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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굄돌] 신춘의 축제를 위하여

    며칠 전 2000 신춘문예 소설부문 당선작품집을 펴냈다.몇 년 전부터 내가 운영하는 출판사에서 해오던 일이다.당선 작가를 확인하고,게재 허락을 얻고,작품을 구해 입력하고 교정보고 필름 뽑아 다시 교정보고 인쇄소에 넘기는등등의 숨가쁜 과정을 거쳐,마침내 1월 중순경 이제 출발선상에 선 젊은 작가들의 청신한 얼굴 뜨거운 입김으로 아름다운 이 책을 손에 들게 되었다. 인쇄소에서 막 배달돼 오븐에서 지금 꺼낸 빵처럼 뜨끈뜨끈한 책을 손으로쓰다듬으며 이 젊은 작가들의 앞날을 생각한다.이 가운데 문단 중심에 진입하여 한국문학의 새 길을 여는 신진기예로 주목받을 사람은 얼마나 될까?이들 중 과연 몇 작가가 5년 10년 후에도 지금 이 순간의 순수함과 열정을 잃지 않고 자신의 문학에 순사(殉死)하고자 하는 정신을 견지하고 있을 것인가?그들은 그들의 젊은 재능을 노리는 손길들이 환락가의 밤 불빛처럼 빛나고있는 유혹의 거리를 지나야만 한다.또 그들은 한국의 소설사 전체와 겨루어새 문학을 일구는 힘든 싸움의 전장을 낮은 포복으로 쉬지 않고나아가야만한다.그들은 또한 우리 문단을 지배하고 있는 연줄로 얽힌 권력의 그물망과도 싸워야 한다.고향의 뒷동산 오솔길을 거니는 것과 같은 편하고 쉬운 길은 어디에도 없다.비약도 있을 수 없다. 이 아름다운 정신의 젊은 작가들은 자신과도 싸워야만 한다.이제 곧 그들을덮쳐올 주저앉고 싶고,타협하고 싶고,때로는 옆길로 벗어나고 싶은 내부의유혹과 싸워 견뎌야만 한다. 나는 이 푸르디푸른 젊은 정신들에게 정지용 시인의 시인론을 선사하여 그들의 앞날을 축복하고자 한다. “시인은 정정한 거송(巨松)이어도 좋다.그 위에 한 마리 맹금(猛禽)이어도좋다.굽어보고 고만(高慢)하라.”그렇게 나아가,여기 모인 모든 작가가 한국문학을 이끄는 큰 문학으로 성장하길 바란다. 이성희 도서출판 프레스21 대표
  • 한국축구 “감이 좋다”

    [팔머스톤 노스(뉴질랜드) 박해옥특파원·류길상기자] ‘한국축구 만세’-. 한국 축구대표팀의 막내인 청소년팀(19세 이하)은 유럽의 강호 이탈리아를꺾고 일본 신년축구대회 정상에 올랐으며 올림픽팀은 호주·뉴질랜드 원정평가전을 5전전승으로 마감했다.또 국가대표팀은 뉴질랜드와의 2차전을 득점없이 비겨 1승1무를 기록했다. 청소년 대표팀은 23일 우라와시 고마바경기장에서 열린 2000년 일본 신년청소년축구대회 결승전에서 이천수(부평고)가 후반 36분 결승골을 터뜨려 이탈리아를 1-0으로 눌렀다. 이천수는 22일 파라과이와의 1차전에서도 2골을 뽑아내는 등 청소년 대표팀의 간판 골잡이임을 다시 한번 뽐냈다. 최태욱 김병채를 투톱으로 내세운 한국은 이탈리아의 거친 수비에 막혀 전반을 0-0으로 마쳤다.후반에서도 좀처럼 밀착 수비를 뚫지 못하던 한국은 후반 36분 상대 수비수가 잘못 걷어낸 공을 이천수가 세명의 수비수 사이로 침착하게 왼발슛으로 연결,결승골을 따냈다. 올림픽대표팀은 뉴질랜드 팔머스톤 노스의 쇼그라운즈 구장에서 열린뉴질랜드와의 평가전 최종 2차전에서 2골을 잃었으나 무더기 골 세례를 퍼부어 5-2로 이겼다. 올림픽팀은 주전 공격수 설기현과 게임메이커 이관우를 국가대표간 경기에투입한데다 후보들을 고루 출장시키고도 미드필드부터 상대를 압박했다. 첫골은 전반 1분 김대욱으로부터 터졌다.김대욱은 박진섭의 오른쪽 센터링을 수비수가 걷어내자 아크 정면에서 그대로 헤딩슛,그물을 갈랐다. 설기현 최철우 그늘에 가려 많은 출장기회를 갖지 못했던 안효연도 분풀이하듯 골세례에 가담했다.안효연은 전반 13분 상대 수비가 골키퍼에게 백패스한 볼을 가로채 골문 왼쪽 사각지대까지 치고들어가 왼발 슛으로 골을 보태전반을 2-0으로 마감했다.뉴질랜드는 제프 캠벨과 노아 히키스의 골로 후반에 2골을 만회했다. 한국은 그러나 김도균의 결승골에 이어 김승현 최철우가 모처럼 골에 가담해 3골차 승리를 거뒀다. 국가대표 경기에서 한국은 뉴질랜드와 0-0으로 비겨 1승1무를 기록했다. 미드필드 몸싸움에서 밀리고 양쪽 사이드가 자주 뚫려 전반 내내 고전한 한국은전반 후반 투입된 최용수와 설기현이 전방을 휘젓고 후반에 이관우가게임메이커로 들어가면서 활기를 찾았으나 골사냥에는 실패했다. hop@
  • [굄돌] 개방적 ‘네트워크 사회’로

    우리가 새로운 세기를 맞이하면서,“이것만은 버리고 가자”며 공감했던 지난 세기의 쓰레기들은 소모적인 정쟁,해묵은 지역감정,천민적 소비행태,전근대적인 연줄 등이었다. 이것들은 하나같이 우리 사회를 합리적인 의사소통 체계로 만들기보다는,가장 비이성적인 방식으로 몰아가는 괴물의 얼굴을 가진 몹쓸 것이었다.나아가 이것들은 사람들 사이에 서로를 향한 끝없는 적의(敵意)와 냉소를 가져다주는 균열의 원천이 되기도 했다. 국민들 대부분은 이것들은 쓰레기처럼 새로운 세기에 반드시 사라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 중에서 우리가 가장 먼저 떨쳐버려야 할 것은 온갖 그물망으로 뒤얽혀 있는 유형,무형의 ‘연줄’들이다. 사실 근원적인 의미에서 ‘연줄’은 인간과 인간을 묶고 있는 모든 관계의총화이다.따라서 이것은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명제에 비추어볼 때,반드시 필요한 사회적 요소이다.이때 이것의 순기능은 체험이 유사한 사람들에게 일정한 귀속감과 집체성을 부여하는 데 있게 된다. 그러나 이것이 한 사회의 핵심적 병폐로 바뀌는 것도 바로 그 이유에서이다. 그 집체성이 강력한 결집력과 배타적 특권을 띰으로써 폭력적 구조를 빚게되는 데서 병폐는 시작된다. 그럴 경우,정보사회의 소통체계를 은유하는 ‘네트워크(network)’가 호혜적이고 개방적인 데 비추어,‘연줄’은 폐쇄성과 이익 지향성을 동시에 띠게된다.우리 사회는,평소에 개혁적인 사람들조차 혈연,학연,지연이 구축해놓은 이러한 연줄의 그물망에 자신이 놓여 있다는 의식조차 약한 것이 가장 큰문제이다. 누구나 동의하듯이,전근대적인 ‘연줄’을 넘어서는 ‘공적 이성(social rationality)’만이 건강하고 합리적인 사회적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는 의식이우리에게는 절실히 필요하다. 물론 거기에는 개인적으로 불편함과 함께 일시적인 손실(비용)이 따를 것이다.그러나 그것을 감수하는 사람만이 진짜 개혁을 말할 수 있다.따라서 자신은 예외로 하고 다른 부문에서의 개혁만을 외치는 이들은 모두 가짜다.자신의 모순조차 들여다볼 줄 모르는 눈 먼 영혼이다. 유성호 문학평론가 서남대 국문과 교수
  • 대한매일 신춘문예 문학평론 당선작(II)고봉준

