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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회 울산국제영화제 개막작 ‘하얀 요새’

    제1회 울산국제영화제 개막작 ‘하얀 요새’

    이고르 드랴차 감독의 ‘하얀 요새’가 제1회 울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됐다. 울산시는 1일 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1회 울산국제영화제(청년의 시선, 그리고 그 첫걸음)의 공식 트레일러 영상과 개막작 등을 소개했다. 제1회 울산국제영화제는 오는 17∼21일 울산문화예술회관, 메가박스 울산점, 울산 블루마씨네 자동차극장에서 개최된다. 총 11개 섹션에 82편(20개국)의 작품이 상영된다. 개막작은 이고르 드랴차 감독의 ‘하얀 요새’(The White Fortress)로 선정됐다. 하얀 요새는 지난 3월 열린 제71회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주목받은 작품으로 울산국제영화제를 통해 국내에 처음 소개된다. 이 영화는 내전 상처가 조금씩 아물어가는 사라예보를 배경으로 전혀 다른 계층과 환경에서 살아온 소년과 소녀의 동화 같은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다. 김준권 울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는 “우리나라와 배경은 다르지만, 양극화 사회 속 분열과 갈등, 가족의 문제, 성차별 등 여러 측면에서 대한민국 사회의 기시감을 느끼게 한다”고 개막작 선정 이유를 밝혔다. 영화제 중심 섹션은 울산시가 국내 청년 영화인들을 지원해 완성한 작품 35편을 선보이는 ‘위프 파운데이션’이다. 이와 별도로 ‘위프 프리미어’ 섹션에서는 거장 자크 오디아르의 신작 ‘파리 13구’를 포함한 세계 최신작품을 국내 최초로 공개한다. 2015년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인 ‘디판’을 비롯한 자크 오디아르 감독의 이전 우수작들은 ‘자크 오디아르 특별전’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마스터스 뷰’ 섹션에서는 젊고 감각적인 연출로 대한민국 영화계 르네상스를 이끌어온 김지운 감독의 대표작들을 다시 상영한다. 김지운 감독은 영화제 기간 울산을 찾아 관객과의 대화도 진행할 예정이다. 국내외 장·단편영화, 애니메이션, 울산 시민들이 직접 제작한 다큐멘터리 등 다양한 작품들도 관객과 만남을 기다리고 있다.
  • 2021 대한민국무용대상 및 대한민국무용인의 밤…무용계 한 해를 돌아 본다

    2021 대한민국무용대상 및 대한민국무용인의 밤…무용계 한 해를 돌아 본다

    한국무용협회(이사장 조남규 상명대 교수)가 오는 10일 오후 7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2021대한민국무용대상 및 대한민국무용인의 밤’을 개최한다. 이 행사는 올 한 해 대한민국 무용의 활성화와 발전을 위해 애쓴 무용가들의 노력과 활동에 대한 공로를 기리고 무용가들을 독려하기 위해 마련한 행사이다. 이날 2021 대한민국 무용인의 밤에서는 올해 무용계 발전을 위해 크게 이바지한 대표무용가를 선정해 ‘대한민국 최고무용가상’, ‘크리에이티브 아티스트(Creative Artist)’ 그리고 ‘김백봉상’을 각각 수여한다. ‘대한민국 최고무용가상’은 우리나라 무용사에 지대한 업적을 남긴 무용가 중에서 선정하는 상으로 박명숙 경희대 명예교수가 수상하게 됐다. 박 교수는 ‘한국 현대무용 1세대’ 무용가이자 ‘최연소 대한민국예술원 회원’ 그리고 박명숙댄스시어터 예술총감독으로 우리나라 현대무용의 역사와 함께하면서 40년 넘게 후학을 양성하고 300여 편 이상의 작품을 안무한 우리나라 무용의 선구자이다. ‘크리에이티브 아티스트’는 탁월한 창의성으로 호평받은 무용가를 선정하는 상으로 김삼진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장이 수상한다. 김 원장은 30년 전부터 예술 장르 간 결합 및 무용의 장르적 경계를 넘어 다양한 창작기법을 시도하는 한편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창작과에 재직하며 세계적인 수준의 안무가를 배출하는 무용전문 교육의 기틀을 마련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평생 춤추는 것이 인생에 전부였던 김백봉 선생의 뜻을 기리기 위해 제정한 ‘김백봉상’은 열정과 패기가 넘치는 젊은 무용수에게 주어지는 상인데 이번에는 윤나라(NARaRT 대표)와 권미정(2021 젊은안무자창작공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 수상)이 수상하게 됐다. 한국무용협회는 올해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임에도 한민국 무용 부문에 많은 지원과 격려를 보내준 오현정 서울특별시의원과 이성일 ㈜경우이앤씨 대표이사에게 ‘2021 대한민국무용대상 특별상’을 수여한다. 한국무용협회는 이어 ‘2021 대한민국 무용인의 밤’에서 한순서 선생의 ‘오북’과 고(故) 정재만 선생의 ‘청풍명월’에 명작무 인증패를 수여한다. 한국무용협회는 그동안 우수하고 보존가치가 있는 한국 전통무용임에도 중요무형문화재나 지방무형문화재로 지정되지 못해 전승·보존되지 못하고 사장되는 경우를 안타깝게 여겼다. 이에 1992년부터 고(故) 김진걸 선생의 ‘산조’와 김백봉 선생의 ‘부채춤’을 명작무 제1호와 제2호로 지정하기 시작해 현재 제17호까지 지정했다. 이번에 한국무용협회 부설기관인 춤문화유산콘텐츠발전위원회(위원장 차수정)에서 명작무 선정 준거에 따라 한순서 선생의 ‘오북’과 고 정재만 선생의 ‘청풍명월’을 각각 명작무 제18호, 제19로 지정했다. 이날 하이라이트는 박시종 무용단의 ‘춤타올라’와 안귀호 춤 프로젝트의 ‘하루:레종데트르(raison d’etre)’가 펼치는 ‘2021대한민국무용대상’ 결선이다. 한국무용협회가 주최하고, 대한민국무용대상 운영위원회가 주관하는 ‘2021 대한민국무용대상’은 본선을 통해 선정된 이 두 단체가 경쟁을 벌여 결정된다. ‘2021 대한민국무용대상’ 본선은 지난 9월 10일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경연을 펼친 결과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회장상은 밀물현대무용단,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상은 코리안댄스컴퍼니 결이 수상하게 됐다. 최종 선정된 두 단체는 이날 결선을 통해 대통령상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의 향방을 가리는 열띤 경연을 펼친다. 결선 진행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극장 측의 철저한 방역시스템을 도입했고, 거리 두기 객석제 및 QR코드 문진표 등으로 안전하게 진행할 예정이다. 행사는 유튜브 한국무용협회 채널을 통해 생중계로도 만나볼 수 있다.
  • 2명의 ‘호두왕자’… 닮은 듯 다르네

    2명의 ‘호두왕자’… 닮은 듯 다르네

    매년 12월을 꾸민 스테디셀러 공연 ‘호두까기인형’이 2년 만에 다시 화려한 막을 올린다. 지난 연말 코로나19로 공연장이 셧다운되면서 이례적으로 ‘호두를 까지 못한’ 아쉬움을 두 배로 달래려는 듯 국내 양대 발레단의 공연은 이미 대부분 회차가 매진됐다. 국립발레단은 오는 14일부터 28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유니버설발레단은 18일부터 30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각각 ‘호두까기인형’을 선보인다. 발레 ‘호두까기인형’은 크리스마스이브에 호두까기인형을 선물받은 소녀(마리·클라라)가 꿈속에서 호두 왕자와 함께 과자 나라로 모험을 떠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차이콥스키 음악에 마리우스 프티파 안무로 1892년 초연했으나 당시엔 흥행에 참패했고 이후 여러 안무가가 재안무하며 이제는 전 세계 주요 발레단이 12월마다 무대에 올리는 작품이 됐다.국립발레단은 1966년 3월 러시아 볼쇼이극장에서 초연한 안무가 유리 그리고로비치 버전으로 무대를 꾸민다. 유니버설발레단은 1934년 러시아 마린스키극장에서 재상연된 바실리 바이노넨 버전을 기반으로 23년간 예술감독으로 마린스키발레단을 진두지휘한 올레그 비노그라도프 연출과 유니버설발레단 전·현 예술감독 로이 토비아스, 유병헌의 각색 버전을 공연한다. 줄거리는 같지만 곳곳에서 색다른 차이를 만날 수 있다. 국립발레단 작품에선 호두까기인형을 목각인형이 아닌 어린 무용수가 직접 연기하고 극 초반부터 나오는 화자 드로셀마이어를 다른 버전들에 비해 입체적 캐릭터로 설정했다. 유니버설발레단의 마린스키 버전에서는 원작대로 주인공 클라라를 1막에 아역 무용수가 표현하고 1막 후반부터 마법으로 아름답게 성장한 성인 무용수가 등장한다. 두 발레단의 간판 스타들이 대거 출동하는 것은 공통점이다.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박슬기, 김리회, 신승원, 박예은, 김기완, 이재우 등 11쌍이 마리와 왕자를 맡았다. 올해 ‘해적’에서 안정적 연기로 호평을 받은 김명규와 곽동현이 왕자로 새로 데뷔하고 코로나19 이전 지역 공연에서 마리를 연기했던 드미솔리스트 곽화경도 캐스팅됐다. 유니버설발레단도 손유희, 서혜원, 박상원, 간토지 오콤비얀바, 이동탁, 이현준, 콘스탄틴 노보셀로프 등이 클라라와 왕자로 나선다. 지난 6월 ‘돈키호테’ 주역으로 깜짝 발탁된 선화예고 재학생 김수민도 클라라로 다시 관객들을 만난다. 1막 피날레 ‘눈송이 왈츠’와 2막에서 세계 각국의 민속춤을 가미한 특색 있는 춤을 선보이는 인형들의 디베르티스망(줄거리 없는 춤의 향연), ‘꽃의 왈츠’ 등 아름다운 장면들도 이어진다.
  • 한국연출가협회, ‘올해의 연출가상’에 이우천 연출 선정

