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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날은 서대문구 ‘S-원더랜드’ 행사장에서 만나요”

    “어린이날은 서대문구 ‘S-원더랜드’ 행사장에서 만나요”

    서울 서대문구는 다음 달 5일 서대문독립공원에서 어린이날 기념 아동·청소년 축제인 ‘S-WONDERLAND’가 열린다고 25일 밝혔다. 이날 행사에서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마술쇼와 청소년 K-POP 커버댄스, 문화예술 및 디지털 직업체험 부스, 도토리 캐리커처 등을 즐길 수 있다. 또한 유치부, 초등부 그림 그리기 대회인 ‘아티스트 페스타’도 열린다. 다양한 푸드트럭에서 먹거리도 즐길 수 있다. 이성헌 서대문구청장은 “어린이를 위한 소중한 날, 가족 모두에게 행복한 추억이 되고 서로의 사랑과 유대를 다지는 장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인제에서 즐기는 인형극·클래식콘서트

    인제에서 즐기는 인형극·클래식콘서트

    강원 인제에서 어린이를 위한 문화예술 공연이 잇달아 열린다. 인제 기적의도서관은 오는 27일 오후 3시 도서관 내 열린극장에서 ‘도서관 속 클래식 앙상블’ 공연을 개최한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행사에서는 이웃집 토토로의 ‘바람이 지나가는 길’, 슬램덩크의 ‘너를 좋아하고 싶어’,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인생의 회전목마’ 등 애니메이션 OST를 피아노와 첼로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선율로 전한다. 다음 달 2~3일 하늘내린센터 대공연장에서는 인형극 페스티벌이 열린다. 인제군문화재단이 여는 페스티벌에서는 인형극 ‘이야기 쑥! 이야기 야’와 ‘머리 없는 가족’, ‘숲속의 요정 패밀리’ 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 미니인형극 ‘할머니의 풍구’, ‘연이의 그림공방’, ‘탈 이야기’도 진행된다. 키링인형, 로봇가면, 종이컵인형 만들기 등의 체험 이벤트도 마련된다. 인제군 관계자는 “기적의도서관 공연, 인형극 페스티벌 모두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사전 예매도 없다”고 말했다.
  • 낯섦이 찾아왔다 새로운 계절처럼… 설렘에 물들었다 비밀의 숲속에서[박상준의 여행 서간(書簡)]

    낯섦이 찾아왔다 새로운 계절처럼… 설렘에 물들었다 비밀의 숲속에서[박상준의 여행 서간(書簡)]

