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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6 독일월드컵 예선] 두현·동국 ‘대~한민국’ 살렸다

    [2006 독일월드컵 예선] 두현·동국 ‘대~한민국’ 살렸다

    이겼다. 그리고 최종예선에 진출했다. 그러나 아쉬움이 남는 경기였다.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이었는지 패스와 크로스는 조금씩 정확하지 못했고, 슈팅은 골대를 살짝 빗나가거나 몰디브의 육탄 방어에 막히는 등 문전 앞에서의 세밀함이 부족했다. 요하네스 본프레레(58)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이 17일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6독일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7조 몰디브와의 마지막 경기에서 ‘올림픽 전사’ 김두현(22·수원)의 선제골과 ‘라이언 킹’ 이동국(25·광주)의 추가골에 힘입어 2-0으로 승리했다. 지난 3월 원정경기 무승부의 망신을 만회한 한국은 4승2무(승점 14)를 기록, 레바논의 거센 추격을 따돌리고 최종예선에 진출했다. 이로써 한국은 지난 1986년 멕시코월드컵 이후 6회 연속 본선 진출(통산 7회)에 도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하지만 이날 경기를 포함,2차예선을 통해 드러난 골 결정력 부재와 주전 멤버의 노령화로 인한 체력 저하, 정신력 재무장 등 다양한 문제점이 노출됐고, 이는 향후 강호들과 마주칠 최종예선에 돌입하기 앞서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았다. 당초 예상과는 달리 이동국을 중심으로, 안정환(28·요코하마) 이천수(23·누만시아)를 좌우 날개로 하는 스리톱 체제를 내세운 한국은 이날 압도적인 공세로 몰디브를 몰아붙였다. 몰디브는 경기 내내 단 한 차례의 슈팅을 기록하지 못할 정도로 한국의 일방적인 경기였다. 하지만 지난 2001년 크로아티아와의 서울월드컵경기장 개장 기념 경기 승리(2-0) 이후 3년 동안 시달려오던 ‘상암 무승 징크스(7패1무)’가 심술을 부렸던 탓일까. 좀처럼 몰디브의 골 문은 열리지 않았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전반 중반 안정환이 오른 발목 골절로 조재진(23·시미즈)과 교체되기도 했다. 한국이 이날 날린 슈팅은 모두 30개. 인저리 타임까지 고려하면 3분당 1개 꼴이었다. 그러나 유상철(33·요코하마) 이동국의 헤딩슛은 골대를 살짝 빗나갔고 이천수 박지성(23·PSV에인트호벤)의 강력한 슛도 상대 골키퍼의 가슴에 안겼다. 골대 안으로 빨려들 것 같던 한국의 결정적인 슈팅은 몰디브의 수문장 임란 모하메드(24)의 신들린 선방에 막혀 팬들의 탄식을 자아냈다. 혹시나 하던 불안감을 날려버린 것은 후반 21분 중앙 미드필더 김두현이었다. 상대 좌측 문전에서 공을 몰던 김두현이 25m짜리 왼발 중거리 슛을 날렸고, 김두현의 발을 떠난 공은 상대 왼쪽 골포스트를 맞고 그물망을 갈랐다. 이후 본프레레 감독은 송종국(25·폐예노르트) 대신 설기현(25·울버햄프턴)을 투입, 공세의 고삐를 더욱 조였고, 이는 그대로 적중했다. 설기현은 후반 34분 상대 좌측 측면을 돌파하다 문전을 향해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렸고, 쇄도하던 이동국이 오른발 슬라이딩슈팅으로 쐐기골을 낚았다. 김성수 홍지민기자 sskim@seoul.co.kr
  • [박기철의 플레이볼] 감독 출신 사장

    프로야구가 태동했을 때만 해도 경영자란 개념이 없었다. 구단주는 거의 선수 출신들인 데다 전문 경영인을 둘 만큼 재정 규모도 크지 않았다. 심지어는 본인이 구단주이며 감독으로 북치고 장구치는 일을 50년 동안이나 해낸 코니 맥 같은 인물도 있다. 그러나 프로야구 시장이 점차 커지면서 사장, 또는 단장이란 직함의 전문 경영자가 필요하게 되었다. 브랜치 리키는 선수와 감독 출신으로 야구단 경영의 선구자다. 세인트루이스 브라운스의 포수로 출발한 리키는 뉴욕 양키스의 전신인 뉴욕 하이랜더스라는 팀으로 트레이드된다. 거기서 그는 한 경기에 도루를 13개(신기록)나 내주는 창피를 당한 뒤 선수 생활을 끝냈다. 이후 대학 코치 생활을 하면서 변호사 자격을 취득했고 스카우트 담당 직원으로 브라운스 팀에 돌아온다. 조지 시슬러라는 대선수 영입에 성공해 감독까지 지냈지만 성적 부진으로 해고됐다. 와신상담후 세인트루이스에 새 구단 카디널스의 사장 겸 감독으로 다시 야구에 복귀했지만 성적은 좋지 못했다. 그가 꽃을 피운 것은 감독을 그만 둔 뒤 구단 경영에만 전념하면서 부터다. 리키는 마이너리그 구단을 직접 메이저리그 구단이 소유, 경영하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신인 선수를 비싼 돈 들여 사오는 것이 아니라 직접 키워낼 수 있도록 마이너리그 구단을 D-C-B-A-AA로 수직 계열화시켰다. 리키의 신 경영은 작은 도시의 팀이던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초 일류팀으로 변신시켜 1942년 월드시리즈 우승을 일궈냈다. 넉넉한 대도시 구단인 다저스에 스카우트된 그는 상설 스프링 캠프를 건설하고 피칭 머신, 타격용 헬멧, 타격 연습용 그물망 등의 신장비를 도입하며 야구 통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등 물 만난 고기처럼 맹활약했다. 무엇보다도 그의 가장 뛰어난 업적은 최초로 흑인 선수를 메이저리그에 출전시킨 것이다. 삼성 라이온즈는 감독 출신을 최초로 구단의 최고 경영자로 임명했다. 보통 사람들은 신선한 조치로 받아들이는데 반해 선수, 코치, 감독 등 유니폼을 입었던 사람들은 유니폼을 벗는 데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군인에게 참모총장과 국방부 장관 가운데 하나만 하라면 모두가 참모총장을 선택한다고 한다. 검사에게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을 놓고 선택하라고 해도 그렇다. 제복을 입는 사람들은 그 위치에서 최고를 더 알아준다. 그러나 김응용 사장은 유니폼 입고도 최고 위치를 오래 누렸다. 현장에서의 경험이 그를 브랜치 리키와 같은 신 경영자가 되는데 도움이 되기를 기원한다. ‘스포츠투아이’ 전무이사 tycobb@sports2i.com
  • 연천 임진강 참게잡이 동승하다

    연천 임진강 참게잡이 동승하다

    “니들이 게맛을 알아?” 작지만 야무지고 고소한 임진강 참게가 진짜 게맛이다. 진정한 참게의 맛을 느끼려면 지금 당장 임진강 중상류인 연천으로 달려가면 된다. 살이 통통하게 오르고 노란 장(영양분)이 가득찬 놈들이 한창 잡히고 있다. 더욱이 올해는 20년만의 최대 풍어라 한다. 경기도 연천 임진강변으로 참게맛을 보러 떠난다. 더욱이 임진강 주변은 분단조국의 현실을 느끼게 하는 오두산 전망대, 김신조 침투로, 황포돛배, 놀이동산과 미니 골프장이 있는 임진각 폭포어장, 황희정승의 자취를 느낄 수 있는 반구정까지 갖춰져 수도권 하루나들이로도 적격이다. 연천군에는 34명의 어부들이 임진강을 삶의 터전 삼아 살아가고 있다. 이중에서 정춘모(43)어촌계장과 큰아들 환동(24)씨와 함께 참게잡이 배에 동승했다. 함경도에서 시작해 황해도, 강원도를 거쳐 이곳까지 이르는 임진강은 분단의 아픔을 뱉어내듯 모락모락 물안개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새벽 6시 임진강 어부들이 활동을 할 시간이다. 밤새 잡힌 고기들이 통발 안에 오래있으면 신선도가 떨어져 새벽에 거둬 오는 것이 이곳 어부들의 오랜 아침생활이다. 정씨와 아들은 강변에서 바지장화로 갈아입고는 배가 있는 곳까지 첨벙첨벙 걸어 들어간다. 구두에 양복바지를 입고 카메라까지 든 채 망연자실 서서 ‘나는 어떡하라고’라는 애처로운 눈으로 부자를 번갈아 가며 바라보고 있었다. 뒤에 눈이라도 달린 듯 “환동아 니가 기자양반 업고 들어와라!”라고 김씨가 말했다. 환동씨가 넓적한 등을 내게 내밀었다. 미안했다.“몸무게라도 관리 좀 했더라면….”때 아닌 후회를 하면서 80㎏가 넘는 몸에 힘을 빼고 업혔다. 그래야 조금이라도 덜 힘들 테니까. 드디어 배는 안개를 헤치고 임진강을 미끄러지듯 달린다. 시원하다 못해 아침의 한기에 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한 5분을 달렸을까 아들이 부표를 찾아 건져 올렸다. 그리고 부표에 달려있는 그물을 잡아 올린다. 참게는 보통 통발로 잡는다고 하는데 정씨는 특이하게 그물 중간중간에 통발을 달아놓았다. 통발 하나에 주먹만한 참게가 10여 마리 들어있다.50m 그물에 통발을 13개정도 달아 놓는다고 한다. 그런데 이상하게 통발은 ‘모 아니면 도’다. 어떤 통에는 10여 마리가 들어있고 또 다른 통에는 아예 한마리도 없는 식이다. 정씨는 “참게는 줄을 서서 바다로 내려갑니다. 그래서 잡히는 통발에만 많이 잡힙니다.”라고 한다. 놈들은 강바닥의 바위나 잡풀들 사이로 이동을 한다. 또한 지금 잡히는 것은 암놈이다. 수놈들은 대부분 8월말부터 강하구로 내려가서 집을 짓고 암놈들을 기다린다고 한다. 암놈들은 9월부터 노란 ‘장’이 차기 시작하고 9월 말부터 수놈을 만나러 강을 따라 내려가기 시작한다. 작은 놈들이 먼저 가고 큰 놈들이 천천히 내려가므로 11월 초까지 잡히는 놈들이야말로 속이 꽉 차있어 참게의 참맛을 느끼게 한다. ‘참게’하면 모두 파주나 문산을 생각하지만 원조는 연천이라 한다. 상류에서 하류로 내려가기 때문에 임진강의 중상류인 연천에서 크고 실한 놈들이 많이 잡히는 것은 당연하다는 것. 정씨는 “올해부터는 연천의 참게를 알리기 위해 군청의 지원을 받아 참게장박스도 만들어 나누어주고 공동어판장을 짓는 등 지원을 많이 해주고 있어 좀 신이 나요.”라고 이야기하는 순간, 아들의 높아진 목소리가 들렸다.“아부지 좀 잡아줘요, 힘이 달리잖아요.”우리가 수다 떠는 동안에도 아들은 묵묵히 일했던 것이다. 미안했다. 어업허가를 받은 4㎞구간에다 쳐 놓은 통발은 10여 개. 일을 마치고 보니 어느덧 10시가 넘는다. 오늘은 어획량이 적단다. 한창때인 9월에는 200∼300㎏이 잡혔다는데 오늘은 불과 30여㎏가 고작이다. 어째 따라나온 게 미안해졌다. 속마음을 읽은 듯,“그래도 씨알이 굵어 상품성은 괜찮다.”고 정씨는 말했다. 어부 부자는 배를 돌려 임진강을 거슬러 올라간다. 때마침 눈부신 아침햇살이 이들을 반기며 나왔다. ■ 저는요…수라상에서도 별미였죠 참게란 바다에 사는 것이 아니고 민물에서 산다.70년대 초만해도 논이나 강에서 흔히 볼 수 있었는데 요즘은 강이 오염되고 수중보나 댐때문에 거의 자취를 감췄다. 참게는 바닷물과 민물이 만나는 곳에서 봄철에 산란한다. 민물 상류로 이동해 겨울에 먹을 영양분을 몸 속에 가득 채우고 가을에 다시 바다쪽으로 내려간다. 참게의 습성을 이용해 가을철에 주로 통발로 잡는다. 게딱지의 크기는 보통 10㎝내외, 숫놈은 조금 크다. 우리나라는 금강에서 잡히는 금강참게, 남해안과 동해안 하천에서 잡히는 동남참게가 많다. 하지만 임진강에서 잡히는 ‘옥돌게’는 임금님 수라상에 올랐을 정도로 최고다. 임진강 참게는 4년 전부터 치어를 방류해 올해 20년 만에 최대 풍어를 기록했다. 가격도 많이 내려 2002년에는 마리당 1만 5000원을 호가했으나 올해는 3000원 선이다. 양식참게와 자연산을 구별하기란 그리 쉽지 않다. 양식참게는 그 크기가 일정한데 자연산은 제각각이다. 또 자연산은 발톱이 날카롭고 길지만 양식은 짧고 뭉툭한 편하다. 게의 색깔도 자연산은 거의 검정색에 가깝다. ■ 게요리 잘 하는 식당 임진강 참게를 맛보려면 어부가 직접 운영하는 식당으로 가야 한다. 그래야 확실하게 자연산 참게를 먹을 수 있다. 연천 학고리에 있는 ‘밤나무집’(031-835-5484)이 그곳이다. 자유로를 타고 당동인터체인지를 빠져나와 37번 국도를 타고 적성을 거쳐 비룡대교를 건너 우회전해서 한참을 달렸다.‘도대체 누가 이곳까지 참게를 먹으러 올까.’ 싶을 정도로 외진 곳이다. 정갈한 시골집이 소박해 더 좋다. 참게매운탕(4만원)을 시켰다. 부글부글 끓는 매운탕은 게 특유의 비린 맛이 없고 구수하고 매콤하다. 참게의 속살이 고소하다. 익은 노란 장이 아작아작 씹힌다. 게가 작아서 몸통째 와작와작 깨물어 먹어도 별로 부담없다. 꽃게의 맛과는 확연히 구분된다. 참게는 작아 꽃게의 하얀 속살을 기대할 순 없지만 가득찬 ‘장’에서 느껴지는 오묘한 맛이 가히 일품이다.‘임금님이 좋아했겠구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웬만큼 먹으면 주인 이소영(37)씨가 매운탕에 수제비를 넣어준다. 얼큰한 국물과 함께 먹는 쫄깃한 수제비의 맛도 일품이다. 이집에선 간장게장(1만 2000원)도 맛있다. 이역시 꽃게와는 비교할 수 없는 한수위의 고소함이 있다. 밤나무집에 와 보지 않고 참게가 비리다든가, 먹을 것이 없다, 비싸다고 말하는 것은 ‘참게를 두 번 죽이는 일’임이 분명하다. 실컷 먹은 후 배를 두드리며 자갈이 잔뜩 깔려있는 임진강변을 걷는 것 또한 밤나무집만의 별미. 밤나무집에서는 참게를 택배로 배달해준다. 시기마다 좀 다르지만 1㎏에 3만원 선. 보통 12마리 정도 들었다.3㎏기준으로 파는데 냉매를 채우고 아이스박스에 담아 전국 어디서나 살아있는 ‘임진강 참게’를 받아 볼 수 있다고 한다. 이밖에도 어부의 집(031-835-8700), 장단가든(031-945-1559)도 잘한다. ■ 게장 집에서 담가볼까 흔히 ‘밥도둑’이라 한다. 게장 한 마리면 밥 한 그릇은 그냥 뚝딱 해 치우기 때문이다. 참게장을 잘 담그려면 우선 살아있는 참게를 하루 정도 물에 넣어 배설물을 빼낸다. 그런 다음 솔로 배꼽 등 구석구석을 잘 닦아낸다. 요즘에는 참게에 소고기를 먹여 장을 담그기도 하지만, 이는 잘못하면 비린내만 낼 뿐 좋은 방법은 아니라고 한다. 잘 닦은 참게를 유리병이나 항아리에 넣고 간장을 붓는다. 전에는 우리나라 국간장을 사용했는데 참게장이 너무 짜 양조간장을 사용하는 편이 좋다. 참게가 충분히 잠길 정도로 간장을 채운 다음 뚜껑을 꼭 닫아 2∼3일간 놔둔다. 그러고는 간장을 따라내어 펄펄 끓여 식힌 후 다시 붓는다. 이러한 과정을 서너 차례 반복한 다음 한달 정도 있다가 먹으면 된다. 이때 생강과 마늘을 자루에 담아 항아리에 함께 넣는게 좋다. 주의할 점은 설탕이나 꿀을 절대 넣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설탕을 넣으면 노란장이 텁텁해져 땡감 맛이 나기 때문이다. ■ 이곳도 가보세요 ●임진강 폭포어장 가족나들이 코스로 그만이다. 깨끗하게 꾸며진 양식장에 놀이동산과 미니골프장, 식당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2500평의 양식장에 팔뚝만한 송어와 산천어가 뛰노는 모습이 장관이다. 또한 물고기 밥을 사서 주는 재미에 아이들이 특히 좋아한다. 놀이동산에는 범퍼카, 바이킹, 꼬마기차 등 8종의 놀이시설이 있어 가족끼리 오붓한 시간을 보내기에 좋다.3종류의 놀이시설을 이용하는 ‘빅3’티켓이 어른 7000원, 아이 5000원으로 저렴하다. 미니 골프장은 3000평으로 18홀인데 퍼팅과 어프로치만 할 수 있다. 골프를 하는 사람뿐 아니라 못하는 사람들도 재미로 놀 수 있어 가족끼리 잠시 즐기기에 좋다.18홀을 도는데 평일 1만원, 주말 1만 4000원이다. 무료로 골프화, 골프채도 빌려준다. 식당에는 여기서 양식하는 송어나 산천어를 맛볼 수 있다. 매운탕과 여러가지 요리를 포함해 1㎏에 송어는 3만 2000원, 산천어는 3만 8000원이다.4∼5명의 가족이라면 1.5㎏정도로 충분하다.(031)959-2222. ●황포돛배 두지나루엔 올 3월부터 조선시대 주요 운송수단이었던 황포돛배가 원형 그대로 복원돼 운항 중이다. 모양이 특이하다. 배의 밑바닥과 앞이 평판형태로 우리 선조들이 2000여년 동안 사용했던 전통 방식의 배이다. 고종황제가 개방을 한 이후 1930년대부터 뾰족한 형태의 배로 완전히 바뀌어 자취를 감추었다. 50여명이 탈 수 있는 황포돛배는 두지나루를 나서 강물을 따라 40 여분을 유람한다. 뱃길이 완전히 정비되어 고랑포나루의 멋진 적벽도 가까이 다가가 볼 수 있다.(031)958-2557. ●김신조 침투로 1968년 1월17일 김신조를 포함한 북한 무장간첩들이 청와대 폭파와 요인암살을 목적으로 침투했던 곳이다. 당시의 철조망 및 망루 등과 조형물들이 설치되어 있다. 이곳은 군 작전 지역으로 신분증이 있어야 출입이 가능하다. 군부대내에 위치하기 때문에 아이들의 안보교육에 적당하다. 아침 9시부터 일몰시간 전까지 관람이 가능하다. 문의는 (031)839-2063. 이밖에도 조선시대 학자 황희선생이 마지막 여생을 보낸 반구정, 신라경순왕릉, 오두산전망대, 자유로 아쿠아랜드(031-942-9114) 등도 들러볼 만하다. 글 사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수도이전 위헌 파장] 정치권 반응