    한국연출가협회, ‘올해의 연출가상’에 이우천 연출 선정

    사단법인 한국연출가협회는 ‘올해의 연출가상’에 이우천 연출을 선정했다고 30일 알렸다. 올해의 연출가상은 평소 연극 발전을 위해 헌신하고 노력했을 뿐 아니라 활발한 연출 작업을 통해 연출가로서 두각을 나타내 연출가의 위상을 높인 연출가에게 주어지는 상으로, 사단법인 한국연출가협회가 매 연말 선정해서 시상하고 있다. 협회는 지난 23일 평론가와 협회원 등 5명으로 구성된 최종 심사회의를 갖고 이 연출을 수상자로 결정했다. ‘노인과 여자를 위한 나라는 없다’, ‘청산리에서 광화문까지’, ‘정조와 햄릿’, ‘중첩’, ‘색다른 이야기 읽기 취미를 가진 사람들에게’ 등을 연출한 이 연출가는 거창국제연극제 작품대상 및 연출상, 희곡상(2010), 대한민국연극대상 작품대상, 작품상, 연출상, 연기상(2014), 서울연극제 희곡상(2019) 등을 수상했다. 올해 ‘기쁜 우리 젊은 날’로 춘천연극제 최우수 작품상도 받았다. 협회는 “이 연출은 오랫동안 극단 대학로극장에서 완성도 높은 작품들을 제작, 연출했고 특히 올해는 자신의 연출 세계의 깊이를 더했을 뿐 아니라 새롭게 변화하는 모습도 보였다”며 수상자로 선정한 배경을 설명했다. 시상식은 다음달 6일 오후 4시 민송아트홀에서 열린다.
  • 영화관, 한 달 만에 다시 ‘팝콘 아웃’

    영화관, 한 달 만에 다시 ‘팝콘 아웃’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 시행으로 제한적으로 허용됐던 영화관 내 음식물 섭취가 코로나19 상황 악화에 따라 다시 금지된다. 백신패스관 도입 한 달 만이다. 30일 멀티플렉스 극장 등에 따르면 정부가 전날 발표한 특별방역대책에 따라 12월 1일부터 백신패스관 취식 행위가 금지된다. 띄어 앉기 해제와 상영 시간 연장 등은 그대로 유지된다. 극장들은 위드 코로나가 시작된 11월 1일부터 백신 접종 완료자나 음성 결과 확인자만 입장할 수 있는 백신패스관을 도입해 운영해 왔다. 백신패스관에서는 띄어 앉기 없이 음식물 섭취가 가능했다. 그러나 코로나19 대유행이 지속되며 최근 지역 멀티플렉스 극장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하자 취식을 금지하는 방향으로 전환했다. 앞서 코로나19 사태 이후 밀집된 공간에서 음식을 섭취할 경우 비말 감염 우려가 높다며 상영관 내 취식이 전면 금지된 바 있다.
  • 할리우드 대작 개봉에 영화관도 ‘들썩’...CGV, 12월 특별관 라인업 공개

    할리우드 대작 개봉에 영화관도 ‘들썩’...CGV, 12월 특별관 라인업 공개

    연말 극장가 할리우드 대작 개봉을 앞두고 영화관도 본격적인 관객 모시기에 돌입한다. CGV는 12월 ‘고스트버스터즈’부터 ‘스파이더맨’ ‘매트릭스’의 IMAX, 4DX, 스크린X 특별관 개봉 라인업을 공개했다. 오리지널 ‘고스트버스터즈’ 시리즈 후속작 ‘고스트버스터즈 라이즈’는 12월 1일 IMAX, 4DX, 스크린X로 개봉한다. 아이맥스의 대형 스크린에 비춰지는 유령들의 강렬한 비주얼과 생생한 사운드는 영화 몰입도를 높인다. 4DX에서는 영화 스토리에 어울리는 적절한 모션이 사용되며 스크린X에서는 3면 스크린을 통해 유령 퇴치 장면 및 추격전과 같은 역동적인 장면이 연출된다. 15일 개봉하는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은 4DX를 통해 스파이더맨 특유의 활강 액션을 중심으로 모션체어의 움직임을 실감나게 표현했으며, 스파이더맨과 맞서 싸우는 각 빌런들의 서로 다른 4DX 효과를 느낄 수 있다. 전작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은 역대 스크린X 누적 관객수 2위를 기록한 바 있다. IMAX관에서는 밝고 선명한 화질의 대형 스크린에서 풍부한 사운드로 감상할 수 있다. SF 액션 블록버스터 전설의 부활을 예고하는 ‘매트릭스:리저렉션’은 IMAX와 4DX로 개봉한다. 영화 속 SF액션은 IMAX화면에 구현돼 몰입감을 높인다. 또한 ‘매트릭스’만의 시그니처 장면인 슬로우모션 액션 장면에서 4DX 효과가 배가된다. 한편 새달 8일에는 그룹 몬스타엑스의 6년간 여정이 담긴 ‘몬스타엑스:더 드리밍’이 4DX와 스크린X로 개봉한다. ‘몬스타엑스:더 드리밍’ 4DX는 모션 체어의 움직임과 환경 효과를 음악과 무대에 어우러지도록 구현했다. 리듬감 있는 모션 체어의움직임을 비롯 해 바람, 빛 효과 등 실감나는 4DX 환경 효과들은 실제 콘서트장에 와 있는 듯한 현장감을 제공한다.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흑인 여성으로 처음 판테온 입성한 조세핀 베이커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흑인 여성으로 처음 판테온 입성한 조세핀 베이커