    홍차 향이 봄빛처럼 번지는 경북 안동의 한옥에 있습니다. ‘기록상점 낯선’을 운영하는 두 기록가 도성원, 원희래씨와 마주 앉아 도란도란합니다. 그들의 등 뒤로는 모란이 그려진 민화 병풍이 놓여 있습니다. 제 뒤로는 한갓진 한옥의 마당이 보일 테고요. 고요하고 차분한 봄은 간신히 찾은 평안일 겁니다. 440년 전 안동에서 살던 원이 엄마는 사랑하는 이를 잃고 ‘이렇게 아득한 일이 하늘 아래 또 있을까요’라고 편지를 남겼다지요. 지난 3월의 산불은 이들과 안동과 이웃한 지역의 사람들에게 그런 시간이었을 겁니다. 기록상점 낯선의 입구는 10m 남짓의 막다른 길입니다. 벽과 벽 사이의 좁은 골목에는 하얀 조팝나무꽃이 잔뜩 피어 있습니다. 앙증스러운 꽃 타래는 버드나무에 눈이 내린 모양 같아 ‘눈버들’(雪柳)이라고도 부른다지요. 팔등을 간질여 한들한들 말을 걸어옵니다. ●더디게 온 안동의 봄… 조팝나무꽃·눈버들 등 한들한들 말 걸어와 조팝나무에는 도성원씨의 바람이 담겨 있습니다. 그는 기록상점 낯선으로 들어서는 길목이 숲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합니다. 세상과 나 사이의 여정, 길 떠나는 마음들은 꽃길 지나 기록의 숲에 다다르겠습니다. 저는 그의 바람대로 조팝나무와 대문 옆 장미 넝쿨과 마당의 목백일홍(배롱나무) 곁을 지나며 크게 심호흡합니다. 당신 또한 그러했으면 좋겠습니다. 좁쌀처럼 핀 꽃 위의 시간을 천천히 누리므로 낯섦을 새로운 계절처럼 맞이했으면 좋겠습니다. 실은 진즉 안동의 봄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월영교의 봄밤이 얼마나 아름답게 반짝이는지, 낙강물길공원이 왜 비밀의 숲이라 불리는지, 그리하여 봄날의 사랑을 안고 기록상점 낯선에 이르기를 바랐지요. 불행히도 봄보다 먼저 산불이 번지고 말았습니다. 도성원, 원희래씨가 살던 교외의 주거 또한 화마를 피하지 못하고 전소했습니다. 그런 까닭에 기록상점 낯선은 한동안 예약제로만 운영했습니다. 다행히 4월의 첫 주 토요일은 온전히 문을 열었습니다. 덤덤하게 꺼내어 놓은 이들의 말 속에는 무던할 수만은 없는 심정이 있었을 테지요. 이 또한 삶의 기록이 될까요? ●기록으로 잇는 전통과 현대… 한옥에 터 잡고 그 안에 젊은 감각의 문구들 안동은 조선의 성리학을 대표하는 고장입니다. 퇴계 이황, 서애 류성룡, 농암 이현보 등의 철학과 문학이 깃들고 도산서원, 병산서원 등 우리나라 대표 서원과 종택, 고택이 많아 문화에 대한 자부심 또한 강합니다. 이는 안동의 자랑이지만 장벽이 되기도 해요. 기록상점 낯선은 호기심을 가지고 몰래 지켜봐 온 공간입니다. 이들은 ‘기록’이라는 행위를 빌려 전통과 현대, 세대와 세대를 잇습니다. ‘아날로그 아카이빙을 지향하는 기록 공간’에는 그런 의미가 녹아 있지요. 민화 그림의 기록노트는 모시종이를 둘러 고전미를 살려내고, 동판의 그림이나 글자를 눌러 제작하는 옛날식 인쇄 방식(letterpress)으로 양감이 두드러진 액막이 명태 부적을 만드는 프로그램은 기록상점 낯선의 정체성일 겁니다. 한옥에 터를 잡고 병풍이나 고가구로 세월을 더한 것도, 그 품 안에 젊은 감각의 문구를 디자인해 조화를 추구한 것도 그 연장입니다. 저는 그 가운데 한옥의 처마 아래에서 그리운 이에게 편지를 쓰는 ‘낯선레터와 찻상’이 좋습니다. 쉬운 말로 건넬 수 없는 진심은 손으로 적는 글이라서, 편지를 빌려 사랑하는 이에게 가닿게 되겠지요. 또 그 마음을 잊지 않으려 답장을 써 내려가는 것일 테고요. 조금 더 특별한 편지를 원할 때는 직접 편지 봉투를 디자인해 만들 수도 있습니다. 쓰임을 다한 종이를 재활용해 종이 죽을 빚고 이를 한지 틀 위에 뜬 후 꽃잎 같은 자연물로 장식합니다. 자투리로 사라질 뻔한 종이는 투박한 질감으로 자연의 생명력을 드러낸 나만의 봉투가 됩니다. 마지막으로 실링 왁스에 하회탈 문양을 찍어 ‘안동’을 기록하지요. 저는 고심 끝에 기록상점 낯선의 편지지 한 장을 골라서는 문 앞 창가에 앉습니다. 가향차 한 잔을 청한 후 딥펜(철필)을 들고 원고지의 칸칸을 채워 나갑니다. 4월의 꽃과 햇살과 바람과 자연의 두려움에 대해서도 적습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써나가기 시작한 글은 어느새 ‘궁서체’로 바뀝니다. 곧 여름이 될 것이고 스산한 가을에 이를 것이며 머잖아 다시 계절의 끝에 서게 되면, 그때는 조금은 편안한 마음으로 당신과 이 고장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적습니다. ●세상일에 헛된 수고·노력은 없어… 성취와 회복의 시간이 존재할 뿐 당신에게 건넬 편지를 쓰고 나서는 여유롭게 기록상점 낯선을 만납니다. 안쪽 선반에 놓인 탈 엽서 시리즈는 하회탈의 머리 위에 화관을 디자인하고 계절의 감성을 담았네요. 양반탈은 봄날의 기쁨을, 백정탈은 여름의 더위와 열정을 표현합니다. 탈의 형태로 주변 사람들을 기록하는 ‘탈생부 노트’나 하회탈의 표정을 빌린 ‘희로애락 노트’ 등은 근엄하고 진지한 안동을 친근하게 전달하네요. 어쩌면 ‘낯선’이란 이름은 이 모든 것을 감각하는 단어일 수 있겠습니다. 짧은 편지와 문구에 여행지의 낯선 시간을 담아 낯익은 일상으로 떠나보내는 거지요. 그리하여 과거의 내가 미래의 나에게 보낸 선물 같은 양분이 도달했을 때, 그 낯섦은 설렘이 되어 있겠지요. 내부를 두루 둘러본 후에는 바깥으로 나와 기단에 걸터앉습니다. 한옥의 봄은 마당에 더 짙고 넓게 퍼지는지 모르겠습니다. 원희래씨가 쓴 귀촌 일기의 몇 장을 펼쳐보고 또 도성원씨와 식물과 꽃에 관해 이야기합니다. 활짝 핀 조팝나무꽃에 관해서도요. 조팝나무의 꽃말은 ‘노력’입니다. 그리고 ‘헛수고’라는 의미도 있다지요. 상반된 의미가 모순 같습니다만 세상일에 헛된 수고와 헛된 노력이란 없다고 믿습니다. 다만 어떤 일에는 시간이 걸릴 뿐이지요. 영광일 때는 성취의 시간이고 상처일 때는 회복의 시간이 될 따름입니다. ‘모든 것을 파괴하지만 정복되지 않는 고래야. 그럴지라도 그대를 향해 나는 돌진한다.’ 오늘은 기록상점 낯선을 떠나기 전에 읽은 마지막 글이 오래 남습니다. ‘모비딕’의 한 문장이 아닐까 합니다. 인간이 자연을 이길 수는 없겠습니다. 전지전능해 보이는 인공지능의 시대에도 우리는 불길을 잡기 위해 많은 희생을 치러야 했지요. 그럴지라도 그 땅 위에 다시 순이 돋고 꽃이 피기를 희망합니다. 꽃과 나무가 상처받은 이 땅의 사람들에게 내일이 되어 주기를 바라고요. 먼 데 사는 우리들이 할 수 있는 게 여행이라면 우선은 여행으로서 이 땅의 사람들과 만나는 것 또한 위로가 되었으면 합니다. 산불의 뜨거움이 아니라 따스한 내면의 온기가 안동과 우리를 이어 주기를 기대하면서 말입니다. ●살아생전 전하지 못한 그리움… 월영교는 잊지 못할 사랑의 증표 ‘자내 샹해 날다려 닐오대 둘히 머리 셰도록 사다가 함께 죽쟈 하시더니 엇디하야 나를 두고 자내 몬져 가시노.(당신, 항상 나에게 둘이 머리 하얘지도록 살다가 함께 죽자고 하시더니, 어찌 나를 두고 당신 먼저 가시나요?)’ 기록상점 낯선을 나와 월영교에 가기 전, 안동 국립경국대학교박물관(옛 안동대)에 들릅니다. 1998년 안동대 인문과학연구소는 정상동에서 조선시대 시신 한 구를 수습합니다. 서른한 살의 이응태로 밝혀진 미라의 머리맡에선 ‘이 신 신어보지도 못하고’라 적힌 편지, 그리고 미투리(일종의 짚신) 한 켤레가 발견되었지요. 그의 아내 원이 엄마가 세상을 떠난 남편에게 전한 편지와 선물이었습니다. ‘머리카락으로 신을 삼아도 못 갚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마와 머리카락을 엮어 만든 미투리는 둘의 사랑이 얼마나 각별한지 알 수 있는 유품이었습니다. 또 한지 위에 빈틈없이 써 내려간 한글 편지의 ‘다른 사람들도 우리처럼 서로 어여삐 여기고 사랑할까요?’라는 글귀가 그 깊은 사랑을 짐작하게 합니다. 월영교는 둘의 사랑의 증표라 하겠습니다. 보행 전용 다리로, 안동댐 건설 당시 월영대를 옮겨 오고 인근 월곡면의 지명 등을 따서 이름 붙였지요. 특히 야경이 아름다워 안동에서 하루를 보내는 이들은 꼭 찾는 밤 산책 명소입니다. 다리를 건너서 원이엄마테마길이나 안동시립박물관 너머 영락교까지 발끝의 불빛을 따라 걸어 볼 수 있습니다. 밤의 강물 위를 지나는 문보트 또한 낭만이 어립니다. 마치 ‘물 위에 비친 달’(月影)처럼, 그리운 마음처럼 떠다니지요. 원이 엄마는 뱃속의 아이를 두고 떠난 남편이 얼마나 그립고 야속했을까요? 그래서 나무로 만든 목책교는 미투리를 닮아 낙동강의 동과 서를 잇습니다. ●그윽한 봄날의 오후… 모네의 ‘지베르니 정원’ 같은 낙강물길공원 만일 밤이 아닌 낮이라면 저는 당신을 월영교 가까운 ‘비밀의 숲’으로 데려갈 겁니다. 낙강물길공원은 물빛의 반영으로 은밀하고 아직은 찾는 이가 많지 않아 비밀스럽습니다. 누군가는 아담한 규모에 지레 실망할 테지만 당신은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을 분명 좋아할 거라 장담해요. 기록상점 낯선을 떠나기 전 원희래씨가 꼭 들러 보라 말한 곳도 낙강물길공원이었으니까요. 낙강물길공원은 클로드 모네의 지베르니 정원을 연상케 합니다. 댐과 수로로 연결된 물길은 공원에 작은 연못을 만들고 키 큰 전나무와 메타세쿼이아는 깊은 공간감을 연출합니다. 저는 정원 북쪽 쉼터에 앉아 철쭉과 꽃창포, 수련 너머의 무지개다리를 바라봅니다. 정말 모네의 그림 같습니다. 얼마간은 또 한국적이고요. 무지개다리는 다시 연못의 징검돌로 이어집니다. 징검돌 위에서 공원의 반영을 배경 삼아 사진 남기는 이들이 많습니다. 메타세쿼이아 아래에서 그 광경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그윽한 봄날의 쉼입니다. 모네는 ‘내가 잘하는 건 그림 그리는 일과 정원일 뿐이다’라고 했다지요. 욕심만으로 해낼 수 있는 건 우리의 생각보다 많지 않을지 모릅니다. 또 그가 아내의 마지막을 지키며 그린 ‘임종을 맞은 카미유’를 떠올립니다. 끝내 발표하지 않은 채 서명조차 없이 침실에 놓여 있던 그림이지요. 그는 훗날 조르주 클레망소에게 보낸 편지에서 그 순간조차 ‘무의식중에 빛과 그림자’를 구별하고 있었노라 고백합니다. 하지만 사랑하는 이의 마지막 모습을 담은 그림은 원이 엄마의 미투리와 같은 의미가 아니었을까요? 그러니 낙강물길공원에서 모네와 지베르니를 떠올리는 건 억지만은 아닐 겁니다. 고려의 태조 왕건은 후백제의 견훤을 물리치고 동쪽이 안정화되었다고 해 안동(安東)이라 이름 붙였다 합니다. 잔잔한 물길 위로 번지는 낙강물길공원의 자연 분수를 바라보며, 저는 이 봄날 당신과 나란히 앉아 우리가 지나온 시간과 또 지나갈 시간을 그려 보고 싶어집니다. 그 사랑이 원이 엄마만은 못할지라도 서로를 ‘자네’(자내) 하고 다정히 부르며 동쪽의 평안한 땅, 안동에 있다는 걸 오래도록 기억할 수 있도록 말입니다. ● 기록상점 낯선 토요일 오후 1~ 6시(상시오픈), 일~금요일 오전 10시~오후 6시(예약제) www.instagram.com/nachseonnote
  • [한기호의 서로서로] 75억명 겨냥 소설 펴내는 시대인데…

