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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파도 상어떼 출몰에 겨울 방어 어획량 급감

    제주 남단 가파도와 마라도 해역에 대형 상어떼가 출몰, 겨울철 진객인 방어 어획량이 급감하고 가격은 크게 상승하고 있다. 24일 모슬포선주협회에 따르면 마라도와 가파도 인근 해안에 대형 상어떼가 나타나 방어 어획량이 급감하자 선주들이 상어퇴치를 위해 상어잡이용 배를 투입했다. 상어는 지난해에도 출몰했다. 그러나 당시 상어는 1.4m 정도였지만 요즘 관측된 상어는 3~4m나 되는 대형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11월 중순부터 방어 어획량이 크게 급감하고 있으며, 4㎏ 이상 대방어의 경우 위판가격이 3만~4만원, 소비자 가격은 5만원 이상으로 치솟았다. 지난해보다 방어 가격이 2배 가까이 상승한 셈이다. 모슬포 수협 관계자는 “상어떼가 기승을 부리면서 그물을 올리면 방어 머리만 올라오는 경우가 많다.”고 푸념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씨줄날줄] 벌(罰)/주병철 논설위원

    러시아 제국의 황제 니콜라이1세는 국가를 거대한 병영으로 만든 인물이다. 그는 병사들의 복장과 군사훈련 등에 관심이 많았다. 그래서 징모한 병사를 훈련하기 위해 물이 가득 찬 컵을 모자 위에 얹고 무릎을 굽히지 않고 걷는 독일 육군 관병식의 걸음걸이로 걷게 했다. 병사들은 컵의 물을 한 방울이라도 흘리면 한 방울에 1년씩 병역의 의무가 더해졌다. 벌(罰)을 무기로 삼은 군사훈련이었다. 원래 罰은 사전적 의미로 ?(꾸짖을 리)에 刀(칼 도)를 덧붙인 한자(漢字)인데, 칼을 들어 위엄을 보이며 꾸짖어 벌을 준다는 뜻이다. ? 역시 그물(四)살처럼 찌푸리고 꾸짖음(言)을 나타내고 있다. R W 에머슨은 수필집에서 벌을 이렇게 정의했다. “죄와 벌은 같은 줄기에서 자라난다. 벌이란 향락의 꽃이 그 속에 숨기고 있었던 것을 모르는 사이에 익어 버린 과일이다.” 에머슨의 이야기는 러시아의 문호 도스토옙스키의 작품 ‘죄와 벌’과 다르지 않다. 가난 때문에 대학을 중퇴한 라스콜리니코프는 인정 없는 전당포의 늙은 노인 알료나에게 앙심을 품고 그를 죽인다. 하지만 가족의 생계를 위해 몸을 파는 소냐를 만나면서 그의 양심은 혼란스러워진다. 라스콜리니코프는 자수를 시도하지만 실패하게 되고 결국 소냐의 간절한 소원으로 자수를 한 뒤 시베리아로 유배된다. 새로운 사상과 질서가 꿈틀대던 당시 러시아 사회에서 인간이 겪는 갈등과 가치관의 혼란을 ‘살인 사건’이라는 소재를 통해 깊이 있게 다룬 작품이다. 한국판 ‘죄와 벌’의 정수는 1988년 10월 지강헌을 비롯한 미결수 12명이 집단 탈주한 뒤 9일 동안 서울 시내 한복판에서 인질을 잡고 경찰과 대치하다 죽기 전 내뱉은 ‘유전무죄 무전유죄’(有錢無罪 無錢有罪)다. 이 말은 그 무렵 한국 사회의 일그러진 세태를 꼬집는 유행어였다. 물론 벌이라는 게 죗값을 달게 받는 측면도 있지만, 결과적으로 죄가 되거나 잘못돼 감내하는 억울한 벌도 있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그제 대학생들과의 간담회에서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패배에 대해 “그동안 부족한 게 많아 벌 받은 것이다. 엄청나게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벌이라는 게 주는 사람이 없어도 받을 만하면 스스로 청해 받기도 하는 모양이다. 노자(子)는 “천벌은 늦게라도 반드시 찾아온다.”고 했다. 박 전 대표가 노자의 생각을 읽어서 그렇게 말했다고 여겨지진 않지만 그래도 자성한다고 하니 지켜봐야겠다. 주병철 논설위원 bcjoo@seoul.co.kr
  • [커버스토리] 23일 ‘포격 1년’…잘 지내나요! 연평도

    [커버스토리] 23일 ‘포격 1년’…잘 지내나요! 연평도

    해가 수평선 너머로 막 잠긴 지난 16일 저녁, 연평도 중부리 주민 김영길(49)씨는 가로등 불빛 아래에서 며칠 전 이사 온 새집을 우두커니 바라보고 있었다. 1년 전, 북한의 포격으로 김씨네 집은 지붕이 내려앉을 정도로 참혹하게 파괴됐다. 그 자리에 붉은 벽돌집이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 들어섰다. 김씨는 “국민의 성원으로 지은 집이니 감사한 마음으로 열심히 살겠다.”며 허허허 웃었다. 평화롭던 연평도가 북쪽 포대에서 날아온 포탄 170여발로 순식간에 쑥대밭이 된 것이 지난해 11월 23일. 벌써 계절이 네번이나 바뀌었다. 한순간에 ‘피란민’ 신세가 된 주민들은 옷가지도 챙기지 못한 채 섬을 빠져나와 도회지의 찜질방과 임대주택을 전전하다 섬으로 돌아왔지만 한동안 절망감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그랬던 연평도가 겉으로는 빠르게 옛 모습을 찾아가고 있었다. 선착장은 외투와 모자로 감싸고 이른 아침부터 잰걸음으로 일터로 향하는 주민들로 붐볐다. 집 앞 계단이며, 바닷바람이 불어오는 정자 근처에서는 주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갓 따온 굴을 까고 있었다. 꽃게잡이도 한창이어서 바다에서 건져 올린 그물에서 꽃게를 떼어내는 어민들의 손길이 분주했다. 마을회관에서는 부녀회원들이 홀로 사는 노인들에게 드릴 김장을 담그며 수다를 떨고 있었다. 주민들은 바닷가 쓰레기를 줍거나 도로를 청소하고 일당 3만 5000원을 받는 일자리사업에도 참가하고 있었다. 연평도 포격 후 생긴 또 다른 풍경이다. 이 일을 하는 한 할머니는 “집에 가만히 있으면 외롭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지. 일도 하고 서로 얘기도 나누니 포격을 기억할 틈도 없다.”고 말했다. 이렇게 겉으론 평온했지만 상처가 다 아문 것은 아니었다. 포격에 대한 공포심은 여전히 주민들의 마음 한구석에 자리잡고 있는 듯했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또 도발이 있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퍼져 있었다. 바다 건너 북쪽 황해도 강령군 해안가에 해안포 진지 수십곳이 새로 구축됐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불안감은 더 커졌다. 어디선가 큰 소리만 들려도 덜컹 가슴이 내려앉는 트라우마를 호소하는 주민들도 적지 않았다. 김상숙(80) 할머니는 “군인들 사격훈련은 물론 누가 문만 세게 닫아도 깜짝깜짝 놀라곤 한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물론 포격 이후 국민과 정부의 도움과 지원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그것이 모든 것을 바꾸고 치유할 수는 없었다. 관심이 시든 뒤에 남은 것은 척박한 땅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주민들의 고달픔이다. 꽃게와 굴을 따서 생계를 잇는 주민들은 하나같이 “생산량이 부쩍 줄었다.”며 한숨을 토했다. 안정적 수입원인 일자리사업이 다음 달에 끝나는 것도 고민이다. 달리 먹고살 방법이 없어서다. 뭍보다 물가는 비싼 데다 뭍에서 공부하는 자녀들의 학비까지 대야 하는 섬사람들은 겨울을 날 걱정에 잠이 오지 않는다. 실향민이나 낚시꾼들이 종종 찾던 연평도는 이제 통일교육의 장으로 변모하고 있다. 연평중·고교 교사들은 포격 당시의 흔적을 한번에 돌아볼 수 있는 ‘연평 통일올레길’을 조성, 9월에 개장했다. 김영호 연구부장은 “올레길을 걷는 이들이 다시는 포성이 들리지 않는 평화의 세상을 기원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연평초등학교 복도에 걸린 통일 포스터 아래에 누가 비뚜름한 글씨로 이렇게 써놓았다. ‘남북이 통일해야 포격 같은 일이 사라진다.’ 연평도 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 [10일 TV 하이라이트]

    ●한국인의 밥상(KBS1 밤 7시 30분) 올해 서남해 바다는 조기가 풍년이다. 그물을 걷기 무섭게 조기들이 한가득 올라온다. 조기는 예로부터 우리 밥상의 귀한 생선이었다. 풍부한 수산자원 덕분에 보물섬이라 불리는 제주도에 위치한 추자도는 바다가 곧 농사다. 조기가 한창인 요즘, 추자도 사람들의 밥상에 올라오는 조기요리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호루라기(KBS2 밤 8시 55분) 술로 하루를 보내느라 딸을 끈에 묶어두고 방치했던 무책임한 아빠가 있다는 제보가 들어왔다. 그리고 매일 끈에 묶인 답답한 생활을 참지 못하고 끊임없이 가출을 일삼았던 딸 지희. ‘인권 수사대’는 알코올 중독 아빠 밑에서 방치된 지적 장애 소녀, 지희를 만나 아이가 보다 안전하게 보살핌을 받을 방법을 알아본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MBC 오후 7시 45분) 종석은 학교에 붙은 ‘D-2’의 뜻이 낼모레 수능 시험일이란 것을 처음으로 알게 된다. 가족들과 같은 반 후배들은 종석이 수능을 본다며 챙겨주고, 그게 은근히 좋은 종석은 수능이 싫지 않다. 한편 야자감독을 맡은 하선이 학교에서 귀신 울음 소리를 듣고 무서워하자, 지석은 무서움을 이기는 방법을 알려준다. ●스캔 2고(SBS 오후 4시) ‘스캔2고’팀에 속해 있는 주인공 새찬과 친구들은 최강의 레이서 기술을 연마하기 위해 드넓은 우주로 모험을 떠난다. 한편 그라오 입학 후 첫 훈련날, 교관인 다일은 새벽부터 훈련생들을 깨운다. 트레드는 다일이 훈련생들을 쫓아내기로 유명한 악명 높은 코치라고 충고해주고, 다일은 당장 혹독한 훈련에 들어간다. ●EBS 다큐 프라임(EBS 밤 9시 50분) 여기 가장의 역할이 버겁기만 한 두 명의 남편이 있다. 한 명은 결혼 24년 차, 다른 한 명은 결혼 3년 차다. 결혼 24년 차 남편은 자신을 늘 채근하는 아내와의 갈등을 피하기 위해 밤 시간 대리운전을 시작했고, 결혼 3년 차 남편은 둘째를 임신한 아내와 밤낮없이 계속되는 싸움에 죽고 싶은 심정이라는데…. ●검색녀(OBS 밤 11시 10분) ‘Ref’ 멤버 이성욱은 활동 당시 소복 귀신과 조우했던 오싹한 경험을 털어 놓는다. 늦은 밤 가로등 하나 없는 시골길을 가는 길에 어디선가 사람이 달려오는 소리가 들렸고 그 순간 룸미러를 통해 소복 귀신이 보였다는 이야기를 전한다. 문희준은 영혼과 대화를 통해 해체시기를 들었다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 제주 추자도 올레 코스

