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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마당] 고독과 친구 맺기/송정림 드라마 작가

    [문화마당] 고독과 친구 맺기/송정림 드라마 작가

    추석을 앞두고 어머니를 찾아갔다. 어머니가 이사하신 집, 어머니 산소에 등을 기대고 한참 앉아 있다가 돌아오는데, 차창 밖 하늘에 노을이 걸리며 라디오에서 노래가 흘러나왔다. 조르주 무스타키의 ‘나의 고독’. 고독은 그림자처럼 나를 따라다녔다는 노래에 어머니의 목소리가 오버랩돼 흘렀다. 홀로 고향 집을 지키던 어머니가 어느 날 말했다. “이 외로움을 너도 겪을 걸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구나.” 아버지 돌아가신 후 10여년의 시간을 어머니는 외로움과 싸우다가 돌아가셨다. 세월이 쌓이고 인연이 늘수록 이별도 더해 간다. 몇 해 전, 몇 달 전, 불과 며칠 전에도 이승에서는 절대 만날 수 없는 이별을 했다. 예정됐든 뜻밖이든 모든 이별은 가슴에 상처를 남긴다. 이별은 그리움을 부르고, 만날 수 없는 현실에 그리움은 외로움이 된다. 김광석 노래처럼 우리는 누구나, 매일 이별하며 살아간다. 슬픔과 고독의 신기록을 경신해 간다. 아름다움도 연륜 따라 느낌이 달라진다. 꽃이 피어나면 그저 즐겁다가, 아름답다가, 흩어지는 꽃잎에 가슴이 베인다. 사실 외로움을 느끼게 된 건 그리 오래전 일이 아니다. 성장하는 동안은 외로움을 느끼지 못한다. 어린아이는 뛰어놀고 장난치느라 외로울 시간이 없다. 어른이 되면서 고독이 침범해 들어온다. 누가 곁에 있다고 고독이 사라지는 건 아니다. 많은 사람의 혼잡 속에서 혼자를 느끼기도 한다. 언제 외롭냐고 물으면 답을 못한다. 때때로 외롭다가, 종종 외롭다가, 수시로 외롭다가, 자주 외롭다가, 매일 외롭다가, 나중에는 언제나 외로워지는 것이 우리 인생이니까. 왜 외로운지 물어도 딱히 대답하지 못한다. 함께 있어도, 홀로 있어도, 군중 속에 있어도 외롭다.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타인에게 기댔다가 오히려 상처를 입기도 한다. 외로움을 극복하기 위해 뭔가를 시도했다가 더 외로워지는 경험도 한다. 그러면서 알아 간다. 인생은 그냥 외로운 것임을. 그런데 조르주 무스타키는 이렇게 노래를 이어 간다. 고독이 나와 함께 있으니 난 외톨이가 아니라고. 혼자 있는 외로움을 말하는 단어 ‘고독’. 그런데 고독이 있기 때문에 외톨이가 아니라니…. 고독을 친구 삼을 줄 아는 경지에 달하면 외로움도 더이상 외로움이 아니게 되는 걸까? 재(財)테크, 시(時)테크, 우(友)테크…. 인생 마지막을 준비하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어쩌면 가장 중요한 건 고독을 즐기는 법을 알아 가는 게 아닐까. 혼자 있는 시간을 누리는 법, 고독 속에서 자신을 들여다보고 삶의 의미를 반추하는 법을 알아 가고 싶다. 고독하다는 것은 오롯이 나 자신과 대면하는 시간이 길어 간다는 뜻이다. 고독 앞에서 내가 보내 버린 시간들이 가슴으로 걸어 들어온다. 고독 앞에서는 내가 보내 버린 사람이 떠오른다. 그 앞에서는 내가 방치해 버린 감정이 떠오른다. 그래서 고독 앞에서는 겸손해지고 미운 것이 없다. 다 고맙다. 그러므로 고독하다는 것은 사랑할 준비가 돼 있다는 뜻이다. 당신이 그립다는 뜻이고, 당신을 맞이할 준비가 돼 있다는 뜻이다. 고독을 즐기는 단계에 이르면 더이상 이별에 상처받지 않는다. 슬픔에 마음을 베이지 않는다. 인생의 내공이 쌓여 훌훌 떨칠 줄 알고 흘려보낼 줄 안다. 고독을 친구 삼는 순간, 고독이 함께하기에 나는 외톨이가 아니라고 느끼게 되는 그 순간은, 물음표로 가득한 인생 시험지를 다 풀어내는 순간이다. 그러므로 고독은 철학 선생이다. 살아갈수록 고독이 두렵지 않게 된다면, 고독을 친구 삼을 줄 알게 된다면 그리 슬퍼할 일은 아니다. 연륜이 쌓여 가는 일은….
  • [청소년 노동인권 만화-매콤달콤 알바의 맛] 5화. 어리다고 놀리지 말아요, 수줍어서 말을 못할 뿐

    [청소년 노동인권 만화-매콤달콤 알바의 맛] 5화. 어리다고 놀리지 말아요, 수줍어서 말을 못할 뿐

    ‘매콤 달콤, 알바의 맛’은 청소년 노동인권을 주제로 한 교양 만화입니다. 서울신문이 기획하고 은정수 작가가 그립니다.
  • 박지원 “조국 의혹 결정적 한방 없다…빨리 해명기회 줘야”

    박지원 “조국 의혹 결정적 한방 없다…빨리 해명기회 줘야”

    박지원 무소속 의원은 21일 최근 많은 의혹이 제기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관련 “아직도 결정적 한방은 없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박 의원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해명할 수 있는 기회를 빨리 청문회를 열어서 줘야 한다”며 “가족(신상)털이는 자제하자. 그러나 정책에 대해 의혹이 있는 것은 철저히 해명해야 국민이 납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조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여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이다. 또 ‘오는 10월 나루히토 일왕 즉위식에 이낙연 총리가 (특사로) 가야한다는 데 동의하냐’는 질문에 는 “문재인 대통령께서 일본 천황(일왕) 즉위식에 참석한다고 발표를 하면 양국 관계가 하루아침에 눈녹듯 녹지 않겠나”고 답했다. 박 의원은 니카이 도시히로 일본 자민당 간사장이 19일 오사카에서 가진 비공개 회동에서 1998년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언급한 뒤 ‘그때가 그립다’고 말했다고 전하며 “그때로 돌아간다고 하면 문 대통령은 김대중 전 대통령처럼 되는 거고 아베 수상은 오부치 수상처럼 하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드라마 ‘왕좌의 게임’ 결말, 원작 소설엔 영향 없을 것”