    [한기호의 서로서로] 75억명 겨냥 소설 펴내는 시대인데…

    신경숙 작가의 ‘엄마를 부탁해’(창비)는 2009년 미국 크노프와 영국 와이덴펠드 앤과 저작권 계약을 체결했다. 미국에서 2011년 4월 출간돼 한국문학 중 처음으로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이후 31개 언어 40개국과 계약을 체결했다. 2022년 나온 황보름 작가의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클레이하우스)는 출간된 지 불과 2년 만에 ‘엄마를 부탁해’가 이룬 성과를 넘어섰다. 강지영 작가의 ‘심여사는 킬러’(자음과모음)는 지난해 10월 영국 노프 더블데이와 2억원이 넘는 저작권 계약을 체결하고, 반년 만에 22개국으로 뻗어나가면서 선인세 15억원을 넘겼다. 바야흐로 한국문학이 국내 5000만명 독자가 아니라 세계 시민 75억명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전개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이제 국내 출판사는 국내 출간 전 해외 출판사와 계약을 체결하는 전략을 세우기도 한다.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이 이런 흐름에 탄력을 가했다. 외국 독자들에게 사랑받은 한국 책은 처음엔 그림책이었다. 언어 장벽이 상대적으로 낮은 그림책은 외국에서 상을 꾸준히 받아 왔다. 지난해 11월 열린 제1회 부산국제아동도서전에서는 국내 출판사들이 외국에서 출간한 그림책을 자사 부스에 간판처럼 내걸기도 했다. 이처럼 국제도서전은 저작권 수출의 전진기지라 부를 정도의 무대가 됐다. 인터넷 발달로 외국 출판사들과 저작권 계약을 할 수 있지만, 전 세계 출판인들은 여전히 국제도서전에서 출간할 책을 찾곤 한다. 전통의 강자인 프랑크푸르트도서전, 영어권 수출 교두보 역할을 하는 런던도서전, 어린이책으로 특화된 볼로냐도서전, 스페인어권 대표 주자인 과달라하라도서전이 특히 인기가 있다. 서울국제도서전은 베이징도서전과 함께 아시아의 허브가 되려 경쟁했다. 중국 정부가 출판을 강력하게 통제하는 바람에 다행히 서울국제도서전이 아시아를 대표하는 도서전이 될 수 있었다. 서울국제도서전이 ‘아동도서 할인판매장’이라는 비난을 벗어나 환골탈태해 명실상부 국제도서전으로 부상하기 시작한 건 2018년부터다. 아시아 허브가 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세계 출판시장 흐름을 잘 아는 전문가들을 육성하는 일이다. 서울국제도서전은 대한출판문화협회(출협)가 꾸준히 운영 주체로 일하며 세계 출판계와 네트워크를 만들어 왔다. 한국 출판에 대한 세계의 관심을 증폭시켰고 이는 ‘K콘텐츠’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세계출판협회나 전 세계 도서전 감독들의 모임인 페리오스(Ferios)와도 연대했다. 이런 시도에 발목을 잡은 게 바로 문화체육관광부다. 지난해 약간의 보조금마저 지급을 중지해 버렸다. 급기야 출협을 중심으로 ‘서울국제도서전 주식회사’를 설립해 정부 지원금 없이 도서전을 열기 시작했다. 올해는 출판사들 참여 열기가 오히려 넘친다고 한다. 아무쪼록 서울국제도서전을 통해 세계 독자들에게 사랑받는 작가들이 많이 탄생하고 널리 알려지기를 기대해 본다.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소장
  • 성북 예술인과 함께하는 동네 문화 공동체… 골목골목마다 도란도란도란[우리동네 문화발전소]

    성북 예술인과 함께하는 동네 문화 공동체… 골목골목마다 도란도란도란[우리동네 문화발전소]

    “조용히 강의를 듣던 어르신들이 막상 숙제로 찍어 오신 사진들은 정말 반짝였죠.” ●성북·돌곶이센터는 일상 속 문화 기지 서울 성북구 장위동 성북문화예술교육센터(이하 성북센터)는 지난해 사회적 고립 가구를 위한 예술수업 ‘행복할 결심’을 열었다. 강단에 선 사진작가 스톤김은 24일 “좋아하는 피사체를 찍는 기분을 함께 나누려고 노력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65세 이상 어르신들이 모여 일상의 무료함을 덜어 내는 시간. 어르신 학생들은 사진 찍는 재미에 푹 빠져 카메라를 들고 일상이 녹아 있는 골목을 걸었다. 서울 성북문화재단이 운영하는 영화관, 미술관 등 시설 33곳 가운데 성북센터와 돌곶이생활예술문화센터(이하 돌곶이센터)는 ‘백미’로 꼽힌다. 주택가 주거지에 위치해 생활 문화 공동체의 기반이기 때문이다. 역사 유산과 문화적 토양이 풍부한 성북구의 매력을 지역예술가와 함께 품어 나갈 수 있는 공간이다. 서노원 성북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참여와 공감을 통한 문화민주주의 플랫폼을 만들어 가기 위해 주민과 예술가 등이 일상에서 문화를 누릴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성북센터와 돌곶이센터는 누구나 원하는 그림을 그릴 수 있는 하얀 종이 같은 공간을 만드는 데 주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돌곶이센터에서는 예술요원으로 근무 중인 청년 국악인에게 배우는 ‘돌곶이 풍류’, 중장년층을 위한 보드게임 수업 등이 인기가 높다. 지난해 11월 개최한 ‘어색한 축제’에서는 석관동 골목길을 배경으로 한국예술종합학교 동아리와 함께 친환경 체험 행사를 열고 기후 위기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성북구는 소설가 이태준, 박완서 등 중요 문화예술인이 생활했던 터전이다. 또 한국종합예술학교, 고려대, 국민대 등 유수의 대학 8곳이 모여 있어 지역예술가 자원도 풍부하다. 성북구의 예술인 규모는 지난 2일 기준 4490명으로 서울시 자치구 가운데 3위다. ●도서관 ‘한 책 읽기’ 15년째 운영 도서관도 생활 문화 공동체의 주요 거점 중 하나다. 주민과 함께 ‘올해의 한 책’을 선정하는 ‘한 책 읽기’는 15년째 지속되고 있다. 특히 주민들이 의사결정 과정의 주요 주체로 활동하면서 독서문화 진흥 운동의 토양이 만들어졌다. 지난해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는 2016년 성북구의 한 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 책은 당시 작품의 배경인 광주·전남을 제외한 지역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된 경우가 많지 않아 주목받았다. 특히 공공도서관 16곳을 운영해 생활 반경 10분 이내에 책을 접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있다. 목조 건축물 오동숲속도서관은 다수의 건축상을 받기도 했다. 성북문화재단은 지역예술가의 활동도 지원하고 있다. 지역예술인의 네트워크를 지원하는 ‘성북로컬로’ 프로그램을 통해서다. SH의 빈집 등 유휴공간을 예술인의 창작 작업 공간으로 제공하고 매달 작품을 소개하는 매거진을 발간한다. 단순한 공간 지원에서 시작해 강연과 워크숍을 여는 창작 공동체로 발전했다. 손현록 영화감독 등 신진 예술가들이 지원을 받았다. 지역 주민들은 ‘길에서 만난 스튜디오’를 통해 작업 공간에서 예술가들과 소통할 수 있다. 올해 10주년을 맞이한 미아리고개 예술극장에선 젊은 예술가들의 도전적인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성북구는 대학로가 인접한 덕분에 많은 연극인들의 활동 메카로 꼽힌다. 상주단체인 ‘보편적극단’의 작품은 61회 백상예술대상 젊은연극상 후보로 오르는 등 경쟁력이 높다. 올여름에는 성북창작연극페스타도 연다. 영화 애호가들에게 아리랑시네센터는 국내 최초 공립영화관으로 기억된다. 여전히 3개 상영관 중 1곳을 독립영화 전용관으로 운영하고 예술의전당 콘텐츠를 월 2회 무료로 상영하는 등 다양성 기반 프로그램을 꾸리고 있다. 청춘불패영화제는 젊은 영화인들의 새로운 시각을 볼 수 있는 축제다. ●칼국숫집·베이커리 아우른 ‘밀로’ 인기 지난해엔 성북동 골목길의 칼국숫집과 베이커리 등을 아우른 브랜드 ‘성북밀로’(城北蜜路)를 내놨다. 간송미술관, 수연산방 등 한국 근현대사에서 중요한 문화예술 공간과 함께 즐기는 밀 문화를 소개한다. 빵과 함께한 일상을 공유하는 모임 ‘성북밀로 라이프클럽’ 등도 운영 중이다. 서 대표는 “골목길의 오래된 칼국수, 다양한 빵과 디저트를 맛보며 느끼는 시간의 흐름도 성북의 매력”이라며 “브랜딩 작업을 통해 성북이라는 지역을 더 매력적으로 만드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다음달 18일에는 ‘성북세계음식축제 누리마실’이 성북동을 꾸민다. 40여개국의 대사관저가 밀집한 성북의 특색이 담긴 행사다. 화창한 봄날, 성북로에서 세계의 음식 문화를 즐기는 이 행사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하는 ‘로컬100’에 선정되기도 했다. 올해는 ‘맛, 지구, 나’를 주제로 지속 가능한 음식 문화를 선보인다. 서 대표는 “성북 곳곳에 있는 도서관, 문화시설과 다양한 축제를 통해 자리잡은 문화 공동체는 ‘성북의 자산’”이라며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피어나는 문화 예술을 함께 가꿔 가고 싶다”고 했다.
  • [훔치고 싶은 문장]

    [훔치고 싶은 문장]