    [수도이전 위헌 파장] 정치권 반응

    ●열린우리당 21일 헌법재판소의 신행정수도 건설 관련 위헌 결정에 대해 사실상 승복할 수 없다는 듯 강경한 입장을 정리했다. 앞으로 헌재와 여당 사이에 치열한 ‘법투(法鬪)’가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열린우리당 이종걸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저녁 긴급 소집된 의원총회가 끝난 뒤 브리핑 하면서 헌재에 대한 적대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물론 이 부대표는 말머리에 “헌재의 결정으로 행정수도 이전 특별법의 효력은 무효화되고 진행은 중단된다.”고 절차적 효력은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행정수도 이전 프로그램을 순순히 거둬들일 생각은 추호도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부대표는 두 가지 대응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예시했는데, 그 내용은 헌재의 권위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나 다름없다. 하나는 국민투표를 실시하는 방안이다. 즉, 국민투표를 실시하면 개헌의 필요성은 소멸한다는 주장이다. 어차피 ‘서울=수도’라는 헌재의 논리가 명문화돼 있지 않은 ‘관습(불문)헌법’에 기초했다고 보면, 국민의 의사가 투표를 통해 행정수도 이전 찬성으로 확인되는 것도 개헌을 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얘기다. 헌재의 ‘관습헌법’ 논리를 냉소하는 시각이 깔려 있다. 다른 하나는 청와대와 국회를 뺀 행정부처의 이전을 추진함으로써 위헌의 ‘그물’을 벗어나겠다는 것이다.“헌재가 대통령과 국회가 있는 곳이 수도라고 규정하면서 수도 이전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린 것은, 다른 말로 행정부처만 이전하면 위헌이 아니라는 얘기”라는 게 이 부대표의 해석이다. ●한나라당 환영하면서도 표정 관리하는 분위기다. 헌재의 결정이 내려지자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텔레비전을 지켜보던 김덕룡 원내대표와 진영 대표비서실장, 장윤석 의원 등은 미소를 지으며 환영했다. 김 원내대표는 결정 직후 “헌재의 결정을 환영하고 위대한 결정을 내린 헌재 재판관에게 감사와 존경의 말씀을 전한다.”면서 “이 결정으로 수도 이전의 타당성과 정당성이 없음을 인정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수도 이전 대책을 놓고 당 지도부와 갈등을 빚어 온 수도이전반대범국민운동본부의 김문수·이재오·박성범·박계동 의원 등도 기자회견을 갖고 “헌재의 결정을 적극 환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기뻐할 수만은 없는 게 한나라당의 속사정이다.‘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을 한나라당이 다수당일 때 통과시켰다는 ‘원죄 의식’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이를 의식한 듯 전여옥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16대 국회에서 법안을 통과시켜 1년 동안 많은 국민들에게 혼란과 괴로움을 끼친 것을 거듭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충청권의 민심 이반도 걱정되는 대목이다. 박근혜 대표는 이날 오후 3시 열린 긴급 주요당직자 회의에서 “충청도민들이 매우 당혹하고 놀랐을 것이기에 한나라당도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앞으로 이런 일이 없도록 정치활동을 해서 국민을 실망시키지 않겠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편 한나라당은 22일 오후 의총을 열어 당 차원의 입장 정리와 열린우리당의 이른바 4대 입법 대응책과 ‘민생경제살리기 법안’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이종수 김상연 박록삼기자 vielee@seoul.co.kr
  • [교육in]‘왁자지껄’ 살아있는 공부방

    [교육in]‘왁자지껄’ 살아있는 공부방

    ‘도서관을 살아있는 공부방으로.’ 대부분의 학교 도서관이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는 현실에서 학교 도서관을 학생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공간으로 탈바꿈시킨 학교가 있다. 서울 마포구 도화2동 마포 초등학교. 재작년까지만 해도 ‘구닥다리에 이용자가 적은 평범한’ 도서관이었지만 지난해 초 교장과 교사, 학부모가 뜻을 모아 새롭게 단장하면서 학생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공부방으로 다시 태어났다. 책을 읽는 데 그치지 않고 궁금한 것을 학생들이 스스로 찾아 ‘진짜 공부’를 하고 있는 ‘책 읽는 작은 마을’, 마포 초등학교를 찾았다. 14일 오전 마포 초등학교 도서관. 수업이 한창이라 조용해야 할 이 곳이 학생들로 북적댔다. 서가가 자리잡은 도서 대출대를 중심으로 양쪽에 있는 열람실에서는 1학년과 4학년 수업이 막 시작되고 있었다. “수수깡! 수수깡! 빨간 수수깡! 호랑이 피묻은 빨간 수수깡!” 1학년 3반 아이들은 담임인 나채옥(52·여) 교사의 손동작에 맞춰 동화책 ‘해와 달이 된 오누이’에 나오는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책상을 쾅쾅 두드리는 손이 아프지도 않은지 연신 즐거운 표정이다. 이날 수업은 원래 국어시간. 매주 한 차례 있는 도서관 활용수업이다. 아이들은 6개의 책상에 6명씩 한 조를 이루고 앉아 선생님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수업은 나 교사가 다양한 동화책의 내용을 국어과 1학년 교과 과정과 연계시켜 재구성한 학습안으로 진행됐다. 수업은 퀴즈 형태로 이뤄졌다. 첫번째 퀴즈는 ‘책 제목 알아맞히기.’ “이 책은 무슨 책일까?” 나 교사는 ‘ㅋㅈㅍㅈ’이라고 적힌 종이를 내보였다. 몇몇 아이들이 “콩쥐팥쥐요!”라고 대답했다. ‘백설공주’,‘똥떡’ 등 아이들이 즐겨 읽는 동화 제목이 잇따라 나왔다. 두번째 퀴즈는 ‘친구가 읽은 책 알아맞히기’. 아이들은 친구들에게 힌트를 주기 위해 각자 집에서 만들어온 등장인물 캐릭터 머리띠를 맸다.“1592년 전쟁과 관련된 동화입니다.” 장군 모습의 머리띠를 두른 준수(7)가 종이칼을 들어보이며 설명했다.“이순신입니까?” “맞습니다. 한 번 읽어보세요.” 아이들은 서로 돌아가며 자신이 읽은 책을 소개하고 정답을 맞혔다. 나 교사는 “1학년의 경우 부모 도움 없이도 숙제를 혼자서 곧잘 해오는 것을 보면 아이들이 책과 친근해지면서 읽기와 쓰기, 말하기 실력이 크게 늘어난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장서 3만1300여권·사서교사 배치 반대쪽 열람실에서는 4학년 7반의 국어 수업이 한창이었다.‘시를 읽고 생각이나 느낌을 그물로 표시하기’ 수업이다. 연상작용을 통해 다양한 생각을 표현해보는 마인드맵(mind-map)을 국어과 교육과정과 연계시켰다. 학생들은 각자 자신이 고른 시를 읽은 뒤 생각에 빠져들었다. 이 반 담임 차혜영(53·여) 교사는 “학생들이 선생님의 말만 듣고 외우는 것이 아니라 직접 (책에서) 찾아보면서 스스로 공부하는 능력을 강조하고 있다.”면서 “아이들이 수업시간에 배운 것을 도서관에서 바로 찾아보게 하면서 독서량도 늘고, 깊이있는 독서를 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도서관이 수업시간에만 활용되는 것은 아니다. 학생들은 방과후나 쉬는 시간을 이용해 도서관을 ‘자기 반 드나들듯’ 한다. 학교 도서관이 학생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여느 초등학교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시설 덕분이다. 모두 3만 1300여권에 이르는 장서는 교과 관련 도서와 참고 도서, 동화책 등을 망라한다. 도서관은 대학에서 문헌정보학을 전공한 사서교사의 책임 아래 관리된다. 모든 책은 십진도서분류법에 의해 전산처리돼 있어 학생들의 대출과 반납 실적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학교 도서관의 또하나의 자랑거리는 ‘디지털 도서관’이다.2개의 열람실에는 전동스크린과 LCD프로젝터와 DVD·VTR콤보플레이어가 설치돼 있어 다양한 학습자료를 활용할 수 있다. 조별 활동을 위한 6개의 책상에는 PC를 설치, 학생들이 수업 중이나 책을 읽다가 즉석에서 관련 자료를 인터넷으로 찾아볼 수 있도록 했다. 이를 위한 비도서 자료만도 DVD 356개,VTR 420개,CD 1350개 등 2000여개를 넘는다. 도서관 옆에 자리잡은 문화감상실은 교실 한 칸을 개조해 만든 영화감상실이다. 어린이용 영화나 애니메이션 등을 갖춰 영상매체도 쉽게 활용할 수 있다. 사서교사인 정나영(31·여)씨는 “방학 때면 하루 300여명의 학생들이 몰려 줄을 서서 도서관을 이용할 정도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면서 “공부하다가 모르는 것이 있으면 책과 인터넷, 영상물 등을 통해 즉석에서 찾아볼 수 있다는 것이 최대 장점”이라고 말했다. 지금이야 학생들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지만 학교 도서관은 재작년까지만 해도 학생들의 발길이 뜸했다. 도서관이 거듭난 것은 지난해 초 최용식 전 교장이 도서관을 대대적으로 탈바꿈시키면서부터다. 서울시교육청 지정 도서관 활용 시범학교로 지정받아 2년 동안 해마다 800만원씩을 도서관 운영비로 지원받았다. 관할구청인 마포구 의회와 구청장을 찾아다니며 독서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해 1억 6000만원도 지원받았다. 여느 초등학교에서는 생각하기 어려운 사서교사도 학교 운영비를 쪼개 따로 채용했다. 지금도 학교 운영비의 5% 이상을 도서구입비로 충당하고 있다. ●학생들 읽기·쓰기·말하기 실력 쑥~ 교사들도 도서관 개선사업에 뜻을 모았다. 교사들은 학년별로 교과과정과 연계한 독서교육 학습계획안을 만들어 수업에 활용했다. 최근에는 학년별로 독후활동을 모은 ‘학년별 독서문집’을 책으로 발간했다. 교사와 학교의 변화는 학부모들의 변화도 이끌어냈다. 학생들이 책을 가까이 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함께 도서관에 나와 책을 읽기 시작했다. 학교측은 학부모들을 위해 도서관 안에 별도의 서가를 꾸며 방과후 학부모들의 참여를 유도했다. 도서관 활용이 늘면서 학부모들의 자원봉사 활동도 이뤄졌다. 학부모 명예교사로 활동하며 매일 2명씩 사서교사의 대출·반납 업무를 돕는다. 현재 명예교사로 위촉된 학부모는 모두 60여명에 이른다. 학부모 한상현(41·여)씨는 “책은 물론 책 읽을 장소도 많은데다 수업시간에 도서관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아이들이 좋아한다.”면서 “무엇보다 아이들이 책에 관심을 갖게 되고 꾸준히 읽도록 하는 점이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학부모 박민숙(39·여)씨는 “책을 읽고 독후감만 쓰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줘 창의적인 사고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며 만족스러워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패류의 제왕’ 전복잡이 동승기

