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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폐관 결정한 학전, 김광석 추모비는 남긴다

    폐관 결정한 학전, 김광석 추모비는 남긴다

    대학로 학전 소극장 마당에 설치된 ‘김광석 노래비’는 학전 폐관 이후에도 보존될 예정이다. 학전은 28일 보도자료를 내고 이런 내용 등이 담긴 향후 운영방침을 밝혔다. 학전은 지난 15일 폐관했다. 이에 따라 소극장 현판은 임차계약이 끝나는 오는 31일 철거된다. 다만 마당에 있는 고 김광석 추모비와 학전 뮤지컬 ‘지하철 1호선’ 원작 극작가 폴커 루트비히와 작곡가 비르거 하이만의 흉상은 그대로 보존한다. 폐관 이후에도 학전은 사업자등록을 유지하고 김민기 대표와 학전의 저작물을 관리하고 역사를 보존하기 위한 아카이빙 작업을 이어간다. 김광석은 학전이 배출한 대중음악 스타다. 1991년부터 1995년까지 이곳에서 라이브 콘서트를 1000회 이상 열었다. 김민기 대표가 이끄는 김광석추모사업회는 매년 학전에서 ‘김광석 노래상 경연대회’를 열었다. 향후 학전블루 공간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건물을 임차, 리모델링하는 과정을 거쳐 7∼8월부터 어린이·청소년 중심 공연장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학전은 “앞으로 김민기 대표와 학전의 콘텐츠가 상업적인 형태로 이용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 ‘김기동 감독 일침’ 서울 린가드 각성할까…‘국대 정호연’ 광주는 대구 징크스 격파 도전

    ‘김기동 감독 일침’ 서울 린가드 각성할까…‘국대 정호연’ 광주는 대구 징크스 격파 도전

    프로축구 FC서울의 김기동 감독으로부터 “몸싸움도 하지 않고 설렁설렁 뛴다”는 일침을 들은 슈퍼스타 제시 린가드가 각성한 모습으로 팀 연승을 이끌 수 있을까. 3월 A매치 휴식기를 보낸 K리그1이 재시동을 건다. 서울은 31일 춘천 송암경기장에서 2024 K리그1 4라운드 강원과의 원정 경기를 치른다. 16일 홈에서 제주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김기동 감독의 부임 첫 승을 따낸 서울(1승1무1패)은 강원을 제물로 상위권 도약을 노린다. 관건은 린가드다. 제주전에서 후반 12분 류재문과 교체 투입된 린가드는 30여 분 동안 단 1개의 슈팅도 기록하지 못했다. 일류첸코와 투 톱처럼 움직였지만 팀원들과 겉돌면서 패스도 7번에 그쳤다. 공을 쫓아가다 심판에게 가로막히자 쉽게 포기했다. 김기동 감독은 경기가 끝나고 “린가드를 다시 빼야 하나 싶었다. 몇 분 안 뛰는 선수가 설렁설렁 몸싸움도 하지 않았다. 90분을 소화한 선수보다 덜 뛰면 축구선수도 아니다”고 질책했다. 이에 린가드는 23일 경기 구리 구단 훈련장에서 “거의 1년가량 공식전을 뛰지 못해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면서도 “몸 상태는 좋다. 스스로 더 밀어붙여야 한다. 훈련량도 더 늘리겠다”고 다짐했다. 전북 현대, 대구FC와 함께 리그에서 가장 적게 득점하고 있는 서울(3경기 2골)이 상승세를 타기 위해서는 린가드의 활약이 필수적이다.광주FC(2승1패)는 같은 날 광주 축구전용경기장에서 대구를 상대한다. 지난 17일 포항 스틸러스에 극장 골을 허용하면서 시즌 첫 패배를 당한 충격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이정효 광주 감독의 묘안이 필요하다. 중원은 한국 남자축구 국가대표팀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정호연이 지킨다. 26일 태국 원정을 치르고 다음 날 귀국해 휴식 시간이 3일밖에 없지만 대체 불가 자원이라 선발 출격할 가능성이 높다.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태국 2연전에서도 교체로 19분 정도만 소화해 체력 문제도 크지 않다. 정호연은 K리그1 3라운드까지 모두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다. 23세 이하 대표팀에 포함된 광주 공격수 엄지성도 2024 서아시아축구연맹(WAFF) U23 챔피언십 준결승에서 개최국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결승 골을 꽂으며 기세를 높였다. 대표팀은 27일 결승전에서 호주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순위표 가장 낮은 곳에 자리한 대구(1무2패)는 징크스를 바탕으로 탈꼴찌를 꿈꾼다. 대구는 2017년 3월 이후 광주 원정 6경기 5승1무로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광주와 통산 7승4무7패로 팽팽한데 유독 원정에서는 강한 모습을 보였다. 3경기째 침묵하고 있는 세징야와 에드가 실바, 고재현이 광주 골문을 정조준한다.
  • 4·3, 영화로 만나다

    4·3, 영화로 만나다

    제주 4·3 관련 영화가 잇따라 개봉돼 눈길을 끌고 있다. 제주 출신 고훈 감독의 신작 2편과 제주영상·문화산업진흥원이 지원한 제주4·3 다큐멘터리 영화가 올 봄 잇따라 전국 극장에서 관객들과 만난다. 고훈 감독의 첫 상업영화 ‘목스박’이 지난 20일 전국에서 개봉됐으며, 4월에는 제주 4·3과 르완다 제노사이드의 비극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그날의 딸들’이 상영된다. 고훈 감독은 제주영상·문화산업진흥원(이하 진흥원)의 영화 제작교육과 지원을 통해 성장한 영화인으로 2008년 제주영상위의 시나리오 공모전에서 제주의 풍습인 벌초문화를 소재로 한 ‘소분’으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2009년 영화진흥위윈회와 제주영상위의 지원을 받아 이 시나리오를 토대로 동명의 영화(임종재 감독)가 제작됐다. 2011년에는 고훈 감독 자신의 어머니를 비롯해 대를 잇는 해녀 문화를 다룬 영화 ‘어멍’을 제작했으며, 2018년 40세를 맞은 이들의 삶과 죽음을 다룬 단편영화 ‘마흔’으로 제71회 프랑스 칸국제영화제에 초청받는 등 제주를 기반으로 활동하며 꾸준히 성과를 거둬왔다. 지난 20일 개봉된 코미디 장르의 첫 번째 상업영화 ‘목스박’은 목사, 스님, 박수무당까지 범상치 않은 과거를 지닌 셋이 힘을 합쳐 폭력배를 소탕하는 좌충우돌 복수극이다. 오대환, 지승환, 김정태 등 배우들이 호연하고 있다.고훈 감독은 4월에는 4·3 희생자 추념일에 맞춰 제주 4·3과 르완다의 제노사이드가 얼마나 닮은 꼴의 비극인지를 말하는 다큐멘터리 영화 ‘그날의 딸들’을 한림작은영화관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이 영화는 지난해 10월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앵글 부문에 초청되어 전석 매진을 기록하기도 했다. 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제작된 제주 4·3 다큐멘터리 영화 ‘돌들이 말할 때까지’도 4월 17일 제주를 비롯한 전국 극장의 스크린에 오른다. 김경만 감독의 작품인 ‘돌들이 말할 때까지’는 제주 4·3 당시 제대로 된 재판 절차도 거치지 않고 억울하게 옥살이를 한 수형인들의 생생한 증언을 담은 작품이다. 이 영화는 2020년 진흥원의 ‘제주다양성영화 제작지원 사업’의 지원을 받았으며, 2022년 제14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에서 용감한기러기상을, 2023년 제18회 제주영화제에서 트멍관객상을 수상했다. 또한 제11회 디아스포라영화제, 제18회 일본 야마가타 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제27회 인천인권영화제 등 다수의 국내외 영화제에 초청 상영돼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한편, 지난해 진흥원의 지원으로 제작된 제주를 배경으로 하는 장편영화 2편 ‘약속’(민병훈 감독)과 ‘물꽃의 전설’(고희영 감독)이 전국 개봉을 한 바 있다. 강민부 제주영상·문화산업진흥원장은 “올해에도 제주 출신 감독의 상업영화부터 제주의 역사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까지 제주 영화의 성장과 활약이 계속될 전망”이라며 “제주의 역사·문화자원이 글로벌 컨텐츠로 도약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 본사 신춘문예 당선작 ‘벼랑 위의 오리엔테이션’ 무대에