    우리 없이 빛난 아침(최현우 지음, 창비) “언제나 없었던 사람이/이제는 없겠다고 말한 저녁/이별 대신 야근을 하고 돌아와서/한 마리의 통닭을 부르는 건 우습지만/그러니까 나는 오늘/오늘의 밥을 씹으며/하루의 뭉친 힘줄을 모조리 삼켜야 하고/부드러운 증오를 가져야 한다” 불완전한 세상의 장벽에 부딪히고 깨지며 스러져 간 삶의 단면들을 감각적인 언어로 그려 낸 시집. 상처와 위태로운 삶의 풍경을 되짚으며 사람과 사람이 주고받는 위로의 본질을 성찰했다. 고통을 드러내면서도 절규하기보다는 침착하게 마음의 균열을 어루만지는 모습에서 한층 깊어진 시인의 눈을 확인하게 된다. 136쪽, 1만 3000원. 연매장(팡팡 지음, 문현선 옮김, 문학동네) “사방이 구덩이고 구덩이마다 옆에 흙이 쌓여 있었다. 루씨 집안의 사람들이 자기 자신을 위해 파 놓은 구덩이였다. 그들이 스스로를 위해 쌓아 놓은 흙이었다. 그들은 구덩이를 파고 흙을 잘 쌓아 놓은 뒤 아무 말 없이, 작별 인사도 없이 각자 목을 젖혀 준비해 놓은 비상을 삼킨 뒤 구덩이로 들어가 누웠다.” 아들이 어머니의 과거를 추적하면서 중국 현대사에서 희생된 개인들과 마주한다는 얼개의 장편소설. 비판의식과 문학성이 결합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2017년 중국의 유명 문학상인 루야오문학상을 수상했지만, 1950년대 토지 개혁을 부정적으로 묘사했다며 수상 직후 중국 정부가 금서로 지정했다. 456쪽, 1만 7500원. 드디어 만나는 북유럽 동화(페테르 크리스텐 아스비에른센 지음, 카이 닐센 그림, 서미석 옮김, 현대지성) “도대체 당신의 심장은 어디 있나요? 당신은 심장을 몸에 지니지 않잖아요.” “정 알고 싶다면 가르쳐 주지. 사실은 말이야, 문지방 아래에 심장을 숨겨 놓았어.”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 아이슬란드 등 북유럽 나라들의 마법 같은 동화 32편을 담은 책이다. 각 작품의 분위기에 따라 환상적인 이야기, 신비로운 이야기, 재미있는 이야기로 나누어 목차를 구성했다. 세계적인 삽화가 카이 닐센이 선사하는 독창적인 일러스트는 독자 자신이 동화 속 주인공이 된 듯 독서의 몰입도를 높여 준다. 25컷이 담겼다. 392쪽, 1만 8500원.
  • 367조 STO 시대 온다… ‘조각 투자’ 금융 혁신 시동 건 증권사[뉴 코인 시대]

    367조 STO 시대 온다… ‘조각 투자’ 금융 혁신 시동 건 증권사[뉴 코인 시대]

    빌딩·명품·명화 등 조각 지분 소유2030년 세계 시장 규모 ‘2경’ 전망대선 후보들 STO 제도화에 공감투자업계 “실적 아쉬워” 낙관 금물 ‘주식과 펀드는 물론 부동산과 그림, 심지어는 저작권에까지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이라는 걸출한 투자처를 만들어 낸 블록체인 기술이 또 하나의 투자시장의 문을 열어젖히고 있다. 소액 투자자들의 투자처를 기하급수적으로 늘릴 수 있도록 돕는 토큰증권(STO) 시장이다. 주식·펀드 등 전통적 투자처는 물론 고액 자산가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빌딩이나 명품, 명화 등도 가치를 조각내 지분을 소유할 수 있어 관심이 커지고 있다. 24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국내 토큰증권 시장은 2030년 367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 세계로 범위를 넓히면 2030년 기준 16조 달러(약 2경 2700조원) 규모다. 지난 21일 기준 코스닥의 전체 시가총액이 366조 9291억원이었고 삼성전자의 시총은 328조원인 점을 감안하면 코스닥 혹은 삼성전자만큼의 가치를 가진 새로운 투자시장이 열리는 셈이다. 투자자들이 젊다. 금융위원회의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통해 조각투자 사업을 영위하는 부동산 조각투자플랫폼 카사코리아 이용자의 60% 이상이 2030세대다. 뱅카우와 뮤직카우 역시 2030세대가 전체 이용자 비중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TO의 핵심은 ‘탈중앙화’를 앞세운 블록체인 기술이다. 증권의 발행과 거래 사실을 거래소나 증권사 등에만 남기는 것이 아니라 여러 투자자들을 포함한 모든 이해당사자의 전자 장부에 기록하기 때문에 보안성이 높다. 막대한 규모 그리고 다양한 자산으로의 투자를 중개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증권사들은 제도 정비의 키를 쥐고 있는 국회나 당국보다 한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전통적인 금융·증권의 경계를 넘어선 새로운 영역인 만큼 증권사들은 단독으로 사업을 준비하기보다는 증권업계 혹은 여러 업권과 손을 잡고 있다. 미래에셋증권과 하나금융그룹이 참여한 ‘넥스트파이낸스 이니셔티브’(NFI)가 대표적이다. 2023년 3월 미래에셋증권과 SK텔레콤이 참여한 데 이어 하나금융그룹까지 합류한 것이다. 신한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도 협의체를 구성했다. 신한투자증권은 2023년 3월 조각투자플랫폼 기업 열매컴퍼니를 비롯한 50여개 기업이 참여한 ‘STO 얼라이언스’를 출범했고 같은 해 4월 한국투자증권은 카카오뱅크, 토스뱅크와 함께 ‘한국투자ST프렌즈’를 결성했다. 신한투자증권의 경우 이보다 앞선 2022년 이지스자산운용 등과 함께 부동산 관련 STO 합자법인 ‘에이판다파트너스’를 설립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삼성증권의 ‘파이낸스 3.0’, KB증권의 ‘ST오너스’, NH투자증권의 ‘STO 비전그룹’ 등도 STO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조각투자업체를 인수한 증권사도 있다. 대신증권은 2023년 150억원이라는 거금을 들여 부동산 조각투자플랫폼 기업 카사코리아를 인수했다. 업계뿐만 아니라 국회와 당국 모두 STO 제도화에 공감하고 기틀 마련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미 국민의힘(김재섭 의원 등)과 더불어민주당(민병덕 의원 등) 모두 STO 관련 전자증권법 및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세부 항목에 있어 차이가 있지만 STO 발행과 유통을 위한 법적 근거 마련이라는 목표는 같다. 민주당 이재명 대선 경선 후보의 싱크탱크에 STO 관련 인사가 참여했다는 소식은 업계와 투자자들의 기대치를 높이고 있다.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는 이 후보의 싱크탱크 ‘성장과 통합’에 성장전략분과 부위원장으로 합류했다. 김 교수는 STO시장 활성화를 위해 지난 2월 국회에서 ‘디지털 금융 생태계와 토큰증권의 융합’을 주제로 간담회를 주최한 바 있다. 자본시장 선진화를 강조하고 있는 이 후보가 STO 시장 활성화라는 또 하나의 자본시장 개선안을 들고나온 셈이다. 해당 포럼에서 이 후보는 “STO 중심의 디지털 금융 활성화는 우리 경제의 글로벌 영토를 확장할 수 있다”며 STO 법제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미국과 일본 등 자본시장 선진국들이 이미 앞서나가고 있다. 미국의 경우 2017년 증권거래위원회(SEC)가 STO 가이드라인을 발표했고 일본도 2020년 5월 금융상품거래법 개정을 통해 STO를 제도권 안으로 편입시켰다. 다만 STO의 제도권 편입이 시장 및 수익 확대를 무조건적으로 담보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낙관은 금물이라는 경고도 나온다. 대신증권이 지난 2023년 인수한 카사코리아는 그해 67억원의 적자에 이어 지난해에도 58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내 조각투자 시장의 할아버지 격인 카사코리아가 블록체인 기술을 앞세워 야심 차게 시장에 진출했지만 실적 등을 보면 아쉬움이 남는 것이 사실”이라며 “단순히 STO를 활용해 투자상품을 내놓기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투자자들이 자금을 맡길 만큼 매력적인 투자상품이라는 인식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 법인도 투자자금 푼다… ‘가상자산 체인’ 큰 그림 그리는 은행[뉴 코인 시대]

    법인도 투자자금 푼다… ‘가상자산 체인’ 큰 그림 그리는 은행[뉴 코인 시대]