    ‘패류의 제왕’ 전복잡이 동승기

    진주 빛이 반짝거리는 타원형 껍데기에 감싸인 전복(全鰒).맛은 물론이고 영양도 풍부하고 가격도 비싸 ‘패류의 황제’ 반열에 올랐다.겉모습이 어찌보면 불경스럽고 외설적이기도 하다.이런 까닭으로 예부터 정력에도 좋은 보양식으로 알려져 있다.중국 진시황이 불로장생을 위해 먹었다고 전해지며,우리의 궁중에서도 많이 사용된 식재료다. 맛은 상당히 희한하다.싱싱한 전복 회는 짭쪼름하면서 해조류와 비슷한 향미가 독특하다.오돌오돌하게 씹히는 질감도 그만이다.수축작용을 많이 하는 근육이 발달했기 때문.익힌 전복은 감칠맛이 풍부한 가운데 단맛도 살짝 느껴진다.야들야들하면서도 혀끝에 감긴다. 글 태안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사진 강성남·김명국기자 daunso@seoul.co.kr ■ ‘패류의 제왕’ 전복잡이 동승기 전복이 수년 전부터 남해안에서 양식되고 있다.양식된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비싸고 귀한 까닭에 보통 사람들이 접근하기가 쉽지 않다.고급 일식당에선 조리사가 손님들에게 살짝 감질나게 내는 특별식이다.모처럼 맛보고 싶다고 해도 먹을 수 있는 곳이 마뜩찮다.가장 많이 알려진 전복음식은 죽이다.전복죽은 음식이라기보다는 체력회복을 위한 약에 더 가깝다. 고급 음식의 대명사격인 전복이 생활속으로 들어오고 있다.양식 성공으로 공급 물량이 는 데다 전복을 주 메뉴로 하는 전문점들이 잇따라 문을 열고 있기 때문이다. 궁중 진상품으로 유명했던 충남 태안군 이원면 모항항에서 전복을 잡는 해녀들을 따라 나섰다. 안개가 짙은 지난 7일 오전 11시 모항해녀협회 김계녀(67) 회장 등 해녀 6명이 탄 작은 어선 승철호(6.67t·선장 정흥영)가 항구를 나섰다.스멀스멀한 듯 음산한 안개를 뚫고 1시간가량 남동진한 끝에 도달한 곳은 백사장항 근처.안면대교가 어렴풋이 보였다. 이날은 조금 다음날로 물살이 잔잔한 ‘무시’였다.갑판에 모여 간단하게 컵라면과 장어탕으로 점심을 때운 오후 1시.해녀들은 남면 신은리 앞바다에 도착하자 취재차 동승한 기자들을 배 뒤쪽으로 몰았다.그리곤 검은색 잠수복을 챙겨입는 등 손놀림이 바빴다.찰흙으로 귀를 막은 채 허리에 납덩이 벨트를 차고 수경을 썼다.오른손에 끌처럼 생긴 ‘비창’과 통발처럼 생긴 그물 바구니인 ‘덴바’를 들고 바다로 스스럼없이 뛰어들었다.수심은 6m,바다는 검푸르게 보였다.“하루라도 물질을 하지 않으면 머리가 아프다.”는 최고참 해녀인 김 회장 등 3명은 갈마도 동북쪽으로 헤엄쳐 갔다.수심이 얕고 암초가 많은 까닭에 배를 더 가까이 붙일 수가 없었다. 10여분 달려 갈마도 남동쪽으로 갔다.여기서도 박명림씨 등 해녀 3명이 입수했다.3명이 한조였다.이들이 헤엄쳐 가다가 ‘후’하고 숨을 크게 들이 쉰 다음 머리를 처박고 두 다리를 파닥거리며 잠수하는 모습이 희미하게 보였다.한참 지난 다음 ‘푸우’하고 나왔다.선장 정씨는 “머구리(스쿠버)들은 거의 서서 다니지만 해녀들은 바닥에 붙어 다니는 까닭에 머구리가 놓치는 것을 해녀들은 잡아낸다.”고 말했다.물질 중간중간에 서로 불러 안전을 확인하며 잠수하기를 4시간.두팀이 섬 중간에서 만났다.오후 5시 배로 돌아왔다. 이들은 덴바를 올리고 갑판으로 올라왔다.덴바에는 전복·소라·해삼·간재미·광어·청각·돌게….한바구니씩 가득했다.잠수복 위에 껴입은 셔츠 사이로도 해산물이 수북하게 나왔다.6명이 잡은 전복은 6.2㎏.한명당 1㎏ 남짓했다.현순덕씨는 “한시간동안 물질을 해도 전복 한 마리 못 잡는 경우도 있다.”며 어획량에 개의치 않는 표정이었다. 갑판에 오르자마자 수확물을 분류했다.그러곤 재빨리 데운 물로 몸을 씻고 옷을 갈아입었다.배는 다시 모항항으로 출발했다.19살 때부터 48년 동안 물질을 했다는 김씨는 “바다가 해마다 달라.양식장에서 염산과 같은 약을 너무 많이 쳐서 돌멩이가 퍼석거리며 바다가 죽어가고 있어.”라며 한탄조로 말했다. 귀항하는 동안 출출함을 달래기 위해 전복·소라 등을 삶고 광어를 회쳤다.그리고 아가 손바다만한 전복을 비창으로 도려내 통째로 먹으라고 권했다.하나를 깨물어 보니 싱그러운 바다 내음과 함께 오돌오돌 씹혔다.맛에 박력이 넘쳤다. 한 동행인은 “먹어본 해산물 가운데 전복 회 맛이 최고”라고 치켜세웠다.현씨는 “모항 전복은 보양과 원기 회복에 탁월해 임금님께 진상했던 바다의 보물”이라며 “전복은 깨끗한 바다에서 몸에 좋은 다시마와 미역 등 해조류를 먹고 자라 맛이 더욱 좋고 영양가가 많다.”고 자랑했다. 냄비에 소라와 함께 넣어 끓여 익힌 전복을 먹어봤다.오돌오돌한 생 전복과는 달리 부드럽다 못해 야들야들했다.4시간 동안의 물질 끝에 잡은 전복을 그냥 먹으려니 미안한 마음이 들었고 해녀들의 인심이 느껴졌다. ■ 귀하신몸 전복 대중화 선언 전복 전문점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전복 요리는 간단찮게 비싸다.대중화됐다고는 하지만 2∼3명이 먹을 수 있는 전복 일품요리는 현지에서도 10만원대다.하지만 1만∼2만원대의 비교적 저렴한 전복 요리 전문점도 생겨나 샐러리맨들도 찾을 수 있게 됐다. ☎ 041 해녀들이 딴 자연산 전복을 현지 시세로 살 수 있는 곳으로는 모항항의 승철수산(041-672-9386)이 대표적이다.자연산 전복은 ㎏당 12만∼15만원.전화로 주문하면 택배도 된다.송옥대 승철수산 사장은 “자연산 전복은 껍데기의 가장자리가 누르스름한데 양식은 푸른빛이 돈다.”고 귀띔했다. 모항항에서 전복을 먹을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곳이 흙도회관(041-672-5353)이다.음식점 안에 들어서면 작은 포구인 모항항과 먼바다까지 한눈에 들어와 시원하게 느껴진다.자연산 회가 전문이지만 승철수산에서 곧바로 공급받은 전복도 내놓는다.가장 대표적인 것이 전복죽과 찜.이 집의 전복죽은 약간 뻑뻑하면서 누르스름한 빛깔이 강하다.주인 황귀영씨는 “게우(전복 내장)를 모두 넣고 끓여 색깔이 누렇게 나온다.”고 말했다.전복찜도 권할 만하다.산 전복을 가늘게 썰어 당근·고추·양파 등을 다져 올리고 참기름으로 양념을 해 익힌 것으로 야들야들한 맛이 그만이다.뒷맛도 깨끗해 자꾸 찾게 된다.전복 1㎏에 13만원인데 찜과 죽으로 3명이 먹을 수 있다. 인근의 순환회관(041-672-9311)은 직접 물질을 하는 이순옥씨가 지난해 문을 연 전복 전문점이다.다른 생선회는 취급하지 않는다.전복 찜·구이·회를 하는데 1㎏에 12만원이다.전복죽은 2∼3명 분량이 8만원,1인분은 팔지 않는 게 단점이다.이외에도 반도회관(672-7337),송도회관(672-1616)도 전복을 취급하지만 1㎏에 15만원 선으로 인근의 다른 집보다 다소 비싸다. ☎ 02 서울에서도 전복을 취급하는 집이 부쩍 많아졌다.미식가들은 서울의 가장 대표적인 전복 음식점으로 한남동 지하철 6호선 한강진역 1번 출구에서 200m가량 떨어진 해천(02-790-2464)을 꼽는다.전복의 달인이란 평을 받는 주인 채성태씨가 직접 개발한 요리 10여가지를 내놓고 있다.1층 홀과 계단 벽에는 유명인의 사인과 언론보도가 벽을 가득 메우고 있을 정도로 유명세를 탄 집이다. 가장 대표적인 음식은 해천탕(12만원).삼계탕을 응용한 음식으로 토종닭을 전복·한약재와 함께 넣고 푹 곤 것이다.해천의 소찬영(38) 조리장은 “전복은 닭과 궁합이 잘 맞는다.”며 “여름철 보양식으로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닭 국물의 고소한 맛과 한약재의 감칠맛이 풍성한 가운데 전복의 단맛이 은근히 숨쉬고 있다.반짝거리는 껍데기속에서 온전한 모양을 유지하고 있는 전복은 살집이 단단하다.육질이 졸깃하다.해천탕의 육수가 자박하게 남으면 해초 죽을 끓여준다. 이 집의 전복죽(1만 5000원)은 졸깃한 전복이 제법 풍성하게 들어있다.전복 내장과 함께 해초를 갈아 넣어 푸른 빛이 돈다.향이 진하고 부드럽다.압구정동 현대백화점·용산전자상가 푸드코트에 죽 전문 분점을 냈다.전복회는 1인분에 9만원.소씨는 “요즘은 전복을 즐기는 여성들이 무척 많아졌다.”고 말했다. 서울 오금동 송파경찰서옆 참전복마을(02-400-1230)은 전복 대중화에 앞장서는 집이다.점심 메뉴로는 전복영양솥밥(1만 2000원),전복참치회덮밥(8000원),전복대구지리(6000원),전복죽(1만원)을 내놓았다.저녁 메뉴는 다소 비싸다.전복회·구이·찜 등이 나오는 코스가 6만·8만원이다.전남 완도군 노화도의 전복으로 조리한다.메뉴는 배윤자 보건대 조리학과 교수와 서양화가 김세정씨가 개발했다. 서울 한성대역에서 성북동쪽으로 가는 길목의 섭지코지(3673-5600)도 제주산 자연 전복회 전문점이다.1㎏에 38만원.1㎏이면 제법 큰 전복 한마리 무게로,작은 것은 3마리 정도 된다.손님 앞에서 꿈틀꿈틀 움직이는 전복을 회로 떠준다.이어 해삼·소라·자리돔세꼬시·오분자기구이·갈치구이·튀김·식사 등이 나오는데 4명이 먹을 수 있는 분량이다.또 큰 전복에서 나오는 체액을 잔에 따라 주기도 한다.
  •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29)안면도 백사장·홍성 남당포구의 대하축제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29)안면도 백사장·홍성 남당포구의 대하축제

    ●수염이 길고 의젓한 海老 도쿄시내 간다(神田)의 고서점거리를 누비는데 해로(海老)란 제목이 눈에 띄었다.한평생 바다일에 종사한 어민을 뜻하는 줄 알았는데 뜻밖에 새우의 별칭이었다.길고 의젓한 새우 수염을 빗댄 말인데,새우의 품격을 그럴듯하게 표현하고 있다.우리는 ‘새우눈’이란 속어에서 보듯 조금은 새우를 깔보는 마음이 없지 않아 새우젓만 좋은 줄 알지 우람한 왕새우의 멋은 그다지 즐기지 않는 편이다.조선시대의 고전소설 ‘메기장군고담’에도 절벽 위에서 새우가 떨어져 대대로 곱사등이가 된 것으로 묘사하고 있다. 찬바람 불어오는 이맘때면 왕새우 살집도 토실토실 올라 밥상머리를 푸짐하게 한다.가을새우의 제맛은 역시 충청도 내포(內浦)에 있다.지난달 18일에 시작된 홍성의 남당포구 대하축제는 10월 말까지 열리며,10월로 접어들자 태안의 안면도에서도 백사장포구 대하축제가 한창이다.입추의 여지없이 차들이 들어차고 골목에는 새우굽는 냄새가 회를 동하게 한다.3만원쯤 주고 1㎏을 사면 4인 가족이 그런대로 먹을 만하다. 잘 모르는 이들은 지근거리인 홍성과 태안에서 겹치기 축제가 열리고,허구한 날 먹을 수 있는 새우를 놔두고 구태여 축제 기간에 몰려드는가 하고 의문을 표시하기도 한다.그러나 두 곳에서 비슷한 새우축제가 거의 동시에 열리는 나름의 사연이 있다. 왕새우는 봄철 천수만에서 산란한다.AB지구 방조제로 막히기 전,만 깊숙이 들어와 부석면 도비산 밑에서 알을 낳고 성장한다.오늘날 서산시내 양대리의 쓰레기처리장이 있는 옛 염전터까지 새우떼가 몰려들었는데,그 까닭은 이곳이 모래가 많아서였다.여름까지 새끼손가락 길이만큼 자란 새우는 추석을 전후해 부쩍 자란다.이윽고 찬바람이 불라치면 천수만을 벗어나 바깥 바다로 나간다.남당포구 어민들 입장에서는 “애써 길러 잡아먹을 만하니 모두 빠져나간다.”고 투덜댈 만하다.작을 때는 금어기여서 손도 못대다가 정작 제철에는 밖으로 빠져나가기 때문이다.홍성에서 9월에 대하축제가 시작되는 것은 제철 대하가 본격적으로 잡히기 시작했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10년 전만 해도 전량 일본에 수출 천수만을 벗어난 새우들은 안면도나 원산도 밑으로 진출하며,조금 더 자라면 격렬비열도나 남서쪽 난바다로 나간다.이즈음 남당포구에서는 멀리 흑산도까지 무려 12시간이나 걸리는 출어준비에 바쁘다.새우가 어느새 흑산도 어름까지 빠져나간 까닭이다.기온이 영하를 오르내리면 따듯한 동중국해 쪽으로 내려갔다가 이듬해 봄에 다시금 천수만으로 회유해 산란을 하게 된다. 남당포구에서 먼저 대하축제가 열리고,이어 안면도 백사장에서 다시 축제가 열리는 것은 이같은 자연의 질서에 따른 일이니 축제가 겹친다고 나무랄 일이 못된다. 남당포구에서 먹는 새우가 조금 씨알이 잔 대신 맛이 쫄깃쫄깃한 반면 20여일 뒤에 안면도 백사장에서 먹는 새우는 훨씬 크고 푸짐하다.서로들 우리 동네 새우가 맛있다고 주장하나,필자의 입으로는 한결같이 맛있고 싱싱하니 어디를 편들 수가 없다.‘제철과일’이 존재한다면 ‘제철생선’도 있다.적기적작(適期適作)의 농법이 있듯 때 맞춰 잡아들이는 어법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왕새우를 이처럼 먹을 수 있게 된 것도 근래의 일.과자 가운데 최장기 히트상품이 ‘새우깡’이지만 정작 우리는 새우젓이나 찬거리용 건새우는 몰라도 큼직한 왕새우를 새우깡처럼 일상적으로 먹을 수는 없었다.그러던 것이 어느새 새우깡만큼이나 흔하게 먹을 수 있게 됐다. 남홍식(59) 안면도 백사장 대하축제준비위원장의 말.“옛날에는 전량 일본으로 수출했지요.우리가 먹을 게 어디 있었겠어요? 당시에는 10t급 대형선들이 격렬비열도에서 삼중망(일명 삼마이)으로 잡아 급랭시킨 뒤 모두 일본에 보냈어요.”불과 10여년 전만 해도 지금 우리가 먹는 새우는 거지반 ‘수출용’이었단다.지금은 국내 소비량도 부족해 수출할 물량이 없다.오히려 수입산이 증가,필리핀·베트남·중국산 등이 속속 들어온다.새우양식이 확산돼 양식새우 총량이 자연산을 앞지른 지 오래다. ●자연산·양식 맛 비슷해 굳이 안따져도 새우는 수온에 민감한 어류다.2003년 대하축제는 자연산이 흉년이라 사실상 양식새우만으로 축제를 치렀다.가격도 만만찮아 자연산 1㎏에 7만 5000원을 호가했으나 올해는 그 절반 수준.근 5년 만의 대풍어이니 제철 새우를 원없이 먹고픈 이들은 당장 달려갈 일이다. 내년에도 새우가 많이 잡힐지는 누구도 장담을 못하니 흔할 때 제철과일 먹듯 실컷 즐기시라. 양식과 자연산을 둘러싼 많은 시비에서 새우도 예외는 아니다.자연산은 전반적으로 흰빛이 도는 가운데 약간 불그레한 자갈색을 띤다.반면 양식새우는 검은빛이 강하다.크기에서는 양식과 자연산의 차이가 없다.밀식으로 양식하면 알이 잘고,밀식을 피하면 커질 뿐이다.중국산은 머리 자체가 거뭇거뭇하며,필리핀이나 베트남산은 상당히 큰 데다가 남방의 수온 때문에 살집의 탄력이 떨어져 쉽게 구분된다.그러나 불에 구우면 새우껍질이 모두 진홍색으로 변해 분간이 어렵다. 새우는 성질이 급해 그물을 끌어올리면 대부분 죽어 있다.수족관에서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는 놈은 십중팔구 양식이다.방금 배에서 내린 자연산새우를 ‘죽은 새우’라며 외면한 이들이 수족관의 양식새우를 싱싱하다며 선뜻 골라잡는 모습은 사실 촌극일 뿐이다.새우축제 현장에 가서는 오히려 ‘죽은 새우’를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사실,자연산 공급이 충분하지 못한 처지이니 양식이라도 많이 해 눅은 가격으로 먹을 수 있게 하는 게 옳다.자연산과 양식을 구태여 구별할 것도 없고,먹어보면 맛도 비슷해 구분도 쉽지 않다.다만,늘 문제가 되는 것은 맛의 차이가 아니라 양식 과정에서 혹시나 항생제를 남용하지나 않았을까 하는 의구심이다. 새우의 영양가는 머리에 쏠려 있다.갑각류는 게,가재 할 것 없이 체외에 알을 싣는 반면 새우만은 머리 부분에 알을 싣는다.일본인은 새우 껍질을 그대로 씹어먹는 경향인데,우리는 벗겨내서 먹는다.콜레스테롤 걱정만 하지 말고 노화방지에 ‘한 역할’ 한다는 키토산이 넘치는 껍질을 함께 씹어먹는 습관을 기를 일이다.왕새우는 삶기,튀김,매운탕,구이,생으로 먹기 등등 온갖 요리법이 가능하다.소금구이는 근래 생긴 식습으로,바닥에 붙지 않고 간이 적절하게 들도록 소금을 이용한 것이다. ●‘새우의 낙원’ 천수만, 간척사업으로 자취 감춰 새우축제로 내포만이 온통 법석이지만 그 기세가 예전 같지는 않다.40여년간 남당리에서 어업을 해온 김영태(65) 남당리축제위원장은 “예전에 남당리에만 연안안강망 배가 50척이 넘었지요.천수만이 막히기 전에는 개가 물고 다닐 정도로 고기가 흔했는데,댐이 막히면서 고기들 알 낳을 장소가 송두리째 사라진 거예요.”라며 입맛을 다신다. 지금도 새우들은 남쪽에서 겨울을 보낸 뒤 4∼5월이면 어김없이 천수만을 찾는다.천수만 안쪽의 거대한 개간지가 모두 새우의 산란장이었다.그 만이 막히자 새우들은 천수만 복판의 죽도나 황도 부근의 ‘상펄’이라 부르는 모래등으로 길을 바꿨다.이곳을 찾는 새우의 종류도 많아 7∼8월에는 새끼손가락 길이에 푸른빛이 도는 고급새우 중하,중하와 비슷하지만 맛이 조금 떨어지는 6월의 독새우,빨간 꽃처럼 예쁘고 맛도 좋은 꽃새우,색깔이 거무스름하고 맛도 없어 사료용으로 쓰였던 일명 송장새우,젓국용으로 쓰는 껍질이 두툼한 됫때기새우,몸통이 작아 젓갈에 그만인 곤쟁이,그리고 철따라 잡아들이던 오젓과 육젓,추젓 등등 세기도 어렵다.천수만 간척으로 이 새우의 낙원이 사라진 것이다. ●물고기들에 ‘그들만의 땅’ 돌려줬으면 어패류는 급감한 반면 해산물 선호도는 급작스레 높아지면서 어촌 풍경도 변하고 있다.안면도 백사장이나 남당포구 같은 현대적 파시촌이 대거 등장하는 것도 이런 추세를 반영한 결과이다.불과 30여호의 한적한 어촌이었던 백사장포구는 현대식 건물이 즐비한 거촌으로 변해 주말에는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다. 남당포구도 불과 50여호였으나 해변에 어패류를 파는 파라솔이 늘더니 이제는 무려 200여호가 밀집한 거촌으로 변신했다.그 옛날 작부의 노랫가락 드높던 파시촌과 달리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밀려드는 자가용 행렬 속에 새로운 풍속도를 만들어내고 있으니 그야말로 21세기의 신어촌 풍속도가 아닐 수 없다. 배편이 없어 가까우면서도 먼 섬 죽도로 길을 잡았다.12개의 자잘한 섬과 여가 모여 산란장답게 오밀조밀한 곳이다.멀리 고정리화력발전소와 원산도,안면도,간월도와 천수만방조제가 보이는 천수만 복판에 떠있다.천혜의 서식장이자 황금어장인 천수만이 절반쯤 허리가 뚝 잘려 몸살을 앓은 지 오래인 그 중심에 죽도가 있다. 죽도 어민의 뼈아픈 한마디.“천수만 땅을 도시민에게 분양한다고 하는데,본디 주인인 물고기에게도 분양하면 어떨까요?” 차라리 댐을 무너뜨려 만을 복원하자는 ‘폭탄선언’인데,그 말이 ‘폭탄’으로만 느껴지지 않음은 웬일일까.
  • 요절작가 에바 헤세의 실험적 작품

