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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주시립발레단, ‘백조의 호수’, ‘레이몬다’로 상반기 마지막 살롱콘서트

    광주시립발레단, ‘백조의 호수’, ‘레이몬다’로 상반기 마지막 살롱콘서트

    광주시립발레단이 발레살롱콘서트 세 번째 시리즈이자 올해 상반기 마지막 공연으로 ‘백조의 호수 & 레이몬다’를 11~12일 광주문화예술회관 소극장 무대에 올린다. 발레살롱콘서트는 발레에 대한 이해와 감상의 폭을 넓히기 위해 지난해부터 광주시립발레단이 진행해 온 무대로, 공연을 하면서 발레전문가와 무용수, 관객이 함께 대화를 나누며 발레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 지난 5월에는 차이콥스키 ‘잠자는 숲속의 미녀’를 구연동화와 함께 선보여 더 친숙하고 재미있게 발레를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 공연에서 선보일 ‘백조의 호수’는 차이콥스키의 서정적인 음악과 운명을 거스르는 사랑이야기를 바탕으로 고전발레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대표적인 작품으로 꼽힌다. 마리우스 프티파의 안무로 극적 요소들이 추가됐고, 발레 거장 유리 그리고로비치의 재안무로 인간의 본성과 철학을 담아 새롭게 재탄생했다. 등장인물에 대한 묘사와 촘촘한 작품 구성으로 유명하고 특히 2막 백조들의 군무가 하이라이트다. 13세기 헝가리와 십자군을 배경으로 레이몬다와 장 브리안의 사랑을 담은 ‘레이몬다’는 프티파의 마지막 작품으로 알렉산더 글라주노프의 개성이 더해진 걸작이다. 화려하면서도 이국적인 느낌을 주는 음색과 안무, 고난도의 군무가 이어진다. 이번 무대에서는 ‘레이몬다’의 3막 중 결혼식 피로연 장면이 그려진다. 이번 공연은 최태지 광주시립발레단 예술감독이 총연출을 맡았고 박진영 광주대 교육혁신연구원장이 진행한다. 12일 오후 2시 공연은 매진으로 공연장을 찾지 못하는 관객들을 위해 광주문화예술회관 유튜브를 통해 실시간 중계도 된다. 광주시립발레단은 29~30일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대한민국발레축제 기획공연으로 ‘레이몬다’ 3막 중 결혼식 피로연 장면을 다시 선보인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200만 돌파 ‘분노의 질주‘에 ‘캐시트럭‘까지...할리우드 영화 대세

    200만 돌파 ‘분노의 질주‘에 ‘캐시트럭‘까지...할리우드 영화 대세

    코로나19로 발길이 뜸했던 극장가에 활력을 불어넣은 영화 ‘분노의 질주:더 얼티메이트’가 200만 관객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올해 세 번째 2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로 등극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국내 대작 영화들의 개봉이 뜸한 가운데, 다음 주부터 할리우드 영화들이 잇따라 개봉하며 당분간 외화들의 득세가 예상된다. ‘분노의 질주:더 얼티메이트’는 3일 기준 2만 6000여명의 관객을 모아 현재 박스오피스 3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달 19일 개봉 이후 누적 관객은 187만 6000여명이다. 주말이었던 지난 5월 22일, 23일에는 각각 26만 5000명과 24만여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바로 직전 평일 12만 1000여명이 영화를 봤는데, 주말에는 이보다 2배 정도 관객이 찾고 있다. 이렇게 볼 떄, 이번 주말에는 5만여명씩 이틀 동안 10만여명 정도의 관객을 모을 것으로 예측된다. 이 경우 일요일 오후쯤 200만명을 넘길 수 있다.현재 극장가 박스오피스 1위는 공포영화 ‘컨저링3:악마가 시켰다’로, 개봉과 함께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며 여름 공포영화 시즌 시작을 알렸다. 4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이 영화는 하루 5만여명의 관객을 모으며 다른 할리우드 영화를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영화는 퇴마사인 워렌 부부의 파일에 등장하는 사건을 바탕으로 만든 시리즈 영화다. 2013년 개봉해 226만명을 동원한 1편은 역대 외화 공포영화 중 흥행 1위를 지키고 있다. 2편 이후 5년 만에 돌아온 속편은 1981년 코네티컷주 브룩필드 마을에서 19세 청년이 술에 취해 집주인을 여러 차례 공격한 살인사건이 소재다.개봉 8일 만에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던 디즈니 실사영화 ‘크루엘라’는 다시 한 계단 밀려나 2위이지만, 주말 동안 1위에 복귀할 가능성이 크다. 4일 오전 실시간 예매율이 ‘크루엘라’가 27.7%로 ‘컨저링3’ 21.2%, ‘분노의 질주’ 14.9%를 제치고 1위를 달리고 있다. 현재 누적 관객은 41만 6000여명이다. 다음 주부터는 다양한 스릴러 영화들이 준비 중이다. 가장 기대치가 높은 영화는 9일 개봉하는 가이 리치 감독의 신작 ‘캐시트럭’이다. 벌써부터 예매율이 10%를 넘는 상황이다. 영화는 무장 강도들에게 아들을 잃은 주인공 H가 범인의 단서를 찾기 위해 현금 호송 회사에 위장 취업해 사건의 단서를 풀어가는 액션 스릴러물이다.10일 개봉 예정인 영화 ‘플래시백’은 시공간을 초월하는 금지된 약인 머큐리를 삼킨 프레드릭이 기억 저편에 감춰진 미스터리를 파헤치는 타임 리플레이 스릴러다. 오는 16일에는 ‘콰이어트 플레이스2’가 개봉한다. 소리를 듣고 공격하는 괴물과 맞서는 설정으로 주목받았던 2018년 작품의 속편이다. 1편에서 아빠의 희생 이후 살아남은 가족들이 실체를 알 수 없는 괴생명체에 맞서 새로운 은신처를 찾아나서는 이야기를 그렸다. 한국 영화로는 ‘발신제한’이 이번 달 개봉한다.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오가며 활약중인 배우 조우진의 첫 주연작이다. ‘차에서 내리는 순간 폭탄이 터진다’는 의문의 발신번호 표시제한 전화를 받게 된 은행 센터장이 부산 곳곳을 질주하는 내용이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김진명 ‘고구려‘ 드라마로…대하사극 잇단 제작

    김진명 ‘고구려‘ 드라마로…대하사극 잇단 제작

    고구려 다섯 왕 스토리 시즌제 제작KBS 정통 사극 ‘태종 이방원’도 속도2016년 KBS ‘장영실’을 마지막으로 안방 극장에서 사라졌던 대하사극이 속속 부활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콘텐츠 제작 및 매니지먼트사인 아이오케이는 김진명 작가의 역사 소설 ‘고구려’를 시즌제 드라마로 제작한다고 4일 밝혔다. 이를 위해 김 작가와 ‘고구려’의 영상 제작에 대한 판권 계약을 완료했으며 최장 30년간 저작권을 확보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제작비는 1000억여원을 투입한다. 드라마 ‘고구려’는 삼국시대 중에서도 고구려를 배경으로 미천왕부터 고국원왕, 소수림왕, 고국양왕, 광개토대왕까지 다섯 왕의 스토리를 담을 예정이다. 앞서 소설 ‘고구려’는 6권까지 발간됐으며 오는 14일 7권 출간을 앞뒀다. 내년 10권으로 완결된다. 아이오케이는 “‘고구려’에 대한 투자를 통해 한국 사극에 대한 수요가 큰 동남아 등에 수출하고,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플랫폼을 통해 글로벌 시장 공략에도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아이오케이 관계자는 “현재 드라마 ‘고구려’의 시나리오 작업 중”이라며 “최근 대하사극 가뭄 시대에 한국형 ‘왕좌의 게임’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 하반기 대하사극 부활을 예고한 KBS도 드라마 ‘태종 이방원’ 제작에 속도를 내고 있다. KBS는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본관에서 문경시와 ‘태종 이방원’의 제작, 문경 홍보, 촬영 지원 등 협력 사업을 주요 내용으로 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양측은 이날 대하드라마 ‘태종 이방원’ 촬영과 관련한 행정·재정적 지원, ‘촬영하기 좋은 도시 문경’ 홍보를 위한 ‘태종 이방원’ 콘텐츠 사용과 마케팅 협조, 문경 주요 관광지와 세트장 홍보, 드라마 방송 시 제작 지원 고지 등에 합의했다. 올 하반기 방송이 목표다. 앞서 종합 미디어그룹 IHQ와 드라마 제작사 빅토리콘텐츠도 지난 4월 100부작 대하사극 ‘조선왕비열전’(가제)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조선왕비열전’은 왕의 치세 뒤에 가려 보이지 않았으나 정사와 비사를 지배하고 사랑과 치정을 아우르던 조선 왕비들의 일대기를 그린다. 극본은 드라마 ‘야경꾼 일지’와 ‘바람과 구름과 비’를 통해 필력을 인정받은 방지영 작가가 맡았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시를 영화로 만든 ‘정말 먼 곳’ 피렌체 한국영화제 심사위원상