    “드라마 ‘왕좌의 게임’ 결말, 원작 소설엔 영향 없을 것”

    지난 5월 팬들의 원성 속에 종영한 인기 미국 드라마 ‘왕좌의 게임’ 원작자 조지 R R 마틴(71)이 드라마의 결말이 원작 소설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7일(현지시간) 마틴은 영국 주간 옵서버와의 인터뷰에서 드라마의 결말이 향후 출간될 원작 소설 ‘얼음과 불의 노래’ 시리즈의 결말에 영향의 미치느냐는 질문에 “아니다. 그렇지 않다. 그것은 아무것도 변화시키지 않는다”고 공언했다. 시즌 8로 종영한 드라마 ‘왕좌의 게임’은 마틴의 판타지 소설을 원작으로 했으나 소설이 완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드라마가 전개되며 결말이 용두사미라는 비난 여론과 함께 드라마 제작사 HBO 측에 재촬영을 요구하는 청원이 100만명을 웃돌았다. 마틴은 이에 대해 미국 가수 리키 닐슨의 ‘가든 파티’ 가사를 인용하며 “모든 사람의 기분을 맞춰 줄 수는 없다. 그러니 당신 자신을 기쁘게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마틴의 소설은 1996년 1부를 시작으로 현재 5부까지 출간됐으며 앞으로 2부가 더 나올 예정이다. 팬들은 일흔이 넘은 마틴의 나이를 고려했을 때 6부와 7부를 무사히 마무리 지을 수 있을지 우려하고 있다. 이에 대해 마틴은 “드라마의 종영으로 (완결에 대한) 엄청난 부담이 줄었다”면서 “내 페이스에 맞춰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계적인 유명인이 된 마틴은 유명세를 치르기 이전 시절에 대해 “솔직히 그립다. 서점에 가는 일을 가장 좋아했는데 더는 그럴 수 없다”며 아쉬워하기도 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문희상 “대화·타협 정치 실종… 빈자리 그리워”

    이해찬 “평생 바쳐 평화적 정권교체 이룩” 황교안 “정치 보복 안 해… 통합·화합 상징” 손학규 “반대세력과 주고받은 협치 달인”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10주기인 18일 국립 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추도식에 정치권 관계자들이 참석해 ‘DJ 정신’을 기렸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추도사에서 “당신께선 ‘서생적 문제의식과 상인적 현실감각’의 조화를 정치인에게 필요한 능력이라고 하셨지만 지금의 정치는 대화와 타협이 실종됐다”며 “오늘, 더더욱 대통령의 빈자리가 그립다”고 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김 전 대통령은 대외정책에서 한미 동맹을 중심에 놓고 이웃 나라들과의 우호와 협력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며 “조화와 비례가 대통령의 철학이었다”고 했다. 여야 5당 대표들도 정파에 관계없이 추모사를 통해 DJ의 업적을 기렸다. 다만 더불어민주당은 ‘DJ 정신’을 정통으로 계승하고 있는 정당임을 강조한 반면 야당은 김 전 대통령이 정치보복을 하지 않았고 야당과 협치했다는 점을 부각시키는 등 미묘한 차이를 보였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김 전 대통령은 한국 민주주의를 위해 평생을 바치고 결국 평화적 정권 교체를 이룩했다”며 “고인께서 걸었던 민주주의와 인권, 평화와 통합, 혁신과 번영의 길이 저희의 길이며 이 나라가 걸어야 할 길”이라고 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김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최규하·전두환·노태우·김영삼 전 대통령 등 전직 대통령들과 찍은 한 장의 사진이 기억난다. 정치보복은 없었다”며 “그 장면은 우리 국민이 갈망하는 통합과 화합의 역사적 상징”이라고 했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는 “김 전 대통령은 반대 세력의 요구에 따라 줄 건 주고 받을 건 받는 진정한 협치의 달인이었다”며 “DJP(김대중·김종필) 연합이라는 기상천외한 연합정치를 통해 소수파 정권 획득을 이뤄냈다”고 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극한 대결정치의 리더십이 득세하는 지금의 정치현실에서야말로 대통령께서 몸소 실천한 진정한 통합의 리더십이 더욱 절실해지고 있다”며 “대통령께서 제안했던 승자독식 선거제도 개혁을 온몸 던져 완수하겠다”고 했다.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는 “김 전 대통령은 민주주의의 거대한 산맥으로 김 전 대통령 없는 한국 민주주의는 상상할 수 없다”며 “우리는 오늘 김대중 산맥에서 내뿜는 민주주의 산소로 호흡하며 살아가고 있다”고 했다. 유족 측 대표로 나선 DJ의 차남 김홍업 전 의원은 “아버님의 정치 목적은 국민이 나라 주인으로서 행복하게 잘 살게 하는 것”이라며 “(이희호 여사 별세 때) 조화를 보내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께도 감사하다”고 했다. 추도식에는 진영 행정안전부·강경화 외교부·김현미 국토교통부·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과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장남 건호씨 등이 참석했다. 민주당 정세균·이석현·원혜영·추미애·설훈·우원식 의원, 평화당 박주현 의원, 최근 평화당을 탈당한 박지원·유성엽·장정숙 의원 등도 함께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2000만원대 유럽서 온 밴