    에바 헤세(1936∼70)는 1960년대 다양한 실험작업으로 미국 현대미술에 큰 영향을 끼친 여성 작가다.그러나 이 천재작가는 34세에 뇌종양으로 요절하고 말았다.미학적으로 또 미술사적으로 가치를 인정받는 작가이지만 그는 한국에선 제대로 소개되지 못했다.서울 소격동 국제갤러리에 마련된 대규모 에바 헤세 회고전 ‘변형-독일에서의 체류 1964∼65’전은 그런 점에서 주목할 만한 전시다. 독일 함부르크에서 태어난 헤세의 가족은 나치 정권에 의해 1938년 독일에서 강제 추방당하자 뉴욕으로 이주해 살았다.아르쉴 고르키와 윌렘 드 쿠닝의 영향을 받아 추상표현주의 작품을 많이 남긴 헤세는 전통적인 회화와 조각의 울타리를 넘어 콜라주,부조,오브제 등 다양한 매체를 섭렵했다. 독일의 한 아트 컬렉터의 도움으로 이뤄진 고국 독일에서의 짧은 생활(1964∼65년)은 그의 작품세계의 전환점이 됐다.헤세는 남편인 조각가 톰 도일과 함께 독일 에센 부근의 버려진 공장을 작업실로 삼고 다양한 아방가르드 작가들을 접했다.이 시기를 거치면서 그의 작품에서는 구상적인 요소들이 점차 사라졌다.헤세는 미국으로 다시 돌아온 뒤에는 본격적으로 조각의 세계에 빠져든다. 이번 전시에는 헤세가 독일에 머물며 만든 작품들을 중심으로 회화,드로잉,콜라주,조각 등 50여점이 나와 있다.조각작품들은 고무호스,풍선,그물,밧줄 등을 사용해 만든 것으로 하나같이 ‘걸려 있음’을 주제로 하고 있는 것이 특징.또한 그의 드로잉 연작들은 초현실주의적인 오토마티즘(자동기술법)을 연상시키는 경쾌하고 가벼운 화면을 보여준다.11월19일까지.(02)735-8449.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화성 국화도 인근 바다목장 조성

    경기도 화성시 우정읍 국화도 해역에 대규모 바다목장이 조성된다. 화성시는 “국화도 해역에 인공어초를 설치하고 어린 물고기를 대량으로 방류해 물고기의 산란과 서식을 위한 인공어장을 조성중”이라고 11일 밝혔다. 시는 도·시비 등 10억원을 들여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국화도 해역 16ha에 519개의 인공어초를 투하했으며 10월말까지 10ha에 305개를 더 투하해 신요철형 어초단지 7개를 조성할 계획이다. 인공어초 설치는 국화도 해역뿐만 아니라 인근 입파도,도리도까지 확대될 계획이어서 이 해역 물고기 산란과 서식장 조성에 큰 몫을 할 것으로 보인다. 화성시가 지난해 군산대학교와 공동으로 어초시설 효과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인공어초가 조성된 곳에서는 일반어장에 비해 약 2∼3배 어획량이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인공어초는 또 그물을 끌 때 장애물로 작용,새끼 물고기를 보호하는 역할로 남획을 방지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시는 이와 함께 폐 그물과 낚시 도구 등으로 오염된 인공어초를 정화하는 사업을 올 11월말까지 서해수산연구소와 함께 추진한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시화호에 돌고래 살고있다

    경기도 안산시 시화호에서 돌고래의 일종인 상괭이(일명 곱생이)가 처음으로 발견됐다 11일 인천해양경찰서 탄도출장소와 안산항공환경감시단 양창호 단장 등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전 9시40분쯤 시화호 배수갑문에서 5㎞ 정도 떨어진 시화호 내측 해수면에서 돌고래의 일종인 상괭이(Neophocaena phocaenoides)가 그물에 걸려 죽은 채 발견됐다. 상괭이는 길이 170㎝에 무게는 80㎏가량이었으며 꽃게잡이용 그물인 자망에 온몸이 칭칭 감겨 심한 상처를 입은 상태였다. 상괭이를 발견한 양 단장은 “과거에도 시화호에서 돌고래로 추정되는 물고기를 발견한 적은 있지만 실제로 돌고래가 살고있는 것을 확인한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상괭이는 인도양과 극동아시아 연안에서 사는 돌고래의 일종으로 통상 육지에서 5∼6㎞ 이내에 있는 연안에 살며 삼국사기나 삼국유사 등에서도 흔적이 발견되는 국내에서 가장 흔한 돌고래의 일종이다.상괭이란 명칭은 조선후기 실학자로 흑산도에서 유배생활을 하며 폭넓게 수산연구를 했던 정약전(丁若銓·1758∼1816) 선생이 이름 붙였다. 국립수산진흥원 어업자원부 김장근 연구관은 “상괭이가 어민들의 그물에 걸리거나 배에 충돌해 죽는 사고가 종종 발생한다.”며 “그러나 상괭이가 산다고 해서 시화호의 수질이 반드시 깨끗해졌다고는 볼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시화호에는 지난 2002년 해수유통 이후 각종 어류가 자람에 따라 어민들까지 몰려와 고기를 잡는 등 불법 어로행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안산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아시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 만리장성 넘는다

    박성화 감독이 이끄는 19세 이하 한국 청소년축구대표팀이 9일 밤 10시(이하 한국시간)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 케라스스타디움에서 열리는 34회 아시아청소년축구선수권(20세 이하) 결승전에서 중국을 맞아 역대 11번째 우승이자 대회 2연패를 노린다. 역대 전적에서 6승1무3패로 앞서지만 올해에는 지난 8월 두 차례 연습경기를 포함,3연배를 당하는 등 다소 불안하다.당시 출전하지 않은 김승용(FC 서울) 조원광(FC 쇼쇼) 백지훈 김진규(이상 전남) 등 정예 멤버들이 이번 경기에 나서는 것은 마음이 놓이는 대목이다.반면 8강전과 4강전에서 잇따라 연장전을 거치면서 체력이 바닥난 것이 부담스럽다. 중요한 것은 선제골.이번 대회 4골을 터뜨려 노디르베크 쿠지보이예프(우즈베키스탄)와 함께 득점 선두를 달리는 박주영(고려대)과 날카로운 크로스와 빠른 발이 돋보이는 김승용이 투톱으로 선제골 사냥에 나선다.‘신 일본킬러’ 백지훈과 오장은(FC 도쿄)이 2선 공격과 더불어 중국의 공격을 미리 차단하는 임무를 맡고,김진규(전남) 이강진(도쿄 베르디)을 중심으로 한 포백라인이 촘촘한 그물망을 짤 예정이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물고기도 지능있다

    “물고기가 ‘바보’라고요?천만의 말씀.” ‘물고기의 기억력은 3초’라는 통설과 함께 물고기는 머리 나쁜 동물의 대명사로 통해왔다.하지만 실제로는 웬만한 포유동물 정도의 기억·인식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고 영국 일간지 데일리 텔레그래프가 4일 보도했다. 에든버러대 연구팀이 ‘구피’라는 물고기를 어항 속에 넣고 그물을 피해가는 방법을 가르친 결과 11개월 뒤에도 이 방법을 기억한 것으로 나타났다.이는 사람으로 따지면 40년을 기억한 것과 같은 수준이다. 또 옥스퍼드대 연구팀의 실험에서 동굴에 사는 ‘맹어(盲魚)’는 머릿속에 일종의 ‘인식 지도’를 만들어 주변의 장애물을 능동적으로 피하는 능력을 보여줬는데 햄스터보다 낫다는 평가를 받았다.애완동물로 물고기를 키우는 사람들은 ‘똑똑한 동물’을 키우고 있다는 점이 증명됐다면서 즐거워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한편 연구결과가 나오자 낚시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물고기 애호단체는 “이 정도 인식능력이 있다면 고통도 느낄 것”이라면서 낚시에 대한 혐오감을 드러냈다. 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서해에서 부는 가을 맛바람

