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극장
    2025-08-05
    검색기록 지우기
  • 봉준호
    2025-08-05
    검색기록 지우기
  • 알몸
    2025-08-05
    검색기록 지우기
  • 허영만
    2025-08-05
    검색기록 지우기
  • 기안84
    2025-08-0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7,477
  • 서해를 깨우다, ‘충청권 첫 국제크루즈선’ 유치

    서해를 깨우다, ‘충청권 첫 국제크루즈선’ 유치

    서산 대산항 출발 ‘국제크루즈선’ 운항 확정내년 5월 일본 등 동북아 거쳐 부산항 입항11만4000t급에 길이 290m…최대 3780명 충남도와 서산시가 10여년 간 추진해 온 ‘충청권 최초 국제크루즈선’ 운항이 최종 확정됐다. 크루즈관광은 내년 5월 처음으로 서산 대산항을 출발해 동북아 기항지를 거쳐 부산항에 입항하는 6박7일 일정으로 추진된다. 27일 도에 따르면 지난 6월 서산시와 운영사인 롯데관광개발이 대산항을 모항으로 한 국제크루즈선 운항 협약에 이어 이날 롯데관광개발과 선사인 코스타코리아가 ‘2024 크루즈 전세선 운항 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내년 5월 8일부터 14일까지 서산 대산항에서 여객을 태우고 일본 오키나와, 미야코지마, 대만 지룽 등 동북아 기항지를 거쳐 부산항에 입항하는 6박 7일 일정이다. 유치에 성공한 코스타세레나호는 총톤수 11만 4000톤, 길이 290m, 전폭 35m로 최대 3780명의 승객을 수용할 수 있다. 부대시설은 대극장·디스코장·수영장·레스토랑·테마바·헬스장·키즈클럽·카지노·면세점 등을 갖췄다. 관광상품은 롯데관광개발 누리집과 네이버 등에서 구매할 수 있다. 도는 이번 유치를 바탕으로 지역 항만을 통한 국제크루즈 여행 실현에 이어 크루즈 기항지로서의 가능성을 대내외에 알리고 크루즈선과 여객선 유치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했다. 도 관계자는 “민선 8기 역점과제인 서해안 종합관광시설(마리나) 산업 육성을 기반으로 하는 서해안 국제 해양레저 관광벨트 구축 사업에도 속도가 붙게 됐다”라며 “대산항을 서해 중심 거점항만으로 육성하고 활성화하기 위한 노력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 송파글마루도서관 28일 개관 10주년 기념식…특별강연·음악회 등 행사 풍성

    송파글마루도서관 28일 개관 10주년 기념식…특별강연·음악회 등 행사 풍성

    서울 송파구는 대표 구립도서관인 장지동 송파글마루도서관 개관 10주년을 맞아 오는 28일에 ‘10년의 약속’을 주제로 기념식 및 특별행사를 개최한다고 27일 밝혔다. 2013년 개관 이래 현재 약 10만권의 장서를 보유한 송파글마루도서관은 10년 간 이용객 580만명, 대출권 수 270만권으로 관내 이용률이 가장 높은 도서관이다. 특히 지난 10년간 1583개 프로그램에 42만명, 221회 전시에 20만명이 참여하는 등 다양한 독서문화 행사를 운영하며 구민의 사랑을 받아오고 있다. 이날 행사는 ▲특별강연 ▲개관 10주년 기념식 ▲북토크 ▲어린이 국악극 ▲10주년 기념 콘서트 등 순으로 진행된다. 먼저 개관 10주년 기념식은 28일 오후 3시 지하 1층 숲속극장에서 진행한다. 도서관 발전 유공자를 표창하고 도서관 이용자들의 ‘10년 후 나에게 하는 약속’을 담아 타입캡슐 봉인식을 갖는다. 개봉은 2033년 개관 20주년에 한다. 특별 행사는 개관 10주년을 기념해 송파글마루도서관 이용자들이 사랑한 작가를 초청해 오전 10시 30분 <떨림과 울림> 저자인 김상욱 교수의 특별강연을 진행한다. 오후 3시 30분부터는 김용택·김민섭·김동식·김선영 작가와 함께하는 북토크가 열린다.또한 어린이 이용자들이 즐길 수 있는 공연도 마련했다. ‘어린이 국악극 <금다래꿍>’은 오후 3시 30분 야외독서 공간인 2층 잔디마당에서 펼쳐져 색다른 즐거움을 줄 예정이다. 기념식의 대미를 장식할 ‘10주년 기념 콘서트’는 오후 6시 30분 지하 1층 숲속극장에서 펼쳐진다. 최영옥 음악칼럼니스트의 사회로 허희정 바이올리니스트, 박건우 첼리스트, 엄기환 피아니스트, 전민경 오보이스트, 함석헌 베이스가 출연해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 뮤직’, ‘라데츠키 행진곡’, 영화 ‘라이언 킹’ 주제곡 등 대중들에게 친숙한 총 15곡의 클래식 연주를 들려준다. 이밖에도 오후 2시부터 5시 30분까지 1층 앞마당에서는 가족단위 이용자들이 다 함께 즐길 수 있는 부대행사도 열린다. 관내 공·사립도서관, 새마을문고, 한글문인협회가 참여하여 축하 떡 만들기, 비즈팔찌 만들기, 시낭송 지도, 책갈피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 활동으로 색다른 시간을 선사한다. 기념행사는 누구나 참여 가능하며, 프로그램 신청 및 자세한 내용은 송파구통합도서관 홈페이지에서 확인하거나 송파글마루도서관으로 전화문의하면 된다. 서강석 송파구청장은 “송파구민의 관심과 사랑 속에 송파글마루도서관이 개관 10주년을 맞이한 것을 뜻깊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구민들의 독서문화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분야의 책과 문화 행사를 제공하는 송파구 대표 구립도서관이 되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전했다.
  • ‘엑스포 홍보맨’ 자처한 CEO… 세계 랜드마크 누빈 ‘K신기술’

    ‘엑스포 홍보맨’ 자처한 CEO… 세계 랜드마크 누빈 ‘K신기술’

    4대 그룹을 중심으로 한 재계도 전 세계 각지에서 권역별로 ‘K신기술’을 앞세워 ‘2030 부산엑스포’ 유치를 지원해 왔다. 재계는 다음달 21~23일 예정된 영국 경제사절단 파견을 전후로 프랑스에 집결, 세계박람회기구(BIE) 총회가 열리는 27일까지 막판 총력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4대 그룹 중 SK의 활약이 단연 눈에 띈다. 유치위원회 민간위원장이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기도 한 최태원 회장은 지난 여름 다리 부상으로 짚던 목발에까지 부산엑스포 로고를 붙이고 다닐 정도로 ‘투혼’을 보였다. 지난해 5월부터 최 회장과 그룹 최고경영자(CEO)들이 직접 방문하거나 국내외에서 고위급 면담을 가진 국가만 160여개국에 달한다. 특히 프랑스 파리는 유치 확정 여부가 결정되는 격전지로 최 회장이 특별히 공을 들이고 있다. 이달 9일엔 ‘2030 부산엑스포 유치 심포지엄’을 열었고 16~18일 연례 CEO 세미나도 열었다. 최 회장은 세미나가 끝난 다음날인 19일부터 8일간 아프리카와 유럽 7개국을 돌며 부산엑스포를 홍보하는 출장길에 올랐다. 삼성전자는 주요국 중심가에 대형 옥외광고로 부산엑스포를 지원하고 있다. 지난 6월 파리 오페라 극장 ‘오페라 가르니에’의 대형 옥외광고에 ‘2030 부산세계박람회’ 로고를 선보였다. 9월 초 독일 베를린에서 개최된 ‘IFA 2023’에선 전시부스 내에 부산엑스포 특별관을 만들고 전시장 주변에 총 60개의 홍보 깃발을 설치해 부산엑스포를 알렸다. 현대자동차그룹은 특별 제작한 ‘아트카’로 미국, 프랑스, 인도, 인도네시아 등 세계 주요 도시를 누비며 부산엑스포를 지원해 왔다. ‘아이오닉5’, ‘EV6’, ‘제네시스G80’ 등 현대차그룹 전기차를 기반으로 만든 아트카를 다음달 말까지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과 현대 모터스튜디오 서울에 순회 전시한다. LG는 다음달 23일부터 영국 런던에서 부산엑스포 유치 지원 메시지를 붙인 2층 버스 ‘엑스포 버스’를 210대 운영한다. 버스는 런던뿐 아니라 파리에서도 시내 곳곳을 누빌 예정이다.
  • 부산오페라하우스 파사드 공법 돌고돌아 ‘트위스트’로…내년 2월 공사 재개