    2000만원대 유럽서 온 밴

    편안한 승차감… 3년·10만㎞ 보증까지국내 대형 상용차 시장에서 프랑스 르노의 ‘마스터’가 인기를 끌고 있다. 마스터는 13·15인승 ‘버스’와 짐을 실어나를 수 있는 ‘밴’을 모델로 하는 상용차다. 마스터의 인기 비결은 단연 ‘가성비’다. 마스터 버스는 3630만원, 15인승 버스는 4600만원에 불과하다. 같은 상용 버스인 메르세데스벤츠의 스프린터와 비교하면 가격차가 2배 이상 난다. 유럽 시장 1위인 수입 버스를 4000만원대에 살 수 있는 셈이다. 밴도 스탠다드 2900만원, 라지 3100만원으로, 6000만원대인 현대차 쏠라티보다 가격경쟁력 면에서 뛰어나다. 가격이 저렴하다고 상품성이 떨어지는 건 아니다. 앞바퀴 굴림 방식으로 움직여 안정적이고 편안한 승차감을 자랑한다. 도로 조건에 따라 구동력을 제어하는 ‘익스텐디드 그립 컨트롤’ 기능과 경사로 밀림방지 장치, 흔들림 조절 기능도 기본으로 탑재된다. 엔진은 2.3ℓ 디젤 직분사 트윈 터보 엔진이 장착됐다. 버스는 최고출력 163마력, 최대토크 38.7㎏·m이고 밴은 최고출력 145마력, 최대토크 36.7㎏·m다. 복합연비는 9.7~10.8㎞/ℓ다. 아울러 엔진과 동력 부품뿐만 아니라 차체 일반 부품까지 3년·10만㎞를 보증한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문화마당] 올여름 북캉스/송정림 드라마 작가

    [문화마당] 올여름 북캉스/송정림 드라마 작가

    “여름휴가 어디로 가?” “여행 어디로 갔다 왔어?” 최근 자주 들은 안부 인사다. 긴 기간 준비한 드라마를 지난봄에 방송하고 난 뒤라 충전을 위해 멀리 여행을 다녀왔을 거라고 추측한 지인들 문자였다. 그 문자에 대한 답은 이렇게 보냈다. “북캉스 다녀왔어. 장소는 세 군데. 내 방, 식탁, 그리고 동네 카페.” 올여름 나는 북캉스를 길게 보냈다. 책(Book)과 여름휴가(Vacance)의 합성어인 북캉스를 채워 준 동지들은 그동안 드라마 쓰느라 미뤄 뒀던 읽고 싶은 작가의 신간, 언제 읽어도 감동인 고전, 그리고 주로 여름에 하게 되는 선택인 스릴과 추리가 들어 있는 소설이다. 드라마 작가로서 읽어야 할 책들이 아니라 그냥 읽고 싶은 책들을 본다. 즐거운 바캉스니까. 드라마 쓰면서도 동네 서점에 나가 책 사는 일은 거르지 않았기 때문에 사 놓고 읽지 못한 책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김영하, 정유정, 스티븐 킹, 밀란 쿤데라로 폭염의 낮을 건넜고, ‘비하인드 도어’, ‘마지막 패리스 부인’, ‘퍼펙트 마더’ 등의 이야기로 열대야를 달렸다. 습관 중의 하나인데, 책을 꺼내 들 때마다 책장 사이에 놓아 둔 그림을 본다. 르누아르의 ‘독서하는 여인’, 한 소녀가 책을 들고 열심히 그 속에 몰입하는 그림이다. 볼 때마다 궁금하다. 저 소녀는 무슨 책을 읽고 있을까? 어느 작가가 어떤 글로 소녀의 두 볼에 햇살을 스며들게 했을까? 그 옆에 ‘독서하는 두 소녀’라는 그림도 있다. 긴 머리를 머리핀으로 묶은 소녀와 그 옆에 머리를 단정하게 위로 틀어 올린 소녀가 책 한 권을 보고 있다. 장소는 풀밭이다. 한 소녀는 책 내용이 흥미로운 듯 손을 입가에 대고 흠뻑 빠져들어 있다. 또 한 소녀 역시 책 내용에 완전히 몰입돼 두 볼이 빨개졌다. 두 소녀가 보고 있는 책은 어쩌면 시집이 아닐까? 읽고 있는 시는 로맨틱한 사랑을 꿈꾸는 시는 아닐까? 즐거운 상상을 해 본다. 그림 속 소녀들은 책의 내용이 스며들어 빛을 머금은 얼굴이 됐다. 지금 눈으로 보고 있는 그것이 바로 나 자신이 된다고 했던가. 시를 보고 있으면 시가 얼굴로 스며들고, 철학을 읽고 있으면 철학이 얼굴로 스며든다. 그러니 책을 읽는다는 것은 천천히 지성적인 얼굴로 성형하는 일이다.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독서 장소를 바꿔 볼 생각이다. 동네 풀밭이든 공원이든 강변이든 나가서 햇살 속에 앉아 책을 읽고 싶다. 르누아르 그림 속 소녀처럼…. 그러면 햇살이 나의 두 볼에도 스며들어 주지 않을까. 어느 날인가는 종일 책만 읽다가 노을빛까지 스며든 얼굴로 마지막 책장을 넘겨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퍽퍽한 현실을 잊게 하는 수단은 다양하다. 한 편의 영화 속으로 들어가는 기쁨도 있을 테고, 스포츠에 몰입하고 싶을 때도 있다. 그런데 어쩐지 책 속에 파묻혀 현실을 잊는 맹렬 독서파는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지하철에서 독서 삼매경에 빠진 사람, 버스 속에서 책을 읽다가 내릴 정류장을 지나치는 사람, 비행기에서 책 읽는 재미에 몰입해 있는 사람, 공원 벤치에 앉아 책을 읽는 사람, 카페에서 누군가를 기다리며 독서하는 사람, 가족을 기다리는 식탁에서 책을 보는 사람…. 그런 독서광이 그립다. 동네 서점에 들러 책 한 권씩 고르는 재미는 절대 놓치고 싶지 않은 내 인생의 낙이다. 전자책도 있지만 종이로 된 책의 독특한 냄새와 감촉이 좋다. 읽고 나서 책장에 꽂아 두면 추억이 된다. 누군가에게 그 책을 건네는 것도 좋다. 작정 없이 동네 서점에 들러서 좋아하는 사람에게 선물할 책을 고르는 일은 내가 다섯 손가락에 꼽는 일상의 행복 중 하나다.
  • 이윤지 딸 라니, 통통한 배 자랑하는 귀여운 먹방 [EN스타]