    시를 영화로 만든 ‘정말 먼 곳’ 피렌체 한국영화제 심사위원상

    박은지 시인의 2018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당선작 ‘정말 먼 곳’을 시나리오에 담은 영화 ‘정말 먼 곳’(박근영 감독)이 최근 제19회 피렌체 한국영화제 심사위원상 인디펜던트 부문에서 수상했다. 지난 3월 개봉한 ‘정말 먼 곳’은 강원도 화천에 자리 잡은 한 유사 가족의 삶을 그렸다. 서울에서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에 지친 진우(강길우 분)는 딸처럼 여기는 조카 설이와 터전을 옮겼다. 양떼 목장에서 일하는 진우의 삶이 안정될 즈음, 그의 연인인 시인 현민(홍경 분)이 화천으로 이주하고, 설이 생모인 여동생 은영(이상희 분)이 갑작스레 찾아오면서 일상에 큰 파장이 온다.강길우, 홍경, 이상희 그리고 기주봉, 기도영, 김시하, 최금순까지 주조연 배우들의 앙상블, 아름다운 화천의 풍경과 그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든 배우들의 모습을 담은 미장센, 박근영 감독의 섬세한 연출력이 호평 받았다. 박근영 감독은 지난 3월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대학동기인 박 시인의 서울신문 신춘문예 당선작 ‘정말 먼 곳’에서 영감을 받았다”며 “영화는 말보다 이미지로 감흥을 주는 순간이 있어 시와 닮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영화가 소외되거나 각자의 상처가 있는 사람들이 모여 만들어 내는 우화처럼 읽히길 바랐고, 성 소수자와 사회와의 거리감, 개인과 사회와의 거리감, 우리 삶 속의 거리감을 녹여 내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영화제 측은 “영화 ‘정말 먼 곳’은 인간 사회가 수 세기 동안 가져온 관계의 형식에 의문을 제기한다. 삶의 순환과 서로 다른 본성의 공존을 그려낸 이 영화의 궁극적 의미는 존재의 균형이 얼마나 깨지기 쉬운지를, 탄생과 삶과 죽음 앞에서 이 우주는 모두 같은 선상에 놓여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전에 이 상을 받은 한국영화는 전고운 감독의 ‘소공녀’, 박석영 감독의 ‘스틸 플라워’ 등이 있다.한편 ‘피렌체 한국영화제’는 젊고 유망한 한국영화 감독들을 이탈리아에 소개하기 위해 시작된 영화제로, 한국과 이탈리아 문화교류의 장을 만들어 왔다. ‘정말 먼 곳’은 현재 IPTV, 홈초이스, 구글플레이, WAVVE, TVING, 카카오페이지, 네이버시리즈on, 곰TV, 씨네폭스, SKY TV, 웹하드 등 안방 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춤’ 꾼들도 팬들도 어깨춤

    ‘춤’ 꾼들도 팬들도 어깨춤

     지난해 코로나19로 가장 만나기 어려웠던 춤 공연들이 이달에 그 아쉬움까지 담아 더욱 다채로운 무대를 펼친다. 무용 공연 팬들에게는 좋아하는 장르를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시간인데 표를 구하는 것부터가 전쟁일 만큼 열기가 뜨겁다. 지난달 31일 개막해 17일까지 열리는 국제현대무용제(MODAFE)와 함께 오는 15일부터 30일까지는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대한민국발레축제가 이어진다. 클래식 발레부터 컨템포러리 댄스까지 그야말로 춤의 향연이다. 국립발레단이 3년 만에 선보이는 희극 발레 ‘말괄량이 길들이기’로 막을 여는 이번 축제에서는 유니버설발레단이 라흐마니노프 음악부터 국악까지 담은 신작 ‘트리플 빌’로 화려하게 관객들을 맞는다. 기획공연으로 29~30일에는 광주시립발레단의 ‘레이몬다’ 3막 중 결혼식 피로연 장면, 와이즈발레단의 ‘유토피아’, 조주현댄스컴퍼니가 MZ세대의 흥을 그려 낸 ‘D-Holic’(디-홀릭)이 한 무대에 오르기도 한다. 자유소극장에선 김용걸댄스씨어터, 이루다 블랙토, 다크서클즈 컨템포러리 댄스(조현상), 정형일 발레 크리에이티브, 유회웅 리버티홀, 수진초이댄스(최수진) 등 공모를 통해 선정된 국내에서 활발하게 창작 활동을 하고 있는 안무가들의 작품이 사계절과 환경, 선과 악 등 다방면의 주제로 관객들에게 질문을 건넨다.  미국 보스턴발레단 김석주, 에스토니아 바네무슈 오페라 발레단 이주호, 독일 헤센 위즈바덴 국립발레단 이지영, 미국 할렘댄스씨어터 이충훈 등 해외에서 활약하고 있는 무용수 6명과 국립발레단 김기완·조연재·박종석, 유니버설발레단 손유희·이현준 등이 함께 호흡을 맞추는 ‘한국을 빛내는 해외무용스타 스페셜 갈라’(24~25일)도 축제의 백미다. 김수민, 최윤선(선화예고), 손민지(서울예고), 전민철(한국예술영재교육원) 등 무용의 미래를 짊어질 ‘영스타’들의 도약도 함께 만날 수 있다.  축제 외에도 국립현대무용단이 코로나19로 무대가 멈춘 무용수들의 시간을 그린 ‘그 후 1년’, 유니버설발레단이 지난해 7월 이후 서울에서 처음 선보이는 정기공연 무대인 ‘돈키호테’, 정영두 안무가의 ‘제7의 인간’이 4~6일 각각 열리며 싱그러운 계절을 연다. 재치 있는 퍼포먼스로 우리 판소리의 매력을 새롭게 알린 이날치와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도 11~12일 서울 강남구 LG아트센터에서 함께 무대를 갖는다.  국립무용단은 24~26일 4년 만에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대에 올리는 대형 신작으로 다양한 장단과 가락이 모이고 흩어지는 전통 기악양식 산조를 춤으로 풀어낸 ‘산조’를 선보인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서울포토] 안드레아 두로, 시스루 드레스로 뽐낸 볼륨감

    [서울포토] 안드레아 두로, 시스루 드레스로 뽐낸 볼륨감

    스페인 영화배우 안드레아 두로가 2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오토신 마드리드 레이스 드라이브인 극장에서 열린 영화 ‘엑스트레모(Xtremo)’ 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 웅장한 오케스트라, 주인공은 하모니카 … 박종성 ‘꿈의 무대’

    웅장한 오케스트라, 주인공은 하모니카 … 박종성 ‘꿈의 무대’

    “피아노나 기타, 밴드와 다양한 편성을 해봤지만 오케스트라와 함께하는 공연은 꿈만 꿨어요. 저의 꿈이 이뤄지는 무대에서 하모니카의 새 모습을 많이 보여 드릴 수 있게 됐네요.” 하모니시스트 박종성은 오는 13일 서울 강동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올리는 ‘오케스트라 프로젝트’를 이렇게 설명했다. 2일 서울 강남구 오드 포트에서 기자들과 만난 그는 공연에 대한 기대감에 한껏 들떠 있었다. 그는 2009년 하모니카 국제 무대를 휩쓸면서 이름을 알렸다. 일본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하모니카대회에서 청소년 트레몰로 부문 금상을 차지했고, 4년마다 열려 하모니카의 올림픽으로도 불리는 세계하모니카대회에서 트레몰로 솔로 부문 1위, 재즈 크로매틱 부문 2위를 차지했다. 정통 클래식부터 국악, 재즈, 뉴에이지 등 폭넓은 연주를 해왔지만 이번 공연은 온전히 그와 하모니카가 처음부터 끝까지 주인공이 된다. 이번 공연에서는 하모니카로 귀에 익은 선율부터 새로운 주법을 곁들인 협주곡까지 다채로운 매력을 선보인다. 백윤학 지휘자가 이끄는 프라임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함께 국내 최초 하모니카협주곡 ‘하모니카 메모리얼’을 16구 크로매틱 하모니카로 연주하고, 12구 악기로 미하일 글린카의 오페라 ‘루슬란과 류드밀라’ 서곡, 피아졸라 명곡을 모아 편곡한 ‘아디오스, 피아졸라’와 우리 민요 ‘새야 새야’ 등을 들려주며 풍성한 음색을 뽐낸다. 특히 그와 오랜 시간 하모니카를 연구한 김형준 작곡가가 쓴 ‘하모니카 메모리얼’에 대해 박종성은 “레퍼토리가 부족해 늘 목마르고 기다렸던 연주자들에게 의미가 있는 곡이고 다양한 주법들을 녹여 하모니카의 매력을 한껏 전달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하모니카를 거꾸로 뒤집어 소리를 내거나 누르는 듯한 음을 내는 등 이색적인 연주가 관객들을 기다린다. 박종성은 “작고 평범해 보이는 하모니카도 대형 오케스트라를 이끌며 화려한 조명을 받는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모습이 누군가에게 용기와 희망을 드릴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청춘맨숀 모던보이와 ‘삐-루 ’ 한 잔, 구상·이중섭과 노포 속 추억 한 잔