    부산오페라하우스 파사드 공법 돌고돌아 ‘트위스트’로…내년 2월 공사 재개

    진주를 품은 조개 형상을 한 부산오페라하우스의 정면부(파사드)를 구현할 공법이 당초 설계 공법인 ‘트위스트’로 확정됐다. 시는 26일 부산오페라하우스 파사드 구현 공법을 ‘트위스트’로 최종 걸졍했다고 밝혔다. 시는 지난 3월부터 트위스트, 스마트노드, 폴딩 등 3가지 공법으로 3차원 설계와 실물 모형 제작을 하고 공법 검증 자문위원회 회의를 거쳐 이같이 결정했다. 3가지 공법 모두 구조 안정성을 가지며 파사드 구현에 적용할 수 있지만, 트위스트 공법이 시공 과정에서 리스크 관리에 유리하고, 앞선 시공 사례도 다수 있어 가장 적합하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다른 두가지 공법은 비용 절감, 공기 단축에 큰 효과가 없는 것으로 판단됐다. 부산오페라하우스의 파사드는 진주를 품은 조개 형상을 한 비정형 입면이다. 굴곡진 구조체에 유리를 접합해 만든다. 원설계자는 2012년 국제현상공모를 통해 파사드 공법으로 부재를 꼬아 회전 각도를 만드는 ‘트위스트’를 제시했다. 그러나 2018년 5월 착공 이후 1년도 지나기 전인 2019년 2월 시공사 HJ중공업이 트위스트 공법으로는 파사드 제작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하면서 공법 논란이 시작됐다. 이듬해 시가 시공사에 대안 설계를 지시하고, 시공사는 부재 측면을 접어 각을 만들어내는 폴딩 공법을 제시했지만, 설계자가 동의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시가 컨테스트를 거쳐 지난해 1월 공법을 스마트노드로 결정했지만, 이미 만들어진 기초구조물을 활용하기에 부적합하다는 논란이 일면서 결국 트위스트로 되돌아오게 됐다. 그러는 사이 공사가 중단되는 등 사업 추진에 지연이 발생했다. 2018년 착공할 때만 해도2022년 준공 목표였으나, 현재까지 공정률은 40%에 불과하다. 당초 2500억으로 예상됐던 사업비도 물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3117억원까지 불어났다. 시는 현재 시공된 기초 구조물과의 연계를 위한 재설계와 각종 행정 절차 등을 거쳐 내년 2월쯤 공사를 재개할 예정이다. 부산오페라하우스 공사는 지난 3월부터 중단된 상태다. 계획대로 진행되면 부산오페라하우스 준공은 2026년 말로 예상된다. 공사 재개 시점부터 준공까지 물가 변동에 의한 사업비 증가, 재설계 비용 등은 시공사인 HJ 중공업이 부담한다. 부산시 관계자는 “6∼7년전에 나온 설계는 평면 설계에 그쳤는데, 파사드의 경우 3차원 설계가 돼야 했다는 아쉬움이 있다. 그간의 잘잘못을 가리기보다 신속하고 완벽한 준공을 위해 노력하고 설계와 시공, 감리 부실에 대한 행정조치는 향후 대응에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HJ중공업 관계자는 “현재는 트위스트 공법으로 시공이 가능할 정도로 설계 보완이 이뤄졌다고 생각한다. 향토기업으로서 책임을 다하기 위해 공사 재개 시점부터 추가 비용을 부담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부산오페라하우스는 오페라, 발레, 뮤지컬 등을 공연할 수 있는 1500석 대극장과 300석 소극장 등을 갖추고 부산항 북항 1단계 재개발구역에 지하 2층~지상 5층, 연면적 5만1617㎡ 규모로 지어진다.
  • 워케이션으로 더 가까워질 싱가포르·제주

    워케이션으로 더 가까워질 싱가포르·제주

    싱가포르에서 제주 워케이션(일(work)+휴가(vacation)의 합성어) 설명회가 개최돼 주목을 받았다. 제주특별자치도는 25일 오후 6시(현지시간) 아세안 플러스 알파 정책의 거점인 싱가포르 래플스 호텔에서 현지 기업들을 대상으로 약 2시간에 걸쳐 제주의 기업환경 및 워케이션 설명회를 개최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설명회는 싱가포르 경제계에 제주의 산업적 가능성을 선보이는 첫 행사여서 더욱 관심을 끌었다. 싱가포르 기업인연합회(SBF) 회원사로 신재생에너지, 해운, 물류 등 제조업과 금융·컨설팅 등 다양한 업종의 현지 기업들을 비롯해 한국기업의 싱가포르 법인 등 38개사 62명의 기업인들이 참석해 제주시장에 큰 관심을 보였다. 제주는 이 자리에서 탄소중립 2030으로 쌓아 온 그간의 성과와 함께 도심항공교통(UAM), 글로벌 그린수소 허브 구축 등 싱가포르에서도 관심이 큰 유망산업의 정책 비전과 계획들을 공유했다. 특히 대한민국 워케이션의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는 제주의 워케이션 기반시설을 설명하면서 국내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제주 워케이션 오피스를 활용할 것을 제안했다. 김성중 행정부지사는 환영사를 통해 싱가포르 기업인들에게 신산업과 워케이션 등 제주의 새로운 매력을 소개하며 “도는 특별자치도로서 차별화된 비즈니스 환경과 제도를 갖춰 국내외 다양한 기업이 찾는 곳이다. 대한민국의 정보기술(IT) 대기업들이 제주에 둥지를 틀고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 물류비용 부담없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자연환경과 관광, 정보기술(IT) 기반시설이 결합된 제주는 대한민국 워케이션 최적지”라며 “앞으로 싱가포르 제주사무소를 플랫폼으로 더욱 다양한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협력하고 교류하는 계기가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도는 워케이션 경쟁력 확보와 ‘성지’로서의 입지 구축, 기업 유치 계기 마련을 위한 워케이션 공공오피스 조성사업을 차질없이 추진하고 있다. 도는 국비 30억 7000만원(지방소멸대응기금)을 지원받아 제주시 원도심과 서귀포시 혁신도시, 함덕리 해안도로변 등 총 3곳에 워케이션 공공오피스를 조성하고 있다. 서귀포복합혁신센터 2층에 워케이션 오피스 시설 리모델링을 최근 완료했다. 이곳은 지난해 시범 운영을 한 장소로 시범 운영에서 나타난 기업 불편사항을 반영해 수도권 본사 근무와 이질감이 없도록 각종 시설·공간·기기 등을 구축하고 원격근무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개선을 마치고 현재 도외 기업을 대상으로 참여 신청을 받고 있다. 제주시 지역은 원도심 내 (구)코리아극장 일부를 장기 임차해 현재 리모델링 공사 중으로 11월쯤 완료할 예정이다. 또한 읍면지역 워케이션 공공 오피스 부지로 함덕해수욕장 인근 해안도로변 공유지를 선정해 현재 공유재산심의 절차를 이행하고 있다. 2024년말 지상 2층 규모로 준공할 예정으로 해당부지는 숙박시설과 음식점 등 생활 기반시설이 갖춰진 함덕에 위치해 있어 읍면지역의 대표 워케이션 거점오피스로 운영할 계획이다.
  • [문화마당] 런던의 일상 속, 모두를 위한 극장/장인주 무용평론가

