교수 지배주주, 즉 재벌총수 일가의 영향력이 개혁을 막고 있다. 정치와 행정뿐만 아니라 언론과 학계를 포함한 사회 전체가 이들의 영향력에 압도되고 있다. 이명박 정부의 독약증권 도입을 비롯한 여러 ‘기업 프렌들리’ 정책도 그 결과다. 한 본부장 최근 기업들의 선진경영 기법은 잘 관리하자는 취지가 대세다. 관리만 잘하면 성장 궤도에서 이탈해 중소형 기업으로 추락하고 만다. 근원적인 이유는 경영학석사(MBA) 방식의 경영이 확산됐기 때문이다. MBA는 관리만 가르친다. 최고경영자로서 갖춰야 할 상상력이나 모험심, 창의력은 가르치지 않는다. 이를 극복할 방안이 필요하다. 황 본부장 기업회계가 불투명하면 기업가치가 하락하고 자금을 차입할 때 금융비용이 증가하는 등 시장의 감시가 엄격한 상황이다. 시장의 감시 장치가 충분함에도 기업투명성 제고라는 명목으로 새 제도만 자꾸 도입하게 되면 경영활동이 위축된다. 정치적 논리에 따라 투명성 관련제도를 도입하면 득보다 실이 더 많다. →투명성 확보방안은 김 교수 지배주주의 배타적 지배를 막기 위해 외부주주들이 한 명 이상의 이사를 선임할 수 있어야 한다. 집중투표제를 정관으로 배제시킨 현행 상법을 개정하거나 사외이사 선임에서 지배주주의 투표권을 제한하는 증권거래법 개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투명하지 못해 가치가 떨어진 기업은 적대적 인수합병을 통해 개혁해야 한다. 집단소송이 더 쉬워지고 폭이 넓어지도록 증권집단소송법이 개정돼야 한다. 한 본부장 우리나라는 기업 지배구조 감시와 관련된 제도의 경우 탄탄한 편이다. 다만 금융시장에 대한 적절한 감시제도 강화는 필요하다. 자본시장통합법과 금산분리 제도를 완화하면서 나타나는 부작용을 막기 위해 공정거래위원회와 금감원의 감독기능을 확대·강화해야 한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기업인들의 자정 노력이다. 경영학과에 기업윤리 과목을 필수과목으로 개설할 필요도 있다. 황 본부장 기업의 투명성 확보는 기업 가치를 높이는 수단이자 자율적인 사항인데, 제도로 강제하려는 경우를 보게 된다. 사외이사 선임을 의무화하고 대주주의 의결권을 제한하는 것 등이다. 경영환경에 맞는 제도를 기업이 스스로 마련하게 하고 지키기 어려운 제도는 개선하는 게 바람직하다. →기업선진화를 위한 정부의 지원책은 한 본부장 요즘 경영환경에서는 사업 실패의 위험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신성장 산업은 더욱 심하다. 신사업 연구개발 투자의 일정 부분을 정부에서 감당해 주거나 사업비용을 지원하기 위해 무상으로 용지를 공급해주는 것 등이다. 황 본부장 시장의 자율적인 감시·감독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 주어야 한다. 강제적인 규제를 도입하는 것은 기업의 경영활동을 위축시키는 부작용이 발생할 우려가 있으므로 최소화해야 한다. 정리 구혜영 안동환 이두걸기자 koohy@seoul.co.kr
  • [부처 업무보고] 보금자리 18만가구 공급… 2차분 예정대로 4월 예약

