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극장
    2026-01-11
    검색기록 지우기
  • 호르몬
    2026-01-11
    검색기록 지우기
  • 런던지점
    2026-01-11
    검색기록 지우기
  • 신공항
    2026-01-11
    검색기록 지우기
  • 국감
    2026-01-11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7,883
  • 씨름의 희열 이후 6달…‘황제’ 임태혁, ‘괴물’ 김기수 또 제압

    씨름의 희열 이후 6달…‘황제’ 임태혁, ‘괴물’ 김기수 또 제압

    12일 강원 영월 스포츠파크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영월장사씨름대회 금강장사 결정전. 금강급 ‘황제’ 임태혁(31·수원시청)과 모래판에서 ‘괴물’로 통하는 신흥 강자 김기수(24·태안군청)가 마주섰다. 지난 2월 스포츠 리얼리티 ‘씨름의 희열’ 결승에서 격돌한 이후 약 6개월 만이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2월까지 전파를 탄 ‘씨름의 희열’은 태백급(80㎏ 이하), 금강급(90㎏ 이하) 등 경량급 강자들이 총출동해 화려한 기술 씨름을 보여주며 인기를 끈 방송 프로그램이다. 임태혁과 김기수는 강자들을 제치고 이 프로그램에서 마련한 태극장사 결정전 결승에 올라 승부를 겨뤘다. 민속씨름 역대 맞대결에서 3승3패로 팽팽했던 두 장사는 매 판마다 접전을 펼쳤으나 결과적으로 노련미가 돋보인 임태혁이 3-0으로 이겨 우승 상금 1억원을 가져갔다. 반년 만에 영월에서 재회한 두 장사의 대결은 더욱 치열해졌다. 또 3차례 연장을 포함해 마지막 다섯번째 판(5전 3선승제)까지 가는 보기 드문 명승부를 펼친 것. 첫째판부터 기술 씨름 잔치였다. 김기수의 들배지기를 막아낸 임태혁이 밭다리를 시도하며 김기수의 등샅바를 잡자 김기수는 뒤집기로 맞섰지만 임태혁이 끌어치기를 성공시키며 첫째판을 가져갔다. 1분 내에 승부를 내지 못해 30초의 연장이 추가된 둘째판과 셋째판에서는 김기수가 각각 빗장걸이와 끌어치기로 반격하며 경기를 뒤집었다. 넷째판에서 임태혁이 앞무릎치기로 다시 균형을 맞췄다. 이 과정에서 태안군청 곽현동 감독이 임태혁이 경고성 플레이를 했다며 주심에 항의하다 퇴장당하기도 했다. 다섯째판에서 두 장사는 다시 장기전으로 가며 연장에 돌입한 끝에 임태혁이 경기 종료 부저 소리와 함께 밭다리 되치기로 김기수를 모래판에 눕히며 포효했다.3-2로 재역전승한 임태혁은 이로써 지난해 9월 용인 대회 이후 11개월 만에 민속씨름 대회 정상을 밟으며 금강장사 타이틀을 14개로 늘렸다. 2011년 올스타 대회 당시 태백·금강 통합장사까지 포함하면 생애 15번째 민속씨름 장사 타이틀이다. 임태혁은 코로나19로 중단됐다가 6개월 만에 재개된 민속씨름 대회인 지난달 영덕 단오대회에서는 예선에서 햄스트링 부상으로 기권해야 했던 아쉬움도 날려버렸다. 이날도 오른쪽 무릎이 다소 좋지 않아 보였으나 기어코 꽃가마에 오르고야 말았다. 2018년 영남대를 중퇴하고 태안군청 씨름단에 입단한 김기수는 그해 추석 대회에서 4강에서 임태혁을 거꾸러 뜨리는 파란을 연출하며 처음 꽃가마에 오른 이후 2년 만에 생애 두 번째 금강장사 타이틀을 노렸으나 다음을 기약해야 했다. 임태혁은 “오랜 시간 동안 경기가 진행돼 팬 분들이 혹시 지루하지 않았을까 걱정”이라면서 “다음 대회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삼해주·카페 발렌타인 아셨나요, 나만 몰랐던 서울 토박이 얘기

    삼해주·카페 발렌타인 아셨나요, 나만 몰랐던 서울 토박이 얘기

    책 제목이 도발적이다. 위악(僞惡)의 느낌마저 있다. 언론계 대선배들이 방망이 짧게 쥐고 공을 맞히는 느낌의 책 ‘늬들이 서울을 알아?’(넥스트, 1만 8000원)를 냈다. KTX 타고 서울을 떠나 대구쯤 이르면 다 읽을 수 있다. 낙숫물 떨어지는 소리 들으며 빈대떡에 막걸리 마시며 읽기에도 딱이다. 엠보싱 기법으로 책 표지에 새긴 ‘서울’ 글자의 색깔부터 눈길을 사로잡았다. 남산초록색이란 색깔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1982년 서울에 올라와 40년 가까이 서울살이를 하며 촌놈 티 안 내려고 열심히 위장하며 살아왔는데 이 책장을 들추며 부끄러워졌다. 모르던 것이 너무 많아서였다. 하물며 밀레니얼 세대야 말할 것도 없다. 산, 대문과 소문, 음식, 식당, 요정, 극장, 시장, 골목문화, 고개, 정자, 대군들의 정자, 명동 등을 주유한다. 기자가 처음 들어본 것만 살짝 소개하려 한다. 삼해주(三亥酒)가 음력 정월 첫 해일(亥日)에 담갔다는 사대부집 술인데 빚는 데 백일이 걸렸고, 안주를 소고기로 했다는 얘기는 정말 난생 처음 들었다. 오진암에는 들어가보지 못했지만 그 요정이 있던 자리는 알았는데 비밀요정이 이태원 유엔빌리지를 비롯해 한남동과 회현동, 숭인동, 동숭동, 돈암동에 다수 존재했다는 얘기는 알지 못했다. 또 1950년대 카페는 권력자들과 기업인들이 몰래 만나는 곳을 가리키는 단어였다는 것은 약간 놀랍다. 그 대표 격인 카페 발렌타인의 여주인 별호가 ‘KBS’였다는 사실을 그 누가 알려줄 수 있을까? 기자가 몸 담고 있는 신문사에서 그리 멀지 않은 라 칸티나 주인 이름도 소개돼 있다. 역시 신문사 들어오는 길목인 을지로의 예전 이름이 뭐였을까? 서울의 고개 이름 유래는 정말 귀하다. 황학정, 석파정은 알고 있었는데 용양봉저정은 처음 들어봤다. 명동 자락을 들추니 고려정이란 냉면 음식점이 나온다. 정명화, 정경화, 정명훈 세 남매를 길러낸 것이 음식점이란 것은 알고 있었는데 옥호는 모르고 있었다. 더욱이 지렁이 조작 사건은 난생 처음 들어 본 재미있는 일화였다. 갈비탕 좋아하는 이들에게 친숙한 미성옥의 숨은 미담은 또 어떻고. 아 이쯤에서 멈추자. 더 이상 소개하면 스포일러 소리 듣겠다. 국내 연예 전문기자 1호인 정홍택 선배가 서울에서만 5대째 살아온 집안 출신이 아니라면 모를 얘기들을 풀어놓고, SBS 아나운서에다 주간지, 일간지 기자에 SBS 체육부 기자, 20년 전 퇴직해 음식 배달 일까지 안해 본 일이 없다는 김병윤 선배가 짧고 간결한 문체로 담아내고 사진을 찍는 발품까지 팔았다. 정말 이 얘기를 굳이 안해도 될 것 같긴 한데, 당연히 서울의 속살을 고루 들추는 책이고, ‘그 분’이 주창한 ‘역사의 깊이를 보존하는 재생 도시’에 딱어울리는 책이라 그의 축사를 공들여 받아 인쇄기가 돌아가는 시점에 그 일이 벌어져 모두 폐기하고 새로 찍었다. 사연도 많고 돈이나 공력도 많이 들었다. 부디 이 책이 ‘대박’ 나 두 번째, 세 번째 책이 나왔으면 좋겠다. 아니, 지방자치단체가 아예 이런 책 내라고 보따리 싸들고 저자 찾아갔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솔직히 든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확진자 뮤지컬 ‘모차르트!’ 관람… “마스크 계속 착용, 공연 가능 확인”

    확진자 뮤지컬 ‘모차르트!’ 관람… “마스크 계속 착용, 공연 가능 확인”