    이윤지 딸 라니, 통통한 배 자랑하는 귀여운 먹방 [EN스타]

    배우 이윤지 딸 라니의 귀여운 근황이 공개돼 화제다. 13일 이윤지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플룻운지법과 동일한#갈비그립 #그만먹어#이모들이너배만보고있어 #나도안다#지금니가나를보고있는게아니라는걸#뼈에붙은쫄깃함을얻기위해노력중이라는걸”이라는 문구와 함께 사진 한 장을 공개했다. 사진에는 갈비를 열심히 먹고 있는 라니의 모습이 담겼다. 발레복을 입은 라니는 통통한 배를 보이며 귀여운 먹방을 선보여 눈길을 사로잡았다. 한편, 이윤지는 지난 2014년 9월 세 살 연상의 치과의사와 결혼해 지난 2015년 11월 딸 라니를 얻었다. 사진=인스타그램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길섶에서] 가장 오래된 기억/김균미 대기자

    내가 떠올릴 수 있는 가장 오래된 기억은 언제인가. 네다섯 살, 아니 대여섯 살 때인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유치원에 다니기 ‘훨씬’ 전 시골 외할머니 집에서 지냈던 기억이 난다. 엄마 손을 잡고 기차를 타고 한참을 가 버스로 갈아타고 갔던 할머니 집. 반나절은 족히 더 걸리지 않았었나 싶다. 논과 밭과 야트막한 야산이 어우러졌던 곳. 포도밭과 우물가, 감나무와 홍시, 외양간의 소와 김이 무럭무럭 나던 여물통이 떠오른다. 흙바닥 부엌에서 할머니 옆에 바짝 붙어앉아 아궁이에 불 지피는 걸 구경했던 기억이 어렴풋하다. 칠흑처럼 깜깜했던 시골의 밤도 생각난다. 전깃불이 들어오기 전이라 호롱불과 등잔불을 켜기 전에는 온통 사방이 새까맣다. 한 번은 주위가 너무 깜깜해 숨쉬기 힘들다며 투정 부렸던 기억도 난다. 코흘리개 손녀의 코를 연신 훔쳐 주시던 할머니 손이 그립다. 땀띠 날라, 모기에 물릴라 잠들 때까지 부채질해 주시던 할머니. 발음하기 힘든 손녀 이름과 코끼리를 다르게 부르곤 쑥스럽게 웃으시던 할머니가 가족 곁을 떠난 지 30년도 더 지났다. 엄마와 할머니 이야기를 나누며 오랜만에 3대(代)가 한자리에 모였다. 내 기억 가장 먼 곳에 있는 할머니의 주름진 얼굴이 아직도 또렷하다. kmkim@seoul.co.kr
  • 프리미엄 카시트 유모차 싸이벡스, 베이비페어와 동일 혜택가로 온라인 사전판매

    프리미엄 카시트 유모차 싸이벡스, 베이비페어와 동일 혜택가로 온라인 사전판매

    유아용품 전문 기업 필모어는 오는 15일부터 4일 동안 서울 코엑스에서 진행되는 베페 베이비페어(이하 베페)에 독일 프리미엄 유아용품 브랜드 ‘싸이벡스’와 지비(gb)가 참가한다고 밝혔다. 또한, 12일부터는 베페 방문이 어려운 고객들을 배려해 싸이벡스, gb의 공식 온라인몰인 ‘세인트브라운’에서 베페와 동일한 프로모션과 혜택가로 사전판매해 ‘제로나 큐 아이사이즈 플러스’ 회전형카시트, ‘솔루션 큐투픽스플러스’ 주니어카시트, ‘프리암’ 디럭스유모차, ‘미오스’ 절충형유모차, ‘예마클릭’ 아기띠 등 프리미엄 모델들을 구매할 수 있다. 세인트브라운몰은 포털사이트에 ‘싸이벡스’를 검색한 후 접속할 수 있다. 싸이벡스는 혁신적인 안전성과 세련된 디자인으로 전 세계적으로 큰 사랑을 받는 회전형카시트 ‘제로나 큐 아이사이즈 플러스’와 싸이벡스만의 세계 특허 기술 헤드레스트 각도 조절이 가능한 주니어카시트 ‘솔루션 큐투픽스 플러스’ 등 싸이벡스의 플래티넘 카시트 라인을 선보인다. 원-핸드 폴딩과 소프트한 핸들링으로 국내외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프리암’ 디럭스유모차와 양대면 상태에서 콤팩트한 폴딩이 가능해 육아맘들 사이에서 만족도가 굉장히 높은 ‘미오스’ 절충형유모차도 직접 만나볼 수 있다. 싸이벡스의 ‘프리암’과 ‘미오스’는 올해 새로운 디자인을 선보이며 이미 커다란 호응을 얻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디자인의 변화는 유모차 프레임이다. 변화된 프레임은 은은한 빛이 나는 럭셔리한 로즈골드와 모던한 크롬 두 가지로 스타일에 맞게 선택이 가능하다. 그뿐만 아니라, 프리미엄 가죽이 핸들바와 안전바에 모두 적용돼 부드러운 그립감을 제공하고, 유모차 곳곳의 디테일한 로즈 골드 포인트는 프레임과 완벽한 조화를 이뤄 디자인적으로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 세계 최초로 독보적인 패션 컬렉션과 콜라보레이션을 선보이고 있는 싸이벡스는 국내외에서 아이코닉한 날개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싸이벡스X제레미스캇’ 라인업을 선보인다. 또한, 패션과 실용성을 모두 갖춘 싸이벡스아기띠 ‘예마 클릭’도 직접 만나볼 수 있다. 싸이벡스의 패밀리 브랜드 지비(gb)의 회전형카시트인 ‘바야 아이사이즈’, 주니어카시트 ‘엘리안픽스’ 그리고 양대면 폴딩과 핸들링이 우수한 디럭스유모차 ‘마리스2’, 기내반입유모차 ‘포킷’등 지비(gb)의 플래티넘 라인업도 베페에서 함께 만나볼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심플 또 심플”… 호평받은 갤노트10 ‘버림의 미학’