    제주 추자도 올레 코스

    이제 올레를 빼고 제주를 말할 수는 없게 됐습니다. 1코스부터 19코스까지, 일부를 제외한 제주 해안 전역이 올레로 연결돼 있습니다. 제주의 경승지들은 죄다 꿰고 있는 셈입니다. 추자도나 마라도 등 제주 본섬 밖의 곳들에도 올레는 어김없이 조성돼 있습니다. 예컨대 추자도는 18-1코스인 것이지요. 산지천에서 조천을 잇는 18코스의 가짓길, 추자도를 다녀왔습니다. 제주의 다른 부속섬과는 달리 제주 같지 않은 모습을 하고 있는 섬입니다. ●바다 위에 뜬 꽃봉오리 같은 섬 추자도는 전남 완도와 제주의 중간쯤에 있다. 상·하추자와 추포도, 횡간도 등 4개의 유인도와 38개의 무인도로 이뤄졌다. 고려 때는 영암, 조선시대엔 완도 등에 속했다가, 일제강점기(1910년)에 제주도로 편입됐다. 제주특별자치도에 속하지만 주민들의 말투나 습속, 음식 등은 전남에 가깝다. 면적으로는 하추자도(3.5㎢)가 상추자도(1.5㎢)보다 세 배 가까이 크다. 하지만 주민 2500여명 가운데 3분의2가 상추자도에 모여 산다. 남동쪽에 놓인 하추자도가 상추자도의 바람막이 구실을 하기 때문이다. 상·하추자도는 추자대교로 연결돼 있다. 추자도의 주요 볼거리들은 추자도 올레 구간에 대부분 포함돼 있다. 상추자도 추자항에서 출발해 상·하추자도 산 능선길과 해안길을 돌아 다시 추자항으로 돌아온다. 거리는 17.7㎞. 오르락내리락 7~8시간은 족히 걸리는 상(上)급 코스다. 추자도의 전망 포인트로 꼽히는 나바론 절벽과 등대전망대, 돈대산 정상, 바다 위로 뜬 섬 예초마을 등을 두루 거친다. 상추자도의 중심인 추자항에서 추자도 올레 트레킹은 시작된다. 가장 먼저 만나는 것은 최영 장군 사당이다. 고려 공민왕(1374) 때 목호(牧胡·원나라 출신의 목자)의 난을 진압하러 가던 최영 장군이 풍랑을 만나 추자도에 들렀다가, 주민들에게 그물 짜는 기술을 가르쳐 줬다고 한다. 주민들이 이를 기려 해마다 제를 올린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원정길에서 최영 장군은 제주 본섬 주민들과 허물기 힘든 벽을 쌓게 된다. 현지 언론 보도 등에 따르면, 최영 장군이 제주 사람들과 섞여 토착 세력화한 목호들을 정벌하는 과정에서 많은 양민들이 죽임을 당했다. 이로 인해 ‘육지부’와 달리 제주에서는 최영 장군을 전혀 존경하지 않게 됐다는 것. 한 인물에 대한 평가가 첨예하게 엇갈리는 대목이다. 그런데 여기서 올레가 놓친 지역이 있다.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꼭 다녀와야 할 곳들이다. 우선 상추자도 끝자락의 다무래미다. 추자 10경 가운데 제2경인 직구낙조(直龜照)와 만날 수 있는 곳. 썰물 때면 앞 섬까지 다녀올 수 있다. ‘용둠벙’도 마찬가지. 올레 코스를 따르자면 최영 장군 사당에서 봉글레산을 지나 곧바로 대서리 처사각 쪽으로 발걸음하게 돼 있다. 처사각 옆길을 통해 나바론 절벽 정상까지 오르는 맛도 각별하지만, 아무래도 절벽의 전체 모습을 볼 수 없어 아쉬움이 남는다. 이에 견줘 나바론 절벽 전망터에서는 물 고인 ‘용둠벙’ 너머로 장쾌하게 펼쳐진 나바론 절벽과 마주할 수 있다. 유람선을 이용하지 않는 이상 걸어서 이처럼 기골이 장대한 절벽과 마주할 수 있는 곳은 전망터가 유일하다. ‘나바론’은 영화 ‘나바론 요새’(1961)에서 독일군 야포 진지가 있던 절벽을 닮았다는 뜻에서 지어진 이름이다. ●옛이야기 안고 가는 섬길 추자도를 거쳐간 이 가운데, 다산 정약용의 맏형인 정약현의 딸 정난주(정마리아)와 그의 아들 황경한(‘황경헌’이란 설도 있다) 이야기도 흥미롭다. 서명숙 제주올레 이사장에 따르면 천주교 신자였던 정난주는 신유사옥 때 남편 황사영을 잃고 자신은 탐라도로 유배돼 관노로 살았다. 유배 갈 때 2살 난 아들 황경한을 추자도 예초리 물쌩이끝 바위에 내려놓았는데, 주민이 발견해 키웠다고 한다. 황경한의 묘가 예초리 산자락에 있다. 어머니 정난주의 묘가 있는 대정읍 11코스와 마주하고 있다. 묘 아래엔 ‘황경한의 눈물’이란 샘이 있는데, 어머니를 그리며 흘린 그의 눈물을 닮아 마를 날이 없다는 전설이 전해져 온다. 먼 바다의 섬들이 대개 애틋한 정이 담긴 이름을 갖듯, 추자도의 새끼섬들도 그렇다. 푸랭이섬, 섬생이, 악생이, 미역섬, 밖미역섬, 납덕이, 큰보름섬, 덜섬, 검은가리, 사자섬, 쇠머리섬…. 한 올레꾼은 이런 추자도의 새끼 섬들을 ‘동물농장’이라고 표현했다. 사자섬은 갈기 세운 사자를 빼닮았고, 고릴라나 악어를 닮은 섬도 있단다. 이런 풍경은 추자도 최고의 전망대 돈대산에 서면 한눈에 담을 수 있다. 먼 바다로 향한 신양항의 자태가 장쾌하고, 하추자도 끝자락 예초마을은 바다 위에 뜬 꽃봉오리처럼 어여쁘다. 배로 한 시간 거리의 완도 보길도나 제주 한라산도 손 뻗으면 닿을 듯하다. ●“간세다리 다 모입서”… 9~12일 제주올레걷기 축제 한국방문의해위원회(위원장 신동빈)는 올해 ‘4대 특별이벤트’ 가운데 하나로, 9~12일 ‘2011 제주올레걷기축제’(www.ollewalking.co.kr)를 연다. 행사 구간은 올레 6~9코스다. 9일은 6코스, 10일 7코스, 11일 8코스, 12일 9코스 등 하루 한 코스씩 걸으며 진행된다. 세계적인 여행서 ‘론리 플래닛’의 창업자 토니 휠러도 참가할 예정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축제의 특징은 참가자들이 길을 걸으며 야외 공연을 감상하고, 각 마을에서 선보이는 먹거리 등을 즐길 수 있게 했다는 것이다. 길 곳곳에 40여개의 공연 프로그램이 마련됐고 ‘쉰다리’와 ‘지름떡’ 등 각 마을의 독특한 먹거리도 싼 가격에 맛볼 수 있다. 쉰다리는 제주의 전통 발효 음료로, 제주 사람들의 지혜가 엿보이는 음식이다. 여느 청량음료보다 몇 곱절 새콤달콤하고 시원하다. 한 잔에 1000~2000원. 알코올이 약간 함유돼 있으나 취할 정도는 아니다. 6코스 중간 한가세자(75) 할머니가 처음 소개한 뒤 인기를 얻고 있다. 매일 밤 8~9시 서복전시관 야외무대에선 ‘간세다리, 다 모여라’가 펼쳐진다. ‘간세다리’는 게으름뱅이란 뜻의 사투리로, 느릿느릿 걷는 제주올레 걷기축제 참가자들을 일컫는다. 축제 기간 중 각 코스 시종점과 제주시·서귀포시를 오가는 셔틀버스(편도 3000원)와 축제 코스 순환버스(무료)도 운행한다. 캠핑 장비를 가져가지 않은 캠핑족이라면 롯데호텔 제주의 캠핑존을 찾는 것도 좋겠다. 완벽하게 세팅된 캠핑장에서 흑돼지 오겹살과 LA 갈비, 전복 등 계절 해산물 모둠, 수제소시지, 랍스타 테일 등 온갖 바비큐 메뉴를 즐길 수 있다. 여기에 각종 야채와 밑반찬, 주먹밥, 컵라면, 생수, 커피, 과일 등이 곁들여진다. 직접 고기를 구울 수 있도록 앞치마와 장갑, 조리사용 모자 등도 제공된다. 이마저 서툴거나 귀찮다면 호텔 내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텐트, 캠핑 트레일러 등에 전기장판까지 설치돼 따뜻하게 쉴 수도 있다. 여느 캠핑장과 똑같지만 숙박만은 객실을 이용해야 한다. 글 사진 추자도(제주)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64) ▲가는 길:제주항에서 하루 두 번 추자도를 오간다. 제주항→추자항은 매일 오전 9시30분(핑크돌핀·1만 2500원)·오후 1시 40분(한일카훼리 3호·1만원), 추자항→제주항은 오전 10시 30분(한일카훼리 3호)·오후 4시 15분(핑크돌핀·1만 1000원)에 출발한다. 쾌속선 핑크돌핀 호(758-4233)는 1시간 10분, 차량을 싣고 가는 한일카훼리3호(751-5050)는 2시간이 걸린다. ▲잘 곳:민박집만 20여곳 된다. 숙박과 식사가 가능하다. 낚시 관련 도구들도 빌릴 수 있다. 무인도 등을 오가는 어선도 운영한다. 일인당 4만원. 추자면사무소 742-8400. ▲맛집:굴비정식은 추자도의 별미로 꼽힌다. 추자항 선착장 앞 중앙식당, 추자삼거리 등이 이름났다. 대개 2인 기준으로 판다. 1인 8000원 선.
  • 턱관절·전신건강 상관성 체계적 규명