    [부처 업무보고] 보금자리 18만가구 공급… 2차분 예정대로 4월 예약

    ■ 국토해양부 - 경부고속철도 2단계 내년 11월 조기완공 30일 대통령에게 보고된 내년 국토해양부의 주요 업무는 공공사업 조기 집행과 차질없는 주택공급, 철도교통 인프라 구축에 초점이 맞춰졌다. ●상반기 중 공공사업 44조원 집행 새해에도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조기집행 기조가 이어진다. 민간 투자사업 활성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공공사업 집행은 경기 회복과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크다는 판단에서다. 국토부 소관 내년 SOC 예산은 23조원으로 올해와 비슷한 수준이다. 이 중 66%(15조 2000억원)가 상반기에 집행된다. 올해 상반기에 투자한 SOC 예산(15조 9000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여기에 산하 공기업 예산(47조 6000억원)의 61%인 29조 1000억원도 내년 상반기에 집중 발주한다. 공기업 전체 예산도 대폭 늘렸다. 올해 7조 2000억원에서 내년에는 9조 8000억원으로 늘어난다. 교통 SOC투자는 도로에서 철도 위주로 재편된다. 이를 위해 경부고속철도 2단계 사업을 2개월 앞당겨 내년 11월 완공해 개통한다. 내년 설계에 착수하는 수서~평택 고속철도 구간은 수서역을 출발, 동탄역을 거쳐 경부고속철도가 지나는 평택에 이른다. 구간 대부분이 지하로 건설된다. 2011년 하반기에 착공해 호남고속철도와 함께 2014년 말 완공된다. 3조 7231억원 중 40%는 국고, 나머지 60%는 철도시설공단이 조달해 개통 후 선로사용료를 받아 충당한다. 수서~부산을 1시간59분만에 오갈 수 있어 서울역에서 출발하는 것보다 11분 빨라진다. 수도권 동부지역 주민들은 서울역까지 나가지 않아도 돼 고속철도 이용이 쉬워질 전망이다. 보금자리주택은 내년에 18만가구를 공급하되, 위례신도시 3000가구와 2차 보금자리주택지구 6곳의 사전예약을 예정대로 내년 4월에 받기로 했다. 수도권 그린벨트 20㎢를 풀어 주택 8만가구를 건설할 3차, 4차 보금자리주택지구도 추가로 지정하기로 했다. 지방에는 미분양 아파트가 많아 청약통장과 순위 의미가 없어졌다는 점을 감안해 지방 아파트 청약 1순위 자격을 24개월에서 6개월로 단축한다. ●오피스텔 등 준주택 공급 확대 지방자치단체장의 재량권도 확대된다. 입주자 선정 권한을 지자체장에 이양해 청약가점제 적용 등을 자체적으로 판단, 결정하도록 했다. 청약과열이 우려되는 지역은 지자체장의 재량에 따라 1순위 기간을 24개월까지 연장할 수도 있다. 우선공급 제도는 사라지고 특별공급으로 일원화된다. 도심 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해 ‘준주택’ 개념이 도입된다. 오피스텔과 고시원, 노인복지주택 등을 준주택으로 간주하고 정부가 정한 안전·피난·소음기준 등을 충족하면 국민주택기금을 지원하거나 용적률을 올려주는 등 인센티브를 준다는 것이다. 도시형 생활주택 가운데 단지형 다세대 주택은 현재 연면적 660㎡ 이하만 지을 수 있지만, 앞으로는 연면적 제한을 풀어 단지형 연립주택도 지을 수 있게 된다. 영구임대주택 공급은 올해 5000가구에서 내년은 1만가구로 늘린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행정안전부 - 감사·건축 등 지자체 공무원 2000명 맞교환 30일 행정안전부가 보고한 내년 주요 업무는 공직사회 기강 바로세우기와 지역경제 활성화에 방점이 찍혔다. 우선 공직자 비리를 막기 위해 감사와 인사, 건축, 세무, 회계, 법무, 사회복지 부서에 근무하는 지자체 공무원 2000명을 광역-기초단체 간 또는 기초단체 사이에 맞바꾸기로 했다. 올해 사회문제화됐던 공직사회 비리구조를 없애기 위한 고육책이다. 내년 전국지방선거 8개가 동시에 치러지는 만큼 비리를 사전차단하겠다는 의지도 엿보인다. 토착비리 신고센터 운영, 부정 계약업체와의 계약해지 의무화 역시 같은 맥락이다. 경기회복 추세에도 불구하고 내년에 고용 없는 성장이 지속될 것이란 어두운 전망이 나오는 만큼 서민·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행정인턴과 IT분야, 재해예방, 지역공동체 등 4개 부문 공공 일자리 6만 1300개가 만들어진다. 중앙부처와 자치단체, 지방공기업은 2만 654명을 신규 채용한다. 지방재정의 60%를 상반기에 조기 집행하는 등 지난해에 이은 적극적인 재정투자로 고용을 창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역상생발전기금을 조성한다.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3개 시·도로 납입되는 지방 소비세를 출연해 연간 3000억원, 2019년까지 총 3조원의 기금을 조성해 지역고용 증진에 집중 투입한다. 희망근로사업은 내년에도 지속하되 ‘포스트-희망근로대책’으로 ‘지역 커뮤니티 비즈니스(CB)’ 사업을 추진한다. CB사업은 보육, 지역특산품, 생태여행 등의 수익사업을 주민들이 주도하는 자립형 사업모델이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농림수산식품부 - 수입쇠고기도 유통이력제 도입 농림수산식품부의 내년도 업무계획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국민에게 안전한 먹거리를 공급하기 위한 방안이다. 농식품부는 현재 100㎡ 이상 규모의 음식점에서만 시행하고 있는 쌀과 김치의 원산지 표시제를 내년 12월부터 전 음식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원산지를 거짓으로 표시한 사실이 적발되면 3년 이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 벌금을 물린다. 표시를 안 하면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국내산 쇠고기에 대해서만 시행되고 있는 유통이력제도 내년 12월부터 수입 쇠고기로 확대된다. 맹독성 농약 12종의 사용이 2011년까지 단계적으로 금지된다. 막걸리와 청주 원료의 원산지 표시제도 12월부터 도입해 우리 술의 고급화를 촉진한다. 2008년 3000억원 수준이던 막걸리 시장을 2012년 1조원 수준으로 키운다는 목표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환경부 - 4대강 수질관리센터 내년 6월부터 운영 환경부는 내년에 4대강은 물론 샛강·실개천의 수생태계 건강성을 회복하고, 수질개선에 총력을 기울인다. 4대강 살리기 사업을 본격 착공한 가운데 수질오염의 감시와 방재, 안전한 취·정수 대책을 추진하고, 환경평가의 사후관리 체계도 구축할 방침이다. 환경부는 30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내년도 업무계획을 청와대에 보고했다. 이에 따르면 내년 6월부터 ‘4대강 수질통합관리센터’를 구축, 수질변화와 오염원을 상시분석·평가·예보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유량측정망 94개를 구축하고, 수질측정망도 2012년까지 73개를 설치한다. 특히 환경평가단을 사후관리 조사단으로 개편해 4대강의 환경성 검토도 한층 강화한다. 16개 가동보가 설치되는 지역에는 일간·주간 예보자료와 함께 현장 위기관리를 위한 태풍·집중호우 등 기상정보도 제공할 방침이다. ●車온실가스 배출량 따라 벌금 또 훼손이 심한 지방하천 104곳을 복원하고, 기업·NGO 등과 함께 4대강의 근원이 되는 샛강과 실개천을 살리는 사업을 역점 추진키로 했다. 1월부터는 공공기관과 대형건물, 환경 친화기업을 대상으로 자발적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도를 시행한다. 자동차에 대해서는 온실가스 배출량에 따라 보조금을 지급하거나 벌금도 부과한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무슨 영화 볼까]