    청춘맨숀 모던보이와 ‘삐-루 ’ 한 잔, 구상·이중섭과 노포 속 추억 한 잔

    지난주에 대구를 찾았다. 광역시인 대구에는 많은 명소가 있지만 오로지 ‘힙성로’를 둘러보기 위함이다. 서울에 힙지로(을지로)가 있다면 대구에는 힙성로(북성로)가 있다. 요즘 대구 시민과 관광객에게 인기몰이 중인 북성로 일대를 부르는 별칭이다. 철가루 휘날리던 공구 상가와 토끼굴 같은 한옥 골목이 있던 낡은 원도심이 젊은 셰프와 바리스타, 예술가들이 모여드는 트렌드 중심 거리로 탈바꿈했다.●북성로 공업사 골목… 기술·예술 복합창작 공간으로 탈바꿈 망치나 너트, 혹은 십자와 일자 드라이버에다 드릴까지 갈아 낄 수 있는 근사한 전동공구를 사려고 간 것은 물론 아니다. 쓸 일도 없거니와 무척 화가 났을 때 외엔 이런 걸 찾지도 않는다. 북성로를 찾은 이유는 ‘이곳에 오면 뭔가 기분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느낌’ 때문이었다. 귀에 낯선 이들이 많을 테니 우선 북성로(北城路)가 뭔지 알아보자. 북성로는 대구 한복판의 옛 대구읍성 북쪽 거리를 이른다. 일제강점기에는 일본 상인들이 많이 들어와 상권을 형성하며 순식간에 커졌다. 이 지역을 모토마치(元町)라 불렀다. 혼마치(本町)로 경계를 이룬 길 건너 포정동에도 일본인 거류민이 몰려왔다. 옛 대구읍성이 허물어진 자리에 새로운 중심가 모토마치가 조성되면서 일본인들에 의해 꽤 분주한 상권이 생겨났다. 근대식 극장, 식당, 다방 등 최신 상업 시설이 들어와 거리를 채웠다. 일본 미나카이(三中井) 백화점 조선 1호점도 이곳에 들어섰다. 백화점엔 조선 팔도에 보기 드문 엘리베이터도 있었다.조선인도 그 사이를 비집고 점포를 냈다. 고 이병철 삼성 회장도 이곳에 국수 등 식료품을 팔던 삼성상회를 열며 창업했다. 지금도 그 자리가 보존돼 있다. 늘 돈이 돌던 곳이라 신기한 현대 물품들이 선을 보인 곳이기도 하다. 각지에서 ‘모던보이’와 ‘신여성’이 모여들며 커피와 ‘삐-루’, 댄스 등 신문물을 즐겼다. 요즘으로 따지자면 스타필드 1호점에다 현대명품아울렛, 홍대 클럽가, 이태원 먹자골목이 동시에 한곳에 생긴 것이다. 우현서루 같은 민족교육기관도 들어섰다. 당시 대구에서 활동하던 시인, 소설가 등 문인과 화가, 음악가 등 예술인들도 향촌동과 북성로 일대에 모여 전시회나 발표회를 여는 등 문예의 요람이 되기도 했다. 신문 기사도 쓰고 자기 글도 쓰는 언론인도 모였다. 마치 19세기 프랑스 파리 생제르맹 거리 같았다. 국내 최초 음악감상실인 ‘녹향’(현 대구문학관 지하1층)도 광복 직후인 1946년 이곳에 자리를 틀었다. 구하기 힘든 음반을 들여다 놓고 고급 축음기로 들려줬다. 1950년대 북성로에 공구와 소재, 기계부품 가게가 생겨난 것은 미군부대에서 흘러나온 물자를 팔던 거리에서 유래됐다. 이후 대구에 섬유와 식품산업이 발전하며 관련 부품과 소재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기지창 역할을 담당했다. 자본과 기술이 서울을 넘볼 정도였다. 북성로는 대한민국 산업을 대표하는 공업 거리가 됐고, 한때 “마음만 먹으면 탱크도 만들어 낸다”는 말이 돌았다. 그 기술이 지금은 예술이 됐다. 공구골목 사이로 들어가면 북성로기술예술융합소 ‘모루’가 있다. 장인의 경지에 오른 기술인과 예술인들의 컬래버레이션(이종협업)과 기술 전승을 목적으로 세운 공간이다. 원래 ‘달방’(월세방)을 하던 쪽방여관 건물을 ‘기술×예술’ 복합창작 공간으로 바꿔 놓았다. 북성로의 정체성을 여실히 내보이는 곳이다. 현재는 북성로 1가와 바로 붙은 향촌동이나 교동, 서성로 일대까지 뭉뚱그려 ‘힙성로’라 부른다. MZ세대에겐 좁은 골목길과 낮은 건물, 그리고 그 사이사이에 세련된 카페와 갤러리, 공방, 베이커리, 바(Bar)가 기존 노포와 함께 공존하는 모습이 무척이나 ‘힙’(hip)했던 덕이다. 세련되고 유행에 민감하다는 ‘힙’이다. ●철물점 옆 모퉁이 카페 … 젊은 작가 모이는 문화놀이터 옛 북성로는 ‘아재들’의 거리였다. 평균연령이 마흔을 족히 넘었고 성비는 8대2 정도로 중년 남성 비율이 높았다. 서울로 따지면 영등포구 문래동 일대와 닮아 있었다. 1980년대 초반, 길거리에서 눈만 마주쳐도 싸우자고 덤벼들던 ‘춘추전국’의 시대엔 아마 발걸음조차 딛기 꺼리던 곳이었을 게 분명하다. 대구은행 북성로 지점을 끼고 돌면 온통 철물점이다. 가게마다 트럭들이 ‘스뎅’(스테인리스) 봉과 파이프를 내리고 모터를 싣는다. 여느 때와 다름없는 풍경이지만 수창초등학교로 향한 좁은 골목을 들어서니 작은 카메라를 든 젊은 남녀가 셀피를 찍고 있다. 벽면에는 알록달록 벽화가 그려졌고 얼핏 봐도 관광객으로 보이는 여성들도 두셋 돌아다니고 있다. 달달한 블루베리 요거트를 마실 수 있는 모퉁이 카페도 있다. 북성로엔 이처럼 구(舊)와 신(新)이 공존한다. 영신(迎新)하긴 했어도 아직 송구(送舊)하진 않았다. 북성로의 수십년 역사 중 아주 생경한 풍경일 테지만 언젠가부터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있다.갑자기 ‘물’이 바뀐 것은 아니다. 1976년부터 전매청 연초제조창 직원 관사로 사용됐던 수창청춘맨숀은 2016년 문체부 도심 재생 사업에 선정되며 환골탈태했다. 낡은 아파트 숙소의 외벽은 그대로 살리면서 내부를 ‘문화 놀이터’로 만들었다. ‘수창청춘맨숀’으로 명명한 뒤 젊은 작가들이 입주하고 저마다 자신의 창의력을 뽐내는 무대이자 갤러리가 됐다. 얼마 전 유엔이 발표한 연령 구분에 따르면 65세(그것도 만으로)까지 청년이니, 누구든 청춘맨숀에 들러 쉬어 간대도 어색하지 않을 선택이다. 수창청춘맨숀에서 8월 26일까지 ‘미래는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상상하는 것이다’를 전시한다. 이달 매주 토요일 오후 4시에 거리극, 창작국악, 낭독뮤지컬, 다원예술 등을 소재로 수창청춘극장도 열린다. 일본인 상권이 장악한 북성로였지만, 항일애국지사 150명을 배출한 사학 우현서루(友弦書樓)도 있었다. 현재 북성로 대구은행 자리가 바로 우현서루다. 우현서루는 을사늑약 체결 직전인 1904년 이상화 시인의 조부 이동진 선생이 창설한 사학이다. 큰아들 소남 이일우 선생은 1만여권의 서적을 수입해 들여 놓고 매년 젊은 지식인을 뽑아 먹이고 재워 가며 가르쳤다. 1911년 일제에 의해 강제 폐쇄될 때까지 구국 운동의 요람 역할을 했다.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의 이상화 시인은 소남의 조카다. 이곳을 거쳐 간 독립지사들의 이름만 들어도 놀란다. 박은식(상해 임시정부 대통령), 이동휘(임시정부 국무총리), 장지연(황성신문 주필), 여운형(조선건국동맹), 김지섭(이중교 폭탄투척 지사) 등이다. 폐쇄 이후엔 훗날 대륜고등학교의 뿌리가 된 교남학원이 들어섰는데 교사가 이상화, 학생이 이육사였다. 건물 밖에 우현서루 이미지를 형상화해 놓았고. 내부에는 유물과 관련자료를 전시하고 있다.●이중섭 드나들던 백록다방 재현한 향촌문화관 북성로에서 중앙로 쪽으로 길을 건너면 오른쪽으로는 포정동, 왼쪽으로는 향촌동이 나온다. 서울에서 충무로나 종로 일부까지 ‘힙지로’라 부르듯, 보통은 포정동, 향촌동, 교동 일부까지 묶어서 ‘힙성로’라 지칭한다. 북성로에 큼직큼직한 산업시설이 많았다면 향촌동 쪽에는 일제강점기부터 자잘한 상업시설이 즐비했다. 꽃자리 다방 등 다방과 술집, 여인숙과 골목 사이엔 주택도 많은 데다 늘 대구역을 오가는 이들이 많아 향촌동 좁은 골목이 인산인해를 이뤘다.