    코로나19 확진자가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모차르트!’를 관람한 사실이 알려졌다. 다만 공연장에서의 확산 우려는 적은 것으로 나타나 공연은 정상적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모차르트!’ 제작사인 EMK뮤지컬컴퍼니는 10일 오후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지난 1일 오후 7시 공연에 코로나19 확진자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을 다녀갔으며 ‘모차르트!’를 관람한 사실이 확인돼 종로구 보건소가 극장을 방문, 10일 역학조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제작사 측은 “역학조사 결과 관람자는 극장에서 공연을 관람하는 동안 마스크를 계속 착용했으며 세종문화회관 내에 자가격리 대상자 및 코로나19 의무검사자 등이 없음을 통보받았다”면서 “해당 관객 주변 2m 이내에서 관람한 17명의 관객들을 일반 능동감시 대상 2명과 보건교육 대상 15명으로 분류해 안내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건교육 대상과 능동감시 대상자는 확진자가 아니며 증상이 있을 경우 가까운 보건소에서 상담받을 것을 권고받았다”고 덧붙였다. 제작사 측은 또 “세종문화회관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매주 로비와 분장실, 화장실을 포함한 공연장 전체 방역 및 3시간 간격 소독 청소 등 주기적인 소독 방역을 시행하고 있으며 11일 오전 정기 방역이 예정돼 있다”면서 “관할 보건소로부터 정상 공연이 진행 가능한 것을 확인받았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예정됐던 뮤지컬 공연은 대극장에서 계속 진행된다. 다만 제작사는 선제적 조치로 확진자의 방문 14일 이내, 역학조사 결과 발표 이후 공연일 기준 11일부터 14일까지 예매자 가운데 관람을 원하지 않는 경우 수수료 없이 환불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디즈니 블록버스터 ‘뮬란’, 9월 국내 개봉

    디즈니 블록버스터 ‘뮬란’, 9월 국내 개봉

    디즈니 액션 블록버스터 ‘뮬란’이 오는 9월 국내 개봉한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는 11일 이같이 밝히고 영화의 메인 포스터를 공개했다. 영화는 1998년 개봉한 동명의 애니메이션을 바탕으로 중국 남북조시대 여성 영웅 이야기를 시사 영화로 옮겼다. 용감하고 지혜로운 뮬란(류이페이 분)이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여성임을 숨기고 잔인무도한 적들로부터 나라를 지키는 병사가 되어 위대한 전사로 거듭나는 이야기를 담았다. ‘웨일 라이더’(2005)와 ‘주키퍼스 와이프’(2017)의 연출을 맡았던 니키 카로가 메가폰을 잡았고, ‘혹성탈출’ 시리즈와 ‘아바타3’의 각본가 릭 자카바, 아만다 실버가 각본을 썼다. ‘뮬란’은 당초 지난 3월 LA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했으나 미국 내 코로나19 여파로 네 차례나 개봉 일정을 변경했다. 이후 자사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 디즈니 플러스를 통해 새달 4일부터 공개한다는 결정을 밝혔다. 단, 디즈니 플러스가 서비스되지 않는 한국 같은 국가에서는 극장 상영을 예고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잘게 썬 감 사이 반지 ‘생생’…임자, 무대보다 영상이 잘 보이는감?

    잘게 썬 감 사이 반지 ‘생생’…임자, 무대보다 영상이 잘 보이는감?

    “아, 요 감 좀 먹어봐. 아주 달고 맛있구먼.” “그 옆에, 옆.”할아버지가 무심한 듯 건넨 잘게 잘린 감 사이에 순금 반지가 고개를 빼꼼 내밀며 반짝이고 있다. 그것도 모르고 반지 옆에 있는 감을 집는 할머니의 손이 야속하다. 감을 입에 넣고 “아구, 달다”며 웃는데 “임자 눈엔 감밖에 안 보이는가?”라며 입을 삐죽이는 할아버지에 스크린을 보는 관객 마음도 덩달아 짠하다. 황혼의 ‘끝사랑’ 로맨스를 그린 ‘늙은 부부이야기’를 연극 무대에서 보면 이 애틋한 금반지가 쏙 들어오지도, 할아버지의 안타까운 표정이 잘 읽히지도 않는다. 클로즈업으로 보지 못해 아쉬운 무대 장면이 생생하고 가깝게 스크린에서 펼쳐진다. 예술의전당은 공연물을 영화적 기법으로 풀어낸 ‘늙은 부부이야기: 스테이지 무비’를 오는 19일부터 전국 26곳 CGV에서 공개한다. 2003년 초연 이후 대학로에서 꾸준히 사랑을 받은 이 작품은 지난해 10월 예술의전당 소극장 무대에 올랐다. 예술의전당은 당시 공연을 영상화 사업 ‘삭 온 스크린’(SAC on Screen)의 첫 작품으로 선보였다. 영화 촬영 기간은 사흘. 관객이 있을 때 전체 풀샷을 촬영한 뒤 무관중으로 클로즈업 장면을 비롯해 무대에서 여러 각도의 촬영을 진행했다.신태연 영상감독은 “배우들의 마이크를 감추는 데 공을 많이 들였는데 그 과정에서 나오는 잡음이 아직 약간 있어서 추가로 음향 후반 녹음을 진행했다”면서 “후반 작업을 거치면서 타이트하게 편집되기도 했고 인트로 영상도 추가 촬영해서 새로운 장르가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꽃피는 봄날 날라리 할아버지 박동만(김명곤 분)이 오래전 연심을 품은 이점순(차유경 분)을 만나러 가는 동두천 길을 비롯해 계절이 변할 때마다 실제 마을 속 자연의 인트로 영상이 극장에선 새까맣게 암전이 됐을 대목에 적절히 담겼다. 전 문화관광부 장관이자 연극, 드라마, 영화 등 여러 장르에서 활동한 배우 김명곤과 40년차 연극배우 차유경. 베테랑 배우들도 스크린 속 자신들의 연기에 내심 긴장한 듯했다. 차유경은 “무대 위 감정과 영상 속 감정이 약간 다르지만 그래도 배우로서 제 모습을 볼 수 있는 것에 대한 감동이 있다”고 소회를 전했다. 김명곤도 “한편으로는 대사 실수나 잘못했던 부분도 영원히 기록으로 남으니까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도 했다”고 거들었다.스크린으로 보는 공연, 왜 만들어졌고 어디까지 나아갈 수 있을까. 각본과 공연 연출인 위성신 감독은 “공연이 일회성의 예술에서 기록과 공유의 문화로 더 확산돼야 한다고 분명히 인식한다”면서 “한국의 공연예술을 외국에 소개하고 그들과 소통하기 위해 서로가 익숙한 영상매체를 통해 공유할 수 있으면 훨씬 좋겠다는 생각에 스크린 작업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이어 “아무래도 공연과 스크린상의 현장감이 다르고, 영상매체의 속도를 쫓아가기 힘든 부분이 있다는 건 고민해 볼 문제”라고 덧붙였다. 제작을 맡은 유인택 예술의전당 사장은 ‘삭 온 스크린’ 사업에 대해 “우선은 소외계층이나 각 지방자치단체, 해외 문화원 등에 전달해 공연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면서 “앞으로 IPTV 등의 수익 사업을 통해 연극 창작자나 극단에 수익이 몇백만원이라도 간다면 공연예술 선순환 생태계의 실천적 모델이 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자유·저항의 대학로… 치열했던 ‘청춘들의 행진’

    자유·저항의 대학로… 치열했던 ‘청춘들의 행진’