    장 자크 루소, 에밀 졸라, 빅토르 위고 등 프랑스가 낳은 위대한 인물 80명의 넋이 잠든 곳이 파리에 있는 판테온이다. 이곳에 잠든 여성은 마리 퀴리, 시몬느 베이유 등 넷뿐이었다. 그런데 30일(이하 현지시간) 흑인 여성으로는 처음 조세핀 베이커가 이곳에 모셔졌다. 판테온은 18세기에 지어진 신고전주의 성당으로 프랑스를 대표하는 위인들의 유해를 안치해두는 상징적인 장소인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 8월 베이커를 이곳에 모시기로 해 이날 안치식이 거행됐다. 다만 그의 유해는 그대로 모나코에 머무르게 된다. 이날 안장식에서는 대신 그가 태어난 미국, 오랜 시간 머물렀던 프랑스, 유해가 묻힌 모나코의 흙들을 실은 관을 묻는 것으로 대신했다. 앞서 역사학자 기욤 피케티는 “흑인 여성이자 운동가, 또 예술가로 살아온 베이커를 판테온에 입성시킨다는 것은 프랑스가 다양성을 존중하는 국가라는 메시지를 전 세계에 보내는 것”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샹젤리제 극장에 선 미국인 캬바레 댄서이며 2차 세계대전 때는 스파이이자 프랑스 공군 소위였으며 인종차별에 맞선 인권운동가였다. 정체성이 뭐냐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직업과 경력을 넘나들며 팔색조 삶을 살았다. 그런 그가 판테온에 흑인 여성 최초로 입성하게 된 배경에는 자유와 정의를 평생에 걸쳐 추구했다는 평가 때문이다. 베이커는 1906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났다. 열두 살에 학교를 자퇴한 그는 1921년 브로드웨이 최초의 흑인 뮤지컬 ‘셔플 어롱’ 배역을 따내며 공연가의 길로 접어들었다. 미국에선 흑인 예술가들에 대한 억압이 극심하던 때였다. 그는 인종차별을 피해 열아홉 살이던 1925년 프랑스로 건너왔다. 벌써 두 번의 이혼 경력이 있었다.재즈의 인기가 뜨거웠던 1920년대 프랑스에서 베이커는 환영 받았다. ‘원시적’이거나 ‘부족적’인 모습을 보여달라는 주최자의 부탁에 그는 깃털이 달린 치마만 입고 저유명한 바나나 벨트에 허리에 차고 이국적인 춤을 추면서 인기를 얻었다. 이를 두고 아프리카 여성에 대한 편견을 강화했다는 비판도 받았지만 그는 당시 미국에선 불가능했던 공연들을 무대에 올리며 재즈 시대의 성적 해방을 상징하는 아이콘이 됐다. 어니스트 헤밍웨이나 파블로 피카소 등 당대 예술가들도 그녀에게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그는 1937년에 사업가 장 리옹과 결혼하면서 프랑스 시민권을 취득했다. 1939년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고 프랑스와 영국이 나치 독일에 전쟁을 선포하자 베이커는 프랑스 정보국과 접촉에 나섰다. 프랑스 군사기록 보관소에 따르면 그녀는 해외 공연을 다니면서 악보에 기밀 정보를 숨겨 해외에 있는 프랑스 관리들에게 넘겨줬다. 유명세를 정보원이라는 이중 신분을 가리는 데 유용하게 써먹었다. 이듬해 나치가 파리를 점령하자 베이커는 나치를 위한 공연을 거부했다. 2차 세계대전을 연구해온 한나 다이아몬드 카디프 대학 교수는 “베이커는 나치즘이 위험하다는 걸 즉각 알아차렸다. 본인이 경험한 인종차별과 나치즘이 유사한 개념이라고 생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베이커는 이때도 단원 가운데 연합군 첩자를 숨겨주는 등 목숨을 걸었다. 1944년에는 프랑스 해방군 공군에 소위로 입대해 참전하기도 했다. 전쟁 후 베이커는 또 다른 불의, 인종차별에 맞서 싸우는 인권 활동가로 변신했다. 1951년 미국에서 순회공연을 하면서 인종 분리 정책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다가 연방수사국(FBI)의 눈밖에 나 10년 동안 조국에 발을 딛지 못했다. 1963년에 미국으로 돌아와 워싱턴DC에서 25만명의 청중 앞에서 인종차별 철폐를 역설했다. 그는 피부색을 가리지 않고 12명의 아이를 입양해 ‘무지개 부족’으로 불린 대가족을 이루면서 “유대관계는 인종을 가리지 않는다”는 것을 몸소 실천하기도 했다. 1975년 4월 9일 공연을 마치고 파리 자택에서 뇌졸중으로 쓰러져 사흘 뒤 숨을 거뒀다. 참고로 판테온에 넋이 잠든 흑인으로는 베이커가 세 번째다. 그 전에는 두 사람이었는데 드골주의 레지스탕스 요원 펠릭스 에보우와 대문호 알렉상드르 뒤마다.
  • 젊고, 완치됐어도 걸렸다… ‘오미크론 공포’에 국경 닫고, 추가 백신

    젊고, 완치됐어도 걸렸다… ‘오미크론 공포’에 국경 닫고, 추가 백신

    남아프리카에서 처음 발견된 새로운 코로나19 변이 ‘오미크론’이 무서운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유럽에서는 벌써 집단감염 사례가 발생했고, 전문가들은 첫 면역 회피 변이일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기존 델타 변이 확산에 감염력이 더 센 오미크론까지 번지면서 각국은 야간 통행 금지, 마스크 착용, 추가접종 대상을 확대하고, 입국규제를 강화하며 방역 조치를 총동원해 대응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포르투갈에서는 프로축구 벨레넨세스 소속 선수와 직원 등 13명이 집단으로 오미크론에 걸렸다. 감염된 선수중 1명만 최근 남아프리카공화국에 다녀왔기 때문에 보건 당국은 다른 사람들은 국내에서 걸렸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를 하고 있다. 네덜란드에서는 남아프리카에서 입국한 뒤 확진 판정을 받은 승객 61명 중 한 부부가 호텔에서 3일 격리를 한 뒤 스페인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탔다가 붙잡혔고, 스페인과 스웨덴에서는 남아공에서 도착한 여행자를 대상으로 첫 감염사례가 확인됐다. 영국에서 오미크론 감염사례는 8건 추가돼 모두 11건으로 늘어났다. 프랑스에서는 전날 오미크론 감염 의심 사례가 8건 확인돼 보건 당국이 검사하고 있고, 아일랜드도 의심사례 10건 이상을 조사 중이다. 독일에서는 오미크론 감염 사례가 4건 추가돼 모두 7건으로 확대됐다. 북미 대륙에서도 첫 감염 사례가 확인됐다. 캐나다 온타리오주 정부는 최근 나이지리아 여행을 다녀온 2명이 오미크론에 감염됐다고 밝혔다. 보건당국은 감염자들을 격리 중이며, 이들의 접촉자를 추적하고 있다. 중동의 이스라엘 보건부도 남아공에서 귀국한 32세 여성이 두 번째 감염자로 보고됐다고 밝혔다.아프리카 항공편 중단…입국 금지 조치 영국과 독일, 이탈리아, 체코, 네덜란드, 스페인, 오스트리아, 이스라엘, 싱가포르, 일본, 스위스 등은 남부 아프리카에서 오는 항공편을 중단하거나 자국민 외 입국 금지 등의 조치를 발표했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백신 접종률을 자랑하는 포르투갈은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다음 달 1일부터 입국 규제를 강화하기로 했다. 스페인과 폴란드도 입국규제와 자가격리 규정을 강화했다. 폴란드는 다음 달 1일부터 남아공 등 7개 아프리카 국가발 항공기 착륙을 금지하고, 유럽연합(EU) 외 입국자는 코로나19 백신을 맞지 않은 경우 14일간 자가격리를 의무화하기로 했다. 영국은 오미크론에 대응해 추가접종을 18세 이상 모든 성인으로 확대하고, 접종 간격도 3개월로 단축하기로 했다. 현재는 40세 이상이 대상이고 접종 간격은 6개월이다. 모든 입국자를 대상으로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의무화하고 음성 검사가 나올 때까지는 격리하도록 한다고 발표했다. 또 대중교통과 상점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한다고 밝혔다. 네덜란드는 28일부터 3주간 오후 5시부터 카페, 미술관, 극장 등을 닫는 등 야간 통금을 도입했다. 슈퍼마켓과 약국도 저녁 8시부터는 닫는다. 13세 이상은 집에서 4명까지만 모일 수 있고 재택근무가 권장된다. 특히, 일본은 30일 오전 0시부터 한달 동안 외국인의 신규 입국을 전면 중단한다. 비즈니스 목적의 입국자와 유학생과 기능 실습생 등의 신규 입국도 중단하기로 했다.면역 회피 가능성과 더 높은 전염성 세계보건기구(WHO)는 “오미크론이 더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며 “많은 수의 돌연변이를 지닌 매우 다른 변이이며, 일부는 우려스럽고 면역 회피 가능성과 더 높은 전염성과 관련됐을 가능성이 있다”라며 감염 확산을 우려했다. 독일 크리스티안 드로스텐 감염병 학자는 “남아공에서 젊고, 이미 코로나19에 걸렸던 이들이 감염되고 있고, 증상까지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첫 면역회피 변이가 아닌지 우려된다. 지금까지 변이는 이런 특성이 두드러지지 않았다”라는 견해를 내놓았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오미크론의 주된 기능을 하는 스파이크(돌기) 단백질에 약 32개 또는 그 이상의 돌연변이가 있다는 점에서 골칫거리”라면서 “이 돌연변이는 전염성이 강하며, 단일 클론 항체나 감염 후 회복기 혈청에서 얻어진 면역 보호를 회피하거나 백신 유도 항체에 대해서도 (면역 보호 회피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숙주 세포로 침투하는 스파이크 단백질에 돌연변이가 생겨 백신으로 형성한 면역이 쉽게 돌파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파우치 소장은 오미크론이 이미 미국에 상륙했다 하더라도 “놀랍지 않을 것”이라면서, 백신 부스터샷(추가 접종)이 가장 강력한 보호 기능을 제공한다며, 백신을 접종받을 것을 재차 강조했다. WHO 회원국은 코로나19와 같은 세계적인 감염병 대유행을 예방하고 대응하기 위한 국제조약을 마련하는 협의에 착수했다. 회원국들은 정부 간 협상기구(INB)를 꾸리고 논의를 시작해 2024년 조약의 최종 결과물을 도출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 “한국서 위대한 여행…삶 되찾은 기분” “같은 역 10년째인데 데뷔 무대 같아”