    [문화마당] 런던의 일상 속, 모두를 위한 극장/장인주 무용평론가

    저녁 늦은 시간 런던 템스강 변 NT(National Theatre) 극장 앞에 수많은 인파가 모여 있었다. 공연 끝나고 몰려나온 관람객이려니 했는데 알고 보니 그날은 공연이 없었다. 많은 사람들이 늦은 시간 무엇을 하고 있는 걸까. 지난해에 이어 최근 런던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예상대로 코로나19 때문에 제약이 있던 지난해에 비해 올해 더 많은 관광객들로 북적였는데 불이 꺼져 있어야 할 늦은 시간에도 템스강 변 공연장들은 화려하게 조명을 밝히고 문을 활짝 열어 두고 있었다. 그중에서 NT극장 안으로 들어가 보니 혼자 노트북 앞에서 일하기도 하고, 소그룹이 모여 토론도 하는 등 다양한 사람들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NT는 영국을 대표하는 국립극장 중 하나다. 1976년 개관한 이래 공공극장의 사명감으로 주로 실험성이 강한 작품을 기획해 왔다. 우리나라에서도 공연 실황 프로그램 ‘NT 라이브’를 통해 화제작을 소개하고 있어 친근하게 알려져 있다. 그런데 로비 중앙의 커다란 안내문이 눈에 띄었다. “모두를 환영합니다. 우리 모두는 방문 목적이 무엇이든 NT를 모든 사람이 소속감을 느낄 수 있는 따뜻하고 영감을 주는 장소로 만드는 일에 동참합니다. 만일 차별적이고 위협적인 행동을 경험했다면 조치를 취할 테니 직원에게 문의하십시오.” 이어지는 문장을 요약하면 공간을 드나드는 모든 사람이 존중받아야 한다는 내용이다. “마음을 열고 인내심을 갖고 친절하게 대해 주세요”라는 마무리까지 읽고 나면 극장 로비에 걸려 있기엔 무척 구체적이고 상세한 방문 지침에 이렇게까지 장황하게 안내하게 된 경위가 궁금해진다.영국을 잘 아는 이들은 영국인들이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고 이성적이라고 묘사한다. 영화 ‘킹스맨’에 나오는 영국 신사를 떠올려 봐도 차분함을 잃지 않고 서로 존중할 것만 같은데 극장 로비에 예의와 관용을 강조한 지침이라니, 그저 생소하기만 하다. 경위는 이랬다. 밀레니엄 사업의 일환으로 템스강 남부 사우스뱅크 지역을 대대적으로 개발하면서 ‘런던 아이’ 관람차를 세워 대성공을 거뒀고 주변 공연장 등을 재정비해 예술과 엔터테인먼트의 중심지로 거듭났다. 사우스뱅크의 중심격인 NT는 8000만 파운드(약 1300억원)를 들여 ‘NT Future’ 프로젝트를 실행해 2015년 마무리했다. 공연장 객석과 무대 장비를 개선함은 물론 교육시설과 디지털 제작 공간을 보강하고 백스테이지와 창작 공간 공개가 가능하도록 했다. 프로젝트는 건물과 시설 등 제반 여건을 개선한 것인데 그 목적을 사우스뱅크 전 지역의 개발 목표인 ‘공공 개방성’에 뒀다. 일요일을 빼고 매일 오전 10시부터 밤 11시까지 개방하고, 공연장에서 일상을 보낼 수 있도록 공간을 재설계해 ‘모두를 위한 극장’으로 탈바꿈했다. 그러다 보니 공연 시간 전후 특정 시간이 아니라 하루 종일 공간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상주하게 되고 이들을 위한 지침서가 필요했다. 서로의 행동이 방해되지 않도록 규칙을 세우고 동시에 NT의 방향성까지 담아 쉽게 풀어 쓴 안내문인 것이다. NT는 모든 요식업장을 직영하고 그 수입이 빠듯한 예산에 큰 도움이 된다는 속사정까지 알고 나니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NT의 작전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와 코로나19 피해를 극복하는 방법이기도 했다.
  • ‘K코미디’ 다시 웃을까

    ‘K코미디’ 다시 웃을까

    국내 공개 코미디의 간판 방송이었던 KBS2의 ‘개그콘서트’(개콘)가 3년 반 만에 귀환하고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가 새로운 코미디 프로그램 ‘코미디 로얄’ 론칭을 예고하면서 코미디 팬들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코미디 로얄’ 글로벌 반응 관건 2020년 6월 ‘개콘’이 폐지되고 지난 9월엔 tvN ‘코미디 빅리그’가 종영된 뒤 유튜브 쇼트폼으로 각자도생해 온 코미디언들도 활기를 띠고 있다. 다음달 28일 공개되는 넷플릭스의 ‘코미디 로얄’은 국내 코미디언 20명이 팀을 이뤄 ‘단독쇼’ 론칭 기회를 두고 대결하는 서바이벌 코미디 예능이다. 이경규와 문세윤, 이용진, 방송인 탁재훈, 코미디 레이블인 메타코미디를 이끄는 정연준이 ‘마스터’로 나서 후배 코미디언 15명과 팀전을 펼친다. 넷플릭스 측은 유튜브의 개그 쇼트폼을 방송 무대로 옮겨 온 공개 코미디 형식의 새로운 예능을 보여 줄 것이라고 말한다. 유튜브 개인 채널에서 주가를 올리고 있는 코미디언들이 대거 합류한 게 특징이다. ‘황경영’, ‘황스미스’ 캐릭터로 인기 절정인 황제성과 ‘곽경영’ 캐릭터의 곽범, 숏박스의 ‘엄지렐라’ 엄지윤, ‘면상들’의 이선민과 ‘홍박사를 아세요?’로 인지도를 높인 조훈, ‘노빠꾸’의 신규진, ‘뚱시경’으로 잘 알려진 나선욱과 ‘길은지’ 캐릭터의 이은지 등이 출연을 확정했다. ‘코미디 로얄’이 회당 30분 분량의 미드폼 방송으로 편성되는 건 유튜브 쇼트폼의 확장 버전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플랫폼에 얹혀진 K코미디가 어떤 반향을 일으킬지가 관전 포인트다.● ‘개콘’ 독특한 예능 홍수 속 시험대 다음달 12일 첫 방송을 앞둔 ‘개콘’은 3년 반 만에 무대에 선다. 지난 15일 서울 홍대의 한 소극장에서 연 VIP 시사회에서는 ‘금쪽 유치원’, ‘대한결혼만세’ 등 주요 코너들이 선보였다. 오는 1일 공개 코미디 형식의 첫 녹화를 한다. 2000년대 스타 개그맨들의 산실이 된 ‘개콘’의 귀환은 반가움 못지않게 그 성패에도 관심이 쏠린다. 과연 중독성 있는 유튜브 코미디와 OTT의 독특한 예능들이 대세가 된 요즘 방송 환경에서 ‘개콘’이 높아진 시청자들의 눈높이에 맞출 수 있을지 시험대에 올라 있다. ‘개콘’ 측은 시즌 2가 아닌 이전 ‘개콘’의 회차를 이어받은 기존 공개 코미디가 될 것이라고 설명한다. 변화보다는 기존 개그의 답습이 될 여지도 있는 셈이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KBS의 ‘개콘’ 부활은 공영방송으로서 갖는 의미가 크지만 유망주 발굴이나 새로운 스타 탄생 없이 기존 방식으로는 힘을 발휘하기가 쉽지 않다”며 “넷플릭스의 ‘코미디 로얄’은 올해 들어 시도하고 있는 미드폼 예능의 일환으로 글로벌한 반응이 성패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 조수미 뉴욕 할렘 고등학교에서 ‘아리랑’ 부른 이유는

    조수미 뉴욕 할렘 고등학교에서 ‘아리랑’ 부른 이유는

    소프라노 조수미가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할렘가의 한 고교를 찾아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무료 콘서트를 열었다. 조씨는 흑인과 라틴계 학생이 다수를 차지하는 맨해튼 북부 할렘가의 데모크라시 할렘 고교 지하 강당에서 아돌프 아담의 오페라 ‘르 토레아도르’에 삽입된 ‘아, 어머니께 말씀드리죠’를 시작으로 학생들에게 아름다운 선율을 선사했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극장에 주역으로 섰던 프리마돈나가 할렘 가의 작은 학교 무대에 오른 것은 각별한 인연 때문이었다. 2013년 뉴욕의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한다는 취지로 설립된 이 학교는 한국어 및 우리 문화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학생들은 공연 도중 우리말로 “사랑해요”라고 외쳤다. 공연 마지막 곡은 ‘아리랑’이었는데 조씨가 직접 피아노를 연주하며 학생들과 함께 불러 기립박수를 낳았다. 이 학교 9학년생 자말리는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너무 좋았다. 환상적인 경험을 선사해준 것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할렘 고교 공연 전날에는 주유엔 한국대표부 주최로 뉴욕 카네기홀에서 열린 한국전 정전 70주년 콘서트에 출연해 6·25 전쟁 당시 우리 손을 잡아준 참전영웅을 위해 노래했다.
  • 용산구-베트남 빈딘성, 외국인 관광객 유치 설명회

    용산구-베트남 빈딘성, 외국인 관광객 유치 설명회

    서울 용산구가 지난 19일 용산아트홀 소극장에서 국외 자매도시인 베트남 퀴논시가 위치한 빈딘성과 공동으로 ‘용산구-빈딘성 외국인 관광객 등 유치설명회’를 개최했다고 25일 밝혔다. 외국인 관광객 유치와 민간부문 투자 홍보의 자리를 마련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한다는 취지다. 이번 행사에는 응우엔 반 중 퀴논시 서기장, 응우엔 부뚱 주한베트남 대사, 빈딘성 관광국 및 퀴논시 관계자 등 대표단 20여 명과 숙명여자대학교, HDC신라면세점,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 오리온, 아모레퍼시픽, 몬드리안 호텔 등 용산구-퀴논시 교류사업 참여 기업·기관 100여명이 참석했다. 식전 행사로 행사장 외부에 구와 빈딘성에서 각종 교류사업을 추진 중인 8개 참여 기업이 홍보부스를 운영해 개별적으로 맞춤형 사업 홍보를 진행했다. 이후 본 행사에서는 빈딘성과 용산구의 주요 관광지와 시설 안내, 관광사업들을 홍보하고, 교류사업 참여기업들이 사업 현황과 성과를 발표하는 시간도 가졌다. 이번 행사를 위해 지난 17일부터 20일까지 3박 4일 일정으로 용산을 방문한 퀴논시 대표단은 설명회에 앞서 HDC신라면세점과 아모레퍼시픽 본사를 방문해 현재 우리나라 관광 트렌드와 시장 현황을 파악했다. 이날 행사에서 참석한 응우엔 반 중 퀴논시 서기장은 “퀴논시는 지난 10년동안 매년 15% 이상의 관광객 증가율을 보여왔고, 대규모 관광인프라 건설 프로젝트가 현재 진행중”이라며 “향후 용산과 퀴논시의 자매도시 30주년을 앞두고 관광 분야가 양 도시 간 주요 협력사업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구는 퀴논시에 2016년부터 ‘꾸이년 세종학당’을 운영을 통해 한국어와 한국문화 보급에 앞장서고 있다. 학당에서는 매년 한국어 강좌 수료생 300여명을 배출하고 있다.
  • 공원과 이어진 직장·주거·문화… 세운상가, 생태도심으로 세운다