    문화재라 하면 으레 건축물이나 도자기 같은 것을 떠올리곤 한다. 하지만 서울미래유산은 그 폭이 좀더 넓다. 문화재로 지정되거나 등록되지 않은 서울의 근현대 문화유산 가운데 미래세대에게 전달할 만한 가치가 있는 유·무형의 모든 것을 대상으로 한다. 영화도 한 카테고리다. 대표적인 것으로 1975년 개봉한 하길종 감독의 ‘바보들의 행진’이 있다. 소설가 최인호가 쓴 동명의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비판적 사고를 거세당한 채 살아가는 대학생들의 불안과 좌절, 비애, 상실감 등 우울한 자화상을 묘사한 영화다. 1970년대 서울 대학가와 그 문화를 살펴볼 수 있는 영화로 보전 가치를 인정받아 서울미래유산이 됐다.서울신문이 서울시,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20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제11회 ‘서울의 영화-바보들의 행진’을 준비하면서 이 영화를 간접적으로나마 떠올릴 수 있는 곳이 어디일까 고민했다. 젊음과 낭만의 거리라 불리는 대학로가 좋은 사례 중 하나일 듯싶었다. 혜화동로터리에서 이화사거리까지 1㎞ 남짓한 도로를 중심으로 펼쳐진 대학로는 연극이나 뮤지컬과 같은 공연을 볼 때면 누구나 한 번쯤 들러봤음 직한 젊은이들의 공간이다. 한복판에 있는 마로니에공원을 거닐다 보면 여유롭게 거리공연을 펼치는 악사에서부터 비보잉을 하는 댄서들까지, 자유로운 분위기에 누구나 덩달아 기분이 좋아지곤 한다. 물론 원래부터 이곳이 대학로라 불린 것은 아니고 공원이 있던 것도 아니었다. 이 지역의 근대는 식민지와 함께 왔다. 애초 이곳의 터줏대감은 일제강점기였던 1924년 들어선 경성제국대학이었다. 의학부와 법문학부, 대학본부가 마로니에공원 일대에 있었고 거기에 들어가기 위한 예비학교 격인 예과가 청량리에 있었다. 이후 서울대가 이곳에 들어선 것은 광복 뒤인 1946년이었다. 법대와 문리대, 의대 등이 마로니에공원과 주변 서울사대부속 초·중교 자리에 자리잡았다.당시 풍경은 어땠을까. 영화 ‘바보들의 행진’에서 어렴풋하게나마 분위기를 엿볼 수 있다. 가수 송창식이 부른 ‘고래사냥’과 ‘왜 불러’ 등이 영화 전편에 흐르면서 무기한 휴강과 입대, 장발 단속 등 10월 유신의 풍속도가 리얼하게 펼쳐진다. 그러나 현실은 영화보다 차가웠다. ‘왜 불러’뿐만 아니라 극 중 영철의 테마곡인 ‘고래사냥’이 대학가 시위 현장에서 곧잘 불리면서, 두 노래는 결국 금지곡이 되고 말았다. 감독 자신은 현실과 타협한 영화라고 자조했는데, 어떤 면에서는 그렇기에 더 역설적으로 당시를 이해하는 텍스트가 돼 주기도 한다. 실제로 개봉 당시 서울 관객 15만명을 동원하는 등 흥행에도 성공했던 영화에 삽입된 노래를 금지곡으로 지정한 박정희 정권은 서울대를 아예 관악산으로 이전해 버린다. 대학로 시절 서울대 주변이 유신체제 반대 시위가 연일 계속되는 등 학생운동의 중심이 되다 보니 동숭동, 용두동, 종암동, 공릉동 등 서울 각지에 흩어져 있던 단과대들을 당시만 해도 변두리이자 정문과 후문만 봉쇄하면 시위대의 시내 진출을 막을 수 있던 관악산 골프장 터로 몰아넣듯 옮겨버린 것이다. 영화 개봉연도와 같은 1975년의 일이었다.대학로의 변화는 1980년대 들어 더욱 극적으로 펼쳐진다. 쿠데타로 집권한 전두환 신군부는 각종 공안사건을 조작함으로써 자신들에 대한 반대 움직임을 억제하려 했다. 대표적인 게 1982년 벌어진 ‘학림사건’이었다. 학생운동가들이 학생단체를 조직해 사회주의 폭력혁명으로 정권을 붕괴시키려 했다는 사건이었다. 마로니에공원 맞은편에 있는 학림다방에서 첫 모임을 열었다 해서, 또 ‘숲’(林)처럼 무성한 ‘학’(學)생운동 조직을 일망타진했다 해서 학림사건이라 불렸다. 1985년부터는 이곳의 분위기가 질적으로 달라지기 시작했다. 민주화운동의 현장이란 인식이 강했던 이 일대에 정부가 ‘문화예술의 거리’를 조성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서울 곳곳에 있던 문화예술단체와 공연장, 소극장 등을 유치함으로써 자유와 저항의 공간에 낭만적인 이미지를 덧씌우려 한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한국의 청년들이 그리고 시민사회가 영화의 분위기처럼 순응적이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지칠 줄 모르는 민주화운동은 끝내 독재를 종식시키고 오늘의 한국을 만들어 냈다. 당시 피해자들도 2010년 열린 재심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전두환 정권에 의한 조작 사건이라는 결론과 함께. 학림다방은 그런 한국 현대 정치사의 현장이었기에, 나아가 훗날 문학으로 명성을 얻은 이청준이나 김승옥, 황지우, 김지하 등의 단골집이었다. 김민기 등 음악인들의 주요 거처이기도 했다. 학림다방도 2013년 서울미래유산에 등재됐다. ‘서울대 문리대 제25강의실’이라고도 불렸던 학림다방 입구에 걸려 있는 서울미래유산 동판이 흘러간 옛이야기를 담담하게 증언해 주는 듯싶다. 대학로는 내막을 모르면 그저 로맨틱해 보이기만 하는 문화 예술의 공간이자 맛집들이 즐비한 소비공간으로 인식될 수도 있다. 눈앞에 보이는 모습만을 보고는 그 안의 내력이나 사건들 사이의 맥락을 이해하기가 좀처럼 쉽지 않다. 그런 면에서 마로니에 공원을 중심으로 서 있는 아르코미술관과 아르코예술극장, 그리고 옛 샘터 사옥이자 현 공공그라운드 빌딩 또한 생각할 지점을 던져 준다. 적벽돌 외장이 인상적인 이 건물들은 모두 ‘한국 건축의 풍운아’라 불렸던 김수근이 설계한 건물들이다. 서울대 건축과를 다니다가 6·25전쟁 때 일본 도쿄예대 건축과에 유학해 막 대학원을 수료한 김수근은 이승만 정권 말기인 1959년 29세의 나이로 새 국회의사당 건축설계안 현상공모에서 1등을 차지하며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그의 작품 가운데 한국인에게 익숙한 게 한둘이 아니다. 잠실 서울올림픽 주경기장을 비롯해 남산 타워호텔과 자유센터, 세운상가, 워커힐호텔, 옛 국립부여박물관과 청주 및 진주박물관 등이 있다. 단순히 건축 설계만 한 게 아니라 국내 잡지 중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월간 ‘SPACE(공간)’를 창간하고 다양한 예술인들을 후원했던 인물이기도 하다. 1977년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그를 르네상스의 예술 후원가라 평가받는 이탈리아 메디치 가문에 빗대 ‘서울의 로렌초 메디치’라 평하기도 했다. 그에게도 밝은 역사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1987년 6·10 민주항쟁의 기폭제가 된 박종철 고문치사사건의 현장인 남영동 대공분실 역시 그의 작품이었다. 나선형 계단을 설치해 방향 감각을 상실케 하고 피조사자가 투신할 수 없게끔 창문 폭을 15㎝ 정도로 좁게 하는 등 전적으로 고문에 적합하도록 치밀하게 설계된 그 건물 말이다. 아르코 미술관과 예술극장, 그리고 옛 샘터 사옥은 겉으로는 수십 년이 지나도록 모던함을 유지해 오는 훌륭한 건축물이다. 하지만 유심히 들여다보면 인간 내면의 복잡다단한 면에 대해 성찰하게끔 유도하는 경전 같은 역할을 하기도 한다.이번 그랜드 투어의 마지막 방문지는 서울대병원이었다. 1907년에 건립된 옛 대한의원은 광복 뒤 경성의전과 통폐합돼 현재 서울대 의대로 바뀌어 있고 그 병원은 서울미래유산이기도 하다. 그중에서도 1922년 의학 실험에 희생된 동물들의 넋을 위로하겠다며 설치한 ‘실험동물공양탑’은 이번 투어의 압권 중 하나였다. 말 못하는 짐승을 위해서도 공양탑을 세웠던 이들의 마음을 자비롭다고 해야 할까. 서울 대학로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유골이 무더기로 발견된 적이 있다. 2008년 말 한국방송통신대학 맞은편에 위치한 한 건물을 철거하면서 14구의 유골이 발견된 것이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가 석 달에 걸쳐 정밀분석한 결과 유골의 주인공이 14명이 아니라 28명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젖먹이의 유골도 3구나 됐다. 과연 그 뼈들의 주인공은 누구이며 왜 그곳에 집단으로 묻힌 걸까. 해답은 ‘그 땅의 역사’에서 찾을 수 있었다. 그곳에는 일제강점기 당시 경성의전 해부학교실 등이 있었기 때문이다.그렇기에 더더욱 실험동물공양탑은 의외로 여겨질 수밖에 없었다. 실험동물의 목숨도 함부로 하지 않던 이들이 정작 조선인과 일본인 사이의 인종적이며 체질적인 차이를 조사하는 등 몰인권적인 우생학과 인종론의 기초를 다지기 위한 연구도 진행했으니 말이다. 영화에서 보여 주는 이미지가 묘사 대상의 전부는 아닌 것처럼 우리가 맞닥뜨리는 여러 사안들도 눈에 보이는 것에만 집중하다가는 본질을 파악하지 못할 수 있다. 또 반대로 호기심과 지속적인 문제의식을 견지한다면 묘사된 풍경 너머의 맥락을 이해하는 길에 가닿을 수도 있을 것이다. 예컨대 ‘바보들의 행진’은 언뜻 보면 명랑한 청춘극 같지만 자세히 보면 비극보다 더 진한 슬픔을 자아내는 영화이고 일견 로맨틱해 보이는 대학로이지만 그 속엔 시대의 모순을 극복하고자 했던 이들의 정열이 녹아 있다. 글 권기봉 ‘다시, 서울을 걷다’ 저자 사진 김학영 서울도시문화연구원 연구위원 ●다음 일정 : 제12회 돈의문 주변 ●출발일시 : 8월 15일 오전 10시 ●신청(무료) : 서울미래유산 홈페이지(futureheritage.seoul.go.kr) ●문의 : 서울도시문화연구원(www.suci.kr)
  • 강남 부동산 ‘큰손’이 오페라 무대로…국립오페라단 창작 ‘빨간 바지’ 초연

    강남 부동산 ‘큰손’이 오페라 무대로…국립오페라단 창작 ‘빨간 바지’ 초연

    1970~1980년대 서울 강남의 부동산 개발을 배경으로 욕망의 소용돌이를 그려낸 창작 오페라가 무대에 오른다. 국립오페라단은 오는 28~29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창작 오페라 ‘빨간 바지’의 초연을 선보인다고 10일 밝혔다. 버스 토큰 하나로 아파트 세 채를 만들어냈다는 강남 부동산계의 큰손, 일명 ‘빨간 바지’로 불리는 진화숙이라는 인물을 통해 1970~1980년대 서울 강남 부동산 개발을 둘러싼 빈부격차 문제를 풍자와 해악으로 풀어낸 블랙 코미디 오페라다. 복부인을 꿈꾸는 여성 목수정이 진화숙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담겼다. 음악극 ‘극장 앞 독립군’, ‘호모루덴스’, ‘비욘드 라이프’와 발레 ‘처용’, 오페라 ‘비행사’, ‘나비의 꿈’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동하는 작곡가 나실인과 대한민국연극제 대상, 동아연극상 희곡상 등을 수상한 작가 윤미현이 협업해 작품을 만들어냈다. 연출가 최용훈의 연출로 소프라노 정성미가 진화숙 역을, 소프라노 김성혜가 목수정 역을 각각 연기한다. 어딘가 수상한 인물인 유채꽃 역은 메조소프라노 양계화가, 부두남 역은 바리톤 부두남이 맡았다. 빨간 바지의 기사인 최기사로 베이스 전태현도 출연해 정상급 성악가들이 각각의 캐릭터를 생생하게 표현할 예정이다. 독일 트리어 시립오페라극장 수석 상임지휘자 및 부음악감독을 지낸 지중배의 지휘로 코리아쿱오케스트라가 연주한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뮤지컬 배우 김준영, 클럽 방문 후 자가격리 “변명의 여지 없어” [전문]