    “한국서 위대한 여행…삶 되찾은 기분” “같은 역 10년째인데 데뷔 무대 같아”

    “저는 지금 아름답고 위대한 여행을 하고 있어요. 이 여행이 언제 끝날지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너무 안타깝고 슬퍼요.”노래를 하는 순간에도 이 무대가 끝이 나는 게 아쉽다며 배우는 고개를 저었다. 빅토르 위고의 동명 소설(1831)을 무대로 옮긴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프렌치 오리지널 내한 공연에서 근위대장 페뷔스를 연기하는 잔 마르코 스키아레티(35) 얘기다. 극의 상징적 인물인 콰지모도 역의 안젤로 델 베키오(29)도 “10년간 같은 역할을 했어도 이제 막 시작한 느낌이 든다”며 거들었다. 형태는 각기 다르지만 영원하고 변하지 않길 바라는 사랑을 노래하는 극 중 인물처럼 두 배우는 작품을 향한 사랑을 아낌 없이 드러냈다. 지난달 17일부터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국내 관객과 만나고 있는 두 사람과 함께했다. 이탈리아에서 태어나 성악을 공부한 두 사람은 2006년 ‘줄리에타 에 로메오’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인연이 있다. 이후 델 베키오는 2011년부터 ‘노트르담 드 파리’에서 쭉 콰지모도 역을 맡았고 스키아레티는 2019년부터 페뷔스로 무대에 서고 있다. 지난해 11월 내한했다가 코로나19로 조기 폐막하고 돌아갔던 터라 두 사람의 열의가 더욱 달궈져 있었다. “지난 한 해가 너무 끔찍한 시간이었기 때문에 이번에 다시 한국 공연 막이 올랐을 때 삶을 되찾고 드디어 숨을 쉬는 것 같은 마법 같은 경험을 했다.”(스키아레티), “처음 뮤지컬 배우로 데뷔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델 베키오)1482년 프랑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욕망과 사랑의 노래. ‘노트르담 드 파리’는 아름다운 집시 여인 에스메랄다를 두고 콰지모도의 순수하고 맹목적인 사랑과 페뷔스의 육체적 사랑, 그리고 프롤로 주교의 광기 어린 사랑이 서로 뒤얽힌다. ‘대성당의 시대’, ‘아름답다’, ‘춤을 춰요 에스메랄다’ 등 명곡들이 성스루로 이어지고 노래를 부르는 배우들과 안무가들이 구분된 프랑스 뮤지컬 특유의 역동적이고 강렬한 무대는 1998년 세계 초연(한국 초연은 2005년) 때부터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구부정한 자세와 슬픔 가득한 얼굴로 콰지모도를 연기하는 델 베키오는 “항상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은 여전하지만 이제는 어려웠던 자세가 익숙해져 감정을 더 잘 전달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했다. 그는 프랑스어와 이탈리아어, 영어 등 3개 국어로 이 작품을 노래할 수 있는 유일한 배우로, 2014년 내한 공연을 위해 프랑스어로 작품을 익혔다. “10대부터 항상 이 노래를 프랑스어로 부르고 싶었다는 목표가 있었다”고 한다. “이탈리아에서 이 작품의 프렌치 버전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던 스키아레티는 아직도 “꿈만 같다”는 말을 거듭했다. “넘버들이 결코 쉽지 않아 매일 스스로 발전하고 노력하게 만드는 도전 정신을 일깨우는 어려운 작품”이기에 뮤지컬 배우로 활동하면서도 목표는 ‘인생작’인 노트르담에 있었다는 것이다. 관객에 대한 고마움도 빼놓지 않았다. 델 베키오는 “이 작품을 사랑하는 이유는 관객들 때문”이라면서 “남녀노소 누구나 작품을 즐기고, 20년 전 오셨던 분들이 자녀를 데리고 와서 함께 공연을 즐기기도 한다”고 했다. 스키아레티는 “특히 한국 관객들은 늘 웃음이 많고 공연을 아주 잘 즐겨 배우끼리도 한국에 올 때는 고향에 오는 것 같다고들 한다”며 “그런 관객들을 만날 수 있는 게 저희가 받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라고 보탰다. ‘노트르담 드 파리’는 서울 공연을 마친 뒤 대구 계명아트센터, 부산 소향씨어터 신한카드홀에서도 이어진다.
  • 혜리·이동휘 앞세운 그립 CF, 조회수 100만뷰 육박

    혜리·이동휘 앞세운 그립 CF, 조회수 100만뷰 육박

    드라마 ‘응답하라 1998’에 함께 출연한 배우 혜리와 이동휘를 앞세운 국내 최초 라이브커머스 전문 앱 ‘그립’(Grip) 광고 캠페인이 공개 1주일 만에 100만뷰에 육박하는 조회 수를 기록했다.29일 LG그룹 계열 광고회사인 HS애드에 따르면 그립은 2019년 2월 런칭한 국내 최초 라이브 커머스 플랫폼으로, 사용자와 판매자가 라이브로 소통하며 판매와 구매가 가능한 모바일 쇼핑 앱이다. 그립 본편 광고에서 복고풍의 평범한 노래를 부르던 혜리와 이동휘는 갑자기 레트로 힙 감성으로 바뀐 배경에 맞춰 “라이브 장터”, “다 있네”, “24시간” 등 그립의 주요 특징을 말한다. 장터, 수산물, 청과, 의류, 생활용품 등이 한데 모여 있는 거대한 장터를 누비는 이동휘와 혜리의 모습을 통해 시청자들은 신선한 자극을 받는다. 이날 기준으로 유튜브 조회수는 92만회를 넘어섰다. 광고를 담당한 HS애드 관계자는 “그립을 물건을 사고파는 거래의 장을 넘어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흥이 넘치고 볼거리가 가득한 특별한 경험의 장, 즉 ‘전국민 라이브 대(大)장터’로서의 모습을 담아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그립컴퍼니 관계자는 “혜리, 이동휘 두 모델과 함께 하는 그립의 TV CF를 통해 ‘전국민 라이브 대장터’라는 다른 라이브커머스는 가질 수 없는 그립만의 정체성과 캠페인 방향성을 잡았다”면서 “디지털·버스·지하철·극장광고 등 다양한 접점에서 소비자와 만날 예정이니 HS애드와 그립의 다음 행보를 기대해달라”고 밝혔다.
  • “배우들에게도 꿈의 작품”…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속 서로 다른 사랑과 욕망 노래하는 두 주역

    “배우들에게도 꿈의 작품”…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속 서로 다른 사랑과 욕망 노래하는 두 주역

