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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르코지·루아얄,새달 佛대선 ‘최종 승부’

    |파리 이종수특파원|‘좌우파간 박빙의 격돌.’ 오는 5월6일 치를 프랑스 대통령선거 결선투표는 여전히 안개속이다. 프랑스 내무부는 23일 새벽(현지시간) “22일 치른 1차투표에서 중도 우파인 집권 대중운동연합(UMP)의 니콜라 사르코지 후보와 사회당의 세골렌 루아얄 후보가 각각 31.18%와 25.87%의 지지율로 결선 투표에 진출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중도파인 프랑수아 바이루, 극우파 장 마리 르펜 후보가 각각 18.57%,10.51%로 뒤를 이었다. 극좌파 후보들은 5% 미만에 그쳤다. ●18% 득표 중도파 바이루의 선택이 관건 1차투표 직후 발표된 ‘누가 결선에서 승리할 것인가’라는 입소스 여론조사에서 사르코지 54%, 루아얄 46%로 나타났다. 전체적으로 현재까지 전망은 사르코지가 약간 우세하다. 그러나 두 후보의 지지율 차이가 크지 않고 루아얄이 미세하지만 상승세여서 단정하기 어렵다. 또 1차 투표에서 탈락한 극좌·극우파 후보의 지지자들의 표심이 어느 후보로 쏠릴지가 변수다. 특히 중도파 프랑수아 바이루를 지지한 유권자들이 누구를 선택할지가 관건이다. 1차 투표 결과가 나오자 6명의 극좌파 후보 중 5명은 “루아얄 지지”를 선언했다. 강경 이미지에다 극우 성향에 가까운 사르코지에 대한 범좌파 연합전선이 형성된 것이다. 극좌파 후보들의 득표율을 합치면 10.57%다. 반면 극우파들은 아직 사르코지 지지를 선언하지 않았다. 극우파인 장 마리 르펜은 5월1일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가장 중요한 변수는 중도파의 표심이다. 바이루 후보를 지지했던 18.57%의 표심이 결선 투표의 결과를 가늠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문가들은 “루아얄이 중도파 표를 모아야 승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vielee@seoul.co.kr
  • [프렌치 리포트] (24) 극우에서 극좌까지 ‘역동의 정치’

    [프렌치 리포트] (24) 극우에서 극좌까지 ‘역동의 정치’

    자유와 개인의 권리를 중시하는 사고와 다양성의 문화는 프랑스와 프랑스인들의 사고방식을 이해하는 매우 중요한 키워드이다. 정치도 예외가 아니어서 무척 다양하다. 프랑스의 정치가 외국인에게 퍼즐처럼 이해하기 힘들고 복잡해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프랑스는 유럽에서도 가장 사상이 자유롭고 다양한 나라로 꼽힌다. 정치 스펙트럼은 공산혁명을 주장하는 극좌에서 외국인 혐오를 공공연하게 드러내는 극우까지 폭이 넓은 것이 특징이다. 프랑스 공산당은 좌파적 성향이 강한 정당일 뿐이다.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빨갱이’가 아니다. 극우파에 대한 프랑스의 정서는 전반적으로 좋지 않지만, 극우파들은 눈치보지 않고 열심히 자신들의 소신을 펼친다. 걸핏하면 색깔논쟁을 벌이고, 정치 갈등이란 게 고작해야 지역감정이나 상대방 흠집내기에 불과한 우리의 정치문화와는 완전 딴 판이다. 우리의 정치가 흑백 텔레비전이라면 프랑스의 정치는 총천연색 컬러 텔레비전으로 비유할 수 있다. 프랑스 정치의 특성은 두 단어로 요약할 수 있다. 다양성과 역동성이다. ●다채로운 정치 이데올로기 프랑스는 영국·독일 등과 함께 오래 된 민주주의 역사를 가진 나라다. 그러나 양당제를 운영하는 이웃 나라 영국과는 달리 프랑스는 정당 정치에서 다당제를 채택하고 있다. 정당의 수가 다른나라에 비해 훨씬 많을 뿐 아니라 정당의 이름도 수시로 바뀐다. 좌파내에도 서너개의 정당이 있고, 우파에도 서너개의 정당이 있다. 영국은 보수당(우파)과 노동당(좌파)이, 독일은 사민당(좌파)과 기민당(우파)의 거대 정당이 번갈아 가며 정국을 주도하고 있다. 프랑스의 경우 중도 우파인 대중운동연합(UMP)과 중도 좌파인 사회당(PS)이 여당과 제 1야당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지만 영국의 노동당, 보수당처럼 절대적인 위치를 차지한다고는 볼 수 없다. 노동자당(PT), 공산혁명연맹(LCR), 녹색당, 프랑스를 위한 운동(MPF), 국민전선(FN) 등 극좌에서 극우에 이르기까지 군소정당들이 수두룩하다. 좌우의 이분법적인 사고로는 이해할 수 없는 것이 프랑스의 정치 지형이다. 프랑스의 정당정치가 이렇게 복잡한 것은 사상과 이념, 표현의 자유를 절대적인 가치로 여기는 까닭이다. 프랑스 정치에서 좌·우파의 개념이 생겨난 것은 18세기 말 프랑스 대혁명 시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혁명 이후 의회에서는 왕권의 지속과 유지를 주장하던 정치인들은 국회의장의 오른쪽에, 왕권 축소와 공화국 수립을 주장했던 정치인들은 의장의 왼쪽에 자리 잡았다. 이 때부터 현 질서의 유지를 주장하는 보수성향의 정파는 우파, 변화를 요구하는 정파는 좌파로 불리게 됐다. 좌·우파가 양대 줄기를 이루는 가운데 사회정의를 실현하는 방식을 두고 약간씩의 정치적 견해 차이를 보이는 정당들이 생겨났다. 또 이들이 합종연횡을 거듭하면서 정치의 스펙트럼은 더욱 다양해진 것이다. ●각양각색의 대선 후보들 2007년 프랑스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들의 명단을 훑어 보면 이념적 스펙트럼이 얼마나 다양한지 쉽게 알 수 있다.4월22일 1차 투표를 앞두고 공식 등록한 후보는 모두 12명.2002년 대선 때의 16명에 비해서는 4명 줄어든 것이지만 여전히 다양한 정치적 색깔을 보여 준다. 각 정당의 정치이념도, 후보의 면면도 정말 다양하다. 현재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히는 후보는 UMP의 당수인 니콜라 사르코지(52)다. 동물적 정치감각과 추진력이 강점인 그는 헝가리 이민 2세이며, 국립행정학교 출신이 아니라는 점이 특이하다. 그 뒤를 사회당의 여성후보 세골렌 루아얄(53)과 중도우파인 프랑스민주동맹(UDF)의 프랑수아 바이루(56)가 추격하고 있다.‘빅 3’는 중간지대에 속한다. 군소후보들의 성향은 3명이 오른쪽에,6명이 왼쪽에 배치된 형국이다.2002년 4월21일 실시된 대선 1차 투표에서 사회당의 리오넬 조스팽 후보를 꺾고 2차 투표에 진출한 바 있는 장 마리 르펜(77) FN당수는 또 다른 이변을 일으키겠다고 장담하고 있다. 다른 극우파 후보로 MPF의 필립 드 빌리에(58) 후보가 있다. 좌파를 혐오하고 프랑스의 가치를 중시하는 그는 유럽헌법 부결을 이끌어 내면서 대중적으로 부각됐다. 급진적 트로츠키파인 LCR의 올리비에 브장스노(32)는 이번이 두번째 도전이다. 그의 직업은 집배원인데 젊은 진보주의자들 사이에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다. 무소속 후보 조제 보베(53)는 농민운동가 출신이다. 맥도널드 매장을 부수는가 하면 유전자조작 농산물 재배지에 들어가 농작물을 훼손, 세차례나 투옥기소된 경력이 있다. 공산당의 마리 조르주 뷔페(58)는 이웃집 아주머니 같이 푸근한 인상의 합리적 공산주의자다.LO의 아를레트 라기예(66)는 1974년 출마해 첫 여성후보라는 기록을 수립한 이래 이번 출마로 연거푸 여섯번째 출마한 기록도 갖게 됐다. 라기예는 프랑스 공산당을 개량주의자라고 비난할 정도로 과격하고 급진적인 트로츠키주의자다. 환경론자들도 좌우로 갈려 각기 후보를 냈다. 좌파적인 녹색당은 도미니크 부아네(48)후보를, 우파적인 사냥·낚시·자연·전통당(CPNT)은 변호사 출신 프레데릭 니우(39)를 내세웠다. ●복잡하지만 역동적 프랑스는 케이블TV를 통해 하원의 본 회의를 중계한다. 법 제정이나 개정을 둘러싸고 설전을 벌이는 의원들을 보면 가관이다. 여론이 좋지 않은 법을 설명해야 하는 총리나 장관은 각오를 단단히 하고 의원들 앞에 나서야 한다. 우리 의원들처럼 몸싸움을 하지는 않지만 입에 침을 튀기고, 목에 핏발을 세우며 반론을 제기한다. 야유와 삿대질도 서슴지 않는다. 이런 가운데서도 합리적인 결론을 끌어낸다는 것은 참 신기하다. 프랑스 민주주의는 좌·우파가 역동적인 격론을 벌이고, 타협하는 과정에서 성장해 왔다고 할 수 있다. 프랑스는 대혁명을 통해 자유와 평등을 얻었으며 이를 바탕으로 민주주의를 발전시킨 나라다. 어떤 난관이 있더라도 그 가치를 잃지 않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 다양한 정치이념에 따라 의견을 개진하고, 격론을 벌이지만 종국에 가서는 공화국 정신을 살리고, 사회정의를 실현하는 방향으로 마무리짓는 그들의 지혜는 배워야 할 점이다.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佛대선 1차투표 D-10] ‘1강 2중’ 엘리제궁 티켓 누가 잡나

