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근로시간
    2025-12-08
    검색기록 지우기
  • 신한금융지주
    2025-12-08
    검색기록 지우기
  • 어학연수
    2025-12-08
    검색기록 지우기
  • 가솔린
    2025-12-08
    검색기록 지우기
  • 미국대사관
    2025-12-08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3,754
  • 지구촌 곳곳서 ‘주4일제’ 바람…“근무시간 많다고 일잘하는 것 아냐”

    지구촌 곳곳서 ‘주4일제’ 바람…“근무시간 많다고 일잘하는 것 아냐”

    지구촌 곳곳에서 ‘주4일제’ 바람이 불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구인난과 여가 생활 확대를 비롯한 생활방식 변화로 독일, 뉴질랜드 등에 이어 일본과 미국에서 많은 회사들이 휴무를 하루 더 추가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한국도 정치권을 중심으로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미국 경제 매체 CNBC 방송은 13일(현지시간) 민주당 소속 크리스티나 가르시아 캘리포니아주 하원의원이 500명 이상 사업장의 주당 근무시간을 40시간(5일 근무제)에서 32시간(4일 근무제)으로 줄이는 내용의 법안을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이 법안은 근로 시간 단축에 따른 임금 삭감을 금지했고, 32시간을 초과해 일하는 근로자에게는 정규 급여 1.5배 이상의 수당을 지급하도록 했다. “산업혁명 때 근무방식 고수 말도 안돼” 가르시아 의원은 “과거 산업 혁명에 기여했던 근무 스케줄을 아직도 고수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더 많은 근무 시간과 더 나은 생산성 사이에는 상관관계가 없다”고 밝혔다.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구인난과 새로운 직장을 찾아 회사를 그만두는 ‘대량 퇴직’(Great Resignation) 현상을 언급하면서 “주 4일제로의 전환은 벌써 시행됐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캘리포니아주 고용개발부에 따르면 이 법이 적용되는 기업은 2600곳이고, 소속 근로자는 주 전체 노동력의 5분의 1에 해당한다. 앞서 비영리단체 ‘4 데이 위크 글로벌’은 이달 초 미국, 캐나다의 10여 개 업체와 함께 주 4일제를 6개월간 시범적으로 운영하는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4 데이 위크’의 조 오코너 대표는 “점점 더 많은 기업이 근로시간 단축과 생산성에 초점을 둔 작업 환경을 경쟁 우위를 제공하는 수단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 4일제 지지자들은 근로자들이 같은 양의 일을 주어진 시간에 맞춰 더 빨리 효율적으로 끝내게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고 CNBC 방송은 전했다. 일 대기업 4일 일해도 임금 그대로 정책 일본 기업들도 주4일 근무제도를 속속 도입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일본 대기업 히타치제작소는 종업원 1만 5000명을 상대로 월간 노동시간을 자신의 근무일에 맞춰 유연하게 배분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2022회계연도(2022년 4월∼2023년 3월) 중 도입한다. 이에 따라 일주일에 사흘을 쉴 수 있는 주4일 근무제가 도입된다. 특히 주4일 근무를 선택해도 총근로시간과 임금이 유지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NEC는 금년도 중 사원 2만명을 대상으로 주4일 근무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단계적으로 이를 계열사에 확대한다. 파나소닉홀딩스는 금년도에 주4일 근무를 시험적으로 도입한다. 지주사와 전자 관련 사업을 하는 일부 자회사가 대상이다. 패션브랜드 유니클로 사업을 하는 패스트리테일링은 근무지역이 한정된 정사원에 대해 급여 수준을 유지하는 방식으로 주4일 근무를 도입할 예정이다. 미국 경제지 블룸버그에 따르면 독일 정보기술(IT)기업 ‘아윈(Awin)’은 올 1월부터 아예 주 4일 근무를 시행하고 있다. 급여나 복지혜택 등의 삭감없이 휴일을 하루 더 늘린 것이다. 지난해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되면서 회사는 직원들에게 매주 금요일 점심시간 즈음에 퇴근하라고 권고했고, 이 실험이 직원과 고객 모두에게서 만족을 이끌어내며 제도로 정착됐다. 도브 비누 등으로 유명한 기업 유니레버도 지난해 12월부터 뉴질랜드 사무소 직원 80여명을 대상으로 주 4일 근무를 시행하고 있다. 한국도 대선, 서울시장 후보 공약 잇따라 발표 일 많이 하기로 유명한 ‘피로사회’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앞서 심상정 정의당 대통령 후보가 올해 주4일제에 대한 사회적 공론화 및 합의를 이끌어내고 내년부터 시범 운영을 거쳐 2027년까지 입법을 완료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도 주4.5일제 카드를 꺼냈다. 단계적으로 근무하는 날을 단축하겠다는 방침이었다.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후보들의 주 4일 근무제 공약도 나왔다.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은 “주 4일 근무제를 도입하려는 기업들에게 인센티브 등 재정적 지원을 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더불어민주당의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주 4.5일 근무제를 들고 나왔다.
  • “청년 10명 중 3명, 비정규직으로 시작”…평균 월급 213만원

    “청년 10명 중 3명, 비정규직으로 시작”…평균 월급 213만원

    청소년정책연구원, 만 18∼34세 청년 대상 실태 조사 국내 만 18∼34세 청년 10명 중 3명 이상은 첫 일자리를 비정규직으로 시작하며, 10명 가운데 6명은 30인 미만 중소규모 사업체에서 첫 일을 시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첫 직장 평균 월수입은 213만원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3일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의 ‘청년 사회 첫출발 실태 및 정책방안 연구 I: 일자리’ 보고서에 따르면 청년들의 졸업 후 첫 일자리 평균 근속기간은 33.3개월로 나타났다. 근속기간은 3년 미만이 63.9%로 가장 많았다. ‘졸업 후 첫 일자리’는 ‘최종 학교 졸업 후 처음으로 수입을 목적으로 1시간 이상 일을 했거나 가족사업체에서 무급으로 18시간 이상 일을 했던 경우’나 졸업 전에 시작했더라도 졸업 후 일자리가 계속 이어진 경우로 정의했다. 졸업 후 첫 일자리에서의 지위를 보면 응답자의 94.5%가 임금근로자, 5.5%가 비임금근로자로 나타났다. 첫 일자리가 임금근로자인 경우 정규직은 66.6%, 비정규직은 33.4%였다. 청년 10명 중 6명 “30인 미만 사업체에서 첫 일 시작” 취업한 회사의 종사자 규모를 보면 63.9%의 청년들이 30인 미만 중소규모 사업체에서 첫 일자리를 시작했다. 1∼4인 규모의 직장에서 첫 일자리를 시작한 비율도 26.3%로 높은 편인 것으로 나타났다. 첫 일자리의 종사자 규모가 500인 이상인 경우는 7.7%에 그쳤다. 졸업 후 첫 일자리의 평균 주당 근로시간은 41시간, 월 소득은 평균 213만원으로 집계됐는데 성별과 학력에 따른 차이가 뚜렷하게 드러났다. 대졸 이상 남성의 평균 근로시간은 42시간으로 여성(40시간)보다 2시간가량 많게 나타났고, 월 소득도 남성(231만원)이 여성(194만원)보다 37만원 많았다. 학력별로는 고졸 이하의 청년은 평균 44시간 근무에 203만원의 급여를 받았지만, 대졸 이상의 청년은 42시간 근무에 236만원의 급여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졸 이하 청년이 대졸보다 더 긴 시간 일하고 더 적은 급여를 받는 셈이다. 이 보고서는 지난해 7∼10월 전국 만 18∼34세 청년 204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분석했다. 연구진은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학교 졸업 후 첫 취업까지 평균적으로 11개월이 걸리는데, 이는 개인적으로 불안정하고 고통스러운 시기이자 국가적으로도 인적 자원의 낭비가 발생하는 것”이라며 “학교를 졸업하기 전에 취업이 결정되는 예방적 접근이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 입직자 증가 속 임시일용직은 여전히 불안

    입직자 증가 속 임시일용직은 여전히 불안

    지난달 사업체 입직자가 전년 동월대비 5.5% 정도 늘어난 가운데 임시일용직의 비자발적 이직도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인해 사업체 종사자 수가 감소한 기저효과로 입직자가 증가하고 있지만, 임시일용직은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31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지난 2월 사업체 노동력조사 결과에 따르면 1인 이상 사업체 전체 종사자는 1894만여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52만여명, 2.9% 정도 증가했다. 2월중 입직자는 88만여명으로 같은 기간 5.5% 늘었고 이직자도 82만여명으로 2.6% 증가했다. 고용노동부는 “올해 2월은 입직자가 이직자 보다 6만여명 많았다”면서 “상용 및 임시일용근로자가 1월보다 증가한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이직자 가운데 자발적 이직은 29만여명으로 17.2% 증가한 반면 비자발적 이직은 41만여명으로 1만여명 감소했다. 채용부문에서는 보건업과 사회복지서비스업, 숙박·음식점업 순으로 증가한 반면 운수·창고업, 예술, 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은 감소세를 보였다. 특히 비자발적 이직자 41만여명 가운데 상용직은 7만여명으로 14.1% 감소했지만, 임시일용직은 35만여명으로 2000명 정도(0.5%) 늘었다. 비자발적 이직이 증가한 산업은 숙박 및 음식점업, 교육서비스업 순이었고, 감소한 산업은 운수·창고업, 건설업 등이었다. 지난 1월 상용근로자 1인 이상 사업체의 전체 근로자 1인당 임금총액은 472만원으로 전년 동월대비 21.8% 정도 늘었다. 이에 대해 고용노동부는 “임금총액 증가는 명절 상여금 및 성과급 지급 시기 변경, 코로나19 기저효과 등의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월 상용근로자 1인 이상 사업체의 전체 근로자 1인당 근로시간은 156.7시간으로 전년 동월에 비해 0.6시간 정도 줄었다. 근로기간이 긴 산업은 수도, 하수 및 폐기물처리, 원료재생업, 광업 순이었으며, 근로기간이 짧은 산업은 교육서비스업과 건설업 순이었다. 사업체 노동력 조사는 고정된 사업장을 가진 사업체를 대상으로 이뤄진다.
  • 코로나19 ‘돌봄 부담’ 女에 집중… 일자리 중단, 男보다 13.4%P↑