    본사 신춘문예 당선작 ‘벼랑 위의 오리엔테이션’ 무대에

    “야 이 개×끼들아! 이 와중에도 니들 밥그릇만 챙기냐. 나는 그릇도 없다! 아무리, 아무리 내가 계약직이라지만 사람 목숨까지 일회용이냐!” 어느 회사의 오리엔테이션에서 벌어진 일이다. 비정규직 신입사원 김영수는 임무를 수행하다가 별안간 절벽에 매달리게 된다. 자칫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절체절명의 순간. 얼른 구하기도 모자란 시간에 이를 지켜보고 있는 정규직 사원들은 그보다 다른 것에 골몰한다. 누가 구할 것인가. 혹시 저 녀석이 떨어지기라도 하면 책임은 누가 져야 하는가. 28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무대에 오르는 연극 ‘벼랑 위의 오리엔테이션’의 줄거리다. 극작가, 연출가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송천영(35)의 ‘2024 서울신문 신춘문예’ 희곡 당선작이기도 하다. 비정규직 김영수와 정규직 신 대리, 구 과장, 지 부장 네 사람이 벼랑 위에서 펼치는 블랙코미디다. 인간미가 사라진 비정한 현실을 절박하면서도 유쾌한 언어로 통렬히 꼬집는다. 이 연극은 한국연출가협회가 주최하는 ‘제33회 대한민국 신춘문예 페스티벌’ 참가작 중 하나다. 28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서울신문을 비롯한 국내 주요 신문사 신춘문예에 당선된 희곡으로 당선자와 기성 연출가가 함께 무대를 꾸린다.
  • 어르신, 양천 복지관에 영화 보러 오세요

    어르신, 양천 복지관에 영화 보러 오세요

    서울 양천구는 영화관 이용이 어려운 어르신들을 위해 집에서 가까운 복지관에서 영화를 보며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는 ‘2024 찾아가는 청춘극장’을 운영한다고 27일 밝혔다. 2012년에 도입된 찾아가는 청춘극장은 올해 신월종합사회복지관 1곳을 추가해 총 10곳의 복지관에서 매월 1회 이상 영화를 상영한다. 60세 이상 어르신이면 누구나 무료로 관람 가능하며, 사전 수요조사를 실시해 어르신들의 선호도, 취향을 상영작 선정에 적극 반영할 계획이다. 지역 내 10개 복지관에서 일정표를 통해 상영일을 확인할 수 있다. 무더위 쉼터 운영 기간(6~9월)에는 상영 횟수를 확대하고, 모든 구민이 즐길 수 있도록 전체 연령가 작품을 추가 상영할 예정이다. 이기재 양천구청장은 “어르신들께 문화 향유의 기회를 제공함과 동시에 활력 넘치는 노후생활을 응원하고자 접근성이 높은 복지관을 활용해 ‘찾아가는 청춘극장’을 운영한다”면서 “앞으로도 우리 어르신들이 살기 좋은 양천구가 될 수 있도록 아들, 사위의 마음으로 노인 복지 사업을 섬세하게 챙겨 나가겠다”고 말했다.
  • 음성 해설 넣고, OST 자막 넣고… 장애인도 설렌 ‘같이 봄’의 가치

    음성 해설 넣고, OST 자막 넣고… 장애인도 설렌 ‘같이 봄’의 가치

    23곳 상영… 비인기 시간대 편성지난해 3만명 넘는 관람객 찾아“장벽 깨 좋아” “흥행작 외엔 부담” “장사 영근은 축문을 읽고 무당 봉길은 북을 두드리고 무당 화림은 신장 칼을 집어든다. 박지용이 삽으로 묘를 내리치자 일꾼들이 묘를 파낸다.” 영화 ‘파묘’의 장면마다 상황을 설명하는 음성이 흘러나오고, 화면에는 대사는 물론 효과음과 배경음악이 자막으로 표시됐다. 지난 23일 서울 종로구 CGV 피카디리1958 영화관에서는 올해 첫 1000만 영화가 된 ‘파묘’의 ‘가치봄 영화’(화면해설 및 한글자막 영화) 상영회가 열렸다. 262석 규모인 영화관은 사전 신청에서 전석 매진돼 빈자리가 없었다. 상영 30분 전부터 극장을 찾은 시각장애인 윤석철(44)씨는 “극장에서는 소리나 분위기가 압도적으로 달라 집에서 보는 것과 비교할 수 없다”고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윤씨는 지난해 ‘노량’과 ‘서울의 봄’을 꼬박꼬박 챙겨 볼 정도로 영화를 좋아해 매년 가치봄 영화 상영을 기다리지만 흥행작이 아니면 극장에서 보기는 어렵다. ‘파묘’도 개봉 3주가 넘은 지난 18일에야 부산과 충북 영동에서 첫 가치봄 영화 상영이 이뤄졌다. 26일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개봉한 ‘파묘’는 전날까지 전국 2367개 스크린에서 누적 관객 수 1029만 9222명을 기록했다. ‘파묘’의 가치봄 영화가 상영되는 스크린은 전체 상영관의 1% 수준인 23개에 불과하고 서울 지역은 CGV 피카디리가 유일하다. 다음달 상영 예정을 기준으로 봐도 전국적으로 13곳 정도 늘어난 36개에 그친다.가치봄 영화 상영은 통상 일회성 행사가 많아 시청각 장애인은 비장애인처럼 원하는 시간대와 장소를 선택하기가 어렵다. 이달 진행된 가치봄 영화 상영회의 70%는 일반적으로 극장을 찾는 시간대가 아닌 오후 1~2시대에 편성됐다. 2021년 CGV와 롯데시네마 등을 상대로 차별구제 청구 소송을 제기한 중증 시각 장애인 김준형(32)씨는 “가치봄 영화는 주로 화·목요일 낮이나 토요일 아침 등 극장을 찾지 않는 시간대에 편성된다”고 말했다. 시청각 장애인의 영화 관람 수요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가치봄 영화 상영회의 관객 수는 코로나19로 극장 방문이 어려웠던 2020~2022년을 제외하면 2019년 4만 874명, 지난해 3만 2404명이었다. 김진각 성신여대 문화예술경영학 교수는 “영화계도 상업성을 추구할 수밖에 없고 흥행작이 아닌 이상 가치봄 영화를 동시에 제작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영화와 같은 대중예술에서도 장애의 장벽을 없애는 ‘배리어프리’에 대한 인식이 높아져야 한다”고 말했다.
  • ‘서방과의 대결 세계관’에 자가포획된 푸틴