    [佛대선 1차투표 D-10] ‘1강 2중’ 엘리제궁 티켓 누가 잡나

    |파리 이종수특파원|D-10. 대선 1차투표를 열흘 앞둔 12일(현지시간) 프랑스 정국의 열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르몽드에 따르면 역대 대선에서 투표 직전 2주간이 가장 영향을 많이 미쳤다. 엘리제궁을 향해 숨가쁘게 달려온 후보는 모두 12명.9부 능선을 넘은 현재 1차 투표에서 과반을 확보할 후보가 나오기 힘들어 5월6일 결선투표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유력 후보 4인 이른바 ‘빅4’는 엘리제궁 결선행 티켓을 잡기 위해 마지막 불꽃을 태우고 있다. 특히 집권당 대중운동연합의 니콜라 사르코지, 사회당의 세골렌 루아얄, 중도파 프랑수아 바이루, 극우파 장마리 르펜 후보는 여론조사 결과 모두 결선투표에 진출할 가능성이 있어 막판까지 각축전이 예상된다. ●‘빅4’- 모두 결선행 가능, 누가 선출돼도 화제 ‘빅4’는 현재 1강-2중-1약 구도로 자리잡는 양상이다. 현재까지 모든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려온 사르코지는 결선행이 유력하다. 그 뒤를 잇는 루아얄과 바이루는 각각 지지율이 23∼27%대와 20%에서 정체된 상태다. 반면 르펜 후보는 13%대에서 소폭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를 종합하면 사르코지와 루아얄의 결선행이 예상되지만 42%에 이르는 부동층과 르펜의 상승세 등 변수가 많다. 특히 이번 대선은 ‘빅4’ 가운데 누가 승리하더라도 ‘첫 기록’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이민 2세(사르코지), 여성 대통령(루아얄), 중도파의 성공(바이루), 극우파(르펜) 정권의 탄생 여부를 놓고 프랑스는 물론 유럽이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다. ●총동원령…전략 수정…막판 긴장 고조 지난 10일 여론조사기관 IFOP의 발표에 따르면 프랑스 국민 67%가 사르코지가 대선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응답해 주목된다. 그러나 사르코지는 열성 당원들에게 ‘총 동원령’을 내리며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있다.10일 프랑스 서부 투르에서 열린 집회에서는 “여론조사나 미디어가 대통령을 만들어주는 것은 아니다.”며 “선거일까지 유권자들에게 말하고, 설명하고 그들을 설득하고 움직이자.”고 역설했다. 사르코지 강세의 배경으로는 강경파 이미지를 무기로 위기 의식이 팽배한 프랑스 유권자에게 국가 비전을 제시하는 데 성공한 것을 꼽는다. 그러나 잦은 말 실수가 앞으로 어떤 악재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반면 루아얄 측은 초조하다.1차·결선 투표를 기준으로 실시된 여러 여론조사의 ‘만년 2위’ 구도가 현실로 굳어질까봐 조바심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최근엔 지지율이 정체되자 측근들의 조언에 따라 미국의 부시 정권과 각을 세우는 등 전통적 사회주의 노선을 강화하는 모습도 보인다. 기존 정치인과는 다른 참신한 이미지로 당 경선은 통과했지만 본선에서 국가 경영과 수권 능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게 한계로 지적된다. 바이루 후보도 다급하기는 마찬가지다. 거센 ‘중도파 돌풍’을 몰고 왔지만 구체적 공약에서 좌우 노선을 절충한 두루뭉술한 입장을 보여 지지층의 폭을 더 넓히지 못하고 있다. 반면 상승세를 타며 자신을 바짝 추격하고 있는 르펜은 “루아얄을 꺾고 2002년에 이어 결선투표에 진출할 것”이라며 여유를 보이고 있다. ●마이너리그- 극좌파 단일화 가능? ‘빅4’와는 멀찌감치 떨어진 지지율을 보이는 마이너리그의 선전 여부도 주목된다. 이들은 결선진출 여부를 떠나 다양한 이념 공세로 기존 정치판을 전복시키려는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반(反) 세계화를 모토로 내세운 농민운동가 조제 보베는 “미지근한 좌파 정치판에 새 장을 열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소장파 올리비에 브장스노는 “트로츠키주의가 살아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며 기염을 토하고 있다. 공산당 당수인 마리 주제 뷔페는 “좌파 중의 좌파는 공산당뿐이니 표를 몰아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이들과 녹색당의 도미니크 부아네, 노동자 투쟁당의 아를레트 라기에 등 극좌파 진영이 1차 투표 직전 ‘반 자유화 연대’ 단일 후보를 낼지 여부도 관심거리다. 나아가 각각의 득표율은 저조하지만 합치면 15%의 지지율을 갖고 있어 루아얄이 결선 투표에 오를 경우 대선 판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vielee@seoul.co.kr
  • 佛대선 공식운동 시작

    |파리 이종수특파원|프랑스 공식 대선운동이 9일(현지시간) 시작되면서 프랑스 정국이 달아올랐다.선거법에 따라 이날 프랑스 전역에 후보 12명의 포스터 8만 5000여장이 등장했다. 후보들은 1차 투표 이틀 전인 20일까지 45분씩의 선거방송 시간을 배정받고 지지율 제고에 박차를 가했다.1분,2분30초,5분30초 등 세 종류의 선거 방송 특성을 최대로 살릴 전략에 골몰하고 있다. 일간 르몽드는 이날 “역대 대선에 견줘 1차 투표 전 2주일이 가장 중요했다.”며 막판 선거운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현재까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어느 후보도 과반을 확보하지 못했다. 따라서 새달 6일 결선투표가 불가피해 보인다. 또 유력 후보 ‘빅4’의 지지율 차이가 크지 않아 모두 결선투표에 진출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후보들은 42∼47%에 이르는 부동층의 표심을 얻기 위해 각축하고 있다.각종 여론조사에서 2위와 7% 안팎의 차이로 선두를 유지하고 있는 집권당 대중운동연합의 니콜라 사르코지 후보는 첫 방송출연에서 “고용·교육·연금·보건 문제 등 모든 분야에서 프랑스를 바꿀 수 있다.”며 비전 제시에 초점을 두었다.최근 “아동에게 성욕을 느끼는 것은 유전적 특징”이라는 구설수에 휘말린 상황을 강경 이미지로 정면 돌파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사회당의 세골렌 루아얄 후보는 “네 아이를 둔 어머니이자 실용적이고 자유스러운 여성”임을 강조했다.이어 살아온 배경과 가족 상황, 여성 정치인으로서의 특징 등을 내세운 차별화 전략을 구사했다. ‘중도파 돌풍’을 몰고왔다가 정체율이 주춤해진 프랑수아 바이루 후보는 “프랑스를 단합시킬 수 있는 후보는 중도우파도 아니고 좌파도 아닌 중도파 후보”라며 “내가 당선돼야 프랑스를 재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최근 지지율이 오르고 있는 극우파 장마리 르펜 후보는 “사르코지와 루아얄이 내 선거운동 전략을 모방하고 있다.”며 “원본을 선택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 밖에 8명의 후보들도 극좌·극우 등 다양한 공약을 내세우며 표심에 호소했다. 한편 이날 LH2가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는 사르코지가 28%로 선두를 지켰다. 루아얄과 바이루는 각각 24%,18%로 뒤를 이었다.특히 최근 상승세를 탄 르펜은 15%로 바이루를 3%포인트 차이로 따라붙으며 2002년 대선에 이어 결선투표 진출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vielee@seoul.co.kr
  • [씨줄날줄] 대권삼수/이목희 논설위원

    프랑스는 대권도전 재수, 삼수가 흔한 나라다. 오는 22일은 대선 1차 투표일. 사르코지, 루아얄 등 유력 후보 두 명이 첫 출마라는 게 화제가 될 정도다. 현재의 시라크 대통령은 삼수생으로서 대권을 거머쥐었다. 고인이 된 전임자 미테랑 역시 16년 동안 세번 도전장을 내밀어 당선의 영광을 안았다. 프랑스 대선에는 6번째 출마한 이가 있다. 극좌파 라기예가 그 주인공.1974년 여성으로서 처음으로 대선에 출마했던 라기예는 초기 2∼3% 지지를 얻었지만 지난 대선에서는 5%가 넘는 득표율을 올렸다. 우리 정치인 중 프랑스 전문가는 권영길 민노당 원내대표. 언론인 시절 7년간 파리특파원을 지냈고, 앞서 파리2대학 신문대학원에서 공부했다. 프랑스의 전통을 이어받은 권 의원이 세번째 대선 출마의사를 밝혔다. 권 의원은 2002년 대선에서 “살림살이는 나아지셨습니까.”를 앞세워 바람을 일으켰다. 양대 후보로 표쏠림 현상 때문에 3.9% 득표에 그쳤으나 민노당이 급진이미지를 씻고 제도권에 안착하는 1등 공신 역할을 했다. 한국에서도 대권삼수가 쑥스러운 것은 아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26년에 걸쳐 네번을 두드린 끝에 대권문을 열어 젖힌 전례가 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야당 후보경선 출마까지 합치면 삼수끝에 목표를 달성했다. 하지만 양김씨외에 다른 정치인이 삼수에 도전하기 힘든 것이 우리 현실이다. 이회창씨도 삼수의 문턱에서 포기하고 말았다. 권 의원은 대권도전 삼수의 부담을 떨치려는 듯 “이번에는 열매를 맺기 위해 출마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두번의 대선에서는 진보정당의 씨앗을 뿌리는 게 목적이었지만, 올 대선은 승리를 위해 뛰겠다고 했다. 지금 지지율로 보면 권 의원의 당선 가능성은 낮다. 그러나 한나라당, 범여권, 권 의원 세 후보만을 대상으로 할 때 그의 지지율이 10%를 훌쩍 넘는 여론조사 결과가 있다고 한다. 권 의원은 “예비주자 중 동갑인 이명박 후보가 대척점에 있다.”고 말했다. 범여권 통합후보가 지리멸렬하고, 진보진영 대표주자로 자신이 선택되면 해볼 만한 게임이라는 것이다. 권 의원이 어떤 유행어를 만들며 대중에게 다가갈지 지켜볼 일이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佛 대선구도 ‘3강1중’…후보 12명 확정

    |파리 이종수특파원|프랑스 헌법위원회는 19일(현지시간) 올해 대통령선거 공식 후보가 12명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마지막까지 서명인단 확보 여부가 불투명했던 농민운동가 조제 보제도 대열에 가세했다. 현재 대선 구도는 ‘3강 1중’ 양상. 집권 대중운동연합의 니콜라 사르코지, 사회당의 세골렌 루아얄, 중도파 프랑스민주동맹의 프랑수아 바이루 후보 등 3명이 오차 범위에서 각축을 벌이고 있다. 여기에 극우파 국민전선의 장-마리 르펜 후보가 10% 안팎 차이로 추격하는 가운데 혁명공산주의자연맹의 올리비에 브장스노 등 극좌파 4명과 우파 후보 등 군소 후보가 난립하고 있다. 이들은 다음달 9일부터 20일 밤 12시까지 공식 선거운동을 한 뒤 22일 1차 투표에 돌입한다.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5월6일 결선 투표를 실시한다.vielee@seoul.co.kr
  • [손학규 탈당 파장] ‘제3세력’ 규합… ‘전진 코리아’ 모태될듯