    서해에서 부는 가을 맛바람

    가을은 서해로부터 온다.누런 들판에 선 농부의 웃음이 그렇듯,푸른 바다를 등지고 돌아오는 어부의 하얀 웃음에서도 가을은 빛난다.포구는 살아있다.강화의 민물장어,태안의 새우,서천의 전어,남녘 끝자락 무안의 낙지….주황빛 낙조를 바라보면서 맞는 서해안의 가을,거기에 맛이 있다.넉넉한 웃음과 푸짐한 인심,이맘때 서해안 바닷가에선 누구나 행복해진다. 무안·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태안·서천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강화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태안반도 충남 태안반도에 고소한 냄새가 진동한다.‘가을의 진미’ 대하와 전어 굽는 냄새다.코를 킁킁거리면서 백사장포구로 들어가 봤더니 그물에 걸린 새우를 털어내는 어부들의 손길이 바빴다.서해안 최대의 해산물 집산지답게 포구로 돌아온 배마다 새우와 전어로 만선이다.분주한 어부들의 표정은 밝다.태안반도 천수만 일대에는 대하잡이 배들로 가득하다.올핸 대하가 풍년이다. 포구 뒤로 쭉 늘어선 횟집거리엔 ‘갓 잡은 대하 입하’라고 쓴 간판을 내걸고 있다.수족관마다 싱싱한 새우와 전어가 퍼득거리고 낙지가 꼬물거린다.고소한 냄새가 침부터 삼키게 한다.포구 곳곳에는 노릇노릇하게 구운 새우를 뒤집어가며 까먹고 있었다.한쪽에는 칼집을 넣어 굽는 전어 냄새도 난다. 포구 곳곳에는 발에 우럭을 말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우럭의 배를 갈라 손질하고 소금을 적당히 뿌린 다음 따사로운 가을 햇살에 말리는 것이다.다른 지역에서 보기 힘든 태안만의 광경이다.우럭젓국은 태안의 숨은 별미이기도하다. ●맛이 담백한 대하 ‘몸통 살은 입에서 살살 녹고 바싹 구운 머리는 고소하고 씹히는 맛이 최고.’ 작년에 비해 많이 잡히지만 대하의 시세는 매일 바뀐다.얼마라고 딱 말할 수는 없지만 보통 1㎏에 4만∼5만원선.보통 어른 손뼘만한 크기의 대하가 20마리 정도라고 생각하면 된다.10월이 되면 대하 씨알이 더욱 커진다고 한다. 양식과 자연산을 구분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생사여부다.일반적으로 죽은 게 자연산이고 살아 있는 것은 양식이다.그물에 걸린 많은 대하를 배에서 일일이 손으로 떼기 때문에 살릴 수 없다고 한다.양식산은 자연산에 비해 더 검다. 대하는 회나 탕으로도 먹지만 가장 인기 있는 방법은 소금구이다.프라이팬 위에 대하를 가지런히 깔고 하얀 소금을 끼얹고 굽는 것이다.소금의 짠맛이 살짝 배어 간장이나 고추장 없이 먹어도 간이 딱 맞고 담백한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안면도 백사장포구에는 횟집이 즐비하다.그 중에서도 깨끗하면서 10여년을 한곳에서 영업을 해 온 똘순이회관(041-673-6870)이 유명하다.주인 박성식(53)씨는 안면도 토박이로 항상 서해에서 나오는 해산물만을 고집한다.회도 자연산이고 대하도 갓 잡은 녀석들만 손님들에게 낸다.대하값은 보통 1㎏에 5만원.맛있는 밑반찬과 야채 등이 따라 나온다.대하를 사오면 자리와 야채 값으로 1㎏ 1만원을 내면 바다가 보이는 전망 좋은 자리에서 대하를 먹을 수 있게 해준다.이밖에 온누리회타운 (041-673-8966),오뚜기횟집 (041-672-8659)도 있다. ●연포탕은 저리가라.태안 박속낙지 납신다 낙지를 넣고 끓인 전라도식 음식이 ‘연포탕’이라면 태안 쪽에는 ‘박속낙지’가 있다.맛은 연포탕과 비슷하지만 영양과 향 등은 훨씬 뛰어나다.박과 무 등을 넣고 끓인 육수에 산낙지를 넣고 익혀 먹는 음식을 박속낙지라고 한다.박의 싱그러운 풀냄새와 낙지의 담백한 맛이 그대로 살아있는 국물은 정말 ‘끝내준다’. 또한 낙지가 부드럽고 쫄깃쫄깃하다.한동안 끓는 육수에 넣고 삶았건만 전혀 질기지 않다.역시 태안 펄낙지는 삶아도 질기지 않다고 하더니 거짓말이 아니다.낙지가 익으면 다리 세개 정도를 젓가락에 말아 간장소스에 찍어 그냥 먹는다.중간에 자르지 않아도 정말 맛있다.도심에서는 질겨서 엄두도 못낼 일이다. 이렇게 낙지를 건져 먹고는 수제비나 칼국수를 넣어 끓여 먹는다.이것이 박속낙지다.박속낙지는 다른 이름으로 밀국낙지라고도 불린다.6∼7월에 나오는 작은 낙지로 만드는 박속낙지를 일컫는 말이다. 토박이들에게 널리 알려진 집은 정가네 박속낙지탕(041-675-8001).주인 정현규씨는 “낙지는 태안반도에서 잡은 펄낙지를 쓰고,화학조미료는 전혀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무 다시마 등을 넣고 만든 독특한 육수로 맛을 낸다.그래서 맛이 담백하고 깔끔하다.낙지 특유의 향과 맛을 즐기려면 간장소스에 찍어 먹는 것이 좋다.초고추장은 향이 강해 낙지 맛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낙지값은 시세에 따라 차이가 많다.지금은 보통 1인분에 2만원선.낙지 5마리와 칼국수 사리 포함.낙지만을 추가해서 먹을 수도 있다.우리밀로 만든 해물손칼국수는 5500원. ●입에서 살살 가을전어 ‘전어 굽는 냄새에 집 나갔던 며느리 다시 돌아온다.’,‘전어는 며느리 친정간 사이 문 걸어 잠그고 먹는다.’는 가을전어가 한창이다.충남 서천등 서해안 포구에는 전어 굽는 고소한 냄새가 가득하다. 이맘때의 전어가 최고다.산란기를 끝내고 살이 오르며 기름이 올랐기 때문이다.국내 여러 연안에서 나지만 서천 토박이들은 ‘갯벌전어’로 이름난 서천전어를 으뜸으로 친다. 가을전어처럼 지방이 많은 생선은 초고추장이나 냉이고추(와사비)보다 쌈장에 찍어먹는 것이 더욱 맛을 느낄 수 있다.마른 김과 묵은 김치에 싸서 먹는 맛은 정말 별미다. 양파,당근,오이,깻잎 등 갖은 채소를 함께 넣어 초고추장에 버무려 먹는 회무침으로도 많이 먹는다. 하지만 9∼11월초까지 잡히는 전어는 지방이 많아 구워 먹는 것이 최고다.전어 몸통 양쪽에 각각 3∼4 군데씩 칼집을 낸 뒤 소금을 살짝 뿌려 석쇠에 얹어 굽는다.고소한 냄새가 진동을 한다.‘햐,냄새에 집나간 며느리가 돌아올 만하군.’하는 생각이 든다.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전어의 꼬리와 머리를 잡고 통째로 뜯어먹는다.살과 잔뼈 채를 함께 씹는데 ‘역시 최고야’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부드럽다.고소하다.담백하다. 가을전어는 충남 서천군 홍원항과 안면읍 백사장포구가 유명하다.매일 가격이 틀리지만 보통 횟집에서는 1㎏에 2만 5000원 정도면 간단한 밑반찬과 야채를 포함해 회를 쳐주거나 구워먹을 수 있게 해준다.공판장에서는 1㎏에 1만 5000원 정도.보통 전어 11마리 내외가 올라간다. 포구의 횟집들은 모두 가격이 비슷하다.그중에서 해돋이횟집(041-951-9803)은 2대째 손맛을 대물림한 집으로 알려져 있다. ●국물 맛이 삼삼한 우럭젓국 태안의 주당들은 아침에 속풀이국으로 북엇국 대신 우럭젓국을 먹는다.삼삼하고 시원한 국물이 과음을 하고 난 아침에 속을 달래기에 그만이기 때문이다.따뜻한 국물은 마시면 ‘커 커 시원하다’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또한 추석 차례상에도 말린 우럭을 올린다고 한다.온 가족이 모인 추석 다음날 아침은 으레 우럭젓국을 먹는 것이 이곳의 풍습이란다. 말린 우럭포를 쌀뜨물에 넣고 끓이면 삼삼한 우럭젓국이 된다.젓갈이나 다른 양념은 거의 들어가지 않는다.짭짤하게 말린 우럭포에서 우러나온 진국이 간과 영양을 적당히 맞추어 준다.우럭젓국으로 유명한 지형수산(041-674-5610)은 자연산 우럭을 고집해 훨씬 더 국물맛이 담백하다.4인분 기준으로 2만 5000원.밥과 밑반찬 포함.우럭포만 팔기도 한다.보통 1만원선. 또한 주문하면 대하,꽃게,어패류를 박스로 택배해 준다.가격은 시기마다 다르므로 전화로 문의하면 된다. ●펄펄 뛰는 오징어 태안의 신진도에는 새벽마다 밤새 잡은 오징어를 내리는 불빛이 대낮처럼 밝다.끝물이라고 하지만 요즘도 오징어가 많이 잡힌다.크기도 동해에서 잡히는 것보다 훨씬 크고 맛있다. 요즘 배에서 막 내린 오징어 20마리가 1만 5000원선.근처 횟집에서 1만원이면 3마리 정도를 회 쳐 주는데 어른 두명이 실컷 먹고도 남는다.황성횟집(041-673-0189)은 싱싱한 오징어로 유명하다.또한 전어 대하 등 가을의 진미들로 맛볼 수 있다. ●쫄깃쫄깃한 펄낙지 “목포의 모래 낙지랑 우리 펄낙지는 비교 대상이 아니지요.펄낙지는 살이 통통하고 씹는 맛이 최고며 끓여 먹어도 전혀 질기지 않아요.”‘낙지박사’ 정현규(42)씨의 태안낙지 자랑이다. 태안반도에는 이원면 앞과 정산포구에서 낙지가 많이 나온다.특히 정산포구에서 낙지는 바지락을 먹고 자라서 영양과 맛이 최고로 친다.낙지는 2∼3월부터 자라기 시작해 7월에는 소위 세발낙지만큼 커지고 지금은 어느 정도 성숙한(?) 청년의 모습이다. ■ 강화도 민물장어는 그 생태가 다 밝혀지지 않은 신비한 물고기다.인공부화가 안 되고,비늘이 없고,실뱀장어 전단계인 렙토세팔루스의 생활이 전혀 알려져 있지 않다.우리나라에선 전북 고창의 풍천장어,전남 강진의 목리천장어가 유명하다.민물장어는 바다에서 태어나 강과 하천 등지에서 성장한 다음 6400㎞를 역영해 필리핀 해구의 수심 400m에서 산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알이 발견된 적이 없어 일부 학자는 새끼를 낳는다고도 주장한다. 생김새 탓에 뱀장어로도 불리는 민물장어는 정력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어찌보면 남성과 비슷해 보이기도 한다.최근의 연구결과 불포화지방과 비타민A·B가 풍부한 것으로 나와 정력에 좋다는 말이 낭설만은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장어는 한자로 鰻(만)을 쓰는데,이는 고기어(魚),날일(日),넉사(四),또우(又)로 파자할 수 있다.이를 두고 장어를 먹으면 하루(日)에 네(四)번을 해도 또(又)하고 싶어진다고 풀이하는 사람도 있다. 시중의 민물장어는 양식이거나 수입산이 대부분이다.길이 50∼80㎜의 치어가 바다에서 강으로 거슬러 올라오는 것을 잡아 키운 것이다.5∼12년간 민물에서 살다가 8∼10월 산란하기 위해 바다로 내려간다. 이런 민물장어의 명소로 서울에서 1시간30분가량이면 도착하는 인천 강화도가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강화도에서 올해 민물장어 40t이 생산됐고,맛도 기존의 양식 장어보다 훨씬 좋은 까닭이다.강화도에서 생산된 장어는 풍천장어와 같은 종류다. 길이 60∼80㎝의 장어를 고창 등지에서 사다가 강화 갯벌에서 3∼5개월 기른 것이다.동검수산 박용철 대표는 “기르는 동안 인공사료는 전혀 주지 않고 산소만 공급한다.”며 “첫 달은 장어가 비쩍 마르다가 두달째부터 통통해진다.”고 말했다.장어는 강화갯벌에서 먹이활동을 한다.초지대교옆의 황산도횟집 정희옥 사장은 “처음에 갯벌장어의 배를 갈랐는데 새우와 새끼게,망둥어까지 나와 놀랐다.”고 말했다.이런 먹이활동 탓에 머리는 뾰족하나 입은 뭉뚝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맛.푸드칼럼니스트 정신우씨는 “부드러우면서 쫄깃하고 담백하면서 고소하다.”며 “자연산 장어와 맛이 거의 비슷하다.”고 평했다.양식과는 달리 껍질이 두껍고 질긴 것도 특징이다.양식과 비교하면 해감과 흙냄새가 훨씬 적다.그래서 양념구이뿐만 아니라 소금구이로도 많이 먹는다.마니아들은 회로도 즐긴다. 강화지역은 옛날엔 장어로 유명했단다.노양래 강화군 어업관리팀장은 “세계 5대 갯벌 가운데 하나인 강화갯벌은 새끼물고기와 게,수생식물 등 먹이가 풍부하고,한강·임진강·예성강이 만나 바다로 합류하는 기수(汽水)지역이어서 옛날엔 장어 생산지로 유명했다.”며 “이런 연유로 30여년 전부터 강화대교 아래쪽에 수도권에서 가장 큰 장어마을인 ‘더러미장어촌’이 형성됐다.”고 말했다. 근래 들면서 자연산 장어는 구경조차 어려워졌고,급기야 양식 장어를 수송,장어마을 명맥을 이어가던 실정이다. 올해 처음 갯벌에서 키운 강화장어는 자연산과 비슷한 맛으로,초지대교를 중심으로 장어전문점이 한창 생겨나고 있다.강화갯벌장어는 어른 2명 분량인 1㎏에 6만원인 반면 자연산 장어는 ㎏에 12만∼15만원이다.강화도의 직매장에서 사면 ㎏에 4만원이다.다듬어 주기도 하고 비용을 조금 더 주면 양념과 함께 구워주기도 한다. 장어는 생강과 잘 어울린다.느끼한 맛을 산뜻하게 바꾸며 소화 흡수를 돕는다.부추와 같이 먹어도 좋다.반면 복숭아와는 상극이다. 강화갯벌장어는 갯장어와는 다르다.‘하모’로 불리는 갯장어는 전남 여수 등지의 남해안에서 많이 나며 ‘참장어’로 부른다.잔가시가 많으며,회나 탕으로 즐긴다.회로 즐기는 붕장어(일명 아나고)가 1m 전후인데 갯장어는 2m까지 자란다.‘꼼장어’로 많이 부르는 먹장어는 턱이 없고 입이 흡판 모양이다.양념구이로 많이 먹는다. ●장어 맛집들 강화군과 김포시 사이의 한강이 서해로 흘러드는 ‘염하’의 물줄기가 환히 보이는 초지대교를 넘어 강갯벌장어집들이 몰려 있다.갯벌장어 1번지는 초지대교를 건너자마자 왼쪽에 있는 황산도횟집(032-937-4337)이다.상호에서 보듯 생선회가 전문이었지만 이젠 장어에 밀렸다.가장 유명한 것이 양념구이.장어 특유의 냄새가 나지 않고 달착지근한 양념과 고소한 장어 맛이 어울려 장어 초보들이 먹기는 그만이다.장어 자체의 맛을 즐기는 이들은 소금구이를 주문한다. 어른 2명이 먹을 양인 1㎏에 6만원이다.안주인 정희옥씨는 “양념구이의 양념에는 고추장과 함께 당귀·천궁·감초 등 30여가지의 약재가 들어간다.”고 말했다.양념이든 소금구이든 다 먹고 나면 장어죽을 내온다.양식장어로는 장어죽을 끓이지 못한단다.해감과 흙냄새가 진동하기 때문에.찹쌀을 갈아 쑨 죽은 수프와 맛이 비슷하다.15번 지방도를 따라 내려가면서 초지숯불장어(032-937-8601),천미숯불장어(032-937-7766),등대참숯불장어(032-937-0749) 등도 갯벌장어를 취급한다. 초지대교에서 오른쪽으로 해안도로를 따라 15㎞ 정도 올라가면 더리미 장어마을이 나온다.장어집 10여곳이 모여 있다.마을 초입에 들어서면 장어굽는 냄새가 미리 마중나온다.양식 장어를 쓰다가 지금은 강화갯벌장어로 바꾸고 있다.가장 대표적인 곳이 별미정숯불장어(032-932-1371)다.양식이 ㎏에 4만원인 데 비해 강화갯벌장어는 6만원이다. 주인 한종호씨는 “손님들이 못보는 초벌구이부터 장어를 숯불에 굽는다.”고 말했다.기름이 적고 담백한 맛이 이 집의 특징.소금구이·양념구이·간장구이를 모두 맛볼 수 있는 코스가 있다.이외에도 더리미숯불장어(032-934-0787),일미산장(032-933-8585) 등이 유명하다. ■ 무안 & 목포 ●낙지 어패류는 ‘개펄’에서 맛이 우러난다.생김새도 바다 밑바닥 여건에 따라 다르다.어류의 육질과 때깔도 차이가 난다.그래서 천혜의 개펄이 발달한 서남해안 해산물은 으뜸으로 친다. 국토의 서남쪽 끝자락에 자리한 무안 ‘펄낙지’가 제철을 맞았다.9∼10월엔 망운,해제,운남면 등지에서 낙지잡이가 한창이다.낙지라면 전국 어디서나 쉽게 맛볼 수 있는 대중 음식이다. 그러나 대부분 중국산으로 무안 펄낙지와는 맛이나 향에서 비교할 수 없다.이곳 낙지는 다른 지역의 것이 붉은 빛을 띠는 데 비해 잿빛 윤기로 반들거린다.다리도 더 길고 육질은 여리고 부드러운 게 특징.동이 트기전 포구에서 도착하는 싱싱한 낙지들이 미식가들의 구미를 당긴다. 전남 무안읍 성동리 하남횟집(061-453-5805)은 인근 개펄에서 갓 건져 올린 낙지 요리로 손꼽힌다.이 집의 주 메뉴는 기절낙지.기절낙지는 중간 크기의 낙지를 골라내 대소쿠리에 넣고 민물로 펄을 빨아낸다.이 과정에서 낙지가 힘이 빠지고 육질이 부드러워지는 데서 붙여진 이름이다.기절낙지는 낙지를 잘게 썰거나 다지지 않고,발을 잘라 그대로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다.입안에서 깨무는 질감이 일품이다. 또 한 가지 놓칠 수 없는 메뉴는 세발낙지.어른 한뼘 크기의 자잘한 낙지를 산 채로 먹는다.수족관에 오래 보관하지 않고 갓 잡아온 것을 나무젓가락에 말아 한입에 넣는다.양념없이 먹어도 비릿한 바다향이 감칠맛을 느끼게 한다.이밖에 낙지 비빔밥,연포탕,낙지 볶음,회무침,전어회,오도리 등 각종 요리를 즐길 수 있다. 기절낙지는 한접시 3만∼5만원(3∼5명기준),세발낙지 한접시(20마리) 5만∼6만원,회무침 한접시 3만원(4명기준),오도리(새우) 1㎏ 5만원 등이다. 이 집에서 공용터미널을 끼고 100m쯤 가면 무안 뻘낙지 전문점(061-452-9988)이 있다.겉보기엔 허름하지만 낙지 전골,초무침,세발낙지 등을 잘한다.낙지 도소매도 겸하고 있다. 초무침은 3만원(4인기준) 세발낙지 1마리당 3000원,굵은 낙지 한접시(20마리)당 10만∼12만원 등이다. 이들 식당이 자리한 공용터미널 뒷골목에는 무안 낙지만 전문으로 판매하는 소매상이 즐비하다.무안낙지는 지금부터 10월까지 가장 많이 잡혀,값도 이맘때가 가장 싸다. ●민어 민어 역시 잘 발달된 개펄에서 산란하는 어종이다.진상품으로 알려진 민어는 여름∼가을 전남 신안군 임자,암태,지도 등 연안에서 잡힌다.요즘이 제철인 셈이다.주로 4∼5㎏짜리지만 큰 것은 20㎏을 넘는다.열대성 어종이라 수온이 떨어지면 남쪽으로 이동한다.어부들은 회유 경로를 따라 민어를 잡는다.민어는 예부터 노약자나 임산부 등의 보양식으로 사용될 만큼 맛이나 영양이 뛰어나다. 전남 목포시 중앙동 삼화횟집(061-244∼1079)은 민어회로 유명하다.고급 어종인 민어를 사시사철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삼화횟집은 연안에서 갓잡아 올린 민어를 먹음직스럽게 썰어 내놓는다.두껍게 썰었지만 민어살을 초고추장에 찍어 입에 넣으면 살살 녹는다.쫄깃한 민어 부레와 아가미,껍질 등도 곁메뉴로 오른다.다시마와 마른 밴댕이,민어뼈를 고아 만든 민어탕도 식사용으로 나온다.또 굵은 소금에 절여 말린 건민어탕도 별미.말린 민어를 쌀뜨물에 넣고 푹 고아 만든다.건민어탕은 미리 주문해야 맛볼 수 있다. 주인 천안숙(49)씨는 “민어를 냉동실에 보관해 보면 일주일이 지나도 돔이나 농어 등과는 달리 신선도가 그대로 유지된다.”며 민어회의 ‘우수성’을 자랑한다.회는 한접시 4만원(3인 기준),탕은 한냄비 1만원,건민어탕 한냄비 3만원 등이다.
  • [데스크 시각] 놀이터와 장터/주병철 경제부 차장