현재 힙성로의 힙한 매력은 어쩌면 70여년 전부터 시작된 것일지도 모른다. 동성로와 수성못 주변에 ‘빼앗긴 상권에도 봄은 다시 왔으니까’ 말이다. 향촌문화관에 가면 그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당시 ‘리즈’ 시절을 보냈던 향촌동 풍경이 여러 전시물 형태로 있다. 대구 최초 대중교통 부영버스가 거리에 서 있고 오랜 대폿집과 막걸리집이 있다. 피란을 온 이중섭이 매일같이 드나들며 담배 쌈지에 그림을 그렸던 백록다방(현 갤러리모델 자리), 호수다방, 화월여관(현재 판코리아 성인 콜라텍) 등도 디오라마와 포토존으로 현실 속에 재현해 놓았다. 3, 4층은 대구문학관이다. 시인 구상을 비롯해 현진건, 조지훈, 박두진 등이 대구 향촌동에서 서로 교분을 쌓으며 지냈다. 신상옥, 최은희 등 영화인도 이곳에 있었다. 향촌동 술집 대지바(현재 공사 중)에서 만나 술잔을 기울이며 시구를 나누고, 르네상스 음악감상실(현 판코리아 식당)에서 예술혼을 양육했다. 식민침탈 중에도, 동족상잔의 전쟁 중에도 향촌동은 너른 가슴으로 문학을 잉태하고 예술을 생산했다. “함께 읽고 더불어 크게 웃어주게나.” 향촌동에 살던 시인 구상은 이윤수에게 보낸 편지에 이렇게 썼다. 현재 대구문학관은 대구에서 활동하던 문인들의 육필 원고를 전시 중이다.●‘초토의 시’ 출판기념회 열렸던 꽃자리 다방 1930년대부터 대구 원도심 역할을 톡톡히 해 온 것이 현대에 들어선 오히려 개발을 더디게 했다. 너른 부지가 필요했던 개발 세력은 고불고불한 골목에 낡은 왜식 한옥과 초라한 저층 건물 투성이였던 향촌동과 북성로를 외면했던 것이다. 경상감영 공원이 위치한 포정동부터 향촌문화관까지 향촌동 골목을 둘러보면 화려했던 당시의 영화가 낡은 건물 사이로 투영돼 보인다. 대보백화점, 무궁화백화점 등 당시로선 으리으리한 중대형 유통 시설에다 양화점, 양장점 골목까지 이어지며 ‘대구 멋쟁이’들의 아지트가 되었다.맛 좋은 식당도 즐비했다. 그 유명한 뭉티기(생고기 육회)도 이곳에서 시작했다. 생고기며 불고기, 국숫집, 찌짐(전)집, 만두집, 냉면집, 곰탕집, 돼지국밥집 등이 향촌동 나들이를 나온 손님들로 긴 줄을 드리웠다. 저렴한 여인숙과 여관, 호텔 등도 곳곳을 채우며 영남 중심도시 대구의 숙박 기능을 담당했다. 극장 만경관 옆 사보이호텔은 1980년대 이 지역 랜드마크 역할을 했다. 한때 목욕탕이 딸린 여관으로 바뀌었다가 지금은 새 단장을 하고 다시 그 이름을 지켜 오고 있다. 덕분에 당시 향촌동 식당가의 불빛은 늦은 밤까지 이어져 대구의 뜨거운 밤을 밝히기도 했으나 1980년대 이후 동성로와 반월당, 수성못 인근으로 대구 중심 상권이 옮겨 가면서 ‘구 시내’로 몰락하는 듯했다.향촌동의 이미지는 2010년에 들어 비로소 재해석됐다. 골목 사이로 젊은 예술가들이 들어왔고 노회한 도시를 지키던 터주들은 이를 반겼다. 수제화 골목에는 달달한 디저트를 즐길 수 있는 베이커리와 향긋한 커피를 내리는 커피숍, 북카페 등이 들어왔다. 20·30대 시민과 관광객이 너도나도 향촌동을 찾기 시작했다.공구거리 북성로의 정체성을 재해석해 너트와 스패너 모양 마들렌을 구워 파는 북성로 공구빵(베이커리09)도, 예스러운 분위기를 고스란히 간직한 한옥 카페 퍼센트(%) 14-3, 직접 볶아 내린 커피가 맛있는 카페 향촌도 명소다. 예전 구상의 ‘초토의 시’ 출판기념회가 열렸던 자리를 루프톱 카페로 바꾼 꽃자리 다방, 골목 안 여인숙을 개조한 카페 ‘대화의 장’ 등은 금세 인스타그램 성지로 떠올랐다. 좋은 공간이 하도 많아 힙성로 카페 투어를 다니려면 시애틀 못잖게 ‘잠 못 드는 밤’을 각오해야 한다. 사람들이 몰리다 보니 저렴한 가격에 세련되고 단단한 솜씨의 수제 구두를 살 수 있다는 것이 알려지며 반세기 골목을 지켜 온 구둣방도 덩달아 매출이 올랐다. 공방이 인기를 끌며 그야말로 명실상부한 ‘한국의 밀라노’로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한밤에 북적이는 노포… 3000원에 맛보는 석쇠 불고기 원래 여름에 뜨거운 대구라지만 요즘 대구의 밤도 뜨겁다. 힙성로에 한옥이나 옛 여인숙을 개조한 게스트하우스와 부티크 호텔이 들어서며 맛난 음식에 술 한 잔 걸치는 나이트 라이프를 즐기고 가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같은 힙성로 구역 내에도 권역은 조금 다르다. 교동 쪽에는 새로 생겨난 현대식 바나 카페가 많고 중앙로를 건너오면 오래된 식당과 주점이 많다.원래부터 유명했던 ‘북성로 돼지불고기’와 ‘북성로 우동’을 필두로, 50년 이상 자리를 지켜 온 노포들에 젊은이들이 몰리기 시작했다. 60년 전부터 생고기를 팔던 대폿집 ‘너구리’는 ‘옛날국수’와 합치며 낮엔 국수, 밤에는 술 손님을 받는데 가격이 아주 저렴하다. 넉넉한 양은 냄비 국수(현지에선 국시) 한 그릇에 단돈 2000원. 오리지널 경상도식 진한 멸치육수 국수를 맛볼 수 있다. 3000원을 더 내면 돼지고기를 얇게 저며 간장 양념에 재워 구워 낸 ‘석쇠 불고기’를 ‘반 인분’ 시켜 먹을 수 있다. 반 인분이라니, 얼마나 합리적인가. 무조건 2인분을 시켜야 되는 집이 수두룩한데 말이다. 게다가 소주 반 병도 팔면서 싫은 기색이 없다. 이것만으로도 힙성로의 경쟁력은 충분하지 않은가. 이 일대는 죄다 노포다. 모두가 상상 이상으로 저렴하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한성식당을 찾았다. 한 입 크기로 얇게 저며 내 불맛에 충실한 석쇠갈비와 쿰쿰한 된장찌개와 함께 마지막 금복주 한 잔의 얼큰함을 즐긴 후 숙소로 돌아오는 길. 70여년 전 어느 밤 이 변함없는 골목길을, 화가 이중섭도 시인 구상도 역시 비틀대며 걷고 있었을 것이라 가만 상상해 보니, 무척이나 영광이며 감회가 새롭다. 왜 낡아빠진 원도심 따위가 내게 이토록 확고한 여행 동기를 부여했는지 이제서야 이해할 것 같다. 글 사진 놀고먹기연구소장 demory@naver.com ■힙성로 여행 체크리스트 (지역번호 053) 어떻게 가지? 대구 지하철 1호선 중앙로 역에서 내리면 된다. 2, 3호선 청라언덕 역이나 1, 2호선 반월당 역에서 내려도 그리 멀지 않다. 버스는 대구콘서트하우스 앞이나 경상감영 앞 등의 노선을 타면 된다. 동대구역에선 401번, 909번, 708번, 급행1번 등이 경상감영공원 앞까지 간다. 뭘 먹지? 이 지역에는 노포들이 많다. 국수와 만두는 꼭 챙겨 먹어야 한다. 뭉티기(생고기)를 즐겨 보는 것도 좋다. 대구식 양념장이 색다르다. 좀더 새로운 스타일을 원한다면 동성로로 넘어가면 된다. 다락방만두는 찐교스, 군만두 등이 맛있고 저렴하다. 마산식당은 씨락육국수(시레기 육개장국수)와 돼지국밥이 유명하다. 한성식당은 석쇠갈비와 오뎅탕으로 술안주하기 좋은 곳. 된장찌개도 일품이다. 옛날국수(너구리 본점)는 2000원이란 황송한 가격에 멸치육수 국수를 맛볼 수 있다. 저녁에는 생고기와 간처녑을 먹으러 많이 찾는다. 상주식당은 추어탕으로 유명한 70년 동성로 노포다. 배추를 넣고 시원하게 끓여 낸다. 어디서 잘까? 여인숙을 개조한 게스트하우스가 많다. 모텔도 많지만 조금 낙후된 편. 도보로 이동하기 좋은 리버틴호텔도 있다. 간단한 조식도 준다. 헤븐스토리호텔은 대구역과 가깝다. 중앙로 역과 가까운 2월호텔(동성로점)은 진골목, 약령시 등에 접근하기 편리하다.
  • 추억의 영화관, 시민 품까지 험난한 길