    [4]백무산의 언어는 ‘갈라섬’의 단성성에서 ‘배려’의 다성성으로,‘변혁’의 근대성에서 ‘생성’의 탈근대성으로 횡단하고 있다.이는 곧 그의 사유가 ‘외부적’사유에서‘내재적’사유로 변모하고 있음을 증거한다.‘길은 광야의 것이다’는‘생성’이라는 내부적 사유를 근간으로 하는‘출렁거림의 언어’세계이다.여기서 생성이란 노자(老子)적 의미에서 현(玄),‘상도(常道)의 세계’이다. 그 세계는 물질이 아직 어떤 형태를 부여받지 않은 미분화와 원질료의 세계이며,따라서 그것은 무수한 가능성으로서의 불교적 공(空)관념과도 유사하다.이 출렁거림의 언어 속에서 우리는 탈근대의 한 지평을 목격한다. 이것은 씨앗이 아니라/작은 구멍이다//이 텅 빈 구멍 하나에서/어느날 빅뱅이 시작된다-‘풀씨 하나’부분내 생애도 무너지고/세상도 온통 균열이 지는 통에/그 쬐그만 냉이꽃 한송이가/아주 쬐그만 것이 그 무심한 것이/바람도 없이 흔들리고 있었다-‘그 쬐그만 것이’부분봄날 졸음보다 작은 힘이/꽃잎 떨어져 휘어진 물결보다 작은 것들이/어깨선굽은 그 작은 곡선보다 미세한 굴곡이-‘거대한 것인줄 알지만’부분‘생명’이란 거대한 그 무엇이 아니라 ‘텅 빈 구멍’‘쬐그만 것’‘작은힘’‘작은 것’‘미세한 굴곡’처럼 본질적으로 작고 사소한 것이다.이때생명이란 그 자체가 근원적인 에너지이자 일종의 ‘내재성의 장’이다.여기서 내재성의 장이란 근대적 사유가 만들어 놓은 제동과 관성으로서의 구조적 배치를 넘어선 ‘생성’의 차원을 의미한다.생성의 사유란 이처럼 근대적거대 질서에 대한 탈전체화와 연결되어 있다. 생성이란 일종의 현동체(생명)이다.그것은 비역사적이고 단일한 상수(常數)가 아니라 그 자체가 특정한 운동과 변화에 대한 경험에서 역사적·문화적으로 다양하게 나타나는 결과이다.반면 근대 자본주의,특히 근대적 사유에서물질의 흐름은 생명체 본연의 역동적인 성질이기보다는 그것을 통제하고 억압하는 힘에 순응하는 질서이다.그러나 생성의 세계는 이러한 근대의 시·공간을 벗어난다.근대적 욕망의 배치가 모두 해체된 생성적 시·공간이 바로‘모태’와 ‘광야’이다.자본주의로 표상되는 근대적 시간관이 노동을 단순한 교환가치의 매개로 전유하는 미분적 시간이라면,생성의 시간이란 적분의시간이다.또한 생성의 공간으로서의 ‘광야’란 ‘슬픔’‘공포’‘상실’등의 감정이 틈입하지 못하는,아직 감정이 생겨나지도 않은 유동적 자유활동의 장이다.그곳에서 생성은 삶과 죽음을 초월하여 다만 에테르처럼 ‘출렁거림’으로써 역동적으로 존재한다.‘출렁거림’이란 곧 물질을 명사와 형용사가 아닌 동사의 차원에서 파악하려는 인식의 산물이다. 생성으로서의 “생명이란 물질이 기울어진 것”처럼 일정한 틀 속에서 주형(鑄型)되지 않으며,또한 “누가 최초의 불꽃인지/누가 중심인지/알 수 없다/알 필요도 없다/중심은 처음부터 무수하다”처럼 중심을 갖지도 않는다.꽃은 피었다 지고/지고 또 피는 것이 아니라//같은 눈 같은 가지에 다시 피는 꽃은 없다 언제나 새 가지 새 눈에 꼭 한번만 핀다네-‘꽃은 단 한번만 핀다’부분또한 생성이란 근본적으로 차이와 반복의 영원회귀적인 운동이다.그렇기 때문에 그것은 카오스의세계도,또한 코스모스의 세계도 아니다.오히려 그것은 그러한 미분화의 이전 상태라는 점에서 카오스모스의 세계다.인용시에서 ‘꽃’이라는 생명체는 ‘피고-지는’반복적 운동과 ‘꼭 한번만 피’는 차이의 운동을 동시에 현존시킨다.이처럼 생성의 사유는 사물을 존재(being)의 그물에 구속시키지 않고 힘과 강도라는 사건의 차원에서 이해한다.따라서 생성의 사유란 곧 ‘생명’을 무한생성의 운동으로 받아들이는 인식이며,나아가 현존하는 것의 긍정적 이해 위에서 동시에 그것의 부정…생성·소멸하는어떠한 변화도 역동적인 운동의 흐름 속에서 파악하는 사유이다. 백무산의 시는 생성의 사유를 통해 근대의 울타리를 넘어선다.이때 그러한사유는 차이와 반복을 가능하게 하는 근원적인 ‘내재적 장’으로서 ‘허공’을 필요로 한다.이 지점에서 백무산의 시는 불교적 사유와 마주친다.시집전편에 걸쳐 ‘허공’‘비움’‘구멍’등으로 다양하게 변주되면서 나타나는 허공의 이미지는 불교적 공(空)개념과 유사하다.또한 그것은 우주의 생성과 팽창을 가능하게하는 근원적인 공간이라는 점에서 스토아적인 우주론과도맥락을 같이 한다. 근대적 사유가 ‘권력’이라는 ‘중심’의 논리라면 ‘허공’을 중심으로 하는 생성의 사유는 공(空)과 만(滿)이 각각의 잠재태라는 깨달음을 근간으로한다.따라서 허공이란,꽃이 “마침내 자신의 몸 하나/마저 비워버”릴 때에야 개화할 수 있듯이 본질적으로 만(滿)의 새로운 가능성이다. 앞서간 이들은 저만큼에서 돌아오고 지배에서 벗어날 권력에의 의지를 외쳤으나 권력 지향의 사욕으로 물들고 꿈꾸는 것은 더 이상 해방이 아니라 사유물에 대한 관심이었다…모든 영감은 허공에서 일어난다 눈길 한번에 저 고해의 쓰라린 가슴들이 허공중에 환히 밝아지고 허공만이 창조의 모태이나 이를 억압하는 인간과 인간 사이 권력의 중력장을 끊고 그리하여 온전하고 환한하나의 생명을 꿈꾼다 어디에고 미치지 않은 곳이 없고 모공 하나 모자라지않는 생명 하나 발명할 꿈을 꾼다 -‘중력장’부분생성의 사유가 펼쳐 보이는 ‘공(空)’의 세계에서 중심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는 결국 그러한사유가 권력의 중력장에 끌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말해준다.그러나 지난날의 ‘혁명’담론이란 근대적 권력 개념을 중심으로 전개되었다.사실 권력이란 발생학적으로 억압적이기에 선량한 권력이란 하나의 형이상학일 뿐이다.권력은 하나의 거대한 중심을 가정한다.따라서 권력이 존재하는 한 언제나 중심과 주변이라는 위계적 계층 구조는 존속할 수밖에 없으며,그때 중심은 주변을 배제와 억압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으로 제어하기 마련이다.따라서 진정한 혁명이란 권력을 권력 아닌 것으로 넘어서는 것,즉 권력자체를 해체하는 일이어야 한다. 결국 생성의 사유에서 볼 때 이상적 혁명이란 모든 권력을 일소하는 행위이다.그래서 권력은 ‘종말’에 이르러 ‘박살나’는 순간에만 비극적인 아름다움을 지닌다.“권력은 그때만 겸손하다/권력 아닌 것으로 권력을 비우라/그렇다면 권력을 지배해야 한다”라는 진술은 혁명이 억압적 권력을 선량한권력으로 대체하는 행위가 아님을 의미한다.그것은 “자유-그 자유를 얻지않고/스스로 자유가 된 사람”처럼 자유라는 관념의 중력장으로부터 자유로울 때 성취되는 것이다. 그러나 먼저 우리 스스로가 확인할 일이 있습니다.안타깝게도 권력에의 욕망과 사욕으로부터 스스로 정화하지 않고 어떠한 판단도 모색도 부질없는 것입니다.역사 앞에서 우리는 끝내 빈손일 뿐입니다.…승리냐 패배냐가 아니라존중입니다.//이 우주에는 머무름도 없지만 사실 균형도 없습니다.긴장이 낳은 흐름만 있을 뿐입니다.//그러므로 인간은 존재가 아니라 ‘어떤 상태’라고 나는 믿습니다.그러므로 인간은 실체가 아니라 ‘어떤 종류의 성질’이라고 나는 믿습니다.‘상태’와 ‘성질’이 촉감할 수 있는 그림자를 만들 뿐이라고 나는 믿습니다.그러므로 인간에게 부여된 모든 것은 자유의 영역입니다.끝없는 대지입니다.-‘겨울 조정환’부분인용시는 인간을‘존재’가 아니라‘생성’의 관점에서 파악하고 있다.이처럼 물질을 생성의 관점에서 파악할 때,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유기체는 일정한 강도(强度)를 지닌 파동으로 인식된다.그리고 인간 역시 어떤‘존재’로서의 실체가 아니라 ‘상태’와 ‘성질’이라는 파동이 만들어 낸 촉감할 수 있는 ‘그림자’일 뿐이다.따라서 인간의 관계란 이러한 파동과 파동이 만날 때 촉발(affection)되는 운동의 일종이며,그러한 운동을 통해‘좋음/나쁨’이 형성된다.세계는 그러한 파동으로 충만하다.그리고 그러한 모든 파동들이 그 위를 어지럽게 흘러 다니는 하나의 거대한 장이 바로‘대지(광야)’이다. 이처럼 물질이 ‘실체’가 아닌 ‘상태’와 ‘성질’로 인식된다는 것은 그것을 ‘출렁임’의 역동적인 흐름으로 파악한다는 것이다.이때 근대의 모든‘단단한 것’들(권력,이성,질서 등)이 에테르 같은 유동적 상태로 녹아 내린다.그리고 그것들이 생산한 흑백의 극단적 대결 논리 역시 해체된다.인용시에서 말하는‘존중’이란 이러한 극단적 대립과 갈등을 벗어난 인간관계이다.하나의 중심이 초월적 위치에 군림하면서 타자를 억압하고 배제하는 것이 근대적 권력 모델이라면,파동(타자)과 파동(타자)이 대화적 관계 속에서 촉발 운동을 일으키는 것은 탈근대적 사유의 모델이다.여기서‘존중’과‘배려’란 윤리적차원의 바탕으로 한다.이러한 ‘배려’와 ‘존중’의 세계야말로 탈근대적 인간 관계의 바람직한 모델일 것이다.우리들 삶은 그곳에서 더 이상 측량되지 않는다/우리들 꿈은 더 이상 산술이 아니다/길은 어디에나 있고 또 없다/길은 대지 위에 있으나/길은 자주 대지를 단순화한다/때로는 대지에서 자란 우리들/대지에서 추방하기도 한다/우리가 헤쳐온 길이 우릴 버리기도 한다/길은 자주 대지의 평등을/욕망의 평등으로 변질시키고/대지의 선한 의지를/권력의 사욕으로 타락시킨다//삶이란 오고 가는 것일까/인생이란 흐르는 길 위의 흔적일까/저기 출렁이는 물결을 보아라/허공에 맞닿아 끝없이 일렁이는 물결을 보아라//길이란 길은 광야 위에 있다/길 위에 머물지도 말고 길 밖에 서지도 말라/길이란 길은 광야의 것이다/삶이란 흐르는 길 위의 흔적이 아니다/일렁이어라 허공 가운데/끝없이 일렁이어라 다시 저 광야의/끝자락에서 푸른 파도처럼 일어서는/길을 보리라-‘길은 광야의 것이다’ 부분보편적으로 길은 과거의 흔적이나 미래의 방향을 표상한다.물론그때의 길은 특정한 개인이 지나온 삶의 흔적과 무수한 변화의 굴곡들이 앞다투어 지나갔던 역사적 궤적이라는 중첩적인 의미를 갖는다.그 속에서 길은 긍정과 부정이라는 양가성을 함의하는데,시인은 그러한 가치의 양극을 ‘기쁨·희망/나락’‘확신/혼란’의 관계로 파악한다.이러한 이항 대립적 관계망은 결국둘 중의 하나라는 선택적 차원과 경험론적 틀을 극복하지 못하기에 새로운의미를 산출하지 못한다. 오히려 ‘길이 시작된 곳을 찾았을 때’나 ‘길을 내려 길을 보았을 때’처럼 ‘생성의 장’으로 회귀했을 때 길은 무한한 가능성으로 전화된다.왜냐하면 길의 원형인 ‘광야’란 일종의 ‘공(空)’이기 때문이다. ‘길’이라는 단어 속에는 인간의 자연에 대한 정복욕이 꿈틀대고 있다.따라서 ‘길’이 ‘공(空)’의 상태로 회귀할 때 그것은 길이 아니라 출렁임으로서의 대지(광야)이다.대지(광야)는 인간의 질서를 각인하지 않는다.이러한사유는 곧 생태학적 상상력과도 맞닿아 있다.‘길’이 인간의 자연 정복의산물이라는 점에서‘근대적’언어라면,‘광야’는‘탈근대적’인 생성적 사유의 언어이다. 이때 탈근대적 언어로서의 광야는 황금 시대로의 회귀를 의미하지 는다.오히려 그것은 대지 위에 있으면서 ‘대지를 단순화’하고,인간을 대지로부터추방시키는 억압적인 질서의 근본적 해체 상태를 의미한다.또한 그것은 ‘대지의 평등’과 ‘욕망의 평등’을 착종시키고 ‘대지의 선한 의지’를 ‘권력의 사욕’으로 전이시키려는 근대적 힘에 대한 투쟁 의지이다.그러한 의지가 구체적으로 실현되었을 때 인간의 삶은 측량과 산술이라는 자본주의적 시간기제로부터 해방될 수 있다.이러한 그의 시도가 기존의 장벽을 허물고 그자리에 새로운 성을 쌓으려는 건축학적인 노력이 아님은 물론이다.오히려 그는 생성이라는 역동성을 바탕으로 근대의 울타리를 횡단하려 한다. 생성의 사유에서 바라본다면 길이란 “어디에나 있고 또 없다”처럼 잠재태로 존재한다.이러한 사유의 근간에는 “길 위에 머물지도 말고 길 밖에 서지도 말라”는 불교적 화두가 깔려 있다.결국 인간의 삶이란 길이라는 근대적장치 위에 고착된‘존재’가 아니라 언제나 광야 위에 찍힌 ‘흔적’처럼 유동적으로 역동적으로 흐를 때,그리고 무한 역동성으로서 ‘허공’가운데에서 끝없이 일렁일 수 있을 때 비로소 가치를 부여받을 수 있을 것이다.[5]‘해방의 이론은 억압의 현실을 먹고 산다’.그러나 그 이론은 90년대 이후한국사회에서 미세하게 분화된 거대한 세계의 질서를 총체적으로 바라보지못함으로써 현실을 주도하기보다는 변화된 현실에 적응하는 데 만족하고 있다.90년대 이후 전개된 많은 담론들은 지난날의 근대적 이론들을 비난하는 속에서만 자신의 정당성을 발견하려 한다.그러나 비난이란 새로운 모색을 구성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여전히 과거의 것이다. 백무산의 언어가 오늘날 우리 문학에서 주목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노자(老子)철학과 불교적 사유를 근간으로 하는 탈근대적 언어의 창출이라는 그의 문제의식은 비단 서구적 근대라는 식민성으로부터의 해방에 그치지 않고 나아가 근대적 억압 질서로서의 자본주의 극복이라는 역사적인 의미를 지닌다.특히 근대적 질서가 무한경쟁과 타자의 배제라는 폭력적인 모습을 띠는 데 반해서 그의 탈근대적 사유는‘존중’과‘배려’라는 생성의 사유를 바탕으로 근대의 문턱을 넘어선다.주체-타자의 상호배제라는 근대의 아포리아를 가로지르며 노자적·불교적 사유를 바탕으로 한 탈근대의 모색 속에는 80년대 언어에 대한 노동문학의 자기반성이라는 코페르니쿠스적인 전환이 들어 있다.이처럼 과거와 현재가 단절과 연속의 길항작용 속에서 파악될 때 미래로서의 21세기란 우리에게 허무의 바다가 아니라 ‘참을 수 없는 또 한 시대의 격랑’으로 받아들여 질 수 있을 것이다.
  • 핸드볼 큰잔치 여자부, ‘2년생’ 제일화재 일냈다