    얼마전 알고 지내던 한 이코노미스트를 만났다.늘 그렇듯이 화두는 경제가 어떻게 돌아가느냐는 것이었다.그는 최근 청와대 고위 인사들을 만난 얘기를 들려줬다.만나지 않은 것보다 못했다는 단서를 달면서.시장에서 왜 불안해 하느냐고 묻기에 정책이 불확실하다며 이것저것 얘기해줬는데,아주 듣기 거북해 하더라는 것이다.당시 목구멍까지 넘어왔지만,참고 넘어갔던 ‘솔직한 얘기’를 이렇게 털어놨다. “참여정부의 시장정책은 술파는 가게(시장)앞에서 음주단속(질서 바로잡기)하는 것과 흡사하다.술파는 가게 앞에서 음주단속을 하면 손님이 끊겨 주인으로서는 장사하는 의욕을 잃기 마련이다.그런데 시장질서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단속이 꼭 필요하고,그래서 가게앞에 지키고 서있는데 뭐가 잘못됐느냐 식으로 반격을 하니….” 그는 “시장개혁의 초점이 재벌 오너들의 불법·편법 상속 차단에 맞춰졌다면,이 정부 들어 만들어 놓은 ‘포괄적 상속·증여세법’이란 그물망으로 충분히 막을 수 있다.”며 “그런데도 기업들이 죽겠다고 아우성치는 출자총액제한제 등을 유지하겠다고 고집할 이유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비슷한 얘기지만,잘 나가던 공직생활을 접고 국내 굴지의 그룹 계열사 임원으로 자리를 옮긴 한 인사는 이런 말을 했다.“얼마전 후배(공무원)들을 만났는데 이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 코드가 맞지 않아 고민이라고 하더라.”며 “자리가 없느냐.”고 농반진반으로 물었을때 내심 놀랐다고 했다. 우연히 청와대에 파견나가 있는 한 관료를 만났더니 “시장에서는 청와대의 특정 인사를 분배주의자,좌파성향의 인물로 몰아세우는데,알고 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며 경험담을 털어놨다.시장이 지레 겁을 먹고,실체를 잘못 인식하고 있을 뿐 그분(?)은 분명 시장주의자”라고 설명했다. 참여정부의 경제정책에 불안감을 떨쳐버리지 못하는 모그룹의 임원에게 이런 얘기를 건넸더니 “참여정부가 시장경제를 너무 모른다.”고 대뜸 열을 받았다.그는 “대기업들이 수십조원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이유가 뭔지 아느냐.”고 물었다.“이 만한 돈이면 이 정권이 끝날 때까지 가만히 있어도 먹고 살 수 있을 것”이라고 뼈있는 말을 던졌다.그러고는 “기업들의 먹을거리는 해외에 있다.기업들이 해외에서 죽기살기로 경쟁자들과 싸우고 있는데,정부는 뒷짐만 지고 있고,그것도 모자라 뒷다리만 잡으려 한다.이런데 누가 투자하려 들겠는가.”라고 되받았다. 듣고 보면 어느쪽 하나 틀린 것 같아 보이지 않는다.하지만 서로 다른 입장에서 보면 모순덩어리다.자기 주장은 옳고,상대방 주장은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는 논리다.이헌재 부총리는 지난 2월 취임하면서 “시장은 놀이터가 아니다.”며 시장참여자들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던진 적이 있다.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지금 시장은 경제주체,그리고 이를 둘러싼 주변 세력들에 의해 유린되고 왜곡되고 있다.시장은 놀이터도 아니지만,누군가가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는 개혁의 대상도 아니다.더구나 시장에는 좌(左)도,우(右)도 없다.그저 생존논리만 통할 뿐이다. 경제 주체들은 ‘자신의 덫’에서 벗어나야 한다.시장의 파이(크기)를 키우는데 힘을 모아야 한다.그래서 훼방놓고,장난질이 난무하는 ‘놀이터’가 아니라 생기가 도는 ‘장터’로 만들어야 한다.장터에 힘찬 기운이 돌아야 생산자도,소비자도,정부도 모두 산다. 주병철 경제부 차장 bcjoo@seoul.co.kr
  • 초록빛 스키장을 즐겨라

