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톱·투톱·스리톱, 톱배우 넘치는 극장가 …연기 열전에 재미 논스톱
올 추석에는 연휴를 겨냥한 대작이 없다. 그러나 출연 배우들만 놓고 보면 어느 해보다 풍작이다. 최근 뜨는 배우부터 한창 물오른 배우, 그리고 명실상부 한국 최고 베테랑 배우까지. 그야말로 ‘배우들의 향연’이다. 좋아하는 배우를 따라 영화를 골라도 좋고, 마음 끌리는 대로 찾아봐도 좋겠다.
●‘케미’ 살리는 투톱 ‘인턴’ ‘타짜…’
우선 최민식·한소희가 투톱으로 나선 ‘인턴’이 16일 추석 영화의 시작을 알린다. 영화는 패션업계 다크호스로 떠오른 기업 우투투의 젊은 경영자에게 실버 인턴이 직속으로 배정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막내로 입사한 기호는 지도 제작 출판사의 대표까지 지낸 인물. 낯선 디지털 업무 환경과 자유분방한 요즘 회사 문화에 좀처럼 적응하지 못한다. 그러나 이내 37년 회사 경력을 살려 특유의 성실함과 인간미 넘치는 소통으로 신뢰를 얻는다.
2015년 개봉한 동명의 할리우드 영화의 한국판이다. 배우 로버트 드니로가 맡은 벤 역할을 최민식이, 앤 해서웨이가 연기한 줄스를 한소희가 맡았다. 원작을 한국식으로 변주한 부분이 눈길을 끈다. 특히 일본 도쿄의 한 선술집에서 기호가 선우에게 조언하는 장면은 명장면으로 꼽을 만하다. 최민식의 기품 있는 연기, 한소희의 당찬 연기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다만 원작의 담백한 맛을 기대한 이들이라면 다소 실망할 수도 있다.
23일 개봉하는 ‘타짜: 벨제붑의 노래’에서는 배우 변요한과 노재원이 투톱으로 맞선다. 영화는 타고난 운으로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장태영과 노력으로 자산을 증명하는 박태영의 대결을 그렸다. 학창 시절부터 절친한 친구인 둘은 온라인 카지노 사업에 뛰어들어 승승장구한다. 그러나 장태영이 주목받을수록 박태영의 질투가 점차 커지고, 결국 배신으로 치닫는다. 장태영은 베트남 출장 중 박태영의 예상치 못한 배신으로 나락에 떨어지고, 기적적으로 살아남아 전설의 타짜 곽동욱(조우진)에게 포커를 사사받아 복수에 나선다.
배우 변요한이 장태영 역을 맡아 모든 것을 잃고 바닥에서부터 다시 시작하는 모습을 처절하게 그려냈다. 박태영 역의 배우 노재원은 살인도 서슴지 않는 사이코패스로 등장한다. 차갑고 날카로운 눈빛으로 서늘함을 느끼게 만든다.
이번 영화는 ‘타짜’(2006), ‘타짜: 신의 손’(2014), ‘타짜: 원 아이드 잭’(2019)을 잇는 7년 만의 후속작이다. 20년을 이어온 ‘타짜’의 4편이자, 시리즈 마지막 편이다. 명작으로 꼽히는 ‘타짜’를 재미있게 본 관객들이라면 이번 영화가 반가울 법하다. 영화 곳곳에 1편을 떠올리게 하는 오마주 신들을 찾아보는 재미도 있다.
●서사 풍부한 스리톱 ‘암살자(들)’
같은 날 개봉하는 ‘암살자(들)’은 1974년 8월 15일 육영수 여사 저격 사건을 소재로 한 미스터리 추적극이다. 범인은 현장에서 체포된 재일동포 문태광. 6발의 총성이 울렸지만 발견된 탄환은 4개뿐이었다. 혼자선 저지를 수 없는 일이기에 공범이 있음이 분명하다. 공식 기록에서 사라진 탄환 두 발의 행방을 두고 현장 경호를 담당했던 형사 철구, 신문사 사회부장 재환, 신입 기자 영일이 공조하며 공범의 행방을 쫓는다.
배우들 면면으로는 올 추석 연휴 가장 화려한 캐스팅을 자랑한다. 올해 ‘왕과 사는 남자’를 비롯해 ‘베테랑’(2015), ‘택시운전사’(2017), ‘파묘(2024) 등으로 천만영화 4편에 출연한 천만배우 유해진이 철구를 맡았다. 허진호 감독이 “살아 움직이는 배우“라고 칭찬했을 만큼, 그 시대 그 인물을 실감나게 연기한다. 박해일이 신문사 사회부장 재환을 맡아 정의로우면서 믿음직한 모습을 보여주고, 이민호가 열정 넘치는 신문기자 영일로 등장한다. 정보를 얻기 위해 세관 여직원에게 “쌍화차 좋아하세요?”라는 작업 멘트를 던지는 이민호의 모습에 여성 관객들의 탄성이 터질 듯하다. 이들 외에 박정민, 정우성, 심은경, 박해준, 오정세 등이 특별 출연하니 눈을 크게 뜨고 보는 게 좋겠다.
●나를 따르라, 원톱 ‘부활남…’
30일 개봉하는 ‘부활남 : 더 레드’는 만년 취업준비생 석환이 놀라운 능력을 지니게 된 뒤 의문의 추격을 당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석환은 어느 날 갑작스럽게 죽었다가 깨어나고, 죽은 뒤 72시간이면 부활하는 능력이 있음을 알게 된다. 게다가 죽었다 깨어날수록 힘은 점점 세진다. 그의 능력을 알아채고 의문의 인물 블랙(신승호)이 뒤를 쫓는다. 블랙은 상대를 조종해 자신의 뜻대로 움직이게 만드는 초능력 ‘스냅싱’이 있지만, 석환에게만 통하지 않는다.
올해 영화 ‘군체’와 ‘만약에 우리’, 시리즈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로 상한가를 달리는 배우 구교환의 원톱 영화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부활을 거듭할수록 힘과 회복력 등 신체 능력이 강해지면서 압도적인 힘을 발휘하는 과정이 쾌감을 선사한다. 초반 현실적이었던 액션 장면도 후반으로 갈수록 초능력자들이 싸우는 슈퍼 히어로물로 바뀌며 강도를 높인다. 위기의 순간에도 농담과 재치로 상대를 받아치는 석환의 유쾌함이 재미를 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