    창단 2년의 제일화재가 15년 관록의 대구시청을 누르고 패자 결승에 나섰다.실업팀 기수 두산 그린은 패기의 원광대를 꺾고 실업팀 기세를 뽐냈다. 제일화재는 28일 열린 99-00 대한제당배 핸드볼큰잔치 7일째(잠실학생체)여자부 패자부활전 준결승에서 고영복이 경기종료 4초를 남기고 역전골을 뽑아내 대구시청에 21-20으로 극적인 승리를 따냈다. 제일화재의 허영숙(9득점)은 승리의 선봉에 섰으며 박정희(4득점)는 고비마다 귀중한 사이드슛을 터트리며 한 몫을 거들었다.제일화재는 광주시청과 최종결승 진출을 다툰다. 국가대표를 4명이나 거느린 97년 이 대회 챔피언 대구시청은 골잡이 오순열이 빠진데다 김현옥이 6득점으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김은경과 허순영(이상2득점) 마저 부상으로 경기를 어렵게 펼쳐 분패의 눈물을 삼켜야만 했다. 10-9로 앞선 채 전반전을 마친 제일화재는 후반 중반쯤 15-15 첫 동점을 내준 뒤 대구시청의 주포 김현옥에게 연속골을 내주며 17-19로 끌려 갔다. 그러나 제일화재는 경기 2분여를 남기고 박정희와 허영숙의 릴레이포에 힘입어 20-20으로 다시 동점을 만들고 40초 전에는 상대의 패스미스를 틈타 볼을 가로챈 뒤 혼전 가운데 고영복의 강슛이 그물을 갈라 승부를 가름했다. 남자부 패자 준결승에서는 정강욱과 이병호(이상 8득점)를 앞세운 두산 그린이 정서윤(9득점)이 버틴 원광대를 30-29로 물리치고 실업최강 상무와 힘겨운 한판을 치르게 됐다. 송한수기자 onekor@
  • [김상웅 칼럼] ‘역사의 그물코’를 아는가

    한때 거미줄법이란 것이 있었다. 힘없는 미물이나 걸리고 참새 정도만 돼도거침없이 뚫고 나갔다. 그러던 것이 요즘은 검찰총장이나 장관도 비리가 드러나면 가차없이 법망에 걸린다. 법의 존엄성과 공정성이 확립되고 있음을 말한다. 우리사회가 법치주의에다가선 것이다. 비리가 드러나면 누구라도 법망(法網)을 회피할 수 없게 되었다. 법망에는 실정법의 위반자가 걸려든다. 문제는 법망은 두려워 하면서실정법이 아닌 자연법과 ‘인도의 법칙’에 반하는 자들이 걸리는 사망(史網)을 두려워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공직자가 거짓을 말하고 정치인이 법을무시하고 언론인·지식인이 곡필을 휘두르는 것이 이에 속한다. 법망에는 시효가 있지만 사망에는 시효가 없다. 그래서 법망을 피하고 사망에 걸리더라도 당장에는 불편이 없을지 모른다. 하지만 곧 역사의 심판을 받게 된다. 군사독재자의 말로와 고 문을 일삼던 하수인들을 지켜보면 알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그들에게 논리와 계략을 제공하고 여론을 오도하면서 국민의 눈과 귀를 막고 역사의 바른 길을저해한 지식인·언론인들에 대한 역사의심판이 더디다는 점이다. 법망이 비교적 촘촘한 데 비해 사망은 아직도 듬성듬성하고 이를 지켜보는 사안(史眼)도 총명하지 못한것 같다. 역사가 ‘눈멀고 귀먹어’범죄자들을 놓치면 천망(天網)이 기다린다. 시간이 가더라도 하늘의 그물은 결코 놓치지 않는다. 노자(老子)가 말한 ‘천망회회(天網恢恢)소이불실(疎而不失)’이다. 역사마저 심판하지 못하면 하늘이 심판한다. 아무리 교활하고 치밀하고 속임수를 쓰더라도 천망을 벗어난 자는 하나도 없다. 역사의 법망이 두렵다면 실정법이 삼심제를 거치듯이 역사와 하늘의 이치도 삼심을 두고있다. 인간의 역사가 진보와 문명을 일궈 여기까지 온 것은 선과 악, 죄와 벌을 심판하고 징벌하는 실정법이라는 형이하학적인 법제와 자연법과 사망과 천망이라는 형이상학적인 장치 때문이다. 평범한 사람들은 실정법을 준수하면서 살면 된다. 허나 공인은 역사를 의식하면서 살아야 한다. 최근 국가기강을 문란시킨 공직자, 언론인들의 탈선은역사는커녕 내일을 생각하지 않고당장의 이해에 집착한 데서 나타난 현상이다. 논어에 “사람이 먼 일을 생각하지 않으면 반드시 눈앞의 우환이 있다”(人無遠廬必有近憂)고 했다. 제2차세계대전 후 뉘른베르크와 도쿄의 전쟁범죄재판은 전범들에게 ‘인도의 법칙’과‘공공양심의 요구’라는 자연법을 적용하였다. 이들 법정은 “그들을 처벌하는 것이 부정이 아니라 그들의 악행이 처벌되지 아니하고 방치되는 것이야말로 부정”이라고 설명했다. 실정법을 넘어서 자연법으로 전쟁범죄를 다스린 것이다. 우리가 친일파 청산이나 매국노재산환수 그리고 독재정권에 부역한 지식인과 언론인에 대한 자연법적 청산을 하지 못함으로써 사회정의를 세우지 못하고 사망과 천망에만 의존한 것은 당대인들의 직무유기다. 군사독재에 부역해온 언론인·지식인들이 국민의 정부의 개혁을 세차게 몰아치고 있다. 최근 일련의 사건에 대한 정부의 처리과정에 문제가 없는 바아니지만 일부 언론의 행태는 비판의 한계를 넘어서는 것같다. 사자의 포효에는 벌벌 떨다가 사자시체에는 가장 먼저 덤비는 하이에나언론의 행태를 드러낸다. 요순시절에도 환도(驩兜) 공공(共工) 곤(鯤) 삼묘(三苗) 등 악한들이 있었다.‘국민의 정부’시대라고 비리가 없겠는가. 물론근절시키지 못한 것은 정부책임이다. 그렇지만 실패한 로비를 마치 정부의총체적 부정과 도덕적 파탄으로 몰고가는 것은 개혁을 두려워한 하이에나들의 반격으로 볼 수 있다. 개혁과 투명성을 두려워하는 하이에나들은 ‘사자의 상처’를 놓치지 않는다. 우물 밖 개구리 안목이라도평생을 우물 밖으로 나와보지 않은 개구리가 있었다. 어느날 다른 개구리가한마리 나타났다. “넌 어디서 왔지?” “호수에서 왔다”불청객 개구리가말했다 “호수라고? 어떻게 생긴거니? 내 우물만큼 커?” 호수에서 온 개구리가 웃으며 말했다.“비교도 안돼”우물안 개구리는 불청객 개구리가 말한호수에 관심을 보이는 척했으나 속으로는 이렇게 생각했다.“내 평생 이렇게 뻔뻔스러운 거짓말쟁이는 처음이야.”(앤소니 멜로, ‘철학자의 반란')‘우물안 개구리’적 사고로 새시대를 맞을 것인가 아니면 ‘우물 밖 개구리’정도라도열린 생각을 가질 것인가. 공직자, 언론·지식인들이 역사의 그물코를 두려워하면서 바른 처신, 공정한 글쓰기로 거듭나야 하지 않을까. 김상웅 주필
  • 최대어 이규섭 1순위로 삼성행