    은행이 가상자산 ‘직접 수탁’ 불가대신 관리해 주는 업체 설립·투자작년 7개 사업자 수탁고 규모 14조법인 본격 투자 땐 시장 더 커질 듯 가상자산(암호화폐)이 점차 제도권으로 들어오자 금융업계에서도 보수적인 은행이 태도를 바꿔 적극적으로 문을 두드리고 나섰다. 우선 현행 제도상 가능한 범위에서 커스터디(수탁) 시장 진출로 시장 변화에 대응하는 모습이다. 물밑에선 ‘거래소-커스터디-스테이블코인 발행·유통’ 등으로 가상자산 체인을 구축하려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24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국내 7개 가상자산 보관 사업자의 수탁고 규모는 13조 8000억원으로 전년 말과 비교해 27%(2조 9000억원) 증가했다. 이용자별로 보면 법인의 수탁 규모가 13조 7700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개인은 100억원 수준이다. 수탁 서비스별로 봤을 땐 커스터디 13조 7100억원, 지갑 서비스 700억원, 스테이킹(예치) 등 기타 서비스가 7조 7000억원 등이다. 개인의 금고나 계좌처럼 가상자산을 보관하는 지갑 서비스는 관리 주체가 본인이지만 커스터디는 별도 업체에서 대신 보관·관리를 해 준다. 법인이나 대규모 자산을 가진 투자자가 주로 이용한다. 하반기 전문투자자 등 법인들이 본격 가상자산 투자를 시작하면 시장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시중은행들이 커스터디에 적극적인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KB국민은행은 2020년 블록체인 개발사들과 합작해 커스터디 업체인 한국디지털에셋(KODA)을 설립했다. 국민은행의 KODA 지분율은 지난해 말 기준 14.91%다. 신한은행은 한국디지털자산수탁(KDAC) 지분 5%를 보유하고 있고 추가 지분 획득을 검토하고 있다. NH농협은행은 2021년 커스터디 업체 카르도(KARDO)에 지분투자를 했는데 KARDO는 지난해 6월 KDAC에 합병됐다. 농협은행은 KDAC의 지분 7%를 보유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글로벌 커스터디 기업 비트고와 함께 ‘비트고 코리아’를 설립했는데 하나금융이 비트고코리아 지분 25%를 가지고 있다. 우리은행은 2021년 7월 블록체인 기업 코인플러그와 합작해 디커스터디를 설립했다. 이후 2023년 3월 커스터디 업체 비댁스(BDACS)가 디커스터디를 인수했다. 우리은행은 현재 비댁스와 업무협약을 맺고 지분 5%를 취득한 상태다. 이렇듯 국내 은행들은 커스터디에 지분투자를 통한 간접 진출을 택했는데 속사정이 따로 있다. 현행법상 은행이 직접 가산자산을 수탁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신탁 영업을 규율하는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수탁 가능한 재산은 금전, 증권, 금전채권, 동산, 부동산, 지상권, 전세권 등 부동산 관련 권리, 무체재산권(저작권·상표권 등) 등 7종으로 제한된다. 반면 해외에서는 이미 은행들에 커스터디 사업문이 열려 있다. 스위스는 세계 최초로 제도권 금융사의 가상자산 커스터디를 허용했다. 스위스의 폰토벨은행이 2019년 1월 가상자산 커스터디를 시작한 것이 은행권 첫 사례다. 이후 미국 통화감독청(OCC)은 2020년 7월 가상자산을 전자적 자산의 일종으로 보고 은행의 수탁서비스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공식화해 US뱅크, 뉴욕멜론은행 등이 커스터디 서비스를 시작했다. 커스터디 이외에도 은행들은 가상자산 거래소와 제휴하며 짭짤한 수수료를 거두고 있다. 거래소가 원화 마켓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실명계좌 제휴를 맺어야 한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는 지난해 1위 가상자산 거래소인 업비트와의 실명계좌 제휴를 통해 179억원의 펌뱅킹(기업 인터넷뱅킹) 수수료를 받았다. 전체 비이자이익의 30% 비중을 차지한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여기에 법인까지 확대될 경우 이익이 대폭 늘어날 것이라 보고 업비트 제휴에 공을 들이고 있다. KB국민은행은 빗썸과, 신한은행은 코빗과 제휴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코인원과 제휴하고 있다. 추가로 노리고 있는 분야는 스테이블코인이다. 스테이블코인은 달러와 같은 법정화폐나 금 같은 실물자산에 가치가 연동되도록 설계된 가상자산이다. 사단법인 오픈블록체인·DID협회는 KB국민·신한·우리·NH농협·IBK기업·Sh수협은행과 금융결제원이 참여하는 스테이블코인 분과를 신설하고 조만간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위한 컨소시엄을 구성하기로 했다. 국내에선 아직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과 관련한 규제 체계가 미비해 발행과 유통이 사실상 막혀 있지만 이들은 법 체계가 마련되면 발행 작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올 하반기를 목표로 스테이블코인과 관련한 구체적인 내용을 담은 가상자산 2단계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 최화인 블록체인 에반젤리스트는 “은행이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경우 연동된 예치 자산을 확인, 감사하는 기관이 필요하다. 이 부분에 대한 명확한 규제가 마련될 필요가 있다”며 “다만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은 달러 기반에 비해 수요가 많지 않을 것으로 보여 글로벌 가치를 인정받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은 과제”라고 했다.
  • 대형 괘불 시초, 14m 부여 무량사 괘불 국보 지정

    대형 괘불 시초, 14m 부여 무량사 괘불 국보 지정

    대형 괘불(掛佛)의 시초 격인 충남 부여 무량사 괘불이 국보가 됐다. 괘불은 사찰에서 야외 의식을 거행할 때 거는 대형 불화다. 국가유산청은 24일 조선 후기 괘불도인 ‘부여 무량사 미륵불 괘불도’를 국보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괘불의 압도적 규모와 다양한 도상은 세계 어느 나라의 불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우리나라만의 독창적인 문화유산이다. 조선 후기에 본격적으로 조성됐던 괘불도는 처음에는 좌상 형식으로 그려지다가 점차 입상 형식으로 바뀌면서 크기도 상대적으로 커졌다. 무량사 괘불은 길이가 14m에 달한다. 괘불도는 17~20세기까지 꾸준히 제작됐으며 현재 ‘칠장사 오불회 괘불’ 등 7점의 국보와, ‘죽림사 세존 괘불’ 등 55점의 보물을 포함해 현재 전국적으로 120여 건이 전한다. 무량사 괘불도는 그림 밑쪽에 제작 시기, 제작자, 화제(畵題) 등이 명확히 기록돼 있어 학술적 가치가 큰 작품이다. 또 동일 유형의 도상 중 가장 선구적이어서 해당 도상 확산에 영향력이 큰 작품으로 판단됐다. 국가유산청은 또 이날 고려시대와 조선시대 전적 3건은 보물로 지정했다. ‘대방광불화엄경소 권118’은 당나라 승려 징관이 지은 ‘화엄경수소연의초’에 대해 송의 승려 정원이 해설을 단 불경 중 하나다. 고려 말 조선 초기 학자이자 문신 삼봉 정도전의 글을 모은 삼봉선생집 가운데 권7에 해당하는 자료와 고려 중기 학자 이규보의 글을 모은 문집인 ‘동국이상국전집’의 권18∼22, 31∼41 등 일부도 보물로 지정됐다.
  • 즐거운 인생 2막… “어르신들! 동네캠퍼스서 예술배워요”

    즐거운 인생 2막… “어르신들! 동네캠퍼스서 예술배워요”

    “제주도민대학 동네캠퍼스에서 즐거운 인생 2막 열어볼까요.” 제주도는 읍면 지역 주민들의 평생학습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제주도민대학 ‘동네캠퍼스’를 오는 25일부터 11월까지 운영한다고 24일 밝혔다. 도는 지난 2월 17일부터 3월 28일까지 읍·면 지역 주민들에게 상시 학습 공간을 제공할 수 있는 문화시설, 카페, 공방 등을 대상으로 ‘동네캠퍼스’ 공모를 진행해 8대 1의 경쟁률을 뚫고 5개 동네캠퍼스를 선정했다. 안덕면 감산리 (사)문화예술공간몬딱에서는 ▲몬딱 퉁기다! 통기타 클래스(통기타) ▲두드림의 예술, 제주 젬베 클래스(젬베) ▲시니어를 위한 AI 스마트폰 사진 클래스(스마트폰 활용) ▲우리동네 제주, 그림으로 걷다 (어반 스케치, 아크릴화)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조천읍 대흘리 귤다방에서는 ▲봄의 초대 (시니어 대상 꽃차 만들기 등) ▲그해 우리들의 이야기 (낭독극, 표현력 향상) ▲나의 일상을 기록하는 방법 (색연필 드로잉, 캘리그라피)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대정읍 동일리 대정여성농업인센터에서는 ▲제주농산물과 함께하는 보자기 실용아트▲ 신서란으로 만드는 생활용품 ▲나도 아티스트 젠탱글 작품전시회 ▲어린이 펜드로잉교실 ▲ 나도 미래의 매듭 장인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조천읍 북촌리 돌하르방 미술관에서는 ▲ 숲속 미술관 수채 펜드로잉 ▲나를 기록하는 힐링 캘리그라피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한경면 조수리 서부종합사회복지관 한경센터에서는 ▲ 실용 업싸이클링 공예지도사 자격증 과정 ▲ 정리수납 전문가 2급 양성과정 ▲ 레진 1급 전문가 자격증 과정 ▲힐링 드로잉 기초과정이 운영된다. 각 동네캠퍼스에서 운영하는 수요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의 수강 신청은 제주도민대학 홈페이지(www.jejudomin.kr)를 통해 가능하다. 교육 신청은 25일부터 시작되며, 각 캠퍼스별 교육 시작일 일주일 전부터 신청할 수 있다. 자세한 문의는 도민대학 평생교육부 (064)726-9872로 문의하면 된다. 김양보 문화체육교육국장은 “이번 동네캠퍼스 사업을 통해 읍면 지역까지 촘촘한 평생학습 기반을 조성하여 도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건강한 학습 생태계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 사자와 맞서 싸우다 죽은 고대 로마 ‘글래디에이터’ 유골 첫 발견 [핵잼 사이언스]