    [손학규 탈당 파장] ‘제3세력’ 규합… ‘전진 코리아’ 모태될듯

    ■ 孫의 행보는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범여권 단일후보로 연말 대선에서 나선다.’는 김진명씨의 소설 ‘나비야 청산가자’가 현실화될 수 있을까. 쉽사리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손 전지사측은 불가능하다고 단정짓지는 않은 것 같다. ●중도·개혁세력 대통합의 노림수는 범여권 단일 후보? 19일 한나라당을 탈당한 손 전 지사는 회견에서 “새로운 문명의 시대를 선도할 정치질서를 창조하고, 미래·평화·통합의 시대를 경영할 창조적 주도세력을 만드는 밑거름이 되겠다.”고 말했다. 무능한 극좌세력과 변화를 거부하는 수구보수세력을 배제하는 중도·개혁세력의 대통합을 주장하는 셈이다. 그는 특히 “대한민국 드림팀을 만드는 데 밀알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과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을 염두에 둔 것이다. 그는 일문일답에서 “정 전 총장은 서울대 경영을 통해 교육에 대한 훌륭한 비전과 경영능력을 보여줬고, 진대제 전 장관은 미래 산업의 상징이다. 이런 분들이 대한민국 선진화와 미래의 중요한 힘이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런 드림팀을 확대해 나가서 새로운 정치질서의 밑거름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에 앞서 손 전 지사는 올초 “손학규·정운찬·진대제가 함께 하면 대한민국 드림팀이 될 것”이라고 말해 새로운 정치세력의 통합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로 인해 손 전 지사의 이날 탈당은 이미 오래 전 짜놓은 ‘시나리오’를 행동으로 옮긴 것이라는 관측을 자아내고 있다. 그렇다고 손 전 지사가 정 전 총장이나 진 전 장관 등에게 당장 손을 내밀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현재로서는 이들 세 사람이 각자의 영역에서 세를 규합한 뒤 ‘오픈 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를 통해 ‘범여권 단일후보’로 나서게 될 것이라는 게 정치권 안팎의 대체적 관측이다.‘나비야 청산가자’에 등장하는 손 전 지사의 행보와 흡사한 행보다. ●범여권 일부 인사도 참여할 듯 손 전 지사가 신당 창당에 나설 경우,‘전진 코리아’가 모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중도개혁 성향의 전진코리아는 ‘비(非)열린우리당-반(反)한나라당’을 기치로 내걸고 지난 15일 출범했다. 최배근 건국대 민족통일연구소장, 김 윤 세계경제화포럼 대표, 김유식 디시인사이드 대표가 공동대표를 맡고 있고, 각계 30∼50대 386운동권 출신 10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전진 코리아’는 오는 6월까지 정강·정책을 완비한 뒤 8월까지 16개 광역시·도 전체에 지부를 세워 오는 연말 대선에 독자 후보를 내세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잇다. 손 전 지사가 제3세력 통합에 나설 경우, 열린우리당과 민주당 등 범여권의 일부 인사들이 참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제3지대론’ 논의에 참여했던 범여권 의원들이 1순위로 거론되고 있다. 손 전 지사측에선 한나라당내 일부 개혁성향 의원들과도 접촉을 벌일 계획이지만 현실적으로 큰 기대는 걸지 않고 있다는 후문이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孫의 결단 왜 19일 탈당을 선언한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는 한나라당의 무엇에 실망했을까.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결국 이명박 전 서울시장(지지율 40%대)과 박근혜 전 대표(지지율 20%대)의 높은 벽을 절감한 것이 결정적 요인임을 부인할 수 없다. 손 전 지사는 최근 지지율이 상승하긴 했지만 단 한 번도 10%를 넘지 못했다. ●“한나라당은 군정의 잔당, 개발독재시대의 잔재가 주인” 수세에 몰린 상황에서 나오는 정치인의 말을 곧이 곧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측면이 있지만, 어느 정도까지는 탈당선언문을 통해 또다른 ‘손(孫)의 고뇌’를 엿볼 수 있다. 손 전 지사는 탈당선언문에서 “지금의 한나라당은 군정의 잔당들과 개발독재시대의 잔재들이 주인 행세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적시하지는 않았지만 박근혜 전 대표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을 일컫는 말임을 알 수 있다. 이것은 좀체 오르지 않는 당내 지지율에 대해 손 전 지사가 최종적으로 내린 결론이기도 하다. 그는 한나라당에서 14년을 몸담았지만 지금처럼 한나라당의 ‘본성’과 맞대면한 적은 한번도 없었다. 그동안은 ‘개혁적 보수’로 한나라당의 정치적 스펙트럼을 넓혀주는 ‘귀한 존재’로 대접받았지만, 대선으로 가는 길목에서 당으로부터 철저히 소외감을 느꼈던 것으로 보인다. ●“초선의원들 줄서기에 여념없어” 에둘러서 표현했지만 당내 젊은 소장파에 대한 실망도 주요 원인으로 해석된다. 그는 “개혁을 위해 노력했던 일부 의원들과 당원들조차 대세론과 줄 세우기에 매몰돼 시대적 요청을 외면하고 있다.”고 밝혔다. 손 전 지사가 출마할 경우 목소리를 내 줄 것으로 기대했던 진보·개혁 초선 의원들이 싸늘한 반응을 보였던 것이다. 실제로 손 전 지사가 칩거 첫날 머물렀던 낙산사 정념 스님 등에 따르면 손 전 지사가 “초선 의원들이 목소리를 낼 줄 알았는데 줄서기에 여념이 없다.”면서 서운함을 감추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 경선준비위원회에 투입할 자신의 대리인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수도권 초선 의원들이 일제히 난색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진 것도 이 같은 추측을 뒷받침한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범여권 반응은 손학규 전 지사의 탈당에 대해 범여권은 일단 환영했다. 한나라당의 수구·보수 색깔이 짙어질 것이란 전망에 근거한 것이었다. 하지만 정파별·대권예비주자별로 미묘한 차이를 보였다. 열린우리당은 “이제 한나라당엔 냉전 향수병에 휩싸인 사람들만 남았다.”고 했고, 탈당파인 통합신당모임은 “영남당, 수구보수당임이 다시 한번 입증됐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한나라당은 군부독재와 개발독재의 잔존세력들이 여전히 주인 노릇하는 수구보수세력의 본거지임이 증명됐다.”고 했다. 이번 탈당이 범여권에 미칠 파장을 놓고는 계산법이 달랐다. 열린우리당은 추가 탈당을 경계했고 탈당파와 민주당 등은 탈당을 종용했다. 열린우리당 최재성 대변인은 “손 전 지사의 탈당을 자신들의 정치적 이해관계로 해석하거나 행동하려 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반면 통합신당모임의 양형일 대변인은 “열린우리당 내 중도개혁 통합에 뜻을 같이하는 인사들의 결단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은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 내에서 당과 정체성이 일치하지 않는 인사들이 나와야 한다.”고 했다. 주요 대권예비주자들의 입장도 달랐다. 정동영 열린우리당 전 의장은 “손 전 지사가 밝힌 새로운 질서의 구축을 위해 큰 길에서 함께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크게 반겼다. 일각에선 정 전 의장이 손 전 지사의 탈당을 계기로 자신도 탈당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근태 전 의장측은 복잡했다. 김 전 의장은 “손 전 지사가 현실에 좌절하지 않고 역사적 책임을 다해 나갈 것을 당부한다.”고 했다. 한 측근 의원은 “당초 왜 한나라당쪽으로 정치에 입문했는지 그 해명부터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손 전 지사가 탈당회견문에서 범여권을 향해 ‘무능한 진보’라고 표현한 데 대해 “손 전 지사는 유능한 진보를 하기 위해 한나라당으로 갔었느냐.”고 말했다. 천정배 의원은 “한나라당이 3공화국·5공화국 잔재의 낡은 정당임이 드러났다는 점에서 손 전 지사의 탈당은 의미가 있다.”고 했다. 그 역시 김 전 의장과 마찬가지로 손 전 지사의 역할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집배원·6번째출마… 佛대선 이색후보 많아

    |파리 이종수특파원|집배원, 전체주의자, 트로츠키주의자…. 후보등록 마감을 하루 앞둔 15일(현지시간) 프랑스 대선에 출마한 군소후보들의 이색 경력이 눈길을 끈다. 현재 대선 국면은 집권당 니콜라 사르코지, 사회당 세골렌 루아얄, 중도파 프랑수아 바이루 등 3강과 극우파 장-마리 르펜의 1중 구도로 압축되고 있다. 그러나 군소후보들은 당선 가능성 여부를 떠나 저마다의 정치 철학과 특이한 경력을 내세워 마지막 불꽃을 태우고 있다. 출마를 선언한 후보는 모두 39명. 이 가운데 극좌파인 공산주의혁명동맹의 올리비에 브장스노는 ‘대통령제 폐지’를 공약으로 내건 33세의 우체국 집배원이다.2002년 대선에서 최연소 후보로 출마,4.3%를 득표하며 기염을 토했다. 같은 극좌파인 노동자투쟁당의 아를레크 라기예(67)는 ‘영구 혁명론’을 주창한 트로츠키주의자로 유명하다.1974년 여성으로는 처음 대선에 출마한 뒤 6번째 출마했다. 두 후보와 함께 ‘반자유주의 동맹’을 구축하려다 실패한 조제 보베(54)는 맥도널드 체인점을 불도저로 밀어붙이는 등의 과격한 행동으로 유명한 농민 운동가다.이브-마리 아들린은 군주제를 내걸었고, 프레데릭 니우스(40)는 수렵인 정당의 대표다. 언론인 니콜라 미게(46)는 속임수로 선출직 공무원들의 추천을 받으려다 이틀간 감옥 신세를 졌다. 비즈니스맨인 라시즈 네카즈(35) 후보는 선거운동 자금 마련을 위해 98.5㎡짜리 집을 경매에 부쳐 화제를 모았다.vielee@seoul.co.kr
  • 26: 25: 24… 佛대선 3강구도

