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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 달라이 라마의 첫 동화 ‘연민의 씨앗’ 키워보자

    [어린이 책] 달라이 라마의 첫 동화 ‘연민의 씨앗’ 키워보자

    두 살 때 티베트 불교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 13세의 환생으로 인정받은 소년은 네 살 때 스님이 되고자 부모님 곁을 떠난다. 개구쟁이였던 소년은 스님 교육을 받으면서 어머니가 심어줬던 자비와 연민에 대해 눈을 뜨게 된다. 어머니는 비록 글자를 읽지 못했지만, 이웃에게 언제나 따뜻했고 베푸는 삶을 살아왔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훗날의 달라이 라마 14세는 “사람은 동물과 달리 자꾸 되풀이해서 익히고 노력하면 마음을 다스릴 수 있다”며 더 따뜻하고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자고 어린이들에게 제의한다.달라이 라마 14세가 직접 쓴 첫 번째 동화로 지난해 미국에서 화제가 된 ‘연민의 씨앗’이 국내에서 출간됐다. 인권과 종교 간 대화, 불교적 가치의 전파에 앞장선 저자는 자신이 어렸을 때 이야기를 꺼내놓으며 연민의 마음을 어떻게 가꿔야 하는지 친절하게 설명한다. 부모의 처지에서 아이는 새싹과 같은 존재다. 몸도 쑥쑥 자라지만 온갖 꽃이나 나무로 자라는 새싹처럼 아이들은 무엇이든 될 가능성이 있어서다. 모든 아이들의 마음속에는 태어날 때부터 남을 배려하는 ‘연민’이라는 씨앗을 품고 있다. 연민의 씨앗은 사랑을 듬뿍 주면 잘 자란다. 이런 구절을 읽다 보면 종교를 떠나 진정한 삶의 가치가 무엇인지 반추하게 된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인류가 모두 하나임을 알고 더 따뜻한 세상을 만드는 데 도움을 줄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단순하면서도 강한 힘을 지닌 문장과 베트남계 미국 화가 바오 루가 그린 생동감 넘치는 그림이 읽는 재미를 더한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늦깎이 화가 김주연, 꿈과 희망의 메시지 기획초대전

    늦깎이 화가 김주연, 꿈과 희망의 메시지 기획초대전

    그녀는 오는 5월 12일부터 5월 16일까지 서울특별시 종로구 인사동에서 열리는 2021년 갤러리 엠 기획초대전에서 ‘I promise you paradise’란 작품을 선보인다.김주연 작가는 대구예술대학교 미술콘텐츠학과를 졸업 후 개인전 10회, 국내외 아트페어 29회, 국내외 초대전 및 단체전 141회를 개최했고, 남농미술대전, 상하이미술대전 등 30회 이상 수상했다. 그녀는 공군교육사령부에서 미술전담사, 부산시 평생학습센터에서 전문강사, 진주경상대학교 평생교육원 강사 등을 거쳐 현재는 김해한림박물관에서 교육사로 재직하고 있다.이런 쟁쟁한 커리어에도 그녀는 40세가 넘은 늦은 나이에 화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녀는 장지 위에 같은 종이를 여러 번에 겹쳐 오린 후, 조각을 뽑고 입체감 있게 재배치하여 평면작품을 3차원 입체작품으로 연출한다. 이 경우 빛을 받았을 때 생기는 그림자와 원근감의 효과로 독특한 이미지를 연출하는데, 이것을 페이퍼툴(Papertole)이라고 한다.김주연 작가는 “작품 속 물고기는 우리가 소망하는 꿈, 추운 겨울 지나 따스한 봄 맞아 어여쁜 꽃 피듯이 우리 마음속 꿈과 희망이 가득 피어 코로나로 사라진 일상의 복귀를 간절히 소망하는 꿈을 담았다”고 말한다.
  • [문화마당] 요즘 유독 유명 작가이고 싶다/김이설 소설가

    [문화마당] 요즘 유독 유명 작가이고 싶다/김이설 소설가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내가 너무 똑같다. 지루하다. 달력을 보면 자꾸 깜짝 놀란다. 벌써 날짜가 이렇게 지났나 하고. 그동안 나는 무얼 했나 하고. 거울을 보면 더 깜짝 놀란다. 간절함이 사라져 버린 멍한 눈빛. 생기를 잃은 표정. 좋아해 주기 힘든 표정의 내 얼굴. 들뜨거나 설레 본 적이 언제였는지 까마득하다.’ 김소연 시인의 여행 산문집 ‘그 좋았던 시간에’에 수록된 이 구절을 읽다가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고 말았다. 묘사된 ‘나’는 여행을 떠날 때가 된 작가의 모습일 뿐만 아니라 요즘의 내 모습이기도 한 까닭이다. 길어지는 코로나19로 인한, 어쩌면 우리 모두의 모습일지도 모르겠다. 시인은 ‘나에게 여행은 낯선 사람이 되는 시간이다.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를 구별 짓고, 오늘의 내가 내일의 나로 기꺼이 나아간다’고 말한다. 그렇다.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내가 너무 똑같아서 낯선 나를 만난 지 너무 오래돼 힘든 것이다. 떠나고 싶다. 이왕이면 멀리면 좋겠다. 그러나 전염병 시대의 여행은 요원한 일이 돼 버리고 말았다. 그래도 떠나는 이들이 있다. 푸른 바다와 신록의 산과 붉은 꽃을 보고 온다. 혼자 보면 좋으련만 여행 기록을 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기 마련이다. 내 일이 아니니 그저 후루룩 넘기기도 하지만, 실은 배가 아파 눈여겨보지 않는다. 부러워서. 나는 어제도 집, 오늘도 집, 내일도 집에 있을 예정이라. 이럴 때면 내가 유명 작가가 아니어서 속상하다. 인기가 많은 소설가였다면 나를 초대해 주는 곳이 많았을 텐데. 멀리 제주도의 작은 도서관이나 부산의 바다가 보이는 책방에서, 혹은 제천의 산골 그림책 서점이나 남원의 헌책방에서 나를 불러 줘 소소한 북토크를 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초대만 해 준다면 기꺼운 마음으로 당장이라도 달려갈 텐데.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고, 일을 핑계로라도 여기를 떠날 수 있는, 지금과 멀어질 수 있는 시간이 간절하기 때문이다. 마음만 먹으면 못 갈 것도 없다고 하지만 말처럼 쉬운 일도 아니다. 나는 운전을 못 하는 장롱면허인 데다 수험생 부모로서 여행은 언감생심. 때가 때이니만큼 이동하는 일 자체도 부담이다. 그러니 눈치 안 보고 떠날 수 있는 방법은 먼(물론 대중교통으로 갈 수 있는) 곳에서 나를 불러 줘야만 가능한 것이다. 그러니까 일상이 너무 단조로운 게 문제다. 식구들이 모두 나간 오전엔 매일 해야 하는 집안일을 하고, 점심을 먹은 후에 카페로 나선다. 꼬박 5시간씩 노트북 앞에 앉아 일을 하고, SNS에 작업 일기를 올리고 나면 해질녘. 그쯤 귀가한 식구들 저녁 먹이고, 치우고, 앉으면 자기 전까지 텔레비전을 보거나 책을 읽는다. 바뀌지 않는, 하루도 다를 게 없는 이 무미한 일상이 도대체 언제부터였는지. 직업이 소설가인데, 다양한 경험을 몸소 체험해도 부족할 판에 이렇게 고인 물처럼 살아도 되는가 싶다. 혹자는 배부른 소리라고 할지 모르겠다. 별 탈 없이 사는 일이란 모두가 누릴 수 있는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먹고살 만하니까 하는 투정으로 들릴 수도 있다. 매일 반복되는 고만고만한 일상이 심심하고 밍밍할지언정 얼마나 안전하고 다행한 일인가. 그것도 잊은 채 떠드는 철없는 소리라는 것도 알겠다. 그래도 오래 만나지 못한 친구들이 보고 싶고, 가 보지 못한 낯선 곳이 그립다. 생경한 풍경 속에서 기꺼이 내일로 나아가는 내가 되고 싶다. 여의치 않는 근래가 억울하고, 여전히 조심해야 하는 요즘이 지겹다. 모두가 함께 겪는 일이라고 생각해도 좀처럼 위안이 되지 않는다. 한번 들어앉은 떠나고 싶은 마음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그러니 소설가의 일이란 소설을 쓰는 것인데도 불구하고 자꾸만 가욋일을 바라는 것이다. 부질없다는 걸 알면서도 그렇다.
  • ‘광부’ 켜켜이 탄가루 박힌 고단한 삶의 초상화

    ‘광부’ 켜켜이 탄가루 박힌 고단한 삶의 초상화

    광부의 낡은 작업복이 높이 2m의 캔버스를 가득 채웠다. 구멍 난 흰색 내의 위에 걸쳐진 작업복의 오른쪽 가슴에 ‘황지 330´이란 식별표가 새겨져 있고, 왼쪽 주머니에는 신분증이 달려 있다. 옷의 주인이 바뀌어도 광부 ‘황지 330’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란 의미다. 극사실주의 기법으로 묘사한 허름한 작업복에서 익명의 존재인 탄광촌 노동자의 고되고 거친 삶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매몰 광부의 작업복 그린 ‘황지 330’으로 주목 ‘광부화가’ 황재형이 1980년 강원 태백시 황지탄광에서 매몰 사고로 사망한 광부의 작업복을 그린 ‘황지 330’(1981)이다. 중앙대 회화과 학생으로 민중미술 소그룹 ‘임술년’에서 활동하던 황재형은 이 작품으로 1982년 중앙미술대전에서 장려상을 수상하며 화단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기쁨보다 자괴감이 밀려왔다. “광부의 삶을 소재로 써서 상이나 바란다면 자기 과시욕에 불과하지 않은가”라는 회의가 들었다. 그해 학교를 졸업하고 강원도로 갔다. 3년 동안 태백, 삼척, 정선 등지에서 광부로 일하며 동료의 헤드랜턴에 의지해 석탄가루가 내려앉은 도시락을 먹는 광경을 그린 ‘식사’(1985) 등 현장에서 길어올린 체험과 풍경들을 화폭에 펼쳤다. 광부이자 광부를 그리는 명실상부한 ‘광부화가’로서 삶과 예술이 하나로 이어진 시기였다. 결막염으로 광부를 그만둔 뒤에도 강원도에 남아 문화운동과 노동운동을 하면서 탄광촌의 인물과 광활한 대자연, 초역사적 풍경 등을 주제로 작업을 계속했다.●11년 공들인 광활한 ‘백두대간’ 등 65점 전시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열리는 황재형 개인전 ‘회천’(回天)은 한국 리얼리즘미술과 민중미술사에서 광부화가로 독자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한 작가의 1980년대 초기작부터 신작까지 40년의 예술적 여정과 성취를 살펴볼 수 있는 자리다. ‘황지 330’, ‘백두대간’ 등 대표작과 13m 대형 설치 작품 ‘메탈지그’ 등 65점이 전시됐다. 가로 5m의 화폭에 눈 덮인 태백산맥의 웅장한 산세를 펼친 ‘백두대간’은 1993년부터 2004년까지 무려 11년간 작업한 작품이다. 대상의 본질을 담기 위해 오랜 관찰과 수많은 붓질 끝에 완성했다. 헬리콥터를 타고 풍경을 내려다보면서 새롭게 발견한 부분을 반영할 정도로 집념을 불태웠다. ‘작은 탄천의 노을’(2008)은 탄가루와 오물이 섞여 흐르는 사북의 탄천 위로 황금빛 노을이 비치는 광경을 그린 1990년작 ‘탄천의 노을’과 같은 도상의 그림이다. 1980년대 말 불어닥친 폐광의 광풍에 속절없이 사그라드는 삶의 터전을 관조적으로 묘사했다.●머리카락으로 풀어낸 ‘삶의 기록’ 같은 작품도 작가는 2010년대부터 과거에 그렸던 인물과 풍경을 머리카락을 재료로 새롭게 풀어내고 있다. 머리카락의 재질과 형태를 그대로 살려 선을 만들고 면을 채운다. 유화보다 작업 시간과 노력이 훨씬 많이 드는 머리카락 작업을 하는 이유에 대해 작가는 “머리카락은 인류 최초의 옷이자 마지막 옷이며, 인생을 기록하는 필름”이라며 “살아 있는 존재의 아름다운 생명력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전시 제목 ‘회천’은 ‘형세나 국면을 바꾸어 쇠퇴한 세력을 회복하다’란 뜻이다. 작가는 “막장은 태백뿐 아니라 서울에도 있다. 인간성을 상실할 수밖에 없는 환경 속에서도 공생을 꿈꾼다는 의미”라고 했다. “편안한 잠자리를 자는 이에게 경각심을, 불편한 잠자리를 갖는 이에게 위로를 주고 싶다”는 작가는 이번 전시가 “성실한 이웃들에게 작은 위안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는 8월 22일까지.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뽑아라! 대륙 호령한 대조영의 기상