    뮤지컬 배우 김준영, 클럽 방문 후 자가격리 “변명의 여지 없어” [전문]

    수도권 중심으로 코로나19가 재확산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뮤지컬 배우 김준영이 클럽에 출입해 자가격리 대상으로 분류된 사실이 알려졌다. 뮤지컬 ‘루드윅: 베토벤 더 피아노’ 제작사 과수원 뮤지컬 컴퍼니는 지난 8일 청년 역에 김준영 대신 박준휘가 오른다는 내용의 캐스팅 스케줄 변경을 공지했다. 제작사는 공지문을 통해 “김준영으로 인해 공연 관람에 불편을 끼쳐드리게 된 점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 앞으로 2주간의 스케줄을 최대한 신속히 정리해 공연 관람에 불편함이 없으시도록 하겠다”며 “안전한 공연 관람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사과했다. 김준영은 클럽 방문 사실이 확인된 이후 예방 차원에서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았다. 코로나19 의심 증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주간 자가격리 후 뮤지컬 합류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8일 김준영은 자필 사과문을 통해 “너무나 많은 시간과 어려움을 기꺼이 감수하고 극장을 찾아주시는데 누구보다 조심하고 신중했어야 하는 제가 그러지 못했던 점 진심으로 반성한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그토록 꿈꾸던 무대를 더욱 소중히 생각하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사과했다. 다음은 김준영 인스타그램 글 전문 안녕하세요. 김준영입니다. 우선, 저의 경솔한 행동으로 인해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저는 관객여러분과 직접 마주하는 뮤지컬 배우라는 저의 위치를 한순간 잊고 잘못된 판단으로 인해 많은 분들께 큰 심려를 끼쳐드리는 일을 저지르게 되었습니다. 관객분들께서는 철저한 개인위생과 힘겨운 방역절차, 그리고 마스크 착용의 공연관람까지 너무나 많은 시간과 어려움을 기꺼이 감수해주시며 극장을 찾아주시는데 누구보다 조심하고 신중했어야 할 제가 그러지 못했던 점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습니다. 또한, 저는 우리의 소중한 터전인 공연무대를 지키기 위해 온힘을 다하는 배우, 스탭, 선후배님들과 직접 마주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동료 선후배님들이 매일 기도하는 마음으로 지켜온 그 소중한 공연 무대에 책임을 다하지 못하였습니다. 이는 변명의 여지가 없는 저의 잘못입니다. 관객여러분과, 공연의 모든 관계자, 동료 배우님들께 진심으로 고개숙여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번일을 계기로 저는 제가 그토록 꿈꾸던 무대에 대해 더욱 소중히 생각하고 두번다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저에게 보내주신 믿음과 시간에 책임을 다하는 배우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저의 시간과 꿈이 소중한만큼, 관객 여러분들과 함께하는 동료 선후배님들의 소중한 시간과 꿈을 위해, 언제나 철저하고 조심해야 한다는 점을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2020.8.8김준영 드림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근대광고 엿보기] 셰익스피어 작품 최초 소개 광고

    [근대광고 엿보기] 셰익스피어 작품 최초 소개 광고

    ‘영국 대문호 사옹(沙翁) 만년 대저(大著) 사극 마구베스.’ 영국의 극작가 셰익스피어의 비극 ‘맥베스’를 극장 ‘유락관’에서 공연한다는 1917년 7월 11일자 매일신보 광고다. 셰익스피어의 희곡 작품이 국내에 제대로 소개된 것은 이때가 처음이다. 광고 속의 맥베스는 1917년 미국 존 에머슨 감독이 만든 무성영화다. 셰익스피어는 1616년에 사망했으니까 사후 301년 만이다. 1906년에는 새뮤얼 스마일스의 ‘자조론’ 번역본에서 ‘세이구스비아’로 처음 언급됐다고 한다. 이후 셰익스피어는 ‘索士比亞 (색사비아)’, ‘酒若是披霞(주약시피하)’ 등으로도 표기됐다. 유락관은 1915년 9월 경성 중구 본정(本町) 1정목(一丁目), 지금의 명동 밀리오레 자리에 세워진 일본인 전용 상설영화관이었다. 남촌으로 불리는 당시의 명동과 충무로 지역은 일본인 거주지이자 상권의 중심지였다. 이 광고가 한글과 한자로 제작된 것을 보면 특정 계층의 한국인들도 유락관을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 광고에 설명자, 즉 변사 3명이 소개되어 있는데 모두 일본에서 활동하던 일본인이다. 관람료는 1등석 2원, 2등석 1원, 3등석 50전이다. 당시에 쌀 한 가마니 가격이 5원 안팎이었다. ‘200만 원의 작품을 사소한 50전으로 관람할 수 있다’고 과대 홍보하고 있다. 제작비가 200만 원이었까. 倫敦(윤돈·런던)에서 최저 2파운드, 紐育(뉴육·뉴욕)에서 최저 10달러, 도쿄 제국극장에서 5원의 관람료를 받는 작품이라고도 했다. 일본인 극장은 두 개가 더 있었다. 한국 최초의 상설 영화관인 경성고등연예관은 1910년 현재의 서울 을지로 옛 외환은행 본점 자리에 들어섰는데 1915년 세계관으로 개칭됐다. 다른 하나인 대정관은 지금의 중구 인현동 1가에 있었다. 대정관을 세우고 운영한 일본의 니타상회가 나중에 경성고등연예관을 사들이고 유락관까지 세워 세 극장을 모두 운영했다. 유락관은 관객 정원이 1000여명에 이르던 남촌의 대표 극장이었다. 1918년부터는 희락관이라는 이름으로 바꿔 영화를 상영했고 1945년 광복 직후 소실돼 없어졌다. 지금도 밀리오레가 있는 땅의 지가가 전국에서 가장 비싸듯이 희락관이 있던 곳은 당시에도 입지가 가장 좋은 곳이었다. 길 건너 남산 기슭은 왜성대라고 불리던 곳으로 경복궁 자리로 옮겨가기 전까지 조선총독부 청사가 있었다. 그 주변 예장동 일대는 일본인의 집단 거주지여서 일인들에게 접근성이 좋은 곳이었다. 부산에도 유락관이 있었다. 일본인 전관거류지(全管居留地·일본인이 모여 사는 마을)가 확대되면서 1922년 동구 좌천동에 유락관이 들어섰다. 손성진 논설고문 sonsj@seoul.co.kr
  • [지구인극장] 83명 죽인 사이코패스, 30년 만에 추가 자백한 이유

    [지구인극장] 83명 죽인 사이코패스, 30년 만에 추가 자백한 이유

    81명을 살해하고 교도소에 수감 된 러시아 남성. 러시아 최악의 연쇄살인마로 꼽히는 이 남성이 돌연 추가 범행을 고백했습니다. 그 어떤 영화보다 더 잔혹하고 잔인하게 여성들만 골라 살해한 그의 범행 동기는 무엇이었을까요? 게다가 무려 2명의 여성을 더 살해했다고 밝힌 그는 ‘이것’을 위해 뒤늦게 자백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지금까지 83명을 살해했다고 밝힌 러시아 최악의 사이코패스 남성의 충격적인 실제 사건, [지구인극장]에서 확인하세요! 구성·출연 송현서 / 촬영·편집 이상오
  • [포토] 함은정, 인형 같은 외모

    [포토] 함은정, 인형 같은 외모

    가수 겸 배우 함은정이 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열린 연극 ‘레미제라블’ 초청 시연회에서 시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 ‘다만 악’ 맑음, ‘반도’ 흐림, ‘강철비2’는 폭우