    26: 25: 24… 佛대선 3강구도

    |파리 이종수특파원|중도파 ‘바이루 돌풍’으로 프랑스 대선 지형도가 날마다 새로 그려지고 있다. 중도파 프랑스민주동맹의 당수인 프랑수아 바이루는 7일(현지시간) CSA조사에서 지지율 24%를 확보, 기염을 토했다. 집권 대중운동연합의 니콜라 사르코지, 사회당 세골렌 루아얄 후보에 각각 2%,1%포인트 차이로 따라붙으면서 프랑스 전역이 들끓고 있다. 8일 BVA여론조사에서도 지지율이 21%로 나타나자 대선 국면이 사르코지와 루아얄의 양강에서 ‘3강 구도’로 고착되는 양상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유권자 45%가 후보를 바꿀 수 있다고 응답해 바이루가 대권을 거머쥘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그러나 양당 구도가 정착된 프랑스 대선에서 중도파가 이처럼 강세를 보인 것은 처음이어서 큰 관심을 모은다. 상황이 이쯤 되자 사르코지와 루아얄 후보 진영은 바짝 긴장하면서 선거운동을 보강하고 바이루에 대한 반격에 총력전을 펴고 있다. 사르코지측은 루아얄보다 바이루가 훨씬 힘겨운 상대라고 보고 다양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급기야 7일 프랑스 중도파의 상징적 인물인 시몬 베이유 전 헌법위원회 재판관을 전격 영입, 중도파 유권자 흡수에 주력하고 있다. 루아얄측은 극좌파 정당의 정책을 포용해 지지율을 확보하려는 전략을 긴급 수정했다. 선거 전략도 중도파 유권자에 맞게 조정하기 시작했다. 아울러 2002년 대선에서 리오넬 조스팽 후보가 극우파인 장-마리 르펜 후보에게 1차투표에서 탈락한 악몽이 재연되지 않을까 부심하고 있다. 루아얄 선거캠프의 제라르 드 갈 자문은 일간 르몽드와의 인터뷰에서 “이제부터 루아얄 후보의 1차 투표 통과 전선에 실제적인 위험이 시작될 것”이라며 우려를 표명했다. 지난해 가을만 해도 6%의 지지율로 군소 후보로 여겨졌던 바이루는 유연한 선거 전략과 ‘서민 후보’ 이미지를 내세워 지지율이 꾸준히 상승했다. 남서부 피레네 산맥의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시골뜨기’를 자임한다. 다른 유력 정치인들과는 달리 일반 대학 출신으로 정계에 입문하기 전 문학담당 교사를 지내며 어머니 농사를 도와준 이력을 내세워 “대선후보 중 유일하게 소 젖을 짤 수 있고 트랙터를 몰 수 있는 사람”이라며 차별화를 시도했다. 그가 쓴 16세기 프랑스 왕 앙리4세의 전기는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라 있다. vielee@seoul.co.kr
  • [열린세상] 중도,실체가 무엇인가/강지원 변호사 한국매니페스토 실천본부 공동대표

    테니스코트에는 왼쪽 코트와 오른쪽 코트가 있다. 그 가운데 중간코트라는 것은 없다. 선수에겐 좌(左)면 좌, 우(右)면 우지, 중(中)이란 것은 없는 것이다. 중이란 것이 있다면 중간 네트밖에 없는데, 그곳은 선수가 아니라 심판이 서 있는 곳이다. 우리나라에 최근 중도(中道)논쟁이 치열하다. 중도란 무엇이냐에서부터 시작해 위장중도 등등 적대적 담론이 끝이 없다. 심지어 여론조사기관에서까지 당신의 이념성향은 보수인가, 중도인가, 진보인가라고 묻는 경우도 흔하게 있다. 대선주자들의 성향을 묻는 여론조사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분명히 짚어야 할 것이 있다. 사람의 이념성향을 ‘보수-중도-진보’로 3분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이는 명백히 잘못된 것이다. 아무리 중도가 공간적인 ‘가운데’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 하더라도 왼쪽과 오른쪽의 중간지대의 범위는 분명히 해둘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테니스선수는 왼쪽 코트면 왼쪽, 오른쪽 코트면 오른쪽, 어느 한쪽 코트에서 경기를 한다. 심판이 아닌 선수가 한가운데 네트 위에 서 있는 법은 없다. 이처럼 사람은 그 시대상황을 보는 시각에 따라 자신의 마음이 움직이는 대로 어느 한쪽에 서 있게 된다. 파도 위의 배가 어느 한쪽으로 기운다고 판단되면 다른 한쪽에 서게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이 이념은 보수-중도-진보가 아니라 어디까지나 보수-진보로 나누어지는 것이다. 다만 그 어느 쪽이든 이념의 강도에는 차이가 있고 양측에서 중앙에 좀 더 가까운 지점이 있으므로 이를 중도라고 지칭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래서 나온 말이 중도좌파, 중도우파다. 굳이 세분하자면 강한(strong) 좌파-중도 좌파, 중도 우파-강한 우파로 구분된다 할 것이다. 그런데 이런 중도좌파와 중도우파를 한데 묶어 중도세력, 나아가 중도정당을 조직하려는 시도가 있다. 얼핏 듣기에는 매우 그럴 듯하게 들리는 발상인데, 분명한 사실은 이런 시도는 반드시 깨지고 만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양쪽 코트의 가운데 일부씩을 묶어놓았으므로 그들 사이에서는 늘 게임이 벌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최근 우리 정당사에서 드러난 ‘잡탕정당사’가 바로 그것이다. 또그동안 우리 한반도에서는 좌우의 이념논쟁이 치열하게 있었던 것으로 생각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실상 그것은 착각이다. 치열함이 있었던 것은 기실 좌우논쟁이 아니라 민주주의와 반민주적 극좌파나 극우파와의 싸움이 있었을 뿐이다. 북쪽에는 아직도 극좌파 적색독재가 지배하고 있다. 남쪽에서는 북쪽 극좌파의 침공과 극우파 회색독재에 대항해 민주시민들의 고통스러운 투쟁이 있었다. 그리고 거기에는 좌파나 우파의 구별도 없었다. 너나없이 힘을 합해 함께 싸웠던 것이다. 저들 극좌파나 극우파는 테니스코트에 비유하면 코트 밖 존재들이다. 그들은 규칙 내 존재들이 아니다. 도덕적으로는 악(惡)의 무리들이고 실정법으로는 반인륜적 범법자로 처단되는 자들이다. 이런 규칙파괴자들은 논쟁의 상대가 아니다. 그저 소탕하거나 참회할 것을 요구할 수 있을 뿐이다. 적어도 남쪽에서 그들은 소탕되었다. 그렇다면 이제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코트 안에서 진정한 좌우논쟁을 시작하는 일이다. 인간의 인간다운 삶을 위해서, 공동체의 발전과 번영을 위해서 서로 상대를 존중하며 선의의 경쟁을 하는 것이다. 이념지형에서 중도란 어디까지나 지향점일 뿐 폭이나 범위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다. 굳이 폭을 가진 중도라는 의미로 사용하려면 중도좌파인지, 중도우파인지를 분명히 해야 한다. 이런 마당에 중도좌파와 중도우파를 싸잡아 묶으려고 하거나, 애매모호한 중도란 말로 사람들을 현혹시키려 해서는 안된다. 정치인들은 자신의 좌우정체성을 분명히 해야 한다. 그리고 선진국형 좌우논쟁에 나서야 한다. 국민들을 헷갈리게 해서는 안된다. 강지원 변호사 한국매니페스토 실천본부 공동대표
  • [씨줄날줄] 보리밥 정치/이목희 논설위원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간 지지율이 벌어진 원인을 여론조사 전문가가 이념 측면에서 분석했다.“이명박씨는 정책을 중시하는 이미지를 앞세워 중도에서 시작했습니다. 좌우로 외연을 넓힐 여지가 얼마든지 있었지요. 박근혜씨는 보수표에 너무 연연했습니다. 막힌 오른쪽으로만 자꾸 가려니 지지율이 오를 리가 있나요.” 그는 이념좌표상에서 박근혜의 현상타개책으로 두가지 방법을 들었다. 첫째는 중도개혁 노선으로 과감한 전환. 둘째는 다른 대선주자를 진보쪽으로 미는 방안이었다. 며칠 전부터 한나라당에서 정체성 논란이 한창이다. 박근혜 캠프가 배후라는 의심을 받는다. 그것이 맞다면 박 캠프가 둘째 방법을 채택해 반격에 나섰다고 봐야 한다. 손학규·원희룡·고진화는 물론 이명박까지 싸잡아 왼쪽으로 모는데 성공하면 보수·중도표를 장악할 기회가 생긴다는 판단을 할 수 있다. 한나라당내 정체성 충돌은 흰밥·보리밥 논쟁으로 확산되었다. 보수라는 흰쌀밥에 진보·중도의 보리쌀을 섞지 말자는 게 박근혜와 가까운 쪽의 주장이었다. 보리밥이 좋은 사람은 당을 떠나라는 극언까지 나왔다. 보리로 지칭된 이들이 당연히 발끈했다.“보리쌀이 섞여도 정체성에 큰 혼란은 오지 않는다. 적절한 혼식은 당을 건강하게 해서 대선 승리를 가져다줄 것”이라고 반박했다. 당 색깔을 분명히 하자는 주장이 정치학 원론에선 맞다. 흰쌀과 보리쌀이 절반으로, 뭐가 뭔지 모르게 한다면 유권자에게 실례다. 하지만 보리쌀을 적당량 섞어 영양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하는 것은 괜찮다고 본다. 지금 한나라당은 너무 보수화하지 않느냐는 걱정의 목소리를 듣는다. 때문에 보리쌀을 아예 들어내자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극좌나 극우가 힘을 쓰는 사회는 건강을 유지하기 힘들다. 정당내 이념편차를 인정해야 한다. 영양의 균형이 깨지기 쉬운 봄·가을엔 잡곡밥을 먹으라는 선인들의 지혜를 되살려야 한다. 또 한나라당의 정체성 논란은 정책차이보다는 인신공격에 가깝다. 실체가 뚜렷하지 않은 난닝구(실용)-빽바지(개혁) 논쟁으로 자멸의 길에 들어선 열린우리당의 아픈 선례를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월드 이슈-세계의 大選] (하) ‘4월의 선택’ 프랑스 대선 관전포인트