    “심플 또 심플”… 호평받은 갤노트10 ‘버림의 미학’

    불필요한 것은 다 없애고 성능 극대화 베젤 2.8㎜… 갤노트9보다 60% 작아져 친환경 소재 포장 비닐·플라스틱 최소화 “무선 시장 커졌다” 이어폰 단자 없애 ‘그립감’ 엣지 유지… 계속 둘지는 고민삼성전자의 하반기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갤럭시노트10의 디자인 키워드는 ‘버림의 미학’이었다. 강윤제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디자인팀장(전무)은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한 호텔에서 갤럭시노트10의 디자인 뒷이야기를 1시간 동안 털어놓으면서 ‘간단하다’는 뜻의 영어 단어인 ‘심플’을 12번이나 언급했다. 아주 작다는 뜻의 ‘미니멀’(8번)과 최소화한다는 의미의 ‘미니마이즈’(2번)도 총 10번 등장했다. 강 전무는 “요만큼이라도 불필요하다 생각한 것은 없애고 꼭 가져가야 하는 것은 극대화했다”고 자신했다. ‘버림의 미학’을 가장 충실히 따른 부분은 베젤이다. 갤럭시노트10의 하단 베젤은 2.8㎜에 불과하다. 1년 전에 나왔던 갤럭시노트9의 6.9㎜보다 60%나 작아졌다. 그 덕에 갤럭시노트10은 6.3인치의 디스플레이를 보유하면서도 역대 갤럭시노트 시리즈 중 가장 작은 가로 폭(71.8㎜)을 지녔다. 갤럭시노트10의 기본형과 고급형(6.8인치) 모두 전면의 약 94%가 디스플레이로 꽉 차 있다. 갤럭시노트10이 추구하는 심플함은 환경보호와도 맞닿아 있다. 상품 포장에 플라스틱과 비닐의 사용을 최소화했다. 유광이던 충전 어댑터에 흠집을 막기 위해 비닐포장을 했었는데 이번에 충전기를 무광으로 바꾸기도 했다. 강 전무는 “포장 디자인을 대부분 친환경 소재로 전환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이런 방식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자사 플래그십 스마트폰 최초로 갤럭시노트10에서 이어폰 단자를 제거했다. 과감한 단순화 덕에 디자인은 심플해지고 방진·방수면에서도 유리해졌지만 유선 이어폰을 선호하는 사용자들에게 “불편해졌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강 전무는 “대안이 없다고 하면 반대했겠지만 지금은 (이어폰 단자 없는 스마트폰을) 수용할 수 있는 환경으로 접어들었다”면서 “삼성에서 갤럭시 버즈도 생산하고 있고 무선 이어폰 시장이 커지고 있어 사용자에게 대안이 생겼다”고 말했다. 반대로 ‘엣지 디스플레이’는 갤럭시노트10에서도 포기하지 않아 일부 사용자들의 원성을 샀다. 내구성이 약한 데다 액정보호필름을 붙이기 쉽지 않은 ‘엣지’는 장점보다 단점이 더 많다는 것이다. 하지만 강 전무는 “엣지 디자인은 화면 크기를 극대화하고 손에 쥐는 ‘그립감’을 높이며, 무엇보다 삼성 스마트폰만의 세련되고 감각적인 디자인 차별화 요소”라면서 “엣지가 좋다고 생각하는 이들의 목소리가 (반대하는 사람에 비해) 세지 않다. 그래도 아직까지는 엣지를 가져가야겠다고 판단했다. 그렇지만 노트11에서도 엣지가 채택되느냐는 질문에는 “고민하고 있다”고 답하며 여운을 남겼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청소년 노동인권 만화-매콤 달콤 알바의 맛] 4화. 성장기 청소년의 건강과 휴식을 위해 꼭 지켜주세요!

    [청소년 노동인권 만화-매콤 달콤 알바의 맛] 4화. 성장기 청소년의 건강과 휴식을 위해 꼭 지켜주세요!

    ‘매콤 달콤, 알바의 맛’은 청소년 노동인권을 주제로 한 교양 만화입니다. 서울신문이 기획하고 은정수 작가가 그립니다.
  • 길냥이 돌본 79세 할머니에게 열흘만 교도소에서 지내시라고?

    길냥이 돌본 79세 할머니에게 열흘만 교도소에서 지내시라고?