    뽑아라! 대륙 호령한 대조영의 기상

    경북 경산에 발해마을이 있다. 발해를 세운 대조영의 후손들이 사는 집성촌이다. 드넓은 만주 땅을 호령했던 발해의 후예들이 한반도의 남쪽에 터를 잡은 이유는 뭘까. 특성화 마을이라 할 만한 볼거리는 아직 없지만, 긍지를 잃지 않고 살아가는 그들의 삶을 들여다본다는 것만으로도 발걸음할 이유는 충분하지 싶다. 중국이 요즘 ‘동북공정’을 통해 고조선, 고구려, 발해 등을 중국의 지방 정권으로 격하시키려는 터라 더욱 그렇다.●영순 태씨 후손 27가구 모여 사는 집성촌 남천면 송백2리. 발해마을이 있는 곳이다. ‘발해의 후예’라는 영순 태씨 후손 27가구가 이 마을에 모여 산다. 발해마을에서 가장 궁금한 건 두 가지다. 대씨와 태씨가 동일 성씨인 이유는 무엇이고, 만주 지역을 휩쓸던 대씨가 한반도의 남쪽 마을에 터를 잡게 된 이유는 또 뭐냐는 거다. 스스로를 대중상(대조영의 아버지)의 43세손이라고 밝힌 태재욱(79) 발해왕조제례보존회장은 영순 태씨가 어떻게 대(大)씨인 대조영의 후손일 수 있느냐는 질문에 “크다라는 의미인 대(大)를 강조하기 위해 획을 하나 추가해 태(太)로 썼을 뿐 태(太)와 대(大)는 서로 혼용됐던 글자”라며 “중국의 역사 기록서인 ‘동사통감’에 대조영을 태조영이라고 쓴 기록이 있고, 고려시대 역사서 ‘고려사’도 고려 후기의 무신 대집성을 태집성과 혼용해 썼다”고 설명했다. 두 글짜가 혼용되다 조선시대 때 족보가 만들어지면서 태씨로 굳어졌다는 것이다.만주를 호령하던 발해의 후손이 경산에 터를 잡게 된 경위는 이렇다. 926년 발해가 거란에 멸망한 뒤 8년이 지난 934년에 발해의 마지막 세자 태광현이 수만 명의 유민을 이끌고 고려로 망명해 왔다. 이처럼 발해 멸망 직전에, 혹은 멸망 뒤 발해 부흥운동이 좌절되면서 발해 왕실의 후예들이 망명지로 선택한 곳이 고려였다. 이후 대중상의 18세손인 태금취가 고려 고종 때 몽골군을 격퇴하는 공을 세워 영순현(지금의 문경 일대)을 하사받아 다스렸다. 이들이 성씨의 관향을 ‘영순’으로 쓰는 건 이 때문이다. 1592년 임진왜란이 터진 뒤엔 대중상의 31세손 태순금이 경산에 자리를 잡았다. 북한 지역을 제외하면 현재 발해 후손이 집성촌을 이루고 있는 곳은 남한에서 발해마을이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발해마을 진입로엔 태극기가 줄지어 서 있다. 발해를 상징하는 문양이 새겨진 깃발도 함께 나부끼고 있다. 마을 안 담장엔 벽화가 그려져 있다. 발해를 세운 대조영을 테마로 그린 벽화들이다. 전형적인 한국인상의 대조영 그림이 눈길을 끈다. 태재욱 회장에 따르면 전국 142명의 태씨 남자의 얼굴 사진을 찍어 특징을 분석한 뒤 그렸다. 이 그림은 현재 대조영에 대한 정부표준영정(86호)으로 지정돼 있다고 한다.●‘사진찍기 좋은 녹색명소’ 반곡지 꼭 들러야 2015년 기준으로 국내에 태씨는 9000여명이라고 한다. 그 가운데 40여명이 발해마을에 산다. 마을 주민 80%가 태씨 집안 사람이란다. 발해마을이 알려지기 시작한 건 2017년부터다. 당시 ‘전국 어르신마을가꾸기 경진대회’에서 태씨 집성촌이라는 역사 콘텐츠를 활용해 우수상을 탔다. 그해에 표지석, 발해고황 대조영장군상, 벽화, 기마상 조형물, 발해 상징 로고 깃발 등도 만들었다. 집집마다 내건 문패도 독특하다. 봉황이 그려진 문패 안에 발해 몇 대 손인지 적었다. 마을 주민 대부분은 43~44세 손이다.다만 내세울 만한 ‘킬러 콘텐츠’는 아직 없다. ‘발해문화 현창사업’이 제대로 진행돼야 역사 관광마을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발해문화 현창사업’은 발해 박물관과 역사관, 대조영 영정을 모실 고왕전 등을 조성하는 것이 핵심이다. 발해 역사의 실체를 보여 줬다고 평가받는 3대 문왕의 딸 정효공주묘도 마을 안에 재현할 예정이다. 이맘때 경산에선 남산면 반곡지를 찾아야 한다. 빼어난 봄 풍경으로 입소문 난 곳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한 ‘사진 찍기 좋은 녹색 명소’이기도 하다. 발해마을에서 멀지 않다. 반곡지 주변으로 십여 그루의 아름드리 왕버들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 늙고 거무튀튀한 가지 끝엔 올봄 새로 나온 연둣빛 이파리들이 매달려 있다. 휴대전화를 들이대면 화면이 싱그러운 신록으로 가득 찬다. 반곡지에서 차로 10여분 거리에 있는 계정숲도 꼭 찾아야 할 곳이다. 해마다 단옷날 자인단오(무형문화재 44호) 행사가 이 숲에서 열린다. 이팝나무와 느티나무 등의 노거수들이 빼곡하다. 짙은 숲그늘에서 산책하기 맞춤하다. 계정숲 안에는 이 지역의 전설적 인물인 한 장군 묘와 사당, 자인현청 등이 보존돼 있다. 글 사진 경산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실업수당이 최저임금 3배… 美공장 일자리 50만개 남아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바이 아메리카’(Buy America)를 기치로 제조업 부흥을 꾀하고 있지만, 정작 미국 제조업 현장은 구인난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층의 공장 기피 같은 추세적인 이유도 있지만, 코로나19로 지역에 따라 실업수당을 최저임금의 3배나 지급하는 게 오히려 일할 의욕을 꺾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CNN은 4일(현지시간) “지난 3월 미국의 제조업 활동(공급관리자협회 제조업 지수)이 37년 만에 가장 높았지만, 제조업계는 50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채우지 못하고 있다”며 “용접공과 같은 전문가뿐 아니라 미숙련 신규 직원도 충원이 안 된다”고 보도했다. 컨설팅업체 딜로이트에 따르면 미국에서 2030년까지 ‘남는 제조업 일자리’는 210만개에 이르고 이로 인해 1조 달러(약 1126조원)의 경제적 피해가 예상된다. 코로나19로 실업률은 치솟았지만, 제조업 최고경영자(CEO)의 77%는 올해와 내년에 직원 충원이 어려울 것으로 봤다. 일례로 경기 회복으로 빌딩용 에어컨 수요가 급증했음에도 제조업체 캐리어는 일손 부족으로 수요를 맞출 수 없다고 밝혔고, 닭고기 가공업체인 필그림 프라이드는 직원 충원에만 올해 4000만 달러(약 450억원)를 더 투입하기로 했다. 미국 청년들의 제조업 기피 현상이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공장이 갑자기 해외로 이전하거나 자신의 업무가 로봇으로 대체될 수 있다는 두려움이 가장 큰 이유다.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 구매 폭증으로 아마존이 10만명의 직원을 늘리면서 구직자를 대거 흡수한 것을 일컫는 ‘아마존 효과’도 구인난의 원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코로나19로 대폭 올린 실업수당이 구인난을 부추기고 있다. 이날 그레그 지언포테이 몬태나주 주지사는 연방정부가 오는 9월까지 주당 300달러(약 34만원)씩 추가로 주는 실업수당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우리는 경제 봉쇄를 풀었지만 직원을 구하지 못하는 업체가 많다. 연방정부의 실업수당 확대는 득보다 실이 많다”며 반대로 주 정부는 직업을 구한 이들에게 장려금으로 1200달러(약 135만원)를 주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사설에서 현재 몬태나주의 실업급여가 최대 572달러인데 연방정부의 300달러를 합하면 시간당 21.8달러까지 받게 된다고 지적했다. 일자리가 없는 사람이 최저 임금(7.25달러)의 약 3배를 번다는 의미다. WSJ는 몬태나주의 지난 3월 실업률은 3.8%에 불과했다며 “실업급여 인상 거부는 고용시장이 더 빨리 회복되도록 도울 현명한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아파트 줄여 25만㎡ 공원… 노원의 주거 환경 혁신