    ‘서방과의 대결 세계관’에 자가포획된 푸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처음 모스크바 총격·방화 테러 공격이 이슬람국가(IS) 소행인 점을 인정하면서도 우크라이나가 배후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지방정부장 등과의 공동 화상회의 뒤 TV 연설에서 “우리는 이 범죄가 급진 이슬람주의자에 의해 자행되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도 “크렘린궁이 누가 공격을 지시했는지 조사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가 테러 배후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는 점을 시사했다. 그는 “이 사건에서 발생하는 질문은 누가 이것으로부터 이익을 얻느냐는 것”이라며 “이러한 잔혹행위는 2014년부터 전쟁을 벌여온 네오나치 우크라이나 정권 사람들의 일련의 시도 중 하나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FSB를 동원해 러시아 내 반정부활동가, 서방국 정보기관 요원이 우크라이나 정부 등과 테러를 모의하거나 연계됐을 가능성을 조사했지만, 우크라이나가 공격의 배후에 있다는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 참사 발생 직후부터 우크라이나는 일관되게 책임을 부인해왔고 IS 아프가니스탄지부 호라산(ISIS-K)이 테러 배후를 일관되게 자처하고, 직접 촬영한 총격 장면을 공개하면서 결국, 물러선 것이다. 참사 발생 15일 전인 지난 7일 러시아주재미국대사관이 모스크바에 체류중인 자국민들에게 “IS가 콘서트홀 등에서 테러를 자행할 날이 임박했다”면서 공개 경고한 사실이 조명되면서 크렘린궁의 ‘안보실패’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지자 이를 타개하기 위한 전략으로 우크라이나에 테러 공격의 책임을 전가한 것으로 폴리티코는 분석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이번 테러가 러시아 정부의 정보실패를 의미하냐’는 질문에 “러시아와 서방의 대치로 인해 정보 공유가 예전처럼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게다가, IS의 테러 가능성을 경고하는 사전징후는 이미 수차례 포착된 바 있다. 푸틴 대통령은 시리아 내전 당시 IS에 맞선 바샤르 알 아사드 독재정권을 지지했다. 2022년 9월 미군 철군 이후 탈레반과 무력 충돌을 벌이던 ISIS는 카불주재러시아대사관에 테러를 자행한 뒤 주범을 자처했다. 지난 2일 러시아 남부 체첸에 인접한 잉구세티아 지역에서 FSB는 IS 소속이자 연방 수배자 명단에 오른 3명을 포함한 무장 괴한 6명을 사살했다. 5일 뒤인 지난 7일 FSB는 모스크바 유대교 회당 테러를 벌이려던 무장 IS 대원을 사살했다. 같은 날 러시아 주재 미국 대사관은 미국인들에게 “극단주의자들이 콘서트를 포함해 모스크바에서 대규모 군중이 운집하는 장소에 테러를 자행할 시점이 임박했다는 첩보를 주시하고 있다”는 보안 경보를 발령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최근 몇 달간 프랑스에서 테러를 감행하려는 시도를 수차례 저지했고, 이번 공격의 배후 혹은 주범이 이번 모스크바 총격테러와 연계되어 있음을 알 수 있는 정보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러시아 국영 언론은 사전에 크로커스 시티홀 현장을 방문한 피의자 한 명이 폐쇄회로(CC)TV에 포착된 영상을 공개했다. 보안 전문가들은 “테러 피의자들이 범행 장소를 사전에 수차례 답사해보지 않고 공격과 도주의 과정이 이토록 일사불란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은 참사 발생 사흘 전인 지난 19일 “이러한 모든 행동은 노골적인 협박과 우리 사회를 위협하고 불안정하게 만들려는 의도와 유사하다”면서 서방의 사전경고를 일축한 바 있다. 로이터통신은 푸틴 대통령이 미국 등 서방국 정보기관의 사전경고를 간과한 건 만 25개월째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와 이를 지원하는 서방 세력과의 대결 구도로 바라보는 푸틴의 세계관에 스스로 포획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2022년 2월 24일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와 미국 등 서방 세력과 실존적 대결 구도로 바라보는 ‘신냉전 세계관’은 더욱 노골화됐다. 니나 크루쇼바 뉴욕 로스쿨 국제문제 전공 교수는 “푸틴의 세계관에 따르면 미국의 사전경고를 위장작전으로 파악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위장작전이란 책임의 근원을 위장하여 다른 사람에게 책임을 전가하려는 의도로 행하는 첩보 작전이다. 지하디스트 운동 연구자인 리카르도 발레는 “3월 2일 FSB가 IS 대원을 사살하는 사건에서 경각심을 가졌어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FSB가 러시아 내부에 IS가 무기를 입수해 보관하고, 특수부대에 맞서 무장 투쟁을 벌일 수 있는 강력한 네트워크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는 사실이 모스크바 보안 기관에 경각심을 불러일으켰어야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슬라마바드에 본사를 둔 연구기관 호라산 다이어리(The Khorasan Diary) 발는 “아마 그들은 사전징후를 통해 테러 계획을 알아차렸을 수도 있지만 이번 공격을 막을 수 없었을 것”이라며 “2022년 카불 주재 러시아 대사관을 포함해 ISIS-K의 이전 성명과 공격을 통해 이 그룹이 러시아에 테러를 자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건 분명했다”고 말했다. 미 국가 정보국(CIA) 국가비밀서비스국에서 근무하는 동안 러시아에서 한동안 복무한 존 시퍼는 “FSB가 푸틴 대통령의 권력을 위협하는 쿠데타 혹은, 정치적 반대파를 숙청하기 위한 작전에 집중하면서 자국민 안보를 위한 테러 위협을 간과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푸틴 대통령이 이제 서방과 우크라이나에 대한 새로운 군사작전에 나서는 것 등 을정당화하기 위해 이번 테러 사건을 활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폴리티코는 집권 5기를 맞은 푸틴 대통령이 자신의 재임 기간인 지난 25년간 15번의 정치적 테러가 발생했고, 이를 그가 자신의 정치적 권위와 정권의 정당성을 공고히하려는 수단으로 삼았다고 봤다. 307명의 목숨을 앗아간 1999년 아파트 폭탄 테러는 푸틴이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초대 수장을 지내던 시기 발생했다. 당시 현장에서 모스크바 번호판이 달린 차량이 발견됐고, 이 차량 내부에 다른 아파트 테러 현장에서 발견된 것과 동일한 폭탄이 발견됐는데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러시아가 자체적으로 벌인 자작극의 증거로 지목했다. 전직 KGB 장교 알렉산더 리트비넨코는 이 사건이 조작된 것이라고 주장하는 책을 냈다가 두명의 전직 FSB 대원에게 암살당했다. 이듬해인 2000년 모스크바의 한 극장에서 연극 ‘노르드-오스트’ 상연중 최소 130명 이상이 숨진 테러 사건 발생 당시 푸틴 행정부의 부실한 대응을 비판한 언론인들은 푸틴 정권에 보복을 당했다. 이번 테러 전 가장 많은 사상자를 낸 2004년 ‘베슬란 학교 인질 테러’사건 발생 이후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89개 지역 모두에서 주지사 선거를 폐지하고, 자신이 임명한 인물을 직접 내려보내 통제력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2010년 체첸 반군 소속 자살폭탄 테러범 두 명이 모스크바 중앙 지하철역 두 곳에서 폭발물을 터뜨려 39명이 사망 하고 100명 이상이 부상당한 일이 발생했다. 러시아 헌법상 임기 제한으로 푸틴을 대신해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당시 대통령은 러시아 전역의 대중교통에 대한 보안 조치를 강화했다 . 이로 인해 모스크바 지하철 시스템에서 안면 인식 시스템을 갖춘 CCTV 카메라가 도입됐다.
  • ‘피아노의 거장’ 마우리치오 폴리니, 하늘 무대로 떠나다