    고려대의 파워포워드 이규섭(22·198㎝)이 전체 1순위로 삼성 썬더스 유니폼을 입었다. 이규섭은 9일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한국농구연맹(KBL) 99∼00 국내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삼성에 전체 1순위로 지명됐다.지난 3개 시즌종합성적 10위인 삼성은 드래프트 순위 추첨에서 확률대로 9위 SK를 제치고1순위 지명권을 따냈다.이로써 삼성은 골밑의 높이와 파워를 크게 강화할수있게 됐다. 추첨순위 2위 SK는 중앙대의 포인트가드 임재현(183㎝)을 전체 2순위로 지명해 팀의 허점인 스피드를 보강했고 골드뱅크는 고려대의 포워드 김기만(192㎝),동양은 성균관대의 게임메이커 이흥배(180㎝)를 1차 지명했다.SBS는 연세대의 포워드 은희석(190㎝),신세기는 연세대의 슈터 최병훈(188㎝)을 1순위로 뽑았다. 종합성적 역순으로 진행된 1∼4위팀 지명에서는 기아가 이병석(명지대·189㎝),현대 정훈종(중앙대·205㎝),삼보 박종덕(명지대·196㎝),LG 이정래(고려대·185㎝)를 각각 1차 지명했다. 한편 이날 드래프트에서는 신청자 29명 가운데 22명(76%)이 지명을 받아 ‘선수난’이라는 평가와는 달리 지난 시즌(67%)보다 높은 지명률을 나타냈다. 삼성과 SK 골드뱅크 삼보 등 4개 구단이 3명을 선발했고 동양과 LG는 1명만을 뽑았다. 오병남기자 obnbkt@ *기량 프로주전급 '제2 전희철' “최선을 다해 전체 1순위로 뽑아준 팀에 보답 하겠습니다”99∼00 프로농구 국내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삼성에 지명된 이규섭은 일찍부터 대졸 최대어로 지목된 재목.대경상고 시절 팀을 전국 최강으로 이끌었고 고려대가 올 시즌에서 대학최강 중앙대를 꺾고 애니콜배 농구최강전 정상에 오르는데 결정적인 수훈을 세웠다.98농구대잔치에서는 득점왕에 올라 “프로에서 당장 주전으로 뛸 수 있는 유일한 대학선수”라는 평가를받기도 했다. 장신이면서도 유연성이 좋고 슛 감각이 빼어나 ‘제2의 전희철’로 불린다. 바스켓 근처로 파고든 뒤 던지는 미들슛은 어김없이 그물을 가른다.드라이브 인과 3점슛,속공가담도 수준급.몸싸움에 약한 것이 아쉬운 대목.대학 4년동안 평균 야투 성공률 59%,3점슛 성공률38%를 기록했다. 형 이흥섭도 삼보의 센터로 활약하고 있어 조상현(골드뱅크)-동현(신세기)쌍둥이에 이어 프로농구 2호 형제선수로 기록되게 됐다. [오병남기자]
  • 세계여자핸드볼 16강戰“시드니行 기대하라”

    [트론하임(노르웨이)김민수특파원]“4강 진출의 선봉에 서겠다” 노르웨에서 벌어지고 있는 99세계여자핸드볼선수권대회에서 무난히 본선토너먼트(16강)에 진출한 한국은 ‘공수의 핵’ 이상은(제일생명)을 앞세워 복병 마케도니아를 격파, 8강에 오른 뒤 8강전에서 격돌이 예상되는 A조 1위 네덜란드마저 제압하고 시드니행 티켓을 거머쥐겠다는 다짐이다. 이상은은 자타가 공인하는 한국 여자핸드볼의 간판스타.뛰어난 체력에 외곽포가 일품인 이상은은 이번 대회에서도 발군의 공격력으로 코칭스태프의 믿음을 사고 있다.그는 예선 3경기만을 출전하고도 32골을 터트려 그리트 유리크(독일)와 아우스트라 프리드리카스(오스트리아)에 이어 득점 공동 3위를달리고 있다. 이상은은 16강전에 대비해 콩고와 헝가리전 2경기를 뛰지 않고 체력을 충분히 비축,기대를 부풀리고 있다.게다가 이상은은 한국 ‘그물수비’의 구심점으로 떠올라 있다. 그는 지난 대회 4위인 러시아와의 예선경기에서 포스트 허순영(대구시청)과완벽한 더블팀을 구사,장신의 중앙돌파를 무력화시키며 완승을 이끌었다. 이번 16강전에서도 빠른 발놀림과 몸을 아끼지 않는 밀착수비로 마케도니아 돌풍을 잠재운다는 각오다. 한국은 이동일인 7일 긴급입수한 마케도니아-독일전 비디오테이프를 통해전력을 분석하고 실전훈련을 가졌다.마케도니아는 우승후보 덴마크에 3점차,강호 독일에 5점차로 졌지만 대등한 경기를 펼쳐 만만히 볼 상대는 아니다. 한국대표팀 고병훈감독은 “정확한 전력은 알 수 없으나 장신을 이용한 중앙공격이 강점으로 러시아와 엇비슷하다”면서 “그러나 기복이 심해 쉽게무너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 나희덕시인 첫 산문집 냈다

    절제된 언어로 서정적인 시를 발표해온 시인 나희덕씨(33)가 최근 첫 산문집인 ‘반 통의 물’(창작과비평)을 펴냈다.책은 삶의 그물에서 걸러낸 30여편의 맑고 잔잔한 이야기들을 담담하게 풀어낸다. “유년시절부터의 체험을 정리하고 싶은 마음이 30대에 들어서면서 부쩍 강해졌습니다.저의 문학세계를 지배해온 일상의 작은 체험을 고백하듯이 담았다고나 할까요” 책은 그의 이런 말처럼 어린시절 느꼈던 노을의 황홀함,자연과 벗하며 얻은 깨달음,어머니와의 정담,‘시힘’동인들과의 만남,시에 관한 단상들을 담박한 문장으로 들려준다. “시인이 산문집을 낸다는 것은 자신의 헐벗음을 드러내는 셈이지만 지나온 삶을 반추하면서 생명의 끝없는 순환과 우주질서에 대한 신뢰를 담아내려노력했습니다” 격정을 최대한 정화시켜 격조있는 시어로 표현하는 그답게“혼돈의 시대이지만 인간의 순수성을 마음 깊숙히 끌어안고 싶었다”고 말했다.그는 “‘반 통의 물’이란 충만함이 없다는 뜻으로 부족한 저 스스로를 지칭하는 말”이라면서 “글을 써오면서 미처 채우지 못한,놓쳐버린 것들에 대한 미련 때문에 뒤척인 날들의 기록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나씨는 88년 연세대 국문학과를 졸업,89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시부문에 당선되면서 등단했다.그동안 ‘뿌리에게’(91년)‘그 말이 잎을 물들였다’(94년)‘그곳이 멀지 않다’(97년) 등 시집 3권을 선보였다.지난해에는 ‘그곳이‥’로 제 17회 김수영문학상을 받았고 ‘시힘’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값 7,500원. ●나희덕의 약력 ?연세대 국문학과 졸업 ?중앙일보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 ?제17회 김수영문학상 수상 [정기홍기자]
  • 두 종교인의 진솔한 ‘삶의 나침반’

    “참된 사랑은 요구하는 것입니다.그러나 사랑의 아름다움은 사랑의 이름으로 하는 요구에 있습니다.사랑의 이름으로 스스로에게 요구할 수 있는 사람들만이 다른 사람들에게 사랑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교황 요한 바오로2세)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그물에 걸리지 않는 연꽃처럼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불교경전 숫타니파타중에서) 최근 출간된 교황 요한 바오로2세의 어록집 ‘사랑은 하늘이 준 선물’(예문)과 법정 스님이 번역한 불교 최초의 경전 ‘숫타니파타’(이레)는 체험에서 터득한 종교의 진리를 진솔하게 전해,종교 서적이라기보다 삶의 교훈서로눈길을 끈다. ‘사랑은 하늘이 준 선물’이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사목서한 연설 기도저서 강론중 대표적인 것을 추려 엮은 책이라면 ‘숫타니파타’는 부처가 생전에 제자들에게 설한 가르침을 1149수의 시로 담아 인간이 가야 할 길과 해탈에 이르는 길을 쉽게 전하는 번역서다. ‘사랑은…’에는 무엇보다도 인간정신에 대한 교황의 신념과 관심이 짙게배어 있다.“우리가 자비를 행하는 순간 자비를 받는 사람들로부터 자비를입는다는 것을 깊이 확신해야만 진정으로 자비로운 사랑의 행위가 됩니다”“고통받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짐이 아닙니다.그들은 고통을 겪음으로써 모든 이의 구원에 이바지합니다”“부부야말로 인간적인 조건 안에서변함없는 하느님의 사랑을 보여주는 감동적이면서 때로는 고통스럽기도 한표징입니다” 그런가 하면 민주주의 체제나 여성의 사회적 역할을 지적한 말도 보인다.“민주주의가 도덕성을 해체하거나 비도덕성을 치유하는 만병통치약으로 생각될 정도까지 우상화되어서는 안됩니다”“진보의 영역에 있어서 사회는 분명히 여성들의 재능에 많은 빚을 지고 있습니다” 공허한 조언이 아니라 감성과 영감이 묻어나는 말들이다. 숫타니파타는 난해한 불교용어나 철학적인 개념 대신 단순하고 쉬운 단어들을 사용해 쉽게 풀어낸 것이 특징.“사실은 성자도 아니면서 성자라고 자칭하는 사람은 전 우주의 도둑이요 가장 천한 사람이요”“논쟁을 좋아하고 어리석음을 깨닫지 못하는 수행자는 눈뜬 사람의 설법을 알아듣지 못한다”“사람이 태어날때는 그입안에 도끼를 가지고 나온다.어리석은 자는 욕설을 함으로써 그 도끼로 자신을 찍고 만다” 숫타니파타는 법정 스님이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는 경전이다.그는 경전중한 구절을 오두막 한쪽 벽에 붙여놓고 눈에 들어올 때마다 외우곤 한다는 것.그의 말처럼 찬찬히 들여다볼 삶의 지침들이 풍성하다. 김성호기자 kimus@
  • 옷로비·서경원사건 관련 네티즌 반응