    코로나19 ‘돌봄 부담’ 女에 집중… 일자리 중단, 男보다 13.4%P↑

    코로나19 시기 돌봄을 이유로 일을 중단한 것은 주로 여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돌봄을 이유로 중단한 일자리는 상대적으로 고용 안정성과 소득 수준이 낮고, 근로 유연성이 낮은 일자리로 파악됐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최근 이슈페이퍼 ‘코로나19 시기 누가 자녀돌봄에 취약하였나?: 성별, 일자리 특성별 분석’를 발간했다. 연구진은 지난해 9월 14일~10월 8일 초등학생 연령 이하 자녀를 둔 남녀 331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자녀 돌봄 문제로 인한 일자리 중단 및 폐업 경험은 여성이 남성보다 13.4% 포인트 높았다.(여 20.5%, 남 7.1%) 일자리 중단과 자녀 돌봄 어려움의 관련성을 묻는 질문에는 여성의 59.7%가 ‘관련있음’에 응답했다. 남성의 41.0%가 ‘관련있음’에 응답한 데 비해 18.7% 포인트 높았다. 돌봄을 이유로 휴직하거나 무급휴가를 사용하는 등의 경험도 남성보다 여성이 많았다. 무급휴가를 사용했다는 응답은 여성 31.8%, 남성 21.3%였고, 휴직·휴업을 한 경우는 여성 22.9%, 남성 14.7%였다. 일하는 전체 시간을 단축한 경우는 여성 37.6%, 남성 30.5%였다. 일자리 지속 여부에서 동일한 일자리에서 일하는 사람은 남성 86.2%, 여성 70.9%로 남성이 높았다. ‘지속 일자리’는 남성과 여성 모두 상용근로자 비중이 높았다. 중단된 일자리는 상용근로자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고, 임시·일용근로자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여성의 경우 ‘중단 일자리’의 임시근로자 비중이 19.1%, 특수고용형태근로자가 10.0%였다. 계속 같은 일을 하는 남성의 소득은 평균 433.3만원으로 일을 그만 둔 남성의 ‘중단 일자리’ 소득(평균 373.8만원)에 비해 60만원 가량 높았다. 여성의 경우도 계속 같은 일자리에서 일하는 이의 소득 평균은 287.1만원으로, 일을 그만 둔 여성의 ‘중단 일자리’ 소득 평균(203.8만원)에 비해 80만원 가량 높았다. 남성과 여성 모두 ‘중단 일자리’는 ‘지속 일자리’보다 소득이 낮아, 일자리 소득과 일의 중단 결정이 관련성이 있음이 나타났다. 연구진은 “코로나19로 인한 공적, 외부돌봄의 제약이 돌봄자로서 부모의 돌봄 부담과 자녀의 나홀로 시간 증가로 이어졌다”며 “그간 돌봄 지원 정책의 확장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시기 자녀 돌봄의 부담은 또다시 여성에게 집중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핵심 정책 과제로 ▲돌봄에서의 성불평등 해소, ▲돌봄 시간 지원 제도 사각지대 해소 ▲감염병/위기 재난상황 대응 공적 돌봄 체계 구축을 제안했다. 실질적인 근로시간을 단축하고, 남녀 모두를 자녀 돌봄자로 지원하는 기업의 책무 강화, 성평등한 돌봄 정착을 위한 관리지표 구축 및 점검 등이 세부 방안으로 언급됐다.
  • ‘택시 월급제’ 실효성 제고...연내 확대안 마련

    ‘택시 월급제’ 실효성 제고...연내 확대안 마련

    정부가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택시 월급제’의 실효성 제고에 나선다. 택시 월급제는 지난해 1월 1일 서울에서 우선 시행하고 있다.2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법인택시 월급제의 확대 시행 방안 마련을 위한 연구 용역을 추진한다. 택시 월급제는 안정적 수입을 위해 근로시간을 주 40시간 이상 보장하는 것으로 지난 2019년 8월 개정된 ‘택시운송사업의 발전에 관한 법률’에서 규정하고 있다. 서울지역에서 우선 시행하고 그 외 지역은 법률 공포 후 5년(2024년 8월) 이내 시행토록 했다. 서울지역의 성과 분석 및 사업구역별 매출액, 근로시간 변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시행령에서 시행일을 정할 계획이다. 택시 월급제 도입을 놓고 노사간 갈등이 확산되고 있다. 택시 종사자 등은 최저근로시간을 보장받지 못해 근로환경이 열악하다는 즉각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업체는 불성실 기사 제재 및 소정 근무시간 측정 지표가 마련되지 않은 주 40시간 월급제는 비용 증대로 이어져 운수종사자와 시민들에게 피해가 전가될 수 있다고 반박한다. 연구 용역은 서울 외 지역의 월급제 확대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4월 착수보고회를 거쳐 11월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서울 지역의 성과를 분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서울 외 지역의 도입 여건을 검토해 지역별 시행방안을 마련하는 방식이다. 서울지역 택시법인의 월급제 준수업체 비율, 업체별 매출액, 근로계약 형태, 근로시간 등을 파악하고 플랫폼 활용 여부에 따른 업체별 특성을 분석하고 월급제 시행 전후의 급여 수준 개선 정도와 서비스 수준, 향후 전망 등을 도출하게 된다. 이를 토대로 서울 외 지역 택시법인 매출액, 근로시간 수준 등을 분석해 지역별 시행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지역별 시행 방안 마련을 위해 법인택시업계와 노조, 플랫폼 업계 등 이해관계자와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윤진환 국토부 종합교통정책관은 “지역별 도입여건 등을 고려해 연내 지역별 시행 시기 등을 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나이 많다고 근로시간 연장 제외? 인권위 “개인마다 노화 정도 달라”

    나이 많다고 근로시간 연장 제외? 인권위 “개인마다 노화 정도 달라”

    “나이 이유로 근로 차별 개선해야”국가인권위원회는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근무시간 연장계약 대상에서 제외한 것은 차별이라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한 대형 슈퍼마켓 점장에게 나이를 이유로 한 차별이 발생하지 않게 재발 방지 방안을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고 27일 밝혔다. 이 업체의 사업본부장에게는 영업점 점장들에게 차별인식 개선 교육을 실시하라고 권고했다. 이 곳에서 일하는 A씨는 동료 직원 1명이 그만두자 슈퍼 측이 기존 직원의 근무시간을 연장하기로 하고 정년이 얼마 남지 않은 A씨를 제외한 나머지 직원 3명에 대해서만 근무시간을 하루 6시간 30분에서 8시간으로 연장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한 사실을 알게 됐다. 이에 A씨는 인권위에 진정을 냈다. 업체 측은 “8시간 내내 서서 근무해야 하는 근무 특성을 고려해 기본적인 체력을 선택 기준으로 삼았다”면서 “직원 개개인의 업무태도, 건강 상태 파악이 어려워 나이가 적은 사람으로 선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런 조치는 사기업의 자율적 경영활동에 속하는 것”이라며 “근로시간에 대응하는 임금 지급은 노동력 제공에 대한 대가로 지급되는 것이므로 특별한 이익을 부여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인권위는 “개인마다 노화의 정도는 차이가 있고 노령에 따른 개개인의 능력을 객관적으로 수치화해 측정하기는 어렵다”면서 슈퍼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근로시간 연장은 불이익이라는 주장에 대해선 “근로시간이 확대되는 것을 선호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대상자의 의사를 확인하지 않고 근로시간 연장 대상에서 배제한 것은 합리적 이유 없이 나이를 이유로 불리하게 대우한 행위”라고 봤다.
  • 광주 경제계 제20대 대통령에 바란다

    광주 경제계 제20대 대통령에 바란다

    광주 경제계 인사들은 10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게 성장만큼이나 분배와 선거 과정에서 극명해진 세대·성별 갈등을 해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정부 차원에서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한 현안에 보다 많은 관심과 지원을 쏟고 미래 안보와 직결된 농업·대북 문제도 슬기롭게 풀어나가기를 기대했다.▲정창선 광주상공회의소 회장 “위축된 경기 부양으로 경제 회복” 제20대 대통령에 당선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모든 경제주체가 어려운 상황이다. 적극적인 경기 부양정책을 펼쳐 위축된 경제 심리를 회복하기를 바란다. 광주의 최대 현안 중 하나이자 중점적으로 육성 중인 친환경 미래형 자동차 산업과 인공지능 중심도시 사업에 대한 지원을 당부한다. 광주상의도 지역 현안사업 해결을 위한 다양한 정책대안 제시와 회원기업 경영활동 지원 등 지역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발전, 기업하기 좋은 여건 조성을 위해 역량을 모으고 관계기관과 협력을 다하고 있다. 무엇보다 수년째 제자리걸음인 광주 군 공항 이전 사업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국정 과제 선정, 특별법 제정 등을 요청한다.▲김봉길 광주경영자총협회장 “규제 혁신 글로벌 경쟁력 갖워야” 새 정부는 무엇보다 경제 활성화를 위한 기업 활력 제고에 최선을 다해 주기 바란다. 지금 우리 경제는 미·중 갈등과 우크라이나 사태 그리고 코로나 19로 인해 기업들과 소상공인, 자영업자는 물론 국민의 삶이 심각한 위기 국면에 처해 있다. 새 정부의 경제정책은 원활한 원자재 수급과 원전 그리고 신재생 등 균형 잡힌 에너지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올해부터 시행중인 중대재해처벌법의 모호성을 해소하고 과도한 처벌 중심에서 예방 위주로 전환될 수 있도록 보완 입법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획일적인 주52시간 제도를 업종 특성에 맞도록 유연화 시키고, 고용악화와 물가 상승의 부작용이 큰 최저임금의 급속한 상승 억제와 제도 개선에도 힘써야 한다. 기업 경영을 어렵게 하는 각종 규제를 과감히 혁신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임경준 중기중앙회 광주전남회장 “대중소기업 양극화 해결 최우선” 지금 전 세계는 코로나19로 경제충격과 글로벌 공급망 문제에 따른 원자재값 폭등, 주요국의 긴축전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상황 등 불확실성이 심화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양극화 심화와 저성장의 고착화와 함께 저출산, 고령화로 인해 생산가능 인구도 급감하고 있다. 이제는 소수 대기어의 성장만으로는 국가경제발전과 지역경제 발전에 한계가 있다. 고용의 83%를 차지하는 688만여 중소기업이 성장과 고용의 중심이 돼야 한다. 최우선 과제는 대중소기업 양극화 해결이다. 새대통령은 중소기업이 공정한 경제 생태계에서 정당한 대가를 보장받아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가장 개선이 필요한 정책이 획일적인 주52시간제를 노사가 합의하면 월 단위, 연 단위로 근로시간을 쓸 수 있게 하는 등 근로시간 제도를 유연화해 일할 권리와 돈 벌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
  • [데스크 시각] ‘200조’ 저출생 대책, 새로운 시도가 필요하다/정현용 온라인뉴스부장