    아파트 줄여 25만㎡ 공원… 노원의 주거 환경 혁신

    정부 “1만가구 공급”에 아파트 과밀 우려“5000가구 짓고 태릉 연계 공원화” 제안공공용 50% 이상·구민 우선 배정도 제시공원 조성 합의, 임대·분양 비율 의견 접근“태릉골프장이 서울 노원구에 있는지 몰랐던 주민도 많았습니다. 그만큼 이 땅이 주민에겐 ‘그림의 떡’이었다는 얘기죠.”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지난 4일 공릉동 태릉골프장 입구에서 이렇게 말했다. 군의 허가를 받지 않은 민간인은 골프장에 들어갈 수 없어서 간간이 내리는 비를 맞으며 골프장 입구에 서서 설명을 이어 갔다. ●구민 80% 아파트 거주, 주택 노후율 거의 100% 정부는 지난해 8·4 주택공급 대책에 포함됐던 태릉골프장 부지 공급 규모 조정을 검토 중이다. 당초 이 땅에 1만 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발표했지만, 구민의 강한 반대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지역 대부분이 1980년대 대규모 단지로 조성된 터라 노원구 아파트 거주 비율은 80%에 육박한다. 아파트 노후 비율도 100%에 가깝다. 주민들이 원하는 건 아파트가 재건축되고 교통망이 재정비돼 더 쾌적한 주거 환경이 되는 것. 하지만 재건축 기준이 높아져, 기대가 실현되기는 사실상 불가능해진 상황이다. 여기에 수십년간 군사지역과 그린벨트로 묶여 있던 골프장 부지까지 정부가 아파트로 채운다니 주민의 반대는 당연했다. 게다가 골프장 부지는 유네스코 세계 유산인 태릉, 강릉의 코앞에 있다. ●태릉·강릉 앞 도로 지하화… 지상은 공원으로 이런 주민과 정부 사이에서 오 구청장은 협상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지구단위 정책 수립에 구청장은 아무 권한이 없다”면서 “대안 없이 반대만 하다간 정부 당초 계획대로 과밀 아파트 단지가 만들어질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어 “고육지책이지만 주민에게 그 넓은 땅을 돌려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협상과 조정이었다”고 말했다. 노원구는 국토교통부와 협상에서 ▲1만 가구를 5000가구로 줄일 것 ▲부지 내에 25만㎡ 규모의 공원을 태릉, 강릉 쪽에 인접해 조성할 것 ▲고질적인 교통문제를 해결할 현실적인 교통대책을 세울 것 ▲임대아파트 비율은 30% 이하로, 공공주택 50% 이상과 일반 분양 일정 비율을 노원구민에게 우선 공급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 구에 따르면 이 중 공원 조성은 합의에 도달했고 태릉과 강릉 앞 도로를 지하화해 공원과 연결하기로 했다. 임대와 일반분양 비율은 의견 접근 중이며, 가구 수 축소도 합의 중이다. 구는 정부와 별도로 교통대책 수립을 위한 용역을 진행 중이며,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완화도 공식 요청했다. ●오 구청장 “창동차량기지 이전 등 착착 추진” 그동안 구는 태릉골프장 주택공급과 관련, 국토부와 문화재청 등을 5차례 방문했다. 국회의원 간담회를 6차례 가졌고, 타 시도와 수시로 현장을 방문해 대응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오 구청장은 “창동차량기지 이전 문제, 백사마을과 광운대 역세권개발, 노후 아파트 재건축 추진과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C노선과 동북선 경전철 착공 등 노원의 미래가 걸린 산적한 현안처리에 차질이 없도록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핵심은] 연인들 내밀한 대화 유출한 ‘이루다’, 1억 과징금으로 끝?

    [핵심은] 연인들 내밀한 대화 유출한 ‘이루다’, 1억 과징금으로 끝?

    제1조, 로봇은 인간을 해쳐서는 안 된다.제2조, 로봇은 인간의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 단 1조에 어긋나는 경우는 제외한다.제3조, 위 두 원칙을 위배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로봇은 스스로를 지켜야 한다. 과학소설(SF) 작가 아이작 아시모프의 소설에 등장하는 로봇 3원칙이다. 수많은 작가가 이를 패러디했고, 김영하의 단편소설 ‘로봇’과 영화 ‘아이, 로봇’의 뼈대로도 쓰였다. 원칙의 바탕에는 로봇이 언제든 인간을 해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깔려 있다. 소설이 아닌 현실에서도 ‘로봇 원칙’은 필요하다. 지금 인류는 인공지능(AI) 로봇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AI가 투자와 법률을 자문해주고, 함께 바둑을 두거나 작곡을 하며 그림도 그린다. 이처럼 일상을 빠르게 파고들지만, 인간과 AI가 어떤 방식으로 공존해야 하는지 그 원칙은 부재하다. 핵심 ① 100억개 메시지 유출했는데도 솜방망이 처벌 AI 챗봇 이루다는 지난해 12월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지 불과 20여일 만에 사라졌다. 기술 발전을 제도와 인식이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스무 살 여대생의 모습을 한 이루다에게 이용자들은 혐오표현을 학습시켰고, 학습 자료로 쓰인 연인들 간 대화는 당사자 몰래 차용됐다. 지난달 28일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이루다 개발사 ‘스캐터랩’에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모두 1억 330만원의 과징금과 과태료를 부과했다. 사실상 무단으로 개인정보를 수집해 개발에 활용하고, 수많은 이용자의 사생활을 노출된 데 비하면 솜방망이 처벌이란 비판이 나온다. 스캐터랩은 자사 앱 서비스인 ‘텍스트앳’과 ‘연애의 과학’에서 이용자들의 카카오톡 메시지 94억건을 수집했다. 그리고는 이를 다시 이루다 딥러닝(컴퓨터가 사람처럼 스스로 학습하는 기술)에 사용했다. 실제 해당 메시지를 작성한 60만명에게는 사용 가능성에 대해 명확히 알리지 않았다. 알고리즘 학습 과정에서는 메시지에 포함된 이름과 휴대전화 번호, 주소 등 개인을 특정할 수 있는 정보를 삭제하거나 암호화하는 장치도 마련하지 않았다. 또 20대 여성의 카카오톡 메시지 약 1억건을 응답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한 뒤 이루다가 이 가운데 골라 여과 없이 말하게 했다. 스캐터랩이 이용자 동의 없이 이러한 일들을 벌인 것은 아니다. 서비스 가입 시 자사 신규서비스 개발에 활용된다는 점을 미리 고지하고 수집했다. 다만 지나치게 장황한 설명과 조건을 내걸어 오히려 무슨 내용인지 알아차리기 어렵게 만들었다. 대다수 이용자는 자신의 정보가 어떻게 처리될지 예측하지 못한 상태로 형식적인 동의 절차를 거친 것으로 추정된다. 스캐터랩이 2019년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IT 개발자들이 오픈소스를 공유하는 플랫폼인 ‘깃허브’(GitHub)에 카카오톡 대화 문장 1431건과 AI 모델을 게시한 것도 법 위반으로 판단됐다. 공유된 대화 중에는 실명이 그대로 드러난 사례만 20건 있었다. 이 밖에도 개인정보위는 법정대리인 동의 없이 14세 미만 아동의 개인정보를 수집한 행위, 성생활 등 민감한 정보를 처리하면서 별도로 동의를 받지 않은 행위, 회원을 탈퇴했거나 1년 이상 서비스를 사용하지 않은 이들의 개인정보를 파기하지 않은 것 등에 대해서도 모두 위반으로 봤다.핵심 ② 국가 차원의 AI 산업 원칙·가이드라인 만들어야 밝고 앳된 새내기 대학생 이루다.상냥하고 순종적이며 논쟁을 좋아하지 않는 여성. 이루다의 특징이다. 무례한 말로 공격해도 얼버무리거나 대답을 회피해버리는 이루다에게 이용자들은 성희롱, 혐오표현, 편향적 언어들을 쏟아냈다. 이를 다시 학습한 이루다는 여성, 성소수자, 장애인, 이주민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혐오를 이용자들에게 드러내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일각에서는 개발자의 책임으로 돌렸다. 개발자들이 이 같은 사태가 벌어질 것을 예상하고 미리 방어하지 못한 점, 업계에서 개발자를 위한 맞춤 윤리교육을 시행하지 않은 점 등이 지적됐다. 물론 AI 산업이 발전할수록 필요한 요소이다. 하지만 개발자들이 아무리 높은 윤리의식을 갖춘다고 해도 인간행동의 복잡한 경우의 수를 모두 계산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결국 국가 차원에서 원칙과 가이드라인을 만들어나가는 수밖에 없다. 변화무쌍한 AI 산업 특성상 큰 틀 안에서 끊임없이 자성과 보완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실제 지난해 11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정채견구원(KISDI)이 국가 ‘인공지능 윤리기준안’을 내놓은 바 있다. 크게 인간의 존엄성과 사회 공공선, 기술의 합목적성을 핵심 원칙으로 내세웠다. 문제는 지나치게 추상적이라는 것이다. 기준안은 인간 존엄성을 지킨다는 원칙을 통해 “AI는 인간의 생명은 물론 정신적·신체적 건강에 해가 되지 않는 범위에서 개발과 활용이 이뤄져야 한다”고 명시했다. 아울러 ‘침해 금지’라는 요건을 내세워 인간에게 직간접적인 해를 입히는 목적으로 AI를 활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는 모호한 선언에 그칠 뿐, 구체적인 실현 방법은 제시되지 않았다. 특히 ‘구속력 있는 법이나 지침이 아닌 도덕적 규범이자 자율 규범으로, 기업 자율성을 존중한다’는 조건을 붙였다. 이루다 사태도 기업의 자율성에 온전히 맡긴 탓에 벌어진 점을 고려하면 실효성에 의문이 든다. 미국이나 유럽은 이미 법과 제도적 장치를 견고히 만들어가고 있다. 미국 의회는 2019년 4월 ‘알고리즘 책임 법안’을 발의해 고위험 자동화 시스템을 평가하는 기준을 만들었다. 알고리즘을 적용할 때 발생하는 편향성과 차별성, 사생활 침해 등을 집중적으로 점검하도록 했다. 이루다를 통해 발견된 문제점 상당수를 사전 점검할 수 있게 대비하는 셈이다. 개인정보보호에 특히 까다로운 유럽(EU)은 더욱 강력히 규제한다. EU 집행위원회는 2020년 3월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를 위한 백서’를 발표했다. 백서에는 고위험 분야의 인공지능에 대해 안전성 요건을 수립하고 사전 적합성을 평가받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지난달에는 ‘AI에 대한 조화로운 규칙 수립 및 개정 입법 제안’을 공개하며 AI에 대한 법적 규제를 예고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사회 전반의 윤리의식이 높아져야 한다. 기술이 제아무리 발전해도 인간의 폭력성이 존재하는 한 이루다 사례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 이루다에게 잘못된 경로로 얻은 정보를 습득시키고, 혐오발언을 주입한 것 역시 인간이다. ‘로봇은 인간을 해쳐서는 안 된다’는 원칙에 앞서 ‘인간은 다른 인간을 해쳐서는 안 된다’는 원칙부터 지켜져야 하는 이유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이미혜의 발길따라 그림따라] 여성 화가가 그린 어린이

