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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新국토기행] 경기 이천시

    [新국토기행] 경기 이천시

    대한민국 가운데 있는 경기 이천시는 쌀과 도자기의 고장이다. 동서 길이 27㎞, 남북 길이 36㎞. 남북으로 긴 표주박형을 이룬다. 광주산맥의 연장인 낮은 구릉이 이천시 전역에 산재해 있다. 구릉 사이를 남한강의 지류인 복하천·송곡천·청미천 등이 흘러 유역에 소규모 충적 평야가 발달했다. 토질이 비옥하고 수리시설이 잘 돼 있어 논농사에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이천 쌀이 나오게 된 배경이다. 양질의 흙은 좋은 쌀뿐 아니라 도자기를 생산하는 근원이기도 하다. 전국의 도공들이 몰려들면서 전국 최대 규모의 도예마을을 형성하고 있다. 2010년 7월에는 국내 최초로 공예 및 민속 예술분야 유네스코 창의도시로 지정됐다. 도자기를 빚는 예술인들이 많이 살고, 도자 산업 전반에 대한 인프라가 잘 구성돼 있는 점을 인정받은 것이다. 이천은 이외에도 산수유마을과 부래미마을 등 볼거리·먹거리·체험거리 등이 풍부하고 온천여행까지 곁들일 수 있어 수도권 웰빙 가족 여행지로 손색없다. >> 볼거리 ●4월 29일부터 서른 번째 도자기 축제 설봉공원은 이천 문화의 중심지로, 이천 시민들이 가장 많이 찾는 설봉산 자락에 170만㎡ 규모로 조성했다. 해마다 2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이천도자기축제와 이천쌀문화축제가 이곳에서 열린다. 도자기 축제는 올해로 ‘서른 돌’을 맞는 국내 최고의 도자기 축제이다. 올해는 오는 4월 29일부터 5월 22일까지 열린다. 과거부터 현재에 이르는 축제 영상물을 제작해 홍보관에서 상영하고, 1950년대부터 2009년까지 제작한 대표 도자기 작품을 연대별로 전시할 예정이다. 이천쌀문화축제는 문화체육관광부가 2016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문화관광축제 가운데 최우수 축제로 선정했다. 공원 안쪽으로 들어가면 널찍한 설봉호수가 손님을 반긴다. 설봉호는 10만㎡의 면적에 둘레가 1.05㎞에 달해 호숫가 산책로를 따라 가벼운 운동과 나들이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80m의 고사분수가 시원한 물줄기를 쏘아 올리면 그 주위에 아름다운 무지개가 펼쳐진다. ●장우성 화백 예술혼 품은 시립월전미술관 설봉호수 인근에 있는 이천시립월전미술관은 빼어난 디자인으로 관광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2007년 개관한 이천시립월전미술관은 근현대 한국화단의 산 역사로 전통의 맥을 이어 온 월전 장우성 화백의 대표작품과 화백이 평생 수집했던 국내외 고미술품 1532점을 중심으로 월전의 예술혼을 조명하고 있다. 미술관은 상설전시실과 기획전시실, 학예실, 강좌실, 휴게실 등을 갖추고 있다. 1912년 여주에서 태어난 장 화백은 8살 때 이당(以堂) 김은호 문하로 한국화에 입문한 후 평생을 한국화에 헌신한 근대 한국화의 산 증인이며 문인화의 격조를 현대적으로 변용시켜 새로운 한국화의 경지를 개척해 온 한국화의 원로로 평가받고 있다. 월전미술관을 지나 산을 조금 오르면 신라의 의상대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지는 영월암이 나온다. 보물 제822호로 지정된 영월암 마애여래입상은 고려 중기 작품으로 추정되고 이천시 향토유적 제3호로 지정된 석조광배 및 연화좌대는 통일신라 말이나 고려 초기작으로 추정되고 있다. ●도자비엔날레 ‘심장’ 이천세라피아 설봉공원 안에 있는 이천세라피아는 세계도자비엔날레의 중심지이다. 이곳을 비롯한 여주, 광주 등지에서는 2년마다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가 열린다. 지난해에는 74개국에서 참가하는 등 성황을 이뤘다. 이천세라피아에서는 세계 유명 도예인들의 작품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 공간과 마치 영화 촬영장 같은 미니 공원이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세라피아 인근 이천도자전시판매장에서는 도예 작업을 하는 작가 200여명의 작품을 한눈에 볼 수 있다. 국내 도자 전시장으로 최대 규모인 이곳에는 관상용 작품도자기와 멋진 다기 제품, 생활도자기와 각종 도자 인테리어 제품 등 수천여점이 관람객들의 눈을 즐겁게 한다. 전시장에서 50여m 떨어진 곳에는 도자기를 굽는 전통가마가 설치돼 있는데 실제로 이천의 도예가들이 이 가마에서 도자기를 굽는다. 도자기축제가 열리는 기간에는 가마에 장작을 넣으면서 불을 때는 과정을 관람객들이 직접 볼 수도 있다. ●도예마을 300여곳·가마 40개 전국 최대 이천은 한국 전통 도자문화의 맥을 이어 가는 중심지이다. 지금은 값싼 중국 도자기가 수입되면서 규모가 크게 줄었지만 여전히 많은 도자기를 볼 수 있다. 이천시 사음동과 신둔면 수광리 일대에 300여개의 도예마을이 밀집해 있다. 국내 최대 규모이다. 전통가마도 40개가 넘는다. 이곳에는 40여개의 도자기 전시장과 함께 체험장도 곳곳에 있어 온 가족이 도자기 빚는 풍경을 쉽게 볼 수 있다. 도자문화의 전성기인 조선시대에는 인근 광주, 여주에 비해 세력이 약했지만 1950년대 이후 교통이 좋은 이곳으로 도공들이 몰리기 시작하면서 도자 메카로 부상했다. 도로변에 성업 중인 가게에서는 도자기를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산수유 군락지에 관광객 年 20만명 찾아 백사면 도립리 경사리 송말리 일대에는 전국 최고 규모를 자랑하는 산수유 군락지(16만 5000㎡)가 있다. 3월 말~4월 초에 노란 꽃망울을 터뜨린다. 마침 이때 이천산수유축제가 열려 해마다 20만명의 관광객들이 산수유 꽃을 감상하기 위해 몰려든다. 축제가 열리는 원적산 기슭 산수유마을은 100년 이상 산수유 고목 1만 7000여 그루에서 피어난 노란 산수유 꽃물결로 장관을 이룬다. 이곳에 있는 반룡송(蟠龍松)도 유명하다. 하늘에 오르기 전에 땅에 서리고 있는 용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여졌다. 천연기념물 제381호로 지정됐다. 신라 말기의 승려 도선(道詵)이 이곳에서 장차 난세를 구할 큰 인물이 태어날 것을 예언하며 심은 소나무 중 하나로 전해진다. ●농촌체험, 부래미마을에서 제대로 율면 부래미마을은 시골의 옛 모습과 전통이 남아 있는 전형적인 농촌 마을이다. 주민 대부분이 쌀을 비롯해 배, 복숭아, 고추 농사를 지어 생계를 이어 가고 있다. 해마다 수많은 도시민이 농촌체험을 위해 방문하는 농촌체험의 중심지이기도 하다. 인절미를 전통 방법으로 만들 수 있는 인절미 만들기 체험과 귤 따기 체험, 짚풀 공예 체험 등 다양한 체험을 즐길 수 있다. ● 600여년전부터 힐링 명소 ‘이천 온천’ 나른한 몸에 휴식을 주고 싶은 마음이 생기면 바로 온천을 찾으면 된다. 이천온천은 600여년 전 세종대왕 때부터 온천배미라고 불리어 온 곳으로 나트륨 함량이 많아 각종 피부질환, 피부미용, 신경통, 부인병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모가면에 있는 테르메덴과 시내권에 있는 미란다 스파플러스가 온천과 놀이를 겸한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테르메덴은 숲으로 둘러싸인 산림욕장과 실내 바데풀, 야외 온천풀 등 대규모 바데풀을 갖춘 온천 리조트로 물놀이와 수치료를 함께 즐길 수 있다. 미란다 스파플러스는 원스톱 온천테마파크로 찜질방, 사우나, 노천탕 등 다양한 온천시설과 유수풀, 파도풀, 튜브 슬라이더 등 다양한 놀이시설 등을 갖추고 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먹거리 이천서만 볼 수 있는 ‘게걸무’… 최대 군락 ‘산수유’ ●조선시대 임금님 밥상 책임졌던 이천쌀 이천은 쌀 고장답게 쌀밥도 유명하다. 중부고속도로 서이천 나들목에서 3번 국도변 신둔면에 들어서면 임금님 진상미로 유명한 이천쌀 전문 식당들이 줄지어 있다. 이천쌀은 조선조 성종 때부터 임금님 수라상에 진상했던 것으로 기록됐다. 또 조선시대 농서 행포에는 “이천에서 생산한 쌀이 좋다”고 기록돼 있다. 비결은 맛과 최고 품질이다. 이천쌀은 ‘추정’ 품종으로 아밀로스(19% 이하), 단백질(6% 이하) 등이 이상적으로 포함돼 있고 특히 옥타코사놀이 많이 들어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소비자들로부터 사랑받고 있다. 이천(利川)은 지명에 나와 있듯 물이 많은 고장으로 분지형이어서 외부로부터 유입되는 오염원이 없고 일조시간과 일조량이 많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동숙기에는 낮과 밤의 기온 차이가 커서 완전미 비율이 95%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천쌀은 무기성분이 풍부한 지하수를 이용하기 때문에 타 지역의 쌀보다 칼륨, 칼슘, 마그네슘, 나트륨 등 함량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장호원 복숭아, 차세대 특산물로 육성 이천은 복숭아의 고장이기도 하다. 이천을 비롯해 용인, 여주 등 경기 동부지역에서 재배하는 ‘장호원 황도’는 당도가 높고, 빛깔이 고운 데다 저장기간까지 긴 품종으로 다른 지역에서는 쉽게 볼 수 없다. 이천시는 황도를 비롯한 천중도, 미맥 등 품종의 복숭아 8000여t을 생산하는 등 지역 특산품으로 육성하고 있다. 1997년부터 매년 9월 복숭아 축제를 열고 있다. 복숭아 열량은 쌀, 보리 등의 20% 정도에 지나지 않지만 당분, 유기산, 비타민, 섬유소, 무기물 등 인체에 필요한 영양소가 골고루 함유된 종합영양제로 꼽힌다. ●159개 산수유 농가에서 2만 3000㎏ 생산 백사면 5개 마을 159개 농가에서 2만 3000㎏의 산수유 열매를 생산하고 있다. 층층나무과의 낙엽교목인 산수유나무의 열매는 타원형의 핵과(核果)로서 처음에는 녹색이었다가 8~10월에 붉게 익는다. 육질은 술과 차, 한약 재료로 사용한다. 코르닌·모로니사이드·로가닌·탄닌·사포닌 등의 배당체와 포도주산·사과산·주석산 등의 유기산이 함유돼 있고 비타민 A와 다량의 당도 포함돼 있다. 특히 산수유의 가장 큰 약리작용으로는 허약한 콩팥의 생리기능 강화와 정력증강 효과가 꼽힌다. 이천 농업기술센터에서는 산수유 불갈비 양념소스를 비롯해 산수유 차, 산수유 허브고추장 등을 개발해 공급하고 있다. ●매운 맛 토종 무 ‘게걸무’ 피부미용 효과 게걸무는 목화밭이나 콩밭 사이에서 재배해 온 토종 무로 이천지역에서만 맛볼 수 있다. 매운맛이 강하고, 껍질이 두꺼우며 육질이 단단한 게 특징이다. 일반 무나 순무에 비해 수분 함량은 낮은 반면, 단백질, 지방, 회분, 섬유소 함량이 높아 암, 황달, 치질, 피부미용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여름철에 입맛이 없을 때 입맛을 돋워 준다. 소금에 절여 땅에 묻었다가 겨울이 지난 후에 먹을 수 있는데 맛이 그만이다. 이천의 ‘돌댕이석촌골’에 가면 게걸무를 이용해 만든 걸무시래기밥을 맛볼 수 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그래픽 길종만 기자 kjman@seoul.co.kr
  • [오늘의 눈] 안전 vs 신산업 육성 ‘가치 충돌’/강주리 경제정책부 기자