    추억의 영화관, 시민 품까지 험난한 길

    인천시, 첫 실내극장 애관극장 매입 검토건물주는 역사적 가치 고려 비싼 값 불러시민단체, 미림극장도 도시재생 활용 제안 제주·강원도 오래된 극장 매입·보존 추진구도심이 침체하고 대형복합상영관 등에 밀리면서 경영난을 겪는 오래된 영화관을 매입해 지역문화예술 관련 중심 시설로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건물주는 역사성 등을 고려해 비싼 값을 불러 매입 과정이 순탄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시는 국내 최초 실내극장으로 알려진 애관극장을 사들이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2일 밝혔다. 시 관계자는 “시민사회단체들이 126년 된 애관극장의 보존 필요성을 제기해 이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애관극장이 1890년대 활동사진 상설관 ‘협률사’를 계승한 것인지 등을 따져보고 매입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현재 건물이 1960년대 이후 지어진 것이어서 근현대문화유산으로 보긴 어렵다”고 설명했다.이런 가운데 인천 미림극장도 시가 매입해 원도심 도시문화재생의 앵커(중심) 시설로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스페이스빔 등 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지난 1일 낸 성명에서 “인천시나 인천도시공사가 미림극장을 매입하고 2030동인천 역전프로젝트의 앵커 문화시설로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해 달라”고 했다. 미림극장은 1957년 11월 동구 송현동에 천막을 세워 무성영화를 상영한 것을 시작으로 이후 인천을 대표하는 영화관으로 사랑받았다. 대형 영화관에 밀려 2004년 7월 폐관했다가 2013년 10월 ‘인천시사회적기업협의회’가 노인을 위한 ‘추억극장 미림’으로 재개관해 운영하고 있다. 제주시는 2014년부터 도시재생 취지로 현대극장 건물 매입에 나섰지만 땅 주인이 2명인데다, 거래 가격이 맞지 않아 실현되지 않았다. 2018년에는 동문로 여관 등을 사들여 미술관으로 만든 아라리오 기업이 매입을 시도했으나 불발됐다. 1948년 개관한 제주극장이 있던 곳에 자리잡은 현대극장은 제주 정치·문화사의 기억을 고스란히 품었다. 해방 후엔 정치 집회장소로 활용됐고 1987년 폐업 때까지 공연장, 영화관 등으로 쓰였다. 강원 원주시는 50년 가까이 시민들의 희로애락이 깃든 아카데미극장 매입을 추진하고 있다. 1963년 8월 개관한 이후 원형이 잘 보존된 단관극장이다. 원창묵 원주시장은 지난달 17일 “시민사회 의견을 수렴한 뒤 매입해 문화재생사업의 하나로 상영관·공연장·전시실 등 시민 커뮤니티 공간으로 재현하겠다”고 밝혔다. 성급한 매입으로 예산을 낭비하기도 한다. 경북 경주시는 2011년 1월 고분정비사업구역인 노동동 37번지에 있는 명보극장 토지와 건물을 매입했다. 관광정보센터와 갤러리로 조성한다며 2013년 손질했으나, 특정 작가의 작품 판매 및 전시공간이라는 특혜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문화재청장 허가 없이 개축 및 용도 변경한 사실이 감사원에 적발돼 지난해 철거됐다. 민운기(57) 스페이스빔 대표는 “원도심 주민들의 추억이 깃든 옛 영화관이나 상징물들을 매입해 문화재생사업의 중심시설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종합적인 계획과 ‘감정평가’라는 현실 법의 한계를 넘어서고 보완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 사진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2021 대한민국무용대상 6월 개최

    2021 대한민국무용대상 6월 개최

    사단법인 한국무용협회가 주최하는 2021 대한민국무용대상이 오는 6월 4일부터 11일까지 이메일 접수를 받는다. 대한민국무용대상은 대한민국 최고의 기량과 예술성을 겸비한 무용가들의 경연 무대로 무용의 저변확대를 통해 무용의 대중화와 산업화, 그리고 국제적으로 경쟁력 있는 작품을 발굴하여 한국무용의 국제화를 선도하기 위한 사업이다. 신청 대상은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한국창작무용과 한국전통무용 및 현대무용과 발레를 포함한 순수무용을 하는 개인(안무자) 또는 단체이며, 작품은 기존에 공연된 레퍼토리와 신작을 모두 포함한다. 1차 서류심사부터, 2차 본선, 3차 최종결선으로 이어지며, 본선은 8월 21일에 예술의 전당 신세계스퀘어 야외무대(미정)에서 이루어질 예정이고, 결선은 12월 10일에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본 행사는 (사)한국무용협회가 주최하며, 대한민국무용대상 운영위원회가 주관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한다. 원활한 추진을 위해 운영위원회는 무용계 인사를 중심으로 구성할 예정이다. 서울컬처 culture@seoul.co.kr
  • ‘제25회 전북청소년연극제’ 개최

    ‘제25회 전북청소년연극제’ 개최

    (사)한국연극협회 전북지회가 주관하는 제25회 전북청소년연극제가 6월 10일(목)부터 13일(일)까지 우진문화공간 예술극장에서 열린다. 전북청소년연극제는 1997년부터 청소년들의 공연예술과 희곡문학에 대한 이해를 돕고 이들의 창의성과 문학적 소양을 길러 인성교육과 전인교육의 증진을 위해 실시되었다. 올해 전북청소년연극제에는 총 3개의 고등학교 연극부가 참여하며, 각 고등학교가 하루에 하나씩 작품을 선보인다. 전북청소년연극제에서 대상을 수상한 학교는 전북도 대표로 8월에 열리는 제25회 전국청소년연극제에 참가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6월11일에 전주제일고등학교 까멜레온의 ‘낙오자를 위하여’를 시작으로 12일 전주상업정보고등학교 ING의 ‘어른, 부재중(창작초연)’, 13일 전주여자고등학교 SINCE1996의 ‘재이(再離)-다시 떠나다.(창작초연)’가 공연된다. 전북연극협회 관계자는 “청소년연극제기간 동안 학생들과 관계자분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며,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온라인 공연을 통해 관객과 소통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서울컬처 culture@seoul.co.kr
  • [인사]

    ■기상청 ◇3급 승진△예보국 총괄예보관 김동준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국장급△기획조정관 박연병 ■극지연구소 △남극장보고과학기지 제9차 월동연구대장 한세종△남극세종과학기지 제35차 월동연구대장 안재우△연구기획실장 서규현 ■뉴스1 △경제부장 지영한△바이오부장 허남영△사회부장 홍기삼△사회정책부장 박태정△전국취재본부장 최경환 ■동양생명 ◇부장 승진△경기사업부장 최영진△서울사업부장 이영자△부산경남사업부장 권용재 ◇팀장 승진△FC영업팀장 최종훈 ■ABL생명 △중부BA사업단장 최은실 ■한양증권 ◇부문장 승진△S전략투자부문장 민은기 ◇상무 승진△디지털BIZ센터장 조한영 ◇본부장 겸임△FICC본부장 겸 CS본부장 김세중 ■대신증권 ◇상무보 선임△Coverage본부장 이정훈
  • 백신 1차만 맞아도 영화 반값

    코로나19 여파로 고사 위기에 처한 극장업계가 백신 접종자에게 파격 할인 혜택을 제공하며 접종 독려 캠페인에 나섰다. 한국상영관협회는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국내 대표 멀티플렉스 3사가 참여하는 코로나19 예방 접종 독려 캠페인 ‘코로나19 백신 접종으로 함께 이겨내요’를 진행한다고 1일 밝혔다. 이날부터 30일까지 한 달 동안 진행되는 이번 캠페인을 통해 코로나19 백신 접종 증명서나 확인서를 소지한 관객에게 일반관에서 동반 1인까지 우대 혜택을 제공한다. 단 아이맥스(IMAX)나 4DX 등 특별관은 제외된다. 우대 가격은 극장별로 일반 관람료의 절반 미만 수준인 5000∼6000원이며, 1차 접종만 받은 경우에도 우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메가박스는 팝콘과 탄산음료를 각각 2000원, 1000원의 특별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는 혜택도 추가 제공한다. 이창무 한국상영관협회장은 “영화관은 지금도 상대적으로 안전한 공간이라고 확인된 바 있지만, 더 많은 관객이 극장에서 영화를 보며 즐거운 여가를 보낼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고대한다”고 밝혔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칼군무·고난도 테크닉 이끄는 17세 유망주… 더 화끈해진 ‘돈키호테’