    ‘피아노의 거장’ 마우리치오 폴리니, 하늘 무대로 떠나다

    이탈리아의 거장 피아니스트 마우리치오 폴리니가 23일(현지시간) 밀라노 자택에서 별세했다. 82세. 23일 AFP통신에 따르면 고인이 활동했던 이탈리아 오페라하우스 라 스칼라 극장은 성명을 내고 “우리 시대의 위대한 음악가 중 한 명이자 50여년간 극장의 예술적 토대가 된 마우리치오 폴리니의 죽음을 애도한다”고 전했다. 건축가인 지노 폴리니의 아들로 1942년 밀라노에서 태어난 그는 5세에 피아노를 시작했고, 1960년 18세의 나이로 세계 최고 권위 쇼팽 국제 피아노콩쿠르에서 만장일치로 우승했다. 당시 심사위원이던 아르투르 루빈스타인은 “기교적으로 우리 심사위원들보다 더 잘 친다”고 극찬하기도 했다. 그는 악보에 충실한 정석적 연주로 정평이 나 있다. 그러나 1963년 영국 런던에서 데뷔했을 당시에는 “음표, 그다음 음표를 제대로 연주하는 데에만 집착하며 달려간다”고 혹평 받기도 했다. ‘쇼팽의 교과서’로 불릴 정도로 쇼팽 레퍼토리에 강점을 보였고, 베토벤과 슈만, 슈베르트는 물론 쇤베르크, 스트라빈스키 등 현대 음악까지 폭넓은 레퍼토리를 선보였다. ‘예술계의 노벨상’이라 일컫는 에른스트 폰 지멘스 음악상을 비롯해 일본 프래미엄 임페리얼상, 영국 로열필하모닉협회 음악상, 그래미 어워즈, 디아파종상 등 저명한 음악상을 다수 받았다. 2020년 3월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 프로젝트의 끝을 장식하는 앨범을 선보였다. 고인은 한국 무대와는 유독 인연이 없었다. 2022년 5월, 지난해 4월 예술의전당에서 리사이틀을 열 계획이었으나 건강 문제로 잇따라 취소됐다. 그는 당시 한국 관객에게 보낸 서한에서 “한국을 처음으로 방문해 예술의전당 공연을 고대하고 있었지만 건강상의 문제로 여행할 수 없기에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 이른 시일 내에 한국 관객들을 만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지만 끝내 국내 팬들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 20년 만에 러 겨냥 최악 공격… 되살아난 테러 악몽

    20년 만에 러 겨냥 최악 공격… 되살아난 테러 악몽

    지난 22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크라스노고르스크의 ‘크로커스 시티홀’ 공연장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은 2000년 전후 체첸 분리독립주의자들이 벌인 테러공격 이후 최악의 테러 공격이다. 지난 25년 동안 러시아는 체첸 반군 등 러시아연방에서 독립을 원하는 분리주의자들의 공격을 받았다. 이번 테러를 일으켰다고 주장하는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와는 2015년 시리아 내전에 러시아가 군사 개입을 한 뒤로 적대 노선을 걸어왔다. 러시아는 분리 독립을 요구하는 체첸 반군과 1991~1994년 1차 전쟁을, 1999년 2차 전쟁을 벌였다. 2002년에는 체첸 무장세력이 모스크바 두브로브카 극장을 점거했다. 당시 체첸 무장세력은 인기 뮤지컬 ‘노르드-오스트’ 공연 도중 극장에 침입해 900명 이상 관객을 인질로 잡았다. 러시아 특수부대가 강당에 수면 가스를 방출한 뒤 건물을 급습해 인질범 40명 전원이 사살됐고 약 130명의 인질도 사망했다. 2002년 테러와 이번 콘서트홀 테러는 우크라이나 키이우 오페라하우스에서 수면 가스 등을 사용한 테러를 그린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영화 ‘테넷’(2020년)을 떠올리게 한다. 2010년대엔 모스크바에서 크고 작은 폭탄 테러가 잇달았다. 2010년 3월 출근 시간에 모스크바 시내 지하철역 2곳에서 시차를 두고 연쇄 폭발이 일어났다. 이듬해에는 모스크바 도모데도보 공항에서 폭탄 테러가 발생했고, 2017년엔 러시아 제2의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 지하철 객차 안에서 폭발 사건이 일어났다. 사건 때마다 최소 10여명, 최대 40명의 민간인이 사망했다.
  • 영화 ‘테넷’과 흡사…다시 시작된 러시아 테러 악몽

    영화 ‘테넷’과 흡사…다시 시작된 러시아 테러 악몽

    지난 22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크라스노고르스크의 ‘크로커스 시티홀’ 공연장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은 20여년 만에 러시아에서 발생한 최악의 테러 공격이다. 러시아 당국은 총격을 벌인 테러범 4명을 포함해 모두 11명을 테러 관련해 체포했고, 현재 사망자는 133명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총격과 화재로 인한 부상자가 145여명인 만큼 사망 숫자는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 25년 동안 러시아는 체첸 반군과 러시아연방으로부터의 독립을 요구하는 분리주의자들의 공격을 받았다. 특히 이번 테러를 일으켰다고 주장하는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와는 2015년 시리아 내전에 러시아가 군사적 개입을 한 이후 극단적인 적대 노선을 걸었다. 분리 독립을 요구하는 체첸 반군과 러시아는 1991~1994년 1차 전쟁을 벌였고, 1999년 2차 전쟁으로 비화한다. 콘서트홀에서 일어난 테러는 2002년 체첸 무장세력이 모스크바 두브로브카 극장을 점거한 사건과 흡사하다. 당시 체첸 무장세력은 인기 뮤지컬 ‘노르드-오스트’ 공연 중 극장에 침입해 체첸에서 러시아 군대의 철수를 요구하며 900명 이상의 관객을 인질로 잡았다.3일간의 협상 끝에 러시아 특수부대가 강당에 수면 가스를 방출한 뒤 건물을 급습해 인질범 40명 전원을 사살했고, 약 130명의 인질이 사망했다. 이때 사용된 가스에 펜타닐 성분이 들어가 있던 것으로 추정되는데, 사망한 인질도 가스 흡입 뒤 제대로 의료 지원을 받지 못해 죽음에 이르렀다. 2002년 모스크바 두브로브카 극장 테러와 이번 콘서트홀 테러는 우크라이나 키이우 오페라하우스에서 수면 가스 등을 사용한 테러를 그린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2020년 작 영화 ‘테넷’을 떠올리게 한다. 2002년 모스크바 극장 인질 사건 이후에는 언론의 표현의 자유를 제한한 반테러 법안이 통과됐다. 2004년 북오세티야 베슬란 마을의 한 학교에서 어린이를 포함한 1100여명이 인질로 잡힌 사건 이후에는 지방 주지사 직접 선거가 철폐됐다. 명분은 테러에 더 잘 맞서기 위해 권력 행정을 합리화한다는 것이었다.2010년대에서 모스크바에서 크고 작은 폭탄 테러가 잇따랐다. 2010년 3월 오전 출근 시간에 모스크바 시내 지하철역 2곳에서 시차를 두고 연쇄 폭발이 일어났다. 이듬해에는 모스크바 도모데도보 공항에서 폭탄 테러가 발생했고, 2017년엔 러시아 제2의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 지하철 객차 안에서 폭발 사건이 일어났다. 사건 때마다 최소 10여명, 최대 40명 민간인이 사망했다.
  • 모스크바 총격 테러 서방 사전경고 무시한 푸틴의 ‘안보 실패’

    모스크바 총격 테러 서방 사전경고 무시한 푸틴의 ‘안보 실패’