    공원과 이어진 직장·주거·문화… 세운상가, 생태도심으로 세운다

    서울시가 세운상가를 철거한 뒤 종묘~남산까지 이어지는 녹지중심축을 조성하고 주변에 1만 가구 규모의 주거공간과 뮤지컬 전용극장 등을 만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다만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세운상가를 보존하는 방식으로 개발하기 위해 설치한 세운공중보행로의 철거에 따른 예산낭비 논란과 세운지구에서 생계를 꾸리는 소상공인 등 세입자들의 반대는 풀어야 할 숙제다. 서울시는 24일 서울시청에서 브리핑을 통해 ‘세운재정비촉진계획’ 변경안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시는 25일부터 다음달 8일까지 변경안 주민공람을 실시한다. 오세훈 시장의 세운재정비촉진지구(세운지구) 개발 계획의 ‘최종본’이라 할 수 있는 이번 변경안에는 연면적 100만㎡ 이상의 업무 인프라와 1만 가구 규모의 주거단지를 건설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을지로 일대 도심공원 하부에는 1200석 규모의 뮤지컬 전용극장도 건립한다. 녹지중심축이 들어서는 구역 중 청계천 남쪽의 삼풍상가와 PJ호텔은 도시계획시설 공원으로 지정해 시가 매입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정회원 서울시 도심재창조과장은 “삼풍상가와 PJ호텔은 유동인구가 많은 을지로와 연접해 있어 문화시설이나 휴게공간 등에 대한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돼 공공에서 선제적으로 공원화하기로 한 것”이라면서 “공청회 등의 과정을 통해 도시계획시설로 결정되면 예산 확보 등을 거쳐 2026년 (공원)착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감정평가 결과 현 시세 기준 삼풍상가와 PJ호텔은 각 1000억원가량 되는 것으로 시는 파악하고 있다. PJ호텔 남측의 인현상가는 인근 6-4-1구역과 통합개발로 진행된다. 시에서 직접 공공재개발을 수행하는 방식이다. 주민 30%의 동의를 얻으면 신청할 수 있는 공공재개발은 사업 기간 단축 등의 이점이 있다고 시는 설명했다. 다만 수백개로 쪼개져 있는 토지의 소유주들과 3300여개에 달하는 세운지구 일대 사업장 세입자들의 동의를 얻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시는 세운지구 내에서 생계를 이어 가는 영세사업자들에 대해 법적인 보상 외에 용적률 인센티브를 통해 임시상가 설치, 우선 분양권·임차권 제공 등의 지원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기존 영세사업자들이 재정착할 수 있는 개별 공공임대상가 공급 방안도 이번 계획안에 포함됐다. 예산 1000억원이 투입돼 지난해 개통한 세운공중보행로의 철거 여부도 관심사다. 개통 1년도 되지 않은 만큼 시는 이날 말을 아끼며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정 과장은 “이번 세운지구 계획안에 (세운공중보행로 철거가) 포함되진 않았지만 유지 여부 등 향후 계획은 계속해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 “친구…” 유인촌 문체부 장관, 혈액암 투병 안성기 쾌차 기원

    “친구…” 유인촌 문체부 장관, 혈액암 투병 안성기 쾌차 기원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24일 재단법인 신영균예술문화재단(이사장 안성기) 주최 ‘아름다운예술인상’ 시상식에 참석, 한국 예술의 세계 진출 확대 정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 장관은 이날 오후 서울 강동구 고덕동 스테이지28에서 열린 ‘제13회 아름다운예술인상’ 축사에서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현실이 제가 15년 전 문화부 일을 할 때 하고 환경이 너무나 많이 달라졌다”며 이같이 밝혔다. 무대에 오른 유 장관은 “요즘 고민이 많다. 내년도 제작되는 영화가 확실하게 몇 편이 제작되는지 불확실하고 드라마도 얼마나 많이 제작될 수 있는지 불확실하다”라며 “극장을 찾는 관객은 점점 떨어지고 정말 많은 영화인, 드라마나 문화산업 전반에 종사하고 있는 많은 분들이 계속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고 그것이 쉽게 좋아지지 않을 거란 생각을 많이 하고 계신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유 장관은 “언제나 그랬듯이 위기 뒤에 기회가 온다고 생각하고 어찌 보면 우리가 세상이 변해가는 것에 대해서 조금씩이라도 미리 준비를 했더라면 오늘날 힘든 게 덜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리가 세계 무대에 나갈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와 있는데 오히려 우리한테 위기가 와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세계 무대에서 더 교류하고 우리의 인재들이 더 넓은 세상에서 뛰어놀 수 있도록, 그런 장으로 바꿀 정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유 장관은 행사를 주최한 신영균예술문화재단의 이사장인 배우 안성기의 쾌유를 빌었다. 유 장관은 축사 말미 “마지막으로 제 친구 안성기가 더 건강해져서 활발하게 스크린에서 얼굴을 볼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름다운예술인상은 2011년 신영균예술문화재단이 창립되던 해 제정돼 매년 연말에 영화, 연극, 공로, 선행, 독립영화 부문에서 활동이 돋보이는 예술인을 선정, 총 1억원(각 2000만원)의 시상금과 상패를 수여하는 축제를 이어왔다. 올해는 연극 ‘리어왕’에서 활약한 배우 이순재가 연극예술인상을, 배우 이정재가 영화예술인상을 수상했다. 배우 조인성은 굿피플예술인상, 배우 김서형은 독립영화예술인상, 임권택 감동은 공로예술인상의 주인공으로 선정됐다.
  • ‘비하인드 더 문’, 중구문화재단 창작뮤지컬어워드 NEXT 우승

    ‘비하인드 더 문’, 중구문화재단 창작뮤지컬어워드 NEXT 우승

    ‘비하인드 더 문’이 중구문화재단 충무아트센터 창작 지원 프로그램에서 최종 우승했다. 중구문화재단은 지난 21일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열린 ‘2023 창작뮤지컬어워드 NEXT’에서 ‘비하인드 더 문’이 우승했다고 24일 전했다. 1인극인 ‘비하인드 더 문’은 주인공 마이클 콜린스가 아폴로 11호에 탑승했지만 사령선 조종을 위해 달에 착륙하지 못하고 달의 뒤편에 홀로 남았던 이야기를 담았다. 2022 공연예술창작산실 대본 공모사업에 선정된 작품으로 김한솔 작가, 강소연 작곡가, 김지호 연출이 힘을 모았다. 전문심사위원단은 “시대와 인물을 넘나드는 서사와 더불어 고상호 배우의 열연, 완성도 높은 대본과 음악에 높은 점수를 줬다”며 ‘니에블라’, ‘죽거나, 죽이거나’를 제치고 우승작에 선정된 이유를 밝혔다. ‘비하인드 더 문’은 우승 상금으로 작품개발 지원금 3000만원을 받는다. 2024년 7월에는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관객들과 만날 수 있다. ‘창작뮤지컬어워드 NEXT’는 쇼케이스 및 시범 공연 단계에서 다음 단계로 도약을 준비하는 창작뮤지컬을 발굴하고자 기획된 프로그램이다. 올해 3회째로 지난 4월 공고를 시작했고 올해는 40여개의 출품작이 접수됐다. 중구문화재단은 “새로운 뮤지컬을 찾는 관객들의 열렬한 응원 속에 성황리에 어워드를 마친 충무아트센터는 타이틀에 걸맞은 ‘다음’ 창작뮤지컬을 지속해서 찾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 “마을 곳곳 찾아간다” 서울충무로영화제 27일 개막