    칼군무·고난도 테크닉 이끄는 17세 유망주… 더 화끈해진 ‘돈키호테’

    유니버설발레단이 4년 만에 희극발레 ‘돈키호테’를 4~6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선보인다. 유니버설발레단 상징으로 꼽히는 화려한 ‘칼군무’와 주역 무용수들의 테크닉을 만날 수 있다. 이번에는 특히 17세 유망주가 깜짝 발탁돼 관심을 모은다. 유니버설발레단이 그려 낼 ‘돈키호테’는 세르반테스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루트비히 밍쿠스가 음악을, 마리우스 프티파가 안무를 입혔다. 1869년 러시아 볼쇼이극장에서 초연하며 성공을 거둔 작품이다. 통통 튀는 아름다운 선술집 딸 키트리와 가난하지만 재치 있는 이발사 바질의 유쾌한 사랑 이야기가 중심이며, 돈키호테는 두 사람의 사랑을 이뤄 주는 조력자다. 스페인풍의 경쾌한 음악을 배경으로 지중해의 정열이 느껴지는 짙은 원색의 의상과 아름다운 무대, 개성 있는 캐릭터들의 유머 가득한 마임과 눈을 뗄 수 없도록 빠른 전개가 매력이다. 특히 고전 발레의 섬세한 고난도 기교들이 이어지는 동시에 스페인 춤도 절묘하게 녹아들어 더욱 다채로운 춤의 향연을 만날 수 있다. 발레리나가 자신의 머리 높이까지 발을 차 도약하는 ‘플리세츠카야 점프’와 바르셀로나 광장을 배경으로 한 율동에서는 스페인 민속춤과 발레가 결합된 움직임이 뜨겁게 펼쳐진다. 하이라이트로 꼽히는 키트리와 바질의 그랑파드되(2인무)에선 발레리노가 한 팔로 여자 무용수를 자신의 머리 위까지 들어 올리는 동작과 연속점프, 발레리나의 32회전 푸에테 등 발레의 정교한 테크닉들이 무대를 완성한다. 홍향기·이동탁, 손유희·이현준, 손유희·콘스탄틴 노보셀로프 등 유니버설발레단 간판 수석무용수들이 키트리와 바질로 무대에 오르는 등 믿고 보는 캐스팅을 내세웠다. 5일 오후 2시 공연에는 선화예고 2학년에 재학 중인 17세 발레 유망주 김수민이 키트리로 깜짝 발탁돼 수석무용수 간토지 오콤비얀바와 호흡을 맞춘다. 유니버설발레단은 2010년 ‘라 바야데르’ 공연에서도 대학생이던 김기민(마린스키발레단), 박세은(파리오페라발레단)을 발탁해 주역으로 내세웠다. 김수민은 “저만의 색깔로 통통 튀는 매력적인 키트리의 모습을 보여 드리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백신 접종하면 영화 관람료 5천원…동반 1인까지”

    “백신 접종하면 영화 관람료 5천원…동반 1인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고사 위기에 처한 극장업계가 백신 접종자에게 파격 할인 혜택을 제공하며 접종 독려 캠페인에 나섰다. 한국상영관협회는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대표 멀티플렉스 3사가 참여하는 코로나19 예방 접종 독려 캠페인 ‘코로나19 백신 접종으로 함께 이겨내요!’를 진행한다고 1일 밝혔다. 이날부터 한 달 동안 진행되는 이번 캠페인을 통해 코로나19 백신 접종 증명서나 확인서를 소지한 관객에게 동반 1인까지 우대 혜택을 제공한다. 우대 가격은 극장별로 일반 관람료의 절반 미만 수준인 5000∼6000원이며, 1차 접종만 받은 경우에도 우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백신 접종을 독려하는 지원 대책들이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도 지난 26일 ‘예방접종 완료자 일상회복 지원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한국상영관협회 이창무 회장은 “백신 접종에 많은 국민이 동참해 예전과 같은 평범한 일상으로 하루빨리 돌아갈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캠페인을 준비했다”며 “영화관은 지금도 상대적으로 안전한 공간이라고 확인된 바 있지만, 더 많은 관객이 극장에서 영화를 보며 즐거운 여가를 보낼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고대한다”고 밝혔다. 백신 접종이 속도를 내는 가운데 극장가에서는 지난달 19일 전 세계 최초로 개봉해 팬데믹 시대 최고 오프닝 성적을 기록한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와 디즈니 실사영화 ‘크루엘라’가 흥행을 이끌고 있다. 이달에는 스릴러 공포물 ‘컨저링3:악마가 시켰다’, ‘콰이어트 플레이스2’,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루카’, 뮤지컬 영화 ‘인 더 하이츠’ 등의 외화와 조우진 주연의 추격 스릴러 ‘발신제한’, 한국적 괴담 시리즈물 ‘여고괴담 여섯번째 이야기:모교’ 등 기대작들이 줄줄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30년 만에 다시 경험하는 ‘죽어도 좋은 경험’

    30년 만에 다시 경험하는 ‘죽어도 좋은 경험’

    윤여정 주연 맡은 故김기영 감독 유작 4K 리마스터링 복원 거쳐 새달 공개김 감독, 당시 마음에 안든다며 미개봉배우 윤여정(74)씨가 주연을 맡은 김기영(1919~1998) 감독의 미개봉 유작 ‘죽어도 좋은 경험: 천사여 악녀가 되라’가 제작된 지 30여년 만에 극장에서 관객들을 만난다. 배급사 블루필름웍스는 김 감독의 1990년작 ‘죽어도 좋은 경험: 천사여 악녀가 되라’를 오는 7월 개봉한다고 31일 밝혔다.‘죽어도 좋은 경험’은 남편의 실수로 아들을 잃은 여정(윤여정 분)과 남편의 외도로 억울하게 이혼당한 명자(이탐미 분)가 서로의 남편을 죽이기로 공모하고 무자비한 복수를 벌이는 내용의 서스펜스 스릴러 영화다. 두 여성의 서늘한 욕망과 광기를 다뤄 극한의 긴장감을 선사한다. 김 감독은 ‘죽어도 좋은 경험’을 완성하고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공개하지 않았다. 1998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특별 상영된 것을 제외하고 극장에서 선보인 적은 없다. 영화는 4K 리마스터링 복원 작업을 거쳐 공개한다. 윤씨가 ‘화녀’(1971)와 ‘충녀’(1972) 이후 세 번째로 주연을 맡은 김 감독의 작품이다. 윤씨는 지난 4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한국 배우 최초로 여우조연상을 받으면서 자신을 영화 주연으로 발탁한 김 감독에게 감사를 전하기도 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코인 맞먹는 대박템?! 짤 하나로 9억 벌어다 준 NFT란?

    코인 맞먹는 대박템?! 짤 하나로 9억 벌어다 준 NFT란?

    형의 손가락을 깨무는 갓난아기와 울상을 짓고 있는 형의 귀여운 영상, 혹시 보신 적 있으신가요? 불과 55초 분량의 이 영상을 찍고 올린 미국의 한 가족은 최근 NFT 경매에 이를 내놓았고, 무려 9억 원에 낙찰됐는데요. 그저 평범한 일상을 담은 이 짧은 영상이 어쩌다가 9억 원의 가치를 인정받은 걸까요? 비결은 NFT 열풍에 있습니다. 트위터 창업자인 잭 도시는 2006년 자신이 올렸던 ‘방금 내 트위터를 설정했다’ 라는 글을 NFT로 판매한다고 밝혔고, 겨우 트윗 한 줄이 무려 27억 원에 거래되기도 했죠. 국내에서도 NFT 열풍이 불기 시작했는데요. 국내 한 NFT 기업은 피식대학, 도티, 장삐쭈 등의 크리에이터가 소속된 샌드박스와 파트너십을 체결했습니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최준의 "커피한잔할래요~" 영상에 NFT 소유권이 붙을 수도 있다는 뜻이기도 하죠. 도대체 NFT가 뭐기에 평범한 동영상이나 실제가 없는 디지털 사진, 오디오 파일 등이 이렇게 고가에 거래되는 걸까요? 지금 바로 [지구인극장]에서 확인하세요!! 구성·출연 송현서 / 촬영·편집 박소현
  • [임정욱의 혁신경제] 일본 망가와 한국 웹툰