    [이미혜의 발길따라 그림따라] 여성 화가가 그린 어린이

    펜실베이니아 아카데미는 1850년대에 여성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메리 커샛은 이곳에 입학한 최초의 여학생 중 한 명이었다. 공부를 마치고 파리로 갔으나 여성을 받아 주는 미술학교가 없었다. 커샛은 아카데미 화가들이 사적으로 연 교습소에 나가는 한편 루브르미술관을 드나들며 고전 작품을 모사했다. 1877년 드가가 그녀에게 인상주의전 합류를 권했다. 살롱전에 낙선해 실망하고 있던 커샛으로서는 반가운 제안이었다. 1879년 네 번째 인상주의전에 커샛은 이 그림을 포함해 열한 점을 냈다. 방 안에 네 개의 푸른 의자가 흩어져 있고 그중 하나에 한 소녀가 앉아 있다. 회갈색 바닥이 푸른 의자를 생동감 있게 한다. 소녀의 맞은편 의자에는 작은 밤색 개가 엎드려 있다. 방 안에는 다른 가구나 장식물은 없고 배경에 유리 달린 문의 아랫부분이 보일 뿐이다. 이 그림에는 드가의 흔적이 많다. 어린 소녀는 드가 친구의 딸이고, 작은 개는 드가가 친구에게 얻어다 커샛에게 선물한 것이다. 비대칭적 구도, 화면 끝에서 잘려 나간 의자, 느슨한 붓질은 드가의 기법이 느껴진다. 하지만 커샛은 자신만의 개성을 분명히 드러내고 있다. 소녀는 지루한 듯 의자에 누워 있다. 한쪽 팔로는 머리를 받치고, 다른 팔은 아무렇게나 팔걸이에 걸치고 있다. 다리를 벌리고 무심한 눈길로 바닥을 내려다보는 소녀는 누가 자신을 그리고 있다는 사실을 의식하지 않는 듯하다. 소녀는 아마 자세를 단정히 하고 바로 앉아 있어야 한다는 어른들의 잔소리를 자주 들었을 것이다. 방 안에 혼자 남겨진 순간 소녀는 반항적인 자세로 긴장을 풀고 있다. 이 어른들의 방에는 소녀가 눈길을 주거나 가지고 놀 만한 물건이 없다. 소녀가 지루함을 온몸으로 드러내고 있는 데 반해 사회적 억압을 모르는 개는 편안히 엎드려 있어서 대조적이다. 19세기 여성 화가들은 출발선부터 남성 화가들에게 뒤처졌고, 화가가 된 후에도 활동에 많은 제약을 받았다. 여성 화가들의 그림은 가족이나 친지를 모델로 해서 가정생활을 묘사하는 데 한정될 수밖에 없었지만 커샛은 남성 화가들이 알지 못하고, 알려고 하지도 않았던 어린이의 심리 상태를 관찰해 표현의 영역으로 끌어냈다. 미술평론가
  • 직책만 내려놓은 회장님들, 압도적 지분으로 ‘그림자 경영’

    직책만 내려놓은 회장님들, 압도적 지분으로 ‘그림자 경영’

    홍원식(71) 남양유업 회장이 4일 전격 사퇴를 선언했지만 동일인(총수) 자리는 계속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회장직에서만 물러날 뿐 51.68%의 지분을 보유한 남양유업 최대주주로서 홍 회장의 ‘그림자 경영’은 계속 이어진다는 뜻이다. 기업 회장이 경영에서 손을 떼면서도 총수 지위를 유지하는 사례가 홍 회장이 처음은 아니다. 이웅열(65) 전 코오롱 회장은 1996년 회장에 취임한 지 23년 만인 2018년 11월 돌연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당시 이 전 회장은 경영권을 아들에게 언제 물려줄 것이냐는 질문에 “경영 능력을 인정받지 못하면 주식 한 주도 물려주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 전 회장의 장남 이규호(37)는 현재 코오롱글로벌 부사장까지 승진했지만, 경영권의 토대가 되는 지분은 아직 물려받지 못했다. 그 결과 코오롱 회장 자리는 3년째 공석이고,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실질적 총수는 여전히 지주사 코오롱 지분 49.74%를 보유한 이 전 회장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와 코오롱글로벌 등 핵심 계열사에선 ‘최대주주의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 전 회장은 회사 내부에선 지금도 ‘회장님’으로 불린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정몽준(70) 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장이 1988년 정계에 진출하겠다며 현대중공업 회장직을 내려놓은 이후 30년 넘게 전문경영인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정 이사장은 7선 국회의원, 대한축구협회장,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을 지내며 기업 경영과는 거리를 뒀다. 하지만 그룹 총수는 여전히 현대중공업지주 지분 26.6%를 보유한 정 이사장이다. 그는 경영에선 손을 뗐지만 장남 정기선(39) 부사장에게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고 여전히 본인 이름으로 금융감독원에 주식보유 상황 보고서를 제출하는 등 기업 최대주주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 박삼구(76)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역시 지난해 3월 전격 사퇴를 선언하고도 지주사 금호고속 지분 44.8%를 보유한 최대주주로서 총수 자리를 지키고 있다. GS그룹 회장직은 지난해 허창수(73) 회장에서 막내동생 허태수(64)) 회장에게 넘어갔지만 그룹 총수는 여전히 허창수 회장이다. 허창수 회장은 GS 지분 4.75%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외인구단’의 엄지처럼 씩씩한 딸”… “이젠 ‘엄지 아빠’ 만들어 줄게요”

    “‘외인구단’의 엄지처럼 씩씩한 딸”… “이젠 ‘엄지 아빠’ 만들어 줄게요”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오른 뮤지컬 ‘지붕 위의 바이올린’은 아버지와 딸들의 이야기로 많은 공감을 얻으며 오랜 시간 사랑받은 작품이다. 가난하지만 진심으로 가족을 사랑하는 자상한 아버지가 자신의 신념을 흔드는 딸들의 선택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을 뭉클하게 그렸다. 서울시뮤지컬단이 창단 60주년을 맞아 선보인 이번 공연에 좀더 특별한 아버지와 딸의 이야기가 무대에 담겼다. 무대 디자인을 맡은 이엄지(39)씨가 아버지와의 시간을 곳곳에 녹였는데, 그 아버지가 만화가 이현세(65) 작가다. 대표작 ‘공포의 외인구단’ 속 사랑스러운 소녀의 이름을 딸에게 지어준 아버지와 늘 그림 그리던 아버지 등을 바라보며 자란 뒤 무대에서 세상을 그리고 있는 딸. 종이와 무대에, 방법은 다르지만 그림으로 시대를 관통하는 이야기를 꾸며 즐거움과 감동을 주는 부녀의 이야기를 최근 서울 서초구에 있는 이현세씨의 작업실에서 들었다.‘우리 아빠네….’ 엄지씨가 ‘지붕 위의 바이올린’ 대본을 읽고 떠올린 생각이다. “그동안 고전 작품은 잘 안 들어왔는데 신기하게 이 작품이 저를 찾아왔어요. 아빠와 제 이야기 같아 금방 감정이입도 됐죠.” 러시아의 작은 유대인 마을을 배경으로 한 극에서 아버지 테비예는 땅도 집도 없이 떠돌아다니는 신세다. 가난하지만 억척스럽게 일하며 아내, 다섯 딸들과 행복한 삶을 일군다. 삶은 지붕 위 바이올린처럼 위태롭지만 전통의 힘으로 굳게 지탱한다. 그러나 딸들은 줄줄이 중매결혼이라는 전통에 어긋나는 사랑을 택한다. 그것도 매우 험난해 보이는 길을 나서겠다는 딸들에게 번번이 화를 내고 배신감을 토로하지만 테비예는 결국 “전통도 바뀔 수 있다”며 평생 지킨 신념마저 뒤집고 진정한 사랑과 포용으로 딸들을 감싼다. 이 작가와 엄지씨에게도 비슷한 경험이 몇 차례나 있었다. “엄지가 진로를 정할 때와 결혼을 할 때 특히 많이 부딪쳤다”고 이 작가가 먼저 기억을 꺼냈다.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하다 미국으로 유학 간 엄지씨가 전공을 조소로 바꾸겠다고 한 일이다. “힘이 많이 필요하고 외로운 작업”이라는 게 진로 변경을 말린 이유였다. 그는 “평생 혼자 만화를 그려 온 외로움을 권하고 싶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후에 무대 디자인을 하겠다는 데 마음이 놓였다. “무엇보다 무대 디자인은 여럿이 함께하는 작업이니 걱정이 덜 됐죠.”엄지씨가 비슷한 일을 하는 짝과 가정을 꾸리겠다고 했을 때도 이 작가는 몇 번이고 만류했다. 그러나 결국 등산길을 조용히 따라와 응원을 구하는 딸의 손을 잡았다. “딸을 믿는 마음이 더 크기도 하고, 딸을 잃기 싫으니까 져 주는 것”이라는 목소리가 담담하지만 깊었다. “아버지들은 험한 세상을 살아왔으니 가능하면 딸이 편하게 출발하길 바라요. 내가 10리를 뛰어야 했다면 딸은 자동차를 태워서 보내고 싶죠. 그런데 딸들은 비바람 맞으며 달려가 보겠대요. 그 길이 훤히 보이지만 눈에 불을 켜고 자신 있다는 씩씩한 딸을 믿고 지켜볼 수밖에 없죠.” 사랑을 찾아 떠나는 딸들의 뒷모습을 쓸쓸히 바라보는 테비예를 두고 엄지씨는 ‘내가 아빠에게 이런 무게감을 드렸구나. 이럴 때 상처받으셨겠구나’라며 그 마음을 더욱 헤아리게 됐다고 했다. 늘 자신을 믿어 준 아버지의 감정을 비로소 제대로 읽게 된 것이다. 엄지씨가 ‘엄지’였기에 부녀의 애달픈 감정이 훨씬 촘촘하게 짜이기도 했다. “만화를 시작한 때부터 딸 이름을 엄지로 짓겠다고 결심했다”는 이 작가는 “가장으로서 전통을 지키려는 마음과 작가로서의 신념이 부딪친 결과”라고 부연했다. 그는 ‘공포의 외인구단’ 등장인물 작명 이야기를 꺼냈다. “청소년 성장 만화의 기본 덕목을 캐릭터에 담았어요. 까치는 도전, 엄지는 사랑, 백두산은 우정, 승리는 꿈인 거죠.” 특히 엄지에겐 엄지공주처럼 작은 소녀가 모든 고난과 역경을 이기며 모험을 떠난다는 의미를 주었다. “딸이 태어나서 부딪힐 세상이 결국 모험의 여정이니 잘 이겨내고 성장해야 한다는 뜻으로 같은 이름을 지으려 했죠.” 그러나 4대가 함께 살던 대가족 안에서 첫 손주 이름을 직접 짓겠다는 큰할머니 뜻을 거스를 순 없었다. 그래서 첫째는 주명, 둘째는 엄지가 됐다. 찬찬히 설명하는 아버지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엄지씨는 “할머니 때문인 건 알았지만 제 이름에 그런 깊은 뜻이 있는 줄은 몰랐다”며 놀란 표정을 지었다. 사실 엄지씨에겐 달갑기만 한 이름이 아니었다. 특히 학창 시절에 많이 버거웠다. “선생님들의 관심은 차라리 감사했어요. 학기 초마다 모르는 친구들에게 ‘이현세 딸이래’, ‘이현세 딸이 저것도 못해?’ 등 눈길을 많이 받았죠. 한 학기가 지나서야 저도 ‘보통 친구’가 될 수 있었고요.” 그 곤혹스러움을 아버지가 모를 리 없었다. 유난히 ‘잘해야지, 욕먹지 말아야지’ 애쓰는 모습이 보여 안쓰럽기도 했다. “어딜 가나 ‘네가 엄지냐?’라는 관심을 받으니 늘 실수하지 않으려고 고생을 많이 했을 거예요. 다 알고 있었지만 극복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무대 디자이너가 된 뒤에도 한동안 따라붙는 아버지의 그림자가 엄지씨에겐 당연히 부담이 됐다. 다만 어린 시절과 달리 아버지와의 시간이 한참 쌓인 뒤부턴 생각을 서서히 바꿨다. “그늘을 오히려 감사하게 받아들이고, 내가 좀더 잘해서 아빠가 ‘이엄지 아빠’라는 말을 들으실 수 있도록 해야겠다고 다짐했죠.” 어릴 때 본 ‘외인구단’ 속 인물들이 성인이 된 뒤 다르게 와닿듯, 엄지씨는 성장할수록 그동안 자신을 든든하게 지켜준 아버지 그늘이 얼마나 크고 넉넉했는지 새삼 알아갔다. “돌아보니 아빠는 굉장히 개방된 분이고 항상 제 이야기를 들어 주려고 노력하셨다”면서 “특히 어떤 고민을 할 때 ‘아빠로선 이렇게 했으면 좋겠는데 인생 멘토로서의 의견은 이렇다’며 구분을 해서 조언을 해 주셨다”고 엄지씨는 말했다. “그런 경험들이 쌓이니 내 뒤엔 아빠가 언제나 든든하게 지켜주시고, 앞에선 인생 멘토가 끌어주는 것 같아 많은 힘을 얻었어요.” 엄지씨는 아버지를 떠올리게 한 이 무대에 아버지를 듬뿍 담았다. 우선 검은색 선들로 배경을 그렸다. “예전 아빠 그림이 오로지 선으로 모든 감정이 표현됐 던 것처럼 무대도 입체가 아닌 평면으로 흑과 백, 선의 굵기와 질감 차이를 드러냈다”는 설명이다. 검은 선 위에는 빛과 영상으로 쨍한 원색을 비췄다. 아버지와 함께 떠올린 샤갈 그림 때문이었다. “샤갈은 무거운 색을 썼지만 꿈같이 따뜻하고 낭만적인 느낌이 들거든요. 아버지도 무겁지만 큰 그늘이 되어 저를 포근하게 감싸 주셨어요.” 속마음을 이야기하면서도 서로 눈을 지그시 바라보며 미소를 머금는 부녀의 얼굴이 그간 두 사람의 대화 시간을 가늠케 했다. 엄지씨는 대화 도중 이 작가의 휴대전화 알람이 울리자 “아빠 쉬는 시간”이라고 살뜰하게 챙겼다. 종일 책상에 앉아서 만화를 그리는 이 작가가 한 시간에 한 번씩은 일어나 몸을 움직이도록 알람을 설정해 둔 것이다. 각자의 방식으로 세상에 울림을 준 그림을 그린 부녀가 다시 서로를 다독이며 건넨 말들은 아마도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을, 많은 아버지와 딸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로도 들린다. “가족도 결국은 흔들리는 나무 꼭대기에 지은 까치둥지 같습니다. 그 안에서 만사 해결되는 것 같지만 밑에서 보기엔 위태롭기 그지없죠. 딸이 자랑스러우면서도 볼 때마다 짠한 게 있어요. 부모 둥지를 떠나 새로운 둥지를 만들겠다는데 독수리처럼 튼튼하게 시작하는 딸들이 얼마나 될까요. 다 외풍 심한 까치집이죠. 그래도 굳세게 버티고 있는 게 대견해요.” 이 작가는 유독 애틋한 눈길로 엄지씨를 바라봤다. “큰 둥지가 되지 않아도 좋으니 자기 가족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남들에게 피해 주지 않으면서 신념과 가치, 예술로 든든히 둥지를 지키며 살아갔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전했다. ‘잘 지내겠지. 무슨 일 있으면 연락할 거야’란 테비예 대사에 많이 뭉클했다는 엄지씨는 “매일 바쁘고 치열한 내가 얼마나 궁금하셨을지 그 마음을 이제야 이해하게 됐다”면서 “많이 어렵겠지만 더도 덜도 말고 아빠처럼 늘 옆에서 기다리고 지켜주는 부모가 되는 게 가장 큰 목표”라고 했다. “아빠가 큰 나무로 만들어 주신 그늘 덕분에 시원하고 편하게 잘 자랐어요. 이제 제가 힘이 되어 드리고 싶어요. ‘이엄지 아빠’가 되실 수 있게 열심히 달릴 테니 지금처럼 옆에서 든든히 계셔 주세요.”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유연홍 작가 첫 개인전…‘빛 색(色) 꽃 색(色)이 되다’