    턱관절·전신건강 상관성 체계적 규명

    서울 문치과병원 문형주 원장과 이용근 전 서울대 치대 교수는 최근 ‘치아 교합·턱관절 상태와 전신 건강과의 상관관계’라는 공동 논문을 통해 턱관절 상태가 구강뿐만 아니라 전신 건강과 밀접하게 관계돼 있다고 밝혔다. 턱관절 질환으로 치료받은 35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안면비대칭·요통·시각이상·두통 등의 다양한 증상이 턱관절 이상과 관련이 있었다. 연구팀은 “턱관절은 인체에서 유일하게 양쪽 동시에 작용하는 양측성 관절로, 몸의 중심축인 뇌와 척추의 중심이 되는 관절”이라면서 “턱관절 주위에는 수많은 혈관과 신경·근육들이 분포해 전신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인 ‘대체보완 의학저널’ 최근호에 실렸다. 연관 질환의 유형은 만성통증과 피로가 40%로 가장 많았고, 이어 턱 18%, 눈 13%, 피부 및 부인과 7%, 구강 5%, 호흡기 및 인후·귀 4%씩, 소화기 3%, 우울증·불면·예민함과 같은 심리적 질환 2%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특히 “전신을 그물망처럼 둘러싼 근막은 서로 긴밀하게 연결된 시스템으로, 신체 한 곳에 해부학적·기능적 이상이 생기면 신체 전체에서 통증 및 기능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면서 “턱관절 이상이 전신 이상으로 나타나는 것은 이런 근막의 기능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또 “턱관절과 전신건강의 상관관계를 설과 추측이 아니라 체계적으로 이론화한 것이 연구의 성과”라고 말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고의 추락’ 징후는 없었다

    ‘고의 추락’ 징후는 없었다

    지난 7월 28일 제주 인근 해상에서 추락한 아시아나 화물기 조종사들의 시신이 3개월여 만에 안전벨트가 채워진 상태로 발견됐다. 조종사가 추락 직전 남긴 “화물칸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는 교신처럼 화재에 의한 급박한 사고의 가능성이 커졌다. 31일 수색 작업 종료를 하루 앞두고 시신이 극적으로 발견돼 장례와 보상 등 사고 수습은 급물살을 타게 됐다. 그러나 미스터리 해결의 열쇠인 블랙박스의 행방이 여전히 묘연해 사고 원인 규명은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30일 제주해양경찰서와 국토해양부 산하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30분쯤 제주항에서 조종석 부분 동체를 인양해 해체 작업을 하던 중 동체 안에서 기장과 부기장의 시신이 발견됐다. 전날 오전 11시쯤 제주 차귀도 서쪽 약 104㎞ 해상에서 아시아나항공이 고용한 민간 구난업체 KT서브마린에 의해 인양돼 제주항으로 옮겨진 직후였다. 화물기에는 최상기(52) 기장과 이정웅(43) 부기장 등 두 명이 타고 있었다. 수색에 참여한 관계자들은 “시신은 가로 7m, 세로 5m의 조종석 부분 동체에 눌려 있었다.”며 “시신이 심하게 훼손돼 조종복의 명패를 보고 신원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조종사들이 운항 중 안전벨트를 매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추락 직전 다급한 상황이 벌어졌음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적어도 추락 직전 조종사 간 몸싸움 등은 없었다는 얘기다. 최 기장이 사고 한 달 전부터 모두 7개의 보험에 가입해 유족들이 30억원가량의 보상금을 탈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동안 사고에 대해 다양한 억측이 제기돼 왔다. 그러나 이번 시신 발견으로 보험금을 노린 고의 추락 가능성은 희박해졌다. 문길주 사고조사위 사무국장은 이날 제주 외항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시신은 조종석에서 눌린 상태로 발견됐지만 옷도 그대로였고 안전벨트도 채워진 상태였다.”고 밝혔다. 그는 “조종석 발견과 사고원인 조사와는 특별한 관계가 없다.”면서 “(겨울철 수온 하락으로) 수색은 내일(31일) 잠정중단하지만 사고원인 조사는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선 블랙박스 수거가 급선무이지만 자체적으로 발생하는 음파신호가 사고발생 30일 뒤 끊기면서 음파탐지기를 이용한 블랙박스 수거작업은 이미 중단됐다. 사고조사위는 쌍끌이 어선 등을 투입해 그물로 바닥을 긁어내는 방법도 병행 중이나 수심이 깊어 작업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편 아시아나항공 소속 B747 화물기는 지난 7월 28일 오전 4시 28분쯤 제주시 서쪽 약 107㎞ 해상에서 화재로 추정되는 사고로 추락했다. 제주 황경근기자·서울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아시아나機 조종석 3개월 만에 인양] ‘오리무중’ 블랙박스

    지난 7월 말 제주 인근 바다에 추락한 아시아나 화물기 기장과 부기장의 시신이 3개월여 만에 발견됐으나 정작 사고 원인을 밝혀줄 블랙박스의 행방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그동안 국토해양부 산하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기장과 부기장의 시신과 함께 블랙박스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 인양 작업을 펼쳐 왔다. 30일 제주해양경찰서와 사고조사위에 따르면 그동안 수색 작업은 음파탐지기에만 의존해 블랙박스를 찾는 대신 무인 원격조정 심해잠수정을 갖춘 조사선을 투입하는 쪽으로 바뀌어 진행됐다. 항공기 블랙박스는 통상 사고 뒤 30일 지나면 음파신호가 멈추도록 설계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색 범위가 952㎢로 넓고 해저 펄로 인해 수질의 탁도가 심해 작업에 진전을 보지 못했다. 태풍 등 잦은 기상 변화도 장애가 됐다. 지난 8월에는 블랙박스 장착 가능성이 높은 기체의 꼬리 부분을 발견했으나 막상 동체를 건져 올리자 블랙박스가 붙어 있지 않았다. 이번에 발견된 조종사들의 시신은 기체 앞부분인 조종석에서 발견됐지만 블랙박스는 기체 뒷부분에 장착돼 있다. 이에 사고조사위는 해군특수부대인 해난구조대(SSU) 소속 심해 잠수사와 잠수사 이송 장치를 갖춘 해군 청해진함까지 동원해 수색했으나 성과를 내지 못했다. 결국 9월 이후에는 쌍끌이 어선 등을 투입해 그물로 바닥을 긁어내는 방법을 주로 활용하고 있다. 민간 해저 구조물 인양 업체인 KT서브마린이 주도한다. 하지만 이마저도 수심이 70m 이상으로 깊어 작업이 쉽지 않다. 이번 시신 인양 때처럼 엑스레이 투시기 등으로 바닥을 먼저 찍어 덩치 큰 파편을 발견하면 잠수부와 장비를 투입해 제주항으로 끌어오는 식이다. 사고조사위 측은 블랙박스를 아직 찾지 못했으나 지금까지 전체 동체의 20%가량인 1000여점을 건져 올렸다. 블랙박스는 길이 50㎝, 너비 20㎝ 크기로 사고 발생 시 충격으로 디텍터(탐지기)가 아예 떨어져 나갔거나 파손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나아가 블랙박스가 동체에서 멀리 떨어져 나갔을 수도 있다. 블랙박스에는 비행기가 이륙해 추락할 때까지 나눈 조종사들의 대화록(CVR)과 기체 운항기록(FDR)이 2개의 장치에 나뉘어 담겨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블랙박스가 일부 파손돼 음파를 내지 못했을 가능성은 희박하다.”면서 “바닷속 모래나 갯벌 등에 깊이 잠겨 있을 것으로 보고 사고 지점부터 저인망식으로 수색 범위를 넓혀왔다.”고 전했다. 사고조사위 측은 “잠수부를 투입해 추적하고 있으나 동절기에는 바다가 점차 차가워져 수색이 불가능해 내년 이후 다시 실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한영 국토부 항공정책실장도 “외국에서도 사고 1년 뒤 블랙박스를 발견하는 사례가 많다.”면서 “최악의 경우 발견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한편 초기 인양 작업은 해군과 해경은 물론 민간 인양 업체까지 동원해 대대적으로 이뤄졌으나 최근에는 아시아나항공이 고용한 민간 업체가 주로 진행했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1차 책임 제공자인 아시아나항공이 부담을 진다는 관련 법에 따른 것으로, 인양을 위한 특수 장비 활용 측면에서도 민간 업체가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용어 클릭] ●블랙박스 항공기 사고 경위를 밝혀내는 핵심 장비. 길이 50㎝, 너비 20㎝, 높이 15㎝로, 오렌지색 야광 페인트로 칠해져 있다. 비행 고도, 대기 속도, 엔진 상황은 물론 조종실 내 대화와 관제 기관과의 교신 내용 등이 담긴다. 자체 무게(약 11㎏)의 3400배까지의 충격을 감당하고, 1100℃ 온도에서 30분, 260℃에서는 10시간, 수심 6096m에서 30일간 견디는 등 극한 상황에서 기록을 보존하도록 설계됐다. 사고 후 물속에서 조난 전파신호장치(ULB)를 통해 특수전자파를 발송해 전파탐지기로 파악이 가능하다.
  • [아시아나機 조종석 3개월 만에 인양] 수색종료 하루 전 극적 발견… 시신 2구 훼손 심해