    [임정욱의 혁신경제] 일본 망가와 한국 웹툰

    30년 전 일본에 처음 가 보고 놀랐던 기억이 있다. 일본인들의 엄청난 망가(만화) 소비에 놀랐다. 지하철을 타면 보통 책보다 만화를 보는 사람들이 더 많았다. 서점이나 뉴스가판대에 가면 수십 종의 만화 주간지가 있었다. 가장 많이 팔리는 소년점프라는 만화 주간지는 600만부가 넘는 발행 부수를 자랑했다. 이 잡지를 통해 드래곤볼, 슬램덩크 같은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만화 콘텐츠가 나왔다. 이런 엄청난 만화 인프라를 가지고 있는 만화왕국 일본에 도전할 나라는 없어 보였다. 그런데 얼마 전 일본 경제신문에서 흥미로운 기사를 접했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한국 특유의 ‘웹툰’을 통해 세계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사에 따르면 네이버 웹툰의 이용자 수는 세계적으로 7200만명에 달한다. 카카오는 일본과 한국에서 픽코마와 카카오 웹툰을 3000만~4000만명이 이용하는 웹툰 서비스로 키웠다. 아니 한국 업체들이 이처럼 디지털 만화시장을 선점하고 있을 동안 만화왕국 일본은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일본의 만화산업은 연 5조원 규모다. 한국도 많이 성장했지만 이제 1조원이 넘는 수준이다. 압도적인 규모와 경쟁력을 자랑하고 있는 일본의 만화시장에 어떻게 한국의 웹툰이 파고들고 있을까. 여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 만화 소비의 중심이 종이에서 스마트폰으로 빠르게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비단 만화만의 경우는 아니다. 미디어 소비의 중심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바뀐 지 오래다. 물론 일본의 만화업계도 전자책을 내놓기 시작했다. 하지만 일본의 만화는 종이 우선으로 제작된다.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페이지를 하나씩 넘겨 읽는 방식이다. 만화가 페이지마다 여러 칸으로 나뉘어 있어 스마트폰에서 읽기가 어렵다. 종이에 맞춰 흑백으로 그려진 만화를 스마트폰 화면에 맞게 바꾸는 것도 쉽지 않다. 한편 한국 웹툰은 처음부터 컬러로 인터넷 웹화면에 맞춰 제작됐다. 아래로 스크롤하며 읽는 방식이다. 스마트폰에 익숙한 젊은이들이 선호할 수밖에 없다. 두 번째, 과거의 성공이 변화를 어렵게 한다. 일본의 만화업계는 종이만화 시장의 성공 방정식에 사로잡혀 있다. 일본에서 성공한 만화 콘텐츠는 우선 만화 주간지에 연재된다. 그리고 단행본으로 발간된다. 다음에는 TV용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다. 더 잘되면 극장판도 나온다. 그리고 각종 캐릭터 굿즈가 발매된다. 이런 순서를 거쳐 큰 매출을 올릴 수 있다. 요즘 한국에서도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일본 만화 ‘귀멸의 칼날’이 그런 경우다. 그런데 굳이 검증도 되지 않은 디지털 플랫폼에 포맷 변환 수고를 들여 가며 작품을 내놓을 필요가 없다. 반면 1990년대 말 한국의 만화업계는 열악했다. 만화 주간지도 거의 없고 팔리지도 않았다. 더구나 일본 만화가 정식으로 한국 시장에 개방되면서 한국 만화가들은 더 어려운 경쟁에 직면했다. 이때 돌파구가 된 것이 인터넷 포털들이 만든 웹툰 플랫폼이었다. 세 번째, 내수시장의 차이다. 일본의 만화 내수시장은 꽤 크다. 1억명의 인구가 받쳐 주고 있다. 굳이 힘들여 해외 진출을 하지 않아도 국내 성공만으로 충분하다. 일본의 대형 만화 출판사들이 굳이 새로운 시도를 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반면 한국 시장은 작다. 규모를 키우기 위해서는 반드시 해외에 진출해야 한다. 그런데 세계 최대의 만화시장이 바로 옆에 자리잡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일찍 일본 시장에 진출한 이유다. 마지막으로 활발한 창업 분위기다. 성장하는 웹툰시장에서의 기회를 포착한 한국의 창업가들은 한국과 미국에서 활발하게 웹툰 회사 창업에 나섰다. 레진코믹스 같은 스타트업이 앞장서 유료화에도 성공했다. 웹툰 플랫폼이 늘어나며 웹툰 작가들도 더 많이 나오고 돈도 많이 벌 수 있게 됐다. 물론 한국 웹툰이 일본 망가를 이겼다는 것은 아니다. 아직 한참 멀었다. 하지만 새로운 디지털 플랫폼에서 한국이 주도권을 잡았다는 것은 의미가 있다. 세계 사람들은 종이보다 스마트폰을 통해 만화를 더 많이 소비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결핍에서 새로운 시도가 나온다. 결핍에서 혁신이 나온다. 한국 만화계가 일본처럼 풍요로웠다면 웹툰이라는 새로운 장르가 나와서 요즘처럼 글로벌하게 확장되지 못했을 것이다. 뭔가 뒤처졌다고 꼭 절망할 필요는 없다. 결핍이 오히려 기회일 수 있다.
  • 가족의 ‘감춰진 비극’… 진실은 사라지지 않는다

    가족의 ‘감춰진 비극’… 진실은 사라지지 않는다

    폐허처럼 우중충한 분위기를 풍기는 집이 길게 뻗어 빼곡하게 숲을 이룬 옥수수밭에 둘러싸여 있다. 검은 배경의 무대 뒤편에는 장대 같은 빗줄기도 후두둑 떨어진다. 저마다 다른 높이로 뾰족하게 솟은 창문들이 집 밖과 거실의 경계를 위태롭고 긋고 있다. 망으로 표현한 벽은 집 밖 움직임을 훤히 보여 줘 긴장을 높인다. 무대 위 어둠과 불편함이 내내 객석을 휘감는다.경기도극단이 지난 27일부터 경기아트센터 소극장에서 공연 중인 연극 ‘파묻힌 아이’는 무대만큼 어둡고 불안한 가족들의 이야기다. 몸이 불편해 소파를 벗어나지 못하고 술과 텔레비전이 유일한 낙인 아버지 닷지(손병호 분), 정신이 이상해진 첫째 아들(윤재웅 분), 다리가 불편한 둘째 아들(정다운 분), 그리고 발랄하지만 어딘가 음흉한 어머니(예수정 분). 서로 나누는 대화가 각자 허공에 떠돌듯 어긋나는 이 가족에게 괴이함마저 느껴진다. 작품은 미국 배우이자 극작가인 샘 셰퍼드가 ‘기아계층의 저주’(1976), ‘진짜 서부’(1980) 사이 1979년에 초연한 가족 3부작 중 하나다. 경기도극단은 미국 정식 라이선스로 이 작품을 선보인다. 붕괴 직전의 위태로운 가족의 이야기를 연출가 한태숙 경기도극단 예술감독이 특유의 무게를 더해 강렬하게 빚어냈다. 극 중 어머니 핼리와 첫째 아들 틸든은 과거 충동적으로 관계를 맺었고, 가장인 닷지는 이들 사이에 태어난 아이를 옥수수밭에 묻어 버린다. 그리스신화 중 ‘오이디푸스’의 근친상간 내용을 비틀어 인간이길 포기한 채 욕망을 앞세우고 서로를 해치는 가족의 비극적인 시간을 무대에서 풀어냈다. 멈추고 망가져 버린 가족의 시간이 무대 곳곳과 배우들의 대사 마디마다 다양한 은유와 상징으로 얽혀 있다. 생명을 묻은 뒤 아무런 씨앗을 심지 않은 밭에서 별안간 옥수수와 당근이 풍년을 이룬 때, 손자라며 찾아오는 빈스(황성연 분)와 그의 연인 셸리(정지영 분)가 이 집에 들어서자 끔찍한 비밀이 서서히 벗겨진다. 퀴퀴한 공기가 가득한 이 공간과 철저히 분리된 듯한 외부인인 셸리는 한시라도 빨리 집을 벗어나고 싶어 하면서도 가족들을 한 명씩 응시하며 추악한 진실을 끄집어낸다. 무대가 주는 음산하고 기이한 분위기에 거리를 두고 싶다가도 인물의 대사와 몸짓을 읽어 내느라 잠시도 눈을 떼지 못하고 더욱 깊이 무대에 빠져드는 관객을 투영하는 듯하다. 올해 이해랑연극상을 수상한 이태섭 디자이너의 무대는 극을 더욱 살린다. 아직은 이른 시기에도 옥수수를 줄기째 잔뜩 공수해 배경을 채우고 무대 위에도 던져 놨다. 기형적인 남근을 상징하는 장치다. 무대 위에선 경기도극단 배우들과 합을 맞추며 묵직하게 이끌어 가는 손병호, 예수정의 연기가 객석을 압도한다. 공연은 다음달 6일까지 이어진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위로는 하늘… 옆으론 작품, 살아 숨 쉬는 핫플, 통하다