    [오늘의 눈] 안전 vs 신산업 육성 ‘가치 충돌’/강주리 경제정책부 기자

    요즘 주목받는 무인기(드론), 자율주행차, 콜버스 등 3가지 신산업에는 공통점이 있다. 규제 완화를 둘러싸고 팽팽하게 맞붙은 가치관의 충돌이다. 안전과 산업진흥, 즉 신산업 육성의 갈등이다. 두 가치 모두 우리 사회에서 중요하다. 국민 생명이 핵심인 안전 가치는 300여명의 목숨을 앗아간 세월호 참사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를 겪으면서 새삼 중요해졌다. 14개월 연속 수출 마이너스 성장과 치열한 생존 경쟁 속에 저성장을 타개하고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해 재도약의 기회가 될 수 있는 신산업의 육성도 절박한 과제다. 지난달 17일 제9차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기업이 정부에 풀어 달라고 건의한 규제 사항은 54건이다. 이 중 7건에 대해 부처는 “도저히 지금은 풀 수 없다”며 심층 검토 과제로 지정했다. 이 가운데 5건이 정보통신기술(ICT) 융합 분야다. 국토교통부는 드론 비행 허가 구간을 하천 둔치 등으로 대폭 늘려 달라는 기업 요구에 대해 국민 안전과 수도 방위 보안 등을 이유로 난색을 표했다. 기업들은 아마존 등 해외 굴지의 기업들이 신개념 택배 등 사업화를 위해 분초를 다투는데 정부는 신산업이 육성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대해 지나치게 보수적인 잣대를 들이댄다고 주장한다. 자율주행차도 마찬가지다. 민간에서는 자율주행차 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자율주행차 안전을 위한 운전, 면허기준 등에 대해 명시적 규정을 마련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반면 경찰청은 기술 수준이 운전 면허를 줄 만큼 안전하지 않고 구체적인 운영 실태를 보고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심야 시간대 교통 공급난을 해소하기 위해 최근 콜버스 도입을 결정한 국토부가 시범운행을 했던 전세버스 사업자에게 면허를 내주지 않는 이유도 안전이었다. 지입차가 70%에 달하는 전세버스의 경우 밤새 운행한 다음날 아침 어린이 수송차 등에 쓰이면 소비자의 안전이 위험하다는 것이다. 안전과 책임 부분이 기존 택시·노선버스 면허 사업자보다 크게 떨어진다는 논리다. 전세버스 사업자를 비롯해 콜버스란 신개념 운송수단에 대해 새 시장 창출 효과를 기대했던 사람들은 정부가 기존 업계를 보호하느라 진입 장벽을 쳤다고 비판했다. 최근 벌어지는 모든 규제 논란의 핵심에는 빠르게 변하는 ICT, 사물인터넷(IoT) 등 기술 변화를 법·제도가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는 데 근본적 이유가 있다. 집단지성 속에 빠르게 바뀌는 융합 현실을 뒷받침할 법·제도의 부재가 괴리와 혼란을 만드는 것이다. 사실 규제 권한을 쥐고 있는 공무원들 입장에서는 규제 완화를 해 줌으로써 얻게 될 이득보다 안전사고 등이 발생했을 때 돌아올 책임 추궁을 근원적으로 차단하고 싶은지 모른다. 박근혜 대통령은 “모든 규제를 물에 빠뜨리고 꼭 살릴 것만 살리자”고 했다. 이 말이 진심이라면 실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 미래 먹거리에 대한 통찰력과 의지를 가진 공무원과 기업 모두 안전, 신산업 육성이란 두 가치에 대해 한발 먼저 대응하고 제도권 안에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인센티브든 과실 면책이든 상충된 가치를 절충할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 jurik@seoul.co.kr
  • [영화 多樂房] 룸

    [영화 多樂房] 룸

    유머와 감동이 기묘하게 뒤섞인 독창적인 음악영화, ‘프랭크’(2014)에 매료된 사람이라면 레니 에이브러햄슨 감독의 차기작을 고대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에마 도너휴의 동명소설을 바탕으로 한 ‘룸’은 그런 관심과 기다림을 충분히 보상하고도 남을 만큼 훌륭한 작품이다. 에이브러햄슨 감독은 원작과 마찬가지로 모자의 사랑 및 심리 변화에 초점을 맞춰 이야기를 풀어나가는데, 충격적인 실화를 영화화하면서도 자극적인 요소를 최대한 배제하려는 그의 태도가 신선하고 온화하다. 조이(브리 라슨)는 열일곱 살에 납치되어 가로×세로 3.5m의 좁고 어두운 창고에서 7년이라는 세월을 보낸다.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낳은 잭은 그녀의 유일한 빛이자 행복이다. 조이는 잭에게 무한한 애정을 쏟으며 납치범으로부터 그를 철저히 보호하려고 애쓴다. 덕분에 어린 잭의 시점에서 묘사되는 모자의 일상은 감금되어 있다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다채롭고 역동적이다. 조이에게 감옥과도 같은 ‘룸’은 잭에게 모든 인식의 근원이자 현실이 압축된 공간으로서 만족스러울 만큼 커다란 소우주와도 같다. 그 중심에는 유일한 소통의 대상이자 사랑하는 엄마, 조이가 있다. 그러나 잭의 다섯 번째 생일이 지나자 조이는 아들을 ‘룸’ 밖으로 내보낼 계획을 세운다. 잭은 난생처음 엄마와 떨어져야 한다는 분리불안과 ‘진짜 세계’에 대한 혼란을 겪으며 세상으로 옮겨진다. 두꺼운 카펫에 둘둘 말린 잭이 처음으로 룸 밖의 대기를 접하는 부분부터 경찰에 구조되기까지의 과정은 완벽하리만치 정교하고 세련되게 연출되었는데, 답답한 방안에서 웅크리고 있던 카메라가 마침내 룸을 벗어나 거리의 풍경을 비추게 될 때의 감동은 물론이요, 서스펜스를 고조시키는 음악과 편집은 가히 환상적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 영화가 이 극적이고 가슴 벅찬 탈출기를 이야기의 끝이 아닌 시작으로 만들고 있다는 점이다. 엄청난 외상을 입은 채 집으로 돌아온 조이, 모든 것을 처음부터 다시 배워야 하는 잭은 저마다 방황의 시간을 가지며 모자 관계에도 변화를 맞게 된다. 특히 책과 TV를 통해 머리로만 알고 있던 현실을 감각적으로 체험하게 된 잭의 불안한 심리가 치밀하게 묘사되는데, 영화는 이러한 내면적 고통을 소년이 극복해야 할 통과의례로 상정함으로써 한 번 더 스스로 성장담의 성격을 부여한다. 대비되는 두 현상 혹은 존재의 차이로부터 하나의 정체성을 지닌 조형물이 출현한다고 했던 프랑스 철학자 질 들뢰즈의 말처럼, 잭은 룸 안에서 인식했던 현실과 룸 밖에서 경험하게 된 현실의 차이를 깨달아 나감으로써 자신을 한 차원 다른 존재로 끌어올린다. 이렇듯 다층적인 잭 캐릭터를 무리 없이 소화해낸 아역 배우 제이컵 트렘블레이의 발견은 ‘룸’이 이뤄낸 또 하나의 성과라 할 수 있다. 올해 아카데미영화상 여우주연상에 빛나는 브리 라슨과 함께 앞으로 주목해야 할 배우임에 틀림없다. 사회적 이슈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과 감각적 연출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3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윤성은 영화평론가
  • 氣가 휘돈다… 소리를 그린다

    氣가 휘돈다… 소리를 그린다

    화가 곽훈(75)의 작품은 얼핏 보면 난해하다. 어떤 사물을 떠올릴 만한 구체적인 형상은 보이지 않고 수없이, 즉흥적으로 붓으로 칠한 선(線)과 나이프로 긁어 나간 흔적들이 뒤엉켜 화면을 이룬다. 드로잉의 기반을 이루는 선들은 아래쪽에서 위쪽으로, 위에서 아래로 흐르기도 하고 다양한 소용돌이를 일으키기도 한다. 자유분방하고 활기찬 그의 작품 속에 자주 등장하는 소용돌이는 많은 상상과 함께 강한 정서적인 자극을 가능하게 한다. 생명의 근원 같기도 하고 무한대인 우주에서 솟구치는 에너지를 보여 준다. 그런가 하면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블랙홀을 연상하게도 하는 소용돌이에 집중하다 보면 눈앞에 당장 포착되지 않는 그 무엇이 캔버스를 박차고 나오는 것 같다. 사람들은 그를 ‘기’(氣)의 화가라고 부른다. ‘기’를 평생의 화두로 삼아 예술적 실험을 멈추지 않고 있는 곽 화백이 그의 고향 대구에서 3년 만에 개인전을 갖고 있다. 대구시 대봉로의 갤러리 신라는 올해 첫 기획전으로 화업 50년을 맞은 곽 화백을 초대해 2014년부터 최근까지의 작품을 선보인다. 전시장에는 그의 전작인 ‘다완’(차 사발), ‘겁’(劫), ‘씨앗’ 시리즈와 일맥상통하는 메시지를 담은 작품들이 걸렸다. 대부분 갈색조인 그림들과 달리 파란색을 기조로 팽이 같은 것이 돌고 있는 작품이 눈에 띈다. “팽이는 돌면 서 있고, 돌지 않으면 쓰러지는 것이 인간의 삶과 생명 현상을 은유적으로 보여 줍니다. 다완은 안으로 침잠하는 것, 선(禪) 적이고 불교적이며 관조의 세계를 표현하지만 팽이는 그와 정반대로 역동적인 힘과 에너지를 보여 줍니다. 세상 만물에는 양면성이 있지요.”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는 “스님이 화두를 가지고 참선에 들어가듯이 작가는 영혼 속에서 무언가를 가지고 매달리는 데 나의 경우 그것은 불가사의한 힘으로 우주를 지배하는 ‘기’를 재현하는 것”이라면서 “팽이 시리즈는 선비적이고 우아한 것에 대한 반감으로 시도했던 야수파적이고 표현주의적인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전시에서 ‘소리’를 그린 작품도 선보였다. 브라운과 회색을 섞어 바닷속 동굴처럼 둥글둥글한 형상이다. 소리와 기의 관계에 대해 그는 단호한 어조로 “기가 소리 아니냐?”고 반문한다. “살아 있는 모든 것은 소리를 내잖아요. 목소리뿐 아니라 심장이 뛰는 소리 말이에요. 무생물은 소리가 없어요. 생명체가 죽으면 소리가 없어지죠. 예술이란 소통하는 것이죠. 화가는 시각예술을 하니까 소리를 시각적으로 이렇게 표현한 것입니다.” 이번에 발표한 작품은 소리를 드로잉한 것이지만 그는 이미 20년 전부터 소리에 접근했었다. 1995년 베니스비엔날레의 옹기설치작업은 대지의 소리를 공명하는 피리 모양으로 표현한 것이었다고 작가는 설명했다. 1941년 대구 현풍에서 태어나 서울대를 졸업한 후 이화여고에서 교편을 잡다가 1975년 도미한 그는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롱비치 대학원에서 순수미술학 석사를 받았다. 동양적인 관조의 정서를 담은 작품으로 미국에서 주목받기 시작해 한국과 미국, 유럽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작업하다 20년 전 뉴욕으로 작업실을 옮긴 것과 동시에 경기도 이천에도 작업실을 만들고 옹기가마도 설치해 작업하고 있다. 그는 최근 6개월 동안은 도자기 작업에 매달려 있다. 찻잔에서 뭔가 쏟아지는 것 같은 도자 설치작업도 2개월 전에 여주의 도자기 가마에서 만든 것이라고 한다. “흙을 빚어 진사를 칠하고 불 온도를 조절하며 미묘한 표현을 하는 과정 자체를 즐긴다”는 작가는 느닷없이 “내가 보기에 곽훈의 예술은 아직 영글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미스터리하게 어디로 갈지 모르고 헤매고 있지요. 곽훈은 실은 헤매는 작가에요. 예술이라는 게 ‘이것이다’라고 할 수 없는 것이니 항상 뭔가 완성되지 않은 것 같아 불만이죠.” 전시는 3월 25일까지 열린다. 대구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뉴스 분석] 北제재 동참한 中… ‘사드·남중국해’ 주도권 잡기

    [뉴스 분석] 北제재 동참한 中… ‘사드·남중국해’ 주도권 잡기

    환구시보 “北, 원망하기 전 반성해야” 中, 제재 이행 강도 따라 北경제 출렁 북한을 사실상 봉쇄하는 수준의 강력한 유엔 대북 제재안이 나오게 된 배경에는 중국의 ‘결단’이 자리잡고 있다. 지난 1월 6일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중국은 미국의 초강력 제재 요구에 맞서 “제재가 목적이 돼서는 안 된다”며 버텨 왔다. 하지만 중국은 모든 수출입 화물 검색, 광물 수출 제한, 모든 무기에 대한 금수, 항공유와 로켓 연료 공급 금지와 같은 초유의 제재안에 결국 사인했다. 중국이 결심한 이유는 더이상 북한 핵 문제에 함몰됐다가는 자신이 구상해 온 세계 전략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국제사회에 북한을 감싸는 모습을 계속 보이면 남중국해 갈등과 한반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등 미국과의 정면 승부에서 명분을 잃을 우려가 있다. 중국 인민대 국제관계학원 청샤오허(成曉河) 교수는 26일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미국과 중국은 제재안 합의를 통해 서로 얻고 싶은 것을 얻었다”면서 “미국은 북한을 마음대로 제재할 수 있게 됐고 중국은 주요 2개국(G2)으로서의 체면을 지켰다”고 분석했다. 베이징대 진징이(金景一) 교수도 “북한 주민에게 꼭 필요한 물자를 제외하고는 사실상 모두 봉쇄될 것”이라면서 “중국은 국제사회에 약속한 것을 그대로 실행했다”고 말했다. 관영 환구시보는 이날 사설을 통해 “북한은 새로운 대가를 치러야 하며 중국을 원망하기 전에 자신의 행동을 반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과거 유엔의 대북 제재안은 중국과 북한의 교역 자체를 막는 것은 아니어서 중국이 제재안을 충실히 이행해도 북한에 큰 타격을 주지는 않았다. 북한에 들어가는 석유량을 조절하는 수준의 독자적 제재도 금방 원상복구됐다. 하지만 이번 제재안은 북한의 ‘돈줄’을 거의 다 틀어막는 것이어서 중국이 어떤 기준으로 얼마만큼 이행하느냐에 따라 북한 경제가 출렁이게 됐다. 실제로 북한의 대중 수출 품목 가운데 석탄 수출액은 10억 5000만 달러로 전체 수출액의 42.3%를 차지한다. 중국이 북한의 석탄 수출이 핵개발과 관련이 있다고 판단하면 언제든지 수입을 금지할 수 있게 됐다. 항공유는 중국을 포함해 모든 나라가 북한에 수출할 수 없어서 북한은 전투기는 물론 고려항공을 띄우기도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청 교수는 “이번 결의안은 추가 핵실험을 하면 더 심한 제재가 가해질 것이라는 경고이기도 하다”면서 “북한이 오해할 여지를 없애기 위해서라도 중국은 엄격하게 제재안을 이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중국은 북한 주민의 생활이 파탄 날 정도의 제재는 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제재안에 원유 공급 금지를 끝내 포함시키지 않고 광물 수출도 ‘금지’가 아닌 핵 관련성에 따른 ‘제한’으로 한정한 것에서 중국의 의지가 잘 드러난다. 훙레이(洪磊)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대북 제재 결의안의 효과를 묻는 질문에 “조선의 정상적인 민생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진 교수는 “중국 정부는 북·미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대화 노력도 계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재 국면 이후에 펼쳐질 대화 국면에서 주도권을 잡겠다는 게 중국의 생각이다. 그렇다면 북한은 제재에 굴복해 대화의 장으로 나올까. 당분간은 힘들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베이징의 대북 소식통은 “북한이 이 정도 제재는 예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진 교수는 “근원적 해결 방안은 찾지 못한 채 예측불가능한 사태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정부, 추궈훙 中대사 초치