    러시아 역사상 최악의 테러 참사 중 하나로 기록될 이번 테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5선을 확정짓고 채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발생했다. 무엇보다 국가 안보에 대한 최종 결정권을 쥐고 있는 크렘린궁의 ‘정보 실패’와 ‘안보 실패’가 참사를 야기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번 참사에 앞서 미국 정보기관이 비공식·공식 경로를 통해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의 테러 가능성에 대해 수차례 사전 경고를 보내왔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최근 몇 주간 러시아 정보당국은 미국 정보기관으로부터 푸틴 대통령 취임 직후 열릴 모스크바 콘서트에서 테러 공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를 수차례 받아왔다고 보도했다. 지난 7일 모스크바 주재 미국 대사관은 “극단주의자들이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 대규모 인파가 몰리는 행사를 표적으로 한 테러를 자행할 것이 임박했다”면서 이 곳에 거주하는 시민들에게 대규모 운집 행사에 가지 말라는 경고문을 발표했다. 같은 발표는 미국이 ISIS-K가 모스크바에서 공격을 계획하고 있다는 정보를 수집한 이후에 나왔다. 하지만 푸틴 행정부는 미국의 경고를 무시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19일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연설에서 “서방국이 우리 사회를 불안정하게 만들려는 시도이자 노골적 협박”이라며 미온적 대처를 이어갔다. 친정부 성향의 러시아 선전 평론가들은 “미국이 제공한 사전 경고가 미국이 공격에 개입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입을 모았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러시아 국가의 모든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는 푸틴 대통령이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의 테러 위협을 간과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시아파인 시리아와 이란을 지원해온 러시아는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단체의 테러가 빈번히 발생해왔다. 2002년 뮤지컬 ‘노르드-오스트’ 공연 중 체첸 극단주의자들이 모스크바 극장을 인질로 잡았을 때 최소 128명이 사망했다. 2년 뒤인 2004년 체첸 무장세력이 베슬란의 한 학교를 포위하여 330명 이상이 숨졌고, 그 중 절반 이상이 어린이였다. 최근에는 알카에다와 연계된이슬람국가(IS)가 2015년 10월 31일 이집트에서 이륙한 러시아 항공기를 격추해 탑승객 전원이 224명이 숨지고, 2017년 4월 3일에는 상트페테르부르크 지하철역에서 테러 공격이 발생해 14명이 숨지고 64명이 다쳤다. 아이러니하게도, KGB 출신의 관료였던 푸틴 대통령을 지금의 자리에 있게 한 사건 역시, ‘체첸 테러 참사’에 대한 우수한 대응 덕분이었다. 체첸 반군은 1999년 러시아 부이나크스크, 모스크바, 볼고돈스크의 4개 아파트에서 일련의 폭탄 테러를 가해 300명 이상의 사망자와 1000명 이상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이 사건으로 제2차 체첸 전쟁이 촉발됐고, 이로 인해 당시 총리였던 푸틴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보리스 옐친 다음으로 러시아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ISIS는 참사 발생 직후인 지난 22일부터 세 차례에 걸쳐 발표한 성명에서 자신들이 테러 주범이라고 주장했지만, 러시아는 이에 대해 언급 없이 우크라이나 정부를 이번 테러를 계획한 배후로 사실상 지목했다. 푸틴 대통령은 공격이 발생한 지 19시간이 지난 후 이 비극에 대한 첫 공개 발언에서 극단주의 단체나 범인의 신원을 언급하지 않은 채 ‘국제 테러리즘’을 비난했고, 러시아 국영 언론은 “이번 테러가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서방국의 책임”이라는 근거를 재빨리 만들기 시작했다. 푸틴 대통령은 테러범들이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으려 했다고 비난하면서도 미국이 공격에 직접 개입했다고 말하지 않았다. 푸틴 대통령은 “이 범죄의 모든 가해자, 조직자, 지휘자는 정당하고 피할 수 없는 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며 “그들이 누구이든, 누가 지시했든, 우리는 테러리스트의 배후에 서 있던 모든 사람을 찾아내 처벌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이 피비린내 나는 학살의 배후에 있던 사람들이 새로운 범죄를 저지르는 것을 막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 국영 채널 1의 정치 평론 프로그램에 출연한 전 러시아 최고 정보 장교 레오니드 레셰트니코프는 “우크라이나가 전장에서 불리해지자 테러 작전으로 전환했다”고 비난했다. 러시아 국영언론은 이번 테러가 ISIS의 소행이라는 주장을 대부분 무시하거나 의문을 제기했고, 논평가들은 우크라이나를 비난하는 데 집중했다. 이같은 친크렘린궁 인사들의 비난에 대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을 자국을 지키지 않고 수십만 명의 러시아인을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견한 ‘실체가 없는 인물’이라고 비난했다. 테러가 발생한 콘서트홀인 크로커스 시티홀은 2009년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 문을 연 뒤 가장 화려한 공연장으로 평가받아왔다. 에릭 클랩튼, 시아, 로데 등 세계적인 가수들의 공연과 2013년 도널드 트럼프의 미스 유니버스 대회가 열렸던 곳이기도 하다. 테러 발생 직후 몇시간 만에 거대한 화재가 건물을 집어삼켰고, 모든 불이 꺼졌을 때는 잔해와 먼지, 연기 더미만 남았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모스크바 주지사는 지난 23일 밤 “구조대가 모스크바 교외 콘서트장에서 생존자 수색을 끝냈다”며 “사망자 수는 여전히 133명으로 남아 있지만 시신 수색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조사위원회에 따르면 “테러범들은 사람들을 총격을 가한 뒤 인화성 액체를 사용해 대형 콘서트홀 건물을 방화했고, 많은 희생자가 유독가스를 흡입한 뒤 숨졌다”고 발표했다. 콘서트에 참석한 일부 생존자들은 러시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공연장을 뛰쳐나와 다용도실을 통해 탈출하려 했지만 문이 잠겨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 모스크바 테러 자처 IS 호라산은 어떤 조직일까

    모스크바 테러 자처 IS 호라산은 어떤 조직일까

    지난 22일 최소 133명의 목숨을 앗아간 모스크바 총격 테러의 배후를 자처한 단체는 극단주의 이슬람 수니파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IS)의 아프가니스탄 지부인 ‘호라산’(ISIS-K)이다. 페르시아어로 ‘태양의 땅’을 뜻하는 호라산은 이란의 동쪽 지역 즉, 투르크메니스탄,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을 아우르는 옛 지명이다. 8세기 이슬람 제국을 창건한 압바스 왕조의 혁명으로 이슬람 제국에서 비아랍인에 대한 아랍인의 지배를 종식시키며 이슬람 황금기를 연 역사적 사례를 상기시키기 위한 작명으로 알려져 있다. 호라산은 2015년 파키스탄 탈레반에 불만을 품은 조직원들이 이슬람 국가 건설을 위해 더 폭력적이고 극단적인 투쟁을 벌여야 한다는 사상을 받아들여 설립했다. 이 단체는 미국의 공습과 아프간 특공대의 공습으로 많은 지도자들이 숨지면서 2021년까지 전사 수가 약 1500~2000명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호라산은 2021년 미군이 아프가니스탄에서 떠나고 탈레반의 정부를 전복한 뒤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미군이 아프간에서 철수하는 동안 호라산은 2021년 8월 카불 국제공항에서 자살 폭탄 테러를 일으켜 미군 13명과 민간인 170여명이 숨졌다. 이 공격 이후 호라산은 국제사회의 자신들의 존재감을 알리면서, 탈레반의 정권 유지를 위태롭게 하는 주요 세력으로 자리매김했다. 그 이후 탈레반은 아프가니스탄에서 ISIS-K와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다. 호라산은 지난 1월 공식 텔레그램 계정에서 는 2020년 미국의 드론 공격으로 숨진 가셈 솔레이마니 장군의 4주기 추도식이 열린 이란 케르만에서 84명이 숨진 폭탄 테러의 배후를 자처했다. 호라산은 지난 5년 간 이란에서 발생한 여러 테러 공격의 배후가 자신들이라고 주장해왔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주장이 신빙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시아파인 시리아와 이란을 지원해온 러시아는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단체의 테러가 빈번히 발생해왔기 때문이다. 2002년 뮤지컬 ‘노르드-오스트’ 공연 중 체첸 극단주의자들이 모스크바 극장을 인질로 잡았을 때 최소 128명이 사망했다. 2년 뒤인 2004년 9월 1일 체첸 무장세력이 베슬란의 한 학교를 포위해 사흘간 330명 이상이 숨졌고, 그 중 절반 이상이 어린이였다. 최근에는 IS가 2015년 10월 31일 이집트의 샤름 엘 셰이크에서 이륙해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로 향하던 여객기를 격추해 탑승객 전원이 224명이 숨지고, 2017년 4월 3일에는 상트페테르부르크 지하철역에서 테러 공격이 발생해 14명이 숨지고 64명이 다쳤다. 또 2022년에는 아프가니스탄 카불의 러시아 대사관을 공격했다. 미국 대테러 연구기관 수판센터의 콜린 클라크 역시 “IS의 아프가니스탄 지부인 이슬람국가 호라산은 지난 2년간 러시아에 집착해왔고, 선전매체에서 자주 푸틴 대통령을 비판했다”면서 이 단체가 테러를 벌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독일의 보안 전문가인 야신 무사르바슈도 “이번 테러의 배후 주장에 사용된 언어, 내용, 소통 채널 등을 보면 IS로부터 나온 것이 확실하다”고 말했고, 독일의 안보 전문가 피터 노이만은 “자신들의 책임을 주장하는 방법, 테러 수법, 구소련 중앙아시아 출신 무슬림이 개입됐다는 혐의, 미국에서 극단주의자 테러를 경고했다는 사실 등이 모두 이번 테러의 주체가 IS임을 가리키고 있다”고 말했다.
  • ‘파묘’ 올해 첫 천만 영화 등극…‘서울의 봄’보다 빨랐다