    “마을 곳곳 찾아간다” 서울충무로영화제 27일 개막

    서울 중구가 오는 27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제12회 서울 충무로영화제를 연다고 24일 밝혔다. 특히 중구 곳곳의 주민 생활권에 스크린을 옮긴 ‘마을극장’ 코너를 신설했다. 충무로영화제에선 36편의 영화를 만날 수 있다. ‘접속’, ‘봄날은 간다’, ‘장화, 홍련’ 등의 작품들을 충무아트센터와 CGV 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 중구 일대에서 상영할 계획이다. 자세한 사항은 공식 홈페이지(cffs.kr)와 인스타그램(@cffs_official)에서 확인할 수 있다.또 마을극장은 남산골 한옥마을, 봉래초 등지에서 열린다. 29일 오후 7시 남산골 한옥마을에선 ‘작은 정원’, 30일과 31일 오후 6시엔 봉래초등학교에선 ‘말아’와 ‘걷기왕’이, 다음달 1일 오후 1시 30분엔 유락종합사회복지관에서 ‘델타보이즈’가 상연된다. 중구 관계자는 “주민들의 생활권으로 직접 찾아가 주민 곁에서 더 가까이 함께하는 영화제를 만들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개막식엔 충무로에서 제작된 다큐멘터리인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충무로’와 무성영화인 ‘검사와 여선생’이 상영된다. 폐막작으로는 하라다 마사토 감독의 ‘배드 랜드’가 한국 최초로 상영된다. 하라다 감독의 무대인사도 예정되어있다. 김길성 중구청장은 “대중성과 예술성을 아우르는 다양한 문화 축제 콘텐츠와 남산-명동-충무로 등 중구의 대표 관광 벨트를 연계하는 프로그램을 구성해 관객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함께 만들어가는 영화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장애인도 비장애인도 함께...‘모두예술극장’ 오늘 개관

    장애인도 비장애인도 함께...‘모두예술극장’ 오늘 개관

    장애인의 문화예술 활동 접근성을 최고 수준으로 확보한 모두예술극장이 문을 연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은 24일 서울 서대문구 모두예술극장에서 개관식을 열고, 국내외 장애예술 우수 작품, 창작·기획 작품 등 10개 작품을 엄선해 내년 2월까지 선보인다고 밝혔다. 모두예술극장은 우리나라 최초 장예예술인 표준공연장으로, 서대문구 충정로 구세군 빌딩 3개 층을 활용한다. 전체 면적은 2014㎡이다. 휠체어석 좌석 수 상황에 맞춰 조정할 수 있는 250석 규모 중극장과 연습실, 창작레지던시와 교육 공간, 소규모 공연과 시연회가 가능한 창작 스튜디오 등을 갖췄다. 또 전체 공간을 평평하게 만들어 장애인의 접근성을 높이고, 활동에 제약이 없도록 무대를 조성했다. 무대 기술 조정실에 휠체어를 타고 이동할 수 있다. 시각· 청각·발달장애인 등 장애 유형별로 편하게 관람할 수 있도록 했다. 하우스 매니저, 접근성 매니저 등을 두어 장애인들에게 맞춤형 서비스도 할 수 있다. 공연장과 연습실, 스튜디오는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연 2회 정기 및 수시 대관을 신청받는다. 장애인(단체)에게 우선 대관과 사용료 할인 혜택을 준다. 모두예술극장은 윤석열 정부 국정 과제 가운데 하나로 추진돼 지난해 10월 리모델링 공사를 시작했다. 앞서 장애예술인 실태조사에서는 장애예술인 문화예술활동에 어려운 점으로 ‘작품발표·전시·공연 등 시설 부족’이 25%, ‘연습 및 창작공간 부족’이 23.9%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 가을 극장, 공포로 물들다

    가을 극장, 공포로 물들다

    여름 대목을 지나 추석 이후 개봉하는 ‘가을공포’ 영화가 줄줄이 나왔다. 지난 18일 개봉한 ‘괴담만찬’은 6개의 단편으로 구성된 옴니버스 영화다. 카카오페이지 웹툰 ‘테이스츠 오브 호러’를 원작으로 만들었다. 소원을 이루기 위한 댄스 챌린지, 목 꺾인 도플갱어가 알려 준 입시 비법, 절대 가면 안 되는 모텔 307호의 비밀, 아파트 입주민 전용 헬스장의 금기, 연구실에서 현재 진행 중인 잔인한 실험, 인기 먹방 BJ가 라이브 중 저지른 돌발 행동 등 욕망에 눈먼 이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배급사 측은 “코로나19 유행 때 12개의 단편을 제작했다가 일상과 밀착한 이야기들을 골라 가을공포 시즌에 맞춰 6편으로 묶어 개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개봉한 ‘엑소시스트: 믿는 자’는 걸작 공포영화 ‘엑소시스트’(1973) 50주년을 기념해 새로 제작됐다. 사진작가 빅터(레슬리 오덤 주니어 분)의 딸 앤절라와 딸의 친구 캐서린이 실종되고, 3일이 지난 뒤 기억이 모두 사라진 채 돌아온다. 두 아이는 이상 증세를 보이고, 몸에 들어간 악마가 존재를 드러낸다. 이후 한 명을 살리면 한 명이 죽는다는 충격적인 사실도 밝혀진다. 원작과 유사하면서도 새로운 인물과 이야기로 재탄생했다. 빅터가 상담받는 엑소시즘 전문가 크리스 역으로 50년 전 원작에 출연했던 배우 엘런 버스틴이 합류하는 등 원작과의 연결 고리도 심었다. 다음달 1일 개봉하는 ‘톡 투 미’는 빙의를 소재로 한 공포영화다. 파티에 참석했다가 ‘90초 빙의 챌린지’에 충동적으로 도전하는 미아(소피 와일드)의 이야기를 그렸다. 사람 손 모양의 조각을 잡고 “톡 투 미”(내게 말해)라고 속삭이면서 빙의가 시작된다. 빙의 시간은 절대 90초를 넘기면 안 된다. 미아는 친구 라일리에게 50초 동안 도전하도록 했다가 빙의된 혼령과 자신의 관계를 알게 되면서 시간을 넘겨 버린다. 이후 라일리에게 끔찍한 사고가 벌어진다. 지난 7월 북미 개봉 이후 전 세계에서 제작비의 20배가 넘는 수익을 거뒀다. 오는 12월 개봉하는 일본과 달리 국내에는 한 달 앞서 들어왔다.
  • 인천 영화 주간 2023, 자리 가득 채운 관객과 함께 20일 개막