    [데스크 시각] ‘200조’ 저출생 대책, 새로운 시도가 필요하다/정현용 온라인뉴스부장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중 유일하게 합계출산율이 1명을 밑도는 나라다. 합계출산율은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다. 지난해 0.81명으로 역대 최저였다. 이제 OECD 국가 평균의 절반 수준으로 미끄러졌다. 내년엔 0.6명대로 떨어질 위험이 있다고 한다. 인구 소멸은 이미 시작됐다. 지난해 자연 감소한 인구는 5만 7280명으로, 전년보다 75.6% 늘었다. 인구 감소가 심각한 지방자치단체들은 너도나도 위기대응팀을 꾸리기 시작했다. 인구를 늘릴 목적으로 출산장려금과 정착지원금을 준다고 손을 내민다. 1000만원의 거액을 내거는 곳도 있다. 그만큼 절박하다는 뜻이지만, 청년층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하다. 줄어드는 인구를 서로 빼앗기 위한 애처로운 몸짓일 뿐이다. 2003년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를 출범시킨 이후 20년 가까이 지났지만 저출생은 반전의 기미가 없다. 그동안 200조원을 쏟아부었다고 하는데, 청년들이 기억하는 예산 항목이 많지 않다. 요란한 홍보 자료는 대부분 쓰레기통으로 들어갔다. 정부도 매년 새로운 대책이라고 내놓지만, 눈곱만큼의 반전도 없으니 자포자기하고 싶은 심정일 것이다. 좀더 세밀하게 현실을 보자. 세종시의 합계출산율은 1.28명으로, 전국 광역지자체 중 1위를 놓친 적이 없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출생아 규모를 매년 유지하고 있는 곳이다. 그렇다고 도시 인프라가 서울이나 부산처럼 규모가 더 큰 도시와 비교해 낫다고 하긴 어렵다. 굳이 따지자면 주민 중에 공무원과 공공기관 직원이 많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공무원의 육아휴직 기간은 최대 3년이다. 일반 직장인이라면 강제 규정을 만들어도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기간이다. 그런데 공무원은 가능하다. 대체인력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상황에 따라 일부 차이가 있겠지만, 조직 내부에서 임신과 육아를 놓고 갈등하는 사례가 적다. 대체인력은 당연히 세금으로 고용한다. 우리는 ‘근로시간 단축’이라는 큰 강을 건넜다. 넘지 못할 것 같았고, 아슬아슬했지만 그래도 복잡한 규정까지 만들어 어렵게 건너왔다. 큰 사회적 비용이 필요했지만 감내했다. 2004년 ‘주5일제’를 시행할 때도 그랬다. 당시엔 ‘나라가 망한다’는 악담이 적지 않았다. 그 첨예한 갈등을 넘어 초과근무수당, 휴일수당이 정착됐다. 이젠 저출생 대책도 새로운 시도를 할 때가 됐다. 공무원 사례처럼 육아휴직 기간을 늘리려면 그만큼의 대체인력이 필요하다. 규모가 작은 기업들은 대체인력을 고용할 엄두를 못 낸다. 그럼 방법은 한 가지뿐이다. 정부가 파격적인 규모의 예산을 지원하는 것 외엔 방법이 없다. 200조원이라는 체감 못 할 액수를 제시하는 것보단 청년들에게 훨씬 더 와닿는 대책일 것이다. 일자리 확대에도 도움이 된다. ‘아빠 육아휴직’이 얼마나 늘었느니 하는 ‘자화자찬’ 자료는 줄이자. 그런 홍보자료를 보면 상실감만 느끼는 아빠가 적지 않다. 육아휴직을 기피하는 남성들에겐 소득 보전이 더 절실하다. 육아휴직을 하지 않으면 손해라는 인식을 심어야 한다. 지금의 육아휴직 급여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하지만 임금과 비슷한 수준이라면 육아휴직을 미룰 이유가 없다. 이것 역시 정부가 돕지 않으면 방법이 없다. 그냥 돈을 퍼준다고 아이를 낳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돈이 없으면 아이를 낳을 엄두를 못 낸다. 소득 수준이 높은 지역의 출생률과 다자녀 비율이 높다는 것은 여러 연구와 조사에서 입증됐다. 이제 ‘과정은 아름다웠다’는 얘기는 그만하자. 늦었지만 새 정부에 다시 희망을 걸어 본다.
  • 퇴근 후 술 접대 거부한 中 여성 회사원, ‘현장 즉석 해고’ 논란

    퇴근 후 술 접대 거부한 中 여성 회사원, ‘현장 즉석 해고’ 논란

    중국 충칭에 있는 한 기업에서 퇴근 후 손님 접대를 거부한 여사원이 그 자리에서 바로 해고돼 논란이 일고 있다고 허핑턴포스트가 7일 보도했다. 이 여성은 수습기간에 있었으며, 회사 측은 사내 업무지시 거부에 대한 ‘정당한 권리 행사’라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달 말 충칭시의 한 기업에 취업한 여성 A씨는 퇴근 후에 고객과의 술자리에 참석해 접대를 하라는 회사 측 요구를 받았다. A씨는 이것이 부적절한 지시라고 판단해 거부했다. 그러자 회사 측은 A씨에게 “당신의 생각은 회사의 생각과 다르다”라며 업무지시 불응을 이유로 그 자리에서 해고 통보를 했다. A씨는 당일 저녁 술자리에서 고객에게 술을 따를 것을 요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측은 언론에 “수습기간 중 우리의 고용조건에 맞지 않는 부분이 드러났다”고 해고 사유를 설명했다. A씨는 사측이 요구한 근로계약 해지서류 서명을 거부하고 사측을 노동당국에 부당해고 혐의로 제소했다. 허핑턴포스트는 “현지의 변호사는 언론에 ‘근로시간·근로장소 이외의 접대는 업무범위 안에 있다고 볼 수 없다’는 견해를 밝혔다”고 전했다.
  • [세종로의 아침] 대선 그리고 대통령의 경제/이기철 산업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대선 그리고 대통령의 경제/이기철 산업부 선임기자

    대선이 이틀 앞으로 바짝 다가왔다. 유권자 대다수는 숙고 끝에 지지 후보를 결정했겠지만 그렇지 못한 이들을 위해 차기 대통령을 선택할 기준 한 가지를 전한다. 혹자는 이번 대선은 공정, 다른 이는 개혁의 문제라고 주장한다. 모두 일리 있지만, 우리의 절박한 문제를 위임하기에는 이런 주장은 단편적이어서 미덥지 못하다. 대통령의 가장 중요한 책무는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 해결이다. 선택의 기준은 경제를 누가 가장 잘 풀어 갈 수 있느냐로 좁힐 수 있다. 먹고사는 문제는 입에 풀칠하는 차원을 넘어 공동체를 풍요롭게 하는 유무형의 자산을 쌓는 일이다. 국가적으론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면 안보가 튼튼해지고, 복지도 풍성해지고, 사회 안전망도 견실해진다. 개인적으론 남들 눈에는 비루하게 보일지라도 먹고사는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는 것은 자신과 가족,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책무를 다하는 일이자 인간으로서 품위를 지키는 갸륵한 행위다. 21세기 대한민국에서 국민 1인당 총소득(GNI)이 3만 5000달러를 넘었고, 보릿고개나 굶주림이 사라졌다고 먹고사는 문제가 완전히 해결됐다고 생각한다면 이는 착각이다. 우리의 경제 여건은 너무 취약해 대외 관계와 직결될 수밖에 없는 구조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여건이 녹록잖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촉발된 냉전과 영토 패권주의, 미국과 중국의 경제전쟁과 기술 패권주의는 우리 경제의 숨통을 죄고 있다. 시야가 국내로 갇힌 이는 대통령으로 곤란하다. 무엇보다도 민생고 해결에 방해가 된 ‘정책 리스크’는 뼈 아프다. 이를테면 비정규직을 갑자기 정규직화하면서 불거진 인천국제공항 사태는 많은 청년의 분노를 샀다. 먹고사는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겠다는 장한 생각을 가지고 입사 준비를 하던 이들의 밥그릇을 차 버리는 행위였다. 원전 문제도 마찬가지다. 최근 국제 유가가 배럴당 110달러를 돌파할 정도의 글로벌 에너지 위기는 우리 경제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이번 정부는 지난 5년간 탈원전을 주창하며 원전 생태계를 해체하다 퇴임 두 달 남은 시점인 최근에서야 원전 가동으로 정책 방향을 180도 바꾸었다. 그동안 관련 기업들은 부도 직전으로 내몰리고, 많은 일자리가 사라졌다. 다시는 먹고사는 문제에서 대통령이 걸림돌이 되지 않으면 좋겠다. 물론 대통령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만능은 아니다. 하지만 국민의 지혜와 역량을 모으면 많은 국내 문제를 타개할 수 있다. 일례로 엊그제 중소기업중앙회가 장기화된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가장 시급한 과제를 묻자 중소기업들은 ‘인력부족 해소를 위한 근로시간 유연화’(28.3%)를 ‘금융지원 확대’(19.7%)보다 우선시했다. 경제 활성화를 위해 도입한 주 52시간제가 획일적으로 적용되는 바람에 많은 중소기업은 일손 부족으로 폐업 위기로 내몰렸고, 근로자들은 줄어든 임금을 보충하려고 배달 등 ‘투잡’을 뛰는 게 현실이 됐다. 먹고사는 문제를 제 손으로 해결할 수 없는 이들도 있다. 우리가 추구하는 시장 자본주의에서 소외되는 계층과 경쟁력이 약한 이들을 정부가 지원하는 것은 마땅히 할 일이다. 그렇다고 스스로 해결하겠다는 이들에게 현금을 살포하겠다는 것은 미래 세대의 부를 훔쳐 쓰는 파렴치다. 독립적인 생활 의지를 꺾고 노예 근성을 심어 주는 것은 아닌지 반문해 봐야 한다. 그것보다는 일자리를 많이 창출하고, 창업하는 이들을 대우하는 풍토를 소망한다. 미래 세대의 먹고사는 문제 해결의 마중물이 되기는커녕 찬물을 끼얹는 이를 경계하자. 먹고사는 문제, 즉 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 준다며 사해(死海)로 데려가는 이를 걸러낼 때다. 후보를 정하지 못했다고 기권하지 말자. 숙고의 시간은 충분하다.
  • 고용노동부, ‘급성중독’ 두성산업 주81시간 노동 확인...노동법 위반