    79세 미국 할머니가 이웃집 길냥이에게 먹이를 줬다는 이유로 열흘 구류를 살게 됐다. 오하이오주 쿠야호가 카운티의 가필드 하이츠에 사는 낸시 세굴라(사진)는 2015년부터 이웃들이 버린 고양이들을 거둬 보살폈다. 하지만 너무 많은 고양이들을 거둬 이런저런 생활의 불편을 초래해 이웃들의 원성을 샀다. 이웃들의 신고로 경찰이 충돌한 것만 지난 4년 동안 네 차례였다. 2015년 7월 떠돌이 동물에 먹이를 주는 것을 금지한 시 조례를 어긴 혐의로 기소됐다. 2017년 5월 주거지에서 고양이들에게 먹이를 주는 것과 관련해 여러 건의 법률 위반이 지적됐고, 2개월 뒤에는 소유지에 너무 많은 고양이를 기른다는 이유로 기소돼 보호관찰 처분을 받았다. 다음달에도 동물 쓰레기를 제대로 처분하지 않는다는 민원이 제기됐다. 카운티 법원은 그녀에게 오는 11일부터 열흘 동안 구류를 살라고 판결했다. 경찰은 페이스북에 성명을 내 “경찰도 동물보호소도 할머니를 체포하지 않았다. 다만 공중의 민원이 쏟아져 이를 전달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할머니는 지난주 심리 과정에 판사에게 고양이 먹이를 준 사실을 인정했고 판사는 열흘의 구류를 언도했다. 판결 내용을 전해들은 그녀는 클리블랜드의 폭스 8 방송과의 인터뷰를 통해 “난 고양이 사랑꾼일 뿐”이라고 말했다. 또 클리블랜드 닷컴과의 인터뷰를 통해선 “다 큰 고양이들은 여섯 마리인가 여덟 마리뿐인가 밖에 안되고 새끼들이 들락거리는데 떠나보낸 고양이들이 그립고 남편도 그립고 외롭기만 하다. 바깥의 고양이들이 내게 도움을 준 것뿐”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고양이들이 자꾸만 우리 집으로 넘어온다. 그래서 언짢아지면 먹을 것을 조금 준 것뿐”이라고 덧붙였다. 나아가 자신이 범죄를 저질렀다고 느낀 적은 없으며 이미 2000달러 이상을 벌금으로 냈다고도 했다. 할머니는 “내가 한 일에 견줘 너무 가혹한 처벌이다. 밖에는 더 나쁜 짓을 한 인간들도 많은데”라고 말했다. 아들 데이브 파블로프스키는 “어머니 말을 듣고 믿을 수가 없었다. 카운티 교도소에서 열흘이라니 믿기지가 않는다”면서 “그 교도소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사람들은 들었을 것이다. 우리 79세 어머니를 그런 곳에 정말 보내려는 거냐”고 되물었다. 할머니에게 하나의 가능성은 열려 있다. 제니퍼 웨일러 판사는 다른 형량이 가능한지 결정하기 위해 심리를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서다. 시 법무국장인 팀 라일리는 정부 관리들도 “동물과 반려동물에 대해 사람들이 애정을 갖고 있음을 잘 알고 있다”면서 “똑같이 느끼고 생각하지 않은 이들도 있다. 시 조례는 지키면서 말도 안되는 상황은 막는 묘안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할머니의 집에서 시 당국이 지금까지 수거한 고양이 수만 22마리에 이른다고 덧붙였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김사무엘, 고인 된 아버지 추모 “생일 축하해요… 너무 그리워요”

    김사무엘, 고인 된 아버지 추모 “생일 축하해요… 너무 그리워요”

    가수 사무엘(17·김사무엘)이 고인이 된 아버지를 추억했다. 30일 사무엘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아버지 묘소에서 찍은 사진을 게재했다. 또 자신이 아기 때 아버지와 함께 찍은 옛 사진들도 올렸다. 사무엘은 사진과 함께 “생일 축하해요. 아버지. 항상 제 마음속에 있어요. 당신은 제게 전설이에요. 아버지 같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너무 그립고 사랑합니다”라고 영어로 적었다. 이어 “전 세계 계신 여러분, 팬 여러분, 감사합니다. 그리고 많은 사랑을 저에게 주셔서 감사합니다. 힘이 나네요. 강해지도록 할게요. 감사합니다”라는 말도 남겼다.미국 지역 방송 KGET17 등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자동차 대리점과 부동산 회사를 운영하던 사무엘의 아버지 호세 아레돈도는 지난 17일(현지시간) 멕시코에서 살해된 채 발견됐다. 멕시코 경찰은 용의자를 체포하고 50세 남자라는 사실을 공개했다. 호세 아레돈도의 가족들은 언론을 통해 붙잡힌 용의자가 호세 아레돈도의 친구라고 밝혔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청소년 노동인권 만화-매콤 달콤 알바의 맛] 3화. 상시근로자 5인 미만 사업장도 꼭 지켜야할 약속!

    [청소년 노동인권 만화-매콤 달콤 알바의 맛] 3화. 상시근로자 5인 미만 사업장도 꼭 지켜야할 약속!

    ‘매콤 달콤, 알바의 맛’은 청소년 노동인권을 주제로 한 교양 만화입니다. 서울신문이 기획하고 은정수 작가가 그립니다.
  • [포토] 노회찬 추모전시회서 자원봉사 중인 조국

    [포토] 노회찬 추모전시회서 자원봉사 중인 조국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민간인 신분이 된 첫날인 지난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고(故) 노회찬 전 정의당 의원 1주기 추모 전시회에서 자원봉사 하는 사진을 게시했다. 조 전 주석은 사진과 함께 “법사위원으로서 ‘법은 만 명 에게만 평등하다’라고 일갈한 고 노회찬, 그가 그립다”고 적었다. 2019.7.28 조국 전 민정수석 페이스북 캡처=연합뉴스
  •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쌀밥/장성희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쌀밥/장성희

    쌀밥 / 장성희 얼마나 많은 시간을 먹었는데 아직도 그립다 하며 빈 수저를 핥는다 식욕을 물려받고 수저 쥐는 법을 누구에게 배웠는지 잊지도 않는다 나는 나의 아름답지 않던 모든 시절을 믿는다 당신의 손에는 너무도 많은 물이 담겨 있다 잡으려 할 때마다 파문이 일고 자리마다 검버섯이 자란다 기어코 손등까지 차오르던 고요 당신에게 건넬 말을 물고 오물대던 순간들 얼마나 더 많은 시간을 먹을 수 있을까 묻던 말만 가득 담긴 빈 그릇 빈 수저 초등학교 2학년을 다니다 말고 친척집에서 꼴머슴을 살았다. 소 풀을 뜯기고 나무하는 것이 일이었다. 갈퀴나무. 떨어진 솔잎을 갈퀴로 긁어모아 라면 박스 크기로 묶어 애기지게로 날랐다. 갈퀴나무는 화력이 참 좋았다. 바가지 하나의 분량이면 가마솥 밥을 할 수 있었다. 아궁이 속의 갈퀴나무가 환하게 불타는 모습을 보는 것이 참 좋았다. 엄마가 밥을 얹힐 때 손바닥을 쌀 위에 펴서 물을 맞추는 모습은 늘 신기했다. 당신의 손에는 너무나 많은 슬픈 물이 담겨 있다. 나는 나의 아름답지 않던 모든 시절을 믿는다는 시인의 잔잔한 목소리. 이 젊은 시인의 꿈이 꼭 이루어지기를. 곽재구 시인
  • “투명인간 같던 우릴 외롭지 않게 하겠단 노회찬, 잊을 수 없어”

    “투명인간 같던 우릴 외롭지 않게 하겠단 노회찬, 잊을 수 없어”