    [아시아나機 조종석 3개월 만에 인양] 수색종료 하루 전 극적 발견… 시신 2구 훼손 심해

    지난 7월 28일 제주도 인근 해상에서 추락한 아시아나항공 화물기의 조종사 시신이 발견된 것은 3개월 하고도 이틀 만이었다. 하루 뒤인 31일은 당초 예정된 사고 화물기 수색 종료일이어서 더 극적이었다. 사고기에 대한 수색 작업을 벌이던 한 민간 구난업체가 전날인 29일 사고기 동체의 조종석 부분(가로 7m, 세로 5m)을 인양한 뒤 30일 오전 국토해양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가 해양경찰 입회하에 내부를 수색한 결과 최상기(52) 기장과 이정웅(43) 부기장 등 2명의 시신을 발견했다. 시신은 조종석에 눌린 채 부패가 상당히 진행된 상태였기 때문에 조종복의 명찰로 신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사고조사위 관계자는 “발견 당시 시신은 아시아나 조종사 복장을 하고 있었고, 눈으로 신원을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부패한 상태였다.”며 “블랙박스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들 조종사 2명의 시신은 제주대병원에 안치됐다. 사고기 조종사의 시신이 발견된 것은 예정 수색 종료일인 31일을 하루 앞둔 날이었다. 늦가을에 접어들면서 제주도 해역 기상이 나빠져 더 이상 수색하기가 힘들고, 설사 작업을 계속한다 하더라도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기 힘들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고조사위와 아시아나항공 측이 사실상 올해 안에 실종 조종사와 블랙박스의 흔적을 찾는 게 불가능하다고 판단했을 무렵 극적인 반전이 일어났다. 지난 29일 오전 11시쯤 제주 차귀도 서쪽 약 104㎞ 해상에서 아시아나항공이 의뢰한 민간 구난업체인 KT서브마린이 조종석 일부분을 찾아낸 것. 이들은 특수 그물을 이용해 바닥을 훑는 방식으로 동체 잔해와 블랙박스를 찾던 중 조종석에 해당하는 동체 부분을 찾아냈다. 기체 일부분을 찾아낸 KT서브마린 측은 잔해를 바지선에 싣고 30일 오전 제주항으로 들어왔다. 사고조사위 관계자들은 혹시 있을지도 모르는 조종사들의 유해 수색에 즉각 착수해 결국 이날 오전 2구의 조종사 시신을 찾아냈다. 사고기는 아시아나항공 소속 B747 화물기로 지난 7월 28일 인천공항을 떠나 중국 상하이로 가던 중 오전 4시 28분쯤 제주시 서쪽 약 107㎞ 해상에서 화재로 추정되는 사고로 추락했다. 사고기는 중국 상하이 관제소에 ‘화물칸에 화재가 발생했다.’는 의미의 “카고 파이어 이머전시”(cargo fire, emergency)라는 교신을 남기고 제주공항으로 회항하다 추락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조종사 2명(기장과 부기장) 중 1명이 “도저히 안 되겠다.”는 교신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고 직후 제주해경과 해군 등이 경비정을 동원해 사고기 추락 지점 일대에 대한 대대적인 수색 작업을 벌였으나 그동안 조종사들의 흔적과 사고 원인을 밝힐 핵심 단서인 블랙박스 등의 행방을 찾지 못했다. 시신이 발견됐다는 소식에 유족들은 서울에서 제주도로 한걸음에 달려왔다. 이날 오후 7시 제주대병원 영안실에 도착한 최 기장의 부인 성모(48)씨는 심경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말 없이 안치실로 이동한 뒤 시신을 확인하고 눈물을 쏟아냈다. 아시아나항공은 유족들과 협의를 거쳐 빈소 마련 등 장례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사고조사위는 장기 인양에 대비해 사진과 동영상 촬영이 가능한 잠수정을 통해 해저에서의 잔해 위치를 파악해 뒀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아시아나機 조종석 3개월 만에 인양] “조종석 수심 80~90m 펄서 발견”

    [아시아나機 조종석 3개월 만에 인양] “조종석 수심 80~90m 펄서 발견”

    지난 7월 28일 제주도 인근 해상에서 추락한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들의 시신은 안전벨트가 채워진 상태에서 발견돼 사고 당시의 급박함을 보여줬다. 국토해양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문길주 사무국장은 30일 오후 제주 외항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시신은 조종석에서 눌린 상태로 발견됐지만 옷도 그대로였고 안전벨트도 채워진 상태였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또 “조종석 발견과 사고 원인 조사와는 특별한 관계가 없다.”며 “수색은 내일 잠정 중단하지만 사고 원인 조사는 계속한다.”고 말했다. 사고기의 조종석은 지난 29일 오전 11시께 제주 차귀도 서쪽 약 104km 해상에서 아시아나항공이 고용한 민간 구난업체에 의해 인양돼 이날 오전 제주항으로 들어왔다. 다음은 문 사무국장과의 일문일답. →사고기 조종석은 어떻게 발견했나. -추락한 아시아나 화물기의 잔해는 폭 1.5㎞, 길이 3.3㎞에 이를 만큼 굉장히 널리 분포돼 있다. 사고 직후부터 사이드 스캔 소나를 이용해 사고기 잔해의 위치와 크기를 좌표로 표시한 후 특수 제작한 80m짜리 저인망 그물을 배 후미에 달고 바닥을 훑은 뒤 걷어 올리는 방식을 이용했다. 동체 잔해와 블랙박스 수색 작업을 하던 민간 업체 KT서브마린으로부터 어제 오후 4시쯤 인양한 잔해가 조종석이 붙어 있는 동체 부분이라는 연락을 받았다. KT서브마린은 작업에 투입된 지 한 달 정도 됐다. →발견 당시 조종석 상태는. -조종석이 발견된 지점은 수심이 80∼90m 정도 되고 바닥은 펄, 모래, 단단한 면이 섞여 있다. 크레인을 통해 바지선 위에 얹혀진 잔해는 한눈에 봐도 조종석이었다. 해상에 추락할 경우 바위에 떨어지는 것 이상의 큰 충격을 받기 때문에 많이 파손됐지만 어느 정도 모양은 갖춰져 있었다. 그 상태에서는 유해가 있는지를 확인할 수가 없어 제주항으로 왔고, 오전 11시 30분쯤 검찰 지휘하에 제주해경이 시신을 확인, 수습했다. →당시 시신의 상태에 대해 말해 달라. -조종석에서 눌린 상태로 발견됐지만 옷도 그대로였고 안전벨트도 채워진 상태였다. 기장과 부기장의 소지품도 나왔다. →당초 내일까지만 수색할 예정이었나. -동절기에는 파도가 높고 바람도 세기 때문에 작업할 수 있는 환경이 안 된다. 수색은 내일 잠깐 중단했다가 내년 3월이나 4월경 전문가 의견을 듣고 기술진과 협의를 거쳐 다시 재개할 예정이었다. →블랙박스의 행방은. -블랙박스는 다른 부속품에 비해 화재에 약하기 때문에 위치 추적 음파 신호는 처음부터 나오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훼손되지 않았더라도 신호는 30일밖에 지속되지 않는다. 크기가 작은 만큼 인양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조종석 발견이 사고 원인 조사에 주는 의미는. -조종석 발견과 사고 원인 조사와는 특별한 관계가 없다. 지금까지 수거한 잔해는 전체의 20% 정도다. 이를 서울이나 인천으로 옮겨 부위를 일일이 확인한 뒤 조사에 필요한 부분을 가려낸다. 발화가 어디서 어떻게 시작됐고 퍼졌는지 등 조사는 미국은 물론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화재 감식·폭발 전문가와 함께 지금도 하고 있다. 사고 조사는 비행 기록 장치 등을 모두 종합해 결론을 낸다. 현재는 불이 났고 조종을 못 하는 상태에서 추락했다는 정도밖에 말할 수 없다. 지난 1999년 영국에서 일어난 비행기 사고의 경우 사고 원인을 밝혀내는 데 3년 7개월이 걸렸다. 이번엔 더 오래 걸릴 수도 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진짜 못생겼네…괴기스런 ‘심해어’ 대거 공개

    ▶원문 및 사진 보러가기 괴수영화에나 나올 법한 기괴한 모습의 심해어 사진이 공개돼 눈길을 끈다. 5일(현지시간) 영국 대중지 더 선은 사진작가 노버트 우(50)가 촬영한 기괴한 모습의 심해 어류 사진을 소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들 사진에 나타난 기괴한 모습의 생명체들은 하와이와 멕시코 일대의 깊은 바닷속에서 서식하는 심해 생물들을 촬영한 것이다. 심해어들은 워낙 깊은 바닷속에 서식하기 때문에 촬영자가 목숨을 걸고 바다에 몸을 던지거나 우연히 그물에 걸려나온 것들을 촬영해 공개되고 있다. 이번에 공개된 심해생물들 역시 그물에 포획된 것들로 물 밖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데 며칠이 소요되기 때문에 알코올 등에 보존된다. 특히 이번에 공개된 사진들은 심해어 내부의 세세한 모습까지 나타내기 위해 특수한 염료가 사용됐다. 물고기의 빨간 부위는 비교적 단단한 뼈를 나타내며 파란 부위는 부드러운 연골을 보여준다. 노버트 우는 “최근에야 기술이 발전했기 때문에 우리가 심해어들을 직접 볼 수 있게 됐다.”면서 ”공개한 사진들은 거의 알려지지 않고 훼손되지 않은 영역에서 최초로 목격된 심해어들이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심해어는 일단 매우 원시적일 것이라고 여겨지지만, 사진 속 생물들은 사실 고도로 발달한 동물 임을 나타낸다.”면서 “이들은 진화를 통해 관 모양의 눈이나 바늘처럼 날카로운 이빨, 거대한 입 등의 다양한 기능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공개된 사진들은 미국 샌디에고의 캘리포니아대학에서 전시되고 있다.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여수 해상쓰레기 130t 세계박람회장 유입 비상