    ‘파묘’ 올해 첫 천만 영화 등극…‘서울의 봄’보다 빨랐다

    장재현 감독의 영화 ‘파묘’가 개봉 32일 만에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올해 첫 ‘천만 영화’다. 24일 배급사 쇼박스에 따르면 ‘파묘’의 누적 관객 수는 이날 오전 1000만명을 돌파했다. ‘파묘’는 역대 개봉작 가운데 32번째 천만 영화가 됐다. 한국 영화만 놓고 보면 23번째이며, 오컬트(초자연) 장르 중에서는 최초다. 이전까지 오컬트 영화 최고 흥행은 나홍진 감독이 만든 영화 ‘곡성’(2016)의 688만명 기록이 최고였다. 지난달 22일 개봉과 함께 박스오피스 정상에 오른 ‘파묘’는 단 하루도 1위를 내주지 않고 천만 고지를 향해 달렸다. 국내 극장가에서 천만 영화의 탄생은 지난해 12월 24일 김성수 감독의 ‘서울의 봄’이 누적 관객 수 1000만명을 넘어선 이후 석 달 만이다. ‘파묘’는 ‘서울의 봄’보다 하루 먼저 천만 영화에 올랐다.‘파묘’는 전통적인 풍수지리와 무속신앙을 엮은 오컬트 미스터리로, 풍수사 상덕(최민식)과 장의사 영근(유해진), 무속인 화림(김고은)과 봉길(이도현)이 거액을 받고 부잣집 조상의 묘를 파헤치면서 벌어지는 기이한 사건을 그렸다. ‘검은 사제들’(2015)과 ‘사바하’(2019)로 ‘K-오컬트’를 개척했다고 평가받는 장 감독은 자신의 첫 번째 천만 영화인 ‘파묘’로 한국 오컬트 장르를 대표하는 감독으로 입지를 굳히게 됐다. 배우 최민식에게 ‘파묘’는 ‘명랑’(2014)에 이어 두 번째 천만 영화다. 유해진은 ‘왕의 남자’(2005), ‘베테랑’(2015), ‘택시운전사’(2017)에 이어 네 번째다. 김고은과 이도현에겐 첫 번째 천만 영화다. 이도현은 스크린 데뷔작으로 천만 배우가 됐다. ‘파묘’의 최종 관객 수가 어디까지 갈지도 관심사다. ‘서울의 봄’은 1000만명을 돌파한 뒤에도 뒷심을 발휘하면서 누적 관객 수가 1300만명을 넘어 역대 9위에 올랐다. 국내 제작사 관계자는 “국내 TV나 OTT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장르인 데다가 누구나 부담스럽지 않게 즐길 수 있는 작품이라는 게 1000만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 같다”고 말했다.
  • 악의 끝은 어디일까…대물림되는 인류의 죄를 묻다

    악의 끝은 어디일까…대물림되는 인류의 죄를 묻다

    악을 저지르는 유전자는 따로 있을까. 인간이 아무리 의지를 가지고 선하게 살아가려 해도 악한 사람이 따로 있다면 과연 세계는 더 나아질 수 있을까. 죄를 저지를 수밖에 없는 환경에 처한 인간은 과연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을까. 기록상의 태초부터 이어져 온 이 어려운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 있다. 서울예술단의 창작가무극 ‘다윈 영의 악의 기원’이다. 작품은 박지리(1985~2016)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한 가문에 대물림된 3대에 걸친 악의 근원을 이야기하는 작품이다. 2018년 초연을 시작으로 2019년, 2021년에 이어 네 번째 시즌을 맞은 서울예술단의 대표 레퍼토리다. ‘다윈 영의 악의 기원’은 최상위 계층이 사는 1지구부터 하위 9지구까지로 분리된 계급 도시를 배경으로 한다. 주인공 다윈 영은 상위 1지구에 위치한 명문 학교 프라임스쿨의 학생이자 문교부 장관 니스 영의 아들이다. 니스는 절친한 친구였던 제이 헌터의 기일을 항상 기리는데 30주년 추도식에 따라간 다윈이 제이의 조카 루미 헌터가 삼촌의 수상한 죽음을 밝히는 일에 동참하면서 펼쳐지는 일을 그렸다. 제이의 죽음을 밝힌 유일한 단서는 사라진 사진 한 장뿐이다. 다윈과 루미는 사진의 행방을 찾아 9지구로 향하는가 하면 니스의 아이디를 몰래 이용해 국립도서관 디지털 아카이브도 열람한다. 두 사람이 백방으로 애써보지만 좀처럼 진척되지 않는 답답한 상황이 이어진다.그러나 다윈은 이내 아버지가 제이의 죽음과 연관됐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제이의 죽음은 니스가 자신의 아버지인 러너 영과 가문을 지키기 위해 벌어졌고, 그렇게 아등바등 지켜온 가문을 지키기 위해 다윈도 아버지와 같은 선택을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아버지가 저지른 죄를 덮기 위해 아들이 또 죄를 저지르고 그렇게 악은 계속 대물림된다. 다윈 집안의 사연을 접하면 악은 유전적 요인인가 환경적 요인인가 고민하게 된다. 범죄 유전자가 따로 있는가 싶으면서도 그런 환경에 놓인다면 제아무리 선한 인간이라도 별다른 선택을 할 수 있었을까. 선과 악의 경계는 가까이 맞닿아 있는지라 죄의 문제가 인간의 의지로 해결될 수 있는 것인지, 인간이 벼랑 끝에 몰렸을 때 어떤 선택을 해야 하고 할 수 있는지 등과 같은 근원적인 질문을 ‘다윈 영의 악의 기원’은 던진다. 한 사람의 내면에 공존하는 선과 악, 인류가 어쩌면 영원히 해결하지 못할 계급 갈등, 법과 정의, 삶과 죽음의 문제 등 보통의 작품에서는 쉽게 다루지 못하는 영역을 다루면서도 대중성까지 잡았다. 문학적이면서도 서정적이고 시적인 가사와 군모 곳곳에 배치된 유머가 작품의 균형을 탄탄하게 조율한다. 이유리 서울예술단 예술감독이 “한국 뮤지컬 시장에 생명력과 모델 가치가 있는 콘텐츠를 선사해주는 작품으로서 의미가 크다”고 말한 대로 국립단체가 아니었다면 불가능했을 규모와 구성이다. 앞선 공연들과 마찬가지로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23~24일이 마지막 공연이다.
  • 재일제주인의 삶에 4·3은 어떤 의미인가… ‘바람의 소리’ 연극에서 만난다