    유연홍 작가 첫 개인전…‘빛 색(色) 꽃 색(色)이 되다’

    서정적인 자연 풍경을 담은 화폭으로 주목받는 화가 유연홍이 서울시 종로구 인사동 토포하우스에서 오는 19일부터 25일까지 개인전을 연다. 이번 개인전에서는 그의 대표작인 한국적인 정서의 소나무 풍경과 유채꽃 연작과 더불어 새롭게 솔방울 시리즈를 선보인다. 유 작가의 풍경은 상당히 ‘명상적’이다. 그의 작품 앞에 서면 고요한 풍경 앞에서 현실의 고통에서 벗어나 순수한 마음 상태로 돌아가는 듯하다. 사실적 묘사로 온화한 빛과 심리적인 색감의 깊이를 가미한 그의 작품은 전통적 산수화와 리얼리즘의 경계를 넘나든다. 어떤 때에는 섬세해 보이기도, 어떤 때에는 투박해 보이기도 하는 그의 작품에는 분명 옛 서민 화가들에게서 엿볼 수 있는 ‘선함과 담백함’이 깃들여 있다. 유 작가의 유화 작품 ‘산책’ 연작은 빽빽한 소나무 숲을 100호 이상의 대형 캔버스 위에 그려낸 그의 대표작이다. 구불구불 힘차게 자라난 소나무의 기둥과 작은 점으로 흐드러진 잎사귀들, 그 사이사이 보이는 청아한 희푸른 하늘로 우리의 토속적인 자연 풍경을 담아냈다. ‘여행’ 연작에서는 땅 전체를 덮은 유채꽃으로 황금빛이 일렁이는, 환상적인 동시에 소박한 풍경으로 우리가 일상 속에서 마주할 수 있는 꿈같이 아름다운 순간을 포착한다. 2021년 신작 ‘순환’ 연작은 자연의 순환, 시작과 끝을 함축적으로 은유하는 소재를 사용하여 새로운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작가의 인생이 곧 그의 작품이다’라는 말이 있듯이 유 작가의 삶은 그가 추구하는 예술관과 일치한다. 그는 “나는 선하고 편안한 그림을 그리고 싶다“며 ”이는 어찌 보면 정말 평범한 견해“라고 말한다. 또한 그는 ”내가 그리는 자연은 단순하고 꾸밈없다“며 ”이와 마찬가지로, 나는 담백한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한다”고 전했다 유 작가는 전라북도 정읍에서 농사를 짓는 부모님 밑에서 태어나 자연에서 뛰놀며 자랐다. 소년 유연홍은 산으로 들로 다니며 스케치를 하고 내장산의 풍경을 그렸다. 그는 자신을 품어준 정읍에서 그림의 기초를 다지면서 우리의 토속적인 미감과 정서를 몸으로 익혔다. 19살이 되던 해 시골에서 떠나 미술 공부를 위해 서울에 둥지를 틀었으나 먹고 사는 문제로 한동안 작업을 지속하지는 못했다. 그는 2008년 이후부터 다시 본격적으로 자연 풍경을 애정 어린 눈길로 화폭에 담아냈다. 그가 그리고자 한 대상은 소나무나 꽃 그 자체가 아니라 우리를 위로하는 포근한 어머니의 품 같이 아름답고도 따뜻한 풍경이었다. 수험생 시절 서울에 올라와 온갖 역경 속에서도 그림에 대한 열정을 놓지 않았고, 다시 작품 활동을 시작했을 때에도 주류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만의 순박한 정체성을 지켜냈다. 그가 화폭에 새겨 놓은 우리나라의 풍경들이 시간이 흐를수록 빛을 발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한편, 유연홍(홍익대학교 회화과 졸업) 작가는 1992년 미술세계대상전, 1993년 한국미술대전에서 수상하며 호평을 받았으며, 이후 다수의 단체전에 작품을 출품하며 꾸준히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그는 이번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지속해서 작품활동을 이어 나갈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회장직 물러나도 최대주주… ‘그림자 경영’하는 총수들

    회장직 물러나도 최대주주… ‘그림자 경영’하는 총수들

    홍원식(71) 남양유업 회장이 4일 전격 사퇴를 선언했지만 동일인(총수) 자리는 계속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회장직에서만 물러날 뿐 51.68%의 지분을 보유한 남양유업 최대주주로서 홍 회장의 ‘그림자 경영’은 계속 이어진다는 뜻이다. 기업 회장이 경영에서 손을 떼면서도 총수 지위를 유지하는 사례가 홍 회장이 처음은 아니다. 코오롱그룹 창업주 이원만 선대회장의 손자인 이웅열(65) 코오롱 명예회장은 1996년 회장에 취임한 지 23년 만인 2018년 11월 돌연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당시 이 명예회장은 경영권을 아들에게 언제 물려줄 것이냐는 질문에 “경영 능력을 인정받지 못하면 주식 한 주도 물려주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 명예회장의 장남 이규호(37)는 현재 코오롱글로벌 부사장까지 승진했지만, 경영권의 토대가 되는 지분은 아직 물려받지 못했다. 그 결과 코오롱 회장 자리는 3년째 공석이고,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실질적 총수는 여전히 지주사 코오롱 지분 49.74%를 보유한 이 명예회장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와 코오롱글로벌 등 핵심 계열사에선 ‘최대주주의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현대중공업그룹은 정몽준(70) 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장이 1988년 정계에 진출하겠다며 현대중공업 회장직을 내려놓은 이후 30년 넘게 전문경영인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정 이사장은 7선 국회의원, 대한축구협회장,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을 지내며 기업 경영과는 거리를 뒀다. 하지만 그룹 총수는 여전히 현대중공업지주 지분 26.6%를 보유한 정 이사장이다. 그는 경영에선 손을 뗐지만 장남 정기선(39) 부사장에게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고 여전히 본인 이름으로 금융감독원에 주식보유 상황 보고서를 제출하는 등 기업 최대주주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 박삼구(76)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역시 지난해 3월 전격 사퇴를 선언하고도 지주사 금호고속 지분 44.8%를 보유한 최대주주로서 총수 자리를 지키고 있다. GS그룹 회장직은 지난해 허창수(73) 회장에서 막내동생 허태수(64)) 회장에게 넘어갔지만 그룹 총수는 여전히 허창수 회장이다. 허창수 회장은 GS 지분 4.75%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만화로, 무대에서, 그림으로 세상 만나는 아빠와 딸