    노회찬 의원이 ‘투명인간’이라고 부르며 안타까워했던 노동자들은 그의 죽음을 유독 슬퍼했다. 1년 전 장례식장에는 양복과 구두 차림의 사람들보다 남루한 복장의 서민, 작업화를 신은 채 현장에서 달려온 노동자들이 많았다. 노 의원을 ‘직장동료’로 생각했던 국회 청소노동자들과 노 의원이 끝내 읽지 못하고 떠난 마지막 논평의 주인공 KTX 복직 승무원을 지난 19일과 20일 만났다.“내가 여기 있는 동안에는 여러분들을 외롭게 하지 않겠습니다.” 지난해 7월 27일 국회장 당시 노 의원을 눈물로 배웅했던 김영숙(64) 국회환경노조위원장은 “우리를 외롭게 하지 않겠다던 노 의원의 말이 잊혀지지 않는다”고 했다. 2016년 4월 총선에서 국회에 새로 들어온 당이 늘어나면서 공간이 부족해졌다. 국회 사무처는 본청 2층에 있던 청소노동자들의 노조사무실을 빼기로 했다. 중재에 나선 노 의원은 “정 안 되면 내 의원실 공간을 반으로 나눠쓰자”면서 “적어도 청소노동자들을 외롭게 하지는 않겠다”고 했다. 청소노동자들은 마음속 깊이 노 의원을 ‘직장동료’로 생각했다. 박태점(65) 사무국장은 “노 의원은 우리가 장갑을 벗을 때까지 기다린 후에 악수를 하셨다”면서 “여성의날에는 꽃을, 국회로 돌아오신 뒤에는 점심을 사주셨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노 의원이 말한 ‘투명인간’이 딱 우리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청소노동자들은 국회 직원이 출근하기 전에 사무실을 청소하고 빠지려고 새벽 첫차를 타야 한다. 그러면서도 국회에서 무슨 행사라도 하면 사라져야 하는 투명인간이었다는 것이다. 이들은 2017년 직접고용과 함께 투명인간에서 벗어났다. 노 의원의 지지가 큰 힘이 됐다. 박 사무처장은 “국회직원이 된 뒤부터는 국회행사 초대장을 받는다”면서 “돈이 문제가 아니라 이런 게 소속감”이라고 귀띔했다.국회 청소노동자들은 노 의원의 마지막 길을 지켰다. 운구 차가 국회에 들어왔을 때 노조 임원과 대의원 25명이 도열했다. 박 사무처장은 “그날 참 많이 울었다”고 했다. 이들은 남양주 모란공원에서 열린 49재에도 참석했다. 청소노동자들은 “노 의원의 장례식은 달랐다”고 입을 모았다. 높은 사람이 사망하면 높은 사람들이 장례식장을 찾지만, 노 의원의 장례식장에는 장애인과 서민, 노동자들이 몰렸다는 것이다. 12년 복직 투쟁 끝에 일터로 돌아온 KTX 승무원들도 장례식장을 지킨 노동자들이다. 노 의원이 사망하기 이틀 전 KTX 승무원들은 복직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했다. 노 의원은 이들을 축하는 논평을 썼지만, 끝내 발표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복직 이후 한티역 고객지원실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승하(40) 전 지부장은 “좋은 소식을 가지고 갔는데, 죄송한 느낌이었다”고 전했다. 승무원들은 복직 1주년 자축 대신 고속도로 서울요금소에서 고공 농성을 벌이고 있는 톨게이트 요금수납 여성노동자들을 지지하는 기자회견을 하기로 했다. 도로공사 요금수납 노동자 1500여명이 해고됐다는 소식을 듣고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김 지부장은 “노회찬 정신은 사회적 약자와 함께하는 것”이라면서 “싸우고 있는 노동자들과 연대하는 행사를 하게 돼 더 뜻깊다”고 설명했다. 2006년 KTX 승무원들이 첫 파업에 나섰을 때 노 의원은 이들의 싸움을 전폭 지지했다. 김 전 지부장은 “우리와 함께한 첫 국회의원이었다”면서 “굉장히 든든했다”고 회상했다. 김 전 지부장은 “저희가 12년간 잃은 것은 사회적 신뢰였다”면서 “우리 문제가 해결되는 것을 보면서 사회에 희망을 품게 됐다”고 전했다. 그러나 “한편으로 노동자들이 여전히 목숨을 걸고 싸워야만 한 번 쳐다봐주는 현실은 그대로”라면서 “개선되는 속도가 너무나 더딘 것은 아닌지, 정말로 나아지고는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들 때가 있다”고 아쉬워했다. 고립돼 가는 노동자들의 투쟁을 보며 노 의원의 빈자리가 더 커 보인다. 김 전 지부장은 “많은 사람들이 불편만 보고 왜 파업하는지는 알려고 하지 않는다”면서 “왜 싸우는지 알려주는 스피커 역할을 했던 노 의원이 안 계시니 더 그립다”고 말했다. 글 사진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잘되지 않아도 진짜 좋아서 했던 진보정치…노회찬 정신은 당선 전후가 다르지 않은 것”

    “잘되지 않아도 진짜 좋아서 했던 진보정치…노회찬 정신은 당선 전후가 다르지 않은 것”