    고용노동부, ‘급성중독’ 두성산업 주81시간 노동 확인...노동법 위반

    급성중독으로 직업성 질병자 16명이 발생한 에어컨 부품 제조업체 두성산업에서 근로자들이 최대 주 81시간 일을 하는 등 노동관계법 위반 사실이 고용노동부 조사결과 드러났다. 고용노동부 창원지청은 지난 2월 25일부터 이달 2일까지 두성산업과 자회사에 대한 근로 감독 결과 근로시간 한도 초과 등 노동관계법 위반 사항을 적발했다고 3일 밝혔다. 창원지청의 근로감독 결과 이들 사업장 근로자들은 법에 규정한 주당 52시간을 초과해 일한 것으로 확인됐다. 주 52시간제 예외 제도인 특별연장근로를 인가받더라도 주당 최대 64시간을 초과해 근무할 수 없는데도 일부 근로자들은 인가 기간 중에 최대 주 81시간 일했다. 이밖에 근로계약서 작성 부실, 연차유급휴가 관리 소홀, 직장 내 성희롱 예방 교육 일부 미실시 등 노무관리가 전반적으로 미흡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노동부는 두성산업 적발 사항에 대해 사법 조치와 과태료 부과 등 관계 법령에 따라 조치할 방침이다. 이상목 창원지청장은 “두성산업 사례에서 보듯이 장기간 근로는 삶의 질을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근로자의 건강을 위협하고 산업재해 원인이 될 수도 있다”며 “지도와 근로감독을 적극 실시해 잘못된 관행이 근절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경남 창원에 있는 두성산업에서는 최근 세척제 성분에 의한 간 수치 이상인 급성중독 질병자가 16명 발생했다. 노동부 등의 조사 결과 이 사업장에는 제대로 된 환기 시설이 없었으며 일부 작업자는 장기간 근로, 방독마스크 미지급 등이 지적됐다.
  • “OTT도 과도한 노동·불공정 계약… 제작비 표준 만들어 구조 바꿔야” [K드라마, 카메라 뒤 사람들<하>]

    “OTT도 과도한 노동·불공정 계약… 제작비 표준 만들어 구조 바꿔야” [K드라마, 카메라 뒤 사람들<하>]

    서울신문은 ‘K드라마, 카메라 뒤 사람들’ 시리즈를 통해 세계적으로 각광받으며 커져 가는 한국 드라마 산업에서 소외되고 있는 스태프들의 노동 현실을 고발했다. 주52시간근무제가 도입됐지만 많은 스태프가 과도한 노동에 시달리고 있고, 불공정한 계약 관행 때문에 제대로 문제 제기를 할 수 없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카메라 뒤에 가려진 스태프의 노력이 있었기에 한국 드라마 산업이 발전할 수 있었던 만큼 이들의 근로 환경도 개선돼야 한다고 진단했다. 지난달 21일 서울신문사 회의실에서 진행된 대담에는 진재연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사무국장, ‘넷플릭스, 한국 드라마 시장을 바꾸다’의 저자 유건식 KBS 공영미디어연구소 소장, SBS PD 출신인 이용해 yh&co 변호사가 참석했다.●누구나 공감할 만한 이슈·표현에 인기 -한국 드라마가 세계적인 인기를 끄는 이유는 무엇인가. 유건식 세계인이 공감할 만큼 감성 표현을 섬세하게 잘하는 것 같다. 다양한 장르를 소화할 수 있는 개방성 등도 인기 요인이라고 본다. 한국만큼 짧은 기간에 많은 드라마를 만들어 내는 곳이 없다. 그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숙련도가 높아져 잘 만들게 된 요인도 있다. 미국이 1년 걸려 12편을 만든다고 하면 한국은 3개월 정도면 끝난다. 그렇다고 완성도가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이용해 K드라마는 변칙적 장르에 굉장히 능숙하다. ‘킹덤’이나 ‘지금 우리 학교는’은 같은 좀비물이라도 사극 좀비물, 학교 좀비물로 조금씩 색다른 시도를 한 작품이다. 세계시장에서 볼 때 굉장한 가성비가 있다는 점도 주요하게 작용한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같은 플랫폼의 발전도 큰 몫을 했다고 본다. 진재연 불평등, 불공정 같은 우리 사회의 이슈나 현실 문제를 다룬 작품이 세계인의 공감을 이끌어 내고 있다. 하지만 K드라마의 흥행을 얘기할 때 그걸 현장에서 직접 구현해 낸 사람들, 즉 스태프에 대한 얘기는 쏙 빠지는 것 같아 아쉽다. 현장에서 조명, 그립(카메라에 사용되는 특수장비를 운영하는 팀), 음향, 편집, 미술, 소품 등 다양한 직종의 사람이 힘겨운 노동으로 드라마를 만드는 건데, 단순히 가성비라는 단어로 표현된다. ●노동환경 선진화까지 갈 길 멀어 -넷플릭스 등이 들어오면서 제작비가 늘었다는데, 정작 현장에선 근로 환경에 변화가 없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용해 아직 초기 단계라 그런 측면이 있을 수 있다. 외국에선 OTT가 제작사에 드라마를 맡길 때 스태프와 공정하게 제대로 계약이 맺어졌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있다. 플랫폼의 이미지와 연결되기 때문이다. 제대로 돼 있지 않으면 통제까진 아니어도 ‘이런 게 반영됐으면 좋겠다’고 조언하는 수준은 된다. 그리고 제작비를 어디에 썼는지 검수하는 과정도 까다롭다. 허투루 돈을 쓸 수 없다는 말이다. 한국에서도 오리지널 작품을 만들 땐 이런 부분을 확인했을 거다. 그게 모든 작품에 적용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는 있다. 향후 산업이 더 커지면 이런 긍정적 측면이 확산될 수 있을 거다. 그 과정에서 스태프들한테도 공정한 몫이 돌아갈 수 있을 거라고 본다. 진재연 드라마 제작 편수가 늘어나 스태프로서는 제작 참여 기회가 많아진 건 사실이다. 하지만 노동 환경이 전반적으로 선진화된 건 아니다. 현장 목소리를 들어 보면 기존의 제작 환경과 큰 차이가 없다는 의견이 많다. 해외 OTT 유입으로 현장이 달라졌다고 느끼는 분은 극소수다. 실제 넷플릭스 오리지널인 킹덤 시즌1과 시즌2 모두 스태프 사망 사고가 있었다. 뜻있는 사람들이 모여 구조나 제도를 만들어야 할 시점이라고 본다. 유건식 적정 근로시간을 체크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몇 시에 와서 얼마나 일했고 언제 돌아가는지, 현장에서 그들의 노동력이 필요한 시간이 어느 정도인지 면밀하게 따져 운영해야 한다. 임금 측면에서 보면 지금처럼 배우나 작가, 연출이 큰 몫을 떼어 가고 남은 돈에서 스태프들 임금을 주는 구조에서는 불공정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제작비를 집행하는 데 있어 표준이 없기 때문인데 제작비 규모가 크지 않은 드라마라고 하더라도 이런 부분을 개선하지 않으면 드라마 산업의 선순환을 만들어 낼 수 없다. 중국의 경우 최근 배우 출연료가 전체 제작비의 40%를 넘지 못하도록 하는 계획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도의적 책임 아닌 법적 책임 물어야 -드라마 제작 현장은 최종 책임자가 모호하다는 문제도 지적된다. 진재연 드라마 산업은 중층 하도급 구조로 이뤄져 있고 계약 관계가 굉장히 복잡하다. 안전사고가 발생했을 때 정확히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방송사는 원청으로서 책임이 있다고 본다.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은 드라마 제작사를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지난해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고발하면서 KBS를 함께 고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조사 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공영방송인 KBS가 자발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이미 고용노동부와 법원에서 드라마 스태프의 근로자성은 증명됐다. 1970년 전태일 열사처럼 방송 비정규직 노동자가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고 목소리를 내는 것이다. 이용해 그동안은 산업재해에 대해 방송사나 OTT가 도의적 책임을 졌지만 중대재해기업처벌법(중처법)이 시행되면서 법적인 책임도 지게 됐다. 중처법은 직접 고용하지 않더라도 실질적으로 지배·운영·관리한다면 기업에 안전보건 의무가 있다고 정했기 때문이다. 방송사나 OTT는 드라마 품질을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스태프를 직접 고용하지 않아도 드라마 제작 현장을 실질적으로 통제한다. 이제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원청이) 얼마나 안전 시스템에 투자했는지를 따지게 될 것이다. 따라서 중처법이 어느 정도 사고 예방에 긍정적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한다. 실제로 대형 제작사나 방송사들은 법률 자문을 하고 있다. ●지상파·글로벌 OTT 손잡을 수도 -향후 한국 드라마에 대해 전망한다면. 유건식 결국 미국처럼 방송사는 제작사가 잘 만든 드라마를 사서 편성만 하는 형태로 가지 않을까 싶다. 지상파 방송사는 넷플릭스처럼 막대한 제작비를 투입할 수 없다. 당장은 방송사가 1년에 1~2편씩 블록버스터급 드라마를 만들어 채널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글로벌 OTT와 손을 잡을 것이다. 드라마의 해외 판권을 OTT에 팔더라도 광고가 따라붙지 않으면 방송사 입장에서는 사실상 적자다. 이용해 향후 10년간 OTT가 드라마 유통 플랫폼으로서 계속 성장할 거라고 본다. 지상파 방송사는 플랫폼으로서의 입장을 고수하지 않고, 콘텐츠 발굴에 주력하는 게 어떨까. 한편으론 K콘텐츠가 국내 OTT를 통해 전 세계로 뻗어 나가길 바란다. 국내 OTT는 재방송 채널이라고 인식돼 국내 투자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충분히 넷플릭스 같은 글로벌 OTT 플랫폼이 나올 수 있다. 일례로 최근 티빙이 오리지널 콘텐츠로 가입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진재연 드라마 제작 현장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 영화 산업도 스태프 근로계약서 작성이나 주 52시간 근무가 불가능했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영화는 오랜 시간 노사정 합의를 거쳐 표준근로계약이 정착됐고, 그걸 하면서도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같은 수작이 나왔다. 최근 드라마는 사전 제작이 늘어 ‘생방 촬영’(드라마 방영 직전까지 촬영, 편집을 하게 될 정도로 쫓기는 상황)이 줄었다고 한다. 방송사가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 노동자와 함께 고민하면 좋겠다. 특별기획팀
  • 중기, 코로나 극복에 ‘금융 지원’보다 ‘근로시간 유연화’ 시급…중기중앙회 설문조사 결과