    ■ 파르나서스 박사의 상상극장(판타지/12세 관람가) 감독 테리 길리엄 줄거리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악마와의 거래로 젊음을 얻게 된 파르나서스 박사. 하지만 그 대가는 잔인했다. 아이가 태어나면 16번째 생일날 그에게 바쳐야 한다는 것. 약속한 날이 다가오자 파르나서스 박사는 또 한번 악마와 내기를 한다. 바로 5명의 영혼을 먼저 사로잡는 것. 이때 등장한 정체불명의 매력적인 사기꾼 토니는 파르나서스 박사와 함께 딸을 구하기 위해 현실과 상상을 넘나드는 모험을 떠나게 된다. 감상 고(故) 히스 레저의 매력이 듬뿍. ■ 극장판 포켓 몬스터 DP-아르세우스 초극의 시공으로(애니메이션, 모험, 판타지/전체 관람가) 감독 유야마 구니히코 줄거리 지우와 피카츄 일행이 도착한 아름답고 풍요로운 마을 미케나. 여기에는 전설이 있다. 아주 먼 옛날 환상의 포켓몬 아르세우스가 거대한 운석에 몸을 부딪혀 마을 사람들과 포켓몬들을 구했다는 것이다. 운석과의 충돌로 힘을 잃어버린 아르세우스에게 다모스라는 남자가 힘을 되찾아 주고, 아르세우스는 자기 생명의 근원 가운데 물과 풀, 땅, 우레, 용의 힘을 떼어 내 ‘생명의 보옥’을 만들어 빌려준다. 지우와 피카츄 일행은 이 전설을 토대로 모험을 시작한다. 감상 귀엽고 깜찍하고 거기에 재미까지! ■ 올웨이즈 비보이(드라마/12세 관람가) 감독 권우탁 줄거리 비보이팀의 리더를 맡고 있던 세븐은 사회에 비춰지는 비보이의 문제점을 발견하고 철학책을 읽는다. 그는 배고픈 비보이보다 위대한 알렉산더 대왕이 되어야 한다고 팀원들에게 말하지만 팀원들은 스폰서를 구하지 못하는 세븐이 탐탁지 않다. 비보이보다 500년 앞서 생긴 발레와 비보이가 무엇이 다른지 알아보기 위해 발레 공연장을 찾은 세븐은 한 발레리나를 알게 되고, 발레의 동작을 브레이크 댄스에 접목 시키려하다 그녀를 좋아하게 된다. 감상 ‘화려한 춤’ 보다 ‘생각’이 요구되는 비보이의 향연.
  • 잡음많은 사외이사제 근원처방 포석