    ‘옷로비’ 사건과 서경원(徐敬元) 전 의원 밀입북 사건의 진상이 조금씩밝혀지면서 사회지도층 인사들의 부도덕한 행태가 적나라하게 모습을 드러내자 시민들은 사회 지도층의 뼈를 깎는 각성과 함께 국민 의식의 대전환을 촉구하고 나섰다. 21일 천리안·하이텔·나우누리 등 PC 통신에는 지도층의 행태를 비난하는수백건의 글이 쏟아졌다.하이텔 이용자 최일씨(dww12)는 ‘이 나라를 떠나자’는 제목의 글에서 “개혁이 필요하다고 외치면서 개혁하지 않고,부패척결을 외치면서 여전히 부패한 나라.세상 어딜가도 여기 보다는 마음이 편할 것 같다”며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조무령씨(VSTOL)는 ‘한심한 우리나라 마나님들’이란 글에서 “겉은 사치스런 옷으로 치장하고,남편의 사회적 신분을 이용해 뇌물을 챙기고,거짓말까지 하는 것이 부유층 마나님의 실체”라고 꼬집었다.“말로만 봉사회에 다니지 말고 실제로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을 돌아볼 줄 알아야 한다”고 비난했다. 천리안 이용자 ‘BLUEJAY5’는 “옷로비 ‘배·연·정 시스터즈’가 요즘 국회의원들을 바보로 만들어서 주가가 완전히 올랐다”면서 “이번에도 법의그물망에서 벗어날지,지켜볼 것”이라고 경고했다.‘PYJ0022’는 서의원 사건이 당국의 고문 수사에 의해 조작됐다는 사실에 분통을 터뜨리면서,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몸부림치는 국회의원 등을 ‘추한 한국인’이라고 규정했다. 참여연대 김형완(金炯完)국장은 “옷로비 위증과 1만달러 공작설 조작 의혹은 검찰을 비롯한 사정당국이 제기능을 못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하고 “사정기관은 독립성과 공정성을 회복하고 거듭 태어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현석 이창구기자 hyun68@
  • 둔촌동 자연습지 생태계 보존

    서울 강동구 둔촌동 산26 일대 자연습지 1,400여평이 생태계 보전지역으로지정된다. 서울시는 18일 둔촌동 개발제한구역내 자연습지 150여평을 포함한 이 일대사유지 1,400여평을 내년 5월부터 생태계 보전지역으로 지정,보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서울지역에서 생태계 보전지역이 지정된 것은 한강 밤섬에 이어 이번이 두번째.생태계 보전지역으로 지정되면 학술조사 등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일반인의 출입이 금지된다.출입금지조치를 위반하면 최고 50만원,그물이나덫을 설치해 야생동물과 어류를 포획할 경우에는 최고 200만원의 과태료가부과된다. 이 지역은 자생습지로서의 가치가 높으면서도 경작 등으로 인해 훼손될 우려가 많아 그동안 주민들과 환경단체로부터 보전 필요성이 꾸준히 지적돼 왔다.당초 500여평에 달했던 자연습지가 경작을 위해 계속 훼손돼 현재는 150여평만 남은 상태다. 이번에 생태계 보전지역으로 지정된 자연습지를 포함해 이 일대 5만8,000여평은 임야의 35%가 수령 20년 이상의 자연림을 이루고 있으며,특히 자연습지 주변에는 서울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물박달나무와 오리나무가 군락지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또 두차례의 현장조사 결과 고마리 부들 등 습지식물과 천연기념물인 솔부엉이와 오색딱따구리가 서식하고 있는 사실도 발견했다. 서울시는 사유지를 매입해 생태계 보전지역으로 지정한 뒤 울타리를 설치하는 한편,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아 습지 생태계 복원을 위한 종합적인 방안을마련할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습지와 가까운 둔촌 주공아파트 주민들이 개구리 울음소리를 듣고 반딧불이도 볼 수 있을 정도로 생태계를 복원시킬 계획”이라고말했다. 김재순기자 fidelis@
  • 치안본부 대공분실이란

    치안본부(경찰청의 전신) 대공분실은 군사독재시대의 전위부대였다. 서울 용산구 남영동과 서대문구 홍제동에 각각 위치한 치안본부 대공분실은 국가보안법 위반사범에게는 ‘저승사자’였다.박종철(朴鍾哲)군 고문치사사건이 터진 남영동분실은 남파간첩 등 간첩사범을 주로 다뤘다.홍제동분실은보다 덜 조직적인 좌익사범을 잡아 들였다.김근태(金槿泰)씨도 남영동에서이근안(李根安)전 경감에게 잔혹한 고문을 당했다. 그러나 박군과 김씨 사건에서 알 수 있듯이 대공분실은 ‘옥석’을 가리지않고 국가보안법 위반사범을 경쟁적으로 검거해 고문을 통해 자백을 받아냈다.본연의 임무인 대공수사를 떠나 반독재투쟁에 나섰던 인사들을 국보법이라는 그물에 얽어매는 일에 더 매달렸다. 박군 사건 당시 남영동분실에서 근무한 한 전직 경찰관은 “한번 들어오면혐의가 없어도 똥물을 토할 때까지 고문한다”고 실토했다.“그래야 아는 사실을 모두 말할 뿐아니라 분실에 왔었다는 사실을 발설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었다. 대공분실은 국가안전기획부(국가정보원)와 함께 체제유지의 양축 역할을 했다.전체 국보법 위반사범의 3분의 2를 대공분실에서 처리했다. 치안본부 대공분실은 현재는 경찰청 보안국 보안분실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남영동분실은 보안국 보안3과,홍제동분실은 보안국 보안4과 소속이다.서울지방경찰청도 장안동과 옥인동에 비슷한 성격의 대공분실을 운영하고 있다. 각 지방청에도 1개 이상의 대공분실이 있다.직제 이외의 모든 것은 철저하게베일에 가려져 있다. 노주석기자 joo@
  • 샤샤 골든골… 수원 챔프 등극

    수원 삼성이 샤샤의 ‘신의 손’에 힘입어 프로축구 전관왕에 등극했다. 수원은 31일 홈경기로 치러진 부산 대우와의 바이코리아컵 프로축구 정규리그 챔피언결정 2차전에서 접전 끝에 연장 전반 샤샤가 ‘찜찜한 골든골’을터뜨려 2-1로 역전승했다.샤샤의 골은 ‘손에 의한 골’이라는 의문이 제기돼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수원은 1차전 2-1 승리를 포함,2연승으로 리그2연패를 달성하며 슈퍼컵 대한화재컵 아디다스컵을 포함 올시즌 프로축구 전관왕에 올랐다.전관왕 달성은 지난 97년 부산에 이어 두번째. 대우로선 아쉬운 패배였다.1차전 홈 경기에서 석패한 부산은 초반부터 강한 프레싱으로 수원을 미드필드에서 제압하며 공격의 활로를 찾아나갔다.최전방 투톱으로 나선 안정환 정재권의 몸놀림도 1차전과는 달랐다.반면 수원은후반에 승부를 걸려는 듯 부산의 전방공격수를 방어하는데 치중하는 수비 위주의 전략으로 맞섰다.결국 부산은 전반 30분 수원 진영 최전방 양측면을 부지런히 오가던 안정환이 아크 정면에서 낮게 깔아준 센터링을 페널티 에어리어 중앙으로 달려들던 이기부가 그대로 오른발 슛,골문을 열었다. 선제골 허용 이후 수원의 움직임도 달라졌다.강력한 득점왕 후보 샤샤와 실점 직후 투입된 박건하가 가세,스피드로 맞대응을 펼쳤다.그러나 선제득점으로 여유를 찾은 부산 수비진은 김주성을 중심으로 철저한 그물망을 치며 필사적으로 방어에 나서 수원의 공습을 무력화시켰다. 후반 들어 수원의 반격은 더욱 불을 뿜었다.10여분 쯤에는 그동안 부상으로 출장을 자제하던 데니스마저 투입하는 승부수를 띄웠다.한 템포 빠른 슈팅과 개인기를 갖춘 데니스의 가세는 미드필드와 문전에서 주도권을 잡는데 큰 힘이 됐고 데니스는 36분 왼쪽 골라인 부근에서 얻은 프리킥을 그대로 오른발 슛,수비수 몸을 맞고 꺾여 골문 안으로 들어가는 동점골을 터뜨려 연장으로 몰고 갔다. 승부를 예측할 수 없는 골든골제의 연장전은 전반 4분 부산의 이장관이 퇴장을 당하는 등 더욱 치열했다.그러나 숫적 우세를 확보한 수원은 일방적인공세를 펼치던 연장 전반 8분 샤샤가 문전 오른쪽에서 장지현의 센터링을 손과 머리를 ‘교묘히’ 사용하며 결승골을 터뜨려 승부를 마감했다. [2차전] 수원(2승) 2-1 부산(2패)수원 송한수기자 onekor@
  • 뮤지컬로 만나는 ‘팔만대장경’

    음악으로만 따지자면 뮤지컬에서 성악가만한 캐스팅이 있을 리 없다.그러나실제 뮤지컬 무대에 서는 성악가가 손에 꼽을 만큼 적은 데는 다 그만한 속사정이 있다.클래식계의 보수적인 음악풍토도 그렇거니와 아무래도 전문 뮤지컬 배우같을 수 없는 연기력이 연출자들을 망설이게 하는 경우가 많다. 극단 현대극장이 오는 11월8∼14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하는 뮤지컬 ‘팔만대장경’은 그런 점에서 일종의 모험을 강행한 셈이다.해외시장을 겨냥해 음악극의 진수를 선보이겠다는 제작진의 의욕에 따라 김원정,여현구,현광원 등 내로라하는 성악가 3인에게 주역을 맡긴 것.김원정은 ‘명성황후’이후 두번째,여현구와 현광원은 이번이 첫 뮤지컬 출연이다. ‘팔만대장경’은 고려말 국난극복을 위해 팔만대장경을 제작하는 과정과 세 남녀의 슬픈 사랑이야기를 그물코처럼 엮은 작품.김원정과 현광원이 귀족집안의 딸,판각수라는 신분차이를 뛰어넘어 애틋한 사랑을 나누는 묘화와 비수역을 맡았다.여현구는 외사촌지간인 묘화를 겁탈하는 만전으로 분한다. 이들은 지난 7월부터 3개월넘게 하루 12시간씩 대학로 지하연습실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음악에만 신경쓰면 되는 오페라에 비해 뮤지컬은 세밀한 연기가 요구되는 작업이라 생각보다 어렵습니다”지난해 귀국후 각종 오페라에서 주역으로 활동하며,한국벨칸토성악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여현구의뮤지컬 데뷔소감.하지만 원래 관심이 많던 분야여서 일 자체는 흥미롭다고덧붙인다. 이탈리아에서 유학하고 주로 해외무대에 서온 현광원도 아직 익숙지않은 연기에 애를 먹고 있지만 열의만은 어느 뮤지컬배우 못지않다.뛰어난 가창력으로 명성황후역을 매끄럽게 해냈던 김원정은 “명성황후때와는 또다른 느낌이라 부담이 된다”며 “개인적으로 부족하다고 느꼈던 대사부분을 이혜영 선배로부터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처음으로 뮤지컬 음악을 맡은 중앙대 김선하교수는 묘화의 모든 노래를 김원정의 목소리에 맞춰 작곡했다. 원작 김의경,연출 이종훈,안무 정재만을 비롯해 죠셉 베이커(편곡)데이비드 린드(음향)프랑코 마리(조명)등 국내외 베테랑 스탭들이대거 참여한 ‘팔만대장경’은 2000년 일본 4개 도시,2001년 아르헨티나 초청공연 등이 잡혀있다. 이순녀기자 coral@
  • [해양한국 장보고에서 21세기까지](18)해상왕 장보고