    중기, 코로나 극복에 ‘금융 지원’보다 ‘근로시간 유연화’ 시급…중기중앙회 설문조사 결과

    중소기업들은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금융 지원 확대’보다 ‘근로시간 유연화’가 더 시급하게 보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최우선 과제’에 관련해 중소기업 300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 28.3%가 ‘인력 부족 해소를 위한 근로시간 유연화’를 첫손으로 꼽았다. 이어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가 27.0%로 그 뒤를 이었다. 두 항목의 응답자가 과반을 넘긴 55.3%에 달했다. 그 다음은 금융지원 확대(19.7%), 내수 소비촉진 확대(15.7%), 물류 및 배달 비용 경감방안 마련(8.3%) 등의 순으로 답했다. 올 들어 사업장에서 확진자가 발생한 적이 있다는 응답은 23.3%였으며 해당 기업의 조치 사항은 정상 근무 실시가 46.4%로 가장 많았다. 재택근무(41.1%), 분산 근무(9.8%), 영업 중단 또는 휴업(2.7%) 순으로 나타났다. 확진 근로자에게 유급휴가 또는 병가를 부여했다는 기업은 62.9%였고, 무급휴가 부여는 18.6%, 연차사용 권고는 15.7% 등이었다. 근로자 감염 확산 예방을 위해 실시 중이거나 실시 예정인 사항(복수 응답)으로는 마스크·소독제 등 지급(28.4%), 정기적 소독(24.3%), 분산 식사 및 다중 이용시설 폐쇄(13.5%), 진단키트(10.2%) 순으로 꼽혔다. 확진자 급증에 따른 우려 사항(복수 응답)은 영업·가동중단에 따른 매출 하락이 43.9%로 가장 많았고, 근로자 이탈에 따른 인력난 심화(21.5%), 판로 축소 및 고객 이탈(17.1%) 등이 뒤를 이었다. 조사는 지난달 18~22일 진화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5.66%포인트다. 추문갑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오미크론 확산에 따라 중소기업의 현장 인력난이 심화되는 만큼 주52시간제 보완 등 근로시간 유연화와 함께 현장 의견을 바탕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체계를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임시일용직 비자발적 이직 늘어나

    임시일용직 비자발적 이직 늘어나

    지난달 임시 일용직의 비자발적 이직이 늘어난 반면 코로나19에 따른 휴업·휴직 등은 다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지난 1월 사업체 노동력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년 동월과 비교해 비자발적 이직은 1만9000명 증가했다. 반면 숙박·음식점업과 운수·창고업 등을 중심으로 코로나19에 따른 휴업·휴직 등이 포함된 기타이직은 같은 기간 1월 1만9000명이 줄었다. 또 코로나19 여파로 21개월 연속 종사자 수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숙박·음식업 종사자는 111만9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7만2000명(6.9%) 늘었다. 비자발적 이직이 증가한 산업은 숙박·음식점업, 제조업 순이었고, 감소한 산업은 공공행정·사회보장행정·사업 지원 및 임대서비스업 등이었다. 전체 사업자 종사자는 지난달 1887만여명으로 전년 같은 달에 비해 50만명, 2.7% 늘었다. 11개월 연속 증가세다. 전년 동월과 비교해 종사자가 상대적으로 많이 늘어난 3개 업종은 보건·사회복지업(11만8000명), 숙박·음식점업(7만2000명), 전문·과학·기술업(7만명)으로 나타났다. 제조업 종사자는 3만 1000명 늘어나 9개월 연속 증가세를 유지했다.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근로자 1인당 월평균 임금 총액은 403만5000원으로 7.5% 늘어나 지난 7월 이후 최고 증가세를 보였다. 임금상승률은 지난 7월 6.9%에 이어 8월에는 4.2%, 9월 3.8%, 10월 3.6%, 11월 4.0%로 5%미만 수준 이었다. 근로자 1인당 월평균 근로시간은 172.4시간으로 전년 보다 5.6시간 증가했다. 다만, 종사상 지위를 기준으로 상용 근로자는 179.9시간으로 6.1시간 증가했으나 임시일용직의 경우에는 102.3시간으로 1.4시간 늘어나는 데 그쳤다. 규모별로는 300인 미만 사업장의 경우 172.4시간으로 5.8시간 증가했고, 300인 이상은 172.3시간으로 4.3시간 늘었다. 사업체 노동력 조사는 고정된 사업장을 가진 사업체를 대상으로 한다. 농업이나 가사 서비스업 종사자 등은 포함되지 않는다.
  • 웹 플랫폼 근무 여성 임금 ‘남성의 80%’도 안 돼

    웹 플랫폼 근무 여성 임금 ‘남성의 80%’도 안 돼

    기존 노동시장의 특징인 성별 임금 격차와 직종 분리 현상이 플랫폼 노동에서도 반복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웹 기반형 플랫폼에 종사하는 여성은 남성 종사자 소득의 80% 수준에도 못 미치고 있었다. 24일 한국고용정보원이 낸 플랫폼 종사자 관련 통계를 보면 플랫폼 노동 종사자는 전국에 약 220만명이고, 여성 비율은 46.5%였다. 권혜자 고용정보원 연구위원은 이 중 웹 기반형 플랫폼 종사자 1023명을 대상으로 근로실태를 조사했다. 웹 기반형 플랫폼은 노무 제공이 온라인상에서 이뤄지는 디자인, 마케팅, 번역, IT 등의 직종이다. 웹 기반형 플랫폼 일자리의 성별 소득 격차는 21.3%에 달했다. 이들 평균 연령(34세)과 유사한 30~34세 전체 근로자의 성별 임금 격차가 11.4%(2020년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인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월 평균 순수입은 남성 169만원, 여성 133만원으로 30만원 이상 차이가 났다. 웹 기반형 플랫폼 종사자는 남녀 모두 열악한 근로 조건에 놓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웹툰·웹소설 등 ‘디지털 콘텐츠’ 직종에서 장시간 근로가 많고, 계약·등록 강제 해지 등의 부당한 일을 겪은 이도 많았다. 디지털 콘텐츠 직종 종사자의 47.0%는 월 평균 노동일이 22일 이상이었으며, 주당 근로시간이 45시간을 넘었다. 보수 없이 추가 근무를 한 경우도 49.2%를 차지했다. 플랫폼 노동서도 성별에 따른 직종 분리 현상이 뚜렷하게 드러났다.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이 2020년 서울 지역 플랫폼 종사자 727명을 조사한 결과, ‘가사 청소’(91.8%)와 ‘가사 돌봄’(96.5%) 직종에 여성 비율이 압도적이었다. 그러나 소득은 플랫폼 노동 11개 업종 중 최저 수준으로, 월 200만원을 넘지 못했다. 반면 남성 비중이 압도적인 운송 기사(96.2%), 퀵서비스(97.9%) 종사자는 각각 377만원, 341만원의 가장 높은 소득을 기록했다.
  • OTT 근로계약서 말도 못 꺼내… “찍히면 밥줄 끊겨요, 참는 거죠” [K드라마, 카메라 뒤 사람들]

    OTT 근로계약서 말도 못 꺼내… “찍히면 밥줄 끊겨요, 참는 거죠” [K드라마, 카메라 뒤 사람들]