    사자와 맞서 싸우다 죽은 고대 로마 ‘글래디에이터’ 유골 첫 발견 [핵잼 사이언스]

    고대 로마의 검투사가 실제로 사자와 싸웠다는 물리적인 증거가 발견됐다. 최근 아일랜드 메이누스 대학 등 공동연구팀은 고대 로마 검투사의 유골에서 사자에게 물린 흔적이 발견됐다는 연구 결과를 미국 공공과학도서관에서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 최신 호에 발표했다. 우리에게는 영화 ‘글래디에이터’로 잘 알려진 검투사는 콜로세움 같은 경기장에서 칼을 비롯해 다양한 무기로 상대와 싸우는 일종의 격투사다. 특히 각종 문서와 그림에는 검투사들이 사람뿐 아니라 사자와 호랑이 같은 맹수와 싸웠다는 기록이 존재하지만 실제로 이를 확인해주는 물리적 증거는 없었다. 이번에 연구팀은 고대 로마인들이 한동안 통치했던 잉글랜드 북부 요크에 있는 드리필드 테라스 검투사 무덤에서 2004년 발굴한 유골을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이중 사망 당시 26~35세의 한 남성 유골 골반 부위에 난 상처를 3D 스캔과 법의학 기술을 이용해 분석했다. 그 결과 유골의 상처는 사자로 추정되는 큰 고양잇과 동물에게 물린 자국인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를 이끈 법의학 전문가인 팀 톰슨 교수는 “골반에 있는 구멍과 물린 자국은 사망 시점의 흔적으로 사자에 의해 생겼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면서 “골반은 사자가 보통 공격하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이 검투사가 싸우던 과정에서 무력화됐고, 사자가 그를 물고 끌고 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검투사와 동물의 싸움은 지금까지 역사적인 텍스트와 예술적 묘사에만 있었다”면서 “이번 연구는 검투사와 사자가 싸운 최초의 물리적 증거”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처럼 동물과 싸우는 검투사는 베스티아리우스(bestarius)로 불린다. 이들은 동물과 맞서 죽기 살기로 싸우는데, 대부분 노예나 범죄자가 많았다. 특히 고대 로마의 황제나 귀족은 대중 앞에서 이런 이벤트를 펼쳐 자신의 부와 힘을 과시했다.
  • ‘K-관광섬 신안군 흑산도’ 탐조대회 열려

    ‘K-관광섬 신안군 흑산도’ 탐조대회 열려

    전남 신안군이 오는 5월 3일부터-6일까지 ‘K-관광섬 흑산도 탐조대회’를 개최한다. 흑산도는 국토 최서남단 해역에 자리해 동아시아-대양주 철새 서식지로 매년 370여 종의 철새가 정기적으로 통과하는 국내 최대 철새 중간 기착지다. 이번 탐조대회는 국내 탐조책방 1호로 탐조인들에게 널리 알려진 ‘탐조책방’이 진행을 한다. 흑산도 탐조와 함께 홍도 선상탐조, 가락지부착조사 참관 및 교육, 탐조 그림책 그리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될 예정이다. 참가 대상은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가족과 함께하는 탐조여행의 콘셉트로 초등학교 3학년생부터 중학생까지 가족으로 구성된 총 10팀을 선정할 계획이다. 탐조대회 신청은 오는 4월 26일까지 ‘탐조책방’ 공식블로그와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신청서를 받는다. 김대인 신안군수 권한대행은 “흑산도는 국내에 기록된 600여 종 중 국내 최대인 420여 종이 관찰된 중요한 철새 중간 기착지로 탐조관광에 최적지로 꼽힌다”며 “탐조관광 활성화를 위해 이번 탐조대회를 시작으로 자연 친화적인 탐조회랑 및 탐조대 조성 등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흑산도에는 국내 최초 조류 관련 전문연구기관인 국립공원연구원 조류연구센터가 지난 2005년 설립됐고 우수한 새 표본들이 전시된 철새박물관이 있다.
  • 아역 출신 女배우 24세 나이로 사망…“배 속에 아이 있었다”

    아역 출신 女배우 24세 나이로 사망…“배 속에 아이 있었다”

    미국의 아역 출신 배우인 소피 니웨이드(24)가 임신 중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23일(현지시간) 피플 등 미국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니웨이드의 유족은 이날 공식 성명을 통해 “니웨이드가 내면에 품고 있던 트라우마와 수치심을 극복하기 위해 스스로 약을 복용했고, 그 결과 사망하게 됐다”고 밝혔다. 피플이 입수한 사망 증명서에 따르면 니웨이드는 지난 14일 사망 당시 임신 중이었다. 임신 단계 등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한 소식통은 피플에 니웨이드가 임신 초기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유족은 “니웨이드는 친절하고 믿음직한 소녀였다. 하지만 이로 인해 종종 다른 사람들에게 이용당했다”면서 “그녀가 그린 그림들이 그녀가 생전 겪었을 고통을 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까운 지인들과 치료사 등 많은 이들이 니웨이드를 도우려 했으나, 그를 운명에서 구해내지 못해 가슴이 아프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 모두 니웨이드가 그곳에서 더 나은 삶을 살아가기를 바란다”면서 “우리는 우리의 아이들을 보호하고 더 나은 삶을 살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족은 꽃이나 선물 대신 니웨이드의 이름으로 전국 최대의 성폭력 방지 단체로 알려진 RAINN에 기부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인의 정확한 사망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사망했을 당시 한 남성이 니웨이드와 함께 발견됐지만, 용의자로 간주되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해당 남성은 911에 신고하고 니웨이드를 도와달라고 요청한 사람”이며 “수사관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피 니웨이드는 지난 2006년, 6세 나이에 영화 ‘벨라’로 데뷔했다. 이후 영화 ‘맘모스’, ‘인비저블 사인’, ‘노아’ 등 다수의 작품에 출연하며 활발하게 활동했다. 니웨이드의 모친은 드라마 ‘올 마이 칠드런’, ‘세인트 엘스웨어’ 등에 출연한 배우 쉘리 깁슨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또는 자살예방SNS상담 “마들랜”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 이소라 서울시의원 “영유아 사교육 과열, 아동 정신건강 위협…교육감 직속 컨트롤타워 필요”

    이소라 서울시의원 “영유아 사교육 과열, 아동 정신건강 위협…교육감 직속 컨트롤타워 필요”

    “초·중·고등학생 할 것 없이 우울증과 집중력 장애 등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는 아이들이 급증하고 있다. 놀라운 건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의 이른바 부자 동네에서 이런 정신질환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업스트레스, 과도한 경쟁이나 성적 부담, 그로 인한 부모와의 갈등 때문이다.” (제330회 임시회 제2차 교육위원회 업무보고 영상자료) ‘4세 고시’, ‘7세 고시’ 논란이 확산되면서 영유아 사교육이 과열되고 있는 가운데 서울특별시의회 교육위원회 이소라 의원(더불어민주당·비례대표)은 지난 23일 열린 제330회 임시회 제2차 교육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과도한 영유아 사교육 실태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며, 다각적 대응 방안을 제안했다. 이소라 의원은 두 개의 뉴스 영상을 함께 시청한 후 “한 영상은 11년 전 영상으로 이미 강남권에서는 학업 스트레스로 인한 소아정신과 치료 사례가 많았고, 지금도 마찬가지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면서 “최근 영상에서, 레벨테스트를 앞두고 아이들이 울며 떼쓰는 모습은 단순한 문제를 넘어서 반드시 해결해야 할 사회적 신호”라고 말했다. 이어 이 의원은 “사교육비가 연간 30조원에 육박한 심각한 상황인데도, 여전히 공교육이 이를 대신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공교육 내 대체 가능한 질 높은 교육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학부모들의 인식 개선을 위한 정기적인 대시민 여론조사와 연수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 의원은 “학부모의 수요를 제대로 파악하고, 그에 맞는 공교육 서비스를 설계하는 것이 시급하다”면서 이를 위한 여론조사를 실시해 정책에 반영할 것을 제안했다. 서울시교육청은 3월, 종합적이고 실질적 사교육 경감 대책 마련과 이행을 위해 13개과 업무관련 부서 담당자를 모아 부교육감을 단장으로 한 ‘사교육 경감 TF’를 구성했다. 이 의원은 “강남 지역에 소아정신과가 밀집돼 있다는 것은 사교육 과열과 경쟁 스트레스가 단순한 교육 문제가 아니라, 아동 인권과 복지의 문제로까지 번지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TF와 같은 일시적 조직이 아닌 교육감 직속 ‘사교육 경감 전담조직’을 신설해 실질적인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이 의원은 영유아 사교육이 효과적이지 않다는 연구결과도 언급했다. 육아정책연구소 연구 결과, 영유아기 사교육 경험은 학업수행능력에 효과가 없거나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고, 자아존중감과 삶의 만족도 등 사회 정서적 측면에서는 사교육의 효과가 없거나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이 관찰됐다는 것이다. 실제 시민단체 ‘아동학대 7세 고시 고발단’은 지난 16일 국가인원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7세 고시가 아이의 유아기를 강제로 뺏는 반인권적, 반교육적 아동학대이자 심각한 범죄행위’라며 미취학 아동의 과도한 조기교육을 규제해 달라는 진정을 접수했다. 끝으로 이 의원은 “교육은 아이들이 행복하게 자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우선”이라며 “영유아 사교육의 빛과 그림자를 시민들에게 명확히 전달할 수 있는 홍보 콘텐츠 제작과 함께, 공공이 책임지는 교육 시스템 개혁을 위해 의회와 교육청이 함께 나서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 [남성욱 칼럼] 김정은, 다자외교 무대에 등장할까