    ‘生年未祇奉 久承高風 伏增欽仰(생년미기봉 구승고풍 복증흠앙:평소에 받들어 모시지 못했으나,오랫동안 고결한 풍모를 들었습니다.엎드려 우러러 흠모함이 더해 갑니다)’. 840년 2월 17일.당에서 천신만고 끝에 신라배로 귀국한 일본의 승려인 옌닌(圓仁)이 장보고에게 보낸 글의 일부이다.존경과 감동의 마음이 철철 흘러넘치고 있다.그가 쓴 ‘입당구법순례행기’덕분에 그나마 신라의 해양사,장보고의 활동,그리고 그의 동아시아적 위상을 알 수 있게 됐다. 장보고는 단순한 군인이나 상인,더욱이 야심찬 정치가는 아니었다.그는 변화된 동아지중해의 본질을 꿰뚫고 신질서의 핵심으로 뛰어든 인물이었다.장보고 선단의 활동범위는 매우 넓었고,바다와 육지에 걸쳐있었다.신라와 당,일본은 물론 간접적으로 발해와 동남아국가들,아라비아에까지 이어져 있었다.대운하의 주변에 포진한 신라방들과 연계하면서 산동반도의 여러 지역들,청도만입구의 연운,그리고 절강성 영파와 주산군도 등 황해의 서안,한반도의서해안,남해안,제주도,일본 규슈의 하카다,우사(宇佐)지역(金文經설)를 거점으로 황해와 동해북부를 제외한 동아지중해의 해상권을 장악하였다. 이 광범위한 활동의 중심지는 남부해안에 828년 설치한 청해진(완도)이었다.청해진은 한중일을 연결하는 항로가 경유하는 중요한 항구도시였다.동아시아의 해적을 퇴치하는 해군력을 키우고,선단이 대기하는 군사도시이었다.때문에 완도나 장도(將島)외에 주변 섬들에 소규모의 군항을 만들고,방어체제를 구축해 공수를 유기적으로 엮은 나폴리같은 대규모 해양요새였다.또 국제교역을 국내산업과 연결시키는 수륙교통의 요지로써 배후에 생산과 소비,운송을 담당한 강진 해남 등이 있는 해양폴리스였다. 장보고는 이 도시에서 사무역과 공무역과 산업을 관장하는 한편 해적의 퇴치,신라내정의 참여 등 사업을 벌였으며,곳곳에 황해 연안 포진한 신라방들을 관리하며 연결시켰다.때문에 라이샤워는 장보고를 해외조계지(colony)를지배한 총독(commissioner)으로 평가했다. 그로 하여금 경이적인 활동과 역사적인 역할을 하게한 힘의 원천은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바로 해양활동 능력이었다.신라인들은 항해술이 매우 뛰어났다.옌닌의 책에 따르면 신라배들은 산동반도에서 신라땅까지 바람이 좋을 때는 2∼3일이면 닿을 수 있다고 하였다.847년 옌닌이 귀국할 때 탄 배는 음력 9월 2일 정오 적산포의 모야도를 출발해 황해를 건너 다음날 아침 육지를보았다.직횡단거리가 200㎞ 정도가 된다. 신라인인 절강의 대항해가 장우신(張友信:조영록 설)은 명주를 출발해 3일만에 일본의 서부까지 항해하였다.동중국해의 북부를 사단으로 항해하는 고난도의 원양 항해이다.신라배에는 ‘암해자’,즉 뱃길을 숙지한 항해사와 풍부한 경험의 선원들이 다양한 항해도구를 사용했다.9세기초 일본열도에는 신라인이 자주 오고,신라배가 해안에 출몰하여 불안을 조성하였다.장보고의 사후에는 신라인들이 일본해안에서 들끓었다.이런 사실은 신라인의 항해술이뛰어났음을 알려준다. 장보고의 선단은 다양한 항로로 바다를 누볐다.황해중부 횡단항로는 산동반도의 적산 등주와 밀주 등 여러 지역에서 출발해 횡단하다가 백령도 등 황해도 연안의 섬들을바라보면서 서해근해를 남하해 청해진에 도착한 뒤 각각의 목적지를 향해 출항한다.가장 안전하고 많이 사용하던 항로이다. 두번째는 동중국해 사단항로이다.절강성의 명주(영파)나 그 아래를 출발하여 동중국해를 근해항해로 북상한 다음에 상해만 부근에서 황해남부를 사선으로 항해,제주도 해역에 진입한다.한라산은 원양항해시 선박의 위치를 확인하는 목표가 되기 때문이다.이어 청해진으로 들어가거나 남해(사천:서영교설)나 동해(울산)부근으로 항해한다.또는 일본 서부의 고토(五島)열도로 항해한다. 세번째로는 절강에서 일본열도로 항해하는 또하나의 항로는 동중국해 사단항로이다.당시 이 항로들은 계절풍을 이용했는데,특히 동중국해 사단항로는당나라를 출발할 때는 봄에서 초여름까지는 남풍을 활용하고,다시 당으로 돌아갈 때는 북풍계열을 활용해야 한다. 신라인의 조선술은 매우 뛰어났다.신라는 752년에 일본의 나라 동대사에서대불의 개안식을 하였는데,이때 축하겸 사절 700명을 7척의 배에 태워보냈다.1척에 약 100명이 탄 것이다.839년 일본조정은 장보고가 교역하던 태재부에 우수한 신라배를 만들라는 명령을 내린다.이 무렵 태재부에는 6척의 신라배가 있었다.일본은 가야 백제 신라 등으로부터 조선술을 배워 왔으며,당과 교류할 때는 사신,승려,상인들이 신라배를 타거나 신라선원을 고용하였다. 양주의 신라상인 왕청(王淸)은 일본무역으로 부자가 되었는데,일본에 다녀오기도 하였다.839년에 당에서 귀국하던 일본사신은 신라배 9척을 고용하여무사히 귀국한 일도 있었다.신라인들은 당나라 대운하주변과 항구에서 조선업을 하였다.847년에는 옌닌이 타고온 신라배가 현재 비파호 근처 히에이산의 명덕원(明德院)에 그림으로 남아있다.쌍돛대에 활대가 9개인 사각돛은 물레를 이용하여 움직이고,닻이 8개 이상이었고,누각이 있다.그런데 당나라에가는 일본사신선들은 길이 20여m,폭은 7m 전후로,백 수십톤 정도로 추정된다. 이런 대선들이 수십척씩 그물같이 뻗은 항로를 이용해 황금의 바다에서 사람과 각종의 진귀한 물건을 실어 날랐던 것이다.장보고는 해양을 매개로 ‘동아지중해 환류(環流)시스템’을 완성시킨 전무후무한 사람이었다.그러나장보고의 죽음과 함께 이 시스템은 붕괴되어버렸고,바다는 배반의 공간이 되었으며,신라의 해양시대는 종언을 고하였다.그러나 한반도에서는 일부가 해상호족으로 기사회생하여 후삼국시대와 고려라는 새질서의 주인이 되고자 꿈틀거리고 있었다. 21세기 신질서속에서 분단한국은 중국와 일본에 비해 열세이다.우리가 생존할 길은 장보고를 모델로 신 해양질서의 본질을 인식하고,해양력을 강화시켜동아지중해의 중핵조정역할을 추진하는 것이다. [尹明喆 동국대 겸임교수]
  • [20세기 문명기행] (1) 지구촌의 탄생