    정부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를 두고 ‘한·중 관계 파괴’를 언급해 물의를 일으킨 추궈훙 주한 중국대사를 24일 초치했다. 외교부는 “김홍균 차관보가 추 대사를 초치해 더불어민주당 방문 보도 내용에 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초치는 문제를 일으킨 외교사절을 청사로 불러들여 항의하는 외교적 의사표시 행위를 뜻한다. 이 자리에서 추 대사는 더민주 방문 경위, 실제 언급 내용 등에 대해 성의 있게 해명한 뒤 “금번 사안의 민감성에 대해 이해를 표하며 주한대사로서 한·중 관계의 지속적 발전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외교부가 전했다. 정부는 추 대사의 전날 발언에 대해 강도 높게 반박했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 문제는 증대되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우리의 자위권적 차원의 조치로 안보와 국익에 따라 결정할 사항”이라며 “중국 측도 이런 점을 인식하고 있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외교부 관계자는 “사드 배치 문제를 제기하려면 그러한 문제가 왜 발생했는지 근원부터 살펴보는 것이 순리일 것”이라며 “한·중 관계를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선 신뢰의 바탕 위에서 양국이 함께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날 추 대사는 더민주 김종인 대표를 예방한 자리에서 “(한·중 관계가) 한 가지(사드) 문제 때문에 파괴될 수 있다”며 위협성 발언을 했다. 또 “사드 문제가 없었으면 안보리 결의안이 벌써 채택됐을 것”이란 말까지 해 ‘외교적 결례’라는 지적이 일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北 “1차 타격 대상은 청와대…선제 작전 돌입”

    북한의 제4차 핵실험 및 장거리미사일 발사 이후 한·미 동맹 중심의 군사적 압박이 거세지자 북한이 청와대를 ‘1차 타격 대상’으로 지칭하며 ‘선제적 작전 수행’에 돌입한다고 위협했다. 북한 인민군 최고사령부는 23일 “지금 이 시각부터 우리 혁명 무력이 보유하고 있는 강위력한 모든 전략 및 전술 타격 수단들은 이른바 ‘참수작전’과 ‘족집게식 타격’에 투입되는 적들의 특수작전무력과 작전 장비들이 사소한 움직임이라도 보이는 경우 그를 사전에 철저히 제압하기 위한 선제적인 정의의 작전 수행에 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민군 최고사령부는 이날 ‘우리 운명의 눈부신 태양을 감히 가리워 보려는 자들을 가차없이 징벌해 버릴 것이다’라는 제목의 ‘중대 성명’을 발표하고, 다음달로 예정된 한·미 연합 훈련 키리졸브와 독수리훈련 등을 거론하며 이같이 주장했다. 성명은 “1차 타격 대상은 동족 대결의 모략 소굴인 청와대와 반동통치기관들”이라고 지목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또 한·미 연합 훈련을 겨냥해선 “우리의 중대 경고에도 제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계속 어리석은 군사적 망동에 매달린다면 그 근원을 깡그리 소탕해 버리기 위한 2차 타격 작전에 진입하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어 “2차 타격 대상은 아시아·태평양 지역 미제 침략군의 대조선 침략 기지들과 미국 본토”라면서 “우리에게는 미국 땅덩어리를 마음먹은 대로 두들겨 팰 수 있는 강력한 최첨단 공격 수단들이 다 있다”고 주장했다. 군 관계자는 “한·미 군의 강력한 응징 의지에 북한이 상당히 신경 쓰고 있다는 의미”라며 “만반의 대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남성 자신감을 위한 ‘킹포스’ 수입/판매 시작

    남성 자신감을 위한 ‘킹포스’ 수입/판매 시작

    체력 저하로 자신감을 잃은 남성들의 체력 보강 및 지구력증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남성 건강기능식품 ‘킹포스(kingfroce)’가 수입/판매된다. 우리무역(대표 김오동)이 수입하고 ㈜태광바이오(대표 김오동)가 판매하는 ‘킹포스’는 식품의약안전처로부터 수입 허가를 받아 통관된 제품이다. 주원료인 옥타코사놀에 12가지 부원료(△L-아르기닌 △아연 ZN △서양산사자추출분말 △프로폴리스 분말 △나이아신 Naa △서양인삼분말 △스테아린산 △결정셀룰로오스 △라즈베리분말 △마카뿌리분말 △스테아린산마그네슘 △구기자)가 배합되어 있다. 킹포스의 주원료인 옥타코사놀은 밀의 씨눈, 사탕수수, 사과껍질, 새싹보리, 포도껍질, 및 굴에 함유 되어 있는 성분으로 인체의 지구력향상에 큰 도움을 준다. 체내의 에너지원 가운데 체력, 근력, 지구력과 관계있는 가장 중요한 것이 간과 근육에 저장되어 있는 글리코겐이다. 옥타코사놀은 글리코겐의 저장량을 증가시키고 제2의 에너지원인 지방을 대사시켜 지구력 증진에 도움을 준다. 또한 옥타코사놀은 엄청난 스테미너로 수천 km를 휴식 없이 장거리 비행하는 철새들의 에너지 근원으로 유명하다. 철새들의 먹이 속 옥타코사놀이 생리활성 물질로서 에너지를 방출하는 인자가 되어주는 것이다. 아울러 1949년 크레톤 박사에 의해 수행된 ‘사람의 스테미너에 미치는 소맥배아의 효과 연구’를 통해 소맥배아 및 소맥배아유에 들어 있는 옥타코사놀이 기능성을 나타낸다는 사실이 확인되기도 했다. ㈜태광바이오 관계자는 “이처럼 기능성이 인정된 옥타코사놀이 함유된 킹포스는 지구력 증진에 도움을 줄 수 있다”면서 “현재 개그맨 이용식씨를 모델로 기용하고 광고촬영을 진행, 본격적인 마케팅 작업 중이다” 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인간의 역사’에 함께한 동물 유대 회복의 길은 요원한가

    ‘인간의 역사’에 함께한 동물 유대 회복의 길은 요원한가

    위대한 공존/브라이언 페이건 지음/김정은 옮김 반니/408쪽/1만 8000원 인간과 동물은 오랫동안 지구의 주인으로서 상호의존하는 동반자였다. 수렵시대에 동물은 자연과 인간을 이어주는 역할을 했으며, 사냥을 하더라도 먹을 만큼만 할 정도로 존중받았다. 숭배의 대상으로 여겨진 적도 있었다. 그러다 언제부터인가 인간은 동물을 소비하고 이용하고 지배하기 시작했으며 오늘날 동물은 일상적 수탈과 억압의 대상으로 전락해버렸다. 고고학자이자 인류학자인 브라이언 페이건은 ‘위대한 공존’에서 인간과 동물의 오랜 역사를 탐색하며 뒤틀린 관계를 건강하게 되찾자고 역설한다. 책은 개, 염소, 양, 돼지, 소, 당나귀, 말, 낙타 등 여덟 동물을 중심으로 인간과 짐승이 상호 동반자로서 어떤 영향을 주고 받았는지, 나아가 짐승의 뛰어난 자질과 놀라운 이로움이 인류 역사 발전에 어떻게 기여했는지를 살핀다. 가장 먼저 등장하는 동물은 개다. 적어도 1만 5000년 전 인간과 늑대의 관계는 친숙함과 존중에서 협력과 동료애로 발전했고, 그 후손은 인간 가족의 일원이 된다. 1만 2000년 전부터 사람들은 가축을 길들이기 시작했다. 염소와 양은 순했고 길들이기 좋았으며 젖은 요긴한 식량으로 쓰였고 털은 쓰임새가 많았다. 염소와 양을 울타리에 가두고 소유하면서 사유재산의 개념이 생겨났다. 돼지 역시 풍부한 단백질의 근원이 됐고 돼지를 잡아 축제를 여는 과정에서 동맹을 맺고 부족의 힘을 과시할 수 있었다. 소는 동력을 제공했다. 밭을 갈고 짐을 운반하며 젖과 고기를 제공했다. 그리스에선 소가 왕권을 상징하기도 했으며 신과의 교감에 필수적이었다. 희생제물로 쓰이는 소는 귀하게 대접받았다. 세계가 하나로 연결되는 데에도 동물의 공헌이 지대했다. 당나귀는 건조한 사막 지역의 여행 경로를 바꿔놓았고 낙타는 ‘사막의 배’로서 사하라 사막을 넘어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 대륙을 잇는 교량이자 픽업트럭으로 기능한다. 말은 인간이 빠르게 이동할 수 있게 해 주었다. 인간의 행동반경은 말을 타고 더 먼 곳으로 나아갔으며 전쟁터에서도 유용했다. 말 덕분에 칭기즈칸은 중국을 통일했고 세상은 다른 차원으로 접어들었다. 저자는 “인간과 동물은 친숙한 관계를 맺으며 유대와 협력을 해 왔다. 이런 관계가 없었다면 오늘날 인류문명도 탄생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저자는 짐승 등 자연을 바라보는 시각에 결정적 영향을 준 것 중 하나로 서구 사회의 기독교적 세계관을 꼽는다. 신의 형상을 닮은 인간이 동물세계를 지배하고 자신의 이익과 쓰임에 따라 부리는 것은 당연하다는 태도로 인해 수천 년 넘게 짐승들은 학대받고 멸종에 이르도록 학살당해 왔다고 분석한다. 산업혁명 이후 인간과 짐승 사이의 관계는 극단적으로 양분됐다. 어떤 동물은 존중받으며 소유자의 자부심이 된 반면 어떤 동물은 단순한 상품으로 전락했다. 애완동물이 전자라면, 사육동물은 후자다. 특히 사육동물의 산업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짐승들은 인간과 심리적·정서적으로 거리가 멀어졌다. 현재 대부분의 동물은 노예처럼 착취당하고, 먹히고 있다. 야생 동물의 경우도 처참하기는 마찬가지다. 무차별적 남획으로 지금 이 순간도 60초에 한 종씩 멸종의 운명을 맞고 있다. 저자는 “인간이 다른 인간과 관계를 지속해야 하듯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야생의 힘과도 친밀한 유대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면서 “본질적으로 인간은 동물이라는 점에서 짐승과 같으며, 평등한 공존과 상생을 꾀하려 할 때 인간 사이의 관계에도 긍정적 영향을 준다”고 강조한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사설] 北 테러 우려에 더 절실해진 테러방지법