    [남성욱 칼럼] 김정은, 다자외교 무대에 등장할까

    오는 5월 9일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 스트롱맨들이 나타날 것이다. 중러는 지난 2월 최고 지도자들이 상호 방문에 합의했다. 푸틴은 9월 중국의 항일전쟁 승전 80주년 기념행사에, 시진핑은 5월 러시아 전승절에 교차 참석한다. 사회주의 국가의 힘자랑 행사에는 주연배우들이 필수적이다. 북한 김정은 위원장, 인도 나렌드라 모디 총리, 베트남 또 럼 공산당 서기장과 세르비아, 슬로바키아, 브라질 지도자 등도 초청됐다. 전승절 행사에서는 신무기를 동원한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 등으로 국력을 과시한다. 러시아는 2차 대전을 ‘대조국전쟁’으로 부르며 나치 독일에 대한 승리를 기념한다. 최근 수년간 코로나19 대유행과 우크라이나 침공 작전 등으로 전승절 열병식 행사를 축소해 개최했다. 올해는 10년 주기의 꺾어지는 해이며 미국과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80주년 이벤트를 활용해 서방을 압박하고자 한다. 관전 포인트는 푸틴의 우크라이나 종전 전략이다. 모스크바 행사 전에 우크라이나 전쟁이 종전될지가 큰 관심이지만 칼자루를 쥔 푸틴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애를 태우며 최대한 침대 축구 전략을 구사한다. 여름은 고사하고 연내 전쟁이 끝날 것인지조차 분명치 않다. 6·25전쟁은 발발한 지 1년이 지난 1951년 여름 이후는 소강상태였다. 적진의 수도인 서울과 평양을 공격하는 일진일퇴보다는 38도선 부근에서 제한적으로 전개되는 고지전의 연속이었다. 1953년 3월 전쟁을 기획한 스탈린이 사망함으로써 7월에야 공식 휴전이 됐다. 자신이 당선되면 24시간 안에 전쟁을 종료시키겠다던 트럼프 대통령의 호언장담은 선거 구호였다. 관심 사항은 김정은의 행사 참석 여부다. 그가 참석해 북중러 3국 정상이 크렘린에서 함께 만날지 주목된다. 이미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교차관은 “김 위원장은 올해 러시아를 방문한다”고 밝혔다. 지난 3월 하순에는 세르게이 쇼이구 안보 서기가 긴급히 평양을 방문해 구체적인 일정을 조율했기 때문에 참석은 기정사실이다. 다만 20여명의 정상이 모이는 다자외교 무대에 등장할지는 미지수다. 우선 양자외교 시나리오다. 전승절을 피해 5월 중에 모스크바에서 푸틴과 단독 회담을 개최하는 것이다. 집중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지만 행사에서 사회주의 연대를 과시하려는 모스크바의 계획과는 어긋난다. 1만 1000명의 파병 병력 중에서 최소 5000명 이상의 사상자가 난 피의 대가를 푸틴에게 요구하기 위해서는 양자외교가 효율적이다. 최근 상대적으로 소강상태를 보이는 중국과의 관계도 시 주석과의 정상외교로 풀어 나가야 하는 상황에서 다자무대에서 상봉하는 장면은 평양에 득보다 실이 될 것이다. 전통적으로 평양은 주체 외교를 내세워 양자외교를 고수해 왔다. 과거 김일성과 김정일에 이어 김정은 역시 중러 방문에서 이 원칙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다자외교 무대 등장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정은이 모스크바 붉은 광장 연단에 서는 장면은 매우 특별한 그림이 될 것이다. 푸틴 좌측에 시진핑, 우측에 김정은이 도열한다. 이 특별한 이미지는 앞으로 트럼프를 상대해야 하는 김정은에게 스트롱맨의 반열에 오르는 무형의 파워를 실어 줄 수 있다. 올가을 트럼프의 평양 방문을 유인하는 김정은의 입장에서 다자외교 데뷔는 그의 위상을 높여 줄 수 있다. 김정은의 참석은 북중러 정상회의로 이어져 3국 연대의 틀을 만들 수 있다. 서울이 김정은의 모스크바 정상외교를 주시하는 이유는 북러 군사동맹 협력의 파장과 향후 트럼프와의 회담에서 ‘서울 패싱’ 가능성 때문이다. 파병 대가로 우주항공 및 핵관련 첨단기술과 신형 미사일의 평양 이전은 우리 안보를 심각하게 위협한다. 노벨평화상을 노리는 트럼프와 김정은의 정상회담은 한반도 안보를 뒤흔들 것이다. 5월은 아름다운 붉은 장미가 만발하는 계절의 여왕이다. 하지만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정세는 모스크바의 이벤트와 트럼프의 관세전쟁 등으로 장미 향기에 취해 시간을 보내기에는 너무나 엄중하다. 남성욱 숙명여대 석좌교수·전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
  • 한화, 창단 첫 선발 8연승 신기록… 이글스 ‘이글이글’ 신바람

    한화, 창단 첫 선발 8연승 신기록… 이글스 ‘이글이글’ 신바람

    와이스, 6회까지 12탈삼진 활약타선도 1회부터 폭발 승기 잡아SSG, kt에 홈런 3방 등 11-5 대승 KIA 김도영, 2군 경기서 2루타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선발 라이언 와이스의 눈부신 호투를 바탕으로 팀 역대 최다인 선발 8연승을 달성했다. 1986년 빙그레 이글스로 창단한 지 39년 만이다. 한화는 23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롯데와의 경기에서 와이스의 6이닝 8피안타 12탈삼진 2실점 호투를 바탕으로 6-4로 승리했다. 이로써 8연승을 질주한 한화는 15승 11패로 같은 날 SSG 랜더스에 패한 kt wiz를 제치고 2위에 올랐다. 한화의 8연승은 2023년 6월 21일 대전 KIA 타이거즈~7월 1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 이후 622일 만이다. 한화는 1회부터 타선이 폭발하며 와이스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1회 선두 타자 황영묵이 내야 땅볼을 치고도 수비 실책에 1루를 밟았고 플로리얼과 노시환의 안타 및 채은성의 볼넷, 다시 안타와 희생타 등이 이어지며 1회에만 타자 9명이 타석에 올라 5점을 뽑아 냈다. 타선의 득점 지원에 가벼운 어깨로 마운드에 오른 와이스는 롯데 1~3번 세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롯데 타선을 무력화했다. 롯데 타자들은 와이스가 내려가자 힘을 내기 시작했다. 7회 2사 후 전준우의 볼넷에 이어 레이예스-나승엽-윤동희의 연속 안타로 2점을 추가하며 4-6으로 한화를 따라붙었다. 하지만 롯데의 추격은 거기까지였다. 한화는 8회 한승혁과 9회 특급 마무리 김서현이 실점 없이 이어던지며 팀의 8연승을 완성했다. 한화의 팀 최다 연승은 1999년 10연승이며 빙그레 시절을 포함하면 1992년 14연승이다. SSG 랜더스는 수원 케이티위즈파크 방문 경기에서 kt 선발 윌리엄 쿠에바스에게 홈런 3개를 뽑아 내는 화력 쇼를 펼치면서 11-5 대승을 거뒀다. 쿠에바스는 4이닝 12피안타 10실점하며 조기 강판했다. 한편 KIA 타이거즈의 간판 타자 김도영은 왼쪽 허벅지 부상을 털어내고 장타 한 방으로 1군 복귀를 위한 밑그림을 그렸다. 그는 지난해에도 부상에서 돌아오자마자 곧바로 화력을 끌어올렸다. 김도영은 이날 전남 함평에서 열린 퓨처스(2군) 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더블헤더 2차전에 3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1회 첫 타석에서 1루수 뜬공으로 물러난 김도영은 3회 2사 1루에서 호쾌한 2루타로 타점까지 올렸다. 2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한 김도영은 4회초 수비 때 교체됐다.
  • [사고] 앤서니 브라운展… 상상을 두드리다