    잡음많은 사외이사제 근원처방 포석

    사외이사들의 도덕적 해이와 지주 회장 선임을 둘러싼 잡음이 적지 않았던 KB국민지주와 은행에 대한 금융당국의 칼날이 예사롭지 않다. 금융당국의 검사는 사외이사들의 관련 법규 및 사규 위반, 도덕적 해이, 비리 연루 여부 등이다. 그 다음에는 은행이다. 지주와 은행에 대한 검사 결과에 따라 지주회장 선임을 둘러싼 논란이 재가열될 수도 있다. 금융감독원은 일단 조심스런 입장이다. 종합검사를 끝내봐야 뭔가 얘기할 수 있지 않겠냐는 반응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진행된 검사 속도 등을 감안하면 사외이사제도의 근본적인 처방책을 위해서는 문제점을 철저하게 파헤치겠다는 의지가 감지된다. 경영 효율을 감시하는 사외이사의 역할이 기업지배구조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기존의 제도는 개선해야 한다는 게 금감원의 판단이다. 금감원의 판단 여부에 따라서는 기업지배구조의 판도 변화도 주목된다. 금감원은 사전검사를 통해 사외이사들이 법적인 미비점을 피해 교묘히 부적절한 거래행위를 해왔다고 보고 있다. KB금융지주 이사회의 사외이사 관련 내규 개정이 대표적이다. 이사회는 지난 10월 사외이사 관련 내규를 개정했다. 종전에는 사외이사들의 임기를 3년으로 하고 임기가 끝난 뒤 연임하려면 이사회 과반수, 재연임은 4분의3 이상의 추천을 각각 받도록 했다. 하지만 개정안은 사외이사들의 임기를 1년 단위로 하되 6년까지는 이사회 과반수, 7년 이상부터 4분의3 이상 추천으로 변경했다. 이 내규는 내년 3월과 10월에 임기가 끝나는 사외이사 3명에 우선 적용된다. 따라서 금감원은 사외이사 임기 규정 변경이 회장 선임과 무관치 않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시장이나 투자자들은 이같은 사실을 제때 알 수 없다. 자본시장법은 사외이사를 선임 또는 해임할 경우에만 금융감독당국에 신고토록 규정하고 있다. 사외이사 선임이나 임기 등과 관련한 내부 규정을 바꿀 경우 공시 또는 신고 의무가 없다. 또 한국거래소 공시 규정에 따르면 이사회 결정이 스스로 중요하다고 판단되면 자율 공시하면 된다. 때문에 KB금융지주 역시 사외이사 관련 내규 개정 내용을 보고 또는 공시하지 않았다. 금융권 관계자는 “KB금융지주의 한 사외이사는 연임 상태에서 내년 3월 임기가 종료된다.”면서 “당초 규정대로라면 내년에 재연임할 경우 이사회 4분의3 이상의 추천을 받아야 하지만, 규정 변경으로 과반수 추천만 받아도 재연임이 가능하게 됐다.”며 의도가 담긴 내규 변경 아니냐고 주장했다. 사외이사들의 부적절한 행위 등도 같은 맥락이다. 금융지주회사법에 따르면 금융지주회사와 거래·경쟁·협력 관계 등에 있는 법인의 상근 임직원 등은 사외이사가 될 수 없다. 문제는 이같은 이해상충 방지요건이 해당 금융지주회사에만 국한된다는 점이다. 때문에 금융지주회사 사외이사들이 자회사와 거래 등을 할 경우 이를 제재할 수단이 없다. 금융지주회사가 은행·증권·보험 등을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는 일종의 ‘페이퍼 컴퍼니’(서류 회사)라는 점을 감안하면 지나치게 협소한 법 적용이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최근 금융지주회사 사외이사들의 이해상충 방지요건을 자회사까지 확대 적용한다는 내용의 금융지주회사법 시행령 개정안을 마련, 현재 법제처 심사를 받고 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마음 성형’으로 아름다움을 찾으세요