    *과학이 이룬 지구촌 한가족 시대 대한매일은 새 천년 D-100일이 되는 23일부터 금세기를 정리하는 ‘20세기문명기행’을 연재합니다.이 시리즈는 매주 월요일 10회에 걸쳐 금세기 1백년동안에 이뤄진 인류의 진보와 거대사건들을 분석,정리하게 됩니다.독자여러분의 애독을 바랍니다. [편집자주] 1901년 12월12일 캐나다 뉴펀들랜드.22세의 이탈리아 청년 귈레모 마르코니는 자신이 만든 한 기계앞에서 ‘신호’를 기다리고 있었다. 영국 그리니치 표준시로 정오가 되는 순간.“톡톡톡”작은 반응이 기계를울렸다.수초도 걸리지 않은 짤막한 신호.2∼3m 떨어진 곳에서라면 들리지도않을 작은 소리였지만 마르코니에겐 지축을 흔드는 희망의 함성으로 귓전을울렸다.1,600마일 떨어진 대서양너머 영국에서 보낸 전파신호가 도착하는 순간이었다. 이날 수신한 전파는 모르스 부호로 S자.무선통신 시대의 개막이었다.물리적인 ‘거리공간’을 압축시키면서 인류문명 사상 최초로 전지구를 하나로 묶어나가는 신호였다.지구촌 시대의 서곡은 이렇게 울려퍼졌다. “타임스 빌딩의 타임스 캐논이 힘차게 종을 12번 쳤다.지난해와 지난세기의 종언을 알리고 새해와 새로운 세기를 반갑게 맞아들였다.이를 신호탄으로 종소리와 휘파람 소리,총소리가 폭죽처럼 울려 퍼졌다.군중들은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환호와 박수로 새해와 새 세기를 환영했다.”(LA타임스,1900년1월 1일자). 무선통신의 발명은 20세기 역사의 출발점에서 온 인류가 걸었던 기대와 희망에대한 작은 반영이었을 뿐이다.스페인의 노벨상수상 과학자인 세베로 오초아는 “20세기의 가장 근본적 특징은 엄청난 과학의 진보”라고 말했다. 인류는 1백년을 통털어 시간과 공간을 획기적으로 압축시켜 나갔다. 1900년 체펠린,1901년 화이트 헤드, 1903년 라이트 형제의 노력에 이어 1927년 5월20일 아침 8시 지구촌시대의 가시화를 위한 또하나의 열매를 맺었다. 린드버그는 ‘세인트루이스 정신’을 타고 뉴욕을 떠나 파리로 향했다.결과는 대성공.33시간 30분 후 그는 파리의 루 부르제 비행장에 무사히 착륙했다.그로부터 12년뒤 판 아메리칸 항공이 미국과 유럽을 연결하는 최초의 상업비행을 시작,전 세계인의 거리개념에 통렬하게 메스를 가했다. 앞 세기말까지 지구를 한바퀴 돌기위해서는 천재의 머리속에서마저 최소 80일이 걸려야했다. 런던-수에즈 7일(철도나 우편선),수에즈-봄페이 13일(우편선),봄페이-캘커타 3일(철도),캘커타-홍콩 13일(우편선),홍콩-요코하마 6일(우편선),요코하마-샌프란시스코 22일(우편선),샌프란시스코-뉴욕 7일(철도) 뉴욕-런던 9일(우편선 및 철도).1872년,미래학자이자 공상소설가였던 쥘 베른이 그의 소설‘80일 간의 세계일주’에서 제시했던 지구일주의 가장 빠르고 기발했던 타임테이블이다.그러나 이 천재의 구상도 이미 20세기 초입에 전설의 화석속에 매몰되고 만다. 육지에서 시속 300㎞까지 달리는 고속전철,시속 1,000㎞를 오르내리는 대형여객기 덕택에 지구촌은 1일 생활권이 됐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구상중인 하이퍼 X계획이 실현되면 제트여객기는마하 10,시속 9,000km의 속도로까지 비행하게 된다.토요일 점심때 김포공항을 출발하면 오후 2시쯤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해 1박2일간 마음껏 즐긴후 돌아온다.그래도 서울은 아직 일요일 오후 3∼4시인게 이 계획의 목표인셈이다. 시·공간적 압축 (time-space compression)이라는 표현이 전혀 무색하지않다. 미국의 과학사학자 토머스 쿤은 1962년 펴낸 ‘과학혁명들의 구조’에서 패러다임(Paradime)이란 말을 처음 사용한다.이 말은 한 시대,한 공간의 가치 체계의 총체적 구조를 의미하며 ‘인식의 틀’로 번역된다.지금 가장 널리쓰이는 어휘다.패러다임은 금세기들어 지구의 총체적구조가 변화했음을 증명하는 가장 확실한 증거이기도 하다. 그러나 숱한 지식인들은 지구촌의 존재의미에 대해 의문 부호를 던진다.‘지구촌 시민은 단지 첨단 전자게임을 즐길 뿐이다‘‘전세계와 연결된 컴퓨터 모니터 속으로 빨려들어가 인간 생존의 최소단위인 가족간 단절까지를 야기한다’고 말한다. 석학 앤서니 기든스는 ‘제3의 길’에서 문화적,인종적 다원주의에 기초한‘세계주의적 민족’을 부르짖었다.지구촌의 인류라면 금세기가 가기 전에그 의미만은 다시 한번 새겨 봐야 할 것 같다. 김병헌기자 bh123@ *인터넷 여권·비자없이 세계를 맘대로 전세계를 하나의 지구촌으로 묶은데는 ‘제3의 혁명’이라 불리는 정보통신 발달의 힘이 컸다. 이중 위성통신의 발달은 제도,이념,국경,장소의 제한없이 지구를 하나로 연결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1957년 10월4일 소련은 세계 최초로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를 지구궤도에 올려놓는데 성공했다.1945년 영국의 과학자 A.C 클라크가 ‘무선세계’라는 논문에서 인공위성을 무선통신에 이용하자고 한지 12년만의 일이었다. 위성의 등장은 지구상에 더이상 ‘공간적 개념’의 오지를 남겨놓지 않게 되었다. 아프리카와 아마존의 밀림탐험을 안방에서 시청할 수 있게 됐다.남극과 북극의 동물생태계에 관한 현장 다큐멘터리 역시 TV 생중계로 지켜볼 수 있게됐다.미 CNN방송이 24시간 전세계를 커버하면서 인도네시아 한 섬에서 일어나는 유혈사태를 현지시간으로 생중계할 수 있는 것도 결국 위성의 위력에서 비롯된 것이다. 위성에 의한 통신발달은 현재 지상망의 모든 통신망이 두절되어도 어느 누구와도 통화가능한 세계최초의 단일통신서비스 개인휴대통신(이리듐 서비스)의 개막,바로 그 코앞까지 와있다. 정보통신 혁명은 문명사의 새 지평까지도 열고 있다.인터넷은 지구촌을 하나의 그물망으로 엮으며 세계화의 ‘첨병’노릇을 하고 있다.30년전 미국의군사정보통신망이 시초가 됐던 인터넷은 발전을 거듭해 지금은 유일무이한지구촌 통신망으로 자리잡았다. 지구촌 통신망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인터넷은 사용자로 하여금 자신의 PC안에서 ‘전세계’를 실시간으로 경험할 수 있는 혜택을 부여했다.외국인 회사에 투자를 해놓은 사람이 미국의 다우존스에서 제공하는 주가(株價)정보를실시간으로 찾아볼 수 있고 지구 반대편 유럽소식이 궁금한 이는 그쪽 미디어의 홈페이지만 찾아가면 쉽게 뉴스를 접할 수 있는 세상이 된 것이다. 그야말로 원하는 정보를 찾아 전세계를 여권과 비자없이도 마음대로 돌아다니는 ‘인터넷 세상’.그 것이 20세기 인류가 만들어낸 지구촌의 모습이다. 이경옥기자 ok@ * '새즈믄해' D-100일 실행체제로새천년준비위원회(위원장 李御寧)가 새천년 D-100일인 23일을 기해 실행체제로 완전 전환한다. 지난 4월12일 발족한 준비위는 그간 평화,환경,새인간,지식창조,역사 등 5대분야의 천년화(기념) 사업을 구체적으로 기획하면서 이의 실천을 위한 기구 정비에 힘써왔다.60개가 넘는 5대분야의 사업은 10월 초쯤 최종 결정될예정이지만 몇몇 사업은 이미 공식적인 발표 단계를 거쳐 진행중에 있다. 사업시행이 거의 확정된 주요사업 가운데 평화의 열두 대문 건립,비무장지대 문화특구 선포,한중일 반도성 회복 문화회의 개최 등이 평화 부문에 들어 있다.하남 국제환경박람회장 안에 ‘새천년의 숲’을 개관한 환경부문에는새천년을 기념하고 살아있는 생활공간인 도시와 거리를 밝고 아름답게 만들기 위한 ‘새즈믄해(새천년) 거리’ 조성 사업이 포함된다. 새인간 부문사업의 핵심은 2,000명의 ‘사이버 프런티어’ 선발사업으로 새천년의 미래 주역인 젊은이들을 비트 공간인 사이버 스페이스에서 모집한다. 이 프런티어들은 인터넷 홈페이지 활동 등을 통해 세계화,천년화의 인간고리로 육성된다.지식창조 부문에선 문자가 없는 민족인 인디언 오난다가족 추장인 라이어스 교수와 연계해 한글을 발음기호로 보급하여 한글의 세계화,정보화 사업의 인프라로 삼으며 예술인과 창조적 지식인을 보호육성하고 새천년을 의미있게 준비할 수 있는 제도적 환경조성을 위해 ‘밀레니엄법’ 제정을 추진한다. 역사 천년화사업에선 국가기록보존의 디지털화를 위해 10만명의 주부들이시범적으로 디지털 가계부 작성을 선언한다. 준비위는 1999년 12월31일 일몰,자정 및 2000년 1월1일 일출 의 ‘새천년맞이’ 국가 공식행사를 주관한다.이때 초박막 액정화면 카드섹션과 일몰·일출지역 햇빛 채화 등을 통해 국민단합의 계기로 삼을 계획이다. 특히 준비위는 새천년 기념사업의 핵인 평화의 열두 대문(‘천년의 문’)건립에 힘을 쏟고 있다.월드컵이 열리는 서울 상암동 근처 옛 쓰레기 매립지인 난지도에 2000년을 시작으로 10년마다 한개의 대문을 세워나가 한 세기 백년 동안 모두 12개(통일되는 해 하나 추가)의 문을 완성하는 이 사업의 효율적 진행을 위해 지난달 말 재단법인 ‘천년의 문’을 설립했다.이 새천년 기념조형물 ‘천년의 문’ 설계시 참고자료로 활용할 아이디어를 D-100일부터일반으로부터 받는다. 준비위는 지난 8월 상임위원회를 설치했다.정부 17개 부처와 16개 시·도에 이관,실행해 오고 있는 사업에 대해 조정,기획지원 및 자문활동 등의 업무를 원활히 추진하기 위한 것이다. 김재영기자 kjykjy@
  • 전국 길거리농구대 그물망 교체

    문화관광부는 15일 전국 학교와 주택가,공원 등에 있는 3만여개의 길거리농구대 그물망을 새달 말까지 모두 새것으로 교체하기로 했다.문화부는 또앞으로 수명이 1년여에 불과한 그물망을 교육청과 각 시·도가 관심을 갖고보수·교체하도록 촉구키로 했다.길거리 농구대는 전국에 약 3만1,000여개가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 [집중취재 이것이 문제다] 황폐한 연근해 어장