    “저는 지금 아름답고 위대한 여행을 하고 있어요. 이 여행이 언제 끝날지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너무 안타깝고 슬퍼요.” 노래를 하는 순간에도 이 무대가 끝이 나는 게 아쉽다며 배우는 고개를 저었다. 빅토르 위고의 동명 소설(1831)을 무대로 옮긴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프렌치 오리지널 내한 공연에서 근위대장 페뷔스를 연기하는 잔 마르코 스키아레티(35) 얘기다. 극의 상징적 인물인 콰지모도 역의 안젤로 델 베키오(29)도 “10년간 같은 역할을 했어도 이제 막 시작한 느낌이 든다”며 거들었다. 형태는 각기 다르지만 영원하고 변하지 않길 바라는 사랑을 노래하는 극 중 인물처럼 두 배우는 작품을 향한 사랑을 아낌 없이 드러냈다.지난달 17일부터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국내 관객과 만나고 있는 두 사람과 함께했다. 이탈리아에서 태어나 성악을 공부한 두 사람은 2006년 ‘줄리에타 에 로메오’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인연이 있다. 이후 델 베키오는 2011년부터 ‘노트르담 드 파리’에서 쭉 콰지모도 역을 맡았고 스키아레티는 2019년부터 페뷔스로 무대에 서고 있다. 지난해 11월 내한했다가 코로나19로 조기 폐막하고 돌아갔던 터라 두 사람의 열의가 더욱 달궈져 있었다. “지난 한 해가 너무 끔찍한 시간이었기 때문에 이번에 다시 한국 공연 막이 올랐을 때 삶을 되찾고 드디어 숨을 쉬는 것 같은 마법 같은 경험을 했다.”(스키아레티), “처음 뮤지컬 배우로 데뷔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델 베키오)1482년 프랑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욕망과 사랑의 노래. ‘노트르담 드 파리’는 아름다운 집시 여인 에스메랄다를 두고 콰지모도의 순수하고 맹목적인 사랑과 페뷔스의 육체적 사랑, 그리고 프롤로 주교의 광기 어린 사랑이 서로 뒤얽힌다. ‘대성당의 시대’, ‘아름답다’, ‘춤을 춰요 에스메랄다’ 등 명곡들이 성스루로 이어지고 노래를 부르는 배우들과 안무가들이 구분된 프랑스 뮤지컬 특유의 역동적이고 강렬한 무대는 1998년 세계 초연(한국 초연은 2005년) 때부터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구부정한 자세와 슬픔 가득한 얼굴로 콰지모도를 연기하는 델 베키오는 “항상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은 여전하지만 이제는 어려웠던 자세가 익숙해져 감정을 더 잘 전달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했다. 그는 프랑스어와 이탈리아어, 영어 등 3개 국어로 이 작품을 노래할 수 있는 유일한 배우로, 2014년 내한 공연을 위해 프랑스어로 작품을 익혔다. “10대부터 항상 이 노래를 프랑스어로 부르고 싶었다는 목표가 있었다”고 한다.그러면서 “10년 동안 콰지모도를 연기했는데 솔직히 나쁜 점이 없었고 전혀 후회되지도 않는다”며 “콰지모도라는 캐릭터가 워낙 감정 스펙트럼이 넓고 깊기 때문에 아직도 저는 새로운 것을 계속 발견하고 있고 제가 인생에서 배우는 교훈도 캐릭터에 담아가며 저와 함께 자라는 걸 발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탈리아에서 이 작품의 프렌치 버전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던 스키아레티는 아직도 “꿈만 같다”는 말을 거듭했다. “넘버들이 결코 쉽지 않아 매일 스스로 발전하고 노력하게 만드는 도전 정신을 일깨우는 어려운 작품”이기에 뮤지컬 배우로 활동하면서도 목표는 ‘인생작’인 노트르담에 있었다는 것이다. 그는 “페뷔스 역할을 모두가 이해하기 어렵거나 거부감을 갖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누군가 살아가며 이런 감정을 한 번이라도 느껴봤을 것이고 그래서 누구나 콰지모도, 프롤로, 페뷔스가 가진 사랑에 감정이입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도 말했다.“오래도록 이 작품과 함께하고 싶다”고 입을 모은 두 배우는 만약 기회가 된다면 각각 그랭구아르(스키아레티)와 프롤로 주교(델 베키오)로도 무대에 서보고 싶다고 했다. “제 긴 머리를 보면 (그랭구아르에 대한 열망을) 아실 것”이라는 스키아레티 농담에 델 베키오가 “저도 그랭구아르 하고 싶었는데 지안이 한다고 해서 얼른 포기했다. 나이 들면 프롤로를 해보고 싶다”며 받아쳤다. 두 사람은 관객에 대한 고마움도 빼놓지 않았다. 델 베키오는 “이 작품을 사랑하는 이유는 관객들 때문”이라면서 “남녀노소 누구나 작품을 즐기고, 20년 전 오셨던 분들이 자녀를 데리고 와서 함께 공연을 즐기기도 한다”고 했다. 스키아레티는 “특히 한국 관객들은 늘 웃음이 많고 공연을 아주 잘 즐겨 배우끼리도 한국에 올 때는 고향에 오는 것 같다고들 한다”며 “그런 관객들을 만날 수 있는 게 저희가 받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라고 보탰다. ‘노트르담 드 파리’는 서울 공연을 마친 뒤 대구 계명아트센터, 부산 소향씨어터 신한카드홀에서도 이어진다.
  • 5·18아카이브 컨퍼런스 30일 열려

    5·18아카이브 컨퍼런스 30일 열려

    5·18민주화운동 기록관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10주년을 맞아 학술대회를 연다. 5·18 민주화운동 기록관은 30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정보문화원 ‘극장3’에서 ‘세계인이 바라본 5·18 아카이브 컨퍼런스’를 개최한다고 29일 밝혔다. 세계인이 바라본 5·18 아카이브 컨퍼런스는 매년 진행되는 시민잡담형 학술대회지만 올해는 5·18 기록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10주년을 기념해 ‘세계와 나누는 5·“8 연대 정신’이란 주제로 진행된다. 1부에서는 ‘세계에서 바라본 5·18민주화운동’이라는 주제로 주한독일대사관, 아르헨티나, 미얀마 순서로 발제하고, 2부에서는 ‘각 나라별 등재물 관리 및 사례발표와 5·18기록물의 방향성’이라는 주제로 최재희 국가기록원장과 김귀배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아태지역위원회 의장, 서경호 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국제자문위원회 위원이 발제한다. 3부에서는 5·18 청소년 오케스트라가 ‘임을 위한 행진곡’과 ‘고향의 봄’을 선보이며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에 관한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참가자 수는 코로나19로 인해 99명으로 제한된다. 5·18민주화운동 및 민주·인권·평화에 관해 관심 있는 시민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행사는 5·18기록관 유튜브와 홈페이지에 해당 영상이 게재된다. 홍인화 5·18연구실장은 “이번 컨퍼런스는 전두환 사망 끝에 놓쳐버린 진실 규명으로 비통해하는 시민들에게 힘이 되고, 스스로 진실의 힘을 드러내는 5·18 기록물을 통해 세계와 함께 연대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대박 족집게’ 한국에 묻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연말 세계 첫 개봉 공세

    ‘대박 족집게’ 한국에 묻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연말 세계 첫 개봉 공세

    스파이더맨 신작, 다중우주 개념 첫 도입킹스맨 3편, 1차 세계대전 배경의 ‘프리퀄’매트릭스, 18년 만에 4편… 가상현실 전쟁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뮤지컬 명작 재현올 연말 극장가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격전지가 될 전망이다. 코로나19로 개봉을 미뤘던 외화 대작들이 연말 특수를 노리고 줄지어 12월에 선보인다. 한국이 아시아 영화 시장의 ‘테스트 베드’인 만큼, 외화 배급사들은 한국에서 작품을 전 세계 최초 공개하는 등 충성도 높은 국내 관객 모시기에 나섰다. 할리우드의 대표 프랜차이즈 영화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은 다음달 15일 한국에서 전 세계 최초 개봉한다. 이 작품은 ‘블랙 위도우’, ‘샹치 텐 링즈의 전설’, ‘이터널스’에 이은 올해 네 번째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로 마블 유니버스의 향후 세계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멀티버스(다중우주) 개념이 처음 도입돼 영화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체가 탄로난 스파이더맨 피터 파커(톰 홀랜드)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닥터 스트레인지(베네딕트 컴버배치)의 도움을 받던 중 뜻하지 않게 멀티버스가 열리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 작품에는 닥터 옥토퍼스와 그린 고블린, 빌런 일렉트로 등 역대 스파이더맨 시리즈에 등장했던 빌런들이 총출동한다. 멀티버스 개념을 도입한 만큼 역대 스파이더맨인 토비 맥과이어와 앤드루 가필드까지 본편에 모습을 드러낼지 관심을 모은다.코로나로 개봉이 세 차례나 연기된 영화 ‘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는 같은 달 22일 개봉한다. 1편 ‘킹스맨’과 2편 ‘킹스맨: 골든 서클’을 합쳐 국내에서 1100만명을 동원했고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는 대사가 크게 유행할 정도로 충성도 높은 팬층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작품은 ‘킹스맨’ 시리즈의 프리퀄로 1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킹스맨의 기원을 밝힌다. ‘킹스맨’ 시리즈를 흥행시킨 매튜 본 감독이 다시 메가폰을 잡았지만, 프리퀄이라는 이유로 ‘킹스맨‘의 대표 배우인 콜린 퍼스와 테런 에저트는 출연하지 않는다. 영화 배급사 측은 “고공 낙하, 발레 스핀, 펜싱 검투 액션 등 스파이 액션의 진수를 보여 줄 것”이라고 관전 포인트를 밝혔다. SF 액션 블록버스터의 대표작 ‘매트릭스: 리저렉션’도 연말 대전에 가세한다. ‘매트릭스3: 레볼루션’(2003)에 이은 시리즈 4번째 작품으로 무려 18년 만의 속편이다. 1999년 등장한 ‘매트릭스’ 시리즈는 가상 현실 속에서 인공지능(AI)에 대항하는 인류의 이야기를 다뤘다. 시대를 앞서간 영상미와 철학적 주제 의식으로 영화사적 의미를 갖춘 작품으로 평가된다.  이른바 ‘매트릭스4’에서는 키아누 리브스가 인류를 위해 다시 깨어난 구원자 네오 역을 맡아 한층 진보된 가상 현실 속에서 인간과 기계들 간의 새로운 전쟁을 시작한다. 연출을 맡은 라나 워쇼스키 감독은 “이번 작품은 향후 20년 가상 현실의 본질을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라면서 “촬영 기술을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할리우드 최고의 거장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신작이자 그가 연출하는 최초의 뮤지컬 영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도 선보인다. 1957년 브로드웨이 초연 이후 명작으로 손꼽히는 동명의 뮤지컬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베이비 드라이버’의 안셀 엘고트가 남자 주인공 토니 역을 맡았고 할리우드의 무서운 신예 레이첼 지글러가 3만명의 경쟁자를 제치고 여자 주인공 마리아 역에 발탁됐다. 옛 뉴욕을 배경으로 한 화려한 퍼포먼스와 익숙한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이 레트로 감성을 불러일으키며 눈과 귀를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 WP “혼자 멍하니 있고 싶어서 공간을 사는 한국인들”