    영화 판로 잃은 제작사들 K드라마로 넷플릭스 제작비 늘어도 캐스팅 치중 프리랜서 관행 악용…계약 조건 몰라 장비 설치나 이동은 근무시간서 제외 부당함 목소리 내면 블랙리스트 올라 팀장이 추천해야 입봉… “바뀐 것 없어”코로나19 여파로 영화관을 찾는 이들이 줄면서 대형 한국 영화는 최근 몇 년 사이 자취를 감췄다. 지난해 한국 영화 극장 매출액은 2019년의 17.9%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한국 영화의 시장 점유율도 2004년 이후 가장 낮은 30.1%로 떨어졌다. 판로를 잃은 영화 제작사와 스태프들이 일감을 찾아 스며든 곳이 K드라마다. 일례로 지난해 세계적으로 흥행을 거둔 ‘오징어 게임’은 영화 ‘도가니’, ‘수상한 그녀’, ‘남한산성’으로 이름을 알린 황동혁 감독이 2009년 쓴 영화 시나리오가 넷플릭스를 만나 9부작 드라마로 탄생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인 ‘지옥’, ‘지금 우리 학교는’ 등의 잇단 흥행으로 일각에서는 K드라마의 ‘장밋빛 미래’를 그리지만, 카메라 너머의 현장에서 체감하는 미래는 그리 밝지만은 않다. 서울신문은 넷플릭스와 같은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확산으로 출렁이는 현장의 노동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드라마 제작 스태프 20명을 만나 인터뷰를 했다. 이 중 10명은 현재 OTT 드라마 제작에 참여하고 있거나, 최근까지 참여한 경험이 있다. ●인력 블랙홀 된 OTT, ‘노동 환경 개선’ 없어 “OTT가 돈을 쏟아부어 제작비가 늘어났다는데 그 돈이 다 어디로 갔는지 제작사는 현장 스태프에게 프리랜서 계약을 요구해요. 4대 보험 가입이나 주52시간근무제를 포기하라는 거죠. 스태프 입장에서 좋아진 건 일자리가 늘어난 것 딱 하나 정도예요.” 넷플릭스 오리지널 작품에 참여 중인 신지원(이하 가명)씨의 말이다. 넷플릭스가 드라마 제작비를 전폭 지원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화면 밖 현장 스태프들이 체감하는 일터는 여전히 척박하다. 드라마 회차당 제작비가 기존 6억~7억원에서 20억원대로 뛰었지만 대부분이 화려한 캐스팅 비용으로 들어갈 뿐 스태프들의 근로 환경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막내급 기술 스태프 이주영씨는 “넷플릭스는 제작비를 안정적으로 준다던데 현장은 그대로”라면서 “제작사는 늘 ‘예산이 모자란다’며 스태프한테만 우는 소리를 한다”고 말했다. 꽁꽁 얼어붙은 영화판을 떠나게 된 스태프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촬영에 임한다고 입을 모은다. 표준근로계약이 정착된 영화 업계와 달리 K드라마는 스태프를 노동자가 아닌 프리랜서로 대우하는 관행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영화를 만들 때는 스태프와 근로계약을 맺던 제작사들이 OTT 드라마를 제작할 때는 이 관행을 악용해 스태프를 근로자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앞서 고용노동부와 법원은 2018~2019년 영화·드라마 스태프의 근로자성을 잇따라 인정했다. 영화 산업 쪽은 이전부터 CJ ENM 같은 대형 투자배급사가 참여하는 노사정협의체에서 합의한 표준근로계약서가 정착됐다. 반면 방송사나 제작사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드라마 스태프에게 근로기준법에 위반하는 하도급·업무 위탁 등의 계약 관계를 계속해서 요구해 왔다. 업계 관행이 이렇다 보니 국내 드라마 업계의 ‘큰손’이 된 넷플릭스도 외주 제작사들이 스태프에게 요구하는 부당한 계약 관계에 대해 눈을 감고 있는 실정이다.●근로계약서 실종·반쪽짜리 52시간근무제 실제로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촬영장에서 계약서 한 장 쓰지 않고 일하는 스태프가 적지 않았다. 팀장급 스태프가 제작사와 통계약을 하고 받은 일당을 팀원에게 나눠 주는 이른바 ‘턴키 계약’이 주를 이룬다. 막내급 기술 스태프 박수현씨도 “하루 15만원을 주겠다”는 말만 듣고 일을 시작했다. 연장 근로나 야간 근로에 대한 추가 수당은 받아 본 적이 없다. “아르바이트처럼 근로계약서는 쓰겠거니 했는데 계약 조건도 제대로 알려 주지 않고 4대 보험 가입도 안 해 줘요. 말을 꺼내면 실장이 ‘이제 너 안 쓰겠다’고 하지 않을까요. 경력이 짧고 업계도 좁은데 찍히면 다른 팀으로 가기도 어려우니까 참아야죠.” 수현씨는 씁쓸함을 드러냈다. 지난해 7월 드라마 제작현장에 도입된 주52시간근무제는 ‘반쪽짜리’로 운영된다. 대개 월급이 아닌 일급으로 책정되는 스태프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서다. 이동시간이나 촬영 전후 장비를 설치하고 정리하는 시간은 근무시간을 계산할 때 쏙 빠진다. 이렇게 꼼수를 써도 대부분 현장은 연장 근로시간 제한을 위반한다.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법률위원장인 최은실 공인노무사는 “주 최대 연장근로 시간은 12시간”이라며 “주 52시간을 맞추더라도 연장근로 시간이 12시간을 넘으면 근로기준법 위반”이라고 짚었다. ●“넷플릭스 아닌 짭플릭스” 자조도 부당함을 호소하는 목소리를 내는 순간 제작사들이 공유하는 스태프 블랙리스트에 오른다. 복수의 스태프들은 “오야지(팀장)가 맘에 안 들면 제작사가 다음부터 팀 전체를 안 부르고, 팀원인 조수만 찍히면 팀장급 스태프한테 ‘그 사람은 현장에서 말이 많더라. 안 쓰면 좋겠다’는 지령이 내려진다”고 전했다. 힘들어도 꾹 참고 버티는 스태프에게 다음 드라마를 찍을 수 있는 기회의 문이 열린다. 평판이 곧 밥줄인 셈이다. 신씨는 “이 업계는 90% 이상이 인맥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사람을 구할 때 서로 전화 돌려서 추천을 받는다”며 “목소리를 크게 내는 순간 ‘귀찮은 애’로 찍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퍼스트(팀장급)-세컨드-서드-막내’라는 팀 구조 또한 스태프들이 한목소리를 내기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제작에 참여 중인 이주영씨는 “팀장급 스태프가 추천을 해 줘야 입봉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며 “촬영이 길어져 세컨드나 서드가 제작사에 항의하면 팀장급이 ‘참으라’며 찍어 누르는데, 그럼 참을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때 OTT 드라마가 늘면 제작 현장이 눈에 띄게, 선진적으로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이 돌았던 것도 사실이다. 관행이 그렇게 쉽게 뿌리 뽑히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는 팀장급 기술 스태프 박대현씨는 한숨을 내쉰다. “우리끼리 ‘넷플릭스가 아니라 짭플릭스에서 일한다’는 얘기를 해요. 기존의 드라마 제작 환경에서 바뀐 게 없으니까요.” 특별기획팀 특별기획팀
  • OTT 뜨자 근로계약 실종…“K드라마 빛날 때 우린 척박해졌다”

    OTT 뜨자 근로계약 실종…“K드라마 빛날 때 우린 척박해졌다”