    재일제주인의 삶에 4·3은 어떤 의미인가… ‘바람의 소리’ 연극에서 만난다

    4·3사건의 광풍 속 밀항선을 타고 오사카로 건너간 쌍둥이 자매의 삶을 통해 고향을 그리워하는 재일제주인 1세대와 이를 지켜보는 2세의 모습을 그린 연극 ‘바람의 소리’가 제주 무대에 오른다. 일본 제1회 간사이연극대상에서 우수작품상을 수상해 작품성과 대중성을 인정받은 연극이어서 더욱 관심을 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제주4·3 76주년을 맞아 제주와 일본 오사카를 배경으로 서로 다른 시간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4·3을 비롯한 근현대사를 기억하는 특별기획 공연 ‘바람의 소리’를 오는 4월 6일 오후 1시와 6시 2회 제주아트센터 대극장 무대에 올린다고 21일 밝혔다. 연극 ‘바람의 소리’는 재일동포 2세 김창생 작가의 소설 ‘바람 목소리’를 각색한 작품이다. 제주 4·3사건 당시 일본 오사카로 건너간 쌍둥이 자매의 삶을 통해 한국 국적과 ‘조선적’이라는 분단의 경계에서 살아온 재일동포들의 불안한 삶과 차별, 민족적 정체성에 대한 격랑과 상흔이 담겨있다. 이번 공연에는 오사카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재일동포 극단 ‘달오름’의 재일동포 배우와 일본인 배우 20여 명이 함께 참여한다. 재일동포 3세인 김민수 대표가 직접 작품의 각색과 연출을 맡고 있다. 도가 특별기획으로 마련한 만큼 전석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제주아트센터 누리집(https://www.jejusi.go.kr/acenter/bking/order.do)을 통해 사전에 좌석을 예약하면 된다. 초등학생 이상 선착순 800명, 1인 4매까지 예매할 수 있다. 김양보 도 문화체육교육국장은 “4·3을 화해와 상생으로 기억해 나가는 제주에서 펼쳐지는 이번 공연이 재일제주인의 삶 속에 남겨진 4·3의 의미를 되새기는 뜻깊은 기회가 되길 바란다”며 “4·3을 세계인의 역사로 만들 4·3기록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에도 도민들의 많은 관심을 바란다”고 말했다.
  • 경기아트센터, ‘고전적 음악’ 공연 내달 6일 선보여

    경기아트센터, ‘고전적 음악’ 공연 내달 6일 선보여

    경기아트센터가 자체 제작한 ‘고전적 음악’ 공연이 올해에도 진행된다. 아트센터는 다음 달 6일 소극장에서 아레테 콰르텟과 함께 ‘고전적 음악’ 공연을 진행한다고 21일 밝혔다. 아레테 콰르텟은 2023년 모차르트 국제콩쿠르 1위, 2021년 프라하의 봄 국제 음악 콩쿠르 현악사중주 부문 한국인 최초 1위 등 세계적으로 실력을 인정받은 젊은 현악사중주단이다. 바이올린 전채안, 박은중, 비올라 장윤선, 첼로 박성현으로 구성됐다. 이번 ‘고전적 음악, 오후Ⅰ’에서는 동유럽 음악가들의 곡들로 봄을 맞이한다. 레오시 야나체크와 알반 베르크의 곡을 악장 발췌 없이 만나볼 수 있다. 전년도 모차르트 국제콩쿠르 최종 경연곡이었던 레오시 야나체크의 현악사중주 No.1 ‘크로이처 소나타’를 들려줄 예정이다. 아트센터 관계자는 “올해 공연은 관객에게 다가가는 고전을 추구해 다양하게 음악을 이해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했다”며 “클래식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싶은 관객들은 누구나 함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기아트센터 자체 제작 공연인 ‘고전적 음악’은 앞서 바이올리니스트 대니구, 바리톤 권서경, 경기필하모닉 챔버오케스트라, 리코디스트 남형주, 방지연 등 화려한 라인업을 선보인 만큼, 올해도 다채로운 연주자와 함께할 예정이다.
  • [문화마당] 인생에도 여러 갈래의 길이 있어

    [문화마당] 인생에도 여러 갈래의 길이 있어

    26세의 엘리즈는 유명 발레단의 주역 무용수다. 그날도 여느 때와 다름없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몸을 풀면서 긴장을 놓지 않았다. 그런데 막이 오르기 직전 동료인 남자 친구의 외도 장면을 우연히 목격하고 큰 충격에 빠진다. 마음이 흐트러지니 집중력은 떨어지고 공중에서 두 발을 벌려 높이 뛰는 ‘그랑 주테’ 동작에서 그만 발목이 꺾이는 치명적인 부상을 입고 만다. 공연은 중단되고 엘리즈는 구급차에 실려 나간다. 사랑도 잃고 무용수의 생명도 잃은 인생 최악의 날과 맞닥뜨린 것이다. 영화 ‘라이즈’의 도입부 이야기다. 2022년 작으로 국내에서는 지난해 제7회 서울무용영화제 개막작에 오른 데 이어 극장가에서도 선보였다. ‘페임’, ‘빌리 엘리어트’ 등 많은 무용영화들이 정상을 향해 달려가는 주인공의 성장 과정을 그렸다면 이 영화는 정상에 있는 무용수가 나락으로 떨어지는 데서부터 시작한다. 스포트라이트를 받던 무용수가 부상으로 인해 갑자기 무대를 떠나는 슬픈 이야기는 영화 속에서뿐 아니라 현실에서도 종종 접하게 된다. 그럴 때마다 인생의 전환점에 선 이들이 어떤 선택을 하는지 눈여겨보게 되는데 대부분 천직이라고 믿었던 무용수의 삶을 쉽게 포기하지 못한다. 영화 속 엘리즈도 마찬가지다. 깁스한 다리로 아파트 계단이나 발코니 난간을 붙잡고 몸풀기를 게을리하지 않는다. 하루도 빠짐없이 연습을 반복하는 끈기를 보여 주는데, 그런 노력 덕분일까. 우연한 기회에 다시 춤을 추게 된다. 그런데 이번엔 발끝으로 서는 토슈즈를 벗고 맨발로 춤을 춘다. ‘발레가 하늘이라면 현대무용은 땅이다’라는 대사처럼 새로운 춤의 매력에 빠진 엘리즈는 극적으로 재활에 성공하고 새로운 사랑도 찾는다. 주인공 역을 맡은 마리옹 바르보는 실제로 파리 오페라발레단의 ‘에투알’ 다음으로 높은 ‘프르미에르 당쇠즈’ 등급의 주역 무용수다. 발레단에서도 고전발레보다는 현대적인 안무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만큼 자유로운 움직임을 탐구하는 연기에서 빛을 발했다. 코로나19로 인해 공연이 없는 틈에 영화 출연을 결심했다고 하는데 발레와 현대무용을 모두 섭렵한 무용 실력은 물론이고 배우들 틈에서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연기력까지 보여 줬다. 바르보 외에 이스라엘 출신의 세계적인 안무가이자 작곡가인 호페시 셱터가 현대무용단 단장 역할과 영화 속 음악을 맡았다. 굉음에 가까운 강렬한 사운드를 배경으로 일상복 차림의 무용수들이 격렬하게 숨을 몰아쉬며 흥겨운 동작을 반복하는 움직임은 쉑터의 대표적인 춤언어인데 영화가 말하려는 ‘자유’와 딱 맞아떨어진다. 대역 없이 직접 춤추고 연기하는 출연진 덕에 영화 속으로 깊이 빠져들 수 있었다. 거듭남으로 새로운 삶을 찾는 엘리즈를 통해 희망을 보여 주려 했다는 세드리크 클라피슈 감독의 말처럼 한 편의 무용영화인 줄 알고 본 ‘라이즈’에는 우리의 인생을 관통하는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 춤이라는 울타리 안에도 여러 갈래의 다른 움직임이 있듯이 인생에도 여러 갈래의 길이 엉켜 있다. 아름답게 유영하던 백조의 추락도, 희망을 잃지 않고 다시 ‘라이즈’하려는 그의 몸부림도 모두 춤이고 곧 삶이다. 장인주 무용평론가
  • 장국영을 추모하며… 극장서 다시 만난다