    WP “혼자 멍하니 있고 싶어서 공간을 사는 한국인들”

    한국인들은 스트레스를 심하게 느껴 그저 바깥을 바라보며 아무 것도 안한 채 카페에 앉아 있기 위해 지갑을 연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 포스트(WP)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우리에게는 익숙한 ‘멍 문화’가 미국인들의 눈에는 여전히 낯설고 흥미로운 트렌드로 읽히겠다 싶었는지 세릴 테 기자는 서울 성동구 성수동 서울숲 근처 카페 ‘그린 랩’(사진)을 찾았다. 이 카페는 예약제로 운영하며 이곳을 찾는 이들은 대화를 삼가고 휴대전화를 진동 모드로 해야 한다. ‘멍 때린다’는 표현을 ‘Mung hit’로 옮겼다. 한 종업원은 “한국사회에서 절대적으로 아무것도 안할 수 있는 공간을 찾기 어렵다”면서 “이런 공간이 더욱 인기를 끌기 위해선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나 자신은 생각하지만 사람들은 점점 이곳에 흥미를 갖기 시작하는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서울의 한 극장에서도 아무런 자극도 주어지지 않는 경험을 하는 이벤트가 진행됐다. 메가박스는 이달에 7000원만 내면 40분 동안 비행기를 조종하는 시뮬레이션 영화 ‘비행’을 관람하는 상품을 판매했다. 여객기의 작은 창문을 통해 바라보던 뭉게구름들을 마치 조종석에 앉아 지켜보게 하는 필름이었다. 앞서 31분 동안 장작불이 타는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는 ‘불멍’의 후속편이었다. 영자 신문 코리아 헤럴드에 따르면 1016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70%가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답했는데 20대 응답자의 46.5%는 우울감을 느끼곤 한다고 답했다. 제주도에도 ‘고요세’란 카페가 나만의 시간을 사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예약을 통해서만 공간을 제공하며, 강화도 바닷가에 ‘Mung Hit’ 카페가 들어선 것도 이런 비슷한 컨셉에서 만들어졌다. 매니저 지옥정 씨는 ‘멍 때린다’는 것은 새로운 생각이 들어설 여지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며 “스스로를 치유하는 공간이다. 다른 누군가가 당신을 위해 뭔가를 하는 곳이 아니라 스스로를 위해 어떤 일을 할 수 있는 곳이다. 현대생활이 요구하는 것들 때문에 지칠 대로 지친 모든 이들을 편하게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 방재율 경기도의원 어르신 동아리 경연대회서 축하 인사

    방재율 경기도의원 어르신 동아리 경연대회서 축하 인사

    모든 어르신들은 건강하고 행복한 노년을 누릴 권리가 있습니다” 경기도의회 방재율 보건복지위원장(더민주·고양2)은 24일 경기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열린 ‘2021 어르신 동아리 경연대회-9988 톡톡쇼’에 참석해 행사를 축하하고 고령사회 노인복지 향상을 위한 경기도의 적극적인 정책 추진을 당부했다. 방재율 위원장은 “오늘 열리는 어르신 동아리 경연대회와 같은 사업은 어르신들의 건강한 여가문화 확산과 노인 복지 향상에 많은 기여를 할 수 있다” 며 “앞으로도 어르신들을 위한 수준 높은 문화복지 프로그램이 지속적으로 개발되고 보다 많은 어르신들이 참여하실 수 있기를 기대한다” 고 말했다. 이날 어르신 동아리 경연대회에는 지난 9월부터 전국 60세 이상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경연대회 예선을 거친 본선 진출자 20개팀(노래, 춤, 기악, 기타)이 참여했으며,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무관 중으로 진행됐다.
  • 유럽, 세계 신규 확진 70% 육박…伊 미접종자 출입금지 강화

    유럽, 세계 신규 확진 70% 육박…伊 미접종자 출입금지 강화

    24일(현지시간) 세계보건기구(WHO)의 주간 역학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5∼21일 보고된 유럽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약 243만 명으로, 세계 신규 확진자의 67%를 차지했다. 한 주 전과 비교하면 11% 늘어난 수치다. 확산세는 가속화하고 있다. 2주 전(8∼14일) 보고된 유럽의 신규 확진자(약 214만 명)는 전주 대비 8% 증가했다. 인구 10만 명당 환자 발생률 역시 유럽이 260.2명으로 가장 높았다. 코로나19 확산 억제를 위해 이탈리아 정부는 이날 예방백신 미접종자의 실내 공공장소 출입을 제한하는 등 더 엄격한 방역 대책을 도입하기로 했다.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는 내각회의를 열어 ‘슈퍼 그린패스’ 도입과 백신 접종 의무화 직종 확대 등을 뼈대로 하는 추가 방역책을 확정·의결했다. 슈퍼 그린 패스는 기존의 그린 패스와 달리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을 받은 사람을 배제하고, 백신 접종을 완료했거나 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회복한 사람에게만 혜택을 주는 제도다. 이에 따라 이탈리아에서도 백신을 맞지 않지 않으면 실내 음식점·주점은 물론 박물관·미술관·극장·영화관·헬스장 등의 문화·체육시설에 이용할 수 없게 됐다. 봉쇄를 결정한 나라들도 있다. 코로나19 확산 억제를 위해 오스트리아에 이어 이웃국가 슬로바키아도 봉쇄를 결정했다. 슬로바키아 정부는 25일부터 2주간 전국적으로 봉쇄조치를 적용한다
  • [문화마당]이런 전문직 공무원, 또 없나요?/유경숙 세계축제연구소장