    북한이 본격적 대남 테러를 감행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최근 이를 위한 역량 결집을 지시했으며, 대남·해외공작 총괄기구인 정찰총국이 앞장서고 있다는 정보가 입수되면서다. 그제 ‘긴급 안보상황 점검 당정 협의회’에서 대응책까지 논의했다니 ‘양치기 소년’의 외침쯤으로 치부할 일은 아닐 듯싶다. 북이 4차 핵실험에 이은 탄도미사일 발사로 유례없이 강력한 국제 제재에 직면하고 있는 터라 돌출적 테러로 맞설 개연성을 누가 부인하겠나. 정보 당국이 잘 대비해야겠지만, 온 국민도 경각심을 가질 때다. 그제 당정 협의회에서는 북측이 정부 인사나 반북 활동가 등에 대한 위해나 납치를 기도하거나, 다중이용 및 국가 기간 시설이 테러 타깃이 될 가능성이 논의됐다고 한다. 북의 ‘전과’를 보면 그저 기우라고 보기도 어렵다. 북이 황장엽씨 암살을 기도한 일뿐만 아니라 몇 년 전 인천·김포공항 이착륙 민간 항공기들에 대한 위성위치정보시스템(GPS) 전파 교란을 감행한 사실을 상기해 보라. 특히 청와대나 금융기관에 디도스 공격을 기도한 전력도 있다. 전문가들은 미군의 전략 무기가 대거 한반도에 전개되고 있는 지금 북한이 국지적 군사 도발을 감행할 소지는 적다고 본다. 도발 원점이 드러나지 않는 사이버 테러나 후방을 교란하려 할 공산이 외려 크다는 뜻이다. 김정은 정권은 5월 7차 노동당 대회에서 핵무장을 최대의 치적으로 내세울 태세다. 이 과정에서 국제사회의 압박으로 인한 체제 위기를 해소하고 내부 결속을 다지는 차원에서 대남 테러로 긴장을 고조시킬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더욱이 지난해 이슬람국가(IS)에 의한 파리 테러 이후 국경을 초월한 테러가 빈발하고 있다. 그러나 초국적 테러를 막기 위한 국제 공조 차원에서도 요긴한 테러방지법이 국회에서 15년째 표류 중이다. 더불어민주당이 국정원에 테러 정보 수집권을 주면 인권 침해 우려가 있다며 반대하면서다. 그러면서 이를 총리실이나 국민안전처에 줘야 한다는 대안 같지 않은 대안을 내놓고 있다. 국정원조차 사이버 테러 등에 대해 제대로 대응을 못 하고 있는 판에 아마추어나 다름없는 부처에 맡긴다니 될 말인가. 거듭 강조하지만 북한이 테러를 저지를 것이란 첩보를 정부는 물론 정치권이 흘려들어서는 안 될 때다. 여야는 테러를 근원적으로 차단하지는 못하더라도 그 가능성을 줄이려면 테러방지법이 충분조건이 아니라 최소한의 필요조건임을 유념하기 바란다.
  • 베스트셀러 ‘부러지지 않는 마음’, 그 인기의 근원을 찾다

    베스트셀러 ‘부러지지 않는 마음’, 그 인기의 근원을 찾다

    청춘을 위로하는 자기계발서 ‘부러지지 않는 마음’(사이토 다카시 지음, 국일미디어 펴냄)이 꾸준한 저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12월 출간된 ‘부러지지 않는 마음’은 쉽게 상처받고 마음이 부러지는 요즘 젊은이들에게 스스로 마음을 단단하게 단련시키도록 조언하고 그 방법을 일러주는 자기계발서로, 출간 이후 줄곧 베스트셀러의 자리를 지켜오고 있다. ‘부러지지 않는 마음’이 이처럼 각광받는 데에는 현대의 청춘들이 직면한 현실적 요인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 책은 SNS를 통해 자신의 만들어진 모습에 안도하고, 상대방에게 인정받기 위해 자신을 꾸며내는 것을 당연시하는 요즘의 젊은 세대를 위한 맞춤형 자기계발서로 인정받고 있다. 깊이 있는 인간관계를 맺지 못하고 SNS로 피상적인 소통만을 이어가는 외로운 청춘, 취업난에 시달리면서 상처받고 있는 N포세대들에 대한 위로의 메시지를 담아낸 것도 꾸준한 인기의 비결로 손꼽힌다. 저자는 젊은이들의 상처받기 쉽고 연약한 마음을 다그치거나 질책하지 않는다. 대신 그들의 상처난 마음을 어루만지고 위로하며, 의미있는 인연을 통해 흔들리는 마음을 단단하게 하는 세 가지 방법을 제시하고, 세상 속에서 스스로 중심을 잡는 법을 일러준다. 또한 ‘부러지지 않는 마음’을 펴낸 국일미디어의 이색적인 마케팅 또한 젊은 세대 사이에서 이슈가 된 바 있다. 양복을 잘 차려입은 회사원의 앞모습 뒤에 추위에 그대로 노출된 반라의 몸을 숨긴 이벤트맨이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번화가에 서서 책의 홍보에 나섰던 것. 이는 차가운 현실에 무방비하게 던져진 젊은이들의 초상을 대변하는 모습으로 큰 공감을 샀다. 한편 이 책의 저자 사이토 다카시는 메이지대학교 문학부 교수이자 일본 최고의 교육심리학자로, 일본 CEO들 사이에서도 멘토로 인정받고 있다. 저서로는 『세계사를 움직이는 다섯 가지 힘』, 『공부의 힘』, 『독서력』, 『질문의 힘』, 『서른 살 직장인 공부법을 배우다』, 『독서는 절대 나를 배신하지 않는다』, 『혼자 있는 시간의 힘』 등 다수가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新국토기행] 강원 삼척시

    [新국토기행] 강원 삼척시

    강원 삼척시는 험준한 태백산맥과 넓고 긴 해안선, 많은 항·포구를 간직한 천혜의 관광지다. 여기에 수많은 계곡과 깨끗한 백사장, 빼어난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해변이 어우러져 아름다움을 더한다. 5억 3000만년 전에 생성된 환선굴과 대금굴은 삼척에 신비로움까지 선사한다. 두타산 정기를 이어받고 오십천 맑은 물이 죽서루를 감돌아 동해로 흐르는 곳을 터전 삼아 제왕운기의 자주정신과 호국정신을 이어 온 유서 깊은 고장이다. 태백탄전과 동해공업지역의 연계 교역지로 지하자원, 수산자원, 관광자원이 풍부해 한때 산업의 근간이 되기도 했던 고장이다. 올 상반기에 삼척~동해 간 고속도로가 개통하고 2018년 포항~삼척 간 동해선 철길까지 완공하면 사통팔달 교통 요지로 각광받을 것으로 보인다. 시민들은 지역 경제에 생기를 줄까 벌써 기대에 부풀었다. 강원 최남단에 진주처럼 남아 있는 삼척의 속살을 들여다보자. 삼척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볼거리 ●관동팔경 제1루 죽서루 노래한 詩 500수 넘어 관동팔경의 제1루 죽서루(보물 제213호)는 삼척시 서쪽을 흐르는 오십천이 내려다보이는 절벽에 자리잡고 있다. 조선 태종 3년(1403년) 삼척부사 김효손이 옛터에 중창한 뒤 지금까지 수십 차례에 걸쳐 중수하거나 증축했다. 죽서루는 하층이 17개의 기둥으로 구성돼 있는데 이 가운데 9개는 자연석에 세워졌으며 8개는 넓은 바위를 기초석으로 건립돼 건축사적 특성과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 건물 상층부는 20개의 기둥에 의지해 팔작지붕으로 덮였다. 죽서루 난간에 기대어 멀리 바라보면 서쪽으로 백두대간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고 아래로는 까마득한 절벽 아래 오십천의 푸른 강물이 휘감아 돌아 흘러 예부터 많은 시인 묵객 및 화가들이 끊임없이 찾아 죽서루를 노래했다. 현재 알려진 시는 500수가 넘는다. ●고려 마지막 왕이 잠든 공양왕릉 고려의 멸망과 조선의 태동이 시작된 곳이 삼척이다. 고려의 마지막 왕 공양왕이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 일파에 의해 교살됨으로써 고려의 국운이 삼척에서 끝을 맺는다. 강원도 기념물 제71호인 삼척시 근덕면 궁촌리 공양왕릉에는 왕자 왕석과 왕우, 그리고 시녀의 무덤이 함께 있다. 조선왕조실록에 의하면 공양왕과 그의 추종자들이 살해된 곳이 살해재이고 이곳에 한 달이 넘게 핏물이 흘렀다. 궁촌은 임금이 계신 마을이라는 데서 유래됐다. 이성계가 삼척 땅에서 공양왕을 살해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삼척은 조선의 건국이 시작된 곳이다. ●조선 왕실 가장 오래된 선대 묘 준경묘·영경묘 이성계의 5대조이며 목조(이안사)의 아버지인 이양무 장군 묘가 준경묘다. 조선 왕실의 가장 오래된 선대 묘로 그 터는 왕기가 서린 천하의 대길지로 조선왕조를 태동시켰다는 ‘백우금관(百牛棺) 전설’(100마리 소 대신 흰 소, 금관 대신 보리짚으로 관을 만들어 사용)이 전해진다. 이양무는 본래 전주의 호족이었다. 당시 향촌 사회를 붕괴시키는 고려 정권에 대한 불만이 관기 문제로 촉발되자 이를 계기로 170여호의 자기 세력을 이끌고 삼척에 정착했다. 이양무는 1231년(고려 고종 18년)에 죽었다. 이들은 의주로 이주하기까지 삼척에서 17년여간 살았다. 이양무 부인의 묘가 영경묘다. 역사성뿐만 아니라 풍수지리적 가치 등 중요한 학술 가치를 인정해 강원도 기념물에서 2012년 사적 제524호로 승격됐다. ●물과 5억년 시간이 빚은 환선굴·대금굴 물과 오랜 시간이 빚어낸 삼척의 동굴은 모두 55개로 대이리 동굴지대(천연기념물 178호)를 이루고 있다. 이 가운데 개방한 동굴은 환선굴과 대금굴이다. 동굴 생성 시기는 고생대(5억 3000여만년 전)로 알려졌다. 동굴 내부에선 에그프라이 석순, 곡석, 종유석, 동굴진주 등 기기묘묘한 동굴 생성물이 감탄을 자아낸다. 특히 지하에는 근원지를 알 수 없는 많은 양의 동굴 수가 흐르고 있어 여러 개의 크고 작은 폭포와 동굴 호수가 형성돼 있는 게 특징이다. 백두산 천지를 닮은 천지연, 비가 오면 높이 2m까지 뜰 수 있도록 설치한 용소부잔교, 높이 8m의 비룡폭포 등을 감상할 수 있다. 모노레일을 타고 140m의 인공터널을 지나 동굴 내부로 들어갈 수 있다. 덕항산 절경과 주변의 생태공원, 전나무 숲은 자연의 아름다움을 더한다. ●어촌민 생활 느낄 수 있는 해신당공원 동해안 유일의 남근 숭배 민속이 전해 내려오는 해신당공원은 어촌민의 생활을 느낄 수 있는 어촌민속전시관, 해학적인 웃음을 자아내는 남근조각공원 등으로 구성됐다. 또한 공원을 따라 펼쳐지는 소나무 산책로와 푸른 신남바다가 어우러져 스트레스 해소는 물론 웃음 바이러스가 넘쳐나는 동해안 최대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동해안 따라 5.4㎞ 삼척해양레일바이크 삼척해양레일바이크는 일제강점기, 삼척에서 나오는 지하자원을 수탈하기 위해 삼척에서 포항까지 철로를 놨다가 해방이 되면서 중단한 것을 삼척시에서 2010년 관광자원화한 것이다. 레일바이크 구간은 모두 5.4㎞에 이르며 레일바이크를 타고 가다 보면 자연스레 동해안의 경관을 즐기고 감상할 수 있어 많은 관광객이 찾는 명소가 됐다. ●아름다운 길 100선 선정 된 새천년해안도로 이름처럼 새천년을 맞는 2000년에 만들었다. 새천년해안도로는 삼척항에서 삼척해변까지 4.5㎞에 이르는 코스로 바다와 산을 가로질러 해안선을 따라 만들어 해안 절경과 바다를 감상할 수 있는 관광도로다.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됐다. 드라이브 코스로 알려졌지만 중간중간 차를 멈추고 잠깐 쉬어 갈 수 있는 소망의탑, 조각공원, 삼척해변 사랑공원 등이 있다. ●전설 깃든 조각·그림… 수로부인헌화공원 삼척시 원덕읍 임원리 남화산 정상에 있는 수로부인헌화공원은 삼국유사에 등장하는 ‘헌화가’와 ‘해가’ 속 수로부인 이야기를 토대로 만든 공원이다. 절세미인으로 알려진 수로부인은 신라 성덕왕 때 순정공의 부인이다. 남편이 강릉 태수로 부임해 가던 중 수로부인이 사람이 닿을 수 없는 돌산 위에 핀 철쭉꽃을 갖고 싶어 하자 마침 소를 몰고 가던 노인이 꽃을 꺾어 바칠 때 부른 노래가 4구체 향가인 헌화가다. 임해정에 이르렀을 때 갑자기 용이 나타나 수로부인을 바닷속으로 끌고 갔는데 백성이 노래를 부르자 다시 수로부인이 나타났다고 한다. 이 노래가 신라가요인 해가다. 공원에는 이 수로부인 전설을 토대로 한 다양한 조각과 그림 등이 있다. 이와 함께 산책로, 데크로드, 쉼터 등이 잘 갖춰져 있어 탁 트인 동해의 비경을 감상하면서 걷기 좋다. 공원의 상징물이라고 할 수 있는 초대형 수로부인상은 높이 10.6m, 가로 15m, 세로 13m, 중량 500t에 달한다. 천연 돌로 만들어 관광객들의 감탄을 자아낸다. 현재 임원항 방파제 부근에서 올라갈 수 있는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운행 중이다. >>먹거리 ●버림받던 고기에서 금치 된 곰치 곰치는 다른 고장에서도 볼 수 있는 어종이지만 동해안의 곰치가 살이 더 부드럽고 담백하다. 잘 묵은 김치와 함께 푹 끓여 낸 곰치국은 살살 녹는 하얀 속살에 얼큰하고 시원한 국물 맛 때문에 해장국으로 최고다. 곰치국은 삼척이 원조다. 옛날 고기잡이배에 큰 곰치가 걸리면 “재수 없게 제사상에도 못 오르고 값도 없는 이놈의 곰치가 그물 찢어지게 왜 이리 걸렸냐”고 푸념하며 나룻가에 버렸다고 한다. 그런 곰치가 어느 때부터인가 삼척의 대표 음식으로 전국에 소개되며 이제는 바다에서 나지 않으면 아무리 돈을 줘도 먹지 못하는 귀한 음식이 됐다. ●쫄깃한 속살·담백한 맛 삼척 대게 대게는 물이 차면 살이 꽉 차는 한랭성 어종으로 겨울이 제철인 음식이다. 고려 시대 문장가인 이규보는 게를 산해진미를 초월하는 맛이라고 격찬했고, ‘홍길동전’의 저자인 허균은 1600년대에 지은 ‘도문대작’에서 “삼척에서 나는 대게는 크기가 강아지만 해 그 다리가 대나무 줄기만 하다. 맛이 달고 포를 만들어 먹어도 좋다”고 했다. 게는 삼척말로 ‘기’이므로 게 모양의 줄을 당기는 놀이인 ‘게줄다리기’ 또한 ‘기줄다리기’로 불린다. 지난해 12월 삼척의 기줄다리기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면서 인접지 경북 울진과 영덕의 인지도에 밀려 명성을 얻지 못하던 삼척의 대게에 대한 관심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산삼 효능 ‘삼척 장뇌산삼’ 지리적 표시제 등록 120년 전 삼척의 하늘과 맞닿은 작은 마을인 여삼리에서 한 어르신이 산삼씨를 근처 산에 심은 게 현재 ‘삼척 장뇌산삼’의 시초로 알려졌다. 현재 대략 60여 농가가 연간 1만본 정도를 생산하는 삼척 장뇌산삼은 2010년 특허청에 지리적 표시 단체표장등록을 하며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삼척시는 이를 홍보하기 위해 삼척교 입구에 장뇌 홍보 조형물을 설치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일찍 따서 말린 올미역은 산후조리 인기상품 올미역은 이른 철에 따서 말린 미역으로 허균의 도문대작을 보면 “조곽(早藿)은 이른 미역으로 삼척에서 1월에 나는 게 좋다”고 기록돼 있다. 올미역은 색깔이 온통 검은색으로 요오드 성분 함량이 높아 피를 맑게 해 주는 성질이 있어 산후조리용으로 인기가 많다. ●진한 맛과 향 한잔~ 친환경 ‘삼척 머루와인’ 삼척 너와마을에서 생산하는 머루와인은 해발 600m의 육백산 청정 지역에서 재배한 친환경 머루를 사용해 맛과 향이 진하다. 너와마을 와인공장에는 구입 및 시음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머루는 포도에 비해 5~10배 정도 많은 칼슘, 인, 회분, 안토시아닌 성분이 함유돼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고 장기를 튼튼하게 하는 효과, 저혈압과 고지혈증, 부인병 예방과 치료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오늘의 눈] ‘위험 사회’와 인공지능, 그리고 불안감/오상도 국제부 기자