    초록빛 스키장을 즐겨라

    스키장은 겨울에만 간다? 이것도 편견이다.앞선 의식의 소유자라면,스키장은 가을부터 쭈∼욱 즐겨야 한다.하얀 눈이 아니라도 좋다.파란 잔디,나무와 꽃들 속에서 다양한 레저 스포츠를 즐기며 땀을 흠뻑 흘려보는 것 또한 가을 스키장의 색다른 추억거리다.가을 스키장의 맛을 느껴 보자.곤돌라로 정상에 오르면 사방으로 뻗은 산줄기가 가슴을 확 트이게하고,서늘한 바람과 파란 잉크가 묻어 나올듯한 가을하늘로 손을 뻗어보고 싶다. 사계절 휴양지가 된 스키장에선 갖가지 레포츠를 즐길 수 있다.잔디가 깔린 슬로프에서 즐기는 마운틴 보드,슬로프 정상에서 타고 내려오는 알파인 슬라이더,아이들과 함께 타는 물보라 썰매,온 가족이 함께 스키장 구석구석을 여행하는 MTB,누구나 쉽게 즐기는 파크골프,아이들이 제일 좋아하는 산악버기카 등등. 스키시즌과 달리 지금은 저렴한 콘도패키지 및 레포츠 할인 상품이 많아 하루를 부담없이 즐길 수 있다는 것도 가을스키장의 미덕.자,이번 주말은 스키장에서 가을추억을 한 편 만들어볼까. ●푸른 잔디밭을 날아라-지산스키장 지산스키장은 주말마다 마운틴보드 강습회와 보더들을 위해 리프트를 운행하고 있다.나이,성별에 관계없이 쉽게 배울 수 있는 마운틴보드가 30대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푸른 잔디밭을 날아다니는 기분은 아무도 몰라요.”라고 김현진(25·레포츠 강사)씨는 마운틴보드의 매력을 이야기한다. 스노보드가 눈 위를 달린다면 마운틴보드는 바퀴가 달려 언덕을 질주해 내려오는 엑스게임의 일종이다.엑스게임이란 다소 위험하지만 스릴과 짜릿함을 느낄 수 있는 레포츠를 말한다. 마운틴보드는 겨울에만 타는 스노보더들의 허전함을 달래기 위해 개발된 새로운 익스트림 레포츠다.크고 튼튼한 4개의 바퀴가 달려 있고 방향전환을 가능케 하는 조향장치가 달려 있다.아직까지 국내에선 초보단계이지만 차츰 확산되고 있는 추세. 50만원이 넘는 보드가격과 탈 수 있는 곳이 아직 많지 않다는 단점이 대중화의 걸림돌이지만 일단 한번 타본 사람은 마운틴보드의 매력에 빠져들고 만다.특히 초보자에게는 동호회에서 장비를 빌려주고,가르쳐 주기 때문에 도전하기만 한다면 쉽게 배울 수도 있다. 파란 하늘이 가득한 지난 11일 토요일에 경기도 용인 지산리조트로 사람들이 모여들었다.찢어진 청바지를 입은 청년부터 아이들을 데리고 온 아줌마까지 연령층도 다양하다.바로 인터넷 다음의 ‘마운틴보드 동호회’ 회원들이다.적막하던 스키장이 갑자기 활기에 넘쳤다.리프트를 타고 벌써 미끄러져 내려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자세를 배우는 초보자들도 눈에 띄었다. 김미정(37·철도청 근무)씨는 “파랗게 펼쳐진 슬로프를 내려오는 매력을 어떻게 말로 표현합니까.”라며 기자에게도 보드를 권했다. 마운틴보더들은 대부분 스노보드 마니아들이다.기본기가 비슷하기 때문에 접근이 쉽다.하지만 스노보드를 탈 줄 안다고 마운틴보드를 얕보았다간 큰코다친다.다소 무거운 데다 바퀴가 달려 있어 스노보드만큼 바닥에 밀착된 안정감과 부드러운 미끄러짐이 없고 바퀴가 구르면서 흔들려 중심을 잃어 쓰러지기 쉽기 때문이다.하지만 익숙해지면 자갈밭과 노면의 울퉁불퉁함이 발바닥과 무릎까지 그대로 느껴지는 짜릿함을 느낄 수 있고,직할강과 비슷하게 거의 앉은 자세로 파워 슬라이딩을 하며 느끼는 속도감은 스노보드보다 훨씬 빠르다. 마운틴보드 2년차인 심봉용(32·자동차정비)씨는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는 레포츠”라며 “보통 스노보드를 타보지 않은 초보자들도 3∼4시간만 배우면 멋진 모습으로 슬로프를 미끄러져 내려올 수 있다.”고 했다.유양욱(덕수초 3년)군은 “인터넷에서 우연히 알게 돼 아빠랑 왔어요.바닥이 울퉁불퉁한 곳에서는 중심잡기도 힘들고 배운 대로 되지 않아 속상해요.”라고 불평하더니 금세 타는 법을 배웠단다. 멋진 모습으로 라이딩을 하던 여자 보더가 넘어지며 몇 바퀴를 구른다.‘툭툭 털고 일어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라이딩을 하며 내려온다. 넘어졌던 김동희(27·교사)씨는 “넘어지고 깨지고 까지고 하는 상처를 두려워하면 틴보(마운틴보드 약어) 못해요.우리는 틴보를 타다가 난 상처를 ‘영광의 상처’라고 해요.”라고 말하며 하얀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스노보드를 탈 때보다 훨씬 스릴 넘쳐요.울퉁불퉁 튀어 오르는 보드 위에서 달리는 기분은 정말 최고죠.” 슬로프 구석에는 점프대를 만들어 놓았다.하늘을 나는 고수들의 멋진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나도 모르게 흥분이 된다.또한 곳곳에 벙커와 모글을 만들어 라이딩하는 재미를 더해준다. 보드마니아 조강호(37) 실장은 “마운틴보드는 사계절 연령층에 관계없이 누구나 즐길 수 있으며 생각보다 안정되고 스릴 넘치는 레포츠”라며 “누구나 동호회 모임에만 나오면 배울 수 있다.”고 말했다. ■ 여기도 가보세요 ●썰매를 타고 신나게 달리자-양지 파인리조트 파인리조트는 알파인 슬라이더,산악버기카,파크골프 등 가족끼리 짜릿한 스릴을 느낄 수 있는 시설들이 많다.수도권에서 차로 40분 정도면 접근이 가능하고 호텔형 콘도미니엄과 파인빌라 등과 볼링장 실내수영장 등을 갖추고 있다. 알파인 슬라이더는 ‘숲 속의 봅슬레이’라고 불리며 스키장 슬로프를 따라 바뀌 달린 1인용 썰매를 타고 내려오는 레포츠다.최고 시속 30㎞의 속도를 내는데,체감속도가 굉장히 빠르다.특히 커브구간에선 스릴만점이다. 썰매에 속도를 조절할 수 있는 장치가 있어 위험하지는 않다.출발점인 슬로프 ‘블루’까지는 리프트를 타고 올라간다.길이는 800m로 국내최장.초등학생부터 혼자 탈 수 있으며 어린아이 경우는 어른의 무릎에 앉혀 같이 탈 수도 있다. 가격은 1회에 어른 5500원,아이 4000원.3회권은 어른 1만 3500원,아이 1만 1000원이다.콘도회원은 50%,스키회원은 30% 할인해 준다. 파크골프는 남녀노소 쉽고 편하게 즐길 수 있는 미니 골프게임이다.복장이나 신발 장갑 등 다른 준비가 필요없다.치는 방법이나 룰이 간단해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들에게 특히 인기.리조트를 둘러싼 독조산의 맑은 공기를 느끼며 산책을 겸해 게임을 즐기면 좋다.9홀에 대인 8000원,소인 6000원.파크골프채는 무료로 빌려준다. 렌털 하우스 벽면에 설치된 인공암벽은 최상의 담력 테스트 코스.초등학생 이상이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운영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어른 3000원,어린이 2000원. 서너 가닥의 줄에 매달려 점프의 아찔함과 하늘을 나는 기분을 느끼게 하는 유로번지는 초등학생부터 이용 가능하다.어른 5000원,어린이 4000원.이밖에 산악자전거와 서바이벌 코스가 있으며 특히 코믹스볼링장은 특수조명과 야광 처리된 볼링공 핀 등이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Big4레포츠 이용권은 파크골프,알파인 슬라이더나 수영장(택1),유로번지나 볼링장(택1),당구장이나 인공암벽(택1)을 포함해 1만 3000원.Big6는 파크골프,알파인 슬라이더,수영장이나 사우나(택1),볼링장이나 유로번지(택1),당구장이나 인공암벽(택1)과 식사 포함 2만원이다. 콘도이용 요금은 평일 8만원,주말 10만원 선이다.레포츠 시설은 주말에만 운영한다.www.pineresort.com,(02)540-6800. ●멋진 단풍에 취해 보자-무주리조트 무주리조트는 덕유산국립공원 내에 위치한 산악형 리조트로 주변에 구천동계곡,설천 호수 등 아름다운 풍경에 둘러 싸여있다.특히 가을 단풍이 아름다워 인기가 있다. 곤돌라 산행은 곤돌라나 리프트를 타고 덕유산의 설천봉에 내려 주변을 둘러보고 등산로를 따라 덕유산 정상인 향적봉에 오르는 코스.설천봉에서 향적봉까지 걸어서 20분쯤 걸린다.10월 이후엔 단풍이 좋다.곤돌라 왕복 이용료는 어른 1만원,어린이 7000원. 1만 7000여 평의 설천호수 주변을 돌아보는 삼림욕은 가족단위 나들이객에게 강력 추천.즐비한 나무들 사이로 걸으며 도란도란 얘기도 나누고 맑은 산소를 한껏 마시면서 사랑을 확인할 수 있는 산책코스이다. 산책로의 나무다리를 건너 왼편으로 난 숲 속 길에 들어서면 소나무,잣나무,산죽나무 등의 원시림에서의 삼림욕을 즐길 수 있다.산 속 길이 비교적 평탄해 온 가족이 편안하게 걸을 수 있다.약 2㎞. 래프팅은 금강상류에서 이루어진다.급류가 심한 코스가 없어 초보자나 가족들에게 인기.하굴암에서 용포리까지 5㎞코스다.스키장에서 매일 셔틀버스가 다닌다.금강물이 따뜻해 오는 10월15일까지 즐길 수 있다.1인당 2만 8000원. 물보라 썰매는 시원한 물살을 가르며 120m 슬로프를 미끄러져 내려오는 썰매로 가족들이 함께 즐기기 좋다.뿌연 물안개를 일으키는 물줄기가 40군데서 뿜어져 나온다.계절과 기후에 따라 물줄기의 강약을 조절해 쌀쌀할 때는 옷이 젖지 않게 배려한다. 이밖에 무주리조트에는 바이킹,후름나이드,회전목마,미니 골프 등을 즐길 수 있는 조그마한 놀이동산이 있다.곤돌라와 놀이시설 2개를 이용하는 곤돌라 Big3는 어른 1만 4000원,어린이 1만원.물썰매와 놀이시설 2개를 이용하는 물썰매 Big3는 어른 1만 2000원,어린이 7000원이다.또 수영,노천온천,사우나와 슬로프에서 이색 선탠을 즐길 수 있는 세솔동 수영장은 어른 1만 3000원,어린이 9000원.www.mujuresort.com,(063)322-9000. ●파란 하늘에 뛰어 올라보자-성우리조트 현대 성우리조트는 해발 896m의 술이봉 주변의 아름다운 가을꽃과 짜릿한 레포츠가 가득하다.특히 유스호스텔 앞 모닝글로리 호수에서 스릴과 모험 만점인 플라잉 폭스가 제일이다.친구와 연인끼리 하루를 즐기기에 그만이다. 플라잉 폭스는 지상 12m 높이의 건물에서 와이어와 도르래를 이용해 공중을 나는 레포츠다.거리는 140m,속도는 최고 60㎞이며 체감속도는 훨씬 빠르다.호수에 설치된 분수 사이로 지나면서 시원한 물보라도 맞는다.마치 슈퍼맨이 되어 날아가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남자들은 군대에서 유격훈련을 할때 타 보았던 막타오와 비슷하다.초등학생 이상이면 누구나 탈 수 있다.어른 1만 5000원,어린이 1만원. 인라인스케이트 파크는 500여평의 대형버스주차장을 이용하는데, 대형 하프파이프를 설치해 인라인 타는 재미를 더한다.또한 슬로프와 리조트 전체를 인라인 스케이트장으로 이용해 친구들과 하루를 보내기에 좋다.스케이트와 헬멧,팔·다리보호대 등을 포함해 2시간 기준에 어른 7000원,어린이 5000원이다. 전망 곤돌라는 해발 896m의 술이봉 정상휴게소에 허브,야생화 공원이 아름답다.400평 규모로 허브와 야생화 33종 8300개가 조성되어 다양한 볼거리와 휴식의 즐거움을 제공한다.얼래지,애기붓꽃,하늘매발톱 등의 야생화와 애플민트,페퍼민트,스피아민트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파란 하늘,겹겹이 펼쳐져 있는 멋진 산들, 거기에 아름다운 꽃까지…, 정말 잘 왔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곤돌라 대인 6000원,소인 4000원.또한 오프로드 버기카트와 4WD 오토바이(ATV)도 재미있고 연인끼리 호숫가에서 오리보트를 타며 둘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다.www.hdsungwooresort.co.kr,(02)523-7111. ●울퉁불퉁 산길을 달려보자-비발디파크 홍천 비발디파크는 오프로드 장애물 체험장 및 유로번지,인라인스케이트와 자전거 등을 즐길 수 있다.또 콘도 지하에 간단한 놀이시설과 수영장 등이 있어 친구나 가족끼리 찾으면 더없이 즐거운 하루를 보낼 수 있다. 오프로드 장애물 체험장은 트랙 길이만 800m로 한 번 타는 데 7∼8분 정도가 소요된다.모래언덕,통나무 등 15개의 장애물을 만들어 놓아 버기카와 ATV를 타며 장애물을 통과하는 맛이 최고다.이 시설은 국내 최초로 이미 특허를 받았다. 장애물은 1단에서 4단까지 다양한 높이의 언덕이 10여개 있고,이외 자갈밭 코스,통나무 넘기,V자형 계곡 넘기 등이 있어 지루하지 않게 만들었다.특히 통나무를 깐 레일 위를 달릴 때는 스트레스가 말끔히 사라지는 스릴 만점의 레포츠.버기카의 경우 연인끼리 탈 수 있어 즐거운 추억을 만들 수 있다. 조작법이 간단해 12세 이상의 남녀노소 누구나 탈 수 있다.대인 6000원,소인 5000원이다. 유로번지는 번지점프와 트램폴린(그물 위에서 통통 튀는 놀이기구)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놀이기구이다.허리에 안전벨트를 하면 운영요원이 리모컨을 사용해 모터의 로프줄을 감았다 풀었다를 반복하거나 회전시킨다.운동과 함께 스피드와 스릴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신종 운동 기구다.최고 10m 이상 점프도 가능하다. 세 명이 동시에 즐길 수 있어 친구끼리 함께 하면 재미있다.와이어가 균형을 잡아주므로 어린이도 안전하게 즐긴다.대인 6000원,소인 5000원. 이밖에 인라인스케이트와 자전거를 대여해 탈 수 있다.70여대의 자전거와 50여 대의 인라인스케이트가 준비돼 있으며 보호장구까지 함께 빌려준다.자전거는 성인용,어린이용,커플용,유아용등 다양하게 마련돼 있다.푸른 하늘과 초록의 슬로프를 배경으로 친구끼리, 연인끼리 자전거나 킥보드,인라인스케이트를 탄다면 아름다운 가을이 될 것이다.www.daemyungcondo.com,(02)2222-7000. ■ 꼭 챙기세요 마운틴보드는 보호장비착용이 중요하다.무릎 팔꿈치 보호대와 장갑,헬멧은 필수.또한 엉덩이보호대나 가슴,어깨보호대를 착용하기도 한다. 마운틴보드 코리아에는 지산리조트에서 강습과 렌털 등을 포함하는 다양한 패키지 상품이 있다. 보드 렌털,강습,리프트권과 왕복 교통,점심식사,당일레저보험을 포함해 3만 9000원,교통편과 식사를 개인적으로 해결하면 2만 9000원.오후이용권은 1만 9000원.www.kmbs.co.kr,(02)3218-7925. 현재는 마운틴 보드를 탈 장소가 지산리조트와 태릉 정도밖에 없다.내년에는 경기도 안성지역에 마운틴보드 전용 슬로프가 만들어지면 보급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한다. 글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22) 경남 남해 어부림·미조리숲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22) 경남 남해 어부림·미조리숲

    ●바람·조류 막아주는 울타리형 바다숲 ‘어부림’ 경남 남해군 삼동면 물건리에 가면 ‘물건다방’‘물건슈퍼’‘물건면사무소’‘물건중학교’‘물건수산’ 등등 온통 ‘물건’만 보게 되니 슬몃 웃음이 나온다.물론 ‘물건(物件)’이 아니라 ‘물건(勿巾)’이다.물건까지 달려 내려간 것은 일명 어부림이라 불리는 천연기념물(제150호)을 만나기 위해서였다. 바람과 조류를 막아선 전형적인 울타리형 바다숲.길이 1500m,폭 30m 내외,7000여 평에 이르는 광대한 숲이 해변을 가로지른다.이팝나무 모감주나무 느티나무 팽나무 푸조나무 상수리나무 말채나무 후박나무가 윗자리를 차지하고,그 뒤를 따라 산달나무 까마귀밥 여름나무 생강나무 화살나무 등이 앞다퉈 자리를 잡고 있다.상목 2000여 그루,하목 8만여 그루,도합 1만여 그루가 도열해 찾아오는 이들을 위하여 늘 열병식을 준비한다.대개 해송 같은 단일 품종이기 마련인 바닷가에 이처럼 식물의 종다원성이 확보된 바다숲이 자리하고 있음은 얼마나 큰 기쁨인가. “나뭇가지 하나라도 함부로 꺾으모 크일나요.해꼬지를 하모 틀림이 벌 받거덩.썩어자빠진 고목도 절대로 손은 대지 마이소.”숲그늘에서 이야기꽃을 피우던 마을 노인들이 외지인을 보자마자 경계의 낯빛으로 전해 준 준엄한 경고다.입구에도 ‘구역 내 텐트금지.숲속에서 취사를 금함.위반시 법적 조치’란 경고 입간판이 서있다.누백년을 걸쳐 지켜온 숲이므로 이렇게 막고 지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전설에는 임진왜란이 터지기 직전에 전주 이씨 무림군(茂林君)의 후손들이 심었단다.그렇다고 보면 대략 400년 역사에 근접하는데,고목의 나이테와 거의 맞아 떨어진다.나무 종류도 170종에 이른다.선조들은 이곳에 왜 이같이 웅장한 숲을 조성하였을까. ●‘숲 해치면 마을 망한다’ 믿음 견고 물건리의 본디 지명은 ‘물건개’.움푹 들어간 만을 따라 펼쳐진 평지에 촌락이 형성되어 지금은 무려 227가구,530여명이 사는 대촌이 됐다.문제는 바다로부터 질풍처럼 내닫는 해풍과 조류였다.숲을 조성하지 않을 수 없었다. 바다숲이 한 눈에 드는 산등성이에 올라 굽어보니 타원형의 숲이 바다와 뭍의 경계선에 그림처럼 놓여졌다.바다로부터의 온갖 도전을 굳건하게 막아주는 ‘지킴이’로 손색이 없는 위용이다. 19세기 말쯤 일이다.생각없는 사람들이 이곳 나무를 일부 벌채한 뒤 큰 폭풍을 만나 마을이 아예 ‘절단’난 적이 있었다.그 후 ‘숲을 해치면 마을이 망한다.’는 이곳 주민들의 믿음은 더욱 강고해졌다.1987년의 태풍 ‘셀마’ 때도 바닷물이 들어차 큰 피해를 입었다.물건항을 조성하면서 방파제를 쌓은 이후 해변의 아름답던 몽돌들이 씻겨나가고 있으며,숲에도 직접적인 피해가 닥쳤다.짠물이 숲을 덮쳐 나무가 죽어갔다.그래서 10여년 전부터 곳곳에 느티나무 등 후계목을 심어 뒷 일에 대비하고 있다. 너무도 중요한 숲인지라 아예 ‘제사 잡숫는 숲’이 되었다.숲에서 ‘우두머리’ 나무 한 그루를 정해 ‘당산’이라 이름붙이고 해마다 음력 10월 15일이면 제를 올린다.한 달 전에 동회를 열어서 깨끗하고 부정없는 인물을 뽑아 제주로 삼는다.예전에는 남해읍내까지 40리 길을 걸어서 오가며 제숫거리를 사오곤 했다.당목과 제줏집에는 지금도 왼새끼 금줄을 쳐 금기도 행한다. ●물고기에 숲그늘은 ‘호화판 별장’ 1960년대까지만 해도 봄이면 숲 바로 앞까지 멸치떼가 몰려들었다.은백색의 멸치가 몽돌해변으로 몰려들면 후리그물을 둥그렇게 둘러치고 주민들이 모두 몰려나가 그물의 양 귀를 잡아당겨 끌어올렸다.숲가에서는 드럼통을 개조한 가마솥에다 멸치를 연신 삶아냈고,이를 햇살 좋은 들판에 널어말려 ‘메루치’를 만들었다. 고기떼는 숲그늘로 몰려드는 습성이 있다.물고기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숲을 그리워한다.동물만이 숲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물고기도 해변이나 섬의 숲그늘로 몸을 숨기고 ‘그늘의 미학’을 즐긴다.선사시대의 인간들이 바위 그늘에 거주처를 마련하였듯 물고기들도 본능적으로 바위 그늘이나 숲 그늘을 찾는다.물건숲은 이런 물고기들에게는 가히 ‘호화판 별장’에 버금하는 거주조건을 갖춘 곳이다. 숲이 좋았을 때는 지금의 주택지까지가 거대한 ‘나무의 바다’였다.그 후 숲이 줄어들면서 그 물좋던 멸치떼도 사라져 먼 너른 바다로 나가야만 그물에 멸치가 든다.세월이 갈수록 숲은 몸피를 줄여 이제는 옛날의 원형에는 턱없이 못미치는 긴 띠로만 남았다.그래도 이만한 바다숲 구경하기가 쉬운 일인가. 물건숲은 지정학적인 위치와도 깊은 상관성을 갖는다.이곳은 남해의 바깥바다인 동쪽에 위치하여 외풍을 강하게 받는 곳이다.그래서 바람,특히 태풍에 취약했다.만약에 조상들이 물건숲을 조성하지 않았더라면,사람이 사는 이곳도 지금쯤 소멸되어 허허벌판이 되었음직하다.이중환이 ‘택리지’에서 제시한 살만한 곳(家居地)은 계거(溪居),강거(江居),해거(海居)의 순이었으니,만약 이 숲이 없었더라면 이곳 사람들은 열악한 해거에서 살아남고자 발버둥을 쳤어야 했을 것이다. 물건숲의 매력은 활엽수와 상록수의 조화에 있지 않을까.대개의 바다숲이 해송 일색인데 반하여 이 숲은 느티나무가 주종이다.느티나무는 한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마을나무의 상징으로,그 친연성은 정자나무나 당산나무에서 단연 돋보인다. ●느티나무·상록수 우거진 ‘미조리숲’ 장관 그렇다면 물건숲은 저 홀로 전통인가.그렇지는 않다.남해군에는 이곳 말고도 걸출한 바다숲이 더 있다.아름답기 비할 바 없는 ‘물미도로’를 통해 십여 분을 달려가면 미조리숲(천연기념물 제29호)에 이른다.수령 50∼60여년에 이르는 거대한 느티나무 군락과 상록수 230여 그루가 해변을 향해 숲그늘을 드리우고 있다.설촌(設村) 역사로 미루어 보건대 숲은 현존 나무들의 나이테를 뛰어넘어 일찍부터 조성되었다가 여러 단계의 변천을 거친 것으로 비정된다. 그런데 이곳에서 처참한 풍경과도 마주쳐야 했다.미조리 역시 태풍 셀마를 만난 데다가 작년에는 매미까지 덮쳤다.뿌리째 뽑히거나 부러진 나무,스러진 나무들이 70여 그루에 달했다.거센 해일이 해변을 강타하면서 숲을 넘어 마을을 들이쳤으며,이 바람에 두 집이 쓸려나가고 일곱 집이 반파되기도 했다. 숲이 조성된 토대는 제방처럼 높다.미조리숲의 관리인이었던 이대승(65)씨는 이 숲은 “선대들이 ‘바람의지’로 세운 ‘울타리’”라고 설명했다.“우리가 죽더라도 후손들이 이어갈 것이 분명하지요.”논밭이 부족한 생활 조건에서 바다에 의지하여 사노라면 어차피 바닷가를 피할 수 없었겠으나 당초 이곳의 생존 조건이 너무나 험난했으니,이들 바다숲은 자연조건에 맞선 인간의지의 표현이 아니겠는가. 미조리는 반농반어의 특성이 말하듯 의외로 논밭이 많다.숲을 넘어가면 밭이 있어 남해 특산인 마늘을 키우며,그 밭을 넘어가면 논이 있다.만약에 숲이 없다면 바람에 실려오는 염해 때문에 농사인들 제대로 됐을까. 바다숲은 비보풍수(裨補風水)와 연관이 깊다.풍수설에 따라 지형적인 결함을 보충하기 위해 비보로서 마을의 지기(地氣)를 키우고 지키고자 했던 것.숲이 없었더라면 바닷쪽이 얼마나 허했을까.숲이 우거지면 마을에서 뛰어난 인재가 많이 난다는 속설마저도 이곳에서는 예사롭지 않다.미조리에서도 바다숲은 신성목(神聖木)이다.해마다 10월 15일 밤에 동제를 지내기 위하여 아예 동제당을 숲속에 지어 놓았다.뒷산 참나무가 윗당인지라 먼저 제를 지내고,그 다음에 마을에서 송정해수욕장 넘어오는 무림이 고갯목에 장승을 세우고,마지막으로 바다숲에서 제를 지낸다. ●물고기도 숲을 그리워한다 “태풍 매미가 강타하고 난 다음에는 고기가 들지 않아요.”주민들의 시름이 깊다.봄에는 감성돔과 방어,볼락,여름에는 멸치,가을에는 장어와 게 등을 잡지만 씨알도 잘고 잡히는 양도 예전에 비할 바가 아니다. 숲이 얼마나 어업에 중요한가는 이웃 일본의 사례에서 산견된다.일본에서는 막부시대부터 바다숲의 중요성을 간파하였으며,메이지시대에는 본격적으로 인공림을 조성하였다.예컨대 야마구치현(山口縣) 같은 곳에서는 해변 곳곳에 흑송림을 조성하여 고기를 유인하였다.오늘날도 어민은 물론이고 부인회,청년회 등이 앞장서 사회운동 차원에서 숲을 조성한다.물건리와 미조리 숲모심처럼 식수제(植樹祭) 같은 제의도 집행하며 ‘어민의 숲’,‘바다의 숲’,‘물고기의 숲’ 따위의 명표를 붙인 숲을 사회운동 차원에서 키워 나간다. 바다숲은 해변에 바짝 붙어서 운신하는 연안어종의 서식에 결정적인 조건이 된다.숲이 무성한 바닷가에 고기가 몰려드는 이유는 간단하다.바다숲은 풍조(風潮)를 막는 1차적 기능 이외에 물고기에게 잠자리를 마련해 주는 시너지효과까지 부여한다. 우리는 어떠한가.물고기를 위해서 나무를 심자면 삼척동자가 다 웃고 말 것이다.바다만 그러한가.강변숲과 수초가 무성해야 민물고기도 잠자리를 마련한다.콘크리트로 반듯하게 호안을 둘러친 강에서 민물고기가 서식할 수 없듯 해변도로 따위로 장벽을 쌓아올린 곳에 바다물고기가 쉴 터를 장만할 턱이 없다. 이미 수백년 전에 바다숲을 조성할 줄 알았던 선조들의 지혜와 체험이 지금의 우리에게서 완벽하게 단절되고 말았다.남해바다의 숲에서 못난 후손들을 일깨우는 죽비의 매운 맛을 느끼며 아쉬웁게 감고계금(鑑古戒今)의 배움을 청해 본다.
  • 14일 추석맞이 민속예술제