    인천 영화 주간 2023, 자리 가득 채운 관객과 함께 20일 개막

    ‘인천 영화 주간 2023’ 10월 20일(금) CGV인천연수에서 개막식 열려20일~22일 ‘사랑에 빠진 영화’ 주제... 사랑의 의미 되새겨보는 국내외 영화 32편 상영가수 ‘소유’의 감미로운 개막 축하 공연으로 개막식 분위기 훈훈개막작 ‘낭만적 공장’ 조은성 감독, 관객 만나기 위해 방문23일~26일 ‘SEE YOU IN CINEMA : 극장에서 만나요’로 시민들 만나 ‘한국 영화 태동의 중심’ 인천시에서 개최되는 ‘인천 영화 주간 2023’(INCHEON FILM WEEK 2023)가 지난 20일 오후 7시 인천광역시 연수구에 위치한 스퀘어원 야외광장에서 개막식을 갖고 시민과 함께하는 영화축제를 시작했다. ‘인천 영화 주간 2023’은 올해 ‘사랑에 빠진 영화’를 주제로 20일부터 26일까지 스퀘어원(SQUARE1), CGV인천연수 등 인천광역시 일대에서 개최된다. 20일부터 22일까지는 스퀘어원과 CGV인천연수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사랑의 의미를 묻고 탐구하는 총 6개 섹션, 국내외 32편의 영화가 상영되며, 23일부터 26일까지는 부평 대한극장, 애관극장, 영화공간주안, 인천미림극장에서 진행되는 ‘SEE YOU IN CINEMA : 극장에서 만나요’ 프로그램으로 시민들을 만난다. 20일 OBS 경인TV를 대표하는 유진영 아나운서의 사회로 문을 연 개막식은 수많은 관객과 함께 시작했다. 가수 ‘소유’의 감미로운 목소리와 함께한 개막식은 유정복 인천광역시장의 인사, 김종득 인천시의회 문화복지위원장의 축사와 백현주 인천광역시영상위원회 운영위원장의 개막 선언, 김경태 프로그래머의 프로그램 소개와 개막작 ‘낭만적 공장’의 조은성 감독의 인사말 순으로 진행됐다. 인천 영화 주간 2023의 개막을 축하하기 위해 무대에 오른 유정복 인천광역시장은 “OTT 시대지만, 영화관만의 매력은 살아있다”며 “점점 깊어지는 아름다운 가을빛과 가장 어울리는 주제로 개최되는 인천 영화 주간 2023의 개막을 축하한다”고 말했다.김종득 인천시의회 문화복지위원장은 “인천의 아름다운 풍경이 수없이 영화에 등장하는 것은 우리 인천이 영화 산업에 주력하고 있는 이유”라며 “앞으로도 멈추지 않고 인천 영화 주간이 더욱 힘내길 응원한다”고 축하 인사를 전했다. 축사에 이어 백현주 인천광역시영상위원회 운영위원장은 “귀한 시간을 내어주셔서 감사하다”며 “올해 주제인 ‘사랑에 빠진 영화’에 맞춰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앞으로 이곳 스퀘어원과 CGV인천연수를 시작으로 인천 전역에서 진행되는 인천 영화 주간 2023를 알차게 즐겨주시길 바란다”고 말하며 개막을 선언했다. 개막 선언 이후 무대에 오른 김경태 프로그래머는 올해의 프로그램 주제와 함께 전체 행사를 소개했다. 그는 “올해 ‘인천 영화 주간’은 각양각색의 사랑 이야기가 펼쳐지는 국내외 영화들을 한자리에 모았다”며 “때로는 유쾌하고 발칙하게, 때로는 진지하고 감성적으로 사랑의 의미를 담은 32편의 작품을 통해 사랑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해보는 일주일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또 인천 영화 주간 2023의 개막작 ‘낭만적 공장’의 조은성 감독이 개막식을 찾아 자리를 빛냈다. 인천영상위원회의 제작 지원을 받아 제작돼, 남녀주인공 외에 또 다른 주인공으로 ‘인천’을 꼽을 수 있을 만큼 인천의 매력을 흠뻑 담은 작품이다. 무대 인사를 위해 무대에 오른 조은성 감독은 “‘영화 도시, 인천‘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행사인 인천 영화 주간 2023의 개막작으로 선정돼 기쁘고, 두 주인공의 사랑을 함께 응원하며 감상해주시길 바란다”고 인사를 마쳤다. 관객들의 뜨거운 박수와 환호로 개막한 ‘인천 영화 주간 2023’는 관객들을 위한 풍성한 부대프로그램도 마련됐다. 먼저, 21~22일 양일간 스퀘어원과 CGV인천연수에서는 가족 모두가 함께 즐기는 ‘도전, 영화 골든벨’, 버스킹공연, 원데이 클래스 등이 준비됐다. 23일부터 26일까지 5일간은 시민들의 적극적인 영화 관람을 독려하고 지역극장 활성화를 위해 기획된 부대프로그램 ‘SEE YOU IN CINEMA: 극장에서 만나요’가 부평 대한극장, 애관극장 등 인천 천 내 4개의 지역극장에서 진행된다. ‘인천 영화 주간 2023’의 모든 프로그램은 무료로 진행되며, 관련된 자세한 사항은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 ‘검은 수요일’…밤중 크렘린궁 전방 4㎞에서 대형 인질극 [지구촌 소사]

    ‘검은 수요일’…밤중 크렘린궁 전방 4㎞에서 대형 인질극 [지구촌 소사]

    ■ 10월 지구촌 소사(小史): 사건 10걸 ❺2002.10.23 모스크바 오페라 극장 인질극그날 오후 9시 15분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4㎞ 떨어진 둠 클리크 오페라 극장에서 뮤지컬을 감상하던 관객 900여명은 공연에 넋을 내주고 있었다. 군복에 중무장한 남녀 10여명이 무대 위로 오르며 배우들을 순식간에 몰아냈기 때문이다. 옛 소련 군대를 배경으로 한 ‘노르드 오스트’(Nord Ost·북방과 동방) 2막을 시작한 직후여서 미국, 영국, 독일에서 온 76명의 외국인을 포함한 관객들은 연기의 일부인 줄로만 알았다. 잠시 뒤 인질범들이 기관총을 공중에 난사한 뒤에야 엄청난 사실을 깨달았다. 15정의 AK 소총과 권총 11정, 수류탄 114개로 무장한 이들은 자신들을 체첸에서 온 ‘블랙 위도우’(Black Widow·검은 과부단)와 29사단 소속이라고 소개했다. 여성 19명, 남성 22명으로 이뤄진 집단이었다. 여성들은 검은 니캅을 착용한 채였다. 여성들은 자폭 테러까지 준비했다. 괴한들은 먼저 인질들에게 휴대전화로 가족과 지인들에게 상황을 알리라고 말한 다음 극장 30여곳에 폭탄을 설치했으며 50㎏ 가량의 폭탄을 2곳에 분산 배치해 만약의 경우 터트릴 태세였다. 10시 15분쯤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이 장갑차 2대, 경찰차 20대, 소방차와 구급차 5대를 동원해 극장을 포위하고 인근 건물에 지휘본부를 설치했다. 이럴 즈음 범인들은 12세 미만의 어린이 20명과 임산부 등 30여명을 자발적으로 내보냈다. 러시아 정부는 최정예 특수부대인 알파 그룹과 빔펠 그룹, FSB 대테러 부대를 급파해 진압작전 대비 태세를 갖추면서 협상단을 꾸렸다. 24일 0시 반군은 17명의 인질을 추가 석방했다. 새벽 1시 러시아 정부는 공식성명을 발표하고 “무력 진압, 몸값 지불이 없을 것이며 인질들을 석방한다면 3국 망명을 주선하겠다”고 제안했다. 반군은 새벽 4시까지 모두 100여명의 인질을 풀어줬다. 그런데 극장 판매점 점원이 느닷없이 극장 안으로 난입하다가 경찰로 본 괴한들에게 살해되면서 첫 희생자가 발생했다. 반군은 체첸 내의 모든 포격 및 폭격 중단과 반군 인사들에 대한 보복 중단,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공식적인 전쟁 종료 선언에 이은 일주일 내 전면적 철군을 요구했다. 24일 새벽 6시 FSB 소속 소령이 어린이들 대신 인질을 자청해 접근했다가 의심한 반군에게 곧장 사살됐다. 오후 1시엔 가수 이오시프 코브존(1937~2018)과 적십자사 의사들이 극장 안으로 들어가 협상한 후 여성 1명과 어린이 3명을 데리고 돌아왔다. 반군은 인질들에게 음식을 제공했으며 러시아군의 작전이 시작될 경우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체첸의 아름다움을 얘기하며 꼭 방문해보라고 권유하기도 했다. 그래서 모스크바 인질극 사건은 스톡홀름 신드롬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새벽 2시 의료진이 의약품 제공과 인질들의 치료를 위해 극장에 들어갈 것이라고 발표했다. 1시간 뒤인 새벽 3시엔 NTV 기자들을 대동해 안으로 들어갔고 반군은 인터뷰 뒤 15명의 인질을 석방했다. 밤 11시 30분 정체불명의 남자가 극장 현관을 통해 들어갔다. 반란군은 그를 경찰이라고 여기고 인질들 앞에서 공개 처형했다. 이에 흥분한 남성 인질 1명이 여성 테러범에게 덤볐다가 사살됐다. 러시아 정부는 불관용 원칙을 앞세워 경직된 태도로 일관했다. 날카로워진 반군은 26일 오전 6시까지 요구사항이 관철되지 않으면 교전을 벌이겠다고 압박했다. 결국 26일 새벽 5시 갑자기 극장의 모든 창문으로 서치라이트가 비쳤다. 환기구와 배관을 통해 연기가 퍼졌다. 러시아 군사경찰이 가스를 살포한 것이다. 진압작전이 시작됐다. 알파 그룹과 빔펠 그룹이 현장으로 돌진했다. 교전이 이어졌으나 반군의 저항은 가스 중독으로 힘을 쓰지 못했다. 가스는 펜타닐 계통의 마약성 마취제로, 흡입하면 정신을 잃고 호흡기 마비로 질식사한다. 마취 효과는 강력하지만 치사량이 매우 적어서 위험한 약물이다. 교전은 7시 종료됐다. 반군은 전원 사살됐고 인질 700여명 중 공식적으로 131명이 숨졌다. 하지만 사망자 수는 200~300여명으로 추정된다.
  • K발레 개척자… “이젠 후배들 멘토, 한일 문화교류 다리 역할 할래요” [임형주의 임의 동행]

    K발레 개척자… “이젠 후배들 멘토, 한일 문화교류 다리 역할 할래요” [임형주의 임의 동행]