    코로나19 여파로 영화관을 찾는 이들이 줄면서 대형 한국 영화는 최근 몇년 사이 자취를 감췄다. 지난해 한국 영화 극장 매출액은 2019년의 17.9% 수준으로 곤두박질 쳤고, 한국 영화 시장 점유율은 2004년 이후 가장 낮은 30.1%로 떨어졌다. 판로를 잃은 영화 제작사와 스태프들이 일감을 찾아 스며든 곳이 K드라마다. 일례로 지난해 세계적으로 흥행을 거둔 ‘오징어 게임’은 영화 도가니, 수상한 그녀, 남한산성으로 이름을 알린 황동혁 감독이 2009년 쓴 영화 시나리오가 넷플릭스를 만나 9부작 드라마로 탄생했다. ‘지옥’, ‘지금 우리 학교는’ 등 잇단 흥행 성공으로 일각에서는 K드라마의 ‘장미빛 미래’를 그리지만, 카메라 너머의 현장에서 체감하는 미래는 그리 밝지만은 않다. 서울신문은 넷플릭스에 이어 디즈니플러스 등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확산으로 출렁이는 현장의 노동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드라마 제작 스태프 20명을 만나 인터뷰했다. 이중 10명은 현재 OTT 드라마 제작에 참여하고 있거나, 최근까지 참여한 경험이 있다. 인력 블랙홀된 글로벌 OTT, ‘노동 환경 개선’ 낙수효과는 없었다 “OTT가 돈을 쏟아부어 제작비가 늘어났다는데, 그 돈이 다 어디로 갔는지 제작사는 현장 스태프에게 프리랜서 계약을 요구해요. 4대 보험 가입이나 주 52시간 근무제를 포기하라는 거죠. 스태프 입장에서 좋아진 건 일자리가 늘어난 것 딱 하나 정도예요.”(넷플릭스 오리지널 작품 참여 중인 신지원(이하 가명)씨) 넷플릭스가 드라마 제작비를 전폭 지원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화면 밖 현장 스태프들이 체감하는 일터는 여전히 척박하다. 드라마 회차당 제작비가 기존 6~7억원에서 20억원대로 뛰었지만 대부분이 화려한 캐스팅으로 돌아가는 탓에 스태프들의 근로 환경 개선으로는 이어지지 않고 있다. 막내급 기술 스태프 이주영씨는 “넷플릭스는 제작비를 안정적으로 준다던데 현장은 그대로”라면서 “제작사는 늘 ‘예산이 모자라다’고 우는 소리를 한다”고 말했다. 한 제작사 관계자는 “OTT 콘텐츠는 제작비의 10~20%가 수익률로 보장됐지만, 워낙 제작사들 간 경쟁이 치열해져 수익이 떨어지는 추세”라고 말한다. 넷플릭스 드라마의 경우 드라마의 ‘지식재산권’(IP)을 넷플릭스가 전부 다 갖기 때문에 제작사 입장에서는 드라마가 초대박이 나도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세계적인 히트를 쳐 약 1조원이 넘는 수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되는 오징어게임이 단적인 예다. 넷플릭스로부터 제작비 지원을 받고 해당 드라마를 제작한 싸이런픽쳐스는 흥행에 대한 추가 수익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판서 밀려나니..실종된 근로계약서꽁꽁 얼어붙은 영화판을 떠나게 된 스태프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촬영에 임한다고 입을 모은다. 표준근로계약이 정착된 영화 업계와 달리 K드라마는 스태프를 노동자가 아닌 프리랜서(개인사업자)로 대우하는 관행이 지배적이다. OTT 드라마 제작사들이 이 관행을 악용해 부당 계약을 종용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앞서 고용노동부와 법원은 2018~2019년 영화·드라마 스태프의 근로자성을 잇따라 인정했다. 그러나 방송사나 제작사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근로기준법에 위반하는 하도급·업무 위탁 등의 계약 관계를 계속해서 요구해왔다. 이에 희망연대노동조합 방송스태프지부 등은 지난해 9월 KBS와 자회사인 제작사 몬스터유니온 등 5개 드라마 제작사를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근로기준법 위반(근로계약서 미작성) 혐의로 고발하기도 했다. 사건처리 기한이 5개월째 연장되는 동안 해당 드라마 중 절반이 종영되면서 고용노동부가 미온적인 태도로 사건을 뭉개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영화 산업에선 CJ E&M 같은 대형 투자배급사가 참여하는 노사정협의체 합의를 거쳐 표준근로계약서가 만들어졌다. 드라마 업계도 표준근로계약서 도입을 위해 2019년 전국언론노조 등이 4자 협의체를 구성했지만, 지난해 드라마제작사협회가 합의를 거부하고 방송사들이 줄줄이 빠지면서 파행됐다. 김기영 희망연대노조 지부장은 “4대 보험을 적용하려면 그만큼 재원이 더 필요한데 방송사들은 제작비를 더 못 올려주겠다는 입장”이라고 지적했다. 근기법 위반 눈감은 넷플릭스 업계 관행이 이렇다보니 국내 드라마 업계에 ‘큰손’이 된 넷플릭스는 제작사들이 스태프에게 요구하는 부당한 계약관계에 대해 눈을 감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신문이 드라마 스태프의 노동실태를 조사한 결과 넷플릭스나 디즈니플러스 등 OTT 드라마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112명 중 52명(46.4%)은 ‘다른 드라마 제작환경과 별 다른 차이가 없다’고 답했다. 안명희 전 문화예술노동연대 대표는 “영화에서는 근로자로 일하던 사람들이 드라마를 찍을 때는 계약서도 안쓴다”며 “영화 스태프끼리 우스갯소리로 ‘알바하러 간다’며 드라마를 찍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촬영장에서 계약서 한 장 쓰지 않고 일하는 스태프가 적지 않았다. 팀장급 스태프가 제작사와 통계약을 하고, 받은 일당을 팀원에게 나눠주는 이른바 ‘턴키 계약’이 주를 이룬다. 막내급 기술 스태프 박수현씨도 “하루 15만원을 주겠다”는 말만 듣고 일을 시작했다. 연장 근로나 야간 근로에 대한 추가 수당은 받아 본 적이 없다. “아르바이트처럼 근로계약서는 쓰겠거니 했는데 계약 조건도 제대로 알려주지 않고 4대 보험 가입도 안 해줘요. 말을 꺼내면 실장이 ‘이제 너 안 쓰겠다’고 하지 않을까요. 경력이 짧고 업계도 좁은데 찍히면 다른 팀으로 가기도 어려우니까 참아야죠.” 수현씨는 씁쓸함을 드러냈다. 지난해 7월 드라마 제작현장에 도입된 주 52시간 근무제는 ‘반쪽짜리’로 운영된다. 대개 월급이 아닌 일급으로 책정하는 스태프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서다. 이동시간이나 촬영 전후 장비를 설치하고 정리하는 시간은 근무시간을 계산할 때 쏙 빠진다. 이렇게 꼼수를 써도 대부분 현장은 연장 근로시간 제한을 위반한다.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법률위원장인 최은실 공인노무사는 “주 최대 연장근로 시간은 12시간”이라며 “주 52시간을 맞추더라도 연장근로 시간이 12시간을 넘으면 근로기준법 위반”이라고 짚었다. 인맥으로 인력 추천…현장서 한번 찍히면 낙인제작사나 방송사가 공유하는 스태프 블랙리스트는 공공연한 업계 비밀이다. 복수의 스태프들은 “오야지(팀장)가 맘에 안들면 제작사가 다음부터 팀 전체를 안 부르고, 팀원인 조수만 찍히면 팀장급 스태프한테 ‘그 사람은 현장에서 말이 많더라. 안 쓰면 좋겠다’는 지령이 내려진다”고 전했다. 연출 스태프 신지원씨는 “이 업계는 100% 인맥 사회라 사람을 구할때 서로 전화돌려서 추천을 받는다”며 “목소리를 크게 내는 순간 ‘귀찮은 애’로 찍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프로젝트성으로 이뤄지는 드라마 제작 특성상 평판이 곧 밥줄로 연결된다. 부당하고 힘들어도 꾹 참고 버티는 스태프에게 다음 프로젝트의 문이 열리는 셈이다. ‘퍼스트(팀장급)-세컨-써드-막내’로 구성된 팀 구조 또한 스태프들이 한 목소리를 내기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된다. 경력 기간을 기준으로 만들어지는 서열과 위계는 견고하다. 기술 스태프 이주영 씨는 “팀장급 스태프가 추천을 해줘야 입봉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며 “촬영이 길어져 세컨이나 써드가 제작사에 항의하면 팀장급이 ‘참으라’며 찍어누르는데, 그럼 참을 수 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때 글로벌 OTT 드라마가 늘면 제작 현장이 눈에 띄게, 선진적으로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이 돌았던 것도 사실이다. 미국과 캐나다의 조명·의상 등 영상 스태프 노동자 6만명이 모인 국제극장무대종사자연맹(IATSE)가 지난해 10월 파업을 결의하자, 넷플릭스·디즈니 등이 속한 영화·방송제작자연합(AMPTP)는 매일 10시간 휴식과 금·토·일 54시간 휴식 등 요구안을 받아들였다. 관행이 그렇게 쉽게 뿌리뽑히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는 팀장급 기술 스태프 박대현씨는 한숨을 내쉰다. “우리끼리 ‘넷플릭스가 아니라 짭플릭스에서 일한다’는 얘기를 해요. 글로벌 기업이라는데 뭐든지 한국식이니까요. 오징어게임이 성공한 뒤로 넷플릭스가 ‘한국인들은 미국처럼 안 해도 특별히 불만도 안 갖고 일 잘하네’라고 눈치를 챈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특별기획팀
  • ‘고퀄’ 드라마 당락 가르는 ‘디테일’…스태프가 갈려나간다