    14일 추석맞이 민속예술제

    서울 동작구(구청장 김우중)는 14일 오후 6시30분 상도2동 동작문화복지센터 4층 대강당에서 ‘제1회 추석맞이 전통 민속 예술제’를 개최한다. 동작문화원과 자매결연을 맺은 서귀포문화원과 함께 여는 이번 공연은 서울과 제주 두 지방의 전통무용을 한자리에서 관람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동작문화원 예술단은 태평무를 시작으로 강강술래,입춤(부채를 한 손에 들고 자유자재로 추는 춤),장고춤,살풀이춤,삼고무 등 전통무용의 진수를 선보일 예정이다. 제주도 서귀포예술단은 향토색 짙은 작품을 무대에 올린다.해녀들이 바다에서 전복·소라 등을 따는 모습을 재현한 ‘해녀춤’,상수도가 없어 용천수를 물허벅에 담아 등짐으로 지고 운반하던 모습을 재현한 ‘물허벅춤’,제주 해안에 멸치떼가 몰려올 때 마을 사람들이 그물,조리,지게 등을 들고 멸치를 잡던 ‘멸치후리기’ 등이 공연돼 제주 전통문화의 정취를 경험할 수 있다.(02)822-8500.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 등 터지고 코뼈 주저앉고… 생활체육 보험가입 바람

    “방망이에 얻어맞고,지름 7㎝짜리 볼에 눈탱이가 반탱이 되고,헤딩하다 옥수수(?)가 부러져나가고….” 야구·축구를 중심으로 ‘생체’(생활체육) 붐이 들불처럼 일어나면서 치열해진 경기만큼이나 사고도 잦아 주변 사람들을 애타게 한다.더욱이 비밀리에 운동가방을 둘러메고 경기장을 찾았다가 봉변 당하는 경우 치료비 마련의 길이 막혀버릴 가능성은 커진다.건강·여가활용에 대한 관심이 늘었지만 아직은 휴일마저 잊은 채 운동에 매달리는 이를 지켜보는 가족들 시선이 따갑게 느껴지는 수가 많기 때문이다. 지난 6월18일 경기도 고양시 벽제 ‘코리아구장’에서 열린 서울시장배 사회인야구 준결승 백상(白象) 자이언츠-엔젤스 경기.4회 접어들어 경기가 한창 무르익을 무렵 코리아리그 운영자 송정환(37)씨의 얼굴로 하얀 볼이 날아왔다.불펜에서 연습하던 백상 투수가 던진 게 컨트롤이 나빴던지,아니면 포수가 실수했는지 묘하게도 그물 틈새로 빠진 볼은 송씨의 오른쪽 눈꺼풀 위를 그대로 맞히고 말았다.‘피해자’ 송씨는 한참이나 상체를 구부린 채 응급처치용 스프레이와 마사지사 신세를 졌고,다행히 중상은 아니었으나 그 뒤로 1주일 동안이나 꼬박 고생해야 했다. 지난 7월18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양재근린공원 운동장에서 열린 전국 축구동호인 한마음리그 서울지역 예선 결승전에서 만난 이기영(61) 서울축구연합회 사무처장은 10년 전 경기 중 상대방 선수와 헤딩으로 맞서다 공중에서 떨어져 중상을 입은 경험을 털어놓았다.머리가 먼저 땅에 떨어지는 바람에 이 3개가 부러지고 왼쪽 다리를 다쳐 대수술 끝에 종아리뼈에 ‘철심’을 박았다고 했다. 이같은 사고를 미리 막는 일도 중요하지만 언제 어디서든 일어날 가능성이 커서 주말,휴일은 물론 아침시간을 이용한 평일 경기도 등장할 정도로 경기가 헤아릴 수 없이 늘어난 요즈음 생활체육 현장에 전용 보험을 꼭 들자는 캠페인이 조용히 일고 있다. 야구 야코리그 운영자 배현석(34)씨는 “1년에 개인당 1만원 수준에서 보험료를 내는데 선수 80% 정도가 보험에 들었다.”고 말했다.그는 “아직 초창기라 50만∼100만원 한도에서 보험금을 지급받지만 여건이 성숙되면 큰 부상에도 전적으로 적용되는 보험상품을 고려하는 등 대책이 자연스레 따를 것”이라면서 선수들 가운데 경기에서 부상을 입는 비율은 하루 평균 1%쯤 된다고 덧붙였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中, 동해오징어도 씨 말린다

    서해어장을 초토화한 중국어선들이 올해부터 동해로 진출해 ‘싹쓸이 조업’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올해 동해안 오징어잡이가 극심한 불황을 겪고 있는 것도 중국어선이 오징어가 회유하는 길목을 지키면서 3중 저인망으로 치어까지 남획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어민들은 보고 있다. 13일 전국오징어채낚기연합회에 따르면 북한과 중국은 올해 초 ‘북·중 동해공동어로협약’을 체결했다.중국어선이 오는 2009년까지 5년 동안 북한해역에서 조업하고,그 대가로 이윤의 25%를 북한에 넘긴다는 내용이다. 이후 중국어선들은 공해상을 통과하여 북한해역에서 조업하고 있다.해경도 울릉도와 독도 등 동해 먼바다에서 오성기를 단 100t급 중국어선들이 선단을 이루어 북한해역을 오가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확인하고 있다.무엇보다 중국어선은 상층·중층·하층의 3단계 그물을 사용하는 쌍끌이 기선저인망으로 바닥까지 훑어 오징어뿐만 아니라,그나마 수량이 크게 줄어든 명태·도루묵 등 수산자원의 완전 고갈이 우려된다. 김성호(60) 전국채낚기어업인 울릉총연합회장은 “회유성 어족인 오징어는 연해주에서 북한 연안을 타고 남하한다.”면서 “중국 어선들이 북한해역에서 싹쓸이 조업을 한다면 앞으로 남쪽에서는 오징어를 구경하기조차 힘들어 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구룡포에서 22년째 오징어채낚기 조업을 하는 이상보(53)씨는 “중국의 쌍끌이 저인망 어선들은 치어까지 남획해 오징어 씨를 말리고 있다.”면서 “여기에 중국어선들이 잡은 오징어가 국내에 쏟아져 들어오면 가격까지 폭락할 테니 오징어잡이는 포기할 수밖에 없다.”고 울상지었다. 중국어선이 오징어잡이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현재 울릉군에서는 전체 오징어 어선 350여척 가운데 20∼30여척만이 출어하고 있다.울릉수협의 오징어위판량도 크게 줄었다.9월 들어 12일까지 위판량은 10t에 불과하다.지난해 252t에 비하면 거래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8월도 36t으로 지난해 232t보다 크게 줄었다. 염창선 오징어채낚기연합회장은 “한·일 어업협정에다 북·중 공동어로협약으로 우리 어선들이 더 이상 조업할 곳이 없다.”면서 정부의 철저한 상황 파악 및 대책마련을 호소했다. 동해 조한종·포항 김상화기자 bell21@seoul.co.kr
  • [책꽂이]

    ●베르낭의 그리스 신화(장 피에르 베르낭 지음,문신원 옮김,성우 펴냄) 프랑스의 세계적인 신화학자가 들려주는 그리스 신화 이야기.카오스에서 시작되는 우주의 탄생부터 가이아에서 비롯된 신들의 탄생과 전쟁,최초의 여인인 판도라의 탄생,오디세우스와 페르세우스의 모험,트로이 전쟁과 오이디푸스의 저주받은 운명 등을 다룬다.땅을 의미하는 그리스어 가이아나 꾀 또는 계략을 뜻하는 메티스,스핑크스가 낸 수수께끼의 답이 이름 자체에 담겨 있는 오이디푸스,감추는 여자를 의미하는 칼립소 등 이름이나 낱말 속에 담긴 의미를 풀어 이야기가 지닌 상징성을 밝힌다.1만 3000원. ●비주얼 컬처(존 A 워커 지음,임산 옮김,루비박스 펴냄) 최근 몇 년 사이 영국과 미국에서 급부상하고 있는 연구영역인 비주얼 컬처에 대한 입문서.회화나 건축,조각 같은 전통적인 미술뿐만 아니라 영화,포스터,만화,낙서,사진 등 시각적인 모든 이미지들이 비주얼 컬처의 연구 그물망에 들어 있다.미학,기호학,마르크스주의,포스트 구조주의,수용이론,페미니즘,미디어 스터디스(매체연구) 등 다양한 이론 틀을 연구방법으로 활용하는 만큼 상호학제성 혹은 다학제성이 두드러진 것이 특징이다.1만 1800원. ●일본 근현대사(W 비즐리 지음,장인성 옮김,을유문화사 펴냄) 오늘날 일본은 비서구 국가 가운데 근대화에 가장 성공한 국가로 인식되고 있다.이 책은 전통과 근대성의 관계라는 맥락 속에서 일본의 근대화가 어떻게 진행됐는가를 살핀다.부국과 강병의 문제는 이 책을 관통하는 주제.영·일 관계사를 전공한 저자는 부국과 강병은 동전의 앞뒷면처럼 밀접한 관련을 갖는,근현대 일본 국가전략의 통시적 주제라고 강조한다.영미권에서 근현대 일본사의 기본 텍스트로 가장 많이 읽혀져온 책이다.1만 5000원. ●디지털 혁명,전자책(성대훈 지음,이채 펴냄) 전자책은 정보콘텐츠 산업의 핵심 분야이자 새로운 출판매체로 주목받고 있다.정부기관들은 각종 보고서를 전자책으로 펴내고,지방자치단체들과 기업은 앞다퉈 전자도서관을 열고,금융업계에선 회원들에 대한 차별화된 서비스의 하나로 홈페이지에서 전자책을 무료로 받아볼 수 있게 하고 있다.소수 개인에 한정됐던 전자책 수요가 일반 기업과 정부 등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뉴미디어로서의 전자책의 매체적 특성,국내외 전자책 관련 소프트웨어와 단말기,전자책 수익모델 등을 다룬다.1만 5000원. ●세계화와 싸운다(폴 킹스노스 지음,김정아 옮김,창비 펴냄) 영국의 진보 잡지 ‘에콜로지스트’의 부편집자를 지낸 저자가 5대륙을 둘러보면서 세계화의 만행과 이에 맞서 싸우는 전세계 민중의 저항운동을 기록한 기행문.저자가 주목하는 새로운 대중운동의 이념은 멕시코의 치아파스에서 마련됐다.치아파스는 1994년 최초의 탈근대혁명인 사파티스타 혁명이 일어난 곳으로,그곳에선 아직도 혁명이 진행 중이다.1만 5000원. ●영어 공용화 국가의 말과 삶(박영준 등 지음,한국문화사 펴냄)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하는 국가의 언어 실태와 문제점을 살폈다.공용어란 한 국가나 지역에서 공식적으로 사용하는 언어를 말한다.한국이나 일본과 같은 단일언어 국가의 경우 모국어가 곧 공용어인 1국가 1공용어이지만,인도는 ‘힌디’라는 국어가 있지만 국민의 30%만이 사용하고 나머지는 제각기 방언을 사용한다.벨기에처럼 심각한 언어갈등을 빚는 나라도 적지 않다.책은 영어 공용화의 문제점을 문화적 정체성,모국어 사용능력,국가경쟁력,사회통합 등의 관점에서 짚어본다.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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