    여수 해상쓰레기 130t 세계박람회장 유입 비상

    2012여수박람회 개막을 7개월 남짓 앞두고 여수 앞바다에 부유쓰레기 발생량이 늘면서 당국이 대책 마련에 머리를 싸매고 있다. ●박람회 7개월 앞두고 대책 부심 ‘살아있는 바다, 숨 쉬는 연안’을 주제로 하는 여수세계박람회는 무엇보다 여수 청정 바다가 성공 개최의 열쇠다. 여수 앞바다는 매년 150t의 쓰레기를 수거하고 있지만 국립공원인 오동도까지 영향이 미칠 정도로 바다쓰레기가 널려 있다. 해양환경관리공단(이하 공단) 여수지사는 지난 1일 내년 5~8월 여수 신항 일대에서 열리는 박람회 기간 중 해상 부유쓰레기 발생량을 예측했다. 박람회 기간인 5~8월에 매년 발생한 쓰레기 양은 평균 100여t. 이 가운데 66t이 집중호우와 태풍 등의 영향으로 7~8월에 집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09~2011년 3년간은 평균 130t이 발생, 쓰레기 양이 최근 들어 더 늘었다. 이들 쓰레기 중 70% 이상은 바다로 흘러드는 육상 쓰레기다. 갈대더미와 로프, 폐그물, 비닐 등의 각종 쓰레기들이 여수 해역을 오염시키고 있는 것이다. 답답한 건 여수세계박람회가 7개월 앞으로 다가왔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해결책이 없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육상 쓰레기 차단막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서남해환경센터가 섬진강 육상 쓰레기의 해상 유입 흐름을 분석한 결과 섬진강 쓰레기는 광양만 내만으로 이동하거나 경남 하동·남해군을 돌아 다시 여수 앞바다로 유입되는 것으로 분석됐기 때문이다. 또 바다 쓰레기 처리비용은 육상 쓰레기에 비해 3배 이상 더 들어간다. 이와 관련, 공단은 6일 여수지방해양항만청, 여수시 등과 함께 박람회장으로 유입되는 쓰레기를 막기 위해 차단막의 규모와 위치 등을 결정하는 대책 회의를 가진다. 공단 관계자는 “현재 여수 바다에서 매일 쓰레기를 수거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라면서 “박람회 기간 동안 차단막 설치와 쓰레기를 청소하는 전문 청항선 2대를 배치해 수시 수거와 순찰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갈대더미·폐그물 등으로 오염 한해광(44) 서남해환경센터 사무국장은 “여수 바다로 밀려오는 쓰레기 대부분이 섬진강을 타고 떠내려오는 만큼 바다 쓰레기가 되기 전에 미리 수거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최근 농약병, 막걸리병 등 농사에 사용되는 쓰레기가 증가 추세에 있어 구례, 남원 등 섬진강 인근 지자체 주민들의 의식 계몽 운동이 가장 절실하다.”고 말했다. 여수 최종필기자 choijp@seoul.co.kr
  • 빛보다 60나노초 빨라… 이론상 시간여행 가능

    빛보다 60나노초 빨라… 이론상 시간여행 가능

    “만약 당신이 빛보다 빠른 속도로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면 과거로도 전보를 부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세상에 빛보다 빠른 것은 없다.”(알베르트 아인슈타인) 현대 물리학계의 ‘진리’로 통했던 아인슈타인(1879~1955)의 특수상대성이론을 깨뜨릴 수 있는 도발적 주장이 제기됐다. 세계적 권위의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가 “빛보다 빠른 물질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1905년 세워진 특수상대성이론에 따르면 불가능한 일이다. 만일 106년 동안 통했던 이론이 깨져 ‘초광속’으로 날아가는 물질이 등장한다면 이론상 ‘시간 여행’이 가능해진다. 또 다른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천동설에서 지동설로의 인식 전환)의 기로 앞에 세계 물리학계는 “믿기 힘들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제임스 길리스 CERN 대변인은 22일(현지시간) 언론 인터뷰에서 “믿기 어렵지만 빛보다 빠른 소립자 중성미자(뉴트리노)를 측정했다.”고 밝혔다고 AP통신이 전했다. “결과가 너무 놀라워 오류를 찾으려 노력했으나 찾을 수 없었다.”고도 덧붙였다. CERN 측은 23일 관찰 보고서를 공식 발표하기에 앞서 전날 논문 초고를 온라인 사이트인 ‘ArXiv.org’에 올렸다. 다른 학자들의 비판을 듣기 위해서다. 길리스 대변인은 “실험 관련 정보를 자세히 공개해 다른 연구소에서 동일한 실험을 재현하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이번 발견은 뉴트리노를 스위스 제네바의 연구소에서 진공 상태인 땅속으로 732㎞ 떨어진 이탈리아 그란사소 실험실까지 보내는 3년여의 실험 과정에서 얻었다. 실험을 주도한 ‘오페라’ 팀 소속 물리학자들에 따르면 뉴트리노는 빛의 속도(초당 29만 9792㎞)보다 60나노초(nsec·10억분의1초) 빨리 목적지에 도착했다. 다국적 연구팀인 ‘오페라’에는 윤천실 경상대 물리학과 교수팀도 속해 있다. 이 작은 차이가 만들어 낼 변화는 혁명적이라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우선 광속을 뛰어넘는 물질이 있다면 ‘타임머신’의 제작이 가능해진다. “과거로 간다면 메릴린 먼로를 만나고 싶다.”던 천재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의 꿈도 현실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또 CERN의 발표가 맞다면 대표적 우주탄생 이론인 ‘빅뱅이론’(우주가 점 같은 상태에서 137억년 전에 대폭발이 일어나 팽창, 현재에 이르고 있다는 것)도 다시 써야 한다. 이 이론이 상대성이론에 기초해 세워졌기 때문이다. 또 ‘원인이 항상 결과에 앞서야 한다.’는 상식도 재검토해야 한다. ‘빛보다 빠른 입자’로 지목된 뉴트리노는 아원자입자(원자보다 작은 소립자) 가운데 ‘가장 기이한 입자’로 꼽혀 왔다. 마치 바람이 그물망을 빠져나가듯 벽과 행성을 자유롭게 통과할 수 있으며 3개의 다른 종이 서로 변환되는 특징을 갖는다. 한때 질량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빛의 속도로 여행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으나 1998년 실험을 통해 무게를 지닌 것으로 확인됐다. ‘아인슈타인의 속도계’가 깨질 위기에 놓이자 세계 과학계는 패닉에 빠졌다. CERN의 발견 내용이 알려진 22일 밤부터 물리학자들은 인터넷 블로그에서 논쟁을 벌이기 시작했고 대부분 “너무 충격적인 결과여서 세밀한 검증이 필요하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앞서 2007년 미국 시카고의 페르미 연구소에서도 빛보다 빠른 입자를 발견했다는 주장이 나왔지만 측정 실수로 밝혀지기도 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7.6m짜리 세계서 가장 큰 뱀 ‘메두사’

    7.6m짜리 세계서 가장 큰 뱀 ‘메두사’

    세계에서 가장 큰 뱀이 일반에 공개돼 관심을 끌고 있다. 22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 등 외신은 기네스북 등재를 기다리고 있는 사육 중인 뱀 가운데 세계에서 가장 큰 뱀인 ‘메두사’를 소개했다. 현재 미국 캔사스시티 지역명소인 유령의 집 ‘지옥의 늪’에 공개 전시된 메두사는 몸길이 7.6m에 몸무게 136kg 이상 나가는 그물무늬비단뱀 암컷이다.장정 15명이 겨우 들 수 있는 이 거대한 뱀은 1주일에 한 번 약 18kg짜리 동물을 먹이로 먹지만, 45kg 이상 나가는 어떠한 동물도 쉽게 잡아먹을 수 있다. 뱀사육사 래리 엘가는 메두사를 7년 전 몸길이 60cm 정도였을 때부터 지금까지 키우고 있다. 그는 NBC 액션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 괴물 비단뱀에게 위협당하거나 하지 않지만 언제든지 날 죽일 수도 있다는 것은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고작 5.4m짜리 비단뱀에게 질식사당할 뻔한 적이 있다고 한다. 한편 메두사는 지난해 10월 미국 오하이오 파월의 콜럼버스 동물원에 살고 있던 7.3m짜리 뱀이 사망하면서 세계에서 가장 큰 뱀으로 올라 기네스북 등재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데일리메일 캡처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쪽빛 데칼코마니 융프라우를 걷다