    [문화마당]이런 전문직 공무원, 또 없나요?/유경숙 세계축제연구소장

    지난 2년간 전국 지방자치단체는 ‘일단 정지’ 분위기였다. 아무리 중요하고 시급한 정책도 코로나19를 뛰어넘을 수는 없었다. 이런 분위기에서 대구 남구청의 남다른 행보가 화제를 모은다. 그 보기 어렵다는 공공기관의 미담으로. 지난해 대구 남구청이 관내 문화 복지를 개선하겠다며 전문직 공무원 채용을 결정한 게 발단이 됐다. 공연계 20년차 기획자인 곽종규 주무관은 그렇게 우연한 기회에 늦깎이 공무원이 됐다. 전문직 공무원은 공공기관의 잦은 순환 보직과 그로 인한 전문성 부재를 보완하기 위해 생긴 제도다. 문화계의 경우 분야가 넓고 관점이 달라 채용 후에도 온갖 스트레스와 갈등을 겪는 사례가 적지 않다. 곽 주무관은 기대와 우려 속에 남구청 식구가 돼 민간에서 꿈꿨던 기획들을 하나씩 행정으로 풀기 시작했다. 코로나19로 모두가 실의에 빠진 지난 겨울 행정전산망인 새올시스템을 통해 남구청 동료들에게 난데없는 공연 관람 제안을 던졌다. 코로나19로 쓰지 못한 단합대회 비용을 남구에 위치한 소공연장과 예술단체의 티켓 구매로 돌려 공연 관람 기회로 활용하자는 내용이었다. 전문직답게 재미난 공연 선별과 방역을 위한 분산 관람 등 상생 방안을 촘촘히 챙겨 담았다. 서울의 대학로처럼 작은 공연장이 밀집해 있는 문화벨트는 세계적으로도 드문 현상이다. 국내에서는 대학로를 제외하면 대구 남구가 전국 최대 집결지다. 자그마치 19개 민간 소극장이 남구에 몰려 있고, 공공극장이 별도로 2개가 더 있다. 거기다 공식 등록된 민간 예술단체만 42개, 미등록 단체까지 합치면 100여개가 넘으니 국내에 이만한 문화 인프라를 갖춘 곳이 또 있을까 싶다. 한마디로 이 지역은 제2의 대학로, 숨은 연극의 메카이자 한국의 브로드웨이 같은 곳이다. 그러나 기나긴 코로나19는 거스를 수 없는 악재였다. 이 시점에 지자체와 민간을 연결하는 전문직 공무원 채용이 기막히게 절묘한 기회를 만들어 낸 것이다. 덕분에 남구청 공무원들은 연극, 클래식 등 지역예술단체 공연 5편, 모두 120장의 티켓을 구매해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올해도 200장 이상의 티켓 구입을 논의 중이라고 한다. 물론 방역 때문에 직원 간 관람 날짜를 분리하고 공연 장소를 나누는 등 보통 때보다 준비 과정은 좀 복잡하지만 직원들이 흔쾌히 참여해 줘 힘이 난다고 곽 주무관은 전했다. 남구청 문화행정은 다방면에서 성장세가 뚜렷하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지역문화진흥원이 2014년부터 시행 중인 ‘문화가 있는 날’ 2022년도 사업에 처음 선정돼 정부 지원금을 받는다. 이로 인해 더 많은 문화 향유 기회를 구민에게 선사할 수 있게 됐다. 게다가 남구의 대표 문화 행사에 KT, 하이트진로, 대구은행 등 대기업 지원도 다양하게 이끌어 내고 있다. 그 와중에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공연 관람 제안이라니. 이런 신통방통한 전문직 공무원이 또 있을까? 이곳에서 오랫동안 공연장을 운영한 대구소극장협회 김태석 회장은 “작년엔 다들 너무 힘들었는데, 갑자기 공무원들이 공연 보러 온다며 예약 전화를 하길래 깜짝 놀랐다. 그런데 올해도 연락이 오더라. 덕분에 예술인들이 큰 용기를 얻었고 공무원에 대한 이미지도 좋아졌다. 이런 움직임이 대구시 전체로 퍼져 나갔으면 정말 좋겠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그나저나 공직사회에서 너무 튀면 안 좋다던데, 새내기 공무원이 이래도 괜찮은 건지 괜스레 걱정도 앞선다. 눈치껏 하라고 조언이라도 해 줘야 하나. 어쨌든 지역 예술인들에게 힘 보태려는 곽 주무관과 흔쾌히 동참해 준 남구청 공무원 모두에게 힘찬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이러라고 전문직 공무원을 뽑는 것 아니겠는가.
  • 주말 7시간 공연…87세 배우의 대본…새까만 고민

    주말 7시간 공연…87세 배우의 대본…새까만 고민

    “주변에서 걱정을 많이 했어요. 아직 고장난 데가 없으니까 버티면 되지 않겠나 했는데, 막상 멍석 깔아 주면 신나고 기운이 나요. 그게 우리 작업이에요.” 천생 배우 이순재는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21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원 캐스트로 ‘이순재의 리어왕’ 23회 공연을 마쳤다. 회당 3시간 20분, 주말엔 두 차례 ‘종일반’ 공연까지 했으니 하루에 7시간가량 무대에 섰다. 올해 87세인 그를 모두가 걱정했지만 이순재는 “나이는 중요한 게 아니다”라고 말한다. 공연은 ‘전석 매진’이라는 호응을 얻었고 24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8회 공연이 앙코르로 추가됐다. 리허설을 앞둔 그와 지난 22일 오후 분장실에서 만났다. “힘들 거란 각오는 했고 일단은 이걸 할 수 있었다는 게 정말 큰 보람이에요. 잘하고 못하고는 둘째 치고. 평생 해 온 생활에서 가장 큰 의미가 있는 작업이었다 생각해요.” 작품 제목에 이름이 붙었다. “나 혼자 만드는 게 아닌데 거북스럽다”며 손사래를 쳤지만 스스로도 ‘필생의 작품’으로 꼽을 만큼 갈망하던 역할이었다. “셰익스피어 4대 비극을 떠올리면 젊었을 땐 역시 ‘햄릿’을 가장 하고 싶었지만 타이밍이 안 맞아 못 해 봤고, 중년에 ‘맥베스’, ‘오셀로’는 내가 장군 체형이 아니니까 다른 친구들이 했고. 결국 노년에 할 수 있는 건 리어왕밖에 없었다”며 언젠가부터 늘 ‘하고 싶은 작품’ 중 하나로 말하던 것이 관악극회 후배들, 예술의전당과 뜻이 맞아 공연이 이뤄졌다. “물론 좀 젊었을 때, 60~70세 때 하면 좋아요. 힘 있을 때. 그래도 지금이라도 기회가 닿았으니 모험을 해 보자 한 거죠.” 지난 8월 처음 읽기 시작해 매일 손에서 놓지 않는 대본은 이미 표지 글씨가 지워질 만큼 너덜너덜해졌고, 안에는 빽빽이 숨 고를 곳과 무대 동선, 해석 등의 메모가 가득찼다. 한 번에 너무 긴 대사가 많아 자다가도 외울 수 있을 만큼 입에 붙인다고 했다.“하고 싶고 해야겠다는 의지로 버티는 거지 체력 관리고 뭐고 특별한 건 없다”는 담담한 말속에 그가 무대와 함께한 65년 역사가 담겼다. “연극 시작한 지 20년 만에 ‘세일즈맨의 죽음’으로 연극으로 돈을 처음 받아 봤다”며 “집사람이 만두 가게도 했고 내가 장남인데 은행 다니는 동생에게 ‘여차하면 부모님을 네가 책임져야 한다’고 당부할 정도였다. 어디서 어떻게 죽었는지 모르는 선배들도 많았고”라면서도 연극은 꼭 해야만 하는 일이었다고 거듭 설명했다. “직업이 아니라 예술을 만드는 길이었고 새로운 걸 창조하는 행위 자체가 생명력을 줬기 때문”이다. 문학성이 뛰어난 셰익스피어 대사를 원전 그대로 전달하는 작품이라 노배우가 전하는 일침이 더욱 마음을 울린다. 한때의 여의도 정치 경험도 리어왕을 다듬는 자산이 됐다. “제일 중요한 대목이 이거예요. ‘내가 그대들의 입장에 너무 무관심했구나. 부자들아, 가난한 자의 고통을 몸소 겪어 봐라. 넘치는 것들을 그대로 나누고 하늘의 정의를 시행하자.’ 여민동락, 리더는 백성들과 같이 즐기고 같이 울고 웃어야 하죠.” 그는 “배우나 정치나 마찬가지”, “한 명의 관객이라도 하늘같이 생각하고 겸손하고 감사한 마음을 갖고 그들과 통해야 한다”란 말도 덧붙였다. “예술엔 끝이 없다. 다행히 고혈압이나 당뇨도 없고, 망가진 곳이 없다”며 앞으로도 새로운 예술을 꿈꾸고 계획한다. 앙코르 8회 공연 사이엔 연극 ‘장수상회’ 부천 공연과 골프 예능 촬영까지 있다. 여전히 그는 늘 관객, 대중과 함께한다.
  • 노원구 10대뉴스 1위는 바로 이 곳