    [월드 이슈-세계의 大選] (하) ‘4월의 선택’ 프랑스 대선 관전포인트

    |파리 이종수특파원|오는 4월22일 치를 프랑스 대통령 선거 1차투표는 역대 어느 대선보다 역동적으로 펼쳐지고 있다. 집권당 니콜라 사르코지(52) 후보와 사회당 세골렌 루아얄(54) 후보의 오차범위 내 접전, 인터넷 선거운동 효과 증대 등 다양한 변수가 맞물리면서 갈수록 열기를 띠고 있다.3가지 관전 포인트를 중심으로 ‘엘리제 궁으로 가는 길’을 짚어본다. ●우파 분열? 2002년 대선은 ‘분열=패배’라는 ‘선거 진리’를 뼈저리게 각인시켰다. 좌파 후보가 난립하며 사회당 리오넬 조스팽 후보가 극우파인 장 마리 르펜에게 1차투표에서 석패하는 이변을 낳은 것. 그 ‘학습 효과’ 때문인지 좌파는 단결된 모습이다. 반면 집권당의 내홍이 불거졌다. 비록 팽팽하던 긴장감은 가셨지만 자크 시라크 대통령과 니콜라 사르코지 후보의 갈등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시라크 대통령이 아직 3선 출마 여부를 밝히지 않은 것도 내분을 방증한다. 시라크 대통령은 29일 대표적인 시라크계 인사였다가 최근 사르코지 지지를 선언한 미셀 알리오 마리 국방장관이 사르코지의 영국 방문에 동행하려 하자 강력 저지한 것도 가시지 않은 앙금을 보여준다. 급기야 사르코지는 30일자 르피가로와의 인터뷰에서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시라크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화해 제스처를 취했다. 양측의 내분이 봉합되지 않으면 집권당의 승리는 불투명하다. 일각에서는 시라크가 출마하지 않더라도 ‘현역 프리미엄’을 이용, 사르코지의 승리를 방해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좌파 유권자, 사회당에 표를 모아줄까 사회당 루아얄 후보는 지난해 11월 당 경선에서 압도적 지지를 받아 대선 후보로 자리매김하면서 ‘선점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게다가 2002년 따로 출마한 좌파 공화국시민연합의 장 피에르 슈벤느망 전 국방장관이 지난해 말 출마를 철회하면서 ‘백만 원군’을 얻었다. 그러나 최근 캐나다 퀘벡 독립문제, 중동·중국 방문에서의 잇단 실언으로 여론조사에서 사르코지 후보에게 역전당했다. 선거 캠페인 방식을 재정비하고 전열 재정비에 나섰지만 더 절실한 것은 좌파 유권자들의 표심이다. 물론 공산당·녹색당 등 좌파와 노동자의 투쟁’‘혁명적 공산주의 연맹’ 등 극좌파 정당도 독자 후보를 내세웠다. 그러나 극우파 돌풍을 견제하려는 유권자들의 심리가 실제 투표에서 사회당으로 몰릴 가능성이 있다. 2002년 대선에서 극좌파 진영과 공산당·녹색당은 각각 13%대,8.6%대의 지지율을 얻었다. 조스팽 후보가 르펜에 0.68% 차이로 진 것을 감안하면 범좌파 유권자의 표심은 루아얄 후보에게 1차 투표는 물론 결선투표 승리를 좌우할 결정적 요인이다. ●극우파 돌풍 재연될까 사르코지와 루아얄이 5월6일 결선투표에서 격돌할 것이라는 것이 전반적인 여론조사 결과다. 그러나 극우파인 장 마리 르펜 국민전선 당수의 선전 여부는 여전히 큰 변수다. 잇단 여론조사에서 15%대 안팎의 고정 지지율을 보이는데다 최근 지지층이 두꺼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딸 마리아 르펜이 선거본부장을 맡아 창당 이후 처음으로 홍보 포스터의 모델로 유색인종을 등장시키는 등 지지계층 확대 전략이 효과를 거두면서 국민전선의 지지율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TNS의 조사 결과 르펜의 이념에 동의한다는 응답자 비율이 26%까지 나왔다. 유럽연합 가입에 따른 노동시장 개방 등으로 생활난이 심해진 노동자계층이 국민전선의 가장 두꺼운 지지층으로 자리잡으면서 르펜의 선전은 사회당의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르펜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1차 투표에서 루아얄을 누르고 2차 투표로 직행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대선 후보가 되려면 선출직 공무원 500명 이상의 서명을 받아야 한다. 르펜은 극우파 후보를 공개지지하는 것을 꺼려하는 관행 때문에 고전했다. 그러나 그의 출마가 사회당 루아얄 후보의 표를 잠식할 것이라고 판단한 사르코지 후보가 “서명해도 불이익이 없을 것”이라고 공표하면서 걸림돌이 사라진 상태다. vielee@seoul.co.kr ■ ‘엘리제’ 향해 뛰는 군소후보들 |파리 이종수특파원| “틈새가 보인다.” “대선 후보가 두명 뿐인가.” 프랑스 대선에 뛰어든 군소 후보들의 목소리가 거세다. 유력 후보에만 집중하는 언론에 문제를 제기하고 차별성을 강조하면서 이미지 제고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양한 정치적 스펙트럼을 입증하듯 29일 현재 대선 출마를 선언한 후보는 45명. 이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후보는 중도파 프랑스민주주의연합의 프랑수아 바이루(54) 당수다. 그는 2002년 대선 1차투표에서 6.84%의 득표율로 4위를 차지했다. 안정된 이미지를 내세워 강경 이미지의 사르코지와 돌출 행동의 루아얄의 틈새를 공략해 2차 투표행 티켓을 거머쥐겠다고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또 2002년 대선에서 13%대의 지지율을 확보하면서 ‘돌풍’을 일으킨 극좌파 후보들의 행보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노동자의 투쟁’ 당수 아를레트 라귀에(66)는 7번째 출사표를 던졌다. 그녀는 2002년에 득표율 5.72%로 5위에 올랐다. 트로츠키주의자인 ‘혁명적 공산주의자 연맹’의 대변인 올리비에 브장스노(32)도 패기를 내세워 다시 도전장을 냈다. 그는 좌파 진영과 ‘반자유주의 블록’을 결성했지만 후보 단일화에 실패했다. 좌파 진영도 정당별로 독자 후보가 나섰다. 반세계화 농민운동가의 상징인 조제 보베(53)는 1일 출마를 공식 선언한다.1999년 프랑스 미요의 맥도널드 건물을 트랙터로 들이받아 체포되면서 대표적 반세계화 운동가로 부상한 그는 유전자조작농산물(GMO) 재배지를 습격해 몇차례 수감되기도 했다. 최근 출마를 결심한 뒤 “자유 경제의 세계와 지구의 상업화에 저항하기 위해 나섰다.”고 설명했다. 명망있는 환경운동가 니콜라 윌로의 불출마 선언으로 환경운동 진영에서는 녹색당의 도미니크 부아네(47) 전 환경장관이 나선다. 마리 조제 뷔페(56) 공산당 당수는 ‘참된 좌파’를 모토로 사회당과 차별화 전략을 내걸고 있다. vielee@seoul.co.kr ■ 올해 관심끄는 대선 국가들 세계의 주목을 받는 선거는 프랑스 대선뿐만이 아니다. 국제선거제도재단(IFES)에 따르면 남미의 아르헨티나, 투르크메니스탄, 세네갈, 나이지리아, 인도 등 24개국에서 올 한해 대선을 치른다. 각국의 대내 정치 발전은 물론, 세계 정치지형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 가운데는 12월19일 대선을 치르는 한국도 포함돼 있다. ●아르헨 집권좌파 대통령 재선 가능성 오는 10월28일 선거를 치르는 아르헨티나의 경우 최근 이어진 중남미 좌파 열풍의 이정표로 주목된다. 좌파인 네스토르 키르츠네르 현 대통령이 재선될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중남미 좌파 열풍은 주춤거림 없이 진행된다는 뜻으로 풀이되고, 석유를 무기로 미국에 맞서온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영향력도 더 확고해질 전망이다. 키르츠네르에 맞설 후보로 최근까지 경제장관을 역임한 로베르토 라바그나가 유력하다.‘아르헨티나의 힐러리’로 불리는 키르츠네르의 부인 크리스티나가 남편을 대신, 출마할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이달 선거 앞둔 투르크메니스탄과 세네갈 21년간 독재자 사파르무라트 니야조프의 ‘엽기’철권 통치 아래 있던 투르크메니스탄이 11일 대선을 치른다. 지난해 말 니야조프 대통령의 급사 이후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국민협의회’결정에 따른 것이다.6명의 후보가 나섰지만 대통령 대행을 하고 있는 구르반굴리 베르디무하메도프 전 부총리가 유력하다. 니야조프가 자신의 사람들로 만들어놓은 국민협의회 인사 2500명이 만장일치로 베르디 무하메도프를 대통령 대행으로 선출했고, 그를 위해 최근 ‘대통령 대행은 대선에 출마할 수 없다.’는 헌법안까지 수정했다. 니야조프의 21년 그림자가 사후에도 짙게 드리우고 있다. 베르디 무하메도프는 국민들에게 무제한의 인터넷 접근(현재는 국민의 1%만 가능)과 학생들의 해외유학 허용 등 개혁안을 공약으로 내놓았다. 이어 25일에는 세네갈에서 대선과 총선이 함께 치러진다. 압둘라이 와드 현 대통령은 지난 2000년 3월 야당인 세네갈 민주당 후보로서 사회당 40년 장기 집권을 깨고 대통령에 올랐다. 최근 신년사를 통해 에너지 자립 정책, 농어촌지원, 사회간접 자본개발 등에 대해 비전을 제시한 와드 대통령의 재선이 주목된다. 아프리카 최대 인구대국이자, 산유국인 나이지리아도 4월21일 대선·총선을 함께 치른다.3선을 시도하던 올루세군 오바산조 현 대통령의 시도는 의회 견제로 무산됐다. 대신 그의 후원을 받는 우마루 무사 야라두아(카치나 주지사)가 집권 PDP당 후보로 나서고, 야당 ANPP에선 2003년 오바산조 대통령에게 패한 전 군부지도자 무하마두 부하리가 나설 전망이다. 지긋지긋한 종교·민족 분쟁으로 수천명의 무고한 사람들이 희생된 나이지리아가 이번 대선·총선을 통해 정국 안정을 조금이나마 이룰지는 미지수다. 이밖에 인도, 알바니아가 7월에, 에티오피아 과테말라가 11월 대통령을 뽑는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그리스 美대사관에 로켓탄 공격