    쪽빛 데칼코마니 융프라우를 걷다

    얼마전까지 우리가 스위스를 돌아보는 방법은 주로 ‘관광’이었습니다. 기차나 곤돌라를 타고 높은 곳에 올라가 ‘바라보는 것’ 위주였습니다. 최근 걷기 열풍이 불면서는 스위스의 진면목을 걸어서 살피려는 움직임도 부쩍 늘었습니다. 그 중심에 스위스의 아이콘, 융프라우가 있었지요. 거대한 자연과 마주하는 여정입니다. 이제 여기에 치즈와 초콜릿을 찾아가는 여정을 보탭니다. 자연과 더불어 살아온 스위스 사람들의 삶과 문화에 한 발짝 더 다가서는 여정입니다. 바로 그렇게 삶과 풍경이 어우러질 때라야 비로소 온전히 스위스를 돌아본 것이라 믿기 때문입니다. 스위스관광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절반보다 작은 스위스 안에 조성된 하이킹 패스(path)가 6만㎞를 넘는다. 지구를 한 바퀴(약 4만 120㎞) 반쯤 돌 수 있는 거리다. 트레일은 2만개 정도 된다. 우리의 둘레길 같은 하이킹 코스들이 거미줄처럼 나라 전체를 촘촘하게 감싸고 있는 셈이다. # ‘유럽의 지붕’ 열차만 타지 말고 걸어보면… 스위스 하이킹의 핵심으로 꼽히는 융프라우 일대에도 76개의 다양한 하이킹 코스가 있다. 저마다의 취향과 산행 능력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융프라우 하이킹은 대부분 인터라켄에서 기차를 타는 것으로 시작된다. 인터라켄은 ‘두 개의 호수 사이의 마을’이란 뜻으로, 융프라우의 배후지 역할을 한다. 기차는 인터라켄 오스트역을 출발해 라우터브룬넨(796m)과 클라이네 샤이데크(2061m) 등을 경유해 융프라우요흐(3454m)까지 오른다. 시간은 2시간 30분가량 소요된다. 평탄하게 이어지던 철길은 라우터브룬넨부터 궤도 사이에 톱니바퀴가 놓이기 시작한다. 기차를 타고 험준한 산을 오르는 동안 차창은 풍경화가 된다. 슈타우바흐 폭포 등 풍경의 보고들이 벽화처럼 내걸리는데, 입이 쩍 벌어질 지경이다. 오를 땐 기차 오른쪽, 내려올 땐 왼쪽에 앉는 게 풍경을 감상하기 좋다. 클라이네 샤이데크에선 저 유명한 융프라우 산악열차로 갈아탄다. 내년이면 설립 100주년이 되는 유서 깊은 철길이다. 산악열차에 오르면 ‘처녀’란 뜻의 융프라우(4158m)와 수많은 산악인들의 목숨을 앗아간 아이거 북벽(3970m), 묀휘(4107m) 등 알프스의 고봉들이 어깨를 맛댄 풍경과 마주한다. 산악열차는 약 2㎞는 초원지대, 7㎞ 남짓한 거리는 아이거와 묀휘의 암벽을 뚫은 터널을 지난다. 소요시간이 50분에 달할 만큼 천천히 오른다. 고산병 증세를 일으킬 수 있는 고도까지 올라가기 때문이다. 터널 구간 중 아이거반트(2865m)와 아이스메어(3160m) 등 두 곳에서 각각 5분씩 정차한다. 아이거 암벽 속에서 알프스 전경을 내려다보는 맛이 각별하다. 종착역은 융프라우요흐다. ‘요흐’는 우리의 ‘재’와 비슷한 뜻으로, 융프라우와 묀휘 두 산자락이 내려와 만난 자리를 뜻한다. 역 밖의 플라토 전망대나 빙하지대로 이어지는 뒷문이 전망 포인트. 역 위쪽의 스핑크스 전망대도 절대 놓쳐선 안 된다. ‘유럽의 지붕’ 융프라우와 22㎞를 뻗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알레치 빙하가 눈앞에 펼쳐진다. 고산증으로 인한 어지럼증도 이때만큼은 싹 가신다. 융프라우 하이킹은 산악열차나 곤돌라 등으로 고산 지역에 오른 뒤 되짚어 내려가는 형태가 많다. 그 가운데 한국인들에게 가장 널리 알려진 코스는 ‘아이거 융프라우 워크’다. 융프라우요흐에서 열차를 타고 내려오다 아이거 글래쳐(2320m)에 내려서 클라이네 샤이데크까지 걷는다. 융프라우와 아이거, 묀휘 등의 거봉들을 줄곧 등에 지고 내려온다. 앞쪽으로는 알프스의 산자락들이 마루름을 좁히며 다가선다. 스위스 목동들이 만들었을 것 같은 지그재그 코스는 하이킹 초보자들도 즐길 수 있을 만큼 쉽다. 1시간 남짓 걸린다. # 그뤼에르 치즈… 스위스 삶의 정수 스위스를 대표하는 식품은 치즈와 초콜릿이다. 그 둘의 명산지가 프리부르 지역이다. 스위스 연방을 이루는 26개 주(칸톤) 가운데 한 곳이다. 치즈와 초콜릿 생산 농가는 프리부르 지역 가운데서도 특히 그뤼에르 주변에 몰려 있다. ‘치즈 데어리 패스’(Cheese Dairy Path) 등 전통 치즈와 초콜릿을 맛볼 수 있는 하이킹 코스도 그뤼에르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인터라켄에서 그뤼에르까지는 ‘골든패스 파노라믹’ 등 기차를 바꿔 타며 이동한다. 스위스는 하이킹 패스 못지않게 철도 시스템도 그물망이다. 46개 철도회사가 총연장 5102㎞의 철로를 통해 스위스 구석구석을 연결한다. 관광객들이 어렵지 않게 4000m 가까운 산을 오르고, 꼭꼭 숨겨진 풍경들과 만날 수 있는 이유다. 1876년 첫 운행을 시작한 ‘골든패스 파노라믹’은 전원마을 츠바이짐멘에서 그뤼에르를 지나 레만호(湖)를 품은 몽트뢰까지 이어져 있다. 스위스 특유의 전원풍경을 차창에 달고 가는 노선으로, 스위스 기차여행의 정수로 꼽힐 만큼 줄곧 빼어난 풍경과 동행한다. 인터라켄이 독일어권 지역이라면 프리부르는 프랑스어권 지역이다. 특히 그뤼에르는 지역적으로 프랑스와 가깝다. 문화 또한 프랑스의 영향이 지배적이다. 당연히 고마움의 뜻을 전할 때 독일어 ‘당케 쉔’보다 프랑스어 ‘메르시 보쿠’가 더 잘 어울린다. 국내 한 포털 사이트는 그뤼에르에 대해 ‘거의 1000년 전부터 만들어온 경질 치즈’라고 적고 있다. 지명이 그 지역의 음식을 뜻하는 고유명사처럼 변한 것이다. 치즈 데어리 패스는 그뤼에르를 출발해 해발 1100m의 몰레종 마을까지 다녀온다. 그뤼에르에서 몰레종 마을까지는 5.7㎞, 왕복 4시간쯤 걸린다. 여기는 그러니까, 예쁜 수직 세상쯤 되겠다. 잣나무와 낙엽송 등이 하늘을 찌를 듯 쭉쭉 뻗어 있다. 그 아래는 들꽃 세상이다. 노란 민들레와 꽃반지 만들던 토끼풀 등 익숙한 녀석들은 물론, 어린아이 손톱보다 작은 들꽃들이 지천이다. 산길에서는 너나 없이 친구가 된다. 꼬장꼬장한 빨강 머리 독일 할머니도, 배불뚝이 스페인 아저씨도 수줍고 정감 있는 눈인사를 건넨다. # 해발 수천m에서 듣는 워낭소리 40분 남짓 산길을 오르면 워낭소리가 들리고 얼룩무늬 젖소들이 눈에 띈다. 스위스에선 이처럼 해발 수천m 고지대에서 소를 방목하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저지대 농가들이 싱싱한 풀을 찾아 고원의 초원지대로 올려 보낸 소들이다. 소떼는 봄에 올라와 가을이면 내려간다. 이들이 이동하는 것을 ‘포야’라고 부른다. 가을에 소떼가 내려올 때면 마을마다 축제가 펼쳐진다. 특히 그뤼에르의 중심지인 불에선 만국기를 걸듯 워낭으로 마을 하늘을 장식해 뒀다. 여간 이채롭지 않은 풍경이다. 몰레종 마을까지 가는 산길은 전형적인 스위스 시골 풍경을 담고 있다. 우리와 닮은 듯, 또 다른 풍경에 넋이 쏙 빠진다. 산길 중간의 ‘몽제롱’은 치즈에 식빵을 적셔 먹는 퐁듀로 유명한 집이다. 퐁듀 한 그릇에 17~19스위스프랑(약 2만 1000~2만 3000원)을 받는다. 몰레종 마을에서도 전통 수제 치즈 제작과정을 살펴보거나 다양한 치즈를 맛볼 수 있다. 초콜릿과 함께하는 길은 ‘치즈&초콜릿 트레일’로 불린다. 그뤼에르에서 버스로 10분 정도 떨어진 샤르메가 출발지. 초콜릿 박물관이 있는 브로크(Broc)까지 약 11㎞를 걷는다. 넉넉한 몽살뱅호(湖)와 고전 전쟁영화에서 봤음직한 수력발전소, 그리고 그 아래 펼쳐진 야운바흐 협곡을 따라 걷는다. 글 사진 인터라켄·그뤼에르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여행수첩 @전기는 220V를 쓴다. 우리와 다른 형태의 콘센트(3점식)를 쓰는 곳이 많다. @산악지대가 많으므로 보온성이 좋은 가벼운 옷과 등산화, 선글라스, 선블록 등을 준비해야 한다. @스위스 패스가 무척 유용하다. 기차는 물론 버스, 유람선까지 이용할 수 있다. 산악철도나 케이블카는 할인혜택을 받는다. 스위스 관광청(www.myswitzerland.co.kr) 참조. @스마트폰 소지자는 스위스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받아 갈 것. 현지에서 여행서적 몫을 톡톡히 한다. @인터라켄 시내는 자전거로 돌아보기 딱 좋다. 인터라켄 서역(west), 호텔 등에서 대여해 준다. 1~2시간에 14스위스프랑(CHF). 1CHF(이하 프랑)는 약 1230원. @음료수 등 잡화를 살 때 ‘COOP’ 매장을 이용하면 싸다. @융프라우요흐에서 컵라면을 맛볼 수 있다. 7.5프랑. @브로크의 카예 네슬레 초콜릿 공장 입장료는 10프랑이다. 초콜릿 생산 공정 등을 들여다보고, 다양한 초콜릿을 맛볼 수 있다. 비교적 싼 초콜릿 매장도 마련돼 있다. @그뤼에르 고성(古城)은 스위스 국민들이 두 번째로 자주 찾는 고성이다. 꼼꼼하게 살펴보는 게 좋다.
  • [김문이 만난사람] 능라전통음식교육원 여는 탈북 여성박사 1호 이애란