    [오늘의 눈] ‘위험 사회’와 인공지능, 그리고 불안감/오상도 국제부 기자

    지난해 타계한 독일의 사회학자 울리히 베크는 한국 사회에 남다른 메시지를 던졌다. 그가 창시한 ‘위험사회론’은 세월호 참사 이후 언제 어디서 어떤 대형사고가 터질지 몰라 불안에 떠는 한국인의 뇌리에 다시금 되새김질됐다. 제대로 된 일자리를 잡고, 먹고살기조차 힘든 우리 사회에서 더 깊은 울림을 남겼다. 2008년 3월 방한했던 그는 당시 기자회견에서 한국 사회를 “극단적 압축 성장에 따라 더 위험이 고조된 사회”라고 평가했다. 주위를 둘러보면 틀린 말이 아니라는 걸 금세 깨닫게 된다. 생태적 재앙, 핵위기, 실업과 금융대란, 환경파괴는 물론 메르스와 같은 전염병이 거의 매년 번갈아 우리 주위를 맴돌다 사라진 탓이다. 이처럼 위험이 반복해 재생산되는 가운데 우리 사회의 위험에 대한 자각은 점차 무뎌져 왔다. 이미 이 위험의 실체가 우리의 손을 떠나 탈국가화된 가운데 막연한 불안감만 확산됐을 뿐이다. 산업화·근대화가 가져온 기술발달과 물질적 풍요는 여기에 기름을 붓고 있다. 최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전미과학진흥협회(AAAS) 회의에선 인공지능(AI)과 로봇이 화두였다. 라이스대학의 모셰 바르디 교수는 “기계가 모든 면에서 인간을 능가하고 대신하는 시대가 오면서 사람은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나”라는 근원적인 물음을 던졌다. 인공지능이 학문의 영역에서 실생활로 빠르게 이동하면서 인간의 지위는 위협받고 있다. 불안감도 잔뜩 고조된 상태다. 일부 컴퓨터는 이미 인간처럼 보고 듣기 시작했으며 시스템 스스로 움직이고 작동하기도 한다. AI를 탑재한 자율주행자동차는 앞으로 25년 안에 도로를 점령할 것이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바둑계의 이세돌 9단은 1000년간의 기보를 탑재한 AI 프로그램 알파고와 조만간 대국할 예정이다. 또 반도체 공장의 라인 오퍼레이터들은 차츰 기계에 밀려 공정 밖으로 밀려나고 있다. 일부 경제지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분석해 단 0.3초 만에 시황 기사를 오타 없이 객관적으로 생산하는 AI를 운용 중이라고 한다. 이 같은 4차 산업혁명은 수많은 일자리를 앗아 가며 대량 실업을 몰고 올 것이란 불안감만 키우고 있다. 그런데 이런 변화의 물결을 가장 두려워해야 할 사람은 누구일까. 단연 위정자(爲政者)가 아닐까 싶다. 300명 가까운 여의도의 국회의원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간단히 구현될 직접 민주주의의 첫 제물이 될 것이다. 정파의 이해관계에 밀려 ‘왜곡된’ 간접 민주주의를 행하던 의원들은 백수로 전락할 전망이다. 민의를 제대로 읽지 못하는 지도자들 또한 마찬가지다. 최근 정가는 위안부 협상과 개성공단 중단, 사드 배치 등으로 시끌벅적하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떠나 합리적이고 타당한 의사결정 과정이 드러나야 하지만 아직까지는 그렇지 못하다. ‘도덕성’과 ‘윤리’는 아직까지 사람만이 지닌, 기계가 인간을 넘보지 못하는 고유의 영역이라고 한다. 이 고유의 영역을 십분 활용해 ‘기계적’ 판단을 벗어나는 위정자들을 기대해 본다. sdoh@seoul.co.kr
  • 당신이 오카야마에 간다면