    |파리 이종수특파원|그리스 아테네 중심가에 있는 미국대사관이 12일 대전차용 수류탄 공격을 받았다고 AP통신,CNN 등이 보도했다. 미국 국무부와 그리스 경찰은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커티스 쿠퍼 미 국무부 대변인은 “아테네 중심가 바실리스 소피아스 거리에 위치한 미국 대사관에서 현지시간으로 오전 5시58쯤 폭발사건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비론 폴리도라스 그리스 내무장관은 이날 그리스 좌익단체인 ‘혁명투쟁’이 경찰에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고 밝혔다.극좌파 성향의 ‘혁명 투쟁’은 2002년 ‘11월17일’이라는 테러조직이 해체된 후 급부상한 단체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5월30일 요르고스 불가라키스 문화장관 자택 부근에서 일어난 폭탄테러도 이들 소행으로 전해졌다. 이날 수류탄은 건물 3층에서 터졌으며, 폭발 당시 충격으로 인근 건물의 유리창이 파손됐다. 그리스 경찰 관계자는 “도로에서 날아든 것으로 보이는 폭발물이 건물 화장실에서 폭발했다.”면서 “테러 행위”로 규정했다. 경찰 당국은 증거 확보를 위해 대사관 인근 아파트와 병원 등의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아테네의 중심 도로에 위치한 대사관 주변을 경찰이 봉쇄하면서 도심 일대에서는 큰 교통혼잡이 빚어졌다.vielee@seoul.co.kr
  • [이문열 소설 정치성 논란] 소설속 ‘한야대회’ 시국성토 쟁점

    45장으로 구성된 ‘호모 엑세쿠탄스’(처형하는 자라는 뜻)의 36,37장에 논란이 되는 글이 집중돼 있다. 퇴역한 정치인, 검찰과 경찰, 안기부의 고위 공무원, 장성들이 양평의 남한강변에서 벌이는 ‘한야(寒夜)대회’의 시국성토 등이 그것이다.“북한을 주적으로 경계하고 있다가 적절한 반격으로 연평해전을 승리로 이끈 제독은 진급에서 누락되어 퇴역하고 주적이 아니라서 어물거리다가 군함과 장병을 잃은 제독은 시말서 한 장 쓰지 않았다.”고 주적문제를 꼬집었다.“고시합격보다 학생운동 경력이 출세하고 고위직에 이르는 데 지름길”,“시민운동이 가장 효과적인 엽관(獵官)의 수단”이라며 현 정부의 인사문제를 공격했다.“전교조 핵심에 침투한 친북극좌세력은 아이들을 인민공화국 인민으로 길러내고 있다.”고 전교조를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남한의 햇볕이 그들의 옷을 벗기기 위함이란 걸 뻔히 알면서 김정일 정권이 선군정치의 옷을 벗어던지고 개혁개방으로 나올까.”라고 햇볕정책도 비난했다. “친여매체의 선동은 국민들의 반기업 정서를 적의의 수준으로까지 끌어올렸다.”고 일부 언론을 매도하는 등 정치, 사회, 대북 정책을 전방위에서 비판했다. 소설은 내년 1월 출간될 예정. 황성기 논설위원 marry04@seoul.co.kr
  • [이문열 소설 정치성 논란] “작가도 적극 정치 목소리 내야”

    “작가들은 정치적 목소리라도 적극적으로 표현해야 한다.” 시인 고은(73)씨는 8일 기자간담회에서 “작가는 자기 각도에서 현실을 보면서 느끼는 것을 적극적으로, 자꾸 표출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설가 이문열씨의 현실정치 비판과 시인 정현종씨의 ‘북핵 성토 시’ 발표 등 작가들의 잇단 정치참여 논란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그는 “작가들이 신념이 있다면 정당에 가입해서 활동해도 무방하다.”면서 “백화만방 하듯이 의견이나 발언이 많아야 한다.”고 밝혔다. 고은씨는 “일본 문학계는 완전히 사회와 동떨어져 있다.”면서 “우리는 1970∼80년대 작가들이 소리도 내고, 거리로 뛰쳐나가기도 하면서 사회와의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고은씨는 “작가는 자기신념을 정직하게 표현해야 한다.”면서 “작가의 신념이 나와 다르다고 해서 비판하거나 폄하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사회갈등과 관련해서는 “‘좌’다,‘우’다 얘기하지만 극좌와 극우 밖에 없다.”면서 “현재 우리 사회에는 중도가 없고, 이 문제는 우리가 이겨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정동영 “당 진로는 당이 결정”

    열린우리당 정동영 전 의장이 일주일간의 방미활동을 마치고 3일 귀국했다. 정 전 의장은 “당의 기사회생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할 것”이라며 적극적인 행보를 다짐했다. 정 전 의장은 최근 당·청 갈등에 대해 “대통령은 경제와 안보에 전념하고 당은 협력해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당의 진로는 당이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 일각에서 제기되는 노무현 대통령의 탈당문제와 관련, 감정적 대응을 자제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당의 진로에 대해서는 “창당정신을 이어가되 국민의 새로운 요구를 담아내야 한다.”면서 “극좌와 극우를 제외한 진보적 중도노선을 지향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녹색공간] 핵으로 살 수 있는 평화는 없다/우석훈 성공회대 외래교수

    원래 생태주의는 좌파나 우파라고 하는 고전적 분류방식에는 잘 맞지 않는다.‘만가지 색깔의 생태주의’라는 표현이 있듯이, 녹색을 하나의 이념으로 지지하는 사람들에게는 매우 다양한 흐름이 공존한다. 이념의 지형상 무정부주의자들은 극좌파보다 더 왼쪽에 자리잡고 있으며, 정부와 국가의 해체가 인류가 나아가야 할 궁극의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한편으로는 우리나라에 개고기를 먹지 말아야 한다고 잊을 만하면 친서를 보내는 브리지드 바르도를 비롯한 동물애호가단체 중 일부는 극우파로 분류되기도 한다. 자연 혹은 생태라는 이름만으로 수많은 생각을 하나로 묶기에 그 흐름은 너무도 다양하다. 과학적 접근을 부정하거나 신비주의와 영성을 내세우는 것도 엄연히 생태주의의 한 흐름이고, 또 극단적으로 기술을 통해서 문제를 풀 수 있다는 기술중심주의도 생태진영의 한 축을 형성한다. 이런 다양성 속에서 대체적으로 공통적인 측면이 한가지 있는데, 핵폭탄과 핵개발에 대해서 반대하는 것이 전세계적으로 생태주의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들이 공유하는 대체적인 공통점이다 북한이 핵실험을 한 뒤로 우리나라 좌파에 쉽지 않은 질문이 던져졌는데, 우파들은 우리나라 좌파 진영을 한마디로 ‘전근대적’이며 ‘비합리적 사유’를 하는 ‘친북집단’으로 한번에 몰아붙이는 경향이 있기는 하지만 상황은 그렇게 간단하지는 않다. 1992년 동구 붕괴 이후에 새롭게 형성된 우리나라 좌파는 역사적 뿌리도 깊지 않을뿐더러, 워낙 극우파에 가까운 우파 전통이 강한 사회에서 생각을 형성하기 위해 나름대로는 대단히 유연한 집단이라고 할 수 있다. 유럽 좌파에 비해서 비교적 생태주의나 여성주의의 시각을 일찍 받아들인 편이고, 그래서 1970년대 냉전시대의 유럽 좌파나 남미 좌파에 비하면 훨씬 유연한 우리나라 좌파는 그 기본이 ‘신좌파’에 가깝다. 이중 생태주의자들이 가장 적극적으로 북한핵에 대해서 반대하는 진영을 형성한다. 원래 생태주의자들은 핵폭탄만이 아니라 잠재적으로 치유하기 어려운 핵폐기물을 대량 발생시키는 ‘평화적 핵발전’에 대해서도 반대하기 때문에, 당연히 여하한 종류의 핵에 대한 의존에 반대하는 최전선에 서 있게 된다. 그래서 당연하게 북한의 핵실험과 핵무장에 대해서 반대하는 ‘절대 평화’ 혹은 ‘무조건적 평화’의 입장에 서게 된다. 그런데 평화라는 단어가 현실에서 이렇게 다양하게 쓰이게 될지는 미처 몰랐다. 북한도 ‘평화’를 위해서 핵실험을 했고, 잠재적 핵무장을 염두에 둔 일본도 ‘평화’라는 말을 사용하고, 북한의 파트너 격인 미국도 ‘세계평화’라는 말을 사용한다. 심지어 우리나라 전쟁주의자들 역시 ‘한반도 평화’라는 말을 사용하면서 국지전을 각오하자고 한다. 그야말로 ‘힘 위에 세우는 평화’ 혹은 ‘전쟁 없이는 지킬 수 없는 평화’라는 냉전 독트린이 전면 부활한 듯하다. 그러나 평화는 핵폭탄 위에 세워지지 않는다. 그래서 생태주의자들은 미국과 북한·일본 그리고 한국의 전쟁주의자들에게 똑같은 기준을 들이대면서 비판하는 것이다. 핵으로 자신을 지키고 체제를 지킬 수는 없다. 전경들로 민주주의를 지킬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영세중립국인 스위스가 핵으로 스스로를 지키고 평화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다.‘코뮌’의 정신은 직접민주주의와 자치의 정신인데, 이게 사라진 억압체계가 결국 핵폭탄을 요구하게 된 셈이다. 과연 북한이 핵으로 평화를 살 수 있을까? 이 거대한 실험은 결국 실패할 것 같다. 그리고 한반도 녹색화의 길이 그렇게 순탄해 보이지 않는다. 세계적 규모의 거대 자본 앞에서 ‘폐쇄된 섬’으로 떠 있던 한 국가가 선택한 ‘평화의 길’, 그러나 핵으로 살 수 있는 평화는 세상에 없다. 미국이 평화로운가? 미국은 40년 전부터 언제나 전쟁 중이었다. 그래서 마음이 아프다. 우석훈 성공회대 외래교수
  • [김형효 교수의 테마가 있는 철학산책] (40)명분주의와 속물주의를 넘어서