    [김문이 만난사람] 능라전통음식교육원 여는 탈북 여성박사 1호 이애란

    서울 한강에 여의도가 있다면 평양 대동강에는 능라도가 있다. 비단 같은 능수버들이 그물처럼 펼쳐진 듯 아름답다고 해서 능라(綾羅)라 했다. 능라도에서 바라보는 부벽루와 을밀대의 경치가 무척 빼어난 것으로 유명하다. 그럴 것이 경기민요 ‘양산도’에 보면 ‘대동강 굽이쳐서 부벽루 감돌고 능라도 저문 연기 금수산 어렸네’라고 노래하고 있다. 뿐만 아니다. 나훈아의 ‘대동강 편지’에서도 ‘대동강아 내가 왔다 을밀대야 내가 왔다/우표 없는 편지속에 한 세월을 묻어놓고~/대동강아 내가 왔다 부벽루야 내가 왔다~’라고 한이 서리도록 불러댄다. 그만큼 능라도는 실향민들에게 ‘꿈에 본 고향산천’이기도 하다. 이 같은 ‘능라’의 향수를 조금이나마 달랠 수 있는 공간이 서울 한복판에 들어선다. 다름 아닌 ‘능라전통음식문화평생교육원’(능라교육원)이 다음 달 1일 종로구 종로3가에서 정식 개원되는 것. 능라교육원은 국내 최초의 탈북자 전문 직업학교로 북한 특선 요리과정, 북한 연회 요리과정, 냉면과 온면 제조, 북한식 건강요리 등을 개설했다. 특히 탈북자들의 남한 정착을 위한 특별 코스로 생활문화 정착 및 스피치 강좌 등도 마련했다. 이 교육원은 기관이나 단체가 아닌 탈북 여성이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는 점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국내 최초의 탈북자 전문 직업학교 탈북 여성박사 1호로 알려진 이애란(48)씨는 3년전부터 북한전통음식연구원장을 맡고 있다. 그는 국내에 정착하지 못해 방황하는 탈북자들을 보면서 일자리를 마련해 줄 방도가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던 중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식품영양학 박사)를 살려 탈북자들의 취업을 도울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능라교육원’을 개원하게 됐다. 경인여대 식품영양조리학과 겸임교수이기도 한 이씨는 앞으로 탈북자들은 물론 북한요리를 배우고 싶은 남한 사람들에게도 문호를 적극 개방할 예정이다. 지난 1일 오후 이씨를 만나기 위해 종로3가 국악로 입구에 위치한 북한전통음식연구원을 찾았다. 때마침 연구원 직원들이 추석을 맞이해 요리를 하느라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한 연구원에게 무슨 요리냐고 물었더니 “개성약과입네다. 추석때 쓰겠다고 주문이 왔습네다.”라고 대답했다. 요리실 안에는 여러 개의 싱크대가 진열돼 있었고 4~5명의 요리사들이 북한요리를 열심히 만들고 있었다. 잠시 후 이씨와 마주앉았다. 먼저 추석 얘기가 오고 갔다. 그는 “추석이 가까워서인지 북한음식을 만들어달라는 주문이 많이 온다.”면서 그중 개성약과를 가장 선호한다고 말했다. 그만큼 개성약과는 북한에서 알아주는 고급약과라는 설명이다. “평양에서는 추석무렵이 되면 노티떡을 잘 해먹습니다. 찹쌀과 기장쌀을 섞어서 엿기름을 반죽시켜 삭힙니다. 그걸 5㎝ 크기로 동글납작하게 참기름에 노릇노릇하게 지져서 완전히 식힌 다음 사기항아리에 조청이나 꿀을 발라서 차곡차곡 담아두었다가 먹는 평안도의 음식으로 이름 나 있습니다. 노티는 겨울까지 간식으로 먹는데 주로 부잣집에서 만들어 먹습니다. 건강에 좋은 당을 쓰는 발효음식이기때문에 인기가 아주 좋지요. 추석때면 온 가족이 모여 노티를 만들었던 추억이 지금도 아련합니다.” 하지만 가난한 함경도 지방에서는 추석때 주로 감자를 재료로 한 음식을 많이 만든다고 했다. 개마고원, 부전고원 등 고원지대에서 나는 감자를 캐서 녹말국수를 비롯해 감자떡, 감자 오그랑죽 등을 주로 만들어 먹는다고 했다. 이 밖에 수수요리도 많이 한다는 그는 “추석 전날 여자들은 잠을 안 자고 요리를 하는데 남자들은 뒷짐만 지고 알건달처럼 편안히 지낸다. 이런 것은 남한이나 북한이나 비슷한 것 같다.”며 웃는다. 그는 이번 추석연휴가 끝나면 연구원 자리에 이 같은 북한음식을 맛볼 수 있는 카페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미 ‘라이스토리’라는 상표등록을 마쳤으며 해주비빔밥, 평양비빔밥, 평양식 샌드위치인 녹두지짐떡, 순대, 북한의 상류층만 먹는 꼬부랑국수(수프 없는 라면) 등 남한에서는 맛볼 수 없는 것들을 요리해 아주 저렴하게 내놓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쯤해서 얘기를 능라교육원으로 돌렸다. 교육원은 연구원에서 불과 100여m 떨어진 곳이어서 자리를 옮겨 인터뷰를 계속했다. 그는 “탈북자들이 남한에 와서 일자리를 얻겠다고 하지만 실패하는 경우를 많이 봐 왔다.”면서 먼저 와서 나름대로 정착한 탈북자로서 나중에 온 이들에게 어떤 식으로든 도움을 줘야 한다는 생각에서 교육원을 개원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말귀를 잘 못 알아듣는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저도 대학에서 조리실습을 할 때 믹서나 티스푼 같은 용어조차 못 알아들어 실습팀에서 왕따가 된 경험도 있지요. 제 전공이 음식인 만큼 음식을 통해 탈북자들의 취업을 도울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음식은 남과 북이 서로의 문화를 배우고 알아가는 데 가장 좋은 매개체이기도 합니다. 아울러 북한은 식량난을 겪으면서 전통요리의 맥이 끊기고 있습니다. 남한에 온 탈북자들이 그 맥을 잇는다면 장차 명품 관광산업으로 얼마든지 발전시킬 수 있거든요.” 그러면서 평양의 옥류관에 버금가는 북한 전통 음식점을 남한에 생기게 할 만큼 단단히(?) 교육할 것이라고 의욕을 보인다. 남한에서 유명하다는 북한 음식점을 돌아봤지만, 북한 음식 고유의 맛을 간직한 곳이 많지 않기 때문에 자신있다고 했다. ●“탈북자 입장에서 탈북자 도울 것” 그는 북한 전통음식 외에 제과와 제빵과정 코스도 마련했다. 얼마전 인기 드라마였던 ‘제빵왕 김탁구’처럼 제빵왕을 배출시키는 것 또한 목표로 삼고 이미 탈북자 둘을 은밀히(?) 교육을 시키고 있다고 귀띔했다. 또한 내년 4월 대전에서 열리는 국제요리올림픽에 출전시켜 제빵왕은 물론 요리왕까지 탄생시키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우고 있다. 강사진은 이씨를 비롯해 북한에서 요리대학을 졸업한 사람들이 몇명 있다고 말했다. “교육원은 서울문화와 평양문화가 만나는 곳입니다. 통일문제를 이념적으로만 접근하게 되면 비인간적인 측면이 많게 되지요. 제 생각에는 생활문화적으로 다가가야 인간적인 통일을 이룰 수가 있습니다. 제가 교육원의 캐치프레이즈를 ‘통일은 밥상에서’라고 내건 것도 바로 이런 점 때문이지요.” 통일 얘기가 나오자 열변을 토하듯이 말을 이어나간다. “통일문제와 관련, 방송에 출연한 사람들이 마치 점령군 같은 입장에서 얘기를 하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예를 들어 통일되면 북한의 땅값이 얼마이며, 또 자원은 얼마나 나갈 것이며 등등을 얘기하는 것은 북한주민을 자극하는 신중하지 못한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북한 주민들은 ‘식민지’라는 말을 무척 싫어합니다. 그들의 마지막 자존심 또한 식민지가 아닌 것이지요. 만약 북한 사람들이 우연히 남한 방송을 볼 때 이런 얘기를 들으면 어떻게 생각하겠습니까. 침략자, 또는 점령군으로 인식하게 됩니다. 또한 남한이 우월적 지위에서 통일이나 통일비용을 자꾸 거론하는 것도 북한주민들의 입장에서는 썩 달갑지 않게 느낄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탈북자들에게도 이와 비슷하게 대하는 것은 오히려 사회적 문제와 갈등만 일으킬 뿐이지요.” 그는 이어 “배고픈 북한 주민들이나 탈북자들을 위해 스스로 먹고 살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탈북자의 경우 먼저 온 탈북자가 나중에 온 탈북자들에게 이러한 방법을 가르쳐주는 것이 가장 좋다. 탈북자들이 정부에서 주는 기초생활비만 받아본들 아무 소용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제가 아는 탈북자 중에 용접일을 하면서 연봉 7000만원을 받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를 만났을 때 가장 큰 고충이 언어의 소통이었다고 털어놓았습니다. 말귀를 알아듣기까지 무려 7년이 걸렸다는 것이지요. 그러면서 하는 말이 ‘용접을 배우고 싶은 후배 탈북자가 있어서 직접 가르친다면 7년이 아닌 3년만에 비슷한 연봉을 받게 하겠다’고 자신하더군요. 우리 교육원도 바로 이런 점을 중요하게 여길 것입니다.” 인터뷰를 하는 동안 문의전화가 여러번 걸려왔다. 궁금해 하자 “남한사람들은 냉면집 차리는 것에 대해 어떤 로망을 가졌나봐요.”라고 말했다. 그에게 추석때 어떻게 지낼 것이냐고 했더니 “중학생인 아들을 데리고 부모님댁에 가서 함께 노티를 만들어야지요.”라고 하면서 웃는다. 그의 어머니(72)도 북한 고급 요리사 2급 자격증을 가졌으며 북한 진달래식당과 압록강각 등에서 오랫동안 일해왔다. 김문 편집위원 km@seoul.co.kr >>> 이애란은 1964년 능라도를 바라보는 평양에서 맏이로 태어났다.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6·25때 월남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상검증에 의해 가족과 함께 양강도 삼수군 산림지역으로 추방당했다. 인민학교를 졸업하고 5년제 고등보통학교에 입학하자 과학자가 되기 위해 수학공부에만 전념했다. 졸업 당시 7만여명이 참여하는 수학경시대회에서 25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출신성분으로 기대했던 김일성대학 진학은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할 수 없이 1981년 혜산고등경공업학교에 들어가 졸업한 뒤 신의주경공업대학에 편입해 1989년 졸업했다. 이후 국가과학기술위원회 혜산시 품질감독원으로 일했다. 그러던 1997년 미국에서 소설가로 활동하던 사촌 여동생의 소설이 문제가 돼 정치범으로 몰리게 되자 그해 8월 4개월된 아들 등 가족과 함께 압록강을 건넜다. 3개월동안 중국과 베트남을 전전하다 한국에 도착한 그는 호텔 청소부, 신문배달, 보험 설계사 등 닥치는 대로 생활전선에 뛰어들었고 틈틈이 모은 돈으로 건강음식점을 열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러던 2003년 9월 이화여대에서 북한 관련 강의 요청이 온 것이 계기가 돼 다시 공부를 시작하고 석사학위에 이어 2008년 박사학위까지 받았다. 이때 평소 꿈이었던 사단법인 북한전통음식문화연구원을 설립했고 2010년 경인여대 겸임교수에 지원해 47대1의 경쟁률을 뚫고 합격했다. 현재 북한전통음식문화연구원 원장 외에 (사)하나여성회 대표, 능라교육원 원장, 경인여대 겸임교수 등을 맡고 있다. 주요 수상으로는 통일부장관상 (2008), 미 국무부의 ‘용기있는 국제 여성상’(2010), 국제 소롭티미스트 ‘루비상’(앞서가는 여성상·2010), 한국여성단체협의회 ‘2010 1호 여성상’ 등이 있다.
  • 가자미잡이 선원들의 고난과 희망