    한때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살던 이웃이었다. 동네에서는 늘 수수하고 편안한 옷차림으로 반려견과 산책하던 모습으로 만났다. 카리스마를 발산하며 발레계를 호령했고 국립발레단을 12년간 이끌면서 한국 발레의 부흥을 이룬 주인공이라는 걸 누가 알까. 최근 인터뷰를 위해 서울 세종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만난 그는 평소와 다르게 화사한 바지 정장 차림으로 나타나 예의 그 화사한 미소로 인사를 건넸다. 세월을 비껴 간 모습에 유지 비결이 뭐냐고 물었더니 “오늘 사진도 찍어야 한다고 해서 신경 좀 썼다”고 했다. 살짝 매서워 보이는 듯한 눈이 반달처럼 바뀔 때는 손주에 관한 이야기가 나올 때다. “두 딸의 아이들과 반려견을 데리고 놀아 주는 게 인생 최대의 행복인 할머니”라며 웃어 보였다.최태지 전 국립발레단장은 1996년 최연소(37세)로 단장과 예술감독을 맡은 이후 연임과 재임용, 또다시 연임을 거치며 12년간 발레단을 이끌었다. 정동극장(현 국립정동극장) 극장장,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발레협회, 무용협회, 광주시립발레단 예술감독 등 다양한 위치에서 예술행정가로서 길을 걸어 온 게 27년이다. 이제는 서울시가 출범한 서울문화재단 문화예술포럼의 공동대표로서 여전히 광폭 행보를 하고 있다. 오랜 시간을 어찌 그토록 에너지 넘치게 활동하는지 물었더니 “아이고, 이제는 ‘노땅’이라 옛날이야기 하는 게 쑥스럽다”며 운을 뗐다. 지금에야 국립발레단의 공연은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객석이 꽉꽉 들어찰 정도로 사랑받지만 1990년대는 달랐다. “그때는 정말 답답한 게 너무 많았습니다. 지금도 내 한국말이 유창하지 않은데 그때는 더했죠. 한국말도 잘 못하고 행정 경험도 전혀 없고. 모든 게 낯설고 어색했어요. 그래서 더 노력했죠, 잘하려고. 정말 진심을 담아서.” 그래서인지 발레계에선 여전히 최 단장 시절의 발레단을 이야기한다. 필자의 지인들도 “비약적인 성장을 이룬 불꽃 같은 추진력은 누구도 못 따라간다”고 입을 모았다. “아이고, 그건 너무 좋게만 이야기하는 겁니다. 누구도 그렇게 했을 거예요. 당시는 국립단체인데도 지원이 부족했습니다. 처우 개선이 너무나 필요했죠. 예를 들어 발레리나는 하루 종일 연습하니까 토슈즈가 금방 너덜너덜해져요. 공연을 앞두고는 2~3일마다 바꾸기도 하는데 이런 지원이 전혀 없는 거죠. 지원 예산을 요청했더니 ‘빨아서 쓰면 되는 거 아니냐’는 말이 돌아와요. 토슈즈는 나무와 종이가 들어가 있거든요. 이런 걸 하나하나 설명해야 해요. 너무 힘들죠. 연말에는 으레 공연하는 ‘호두까기 인형’ 하나 올리는데도 정부 예산을 따야 하니 쉽게 간 게 하나도 없었죠. 그땐 거의 매일 기획재정부 가서 납작 엎드리는 게 일이었어요.” 추억은 항상 좋은 느낌으로 남아 있게 마련인가. “그때처럼 술을 많이 마셨던 적도 없는 듯하다”는 그는 “관계도 잘 다져야 하니까 기재부 공무원들과 모임도 많이 했다. 빼는 모습을 보이기 싫어서 맥주, 소주, 사이다 섞은 ‘폭탄’도 엄청 먹고 다음 날 일어나지도 못했던 적이 몇 번 있다”며 호탕하게 웃었다. “한국말을 잘 못해서 너무 어려웠는데, 가끔은 그게 도움이 되기도 했다. 적어도 거짓말은 안 하겠지, 이렇게 생각했다더라”고 후일담을 들려주기도 했다. 아름다운 발레리나였던 삶에서 180도 바뀐 셈이다. 당장이라도 그만두고 싶지 않았는지 묻자 그는 “책임감이 절 붙잡는다”고 했다. “오빠 둘과 언니 하나, 4남매 중 막내로 태어나서 아버지께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랐어요. 그런 아버지가 한국의 국립단체에서 일한다니까 굉장히 자랑스러워하셨어요. 막내딸이 무섭고 외로울까 봐 매달 한국에 와 주시기도 했고요.” 최 전 단장은 일본 교토에서 태어난 재일 한국인 2세다. 대학까지 일본에서 공부했고 1980년대에 프랑스 프랑게티 발레 아카데미와 미국 조프리 발레스쿨을 연이어 수료했다. 일어와 프랑스어, 영어가 한국어보다 먼저 튀어나올 수밖에 없는 조건이랄까. “무엇 하나 쉬운 것 없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 아버지는 든든한 버팀목이 돼 주셨다”고 했다. “아버지는 늘 세상에 도움을 주어야 한다고, ‘봉사’해야 한다고 생각하셨어요. 서른일곱 살도 춤출 수 있는 나이였지만 아버지의 적극적인 지지로 프리마돈나의 길을 벗어던지고 과감하게 예술행정가의 길을 선택할 수 있었습니다.” 1996년 초~2001년 말과 2008년 초~2013년 말, 그의 임기 동안 국립발레단은 르네상스를 맞았다. 창작 발레와 대작, 현대 발레를 골고루 선보이면서 무용수들의 수준이 높아지고 관객들이 자연히 몰려들었다. 발레 공연 관객의 비중도 달라졌다. 초대 인사가 대부분이었던 객석에 유료 관객 점유율이 높아지며 그의 퇴임까지 꾸준히 90% 중반을 유지했다. 그는 “주변에 누가 있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지고 깊이 배우게 된다. 많은 분의 도움이 있었고 감사히 일할 수 있었다”고 돌이켰다. 아버지와 함께 떠올리는 분은 임성남(1929~2022) 1대 국립발레단장이다. “일본에서 발레를 할 때 ‘이지메’(따돌림)를 많이 당했어요. 좋은 역할만 하니까 같이 놀아 주질 않더라고요. 탈의실에서 혼자 바나나 먹고, 애들은 옆에서 웃고 있고. 너무 외롭고 속상했지. 늘 부족하다는 생각에 도망가고도 싶었고. 그때 고등학교 선생님이 이런 말을 해 주셨어요. ‘야스에(최 전 단장의 일본 이름이다)짱, 발레의 신이 당신을 사랑하게 돼서 도망갈 수가 없어요.’ 듣는 순간 소름이 끼쳤어요. 그리고 힘을 얻었죠.” 그런데 또 한 번 벽에 부딪혔다. 일본에서 해외 발레 연수 프로그램에 도전하려고 보니 우선 조건이 ‘일본 국적’이었다. “아버지는 한국 국적을 버리지 않으셨어요. 제가 그 뜻을 거역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자비로 프랑스 유학을 택했죠.”프랑스 유학 후에 일본에 돌아와서도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끊이지 않던 때 당시 일본발레협회장이었던 시마다 히로시(한국명 백성규) 선생이 당시 국립발레단을 맡고 있던 임 전 단장을 이어 줬다. 그렇게 1983년 국립발레단 무용수로 한국 무대에 섰다. 실력이 남다른 그의 몸짓에 평단과 관객은 열광했고, 그렇게 한국의 삶이 시작됐다. 임 전 단장 얘기가 나올 때마다 그는 “너무나 감사하다”는 말을 덧댔다. “학연도 지연도 없던 한국에서 실력으로 인정해 주시고 한국의 정이라는 것, 따스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제가 말썽도 많이 부렸는데 끝까지 믿어 주셨어요.” 결혼과 출산으로 발레계를 떠날 생각을 했던 그를 설득하고 손을 내밀었다. 2000년 국립발레단이 재단법인화했을 때 최 전 단장은 그를 초대 이사장으로 모시며 국립발레단의 변화에 더욱 큰 의미를 부여했다. 발레단 지도위원으로 있던 그를 3대 단장으로 강력하게 추천한 김혜식 2대 단장에게도 감사의 마음이 크다. “처음엔 ‘내가?’, ‘말도 안 돼’라고 생각했는데 한편으론 뭐랄까, 운명 같은 걸 느꼈습니다. 그런 운명을 받아들이니 책임감을 갖게 되더라고요.”유료 관객률을 90%까지 끌어올리고 국립발레단 예산도 100억원을 넘기면서 이제는 국립발레단도 잘 유지될 거라 생각하면서 그는 단장직을 기쁘게 내려놓았다. 그러다 윤장현 당시 광주시장이 한국의 유일한 시립발레단을 키워 달라는 요청을 해 왔다. “이제 개인적인 시간을 우리 강아지랑 더 보내야 한다고, 이제 좀 쉬고 싶다고 하는데 내가 필요하다고 하시더라”며 웃어 보이더니 “그런데 너무나 간곡히 요청해 와서 결국엔 갈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한국의 발레 부흥을 이끈 그가 지역 발레단으로 간다는 소식은 무용계의 주목을 받았다. 한편으로는 실력이든 환경이든 국내 최정상과는 다를 수밖에 없으니 의아해하기도 했다. 결국 자리를 받아들인 이유는 단순했다. “그저 광주에서도 발레가 더 활성화되기를 바라는 마음, 한국에 하나밖에 없는 시립발레단이 잘되면 다른 도시들에도 시립단체가 생기지 않을까 하는 기대”였다. 스스로는 ‘국립발레단과 절대 비교하지 말자’고 다짐했다. 단원들에게도 자신이 이곳에 온 이유를 충분히 얘기하면서 “우리가 할 일이 이렇게 많다”며 의욕을 북돋웠다. 1983년부터 40년, 한국 발레계를 성장시킨 최 전 단장 덕에 많은 문화계 후배가 문화예술행정가를 꿈꾸고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예술계에 몸담은 필자의 입장에서도 최 전 단장의 존재와 발자취가 크고 남다르게 다가온다.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을 물었더니 주저 없이 “후배들의 멘토”라는 답이 튀어나왔다. “그건 아마 죽을 때까지 내가 해야 할 일이에요. 요즘 정말 훌륭한 발레계 후배들이 많아요. 그런 사람들을 키워야죠. 그리고 내게 마지막 소망이 하나 있다면 재일교포 출신으로서 한일문화교류에 이바지하는 거예요. 이제 코로나 팬데믹도 끝났고 활발하게 교류할 때라고 봅니다. 물론 현실적으로 교과서 문제나 역사 인식 문제 등이 있지만 서로 이해할 수 있는 데 큰 역할을 하는 게 문화예술이라고 봅니다. 참 복잡한 문제이긴 하지만 예술로 다리를 놓는, 그런 일을 하고 싶어요.” “한국 아티스트를 일본에 더 많이 소개하고 일본 예술가들도 많이 초청해야 한다”면서 그는 광주에 있는 아시아문화의전당을 언급했다. “아시아의 문화 허브로 만들겠다고 지었는데 아직 활성화하지 못해 아쉬울 뿐이죠. 이제 실천해야 하지 않을까요.” 인터뷰하던 2시간 내내 그가 풀어 놓은 국내 발레계와 국공립단체들의 이야기 속에서 그만의 노하우와 경험들, 빛나는 아이디어가 무척이나 아깝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청년 못지않게 정열적으로, 크고 둥근 눈을 반짝이며 이야기하는 모습에서 다시 한번 우리 문화예술계를 위해 ‘봉사’해 주었으면 하는 소망이 커졌다. 그에게 ‘실례’가 되려나, 아니면 필자의 ‘욕심’이려나. 무엇이든 문화예술계에 그는 필요한 존재라는 확신이 든다.
  • ‘해외 투란도트 120회’ 테너 이용훈… “20년 만에 한국 공연 정말 기쁩니다 ”