    당신이 오카야마에 간다면

    그러니까 이 모든 건 다 기차 때문이다. 일본 기차 여행이 편리한 건 여행 좀 해본 사람이면 다 아는 사실이라지만, 오사카 간사이공항에서 200km 넘게 떨어진 오카야마가 이렇게 쉽게 연결될 줄은 몰랐다. 꼭 가야 할 곳이라며 기나긴 리스트를 작성하지 않아도 좋은 동네. 느긋한 오카야마로의 여행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This stop is Okayama첫 번째 역오카야마岡山 청명함, 단출함 그리고 느긋함 오카야마는 오사카와 히로시마 사이 세토내해와 접해 위치하고 있다. 동쪽으로 간사이 지방, 서쪽으로 히로시마와 규슈, 남쪽으로 시코쿠를 연결하는 지리적 이점으로 인해 이곳은 예로부터 교통과 물류의 요지였다. 게다가 일조량이 풍부하고 기후가 온난해 땅과 바다에서 거둬들인 수확도 풍부했다. 스스로를 청명한 고장이라 칭하는 이곳은 이름처럼 자연과 더불어 느리고 풍요롭게 발전해 온 지방이다. 그러한 오카야마로 최근 외국 여행자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어디로 발길을 돌려도 좋은 그 느긋함을 찾아서다. 오카야마시는 오카야마현의 최대 도시지만 도심 풍경은 단출하다. 서쪽 오카야마 기차역에서 동쪽으로 30여분 거리 안에 오카야마의 자부심인 오카야마성과 일본 3대 정원으로 꼽히는 고라쿠엔을 비롯해 다수의 미술관과 심포니홀 등 문화 공간이 흩어져 있다. 먼저 도착한 곳은 오카야마성. 영주 우키타 히데이에에 의해 1597년에 완성된 오카야마성은 아사히강을 해자처럼 두르고 솟아 있다. 본래 흐르던 강의 줄기를 바꿔 지금처럼 성을 휘돌아 나가게 했다고 전해진다. 당시 영주의 권위와 힘을 짐작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우키다 나오이에부터 이케다 아키마사까지 총 14명의 영주가 280년에 걸쳐 성의 주인으로서 이 지역을 관할했다. 성에서 가장 높은 6층 천수각에 올라 보면 그들이 조망하려 했던 풍광이 어떤 것이었는지 짐작 가능하다. 내부에는 이케다 가문의 유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일본의 성 중 드물게 검은색을 띄고 있어 우조, 까마귀 성이라는 별명도 얻은 이곳은 1945년 세계대전 중 소실되었고, 1966년 복원해 현재 오카야마시가 관할하고 있다. 오카야마성에서 쯔루미 다리를 건너면 고라쿠엔으로 이어진다. 이바라키현의 가이라쿠엔, 이시카와현의 겐로쿠엔과 더불어 일본의 3대 정원으로 꼽히는 곳이다. 미슐랭 가이드는 음식과 관련한 레드 가이드 외에 여행 정보를 평가하는 그린 가이드도 펴내는데, 레드와 동일하게 그린 역시 별 3개를 최고점으로 친다. 고라쿠엔은 이 그린 가이드에서 당당하게 별 3개를 받은 곳이다. 과거 영주가 찾으면 기거하는 곳이었다던 엔요테이 안쪽의 가쿠메이칸. 다다미로 칸칸이 이어진 내부의 나무문을 열어젖히니 고라쿠엔의 풍광이 바람처럼 왈칵 밀려들어온다. 나무와 물과 바람과 하늘, 자연의 조화가 말 그대로 한 폭의 그림 같다. 감탄하고 있는데 거짓말처럼 두루미 한 마리가 우아하게 날아간다. 고라쿠엔의 홍보담당자 미카 사카모토씨에 의하면 고라쿠엔에는 현재 8마리의 두루미가 있는데, 이들은 매일 산책길을 걷는 등 일정한 훈련을 받고 있단다. 4마리는 아직 초보이고 훈련이 잘 된 4마리가 시간에 맞춰 공원을 우아한 몸짓으로 날아다닌다는 것. 3대 정원의 명성은 거저 얻은 게 아니었다. 약 14만2,000m2의 이 드넓은 정원은 봄의 벚꽃과 매화부터 여름의 꽃창포와 차나무, 가을의 단풍과 겨울의 설경까지 계절을 눈으로 맛볼 수 있다. 어디를 걸어도 절로 건강해지는 기분이 드는 고라쿠엔에서 가장 좋은 뷰포인트를 꼽자면 단연 니시키가오카 언덕이다. 6m 가량 올라온 인공 언덕인데 시선을 가리는 건물이 하나도 없으니 내려다보는 전망이 고층 전망대 못지않다. ▶inside Okayama 모모타로의 전설일본 전역에서 통용되는 동화 같은 설화 모모타로 이야기가 이곳 오카야마에선 특히 자주 등장한다. 모모타로가 구술 전술된 이야기기에 이곳과 관련 있다는 역사적 증거는 없으나 오카야마가 복숭아의 고장이란 점, 유난히 물이 맑고 청명한 지역이라는 것 때문에 자연스럽게 오카야마의 상징이 되었다. 오카야마 서쪽 외곽에는 모모타로 전설의 근원으로 여겨지는 일본의 고대 왕족을 모신다는 기비츠신사도 있다. 도시 곳곳에서 모모타로의 동상과 그림을 볼 수 있으며, 특히 시내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맨홀 위의 모모타로가 앙증맞다. 명물 전차 오카덴 오카야마시에선 이곳의 명물 노면전차 오카덴을 타 보자. 오카야마성과 고라쿠엔에 가려면 오카야마 기차역에서 출발해 시로시타 정거장에서 내리면 된다. 약 5분 남짓 소요된다. 요즘 일본에서 전차의 부활이 유행인데, 오카야마는 비록 운행 구간이 축소되긴 했지만 한 번도 명맥이 끊어지지 않고 100년을 이어 왔다. 전차의 부활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사회학자들은 주민의 평균 연령이 높아지는 것에서 찾는다. 장년층이 속도 위주의 지하철보다 전차를 훨씬 편안하게 느낀다는 것이다. 쇼핑은 이온몰 일본 전역에서 만날 수 있는 대형 쇼핑몰 이온몰. 2014년 오카야마시에 개관했는데 기차역에서 도보 3분이라는 초중심지에 들어선 것이 특징이다. 지하 2층에서 7층까지 도심 속 쇼핑몰로는 꽤 큰 규모인데 패션부터 리빙, 갤러리, 다이닝까지 입점 점포도 훌륭하다. 특히 1층에 질 좋은 슈퍼마켓을 전면 배치했는데 시민은 물론이고 여행자가 이용하기에게도 더할 나위 없이 편리하다. ●This stop is Kurashiki두 번째 역 구라시키倉敷 곳간에서 꺼낸 우아한 미관지구 오카야마시를 벗어나 오카야마현으로 여행 구간을 넓히면 입소문 1순위는 단연 구라시키다. 오카야마에서 기차로 20분이면 닿는 이곳 구라시키에는 에도시대의 건축물이 그대로 보존된 전통마을이 있다. 구라시키는 에도시대 초반부터 물류의 중심지로 번성했다. 구라시키강을 따라 쌀과 면화를 보관하기 위한 창고가 들어섰고, 물길을 따라 배들이 물건을 실어 날랐다. 구라시키라는 도시의 이름 자체가 광, 곳간을 뜻하는 ‘구라’에서 왔을 정도. 이런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곳이 바로 구라시키 미관지구美觀地區다. 역사보존지구이자 관광지인 셈인데 다른 지역과 달리 상점가 이층에 일반 시민들이 살아간다. 과거와 현재, 관광과 일상이 그윽하게 맞물려 있는 모범적인 예라 하겠다. 구라시키 기차역에서 걸어서 10분여, 미관지구에 들어서면 마치 시간을 건너 뛴 듯 에도시대의 전통가옥과 거리풍경이 펼쳐진다. 오래된 쌀 창고를 개조한 공간에 아름다운 일상용품을 전시한 구라시키 민예관, 수백년이 넘은 상인의 집을 개조한 료칸, 옛 방적공장을 개보수한 아이비스퀘어 등은 이 미관지구를 떠받치는 장소들이다. 미관지구를 풍요롭게 하는 상징적인 장소가 하나 더 있다. 바로 오하라 미술관이다. 1930년 일본 최초의 사립미술관으로 설립된 오하라 미술관은 무려 3,500여 점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는데, 그 작가 목록이 모네, 로댕, 엘 그레코, 샤갈, 고갱, 모딜리아니, 르누아르, 세간티니, 피카소 등 놀랍도록 화려하다. 오하라 미술관은 구라시키에서 방적공장을 일군 오하라 마구사부로와 그가 후원했던 화가 고지마 도라지로의 합작품이다. 성공한 사업가이자 문화 후원에 관심이 높았던 오하라 마구사부로에게 화가 고지마 도라지로는 서양의 대작을 소장할 것을 권유한다. 1920년대 고지마 도라지로는 직접 유럽으로 출장을 떠나 세심하게 작품을 선별했다. 이 과정에서 모네와 마티스에게서 직접 작품을 구입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구라시키의 자랑이 된 오하라 미술관은 그렇게 태어났다. 안타깝게도 고지마는 미술관의 완성을 보지 못하고 사망했지만 그의 뛰어난 감식안과 선견지명은 지금껏 수많은 주민과 여행자들의 예술적 허기를 채워 주고 있다. 오하라 미술관에서 대각선으로 강을 건너 내려가면 아이비스퀘어에 닿는다. 붉은 벽돌로 쌓은 외벽을 담쟁이덩굴이 싸고도는 모양이 이름 그대로다. 이곳은 옛날 방직공장을 리모델링하여 호텔과 레스토랑, 박물관으로 탈바꿈시켰다. 1974년 완성되었는데 건물의 기본 형태는 그대로 유지한 채 내부시설을 바꾸고, 감각적인 인테리어를 가미해 현대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실제로 현지 주민들의 결혼식 야외 촬영 장소로 각광받고 있다. 161개의 객실을 보유한 아이비스퀘어호텔 역시 과거의 기억을 온전히 간직하고 있다. 당시 골조를 살리며 공사하느라 몹시 애를 먹었지만 그 덕분에 특유의 분위기를 이어 올 수 있었다는 평가다. 그러니까 이곳 구라시키는 과거 곳간 창고가 넘쳐나는 물류지대에서 한동안 방직공장이 즐비한 도시였다가 그 역사를 잘 보존해 오늘날 여행자를 품는 곳으로 변모된 셈이다. ▶inside Kurashiki 아기자기한 미관지구 구라시키 미관지구를 생동감 있게 하는 것은 단연 아기자기한 가게들이다. 천편일률적인 토산품 가게가 아니라 제 개성을 뽐내는 곳들이 많다. 공업용 테이프를 생산하던 회사가 이제는 디자인 중심의 마스킹 테이프를 생산하는데 이를 활용한 체험도 가능하다. 이 밖에 과거 구라시키의 직물 생산의 전통을 재현한 가게, 다양한 디자인의 향초 공방 등이 오밀조밀 이어진다. 구라시키강의 유람선3월부터 11월까지는 구라시키강을 오가는 유람을 즐길 수도 있다. 작은 배에 몸을 싣고 버드나무 아래서 올려다보는 미관지구의 풍광은 또 다른 맛이다. 풍요로운 반달, 무라스즈메 구라시키 미관지구에서 자주 눈에 띄는 간식은 반달 모양의 ‘무라스즈메’다. 과거 풍요로운 곳간을 상징하듯 곡물을 활용한 전통 간식이다. 구수하면서도 달콤해 자꾸 집어 먹게 된다. 반죽을 달궈진 팬 위에 얇게 펴 부치고 그 위에 팥소를 넣어 만두처럼 덮어 내는데 만들기 체험도 가능하다. 3개 만들기 체험 500엔. 오카야마 대표 음식들 오카야마현의 대표 음식을 나열하자면 마마카리, 문어, 기비 당고(수수경단) 등이다. 물론 대표 과일인 하얀 복숭아와 피오네 포도도 빼놓을 수 없다. 이중 청어과 생선 밴댕이에 해당하는 마마카리는 다양하게 조리해 먹는데, 초밥으로도 전채로도 인기다. 또 가쓰오부시 육수에 살짝 데쳐 먹는 타코 샤브샤브, 문어밥으로 먹는 타코메시도 대표 메뉴다. ●This stop is Kojima세 번째 역 고지마幸島 청바지를 입은 도시 인구 7만2,000여 명의 작은 도시가 청바지로 인해 세계적인 유명세를 타고 있다. 계단부터 개찰구까지 청바지가 수놓아져 있고, 기차 역사 밖으로 청바지가 나부끼며, 청바지 래핑을 두른 버스와 택시가 거리를 누비는 이곳은 오카야마현 구라시키시에 있는 작은 마을 고지마다. 고지마는 일찍부터 방직·섬유산업이 발달해 한때 일본 학생복의 90% 이상을 생산했던 곳이다. 이곳에 청바지가 보편화된 건 1964년 도쿄 올림픽을 계기로 일본 전역에 전파된 서양 문화와 맥을 함께한다. 그러나 고지마 관계자는 이미 그 이전 군정 시기에 미군부대를 통해 흘러들어온 청바지를 고지마의 다수가 공유하고 있었다고 회상한다.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1965년 고지마의 ‘빅존’이라는 회사가 처음으로 일본산 청바지를 생산했다. 이때만 해도 미국에서 수입한 청바지 원단을 사용했는데 이것이 몹시 딱딱하고 두꺼워 고지마의 발달된 봉제기술로만 제조할 수 있었다고 한다. 1973년부터 일본산 원단을 직접 생산하면서 뻣뻣한 청바지 원단을 부드럽게 만들기 위해 고지마의 장인들은 각종 아이디어를 냈다. 기계에 청바지와 돌을 같이 넣고 돌리는 ‘스톤 워싱’도 이곳에서 개발했다.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거쳐 사쿠라지마의 가벼운 화산석이 그들이 원하는 워싱을 만드는 데 가장 적합하다는 것을 밝혀냈다. 당연하게 생각했던 청바지의 워싱이나 자연스러운 주름이 절로 완성된 게 아니었다. 어떻게 하면 인체 곡선에 더 편안하게 맞고 더 아름다운 핏을 내는가를 장인들이 고심한 결과다. 패스트 패션이 등장하면서 고지마의 청바지 브랜드도 한때 위기를 맞았지만, 고지마는 질 좋은 일본산 청바지라는 원점으로 돌아가는 길을 택했다. 한 해 입고 마는 나쁘지 않은 청바지가 아니라, 한번 구입하면 입을 때마다 기분이 좋은 고급화를 추구한 것. 이는 기성품과 오더 메이드 양쪽 모두에 적용되었는데 방향 전환은 빼어난 한 수였다. 누구의 장롱을 열어도 최소 다섯 장은 들어 있을 만큼 청바지는 흔한 아이템이지만, 고작 몇 밀리미터의 차이로 핏이 미묘하고 불편한 어려운 제품이기도 하다. 고지마에서 주문할 수 있는 ‘오더 메이드 진’은 이런 개개인의 체형과 취향을 십분 이해한 세상에 하나뿐인 아이템이다. 베티하우스의 경우 가장 중요한 원단 선별과 패턴 제작부터 시작해, 벨트 레이블, 리벳, 단추, 스티치 등 소소한 부자재도 모두 선택할 수 있다. 원단도 다양해 솜을 누빈 것부터 캐시미어가 함유된 데님도 있다. 평생 패턴을 보관해 주므로 언제든 재주문도 가능하다. 품질 때문에 한 번 입어 본 사람은 다시 찾는데 일본 전역은 물론이고 한국, 중국, 대만뿐 아니라 멀리 유럽에서도 찾아온다는 게 베티 스미스의 이야기다. 인근 체험관에선 자투리 데님 원단을 활용해 핸드폰 고리나 열쇠고리를 만들어 볼 수 있으며, 아이디어 넘치는 소소한 상품 코너도 있다. ▶Travel tip 특급열차를 5일 동안 무제한으로 간사이 와이드 패스 낯선 오카야마현으로의 여행이 수월했던 건 바로 JR에서 의욕적으로 준비한 ‘간사이 와이드 패스’ 덕분이다. 간사이공항에서부터 간사이 지방이 아닌 오카야마현까지 신칸센을 포함해 특급 기차를 5일 동안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기차 패스다. 성인 기준 9,000엔(국내에서 구입하면 8,500엔)으로 일본 내국인의 단순 1회 왕복 요금보다 저렴하다. 때문에 바쁜 오사카 여행 전후로 혹은 오카야마를 콕 집어서 느긋한 시간을 보내는 여행이 충분히 가능하다. 오카야마 공항을 연계하는 직항편도 있지만, 보다 다양한 도시를 보고 싶다면 항공편이 훨씬 다양한 오사카 간사이공항을 통해 이동하는 방법도 괜찮기 때문. 신오사카 1회 환승을 포함해 간사이공항에서 오카야마역까지 약 1시간 40분이 소요된다. JR은 또 간사이공항 인근에 있는 유니버설스튜디오재팬USJ도 연결하므로 하루를 활용해 즐기기도 좋다. USJ는 지난해 해리포터 존 개관으로 월 관람객 신기록을 갱신하는 등 인기몰이 중이다. 에디터 천소현 기자 글 Travie writer 김정은 사진 Travie photographer 이승무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양자 얽힘’: 아원자 세계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

    ​’양자 얽힘’: 아원자 세계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동시에 반응한다 남녀간이나 혈육 사이의 사랑을 얘기할 때 사람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신비한 어떤 연결 같은 것을 곧잘 화제에 올리곤 한다. 거리의 멀고 가까움에 상관없이 서로 마음이 통하는 그 무엇 말이다. 누구에게나 그런 경험이 더러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런 연결이 아원자의 세계에도 존재한다는 것이 양자론자들의 주장이다. 아니, 주장의 수준을 넘어 이미 검증된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런 비직관적이고 기묘한 양자 세계의 현상을 '양자 얽힘'이라고 한다. 말 그대로 양자끼리 얽혀 있다는 얘기다. 그 기본적인 개념은 한 근원에서 태어난 한 쌍의 입자는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다 하더라도, 심지어 수십억 광년 거리로 서로 떨어져 있더라도 얽힌 상태는 풀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한쪽 입자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면 즉각적으로 10억 광년 바깥에 있는 다른 입자에게도 그 변화가 나타난다는 말이다. 이런 섬찟한 현상이 정말 사실일까? 그 양자들 사이의 공간은 없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뜻일까? 1964년 물리학자 존 벨은 얽힌 상태의 두 입자가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더라도 즉각 서로 반응한다는 가설을 증명하는 데 성공했다. 이것을 벨의 정리라 하는데, 현대 물리학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개념이다. 그러나 아인슈타인은 이 양자 얽힘에 대해 끝까지 반대하는 입장에 있었다. 왜냐하면 그의 특수상대성 이론에 따르면, 우주에서 빛보다 빠른 것은 없는데, 양자 얽힘은 이 원칙을 무너뜨리는 것이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양자론자들이 '유령 같은 원격작용'을 주장한다고 비판하며, 그들이 '숨은 변수'를 찾아내지 못해 터무니없는 가설을 세웠다고 주장했다. 지난 반세기에 걸쳐 많은 과학자들이 벨의 정리를 증명하기 위한 실험에 매달렸다. 그러나 실험을 수행할 만한 민감한 장치를 설계하고 만드는 일이 너무나 어려운 나머지 모두 실패하고 말았다. ​그런데 지난해 이변이 일어났다. 3개의 연구팀이 각기 벨의 정리를 증명하는 실험에 도전한 끝에 모두 성공을 거두었던 것이다. 세 실험팀의 결론는 모두 벨의 증리가 옳았고, 아인슈타인이 틀렸다는 것으로 귀결되었다. '양자 얽힘'은 거부할 수 없는 진리로 드러난 것이다. 한 근원에서 태어난 한 쌍의 입자는 서로가 우주 양쪽에 있더라도 한쪽이 변화하면 즉각적으로 다른 쪽에 영향을 미친다! 이들 사이의 공간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이런 상황을 일컬어 우주의 '비국소성'이라 한다. 어떤 과학자는 부부가 서로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더라도 부부인 것처럼 한 쌍의 입자도 그렇다고 설명했다. 세 실험팀 중 하나는 콜로라도 주 볼더에 있는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원의 지원을 받은 물리학자 크리스터 섈름이 이끄는 연구진이었다. 샐름과 그의 동료들은 실험에서 극저온으로 냉각시킨 금속 조각을 사용했다. 이 상태의 금속은 초전도체가 되어 전기 저항이 사라진다. 빛알갱이, 즉 광자가 이 금속을 때리면 금속은 짧은 순간 보통의 전도체로 되돌아가는데, 과학자들은 그 다음 어떤 일이 벌어지는가를 주시했다. 그 결과 한 광자를 측정하는 순간 얽힌 상태의 다른 광자가 즉각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피지컬 리뷰 레터스'에 발표된 실험 결과는 벨의 정리를 강력히 뒷받침해주는 내용이다. "우리 논문을 포함해 지난해 발표된 세 논문은 모두 벨이 옳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아인슈타인이 말한 '숨은 변수'는 없으며, 얽힌 상태의 두 입자는 아무리 거리가 멀리 떨어져 있더라도 서로 즉각적으로 반응한다는 것을 실험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고 공동저자인 프란세스코 마실리 NASA 제트추진연구소 연구원이 밝혔다. 이광식 통신원 joand999@naver.com​
  • [열린세상] 금수저 흙수저, 그리고 영화 속의 현실/강미은 숙명여대 미디어학부 교수