    가자미잡이 선원들의 고난과 희망

    매일 새벽이면 울산의 대표적인 항구들은 출항하는 배들로 붐비기 시작한다. 바로 가자미를 잡기 위해서다. 우리나라에서 유통되는 가자미의 대부분은 울산의 주요 항구를 통해 어획된다. 산란기인 봄을 제외한 여름에서 겨울까지가 제철인 가자미는 일정한 곳에 모여 있지 않고 조류를 따라 계속해서 이동한다. 따라서 어선들도 지속적으로 무전 교신을 하며 어획 장소를 따라 시시각각 이동한다. 7일 오후 10시 40분에 방송되는 EBS ‘극한직업’은 원석호 선원들이 망망대해에서 파도와 싸우며 가자미를 잡는 과정을 소개한다. 무뚝뚝하지만 속정이 깊은 선원들이 힘을 모아 함께 그물을 끌어 올리면서 뱃사람으로서 최선을 다해 조업에 전념하는 극한의 현장을 따라가 본다. 새벽 5시에 방어진항을 출발한 원석호는 중국 선원 2명을 포함한 9명의 선원을 싣고 가자미잡이에 나선다. 선장을 비롯한 주요 선원들이 2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베테랑들인 만큼 이들의 기대는 남다르다. 하지만 가자미의 어획량이 생각보다 많지 않자 선원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한다. 이처럼 가자미의 수가 눈에 띄게 줄어든 까닭은 이상저온 현상 때문이다. 가자미 서식에 적합한 온도를 갖추고 있던 바다에 냉수대가 형성되면서 가자미들이 눈에 띄게 줄어든 것이다. 선장은 조타실에서 어군 탐지기를 보며 실시간으로 다른 선박들과 무전 교신을 한다. 다른 지점에서 조업 중인 선박들 역시 부정적인 소식을 전해 온다. 설상가상으로 파도마저 점점 거세지고, 집중해서 그물을 끌어올려야 하는 선원들은 갑판으로 들이치는 파도 때문에 배가 흔들려 중심을 잡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조업을 포기할 수는 없다. 선원들은 밤이 깊도록 흔들리는 배 안에서 그물을 쥐고 사투를 벌인다. 밤새 선원들을 괴롭히던 파도가 잠잠해지자 원석호는 다시 새로운 희망을 품고 바다에 그물을 던진다. 어획량은 서서히 늘어나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기대에는 미치지 못하는 상태다. 갑판 위에 둘러서서 나무 상자에 차곡차곡 가자미를 정리해 넣는 선원들. 잠시 조업이 순조로워지는가 싶던 원석호에 또다시 위기가 찾아왔다. 파도가 잠잠해지자 이번에는 비바람이 몰아치기 시작한 것. 선장은 가자미를 잡던 해역에서 한 시간가량을 이동해 뽈돔을 잡기로 결단을 내린다. 뽈돔잡이에 나선 원석호가 던진 그물에는 뽈돔뿐만 아니라 대왕문어, 낙지, 아귀, 대구 등 다양한 종류의 어류가 걸려든다. 어느덧 어창에는 가자미 100박스, 뽈돔 80박스가 차곡차곡 쌓여 간다. 이들은 계속되는 조업에 지쳐 가지만, 육지로 무사히 어획물들을 운반하기 전까지는 긴장을 풀 수 없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檢의 창·郭의 방패’ 대면만 남았다

    ‘檢의 창·郭의 방패’ 대면만 남았다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을 향한 검찰의 수사가 막바지에 이르면서 그를 재판에 세우려는 검찰의 창과 곽 교육감의 방패가 서로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곽 교육감 측은 2억원이 ‘선의’였으며, 실무자끼리 대가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검찰은 그물망에서 벗어나기 위해 만든 ‘각본’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검찰과 곽 교육감 측이 대립하는 부분은 크게 두 가지. 곽 교육감과 박명기(구속) 서울교대 교수 간에 후보 단일화를 위한 대가가 약속되었는지와 2억원의 대가성 여부다. ●후보매수 직접 지시 했나 검찰은 사전에 확보한 자료를 통해 선거 전 자금 압박에 시달리던 박 교수 측에 곽 교육감 측이 후보단일화를 요구하며 금전적인 보상을 약속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과정에 곽 교육감도 깊이 개입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곽 교육감 측은 박 교수 측에서 선거운동비용 보전금 10억여원을 요구했지만 곽 교육감과 선거대책본부가 단호하게 거절했다는 입장이다. 또 회계책임자로 일했던 이모씨도 곽 교육감은 돈거래 약속을 모르고 있었으며, 실무자 선에서 합의한 내용이라고만 밝혔다. 박 교수 측에 돈을 전달해 검찰 조사를 받은 강경선 방송통신대 교수도 2억원의 대가성을 부인하는 등 곽 교육감 측의 ‘선의’를 강조하면서 곽 교육감을 방어하고 있는 상태다. 이에 따라 곽 교육감에 대한 검찰 조사는 ‘후보 매수’를 둘러싸고 직접적 의사를 표명했는지, 아니면 이 같은 의지를 간접적으로 전달했는지를 규명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검찰이 확보한 박 교수의 녹취록에 어떤 내용이 담겨 있는지도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2억 대가성 알고 있었나 두번째는 ‘2억원’의 대가성 문제다. 검찰은 돈의 액수와 출처는 그저 수사 선상에 올라 있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조각일 뿐 “(후보 사퇴 대가로 2억원의 돈을 줬다는) 본질은 달라질 게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곽 교육감의 부인 정모씨와 정씨의 언니, 관련자들을 잇달아 조사하고 2일에는 박 교수 측의 선거대책본부장이었던 양모씨를 소환조사했다. 곽 교육감의 자택도 압수수색하며 탄력을 붙이고 있다. ●자금 어디서 흘러들었나 검찰은 “2억원의 출처에 대한 조사가 더 필요하다.”며 곽 교육감 측의 말에 대한 불신을 나타냈다. 2억원에 성격이 다른 돈이 섞여 있을 것이란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다. 검찰은 박 교수의 노골적인 금품 요구에 당황한 곽 교육감이 아무 돈이나 썼을 개연성을 배제하지 않고 않다. 오이석·최재헌기자 hot@seoul.co.kr
  • [사설] 박태규 귀국 부산저축銀 수사 주목한다

    캐나다로 도피했던 부산저축은행그룹 로비스트 박태규씨가 엊그제 자진 귀국해 검찰조사를 받고 있다. 들어올 때 검찰수사에 협조하겠다고 미리 약속했다고 한다. 인터폴에 수배까지 된 그가 갑작스럽게 돌아와 검찰에 협조하겠다니 진의부터 궁금해진다. 가족 압박에 굴복했다는 등 벌써부터 여러 말이 나오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그가 부산저축은행 정·관계 구명 로비의 실체를 밝혀줄 핵심 중의 핵심 인물이라는 점이다. 부산저축은행 사건은 사회지도층 인사들의 추악한 행태가 힘 없고 백 없는 서민들을 절망케 한 전형이다. 술과 밥, 이권으로 인연을 맺은 지도층 인사들 간의 은밀한 뒷거래와 커넥션이 얽힌 사건이라고 봐도 크게 틀리지 않을 것이다. 힘깨나 쓰는 권력기관의 실력자들이 연루됐다. 대통령 측근인 은진수 전 감사원 감사위원과 김광수 전 금융정보분석원장 등 지금까지 60여명이 기소됐지만 이들은 ‘잔챙이’에 불과하다는 게 세간의 평이다. 대어는 그물 밖을 유유히 유영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재오 특임장관이 “(검찰 수사 결과를) 나도 못 믿겠다.”고 했고, 이명박 대통령은 “박태규를 못 잡는 거냐, 안 잡는 거냐.”고 검찰을 질책했을 정도다. 이런 박씨가 수사 협조를 약속하고 제 발로 들어온 만큼 부산저축은행 구명 로비와 관련된 의혹을 낱낱이 밝혀야 할 것이다. 검찰과 수싸움을 하며 자신에게 유리하면 불고, 불리하면 입을 닫는 행태를 결코 묵인해서는 안 되며, 그렇게 해서 될 일도 아니다. 국민이 어느 때보다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음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박씨가 밴쿠버발(發) 비행기를 타고 오면서 무슨 생각을 했는지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그의 입을 통한 파장은 메가톤급이 될 게 자명하다. 정치권이 숨죽이는 것도 이런 이유 아니겠는가. 검찰도 박씨 수사에 검찰의 명예와 신뢰가 달렸다는 점을 뼈에 새겨야 한다. 부산저축은행 수사와 관련해 지금까지 잘했다고 박수친 사람이 어디 있었는가. 박씨의 갑작스러운 귀국이 “입 맞추고 들어왔다.”는 또 다른 의혹을 낳게 해서는 검찰에 미래가 없다. 오직 실체적 진실만을 향해 거침 없이 나아가는, 엄정한 수사로 한 점 의혹도 남기지 말아야 한다.
  • 무려 99년 만에 발견된 희귀 ‘거미게’ 공개

    무려 99년 만에 발견된 희귀 ‘거미게’ 공개

    멸종된 줄로만 알았던 희귀 ‘거미게’(Spider Crab)가 99년 만에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 관심을 모으고 있다고 영국 BBC가 보도했다. 거미게는 1912년 영국 콘월주에서 목격된 뒤 단 한 번도 사람의 눈에 띤 적이 없었다. 거의 1세기만에 발견된 거미게는 올 여름 한 어부의 그물망에 잡혀 올라왔으며, 사람 엄지손톱 만 한 몸의 대부분이 붉은 빛을 띠고 있다. 해양생물 전문가들은 이 거미게의 희소가치를 매우 높게 평가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희귀 해양생물을 더욱 자세히 연구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폴 케이니 박사는 “거미게는 해초 등으로 자신을 위장한 채 살아가며, 100년 가까이 모습을 드러낸 적이 없었을 만큼 매우 희귀한 생물”이라면서 “엄지손톱 크기의 작은 몸집 또한 매우 독특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이 거미게는 뉴키(Newquay)지역의 해양수족관에 기증돼 관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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