    ‘다만 악’ 맑음, ‘반도’ 흐림, ‘강철비2’는 폭우

    7월 말부터 8월 초까지, 이른바 ‘7말 8초’는 여름 극장가 ‘텐트 폴’로 불린다. 관객 수가 마치 막대기를 올린 텐트처럼 봉긋 솟아오른 것처럼 많다고 해서 붙인 말이다. 한 해 관객 4분의 1이 몰리는 이 기간은 극장가 최대 성수기다. 그러나 올해는 사정이 달라도 한참 다르다. 코로나19 때문이다. 여기에다가 장기간 폭우가 이어지며 관객 발길도 뜸하다. 그야말로 ‘시계 제로’ 상황. 이런 속에서 올여름 극장가 승자는 누가 될 것인까. 잘 안 굴러가는 머리지만, 통계와 댓글을 토대로 최대한 분석해봤다. ●<맑음>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올해 2월부터 침체한 극장가에 ‘천만영화’는 커녕 ‘오백만영화’도 찾기 어려울 지경이다. 그나마 ‘반도’가 간만에 좋은 성적을 내며 가능성을 보여준다. 여기에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가 거세고 치고 올라오고, ‘강철비2’는 예상 외로 힘을 못 쓰면서 지형 정리가 다소 돼가는 분위기다. 올여름 ‘빅3’ 영화 가운데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전망이 가장 밝아 보인다. 7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개봉 첫날인 5일에만 35만여명을 기록했다. 평일 치고 상당히 좋은 실적이다. 개봉 이틀째에는 28만 5000여명으로 다소 쳐졌지만, 누적 관객 수 63만 5000여명에 이른다. 경쟁작 ‘반도’와 비교할 때 개봉 첫날 스코어가 근소한 차이로 뒤졌지만, 이틀째 누적관객 수 57만 8000여명을 찍은 ‘반도’를 뛰어넘었다. 스타트가 더 낫다는 뜻이다. 청부살인업자 인남(황정민 분)과 무자비한 살인마 레이(이정재 분)가 일본과 한국, 태국을 넘나들며 벌이는 광란의 추격전을 담았다. ‘신세계’ 콤비가 7년 만에 다시 만나 화제가 됐다. 특히 7일 실시간 예매율이 55.3%로 절반을 넘어섰다. 기자·평론가 평점이 고작 5.83점이지만, 알다시피 이 평점은 스코어와 상관관계가 현저히 떨어진다. 흥행과 직결한 관람객 평점이 9.12, 네티즌 평점이 8.01(네이버 기준)로 아주 좋은 편이다. 영화에 관한 관람평도 이틀 만에 무려 4500개를 넘어설 정도다. ‘연기는 손색이 없으나, 스토리가 조금 빈약하다’는 평가도 있지만, ‘이정재가 지드래곤 같다’, ‘신세계가 흥행한 이유 믿고 보는 배우 황정민, 이정재’, ‘액션도 쩔고(대단하다는 뜻의 은어) 계속 장소가 바뀌며 치달리는 영화라 지루하지도 않다’는 댓글이 주로 공감을 받았다. 이번 주말에 이어 특별한 경쟁작이 없는 다음 주말까지 인기가 이어지면 500만도 조심스레 점칠 수 있겠다.●<비> 제목 따라간 ‘강철비2’ ‘강철비2’는 제목을 그대로 따라가는 듯 하다. 올여름 최대 기대작이었지만, 스코어만 놓고 보면 장마철럼 우울하기 짝이 없다. 개봉 첫날인 지난달 29일 관객 수 22만 2000여명으로 다소 미흡한 출발을 보였고, 첫 주말에 각각 27만 3000여명, 23만 1000여명을 기록하더니 그 다음 주 평일부터 11만 3000여명으로 내려앉았다. 개봉 9일째인 6일 평일 관객수 4만 5000여명 수준. 여기에 승승장구하는 ‘다만 악’에 밀려 회복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 누적관객수 133만 8000여명으로 200만명 넘기만 바라야 할 지경. 기대작치고는 허무한 결말로 가고 있는데, 왜 그런가 댓글을 살펴보면 대충 ‘느낌 알 수 있는’ 상태다. 네이버 영화평 댓글 가운데 ‘미국 대통령이 너무나 쉽고 허술하게 납치되는 과정을 보면서 어이 상실 한 번 하고 백악관이 이 사실조차 모른다는 데서 두 번 어이 상실...예의 없고 안하무인의 미대통령의 코미디 캐릭터를 보면서 기대 접고 봄’이란 댓글이 가장 공감을 많이 받았다. 2013년 부림사건을 다룬 영화 ‘변호인’으로 천만 관객을 달성한 양우성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이 영화는 남북미 정상회담 중 북한의 쿠데타로 세 정상이 북한의 핵잠수함에 납치된 후 벌어지는 전쟁 직전의 위기 상황을 그린다. 다소 무리한 스토리, 배우들의 억지스런 연기, 미흡한 액션이 관람객들의 불평을 샀다. ‘관람객 평점 높은 거 알바라고 보면 되요. 개실망(아주 실망했다는 뜻의 은어) 했습니다. 저 배우들을 데리고 이 정도밖에 안되나요?’라는 불만의 댓글이 계속 달리는 점으로 미뤄볼 때, 전망이 밝지 않다. 다만, 기자·평론가 평점은 6.64로 ‘다만 악’보다 다소 높다. 역시나 이 평점은 스코어와 큰 관계가 없음을 다시 입증했다고나 할까.●<흐림> ‘반도’는 500만, 아니 400만 정도? ‘반도’는 500만을 점치기 다소 애매한 상황이다. 출발은 좋았고, 이어 나온 ‘강철비2’도 제쳤지만, ‘다만 악’에는 밀리는 형국이다. 영화는 개봉 4일째인 주말(7월 18일)에 51만 6000여명, 다음 날에는 44만 3000여명을 기록했다. 이후 평일에는 10만명 수준으로 떨어졌다가 다행히 경쟁작이 없어 득을 봤다. 주말인 지난달 25, 26일 각각 25만 9000여명, 21만여명이 들어 올해 최대 히트작으로 올라섰다. 천만영화 ‘부산행’(2016)의 4년 뒤를 다룬 속편이다. 2020 칸 영화제 공식 초청작으로 선정됐고, 북미·프랑스·중남미·대만에 선 판매를 완료해 관심을 끌었다. 전대미문 재난에서 살아남은 정석(강동원 분)은 피할 수 없는 제안에 다시 반도로 들어가고, 인간성을 상실한 631부대와 더욱 거세진 좀비 떼의 습격을 받는다. 좀비 떼는 강력해졌지만, 전작에 비할 때 미흡하다는 평가가 많다. ‘부산행 반도 못 따라감. 그래서 반도임’이라는 재치 넘치는 댓글이 유독 눈에 띈다. 이번 달 1일과 2일에 12만 1000여명, 9만 9000여명으로 다소 소강상태에 들어섰고, 평일은 2만명대로 관객 수가 떨어진 상태다. 6일 현재 누적관객 수 359만 3000여명이다. ‘다만 악’이 치고 나온 상태고, 동력을 잃어버린 잠수함처럼 가라앉은 ‘강철비2’가 예매율 2위를 달리면서 예매율 3위이다. 이를 감안하면 현재로선 500만명은 힘들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그래프로만 살펴보면 아마도 다음 주 주말 이후에나 400만명을 넘기고, 곧이어 나올 디즈니 액션 ‘뮬란’에 밀려 ‘화려하게’ 퇴장할 가능성이 크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너, 꼭 다시 올거지? 일상에게 띄우는 그리움 그리고 희망

    너, 꼭 다시 올거지? 일상에게 띄우는 그리움 그리고 희망

    코로나로 잃은 평범에 대한 고민극장 상영은 없이 17일부터 공개다운증후군 모델 이야기로 개막신진 창작자 지원 플랫폼도 신설국내외 다양한 다큐멘터리를 소개해 온 EBS국제다큐영화제(EIDF)가 ‘다시 일상으로: 다큐, 내일을 꿈꾸다’를 주제로 오는 17~23일 열린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극장 상영 대신 TV 방영과 주문형 비디오(VOD)로 관객을 찾는다. 제17회를 맞은 이번 영화제는 코로나19로 잃어버린 일상에 대한 그리움을 위로하고 소중함을 일깨운다는 취지를 담았다. 1주일 동안 30개 국가의 69편이 EBS 1TV와 전용 VOD 서비스 ‘디(D)박스’에서 무료 공개되며 두 차례 야외 상영도 한다. 류재호 집행위원장은 4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칸영화제, 전주영화제 등 대부분의 영화제가 취소되거나 온라인으로 변경됐지만 EIDF는 최신 다큐멘터리 영화를 소개하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개막작은 세계 최초의 다운증후군 모델을 다룬 ‘매들린, 런웨이의 다운증후군 소녀’(스웨덴)가 선정됐다. 세계를 누비며 정체성, 아름다움, 장애에 대한 인식에 도전하는 매들린의 여정을 따라간다. 김다혜 프로그래머는 “가족들이 함께 보기 좋은 다큐로, 장애를 극복한 주인공과 그를 돕는 어머니의 친구 같은 관계를 통해 따뜻한 희망을 전하는 작품”이라며 “올해 EIDF의 성격을 잘 드러낸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이번 행사에서는 유명 감독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마스터스’, 여성 서사로 꾸린 ‘여, 聲(성)’, 대구교육청·대구교육박물관과 공동 기획한 ‘내일의 교육’ 등 12개 섹션을 마련했다. 픽션과 다큐멘터리를 넘나드는 베르너 헤어조크의 최근작 ‘유랑: 브루스 채트윈의 발자취를 따라서’(영국)를 비롯해 미국 독립 다큐계의 살아 있는 전설 고든 퀸 감독의 초기작 ‘수녀님들이 물었습니다’, 영화감독 스탠리 큐브릭의 작품 세계를 그린 ‘스탠리 큐브릭 오디세이’ 등에서 거장들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 올해는 경쟁부문인 ‘페스티벌 초이스’를 ‘글로벌’과 ‘아시아’ 두 부문으로 나뉘어 진행한다. 아시아 작품들을 더 많이 소개하고, 아시아 작품에 대한 제작지원을 프로그램에도 반영하기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관객심사단도 처음 구성해 수상작을 선정한다. 신진 다큐멘터리 창작자들을 지원하는 플랫폼 ‘인더스트리’도 신설됐다. 국내 기관과 파트너십을 체결해 제작지원(피치) 프로그램 3개, 아카데미 프로그램 2개로 규모를 확장했다. 다큐멘터리 펀드 주체와 프로듀서들이 만나는 라운드 미팅 테이블을 열어 펀딩이 끊긴 제작자들을 지원한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적성 찾은 ‘말년 병장’… 상주 강상우, 6연속 공격포인트 행진