    [열린세상] 금수저 흙수저, 그리고 영화 속의 현실/강미은 숙명여대 미디어학부 교수

    설 명절 기간 중에 재미있는 사진 한 장이 카톡으로 떠돌아다녔다. 정몽준 전 의원과 안철수 대표가 같이 만난 사진이다. 사진 속의 정 전 의원이 말풍선으로 “나는 금수저인데 너는?” 하고 묻는다. 안 대표가 말풍선으로 대답한다. “난 그냥 철수져….” 정 전 의원이 보면 기분이 안 좋을지 모르지만, 네티즌들이 그냥 웃자고 만든 사진이다. 금수저 흙수저가 얼마나 세간에 회자됐으면 네티즌들이 이런 사진까지 만들어 냈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금수저 흙수저 논란의 핵심은 ‘정의롭지 못한 사회’다. 핏줄과 커넥션이 개인의 능력에 앞서는 사회에 대한 좌절감이 만들어 낸 신조어다. 금수저 위에 다이아몬드 수저, 흙수저 밑에 일회용 수저까지 나왔다. 요즘은 금수저, 흙수저에 관련된 영화도 인기다. ‘검사외전’은 개봉 이틀 만에 관객 100만명을 돌파했다. 인기몰이를 했던 ‘암살’을 넘어선 기록이란다. ‘검사외전’은 지난해 이병헌 주연의 ‘내부자들’, 황정민과 유아인 주연의 ‘베테랑’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그것은 바로 정의가 무너진 우리 사회에 대해 통렬한 비판과 풍자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인기몰이를 하는 영화들 중에는 판사, 검사, 변호사 등 법조계를 풍자하고 조롱하는 소재가 많다. 젊은 층은 ‘금수저, 흙수저’를 논하며 좌절감을 표현하고 있다. 가진 자들끼리의 견고한 커넥션 속에서 약자는 더 소외감을 느낀다. 영화 속에서 정의가 무너진 사회를 강타하는 주인공의 활약상에 천만 관객은 환호한다. 이 지점에서 영화는 현실감 있게 다가오기 때문에 인기몰이를 한다. ‘검사외전’도 특권층의 커넥션을 중심으로 스토리가 전개된다. 철새 도래지를 개발해 돈을 벌려는 자본가, 이에 반대하는 환경단체와 주민들, 이를 진압하려는 경찰이 등장한다. 그리고 이 시위의 합법적 진압을 위해 폭력 조직이 동원된다. 이들은 환경단체 회원이 돼 경찰을 폭행하고, 여론의 방향이 바뀐다. 이 모든 이야기의 위에는 검찰 상층부와 집권당 정치인의 거대한 커넥션이 있다. 기득권 세력의 ‘검은 커넥션’은 이 영화의 핵심이다. 정의롭지만 폭력적인 주인공 검사 황정민은 이 검은 커넥션을 고발하려고 고군분투한다. 하지만 그는 도리어 이 검은 커넥션이, 권력층이 제거해야 할 대상이 돼 감옥에 간다. 영화 속에서 강동원은 뜻밖의 매력적인 캐릭터로 등장한다. 사기꾼이지만 귀엽다. 하지만 무엇보다 그의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만드는 건 거대한 복수극 속에서 그가 지니는 방관자적인 태도다. 주인공 검사를 돕지만, 사회 정의 같은 거창한 목적 따위는 그에게 중요하지 않다. 그저 죽지 않기 위해서 뛰는 것이다. 인간적인 정을 끊지 못해서이기도 하다. 그 캐릭터는 서민의 캐릭터다. 거대 담론보다는 눈앞의 삶 속에서 살아남기에도 버거운 서민들의 상황이다. 이 영화의 마지막에는 소름끼치는 장면이 나온다. 모든 악행의 근원인 죄인이 자신의 모든 죄가 밝혀지고 난 후에 이렇게 외친다. “이는 야당이 나를 죽이려는 음모야.” 어디서 많이 겪어 본 기시감마저 느껴진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정치인의 모습이다. 흥행 돌풍 중인 영화 ‘검사외전’은 독과점 논란에도 휩싸였다. 절대적인 스크린 숫자로만 보면 독과점이 의심되지만, 독과점 비난을 퍼붓기엔 이 영화의 좌석 점유율이 매우 높다. 시원찮은 영화로는 스크린을 아무리 많이 잡는다고 해도 관객이 오지는 않는다. 관객은 1만원 가까운 입장료를 내버렸다고 생각할 때 더 분노한다. ‘검사외전’은 우리 사회의 분노 코드를 건드린다. 관객들은 속시원한 카타르시스를 맛보기 위해 영화관을 찾는 것이다. 수저 계급론은 사회 계층 간 격차가 심해지고, 계층 간 이동의 사다리가 무너지면서 나타난 갈등이다. 갈등과 불만의 근원은 “우리 사회가 공정하지 못하다”는 인식일 것이다. 예전에는 계층 이동의 사다리가 교육이었다. 가난한 집안에서도 죽어라 공부하면 개천의 용이 될 수 있었다. 사회의 커넥션이 견고해질수록 개천에서 용이 될 기회는 줄어든다. 계층 이동의 사다리를 열어 놓고 기득권층이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할 때라야 수저 논란이 잦아들 것이다.
  • [부고]

    ●정봉섭(분당제생병원장)씨 모친상 14일 분당제생병원, 발인 16일 오전 8시 (031)781-6725 ●김원태(서울지방경찰청 강동경찰서 고덕파출소장)봉수(현대자동차 차제서비스팀 그룹장)성수(선창산업 근무)만수(청와대 행정관)희자(한국마사회 근무)미경(서울시 투자유치팀장)씨 모친상 14일 서울의료원 강남분원, 발인 16일 오전 6시 (02)3430-0297 ●이경근(SBS 정책팀 차장)씨 부친상 강태구(한국GM 팀장)씨 장인상 김양진(한성대 교직원)씨 시부상 13일 대구 동산의료원, 발인 16일 오전 6시 (053)250-7144 ●성주흥(연정원장)씨 별세 태용(건국대 철학과 교수)재용(전 영등포우체국장)화용(머니투데이 더벨 대표이사 겸 편집국장)혜란(여수여성인력개발센터 관장)씨 부친상 전명천(전 제일모직 천진법인장)씨 장인상 13일 건국대병원, 발인 16일 오전 7시 (02)2030-7902 ●오영호(KT CR협력실장)영채(농민신문 기자)영득(서울예술대 방송영상학과 교수)씨 부친상 13일 고려대 안암병원, 발인 15일 오전 7시 30분 (02)923-4442 ●인교정(자영업)교준(연합뉴스 소비자경제부 기자)교진(유한회사 전북전기 대표)씨 부친상 서정순(서울 서대문구 정책보좌관)씨 시부상 13일 전주 삼성장례문화원, 발인 15일 오전 (063)247-8880 ●임종현(한국GM연구소 부장)도현(채널A 사회부 차장)지현(교사)씨 부친상 고만영(자영업)우근원(교사)씨 장인상 13일 부평 세림병원, 발인 15일 오전 5시 30분 (032)508-1340 ●장기주(GS스포츠 대표이사)씨 장모상 13일 울산 영락원, 발인 15일 오전 9시 (052)272-1111 ●길회식(전 아이스하키 대표팀 감독·전 연세대 감독)씨 별세 13일 분당서울대병원, 발인 15일 오전 8시 (031)787-1500 ●박재형(국세청 국제세원관리담당관)재현(자영업)씨 부친상 13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15일 오전 5시 30분 (02)2227-7500 ●정택균(경기경찰청 10기동대 3팀장)씨 장인상 13일 서울 은평장례식장, 발인 15일 오전 9시 (02)351-4444 ●이용욱(캠코 팀장)씨 부친상 13일 성남시 장례식장, 발인 15일 오전 9시 (031)752-0404 ●이순원(성균관대 일반대학원장)경원(간성 종로약국 대표)씨 모친상 14일 대전성모병원, 발인 16일 오전 7시 20분 (042)220-9870 ●강창갑(전 중앙일보 기자)씨 별세 현선(한화L&C 대리)씨 부친상 이동혁(대한상공회의소 사무처 과장)천강(산업통상자원부 사무관)씨 장인상 14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6일 오전 9시 (02)3010-2237
  • [시론]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도발과 한국의 원인요법 대응/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시론]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도발과 한국의 원인요법 대응/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북한의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도발에 대해 유엔 안보리에서 초강력 신제재 도출이 여의치 않은 가운데 정부는 사드 배치 검토를 대응책으로 내놓았다. 북한의 핵 능력이 고도화돼 핵탄두 보유가 확실시되고 있을 뿐 아니라 그 투발 수단인 미사일 사거리가 이제 미국 동부의 워싱턴까지 확장되고 있다. 북한이 ‘절대무기’로 우리를 위협할 가능성이 커지자 정부는 대책으로 사드 배치를 검토하고 있다. 이러한 대응은 합리적이고 적절한가. 먼저 우리가 북한보다 40배의 경제력을 가지고도 7년 이상 북한과 협상 한 번 하지 못하고 사실상 북한의 핵과 미사일 고도화를 방치한 것을 검토하고 정책을 개선해야 한다. 물론 정부는 그동안의 대북 제재가 불충분했다고 결론 내고 더욱 강력한 국제 제재를 가해 북한의 행태를 바꾸겠다는 노선을 택하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이제라도 이런 정책 기조가 현실적으로 실효성이 있는지를 진지하게 성찰해 보아야 한다. 만약 이번에도 실패하면 그야말로 우리는 핵무기로 우리를 위협하는 북한을 상대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단기적으로는 유엔, 그리고 양자 제재를 통해 북한의 도발은 반드시 상응한 응징을 받는다는 것을 보여 주어야 한다. 그러나 그보다 더욱 시급하고 중요한 것은 북한이 우리를 핵으로 공격하고 나설 때 이를 막을 수 있는 안보 태세를 갖추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사드는 미봉책인 대증요법일 뿐 문제의 근원을 해결하는 원인요법이나 병인요법이 아니고 효용도 제한적이다. 사드 한 포대가 48개 미사일로 구성돼 있는데 북한의 미사일은 600개 이상이고 이동식 발사 차량이 100대 이상인 데다 북한의 미사일이 도달하는 시간이 불과 4~7분이므로 억지나 방어에서 매우 불충분하다. 반면에 중국과 러시아는 사드 배치를 한국이 미국·일본과 함께 반중·반러 군사동맹 체제를 구조적으로 형성하는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향후 경제, 무역, 북핵 문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북한 급변 사태의 수습, 통일 등 핵심 경제 및 안보 사안에서 우호적인 협력을 얻기가 어려워질 우려가 있다. 따라서 정부는 우리가 개발 중이고 중국도 반대하지 않는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 구축에 가속도를 내는 한편 이것이 완성될 때까지로 사드 배치 기간을 설정해 한·중 및 한·러 우호관계를 수호해야 한다. 동시에 정부는 북한이 우리를 핵으로 공격하면 김정은과 북한 최고지도부도 생존이 불가능하게 만드는 능력, 즉 상호 확증파괴 능력을 확보함으로써 북한의 핵 공격을 보다 확실하게 예방하고 억지해야 한다. 먼저 우리 스스로가 유사시 북한 최고지도부를 제거할 수 있는 정보·감시 및 특수전 능력을 구비해야 한다. 재래식 무기로 평양을 초토화할 수 있는 대량살상 탄도미사일과 정밀타격용 무인기 등 공격 능력도 갖춰야 한다. 또한 북한이 핵무기를 가졌어도 10기 미만인 반면 미국은 5000개를 갖고 있으므로 미국의 핵 우산이 자동적이고 즉응적인 핵 보복 의지로 가동된다면 우리의 생존은 확보될 수 있다. 따라서 우리가 미국 등 국제사회의 여론을 고려해 핵 개발을 자제하는 대신 북한의 핵 공격 시 미국의 전략자산이 즉응적이고 자동적으로 북한을 공격하겠다는 한·미 핵보장조약을 맺어야 한다. 이것이 어렵다면 미국으로부터 1991년 한반도비핵화선언으로 철수한 전술핵무기를 재배치하거나 핵미사일을 탑재한 전략잠수함이 한국에 항구적으로 상시 배치하는 대안 등을 얻어냄으로써 중국이나 러시아의 반발을 최소화하면서 대북 핵 억지력을 갖추는 것이 현명하다. 끝으로 진정한 원인요법은 북한의 핵을 포기시키고 한반도 평화를 제도화하며 남북 경협을 진흥해 대박이 되는 통일로 나아가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대북 억지력을 구비하는 동시에 남북 간 진정한 상호공존과 공동번영 의지를 가지고 남북 관계 정상화를 이루어야 한다. 아울러 북한이 핵을 포기할 경우 재래식 무기만으로도 북한이 생존할 수 있다는 것을 한·미·중을 포함한 국제사회가 보장해 주겠다는 제안을 가지고 6자회담과 평화체제 협상을 동시에 진행해 핵 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동시에 타결해야 한다. 발상을 전환하면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다.
  • [김동률 교수의 1980’s 청춘의 재발견] 난 ‘이문열 키드’였다