    위로는 하늘… 옆으론 작품, 살아 숨 쉬는 핫플, 통하다

    우리가 살아 숨을 쉬는 것처럼 건축물도 숨을 쉬어야 살아갈 수 있다. 사람들이 드나들고 빛과 바람이 통하는 건물은 살아 있는 건물이다. 반대로 빛과 바람이 드나들지 못하면 죽은 건물이라 할 수 있다. 사방이 꽉 막힌 창고가 대표적이다. 코로나19 와중인 지난해 11월 광주시 남구 양림동에 문을 연 ‘이이남 스튜디오’는 빛과 공기를 불어넣어 새 생명을 얻은 건축물이다. 기능을 다하고 몇 년째 비어 있던 제약회사 창고 건물이 최첨단 미디어아트를 감상할 수 있는 멋진 핫플레이스로 바뀌면서 건물뿐 아니라 근대문화유산이 밀집한 양림동에도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죽은 건물이 숨을 쉬도록 숨통을 틔워 준 건축가 박태홍(건축연구소.유토 대표)을 만나 리모델링 비법을 들어봤다.광주를 거점으로 작업하는 이이남 작가는 미디어아트 분야에서 일종의 브랜드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동서양의 고전 명화에 디지털 기법을 가미해 다른 시간과 다른 공간을 이어 주는 그의 작품은 익숙함과 낯섦의 묘한 충돌과 함께 신선한 예술적 감동을 안겨 준다. ‘이이남 스튜디오’는 상생과 공존을 키워드로 작업해 온 작가가 대중들과 좀더 가까이에서 소통하기 위해 만든 공간이다. 1960~1970년대 지어진 나지막한 주택들이 오르막길에 비좁게 어깨를 맞대고 옹기종기 들어선 양림동 주거 지역의 끄트머리에 자리잡고 있다. ●무생물의 공간이던 제약사 창고 변신 광주에서 활동한 선교사들의 사택 등 근대문화유산 등으로 광주시가 역사문화마을로 지정한 양림동은 최근 들어 레트로 감성을 추구하는 젊은이들을 위한 맛집과 카페가 늘어나면서 주목받고 있지만 오랫동안 낙후돼 있었다. 몇 년째 비어 있는 창고 건물은 낙후함의 상징과도 같았다. 이 작가는 작업실과 전시 공간을 가진 스튜디오를 만들려는 목적으로 장소를 물색하던 중 양림동의 창고건물을 매입했다. 어떻게든 활용해 보려고 했지만 성에 차지 않아 몇 차례 착오를 거친 뒤 제대로 리모델링하기 위해 건축가를 찾던 중 지인의 소개로 박 대표를 만났다.박 대표는 “리모델링 작업은 처음이었고, 기존 건물은 도면도 없어서 그 안의 구조가 어떤지도 알 수 없었다. 여러 가지로 자유롭지 못했지만 완전히 다른 것을 만들어 내야 하는 작업이라는 점에 마음이 끌렸다”고 말했다. “원래의 건물이 약품 상자, 즉 무생물을 위한 공간이었던 반면 새로 들어설 이이남 스튜디오는 살아 숨 쉬는 사람들을 위한 공간입니다. 이렇게 용도가 상반될 때에는 리모델링의 어려움이 배가되지요. 살아 있는 사람을 위한 카페를 만들고, 살아 있는 작가의 작품을 보여 주기 위해 극적인 반전을 만들어 내야 했습니다.”건물은 몇 년째 죽어 있는 공간이다. 무생물이 점유하는 공간은 그저 넓기만 할 뿐 채광도 환기도 부족하다. 그런 건물에 생명을 불어넣어야 하는 것이 가장 핵심적인 도전 과제였다. 무생물과 생물의 차이를 어떻게 바꿔 낼 것인지, 살아 있는 작가를 어떻게 보여 줄 것인지부터 고민해야 했다. 그는 건물에 빛과 공기를 들여 놓는 것으로 해법을 찾았다. 기존 건물의 드라이비트 외벽을 뜯어내고, 골격은 살리되 벽에는 창문을 내고 슬래브 천장을 뚫어 두 개의 구멍을 내는 대수선이었다. 박 대표는 “천장을 뚫는다는 것은 사실 대범한 수선 방식인데 이 작가가 다행히 제안을 선뜻 받아들여 준 덕분에 죽은 건물에 숨통을 터 주는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방문객들이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에는 이 작가의 작품 ‘다시 태어나는 빛-피에타’가 설치된 나선형 계단이 빠지지 않는다. 건물 천장에 낸 두 개의 구멍 중 하나가 변신한 것이다. “1층의 카페와 2층 카페를 연결하는 주동선으로 열린 흐름을 만들어 내고 싶었습니다. 두 개 층을 관통하는 나선형 계단을 만들어 각 층의 동선을 연결하고 천장과 사방 벽을 뚫어 낮에는 외부의 빛을 들이고, 밤에는 내부의 빛이 외부로 번지는 공간을 구성했습니다.” 하늘에서 쏟아지는 자연광이 공간 전체에 퍼지고 피에타의 성모상 얼굴에 부드러운 그림자를 드리운다. 설계 초기부터 이 작가의 작품에 맞춰 계획된 나선계단 공간은 건축과 조각의 협업인 셈이다. 미켈란젤로의 피에타를 차용해 만든 이 작가의 작품으로 아래층에는 성모상이, 2층에는 성모의 품을 떠난 예수가 걸려 있어 밤에 조명을 받으면 공중에 예수가 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나선형 계단은 원형 동선을 따라 움직이면 내부와 외부, 근경과 원경 등을 번갈아 인식할 수 있는 건축적 산책로로서 작동한다. 다른 하나의 숨통은 전시 공간이 위치한 건물 중앙에 뚫었다. 전시구역의 중앙에 원통형 공간인 로툰다를 배치해 실내에서도 외부환경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들었다. 공간을 왜 쓸데없이 낭비하느냐고 시공사에서도 반대했지만 작가가 원하는 대중과의 소통을 염두에 둔 디자인적 파격이었다. 고개를 들어 보면 가운데 천창으로 하늘이 보이고 그 주변으로 원형으로 만들어진 서가가 보인다. 원형으로 만들어진 2층 서가는 학구열 높은 이 작가가 소장한 자료와 서적들로 채워져 있다. 그 뒤편에 작가의 작업실이 위치해 있다. 박 대표는 이 작가의 작업실 한쪽 벽에 큰 창을 내어 외부의 경치를 들여놓았다. “작업실에선 현재 진행형으로 작업이 진행되고, 카페와 기획전시장에선 완성된 작품을 보여 주도록 했습니다. 소통이란 단순한 채광이나 환기뿐 아니라 환경과의 소통, 혹은 작가와 관람객과의 소통까지 포함하거든요. 관람객들은 이 공간을 통해 작가의 결과물뿐 아니라 작가가 거주하고 작업하는 공간을 느낄 수 있습니다.” 시야가 탁 트인 옥상 공간이 있는 2층 건물은 깔끔하고 현대적인 느낌이 물씬 풍긴다. 유리로 투명하게 처리된 1층에는 카페와 전시 공간이 위치하고 2층에는 카페와 이 작가의 작업실이 있다. 조각부터 미디어 아트까지 이 작가의 다양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카페와 전시 공간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면서 물 흐르듯 자유로운 동선이 만들어져 건물은 살아 있는 것 같다. 주차장으로 사용되는 마당에 사열하듯 나란히 서 있는 오래된 향나무들은 분명히 알고 있을 테지만 리모델링 전의 모습을 상상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저녁에 프로젝션 투사되는 작품 야외극장 건물의 기조가 되는 색은 백색이지만 단조롭지 않고 생동감이 느껴진다. 정면 파사드를 불투명, 투명, 반투명 등 세 가지 물성의 대비로 구성해 건축물에 변화와 리듬감을 준 결과다. “전면의 가장 큰 부분은 불투명으로 처리해 미디어 파사드로 활용하도록 했습니다. 극장의 간판 같은 역할이 되겠죠. 자칫 딱딱해 보일 수 있는 건물에 이 작가의 미디어 작품을 보여 주면서 활기를 불어넣는 요소로 작동합니다.” 미디어 파사드의 불투명하고 플랫한 면을 중심으로 관람객의 시선 높이인 하단과 상단은 투명한 통유리로 돼 있다. 유리를 통해 보이는 미디어 아트 작품과 관람객의 움직임이 건물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저녁 무렵에는 내부의 프로젝션 화면에 투사되는 작품이 마치 야외극장처럼 보인다. 건물 2층은 파이프들로 구성된 반투명한 면을 만들어 불투명한 파사드와 대비를 이루도록 했다. 건물 본체에서 뻗어 나와 뒤집힌 ‘ㄷ’자 모양의 관문(웰커밍 매스)이 자연스럽게 전면 마당으로 이어진다. 박 대표는 “웰커밍 매스는 건물 본체와는 달리 이용자의 접촉 범위에 있는 만큼 연한 회색의 벽돌을 사용했다”면서 “선교사 사택에 쓰인 벽돌과 비슷한 질감과 색상을 가지고 있어 그 흔적을 재현한다는 의미도 있었다”고 말했다. 여느 대도시와 마찬가지로 광주시에도 개발 열풍이 불어 고층 아파트가 곳곳에 들어서고 있지만 경사지에 위치한 양림오거리 일대의 주민 주거 지역은 시행자들의 시야에서 벗어나 있었다. 오르막 끝, 트럭들이 좁은 골목을 드나들며 약품을 실어나르던 창고는 용도를 다한 뒤 한동안 방치됐다. “현대도시의 주요 과제로 거론되고 있는 것이 테렌 바그(terrain vague·무기능 상태로 방치된 공간) 현상입니다. 이이남 스튜디오는 기능을 다한 창고가 문화예술을 위한 장소로 거듭나면서 양림동의 미래나 예술의 대중화를 이끌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작업이었습니다.”함혜리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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