    적성 찾은 ‘말년 병장’… 상주 강상우, 6연속 공격포인트 행진

    올시즌 윙포워드 맡으며 7골 4도움 폭발27일 전역·포항 복귀… 활약 이을지 주목뒤늦게 만개한 프로축구 상주 상무의 ‘말년 병장’ 강상우(27)의 공격 본능이 좀처럼 식을 줄 모르고 있다. 2일 K리그1 14라운드 강원FC전에서 또 골을 넣었다. 팀은 비록 극장골을 내줘 2-2로 비겼지만 강상우는 6경기 연속 공격포인트(5골 2도움)를 기록하며 포효했다. 올 정규리그 7골 4도움이다. 외국인 선수까지 합쳐 득점 4위인데 국내 선수만 따지면 톱이다. 원래 강상우는 골을 많이 넣는 선수는 아니다. 2014년 포항 스틸러스에서 데뷔한 뒤 측면 자원, 특히 윙백이나 풀백으로 뛰며 지난해 상주에서의 첫 시즌까지 6시즌 동안 8골 5도움을 기록했다. 한 시즌 최다 골도 2018년과 지난해 기록한 3골에 불과하다. 그러나 올해 김태완 상주 감독이 구사하는 4-4-3 포메이션에서 좌측 윙포워드를 맡으며 커리어 하이를 찍고 있다. 김 감독이 강상우에게 수비보다 공격에 대한 롤을 더 부여하고 있는 게 제대로 맞아떨어진 것이다. 2018년 36경기에서 개인 최다 23개의 슈팅을 기록한 강상우는 올해 14경기에서 벌써 25개 슈팅을 쏘고 있을 정도다. 이런 가운데 강상우가 오는 27일 전역한다는 점이 흥미롭다. 규정상 강상우는 이틀 뒤 성남FC와의 18라운드에서부터 포항 유니폼을 입고 뛸 수 있다. 그런데 현재 포항 왼쪽 측면에서는 송민규(6골 2도움)가 공격 자원으로 맹활약 중이다. 역할이 겹치는 강상우가 포항 복귀 이후에도 공격 본능을 이어 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게다가 그의 제대 및 복귀가 K리그1 중위권에서 상주(4위)와 포항(5위)이 벌이고 있는 순위 다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이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개콘 멈춰도… 대한민국 코미디는 계속되어야 한다”

    “개콘 멈춰도… 대한민국 코미디는 계속되어야 한다”

    “‘개그콘서트’가 폐지됐어도 개인기 계발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콘텐츠를 만들어 유튜브, JTBC 등으로 여러분과 만나고요.” 김준호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부코페) 집행위원장은 행사 소식을 전하며 코미디언들의 근황을 알렸다. 이어 “올해 축제를 하느냐 마느냐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는데, 코로나19로 어려운 대한민국에 웃음을 주기 위해 (부코페) 개최를 결정했다”고 소개했다. 3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코리아에서 열린 부코페 기자회견장엔 김준호, 김대희, 조윤호, 오나미를 비롯해 ‘옹알스’ 팀, 변기수, 박성호, 정범균, 홍윤화 등 코미디언들이 모였다. KBS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 ‘개그콘서트’(개콘)가 막을 내린 뒤 TV에서 보기 어려웠던 이들도 함께 자리했다. 2013년 아시아 첫 코미디 축제로 시작해 8회를 맞은 올해 주제는 ‘코미디는 계속돼야 한다’로 정했다. 오는 21일부터 30일까지 부산 영화의전당 야외극장과 하늘연극장, KNN 시어터, 코미디 드라이빙 씨어터에서 열리며 국내 유명 코미디언들이 총출동한다. 매년 다양하게 찾아오는 ‘변기수의 목(욕)쇼’부터 관객과 소통하는 ‘쇼그맨 인 부산’, 유튜브 111만 구독자를 보유한 ‘동네놈들’, 박미선 등 개그우먼들이 꾸미는 ‘여탕 쇼’, 슬랩스틱 코미디의 정수 ‘옹알스’ 등 24개 팀이 무대에 오른다. 해외 4개 팀은 코로나19 시국을 고려해 영상으로 참여한다. 주최 측은 “프로그램이 사라지고 유명 개그맨보다 신인들의 자리가 없어져 공연을 많이 만들려고 한다”면서 “개막식에 KBS 막내 기수 개그맨들을 초청해 깜짝 무대를 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코로나19 방역 지침을 철저히 따라 열겠다”면서 “마스크를 2만장도 넘게 기부 받았다”고 했다. 마스크 위에는 웃는 입 모양을 그려서 나줘주는 걸 구상하고 있다. 무관중 개막식에, 자동차 극장 형태의 공연도 계획했다. 코미디언들이 학교 방송반으로 출격하는 ‘코미디 스쿨어택’도 준비하고 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월세옹호’ 윤준병 의원 공선법 위반 기소

    ‘월세옹호’ 윤준병 의원 공선법 위반 기소

    더불어민주당 윤준병(정읍·고창) 의원이 총선 출마 전에 연하장을 발송하고 교회 출입문 앞에서 명함을 배포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기소됐다. 전주지검 정읍지청은 지난달 27일 윤 의원을 공선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고 3일 밝혔다. 윤 의원은 지난해 12월 당원과 지역 인사들에게 연하장을 대량 발송하고 교회 입구 쪽에서 명함을 돌린 혐의다. 이 연하장은 경선 후보 등록을 위한 정읍·고창 지역위원장 사임 사실을 알리는 당원인사문 형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공직선거법은 누구든지 선거에 영향을 미칠 목적으로 인사장, 연하장 등을 배포 또는 살포할 수 없으며 종교시설, 병원, 극장 등에서 지지를 호소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윤 의원은 지난달 6일 검찰에 출석해 약 8시간 동안 조사를 받았다. 윤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통상적 정당 활동 차원으로 생각했던 당원인사문 배부와 교회시설 밖이라고 생각했던 교회 출입문 입구 주변에서의 명함 배포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벗지 못했다”고 적었다. 이어 “선거운동을 처음 한 초선이어서 많은 실수와 시행착오가 있었다”면서 “다음 선거부터는 이런 문제로 지역구 주민들이 심려하지 않도록 꼼꼼히 챙기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그는 지난 1일 SNS에 “전세 제도가 소멸하는 것을 아쉬워하는 분들이 계신다. 이분들의 의식 수준이 과거 개발시대에 머물러 있는 것 같다”며 “목돈을 마련하지 못한 저금리 시대, 서민들의 입장에서는 월세가 전세보다 손쉬운 주택 임차 방법”이라고 적어 논란을 빚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윤준병 의원,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총선 전 명함 돌려”

    윤준병 의원,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총선 전 명함 돌려”

    최근 “전세의 월세 전환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주장으로 논쟁을 야기한 더불어민주당 윤준병 의원(전북 정읍·고창)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3일 윤준병 의원과 사정당국에 따르면 전주지검 정읍지청은 지난달 27일 윤준병 의원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윤준병 의원은 총선 전인 지난해 12월 당원과 지역 인사들에게 연하장을 대량 발송하고 교회 입구 쪽에서 명함을 돌린 혐의다. 선거운동을 함께한 윤준병 의원 측 관계자들도 같은 혐의로 기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윤준병 의원 측이 돌린 연하장은 경선 후보 등록을 위한 정읍·고창 지역위원장 사임 사실을 알리는 당원인사문 형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공직선거법은 누구든지 선거에 영향을 미칠 목적으로 인사장, 연하장 등을 배포 또는 살포할 수 없으며 종교시설, 병원, 극장 등에서 지지를 호소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윤준병 의원은 지난달 6일 검찰에 출석해 약 8시간 동안 조사를 받았다. 윤준병 의원은 SNS를 통해 “선거운동을 처음 한 초선이어서 많은 실수와 시행착오가 있었다”면서 “다음 선거부터는 이런 문제로 지역구 주민들이 심려하지 않도록 꼼꼼히 챙기겠다”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무대서 딸 추락사했는데 김천시 2년간 사과 한마디 없었다