    부산에서 여수에 이르는 남해 동부해역에 조업 어선은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높은 파도와 간간이 뿌리는 비 속에 적막감마저 감돌았다. 몇년 전만해도 이 해역은 우리 어선 250여척이 조업하던 곳이다.요즘은 장어·삼치·새우잡이 어선 50여척이 조업할 뿐이다.바다가 텅 비어있다.어민들은 연안해역에 “고기 씨가 말랐다”며 기르는 어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한결같이 입을 모았다. 기자가 탄 해양수산부 소속 어업지도선 무궁화 2호(1,000t·선장 金喜柱·44)는 지난달 27일 오후 2시20분쯤 거제도 남쪽 20마일 해상에서 통영선적의장어 통발잡이 반야호(선장 김상태)를 만났다.선장 김씨는 “전에는 장어통발을 한번에 7,000개까지 설치했지만 새 한·일어업협정에서 최대 2,500개로 제한돼 아예 일본수역에 입어신청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요즘은 하루 500∼700㎏ 정도 잡는데 예년의 70%에 불과하다고 했다. 다음날인 28일 오전 7시 남해 남동쪽 35마일 해상.짙은 안개 속에서 갈치잡이를 하고 있는 남해 미조항 선적의 삼양호(선장 김용재)의 모습이 어슴프레 들어왔다.삼양호가 하루에 잡는 갈치는 200㎏ 정도라고 선장 김씨가 무선으로 푸념했다.김씨는 일본의 배타적 경제수역 안에서 조업하지 않는 이유를선장과 기관장의 면장,본선 및 운반선의 조업일지,운반선 어창의 용적량 등갖춰야 될 서류가 많은데다 기존에 쓰던 양식과 일본측이 요구하는 양식이약간씩 차이가 나 혼란스럽다고 설명했다. 1시간30분 뒤인 오전 8시30분쯤 남해 남동쪽 45마일 해상.무궁화2호가 불법 조업중인 이른바 고대구리 어선인 소형기선저인망 어선을 발견,추적에 들어갔다. 추적 5분여 만에 오른쪽에서 9척,왼쪽에서 5척 등 모두 14척의 소형기선저인망 어선들이 순식간에 모여들면서 지도선의 항로를 막아섰다. 순간 지도선에는 비상벨이 울려 선장 김씨 등 승무원 22명 모두가 대기상태에 들어가 긴장감이 높아졌다.선장 김씨가 “SSB 2116.4로 나와라”며 이들과 무선교신을 몇차례 시도했지만 응답이 없었다.어선들은 지도선의 경고방송에도 흩어지지 않고 어업지도선 주위를 무리지어 빙빙 돌며 경계의 눈초리를 번뜩였다. 10∼30t 크기의 이들 불법어선은 등록을 하지 않았거나 업종을 전환한 것이 대부분.때문에 선박 이름이 없거나 그물 등으로 모두 가려 단속의 눈을 피하고 있다.지도선은 이들 어선의 조업상태와 승선인원 등을 망원경으로 면밀히 관찰한 뒤 이 지역을 맡고 있는 다른 어업지도선 무궁화 6호(300t·선장裵翊九·47)에 이같은 사실을 알려주고 목적지로 항해를 계속했다. 지도선 통신사 송희선씨(42)는 “불법 어선들의 해상 집단시위가 종종 있다”며 “이들은 그물에 걸리는 것은 모조리 다 잡아 고기 씨를 말린다”고 말했다.불법 조업 어민들은 긴 회칼이나 갈쿠리로 무장해 단속요원들에게 저항을 하는 경우도 왕왕 있다고 한다. 같은날 9시30분쯤 여수 소리도 남쪽 23마일 해상.부산 선적의 대형기선저인망 외끌이어선 제1유정호(선장 김유정)가 그물을 올리는 양망작업이 한창 진행중이었다.이번 어획량은 30㎏ 정도.어업지도선에서 어황을 묻자 선장 김씨는 “배가 고프다(어황이 부진하다)”며 무선통신으로 답했다. 지난 8월20일 첫 출항한 유정호는 하루 5㎏들이 상자로 한치와 적어 등을 15상자 정도 잡는다고 한다.선장 김씨는 “이같은 어획량으론 기름값과 선원7명의 인건비 등 수지타산을 도저히 맞출 수가 없다”며 “하루 50상자는 잡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고 한다. 길이 50m 정도의 그물을 수심 80m까지 투망했다 끌어 올리는데 보통 2∼3시간 정도 걸려 하루에 많이 그물을 내려야 2∼3차례 정도란다. 김씨는 “새 한·일어업협정으로 일본 수역에서 입어와 조업절차도 매우 까다롭다”며 일본수역에서 조업하려면 망목(網目)이 54㎜ 이상이어야 하지만우리 어민들 것은 이보다 조밀해 새로 구입하지 않으면 입어신청을 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여수의 백도에서 다시 부산으로 돌아오는 지난달 29일에도 우리 어선들의조업광경은 이곳이 황금어장이었던 곳인가 싶을 만큼 드물었다. 어민들은 연안어장에 일본연안처럼 고기가 돌아오도록 획기적인 ‘고기기르기’ 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남해안 무궁화 2호선상 이기철기자 chuli@ *어민에 들어본 ‘바다살리기' 여수시 어촌계(134명) 협의회장 박종길(朴鍾吉·42·화정면 적금리)씨는 “이대로 간다면 5년 안에 연안에서 고기가 사라질 것”이라고 단언했다.박회장을 만나 불법 실태와 바다 살리기 대안 등을 들어봤다. 고기가 잡히지 않는다는데. 10년 전만 하더라도 마을 앞에서 2㎞만 노를 저어 나가면 팔뚝만한 농어나민어 100여마리는 족히 잡았으나 이제는 하루종일 서너마리도 안 걸린다.철저하게 멸치를 잡다보니 멸치를 따라 연안으로 들어오는 삼치·갈치 등이 오질 않는다.바닷물 오염도 심각해 전복·소라 등의 종패가 죽고 있다. 어민들 스스로가 불법 어로행위에 앞장서고 있다는 느낌이다. 부인하지 않는다.그러나 이렇게 하지 않고는 살아갈 수가 없다.어민들이사용하는 소형 기선저인망(고대구리)이나 삼중자망 등은 불법이다.바닷속을 이 잡듯이 해 새끼고기나 어패류 등을 싹쓸이하고 있다.또 폐 그물이나 통발(게 잡는 도구)은 바다에 버려져 온갖 새끼고기를 굶어 죽게 만든다.특히 낭장망(멸치잡이 그물),이각망(숭어잡이)은 그물 간격이 너무 조밀해 치어까지 다 잡고 있다. 심지어 산란기 때도 불법 어로행위를 하는데. 보통 어패류 산란기는 매년 4∼6월이다.그러나 이 때도 고기잡이는 멈추지않는다.각종 불법 도구,현대화된 장비 등으로 어패류 씨를 말리고 있다.마을 앞 여자만은 회유성 어종인 조기·고등어·숭어 등이 거문도 등 먼 바다에서 자라다 산란하기 위해 득량만으로 이동하는 길목이다.다시말해 황금어장이지만 이제 여자만에서도 고기가 사라졌다. 강력하게 단속하면 되지 않느냐. 불법을 하다 ‘걸려도 그만’이라는 인식이 문제다.실효성 있는 단속이 필요하다.불법 어망 자체를 생산치 못하도록 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본다.적발횟수에 상관없이 벌금을 내면 된다고 여기는 것이 문제다.저인망이 활성화되면서 고기가 사라졌다는 것은 어민들의 공통된 인식이다. 연안어장을 살릴 수 있는 대책은 무엇인가. 이제 잡는 어업에서 기르는 어업으로 전환이 시급하다.치어 방류나 인공 어초 투하 사업도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무엇보다 현재 단일종으로 한정된양식업 허가를 복합양식으로 넓혀야 한다.어류 양식업자가 전복이나 새고막양식 등을 복합해야 경쟁력이 있다.젊은이들이 바다를 지키고 살아 갈 수 있도록 삶의 터전을 마련하는 길은 복합양식뿐이라고 믿는다. 여수 남기창기자 kcnam@*수산업 살리기 대책은 연근해 어장의 급격한 감소는 우리 수산업의 존립 자체를 위협하고 있다.이는 한·일 어업협정 발효를 비롯한 국제어업질서의 재편과 주먹구구식 수산행정,전근대적인 조업관행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어장이 줄어들면서 조업권을 둘러싸고 어민들끼리 반목이 깊어져 서로 출어를 막는 사태까지 발생하고 있다.일본쪽 연근해 어장으로 조업을 나가지 못하는 어선들의 불법조업 사례가 극에 달하고 있는 실정이다.그렇다고 어업협정을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한·중·일 해역에 그어진 선을 지워버릴 수도 없는 일이어서 자구책 마련이 시급한 시점이다. 수산 전문가들은 감척사업을 포함한 수산분야의 구조조정을 조속히 마무리하고,수산자원을 조성하는 것만이 우리 수산업이 위기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편이라고 강조한다.한국해양수산개발원 수산경제연구실 유정곤(柳廷坤)박사는 “원천적으로 연근해 자원에 비해서 배가 많은 상황에서 어장까지 축소되면서 어려움이 극에 달하고 있다”며 “수산업이 지속적인 산업이 되려면 채산성을 맞출 수 있도록 적정한 수준으로 감척사업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 부경대 해양산업정책학부 김병호(金炳浩)교수는 수산업 구조조정과 관련,“10여개 업종으로 구분,어구와 어법 및 조업구역을 제한하고 있는 현행제도상의 규제를 과감히 풀어 자율 경쟁 속에서 업종 통폐합과 경영구조 개선을 이루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교수는 또 “연안수역의 관리정책을 근해와 구분,기르는 어업으로 전환하고 관리감독권을 지방으로 이양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라고 말했다. 자원관리 측면에서는 어종별로 포획·채취할 수 있는 연간 어획량의 한도를 정해서 조업하는 TAC(총허용어획량·Total Allowable Catch)제도를 조기 도입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유박사는 ”아무리 훼손된 자원이라도 잘 관리하면 단기간에회복할 수 있는 것이 바다의 특성”이라며 “현재의 허가제도로는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어자원 관리를 할 수 없으므로 자원관리 방식을 TAC제도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서는 비합리적인 규제는 과감히 풀고 자원평가가 사전에 이뤄져야 하며 사후관리 시스템도 정비돼야 한다고 유박사는 덧붙였다. 동해안과 동중국해의 주요 어장 상실을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어장개발도중요한 과제로 지적된다. 해양수산부도 신어장 개척의 중요성을 인식,정책지원자금 25억원을 긴급편성했다. 이와 함께 급변하고 있는 국제어업질서에 우리 어업인들이 신속히 대응할수 있도록 신어장개척지원센터와 같은 연구기관도 조속히 마련돼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함혜리기자 lotus@
  • 어선 정상出漁 긴장의 조업/북 NLL무효선언이후 서해5도 표정

    “또다시 조업을 못하게 되면 올해 꽃게농사는 완전히 망치는데…’ 3일 오후 인천시 옹진군 연평도 당섬부두.7∼8월의 금어기가 지나 5일 조업재개를 앞두고 그물과 닻을 손질하는 등 막바지 준비작업에 바쁜 어민들의손놀림이 가볍지만은 않았다. 북측의 돌발행동으로 인해 조업재개 시기가 연기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 때문이다. 이곳 어민들은 일단 북한의 북방한계선 무효화 선언에 개의치 않고 5일부터 54척의 모든 어선이 정상조업에 나선다는 확고한 방침을 세웠다.이날도 10여척이 어장에 나가 봄철에 남긴 어구를 철거하는 등 조업에 강한 의욕을 보였다.오랜만에 나가본 어장에는 꽃게가 예년보다 많아 어민들의 가슴은 더욱설랬다. 어민회 총무 이진구(李鎭龜·40)씨는 “지난번 북한경비정 침범으로 9일간조업을 못해 척당 수천만원의 손실을 입었는데 이번에도 그런 사태가 되풀이되면 섬 전체가 큰 혼란에 빠질 것”이라고 걱정했다. 한편 백령도 어선 130여척 대부분은 이날 오전 6시쯤 모두 정상 출어에 나섰다.주민들은 아직까지 별다른 동요의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으나 언제 돌발사태가 발생할지도 모른다는 우려 때문에 군부대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있다. 대청도와 소청도 어선 120척도 이날 오전 5시쯤부터 우럭과 놀래기 잡이에나섰으나 평소와는 달리 매우 조심스럽게 조업하고 있다. 특히 이곳 어민들은 4월부터 6월초,9월초부터 11월초까지 단 두차례에 걸친 우럭 및 놀래기 잡이가 생계에 큰몫을 차지하고 있어 자칫 조업이 중단되면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심각한 상황이다. 대청도 어촌계장 이권씨(41)는 “어선 한척당 하루종일 우럭과 놀래기를 잡아봐야 최고 500만원을 넘지 못한다”며 “영세한 어민들이 많기 때문에 조업이 중단되는 일은 없어야 할것”이라고 한숨지었다. 한편 해경은 이날 어민들에게 출어시 2척 이상씩 선단을 이뤄 조업을 하고어선통신망을 24시간 청취하는 동시에 북방한계선 가까이 북상해 조업하지말것을 당부했다. 옹진 김학준기자 hj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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