    [사고] 앤서니 브라운展… 상상을 두드리다

    세계적인 그림책 작가 앤서니 브라운의 작품 세계를 총망라한 원화 전시회가 열립니다. 전시에서는 ‘자그맣고 커다란 고릴라’ 등 초기작부터 최신작까지 오랜 시간 사랑을 받아온 250여점의 작품을 선보입니다. ‘그림책은 나이가 들었다고 접어야 할 책이 아니라 나이를 불문한, 모든 사람을 위한 것이다’라는 그의 말처럼 이번 전시는 관람객들에게 상상의 날개를 달아 주는 특별한 시간이 될 것입니다. ■전시 : 앤서니 브라운展 : 마스터 오브 스토리텔링 ■기간 : 2025년 5월 2일~9월 28일(매주 월요일 휴관) ■관람 시간 :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입장마감 오후 6시 15분) ■장소 :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2층 ■주최 : 서울신문·아트센터이다 ■입장료 : 성인 2만 2000원, 어린이·청소년 1만 6000원 ■예매 : 인터파크, 네이버, 카카오
  • 홍준표 “한덕수 출마하면 ‘반명 빅텐트’ 단일화 길 열어둘 것”

    홍준표 “한덕수 출마하면 ‘반명 빅텐트’ 단일화 길 열어둘 것”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23일 출마설이 도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의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두겠다고 밝혔다. 홍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 대선 캠프 사무실에서 국민통합 분야 공약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반(反)이재명 전선의 모든 세력과 정치연대를 통해 대연정을 실현하고 새로운 나라, 선진대국을 이끌어갈 통합 정치세력으로 키워나가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홍 후보는 “국민통합과 국정안정을 위해서는 정치 복원이 가장 우선”이라며 “경선 후보 모두가 함께하는 ‘원팀’을 주도하고 ‘빅텐트’를 결성해 반드시 이기겠다”고 강조했다. 이후 홍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덕수 권한대행께서 권한대행을 사퇴하고 출마하신다면 내가 후보가 되더라도 반(反)이재명 빅텐트 단일화 협상의 길은 열어 놓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범죄자가 우리나라를 통치하는 그런 불상사를 막는 길이 그것이라면 무엇이라도 하겠다”며 “그것이 혼미한 이 정국에서 내가 해야 하는 내 나라를 위한 마지막 소명이라면 흔쾌히 받아 들인다”고 덧붙였다. 홍 후보의 이러한 발언은 그동안 한 대행의 출마론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해 오다 입장을 바꿔 단일화 협상에 나설 수 있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눈길을 끌었다. 앞서 홍 후보는 이날 YTN 라디오에서 한 대행의 출마 변수에 대해 “나는 전혀 고려 대상에 넣지 않는다”며 “호사가들이 그런 그림을 그리는지 모르지만 우리당 경선은 이미 끝났고, 본선에서 무소속 출마라든지 이런 건 고려대상에서 다 뺐다”고 말한 바 있다. 한편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이날 서울신문에 “한 대행이 29일 전후로 출마 선언을 할 가능성이 있다”며 “공직자가 출마하려면 다음달 4일 전에 사퇴를 해야 하는데 그때까지 기다리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29일은 국민의힘 2차 경선 결과 발표날이자 공직자 사퇴시한(5월 4일) 전 마지막 국무회의가 예정된 날이다. 정부 안팎에선 한 대행이 국무위원들의 의견을 듣고 출마 의사를 밝힐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 만화가 김풍 “AI, 방송 열심히 해야 할 이유”…충격 고백

    만화가 김풍 “AI, 방송 열심히 해야 할 이유”…충격 고백

    만화가 김풍(본명 김정환·46)이 방송 활동을 열심히 하는 이유로 인공지능(AI)의 발달을 꼽았다. 23일 MBC 예능 ‘라디오스타’ 유튜브 채널에는 이날 오후 방송되는 911회의 선공개 영상이 올라왔다. 이날은 김풍과 가수 강남, 케이윌, 배우 고준이 초대 손님으로 출연한다. 김풍은 최근 유행에 민감해지려고 노력한다며 “요즘 AI로 (사회가) 급변하는데, 저는 챗GPT가 처음 상용화됐을 때 유료 가입했다”고 밝혔다. 이어 “(챗GPT를) 써본 후 너무 충격받아 인공지능 관련 주식도 샀다”고 덧붙였다. 김풍은 최근 유행했던 챗GPT의 이미지 제작 기능에 관한 생각을 밝혔다. 지난달 말 챗GPT를 활용해 스튜디오 지브리 화풍 등 다양한 형태의 이미지를 만드는 일이 유행했다. 챗GPT 운영사인 오픈AI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기능 출시 후 1주간 전 세계에서 챗GPT로 새로 생성한 이미지는 7억 개 이상이었다. 샘 알트만 오픈AI 최고경영자(CEO),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등도 챗GPT로 생성한 이미지를 공유해 화제가 됐다. 김풍은 이런 현상을 두고 “일러스트레이터를 비롯한 그림 작가들은 위기감이 피부로 와닿는다”고 했다. 김풍은 글 작가도 상황이 다르지 않다며 “(챗GPT에) 줄거리를 한 줄 입력하고 특정 장르로 (각본을) 써 달라고 하면 (챗GPT가) 다 써 준다”고 강조했다. 그는 AI로 인해 창작 업계가 위태로워졌다며 “창작 업계에서 내가 마지막 주자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야기를 차분히 듣던 진행자 김구라는 “그래서 김풍 씨가 하고자 하는 말이 뭐냐”고 물었다. 그러자 김풍은 “저는 이제 더 열심히 방송을 해야겠다”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라디오스타’ 911회는 23일 오후 10시 30분에 MBC에서 시청할 수 있다.
  • 익숙한 일상에 독특한 감성…‘느좋’ 브롱크호스트 세계 [여니의 시선]

    익숙한 일상에 독특한 감성…‘느좋’ 브롱크호스트 세계 [여니의 시선]

    요즘 ‘느좋’(느낌이 좋은)이라는 말이 유행이다. 느좋카페, 느좋무드, 느좋사진처럼 어디에나 붙어 감각적이거나 취향에 딱 맞는 분위기를 표현해낸다. 서울 종로구 서촌의 전시 공간 그라운드시소에서 열린 워너 브롱크호스트(Werner Bronkhorst)의 아시아 첫 개인전 ‘온 세상이 캔버스’를 ‘느좋전시’로 불러도 좋겠다. 브롱크호스트가 만든 작품 속 배경은 낯설지 않다. 수영장, 바다, 테니스 코트, 스키장 등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풍경들이 화면 위에 펼쳐진다. 작가는 여기에 두꺼운 물감의 질감과 섬세한 미니어처 인물들을 더해 입체감을 더했다. 특히 ‘WET’ 시리즈는 많은 관람객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만든다. 청량한 색감의 바다와 물결, 파도를 타는 작은 인물들은 자유로움과 동시에 고요함을 느끼게 한다. 작품을 오래 보고 있으면 마음까지 시원해지는 기분이다. 단순히 귀엽고 감각적인 장면처럼 보이지만, 작가가 말하고 싶은 건 다르다. 작은 인물들을 통해 그는 어린 시절의 시선, 세상을 새롭게 마주했던 감정, 그리고 사소한 순간 속의 감동을 되살리려 한다. 그림은 풍경이지만, 시선은 삶을 향해 있다. 전시 2층에 있는 테니스 포토존은 작가의 어린 시절 기억에서 출발한 작품(‘Centre of Attention’)과 연결돼 있다. 실제 테니스 코트처럼 꾸며놓은 이 공간은 작품의 맥락을 관람객이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초록색 인조 잔디는 마치 잔디밭을 걷는 듯한 리듬감을 주고 스포츠와 예술의 경계를 넘나들게 하고 사진을 찍는 순간마저도 하나의 장면 안에 들어간 듯한 몰입감을 준다. 브롱크호스트는 평면 회화 위에 조형적 요소를 더해 회화와 설치의 경계를 흐리는 실험적 작업을 지속해왔다. 그의 작품은 해석을 강요하지 않고, 관람객의 기억과 감정으로 완성되는 열린 공간을 지향한다. 총 다섯 개 섹션으로 구성된 전시는 전반적으로 조용하고 명확한 흐름을 가진다. 첫 방문자도 어렵지 않게 감상할 수 있는 전시로, 부담 없이 천천히 둘러보기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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