    무대서 딸 추락사했는데 김천시 2년간 사과 한마디 없었다

    “제가 처음 이 싸움을 시작할 때 주변에서는 ‘개인이 국가를, 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싸워 이기는 건 불가능하다. 어차피 넘을 수 없는 산이다’ 이런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잘못이 있다면 대통령이라도 아이들 앞에 무릎 꿇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바로…인간으로서의 도리이기 때문입니다.” 유난히 살가웠던 딸의 죽음과 지난한 법정다툼 과정을 설명하면서도 담담한 태도를 지켜온 박원한(55)씨의 목소리가 떨리기 시작했다. 깊은 한숨 뒤에 그의 입에서 힘겹게 나온 말은 ‘인간으로서의 도리’였다. 촉망받던 스물셋 성악도 딸을 황망히 떠나보낸 박씨는 2년 가까이 경북 경산에서 법원이 있는 서울까지 왕복 650㎞ 거리를 오가며 법정에 서고 있다.취재진과 재판 방청객, 그리고 피고인의 지지자들까지 몰려 유난히 혼잡했던 지난달 16일, 서울 서초동 법원청사 한편에는 지방에서 올라온 박씨와 그의 가족들도 조용히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박씨와의 인터뷰는 청사 내 카페에서 진행하기로 했지만 변호인 사무실로 옮겨 진행했다. 조국(55)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57) 교수 관련 재판과 사법농단 재판 등 굵직한 재판이 몰리면서 박씨에게는 청사 안에서는 마음 놓고 하소연할 공간조차 허락되지 않은 탓이다. ●딸 잃고 왕복 650㎞ 오가며 법정투쟁 이날 박씨는 아내와 처제와 함께 서울고등법원을 찾았다. 맏딸 송희씨의 죽음으로 시작된 재판의 항소심에 참석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의견을 진술하기 위해서다. 딸의 죽음에 대해 해당 지자체인 김천시의 책임을 묻는 재판에서 이미 1심 법원은 시의 책임을 상당 부분 인정했지만, 김천시가 불복하면서 박씨 가족의 싸움도 이어졌다. 곧 맏딸의 2주기를 맞지만 박씨 가족의 시간은 여전히 딸이 세상을 떠난 2018년 9월 6일에 멈춰 있었다. “기쁘면 기쁘다고, 슬프면 슬프다고 감정 표현에 참 솔직한, 다정하고 책임감 강한 딸이었죠. 다른 집 맏이들과는 달리 엄마 아빠에게도 소소한 감정도 잘 표현하고, 동생에게도 늘 친구 같은 언니였습니다….” 장녀로서 가족에 대한 책임감이 강한 탓이었을까. 박씨는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윽박질러서라도 2년 전 딸의 선택을 막아내고 싶은 심정이다. 가족과 떨어져 서울에서 홀로 생활하며 성악을 전공해 온 송희씨는 2018년 8월 대학원 마지막 학기 개강을 앞두고 지방의 한 오페라 공연 조연출직 아르바이트 제안을 받았다. 대학원을 마친 뒤 지도교수의 조언에 따라 독일로 유학을 떠날 계획을 세운 송희씨는 유학 자금도 마련하면서 실제 공연 제작과 무대에 대한 경험도 쌓기 위해 제안을 받아들였다. 송희씨가 참여한 작품은 호남오페라단의 창작 오페라 ‘달하, 비취오시라’ 김천 공연이었다. 성악가로 도약하기 위한 디딤돌로 택한 선택이 인생의 마침표가 될 줄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2018년 9월 6일에 멈춘 가족의 시간 송희씨는 그해 9월 7일 공연을 이틀 앞둔 5일 저녁 공연장인 김천문화회관으로 내려가 공연팀에 합류했다. “당장 하루 뒤면 무대에 올려야 하는데 딸이 와서 보니까 무대 세트가 예전에 만든 그대로라 색도 바래고 보수가 필요한 상황이었던 거예요. 누구도 나서지 않으니 딸이 ‘제가 하겠다’며 나섰더라고요. 송희가 어두운 극장에서 홀로 무대 세트 도색작업을 한 뒤 전체적으로 확인하려고 몇 걸음 뒷걸음 치는 순간 7m 아래로 떨어진 거죠.” 송희씨는 추락 직후 인근 병원 응급실로 옮겨졌고, 이후 경북대병원 중환자실로 후송됐지만 10일 새벽 뇌출혈로 숨을 거뒀다. 경찰 조사와 법원 판결문 등에 따르면 송희씨가 작업할 때에는 무대와 지하 연주자들의 공간을 연결하는 승·하강 리프트는 무대 쪽으로 올려진 상태였다. 그러나 송희씨 혼자 작업 중인 상황에서 리프트는 지하로 내려졌고, 당시 공연장 작업자 누구도 송희씨에게 이런 사실을 알려 주지 않았다. 리프트는 작동 시 이를 알리는 램프와 비상경보 등도 작동해야 했지만 모두 고장 나 작동하지 않았다. “딸이 거기서 혼자 작업 중인데 누군가 리프트를 내린다면 당연히 알렸어야 하지 않나요. 공연장 측은 1시간 이상 해야 하는 안전교육도 제대로 하지 않고, 사고가 나자 안전교육을 했다며 뒤늦게 현장 관계자들에게 안전교육 확인 서명을 받았더라고요. 당시 딸은 응급실에서 사경을 헤매고 있는데 현장 책임자는 ‘산 사람은 살아야 하지 않겠냐’며 하지도 않은 안전교육 확인서나 받으러 다닌 거죠.” 사고 당시 공연장 측 대응을 떠올리던 박씨는 깊은 한숨으로 치미는 분노를 삭였다. 1심 법원은 지난 1월 김천시 소속 7급 공무원인 김천문화회관 무대감독 송모(57)씨와 오페라단 무대감독 홍모(42)씨의 사고 책임을 인정하며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금고 10개월, 징역 8개월(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박씨 등 유족은 김천시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도 제기했고, 관련 재판부 역시 김천시의 사고 책임을 인정했다. 다만 피해 책임 비율은 김천시 80%, 피해자 20%로 제한했다. 사실상 피해자 쪽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에서 이긴다고 죽은 딸이 돌아오는 것도 아니고 이렇게까지 법정싸움을 할 생각은 없었다”는 박씨는 재판 과정에서 책임 회피를 넘어 유족 측에게도 큰소리치는 김천시 측을 보면서 “용서는 없다”고 마음을 굳혔다. 박씨는 “1심 재판 초반에는 김천시 관계자들이 우리에게 잠시 목례라도 했는데 이후부터는 알은척도 안 하고, 김천시 측 변호인은 법원 복도에서 유족들 들으란 듯이 큰 소리로 ‘자기(송희) 혼자 실수해서 난 사고다’, ‘무대감독도 피해자다’라는 식으로 떠들더라”면서 “처음부터 김천시가 책임지는 모습으로 나섰다면 서로가 이렇게 힘든 과정까지 오지 않고, 나도 그들의 잘못을 용서할 마음이 있었지만, 이제는 끝까지 싸우겠다는 생각뿐”이라고 말했다. ●송희씨의 죽음, 예술인 연대로 이어져 박씨는 딸이 세상을 떠난 지 2년이 되도록 김천시 측의 누구한테도 사과 한마디 받지 못했다. 이는 박씨가 지자체라는 국가기관을 상대로 싸우는 결정적 이유이기도 하다. “국가기관에서의 사고로 한 젊은이가 희생됐는데 시장뿐만 아니라 어떤 누구도 사과 한마디가 없었어요. 피해자 가족에게 관심조차 두지 않는 것은 우롱하는 것과 마찬가지죠. 우리 가족을 끝으로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이 긴 싸움을 이어 가고 있습니다.” 송희씨의 죽음은 늘 열악한 환경 속에서 위험과 싸워야 했던 예술인들의 연대로 이어졌다. 예술인들을 중심으로 결성된 ‘박송희씨 사고사망사건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6월 1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천시의 항소 취소와 관련 기관들의 사과 및 배상, 재발 방지 방안 마련 등을 촉구했다. 박씨도 이 자리에서 함께 목소리를 냈다. 목회자의 길을 걷고 있는 박씨에게는 새로운 소명이 생겼다. 채 피우지도 못하고 떠난 딸의 꿈을 위한 길이기도 하다. “저도 송희에 앞서 성악을 전공한 예술인으로 살아왔기 때문에 다시는 송희와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간절함이 있습니다. 딸의 사고를 계기로 예술인들이 연대하고, 젊은 예술인들이 안전에 대해 걱정하지 않고 공연에만 집중할 수 있는 세상이 올 수 있도록 돕는 게 이제 제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송파, 수용인원 40% 이하로… 공연장 수칙 마련

    송파, 수용인원 40% 이하로… 공연장 수칙 마련

    서울 송파구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자체 공연수칙을 마련했다고 2일 밝혔다. 송파구 관계자는 “잠실관광특구 인근에 다양한 공연문화 인프라와 관광지를 갖추고 있어 다른 곳에 비해 대규모 공연이 많다”면서 “이번 기준 마련은 코로나19 확산을 막으면서도 공연 산업의 숨통을 틔워 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파구가 마련한 ‘코로나19 대응 관련 대규모 공연에 대한 방역지침’은 공연장 특성을 반영한 방역과 감염 위험이 높은 3밀(밀폐·밀집·밀접) 환경을 최소화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방역지침은 ▲수용인원의 40% 이하로 시설사용(기존 국립중앙극장·예술의전당 등은 50%) ▲좌석 폭 0.5m 이하일 경우 2칸 이상 띄어 앉기(기존 공연장 지그재그로 1칸 띄어 앉기) ▲역학조사 시 활용 가능토록 좌석표와 신분증 확인 및 전자출입명부 병행 ▲관람객의 마스크 착용 관람석 모니터링 ▲스탠딩 공연 금지 ▲음식물 반입 및 섭취 금지(물 제외) ▲관중의 함성, 구호, 합창 금지 등이다. 새롭게 마련한 방역수칙을 이달부터 적용할 방침이다. 박성수 송파구청장은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구민들이 제한적으로 다양한 공연을 관람하며 문화생활을 향유할 수 있도록 정확한 가이드라인이 있어야 한다는 지역 내 의견을 적극 수렴한 것”이라면서 “송파구를 시작으로 안전한 공연문화가 전국에 확산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성악가 꿈꾸던 딸 무대서 추락사…법정투쟁 아버지의 분노