    노원구 10대뉴스 1위는 바로 이 곳

    서울 노원구가 구민들의 삶에 힘이 되어 준 ‘2021 노원구 10대 뉴스’를 선정한 결과 1위는 ‘불암산 힐링타운 조성’이 차지했다. 구는 지난 11일부터 18일까지 구 홈페이지를 통해 진행된 이번 설문조사에서 불암산 힐링타운 조성이 4295표(40.4%)를 받았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설문조사는 민선7기 구가 추진한 주요 정책과 사업 30개 중 1인당 5개를 선택해 투표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8일간의 짧은 투표기간에도 불구하고 설문에 총 1만 640명이 참여했다. 불암산 힐링타운엔 ▲365일 살아 있는 나비를 관찰할 수 있는 ‘나비정원’과 ‘생태학습관’, ▲온실카페, 반려식물 병원, 어린이 편백풀을 갖춘 ‘정원지원센터’, ▲4~5월 10만주의 철쭉으로 붉게 물드는 ‘철쭉동산’, ▲족욕과 차테라피, 오감치유 등을 체험할 수 있는 ‘산림치유센터’, ▲어린이들의 숲속 놀이터 ‘유아숲 체험장’, ▲장애인, 노약자 등 보행약자를 위한 2.1㎞의 순환산책로와 엘리베이터 전망대 등이 조성돼 있어 남녀노소를 떠나 폭넓은 사랑을 받고 있다. ‘GTX-C노선(의정부~광운대~삼성역~수원 노원) 착공 확정’은 3564표(33.5%)를 얻어 2위에 올랐다. 2027년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C노선이 개통되면 광운대역에서 강남 삼성역까지 10분, 수원까지 30여분 정도면 도달할 수 있어 획기적인 교통혁명이 일어나게 된다. 또 GTX-C 노선 개통과 광운대역세권 개발이라는 두 가지 초대형 사업으로 월계동 지역이 교통과 경제, 주거환경 등 다양한 측면에서 수도권 동북부 새로운 중심지로 도약할 것으로 주민들은 기대하고 있다. 3위는 ‘노후 아파트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완화 추진’(3185표, 29.9%)이 차지했다. 노원구엔 재건축 안전진단 대상 아파트가 39곳 5만 9000여 가구로 서울에서 가장 많다. 하지만 최근 강화된 안전진단 기준으로 재건축 추진에 난항을 겪고 있다. 구는 재건축 지연에 따른 주거환경 악화와 주민 불편 등을 해소하기 위해 자체 연구용역을 실시, 안전진단 기준 완화를 위한 근거와 합리적인 가이드라인 개발 등 지역 재건축 사업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4위는 2662표(25.0%)를 받은 ‘경춘선 힐링타운 조성’이다. 서울의 마지막 간이역이었던 옛 화랑대역의 경관에 현대적 힐링 테마가 어우러진 지역 명소다. 서울 최초 야간 불빛정원 뿐 아니라 올해 이색 테마 카페 ‘기차가 있는 풍경’과 세계 각국의 희귀한 시계가 전시된 ‘타임뮤지엄’까지 문을 열었다. 지난 11일에는 ‘2021 경춘선 숲길 가을음악회’가 2년 만에 다시 개최되기도 했다. 수학의 대중화를 선도하고 있는 수학문화관과 동북권 최초의 어린이전용극장 개관, 노원교육플랫폼 운영 등 노원의 다양한 교육인프라 구축 사업이 2472표(23.2%)를 받아 5위에 올랐다. 이외에 ▲찜통 경비실 에어컨 설치 지원과 경비원 해고사태 중재 등 아파트 경비원 처우 개선 ▲횡단보도 그늘막 및 버스정류장 온열의자, 발광다이오드(LED) 바닥신호등 설치 ▲전 구민 마스크 배부 등 코로나 대응 정책 ▲2021 서울시 도시청결도 평가, 가장 깨끗한 도시 1위 수상 ▲독거 어르신 돌봄조직 ‘노원 똑똑똑 돌봄단’ 운영 등이 10대 뉴스에 들었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이번 설문조사 결과는 노원구를 힐링도시로 만들겠다는 구정목표에 부합하는 사업들이 주민들의 깊은 관심과 사랑을 받았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며 “주민 일상의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하나도 놓치지 않는 현장행정과 다가올 노원의 미래를 주도적으로 준비할 수 있는 장기과제 모두를 꼼꼼히 챙겨나가겠다”고 말했다.
  • ‘전석 매진’ 23회차 돌고 다시 앙코르 공연…이순재 “예술 향한 의지와 바람으로 버텨”

    ‘전석 매진’ 23회차 돌고 다시 앙코르 공연…이순재 “예술 향한 의지와 바람으로 버텨”

    “주변에서 걱정을 많이 했어요. 아직 고장난 데가 없으니까 버티면 되지 않겠나 했는데, 막상 멍석 깔아 주면 신나고 기운이 나요. 그게 우리 작업이에요.” 천생 배우 이순재는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21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원 캐스트로 ‘이순재의 리어왕’ 23회 공연을 마쳤다. 회당 3시간 20분, 주말엔 두 차례 ‘종일반’ 공연까지 했으니 하루에 7시간가량 무대에 섰다. 올해 87세인 그를 모두가 걱정했지만 이순재는 “나이는 중요한 게 아니다”라고 말한다. 공연은 ‘전석 매진’의 호응을 얻었고 24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8회 공연이 앙코르로 추가됐다. 리허설을 앞둔 그와 지난 22일 오후 분장실에서 만났다.“힘들 거란 각오는 했고 일단은 이걸 할 수 있었다는 게 정말 큰 보람이에요. 잘하고 못하고는 둘째 치고. 평생 해 온 생활에서 가장 큰 의미가 있는 작업이었다 생각해요.” 작품 제목에 이름이 붙었다. “나 혼자 만드는 게 아닌데 거북스럽다”며 손사래를 쳤지만 스스로도 ‘필생의 작품’으로 꼽을 만큼 갈망하던 역할이었다. “셰익스피어 4대 비극을 떠올리면 젊었을 땐 역시 ‘햄릿’을 가장 하고 싶었지만 타이밍이 안 맞아 못 해 봤고, 중년에 ‘맥베스’, ‘오셀로’는 내가 장군 체형이 아니니까 다른 친구들이 했고. 결국 노년에 할 수 있는 건 리어왕밖에 없었다”며 언젠가부터 늘 ‘하고 싶은 작품’ 중 하나로 말하던 것이 관악극회 후배들, 예술의전당과 뜻이 맞아 공연이 이뤄졌다. ‘말괄량이 길들이기’ 페트루키오, ‘맥베스’ 말콤, ‘로미오와 줄리엣’ 로렌스 신부 등을 1960년대 했다면서 당시 다른 역할을 맡은 배우들의 이름과 극장을 줄줄 읊기도 했다.“물론 좀 젊었을 때, 60~70세 때 하면 좋아요. 힘 있을 때. 그래도 지금이라도 기회가 닿았으니 모험을 해 보자 한 거죠.” 지난 8월 처음 읽기 시작해 매일 손에서 놓지 않는 대본은 이미 표지 글씨가 지워질 만큼 너덜너덜해졌고, 안에는 빽빽이 숨 고를 곳과 무대 동선, 해석 등의 메모가 가득찼다. 한 번에 너무 긴 대사가 많아 자다가도 외울 수 있을 만큼 입에 붙인다고 했다.“하고 싶고 해야겠다는 의지로 버티는 거지 체력 관리고 뭐고 특별한 건 없다”는 담담한 말속에 그가 무대와 함께한 65년 역사가 담겼다. “연극 시작한 지 20년 만에 ‘세일즈맨의 죽음’으로 연극으로 돈을 처음 받아 봤다”며 “집사람이 만두 가게도 했고 내가 장남인데 은행 다니는 동생에게 ‘여차하면 부모님을 네가 책임져야 한다’고 당부할 정도였다. 어디서 어떻게 죽었는지 모르는 선배들도 많았고”라면서도 연극은 꼭 해야만 하는 일이었다고 거듭 설명했다. “직업이 아니라 예술을 만드는 길이었고 새로운 걸 창조하는 행위 자체가 생명력을 줬기 때문”이다.문학성이 뛰어난 셰익스피어 대사를 원전 그대로 전달하는 작품이라 노배우가 전하는 일침이 더욱 마음을 울린다. 한때의 여의도 정치 경험도 리어왕을 다듬는 자산이 됐다. “제일 중요한 대목이 이거예요. ‘내가 그대들의 입장에 너무 무관심했구나. 부자들아, 가난한 자의 고통을 몸소 겪어 봐라. 넘치는 것들을 그대로 나누고 하늘의 정의를 시행하자.’ 여민동락, 리더는 백성들과 같이 즐기고 같이 울고 웃어야 하죠.” 그는 “배우나 정치나 마찬가지”, “한 명의 관객이라도 하늘같이 생각하고 겸손하고 감사한 마음을 갖고 그들과 통해야 한다”란 말도 덧붙였다. “예술에는 끝과 완성이란 게 없다”며 “다행히 고혈압이나 당뇨도 없고, 망가진 곳이 없다”는 그는 앞으로도 새로운 연기와 다른 무대를 꿈꾸고 계획한다. 앙코르 8회 공연 사이엔 연극 ‘장수상회’ 부천 공연과 골프 예능 촬영까지 있다. 여전히 그는 늘 관객, 대중과 함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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