    만화로, 무대에서, 그림으로 세상 만나는 아빠와 딸

    만화 거장 이현세 작가와 무대 디자이너 엄지씨“아빠 떠올리며 ‘지붕 위의 바이올린’ 무대 그려”아버지와 극 중 테비예 연결지은 특별한 무대“험한 세상에서 굳세게 버티고 선 딸 대견해”‘기다리고 지켜주는 부모 되고파…아빠처럼“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오른 뮤지컬 ‘지붕 위의 바이올린’은 아버지와 딸들의 이야기로 많은 공감을 얻으며 오랜 시간 사랑받은 작품이다. 가난하지만 진심으로 가족을 사랑하는 자상한 아버지가 자신의 신념을 흔드는 딸들의 선택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을 뭉클하게 그렸다. 서울시뮤지컬단이 창단 60주년을 맞아 선보인 이번 공연에 좀더 특별한 아버지와 딸의 이야기가 무대에 담겼다. 무대 디자인을 맡은 이엄지(39)씨가 아버지와의 시간을 곳곳에 녹였는데, 그 아버지가 만화가 이현세(65) 작가다. 대표작 ‘공포의 외인구단’ 속 사랑스러운 소녀의 이름을 딸에게 지어준 아버지와 늘 그림 그리던 아버지 등을 바라보며 자란 뒤 무대에서 세상을 그리고 있는 딸. 종이와 무대에, 방법은 다르지만 그림으로 시대를 관통하는 이야기를 꾸며 즐거움과 감동을 주는 부녀의 이야기를 최근 서울 서초구에 있는 이현세씨의 작업실에서 들었다. “이거 우리 아빠인데….” 엄지씨는 ‘지붕 위의 바이올린’ 대본을 읽자마자 이 작가를 떠올렸다고 했다. “그동안 고전 작품은 잘 안 들어왔는데 신기하게 이 작품이 저를 찾아왔어요. 아빠와 제 이야기 같아 금방 감정이입도 됐죠.”러시아의 작은 유대인 마을을 배경으로 한 극에서 아버지 테비예는 땅도 집도 없이 떠돌아다니는 신세다. 가난하고 소박하지만 억척스럽게 일하며 아내, 다섯 딸들과 행복한 삶을 일군다. 그에게 지붕 위 바이올린처럼 위태로운 삶을 지탱하게 해주는 힘은 바로 전통이었다. 대대로 내려온 길을 따라야만 삶의 균형이 맞춰진다고 굳게 믿었다. 그러나 딸들은 줄줄이 중매결혼이라는 전통에 어긋나는 사랑을 택한다. 그것도 매우 험난해 보이는 길을 나서겠다는 딸들에게 번번이 화를 내고 배신감을 토로하지만 테비예는 결국 그 선택을 존중하고 지지한다. “전통도 바뀔 수 있다”며 평생 지킨 신념마저 뒤집고 진정한 사랑과 포용으로 딸들을 감싼다. 이 작가와 엄지씨에게도 비슷한 경험이 몇 차례나 있었다. “엄지가 진로를 정할 때와 결혼을 할 때 특히 많이 부딪쳤다”고 이 작가가 먼저 기억을 꺼냈다.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하다 미국으로 유학 간 엄지씨가 전공을 조소로 바꾸겠다고 한 일이다. “조각은 힘이 많이 필요하고 외로운 작업이라 마음이 놓이지 않아서 한참 말렸다”는 그는 “평생 혼자 만화를 그려 온 외로움을 권하고 싶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후에 무대 디자인을 하겠다는 데 마음이 놓였다. “무엇보다 무대 디자인은 여럿이 함께하는 작업이니 걱정이 덜 됐죠.”엄지씨가 비슷한 일을 하는 짝과 가정을 꾸리겠다고 했을 때도 이 작가는 몇 번이고 딸을 만류했다. 그러나 결국 등산길을 조용히 따라와 응원을 구하는 딸의 손을 잡았다. “딸을 믿는 마음이 더 크기도 하고, 딸을 잃기 싫으니까 져 주는 것”이라는 목소리가 담담하지만 깊었다. “아버지들은 험한 세상을 살아왔으니 가능하면 딸이 편하게 출발하길 바랍니다. 내가 10리를 뛰어야 했다면 딸은 자동차를 태워서 보내고 싶죠. 그런데 딸들은 비바람 맞으며 달려가 보겠대요. 내 눈에는 그 길이 어떨지 훤히 보이지만, 눈에 불을 켜고 자신 있다는 씩씩한 딸을 믿고 지켜볼 수밖에 없죠.” 사랑을 찾아 떠나는 딸들의 뒷모습을 쓸쓸히 바라보는 테비예를 두고 엄지씨는 ‘내가 아빠에게 이런 무게감을 드렸구나. 이럴 때 상처받으셨겠구나’라며 그 마음을 더욱 헤아리게 됐다고 했다. 지난해 딸을 낳은 뒤 하루하루 부모 마음에 가까워지기도 했지만 늘 자신을 믿어 준 아버지의 감정을 비로소 제대로 읽게 된 것이다.엄지씨가 ‘엄지’였기에 부녀의 애달픈 감정이 훨씬 촘촘하게 짜이기도 했다. 위로 언니, 아래로는 남동생이 있는 엄지씨에게 이토록 특별한 이름이 붙은 데 대해 이 작가는 “가장으로서 전통을 지키려는 마음과 작가로서의 신념이 부딪친 결과”라고 설명했다. “만화를 시작한 때부터 딸에게 엄지라는 이름을 지어 주기로 결심했다”는 그는 ‘공포의 외인구단’ 등장인물 작명 이야기를 꺼냈다. “청소년 성장 만화의 기본 덕목을 캐릭터에 담았어요. 까치는 도전, 엄지는 사랑, 백두산은 우정, 승리는 꿈인 거죠.” 특히 엄지에겐 엄지공주처럼 작은 소녀가 모든 고난과 역경을 이기며 모험을 떠난다는 의미를 주었다. “딸이 태어나서 부딪힐 세상이 결국 모험의 여정이니 잘 이겨내고 성장해야 한다는 뜻으로 같은 이름을 지으려 했죠.” 그러나 4대가 함께 살던 대가족 안에서 첫 손주 이름을 직접 짓겠다는 큰할머니 뜻을 거스를 순 없었다. 그래서 첫째는 주명, 둘째는 엄지가 됐다. “당시 꼬맹이들에게 사랑보다 우정이 앞섰다면 우리 세대는 가족이 사랑을 앞섰던 것”이라고 말한 이 작가를 보며 엄지씨는 “할머니 때문인 건 알았지만 제 이름에 그런 깊은 뜻이 있는 줄은 몰랐다”며 놀란 표정을 지었다.사실 엄지씨에겐 달갑기만 한 이름이 아니었다. 특히 학창 시절에 많이 버거웠다. “선생님들의 관심은 차라리 감사했어요. 학기 초마다 모르는 친구들에게 ‘이현세 딸이래‘, ‘이현세 딸이 저것도 못해?’ 등 눈길을 많이 받았죠. 한 학기가 지나서야 저도 ‘보통 친구’가 될 수 있었고요.” 그 곤혹스러움을 아버지가 모를 리 없었다. 유난히 ‘잘해야지, 욕먹지 말아야지’ 애쓰는 모습이 보여 안쓰럽기도 했다. “어딜 가나 ‘네가 엄지냐?’라는 관심을 받으니 늘 실수하지 않으려고 고생을 많이 했을 거예요. 다 알고 있었지만 극복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무대 디자이너가 된 뒤에도 한동안 따라붙는 아버지의 그림자가 엄지씨에겐 당연히 부담이 됐다. 다만 어린 시절과 달리 아버지와의 시간이 한참 쌓인 뒤부턴 생각을 서서히 바꿨다. “그늘을 오히려 감사하게 받아들이고, 내가 좀더 잘해서 아빠가 ‘이엄지 아빠’라는 말을 들으실 수 있도록 해야겠다고 다짐했죠.”어릴 때 본 ‘외인구단’ 속 인물들이 성인이 된 뒤 다르게 와닿듯, 엄지씨는 성장할수록 그동안 자신을 든든하게 지켜준 아버지 그늘이 얼마나 크고 넉넉했는지 새삼 알아갔다. “돌아보니 아빠는 굉장히 개방된 분이고 항상 제 이야기를 들어 주려고 노력하셨다”면서 “특히 어떤 고민을 할 때 ‘아빠로선 이렇게 했으면 좋겠는데 인생 멘토로서의 의견은 이렇다’며 구분을 해서 조언을 해 주셨다”고 엄지씨는 말했다. “그런 경험들이 쌓이니 내 뒤엔 아빠가 언제나 든든하게 지켜주시고, 앞에선 인생 멘토가 끌어주는 것 같아 많은 힘을 얻었어요.” 엄지씨는 아버지를 떠올리게 한 이 무대에 아버지를 듬뿍 담았다. 우선 검은색 선들로 배경을 그렸다. “예전 아빠 그림이 오로지 선으로 모든 감정이 표현됐던 것처럼 무대도 입체가 아닌 평면으로 흑과 백, 선의 굵기와 질감 차이를 드러냈다”는 설명이다. 검은 선 위에는 빛과 영상으로 쨍한 원색을 비췄다. 아버지와 함께 떠올린 샤갈 그림 때문이었다. “샤갈은 무거운 색을 썼지만 꿈같이 따뜻하고 낭만적인 느낌이 들거든요. 아버지도 무겁지만 큰 그늘이 되어 저를 포근하게 감싸 주셨어요.”속마음을 이야기하면서도 서로 눈을 지그시 바라보며 미소를 머금는 부녀의 얼굴이 그간 두 사람의 대화 시간을 가늠케 했다. 엄지씨는 대화 도중 이 작가의 휴대전화 알람이 울리자 “아빠 쉬는 시간”이라고 살뜰하게 챙겼다. 종일 책상에 앉아서 만화를 그리는 이 작가가 한 시간에 한 번씩은 일어나 몸을 움직이도록 알람을 설정해 둔 것이다. 각자의 방식으로 세상에 울림을 준 그림을 그린 부녀가 다시 서로를 다독이며 건넨 말들은 아마도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을, 많은 아버지와 딸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로도 들린다. “가족도 결국은 흔들리는 나무 꼭대기에 지은 까치둥지 같습니다. 그 안에서 만사 해결되는 것 같지만 밑에서 보기엔 위태롭기 그지없죠. 딸이 자랑스러우면서도 볼 때마다 짠한 게 있어요. 부모 둥지를 떠나 새로운 둥지를 만들겠다는데 독수리처럼 튼튼하게 시작하는 딸들이 얼마나 될까요. 다 외풍 심한 까치집이죠. 그래도 굳세게 버티고 있는 게 대견해요.” 이 작가는 유독 애틋한 눈길로 엄지씨를 바라봤다. “큰 둥지가 되지 않아도 좋으니 자기 가족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남들에게 피해 주지 않으면서 신념과 가치, 예술로 든든히 둥지를 지키며 살아갔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전했다. ‘잘 지내겠지. 무슨 일 있으면 연락할 거야’란 테비예 대사에 많이 뭉클했다는 엄지씨는 “매일 바쁘고 치열한 내가 얼마나 궁금하셨을지 그 마음을 이제야 이해하게 됐다”면서 “많이 어렵겠지만 더도 덜도 말고 아빠처럼 늘 옆에서 기다리고 지켜주는 부모가 되는 게 가장 큰 목표”라고 했다. “아빠가 큰 나무로 만들어 주신 그늘 덕분에 시원하고 편하게 잘 자랐어요. 이제 제가 힘이 되어 드리고 싶어요. ‘이엄지 아빠’가 되실 수 있게 열심히 달릴 테니 지금처럼 옆에서 든든히 계셔 주세요.”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청소년의 재능과 끼의 향연 ‘35회 부산청소년예술제’

    청소년의 재능과 끼의 향연 ‘35회 부산청소년예술제’