    성악가 꿈꾸던 딸 무대서 추락사…법정투쟁 아버지의 분노

    “제가 처음 이 싸움을 시작할 때 주변에서는 ‘개인이 국가를, 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싸워 이기는 건 불가능하다. 어차피 넘을 수 없는 산이다’ 이런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잘못이 있다면 대통령이라도 아이들 앞에 무릎 꿇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바로…인간으로서의 도리이기 때문입니다.” 유난히 살가웠던 딸의 죽음과 지난한 법정다툼 과정을 설명하면서도 애써 담담한 태도를 지켜온 박원한(55)씨의 목소리가 떨리기 시작했다. 깊은 한숨 뒤에 그의 입에서 힘겹게 나온 말은 ‘인간으로서의 도리’였다. 촉망받던 스물셋 성악도 딸을 황망히 떠나보낸 박씨는 2년 가까이 경북 경산에서 법원이 있는 서울까지 왕복 650㎞ 거리를 오가며 법정에 서고 있다. 취재진과 재판 방청객, 그리고 피고인의 지지자들까지 몰려 유난히 혼잡했던 지난달 16일, 서울 서초동 법원청사 한편에는 지방에서 올라온 박씨와 그의 가족들도 조용히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박씨와의 인터뷰는 청사 내 카페에서 진행하기로 했지만 변호인 사무실로 옮겨 진행했다. 조국(55)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57) 교수 관련 재판과 사법농단 재판 등 굵직한 재판이 몰리면서 박씨에게는 청사 안에서는 마음 놓고 하소연할 공간조차 허락되지 않은 탓이다. 딸을 잃고 왕복 650㎞를 오가며 법정투쟁 이날 박씨는 아내와 처제와 함께 서울고등법원을 찾았다. 맏딸 송희씨의 죽음으로 시작된 재판의 항소심에 참석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의견을 진술하기 위해서다. 딸의 죽음에 대해 해당 지자체인 김천시의 책임을 묻는 재판에서 이미 1심 법원은 시의 책임을 상당 부분 인정했지만, 김천시가 불복하면서 박씨 가족의 싸움도 이어졌다. 곧 맏딸의 2주기를 맞지만 박씨 가족의 시간은 여전히 딸이 세상을 떠난 2018년 9월 6일에 멈춰 있었다. “기쁘면 기쁘다고, 슬프면 슬프다고 감정 표현에 참 솔직한, 다정하고 책임감 강한 딸이었죠. 다른 집 맏이들과는 달리 엄마 아빠에게도 소소한 감정도 잘 표현하고, 동생에게도 늘 친구 같은 언니였습니다….” 장녀로서 가족에 대한 책임감이 강한 탓이었을까. 박씨는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윽박질러서라도 2년 전 딸의 선택을 막아내고 싶은 심정이다. 가족과 떨어져 서울에서 홀로 생활하며 성악을 전공해 온 송희씨는 2018년 8월 대학원 마지막 학기 개강을 앞두고 지방의 한 오페라 공연 조연출직 아르바이트 제안을 받았다. 대학원을 마친 뒤 지도교수의 조언에 따라 독일로 유학을 떠날 계획을 세운 송희씨는 유학 자금도 마련하면서 실제 공연 제작과 무대에 대한 경험도 쌓기 위해 제안을 받아들였다. 송희씨가 참여한 작품은 호남오페라단의 창작 오페라 ‘달하, 비취오시라’ 김천 공연이었다. 성악가로 도약하기 위한 디딤돌로 택한 선택이 인생의 마침표가 될 줄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2018년 9월 6일에 멈춘 가족의 시간 송희씨는 그해 9월 7일 공연을 이틀 앞둔 5일 저녁 공연장인 김천문화회관으로 내려가 공연팀에 합류했다. “당장 하루 뒤면 무대에 올려야 하는데 딸이 와서 보니까 무대 세트가 예전에 만든 그대로라 색도 바래고 보수가 필요한 상황이었던 거예요. 누구도 나서지 않으니 딸이 ‘제가 하겠다’며 나섰더라고요. 송희가 어두운 극장에서 홀로 무대 세트 도색작업을 한 뒤 전체적으로 확인하려고 몇 걸음 뒷걸음 치는 순간 7m 아래로 떨어진 거죠.” 송희씨는 추락 직후 인근 병원 응급실로 옮겨졌고, 이후 경북대병원 중환자실로 후송됐지만 10일 새벽 뇌출혈로 숨을 거뒀다. 경찰 조사와 법원 판결문 등에 따르면 송희씨가 작업할 때에는 무대와 지하 연주자들의 공간을 연결하는 승·하강 리프트는 무대 쪽으로 올려진 상태였다. 그러나 송희씨 혼자 작업 중인 상황에서 리프트는 지하로 내려졌고, 당시 공연장 작업자 누구도 송희씨에게 이런 사실을 알려 주지 않았다. 리프트는 작동 시 이를 알리는 램프와 비상경보 등도 작동해야 했지만 모두 고장 나 작동하지 않았다. “딸이 거기서 혼자 작업 중인데 누군가 리프트를 내린다면 당연히 알렸어야 하지 않나요. 공연장 측은 1시간 이상 해야 하는 안전교육도 제대로 하지 않고, 사고가 나자 안전교육을 했다며 뒤늦게 현장 관계자들에게 안전교육 확인 서명을 받았더라고요. 당시 딸은 응급실에서 사경을 헤매고 있는데 현장 책임자는 ‘산 사람은 살아야 하지 않겠냐’며 하지도 않은 안전교육 확인서나 받으러 다닌 거죠.” 사고 당시 공연장 측 대응을 떠올리던 박씨는 깊은 한숨으로 치미는 분노를 삭였다. 1심 법원은 지난 1월 김천시 소속 7급 공무원인 김천문화회관 무대감독 송모(57)씨와 오페라단 무대감독 홍모(42)씨의 사고 책임을 인정하며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금고 10개월, 징역 8개월(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박씨 등 유족은 김천시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도 제기했고, 관련 재판부 역시 김천시의 사고 책임을 인정했다. 다만 피해 책임 비율은 김천시 80%, 피해자 20%로 제한했다. 사실상 피해자 쪽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에서 이긴다고 죽은 딸이 돌아오는 것도 아니고 이렇게까지 법정싸움을 할 생각은 없었다”는 박씨는 재판 과정에서 책임 회피를 넘어 유족 측에게도 큰소리치는 김천시 측을 보면서 “용서는 없다”고 마음을 굳혔다. 박씨는 “1심 재판 초반에는 김천시 관계자들이 우리에게 잠시 목례라도 했는데 이후부터는 알은척도 안 하고, 김천시 측 변호인은 법원 복도에서 유족들 들으란 듯이 큰 소리로 ‘자기(송희) 혼자 실수해서 난 사고다’, ‘무대감독도 피해자다’라는 식으로 떠들더라”면서 “처음부터 김천시가 책임지는 모습으로 나섰다면 서로가 이렇게 힘든 과정까지 오지 않고, 나도 그들의 잘못을 용서할 마음이 있었지만, 이제는 끝까지 싸우겠다는 생각뿐”이라고 말했다. 예술인들이 안전한 세상 만드는 게 새로운 소명 박씨는 딸이 세상을 떠난 지 2년이 되도록 김천시 측의 누구한테도 사과 한마디 받지 못했다. 이는 박씨가 지자체라는 국가기관을 상대로 싸우는 결정적 이유이기도 하다. “국가기관에서의 사고로 한 젊은이가 희생됐는데 시장뿐만 아니라 어떤 누구도 사과 한마디가 없었어요. 피해자 가족에게 관심조차 두지 않는 것은 우롱하는 것과 마찬가지죠. 우리 가족을 끝으로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이 긴 싸움을 이어 가고 있습니다.” 송희씨의 죽음은 늘 열악한 환경 속에서 위험과 싸워야 했던 예술인들의 연대로 이어졌다. 예술인들을 중심으로 결성된 ‘박송희씨 사고사망사건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6월 1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천시의 항소 취소와 관련 기관들의 사과 및 배상, 재발 방지 방안 마련 등을 촉구했다. 박씨도 이 자리에서 함께 목소리를 냈다. 목회자의 길을 걷고 있는 박씨에게는 새로운 소명이 생겼다. 채 피우지도 못하고 떠난 딸의 꿈을 위한 길이기도 하다. “저도 송희에 앞서 성악을 전공한 예술인으로 살아왔기 때문에 다시는 송희와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간절함이 있습니다. 딸의 사고를 계기로 예술인들이 연대하고, 젊은 예술인들이 안전에 대해 걱정하지 않고 공연에만 집중할 수 있는 세상이 올 수 있도록 돕는 게 이제 제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