    장국영을 추모하며… 극장서 다시 만난다

    2003년 4월 1일 세상을 떠난 배우 장국영을 추모하는 기획전이 열린다. 메가박스는 오는 27일부터 장국영이 출연한 대표작 5편을 상영하는 ‘R.I.P. 장국영’을 연다고 20일 밝혔다. 상영작은 ‘영웅본색’(1987), ‘영웅본색2’(1988), ‘천녀유혼’(1987), ‘아비정전’(1990), ‘패왕별희’(1993)다. 메가박스 측은 “작품마다 다양한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하며 전 세계적으로 신드롬을 일으킨 장국영의 열연을 감상할 수 있는 작품들”이라고 소개했다. 오우삼 감독의 홍콩 대표 누아르 ‘영웅본색’, 영웅본색2’에서는 장국영의 풋풋한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장국영은 영화에서 아걸 역을 맡아 세계적인 대스타가 됐다. 특히 ‘영웅본색2’의 공중전화 부스 통화 장면은 많은 관객의 심금을 울렸다. ‘천녀유혼’에서는 미모의 귀신 섭소천(왕조현 분)과 사랑에 빠지는 순박한 청년 영채신 역을 소화했다. 왕가위 감독 초기작 ‘아비정전’의 주인공 아비는 실제 장국영의 삶과 닮았다고 평가받는 작품이다. 특히 장국영이 흰 러닝셔츠만 입고 춤을 추는 장면은 지금도 회자된다. ‘패왕별희’는 어렸을 때부터 함께 경극을 해온 두 남자의 이야기다. 추모전에서는 기존 러닝타임 156분에 15분 정도를 추가한 ‘패왕별희 디 오리지널’ 판을 볼 수 있다. 기획전 특별관을 제외하고 모든 작품을 9900원에 관람할 수 있다.
  • 세종시 국제정원도시박람회, 행안부 중앙투자심사 통과

    세종시 국제정원도시박람회, 행안부 중앙투자심사 통과

    세종시는 역점 추진 중인 ‘2026세종국제정원도시박람회’가 행정안전부의 중앙투자심사를 통과했다고 20일 밝혔다. 세종국제정원도시박람회는 시 중앙녹지공간의 호수공원, 중앙공원, 국립세종수목원 등 정원자원을 박람회장으로 활용하는 국내 최초의 정원도시 박람회다. 2026년 4월 10일부터 5월 24일까지 45일간 열릴 예정이다. 시는 박람회 주제를 ‘정원 속의 도시, 미래의 수도’로 정했으며, 정원 속의 도시 세종 구축을 통해 관광 및 정원산업 육성의 계기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시는 중앙투자심사 통과로 올 하반기 조직위원회 출범, 박람회 실시설계 용역 등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업비는 국비와 시비를 포함해 총 398억원 규모다. 최민호 시장은 “재정 기반이 마련된 만큼 차질 없이 사업을 추진하도록 행정력을 집중하겠다”며 “박람회로 국제적 수준의 지속할 수 있는 정원 도시로 거듭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중앙투자심사에는 세종미래전략펀드 조성, 세종예술의전당 소극장 건립도 통과했다. 세종문학관 건립은 재검토로 의결됐다.
  • 보수단체 ‘자유총연맹’과 20년 임차계약 맺는 문체부…‘남산공연예술벨트’ 조성

    보수단체 ‘자유총연맹’과 20년 임차계약 맺는 문체부…‘남산공연예술벨트’ 조성

    문화체육관광부가 대표적인 보수 단체인 한국자유총연맹 소유 건물을 장기 임차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19일 서울 중구 남산 자유센터에서 ‘남산공연예술벨트 조성방안’을 발표하고, 남산 자유센터 건물을 활용해 가칭 ‘국립공연예술창작센터’를 조성하는 내용의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는 문체부가 20년 동안 건물 전체를 장기 임차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현재 자유센터 건물 2618평과 대지 1720평을 활용해 연습실과 공연장, 무대장치 분류센터를 만들고 다양한 분야의 공연단체에 제공해 공연예술산업 거점으로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건물을 소유한 사단법인 한국자유총연맹은 한해 100억원이 넘는 정부 보조금을 받는 대표적인 보수 단체다. 회원 300만명이 넘는 조직으로, 극우파 보수 등 500명이 넘는 인사들을 최근 자문위원으로 위촉하면서 총선 개입 의혹이 일기도 했다. 강석호 총재는 윤석열 대통령 후보 시절 캠프에서 일했다. 최근엔 이승만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건국전쟁’ 관람 인증 챌린지를 진행했고, 유인촌 장관이 여기에 동참하기도 했다. 이들 소유 남산 자유센터 건물은 현재 케이팝 아카데미, 택배 회사, 웨딩홀 등 각각 다른 민간 임차인이 사용 중이다. 이들의 마지막 계약 기간이 만료하는 시점이 2026년 4월이다. 문체부는 민간인 임차 계약이 끝날 때마다 순차적으로 20년짜리 장기 임차 계약을 맺고 리모델링에 들어간다. 이번 업무협약에 따라 자유총연맹은 20년 동안 안정적인 임대 수익을 기대할 수 있게 되면서 특혜 의혹이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 문체부 관계자는 “국립극단이 국립극장으로 다시 돌아오면서 수준 높은 공연을 준비하려면 인근에 있는 자유총연맹 공간까지 확장해 공연예술센터처럼 사용해야 한다. 그러려면 단기 임차는 사실 큰 의미가 없다”면서 “리모델링 비용이나 장기 임차 비용은 아직 정하지 않았다. 올해 예산 편성 시 반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자유총연맹이 정치색 짙은 단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그런 부분은 고려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문체부가 이날 밝힌 남산공연예술벨트 계획에는 2010년 독립 법인화해 국립극장에서 나갔던 국립극단이 14년 만에 다시 국립극장으로 이전하는 내용도 담겼다. 한편 문체부는 이날 서울 영등포구에서 열린 스물한 번째 민생토론회에서 문화예술 대표 공간 조성 계획도 밝혔다. 마포와 홍대입구 젊음의 거리 일대에 당인리 문화창작발전소를 축으로 ‘복합예술 벨트’를 조성한다. 남산 공연예술 벨트와 마포 복합예술 벨트는 문화도시로 지정된 영등포구, 여의도에 들어서는 제2세종문화회관, 문래 예술의전당과 연계해 시너지 효과를 높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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