    올해로 35회를 맞은 부산청소년예술제가 부산광역시(시장 박형준), 부산광역시교육청(교육감 김석준), (사)부산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회장 오수연) 공동 주최, 부산예총 11개 협회 주관으로 5월15일부터 30일까지 부산예술회관과 부산문화회관, 부산시민회관에서 개최된다.부산청소년예술제는 지역의 청소년들이 직접 참여하고 만들어 나가는 부산 유일의 종합예술축제로 공연 및 경연, 공모전 등의 행사가 열린다. 이번 예술제에서 부산건축가회(회장 조서영)는 5월 15일 청소년들이 건축에 대한 이해와 비전을 넓히고 건축문화 크리에이터로서의 창의력과 감수성을 키울 수 있는 ‘청소년건축상상마당’을 가진다. 청소년건축상상마당은 전문가의 특강을 듣고 주제에 맞춰 직접 모형을 만든 후 프레젠테이션한 결과에 따라 수상자를 가리는 행사로 올해는 ‘슬기로운 포스트 코로나 주거생활’이 주제이며, 허진우 디바이어스아키텍트 대표가 강사로 나선다. 부산국악협회(회장 김인숙)가 주관하는 ‘전국청소년국악경연대회’는 5월 30일 부산예술회관에서 기악과 타악, 가야금병창, 판소리 등 4개 부문으로 경연을 펼친다. 참가신청은 5월 27일까지.‘청소년무용예술제’는 부산무용협회(회장 김갑용) 주관으로 5월 30일 부산시민회관 대극장에서 펼쳐진다.브니엘예술고등학교의 한국무용 ‘하운다기봉’, 코리아주니어발레컴퍼니의 발레 , 부산예술고등학교의 현대무용 ‘그것, 네가 감당할 수 없는’, 광무여자중학교의 사회무용 ‘사자, WHO’ 등 7개 팀이 참가한다. ‘청소년시낭송대회’는 5월 29일 부산문인협회(회장 최영구) 주관으로 부산예술회관 공연장에서 열린다. 참가하는 중·고등학생은 혼자 또는 친구와 팀을 이뤄 무대에서 시를 암송할 수 있다. ‘학생그림공모전’과 ‘학생사진공모전’은 부산미술협회(회장 박태원)와 부산사진작가협회(회장 김양호) 주관으로 열린다.학생그림공모전은 5월 14일까지 응모된 작품 중 수상작을 가려 24~29일 부산예술회관 전시장에 전시한다. 사진공모전은 5월 24~28일 부산시민회관 전시실에 진행되며 관람객들에게 수상작을 공개한다. 전국청소년연극제 부산 예선을 겸하고 있는 ‘부산청소년연극제’는 부산연극협회(회장 손병태)가 주관한다. 공연은 부산예술회관 공연장에서 오후 4시와 7시 두 차례. ‘청소년 가요 및 댄스 경연대회’는 부산연예예술인협회(회장 안규성) 주관으로 5월 22일 부산예술회관 공연장에서 개최된다.예선을 통과한 12명(팀)은 본선에서 가요와 댄스로 나눠 실력을 겨루고 수상자를 가린다. 참가신청은 5월 6일까지.부산영화인협회(회장 서영조)는 단편 시나리오와 동영상 부문으로 나눠 작품을 공모하고 심사를 거쳐 5월 22일 부산예술회관 전시장에서 상영하고 시상한다. ‘부산청소년음악제’는 부산음악협회(회장 유영욱) 주관으로 5월 21일 부산문화회관 챔버홀에서 열린다.‘청소년꽃다발만들기대회’는 부산꽃예술작가협회(회장 황순희) 주관으로 5월 29일 부산시민회관 전시실에서 개최한다. 부산예총 오수연 회장은 “우리 가락의 멋들어짐이며 캔버스를 채색할 붓, 무대 위를 누비는 재치, 도면을 채울 번뜩이는 아이디어 등 어느 것 하나 기대되지 않는 것이 없지만 꿈꾸는 청소년들이 가장 기대된다”고 말했다. 서울컬처 culture@seoul.co.kr
  • [안도현의 꽃차례] 광기와 윤리

    [안도현의 꽃차례] 광기와 윤리

    1982년 서른 살의 젊은 화가 황재형은 서울을 버리고 강원도 태백으로 거처를 옮겼다. 스물일곱 살의 아내와 갓 태어난 아들이 그를 따랐다. 그는 광부가 돼 탄광촌을 그리고 싶었다. 막장, 더 나아갈 수도 물러설 수도 없는 이 위험한 공간에 투신하겠다는 생각은 실로 어처구니없는 기획이었다. 그는 태백에서 태백 이외의 세상을 스스로 봉쇄하고 광부로 일하면서 작업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이것은 삶과 예술의 주체자로서 자신을 세우기 시작했다는 뜻도 된다. 서울이 중앙이 아니라 태백이 그에게 중앙이었던 것. 태백에서 작업이 중요한 건 남다른 치열한 현장성도 있지만, 그만의 지속성과 몰두가 있었기 때문이다. 마음속의 허영과 사치를 철저하게 떼어내고 침묵과 철저한 고독 속에 자신을 가두는 것, 이것이 오늘날 황재형의 예술을 만든 방법적 고투였다. 태백에서 황재형은 그동안 주변부로 취급되던 탄광촌과 탄광촌 사람들을 향한 존경과 애정을 바탕으로 그들을 생의 주체로 부각시켰다. 그는 그들을 관찰과 관조의 대상으로 여기지 않았다. 막장은 생계를 위한 직장이면서 그가 지향하고자 했던 예술의 공부방이었다. 황재형의 작품이 갖는 의미는 가장 참혹한 현실을 가장 회화적인 기법으로 재현했다는 데 있다. 세상의 끝에 은폐돼 있던 풍경을 이른바 리얼리즘에 기초한 화면으로 길어 올린 것이다. 황재형에 의해 지하의 풍경은 지상으로 올라왔고, 대중이 막연하게 알고 있던 ‘사실’은 끔찍하게 아름다운 ‘진실’이 됐다. 그의 그림을 지배하는 검은 어둠은 탄광촌과 그 주변부의 풍경과 맞물려 있다. 그 어둠 속에 등장하는 인물상들은 자신의 존재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 못하고 사는 사람들이다. 이 이름 없는 사람들이 작가의 그림에 소환되는 순간 놀라운 역설이 발생한다. 아무도 부여하지 않았고 아무도 불러 주지 않던 자신만의 이름을 획득하는 것이다. 가려지고 숨겨져 있던 존재를 드러내는 일을 표현이라고 하는데 그렇게 표현된 것이 본래 지니고 있던 성질을 회복할 때 예술적 성취는 완성된다. 황재형의 예술은 40년 동안 그 과정을 줄기차게 쫓아왔다.황재형이 광부로 일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였다. 갱도에서 빠져나와 목욕하러 가는 길이었는데 어디선가 여자들이 깔깔대는 소리가 들려왔다. 동료에게 물었더니 퇴근하기 위해 몸을 씻는 선탄부 직원들이라 했다. 선탄부, 석탄이 컨베이어벨트에 실려 오면 쓸모없는 잡석과 나무토막 등의 불순물을 골라내는 일을 하는 부서. 그의 몸이 어느 틈에 널빤지를 잇대어 붙여 만든 가건물 샤워실 가까이 가 있었다. 판자 틈으로 목욕하는 여자들이 보였다. 바가지에 물을 떠서 부으면 검은 탄가루 섞인 물줄기가 목에서 가슴으로, 배로, 굴곡마다 흘러내렸다. 그는 숨이 멎을 것 같았다. 여성의 신체라서 신비한 게 아니었다. 그 어떤 욕망이 꿈틀대는 것도 아니었다. 대학을 다니면서 수없이 누드를 그렸지만 이렇게 자신을 정직하고 숭고하게 드러내는 몸을 본 적이 없었다. 그는 이 황홀한 그림을 놓치기 싫어 샤워실의 둥근 손잡이를 잡았다. 그때 불현듯 그의 몸이 얼음처럼 굳어졌다. 너 거기서 뭐하고 있는 거냐! 그의 심연에서 천둥 같은 고함이 들렸다. 너 무엇을 대상화해서 그림을 그리려는 것이냐? 그 그림으로 뭔가 이득을 취하려고 손잡이를 돌릴 것이냐? 이런 짐승 같은 놈! 양심이 진동하는 소리였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그의 눈에서 눈물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혈관이 뜨거워지고 땀구멍이 분화구처럼 뜨거운 김을 분출하는 것 같았다. 광기와 윤리가 그의 마음속에서 서로 충돌하고 있었다. 오도 가도 못하고 30분이 지나갔다. 누군가가 그를 부르지 않았다면 그 자리에 주저앉아 통곡했을지도 모른다. 만약에 문을 열었다면, 그 여자들이 목욕하는 장면을 카메라에 담고 그것을 그림으로 그렸다면, 정말 그랬다면 그는 더 진정한 것을 찾아 나서지 못했을 것이다. 황재형의 그림은 태백이라는 쇠락한 탄광촌의 폐허에서 발원해서 한국 현대 회화의 한 정점에 도달했다. 보편적이면서도 충격적인 감동의 에너지를 대중에게 선사한다. 4월 30일부터 국립현대미술관 서울2전시실에서 전시하고 있다.
  • [한인식의 슬기로운 과학생활] 과학 교육에 대한 단상

    [한인식의 슬기로운 과학생활] 과학 교육에 대한 단상

    한국처럼 교육열이 높은 나라도 드물 것이다. 우리나라가 단기간에 선진국 반열에 올라설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도 교육열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국가 백년지대계를 좌우하는 교육을 학부모의 교육열에만 의존할 수는 없다.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넘지 못한다’라는 말처럼 교육 시스템이 성공적으로 돌아가려면 훌륭한 교사 양성이 가장 우선돼야 한다. 필자는 사범대 교수로 재직하는 동안 과학교육, 중등교육, 그리고 사범대 교과과정에 대해 고민할 기회가 상대적으로 많아 여러 안타까운 현실을 직면해야 했다. 그중 하나가 전공 과목과 교직 과목 비중의 불균형이다. 지난 20여년간 지켜본 바에 따르면 사범대에서 교직과목 비율은 지속적으로 많아지는 반면 전공과목은 줄어드는 추세다. 물리교사가 되고자 하는 사람은 물리를, 화학교사는 화학에 대해 지금보다 더 많이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전공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와 통찰이 선행되고, 거기에 다양한 교육학적 요소가 더해질 때 창의적이고 동기부여가 가능한 과학수업이 나올 수 있다. 교사가 본인 전공에 대한 내용을 깊이 알아야 자연과 생명에 대한 호기심이 많은 학생들에게 과학의 ‘맛’을 알려줄 수 있다. 이를 위해 중등 과학교사 양성을 위한 전공과 교직과목 비율 최적화는 행정기관의 탁상공론이 아닌 현직교사, 과학교육학자, 그리고 전공학자들이 결정하도록 해야 한다. 전공과목 내 교육과정 편성도 시대에 맞게 변경돼야 한다. 사범대 학생들은 전공과목 공부에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야 하고 다양하고 깊이 있는 실험, 실습을 통해 전문가적 역량을 키워야 한다.보다 근본적인 중등교육 문제는 교사들의 과도한 수업 부담과 입시경쟁이다. 학생들의 교과 선택권이 확대되면서 교사들이 가르쳐야 하는 과목 수는 증가했지만 수업 시수는 줄어들지 않았다. 교사들의 수업 부담이 증가해 수업의 질이 떨어질 거라는 것을 예상할 수 있다. 또 필자가 중학생이던 1970년대도 그랬고 현재까지 국어, 영어, 수학 과목의 수업과 입시 비중이 제일 높다. 이 세 과목이 모두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필자는 이제 영어 수업을 점차적으로 줄이자고 조심스럽게 제안해 본다. 수능에서 영어 과목은 절대 평가로 바뀌었지만 학교 현장에서 영어는 여전히 학생들에게 실용언어 그 자체가 아닌 공부능력을 평가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런 한계와 학생들의 수업부담을 줄이기 위해서 ‘국·영·수’ 중에서 하나를 조금이나마 줄여야 한다면 영어 과목을 선택하자는 것이다. 영어의 중요성이 이전보다 줄어서가 결코 아니다. 오히려 영어의 중요성은 이전보다 더 커졌다고도 볼 수 있다. 점점 발달하는 번역기와 AI 통역 소프트웨어도 앞으로 영어에 대한 부담감을 덜어 내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영어 수업을 줄이는 대신 남는 시간은 어떤 과목으로 대체하면 좋을지 행복한 상상을 해 본다. 학생들의 지친 심신을 단련하고 스스로 관심 있는 분야를 찾아보는 시간으로 채우면 어떨까? 예체능, 창의적 체험활동, 진로탐색 등이 좋을 것 같다. 국가의 운명을 좌우하는 교육은 큰 밑그림을 그리고 일관성 있게 실행해 나가는 게 중요하다. ‘아이 하나 키우는 데 마을 전체가 필요하다’는 말이 있다. 대학입시와 얽혀 있는 중고등 교육과정을 바꾸는 것은 쉽지 않지만 나라의 미래를 위해서 교육의 현주소를 다각도로 분석하고 고민해 볼 때이다.
  • “中 로켓 점화 때 인도는 화장터 점화”