    [김동률 교수의 1980’s 청춘의 재발견] 난 ‘이문열 키드’였다

    나는 문학인이 아니다. 당연히 특정 작가의 작품에 대해 평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도 않다. 아니 그럴 만한 능력도 아예 없다. 내가 지금부터 얘기하고자 하는 것은 순전히 1980년대를 살아온 일개 독자로서의 쓸쓸한 회고에 불과하다는 것을 미리 밝혀 둔다. 청춘의 재발견이다. 80년대는 이문열의 시대였다, 이문열을 얘기하지 않고 80년대를 넘어가기 어렵다. 지금의 중년이 이문열을 떠올린다는 것은 지나온 젊은 날의 고비고비를 떠올리고 추억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나온 많은 세월의 어느 순간에서도 이문열은 지금의 40~50대와 함께하고 있다. 실제로 그의 소설은 이 땅의 중년에게 가늠할 수 없는 충격과 영향을 주었다. 비록 우리 위 세대지만 그는 듬직한 길동무이자 우리를 열광케 한 생의 멘토였다. 그로 인해 우리는 사랑과 인생을 고민했고 남루한 현실을 생각하며 밤잠을 설쳤다. 잉게보르크 바흐만의 시구절 ‘대추야자 꽃피는 아름다운 시절, 추락하는 모든 것은 날개가 있다’에서 제목을 따온 소설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를 읽고 지독히도 광기 어린 사랑에 진저리를 쳤으며 책 서두에 등장하는 오스트리아 그라츠는 나에게 동경의 도시로 자리잡게 했다. 지금은 국민 배우쯤으로 인정되는 최민식을 알게 된 것은 강수연, 손창민이 등장하는 동명의 영화가 한몫했다. 젊은 날 누구나 한번쯤 근원적인 고민에 빠지게 했을 ‘사람의 아들’, 유장한 고어체 문장의 아름다움에 숨을 멎게 했던 ‘황제를 위하여’나, 권력과 인간의 위선적 속성을 통렬하게 까발린 ‘필론의 돼지’는 또 어떠했던가. 삶에 대한 고뇌와 불안으로 밤을 새우게 한 ‘젊은 날의 초상’은 나로 하여금 부끄러움에 떨게 했다. 얼마 전 EBS틀 통해 본 동명의 영화가 끝난 그날 밤 자정, 나는 속절없이 사라져버린 젊은 날을 생각하면서 잠을 이루지 못했다. 이처럼 80년대를 거쳐온 우리들의 생의 마디마디에는 이문열이 함께하고 있다 그러나 80년대, 그 시절 청춘을 휘어잡았던 그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극단적인 찬사와 더불어 그에 비견하는 비판이 교직하고 있다. 작품 그 자체보다는 그가 드러낸 정치적인 주장이 원인이라는 분석도 있다. 시대 흐름에 ‘역행’하는 정치적인 견해를, 그것도 직설적으로 내뱉은 데 대한 거부감이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일부 진보 쪽 젊은 비평가들의 경우 가장 과대평가된 작가로 그를 첫손가락에 꼽았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문학적 성과에 비해 지나친 권력 보유’와 ’정치적 발언의 파장에 대한 책임 있는 태도 결여’가 이유라고 했다. 비판자들은 또 이문열의 숲에 들어서는 독자들이 그가 가꾸어 놓은 보기 좋은 나무들과 꽃들을 바라보는 데 취해 그 숲 전체가 내뿜는 이념 혐오의, 아니 탈현실의 독기를 눈치채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어떤 비판자는 이문열의 엄청난 대중적인 인기를 두고 당시 독재권력하에 엄혹했던 민중의 현실을 적당히 건드리면서 사실상 관념적인 낭만주의 세계로 80년대 준열한 사회의식을 희석시키거나 호도시켰다고 깎아내린다. 문학 문외한인 나는 이 같은 주장에 대해 반론할 능력이 안 되고 또 일정 부분 공감이 가는 대목도 있다. 그러나 비평가들의 이 같은 전문가적인 지적과는 별개로 이문열은 그 시절 젊음을 열광케 한 괴력의 작가였다. 그가 보여준 허무주의, 낭만주의, 교양, 취미, 엘리티시즘 등등이 주는 매력을 우리는 정녕 무시하지 못한다. 그래서 소설은 물론이고 ‘레떼의 연가’ ‘사람의 아들’ ‘구로아리랑’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등등 그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수많은 영화를 보고 울고 웃게 된다. 우리는 순전히 정치적인 지향 태도의 문제로 문학적 성과를 폄훼하는 일부의 비평에 마땅치 않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는 한 인간의 삶이 극렬한 치달음에 이르렀을 때 어떤 식으로 발화되는지를 문장으로 보여주는 흔치 않은 작가였기 때문이다. 이문열 키드쯤 되는 나는 매 학기 첫 강의시간에 나눠 주는 강의계획서 끝에 예외 없이 ‘더 베스트 이즈 옛 투 비’(The best is yet to be)라는 한 구절을 슬쩍 붙여 놓았다. 더러는 무심히 지나치기도 하지만 결국은 수강생 중 누군가가 무슨 뜻이냐고 묻는다. 그럴 경우 그 구절의 의미를 뭉클한 맘으로, 내심 기다렸다는 듯이 설명해 준다. “우리가 동경 낡은 하숙집에서 굶주리며 조국 해방을 꿈꾸었는데 이렇게 허무하게 쫓겨가야 하다니…” “아닐쎄…좋은 것은 언제나 미래에 있지 않은가. 미래에 올 그 무엇을 위해 우리는 시작이라는 말을 사용하지.” 이문열의 초기 작품인 영웅시대에 등장하는 대목이다. 한국전쟁이 나고 유엔군의 인천상륙작전이 성공하면서 전쟁 동안 북한 정권이 임명한 수원농대 책(서울농대 학장)으로 있던 주인공과 동료가 북으로 쫓겨가는 절망적인 상황에서 주고받은 대화다. 소설 속 주인공은 일제시대 동경 유학까지 다녀온 식민지 지식인으로, 작가의 월북한 친아버지가 모델이다. 더없이 극한 상황에서도 ‘좋은 것은 미래에 있다’는 주인공의 한마디는 당시 20대 청춘인 나에게 무한한 의미를 던져 주었다. 인터넷이 없던 80년대, ‘좋은 것은 언제나 미래에 있다’는 구절을 찾기 위해 도서관을 샅샅이 뒤졌고 결국은 로버트 브라우닝(1812~1889)의 시에서 나왔다는 것을 알아내게 된다. ‘영웅시대’가 이데올로기를 고민케 하는 작품이었다면 ‘젊은 날의 초상’은 80년대를 관통한 청춘의 성장통이었다. 서가에서 찾아낸 빛바랜 책에는 내가 20대 때 읽으며 밑줄을 그은 대목들이 불현듯 눈시울을 적시게 한다. “받은 잔은 마땅히 참고 비워야 한다”는 대목으로 인해 나는 지금껏 헤아릴 수 없는 수많은 폭탄주를 이를 악물고 마시게 되었다. 또 “절망은 존재의 끝이 아니라 그 진정한 출발이다”라는 대목을 무슨 탈무드의 잠언처럼 외우고 다녔던 기억이 새롭다. 특별히 드러내 놓을 것도 없는 나의 삶에도 이처럼 이문열의 영향을 받은 바가 적지 않다. 그래서 쏟아지는 비난의 대상이 된 그를 먼발치에서 지켜보는 나의 심정은 안타깝다. 한때 더없는 구애의 대상이었으나 이제 초라해진 옛사랑을 마주하듯 비감스럽다. “비록 턱없는 감상과 애정 때문에 극적인 과장과 미화의 폐해를 입고 있긴 해도 이 갈피갈피에는 무슨 열병처럼 지나온 내 젊은 날들이 영원한 그리움과 회한으로 숨쉬고 있다”는 작가의 후기가 마치 변변치 않은 삶을 살아온 나의 고백 같아 부르르 떨린다. 계절은 어느새 겨울의 막바지에 와 있다. 문밖에 서성이는 봄은 각시방 영창에 달아 놓고 싶었던 수정 고드름을 녹이고 있다. 얼음이 녹으면 물이 되는 것이 아니라 봄이 온다는 말이 실감 나는 계절이다. 봄은 만물을 소생케 한다지만 그 대상에 인간은 빠져 있다. 지난 시절은 장려했지만 새봄을 맞는 지금의 중년은 외롭고 허전하다. 그러나 옷을 벗은 산들이 다가올 봄의 신록을 거부하지 못하듯이 힘듦 속에서도 희망의 씨는 자라고 있다. 설날이다. 더없이 곤고한 상황에서도 그가 ‘영웅시대’를 통해 던진 한마디를 새겨 보자. 그래도 가장 좋은 것은 언제나 미래에 있으리 (The best is yet to be). 그때 종로 코아 빌딩 언저리 맥주집에서 ‘영웅시대’를 두고 열띤 토론을 벌였던 그 시절 우리들의 청춘이 문득 그립다. 서강대 MOT 대학원 교수 yule21@empas.com
  • 오바마, 트럼프 겨냥 “美 건국의 아버지도 코란 지녀”

    오바마, 트럼프 겨냥 “美 건국의 아버지도 코란 지녀”

    무슬림이란 의혹 피하려 그동안 거리 둬 “공포 호소한 13세 무슬림 소녀, 내 딸 같다” 미국인 49% “자국 무슬림 반미감정 우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임기 중 처음으로 미국 내 모스크(이슬람 사원)를 방문해 “무슬림에 대한 미국인들의 편견을 고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취임 후 줄곧 무슬림이란 의혹을 받아온 오바마 대통령은 그동안 자국 무슬림 사회와 거리를 둬 왔다. 하지만 최근 미국 사회에 만연한 ‘이슬람 혐오증’이 도를 넘으면서 적극적인 포용 행보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에 자리한 모스크인 ‘볼티모어 이슬람 소사이어티’를 찾아 미국 무슬림 지도자들과 회동했다. 그는 연설에서 “무슬림이 문제의 근원이라고 생각하는 건 테러리스트들의 선동에 놀아나는 것”이라며 “나 또한 테러에 대해 우려하지만, 극소수 무슬림의 폭력 탓에 모든 무슬림이 비난받는 건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최근 우리는 무슬림계 미국인을 겨냥한 용서할 수 없는 정치적 언사들을 듣고 있다”며 공화당 유력 대선 경선 주자들의 잇따른 반무슬림 발언을 겨냥했다.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는 앞서 프랑스 파리 테러 직후 “무슬림의 입국을 금지해야 한다”고 말했고,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은 한술 더 떠 “기독교도에게만 (입국) 자격을 줘야 한다”고 발언했다. 그는 최근 오하이오주에 거주하는 13세 무슬림 소녀가 공포감을 호소하는 편지를 자신에게 보낸 사실도 거론했다. “어린 무슬림들이 미국에서 추방될 것을 두려워하는 것을 잘 안다”면서 “이 아이는 내 딸과 같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 건국의 아버지인 토머스 제퍼슨, 존 애덤스 전 대통령도 이슬람 경전인 코란을 지니고 있었다며 이슬람이 미국의 일부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에 이슬람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라며 “미국 무슬림들이 건국을 돕기도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같은 날 미 여론조사기관인 퓨리서치센터가 발표한 여론조사에선 절반 가까운 미국인들이 자국 무슬림의 반미 감정을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슬림의 ‘일부’(24%)나 ‘절반’(14%), ‘거의 모두’(11%)가 반미 감정을 품고 있다고 생각하는 미국인들이 49%에 이르렀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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