    [김형효 교수의 테마가 있는 철학산책] (40)명분주의와 속물주의를 넘어서

    좋은 나라를 일구는 데는 반드시 그런 나라를 가꾸게 하는 정신문화가 배경으로 깔려 있다. 이것은 역사적으로 증명된 바다. 좋은 정신문화의 밑바탕이 없이 좋은 나라를 이루었다는 것은 사상누각처럼 불가능하다. 우리도 우리 나라를 좋은 나라로 가꾸기 위하여 그 바탕이 되는 정신문화의 터전을 깊이 생각해 봐야 한다. 나는 조선조 500여 년을 지탱해 온 주자학적 정신문화가 더 이상 21세기적인 정신문화의 기틀이 되기 어렵다고 본다. 그러나 그 주자학적 정신문화의 뿌리는 깊이 땅에 박혀 있어서 주자학이 심어 놓은 순수주의적이고 도덕주의적인 흑백적 사고를 특히 한국의 지식인들이 대체로 은연중에 내리고 있는 것 같다. 그와는 정반대로 경제와 기술을 전담하고 있는 기업과 실업계에서는 주자학적 도학사상보다 실용적이고 실사적인 실학적 사고를 더 좋아하는 것으로 보인다. 전자는 한국사회에서 좌파적 도덕주의가 높이 흔들고 있는 깃발로 상징되고 있고, 후자는 우파적 실용주의를 대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마치 프랑스의 파리가 센 강을 끼고 좌안에는 대학가를 지배하는 좌파적 사상이, 우안에는 금융실업가를 석권하는 우파적 사상이 각각 우세하고 있는 것과 유사해 보인다. 그러나 그 사회에는 우리보다 격돌이 훨씬 덜하다. 좌파든 우파든 정신문화가 깊어야 고요히 사색하면서 좋은 세상을 창조하기 위한 지혜가 나오지, 철학적 사유를 결여한 감정적인 이데올로기로 세상을 시끄럽게 하는 것은 세상을 더욱 불행하게 한다. 좌파는 우파를 미워해 극좌적 공산주의와 한 통속이 되거나, 우파는 좌파를 싫어해 극우적 파시즘을 동경해서는 안 된다. 나는 한국의 좌파와 우파의 사상적 근원이 외래적 사회주의와 자유주의가 들어오기 전에 이미 주자학적 도학(道學)과 반(反)주자학적 실학(實學)의 유학사상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본다. 도학사상의 원조는 맹자(孟子)고, 실학사상의 원류는 순자(荀子)라는 데 이의가 없겠다. 나는 우리의 정신문화가 21세기에는 맹자류의 도학적 도덕주의와 순자류의 실학적 실용주의를 넘어서는 제3의 길을 찾아야 한다고 여긴다. 여기서 나는 19~20세기에 걸친 독일의 사회학자 베버의 이론(프랑스의 사회학자 쥘리앵 프뢴드의 저서 ‘막스 베버의 사회학’에 의거)에 잠시 의존하고자 한다. 맹자의 도덕주의는 베버가 말한 가치합리성(rationality of value)에 연관되고, 순자의 실용주의는 목표합리성(rationality of goal)과 관계되는 것으로 보인다. 목표합리성은 돈벌기의 목적, 승진하기 위한 목적, 집짓기의 목적 등과 같은 결과에 성공적으로 이르기 위하여 무엇을 해야 하는가 하는 행위를 분명히 조직하고 자각하고 있는 합리성을 말한다. 가치합리성은 자기의 합리적 행위의 결과에 따라 가시적 결과를 얻으려고 생각하기보다, 오히려 동기적 가치의 순수성을 지키기 위하여 모든 것을 희생하는 행위다. 즉, 행위자가 자기의 신념을 집행하기 위하여 어떤 어려움도 불사하는 행위다. 죽어가는 부모를 살리기 위하여 단지를 한 옛 효자의 행위나, 나라를 위하여 목숨을 기꺼이 바친 애국열사의 행위가 가치합리성이다. 이것은 목표합리성에서 보면 비합리적인 행위처럼 보이나, 행위자 당사자의 판단에서 보면 자기가 믿고 있는 신념의 가치에 합리적으로 봉사했을 뿐이다. 맹자의 사상이 가치합리성이라는 이유는 ‘차마 하지 못하는 인간의 마음’(不忍人之心)인 측은지심(惻隱之心)에 바탕하여 모든 행위를 도덕적으로 발양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그는 정치마저도 측은지심과 연관되는 ‘차마 하지 못하는 마음으로 정치함’(不忍人之政)이 되어야 한다고 역설하였다. 맹자의 도학사상과 도덕주의는 인의충신(仁義忠信)과 같은 ‘하늘의 벼슬’(天爵)을 버리고, 세속적 인간의 벼슬(人爵)을 탐하는 인간의 부도덕성을 질타하면서 저 ‘하늘의 벼슬’을 불변의 황금률로 마음에 간직할 것을 권장한다. 그런 마음을 간직하는 것이 도심이고, 그런 마음으로 정치를 하는 것을 그는 도학정치라고 여겼다. 이것은 순자의 사상과 전혀 맞지 않는다. 순자도 유가이므로 인의충신의 덕목을 귀하게 여기지만, 그 덕목이 내면적 가치의 실현을 위해서가 아니라, 사회생활에서 그 덕목들이 유효한 사회적 결과를 낳게 하는 데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 덕목들은 현재의 인고(忍苦)를 통하여 결과적으로 각 개인과 사회에 이익이 되는 결과의 목표성취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즉, 부모에게 효도하여 노후에 편하게 모시려는 목표가 인간에게 각자의 일에서 현재를 참아가며 열심히 일하려는 동기를 부여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순자는 내면적 도덕가치의 계발보다 사회적 제도를 예법(禮法)의 이름으로 잘 만들어 제도의 목표합리적 경영으로 사회 구성원들에게 이익을 제공한다는 생각을 담고 있다. 맹자와 순자의 각각 다른 합리성은 다른 윤리의식을 심어준다. 이 다른 윤리의식은 합리성의 차이만큼이나 이율배반적이다. 베버에 의하면, 맹자적인 도덕이상주의는 가치힙리성의 정신을 잇는 신념윤리(ethics of conviction)에 상응하고, 순자적인 현실실용주의는 목표합리성의 정신을 존중하는 책임윤리(ethics of responsibility)와 상관적이다. 그리고 이런 각 윤리의식의 극단적이고 상징적인 대표자로서 베버는 신념윤리에 칸트를, 책임윤리에 마키아벨리를 대입시켰다. 마키아벨리는 고향 피렌체 도시의 위대한 영광을 위하여 신념윤리로서 비난받을 수 있는 수단을 사용했다. 이것은 행동인에게 필요한 목표달성적 책임윤리의 의미를 수행하기 위함이다. 칸트는 어떤 경우에도 거짓말을 타인에게 해서는 안 되는 가장 높은 도덕적 신념을 설파했다. 칸트의 신념윤리는 사회적 이익을 옹호하기 위한 행동인의 윤리라기보다 오히려 개인의 도덕적 양심의 차원이라고 말해야 옳을 것이다. 그런데 베버는 이 두 가지 윤리의식이 극단적으로 이율배반적이지만 서로 대립적으로만 실존하는 것이 아니라, 대개의 경우에는 두 가지 종류를 다 적절하게 병행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저 두 가지 합리성과 윤리의식이 불가양립적인 모순은 아니지만, 그러나 서로 궁합 좋은 일치를 이룩하는 것은 아니라고 베버가 이미 밝혔다. 가치합리성과 신념윤리가 너무 넘쳐나 조선조 도학 정치시대처럼 실용적인 현실주의가 거의 숨을 죽이고 살았을 때에는, 순수성이란 선의 탈을 쓴 악마가 세상을 지배한다.‘순수성의 악마’라는 말은 프랑스의 가톨릭 철학자인 무니에가 쓴 말로서, 순수의 명분으로 사회를 도덕적으로 지배하려는 사회의 도덕화 사상과 상통한다. 도덕주의자들은 이런 도덕주의적 지배의지가 얼마나 악마적인가를 모른다. 그냥 순수한 도덕적 선의지가 전부라고 생각한다. 도덕적 동기의 순수성이 인의(仁義)라는 가치를 지키는 도심 자체가 되어서 국가사회를 살리기 위한 거짓말과 변칙을 자행하는 것을 불순하고 잡스러운 것으로 비난한다. 조선조 중종 때의 조광조는 가치합리성과 신념윤리의 상징처럼 여겨진다. 그래서 그는 조선 유학사에서 올곧은 선비로 높이 숭앙받는다. 그러나 그는 여진족 추장 막고내가 침략해 오는데, 위계를 써서 그를 생포하려는 군사전략을 맹렬히 비난한다.‘어찌 군자의 나라에서 적을 물리치기 위하여 거짓부리인 위계를 쓸 수 있는가?’ 하고. 이 조광조의 고사를 ‘순수성의 악마’와 같은 이야기로 보기는 어렵다. 아마도 사색당쟁의 대부분이 나의 순수가 상대방에게 악마로 둔갑하여 나타난 결과가 아니겠는가? 20세기 프랑스의 토미즘 철학자인 마리탱은 그의 ‘인간과 국가’에서 맹자적인 도덕이상론과 왕도사상을 ‘정치의 도덕적 양식’이라 명명했고, 순자적인 실용현실론과 패도사상을 ‘정치의 기술적 양식’이라고 언명했다. 전자의 특징은 국가사회를 물질적으로 번영케 하기보다 정신적으로 자유와 정의를 사랑하도록 하여 인류의 공동선에 이바지하는 국민정신을 유도해나가는 정치형태라고 규정하고, 후자의 특징은 국가의 대외적 외교성공과 안보역량 강화, 국민생활의 물질적 향상을 가져오는 정치에 주력하지만, 그 성공을 가져오는 수단이 도덕적이냐 아니냐 하는 것에는 별로 개의치 않는 정치형태라고 마리탱은 설파했다. 그는 전자의 형태는 과잉도덕주의(hypermoralism)의 위험성을 늘 안고 있고, 후자의 형태는 사리사욕의 부패와 그 위험성을 은닉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과잉도덕주의는 독선주의의 표독한 독재를 초래하기 쉽고, 사리사욕의 부패는 금권정치의 타락상을 가까이 하게 된다. 순자의 철학은 자연의 본능을 대신한 친본능적 인간지능의 경제기술적 능력과의 연결마디에서 세상과 인간을 보았고, 맹자의 철학은 자연의 본성을 대신한 인간의 반본능적 도덕주의와의 연결마디에서 인간과 세상을 보았다. 경제주의와 도덕주의는 다 철저한 지성주의(39회 글 참조)의 작품이고, 인간중심주의의 산물이다. 경제기술적이거나 사회도덕적으로 인간이 이 우주의 지배자라는 의식이 그 기본에 깔려 있다. 순자적 예법주의나 맹자적 도덕주의는 이 세상을 지배하겠다는 인간지성의 두 가지 얼굴에 지나지 않는다. 인류는 그 동안 두 가지 지성주의의 택일로 세상을 다스리려 했다. 두 사상이 서로 이율배반적인데, 그나마 서로 덜 배척적으로 동거시키는 나라는 흥융했고, 우리처럼 수화불상용(水火不相容)으로 적대시하는 나라는 위기를 맞았다. 영국이 프랑스보다 근대화의 시작에서 훨씬 상호 덜 배척적인 정신문화의 길을 갔기에, 영국이 프랑스보다 후발국이었는데, 드디어 프랑스를 능가하는 선진국이 되었다고 프랑스의 문인 사학자 모루아가 그의 ‘프랑스사’에서 통탄의 슬픔을 안고 기술했다. 나는 우리나라의 도덕적 명분주의가 지나치게 공허하여 내용이 없는 형식적 사고방식의 형해(形骸)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고, 정반대로 현실주의는 너무 맹목적으로 타락하여 속물주의적 사고방식에 천착하는 어리석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고 걱정한다. 공허한 명분주의와 맹목적 속물주의의 두 극단을 피하는 것은 공산주의와 파시즘의 양극단에 젖지 않는 것에 못지 않게 중요하다고 여긴다. 한국의 정신문화는 묘용(妙用)을 존중하면서도 극단적인 쏠림 현상을 동시에 노출하고 있다. 최근의 경향은 쏠림 현상을 더 많이 표출하고 있다. 이것이 한국 정신문화의 자기 함정이겠다.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철학
  • [열린세상] 높이 나는 새가 좌우를 다 본다/강지원 변호사