    ‘점화’(點火)라는 같은 제목을 단 2장의 사진 때문에 파문이 일었다. 지난 1일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법률위원회(정법위) 웨이보 계정에는 ‘중국 점화 VS 인도 점화’라는 제목 아래 사진 두 장이 올라왔다. 중국 점화는 지난달 30일 중국이 독자적인 우주정거장 건설을 위해 핵심 모듈인 ‘톈허’(天和)를 쏘아 올리는 장면을 담았다. 인도 점화는 인도의 야외 화장장에서 시신을 화장하고 있는 사진으로, ‘인도 하루 확진자 40만명 초과’라는 해시태그가 달려 있었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늘어난 시신을 처리하느라 화장장이 과부하에 걸린 처지를 조롱한 것이다.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이 같은 내용을 ‘중국, 인도를 조롱하는 소셜미디어 게시물 삭제’라는 제목으로 올려 사안의 전개 과정을 짐작하게 했다. 사진은 중국 내에서 먼저 논란이 됐다. 비인도적이고 부적절하다는 반응이 쏟아졌고, 환구시보도 “지금은 인도주의 깃발을 높이 들고 인도에 동정을 베풀며 중국 사회를 도덕적 우위에 놓아야 할 때”라고 했다. 게시물은 정법위 웨이보 계정에서 삭제됐지만, 중국은 앞서 방역 협력 등 인도에 대한 대대적인 지원 의지를 밝힌 터여서 크게 민망해졌다. 중국은 공식기관이나 외교관들의 적극적인 소셜미디어 활동이 종종 문제를 일으키긴 했다. 지난달 26일 자오리젠 외교부 대변인은 트위터에 일본 목판화가 가쓰시카 호쿠사이의 작품 ‘가나가와 해변의 파도 아래’를 패러디한 그림을 올렸다. 방호복과 방독면을 착용한 사람들이 바다에 원자력 폐수를 쏟아붓는 모습을 담았는데, “원작가가 살아 있었다면 그 역시 매우 (오염수에 대해) 걱정했을 것”이라고 비꼬아 일본 정부의 강력한 항의를 받았다. 자오 대변인은 지난해 11월 말에는 한 호주 부대원이 웃으며 아프간 어린이의 목을 베는 합성 사진을 올리고, “호주 군인들이 아프간에서 저지른 행각에 충격을 받았다. 그들에게 책임을 물을 것을 촉구한다”고 적어 호주에 엄청난 분노를 일으켰었다. 이지운 전문기자 jj@seoul.co.kr
  • 5~6월 AZ·화이자 1420만회분 공급한다지만… 우려 해소 역부족

    5~6월 AZ·화이자 1420만회분 공급한다지만… 우려 해소 역부족

    상반기 23만회분 늘어난 1832만회분 도입수급 부정기적, 예측가능성 사실상 제로구체적으로 언제, 얼마나 공급될지 유동적일시적 수급 불균형 가능성도 언급 안 해“정교하게 일정 제시해 국민 불안 없애야”정부가 5~6월 코로나19 백신 접종 세부 계획과 추가 백신 도입 일정을 밝혔지만 ‘백신 보릿고개’ 우려를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상반기에 당초 발표보다 23만회분이 늘어난 백신 1832만회분 도입을 확정했다고 밝혔지만, 수급이 부정기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예측가능성이 낮은 실정이다. 3일 현재까지 국내로 공급된 백신은 412만회분이다. 이 가운데 80.8%인 333만회분을 예방접종에 사용했다. 이날 0시 기준 국내에 도입된 화이자 백신 중 잔여 물량은 52만 9000회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34만 5000회분이다. 일명 ‘쥐어짜는 주사기’로 불리는 ‘최소잔여형 주사기’를 사용한 덕에 절감한 분량을 포함한 양이다.정부는 5~6월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화이자 백신 1420만회분을 도입하기로 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오는 14일부터 6월 첫째 주까지 총 723만회분을 순차적으로 들여온다. 여기에 다국가백신연합체 ‘코백스퍼실리티’를 통해 들여오는 167만회분을 포함하면 6월까지 총 890만회분이다. 그러나 추가 물량이 들어오는 시점인 14일부터 아스트라제네카 2차 접종(약 57만명)도 시작돼 앞으로 열흘은 1차 접종 속도 조절이 불가피해 보인다. 14일 신규 물량이 들어올 때까지는 비축량을 활용해 기존 예약자, 군부대 접종을 한다고 방역당국은 밝혔다. 화이자 백신은 5~6월에 걸쳐 500만회분이 차례로 들어온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5월 셋째주까지는 75세 이상 어르신 131만명 등에 대해 (화이자 백신) 2차 접종을 하고, 2차 접종이 어느 정도 종료되는 시점에 나머지 14만 5000명에 대한 1차 접종을 하겠다”고 밝혔다. 5월 화이자 2차 접종자는 의료인 등을 포함해 총 148만명으로 추계했다.일단 밑그림은 나왔지만 도입 백신 총량만 있을 뿐 구체적으로 언제, 얼마나 공급될지 전반적인 상황은 유동적이다. 만약 수요와 공급이 맞지 않는다면 일시적인 접종 공백이 계속 생길 수도 있다. 이번에도 정부는 화이자 백신 1차 접종 중단 사태가 불거질 때까지 구체적인 도입 일정이나 접종 계획을 밝히지 않다가 5월 첫 주가 절반 정도 지난 이날에서야 관련 사안을 브리핑하는 등 뒷북 대응을 했다. ‘접종 차질’ 우려로 이미 현장에서 혼란이 벌어진 뒤였다. ‘일시적 백신 수급 불균형’ 가능성에 대한 사전 설명도 없었다. 접종 일정에 문제가 없으니 무조건 정부를 믿어 달라는 말보단, 수시로 세밀하고 정교한 도입 일정을 제시해 불안을 해소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올려 잡은 상반기 1300만명 접종 목표 달성이 가능한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된다. 기존에 정부는 1809만회분으로 1200만명을 접종하겠다고 밝혔다. 이번에 여기서 23만회분을 더 추가한 것인데, 접종 목표는 100만명이나 늘었다. 이기일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이 물량만으로도 충분히 1300만명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최소잔여형 주사기기를 활용하고 2분기 주력 백신인 아스트라제네카로 1차 접종자를 최대한 늘리면 1300만명 이상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정부는 상반기 중 백신 의료인력 3000명을 채용하고 접종센터를 20곳 추가 설치해 총 277곳을 운영할 방침이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서울시의회 부활 30주년’ 시민참여 공모전 개최

    ‘서울시의회 부활 30주년’ 시민참여 공모전 개최

    서울시의회는 1991년 7월 8일, 3대 의회가 부활 개원한 이래 올해 3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로써 ‘시민이 주인된, 시민과 함께 할 서울시의회’ 를 기념하는 시민참여 공모전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서울시의회는 1956년 초대, 1960년에 2대 의회가 개원하였으나, 1961년에 5·16 군사쿠데타로 인해 지방의회가 강제 해산되면서 긴 공백기를 겪게 되었다. 이후 1987년 전국적 반독재 민주화운동인 6·10 민주항쟁을 통해 시민이 주인된 풀뿌리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지방선거가 재개돼 3대 의회가 출범하며 부활하였다. 서울시의회가 중단된 지 30년 그 후, 30주년을 맞이한 역사적 사실 앞에 서울시의회는 시민과 함께 달려온 그동안의 역사를 기념하고, 시민이 함께 참여하는 서울시의회를 만들어 나가기 위한 다양한 기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다가오는 5월부터는 총상금 1000만 원 상당의 공모전을 개최하여 관심 있는 국민들의 많은 참여를 기다리고 있다. 전 국민이 참여 가능한 이번 공모전은 ‘그림/슬로건/타임캡슐 수장품’ 3가지 분야로 개최된다. 공모전 중에서 가장 큰 규모로 진행되는 그림 공모전은 ‘어린이·청소년·성인’ 부문으로 나누어 접수하며, 공모주제는 ‘서울시의회의 옛 건물 사진을 활용한 자유롭고 창의적인 그림’ 또는 ‘서울시의회 관련 자유주제’ 중 선택하여 응모할 수 있다. 슬로건 공모전은 서울시의회와 연관된 자유로운 내용을 주제로 응모할 수 있다. 타임캡슐 수장품 공모전은 서울시의회 부활 30주년을 기념하는 타임캡슐에 수장할 서울시의회와 관련된 물품을 공모·접수하며, 심사를 거쳐 선정된 30개의 수장품은 2021년 7월 8일 서울시의회 부활 30주년 기념식에서 타임캡슐에 봉인되어, 2051년에 개봉될 예정이다. 시상내역으로는 그림 공모전의 각 부문(어린이·청소년·성인) 최우수 수상자에게는 모바일 문화상품권 50만 원을 지급한다. 슬로건 공모전의 최우수 수상자에게는 20만 원의 모바일 문화상품권을, 타임캡슐 수장품 공모 선정자 30명에게는 각 10만 원의 모바일 문화상품권을 지급한다. 그림/슬로건/수장품 공모전의 접수기간은 5월 3일부터 5월 31일까지이며, 그림/슬로건 공모전 수상작 발표는 오는 7월 8일 유튜브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하는 ‘서울시의회 부활 30주년 기념식’ 진행 도중 자막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타임캡슐 수장품 공모전에서 선정된 수장품 30점은 6월 15일 이전까지 개별연락을 통해 안내를 받는다. 이번 공모전을 통해 수상한 작품들은 모두 서울시의회 부활 30주년 기념행사 홈페이지에 게시된다. 특히 그림 부문 일부 수상작의 경우에는 7월 초 서울시의회 인근 광장에서도 전시될 예정이다. 공모신청은 서울시의회 홈페이지에서 참가양식을 다운로드해서 신청하면 되며, 공모전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은 서울시의회 홈페이지(smc.seoul.kr), 서울시의회 부활 30주년 홈페이지(30thsmc.modoo.at), 서울시의회 블로그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서노원 서울시의회 사무처장은 “이번 시민참여 공모전을 통해 시의회가 시민들에게 한 발짝 더 다가가려 한다”고 밝히며 “시민이 꿈꾸는 서울시의회를 참신한 아이디어로 표현할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바란다”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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