    ‘마음 성형’으로 아름다움을 찾으세요

    수능시험을 마친 고교 3학년들이 많이 찾는 곳 중 하나가 성형외과다. 새로운 출발을 앞두고 몸의 아름다움을 얻기 위해서다. 반면 그 시기 마음의 아름다움을 찾는 발길은 드물다. 마음의 수련을 원해도 마땅한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대효(64) 스님이 운영하는 ‘청소년 선(禪)수련’은 이런 문제의식에서 출발, 청소년들의 ‘몸과 마음의 아름다움을 찾는 성형’을 목표로 만들어졌다. 30여년 전부터 제주 원명선원을 중심으로 운영했고 다녀간 청소년들만 해도 수천명에 이른다. 14일 서울 인사동에서 기자들을 만난 스님은 지난해 안성에 개원한 활인선원에서도 올해부터 ‘청소년 선수련’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그는 “청소년기는 제2의 인생을 설계하는 시기로 독립심이 가출·반항의 형태로 나타나기도 한다.”면서 “선수련은 이 과정에서 자율성과 주인의식을 올바르게 정립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자신 또한 청소년기에 출가했던 스님은 처음 절에서 접하는 문화가 너무나 생소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때부터 청소년들에게 불교문화를 알리고, 또 그 수행법을 전환기 인생 설계에 접목시킬 수 있는 방법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그 결과가 지금까지 운영해 오고 있는 청소년 선수련이다. 스님이 진행하는 선수련은 기본적으로 단식을 한다. 하루 약 2~3ℓ의 물과 죽염 외에는 5일 동안 아무것도 먹지 않으면서 참선 수행을 하고 법문을 듣는다. 수련회 수행의 키워드는 ‘중단(中斷)과 반조(返照)’다. 스님은 “중단과 반조는 문명 전환의 기조”라면서 “기는 사람은 기는 걸 중단해야 비로소 걷는 길이 나오며, 자신을 되돌아봄으로써 자기 존재의 근원을 찾을 수 있다.”고 했다. 수련회에서는 중단과 반조를 주제로 각종 수행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수련회는 24일부터 올해 말까지 3차례 진행된다. 4박5일 코스로 한 회당 청소년 20명이 참석하고 보호자가 동행한다. 1644-5266.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HAPPY KOREA] “마을회관·길닦는식은 곤란, 지역특성 맞춤사업 바람직”

    [HAPPY KOREA] “마을회관·길닦는식은 곤란, 지역특성 맞춤사업 바람직”

    살기좋은 지역만들기 사업이 주민들과 자치단체들로부터 긍정적인 결과를 이끌어낸 데는 살기좋은 지역재단의 역할도 한몫 했다. 행정안전부 정책자문을 맡아오다 2007년 재단이 설립되면서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이삼열 연세대 사회과학대 행정학과 교수로부터 재단의 역할과 사업에 대한 평가를 들어봤다. →설립배경과 재원은? -영덕군의 경우 농어촌의 고령화와 낮은 경제 및 복지 수준으로 인해 농촌마을자체가 붕괴될 위기에 있었다. 도시민들이 친환경적인 측면에서 농촌지역에 정착하고 싶어도 기초적인 여건이 갖춰져있지 않은 실정이다. 재단은 이런 농촌지역을 살기 편한 공간으로 바꿔줌으로써 도시민들이 농촌지역을 다시 찾을 수 있도록 씨앗(기초)을 뿌린다는 의미로 출발했다. 재원은 농협이 살기좋은 지역만들기 통장을 만들어 적립금의 0.01%를 지원해왔다. 3년여동안 10억여원을 지원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어려움은 없었나? -사업이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크게 3가지의 조건을 충족시켜야만 했다. 주민들의 의지가 가장 중요했다. 거액의 예산을 투자해 마을회관을 짓고, 길을 포장하는 식의 사업이 아니다. 농촌지역의 주거공간을 지역특성에 맞게, 그리고 주민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개선해 도시인들도 언제든지 새롭게 정착할 수 있는 곳으로 만들자는 취지였다. 삶의 질을 높이고 커뮤니티 형성이 가능해지도록 주안점을 뒀다. 따라서 지역주민들이 이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면 아무리 지원을 해도 무의미하다. 자치단체의 관심도 중요했다. 단체장이나 지역의원 등이 주민들과 함께 하면서 이들을 이끌어주지 못한다면 사업의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마지막으로 중앙정부의 지속적인 관심이라고 생각했다. 이는 재정적 지원과 함께 추진력의 근원이 된다. 중앙정부가 관심을 가져주고 격려해준다면 사업의 효과는 자연스럽게 높아진다. →성과를 평가한다면? -이번 사업을 통해 자치단체, 특히 군 단위의 자치단체에는 실제 필요한 정책이 어떤 것인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가 됐다고 생각한다. 특히 주민들은 수십년간 떠나는 농촌으로 남아있다. 이런 사업을 통해 다시 돌아오는 농촌 마을로 변화를 가져다 줄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본다. 새마을운동 이후 농촌마을이 새로운 공동체를 형성하는데 도움을 준 사업으로 평가하고 싶다. 영월군의 사랑과 정의 스위트 홈 마을, 영덕군의 축산아트 프로방스 등 20여곳은 상당한 성공을 거둔 것으로 평가하고 싶다. →아쉬운점은? -올 연말로 이 사업이 사실상 종료 된다는 것이 아쉽다. 자치단체나 중앙정부가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준다면 농촌마을이 보다 더 빨리 살기좋은 마을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아울러 각 부처별로 지원되는 각종 사업이 체계적이지 못해 성과를 반감시킨다는 느낌이 컸다. 산촌개발사업, 국토균형발전, 주요도로 사업 등 농림부와 국토해양부 등이 펼치는 각종 사업들과 유기적으로 결합되어야 할 것 같다. →당부 하고싶은 말은? -행정안전부의 지원이 끝난다고 해도 재단은 이 사업의 성공, 실패원인 등을 체계적으로 분석해 노하우를 축적하고 원하는 지역에 이를 계속 전수해 줄 생각이다. 이를 위해 현재 지역정책연구소를 구성, 조만간 활동에 들어갈 계획이다. 특히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주민 및 자치단체 담당자를 대상으로 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들을 개발할 계획이다. 앞으로는 기업이 농촌마을을 바꾸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후속 프로그램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수퍼액션 ‘괴담… ’ 17일 첫방송