    “내가 왜 잘되지 않는 일(진보정치)을 계속하는지 아냐. 진짜 좋아하는 일이라서 그래.” 2014년 9월 추석, 노회찬 의원이 취기가 남은 목소리로 조카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날 노 의원은 동생 회건씨 집에서 평소답지 않게 취할 정도로 음복했다. 노 의원의 큰조카인 선덕(29)씨는 잠든 큰아버지를 차로 집까지 모셔다드렸다. 선덕씨는 지난 19일 서울 마포구 노회찬재단에서 이뤄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가족에게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던 큰아버지가 그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속마음을 보이셨다”고 회상했다. 선덕씨는 자녀가 없는 노 의원의 빈소에서 상주 역할을 했고 운구 때 영정을 들었다. 당시 노 의원은 2013년 2월 ‘삼성 X파일’에 등장하는 검사 7명의 실명을 밝힌 사건으로 의원직을 상실한 상태였다. 같은 해 4월 노 의원의 지역구였던 노원구 재보궐 선거에 출마한 아내이자 동지인 김지선 진보정의당 후보는 안철수 후보에게 졌다. 이듬해 7월 동작구 재보궐 선거에 나선 노 의원은 나경원 의원에게 패배했다. 900여표 차이였다. 진보정당은 성공할 수 없다는 비관과 민주당 표만 깎아 먹는 세력이라는 비난을 들으면서도 굴하지 않았던 그가 세상에 외치고 싶었던 말을 조카에게 했을지도 모른다.선덕씨는 큰아버지를 멘토로 삼았다. 고민이 있을 때면 와인을 사 들고 큰아버지를 찾아갔다. 선덕씨는 “항상 겸손하고 유머를 잃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저런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며 씁쓸하게 웃었다. 그가 로스쿨에 진학한 것도 큰아버지 같은 사람을 옆에서 도와주고 싶어서다. 선덕씨는 진로 상담을 하다가 노 의원에게 “미래를 알지 못하면서도 매 순간 선택을 하실 텐데 어떤 기준으로 하시냐”고 물었다고 한다. 노 의원은 “잘 모르겠을 때는 제일 어려운 게 맞다”고 답했다. 이 말은 선덕씨의 좌우명이 됐다. 2018년 7월 23일 노 의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나는 여기서 멈추지만, 당은 당당히 앞으로 나아가길 바란다”는 당부를 유서에 남겼다. 큰아버지는 항상 같은 차를 타고, 똑같은 집에 살면서도 자신감이 넘쳤다. 그래서 충격이 더 컸다. 선덕씨는 5일장을 치르는 내내 “도대체 큰아버지가 하시려던 건 무엇인가”라고 되뇌었다. 운구차가 화장터로 가다가 신호에 걸려 멈췄을 때다. 시민들이 모두 발길을 멈추고 큰아버지의 영정사진을 향해 목례를 했다. 선덕씨는 “정치인 한 명이 많은 사람에게 이런 감동을 줄 수 있구나. 큰아버지가 하시려는 게 이런 거 아니었을까라는 생각이 그때야 들었다”고 말했다. 큰아버지의 빈자리는 그대로다. 찻잔을 꺼내려다가 큰아버지가 보내 준 녹차를 보면 그리움이 밀려온다. 선덕씨는 “일상 속에서 큰아버지의 흔적을 발견할 때마다 그립다”면서 “1주기가 다가오면서 아버지와 큰어머니가 다시 힘들어하신다”고 걱정했다. 아이가 없었던 노 의원은 조카들을 예뻐했다. 형편이 좋지 않았는데도 늘 조카들 선물을 챙겼다. 그중 여섯 살 때 받았던 두발자전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처음 타는 두발자전거를 뒤에서 잡아 준 사람도 큰아버지였다. 초등학교에 들어갔을 때는 “이런 것도 들어 봐야 한다”며 서태지 음악 테이프를 줬다. ‘전태일 평전’, ‘감옥으로부터의 사색’부터 법학 책도 숱하게 받았다. 하루는 열 살이던 선덕씨의 동생이 두 번 연속으로 방송국 토론 기념시계를 받고 실망한 표정으로 “또 시계야”라고 말했다. 노 의원은 어쩔 줄 몰라 하며 급히 밖으로 나가더니 만원을 뽑아왔다. 안경에는 서리가 잔뜩 끼어 있었다. 노 의원의 죽음에 청년들이 특히 슬퍼했던 건 청년을 대하던 자세 때문이었을 것이다. 선덕씨는 “큰아버지는 자기가 아는 것을 알려주는 게 아니라 상대방이 흥미로워하는 것을 생각하고 대화 주제로 삼았다”면서 “영화, 음식, 4차산업, 비트코인 이야기를 자주 했고 ‘꼰대’처럼 말씀하시는 걸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선덕씨는 ‘노회찬 정신’을 ‘진정성’이라고 했다. 그는 “진정성은 시간이 필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한 번의 행위로 얻어지는 게 아니라 오랜 시간 꾸준히 밀고 가야 진정성 있는 정치인이라고 평가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정치인 노회찬이 노동자에게 사랑을 받았던 이유는 당선 이전과 이후가 같았기 때문일 겁니다. 이런 정신이 계속 이어지면 좋겠어요.”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무도회/박인환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무도회/박인환

    무도회 / 박인환 연기와 여자들 틈에 끼어 나는 무도회에 나갔다   밤이 새도록 나는 광란의 춤을 추었다 어떤 屍體를 안고   황제는 불안한 샹들리에와 함께 있었고 모든 물체는 회전하였다   눈을 뜨니 運河는 흘렀다 술보다 더욱 진한 피가 흘렀다   이 시간 전쟁은 나와 관련이 없다 광란된 의식과 불모의 육체…그리고 일방적인 대화로 충만된 나의 무도회   나는 더욱 밤 속에 가라앉아 간다 石膏의 여자를 힘있게 껴안고   새벽에 돌아오는 길 나는 내 전우가 전사한 통지를 받았다 6ㆍ25 동란 중에 쓰인 시. 시인은 무도회에서 밤새 춤을 추고 새벽녘에 전우의 사망 통지를 받는다. 외국인 병사들과 섞여 밤새 춤을 추지만 그 깊은 허무를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함께 춤추는 아름다운 여인은 시체이며 석고일 뿐이다. 순정하고 평화로운 세상에 대한 꿈. 절실한 생의 바이블. 요즘 한국인들 보기 흉하다. 뜨거운 것이 무엇인지 진실한 것이 무엇인지…. 자신과 타인에 대한 삶의 예의는 사라지고 없다. 한국전쟁이 끝난 지 66년, 문득 포연 속의 그 시절이 그립다. 적어도 전쟁 속에서 몰려다니며 부동산 투기를 하고 위장 전출입을 하고 남의 논문을 카피하고 그 어떤 블랙코미디에서도 볼 수 없는 저질 정치인들을 보지 않아도 좋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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