    ‘해외 투란도트 120회’ 테너 이용훈… “20년 만에 한국 공연 정말 기쁩니다 ”

    “프로 데뷔 20년 만에 드디어 한국 데뷔를 할 수 있어 기쁩니다.” 테너 이용훈(50)이 오는 26~29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선보이는 푸치니 오페라 ‘투란도트’로 마침내 한국 무대에 선다. 세계 최정상급 성악가이면서도 그간 일정이 맞지 않아 한국에서 만날 수 없었던 그를 직접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오페라 팬들의 기대가 남다르다. 이용훈은 지난 19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진행한 간담회에서 “스케줄이 딱 비는 상황에서 가족을 보려고 한국 방문 일정을 짰는데 기적처럼 맞아떨어졌다”며 “해외에선 보통 3~4년 전에 공연 제안을 주지만 한국은 아무리 빨라도 1년이다. 제안을 주실 때 몇 년 치 일정이 차 있어 밀리고 밀리다 보니 이제야 국내 공연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이용훈은 서정적인 음색과 힘 있는 목소리를 겸비한 ‘리리코 스핀토 테너’다. ‘리리코 테너’는 서정적인 음색을, ‘스핀토 테너’는 강렬하게 밀어붙이는 활기찬 목소리를 가진 테너로 두 목소리를 모두 가진 테너는 극히 드물다. ‘신이 내린 테너’답게 이용훈은 끊이지 않는 러브콜을 받으며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밀라노 라 스칼라 극장, 런던 로열 오페라, 빈 슈타츠오퍼 등 세계 주요 극장에서 주역으로 활동해 왔다. 원래는 내년 8월 서울 예술의전당이 기획한 오페라 ‘오텔로’로 데뷔할 예정이었다가 10개월 앞당겨지게 됐다. 학창 시절 선교사를 꿈꿨을 정도로 독실한 개신교 신자인 그는 “주권자(신)의 힘으로 이 자리에 있지 않나 생각한다”며 “많은 분이 도와주신 덕분”이라고 밝혔다. 이용훈은 칼라프 왕자 역으로 26, 28일 무대에 오른다. 오페라를 잘 모르는 사람이더라도 알 만한 ‘네순 도르마’(아무도 잠들지 말라) 아리아로 유명한 그 역할이다. 이용훈은 2021~ 22시즌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2022~23시즌 런던 로열 오페라의 ‘투란도트’에서도 칼라프 역을 맡았을 정도로 이 역할과 인연이 깊다. 그는 “지금까지 ‘투란도트’에 110~120회 정도 출연했다”면서 “고국땅에서 첫 무대를 할 수 있어 기대된다”고 말했다.투란도트는 소프라노 이윤정과 김라희가 맡는다. 소프라노 서선영과 박소영이 칼라프의 시녀 류를, 베이스 양희준과 최공석이 칼라프의 아버지 티무르를 맡았다. 테너 신상근과 박지응이 이용훈과 함께 칼라프 역을 번갈아 연기한다. 이번 공연은 연극계 거장인 손진책 연출의 오페라 데뷔작으로도 화제가 되고 있다. 손 연출은 “연극이나 오페라 등 모든 공연의 본질은 소통이기 때문에 특별히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오페라는 음악이 무엇보다 먼저라는 데 공감했다”면서 “단순히 투란도트와 칼라프 커플의 승리가 아니라 류가 지키고자 한 숭고한 가치를 되새기며 좀더 큰 사랑의 승리로 승화시켜 보자는 생각으로 해석했다”고 말했다.
  • 유인촌 문체부장관 광주 방문 “옛 전남도청 복원 차질 없이 추진”

    유인촌 문체부장관 광주 방문 “옛 전남도청 복원 차질 없이 추진”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0일 오후 문체부 산하 기관인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을 방문했다. 20일 ACC에 따르면 이날 유 장관은 이날 5·18민주화운동 유가족으로 구성된 ‘옛 전남도청 복원지킴이’와 담화 시간을 갖고 ACC 내부 시설을 둘러봤다. 이날 간담회에는 유 장관을 비롯해 이강현 국립아시아문화전당장, 김상욱 국립아시아문화전당기획운영관, 최성희 문화체육관광부 지역문화정책관, 송윤석 옛전남도청복원추진단장과 도청 복원지킴이 어머니 등 20여명이 참석했다.유 장관은 이자리에서 5‧18민주화운동, 오월어머니의 노래, 옛 전남도청 복원, ACC 등에 관해 두루 이야기를 나눴다. 유 장관은 “옛전남도청 복원사업에 5‧18민주화운동의 역사가 잘 담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면서 “어머니들의 복원에 대한 염원을 담아 차질 없이 사업이 잘 추진될 수 있도록 철저히 관리하겠다”라고 말했다. 유 장관은 ACC 문화정보원, 문화창조원, 예술극장, 아시아문화광장, 창‧제작 스튜디오 등 주요 시설들을 살펴봤다. 유 장관은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복합문화예술기관”이라면서 “아시아의 다양한 시각이 어우러져 빛을 발하는 ‘세계를 향한 아시아 문화의 창”이 될 수 있도록 더욱 활발한 활동을 기대한다”라고 밝혔다.유 장관은 ACC 시설 점검을 마친 뒤, 강기정 광주시장과 지역 문화예술 정책에 관한 면담 시간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유 장관은 “인사청문회와 국정감사에서 밝힌 바와 같이 앞으로 문체부 소속 국립공연단체와 기관들이 지방 곳곳을 바쁘게 돌아다니며 공연을 하도록 할 것”이라며 “지방에 계신 분들도 수도권에 비해 소외되지 않고 문화예술을 제대로 즐기고 향유할 수 있게 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내 최대 규모의 아시아문화전당에서도 다양한 공연과 전시가 계속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살피고 지원하겠다”라고 말했다. 광주방문에 앞서 이날 유 장관은 전북 남원의 국립민속국악원을 찾아 2010년 해외 공연에 참여했다가 말라리아에 걸려 사망했던 고(故) 김수연, 고은주 단원을 추모하기도 했다. 유 장관은 21일 신안 자은도와 퍼플섬 일대에서 열리는 문체부 주최 ‘문화의 달’ 행사 참석으로 첫 호남 방문일정을 마무리하게 된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