    한가위다. 휘영청 밝은 달을 쳐다보며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소원을 빌어보기도 하고 사랑하는 이들을 떠올리며 그리워하기도 할 것이다. 불현듯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이 쪽에서 쳐다보는 달은 저러한데 저 쪽에서 내려다 보는 이 쪽은 어떠할까. 얼마나 커 보일까. 아마도 그리 커 보일 것 같진 않다. 그저 쟁반같이 둥근 달처럼 한 눈에 보일 것이다. 작다. 손바닥만 하다 해도 그만일 것이다. 그런데 이 손바닥만 한 지구 안에서 또 무슨 쪼갤 일이 있어 쪼개고 또 쪼갤까. 핏줄이 다르다 하여 따로 살고, 나라도 달리 하여 경계선을 긋고, 한반도도 반으로 쪼개져 산다. 또 그들간에 오순도순 함께 살아갈 수 있을 법도 한데, 왜 이리도 허구한 날 싸움박질에 아귀다툼일까. 한반도만 해도 그렇다. 최근세사 수십년만 하더라도 별의별 희한한 일들이 다 있었다. 반쪽으로 쪼개져 한 쪽은 극좌적색독재가, 한쪽은 극우백색독재가 횡행했다. 이 나라 백성이 무슨 죄가 그리도 많은지 남북에서 온통 독재탄압이 판을 쳤다. 북쪽은 아직도 저 모양이지만 남쪽은 산업화도, 민주화도 앞섰다. 그래서인지 남쪽은 지금 새로운 노선투쟁이 한창이다. 신물이 나도록 좌파, 우파, 진보, 보수 논쟁에 영일이 없다. 그런데 이 논쟁에서 가장 개탄스러운 것은 자신의 본색을 드러내지 않은 위장세력이 설쳐댄다는 것이다. 먼저 좌파부터 보자. 한국의 좌파에는 북한정권 추종자에서부터 사민주의자와 민사주의자에 이르기까지 스펙트럼이 넓다. 문제는 친북독재파다. 이들은 대체로 드러내놓고 북한정권을 두둔하지 않는다. 우회적으로 ‘한민족은 하나’라든가 ‘평화 공존’이라든가 하는 등등의 고상한 언어들을 구사한다. 속이는 것이다. 이런 이들 때문에 보통의 좌파들까지 색깔논쟁에 휘말린다. 모조리 빨갱이로 매도되는 것이다. 그래서 한국의 좌파들도 좌파라는 용어를 싫어하는 기색이다. 우리 국민은 극좌독재파에게 요구해야 한다. 회개하라고, 그리고 생각을 바꾸라고. 왜냐하면 그것은 독재이고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말살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번엔 우파를 보자. 한국의 우파에도 과거의 개발독재추종자로부터 자민주의자에 이르기까지 그 스펙트럼이 넓다. 문제는 역시 과거독재찬양파다. 이들은 가급적 독재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그저 ‘경제성장’이라든가 ‘한강변의 기적’이라든가 하는 유의 유혹적인 언어들을 구사한다. 솔직하지 않은 것이다. 이들 때문에 보통 우파들까지 과거신봉자로 매도된다. 그래서 그냥 우파라고 하기 싫어 신우파라는 말을 만들어냈다. 요즘 좌파의 실패를 보고 우파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 와중에는 이런 극우독재찬양자들도 포함되어 있다. 그래서 우리 국민들은 그들에게도 촉구해야 한다. 어디 과거의 잘못을 단 한번이라도 회개한다고 말해 본 적이 있느냐고, 그러니 하루바삐 반성대회부터 열고 나서라고. 우리가 극좌파나 극우파를 배척하는 까닭은 그들의 편파적·적대적 속성 때문이다. 좌파도, 우파도 있을 수 있으나 존재양식이 편파적이고 적대적이면 ‘극’자를 면치 못하는 것이다. 건강한 좌파와 우파는 편파성과 적대성에서 벗어나야 한다. 상대를 존중하고 서로에게서 배우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그러러면 높이 올라 멀리 보고 중앙을 향해야 한다. 전라도 새와 경상도 새가 있다고 하자. 전라도 새가 전라도 지방만 날면 전라도밖에 보지 못한다. 그러나 좀더 높이 날아 멀리 바라보면 경상도도 보이고 충청도도 보이고 제주도도 보인다. 경상도 새도 마찬가지다. 경상도 새가 낮게 날아 시야가 좁으면 경상도밖에 보지 못한다. 그러나 좀더 높이 날아 멀리 바라보면 더 넓은 세상이 보인다. 높이 나는 새는 그렇게 멀리 좌우를 다 보고, 그래서 중앙도 향하게 된다. 높이 나는 새처럼 휘영청 밝은 달에서 내려다 보는 지구촌은 그만큼 작지만 아름다울 것이다. 강지원 변호사
  • [씨줄날줄] 뉴·뉴 대결/이목희 논설위원

    한국의 정치·경제 발전이 속성이긴 하지만, 너무 한다 싶을 때가 있다. 뉴라이트, 뉴레프트 논란이 그 중 하나다. 광복 이후 50여년간 정치세력으로서 변변한 좌파가 없었다고 본다. 그렇다고 제대로된 우파가 존재했는지도 의심스럽다. 시장을 무시하고, 정부가 경제계획을 주도했던 과거 정권을 정통 우파라고 부르기 쑥스럽기 때문이다. 좌·우파의 개념이 모호한데 신(新)자를 붙인 세력이 마구 생겨나니 국민들은 혼란스럽다. 뉴라이트의 범주에 드는 단체가 또 생겼다. 박세일 서울대 교수가 이사장을 맡은 한반도선진화재단이다. 박 이사장은 한때 한나라당에 몸담았고, 보수파의 대표 이론가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김영삼 정권에서 청와대 정책기획수석을 지낼 무렵 그는 개혁파의 선봉이었다. 당시 청와대 비서실에 취재차 들르면 박 수석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대단했다.“이상을 추구하는 젊은 학자가 현실과 동떨어진 주장을 한다.”는 것이었다. 그런 견제를 뚫고 사법개혁을 포함, 정치·교육·노동개혁의 기초를 쌓은 이가 박 이사장이었다. 한반도선진화재단만큼은 다른 뉴라이트 단체들과 달랐으면 한다. 이념적 정체성은 제쳐둔 채 정파연합을 주도하는 식은 곤란하다. 한나라당과 민주당, 국민중심당이 합쳐지는 게 뉴라이트라고 한다면 웃음거리밖에 안된다. 열린우리당과 민주당, 고건씨 세력간 연합을 뉴레프트라고 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이왕 우파·좌파를 뛰어넘어 ‘뉴’라는 말을 붙이려면 열심히 연구해야 한다. 고개가 끄덕여질 이론적 토대가 필요하다. 뉴라이트에 비해 뉴레프트 운동은 약한 편이다. 뉴레프트쪽에도 쟁쟁한 이론가들이 결집해 활발한 토론 대결을 벌였으면 한다. 토론에 앞서 양쪽은 몇가지 전제에 합의했으면 좋겠다. 극단을 배제하는 것이 가장 먼저다. 민주주의를 부정하고, 상대를 인정하지 않는 극우·극좌 인사는 참여시키지 말아야 한다. 특정 정당의 대선승리만을 목표로 해서도 안된다. 중도 표방이 여야를 모두 혐오하는 유권자 흡인을 위한 일회용이어서는 곤란하다. 무엇보다 차별성을 흐트리지 말아야 한다. 내년 대선 후보검증 기준을 도출해야 할 것이다. 대북 햇볕정책, 재벌정책 등 몇가지 어젠다가 유용한 기준이 될 수 있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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