    ‘고퀄’ 드라마 당락 가르는 ‘디테일’…스태프가 갈려나간다

    드라마 현장 ‘주 52시간제’ 도입 반년현장 “조금씩 변화하고 있는 상황”‘턴키계약’ 스태프들 “딴 세상 얘기” ‘카메라 뒤에 사람이 있다’는 말이 사람들의 마음 속에 새겨지는 데엔 많은 사람들의 희생이 있었다. 부조리한 방송 노동 환경을 고발하며 스러져간 사람들. 쉴 틈 없는 ‘디졸브 노동’(밤샘 촬영 후 짧은 휴식을 취한 뒤 곧장 촬영을 재개하는 열악한 노동환경을 두 개의 화면이 겹치는 ‘디졸브’에 빗댄 말)에 목숨을 잃은 사람들과 불의의 사고를 당한 피해자들이 바로 그들이다. 그렇게 세상이 조금씩 변했다. 고용노동부는 4년 전 방송 드라마 스태프의 근로자성을 인정했고, 법원은 감독급 스태프 또한 근로자라는 판단을 내놨다. 그렇게 변화의 바람이 조금씩 불고있다. 드라마 제작 현장에도 주 52시간 근무제가 도입됐고, 부당한 연장근로에 반발하는 스태프들이 생겼다. 제작사도 스태프를 여러 팀으로 나눠 근로시간을 조정하기도 한다. 그러나 카메라 이면을 더 들여다보면 같은 현장 안에서도 근로 조건에 격차가 있음이 드러난다. ‘사람답게 일할 권리’를 점차 찾아가는 다른 스태프와 달리 소도구나 의상 스태프들, 현장에서 가려져 있는 후반 작업(CG, 편집 등) 스태프는 문제가 있어도 목소리를 내기 어렵다. 대게 별도 스튜디오나 프로덕션 등 회사에 소속돼 있어 현장의 기준이 적용되지 못해서다.현장 안팎 과중한 노동 시달리는 미술 스태프들 주 52시간 근무제가 도입된 지 반년. 현장에선 ‘눈 붙일 시간은 생겼다’는 반응이 심심찮게 나온다. 자정까지 촬영이 이어져도 3~4일은 쉴 수 있어 체력을 비축할 수 있단 얘기도 있다. 다만 이런 변화가 모두에게 해당되는 건 아니다. 촬영을 위한 세트나 소품 등을 미리 준비해야 하는 미술팀에게 주 52시간제는 딴 세상 얘기다. 특히 이들은 계약은 소속사 대표와 맺으면서도 실제 현장에선 감독이나 PD의 지시를 받으며 일을 하는 현실에 처해 있기도 하다. 20년 이상 미술 스태프로 일해 온 이기상(이하 가명)씨는 “배우들이 화면 속에서 먹는 라면 한 그릇, 커피 한 잔까지 전부 미술 담당 스태프의 일”이라면서 “촬영 당일엔 남들보다 2~3시간은 일찍 나와서 세팅을 완료해야 하고, 촬영이 끝나면 현장 철수 작업도 해야하니 늦게 퇴근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현장에서 군소리를 하긴 어렵다. 의상 스태프 노도연씨는 “촬영 시간이 길어지면 ‘그만 찍겠다’며 장비를 챙겨 현장을 나가버리는 팀도 더러 있지만 의상팀은 그런 건 꿈도 못 꾼다”고 말했다. 미술팀이나 의상팀은 촬영이 없는 날도 쉴 수가 없다. 다음 촬영에 필요한 소품이나 의상을 제작하거나 준비하는 작업을 해야해서다. 노씨는 “일주일에 하루만 쉬어도 감사할 지경”이라고 말했다. 실제 서울신문이 드라마 스태프의 노동실태를 조사한 결과 의상을 포함한 미술 스태프 중 이동시간과 식사시간을 제외한 근로시간이 ‘하루 평균 14시간 이상’이라고 응답한 사람은 76.2%였다. 14~16시간은 33.3%, 16~18시간은 9.5%였고, 20시간 이상도 4.8%나 됐다. ‘주 6~7일 근무한다’는 응답도 57.1%로 절반이 훌쩍 넘었다. 현장 기술 스태프의 상당수가 현재 주 4일이나 3일 근무한다고 답한 것과는 대조적이다.근로기준법 사각지대 만드는 ‘턴키계약’ 미술이나 의상 스태프가 이중노동을 겪는 건 ‘계약 관계’ 때문이다. 고용부와 법원이 드라마 스태프의 근로자성을 잇따라 인정하면서 스태프와 1대 1로 개별 계약을 하는 현장이 늘었다. 그러나 회사나 스튜디오에 소속돼 있는 미술·의상 스태프의 사정은 다르다. 노씨는 “회사는 ‘필요하면 정규직 계약을 맺겠다’면서도 프리 계약을 고수하고 있어 4대 보험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일감을 가져 온 대표의 지시와 현장에서 감독의 지시를 동시에 받고 있으니, 어디에도 문제를 제기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실제 조사에서 미술 스태프의 52.4%는 ‘턴키 계약’(제작사가 스태프 개개인과 계약을 맺지 않고 감독·팀장급 스태프랑만 팀단위로 계약을 맺는 방식)을 맺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시녹음팀이나 조명팀, 촬영팀의 경우 제작사와 개별 계약을 맺은 비율이 절반 이상이었다. 장시간 근로에 시달리는 이들의 업무 강도 또한 나날이 높아지는 추세다. 넷플릭스와 디즈니 플러스 등이 제작비를 높이며 방송사나 제작사들이 이른바 ‘고퀄’ 작품을 요구하고, 대중들도 ‘영화 같은 드라마’를 기대하게 돼서다. 이씨는 “영화 쪽 인력이 들어오면서 디테일을 따지는 일이 많아졌다”면서 “과거엔 색칠만 하면 됐던 것도 지금은 진짜처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노씨는 “협찬 제품을 입히기만 하면 되던 때와는 달리 아예 사무실에서 출연자들의 의상을 모두 제작하는 일이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카메라 ‘밖’에도 사람이 있다, 후반작업자들 ‘영화 같은 드라마’를 만드는 데 빠질 수 없는 요소는 또 있다. 바로 시각특수효과(VFX)와 컴퓨터그래픽(CG), 색보정(DI) 작업이다. 기존 드라마 제작에서도 편집이나 CG 작업을 하는 소규모 팀들이 있었지만 최근엔 영화를 하던 기업들이 드라마 일이 늘었다.황인수씨는 지난해 방영된 한 사전제작 드라마의 VFX 작업을 했던 시절을 떠올리면 한숨만 나온다. 대표는 주말에도 황씨에게 수시로 업무 지시를 내렸다. 방송 사흘 전 작업물을 넘겨주니 밤샘을 이어갈 수밖에 없었다. 후반작업을 담당하는 조연출인 최태석씨는 “제작사는 후반작업자들의 근로시간을 신경쓰지 않는다”면서 “기간 내 완성품만 내면 된다는 식”이라고 덧붙였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3년 전 SBS에서는 CG업무가 완료되지 않은 채 드라마가 송출되는 초유의 방송 사고가 나기도 했다. 당시 색보정 업무를 담당했던 홍기훈씨는 “CG팀이 제 시간에 완수할 수 없을만큼의 작업량이 주어졌었다”고 회고했다. 홍씨는 방송사고 후 당초 받아야 할 대금의 3분의 1만 받고 계약 해지됐다. 방송사 측에 부당함을 호소했지만 돌아온 답은 “사고 일주일 전 계약해지를 통보했으며 방송 사고의 책임이 홍씨에게도 일부 있다”는 것이었다. 심신이 피폐해진 홍씨는 업계를 떠난 상태다. 고용부는 2019년 촬영·조명·동시 녹음 등 현장 기술 스태프를 중심으로 드라마 제작 현장을 근로감독을 했지만 이 때도 미술이나 의상, 후반작업자에 대한 별도의 감독은 이뤄지지 않았다. 화려한 VFX·CG 장면 너머엔 저임금 노동이 후반작업자들의 또 다른 고충은 ‘저임금’이다. 황씨는 우연히 회사가 제작사와 맺은 계약서를 본 적이 있다. 자신이 한 일의 대금은 1500만원이었지만 실제 받은 돈은 300만원이 불과했다. 광고 회사에 있다 3년 전 영화·드라마 CG 스튜디오로 이직한 이유한씨는 “임금을 생각하면 광고나 게임 쪽으로 가는 게 낫다”면서 “포괄임금제라 야근을 하든 주말에 근무하든 받는 돈은 똑같다”고 말했다. 실태조사에서 후반작업자 가운데 ‘저임금’을 우리나라 드라마 제작환경의 문제점으로 꼽은 이들은 10명 중 7명(71.4%)이었다. 전체 응답자 평균(47.8%)을 웃도는 수치다. tvN ‘혼술남녀’ 조연출로 일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한빛 PD의 동생이자 ‘가장 보통의 드라마’의 저자인 이한솔(한국사회주택협회 이사장)씨는 “소도구나 의상 등 미술팀이나 후반작업 분야는 노동시간이나 임금을 특정하기 어려운 상황”면서 “(형이 세상을 떠난 지) 5년이 지났고 제작현장이 개선이 되어가고 있지만 보호할 수 있는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 간의 격차는 심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별기획팀
  • 부산 택시기사, 미지급 최저임금 항소심서도 일부 승소

    부산고법 민사1부(곽병수 부장판사)는 16일 부산지역 법인 택시 회사 3곳을 상대로 택시 기사 80여 명이 낸 최저임금·퇴직금 체불임금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번 소송의 발단은 2009년 최저임금법 개정에 따라 초과운송수입(사납금을 제외한 금액)이 최저임금 산정에서 제외되면서 비롯됐다. 2019년 경기도의 한 택시업체에서 소정 근로시간을 둘러싼 소송전이 발생했고, 2019년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택시회사들이 소정 근로시간을 줄여 최저임금법을 피하려 했다고 판단했다. 이후 부산을 비롯한 전국에서소송전이 줄을 이었다. 부산지법은 지난해 초 1심에서 단축한 시간만큼의 임금과 퇴직금을 돌려주라고 판결했었다. 이 판결이 확정되면 택시회사 측에는 상당한 경영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부산 3개 법원(부산지법,서부지원,동부지원)에 제기된 전체 사건은 300여건이 넘고,소송에 참여한 택시기사도 3000여명(총 청구액 360억원)에 달하는것으로 알려졌다.
  • 李 기본소득 年100만원, 尹 청와대 해체… 둘 다 1호 공약은 ‘코로나’

    李 기본소득 年100만원, 尹 청와대 해체… 둘 다 1호 공약은 ‘코로나’

    이재명, 수출 1조弗·세계 5강 도약윤석열, 주택 250만호 이상 공급안철수, 6개 삼성전자급 기업 육성심상정, 주 4일제 등 신노동법 제시13일 여야 대선후보들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한 10대 공약을 보면 각 진영의 시대정신을 비교할 수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모두 코로나19 피해 지원을 1호 공약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이 후보는 전 국민 보편기본소득 추진을, 윤 후보는 청와대 해체를 공약하는 등 ‘킬러 콘텐츠’에선 주안점을 달리했다. 이 후보는 1호 공약으로 ‘코로나 팬데믹 완전극복과 피해 소상공인에 대한 완전한 지원’을 내세우고 있다. 이 후보는 국내 개발을 통한 백신·치료제 주권 확보와 필수의약품 공공 생산체계 구축과 함께 코로나 피해 소상공인에 대한 완전한 보상과 매출회복 지원을 강조하고 있다. 윤 후보의 제1공약도 코로나 긴급구조 플랜이다. 규제 강도와 피해 정도에 비례한 정당하고 온전한 손실보상, 필수의료 국가책임제를 약속했다. 긴급 플랜은 코로나 종식 후 2년까지 지속 추진된다.그러나 두 후보의 다른 공약들에선 차별점이 나타난다. 이 후보는 수출 1조 달러, 국민소득 5만 달러 달성으로 종합국력 세계 5강 도약이라는 경제 목표와 함께 전 국민 보편기본소득 지급을 공약했다. 대통령 직속 기본소득위원회 공론화를 거쳐 국민 의사를 수렴하고 연 25만원으로 시작해 임기 내 연 100만원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반면 윤 후보는 청와대 해체를 통한 제왕적 대통령제 잔재 청산을 공약했다. 윤 후보는 “현 청와대 구조는 왕조시대 궁궐의 축소판으로 권위 의식과 업무 비효율을 초래한다”며 대대적인 대통령실 개혁을 예고했다. 대통령실의 서울정부종합청사 이전 작업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마무리해 임기 시작일부터 대통령이 광화문으로 출근한다는 방침이다. 부동산 공약에선 공급 우선이라는 큰 틀은 같지만, 각론에서 차이가 있다. 이 후보는 기본주택 140만호를 공급하고 생애최초주택구입 청년에게는 신규물량 30%를 우선 배정하겠다고 밝힌 반면 윤 후보는 ‘수요에 부응하는 주택 250만호 이상 공급’을 공약했다. 노동 공약에선 이 후보는 가칭 ‘일하는 사람들의 권리보장 기본법’을 제정하고, 노동시간을 단축하는 로드맵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반면 윤 후보는 노동개혁으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기반을 조성하고 근로시간 결정, 임금체계를 유연화하며 합리적 노사관계를 정립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외교안보 공약에서 이 후보는 스마트 강군 건설과 국익 중심의 실용외교를 앞세우며 ‘조건부 제재완화’(스냅백) 등을 통해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체제 제도화를 위한 실질적 진전을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윤 후보는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를 위해 대북제재를 유지하되, 실질적 조치가 나오면 경제 지원을 할 수 있다는 원칙을 제시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5가지 초격차 과학기술을 통해 6개의 삼성전자급 글로벌 대기업을 만들어 5대 경제 강국에 진입한다는 5·5·5 성장전략, 국민연금과 공무원·군인·사학연금을 임기 내 통합하는 공적 연금 통합이 주요 공약이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1호 공약으로 주 4일제 등 신노동법을 제시한 데 이어 기후위기 대응과 플랫폼 경제민주화, 부동산투기공화국 해체, 한국형 모병제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