    케이블TV 수퍼액션이 미국의 인기 드라마 ‘X파일’의 한국 버전 ‘괴담수사대 싸이킥’을 오는 17일 첫 방송한다. ‘괴담’은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미스터리한 괴담들의 진상을 밝혀내는 미스터리 추리 다큐 프로그램으로 5명으로 구성된 ‘괴담수사대’가 괴담의 근원지를 찾아나선다. 전문가들의 증언과 수사 기법을 총동원해 괴담을 추리해 나가는 과정을 흥미롭게 담아낸다. 매주 목요일 오후 11시.
  • [사설] 일자리 창출, 미소금융 서민 체감하도록

    정부가 내년 경제운용의 최우선 순위인 일자리 창출과 서민생활 안정을 위해 총력전에 돌입했다. 어제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열린 서민·고용분야 4개 부처 합동 업무 보고회에서는 각종 경제지표의 호조에도 불구하고 제자리걸음인 고용사정을 개선하기 위한 다양한 대책들이 발표됐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기업하는 사람들은 현재 위기 이전 정도로 (경기회복 기운을) 체감하는 것 같지만 서민들은 아직 체감을 못 한다.”면서 “아마 내년 하반기쯤 되면 서민들도 체감하지 않겠나 본다.”고 말했다. 서민의 경기회복 체감을 중점 과제로 삼아 국가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보건복지부는 일자리 15만개를 통해 취약계층의 빈곤탈출을 돕는 방안을, 여성부는 경력단절 여성의 고용확대와 유연근로제도(퍼플잡) 확산을 일자리 창출 대책으로 제시했다. 노동부는 노사 간 일자리 상생협력 모델과 일자리 중개기능 강화를 내세웠다. 공공부문의 일자리를 늘리는 방식으로 급한 불은 끄겠지만 고용문제의 근원적 해결인 민간부문의 고용 창출 없이는 미봉책에 그칠 수 있다는 한계를 충분히 인식하고, 최대한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가도록 해야 할 것이다. 또한 유연 근로제나 단시간 노동제가 여성 고용의 질을 저하시키는 방향으로 흐르지 않도록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정부가 주도하고 대기업들이 참여해 15일 문을 여는 미소금융도 눈여겨볼 만하다. 실직했거나 자영업에 실패한 저신용자에게 저금리로 소액대출을 해 주는 미소금융은 저소득층의 생활과 자활의지를 돕는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시도다. 하지만 명확한 대출심사 기준이 없거나 사후관리가 부실할 경우 도덕적 해이 같은 심각한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를 감안해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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